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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 상하이에 ‘베이스캠프’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 상하이에 ‘베이스캠프’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의 외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가 20일 ‘무보직’ 해외순환 근무길에 올랐다. 인사발령에는 근무시작일만 있을 뿐, 끝나는 날은 없다.‘경영수업’인 셈이다. 이번 해외순환근무가 지난 4월22일 삼성이 내놓은 10대 쇄신안 가운데 하나인 데다 복귀 명분을 얻기 위해서라도 제대로 된 현지체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해외순환근무 근거지인 중국 상하이로 날아가기 전에 일본에 들러서 차세대 기술을 중점적으로 살펴보는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읽혀진다. 삼성전자측은 “이 전무가 20일 오전 일본으로 출국해 고베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제조업체인 아사히글라스와 고베 근처 도쿠시마의 LED 업체 니치아화학 등을 방문할 계획”이라면서 “주말까지 일본에 머문 뒤 상하이로 이동한다.”고 밝혔다. 베이스캠프를 서울에서 두시간 거리인 상하이로 잡은 것은 아버지인 이 전 회장의 건강이 좋지 않은 것과 아직 3심 재판이 남아있는 점 등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측은 “해외 이곳저곳을 다녀야 하는 만큼 상하이의 편리한 교통망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상하이가 당초 삼성이 이 전무의 해외근무지로 밝힌 ‘여건이 열악한 신흥시장’과는 거리가 있다는 논란을 의식한 듯, 삼성전자측은 “상하이를 근거지로 삼지만 주재원처럼 붙박이 근무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사업상 필요한 곳이나 경영현안이 있는 곳이라면 태국, 중남미, 아프리카, 러시아, 인도 등 어디든 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근무자격은 대주주의 아들이자 삼성전자 전무이다. 공식직함은 없다. 가족도 동행하지 않는다. 그렇더라도 한국에는 종종 들를 것으로 보인다. 당장 다음달 19일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21주기 추도식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日 아소총리 ‘밤의 정치’

    |도쿄 박홍기특파원|아소 다로 일본 총리가 ‘회원제 바 정치’를 하고 있다. 아소 총리는 최근 공무를 마친 뒤 밤 나들이가 잦다. 지난달 24일 취임한 이래 지난 17일까지 사적인 명분으로 ‘밤마을’을 나간 횟수는 무려 15일에 이른다. 장소는 총리 관저 주변의 호텔 레스토랑이나 바 등 주로 회원제로 운영되는 고급 사교공간이다. 기자들의 접근이 차단된 탓에 정치적 밀회가 가능하다. 총리의 동정을 밝히는 총리실은 총리의 야간 외출 이유로 ‘관방 부장관이나 비서관, 보좌관과의 식사’ 등을 대고 있다. 총리 주변에서는 “격무에 따른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서”라고도 설명했다. 일단 공식적으로 아소 총리와 자리를 같이한 인사는 마쓰모토 준 관방 부장관이 9차례로 가장 많다. 비서관 등도 6차례나 됐다. 실제 사정은 다르다. 비서관과 식사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던 지난 16일 아소 총리가 만난 인사는 다름아닌 나카가와 쇼이치 재무상과 아마리 아키로 행정개혁상이었다. 또 때로는 자민당 의원들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공적으로 만나기 힘든 인사들과 심야에 회동, 중의원 해산과 총선거 등 정치적 현안을 논의하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신빙성을 얻고 있다. 아소 총리의 귀가 시간도 늦어지고 있다. 보통 밤 11시∼자정쯤이다. 후쿠다 야스오 전 총리가 평균 오후 8시25분, 아베 신조 전 총리가 8시57분,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가 9시07분이었던 점과는 대조적이다.후쿠다와 아베 전 총리는 취임한 뒤 한달 동안 개인적인 밤마을이 전혀 없었고, 고이즈미 전 총리도 한차례에 불과했다.hkpark@seoul.co.kr
  • [기고] 성공적인 정부조직 융합을 위하여/김영호 행정안전부 제1차관

    [기고] 성공적인 정부조직 융합을 위하여/김영호 행정안전부 제1차관

    기업간 인수·합병 못지않게 정부조직 통폐합도 구성원들에게 불안감을 안겨준다. 1998년 김대중 정부가 출범할 당시 나는 주미대사관 주재관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이때 내가 속한 총무처가 내무부와 통합돼 행정자치부로 개편된다는 소식을 들었다. 20여년간 몸담아온 조직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는 안타까움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며칠 동안 잠을 못 이뤘던 기억이 생생하다. 귀국 후 통합부처에서 근무해 보니 조직문화가 다른 이들과 동료, 선·후배로 지내는 것이 어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장·차관이 어느 부처 출신인가에 따라 인사는 희비가 갈리고,‘나눠먹기식’이 되기도 했다. 간부는 간부대로, 직원은 직원대로 통합의 결과로 손해를 봐서는 안 된다는 일종의 강박관념에 빠져 있지 않았나 싶다. 그러다 1년 만에 행정자치부에서 인사기능만을 떼어내 중앙인사위원회가 독립돼 나갔다. 인사의 독립성 및 전문성 보장이 명분이었지만, 부처 통합이 쉽지 않음을 드러낸 사례인 셈이었다. 이명박 정부의 출범과 함께 행정자치부와 중앙인사위원회, 비상기획위원회에 정보통신부의 일부 기능까지 통폐합된 거대 행정안전부가 탄생했다. 통합에 따른 공무원들의 불안과 초조함을 누그러뜨리려 이명박 정부는 조직융합관리(PMI· Post Merger Integration) 기법을 도입했다. 이는 문화·인사·조직 등의 영역에서 통합 부처에 생겨날 수 있는 갈등을 예상해 이를 극복하고, 공동목표 달성을 위해 협력하도록 구성원들을 유도하는 체계적인 활동이다. 행정안전부는 ‘조직융합관리 매뉴얼’을 각 부처에 배포하고, 이를 바탕으로 12개 통합 부처와 공동으로 조직융합진단을 실시했다. 진단결과에 따라 부처별 실정에 맞는 조직융합 프로그램이 마련돼 실행에 옮겨지고 있다. 조직융합관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주요 진단결과와 도출된 과제를 소개한다. 먼저, 인사 운영과 관련해 조직의 화학적 통합 유도를 위한 실·국간 교차인사가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인사 만족도를 높이려면 사전에 인사 배치기준이 제시돼야 하고, 교차인사에 따른 불안감을 없애주는 세심한 보완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진단도 나왔다. 이를 토대로 여러가지 대안이 제시됐다. 교차인사 때 직급이 다른 같은 부처 출신 직원들을 한 부서에 함께 발령하는 ‘동반발령제’, 본인의 희망을 반영하는 ‘직위공모제’, 조직구성원이 공감하는 인사배치기준의 ‘사전예고제’ 등이 대표적이다. 조직 운영의 경우 통합 이후 부서별 정책방향의 제시가 부족하고, 중간관리자의 리더십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구성원들 사이에는 조직이 단기성과 중심으로 운영되고, 상사·부하간 의사소통도 원만하지 않다는 인식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으로 변화에 탄력적으로 적응하도록 도와주는 변화지향적 리더십 교육과정의 운영, 업무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발생할 수 있는 갈등을 미리 예방하기 위한 유형별 갈등관리 매뉴얼 마련 등이 제시됐다. 문화 차원에서는 자율적·수직적·과업중심적 문화가 뒤섞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신 부처가 아닌 상대 문화에 대해 구성원들의 이해가 부족하다는 진단이 내려졌다. 구성원들은 문화 차이가 인정되는 가운데 점진적으로 단일 문화가 구축되기를 희망하고 있었다. 이처럼 전문적이고 과학적인 진단과 해법을 제시하는 조직융합관리 프로그램의 도입으로 조직 통·폐합의 부작용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조직융합관리 프로그램을 일관성 있게 적극 실천해 나갈 때 통합 부처의 조직운영 역량도 한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이 분명하다. 김영호 행정안전부 제1차관
  • [쌀 직불금 파문] 정세균 “직불금 명단 공개하라” 강공

    민주당이 쌀 직불금 파문에 강경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당 지도부가 17일 전면에 나서 직불금 수령자의 명단 공개는 물론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실시를 거듭 주장했다. 특히 수령 사실이 드러난 이봉화 보건복지가족부 차관 및 한나라당 의원들의 사퇴를 압박하고, 조사대상 확대를 촉구하는 등 전면적인 공세 모드를 취했다. 정세균 대표는 최고위원회에서 “모든 명단을 명명백백히 공개해 지휘고하를 막론하고 철저히 책임을 추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측은 야당 의원 연루설이 흘러나오는 데 대해 “근거없는 제1야당 흠집내기”라며 격분했다. 송영길 최고위원은 최고위에서 “직불금 문제가 이봉화 차관에서 한나라당으로 확산되니까 비겁하게 물타기를 하고 있다.”면서 “근거 없는 사실을 제기한 청와대 관계자가 누구인지 발본색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의 전면전은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시각에서 여실히 드러난다.‘강부자 내세금 탈루 땅투기 사건’으로 규정하는 동시에 ‘사회지도층의 도덕 불감증’이라고 몰아붙이고 있다. 아울러 당 자체조사에서 자당 의원들의 직불금 수령사례가 없다는 결론이 나오자 도덕적 명분에 우위를 갖고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원혜영 원내대표는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가 직불금 국정조사에 부정적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국회 농림수산식품위가 만장일치로 건의한 국조를 거부한 것이야말로 후안무치한 일”이라며 “한나라당은 성난 농심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차제에 정부의 조사대상을 공기업 공무원 외에도 국회의원, 선출직 지방자치단체장, 지방의원까지 확대할 것을 요구하면서 정당별로도 국회의원과 지역위원장에 대한 자체 조사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최재성 대변인도 별도 기자회견을 갖고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가 진상조사특위를 구성하겠다고 하더니 돌연 민주당의 국정조사 요구를 후안무치하다며 발뺌하고 있다.”면서 “전반적인 국정조사가 실시돼야 하고 이미 수령사실이 드러난 한나라당 의원은 법적 도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포스코, 대우조선 인수전 탈락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서 포스코가 자격상실로 중도탈락했다. 이에 따라 인수전은 뜻밖에 한화석유화학과 현대중공업 2파전으로 압축됐다. 매각 주간사인 산업은행은 ‘공정성’이라는 명분은 지켰지만 ‘흥행’에는 실패하게 됐다. 후유증이 예상된다. ●산은 “포스코 자격없다” GS가 떨어져 나간 포스코의 반쪽짜리 컨소시엄 자격 유효 여부를 놓고 장고에 들어갔던 산은은 16일 저녁 “포스코의 단독입찰을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산은측은 “법무법인에 자문을 의뢰한 결과, 포스코-GS컨소시엄에서 GS홀딩스가 탈퇴한 것은 중대한 사정 변경에 해당할 수 있고, 이에 대해 매각주간사가 동의하는 것은 공정성을 침해하는 것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의견을 전해받았다.”며 “이 의견을 바탕으로 공동매각추진위원회의 논의를 거친 결과 법무법인과 동일한 의견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포스코-GS컨소시엄의 입찰제안서를 무효로 처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대한 비싼 가격에 대우조선을 팔아 공적자금을 한 푼이라도 더 회수해야 하는 산은으로서는 ‘가슴아픈 결정’으로 보인다. 당초 예정대로 24일쯤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방침이다. ●포스코 “수용”, 한화 “사필귀정” ‘혹시나’하며 실낱같은 기대를 버리지 않았던 포스코는 막상 ‘무효’ 결론이 나오자 초상집 분위기에 휩싸였다. 곳곳에서 “억울하다.”는 하소연과 “파트너 잘못 골라….”라는 GS에 대한 원성이 터져나왔다. 하지만 반발하지는 않았다. 한화그룹은 “사필귀정(事必歸正)”이라며 당연한 결과라고 반겼다. 현대중공업도 “산은의 결정을 환영한다.”며 ‘완주’를 다짐했다. ●포스코·한화 가격차 1조원?… 헐값논란 부담 지금까지 알려진 정황에 따르면 포스코는 이번 입찰에서 가장 높은 가격을 적어낸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 현대중공업 순이라는 관측이다. 포스코가 7조원대, 한화가 6조원대를 써냈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풍문대로 포스코와 한화와의 가격차이가 1조원 가까이 난다면 헐값 매각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 물론 “인수금액이 5조~6조원에서 결정나도 대우조선 현재 주가의 3배 이상이고, 경영권 프리미엄만 200% 이상인데다 조선업 경기 하강세까지 감안하면 결코 헐값은 아니다.”라는 반박도 적지 않다. 이를 빌미로 산은이 이번 입찰을 유찰시킬지 모른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 한화측은 “산은이 그렇게 무리수를 두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현대중공업과의 한판승을 자신했다. 시너지효과나 가격경쟁력면에서 뒤늦게 인수전에 뛰어든 현대중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조선업 세계 1위인 현대중공업으로서는 ‘독식’ 논란과 대우조선 노조의 반감을 넘어야 한다. 현대중공업측은 ‘규모의 경제’를 내세워 뒤집기를 별렀다. 안미현 이두걸기자 hyun@seoul.co.kr
  • [데스크시각] 공시생들에게 희망을/김민수 공공정책 부장

    [데스크시각] 공시생들에게 희망을/김민수 공공정책 부장

    공무원시험 준비생, 이른바 ‘공시생’들이 밀집한 고시촌이 어느덧 파장 분위기다. 각종 공무원시험이 이미 끝났거나 최종 면접 단계만을 남겨둔 상태여서다. 이맘때면 성공한 자와 실패한 자의 극명한 희비로 냉랭한 기운이 감도는 곳이다. 다른 한편에서는 재도전을 결심한 이들과 공직사회의 일원을 꿈꾸며 보따리를 지고 찾는 이들로 분주해지는 곳이기도 하다. 이것이 고시촌의 전형적인 풍경이다. 하지만 최근 풍경은 예년과 사뭇 다르다. 온통 우울한 소식 탓에 공시생들의 의욕은 실종된 상태다. 공무원 신규채용 규모가 대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공시 응시연령 상한선이 폐지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내년 공시 경쟁률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예측속에 한숨이 쏟아진다. 한 수험생은 “모두가 절망스럽다. 하지만 이대로 포기할 수는 없지 않으냐.”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안타까운 처지를 대변했다. 무엇보다 4∼5년 공시에 매진한 7만여 ‘장수생’들은 벼랑 끝으로 내몰린 절박한 심정이다. 그렇다고 뽀족한 타개책도 없어 속은 이미 시꺼멓게 탔단다. 학원가에서는 올해 5(행정·외무고시)·7·9급 국가·지방직 수험생을 67만여명으로 추산했다. 여기에 경찰·소방 등 특수직 12만여명을 보태면 전국의 공시생은 무려 79만여명에 이른다. 그나마 지난해 102만명보다 30% 줄어든 수치다.30%는 로스쿨과 고수익 자격증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한다. 이중 선발인원은 1만 7415명으로 전체 수험생의 2%에 불과하다. 나머지 98%는 기약도 없이 내년을 준비해야 하는 실정이다. 이들은 공시를 쉽게 포기하지 못한다. 이유는 공직의 안정성을 여전히 최고로 평가해서다. 최근 한 취업포털 사이트가 실시한 ‘직업 선호도’조사 결과가 이를 입증한다. 새 정부 들어 대규모 인력 감축 등 공직사회의 안정성이 크게 흔들리고 있음에도 대학생이 선호하는 직업 1위로 공무원이 꼽힌 것이다. 그러나 이들을 수용할 공직사회의 문은 더욱 좁아질 것이 확실시된다. 새 정부의 공무원 감축 기조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올해 초 조직개편으로 초과 현원이 발생했고, 연말 해소될 것이라고는 하지만 임용대기자가 5000여명에 이른다. 이들을 소화하는 것이 신규채용보다 우선이어서, 채용 규모는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문제는 공무원 채용을 줄이기에는 시기가 좋지 않다는 점이다. 글로벌 경기 악화로 대기업들이 채용 규모를 줄일 태세다. 또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공기업은 방만한 경영과 도덕불감증 등으로 정부와 국민의 질타를 받은 터라, 사실상 신규 채용을 접었다. 따라서 공시생의 숨통을 터 줄 비상구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여기저기서 비명이 터지기 시작한 지금이 국가적 차원의 고용 창출에 명분을 더해주고 있는 것이다. 교과서에 나오는 학자들의 주장도 무시할 수 없다. 공무원의 감소는 행정서비스의 질적 저하를 가져온다. 행정 공백이 발생하면 대민 서비스 저하로 국민이 불편을 떠안게 된다. 장기적으로는 업무영역의 확장 탓에 전문성을 잃어 경쟁력이 추락하는 결과를 낳기 십상이다. 차후 이를 회복하려면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드는 것은 물론이다. 공시 준비생들은 지금 불안해하고 있다. 이들은 예측 가능한 상태에서, 조금 더 나은 기회를 원한다. 불투명한 상태가 지속되면 공직사회에 대한 불만을 가중시킬 뿐이다. 정부는 내년 대학생 인턴 공무원 1만명을 뽑을 예정이다. 이것이 채용 감소를 예측한 비상조치에 불과하다면, 결국 정부에 비정규직 개념만을 심는 꼴만 된다. 공시생을 위한 정부의 신중한 검토를 기대한다. 김민수 공공정책 부장 kimms@seoul.co.kr
  • [사설] 직불금 파동, 농촌구조조정 장애 안돼야

    쌀 직불금 파동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실제 경작하지 않았음에도 직불금을 수령했거나 신청한 공직자에 대한 명단 공개와 처벌 요구가 빗발치는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신·구 권력의 대결구도로 비화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허술한 제도로 비리를 양산하고 그 사실마저 은폐한 참여정부의 실정으로 몰아세우는 반면 민주당은 현 정부의 도덕 불감증 문제로 맞설 태세다. 우리는 쌀 직불금 파동의 발단이 잘못된 제도와 운영에 있음을 먼저 상기시키고자 한다. 쌀시장 개방을 앞두고 고령화된 영세 농업구조를 경쟁력있는 대규모 영농으로 전환한다는 명분 아래 경자유전(耕者有田)의 원칙을 포기했다. 그러면서 고향의 농지를 사들이도록 은근히 독려하기도 했다. 영농조합과 영농법인, 부분 위탁영농 허용 등이 도입된 배경이다. 문제는 농촌구조조정을 촉진하기 위해 규제를 대폭 완화하면서 쌀 직불금 허위 수령 가능성을 예단하지 못한 데 있다. 허술한 제도를 만든 정부도 잘못이지만 국회 심의과정에서 농심을 의식해 직불금 보전비율을 높이는 데만 골몰했던 정치권도 이 사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렇다고 제도의 허점을 악용해 직불금을 챙긴 부재지주의 부도덕성을 옹호하자는 것은 아니다. 혈세를 착복한 이들의 파렴치한 행위는 철저하게 응징해야 한다.1년 이상 감사결과가 공개되지 않고 캐비닛속에 방치된 과정도 규명돼야 한다. 다만 직불금 파동이 농촌구조조정을 저해하는 장애물로 작용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빈대를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태우는 어리석음을 범해선 안 된다는 뜻이다. 직불금 불법, 편법 수령의 틈새는 차단하더라도 농촌의 경쟁력을 높이는 물꼬는 계속 터놓아야 한다. 냉철한 접근을 촉구한다.
  • “조기유학 대체” “귀족 학교”

    서울시교육청이 추진 중인 국제중학교 설립 문제를 놓고 서울시교육위원회가 14일 사직동 유아교육진흥원에서 공청회를 열었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국제중 설립을 둘러싸고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서며 치열한 설전이 오갔다. 찬성 쪽 기조발제를 맡은 이명희 자유교육연합 상임대표(공주대 교수)는 “평준화 체제는 1970년대까지 긍정적인 역할을 했지만 지금은 산업화 초기와 상황이 달라져 교육 환경도 많이 변했다.”면서 “특히 조기유학 및 해외 귀국 자녀의 급격한 증가로 국내 초·중등 교육에 불만이 크므로 이를 대체할 학교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윤미 홍익대 교수는 “의무교육단계인 중학교 과정에서 예외적 학교 형태인 특성화중학교를 인정해야 하는 명분은 없다.”면서 “국제중이 어떤 점에서 예외로 인정받을 수 있는지 국가적으로 검토해 봐야 한다.”고 반박했다. 양승실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과 한재갑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교육정책연구소장은 “국제중을 ‘귀족학교’라고 규정하는 것은 교육 문제를 계급적 관점으로 파악하는 정치적 선동”이라고 비판했고, 박범이 참교육학부모회 서울지부장과 송원재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장은 국제중이 초래하는 ‘초등학교 입시부활’과 ‘사교육비 증가’ 등의 문제점을 꼽았다. 한편 서울시교육위는 공청회 내용을 바탕으로 15일 임시회를 열어 국제중 설립에 동의할지를 논의하고, 영훈중과 대원중을 방문해 실태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한국 노동의 미래, 노르웨이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한국 노동의 미래, 노르웨이

    |오슬로(노르웨이) 류지영특파원|주부 수잔 페터슨(32)은 두살짜리 아이를 키우는 은행원이다. 아이 돌보기에도 바쁜 시기지만 남편의 도움으로 별 어려움없이 직장 생활을 계속하고 있다. 남편이 일주일에 3일간 일하고 수잔이 나머지 2일을 근무해 번갈아가며 아이를 돌본다. 부부가 회사와 협의해 근무시간을 탄력적으로 바꾼 덕분이다. 아이를 낳고 12개월에 걸친 출산 휴직 기간에 수잔은 회사에서 받던 월급 2만 크로네(약 450만원)를 모두 정부 육아 수당으로 충당했다. 수잔은 내년쯤 둘째 아이를 가지려 준비 중이다. 두 아이가 학교에 들어갈 때쯤 남편은 전일 근무방식으로 돌아가고, 수잔은 오전 4시간만 일하는 방식으로 전환해 아이를 계속 돌볼 계획이다. ●‘복지’야말로 최고의 노동정책 여성 회사원이 임신을 하면 유·무형의 퇴직 압박에 시달리는 우리로서는 꿈같은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노르웨이에서는 일상이다. 누구든 정규직 혹은 비정규직 여부를 스스로 정할 수 있으며, 근무시간도 바꿀 수 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간 임금 차별도 없으며, 시간제 근로자에 대한 처우도 전일제 근로자와 동일하다. 우리 기준으로는 상당히 느슨해 보이지만 노르웨이의 단위 시간당 생산성은 우리의 3배를 웃돈다.‘미국식이 곧 정답’이라고 생각해온 우리에게 다른 방식도 가능하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노르웨이 집권 노동당 출신 정치인으로 현재 정부 노동·사회통합부에서 정치고문으로 활동 중인 케틸 린드세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의 나아갈 길을 살펴봤다. ▶한국인의 관점에서 노르웨이의 노동정책은 상당히 파격적이다. 이를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노동자에 대한 ‘복지’야말로 경제성장의 견인차라는 게 우리의 믿음이다. 노동자가 근무여건, 자녀 교육, 주택, 노후 등 문제로 걱정이 많다면 사회적 생산성은 자연스레 떨어지게 돼 있다. 노동자가 마음 편히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게 정부의 역할이다. ▶노르웨이가 최근 중점을 두고 있는 노동 관련 사안은 무엇인가. -이른바 ‘보이지 않는 차별’을 없애는 것이다. 얼마 전 노르웨이에서도 ‘임신했다.’는 이유만으로 여직원을 한직에 배치한 기업주가 적발돼 사회 문제가 됐다. 근로자는 임신·육아 등 ‘가족친화적 사안’으로 인해 어떠한 차별도 받아선 안 된다. 사실 이는 정부의 의지 문제다. 정부가 이런 차별을 묵인하면 결국 그 사회는 시간이 지나면서 건강성이 떨어진다. ●정부가 특정집단 편들면 노사관계는 악화 ▶노르웨이는 현재 노동생산성면에서 세계 1,2위를 다투는데, 산유국이라는 점이 결정적인 게 아닌지. -그렇게 따지면 중동 산유국들의 노동생산성이 최고가 돼야 한다. 노르웨이의 생산성이 높은 것은 바로 노동의 창의성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실제 근로시간과 노동생산성 간에는 역(逆)의 상관관계가 있다. 때문에 노동의 질을 높이는데 가장 좋은 방법은 ‘충분한 휴식’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한 사회가 성장하는 과정은 마라톤에 비유할 수 있는데,(한국처럼) 장시간 노동에 의지해 성장하려는 것은 마라톤 경주 초반부터 단거리 스퍼트를 하는 것과 같다. 시간이 지나면 가족이 해체되는 등 각종 사회문제가 불거져 지속가능한 사회가 될 수 없다는 게 우리 결론이다. 노르웨이가 주당 노동시간을 37.5시간으로 정한 것도 건강한 사회를 유지하면서도 사회적 생산량을 최대화할 수 있는 시간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최근 경기 침체로 프랑스가 주당 35시간 근무제를 수정하자 한국의 보수 언론들이 ‘유럽도 좌파적 정책이 막을 내리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는데. -유럽 국가들은 좌파나 우파 중에 누가 집권해도 노동자를 비용으로 간주하는 미국식 노동정책을 선호하지 않는다. 노동자의 복지를 우선시하는 사민주의적 풍토는 유럽에 대체적으로 형성된 공감대로 봐도 된다. ▶한국은 올해 취임한 이명박 대통령이 경제 활성화를 명분으로 ‘친기업정책’을 펼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입장은 어떠한가. -우리가 한국의 경제정책을 평가할 입장은 아니다. 다만 경제사정이 어렵다 해도 국가가 노사문제, 특히 임금 문제에서 한쪽 편을 들어선 안 된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노골적이든, 암묵적이든 국가가 기업 편을 들면 당연히 노동운동은 격해진다. 반대로 국가가 노동조합과 가까워지면 기업은 규제 강화를 우려해 국외로 떠난다. 한 나라의 노사관계가 악화돼 있다는 것은 그동안 정부가 중립을 지키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하다.1990년대 후반 경제위기가 닥쳤을 때도 우리의 중립적 기조는 변하지 않았다. 노르웨이에서는 노동자의 파업이 2주를 넘기는 경우가 거의 없다. 수십년에 걸쳐 노사가 대화를 통해 스스로 해결점을 찾아 온 전통이 확립된 덕분이다. superryu@seoul.co.kr <특별취재팀> 미래생활부 박건승부장(팀장)·이도운차장·박상숙·류지영·박건형·정현용기자, 도쿄 박홍기·파리 이종수특파원, 국제부 박홍환차장·안동환·이재연기자
  • [北테러지원국 해제] 남북관계 개선 급물살 타나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 조치는 경색된 남북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정부는 일단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외교통상부는 12일 “북한이 우리의 진정성을 받아들이고 남북 대화에 호응하여 남북 관계가 상생 공영의 방향으로 나아가게 되기를 희망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정부 당국자도 “이번 조치가 대북정책 추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기를 기대한다.”며 “우리 정부가 대북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일단 비핵화 진전 등을 명분삼아 대북 식량지원 재개, 대북 통신자재·장비 제공 등을 보다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김하중 통일부 장관은 최근 국정감사에서 “연내 식량 지원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동안 테러지원국이라는 이유 때문에 제한을 뒀던 민간 차원의 경제교류 등도 보다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전략물자 등으로 품목이 다양해지고 규모를 확대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하지만 이번 조치가 당장 남북관계에 호재로 작용할지는 불투명하다. 남북경색의 계기가 된 금강산 문제가 풀리지 않은 데다가 오히려 북한이 우리의 ‘비핵·개방·3000’ 정책을 문제삼으면서 ‘통미봉남’을 강화할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한 북한 전문가는 “북한으로서는 대미관계 진전에 따라 남북관계 개선의 필요성이 오히려 더 줄어 남측과는 계속 각을 세우려 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런 점에서 6·15 및 10·4선언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이 매우 중요해졌다. 북한은 지난 10일 밤 “6·15 공동선언과 10·4선언에 대한 입장과 태도는 북과 남의 화합과 대결, 통일과 분열을 가르는 시금석”이라는 내용의 김정일 국방위원장 담화를 보도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일단 우리 정부가 남북관계 복원에 적극적으로 나설 분위기는 조성됐다.”면서도 “그러나 정부가 6·15,10·4선언의 존중과 이행이라는 근본 문제를 풀지 않는다면 오히려 북한의 강력한 통미봉남 전략으로 인해 남북관계 경색의 장기화가 불가피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끝나지 않은 日 ‘아사마산장 사건’

    |도쿄 박홍기특파원|지난 1972년 2월19일부터 10일간 일본 연합적군파에 의해 일어난 ‘아사마산장 사건’은 일본을 충격과 공포에 떨게 했다. 당시 사건은 전국에 생중계돼 89.7%의 시청률을 기록했다.사건을 계기로 일본내의 적군파 활동은 종지부를 찍었다. 적군파들은 도피과정에서 조직원 29명 가운데 14명을 조직 이탈을 명분으로 ‘처형’한 것으로 수사결과 밝혀졌다. 당시 연합적군파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핵심 간부로 활동, 사형을 선고받고 복역중인 나가타 히로코(63·여)가 위독하다고 12일 도쿄신문이 보도했다.앞서 11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세계 사형폐지 기념행사에 나가타의 건강상태가 발표됐다. 나가타는 지난 71년 8월부터 72년 2월 아사마산장사건 때까지 조직원 14명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돼 93년 대법원격인 최고재판소에서 살인 및 상해치사죄 등으로 사형이 확정됐다.2차대전 이후 6번째 여성 사형수로 기록됐다. 당시 적군파 16명이 기소돼 나가타와 중앙위위원장 사카구치 히로시(61) 등 2명에게 사형, 나머지에게는 무기·유기 등의 징역형이 선고됐다. 나가타는 지난 84년 뇌종양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나가타는 지난 2001년 ‘빛의 비’, 올해 ‘실록 연합적군 아사마 산장의 도정(道程)’ 등 많은 영화에서 모델로 다뤄졌다.또 ‘16명의 표석, 연합적군 패배로부터 17년’,‘옥중으로부터의 편지’ 등 6권의 책을 직접 써 화제를 뿌리기도 했다.hkpark@seoul.co.kr
  • ‘4톤 왕떡’ 세계기록 도전

    4톤짜리 떡이 만들어진다. 서울시는 12일 잠실 주경기장에서 열리는 ‘2008 서울기네스푸드페스티벌’에서 4톤짜리 초대형 떡을 만들어 기네스 기록에 도전한다고 9일 밝혔다. 초대형 떡만들기에는 20㎏들이 쌀 180포대(약 3.6톤)와 설탕 600㎏, 소금 64㎏ 등의 재료가 필요하다. 이를 시루로 찐 후 1박2일간 떡메로 쳐서 성형작업을 마친 후 계란, 초콜릿, 쌀과자, 천연색소 등으로 장식하는 과정을 거쳐 완성된다. 당진군은 지난해 3.75톤짜리 초대형 떡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시는 또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우리 떡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체험할 수 있도록 떡메치기 체험행사도 준비했다. 관람객들에게는 약 4000명분의 떡을 무료로 나눠준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물은 미래다] (1) 물은 자원이다

    [물은 미래다] (1) 물은 자원이다

    물은 인류의 젖줄이다. 그래서 예나 지금이나 물의 소중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물은 천혜의 무공해 에너지다. 물은 사랑하지 않거나 업신여기는 사람에게는 커다란 재앙을 안겨주기도 한다. 그런데도 우리는 물을 헛되이 버리고 더럽힌다. 유엔은 우리나라를 물부족 국가로 분류했다. 물을 아끼고 활용하는 지혜가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서울신문은 물의 소중함을 알리기 위해 한국수자원공사와 함께 ‘물은 미래다’ 시리즈를 5회에 걸쳐 싣는다. 흔히 아끼지 않고 펑펑 써버리는 경우를 빗대 ‘물같이 쓴다.’고 한다. 그러나 물을 물같이 쓰는 시대는 지났다. 전 세계는 이미 물부족 시대에 접어들었다. 물 부족에 대비, 나라마다 안정적인 수자원 확보에 골몰하고 있다. 물을 중요 자원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세계적인 물 기근, 에이즈보다 심각 지구상에 존재하는 물은 예측하기 곤란하나 약 14억㎦에 이른다고 한다. 이는 지구를 2.7㎞ 깊이로 덮을 수 있는 엄청난 양이다. 하지만 이중 96.5%는 바닷물이다. 정작 인간이 사용할 수 있는 담수호의 물이나 하천수는 9만㎦에 불과하다. 전 세계 물 가운데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양은 2.5%밖에 되지 않는다. 흔한 게 물 같지만 물이 부족해 고통을 겪는 인구는 상상 이상이다. 국제인구행동연구소(PAI)에 따르면 5억 5000만명이 물부족 압박 국가나 물 기근 국가에 살고 있다.2025년까지 24억∼34억명이 물 압박 또는 부족국가에서 살게 될 것으로 국제인구행동연구소는 내다봤다. 세계기상기구(WMO)도 2025년에 9억여명이 물 부족을 겪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승훈 호서대 교수는 9일 “물 사정이 어려워지면 산유국이 석유 자원을 무기화했듯이 머지않아 물이 풍부한 나라들이 수자원을 무기화하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다.”고 우려했다. 유엔 인간개발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인구의 20%(약 11억명)는 깨끗한 물을 마시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26억명이 기본적인 하수처리시설 없이 생활하고 있다. 보고서는 “개발도상국에서 더러운 물의 사용은 무력 충돌이나 에이즈보다 인류의 생명을 더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1인 재생가능 수자원량 세계 130위 우리나라는 연간 1인당 재생 가능 수자원량이 1488㎥이다. 세계 130위 수준이다.2025년쯤에는 1327㎥로 줄어든다. 국가별 수질지수는 8위로 우수하다. 미국, 프랑스, 독일 등보다 높다. 수자원량은 부족하나 수질은 상대적으로 깨끗하게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안심할 수준이 아니다. 연평균 강수량은 1245㎜로 세계 평균의 1.4배지만 높은 인구밀도와 고르지 못한 강우 특성으로 자원으로 이용할 수 있는 물에는 한계가 있다. 산악지형이 많고 하천 경사가 급한 것도 물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는 원인이다. 여름철에는 홍수 피해를 입고 갈수기에는 수량이 적어 수질오염이 심각해지는 등 불리한 여건에 놓여 있다. ●年수자원량 1240억㎥… 41% 버려져 최근 전국적으로 물 수급에는 큰 어려움이 없지만 남부지방은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저수율은 전국적으로 예년의 84% 수준이다. 특히 낙동강 유역 다목적댐 저수율은 67%에 그치고 있어 비가 더 내리지 않으면 물 부족이 현실로 다가올 수 있다. 만약 다목적 댐이 없었다면 상수도·공업용수 공급조차 큰 차질을 빚었을 정도로 타들어가고 있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국내 연간 수자원 총량은 1240억㎥이지만 이중 41.6%에 해당하는 517억㎥는 그냥 흘려버린다. 하천 유출량 가운데에도 홍수시에는 다 가둘 수 없어 버려야 하는 물이 많다. 결국 하천수 이용과 댐 이용, 지하수 이용까지 더해 실제 총이용량은 337억㎥에 불과하다. 인구 증가와 산업화로 생활용수의 이용량은 늘고 있는 추세다. 전국 미래 용수 수급 전망을 보면 2010년에는 전국적으로 3억 4000만㎥의 물이 부족하다. 이는 결국 기존 용수 체계의 조정이나 농업용 저수지 개발, 중소 규모 댐 건설과 같은 대책이 필요하다. 권진봉 국토해양부 건설수자원정책실장은 “우리나라 하천은 특성상 최대유량과 최소유량 차이가 매우 커 연중 하천에 흐르는 수량 변동도 심하다.”며 “물 이용에 한계에 따르는 만큼 홍수기에 내리는 물을 가뒀다가 사용하는 길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댐의 경제학 수력발전으로 청정에너지 생산 용수공급 등도 엄청난 부가가치 댐 건설에 대한 찬반이 팽팽하게 맞서 있다. 댐 건설 반대론자들의 명분은 환경 파괴다. 주변 생태계가 무너지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인간이 뒤집어쓴다는 것이다. 수몰 지역 주민들의 재산권 침해에 따른 반발 등도 댐 건설을 주저앉게 하고 있다. 그러나 불규칙한 강우 특성을 갖고 있는 우리나라는 댐을 생각하지 않고는 대규모 효율적인 수자원 이용을 생각할 수 없다. 산악 지형인 데다 급경사라서 숲이 물을 흡수했다가 흘려보내는 데 한계가 따른다. 결국 댐을 이용해 버리는 물을 가둬 이용하는 길밖에 없다. 현재 전국 댐과 저수지는 건설 중인 것까지 포함해 1만 8000개나 된다. 숫자로는 엄청나지만 작은 연못 규모까지 더한 것이라서 큰 의미는 없다. 이중 높이 15m 이상 댐이 1208개다. 그러나 15개 다목적 댐이 가뒀다가 이용하는 물이 전체 유효저수량의 63%를 차지할 정도로 다목적댐의 역할이 크다. 소양강댐, 충주댐, 대청댐 등이 대표적인 다목적 댐이다. 다목적 댐의 기능은 홍수조절, 용수공급, 발전까지 하는 댐을 일컫는다. 최근에는 댐 주변 자원을 이용한 관광, 생태보전 역할도 커졌다. 다목적 댐의 중요한 기능 중 하나는 수력발전이다. 하지만 전체 전기 생산량 가운데 수력발전 의존도는 1.3%에 지나지 않는다. 수력발전 입지가 뛰어나고 수자원이 풍부한 여건을 갖췄지만 수력발전은 큰 비중을 차지하지 못하고 있다. 나머지는 원자력이나 화력발전에 의존하고 있다. 화력발전 비중이 61%를 차지해 수자원을 중요 에너지자원으로 이용하는 나라와 대조를 보인다. 수력발전은 유가 폭등과 에너지 수입난에도 걱정을 덜 수 있는 에너지다. 권형준 수자원정책연구소장은 9일 “수력발전은 청정에너지로 온실가스 감축 효과도 얻을 수 있다.”면서 “한번 설비를 갖추면 언제든지 발전이 가능하고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시설 확충을 강조했다. 홍수 조절 기능 역시 엄청난 부가가치를 가져다 준다. 적극적인 이용은 아니지만 인간과 농작물, 각종 시설물을 수공(水攻)으로부터 안전하게 지켜주는 역할을 한다. 상하수도·공업용수·농업용수 등 안정적으로 물을 공급하는 역할도 다목적 댐이 있기에 가능하다. 특히 한강 수계의 소양강댐과 충주댐이 없다면 수도권의 많은 용수 수요를 감당하지 못한다. 충주댐은 홍수조절 능력이 6억 1600만㎥, 용수공급은 33억 8000만㎥에 이른다. 소양강댐도 각각 5억㎥,12억 1300만㎥의 능력을 갖춘 댐이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세계최대 시화호 조력발전 내년준공 年 발전량 552GWh… 소양댐의 1.6배 조력발전이 하천 수력발전 못지않게 청정에너지 개발 차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조수간만의 물 높이 차이를 이용해 수력발전 방식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차세대 에너지다. 수자원 이용의 백미(白眉)로 꼽힌다. 어디서나 조력발전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조수간만의 차가 큰 곳이라야 한다. 대표적인 곳이 한국수자원공사가 건설하고 있는 시화호 조력발전소다. 내년 준공되면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현재 운영 중인 시설 가운데 세계에서 가장 큰 조력발전소는 프랑스 랑스조력발전소로 시설용량이 240㎿급이다. 시화호를 막고 있는 방조제 중간 작은 가리섬에 건설되고 있다. 밀물 때 들어온 바닷물을 막았다가 썰물 때 내보내며 낮아진 수위 낙차를 이용해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원리다. 낙차는 무려 5.82m나 된다. 시설용량은 254㎿급으로 연간 발전량은 552GWh다. 이는 소양강댐에서 일으키는 발전량의 1.6배에 이른다. 화력발전소와 비교하면 연간 유류수입 대체 효과가 600억원에 이른다. 이산화탄소 발생을 줄여 대기환경 개선에도 큰 보탬이 된다. 하루 두 차례 방조제 밖의 바닷물을 시화호로 끌어들였다가 내보내는 기능을 하면서 시화호 수질개선 효과도 기대된다. 연간 550억t의 물을 깨끗한 물로 바꿔주는 역할까지 하는 셈이다. 신송이 시화조력발전소건설단장은 9일 “시화호를 중심으로 건설되는 송산 그린시티(신도시)와 연계해 관광 수요가 늘어나면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GS·포스코 대우조선해양 인수 ‘한 배’

    GS·포스코 대우조선해양 인수 ‘한 배’

    9일 나온 포스코와 GS의 대우조선해양 공동 컨소시엄 구성 발표는 ‘007 작전’을 방불케 할 만큼 극비리에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경쟁후보인 한화와 현대중공업은 전혀 낌새를 채지 못하고 있다가 허(虛)를 찔렸다. 당사자인 포스코와 GS 내부에서도 아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포스코와 GS측은 “최상의 시너지 조합”이라고 강조했다. 한화와 현대중공업은 “약점이 있으니까 합친 것”이라며 “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고 맞섰다. ●5대5 동등지분 합의로 성사 포스코와 GS의 제휴는 대우조선 인수전 초기에 한 차례 추진됐었다. 하지만 불발로 그쳤다. 서로 주도권을 주장했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GS더러,GS는 포스코더러 ‘마이너 플레이어’로서의 참여를 제안했다. 이 탓에, 흐지부지됐던 제휴방안이 이번에 성사된 것은 양측이 ‘5대5 동등 지분’에 합의했기 때문이다. 뒤집으면 그만큼 제휴 필요성이 절실했다는 얘기다. 이번 제휴로 포스코는 ‘명분’(시너지 효과)을,GS는 ‘실탄’(인수대금)을 보완하게 됐다. 각자의 약점이 보완된 것이다. 양측의 제휴 논의가 본격 시작된 것은 지난 2일 국민연금공단의 대우조선 인수전 불참 결정이 나오고부터라는 관측이다. 국민연금과의 제휴가 거의 기정사실화됐던 포스코가 예상 밖 돌출변수에 다급해졌고,GS 역시 거듭된 부인에도 자금조달 능력 등에 계속 문제제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다. 다만 서로 “대우조선 인수 시너지효과가 없다.”고 공격했던 상대와 손잡음으로써 다소 머쓱해지기는 했다. 정부로서도 ‘포스코 내정설 내지 특혜설’ 부담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게 됐다. ●한화·현대중 짝짓기 가능성은? 예상 밖 판세 변화에 한화와 현대중공업의 제휴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대두된다. 하지만 양측 모두 부정적이다. 한화측은 “현대중공업과 손잡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 측도 “최선을 다해 끝까지 입찰에 참여하겠다.”면서도 “다른 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할 계획은 없다.”고 한화와의 제휴 가능성을 부인했다. 충격이 큰 쪽은 한화이다. 국민연금 불참으로 “해볼 만한 싸움이 됐다.”며 내심 전의(戰意)를 다지고 있다가 갑작스러운 ‘강한 연합군’ 출현으로 적잖이 당황하는 기색이다. 일각에서는 “게임이 끝났다.”는 성급한 관측을 내놓기도 하지만 아직 결과를 예단하기는 어렵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공동 컨소시엄에 따른 의사 결정력 약화가 입찰심사 과정에서 오히려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한화 측도 “제휴는 전력 열세의 반증”이라며 “확실한 대주주가 대우조선 인수 시너지 극대화에 올인해도 모자랄 판에 (주된 관심사가 다른)두 시어머니가 투자 등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SK 불쾌 속 정유업계 영향 촉각 SK그룹도 불쾌한 표정이다. 포스코와의 우호적 관계를 고려해 포스코 컨소시엄 참여를 사실상 결정한 상태에서 뒤통수를 맞은 형국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포스코-GS 컨소시엄이 대우조선 인수에 성공하면 정유업계 판도에도 변화가 올 가능성이 있다. 현재 업계 1위는 SK에너지.2위는 GS칼텍스이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비수도권 홀대 강력 대응”

    “비수도권 홀대 강력 대응”

    지역균형발전협의체 공동 회장인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30일 경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의 수도권 규제완화와 관련한 발언에 대해 강력히 규탄하는 등 4개 항의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김 지사는 지역균형발전협의체 명의의 공동성명서를 통해 “지방과 합의 없는 수도권 규제완화는 국가적 재앙을 불러올 수 있어 결사 반대하며, 지방의 목소리를 왜곡하고 ‘국가 미래’의 큰 틀을 외면한 채 새로운 대립과 갈등으로 국론 분열을 획책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그동안 정부의 지방정책은 수도권 규제 완화를 위한 명분 쌓기에 불과했다.”고 반발한 뒤 “‘국가균형발전특별법’을 ‘지역발전특별법’으로 개정하려는 것도 균형발전에 대한 정부의 의지 결여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2500만 비수도권 주민들은 지방을 홀대하는 정부와 정치권의 각성을 촉구하고 있으며, 균형발전을 해치는 어떤 조치에 대해서도 생존권 확보차원에서 강력 대응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국 13개 비수도권 광역자치단체장과 국회의원(공동회장 이낙연) 12명으로 구성된 지역균형발전협의체는 최근 정부에 의한 수도권 규제 완화가 가시화될 경우 대규모 상경집회를 갖는 등 강경 대응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박홍기특파원 도쿄 이야기] 아소와 집단 자위권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꼭 1년만이다. 아시아 중시외교를 표방했던 후쿠다 전 총리땐 고개조차 들지 못했다. 집단적 자위권은 동맹국이 다른 나라로부터 무력공격을 받을 때 실력행사를 통해 저지하는 권리다. 유엔헌장 51조에 규정된 주권국의 고유권리다. 그러나 일본은 예외다. 헌법 9조 1항과 2항의 전쟁포기·군사력 보유금지 규정에 따라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할 수 없다. 자국의 방어를 위한 개별적 자위권만 인정되고 있다. 아소 다로 총리는 지난 26일 유엔총회 연설을 마친 뒤 “기본적으로 해석을 변경해야 한다. 지금까지 같은 말을 계속해왔다.”고 주장했다.‘해석의 변경’이란 집단적 자위권에 대한 실질적인 행사를 의미한다. 아베 신조 전 총리는 2006년 9월 취임한 뒤 “헌법이 시대에 맞지 않는다.”며 전후 체제의 청산을 내세웠다. 집단적 자위권의 새로운 해석을 위하여 총리 자문기구로 전문가 협의체까지 뒀다. 하지만 지난해 9월 아베가 전격 퇴진하면서 동력을 잃었다. 후임인 후쿠다 총리가 신중론을 제기한 때문이다. 협의체가 지난 6월 해석 변경의 타당성을 뒷받침하는 보고서를 냈지만 후쿠다 총리는 묵살했다. 보고서는 ▲미국 함선을 겨냥한 위협·공격에 대한 응전 ▲미국을 겨냥한 탄도미사일의 요격 ▲국제평화활동에 참여한 타국 부대를 향한 공격에 대한 방어 ▲평화활동중인 다국적군의 후방지원 등 4개 유형을 담았다. 집단적 자위권은 우익 성향이 짙은 정치인들의 염원이다. 국제공헌이라는 명분을 앞세워 군사력을 증강하고, 분쟁 지역에 개입하겠다는 뜻이다. 국제공헌이 군사력에서만 나오는 것처럼 착각이 들 정도다. 물론 아소 총리의 구체안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방위상도 “천천히 거론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의원선거에서 자민당이 승리한다면, 논의는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 아소 총리의 외교노선은 미국과의 동맹 강화다. 미국은 집단적 자위권의 적극적 해석을 집요하게 요구한다. 일본미사일방위(MD)체제를 실질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집단적 자위권은 일본 자국뿐만 아니라 국제사회로부터 거센 비판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평화헌법의 파기이자 군국주의로의 회귀를 보여주는 상징적 선언이자 행동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아소 총리가 취임 직후 내놓은 ‘밝고 강한 일본’의 구축을 위한 방편이라면 매우 걱정스러운 일이다.hkpark@seoul.co.kr
  • [일요영화] 머피의 전쟁

    ●머피의 전쟁(EBS 오후 2시40분) 전쟁이 끝나도 사람들의 발버둥은 계속된다. 할리우드 액션영화의 장인, 피터 예이츠가 제2차 세계대전의 끝자락에서 건져올린 복수극 ‘머피의 전쟁’이 그 모습을 포착했다. 남미 영해에서 한 영국 상선이 독일 U보트의 어뢰를 맞고 침몰한다. 보트의 승무원들은 탈출하려는 영국인들을 무차별 학살하고 상선 승무원 머피는 겨우 목숨만 건진다. 원주민들과 프랑스인 루이즈의 도움으로 살아난 머피. 그러나 주민들은 독일군의 습격을 받았다는 그의 말을 믿지 않는다. 연일 라디오에서 종전을 선언하는데 이렇게 멀리까지 독일군이 올 리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며칠 뒤 독일군 잠수함이 그 땅에 상륙한다. 바닷가에 떠밀려온 영국군 부상자는 그 자리에서 사살 당하고 이제 총부리는 무고한 원주민들에게 겨누어진다. 분노와 복수만 남은 머피는 U보트에 폭탄을 투하한다. 전쟁은 끝났으되 한 남자의 전쟁에는 좀체 마침표가 찍히지 않는 것이다. 허울뿐인 명분과 복수에 희생당하는 사람들, 그 안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 치는 사람들. 그들의 이야기가 무거운 긴장과 한숨을 빚어내는 영화다. 고전배우들의 열연에 주목해볼 만하다. 특히 ‘아라비아의 로렌스’로 알려진 피터 오툴은 전쟁이 빚어낸 한 남자의 변화와 극단으로 치닫는 광기를 빼어나게 연기해냈다. 이 영화는 1971년 개봉 당시 해안가를 가로지르는 수상항공기의 스릴 넘치는 비행장면이 최고의 시퀀스라는 호평을 얻었다. 또 2차 대전에서 연합군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U보트와 고물 수상항공기, 기중기선의 기이하면서도 무모한 전투 장면 등은 고전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의 여유와 에너지를 내뿜는다. 영국 출신인 피터 예이츠 감독은 액션 연출로 도드라진 그의 이력을 이 영화에 고스란히 담아냈다. 긴박감 넘치는 추격신으로 유명한 ‘대열차 강도’(1967)로 할리우드에 입성한 감독은 ‘블리트’(1968)로 윌리엄 프리드킨의 ‘프렌치 커넥션’ 등과 더불어 최고의 자동차 추격장면을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원제 ‘Murphy’s War’.102분.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2008 美 대선] 인기 식은 매케인 ‘TV토론 연기’ 승부수

    |워싱턴 김균미특파원|금융위기가 심각해지면서 지지율에서 밀리기 시작한 존 매케인 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또 한번 도박을 걸었다.매케인은 24일(현지시간) 금융위기 해결을 위해 25일부터 선거운동을 중단하고 26일로 예정된 TV토론회도 연기하자고 민주당 버락 오바마 후보에 요구했다. 그러나 오바마는 즉각 토론회는 예정대로 진행돼야 한다고 밝혀 이틀 앞으로 다가온 TV토론 개최 여부가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매케인의 ‘돌출 선언’은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바마에 지지율이 최고 10%포인트까지 뒤지면서 판세를 뒤흔들기 위한 승부수로 보인다.‘국가가 먼저’라는 명분보다는 즉흥적인 정치적 모험이나 쇼로 보는 분위기다. 지난달 말 세라 페일린 러닝메이트 카드처럼 통할지는 장담할 수 없다.●매케인 승부수 이번에도 통할까 매케인은 선거운동을 잠정 중단하고 워싱턴으로 달려가 협상에 직접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국가 경제가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큰 정치인의 선택’이라는 점을 부각시키고자 했지만, 그 아래 깔린 정치적 계산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한창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경제에 ‘문외한’인 매케인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높다. 더군다나 이번 주말까지는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이 높아 자칫 매케인이 던진 승부수가 무위로 돌아갈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공화당 환영·우려 엇갈려 공화·민주의 반응은 극명하게 갈렸다. 공화당 지도부는 매케인의 결정이 구국의 결단이라며 환영했다.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은 “역대 대선 후보 가운데 가장 책임있는 결정”이라고 치켜세웠다. 하지만 공화당 선거전략가들은 왜 위험부담이 큰 결정을 내렸는지 의아함을 감추지 못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전했다. 일부는 절망적이고 잘못된 결정이라고 비난했다. 민주당 상·하원 지도부는 정치적 ‘꼼수’라며 강도높게 비판했다. 상원 원내대표인 해리 리드는 “우리가 필요한 것은 리더십이지 선거운동용 사진촬영 기회가 아니다.”고 일축했다.한편, 오바마는 중차대한 시기일수록 어떻게 경제·금융위기를 헤쳐나갈지를 국민들에게 밝혀야 한다며 TV토론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오바마는 부시 대통령의 회동 제의는 수락, 일단은 매케인과 보조를 맞췄다. 하지만 제3자처럼 한발 물러나 신중하게 사태를 지켜보는 모습이 득이 될지 실이 될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지적했다.kmkim@seoul.co.kr
  • [공무원연금 개편안 발표] 시민단체 ‘떨떠름’… 비판 확산땐 수정 가능성

    24일 발표된 공무원연금 개편안에 대해 학계와 시민단체 등의 반응은 떨떠름하다. 이처럼 개혁안에 대한 반발 여론이 확대될 경우 국회 처리 과정에서 수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공식 논의기구인 공무원연금제도발전위원회에 지난 6월부터 공무원노조 등 이해당사자가 참여했다는 점은 평가할 만하지만, 결과적으로 신규 공무원의 부담을 늘리는 등 내용 면에서는 일부 후퇴했다는 지적이다. ‘함께하는 시민행동’ 이병국 참여예산팀장은 “공무원연금은 세금에서 보전할 게 아니라, 자체 운용이 가능해야 한다.”면서 “결과적으로 운용 효율성을 꾀하기 위한 국민연금과의 통합과는 점점 거리가 멀어지고, 신규 임용자에게만 과도한 부담을 지우는 식이 됐다.”고 비판했다.이 팀장은 “정치적 부담도 있겠지만, 공무원들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한 최소한의 개선에 그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태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회정책국장은 “공무원이라는 특수성을 이유로 기득권에 대한 보험료 논의 자체가 거부된 것이 한계”라면서 “국민적 요구였던 국민연금과의 통합은커녕 수평적 격차는 더욱 커졌고, 재직 공무원의 상당 부분을 보전해 주면서 신규 공무원들의 보험료 인상만으로 재정을 완화하려는 명분이 지나치게 강조됐다.”고 꼬집었다. 이에 따라 정부 부담을 최소화하려면 연금제 개선은 물론, 정년 연장과 임금피크제 도입 등 보완책도 추가로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이선우 한국인사행정학회장은 “이번 개혁안으로 논란을 완전히 불식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비용을 줄이는 방향으로 정년·임금 제도 등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이번 정기국회에 제출,‘연내 처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개혁안에 대한 비판 여론이 비등할 경우 수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발전위 건의안은 부처 협의와 20일간의 입법예고, 법제처 심사, 차관·국무회의 의결 등 정부내 입법 절차를 거쳐 국회에 제출된다.또 정부내 입법 절차를 마무리하더라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법제사법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본회의에 상정, 표결 처리되는 과정도 통과해야 한다.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호남 의원들 노前대통령에 ‘직격탄’

    호남 의원들 노前대통령에 ‘직격탄’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호남 지역주의 타파론’에 대해 민주당 박지원 의원이 24일 정면으로 반박했다. 박 의원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해도해도 너무한다. 재임 시절에도 호남 사람들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말을 많이 했다.”면서 “호남표로 당선된 대통령으로서 배은망덕한 말씀 아니겠느냐.”며 직격탄을 날렸다. 지난 22일 노 전 대통령이 ‘민주주의 2.0’을 통해 “호남의 단결로는 영원히 집권당이 될 수 없다.”고 밝힌 데 대한 반격이다. 노 전 대통령의 “땅 짚고 헤엄치기를 바라는 호남 정치인들 때문에 민주당이 망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선 “민주당을 망친 분은 노 전 대통령”이라면서 “분당되는 바람에, 이번 대선에서 한나라당에 정권을 바쳐준 것 아니냐.”며 격한 감정을 드러냈다. 김충조 의원과 국민의 정부 시절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이었던 장성민 전 의원도 각각 성명을 내고 비판에 합류했다. 장 전 의원은 “대연정을 시도한 실패한 대통령의 영남 패권주의”, 김 의원은 “제눈으로 자기 눈썹을 못 보는 목불견첩의 전형”이라고 맹비난했다. 그중에서도 전직 대통령과 박 의원의 설전은 정치적 영향력을 가진 상징적 인물의 대립이라는 점에서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를 계기로 그간 참여정부에 대해 불명확한 태도를 취했던 민주당내 각 정파의 입장이 분출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노 전 대통령 입장에선 향후 민주당과의 관계 설정과 맞물리는 측면이다. 때문에 당내에선 노 전 대통령의 발언 시기와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 민주당의 좌표가 자신과 맞지 않을 경우, 향후 새로운 정치결사체를 도모·지원하려는 명분쌓기라는 해석이 있다.‘신당 창당설’이다. 친노진영을 제외한 당내 상당수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측과 친노진영은 퇴임 직후부터 불거진 신당설을 시종일관 ‘음모론’이라고 일축했다. 신당 문제에 관한 한 “당은 가치를 선점하려는 게 아니라, 권력을 잡아 정책을 실현하려는 것인데, 특정지역을 배제하는 건 말이 안 된다.”는 것이 노 전 대통령의 의중이라는 주장이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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