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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년 인터뷰] 조류인플루엔자 예방 지휘 이종욱 WHO사무총장

    [신년 인터뷰] 조류인플루엔자 예방 지휘 이종욱 WHO사무총장

    |제네바 함혜리특파원|조류 인플루엔자(AI)의 전 지구적 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세계보건기구(WHO)의 역할에 대한 국제사회의 기대도 어느 때보다 커가고 있다. 인류를 공포로 몰아 넣고 있는 AI의 실체와 전염 상황 등을 최근 제네바의 WHO 본부와 이종욱 WHO 사무총장을 방문해 알아보았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큰 전쟁을 앞둔 기분이다. 역학적·의학적 정황 등으로 볼 때 AI가 전지구적 전염병으로 진행되는 과정에 있다.” AI의 진원지인 동남아를 비롯해, 미국·유럽 등을 다니며 AI의 예방 및 질병 관리체계 구축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는 그는 “국제적인 공조노력을 계속해 AI의 확산을 조기 진압하는 것만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장은 지난해 4개월 가량을 해외출장으로 보냈다. 바이러스의 출현, 새로운 희생자의 발생 등 달갑지 않은 소식들이 잦아지면서 그의 발걸음은 더욱 분주해지고 있다. “전지구적 전염병이 온다는 가정아래, 전쟁에 임하는 자세로 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류독감이 페스트나 스페인 독감처럼 인류의 대재앙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나. -지난 1997년 홍콩에서 처음 나타났을 때 가금류 140만마리를 도살처분, 조기진압했다. 하지만 현재 조류독감은 전세계로 빠르게 퍼지고 있다. 수백만마리의 조류를 감염시키고 있으며 사람에게서 발생한 사례도 140건이 보고돼 있다. 여러가지 정황은 조류독감이 전 지구적 역병으로 가는 과정에 있음을 보여준다. ▶어느 단계에 와 있나. -WHO는 AI가 엄청난 희생을 가져오는 대형 인플루엔자로 확산되는 과정을 6단계로 구분, 대응하고 있다. 현재 6단계 중 3단계다. 인체에서 감염 사례가 확인되고 있지만 전염되는 경우가 극히 예외적인 상황이다. 전쟁으로 치면 ‘데프콘 3’의 수준이다.AI가 사람들 사이에 광범위하게 전파되는 6단계에 이르면 전쟁이 일어난 것과 마찬가지다. 무수한 희생자와 피해가 발생할 것이다. ▶예상되는 피해는. -아무도 정확하게 답변할 수 없는 문제다. 유엔에서는 AI가 전 지구적으로 퍼질 경우 1억 5000만명의 인명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이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따른 추정치이다.1918년 스페인독감이 발생했을 때 약 5000만명이 사망했고,57년 아시아독감과 68년 홍콩독감은 약 100만∼400만명의 인명을 앗아갔다. 피해가 어느 정도가 될지는 사람간 전염되는 바이러스의 종류에 따라 달라진다. 세계인구 중 최소 20∼25%가 걸려, 이 가운데 200만∼700만명이 사망할 것으로 WHO는 추정하고 있다. 인명피해뿐 아니라 경제적 피해도 심각할 것이다. ▶피해 규모를 줄일 수 있나. -스페인 독감은 세계인구가 20억명일 때 발생했고, 당시에는 비행기를 타고 이동하는 사람도 없었다. 지금 세계 인구는 그때보다 3배가 늘었고 교통수단이 발달해 전세계가 1일 생활권이 됐다. 이번에 전 지구적인 전염병으로 발전하게 된다면 피해규모가 예전에 비해 더욱 커질 것은 분명하다. 지리적으로도 빨리 퍼질 것이다. 따라서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초기에 진압해야 한다. 스페인 독감이 발생했을 때만해도 의학이나 과학이 발달하지 않아 역병이 발생한 이후에야 알았다. 현재는 유전공학 등 생명공학의 발달로 발생 과정에서 역학적인 추적이 가능하다. 과정을 추적하는 것은 초기에 원인과 역학적 관계를 알아내고 조기에 진압하는 열쇠가 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국제적인 공조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각국별로, 그리고 전세계적으로 유기적인 대응책을 마련하고 공조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WHO는 어떤 역할을 하나. -전지구적인 전염병을 방지하려면 개별 국가와 국제적 차원의 대응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WHO는 국가별 감시체계를 가동, 각국에서 어떤 상황이 일어나는지를 정확하고 신속하게 파악해 전략을 짜는 일에 역점을 두고 있다. 인체간 전염되는 바이러스가 나타났을 때 신속하게 백신을 개발할 수 있도록 조건을 구비하는 것도 중요 임무다. 또 치료제를 확보하고 공유하는 문제, 각국의 인플루엔자 대응책 등을 점검하고 있다. ▶올해 계획은. -훨씬 구체적인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1월 중순까지는 긴급대응을 위한 행동계획을 완료할 것이다. 예컨대 AI의 인간전염이 최초로 발생할 경우 치료제를 어떻게 보내고, 팀을 어떻게 구성해 파견할지, 백신개발은 어디에서 할지,AI가 유행할 경우 발생국에서 격리절차와 환자수송은 어떻게 할지, 감염지역의 통행문제 등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다. 실제 상황이 발생한 경우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대응방안들이 될 것이다. ▶가장 우려하는 것은 AI가 사람들 사이에 급속히 전염되는 것이지만 97년 AI최초 발생 이후 아직까지 이런 사례가 발생하지 않았다. 불필요한 공포감을 확산시킨다는 지적도 있다. -우리의 예측이 어긋났으면 좋겠다. 불필요한 공포감이 확산되는 것도 경계한다. 하지만 우리는 ‘그것이’ 온다는 가정에서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미국이 백신개발을 위해 72억달러를 투자하고, 영국·프랑스 등도 몇십억달러씩 투자하는 것은 나름대로 충분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설마’라고 생각하는 것은 위험하다. ▶최근 유일한 치료제로 알려진 ‘타미플루’에 내성이 강한 변종 바이러스가 발견됐다는 보고가 있었다.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사례인가. -타미플루는 다른 항바이러스제와 마찬가지로 내성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예측된 상황이었다. 내성 문제는 언제든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위험이다. 다행히 사례가 극히 예외적으로 나타난 정도이고, 확대되지는 않고 있다. 다만 타미플루의 수요가 더 늘어날 것이 우려된다. ▶각국이 타미플루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품귀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실제로 AI의 인체전염이 발생할 경우 가난한 나라의 국민들이 피해자가 되는 것은 아닌가. -스위스 로슈사는 AI의 사람간 전염이 확산될 경우 WHO에 조기진화 용으로 300만명분의 타미플루를 제공하기로 약정했다. 또 가난한 나라를 위해 200만명분을 무상지원하기로 했다.WHO는 보다 많은 양의 치료제를 확보하려고 노력 중이다. 현재 생산이 수요를 못따라가는 상황이지만 올해 말까지 3억명분을 확보한다는 것이 목표다. 중국이 로슈사로부터 라이센스를 받아 생산하게 된만큼 목표량 달성은 어렵지 않다. ▶한국은 최근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논문조작 문제로 큰 혼란을 겪었다. 개인적인 의견은. -소식을 접했을 때 믿기 어려워서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국제기구에서 일하는 한국인들에게는 충격적인 사건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우리 과학계도 큰 교훈을 얻었을 것이다. 서로 정직하게 경쟁하는 연구풍토가 조성돼야 한다. lotus@seoul.co.kr
  • 남현희 “소속·대표팀 감독 허락받고 성형수술”

    성형수술에 따른 훈련 소홀을 이유로 남현희(25·서울시청)에게 자격정지 2년의 중징계를 내린 대한펜싱협회가 사건을 재조사하기로 결정했다. ●코칭스태프의 불이익 막으려 거짓진술 대한펜싱협회는 9일 송파구 오륜동 협회 사무실에서 사건 당사자들을 모아 조사를 벌인 결과 남현희가 무단으로 수술을 감행한 것이 아니라 대표팀 감독의 허락하에 수술을 받았다는 정황이 드러나 조만간 이사회를 재소집, 사안을 재검토키로 했다. 김국현 전무이사가 주재한 이날 조사에서 남현희는 “당초 대표팀 코치에게 쌍꺼풀 수술과 안면 성형 수술을 받겠다고 요청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소속팀 감독께 말했다.”면서 “소속·대표팀 감독이 상의해 수술을 허락했고, 이를 확인한 뒤 날짜를 잡았다.”고 말했다. 조종형 서울시청 감독도 “당초 알려진 것과는 달리 남현희가 지난달 16일 성형수술에 앞서 대표팀 감독의 허락을 받았다.”면서 “진상 조사에서는 코칭스태프의 불이익을 막기 위해 내 지시만 받고 현희가 수술을 받은 것으로 입을 모으기로 합의한 것”이라고 폭로했다. 그는 또 “선수 생명이 끊어질 정도의 중징계를 받은 현희가 두번 죽는 일은 없어야겠다는 취지에서 진실을 밝힐 수밖에 없었다.” 털어놨다. ●소속팀 감독 “남현희 두번 죽는일 없어야” 이에 따라 중징계를 받은 남현희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김 전무는 “정황 조사를 철저히 하지 못해 일이 불거진 것 같다.”면서 “남현희측이 이의 제기를 해 오면 사건을 재논의, 징계 수위를 낮추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협회는 충분한 조사 없이 기강 확립 등 대의명분만을 앞세워 선수를 희생시키려 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고, 소속팀과 대표팀 코칭 스태프도 수술을 허락한 뒤 사실 숨기기에 급급했던 잘못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사학비리 전면조사] “학습권 침해 불용” 모든 칼 뽑았다

    청와대는 사학의 신입생 배정 거부를 헌법의 기본질서에 대한 도전으로 규정했다. 헌법에 규정된 학습권에 대한 침해를 어떤 명분으로도 용납할 수 없다는 판단인 셈이다. 제주도에서 신입생 배정 거부 움직임이 현실로 나타나자 결국 청와대가 나서 초강경 대응책을 내놓은 형국이다. 무엇보다 우선 신입생 배정 거부에 대해 임원취임 승인 취소와 임시 이사 파견 등 행정적·사법적 모든 절차를 밟기로 한 것이 이를 말해 준다. 제주도 이외 다른 지역으로의 확산을 미리 막기 위한 조치이기도 하다. 특히 일부 사학의 부패 및 비리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줄 의도도 보이고 있다. 사학의 교사 채용 비리를 포함한 부패 비리 구조에 대해 성역없이 합동 조사토록 지시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사학의 건전성과 투명성 확보라는 사학법 개정안의 취지를 다시금 내세웠다. 사학 비리와의 전쟁을 선포한 격이다. 실제 청와대는 지난달 9일 사학법 개정안이 통과한 이래 사학측과 한나라당의 반발에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해당 부처인 교육부에 전적으로 맡겨놓은 판이었다. 더욱이 사학법인측이 사학법에 대한 헌법소원을 냈을 때만 해도 정부측은 헌재의 결정에 따르자는 분위기였다. 사학법 자체가 국민의 지지를 받는 법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학법인측의 반발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더 거세졌다. 사학법 철회를 위한 1000만명 서명운동을 벌이는 데다 신입생 배정거부, 수업거부, 학교폐쇄라는 극단적인 방법까지 들고 나왔다. 특히 한나라당은 지난달 16일 이후 장외투쟁에 나서고 있다. 사학법 재개정이나 철회 이외에 다른 대안없이 정부를 압박해 왔다. 이 과정에서 한나라당과 사학측의 주장이 옳다는 식으로 여론이 돌아가는 조짐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한나라당이나 사학법인측이 헌재의 결정과 상관없다는 식으로 밀어붙이며 신입생 거부가 현실화되자 노무현 대통령은 이를 계기로 ‘최후 통첩성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이 때문에 최근 열린우리당 유시민 의원의 보건복지부장관 내정으로 당·청간 갈등과 맞물려 노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에 대한 문제도 제기되는 상황에서의 정치적 결단으로 보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사설] 대학 등록금 과다인상 자제해야

    새학기 들어 각 대학이 등록금을 대폭 올릴 예정이어서 걱정스럽다. 연세대는 엊그제 올 등록금 인상률을 12.0%로 최종 확정했다. 이에 총학생회측은 ‘무효 투쟁’을 벌이겠다고 반발하고 있으나 효과는 장담할 수 없다. 무엇보다 연세대의 인상에 영향을 받아 다른 대학들도 눈치를 보지 않고 등록금을 올릴 것 같다. 벌써부터 전국의 대학들이 들먹거리고 있다. 고려대·한국외대·경희대 등은 최고 8%까지 올린다는 계획을 세웠다고 한다. 지방의 사립대들도 마찬가지다. 연세대측이 이들 대학에 명분을 터준 꼴이다. 등록금 인상은 적어도 소비자 물가상승률 등을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다. 이를 무시한 채 올리다 보면 가계부담이 너무 커진다. 그렇지 않아도 각종 공공요금 인상 때문에 가계는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판이다. 따라서 합리적 조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우선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2.7%)과 올 소비자물가 목표(3%)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국·공립대 수업료와 입학금 인상기준(5%)도 훌륭한 참고치다. 이런 정황을 감안할 때 8%,12% 인상률은 지나치다고 할 수밖에 없다. 기부금만 1000억원에 이르는 연세대가 두 자릿수 인상을 한 것은 이런 맥락에서도 모양새가 안 좋다. 등록금 인상을 둘러싸고 대학과 학생회측이 정면 충돌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동안 총장실 점거 농성, 등록금 납입 거부 등을 수없이 보아 왔다. 각 대학은 이 같은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라도 등록금 과다인상을 자제해야 한다. 교육부 역시 지난 3일 대학측에 공문을 보냈다고 하지만 적극적으로 나서 원만한 해결을 유도하길 바란다.
  • ‘무단 성형’ 펜싱선수 중징계

    무단 성형수술로 대표팀 훈련을 등한시한 펜싱 여자국가대표 남현희(25·서울시청)가 2년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다. 대한펜싱협회는 6일 협회 회의실에서 3시간여에 걸친 마라톤 이사회 끝에 이같이 결정했다. 협회는 장래성이 큰 선수인 만큼 한번 더 기회를 주자는 여론에도 불구, 선수단 전체의 기강확립과 다른 종목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해 원칙적인 처벌이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속눈썹이 눈을 찔러 잦은 염증을 앓아온 남현희는 선수촌에 입촌해 있던 지난해 12월 중순 쌍꺼풀 수술을 하겠다며 코칭스태프에게 말한 뒤 쌍꺼풀 수술과 함께 얼굴 성형수술까지 받았다. 그러나 재입촌 뒤 통증 때문에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지난해 라이프치히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플뢰레 단체전 금메달의 주역인 남현희는 이로써 도하아시안게임 등 향후 2년간 국내외 모든 대회 출전자격이 박탈됐다. 펜싱에서 선수가 금지약물 복용 이외의 이유로 자격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오원석 협회 부회장은 본보기를 세워야 한다는 명분 때문에 징계 강도가 높았음을 인정, 추후 처벌수위가 완화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협회는 남현희가 소속 팀 감독의 허락하에 성형수술을 받았다는 진술이 추가로 나옴에 따라 조정형 서울시청 감독의 징계도 논의하기로 했다. 또 보고 소홀 등의 지적을 받은 대표팀 이성우 코치에 대한 재임용 여부도 다음주 초 강화위원회에서 결정하기로 했다.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강남재건축 갈팡질팡] 용적률 완화 왜 지금하나

    [강남재건축 갈팡질팡] 용적률 완화 왜 지금하나

    서울시가 강남구 은마아파트 용적률을 상향조정키로 하면서 서울시내 재건축 시장이 또다시 요동치고 있다.‘8·31부동산대책’에 묶여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재건축 규제 완화 요구가 봇물처럼 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재건축 규제 완화에 따른 쟁점을 정리한다. ●용적률 완화 시기 적절한가 서울시는 지난해 10월 재건축 기본계획을 세우면서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등 고층아파트 재건축 용적률을 210%로 제한했다. 이밖에도 지난달 초 2,3종 일반주거지역 용적률을 200%,250%에서 각각 50% 올리고,2종 평균 층수를 20층으로 완화하는 내용의 서울시의회 조례안을 잠정 보류했다. 재건축 규제 완화가 집값 상승에 시한폭탄 역할을 하는 만큼 일단은 묶어두는 것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서울시가 오는 18일 강남 재건축 용적률을 210%에서 230%로 완화하는 방안을 도시계획위원회에 상정키로 했다. 서울시측은 “은마아파트 등은 3종 일반주거지역인 만큼 법적인 테두리 안에서의 조치”라고 강조했다. 규제 완화 찬성론자들은 8·31 대책 등 개발이익을 환수할 장치가 마련됐고, 주민들의 민원이 폭증해 더 이상 규제할 명분이 없다고 서울시측 조치를 옹호하고 나섰다. 그러나 건교부는 “아직 집값이 불안정하고, 재건축 규제완화를 거론하지 않기로 한 합의정신에 위배되는 처사”라며 반대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이번 조치는 지자체 선거 등을 의식한 선심성 행정”이라고 비판했다. ●집값 상승 부추기나 전문가들은 용적률 완화는 곧바로 아파트값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은 “은마아파트 등은 정부의 강력한 규제로 재건축보다는 리모델링으로 전환되는 추세였다.”면서 “그러나 용적률 완화가 최종 확정되면 아파트값은 걷잡을 수 없이 번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 사장은 은마아파트 주민이 아니라 전체적인 부동산 시장을 고려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도 나온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아파트값 상승의 주된 원인은 투기세력 때문”이라면서 “용적률 완화로 인한 재건축 자체가 아파트값 상승의 주된 요소는 아니다.”고 말했다. ●연쇄 파급효과 있나 이번 용적률 완화 방침이 층고제한 완화나 일반거주지역의 종별 변경 요구로까지 번질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부동산114 김희선 전무는 “용적률과 관련된 정책이 그동안 오락가락해왔다.”면서 “때문에 확정되지도 않은 용적률 완화 방침만 가지고서는 층고제한 요구 등으로까지 번질 가능성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재건축 아파트값이 상당히 떨어진 상태에서 용적률이 일부 완화되면 조합원들은 혜택을 보겠지만 일반 투자자들에게는 그리 큰 투자 메리트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재건축 규제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여전히 꺾이지 않았다는 점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다른 전문가들은 연쇄파급 효과의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주민들의 민원이 쇄도하면서 지자체가 재건축과 관련한 선심성 정책을 내놓을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타이완 새 헌법안 내년 국민투표”

    천수이볜(陳水扁) 타이완 총통이 1일 신년사를 통해 독립을 규정한 새 헌법안을 내년쯤 국민투표에 부칠 계획이라고 밝혀 새해 벽두부터 파장을 낳고 있다. 그는 또 중국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무기 수입을 늘리겠다고 공언했다. 천 총통은 올해 안에 민간판 ‘신헌법’ 초안을 마련한 뒤 여건이 성숙하면 내년에는 이에 대한 국민투표를 실시,2008년이면 타이완에 적합한 새로운 헌법이 시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누가 불가능하다고 했느냐. 이는 타이완의 국가적 목표일 뿐 아니라 정권 교체의 가장 중대한 의의”라며 “양안관계가 어떻게 발전하든 주권, 민주, 평화, 대등의 4대 원칙에 부합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2월 초 지방선거에서 민진당이 참패함에 따라 천 총통의 타이완 독립 목소리가 잦아들 것이라는 일반의 예상과 달리 여전히 강경한 입장을 고수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천 총통 특유의 난국돌파 방안이라며 신헌법 제정 추진을 매개로 중국측과 협상을 벌이려는 포석으로 풀이했다. 특히 마잉주(馬英九) 국민당 주석이 이날 민진당 집권 이후 5년 만에 처음으로 야당 대표 자격으로 천 총통과 함께 신년 국기 게양식에 참석, 화해 신호를 보냈음에도 국민당을 비난한 것에 대해 더욱 의외라는 반응이 많다. 한편 천 총통은 미국으로부터 더 많은 무기를 사들일 수 있도록 입법원이 승인해 줄 것을 촉구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그는 이어 “현저하고 명백한 위험에 맞닥뜨리고도 요행수를 바라거나 환상에 젖어 있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본토와의 경제 교류를 확대하는 것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필립 양 타이완 국립대 부설 안보연구센터 소장은 독립 희구 세력을 결집시키고 3연임을 금지하는 현행 헌법을 개정하기 위한 명분 쌓기라고 분석했다고 신문은 전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대선주자 새해 주가는-야권] 잠재적 후보군

    한나라당에서는 원희룡 최고위원이 거론되고 있다. 그는 당내 소장파 그룹의 대표주자로 당 대표 선거에 도전할 것이라는 포부도 밝힌 바 있다. 김 변호사는 “2007년 대선에 출사표를 던진다면 ‘다음’을 노린 행보로 비춰진다.”면서 “지지 기반을 얻는 정치를 할 것인지 당내 중심세력을 바꾸는 정치를 할 것인지 먼저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민 대표는 “이슈 주도력 없이 반대 이미지만 강해 기능적인 정치인으로 흐를 공산이 크므로 당내에 머무르지 말고 대의와 명분을 쌓아야 한다.”고 말했다. 두번의 대선 경험을 가진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표에 대해 김 변호사는 “대선 정국에서 진보정치 구현이라는 바람을 일으키려면 ‘권영길’ 개인이라는 상징성은 더 이상 파괴력이 없다.”면서 “민노당을 안고 가야하는 이상 당내 경선 등을 통해 검증받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무소속의 정몽준 의원은 지난 2002년 대선이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것 같다. 박성민 대표는 “정 의원이 국제통·전문경영인이라는 이미지로 중도개혁 세력에게 어필했지만 그 뒤 정치인으로서 뚜렷한 흔적이 없는 데다 남아 있는 이미지도 필요한 시대적 상황이 아니다.”고 언급했다. 역대 정권에서 개각 때마다 입각 1순위로 거론되던 정운찬 서울대 총장은 중도·합리성과 엘리트, 전문가라는 이미지가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그러나 비정치인의 경우 선거 국면에서 상대적으로 과대 포장돼왔다는 비판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 변호사는 “선거 한번 치러보지 않은 정 총장이 정치를 하려고 한다면 당장 지방선거부터 단계를 밟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도움말 주신 분들 김윤재 자하연 변호사 김원균 리서치 앤 리서치 본부장 김헌태 한국사회여론연구소장 김승용 연우커뮤니케이션 대표 박성민 민기획 대표 이남영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 소장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
  • 공직협회장 ‘낙선운동’ 발언 파문

    일선 자치단체 공무원직장협의회 회장이 공무원 구조조정을 주장하는 정치인에 대한 낙선운동을 언급, 파문이 일고 있다. 경기북부참여연대(대표 이병수)는 28일 “동두천시공무원직장협의회 최용덕 회장이 지난 8일 정기총회에서 ‘공무원 처우를 악화시키는 정치인에 대해 낙선운동을 펴겠다.’고 발언,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을 규정한 법률을 위반했다.”며 “경기도 제2청에 동두천공직협에 대한 감사를 29일 공식요청, 엄중한 징계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참여연대는 보도자료에서 “시민들의 복리와 안녕을 중심으로 일해야하는 공무원들이 자신들의 권익을 우선해 낙선운동을 통한 정치활동을 표명한 것은 유례없는 일”이라며 “이는 공무원의 정치활동을 제한한 지방공무원법과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공직협 최회장은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이 법과 제도적으로 보장되지 못한 상황에서, 작은 정부 구현을 명분으로 구조조정 등을 주장하는 정당이나 정치인이 있다면 낙선운동을 해야 하지 않겠는가’고 제안했을 뿐”이라며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을 지적한 것이 아니며, 낙선운동도 개인적인 참여를 제안한 것이고 공직협의 단체행동을 언급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동두천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재경부 영화감상… 외교부 ‘개콘파티’

    재경부 영화감상… 외교부 ‘개콘파티’

    정부 각 부처의 송년회 풍속도가 크게 바뀌고 있다.1차,2차,3차를 전전하는 ‘술판 망년회’가 사라지고 있는 것은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추세. 공직사회에서는 최근 장관의 취향이나 부처의 특성을 드러내는 흥미로운 송년회가 눈에 띄게 많아지고 있다. 각 부처의 송년회 풍경을 한 데 모았다. 재정경제부의 송년모임은 문화적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한덕수 경제부총리는 지난 28일 출입기자들과 과천청사 지하강당에서 한국영화 ‘왕의 남자’를 관람하고 만찬을 나누었다. 박병원 제1차관은 당초 실내악 연주를 듣자고 제안했으나 영화에 관심이 많은 한 부총리가 방향을 틀었다고 한다. 이날 ‘왕의 남자’ 관람에는 이준익 감독이 직접 나와 영화를 만든 배경을 설명하기도 했다. 화질과 음향이 극장의 수준에 못미쳐 이 감독은 “내 영화를 다 망쳤다.”고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지만, 참석자들은 대부분 크게 만족해 했다. 외교통상부는 지난 21일 서울 한남동 장관 공관에서 간부 및 출입기자들과 이른바 ‘개콘(개그콘서트)식 망년회’를 가졌다. 지난해에 이어 기자들이 선정한 외교부 10대 뉴스, 홍보관리관실에서 준비한 앙케트 조사 결과 등이 발표되면서 폭소가 이어졌다.6자회담 수석대표로, 자타공인 ‘은유’의 달인인 송민순 차관보는 ‘사이비 교주로 가장 어울리는 인물’1위로 꼽혔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 27일 실·국장급 이상 간부 20여명과 부부동반으로 ‘마술쇼 송년회’를 가졌다. 서울 서초동 한전아트센터에서 열린 신세대 마술사 이은결씨의 마술쇼를 단체 관람한 것. 정 장관 등은 이날 공연장 근처에서 간단하게 저녁식사를 한 뒤 마술쇼를 관람한 데 이어 카페를 찾아 티타임을 갖는 총 ‘3부작’의 송년회를 즐겼다. 티타임에서는 부부가 차례로 일어나 관람 소감을 나누고 건배를 제의하는 등 만족도가 높았다는 후문이다. 환경부는 해마다 송년회를 간소하게 치러왔다. 과일·떡을 차려놓고 직원들이 모여 담소하면서 한해를 정리하곤했다. 그런데 올해는 ‘특별 메뉴’가 추가됐다. 이재용 장관이 “마침 제철을 맞은 과메기를 마련해 나눠먹으면 좋겠다.”고 아이디어를 낸 것. 환경부는 포항 현지에 130명분 가량의 과메기를 주문했고,30일 오전 택배로 건네받는다. 오전 11시 종무식이 끝나는 대로 과천청사 1층 회의실에서 ‘과메기 파티’를 갖는다. 오영교 행정자치부 장관은 간부들과 송년회를 갖지 않지 않는 대신 하위직을 중심으로 직급별 대표들과 송년 오찬을 나누었다. 지난 15일 정부중앙청사 구내식당에서 행자부직장협의회 주최로 열린 송년회에 참석해 직원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행자부 정책홍보관리본부 직원 100여명은 29일 서울 시내 극장에서 단체로 영화관람을 했다. 중앙인사위원회는 김명식 정책홍보관리관 등 몇몇 직원들이 성금을 모아 불우시설을 방문하는 것으로 송년회를 대신했다. 문화부는 28일 저녁 정동채 장관과 국·실장 등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청사 뒤편의 한정식집에서 ‘전통적인’ 폭탄주 송년회를 가졌다. 정 장관은 노래를 절대로 안하는 것으로 유명한데도 이날은 자진해서 ‘비 내리는 고모령´ 등 3곡이나 부르며 흥을 돋웠다. 특히 지난 10월 프랑크푸르트도서전에 출장가는 길에 독일 선술집에서 이날을 위해 가져왔다는 위스키잔 3배 크기의 술잔으로 폭탄주를 만들어 돌리는 ‘애정’을 과시했다. 반면 ‘황우석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과학기술부는 송년모임을 대부분 취소한 채 우울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부총리가 연례적으로 국장급 이상 간부들과 갖는 송년회조차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출입기자단과 갖기로 했던 송년회도 무기 연기됐다. 부처종합
  • 與 “예산안등 13건 반드시 연내 처리”

    與 “예산안등 13건 반드시 연내 처리”

    열린우리당이 연내 처리를 마지노선으로 정한 안건은 이라크파병연장 동의안을 비롯해 예산안, 부동산대책 관련법안(7개), 제주특별자치도 관련법(3개), 방위사업법 등이다.28일부터 사흘간 본회의를 요청해 놓은 상태에서 예상대로라면 30일까지 처리될 것이라는 계산이다. 열린우리당은 27일 이들 법안들이 연내 처리되지 않을 경우 생길 수 있는 부작용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한나라당을 배제한 가운데 강행 처리할 명분쌓기에 나선 듯하다. 이런 의지를 보여주듯 이날 민주당, 국민중심당과 함께 재경위 전체회의를 열어 종합부동산세법, 소득세법, 조세특례제한법, 법인세법 등 부동산관련 법안들을 처리했다. 오영식 공보담당 원내부대표는 “부동산 관련 입법 14개 가운데 절반인 7개가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한 상태”라면서 “부동산 안정을 위해 반드시 이들 법안을 연내에 통과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머지 부동산관련 법안인 지방교부세법은 본회의 계류 중이고 지방세법, 기반시설부담금법도 관련 상임위에서 처리를 서두를 방침이다. 열린우리당은 당초 밝힌 예산안, 파병연장동의안, 부동산관련 입법 외에 제주특별자치도 관련법과 방위사업법을 연내 처리 법안에 함께 포함시켰다. 오영식 원내부대표는 “신설키로 한 방위사업청을 내년부터 실질운영하기 위해서는 방위사업법 제정이 필수적”이라면서 “정부조직법에 따르면 내년 1월1일부터 방위사업청을 개청해 운영키로 했기 때문에 연내 처리가 불가피하다.”고 사유를 밝혔다. 연내 처리가 되지 않을 경우 잠정 편성된 7조여원의 예산을 운용할 수 없고, 자주 국방력 증대를 위한 국방관련 사업에 차질이 생길 수 있음을 여러차례 강조했다. 제주특별자치도 관련 법안은 ‘제주특별자치도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 특별법’과 ‘제주도행정체제 특별법’, 그리고 ’지방자치법개정안’이다. 현재 법안심사소위에 계류 중이다. 오영식 원내부대표는 “처리가 지연되면 제주도 의회 정수나 지역선거구 획정이 불확실하게 돼 선거관리에 문제가 발생한다.”면서 내년 지방선거에서의 혼란을 이유로 들었다. 그러나 삼성의 소유지배 구조와 관련돼 논란이 일고 있는 금산법은 연내 처리가 예상됐지만 우선 처리 순위에서 밀렸다. 내년 2월 임시국회에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예산안과 부동산관련법안 등에 당력을 집중하고, 또 다른 논란거리를 제공하기 않으려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사설] 허준영 경찰청장 즉각 사퇴해야

    지난달 15일 서울 여의도 집회에 참석했다가 숨진 두 농민의 사인이 경찰 과잉진압으로 밝혀졌다.70에 가까운 홍덕표씨의 경우 뒤쫓아온 경찰의 방패에 뒷목을 맞았다는 조사결과까지 드러났다. 국가인권위는 엊그제 이같이 잠정결론을 내리고 검찰에 정식수사를 의뢰했다. 예상 안 했던 바는 아니지만 착잡함을 금할 수 없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할 경찰로부터 시민이 ‘죽임’을 당한 꼴이다. 일반국민은 물론 깊은 슬픔과 시름에 빠져있는 유가족들의 마음을 어찌 달랠 수 있을까. 이처럼 심각한 상황인데도 정부의 대응을 보면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노무현 대통령은 어제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과 함께 책임자 문책 및 국가배상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허준영 경찰청장은 대국민사과를 한 뒤 “책임은 통감하지만 사퇴는 안 한다.”고 당당히 말했다. 앞서 인권위는 농민시위 진압과정의 지휘선상에 있는 서울청장 등에 대한 징계를 권고했다. 이기묵 서울청장은 어제 사의를 표했다. 하지만 서울청장의 징계는 최소한의 경고였을 뿐이다. 이같은 미봉책으로는 성난 농심(農心)은 물론 일반여론을 잠재울 수 없다. 더 큰 위기를 불러올 수도 있다. 허 청장은 사건 초기부터 발뺌하기에 급급했다.“시위현장에서 넘어져 숨졌다.”는 등 안일하게 대응했다. 또 서울경찰청이 진상조사에 나섰지만 지금까지 아무런 결과도 내놓지 못했다. 국가 공권력은 특수한 권력이다. 폭력시위 등의 정황도 있지만 공권력이 그 정도를 넘어서 은폐한 사실까지 드러났는데 이정도 수습으로 끝내겠다는 게 말이 되는가. 허 청장은 ‘임기제’를 핑계대고 있다. 그것은 명분이 되지 않는다. 임기제를 먼저 도입한 검찰총수가 물러난 사례도 참여정부 들어 두 번이나 있다.노대통령이 “문책권한이 없다.”며 “경찰청장 책임은 본인이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딱한 일이다. 대통령이 사과까지 하게 하면서 자리에 연연해하는 듯한 모습은 보기에 좋지 않다. 허 청장은 즉각 사퇴해 경찰 쇄신과 국민신뢰의 회복 길을 터주기 바란다.
  • [사설] 준예산으로 나라살림 파행 안 된다

    국회 파행이 길어지면서 사상 처음으로 준예산이 편성될까 우려스럽다. 한나라당의 일부 인사들은 “헌법에 준예산 규정이 있으므로 올해 안에 새해 예산안을 처리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지극히 무책임한 발언이다. 굴곡 많은 정치사에도 불구하고, 예산안 처리만큼은 해를 넘긴 적이 없다. 정쟁에도 지켜야 할 선이 있는 법이다. 국가위기를 자초하는 태도로는 국민의 지지를 얻지 못한다. 정부 당국자들은 준예산 편성 사태에 이르면 대부분의 국가기능이 중단된다고 말한다. 내각 총사퇴나 의회해산 요건에 해당하는 중대사건이라고 걱정하고 있다. 엄포가 다소 포함됐다고 보지만 간단한 일은 아니다. 헌법은 연말까지 예산안이 통과되지 못하면 헌법·법률 기관의 유지·운영, 법률상 지출의무 이행, 이미 승인된 사업만 전년도 예산에 준해 경비를 지출토록 규정하고 있다. 연초에 계획한 일자리 지원 사업은 물론 사회복지시설 지원, 영세민 지원, 보육비 지원이 중단된다. 특히 준예산 집행 대상이나 절차에 대한 구체적 규정이 미비해 각종 기금은 사용 근거를 잃게 된다. 폭설 피해 지원을 위해서라도 예산안을 시급히 처리해야 마땅하다. 올해 책정한 재해 대책비가 거의 바닥났다고 한다. 준예산으로는 내년 초 효율적인 복구비 지원이 어렵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어제 호남의 폭설 피해 지역을 방문한 자리에서 장외투쟁 지속 방침을 강조했다. 명분 없는 사학법 개정 반대를 내걸고 이렇게까지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한나라당 대권 주자인 손학규 경기지사는 소속 당의 등원을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용기 있는 자세라고 본다. 한나라당 다른 의원들도 합리적 목소리를 내기 바란다. 무엇보다 박 대표가 빨리 결단을 내려야 한다.
  • [2005 핫이슈&인물] (6)끝 북한인권

    ‘북한 인권’이란 단어의 올해 뉴스 출현 빈도는 북·미 관계의 기상도에 따라 좌우됐다. 북·미 갈등이 소강상태일 때 북한 인권은 그다지 큰 이슈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북·미관계가 조금이라도 험악해질 만하면 어김없이 북한 인권이 먹구름 같은 모습으로 뉴스에 등장하곤 했다. 올초 북한 인권에 대해 직접적인 언행을 자제하던 미국 정부는 북한의 6자회담 복귀 거부 1주년이 임박한 6월을 전후해서는 몇번 ‘위협사격’을 가했다. 노무현 대통령에게 50분밖에 면담시간을 내주지 않았던 조지 부시 대통령이 일개 탈북자 출신의 강철환씨를 백악관으로 초청해 북한인권을 주제로 40분간이나 면담한 사실은 먹구름을 드리울 만했다. 결국 7월 들어 북한이 6자회담 복귀를 선언함에 따라 북한인권론은 잠시 수그러드는 듯했다. 그런데 지난달 초 5차 6자회담이 파행으로 끝난 이후 북한인권론은 다시 이슈화되고 있다. 이번 논란은 특히 신임 주한 미 대사인 알렉산더 버시바우가 ‘총대’를 메고 나섰다는 점에서 심상치 않다. 버시바우는 지난 7일 북한인권 문제 등을 거론하면서 북한을 ‘범죄정권’으로 규정했다. 주한 미 대사의 발언은 원거리에 있는 워싱턴 정가의 제스처보다 파괴력이 큰 게 사실이다. 김원기 국회의장까지 나서 미 대사의 발언이 부적절했다고 비판한 것은 그 파괴력을 반증하기에 충분하다. 지난 14일 부시 대통령이 제이 레프코위츠 국무부 북한인권특사와 첫 면담을 가진 사실 역시 미국 정부가 대북 강경기조로 선회했다는 관측의 하나로 거론된다. 북한인권론을 소홀히 볼 수 없는 이유는 말싸움에 그치지 않고 최악의 경우 전쟁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을 내포한 탓이다.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하면서 내세운 명분도 ‘이라크 내 인권유린’이었다. 미국 보수파의 근간을 이룬 기독교도인들은 북한인권을 위해서라면 전쟁이라도 불사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진 것으로 알려지는데, 부시 대통령은 그들을 주요 지지기반으로 삼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북한인권에 대한 내 관심은 기독인으로서의 종교적 배경 때문”이라고 했다. 이 문제에 관한 한 유리할 게 없는 북한은 반응을 자제해왔다. 그러다가 최근 미국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고 판단한 듯 외무성 대변인 담화 등을 통해 “미국의 인권유린부터 문제삼아야 한다.”며 본격 반격에 나섰다. 곤혹스러운 쪽은 북한을 협상파트너로 상대해야 하는 우리 정부다. 지난 8일 서울에서 ‘북한인권국제대회’가 열렸을 때 정부는 애써 입장표명을 미루다가 결국 “북한인권보다 한반도 평화가 우선”이라는 의견을 밝혔다.16일 유엔총회가 대북인권결의안을 통과시킬 때도 정부는 예상대로 ‘기권’했다. 하지만 미국이 우리 정부의 뜻에 호락호락 호응할지는 미지수다. 북한인권국제대회에서 낭독된 부시 대통령의 “북한 주민들이여, 여러분은 잊혀지지 않았다.”는 메시지는 그래서 북한 정권에는 섬뜩함으로, 그리고 우리 정부한테는 난감함으로 각인될 법하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한·일 공동소설 ‘사랑 후에 오는 것들’ 펴낸 공지영

    한국 여성 작가와 일본 남성 작가가 같은 제목의 소설을 함께 썼다. 서울과 파리에 거주하는 두 사람이 1000여통의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공동으로 쓴 소설의 제목은 ‘사랑 후에 오는 것들’(전 2권, 소담출판사). 이메일의 주인공은 베스트셀러 작가 공지영(42)과 ‘냉정과 열정사이’의 쓰지 히토나리(46)다. 소설은 한국 여성 홍과 일본 남성 준고의 사랑이야기다. 도쿄에서 운명적인 사랑을 나누다 헤어진 두 남녀가 7년 뒤 서울에서 기적처럼 재회하면서 겪는 미묘한 심리변화를 두 작가가 각각 홍의 시점과 준고의 시점에서 달리 썼다. 집필을 시작하기 전 서울에서 두차례 만남을 가진 두 작가는 상대방에게 느낀 감정과 이미지를 그대로 주인공의 캐릭터에 반영하기로 약속하고 혈액형, 키, 몸무게 같은 신상 정보는 물론 가계도까지 교환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홍은 역동적이고 활달한 한국 여성으로, 준고는 섬세하고 꼼꼼한 일본 남성으로 그려졌다. 공지영은 “등단 20년 만에 처음 쓰는 사랑이야기여서 무척 힘들었다.”고 짐짓 엄살을 부리더니 이내 “젊은 날을 다시 사는 듯한 기분이었다. 너무 재밌어서 또 쓰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쓰지씨가 내 문학적 성향을 염려해서인지 틈만 나면 ‘정치적인 얘기 말고 사랑 얘기를 쓰자.’고 잔소리를 많이 했다.”고 털어놓은 그는 “문학소녀 시절부터 품어온 사회변혁에 대한 부채의식을 처음으로 벗어던진 소설”이라고 자평했다. “처음엔 한·일수교 40주년이라는 명분 때문에 제안을 받아들였지만 어느 순간 이념이나 정치적인 시각이 아닌 스물아홉 한국 여성의 눈으로 한·일관계를 바라보게 되더라.”고 덧붙였다.“우리 세대만 해도 역사, 과거를 중요하게 여기지만 요즘 젊은 세대 중에는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5%도 안되는 것 같다.”는 그는 “20대를 전후한 세대들이 앞으로 어떻게 소통할 수 있을지가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에쿠니 가오리와 공동 집필한 ‘냉정과 열정사이’로 국내에도 널리 알려진 쓰지 히토나리는 평소 ‘과거를 부끄러워하는 일본인이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다.’고 말하는 등 한국에 남다른 관심을 보여왔다. 쓰지 히토나리의 원고 독촉 메일이 가끔 ‘공포’로 여겨졌다는 공지영은 “소설을 쓰는 일은 무척 외로운데 함께 동행하는 친구가 있어 재밌고 편했다.”고 말했다. 쓰지 히토나리는 내년 1월 방한할 예정이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오늘의 눈] 자이툰부대 ‘국제 미아’ 전락 위기/전광삼 정치부 기자

    이라크 아르빌에 파병된 국군 자이툰부대가 자칫 ‘국제 미아’로 전락할 위기다. 연말 임시국회가 10일 넘게 공전되면서 파병연장동의안의 연내 처리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연말까지 파병연장동의안이 처리되지 않으면 자이툰부대 파병의 법적 근거가 없어지는 등 사상 초유의 위헌 사태를 맞게 된다. 당장 철군하지 않으면 불법 파병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그뿐만 아니라 자이툰부대의 내년도 예산이 동결돼 부대원들의 파병 수당은 물론이고 현지 고용 인력의 임금도 지급할 수 없게 된다. 자이툰부대 관계자들이 합동참모본부에 국회 일정을 수시로 문의하는 등 국방부 관계자들보다 더 초조해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나라의 부름을 받고 이라크로 파병돼 사막의 모래바람과 테러 위협에도 불구하고 평화·재건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온 자이툰 부대원들로서는 기가 막힐 노릇이다.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문제는 한나라당이 사학법 무효 장외투쟁을 내년 봄까지 지속하며 끝내 등원을 거부할 경우, 열린우리당과 다른 야당들만으로 국회가 정상화되더라도 파병연장동의안 통과를 쉽게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이다. 민주노동당이 파병연장동의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 출석을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데다 열린우리당내 일부 파병 반대 의원까지 불출석하면 본회의 의결정족수도 채우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정부와 여당은 파병연장동의안 등 산적한 현안 해결을 위해서라도 한나라당의 장외투쟁을 수수방관만 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대화와 설득에 나서야 한다. 한나라당 역시 사학법 무효화 투쟁을 명분으로 국회를 파행으로만 몰아갈 게 아니라 처리할 것은 처리하고, 반대할 것은 반대하는 것이 책임있는 공당의 자세다. 이제라도 정치권은 오직 나라만을 믿고 파병에 응한 장병들을 정치놀음의 희생양으로 전락시켜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주지했으면 한다. 전광삼 정치부 기자 hisam@seoul.co.kr
  • [오늘의 눈] 옹졸한 해양부/이정규 지방자치뉴스부 부장급

    부산시와 경남도가 8년간 논쟁을 벌였던 신항만의 명칭이 ‘신항’으로 결정됐다. 그러나 해양부가 신항명칭 결정 과정에서 보여준 ‘옹졸함’이 경남도민들의 반발을 부르고 있다. 오거돈 해양부장관은 지난 19일 신항명칭과 관련,“신항만의 명칭이 신항으로 결정됐지만 무역거래시 표기되는 명칭은 ‘Port of Busan’이므로 부산항의 국제적 인지도의 저하 우려는 없다.”면서 “부산항의 하위항만 명칭으로 ‘신항’이 최적의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오 장관의 이같은 인식은 부산시장 권한대행시절 부산신항을 고집하던 때와 별반 다르지 않다. 해양부 관계자는 지역갈등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부산이라는 지역명칭을 빼고 그냥 신항으로 결정했으며, 영문은 ‘New port’와 ‘Busan New port’를 함께 쓰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항만법상 명칭은 부산항이고, 이번에 결정된 신항은 ‘부산항항만운영세칙’에 명기할 해상구역, 즉 하위개념의 항만 명칭이라는 부연설명도 곁들였다. 이같은 이유라면 부산항에 포함된 다대포항이나 감천항처럼 신항을 진해신항이나 용원항으로 부르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 그런데 왜 굳이 고유명사를 뺀 채 그냥 신항으로 결정했을까. 세월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부산항이나 부산신항으로 불릴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다. 진해시민을 비롯한 경남도민들이 “우롱당했다.”며 분통을 터뜨리는 이유다. 지역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지역명을 뺐다는 해괴한 논리로 마치 어린애 취급한다는 것이 경남도민들의 생각이다. 차라리 국제경쟁력을 강화하고 브랜드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부산신항이 타당하다는 명분을 끝까지 고수, 부산신항으로 했다면 오히려 나을 뻔했다. 중국은 상하이 신항을 양산항으로 명명했다. 중국이 왜 생소한 이름을 붙였는지 곱씹어봐야 할 대목이다. 아울러 해양부는 신항이 동북아 허브항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포화상태인 부산항과 차별화해야 한다는 주장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이정규 지방자치뉴스부 부장급 창원 jeong@seoul.co.kr
  • 2005년 묻혀진 이슈

    2005년 묻혀진 이슈

    2005년 한해를 보내면서 좀 더 관심있게 집중 보도했어야 할 ‘묻혀진 이슈’는 없었을까. 지면의 제약에다 ‘새로우면서 흥미와 관심을 끌 수 있는’ 뉴스를 찾다 보면 정작 독자들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는 이슈가 가려지거나 묻히는 경우가 많은 게 현실이다. 서울신문은 올 한해를 마감하면서 그동안 미처 부각하지 못했거나 외면했던 대표적인 이슈 3가지를 간추려 돌아본다. ■ 1. 파키스탄 대지진 지난 10월8일 발생한 파키스탄 지진 소식이 서울신문 지면에서 사라진 것은 참사 2주째를 하루 앞둔 21일이었다. 구호단체들의 호소는 판에 박힌 것으로 치부되고 지지부진한 구조 작업은 새 뉴스를 전해야 하는 강박감에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지난해 말 지진해일(쓰나미)로 인한 동남아시아 5개국의 참상과 겹쳐 보인 점,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미국의 치부가 드러난 것과 같은 사회적 의미가 미미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 파키스탄의 참상은 으레 되풀이되는 재난쯤으로 여겨졌다. 우리의 관심이 멀어진 사이 희생자는 참사 직후 추산됐던 4만명의 갑절에 가까운 7만 5000명으로 늘어났다. 인도령 카슈미르의 1400명이 포함된 숫자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WHO)는 8만 7000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지난 7일 웨스트 프런티어주 만세라의 난민 텐트에서 화재가 발생,4명의 어린이 등 7명이 몰사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이를 보도한 국내 신문은 찾기 힘들었다. 특히 인도와 국경 지대인 카슈미르에 12월 평균 1.5m, 내년 1월 2.4m의 눈이 쌓일 것으로 추정되고 예년보다 훨씬 낮은 섭씨 영하 20도의 한파가 몰아칠 것이라는 거듭된 ‘제2의 재앙’ 경고도 국내 언론의 눈과 귀를 붙들어매지는 못했다. 더욱이 이 지역의 눈은 4월은 돼야 녹는다. 지난달 28일 첫 눈이 내린 뒤 8명이 얼어죽고 700명 이상이 감기와 폐렴, 저체온증을 앓고 있다는 소식에 더해 동상, 피부병, 전염병 등으로 인한 어린이 희생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다행히 WHO 등이 어린이 40만명에게 예방접종을 마쳐 이같은 우려를 조금은 덜었다. 그러나 40곳의 난민 캠프에 의탁하고 있는 350만명의 이재민들은 쏟아지는 눈을 피할 만한 변변한 텐트 하나 없이 겨울을 맞았다. WHO는 지금까지 제공된 구호물품은 텐트 2만개와 담요 32만장으로 집계했지만, 이들 텐트의 90% 이상이 한파를 견뎌낼 수 없는 것으로 파악돼 구호 관계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식량 공수도 문제다. 세계식량계획(WFP)에 따르면 450만명 가량이 구호단체가 제공하는 식량으로 갸날픈 생명을 이어가고 있다. 각종 자선기구가 내놓겠다고 약속한 금액은 62억달러로 당초 구호기구가 호소한 금액을 훨씬 넘어섰지만, 문제는 내년 1월 이후 쓸 재원이 바닥나고 있다는 점이다. 당장 헬리콥터를 띄워 오지의 이재민들에게 식량을 공수하려면 7000만달러의 예산 확보가 필요하다고 구호 관계자들은 호소한다. 파키스탄의 재난구호를 총괄하고 있는 파루크 아마드 대장은 지난 18일 테드 터너 CNN 창립자 등에게 겨울을 견뎌내려면 200만개의 담요가 더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해가 바뀌더라도 파키스탄의 참상에 눈귀를 기울여볼 일이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2. 요르단강 서안 장벽 지난 8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유대인 정착촌을 철거하는 이스라엘 불도저들의 굉음에 파묻힌 것은 정착민들의 절규만은 아니었다. 정착촌 철거가 두 민족의 분규를 끝내기 위한 아리엘 샤론 총리의 ‘역사적 결단’으로 여겨지는 사이 이스라엘은 2002년부터 요르단강 서안에 쌓고 있는 보안장벽 건설을 밀어붙였다. 지난해 6월 국제사법재판소의 ‘국제법 위반’ 판결도 한낱 휴지조각이 되고 말았다. 서구 언론의 시각을 그대로 좇은 국내 언론은 이스라엘의 ‘반칙’을 제대로 부각시키지도, 이슈화하지도 못했다. 지난 14일 사울 모파즈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서안지구 정착촌에 290여 가구가 이주하는 것을 허용했다. 이는 미국이 지원하는 중동평화 로드맵에 엄연히 규정된 신규 이주 동결 원칙을 어긴 것이다. 반칙은 오래 전부터 있어왔다. 팔레스타인 테러리스트의 잠입을 막는다는 명분으로 샤론 정부는 2002년 6월부터 장벽을 건설하기 시작, 지난 9월까지 총 연장 670㎞의 절반 가까이를 완성했다. 높이 5m의 콘크리트벽 한쪽에는 철조망이, 다른 쪽에는 깊이 2m의 도랑이 파여졌다. 전자 감응장치와 발자국을 확인할 수 있는 흔적 탐지로가 설치됐다. 약 8.5㎞ 구간은 무려 8m 높이의 콘크리트 담으로 둘러쳐진다.1㎞를 건설하는 데 200만달러(2억여원)가 든다. 더욱 큰 문제는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이전 이스라엘과 요르단강 서안을 가르는 국경인 ‘그린 라인’을 무시했다는 데 있다. 일부에서 요르단강 서안 쪽으로 깊이 파고 들어가 팔레스타인 마을들을 고립화시켰다. 지난 2월 샤론 내각이 노선을 약간 변경하긴 했지만 여전히 팔레스타인 땅 6∼8%를 잠식한 것으로 보인다. 존 더가드 유엔인권판무관은 2003년 9월 제출한 보고서에서 “장벽과 이스라엘 사이에 거주하는 21만명의 팔레스타인인이 공공서비스, 학교, 작업장에서 격리되기 때문에 난민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국은 이스라엘의 일방주의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알면서도 뜨뜻미지근한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지난해 4월 “이 장벽은 어디까지나 보안상으로만 기능해야 하며 영구적인 분리를 의미하는 것이어선 안된다. 테러에 가담하지 않는 팔레스타인인에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에서 보안상 요구를 충족시켜야 한다.”고 말했지만 구두선에 그쳤다. 팔레스타인은 또다른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라고 항변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일방주의는 팔레스타인의 고립감을 부추겨 원치 않는 부메랑을 맞을 수 있다. 당장 내년 1월25일 팔레스타인 총선에서 마무드 아바스 총리가 이끄는 파타당이 무장세력 하마스에게 권좌를 내줄 경우, 중동평화는 험한 도전에 부닥칠 가능성이 높다. 이미 하마스는 지난 15일 서안지역 지방선거에서 승리함으로써 전조를 드러낸 바 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3. 유럽연합 통합 |파리 함혜리특파원|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인 미국을 견제할 수 있는 강력한 정치·경제력을 갖춘 ‘유럽합중국’의 등장은 그 자체가 관심거리였다. 하지만 지난 5·6월 프랑스와 네덜란드에서 유럽연합(EU) 헌법이 부결되면서 지금껏 중단 없이 달려온 통합기관차에 급제동이 걸렸다. 이후 EU 통합 관련 기사는 ‘푸대접’을 받기 시작했다. 정보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인도 등에 밀린 측면도 있지만,EU 통합 자체가 너무 오랫동안 지루하게 진행돼오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EU 정상들은 지난 6월 프랑스와 네덜란드에서 EU헌법조약의 비준이 부결된 뒤 비준일정을 연기한 채 ‘숙고기간’을 갖기로 합의했다. 이런 가운데 유럽의회 헌법위원회는 ‘사망선고’를 받은 유럽헌법을 회생시키기 위해 지난 9월 첫 협의를 갖고 다양한 회생방안을 제시했다. 자유당 그룹의 앤드루 더프(영국) 의원은 숙고기간 중 기존 헌법조약을 일부 수정, 새로운 EU헌법조약 초안을 마련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녹색당의 보겐후버(오스트리아) 의원은 2009년까지 새로운 EU헌법조약 초안을 마련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국민당 그룹의 알렉산더 스터브(핀란드) 의원은 주요국의 선거 일정이 마무리되는 2007년 헌법조약의 수정을 위한 준비작업을 거쳐 2008년 헌법조약 수정,2009년 비준절차를 취하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협의해 나가자고 말했다. 사회당의 카를로스 카르네로(스페인) 의원은 숙고기간 중 논의된 회원국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2007년 말 유럽의회가 각국 의회와 공동으로 회의를 개최하고, 헌법조약 개정방향에 대한 지지 여부를 묻는 EU 전체 차원의 국민투표를 2009년 6월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위원회의 이같은 논의가 정책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아니다. 그러나 다수 유럽의회 의원들이 2009년을 EU헌법조약 완료시한으로 상정한 점,EU헌법조약을 수정하자는 의견이 개진된 점으로 미뤄 향후 EU 내 헌법조약 처리에 대한 논의과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헌법에 대한 논의는 독일이 순번제 의장국을 맡는 내년 상반기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와 관련, 취임 다음날인 지난달 23일 브뤼셀을 방문해 EU집행위 및 유럽의회 지도자들과 만난 뒤 “유럽은 헌법을 필요로 한다. 헌법을 포기해선 안된다.”며 헌법비준의 부활을 시도할 것임을 강력 시사했다. 메르켈 총리는 국제사회 ‘데뷔무대’였던 EU정상회의에서 2007∼2013년 EU 예산안을 놓고 갈등을 빚어온 영국과 프랑스, 신·구 회원국들간을 설득, 타결을 이끌어냄으로써 균형잡힌 ‘중재자’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여세를 몰아 유럽헌법 문제도 조화롭게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lotus@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조작’ 검증은 언론의 의무다/최광범 한국언론재단 미디어진흥팀장

    지난주는 ‘조작’ 따라잡기의 한 주였다.12일(월)자 2면에 보도된 ‘연세대와 광운대 교수의 연구비 조작(횡령)사건을 필두로,16일(금)자 1면 머리기사 ‘황우석 줄기세포는 없다’에 이어 17일(토)자 7면,‘김기설씨 유서 대필아닌 본인 필체’로 지난 일주일 지면을 마무리했다. 줄기세포 문제와 유서대필 사건은 아직도 진실이 무엇인지 밝혀지지 않았지만, 언론의 역할에 대해서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필자도 고민 끝에 책 한 권을 찾아들었다.‘저널리즘의 기본요소’라는 책이다. 언론의 사명 가운데 시대를 초월하는 가치는 ‘진실추구’라는 구절에서 위안을 얻었다. 객관성은 난도질되어 왔고 균형성과 공정성도 너무나 막연하다는 결론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경찰청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가 대법원의 확정판결까지 받은 14년 전 ‘유서대필사건’에 대해서 진실이 아닐 것이라고 강력한 의문을 제기했다. 검찰과 경찰의 조작사건이라는 게 재야단체만의 생각이었을까? 대법원의 확정판결도 진실이 아닐 수 있다고 공론화한 것이다. 이제 진실이 무엇인지 밝히는 작업은 언론의 탐사보도 몫으로 남겨졌을지도 모른다.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문제 역시 명확한 결론이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과학적 업적의 진실여부를 떠나 이번 사안을 보도하는 과정에서 우리 언론이 버려야 할 보도관행들이 응축해서 드러나고 있다. 먼저 맹목적 국수주의다.‘국익을 초월한 언론을 생각할 수 있느냐.’ 하는 해묵은 딜레마다. 언론인들을 설득할 만한 보편적 기준도 없다. 이런 기준으로 접근해 보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2003년 3월 미국과 영국이 이라크를 침공하자 폭스뉴스를 중심으로 미국의 보수적인 방송사들은 국수주의를 부추겼다. 폭스는 CNN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최고의 시청률을 확보했다. 광고주의 눈치를 살피는 미국 상업방송의 특성상 다른 방송들도 폭스의 ‘멸사봉공’ 보도태도를 추종했다. 그러나 부도덕한 전쟁명분을 따져 보도했던 영국 BBC 시청률이 미국동부의 지식인층을 중심으로 대폭 상승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서울신문은 지난 16일자 국제면 머리기사로 부시가 이라크전에 대한 오류를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언론이 국익은 대변했지만 진실보도에는 눈을 감은 사례다. 적절한 비유인지 모르지만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연구는 이미 국내용이 아니다. 그렇다면 국제적 기준에 맞는 윤리기준을 준수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논문의 과학적 오류 가능성에 대한 지적에 대해 개방된 자세가 필요하다. 다음은 네티즌 반응에 기자까지 흥분하는 사례다.5일자 2면에 ‘네티즌 “PD수첩팀 구속수사하라”’며 네티즌의 반응을 기사화했다. 네티즌 ID를 인용했지만, 취재원의 권위나 전문성을 알 수 없어 익명의 취재원이나 다름없다. 어느 때부터인가 네티즌의 ID를 실명으로 착각해 보도하는 그릇된 관행이 자리잡고 있다. 지난 2일 한국을 방문한 인디애나대학의 브래들리 햄 저널리즘스쿨 학장은 “네티즌의 여론은 생각을 공유하는 사람들의 생각이 주류를 이뤄 진정한 공론장으로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독일의 여성언론학자 노엘레 노이만은 1974년 침묵의 나선형 모델이라는 언론효과이론을 발표했다. 인간은 대립되는 사안에 대해 스스로 고립되는 것을 싫어한다. 자신의 의견이 아무리 옳다고 하더라도 대세가 아니라면 침묵해 버린다. 황우석 교수 신화의 많은 부분은 언론이 창출했다. 그 신화의 진실에 도전하려했던 소수의견은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가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다시 말을 하기 시작했다. 언론은 이런 소수의견이 살아 숨쉬도록 해줘야한다. 치열한 논란을 거치다 보면 ‘조작’보다는 ‘진실’이 승리한다는 것이 자유주의 언론관의 철학적 배경이다. 서울신문이 일부 언론처럼 이번 사건을 ‘진보와 보수’ ‘정부로의 책임전가’ 같은 보도태도를 보이지 않은 것은 그나마 다행이었다. 최광범 한국언론재단 미디어진흥팀장
  • [사설] 한나라, 예산심의 포기할 건가

    비정상이 정상인 듯 비치는 대표사례가 국회의 예산안 처리 일정이다.1980년대 말부터는 헌법을 지켜 12월2일 이전에 예산안이 통과되면 이상하게 여겨질 정도가 되었다. 지난해에는 12월31일 밤12시에 예산안을 확정했다. 악습의 고리를 끊지 않으면 예산안 처리가 얼마나 더 지체될지 우려스럽다. 이번에는 한나라당의 장외투쟁으로 첫 준예산이 편성될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변양균 기획예산처 장관은 최근 예산안 처리가 늦어지면 부처 집행계획, 지방자치단체 예산확정이 지연되면서 산하기관과 일반기업에 영향을 미쳐 경제에 주는 폐해가 크다고 밝혔다. 학자들도 재정을 통한 경기활성화와 일자리창출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많은 공무원들이 바쁜 연말 예산심의 준비로 다른 업무는 손을 놓고 있다. 대다수가 12월31일에라도 예산안이 통과되면 새해 업무가 그런대로 굴러간다고 생각하는 것이 문제다. 처리 지연 때의 손실액을 구체적으로 제시함으로써 국민들의 경각심을 환기시킬 필요가 있다. 임시국회를 외면하고 장외투쟁에 돌입한 한나라당은 서울집회에 이어 어제는 부산에서 사학법개정 무효를 주장하는 장외집회를 가졌다.22일 수원에 이어 연말까지 인천·대구·대전 순회집회를 계획중이다. 제1야당 없이 예산심의가 이뤄지거나, 자칫 예산안 처리가 해를 넘길 수 있다. 우리는 사학법 개정이 장외투쟁을 열어 반대할 만큼 명분없는 일이 아니라는 점을 여러 차례 밝혔다. 한나라당은 빨리 국회로 돌아와야 한다. 사학법 개정의 문제점이 있다면 원내에서 보완하는 것이 옳다. 결연한 의지를 과시하기 위한 집회 개최는 한나라당의 선택이겠지만, 예산 심의를 방기하는 것은 큰 잘못이다. 예산안과 자이툰부대 파병연장동의안을 연내에 처리하지 못했을 경우에 생길 국가적 혼란을 냉정하게 그려보기 바란다. 열린우리당은 단독국회 으름장에 앞서 여야 대화 통로를 열어야 한다. 노무현 대통령이 사학법 개정에 반대하는 종교계 지도자를 만날 용의를 피력했다. 여야 지도부 청와대 회동을 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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