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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교등급제 어떻게 풀 것인가-원인] “학력차 반영 당연” vs “은밀한 기준 말썽”

    [고교등급제 어떻게 풀 것인가-원인] “학력차 반영 당연” vs “은밀한 기준 말썽”

    ■ 대학 나름대로 입시제도 문제 보완 -류호두 교총 정책연구소장 고교등급제를 둘러싼 파문이 좀처럼 누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제 이 문제는 교육문제를 떠나 사회 계층간, 집단간, 지역간의 첨예한 갈등을 야기하는 사회문제로 비화되고 있는 양상이다.‘고교등급제’란 용어는 엄밀히 말해 전국의 모든 고교를 학력차에 따라 등급화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등급제’라는 말보다는 고교간 ‘학력차’라는 말이 더 정확할 것이다. 고교 등급제든, 고교간 학력차든 간에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찾기 위해서는 대학이 수시모집 학생선발 과정에서 왜 이러한 제도를 시행하게 되었는지 그 배경이나 연유는 꼭 짚어 보아야 할 대목이다. 첫째 고교평준화가 가져온 문제점을 지적할 수 있다. 과열 입시경쟁의 사회적 병폐 등을 해결하고자 도입한 고교평준화는 중학교 교육과정 운영의 정상화 등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평준화지역의 대도시 집중 등 학군간·학교간·지역간의 교육여건의 격차로 인한 고교간의 학력차가 발생하고, 교육의 수월성 저하 등의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예컨대 전교생의 90% 이상이 수능 상위 10% 안에 드는 학교가 전국에 15개교가 있는가 하면, 단 한 명도 10%안에 들지 못하는 학교도 800개가 넘는다는 사실이다. 대학이 이처럼 엄연히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학교간의 학력차를 도외시한 채 획일적인 방식으로만 학생을 선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가지게 되었다. 고교등급제는 대학이 나름대로 학교간의 엄연한 학력차를 반영하는 하나의 형태로 나타난 것이다. 둘째 현행 대학입시제도에 따른 문제점이다. 현재 입시에 반영되고 있는 학생부에는 절대평가인 평어(수우미양가)와 상대평가인 석차백분율(석차/재적수)이 함께 기록되고 있다. 그런데 일부 대학들이 대학입시 사정에서 평어인 절대 평가를 중시하는 경향을 보이자, 고교에서는 자기 출신학교 학생들에게 불리한 평가를 받게 할 수 없다는 명분으로 ‘내신 부풀리기’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고교등급제는 우수한 학생들을 끌어들이는 방편으로 평어 절대평가를 중시하는 대학 행태 그리고 이에 편승하여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성적 부풀리기’를 하는 고등학교의 학력평가 시스템이 동시에 빚어낸 합작품이다. 여기에 학부모들까지 입시에서 자녀들이 불이익을 당할까봐 고교가 성적 부풀리기를 하도록 가세한 것도 한 요인이다. 셋째 고교등급제가 이러한 지경에까지 이르게 된 데에는 상당 부분은 교육인적자원부의 일관성 없는 무책임한 행정에 기인한다. 교육부는 지난 2002년도 입시에서 평어 상대평가가 학생들간의 과열 경쟁을 조장한다면서 이를 절대평가로 전환하여 성적 부풀리기의 단초를 제공했다. 또 고교가 내신 부풀리기를 하고 대학이 고교간 학력격차를 입시에 반영하고 있다는 점은 이미 알려져 있던 사실이다. 이러한 사실을 교육부만 모르고 있었다면 이는 직무유기로밖에 볼 수 없다. 또 알면서도 문제를 시정하려 하지 않았다면 이 또한 무책임 행정의 전형이다. 넷째 다양한 전형 방법을 개발하여 입시를 치르지 않고 단순한 학교간의 학력 격차를 반영하는 손쉬운 방식으로 학생을 선발하려는 대학의 안이한 자세도 한 몫을 했다. 다섯째 고교등급제의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데에는 특정 교원 또는 학부모 관련 단체의 편향된 교육이념에도 원인이 있다. 교육에서의 평등이란 교육에의 접근기회와 교육의 과정에서 신체적 조건이나 사회적 신분 및 경제적 지위에 의한 차별 금지로서 교육운영의 기본 원리이다. 그러나 교육평등은 절대적 평등이 아니라 능력에 따른 상대적 평등이다. 교육운영에서 평등성도 중요하지만 수월성도 매우 중요하다. 교육의 수월성은 교육선택권 보장과 경쟁력 제고, 교육의 다양성과 질적 발전을 위한 중요한 가치이다. 따라서 교육의 평등성과 수월성은 함께 조화를 이루면서 추구되어야 할 덕목으로서 어느 한쪽으로만 지나치게 경도되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다같이 인식했으면 좋겠다. 고교등급제 문제와 대학입시제도가 이러한 방향으로 시급히 해결되고 개선되길 바란다. ■ 지역·학부모의 사회적 위상도 반영-홍윤기 동국대 철학과 교수 사실상 고교등급제를 실시한 대학이 확인되었다. 이 대학들 모두 ‘고교등급제’라는 용어를 극력 부인했다. 하지만 수시 1차 합격자 선발 과정에서 각 대학 나름으로 산출한 ‘고등학교간 학력차’를 ‘지원자 개인간 학력차’로 어떤 방식으로든 반영시켰다는 사실은 분명히 인정되었다. 문제된 대학의 이런 전형 방식이 격렬한 항의에 직면한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지원자 ‘자신’의 개인 학력을 놓고 평가해야 할 전형 과정에서 지원자 출신학교의 평균 학력이 개입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학교간 격차를 포함한 판정에서도 그 학교가 소재한 ‘지역’, 경우에 따라서는 지원자 ‘부모’의 각종 사회적 상태를 고려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런 점만 놓고 보면 문제가 된 세 대학은 교육평가의 기법과 윤리 측면에서 도저히 인정할 수 없는 범주 착각을 일으켰다. 게다가 이런 요건들은 모집 요강에 공시도 되지 않은 ‘은밀한 기준들’이었다. 그런데 필자 자신도 대학 교육 개선 노력이라는 측면에서 타 대학의 귀감으로 인정하는 이 대학들이 그 명성과 사회적 신뢰에 걸맞지 않은 이런 부적절한 전형 방식을 택한 이유로 제시하는 것이 ‘내신 부풀리기’다. 내신제도는 학생들을 가까이에서 교육해온 ‘선생님’이야말로 학생의 잠재적 능력을 가장 성실하게 계발하고 그 성취도를 가장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는 사회적 신뢰를 전제로 한다. 그리고 교권의 핵심인 바로 이 교육권과 평가권만 제대로 행사되면 고등학교 교육이 정상화되리라는 기대가 있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실시해온 수시 1차 모집은 이런 기대와 정반대되는 것을 입증하는 자료로 넘쳐난다. 한 마디로 말해 내신 부풀리기는 대학 입시와 관련된 각 주체들이 할 일은 하지 않고 하지 말아야 할 일은 해서 나온 결과이다. 누구보다 교육부는 평준화 정책 30년 동안 현장 교사들이 가르칠 만한 내용을 적기에 공급하고 학교 운영에 민주적으로 참여하도록 함으로써 교사들이 교육 현장에서 실질적인 교권을 행사할 수 있게 만드는 방안을 강구해 주지 않았다. 따라서 교육 현장에서 객관적으로 아주 허약한 지위에 있는 교사를 가운데 놓고 일류대학 지상주의를 앞세운 학부모, 학교 운영자, 그리고 학생들이 총체적으로 교사를 ‘내신 뻥튀기’로 몰아 세웠다. 수시 모집은 대학의 자율 선발권을 보장하고 학생들의 선택을 다양화하기 위해 도입되었다. 그런데 수시 모집이 대학 정원의 40%를 감당하는 수준에 이르자 학생들을 교육시켜 진정한 실력을 올리기보다 당장 책상 머리에서 할 수 있는 점수 조작으로 학력 기록을 올리는 얄팍한 기법의 개발이 교사들의 주업무가 되었다. 그리고 이것은 모든 학과를 학력 최우수자만으로 충원하고 싶어하는 문제 대학들의 획일적 평가 방식에 의해 조장되었다. 이렇게 관련 교육 주체들이 모두 자기가 지켜야 할 선을 이탈한 가운데 학부모의 직접 압박, 학교 운영자가 위협하는 인사상의 불이익, 그리고 학생들의 합격에 대한 근시안적 온정주의 등 학교 현장에서 각종 형태로 가해지는 압박에 각기 고립된 교사들이 끝까지 교육자적 전문성과 양심을 고수하기는 거의 불가능했을 것이다. 사실상 교권은 교육 현장에서 완전히 짓밟혔다. 그리고 강남 지역에서부터 발원한 이런 압력에 대해 전교조도 근본적으로 저항하지 못했다. 바로 이런 상태에서 공교육 현장에서 ‘내신용 교육’과 ‘수능용 교육’이 분열되고, 교사들이 학생 교육에 투신할 의욕과 위신 모두가 상실되면서, 사교육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었다. 교실 붕괴? 당연하지 않은가? 시험 문제를 미리 가르쳐 주고 받을 성적을 알아서 헌납하는 선생을 어떤 학생이 존경하겠는가? 그런 선생에게서 더 무엇을 알 것이 있겠는가? 전국 단위의 수능을 배경으로 아직은 알 수 없는 답을 알아 맞히게 하는 학원 선생이 인식능력 면에서 훨씬 찬란한 후광을 업은 것처럼 보이지 않겠는가? 그러니 이제 분명히 투시해야 한다. 본래 의도된 내신 제도는 한 번도 시행된 적이 없었다는 것을.
  • 한나라 “국제약속 이행”… 연장 大勢

    한나라당은 아직 자이툰부대의 파병 연장안에 대해 공식 당론을 확정하지 않았다. 정부와 열린우리당이 공식 연장안을 내놓은 뒤 당론을 결정할 방침이다. 하지만 전반적인 분위기는 파병 연장안에 동의하는 쪽으로 쏠리고 있다. 국제사회에서의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는 명분론과 자이툰 부대가 파견된 지 얼마되지 않은 상황에서 다시 불러들인다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실용론을 동시에 내세운다. 이한구 정책위의장은 “파병 연장에 대해 당 차원에서 공식 논의는 하지 않았지만 대부분 찬성하는 분위기”라면서 “국제적 의무를 이행하고 국가의 지위를 향상하기 위해서 정부의 연장안을 뒷받침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임태희 대변인도 “국제사회와의 약속과 이라크의 평화유지·재건 사업 지원 참여라는 명분이 아직 살아 있는 상황이어서 당내 전반적 기류는 연장에 동의하는 것”이라면서 “다만 정부안과 여당안을 따로 내놓을 게 아니라 당정이 조율을 거쳐 통일된 안을 내놓고 국회에서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한나라당은 그러나 파병에 부정적인 여론에 부담스러워하는 눈치다. 이에 대해 군 출신인 황진하 제2정조위원장은 “파병에 부정적인 여론을 감안, 정부는 연장안을 제출하면서 국위 선양 차원에서 파병을 연장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을 통해 국민들을 이해시키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면서 “이제 막 도착한 자이툰 부대가 임무를 수행할 시간을 충분히 주기 위해서라도 연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 대변인도 “테러 위협의 증가 등 파병 이후 변화된 상황에 대해서는 정부가 국민들에게 설명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재오·고진화·배일도·박계동 의원 등 반대 의견도 있다. 고진화 의원은 “미국 대선이 얼마 남지 않아 정책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고 영국 노동당도 위기에 처하는 등 파병을 주도한 세계의 리더들이 위기에 처한 상태에서 한국이 서둘러 파병을 1년 연장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北경수로 11월 ‘핫이슈’ 될듯

    北경수로 11월 ‘핫이슈’ 될듯

    “11월 경수로 문제가 구체화하면서 주변국간에 논란이 될 수 있다.” 14일 정부 고위당국자의 말이다.1년전 이맘때 한국과 미국, 일본 등은 북핵 포기를 전제로 진행해온 ‘경수로 사업’을 1년간 한시적으로 중단하기로 했다. 이보다 1년 앞서 북한의 고농축우라늄(HEU) 핵프로그램 문제가 돌출됐기 때문이다. 경수로 사업 주체인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의 집행이사회는 오는 11월30일 1년 연장의 시한이 끝나는 만큼 11월 중으로 이 문제에 대한 최종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14,15일에도 뉴욕에서는 한·미·일·유럽연합(EU) 대표 등이 모여 집행이사회를 열고 있다. 정부는 경수로 사업을 종결하지 말고 한시적 중단기간을 1년 더 연장하자고 설득하고 있다.6자회담 분위기 조성이 명분이다. 일본은 대외적으로는 ‘중단’이라는 기존 입장에 변화는 없으나, 협상과정에서 한국 편을 들어줄 여지가 많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일본은 이 사업에 적지 않은 돈을 들였기 때문에 ‘완전 종결’은 부담스러운 면이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미국은 단호하다. 북한이 제네바 핵 합의를 어긴 만큼 경수로 사업도 완전 종결돼야 한다는 1년전 입장 그대로에, 태도는 더욱 강경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 국무부 대변인도 경수로와 관련,“전혀 미래를 내다볼 수 없다.”는 부정적인 언급을 벌써 여러 차례 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미국 대선이 끝난 뒤의 일이어서 미국이 가부간에 확실한 태도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면서 미국에 대한 설득이 쉽지 않은 상황임을 암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미국내에서는 ‘경수로사업을 해서 뭘 하느냐.’는 주장이 팽배하다.”면서 “지금은 대선 정국이라 어수선하지만, 대선만 끝나면 이를 둘러싼 ‘뜨거운 논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같은 논쟁은 미국 대선 직후부터 북핵 문제를 미국의 외교현안으로 끌어들이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당초 북핵은 미국의 차기 외교·안보라인이 갖춰지고 현안에 대한 입장이 정리되는 내년 초쯤에나 본격 거론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었다. 물론 낙관적인 시각도 없지는 않다. 한 당국자는 “미국도 물러설 수 없는 입장이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경수로 사업이 지렛대 효과가 있는 것도 사실인 만큼 미국이 ‘쓰기 좋은 카드’를 그저 내버리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대학·전교조 “원론 수준” 시큰둥

    대학·전교조 “원론 수준” 시큰둥

    안병영 교육부총리가 14일 발표한 대국민 담화문에 관련, 대학과 단체들은 모두 “책임 소재는 간데 없이 기존 방침만 재확인한 원론 수준”이라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본고사 허용’을 내세우며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과 팽팽히 맞서 왔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한재갑 대변인은 “‘3불(不) 원칙’ 절대 엄수라고 미리 한계를 긋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시작하자는 안 부총리의 태도는 제대로 된 접근방식이 아니다.”면서 “관련 논의들을 자제해야 할 소모적인 논쟁으로 밀어붙이지만 말고 처음부터 제대로 논의하자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대변인은 또 “교육부는 대국민사과부터 무엇이 송구한지 명확하게 밝히며 제대로 하라.”고 주문했다. 고교등급제 불허 등 교육부와 입장을 같이해 왔던 전교조, 참교육학부모회 등 관련 시민사회단체들도 “원론만 말하지 말고 구체적인 장치를 제공하라.”며 교육부를 비판했다. 이을재 전교조 참교육실천위원장은 “3불 원칙을 재차 확인해도 그를 보장할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지 않으면 결국 책임 모면을 위한 미봉책이 될 수밖에 없다.”면서 “제대로 된 방지 장치를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박범이 참교육학부모회 교육자치위원장도 “고교등급제를 시행한 대학에 대한 제재 등 구체적 내용은 없는 2008학년도 입시안 밀어붙이기용 담화”라고 꼬집었다. 고교등급제 논란에 휘말린 연세대, 이화여대, 고려대와 본고사·등급제 적용 가능성을 시사하며 ‘지원사격’을 했던 서울대도 “다같이 화합으로 나아가자는 ‘좋은 이야기’에는 반대할 이유도 명분도 없지 않으냐.”며 심드렁한 반응을 보였다. 대학들은 그러나 담화내용에 언급된 협의체 구성안에는 대체로 환영의 뜻을 표하고 있다. 김완진 서울대 입학관리본부장은 “서울대는 국립대로서 결국 교육부의 방침에 따를 수밖에 없고, 또 따라야 한다.”면서 “다만 논의 단계에서 여러가지 대안이나 개선안을 제시할 수 있을 수는 있다. 협의체를 구성해 여러 대립 입장들을 조화시켜 가자는 교육부 입장에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말했다. 이화여대도 ‘교육부총리 담화문에 대한 본교 입장’을 발표하고 “한국 교육 현실 개선을 위한 미래지향적 논의에 이화여대는 적극적으로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고려대 이정석 입학팀장은 “협의체 구성안에는 대찬성”이라면서도 ‘3불 원칙에 대한 논의 금지’를 지적하며 “정작 중요한 대목은 자율성을 주지 않으면서 어떻게 자유롭게 논의할 수 있느냐.”고 되물었다. 채수범 김효섭 이재훈기자 lokavid@seoul.co.kr
  • “공장설립에 8개월 비용 최소1억 든다”

    “공장설립에 8개월 비용 최소1억 든다”

    “부지 3만㎡ 이상의 공장에 신·증설을 하려면 건축,환경,교통 등을 감안한 개발계획을 세워야 하는데,소요 기간이 평균 8개월이나 되고 최소 1억 5000만원의 비용이 들어갑니다.공장 증설의 타이밍을 놓쳐버리는 것은 물론,기업가들도 관련 서류를 갖추는 데 지쳐 버리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관계자) “플라스틱 1회 용기의 사용금지 규제는 선진국에도 없습니다.중진국에서는 중국 정도가 이를 시행하는데,이유가 굉장히 재미있습니다.열차가 가장 대중적인 교통 수단인 중국에서는 승객들이 도시락을 먹은 뒤 플라스틱 포장용기를 창문으로 던지는 사례가 많아 이를 규제하기 위해 도입했다고 합니다.하지만 현실적으로 단속이 쉽지 않아 거의 사문화된 조항입니다.”(대한상공회의소 관계자) 대한상의와 전국경제인연합회,한국경영자총협회,무역협회,중소기업중앙회 등 경제 5단체는 11일 회원사들로부터 수렴한 규제개혁 요구사항 219건을 국무총리실 산하 규제개혁기획단에 제출했다. 재계의 규제개혁 창구인 대한상의 경제규제개혁추진센터는 최근 들어 국토의 보전과 부동산대책,환경보호,산업안전 등의 명분으로 관련 규제를 대거 신설·강화한 점이 기업애로로 직결된다고 주장했다. ●발목잡기 위한 규제 ‘무더기’ 재계가 규제개혁 과제로 건의한 내용은 ▲입지·공장설립·토지이용(22건) ▲금융·세제(38건) ▲공정거래·대기업 규제(7건) ▲무역·외환·관세(20건) ▲주택·건설(17건) ▲유통·물류(15건) ▲인력·노동(15건) ▲안전·보건(40건) ▲환경·에너지(40건) 등이다. 이 가운데 지방자치단체나 정부가 행정서비스 차원에서 해소할 수 있는 것마저 기업인들에게 떠넘겨 비용과 시간을 낭비하는 규제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일례로 1만㎡ 이상의 공장 건축을 위해 지방환경청에 제출하는 ‘사전환경심사보고서’는 환경전문가(1급기사)도 작성이 어려워 대학교수 등 전문가에 의뢰해 용역비로만 수천만원이 들어가는 실정이다.또 보고서 내용도 대상 지역의 토지이용 현황과 생태계 보전지역 등 분포 현황,수십가지의 환경검토 항목 등으로 이뤄져 있어 작성 기간이 2∼3개월 걸린다. 재계는 사전환경성의 내용과 평가가 대부분 유사할 뿐 아니라 토지이용 현황 등 행정기관에서 충분히 확인 가능한 사항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복잡한 관련 서류를 제출토록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기업환경 변화를 외면한 채 과거의 규제 틀을 고수하고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나타났다.대규모 기업집단 지정제는 날로 치열해지는 글로벌 경쟁과 ‘주주중시 경영’ 추세에 맞지 않을 뿐 아니라 열거주의 방식의 유가증권 발행제는 신종 금융상품 개발을 위축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택배차량에 대한 주·정차 단속 ▲도로법상 차량 높이를 4m로 제한해 국제 표준규격 컨테이너를 적재한 차량도 단속 대상에 포함시킨 점 ▲해외 여행자들이 남겨온 소액 외환을 원화로 환전할 때 금융실명법상 실명확인토록 한 점 ▲컴퓨터 단말기 설치 때 의자는 물론 책상에도 높낮이 조절 장치를 의무적으로 갖추도록 하는 것 등을 경제 실상과 동떨어진 대표적 기업규제로 꼽았다. ●“대대적인 손질 필요” 재계는 우선 공장을 증설할 때 개발계획 수립 의무에서 제외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또 출자총액제한제 폐지와 해외 현지법인 지급보증 제한 개선,화물차 차량높이 제한 4.5m로 완화,재건축사업에서 소형주택의 의무공급 비율 완화,특수관계인 범위 축소,플라스틱 1회용품의 사용규제 철폐 등을 요구했다.특히 플라스틱용기 사용 금지로 350여개사의 플라스틱 제조업체가 부도났으며,7000개의 업체가 도산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 상의 경제규제개혁추진팀 이경상 팀장은 “폐기물 부담금 기준을 국내 기업은 무게,수입업체는 가격으로 결정토록 함으로써 재가공 수출기업에는 엄청난 비용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일부 논란의 여지가 있는 사항도 없지 않지만 누가 봐도 불필요한 규제는 하루 빨리 철폐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열린세상] 핵 앞에서 작아지는 언론과 지식인들/김진석 인하대 철학과 교수

    핵앞에 서면 한국 언론은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고 왜소해진다.반미 평화를 외치는 좌파 지식인들이야 명분이 있으니 그렇게 한다 치더라도,친미 우파 지식인들은 왜 그런가?보수주의자라면 마땅히 자주국방을 지향하면서 핵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자세를 취해야 마땅하다.그런데 오히려 한국의 자주적 핵 개발을 금지하는 미국의 지시를 고분고분 따르기만 하는 꼴이다.이 왜곡된 상황 속에서,우파 민족주의자도 아닌 필자는 그들이 하지 않는 걱정을 공연히 떠맡아 본다. 2000년에 우라늄을 0.2g 농축했었다는 보도 이후,미국 쪽에서는 의도적으로 한국이 80년대에도 우라늄 실험을 했다는 기사를 흘렸다.거의 모든 언론은 난리가 난 양 핵개발 의혹을 해소하고 핵투명성 원칙을 견지해야 한다는 일반적 논조를 펼쳤다.또 무기 개발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으면 한국은 곧바로 죽음의 핵 경쟁에 뛰어들게 되고 자동적으로 국제사회의 신뢰를 잃게 된다는 논조를 전개했다.이 논리엔 심각한 과장이 개입돼 있다. ‘핵 투명성’이라는 말은 가치 중립적인 만큼 모호하다.무기 개발의 의혹이 있다는 원론적인 이유 때문에,‘평화적’ 핵 기술까지 모두 포기할 필요는 없다.‘평화적’ 이용이란 개념도 추상적이다.일본은 플루토늄을 평화적으로 사용하면서도,동시에 몇 달 안에 핵무장할 수 있는 잠재적 능력을 갖추고 있다.그러니 한국도 무기를 개발하는 선까지 가지는 않더라도,상대적인 투명성과 사전 신고를 유지하면서도,재처리 기술을 비롯한 ‘고도의 평화적’ 기술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얼마든지 갈 수도 있다. 많은 지식인들은 한국이 핵 무기를 개발하면 일본도 할 것이라고 말한다.그러나 이런 가정은 벌써 그 자체로 무의미하다.이미 40여t의 재처리된 플루토늄을 소유한 일본은 사실 핵 보유국에 가깝다.과민 반응을 보인 일본 언론과 정부야말로 적반하장이다. 국제 원자력기구는 일본에 사찰 횟수를 반으로 줄이는 특혜를 주었을 뿐 아니라,미국은 오래 전부터 일본이 마음껏 플루토늄 재처리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일본은 그런 핵 특혜를 누리는데,왜 한국 지식인들과 언론인들은 말로만 평화주의를 주장하는 것일까?‘핵 투명성을 유지하면서 핵 주권을 확대하겠다.’는 ‘핵 평화활동 4원칙’을 강조한 정부보다도 못하다. 1992년의 비핵화 선언은 플루토늄 재처리까지 포기하게 했다.그러나 정작 모든 핵 강대국들은 핵확산 금지조약을 지키지 않는 상황에서,왜 약자들만 자신에게 불리한 선언을 ‘착하게’ 지켜야 하는가? 또 인도·파키스탄과 이스라엘 같은 미국의 우방들은 핵 보유를 선언했는데,왜 비슷한 동맹국인 한국은 핵 권리를 아예 포기해야 하는가? 무조건 ‘핵 포기’를 주장하는 사람들(좌파 지식인까지 포함해)에게 묻고 싶다.핵 기술을 무조건 배제한 ‘자주국방’이 과연 의미 있는 것일까? 그 경우 오히려 첨단의 재래식 살상 무기를 다량 배치해야 하지 않을까? 또 사실상 모두 핵 보유국인 강대국 사이에 꽉 끼인 한국이 극심한 핵 불평등 속에서 과연 지속적으로 평화적 삶을 유지할 수 있을까? 오히려 군사적 불균형을 상쇄하기 위해 경제적 성장의 강박에 더욱 시달리지 않을까? 핵 권리를 주지 않는 미국에만 의존하는 보수도 문제지만,미군 철수를 주장하면서도 무조건 핵에 반대하는 좌파는 무엇을 믿는 것일까? 무엇으로 미국의 종속에서 벗어날 것인가?이런 물음을 슬쩍 건너뛰는 안보주의자와 평화주의자 모두 공허하다. 보수가 민족주의를 제대로 안 하면,보수 아닌 사람이 보수적 걱정까지 하게 되는 기현상이 벌어진다.안보 민족주의를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보수는 제대로 된 보수도 아니고,거꾸로 그것에 신경쓰지 않는 좌파는 차라리 극좌에 가깝다. 끝으로 국가보안법으로 안보를 지키려는 보수에게 한 마디.국내적 악용만 초래하는 국보법에 매달리지 말고,제대로 된 자주국방에 신경 쓰길 바란다. 김진석 인하대 철학과 교수
  • 이라크서 피살된 닉 버그 아버지 마이클 버그 방한

    “아들을 잃은 아버지의 분노와 미국인의 시각을 담아 이 명분 없는 전쟁의 허울을 하나하나 벗길 것입니다.” 지난 5월 이라크 무장단체에 붙잡혀 살해된 미국인 닉 버그의 아버지 마이클 버그(59)가 8일 방한했다. 이날 오후 5시쯤 미 애틀랜타발 대한항공 KE036편을 통해 인천국제공항에 입국한 버그는 9,10일 각각 서울과 부산에서 ‘무엇이 내 아들을 죽였는가’라는 주제로 강연하는 등 3박4일간 반전과 평화의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그는 “평화를 어떻게 성취할지,한국인이 평화를 얻는데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을지 등을 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버그의 요청에 의해 10일 부산 강연에 앞서 부산에 거주하는 고 김선일씨 가족을 만나 점심을 같이 하며 아들을 잃은 부모의 아픔을 함께 나눈다. 그는 “아들이 죽은 뒤에도 김씨 같은 무고한 죽음이 이어지는 것이 매우 안타깝다.”면서 “더 이상 같은 희생자가 나오지 않도록,다른 어떤 사람도 이런 일로 고통받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학교 교사인 그는 아들의 죽음 이후 미국의 이라크전을 비판하며 영국·프랑스 등을 순회하는 등 반전운동에 적극 참가하고 있다. 그는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지에서 수천통의 위로편지와 이메일,전화 등을 받아 큰 힘이 됐다.”면서 “이라크 전쟁이 시작된 진짜 배경을 폭로하고 비판할 것”이라고 밝혔다.버그의 방한은 반전·노동운동 시민단체인 ‘다함께’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열린세상] 형사소송법 개정안의 문제점/유중원 변호사

    현행 형사소송법은 반세기 전인 1954년에 제정,시행된 이래 지금까지 8차례에 걸쳐 극히 부분적인 개정만 이뤄졌을 뿐이다.그런데 참여정부 들어 법무부가 획기적인 개정안을 내놓았다.법무부는 피의자나 피고인의 인권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무려 50여개 조항을 개정하기로 확정하고 이 개정안을 이번 정기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개정안은 수사 또는 재판과정에서 피의자나 피고인의 인권과 방어권을 철저히 보장해 형사사법절차에 있어서 인권침해 소지를 근원적으로 차단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주요 개정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현행 긴급체포의 경우 그 시한이 획일적으로 48시간으로 규정돼 있는데 불필요한 구금을 조장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긴급체포 후 지체없이 구속영장을 청구하도록 하고,청구치 않을 경우 즉시 피의자를 석방하도록 했다.구속 전 모든 피의자는 필요적으로 법원의 영장실질심사를 받아야 하고,영장청구 단계부터 변호인 또는 국선변호인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또 지금까지는 검찰내규에 근거해 피의자가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받을 경우 수사에 방해되지 않은 범위에서 변호사가 신문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으나 이제는 이를 법으로 명문화했다.구속영장의 경우 영장이 기각되면 검사가,영장이 발부되면 피의자가 각각 준항고를 할 수 있으며,이때 준항고에 대한 재판은 상급법원에서 맡게 된다.다만 개정안은 수사기관에서 피의자를 신문할 때 증거인멸 등의 우려가 있을 때 변호인의 참여를 제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최근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검사가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피의자의 권리를 어떠한 명분으로도 제한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결정했으므로,이러한 헌재의 결정이 개정안에 충분히 반영되어야 할 것이다. 개정안을 보면 법무부가 피의자의 인권을 보장하고 수사과정에서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매우 고심한 흔적이 엿보인다.그러나 피의자의 인권보장도 좋고 법치국가에서 수사과정에서의 투명한 절차도 너무나 당연한 일이긴 하나,수사기관은 범죄사실을 제때 수사해 실체적 진실을 밝혀내고 범죄자는 반드시 처벌받게 하되 무고한 피의자는 그 혐의를 풀어주어야 마땅할 것이다.그러기 위해서는 피의자의 보호조치와 아울러 제대로 수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보완되어야 할 것이다.하지만 이번 개정안에서는 이러한 보완장치가 모두 빠져 있어 문제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법 개정으로 자백을 받아내기 위한 부당한 수사와 인권유린은 크게 줄어들겠지만 피의자의 허위진술이나 증거조작,묵비권 행사 등도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실체적 진실을 밝혀내기 위해서는 범죄사실과 관련있는 참고인의 수사기관 출석의무와 진실진술 의무가 대단히 중요하다. 선진국의 형소법 발달과정은 피고인 또는 피의자의 인권보장을 점진적으로 강화해온 역사라고 해도 무리가 아니다.그러나 선진국의 형소법은 동시에 범죄를 다스리고 국법질서 유지의 전제조건인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에도 결코 소홀히 하지 않았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은 주요 참고인을 구금할 수 있고(미 연방법 제18장 제3144조),프랑스는 수사기관의 소환에 응하지 않는 참고인에 대해 구인과 보호유치를 할 수 있으며,독일은 참고인에게 수사기관 소환에 응할 의무를 부과하면서 불응하면 벌금이나 질서벌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참고인의 허위 진술에 대해 미국에서는 형법상 범죄인 허위진술죄로,독일에서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로 다스리고 있고(독일 형소법 제145조,제165조) 심지어 프랑스에서는 수사기관 면전에서 선서한 후 위증을 하면 위증죄로 처벌하고 있다(프랑스 형법 제434-13조 제1항). 일부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참고인의 인권보장이나 이 제도의 남용 가능성을 염려한 듯하나 모든 국민은 범죄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의무가 있다.그래야만 범죄의 피해로부터 자신을 보호받을 수 있다. 유중원 변호사
  • “이라크 침공때 WMD 없었다”美 ISG 최종보고서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서울 전경하기자|미국이 지난해 3월 이라크를 침공할 당시 이라크에는 대량살상무기(WMD)가 존재하지 않았던 것으로 미국의 독자적인 조사결과 확인됐다.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 침공과 사담 후세인 정권의 축출 명분으로 줄곧 내세웠던 ‘이라크의 WMD 위협 증대’ 주장과 배치되는 것이어서 대선 정국의 쟁점이 될 전망이다. 이라크의 WMD 의혹에 관해 독립적 조사를 진행해 온 이라크서베이그룹(ISG)의 찰스 듀얼퍼 단장은 6일 이같은 내용의 최종 보고서(듀얼퍼 보고서)를 미 의회에 제출했다.그는 후세인의 위협은 미국 침공 당시 즉각적으로 제거해야 할 위협이었다기보다 먼 장래에 있을 수 있는 위협에 불과했다고 평가했다. 듀얼퍼 보고서에도 불구,부시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이라크전의 정당성을 강조했다.부시 대통령은 이날 펜실베이니아 유세에서 “9·11테러는 테러리스트들이 화학·생물무기나 원자폭탄을 입수할 가장 유력한 장소가 어디인지를 생각하게 만들었다.”며 “그런 과정에서 돌출한 것이 바로 사담 후세인 독재정권이었다.”고 주장했다.블레어 총리도 보고서가 후세인이 WMD를 개발할 의향을 갖고 있었음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라크는 1991년 핵무기 프로그램을 폐기했으며 95년 생물무기 프로그램도 포기했다.갖고 있던 생물·화학무기는 재생산 가능성에 대비,약간의 샘플만 빼고 92년까지 폐기처분했다.후세인은 장거리 미사일 체계 개발을 원했지만 탄두개발에서 거의 진척이 없었다.화학무기는 지난해 이라크 침공을 기준으로 수개월 내에 겨자무기,1년 이내에 신경가스 무기를 생산할 수 있을 정도의 단계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후세인은 이란에 대한 억지책으로 WMD 존재에 관해 모호한 입장을 취해 일부 고위관리들도 존재 여부를 명확히 알지 못했다.또 후세인은 9·11테러 이후 국제정세를 파악하지 못하고 WMD를 협상의 지렛대로 삼아 이라크에 대한 유엔의 금수조치 해제를 유도하려 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듀얼퍼 보고서는 유엔의 이라크 제재조치인 석유식량계획하에서 이라크 정부로부터 불법적인 석유구입권을 뇌물로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기업과 개인 명단을 공개했다.이들은 이라크 정부로부터 대량의 석유를 싼 값에 사 큰 이익을 남겼고,후세인은 이 돈으로 미사일 부품을 비롯한 각종 금지품목들을 수입했다고 지적했다.명단은 미국과 영국의 기업이나 개인은 삭제된 채 공개됐다. dawn@seoul.co.kr
  • 모의수능 답안지 ‘배달사고’ 택배업체서 145명분 분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지난달 16일 치러진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 답안지를 회수하는 과정에서 일부를 분실했다고 6일 밝혔다.이에 따라 평가원은 해당 수험생에게는 자체 가채점 결과 등을 토대로 점수를 분석,제공하기로 했다. 평가원은 계약 운송업체를 통한 택배 시스템으로 지난달 17∼22일 답안지를 회수했으나,서울 강남의 한 학원에서 보낸 145명분의 답안지가 운송 과정에서 업체의 과실로 분실됐다고 말했다. 평가원은 “해당 수험생에게 직접 연락해 경위를 설명했다.이번 모의평가에 대한 성적통지표는 오는 9일 수험생에게 통보된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하나로텔레콤 간부들 인사고과 골머리

    “어떤 부하 직원에게 낙제 점수를 줘야 하나….” 하나로텔레콤이 올해 들어 조직 혁신을 명분으로 상대평가 등 새로운 인사고과제를 실시하면서 팀장급 간부들의 한숨이 끊이지 않고 있다. 6일 하나로텔레콤에 따르면 팀장급 간부들은 요즘 부서 직원들을 S·A·B·C·D 등급으로 나눠 올 상반기 인사고과 점수를 매기고 있다.배정된 비율에 따라 어떤 직원은 최상의 S등급을,어떤 직원은 봉급이 깎이는 C등급을 받는다.등급에 따라 연봉 차이가 최고 13% 생기고,진급 기간이 2년 단축되거나 한없이 늦춰질 수도 있다. 한 팀장은 “잘한 사람이 한 직급에서 정해진 비율 이상 나올 수 있는데 상대평가라 손해보는 사람이 생긴다.”면서 “예전엔 연공서열에 따른 승진을 위해 점수를 준 만큼 직원들도 점수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지만 이제는 사정이 다르다.”고 말했다.상대평가에 따른 손익계산이 봉급과 직급에 반영되다 보니 선배를 위해 희생하는 ‘밀어주기’가 어렵다.연공서열 관행은 사라질지 몰라도 팀장들로서는 부하직원들과 생길 수 있는 인간적인 갈등을 해소해야 하는 고충이 따르고 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27) 오징어의 섬 울릉도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27) 오징어의 섬 울릉도

    십 여년 전,시베리아 사하를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미리 소주를 챙기면서 안주 삼아 오징어도 한축 챙겼다.문제는 현지 호텔에서 터졌다.한국 술의 참 맛을 보여준다며 소주파티를 열어 오징어구이를 내놨는데 냄새 때문에 분위기가 엉망이 돼버렸다.구수한 그 냄새가 ‘국제적’으로 통용 불가임을 깨닫는 데 걸린 시간은 아주 짧았다.우리처럼 오징어를 알뜰살뜰 즐기는 민족도 흔치 않다.수산물 기호도에서 마른 오징어는 단연 수위이며,하다못해 오징어와는 별 상관도 없는 ‘오징어땅콩’ 과자가 ‘롱런’하는 나라 아닌가.가난했던 시절,아이에게 안겨주던 귀한 오징어로부터 영화관의 필수품이던 구이,맥주 안주의 기본인 오징어땅콩,등·하교길 혹은 아예 시장바구니를 들고 먹던 튀김,그리고 회·무침·국·조림·순대에 이르기까지 어찌 한민족의 생활사에서 오징어를 빼놓을 수 있으랴. 오징어의 원조를 만나려면 울릉도 저동항으로 가야한다.그야말로 진풍경이다.촛대바위 너머로 여명이 동터오면 어판장은 이내 시장판으로 바뀐다.수협 직원들이 종을 치며 입찰에 바쁘다.배에서 막 내려진 고기 상자가 칸칸이 쌓여져 입찰에 부쳐진다.중개인이 적어낸 팻말에서 최적 가격을 찍어낸다.입찰이 끝나면 그 자리에서 상자를 뒤짚어 오징어를 바닥에 쏟아낸다.날카로운 비수를 들고 서성이던 ‘오징어아지매’들이 달려들어 일과인 ‘할복’을 시작한다.누렇고 흰 오징어 내장이 바닥을 가득 채울 때쯤되면 이내 대꼬챙이를 들고와 스무마리씩 꿰어 한축을 만든다.물에 씻어서 수레에 실은 뒤 덕장으로 운반하면 아지매들의 어판장 작업은 끝이다. ●‘오징어 할복’ 20마리에 500원꼴 “배 따는 데 얼마나 받습니까?”“한축에 500원이네요.” 스무마리에 500원이니 2000마리쯤 ‘할복’하면 5만원 벌이다.말이 2000마리지 쪼그리고 앉아 거대한 오징어 산(山)을 해치우는 일이 쉬울 턱이 없다.이 일꾼 아지매들이 없다면,울릉도 건오징어는 꿈도 못꿀 일이다.남정네들이 채낚기로 씨름하다가 돌아오면 여자들은 다시 한번 칼을 들고 역할을 바꿔 ‘할복’을 시작한다. 대충 말리면 되는 줄 알지만,한 마리의 건오징어가 탄생하려면 복잡다단한 과정과 비용을 치른다.할복,대나무 꿰기,씻기,덕장 운반과 널기,젖혀진 귀 뒤집기,뭉친 오징어다리 떼어 보기 좋게 만들기,‘탱’이라 부르는 대나무로 심을 박아 맵시잡기,스무마리씩 축엮기,냉장실 입고,배에 싣고 내리기,차에 싣고 내리기 등등,거칠 과정을 모두 거쳐야만 비로소 소비자의 손에 들린다.이 과정마다 비용이 드는 건 당연한 일.이렇게 하여 오징어 가격이 결정된다. 요새는 만나는 어민들마다 기름값 타령이다.도회에서야 기름값이 오르면 전철로 출·퇴근할 수도 있지만,어민들은 배가 없으면 한발짝도 움직일 수가 없고,출어비 부담도 눈덩이처럼 불어난다.섬의 특성상 산물을 육지로 내다 팔려면 배편을 이용해야 하는 이중부담까지 껴안아야 한다. 일명 ‘울릉도지킴이’로 섬의 속사정을 꿰뚫고 있는 홍광진(53)씨의 말.“백화점 같은 대형 매장 뚫은 사람은 그래도 괜찮은데,문제는 중소 상인들이지요.건조가 끝나도 판로가 없으니 창고에 쌓아두게 되는데 창고비는 물론이고 빚내서 출어한 이자부담까지 떠안아야 하니 모두들 주저앉기 직전이라고 봐야 합니다.게다가 심각한 것은 아지매들이에요.평생 쭈그리고 앉아 배를 따고 있으니 직업병을 피해갈 재간이 있겠어요?” ●‘짝퉁 울릉도 오징어’에 섬사람들 속앓이 육지 오징어를 울릉도산이라고 속여 파는 일도 심각하다.전국의 울릉도 오징어 시장 점유율은 10% 안팎.지난해 기준으로 육지 것과의 가격 차이가 1축에 3000∼4000원 정도다.그러니 너나없이 ‘울릉도 짝퉁 오징어’를 시장에 밀어넣는다. 오징어는 다 같은 줄 알았는데,현지에서 먹어 보니 결코 같지 않다.습도와 기후,바람 때문이다.잘게 찢으니 실같이 가늘게 갈라진다.30여시간 바짝 말린 오징어나 12시간 정도 살짝 말린 ‘피데기’나 할 것 없이 살이 도톰하여 씹는 맛부터 다르다.소비자들은 이제 오징어에서조차 ‘원조’와 ‘짝퉁’의 구별에 신경써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 어판장에서 만난 정건웅(65) 수협조합장의 말.“뻣뻣하게 바짝 말린 놈은 맛이 덜해요.수분이 살짝 남아있는 놈을 굽지 않고 그대로 먹어야 제맛이지요.”개인별 식성에 따라 다르겠지만,표면에 허연 분가루처럼 타우린이 묻어나는 오징어를 ‘진짜’로 아는 일반 상식도 실인 즉 오해다.밝으면서도 붉은빛 도는 선명한 색깔에다 도톰하게 살집이 씹히는 오징어가 상품이다.보기좋은 게 먹기도 좋다고 오징어도 잘 생긴 놈을 고를 일이다. 날씨가 좋으면 오징어값이 되레 비싸진다.좋은 날씨에는 비용이 거의 안드는 자연건조를 하지만 궂은 날에는 인공건조를 해야 하기 때문.그러나 완벽한 자연건조는 드물다.자연건조로 물이 60∼70%쯤 빠지면 공장으로 옮겨 인공건조 과정을 거쳐 상품을 완성하기 때문이다.물론 추석 이후의 가을에는 햇볕에 말리는 자연건조가 주종을 이룬다.옛날에는 연탄불로도 건조시켰으며,가스불로 건조시킨 오징어에서는 ‘싸한’ 가스맛이 배어나곤 했다.울릉도 오징어 중에서도 해변 몽돌밭에 빨래처럼 널어서 태양 반사열로 말리는 ‘태하동오징어’가 압권인데,진품 만나기가 쉽지 않아 필자도 먹어 보지 못했다. ●오징어 흉년이면 섬 전체가 보릿고개 늦여름부터 가을을 넘길 동안 저녁마다 강렬한 불빛으로 바다의 축제를 여는 오징어잡이 풍경은 동해안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일상적 모습이지만,울릉도는 원산지답게 오징어를 빼면 삶 자체가 아예 설명이 되지 않는다.오징어 흉년이면 섬 전체가 보릿고개고,오징어 풍년이면 섬 전체가 흥청거린다.제 철이면 오징어잡이 배가 저동항 바로 앞의 죽도에서 독도 방향으로 까마득히 늘어서 ‘바다의 도시’를 보는 듯하다.오징어는 대화퇴에서 내려오는 회유성으로 독도 근해가 주산지다.육지와 제일 가까운 대풍령 앞바다에서 두지봉 위까지 가서 잡다가 비잉∼ 돌아서 가두봉까지 오면 떨어져 나간다.육지 내륙으로 빠지면서 멀리 부산 기장 쪽으로 내려가 대마도 근해로 나가기도 한다.울릉도를 빠져나간 오징어는 점차 맛이 없어지다가 일년생답게 종내는 살이 없는 ‘거풀오징어’가 되고 만다. 오징어잡이 역사는 100년 안팎으로 그리 오래지 않다.오래 전에도 오징어를 잡았겠지만 상업성을 갖춘 오징어잡이 역사는 한 세기를 넘지 못한다.30여년 전,오징어가 지천일 때는 대나무에 낚시를 매달아 찍어올리는 이른바 ‘찍낚시’로 아예 오징어를 퍼담았다.이런 때는 바다가 눈밭처럼 희게 빛났다.믿기지 않겠지만 심지어는 낚시가 내려가지 않을 정도로 많았던 적도 있다고 나이 든 어민들은 추억한다. 뗏목처럼 생긴 ‘테우’에서 잡다가 2∼3인이 타는 ‘강꼬’배를 거쳐,나중에 채낚기배로 귀착되었다.처음에는 나무물레를 돌리는 물레치기로 잡았으나 지금은 자동조절기가 등장했다.20여명분의 일을 기계가 하게 되면서 노동력 감소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어로기술 명칭에 일본어가 많은 것은 이들 어법이 일본영향권에 있음을 방증한다.가장 보편적이었던 ‘돔보어법’도 오키제도에서 들여왔다.독도문제로 말썽을 일으키는 오키 어민들은 일제시대에 울릉도에 집단촌을 형성해 살았으니,‘게다’짝을 따닥거리며 저동항을 오갔던 바로 그들이다. ●오징어는 다리가 없다? 오징어는 불빛을 좋아하는 추향성,동시에 전진과 후퇴만 아는 직진성 어류다.그래서 오징어 채낚에는 미끼가 필요없다.불만 보면 미끼인 줄 알고 직진해 달려든다. ‘살아있는 로켓’인지라 빨아들인 물을 뿜어내면서 그 추진력으로 전진과 후퇴를 거듭한다.집어등은 애초에 석유호롱불을 쓰다가 카바이드,휘발유 등을, 요즘에는 전깃불로 변모를 거듭했다.배에서 모터를 돌려 발광하는 오징어 집어등 불빛은 화상을 입힐 만큼 고온이다.그래서 밀짚모자를 쓰고 어로작업을 하는 등 차광장치가 필요하다. 오랫동안 중개인으로 일해온 성학주(73)씨에게 ‘오징어론’을 청했다.대개 잘못 아는 상식 중의 하나가 부위별 명칭이다.오징어는 팔다리가 머리에 달려있는 두족류다.오징어에 다리는 없으며,엄밀하게 팔다리가 맞다.팔다리 10개 중에서 유달리 긴 2개는 먹이를 잡거나 교미할 때,나머지 8개는 먹이를 먹을 때 쓰인다.머리라고 부르는 삼각형 부위는 지느러미다.흔히 ‘오징어 불알’이라 부르는 부위는 날카로운 이빨을 가진 주둥이며,사람처럼 한쌍의 눈알도 갖고 있다. 오징어는 난류성이지만 바닷물 온도가 너무 올라가면 사라진다.오징어가 대거 이동해 서해안 태안반도 안흥항이 파시처럼 오징어판이 되기도 했는데,취재에 동행한 수산과학원 이윤 연구관(해양생물학)의 생각은 조심스럽다.“결론을 내리기는 어렵지만,계통이 다소 다른 오징어로 볼 수 있지요.같은 황인종이라도 일본인,한국인,중국인이 다르듯이 말입니다.” ●울릉도 오징어요리 세계화했으면 울릉도 주민들은 역경의 삶을 헤쳐나가면서 우리가 즐겨 먹는 오징어살보다는 그 부산물인 내장을 더 품격있는 요리로 개발해 냈다.흰창자로 끓인 내장탕은 시원하기 이를 데 없다.소금에 절여서 배추시래기와 함께 끓여내는 노란창자찌개는 8월의 ‘울릉도 오징어축제’ 때 최고 인기음식이다. 여기에 감자와 옥수수밥을 올리면 전형적인 울릉도식 접대 방식이 된다.10월이 넘어 찬바람이 돌면 기름진 노란창자를 된장에 졸여 쌈장도 만든다.오징어내장과 먹물로 만든 순대는 서울식과 전혀 다르다.이렇듯 오징어는 버릴 것이 하나도 없다. 오징어 먹물요리를 가지고 세계적인 건강식으로 키워낸 이탈리아 사람들의 역량과 견줘도 손색이 없는데,왜 우리는 아직도 울릉도 사람들의 이 뛰어난 요리를 세계인의 식탁으로 이끌어내지 못할까!
  • 대선 앞둔 아프간 혼란

    2001년 10월7일 9·11테러를 일으킨 알카에다의 본거지 공격을 명분으로 미·영 연합군이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한 지 만 3년이 흘렀다.오는 9일에는 첫 직선제 대통령 선거가 열리고 내년 4월에는 총선이 실시되는 등 민주주의를 향한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속사정은 복잡하다.탈레반 반군의 공격이 계속되고 있고,각 지역은 군벌들이 장악하고 있다.대선이 끝난 뒤에도 단시간 내에 아프간이 평화와 안정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끝나지 않은 전쟁 6일 하미드 카르자이 과도정부 대통령의 러닝메이트인 아흐마드 지아 마수드 부통령 후보가 바다흐샨주에서 유세를 벌이던 중 폭탄이 터져 주민 2명이 숨졌다.5일에는 칸다하르주와 자불주에서 지뢰와 폭탄이 터져 경찰관 등 적어도 12명이 목숨을 잃었다.미군측은 지난 1년 동안 아프간에서 탈레반의 공격으로 숨진 사람이 1000여명에 달하고,이 가운데 25명 이상이 구호단체 직원이라고 집계했다. 대선이 다가오면서 반군의 공세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지난달 16일에는 카르자이가 타고 있던 헬리콥터가 공격을 받았다.지금까지 살해된 선거관계자가 30명이 넘는다.워싱턴포스트는 1000∼2000명의 탈레반 대원들이 주요 도시에 잠입했다고 보도했다.서방 정보기관들은 반정부 세력이 9일 소요사태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현재 아프가니스탄에는 약 1만 8000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 ●카르자이 우세,카누니 추격 대선 투표는 9일 오전 7시부터 4807개 투표소에서 일제히 실시된다.카르자이와 홍일점 후보 마수다 잘랄을 비롯,18명의 후보가 나섰다. 카르자이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당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아프간 주민의 42%를 차지하는 최대 종족 파슈툰족 출신인데다 미국의 지원을 받고 있고 지명도가 높다.또 이슬람 지도자 압둘 라술 사야프,하자라족 지도자 카임 칼릴리 등 유력인사들이 잇따라 카르자이 지지를 선언하고 있다. 카르자이에 맞서는 후보로는 유누스 카누니가 떠오르고 있다.아프간 인구의 27%인 타지크족 출신이자 군벌세력 가운데 한 명으로 북부동맹을 대표하고 있다.미국 일간지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는 “카누니는 80년대 소련에 대항했던 아프간 전사들로부터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여성들,“목숨 건 투표” 아프간 여성들이 투표장까지 가는 것은 생사를 건 모험일 수 있다.뉴욕타임스는 여성이 집 밖에서 살해되는 것은 절대 회복될 수 없는 수치로 여겨지는 아프간 문화에서 용감한 여성들도 겁을 내고 있다고 보도했다.탈레반이 ‘투표를 하는 사람들은 무사하지 못할 것’이라고 협박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여성들의 두려움은 더욱 크다.유엔에 채용돼 투표업무에 종사하는 로샤나(30·여)는 “머리나 사지 일부가 잘려나간 채 거리에서 주검이 돼 낯선 남자들의 시선에 노출돼 있는 모습을 상상한다.”면서 “이는 가족의 명예에 씻을 수 없는 오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특히 옛 탈레반 중심지 칸다하르에서는 여성 투표율이 10%를 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선 뒤 안정될까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아프간 대선은 이슬람 세계의 희망을 알려주는 횃불”이라며 아프간을 성공사례로 꼽고 있다.그러나 문제가 만만찮다. 아프간 성인의 71%는 문맹이고 대부분 투표하는 방법조차 모른다.선거인명부에는 1050만명이 등록했지만 유엔은 실제 유권자는 980만명 정도이고 나머지는 이중등록으로 추정했다.부정선거 논란이 예상되는 대목이다.탈레반과 알카에다,군벌들이 선거 결과를 순순히 수용할 가능성도 별로 없다.각 군벌들은 주민들에게 군벌이 지지하는 후보에 투표하라고 협박하고 있다. 새 정부의 최우선 과제는 ‘군벌 척결’이 될 전망이다.최근 미국 대외구제협회(CARE)가 아프간 주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65%는 ‘안정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군벌의 해체’라고 밝혔다.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아프간 국민 대부분은 탈레반보다 지역 군벌을 더 두려워한다.”면서 “군벌들이 없어지지 않으면 새로운 내전이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시장 지키기” 금융정책라인 ‘당당 新관치’

    “시장 지키기” 금융정책라인 ‘당당 新관치’

    ‘이헌재(경제부총리·6회)-윤증현(금융감독위원장·10회)-최중경(재경부 국제금융국장·22회)·김석동(재경부 금융정책국장·23회)’으로 이어지는 금융정책 라인업에는 공통점이 있다.시장의 힘을 존중하지만 무질서는 용납하지 않는다는 소신이다.이를 밀어붙이는 카리스마도 있다.이 때문에 이들에게는 ‘신(新)관치 사단’이라는 수식어가 붙기도 한다. 이 라인업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시장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시장의 질서가 잡혀가고 있다.”는 긍정적 평가와 “시장을 지킨다는 명분 아래 옛(舊) 관치의 폐해를 답습하고 있다.”는 비판이 교차한다.시장과의 충돌 조짐이 엿보이는 ‘중소기업 대출 처리문제’는 신관치의 변별성을 가늠짓는 시험대로 여겨진다. ●“관치라고? 우리에게도 할말은 있다” 현 금융팀은 자신들의 시장철학이 부정적 어감이 강한 ‘관치’라는 한 단어로 매도되는 것을 마뜩잖아한다.과거 관치가 ‘정부 입맛대로 길들이기 위한 시장 비틀기’였다면,지금의 관치는 ‘최소한의 시장 지키기’라고 강변한다.이 부총리의 주장.“루빈 전 미국 재무장관은 시장이 불확실하다고 진단했지만 내 진단은 불안정하다는 것이다.불완전하긴 해도 웬만한 위험은 가급적 시장이 해결하도록 놔둬야 한다.그러나 그 위험이 시스템을 위협하거나 시장을 농락할 때는 (정부가)가차없이 개입한다.” 이 부총리와 색깔이 비슷하면서도 다소 달라 ‘이란성 쌍생아’로 불리는 윤 금감위원장 역시 “사상 최대 이익을 낸 은행들이 기업을 등쳐먹는다.”며 금융시장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를 질타한다.김석동 재경부 금융정책국장도 “1년 미만 단기 기업대출 비중이 73%를 넘는 나라가 어디 있느냐.”면서 “은행이 아니라 단자회사나 전당포”라고 신랄하게 성토한다. 최근 들어 ‘관치’가 아니라 ‘관리’라며 ‘물타기 표현’을 시도하고 있긴 하지만 본질적으로 관치의 필요성을 공감하는 것도 현 금융팀의 공통점이다.김 국장은 “시장에 들어갈 때는 신속하면서도 단호해야 한다.”며 이 부총리에게 ‘사사한’ 관치 노하우를 공공연히 강조하기도 한다.‘LG카드 처리’가 후유증이 심했던 것도 “어설프게 관치를 했기 때문”이라고 한다.환율방어로 ‘최틀러’라는 별명을 얻은 최중경 국장은 “정부도 시장의 한 참여자”라며 “이를 부인하면 서로(정부·시장)가 피곤해진다.”고 주장한다.환차익을 노리는 국내외 투기세력에 “대한민국 관료를 우습게 보지 말라.”고 맞서기도 했다. ●시장에서는…中企처리가 시험대 삼성경제연구소 김경원 상무는 “현 금융팀이 공과를 떠나 역대 어느 팀보다 시장친화적인 것은 사실”이라고 역설적인 평가를 내렸다.반면 정운찬 서울대 총장은 “현 금융팀은 색깔만 강할 뿐 개혁 마인드가 약해 시장의 퇴출기능을 제대로 유도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금융현장의 목소리도 엇갈린다.한 금융계 인사는 “전임 이정재 금감위원장이 부드러우면서도 소리없이 이 부총리를 보좌했다면 지금의 라인업은 너무 강(强)-강(强) 일색”이라고 우려했다.또 다른 인사는 “한때 시장에서 ‘금감위원장은 축구경기 시청중’(이 전 위원장이 축구광임을 빗대어)이라는 냉소가 돌았던 적이 있다.”면서 “시장이 어떤 의미에서건 당국의 존재를 의식하기 시작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한 국책은행장은 “시장의 위계질서가 잡혀가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너무 강하게 찍어누르면 부작용이 따르게 마련”이라면서 “중소기업 대출문제만 하더라도 당국이 대출을 회수하지 못하게 하니까 애초 대출심사 때 종전보다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시중은행장은 “가뜩이나 돈이 남아돌아 걱정인데 멀쩡한 기업의 대출금을 회수하는 은행이 어디 있겠느냐.”고 공박했다.시장을 앞세워 시장 위에 군림하려 드는 오만함마저 엿보인다는 얘기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국감 초점] 건교위 행정수도이전 공방

    [국감 초점] 건교위 행정수도이전 공방

    국회 국정감사 첫날인 4일 건설교통부에 대한 국회 건교위 국감에서는 여야 의원들이 신행정수도이전을 놓고 불꽃튀는 공방을 벌였다.건교부가 행정수도이전의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부처라는 점에서 국감 초반에 기선을 잡기 위한 여야간 신경전도 치열했다.신행정수도이전 타당성을 놓고 창과 방패로 나선 여야 의원들의 설전은 정당간 대리전을 방불케 했다. ●창 세운 한나라당 공격은 한나라당 의원들이 신행정수도이전 백지화를 주장하면서 시작됐다.야당 의원들은 반대 이유로 국민적 합의 부족,엄청난 비용 지출,지역발전 불균형을 내세웠다. 박혁규 의원은 “정부가 각 부처와 산하기관별로 임직원을 동원,신행정수도건설의 맹목적인 정당성을 세뇌교육 시키고 있다.”며 건교부가 산하기관에 보낸 공문을 폭로했다.나아가 토공과 주공에 국민적 공감대를 확산시키기 위해 연구진을 추가 투입,행정수도 건설에 필요한 과제를 발굴토록 지시했다는 문건도 공개했다.이윤성 의원은 “여론조사 결과 수도권에서는 80% 이상이 반대했다.”면서 “청와대가 여론조사를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허겁지겁 찬성쪽의 대답을 유도하는 설문조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60% 이상이 반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안택수 의원은 “2003년 말 여야 모두 총선 승리에 혈안이 돼 신행정수도이전특별법을 정략적·반이성적으로 졸속 처리했다.”고 주장한 뒤 “국민통합과 국민적 합의 기본이념을 상실한만큼 신행정수도이전을 재검토하고 떳떳하게 국민합의를 거쳐 역사에 부끄러움 없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면서 행정수도건설계획 백지화를 주장했다. ●방패 잡은 열린우리당 우리당 노영민 의원은 야당의 반대 기선을 잠재우기 위해 “서울시가 지자체에 신행정수도이전 반대를 위한 예산을 지원한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중대한 문제”라며 이명박 시장과 야당을 압박했다. 장경수 의원은 “신행정수도이전이야말로 지방균형발전의 ‘화룡점정’인데 수도권 일부 단체장과 몇몇 언론,야당이 명분없는 반대를 하고 있다.”면서 “특정 시점의 반대 여론만 내세워 장기적인 국책사업을 흔드는 것은 잘못”이라고 주장했다.이어 강동석 장관에게 특별법 통과 당시 여론을 물어 “당시에는 반대의견이 거의 없었다.”(장관)는 답변을 얻은 뒤 “신행정수도이전은 역사적 사명인 만큼 건교부는 굴하지 말고 소신껏 추진하라.”며 힘을 실어줬다. 이강래 의원은 “야당측의 신행정수도 반대는 법적 절차에도 문제가 있는 천박한 정치공세”라며 “16대 말에 국회를 통과한 특별법을 시행도 하기 전에 폐지를 요구하는 것은 명백한 위법”이라고 맞받아쳤다.김맹곤 의원은 “대안없는 반대는 국민을 우롱하는 당리당략의 전형”이라며 야당의 창을 무디게 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철도청직원들 “공무원으로 남고 싶다”

    “공무원으로 잔류할 수 없다면 차라리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가는 모험을 택하려고 합니다.” “(공무원으로 남을 수만 있다면)어느 지역에서 근무하거나,직급이 강등되더라도 감수할 수 있습니다.” 중앙인사위원회 홈페이지에는 인사교류를 희망하는 철도 공무원들의 절절한 사연이 넘친다.내년 1월 공사 전환에 따라 신분이 바뀔 수밖에 없는 철도 공무원들이 공직 잔류를 위해 스스로 돌파구를 찾아 나서고 있다.정부나 철도청은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철도청은 실무자인 6∼7급 직원의 대거 이탈로 현장에서는 업무 차질마저 빚어지고 있으나 이들을 잔류시킬 대안이나 명분이 없어 속수무책이다. 4일 철도청에 따르면 철도구조개혁이 본격적으로 거론된 지난 1999년부터 올 8월 말까지 504명이 타 부처로 자리를 옮겼다.올 들어서만 181명이 철도청을 떠났다.반면 최근 6년간 전입자는 153명에 그쳤다.상대적으로 젊은 인력들이 빠져나가고 고참 공무원들이 들어왔다. 더욱 심각한 것은 현직 공무원 중 공무원 잔류를 원하는 4급 이하 전출 희망자가 2000명이 넘는다는 사실이다.이는 일반직 공무원 7000여명의 3분의1에 가까운 수치다.일반직 중에서도 타 부처 전출이 불가능한 운수직을 뺀 수치인 점을 감안하면 공무원 잔류 희망자는 이보다 훨씬 늘어난다. 이들이 빠질 경우 철도청 업무는 사실상 중단될 수밖에 없다. 철도청은 조직과 직원들의 안정 및 원활한 업무 수행을 위해 공무원 잔류 희망자에 대해 중앙인사위원회가 수용해줄 것을 희망하고 있다.관건은 이들이 국가공무원법상 조직개편에 따른 초과인력으로 볼 수 있느냐는 판단이다. 이와 함께 이달부터 각 부처를 대상으로 전입 희망자 모집에 나설 계획이다.철도청 공무원직장협의회는 최근 건교부에 공무원 신분으로 공사에 근무할 수 있도록 해 줄 것을 건의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서울자치정가 공방 ‘판세 뒤집기’ ‘딱 걸렸어’

    서울 지방정가(政街)가 시끄럽다. 수도이전 반대 집회 등 자치구별 활동에 서울시 예산이 들어갔다는 열린우리당 이부영 의장의 ‘관제데모설’ 때문이다.겉으로는 조용한 것처럼 보이지만,중앙정치권과 분위기가 다르다는 점은 뚜렷하다.이명박 시장,임동규 서울시의회 의장,이재창 서울시 자치구의회의장협의회장을 비롯해 수도이전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는 측과 열린우리당 등 ‘서울의 야당’ 측은 관제대모설 제기로 자신들이 승기(勝機)를 휘어잡았다고 여기는 모습이다. 특히 이 의장의 텃밭으로 받아들여지던 강동구 쪽 분위기가 심상찮다.이 시장은 관제데모 주장에 대해 처음엔 일고의 여지도 없다며 깔아뭉갰다.최근 지방선거와 총선에서 줄줄이 대패한 열린우리당 인사들이 판세 전환을 겨냥해 의도적으로 기획한 ‘폭거’로 규정한 것이다. 하지만 여당과 정부 쪽이 이를 이용하려는 움직임인 데다,자치구와 구의회들도 “정부가 수도이전 홍보를 위해 국가 돈을 쏟아붓는 마당인데,이참에 수도이전반대 활동을 위한 예산을 따로 짜라.”고 옥죄자 소극적인 자세를 완전히 바꿔버렸다.한마디로 “(이 의장과 여당이)상대를 잘못 골랐다.”며 이를 갈고 있다.오히려 “딱 걸렸다.”는 얘기다. 이 시장 측은 드러내놓고 수도이전 반대활동을 못하던 차에 상대방이 명분을 줬다고 풀이한다.이전까지는 “서울시 운명이 걸린 사안에 대해 수장(首長)으로서 가만히 있다면 도리어 이상한 것”이라면서 성명서 발표와 수도이전의 허구에 대해 연구하라고 시정개발연구원 등 산하기관에 지시하는 정도에 그친 게 사실이다.따라서 가속도를 갈수록 더하고 있는 정부의 수도이전 계획에 비해 서울시의 대응은 비현실적인 것으로 줄곧 비쳐져왔다. 이 의장을 등에 업은 시내 열린우리당 인사들,특히 강동구의회 쪽 역시 관제데모 폭로로 여론이 자신들 편으로 돌아섰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지난달 20일 관제데모 기자회견장에서 증인 역할을 한 강동구의회 성임제(44·암사2) 의원 등은 “추석을 전후로 최대의 정치적 수확을 거뒀다.”고 자평했다.이를 계기로 2006년 4월 지방선거에서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자신감도 나타냈다.이 의장의 지역구인 강동구 쪽 열린우리당 목소리가 워낙 거세,실제 자치구 예산 500여만원이 수도이전 반대 집회에 쓰인 것으로 알려진 노원구 얘기는 쑥 들어가버린 양상이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사설] ‘자주국방·한미동맹은 안보의 두 축’

    노무현 대통령이 어제 제56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 참석,“자주국방과 한·미동맹은 우리 안보의 중요한 두 축”이라고 강조했다.참여정부 출범 후 한·미관계가 꼬인 주된 원인은 안보문제에 대한 노 대통령의 모호한 태도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한·미동맹을 강화하면서 자주국방력을 높이겠다는 이번 언급은 반드시 실천으로 이어져야 한다. 노 대통령은 지난해 광복절 경축사와 국군의 날 기념사를 통해 ‘협력적 자주국방’ 개념을 제시했다.자주국방과 한·미동맹을 병행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지만,당시에는 자주국방쪽에 무게가 실려 있었다.미국과 국내 보수파들은 노 대통령이 한·미동맹을 약화시키는 ‘배타적 자주국방’을 추구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미국의 해외주둔군 재편 전략에 따른 것이긴 하지만 주한미군 재배치 및 감축이 현실화되면서 이같은 우려는 증폭됐다. 한반도에는 중무장한 남북한이 대치중이다.미국 중국 러시아 등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세 나라와 상임이사국이 되려는 일본 등 강대국의 이해가 충돌하고 있다.최근에는 6자회담 무산 등으로 ‘한반도 10월 위기설’까지 나온다.자주국방의 명분은 좋으나,국제 역학관계를 도외시하고는 국가안전을 확보하기 어렵다.앞으로도 상당 기간 한·미동맹이라는 틀을 유지하면서 다른 주변국들과도 우호적 관계를 조성하는 것이 국익에 부합한다. 한·미동맹도 질적인 변화·발전이 필요하다.주한미군 일부 감축과 재배치,특정임무 이양에 따른 한국군 전력 강화는 불가피하다.정부는 내년 국방예산을 국내총생산(GDP) 대비 2.85%인 20조 8000여억원으로 책정했다.한정된 예산에서도 전력 강화에 소홀해서는 안 된다.또 참여정부 들어 군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일이 빈번했는데,정권 차원에서 군을 존중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문민화·전문화 국방개혁도 부작용 없이 추진되어야 한다.한·미동맹에 대한 굳건한 믿음을 전제로 전시작전권 환수 등 미래지향 조치들도 논의해 나가야 한다.
  • [열린세상] 살만한 곳은 존재하는가/이덕일 역사평론가

    조선 후기 이중환(李重煥)이 사방을 유랑한 것은 사대부가 살 만한 곳을 찾기 위함이었다.그러나 그는 택리지(擇里志) ‘인심’조에서 “무릇 사대부가 사는 곳 치고 인심이 무너져 내리지 않은 곳이 없다.”라며 부정적인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그 이유는 사대부들이 당파를 만들어서 일 없는 사람들을 불러들이고 그들의 권세와 이권을 추구하기 때문이었다.이중환은 사대부들이 “자신의 행실을 잘 닦으려고 하지도 않으면서 남이 자기를 논하는 것을 싫어하며…당색(黨色)이 다른 사람과는 한 곳에서 살지 못한다.”라고 비판했다.250여 년 전의 그의 글이 사대부만 정치가로 바꾸면 방금 쓴 것처럼 여겨지는 이유는 우리 사회의 현실이 그때와 너무나 흡사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중환은 당쟁에 연루되어 큰 화를 겪었다.경종 3년(1723년) 노론에서 경종을 살해하려 했다는 목호룡(睦虎龍)의 고변사건 때문이었다.이 사건으로 김창집(金昌集)을 비롯한 노론 4대신이 사형당하는 등 노론은 쑥대밭이 되었다.그러나 사건 조사 와중에 경종이 의문사하고 노론이 지지하는 영조가 즉위하면서 목호룡의 연루자로 몰린 이중환은 무려 10차례 이상의 고문을 당한다.목호룡과 관련설을 줄기차게 부인해 겨우 목숨을 건진 이중환은 귀양에서 풀린 후 사방을 돌아다니며 사대부가 살 만한 곳을 찾아 헤맸다.그러나 ‘사대부가 살 만한 땅은 사대부들 때문에 없다.’는 역설적인 결론에 도달하면서 당쟁에 몰두하는 사대부를 비판한다. “현명한 사람이냐 어리석은 사람이냐,혹은 그 인품이 높은 사람이냐 아니냐는 평가도 오로지 자기 당색의 기준으로만 내리기 때문에 다른 당파에게는 통할 리 없다.…하늘에 가득 찰 만한 죄를 범한 사람이라도 타당파의 탄핵을 받으면 시비곡직(是非曲直)을 따질 것도 없이 떼거리로 일어나서 그 사람이 옳다고 변호하고 도리어 그가 아무 잘못이 없는 사람이라고 한다.반면 행실을 닦고 큰 덕을 쌓은 사람이라도 자기 당파가 아니면 먼저 그 사람에게 나쁜 점이 있는지를 살핀다.”(택리지 ‘인심’조) 이중환과 동시대의 실학자 성호(星湖) 이익(李瀷)도 이중환 못지않은 당쟁비판가였다.자신에게 학문을 가르쳐 준 친형 이잠을 당쟁 와중에서 잃은 이익은 ‘붕당론’에서 “붕당은 싸움에서 생기고,그 싸움은 이해관계에서 생긴다.”라며 당쟁의 원인을 사대부들의 이해관계에서 찾았다.요즘 말로 하면 정치가들과 그에 기생하는 무리들의 이해관계 때문이라는 뜻이다.이익은 “열 사람이 모두 굶주리다가 한 사발밥을 함께 먹게 되었다고 하자.그릇을 채 비우기도 전에 싸움이 일어난다.…싸움이 밥 때문이지,말이나 태도나 동작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라고 갈파했다.오늘의 당쟁도 명분 뒤에 숨은 이해관계 때문이지 명분 때문은 아니다.이해에 눈이 멀었기 때문에 자신에 대한 최소한의 염치도,상대방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그리고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두려움도 없어진 것이 오늘의 정치 현실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기회만 닿으면 해외로 떠나고 싶어 하고,실제로 떠나는 것은 사람들이 이중환처럼 사방을 주유하지 않고도 이 나라 어디에도 사람이 살 만한 땅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성호 이익은 택리지를 읽고 “이런 글을 나는 일찍이 본 적이 없다.”며 “사대부가 살기에 알맞은 곳으로 가지 못하니,자기 자신을 쓰다듬어 더욱 서글퍼짐을 저절로 깨닫지 못한다.”라고 덧붙였다.떠나지 못하는 우리 또한 자신을 쓰다듬어 더욱 서글퍼짐을 저절로 깨닫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그렇게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끼리 모여 만든 추석 민심은 정치권에 대한 극도의 혐오와 정부·여당에 대한 실망으로 요약될 수 있을 것이다.국민 덕분에 먹고 사는 정치가들과 정부·여당이 국민에게 희망은 주지 못하더라도 절망은 주지 말아야 하는 것이 최소한의 직업윤리이자 집권윤리가 아니겠는가. 이덕일 역사평론가
  • [데스크 시각] ‘개미’는 없다/한종태 정치부장

    ‘개미와 베짱이’ 우화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워낙 유명한 얘기이다 보니 그동안 무릎을 탁 칠 정도의 재기발랄하고 다양한 새 버전(겨울에 스키 타러가는 베짱이 등등)도 많이 나왔다.하지만 여기서는 고전적 의미의 ‘개미와 베짱이’를 언급하고자 한다. 한반도 상황이 심상치 않다.추석 연휴기간동안 우리에게 전해진 뉴스는 불길한 것들이 대부분이다.이러다간 진짜 무슨 일이 터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물론 이런 국면을 촉발시킨 인자(因子)는 북·미관계다.요즘 돌아가는 꼴을 보면 양측의 접점찾기는 당분간 무척 힘들어 보인다.마치 브레이크 없는 기관차 같다.그리고 그런 상황이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미국 상원의 북한인권법안 만장일치 통과,북한 최수헌 외무부상의 ‘폐연료봉 재처리 후 무기화’ 발언,미 국무부 존 볼턴 군축·안보담당 차관의 ‘북핵문제 유엔 안보리 회부’ 공개적 언급,리처드 아미티지 부장관의 ‘북한의 오판 경고’ 등 언뜻 보더라도 북·미관계를 악화시킬 수밖에 없는 일들만 벌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북한인권법안이다.탈북자 지원과 미국의 대북 라디오방송 시간 확대 등 북한의 인권개선을 위해 내년부터 4년간 약 1억달러를 쓰도록 하고 있다.북한 입장에서는 국가의 생존 자체를 위협받는 ‘북한체제붕괴법안’이라고 여길 만하다.미국과 북한,양쪽에 끼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안팎 곱사등이’격인 정부도 여간 껄끄러운 게 아닌 눈치다.북한의 모험주의적 불가측성과 군사력을 감안한다면 앞으로 이 문제로 북·미관계가 더욱 경색될 경우 한반도 상황이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걱정스럽다. 미국은 이제 인권과 핵무기 폐기라는 양날의 칼을 들고 북한문제에 접근할 것 같다.이런 양상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부시 대통령은 대선 전략상 북한문제에 관해 가시적인 조치를 내놓아야만 하는 부담감을 느꼈음직하다.부시가 재집권할 경우 2기 행정부의 대북 방향설정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일각에서는 부시가 재선에 도움 된다고 판단하면 북한을 공격할 수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옥토버 서프라이즈(10월 위기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다.하지만 국내 현실은 어떤가.북·미관계가 더욱 경색되고 남북관계도 덩달아 한랭전선에 휩싸인다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우리 몫이 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너무 대범(?)한 건 아닌지. 끝없이 추락하는 경제,국가보안법 개폐문제와 과거사 논쟁으로 한없는 정쟁만 일삼는 정치권,보혁 이념대결로 바람잘 날 없는 사회….어느 것 하나 제대로 되는 게 없는 실정이다. 외부에서는 우리를 생존의 문제로 옥죄고 있는데 정작 우리는 ‘강 건너 불 보듯’ 한다.정말 태평하다. 이왕 푸념한 거 하나 더 하자. 여야가 당운을 걸고 맞붙어 있는 국보법의 경우 서로의 주장을 뒤집어 보면 다 부질없는 명분싸움에 지나지 않는다고 본다.개정파 입장에선 존속시켜야만 하는 조항이 모두 들어 있다면 법 이름이 바뀐들 별 상관이 없어 보인다.반대로 폐지론자 입장에서도 반드시 없애야 하는 조항만 삭제되면 굳이 명칭이 유지된들 거기에 집착할 이유가 없을 것 같다.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상황은 급변하고 있다.하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베짱이들만 수두룩한 것 같다.겨울나기를 준비하며 여름철 땀을 뻘뻘 흘리는 개미가 진정 필요한 때가 아닐까.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한숨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한종태 정치부장 jth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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