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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금연휴 쏟아질 것” 기대감… 재계는 “추가부담 생기는데” 우려

    공휴일과 주말이 겹치면 평일에 하루를 대신 쉬는 ‘대체휴일제’ 도입이 눈앞에 다가왔다. 대체휴일제가 도입되면 ‘황금연휴’가 쏟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많다. 하지만 재계는 기업들의 추가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는 19일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어 여야 의원 7명이 각각 대표발의한 ‘공휴일에 관한 법률안 개정안’을 의결, 전체회의로 넘겼다. 안행위 법안소위 위원장인 황영철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휴일이 일요일에 해당되는 경우는 평일을 공휴일로 지정하는 안과, 2대 명절인 설날과 추석 명절이 토요일인 경우는 목요일을, 일요일인 경우는 화요일을 휴일로 추가하는 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렇게 해서 연평균 3일이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고 덧붙였다. 대체휴일제는 박근혜 정부가 지난 2월에 발표한 140개 국정과제에 포함된 사안이다. 게다가 여야 모두 비슷한 법안을 발의하고 이견이 없어 4월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정부는 재계와 서비스 분야의 반론 등을 이유로 아직 입장을 확실히 정리하지 못한 상태다. 황 의원은 “정부가 전체회의가 열리는 다음 주 화요일(23일)까지 입장을 정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올해 어린이날(5월 5일)이 휴일인 일요일이다. 이런 경우 대체휴일제가 도입되면 월요일인 6일에 대신 쉴 수 있게 된다. 법안이 4월 임시국회를 통과하면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대체휴일제가 도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올 하반기에는 휴일과 공휴일이 겹치는 날이 없어 본격적인 시행은 내년 이후가 된다. 외국에서도 대체휴일제를 시행하는 나라가 많다. 미국은 ‘월요일 공휴일법’을 도입해 공휴일이 주말과 겹칠 경우 월요일에 쉬도록 한다. 일본도 공휴일이 일요일과 겹치면 월요일에 쉰다. 중국은 ‘총휴일보장제’를 실시한다. 공휴일이 토·일요일과 겹치면 평일에 쉬고 징검다리 휴일이 생기면 일단 연달아 쉬되, 대신 그 다음 주말에 근무하도록 한다. 영국, 러시아, 호주도 토·일요일이 공휴일과 겹치면 평일에 쉬도록 한다. 하지만 재계는 법안 통과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소위 의결 직후 보도자료를 통해 “근로자의 날을 포함한 우리나라 공휴일은 16일로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호주 등 선진 6개국 평균 11일보다 많다”면서 “일부 근로자의 휴일 확대를 명분으로 기업 경영환경을 악화시키고 취약계층의 소득감소로 우리 사회의 양극화를 심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안행위는 어버이날(5월 8일)과 제헌절(7월 17일)을 공휴일에 추가하는 안은 채택하지 않기로 결론 내렸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北 “한·미, 대화하려면 도발행위 중단하라”

    북한이 18일 국방위원회와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를 동원해 한·미 양국이 대화를 하고 싶으면 군사훈련 등 일련의 도발행위를 모두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적대행위가 계속되면 남북 대화는 절대 있을 수 없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한·미 양국과 북한 모두 상대 측의 태도 변화를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내건 가운데, 대화 제의를 둘러싼 양측의 신경전이 또다시 양보 없는 치킨게임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국방위는 이날 정책국 성명에서 ▲도발행위 중단과 사죄 ▲핵전쟁 연습 중단 ▲남한 주변에 배치된 미국의 전쟁수단 전면 철수 등 한·미 양국이 수용하기 어려운 3대 조건을 쏟아냈다. 지난 14일 조평통 대변인 문답, 16일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최후통첩장’, 같은 날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서 밝힌 것보다 전제조건은 더 늘었고 구체화됐다. 특히 북한 최고 지도기관인 국방위원회의 정책국에서 성명을 냈다는 점에서 이전에 발표된 다른 기관의 입장보다 무게가 실린다. 국방위 정책국 성명은 “대화와 전쟁 행위는 절대로 양립될 수 없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하며 한국과 미국에 “진실로 대화와 협상을 바란다면 모든 도발 행위를 즉시 중지하고 전면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1차적으로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 결의들을 철회하는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제재 결의들’이란 언급은 3차 핵실험에 대한 대북 제재 안보리 결의 2094호뿐만 아니라 1·2차 핵실험 당시의 1718호, 1874호까지 통칭한 것으로 보인다. 성명은 “다시는 우리 공화국을 위협하거나 공갈하는 핵전쟁 연습에 매달리지 않는다는 것을 세계 앞에 정식으로 담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우리 정부는 북한의 요구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은 오늘의 상황이 자신들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에 기인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것인바 상투적이고 부당한 주장을 철회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남측이 전제조건을 받아들이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더 유리한 국면을 만들기 위해 상황을 벼랑 끝으로 밀어붙이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남쪽으로 공을 넘기려는 일종의 ‘핑퐁게임’으로 보인다”며 “대화국면 전환에 앞서 내부적으로는 지도부의 단호한 의지를 보여 줘 명분을 쌓고, 한국과 국제사회를 향해서도 자신들이 강하게 움직인다는 것을 보여 줘 변화를 촉구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승조 합참의장과 마틴 뎀프시 미국 합참의장은 이날 저녁 원격 화상회의를 통해 제37차 한·미 군사위원회회의(MCM)를 열고 북한의 도발 위협에 대한 한·미 동맹의 공고함을 재확인했다. 뎀프시 미 합참의장은 특히 핵우산 능력을 포함한 모든 군사력으로 한국을 방어한다는 공약을 재차 강조하고, 전작권 전환 준비가 ‘전략동맹 2015’ 추진계획에 의해 계획된 일정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고 확인했다. 양국 의장은 미래지휘구조가 연합방위태세를 보장해야 한다는 데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뉴스 분석] 北 메시지 핵심은 ‘대화 명분’ 달라

    [뉴스 분석] 北 메시지 핵심은 ‘대화 명분’ 달라

    북한이 원하는 것은 대화일까, 도발일까. 우리 정부가 지난 11일 공식적으로 대화를 제의한 이후 북한이 내놓은 반응들은 수십년간 대북 문제를 다뤄 온 당국자나 전문가들조차도 섣불리 판단을 내리지 못할 정도로 모호성을 띠고 있다. 하나의 입장 발표문에 대화와 도발이란 상반된 입장이 매번 담겼기 때문이다. 한 손에는 도발 카드를, 다른 한 손에는 대화 카드를 쥐고 북한이 한국과 미국의 분위기를 살피며 저울질에 들어간 모습이다. 북한은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 문답(14일),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 ‘최후통첩장’과 외무성 대변인 담화(16일) 등 세 차례의 입장문에서 대화 제의를 ‘교활한 술책’, ‘기만의 극치’라고 비난하면서도 ‘대화 여부는 전적으로 남조선 당국의 태도 여하에 달렸다’, ‘대화에 반대하지는 않지만’이란 말로 항상 여지를 남겼다. 심지어 자신들의 ‘최고 존엄’인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사진을 불태운 국내 보수단체와 이를 방조한 당국에 보복하겠다면서도 ‘대화를 원한다면’이라고 나름의 출구 전략까지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실제로 도발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면서도, 결국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대화에 나설 수 있도록 명분을 마련해 달라는 메시지일 것이라는 데 무게를 뒀다. 전현준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7일 “겉으로는 강하게 해도 밑으로는 대화를 하려는 게 북한의 전략전술”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대화의 끈을 놓지 않기 위해 남한 정부에 대한 비난 수위를 낮추려고 고심한 흔적도 묻어난다. 개성공단을 담당하는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은 16일 발표한 비망록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을 ‘역도’라고 비난하면서도 박근혜 대통령을 지칭할 때는 ‘청와대 안방주인’이란 표현만 사용했다. 이번에 발표된 최고사령부 ‘최후통첩장’도 최고지도자 ‘모독행위’에 대한 이전의 반응과 비교하면 수위가 낮다. 지난해 2월 말 인천의 한 군부대가 내무반에 “때려잡자! 김정일, 쳐 죽이자! 김정은”이란 원색적 구호를 붙이자 북한은 전 지역에서 동시다발 규탄궐기대회까지 열었다. 최고사령부는 이 전 대통령에게 욕설과 비난을 퍼부으며 “불이 번쩍 나게 초토화해 버리게 될 것”이라고 위협을 가했다. 당시 최고사령부의 통고문에 ‘대화’에 대한 언급은 아예 없었다. 김연철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는 “북한이 대화에 전제조건을 달고 있지만, 막상 대화에 나서면 어려운 문제는 아니다”며 “사과해야 대화하겠다는 원칙적 주장은 충분히 타협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사설] 北 개성공단 빗장 풀고 즉각 대화 나서라

    개성공단의 기계가 멈춰선 지 오늘로 꼭 열흘을 맞았지만 공단 가동이 재개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어제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들의 개성공단 방문 계획이 좌절됐다. 기업대표들은 북측 인사들에게 기업인들의 애로를 전달하고 현지에 체류 중인 우리 측 직원들에게 생필품을 전달하려 했으나 북측은 이마저 불허한 것이다. 최소한도의 인도주의적 차원의 조치마저 팽개친 북측 행태는 여간 실망스러운 일이 아니다. 10년 만에 멈춰선 개성공단이 하루빨리 정상화되어야 할 것이다. 개성공단에는 우리 측 근로자 200여명이 남아 있다. 식료품과 가스 등 필수품이 턱없이 부족한 악조건 속에서 어떻게든 공장 생산설비를 지키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공단 가동 중단 사태의 장기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공장 가동 중단이 길어질수록 우리 측 근로자들이 받을 고통은 커지고 자칫 안위조차 위협받는 한계상황에 내몰릴지 모를 일이다. 북측은 우리 근로자들의 기본적 생활과 안위를 보장하는 조치를 한시바삐 취하길 바란다. 공단에 송전되는 10만㎾의 전력이 끊기는 날이면 공장은 사실상 쓸모없게 된다. 전문가들은 이런 공단 폐쇄 상태를 맞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개성공단을 담당하는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은 비망록을 통해 남한 정부가 현재의 개성공단 사태의 책임을 북한에 전가하면 상황은 악화될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이는 어불성설이다. 공단 폐쇄에 따른 모든 책임은 잠정 중단조치를 내린 북측에 있다고 할 것이다. 공단 가동 10년의 경험으로 그 정도는 알 때가 됐다고 본다. 북한은 남한과 미국을 대상으로 한 의도적인 대결구도를 당분간 이어갈 태세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남측 보수단체의 반북 퍼포먼스로 인해 한반도에 전쟁상태가 조성됐다면서 전 주민에게 만반의 대응태세를 촉구한 데서 도발의 빌미를 찾으려 한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우리가 국지적인 도발 가능성에 따른 경계태세를 더욱 강화해야 할 이유다. 개성공단 가동 중단도 이런 대결구도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개성공단이 어떤 곳인가. 인력이 모자라면 한두 개 사단을 해체해서라도 인력을 공급하겠다고 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장담하지 않았나. 그런데도 공단 가동이 중단되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 김정일 유훈 통치가 진행되는 북한에서 버젓이 벌어지고 있다. 북한의 벼랑끝 전술이 언제까지 통할 수는 없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적 행위에 변화가 없을 경우 대화와 협상은 없다고 못 박았다. 북한은 한·미가 내민 대화의 손을 붙잡을 타이밍에 대해 전략적인 판단을 해야 할 때다. 북측은 대결구도에서 대화 국면으로 선회할 명분과 이유를 개성공단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 민주, 윤 장관 임명하자 농해수위 소위 보이콧

    박근혜 대통령의 연이은 ‘식사 정치’가 소통이 아닌 명분 쌓기용이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여의도와의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로 지난주부터 여야 의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식사를 나누며 의견을 청취한 박 대통령은 17일 여야 모두 자질 문제를 지적했던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를 결국 장관으로 임명했다. 윤 장관과 함께 임명된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이경재 방송통신위원장 등 3명은 야당의 반대로 국회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이 무산된 인사들이었다. 식사 자리를 통해 야당에 양해와 이해를 구했다는 판단 아래 밀어붙이기식 인사를 한 셈이 됐다. 두 차례나 청와대 만찬에 참석해 임명 철회를 거듭 요청했던 민주통합당으로서는 박 대통령의 ‘소통 이벤트’에 들러리 역할뿐 아니라 밥값을 톡톡히 치른 모양새가 됐다. 새누리당 지도부 만찬에서 “당의 말을 많이 듣도록 하겠다”고 했던 박 대통령의 당·청 소통 약속도 열흘도 안 돼 무색하게 됐다. 소통의 형식을 빌렸지만 내용은 일방통행이었다는 점에서 박 대통령의 불통 논란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정치권에 불어온 청와대발(發) 순풍도 급속도로 냉각되는 조짐이다. 특히 타이밍을 강조했던 추경 예산안을 비롯해 부동산시장 활성화 대책 등 민생 법안 처리에 야당의 협조를 얻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야당은 박 대통령의 윤 장관 임명 강행에 대해 “인사 참사”라고 비판했다. 청와대 만찬에 참석했던 일부 의원들은 뒤통수를 맞았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박기춘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윤 후보자 임명은 인사 참사의 화룡점정”이라면서 “박 대통령이 두고두고 화근거리를 안고 가는 결과가 될 것임을 경고한다”고 밝혔다. 윤관석 원내대변인도 “봄날이 온 줄 알았더니 또다시 찬바람이 불고 꽃망울이 터지려다 다시 꺾이는 것과 같다”면서 “정국 경색이나 인사 강행에 대한 정치적 부담은 모두 청와대와 대통령이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의 법안심사소위는 당초 이날 67개 법률안을 심사하기로 돼 있었으나, 오후 회의가 속개된 지 7분 만에 산회하는 등 파행을 빚었다. 윤 장관 임명 소식이 전해지자 야당 의원들이 오후 회의 시작과 동시에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불참의사를 밝히고 회의장을 떠나면서다. 새누리당 내에서도 불만 기류와 함께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김성태 의원은 “대통령이 야당 의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어렵게 소통 행보를 이어 가고 있는데 여당 일부에서도 반발하는 윤 후보자를 임명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 “국민 여론에 따라 판단하는 게 순리”라고 지적했다. 앞서 이한구 원내대표는 “(윤 후보자 임명에 대해) 새누리당 내 분위기가 매우 좋지 못하다”며 “그것이 (청와대에) 전달돼 있을 것”이라며 임명 철회 기류를 전했다. 이상일 대변인도 “윤 장관의 업무 능력과 역량에 대해 많은 국민이 의구심을 갖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면서 “청문회에서 ‘모른다’를 연발한 윤 장관이 구성원 1만 4000여명의 방대한 해수부 조직을 잘 통솔할지, 해양 강국으로 도약시키는 토대를 과연 만들 수 있을지 국민은 걱정스러운 눈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기고] 국민건강증진부담금 문제점과 해법/김상기 고려사이버대 세무회계학과 교수

    [기고] 국민건강증진부담금 문제점과 해법/김상기 고려사이버대 세무회계학과 교수

    담뱃값 인상 논란이 뜨겁다. 정부 고위당국자들이 “담뱃값 인상 필요”를 언급함에 따라 한층 본격화됐다. 새누리당 소속 국회의원은 담뱃값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담배소비세와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을 올리는 지방세법과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도 발의했다. 개정안대로 확정되면 담배 1갑당 1550원의 제(諸)세금을 부담하던 흡연자들은 추가적으로 1768원을 더 떠안아야 한다. 인상 찬성론자들은 흡연율 감소와 국민건강 증진이란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반대론자들은 복지재원 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새 정부가 서민들의 호주머니를 털어 세금을 거두려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또 담뱃값 인상은 흡연율 감소에 도움이 안 되고 물가상승만 부추길 뿐이라고 주장한다. 개정안에서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다. 바로 인상률이 224%나 되는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이다. 이 부담금은 항상 문제로 지적되는 준조세라는 사실이다. 준조세가 본세인 담배소비세와 맞먹는 비중을 차지하는 기형적인 조세 구조를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특이하기 짝이 없다. 이론적으로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은 일반 조세와 다른 특별부담금이기 때문에 흡연과 관련된 국민건강의 증진을 위해 사용돼야 정당성이 인정될 수 있다. 그러나 연간 1조 5000억원의 기금 대부분이 건강보험 적자를 메우는 데 쓰이는 등 일반사업 예산으로 전용되고 있다.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예산의 전용은 국가재정 운영의 효율성을 저해할 수 있기 때문에 지양돼야 한다. 개정안에서 현재 국민건강증진기금의 1.3% 수준인 금연사업 지출 비중을 10% 이상으로 의무화했다지만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될 수는 없다. 더구나 기금 폐지의 목소리도 만만찮다. 지난해 민간전문가들로 구성된 부담금운용평가단이 97개의 각종 부담금 운용실태를 점검한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을 조세로 전환하고, 건강증진사업 재원은 일반회계에서 확보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의견을 냈다. 이에 앞서 2003년 감사원은 기금관리 및 운용실태를 감사한 결과, 국민건강증진기금은 평가등급이 낮아 폐지를 권고한 적이 있다. 일부 헌법학자들도 건강증진부담금은 수익자·원인자 부담원칙, 평등원칙 등에 반해 위헌적이므로 국세로 전환할 것을 권고했다. 기금 운용의 건전성 확보가 시급한 상황에서 부담금의 대폭적인 증대는 위헌성을 가중시킬 뿐이다. 만약 흡연율을 낮추기 위해 담뱃값 인상이 불가피하다면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을 인상하기보다 지방세인 담배소비세의 비율을 높이거나 국세를 신설하는 것이 타당하다. 또한 정부기관과 학계가 권고한 대로 국민건강증진기금을 없애고 국세나 지방세로 돌리는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할 것이다. 조세정책을 근시안적 대증요법이나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 차원에서 접근한다면 여러 가지 문제점을 낳을 수밖에 없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실태, 조세의 합목적성과 정당성 등을 고려해 멀리 내다보고 장기적 측면에서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그래야만 납세 주체인 국민들의 공감을 얻고 조세 저항도 줄일 수 있다.
  • 협박 뒤에 감춘 ‘대화 실마리 찾기’ 노림수

    협박 뒤에 감춘 ‘대화 실마리 찾기’ 노림수

    북한 최고사령부가 16일 우리 정부에 ‘최후통첩장’을 보내 국내 일부 보수단체의 반북 퍼포먼스를 비난하며 보복행동을 개시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그러면서도 대화를 원한다면 대북 적대행위를 중지하라고 촉구했다. 전쟁과 대화 가운데 양자택일을 하라는 이중적 메시지로 해석된다. 북한은 통첩장에서 “백주에 서울 한복판에서 반공화국 집회를 벌여 우리 최고 존엄의 상징인 초상화를 불태우는 만행을 저질렀다”면서 “용서 못할 만행이 괴뢰당국의 비호 밑에 버젓이 벌어지고 있는 한 이제부터 우리의 예고 없는 보복행동이 개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북한은 “진실로 대화와 협상을 원한다면 지금까지 감행한 모든 반공화국 적대행위에 대해 사죄하고 전면 중지하겠다는 실천적 의지를 보여주어야 할 것”이라고 조건부 대화 가능성을 열어놨다. 전문가들은 상반된 메시지 중 대화를 언급한 부분에 주목했다. 무력시위 언급은 정치적 수사일 뿐 핵심은 대화 개시를 위해 우리 정부가 먼저 진정성을 보여 달라는 메시지라는 것이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반북 시위 억제 등 북한이 신뢰할 수 있는 가시적 조치를 보여줘 대화의 멍석을 깔아 달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발표 형식은 강경하지만 반북 퍼포먼스에 초점을 맞췄을 뿐 우리 정부를 직접 비난하지 않은 점도 눈에 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지난해 4월 발표된 유사한 형식의 ‘최고사령부 특별작전행동소조’명의 통고문보다 상대적으로 덜 공격적”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우리 정부가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을 내걸었다는 점에서 대화 거부를 거듭 표명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이날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서도 “(미국과의)진정한 대화는 오직 우리가 핵전쟁 위협을 막을 수 있는 핵 억제력을 충분히 갖춘 단계에 가서야 있을 수 있다”며 동등한 입장에서의 대화를 강조했다. 김영수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실제 반북 단체를 상대로 테러를 가할 가능성을 높게 봤다. 주한미군 고위관계자도 서울 용산 미군기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상황타개를 위해 전술적 도발을 할 수도 있다. 경험 없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오판이 가장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수사적 비난을 통해 긴장을 고조시켜 온 북한이 지금은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있는 듯하다”고 평가했다. 우리 정부는 북한이 무력도발의 명분을 쌓기 위해 최후통첩장을 발표한 것이라는 데 무게를 실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유감을 표시하며 “도발한다면 철저하고 단호하게 응징하겠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지난 14일 북한 조평통 대변인의 발언을 대화 제의 거부의 뜻으로 볼 것인지를 놓고 청와대와 엇박자를 냈던 점을 의식해서인지 최후통첩장과 관련한 입장 표명과 해석을 따로 내놓지 않았다. 한편 청와대는 다음 달 초 북한 도발 대비책을 논의하기 위해 안보·안전 관련 부처·기관의 차관급이 참석하는 ‘국가위기평가회의’를 개최키로 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서울서 변호사 개업하지 마”… 지방 로스쿨생 ‘부글부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이 ‘서울’과 ‘비(非)서울’의 지역 간 갈등 구도에 휘말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서울지방변호사회가 ‘지역 균형발전’을 내세워 서울 이외 지역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의 서울시내 개업을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나승철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은 지난 1월 회장에 당선될 때 ‘비서울 지역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의 서울변회 등록 유예’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다른 지역 로스쿨 출신은 해당 지역에서 변호사 등록을 하고 일정 기간 활동한 뒤에야 서울변회에 등록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었다. 변호사법상 서울변회 회원으로 등록하지 못하면 서울에서 개업을 못한다. 지난 11일 회원과 로스쿨을 상대로 1차 의견조사를 한 서울변회는 좀더 광범위한 의견 수렴을 거쳐 공약 추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가뜩이나 사법연수원 출신이나 서울 소재 로스쿨 출신에 비해 취업률이 저조한 다른 지역 로스쿨 학생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전남대 로스쿨 학생 A(28)씨는 “지방대에 입학했다고 지방에서만 취직하라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면서 “밥그릇 싸움 때문에 지방 출신의 개업을 인위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밝혔다. 강원대 로스쿨의 B(30)씨도 “부자와 서민, 서울과 지방으로 이분화하려는 서울변회의 행태가 안타깝다”면서 “법조계 안팎의 분열과 반발심만 키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법조계와 학계에서도 지역별 변호사 개업 제한 문제에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입장이 많다. 위철환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은 “좋은 취지이긴 하지만 자칫 서울 변호사들의 이권만 대변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면서 “직업 선택의 자유, 거주 이전의 자유 등 헌법적 권리에도 위배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동의 한 변호사도 “지방 로스쿨 출신들을 서울에서 개업할 수 없게 하는 것은 지역균형 발전이란 서울변회의 명분에 배치되는 기득권 강화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나 회장은 “로펌, 기업 등 취업은 자유롭게 하고 개업만 1~2년 제한하려는 것이며 아직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면서 “서울변회의 이익을 위해서는 등록 회원이 많을수록 좋지만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것이므로 지방 로스쿨 관계자와 학생들도 공익적 사명감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신현윤(연세대 로스쿨 원장) 이사장은 “지역적 분리보다는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소외계층을 위한 봉사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를 먼저 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감사원, 15개 공공기관 고강도 감사

    감사원이 공공기관 15곳에 대해 강도 높은 감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새 정부 출범에 맞춰 공직기강 다잡기의 측면에서 진행되는 것이라는 의견이 있는 반면, 감사를 통해 기관장 교체의 명분 축적용이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16일 감사원 등에 따르면 감사원은 지난 2월부터 한국전력공사와 자회사 6곳,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 한국광물자원공사, 코레일, 한국토지주택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 등에 대해 ‘공공기관 경영관리 실태 감사’를 실시하고 있다. 한전은 2월 27일부터 지난달 22일까지 한 달 가까이 경영 관리실태를 점검받은 데 이어 이달 초부터 또다시 감사를 받고 있다. 이번 공공기관 감사에는 감사원 공공기관감사국 4개 과가 모두 나섰고 기관별로 예비 감사에 1·2차 감사까지 진행하는 곳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형 공사와 예산 집행, 조직 운영 등 공공기관의 경영상태 전반을 점검하고 있다. 지난 2월 시작된 감사원 감사가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에 이어 산업통상자원부 산하기관으로 확대되자 이번 감사가 정권 교체 이후 이들 기관의 최고경영자(CEO)를 물갈이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해당 공기업들은 이구동성으로 “이번 감사는 철저히 CEO 감사”라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감사원은 감사 과정에서 CEO의 독직이나 예산 낭비, 업무상 실책 등을 집중적으로 캤다는 후문이다. 국토부에 이어 산업부 산하기관으로 감사를 확대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것이다. 산업부 산하 공공기관의 경우 지난 2일 윤상직 장관이 산하 공공기관장 41명을 만나 우회적으로 ‘용퇴’를 권고했고 연일 산하 기관장에게 쓴소리를 뱉었지만, 용퇴에 나서는 기관장이 없었다. 감사원이 움직이자 성과는 바로 나왔다. 지난 15일 각종 압박에 못 이겨 주강수 한국가스공사 사장이 전격적으로 사퇴를 선언했다. 감사가 진행 중인 에너지관리공단 허증수 이사장과 정승일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의 거취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허 이사장과 정 사장은 친이명박 정부 인사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한 공기업 관계자는 “보통 한 해에 한 번씩 정기 감사를 받는 것은 맞지만 시기가 미묘하다”면서 “감사의 강도가 예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세다”고 말했다. 감사원 측은 이런 해석에 대해 “물갈이 의도는 전혀 없다”면서 “상식적으로 누구나 꼽을 수 있는 큰 기관들을 점검하는 것”이라고 원칙론을 강조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사람 만든다”며 보육원생 때리고 묻은 복지사들

    훈계가 필요하다며 보육원생을 집단 구타하고 실제로 땅에 묻어 고통을 준 사회복지사 3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양주경찰서는 15일 보육원에서 생활하는 A(12·중1)군을 몽둥이로 수차례 폭행하고 땅에 묻은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이모(32·사회복지사2급)씨 등 보육원 생활지도교사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씨 등은 지난 3일 오후 7시 30분쯤 양주 지역의 한 보육원에서 생활하는 A군을 인근 야산으로 데려간 뒤 몽둥이 등으로 10여 차례 집단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A군의 얼굴만 남겨둔 채 구덩이를 파 묻은 혐의도 받고 있다. 이들은 학교로부터 ‘A군이 다른 학생의 돈과 물건을 훔쳤다’는 통보를 받고 훈계한다는 명분으로 이 같은 일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생활지도교사로 근무하는 이들은 A군에게 “오늘 잘 만났다”, “사람 만들어 주겠다”는 등의 얘기를 하며 폭행했다. 이씨는 끈을 이용해 A군을 참나무에 묶은 뒤 대걸레자루로 엉덩이를 5번가량 때렸다. 또 다른 교사 유모(32)씨는 길이 50㎝, 두께 5㎝의 나무로 엉덩이와 허벅지를 10차례 이상 때린 것으로 드러났다. 폭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들은 A군을 구덩이에 묻기까지 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씨는 야산에 길이 175㎝, 너비 50㎝, 깊이 20㎝의 구덩이를 판 뒤 A군의 머리만 밖으로 드러나게 흙으로 덮고 방치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30여분이 지나 A군을 꺼내러 왔으며 보육원으로 데려가 또다시 폭행했다. 이들의 범행은 열흘가량 지나 A군이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 이 같은 사실을 털어놓으며 드러났다. A군은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아버지와 같이 지내지 않고 보육원에서 생활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지난 14일 A군 아버지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현장에서 이들을 경찰서까지 임의동행한 뒤 범행을 자백받아 긴급 체포했다. 경찰은 A군이 이들로부터 강제추행을 당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여죄를 조사하고 있다. A군은 “폭행 사건이 있기 전부터 성기를 만지는 등의 성추행을 당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주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朴대통령 개성공단 문제 시급성 고려… 심야 유감표명 입장 정리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가 우리 정부의 대화 제의 이후 3일 만에 ‘교활한 술책’이라는 반응을 내놓은 것에 대해 청와대가 ‘대화 제의 거부’로 평가한 것은 무엇보다 개성공단의 위중한 현실을 의식한 조치로 여겨진다. 이는 14일 밤 공개된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이 대부분 개성공단의 현실에 대한 언급으로 이뤄져 있고, 이에 대한 대책을 북한에 적극 촉구한 데서 나타난다. 북한은 이날 우리 정부의 대화 제안에 대해 “개성공업지구를 위기에 몰아넣은 저들의 범죄적 죄행을 꼬리 자르기 하고 내외 여론을 오도하며 대결적 정체를 가리기 위한 교활한 술책”이라고 비난했다. 정부는 북한의 이같은 반응을 접하자 처음에는 대화의 불씨를 조금이라도 살리기 위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으나, 북한이 식자재 반입마저 금지하고 입주 기업들의 고통이 가중된 상황에서 개성공단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는 점을 고려해 강력한 유감 표명으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오는 17일로 예정된 개성공단 기업협회 임원진의 방북을 허용하느냐가 북한의 대화 의지를 가늠하고 향후 남북 관계를 진단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의 비난은 우리 정부의 대화 제안이 구체적이지 않다는 데 대한 불만을 표출하고 이를 통해 한·미 양국으로부터 더 많은 것을 얻어내고자 하는 의도로 보인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우리 정부의 대화 제의가 사실상 개성공단 문제 해결에 한정된 측면이 있다고 보고 근본적 대화를 요구한 셈”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이 요구해 온 핵 보유국 지위, 정전협정의 평화협정 체결 문제 등 근본적 문제를 구체적으로 제안할 것을 촉구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하지만 이는 사실상 한·미 당국이 받아들이기 힘든 제안이며, 선(先)개성공단 사태 해결에 대한 의지를 밝힌 박 대통령의 발언 취지와도 상당한 거리감이 있는 대목이다. 북한이 우리 정부에 근본적인 정책 전환을 요구함에 따라 당장 남북 간의 대화는 어렵게 됐고 일각에서는 북한의 기만 살려준 꼴이라는 비판도 나와 정부의 부담이 가중됐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북한이 “대화 제의가 아무 내용이 없는 빈껍데기”라고 밝히면서 “대화 여부가 남조선 당국의 태도 여하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는 점에서 여전히 대화의 여지는 열어둔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날 조평통 대변인의 입장 표명에 대해 태양절을 앞두고 위기를 최고조로 높여 왔던 북한이 선뜻 손을 잡기에는 명분이 부족한 상황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이와 관련,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14일 중앙보고대회에서 “핵무력을 확대하며 전시 상황에 들어간 정세에 대처해 반미 전면 대결전을 강도 높게 벌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군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15일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열병식 등 대규모 행사를 열 것으로 관측된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지난 1일 최고인민회의를 마지막으로 14일 중앙보고대회까지 2주째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북한이 태양절에 앞서 미사일 발사를 강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지만 이날까지 관련 동향이 관측되지 않았다. 군 당국자는 “북한 동해안 지역의 무수단, 노동, 스커드 미사일 발사 차량은 11일 이후 특별한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북한이 여전히 미사일 발사 카드를 손에 쥔 상태에서 오는 25일 인민군 창건일에 맞춰 도발할 가능성과 우리 정부의 추가적 대응에 따라 발사 여부를 저울질하고 무수단 중거리 미사일 대신 단거리 미사일만 발사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김연철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는 “일단 개성공단 문제부터 해결하기 위해 북한과 직접 만나자고 구체적으로 제의해야 한다”면서 “이 제안에 대한 북한의 반응을 보고 북측의 대화 의지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北 “구체적 제안 안보인다” 불만…대화거부로 이어지나

     북한이 14일 우리 정부의 대화 제의에 대한 첫 번째 반응으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 대담 형식을 빌려 ‘교활한 술책’이라고 밝혔다. 이는 15일 김일성 주석 생일(태양절)을 맞은 북한이 우리 정부에 다시 공을 넘긴 것으로 풀이되며 북한의 추가적 대응이 주목된다.  북한의 이 같은 반응은 대화를 완전히 거부했다기보다는 우리 정부의 대화 제안이 구체적이지 않다는 데 대한 불만과 이를 통해 한·미 양국으로부터 더 많은 것을 얻어내고자 하는 의도로 보인다.  통일부 당국자는 “대남 선전기구인 조평통의 대변인은 격이 낮은 데다 형식도 성명이 아닌 기자와의 문답”이라면서 “사실상 대화 제의를 거부했다고 단정적으로 볼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도 “대화 제의에 대한 반응이 사흘 만에, 그것도 태양절 하루 전에 나왔으니 북측의 생각이 무엇인지 분석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북한이 우리 정부에 근본적인 대결 자세의 전환을 요구함에 따라 당장 남북 간의 대화는 어렵게 됐고 우리 정부의 부담도 가중될 전망이다. 오는 17일로 예정된 개성공단 기업협회 임원진의 방북을 북한이 허용하느냐가 북한의 대화 의지를 가늠하는 바로미터가 될 수도 있다.  김연철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는 “대화 제의가 아무 내용이 없는 빈껍데기라고 폄하한 것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대화를 하려면 좀 더 구체적인 의제를 가지고 하라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우리 정부의 대화 제의가 사실상 개성공단 문제 해결에 한정된 측면이 있다고 보고 이 같은 제한적 대화가 아닌 근본적 대화를 요구한 셈”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이 요구해 온 핵 보유국 지위, 정전협정의 평화협정 체결 문제 등 근본적 요구들을 구체적으로 제안하라고 촉구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태양절을 앞두고 위기를 최고조로 높여 왔던 북한이 선뜻 손을 잡기는 명분이 부족한 상황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군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15일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열병식 등 대규모 행사를 개최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지난 1일 최고인민회의를 마지막으로 14일 오후까지 2주째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어 이날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북한이 태양절에 맞춰 미사일 발사를 강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지만 14일까지 관련 동향이 관측되지 않아 25일 인민군 창건일에 맞춰 이를 발사할 것이라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한이 미사일 발사 카드를 여전히 손에 쥔 상태에서 대북 대화와 관련한 우리 정부의 추가적 제의 내용에 따라 발사 여부를 저울질할 것이며 이를 자제한다면 북한이 나름의 ‘성의 표시’를 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군 당국자는 “북한 동해안 지역의 무수단, 노동, 스커드 미사일 발사 차량은 11일 이후 특별한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일단 정부 안에서 북한을 자극하지 않게 상황을 관리하고 개성공단 문제부터 먼저 해결하기 위해 북한과 직접 만나자고 구체적으로 제의해야 한다”면서 “이 제안에 대한 북한의 반응을 보고 북측의 대화 의지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우리 정부가 북한이 요구하는 평화 체제 문제에 대한 답을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열린세상] 평성 25년 경성중학/정재서 이화여대 중문과 교수

    [열린세상] 평성 25년 경성중학/정재서 이화여대 중문과 교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널리 회자되는 김춘수 시인의 이 시구는 많은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일견 아름다운 상념을 자아내는 이 시구가 정치적으로는 무시무시한 발언이 된다. 알튀세는 ‘호명’이야말로 개인을 이데올로기에 예속시키는 행위로 보았고, 사이드는 ‘명명’을 제국주의가 식민지 타자를 자신의 체계에 편입시키는 방식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참으로 시인은 살벌한 세상 이치를 아름답게 표현해 냈다. 디포의 ‘로빈슨 크루소’에서 주인공은 외로운 섬에서 원주민 하인을 얻는다. 분명 제 이름이 있을 이 원주민에게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프라이데이’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단지 금요일에 데려왔다는 이유로. 로빈슨은 또 이 원주민에게 영어를 가르쳐 주고 기독교로 개종시킨다. 명명과 언어 침탈, 개종 등. 사이드는 제국주의 전성기에 형성된 서양 고전 명작들이 이처럼 당시 타자에 대한 서양의 식민화 방식을 은연중 작품에 반영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과거에 일제는 이러한 서양의 악행을 그대로 답습하여 우리에게 실천했다. 익히 알려진 대로 한국어 말살과 일본어 강제 교육, 창씨개명, 신사참배 강요 등이 그것이고 그 후유증과 상흔은 지금까지 남아 있다. 명명과 관련된 한 예로 한국의 꽃 이름과 나무 이름들을 보자. 아름답고 토착적인 정서가 물씬 풍기는 우리의 식물 이름과는 별도로 학명에는 상당수가 ‘Nakai’(나카이)를 비롯한 일본인의 이름이 들어가 있다. 그것은 일제강점기에 일본인 식물학자에 의해 한국의 식물들이 마치 처음 출현한 양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린네의 명명법에 따라 첫 발견자인 일본인 학자의 이름이 한국의 대부분 식물 이름 안에 들어가게 된 것이다. 동양학에서 이러한 현상은 심각하다. 동양학이라는 말 자체가 일본 제국학문이 만들어 낸 용어이지만 근대 이후 동양은 일본이 대변해 왔고, 일본의 동양학에 의해 동양이 설명되어 왔으며, 특히 서양의 동양학은 일본 동양학의 기초 위에 성립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양 동양학의 고전인 라이샤워· 페어뱅크의 공저 ‘동양문화사’에 일본이 고대에 한반도 남부를 지배했다는 ‘임나일본부설’이 그대로 실리고 세계의 모든 지도에 동해가 일본해로 표기되어 온 것은 이런 실정을 보여주는 극히 작은 예에 불과하다. 한편 오늘의 일본 우익 정치인들은 도리어 과거 일제의 만행을 호도하고 나아가 정당화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는다. 그들은 태평양전쟁이 동양을 서양의 침략으로부터 방어하기 위한 명분 있는 전쟁이었으며, 한국 등에 대한 식민 지배가 오히려 근대화를 위해 기여했다고 강변한다. 그리하여 ‘침략’이 아니라 ‘진출’이며 위안부 강제동원은 없던 일로 삭제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인다. 후안무치한 데다가 적반하장 격인 이러한 언동을 효과적으로 징치(懲治)할 수단이 없는 우리의 현실이 딱하고 울화통이 터질 노릇이지만 최근 서울의 한복판에서 더욱 아연한 일을 겪었다. 며칠 전 우연히 광화문 인근에 위치한 경희궁을 돌아보게 되었다. 이곳은 조선의 왕궁이었는데 일제강점기 때 해체되어 일본인 학생들만 다니는 경성중학이 되었고 해방 이후 서울고등학교로 새로 태어났다가 학교가 이전하면서 예전의 왕궁 경희궁으로 복원된 곳이다. 궁 앞의 안내문을 읽다가 어이없는 구절을 발견했다. 경희궁의 연혁에서 ‘한일병합과 함께 조선총독부에 소유가 넘어가면서’ 본래의 모습을 잃었노라고 쓰여 있지만 ‘한일병합’이란 단어에서 강제 병합의 기미는 조금도 느낄 수 없었고(병합이란 말 자체가 일제의 용어), 혹시나 해서 그 밑에 병기한 중국어 설명을 보았더니 실로 가관이었다. ‘한일 양국이 한일합병 조약에 서명하고 이 궁전들은 모두 조선총독부 소유가 되었다’(韓日兩國簽署韓日合倂條約, 這些宮殿都歸朝鮮總督府所有)는 것이다. 한국이 합법적으로 병합되었다고 강변하는 일본 우익의 망언을 고스란히 옮겨놓은 듯한 이 안내문의 작성 주체는 도대체 누구인가? 대한민국의 심장부에 위치한 그곳은 경희궁이 아니라 여전히 평성(平成) 25년의 경성중학이었다. 한국이 합법적으로 병합되었다고 강변하는 일본 우익의 주장을 고스란히 옮겨놓은 듯한 경희궁 안내문의 작성 주체는 도대체 누구인가? 대한민국의 심장부에 위치한 그곳은 여전히 평성(平成) 25년의 경성중학이었다.
  • “광역의원 유급보좌관 두겠다 “ 1년만에 말바꾼 안행부

    정부가 광역의원들의 의정활동을 보좌하는 유급보좌관 제도를 도입한다. 지난해 초 서울시의회에서 유급보좌관제를 내용으로 하는 조례를 제정하자 대법원에 제소하며 적극 저지했던 안전행정부의 대대적 변신이다.  14일 안행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방의회가 제 역할을 하고 지방자치가 안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올해 안으로 광역의회에 유급보좌관제 도입을 추진한다. 유정복 장관은 최근 출입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예컨대 서울시와 경기도는 수십조의 예산을 다루고 있지만, 의회가 예산과 정책에 대한 감시 기능을 갖고 일할 수 있는 여건은 열악한 상황”이라면서 “예산이 많이 소요되고 지방의원 개인의 정무적 기능으로 활용될 소지가 있다는 비판은 다분히 국회 중심, 중앙 중심 사고에서 비롯된 것인데다 지방자치의 발전을 꾀해야하는 세계적 추세와도 맞지 않다”고 말했다. 안행부는 조만간 국민들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지방자치법과 시행령을 개정하는 작업을 준비해나갈 예정이다.  불과 1년 전 안행부(당시 행정안전부)가 서울시의회의 사실상 유급보좌관제인 청년인턴제 도입을 적극적으로 막았던 당시 법리적으로는 해당 조례가 상위법령인 지방자치법에 위배된다는 점을 내세웠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이를 방치할 경우, 전국적으로 확산돼 막대한 예산이 소모될 것이라는 우려가 그 배경이었다. 대법원은 지난 1월 시의회의 청년인턴제 도입을 위한 예산안 의결이 무효라고 선고했다. 2011년말 당시 서울시의회의 청년인턴제 관련 예산은 15억 5000만원으로 청년인턴 1인당 1360만원 정도의 연봉을 책정했다. 정식 유급보좌관 제도가 도입돼 1인당 3000만원 수준으로 잡으면 전국 17개 광역의회 소속 의원 855명에게 추가로 필요한 예산은 약 256억원 정도다.  논란의 여지는 여전하다. 당장 광역의회에서는 즉각 환영하지만, 같은 명분, 같은 논리로 기초의회에서도 보좌관제 도입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예산을 틀어쥐고 있는 기획재정부의 반발 등 행정부 내부에서도 논란이 커질 수 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조건부 협상” “오판 말라”… 대화와 압박, 한·미 대북정책 윤곽

    12일 서울에서 열린 2차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서 윤병세 외교장관과 존 케리 국무장관은 ‘한반도 비핵화’를 명분으로 북한과의 대화를 원한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그러면서도 두 장관은 북한을 향해 책임 있는 변화를 촉구하면서 “오판하지 말라”는 강력한 메시지도 전달했다. 대화와 압박이라는 박근혜 정부와 오바마 2기 행정부의 향후 대북정책 줄기가 윤곽을 드러내는 순간이다. 한국을 처음 방문한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북한 지도자인 김정은의 이름을 수차례 직접 거론하며 “책임 있는 지도력을 발휘하라”, “힘을 자랑하는 지도자를 원하는 게 아니다”라는 직설 화법으로 북한 도발을 경고했다. 한·미 양국은 북한 핵·미사일 위협을 억제하기 위한 전략이 구체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의 위협 발언은 어떤 기준으로도 용납할 수 없다”며 “미국은 동맹국인 한국을 방어할 것이며, 북한이 오판하면 더 많은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지적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윤 장관은 회담 직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도발은 스스로 고립을 심화시키고, 경제발전을 불가능하게 한다는 데 양국이 동의했다”며 “한·미는 북한에 대한 공동의 억지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전제적인 회담 기조로 볼 때 김정은 체제가 미사일 발사 등 추가적인 도발을 하지 않을 경우 미국은 중국의 협조를 통해 북한과 협상을 전개해 나갈 가능성이 크다. 케리 장관은 박근혜 대통령과의 대화 내용을 중국 지도부와 협의하겠다는 의사도 전달했다. 이는 향후 한국, 중국과 긴밀한 협조 속에서 대북 문제를 다루겠다는 의지 표현으로 읽힌다. 북한 문제가 미국 단독으로 해결할 사안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케리 장관은 박 대통령의 대북 대화 제의에 대해 “한국의 주권과 독립적 선택을 논쟁할 의도가 없다”며 “그런 상황은 한국이 결정할 문제이고 우리는 긴밀하게 협력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향후 대화 국면이 도래할 경우 한국이 주도권을 쥐고 북한 문제를 해결하도록 미국이 지원할 수 있다는 의미다. 박 대통령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에 대한 적극적 지지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미국이 북한 문제 해결에서 협상과 압박의 투 트랙 전략 속에서 단계적인 접근 방법으로 가닥을 잡아 가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하지만 케리 장관은 북·미 대화의 성사 조건으로 “북한이 국제적인 의무와 국제적 표준, 자신들이 수용한 기존 약속을 받아들이고, 비핵화의 방향으로 나아가야 대화가 시작될 수 있다”는 원칙론도 강조했다. 윤 장관은 북한이 대화에 응해야 한다는 데 방점을 뒀다. 그는 “도발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대응하겠지만 그럼에도 대화의 창을 열고 있고, 북한과 논의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에 대해서도 “정치적 고려 없이 할 수 있다는 게 원칙적 입장”이라고 밝혔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전남·무안 남악신도시 개발이익금 갈등 법정 가나

    전남 무안군이 전남도와 수년째 남악신도시 개발이익금 배분을 놓고 갈등을 빚으면서 법정 다툼으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2일 무안군에 따르면 전남도청이 있는 남악신도시 개발이익금을 받기 위해 민간단체의 공익감사 청구 움직임과 별도로 민·관이 참여하는 전담팀을 구성했다. 전담팀에는 무안군 소속 공무원 3명과 시민사회단체 7명 등 모두 10명이 참여했다. 무안군은 그동안 “협의대로 개발이익금의 40%를 내놓을 것”을 요구해 왔으나 사업을 주도한 전남개발공사는 “한푼도 줄 수 없다”며 맞서면서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군은 2000년 남악신도시 개발계획 수립 당시 도가 개발이익금을 6대4로 나누기로 했고 이익배당금도 문화·체육·복지 부문에 모두 재투자하기로 한 협의 내용을 근거로 대고 있다. 공사는 남악신도시 개발은 설치조례에 근거해 추진된 사업인 만큼 이익금을 줄 명분이 없다며 맞서고 있다. 박준영 전남지사도 “도민이 낸 세금으로 발생한 이익금을 무안군만을 위해 써야 한다는 것은 성립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문제의 개발 이익금은 전남도가 2003년 무안군 삼향면 일대에 남악택지지구 362만㎡를 개발하면서 얻은 수익금을 말한다. 남악지구는 2005년 5월 전남도청이 광주에서 이전한 것을 시작으로 거주 인구도 2만명을 넘어섰다. 이에 따라 무안군민들은 개발이익금 규모가 5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목포시가 인근 옥암지구(260만㎡)를 개발하면서 얻은 이익금이 1500억원이란 것을 근거로 계산됐다. 무안군 관계자는 “소송도 불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무안지역 시민단체도 주민 400여명의 서명을 받아 감사원 공익감사 청구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족쇄’ 된 탄광촌 보존산지

    “탄광촌에 사는 것도 억울한데 보존산지 규제에 묶여 집을 증개축하지도 못하고 삽니다.” 화전민촌과 탄광개발로 60~70년 전 만들어진 강원 정선군 고한읍 만항마을 70여 가구 주민들이 집수리조차 제대로 할 수 없는 ‘보존산지 족쇄’를 완화해 줄 것을 호소하고 나섰다. 12일 정선군과 만항마을살리기 공동추진위원회에 따르면 산림청에서 사찰에 포함된 마을 전체를 관광자원으로 보존해야 한다는 명분으로 5년 전 보존산지로 묶어 버리는 바람에 사계절 산과 야생화를 찾는 관광객을 맞으며 생활하는 주민들에게 큰 불편을 주고 있다며 규제 완화를 촉구하고 있다. 주민들이 집 증개축은 물론 관광객을 맞아 음식점을 하려 해도 허가를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마을은 화전민촌으로 생겨나 탄광개발로 인구가 늘어나면서 한때 상권까지 생겼다. 하지만 보존산지로 묶이면서 인구가 줄기 시작해 지금은 12가구가 빈집으로 방치되는 등 급격히 쇠락하고 있다. 급기야 주민들은 마을 곳곳에 보존산지 지정 해제를 요구하는 현수막을 내걸고 대정부 활동에 들어갔다. 만항마을 공추위는 최근 국민권익위원회 등에 탄원서를 내고 “마을 전역이 현지 실정과 무관하게 오랜 세월 산지관리법에 의한 보존산지로 지정돼 비가 새는 지붕도 수리할 수 없는 처지”라며 “하루빨리 자연취락지구로 전환해 최소한의 주거환경을 보장해 달라”고 건의했다. 주민들은 또 “만항마을은 폐광 이후 함백산야생화축제 등을 개최하고 함백산 등산객이 늘어나는 등 관광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면서 “건축물의 증개축과 용도변경이 쉽지 않아 관광객 수용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산림청은 “사찰 부지인 만항마을은 관련법상 공익용 산지로 지정돼 있다”며 “아무리 과거부터 자연취락지역이 형성됐다 하더라도 현행법규상 보존산지 해제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유미자 만항마을 이장은 “땅 주인인 정암사에서도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애쓰는데 정작 경직된 법에 묶여 꼼짝달싹할 수 없는 처지가 딱하기만 하다”면서 “정부에서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산골마을 주민들을 위해 특단의 조치를 취해 주길 학수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선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세계태권도연맹 총재 선거 ‘집안 싸움’ 될 듯

    세계태권도연맹 총재 선거 ‘집안 싸움’ 될 듯

    세계태권도연맹(WTF) 총재 선거에서 종가의 ‘집안 다툼’을 피할 수 없을까. 오는 7월 14일 멕시코 푸에블라에서 열리는 WTF 총회에서의 차기 총재 선거를 앞두고 후보자 등록이 12일 밤 11시 59분(한국시간) 마감된다. 4선을 노리는 조정원(왼쪽·66) 현 총재가 이미 등록 서류를 제출한 가운데 홍문종(오른쪽·58) 새누리당 의원이 이날 등록을 마칠 예정이다. 둘 말고도 WTF 부총재를 지낸 박수남(66) 독일태권도협회장 겸 세계어린이태권도연맹 총재, 아제르바이잔태권도협회장을 맡은 카말라딘 헤이다로프(52) 현 WTF 부총재가 경쟁에 뛰어들 수 있지만 일단 관심은 둘에 집중된다. WTF 총재 선거에서 한국계끼리 경합한 적은 있지만 한국 국적 후보끼리 격돌하는 것은 처음이다. 홍 의원은 출마를 결심하는 과정에 태권도인들의 부정적인 시각을 의식한 듯 “후보 단일화를 이루겠다”고 밝혔다. 이런 홍 의원의 뜻에도 조 총재가 연임 의지를 굽히지 않아 극적인 타협은 이뤄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조 총재는 2004년에 김운용(82) 전 총재의 남은 임기 1년을 맡은 뒤 이듬해 재선에 이어 2009년 3선에 성공했다. 10년 가까이 연맹을 이끌면서 다져온 조직과 인맥에서 앞서고 재임 기간 연맹의 개혁과 변화를 모색, 태권도의 2020년 여름올림픽 핵심종목 잔류를 이끌어내 4선 도전 명분도 충분하다는 중론이다. 그러나 홍 의원은 여전히 취약한 재정 자립, 미흡한 미디어 노출, 사무국 인사 잡음 등을 들어 도전 의지를 굳혔다. 집권 여당의 유력 정치인으로 스폰서 유치에 대한 자신감을 내세우고 있다. 이미 몇몇 대기업과 구체적인 논의가 오갔다고 주장한다. 4년 임기에 1억 달러(약 1130억원)의 발전기금을 조성하며 해외 유수 방송사들과 중계권 협약을 단계적으로 성사시켜 나갈 것이라고 공언한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北 미사일 발사 임박] 朴대통령 “北과 대화창 열어 놔야”… 긴장완화로 국면전환 의지

    박근혜 대통령이 11일 새누리당 의원들과의 만찬 회동에서 남북 간 대화를 하겠다고 밝힌 것은 갈수록 긴장 수위가 고조되고 있는 현 국면을 전환하겠다는 뜻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대화를 하겠다는 원론적 수준이 아니라, 남북 대화를 제의하기 위한 구체적인 움직임도 조만간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이날 오후 발표됐던 류길재 통일부장관의 성명이 북한과 대화의 일환으로 나왔다는 점을 박 대통령이 의원들과의 만찬에서 분명히 밝힌 것도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한다. 박 대통령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와 국방위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과의 만찬에서 “북한과 대화의 창은 계속 열어 놓아야 한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 위협이 지속되는 한반도 안보위기 상황이지만, 대북정책의 핵심인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지속적으로 가동시키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남북 간 강(强)대강 기조로 확대되는 충돌 압력을 피하면서 우리 정부의 대북 기류가 압박에서 ‘대화 프로세스’로 무게 중심을 옮긴 것으로 해석할수 있는 대목이다. 박 대통령은 그러나 이 자리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도 재확인했다. “우리가 머리 위에 핵을 이고 살 수는 없다”고 밝히면서 “북한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북한을 도울 준비는 다 돼 있지만 보상이 반복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북한이 핵실험을 하고 개성공단을 폐쇄하고 왜 이렇게 하는지 이해하기 힘들다”면서 “도발한다면 당연히 응징해야겠지만 북한이 정상적으로 나온다면 대화로 풀어가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박 대통령은 또 “유진벨 재단이 지난달 북한에 결핵약을 지원한 것처럼 인도적 지원은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만찬에서 군 장성 출신인 황진하·김성찬 의원 등은 “2015년으로 예정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시기를 연기하고, 한미연합사를 해체해서는 안 된다”고 제안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그 문제는 전문가들이 세 단계에 거쳐 확인하고 있다”면서 “5월 방미 때 좋은 결과를 내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원유철 의원은 한미원자력협정 개정과 관련, “우리도 최소한 일본 수준으로 보장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 이번 방미 때 대통령께서 그 문제도 풀어달라”고 말했다. 앞서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발표한 성명은 대화로 위기 국면을 타개하겠다는 박 대통령의 뜻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지난 8일 북한이 개성공단 가동 중단을 발표한 뒤 나온 통일부 성명과 비교할 때도 톤이 달라졌다. 당시 류 장관은 “북한과 대화할 분위기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고, 정부 성명에서도 ‘대화’라는 단어는 일절 언급되지 않았다. 류 장관은 성명에서 “북측이 제기하는 사안을 논의하기 위해서라도 북한 당국은 대화의 장으로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류 장관은 구체적인 대북 대화 제의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통일부 장관이 직접 나서 대화를 강조했다는 점에서 박 대통령이 강조해 온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의 동력을 회복하는 동시에 우리 정부가 대화를 모색하려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안팎의 비판에 대한 명분 쌓기라는 시각도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담당 비서의 지난 8일 담화에 화답하는 성격이 있다”며 “통일전선부와 통일부 간의 이른바 ‘통-통 라인’을 부활해 한반도의 긴장 완화를 위해 노력하자는 메시지로 본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 비서는 당시 담화에서 개성공단 잠정 중단을 선언하며, 향후 사태는 우리 정부의 태도 여하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석유가격 인하 기여” “일본산 수입만 조장”

    “석유가격 인하 기여” “일본산 수입만 조장”

    정부가 국내 석유판매 시장의 독점적 구도를 깨겠다며 석유 전자상거래 제도를 도입(지난해 3월 30일)한 지 1년이 지났다. 정부는 이 제도가 석유제품의 가격 인하에 한몫했다고 자평하지만, 관련 업계는 인센티브까지 줘 가며 수입만 부추기고 있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10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전자상거래 시장을 통해 거래되는 휘발유와 경유(2월 말 기준)는 하루 평균 918만ℓ로, 152억원에 이른다. 개장 직후인 지난해 4월만 해도 거래량이 21만 6000ℓ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1년 새 규모가 42배가량 커졌다. 참여업체도 ▲정유사 4개 ▲수입업체 15개 ▲대리점 158개 ▲주유소1321개 ▲일반 판매소 5개 등 1503개로 지난해 6월(452개)보다 3배 이상 늘었다. 특히 지난해 7월부터 올해 1월까지 전자상거래로 거래된 경유는 정유사의 공급 가격보다 ℓ당 55원 정도 저렴했다. 이는 전자상거래를 통해 얻는 인센티브(ℓ당 약 44원)보다도 10원 이상 싼 것이다. 전자상거래가 공급 업체들 간 경쟁을 이끌어내 추가적인 가격 인하를 가져왔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하지만 업계의 반응은 냉랭하다. 가격 인하 효과도 크지 않은 데다, 수입 제품에 인센티브를 제공함으로써 대일(對日) 무역적자만 키웠다는 것이다. 전자상거래가 시작된 지난해 휘발유와 경유 수입량은 총 485만 7000 배럴로 2011년 같은 기간(95만 배럴)보다 5배가량 늘었다. 올들어 수입은 더 늘어 지난 1~2월 수입량(228만 6000배럴)은 전년 동기(7만 8000 배럴)보다 30배 가까이 급증했다. 지난 2월까지 경유 수입액만 해도 9421억원에 달한다. 석유 수입이 크게 늘었지만 가격 할인 효과는 미지수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국제 기준인 싱가포르 거래 시장의 경유 가격이 최근 1년 사이에 ℓ당 122원 떨어졌지만, 국내 주유소의 경유 가격은 75원 떨어지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리적 이점과 엔저(円低)를 등에 업은 일본산 제품이 국내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최근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등으로 수입선이 확대되긴 했지만, 일본산이 여전히 전체 수입 물량의 7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전자상거래로 사는 경유에 바이오디젤 2% 혼합 의무까지 면제해줘 국내 신재생에너지 산업 기반마저 흔들고 있다는 성토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업체들의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것이 정부의 특혜 명분이지만, 실제로 바이오디젤 혼합이 그리 어려운 작업이 아닌 만큼 어떻게든 수입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높여주려는 고육책”이라고 꼬집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용어 클릭] ■석유 전자상거래 정유업체와 수출입업자, 석유제품 대리점, 주유소 등이 전자시스템을 통해 석유제품을 거래하는 제도. 정부는 거래 활성화를 위해 할당관세(14~27원)와 수입부과금(16원), 바이오디젤 2% 혼합(10원·경유만 해당) 등을 면제해줘 ℓ당 40~50원의 인센티브를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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