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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레오팔레스21/박홍기 논설위원

    일본의 주택임대방식은 독특하다. 아파트나 주택을 빌릴 때 임대료 2개월분을 보증금(敷), 1개월치를 중개료, 2개월분을 사례금(禮)으로 우선 내야 한다. 해당 월 임대료 지불 또한 당연하다. 한꺼번에 무려 6개월분의 임대료가 필요한 셈이다. 세입자 측에서는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건물주에게 집을 빌려줘 감사하다는 마음의 표시인 사례금은 돌려받을 수 있는 돈도 아니다. 법원도 사례금의 부당성을 지적한 적이 있지만 ‘관행’이라는 명분 아래 계속되고 있다. 세입자로서는 울며 겨자 먹기다. 이에 따라 일본의 TV나 도심의 광고판 등에는 ‘사례금이나 보증금·중개료가 없다’라는 문구가 자주 등장한다. 세입자의 불만을 꿰뚫는 전략이다. 일본 최대 주택임대회사인 ‘레오팔레스21’은 보증금도 필요없을뿐더러 1개월 입주도 가능하다고 홍보하고 있다. 일본 1800만 가구의 임대주택 가운데 57만 4000여채를 보유한 회사다. 인터넷을 비롯한 모든 가전제품을 갖춰 놓았다. 세입자는 몸만 들어가면 되는 식이다. 일본 독신세대는 2006년 25.3%를 기록한 이래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총무성의 조사에 따르면 2030년엔 독신세대가 전체의 40%를 차지할 전망이다. 소형 주택 및 아파트·맨션 등의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사회적 구조다. 한국의 주택임대차시장이 바뀌고 있다. 국내 자가(自家) 보유 비율은 55%가량이다. 20~30대의 1인 가구, 싱글족도 442만여명에 이르고 있다. 전·월세 시장 활황이 불가피한 이유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되는 조짐이 뚜렷하다. 보증부 월세(반월세)도 늘어나고 있다. KB국민은행의 올 1월 통계를 보면 전세와 보증부 월세, 순수 월세의 비중은 각각 57%, 40.2%, 2.8%다. 9년 만에 보증부 월세와 순수 월세를 합친 비중이 40%를 넘어섰다. 월세보증금 대비 월세 비율은 2008년 2.47%, 2009년 2.53%, 지난해 9월에는 2.55%로 늘어나는 추세다. 전세난이 극심한 강남지역에서는 최근 아파트의 70%가 월세로 나오는 실정이다. 한국에만 존재하는 전세 제도가 월세로 바뀌는 상황에 이르자 ‘레오팔레스21’이 한국 시장에 상륙할 채비를 하고 있다고 한다. 임대사업의 유망성과 수익성을 함께 감안한 결과리라. 한국 주택정책이 새로운 도전에 직면할 수밖에 없는 현실인 것이다. 자칫 한눈을 팔다가는 ‘전세 해법’을 일본 임대업체에 맡기는 수모를 당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박홍기 논설위원 hkpark@seoul.co.kr
  • 中, 자국기업 인수 외자 감시 강화

    중국이 자국 기업을 인수합병하는 외국 투자자들에 대한 ‘감시망’을 구축했다. 국가안보를 명분으로 내세웠다는 점에서 외국 투자자들을 사실상의 ‘간첩’ 반열에 놓고 감시하겠다는 뜻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중국 국무원 판공청은 12일 정부 홈페이지를 통해 ‘국내 기업 인수합병 외국 투자자 보안검사 제도 수립에 관하여’라는 제목의 통지서를 발표했다. 30일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다음달 13일부터 시행된다. 통지서에 따르면 중국 기업을 인수하는 외국 투자자들은 거의 모두 보안검사를 받아야 한다. 그만큼 대상이 광범위하다. 국방 및 국가안보와 관련된 군수기업과 군수부품기업, 군사보호시설 주변 기업은 물론 주요 농산품 , 에너지 및 자원, 기초시설, 주요 기술 등이 모두 포함된다. 보안검사 내용도 인수합병이 국방 및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은 물론 국가경제 및 사회질서에 미치는 영향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다. 중국 기업을 인수하려는 외국 투자자는 즉시 상무부에 신청해야 하고, 상무부는 5일 이내에 연석회의를 열어 보안검사를 해야 한다. 일반검사를 통과하지 못한 인수합병안에 대해서는 특별검사를 하도록 했다. 국가안보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인수합병안에 대해서는 상무부가 관련 기관과 협의해 인수합병을 중지시킬 수 있다. 이미 교역이 이뤄진 주권이나 시설물 등에 대해서도 원상회복을 명령할 수 있게 했다. 중국은 지난해에만 400억 달러 규모의 해외기업을 인수합병했지만 같은 규모로 외국 투자자들에 의해 자국 기업이 인수합병됐고, 이 때문에 주요 기술의 해외유출 우려가 높아 가고 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고립마을 헬기로 구호품 공수 등 ‘제설 작전’

    ‘눈폭탄’으로 시름에 잠겨 있는 강원 및 경북 동해안 지역에 육군 장병들이 대거 투입됐다. 폭설로 고립된 마을에 헬기를 투입해 구호품을 공수하고 눈으로 막힌 길을 뚫는 제설 작업 등 총력전을 펼쳤다. 육군은 폭설이 시작된 11일부터 연인원 1만 2300명과 헬기 11대, 중장비 330여대를 투입해 제설작업을 시작했다. 일요일인 13일에만 8군단 등 8개 부대 7800여명의 병력과 280여대의 장비를 52곳에 투입했다고 밝혔다. 8군단은 UH1H 2대, 500MD 3대를 동원해 산악 지역을 비롯해 폭설 지역을 항공정찰한 뒤 삼척시 근덕면 신흥마을 등 1m 이상의 눈이 쌓여 고립된 지역을 찾아냈다. 이어 특공·수색대 대원과 의무병이 UH60 6대에 탑승해 마을 상공에서 로프를 이용해 하강, 500여명분의 생필품을 공수하는 작전을 진행했다. 또 102기갑여단 장병들은 설악산 국립공원 주변 20가구의 고립된 마을에 투입돼 중장비 등을 이용, 진입로 확보 작업에 나섰다. 50사단과 201특공여단은 1000여명의 병력과 중장비 70대를 투입해 경북 울진 사동리와 매화리, 죽변면·축산면 일대에서 제설작업으로 마을 진입로를 확보하고 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美 곤경에 빠뜨릴 동맹 8國’

    사우디아라비아, 예멘, 요르단, 에티오피아, 우간다,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베트남 등 8개국이 ‘미국을 곤경에 빠뜨릴 수 있는 동맹국’으로 꼽혔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10일(현지시간) 이 나라들의 공통점으로 전제주의적 성격을 지닌 정치지도자, 선거나 의회 등 민주적 절차 부재, 인권 무시, 부정부패, 민생고 등을 꼽았다. 하지만 가장 역설적인 공통점은 이 나라들이 모두 미국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FP는 경제와 안보라는 전략적 이해관계 때문에 민주주의를 바라는 현지 국민들의 바람에 역행하고 있다며 이를 ‘부끄러운 동맹’으로 표현했다. 최근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새로운 근거지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예멘은 9·11 테러 이후 ‘테러와의 전쟁’에 적극 협조하며 보조를 맞추고 있다. 예멘 정부가 올해 미국으로부터 받을 지원금만 2억 5000만 달러나 된다.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은 1978년 북예멘 대통령이 된 뒤 1990년 통일 예멘공화국 대통령이 돼 현재 33년째 집권 중이다. 재임 중인 국가 정상으로는 리비아 카다피(42년)에 이어 두 번째다. 20세기 이후 역대 기록으로 따져도 쿠바 카스트로(49년), 북한 김일성(46년), 가봉 봉고온딤바(43년), 카다피에 이어 5위다. AP통신은 최근 미국 등 서방국들이 테러와의 전쟁에 쓰라며 예멘에 제공하는 현대식 무기와 하드웨어 대부분은 대통령 측근과 가족들이 이끄는 엘리트 부대 차지가 된다고 지적했다. 절대왕정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에는 둘도 없는 동맹국이다. 세계 원유 매장량의 4분의1을 차지하는 사우디아라비아를 통치하는 사우드 왕족에게 민주주의를 요구한 미국 대통령은 지금껏 한명도 없었다. 대신 테러리즘과 싸운다는 명분으로 제공한 군사원조는 전투기와 미사일을 포함해 600억 달러 규모에 이른다. 중앙아시아의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 역시 나란히 소련에서 독립한 뒤로 21년째 한 대통령이 장기집권 중이지만 아프가니스탄과 가까운 데다 러시아를 견제할 수 있는 지정학적 위치와 막대한 천연자원 때문에 미국과 좋은 친구로 지내는 실정이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中, 희토류 광산 11곳 정부가 직접 관리한다

    중국 정부가 연초부터 희토류 관리를 크게 강화하고 나섰다. 희토류 광산을 국가규획광구로 지정, 희토류 개발 및 채굴의 국가관리에 착수했다. 수출을 제한하면서 국가 비축을 늘리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중국 국무원 산하 국토자원부는 최근 장시성 남부 간저우 지역의 희토류 광산 11곳을 첫 번째 국가규획광구로 지정했다. 규획광구의 전체 면적은 2534㎢에 이른다. 관영 신화통신은 11일 국토자원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 “국가규획광구 지정은 희토류 광산의 지속가능한 이용과 생태환경 보호를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국토자원부 측은 “희토류의 무분별한 채굴 등으로 산림과 토양, 농토가 파괴되고 환경이 오염돼 국가 개입이 불가피하다.”고 역설했다. 겉으로는 환경보호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희토류 광산을 국가가 중점 관리함으로써 생산과 비축, 수출을 통제해 세계 희토류 공급과 가격결정권을 더욱 확고하게 틀어쥐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실제 국토자원부 측은 중국의 희토류 매장량은 전 세계 매장량의 3분의1에 불과하지만 공급량은 90% 이상이라며 조만간 중국의 희토류 부존량이 고갈될 우려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첫 번째로 국가규획광구로 지정된 간저우 지역은 이온형 중(重)희토류(일명 이튜륨 그룹) 집중매장지역이다. 중국 내 중희토 생산량의 70%를 차지한다. 중국은 지난해 말 희토류 수출을 경희토와 중희토로 세분해 각각 쿼터를 배정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상대적으로 경희토에 비해 매장량이 적은 중희토류에 대한 수출 통제를 강화하겠다는 것으로 이번에 간저우 지역을 첫 번째 국가규획광구로 지정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중국 정부는 간저우 지역을 시작으로 중국 내 다른 희토류 광산에 대해서도 국가규획광구로 지정해 나갈 계획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특히 희토류 기존 매장지역뿐 아니라 매장 가능성이 높은 지질적 특징을 갖고 있는 지역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광구로 지정하기로 했다. 중국은 이와는 별도로 지난해 말 지방정부가 갖고 있던 희토류 채광권을 중앙정부로 귀속시켰으며 희토류 광산 기업의 기준 생산 규모를 대폭 높여 희토류 기업의 대형화를 꾀하기도 했다. 최대 희토 광산인 네이멍구 바오터우(包頭)의 바이윈(白雲)광산에 대해서는 시범적으로 비축체제를 갖춰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이처럼 더욱 적극적으로 희토류의 국가통제를 강화하는 것은 수출 통제에도 불구하고 상당량의 희토류 금속이 밀수출 등 형식으로 해외로 빠져나가는 것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실제 지난해 중국의 실제 희토류 수출은 3만 9813t으로 정부의 당초 수출 계획을 9500t 초과했다. 중국에서는 요즘 들어 부쩍 희토류 부존량 고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희토류 아버지’로 불리는 중국과학원 원사 쉬광셴(徐光憲) 박사는 최근 경제참고보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중희토 매장량 150만t 가운데 이미 90만t을 개발했다.”면서 “이런 추세라면 10년 뒤면 오히려 미국이나 일본에서 엄청난 가격을 주고 사들여야 할 판”이라고 우려했다. 국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희토류 채굴 및 생산을 조절해 가며 국가 비축량을 늘려야 한다는 취지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대전 수돗물, 7월부터 세종시 공급

    대전시 수돗물이 7월부터 세종시에 판매된다. 11일 대전시상수도본부에 따르면 대전 유성에서 세종시 경계까지 12.7㎞ 구간의 상수도관로공사가 이달 말 마무리된다. 가압장 1곳이 만들어지는 이 관로공사에는 344억원이 투입된다. 공사가 끝나면 7월부터 세종시에 하루 6만t의 수돗물이 공급된다. 15만명이 사용할 수 있는 분량으로 올해 말 입주하는 첫마을 주민들이 혜택을 받는다. 대전시와 정부는 2년마다 수돗물 가격을 결정하는 조건으로 40년 간 세종시에 물을 공급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대전시가 수돗물 장사를 할 수 있는 것은 대청댐 지분 8.9%(3억 860만t)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수돗물 생산능력이 하루 135만t으로 150만 대전 시민에게 하루 51만t을 공급하고도 84만t(250만명분)이 남는다. 이 때문에 1994년부터 인접한 충남 계룡시에 하루 1만t을 공급해 연간 1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한·미FTA 법안, 콜롬비아·파나마보다 우선 처리”

    미국 행정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미국 의회 비준을 위한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론 커크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9일(현지시간) 하원 세입위원회 청문회에서 한 달 안에 한·미 FTA 이행법안을 제출하겠다며 처음으로 구체적인 ‘시간표’를 제시했다. 커크 대표는 하원 세입위 청문회에 출석해 “몇주 안에 한·미 FTA 이행 법안을 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올봄에 한·미 FTA 이행 법안이 승인되길 원한다.”고 밝혔다. 커크 대표는 “‘몇주’가 한달 미만의 기간을 의미하느냐.”는 의원들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변해 3월 초순까지는 한·미 FTA 이행 법안이 의회에 제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의회 국정연설을 통해 한·미 FTA가 조속한 시일 내에 의회에서 비준되길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커크 대표는 또 한·미 FTA 이외에 콜롬비아·파나마와의 FTA를 함께 처리할 것을 촉구하는 공화당 의원들에게 한·미 FTA의 우선처리 방침을 분명히 했다. 대신 콜롬비아에 곧 통상대표단을 파견해 쟁점 이슈들을 타결 짓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해 공화당 지도부가 콜롬비아·파나마와의 FTA를 ‘빌미’로 한·미 FTA 의회 비준을 지연시킬 명분이 줄었다. 세입위 소속 공화·민주 의원들 대부분은 이날 한·미 FTA 내용에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고, 행정부가 제시한 일정표에 이견을 달지 않았다. 따라서 일단 한·미 FTA 이행 법안이 제출되면 세입위 통과는 무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미 FTA는 2007년 6월 30일 미국의 ‘무역협상촉진권한’(TPA) 시한 내에 서명이 완료됐기 때문에 이른바 ‘패스트트랙’ 절차가 적용된다. 따라서 행정부가 FTA 이행 법안을 제출하면 의회는 90일(의사일 기준) 내에 수정 없이 찬반 투표로 비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예산이 수반되는 법안은 하원을 먼저 통과해야 한다는 헌법 규정 때문에 관세 등이 포함된 한·미 FTA 이행 법안도 하원 세입위→하원 본회의→상원 재무위→상원 본회의 절차를 밟게 된다. 미 USTR는 한·미 FTA 이행 법안의 비준을 위해 이미 행정부 다른 부처들, 의회 관련 상임위와 사전 협의에 착수했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 친이 개헌논의 타깃은 유신잔재 청산?

    친이 개헌논의 타깃은 유신잔재 청산?

    한나라당 친이계 의원들이 지난 8, 9일 열린 개헌 의원총회에 앞서 현행 헌법에서 개헌이 필요한 조문 전반에 대해 꼼꼼히 숙지했던 것으로 10일 알려졌다. 친이계는 특히 사전 검토 작업에서 권력구조 관련 조문 외에 기본권 등 일반 조문에서 유신헌법 등 군사독재 시절 잔재의 청산에 꽤 큰 비중을 뒀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내 친이계 최대 모임인 ‘함께 내일로’ 소속 의원들 사이에서 의견을 공유하는 데 쓰인 ‘권력구조 이외의 개헌 필요사항’이라는 문건이 이런 사실을 뒷받침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개헌론을 주도하며 내걸었던 ‘시대 정신’의 반영이라는 명분 이면에 당내 역학구도상 이해관계가 얽힌 박근혜 전 대표를 견제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흘러나온다. 문건은 헌법 제1장 총강부터 제10장 헌법개정까지 전체 130개 조문 가운데 권력구조 분야를 제외하고 개헌 필요성이 있는 17개 조문을 지목, 개헌 방향과 논거 등을 조목조목 정리해 놓고 있다. 이 가운데서도 헌법 29조 ‘군인·군무원·경찰공무원의 국가배상청구권 제외’와 104조 ‘대법관의 임명방식’은 대표적인 유신헌법 체제의 잔재로 지목되기도 했다. 친이계는 ‘29조’와 관련, “월남전에 참전했다가 전사하거나 부상당한 군인들에 대해 국가배상청구권을 제한하는 국가배상법을 대법원에서 위헌 판결을 하자 유신헌법 기초자들은 위헌 법률인 국가배상법을 유지하기 위해 오히려 헌법에다 동 조항을 신설”이라고 정리하고 있다. 그러면서 ‘29조’ 삭제 의견을 제시했다. 또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대법관을 임명토록 한 ‘104조’와 관련, “대법원장이 단독으로 신임 대법관을 임명제청하는 사례는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볼 수 없다.”며 독립된 추천기구를 신설하는 쪽으로 개정 의견을 내놓았다. 이와 관련해 한 친박계 의원은 “1987년 개헌 때 이미 검토되고 남겨진 부분을 굳이 ‘유신헌법 체제의 잔재’ 등으로 표현한 이면에 정치적 의도가 깔린 게 아닌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전날 개헌 의총에서 친이계 강명순 의원이 “유신헌법 시절 박근혜 전 대표는 대통령의 딸로 청와대에서 편히 먹고살았다.”고 주장해 논란을 빚은 것과 더불어 이 문건 내용은 계파 간 갈등의 상징으로 인식될 여지를 남겼다. 한편 친이계는 이 밖에 ▲국가 개입의 배제를 통한 자유시장경제 실현 ▲경자유전원칙의 폐지 ▲국민참여재판의 전면 확대 ▲모든 국민에 대한 청렴의무 신설 등에 대한 의지도 문건을 통해 드러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유엔 개혁’ 앞세운 룰라, 반총장 연임 ‘딴죽’?

    ‘유엔 개혁’ 앞세운 룰라, 반총장 연임 ‘딴죽’?

    “세계는 지도력을 상실했다.” 지난해 12월 31일 퇴임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왼쪽·65) 전 브라질 대통령의 정치 활동 공식 재개 첫 일성은 유엔 개혁이었다. 브라질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 논의에 물꼬를 트기 위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차기 유엔 사무총장 출마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룰라 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아프리카 세네갈 수도 다카르에서 열리고 있는 제11회 세계사회포럼(WSF)에서 “지금은 글로벌 거버넌스가 아주 취약한 상태”라면서 “유엔이 대표성을 갖추고 있으면 갈등을 해소할 수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고 말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다보스포럼으로 흔히 불리는 세계경제포럼(WEF)의 대안을 자처하는 반세계화 포럼인 WSF에 첫회부터 단 한 차례도 빠지지 않고 참석해 왔다. 그의 발언은 우선 브라질이 지난 1일부터 유엔 안보리 순번 의장을 맡게 된 것을 계기로 안보리 개혁 논의를 본격화하는 데 힘을 실어 주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룰라 전 대통령은 “유엔 안보리는 60년동안 단 한번도 변하지 않은 낡은 체제로 현 세계 질서를 반영하지 못한다.”고 발언하는 등 재임 시절부터 안보리 상임이사국 확대를 주장해 왔다. 또 퇴임 전부터 유력한 차기 유엔 사무총장 후보로 거론돼 온 만큼 오는 12월 임기가 끝나는 반기문(오른쪽) 총장을 겨냥한 발언일 가능성도 있다. 발언 장소가 룰라 전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아프리카라는 점도 눈에 띈다. 룰라 전 대통령은 “유엔 사무총장은 정치인이 아닌 관리형 인사가 맡아야 한다.”며 출마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 왔지만 브라질의 상임이사국 진출 문제에 힘을 실어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남미는 물론 아프리카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명분도 있어 후보로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룰라 대통령은 유엔 사무총장 후보로 손색이 없다.”면서 “중남미와 아프리카 지도자들이 모여 협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그들이 한국경제에 대해 말하지 않는 13가지”...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

    “그들이 한국경제에 대해 말하지 않는 13가지”...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

     경제학 서적으로는 드물게 베스트셀러를 기록중인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의 저자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과 교수가 한국사회에 널리 퍼져 있는 ‘상식’에 거침없는 메스를 들이댔다.  장 교수는 8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가야 할 길은 금융업이 아니라 제조업이며, 적극적인 산업정책을 편다면 성장여력도 충분하다.”면서 “한·미 FTA가 오히려 성장동력을 꺾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1990년부터 케임브리지대학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장 교수는 <사다리 걷어차기> <국가의 역할> <주식회사 한국의 구조조정> <나쁜 사마리아인들> 등을 통해 세계적인 경제학자로 인정받고 있다.  그가 파헤친 ‘상식의 오류’를 주제별로 질문·답변 형식으로 구성했다.    ●고도성장은 옛날 얘기일 뿐이다?    ‘고용 없는 성장’이라는 말에서 보듯 현재 한국 경제는 지표와 체감이 괴리되는 현상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와 더불어 이제는 과거 같은 높은 경제 성장률을 생각하는 것 자체가 힘들다는 주장도 많다. 일각에서는 ‘통큰치킨’ 논란에서 보듯 과거 과감한 설비 투자로 경제 성장에 이바지했던 재벌기업이 이제는 중소 자영업 영역까지 진출하는 것도 한국경제가 성장여력을 없어지면서 나타나는 제 살 깎아먹기 현상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일부에선 끊임없이 ‘성장동력이 없어진다, 먹을 게 안보인다’ 하는 비관론을 펴면서 ‘제조업 시대는 끝났으니 금융과 서비스업으로 가야 한다’라고 얘기한다. 근거가 아주 없진 않겠지만, 단순하게 말한다면 성장동력을 찾기 귀찮으니까 자꾸 그런 얘길 하는 것이다. 국가경제가 어느 정도 수준에 도달하면 성장률 자체는 낮아지는게 맞다. 만약 경제 수준이 높아져서 자연스럽게 성장이 둔화되는 것이라면 그 추세가 완만해야 하는데 한국은 외환위기 이전까지 6% 정도였다가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급격히 떨어졌다. 이건 자연스런 현상이 아니다. 이른바 ‘글로벌 스탠더드’라면서 추진한 ‘미국식 주주자본주의 개혁’이 오히려 독이 됐다는 증거다.  ‘중국이 쫓아온다’는 샌드위치론도 말도 안되는 궤변에 불과하다. 세계에서 제일 잘사는 나라와 제일 못하는 나라를 빼고는 세상 모든 나라가 언제나 샌드위치 신세다. 중국이 어려운 경쟁 상대라는건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가령 태국은 1990년대까지 노동집약을 무기로 한국을 추적했지만 크게 걱정할 게 없다. 임금이 낮은 대신 기술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은 상대적인 임금 수준도 낮고 기술력도 일정 수준 이상이다. 호락호락하지 않다. 그렇다고 게임 끝났다고 볼 게 아니다. 왜 쫒아오는 국가만 걱정하고 도망가는 국가는 무서워하지 않는지 반문하고 싶다.  중국 추적 때문에 이제는 금융업과 서비스업으로 가자는 얘기가 많지만 그 분야는 이미 선진국들이 단단히 똬리 틀고 앉아 있다. 금융업이 겉보기엔 좋아보여도 미국발 금융위기에서 실상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금융혁신이란 사실 생산성 향상이 아니라 로비를 통해 규제를 완화한 덕분에 생겨난 허상에 불과하다. 그런 분야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는다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더구나 정부가 정말 심각하게 금융산업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키우겠다면 과거 고도성장기처럼 수십년짜리 목표를 세우고 국가적 역량을 집중해 죽기 살기로 해야 한다. 금융허브라는게 지금처럼 적당히 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정부나 재계가 ‘금융업 해서 쉽게 먹고 살 수 있는데 우리가 왜 이 고생하나’ 하는 생각하니까 자꾸 제조업 끝났다는 담론을 확산시킨다. 결국 설비투자하고 기술개발하고 노동자들을 훈련시키는게 힘들고 귀찮으니까 성장동력 없어진다는 얘기가 자꾸 나온다. 언제는 경제여건이 쉬워서 경제발전했나? 언제는 선진국들이 낮잠 자는 틈에 경제성장했나? 충분히 할 수 있다. 불과 수십년 전에 우리는 전쟁으로 모든 게 잿더미가 된 속에서도 경제성장을 이뤄냈다. 1960년대 포항제철 건설할 때를 생각해보자. 전세계가 다 미쳤다고 비웃었지만 결국 해냈다.        ●경제성장을 위해 한미 FTA를 해야 한다?    ▶한국 정부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한-EU FTA 등 적극적인 FTA 정책을 추진하면서 FTA가 경제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경제규모가 비슷한 나라끼리 FTA를 체결하는 것까지 비판할 생각은 없다. 서로 시장도 커지고 경쟁도 촉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제 규모와 수준에서 차이가 큰 나라와 FTA를 하게 되면 문제가 다르다. 한국은 현재 국민소득도 그렇고 많은 분야에서 미국이나 유럽과 비교하면 생산성이 절반 수준밖에 안된다. 한마디로 시기상조다. 한국이 미국이나 EU와 FTA를 한다면 자동차나 전자 등 일부 분야는 이득을 좀 볼지 모르지만 대다수 중소기업이나 농업 등에선 엄청난 타격을 입을 것이다. 특히 장기적으로 부품소재를 비롯해 한국이 GDP 4만불로 도약하기 위해 필요한 산업들의 성장 잠재력을 꺾어 버릴 것으로 본다. 한국이 언제는 FTA 덕분에 고도성장했나. 남들이 미쳤다고 비웃어도 기를 쓰고 기술개발해서 성장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한미FTA가 갖는 장밋빛 미래를 홍보하는 글을 읽어봐도 한미FTA가 경제성장에 미미한 도움밖에 안되는 것으로 나온다. 노무현 정부 당시에도 국책연구기관에서 한미FTA 타결시 10년 동안 국내총생산(GDP) 2% 증가라고 했다가 그것밖에 안되느냐는 비판이 나오니까 나중에는 6%로 전망치를 바꾼 전례가 있다. 경제학 예측에서는 변수를 어떻게 가정하고 어떤 모델을 구성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지는데 그조차도 한미FTA 명분으로 삼기엔 한참 부족하다.        ●기업자금조달 위해 주식시장 활성화해야 한다?    ▶돈줄이 막혔다고 하소연하는 중소기업이 적지 않다. 주식시장에서 기업 자금조달이 이뤄지지 않고 과거 개발 독재 당시처럼 은행들이 기업대출을 적극적으로 해주는 간접금융방식도 없어진 지금 어떤 방식이 필요할까.  -외환위기 이전 방식은 은행중심 경제 시스템인 반면 지금은 주식시장 중심 시스템이다 (@@@) ‘기왕 이렇게 됐는데 어떻게 되돌리느냐’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지만 좋은 게 있으면 되살려야 한다. 주식시장을 활성화할 필요는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외환위기 이전 은행중심 경제시스템을 되살려야 한다고 본다. 지금은 은행은 기업대출을 기피하고 주식시장은 기업에 자금을 조달하는 구실을 전혀 못하고 있다.  외환위기 이전을 떠올려보자. 우리나라 은행은 기업대출을 엄청나게 많이 했다. 제일은행의 경우 외환위기 이전에는 총대출금 중 80% 정도가 기업대출이었는데 외환위기 이후 몇 년만에 가계대출이 85% 정도가 돼 버렸다. 이것이 의미하는 게 뭘까. 지금 은행들은 엄청나게 손쉽게 돈을 벌고 있다. 소비자한테 주택을 담보로 잡고 대출해준 뒤 문제가 발생하면 차압하는 방식으로 은행이 쉽게 돈벌게 해줘선 안된다.  주식시장도 개편해야 한다. 1972년부터 1991년 사이에 한국의 투자자본 조달에서 주식발행이 차지하는 비율은 13.4%로 영국(7.0%)이나 미국(-4.9%)보다도 훨씬 높았다. 그런데 외환위기 이후 주식시장은 기업에서 돈을 빼가는 장치가 돼 버렸다. 거기다 인수합병(M&A)을 자유화하면서 세계에서 M&A가 가장 쉬운 나라가 돼 버렸다. 이제는 대기업조차 과거처럼 장기적 안목을 갖고 투자하기가 갈수록 힘들어진다. 외국자본이 단기간에 몰려왔다 나가는 과정에서 거시경제까지 불안해진다. 이제는 M&A를 좀 더 엄격하게 제한해야 한다. 방식은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다. 미국의 포이즌필이나 스웨덴·벨기에처럼 차등의결권을 도입할 수도 있다. 독일식으로 노조 대표가 경영에 참여하는 방식을 골고루 참고하면 된다. 구체적인 방법은 더 논의해야 겠지만 기존 선진국 장점을 받아들여야 한다.        ●산업정책은 관치경제다?    ▶과거처럼 정부가 ‘선택과 집중’을 통해 경제발전을 주도하는 방식은 쉽지도 않을 뿐더러 사회적 동의를 얻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과거 정부는 적극적인 산업정책을 통해 유치산업을 ‘선별’하고 집중 지원했다. 이에 대해 ‘관치경제’라는 비판이 많았다. 선별적 정책이 나쁘다는 얘길 많이 하지만 따지고 보면 기업도 항상 선별을 한다. 모든 계열사에 똑같이 지원하는 기업이 어디 있느냐. 정부가 선별을 하는 것은 그 자체로는 아무런 문제도 없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적절하게 선택과 집중을 하느냐이다. 경제발전 단계와 정책목표에 따라 지원방식이나 지원방향은 달라지게 돼 있다. 개입 방식도 은행을 통할수도 있고 연구개발 지원을 통할 수도 있다. 과거에는 규모의 경제를 이용한 대규모 조립가공산업으로 방향을 잡았기 때문에 대기업에게 은행대출을 집중해줬다. 지금 단계에선 부품소재산업을 키워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중소기업에 더 많은 지원을 해야 한다. 물론 초기자본이 많이 필요한 에너지 같은 분야는 대기업이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대기업·중소기업이 ‘상생’해야 한다?    ▶현재 대기업이나 수출 기업은 엄청난 성장세를 이어가는 반면 중소기업이나 내수 기업은 갈수록 어려운 상황에 몰리고 있다.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는 중소기업을 보기도 어려워졌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을 위해 필요한 실질적인 제도적 대안이 절실해 보인다.  -1966년 상위 10대 재벌 중 세 곳만이 1974년 상위 10위 안에 남았다. 1974년 상위 10위 기업 중에서 1980년에도 상위 10위 안에 들었던 기업은 5곳에 불과했다. 경제가 발전하면서 그런 구조변동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문제는 몇 가지 차원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첫째, 대기업들이 불공정 경쟁을 분명히 하고 있다. 경쟁 상대가 될 만한 기업이 성장하는 걸 막는다거나, 하청기업이 기술 개발하면 납품단가를 깎아서 싹을 잘라 버리는 행태가 존재한다. 규제를 통해 그걸 막아야 한다. 단순히 ‘상생하자’고 말만 해서는 아무것도 안된다. 일본은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협력이 잘 이뤄지는데 마음씨가 착해서 그런게 아니다. 정부가 1950년대 말 1960년대 초에 규제를 강화해서 대기업 행태에 제동을 건 덕분이다.  그 다음에는 중장기적으로 보면, 우리나라가 제일 취약한게 부품소재 산업이다. 우리나라 무역적자 가운데 일본과 무역하면서 발생하는 적자가 제일 많은데 그 대부분이 부품소재산업에서 경쟁력이 없어서 발생한다. 더구나 이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진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부품소재 수입의존도가 줄어드는 추세였는데 최근 다시 늘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선진국 진입은 어림없다. 문제는 부품소재산업은 고도로 특화되고 전문화된 영역이기 때문에 어느 나라를 보거나 중소기업들의 영역이라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정부가 나서서 고급기술을 가진 중소기업을 키워야 한다. 필요한 부분에서 꼭 개발해야 하는 기술에 대해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협력해서 기술개발하도록 보조금을 주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다.  세번째, 정치적 차원을 봐야 한다. 대기업이 중소기업 영역에 침투하는 현상은 사실 어느 나라에서나 일어나지만 한국은 양상이 더 심각하다. 거기에는 역사적 배경이 존재한다. 과거 사회통합과 평등을 유지하려는 의지는 있었지만 복지제도에 제약이 많을 때 사회경제적 약자를 보호하는 방편으로 편 정책이 바로 특정 영역에서 대기업에게 진입 규제를 만드는 것이었다. 한국에 식당이나 치킨집이 그렇게 많은 것도 과거 그런 방식으로 영세 자영업자들의 생계 유지를 도모해준 덕분이었다. 이게 나름대로 사회안전망 구실을 해왔는데 그 모델이 무너지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두 가지 방법밖에 없다. 예전 방식으로 되돌아가서 재벌들이 특정 업종에 진입하지 못하게 막아버리거나 그게 아니라면 진입을 허용하는 대신 경쟁에서 탈락하는 사람들에게 재기할 기회를 주고 기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복지제도를 확대해야 한다. 지금은 이도 저도 아니다.  서비스업이 생산성이 낮다는 지적을 많이 받는데 재벌이 진출하면 생산성은 높아질지 모르지만 중소기업이나 영세 자영업자들의 생존권을 침해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지금처럼 복지제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선 경쟁에서 탈락하면 끝장이라는 불안감 때문에 죽기살기로 저항하고 결국 생산성도 못 높이고 갈등만 첨예해지는 것이다. 내 주장은 차라리 대기업에게 진입을 허용하는 대신 대기업과 부자에게 세금을 더 많이 거둬 그 재원으로 기본생활권 보장하는 복지국가를 만드는 식으로 일괄타결하자는 것이다. 지금 대기업들은 세금도 내기 싫고 옛날처럼 사업규제를 받기도 싫다는 것인데 그렇게 해서는 지속가능성이 없다.        ●박정희식 경제정책은 척결대상이다?    ▶민주화 이후 박정희 정부의 산업정책과 개발계획은 독재시대의 유산으로 취급받으면서 ‘개방과 자유화’가 대세가 됐다. 이를 꾸준히 비판해온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박정희 독재시대를 옹호하는 것이냐는 비판이 나온다.  -‘그럼 박정희가 잘했단 말이냐’ 하는 식으로 질문하는 것 자체가 바로 우리가 아직도 군부독재의 망령 속에서 살고 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한다. 이런건 잘했지만 이런건 못했다는 걸 용납을 못하는 자세, 그런 이분법이야말로 박정희와 그 이후 군사독재가 남긴 가장 해로운 유산이다. 전부 아니면 전무라는 식으로 생각해선 안된다. 그건 마치 북한에 대해 한 가지라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 친북 낙인을 찍는 식이다. 그것부터 벗어나야 한다. 박정희식 경제정책의 ‘성공’을 말하는 건 독재를 찬양하는게 결코 아니다. 사실 민감한 문제라는 건 잘 안다. 당시 투옥되는 등 피해를 본 분드링 많다. 선뜻 용납하기 힘든게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가 그런 이분법을 극복할 때만이 군부독재 유산이 청산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경제민주화 위해 주주중심 경영해야한다?    ▶재벌을 비판하는 핵심 주장 가운데 하나가 ‘극히 일부 주식만으로 그룹 전체를 좌지우지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꾸준히 주주자본주의의 폐해를 지적하며 참여연대 등이 벌인 소액주주운동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에 대해 한 교수는 최근 ‘회사 돈 빼돌리는 총수를 고발하는 시민단체 활동이 뭐가 잘못됐다는 말일까’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나는 지금까지 재벌 총수의 횡령을 막자는 걸 비판한 적이 한번도 없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내가 강조하는 건 소액주주운동은 국제적 맥락에서 봤을 때 주식으로 돈을 버는 펀드매니저들이 ‘우리도 끼워달라’는 차원에서 시작된 것이다. 미국에서 1980년대부터 주주자본주의와 소액주주운동이 강화됐는데 그 이후 기업이 주주들에게 배당하는 비율이 계속 높아졌다. 아이러니한 것은 처음에는 전문경영인들을 감시해야 한다는 것이 소액주주운동의 명분이었지만 지금에 와서는 전문경영인들의 연봉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곳이 미국이라는 점이다.  한국에선 참여연대가 소액주주운동을 사회운동으로 승화시키면서 많은 성과를 거뒀다. 주주자본주의 시대에 주주자본주의 논리를 써서 재벌을 비판하니까 특히 효과적이었다. 하지만 의도하지 않게 주주자본주의를 긍정적으로 인식시키는 역효과를 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주주자본주의는 문제가 많기 때문에 그걸 조심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비판을 한 건데, 박정희 문제 못지않게 재벌문제도 민감하니까 재벌옹호론자로 오해를 산다. 내 입장은 참여연대가 좋은 일을 했지만 장기적으로 한국 뿐 아니라 모든 자본주의 국가에 해로운 논리를 정의로운 논리로 잘못 인식시키는 측면이 있다는 걸 비판하는 것이다.        ●사회적대타협은 물넌거갔다?    ▶노무현 정부 시절 <쾌도난마 한국경제> 등을 통해 국가·자본·노동이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경제성장과 복지국가를 달성하자는 주장을 펴왔다. 그 제안이 지금도 유효하다고 보는지.  -현실적 조건을 바탕으로 생각해야 한다. 사회적 대타협 얘길 처음 했던 때는 외국 투기자본이 한국 경제를 잠식하고 재벌조차도 경영권에 위협을 느끼던 때였다. 지금은 그 조건이 많이 달라졌다. 재벌들 자체도 금융자본화 경향이 가속화됐고 정부도 그런 흐름에 동조한다. 하지만 생각해보자. 6년 전 <쾌도난마 한국경제>에서 복지국가를 목표로 제시했을 때 개혁·진보진영에서도 많은 이들이 현실성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지금은 어떤가. 복지국가는 기본 전제로 깔고 방법론을 갖고 논쟁하고 있다. 그걸 지렛대로 정치적 타협을 모색할 수도 있다고 본다.  그 당시 구상했던 사회적 대타협은 힘들겠지만 정신 자체는 앞으로도 유효하다고 본다. 물론 구체적인 방식은 계속 바뀌는 조건 속에서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재벌들 예뻐서 이러는게 아니다. 지금같은 식으로 그냥 놔두면 재벌들이 제조업은 버려둔 채 금융자본으로 변신하거나 외국 금융자본에게 다 먹히게 된다. 금융자본이 지배하는 사회가 되면 자본의 출처가 러시아 마피아인지 이탈리아 마피아인지도 불분명한 투자자본이 국내에 들어올 것이다. 그때는 누구와 싸워야할지도 모르는 최악의 상황에 처하게 된다. 그것보다는 정씨 재벌 이씨 재벌처럼 눈에 보이는 대상과 싸우는게 낫다. 자본을 통제하기 위해서라도 재벌들과 타협하는게 낫다. 재벌들 미우니까 재벌 해체하고 외국자본 들여와 견제하도록 하겠다는 발상은 다같이 죽자는 것밖에 안된다.        ●복지제도가 경제성장 가로막는다?    ▶‘더 나은 자본주의’로서 ‘복지국가’를 강조하기만 그 길로 가기 위한 ‘동력’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 본인이 생각하는 복지국가의 주체 혹은 동력은 구체적으로 누구인가.  -그 문제를 지적하시는 분들은 노동계급이 주도하는 시나리오를 얘기해주길 바라시겠지만 내가 보기에 동력은 말 그대로 모든 국민이라고밖에 얘길 못하겠다. 현실적 조건을 봐야 한다. 한국에서 진보정당이 복지국가 담론 발전에 큰 역할을 한 건 높이 평가해야 하지만 정치세력은 미미한 수준이다. 한국이 스웨덴처럼 노조 조직률이 80%를 웃도는 나라도 아닌 상황에서 노동 중심으로 복지국가 하자고 해서는 얘기가 먹히질 않는다. 특정집단이 논의 끌어갈 상황이 아니고, 둘째로 논의를 이끌어가는 입장에서도 우리가 주체다 하는 식으로 얘길하기 시작하면 오히려 입지가 좁아진다. 중요한 건 국민들이 마음만 바꾸면 안 될 일도 된다는 점이다. 그게 민주국가가 위대한 점 아니겠는가.        ●복지정책은 빈곤층만 대상으로 해야 한다?    ▶무상복지를 둘러싸고 치열한 정치적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민주당은 3+1 복지정책을 발표했고 이에 대해 정부·여당은 포퓰리즘과 세금폭탄 프레임으로 맞서고 있다.  -일단 ‘무상’이라는 용어는 문제가 있다. 아무리 가난한 사람이라도 부가가치세 등 세금을 낸다. 반면 의무급식에 대해 ‘부자복지’라고 비난하는 것도 말이 안된다. 부자들이 세금을 한 푼이라도 더 많이 내니까 부자들도 엄연히 복지 혜택을 받을 권리가 있다. ‘부자복지’를 문제삼으려면 왜 의무교육에 대해서는 문제삼지 않는지 묻고 싶다.  용어 문제를 빼고 민주당이 내세우는 3+1 복지정책은 좋은 방향이라고 본다. 나는 보편적 복지확대를 중시하기 때문이다. ‘선택적 복지’를 주장하는 정부와 여당은 빈곤층을 대상으로한 복지정책만 얘기하지만 그렇게 해서는 지속가능성이 없다. 결국 부자한테 돈을 뺏어서 빈곤층에게 나눠주는 식이 되기 때문에 미국처럼 복지에 대한 거부감과 조세저항만 높아지게 된다.  복지국가를 위해서는 복지를 잘해야 개인도 더 잘 살 수 있다는 걸 국민들에게 설득해야 한다. 가령 복지가 안 돼서 미래가 불안하니까 우수한 인재들이 안정성 높은 직업을 갖기 위해 의대와 법대로 몰리면서 이공대 기초학문 분야가 어려움에 빠졌다. 복지제도가 없으면 장기적으로 국가 성장을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복지가 안되니까 저출산문제가 가중되고, 복지가 안되니까 자녀들에게 엄청난 사교육을 시키려는 과열 경쟁이 벌어진다. 복지가 안되니까 모두가 손해를 보고 있다.        ●대처 총리가 영국병 고쳤다?    ▶영국은 석유산업과 금융업, 프리미어리그를 빼고는 제조업 기반이 무너졌다. 특히 대처 총리의 감세와 복지지출 삭감 등은 한국에서 벌어지는 논쟁의 논거로 자주 거론된다. 제조업을 중시하는 입장에서 영국 사례가 한국에 주는 시사점으로 꼽을 수 있는 점은.  -한국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시장근본주의, 이른바 신자유주의를 옹호하는 분들이 ‘대처리즘’을 많이 얘기한다. 분명히 말하고 싶은 것은 ‘영국병’이란 것은 영국병이란 건 그들이 만들어낸 신화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영국병은 실체도 없고 역사적 사실과도 맞지 않는다. 당장 경제성장률을 보자. 195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영국 경제성장률이 1인당 2% 안팎이다. 대처 총리 등장 이후인 1990년대 평균 경제 성장률이 2.2%이다. 변화가 없다.  대처가 과감하게 복지 삭감했다거나 세금을 엄청나게 깎았다는 것도 사실과 다르다. 대처 이전과 이후를 비교해봐도 복지지출은 별다른 차이가 없다. 최고소득세율을 엄청나게 깎은 건 맞지만 그건 극히 일부 고소득자에게만 해당될 뿐이고 또 간접세 비중이 늘어나면서 전체적인 세수는 별다른 차이가 없다. 다시 말해 특별히 더 작은 정부가 된 것도 아니다.  대처가 노조를 꺾고 세금은 깎고 금융업 키운 것을 두고 영국을 살렸다고 하지만 따지고보면 대처야말로 영국병의 원인이다. 공기업 민영화의 폐해는 유럽에서 가장 뒤진 철도시설과 설비투자 기피로 나타나고 있다. 빈부격차도 대단히 악화됐다. 영국의 소득분포 최상위 1%가 차지하는 소득 비율이 1975년에 5.37%였는데 1998년에는 9.57%가 됐다. 대처 총리 정책으로 제조업은 다 무너지고 금융 분야만 강해졌지만 그마저도 미국발 금융위기로 엄청난 타격을 입었다. 영국은 지금 앞으로 뭐 먹고 사나 걱정하는 신세다. 물론 대처 이전에 영국 노조에 문제가 없었다고 할 순 없다. 가령 산업별 노조가 아니라 직능별 노조가 많다보니 한 직장에 노조가 대여섯 개씩 있는 경우도 있었다. 경영진이 노조들과 협상을 마무리해도 노조 하나만 거부해도 파업이 터지는 식이었다. 그렇다 하더라도 위에서 말했듯이 노조가 강했을 때와 노조가 약해진 이후 경제성장률 차이가 거의 없다는 것이 대처가 노조를 희생양삼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제와서 어떻게 하느냐고?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책 속표지에 쓴 “200년 전에 노예해방을 외치면 미친 사람 취급을 받았습니다…” 메모가 화제다. 이 메모에서 “단기적으로 보면 불가능해 보여도 장기적으로 보면 사회는 계속 발전합니다. 그러니 지금 당장 이루어지지 않을 것처럼 보여도 대안이 무엇인가 찾고 이야기해야 합니다”라고 썼다. ‘지금 당장 이루어지지 않을 것처럼 보이지만 계속 이야기하고 싶은’ 것 두세 가지를 꼽아달라.  -먼저 우리나라에 우선 한정시켜 보자면, 우리나라가 부끄러운 세계 1위 (최소한 OECD 1위)를 하고 있는 남녀 임금격차, 주당 노동 시간, 복지 지출(OECD 꼴찌에서 2위, 꼴찌는 국민소득이 우리의 반도 안 되는 멕시코) 등 분야에서도 앞으로 변화가 오리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런 변화가 자동으로 오는 것은 아니고 열심히 노력해야 하겠지만, 10년 전만 해도 정말 깨질 것 같지 않던 한국의 남아선호 현상이 깨진 것을 보면 앞으로 긍정적인 변화가 꼭 있을 것으로 믿는다.  세계적인 차원에서 보자면, 이전에 <사다리 걷어차기>나 <나쁜 사마리아인>에서 이야기했듯이 선진국이 후진국을 압박하는 문제를 이야기 할 수 있겠다. 지금 세계 경제 구조의 변화 속에서 선진국들의 힘은 상대적으로 약화될 것이다. 그런 속에서 후진국 지위를 방금 벗어나 아직도 부자나라와 가난한 나라 두 세계에 다리를 걸치고 있는 우리나라가 이 문제에 있어 좀 더 적극적으로 중재자의 역할을 떠맡는다면 이 문제에 있어서 좀 더 빠른 진전이 있을 것이다. 분발을 촉구하고 싶다.        ●경제학은 계량분석만 잘하면 된다?    ▶한국 사회과학계는 미국식 영향으로 계량분석에만 치중하면서 현실 현실 설명력을 잃고 대중들과 괴리되고 있다는 우려가 많다.  -그런 고민은 한국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나온다. 너무 수학이나 통계 쪽으로만 발전하니까 방향성을 잃었다는 것이다. 열심히 배우긴 하는데 왜 배우는지 잊어버린 셈이다. 영미 경제학계에서도 교육방법 바꿔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논의가 있다. 왜 배우는지도 모르면서 계량분석만 배워서는 나중에 길을 잃어버린다. 뭘 배울지 목표를 정하고 큰 그림을 배우고 시작을 해야 하는데 테크닉만 배우니까 그것에 빠져 버리는거다.    ▶그동안 제도경제학에 입각해 한국과 세계 경제를 분석하는데 천착해 왔다. 한국에선 낯선 분야인 제도경제학을 소개해달라.  -쉽게 말해 ‘덜 추상화한다’는게 가장 큰 특징이다. 주류경제학은 지나치게 일반화하고 추상적인 논의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제도경제학은 현실을 좀 더 복합적인 제도의 망과 역사적 맥락에서 바라본다. 기업을 놓고 보면 국가별 차이와 역사적 맥락에 따라 조직형태나 사회속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다르다는 점을 고려하고 접근한다. 역사적 비교를 많이 할 수밖에 없다. 학생들에게 항상 하는 얘기가 현실을 봐야지 이론만 보면 상상력을 제약하게 된다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많이 드는 예가 싱가포르다. 싱가포르는 자유무역을 중시하면서도 모든 토지가 국가 소유고 대부분 주택을 국가가 공급하고 GDP에서 공공부문 비중도 엄청나게 크다. 어떤 단일한 경제이론으로도 싱가포르를 설명하지 못한다. 현실을 보지 않으면 특정 이론에만 빠지게 되고 그런 눈으로 싱가포르 보면 제대로 설명을 못하게 된다.  사실 제도경제학은 연구자들 사이에서도 제도가 무엇인가를 두고 논쟁할 정도로 대단히 범위가 넓다. 일반적인 흐름은 제도가 경제에 어떤 영향 미치는지, 제도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등이다. 나는 거기에 더해 제도가 개인에게 어떤 영향 미치는가를 많이 보려고 한다. 개인은 물론 자유의지가 있고 개인 선택도 중요하지만 개인의 선택에 영향 미치는 건 어떤 제도적 환경에서 살아가는지에 따라 굉장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가령 스웨덴과 한국에서 똑같이 정부 역할 축소를 말하더라도 그 실상은 전혀 다르다. 같은 환경에서 살지 않았기 때문에 관념 자체가 달라지는 것이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中남부 ~ 동남아 1만 5000㎞ 범아시아권 고속철도 만든다

    中남부 ~ 동남아 1만 5000㎞ 범아시아권 고속철도 만든다

    “중국과 동남아시아를 하나로” 중국의 동남아시아 공략이 가속화되고 있다.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과의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지난해 경제 장벽을 무너뜨린 중국은 올부터 동남아 전역과 중국 남부를 고속철도로 연결하는 ‘범아시아 고속철도’ 건설에 본격 착수한다. 동(東), 중(中), 서(西) 3개 기본 노선과 2개의 간선을 통해 총 연장 1만 5000㎞의 거미줄 같은 고속철도망을 건설하겠다는 야침찬 계획이다. 12차 국가경제 및 사회발전 5개년 계획(12·5규획) 마지막 해인 2015년까지 기본적인 공사를 마무리한다는 목표를 세워 놓고 있다. 가장 먼저 착공할 노선은 중국 서남부 윈난성 쿤밍(昆明)과 미얀마의 양곤을 잇는 서선(중국·미얀마 고속철도)이다. 중국 측 노선 공사는 이미 착공했고, 3월부터는 미얀마 역내에서도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된다. 2014년 완공 목표로 건설되는 이 노선은 태국 방콕까지 연결되는 지선을 포함해 1920㎞ 구간을 시속 170~200㎞로 달릴 수 있도록 설계됐다. 4월부터는 윈난성 다리(大理)와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 태국 방콕을 연결하는 중선 공사를 시작한다. 2015년 이 노선이 완공되면 베트남 등을 거치지 않고도 말레이시아를 통해 싱가포르까지 이르게 된다. 범아시아 고속철도의 핵심은 베트남, 캄보디아,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그야말로 동남아 연안을 끼고 달리는 동선이다. 쿤밍에서 출발, 베트남의 하노이와 호찌민, 캄보디아의 프놈펜, 태국 방콕,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를 거쳐 싱가포르에 닿는다. 중국을 제외하고 5개 나라를 거치는 등 워낙 여러 국가를 관통하는 만큼 가장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는 노선이기도 하다. 실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꺼리는 베트남은 하노이~호찌민간 남북고속철도 건설에 일본의 신칸센 기술을 도입하려 하고 있다. 중국은 이 밖에 동남아 공략 전초기지인 광시(廣西)좡(壯)족자치구 난닝(南寧)과 베트남의 하노이, 라오스의 비엔티안을 연결하는 중동선, 미얀마를 거쳐 인도로 연결되는 중·미·인선 등도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다. 중국은 범아시아 고속철도와 관련, 동남아와의 경제통합 등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자국 고속철도 기술의 해외진출, 인도양 직접 출항로 확보 등 실속을 챙기려는 시도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원내대표 일방 독주 문제… 靑도 ‘통 큰 리더십’ 발휘해야”

    정치권이 정치 현안을 해결하지 못하고 좌충우돌하고 있다. 여와 야, 당과 청 모두가 폭풍 속의 조각배들처럼 중심을 잃고 서로 부딪치며 표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성사될 것 같던 여야 영수회담이 예산안 강행처리에 대한 이명박 대통령의 유감 표명 문제와 연계되면서 뒤엉켜 버렸다. 민주당이 7일 긴급 의총을 열고 등원 여부를 논의했지만 ‘조건부 등원’이라는 애매한 결론을 내면서 국회 표류가 장기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국 표류의 원인을 ‘리더십의 실종’에서 찾았다. 정치 세력 간, 또 세력 내부의 다양한 의견을 종합, 정리하고 대외적으로 책임 있는 결론을 내놓을 수 있는 구심점을 우리 정치권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는 지적이 많다. 명지대 김형준 교수는 당·청 간 ‘엇박자’를 리더십 부재의 대표적 증상으로 꼽았다. 그는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와 청와대 간에 (영수회담 개최 여부와 시기에 대한)사전 조율이 안 됐기 때문에 문제가 커졌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도 영수회담 당사자인 손학규 대표를 만나 관련 문제에 대해 충분한 소통을 하지 않아 문제가 더 꼬였다.”면서 “자신감은 좋으나 원내대표들이 일방적인 독주를 하는 느낌을 줘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정치평론가인 고성국 박사도 “여야 원내대표의 독주가 (이번 사태를)자초했다.”면서 “여권 입장에서 영수회담은 청와대의 정무적 판단이 우선돼야 하고, 야당 입장에서 국회 등원 문제는 원내대표가 양보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이를 ‘여권 내 레임덕의 가시화와 야권 내 권력투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레임덕의 조기 가시화 또는 심화 문제는 권력 집중화와 연관이 있다. 청와대가 권력을 나누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다만 한나라당 김무성·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각각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난 1일 이 대통령이 신년좌담회에서 영수회담 의지를 밝혔기 때문에 전날 이를 언급한 것일 뿐 (국회 정상화의)전제조건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전문가들은 국회 정상화 등을 위한 해법으로 이 대통령의 리더십 발휘를 주문했다. 김 교수는 “집권 후반기 대통령은 ‘통 큰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면서 “여권은 야당에 명분을 주고, 실리를 추구하는 게 보편적”이라고 말했다. 강원택 서울대 교수도 “청와대가 어떤 방식으로 정치력을 발휘할 수 있느냐가 해결의 실마리”라고 내다봤다. 임성호 경희대 교수는 “야당 의원들이 싫든 좋든 장외투쟁을 오래 했다. 그렇다면 청와대와 여당은 민주당의 체면을 살려주는 현실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부에선 대통령이 정국 경색에 대한 책임감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손혁재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이 대통령이 유감 표명을 통해 ‘여러 현안들이 많은데 여야의 상황을 이렇게까지 만든 데 대해 책임을 느낀다’는 정도의 표현은 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성규·장세훈·강주리기자 cool@seoul.co.kr
  • [사설] 北 잇단 대화 제의 원칙 정해 대처해야

    북한이 적극적인 대화 공세를 펴고 있다. 신년 초 남북 당국 간 회담을 촉구한 데 이어 이번 설 연휴에는 대한적십자사, 국회, 민간단체를 향해서도 대화를 호소하는 통지문과 편지를 보냈다고 한다. 북한의 이같은 갑작스러운 대화 제스처는 상투적인 대화 공세임이 틀림없어 보인다. 이번에도 예외 없이 북한의 노림수는 진정한 대화가 목적이 아니라 다른 의도가 있을 것이다. 그간 우리는 북한이 대화를 앞세워 늘 뒤로는 딴짓을 해왔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잇따른 대화 제의는 우선 북·미 대화나 6자회담을 앞두고 명분을 쌓으려는 행보일 가능성이 크다. 국제적 고립을 모면하고자 미국과 중국 등 전 세계를 향해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을 보여주려는 계산이다. 남남 갈등을 유도하기 위한 시도로도 볼 수 있다. 다양한 형태의 대화 공세로 남남 갈등을 부추겨 우리 정부의 비핵화 요구 등을 허물겠다는 의도가 깔린 것이다. 북의 대화 제의에 벌써부터 엉덩이가 들썩들썩하는 일부 친북세력은 북한의 의도에 경계심을 갖기는커녕 대화부터 하자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북한이 노리는 것은 바로 이같은 우리 사회의 국론 분열이다. 우리는 남북한 대화의 첫걸음으로 천안함·연평도 사태에 대한 북한의 사과가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도 “북이 천안함·연평도 사태를 부인하면 회담장을 떠나라.”라고 하지 않았던가. 정부는 북의 전방위 대화 공세에 분명한 원칙을 갖고 대응해야 한다. 8일 판문점에서 열리는 남북 군사실무회담이 북한의 진정성 여부를 확인하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다. 물론 남북한의 대치 국면을 마냥 끌고 갈 수 없는 것도 우리가 당면한 현실이다. 따라서 남북관계의 전향적인 변화를 위해 북의 대화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면서 동시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 北, 설에도 전방위 대화공세

    북한이 지난 설 연휴 기간에도 의원회담과 적십자회담 개최를 촉구하는 등 연이어 대화공세를 펼쳤다. 조선중앙통신보도에 따르면 지난 2일 북한의 최고인민회의는 의원 접촉 및 협상을 요청하는 편지를 국회에 보냈다. 이어 5일에는 남북적십자회담 북측 단장인 최성익 조선적십자회 중앙위 부위원장이 올봄 이산가족 상봉을 하자면서 남북 간 적십자회담 개최를 재차 촉구했다. 북한은 1일에도 같은 내용의 편지를 대한적십자사 유종하 총재 앞으로 보냈다고 보도했다. 북한의 대화공세가 적극적인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대화를 제의한 횟수가 올 들어 10여 차례에 달할 뿐 아니라 대상도 당국, 국회, 민간 등 전방위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이 같은 북한의 태도는 남북의 대화 분위기를 주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남북 대화가 우선돼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공감대가 이뤄져 있는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대화를 촉구하고 나섬으로써 주도권을 쥐고 나가겠다는 것이다. 북한으로서는 남측이 대화 제의를 받으면 좋고, 받지 않더라고 “대화의 진정성이 없는 것은 남측”이라는 둘러댈 명분이 있는 셈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 교수는 “북한은 매우 적극적이고 여유 있는 자세로 나오고 있다.”면서 “미·중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선(先) 남북대화’를 수용하는 측면에서 명분을 만들기 위한 성격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우리 정부는 북한의 대화공세에 휘둘리지 않고 8일 열리는 고위급 군사회담 개최를 위한 실무회담에서 북측의 진정성을 확인하겠다는 방침이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한·중 조폭 필로폰 20만명분 밀수

    중국 폭력조직과 손잡고 20만명이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의 필로폰을 밀수한 조직폭력배들이 검찰에 대거 적발됐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김희준)는 중국 폭력조직 ‘흑사회’와 연계해 필로폰 5.95㎏을 밀수·유통시킨 혐의로 부산 유태파 고문 김모(56)씨 등 조직폭력배 13명(중국인 4명 포함)을 구속 기소했다고 6일 밝혔다. 또 달아난 9명을 지명수배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2009년 9월부터 지난달까지 부산항을 통해 중국에 오가며 흑사회로부터 필로폰 5.95㎏을 밀반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이 필로폰을 부산역이나 터미널 부근에서 국내 조폭 행동대장들을 모아놓고 분배하며 조폭들 사이에서 ‘산타’(마약 공급책이란 뜻의 은어)로 불린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국내에서 2000만~3000만원을 주고 작은 배와 선장을 구해 중국으로 간 뒤, 관례상 수색을 거의 하지 않는 선장실에 마약을 실어 돌아왔다고 검찰은 전했다. 또 김씨 등은 필로폰을 살 때 차명계좌를 활용, 외국환은행을 거치지 않고 불법으로 외화를 건네는 ‘환치기’ 수법을 쓰거나 인편으로 현금을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또 ‘품질 관리’를 위해 마약 감정 전문가를 중국에 직접 보내거나 상습투약자 몸에 넣어 반응을 살피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이들이 밀수한 필로폰 5.95㎏은 19만 8333명이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이며, 소매가 기준 198억원에 달한다. 이번에 적발된 필로폰은 북한산으로 추정된다. 적발 조직은 서울 청량리파·동대문파, 부산 유태파·양정파, 광주 동아파, 의정부 신세븐파, 충남 논산파 등 전국에 걸쳐 있다. 흑사회는 중국을 거점으로 한족 흑사회, 조선족 흑사회로 나뉘어 활동하며 국내에도 22개파가 활동하는 것으로 검찰은 추정하고 있다. 김희준 부장검사는 “과거 조폭은 마약 사범을 경멸했지만 최근엔 비교적 쉽게 많은 이득을 올릴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마약 범죄에 진출하고 있다.”며 “조폭이 이권을 위해 조직을 넘어 서로 제휴하는 ‘마피아화’되는 현상도 파악됐다.”고 말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한 달 내내 전방위 대남대화공세…北 셈법은

    북한이 신년 들어 당국간 회담을 촉구한 데 이어 국회와 민간까지 아우르며 대화공세를 줄기차게 이어가고 있다.  신년공동사설에서 ‘남북대결 해소’를 천명한 북한이 1월5일 정부·정당·단체 연합성명으로 ‘당국간 회담의 무조건 조속 개최’를 강조하고 한달 내내 범위를 넓혀가며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실권을 쥔 당국간 회담으로 대화공세의 불을 붙인 북한은 최고인민회의 이름으로 협상을 촉구하는 편지를 우리 국회에 전달하고,대북 인도지원 협의체인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에도 평양행 초청장을 보내는 등 사실상 가능한 전 영역에 대화의 불씨를 키우고 있다.  이 같은 북한의 태도는 남북대화의 실질적인 성과에 대한 기대에서 비롯됐다기보다 북미대화나 6자회담을 앞두고 ‘명분쌓기’를 위한 전술적 성격이 강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남북관계 개선이 우선되어야 한다는데 국제사회의 공감대가 이뤄져 있는 상황에서 남측에 대화를 거세게 촉구하고 나섬으로써 현 상황의 주도권을 쥐고 나가겠다는 속셈이 깔린 것이란 지적이다.  연합성명으로 당국간 회담을 제안한 뒤 김영춘 인민무력부장 명의의 통지문을 김관진 국방부 장관에게 보낸 것이나,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의 호소문으로 남북 국회회담 카드를 꺼내고 나서 최고인민회의가 직접 나선 사례만 보더라도 대화 국면을 끌고나가겠다는 북측의 의지가 나타난다.  정부가 지난달 10일 ‘역제의’한 비핵화 회담에 대해 북한이 같은 달 26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로 “조선반도 핵문제는 우리에 대한 미국의 핵전쟁 위협과 적대시 정책으로 말미암아 산생된 문제로서 그 근원을 제거할 수 있는 대화 방식이 필수적”이라며 한발 비켜나가는 방식을 택한 것도 북한의 대화 제의가 북미대화에 앞선 정당성 확보에 목표가 있음을 엿볼 수 있다.  군사실무회담이 8일로 잡히는 등 고위급 군사회담 개최가 추진 중인 상황에서 국회나 민간으로 접촉면을 넓히는 것은 남북관계에 대한 남한 내의 입장 차를 부각시키고 그에 따른 갈등을 유도하려는 의도도 담긴 것으로도 해석된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북한이 지금까지 대남 대화공세를 이렇게 단계적·체계적으로 진행한 전례가 없다”면서 “남북대화의 성과에 대한 기대보다는 북한이 먼저 대화에 나섰다는 명분을 쌓고 대화가 이뤄질 때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도가 강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북한의 대화공세가 ‘말’의 수준을 넘지 못할지 성과 있는 대화로 이어질지는 남북 군사회담이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 [사설] 전입금 한푼도 안낸 대학재단 책임 물어라

    우리사회에서 대학 등록금이 비쌀 수밖에 없는 구조적 요인이 한 가지 더 밝혀졌다. 일부 사립대학이 법으로 정해 놓은 재단 부담금조차 나 몰라라 하는 실태가 드러난 것이다. 더욱 기막힌 일은 이를 관리·감독해야 하는 교육과학기술부가 대학 자율화를 핑계로 바로잡을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예나 지금이나 교과부는 국민을 위해 일하는지, 사학 재단을 위해 일하는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현행 사립학교법에는 재단이 교직원의 연금·의료보험 가운데 일부를 직접 부담하도록 명시해 놓았다. 그런데 동국대·숙명여대·명지대 등 세 곳은 2009년도에 이같은 법정 부담금을 한푼도 내지 않았다. 그 전해인 2008년도의 사립대 결산 재무제표를 감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의 4년제 대학 145곳 중에서 재단이 법정 부담금을 제대로 내지 않은 대학이 77%나 되었다. 이처럼 사학 재단이 최소한의 의무마저 지키지 않으니 결국 등록금 말고 의존할 데가 더 있겠는가. 사립대학도 국·공립대와 마찬가지로 갖은 명목 아래 국고에서 지원을 받는다. 따라서 적어도 재정 측면에서만은 자율성을 주장할 명분이 없다. 교과부는 현행법상의 예외 규정을 근거로 재단의 의무 불이행을 그동안 눈감아준 모양이다. 그러나 법에 미비함이 있으면 이를 적극적으로 개선하는 일 또한 행정부처의 의무이다. 2000년도에 연평균 449만원이던 사립대 등록금은 지난해 754만원으로 지난 10년 새 2배 가까이나 가파르게 올랐다. 이런 현실에서 적립금은 쌓아 놓고, 전입금은 법규대로 내지 않으면서 학부모·학생의 주머니만 노리는 사학재단의 행태를 묵인해 온 교과부의 잘못은 어떤 이유를 대더라도 용인되지 않는다. 이제라도 불성실한 사학재단에 책임을 단단히 물어야 할 것이다.
  • 與-野, 전통 텃밭복원 의지 vs 孫체제 성패 시험대

    與-野, 전통 텃밭복원 의지 vs 孫체제 성패 시험대

    대법원의 확정 판결로 이광재 강원도지사와 서갑원 의원이 현직에서 물러나면서 4·27 재·보궐 선거가 ‘메가톤급’ 선거로 돌변했다. 여야는 벌써 깊은 고민에 빠졌다.현직 지사와 국회의원을 잃은 쪽은 민주당이지만, 한나라당도 긴장하긴 마찬가지다. ●한나라당의 말 못할 고민 우선 강원도지사 선거와 김해을 국회의원 선거를 이겨 전통 ‘텃밭’을 복원해야 하는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강원도지사 선거에서는 ‘이광재 동정론’이 거셀 게 뻔한데, 엄기영 전 MBC 사장을 내세우고도 진다면 당은 치명상을 입는다. 김해을에서는 역으로 ‘김태호 동정론’이 강한데, 김 전 경남지사가 나선다고 해도, 야권이 친노 단일후보를 내놓는다면 박빙으로 치달을 수 있다. 두 지역에서 이기면 온갖 구설수에 시달린 안상수 대표는 당을 계속 이끌 명분이 생기겠지만, 성적이 여의치 않으면 퇴진할 수밖에 없다는 게 당 안팎의 공통된 인식이다. 분당을 국회의원 선거는 한나라당의 무난한 승리가 예상되지만 ‘내분’의 씨앗이 될 수도 있다. 강재섭·박계동 전 의원이 공천을 희망하고 있지만, 정운찬 전 국무총리를 전격 투입할 것이라는 얘기가 힘을 얻고 있다. 정 전 총리를 재·보선에서 명예회복시켜 대선 주자로 키우겠다는 것인데, 이렇게 되면 친이·친박 간 갈등이 불가피하다. 친이계는 애써 띄워 놓은 개헌 이슈가 재·보선으로 소멸될까 걱정하고 있다. 설 직후 공천심사위원회가 꾸려지면 당은 선거체제로 전환된다. 친박계는 ‘박근혜 역할론’을 경계한다. 친박 의원들은 “박 전 대표가 이번 재·보선에서 지원유세를 할 이유가 없다.”고 말하지만, “당이 힘들 때마다 외면한다.”는 비판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의 ‘1·27 쇼크’ 민주당은 28일 내내 ‘1·27 쇼크’의 여진으로 출렁거렸다. 4·27 재·보선이 국지전에서 전면전으로 비화되면서 손학규 체제의 성패를 가르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기존 재·보선 기획단을 공천심사위원회 틀로 확대하는 방안을 30일 비공개 지도부회의에서 검토하기로 했다. 한마디로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집단지도체제라 공천 갈등이 불가피하다. 다른 야당은 연대를 압박한다. 특히 이광재 강원지사의 현역 박탈은 충격파가 크다. 불모지를 개척한 지 7개월여 만에 닥친 비운인데다 강원·충남·경남을 잇는 삼각벨트의 한 축이 무너져 전국 정당 구도가 깨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도부는 오전 전남 목포 회의를 접고 서울 영등포당사에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갖는가 하면 오후에는 재·보선기획단 회의를 여는 등 분주하게 움직였다. 손 대표는 최고위에서 “여야가 다른 잣대에 의해 판결을 받은 건 유감”이라면 “우리는 강원도를 책임질 사람을 꼭 다시 세울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인영 최고위원은 “사법부는 정권의 꼭두각시”라며 각을 세웠다. 지도부의 사법부 성토는 ‘동정론’을 지피려는 의도로도 비쳐진다. 어쨌든 비리 혐의로 유죄형을 받았기 때문에 무작정 정권심판론만 꺼내들긴 어렵다. 한 핵심 관계자는 “오죽하면 강원지사 선거에서 이 지사의 부인을 출마시켜 정치적 역경을 호소해야 한다고까지 하겠나.”라고 되물었다. 재·보선에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인 서울 2곳까지 포함되면 손 대표 취임 이후 사실상 첫 전국 선거다. 결과에 따라 책임론과 안정론이 휘몰아친다. 물론 책임론이 불거져 조기 전당대회를 치르더라도 현 지도부의 대리인이 나설 가능성이 높아 ‘손학규 체제의 붕괴’까진 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창구·구혜영기자 window2@seoul.co.kr
  • 민주 ‘충청 과학벨트’ 진통

    민주당이 당론으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충청권 유치를 채택한 데 대해 당내 불협화음이 일고 있다. 손학규 대표는 26일 충북 청주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충청권에 과학비즈니스벨트를 조성하겠다는 약속과 당론을 지킬 것임을 다시 한번 분명히 밝힌다.”고 재천명했다. 민주당은 지난달 21일 충청도 출신인 변재일 의원이 행정중심복합도시인 세종시에 과학비즈니스벨트 유치를 명시한 특별법을 발의, 일주일 만인 30일 의원총회를 열어 당론으로 채택했다. 이날 회의에는 공교롭게도 박지원 원내대표, 정동영·정세균·박주선 최고위원 등 호남 출신 4명 전원이 다른 일정을 이유로 불참했다. 광주 등 호남권에서 과학비즈니스벨트 유치를 호소하는 데다 지역 의원들이 호남 유치를 위한 법안 발의 움직임을 보이면서 지역 정서를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 21일 손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광주에 내려가 ‘대승적 양보론’을 설파하며 지역 정서를 달랬지만 갈등은 여전한 상태다. 박주선 최고위원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과학비즈니스벨트는 당론으로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라면서 “대통령의 공약은 당연히 지키는 게 맞지만 방향이 잘못됐으면 수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광주 등 지지 기반에 매번 양보를 요구하는 건 언제든지 표를 줄 것이라고 생각하는 당 지도부의 오만”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조사를 통해 사업경쟁력이 있는 곳에 유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캐스팅보트’인 충청권의 민심을 대변하는 정도를 넘어 민주당이 특정 지역에 사업 유치를 당론으로 결정하는 건 ‘역차별’이라는 논리다. 비호남권 출신의 한 의원은 “왜 대통령의 공약을 우리가 당론으로 책임을 지느냐.”며 불만을 표시했다. 하지만 과학비즈니스벨트 유치를 위한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에서 공개 입찰을 하더라도 호남 지역이 선정이 되지 않을 수 있어 자칫 ‘명분’과 ‘실리’를 동시에 잃을 수 있다는 시각도 제기돼 진통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강원 방역 공무원 분통

    ‘강원도 의원들은 상전인가?’ 구제역으로 파김치가 된 강원도 방역 관련 공무원들이 도의원들의 잦은 업무보고 요구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강원도청 공무원노동조합은 25일 성명서를 내고 “지난 21일 의원총회에서 (구제역에 대한) 시급한 현안보고를 받고도 28일 또다시 상임위에서 별도의 보고를 하라니 피로가 누적된 공무원들의 실정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또 “살처분에 참여한 공무원들은 정신적 스트레스까지 극에 달해 있는데 또다시 밤새워 업무보고 자료까지 만들라는 것이냐.”고 반문하고 “축산 담당 부서는 새해 업무보고조차 제대로 만들지 못하고 있는 실정임을 뻔히 알면서도 업무보고를 강행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노동조합은 또 “도의회는 업무보고 타령만 하려 하지 말고 당장 책상머리에서 나와 현장에서 솔선수범해야 할 것”이라면서 “이제라도 도의회는 강원도 집행부가 하루빨리 현 상황을 수습할 수 있도록 견고한 방역체계와 백신 확보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최종훈 강원도청 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은 “강원도에는 집단사육장이 없다는 이유로 백신 확보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면서 “구제역 발생 이후 지금까지 도 상황실과 구제역 관련 부서를 찾아 관심을 보인 도의원들은 농림수산위 도의원 9명 가운데 2명뿐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진정성 없는 의정활동에서 벗어나 모두가 나서 최선의 대책을 강구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강원도의원들은 지난해 구제역 발생 시 ‘다문화 가정 실태조사와 동계올림픽 홍보’ 등을 명분으로 베트남 등 동남아를 다녀오려다 여론의 질책을 받고 출발 하루 전 포기했다. 이경호 도의회 농림수산위 전문위원은 “28일 열리는 상임위에서 도의회와 집행부 간 축산기반 조기 복구에 대한 논의를 통해 도의회 차원의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노동조합의 성명에 대해서는 “도의원들도 그동안 일선 시·군 지역구를 찾아 격려하고 지역별 방역초소를 방문하는 등 현장 중심의 의정활동을 활발하게 펼쳤다.”고 반박했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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