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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큰싸움 앞두고 민주 집안싸움

    민주당의 불협화음이 커지고 있다. 7·28 재보궐 선거라는 ‘큰 싸움’을 앞두고 주류·비주류가 ‘집안 싸움’을 벌이는 모양새다. 재보선 공천 잡음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정동영 의원을 중심으로 한 비주류 측은 지난 4일 정치 결사체인 ‘민주희망쇄신연대’를 띄웠다. 상임고문단, 집행위원단, 사무총장, 대변인 등이 임명되고 원외 인사는 물론 당원까지 조직적으로 참여해 ‘민주당 내 또 다른 정당’ 형태를 띠고 있다. 당 정체성 확립이 대의명분이지만 8월 전당대회에서 정세균 대표를 위시한 주류 측과 맞설 준비기구 성격이 짙다. 비주류 측의 세불리기에 반응을 자제하던 주류 측이 5일에는 반격에 나섰다. 주류 측 핵심인 최재성 의원은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정 의원이 쇄신연대 출범식에서 “민주당 세 글자를 빼고 몽땅 뒤집어엎자.”고 말한 데 대해 “지도적 위치에 있던 분이 선동하는 듯한 말을 한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면서 “한국 정당사에서 당내 문제로 집회를 연 역사는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정세균 대표도 “재보선을 거당적으로 잘 치러서 꼭 승리해야 한다. 책임있는 자세로 힘과 지혜를 모으는 노력이 절실하다.”며 쇄신연대를 우회 비판했다. 중립파 김효석 의원은 “비주류의 집단행동은 시대에 역행하는 퇴행정치, 분파주의”라고 비판했다. 지도부를 향해서도 “재보선을 핑계로 기득권 유지에 혈안이 돼 있다.”며 싸잡아 비판했다. 한편 민주당은 전국 8곳에서 열리는 7·28 재보선에 나설 후보 4명을 확정했다. 충남 천안을(박완주 지역위원장), 강원 원주(박우순 변호사), 태백·영월·평창·정선(탤런트 최종원), 철원·화천·양구·인제(정만호 전 청와대 비서관) 등이다. 그러나 이번 재보선의 승패를 결정할 은평을에서는 한나라당 이재오 후보에 맞설 대항마를 찾지 못하고 있다. 장상 최고위원 등 당내 인사들이 대거 나섰지만 지도부는 신경민 전 문화방송 앵커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승리의 보증 수표’라고 믿고 있는 야권 단일협상도 이뤄질지 미지수다. 충주 공천을 놓고는 한나라당으로 당적을 옮겼던 박상규 전 의원을 고집하는 충북지역 의원들과 “철새 정치인은 안 된다.”는 지도부가 대립하고 있다. 계양을도 자신의 보좌관 출신인 길학균씨를 후보로 내세우려는 송영길 인천시장과 지도부 간 이견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정당공천제 없어져야”

    1995년 기초단체장 선거 때부터 도입된 ‘정당공천제’ 폐지에 대한 시민사회단체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책임 있는 지방자치를 실현하고 비례대표를 통해 전문가들의 참여를 이끈다는 대명제에도 불구하고 각종 폐해와 부작용이 6·2 지방선거에서 속출하면서 ‘정당공천제 폐지론’이 또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정당공천제의 가장 큰 부작용은 바로 지방정치의 ‘중앙정치 예속화’다. 대부분의 정당이 국회의원 등 중앙정치권 중심으로 공천심사위원회를 구성, 자신들의 입김을 지역에 불어넣고 있다. 공천심사 역시 인물검증보다는 차기 총선이나 대선을 겨냥한 정치적인 공천이 많았다. 한마디로 무늬만 정당공천제이지 실제로는 국회의원의 사유화된 공천이라는 지적이다. 기초단체장이나 기초의원의 수준을 높이고 책임정치를 구현한다는 명분으로 도입된 정당공천제는 ‘후보검증’과 ‘전문가 영입’이라는 본질은 사라지고 당의 입맛에 맞는 후보 공천과 ‘공천은 곧 당선’이라는 공식을 만들어냈다. 후보자들은 공천권자인 지역구 국회의원에게 잘 보이려고 중앙당 행사부터 집안 대소사에까지 시시콜콜 참여하며 눈도장을 찍는 데 열을 올릴 수밖에 없다. 또 소선거구제 하의 기초의회는 1지역 2인이 의회에 진출하기 때문에 지역의 대표성이 떨어지고, 정책협의도 중앙당의 지령을 받고 당 대 당 대결구도를 취함에 따라 흡사 여의도정치의 축소판이 되고 말았다. 이에 따라 기초의원만큼은 반드시 정당공천을 폐지하라는 목소리가 높다. 윤성이 경희대 교수는 “지역 의원들이 유권자를 위해 일하기보다 자신의 공천권을 쥐고 있는 중앙정치인의 수족 노릇에 더욱 열심이다.”면서 “지역의원을 주민을 위해 일하는 대표로 되돌려 주기 위해서는 적어도 기초의원만이라도 정당공천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당 공천제의 대표적 병폐인 ‘밀실공천’ ‘공천헌금’ 역시 여전히 논란거리다. 지난 4월 이기수 전 여주군수가 지역 국회의원에게 2억원을 건네려다 체포됐고 인천 지역 한 국회의원 보좌관은 기초의회 예비후보에게서 돈을 받아 물의를 빚었다. ‘특정 지역, 특정 정당 공천’만 받으면 사실상 당선이나 다름없어 ‘공천장사’라는 뒷거래가 생겼다. ‘공정가격’이 나돌 정도다. 한나라당의 경우 이번 지방선거 공천심사 과정 내내 ‘밀실공천’ 의혹에 시달렸고 ‘공천심사 기준이 객관적이지 않다.’며 탈락자들이 반발했다. 적지 않은 탈락자들이 당의 밀실공천을 비판하며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진풍경을 빚기도 했다. 이로 인한 보수층 표 분산이 서울에서 한나라당 구청장 후보들의 패인으로 지적되기도 했다. 민주당도 예외는 아니다. 서울 일부 자치구에선 경선이 끝났음에도 ‘정략공천’을 명분으로 후보자를 중앙당에서 선정, 잡음이 일기도 했다. 정당공천제가 ‘묻지마 투표’를 부추긴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유권자들이 별도의 후보 검증 없이 지지 정당 간판만 보고 투표하는 일이 많다는 것이다. 특히 한나라당 텃밭으로 불렸던 경상도와 강원도, 민주당 텃밭인 전라도의 경우는 ‘당 간판만 달면 당선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묻지마 투표가 성행하고 있다. 김영래 아주대 교수는 “공천제가 ‘공천은 곧 당선’이라는 공식을 만들어 선거제도 자체를 무색하게 만들 뿐 아니라 공천헌금 등 관련 비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면서 “하루 빨리 정당공천제를 폐지, 올바른 지방자치가 뿌리내릴 수 있도록 정치권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열린세상] 풀뿌리 자치의 수난/이기우 인하대 법학전문 대학원 교수

    [열린세상] 풀뿌리 자치의 수난/이기우 인하대 법학전문 대학원 교수

    행정구역 개편이 끊임없이 논란이 되고 있다. 1994년 내무부 공무원들이 중심이 되어 행정 효율성 제고를 명분으로 도를 폐지하고 시·군을 통합하려고 하였다. 학계와 시민사회의 반대에 부딪혀 도 폐지는 실패하였다. 2005년부터 중앙정치권이 중심이 되어 다시 이를 추진하고 있다. 국회에 지방행정체제개편특별위원회를 설치하여 도 폐지와 시·군 통합을 추진하였으나 반대여론으로 실패하였다. 다시 2008년에 똑같은 명칭의 특별위원회를 설치하여 이를 추진하였다. 도 폐지가 여론의 반대에 부딪히자 2010년 4월 시·군 통합을 추진하는 지방행정체제개편에 관한 특별법(안)을 발의하였다. 이 특별법(안)에 대해 ‘창원 등 부자동네 특혜법’이라는 비난이 일면서 저항에 부딪히자 이를 강행하기 위하여 여당인 한나라당에서는 또다시 자체적인 지방행정체제개편특별위원회를 구성하였다. 시·군 통합추진 세력은 우리나라의 지방행정체제는 100년이 된 낡은 제도이므로 효율성과 주민편익을 높이기 위해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명백한 사실왜곡이다. 이들이 추진하려는 기초자치단체의 통·폐합은 이미 1961년 5·16 직후 대대적으로 있었다. 당시 기초자치단체인 1407개의 면과 85개의 읍은 자치권을 상실하고 140개의 군(郡)으로 기초자치를 재편했다. 기초자치단체의 숫자는 하루아침에 10분의1로 축소되었다.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운 엄청난 변화였다. 행정의 효율성과 현대화를 목표로 하였으나 농촌지역의 급격한 피폐를 가져왔다. 읍·면 중심의 농촌지역이 지역발전의 구심점을 잃고 지역공동체가 해체되면서 급격하게 쇠락한 것이다. 또한 1995년부터 3차례에 걸쳐 80여개의 시·군을 통합하였으나 15년이 지난 지금 그 효과는 긍정적이지 않다. 2005년 제주도에서 주민투표로 시·군을 폐지했으나 지금은 부활 논의가 한창이다. 이러한 사례는 외국에도 적지 않다. 독일에서는 1960년대 이후에 대대적인 기초자치단체 통·폐합을 실시하였다. 2만 4000여개의 기초자치단체를 8400여개로 통합하였다. 50년이 지난 요즈음 비판적인 평가들이 나오고 있다. 기대했던 효율성은 나타나지 않고, 오히려 행정비용은 늘어났다. 기초자치단체의 통합으로 ‘우리 감정’(we-feeling)이 실종되고 지역공동체가 파괴되었기 때문이다. 홍수가 나서 다리나 제방이 무너져도 더 이상 주민들이 삽을 들고 나오지 않게 된 것이다. 지역의 모든 일을 공무원이 해결해 줄 것을 요구하게 된 것이다. 1806년 독일이 프랑스와의 전쟁에서 패배하자 국난을 극복하기 위한 개혁정치로 채택한 것이 지방자치이다. 개혁정치를 주도한 슈타인은 시민을 공동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 참여시킴으로써 관료주의의 폐단을 극복하고 향토에 대한 사랑과 책임감을 길러 외적이 침범했을 때 자발적으로 지키는 애국심을 키우려고 했다. 즉, 주민의 지역공동체 활동을 통하여 시민의 책임감과 조국애를 고양시키려고 했다. 이를 위해 그는 기초자치단체는 주민이 450명을 넘으면 안 된다고까지 했다. 1960년대 미국에서도 행정의 효율과 현대화를 위하여 8만여개의 기초자치단체를 2만개로 통합하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었으나 풀뿌리 자치공동체야말로 지역문제를 해결하는 원동력이 된다는 학자들의 반대에 부딪혀 좌초되었다. 2009년 노벨상을 받은 오스트롬은 50여년간 경험적이고 실증적인 연구를 한 결과 작은 지역공동체가 큰 정부보다는 오히려 효율적이라는 것을 입증하였다. 무리한 시·군 통합은 국가의식의 기초가 되는 지역공동체를 해체시키며, 지역문제를 주민이 스스로 해결하는 참여를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땅속의 자양분을 흡수하는 나무의 실뿌리를 모두 잘라 버리는 우를 범하고 있다. 풀뿌리 자치를 파괴하면 국가의 존립기반이 되는 공동체의식도 붕괴되고 만다. 중앙정치권과 중앙정부에서 정치적 국면전환용으로 추진되고 있는 시·군 통합 논의는 대단히 위험스러운 발상이다.
  • 중남미 속 美 제국주의자, SOA 실상은?

    미국이 중남미에서의 헤게모니 유지를 위해 선택한 것은 군(軍)이다. 전략적 요충지인 중남미에서의 패권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한 미국은 2차대전 직후인 1946년 파나마 운하 지대에 미 육군의 훈련기관인 ‘아메리카 군사학교(SOA)’를 설립했다. 이 학교는 중남미 국가들의 군대를 위한 미 육군의 거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아메리카 군사학교’(레슬리 질 지음, 이광조 옮김, 삼인 펴냄)에서 저자는 SOA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파헤친다. 그가 추적한 SOA는 세계평화의 수호신을 자초했던 미국이 사실은 어두운 얼굴의 ‘제국자’임을 낱낱이 고발한다. 저자는 미 밴더빌트대에서 인류학을 강의하는 교수다. 우리가 알고 있는 2001년 미국 9·11테러 외에 남미에서도 1973년 ‘칠레판 9·11테러’가 있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두 사건에는 두 가지 공통점이 있다. 하나는 민간인 수천명이 목숨을 잃었다는 것. 또 하나는 이들 사건에 투입된 테러리스트들을 훈련시키는 데 미국이 개입했다는 점이다. 오사마 빈 라덴은 1980년대 아프카니스탄을 장악한 친소련 정권을 전복하려고 미국이 조직하고 훈련시킨 무자헤딘 게릴라 집단에 합류했던 인물이다. 그리고 칠레 아옌데 정부를 무너뜨린 남미 9·11의 주역 피노체트 장군과 칠레 군부 내 동조자들도 칠레 안팎에서 테러를 자행했지만 미국은 그들을 지원하고 부추겼다. 이런 쿠데타의 주역들 대다수가 SOA 출신이다. 아르헨티나의 ‘더러운 전쟁’(1976~1983년) 기간 동안 게릴라 척결 명분으로 반대파를 상대로 살인과 납치, 고문을 저질러 유죄판결을 받은 로베르토 비올라 장군, 파나마의 독재자 마누엘 노리에가, 엘살바도르의 엘모소테에서 1000명에 이르는 민간인을 학살한 아틀라카틀대대의 지휘관 도밍고 몬테로사 대령 등이 악명 높은 SOA 졸업생들이다. SOA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SOA가 그동안 6만명이 넘는 군인과 경찰들에게 가르친 반란진압전 등 군사훈련들이 실제로 반군 진압이나 마약과의 전쟁에 사용되기보다는 가난한 농민과 민간인을 탄압하는 수단이 됐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미군 관리들은 인권 유린에 연루된 졸업생들은 일부일 뿐, SOA는 중남미 군대들과 성공적인 유대를 맺어 왔다고 반박한다. 하지만 SOA에 대한 비난이 더욱 거세지면서 급기야 미군 당국은 SOA에 대한 공개 조사를 허용해야만 했다. 미 국방부는 1984년 미국 조지아의 콜럼버스시 포트베닝으로 이 학교를 옮기면서 ‘서반구안보협력연구소’로 간판을 바꿔 달았지만 중남미를 사실상 파멸시키는 데 일조해 왔다고 저자는 말한다. 1만 8000원.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부처별 개각 요인 분석·전망

    부처별 개각 요인 분석·전망

    7·28 재보궐선거 이전 개각설이 힘을 얻으면서 개각의 폭과 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 정국과 전망 등을 기초로 각계 전문가 의견 등을 들어 부처별 구체적인 교체·유임 요인과 하마평에 오르고 있는 후임자 후보들의 특성 등을 분석했다. ■ 외교 안보 - “교수출신보다 경험풍부한 관료 바람직”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에 대해서는 최장기간 재임으로 외교부 내부 인사가 적체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성환 외교안보수석, 이태식 주미대사, 김종훈 외교통상교섭본부장, 천영우 외교부 제2차관 등이 후임자로 거론된다. 한 외교 전문가는 “경직된 조직에서 오래 생활한 외교부 관료나 현실성이 부족한 교수 출신보다는 정치인이나 과거 관료 등 다양한 경험을 가진 사람이 중용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오는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 대형 외교행사를 준비하는 데 있어 연속성이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국제정치 전문가라서 통일분야의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아 왔지만, 대북정책의 계속성 측면에서 유임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차기 장관으로 언급되는 홍양호 전 통일부 차관은 전문성이 있고 대통령과 대북정책의 철학을 공유하고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대구경북 출신이라는 점이 오히려 약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또 다른 후보로 남성욱 국가안보전략연구소장도 거론된다. 한 남북관계 전문가는 “현 장관은 남북관계에 있어 아무것도 안 한다고 낙인찍혔기 때문에 뭔가 남북관계를 풀려는 의지가 있어 보이는 인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취임 9개월째인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천안함 침몰사건이 발생한 뒤 이미 사의를 표명한 상태다. 후임자로는 안광찬 전 국가비상기획위원장이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천안함 사건 관련 조치가 마무리되지 않은 데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연기에 따른 후속절차가 남아 있어 유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제 - 정책의 지속성 중요… 큰 인사요인 없어 경제 부처 장관들은 큰 인사 요인은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번 개각에서 유임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장관 중 하나다. 취임 뒤 지속적으로 계속된 경제위기 국면에서 특유의 리더십으로 무난하게 시장을 컨트롤했다는 평가다. 윤 장관이 물러나게 된다면 후임으로 이석채 KT 회장이 거론되기도 하지만 내부승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장태평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취임한 지 2년 가까이 되어 가지만 큰 잡음 없이 부처를 이끌어왔다는 장점이 있다. 개혁 노력도 꾸준히 하고 있어 개각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농업정책의 공공적 기능을 외면해 일부 농민단체와 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 교체 요인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은 친박계 핵심으로 역시 눈에 띄는 교체 요인이 없다. 재임기간이 짧지만 업무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따라서 정책의 지속성 측면에서도 장관직을 계속 수행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명박 정부 최장수 장관 가운데 하나인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냉혹한 평가를 받은 4대강 개발 사업의 주무부처이자 세종시 문제의 관련부처 수장이라는 점에서도 교체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후임자로는 백용호 국세청장과 한나라당 신영수 의원 등이 거론되는데, 부동산정책과 대규모 국책사업 등을 관장하는 부처의 수장답게 전문성이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사회 문화 - 비리척결·쇄신 중시 장기재임 부처 대상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최근 잇따라 불거진 교육비리, 학교 내 성폭행 사건 등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명박정부의 교육정책을 완수해야 한다는 명분이 있지만, 지방선거에서 진보 성향의 교육감이 대거 당선되면서 교체 쪽으로 가닥이 잡히는 분위기다. 후임자로는 이주호 차관과 설동근 전 부산시교육감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과학계의 한 인사는 “소외되고 있는 과학쪽에서 장관이 나올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귀남 법무부 장관은 취임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데다 호남 출신으로 무난하게 법무행정을 이끈 점에서 유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하지만 최근 스폰서 검사 의혹 등이 불거져 검찰조직을 쇄신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후임자로는 권재진 청와대 민정수석과 신상규 전 광주고검장 등의 이름이 나온다. 불과 2개월여 전 입각한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의 교체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는 게 중론이다. 이 대통령의 신임이 두텁고 여당의 패배로 끝나긴 했지만 지방선거도 큰 탈 없이 치러 합격점을 받았다. 재임 기간이 긴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개각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취임 뒤 적지 않은 설화에 휘말린 것도 교체요인으로 꼽힌다. 후임으로는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경험을 쌓은 나경원 의원이 언급된다. 한성대 행정학과 이창원 교수는 “성격이 이질적인 문화, 체육, 관광을 한 군데에 묶어놓은 부처인 만큼 장관의 균형감각과 갈등조정 능력이 필수”라고 조언했다. 전재희 보건복지부 장관은 신종플루 발생 상황을 무리없이 진정시키는 등 탁월한 정책운영능력을 보여줬다는 평을 받고 있지만, 장기 재임한 데다 본인도 당으로 돌아가길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임으로는 진수희 의원과 박재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 등이 언급되는데, 보건복지분야의 전문성이 결여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장수 장관인 이만의 환경부 장관의 후임으로는 충남 음성 출신이라 지역 안배 차원에서 유리한 김영순 전 송파구청장이 거론된다. 전문성을 갖춘 박태주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장의 이름도 나오는데, 학자 출신이라 정치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이 단점으로 꼽힌다. 타임오프제 시행 등 현안과 직결되는 노동부는 정치적 고려 요인이 많아 개각 대상에 포함될지 쉽게 가늠할 수 없다. 임태희 장관에 대해서는 노동관계법 개정 과정에서 노동계의 신뢰를 잃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교체된다면 후임자로는 노·사·정 간 갈등 조정능력을 발휘할 중량급 정치인이 임명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백희영 여성가족부 장관의 경우 여성가족부 자체의 요인보다는 개각 폭과 수준 등에 따라 교체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또 취임한지 1년이 채 안됐다. 정책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도 나온다. 유지혜·강주리·허백윤기자 wisepen@seoul.co.kr
  • [씨줄날줄] 알몸투시기/박대출 논설위원

    미국 시민권 보유자인 A씨. 요즘 서울에서 주로 지낸다. 대수술을 받아 몸 속에 보형물이 박혀 있다. 최근 미국 공항에서 곤욕을 치렀다. 검색대를 지나는데 경고음이 나왔다. 보형물 때문이었다. 검색요원에게 설명해도 허사였다. 검사실로 끌려가 온갖 수모를 당했다. 인권 침해에 분개했다. 알몸투시기가 더 편했을 것이라는 하소연이다. 알몸투시기 논란이 거세다. A씨의 경우는 예외적이다. 반대론은 인권 침해를 근거로 삼는다. 찬성론은 시민 안전이 명분이다. 최근엔 후자가 힘을 얻는 추세다. 알몸투시기를 가동하는 공항들이 늘고 있다. 인천공항 등 국내의 4개 국제공항에도 설치됐다. 국가인권위가 설치 금지를 권고했지만 무위로 돌아갔다.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는 찬성이 46.4%로 반대 33.7%보다 높다. 미국 여행객 78%가 찬성했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테러리스트들은 폭발물 등 테러장비를 숨기려고 온갖 수법을 동원한다. 웬만한 검색 기법으론 당할 수밖에 없다. 우리에겐 1987년 KAL 858기 폭파사건이 아픈 기억이다. 북한 공작원 김현희가 사용한 폭탄은 C4 350g과 PLX 액체폭탄 750㏄. 당시 공항 검색대에서는 탐지가 어려웠다. 테러와의 전쟁은 진화 중이다. 공항 검색대는 첨단 장비들로 바뀌고 있다. 미국 보스턴과 LA 공항, 영국 런던 히스로공항에는 냄새로 탐색하는 장비가 운영되고 있다. 공기를 쏘아 몸이나 옷에 묻은 폭발물 흔적을 찾아내는 검색대도 개발됐다. 4중 극자공명장치는 주파수가 낮은 라디오전파를 쏘면 폭발물 원자가 특이한 주파수를 나타낸다. 1시간에 350개 화물을 검사할 수 있다. 후방산란 X선 투시기. 저출력 X선을 쪼여 금속·비금속 물체를 3차원 영상으로 보여준다. 칼이나 권총, 폭발물, 마약 등을 빠르게 탐지할 수 있다. 문제는 신체 부위도 그대로 투시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알몸스캐너(FULL- BODY scanner), 즉 알몸투시기로 불린다. 국제테러조직 알 카에다가 무력화하는 방안을 연구 중이라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유럽 공항을 돌면서 실험까지 하는 실정이라는 것이다. 사실 여부는 확인할 길이 없다. 어쨌든 정부는 이달 중순부터 알몸투시기를 가동한다. 인권 보호가 급선무다. 일각에선 유명 연예인 등에게 악용되는 상황을 걱정한다. 그들의 알몸 투시 사진이 ‘몰카’처럼 인터넷에 떠도는 상황을 가정하기도 한다. 기우에 그치려면 빈틈 없는 관리가 필수다. 박대출 논설위원 dcpark@seoul.co.kr
  • ‘한강투신’ 노진우, 박용하 자살發 ‘베르테르효과’?

    ‘한강투신’ 노진우, 박용하 자살發 ‘베르테르효과’?

    그룹 레이지본의 멤버 노진우(31)가 배우 박용하 사망 하루 만에 한강 투신을 감행하자 ‘베르테르 효과’가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울지방 경찰청 한강경찰대에 따르면 노진우는 지난 1일 새벽 3시 30분쯤 서울 마포구 합정동 양화대교 북단에서 한강에 투신했다가 함께 있던 친구의 신고로 5분 만에 구조됐다. 노진우는 경찰 조사에서 “평소 우울증을 앓고 있었으며 박용하가 숨진 뒤 갑자기 자살 충동을 느껴 투신했다.”고 진술했다.노진우 측 관계자는 “노진우가 술을 먹고 장난을 하다 뛰어든 것 뿐이다.”며 그의 투신이 단순 해프닝임을 강조했지만 현재 네티즌들은 박용하의 자살로 인한 ‘베르테르 효과’가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베르테르 효과’ 란 유명인이 자살할 경우 그 사람과 자신을 동일시해서 자살을 시도하는 현상이다. 이에 대해 경희의료원 정신과 백종우 교수는 “박용하가 전선줄로 목을 감고 죽었다, 부친의 투병 스트레스 때문이다 등의 지나치게 구체적이거나 추측이 난무하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는데 이런 기사는 자살을 막기는커녕 이에 노출되는 사람들에게 ’베르테르효과’ 같은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이어 “언론에도 자살보도준칙이라는 게 있는 걸로 안다. 연예인이라는 신분을 명분으로 한 사람의 자살을 너무 구체적으로 기술하는 보도, 구체적 정황도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경쟁적으로 내보내는 추측성 보도가 또다른 자살을 부추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사진 = 서울신문NTN DB, 마이티그라운드김수연 인턴기자 newsyouth@seoulntn.com
  • “책임지겠다”… 정총리 담화 들여다보니

    “책임지겠다”… 정총리 담화 들여다보니

    정운찬 국무총리의 30일 대국민 담화의 기본적인 메시지는 세종시 수정안 부결에 따르는 책임을 지겠다는 것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상당히 모호하고 그 의미가 다중적이다. 정 총리 담화 직후 “(총리가) 말한 그대로 해석해 달라.”는 김창영 총리실 공보실장의 설명도 모호성을 증폭시켰다. 정 총리는 세종시 수정안의 국회 부결에 대해 전적으로 책임을 지겠다면서도 사퇴하겠다는 말은 끝내 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행정중심복합도시법(원안)의 취지대로 세종시를 좋은 도시로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의욕을 보이기도 했다. 정치권에서 시작된 세종시 ‘플러스 알파’ 논쟁에 정 총리가 개입할 가능성이 있는가도 주목할 만하다. 정 총리는 나아가 “작년 9월로 다시 돌아간다고 하더라도 저의 선택은 똑같을 것”이라는 말로 수정안에 대한 소신은 여전함을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수정안 부결에 대해 “정략적 이해관계가 국익에 우선했던 대표적인 사례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는 말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비롯한 친박세력과 민주당 의원 등 수정안에 반대했던 정치인들을 비판했다. 정 총리의 이날 입장은 전날 이명박 대통령의 언급과 뉘앙스가 비슷하다. 이 대통령은 수정안 부결 직후 “국회의 결정을 존중할 것”이라면서도 “국정운영의 책임을 맡고 있는 대통령으로서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말로 수정안에 대한 소신을 드러냈었다. 정 총리 개인적으로 사퇴 문제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특히 전국적으로는 수정안 찬성 여론이 반대 여론에 앞선다는 점도 정 총리에게 버팀의 명분을 주는 요인이다. 정 총리가 수정안의 정당성을 거듭 강조하면서 반대 표결 정치인들을 싸잡아 비판하고 나선 것은, 그런 의미에서 ‘최후의 반격’으로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정 총리가 사퇴를 한다, 안 한다를 단정하지 않은 것은 앞으로의 여론 추이를 자신할 수 없기 때문으로 보인다. 여론에 따라서는 “책임지겠다.”는 말이, 단순한 말이 아닌 행동으로 옮겨질 여지를 열어둔 포석이란 얘기다. 총리실 고위 관계자가 “적어도 당장 사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장기적 전망을 삼간 것은 그런 고민을 담고 있는 듯하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실적따라 최대 22% 연봉격차

    실적따라 최대 22% 연봉격차

    새로 도입될 101개 공공기관 간부(공기업 및 준정부기관의 1·2급) 성과연봉제는 몇 가지 원칙들이 있다. 먼저 성과급제 재원은 각 기관별 기존 인건비 내에서 자체 마련해야 한다. 이런 이유로 간부라면 누구나 연봉 중 20~30%를 일률적으로 성과급 재원으로 내놓아야 한다. 정부 입장에선 추가예산을 투입하지 않고 성과를 독려하는 묘수지만, 간부들은 각자 성과급을 모아 일부에게 몰아주는 제로섬(zero-sum)게임이다. 산업은행이나 IBK기업은행처럼 수익을 내는 공공기관은 30%, 예산만 타다 쓰는 연구기관 등은 20%를 성과급 재원으로 내놓는 방안이 검토중이다. 이 밖에 최고-최저상여금 사이 성과연봉 차등 폭은 2배 이상 두도록 했다. 인위적으로 등급간 차이를 주지 않을 경우 각 회사가 등급 간 임금 차이를 좁혀 ‘무늬만 성과급제’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 이같은 성과연봉제가 도입되면 공공기관 간부들의 연봉은 얼마나 차이가 날까. 현재 원칙대로라면 같은 직장 같은 직급의 간부의 연봉도 22.2%가량 차이가 날 수 있다. 예를들어 금융공기업인 A사에서 일하는 간부는 모두 3명으로, 동일하게 연봉 1억원을 받는다고 치자. 이회사는 성과연봉제 30%룰을 적용받는다. 간부 3명은 모두 연봉1억중 기본급 명목으로 7000만원은 그냥 받지만, 나머지 3000만원씩은 일단 회사에 남겨 둬야 한다. 이렇게 모인 성과상여금은 9000만원. 앞서 말한 원칙에 따라 이 돈은 간부들의 인사평가 등에 따라 차등 지급된다. 이때 최대-최저등급차가 2배가 되려면 간부 3명의 성과급 비율은 4대3대2가 돼야 한다. 돈으로 따지면 상위등급 4000만원, 중위 등급 3000만원, 하위 등급 2000만원이다. 결과적으로 간부들의 연봉(기본수당+성과상여금)은 최고등급은 1억 1000만원(7000만원+4000만원)을, 중위등급은 1억원(7000만원+3000만원), 최하 등급은 9000만원(7000만원+2000만원)을 받게 된다. 대상자가 고작 1만 4200명 수준임에도 정부가 간부 성과연봉제를 도입하는 이유는 도입 과정에서 예상되는 ‘반발’은 최소화하되 ‘실리’는 챙기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성과연봉제를 간부급에게만 도입한다면 사실상 공공기관 노조가 반발할 명분이 없다. 전직원(노조원)에 대한 성과연봉제 도입은 노사간 단협대상이지만, 1·2급 간부(비노조원)에 대한 성과연봉제는 반대할 명분도 대상도 아니기 때문이다. 반면 파급효과는 조직 전체에 미칠 것이란 것이 정부의 기대다. 자신의 연봉이 달린 만큼 간부들이 조직 여러곳에서 생산성을 높이는 데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서울광장] 3軍 합동성 강화 어떻게 이룰 것인가/노주석 논설위원

    [서울광장] 3軍 합동성 강화 어떻게 이룰 것인가/노주석 논설위원

    혹시 ‘물오리론’을 들어보셨나요? 육군, 해군, 공군 3군의 합동성 강화를 얘기하면서 웬 뚱딴지 같은 소리냐고 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한번 들어보시죠. “한국군이 자칫 물오리가 되자는 얘기처럼 느껴진다. 물오리는 물에서 헤엄도 치고, 땅 위에서 걸으며, 공중으로 날기도 한다. 얼핏 보면 이런 군대가 바람직하다는 논리로 합동성이 얘기돼서는 곤란하다.” 천안함이 폭침된 바로 그날인 지난 3월26일, 육군 교육사령부에서 열린 ‘합동성 강화 대토론회’에서 김성찬 해군참모총장이 한 말씀입니다. “물에서는 상어처럼, 땅에서는 호랑이처럼, 공중에서는 독수리처럼 싸우는 군대여야 한다. 각 군의 전문성이 보장되어야 하는데 합동성이라는 명분으로 다 섞어 놔서 결국 물오리가 되자는 얘기는 아닌지 다시 점검해야 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물오리까지 등장할지는 몰랐습니다. 합동성을 강화하자고 마련한 자리에서 나온 얘기치곤 수위가 높습니다. 주로 해군과 공군의 입장입니다. 육군에 대한 상대적인 피해의식입니다. 한민구 합참의장 내정자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창군 이래 36명의 합참의장이 배출됐는데 그중 35명이 육군 출신입니다. 이양호 의장이 유일한 공군입니다. 42명의 국방장관 중 타군 장관은 단 6명이었습니다. 해·공군의 불평불만을 이해할 만합니다. 합참의장 내정자께서 대토론회에서 하신 말씀도 기록에 남아 있습니다. “합동성을 명분으로 착수된 합참의 2단계 조직개편으로 전력발전본부가 신설되었으나 합동직위에 육군의 비율이 너무 낮다.”라고 이의를 제기했습니다. 자료를 찾아보니 합참 주요직책 18자리 중 육군이 14자리를 차지하고 있더군요. 곧 군 서열 1위인 합참의장에 오르시면 얽히고설킨 문제를 어떻게 풀 요량인지요. 이명박(MB) 대통령이 얼마 전 국가안보총괄점검회의를 처음 주재하면서 “새로운 시대의 전장(戰場) 환경에 맞도록 육·해·공군과 해병대의 합동성을 높여야 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합동성이 MB 정부 국방개혁의 화두로 등장한 셈입니다. 자군(自軍)이기주의가 암 덩어리입니다. 현대전을 바라보는 3군 간의 현격한 시각차도 큽니다. 육군은 지상군 위주의 작전운용이 필요불가결하다고 봅니다. 한·미 동맹 체제에서 지상전력의 유지와 합참의 육군 위주 구성 및 운영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지요. 해·공군은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 얘기라고 코웃음 칩니다만. 어떻게 풀어가야 할까요. 합동성 강화는 결국 사람의 문제라고 봅니다. 한국적 현실에 맞는 합동성 강화를 꾀해야 합니다. 합참 내 3군 자리안배라는 대증요법으론 답이 안 나옵니다. 3군 교육기관의 통·폐합과 각종 지원부대의 통합부터 시작할 것을 권합니다. 모든 군 관련 교육훈련기관을 통합운영해야 합니다. 3군 사관학교의 통합은 기본입니다. 위관급 장교가 받는 초등군사반과 고등군사반의 통합이 다음 차례입니다. 육군·해군·공군대학을 하나로 합쳐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합참대학에서 영관급 장교의 융합을 이루면 됩니다. 국방대 안보과정에서 대령 이상의 3군 통합 교육이 이뤄지고 있지만 그때는 늦습니다. 초급장교부터 영관장교까지 어울려 교육훈련을 받으면 합동성 강화를 따로 논할 필요가 없습니다. 자리와 예산도 줄어듭니다. 군수, 인사, 경리, 복지, 공보 등 여타 지원부대의 통합은 그다음 단계이지요. 정권이 바뀌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것이 국방개혁입니다. ‘5년 주기설’입니다. 다들 심드렁합니다. 피로도가 높습니다. ‘정권안보용’ 개혁이기 때문입니다. ‘국가안보용’ 개혁이어야 명분과 공감대가 생기는 법입니다. 국방개혁 기구를 대통령 직속으로 두면 일은 쉽지만, 정권의 입맛에 맞는 한시적인 방안밖에 내놓지 못합니다. 개혁은 독립적이고 장기적으로 이뤄져야 합니다. 교육과 지원부대의 통합을 통해 하나된 국군을 보고 싶습니다. joo@seoul.co.kr
  • 올 ‘예산 전쟁’ 더 치열

    기획재정부 예산실이 있는 과천청사 1동 4층은 요즘 ‘전투’ 준비로 분주하다. 각 부처가 30일까지 새해 예산요구서를 제출하면 ‘깎으려는 자’와 ‘지켜내려는 자’의 ‘수싸움’이 본격화될 터. 각 부처의 방어 논리를 깨뜨리고자 재정부 예산실에서는 심의 기준을 엄격하게 가다듬고 있다. 지난 5월 재정부는 ‘재정지출의 생산성 제고를 위한 세부지침’을 통해 모든 사업을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성과가 미흡한 사업은 원칙적으로 10% 이상 예산을 감액하고 중복된 사업은 통합할 방침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4대강, 복지, 일자리, 국방, 연구·개발(R&D) 등 현안이 걸려 있거나 핵심사업이 아닌 경우 상당수 삭감해야 할 상황”이라고 밝혔다. 예산 전쟁은 해마다 되풀이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화두는 재정건전성 강화다. 경제위기를 탈출하고자 풀었던 ‘정부 곳간’을 정비해야 한다. 올해 국가채무는 사상 처음 400조원(407조원 전망)을 돌파하고 이자비용만 20조원에 이른다. 어느 해보다 예산심의가 치열하고, 엄격해질 것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이에 대비해 부처들도 자체적인 구조조정에 몰두하고 있다. 노동부 관계자는 “재정부는 재정건전성을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삭감에 불만은 없다.”면서 “일자리 사업을 통폐합하고 사업비를 아껴 신규사업에 활용하는 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도 “미래성장동력 등에 집중하다 보면 생산기반 분야에서 예산이 줄 수밖에 없다.”면서 “R&D도 효과가 떨어지는 사업은 구조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통이 예상되는 분야는 증액 명분을 갖춘 부처들이다. ‘천안함 사태’ 이후 북한과 긴장이 고조되면서 목소리를 한껏 높이고 있는 국방부가 대표적이다. 국방부는 이날 올해(29조 6000억원)보다 7% 늘어난 31조 6000억원 수준의 예산요구서를 재정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민주당 손익계산서

    국회 본회의에서 세종시 수정법안이 부결돼 민주당은 ‘원안 사수’라는 목표를 달성했다. 대통령과 국무총리를 상대로 “무리하게 수정안을 추진해 국론을 분열시켰다.”고 공격할 명분도 잡았다. 해외에 나간 의원들에게 귀국령을 내리고, 모친상 중인 최규식 의원까지 본회의에 참석할 정도로 민주당은 표결에 당력을 집중했다. 민주당은 ‘국토해양위원회에서 부결된 안을 본회의에 부치는 것을 막겠다.’는 입장이었으나, 막판에 본회의 표결에 합의했다. 한나라당 내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이 부결 표를 던질 것이라는 ‘상식’에 기댄 일종의 도박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은 표결 참여를 고리로 ‘스폰서 검사’ 특검법을 통과시켰고, 여당이 집시법 개정안을 강행처리하는 것도 막았다. 타협의 정치를 보이면서 ‘몸싸움 정당’이라는 이미지도 불식시켰다. 6·2지방선거에서 충남·북 지사를 당선시켜 충청 지역에 기반을 닦은 민주당은 원안 사수로 이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이번 표결 결과가 민주당의 ‘전리품’이 되긴 힘들어 보인다. 양승조 의원이 22일 동안 단식을 하는 등 ‘강경 투쟁’도 마다하지 않았지만, 세종시 원안을 대표하는 인물은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이기 때문이다. 세종시 정국은 줄곧 한나라당 내 친이·친박 대결로 이어졌고, 민주당은 주변부에 머물 수밖에 없었다. 세종시에 관한 한 야당의 자리를 박 전 대표에게 내준 꼴이었다. 수정안 부결 이후도 구도는 크게 변하지 않을 전망이다. 친이(친이명박)·친박 갈등이 격해지면 국민의 시선은 한나라당으로 쏠릴 게 뻔하다. 두 진영의 갈등이 봉합되더라도 민주당이 주도권을 잡기는 힘들다. 세종시 문제 말고는 친이·친박이 특정 정책을 놓고 이견을 보이지 않아 향후 다른 현안에서 소수 야당의 한계를 더 절감해야 할지도 모른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열린세상] 노조 자주성과 공짜 임금/배상근 경제학박사·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본부장

    [열린세상] 노조 자주성과 공짜 임금/배상근 경제학박사·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본부장

    7월1일 타임오프(유급근로시간면제) 제도의 시행을 앞두고 노동계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부분파업에 돌입했고, 기아자동차를 포함한 일부 대형사업장 노조들도 파업을 준비하고 있다. 민주노총이 기존 노조전임자에 대한 처우 보장을 명분으로 파업을 벌이거나 파업 수순을 밟으면서 전임자 임금 지급을 금지하는 개정 노조법 시행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총력 투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3일 도심 집회에선 민주노총 위원장이 “타임오프는 노동 자주성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 개정 노조법 취지가 노조전임자에게 임금을 계속 주자는 것이었는지 헷갈릴 지경이다. 기존 노조법이나 개정 노조법은 모두 노조전임자에 대한 사용자의 임금지급을 원칙적으로 금지한다. 다만 개정 노조법에선 중소기업 노조 등을 중심으로 열악한 재정여건으로 인해 노동운동이 위축되는 것을 방지하고 충격을 완화한다는 명분으로 타임오프라는 장치를 노사정 합의로 마련했다. 따라서 일각에선 타임오프제도가 노조전임자 무급 원칙의 예외적인 조치이며 노조의 비용부담을 기업에 전가하는 일종의 편법지원이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하지만 경영계는 이런 부적절성과 부담을 감수하면서도 우리나라 노사관계의 선진화를 위한 첫걸음인 타임오프제도가 원활하게 시행될 수 있도록 협력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일부 노동계가 타임오프를 두고 노조의 자주성을 침해하고 노조를 말살하려는 제도라고 주장하고 있으니 기가 찰 노릇이다. 더욱이 법으로 정해진 기구에서 정당한 절차를 통해 도출된 타임오프 한도에 맞서 지금까지 누려왔던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는 일부 노조는 노조전임자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기는커녕 오히려 늘리겠다고 나서는 등 타임오프 무력화에 골몰하고 있다. 물론 유급 노조전임자라는 관행을 바꿔야 하는 노동계의 어려움이 있을 듯싶다. 지금까지 일하지 않아도 노조업무만 보면 공짜임금을 받아왔고, 대기업 전임자의 경우에는 누려왔던 혜택도 많았는데 이 모든 것들이 하루아침에 사라진다고 하니 큰 손해를 본 느낌일 게다. 그러나 전임자 임금 지급금지는 노조법이 13년이나 유예되는 동안 이미 예견되었던 일이므로, 미리 준비할 시간은 충분히 있었다. 더욱이 노조재정이 취약할 수 있는 조합원 300인 미만의 노동조합에 대해선 경영계가 근로시간면제한도를 지금보다 더 많이 배려해 놓았다. 또한 대기업 노조는 중소기업 근로자보다 월급도 많아 조합비를 낼 능력이 훨씬 더 있으므로 노조 자체의 재정도 넉넉한 편이다. 따라서 대기업 노조가 노조전임자를 더 두어야겠다고 생각한다면 노조원들이 내는 조합비로 임금을 주는 전임자를 두면 그만이다. 더욱이 전임자 임금을 조합원이 부담하는 것은 우리와 유사한 기업별 노조체제인 일본은 물론 국제적인 관행이기도 하다. 재정의 독립 없이 자주성을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우리 삶 주변의 어떤 모임을 보더라도 구성원들이 회비를 걷어 모임을 운영하고, 돈이 없어 운영비를 지원받게 되면 돈을 댄 쪽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어 자주성은 훼손되기 마련이다. 이러한 행태는 혈연으로 구성된 가족생활에서도 마찬가지로 볼 수 있다. 따라서 노조 스스로 사용자가 주는 돈을 계속 또는 더 받겠다고 파업하면서 노조 자주성을 외친다는 것은 정당성도 없고 상식에도 배치되는 모순된 주장이다. 노동조합은 기업이 주던 공짜 임금에 의지해 벌이는 투쟁을 과감하게 중단하고 노조 스스로의 자주성을 확보하기 위해 책임감 있는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기업들도 다소의 진통이 있더라도 노동조합의 무리한 요구에 원칙적으로 대응하면서 근로시간면제 한도 이내로 타임오프를 부여해 노조전임자 임금을 노조가 스스로 부담하는 관행이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타임오프제도가 안착되어 철저히 시행된다면 우리 노사관계가 한 단계 더 선진화될 뿐만 아니라 노조에는 과거 누려왔던 달콤한 공돈이 줄어들지라도 노조에 대한 국민적 신뢰와 공감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 경기대도 양측 대립

    ■비리퇴출 사립대 옛재단 복귀 가시화…사학분쟁 다시 꿈틀 임시이사(관선이사)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사립대에 옛 재단의 복귀가 가시화되고 있다. 임시이사 체제의 구성원들은 비리로 퇴출된 옛 재단의 재입성을 반대하고 있고, 옛 재단 측은 임시이사 체제가 오히려 학교 발전을 후퇴시켰다며 직접 운영할 뜻을 굽히지 않고 있어 사학분쟁 2라운드가 익어가는 형국이다. 옛 재단들이 이처럼 복귀의 신호탄을 쏘고 있는 것은 ‘시기와 시대적 차이’와 맞물려 있다. 노무현 정권 말기인 2007년 12월 출범한 교육과학기술부 산하 사학분쟁조정위원회(사분위)의 색깔이 현 정부 들어 보수적 색채로 바뀌었다는 점이 주목된다. 이는 최근 상지대의 사례에서도 분명하게 나타난다. 사분위는 17년간 학내 분규가 끊이지 않았던 상지대의 정이사 추천권을 옛 재단 측에 대폭 넘길 방침이다. 비리로 물러난 김문기 전 이사장 측에 이사 9명 중 5명을 추천할 수 있는 권한을 주기로 한 것이다. 또 2007년 대법원은 “임시이사들이 학교가 정상화된 상황에서 학교 설립자 측과 협의없이 정식이사를 선임한 것은 무효”라는 판결을 내렸다. 사학의 설립과 운영에는 자유가 인정되기 때문에 공공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자주성을 최대한 존중하는 것이 옳다는 해석이다. 사분위 관계자는 “실형을 받았지만 사면복권된 옛 재단 측이 학교 운영에 참여한다고 해서 법리적으로 문제될 것은 없다.”고 말했다. 교과부 관계자는 “광운대, 경기대, 동덕여대, 덕성여대 등 임시이사체제인 20개 대학의 이사회는 정상화 이후 설립자 측 인사로 구성된 정이사진 형태로 꾸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옛 재단의 학내 재입성에 대해 일부 학교 구성원과 총학생회가 반대하고 있어 분쟁의 불씨는 살아 있다. 해당 대학의 총학생회는 옛 재단의 도덕성 문제를 들어 비리재단의 재진입을 반대한다. 옛 재단 입성 반대의 목적이 학교내 ‘밥그릇’ 싸움에서 주도권을 잃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사립대학 운영권을 놓고 ‘옛 재단-학생-교과부(사분위)’ 삼자간 분쟁이 불가피한 이유다. 사분위 관계자는 “사학비리, 이사진 공백 등의 이유로 대학에 임시이사가 파견돼도 횡령자금을 보전하는 데 긴 시간이 걸리고, 갈등관계가 상존하다 보니 대학 정상화와 정이사 임명이 쉽지 않은 것”이라며 “상지대의 경우 재논의를 계속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사분위는 “분쟁이 발생하지 않도록 양측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임시이사 파견 원인을 제거해 나갈 것”이라며 밝혔다. 현재 사분위의 행보로 봤을 때 과거 조선대, 영남대처럼 20년 이상 임시이사 체제로 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옛재단측 “관선체제후 학교발전 후퇴” 총학생회 “부패없는 건실한 재단 유치” 7월 초 임시이사의 임기가 만료되는 경기대의 경우 복귀를 노리는 옛(舊) 재단 측과 총학생회가 대립하는 양상이다. 현재는 탐색전 수준이지만 언제든지 폭발할 수 있는 강한 인화성을 내포하고 있다. 손종국 전 총장은 ‘설립자의 건학 이념 구현’과 ‘학교 발전’을 명분으로 학교를 되찾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 손 전 총장은 28일 “설립자의 설립 취지를 이어받은 구성원이 법인의 주체가 돼야 한다.”며 복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손 전 총장은 “현 체제는 개인적 출세나 욕심에만 관심이 있었지 학교를 발전시키는 데는 뒷전이었다.”고 임시이사 체제를 비난했다. 그는 “임시이사 체제가 들어서기 전 전국에서 27위(언론 대학평가 순위)이던 학교가 현재 70위권으로 밀려났고, 관선체제 이후 학교 재산이 주는 등 경기대학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옛 재단 입성을 반대하고 있는 총학생회와의 대화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대화에 적극 나설 분위기가 아니다.”라고 기존 총학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이명희 공주대 역사교육학과 교수는 “학교 이사회는 작은 국회처럼 의견이 분분해 언제든지 삐걱댈 수 있다.”면서 “학내 교수들이 옛 재단의 재입성을 막기 위해 학생들을 선동하는 것은 잘못됐다. 개인이 설립한 사립학교인 만큼 원 주인에게 돌려주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옛 재단의 학내 재입성을 반대하는 측은 “사립학교는 비영리법인이기 때문에 개인의 소유로 볼 수 없다.”면서 “옛 이사장이 비리를 저질러 해임됐다면 법인의 모든 권리를 상실하는 게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유승훈 경기대 서울캠퍼스 총학생회장은 “2004년 손 전 총장의 비리가 터지기 이전부터 재단 측의 비리와 부패가 쌓여 왔다.”면서 “지금은 학교를 제대로 발전시킬 수 있는 자금력을 가진 건실한 재단을 유치하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경기대 총학생회 측은 옛 재단이 다시 학교로 들어올 것을 대비, 과반수의 학생들과 교수, 총장으로부터 ‘입성 반대서명’을 받아 사학분쟁위원회에 제출했다. 김서중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대학을 내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온갖 인사전횡, 공금횡령 등이 자행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임시이사진이 코드 인사라는 옛 재단 측의 주장에 대해 “선임할 때 학내 구성원들의 동의를 거치는 만큼 코드인사로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한미 전작권 전환 연기] 한국의 득과 실

    [한미 전작권 전환 연기] 한국의 득과 실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시기의 연기는 군과 한반도에 적잖은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2012년 4월17일 전작권 전환에 맞춰 대내외적인 준비들이 이뤄져 왔기 때문이다. 최근 천안함 사태로 더욱 경직된 남북관계는 전작권 전환 연기로 갈등의 골이 깊어질 전망이다. 군사적으로 북한을 가장 위협하고 있는 존재가 미국인 점을 감안할 때 전작권 연기가 한·미 군사적 동맹의 강화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전작권 연기의 결정적 명분과 배경이 천안함 사건과 북한 2차 핵실험에 있다는 점에서 북한 입장에선 상당히 불만스러울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북한은 과거부터 주한미군 문제에 있어 민감한 입장을 보였던 점 등을 감안하면 전작권 연기는 향후 남북관계에 부정적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우리 군에도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전작권 전환 시기가 늦춰지면서 전작권 수행을 위한 능력보다 천안함 사태로 북한의 침투 및 국지도발에 대비한 전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예산 등의 조정이 뒤따를 전망이다. 또 이 과정에 전작권 행사에 필요한 핵심 능력 확보도 병행된다. 독자적인 정보획득 능력이나 전술지휘 통신체계, 정밀타격능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이와 함께 올해까지 전작권 전환 준비상태를 평가하기 위한 기본운용능력(IOC)을 점검한 뒤 내년 봄과 가을에는 완전운용능력(FOC)을 검증하고 2012년 4월 이전에 최종검증하려던 계획도 연기된다. IOC 점검은 이뤄지더라도 FOC는 2014년으로 미뤄진다. 전작권 전환 연기가 결정됨에 따라 국방부도 후속작업에 나선다. 국방부는 일단 오는 7월 개최될 한·미 양국의 국방 외교 장관 회의의 ‘2+2 장관급 회담’에서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국방부는 후속논의에 대해 투트랙으로 준비할 것으로 전해졌다. 먼저 전작권 전환이 한시적으로 연기된 점으로 인해 기존에 준비해온 일정은 그대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전작권 전환 준비를 하며 해마다 하던 한·미 간의 공동 이행평가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보완하기로 했다. 전작권 전환 시기의 연기로 우리는 일단 한·미 동맹을 대내외에 천명했다. 미국을 배경으로 한반도 안전을 보장받은 셈이다. 또 전작권 환수 준비과정에서 시간적 여유를 얻게 됨에 따라 내실 있는 준비를 할 수 있게 됐다. 최종철 국방대학교 교수는 “현실적으로 전작권 환수에 한계가 있었던 게 사실이기 때문에 군 전략 정보 구축 등 국방 개혁이 완성되는 시점에 전작권 환수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전작권 연기 결정은 우리에게 득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양국 국방부 장관 간 합의로도 충분했을 내용을 정상 간 합의로 확대한 점은 우리가 미국에 내줘야 할 것이 많음을 시사한다. 김태영 국방장관도 앞서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초청 강연에서 “없었던 것으로 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상당히 많은 것을 내놓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면서 전작권 전환 시기의 조정에 대가가 따를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예를 들어 미군을 위해 방위비를 추가 분담하거나 주한미군의 평택기지 이전에 관련한 비용의 추가 부담이다. 또 그동안 아프간 파병 활동에 제한적이던 우리 군은 미국의 피로도를 해결하기 위해 파병을 확대해야 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오이석·김정은기자 hot@seoul.co.kr
  • [열린세상]북한·소련·중국 남침협의 진상과 의미/황병무 국방대 명예교수

    [열린세상]북한·소련·중국 남침협의 진상과 의미/황병무 국방대 명예교수

    1949년 3월 김일성이 소련을 방문한 주목적은 스탈린으로부터 남침승인을 얻기 위한 것이었다. 스탈린은 김일성의 제안을 거부한다. 북한군대가 남한군대를 압도할 정도로 우세하지 않다. 남한엔 미군이 주둔하고 있으며 미국과 합의한 38도선 파기를 소련이 주도할 수 없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그해 6월 주한미군이 완전히 물러가고, 10월 중화인민공화국이 선포된다. 김일성은 소련의 군사지원으로 전력을 강화하면서 중국 공산군에 편입된 이른바 한인 3개사단을 1950년 1월까지 중국으로부터 돌려받는다고 보장받는다. 김일성은 무력에 의한 한반도 통일 가능성을 북한 주재 소련대사에게 제기한다. “남한에서 미군 철수는 38선을 지킬 명분과 능력을 미국 스스로 없애고 있다.” “왜 우리가 38선에 얽매여야 하는가.” 1950년 1월12일 미 국무장관 딘 애치슨의 한반도와 타이완을 제외한 극동방위선 발언은 김일성과 스탈린에게는 미국 불개입에 대한 믿음을 굳히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1950년 1월 말 스탈린은 북한대사 슈티코프에게 비밀전문을 보내 “김일성 동지의 불쾌감을 이해하고 있으며”, 대남행동에 대해 “언제고 만나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알렸다. 이 전문이 스탈린이 북한의 남침을 간접적으로 승인한 최초의 문건이다. 김일성은 1950년 3월30일부터 4월25일까지 모스크바에 체류하면서 남침조건, 전쟁지원을 논의했다. 스탈린은 네 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미군개입의 철저한 평가, 중국의 남침승인, 소련의 직접 참전에 대한 기대 포기 및 철저한 전쟁준비이다. 5월 중순 김일성은 마오쩌둥을 만나 스탈린의 남침승인을 알리면서 마오의 승인을 얻는다. 미군 개입시 중국은 군대를 보내고 소련은 무기를 보내 북한을 돕는다는 데 합의한다. 놀랍게도 마오쩌둥은 북한과 유대를 강화하기 위해 동맹조약을 체결하고 북한이 한반도 통일을 완수할 시 조약을 발효시킬 것에 대해 스탈린의 동의를 얻는다. 스탈린은 미국과 중국이 한반도에서 싸우게 되면 중국은 소련에 더욱 의존할 것이며 미국은 국력의 손실로 세계적 세력균형이 소련에 유리하게 이동할 것이라는 계산을 했다. 1950년 1월과 7월사이 유엔 안보리에 소련의 불참은 계획된 것이었다. 미국이 “행동의 자유”를 가지고 “보다 많은 잘못”을 저지르게 하기 위한 스탈린의 의도는 1950년 8월 체코 대통령 고트아트에 보낸 비밀전문에 보인다. 스탈린은 한국전쟁에 참여하는 부대 명칭을 중국인민 “지원군”으로 제시하고 중국인민지원군에 대한 항공지원도 한·만 국경지역에 한정하는 등 중·소동맹조약의 의무가 발동돼 미군과 군사분쟁에 들 수있는 상황을 최대한 회피했다. 김일성은 소련 군사고문단이 만든 “선제타격작전계획”에 따르지만 개전시기를 소련 군사고문단이 주장한 7월서 6월로 앞당긴다. 개전계획도 옹진반도의 진격에 의한 단계적 확전에서 비밀누설 위험 때문에 전 전선 공세계획으로 바꾼다. 중국은 10월2일 한국군이 38선을 돌파한 직후 스탈린과 김일성의 간곡한 파병요청을 받으면서 참전결정을 내린다. 그러나 대다수 정치국원의 반대와 소련 공군력 지원이 불분명해지자 그 결정을 스탈린에 알리지 않고 저우언라이를 협상사절로 모스크바에 파견한다. 스탈린은 김일성에게 중국이 파병을 재차 거부함을 알리면서 동북지역으로 조속히 퇴각할 것을 지시한다. 10월8일 미군이 북진하고 유엔이 한국통일부흥위원단 설립을 결정하자 마오쩌둥은 서둘러 파병명령을 내리지만 10월19일 평양이 유엔군에 장악될 때 중국인민지원군은 한·만 국경을 넘는다. 그리고 중국군은 사실상 한국과 유엔의 한반도 통일노력을 저지시켰다. 6·25전쟁은 필연적인 것은 아니었다. 공산블록의 세력확장 기도에 적절한 억제책을 적용했다면 예방할 수 있었다. 6·25는 억제의 실패가 아니라 억제의 부재 때문에 발발했다. 휴전이후 한·미동맹과 주한 미군의 역할, 남북한 군사력 균형 및 중국, 소련과의 관계를 계속 점검해야 하는 이유가 억제의 취약점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또 억제를 넘어 한반도에 안정된 평화체제를 만드는 일, 평화통일은 한국전쟁이 남긴 중요한 교훈임을 잊어서는 아니된다.
  • [사설] 전작권 전환 연기 당당히 공개 논의할 때다

    내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전시 작전통제권 문제를 의제로 채택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이나 김성환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등이 그제 국회에서 이 같은 사실을 밝혔고, 백악관 고위 관계자도 확인했다. 최종 성사될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이런 사실이 공개된 자체가 적지 않은 의미를 지닌다. 물밑에서 논의돼 온 전작권 연기론이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다는 게 중요하다. 이제는 논의 자체를 쉬쉬할 게 아니라 당당히 공개 무대에 올려 해법을 찾을 때다. 전작권 문제는 노무현 정부 때 자주 국방, 군사주권을 확보한다는 명분 아래 추진됐다. 현실적인 반대론도 있었지만 노무현 정부는 ‘국방개혁 2020’을 앞세워 정면돌파했다. 그들은 굳건한 한·미 군사동맹이 뒷받침되면 한국군이 전작권을 주도해도 안보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고, 적지 않은 국민들의 공감도 얻어냈다. 하지만 2차 핵실험, 천안함 사태 등 호전성과 도발을 거두지 않는 북한을 보면서, 안보 현실을 냉정히 되짚어 봐야 할 시점에 왔다. 미국은 2차 북 핵실험 이후 연기 필요성을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유 장관이 밝혔다. 그렇다면 천안함 사태는 우리도 연기문제를 진지하게 논의해야 한다는 교훈을 준 참사다. 천안함 침몰로 국방개혁 2020은 허술하기 짝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우리의 국방력이 높아졌다고는 하나 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자랑하는 미국에 비할 바가 못 된다. 현실적으로 우리가 작전권을 행사하는 한·미 군사동맹과 미국이 주도하는 한·미 군사동맹이 같을 수가 없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그리고 그 빈틈을 메우려면 첨단 군사 장비를 더 보강해야 하고, 엄청난 예산을 들여야 한다는 점도 직시해야 한다. 안보 상황의 변화는 2012년 4월17일로 합의된 전작권 전환의 연기를 진지하게 고민하라는 주문을 안겨줬다. 한·미 양국이 그동안 조심스럽게 접근해 온 것은 민감한 사안인 만큼 수긍이 간다. 하지만 한·미 정상이 논의하는 방안까지 공개된 이상 피할 이유가 없어졌다. 내일 회담을 계기로 떳떳하게 공론화 절차를 밟아야 한다. 자칫하다간 밀실 추진과 밀실 합의 등 불필요한 논란만 산다.
  • “모럴해저드에 왜 공적자금 투입”

    “모럴해저드에 왜 공적자금 투입”

    건설사들이 무작정 일을 벌였고 저축은행들은 마구잡이로 돈을 빌려줬다. 금융당국은 팔짱만 끼고 있었다. 그 결과는 2조 5000억원에 이르는 정부의 공적자금 투입으로 나타났다. PF 부실의 단초는 건설사에서 출발했다. 건설사들은 2003~2006년 경쟁적으로 부동산 건설을 확대했다. 돈이 부족한 시행사들은 담보가 필요 없는 PF를 통해 돈을 빌렸다. 대형 시중은행들은 위험 때문에 망설였고 그 자리를 저축은행들이 파고 들어갔다. 사업성에 대한 면밀한 검토 없이 대출이 이뤄졌다. 이런 ‘묻지마 건설’은 정부의 신도시 정책과도 잘 맞았다. 정부는 공급을 늘려 집값을 안정시킬 생각이었다. 금융당국도 이런 분위기에서 2005년 대손충당금을 쌓으라는 지시만 했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부동산 경기가 침체됐다. 미분양 아파트는 올 4월까지 11만채 이상으로 치솟았다. 시행사가 PF 대출을 갚지 못했고, 전일저축은행 등 몇몇이 무너졌다. 이런 상황에서 공적자금의 투입은 시간문제였다. 하지만 공적자금 투입에 명분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기업이건 개인이건 투자에 대한 손실은 각자 지는 게 당연한데도 거액의 국민 세금을 쏟아붓는 것은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를 부추기는 일이라는 것이다. 유철규 성공회대 경제학과 교수는 “저축은행의 투자는 무리한 투자에 대한 손실이므로 공적자금 투입은 부당하다.”면서 “금융사 부실의 파급력이 크다는 명분이라면 금융당국의 감독 부실에 대한 책임을 분명히 물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향후에도 부동산 시장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저축은행의 PF 부실이 계속되고 부실 채권 매입이 반복될 수 있다. 저축은행의 부실 PF 채권을 떠안게 된 자산관리공사(캠코)는 이미 2008년부터 두 차례에 걸쳐 일반계정을 통해 1조 7000억원 규모의 저축은행 PF 부실채권을 매입한 바 있다. 저축은행의 PF 부실은 다른 금융권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저축은행의 PF 대출 연체율이 지난해 말 10.6%에서 올 3월 13.7%로 증가하는 동안 은행의 PF 대출 연체율은 1.7%에서 2.9%로, 보험은 4.6%에서 7.6%로 늘었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부동산 침체가 지속되면 PF 부실이 늘어 추가 지원을 하게 될 것”이라면서 “저축은행에 대한 미세한 수준의 지원보다는 부동산 침체의 골이 깊어지지 않도록 연착륙을 유도할 수 있도록 종합적인 정책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주·김민희기자 kdlrudwn@seoul.co.kr
  • ‘세종시’ 본회의 표결 8월이후 연기 가능성

    세종시 수정안의 본회의 표결이 8월 이후로 넘어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고위관계자는 25일 “세종시 수정법안을 오는 28~29일로 예정된 본회의에 상정하기 위해서는 여야가 의사일정에 합의해야 하지만 의견 차가 워낙 커 충돌이 불가피하다.”면서 “여야가 ‘충분한 협의’를 명분으로 표결을 뒤로 미루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표결 연기가 가능한 것은 국회법 제87조 때문이다. 상임위원회에서 폐기된 법안을 30인 이상의 요구로 본회의에 부의할 수 있도록 한 이 조항은, 그 시간적 조건을 ‘위원회의 결정이 본회의에 보고된 날로부터 폐회 또는 휴회 중의 기간을 제외한 7일 이내’로 정해 놓았다. 상임위가 법안을 부결한 결정은 오는 28일 본회의에서 ‘법안 폐기 심사보고서 제출’ 형태로 이뤄질 예정이다. 그러나 6월 임시국회는 이달 말을 끝으로 폐회되기 때문에 ‘7일 이내 본회의 부의(附議)’는 8월 이후 국회가 열리고 4일 이내라면 가능하다. 이 관계자는 “박희태 국회의장으로서는 취임 직후 직권상정이라는 부담을 피할 수 있고 여야 원내대표들도 첫 현안부터 충돌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을 면할 수 있기 때문에 이 방안을 수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 같다.”고 전했다. 여당의 한 인사는 표결 미루기와 관련, “정치적으로는 일을 미뤄두는 것만으로도 여야간, 친이·친박간 정치적인 긴장감을 크게 늦추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진단했다. 법안을 완전 폐기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청와대나 친이 쪽에서도 자존심을 유지할 수 있고, ‘협의’를 위한 행위이기 때문에 친박이나 야당에서도 일정정도 명분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전날 청와대 측과 만나 대통령에게 건의해 더 이상 상황을 어렵게 만들지 않도록 협력을 요구했으며 이날 아침 청와대 측으로부터 그 같은 요구를 전달받았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지운·이창구기자 jj@seoul.co.kr
  • [2010 한국전쟁 60주년 화해의 원년] 7월 좌익 10월 우익 학살… 1950년엔 모두 희생자였다

    [2010 한국전쟁 60주년 화해의 원년] 7월 좌익 10월 우익 학살… 1950년엔 모두 희생자였다

    전남 영암군 군서면 구림마을 주민 정석재(61)씨는 23일 나지막한 동구림리 야산을 가리키며 좌·우익, 가해자·피해자 구별 없이 한국전쟁 희생자 262명의 원혼을 위로할 ‘용서와 화해의 위령비’(위령벽)를 세울 터라고 말했다. 그는 ‘군서면 위령비 건립추진위원회’ 사무국장을 맡고 있다. 위령비를 건립할 5000여㎡ 공터 아래쪽에는 ‘지와목 방화 사건’ 때 좌익에 의해 희생된 민간인 28명을 기리는 순절비(1976년 제막)가 이미 자리하고 있었다. 돌계단을 내려가면 서기 405년 일본으로 건너가 아스카 문화를 꽃피운 백제인 왕인 박사의 유적지가 바로 건너다 보였다. 이곳이 한국전쟁 때 민간인 학살이 반복된 참극의 현장이다. 구림마을을 휩쓸고 간 ‘전쟁의 상흔’은 한반도 그 어느 지역과 다르지 않다. 이웃끼리 죽고 죽이는 야만적인 보복 학살이 이어졌다. 마을은 불신과 공포로 뒤덮였다. 1950년 7월 영암경찰은 후퇴하면서 국민보도연맹원 20~30명을 월출산 자락의 도갑산 골짜기 등에서 처형했다. 그러다 인민군이 점령하자 좌익 유가족들은 과거 경찰·경찰지서에 자주 드나들거나 협조한 사람들을 색출해 살해했다. 10월 초에는 좌익 세력이 잇따라 방화사건을 일으켰다. 특히 7일에는 우익 인사와 기독교인 28명을 자와목에 있는 주막에 가두고 불을 지르기도 했다. 그로부터 열흘이 지난 17일 오전 6시 경찰 공비토벌부대가 ‘구림 첫 포위사건’을 저질렀다. 3개 소대가 ‘좌익의 근거지’라며 부녀자, 아이까지 무차별 살해한 것. 대나무 숲이나 마루 밑에 숨었던 사람들만 간신히 목숨을 부지했다. 그러나 인민군에 부역하거나 협조했던 사람들은 이미 마을을 떠나고 없었다. 이런 참극이 되풀이돼 불과 반년 만에 민간인 262명이 학살됐다. 그러나 다른 지역과 달리 구림마을은 ‘전쟁의 상처’를 용서와 화해로 치유하고 있다. 2006년 11월17일부터 ‘과거사를 용서와 화해로 이루고자 한다.’는 명분으로 가해자·피해자 구별 없이 희생자의 위패를 함께 놓고 합동위령제를 올렸다. ‘용서와 화해’로 가는 첫발은 험난했다. 적극적으로 좌익·우익 활동을 한 사람들까지 ‘희생자’에 포함시켜야 하느냐는 논란이 거셌다. 친정에 왔다가, 피란 왔다가 억울하게 희생된 사람들과 그들은 다르지 않으냐는 문제제기였다. 주민들은 마을 역사를 담은 ‘호남명촌 구림’을 공동집필하며 의견을 모아 갔다. “냉전체제 속에서 약소 민족이 겪은 불행한 전쟁이다. 그래서 역사 앞에서 모두가 희생자다.”는 결론을 내렸다. 구림마을 주민들은 2006년부터 이 같은 화해와 용서의 다짐을 새길 위령비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높이 4m, 길이 7m의 위령비는 무덤을 뚝 자른 모양으로 제작될 예정이다. 여기에 월출산을 밑그림으로 그려 넣고, 골짜기마다 희생당한 262명의 이름을 새겨 넣는다는 구상이다. 올해 위령제(11월17일) 전까지 착공하기로 했지만 만만찮은 건립비 마련이 걸림돌이다. 주민은 성금 2000만원을 모았지만, 영암군이 약속한 8000만원이 아직까지 지원되지 않고 있다. 정 사무국장은 “정부의 관심이 부족해 예산 확보가 어려운 형편”이라고 말했다. 530년간 대를 이어 구림마을에서 살아온 현삼식(62)씨는 “위령비 건립은 비극적인 역사를 다시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약속”이라면서 “이스라엘의 ‘통곡의 벽’처럼 생생한 역사교육의 현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2005년 좌·우 희생자 374명을 아우르는 유족회를 결성한 전남 나주시 다도면 주민들은 희생자를 기리는 위령비를 건립해 다음 달 제막식을 갖는다. 나주시가 3000만원을 지원해 성사됐다. 화해를 상징하며 ‘맞잡은 두 손’을 위령비 재단에 그려 넣었다. 다도면 주민 374명이 1948년 11월부터 1951년 5월까지 좌익 세력과 군·경에 학살당한 상처를 덧내지 않고 기록으로 남겼다. 영암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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