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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또 정치놀음… 의도 뭐냐”

    28일 노무현 대통령이 제안한 ‘한나라당 주도 대연정’과 관련, 야3당은 일제히 거부하면서 미묘한 입장 차이를 보였다.●한나라당 “위헌적 정치 놀음”한나라당은 “민생·경제가 파탄지경에 이르렀는데도 노 대통령은 정치놀음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도 노 대통령이 갈수록 수위가 높아지는 ‘연정 제안’을 쏟아내자 다음 수순이 뭐가 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그 배경과 진의를 파악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이정현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노 대통령의 발언이 대통령직을 사임하겠다는 것인지, 한나라당으로의 정권교체를 선언한다는 것인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면서 “대통령으로서 정식 제안이라면 위헌적 발상이고, 대통령직을 성실하게 수행해 달라는 국민의 뜻을 저버리는 매우 위험한 시도”라고 비판했다. 박근혜 대표와 강재섭 원내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연정 거부 의사를 분명히했다. 하지만 노 대통령이 대연정의 명분으로 내건 ‘지역구도 타파’에 대해서는 부담스러운 모습이다. 한나라당이 수용하지 않을 경우 지역구도 타파를 거부하는 것으로 여권이 몰아칠 가능성을 경계하기 때문이다. 특히 노 대통령이 추후 어떤 카드를 꺼내들지에 대해 한 핵심 관계자는 “노 대통령은 지금까지 자신이 가진 작은 것을 내주는 대신 상대의 모든 것을 빼앗는 전략을 구사해 왔다.”고 상기시켰다. 이 관계자는 이어 “‘대연정’ 제안 역시 남은 임기의 내각 구성권을 내주는 대신 내각제 개헌이나 선거구제 개편 등을 얻어내 퇴임 이후에도 정치적 영향력을 지속시키려는 의도를 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경계심을 감추지 않았다.●민노·민주 “차라리 합당하라.”민주노동당과 민주당은 한발 뒤로 서 있는 탓에 노 대통령의 대연정 구상을 더욱 강도높게 비판했다. 민노당 심상정 의원단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브리핑을 통해 “지역주의 그 자체인 한나라당과 지역주의 타파를 논할 수 없는 만큼 결국 정치개혁과 지역주의 타파를 포기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라며 “한나라당과 차라리 합당할 것을 권고한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만약 대통령의 말씀대로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노선 차가 그리 크지 않다면 차라리 합당을 제안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고 비아냥댔다.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클릭 이슈] 장애인 없는 장애인체육센터

    [클릭 이슈] 장애인 없는 장애인체육센터

    장애인 체육시설에서 정작 장애인들은 밀려난 채 비장애인들만 주로 이용하는 기형적인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25일 오전 서울 강서구 가양2동 기쁜우리체육센터. 지체장애 1급 강수환(가명·12·인천 계양구)군은 어머니와 함께 찾아간 이 체육센터에서 또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어머니는 센터 개관 전인 지난해 10월 수중재활운동을 하려고 신청을 했지만 센터측은 기다려 달라는 말뿐이었다. 강군이 받은 대기 번호는 12번. 수중재활 치료는 연간 3명 정도만 수용이 가능하다는 센터측의 계산대로라면 강군은 3년을 더 기다려야 한다. 강군 가족이 더욱 화가 나는 것은 장애인체육센터에서 만난 이용자 대부분이 비장애인이라는 점이다. 자유수영이 있던 이날 오후에도 센터측은 수영장 전체 5개 라인 중 4개 라인을 비장애인용으로 배정했다. 어머니 김모(40)씨는 “일반인 중심으로 시간과 공간을 배정하는 것은 장애인의 체육권을 박탈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강군처럼 하염없이 순번을 기다리는 장애인은 이곳에만 175명이 넘는다. ●평균 17.2%만 장애인,10명 중 1명뿐인 곳도 장애인에게 마음 놓고 체육활동을 할 권리를 준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장애인체육센터를 비장애인들이 ‘점령’하고 있다.17일 서울신문이 서울의 6개 장애인체육센터 중 4곳을 조사한 결과 장애인의 이용자 비율은 평균 17.2%에 그쳤다. 장애인의 이용빈도가 가장 저조한 곳은 노원구 동천체육센터로 지난해 전체 이용자 중 장애인은 10.7%에 그쳤다. 강서구의 기쁜우리체육센터의 장애인 이용률은 16.8%, 서부재활체육센터는 19.3%, 그나마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난 송파구 곰두리체육센터도 21.9%에 불과했다. 강서구에 장애인체육센터가 생긴다는 소식에 지난 3월 경기도 일산에서 서울 목동으로 이사 온 이가람(7·지체장애 1급)군도 수(水)치료를 위한 대기자 명단에 올라 있다. 이군의 어머니 박소영(36)씨는 “센터당 몇 십억원 이상의 예산을 들여 만든 장애인체육시설이 파행 운영을 반복하는 것은 부적절한 예산집행과 낭비의 전형적인 사례”라고 꼬집었다. 일반인이 주된 고객이다 보니 장애인 지도교사들도 비장애인을 교육하는 데 투입되고 있다. 수영강사 김모(32)씨는 “전체 교사 중 특수체육을 전공한 교사는 3분의1 수준이지만 그나마 대부분의 시간을 일반인의 수영이나 농구교실, 요가 등을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센터 “정상운영 위해 지원 늘려야”vs 서울시 “자구책을 찾아라” 장애인체육시설을 장애인만 이용하라는 규정은 없다. 정부 지침에는 장애인을 우선 배정하고 50% 이상 배정하도록 노력한다는 권고 규정만 있지 강제 규정은 없다. 이런 상황에서 체육시설들은 회비를 전액 내는 비장애인들을 수용하고 있다. 장애인들은 무료 또는 이용료의 50%의 할인혜택을 받는다. 체육시설을 운영하는 민간복지재단들은 이런 파행적 운영이 파산을 피하기 위한 고육책이라고 주장한다. 기쁜우리체육센터 박세영 사무국장은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센터마다 누적된 적자로 인건비나 퇴직금도 제때 못 주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지만 지자체의 연간 지원은 한달치 운영비도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 시내 6개 장애인센터를 운영하는 장애인체육센터협의회는 올해 초 예산지원 확대 신청과 함께 서울시장 면담을 요청했지만 예산확대 등 구체적인 대답은 듣지 못했다. 장애인체육센터 관계자는 “운영비의 100%를 지원하는 일본의 수준은 못 되더라도 서울시가 성의를 보여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서울시는 “예산지원에 있어 확답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장애인복지과 관계자는 “현재 지원수준은 다른 시·도보다 인건비 2명분을 더 지원하는 등 비교적 높은 수준”이라면서 “이미 정부가 시설 투자를 했고 보조금도 지원하고 있는 만큼 운영주체들도 운영을 위한 자구책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방학 맞은 결식아동 ‘식권 급식’ 실태

    방학 맞은 결식아동 ‘식권 급식’ 실태

    지난 겨울방학, 부실 도시락 파문 이후 가정형편이 어려운 초·중·고생들에게 방학 때 시·군·구에서 직접 제공하는 도시락이 줄어들고 식당이용 쿠폰 등 간접제공방식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름철 식중독을 우려한 측면도 있지만 공무원들의 책임회피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따라 학생들이 식당에 가는 것을 꺼리는 등 또다른 부작용을 낳고 있다. 이 마저도 대도시는 집 근처 식당이나 단체급식소를 이용할 수 있지만 농·어촌에서는 주변여건이 안돼 쌀이나 반찬 등을 제공해 ‘결식 아동’을 돕는다는 취지를 무색케하고 있다. 22일 전국 14개(경남·인천 제외)시·도에 따르면 올 여름방학 동안 국민기초생활수급자와 저소득, 소년소녀가장, 모·부자 가구의 초·중·고 자녀 15만여명을 대상으로 방학 중 급식을 제공한다. 자치단체별로 도시락 배달, 또는 식당이나 단체급식소를 이용하는 식당표를 주거나, 쌀이나 반찬 등 주·부식을 살 수 있는 식품권을 나눠주고 있다. 부실도시락 소동 이후 끼니당 2500원하던 예산은 3000∼4000원으로 늘었다. ●도시는 식당, 농촌은 쌀·반찬 배달 서울·경기·부산·광주 등 대도시는 지난 겨울방학 때처럼 식당이나 지역아동센터, 복지회관 등 집단급식소를 활용토록했다. 서울은 급식대상 1만 9000여명 중 약 58%가 식당을 이용한다. 대신 도시락 배달은 19.9%로 줄였다. 광주시(6000여명)도 집 주변 등 자신이 가고 싶은 식당에서 밥을 먹도록 했고 식품권 비율은 5%에 그친다. 부산시(8900여명)도 80%정도가 식당을 이용한다. 그러나 강원이나 전남·북, 충남·북 등은 주변에 이용할 수 있는 식당이 없어 쌀이나 계란·감자 등 식품을 사주거나 식품권을 지급하고 있다. 이처럼 간접급식 형태는 전북 95.3%, 전남 75.8%, 충북 75.0%, 충남 62.8%, 강원 52.0% 순으로 대부분 농·어촌 지역에서 이뤄진다. 전남, 광주, 충북 등은 여름철 식중독을 우려해 아예 도시락 배달을 중단했다. ●다양한 급식활동 서울시는 방학 중 보호자가 없는 아동에 대해 종합사회복지관과 지역아동센터(공부방)를 적극 활용한다. 경기도는 다른 자치단체와 달리 본인이 원하면 점심 이외에 한 끼를 더 제공키로 했다. 안산시는 급식비에 우유를 더해 가장 비싼 끼니당 4000원으로 예산을 세웠다. 광주시는 중식·분식·한식 등 취향에 따라 메뉴를 고르도록 ‘급식식당’을 다양화했다. 제주도 서귀포시는 배달용 냉동차를 확보했고, 울산 중구(대상자 550여명)는 본인들의 희망대로 50명에게 점심과 저녁 등 하루 2끼를 제공하는 등 전체적으로 개선됐다. ●부실관리 등 문제점 전국자치단체별로 급식을 담당하는 복지사들이 턱없이 부족, 체계적인 관리가 미흡하다. 한 복지사는 “주 1회씩 돌아다니며 200여명분의 식품권을 나눠주고 있으나 자원봉사자들이 없을 경우 이장·통장 등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등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 전남도 담당자는 “복지부에서 예산 회계연도를 넘겨 돈이 내려오기 때문에 시군마다 5∼6개월 동안 아이들에게 외상밥을 먹이고 있다.”고 말했다. 식당에서 제공하는 식사도 부실할 수 있다는 방증이다. 특히 감수성이 예민한 상당수 학생들이 집단 급식소나 집 인근 식당에서 밥먹기를 꺼려해 보다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결식아동의 한 할머니는 “아이가 창피하다며 식당에 가려하지 않는다.”고 안타까워했다. 전국 정리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기고] 지방분권정책 거꾸로 간다/김희철 서울 관악구청장·행정학박사

    1995년 지방자치단체장을 주민들이 직접 선출하면서 개막된 지방자치시대가 10년을 맞았다. 그동안 우리는 지방자치를 통해 풀뿌리 민주주의를 보다 확고히 하는 동시에, 지방이 국가 발전의 또다른 주역으로 등장하게 됐음을 확인했다. 이제 주민들의 지위를 새롭게 변모시켜 주민들이 비로소 지역의 실질적 주인으로 자리매김했을 뿐 아니라, 주인으로서의 권익을 향유할 수 있는 전환점이 마련됐다. 그러나 지방자치 10년이 우리에게 장밋빛 성과만을 가져다준 것은 아니다. 옥에 티로 치부하기에는 우려할 만한 문제를 안고 왔다는 점도 우리는 공감하고 있다. 특히 지방자치 발전의 발목을 잡고, 심지어는 그 기본정신마저 훼손하는 일련의 사태에 대해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기초자치단체장에 대한 정당공천제,3기 연임 제한, 후원회 금지 등은 입법재량권의 한계를 일탈해 위헌의 소지가 많은 사안이다. 때문에 전국 시장ㆍ군수ㆍ구청장협의회는 국민적 여론을 바탕으로 이의 해결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 왔다. 그럼에도 중앙정치권에서는 지난 6월 임시 국회에서 대다수 국민의 의사를 외면한 채 정작 개선이 필요한 사항은 반영하지 않고 오히려 기초의회 의원에 대해서도 정당 공천을 하도록 개악해 통과시켰다. 정치개혁을 다짐한 17대 국회 초기에 제시한 야심찬 목표와 의지는 온데간데없고 빛바랜 누더기 개악만 남은 것이다.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우리의 정치 현실과 중앙집중적 정당제 아래에서 기초의회의원 선거에도 정당공천제를 도입한 것은 지방자치를 중앙정치에 예속시킴으로써 지방자치 본래의 목적인 주민자치와 생활자치 실현을 포기하자는 것이다. 또한 이번 법률 개정에는 지방의원 유급화에 따른 지방의원 정수 감축을 빌미로 기초의회의원 선거의 중선거구제 도입을 끼워넣기식으로 처리했다. 우리는 유신정권 아래에서 중선거구제가 신진세력보다는 기득권세력에 유리한 제도라는 것을 경험한 바 있다. 지역구가 확대됨에 따라 소지역주의가 극성을 부리게 될 것이며, 선거비용이 더 들게 된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새로운 제도가 기존의 제도보다 낫다는 확신이 없다면 현상을 유지하는 것이 지혜로운 일이다. 경쟁지역에서 서로 나눠먹기를 조장하는 중선거구제를 일부 정당에서 선택한 것은 사실상 국민적 합의에 배치되는 일이다. 참여정부 출범과 함께 국민들에게 약속한 4대 국정원리 중 하나가 ‘분권과 자율’이며, 국정 12대 의제 중 하나가 ‘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이다. 그러나 현실은 어떠한가? 지방분권의 열쇠는 지방자치단체에 일정수준 이상의 재정재량권을 부여하고, 재정운영의 자율성을 높이는 것이다. 그러함에도 정부는 과세형평과 소득재분배를 강화한다는 명분으로 종합부동산세를 신설해 지방재정 악화를 부채질하고 있다. 이는 지방자치가 지향하는 재정분권에 역행하는 졸속 입법의 전형으로 볼 수밖에 없다. 또 한가지 예는 오는 7월27일 주민투표법 제정 후 처음으로 실시하는 제주도의 주민투표가 그것이다. 광역자치단체가 기초자치단체를 통폐합하고자 추진하면서 행정자치부와의 협의만을 거쳐 일방적으로 주민투표를 진행하는 것은 지방자치의 핵심인 기초자치단체의 존립과 자치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위험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지방자치의 근본인 주민을 배제한 중앙정치권의 일방적인 입법 조치가 초래할 반민주적ㆍ반자치적 비용은 결국 고스란히 주민의 부담으로 돌아갈 것이다. 어렵게 부활된 지방자치가 꽃을 피우고 번영의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중앙정치권과 중앙정부의 냉철한 자기반성만이 남았다. 이제라도 문제점을 인정하고 해결해 나가려는 적극적인 의지와 실천을 촉구한다. 김희철 서울 관악구청장·행정학박사
  • [열린세상] 통합논술 감정싸움 이후의 과제/황병선 청주대 초빙교수·언론인

    찌는 듯한 삼복 더위속에 정부와 서울대가 벌이고 있는 입시문제 줄다리기가 예비수험생과 학부모들의 불안은 물론 온 국민의 불쾌지수를 높여주고 있다. 참으로 이견과 갈등 조정이란 민주주의의 기초에 대단히 미숙한 정부요 대학 당국이 아닐 수 없다. 서울대 2008년도 입시안의 ‘통합논술고사’실시 방침에서 비롯된 갈등은 어느 편의 잘잘못을 얘기하기 어렵다. 2년여 여유가 있다고 하지만 당장 수많은 예비수험생들이 궁금해하고 불안해 하는 등 혼란이 예상되는 마당에 통합논술시험의 구체적 예가 곁들인 상세한 설명도 없이 불쑥 발표만 했던 서울대가 잘했다고 할 수 없다. 하지만 통합논술을 본고사로 지레 단정하고 ‘초동진압’ ‘전면전’ ‘행정적 재정적 모든 조치’등의 살벌한 언사로 나선 정치권이나 당국도 문제다. 관치교육이 몸에 밴 자세로 새 입시제도 토론과 절충이 아니라 감정싸움으로 내몰아 버린 것이다. 정부는 대입 본고사, 고교등급제, 기여입학제를 절대 불허한다는 소위 3불(不)정책을 수 없이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지고지선(至高至善)의 정책이란 있을 수없다. 비록 명분이 옳다 해도 교육 현장에서 제기되는 문제점은 일단 대화로 절충해야지 지성의 상징인 대학을 몽둥이로 다스리는 듯한 자세로 대응한 것은 대학 자율의 차원을 떠나 기본 상식적으로도 잘못이었다. 대학에서 원활한 수업을 진행하기에 최근 수년 신입생들의 기초실력이 너무 떨어져 고교과정 보충수업이 필요한 형편이라는 지적은 비단 서울대에서만 나오는 탄식의 소리가 아니다. 그런데 통합논술을 최우수학생 독식을 위한 기득권 방어책이라며 학생들을 가르치는 데나 열성을 보이라고 질타한 것은 논리가 아닌 비아냥거림에 불과하다. 서울대가 어떤 방법으로 뽑든 최우수등급 학생들이 지원하고 있는 것은 엄연한 현실이다. 다만 현재의 평가방법에 의한 최우수학생이 진정 학업실력이나 향후 학문적 발전 가능성에서 최고로 우수한 학생이냐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었다. 평가제도의 미비로 진정 우수한 인재가 낮게 평가되고 탈락되는 일이 없게 자체적 평가방법으로 바로잡아 주겠다는 생각이었던 것이다. 일단 “통합논술이 본고사로 치러지는지 사후적 검증을 철저히 한다.”는 선에서 감정싸움이 교통정리되는 인상이다. 그러나 감정만 추스르고 말면 교육 현장의 문제점들은 어찌 되는가. 그대로 덮여 계속 곪아 갈 것이며 또 고등교육의 국제경쟁력은 어찌될 것인가. 서울대가 우물안 개구리처럼 집안에서만 큰소리 친다고 욕을 먹지만 전쟁의 폐허속에서 50여년만에 100∼200년 전통의 서구 대학들과 어깨를 겨루며 150위권의 위상이나마 점하게 된 것도 국민적 교육열정의 덕분이 아닐 수 없다. 서울대 폄하 유혹에 휘둘리지 말고 KAIST, 포항공대의 성공사례, 즉 시설과 교수진이 훌륭한 대학을 육성 지원하여 새로운 명문대를 만드는 일에 진력해야 한다. 아울러 서울대도 기초과학, 대학원 중심대학이란 발전 공약 실행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큰 추세는 분명 대학의 다양화와 자율쪽이다. 이번 정부와 서울대간 갈등도 이런 추세에 사전 대비하는 대학교육의 개혁 방안을 마련하는 생산적 전기가 되어야 한다. 또한 갈등의 근본원인인 고교교육 수준의 개선 방안을 본격 토론하고 연구하는 계기도 되어야 한다. 현재의 고교생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장치로 예컨대 10년 정도를 내다보는 중장기 고교평준화 개선방안을 연구 검토하는 위원회 등의 전문가 기구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황병선 청주대 초빙교수·언론인
  • 부시, 대법관 보수파 로버츠 지명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2주 전 은퇴를 선언한 샌드라 데이 오코너 연방 대법관 후임으로 존 로버츠(50) 연방 항소법원 판사를 지명했다. 로버츠 판사는 강경한 보수적 입장을 가진 공화당원으로 평가돼 의회 인준 과정에서 야당인 민주당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부시 대통령은 TV로 중계된 발표에서 “로버츠는 정의의 명분을 위해 전 생애를 헌신했다.”면서 “그의 지혜, 건전한 판단 그리고 개인적 겸손함은 존경을 받아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 언론은 부시 대통령의 로버츠 인선 취지는 대법원을 보다 보수적으로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진보 진영은 로버츠 판사가 언론 및 종교의 자유를 제약하고 낙태를 반대하는 등 정치를 법정으로 끌어들였다고 비난했다. 뉴욕 버펄로 출신인 로버츠 지명자는 하버드대를 3년만에 조기 졸업하고 1979년 하버드대 법대를 우등으로 마쳤다.1981∼1982년 현 대법원장인 윌리엄 렌퀴스트 대법관 사무실에서 근무했다.1982년부터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당시 윌리엄 프렌치 스미스 법무장관 특별보좌관과 백악관 법률고문으로 일하며 공화당 정부와 인연을 맺었다. 1986∼1989년,1993∼2002년까지 미국내 100대 법률회사에 꼽히는 워싱턴의 호간 앤드 하트슨 법률회사에서 일했다. 이어 아버지 조지 H 부시 대통령 때인 1989∼1992년 법무부 수석대리인으로 소송을 수행하면서 워싱턴의 보수파들 사이에서 이름이 꽤 알려지기 시작했다.2000년 대선 재검표 당시 부시측 법률고문으로 활동했다.2003년 대법원에 이어 두 번째로 영향력이 크다는 워싱턴항소법원 판사에 임명되며 승승장구했다. 그의 이번 대법관 지명에는 아버지 부시와의 인연이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로버츠 지명자에 대한 미 상원의 인준 청문회는 8월 말이나 9월 초쯤 열릴 것으로 보인다.2년전 워싱턴 항소법원 판사 상원 인준 청문회는 16대3으로 무사히 통과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사정이 다르다. 법관 경력이 짧아 논란의 소지가 될 만한 판결은 거의 없지만 대법관이 미국 정치와 사회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할 때 ‘제2의 존 볼턴’이 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dawn@seoul.co.kr
  • 日, PAC3 미사일 실전배치

    |도쿄 이춘규특파원|미국 미사일방어(MD)체제의 핵심무기인 탄도미사일 요격용 지대공미사일 패트리엇3(PAC3)가 일본에 잇달아 실전배치될 전망이다. 산케이신문은 20일 PAC3가 도쿄인근 사이타마현 이루마기지를 비롯해 기후현 기후기지, 후쿠오카 하루카기지 등지에 4년 안에 배치완료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중국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방어가 PAC3 배치의 명분이다. 한때 일본열도 북단 삿포로가 배치 후보지로 검토됐으나 오사카 등 대도시권역 방어와 중국 탄도미사일로부터의 규슈 방어에 용이한 기후기지와 하루카기지로 결정됐다고 한다. PAC3는 항공기를 요격하는 PAC2의 개량형으로 PAC3부대는 발사기와 사격관제장치, 레이더, 안테나, 전원을 적재한 차량 등으로 구성된다. 신문은 아울러 미국 MD체제의 핵심무기로 꼽히는 PAC3를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이 라이선스로 생산할 것 같다고 전했다. 원 제조업체는 미국 록히드마틴이다. 미쓰비시중공업은 연내 록히드마틴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계약이 이뤄지는 것은 일본 방위청이 방위산업기술력 유지를 위해 미국 당국에 강력히 요청한 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taein@seoul.co.kr
  • “PD·아나운서·교수보다 외교 일이 더 재밌네요”

    강경화(康京和·50). 외교통상부 국제기구정책관.‘만능 탤런트’가 그녀를 설명하는 데 딱 어울리는 말이다. 소위 ‘얼짱’이지만 일로써 평가받아 온 그녀를 오히려 낮추는 말같아 수식어를 붙이는 게 꺼려진다. “일도 시작하기도 전에 조명을 받는 게 부담스럽습니다. 열심히 일하는 선후배 외교관들께 죄송하구요. 제가 잘하면 나중에 평가해주세요.”. 강 정책관은 비(非)고시 출신으론 처음으로 외교부에서 국장급에 올랐다.1977년 연세대 정외과를 졸업한 뒤 KBS 국제국 영어방송 아나운서 겸 PD-유학(미 매사추세츠 주립대 언론학 박사)-연세대 조교수-아나운서-국회의장 비서관-대통령 통역을 거쳤다. 지난 98년 국제 전문가로 외교부에 특채된 뒤 장관 보좌관을 지냈고 국제기구심의관으로 일하다 2001년 주유엔 대표부 공사참사관에 임명돼 3년간 일했다. 어느 직업이 가장 좋았느냐는 질문에 “당연히 외교관이죠.”라고 주저없이 답한다. 국제사(史)가 돌아가는 현장의 최전선에서, 나라를 위해 일하는 보람과 영광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은 외교관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라는 게 강 정책관의 생각이다. 그녀는 2003년 45개 회원국 대표 만장일치로 유엔 경제사회이사회(ECOSOC)산하 여성지위위원회 의장(제48∼49차)으로 2년간 일했다. “95년 베이징 ‘세계여성대회’대회 이후 우리나라의 여성 지위는 법적 제도적인 면에서 괄목할 만한 진전이 있었습니다. 호주제가 대표적이구요. 국제사회의 보는 눈이 달라졌지요. 그 힘으로 제가 위원장에 선출됐다고 봅니다.”그러나 그녀는 “이제는 법적인 점을 넘어서 관습과 관념 태도 등 실질적인 면에서 여성의 지위가 개선돼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강 정책관이 외교가 안팎에 널리 알려진 것은 지난 97년 IMF 위기 때 빌 클린턴 대통령과 김대중 대통령의 통역을 맡고, 그 뒤 3년간 김 대통령의 통역을 맡았을 때다. 당시 김 대통령은 “내가 한 말을 강 특보가 빛내준다.”고 할 정도로 신임했다. 세련된 매너와 함께 완벽했다는 평이 따랐다. “3년간의 정상회담 통역 경험은 제겐 엄청난 자산이 됐습니다. 세계 지도자들의 모습을 가까이서 보고 그들이 어떻게 세계를, 한국을 보는지 그리고 우리 지도자가 세계를 향한 우리의 위치를 어떻게 잡고 어떻게 설명하는지 곁에서 지켜보는 귀한 기회였습니다.”지난주 귀국, 짐을 풀자마자 18일부터 업무에 들어간 강 정책관은 “조만간 김 전 대통령을 찾아뵙고 인사드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제기구정책관으로서 강 정책관이 다뤄야 할 현안은 그 어느 때보다 무겁고 민감한 사안들이다. 유엔 안보리 개혁과 관련, 상임이사국 확대 및 일본의 상임이사국 진출 문제를 다뤄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기본 입장과 명분은 상임이사국 제도가 대표성과 민주성, 국제사회 책임성 면에서 적절치 않다는 것이며 따라서 이 제도의 확대에 반대한다는 것입니다. 만약 우리의 노력에도 불구 결의안이 통과된다면 이후 명분을 고수하여 투표에 불참할 것인지, 반대표를 던질 것인지, 특정국(일본) 진출을 반대하며 운동해야 할지, 시나리오 별로 대처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우리 국민들의 대일 감정을 고려할 때 정부가 어떤 결정을 내든 논란이 될 게 분명한 사안이다. 강 정책관은 “국제사회 현실과 국민들의 정서 사이의 간격을 메우는 것도 정부의 역할”이라며 국익을 위한 방향으로 최대한 노력한 뒤 이를 국민들에게 성심껏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선친인 KBS 강찬선(康贊宣)아나운서의 피를 이어 받아선지 아나운서 못지 않게 유려한 말솜씨다. 커리어 우먼의 영원한 ‘숙제’, 일과 가정의 간격을 묻자,“남편(이일병 연세대 전산과학과 교수)과 엄마의 바깥 활동에도 불구하고 잘 자라주고 있는 두 딸(21,17)과 아들(16)에게 고마울 뿐”이라고 했다.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클릭 이슈] 백두산관광사업 ‘나랏돈 지원’ 논란

    백두산과 개성 관광 시대가 눈앞에 다가온 가운데 정부의 지원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다. 남북 경제협력의 특수성을 감안해 정부가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과 민간기업의 일을 정부가 돕는 것은 무리라는 문제 제기가 맞서 금강산 관광 때와 같은 특혜성 시비가 재연될 조짐이다. ●정부 “재정 지원은 안 되고…” 먼저 정부는 현대가 30대 기업 집단에 해당되므로 남북교류협력기금 등 정부 재정을 직접 지원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대아산이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점도 기금 지원 요건을 비껴가고 있다. 게다가 현대측이 한국관광공사와 백두산 공동 개발을 합의해놓고도 이를 언급하지 않은 채 이후 정부 지원을 요청한 데 대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북한이 6자회담 복귀를 선언하고, 경·광공업 협력 등 경제협력 분위기가 고조되는 마당에 민간의 일이라고 마냥 구경만 할 수도 없는 처지다. 정부 당국자는 19일 “(재정 지원 외) 어떤 지원이 가능한지 현대측의 계획을 들어본 뒤 검토해 보겠다.”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반면 현대의 요구는 집요하다. 방북을 마치고 돌아온 현정은 회장이 지난 18일 직접 나서 “대북사업이 방대하고 상당한 자금 수요가 예상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현대측은 정부가 난색을 표하는 ‘재정 지원’에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현대 관계자는 “현행법상 남북교류협력기금을 지원받을 수 없지만 지원받을 수 있도록 정부와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관련법을 개정해서라도 지원을 관철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인프라 건설에 수백억 들듯 현대측은 특히 백두산 인근의 삼지연공항 개·보수와 숙박시설·도로 등 건설에 정부의 지원을 희망하고 있다. 관광공사가 지난 4월 백두산 관광을 추진할 당시 북측은 삼지연공항 활주로와 관제시설의 개·보수 비용으로 약 380만달러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이들 사회간접자본 건설에는 수백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관광공사의 제안대로 백두산 관광을 현대측과 관광공사가 컨소시엄 형태로 추진해 자연스레 지원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간접 지원의 경우에도 논란은 수그러지지 않을 것 같다. 지난 2001년 관광공사의 금강산 관광 투자 때도 대대적 특혜 시비가 일었었다. ●강원관광업계 “또 북한 퍼주기” 관광업계는 벌써부터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강산 관광에 중·고교생 단체여행단을 빼앗겨 치명적 타격을 받았다며 궐기대회까지 열었던 설악산 지역의 관광업계와, 자신들도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제주 지역 업계 등 국내 관광업계가 형평성을 문제삼고 있다. 강원 지역 언론들도 이 날짜 사설을 통해 “퍼주기 논란이 백두산 관광에서 되풀이돼서는 안된다.”고 촉구했다. 정부가 대안으로 제시한 ‘금강-설악 연계 개발’도 감감무소식이어서 지역간 윈-윈정책이 아쉽다는 표정이다. 야권의 반응도 탐탁지 않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대북 사업에서) 발생하는 손해를 정부가 세금으로 메워줘서는 안된다.”면서 “민간 차원에서 관광을 확대하는 등의 문제는 시장 원리를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시장 원리가 적용돼 사업이 중단된 사례가 있다. 지난 2003년 평화항공여행사가 진행했던 평양·백두산 관광이 한달여만에 도중하차했고, 교원공제회 등도 추진했다가 북측의 무리한 요구로 꿈을 접었다. 그러나 남북경협국민운동본부 등 일부 시민단체들은 “남북경협을 가로막는 법적 규제들을 철폐하는 것은 물론 재정적 지원 강화와 함께 혁신적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전문가 반응도 엇갈려 삼성경제연구소 동용승 북한연구팀장은 “금강산 관광은 처음이라 명분도 있었지만 지금 더 이상 정부 지원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반면 한국외대 이장희 교수는 “남북 관광 사업은 공공적 측면이 강하다.”면서 “정부가 현대뿐 아니라 북한 관광을 추진하는 기업들에 남북협력기금을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금강산 관광에는 지난해 12월부터 올 2월까지 중·고교생 1인당 16만 8000원, 인솔교사 41만∼48만원 등 여행경비 명목으로 남북교류협력기금과 교육부 예산 35억여원이 지원됐으며,2002년에는 4∼12월 동안 215억여원이 지원됐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사설] 개혁보다 자율이 우선이라는 국립대

    전국 45개 국공립대가 참여한 전국국공립대학교수회연합회(국교련)가 서울에서 임시총회를 열고 교육부의 대학개혁조치를 강력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총장선거의 선관위 위탁 법안에 대해서는 원상복귀시키지 않으면 헌법소원에 들어가겠다는 결의도 했다. 명분은 대학의 자율성을 침해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혼탁선거 등의 문제점을 보여온 총장선거를 공정하게 관리한다는 것이 대학의 자율성을 어떻게 해친다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오히려 총장직선제는 대학의 효율적 경영을 어렵게 하는 제도로 그 자체부터 재고돼야 한다는 것이 선진국가들의 경험 결과다. 개혁안은 간선제나 공영 직선제를 택일하도록 했다. 그런데도 국공립대 교수들이 집단적 반발을 하는 것은 ‘자율’을 내세워 대학을 사적 이익집단화한 과거 관행을 답습하려는 게 아닌지 우려스럽다. 오늘날 대학은 산업의 고도화와 국제화·세계화 추세에 따른 교육개방 압력 속에 경쟁력 향상을 위한 과감한 혁신을 요청받고 있다. 그러나 우리 대학들은 백화점식, 공급자 중심의 경영에 양적 팽창만 거듭해 지원율이 정원을 밑돌 정도로 부도위기에 직면했는데도 구조개혁은 지지부진한 상태다. 겨우 국립대 10곳의 통폐합이 결정됐을 뿐이다. 이웃 일본만 해도 국립대 89개가 2004년 4월 법인으로 지배구조를 바꿨다. 대학지원율과 정원의 역전현상 발생이 2009년으로 예상됐지만 훨씬 앞당겨 개혁을 단행했다. 국공립대학들이 진정으로 자율을 중요시한다면 정부 정책이 있기 전 개혁하는 모습을 보여야 했다. 뒤늦게 ‘일방적 교육정책’이라며 집단행동에 나서는 것은 설득력을 얻기가 힘들다. 조직, 인사, 재정 등 대학의 자율성이 확대돼야 대학과 학문이 발전한다는 것은 옳은 말이다. 그러나 자율성 확대를 위해서도 대학 개혁은 필수적이다. 국민 혈세를 쓰는 국공립대가 사회적 책무를 외면한 채 내부 조직 지키기에 급급해한다면 국민의 지지를 받기가 어렵다.
  • [사설] 정부 인사파일 민간 제공 신중해야

    정부가 민간기업의 임원 인사 때 부패·비리 등의 가능성이 있는 사람을 미리 걸러낼 수 있도록 정부가 보유 중인 인적 정보를 제공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사회의 청렴·도덕성을 높이기 위해 공직자뿐만 아니라 민간분야 지도층의 부패도를 낮춰야 한다는 정부 인식에는 공감한다. 그러나 정부가 이를 위해 내부 인사파일을 공개한다는 것은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니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정부는 청와대와 공직자윤리위원회, 중앙인사위원회가 갖고 있는 전·현직 공무원과 민간인 정보를 우선 공개대상으로 삼고 있는 모양이다. 그러나 이 정보들은 수집·보유 목적 자체가 내부인사 참고용이지 외부서비스 용도가 아니다. 외부유출의 경우 목적 외 전용이 되고, 당사자도 모르게 유출된다면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침해라는 법적 문제도 발생한다. 여기에 감사원이나 검찰, 경찰, 국세청 등 사정기관이 보유한 비위사실 정보까지 추가된다면 심각한 사생활 침해 우려도 제기된다. 무엇보다 우려스러운 것은 부패 방지를 명분으로 개인정보 수집을 확대하고 정치적 판단의 개입 등으로 잘못된 정보가 유출될 경우 바로잡을 길도 없다는 점일 것이다. 사회지도층 인사들에게 정부가 ‘빅브라더’가 될 수도 있다. 사회의 청렴도는 공직자들의 솔선수범에 힘입어 사회 전반의 공감대 형성과 실천이 뒤따를 때 비로소 실현될 수 있다고 본다. 지금 시점에서 필요한 것은 이제 막 시작된 정부의 반부패정책을 강력하게 정착시키는 한편 민간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다. 기업체 임원 등 사회지도층의 인사검증을 강화할 필요는 있다. 그러나 자율적·사회적 검증이 우선돼야지 정부가 관여하는 모양새는 좋지 않다. 신중한 검토를 촉구한다.
  • 휴면예금 1조 운영권 다툼

    휴면예금 1조 운영권 다툼

    고객들이 찾아가지 않아 ‘무주공산’이 된 휴면예금의 운영 방안을 놓고 정치권과 금융권의 기싸움이 한창이다. ‘불로소득’인 휴면예금을 금융권이 회계수익에 편입시켜 마음대로 운영해 큰 이익을 낸다는 여론이 비등하자 은행들은 지난 5월부터 휴면예금 찾아주기에 나섰다. 이후 정치권에서 휴면예금을 국고로 환수해 저소득층에게 쓰일 수 있도록 하는 법을 만들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은행들의 연합체인 전국은행연합회가 지난 11일 재빨리 휴면예금으로 저소득층 지원하는 공익법인을 오는 10월에 설립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법 제정을 추진해온 국회의원들은 “저소득층을 외면해 온 은행들이 수세에 몰리자 국고 귀속을 피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공익법인을 만들려고 한다.”며 진정성을 의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은행들은 “휴면예금의 주인은 엄연히 은행 고객”이라면서 “아무런 동의없이 국고로 환수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맞서고 있다. 양측 모두 공익을 위해 휴면예금을 써야 한다는 원칙은 같지만 금융권은 이를 자율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것이고, 정치권은 강제로 거둬들여 운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잠자는 돈, 연간 2000억원 이상 발생 휴면예금은 5년 이상 거래가 중단돼 상법이 정하는 상사채권의 시효가 소멸된 계좌의 예금으로 은행과 증권사들은 관례적으로 이 돈을 잡수익으로 처리해 왔다.2년이 지나면 휴면보험금으로 보는 보험사들은 회계수익으로 처리하지 않고 계속 적립해 두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계좌당 평균 금액은 은행 7450원, 증권 5012원, 보험 3만 662원이다. 개별 계좌로 보면 푼돈이지만 전체를 합산하면 엄청난 금액이 된다. 은행권과 보험업계에서는 각각 연간 1000억원 이상의 휴면예금이 발생하고 있고, 증권에서도 20억원 정도가 쌓이고 있어 매년 2000억원 이상이 잠들고 있다. 전체 누적액은 1조 110억원으로 추산된다. ●금융권 “자율에 맡겨 달라” 은행들은 “휴면예금은 엄연히 은행 고객의 돈이므로 국고에 환수시킬 경우 사유재산 침해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은행들이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법인을 설립해 운영하면 예금을 잊고 지내던 고객이 예금을 요구하면 언제든지 내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은행들은 또 그동안 계좌 관리를 위해 많은 인건비와 전산비용이 들어간 만큼 이 부분은 제외하고 기금을 운영해야 하는데 법으로 강제하면 휴면계좌를 관리해온 비용을 회수할 방법이 사라진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치권 “고양이에게 생선 맡길 수 없다” 휴면예금 활용을 위한 특별법을 추진하는 의원은 3명. 열린우리당 김현미 의원은 신용불량자 등 금융소외계층을 위해 쓰일 수 있도록하는 법 제정을 추진 중이다. 한나라당 홍문표 의원은 노인, 장애인, 여성 등에 대한 복지예산으로 휴면예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고, 같은 당 남경필 의원은 장학사업에 활용하는 법을 추진하고 있다. 지원 대상이 다르지만 의원들은 각각의 법안을 병합 추진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어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는 의원들은 “사익을 추구하는 금융기관이 만든 공익단체가 과연 금융소외자들을 제대로 지원하겠느냐.”고 비판하고 있다. 김현미 의원측 관계자는 “문턱을 자꾸 높여 신용불량자 등을 양산해온 은행들이 이제와서 그들을 돕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정치권 판정승 예상 은행연합회가 재빨리 ‘공익법인 카드’를 들고 나왔지만 현재로서는 법 제정을 통한 국고 환수 가능성이 더 높다. 금융권이 명분이나 힘에서 모두 밀리기 때문이다. 김 의원측의 법안은 조만간 열린우리당의 당론이 될 가능성이 큰 데다 소외 계층을 돕겠다는 취지를 드러내놓고 반대할 의원도 별로 없어 보인다. 선진국들은 이미 휴면예금의 공익 사용을 법제화시켰다는 것도 금융권으로서는 부담이다. 한해 200억달러 이상의 휴면예금이 발생하는 미국은 주정부가 공익사업 예산으로 쓸 수 있도록 주법에 명시해 놓고 있다. 아일랜드는 매년 4월30일 모든 금융권의 휴면예금을 일괄 수거해 휴면계좌기금으로 통합시키는 휴면계좌법(Dormant Account Act)을 시행하고 있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정치권을 상대로 자율에 맡겨달라고 호소하고는 있지만 법이 만들어진다면 따를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시론] 6자회담 ‘창의적 전략’ 필요하다/양무진 경남대 북한대학원 교수

    [시론] 6자회담 ‘창의적 전략’ 필요하다/양무진 경남대 북한대학원 교수

    오는 27일을 전후해 베이징에서 개최될 6자회담은 13개월 만의 만남인 만큼 국내외의 관심이 높다. 북한의 6자회담 복귀 발표는 북·미 양자간 합의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미국과 북한, 중국, 한국의 인내와 노력의 결실임에 틀림없다. 특히 한국은 지난 연말부터 중재자를 넘어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역할을 해 왔다. 노무현 대통령은 순방외교를 통해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국제사회에 호소하였다. 미국의 대북 강경책에 의한 한반도의 위기설을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진정시키기도 하였다. 부시 대통령을 끈질지게 설득해 ‘미스터 김정일’이라는 호칭과 함께 “북한은 주권국가”라는 언급을 이끌어 냄으로써 북한의 대미 접촉 실마리를 마련해 주었다. 정동영 통일부장관을 대북특사로 파견해 국제사회의 우려를 전달하고 ‘중대한 제안’ 즉,‘핵을 포기하면 남한의 전력을 공급하겠다.’고 함으로써 북측의 전향적 변화를 이끌어냈다. 북한은 이번 제4차 6자회담 복귀 발표에 이르기까지 형식, 명분, 실리 등 모든 것을 염두에 두면서 결정하고 행동해 온 것으로 보인다.6자회담 개최를 북·미 양측의 수석대표 접촉에 의한 양자 합의형식을 취했고, 미국측 수석대표로부터 주권국가의 인정과 6자회담 틀 속에서 쌍무회담 개최를 이끌어냄으로써 핵문제 해결의 주요 당사자가 북·미 양자라는 명분을 확보하였다.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한·중·일을 방문하기 전에 발표함으로써 3국 방문에서의 대북압박이나 제재보다 협상 진전의 대안마련을 유도하였다. 중국의 대북특사 탕자쉬안의 방북에 앞서 발표함으로써 암묵적으로 자주성을 내비치면서 중국의 압박을 우회적으로 사전 봉쇄하는 효과도 거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중재하에서 북·미간 협의·결정하는 모양새를 갖춤으로써 중국의 체면을 살려주기도 하였다. 남북 경추위 시작 시점에 발표함으로써 남측의 대북식량지원에 대한 정치적 및 국민적 여론 부담을 덜어주는 효과도 예측한 것 같다. 김정일 위원장이 6·17 대북특사 면담에서 천명한 7월 중 회담 복귀 약속을 지킴으로써 남측 및 국제사회로부터 신뢰를 확보하는 한편 미국을 압박하는 효과를 의도한 측면도 있는 것처럼 보인다. 북한은 ‘한반도 비핵화’라는 목표를 향해 행동의 단계로 나아가는 느낌을 주고 있다.“한반도 비핵화는 김일성 주석의 유훈”이라고 강조한 것은 북측 내부의 설득용일 수 있다. 그렇다면 이미 핵문제 해결을 위한 군부 및 인민들에 대한 설득은 시작된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미국도 나름대로 유연성을 보이고 있다. 국무부 관계자는 3차회담에서 내놓은 미국의 제안은 ‘요구’가 아닌 ‘제안’이라고 말하는가 하면, 북한의 어떠한 제안도 논의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제4차 6자회담은 중요하면서도 좋은 기회임에 틀림없다. 참가국들의 반응도 신중하다. 미국과 중국은 기대치를 낮추는가 하면, 북한은 신중함 속에서도 실질적 진전에 대한 기대를 내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참가국 모두가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의 원칙’ 하에서, 해결에 대한 ‘의지’와 ‘주고 받는 식’의 협상 자세를 가진다면 반드시 성과는 있게 마련이다. 한국의 적극적이며 창의적인 대응전략이 어느 때보다도 필요하다. 한국은 미·일·중·러와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남한의 전력 공급’이 해결의 접점 마련과 단계적 동시행동의 기본 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지금까지 6자회담은 실무회의와 전체회의를 중심으로 운영해 왔다. 이러한 회담운영을 좀 더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안전보장을 다루는 정치분과, 보상과 경제협력을 다루는 경제분과, 핵사찰과 검증을 다루는 기술분과 등 분과위원회 설치를 제안해 본다. 특히 한국은 해결의 접점을 찾기 위해 노력하되 최악의 상황이 오더라도 최소한 6자회담의 모멘텀은 유지시켜야 함을 잊어서는 안된다. 양무진 경남대 북한대학원 교수
  • [논술이 술술] 당신들의 천국/글쓴이: 이청준

    ‘당신들의 천국’은 1976년 처음 간행된 뒤 100쇄가 넘게 인쇄될 정도로 꾸준히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주목을 받아온 작품이다. 우리 문학 작품 가운데 100쇄를 넘긴 작품은 이 작품과 더불어 최인훈의 ‘광장’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정도만 꼽히고 있으니, 이 작품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폭넓게 읽혔으며, 우리 문학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이 작품이 이렇듯 시대의 변화를 뛰어넘어서 꾸준히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은 권력과 대중의 관계, 나아가 참된 사랑의 실천 등 인간의 삶에서 나타나는 보편적인 문제를 진지하게 성찰하고 뛰어나게 형상화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소설은 소록도 나환자촌에서 실제 있었던 사건을 소재로 쓰여졌다. 일제 말기 10년 동안 소록도에 재임했던 수호 원장은 환자들을 강제 동원해 등대와 종루, 납골탑, 선착장, 중앙공원 등을 만들고, 자신의 동상을 세워 환자들에게 참배하도록 하다가 끝내 그 동상 앞에서 환자의 칼에 살해됐다. 이 사건은 작품에서 주정수 원장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육군장교 출신의 조백현도 70년대 후반까지 소록도에서 근무했던 조창원이라는 실제 인물을 모델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이 작품이 단지 실제 있었던 일에 대한 사실적 보고 문학에 그쳤다면 그토록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 작가는 소록도라는 공간 안에서 나타나는 인간의 갈등을 사랑·자유 등의 주제와 연관해 재창조하고, 보편적인 문제 의식으로 승화시킨다. 그러면서 이 작품의 소록도는 박정희의 유신 체제에 대한 정치적 비유로도 해석되고, 나아가 일방적 의사소통만이 존재하는 권력과 대중의 왜곡된 관계와 기술적 유토피아의 전망이 강요되는 우리 현실 자체의 모습으로 드러나고 이해된다. 이 책은 3부로 구성되어 있다.1부에는 육군 대령인 조백현이 소록도 병원장으로 취임, 환자들의 천국을 건설하겠다며 득량만 매몰 공사를 시작하면서 빚어지는 환자들과의 갈등과 대립,2부는 공사 기간에 나타나는 조 원장의 정신적 방황,3부는 섬을 떠난 지 5년 만에 조 원장이 소록도에 돌아와 미감아 두 사람 결혼식의 주례를 맡는 것으로 끝맺는다. 이처럼 겉에서 나타나는 작품의 줄거리는 조백현이라는 한 인물이 나환자들과 대립하고 화해하는 과정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작가는 이상욱과 황 장로, 이정태라는 다양한 인물들과의 갈등과 긴장을 통해 이야기를 한 인물이 아니라 한 사회의 자기 성찰 과정으로 확대시킨다. 그 성찰은 자유 없는 권력은 증오를 낳고, 사랑 없는 권력은 강요된 의무만을 요구할 뿐이라는 자명한 사실에 대한 깨달음이며, 책 속의 ‘동상’과 이 책의 제목인 ‘당신들의 천국’은 바로 이러한 단절된 의사 소통 구조를 집약적으로 상징하고 있다. 그리고 다음의 구절에 나타나듯이, 상호간의 단절과 대립, 우열의 관계에 기초한 ‘당신들’의 천국이 아니라, 수평적인 이해와 교류, 사랑과 공존에 기초한 ‘우리들’의 관계 자체의 복원과 수립이야말로 진정한 ‘천국’의 길임을 보여준다. “공원은 정말 원생들에게 모셔지고 있었다.…공원은 원생들을 위해 원생들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주정수와 섬을 다녀간 엉뚱한 구경꾼들의 것이었다.…그들의 이기적인 소문 속에서만 소록도의 천국은 존재하고 있었다. 명분은 믿을 것이 못 되었다.…문제는 명분이 아니라 그것을 갖게 되는 과정이었다. 명분이 과정을 속이지 말아야 한다. 명분이 제물을 요구하지 않아야 한다. 천국이 무엇인가. 천국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 속에서 마음으로 얻어질 수 있는 것이었다. 스스로 구하고, 즐겁게 봉사하며, 그 천국을 위한 봉사를 후회하지 말아야 진짜 천국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유니드림 대학입시연구소(www.unidream.co.kr) ■독서 지도시 참고사항 -대상 학년:중2∼고3 -관련 교과:고등 국어, 사회, 윤리와 사상, 정치, 한국근현대사, 사회문화 -함께 읽어 볼 책과 고전:카라마조프의 형제들(도스토예프스키), 죄와 벌(〃), 소문의 벽(이청준), 광장(최인훈), 회색인(〃),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조세희) -기출논제:연세대 2000학년도 정시(인문) 논술, 경북대 2002학년도 정시 논술, 서강대 2000학년도 모의논술, 서강대 2003학년도 모의논술, 서강대 2004학년도 모의논술 ■생각해보기-바람직한 지도자란 무엇일까. -인간 관계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할 가치는 무엇인가. 그 이유는? -목적과 수단, 명분과 과정의 관계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써보자. -우리 사회의 정치 현실에서 가장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
  • [사설] 노동계 정부委 탈퇴는 직무유기다

    한국노총이 지난 7일 노사정위 등 각종 정부위원회 탈퇴를 선언한 데 이어 민주노총도 오늘 중앙집행위에서 중앙·지방노동위원회 근로자 위원직 사퇴를 시작으로 각종 위원회에서 단계적으로 탈퇴하는 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한다. 한국노총은 김대환 노동장관의 퇴진 압박 강화, 민주노총은 보건의료노조에 대한 중앙노동위의 직권중재 결정에 대한 반발이 위원회 철수 이유다. 하지만 양대 노총의 이러한 결정은 상급단체의 정치적 명분을 위해 대다수 근로자들의 권익을 내팽개치는 무책임한 행위라고 규정하지 않을 수 없다. 노동위원회는 사용자단체가 추천한 사용자 위원, 노동조합이 추천한 근로자 위원, 공익위원으로 구성돼 있다. 근로자 위원은 부당해고 등 각종 구제신청 사건과 노사분규 조정 사건 처리 때 노동자의 편에서 입장을 대변해 준다. 따라서 근로자 위원직 탈퇴는 노동자 보호 의무를 스스로 저버리는 것이다. 특히 노사분규 사건에서는 70% 이상이 노동위의 조정 과정에서 합의에 이른다. 근로자 위원의 공백으로 조정이 이뤄지지 못해 분규로 치닫는다면 이는 곧바로 사회적 비용으로 귀결된다. 노동계 지도부의 아집이 분규 사업장은 말할 것도 없고 국가 경제에도 큰 손실을 끼칠 수 있는 것이다.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판’을 깨자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득보다 실이 크다는 것이 과거의 경험이다. 국회에 계류 중인 비정규직 보호법 외에도 노사관계 로드맵에 포함된 복수노조, 노조전임자 문제 등은 반드시 대화와 타협으로 풀어야 할 사안들이다. 이렇게 중차대한 현안을 눈앞에 두고 감정적 전략을 구사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본다. 양 노총이 진정 노동자를 위한 조직이라면 정부위원회 탈퇴 결정을 철회해야 한다.
  • [대북 중대제안 공개] ‘쌀 모니터링 확대’ 새벽까지 진통

    [대북 중대제안 공개] ‘쌀 모니터링 확대’ 새벽까지 진통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10차 회의가 지난 11일 자정을 넘어 12일 새벽까지 합의문 도출에 진통을 겪은 것은 결국 쌀의 배분 투명성을 둘러싼 양측의 밀고 당기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지난해 네 차례에 걸쳐 12개 지역에서 모니터링을 했던 쌀 분배 현장을 올해는 20곳으로 확대하기로 남북이 합의했다. 쌀 차관은 국내산 40만t과 태국산 10만t으로,10만t이 전달될 때마다 확인한다는 것이다. 비용은 t당 300달러로 수송·포장비를 포함해 모두 1억 5000만달러가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남측은 15차 장관급 회담 때 북측이 요청, 이를 진작 주기로 마음먹고 회담에 임한 만큼 결국 무작정 퍼준다는 여론을 잠재울 후속 명분을 마련하는 것이 회담의 과제였다. 쌀 제공 방식을 ‘무상’이 아닌 ‘차관’으로 한 데서도 이를 엿볼 수 있다. 그러나 북측으로서는 체제 안보와 관련해 민감할 수밖에 없고 북한 내부와의 교신 과정에서 시간을 끌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북측 대표단은 ‘훈령’이 12일 0시30분에야 도착해 위원장간 접촉에 응했다. 북측 대표단이 기다린 ‘훈령’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정동영 통일부장관의 6·17 면담과도 연관성을 지닌 것으로 보인다. 회담 결과를 놓고 보면 지난번 김 위원장의 약속이 ‘절대적 교시’였음을 짐작할 수 있다. 장성급 회담 개최, 서해상 충돌방지를 위한 수산협력, 이산가족 화상상봉, 경의·동해선 철도 개통 등 당시 약속들이 다소 시간차가 있긴 하지만 성사 단계로 접어들고 있는 것이다. 남북은 11차 회의를 오는 9월 평양에서 갖기로 하고 이날 아침 합의문 공동 낭독을 끝으로 10차 경추위 일정을 마쳤다. 북측 대표단은 오전에 인천공항을 떠나 중국 선양을 거쳐 평양 귀환길에 올랐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무늬만 바꾼車’ 값 올리기용?

    ‘무늬만 바꾼車’ 값 올리기용?

    국내 완성차업체들이 2006년형 모델을 ‘얼굴’만 바꿔 조기 출시하면서 차값을 많게는 100만원 이상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원자재 가격 인상 등에 따른 불가피한 측면도 있지만, 디자인과 편의장치만 일부 바꾸는 연식 변경을 ‘값올리기’ 명분으로 앞세워 소비자에게 부담을 전가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일부 차종은 아무런 변화 없이 가격만 슬그머니 인상하는 얌체 행태를 보이기도 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GM대우가 전날 출시한 2006년형 뉴 레조는 2.0 LD 일반형(수동 기준)이 1298만원, 엔조이형이 1373만원으로 기존 모델에 비해 각각 28만원,38만원 올랐다. 뉴 레조는 헤드 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 등 외관만 약간 변경됐다. 고유가 여파로 판매량이 늘어난 경차 마티즈는 한술 더 떠 지난달에 가격이 25만∼29만원 올랐다. 그렇다고 내·외장이나 사양에 어떠한 변화도 없었다.GM대우는 올 2월 뉴 마티즈를 내놓으면서 ‘풀체인지업 모델’(차틀 등을 완전히 변경)인 점을 들어 기존 모델에 비해 가격을 25만∼30만원 이미 올렸었다. 넉달만에 차값을 또다시 올린 것. 회사측은 “올 초 뉴 마티즈를 내놓을 때 가격을 더 올렸어야 했는데 소비자들의 부담을 의식해 인상폭을 최소화했다.”면서 “원자재값 상승 압력이 커 판매가를 다시 올릴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현대차 역시 15일 출시 예정인 2006년형 뉴 클릭(1400㏄,1600㏄)의 가격을 모델별로 21만원에서 115만원까지 올렸다. 배기량이 기존 모델(1300㏄,1500㏄)보다 각각 100㏄씩 늘어나기는 했지만 기본적으로 ‘신차’가 아닌 ‘업그레이드’(face-lift) 모델인 점을 감안할 때 인상폭이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현대차측은 “출력이 최대 10마력 높아지고 고급사양이 적용되는 등 가격상승 요인이 많았다.”고 반박했다. 현대차는 지난 1일 출시한 2006년형 스타렉스에 대해서도 값을 15만∼75만원, 신형 라비타는 13만∼32만원 올렸다. 기아차도 지난 11일 2006년형 쎄라토를 출시하면서 차값을 77만∼98만원 끌어올렸다. 베스트셀러인 스포티지 2006년형은 유리에 발수코팅 등을 했다는 이유로 모델별로 대부분 100만원 이상씩(최고 118만원) 인상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지금 대전청사에선…] 철도公 “추석 승차권 부탁마세요”

    ●“명절 열차표 부정유출 직원 엄벌” 이철 한국철도공사 사장이 직원들에 대해 명절 승차권 청탁 배제 및 ‘엄벌’ 방침을 밝혀 눈길. 명절 승차권 부정 유출은 지난 1999년 철도청 당시 강력한 근절 의지를 공표함으로써 사라지는 듯했으나 여전히 일부 관행이 잔존. 특히 올해는 추석 연휴가 3일로 승차권 구입이 어려워 다시 고개를 들 것으로 우려. 이에 따라 이 사장이 직접 모든 청탁 배제와 부정 유출에 대한 엄중 징계를 공개적으로 경고하고 나선 것. 한 관계자는 “이번 강력 경고조치로 청탁거절 명분이 확실해졌다.”며 반기는 분위기. ●여름휴가는 농·산촌체험으로 산림청이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직원들에게 농·산촌 체험을 적극 권장. “휴가가 아니라 근무의 연장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산촌개발이 산림정책의 중요한 축인 만큼 몸소 체험을 통한 현지의 목소리를 들어보자는 취지라고. 이로 인해 일부 직원들은 휴가 일정중 1∼2일을 고향이나 산림청이 개발한 산촌으로 방향을 선회하는 등 스케줄 잡기에 골몰. 산림청은 ‘체험기’를 공모하고 우수작에 대해서는 시상 계획까지 마련한 상태. 반면 고향이 강원도인 한 공무원은 “아이들도 좋아하고 핑계삼아 모처럼 효도(?)도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며 너스레. ●현안 해결에 안도의 한숨 관련 단체 등의 이견으로 지연이 우려되던 정부 정책들이 잇따라 타결되면서 각 청들이 안도의 한숨. 특허청은 직무발명 활성화 방안중 ‘간주된 자유발명’ 규정을 놓고 마찰을 빚던 경영계 및 과학기술계와 전격 합의. 이에 따라 5년여 끌어온 직무발명의 처리 및 보상에 대한 법안이 최종 마무리돼 희색이 만연. 산림청도 외래식물 유전자원 보전과 연구를 위한 광릉숲내 유리온실 건립 사업을 놓고 갈등을 빚었던 환경단체들과 극적으로 합의.5차례의 민관협의회와 실무협의를 통해 1150평을 500평으로 축소하고 분원의 유리온실 건립 전까지 운영하는 것으로 결정. 한 관계자는 “과거처럼 일방적 밀어붙이기가 아닌 합리적 대화와 협의를 통해 이뤄낸 성과”라고 높이 평가.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中企대출 ‘말만 요란’

    中企대출 ‘말만 요란’

    “경기회복을 기다리기보다는 경쟁력을 갖춘 업체를 적극 지원하는 선제적 영업을 해달라.” 11일 우리은행의 전국부점장 경영전략 워크숍에서 황영기 행장은 중소기업 지원 강화를 재차 역설했다. 우리은행뿐만 아니라 모든 시중은행들은 올초부터 유난히 ‘중소기업 대출’을 강조해 왔다. 기술력 있는 우량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무담보 대출을 하겠다고 선언하는가 하면, 경영자문까지 해주는 부서를 만들기도 했다. 최근에는 인터넷상에서 종합자금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이버브랜치’도 앞다퉈 개발하고 있다. ●중기대출 게걸음 또는 퇴보 그러나 이런 ‘호언장담’에도 불구하고 시중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은 여전히 ‘게걸음’을 걷거나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 은행권 최초로 사이버브랜치를 선보이는 등 소매 위주의 금융에서 벗어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는 것 같았던 국민은행의 경우 지난해 말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35조 1282억원이었지만 지난 6월말 현재는 33조 2805억원으로 1조 8477억원이나 줄었다. 기업금융에 전통적인 강세를 보인 우리은행은 29조 3219억원에서 29조 4470억원으로 늘었지만 증가액은 1251억원에 불과했다. 신한, 하나, 외환, 조흥 등 나머지 시중은행들도 6개월 동안 증가액이 5000억원 안팎에 그쳐 하룻새 수백억원씩 증가하는 주택담보대출과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외국계은행이 된 SC제일은행도 지난해 말에 비해 1493억원이 줄어 “선진적인 중소기업금융 기법을 보여 주겠다.”는 약속을 무색케 했다. 특히 올 상반기에만 1조원이 넘는 당기순이익이 예상되는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의 중소기업대출 공급실적은 올 상반기 1조 5916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3조 1903억원보다 크게 늘지 않아 “비올 때 중소기업에서 우산을 빼앗으면 안된다.”고 강조한 유지창 총재를 머쓱하게 만들고 있다. 국책은행과 시중은행을 통틀어 기업은행이 유일하게 지난해 말보다 3조 5507억원 증가한 45조 9677억원의 잔액을 기록, 제 역할을 다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업은행은 현행법상 여신의 80% 이상을 중소기업에 할애해야 한다. ●“믿고 빌려줄 업체가 없다.” 전문가들은 특히 “시설자금 대출이 줄어드는 것이 큰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중소기업 대출은 크게 기업 영업에 필요한 단기자금인 운전자금과 기계설비 등 장기적인 시설자금으로 나뉜다. 고용확대와 내수진작 등 경기의 선순환 구조를 이루기 위해서는 시설자금 확대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국책은행과 시중은행을 통틀어 지난해 말보다 시설자금 대출이 소폭이라도 확대된 은행은 기업은행과 우리은행뿐이고, 나머지 은행은 비록 중기대출이 늘었다 하더라도 시설자금 대출은 줄어드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중소기업 담당자는 “고유가, 중소기업 수출위축, 건설경기 불황, 고임금 등 중소기업 대출을 확대할 수 있는 요소가 하나도 없다.”면서 “명분상 중소기업 지원을 외치고 있지만 위험을 감수하고 섣불리 대출을 늘릴 수는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기술력, 담보, 마케팅 능력을 다 갖춘 업체에는 국책, 시중, 외국계 등 모든 은행들이 앞다퉈 달려가지만 이 중 하나라도 빠지면 손사래를 치는 게 현실”이라고 밝혔다. 경남 창원공단에서 기계설계업을 하고 있는 박모(43)씨는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은 30분이면 대출 승인을 해주지만 중소기업 대출은 하루 종일 현장실사를 하고도 번번이 불가 판정을 내린다.”면서 “대기업 등 확실한 거래처가 없는 중소기업들에 은행 대출은 여전히 ‘먼 나라’ 얘기”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평화재향군인회’ 주도 표명렬씨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평화재향군인회’ 주도 표명렬씨

    과연 ‘제2의 향군’으로 자리잡을까. 요즘 색다른 ‘색깔론’ 공방이 한창이다. 무대가 정치권이 아닌 전통 보수성향의 제대군인단체라는 점에서 초미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재향군인회(향군)와 가칭 평화재향군인회(평군). 향군은 50여년 역사를 간직한 700만 회원의 거대 조직이다. 반면 평군은 현재 인터넷상에서 회원을 모집 중이며 아직 공식적인 출범식은 하지 않은 상태. 향군은 최근 평군의 움직임에 대해 “반미·친북성향의 불법단체”로 규정하고 법적 대응까지 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그러자 평군은 향군을 향해 “친일·군부독재에 의해 왜곡된 이권단체에 불과하다.”며 헌법소원까지 불사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아울러 우리나라의 군대는 일제 때의 시스템을 답습하고 있다며 개혁의 필요성을 대의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다. 두 단체의 대립은 색깔론 시비로 이어지면서 점입가경이다. 향군은 최근 “불법단체 평군에 현혹되지 맙시다.”라는 호소문을 통해 “평군의 주장은 반미·친북성향의 허무맹랑한 논리에 불과하다.”며 (평군의)‘군비축소론’ 주장은 북한의 적화통일론에 동조하는 것이라고 색깔을 칠했다. 특히 평군 설립자인 표명렬(67·육사 18기) 예비역 준장의 선친이 남로당 간부와 빨치산 전력이 있다고 정면으로 비판했다. 평군측은 이를 마녀사냥이라며 오히려 향군이 평군의 탄생을 자초했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아이로니컬하게도 이상훈(육사 11기·예비역 대장) 현 향군회장과 표씨는 육사 선·후배이기도 하지만 현역시절 지휘관과 참모로 동고동락을 해 더욱 눈길을 끈다. 발화의 주인공인 표씨는 과연 어떤 인물일까. 지난주 경기도 남양주시 와부읍 도곡리 자택에서 표씨를 만났다. 평군은 오는 8월15일 광복 60주년에 맞춰 출정식을 갖고,9월17일(광복군 창설일)에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준비상황을 물었다.“홈페이지에 매일 1000여명이 방문할 정도로 날로 반응이 좋아지고 있다. 두고 보라.”며 자신했다. 출정식 때에는 전국적으로 수만명이 참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현재의 향군이나 성우회 등은 사실상 극우라면서, 평군의 이념은 ‘건전보수’를 지향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우리 군은 일제의 잔재를 하루빨리 벗어던지고 정체성과 자부심을 새로이 가져야 할 때라고 역설했다. “향군은 냉전체제하에서 해왔던, 아직도 시대착오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군사정권의 이권에서 출발한 태생적 한계도 있지요. 그동안 누려온 기득권을 잃을까봐 걱정도 많이 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결국 향군은 국민의 혈세를 지원받고 있지 않습니까. 독점적 권리는 헌법에도 위배되는 것입니다.” 평군의 주요 지향점에 대해 ▲친일·군부독재 세력에 의해 왜곡 형성된 군대문화를 개혁하는 일에 앞장서고 ▲자주적 안보관을 국민의식 속에 확산시켜 동북아의 평화와 조국의 평화통일에 기여하며 ▲세계의 평화단체와 협력, 남북 제대군인간의 화해증진·군비축소 종용 등 평화정착 운동을 전개한다는 것 등이라고 역설했다. 이쯤에 이르러 그는 “군개혁의 핵심은 사관학교의 개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군 간부 양성의 요람인 사관학교의 훈육이 ‘일제의 굴레’에서 아직도 못 벗어나고 있다는 것. 육사의 경우 5·16 때 쿠데타를 찬성하는 시가행진에 가담한 뒤 오히려 일제화된 경향이 뚜렷해졌다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12·12 쿠데타 후 육사는 ‘하나회’로 인해 개혁이 더욱 후퇴했으며, 김영삼 정권 때에는 이같은 하나회를 치는 것을 군 개혁으로 착각하는 오류를 범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육사를 개혁하려고 해도 그동안 붙박이 교수들의 반발,2년마다 다른 부대로 전출가는 간부들의 냉소적 분위기, 동창생들의 반대 등으로 사실상 개혁은 어림도 없는 일로 간주돼 왔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육사 출신 장교들은 오로지 진급에만 관심을 갖는, 이른바 정치장교·정치군인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순수성을 잃은 지 오래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최근 전방 GP소초 총기난사 사건도 따지고 보면 일제식 교육풍토에서 비롯된다고 설명했다. 한 예로 사병들간에는 병장(분대장)이 유일한 공적인 명령을 내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간 사병끼리 서로 존비어를 써가며 욕지거리가 오고 가는 군대는 우리나라밖에 없다는 것. 이등병, 일병, 상병 등은 전쟁에 대비해 편의상 서열을 정해놓은 것이지 평상시에는 계급 구분이 없다는 논리를 폈다. 미국의 경우도 장교와 사병간에 서로 장난질까지 할 만큼 얼핏 보기엔 무질서한 것처럼 보이지만 결과적으로 세계를 움직이는 합리적인 군대가 아니냐고 반문했다. 게다가 우리나라 사병들은 상급 지휘관에게 잘 보이기 위해 사역작업에 자주 동원되다 보니 사병들의 불만이 늘 상존해 있다는 것이다. 화제를 바꿔 문제가 된 선친의 남로당 전력에 대해 물었다.“아버지는 일제 때 중앙고보에 다니던 중 사회주의운동에 가담했다가 종로경찰서에 붙잡혀 퇴학을 당했다.”고 털어놨다. 그래서 중앙고보에서 경성전기학교로 옮겨 졸업한 뒤 한국전력의 전신인 ‘남선전기’(남전)에 취업했다는 것. 남전의 군산지점에서 일하던 선친은 차별대우의 부당함을 알리는 데 앞장서다가 수배대상이 되자 만주로 도망을 갔다. 광복 직후 선친은 다시 남한으로 돌아와 남전 광주지점에서 근무하게 됐고, 이때부터 본격적인 남로당 활동에 가담했다. 이때 표씨는 광주 대성초등 3학년이었다. 6·25전쟁이 나자 선친은 전남지역 노동조합 책임자로 부역을 하게 된다. 유엔군의 인천상륙작전으로 인민군이 퇴각하자 선친 역시 백두대간을 따라 숨어서 월북길에 올랐다. 그러나 충북 영동경찰서에 붙잡혔다. 이어 대전형무소로 이감되던 중 영어실력을 인정받아 미군 고문관 역할을 하게 되면서 겨우 목숨을 유지한다.6·25가 끝나자 부역활동이 들통날까봐 표씨 선친은 고향인 완도로 내려가지 못하고 거지나 다름없이 떠돌이 생활을 하게 된다. 표씨가 아버지를 오랜만에 만난 것은 고등학교에 진학할 무렵. 아버지한테 6·25 당시 부역했던 기록이 분실돼 고향에서는 그저 ‘사상가’로만 인식돼 있다고 귀띔해주자 그때서야 고향에 내려와 농사지으며 살았다고 회고했다. 특히 박정희 전 대통령보다 먼저 새마을운동을 펼칠 정도로 고향생각을 많이 했다고 부연했다. 표씨 선친은 90년 4월 9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떴다. 표씨는 전남 완도 출신. 사범학교에 진학하라는 어머니의 권유를 뿌리치고 육사에 들어갔다. 생도시절 대대장 생도를 맡아 5·16 때 선배들의 강압에 못이겨 후배들과 함께 서울시청앞 시위에 가담했다.65년에는 맹호사단 기갑연대 11중대 부중대장으로 베트남전에 참전했다. 귀국 후에는 군개혁을 위해 나름대로 헌신하고자 전투병과에서 정훈으로 변경했다. 5·18 때에는 국방부 정신전력 연구팀장(대령)으로 광주파견 요원으로 차출됐다. 하지만 이때 신군부의 주문대로 보고서를 작성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3군단 정훈참모(중령 직급)로 좌천됐다. 이때 3군단장은 현 향군회장인 이상훈 중장이었다. 이어 표씨는 2군사령부 정훈참모로 자리를 옮겼고, 곧 이어 육본 정훈감으로 장군 진급을 했다. 표씨는 이때 군개혁과 관련된 로드맵을 작성하는 등 남다른 열의를 보이기도 했다.87년 전역 후에도 ‘개혁이 혁명보다 어렵다’는 저서를 통해 군 개혁을 설파했다. “남북한 제대군인이 만날 수 있도록 하고, 또 남북 합동으로 ‘6·25진혼곡’도 만들 생각입니다. 평군은 회비로 운영되며 이권사업과 정치적인 일체의 행위를 철저히 배제합니다. 평군의 목적은 뭐니뭐니해도 군 개혁이지요. 더 이상 ‘까라면 깔 것이지.’하는 식의 군대는 안됩니다.” 슬하의 1남1녀가 모두 결혼했으며, 아들 정훈씨는 현재 출판평론가로 활동 중이다. 표씨는 ‘맷돌에서 나온 온보리’ 철학을 거론하며 평군을 통해 군 개혁이 이루어지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는 지론을 거듭 강조했다. 글 김문기자 km@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38년 전남 완도 출생 ▲58년 광주고 졸업, 육군사관학교에 입학. ▲62년 육사 18기 임관. ▲65년 중위 시절 베트남전 참전. ▲67년 전투병과에서 정훈병과로 변경. ▲79년 타이완 국방부 정치작전학교 수료. ▲80년 5월 국방부 정신전력 연구팀장으로 광주항쟁 현장 파견,3군단 정훈참모. ▲85년 2군 정훈참모에서 장성 진급. ▲87년 육군본부 정훈감으로 예편. ▲2003년 평화재향군인회 준비. ▲2005년 6월 평화재향군인회 발기 선언. ▲현재 군사평론가, 천주교인권위원회 위원, 민족문제연구소 지도위원 ■ 저서 개혁이 혁명보다 어렵다(2003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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