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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평가도, 공청회도 저지하는 ‘선생님들’

    교원평가제에 대한 교원단체의 반발은 도가 지나치다. 미국, 영국, 일본 등에서 실시하는 제도를 뒤늦게 도입하려는데 극렬하게 반대하는 이유가 뭔가. 선진국을 볼 것 없이 당장 주위를 둘러보라. 많은 직장인들이 치열한 경쟁체제속에 50세가 채 안 돼 실직하고 있다. 교사직은 62세 정년과 탄탄한 연금이 보장된다. 어떤 평가제도를 실시하더라도 교원의 절반만큼만 신분보장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팽배해 있는 사회현실을 똑바로 봐야 한다. “선생님을 평가하면 교육 현장이 황폐해진다.”는 주장 역시 납득이 안 된다. 여론조사 결과 압도적 다수가 교원평가제에 찬성하고 있다. 자녀교육에 나쁜 영향을 끼친다면 그런 반응을 나타내진 않을 것이다. 교육의 특수성을 십분 이해하면서도 교사의 자질 향상을 위해서는 객관적 경쟁체제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교원단체가 지금 해야 할 일은 극렬반대가 아니다. 우리 현실에 맞는 평가제가 시행되도록 지혜를 모으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 그런 점에서 엊그제 교육부가 열려던 교원평가제도 공청회가 전교조 소속 교사들의 저지로 무산된 것은 유감이다. 정부가 설령 명분없는 일을 하더라도 교육자라면 토론의 장을 막아서는 안 된다. 하물며 국민 다수가 찬성하고, 모든 분야에서 도입되고 있는 다면평가제를 못 하겠다고 공청회까지 실력저지하다니 2세 교육을 맡겨도 될지 걱정될 뿐이다. 논리가 달리니까 힘으로 밥그릇을 지키려는 집단이기주의로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교육부는 교원단체 반발에도 불구, 교원평가제를 새달 시범실시하고 2007년부터 전면도입하는 일정을 그대로 추진하기로 했다. 교육부 방안은 미흡한 점이 많다. 평가결과를 능력개발 자료로 제한함으로써 그 의미를 반감시켰다. 부적격 교원 퇴출이나 보수결정에 활용하는 방안을 단계적으로 모색해야 할 것이다. 대신 교원들에게 평가결과에 대한 반론권을 충분히 줌으로써 유능한 교사가 제도미비로 불이익을 받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한다.
  • [데스크시각] 80점짜리 기업도시?/박건승 산업부 차장

    열린우리당 강봉균 의원은 지난해 10월 초 기업도시법 제정을 위한 국회 정책포럼에서 이런 말을 했다.“정부의 기업도시법 내용은 70점은 되는 것 같다. 전경련이 100점짜리 법안을 만들자고 요구하면 국회 통과가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80∼85점짜리 법안을 만든 뒤 차츰 정비하는 것이 좋겠다.” 포럼의 좌장 자격으로 한 말이다. 법안에 담길 노동·환경·세제 부문의 규제완화 수위를 놓고 정부, 재계, 시민단체간에 목소리가 워낙 다르기 때문에 서로 양보하자는 주문이었다.‘꾀돌이’로 불리는 강 의원다운 재치가 돋보이는 타협안이었다. 기업도시법은 이렇게 서로 속셈이 다른 주체들간에 타협의 산물로 그해 12월 빛을 보게 된다. 당초 재계가 구상했던 기업도시의 취지와 정신은 법안에서 상당히 빛을 바랜 채로, 그렇다고 시민단체의 요구가 대폭 받아들여진 것도 아닌 어정쩡한 채로 말이다. 아무튼 법안 제정 이후 외견상 기업도시 건설작업은 급물살을 타는 양상이다. 지난 4월15일 8개 지역 컨소시엄이 시범사업 신청서를 낸 데 이어 5월1일에는 기업도시법이 발효됐다. 다음달엔 4곳 정도를 시범사업자로 선정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런데 일련의 과정을 보면서 ‘혹시나가 역시나’가 돼 버리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 무엇보다 기업도시 시범사업을 하겠다고 나선 일부 기업들의 면면이 미덥지가 못한 탓이다. 어떤 컨소시엄은 신청 마감일에 맞춰 급조된 흔적이 역력하고, 다른 컨소시엄은 정부의 토지용도변경 허가 의지를 떠보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얘기가 들린다. 심지어 어떤 컨소시엄은 상당수 기업이 실체없는 유령회사(페이퍼 컴퍼니)라는 소리가 나오더니 급기야 사실로 확인되고 있다. 500만평짜리 기업도시를 개발하려면 3년간 18조원이 투입되고 배후시설 건설에 10조원이 들어가는 등 최소한 28조원이 필요하다는 게 일반적인 셈법이다. 이처럼 막대한 돈이 들고 불확실성이 큰 사업에 그만그만한 기업들이 제아무리 컨소시엄을 이뤄 참여한다고 하더라도 과연 어느 정도의 투자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시범사업 컨소시엄 명단을 아무리 훑어도 국내 재계의 대표주자인 삼성·LG·SK·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은 눈에 띄지 않는다. 수조원씩 현금을 쌓아두고 있는 ‘빅4’는 ‘재벌 특구’라는 기업도시를 왜 외면했을까.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정부가 낙후지역을 시범사업 우선 선정 대상으로 고집함으로써 대기업의 참여의지를 꺾었기 때문이다. 기업은 경쟁력 확보가 전제되지 않으면 투자에 나서지 않는 법이다. 전경련은 2년전 기업도시 구상을 정부에 제안할 때 투자활성화, 일자리 창출, 차세대 성장동력 확보를 명분으로 내세웠다. 환란 이후 기업의 설비투자율이 0.3%대로 곤두박질치고 있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방책으로 기업도시란 무기를 꺼내든 것이다. 그런데도 정부가 이를 도외시한 채 지리적 여건이나 인력, 인프라가 뒤진 지역을 우선 선정대상으로 삼겠다고 하니 선뜻 투자에 나설 기업이 얼마나 있겠는가. 애초부터 재계와 정부는 ‘같은 잠자리에서 다른 꿈을 꾼’ 셈이었다. 정부는 기업도시의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다음달로 예정된 시범도시 선정때 낙후지역 개발과 균형발전에만 초점을 맞춰서는 안 된다. 기업도시의 취지를 최대한 살려 엄정한 잣대로 참여 컨소시엄의 옥석을 가려내야 한다. 과거 산업공단의 실패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벌써부터 정부의 특정 지자체 밀어주기 의혹이 나오는 것은 적절치 않다. 더욱이 차기 대선과 총선을 염두에 두고 기업도시 문제를 정치논리로 해결하려 드는 것은 위험천만한 발상이다. 시범지역은 개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자격에 못미치는 곳은 과감히 탈락시켜야 한다. 시범지역은 한두 곳이면 충분하다. 지역안배 차원이 아닌, 시범사업의 취지에 걸맞게 본보기를 만들어야 한다. 정부로서는 지역별로 고루 기업도시를 만들고 싶은 유혹을 느끼겠지만, 시범사업을 방만하게 펼칠 경우 시행착오 가능성이 그만큼 커진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시범사업이란 말 그대로 모범을 보이는 사업이 아닌가. 기업도시가 80점짜리가 될지, 아니면 60점짜리가 될지, 그 운명은 이제 한달여 뒤의 정부 결정에 달려 있다. 박건승 산업부 차장 ksp@seoul.co.kr
  • 문희상의장 “개혁·실용 함께 추구할 것”

    문희상의장 “개혁·실용 함께 추구할 것”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장은 3일 불법대선자금 모금에 연루된 정치인의 사면문제와 관련,“광복 60주년인 오는 8월15일 노무현 대통령에게 사면을 건의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문 의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서울신문과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진상규명과 반성, 사과에 이어 대법원의 형 확정 이후 용서와 화해의 시점이 올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문 의장은 “당장은 사면을 건의할 생각이 없다.”고 전제한뒤 “8월 15일 국민통합 차원에서 정치인과 경제인, 행정범 등을 일대 사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개인적인 소신”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대철 전 민주당 대표, 이상수·신상우 전 의원·이재정 민주평통 부의장, 신계륜 의원, 안희정 전 민주당 국가전략연구소 부소장, 김영일 한나라당 전 사무총장, 최돈웅·서청원·신경식·박상규·박명환 전 의원, 서정우 변호사, 자민련 김종필 전 총재 등이 사면 대상에 포함될지 주목된다. 문 의장은 4·30 재·보선 이후 현 지도부의 실용 노선을 둘러싼 당내 비판에 대해서는 “개혁과 실용, 원칙과 전략은 같이 가야 한다.”면서 “이분법적인 사고는 권위주의 시절의 사고 방식”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개혁과 민생의 ‘동반 성공’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재·보선 이후 여소야대 상황의 정국 운영 방향에 대해 “여당이 임의로 정책을 결정할 수 없는 상황에서 어느 정파든, 언제든 연대할 수 있다.”면서 “연대의 형식은 정책연합, 공천연합, 선거연합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노동당보다는 민주당이 더 가깝다고 생각한다.”고 전제,“하지만 대의명분과 절차의 투명성이라는 원칙과 조건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 의장은 정동영 통일·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의 조기 당 복귀론에 대해 “현 지도부의 대중성이 부족하다고 해서 대중성을 높이기 위해 조기 복귀하는 것은 그분들을 위해서라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회의적인 뜻을 분명히 했다. 문 의장은 정치개혁 차원에서 지역주의를 청산하기 위해 9월 정기국회때 권역별 비례대표 도입 등 선거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국회의원 수를 100명 정도 늘려서라도 지역주의를 없애야 한다.”면서 “야당도 공감대를 이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영천 재선거에서 지역발전이 주요 이슈가 된 것만 해도 지역주의가 사라지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덧붙였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여의도in] ‘패배’ 분석 눈길끈 박병석

    열린우리당 박병석 기획위원장은 2일 행정도시 건설 예정지인 4·30재보선 지역 가운데 한곳인 충남 공주·연기에서 패배한 이유에 대해 “땅값이 올라 상대적 박탈감이 많았던 것 같다.”고 분석해 눈길을 끌었다. 박 위원장은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열린세상 오늘, 장성민입니다’에 출연해 “행정도시 건설 예정지 가운데 토지수용의 70∼80%가 이뤄진 연기에서는 열린우리당이 몇천표 이겼지만, 공주에서는 졌다.”면서 “공주에서는 토지가 매입되는 곳보다는 규제지역이 더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그렇다면 땅값이 오른 지역은 표심이 올랐는데, 그렇지 않은 지역은 표심이 떨어졌다는 말이냐.”는 질문에는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지만 그런 경향이 있었다.”고 답했다. 아산에서 진 이유에는 “많은 사람들은 행정도시가 건설되면 아산이 혜택받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현지에서는 생각이 많이 다르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이정현 부대변인은 “수도 이전이 지역균형 발전을 위한 백년대계라는 명분은 허울 좋은 감언이설이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美 “日핵연료 재처리 허용” 논란

    美 “日핵연료 재처리 허용” 논란

    |도쿄 이춘규특파원·서울 임병선기자|5년마다 열리는 핵확산금지조약(NPT) 평가회의가 2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개막된 가운데 미국을 중심으로 한 핵보유국과 비핵보유국의 입장 차가 워낙 커 거친 입씨름으로 일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평가회의를 앞두고 북한과 이란의 핵무기 개발 문제와 미국의 신형 핵무기 개발 추진으로 비핵보유국의 반발이 거세질 것이라는 점은 진작부터 예견돼 왔다. 여기에 미 행정부가 일본·독일 등 핵 비보유 5개국에만 핵연료용 우라늄 농축을 허용할 것이라는 언론 보도가 겹쳐지면서 이번 회의가 자칫 1970년 발효 이래 35년간 지속돼온 NPT 체제를 와해시키는 계기가 될지 모른다는 위기감마저 커지고 있다. ●개막 당일까지 의제 선정 못해 27일까지 190개 회원국 대표가 참여하는 이번 평가회의를 앞두고 한달 남짓 계속된 조직위 주최 예비모임에서 의제 선정을 위해 노력했으나 개막 당일까지 뚜렷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당초 이번 회의는 핵비확산과 핵군축 이행 점검, 국제원자력기구(IAEA) 안전조치, 소극적 안전보장(NSA), 비핵지대 등 전통적 의제 외에 북한과 이란의 핵문제,NPT 탈퇴조항 재해석 등을 새로운 쟁점으로 다룰 것으로 점쳐졌다. 그러나 북한과 이란을 겨냥,NPT 위반국에 대한 제재 조항을 강화하고 최종 선언문에 이들 나라의 핵개발 중단과 포기를 촉구하는 내용을 삽입하려던 미국의 뜻은 일단 벽에 부딪힌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특별결의 형태로라도 이를 관철시키려 했지만 조직위 관계자들은 북한을 6자회담에 복귀시키려는 외교적 노력이 진행 중인 점을 감안, 신중히 대처하자고 일단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 등 핵보유국은 북한(2003년 1월 선언)처럼 일방적으로 NPT를 탈퇴할 경우 제재 조치를 강화하고 평화용과 무장용으로 혼용되는 민감한 핵기술을 엄격히 통제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이미 이같은 장비를 갖춘 10개국 외에 다른 나라가 보유하는 일을 철저히 막겠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이란을 필두로 한 비핵보유국들은 미 정부가 핵실험 금지 조약을 거부하고 새로운 핵무기 개발과 개량을 추진하는 것이 진짜 핵확산 요인이라고 지목하고 핵보유 5개국은 점진적인 핵군축 약속부터 이행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미국과 영국의 2중잣대 일본 아사히신문은 2일 미국 정부가 일본과 독일, 네덜란드,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5개 비핵보유국에 한해서만 핵연료용 우라늄 농축을 허용하기로 방침을 세웠다고 보도해 회원국간 대립에 기름을 끼얹을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사용후 연료에서 플루토늄을 추출, 핵연료 재처리를 하는 농축ㆍ재처리공장(아오모리현 롯카쇼무라 소재)을 보유하고 있는 일본에만 우라늄 농축을 허용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차별과 불공정 논란이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도 이날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100억파운드(19조원) 이상을 들여 군 잠수함 4척에 각각 16기씩 장착된 전술 핵무기 ‘트라이던트’의 2024년 폐기 시한을 앞두고 차세대 신형 미사일 도입을 은밀하게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영국은 미국과 함께 이란이나 북한의 핵 프로그램 중단을 촉구해 왔기 때문에 비보유국들의 공격에 빌미를 제공할 것으로 점쳐진다. ●카터도 “미국이 핵군축 약속 이행부터” 지미 카터 전 미 대통령도 이날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에 기고한 글에서 “NPT가 붕괴 위기에 처하게 된 데는 어느 나라보다 미국의 책임이 크다.”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 지도자들은 이라크, 리비아, 이란, 북한의 핵위협으로부터 세계를 보호한다는 명분을 내세우면서도 자신들은 NPT를 이행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신무기 실험 및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모든 핵보유국이 핵 선제공격 금지를 선언해야 하지만 이 역시 미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며 냉전시대 대량살상 무기 폐기를 위해 미국이 러시아와 협상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taein@seoul.co.kr
  • [영화속 수능잡기]닥터 지바고

    혁명전야의 러시아. 일단의 테러리스트들이 황제의 숙부인 세르게이 대공을 폭탄으로 암살하려고 한다. 대공이 탄 마차에 그의 어린 두 조카가 함께 타고 있다는 이유로 폭탄 던지기를 포기한 칼리아예프를 동료인 스테판은 강하게 비판한다.“그 두 아이를 죽이지 않음으로써 수천 명의 러시아 어린이들이 앞으로 몇 년 동안 두고두고 굶주려 죽을 것”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칼리아예프는 이렇게 반론한다.“내가 확신할 수도 없는 먼 미래의 세상을 위해서 지금 내 형제들에게 달려들어 얼굴을 후려치지는 않겠어.” 알베르트 카뮈의 희곡 ‘정의의 사람들’의 한 대목이다.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선한 방향에서 벗어나서는 안 되며 그러나 부득이한 경우는 악한 방향도 따라야 한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의 한 대목이다. 선하게 행동하라는 원칙을 지키되 부득이한 경우에는 악을 행하는 것을 주저하지 말라는 얘기다. 그러나 결과와 목적이 정당하다고 해서 모든 수단과 절차를 합리화시킬 수 있을까. 민족과 국가를 위해서 물리적 힘을 동원해 정권을 획득했다고 한다면 목적과 이념의 숭고함 때문에 그들의 폭력적 행위는 용서될 수 있는 것일까. 민중들을 배고픔으로부터 벗어나게 한다는 것은 분명 고상한 명분이다. 그러나 그 명분의 고상함을 내세우며 정치 지도자들은 숱한 고통을 민중들에게 강요한다. 엄청난 대량살상 무기인 원자폭탄도 전쟁의 종식이라는 명분 아래 사용된다면 그것은 인간에게 흉기가 아닌 이기(利器)가 되는 것일까. 그렇다면 피폭의 고통 속에서 신음하는 수많은 피해자들의 아픔은 어디에서 보상받아야 하나. 칼리아예프는 자신이 죽음이 아닌 삶의 편이며 미래가 아닌 현재의 편임을 강조한다. 미래의 목적을 위해 현재의 윤리를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이 칼리아예프라는 인물을 통해 전달하고자 했던 카뮈의 메시지다. 마침내 칼리아예프는 대공을 암살하는 데 성공한다. 그러나 칼리아예프는 특사 제의를 거부하면서 이렇게 말한다.“테러로써 남의 목숨을 빼앗고자 한다면 그 대가로 테러리스트 자신의 목숨 또한 내놓아야 한다.” 어떤 명분이나 이념도 인명을 살상하는 테러의 변호 수단이 될 수 없으므로, 혁명가들은 테러리즘에 응당하는 처벌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결국 그를 죽음으로 몰고 갔다. 영화 ‘닥터 지바고’에서도 지바고는 칼리아예프와 같은 고민을 한다. 죄 없는 젊은이들의 죽음 위에 세워지는 이념의 공화국이 과연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 사회주의 왕국을 건설한다는 목적이 수많은 인명을 앗아가는 테러리즘에 면죄부를 줄 수 있을까. 수많은 사람의 피를 담보로 하는 목적이 과연 정당한 목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 열성적인 혁명가들은 지바고와 같은 ‘회의하는 인간’들이 혁명의 방해꾼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수많은 테러가 버젓이 고상한 명분의 옷을 입고 자행되는 오늘날, 우리에게는 아직도 더 많은 칼리아예프와 지바고가 필요하다. 의심하는 인간, 그는 바로 인간을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혁명은 바로 인간을 생각하는 혁명이다. 데이비드 린 감독, 오마 샤리프·줄리 크리스티 주연,1965년작. 김보일 서울 배문고 교사 uri444@empal.com
  • 정동영·김근태 “아직은…”

    정동영·김근태 “아직은…”

    4·30 재·보선 참패를 계기로 열린우리당 안팎에서 정동영 통일,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의 당 조기 복귀론이 제기되고 있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기 복귀론은 오는 10월 재·보선과 내년 6월 지자체 선거를 앞두고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대항마’가 필요하다는 일반론일뿐 양쪽의 의중이 담긴 시나리오가 아니라는 것이다. 김 장관의 측근인 정봉주 의원은 “벌써부터 진검승부에 들어갈 필요가 있겠느냐.”면서 “지금은 문희상 의장을 중심으로 단결할 때”라고 말했다. 정 장관의 측근도 “정 장관은 복귀할 생각이 조금도 없다.”고 일축했다. 이 측근은 “북핵문제와 6자회담 등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업무에 충실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을 ‘조기복귀론’으로 흔들어대면 안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내 일각에서는 조기복귀의 명분과 함께 오는 10월 재·보선을 앞두고 의원 신분이 아닌 정 장관을 배려한 구체적인 선거구까지 거론되고 있어 불씨가 완전히 꺼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여소야대 정국 두가지 표정] “민주와 통합 논의 때 됐다”

    [여소야대 정국 두가지 표정] “민주와 통합 논의 때 됐다”

    4·30 재·보선 참패로 책임론에 몰린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장이 난국 타개의 해법으로 평소 소신인 ‘민주당과의 통합’을 거듭 제시했다. 하지만 민주당 측이 즉각 가능성을 일축하고 나서는 등 양당 통합을 축으로 한 정계개편 논의가 열매를 맺을지 여부는 불투명해 보인다. ●“출생 같고 대통령도 함께 만들어” 문 의장은 2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민주당과의 통합을 실질적으로 거론할 시기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출생이 같고, 대통령도 같이 만든 것 이상의 대의명분은 없다.”면서 “원래 헤어지는 것보다 재결합이 더 어렵지만, 이념상 가장 개혁적인 정당들이고, 대통령을 같이 만들었기 때문에 (민주당과의 합당)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지적했다. 문 의장은 이어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 두분 사이에 안타까움을 느낀다.”면서 “통합이 되면 기뻐하실 분들이지, 왜 했냐고 할 분들은 아니다.”며 민주당측에 ‘러브콜’을 보냈다. 하지만 문 의장은 “상대방은 전당대회까지 열어 통합하지 않는다고 의결했는데 지금 우리가 말하면 엇박자가 아니냐.”면서 “제 희망사항일 뿐”이라고 한발을 뺐다. ●민주당 “여당은 스토커 수준” 문 의장의 발언이 알려지자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여당의 태도는 스토커 수준”이라고 힐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문 의장은 여러 차례 “참담”,“실망”,“허탈”이라는 표현으로 선거 참패에 따른 심경을 털어놨다. 그는 “총체적 국정운영과 선거전략에 실패하고, 당 의장의 대중성이 상대(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보다 떨어지는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있었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도 “당헌에 규정된 공천과 맞았는지를 따져야지, 무조건 상향식 공천이 맞느냐 아니냐를 따지는 건 옳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노무현 대통령의 의중을 잘 헤아린다는 평을 받는 문 의장은 “여쭤보진 않았지만, 대통령도 선거 결과에 무척 서운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는 50% 정도인데 이번 선거가 집권 자체만을 평가한 것이었다면 국회의원 6석 가운데 3곳은 (당선)됐어야 한다.”며 선거 결과를 국정 운영 평가와 결부시키는 시각을 경계했다. 향후 국회 운영과 관련, 문 의장은 원내 과반 의석은 놓쳤지만, 한나라당의 독주를 막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야당이 6석 가운데 5석을 확보한 것을 완벽한 정국 주도로 오판해 (여권에)브레이크를 걸면 국민은 한 순간에 돌아설 것”이라면서 “우리도 주눅들어 아무 일도 못하면 안된다.”고 주장했다. ●“국보법 개폐 여야 합의가 가장 중요” 다만 국보법 개폐 논의는 “여야 합의 원칙이 가장 중요하고, 대체입법에 합의할 수 있다면, 그때쯤엔 (폐지)당론도 자연스럽게 바뀌게 될 것”이라며 유연성을 보였다. 대권에 뜻이 없느냐는 질문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당선되는 날 모든 꿈을 이뤘고 모든 꿈을 접었기 때문에 큰 꿈이 없고 아등바등할 뜻이 없다.”며 부인했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이건희회장 名博수여식 파행

    이건희회장 名博수여식 파행

    고려대가 2일 오후 5시 열 예정이었던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명예철학박사 학위수여식이 학생들의 저지 시위로 재단 이사장실에서 약식으로 열렸다. 고려대 학생 100여명은 삼성의 무노조 경영을 비판하며 행사가 열리는 인촌기념관 앞에서 행사 시작 1시간 30분 전부터 시위를 벌였다. 이 회장은 예정보다 20여분 늦은 오후 5시20분쯤 나타났지만 학생들이 막는 바람에 정면 계단으로 올라가지 못하고 경호원에 둘러싸여 학생과 몸싸움 끝에 옆쪽 계단으로 급히 올라가 인촌기념관으로 들어갔다. 학교측은 학생들이 식장으로 들어가려고 하자 셔터를 내려 막았고 일부 학생들이 셔터에 매달리는 바람에 셔터가 휘어지기도 했다. 약식으로 행사를 마친 이 회장은 학생들을 피해 오후 7시15분쯤 기념관을 빠져나와 승용차를 타고 떠났다. 이 회장은 수여식 뒤 신축된 ‘100주년 기념 삼성관’에서 열릴 예정이던 만찬에 참석하지 못했다. 어윤대 고려대 총장은 “학위를 받으려 하시지 않은 분을 모셨는데 일부 학생과 외부 사람들이 시위를 해 불상사가 난 것에 대해 깊이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이 회장이 유학한 일본 와세다대나 조지워싱턴대에서도 명예박사 학위를 준다는 걸 국내 대학이 우선이라는 명분으로 거절했는데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 [4·30 재보선 분석] 흔들리는 文…탄탄해진 朴

    [4·30 재보선 분석] 흔들리는 文…탄탄해진 朴

    ‘미니 총선’으로 불린 4·30 재·보선이 열린우리당의 참패와 한나라당의 압승으로 마무리되자 정치권이 한바탕 술렁거리고 있다. 가까이는 과거사법 처리 문제에서부터 나아가 정치권의 재편 논의까지 후폭풍이 거셀 전망이다. 재·보선 이후 각 정당 내부나 정치권의 기상도를 살펴봤다. ①명암 갈린 여야 지도부 열린우리당은 당 안팎에서 제기되는 지도부 책임론에 곤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문희상 의장은 최근 인터넷 매체와 가진 인터뷰에서 “(재·보선)전체가 잘못되면 사퇴하는 것까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2일 출범한 지도부가 현실적으로 ‘자리’를 걸고 모든 책임을 떠안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는 신중론이 힘을 얻고 있다. 문 의장도 1일 상임중앙위원회의에서 당 혁신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는 선에서 책임론에 일정한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일부 개혁적 초선 의원들이 ‘개혁 대 실용’논쟁을 촉발시키며 지도부에 개혁노선 강화를 주장하고 있는 것은 여전히 부담으로 남아있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당내에서 더욱 탄탄한 입지를 보장받게 됐다. 행정수도 분할론 등 당내 비주류 인사의 ‘박근혜 흔들기’도 당분간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전망이다. 나아가 박 대표는 정치권에 ‘박풍(朴風)’의 파괴력을 다시 한번 각인시킴으로써 대선 예비주자로서 행보가 한결 가벼워졌다는 평가다. ②향후 선거에 미칠 파장 여야는 이번 선거 결과가 오는 10월 재·보선과 내년 6월 지방자치선거 등 향후 선거에 미칠 파장을 두고 다양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열린우리당 관계자는 “이번 선거에서 여당이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은 민주당과의 관계 설정과 대선주자로서 박근혜 대표의 득표력”이라고 분석했다. 민주당과 분당한 이후 분열된 ‘호남표’를 통합시키기 위해 호남 출신 대선 예비주자인 정동영 통일부장관 조기 당 복귀론까지 거론되고 있다. 열린우리당 관계자는 “박 대표의 득표력과 대적할 수 있는 호남 출신 장관이 당으로 돌아와 민심을 돌려세워야 한다는 얘기도 나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현 정권을 견제하려는 민심을 확인했다.’며 고무된 표정이지만,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한 당직자는 “그동안 한나라당이 재·보선에서 여러차례 강세를 보이고도, 정작 대선에서는 고배를 마셨다.”면서 “전투에 이기고, 전쟁에서 지는 우를 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③충청권 신당논의 탄력? 충청권에서 여당의 참패와 무소속 후보의 당선으로 충청권 신당 논의가 얼마나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열린우리당측은 회의적이다. 정치적 명분이 없는데다 지역주의 정당으로선 더이상 유권자의 지지를 얻을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열린우리당이나 반면 한나라당은 “이번 재보선으로 충청권 신당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며 상반된 의견을 내놓았다. 김무성 사무총장은 “신당이 생기는 것이 우리 입장에서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충청권 신당을 추진하는 인사들이 한나라당과 성향이 비슷해 큰 선거에서 연합을 시도하는 등 정치적인 입지가 넓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나라당은 특히 행정도시 건설이 추진되는 공주·연기 지역에서 승리를 거둔 점을 중시하고 있다. 한 당직자는 “지난 두차례 대선때 충청권에서 패한 경험이 있다.”면서 “공주·연기 승리 자체로 여권을 견제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박찬구 전광삼기자 ckpark@seoul.co.kr ■ 민주 민노 민주·민노 표정 4·30 재·보선으로 민주당의 ‘몸값’이 한껏 뛰어올랐다. 열린우리당이 당분간 146석에 ‘만족’해야 할 상황이라 개혁법안 등을 처리하려면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에 ‘러브콜’을 보내야 하는 까닭이다. 특히 민주당은 전남 목포시장을 배출한 것도 그렇거니와 무엇보다 경기 성남중원에서 11.6%의 득표율을 기록한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더구나 수도권에서 열린우리당의 표를 견제하는 ‘효과’도 있다는 것이 이번 선거에서 밝혀짐으로써 이름값을 더욱 톡톡히 올렸다는 평가다. 이낙연 원내대표도 1일 이를 강조하며 “열린우리당은 이대로 가다간 중부권에서 전멸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느꼈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여당이 지금보다 훨씬 더 진지하고, 바뀐 태도로 임하지 않는다면 (민주당과의)통합은 어려울 것”이라고 못을 박은 뒤‘캐스팅보트’ 역할로 위상을 한껏 높이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당 안팎에서는 내년 6월 지자체 선거나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정계 개편 얘기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그 때까지 최대한 몸값을 부풀려 ‘여당에 흡수’되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는 복안이다. 한편 민주노동당은 수도권 교두보로 기대하던 성남중원의 석패가 아깝다는 표정이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여야가 본 패인·승인 4·30 재·보선은 여야 모두에게 여러가지 시사점을 남겼다. 지역별로 차이가 있지만 ‘어거지 공천’의 대가는 컸다는 게 중론이다. ●與,“겹친 악재”,野,“여전한 朴風” 열린우리당의 참패는 그동안 “국가보안법·과거사법 등 정치적 공방에만 관심을 두고, 민생·경제를 살피지 않았다.”는 여론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행정도시 건설 예정지인 공주·연기에서도 패배한 것을 놓고 충청권 민심을 지나치게 과소평가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한나라당은 ‘박근혜 효과’를 톡톡히 봤다. 특히 경북 영천의 경우, 선거 초반 두자릿수 차이로 뒤지다가 박 대표의 ‘읍소작전’이 먹혀들면서 막판 뒤집기에 겨우 성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열린우리당의 전략 부재와 ‘경제위기설’ ‘오일게이트’ 등도 표심 향방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여야,“공천시스템 이대론 안된다” 열린우리당은 공천 실패도 패인의 하나로 꼽고 있고, 한나라당 역시 공천과정에서 시·도당 위원장들의 ‘품앗이 공천’이 논란이 되면서 선거전을 어렵게 끌고가게 했다고 자평했다. 특히 열린우리당은 ‘철새논란’을 일으키며 입당시킨 한나라당 출신 염홍철 대전시장의 입당도 충청권 선거에 악영향을 줬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염동연·한명숙 상임위원은 “공주·연기, 아산에서 후보가 교체된 것이 문제였다.”면서 “집권당으로서 긴장감을 가지고 다각도로 당을 쇄신해야 한다.”고 밝혔다. 선병렬 의원도 “직접 충청권 2곳의 선거를 지원하면서 후보 교체가 패인임을 깨달았다.”면서 “중앙당이 후보를 선발·검증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봉주 의원은 “당의 정체성과 상관없는 후보와 인물들을 ‘당선 가능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영입하는 편의적·실용적 공천이 전패를 불러 왔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역시 불법 선거운동설이 나도는 후보들을 공천하는 등 ‘공천 파동’을 겪었다. 시·도당 위원장들에게 막강한 권한을주는 어정쩡한 상향식 공천시스템을 도입했다가 적지 않은 후유증을 겪게 됐다. 특히 당 지도부는 공천에 관여하지 않는 공천시스템으로 인해 ‘책임은 없고 의무만 있는’ 기형적인 방식이 됐다. 이 때문에 당내에서는 “지도부가 당선 가능성 못지 않게 도덕성을 갖춘 참신한 정치 신인도 영입할 수 있도록 공천 시스템을 전면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문소영 전광삼기자 symun@seoul.co.kr
  • [사설] 우려되는 부시 북핵 강경발언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어제 북한에 대해 강성발언을 쏟아냈다. 유엔 안보리 회부, 군사행동 가능성 등 대북 강경책이 모두 담겨 있어 충격적이다. 전날 한국 정부는 6월쯤 한·미 정상회담이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간 원만한 협의를 통해 ‘북핵 6월 위기설’을 넘길 수 있다는 기대감을 주었으나 하루도 안 돼 한반도정세가 얼어붙고 있다. 부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폭군’ ‘위험한 사람’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북한은 6자회담 복귀 명분의 하나로 미국측이 ‘폭정의 전초기지’ 발언을 취소하도록 요구해왔다. 그런데 한술 더 떠 김정일에게 직격탄을 쏘았으니 북한 반응이 어떨지는 안 봐도 뻔하다. 부시는 이어 ‘다른 6자회담 참가국의 동의’라는 전제를 달았으나 안보리 회부를 공식 언급했으며, 이라크파병에도 불구하고 북한에 군사행동을 할 능력을 보유했음을 시사했다. 미국은 6자회담 재개가 사실상 어렵다고 판단하고, 안보리 회부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차관보는 서울에서 가진 회견에서 “북한이 핵포기를 위한 전략적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어떤 선물을 줘도 핵개발을 강행할 것이라는 의구심을 짙게 깔고 있다. 로웰 재코비 미 국방정보국장이 “북한은 미사일에 핵을 탑재시킬 능력을 가졌다고 평가한다.”고 밝힌 것도 미국의 대북 불신을 보여준다. 미국은 앞으로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한국측에 대북 강경조치를 이해시키는 절차를 밟을 확률이 높다. 미국이 강경으로 도는 상황에서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한다면 한반도 안보환경은 최악으로 치닫게 된다. 송민순 외교부 차관보가 힐 차관보와 회담을 갖고 외교노력을 위한 추가조치 필요성에 의견을 모았으나 공허하게 들린다. 미국에 더이상 대북 당근을 얻어내기 어렵다면, 한국으로서는 중국과 힘을 합쳐 북한을 강력하게 압박해 6자회담장으로 끌고 나오는 방법밖에 없다. 새달 9일로 잡힌 한·중 정상회담을 최대한 활용해야 할 것이다.
  • [생각나눔] 입법 효율화 조직 비대화

    국회는 의원들의 원활한 입법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이르면 9월 정기국회부터 국회의장 직속의 ‘국회입법조사처’(가칭)를 신설, 운영하기로 했다. 국회입법조사처의 신설은 국회의 입법기능 강화라는 명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5월 국회예산정책처 신설 때에 이어 국회 사무처 비대화 논란을 다시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국회는 지난해 말부터 테스크포스팀을 구성해 올 4월 말까지 국회 입법지원기관의 필요성에 대해 연구, 그 결과보고서를 5월 초 국회의장에게 제출할 예정이다. 김기만 국회의장 공보수석은 “국회가 정쟁이 아닌 정책중심으로 입법기능을 강화하려면 미국의 의회조사국(CRS)과 같은 기구인 ‘입법조사처’를 신설해 국회의원을 전문적으로 보좌해야 한다.”고 취지를 설명하면서 “국회조직법 개정 등을 속도감있게 진행시켜 9월 정기국회 때 출범시키자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신설되는 ‘입법조사처’의 조직은 차관급인 처장 1인을 포함해 100명 안팎으로 ‘국회예산정책처’와 비슷한 규모와 형태를 갖출 예정이다. 예산은 연간 90억원 규모로 이중 인건비를 50억원 정도로 책정하고 있다. 인적 구성과 관련해 김 공보수석은 “현재 법제실과 국회 도서관의 법제 역량을 일부 수용하고, 외부 전문가를 충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무처 비대화와 인사적체 해소용이라는 비판여론을 의식해 김 공보수석은 “효율성을 따져야지 막무가내 비판을 수용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국회 사무처 측은 “국회가 권위주의 시대의 ‘거수기’에서 벗어나 정책중심의 전문성있는 입법기구가 되기 위해서 입법조사처는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의원들이 정치 후원금이 걷히지 않는 등으로 입법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하는 상황에서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의회조사국(CRS) 미국의회의 4대 입법보조기관인 의회조사국, 의회예산처, 회계감사원, 기술평가원 중 하나. 미국의 법제·경제·교육·사회복지·외교국방 등의 분야에서 분석업무나 참고 자료를 제공한다. 의회조사국의 직원은 800여 명으로 변호사, 생물학자, 경제학자 등 다양한 전문지식집단으로 구성돼 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기고] 지역 균형발전 위해 수사권 조정 필요/김영하 단국대 교수·한국지역사회발전학회 회장

    광복 60년을 맞고 있다. 하지만 민생치안을 담당하고 있는 경찰의 수사권은 일제 치하 때나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검찰이 경찰을 지배하는 수사구조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법치주의의 성숙과 인권의식의 향상, 민주제도 정착으로 과거에 비해 경찰에 대한 국민의 불신과 우려는 많이 해소됐다. 이러한 관점에서 현재 논의되는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조정 문제는 국민적 요구에 부합하고 검찰과 경찰이 합리적으로 역할분담을 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방분권화와 더불어 지역의 균형발전이라는 시대적 요청에 부응하기 위해서라도 그렇다. 하지만 현재 검·경의 수사권 조정의 내분은 시대적 변화를 외면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검찰은 경찰의 수사권 독립을 저지하는 명분으로 첫째 경찰의 자질문제, 둘째 수사의 전문성 부족, 셋째 인권침해 문제를 지적했다. 경찰은 이에 맞서 경찰대학 출신의 간부와 고시 합격자 등 우수한 중간 인력의 채용 및 대학 졸업자의 경찰 진출 등으로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전문성이 축적됐다고 주장한다. 아울러 검찰 법원 언론 사회단체 등 많은 감시장치가 있어 인권침해 문제가 상당히 해소됐으므로 이중수사의 폐해를 줄이고 신속한 수사를 위해 수사권을 합리적으로 조정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국민 입장에서는 어느 기관에서 수사를 하더라도 인권을 보장받으면서도 신속한 수사절차를 원한다. 하지만 현재의 수사구조는 하나의 사건을 두고 시·공간적 이중으로 감수해야 하는 불편이 국민 몫으로 떠넘겨져 있다. 우리의 수사구조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을 정도로 검찰에 권한이 집중돼 있다. 영국과 미국에서는 경찰은 수사의 주체, 검찰은 소추기관으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일본도 경찰이 1차 수사를 주도하며 검찰은 보완적 2차 수사기관이자 소추기관으로 대등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우리나라만 유독 검사가 수사권은 물론 수사지휘권과 기소권 모두를 독점적으로 보유하고 있어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반한다. 또한 정부조직상 독립기관인 검찰과 경찰이 명령과 복종관계로 결합돼 있어 헌법상 민주적 정부조직의 원리에 위배되기 때문에 상호 보완적인 관계로 재정립돼야 한다. 이제는 민주적인 큰 틀 안에서 개선안을 마련해야 한다.21세기는 지방자치시대이다. 각 지역의 균형발전과 공동체적 삶을 영위해야 하는 것이 시대적 요청이자 사명이다. 특히 자치경찰 시대를 앞두고 수사권 조정은 오히려 때늦은 감이 있다는 생각이다. 앞으로 경찰은 스스로의 권한과 책임감을 갖고 더욱 수사에 전념해야 한다. 법률전문가이자 소추권자인 검사는 협력자로서의 역할로 변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여건이 갖추어지면 검찰 역시 수사의 적법성과 인권을 보호하는 본연의 역할에 보다 충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또한 경찰은 수사역량을 획기적으로 향상할 수 있도록 내부혁신을 강화하고 검찰에 사건을 송치하는 것으로 책임을 면하려는 피동적인 수사행태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선진사회의 발전은 지역의 발전을 의미한다. 이같은 성숙된 환경 변화를 생각한다면 수사권 조정문제는 더 이상 ‘밥그릇 싸움’일 수 없다. 구시대적인 가치와 이념의 틀에서 벗어나 견제와 균형을 통한 인권보호 차원에서 분권과 자율을 바탕으로 개선돼야 한다. 검찰은 이제 기득권에 집착하지 말고 권한을 이양하고 업무부담을 줄임으로써 양질의 법률서비스로 국민에게 가까이 다가가야 한다. 김영하 단국대 교수·한국지역사회발전학회 회장
  • [학술·종교플러스] 29일 ‘세계화 시대의 문화논리’ 심포지엄

    유네스코에서 문화다양성협약 체결을 추진 중이다. 우리가 이 개념을 얼마나 알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29일 서울대 멀티미디어 강의동 204호에서 서울대 인문학연구원 주최로 열리는 ‘세계화 시대의 문화논리’ 심포지엄이다. 특히 김태훈 박사는 논문 ‘세계화와 프랑스의 문화전략’을 통해 문화다양성 개념을 처음 내세운 프랑스 사례를 발표한다. 핵심은 프랑스 외무부다.99년 문화다양성 개념이 나오자마자 외무부는 부 예산의 46%를 쓰는 ‘국제협력과 발전 총괄국’을 구성했다. 협상력을 높인다는 명분으로 외교부나 문화관광부가 모호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 우리와 비교된다. 프랑스 외에도 러시아, 독일, 중국·일본, 라틴 아메리카의 사례발표가 이어진다.
  • 中 “北, 핵실험 감히 못할 것”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북한이 핵 실험을 한다면 “중국을 불쾌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미국의 군사 공격에 명분을 주는 매우 어리석고 위험한 행동이 될 것”이라고 중국 외교부 관계자가 26일(현지시간) 경고했다. 워싱턴에 머물고 있는 이 관계자는 북한 핵 실험 가능성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이같이 밝히고 “북한이 감히 그같은 행동을 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달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미국이 북한을 공격해도 중국은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 관계자는 최근 뉴욕타임스에 보도된 미국의 ‘대북 봉쇄’ 움직임과 관련,“6자회담이 실패하면 미국은 한국과 일본, 유럽연합을 설득하고 중국과 러시아를 종용해 유엔을 통한 총체적인 대북 제재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제재 방안에는 ▲모든 나라와 국제기구의 대북 경제 지원을 중단토록 하고 ▲북한의 무기 수출을 완전히 차단하며 ▲북한의 수교국들에 외교관계를 중단 또는 약화시키도록 하며 ▲북한의 해외자산을 동결하도록 하는 것 등이 포함될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말했다. 그는 특히 미국이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에 대한 원유 수출까지 중단하도록 요구해 북한의 국제 교역를 완전 중단시키려 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미국의 대북 봉쇄 정책이 실패할 수도 있지만 성공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우선 실패 요인으로는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의 제재 요청에 적극적으로 응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북한은 미국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면서 역으로 중국과 러시아에 원조를 요청하는 한편, 한국 및 일본과의 타협을 통해 관계를 개선시키며 원조를 받아내는 등 미국의 봉쇄정책을 무너뜨리려 시도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미국의 봉쇄 정책이 성공한다면 북한의 취약한 식량·에너지 사정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경제 자체가 붕괴, 대량 탈북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이 관계자는 예측했다. 그는 북한은 조지 부시 행정부로부터 안전을 보장받을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4년을 더 기다린 뒤 미국의 차기 행정부와 협상할 기회를 모색하는 방안도 추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그 기간 동안 6자회담에 참가하되 나머지 참가국들로부터 경제적 원조를 얻어내는 기회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북한 방문과 관련해서도 “뭔가를 확실히 이룰 수 있다는 확신이 서야만 이뤄질 것”이라고 말해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겠다는 약속을 해야만 후 주석의 방북이 이뤄질 것임을 시사했다. dawn@seoul.co.kr
  • “혹한·배고픔에 韓人 1000여명 목숨 잃어”

    “혹한·배고픔에 韓人 1000여명 목숨 잃어”

    “동토(凍土)의 땅에서 떠도는 동료들의 원한을 이제야 풀려나….” 일본 중의원 외무위원회에서 시베리아 억류자 문제를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마치무라 외무상의 대답을 전해들은 ‘한국 시베리아 삭풍회(朔風會)’ 이병주(81·인천 계양구 오류동) 회장의 첫마디였다. 삭풍회는 1945년 8월 일본 관동군 소속으로 강제징용됐다가 종전과 동시에 구소련군에 의해 전쟁포로로 억류된 뒤 시베리아 지역에서 강제노역에 동원된 피해자들의 모임이다. 대부분 80대 고령자들로 1990년 창립 당시 60여명에 이르던 회원이 지금은 30여명에 불과하다. 이 회장은 26일 “1944년 일본은 태평양전쟁에서 패색이 짙어지자 부족한 병력을 보충한다는 명분으로 조선인 청년을 강제징집해 최전방에 배치했지.”라며 당시를 회고했다. 관동군에 편입된 사람들은 소련군 공격수로 배치된 뒤 1945년 8월9일 소련군의 침공으로 일본이 항복선언을 하면서 60여만명이 무장해제당했다. 이 회장은 “소련 점령군의 전쟁포로가 돼서 극동·중부 시베리아와 중앙아시아 등 시베리아 전역에 걸쳐 분산수용돼 노역에 시달려야 했다.”고 말했다. 조선인은 약 3500명에 이른다는 것이 이 회장의 설명이다. 이 회장은 중부시베리아의 ‘크라스노야르스크’의 탈곡기 공장에 배당됐다.‘노르마(책임할당제)’ 100% 달성이라는 미명하에 벽돌·시멘트공장과 벌목작업장 등에서 중노동에 시달렸던 피해자들은 영하 50도나 되는 추위와 극심한 배고픔을 이기지 못한 채 억류 첫해인 1945년 6만여명이나 이국땅에서 죽음을 맞았다. 이 회장은 “여름에 끌려온 바람에 반팔 옷으로 그 매서운 추위를 당해야 했고 죽과 귀리빵으로 연명했으니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지.”라며 말끝을 흐렸다. 1948년말, 전후 복구공사를 끝낸 소련군의 송환조치가 시작돼 2300여명의 조선인들도 악몽 같던 소련땅을 벗어났다. 그러나 정착금과 노역의 대가는 한푼도 없었다고 한다.1990년 소련과 국교를 맺을 때까지 시베리아 억류자들은 “우리는 억울한 피해자”라는 말도 떳떳하게 할 수 없었다고 이 회장은 하소연했다. 현재 일본 정부는 시베리아 억류 피해자 보상을 위한 법안을 심의하고 있고 매년 시베리아 현지 묘지 참배비와 위령비 건립을 위해 지원하고 있지만 똑같은 아픔을 겪었던 한국인 피해자들에게는 국적이 다르다는 이유로 번번이 거절해 왔다. 지난해 6월에는 도쿄지방재판소에 일본 정부를 상대로 사죄와 보상을 촉구하는 소송을 벌여놓고 있다. 이 회장은 “조국에서도, 가해국에서도 버림받았던 우리의 청춘을 위해서라도 죽은 동료들의 묘비라도 세워줬으면 좋겠다.”며 간절한 바람을 전했다. 이 회장은 다음달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일본의 과거청산 촉구를 위한 국제협의회’에 참가해 마치무라 외상을 만나 과거청산의 진정한 의지를 보여달라고 촉구할 계획이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낮은소리] 해법 못찾는 ‘울산 건설플랜트’ 파업

    [낮은소리] 해법 못찾는 ‘울산 건설플랜트’ 파업

    “처우를 개선해달라.”“고용관계가 분명치 않은데 노사교섭이 말이 되나.”울산지역건설플랜트노조(위원장 박해욱)와 전문건설업체가 지난달 18일부터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달 18일부터 단체교섭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했으나 사용자에 해당하는 전문건설업체는 이에 응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양측은 표면적으로 ‘근로조건 개선’ ‘고용관계 미흡’ 등을 내세우고 있지만, 수면 아래서는 ‘노동공급권 독점’과 ‘이에 대한 우려’ 때문에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 중평이다. 노사 사각지대에 놓여 표류하고 있는 울산건설플랜트 파업사태의 배경과 전말을 짚어본다. ●건설플랜트 노조란 울산석유화학단지 내 석유화학 회사들은 해마다 정기적으로, 또는 필요할 때 전문건설업체에 맡겨 공장 신·증설이나 보수 공사를 한다. 공사를 맡은 전문건설업체는 배관·용접·기계 등 필요한 분야에 그때그때 일용직 근로자를 고용해 작업을 한다. 공사가 끝나면 해당 업체와 근로자 사이의 고용관계도 끝난다. 건설플랜트 노동자란 전문건설업체에 고용돼 이같은 일을 하는 일용직 근로자를 말한다. 이들은 지난해 1월6일 300여명이 주축이 돼 울산지역건설플랜트노조를 설립했다. 노조는 조합원이 수시로 가입·탈퇴해 일정치 않지만 현재 800명쯤 된다고 밝혔다. 이들 중 700여명이 울산시청과 석유화학공단 등 도심을 돌며 연일 집회를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비조합원 작업을 방해하거나 시청광장을 점거하는 등의 불법행위로 노조원들이 구속되는 등 사법처리가 잇따르고 있다. 울산노동사무소는 현재 울산지역 건설플랜트 비정규 노동자는 1만 2000여명, 건설플랜트 전문업체는 1000여곳쯤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인간대우 해달라 건설플랜트 노조는 근무경력 20년이 넘은 숙련공 조합원이 하루 9시간 일하고 그 대가로 평균 11만원의 일당을 받는다고 한다. 한 달 일하는 날이 평균 20일을 넘지 않아 연봉 2000만원이 되지 않는데다 여기에는 퇴직금·연월차 수당까지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사회보험·안전화·작업복·점심비 등도 대부분 개인이 부담하는 등 비인간적인 근로조건과 열악한 작업환경에서 일을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노조는 지난해 6월부터 전문건설업체측에 ▲근로조건 개선 ▲산업안전 보장 ▲근로기준법 준수 등을 요구하는 단체교섭을 14차례 요청했으나 한번도 응하지 않아 파업을 할 수밖에 없다고 항변한다. 노조는 특히 플랜트건설공사에 일반화돼 있는 불법 다단계 하도급이 노동자들의 임금과 근로조건을 열악하게 만드는 핵심원인인 만큼 원청업체에도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다. ●파업 합법인가 불법인가 노조는 지난 3월18일 쟁의행위 찬반투표 때 투표 자격이 있는 조합원 수는 817명이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752명이 투표를 해 재적조합원 87%인 711명이 파업에 찬성, 합법적인 절차를 거쳐 쟁의를 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노동부는 쟁의행위 가결 절차는 합법적이라 하더라도 합법·불법이 섞인 파업으로 보고 있다. 노조가 지난 3월 노동쟁의조정을 신청했던 58개 업체 가운데 16개 업체만 정상적인 조정절차를 거쳤기 때문에 조정절차를 거치지 않은 42개 업체 소속 조합원 파업은 불법에 해당된다는 해석이다. ●고용관계도 논란 노동 전문가들은 건설플랜트 노조 파업사태는 노사 당사자가 명확하지 않아 해법을 찾기가 어렵다고 말한다. 노동법에 따르면 노사간 근로관계가 있어야 교섭의무가 있으나 건설플랜트 조합원들은 일용직 노동자들이어서 고용관계가 일정하지 않다. 이 때문에 전문건설업체측은 ‘노조원이 우리회사와 고용관계에 있는 근로자임이 확인되면 교섭을 하겠다.’며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울산노동사무소는 노조와 전문건설업체측으로부터 조합원 및 고용 중인 근로자 명단을 받아 대조한 결과 10여명의 조합원이 7개 업체와 고용관계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교섭을 하라고 지도했다. 이에 대해 노조는 고용관계에 있는 조합원이 더 많다고 주장한 반면, 해당 업체측은 노동사무소의 고용관계 판단 기준을 수긍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노동사무소는 노사가 교섭자리에 앉는다 하더라도 교섭 도중 고용관계가 끝나면 사용자측에서 교섭의무가 없어졌다고 교섭을 중단할 경우 손 쓸 방책이 없다는 것이다. 공인노무사 이모씨는 “현재 노동법상에는 건설플랜트 노사 분쟁을 명쾌하게 정리할 수 있는 규정이 없어 법적인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동공급권 장악 사용자측은 단체교섭을 체결해야 하는 노사관계가 형성되면 궁극적으로 노조가 건설플랜트 노동자 공급권을 갖게 돼 막강한 권력을 휘두를 것으로 우려한다. 노조가 노동자 공급을 동의하지 않으면 업체가 일용직 근로자를 고용할 수 없는 상황을 맞게 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노조는 사용자측에서 교섭을 회피하기 위해 지어낸 근거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한다. 울산은 건설플랜트 노동시장 규모가 워낙 커 노동공급권을 독점할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그럴 의도도 전혀 없다고 주장한다. 근로기준법대로 대우해 달라는 게 요구의 전부라고 강조한다. 노동 전문가들은 노조가 노동공급권을 가질 의도가 없다고 말하지만 힘이 세지면 결국 영향력을 행사하려 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외국인에 파업도시 이미지 우려 국내 최대 단위노조로 민주노총을 주도하는 현대자동차노조가 다음달부터 회사측과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건설플랜트노조 파업사태가 현대차 노사 임·단협과 맞물리면 지역 경제가 불안한 상황을 맞을 수 있다. 특히 울산에선 오는 5월27일∼6월24일 중요한 국제 행사인 IWC(국제포경위원회) 연례회의가 열린다. 세계 60여개국에서 대표단 등 800여명이 울산을 방문할 예정이다. 울산시는 건설플랜트노조 파업이 IWC 행사 때까지 이어지면 외국인들이 울산에 대해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이같은 배경에서 건설플랜트노조는 울산시에 중재에 나설 것을 재촉하고 있으나 시는 개입할 법적 권한이 없다며 중립을 지키겠다는 입장이다. IWC 국제행사도 중요하지만 행사는 한번으로 끝나는 반면 건설플랜트 노사문제는 첫 단추가 잘못 끼워질 경우 지역경제에 두고두고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2002년 ‘여수플랜트’ 어떻게 타결됐나 봄철이면 건설현장이 시끄럽다. 지역별로 꾸려진 일용직 건설노조와 사측이 단체협약(2년마다)과 임금협약(해마다)을 하느라 활시위처럼 팽팽한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기 때문. 전국 건설플랜트노조는 40여개다. 전남 여수석유화학국가산단이 주 일터인 ‘여수 건설플랜트노조(위원장 김재영)’는 지난 98년 출범해 2002년에야 단체협약에 들어갔다. 그러나 산단 전문건설업체 80여개로 이뤄진 사측이 ‘고용관계 불확정’을 이유로 노조를 협상 당사자로 인정치 않았다. 노조원 1만 2000여명이 55일 동안 파업에 들어가면서 산단 입주업체와 시민들이 홍역을 치렀다. 화학공정 특성상 여름이면 공장마다 가동을 멈추고 설비 점검과 확장에 나서던 일이 중단된 것. 당연히 지역경제가 휘청거렸다. 비난여론이 비등하자 여수시장과 여수경찰서장 등 지역 기관단체장들이 “파업 중에라도 협상은 해야 한다.”며 한 목소리를 냈다. 시장과 서장이 사측 대표들을 협상장으로 밀어넣었다. 결국 100여차례 교섭 끝에 타협안이 매듭지어졌다.2004년도 단체협약은 순탄하게 마무리됐다. 요즘 이 건설노조와 여수산단 내 대표업체인 GS칼텍스가 노조 간부들의 작업장 출입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다. 이 노조 김대훈(41) 조직국장은 “조합원 2명이 GS칼텍스 정문 앞에서 이 회사 경비들로부터 폭행당했다.”며 지난 18일 여수경찰서에 관련자를 고발했다. 이에 GS칼텍스측은 “건설 노조원들이 탄 차량이 먼저 경비원들을 넘어뜨렸다.”며 관련자 2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했다. 여수산단에서 용접·배관 노조원을 채용해 쓰는 C사 김모(43) 차장은 “조합원들이 때론 명분없는 집회로 시간을 끌면서 사실상 일을 거부하기도 한다.”고 불평했다. 그는 사측에서 여수가 아닌 다른 곳에서 기능공을 데려다 쓸 수는 있으나 노조의 반발이 우려된다고 했다. 지난 2002년 전남 광양제철소를 중심으로 조직된 ‘전남동부·경남서부 지역건설노조(조합원 5500여명)’는 올 단체협약을 두고 3차교섭까지 마쳤다. 이 노조는 작업 환경이 엇비슷한 포항지역 건설노조가 먼저 출범해 덕을 봤다. 때문에 2003년 단체협약도 파업 없이 끝났다. 하지만 이 노조는 지난해 임금 인상안 등을 놓고 42일간 파업하는 과정에서 발주처로 진입하려다 공권력과 충돌, 위원장 등 간부들이 구속됐다. 윤갑인재(43) 위원장은 “올해는 단체협약 55개 항 중 주 5일제 쟁취가 목표”라고 말했다. 이제 일용직 건설노조가 힘을 발휘하면서 노동자들이 ‘법 대로’ 대우를 받고 있다. 조합비는 월 보수의 1%이다. 근로기준법에 따라 하루 8시간 노동에 토요일도 오전만 일한다. 오후에 일하면 일당의 150%가 나온다. 일요일과 법정 공휴일도 쉬지만 일당 전액이 유급처리된다. 휴일에 일하면 주·월차가 적용돼 일당의 250%를 받는다.3대 명절(신정, 설, 추석)도 유급이다. 또 퇴직금·연월차 수당·4대보험 등도 혜택이 따른다. 여수·광양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열린세상] 선거와 철새/정해구 성공회대 한국정치 교수

    계절의 변화에 따른 철새들의 이동을 보노라면 매우 경이롭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우선 환경 변화에 따른 생존의 도모를 지역 이동을 통해서 해결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아마도 수천년, 수만년 대대로 내려오는 경험의 누적을 통해 그러한 생존 전략이 만들어졌을 것이다. 특히 그들이 장거리 비행을 버티어내는 한편 그 먼 여정에서도 결코 길을 잃지 않는다는 점을 생각하면 그 경이스러움은 더욱 커진다. 그러나 철새 현상은 인간사에도 존재한다. 선거 때마다 철새 정치인이나 철새 정당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철새의 이동이 경이스럽고 신비하게 느껴지는 것과는 달리, 선거 때마다 반복되고 있는 인간사의 철새 현상은 우리로 하여금 매우 짜증스럽게 한다. 그런데 현재 4·30 재·보선 선거를 앞두고도 어김없이 그 철새 현상은 다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그 현상이 가장 심하게 나타나고 있는 지역은 충청 지역이다.‘중부권 신당’을 만든다며 심대평 충남지사를 비롯한 일부 정치인들이 자민련을 탈당했을 뿐만 아니라, 염홍철 대전시장 역시 한나라당을 탈당, 열린우리당에 입당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이명수 전 충남부지사가 열린우리당 후보로 나섰다가 자민련의 당적 정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탓에 도중하차한 것은 안타깝기보다는 오히려 한심스러워 보인다. 중부권 신당이 과연 철새 정당 이상이 될 수 있을까? 나는 중부권 신당이 등장한다 할지라도 철새 정당 이상은 되지 못한다고 본다. 그것은 무엇보다도 아래로부터의 국민 요구를 대변하는 새로운 정당으로서의 대의를 결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지역 이해’가 거론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역 이해가 꼭 지역정당에 의해 보호되는 것은 아니며, 지역 이해의 명분도 사실은 몇몇 정치인들의-그것도 그 정치생명이 다해가는 몇몇 지역정치인들의-사적 이해를 감추기 위한 포장일 뿐이다. 사태의 성격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중부권 신당의 등장을 막아보겠다고 무리를 하고 있는 열린우리당의 모습은 말이 아니다.4·30 선거를 앞두고 국회 과반 의석 복귀라든지, 중부권 신당 등장 저지 등의 이유를 들어 이 체면 저 체면 안 가리는 열린우리당의 모습을 보면 그들에게 ‘큰 정치’ ‘새로운 정치’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사실 열린우리당의 무능은 신행정수도 문제로 인해 충청 지역에서 그 지지도가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이 지역을 대표하는 새로운 정치 엘리트를 발굴하고 양성해 내지 못한 데에서 찾을 수 있다. 그 결과가 선거에 직면, 열린우리당이 집권여당이자 제1의 정당으로서의 체면까지 구기면서 무원칙하게 철새 정치인들을 끌어오는 것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한국의 정당정치에서 많은 이합집산이 있었지만, 그렇다고 정당이 쉽게 성공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우리는 유념할 필요가 있다. 민주화의 과도기적 상황에서 지역주의 정치가 등장했지만 이제 그것은 급속히 내리막길에 들어서고 있다. 그래도 충청 지역의 자민련이 근 20년을 버틴 것은 지역주의 정치의 부상에 편승한 탓이다. 그러나 지역주의 정치의 내리막길에서 자민련이 붕괴하고 있는 마당에 중부권 신당이 성공할 것이라는 주장은 우리의 정치발전 수준을 모독하는 것이다. 문제는 그럼에도 그것을 추진하는 정치인들이 있다는 점이다. 왜? 정당의 운명과 성공보다, 자신들의 사적 이해와 정치생명 연장을 위해 그것을 추진하는 정치인들이 있기 때문이다. 민주주의와 선진정치가 운위되고 있는 지금, 우리는 이 철새 정치인들의 퇴행적인 시도에 왜 호응해주어야 하는가? 그들의 주장은 철 지난 유행가일 뿐이다. 정해구 성공회대 한국정치 교수
  • [의회] 광진구의회, 역세권등 지역발전 걸림돌 주장

    [의회] 광진구의회, 역세권등 지역발전 걸림돌 주장

    “병원이전으로 역세권을 개발하고 생활환경도 개선해야 합니다.” 광진구의회(의장 서덕원)가 중곡동에 위치한 ‘국립서울병원’의 이전에 팔을 걷었다. 광진구의회는 최근 구청대강당에서 ‘국립서울병원 이전을 촉구하는 범구민대책위원회’ 발대식을 가졌다. 또 지난달 열린 제89회 임시회에서는 의원 전원이 참여하는 ‘국립서울병원 이전추진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집행부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 의회는 중곡동 지하철 7호선 중곡역 인근에 위치한 국립서울병원을 이전시켜 이 지역 발전을 앞당기겠다는 명분을 내걸었다. 오재천(중곡3동)의원, 김광일(중곡1동)의원, 곽근수(중곡2동)의원, 추윤구(중곡4동)의원 등 중곡동 지역 의원들이 공동위원장을 맡는 등 중심에 서 있다. ●개원 당시엔 변두리… 지금은 주택 밀집 이 병원은 1962년 문을 연 국내 최대 규모의 정신과전문의료기관이다. 40여년전 이곳은 서울의 동북쪽 변두리에 위치, 아차산과 한강 등의 영향을 받아 정신병원으로는 안성맞춤의 자리였다고 한다. 하지만 이제 병원 주변은 주택들이 빼곡히 들어선 주거밀집지역이 됐고 동대문구, 중랑구 등으로 이어지는 교통요지가 됐다. 그렇지만 정신병원에 대한 기피심리로 인해 주변 지역은 갈수록 낙후되고 지하철 역세권임에도 불구하고 개발이 되지 않는 등 지역발전의 장애물이 되고 있다. 이로 인해 수년 전부터 주민들은 병원이전을 요구하고 있고 병원측도 이전을 여러 차례 추진했으나 마땅한 후보지를 찾지 못하고 있다. 병원이전에 광진구의회가 앞장서게 된 것은 뉴타운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광진구는 지난해 서울시의 뉴타운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중곡동일대를 후보지로 내세웠지만 선정되지 못했다. 그 원인을 병원 때문으로 여기고 있다. 특별위원회 위원장 오재천(중곡3동)의원은 “뉴타운에서 제외된 것은 정신병원 때문이다.”며 “주거환경 악화와 역세권 개발의 걸림돌이다.”고 주장하고 있다. ●뉴타운 제외·법원 이전으로 촉발 뉴타운사업에서의 제외뿐 아니라 광진구에 위치한 동부지원과 지청의 송파구이전도 병원이전 요구에 한몫했다. 광진구의원들은 법조단지의 이전에 대한 불쾌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곤 했다. 광진구의원들은 이명박 서울시장과의 면담에서도 “강남·북 균형발전을 하자면서 법원 등 지역발전에 도움이 되는 시설물은 송파구로 옮기면서 주민민원이 잇따르는 병원은 왜 안 가져 가느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곽근수(중곡2동)의원은 “병원이 들어설 당시는 이 일대가 서울의 외곽지역으로 공기 등 여건이 좋아 환자들에게 도움이 됐지만 지금은 혼잡한 주택가에 위치해 환자나 주민들 모두에게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지역이기주의 차원은 아니다.”고 말했다. ●구민 1만여명 찬성 서명 의원들은 병원 이전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을 이끌어내고 집행부와 정부측에 압력수위를 높이기 위해 간선도로변 20여곳에 현수막을 내걸었다. 지난 6일부터는 중곡역, 군자역 등에서 주민 서명운동을 펼치고 있다. 현재까지 1만여명이 넘는 주민들이 동참, 의회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의회는 다음주쯤 이를 바탕으로 보건복지부와 청와대 등에 진정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또 분위기 확산을 위해 대규모 주민궐기대회도 준비하고 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美 “핵 의심 선적물 압수” 유엔결의 추진

    최근 북한으로부터 일련의 도전을 받고 있는 미국 부시 행정부가 전세계 모든 국가들이 핵물질이나 그 부품을 실은 것으로 의심되는 선박과 항공기 선적물을 중간에 압수할 수 있도록 하는 유엔 결의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 인터넷판이 25일 미 고위관리의 말을 빌려 보도했다. 이 신문은 “점점 더 많은 고위관리들에 의해 구상되고 있는 이 결의안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참모들이 아직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고 있지만 결국 북한을 격리, 제재하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결의안은 미국과 다른 나라들이 한반도 주변 국제수역에서 선박을 나포하고 항공기를 강제 착륙시킬 수 있도록 허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NYT는 이같은 구상이 나오게 된 배경은 지지부진한 6자회담과 북한 영변 원자로 가동 중단이라고 지적했다. 북한과의 협상을 좋아하지 않는 부시 행정부 내 매파들은 이 제재안을 환영하고 있으며, 미 국방부와 딕 체니 부통령의 참모들에 의해 추진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그러나 미국과 아시아 관리들은 이 결의안의 주요 목적이 중국에 북·중 국경을 단속할 수 있는 정치적 명분을 주는데 있는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중국은 북한에 식량과 석유를 공급해왔으며, 북·중 국경은 현재 무기와 마약, 위조화폐 등의 이동이 거의 통제되지 않아 북한 경화 수입의 창구로 이용되고 있다. 미 관리들은 북핵 문제를 유엔으로 끌고가더라도 백악관은 6자회담을 포기하지는 않겠지만 새 유엔 결의안은 북한이 적대 행위로 간주할 것이라고 밝혔던 추가 정치·경제 제재를 포함한 몇가지 형태를 띠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결의안이 채택되면 존 F 케네디 전 미 대통령이 40년 전 쿠바를 상대로 도입했던 봉쇄 조치를 느슨하게 본뜬 형태를 띠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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