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명분
    2026-06-20
    검색기록 지우기
  • 한편
    2026-06-20
    검색기록 지우기
  • 5 1 정책
    2026-06-20
    검색기록 지우기
  • 홍명보
    2026-06-20
    검색기록 지우기
  • 주민 반발
    2026-06-2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0,117
  • 엔씨, 넷마블 지분 9.8% ‘깜짝 인수’

    게임업계 1위인 넥슨과 경영권 분쟁 중인 엔씨소프트(엔씨)가 3803억원 규모의 넷마블게임즈(넷마블) 주식 2만 9214주를 주당 약 1300만원에 취득한다고 16일 공시했다. 이로써 엔씨는 넷마블 지분의 9.8%를 확보해 방준혁 의장(35.88%), CJ E&M(35.86%), 중국의 텐센트(28%)에 이어 4대 주주가 된다. 엔씨는 넷마블이 발행하는 신주를 제3자 배정 방식으로 인수할 계획이다. 두 회사는 17일 오전 협력체계 구축과 관련한 기자간담회를 열 예정이다. 엔씨는 주식 취득 목적이 게임산업의 시너지 효과 창출에 있다고 밝혔다. 넷마블이 최근 모바일 게임 업계에서 3위로 뛰어오르면서 경쟁력을 갖췄기 때문에 ‘윈윈’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최대주주인 넥슨은 모바일 게임 경쟁력 확보를 엔씨 측에 주주 제안 등을 통해 요구한 바 있다. 하지만 엔씨가 넥슨에 대응하기 위해 넷마블과 손을 잡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엔씨의 넷마블 주식인수와 관련해 최대주주인 넥슨과 사전 협의나 소통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두 회사 간의 갈등이 깊어질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넥슨은 지난달 최대주주임에도 엔씨에서 윤송이 사장의 승진 소식을 미리 듣지 못해 불쾌감을 나타낸 바 있다. 이후 주주 제안 공문을 통해 김택진 대표의 특수관계인으로 비등기 임원으로 재직 중인 사람 가운데 연간 5억원 이상 보수를 받는 임원과 보수 내역 산정기준을 공개하라고 대립각을 세웠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반쪽이냐, 반란이냐… 여·야 기로에 선 ‘이완구 인준안’

    반쪽이냐, 반란이냐… 여·야 기로에 선 ‘이완구 인준안’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임명동의안 처리를 하루 앞둔 15일 새누리당은 피할 수 없는 ‘외길’, 새정치민주연합은 표결 참석과 불참이라는 ‘갈림길’에 서 있는 형국이다. 새누리당은 여야 합의 처리가 사실상 물 건너간 상황에서 ‘본회의 강행 및 내부 단속’ 외에는 대안이 없다. 새누리당 소속 의원은 158명으로, 국회 재적의원 295명의 과반을 차지한다. 이 때문에 야당이 16일 본회의에서 표결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단독 처리할 수 있는 의결정족수(148명)를 채우기 위해 ‘총동원령’을 내린 상태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소속 의원 전원에게 본회의 출석을 독려하는 문자메시지를 수차례 보냈다. 구속된 송광호, 조현룡 의원 외에 표결 대상인 이 후보자 본인은 물론 국무위원을 겸하고 있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황우여 사회부총리,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지난주 해외 출장을 마치고 귀국한 소속 의원 4명 등 156명 전원이 본회의에 참석할 수 있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남은 최대 변수는 ‘반란표’다. 야당이 표결에 참여해 반대표를 던지고 여당의 반란표까지 더해질 경우 임명동의안 부결이라는 최악의 상황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경우 국정 파행이 장기화되는 것은 물론 당 지도부를 겨냥한 책임론이 불거지는 등 여권 전체가 내분에 휩싸일 수 있다. 조해진 원내수석부대표 등 원내부대표단이 상임위별, 지역별로 소속 의원들에게 일일이 연락해 인준안 처리를 당부하는 등 반란표 방지에 주력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새누리당 친이(친이명박)계 좌장 격인 이재오 의원이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의(大義)와 소리(小利)가 충돌할 때 군자는 대의를 택하고 소인은 소리를 택한다. 정치인이라면 마땅히 대의를 택해야 한다”는 글을 올려 귀추가 주목된다. 대의는 이 후보자 임명에 부정적인 여론, 소리는 여당의 임명동의안 강행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새정치연합은 이 후보자의 자진 사퇴 요구나 문재인 대표의 여론조사 제안, 본회의 재연기 등의 승부수가 먹히지 않는 상황에서 본회의 참석 여부를 놓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5일 오후 원내대표단 회의와 최고위원회의를 잇달아 비공개로 열어 당 지도부 입장을 조율했으며 16일 의원총회를 통해 당론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이날 원내대표단 회의에서는 본회의에 우선 참석, 의사진행발언 등을 통해 이 후보자의 총리 자격을 강하게 문제 삼은 뒤 반대 표결을 하자는 의견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에 거론됐던 ‘본회의 참석 후 표결’, ‘반대토론 후 표결 불참’, ‘본회의 보이콧’ 등 세 가지 경우의 수를 적절히 절충한 셈이다. 대의민주주의 원칙을 따른다는 명분을 챙기면서 이 후보자의 부적격성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로 보이지만 야당 역시 이 후보자와 동향인 충청 출신 의원 등의 반란표 가능성이 상존해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 여전히 소수지만 아예 본회의에 불참하거나 반대토론만 한 뒤 퇴장해 표결에는 참여하지 말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야당이 대치 정국을 초래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지만 ‘반쪽 총리’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대여 강경 투쟁을 이어 갈 수 있다.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아직 보이콧을 하자는 강경한 의견들도 있어 본회의를 앞두고 열리는 의원총회에서 최종 입장이 정해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에 대한 공세의 고삐도 늦추지 않았다. 진성준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이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2002년 타워팰리스 구입 당시 재산 신고 누락 의혹에 대해 정정 신고를 했다고 해명한 것과 관련해 “국회 사무처 공직자윤리위원회에 확인한 결과 ‘정정 사항 없었음’이라는 답변이 왔다”며 “국민 앞에서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은혜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국민은 거짓말쟁이 총리를 용납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자진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미뤄진 총리 임명동의안 처리… 정치권 ‘이완구 셈법’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임명동의안 처리가 미뤄지면서 청와대와 여야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13일 정치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 입장에서는 적어도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는 게 대체적인 견해다. 연말 연초에 잇단 파문과 논란으로 국정 동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총리 인준안 처리가 설 이후로 연기되거나 아예 무산될 경우 취임 후 최저 수준인 박 대통령의 국정 운영 지지율을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청와대는 이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준안 처리와 맞물려 설 연휴가 시작되는 오는 18일 전에 개각과 청와대 비서실장 교체 등 후속 인선 작업을 마무리하는 속도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소원했던 당·청 관계를 복원했다는 점은 위안거리다. 박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가 이 후보자 인준안 처리 과정에서 당·청 간 물밑 협의가 활발하게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새누리당은 지난 12일 인준안 밀어붙이기에는 실패했지만 명분 쌓기에는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때 야당의 반대를 무릅쓰고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단독 채택하는 정치적 승부수를 띄웠다. 그러나 국회 본회의 연기 카드를 꺼내들면서 인준안 단독 처리에 대한 부담을 덜었고, 국회 파행 가능성도 일정 부분 차단했다. 경제활성화법안과 공무원연금 개혁안 등을 어떻게 다루느냐가 지난 2일 출범한 유승민 원내대표 체제의 안착 여부를 가늠할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권 관계자는 “경제활성화법안은 증세·복지 논쟁에서 국면 전환을 이끌 수 있다는 점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안은 박근혜 정부의 핵심 과제인 4대(공공, 노동, 금융, 교육) 개혁의 출발점이라는 측면에서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여권의 국정 운영 스텝을 꼬이게 만들고, 야당으로서는 ‘밑질 게 없는’ 인사청문회 정국을 연장하는 실리를 얻었다. 여기에 문재인 대표 체제를 출범시킨 2·8전당대회의 ‘컨벤션 효과’ 등이 겹치면서 당 지지율 상승세를 낳았다. 다만 오는 16일로 예정된 이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를 다시 미루기는 쉽지 않다는 게 고민스러운 대목이다. 여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인준안 부결을 이끌어내기가 쉽지 않고, 표 대결에서 야당의 이탈표가 나올 경우 당 지도부의 리더십에 생채기를 낼 수도 있다. 본회의 표결 자체를 보이콧한다면 최근 문 대표의 강성 행보와 맞물려 ‘국정 발목 잡기’라는 비난 여론에 직면할 가능성도 있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지난 12일 인준안 처리와 관련해 ‘본회의 강행’과 ‘설 이후 연기’를 각각 요구하는 여야 사이에서 ‘여야 합의’ 원칙을 내세워 양보를 이끌어냈다. 다만 내년 총선이 다가올수록 여야의 대치가 첨예화될 수 있고 정 의장의 선택에 대한 여권의 불만이 노골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소중한 주민 혈세 어떻게 쓰이나 봤더니…지자체 지갑의 ‘명암’] 토지 매입만 한 채 개발 손 놓고

    [소중한 주민 혈세 어떻게 쓰이나 봤더니…지자체 지갑의 ‘명암’] 토지 매입만 한 채 개발 손 놓고

    경기 양주시가 또 세금을 낭비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12일 양주시에 따르면 2009년 8월 경매 직전까지 내몰린 장흥관광지 인근 모텔을 비싼 값을 주고 매입해 세금 낭비 논란을 샀던 시가 2013년 1월에는 가압류된 사유지를 사들여 또다시 세금 낭비는 물론 특혜 의혹에 휩싸였다. 두 건물은 구조안전진단 결과 리모델링 등을 거쳐 재사용이 불가능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돼 지금까지 당초 목적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시는 2010년 12월 회천복합체육센터를 건립하겠다며 시의회로부터 덕정동 206에 있는 토지 3001㎡를 매입하는 내용을 담은 공유재산취득안을 승인받았다. 이어 2013년 1월 설계비를 포함해 55억 3400만원에 사들였다. 이 토지는 2002년 8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이모씨가 샀으나 2005년 1월, 2006년 6월 잇따라 경매로 소유권이 바뀌었다. 27억원에 낙찰받은 토지주들도 세금체납 등으로 가압류를 당하는 등 10년째 골조만 올라간 상태에서 공사가 중단돼 흉물로 변해 버렸다. 그런데도 양주시는 세금 낭비에 특혜 논란을 무릅쓰고 사놓고는 아직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당초 2010년 12월 시의회로부터 매입 승인을 받을 당시 백관수 회계과장은 “철골조를 그대로 살려 103억원만 들여 건축공사를 완료할 계획”이라고 보고했다. 그러나 구조안전진단 결과 철골조가 오랫동안 방치돼 안전성을 장담할 수 없다고 나왔다. 시 관계자는 “그대로 사용할 수 있을지 보수·보강해 내구성을 강화해야만 사용할 수 있을지 아직 최종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토지는 2003년 3월 근린생활시설로 건축허가를 받아 착공에 들어갔으나 자금난으로 경매에 넘어가면서 공사가 중단돼 10년가량 방치됐었다. 권리 관계도 복잡해 공유재산으로 살 수 없는데도 시의회에 여러 차례 의결을 요구해 승인을 받아냈다. 앞서 양주시는 문화예술분야 작가들에게 창작공간을 마련해 주겠다는 명분으로 2009년 8월 장흥관광지 입구에 있는 6층짜리 B모텔을 24억 8700만원을 주고 매입했다<서울신문 2012년 12월 1일자 9면>. 권리관계가 매우 복잡한 이 모텔도 주변 시세보다 비싸게 사놓고는 “내력벽이 많아 리모델링이 불가능하다”며 방치했다. 최근 미술작가들의 작업실로 빌려 주기 위해 이제서야 설계에 들어갔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이완구 총리후보 인준 진통] 여 “단독 처리” 야 “날치기”…본회의 직전 정 의장 전격 중재

    [이완구 총리후보 인준 진통] 여 “단독 처리” 야 “날치기”…본회의 직전 정 의장 전격 중재

    # 12일 오후 1시 59분,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 회의장. “국보위(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 총리를 임명하더니 독재로 돌아가겠다는 건가.”(홍종학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나라를 반동강으로 만들고….”(같은 당 진성준 의원) “독재 얘기하시려면 착석해서 발언권 얻으세요.”(새누리당 소속 한선교 위원장) 이날 오후 새누리당은 야당 의원들의 거센 항의 속에 단독으로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오후 1시 52분 인사청문특위 전체회의 개회 직후 한 위원장이 발언을 시작하기 무섭게 야당 의원들이 들이닥쳐 위원장석을 에워쌌다. 여야 의원들 사이에 고성과 야유가 난무했다. 여당 소속 정문헌 간사가 청문보고서를 꿋꿋이 읽어 내려가는 중에 야당 의원들은 퇴장해 버렸다. 2시 5분, 한 위원장은 보고서를 채택하는 의사봉을 두드렸다. 앞서 이날 오전 여야 의원총회에선 각각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및 본회의 단독 표결 강행’, ‘이 후보자 불가, 본회의 보이콧’ 기류만 재확인하며 전운이 고조됐다. 보고서 채택 직후 새정치연합은 긴급 의총을 소집한 가운데 인사청문위원 및 의원 전체 명의로 번갈아 규탄성명서를 냈다. 인사청문특위 야당 간사인 유성엽 의원은 “여당 단독 강행 처리는 폭거”라고 규정했고, 김경협 위원은 “이 후보자는 부적격 사유를 완비한 말 그대로 ‘완구 백화점’”이라고 비판했다. 서영교 원내대변인은 “유승민 원내대표의 날치기 첫 작품”이라고 비꼬았다. 그러나 일촉즉발로 흐르던 대치는 오후 4시 10분쯤 새누리당 유승민·새정치연합 우윤근 원내대표가 정의화 국회의장의 끈질긴 요구에 ‘16일 합의 처리’로 돌아서며 일단락됐다. “합의하라”는 정 의장의 설득에 여야가 한발씩 물러섰고, 여당이 인사청문보고서를 채택한 이상 이날은 의장이 인준동의안을 상정할 명분도 생긴 셈이다. 조해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오늘 예정됐던) 국무총리 임명동의의 건, 국회운영위원장 선출의 건, 11개 법안 처리 건 등 세 가지를 16일 그대로 다시 올린다는 내용”이라며 인준안의 16일 처리를 기정사실화했다. 정 의장도 “천재지변이 없는 한 16일 본회의에서 인준안을 상정해 표결에 부칠 것”이라며 여당 단독 표결도 불사할 것임을 시사했다. 반면 안규백 새정치연합 원내수석부대표는 본회의 참석 여부에 대해 “당일 아침에 의총을 열어서 총의를 모아 결정할 것”이라며 확답을 피했다. 당초 개각 및 청와대 인적 쇄신 위기에 몰린 새누리당 지도부가 단독 표결도 불사하리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본회의가 나흘 미뤄지면서 ‘총리 인준안 여당 단독 통과’라는 전례 없는 정치적 부담은 피하게 됐다. 새정치연합 역시 ‘이 후보자 불가’ 입장을 고수하면서 당내 의견을 재수렴할 시간적 여유를 벌게 됐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오후 긴급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에게 “의장이 어떻게든 여야 간 합의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방법이 없다”고 토로했다. 주말 사이 총리 인준안을 둘러싼 여야 간 진통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사설] 복지 구조조정과 증세 논의 물꼬 함께 터야

    여야와 정부가 뒤엉켜 정국에 3각 파도를 몰고 온 복지·증세 논란이 새 국면을 맞았다. 박근혜 대통령이 어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유승민 원내대표 등과 긴급 회동을 가지면서다. 박 대통령이 ‘선(先) 경제활성화 후(後) 증세 논의’ 방침을 밝히면서 당정 간 난기류는 일단 잦아들었다. 그러나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증세 통한 복지’ 드라이브를 계속 걸 태세다. 청와대든 여야든 비현실적 도그마는 버리고 복지 구조조정과 증세, 두 갈래 가능성을 다 열어 놓고 합리적 타협점을 찾을 때다. 박 대통령은 그제 정치권의 증세론에 대해 “국민을 배신하는 것”이라고 정면 반박했다. 이는 “경제 활성화가 안 되면 증세를 해도 모래성(城)”이란 논거에서 보듯이 국민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복지를 공고화하겠다는 의지일 게다. 하지만 대통령의 언급은 여당 지도부조차 ‘증세 없는 복지’는 비현실적이라고 규정한 뒤끝이라 공허하게 들린다. 더욱이 복지 수요는 급증하는데도 지난해 국세 수입이 예산 대비 10조 9000억원이나 부족해 결손 규모가 사상 최대치였지 않은가. 이런 마당에 비록 대선 공약이라 하더라도 박 대통령이 이에 집착하는 건 미생지신(尾生之信)의 우(愚)를 범하는 일이다. 개울물이 불고 있는데도 위험한 다리 밑에서 만나기로 한 약속을 우직하게 지킨 미생의 전철을 밟을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물론 복지 재원을 충당하기 위해서 국민 호주머니를 털기보다는 경제 활성화를 통해 세수를 자연스럽게 늘리는 게 정공법이다. 박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도 그런 관점에서 ‘선 경제활성화 후 증세 논의’에 공감했을 법하다. 그러나 경제가 당장 살아나지 않는데 증세 논의를 원천봉쇄하는 건 가당치 않다. 언제까지 나랏빚을 눈덩이처럼 늘리면서 복지 예산을 감당할 수 있겠는가. 그러잖아도 다수 국민은 담뱃값 인상과 연말정산 파동을 겪으면서 정부가 ‘꼼수 증세’를 하려 하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그렇다면 복지 구조조정과 신중한 증세 논의 등 두 트랙으로 접근해 ‘복지 대란’의 출구를 찾아야 한다. 까닭에 지금이야말로 이를 위한 국민적 대타협을 이끌어 낼 시점이다. 박 대통령도 65세 노인 기초연금 지급 대상을 70%로 줄이는 과정에서 우리의 부실한 ‘복지 체력’을 실감했을 게다. 차제에 전면 무상보육 공약이 재원 부족으로 벽에 부딪힌 한계를 진솔하게 설명하고 선별적 복지로의 전환 물꼬를 틀 필요가 있다. 그래야 야당이 먼저 불을 지핀 무상급식도 속도 조절할 명분이 서지 않겠는가. 선별적 무상복지를 위해서도 재원이 넉넉지 않은 게 현실이다. 증세의 항목과 폭을 놓고 전문적 토론을 해야 할 이유다. 새정치연합 문 대표는 법인세율 인상 등을 관철하기 위해 정부와 전면전 불사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거위의 털을 아프지 않게 뽑는’ 방법은 없다. 가뜩이나 경기 부진으로 허덕이는 기업에 고율의 법인세를 매길 경우의 부작용도 생각해 봐야 한다. 자칫 기업의 서민 근로자들이 유탄을 맞으면 누가 책임질 건가. 나라의 미래를 걱정하는 지도자라면 성장 잠재력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세수 확대를 할 수 있는 최적의 조합을 고민해야 한다.
  • 방만 경영 도마에 오른 전북테크노파크

    방만 경영 도마에 오른 전북테크노파크

    산·학·연·관의 유기적 협력체제를 구축해 지역 전략산업의 기술고도화를 추진하는 전북테크노파크가 제구실을 못한다는 지적이다. 10일 전북도의회에 따르면 전북테크노파크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와 업무보고를 받은 결과 특정 기업에 대한 편중 지원, 낮은 장비가동률, 기술상용화 부진 등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행정사무감사에서는 선도기업에 대한 지원이 특정 업체에만 집중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전북테크노파크는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동안 100개 선도기업을 선정해 기술개발, 마케팅 및 컨설팅, 교육훈련, 일자리 알선 등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가운데 30곳은 한 푼도 지원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A기업은 최근 3년간 시장조사 등의 명분으로 40차례에 걸쳐 6억원을 지원받았다. B기업도 재직자 역량 강화 등으로 24차례에 걸쳐 7억 2300만원을 받았다. C기업도 홈페이지 제작 지원 등 28차례 3억 3000만원을 받았다. 이학수 도의원은 “5년 동안 157억원을 뚜렷한 기준이나 한도 없이 특정 기업에 중복 지원하고 상당수 기업은 한 푼도 지원받지 못한 것은 특혜”라고 질타했다. 도의회는 또 국가 연구·개발(R&D)사업에 대한 도비 투자비율이 전국 평균이 1.8%인 데 비해 전북은 8.5%나 되는 것은 재정자립도가 전국 최하위인 지자체가 도비만 축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5월 부안군에서 3박 4일 일정으로 실시된 ‘R&D 프로젝트 리더양성 교육’에서 강사 4명에게 1000만원이 넘는 강사료를 지급한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중소기업에 대한 도비 지원 R&D사업도 마이너스 성적표를 받아 뒷말이 무성하다. 2013년 27개 기관이 69개 사업에 1734억원을 투입해 도내 중소기업 699개가 혜택을 본 것으로 조사됐으나 이들 기업의 매출은 13조 8700억원으로 전년도보다 오히려 1조 2670억원이 줄었다. 기술화 사업 성과 역시 58건으로 전년도 129건보다 55% 감소했고, 사업화 매출은 658억원에서 321억원으로 반 토막 났다. 최근 업무보고에서는 산하기관인 방사선영상기술센터, 융합테크노빌 등의 기술실용화 실적이 미미, 100억원을 들여 유치한 기관이 무용지물이나 다름없다는 지적을 받았다. 보유한 각종 장비의 낮은 가동률도 문제다. 김현철 도의원은 “테크노파크가 보유한 98억원대 112종의 각종 장비 가동률이 50%에 머문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전북테크노파크는 그동안 하드웨어 구축에 주력했지만 올해부터 창업보육동 구축으로 기업 지원을 위한 신규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직격인터뷰] “친박이든 유승민이든 대통령의 막힌 소통구조 뚫어야 산다”

    [직격인터뷰] “친박이든 유승민이든 대통령의 막힌 소통구조 뚫어야 산다”

    제주는 역시 바람이 많은 지역이었다. 9일 낮 12시 제주공항에 착륙하려던 보잉 747 여객기는 강풍 때문에 무려 25분 동안이나 상공을 맴돌다가 간신히 착륙했다. 오후 3시 도착한 제주도청 2층의 지사실은 방문객으로 북적였다. 원희룡 지사는 지난해 6·4 지방선거에서 제주도민들의 부름을 받고 60%의 지지를 받아 당선됐지만 도의회와 현지 언론이 중심이 된 ‘괸당’(眷黨에서 나온 말로 끼리끼리를 의미하는 제주 방언) 문화를 아직 극복하지 못하고 있었다. 원 지사는 ‘서울시민’, ‘육지 것’이라는 비아냥 속에서도 ‘새 역사는 변방으로부터 온다’는 말을 실현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그는 서울에서 온 기자들을 만난 것이 진짜 반가운 듯 정치 현안에 대해 거침없는 답변을 이어 갔다. →지난해 2월 출간한 저서에서 한국 정치를 ‘미친 정치’로 정의했다. 한국 정치는 왜 미쳤다고 보나. -제목이 좀 자극적이어야 베스트셀러가 되지 않을까.(웃음) 지역감정으로 대변되는 진영 대결, ‘끼리끼리’ 패거리 의식을 지적한 것이다. 한 발짝만 떨어져서 보면 다 보이는데 멀쩡한 사람도 그 안에 들어가면 휩쓸리게 되고 안 미칠 수 없다. 나도 그랬다. →‘당권을 잡으면 공천 개혁을 가장 먼저 하고 싶다’고 했다. 어떤 공천을 하고 싶은가. -공천은 결국 선거제도와 맞물린다. 지금 같은 지역·이념 대결 속에선 아무리 좋은 사람을 내세워 봐야 설 자리가 없어진다. (방법은) 여론조사가 가장 정당하다. (공천은) 결국 국민이 해결할 문제지 제3자가 인위적으로 개입하는 순간 또 다른 왜곡을 낳을 위험이 있다. 공천이 아니라 사천이 된다. →국회의원의 대다수는 개헌을 주장하지만, 국민 일반 여론은 싸늘하다. 그 차이는 어디서 오나. -개헌은 먹고사는 문제와 직접 관련이 없다. 또 진정한 자기 개혁이나 기득권 내려놓기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서 국민적 공감대가 없다. 제헌국회, 4·19, 6·29처럼 헌정 중단의 위기가 오지 않고선 (개헌은) 어렵다. 대통령이 경제활성화와 국정과제에 전념하려는데 ‘개헌하라’고 하면 무리한 요구다. 어차피 대통령 선거 때는 온 국민의 편이 나뉘는데, 그때 하는 것이 낫다. 유력 대선 주자 또는 당선된 대통령 간 합의가 되고 국민이 투표로 용인하면 개헌이 가능하다. 총선 때 국민투표를 하자는 주장은 정국 주도권을 잡기 위한 이슈 선점 싸움에 불과하다. →대통령 직선 내각제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순수 내각제는 국민들이 받아들이기 힘들고 국론 분열의 부작용이 많다. 국가원수의 기능을 국민 통합, 권력 분산 및 안정성의 측면에서 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점에서 나온 타협책이다. →현 정부 인사에 대한 비판이 많다. 원인이 뭐라고 보나. -대통령이 생생하고 변화무쌍한 민심, 현장의 목소리와 정보를 가감 없이 다 수렴해야 한다. 그런데 그 수렴 기능이 중간에서 막혀 있다. 예컨대 청와대 수석비서관들도 대통령을 직접 만나기 어렵고, 대통령이 모든 국정운영의 의사 결정을 다 하는 것 아닌가. →청와대 문건 유출 파동 등을 어떻게 지켜봤나. -실제로 비서 수준인 참모들이 권력 농단을 했다고 보진 않는다. 중요한 건 무엇인가 막혀 있고 권력 구조가 경직돼 있다는 것이다. 권력 내부에서 이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을 때 취지를 잘 수용하고 자기 혁신하는 방향으로 가면 태도점수 면에서 국민들이 용서하고 밀어주기도 한다. 그러나 이번엔 (대통령의) 태도 면에서 국민들이 너무나 많이 실망해서 점수를 잃었다. ‘근거가 없다’, ‘엉뚱한 공격이다’, ‘국민들이 휘둘린다’는 식으로 대통령이 직접 본인 판단을 앞세우면 아무리 옳아도 국민이 보기에 대통령의 소통 방식은 아니다. →현 정부에서 검사 출신이 중용되고 있다. 검사 출신으로서 어떻게 보나. -법을 전공한 사람들은 아무래도 논리의 틀에 의한 법적 심판에 익숙하다. 법적 심판의 권위는 국가관이다. 하지만 국가의 원천은 국민의 살아 있는 소리다. (율사 출신은) 국민의 살아 있는 목소리를 국가 질서 입장에서 훈계의 대상으로 착각할 수 있는 함정이 있다. →야당이 지금까지 정부·여당에 대한 견제 역할을 제대로 못해 왔다. 이유가 뭘까. -우선 통합진보당, 종북의 문제가 걸린다. 야당이 그동안 ‘민주’, ‘반독재’란 나름의 투쟁적인 틀 위에서 존립 명분을 가져왔는데 종북 문제에서 얽혀 자기 정체성에 대한 정리가 되지 않았다. 국민들이 보기에 뒤죽박죽인 셈이었다. 연장선상에서 야당이 그간 관행적 투쟁을 많이 했다. 세월호 문제가 그랬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도 찬성하다가 정권이 바뀌니 (반대로) 돌아서는 등 주장의 진정성이 타격을 받았다. 야당 내부적으로 소위 김대중 흐름과 노무현 흐름 간의 주도권 다툼 때문에 공동 행동이 가능한 단일 집단을 만들지 못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당권 경쟁에서 이인영 후보가 세대교체론을 들고 나왔지만 기대에 못 미쳤다. 유권자들은 세대교체 열망이 없는 것일까. -세대교체란 구호가 아니라 그 콘텐츠가 미흡했다. 단순히 젊은 사람으로 바꾸는 게 세대교체가 아니다. 문제는 새로운 정치방식과 비전이다. 80년대 운동권의 전대협(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지도부가 이끌던 방식으로 어떻게 21세기를 이끌겠나. 바뀐 세상을 공부해야 한다. 민주화에 기여했다는 공으로 국민을 가르치려 하거나 ‘지금 시대의 잣대는 우리’라는 착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제주도는 괸당 문화가 뿌리 깊다. 기득권층과 타협할 것인가, 끝까지 뿌리를 뽑을 것인가. -저는 기본적으로 개혁주의자다. 그러나 그간 의정 활동에서 개혁의 실패 사례도 많이 봐 왔다. 개혁은 집중과 선택이 필요하고, 현실 가능한 목표를 잡되 일단 설정하면 국민과 함께 밀고 나가는 뚝심이 필요하다. 목표 설정과 실제 추진 과정에서 격차가 커지면 정책의 신뢰도에 금이 간다. 당장 관료들부터 추이를 지켜보다가 자신들에게 불리할 것 같으면 (정책을) 흔드는 데 가세해 국정추진 동력을 잃게 된다. →중국 자본의 제주 투자는 기회요인이 더 큰가, 위험요인이 더 큰가. -우선 기회다. 제주의 입지적 요건을 바탕으로 제주도의 정체성, 대한민국 국익과 투자자·도민의 상호 이익을 위해 장기적으로 신중하게 다뤄야 한다. 당장 돈의 흐름이라는 단기적 이익 때문에 장기적 가치를 잃어버려선 안 된다.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평가는. -잘하실 것 같다. 워낙 부지런하시고 정치적 감각이 뛰어난 분이다. 다양한 상대를 유연하게 조정하고 필요한 정치적 질서를 만드는 경륜과 능력 면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분이다. →전임 이명박 정부에서 친이(친이명박)계로 분류됐다. 지금도 계파 소속감이 있나. -전혀 없다.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신임 원내대표는 당을 옳은 방향으로 이끌고 있나. -김 대표는 정이 많고 뚝심도 있지만 크게 무리하기보다 조화를 추구하는 분이다. 대통령을 도와야 한다는 생각을 속으로 많이 하실 거다. 어차피 집권당은 대통령을 도와야 한다. 그런 점에서 김 대표가 중심을 잘 잡으시지 않겠나. 문제는 민심을 잘 수렴해 대통령의 소통에 막힌 구조가 있다면 뚫어 줘야 하는데, 대통령과 당 양쪽에서 이 작업을 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나만 살자’고 하면 노무현 정부 때 열린우리당이 쪼개져 나간 전례처럼 된다. 유 원내대표는 소신 있게 당·청 간에 민심을 당심 형태로 전달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본인이 깃발 들고 나서서 부딪치기보다는 (소통을) 뚫어 주는 역할에 집중하면 좋은 결과가 나오리라고 기대한다. →최근 친박(친박근혜)계가 급격히 힘을 잃은 이유는 뭐라고 보나. -정치인(집단)은 다양한 목소리를 수렴하면서 건강한 긴장 관계와 개방성을 담아내야 더 강력해진다. 측근이나 권력을 위임받은 사람이 강력해야 권력을 준 사람의 위상이 더 커진다. 그런 위임이 약하지 않았나 싶다. 진정으로 대통령에게 충성하는 의미에서 ‘충박’(忠朴), 대통령을 이롭게 하는 ‘이박’(利朴)이 필요하다. →멀리서 대통령을 후원하는 ‘원박’(遠朴) 역할을 하면 되겠다. -국정이 잘 돌아가고 긍정적인 분위기가 우러나야 도정에 바로 에너지로 전달된다. 지금 국민들이 느끼는 건 거리감이다. 그 부담은 도정으로 직결된다. 이건 계파 따질 것 없이 공동 피해다. 대통령이 국민에게 가깝게 다가가고 지지받아야 우리도 덩달아 지지받는데, 요즘은 긴장된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정치 참여를 환영하나. -반 총장처럼 국제적 위상을 가진 지도자가 나온 게 굉장히 자랑스럽고 개인적으로도 좋아한다. 그러나 정치는 자신의 정치적 야망이 타인과 양립할 수 없이 경쟁하는 순간 혹독한 공격을 뚫고 지지를 이끌어 내는 과정이다. 그런 부분에서 경험이나 검증이 되었는지는 현재로선 물음표다. 정리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엔씨, 넥슨 주주제안 일부 수용할 듯

    엔씨소프트가 10일 안으로 넥슨의 주주제안 가운데 일부를 수용할 것으로 보인다. 9일 업계 관계자는 “넥슨이 15.08%의 지분을 가진 최대 주주인 데다 3가지 요구 사항을 거부할 명분이 없다”면서 “수용하는 데 따른 부담이 없기 때문에 큰 틀에서 받아들이는 방향으로 내부 가닥을 잡은 것 같다”고 전했다. 넥슨이 엔씨소프트 측에 요구한 주주제안 사항은 이사 선임 안건, 실질주주명부의 열람·등사, 전자투표제 도입 등 크게 3가지다. 다만 엔씨소프트는 넥슨의 주주제안서 가운데 자사주 소각, 부동산 매각, 비상임이사 보수 공개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막판까지 고심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엔씨소프트는 이 같은 주주제안 내용에 대해 “일방적인 의견 제시는 시장 신뢰와 대화의 실효성을 떨어뜨릴 우려가 크다”며 강력히 반발했고, 넥슨은 10일까지 입장을 회신해 달라고 엔씨소프트를 압박했다. 업계는 “넥슨이 다소 공격적인 주주제안서를 보내고 회신 요구 사항에는 엔씨소프트가 수용할 수밖에 없는 약한 것들만 담았다”면서 “실질적인 경영권 분쟁은 부동산 매각이나 비상임이사 보수 공개 등에 달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엔씨소프트의 10일 이사회 결과와 주주제안에 대한 회신 내용, 그리고 이에 대한 넥슨의 향후 반응을 두고 업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대의민주주의 훼손했다”… 정치 개입 넘어선 대선 개입 규정

    “대의민주주의 훼손했다”… 정치 개입 넘어선 대선 개입 규정

    ‘국가정보원법 위반 유죄, 공직선거법 위반 무죄’라던 지난해 9월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1심 판결이 5개월 만에 ‘모두 유죄’로 뒤바뀐 데는 법원의 증거 채택 확대 영향이 컸다. 1심에서 증거능력이 인정되지 않았던 국정원 직원의 트위터 계정이 2심에서 대폭 증거로 인정되면서 이를 통한 온라인 활동 분석 결과가 재판부 판단에 반영됐다. 1심은 검찰이 증거로 제출한 1157개의 트위터 계정 가운데 175개만 증거로 인정한 반면 2심은 716개를 증거로 인정했다. 이를 바탕으로 작성된 글의 목적성(방향성)을 분석한 결과 2012년 7월 이후 정치 관련 글보다는 대선 관련 글이 많아지는 현상을 발견했다. 이어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박근혜 후보로 확정된 8월 20일 이후부터는 해당 계정의 대선 관련 글이 급증하고 이와 연동된 트윗 활동도 늘어나는 등 본격적인 대선 국면으로 전환된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부 분석에 따르면 국정원의 전체 사이버 활동 중 정치 글 비중은 2012년 1월 95%였지만 2012년 7월 50%로 낮아져 대선 글과 동일한 비중이 됐고, 같은 해 8월에는 대선 글 비중이 77%를 차지했다. 대선이 치러진 같은 해 12월에는 대선 글 비중이 83%에 달했다. 이는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들이 2012년 1월 1일~12월 19일 전파한 트위터 글 27만 3192건을 분석한 결과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런 분석 자료를 통해 1심이 배척했던 “원 전 원장이 선거에 개입하려 했다”는 검찰 측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정보기관의 정치 개입 중 선거 개입은 어떠한 명분으로도 정상화되거나 합리화될 수 없는 문제”라며 “이번 사건의 경우 심리전 활동을 벗어나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피고인들은 재판 과정에서 이 사건 행위가 사이버 활동이라는 자신들의 주관적 평가만을 강조하고 있을 뿐 객관적인 성찰을 보여 주고 있지 않다”며 원 전 원장에 대한 실형 선고 배경을 설명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이어 “이 사건 사이버 활동은 헌법이 요구한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의무를 외면한 채 국민의 정치적 의사 결정에 개입한 것”이라며 “대의민주주의를 훼손했다는 근본적 비난을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국가기관이 사이버 공론장에 직접 개입해 일반 국민인 양 선거 쟁점에 관한 의견을 조직적으로 전파해 자유롭게 논쟁하던 일반 국민들이 사이버 공간의 순수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밝혔다. 1심 재판부가 유죄로 본 국정원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그대로 인정했다. 앞서 1심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해당 행위가 결과적으로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특정 후보자의 당선 혹은 낙선을 도모하려는 ‘목적성’이 객관적으로 인정돼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검찰이 국정원의 선거운동 시작점으로 제시한 2012년 1월에는 대선 후보자의 윤곽조차 명확하지 않아 특정 후보의 당선이나 낙선을 목표로 한 목적성이 없다고 봤다. 또 검찰이 제출한 트위터 계정 등 각종 증거 가운데 정치가 아닌 선거 관련 증거는 모두 목적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배척, ‘정치에는 개입했지만 선거에는 개입하지 않았다’는 애매한 판결을 내렸었다. 당시 법원 내부에서는 이를 두고 ‘지록위마’(指鹿爲馬) 판결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판결을 공개 비판한 김동진 부장판사는 정직 2개월의 징계를 받았고, 당시 재판장이었던 이범균 부장판사는 최근 인사에서 고등법원 부장(차관급)으로 승진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호남고속철 ‘운행 증편’ 등 놓고 후속 갈등 예고

    호남고속철도(KTX) 서대전역 경유 갈등이 일단 수면 아래로 들어갔으나 운행 증편 등 후속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 2라운드가 예고된다. 광주, 전남, 전북 등 호남권 지자체들은 호남선 KTX가 모두 신설되는 고속철도로 운행한다는 정부 발표에 대해 대승적 차원에서 환영한다고 9일 밝혔다. 그러나 이번 결정은 명분만 얻고 실리는 사실상 챙긴 게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광주 지역에서는 광주역 진입 무산으로 북구와 동구 등 광주역을 이용하는 지역민과 해당 지역 정치권의 불만이 적지 않다. 북구 지역은 광주역 공동화 우려에 따른 대책 마련을 정부에 촉구하고 나섰다. 호남선과 전라선의 종착역인 목포와 여수를 안고 있는 전남은 증편 물량이 결국 서대전역 구간으로 넘어간 만큼 사실상 챙긴 실리는 거의 없다고 평가된다. 호남∼대전을 오가는 이용객은 불편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낙연 전남지사도 “호남고속철도 이용자 증가 예측에 걸맞게 서울∼광주 간 직행 편수를 늘렸는지, 대전∼광주 구간 이용자들의 불편은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등의 과제가 남아 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전북도 이번 결정에 대해 후속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전라선의 이용객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2편만 늘어나 하루빨리 증편 대책을 내놔야 한다는 것이다. 전북 익산역은 호남선과 전라선의 분기점에다 서대전발 KTX의 종점이자 회차지 역할까지 떠안아 환승 대란이 우려된다. 저속철인 익산~서대전 구간도 고속철로를 개량해 전라선의 운행 시간을 앞당길 것을 요구한다. 특히 지역 정치권은 국토교통부의 수정안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강경한 입장을 내놓고 있다. 김동철 국회의원은 “KTX 개통과 함께 20편(호남선, 전라선)을 증편하기로 약속했지만 6편 증편에 그쳤고 나머지 14편을 포함해 18편을 서대전~익산 구간에 운행하겠다는 것은 코레일이 발표했던 것과 다를 게 없다”며 비판했다. 강기정 국회의원도 “국토부 수정안은 한마디로 호남민을 우롱한 꼼수에 불과하다”면서 “기존 서대전역 경유안과 별반 차이가 없는 조삼모사의 대표적 사례가 되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광주시당도 논평에서 “완행을 없애고 직행을 늘리라는 호남민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완행만 없앤 조삼모사식 졸속 대책”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새누리당 광주시당도 “호남선 KTX 운행 편수가 기존 계획보다 줄었고 광주와 서대전 구간은 아예 사라진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지역민의 교통 불편을 우려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시론] 넥슨과 엔씨, 한국판 오월동주의 결말은/위정현 중앙대 경영학 교수

    [시론] 넥슨과 엔씨, 한국판 오월동주의 결말은/위정현 중앙대 경영학 교수

    손자의 구지편에는 ‘예로부터 서로 적대시해 온 오나라 사람과 월나라 사람이 같은 배를 타고(吳越同舟) 강을 건넌다고 하자. 강 한복판에 이르렀을 때 큰 바람이 불어 배가 뒤집히려 한다면 오나라 사람이나 월나라 사람은 평소의 적개심을 잊고 서로의 손이 되어 필사적으로 도울 것이다’라는 서술이 있다. 원한을 가진 사람들이 동일 목표를 위해 노력하는 게 오월동주인 셈이다. 그러나 이런 유명한 고사와 달리 정작 중국의 오나라와 월나라가 ‘동주’의 처지에서 동맹을 맺었던 적은 없다. 중국과 달리 일본에는 오월동주의 역사가 존재했다. 바로 ’삿초동맹‘이다. 1867년 맺어진 삿초동맹은 일본 서남부의 맹주였던 사쓰마현과 조슈현이 힘을 합쳐 에도막부를 타도한 동맹이다. 사실 동맹을 맺기 전 두 현은 원수지간이었다. 에도(지금의 도쿄)에서 두 현의 사무라이가 조우하면 반드시 칼을 뽑았다고 할 정도였으니 그 증오는 알 만하다. 하지만 두 현은 사카모토 료마 등의 중재로 에도막부를 타도하자는 데 의기투합했고 일본은 부국강병의 근대화 길을 열게 된다. 국내 게임업체 1위 넥슨과 2위 엔씨소프트의 동맹이라는 ‘한국판 오월동주’는 일본과 같은 새로운 역사를 열지는 못할 것 같다. 지난 6일 넥슨이 엔씨소프트 이사회에 참여해 최대주주로서 경영권을 행사하겠다는 내용의 주주 제안서를 보냈다. 엔씨소프트를 두고 김택진 엔씨소프트, 김정주 넥슨 두 창업자의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된 셈이다. 앞선 2012년 6월 엔씨소프트와 넥슨은 하나의 동맹을 맺는다. 넥슨이 엔씨소프트의 주식 14.7%를 매수해 최대주주로 올라선 것이다. 두 회사가 힘을 하나로 모은 것에 대해 당시 김택진·김정주 두 창업자는 글로벌 게임 시장에 대한 의지 때문이라고 했다. 김택진 대표는 주식 매각 배경에 대해 “게임, 정보기술(IT) 산업의 글로벌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만큼 엔씨소프트와 넥슨 두 회사가 힘을 합쳐야 세계 게임 시장에서 우리나라가 계속해서 성장,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이번 파트너십으로 엔씨소프트가 가진 개발력과 넥슨의 글로벌 퍼블리싱 플랫폼이 한국뿐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도 강력한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넥슨 역시 동일한 취지의 발표를 한 바 있다. 그로부터 2년 반 후인 2015년 두 회사는 엔씨소프트를 지배하기 위해 충돌하고 있다. 넥슨은 지배주주로서 권한을 행사하겠다고 선언했으며, 엔씨소프트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누가 옳은가를 따지기에 앞서 양자의 싸움에서 글로벌 시장 진출과 같은 초기의 대의명분은 사라진 지 오래다. 원래 두 회사는 물과 기름 같은 다른 회사다. 엔씨소프트는 역할수행게임(RPG)에 강한 기업이지만 넥슨은 캐주얼게임에 강하다. 엔씨소프트는 개발력이 강하지만, 넥슨은 퍼블리싱 능력이 강하다. 두 기업은 핵심 역량과 기업 문화가 전혀 다르다. 서로 간에 강한 라이벌 의식도 지니고 있다. 이 때문에 처음에 두 회사가 하나로 간다고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갸웃거렸던 것도 사실이다. 한 달도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주식 매각 협의를 했다고 한 점도 그리 석연치는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한국의 게임산업은 위기 상황이었고, 이 때문에 두 기업의 동맹을 선의로 해석하려고 했다. 그러나 이제 드러난 두 기업의 거래는 이런 기대와 거리가 멀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업 간의 갈등이야 항상 있는 일이다. 그러나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갈등은 개별 기업을 넘어 한국의 게임산업에 바로 충격을 주기 때문에 고민스럽다. 향후 가장 우려되는 상황은 중국 자본이 엔씨의 지배적 주주로 들어올 가능성이다. 아직까지 한국의 게임사는 개발력 면에서 가치를 가지고 있으며 중국 기준으로 볼 때 그다지 가격도 높지 않다. 실제로 중국의 텐센트는 5억 달러를 투자해 CJ E&M의 3대 주주로 올라섰다. 이들에게 엔씨는 아직까지 매력적인 존재다. 설상가상이라는 말이 있다. 지금 게임산업의 주도권은 이미 중국이나 구글, 애플에 넘어가 있다. 그런데도 한국의 두 간판 기업은 이전투구의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일본의 메이지 유신과 같은 성공적인 한국판 오월동주를 기대한 것은 너무 비현실적이었던가.
  • 고양 공유지 임대료율, 서민 > 대기업

    고양 공유지 임대료율, 서민 > 대기업

    시유지 임대료도 대기업이 특혜를 받고 있다. 9일 서울신문이 취재한 결과 연간 수백억원대 매출을 기록 중인 경기 고양시의 ‘명물’ 원마운트는 축구장 7개(1면당 7140㎡) 면적, 수도권 최대 수족관 겸 동물원인 한화 아쿠아플라넷은 축구장 4개 면적 규모의 시유지를 공시지가의 1%만 내고 35년간 장기 임대받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원마운트는 공시지가의 0.25%인 연간 2억 3000만원만 내고 있다. 비정규직을 포함해 ‘상시 고용 인원 200명 이상 사업장’이란 이유로 고양시가 0.75%를 더 깎아 주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고양시의 대표적 달동네인 덕은동의 일명 ‘유곽골’ 78가구 주민들은 공시지가의 2%를 임대료로 내고 있다. 축구장 절반 규모 구릉지에 1가구당 연평균 160만원씩 총 1억 2500만원을 납부하며 살고 있다. 시유지 한 개 지번에 보통 2~3가구가 33㎡(10평) 내외 판잣집을 짓고 산다. 주민 다수는 과거 서울에서 쫓겨 내려온 철거민 등의 서민이라 임대료 연체율이 90%를 넘는다. 고양시는 대기업들로부터는 공시지가의 1%를 시유지 임대료로 받고 있다. 영세 서민들의 집터 임대료는 2%를, 주차장 부지 등 수익형 토지는 5%씩 받고 있다. 다른 지자체들도 마찬가지다. 현행 공유재산관리조례는 국·공유지의 대부 요율을 ‘재산평정가격(공시지가)의 5%’로 규정하고 있다. 다만 외국인투자촉진법을 근거로 외국인 투자 지분이 조금이라도 있는 기업에 공유재산을 빌려줄 경우에는 4% 포인트나 감면해 1%만 받을 수 있다. 그것도 많다며 정규직, 비정규직 가리지 않고 상시 고용 인원 200명 이상 사업장의 경우 75%를 더 낮춰 0.25%만 받는다. 이로 인해 원마운트는 일산호수공원, 백화점 등이 밀접해 땅값이 훨씬 더 비싼 핵심 상권을 빌려 사용하면서도 유곽골 주민들의 집터 임대료보다 훨씬 싼값에 알짜 상업용지를 쓰고 있다. 이 업체는 지난해 상가 임대료로 20억~30억원을 벌어들이는 등 총 300억원 이상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장 50년간 사용한 뒤 고양시에 기부채납하지만 그때는 낡아서 철거해야 한다. 이에 대해 박시동 정의당 고양시의원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명분으로 대기업에는 터무니없는 특혜를 주면서 서민들의 삶은 돌보지 않는다면 국민들이 어떻게 납득할 수 있겠느냐”며 “비현실적인 법률 개정 건의 및 조례 개정을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韓·美 원자력협정 개정 수주 내 마무리”

    “韓·美 원자력협정 개정 수주 내 마무리”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7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회담을 갖고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을 가까운 시일 내에 마무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는 데 합의했다. 이번 새 협정에는 핵 확산 우려가 없는 일부 사용후핵연료에 한정해 우리의 자율적 연구·개발을 허용하는 내용이 포함되나 재처리에 대한 포괄적 사전 동의 인정까지는 이끌어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 관계자는 8일 “양측은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이 많은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하며 수주 내에 최종적인 협상을 하고 타결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합의했다”고 전했다. 이번에 개정되는 한·미 원자력협정에는 앞선 합의 과정에서 최대 쟁점으로 부각된 ‘골드 스탠더드’ 조항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국의 원자력법에 따라 핵원료와 기술을 제공하는 모든 나라와 원자력협정을 맺고 있는 미국은 2009년 아랍에미리트와의 원자력협정에서 농축, 재처리를 모두 금지한 ‘골드 스탠더드’ 조항을 넣은 뒤 우리에게도 이를 준수할 것을 요구해 왔다. 그러나 이번에 ‘골드 스탠더드’와 관련한 우리나라의 입장이 관철됨에 따라 앞으로 핵 확산 우려가 없는 연구에 대해선 제한적이나마 자율적 연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2013년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완공한 건식 재처리(파이로 프로세싱) 시험 시설인 ‘프라이드’(PRIDE)를 통해 실제 실험에 나설 수 있는 실리를 챙기고, 미국 측은 ‘재처리 전면 허용은 아니다’라는 명분을 얻을 수 있게 됐다. 일반적으로 건식 재처리는 전해환원, 전해정련, 전해제련, 염폐기물 처리 등으로 나뉘어 있다. 이 중 전해환원은 사용후핵연료에서 스트론튬과 세슘처럼 고열을 내는 핵종을 분리하고 전기분해를 통해 금속으로 환원시키는 단계다. 이 과정에서는 우라늄과 플루토늄 등 민감한 핵물질이 분리되지 않는다. 그러나 일본처럼 핵연료 재처리와 관련해 포괄적 사전 동의를 확보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비판이 예상된다. 1988년 개정된 미·일 원자력협정은 핵 확산 우려 등 극히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일본의 재처리에 대해 미국이 포괄적 사전 동의를 한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우리도 일본과 같은 수준을 보장받아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지만 미국의 강력한 핵 비확산 조치에 따라 이번 협정에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미 양국은 원자력협정 개정과 관련해 2010년 10월부터 본격적으로 개정 협상을 해 왔지만 입장 차로 인해 당초 2014년으로 예정된 만료 시기를 2년 더 연장하기로 하고 추가 협상을 벌여 왔다. 당시 협상 연기안이 발효되는 데 11개월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는 점을 고려할 때 1년여 남은 만기 시기를 맞추기 위해서라도 조만간 협상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단독] “증세 없이 복지 어렵다… 단기 부양책 재정만 악화”

    [단독] “증세 없이 복지 어렵다… 단기 부양책 재정만 악화”

    유승민 새누리당 신임 원내대표가 3일 “세금을 늘리지 않으면 복지가 어렵고 성장이 안 되면 세수가 부족한 상황에서 인위적인 경기 부양책으로 더 이상 재정 적자를 감수할 수 없다”며 “정부가 ‘언 발에 오줌 누듯’ 돈을 써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는 ‘초이노믹스’로 지칭되는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경기 부양책에 대해 집권 여당 차원에서 제동을 걸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유 원내대표가 여야 간 증세 논의를 본격화하면서 현 경제정책의 전환을 복안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유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추경은 일절 거론하지 않고 있다”고 전제하면서 “지금 경제활성화나 성장을 명분으로 한 추경 편성을 할 상황도 아니고 납득하기도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박근혜 정부의 남은 집권 3년 동안은 양극화 해소와 분배, 복지 등 경제민주화와 경제활성화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며 “재벌 위주의 경제에 불만을 가진 서민과 중산층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고 단언했다. 유 원내대표는 증세에 대해서는 “올해 내내 여야가 논의하고 합의가 이뤄지면 국민 동의를 구해야 한다”며 “결코 (증세를) 정략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증세와 복지 문제를 위한 별도의 논의 기구를 신설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증세 없는 복지’는 불가능하며 정치인이 그러한 말로 국민을 속이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전날 여당 원내사령탑에 오른 유 원내대표와 김 대표 모두 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증세 없는 복지’ 정책을 정면 비판하고 나서면서 당·청 간 방향 전환을 둘러싼 힘겨루기가 시작됐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 대표는 “복지 예산이 어떻게 쓰이는지 전면 점검하고 증세는 이 결과를 토대로 더 나은 대안을 찾을 수 없을 때 국민의 뜻을 물어 추진해야 한다”고 밝혀 증세를 ‘최후의 정책 수단’으로 규정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앞으로 내각은 국무조정실을 중심으로 부처 간 정책 조율과 협의를 더욱 강화하고 신설되는 정책조정협의회를 통해 청와대와 내각 간 사전 협의와 조율도 강화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영화 多樂房] ‘오마르’

    [영화 多樂房] ‘오마르’

    ‘오마르’는 밧줄을 타고 거대한 콘크리트 장벽을 오르는 한 청년(오마르)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빗발치는 총알의 위협 속에서 장벽을 넘는 데 성공하고 나면, 반대편과 별반 다를 것 없는 풍경이 나타난다. 원래 하나였던 공간을 포악하게 가로지르는 흉물스러운 콘크리트 벽, 그리고 사랑과 우정을 위해 이를 겁 없이 넘나드는 오마르의 모습은 이 영화의 주제를 집약하는 강렬하고 적확한 이미지다. 영화에 등장하는 장벽은 테러로부터 주민을 보호한다는 명분하에 이스라엘이 2002년부터 십수년째 건설 중인 실제 구조물이다. 하니 아부 아사드 감독은 팔레스타인 청년들의 이야기를 통해 이 장벽이 이스라엘과 서안지구의 경계를 구분할 뿐 아니라 팔레스타인 주민들 사이의 갈등까지도 조장하고 있음을 피력한다. 건장한 체격의 오마르는 강한 남성성과 더불어 섬세한 감성까지 가진 청년이다. 그는 이스라엘 군부대를 습격하는 데 주저함 없이 나서는 대범함도 보이는 반면, 새끼 고양이를 돌보거나 여자 친구에게 다가설 때는 여리고 조심스러운 성격을 드러낸다. 그의 양면성은 조직의 임무를 수행하는 것과 여자 친구와 결혼하고자 하는 두 가지 계획으로 구체화된다. 그러나 위험한 정치적 상황에 한 발을 딛고 있으면서 동시에 평범한 개인의 꿈을 실현시키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해 보인다. 결국, 군부대 습격 사건으로 인해 오마르는 이스라엘군에게 붙잡혀 첩자로 활동하게 된다. 오마르가 감옥에서 일찍 풀려나면서부터 영화는 ‘신뢰’와 ‘거짓’이라는 주제를 점차 강하게 드러낸다. 오마르와 친구들의 잡담 속에 등장했던 ‘아프리카에서 원숭이를 잡는 법’은 인간의 간교함과 어리석음에 대한 비유로, 영화 속 실제 사건들을 통해 반복 재생된다. 그것은 먼저 오마르가 이스라엘 비밀경찰에게 가볍게 속는 장면을 통해 인간은 가장 단속해야 할 순간에도 의외로 쉽게 마음의 빗장을 여는 존재라는 교훈으로 등장한다. 그리고 오마르에 대한 뜬소문이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까지도 진실처럼 받아들여지는 대목에서는 검증되지 않은 정보에 대한 확신을 경고하는 것으로 변주된다. 첫 장면과는 또 다른 종류의 충격을 전달하는 마지막 장면에서 오마르는 이제 불신과 주의(注意), 순수와 순진의 경계를 명확히 구분하게 되었음을 스스로 증명한다. 오마르 최후의 결단은 인간이 짐짓 인간성을 속박하고 있는 암울한 현실에 정면으로 도전한다는 점에서 비정함을 넘어 영화적 쾌감을 남긴다.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갈 때 느껴지는 깔끔한 뒷맛은 흠 잡을 데 없이 꽉 짜인 96분간의 스토리텔링, 그리고 긴장감이 극대화되는 후반 3분의 힘으로부터 나온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는 데 걸린 시간은 약 30년. 요르단강 서안에 건설된 장벽이 사라지는 데는 또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할까. 이 세상 어딘가에서 현재 진행 중인, 그러나 거의 알지 못했던 사건과 삶에 대해 통찰하게 해 주는 영화는 언제나 값지다. 5일 개봉. 15세 관람가. 윤성은 영화평론가
  • [정책 컨트롤타워 실종] “靑, 정책 흔들지 말라”

    전직 경제부총리와 장관들은 지금의 국정 난맥상을 바로잡으려면 당초 정권이 표방했던 책임총리제와 부총리제 부활의 초심을 다시 살려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권오규 전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30일 “대통령 중심제에서 총리와 부총리가 정책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려면 대통령이 얼마나 힘을 실어 주느냐가 관건”이라면서 “말로만 할 것이 아니라 대통령이 총리, 부총리와 가까운 관계에 있고 정말로 밀어준다는 인상을 다른 장관들에게도 보여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도 “잘못된 정책에 대해서는 총리, 부총리의 책임을 분명하게 짚어야 하지만 권한부터 확실하게 주는 게 먼저”라면서 “정책을 보고받고 발표한 뒤에는 절대 부처를 흔들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강 전 장관은 “연말정산 등 세금 관련 정책은 부처에서 당연히 청와대의 승인을 받아 발표한다”면서 “여론 반발을 의식해 정책을 바꾼 것은 전적으로 청와대 책임”이라고 비판했다. 다른 부총리와 장관들도 최근 ‘춤추는 정부 정책’의 근본 원인으로 하나같이 청와대를 지목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책임 총리제를 강조하고 부총리제까지 부활시켰지만 정작 정부 정책은 청와대가 쥐락펴락하고 있고, 그랬다가 역풍이 불면 청와대만 뒤로 숨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의 철학 부재를 탓하는 쓴소리도 있다. 김진표 전 경제부총리는 “정부가 정책에 대한 철학과 비전이 없기 때문에 여론에 휘둘리는 것”이라면서 “박 대통령이 경제민주화를 공약으로 내걸었다가 지난해 갑자기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발표했을 때 내 귀를 의심했다”고 말했다. “정부가 출범할 때 가장 먼저 하는 것이 경제 정책을 짜는 일인데 처음부터 명확한 대책이 없었다는 방증”이라는 얘기다. 관료들 사이에 ‘다거’(大哥·큰형님)로 불렸던 윤증현 전 기재부 장관은 하루빨리 국정 동력을 회복하지 않으면 노동·공공·금융·교육 등 4대 구조개혁도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윤 전 장관은 “노조는 명분에 어긋나면 바로 반대 투쟁에 나선다”면서 “(지금처럼 당·정·청이 제각각이면) 이해관계자가 확실한 4대 부문 개혁을 어떻게 밀고 나갈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아시안컵] 나는 아시아다

    [아시안컵] 나는 아시아다

    ‘55년 만의 감격 vs 사상 첫 우승.’ 한국과 호주의 31일 오후 6시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결승(MBC·SBS 중계)은 양 팀 모두 쉽게 양보할 수 없는 명분을 하나씩 갖고 있다. 한국은 대회 결승에 27년 만에 진출, 1960년 두 번째 우승 이후 55년 만에 통산 세 번째 우승을 겨냥하고 있다. 2006년 AFC에 편입된 호주는 두 번째 오른 결승에서 사상 첫 우승컵을 들어 올리길 갈망한다. 여기에 선수들끼리의 흥미로운 매치업 셋을 살펴본다. ●레버쿠젠 동료에 적으로 손흥민 vs 크루스 둘은 독일프로축구 레버쿠젠에서 한솥밥을 먹는 사이. 대표팀 포지션도 왼쪽 날개로 똑같아 라이벌에서 적으로 만난다고 할 수 있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손흥민은 올 시즌 26경기에 선발로 나와 11골을 터뜨렸으나 크루스는 7경기에서 무득점에 그쳤다. 조별리그 3차전에서 손흥민은 몸살 후유증 때문에 후반에 투입돼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고, 크루스 역시 8강을 확정한 상태라 선발로 나서지 않고 후반에야 출전했다. 한국이 1-0으로 이겼다. 그러나 이번 결승은 완전히 다르다. 손흥민은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 두 골로 감각을 되찾았다. 크루스도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의 준결승에서 좌우를 부지런히 오가며 꾸준히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손흥민은 세 차례 선발을 포함해 네 경기에 341분을 뛰며 두 골을 터뜨렸다. 크루스는 네 차례 선발을 포함해 다섯 경기에 나와 한 골을 넣었다. 손흥민은 아홉 차례 슈팅 가운데 7개가 유효슈팅이었으나 크루스는 여덟 차례 슈팅 가운데 절반이 골문을 벗어났다. ●동갑내기 도움 경쟁 김진수 vs 루옹고 김진수(호펜하임)는 스물셋 동갑내기 마시모 루옹고(스윈던타운)와 도움 경쟁을 펼친다. 루옹고는 팀 내 최다 도움(4개)을 기록하며 2선 침투는 물론 측면 돌파도 주저하지 않아 김진수와 자주 충돌할 것이다. 코너킥 전담 키커로 두 골을 유도할 만큼 세트피스에도 강하다. 이번 대회 13차례의 득점 기회를 창출해 전체 3위. 매슈 레키(잉골슈타트), 이반 프라니치(토르페도 모스크바)가 10위권에 이름을 올렸지만 한국은 한 명도 없다. 김진수는 공격 가담이 활발한 호주 측면 수비진의 뒤쪽 공간을 파고들어야 한다. 호주전과 우즈베키스탄전까지 두 경기 연속 결승골을 도운 상승세를 살려야 한다. ●수비라인 맞대결 차두리 vs 데이비슨 서른다섯 노장 차두리(FC서울)는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마지막 경기가 될 수 있다. UAE와의 준결승에서 추가골을 터뜨린 호주의 왼쪽 풀백 제이슨 데이비슨(웨스트브로미치)과 맞선다. 호주는 이번 대회에서 10명이 12골을 뽑을 정도로 다채로운 공격 옵션을 자랑한다. 데이비슨이나 UAE전 선제골 주인공 트렌트 세인즈버리(즈볼레) 같은 수비수들이 페널티지역 안에 들어오지 못하게 막는 것도 차두리의 몫이다. 2002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대학생 신분으로 대표팀에 들어온 뒤 A매치 74경기를 뛴 차두리가 아버지 차범근도 해내지 못한 아시안컵 우승의 감격을 맛보며 대표팀에서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할지 주목된다. 임병선 전문기자 bsnim@seoul.co.kr
  • 靑 “국익에 도움 안돼” MB측 “국가 위한 충정”

    이명박 전 대통령의 회고록 내용을 둘러싸고 전·현 정권이 충돌하는 양상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30일 사전 예고 없이 기자실을 찾아 회고록에 담긴 세종시 수정안 부결 사태와 남북관계 비사 등의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이 실려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평소 자신의 언행을 자의적으로 해석하거나 외부에 여과 없이 알리는 행위를 꺼리는 박 대통령의 스타일을 감안할 때 박 대통령의 ‘속내’를 지적하고 정책에 ‘훈수’를 두는 듯한 회고록 내용은 두고 볼 수 없는 사안일 수 있다. 실제 청와대 관계자는 “세종시 문제가 정치공학적으로 해석되는 것은 과연 우리나라나 당의 단합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 의문”이라고 언급, 사실상 이 전 대통령의 해석을 정치공학적 접근이자 정략적인 해석으로 보고 있다. 남북 간 비밀접촉 내용을 공개한 것에 대해서도 “외교적으로 국익에 도움이 되느냐는 지적이 언론에서 많이 있고, 저도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광복·분단 70주년을 맞아 남북대화를 모색하고 있는 현 정부 입장에서는 회고록 내용이 남북관계 개선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로 비쳐질 수 있다. 이명박 정권 진영에서는 회고록을 ‘국가 운영을 위한 충정’에서 나온 것으로 여기지만, 현 정권 입장에서는 ‘국정 운영에 대한 훼방’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러한 극명한 시각차가 노골화될 경우 전·현 정권 간 대립으로 치달을 수 있다. 새누리당 원내대표 선거와 국회 자원외교 국정조사 등을 앞두고 여권 내부 계파 갈등의 골이 깊어질 수 있고, 특히 내년 20대 총선과 맞물려 친박(친박근혜)-친이(친이명박) 간 해묵은 갈등이 전면전 양상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전·현 정권 간 갈등은 명분도 실익도 없다는 점에서 지금 당장은 양측이 확전을 자제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최저치를 경신하는 상황에서 회고록 내용을 둘러싼 파문을 키울 경우 국정 운영의 또 다른 ‘돌발 악재’가 될 수 있다. 이 전 대통령 측 진영에서도 현 정권이 아닌 과거 정권의 정책을 놓고 논란이 거셀 경우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한편 이날 저녁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이 전 대통령은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을 피한 채 자리를 떴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길섶에서] 정치 세력/정기홍 논설위원

    함께 놀던 친구가 물이 가득한 큰 독에 빠졌다. 어른들은 “사다리를 가져 와라”, “밧줄이 낫다”며 경황 없이 저마다 큰소리를 쳐댔다. 중구난방 주장만큼이나 주위 사람들도 우왕좌왕했다. 그러는 새 물 먹은 아이의 숨은 연방 넘어가고 있었다. 이를 지켜보던 한 아이가 돌을 주워 독에 던졌다. 중국 북송 때 ‘자치통감’을 집필한 사마광의 어린 시절 일화다. 지금도 제 말만 옳다며 싸우는 경우를 빗대 원용되고는 한다. 기업의 중간 간부가 사내 게시판에 노조와 사주조합 간에 다툼이 벌어졌다며 손가락질을 했다. 조직 내부의 분위기도 엉망이란다. “비슷한 사례가 더러 있는 모양이네. 요즘 조직 문화가 그런가 싶어.” 명분들이야 없지 않겠지 하며 웃어넘겼다. 그의 다음 말이 귀에 꽂혔다. “그들은 이미 정치 세력이야.” 자신만의 선명성 주장에, 헤게모니에 몽매하리만큼 빠져 있다며 혀를 찼다. 도박과 정치놀음에 빠지면 마누라도 남아 나지 않는다고 하지…. 일반 직원들도 출근 도장을 찍으면 종일 게시판만 들락날락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영악한 요즘 사람들은 우왕좌왕 하지도 않겠지만…. 한마디 거들었다. “그런 조직엔 1000년 묵은 ‘사마광의 짱돌’을 던져야 하겠지.”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