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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오바마 출범 이후로 넘어간 한·미FTA

     이명박 대통령이 어제 부시 미국 대통령과 가진 페루 고별 정상회담에서 “미국의 새 민주당 정부가 정권 인수 과정을 거친 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할 것을 기대한다.”라고 밝혀 정부의 한·미 FTA 비준전략이 새 국면을 맞게 됐다.내년 1월 오바마 행정부 출범 이전 한·미 FTA 비준이 마무리되기는 어렵다는 현실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 정부의 전략 전환은 글로벌 금융위기 수습이 다급한 미국의 상황을 감안하고 공개적으로 한·미 FTA에 불만을 터뜨려온 오바마 당선자에게 정치적인 명분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또 연내 국회비준을 둘러싸고 여야가 대립하고 있지만 한·미 FTA의 비준에 만전을 기하는 차원에서 준비기간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우리는 정부와 국회가 설령 미국이 내년에 한·미 FTA와 관련해 추가협상 등을 요구하더라도 수세적이 아닌 공세적인 대비를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한·미 FTA에 대해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재협상이 불필요하다는 입장이다.핵심인 자동차 분야는 미국업계의 경쟁력 부족에서 비롯된 것인 만큼 쿼터 확충 등 경제원리에 어긋하는 결정은 받아들여서는 안될 것이다.오히려 우리가 양보한 지적재산권 분야와 의약품 분야에서 공세를 취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여론이다.미국 무역대표부(USTR) 등 새 행정부와 의회의 통상정책 기조에 대한 분석도 철저히 이뤄져야 할 것이다.오바마 행정부도 동북아 정세의 안정 등 미국의 국익에 미칠 큰 틀의 종합적인 판단을 내려야 한다는 점도 강조하고자 한다.세계 최대인 미국시장을 경쟁국인 일본·중국보다 선점할 전략을 세우는데 힘을 모을 때다.
  • [리마 APEC 정상회의] “굿 바이~ 마이 프렌드”

    |리마 진경호특파원|이명박 대통령이 23일(한국시간) 퇴임을 두 달도 채 남기지 않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페루 리마에서 고별회동을 가졌다.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앞서 한·미·일 3국 정상회담과 한·미 정상회담을 잇따라 갖고 북핵 해법과 한·미 공조 방안 등을 논의했다. 3국 회담은 10분 남짓, 뒤이은 이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의 회담은 15분 남짓 부시 대통령 숙소인 메리어트호텔에서 이뤄졌다. 두 정상은 한·미 동맹의 발전 방향과 금융위기 극복 및 북핵 해결을 위한 양국간 공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 방안 등을 화제로 의견을 나눴다. 부시 대통령은 북핵 문제와 관련,“북한이 한·미 동맹관계를 시험하려 할지 모르지만 공조를 굳건히 계속해야 한다.”면서 “북한은 이른바 행동 대 행동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두 정상은 그동안 쌓아온 개인적 친밀감도 가감없이 나타냈다. 먼저 부시 대통령은 과거 이 대통령이 교회 주차 봉사활동을 했던 사실을 거론하며 “어제 백악관에서 어린이들을 만났는데 ‘공직자의 자세가 뭐냐’. 고 묻기에 ‘겸손하고 대의명분을 따라야 한다.’는 얘기를 하면서 이 대통령을 예로 들었다.”면서 “좋은 친구로 만나게 돼 감사하다.”고 말했다. 지난 2006년 11월 베트남 하노이 APEC 이후 2년만에 한·미·일 정상이 머리를 맞댔다. 회담의 초점은 북핵 문제에 집중됐다. 세 정상은 다음 달 초 북핵 6자회담을 재개한다는 데 사실상 합의했다. 재임 중 성과를 기대하는 부시 대통령이 적극 나섰고, 이 대통령과 아소 총리가 동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가 쉽지 않은 모임이었는데, 성과를 이룬 것은 부시 대통령의 리더십 때문”이라고 치켜세우자 부시 대통령은 이 대통령이 대북정책의 일관성을 강조한 대목에서 “그게 바로 내가 당신을 좋아하는 이유”(That’s why I love you)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jade@seoul.co.kr
  • 역풍맞은 공무원 연금 투쟁

    22일 예정된 공무원노조의 대규모 장외투쟁이 잇단 ‘불참 선언’과 정부의 강경대응 방침으로 역풍을 맞고 있다. 21일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공무원노조들은 22일 서울 여의도 문화마당에서 ‘공무원연금개혁 반대 총궐기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민주공무원노조 관계자는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을 국회에서 개악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손놓고 있을 수 없다.”면서 “이번 총궐기대회는 공무원연금 개혁은 물론, 공직사회 구조조정 등 공무원의 생존권 위협에 대한 항의 표시”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1인당 5만~10만원 상당의 참가비 지급 방침 등에도 불구, 경제난과 명분 부족 등을 이유로 지자체 공무원노조들의 불참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5000여명이 가입해 있는 서울시공무원노조는 ‘명분 없는 대회’라며 전격적으로 불참을 선언했다. 서울시공무원노조 관계자는 “공무원연금 개혁안은 이미 노사가 합의한 내용인 만큼 명분이 없다.”면서 “집회 참여 대신, 양로원 등에서 자원봉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와 함께 전남도공무원노조와 충남지역 8개 시·군·구노조 등도 불참을 결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당초 10만명 참여를 목표로 했으나, 실제 참가자는 4만명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부도 이번 집회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행안부는 20일 저녁 긴급 시·도 부단체장 영상회의를 열고 집회장에서의 철저한 증거수집을 통해 법과 원칙에 따라 불법 행위 관련자를 전원 사법처리 및 징계 조치토록 지시했다.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사설] ‘Mr.구조조정’이 안 보인다

    정부가 금융 불안의 실물 전이를 막기 위해 ‘선제적 구조조정’이라는 칼을 빼들었음에도 전혀 진전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정부는 자율이라는 명분을 앞세워 은행권 뒤로 몸을 사리고, 은행들은 정부가 옥석을 가리는 기준과 원칙을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고 볼멘소리다. 상황이 이러하니 기업들은 구조조정의 칼날은 어떻게든 피하고 지원만 받아챙기겠다는 속셈이다. 일시적 자금난에 몰린 우량 건설업체를 지원하기 위해 도입한 대주단 자율협약에 단 한 곳도 신청하지 않거나, 중소 조선업체를 지원하기 위해 정부가 내놓은 금융지원프로그램이 ‘탁상행정’으로 백안시되는 이유다. 부실기업을 정리했던 외환위기 때와는 달리 부실 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구조조정해야 하는 현 상황이 더 까다로운 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서로 눈치보기로 소중한 시간을 허비한다면 업계 전체가 도산 회오리에 휩쓸릴 수밖에 없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정부가 시장 실패에 대한 개입 원칙을 분명히 하고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해야 한다. 대통령은 금융위원장에게 미루고, 금융위원장은 환란의 백서를 뒤적이는 식으로 우물쭈물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오히려 대통령이 금융위원장에게 구조조정의 전권을 위임하고 모든 책임은 내가 지겠다는 식으로 위기 수습에 나서야 한다고 본다. 정부가 133조원에 이르는 혈세를 투입했거나 투입하기로 약속했음에도 시장 불안이 가시지 않는 이유는 정부와 금융권, 기업 간의 상호 불신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시장에서는 환란 때 구조조정의 칼날을 매섭게 휘둘렀던 이헌재 전 부총리와 같은 인물의 출현을 바라고 있다. 업계 스스로도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는 뜻이다. 특히 호황에 편승해 과잉투자된 조선업과 건설업계의 구조조정은 한시가 급하다. 은행을 몰아붙이기에 앞서 정부가 할 일을 먼저 하기 바란다.
  • “금성교과서 직권수정 검토할 수도”

    “금성교과서 직권수정 검토할 수도”

    교육계가 ‘좌편향’ 역사교과서 문제로 사분오열되고 있다. 시·도 교육청은 금성출판사에서 발행한 한국근·현대사 교과서를 주문한 일선 고교장들을 불러 교체를 요구하거나, 재선정 계획 및 결과보고를 요구하고 있다. 학교에서는 교장과 역사교사들간의 갈등도 만만찮다. ●“11월말까지는 기다려 볼 것” 교육과학기술부는 한국근현대사 교과서를 ‘정치적 시비’없이 수정되기를 바라고 있다. 검정교과서 도입취지를 살리고 교과서 선정에 있어서의 학교 운영위원회 심의권과 학교장 결정권 등 학교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장관이 이미 국회 답변과정에서 “좌편향”교과서로 규정한 상태여서 그냥 손놓고 있을 수 도 없는 지경이다. 이 때문에 한 관계자는 20일 “뉴라이트 등 일부 단체에서 주장하듯 금성출판사 역사교과서의 검정 취소 및 직권수정을 검토할 수 있다.”면서도 “11월말까지 시간이 있으니 더 대화하고 설득해야 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일선 시·도교육청에서는 일선 학교측에 강도높게 문제의 교과서를 수정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11일 서울지역 240여개 고교에 공문을 보내 “교과서 수정 주문 계획을 다음달 2일까지 제출하라.”고 요구했으며, 현재까지 150여개 고교가 보고를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시교육청도 금성출판사 근현대사 교과서를 채택한 고교 교장들을 소집해 교과서 교체를 지시했고, 울산시교육청도 지난 17일 학교장과 학교운영위원을 대상으로 교과서 재선정 연수를 열었다. ●현장교사들은 반발 교장들은 “교체필요” 학교현장에서는 역사교과서를 바꾸려는 교장과 반발하는 역사 교사들 사이에 마찰이 커지고 있다. 금성교과서를 사용 중인 서울 J고 이모 역사 교사는 “교장단 회의가 끝난 후 학교장이 개인적으로 불러 교과서를 바꾸는 게 어떻겠느냐고 의중을 떠보더라.”면서 “그러나 이미 2005년에 교육부가 문제 없는 교과서라고 결론 내렸기 때문에 그렇게 못 한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교장들의 입장은 완강하다.J고 김모 교장은 “교사도 공무원이고 공무원은 국가의 지침을 따르는 게 당연한 것”이라면서 “국가의 지시로 좌편향 교과서를 수정할 필요가 있다면 마땅히 그렇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과서 교체에 반대하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는 “근현대사 교과서 선정과 관련해 학교 현장에서 불미스러운 사태가 발생할 경우 모든 방법을 활용해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국역사교사모임, 아시아평화와역사교육연대 등 7개 역사·교육단체는 20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교육청은 역사교과서에 대한 명분 없는 월권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박현갑 박창규기자 eagleduo@seoul.co.kr
  • [데스크시각] 미국 자동차 산업 몰락이 주는 교훈/류찬희 산업부장

    [데스크시각] 미국 자동차 산업 몰락이 주는 교훈/류찬희 산업부장

    세계 경제가 벼랑끝으로 몰리고 있다. 미국발 금융위기는 곧바로 세계 경제위기를 불러왔고 피해는 산업계와 소비자들이 뒤집어쓰고 있다. 돈줄이 막히면서 제조업 투자는 멈췄고 생산 라인은 삐걱거리고 있다. 일자리를 잃은 근로자가 증가하고 소비자들은 불안한 나머지 아예 지갑을 닫아버렸다. 세계 경제가 점점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는 형국이다. 세계 경제위기 진원지인 미국에서는 대형 금융기관들이 고꾸라졌는가 하면 불황을 견디다 못한 자동차 메이저 3사는 의회에 구제금융을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구제금융 요청은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기력이 없다는 긴급구조 신호나 다름없다. 그런 점에서 우리 산업계에 주는 충격도 크다. 미국 자동차 회사들의 구제금융 요청 명분은 대량 실업을 막자는 것이다. 생산라인을 멈추면 수많은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국가도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으니 선제 대응을 해야 한다는 논리다. 나아가 자동차 산업 붕괴가 국가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는 발언도 서슴지 않고 있다. 거의 협박 수준이다. 동시에 파탄 원인을 엉뚱한 곳으로 돌리는 데도 혈안이 됐다. 한국 등 외국 시장에서 자신들이 만든 차가 팔리지 않고 자국 시장에서 외국 자동차사들의 시장 점유율이 높아진 것이 불공정 무역 때문이라는 궤변도 늘어놓고 있다. 하지만 미국에서조차 구제금융 요청을 놓고 반대 여론이 비등하고 있다. 시장을 외면하고 스스로 위기를 불러온 미국 자동차 회사에 소비자들이 등을 돌리고 있다는 증거다. 미국 언론도 자동차 산업이 고꾸라진 원인을 ‘네탓’으로 돌리지 말고 ‘내탓’에서 찾아야 한다고 꾸짖고 있다. 포브스닷컴 사설은 “메이저 3사의 비즈니스 모델은 금융위기가 도래하기 전에 이미 고장나 있었으며, 금융위기가 불가피한 결말을 재촉했을 뿐”이라고 호되게 비판했다. 또 “부도가 나지 않고는 해결될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다.”는 비판도 받는다. 미국 자동차 산업 몰락의 원인은 크게 세가지다. 첫째 소비자 마음을 읽는 데 게을리 했고 시대 변화에도 뒤떨어졌다. 연비나 가격 경쟁력을 잃어 소비자들이 등을 돌린 것이다. 둘째 미국차는 이미 트렌드를 잃었다. 디자인이나 사후 서비스 등에서 한국차나 일본차를 따라오지 못할 정도다. 호황을 등에 업고 편하게 묻어가려는 현실 안주가 부른 결과다. 셋째 호황기에 번 돈은 노조와 함께 해마다 잔치상 차리는 데 모두 써버렸다. 미국 자동차 업계 몰락을 지켜보는 우리 자동차 업계는 과연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국내 자동차 업계는 탄탄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지 스스로 따져볼 때이다. 중국이 무섭게 치고 올라오면서 가격이나 기술 경쟁력 차이는 점점 좁혀지고 있다. 국내 소비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매출 신장이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그동안은 국산차를 고집하는 소비자들의 ‘애국심’을 바탕으로 성장했지만, 앞으로는 사정이 다르다.‘귀족 노조’라는 따가운 비판에도 불구하고 나눠먹기식 분배는 없었는지 되돌아볼 필요도 있다. 위기는 기회다. 업종은 다르지만 건설업계에서도 미국 자동차업계와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시장 기능 마비로 어려움이 닥친 것을 놓고 정부에만 기대고 있다. 건설사가 무너지면 주요 공사가 중단되고 아파트 입주가 지연돼 소비자들이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것이 손을 내미는 이유의 전부다. 하지만 순서가 뒤바뀌었다. 기업 스스로 자구책을 마련하는 것이 먼저다. 오너는 정부에 손을 내밀기 전 사재라도 털어서 기업을 살릴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정부도 자구책을 마련하지 않는 기업에는 기회를 줄 필요가 없다. 기업 스스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할 때 비로소 정부 지원 효과도 나타날 것이다. 류찬희 산업부장 chani@seoul.co.kr
  • 내일 필수공익사업장 첫 파업 현실화?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과 서울메트로 노조가 20일 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지하철 및 철도산업계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코레일은 강경호 사장 구속 등으로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노사가 머리를 맞대고 있지만 이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코레일과 철도노조 등에 따르면 임단협을 진행 중인 철도노사는 17,18일 잇달아 본교섭을 가졌지만 입장차만 확인했으며, 쟁점인 해고자(46명) 복직 문제는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사측은 사장 유고 상태에서 어떤 결정도 어렵다며 새로운 사장 선임 후 재논의를 요구하고 있다. 임금 등 의견이 접근된 부분은 합의하고 단협 및 해고자 복직 문제는 유보하자는 것이다. 반면 노조는 확실한 담보를 요구한다. 구조조정 등으로 불안감이 고조된 조합원들을 설득할 수 있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20일로 예정된 파업은 철도부문 필수공익사업장 지정 후 첫 사례로, 합법파업 요건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파업이 단행되더라도 열차 운행 전면 중단 등 파국은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코레일의 경우 지난 7월 결정된 필수유지업무 비율이 평균 63%에 달해 열차 운행에는 큰 지장이 없다. 특히 통근열차와 광역철도는 출근시간대 100%, 퇴근시간대 80% 운행을 유지토록 했다. 필수유지 필요인원은 9975명으로, 이 중 83%(8284명)가 노조원이다. 서울 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 노사도 막판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외주화와 민간 위탁 등을 통해 총원의 20.3%를 줄이는 내용의 ‘창의혁신 프로젝트’를 전면 철회할 것을 주장하고 있지만, 사측은 5조원이 넘는 누적 적자 규모를 들어 경영합리화 조치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코레일은 파업 돌입시 승객들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홈페이지 등으로 열차운행상황 등을 실시간 안내키로 했다. 또 운행 중지된 열차 승차권은 전액 반환해 준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병자호란 다시읽기] (98) 인조, 백성에 사죄하다

    [병자호란 다시읽기] (98) 인조, 백성에 사죄하다

    전란은 끝났지만 인조 정권 앞에는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었다. 당장 도성 안팎에 버려져 있는 시신들을 치우고, 하나 둘씩 모여드는 생존자들을 구휼(救恤)하는 문제가 시급했다. 또 전쟁을 불러오고, 임금으로 하여금 일찍이 없던 치욕을 겪게 만들었던 책임 소재를 규명하는 것도 현안으로 떠올랐다. 당장 척화신들의 ‘경거망동’이 도마 위에 올랐다. 하지만 척화신들을 처벌하는 것만으로 흉흉한 민심을 달랠 수는 없었다. 백성들은 청군에게 죽고, 붙잡혀 끌려가고, 삶의 터전까지 잃어버렸다. 그들의 아픔과 분노를 다독이려면 결국 인조가 나설 수밖에 없었다. 화약이 맺어지고 인조가 환궁한 직후 조정의 분위기는 미묘했다. 우선 무신들의 기세가 등등해졌다. 병조판서 신경진(申景 )은 회의석상에서 문관들을 매도했다.“쥐새끼 같은 자들이 나라를 이 지경에 이르게 했다.”며 목청을 높였다.‘쥐새끼 같은 자들’이란 문관들, 그 가운데서도 척화신들을 가리키는 것이었다. 구굉(具宏) 또한 척화신들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인조의 인척이자 반정공신이기도 했던 그는 “윤황(尹煌)이 척화(斥和)를 주장하여 나라를 이 지경으로 만들었으니 그의 목을 베어야만 한다”고 일갈했다. 일찍이 정묘호란 당시부터 후금(청)과의 화친 시도를 ‘적에게 항복하는 것’이라며 맹렬히 비난했던 윤황을 정조준했던 것이다. 나만갑은 ‘기세가 오른 무인들이 문신들을 종이나 하인들처럼 여기고, 남한산성에서 내려온 것이 마치 무슨 중흥의 계기나 된 것처럼 여긴다.’고 귀경 직후의 조정 분위기를 적었다. ●벼랑 끝으로 몰린 척화신들 호전될 기미가 도무지 보이지 않는 위기 상황이 지속되면 사람들은 점차 답답한 현실에 짜증을 내게 되고 편안한 것을 찾기 마련이다. 더욱이 추위와 굶주림에 시달리던 병사들을 이끌고 산성의 방어를 담당했던 무신들이 보기에 문신들, 그 가운데서도 척화신들은 목소리만 컸을 뿐, 성을 방어하거나 나라를 지키는 데에는 아무런 쓸모가 없는 존재라고 생각할 만도 했다. 이미 1637년 1월, 지친 병사들 사이에서 ‘척화신을 묶어 보내라.’는 시위가 일어난 바 있었다. 추위와 기아에 시달리던 그들에게는 거창한 대의명분보다는 당장 따뜻한 밥 한 그릇과 편안한 잠자리가 더 절실했다. 그럼에도 ‘전원 옥쇄(玉碎)를 각오하고 결사 항전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던 척화신들의 주장이야말로 비현실적이고 우활(迂闊)하기 짝이 없는 것으로 보일 수밖에 없었다. 더욱이 항복이 다만 ‘시간 문제’가 되고, 청이 전쟁의 책임을 척화신들에게 돌리고 그들을 묶어 보내지 않으면 항복을 받아줄 수 없다고 주장하는 판에 척화신들의 결사 항전 주장은 더더욱 이해가 되지 않는 것으로 여겨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인조가 항복했던 직후, 도성의 민심은 척화파에게 부정적이었다. 겨우 목숨을 부지하고 도성으로 돌아온 백성들 앞에 보이는 것은 시체가 나뒹굴고 모든 것이 불타버린 처참한 모습뿐이었다. 절망 속에 눈에 핏발이 설 수밖에 없었던 그들은 자신들을 유린한 청군에 대한 적개심과 아울러 대의명분을 앞세운 척화신들의 ‘경거망동’ 때문에 자신들의 삶이 망가졌다는 원망을 품을 수밖에 없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2월19일 김류, 홍서봉, 이성구, 신경진, 최명길 등 대신들이 한자리에 모였다.‘나라를 그르친 사람들의 죄를 따지는’ 자리였다. 윤황, 이일상(李一相), 유황(兪榥), 홍전(洪 ), 조경(趙絅), 유계(兪棨) 등 척화신들의 ‘과오’가 도마 위에 올랐다. 논의 결과를 보고받은 뒤, 인조는 이들 모두의 관작을 삭탈하라고 지시했다. 결국 조경은 문외출송(門外黜送), 윤황·유황·홍전·유계 등은 유배, 이일상은 가장 무거운 절도(絶島) 정배의 명령을 받았다. 척화신 대부분을 조정에서 쫓아내기로 결정한 것이다. 바야흐로 척화신들이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었다. ●인조, 백성 원성에 위기감 척화신들을 처벌했지만 인조 또한 마음이 편할 수는 없었다.2월8일, 심양으로 끌려가는 소현세자를 배웅하고 돌아오는 길에서 인조는 한 노파의 원망 섞인 통곡 소리를 들었다.‘여러 해를 두고 강화도를 수리하여 백성들을 의지하게 했는데 어찌 이 지경에 이르렀더냐. 나라의 책임을 맡은 자들이 날마다 술 마시는 것을 일삼아 백성들을 모두 죽게 했으니 이것이 누구 탓인가? 자식 넷과 남편이 모두 죽고 다만 이 몸만 남았다. 하늘이여, 하늘이여. 어찌 이런 원통한 일이 있단 말인가.’ 가족을 모두 잃은 노파의 한탄은 사실 인조를 향한 것이었다. 그것은 또한 이번 전란 때문에 삶이 망가진 모든 백성들의 원망을 대변하는 것이기도 했다. 인조는 위기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2월19일 인조는 내외의 군인과 백성들에게 내리는 교유문(敎諭文)을 발표했다. ‘덕이 부족한 내가 대위(大位)에 있은 지 15년에 오직 대의(大義)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뜻밖의 화를 만나 외로운 성에서 포위 당한 채 봄을 맞았다. 나는 지금 해진 갖옷을 입고 거친 밥을 먹는 것이 일반 천민과 다름이 없고, 자식을 사랑하고 돌보는 마음은 천성인데 나는 지금 두 아들과 두 며느리를 모두 북쪽으로 떠나보냈다. 돌아보건대 백성을 기르는 자리에 있으면서 나 한 사람의 죄 때문에 모든 백성에게 화를 끼쳤다. 군사들은 전장의 원혼(魂)이 되게 했고, 죄 없는 백성들은 모두 포로가 되게 하여, 아비는 자식을 보호하지 못하고 지아비는 지어미를 보호하지 못하게 하여 가슴을 치고 하늘에 호소하게 하였다. 백성의 부모가 되어 이 책임을 누구에게 돌릴 것인가. 이 때문에 고통과 괴로움을 머금고 오장이 에는 듯하여 뜬눈으로 밤을 새운다.’ 솔직하고 처절한 내용이다.‘나의 죄’ 운운하면서 전란 발생과 백성들의 고통이 모두 자신 때문에 빚어진 것임을 고백하고 있다. 이렇게 스스로를 낮추고 백성들에게 머리를 숙인 국왕은 일찍이 없었다. 인조는 그러면서 백성들에게 다짐했다.‘이제 묵은 폐단과 가혹한 정치를 모두 없애며, 사당(私黨)을 없애고 공도(公道)를 회복하며, 농사에 힘써 남은 백성들을 보전하려 한다. 그대 팔도의 신민들은 지난날의 잘못 때문에 나를 버리지 말고, 상하 합심하여 어려움을 널리 구제할지어다.’ 이제 잘 해보겠으니 도와달라는 당부이자 호소였다. ●의심받는 인조의 진정성 처절해 보이기까지 하는 ‘사과 성명’을 읽으면 인조는 분명 병자호란을 계기로 대오각성한 듯이 보인다. 하지만 성명 발표 전후 인조가 취한 조처들을 보면 그리 믿음이 가지 않는다. 그것은, 자신으로부터 강화도로 들어갈 수 있는 시간 여유를 빼앗고, 엄청난 수의 백성들을 죽거나 포로가 되게 했던 장수들에게 군율 적용을 기피하려 했던 태도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1637년 2월 삼사 신료들은, 특히 죄가 무거운 김자점·김경징·장신 등에게 엄격한 군율을 적용하라고 촉구했다. 종사를 위태롭게 하고 수많은 생령들을 죽거나 끌려가게 만들었느니 복주(伏誅)해야만 한다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인조는 김경징과 장신에게 극형을 내리는 것을 꺼려했다. 신료들의 채근에 ‘김경징이 거느린 군사는 매우 적었고, 장신은 조수(潮水) 때문에 배를 통제할 수 없었다.’며 두 사람을 비호했다. 강화도를 방어할 준비를 내팽개쳤고, 함께 싸우자는 부하들의 호소도 묵살하고 달아났던 두 사람의 실제 행적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현실과 동떨어진 상황 인식이었다. 인조는,‘제대로 정죄(定罪)하지 않으면 종묘사직의 영혼을 위로할 수 없고 신인(神人)의 분노를 풀 수 없다.’는 신료들의 거듭된 요청에 밀려 마지못해 두 사람을 사형에 처했다. 하지만 김자점은 끝내 유배형에 그치고 말았다. 김경징과 김자점이 모두 인조를 왕위에 올려놓는 데 앞장섰던 공신이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인조의 태도가 이해되기도 한다. 하지만 두 사람을 비호하려 했던 인조의 자세는 ‘사당을 없애고 공도를 회복하겠다.’던 교유문의 먹물이 채 마르기도 전에 나왔다는 점에서 씁쓸한 뒷맛을 남기는 것이었다. 한명기 명지대 사학과 교수
  • 아소 日총리 취임 55일 최단명 정권 우려 씻어

    |도쿄 박홍기특파원|아소 다로(68) 일본 총리가 최단명 정권의 ‘우려’를 떨쳤다.17일로 취임 55일을 맞은 그는 제2차 세계대전 후 가장 짧은 54일간 총리로 재직했던 1945년 히가시쿠니 나루히코의 기록을 넘어섰다. 또 단명 정권인 1994년 하타 쓰토무의 64일,1956년 이시바시 단잔의 65일,1989년 우에노 소시케의 69일도 제칠 가능성이 크다. 아소 총리는 지난 9월24일 중의원 해산과 총선거를 겨냥, 자민당이 대중적인 인기를 강점으로 내세운 ‘선거의 얼굴’이었다. 후쿠다 야스오 전 총리의 ‘대타’다. 때문에 아소 총리는 중의원 해산 및 총선거의 시기에 따라 자칫 최단명 정권이라는 불명예이자 오명이 따라다닐 수밖에 없던 처지였다.총리 취임 직후 해산을 염두에 뒀지만 지지율이 후쿠다 전 총리의 취임 때인 57.8%에 못미치는 48.6%로 나오자 멈칫했다. 게다가 미국발 세계 금융위기는 해산을 미룰 명분으로 작용했다. 아소 총리는 지난달 28일 중의원 해산의 유보 방침에 이어 지난 15일 내년도 예산의 통과 전에는 곤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회의 예산안 통과는 내년 4월쯤이다. 하지만 아소 총리의 난제는 적잖다. 무엇보다 내각 지지율은 올라갈 기미가 없다.17일 후지TV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내각지지율은 32.6%로 뚝 떨어진 데다 지지하지 않는 비율은 58.4%로 절반을 넘은 상태다.G20 금융정상회의 등에서 펼친 그의 적극적인 외교도 민심 전환에 역부족이다.더욱이 국민 1인당 1만 2000엔(약 15만 6000원)씩 주려는 ‘정액 급부금제’ 등의 경기대책도 곳곳에서 혼선을 빚고 있다. 오자와 이치로 민주당 대표는 16일 아소 총리의 중의원 해산 연기 움직임에 대해 “총리를 계속하기 위한 아전인수격의 논리”라고 비판했다.hkpark@seoul.co.kr
  • 李대통령 “美, 자동차 직접지원땐 WTO 위배”

    |워싱턴 진경호특파원|이명박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미국의 자동차산업 구제 움직임에 대해 “미국의 자동차 산업이 살아나기를 원하지만, 미 정부의 지원은 좀 더 신중한 고려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미국의 자동차 산업이 살아나길 원하고, 그것이 한국에도 유리하다는 생각”이라면서 이같이 말하고 “그러나 보호를 잘못 하면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에 위배되고, 미국이 그렇게 하면 다른 나라들도 직접적으로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앞서 워싱턴 한국 특파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미국 자동차가 죽어야 우리 자동차가 산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며 “미국 자동차 산업이 잘 돼도 한국 자동차를 수출할 여지는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WTO 규정 위배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자동차 산업 보호를 명분으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 진영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에 대해 부정적 기류를 보이는 것을 적극 차단하려는 뜻을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이 미국 자동차산업의 회생이 양국 이익에 도움이 된다는 입장을 견지하면서도 방법론에서 일정 부분 ‘제동’을 건 것이다. 이는 오바마 당선인과 민주당이 자국 자동차산업의 회생을 위해 구제금융을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직접지원보다는 간접지원에 무게를 둬야 한다는 뜻을 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jade@seoul.co.kr
  • 공연도 품질로 승부

    공연도 품질로 승부

    경기 침체로 영화·방송 등 전반적인 대중문화계가 위축됐지만, 불황에도 살아남는 콘서트는 따로 있다. 특히 본격적인 대목인 연말 시즌을 앞두고 비수기에 해당하는 11월 공연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어 더욱 눈길을 끈다. 전문가들은 다수의 히트곡과 탄탄한 마니아층을 바탕으로 확실하게 ‘품질’을 갖춘 ‘브랜드화’한 공연만이 살아남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해외 팝스타들의 내한 공연이 경기 불황과 환율 상승으로 지난해보다 상대적으로 줄어든 상황에서도 확실한 마니아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아티스트의 공연은 불황의 여파와 상관없이 수십만원대의 티켓이 날개돋친 듯 팔려나갔다. 지난 2일 오후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 일본의 인기 아이돌 그룹 ‘아라시’의 공연이 열린 이곳 주변에는 공연 시작 두세 시간 전부터 팬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정확히 2시, 공연이 시작되자 밖에서는 티켓을 구하지 못한 10~20대들이 공연장 밖으로 새어나오는 노래를 따라 부르기 시작했다. 공연장 내부의 열기는 더 뜨거웠다.7500명이 입추의 여지없이 가득 찼고, 아라시는 이동식 무대와 1인용 이동 수단을 이용해 공연장 한가운데와 뒤쪽까지 배려하는 등 팬들과의 일체감을 강조했다. 8일과 9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6집 앨범 발매 기념으로 공연을 가진 가수 휘성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2008 Whee Show’라는 제목으로 열린 공연은 2회 공연을 합쳐 7000석의 좌석이 매진됐다. 휘성은 3시간을 넘게 가창력 넘치는 R&B 보컬리스트와 현란한 춤 및 퍼포먼스를 내세운 댄서의 면모를 수시로 오가며 다채로운 공연을 펼쳤다. 콘서트를 기획한 휘성의 소속사 피앤제니스의 김은주 대리는 “공연시간은 한 시간가량 줄였고, 노래도 10곡 남짓 줄였는데 줄곧 예매율 순위 1위를 지키는 등 관객들의 기대가 높았다.”면서 “지난해부터 장기적으로 공연 ‘브랜드화’를 시작했는데, 콘서트는 무엇보다 가수의 가창력에 기반한 노래를 중심으로 볼거리가 더할 때 경쟁력을 갖는 것 같다.”고 말했다. 20~30대를 중심으로 국내에 마니아층을 확보하고 있는 세계적인 애시드재즈 밴드 ‘자미로콰이’의 14일 국내 첫 내한공연은 한달 전부터 스탠딩을 포함해 5000여 좌석이 매진됐다. 15일 열린 빌리 조엘의 첫 내한 공연도 시야장애석을 포함해 거의 전좌석이 매진됐다. 현대카드가 후원한 이 콘서트에는 1만 2000명의 관객이 들어차 빌리 조엘의 공연에 열광했다. 공연기획사인 B4H엔터테인먼트의 관계자는 “요즘 해외 스타들은 국내에 확실한 팬층이 있고,‘최초 내한 공연’처럼 확실한 명분이 있는 경우에만 흥행이 보장된다.”면서 “기업의 후원 없이는 티켓 가격이 더욱 높아지기 때문에 지명도가 있는 아티스트일수록 공연기획사 단독으로 진행하기는 더욱 어려워졌다.”고 밝혔다. 연말 대목을 앞두고 있는 국내 공연계는 이같은 추세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새달 공연을 갖는 김동률·이적의 ‘카니발’처럼 예매 1시간 만에 거의 매진되는 사례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지명도가 떨어지는 그룹은 설자리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가요계의 한 관계자는 “예전엔 연말 대목에 공연 수가 늘어나 비인기 장르 가수들의 공연에도 관객이 많이 몰렸지만, 올 연말엔 경기 불황으로 공연의 양극화가 더욱 심해질 것 같다.”고 예상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맞고만 안 있는다” 봉하마을 ‘봉화’

    노무현 전 대통령이 또다시 정국의 소용돌이로 들어서고 있다. 국가기록물 유출의혹 사건에 대한 검찰의 조사 방침에 노 전 대통령이 14일 직접 대응하면서다. 서면이든 방문이든 검찰이 굳이 조사하겠다면 이를 피하지 않고 본인이 직접 검찰로 나가겠다는 강수를 둔 것이다. 측근들은 이를 두고 “노 전 대통령의 원칙일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속내는 간단치 않아 보인다. 정권교체 이후 남북관계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을 놓고 참여정부와 이명박 정부가 첨예한 공방을 벌인 데 이어 전날엔 참여정부의 대표적인 정책인 종합부동산세가 사실상 사망선고를 받으면서 전·현 정권의 대립전선이 재점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번 사태 역시 그 연장선상에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이 검찰의 조사방식과 입장차가 있는 건지, 직접 출석할 건지 말 건지는 형식 논리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의 이날 공식 보도자료에도 “굳이 조사가 필요하다면”이라는 단서가 붙어 있다. 노 전 대통령 쪽 핵심 관계자 역시 “국가기록물 유출의혹 사건에서 우리가 제기했던 많은 의혹이 있었는데 아무것도 밝혀진 것이 없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의 국가기록물 열람권보장 대책이 수립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현 정권의 국가기록물 접근법을 ‘정치 게임’으로 규정하고 있다. 지난 7월16일 이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글에서도 이같은 의견을 밝혔다. 이후 참여정부 관련자들이 검찰에 고발되자 노 전 대통령 쪽은 ‘참여정부 흠집내기’,‘반사이익을 노리려는 정치적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같은 흐름에 비춰 본다면 노 전 대통령의 자진출석 의사는 정치적 대응 차원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 정치권의 해석이다. 현 정부가 각종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한 탈출구로 참여정부를 겨냥하고 있다는 노 전 대통령 주변의 인식과 맥이 닿아 있다. 노 전 대통령의 한 핵심 관계자도 “‘개혁’이라는 명분으로 전 정부의 정책성과를 뿌리째 몰아내려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명박 정부가 정치적 쟁점도 아닌 사안에 이렇게까지 ‘공’을 들이는 걸 보면 지금 시점에 국정운영의 틀을 확실히 잡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결과적으로 노 전 대통령의 행보는 참여정부에 대한 부당한 평가를 묵과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 윤상현 대변인은 “노 전 대통령의 판단을 존중한다. 모든 문제를 결자해지 차원에서 해결해 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옥천·금산·계룡, 대전 편입 요구

    “대전시민이고 싶어요.” 대전 접경 시·군들이 잇따라 대전시 편입을 요구하고 있다. 예전에 대전 편입을 추진했던 충남 금산군과 계룡시도 정부의 행정체계 개편 움직임과 맞물려 다시 들썩이고 있다. 지역발전을 명분으로 내세운다. 12일 충북 옥천군의회에 따르면 민경술 부의장은 최근 임시회에서 “대전과 인접해 생활권이 같고 자녀교육 등 때문에 대전으로 인구유출이 지속되고 있다.”며 “대전으로 편입하면 도시철도 연장과 도시가스 공급 등 혜택이 있고 대전의 핵심 위성도시로 거듭날 수 있게 된다.”고 대책수립을 촉구했다. 옥천JC 특우회는 올해 말 다른 시민사회단체와 연계, 군민 여론조사와 서명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이들은 지난 9월 추석 때 시내 곳곳에 대전편입을 희망하는 플래카드를 내걸기도 했다. 충남 금산은 인삼로타리클럽이 나서고 있다. 이 클럽 회장인 유태식 전 충남도의원은 “이번주 중 리서치에 주민여론 조사를 의뢰, 그 결과를 행정안전부 등에 보낸 뒤 편입 운동을 재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금산에서는 지난해 가을 대전편입 문제를 놓고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농업경영인회와 이장협의회 등은 지역발전이 가속화할 것이라며 대전 편입을 찬성했다. 학생들이 도시학교로 진학하는 등 교육·문화 혜택이 늘어나고 2012년 충남도청이 홍성·예산으로 이전해 금산이 소외되는 것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자영업자 등은 ‘인삼의 고장’이란 금산의 정체성이 상실되고 각종 혐오시설이 밀려든다며 반대했다. 당시 지역단체가 의뢰한 설문조사에서는 금산군 주민 800명 가운데 57.3%가 대전 편입에 찬성했다. 2003년 9월 논산시에서 분리된 계룡시 주민들도 대전 편입을 바라고 있다. 시 관계자는 “노무현 정권시절 행정체계 개편설이 나올 때 많은 주민이 대전 편입을 원했으며,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계룡시는 면적이 60.75㎢로 대전 중구(61.99㎢)와 비슷해 대전의 1개 구로 편입하기 좋고 시청 공무원의 30~40%가 대전에서 출퇴근하는 데다 시내버스가 두 지역을 왕래하는 등 대전과 생활권이 같은 것도 대전 편입 찬성론자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대전시 관계자는 “충남도와 충북도의 눈치를 보느라 표현을 하지 못할 뿐이지, 개발 여지가 커지고 교부세가 늘어날 것이 확실한데 편입을 반대할 이유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도시디자인 선두 주자’ 상하이·부다페스트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도시디자인 선두 주자’ 상하이·부다페스트

    관광을 온 외국인이 한국에 머무는 기간은 대부분 3~4일 정도에 불과하다. 그 짧은 시간에 한국의 첫인상을 결정하는 것은 국제공항과 주요 도시의 건축 디자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의 대표도시인 서울은 어떨까? 한강 주변에는 고층 아파트만 늘어서 있고 내세울 만한 서울의 랜드마크라고 해야 지은지 20년이 넘는 63빌딩뿐이다. 양적 공급에만 치우치다 보니 서울을 비롯한 우리의 도시들은 외국인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지 못하고 있다. 중국 상하이와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사례를 통해 도시 디자인이 국가 브랜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봤다. |상하이(중국) 박홍환·부다페스트(헝가리) 류지영특파원|“원더풀!” “전하오칸!(眞好看)” “스고이데스네!” 곳곳에서 탄성이 터져나온다. 이어서 터지는 카메라 셔터. 조금이라도 더 배경이 잘 보이는 곳에서 사진을 찍으려는 자리 쟁탈전(?)까지 벌어진다. 랜드마크가 잘 보이는 곳에서는 줄을 서서 기다리는 진풍경도 연출된다. 중국의 ‘경제수도’ 상하이의 와이탄(外灘)에서는 이같은 풍경이 일상화된지 오래다. 상하이를 가로지르는 황푸강(黃浦江)을 중심으로 동쪽(푸둥)과 서쪽(푸시)은 건축물들이 확연히 다르다. 푸시에는 허핑판디엔(和平飯店), 홍콩상하이은행(HSBC) 등 100년 이상된 서양식 건축물 97개가 그대로 보존돼 있다. 반면 푸둥에는 ‘동양의 진주’로 불리는 둥팡밍주(東方明珠) TV탑(468m), 진마오(金茂)타워(88층,421m)와 최근 준공한 세계금융센터(100층,492m) 등 30여개의 초고층 빌딩이 들어차 있다. 상하이 시 정부는 특색있는 디자인의 건물만 허가하기 때문에 독특한 스카이라인을 유지하고 있다. 방문객들은 예외없이 푸시(浦西)에 위치한 와이탄에서 강 건너 푸둥(浦東) 루자쥐(陸家嘴)의 초고층 스카이라인과 와이탄의 100년 이상된 옛 건축물을 비교하곤 한다. 이러한 상하이의 스카이라인을 보기 위해 찾는 이들만 해도 매년 1억명이 넘는다. 이곳에서 만난 미국인 무역상 제레미 코너(50)는 “와이탄에서 바라보는 상하이의 야경은 소문대로 세계 최고”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는다. 친구들과 배낭여행을 왔다는 김수진(23·여)씨도 “상하이의 스카이라인은 매번 올 때마다 달라져 있을 만큼 역동적”이라며 “특히 강변을 따라 달라지는 야경이 최고의 볼거리”라고 말한다. 불과 20년 전만 해도 고단한 얼굴로 자전거를 몰고 출근길에 나서던 인민복 차림의 시민들이 중국을 대표하는 이미지였다. 하지만 황푸강 건너편에 우뚝 솟은 수백m 높이의 마천루는 중국의 이미지를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황푸강에는 초대형 LED(발광다이오드) 광고판을 단 배들이 많이 오간다. 우리나라의 삼성을 비롯, 소니, 캐논 등 글로벌 기업들이 매년 수백만 달러를 내가며 광고를 한다. 와이탄의 전망대를 찾는 1억명의 눈을 의식한 것이다. 상하이 도시계획국 관계자는 “상하이의 스카이라인은 황푸강을 중심으로 와이탄은 보호, 푸둥은 개발이라는 전제에서 결정된다.”며 “근대와 포스트모던 건축물을 한 곳에서 감상할 수 있는 게 상하이의 매력”이라고 설명한다. 쓸모없는 땅이던 푸둥을 불과 20년만에 아시아를 대표하는 첨단 업무지구로 바꿔놓은 상하이 정부의 ‘스카이라인 마케팅’은 성공한 듯 보인다. 일부 건축 평론가들이 “마치 시골 아가씨가 얼굴에 맞지도 않은 진한 화장을 한 형상”이라며 상하이를 혹평하기도 하지만 황푸강을 중심으로 한 상하이의 도시라인이 중국의 국가 브랜드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한다. 저녁이 되자 헝가리의 수도 부다페스트는 도시 전체가 황금빛 조명으로 물든다. 도나우강의 몽환적 풍경이 그대로 펼쳐지면서 과거의 화려한 영광이 다시금 빛 속에서 부활한다. 강 너머 보이는 부다 왕궁을 바라보니 지금이라도 드레스로 치장한 중세 귀족들이 왈츠 선율에 맞춰 흥겨운 파티를 벌일 것만 같다. 어부들이 나서서 나라를 지켰다는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 ‘어부의 요새’는 굳이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국가가 왜 필요한지를 잘 대변해 준다. 도나우강에는 늘 수십척의 유람선들이 전세계에서 찾아온 손님들을 맞이하느라 분주하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로 손꼽히는 국회의사당과 영화 ‘글루미선데이’의 배경이 됐던 세체니 다리 등은 화려함을 넘어 슬픔을 느끼게 할 정도다. 작곡가 요한 슈트라우스가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을 여기서 작곡한 이유를 금방 알 수 있다. 유람선에서 만난 일본인 사업가 와타나베 준(45)씨는 “전세계 유명한 도시를 거의 다 다녀봤지만 부다페스트만큼 야경이 아름다우면서도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도시는 없다.”고 소감을 전한다. 안홀트-GMI에 따르면 지난해 헝가리의 국가브랜드 순위는 세계 25위로 우리나라(32위)를 앞질렀다.1인당 GDP가 우리의 절반 수준에 불과함에도 국가 브랜드 가치가 우리보다 높은 이유는 이처럼 많은 여행 전문가들이 세계 최고의 야경지로 꼽는 수려한 도시 디자인이 한몫을 했다. 도나우강을 중심으로 펼쳐진 부다페스트의 모습이 헝가리에 대한 인식 자체를 바꾸는 데 크게 기여한다는 사실을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김성홍(서울시립대 건축학부) 교수는 “한국이라는 나라의 문화적 역량을 알리고 국가 브랜드 가치를 올리는 데 있어 건축전시회 등 도시 디자인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stinger@seoul.co.kr ■ 유럽·일본 “도시에 예술을 입혀라” 세계 도시디자인 경향은 21세기는 그야말로 ‘도시디자인’의 시대다. 상하이(중국)·두바이(UAE) 등 아시아 주요 도시들은 마천루 경쟁으로, 바르셀로나(스페인)·베를린(독일) 등 유럽의 도시들은 문화 콘텐츠 경쟁을 통해 자국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있다. 서울대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좋은 디자인이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투자액의 20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 디자인 구축의 성공 사례로 가장 빈번하게 거론되는 도시는 프랑스 파리다. 도심 재개발을 국가 차원의 건축행사로 끌어올려 도시의 면모를 바꾸고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성공했다. 미테랑 전 프랑스 대통령은 1989년 프랑스혁명 200주년을 기념해 라데팡스 지역의 도시개발을 시작했다. 개선문을 본뜬 최신식 건물이 들어선 라데팡스 지역과 거대한 국립도서관 건물이 상징인 리브 고슈 지역은 세계적인 명물이 됐다.‘미테랑 프로젝트’는 ‘낡고 쇠락한’ 이미지를 주던 파리를 다시 유럽의 중심도시로 끌어올리는 데 크게 기여했다. 쇠락하던 스페인 북부의 공업도시 빌바오는 1997년 구겐하임 미술관을 유치한 뒤 매년 1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는 문화도시로 재탄생했다. 현재 미술관 주변은 대형 호텔, 공연장 등이 모여들면서 관광수입만 연간 1억 6000만달러를 벌어들이고 있다. 미술관 내 작품보다 미술관 건물 자체가 더 인기있는 특이한 사례다. 잘 지은 미술관 하나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을 뿐 아니라 자국에서도 손꼽히는 문화 중심지가 됐다. 빌바오를 괴롭히던 테러도 이미 사라졌다. 일본 도쿄는 문화에 상업성을 겸비한 도시설계로 주목받고 있다. 미술관, 박물관, 전망대 등 최고급 문화시설을 갖춘 롯본기 힐스와 세계적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히노키초 공원 등 대중 문화시설에 초점을 맞춘 미드타운이 대표적이다. 극장, 쇼핑몰, 차이나타운 등 복합 엔터테인먼트 공간으로 설계된 오다이바 지역도 빼놓을 수 없다. 이들은 모두 ‘문화’를 명분삼아 경제 활성화를 도시 디자인의 키워드로 삼았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데스크시각] 문화계 ‘코드인사’ 악순환을 끊어라/이순녀 문화부 차장

    [데스크시각] 문화계 ‘코드인사’ 악순환을 끊어라/이순녀 문화부 차장

    김윤수 국립현대미술관장이 결국 해임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7일 미술품 구입과 관련한 국가공무원법 위반을 이유로 임기가 1년 남은 김 관장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김 관장은 유인촌 문화부 장관이 지난 3월 “이전 정권의 정치색을 가진 문화예술계 단체장들은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자연스럽다.”며 자진사퇴를 공개적으로 촉구할 때 김정헌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과 함께 사퇴 대상자로 지목됐던 인사다. 하지만 김 관장은 버텼고, 이후 검찰과 관세청이 국립현대미술관을 조사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압박수사 논란이 일었다. ‘결국’이란 표현을 쓴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김 관장은 이렇게 불명예스럽게 퇴진을 자초할 수밖에 없었을까 하는 것이다. 해임을 통보받은 이후 김 관장은 “갑자기 이러면 국제 관계도 틀어지고 국제적 신의도 잃고 국가망신이다. 정리할 시간 여유도 주지 않고 이게 뭔가 싶다.”고 반발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상황은 오히려 반대다.“4월부터 (문화부가)온갖 압박과 압력을 가했다.”는 김 관장의 말이 사실이라면 무려 7개월간의 여유가 있었다. 유 장관의 발언 이후 참여정부에서 임명된 문화부 산하 주요 문화예술단체장 상당수가 자의든 타의든 물갈이됐다. 이 와중에서도 김 관장은 김정헌 위원장, 황지우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등과 함께 자리를 지켜 왔다. 이들이 자진 사퇴를 거부하는 명분은 똑같다. 자신은 코드 인사가 아니며, 공모절차에 따라 정당하게 임명됐으니 임기 전에 물러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주장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국민이 얼마나 될지 이들은 정녕 모르는 것일까, 알고도 외면하는 것일까. 둘째, 문화부는 코드 안 맞는 기관장을 몰아 내기 위해 결국 이렇게까지 졸렬한 방법을 쓸 수밖에 없었을까 하는 것이다. 김 관장의 계약 해지 사유는 국립현대미술관이 지난해 5월 마르셀 뒤샹(1887~1968)의 작품 ‘여행용 가방’을 구입하는 과정에서 작품 수집 및 관리 규정을 위반했고, 관세법을 어겼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미 지난해 12월 이 문제와 관련해 미술관에 경고 처분을 내린 바 있는 문화부가 뒤늦게 동일 사안을 해임 사유로 들고 나온 것은 어떻게 보든 명분과 설득력이 떨어진다. 문화부는 이번 국정감사에서 예술종합학교의 통섭 교육 사업 예산을 전액 삭감한 것은 황지우 총장이 사퇴를 거부한데 따른 보복이 아니냐는 추궁을 받았다. 내년도 예산안에서 새 기관장으로 교체된 기관은 액수를 늘리고, 그렇지 못한 기관은 감액하는 등 정치적 코드에 따라 예산을 편파 지원했다는 것이다. 문화기관에서 돈줄을 죄어 기관장을 몰아 내겠다는 발상 자체가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더큰 문제는 ‘정치색’을 이유로 전 정권에서 임명된 기관장의 사퇴를 당당히 요구한 문화부가 새 기관장 임명에서 똑같은 전철을 밟고 있다는 사실이다. 정갑영 한국문화관광연구원장은 이명박 대통령 인수위 자문위원을 지냈고, 최광식 국립중앙박물관장은 고려대 박물관장 시절 이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인사다. 올 연말 임기가 끝나는 국립극장장의 후임으로 이명박 캠프 언론특보로 활동한 인물이 최종 후보로 거론되고 있으니 현 정부 역시 코드 인사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남이 하면 스캔들, 내가 하면 로맨스’라는 말처럼 전 정권의 인사는 경력에 상관없이 정치색을 앞세운 코드 인사이고, 현 정부의 인사는 전력이 어떻든 능력을 중시한 발탁 인사라는 아전인수격 주장은 우습기 짝이 없다. 참여정부의 좌편향 인사를 비판하려면 현 정부 인사의 우편향 지적에도 겸허하게 귀를 기울여야 한다. 문화계 코드 인사의 악순환 고리를 지금 끊지 않으면 그 폐해는 또다시 예술인들과 국민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기 때문이다. 이순녀 문화부 차장 coral@seoul.co.kr
  • 한나라 FTA 합의처리로 선회

    이번 정기국회 최대 쟁점으로 부각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 문제를 놓고 한나라당이 강온 양면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11일 비준안 처리를 강행하겠다는 기존 입장에서 한발 물러나 여야 합의를 통한 처리 쪽으로 선회했다. 그러면서도 야당의 ‘선(先)대책, 후(後)비준’ 주장에 대해서는 “어불성설”이라며 분명히 선을 그었다.‘강행 처리’는 하지 않겠다고 했지만,‘조속한 처리’ 입장에는 변함이 없는 셈이다. 비준안 처리를 위한 압박인 동시에 명분쌓기로 해석된다. 한나라당은 이날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서 여야 합의 처리 카드를 꺼내들었다. 하지만 야당의 ‘선 대책, 후 비준’ 논리에 대해서는 지도부가 일제히 반대 입장을 명확히 밝히며 조기 비준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의원총회에서 “가능한 한 빠른 시간 안에 보완대책이 나온 뒤 야당과 협력해서 무난히 처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야당의 ‘선 대책, 후 비준’ 주장에 대해서는 “이미 국회에서 공청회와 청문회 등 51차례에 걸친 논의 과정을 거쳤다.”고 일축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어 기자간담회에서 한·미 FTA 비준안의 상임위 상정에 대해서는 “외통위 방미단이 미국을 방문하기 전에 비준안을 상정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했다. 외통위원장인 한나라당 박진 의원은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야당이 반대한다면 의회절차에 따라 상정한 뒤 반대해야 하며 가급적 17일 이전에 상정하도록 야당과 대화하겠다.”고 압박했다. 당 지도부는 ‘집안단속’에도 힘을 쏟고 있다. 한·미 FTA 비준을 둘러싼 당내의 이견을 잠재우기 위한 조치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의총에서 유승민, 김학송 의원 등이 한·미 FTA 비준의 ‘속도조절’을 요구한 것에 대해 “단편적인 지식으로 거대 담론에 대해 사견을 표출하듯이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꼬집었다. 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 [열린세상] 만인사제주의와 한국의 개신교 문화/박준철 한성대 역사문화학부 교수

    [열린세상] 만인사제주의와 한국의 개신교 문화/박준철 한성대 역사문화학부 교수

    유학생 시절 한 미국인 교회에서 목격한 일화다. 주일예배가 끝난 후 교인들은 교회정원에 조촐하게 마련된 다과를 들며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한 손에 커피를 들고 연신 쾌활하게 떠들던 한 중년남자에게 마침 나이 지긋한 담임목사가 다가왔다. 이 남자는 마치 오랜 친구를 대하듯 ‘헤이 존(Hey John)’하면서 목사의 어깨를 다른 한 손으로 감싸 안았다. 목사 역시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그 남자와 한 동안 어깨동무를 한 채 교인들과 어울렸다. 이 광경은 필자의 뇌리에 깊이 각인되었다. 공개된 장소에서 목사의 이름을 존칭 없이 부르고 장난치듯 신체적 접촉을 나누는 모습은 생경함을 넘어 일종의 문화적 충격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권위에 가득 찬 근엄한 이미지의 성직자에 익숙했기 때문이다. 지난 10월31일은 종교개혁 491주년이었다. 면벌부 판매를 비판하는 마르틴 루터의 ‘95개조’로 촉발된 종교개혁운동은 천오백년 동안 단일체제를 유지해 온 기독교 세계를 양분하였고 나아가 새로운 종교적 패러다임을 창출하였다. 당시 개혁가들이 가톨릭교회와 결별하면서 제시한 대안은 이신칭의론(以信稱義論)이다. 구원은 사제가 집전하는 성사참여를 비롯한 선행에서 연유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예수를 구세주로 인정하는 믿음을 통해서 이루어진다는 이 교리는 개혁의 대의명분이었고 오늘날까지 전 세계의 모든 프로테스탄트 종파가 신봉하는 으뜸의 원리다. 이신칭의론은 만인사제주의라는 또 하나의 중차대한 교리를 낳았다. 구원은 성직자의 도움 없이 개인의 독자적 믿음만으로 도달할 수 있는 영역이므로 모든 인간은 이제 스스로 자신의 사제가 된다는 것이다. 이 만인사제주의는 결국 성직자와 평신도는 절대자 앞에서 영적으로 평등하다는 것을 의미하였다. 이는 기독교 역사에서 한 획을 긋는 혁명적 변화였다. 19세기말 서양 선교사들에 의해 전래된 한국의 개신교는 유례없는 기세로 성장해 왔다. 붉은 십자가가 서울 장안의 밤하늘을 가득 메우고 있고, 수 만 명의 신도를 뽐내는 화려한 초대형 교회가 즐비하며, 위험을 아랑곳 않는 강렬한 선교의 열기가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오지와 변방에까지 뿜어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외적 성장에 골몰해 왔던 이 땅의 개신교가 프로테스탄티즘 본연의 정신을 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우리의 개신교 문화 속에 만인사제주의는 그야말로 낯선 이념으로 전락하였다. 한국의 개신교에서 성직자는 군림하고 있고, 이러한 양상은 다양하게 표출된다. 자신의 기도를 만병통치약으로 생각하는 목회자를 손쉽게 발견할 수 있고, 엄연히 실정법을 위반했음에도 불구하고 성직자는 세속의 잣대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시대착오적 발상과 집단적 이기주의가 일각에 도도히 흐르고 있다. 담임목사와 당회장 직은 그 흔한 재임용 절차도 없이 정년이 보장되는 것이 관례고, 많은 성직자들은 세금에 있어서 아직도 특별계급이다. ‘주의 종’에 대한 비판은 주제 넘는 태도로 간주되며, 그래서 이제는 고물이 된 권위주의가 교회에서는 여전히 건재하다. 요컨대 한국의 개신교 문화는 성직자와 평신도를 전혀 다른 부류로 구별하고 있다는 것이다. 개혁하고자 했던 대상을 오히려 고스란히 답습하고 있으니 만인사제주의를 천명한 종교개혁의 취지가 이 땅에서는 그저 무색할 따름이다. 한국 개신교의 일그러진 자화상이다. 실종된 정신을 이제 온전히 되살려야 할 당사자는 가르치는 입장에 서있는 목회자들 자신이다. 기득권에 안주하지 말고 신학대학에서 배운 바를 교회문화 속에 안착시키기를 간곡히 부탁한다. 담임목사의 이름을 부르면서 그 어깨에 팔을 걸치던 장면이 종교개혁 기념일을 맞이하여 자꾸 떠오른다. 박준철 한성대 역사문화학부 교수
  • 실러 베어 1위… 한경희 48위

    실러 베어 1위… 한경희 48위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10일 세계 경제계에서 ‘주목해야 할 최고의 여성’ 50명을 선정했다. 1위는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실러 베어(사진 왼쪽) 의장이 선정됐고 우리나라 여성 경제인으로는 스팀 청소기로 유명한 ‘한경희생활과학’의 한경희(오른쪽) 대표가 48위에 이름을 올렸다. 1위를 차지한 베어 의장이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 9월 7000억 달러 규모의 구제 금융안 의회 통과 해결사를 자처하면서부터다. 당시 미 하원이 이 법안을 부결시키자 베어 의장은 예금 보호 한도를 10만 달러에서 25만 달러로 한시적으로 상향 조정하는 안을 제시, 유권자 눈치를 보던 의원들에게 법안 통과 명분을 만들어 줬다. 지난해 5위를 차지했던 그는 올해 8월 포브스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2위에 선정된 바 있다. 2위는 지난해에 이어 펩시콜라의 인드라 누이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차지했다.2004년 펩시콜라가 코카콜라를 처음으로 앞지른 데 견인차 역할을 했던 누이 회장은 펩시콜라 최초의 여성 CEO가 된 데 이어 지난해에는 회장자리까지 거머쥐었다. 특히 지난 7월부터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인의 후보 시절 경제 자문 역할을 해오면서 최근에는 입각설까지 나오고 있다. 바버라 드소어 미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모기지·주택자산·보험부문 회장이 3위에,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은행의 후샤오롄 부행장이 4위에 올랐다. 아시아인 가운데 10위 안에 든 또다른 인물은 7위를 차지한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의 부인이자 국부펀드 테마섹홀딩스 CEO인 호칭이다. 5위에는 프랑스 최초 여성 재무장관인 크리스틴 라가드,6위에는 식품업체 크래프트푸즈 CEO인 아이린 로젠펠드,8위와 9위는 각각 엘렌 쿨먼 듀폰 회장과 앤 멀케이 제록스 회장이다. 오바마 정부의 경제자문위원장으로 유력한 로라 타이슨 버클리대 경영대학원 학장은 10위에 올랐다. 한경희 대표는 스팀 청소기가 빅 히트를 치며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50위권 안에 들었다. 신문은 한 대표에 대해 “한국에서 물려 받은 재산 없이, 연예인이나 골프 선수로 성공하지 않고도 부자가 된 몇 안 되는 여성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36위로 우리나라 여성 경제인 중 유일하게 명단에 포함됐던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이번에는 순위에 들지 못했다. WSJ는 매년 세계적인 대기업, 주요 경제단체 등에서 활동하는 여성들의 활동 업적, 영향력 등을 평가해 주목할 만한 여성 50인을 선정, 발표한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2차 개별면접대비 학원의존 불가피

    국제중 사교육 논란은 아직도 끊이지 않고 있다. 시교육청이 사교육비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집단면접을 폐지하고 자기소개서도 없앴지만 아직도 사교육 개입 여지는 남아 있다. 특히 1단계에서 학업성적이 반영된다거나 2단계 개별면접 등을 감안할 때 사교육의 영향은 강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미 서울·경기 지역의 청심국제중 대비학원에는 개별면접을 대비하기 위한 강의가 개설돼 있고, 서울의 유명 학원가도 개별면접 대비과정 준비에 착수(?)하고 있다.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2단계 개별면접의 ‘심사기준’이다. 개별면접으로 지원자들의 논리력과 창의성을 측정하겠다고 했지만 추상적인 부분이 많아 학부모 입장에서는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당연히 ‘학원의 노하우’에 의탁해 조금이라도 구체적인 기준을 알고 싶을 것이다. 그렇다고 공교육을 전담하는 일선 초등학교에서 개별면접을 대비하는 방과후 수업을 개설하는 것도 무리가 따른다. 명분도 없을 뿐더러 이를 교육할 만한 여건도 되지 않는다. 결국 학부모들은 ‘학원행’을 택할 수밖에 없다. 김정명신 함께하는교육시민모임 공동회장은 “이번에 확정된 2단계 개별면접 전형안은 논리력과 창의성 등 추상적인 부분을 측정하기 때문에 학부모의 혼란만 부추겨 학원 의존 현상을 심화시킬 것”이라면서 “일선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개별면접을 교육할 만한 명분과 환경이 구비돼 있지 않아 사교육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어린 학생들에게 개별면접을 통해 능력을 평가하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정 회장은 “적절한 입시안 개발을 위해 수년간의 기간이 필요한데 불과 몇 달 사이 이를 만들어 적용시키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졸업식에 별난 상많아

    졸업식에 별난 상많아

    졸업생 4백77명에게 6백65장의 상장이 주어진 이색졸업식. 지난 15일 상오 10시 대구여자중학교 제 22회 졸업식에서는 졸업생수보다 훨씬 더 많은 상장이 주어졌는데…. 「천재와 문재는 종이 한장 차이라잖아요? 학생 한 사람 한사람의 장점을 찾아내서 그것을 기리고 키워주는 교육 방법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읍니다」 특이한 상제도에 대한 허창규(許昌奎) 교장(54)의 설명. 「제 생각으로는 이것은 상의 남발이 아니라고 봅니다. 저희는 상의 명분을 세우고 받는 학생이 자부심을 갖게 하기 위해 지난 1년동안 애를 많이 썼읍니다」 3학년 담임교사 8명은 학생들의 학교생활 뿐아니라 가정생활도 상세히 알아내기 위해 방과후면 가정방문을 해야했고, 개개인의 소질과 개성을 알아보기 위해 틈이 있는대로 개인면담을 했다는 것. 종전의 우등상, 개근상, 선행상만 가지고는 전학생을 표창하기에 부족하여 교사들이 머리를 짜낸 끝에 매화상, 진보상, 노력상, 과목최고 득점상, 개인성장상, 공로상, 학급활동상, 학교활동상, 가정활동상, 생활습관모범상, 사회활동상, 선행상, 성실상, 개근상, 정근상등 15가지라는데 학교측에서는 될수 있는대로 상의 중복을 피하려고 했지만 개근상, 정근상, 모범상 등을 받는 학생에겐 중복이 안될 수 없었다는것. 그래서 수석 졸업생 이(李)영숙양은 무려 5가지의 상벼락(?)을 맞기도 했다. 서무과 직원들이 1주일간을 꼬박 일을 해야 했고…이날 졸업식은 상장 수여시간이 길어 여느 졸업식보다 오래 걸렸다는 이야기. <대구(大邱)=김세기(金世璣)> [선데이서울 72년 1월 30일호 제5권 5호 통권 제 17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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