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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 사이버 전사도 맹공… 그루지야 전산망 마비

    러시아와 그루지야의 무력 충돌은 봉합 수순에 들어갔지만 ‘디지털 전쟁’은 더욱 가열되는 양상이다. 12일(현지시간) AP,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미하일 사카슈빌리 그루지야 대통령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비롯한 정부 주요 웹사이트가 러시아 해커들의 공격으로 초토화됐다. 해킹한 이들은 사이버범죄 조직 ‘러시아비즈니스네트워크’로 추정되나 정확한 배후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들은 웹사이트에 사카슈빌리와 히틀러의 사진을 나란히 실어 대통령을 조롱하는가 하면 불필요한 데이터를 폭주시켜 시스템을 마비시켰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그루지야 정부는 자국 출신 미국 컴퓨터회사 사장의 도움으로 서버를 미국으로 옮겼으나 해커들의 공격은 멈추지 않고 있다. 포린폴리시 인터넷판은 애국심에 불타는 러시아 네티즌이 이제 단순한 해커를 넘어 ‘사이버 전사’를 자처하며 온라인 선전전의 최전방에 나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루지야가 남오세티야를 먼저 공격했음에도 서구 언론이 러시아의 그루지야 폭격 장면만 대서특필하는 불리한 상황에 맞서 자국의 명분과 논리를 전파하겠다는 것이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병자호란 다시 읽기] (84) 다시 화친을 시도하다(Ⅱ)

    [병자호란 다시 읽기] (84) 다시 화친을 시도하다(Ⅱ)

    1637년 1월3일, 도성으로부터 가슴 아픈 소식이 전해졌다.12월 그믐과 정월 초하루, 몽골병들이 도성으로 몰려들어 사람들을 붙잡아가고 약탈을 자행했다는 내용이었다. 병자호란을 일으키기 전, 홍타이지는 휘하 장졸들에게 군기를 확립하고 함부로 약탈을 자행하지 말라고 지시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지시’일 뿐이었다. 더욱이 몽골병들은 무엇인가 보상을 바라고 청에 귀순했고, 또 전쟁에 참여한 자들이었다. 군기를 강조하여 그들의 ‘욕구’를 언제까지고 묶어두기는 어려웠다. 자신들을 지켜 줄 군사도, 이끌어 줄 조정도 없는 상황에서 도성 백성들은 몽골병들의 분탕질 앞에 속수무책이었다. 안쓰러웠지만 남한산성의 조정은 도성 사정을 돌아볼 여유가 없었다. ●칭신(稱臣) 여부를 둘러싼 고민 1월3일, 화친을 다시 추진하기로 결정한 조정은 당장 홍타이지의 ‘조유(詔諭)’에 회답하는 문제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조유를 건네받는 자리에서 목숨을 바칠 각오로 거부하지 못한 이상, 조선은 이제 ‘오랑캐의 신하’가 되는 것을 피할 수 없는 것처럼 보였다. 인조는 무거운 마음으로 대신들을 불러모았다. 회답서를 어떻게 보낼 것인지를 논의하기 위해서였다. 영의정 김류가 입을 열었다.‘나라가 살아남은 뒤에야 명분을 논할 수 있는 것입니다. 나라가 망한 뒤에 장차 무슨 명분을 논하겠습니까?’ 김류는 자신이 총대를 메겠다고 나섰다. 청에 대해 ‘칭신(稱臣)’하는 문제를 자신이 담당하여 ‘천하 후세의 죄인’이 되더라도 피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울음을 터뜨렸다. 김류가 울자 인조도 울기 시작했다. 죽지 못하고 살아남아 망극한 지경에 이르렀다고 탄식했다. 남한산성에 들어온 뒤 벌써 여러 차례 눈물을 보인 인조였다. 숙부 광해군을 몰아내고 용상에 오를 적에만 해도, 아니 정묘호란 직후까지만 해도 자신이 이렇게 막다른 골목까지 몰리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강화도로 들어가지 못한 것부터 일이 꼬이기 시작하더니 이젠 오랑캐에게 신하를 칭하며 머리를 숙여야 할 판이었다. 눈물이 잦아질 만도 했다. 이홍주(李弘胄)는, 어찌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 이상 ‘대청황제(大淸皇帝)’라는 호칭을 써야 한다고 했다. 홍서봉은 한 걸음 더 나갔다. 지금 상황에서는 군부(君父)를 보호하는 것이 제일 중요한 일이니, 저들의 지적대로 요금원(遼金元) 시절의 고사를 따를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들에게 신속(臣屬)하는 것이 유일한 방도라는 주장이었다. 김신국은 두 사람의 의견에 동조하면서도 선을 그었다. 그들에게 칭신하는 것을 포함해 모든 것을 다 하더라도 인조가 직접 홍타이지를 대면하게 되는 상황만은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1월30일, 인조가 성을 나가서 항복할 때까지 조선 조정이 끝까지 피하려고 했던 것이 바로 이 문제였다. 장유(張維)의 의견은 조금 달랐다. 일단 ‘조유’에서 홍타이지가 질책한 내용에 대해서는 사과하되,‘칭신’ 여부는 그들의 반응을 본 다음에 다시 논의하자고 했다. 이식(李植) 또한 ‘대청황제’라는 칭호는 그냥 사용하되 ‘칭신’은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료들은 답서의 서식(書式)과 시작하는 단어, 내용에 들어가는 글자 한 자 한 자를 놓고 논란을 벌였다. 외로운 성에 갇혀 버린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다. 하지만 수백 년 동안 ‘오랑캐’로 멸시해 온 여진족 추장에게 ‘칭신’한다는 것은 생각하기조차 싫은 일이었다. 논란이 길어질 수밖에 없었다. ●처음으로 ‘황제’임을 인정하다 고민과 논란 끝에 홍타이지에게 보내는 답서를 완성했다. 답서의 맨 앞에 ‘조선국왕은 삼가 대청국관온인성황제(大淸國寬溫仁聖皇帝)께 올립니다.’라는 표현을 썼다. 조선에 보내는 서신을 ‘조유’ 운운하면서 ‘제국의 위엄’을 과시하려 했던 홍타이지와 청의 위상을 처음으로 인정한 표현이었다. 답서는 과거의 잘못을 사과하는 내용으로 채웠다.‘소방(小邦)이 대국에 잘못을 저질러 스스로 병화(兵禍)를 불렀습니다. 특사(特使)를 보내 정성을 드리려 했으나 병과(兵戈)에 막혀 통할 길이 없었습니다. 황제께서 궁벽한 구석까지 오셨다는 소식에 의심과 믿음, 기쁨과 두려움이 엇갈렸습니다. 지난해 봄의 일은 소방이 그 죄를 사과할 길이 없습니다. 소방 신민들의 식견이 얕고 좁아 대국의 노여움을 불러일으키고 말았습니다.’. 위기에 처한 조선의 고민이 형식과 내용 모두에 절절히 담겨 있었다. 눈앞에 닥친 망국의 위기를 벗어나려고 시도하되, 자존심을 최대한 살리려는 몸짓이었다.‘조유’ 속에 넘쳐나는 홍타이지의 ‘질책’ 내용을 대부분 사실로 인정하면서 사죄했다. 주목되는 것은 호칭이었다. 홍타이지를 ‘황제’라고 불렀지만 조선을 ‘소방’으로, 인조는 ‘조선국왕’이라 했다. 맨 마지막에는 의연히 숭정(崇禎) 연호를 사용했다.‘조선 국왕 신(臣) 모(某)’란 표현을 쓰지 않음으로써 ‘칭신’은 일단 거부했다. 또 청의 연호 대신 명의 연호를 사용함으로써 명에 대한 충성 또한 쉽사리 포기할 수 없다는 의지를 담았다. 답서의 뒷부분은 홍타이지에게 선처를 호소하는 내용을 담았다.‘죄가 있으면 치고, 죄를 뉘우치면 용서하는 것이 대국의 도리입니다. 정묘년의 맹약을 생각하고, 생령(生靈)을 불쌍히 여기시어 소방에게 새로워 질 수 있는 기회를 주십시오. 하지만 대국이 용서하지 않고 기어이 병력으로 추궁하려 한다면 소방은 스스로 죽음을 기약할 뿐입니다.’ 개과천선할 기회를 달라고 부탁하되, 여의치 않을 경우 죽을 수밖에 없다고 하여 청의 감성에 호소하고 있다. 홍서봉(洪瑞鳳), 김신국(金藎國), 이경직(李景稷)이 답서를 들고 다시 청 진영으로 갔다. 황제는 만나지 못했다. 답서를 접수한 마부대는 상의한 뒤에 회답을 주겠다고 했다. ●비변사의 독주에 대한 반발 상황에 밀려 화친을 다시 추진하기로 결정하면서 반발 또한 만만치 않았다. 우선 비변사의 몇몇 신료들이 중심이 되어 비밀리에 화친을 추진하는 것이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비변사 신료들은 과거 척화·주화 논쟁 때처럼 논란이 빚어질 것을 우려하여 적진에 보내는 문서의 초안을 철저히 비밀에 부친 채 주고받았다.‘인조실록’의 사평(史評)에는 승지와 사관(史官)이 보지 못하도록 소매에 넣어 출납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동양위(東陽尉) 신익성(申翊聖)이 상소했다.‘우리는 참월(僭越)하게 스스로를 황제라 칭하는 오랑캐에 맞서 명나라를 대신하여 화란을 당하는 것’이니 ‘의열(義烈)에 당당하고 해와 달에 비춰도 부끄럽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청의 국서를 태워버림으로써 장졸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고 화친을 포기하라고 강조했다. 답서를 보낸 다음부터 삼사(三司)의 관원들은 다시 최명길(崔鳴吉) 등 비변사 당상들을 성토하기 시작했다. 최명길에 대해, 적의 세력을 과장하고 화친을 주도하면서 나라를 치욕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류에 대해, 하는 일 없이 겁만 많아 군사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있다고 몰아붙였다. 유백증(兪伯曾)은,‘칭신’한다고 해서 포위가 풀린다는 보장이 없다며 나라를 그르친 김류와 윤방(尹昉) 등의 목을 베라고 외쳤다.‘조유’에 대한 답변 여부를 놓고 논쟁이 다시 격화되고 있었다. 인조는 최명길 등을 감쌌다. 병자호란이 일어나기 직전, 격렬한 논란이 벌어졌을 때 보였던 태도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다. 신료들 사이의 논란을 다시 방치할 경우, 화친의 시도조차 제대로 해보지 못하고 일을 그르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1637년 1월 초, 청과 조선은 서로 다른 꿈을 꾸고 있었다. 그것은 홍타이지의 ‘조유’와 조선의 답서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조선의 ‘꿈’은 청과의 형제관계를 유지하는 것이었다. 비록 홍타이지를 ‘황제’라고 불러주었지만 그를 ‘조선의 황제’로 인정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저 명목상 ‘홍타이지의 동생’이자 ‘조선국왕’으로 남아 명과의 관계도 그대로 유지하고자 했다. 홍타이지는 ‘조선국왕’이란 표현 대신 ‘신(臣) 이종(李倧·인조의 이름)’을,‘숭정’ 대신 자신들의 ‘숭덕(崇德)’ 연호를 원하고 있었다. 누구의 꿈이 실현될지를 알게 되기까지는 그다지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한명기 명지대 사학과 교수
  • 日 문부성 ‘노골적 우경화’

    日 문부성 ‘노골적 우경화’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 문부과학성이 초등학교 및 중학교의 신학습지도요령 설명회에서 ‘학교 행사의 일환으로 야스쿠니신사를 방문해도 무방하다.’는 노골적인 내용을 담은 정부 지침을 배포하여 교원단체가 반발하고 나섰다. 문부성의 이같은 조치는 지난달 14일 중학교 사회교과 신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 독도의 영유권을 기술한 데 이은 또 다른 ‘우경화 강화교육’인 셈이다. 전일본교직원조합(전교)은 12일 성명을 내고 “학습지도요령과 전혀 관계없는 지침을 설명회에서 배포하는 행위는 납득할 수 없다.”며 지침 배포의 중단을 요구했다. 성명에 따르면 문부성은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교육위원회에서 개최하는 신학습지도요령 설명회에서 ‘야스쿠니 신사의 방문 허용’에 대한 자료를 나눠주고 있다. 문제의 지침은 지난 5월23일 각의가 확정한 것으로 ‘야스쿠니 신사를 포함, 학생들의 종교시설 단체 참배를 금지한 1949년 문부성의 지침은 1952년 샌프란시스코 조약으로 일본이 주권을 회복하면서 효력을 상실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문부성이 ‘역사와 문화를 배우기 위해’라는 명분 아래 초등학생과 중학생이 수학여행이나 단체 방문으로 야스쿠니 신사를 찾으라고 직접 권장하고 나선 것이나 마찬가지다. 교직원조합은 특히 “야스쿠니신사는 국민을 전장에 동원하는 역할을 한 데다 일본이 일으킨 침략전쟁을 ‘자존자위(自存自衛)의 전쟁’이라거나 ‘아시아 해방을 위한 정의 전쟁’이라고 주장하는 특정한 정치 목적을 가진 운동체로서의 위상을 가진 만큼 일반 사찰 및 신사와 같은 선상에서 따질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야스쿠니 신사의 홍보 활동을 인정하는 행위”라고도 비판했다. 문부성은 그러나 “학교 행사는 학습지도요령으로 정하는 ‘특별활동’인 만큼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다. hkpark@seoul.co.kr
  • 그루지야, 남오세티야戰 사실상 백기

    |파리 이종수특파원·서울 이기철기자|남오세티야를 공격한 그루지야가 사실상 항복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육·해·공군을 총동원, 그루지야의 군시설을 폭격하는 등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미하일 사카슈빌리 그루지야 대통령은 10일(이하 현지시간) 휴전 명령서에 서명하고 이를 그루지야 주재 러시아 대사관에 전달했다.●푸틴 총리, 그루지야에 친러 정권 수립 목표 일방적 휴전 제안을 일축한 러시아는 11일 오전 그루지야 수도 트빌리시 외곽의 레이더 기지 등 군사시설을 두 차례 폭격했다. 러시아는 지난 10일에도 트빌리시 국제공항에서 가까운 군 비행장을 폭격했다. 해상봉쇄에 나선 러시아 해군은 10일 흑해에서 그루지야 미사일 초계정 한 척을 격침했다. 러시아는 이날 압하지야에 4000명 남짓한 지상군도 상륙시켰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11일 “러시아가 ‘부적절한 반응’을 하고 있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에게 깊은 유감을 표시했다. 하지만 러시아의 그루지야·남오세티야 협상책임자인 유리 포포프는 “단 한 사람이라도 미국인이 다른 국가에 의해 살해됐다면 미국은 공수사단을 급파했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러시아는 남오세티야에 개입한 이유를 평화유지군(PKO)이 그루지야군의 공격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서방언론은 러시아가 그루지야에 ‘본때’를 보여주려는 듯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것은 그루지야 사태의 ‘해결’은 물론 친서방 노선의 우크라이나와 체첸공화국 등에 대한 경고성 메시지도 담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러시아는 궁극적으로 그루지야에 ‘친(親)러’정권을 수립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는 것으로 외신들은 전하고 있다. 푸틴 러시아 총리는 사카슈빌리 그루지야 대통령을 전범으로 몰아가고 있다. 러시아가 전쟁 개입의 명분을 확보하고, 사카슈빌리 대통령을 축출하려는 포석이라는 것이다. 푸틴 총리는 나아가 남오세티야와 압하지야가 독립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유엔 안보리 美·러 날선 공방 되풀이 유엔과 유럽연합(EU) 등 국제사회는 다각도로 두 나라에 무력충돌을 중단하라고 촉구하고 있지만 이견이 많은 상황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4차회의를 열고 해결 방안을 논의했지만 미국과 러시아의 날선 공방만 되풀이했다. 잘마이 칼릴자드 미국 대사는 “러시아가 주권국가를 침공한 것은 비난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비탈리 추르킨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는 “미국이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세르비아에서 한 일을 알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 EU는 천연가스·석유 등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가 높아 강력하고 현실성이 높은 방안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 폴란드 등 러시아에 대한 반감이 강한 일부 회원국의 자세가 강경해 하나의 목소리를 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chuli@seoul.co.kr
  • 구본홍 YTN사장 4일만에 ‘퇴근’

    지난 5일 밤 출근해 서울 남대문로 YTN 사옥 사장실에서 칩거했던 구본홍(60) YTN 사장이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8일 오후 4시쯤 퇴근했다. 무려 ‘3박4일’ 만의 귀가. YTN 노동조합(위원장 직무대행 김선중)은 이날 성명을 발표하고 “명분도 없이 외롭게 사장실에서 3박4일을 도시락으로 버티며 청와대만 바라봐야 했던 구씨가 안쓰럽기까지 했다.”면서 “그는 우리가 퇴로를 열어주는 조건으로 9일과 10일에는 출근하지 않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구 사장은 ‘낙하산 사장 반대’를 주장하는 YTN 노조의 출근 저지 투쟁으로 정상 출근을 하지 못하다, 지난 4일과 5일 노조 투쟁 시간대를 피해 ‘기습출근’한 바 있다.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21석의 힘’ 법사위장 접수하나

    제3 교섭단체인 ‘선진과 창조의 모임’의 등장으로 민주당 몫으로 정해진 듯하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의 향배가 주목되고 있다. 선진창조모임은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극한 대결이 국회 파행을 몰고 왔기 때문에 법사위원장을 완충지대로 삼아야 한다며 위원장 몫을 요구하고 나섰다. 교섭단체 구성 이전에는 이들의 요구가 메아리 없는 ‘외침’에 불과했지만 교섭단체 구성 이후에는 사정이 완전히 달라졌다. 김형오 국회의장까지 “광복절 이전 원 구성이 되지 않으면 특단의 조치를 내릴 수밖에 없다.”고 밝혔듯이 여권의 입장에서는 선진창조모임의 협조가 절실하다. 친박연대와 친여 무소속이 원 구성 협상에 힘을 보태고 있지만 사실상 이들은 한나라당과 ‘한식구’이기 때문에 원 구성 강행시 ‘의회 독재’라는 비난을 면키 어려워진다. 한나라당으로서는 선진창조모임이 협조해 준다면 원 구성의 명분을 얻는 동시에 국회에서 민주당을 고립시키는 효과도 가져올 수 있다.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가 6일 선진당 권선택 원내대표와의 회동에서 “법사위원장은 민주당과 상의해야 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지만 선진창조모임이 원 구성 협조의 조건으로 법사위원장을 계속 요구한다면 당 지도부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민주당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현재 민주당은 청와대가 여야간 인사청문회 개최 합의를 무효화하고 장관 임명을 강행한 것에 대해 사과나 재발방지 약속을 선행해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면서 한나라당의 교섭단체 대표 3인 회동을 거부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선진창조모임마저 원구성 협상에 적극 참여할 경우 민주당이 원구성 지연 책임을 고스란히 떠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민주당은 ‘쇠고기 정국’ 당시 위력을 보였던 민주·선진·민노의 야3당 공조를 희망하고 있지만 선진창조모임이 민주당에서 사활을 걸고 획득한 법사위원장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어 실현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민주당은 일단 지금은 “원 구성을 논할 때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지만 선진창조모임의 법사위 요구에 대해서는 은근히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 [이용원 칼럼] 진보 진영에 교육정책은 있는가

    [이용원 칼럼] 진보 진영에 교육정책은 있는가

    지난주 끝난 서울시교육감 선거 과정을 지켜보면서 입맛이 썼던 이가 적지 않았을 게다. 서울에서는 처음으로 주민들이 직접 투표해 교육감을 뽑은 이번 선거는 초반부터 정치·이념 바람에 휩쓸렸다. 정당 공천과 무관한 선거인데도 여·야당이 모두 개입했고, 교육·시민·노동단체들 또한 가세했다. 게다가 몇몇 언론사까지 한쪽 편에 서서 목소리를 높였다. 그래서인지 당초 후보는 6명이었지만 이내 보수 진영의 대표주자 격인 공정택 현직 교육감과 진보 진영을 대변하는 주경복 건국대 교수의 양강 구도로 판세가 굳어졌다. 개표 결과도 공후보가 1.7%포인트-투표자 100명 가운데 2명꼴이 채 안되는- 차로 이긴 박빙의 승부로 나타났다. 진보 진영으로서는 상당히 억울했을 것이다. 서울 시내 25개구 가운데 17곳에서 이겼는데도 서초·강남·송파구 세 곳의 주민들이 공 후보에게 몰표를 주는 바람에 교육감 자리를 놓쳤으니 말이다. 그래서 투표율이 15.4%에 불과하므로 대표성이 없다는 둥 ‘강남 아줌마’들이 만든 교육감이라는 둥 시비를 걸고 있다. 하지만 진보 진영이 서울시교육감 첫 직선에서 패한 진정한 이유는 따로 있다. 진보답지 않은 교육정책 탓이다. 진보는 그릇된 현실을 바로잡고 더 나은 세상을 추구할 때 비로소 존재가치를 갖는다. 하지만 교육에 관한 한 한국사회에서 진보는 현상유지를 주장하는 반면 도리어 보수 쪽에서 개선을 내세운다. 이번 교육감 선거만 보아도 공정택 후보는 학교선택제 실시, 교원평가제 도입, 수준별 이동수업 강화, 자율형사립고·국제중 설립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학부모·학생에게 학교를 선택할 권리를 일정부분 돌려준다는 것, 학교·교사들을 경쟁하게끔 만들어 질을 높이겠다는 것, 아울러 인기없는 학교와 능력없는 교사는 점차로 퇴출시킨다는 것이 정책의 기조이다. 그러면 주경복 후보의 공약은 무엇일까.7월 초 주 후보가 배포한 A4 용지 5장 분량의 보도자료와, 그뒤 각 언론매체에 실린 관련기사들을 다시 훑어보아도 주 후보의 공약은 ‘하면 안 된다.’에 집중한다. 초등학교 일제고사는 폐지한다, 특목고는 일반고로 전환한다, 자사고같은 ‘귀족형’ 학교는 설립을 재검토한다 등등이다. 왜? 이러한 교육 요소들은 모두 사교육비 부담을 증가시키니까라는 논리이다. 주 후보 공약에서는 무언가를 해서 교육환경을 개선하겠다는 구체적인 정책대안이 보이지 않는다. 있는 건 ‘현상 타파’에 대한 반대뿐이다. 게다가 학부모의 83%가 찬성하는 교원평가제같은 핫이슈에 대해서는 ‘교원의 자긍심을 높이고 소통과 협력을 통하여 교육적 열의를 극대화’한다는 에두른 표현으로 비켜가고 있다. 공교육이 붕괴하고 사교육이 기승을 부리는 현실은 학부모들에게 큰 고통을 주고 있다. 그리고 그 고통은 경제력이 약한 집안에서 더욱 심해진다. 따라서 공교육의 경쟁력을 높여, 학생들을 학원에서 학교 울타리 안으로 되돌아오게끔 하는 정책적 노력은 시급한 과제이다. 진보 진영이 우려하는 것처럼 공 교육감이 내건 정책 목표는 오히려 교육 양극화를 더욱 부추길지 모른다. 그렇지만 ‘무한경쟁 반대’라는 명분 아래 학교·교사 사회의 기득권 비호에 머무른 진보 진영의 정책보다 시도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사실만은 분명하다. 편집국 수석부국장 ywyi@seoul.co.kr
  • [감사원 정연주사장 해임 요구] 적자속 인건비 15%↑ … 인사 전횡도

    감사원이 정연주 KBS 사장에 대한 해임 요구라는 ‘초강수’를 둔 배경에는 방만 경영과 인사 전횡 등이 자리잡고 있다. 5일 감사원의 ‘KBS 특별감사 결과’에 따르면 KBS는 2004∼2007년 객관적인 근거없이 실현 불가능한 광고 수입예산을 책정,2773억원의 수입결손을 냈다. 게다가 과다책정된 수입예산에 맞춰 지출예산을 편성,1172억원의 누적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KBS는 적자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2004∼2006년 인건비를 정부투자기관 기준인상률인 7%의 2배가 넘는 평균 15.29%를 인상,306억원의 인건비를 추가 부담했다. 또 공기업·준정부기관 예산지침은 연차휴가만을 유급으로 인정하는 반면,KBS는 연차휴가 외에 청원·보건·장기근속휴가 등 과도한 유급휴가제를 그대로 유지했다. 객관적인 검증없이 시간외 수당을 지급,2006년과 지난해 각 1522명과 1831명이 지급한도인 432만원 이상을 수령했다. 대학생 자녀학자금 지원을 융자로 전환하라는 감사원 요구에 허위 보고한 뒤, 장학금이란 명분으로 무상지원도 지속해 왔다. 인사 분야와 관련, 여수 등 7개 지역국 폐지에 따른 196명과 94개 송신소·중계소의 무인화로 인한 499명 등의 인력을 감축하지 않고 재배치하는 등 2010년까지 전체 인력의 15%인 813명을 감축한다는 계획만 수립하고 이에 대한 노력을 하지 않았다. 또 최근 3년간 국장으로 특별승격한 20명의 근무평가서열을 분석한 결과 하위 20% 이내인 인사가 5명이나 포함됐으며, 법인카드를 향락업소에서 사용한 사실이 적발된 직원을 오히려 지방 방송총국장에 보직하기도 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매니 라미레즈 떠나자 양키스는 ‘희희낙낙’

    매니 라미레즈 떠나자 양키스는 ‘희희낙낙’

    매니 라미레즈가 떠난 보스턴은 어떤 성적을 거둘까? 보스턴, 피츠버그, LA 다저스의 3각 트레이드로 매니 라미레즈를 떠나보낸 보스턴 레드삭스는 처분이라는 명분으로 유망주 2명과 올시즌 남은 연봉 중 700만 달러까지 보내며 적지않은 댓가를 치루었다. 물론 올스타 선수인 제이슨 베이를 피츠버그에서 영입하기는 했지만 기대만큼의 공격력을 보여줄지 여전히 의문이다. 명예의 전당을 예약한 라미레즈의 트레이드는 보스턴에게 어떤 결과를 안겨줄까. 양키스는 기뻐하고 있다 2008시즌 양키스를 가장 괴롭힌 선수는 누구일까? 아마도 라미레즈일 것이다. 양키스를 상대로 올해 타율 .417,OPS가 1.301에 달했다. 양키스의 좌익수 데이먼은 “매니는 당대 최고 타자 중 한 명이다. 다저스행은 우리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밝혔고 주장인 유격수 지터 역시 “더이상 그를 상대하지 않아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라미레즈는 양키스를 상대로 통산 55홈런을 기록했다. 이보다 더 많은 홈런을 기록한 선수는 지미 폭스(70개), 테드 윌리엄스(62개)뿐이다. 타점도 163타점에 달해 알 칼라인(190타점)에 이은 기록으로 칼 야스트르젬스키와 타이를 이루고 있다. 위의 선수 4명은 양키스를 상대로 뛰어난 활약을 보인 대표적인 선수들로 모두 명예의 전당 헌액자들이다. 메이저리그에서 양키스를 넘어야만 포스트 시즌 그이상을 바라볼 수 있었던 팀들에게 이들이 보여준 활약은 성적 그 이상이었다. 보스턴 역사상 최고의 듀오는 더이상 없다 2004년 보스턴은 정규 시즌에서 오티즈와 라미레즈가 84개의 홈런과 269타점이라는 가공할 화력을 앞세워 86년만에 월드 시리즈 우승이라는 기쁨을 맛보았다. 1949년 테드 윌리엄스와 번 스티븐스(82개 홈런,318타점),1969년 칼 야스트르젬스키, 리코 페드로첼리(80홈런,208타점)에 버금가는 보스턴 역사상 최고의 파워를 보유한 듀오였다. 하지만 다저스로 라미레즈가 떠나면서 더이상 이들의 활약을 볼 수 없게 되었다. 제이슨 베이, 기대만큼의 활약 가능할까? ”플라이볼을 많이 만드는 타자라 펜웨이에서 이득을 볼 것이다. 부상으로 지난해 부진했지만 공격력만큼은 최고 중 한 명이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터가 본 베이의 분석이다. 휴스턴의 포수 브래드 어스머스는 “과소 평가된 선수다. 라미레즈가 하지 못한 것들을 할 수 있는 올라운드 플레이어”라며 칭찬을 했다. 올해 기록을 본다면 라미레즈와 비교해 득점 생산 능력에서는 크게 차이가 없고 수비 능력은 훨씬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라미레즈보다는 분명 찬스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줄 때가 적었고 올해 왼손 투수에게 타율 .190으로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다는 것은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한 전문가는 왼손 투수가 던지는 체인지업에 반응할 때 손목 움직임이 이전에 비해 불안해졌다고 분석을 하기도 했지만 어느 누구도 확실한 답을 알지 못하는 상태다. 제이슨 베이는 피츠버그에서 3, 4번 타자를 주로 맡았었다. 하지만 현재 보스턴의 3번 타순은 데이빗 오티즈(지명 타자)가 고정 되어있고 작년 4번 자리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마이크 로웰(3루수)이나 케빈 유킬리스(1루수), J.D. 드류(우익수) 역시 베이 이상의 공격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감독은 4번 타자에 누구를 배치하느냐의 고민을 하게 되었다. 라미레즈가 보스턴의 펜웨이 파크에서 뛰는 동안 홈 성적이 대부분 좋았던 반면에, 제이슨 베이는 피츠버그의 PNC파크에서 뛰는 동안 어웨이의 성적이 더 좋았다. 구장 효과만큼이나 달라진 리그와 팀은 분명 성적에 큰 차이를 가져올지도 모른다. 베이가 앞으로 보스턴에서 보여줄 활약은 팀의 운명과 직결될 것이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메이저리그 통신원 박종유 (mlb.blog.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이대통령 ‘당·청 혼선’ 질책

    이대통령 ‘당·청 혼선’ 질책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또다시 소통 부재에 따른 갈등 기류를 노출했다. 당·청이 박희태 대표의 ‘대북 특사 파견 건의’ 방침에 상반된 입장을 보인 데 이어 장관 인사청문회를 놓고도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사실상 타결됐던 여야 원 구성 협상까지 무산시키는 등 혼선을 자초했다. 이에 따라 무려 2개월이나 지연된 국회 정상화도 당분간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여권일부 “맹수석-홍대표 불편” 지적 당·청은 1일 “장관 인사청문회를 상임위가 아닌 특위에서는 하는 것은 국회법에 어긋난다.”며 한목소리를 내긴 했지만 곳곳에서 냉기류가 감지됐다. 협상 당일인 전날만 해도 인사청문특위 구성 문제에 대해 확연한 의견차를 보이다 뒤늦게 한나라당이 입장을 선회한 것이다. 청와대는 이날 홍준표 원내대표가 전날 협상 결렬의 원인을 청와대로 돌리는 듯한 발언을 한 것과 관련,“적절하지 않은 발언”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청와대는 그동안 대야 협상 과정에서 홍 원내대표가 지나치게 많은 것을 양보하고 있다며 불만을 표출해온 터다. 이명박 대통령은 원 구성 협상 잠정안을 보고 받고 “계속 명분없이 야당에 양보만 하면 여당으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며 불편한 심기를 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과 원칙을 어기면서까지 야당에 양보한 것도 문제지만 청와대와 상의도 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불리한 협상안을 덜컥 받아 놓고 논란이 되자 모든 비난의 화살을 청와대로 돌리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이날 ‘청와대 개입설’과 관련,“청와대가 협상에 개입한 것이 아니라 내가 잘못한 것”이라며 “청와대는 장관 인사청문회를 특위에서 하기로 한 것을 문제 삼은 것”이라고 해명한 것도 이와 무관찮아 보인다. ●野 “靑 의정 간섭 좌시않겠다” 맹비난 여권 일각에서는 당·청 소통창구인 홍 원내대표와 맹형규 정무수석의 불편한 관계도 소통 부재의 원인이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한 당직자는 “홍 원내대표와 맹 정무수석은 성향이나 스타일도 상반되지만 지난 2006년 서울시장 후보 경선 이후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안다.”며 “두 사람이 해묵은 갈등을 풀지 않으면 원활한 당청 소통도 기대하기가 어려운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청와대 개입설’을 부각시키는 등 여권을 강력 성토했다. 정세균 대표는 이날 대전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청와대가 여야간 합의된 내용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 한 것은 잘못해도 너무 잘못한 것”이라며 “만약 청와대가 제시한 5일 시한을 고집하면 이는 도발로서,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광삼 구혜영기자 hisam@seoul.co.kr
  • [서울광장] 프로들이 춤추게 하라/김인철 논설위원

    [서울광장] 프로들이 춤추게 하라/김인철 논설위원

    허둥대다 다섯 달이 훌쩍 지나갔다. 남은 4년 7개월이 좋은 세월이 될 것이란 믿음도, 희망도 안 보인다. 갈수록 첩첩산중이다. 그중 남북관계의 악화가 단연 목에 걸린다. 남북간 대화 단절이 그냥 불화에 그치는 게 아니라 금강산 관광객 총격 사망,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의장성명 문구 삭제파동 등 외교·안보의 문제로 번지면서 총체적 국정 위기를 견인하고 있다. 식량·비료 지원이 막히고 금강산관광이 중단될 경우 북한의 지도부가 당장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겠지만 남측에 무슨 화급한 일이 일어나겠느냐 큰소리쳤는데, 정작 정치적으로 타격을 입고 있는 것은 이명박 정부다. 남북문제라는 게 그런 거다. 회담이 열리지 않는다고 무슨 대수냐 하고 가볍게 여기다가는 큰코다치는 문제다. 통일이란 대의명분이 걸린, 민족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제라도 이명박 대통령이나 정부·여당은 남북문제의 파괴력을 직시하고 대북관·대북정책을 가다듬어야 한다. 지난달 11일 금강산 총격 사건에도 불구하고 이 대통령이 북측에 전면적 대화 재개를 제의했다.‘최대치’의 성의를 담았다는 이 제의는 그러나 ‘가소로운 잔꾀’라는 등 듣기 민망할 막말과 함께 일축당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서명한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을 존중한다.”는 한마디만 해달라는 북한의 줄기찬 요구를 외면했기 때문이다.100% 예견된 퇴박이다. 이후가 더 가관이다. 예견된 퇴짜에 청와대나 정부나 속수무책이다. 기껏 한다는 소리가 “의욕적으로 준비했는데 운이 없어도 너무 없다.”다. 면피하기에 급급한 모습이다.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남북연락사무소 설치 제의도, 옥수수 5만t 지원 제의도 거절당했다. 왜일까. 제안자의 입장만 있었지, 상대방의 의중이나 전략·전술에 대한 수읽기가 없었기 때문이다. 북한의 반응에 따른 제2, 제3의 시나리오도 예비되지 않았기에 한번 제의가 거부되면 그것으로 상황 끝이었다. 고전 ‘회남자’에 이런 말이 있다.“장인이 궁궐을 지으면서 원을 그릴 때는 둥근 자를 이용하고 직선을 긋고자 할 때는 줄을 이용한다. 그러나 하나하나 물건이 완성되면 누구도 어떤 공구를 이용했는지 따지지 않고 장인의 솜씨만 칭찬한다. 그리고 궁궐이 완성된 후에는 어느 장인이 지었는지 따지지 않고, 그것이 어느 제왕의 궁궐인지만 말한다.” 이명박 대통령의 용인술도 이래야 한다.‘상생·공영의 대북정책’ 이름에 걸맞은 성과를 내려면 이제부터라도 ‘잃어버린 10년’동안 무엇을 했는지 따지지 말고 여·야, 보수·진보 가리지 말고 프로들을 적재적소에 과감하게 기용해야 한다.‘그냥 감각적으로 길을 찾는’ 능력를 지닌 프로들이 진짜 전문성을 토대로 신명나게 일하게 해줘야 한다. 일희일비 말자고 했다. 맞다. 독도영유권 표기 회복에 혹해 외교·안보라인의 정비를 없던 일로 해선 안 된다. 주요 포스트에 대북전문가 한 명도 없는 구조로는 돌파구를 못 연다. 설사 남북대화가 재개된다고 하더라도 남한이 취할, 숱한 경우의 수를 따지고, 또 따져본 뒤에야 대남성명 한 줄이라도 내놓는 북측 프로들과의 싸움에서 백전백패다. 대북 정책과 제의에는 현 상황뿐 아니라 남북의 과거와 미래가 담겨야 한다. 오랜 세월 밀고 당겨온 맥락과 전략·전술, 단어 한마디에 담긴 함의를 이해해야만 상대방을 유인하고,‘일이 되게 하는’ 길을 찾을 수 있다. 김인철 논설위원 ickim@seoul.co.kr
  • [흔들리는 주택산업](하)급한 불은 끄자

    [흔들리는 주택산업](하)급한 불은 끄자

    주택업계는 정부의 추가 미분양 대책에 사활을 걸고 있다. 대책이 나오지 않으면 ‘줄부도’ 사태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올들어 이달 30일까지 전국에서 모두 214개 건설업체들이 쓰러졌다. 하루에 한 개꼴이다. 당분간 주택경기가 호전될 조짐이 없어 부도행진은 이어질 전망이다. 정부도 이같은 상황을 감안해 미분양 대책을 준비 중이다.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은 최근 국회업무보고에서 미분양 대책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어떤 내용을 담느냐는 데 있다. 주택업체의 요구를 수용하면 자칫 집값안정을 해칠 수 있는 데다 고분양가로 과잉공급을 한 주택업체에 특혜를 준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새 미분양 대책 없인 올가을 못 넘겨” 미분양 대책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도 적지 않지만 이대로 미분양 문제를 방치할 수 없다는 공감대도 점차 확산되고 있다. 장성수 주택산업연구원 박사는 “우리 주택산업의 구조는 한번 무너지기 시작하면 와르르 무너지게 돼 있다.”면서 “지금이 대책을 내놓을 때”라고 말했다. 김학권 세중코리아 사장은 “신규분양이 어려운 상태에서 주택업체들의 자금압박은 갈수록 심해질 것”이라며 “지금 미분양 대책을 내놓아야 가을의 위기를 넘길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미분양 대책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다. 국민들 의식 속에는 주택업체가 집값 상승을 부추겼다는 곱지 않은 인식이 널리 깔려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쉽사리 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이유다. 정부가 지난 6월11일 발표한 미분양 대책은 실패한 정책이다. 따라서 이번 대책은 보다 실효성 있는 대책이 돼야 한다고 주택업계는 주장한다. 한국주택협회 등은 최근 정부에 분양가 상한제 폐지, 재당첨금지 완화 등 20여가지를 정부에 건의했다. 이 가운데 주택업계들은 가장 실효성 있는 대책으로 지방 미분양 주택을 매입할 경우 1가구 2주택 양도소득세 중과규정에서 예외로 인정해달라는 것을 꼽는다. 지방에는 구매력이 별로 없는 만큼 수도권 수요자들이 이를 매입할 수 있도록 양도세 중과규정의 예외인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사장은 “미분양 주택 매입자에 양도세 중과 규정 폐지가 부담스럽다면 현행 50%로 돼 있는 세율을 9∼36%로 낮추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학권 사장은 “양도세 중과규정 폐지와 함께 수도권 수요자들이 이들 주택을 매입할 수 있도록 총부채상환비율(DTI)이나 담보인정비율(LTV) 등도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택업계 거품 먼저 빼야…” 미분양 대책에 앞서 과감한 비사업용 부지의 매각과 구조조정, 미분양 주택에 대한 분양가 인하 등 주택업계의 자구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박원갑 부사장은 “주택업체들은 어렵다면서도 분양가를 내리지도 않고, 구조조정도 하지 않으면 정부가 대책을 내놓을 명분이 없다.”고 지적했다. 부실기업이나 경쟁력이 없는 기업 등을 도태시킬 중장기적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장성수 박사는 “우선 대책이 필요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주택산업의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MB·與 찬성… 국회 통과 긍정적

    ◆재외국민 참정권 부여 정치권 논의 급물살 행정안전부가 재외동포에게 참정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주민투표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키로 함에 따라 정치권의 공직선거법 및 국민투표법 개정 논의도 활기를 띨 전망이다. 재외동포들에게 진정한 의미의 참정권을 부여하기 위해서는 총선과 지방선거 등을 포괄하는 공직선거법과 개헌 등의 내용을 담고 있는 국민투표법도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재외동포 참정권 부여는 18대 국회에서 절대 과반 의석을 확보한 한나라당이 수년간 줄기차게 주장해온 당론인데다 통합민주당 등 야권에서도 헌재의 ‘헌법 불합치’ 판결을 수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나라 수년간 당론으로 주장 이명박 대통령도 대선후보 시절인 지난해 9월3일 이와 관련,“국내에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은 3년 이상 거주하면 투표권을 주는데 해외에 나가 있는 우리 동포들의 투표권을 제한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며 “재외동포에게 투표권을 부여하는 법안에 대해 당내에서 우선적으로 검토해 대책을 세워 달라.”고 요구했다. 따라서 재외국민들의 참정권을 인정하는 내용의 관련법 개정안은 어느 때보다 국회 통과 가능성이 커 보인다. ●“9월 정기국회에서 처리할 것” 한나라당 임태희 정책위의장은 30일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재외동포 참정권 부여는 한나라당의 오래된 당론이었고, 지난 대선 때부터 적용하려고 했지만 현실적으로 준비가 되지 않아 못했다.”면서 “기존에 마련해둔 공직선거법 및 국민투표법 개정안을 다시 손질해 이번 정기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장윤석 제1정조위원장도 “17대 국회 정치개혁특위에서도 여야가 논의했던 내용인데 당시 열린우리당의 반대로 합의에 실패해 지난 대선 때 투표권을 주지 못했다.”면서 “열린우리당으로서는 기술적 문제를 명분으로 내걸었지만 실질적인 이유는 아마도 재외국민의 경우 보수성향이 짙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고 주장했다. 장 위원장은 “오는 9월 정기국회에서 주민투표법·공직선거법·국민투표법을 동시에 통과시킨다는 방침”이라며 “법이 개정되면 2010년 지방선거부터 재외국민도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야권도 원칙에는 찬성 통합민주당을 포함한 야권에서도 재외동포 참정권 부여 원칙에는 찬성하는 입장이다. 민주당 김유정 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이번 개정은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른 것으로, 헌재 결정을 존중하고 수용한다.”면서 “다만 대선 선거권과 총선에서의 정당 투표 부분이 추가적으로 신속하게 허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나길회 김지훈기자 kkirina@seoul.co.kr
  • 온라인 저작권 고소건수 폭증

    온라인 저작권 고소건수 폭증

    변호사 1만명 시대를 맞아 변호사 업계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저작권법 위반 사건이 변호사들 사이에 ‘블루오션’으로 등장했다. 인터넷 등에서 불법복제 사례를 쉽사리 찾을 수 있는 데다 대부분의 피고소인들이 형사처벌을 피하기 위해 합의금을 내고 있어 어렵지 않게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작권 보호라는 대의명분도 있다. 그러나 피고소인의 대부분이 청소년들로 청소년에 대한 무분별한 고소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전남 담양에서는 저작권법 위반으로 고소를 당한 고등학생이 고민 끝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해 대책마련에 대한 목소리가 높았지만 고소 건수는 오히려 폭증하고 있다. 변호사들 사이에서는 청소년 등에 대한 무분별한 고소가 변호사 업계 전체에 대해 좋지 않은 인식을 확산시킬 수 있는 만큼 대한변호사협회 차원에서 자율규제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청소년·대학생 등에 집중… 90%선 불기소 29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2003년부터 2006년까지 1만 369건,1만 2513건,1만 4838건,1만 8227건 등 완만하게 증가하던 저작권법 위반 고소 건수는 2007년 들어 2만 5027건으로 늘었고, 올해는 6월까지만 3만 2446건으로 크게 늘었다. 연말까지 6만건을 훌쩍 넘을 전망이다. 그러나 눈여겨볼 부분은 불기소 건수가 올 들어 2만 9902건으로 92.2%나 된다는 것이다. 불기소 건수가 많다는 것은 저작권법과 관련한 대부분 고소사건이 검찰에 넘어가기 전에 법무법인에 합의금을 내고 종결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피고소인은 인터넷이 일상 생활의 일부인 청소년과 대학생 등에 집중되고 있다. 서울 구로경찰서의 경우 법무법인을 통해 접수된 온라인 저작권 위반 고소가 한달 평균 500∼600여건에 이르는데 피고소인의 80∼90%가 청소년이다. 저작물을 대량으로 불법 유통하는 이른바 ‘헤비업로더(Heavy uploader)’는 추적이 어렵고 소송 절차가 복잡하다는 이유로 법망을 피해가는 상황에서 청소년에게만 고소가 집중되는 것은 ‘소도둑은 놔둔 채 바늘 도둑만 잡는다.’는 것이어서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무엇보다 온라인 저작권 위반을 인식하고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음악 파일을 삭제했더라도 삭제하기 이전에 올린 파일을 근거로 고소당하는 경우도 있어 불만을 키우는 경우도 있다. 포털사이트에 있는 온라인 저작권 관련 카페에는 지금도 온라인 저작권 위반으로 고소를 당했다는 글이 하루에 많게는 수십건씩 올라온다. ●공장에서 벽돌 찍어내듯 고소장 제출 온라인 저작권 위반 고소사건에 뛰어든 법무법인과 개인 법률 사무실은 저작권자 또는 저작권 단체의 위임을 받은 뒤 저작권 침해에 따른 정확한 피해규모 산정보다는 통상적인 합의금을 고소 취하 대가로 요구한다. 합의금 규모는 통상적으로 ‘중·고생 60만원, 대학생 80만원, 일반인 100만원’이다. 생활보호대상자나 결손가정인 경우 30만∼40만원을 ‘할인(?)’해 주기도 한다고 한다. 일부 법무법인들은 불법 복제 행위를 모니터하는 아르바이트까지 고용해 대규모로 온라인 저작권 위반 행위를 추적한다. 최근 한 법무법인에서는 하루에 200여건이나 되는 고소장을 경찰서에 접수하기도 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몇몇 법무법인의 전유물처럼 인식됐지만 올 들어 벌써 20여개 법무법인과 개인 변호사 사무실들이 이 분야에 뛰어들고 있다. 한 경찰 관계자는 “법무법인이 제출하는 고소장은 피고소인 아이디(ID)만 다를 뿐 고소사실 등은 공장에서 벽돌 찍어내듯이 똑같다.”고 귀띔했다. 또 “지난해까지는 저작권법 위반과 관련한 고소가 대부분 S법무법인에서 들어온 것이었는데 올해는 다른 법무법인으로부터 S법무법인 만큼의 고소가 들어오는 등 건수가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위법 사항 없다” 손놓고 있는 변협 이 같은 일부 법무법인의 행태에 대해 동료 변호사들의 시선도 곱지 않다. 익명을 요구한 한 변호사는 “합의금을 요구하며 형사고소를 운운하는 것은 공갈이나 협박에 해당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저작권에 대해 형사법적인 접근만 하다보니 형벌적인 부분만 강조해서 나타나는 부작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변호사도 “민사상 손해배상의 방법으로 접근하는 것이 옳다.”면서 “현재 일부 변호사들의 접근 방식은 합법과 불법의 사이에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저작권법 침해로 고소를 당했다는 한 네티즌은 “법무법인들이 저작권법 보호를 위해서가 아니라 돈벌이를 위해 ‘헤비업로더’가 아닌데도 일반 네티즌들을 무분별하게 고소하고 있다.”면서 “불법복제를 막는다는 저작권법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고소에 앞서 홍보나 사전 경고 등의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한변호사협회 채근직 변호사는 “협회에서도 최근 저작권법 고소 사건 등과 관련해 고민이 많다.”면서도 “법 이전에 너무 지나치지 않은가 생각하지만 법적으로 하자가 없는데 협회 차원에서 마땅히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밝혔다. 한편 온라인 저작권 관련 고소를 가장 많이 접수하는 S 법무법인 등은 기자의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용어클릭 ●헤비업로더(Heavy Uploader) 수익을 목적으로 영화와 음악, 드라마 등 저작권 파일을 대량으로 불법복제해 온라인에 올리는 사람을 말한다.
  • 금융사 취업제한 없었던 일로?

    금융사 취업제한 없었던 일로?

    정부가 외부 전문인력 유치를 위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간부의 퇴직 뒤 취업제한 규정을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재 공직자윤리법은 금융위 4급 이상, 금감원 2급 이상 퇴직자는 퇴직 후 2년 동안 퇴직 전 3년간 업무와 관련된 금융회사에 취업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런 제한을 풀자는 쪽은 유능한 인재가 금융위와 금감원에 들어오는 것을 꺼려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감독기관과 업계가 지나치게 유착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금감원 간부들이 금융회사 감사 자리를 꿰차는 것은 사실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올해만 해도 김성수 자본시장감독실장은 SK증권, 백수현 증권검사1국장은 메리츠증권, 하위진 조사2국 부국장은 한화증권, 이광섭 증권검사국 팀장은 미래에셋증권 감사로 갔다. 고영준 조사2국장은 SC제일은행, 정용화 부원장보는 국민은행, 원주종 비은행감독국장은 신한은행, 이성호 베이징사무소장은 씨티은행에 둥지를 틀었다. 업무와 관련된 금융회사에 취업할 수 없다는 규정은 유명무실하다. 은행 담당 간부가 보험으로, 증권 담당 간부가 은행으로 가는 식이다. 내년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외려 이런 식으로 자리를 옮기는 게 환영받는 분위기까지 있다. 여기에다 퇴직 전에 업무와 무관한 부서에 근무해 ‘경력 세탁’한다는 얘기도 공공연한 비밀이다. 지난해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02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금감원 2급 이상 퇴직자 가운데 금융회사에 자리잡은 83명 가운데 상당수가 퇴직 전 업무와 무관한 부서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 한 인사는 “금감원 연수원이 있는 ‘통의동’으로 가야 금융회사로 ‘통’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추세는 더 가속화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전망이다. 자본시장통합법으로 금융회사가 늘게 되면 아무래도 인허가 등 법률적인 문제를 조언해줄 사람들이 더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비판은 금융위나 금감원 모두 잘 알고 있다. 금융위의 한 관계자는 “비난 가능성은 있지만 금융산업 전체의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감독당국과 시장 모두 골고루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우리가 유독 강하게 제한한다는 하소연도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우리처럼 전면금지하는 곳은 일본 정도에 불과하다.”면서 “지금 시행하고 있는 ‘검사역 기피제’를 확대 시행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검사역 기피제는 금감원 간부 출신 감사가 있는 금융회사 검사 때 그 감사와 2년간 근무한 직원은 제외하는 것이다.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 장정욱 간사는 “금융당국 간부들이 금융회사에 가서 맡는 직책이 주로 감사인데 전문성과는 무관한 것 아니냐.”면서 “실질적으로 이해관계 충돌을 막기 위해 퇴직 직전 근무부서와 접촉을 못하게 하고 접촉이 있었을 경우 해당 공무원에게 신고 의무를 지우는 방안 같은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크로캅 “오브레임 덤벼!”…본격 훈련재개

    크로캅 “오브레임 덤벼!”…본격 훈련재개

    ‘불꽃 하이킥’ 크로캅이 돌아온다. 팔꿈치와 무릎 부상으로 최근 각종 대회에 불참해온 미르코 크로캅(34·크로아티아)이 알리스타 오브레임(28·네덜란드)의 도전을 받아들이며 훈련을 재개했다. 격투기 전문사이트 ‘블러디엘보우’(bloodyelbow.com)는 “크로캅이 회복훈련을 마치고 본격적인 종합훈련을 시작했다.”면서 “오브레임과의 경기를 겨냥한 것”이라고 27일 보도했다. 크로캅은 자신의 공식 블로그에 “오브레임의 경기는 매우 훌륭했다. 그의 도전을 받아들이게 돼서 기쁘다.”면서 그동안 줄기차게 크로캅을 도발해온 오브레임의 도전을 받아들였다. 또 “우리는 (팬들에게) 흥미로운 경기를 선사할 수 있을 것”이라며 “되도록 빨리 대회 주최측에서 경기를 마련해주기를 바란다.”고 ‘드림’측에 대전을 요구했다. 드림과 계약한 뒤 계속해서 크로캅과의 경기를 원했던 오브레임은 지난 주 최고의 타격가 중 하나인 ‘사모아 괴인’ 마크 헌트를 꺾으며 도전자로서 실력을 증명한 뒤 다시 크로캅에게 도전 의사를 밝혔다. 지난 2005년 헌트에게 패했던 크로캅으로서도 더 이상 도전을 피할 명분이 없어진 것. 이에 크로캅은 “다음 대회에서 도전자와 맞붙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블로그에 밝혀 지금의 훈련이 오브레임을 겨냥한 것임을 시사했다. 이어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한물 간 파이터’라고 말하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이 도전은 내게 새로운 동기가 됐다.”고 전의를 다졌다. 또 “열심히 훈련해서 복귀하겠다. 요즘에는 링에서 더 강한 선수들을 꺾어야 한다는 생각뿐이다.”라고 덧붙였다. 크로캅은 바로 다음 대회인 9월 23일 ‘드림6’에서 오브레임과의 경기를 희망하고 있다. 당초 크로캅은 지난 6월 ‘드림4’와 지난 주 열렸던 ‘드림5’에 출전할 예정이었으나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사진=드림 홈페이지 서울신문 나우뉴스 박성조 기자 voicechord@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시론] ‘금강산 피살’ 국제무대로 가지 말아야/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시론] ‘금강산 피살’ 국제무대로 가지 말아야/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정부는 금강산 피격사건 당일, 이 사건과 남북관계는 별개라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북측이 진상규명을 위한 공동조사를 거부하자 식량과 통신 및 금강산면회소 장비 지원을 보류하고 개성관광 중단을 검토하는 등 대북정책을 강경쪽으로 선회하고 있다. 특히 이 문제를 북핵위기 발발 후 처음으로 열린 6자 외무장관회담과 아세안지역안보포럼의 의제로 삼아 국제적인 대북 압력을 유도하려 하고 있다. 물론 정부가 남북 당국간 채널이 단절된 상태에서 북한이 적반하장격인 태도를 취하자 고육지책으로 국제 협력을 도모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유념할 사항들이 많다. 먼저 이명박 대통령이 개원국회 시정연설에서 정식으로 이행을 제의한 7·4공동성명과 남북기본합의서의 기본 정신이 남북문제의 남북간 해결이라는 점을 반추해 보아야 한다. 민족문제를 외세의 힘을 빌려 해결하려는 것은 단기적 효과는 있을지언정 중장기적으로는 외세의 한반도 문제 관여를 자초할 수 있다. 더구나 북한이 체면을 지키면서 남북관계를 재개할 명분을 찾고 있다면, 우리의 국제압력 도모 노력은 북한의 대화복귀 길을 차단할 수도 있다. 6자회담의 경험도 경종을 울린다.2002년 10월 2차 북핵위기 발발 직후 관련국들은 북·미 협상이 해결책이라고 권고했다. 북한은 북·미 불가침협정만 체결된다면 기꺼이 핵을 포기하겠다고 했다.6자회담 틀을 고집한 것은 미국이었다. 부시 대통령은 북한을 믿기 어려우므로 여럿이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예상외로 2005년 9·19 공동성명은 의장국 중국이 작성한 초안에 대해 오히려 미국이 5대1로 수세에 몰리면서 타결되었다. 그러나 미국은 대북 무시전략과 국제공조를 통한 압박을 강화했다. 북한은 굴복하지 않고 핵실험을 감행했다. 놀랍게도 미국은 비록 늦었지만 정책을 전환, 북·미 양자협상에 나서 2·13,10·3합의를 통해 북핵 폐쇄와 신고를 거쳐 현재 불능화를 마무리하고 있다. 북핵 위기 발발시 북한의 핵능력은 핵탄두 1∼2개를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을 가졌다는 의혹에 불과했는데, 미국이 양자회담 대신 다자적인 국제 해결을 모색함으로써 북한이 핵 탄두 5∼7개를 만들 플루토늄을 확보하고 핵실험까지 감행하는 것을 용인하여 실체적인 위협에 직면하게 된 것을 우리는 볼 수 있다. 조기에 적절한 대응책을 취하지 않아 문제를 키우고 뒤늦게 진땀을 빼면서 수습하는 모습이다. 만약 부시 행정부가 초기부터 북·미 양자 협상을 시도했다면 오늘날 북핵 문제는 이미 완전히 해결되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민간인 관광객에게 등 뒤에서 총격을 가하고도 책임을 우리에게 전가하는 북한의 태도는 어이가 없다. 그러나 초강대국인 미국조차도 북한의 버릇을 고치겠다고 작심했다가 6년만에 대화를 통해 북한을 다스리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북한의 행태는 목불인견이지만 북한을 상대하기에 미국보다 훨씬 열악한 여건을 가진 우리가 미국의 전철을 밟는다면 더 큰 낭패를 볼 수도 있다. 따라서 정부는 민족 내부문제인 금강산 사건을 국제무대로 끌고가 문제를 키우기보다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특사 파견 등을 통해 어떻게든 남북간에 해결하는 것이 현명하다. 한걸음 더 나아가 정부가 금강산 사건 하나의 해결에만 급급해하지 말고 미래 비전을 가지고 이를 오히려 남북관계를 발전시키는 기회로 전환시키는 전략과 능력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서울시 교육감 선거 D-6] 5대 관전 포인트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서울시교육감 선거는 시민들의 관심은 낮지만 정치권이 직접 개입하면서 과열양상을 띠고 있다. 6명의 후보 가운데 2강 4약 구도로 진행되는 듯한 양상이고 상호 비방전도 벌어지고 있다. 공정택 후보는 건대 교수인 주경복 후보가 학생들에게 학점을 후하게 줬다는 점을 비난했으며, 주 후보 등은 공 후보가 정책토론회에 불참한 데 대해 후보의 의무를 저버렸다고 포화를 쏟아부었다. 서울시교육감 선거의 5대 관전 포인트를 짚어본다. (1)한나라 vs 민주 ‘정당대리전’? 6명의 후보 가운데 보수성향으로는 공정택·이영만·김성동·박장옥 후보, 진보성향으로는 주경복 후보, 중도성향으로는 이인규 후보로 분류된다. 보수성향의 후보 4명은 한나라당을 상징하는 파란색 선거포스터를 사용하고, 주 후보와 이인규 후보는 민주당의 상징인 녹색을 쓰고 있다. 때문에 유권자들은 정당공천이 배제된 교육감 선거에서 ‘공정택=한나라당, 주경복=민주당’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교육감 후보에게 지원사격을 해주고 있다. 한나라당은 현 정권과 반대성향의 교육감이 당선될 경우, 교육개혁이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를 MB(이명박)정권 중간심판의 기회라며 벼르고 있다. (2)2강 4약 구도? 공 후보와 주 후보는 오차범위 내에서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23일 공개된 한 여론조사에서 주 후보는 17.5%, 공 후보는 14.5%의 지지율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직 프리미엄을 갖고 있는 공 후보는 최근들어 공세적인 선거운동을 펴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 같다. 이인규·이영만·김성동·박장옥 후보는 모두 10% 미만이다. 부동층이 절반을 넘지만, 결국 양자 대결로 승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중도성향의 이인규 후보가 주 후보의 표를, 또 보수성향인 3명의 후보가 공 후보의 표를 각각 얼마나 잠식하느냐가 선거 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3)후보 단일화 가능성은? 4명의 보수후보가 막판에 단일화할 가능성을 여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한국교총을 비롯, 시민단체까지 나서 당선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공 후보로 보수 후보를 단일화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이대로가면 결국 진보진영의 후보에게 패배할 수 있다는 위기감도 작용하는 듯하다. 하지만 이미 수억원의 선거비용을 사용하고 선거전에 뛰어든 상황에서 뚜렷한 명분없이 사퇴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25일 TV합동토론회를 거친뒤 이번 주말이 후보단일화가 이뤄질 수 있는 마지막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4)전교조 vs 반 전교조 전교조는 줄곧 관련성을 부인하고 있지만, 전교조는 주 후보를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공 후보는 한국교총쪽을 대표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때문에 공 후보를 비롯, 보수성향의 후보들은 반(反)전교조 색깔을 분명하게 내세우며 보수세력의 표를 결집하고 있다. 전교조측은 촛불시위에 이어 MB 교육정책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들의 불만이 많기 때문에 현 정부의 교육정책을 그대로 따를 것으로 예상되는 공 후보에 대해 심판을 주장한다. 교육계의 한 인사는 “이번 선거는 ‘교총 대 전교조’의 보이지 않는 대리전으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5)투표율은 얼마나 될까? 공휴일도 아닌 휴가철 최성수기인 30일 실시되는 교육감 선거의 투표율은 당초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최근 후보간 공방전이 가열되면서 일반 유권자들의 관심도 차츰 높아져 20%대 후반까지 투표율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투표 당일 날씨가 좋으면 40∼50대 이상의 지지도가 높은 공 후보 측이 상대적으로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진보 성향 후보의 주요 지지층인 20∼30대 유권자의 투표참여율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사설] 또 쇠파이프와 물대포인가

    제헌절인 그제 밤 서울 도심에서 폭력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대의 쇠파이프와 경찰 물대포가 또다시 등장한 것이다. 지난달 28일 시위 이후 처음이다.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의 참여와 호소로 폭력시위가 수그러드는 듯했다. 우리도 그동안 광우병 국민대책회의측과 정부간 대화를 촉구하며 폭력을 자제하길 당부해 왔다. 폭력이 폭력을 낳는 악순환이 계속되기에 그랬다. 따라서 19일만에 양측의 충돌로 부상자가 다수 생긴 것은 유감이 아닐 수 없다. 오늘 또 대규모 거리집회를 열 계획이라니 걱정된다. 거듭 강조하건대 폭력은 안 된다. 서울 중앙지법은 어제 쇠파이프를 휘둘러 경찰관을 다치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모씨에게 징역1년6월의 실형을 선고했다.“혐의 인정은 물론 시위가 폭력적으로 변질되는 데 일조했다.”는 것이 판결 이유다. 시위현장에선 한두 사람이 폭력을 선동해도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된다. 바로 군중심리다. 폭력은 의도의 순수성에 상관없이 엄벌해야 마땅하다. 폭력은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기 때문이다. 경찰의 과잉진압도 문제이긴 마찬가지다. 촛불시위 과정을 조사해온 국제앰네스티측은 경찰의 과도한 진압을 지적했다. 경찰도 인권단체의 속성이려니 탓하지 말고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다. 물리력은 최대한 사용을 자제하라는 얘기다. 최근 서울신문의 창간특집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7.1%가 “촛불집회를 그만하는 것이 좋다.”고 답했다.“계속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은 29.2%에 불과했다. 촛불집회 강행의견이 갈수록 힘을 잃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판국에 폭력행사는 스스로 제 무덤을 파는 격이다. 이제는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
  • [현진오의 꽃따라 산따라](21)강릉시·정선군 석병산

    [현진오의 꽃따라 산따라](21)강릉시·정선군 석병산

    강릉, 동해, 삼척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석회암지대다. 백두대간도 이 일대를 지날 때, 강릉 석병산을 시작으로 자병산, 두타산을 거쳐 삼척 덕항산까지 여러 개의 석회암 산봉들을 거느린다. 이 산들은 석회암지대가 보여주는 독특한 풍광과 함께 석회암지대에 특수하게 적응한 특이한 식물들을 키워내고 있다. 강릉과 정선의 경계를 이루며 달리는 백두대간에 솟은 석병산(1055m)은 정상 일대에 발달한 석회암벽이 마치 병풍을 둘러친 것 같다는 데서 이름 붙여진 산이다. 백두대간을 따라 북쪽으로는 35번 국도가 지나는 삽당령에 이르고 남쪽으로는 산계령을 거쳐 자병산으로 이어진다. 대표적인 경동지괴 지형으로 북쪽으로는 아찔한 벼랑을 이루고 있고, 동쪽 일대도 급경사 벼랑을 형성하고 있다. 동해 쪽으로는 절골, 상황지미골 같은 좁고 가파른 협곡이 발달해 있다. ●칼슘·탄산이온 많은 토양에 적응한 식물 많아 석병산은 아직까지 잘 알려지지 않은 비경과 유적을 간직하고 있다. 정상 근처의 일월문은 병풍 같은 바위 중간에 큰 구멍이 뚫려 멋진 풍광을 자아낸다. 강릉시 옥계면 절골에는 강원도기념물로 지정된 석화동굴이 자리잡고 있으며, 상황지미골 중앙에서는 쉰 길이나 되는 쉰길폭포가 허공으로 물줄기를 뿜어낸다. 산 동쪽 자락의 성황뎅이에는 호랑이에게 물려 화를 당한 사람들의 무덤인 호식총(虎食塚)이 있다. 겉으로 봐서는 석회암벽이 드러난 정상 일대와 석회암반으로 이루어진 동해 쪽 골짜기들만이 석회암의 성질을 가진 듯해 보이지만, 석병산 전체가 석회암으로 이루어진 지역이다. 대간의 남쪽과 서쪽, 즉 내륙 쪽을 이루는 곳이 임계면인데, 이 임계면이 바로 그 유명한 임계카르스트 지형이라는 말이 생겨난 곳이다. 곳곳에 크고 작은 돌리네가 형성되어 석회암지대의 전형적인 특징을 드러낸다. 이 일대는 지형적으로뿐만 아니라 식물학적으로 보면 석회암지대의 특성이 확연히 드러난다. 이곳에 터를 잡고 사는 식물종들 가운데 석회암지대가 아니면 자라지 못하는 식물이 많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석회암이 풍화된 토양은 칼슘과 탄산이온이 많아 수소이온농도가 중성 또는 약알칼리성이며, 배수가 잘 되어 건조해지기 쉽다. 이런 특성에 적응한 식물들을 호석회암식물이라고 하는데, 석병산에는 가는대나물, 방울비짜루, 백리향, 벌깨풀, 분꽃나무, 뻐꾹채, 사창분취, 산조팝나무, 산토끼꽃, 솔체꽃, 자병취, 자주쓴풀, 장대냉이, 절굿대, 회양목 등 매우 많은 종류가 자라고 있다.(이들 가운데 이맘때 꽃을 피우는 것으로는 나무지만 키가 10㎝쯤밖에 되지 않아서 풀로 착각하기 쉬운 백리향이 있다. 정상의 바위지대에서 개회향, 돌양지꽃, 돌마타리, 자병취 등과 함께 발견된다.)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식물 4종류나 살아 석회암지대에는 북방계식물들이 저지대에서 잘 자라는 현상을 볼 수 있는데, 이곳에 살고 있는 두메닥나무, 들완두, 바위구절초, 바위솜나물, 시호, 큰제비고깔 등은 북방계식물로서 남한에서는 드물게 발견되는 것들이다. 다른 곳에서는 보기 어려운 희귀식물도 많다.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야생식물만 하더라도 노랑무늬붓꽃, 연잎꿩의다리, 솔나리, 한계령풀 등 4종류나 살고 있다. 솔나리는 석병산 여러 곳에서 널리 자라고 있어 개체수가 많다. 다른 곳에서는 고산지역에서만 발견되지만 이곳에는 해발 300m부터 나타나기 시작하는 점도 이채롭다. 법정보호종 이외에도 전문가들조차 보기 어려운 희귀식물이 많다. 꼬리겨우살이, 등대시호, 마키노국화, 벌깨풀, 좁은잎덩굴용담, 참작약 등이 여기에 속하는데, 모두가 보호해야 할 것들이다.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특산식물도 여러 종류가 자라고 있는데 만리화, 세잎승마, 참배암차즈기, 털댕강나무 등이 대표적이다. ●이웃 자병산은 시멘트 생산으로 파괴돼 유의해야 정상 북동 능선의 노간주나무들은 천연기념물급이다. 높이 15m, 지름 60㎝에 이르는 커다란 노거수 10여 그루가 자라고 있는데, 보통 2∼3m 높이로 자라는 노간주나무는 큰 것이라 하더라도 높이 8m, 지름 20㎝쯤이 고작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이곳에 자라는 개체들의 중요성을 짐작할 수 있다. 상황지미골 쉰길폭포 일대에 발달한 까치박달 군락도 인상적이다. 폭포 아래쪽 급경사 사면에 다른 나무가 섞이지 않은 채 까치박달들만이 군락을 이루어 자라는 모습이 독특하다. 이맘때에 더위를 이겨내고 정상에 오르면 돌마타리, 돌양지꽃, 백리향, 시호 등이 바위지대에서 꽃을 활짝 피워 반갑게 맞아준다. 계곡에서는 노랑물봉선, 물레나물, 산꿩의다리가 피어 있고, 능선에서는 동자꽃, 속단, 참배암차즈기가 꽃을 피우고 있다. 석병산을 찾아가 귀한 식물들을 만날 때마다 이웃한 자병산의 운명처럼 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시멘트 생산이라는 국가적 대의명분 때문에 완전히 파괴되어 옛 모습을 잃어버린 백두대간 자병산에서는 그곳에 살던 귀한 석회암 식물들도 모두 사라지고 말았다. 자병산 파괴와 같은 전철이 다른 석회암 산지에서 다시금 일어나지 않기를 빌고 또 빈다. 동북아식물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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