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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당한 규제” 업계 헌법소원 추진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 서든어택…. 어른, 청소년 가릴 것 없이 홀딱 빠져 있는 인터넷 게임들이다. 하지만 다음 달 20일부터 도입될 ‘게임 셧다운제’ 때문에 관련 업계가 불만이다. 16세 미만 청소년에게 제한시간(자정부터 다음 날 오전 6시)에 게임을 제공하는 업체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되기 때문이다. 관련 업계, 시민단체 등에서는 헌법소원 청구소송을 준비 중이다. 게임 중독을 막겠다는 명분이지만 실효성도 없고, 게임 산업만 위축시킬 뿐이라고 주장한다. 네티즌들의 반응은 냉소적이기까지 하다. ‘아~, 아침 6시부터 밤 12시까지는 마음대로 게임하라는 법이군요. 감사합니다.’, ‘개인정보보호법 강화해서 주민번호 이제 안 쓴다는데 여성가족부만 거꾸로 간다.’, ‘프로게이머들은 이제 어떡해. 훈련 다했네.’ 등 비판과 비아냥이 어우러져 쏟아졌다. ●시민단체 “이용자규제 유례없어 부당” 불똥은 엉뚱하게 튀었다. ‘e-스포츠’, 프로게이머라는 새로운 직업군을 만들어낸 게임, 스타크래프트를 만든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사가 지난 22일 “특정 국가의 법률에 따르려고 10년이 넘은 서버에 접속자 연령 구분을 위한 새 시스템을 구축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글로벌 회사로서 각 지역의 규제와 정책을 따라야 하므로 (심야 시간에) 한국 내에서 스타크래프트 등에 접속하는 것을 전면 차단할 예정”이라고 밝히면서부터다. 덕분에 청소년뿐 아니라 성인들도 밤 12시 이후에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 워크래프트 등을 즐길 수 없게 된 것이다. 정소연 문화연대 대안문화센터 팀장은 “수년 동안 학계, 전문가 등이 셧다운제의 문제점을 지적했지만 정부가 이러한 점을 하나도 개선하지 않은 채 시행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판매자나 생산자가 아닌 이용자를 규제하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규제”라고 말했다. 문화연대는 다음 주중 학부모, 16세 미만 청소년 등과 함께 헌법소원을 청구할 계획이다. 한국게임산업협회도 10여개 이상의 부회장사를 중심으로 이달중 별도의 헌법소원을 계획하고 있다. ●여가부 “새달 8일 각의 통과 예정” 여성가족부 측은 “셧다운제를 담은 청소년보호법 개정안 시행령을 다음 달 8일 국무회의에서 통과시킬 예정”이라면서 “이해관계가 엇갈려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과 청소년 기본권 침해를 막는 방법 등에서 조율하기가 쉽지 않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국민부담 줄인 재원·탈북자 지원 강화… 통일 ‘투트랙 접근’

    국민부담 줄인 재원·탈북자 지원 강화… 통일 ‘투트랙 접근’

    남북통일 재원 마련을 위한 정부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해 8·15 경축사 때 통일세를 언급한 뒤 한동안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했으나 최근 들어 청와대와 통일부,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가 머리를 맞대면서 통일 재원의 틀과 내용이 구체적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23일 “공익사업을 위해 쓰이는 로또기금 및 통일세 신설 대신 담뱃세 인상분을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관계 부처 간 협의 중이며, 국민 부담은 줄이면서 통일을 위한 기금 마련의 명분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로또를 사는 사람들이 개인의 당첨뿐 아니라 통일이라는 로또를 기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당초 남북협력기금을 활용하고 통일세를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그러나 협력기금은 해마다 미사용액이 국고로 바로 편입되고, 통일세 신설은 서민 모두에게 세금 증가라는 부담이 생길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류우익 통일부 장관도 지난 21일 기자간담회에서 “통일 재원 논의가 마무리되고 있으며 조만간 통일 재원 마련을 위한 ‘항아리’를 만들 것”이라며 재원의 틀이 마련됐음을 강조했다. 정부는 통일 재원 마련과 함께 탈북자 지원 강화를 통해 이들이 통일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통일 준비를 위한 ‘투트랙 접근’인 것이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탈북자들의 ‘성공 스토리’가 많아지면 이들이 통일 과정에 많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탈북자 지원 강화를 위해 북한에 통일에 대한 모종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 장관은 간담회에서 “북한이탈주민(탈북자)들이 잘 정착하는 것이 통일사업의 중요한 자산이고, 통일 후에도 동질성 회복 등을 위해 매우 중요한 경험”이라며 “이들의 성공적 정착이 우리 사회의 통일 의지와 편익에 대한 기대, 통일이 가져올 혼란을 불식시키는 등에 상당히 기여할 것으로 믿고, 제2하나원 증축 및 지자체 협력 강화 등을 통해 앞으로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류 장관은 향후 대북정책 추진 방향에 대해, 사회문화 교류를 강화하겠다며 5·24조치로 중단된 개성 만월대 발굴사업 및 겨레말큰사전 편찬사업을 위한 대북 접촉을 조만간 승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남북이산가족 상봉에 대해서는 “형편이 허락하는 한 조속한 시일 내 이산가족 재상봉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 장관은 또 남북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은 여유가 있어 정상회담에 집착하지 않고, 또 배제하지도 않고 있다.”며 “이것은 통일부 장관인 내가 가진 큰 자산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롤러코스터 타다 눈알 빠졌다” 美남성 충격 주장

    “롤러코스터 타다 눈알 빠졌다” 美남성 충격 주장

    미국의 한 남성이 테마파크에서 롤러코스터를 타다 안구가 적출되는 끔찍한 사고를 당했다고 주장해 충격을 주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 등 해외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52세 남성은 지난 7월 31일 미국 유니버설올랜도리조트에 있는 일명 ‘쌍둥이 롤러코스터’를 타는 도중 사고로 안구가 적출됐고, 끝내 이를 찾지 못했다. 1999년에 지어진 유니버설올랜도리조트의 롤러코스터는 최고 시속 96.5㎞에 달하며, 지난 해 해리포터 테마파크가 신설되기 이전까지 이 리조트의 랜드마크로 인기를 끌었다. 리조트 측은 지난 10년간 이 롤러코스터로 인한 사고가 10건에 불과하다고 밝혔지만, 최근 소송을 제기한 남성은 자신처럼 알려지지 않은 피해 케이스가 많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남성의 변호사가 밝힌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에도 푸에르토리코에서 온 19세 관광객 역시 고속의 롤러코스터를 타다 이물질에 부딪히면서 눈을 잃었고, 오하이오주에 사는 존 윌슨이라는 남성 역시 팔과 다리, 얼굴 등에 심각한 상처를 입었다. 항의를 접한 리조트 측은 결국 정밀 조사를 명분으로 롤러코스터의 운행을 중단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미 롤러코스터에 안구가 적출되는 사고를 당한 사람이 있다는 소식이 스마트폰과 SNS를 통해 빠르게 퍼지면서 놀이기구 안전에 대한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인간 심연 들여다본 심리 서적 3권] 대통령 거짓말로 공포를 조장하다

    17세기 영국의 외교관이었던 헨리 워턴은 이런 말을 남겼다. “한 나라의 대사란 거짓말을 하라고 외국에 보내진 정직한 사람이다.” 국가 간에 서로 거짓말을 한다는 사실과, 거짓말을 국가 이익에 대한 봉사로 받아들인다는 사실을 적시한 표현이다. 국가 간에만 거짓말이 오가지는 않는다. 되레 정치 지도자가 자국민에게 거짓말을 하는 경우가 훨씬 많고 광범위하다. 존 미어샤이머 미국 시카고대 교수가 지은 ‘왜 리더는 거짓말을 하는가?’(전병근 옮김, 비아북 펴냄)는 국가 지도자들의 거짓말을 유형별로 나눈 뒤, 그들이 거짓말 하는 이유와 결과 등을 분석한 책이다. 저자는 책을 통해 흔히 국제정치에서 거짓말이 흔할 것 같지만 실제 국가 간에 오가는 거짓말은 의외로 적다는 사실, 국가 지도자들이 다른 국가보다 자국 국민을 상대로 더 거짓말을 잘한다는 사실, 전체주의 국가보다 오히려 민주주의 국가 지도자들이 자국 국민에게 거짓말을 하려는 경향이 더 강하다는 사실 등을 밝히고 있다. 저자는 외교정책의 영역에서 지도자들의 거짓말을 ▲국가 간 거짓말 ▲공포 조장 ▲전략적 은폐 ▲민족주의 신화 창조 ▲자유주의 규범에 반하는 거짓말 ▲사회적 제국주의 ▲비열한 은폐 등 일곱 가지로 나눴다. 다만 정당화되기 어려운 ‘사회적 제국주의’와 ‘비열한 은폐’는 논의에서 제외시켰다. 예를 들어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WMD)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한 것은 자국민을 상대로 ‘공포 조장’을 한 뒤 이라크 침공의 명분을 얻기 위해 거짓말을 한 것이다. 이처럼 ‘공포 조장’은 지도자들이 국가에 위협이 다가오는 것을 보면서 어떤 대국민 속임수를 동원하지 않고서는 위험이 임박했다는 것을 국민들이 깨닫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될 때 흔히 사용된다. 소련이 쿠바에서 미사일을 철수하는 대신 미국도 터키에서 주피터 미사일을 철수하기로 합의한 사실을 존 F 케네디 당시 미국 대통령이 국내에서 부인한 것은 ‘전략적 은폐’에 해당한다. 소련의 조건을 수용했다는 데 대한 우파의 비난을 피하면서 미사일 위기를 평화롭게 해결하기 위한 방책이었던 것이다. 저자는 지도자들의 거짓말이 유용한 도구라고 인정하면서도, 그로 인해 전략적 효용을 뛰어넘는 큰 대가를 치를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특히 “미국이 품은 전 지구 차원의 야심을 감안할 때, 공포 조장이 앞으로 수년간 미국의 국가 안보 담론의 계속되는 특징이 될 것”이라며 “공포를 조장하는 것은 민주주의 제도를 갉아먹을 뿐만 아니라 또 한 번 미국이란 나라를 이라크전과 베트남전 같은 재앙으로 이끌 수 있다.”고 경고했다. 1만 5000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카다피 재산 172조원 재건 밑천으로

    리비아 과도국가위원회(NTC)가 22일(현지시간) ‘리비아 해방’을 공식 선포하고 새 국가 건설에 나선다. NTC는 해방을 선언함과 동시에 본거지를 시위의 거점인 벵가지에서 수도 트리폴리로 옮기고 30일 이내에 임시정부를 수립할 것이라고 알자지라가 21일 보도했다. 무스타파 압델 잘릴 NTC 위원장은 해방 선언과 함께 무아마르 카다피 전 국가원수의 사망 경위를 상세히 밝힐 예정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군의 임무 종료도 임박했다. 짐 스타브리디스 나토군 최고 사령관은 이날 나토 회의에 앞서 “리비아 작전 종료를 권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알랭 쥐페 프랑스 외무장관도 리비아 과도정부가 리비아의 전면 해방을 선언하면 나토의 리비아 작전이 종료될 것이라고 밝혔다. 카다피의 제거로 리비아 역사에 새 장이 열리면서 본격적인 국가 재건 사업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폐허가 된 땅 위에 다시 ‘꽃’을 피우려면 무엇보다 돈이 필요하다. 미국과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 사회는 동결 자산을 풀어주거나 지원을 위해 실사단을 파견하겠다고 밝히는 등 리비아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인도적 명분 뒤에는 자원대국인 리비아에서 ‘한몫’ 챙기려는 속내가 숨어 있다. 일각에서는 국가 지도부 분열 등으로 재건의 첫걸음이 꼬인다면 리비아가 ‘제2의 이라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NTC가 재건 밑천으로 활용할 가장 큰 자산은 카다피의 재산이다. 42년간 철권통치한 카다피의 정확한 재산액은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2월 리비아 반정부 세력은 카다피 일가와 측근이 보유한 자산이 800억~1500억 달러(약 92조~172조원)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우선 유엔 결의로 각국이 동결한 카다피와 측근의 해외 자산만 해도 엄청나다. 동결된 카다피 측 해외 자산은 영국에 500억 달러(약 57조원)가 있고 독일에 73억 유로(약 11조원), 스위스에 6억 5000만 프랑(약 8500억원)이 각각 묶여 있다. 리비아가 과거 자신들을 식민통치했던 이탈리아의 금융 및 에너지, 스포츠 산업 등에 투자한 자금 규모도 36억 유로(약 6조원)에 이른다. 여기에 카다피 일가의 ‘주머닛돈’이었던 950억 달러어치의 리비아 국부펀드까지 합친다면 그 규모가 2000억 달러(약 229조원)에 육박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세계 각국도 ‘카다피 옥죄기’를 위해 묶어 둔 리비아의 돈줄을 풀기 시작했다. 미국 정부는 카다피 사망 직전부터 370억 달러(약 43조원) 규모의 리비아 해외 동결자산에 대한 해제를 시작해 이미 7억 달러(약 805억원)를 지급했다고 CNN머니가 전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그리스 긴축법안 의회 통과… 총파업 이틀째 격렬 시위

    노동계의 48시간 총파업을 촉발시킨 그리스 정부의 추가 긴축법안이 20일(현지시간) 의회에서 승인됐다. 긴축안 표결을 앞두고 아테네 도심에서는 시위대 간의 충돌로 50대 건설노동자가 숨졌고 적어도 100명이 부상했다. 그리스 의회는 이날 밤 유로존과 국제통화기금(IMF) 등이 제공하는 구제금융을 추가로 지원받으려고 마련한 긴축법안의 개별조항을 찬성 154표, 반대 144표로 가결했다. 앞서 의회는 전날 추가 긴축법안 총론을 찬성 154표, 반대 141표로 통과시켰다. 이로써 긴축법안에 대한 의회 승인이 최종 확정됐다. 이로써 국가 파산을 막는다는 명분 아래 공무원과 공공부문 종업원의 임금·연금 삭감, 세금 인상,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 등의 조치가 이뤄지게 됐다. 그리스 정부는 이를 통해 내년 재정 적자를 국내총생산(GDP)의 6.8% 규모인 147억 유로(약 23조원) 규모로 낮춘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그리스 긴축 이행을 점검하는 실사단은 긴축 재정 목표를 만족시키기엔 부족하지만 그리스가 1차 구제금융 6회분인 80억 유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추가 긴축조치에 항의한 총파업으로 그리스의 대중교통과 병원, 은행, 관공서, 학교 등은 이틀째 마비됐다. 국회의사당 밖 신타그마 광장에서는 공산당 노조원들과 무정부주의자로 보이는 청년들이 충돌해 1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날 충돌은 노조원과 시민 등 5만여명이 광장에서 긴축법안 승인에 항의하며 평화시위를 벌이던 도중 마스크를 쓴 청년 수백명이 시위대를 향해 화염병과 돌을 던지면서 일어났다. 공산당 측 노조원들은 국회의사당 주변에 경계선을 두르고 질서를 지킬 것을 요구했지만, 청년들은 오후 들어 본격적으로 노조원들을 폭행하며 난동을 부렸다. 그러자 공산당 노조원들이 이들에 맞서 투석전을 벌이면서 광장을 비롯한 아테네 중심가의 대로와 골목길에서는 폭력 사태가 난무했으며, 양쪽을 갈라놓기 위해 경찰이 쏜 최루탄 가스로 도심이 뒤덮였다. 현지 스카이TV는 청년 수십 명에게 집단 폭행당한 53세의 건설노동자가 구급차로 병원에 후송됐으나 심장발작으로 숨졌다고 전했다. AP는 시위대 72명과 경찰 32명이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수십명의 부상자들이 현장의 자원봉사 의료진으로부터 응급처치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폭력을 휘두른 혐의로 79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中 “티베트서 무기밀매조직 적발” 강경대응 명분 쌓기?

    티베트 상황이 심상치 않다. 지난 6개월 동안 9명의 승려가 잇따라 분신하고 있는 중국 쓰촨성의 티베트 자치지역이 사실상 계엄상태에서 외부와 완전히 격리된 가운데 중국 공안 당국은 이례적으로 티베트와 연계된 총기밀매 조직을 적발했다고 발표했다. ‘무장폭동’ 가능성을 은연중 강조함으로써 현재의 티베트 위기상황에 강경대응할 명분을 찾으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티베트자치구 및 미얀마와 인접한 윈난성 누장(怒江)리수(??)족자치주 공안 당국이 최근 총기밀매 혐의자 17명을 적발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20일 보도했다. 통신은 공안이 지난 6월 미얀마 국경 부근에서 권총 6정과 탄환 등을 갖고 있던 범죄 혐의자 2명을 적발했으며 이들의 진술을 토대로 시짱(西藏·티베트)자치구 라싸(拉薩)와 쓰촨성 간쯔(甘孜)자치주 등 티베트인 밀집지역에 대한 비밀수사를 벌여 밀매조직을 소탕하고, 권총 8정과 소총 1정, 탄약 267발을 회수했다고 전했다. 한편 티베트 사원과 승려들에 대한 탄압에 항의하는 분신이 잇따르고 있는 아바자치주 지역은 계엄상황과 마찬가지로 중무장 병력이 거리를 순찰하면서 외부와의 소통을 완전히 차단하고 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사설] 금융권 고임금 비판에 반발할 명분 없다

    상당수 금융회사들은 1997년 말의 외환위기와 3년 전의 글로벌 금융위기 때 공적자금을 지원받아 살아남았으면서도 탐욕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런데도 제대로 자성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지난 주말 82개국에서 금융권의 탐욕에 분노하는 시위가 벌어졌지만 국내 금융회사들은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 “미국과 한국은 다르다.”, “임직원들의 월급이 많은 게 아니다.”라는 식으로 반발하고 있다. “다 비슷한 월급을 받으라는 것은 공산주의가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고 한다. 금융회사들이 고임금 비판에 반발할 명분은 별로 없어 보인다. 미국의 금융회사나 한국의 금융회사들은 돈잔치를 벌이고 있다는 점에서는 하등 다를 게 없다. 더구나 은행을 비롯한 상당수 국내 금융회사들은 외환위기 때 공적자금을 지원받아 회생할 수 있었다. 국민의 세금으로 살아난 금융회사들이 국제 경쟁력은 갖추지도 못하면서 임직원들의 월급·보너스 잔치를 벌이는 것은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다.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처럼 공적자금이 투입되지 않은 회사에서, 더구나 세계적인 기업과 경쟁을 하는 회사에서 직원들에게 월급이나 성과급을 많이 주는 것에 대해 왈가왈부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공적자금을 수혈한 금융회사들이 돈잔치를 벌이는 것은 분명히 양심과 염치가 없는 짓이다. 어려울 때에는 세금으로 살아남고 돈을 벌면 대폭적인 월급 인상과 성과급 잔치를 한다는 것은 국민의 분노를 자초하는 일이다. 올해 18개 은행의 순이익은 20조원으로, 종전에 가장 많았던 2007년의 15조원보다도 5조원이나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출과 예금이자의 차이가 벌어진 게 순이익이 불어난 으뜸 요인으로 꼽힌다. 2008년의 예대마진 평균치는 2.61%였지만 올해 6월 말에는 2.91%로 더 높아졌다. 은행의 땅 짚고 헤엄치기식, 전당포식 영업으로 서민들은 피해를 보고 은행만 배 불리는 구조는 시정돼야 한다. 금융회사들은 국민의 비판에 조목조목 반박하고 합리화할 게 아니라 서민·고객과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좀 더 고민해야 한다. 보다 따뜻하고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할 때다. 금융회사의 깊은 자기 성찰과 자제가 절실하다.
  • 광주 도심 구조물 대신 나무·꽃 채워주세요

    광주 도심 구조물 대신 나무·꽃 채워주세요

    “도심에 더이상 구조물을 세우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18일 광주시내 도심을 가로지르는 동구와 남구 일대 광주천변. 교량 주변은 갖가지 콘크리트 구조물과 조형물로 넘쳐난다. 천변로를 산책하는 주민들은 늦가을 햇볕을 조금이라도 더 쬐기 위해 이리저리 빈틈을 찾기 일쑤다. 서구에 사는 이모(50)씨는 “거리마다 앞다퉈 세워지고 있는 콘크리트나 철골 구조물을 볼 때마다 숨이 막힐 지경”이라며 “차라리 공터를 그대로 놔두거나, 기왕에 빈 공간을 채우려거든 나무를 심는 것이 훨씬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시가 민선4기 당시 수백억원을 투입해 추진한 ‘자연형 하천 정비사업’이 콘크리트 옹벽과 다리,구조물을 만드는 데 치중한 탓이다. 나무나 꽃이 심어져야 할 자리에 대형 조형물 등이 빼곡히 채워졌다. 이런 건축물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세월이 지날 경우 ‘도심 흉물‘로 전락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그런데도 각 자치구는 도심에 대형 구조물이나 육교 등을 설치하는 사업에 지금도 열을 올리고 있다. 광주 동구는 상권활성화를 명분으로 충장로1~5가를 투명덮개로 씌우는 ‘충장로 아케이드 조성사업’을 추진 중이다. 2012~2015년 국비 등 모두 291억원을 들여 충장로 1~5가 1.58㎞구간에 아케이드를 조성키로 하고 내년 1월 설계에 들어갈 계획이다. 동구는 인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개관에 맞춰 이곳 일대를 아시아 최대의 상권으로 만든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으나 여름철 공기 소통과 냉·난방 등 수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동구는 앞서 2006년 충장로 5가와 궁동 ‘예술의 거리’ 130m와 300m 구간에 루미나리에를 설치했다가 3~4년 만인 지난해 말 철거했다. ‘도심 흉물’ 논란 때문이다. 수억원의 예산만 낭비한 꼴이다. 서구도 풍암택지지구 주변 금당산과 풍암저수지를 잇는 육교설치를 추진 중이다. 서구는 최근 정부의 교부금 10억원과 구비 17억원 등 모두 27억원을 확보한 뒤 공사에 들어갈 방침이다. 이 공사는 현재 김종식 구청장의 선거 공약으로 폭 35m의 도로를 가로질러 세우는 육교다. 광주시가 올 디자인비엔날레 프로젝트로 옛 읍성터 외곽을 따라 세운 10여개의 공공 건축물 ‘광주 폴리’도 바라보는 사람에 따라 큰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일부는 세계적 건축가가 설계한 예술작품이기 때문에 “괜찮다.”는 반응을 보인 반면, 주변 상인을 포함해 일부는 사람들은 “세월이 지나면 도심 흉물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냈다. 광주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시가 경전선 폐선부지를 ‘푸른길’로 조성한 사업은 도심을 어떻게 가꿔야 하는지를 보여준 성공적 사례”라며 “도심의 빈 공간에 구조물보다는 나무를 심어 시민들에게 편안함을 주는 것이 훨씬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존경받는 1%’ 시장이 99% 평화시위 끌어냈다

    “시위대 퇴거 문제에 대해 여자친구와 상의한 적이 있나.”(기자) “내 침실에서 월가 시위 관련 베갯머리 대화(pillow talk)는 없다.”(시장) 월가 시위대가 한달째 무단 점거 중인 주코티 공원 소유 회사 브룩필드의 임원진에는 공교롭게도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의 여자친구 다이애나 테일러가 포함돼 있다. 17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은 블룸버그가 여자친구로부터 시위대를 퇴거시켜 달라는 부탁을 받았는지 물었다. 이에 블룸버그는 베갯머리 송사는 없었다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지난 주말 주코티 공원의 상황을 보면 블룸버그의 대답이 어느 정도는 신뢰가 간다. 주코티 공원 청소를 명분으로 시위대를 퇴거시켜 달라는 브룩필드의 요청에 따라 14일 뉴욕시는 행동에 나섰으나 시위대가 강하게 반발하자 ‘미국경찰답지 않게’ 바로 단념했다. 앞서 지난 10일 블룸버그는 “시위대가 법만 지킨다면 주코티 공원에서의 시위를 무기한 허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월가 시위가 비교적 평화적으로 한달째 이어져오고 있는 데는 시위대의 비폭력 방침과 미국의 강력한 공권력 문화가 배경에 있지만, 법을 가급적 융통성 있게 운용하며 평화시위를 최대한 보장함으로써 시위대의 적대감을 누그러뜨리는 블룸버그의 ‘정치력’도 한몫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블룸버그는 지난 한달간 거의 매일 기자회견을 자청함으로써 시위를 자신의 틀 안으로 유인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때로는 심정적으로 동조하는 발언으로 시위대를 고무시키는가 하면, 때로는 신랄한 비판으로 시위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지난달 17일 월가 시위가 시작되자 블룸버그는 “우리는 (시위)장소를 제공할 수 있게 된 게 기쁘다.”고 밝혔다. “기쁘다.”라는 표현은 굳이 하지 않아도 될 말이었지만 시위대 입장에서는 고무될 만한 발언이었다. 그러나 일부 시위대가 건물에 난입하는 등 다소 과격해지자 지난 7일 블룸버그는 “주코티 공원 주변 상인들은 시위대가 불편을 끼치는 행위에 분노하고 있다. 시위대가 몰아내려 하는 금융인들이 없다면 시 공무원이나 미화원에게 월급을 주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허를 찔린 시위대 중 일부는 “억만장자 시장이 결국은 1% 부자의 편을 든다.”고 반발했다. 그러나 연간 2억 달러 이상을 기부하고 시장 연봉은 1달러만 받는, ‘존경받는 1%’인 블룸버그에게 그런 비난은 어불성설이었고, 이즈음 시위대 사이에는 “비폭력 시위”라는 구호가 자리잡았다. 그러자 블룸버그는 10일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자신을 표현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시위대가 법을 준수하는 한 우리는 시위를 허용할 것”이라고 다시 시위대를 고무시켰다. 15일 타임스스퀘어에 수만명이 운집하면서 시위대가 어쩔 수 없이 도로를 불법 점유하게 됐음에도 경찰은 무리하게 해산하지 않는 융통성을 발휘했고, 시위대는 평화적으로 해산했다. 블룸버그는 17일 “나는 시위대의 말할 권리와 맨해튼 주민들의 조용히 살 권리 사이에서 균형을 잡을 것”이라며 “우리는 하나의 시각만 허용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시론] 국제문화 교류의 컨트롤타워 논란/유재웅 을지대 교수·의료홍보디자인학과 전 해외홍보원장

    [시론] 국제문화 교류의 컨트롤타워 논란/유재웅 을지대 교수·의료홍보디자인학과 전 해외홍보원장

    국제문화교류를 둘러싼 국회 차원의 관심이 정부 부처 간 물밑 신경전으로 발전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김대중 정부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지낸 신낙균 의원은 최근 ‘문화외교 활성화 및 증진에 관한 특별법안’을 대표발의했다. 정부나 민간차원의 문화교류를 촉진하고 대한민국의 국가 이미지를 제고한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외국의 정부와 국민을 대상으로 한 문화예술, 관광, 스포츠, 출판 등 문화업무 전반에 관한 문화외교 기본계획을 외교통상부 장관이 수립하고, 문화외교에 관해서는 특별법이 우선함을 명시하고 있다. 민주당 강창일 의원은 이와 별개로 재작년에 국제문화교류업무의 총괄조정기능이 미흡하다며 문화체육관광부에 국제문화교류위원회를 설치하는 것을 골자로 한 ‘국제문화교류진흥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입법기관인 국회의원들이 국제문화교류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효율을 높이기 위해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은 법안의 타당성을 떠나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대한민국 경제의 상당부분이 국제 간 수출입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국제 간 선린우호관계 구축의 토대가 되는 문화교류는 그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기 때문이다. 국제문화교류 활성화라는 명분을 갖고 있는 이 문제는 결과적으로 정부 내 컨트롤타워를 누가 담당하느냐와 직결되어 있어 유관 부처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외교통상부는 문화외교 활성화와 증진을 내걸고 있고, 문화체육관광부는 문화정책의 연장선상에서 국제문화교류업무도 당연히 주도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두 부처 간의 갈등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이제 조직이기주의를 넘어 국익이라는 관점에서 소모적인 논란을 잠재우고 합리적 대안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국제문화교류 업무를 외교통상부 관할로 두는 것은 효과적이지 못하다. 외교통상부는 업무 특성상 단기 현안 외교업무에 전념하기에도 벅찬 실정이다. 국제문화교류라는 긴 호흡의 업무를 외교통상부가 담당한다면 우선순위 면에서 단기 현안 업무에 밀릴 것은 명약관화하다고 하겠다. 미 국무부 차관보를 지낸 존 휴스는 2008년 6월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지에 의미심장한 글을 기고했다. 그는 이 기고에서 “미국 해외문화홍보원(USIA)이 국무부로 편입된 다음에 프로그램이 대폭 축소되고, 정부 간 협상에 익숙한 직업외교관 아래서 이미지 외교(Public Diplomacy)가 실종됐다.”고 비판했다. 미국과 우리의 상황이 같을 수는 없겠지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더욱이 우리는 문화정책을 전담하는 문화체육관광부라는 중앙행정기관이 존재하는 만큼, 현 단계에서 문화에 관한 한 국내외를 불문하고 문화체육관광부로 일원화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하겠다. 그러나 문화체육관광부도 반성할 대목이 적지 않다. 국익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좁은 의미의 국제문화교류에 치중하고 있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인식을 대폭 전환할 필요가 있다. 현행 정부조직법상 문화체육관광부는 문화예술 행정뿐만 아니라 국내외 홍보, 국가이미지 정책의 주무 부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화체육관광부는 좁은 의미의 ‘문화홍보’에 치중하고 있어 결과적으로 국익 증진 차원의 해외홍보, 국가이미지 제고 업무가 상대적으로 소홀히 취급되는 경향이 있다. 여간 안타까운 일이 아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해외문화홍보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를 문화체육관광부의 수많은 소속기관 중 하나로 둘 것이 아니라 자율성과 독립성을 최대한 보장해 주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해외문화홍보원을 해외문화홍보청으로 승격시키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한시조직으로 되어 있는 대통령직속 국가브랜드위원회의 사무처 기능을 승격된 해외문화홍보청이 담당토록 하면 문화와 홍보를 함께 아우르면서 국가이미지 제고 차원에서 보다 효과적으로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 ‘돈줄’ 업계 숙원 풀고 일자리 창출…오바마, 재선 승부수

    ‘돈줄’ 업계 숙원 풀고 일자리 창출…오바마, 재선 승부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이던 2008년만 해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반대했었다. 대통령이 된 뒤로는 내년 재선 도전을 앞두고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 기반인 노조의 반대를 의식해 FTA 비준을 미룰 것이라는 관측이 만만치 않았다. 그런 오바마 대통령이 한·미 FTA 비준을 ‘갑자기’ 서두른 이유는 무엇일까. 정치·경제적으로 그렇게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들이 입체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게 워싱턴 정가의 분석이다. 우선 업계의 압박을 더 이상 피해 가기 힘들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 한국과 유럽연합(EU)의 FTA가 발효된 이후 미 업계에서는 “한국 시장에서 미국제품이 유럽제품에 밀리는 일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우려와 함께 한·미 FTA 조기 비준을 촉구해왔다. 8월부터는 캐나다·콜롬비아 FTA까지 발효되면서 가격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는 미 업계의 비명소리가 갈수록 커졌다. 미 업계는 내년 선거에서 선거 자금을 후원할 ‘전주’들이기 때문에 이들의 압박은 무시하기 어렵다. 좀처럼 출구가 보이지 않는 경기 침체를 타개할 만한 대안이 별로 없었던 것도 조기 비준의 요인이다. 오바마 정부는 2009년 이후 경기부양책 등으로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었지만 약발은 먹히지 않고 실업률은 여전히 9%를 상회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는 한국, 콜롬비아, 파나마 등과의 3개 FTA가 가사상태에 빠진 미국경제에 ‘심장충격기’ 역할을 하기를 바랐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지난 11일(현지시간) 백악관은 의회에 보낸 정책 성명을 통해 “한·미 FTA에 따라 예상되는 수출 증가는 7만개 이상의 미국 내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국제 정치적 필요성도 조기 비준을 추동했다. 다음 달 하와이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미국은 ‘예외 없는 관세 철폐’를 표방하는 환태평양파트너십협정(TPP)의 타결을 벼르고 있다. 그런 미국이 FTA 비준을 미적거릴 경우 다른 회원국들에 TPP 타결을 주장할 명분이 사라진다. 동북아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한국을 정치·경제적 파트너로 강하게 결속시켜야 할 필요성도 무시할 수 없는 조기 비준의 요인이다. 백악관은 11일 정책 성명에서 “한·미 FTA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과 핵심 동맹국의 관계를 강화시킬 것”이라며 ‘정치적 시각’을 드러냈다. 오바마 대통령과 의회가 한·미 FTA 비준 시기를 이달로 택한 것은 정치 일정상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다음 달 미 정치권은 본격적으로 2차 재정적자 감축 협상에 돌입하고 12월부터는 대선 국면에 접어들기 때문에 여력이 없다. 특히 비준 절차를 6일 만에 초고속으로 끝낸 것은 이명박 대통령의 국빈 방미 일정을 감안한 것이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의 마음이 마냥 편할 것 같지는 않다. 만약 기대와 달리 한·미 FTA가 고용 창출 효과는커녕 실업난을 악화시킨다면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이다. 12일 하원 본회의에서 여당인 민주당(찬성 59표, 반대 130표) 의원들의 반대표가 공화당(찬성 219표, 반대 21표)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던 데는 이런 우려가 담겼다고 볼 수 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오늘의 눈] 소통 외면한 ‘개혁의 아이콘’/박건형 사회부 기자

    [오늘의 눈] 소통 외면한 ‘개혁의 아이콘’/박건형 사회부 기자

    2004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에 로버트 로플린이 취임했다. 학문의 정점에 있는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였다. KAIST를 바꾸겠다는 의욕이 넘쳤다. 일각에서는 ‘대학가의 히딩크’라고 불렀다. 하지만 실패자로 기록됐다. 종합대학화와 사립화까지 외친 로플린은 KAIST의 이방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독재자라는 비판도 받았다. 결국 전체 교수의 89%가 퇴진을 요구했고, 로플린은 임기 절반을 남긴 채 물러났다. 서남표 총장이 그의 뒤를 이었다. 전임자의 사례에서 많은 것을 배운 듯했다. 개혁이라는 지향점 아래 소통을 시도했다. “KAIST를 매사추세츠공대(MIT)로 만들자.”는 명분에 젊은 교수들은 앞다퉈 손을 내밀었다. 서 총장은 힘을 얻었다. 수업료 차등, 전면 영어수업, 테뉴어 심사 강화 등을 관철시켜 나갔다. 로플린이 시도하다가 수포로 돌아간 정책들이었다. 서 총장은 개혁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자 소통에 소극적이 됐다. 일방적으로 정책들이 발표됐고, 반발은 묻혀졌다. 급기야 올 초 학생들이 잇따라 자살했다. 서 총장은 눈물까지 보이며 구성원들을 달랬다. 하지만 고비가 지나자 약속에 핑계를 대며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 결국 지난달 KAIST 교수들은 5년 만에 다시 ‘총장 퇴진’을 묻는 투표에 들어갔다. 학생들도 동참했다. 서 총장은 그제야 대학평의회를 만들겠다며 수습에 나섰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절대 불가’ ‘권한 밖’이라고 주장하던 터다. 로플린과 서 총장의 성적표가 다른 이유는 ‘소통’에 있었다. 서 총장이 신뢰를 잃었다는 것은 가장 강력한 무기를 잃었다는 말과 같다. 요구사항을 마지못해 하나씩 들어주는 방식으로 신뢰는 회복되지 않는다. 서 총장의 진정성을 담은 태도와 자세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총장의 특허보유 논란이나 대학재정의 펀드 손실 문제도 쉬쉬할 일이 아니다. 개혁의 아이콘이 소통 부재의 아이콘으로 전락하는 것은 누구도 바라지 않는 일이다. KAIST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kitsch@seoul.co.kr
  • 러시아와 밀월 미국엔 대립각…中, 실리외교

    중국이 미국과 위안화 환율 관련 법안으로 각을 세우는 동시에 러시아와는 더할 수 없는 밀월 관계를 과시하고 있다. 중·러 밀월은 대통령선거 출마를 선언한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의 정치적 노림수와도 맞물려 더욱 공고해지는 양상이다. 미 상원의 ‘2011 환율감독 개혁법안’ 통과에 대한 중국의 강력한 반발은 이미 예상돼 왔다. 실제 법안 상정 때와 마찬가지로 중국은 외교부와 상무부, 인민은행은 물론 관영 언론들까지 모두 나서서 미 상원을 맹비난했다. 외교부 마자오쉬(馬朝旭) 대변인은 법안이 통과된 직후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해당 법안은 ‘환율 불균형’이란 명분 아래 보호주의를 실행하는 것으로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을 심각하게 위반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류웨이민(劉爲民)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백해무익한 행위”라고 쏘아붙였다. 상무부와 인민은행도 “미국 내부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중·미 경제무역관계 및 세계 경제의 회복을 저해하는 행위”라고 반발했다. 신화통신 등 관영 언론들은 “보호무역주의를 부추겨 전 세계적인 무역 전쟁을 야기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의 이런 반발은 일단 미 하원과 백악관에 보내는 경고로 해석된다. 중국 내부에서도 법안이 하원 표결을 통과할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관측이 높다. 따라서 당장 양국 간 무역 전쟁이 폭발하기보다는 중국이 당분간 상황을 관망하면서 미국의 높은 실업률과 대중 무역적자가 위안화 환율과는 무관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선전전에 치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내년 대선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첫 외유지로 중국을 선택한 푸틴 총리는 방중 마지막 날인 이날 후진타오 주석을 만나 “러시아는 중국과 함께 노력해 양국 간 상호 신뢰를 높이고, 고위층 교류를 지속하면서 각 분야의 실무 협력을 강화하길 희망한다.”며 손을 내밀었다. 푸틴 총리와 후 주석의 만남은 지난 6월 후 주석의 러시아 국빈 방문 이후 3개월여 만이다. 푸틴 총리는 중국중앙(CC)TV와의 인터뷰에서 “양국이 역사상 가장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5년 남짓 끌어 온 천연가스 가격 협상과 관련해선 “양측이 타협에 접근하고 있다.”며 상당한 진전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푸틴 총리의 이번 방중은 상하이협력기구 정상회의, 브릭스 정상회의 등으로 연간 3~4차례 이상 만나는 중국 최고 지도자들과의 돈독한 관계를 과시하면서 중국으로부터 통 큰 경협 성과를 얻어내 대선 국면에 활용하려는 목적이 짙다는 게 베이징 외교가의 분석이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사설] 새 정치나 헌 정치나 결국 진흙탕 싸움인가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전이 네거티브 공방으로 과열, 혼탁해지고 있다.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 측이 시작한 네거티브 공세에 야권 단일후보인 무소속 박원순 후보 측도 뛰어들어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되고 있다. 두 후보의 선거지원 캠프는 물론이고 국회마저 본연의 모습을 상실했다. 여야가 본회의 대정부 질문 등을 통해 상대후보 흠집내기에 열을 올리면서 국회인지, 서울시의회인지 혼란스러울 정도다. 네거티브 공방에는 여야가 따로 없고, 새 정치와 헌 정치도 따로 없는 형국이 됐다. 이번 선거전이 정책 대결 측면에서는 이전보다 다소 진일보했다고 봐도 지나치게 후한 평가는 아닐 것이다. 오세훈 전임 시장의 시정 방향과 관련해 두 후보는 연속성과 차별성 사이에서 자기만의 덧칠을 해가며 비전 경쟁을 벌이고 있다. 재원 마련에 불투명한 대목도 있지만 일자리, 교육, 주거, 보건, 보육 등의 민생 복지경쟁은 시민을 위한 시정 의지를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일이다. 이런 정책 공약과 철학, 비전이 네거티브 공방에 묻힐 공산이 커지고 있어 더욱 우려스럽다. 네거티브 공방과 관련해서는 한나라당에 1차적인 책임이 있다. 박 후보의 자질 검증이라는 명분으로 병역, 재벌 후원금, 공사 수주 특혜 의혹 등을 먼저 제기한 만큼 그 책임을 피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 진위를 가리기 전에는 무조건 나쁘다고 단정짓기도 어려울 것이다. 박 후보 측도 나 후보에 대해 부동산 투기 의혹 등을 제기하며 공세로 전환했으니 이젠 상대를 탓할 처지가 아니다. 물론 민주당 인사들이 네거티브로 맞대응하고, 박 후보나 시민단체 출신들은 나서지 않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박 후보가 책임을 면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네거티브 유혹을 떨쳐버리지 못한 기성 정치권이나 그런 구태정치를 탈바꿈시키겠다던 시민후보 진영이나 별로 다를 게 없게 됐다. 후보 자질을 평가하려면 도덕성이나 과거 행적 등을 검증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요체는 아니면 말고식의 흠집내기가 아니라 사실을 근거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네거티브와 검증은 경계가 애매모호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확연히 다르다. 양측은 그 경계를 넘나들고 있어 위태로운 지경이다. 도를 넘는 네거티브에 집착하면 자충수가 된다. 유권자들이 지켜보고 있음을 깊이 인식하고 현명한 선택을 하기 바란다.
  • ‘복지천국’ 스웨덴식 보편적 복지국가 핵심은

    복지정책의 쟁점은 수혜자가 아니라 부담자다. 결혼, 출산, 육아, 교육, 실업 등 삶에서 누구나 부딪히게 될 위험에 국가적 차원의 대응책을 마련하자는 데 뭐라 할 사람은 없다. 해서 반대론자들은 늘 부담자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한다. 복지논쟁이 불붙으면서 이 부분도 비교적 상세히 거론되기 시작했다. 복지국가소사이어티가 최근 내놓은 ‘역동적 복지국가의 길’(도서출판 밈 펴냄)에서 주목되는 것은 두 가지다. 하나는 이들이 복지국가를 좌파적 이념이 아니라 새로운 자본주의로 본다는 점이다. 좌파가 아니라는 점은 보편적 복지가 결국 자본가들에게도 이득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결혼, 육아, 실업 등에 대한 노동자들의 부담이 적어야 임금인상 압박이 줄고, 구조조정이 용이해진다. 역사적으로도 복지국가론은 우파보다 좌파들의 공격 대상이었다. 무크지 창간 형식이다. 2, 3, 4권을 내면서 지속적으로 ‘계몽’하겠다는 의미다. 또 한 가지는 복지국가소사이어티라는 단체 자체가 야권과 깊은 연계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민주당이 내건 ‘증세 없는 복지’를 비판한다는 점이다. 정치인에게 증세 주장이란 ‘고양이 목에 방울달기’와 같다. 그래서 국민적 공감대가 필요하다. 때문에 이들의 목표는 정치권 비판 그 자체라기보다, 증세 주장의 토양을 마련해주는 쪽에 초점을 맞췄다. 13편의 논문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글은 정승일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연구위원의 글 ‘복지국가의 조세재정-역사에서 배운다’이다. 국민대 교수를 지낸 정 위원은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교수와 함께 베스트셀러 ‘쾌도난마 한국경제’를 쓰기도 했다. 복지재정 확충을 위한 증세라고 하면 흔히 부유세를 떠올린다. 고소득층에게 고도의 누진적 과세를 부과하자는 것이다. 정 위원은 한국적 상황에서 참고할 점은 있으나, 문제가 있는 방식이라고 본다. ‘복지의 전범’으로 꼽히는 스웨덴 사례를 예로 든다. 1930년대 사민당 집권기에 가장 먼저 추진된 정책 가운데 하나가 법인세 인하다. ‘비즈니스 프렌들리’ 정권의 법인세 인하를 비판하는 사람들로서는 다소 뜻밖이다. 아울러 재분배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부가가치세율이 한국은 10%, 스웨덴은 25%다. 그런데 스웨덴은 복지천국이다. 정 위원이 보기에 부유층에게 고액의 소득세를 매기는 행태는 정치적 불안정의 결과다. 실제 미국과 영국은 1929년 대공황 이후 개인소득세 최고세율을 80~90%대까지 높였다. 가장 손쉬운 방법이 부자를 쥐어짜는 것이어서다. 대공황과 세계대전 와중이라 반대할 명분도 없다. 반면, 스웨덴은 최고세율이 47%를 넘지 않았다. 그럼에도 미국·영국의 조세 수입 가운데 소득세와 법인세 비중은 40%에 그친 반면, 스웨덴은 1940년대부터 50%를 넘어섰다. 정 위원이 분석해 보니 미국, 영국은 급하게 세율을 올리는 데 따른 정치적 저항을 무마하기 위해 각종 공제제도와 감면제도를 마련했다. 명목상 최고세율은 치솟는데 조세 수입은 크게 늘지 않은 이유다. 반면 스웨덴은 세율을 높이지 않되 예외가 되는 구멍을 막았다. 예나 지금이나 인구의 대다수는 고소득층이 아니라 중·저소득층이다. 조금 적더라도 더 넓게 걷다 보니 더 많은 조세가 가능했다. 정치적 필요에 따라 등장한 고도의 누진적 과세는 정치적 변동에 따라 언제든 급격히 사라진다. 최고세율을 79%에서 33%로 대폭 깎아내린 미국 레이건 정권이 대표적 예다. 정 위원은 이런 비교작업을 통해 복지국가는 재분배에 역진적이라는 소비세 비중이 오히려 높고, 복지에 후진적인 나라들은 개인소득세와 법인세에 크게 의존한다는 역설적인 상황을 제시한다. 결론적으로 보편적 복지란 부자가 가진 것을 뺏어와 나눠 갖는 개념이 아니라, 낸 것을 다시 되돌려받는 개념이라고 말한다. 물론 소득에 따라 부담하는 세금의 차이는 있지만 이 차이는 좀 더 부드러워야 하고, 대신 감면·공제제도는 대폭 간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 위원은 “이렇게 해야 왜 내가 낸 돈으로 남들이 이득을 보느냐는 정치적 불만을 제압할 수 있고, 이는 복지정책 자체의 제도적 안정성에 기여한다.”고 지적한다. 보편적 복지를 위해서는 보편적 증세가, 다시 말해 “돈 많은 너희들이 세금 다 내라.”가 아니라 “돈 없는 나도 버는 만큼 세금을 내겠다.”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사설] 1만원이하 신용카드 거절 허용 안된다

    1만원 이하 금액에 대해서는 신용카드 가맹점이 카드결제를 거절할 수 있도록 정부가 여신금융전문업법(여전법)을 개정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한다. 신용카드 가맹점들은 그동안 카드 의무수납의 전면 폐지를 주장해 왔다. 결제금액에 관계없이 카드나 현금을 자신들이 선택하게 해 달라는 것이다. 카드사들도 2만원 이하의 소액 결제는 역마진이 발생해 현금 결제를 원하고 있지만 소비자들 때문에 입을 다물고 있다. 그런 점에서 정부의 개정 방안이 설득력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가맹점들이 카드사에 내는 수수료가 2.0~2.7%가량 되다 보니 현금결제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 개정안의 혜택이 영세 음식점 등을 운영하는 생계형 자영업자들에게 돌아가기 때문에 명분도 그럴듯하다. 특히 카드결제 가격이 1만원 이하가 많아 개정안이 통과되면 가맹점이나 카드사들에는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신용카드 결제 의무화가 당초 자영업자의 세금 탈루를 방지하기 위해서 시작됐는데 1만원 이하 카드결제를 거부한다면 당초 취지가 무색해진다. 무엇보다 소비자의 결제선택권을 제한하는 꼴이 된다. 특히 카드 사용에 따른 포인트 적립 등 소비자 혜택도 줄어들게 되고, 1만원 이하의 점심값이나 택시비를 치르기 위해 현금을 갖고 다녀야 한다. 현금 영수증 발급으로 세금 탈루를 막는 데도 한계가 있다. 카드 소액결제 논란의 핵심은 수수료다. 따라서 거부권 허용보다는 가맹점의 부담을 실질적으로 줄여주는 쪽으로 논의의 방향을 틀어야 한다. 들쭉날쭉한 수수료율을 큰 틀에서 재정비하고 영세 자영업자들한테는 현금결제보다 불리하지 않도록 대안을 마련해줘야 한다는 얘기다. 연매출에 상관없이 수수료율을 대형 백화점·마트(2%)와 같게 해주거나 각종 세액공제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신용카드보다 체크카드(현금결제카드) 사용을 유도해 수수료율을 떨어뜨리는 것도 한 방법이다.
  • [사설] 금융권 월街 웃도는 고임금 받을 경쟁력 있나

    한국 금융권의 임금이 생산성이나 국민 1인당 총소득(GNI)을 감안하면 미국보다 2배 가까이 높다고 한다. 지난해 우리나라 금융업 종사자 1인당 월평균 임금은 467만원으로 국민 1인당 월 GNI의 2.34배다. 반면 미국 금융업의 1인당 월평균 임금은 1인당 GNI의 1.22배다. 미국은 금융업의 생산성과 월급이 제조업의 1.23배와 1.28배로 생산성과 임금이 별로 차이가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금융업의 생산성과 월급이 제조업의 1.01배, 1.57배인 것으로 드러나 생산성에서는 제조업과 대동소이한 반면 월급만 50% 이상 더 챙기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금융연구원 분석 결과 신한,KB,우리 등 3대 금융그룹은 자기자본이익률(ROE)이 평균 6.4%로 미국, 일본, 중국, 영국, 독일 등의 69% 수준에 불과했다. 수익기반이 이익 마진에만 치우쳐 있기 때문이다. 전체 영업이익 대비 해외영업비중은 1.4%로 비교대상 10개국 중 꼴찌였다. 외환위기 이후 글로벌 스탠더드를 핑계로 임금은 잔뜩 올린 반면 경쟁력 강화는 뒷전에 팽개친 결과다. 우리 금융권의 땅 짚고 헤엄치기식 영업 형태는 이자수익 극대화 전략에서도 확인된다.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이인 예대마진은 2.91%로 지난해 말보다 0.06% 포인트 올랐다. 올해엔 순이익이 사상 최대규모인 20조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시책에 편승해 제 배 불리기만 한 까닭이다. 금융위기 때마다 금융시스템 붕괴를 막는다는 명분으로 막대한 혈세를 쏟아부었던 사실을 상기하면 서민들로서는 억장이 무너지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금융권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일자리 나누기 차원에서 펼쳤던 신입사원 임금 삭감마저 직장 내 위화감 조장을 이유로 원상으로 되돌려 놓았다. 지금 미국에서는 경제적 불평등의 주범으로 월가가 지목돼 시위의 표적이 되고 있다. 생산성이나 경쟁력에 비해 훨씬 더 잇속을 챙기고 있는 우리 금융권도 같은 전철을 밟게 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금융권의 탐욕은 결국 서민들의 금융비용 상승으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금융권은 예대마진과 수수료에만 의존하는 영업 형태에서 탈피해야 한다. 제조업처럼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해 이길 수 있어야 한다. 지금이라도 해외시장으로 눈길을 돌리길 바란다.
  • 하나금융, 외환銀 인수 마침표 찍을까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론스타에 벌금형이 선고됨에 따라 지난해 11월부터 1년 가까이 끌어온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 작업이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금융위원회는 6일 “법원 판결 내용을 감안할 때 론스타는 은행법에서 정하고 있는 (외환은행) 대주주 적격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대주주는 금융 관련 법령을 위반해 처벌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는 요건을 채우지 못했다는 것이다. 금융위는 론스타 측에 대주주 적격성 요건을 충족하도록 명령할 전망이다. 론스타가 충족명령을 받으면 현재 보유하고 있는 외환은행 주식 51.04% 중 한도 초과 보유 주식인 41.02%에 대한 의결권을 잃게 된다. 론스타가 이 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금융위는 41.02% 지분에 대해 처분명령을 내리게 된다. 금융위는 “주식처분 방식에 대해서는 법리 검토와 금융위원들의 논의를 거쳐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금융권에서는 정부가 조건 없는 매각 명령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은행법에 처분 방식에 대한 규정이 없는 만큼 외환은행 노동조합 등이 주장하는 주식 공개 매각 등 징벌적 매각명령을 내릴 명분이 적다는 것이다. 금융위의 결정은 오는 19일 정례 회의 또는 임시회의에서 나올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가 조건 없는 매각 명령을 내린다면 하나금융지주가 론스타와 맺은 계약대로 외환은행을 인수하게 된다. 그러나 외환은행 주가가 계약 당시의 반 토막 수준이어서 인수가격 재협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하나금융과 론스타는 인수가격을 1주당 1만 3390원으로 정했다. 하지만 외환은행 주가가 6일 7280원까지 떨어진 상태라 기존 계약대로라면 론스타가 90% 넘는 프리미엄을 챙기게 된다. 하나금융이 인수가격을 더 깎지 못하면 외국자본 론스타의 ‘먹튀’를 도왔다는 비판이 제기될 소지가 많다. 론스타가 ‘시간끌기’ 카드를 꺼낼 가능성도 있다. 법원 판결 7일 내에 대법원에 재상고한 뒤 결과를 기다리면서 하나금융과의 가격 협상에서 주도권을 쥐려 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심은하 남편 “내게 모욕감 줬어” 격분하더니 끝내…

    심은하 남편 “내게 모욕감 줬어” 격분하더니 끝내…

    자유선진당 지상욱 전 대변인이 6일 선진당 탈당과 서울시장 보궐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지 전 대변인은 기자회견을 갖고 “구태 정치와 선거문화를 청산하고자 이번 선거에 나섰으나 그동안 선진당이 보여준 모습과 서울시장 후보 공천과정에서 보여준 당의 행태는 창당정신을 철저히 외면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 전 대변인은 배우 심은하씨의 남편이다. 그는 “선진당과 함께 한 저의 정치적 실험은 오늘로써 끝이 났다”며 “이제 사랑했던 선진당을 떠나고자 한다.정치적 신념을 위해 새롭게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무소속 출마 여부에 대해 “탈당이 무소속 출마의 수단이 돼선 안된다”며 불출마 입장을 밝혔다. 앞서 5일 자유선진당은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지 전 대변인을 공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자유선진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지 전 대변인은 물론 그 누구도 공천하지 않기로 했다. 선진당 핵심 관계자는 “지 후보가 출마선언을 하면서 범보수 단일화를 명분으로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와의 단일화를 주장했는데, 이를 비판하는 이들이 많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야당 후보가 여당 후보에게 단일화를 제안하는 것은 야당의 정체성을 포기하고, 한나라당으로의 입당 ‘구애’로 비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지 전 대변인은 “보수 대 진보의 구도는 내가 짠 것이 아니라 이미 형성된 것이고, 내가 범보수 단일후보로 적합하다고 주장한 것일 뿐 다른 의도는 없었다.”면서 “당을 지켜온 나에게 이런 모욕감을 주는 구태를 반드시 응징하겠다.”며 격분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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