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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내 교섭권 확보 보수+진보 ‘궁여지책’

    원내 교섭권 확보 보수+진보 ‘궁여지책’

    23일 전격 성사된 자유선진당과 창조한국당의 원내교섭단체 합의는 정치권에 적지않은 파장을 몰고 올 전망이다. 제3의 교섭단체가 등장하면서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의 양당 중심 체제에 변화가 불가피하다. 자유선진당은 지난 4·9총선에서 교섭단체 구성 요건에 2석 모자라는 18석에 그쳐 청와대의 야당 대표 초청에서 배제되는 등 비교섭단체의 설움을 톡톡히 겪었다. 창조한국당은 3석을 얻었지만 이한정 당선자의 구속과 문국현 대표의 검찰수사로 위기에 처했다. 결국 이들의 연대는 원내 입지를 확보하기 위한 궁여지책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은 18대 개원을 앞둔 상황에서 여야의 역학관계에 대규모 지각 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한나라 “위장결혼” 비판 야권은 나쁘지 않다. 이들의 연대로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한 야당 의석은 102석(통합민주당 81석 포함)이 됐다. 개헌저지선과 국회 소집권을 요구할 수 있는 100석을 넘긴 것이다. 여야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쇠고기 파동으로 힘겨루기를 하는 것은 개원에 대비한 명분쌓기 성격이 짙다. 정치컨설팅업체 포스의 이경헌 대표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확보해 여당의 강공 드라이브에 맞서는 견제기능을 기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한나라당은 부담이다.18대 초반 원만한 원구성 협상은 물론 각종 현안에 대한 합의도출 과정이 녹록지 않다. 최근 재점화된 개헌논의 또한 정치적 부담으로 다가온다. 전체 야당과 함께 논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강재섭 대표가 “생각이 전혀 다른 사람끼리 자기 이익을 좇아서 위장결혼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한 말에서도 불편한 심기가 녹아 있다. ●“정체성·지지세력 다르다” 장외 친박(親朴) 인사들의 복당 문제가 변수다. 한나라당이 조기·일괄복당 조치를 한다면 상황은 조금 달라진다. 자유선진당과 창조한국당의 연대를 ‘낙동강 오리알’로 만들면서, 중량감이 커진 야권을 제압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들의 연대를 바라보는 정치권의 시각은 냉소적이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창조적 진보와 정통 보수가 어색하게 만났다.‘잘못된 만남’을 예감한다.”면서 “정체성과 지지세력이 전혀 다른 두 당의 만남은 ‘당리당략’적 조합 이외에는 설명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한 정치평론가는 이들의 조합을 ‘정치적 기형’이라고 꼬집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당원도 몰래 지도부들이 극비리에 추진해서 연대체가 이뤄진 것만으로도 정당정치의 심각한 훼손을 가져왔다.”고 지적했다. 차제에 원내교섭단체 중심의 의회정치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다. 정당 득표율에 따라 참여가 가능한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野서 하란 것 다 해…이젠 결단을”

    한나라당은 22일 이명박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발표를 계기로 미국산 쇠고기 문제를 일단락짓고, 이번 회기 내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 A) 비준 동의안을 처리할 것을 야당측에 강력히 요청했다.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이날 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내용을 접한 뒤 “야당이 요구하는 것, 해달라는 것 모두 했다.”며 “청문회, 추가협의, 검역주권 명문화, 영수회담뿐만 아니라 대통령의 사과를 담은 담화문까지 발표가 됐다. 이제 FTA를 저지할 명분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 대표는 “야당도 나라를 위한 리더십을 발휘해주시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한나라당은 대통령이 ‘쇠고기 파동’에 대해 직접 사과했으니 이제 한·미 FTA 비준 처리에 당력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비준동의안이 17대 국회를 넘겨 18대 국회까지 이어진다면 이명박 정부의 국정운영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조윤선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제 야당은 국민 불안을 증폭하며 끊임없이 취해 온 정치공세에서 벗어나 진정 국익을 위하고 나라의 미래를 위해 대승적인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조 대변인은 “국회의장도 당파성을 넘어 초당적인 자세에서 국익을 존중하는 진정한 입법부 수장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도 이날 의원총회에서 이 대통령의 담화문 발표에 대해 “그 정도면 쇠고기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됐다고 본다.”며 “국회의장이 직권상정해서 표결 처리하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안 원내대표는 “간곡히 의장에게 직권 상정하기를 촉구한다. 그리고 이것을 위해 국회에서 농성하면서 우리의 의사를 밝히고 국민에게 호소하는 일밖에 없다.”고 다시 한번 임채정 국회의장을 압박했다. 안 원내대표 등 한나라당 원내대표단은 본회의 직후 임 의장을 항의방문해 직권상정을 요구했다. 하지만 임 의장은 “의회는 합의와 다수결 원칙이 중요하다.”며 한나라당의 직권상정 요구에 대해 “의회의 일반원칙에 어긋난다.”고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막내리는 17대 국회] “그 법 처리됐다면 美쇠고기 파동 없었을 텐데…”

    [막내리는 17대 국회] “그 법 처리됐다면 美쇠고기 파동 없었을 텐데…”

    17대 국회가 오는 29일 막을 내린다. 법률안만 7488건이 제출돼 자동폐기된 법안 2326건을 포함,4335건(57.9%)의 법안이 처리된 가운데 22일 현재 계류법안은 3153건(42.1%)이다. 계류법안에는 특정 계층의 이익보호 등 타당성 부족 등으로 신중히 검토할 것들도 있지만 서민생활 안정을 위해 처리해야 할 법안도 적지 않다. 대표적으로 아쉬운 법안들을 정리한다. ■ 외교통상 분야 “통상절차법만 제정했어도 지금의 쇠고기 파동과 같은 사회적 혼란은 없었을 것이다.” 통상전문가인 송기호 변호사가 국회에 계류 중인 통상절차법안이 휴지조각이 될 처지에 놓인 것을 아쉬워하면서 한 지적이다. 이 법안은 권영길·이상경·송영길·정문헌 의원이 2006년과 2007년에 걸쳐 각각 발의했다. 하지만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는 지난 20일에야 이 법안들을 통합한 위원회 대안을 마련했을 뿐 2년이 넘도록 사실상 법안처리를 방치하고 있다. 지난해 4월 법안심사 소위에서 논의에 들어갔으나 이후 범여권의 거부로 제대로 논의할 수 없었던 것도 한 요인이다. 이 법안이 본회의에서 통과된다면 정부는 해마다 조약체결계획을 수립, 이를 국회에 보고해야 한다. 특히 통상조약인 경우, 반드시 이해관계자와 관계 전문가 의견 수렴을 위한 공청회를 가져야 한다. 외교통상부장관은 협상의 주요 진행상황을 국회에 보고해야 하고 국회는 비준동의안을 심사·의결하기 위해 조약위원회를 둘 수 있다. 정부는 국가기밀이라는 이유로 조약에 관한 보고나 자료 제출을 거부할 수 없다. 하지만 이 법안은 자동 폐기될 가능성이 높다. 한나라당은 통상절차법 제정에 의지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민주당에서도 당내 의견조율이 안돼 있기 때문이다. 송기호 변호사는 “통상절차법 제정은 통상절차에 대한 국민적 합의 과정이 생긴다는 것을 뜻한다.”면서 “정부가 제도적 기초도 없이 각 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려 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사회적 혼란을 생각한다면 하루빨리 통상절차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쇠고기파동은 기본적으로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 책임이지만 통상절차법안을 제대로 논의조차 하지 않은 국회도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정보통신 분야 - 개인정보법 없어서 옥션해킹 눈뜨고 당해 “이은영 의원의 개인정보보호법안이 통과됐다면 옥션 해킹사건은 일어날 수 없었을 것이고 집단소송제 도입을 골자로 한 노회찬 의원의 법안도 통과됐다면 하나로텔레콤 소송에서 원고를 모으느라 시간과 에너지 낭비를 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옥션·하나로텔레콤 사건에 대해 집단분쟁조정과 집단소송을 진행 중인 전응휘 녹색소비자연대 전국협의회 정책위원은 22일 ‘국회의원들의 수많은 직무유기 중 하나’로 폐기 위기에 놓인 개인정보보호법안을 들었다. 이 법안은 2004년 11월 노회찬 의원을 필두로,2005년 7월 이은영 의원, 같은해 10월 이혜훈 의원이 대표발의했다. 이 밖에 ▲개인정보 보호와 관련해 박찬숙, 정청래 의원 등이 각각 대표발의한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개정법률안 2건 ▲양승조·이근식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개정법률안 2건도 자동폐기 대상 법안들이다. 개인정보보호법안 처리가 17대 국회 내내 지연된 것은 정부부처·정당·업계간 서로 다른 이해관계 때문이다. 발의에 참여한 노회찬 의원은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각 부처가 개인정보 기구를 갖고 있었는데 이를 통합하겠다는 법안을 내놓자 부처 반발이 있었고, 업계 로비로 인한 각 당의 소극적 태도도 한 몫 했다.”고 말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대표발의한 의원들은 모두 행정자치위원회 출신이 아니어서 주도권을 쥐고 진행할 사람이 없었다.”면서 “아무도 덤터기를 쓰고 싶어하지 않아 결국 4년간 계류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함께하는 시민행동은 “국회가 국민의 피해를 사전에 방지하지 못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한편 행정안전부는 연내입법을 목표로 개인정보보호법 제정을 추진 중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개별법 차원으로 발의된 안과 각 계의 의견을 수렴해 통합적인 개인정보보호법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교육분야 - ‘사학법 투쟁’ 올인한 여야, 학벌 대물림 해소책 외면 “국회의원들이 사립학교법 개정 등 정치적 사안에 더 관심을 기울이면서 교육환경 개선과 교육격차 해소 등과 관련된 법안 처리에 적극적이지 못했다.” 김정명신 교육개혁시민연대 운영위원장의 비판이다. 그는 22일 “18대 국회에서는 학벌 대물림 현상 등 교육격차를 해소하는 데 초점을 둬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대학 등록금 인상과 사교육비 문제로 고통받는 학부모들의 부담해소를 위해 모두 12건의 교육 법안들이 계류 중이다. 하지만 17대 국회 종료와 함께 폐기처분될 처지에 놓여 있다. 대학등록금 문제와 관련해 민주노동당 최순영 의원 등은 지난해 2월 등록금 인상 규제 등을 골자로 한 ‘고등교육법 일부 개정안’을 상정했다. 한나라당 이주호 의원 등은 지난해 2월 저소득 가계 대학생 등의 학자금을 무상 지원하기 위한 국가장학기금 설치를 제안하는 ‘학술진흥 및 학자금대출 신용보증 등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을 상정했지만 모두 폐기된다. 통합민주당 정봉주 의원 등이 발의한 고등교육법 일부 개정법률안도 휴지조각이 될 지경이다. 이 법안은 학교 설립·경영자가 수업료와 납부금을 당해연도 직전 3개년 물가상승률 평균의 1.5배 이상 인상하고자 하는 경우, 사유서를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에게 제출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교육비 절감과 관련해 통합민주당 이은영 의원 등은 지난해 12월 학원 수강료 초과징수에 대한 관리 감독 강화와 수강료 상한 규정 등을 골자로 한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을 발의 했다. 미국산 쇠고기와 유전자변형농산물(GMO)수입과 관련해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 등은 학교급식법을 개정해 학교 급식에 공급되는 식재료의 원산지 표시하도록 하고,GMO를 급식에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노회찬 진보신당 상임대표 고언 “폐기법안 18대서 우선 처리해야” 노회찬 진보신당 상임대표는 “서민을 생각하는 국회가 되려면 정당의 정책역량을 강화하고 시민사회와 적극 연대해야 한다.”고 밝혔다.20일부터 청와대 앞에서 노숙 농성 중인 노 대표를 22일 만나 17대 국회에 대한 평가 등을 들었다. ▶17대 국회를 평가해 달라. -17대 국회는 입법·정책 활동이 어느 때보다 활발했다. 다만 마무리를 제대로 못했다. 용두사미가 돼 버렸다. 법안 발의만 신경쓰고 통과시키려는 노력이 부족했다. 결과적으로 무책임에 가까울 정도로 고통받는 서민들을 외면하는 결과를 낳지 않았나 싶다. 나도 큰 책임감을 느낀다. ▶원인이라면. -국회의원 개개인의 의지와 의욕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결국 시스템 문제다. 입법활동조차 의원 개개인의 역량에 의지할 뿐 정당에서 제대로 뒷받침못한다. 정당 차원의 정략적 목적 아래 발의된 법안 말고는 책임지는 곳이 없다. 개개인의 의지에 의지하다 보니 부실 법안도 많았다. ▶민생법안 처리를 위한 사회적 대화시스템 필요하지 않나. -그게 바로 의정활동을 하면서 얻은 중요한 교훈이다. 민노당은 상대적으로 시민사회와 연대해 법안을 관철하려는 캠페인을 많이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부족했다. 의석수가 부족하다는 말은 핑계에 불과하다. 우격다짐이 아니라 사회적 공론화를 위한 합리적 논리와 명분을 개발해 사회적 힘을 모으고 민생법안 통과를 압박해야 한다. ▶18대 국회에 바란다면. -새 이슈를 개발도 중요하지만 이전 국회에서 폐기된 민생법안들을 가장 먼저 처리해야 한다. 정부는 법안 통과를 위해 의원들보다 훨씬 더 집요하다. 의원발의 법안 일부는 법안으로서 품질이 낮은 경우도 있다. 국회가 반성해야 한다. 국회는 입법을 통해 정부를 견제하는 곳이지 정부활동을 위탁해서 처리하는 곳이 아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非지역구 62명 발의법안 분석 - 비례대표 입법활동 ‘빛좋은 개살구’ 서울신문과 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소장 이지문)가 17대 국회 비례대표 의원 62명(당선 56명+승계 6명)의 입법 활동을 조사한 결과 이들이 발의한 법안의 가결률이 지역구 의원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지고, 법안 발의 성적도 형편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직능대표성과 전문성을 갖춘 인사를 국회에 보내 각계각층을 위한 법을 만들고, 원내 정책활동을 활성화하자는 비례대표 제도의 취지가 제대로 구현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법안 가결률 8.7%… 지역구보다 낮아 지역구 의원들의 법안 가결률은(원안가결+수정가결) 12.87%인 데 반해 비례대표 의원들의 가결률은 8.73%에 불과했다. 지역구 의원 243명이 발의한 법안 4210건 가운데 원안가결된 법안은 138건, 수정가결된 법안은 404건이었다. 비례대표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1512건이었는데 이 가운데 원안가결은 34건, 수정가결은 98건이었다. 특히 비례대표 의원들이 제출한 법안 가운데 새로운 법률을 만드는 ‘제정 법안’과 기존 법률을 완전히 뜯어고치는 ‘전부개정 법안’은 174건이었지만, 본회의에서 원안가결된 것은 단 한 건도 없었다. 수정가결된 법안도 8건에 불과했다. ●전문성 살리라는 취지 무색… 0건 22명 ‘제정 법안’의 경우 비례대표들이 발의한 법안의 가결률(4.91%)은 지역구 의원의 법안 가결률(15.89%)에 비해 훨씬 낮았다. 지역구 의원이 발의한 ‘제정법안’ 1321건 가운데 원안가결은 32건, 수정가결은 160건이었다. 반면 비례대표들이 발의한 제정법안 163건 중에는 원안가결 0건, 수정가결 8건이었다. 이 소장은 “비례대표가 발의한 법안의 가결률이 낮은 것은 법안의 필요성 및 현실성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안명옥 한나라당 의원은 비례대표 가운데 가장 많은 법안(143건)을 발의했고, 가결된 법안(14건)도 가장 많았다. 반면 4선인 김종인 통합민주당 의원은 4년 동안 ‘법안 발의’가 전혀 없었다. 또 김 의원을 포함한 22명의 ‘가결 법안’이 0건이었다. 비례대표 25명을 대상으로 직능 전문성을 대표한 법안 58건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이 계류중이었다.5건 만이 수정가결됐고, 계류 39건, 대안폐기 14건이었다. 이 소장은 “직능단체의 장보다는 전문적·실질적 법안을 만들 수 있는 전문가를 공천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男보다 활약 돋보인 女 비례대표의 여성할당제(50%)를 처음 시행한 17대 국회에서는 여성 비례대표의 활약이 남성보다 두드러졌다. 비례대표 여성의원(33명)은 남성의원(29명)에 비해 법안 발의수와 가결률에서 모두 앞섰다. 여성의원은 모두 955개의 법안을 발의해 이 가운데 95개가 통과됐다.9.94%의 가결률이다. 반면 남성의원이 발의한 557개 법안 중에는 37개만이 통과돼 가결률이 6.64%에 그쳤다. 의원 1인당 발의 건수는 여성의원이 28.9건이었고, 남성의원은 19.2건이었다. 가결 법안을 5건 이상 제안한 9명의 비례대표 의원 중에 남성은 한 명뿐이었다. 발의건수가 가장 많은 10명 가운데 6명이 여성이었고, 반면 발의 건수가 가장 적은 의원 10명 가운데 남성은 8명이나 됐다. 비례대표 여성의원들의 법안가결 현황을 살펴보면 안명옥 한나라당 의원은 143개의 법안을 발의,14개 법안을 가결시켜 성적이 가장 좋았다. 이계경 한나라당·이영순 민주노동당 의원이 각 7건, 김영주 통합민주당·박찬숙 한나라당 의원 각 6건, 이경숙·장향숙·서혜석 통합민주당 의원이 각 5건을 가결시켰다. 이번 조사는 2004년 5월30일 17대 개원부터 2008년 5월9일까지 사퇴 및 승계를 포함한 비례대표 의원 62명이 ‘대표 발의’하거나 ‘1인 발의’한 법안을 국회 홈페이지 의안정보시스템에서 모두 찾아 분석한 것이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사설] 발등의 불 확인된 AI인체감염 위험성

    올해 온 나라를 휩쓴 조류 인플루엔자(AI)가 인체감염 가능성이 있고 치사율도 높은 중국 안후이형 계통으로 확인됐다. 서울신문이 어제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들을 상대로 취재·보도한 내용이다. 인체감염 바이러스와는 종류가 다르다는 정부의 해명과는 완전히 다르다. 정부의 해명이나 발표가 자고 일어나면 뒤집히곤 하던 ‘광우병괴담’에 이어 이젠 ‘AI 인체감염공포’가 발등의 불로 확인된 것인가. 농림수산식품부 산하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역학조사위원회는 지난 16일 “이번 AI는 인체감염 사례가 있는 베트남형이나 인도네시아형과는 다르다.”고 밝혔다. 또 ‘국민들이 잘 몰라서’ 구태여 알리지 않았다면서 이번 AI가 2.3.2계통이라고 했다. 이는 치사율이 65%에 이르는 안후이형(2.3형)의 변종에 해당한다. 무시무시한 이 바이러스의 위험성을 당국이 고의 축소했다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 지난달 살처분에 동원된 후 AI 의심증세를 보였지만 세균성 폐렴환자로 발표된 육군병사의 증세에 대해서도 ‘혹시’하는 의구심이 든다. 이달 초 과학계 인사들이 모여 “AI가 현실적으로 광우병보다 더 큰 문제”라고 입을 모았으나 귀담아듣지 않았다.AI 확산에 따른 인플루엔자 대유행(판데믹) 예방백신의 경우 일본은 3000만명분, 스위스는 모든 국민이 맞을 수 있는 734만명분, 미국은 590만명분을 각각 비축 중이다. 우리 정부는 올해 안으로 4만명분을 비축할 계획이라고 한다. 유일한 AI 치료제인 타미플루도 겨우 135만명분을 비축하고 있을 뿐이다. 2003년 첫 발생 이후 6년째를 맞지만 제대로된 예방 매뉴얼 하나 없는 우리의 한심스러운 현주소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국민들 앞에 AI유전자 분석결과를 정확히 알리고,AI를 종식시킬 수 있는 세부 대책과 백신 확보방안 등을 제시하라. 그것만이 국민들을 AI인체감염공포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다.
  • [열린세상] 다시 아마추어 정부/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

    [열린세상] 다시 아마추어 정부/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

    전정권을 가리켜 ‘아마추어’ 실업팀이라 부르던 현 정권의 실력이 마침내 드러났다. 의기양양하게 상암구장에 모습을 드러낸 이명박 감독의 축구팀. 플레이하는 것을 지켜보니 아마추어 실업팀은커녕, 조기축구회 수준도 못 되는 듯하다. 요즘은 조기축구도 많이 발전해서 선심 세우고 오프사이드까지 본다. 그런데 삼청동 얼리버드팀은 공 따라 우르르 몰려다니는 게 영락없이 골목축구 수준이다. 지금 상황을 보라. 초·중·고팀과 싸우고 있잖은가. 이 어처구니없는 사태가 현 정권의 미국에 대한 맹목적 사랑에서 비롯됐다는 것쯤은 초·중·고생들도 다 안다. 부시 정권을 향한 이 ‘블라인드 러브’가 너무나 큰 나머지 미국의 국익과 한국의 국익을 구별하지 못하는 것이 현 정권의 문제다. 쇠고기 파동 때문에 그냥 묻혀 버린 감이 있지만, 이 블라인드 러브에서 비롯된 중요한 사안이 또 한 가지 있다. 그것은 맹목적으로 미국을 믿다가 통미봉남의 외통수에 걸려 버린 남북관계다. “10년 좌파 정권의 그늘이 깊다.” 그래서일까? 이명박 정권은 집권하자마자 김대중, 노무현 정권 하에서 북한과 맺었던 모든 약속부터 무효화했다.6·15선언과 10·4선언에 대해서는 물론 이견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적어도 두 국가 혹은 두 정권 사이에 맺은 약속을 아무 이유 없이 파기하는 것은 외교적 난센스라 할 수 있다. 당연히 북한에서 발끈할 수밖에. 이에 대해 북한은 서해안의 미사일 발사와 “제2의 6·25”라는 폭언으로 반응했다. 이 발상이 얼마나 천진난만한 것이었는지는 곧 드러났다. 미국만 믿고 북한을 왕따시키려 했던 이명박 정권은 미국에 가서야 비로소 북한과 미국 사이에 이미 핵폐기를 놓고 싱가포르 협정이 맺어진 것을 알게 된다. 한마디로 북한과 미국이 밀월관계에 들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아차, 싶어서 부랴부랴 남북연락사무소 개설을 제안했지만, 북한의 대응은 냉담했다. 참고로, 남북연락사무소는 김대중, 노무현 정권 때에도 북한에서 거절했던 것이다. 이것만이 아니다. 이명박 정권은 북한을 왕따시키기 위해 한·일 동맹을 강조했다. 이명박 정권이 미국 다음에 일본을 방문했다. 당연히 중국이 불쾌할 수밖에. 하지만 그런 중국은 정작 일본과 정상회담을 갖고 밀월 관계 속에 들어갔다. 한마디로 한국정부만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된 것이다. 그뿐인가? “과거를 묻지 않겠다.”는 이명박 정권의 일방적인 구애에 일본은 교과서에 독도가 일본 영토라는 내용을 반영하는 것으로 대꾸했다.“핵 폐기 없이는 어떤 지원도 없다.”는 게 얼마 전까지도 유지되었던 이명박 정권의 원칙이었다. 그런데 뉴스를 보니 이제 와서 딴소리를 하는 모양이다.“핵 문제와 관계없이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하겠다.”는 것이다. 큰소리 떵떵 치던 그 기개는 어디로 사라지고 지원 위한 명분을 찾느라 분주하다. 그래서 기껏 찾아낸 것이 ‘북에서 먼저 요청하면’이라는 단서. 그런데 들리는 소식이 북에서는 남측에 지원을 요청할 생각이 없다고 한다. “통미봉남은 허용하지도, 가능하지도 않을 것이다.” 얼마 전에 청와대에서는 이렇게 말했다. 재미있는 것은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다.“한·미공조가 있기 때문”이란다. 이 얼마나 어처구니가 없는 일인가. 블라인드 러브도 이 정도면 처절하지 않은가? ‘대북 퍼주기’라고 비난하면서 열심히 떠들어대던 ‘상호주의 원칙’은 어디로 가고, 어쩌다가 제발 북한에서 먼저 지원요청을 해달라고 내심 애원하는 처량한 신세가 되었을까? ‘통미봉남’에 걸려 핵협상에서 배제되어 말 한마디 하지 못하고, 남들이 결정한 내용에 따라 어마어마한 비용만 덤터기 썼던 것이 바로 김영상 정권 때의 일. 왜 실수로부터 배우지를 못하는 걸까? ‘뇌송송구멍탁’이라는 말은 이 정권 브레인의 객관적 상태를 기술하는 용어가 아닌가 싶다.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
  • [단독]“AI 인체감염 안전지대 아니다”

    조류 인플루엔자(AI) 관련 국내 최고의 권위자인 보건복지부 산하 질병관리본부 김우주(39·고려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자문위원은 21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나라도 AI의 인체 감염에 안전지대라고 말할 수 없다.”면서 “AI가 가금류로부터 인간에게 감염되는 것을 넘어 인간으로부터 인간에게 감염되는 ‘팬데믹(대유행)’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은 AI의 유일한 치료제인 ‘타미플루’에 대해 “국내 비축분은 120만여명분에 불과한데 적어도 1000만명분은 보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우리나라 AI의 인체 감염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가. -클레이드 2.3.2형은 치사율이 높은 중국 안후이(2.3)형 계통이라 인체 감염이 안 일어난다고 말할 수 없다. 바이러스 변이가 워낙 많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앞으로 도래할 팬데믹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 ▶타미플루는 얼마 정도 비축돼 있나. -120만여명분 정도로 안다. 인구 대비 최소 20% 정도, 즉 적어도 1000만명분은 필요하다. 질병관리본부가 2006년에 발행한 ‘팬데믹 대응 대비 보고서’에도 그렇게 나와 있다. 선진국도 20∼30% 정도 보유한다. 하지만 한 명분이 2만원 정도 하니 2000억원 정도 든다. 유통기한도 있다. 결국 헛돈 쓴다는 지적 탓에 공무원들이 나서지 못하고 있다. ▶국내 예방 백신 개발상태는. -백신 개발 뒤 시판에 10년 정도, 비용은 1000억원 정도 든다. 현재 우리나라는 백신 접종 후 AI 바이러스에 노출된 동물의 생존율과 효과 등을 실험하는 단계에 있는데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왜 부진한가. -국가적 역량이 없어서가 아니다. 예산 투자가 많이 들어가는 만큼 결정권을 가진 사람이 적극적으로 나서 줘야 한다. 미래 대책은 지금 준비해야 한다. 닥치면 늦다. ▶외국은 어떤가. -미국, 영국, 일본 등 선진국은 이미 백신을 개발해 다량을 확보하고 있다. 스위스는 전 국민이 접종할 수 있는 양을 비축해 두고 있다. ▶AI에 대한 국민의 오해는 없나. -AI는 감염된 가금류에서 전파된다. 철저히 방역하고 빨리 종식시키면 인체 감염 우려는 사라진다. 정상적인 절차와 위생적인 과정을 거치면 감염된 닭고기나 계란이 시중에 나올 수도 없다. 현재까지 도시에 사는 사람이 감염된 사례도 없다. 감염된 가금류 1m 이내에 접촉해야 감염되기 때문이다. 이미 알려졌듯 닭이나 오리 등은 75℃ 이상에서 5분 이상 끓일 경우 감염될 가능성이 전혀 없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뭔가. -AI 감염 농장에 살처분 인력을 투입할 때 보호 장비를 착용하고 타미플루를 복용케 해야 한다. 유사시 환자 격리 시설도 마련해야 한다. 광우병이나 AI 같은 전염병은 눈에 안 보인다. 개인이 대비하지 못하니 국가가 나서야 한다. 글 사진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박희태 대세론’에 김형오 대항마?

    한나라당의 친이(친이명박) 온건파가 차기 당 대표로 “박희태냐, 김형오냐.”를 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지금까지 박희태 의원이 이상득 국회부의장의 지원설 아래 당 대표로 대세를 형성해 왔지만 ‘김형오 당 대표론’이 갑자기 거론되기 시작했다. 한쪽에서는 낙천한 박 의원을 당 대표로 내세울 경우 명분이 약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특히 ‘박희태 불가론’은 강경파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권의 한 강경파 의원은 “수도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그런 얘기들이 들린다.”고 전했다. 이들은 그 대안으로 ‘김형오 당 대표’로 급선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정무라인도 국회의장을 고수하고 있는 김 의원의 설득 작업에 나섰다는 얘기가 들린다. 하지만 5선의 김 의원이 국회의장직에 대한 의지가 강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박희태 의원의 ‘관리형 대표론’도 아직은 당내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 김 의원은 20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국회의장에 도전하겠다는 입장에 전혀 변함없다.”고 못박았다. 한 측근도 “목표가 국회의장이라는 점은 초지일관”이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김형오 당 대표론’은 여전히 살아 있는 불씨다.‘김형오 카드’는 ‘안상수 당 대표·정의화 원내대표’를 밀어붙이던 강경파로부터 안 원내대표와 정 의원을 떼어내기 위한 전략으로도 풀이된다.5선의 김 의원이 당권에 도전한다면 선수(選數)에 따라 4선의 안 원내대표가 국회의장, 역시 4선의 정 의원이 국회부의장에 유력하다. 이런 가운데 이재오 전 최고위원이 이날 미국 연수행 의사를 분명히 밝히자 상황은 다시 급반전하고 있다.이 전 최고위원이 이달 말 출국해 1년여간 미국에 머물겠다고 밝힌 것을 두고 온건파는 이 전 최고위원의 사실상 전당대회 불출마 선언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재오 변수’가 사라진 상황이지만 온건파는 여전히 ‘박희태 당 대표’와 ‘김형오 당 대표’를 두고 저울질을 계속하고 있는 분위기다.김지훈 한상우기자 kjh@seoul.co.kr
  • “학교 건축물 국제기준 맞춰라”

    이명박 대통령은 20일 “한국에서도 자연재해에 대한 사전 대비를 재점검하는 것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중국 쓰촨성 지진과 관련해 “자연재해가 발생했을 때 인명피해를 줄이는 문제를 재점검하고 부족한 것을 완벽하게 대책을 세웠으면 좋겠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지진에서 초·중·고교에서 피해가 많이 발생한 점을 언급하면서 “우리도 초·중·고 건축물을 한번씩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국제기준에 맞추라.”고 지시했다. 또 “지진이 일어났을 때 학교에서 대피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교과부에서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비준안과 관련,“한·미 FTA는 중국과 일본 사이의 샌드위치 상황에서 강하게 대처하는 방안이며, 동북아에서 경제선점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FTA가 비준되면)일자리 35만개를 만들 수 있다.17대 국회에서 비준될 수 있도록 해달라.”며 국무위원들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회의에서 장애인의 의무교육 혜택을 대폭 확대하는 내용의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 시행령’ 등을 심의·의결했다. 시행령은 2010년부터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의무교육 연한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2010학년도에는 만 5세 이상 유치원 및 고등학교 과정,2011학년도에는 만 4세 이상 유치원 과정,2012학년도부터는 만 3세 이상 유치원 과정까지 의무교육을 확대 실시한다. 현재는 초·중등학교 과정만 의무교육을 시행하고, 유치원 및 고등학교 과정은 무상교육만 제공하고 있다. 시행령은 의무교육을 위해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입학금·수업료·교과서대금·학교급식비를 부담하고 학교운영지원비·통학비·현장체험학습비 등은 예산 범위에서 보조할 수 있도록 했다. 정부는 아울러 무분별한 장사시설 설치를 막기 위한 ‘장사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도 의결했다. 종교단체가 설치하는 봉안시설·자연장지에는 신도와 가족관계에 있는 자만 안치할 수 있도록 하고, 국가는 ‘택지개발촉진법’에 따라 330만㎡ 이상의 택지개발계획을 수립시 봉안시설이나 자연장지 설치·조성에 관한 사항이 포함되도록 노력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회의에선 이밖에 조류 인플루엔자(AI) 항 바이러스제 비축물량을 240만명분으로 늘리고, 개인보호복 6만명분을 추가 구입하는데 소요되는 185억원을 2008년도 일반회계 일반예비비에서 지출하는 안건도 처리됐다.임창용 윤설영기자 sdragon@seoul.co.kr
  • [中 쓰촨성 대지진] 이젠 이재민 구호로

    생존자 구출에서 이재민 구호로. 중국 당국이 쓰촨(四川)대지진 부상자 22만여명을 포함해 수백만명의 이재민 구호에 집중하고 있다. 지진 발생 일주일을 넘김에 따라 생존자 구출 가능성도 낮아졌기 때문이다. 19일 청두(成都) 북동쪽 양(綿陽)시 주저우(九州) 체육관은 이재민들로 빽빽이 들어찼다. 상당수가 갓난아이들과 유아들이다. 그러나 체육관 밖에 이동식 화장실이 마련되고 급수대, 무료 전화, 인터넷이 가능한 컴퓨터 등이 설치됐다. 이재민들이 당장 연명할 수 있는 생활설비가 갖춰졌다. 심리 상담도 할 수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이날 전했다.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이재민 1000만명에게 1인당 하루 500g의 곡물과 현금 10위안(약 1400원)을 3개월간 지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쓰촨성 당국은 18일 이재민과 구호요원들이 몸을 누일 텐트 260만개가 당장 필요하다고 국제사회에 호소했다. 미군 수송기가 이날 1만 5000명분의 식량 및 텐트 655개, 랜턴 2592개 등을 쓰촨지역에 제공하는 등 국제사회의 구호노력도 줄을 이었다. 한편 중국 외교부는 19일 “지진 피해 지역에서 가장 절실한 구호물품은 텐트”라면서 국제 사회에 지원 요청을 했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이날까지 11만 3080명이 투입돼 2만 1566명을 구조하고 이재민 20만 5370명을 대피시켰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美쇠고기 논란 새국면] ‘쇠고기 국회’ 18대서 계속될 듯

    17대 국회를 나흘 앞둔 19일 여야는 미국산 쇠고기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사이에 놓고 여전히 대립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나라당은 쇠고기 검역 주권 명문화를 내세우며 “더이상 한·미 FTA를 반대할 명분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민주당은 “협정문을 고쳐야 한다.”고 맞섰다. 이대로라면 극적 접점을 찾기보다는 18대 국회까지 ‘쇠고기 국회’를 이어나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통합민주당은 일단 농림해양수산위 소집을 통한 문제 해결에 전력을 다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민주당은 쇠고기 재협상 촉구 결의안과 30개월 미만의 뼈없는 살코기만을 수입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안을 제출해 놓은 상태다. 또 21일에는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해임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여기에 김효석 원내대표가 20일 외신 기자들을 상대로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김 원내대표는 “우리가 왜 재협상을 요구하는지 설명하고 재협상의 당위성을 미국 국민을 상대로 호소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의 ‘농해수위 카드’에 한나라당은 ‘통일외교통상위 개최’로 맞섰다. 민주당 이날 오후 늦게까지 권오을 위원장을 상대로 개최를 요구했지만 한나라당 의원들이 이에 응하지 않아 전체회의는 열리지 못했다. 대신 한나라당은 쇠고기 문제와 한·미 FTA를 연계하고 있는 야당을 상대로 통외통위 개최를 주장하며 압박했다. 앞서 이날 새벽 정부로부터 쇠고기 협상에 대한 한·미간 논의 사항을 보고 받은 통외통위 김원웅 위원장은 “한·미 협의에 대한 정부의 최종 발표를 본 뒤 FTA 상정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경색된 정국이 풀릴 가능성도 일각에서 제기됐지만 민주당은 “당의 공식 입장이 아니다.”며 재협상 없는 한·미 FTA 비준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금융공기업 개혁안 ‘CEO 구인난’ 우려

    산업은행을 포함해 11개 금융공기업 기관장의 기본 연봉을 1억 5000만원에 묶는다고 정부가 발표하자 “앞으로 누가 지원하겠느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총재 이름도 내놓아야 하는 산업은행의 경우 실리도 명분도 사라지게 돼 능력있는 인물들의 지원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나왔다. 더욱이 차기 산은 수장은 민영화 작업이라는 난제를 해결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산은 총재 후보로 거론되던 윤진식 전 산업자원부 장관이 한국금융지주 회장으로 영입되자 이런 배경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해석이 쏟아졌다. 금융 공기업 관계자는 7억원 이상인 산은 총재나 기업은행장의 연봉이 많다고 비판받고 있지만 ‘세전’이고 판공비도 포함돼 있어 동종 업계와 비교해서 그렇게 많은 수준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국책은행 관계자는 “기관장 연봉을 깎는다고 하니까 임원뿐만 아니라 직원들 연봉도 깎일 것으로 예상해 조직 자체가 흔들리는 경향이 있다.”면서 “금융허브나 IB육성의 핵심은 인력확보인데 직원들이 이탈할 가능성도 있다.”고 걱정했다. 관료 출신이 공기업 대표를 맡지 못하도록 하는데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반론이 제기된다. 한 금융공기업 관계자는 “국책은행이나 공기업의 경우 국회의 국정감사, 감사원 감사, 금융위의 검사라는 ‘시어머니 등쌀’에 노출돼 있어 아무리 유능해도 민간인 출신은 버티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또 민간 출신은 인력 풀이 한정돼 있을 뿐 아니라 1억 5000만원 연봉으로 유능한 인력을 유인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시중은행장의 경우 수억원의 기본 연봉에 판공비가 따로 지급되며 수십억원대 이상의 스톡옵션이 제공되고 있다. 한편 윤 전 장관 말고도 다수의 전직 고위 관료들이 ‘증권맨’으로 변신하고 있다. 현대증권은 재정경제부 세제실장과 조달청장을 지낸 최경수 계명대 경영대 교수를 대표이사로 영입했다. 동양종금증권은 김성진 전 해양수산부 장관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으며, 대신증권은 김성호 전 보건복지부 장관, 한화증권은 김종민 전 문화관광부 장관을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키움증권과 미래에셋증권도 각각 오영호 전 산자부 차관을 사외이사로 내정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새 정부 들어 공공기관 구조조정으로 퇴임 후 옮길 자리가 많이 줄어든 데다 연봉도 크게 삭감한다는 방침에 전직 관료들의 민간 기업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문소영 김재천기자 symun@seoul.co.kr
  • [최태환칼럼] 親朴 복당 명분 얻으려면

    [최태환칼럼] 親朴 복당 명분 얻으려면

    필자 고향이 경주다. 요즘 ‘인사’를 자주 받는다. 지난 국회의원 선거와 연관해서다. 경주지역의 김일윤 당선자가 구속됐다. 돈선거 혐의다. 친박연대 소속이었다. 선거과정서 이미 불거졌다. 선거운동원들이 긴급 체포됐다. 주위 사람들 멘트가 재미있다. 한결같다.“경주 사람들 못 말린다.”,“경주 사람들 왜 그러느냐.”다. 당선무효가 뻔한 후보를 왜 뽑았느냐는 비난이 묻어 있다.‘친박’깃발만 꽂으면 무조건 지지하느냐는 비야냥이 담겼다. 경주 유권자들은 ‘꼴통’ 소리를 들을 만큼 ‘무개념’이었을까. 돈선거 의혹 후보를 택한 사실만 두고 보면 일리 있는 폄하다. 하지만 경주 분위기는 조금 다르다. 유권자들이 돈에 매수됐을 수 있다는 가정을 반박한다. 돈을 받았거나, 받다가 적발된 유권자가 거의 없지 않으냐고 강조한다. 김 후보측의 불법 선거자금 동원 혐의와 투표행위는 별개라고 했다. 반(反) 한나라당 후보 정서가 김일윤에 쏠렸다고 했다. 김 당선자는 지금 삭발 투쟁중이다. 어디까지 진실인지 단정하기 어렵다. 어쨌든 친박연대 바람의 뒷모습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친박연대 행보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한나라당을 향한 복당 압박이 거세다.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중심이다. 지난 주말 청와대 회동이후 전기를 맞는 분위기다. 그럼에도 친박연대 주변의 악취는 가시질 않는다. 비례대표 돈공천 공방의 악취다. 돈공천의 사실관계 다툼은 벌써 뒷전이 됐다. 친박연대의 보복수사·표적수사 강변만 요란하다. 복당을 앞둔 자기성찰이나 조신함은 찾기 어렵다. 서청원 대표는 의혹의 핵심 인물이다. 검찰 수사과정에서 거액이 양정례 당선자측으로부터 당에 흘러든 사실이 확인됐다. 하지만 그는 줄곧 “검찰수사에 거대한 음모와 배후가 있다.”고 했다. 친박연대와 자신을 죽이고, 박근혜를 고사시키려는 음모가 사건의 본질이라고 했다. 그러다 입장을 바꿨다.“자신이 걸림돌이 되면 한나라당 밖에 남겠다.”고 했다. 친박연대에 유별난 도덕성을 기대한 사람은 없다. 그렇다 해서 구시대 정치의 답습, 불법 불감증은 곤란하다. 국민들에겐 후안, 무감각으로 비칠 뿐이다. 지지자들에게 일말의 부채의식이라도 가졌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돈공천 논란이 제기됐을 때 먼저 사과했어야 옳았다. 유감, 사과는 한나라당 복당요구와는 당연히 별개다. 지금같은 억지로는 명분·실리 어느 쪽도 챙기기 어렵다. 친박의 지향점이 복당이고, 박근혜의 차기 대권 지원이 대의라면 더욱 그렇다. 국민들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봤어야 했다. 지난 주말 이명박 대통령과 박 전대표가 만났다. 친박 복당문제는 접점을 찾지 못했다. 박 전대표는 5월말까지 결론이 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표적수사 가능성도 제기했다. 이 대통령은 복당 요구에 대해 “개인적으론 거부감이 없지만 당이 알아서 할 문제”라고 했다. 결말은 불가피한 분위기다. 어떤 형태로든 정리될 게 분명하다. 친박은 불법의혹 당사자나 연루 인물을 자체적으로 걸러내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 구시대 정치를 연상케 하는 친박 기생형 정치인은 가려내야 미래가 있다. 지난 선거때 친박을 향했던 지지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박 전대표 역시, 이런 정화에 역할이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 그에겐 친박 복당 이후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친박이 살고, 한나라당이 사는 길이기도 하다. 최태환 논설실장 yunjae@seoul.co.kr
  • [데스크시각] 쇠고기 파동의 단상/주병철 경제부 차장

    [데스크시각] 쇠고기 파동의 단상/주병철 경제부 차장

    지난 주말 가족과 함께 밖에서 저녁을 먹었다. 메뉴는 애들이 골랐다. 돼지갈비였다. 평소에는 쇠고기를 더 좋아했다. 식사중에 TV를 통해 미국산 수입쇠고기 파동 보도가 나오자 뇌리를 스치는 게 있었다. 수입쇠고기 문제 때문이 아닌가 싶었다. 마침 중학생들이 수입쇠고기 반대 촛불시위에 참여하는 상황인지라 같은 또래인 우리집 애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했다. 애들 3명 가운데 2명은 수입쇠고기의 안전성을 심각하게 걱정했고,1명은 불안하긴 하지만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던 중에 애들이 내 의견을 물어왔다.“안전성 문제는 과학적 근거 등을 통해 냉정하게 접근해야 하고, 협상과정의 잘잘못은 분명 가려야 한다.”고 말했다. 변명 같기도 하지만, 광우병 발생 여부를 둘러싼 쇠고기 파동 사태는 사실 무자르듯 명쾌하게 답할 수 없는 대목이 있다. 협상결과에 동의하든 하지 않든 논쟁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것을 보면 딱 잘라 말할 수 없는 사안임은 분명해 보인다. 논쟁의 주체들은 주장의 객관성과 사실성의 근거로 통계와 데이터, 병리적 현상 등을 활용한다. 그러면서 동일한 출처의 통계나 국제기구의 자료 등을 달리 해석하며 상반된 주장들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이용하고 있는 것 또한 현실이다. 분명한 것은 수입쇠고기 협상에서 안전성 문제, 검역주권 포기 논란 등을 초래한 당사자는 정부다. 협상 이전에는 국민의 입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고, 이후에는 설득하는 데 실패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을 위해 미국이 닦달하는 수입위생 조건을 다소 양보할 수밖에 없었고, 국민들에게 질좋은 고기를 값싸게 먹을 수 있는 기회를 넓혀준다는데 그렇게 반대하겠느냐는 안이한 판단이 일을 그르치게 만든 실체다. 물론 정부도 실수할 수 있고, 정책적 오류도 범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그 다음이다. 현재 정치권의 공세는 날로 거세지고, 협상과정에서 정부의 실책은 추가로 드러나고 있다. 국민들의 불안과 혼란은 가중되고 있다. 이러다 너 나 할 것 없이 ‘쇠고기 파동의 덫’에서 빠져나오지 못할 수도 있다. 국론 분열은 물론 경제 살리기에도 악재로 작용할 소지가 적지 않다. 쇠고기 파동과 같은 공공 의제(public issue)는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특정한 목적을 지닌 정치권이나 특정 이익 단체 등이 명분있는 담론을 형성해 여론을 주도하면서 불붙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 과정에 한쪽은 억울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사태만큼은 정부가 이런 시각에 함몰되는 우(愚)를 범해서는 안 된다. 옳지도 않고, 당당하지도 못하다. 사태 해결을 위해 청와대와 정부는 좀 더 솔직해야 한다. 더 늦기 전에 설득력 있는 대안 제시가 필요하다. 검역주권 등 논란이 된 사안들에 대해 미국이 급기야 ‘한국 입장을 공식 지지한다’는 등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긴 하지만 이것으로 끝날 일은 아닌 것 같다. 국내에서 제기된 사안에 대해 미국과 구체적인 합의를 이끌어내든지,15일로 예정된 수입위생 조건 장관고시를 연기하든지, 그것도 아니라면 국민투표에 부치든지 뭔가 논쟁을 매듭지을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공공 의제의 논란은 결국 제로섬 게임으로 귀결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더욱 그렇다. 이번 사태는 새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을 시험하는 첫 무대로 보여진다. 이번 사태를 잘못 풀면 한·미 FTA 비준, 대운하건설 추진 등 새 정부가 하려는 사안마다 국민적인 신뢰를 얻지 못하고 위기를 맞을 수 있다.‘논쟁공화국’으로 허구한 날 날밤을 새울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 점에서 유능한 경제관료였던 A씨가 쇠고기 파동을 지켜보며 던진 말을 곱씹어 볼 만하다.“정부 정책에는 판단력과 추진력, 전문성이 중요하다. 판단력만 있으면 헛방이고, 추진력만 있으면 자살골이다.” 주병철 경제부 차장 bcjoo@seoul.co.kr
  • [병자호란 다시 읽기] (71) 높아지는 명분론,어정쩡한 방어대책

    [병자호란 다시 읽기] (71) 높아지는 명분론,어정쩡한 방어대책

    몽골 버일러들을 이끌고 왔던 용골대 일행이 도주하고, 청과 관계를 끊겠다는 인조의 유시문마저 용골대 일행에게 빼앗긴 뒤 조선의 분위기는 뒤숭숭했다. 나덕헌과 이확이 홍타이지에게 배례(拜禮)를 거부하여 청을 자극했다는 소식까지 날아들면서 전쟁에 대한 공포심은 더욱 커졌다. 빨리 방어 대책을 마련해야 했다. 하지만 쉬운 일이 아니었다. 정묘 이후 우여곡절 속에서도 이어져온 ‘10년의 평화’에 익숙했던 조정이었다. 급작스럽게 내놓은 방어 대책의 실효성을 둘러싸고 또 다른 논란이 빚어졌다. ●“나덕헌과 이확의 목을 쳐라” 홍타이지의 즉위식장에서 나덕헌과 이확이 보였던 행동은 어쨌든 대단한 것이었다. 나만갑(羅萬甲)의 ‘병자록(丙子錄)’에 따르면, 나덕헌 등이 무릎을 꿇지 않고 버티자 격분한 청나라 관원들은 두 사람을 마구 구타했다. 그럼에도 두 사람이 머리 숙이기를 끝내 거부하자 식장에 있던 한인(漢人) 신료들 가운데는 부끄러워 눈물을 보이는 자까지 있었다고 한다. 물론 ‘청실록’에는 이런 내용이 기록되어 있지 않지만, 나덕헌과 이확의 행동이 안팎으로 충격을 주었음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나덕헌과 이확은 심양을 떠나 서울로 향할 때 불안감에 떨고 있었다.‘오랑캐‘ 홍타이지의 즉위식장에서 목숨을 걸고 고개를 숙이지 않은 것까지는 좋았는데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과연 조선 조정의 신료들이 자신들이 보였던 ‘기상’과 ‘절개’를 곧이곧대로 믿어 줄지 의문이었다. 그들은 더욱이 홍타이지에게서 받은 국서까지 휴대하고 있었다. 이미 언급했듯이 홍타이지의 국서는 조선을 맹렬히 비난하고 전쟁을 불사하겠다고 협박, 조롱하는 내용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런 국서를 그대로 가져갈 경우, 조정의 명분론자들로부터 어떤 비판이 날아올지는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 나덕헌과 이확은 결국 귀국 길에 만주 통원보(通遠堡)란 곳에 이르러 홍타이지가 준 국서를 버리고 말았다. 그것을 보자기에 싸서 머물던 숙소에 몰래 던져 놓고, 대신 내용을 등사하여 조정에 올렸다. 이들이 의주에 도착하자 당장 평안감사 홍명구(洪命耉)가 상소했다. 그는 홍타이지의 국서 내용을 보니 가슴이 찢어지는 듯하여 통곡을 금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나덕헌 등이, 참람하고 말도 되지 않는 오랑캐의 서신을 받은 즉시 던져 버렸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빨리 나덕헌과 이확의 목을 베어 그것을 홍타이지에게 보여 주라고 촉구했다. 추상(秋霜) 같은 일갈(一喝)이었다. ●명분론이 높아지고,決戰論이 대두하다 홍명구의 상소를 통해 홍타이지가 보낸 국서의 내용이 알려지자 조정은 다시 들끓었다. 비변사 신료들도 나덕헌과 이확이 자결하지 않은 것을 문제삼았다. 그들이 통원보에 이르러서야 국서를 몰래 버리는 바람에 홍타이지에게 ‘조선 사신이 국서를 기꺼이 받아갔다.’는 인상을 주고 말았다고 통박했다. 조정의 분위기를 보면 두 사람은 이제 자결해야만 할 것 같았다. 나덕헌과 이확을 성토하는 조정 신료들의 명분론은 극에 이르렀다.‘개돼지만도 못한 오랑캐의 국서를 받고서도 멀쩡하게 가지고 돌아온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나덕헌과 이확은 결국 평안도 변방으로 유배되었다. 비변사는 통원보의 청나라 관리에게 나덕헌 등의 명의로 서신을 보내자고 주장했다. 나덕헌 등이 홍타이지가 보낸 국서를 중도에서 뜯어 보고 버리고 왔다는 사실을 알려 주자는 것이었다. 대사성(大司成) 이식(李植)이 붓을 들었다. 이식이 쓴 국서의 내용은 대략 이러했다.‘우리들은 귀국에 사신으로 갔다가 졸지에 갖은 곤욕을 다 당했다. 우리가 귀국하려 할 때 굳게 봉함된 국서를 받았다. 우리는 전례에 따라 뜯어 보려 했지만, 용골대와 마부대가 방해하여 그럴 수 없었다. 결국 한참 말을 달려 중도에 이르러 뜯어 보니 서면(書面)의 칭호와 말미에 찍힌 인문(印文)이 과거와는 크게 달랐다. 또 우리나라를 ‘이국(爾國)’ 운운하며 공경하기는커녕 노예처럼 여기고 있었다. 조선의 신하된 도리 상 차마 볼 수 없어 통원보에 이르러 숙소의 잡물 속에 던져 놓고 왔다. 원컨대 그 것을 가져다가 홍타이지 한에게 전해 주기 바란다.’요컨대 조선은 이식이 쓴 국서를 통해 홍타이지가 칭제건원(稱帝建元)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강조했던 셈이다. ‘황제’ 홍타이지와 ‘제국’ 청을 인정할 수 없다고 거듭 못을 박은 이상 이제 전쟁을 준비해야 했다. 이미 용골대 일행이 도주했던 직후부터 청의 침략에 대비한 대책들은 쏟아지고 있었다. 그 가운데 가장 근본적인 대책을 제시했던 사람은 단연 부제학 정온(鄭蘊)이었다. 그는 용골대 등이 도주한 직후 올린 상소에서, 원수(元帥)를 선발해 보내고 빨리 압록강을 방어할 대책을 강구하라고 촉구했다. 또 인조에게 개성까지 나아가 신료들을 독려하고 군율(軍律)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압록강을 방어하고 개성으로 진주(進駐)하라? 여차하면 조정을 강화도로 옮기는 것만 생각하고 있던 다른 신료들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주장이었다. 정온은 그러면서 인조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렸다. 진정으로 적과 싸워 나라를 지키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반정공신들이 거느린 정예병들을 원수에게 배속시키라고 요구했다. 그는 온 나라의 정예병과 무사가 전부 반정공신들 휘하에 배속되어, 평소에는 그들의 농장(農莊)을 관리하다가 유사시에는 호위(扈衛)를 핑계로 편안함을 취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정묘호란 당시에도 멀쩡한 정예병들이 적과 싸움은 포기한 채 강화도에 머물면서 ‘내란이 있을까 걱정스럽다.’는 말만 되뇌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사헌부 관원들도 정온과 비슷한 견해를 내놓았다. 정예병이란 정예병은 모두 반정공신 휘하 군관들에게 사병(私兵)처럼 편제되어 있는 것을 뜯어 고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어정쩡한 인조의 태도 정온과 사헌부 신료들의 주장은 정곡을 찌른 것이었다. 그들은 국가가 위기에 처해 있음에도, 훈신(勳臣)들이 ‘호위’를 핑계로 정예병을 사병처럼 틀어 쥐고 있는 현실을 비판했다. 실제 당시 평안병사 유림(柳琳)이 금군(禁軍) 가운데 10명을 데려가 군관으로 삼으려 했는데 호위청(扈衛廳)에서 거부하여 문제가 되었다. 사간원 신료들은 “변방 방어가 충실하면 서울이 편안해지고 서울이 편안하면 굳이 호위하는 무사가 많을 필요가 없다.”며 호위청 군관 가운데 500∼600인을 뽑아 변방으로 내려 보내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인조는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마뜩찮다는 반응을 보였다. 자신을 호위하는데 중요한 훈련도감이나 어영청 병력을 덜어 내자는 주장에 대해 알레르기 반응을 보였다.‘개성으로 전진하고 정예병을 과감하게 내어 주라.’는 정온의 요청에 대해 “그대의 차자(箚子) 내용이 지나치게 염려하는 것 같다.”고 답변했다. 또 사간원 신료들의 주장에 대해서도 “연소한 대간들이 사체도 모르면서 군사와 군량 문제를 언급하고 있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당시가 엄청난 위기 상황이며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은 인식하고 있었지만 구체적인 각론으로 들어가면 인조는 여전히 안이했다. 강화도로 들어가, 수많은 정예병들을 시켜 자신의 주변을 호위하기만 하면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일까? 병자호란 직전 인조는 분명 대책을 강구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1636년 4월25일, 스스로를 통렬히 비판하는 하교를 내렸다.‘내가 용렬하여 시비(是非)를 분별하지 못했고, 게으른 데다 남에게 지지 않으려는 고집 때문에 나라를 제대로 다스리지 못했다.’고 자책했다. 그러면서 이제 노력하겠으니 모든 신료들도 난국을 타개하는 데 동참하라고 촉구했다. 눈물겨운 호소였다. 하지만 근본 대책은 나오지 않았다. 인조는 병자호란 직전 ‘오랑캐와 일전을 불사하자.’는 명분론자들의 손을 들어 주었지만, 실제로 ‘일전을 불사하기 위해’ 근본적인 대책을 제시했던 정온 같은 신하들의 목소리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인조의 책임은 컸다. 한명기 명지대 사학과 교수
  • 진퇴양난 姜대표 “나의 원칙 있다”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가 깊은 고심에 빠졌다. 지난 10일 이명박 대통령이 박근혜 전 대표와 단독회동을 가진 뒤 당밖 친박(친박근혜) 인사들의 복당문제에 대해 “당에 공식절차를 밟아서 결정을 해야 하지 않느냐는 이야기를 하겠다.”고 밝힌 후부터다. 이에 대해 강 대표는 12일 조계사에서 열린 석가탄신일 봉축 법요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가 생각하는 원칙이 있다.”며 “(청와대로부터) 권고 받은 적 없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강 대표는 이제까지 ‘재임 중 복당 불허’ 방침을 거듭 밝혀왔고, 이 대통령도 “당에서 알아서 할 일”이라고 했지만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회동으로 분위기가 급반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 대표는 특히 박 전 대표가 친박 탈당에 대해 ‘결자해지’ 차원에서 “현 지도부가 매듭을 지어야지 한다.”고 밝힌 것에 내심 불쾌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 대표 주변에서는 “기존 방침을 쉽게 바꾸기는 어렵지 않으냐.”는 전망과 “결국 적정선에서 타협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엇갈린다. 당 대표로서 수차례 복당 문제에 대해 “차기 지도부가 할 일”이라고 천명한 가운데 입장을 선회한다면 정치적 상처도 입을 수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당의 핵심관계자는 “입장이 쉽게 바뀔 수 있겠나. 시간을 좀 두고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강 대표가 기존 입장을 고수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박 전 대표가 ‘5월말’이라고 구체적인 시한까지 제시하며 최후통첩을 한 마당에 강 대표가 끝까지 기존 입장을 고수한다면 박 전 대표에게 탈당의 명분을 줄 수도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정진섭 대표 비서실장은 “13일 청와대에서 열리는 상임고문단 만찬에 강 대표도 참석하니 뭔가 이야기가 이뤄질 수도 있을 것”이라며 이같은 전망에 힘을 실었다. 또 16일로 예정된 이 대통령과 강 대표의 정례회동에서 의견 조율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태안피해 보상 제대로 받자] (3)더 무서운 2차 피해

    [태안피해 보상 제대로 받자] (3)더 무서운 2차 피해

    Q : 기름유출 사고 때 방제작업을 하는 이유는? A : 환경·어업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기름유출 사고가 일어나면 바다와 해안가를 뒤덮은 검은 기름을 제거하려고 애쓴다. 태안 기름유출 사고 때도 100만명의 자원봉사자가 방제작업을 도왔다. 그러나 검은 기름을 말끔히 없애는 데 총력을 기울이다 보면 ‘과잉 방제’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면 기름유출보다 무서운 2차 피해가 시작된다. 프랑스 서북부 루아르아틀랑티크 작은 도시 메스케르는 지난 1999년 에리카호 기름유출 사고 때 ‘과잉 방제’로 큰 피해를 입었다. 해안을 따라 6㎞나 이어진 아름다운 해안 절벽을 고온·고압 세척기로 마구 닦아내 바위에 균열이 나타났다. 메스케르시는 붕괴를 예방하려고 절벽 밑에 인공 돌을 박아 넣었다. 장 피에르 베르나르 시장은 “수십만명의 관광객을 유혹하던 천연 해안 절벽이 사라졌다.”고 안타까워했다. ●유처리제 해양 생태계 파괴 태안 방제 현장에서도 비슷한 모습이 종종 목격된다. 해안국립공원으로 지정될 만큼 수려한 해안 암벽과 천연 바위도 기름 제거라는 명분 앞에서는 보잘것없는 돌덩이로 취급받는다. 굴착기로 자갈을 뒤엎고, 기중기로 큰 바위를 들어 올렸다 내리며 기름을 닦아낸다. 자갈이 부서지고 바위가 깨지기 일쑤다. 세계적인 방제·피해조사 전문기관인 국제유조선선주오염협회(ITOPF)에서 일하며 30년간 기름유출 사고 현장을 누빈 휴 파커 기술팀장은 “바위 밑에 기름이 고여 있으면 물을 집어넣어 기름이 떠오르게 하고 걷어내면 된다.”면서 “기름을 완벽히 제거하기는 힘들지만 기중기로 바위를 훼손하는 것보다 낫다.”고 조언했다. 특히 남은 기름이 많지 않으면 박테리아에 의해 분해된다고 강조했다. 무분별한 방제는 해양 기초생태계를 파괴한다. 태안군의 대표적인 섬, 가의도에서는 돌을 삶아 기름을 없앴다. 검은 기름과 함께 돌에 살던 미생물까지 죽어버렸다. 고온·고압 세척기도 비슷한 문제를 일으킨다. 김석기 한국해사감정 대표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바닷물이 기름을 씻어내도록 기다리는 것이 환경을 되살리는 길”이라고 말했다. 95년 씨프린스호 사고 때는 수심이 낮은 어장·양식장은 물론 해안가에도 유(油)처리제 710t을 뿌려 ‘2차 피해’를 자초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유처리제는 해수면 기름을 1∼수만㎛(마이크로미터·1m의 100만분의1)크기의 미세한 방울로 분산·확산시켜 수중생물에까지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반면 97년 일본 나홋카호 사고에서는 유처리제가 거의 사용되지 않았다. 히가시시후라 겐지 후쿠이현 총무기획실 실장은 “유처리제가 어패류를 폐사시키거나 품질을 떨어뜨릴까봐 해녀 등 지역 주민들이 반대했다.”고 설명했다. 2차 피해의 또 다른 주범은 오염폐기물이다.99년 에리카호 사고 때 유출 기름은 6200t에 불과했지만, 수거된 오염 모래는 25만 5000t이나 됐다. 프랑스 방제 전문기구인 세드르의 크리스토퍼 루소 부소장은 “당시 주요 환경 오염원이 기름이 아니라 모래라 불렸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런 실패를 지켜본 스페인은 2002년 프레스티지호 사고가 발생하자 북서부 갈라시아 지역 산티아고에 2200만유로(약 355억원)를 들여 친환경적인 오염폐기물 업체를 설립했다. 기름 섞인 바닷물에 뜨거운 물을 집어넣고 세탁기와 같은 원심력을 이용해 기름과 쓰레기, 물을 분리하는 방법을 활용했다. 덕분에 프레스티지호 사고의 오염물 10만t 가운데 6만t이 재활용됐다. ●IOPC, 2차 피해 ‘보상 불가´ 규정 2차 피해를 일으키는 과잉 방제는 보상받기 힘들다. 대형 기름유출 사고의 피해 보상을 전담하는 국제유류오염보상기금(IOPC)은 비합리적인 방제활동은 보상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예를 들어 접근이 힘들어 자연 파도로 방제하는 것이 효율적인데도, 굳이 고온 세척기로 암벽 해안을 청소하면 보상하기 어렵다고 밝히고 있다. 또 ‘갯닦기(바위닦기)’가 필요 없는 지역에 주민을 동원하면 인건비를 지급하지 않기도 한다. 때문에 97년 씨프린스호 사고 등에서 방제비용 청구액의 50%도 받지 못한 방제업체도 나왔다. 토시 몰러 ITOPF 사무국장은 “방제의 목표는 검은 기름을 해안가에서 완벽히 벗겨내는 것이 아니라 기름유출로 피해를 입은 환경과 어업 생태계가 제자리로 돌아가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별취재반
  • 공은 다시 한나라당 지도부로

    공은 다시 한나라당 지도부로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의 10일 회동으로 한나라당을 탈당한 친박(친박근혜) 당선자들의 복당 문제는 좀 더 시급하고 첨예한 문제가 됐다. 그리고 한나라당 지도부가 고스란히 이 현안을 풀어야 할 처지에 놓였다. 공이 현 지도부에게 넘어온 셈이다. ●강 대표 입장변화 주목 박 전 대표의 요구대로 최고위원회의에 이 문제를 올릴지, 복당을 허용한다면 그 규모를 어느 정도로 정할지 등 난제가 얽혀 있다. 그만큼 친박 복당 문제에 무게감이 더해졌다. 이를 반영하듯 강재섭 대표와 안상수 원내대표 등 지도부를 비롯, 박희태·홍준표 의원 등으로 이어지던 ‘사견을 전제로 한’ 관련 발언이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면담 이후 뚝 끊어졌다. 일부에서는 이전과 달라진 기류가 감지된다. 반면 줄곧 7월 이전 복당 불가를 주장해온 강재섭 대표는 여전히 마뜩하지 않은 표정이라고 측근이 전했다. 강 대표는 16일 이 대통령과 주례회동을 가질 예정으로, 이후 입장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1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논의 본격화 7월 전당대회 이전에 복당 문제를 매듭지어야 한다고 했지만, 실제로 남은 시간은 더 촉박하다. 전당대회 국면에 들어가기에 앞서 이 문제를 먼저 정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박 전 대표는 “5월까지 결정을 내주기 바란다.”고 11일 못박았다. 그래서 당장 13일에 열릴 최고위원회의에서부터 논의가 재개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달 29일 박 전 대표가 “최고위에서 친박 복당 문제를 논의하라.”고 요구하고, 그 이튿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논의했지만 결론이 나지 않은 바 있다. 당 지도부가 ‘일괄복당론’과 ‘선별복당론’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할 시간이 임박한 셈이다. 친박연대와 친박 무소속연대 당선자 전부의 입당을 허용하자는 의견이 ‘일괄복당론’이다. 검찰 수사 대상자를 제외하고 지역구 당선자들을 중심으로 복당을 시키자는 게 ‘선별복당론’이다. ●MB ‘일괄 복당’난색 표명 난제로 두 사람의 면담 이후 친이 측은 속마음을, 친박 측은 앞으로 취할 행동을 어느 정도 정리한 듯하다. 친이 측에서는 선별복당론에 공감하는 기류가 강하다. 친박연대 비례대표 공천이 검찰 수사로 잡음에 휩싸인 데다 비례대표 당선자 가운데 한나라당 출신이 아닌 이들이 있어 이들을 받아들일 명분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친박 측은 박 전 대표가 주장하는 일괄복당론 주장을 이어갈 듯하다. 친박 무소속 당선자인 유기준 의원은 “무소속 측은 대체로 일괄복당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면서 “만약 복당 이후 문제가 생긴다면 그때 배제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박 전 대표는 이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친박연대 서청원 대표 등에 대한 수사를 “편파적이고 표적수사”라고 정면으로 비판했다. 친박 일괄 입당의 장애물이 되는 검찰 수사를 비판한 것으로, 친박 복당에 대한 박 전 대표의 의지가 그만큼 강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반면 청와대는 이 대목에서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한 관계자는 “거꾸로 명백한 범죄행위가 드러나 있는데, 청와대가 수사하지 말라고 할 수도 없는 것 아니냐.”라고 했다. 이 대통령도 일괄복당에 대해 난색을 표시했다. 이런 점들을 감안하면 당 지도부가 결코 쉽지 않은 상황에 처했음을 알 수 있다. 여기에 친박 복당이 이뤄졌을 때 예상되는 당내의 헤게모니 변화나 당 지도부 결정에 따른 박 전 대표의 2차 행동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문제는 더 복잡해진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전국 AI 공포] 제약업계,AI 예방백신 시장경쟁 가열

    정부가 조류인플루엔자(AI) 창궐에 대비해 항바이러스제 비축량을 현재 124만명분에서 250만명분으로 2배 늘리기로 했다. 여기에 정부가 4만명분의 사전 예방백신도 별도 비축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제약업계 간 공급 경쟁 또한 치열해지고 있다. 11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인간 감염 우려가 높아지면서 정부가 항바이러스제 ‘타미플루’ 비축량을 올해 말까지 250만명분으로 늘리기로 했다. 우리나라 전 인구의 5%가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정부는 인구의 2.5% 수준인 124만명분의 항바이러스제를 비축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조류인플루엔자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인플루엔자 대유행 가능성이 제기되자 전문가들 사이에서 항바이러스제 비축량을 대폭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또 조류인플루엔자 확산에 따른 ‘인플루엔자 대유행(판데믹) 예방백신’ 비축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국내외 백신 업체들 사이에서도 물밑 경쟁이 시작됐다. 1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최근 판데믹 백신 4만명분을 올해 말까지 비축한다는 계획을 세운 사실이 알려지자 이미 백신을 개발한 다국적 제약사들과 국내에서 자체 개발 중인 녹십자가 정부의 판데믹 백신 비축 물량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판데믹 사전 백신이란 특정 바이러스 형태의 인플루엔자가 갑작스럽게 전세계적으로 대거 발생하는 상황에 대비해 개발해 놓은 백신을 말한다. 지금 국내에 확산 중인 H5N1형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대유행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지목되고 있다. 특히 10일 이명박 대통령이 주재한 ‘조류인플루엔자 관계장관회의’에서 조류인플루엔자 관련 업체로 거론된 녹십자는 2010년 출시를 목표로 판데믹 백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녹십자는 최근 개최한 기업설명회에서 영국으로부터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균주를 확보해 소규모 생산 공정을 확립했으며 6월에 판데믹 사전 백신에 대한 동물실험에 돌입, 내년에 임상시험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국적 제약사들은 당장 올해 사전 판데믹 백신이 비축될 가능성에 대비해 정부의 비축계획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와 업계에 따르면 스위스는 전국민이 모두 맞을 수 있는 분량을 비축했으며 미국은 590만명, 영국 350만명, 프랑스 140만명, 덴마크는 460만명 분량을 각각 확보한 상태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정부혁신관’ 역사관으로 바꿔 이달중 공개

    ‘참여정부 지우기’에 급급하다는 인상을 줘 논란이 됐었던 ‘정부혁신관’의 ‘정권’홍보식 개·보수가 전면 보류됐다. 대신 역대 정부의 변천 과정을 시기별로 볼 수 있는 ‘정부역사관’으로 탈바꿈했다. 8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 4월 폐관한 정부중앙청사 1층 ‘정부혁신관’의 1단계 개편을 완료, 이달 내 전시관을 공개하기로 했다. 당초 9월쯤에나 오픈할 일정을 5개월이나 앞당긴 것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혁신’분야를 모두 ‘역사’로 바꿔 차기 정부에서도 큰 공사가 필요하지 않도록 영속성을 강화시켰다.”며 “비용도 최대 3000만원을 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혁신관은 참여정부가 ‘혁신’을 홍보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17억원의 예산을 들여 세워졌다. 그러다 정권이 바뀌자 ‘실용·창의’라는 기조에 맞춰 콘텐츠 리모델링을 해야 한다며 1년 6개월만에 문을 닫았다. 행안부는 옛 정부가 강조한 ‘혁신’ 관련 사인물·전시물·패널 등을 줄이는 반면 창의·실용이라는 용어를 내세우지 않기로 했다. 그 대신 ‘혁신’을 전시하던 공간에는 역대 정부가 건국·산업·민주·선진 등을 거쳐 변하는 과정이 시기별로 꾸며졌다. 체험 공간도 강화됐다. 예전에는 구경만 할 수 있었던 옥새·국새모형, 역대 대통령 서명 등을 스탬프로 만들어 기념으로 찍어갈 수 있다. 2단계 개편은 오는 8·15광복절을 맞아 대대적으로 정비될 예정이다. 과거에 이은 ‘미래’정부의 모습을 담겠다는 계획이다.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전면 재협상… 검역주권 되찾아야”

    “전면 재협상… 검역주권 되찾아야”

    자유선진당 심대평 대표는 8일 국회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일방적이고 독선적인 결정에 의해 합의된 미국의 쇠고기 협상에 대해 국정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 대표는 “협상과정에서 광우병에 대한 과학적 불확실성에 근거하여 우리에게 유리한 조건을 최대한 이끌어내지 못한 것은 통탄할 일이 아닐 수 없다.”면서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검역주권을 되찾는 등 전면적인 재협상을 촉구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심 대표는 이어 “이번 쇠고기 협상에서 보여준 이명박 정부의 태도에서 보듯이 한·미 FTA 비준까지 졸속으로 통과시킬 수는 없다.”며 “충분히 시간을 두고 논의하고 설득해가며 정도로 나가는 것이 오히려 시간을 단축하고 실효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한반도 대운하 건설과 관련해서는 “국민 설득과 동의과정도 없이 청와대와 정부 각료들이 대운하 추진을 위해 벌이는 행태는 음모정치라는 비난까지 받고 있다.”며 “정부는 국민의 60∼70%가 반대하는 대운하를 왜 해야 하는지 그 필연성과 당위성을 입증해야 한다.”고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혁신도시 건설 논란에 대해서는 “정부는 국토균형발전 정책을 손대기에 앞서 서울 중심주의, 수도권 이기주의부터 버려야 한다.”고 서울시장을 지낸 이 대통령을 겨냥하며 “지방민의 의사를 무시하고 실익과 명분 없는 공기업 민영화 등을 통해 시도하고 있는 정부의 혁신도시 무산계획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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