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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광장] 노정(勞政), 2003년의 데자뷔를 넘어/박건승 논설위원

    [서울광장] 노정(勞政), 2003년의 데자뷔를 넘어/박건승 논설위원

    참여정부 초기의 노사 분규는 민정수석 소관이었다. 그때 민정수석이 문재인 대통령이다. 이정우 정책실장은 노동정책을 다뤘다. 아무래도 노동단체 접촉이나 검찰·경찰과의 협조 업무는 정책실보다 민정수석실 쪽에서 다루는 게 더 적합하다고 봤던 듯하다. 문 수석이 노동 변호사를 오래 한 것도 무관치 않았을 것이다. 2003년 2월 출범한 노무현 정부는 서너 달 만에 화물연대 파업(5월)과 철도 파업(6월)에 부닥쳤다. 두 파업은 최악의 물류대란을 몰고 오면서 참여정부의 블랙홀로 불렸다. 화물연대는 다단계 구조로 인한 낮은 운송료 체계의 개선을 요구했다. 구호도 살벌했다. ‘물류를 멈춰 세상을 바꾸자’고 했다. 노 대통령은 부산항 수출입을 막아 주장을 관철하려는 노조를 이해하기 어려웠다. 화물연대 파업은 첫 방미 일정과도 겹쳤다. 그는 미국 현지에서 매일 상황을 점검했다. 군 대체인력 투입을 검토하라고 문 수석에게 거듭 지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부산항 수출입 화물이 육상 수송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상황에서 단호한 대응은 어려웠다. 결국 정부는 부산항에 화물이 계속 쌓이자 어쩔 수 없이 두 손을 들었다. 화물연대는 1차 파업의 성공에 고무됐는지 두세 달 뒤 재차 파업에 나섰다. 첫 파업 때와 달리 무리한 요구가 많다고 판단한 정부는 원칙대로 대응했다. 지도부는 구속됐다. 정부와의 대화마저 끊겨 버렸다. 참여정부는 철도노조의 해고자 복직과 민영화 중단 요구도 대부분 받아들였다. 그 과정에서 솜방망이 대응이란 눈총을 받았다. 그러나 노조는 두 달 뒤에 공사화 반대를 주장하며 재차 파업에 돌입했다. 공권력이 투입되고 수많은 구속자와 해고자가 발생했다. 문 수석은 그로부터 8년 뒤 펴낸 ‘운명’에서 회고했다. ‘참여정부 초기 정부와 노동계의 충돌로 노정(勞政) 관계는 첫 단추부터 잘못 채워진 측면이 있었다. 참여정부에 대한 기대 때문에 노동계가 처음부터 서두르거나 과욕을 부린 것인지도 모르겠다. 결과적으로 노동 분야는 참여정부 개혁을 촉진한 게 아니라 거꾸로 개혁 역량을 손상한 측면이 컸다’고 썼다. 역사는 반복된다고 했던가. 민주노총이 지난달 30일 총파업에 나서며 ‘사회적 총파업’ 주간을 선포한 것을 두고 말들이 많다. ‘2003년의 데자뷔’란 시각이 적지 않다. 충분히 그럴 만하다. 대통령 취임 50일 만에 파업에 나선 것이나, 대통령 방미 중에 대규모 집회를 벌인 것이 그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 민주노총은 최저임금 1만원 즉각 인상과 비정규직 철폐를 요구한다. 총파업은 새 정부의 발목을 잡는 것이 아니라 개혁 추진을 위한 강력한 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국민적 지지도가 높은 대통령 취임 직후가 파업의 골든타임이라고 독려한다. 정부는 지금이 총파업할 때냐며 서운함을 드러낸다. 일자리 혁명과 사회적 대개혁을 위해 힘든 길을 가고 있는 터에 힘을 빼지 말라는 얘기다. 문 대통령도 1년가량 시간을 달라고 호소한다. 최저임금제나 비정규직 문제는 이미 노사정의 틀 안에서 해결 방안을 찾는 중인데, 총파업에 나서는 일이 과연 합당하냐는 의견도 만만찮다. ‘이렇게 노골적으로 노동자 편에 서겠다고 나서는 정부가 있었는가’라고 되묻는 목소리도 늘었다. 교섭하고 투쟁하는 건 노조의 정당한 권리 행사다. 파업은 노동자의 요구를 관철하기 위한 마지막 수단이어야 한다. 총파업을 보는 눈은 사람마다 제각각일 것이다. ‘촛불 청구파업’이니 ‘빚 독촉 파업’이니 하는 따위의 주홍글씨 붙이기에 동의하지는 않지만, 총파업이라는 형식에 그토록 얽매여 성급하게 밀어붙이는 것에도 동의하기 어렵다. 파업의 명분이나 시기의 적절성 여부는 ‘국민의 눈높이’가 말해 줄 것이다. 칼은 칼집에 있을 때 무서운 법이다. 지금의 민주노총 파업이 14년 전 노무현 정부 출범 초기의 데자뷔인 것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데자뷔를 느끼는 데 머물러선 안 된다. 그때의 실패학에서 교훈을 얻을 일이다. 정권 초기 노정 관계가 뒤틀어져 결국 ‘양패구상’(兩敗俱傷)하는 일만은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모두 승자여야 한다. ksp@seoul.co.kr
  • [In&Out] ‘유·보 통합’ 유보 말라/강정원 한국성서대 보육과 교수

    [In&Out] ‘유·보 통합’ 유보 말라/강정원 한국성서대 보육과 교수

    현재 유치원은 교육부, 어린이집은 보건복지부 관할 아래에 있다. 연구(2015년 김은설, 유희정)에 따르면 40명 정원의 유치원 3세는 두 반일 경우 면적 200㎡의 교실에서 국공립 기준 정부로부터 66만 8659원을 지원받으며 생활하는 반면 어린이집의 3세는 두 반일 경우 172㎡ 공간에서 국공립 기준 38만 7191원을 지원받으며 생활한다. 새 정부가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격차를 없애고 평등한 교육·보육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며 유·보 통합을 논의한다기에 반가웠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이나 모든 영유아는 국민의 일원이자 미래의 주역으로, 교육기본법 제3조에 “모든 국민은 평생에 걸쳐 학습하고, 능력과 적성에 따라 교육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명시돼 있지만 현재 영유아들은 부처 이원화 체제 때문에 평등하지 않은 대우를 받는다. 차별받지 않아야 한다는 조항은 다음 세대의 주역인 영유아에게 해당하지 않는 모양이다. 소관 부처에 따라 지원의 질과 자본의 양이 다르다. 지금껏 우리 사회는 맞벌이 증가, 저출산 위기라는 명분 아래 어린이집 수를 늘려 왔다. 놀이터가 없어도, 실내 환경이 좁아도 그만이었다. 그러고는 단기 교육이나 사이버 교육으로도 보육교사를 배출해 학도병처럼 일선에 서게 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이들에게 보육의 질에 대해 책임을 묻는다. 초창기에는 먹이고 재우고 안전하게 돌보는 복지 서비스가 급했다. 오늘의 일선 현장은 다르다. 건강, 영양, 안전은 물론 흥미와 도전이 충분한 어린이집이어야 한다. 보육교사들은 0세부터 5세까지 연령에 따른 교육적 요구에, 집집마다 전쟁 같은 육아현실 속에서 맡겨지는 영유아의 심리적 요구에 직면했다. 복지부의 전달체계에서 받는 도움엔 한계가 있다. 그들과 영유아의 요구에 적합한 보육과정 운영 및 평가에 대해, 보육 현장의 역동에 대해 소통하기 어렵다. 영유아 교육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해서다. 거기에 더해 영유아 교육 비전문가들이 휘두르는 ‘막무가내’ 정책으로 보육교사와 영유아, 가족들은 성수대교처럼 아슬아슬하다. 이런 와중에 유·보 통합에 대한 끝장 토론의 반가움도 잠시, 충격적인 발표가 있었다. 유아 교육과 보육의 통합을 논하는 장에서 유아 교육, 보육 전문가를 뺀 토론은 유아 교육과 보육의 통합이 아닌 격차 해소에 방점을 찍는다고 했다. 유·보 통합을 그야말로 끝장내려는가 의심이 들었다. 영유아의 교육받을 권리를 보장해 주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라 경제·정치 논리로 일자리 창출과 가칭 ‘사회 서비스 공단’ 실적으로 보육을 이용하려 한다. 서로 방향이 다른데 어떻게 그 격차를 줄일 수 있을까. 일자리 마련과 공공성 강화라는 가면과 보육교사 처우개선, 보조교사 배치 등의 미끼로 부모와 교사들을 꾀지 말았으면 한다. 유·보 통합으로 공공성 강화의 더 좋은 기회를 마련할 수 있다. 이 땅에 태어나 국민으로서 첫 출발부터 공평한 돌봄과 최적의 교육 기회를 누릴 수 있어야 한다. 생애주기에 따른 평생 교육의 차원으로 접근하기 위해 교육기본법에 근거한 유·보 통합을 국정과제로 삼기 바란다. 보육의 강점과 유아교육의 강점이 만나 시너지를 일으키고, 보육과 유아교육의 난제를 영유아를 중심에 놓고 풀도록 국정자문위원회가 용기를 냈으면 한다. 문재인 정부가 덮어버리기엔 유·보 통합은 이미 농익은 과제다. 많은 나라들이 성공적으로 실시했다. 시대적 요청이니 우리도 시작하면 된다. 정치권도 ‘텅 빈 공약’으로 그치지 않길 바란다.
  • 공공기관 내년부터 청년고용 3→5%로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4일 공공기관의 청년 의무고용 비율을 현행 3%에서 5%로 확대키로 했다. 또 이번 추가경정예산안에 편성된 구직청년에게 3개월간 30만원씩 지원금을 주는 청년구직촉진 수당도 내년부터 정규 예산에 편성키로 했다. 국정기획위는 이와 함께 맞춤형 취업지원 프로그램인 ‘취업성공 패키지’를 확대하고 채용 과정에서 공정한 평가가 이뤄지도록 인적사항 요구를 금지하는 블라인드 채용도 강화키로 했다. 이와 관련해 자세한 이행 방안은 5일 고용노동부 등 관계부처가 합동으로 발표한다. 박광온 국정기획위 대변인은 이날 서울 종로구 통의동 국정기획위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청년·여성·중장년 맞춤형 일자리 대책 이행방안’을 발표했다.국정기획위는 청년일자리 창출을 위해 내년부터 공공기관의 청년고용 의무비율을 현재 3%에서 5%로 확대하는 내용으로 청년고용촉진특별법을 개정키로 했다. 또 민간기업에 대해서는 청년 추가 채용 권고 및 추가 고용 시 인센티브 제공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중소기업이 청년 3명을 채용하면 1명분의 임금을 연간 2000만원 한도에서 3년간 지원하기로 했다. 또 청년이 노동시장에 조기 진입할 수 있도록 올해부터 구직청년에게 3개월간 30만원씩을 지급하는 ‘청년구직 촉진수당’도 도입할 계획이다. 국정기획위는 또 청년 맞춤형 취업지원 프로그램인 ‘취업성공 패키지’를 확대해 청년의 취업을 도울 방침이다. 박 대변인은 “장기적으로 청년층 외에 저소득층이나 근로빈곤층까지 대상에 포함시킬 예정이며 채용 과정에서 공정한 평가가 이뤄지도록 블라인드 채용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정기획위는 여성 일자리 지원 대책으로 첫 3개월간의 육아휴직급여를 현행 소득대체율 40%에서 80%로 인상할 계획이다. 상한액은 현행 100만원에서 150만원으로 확대된다. 또 ‘아빠 육아휴직’ 인센티브 역시 현재 첫째 자녀에 150만원, 둘째 자녀부터 200만원이 제공되지만 앞으로는 모든 자녀에 200만원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남성 배우자 출산휴가 기간을 현행 5일에서 2021년 10일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G20, 실체적 북핵 억제 방안 논의할 듯

    美·日 등 對中 압박 강화 관측대북 ‘대화’보다 ‘제재’에 무게 북한이 4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발사체를 쏘아올림에 따라 오는 7~8일(현지시간)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북한의 핵 위협 억제 방안이 핵심 이슈로 떠올랐다. 문재인 대통령으로서는 다자외교 데뷔전이자 지난주 한·미 정상회담에 이은 북핵 외교 2라운드 무대다. 문 대통령은 한·독 정상회담, 한·미·일 정상회담을 한 뒤 G20 정상회의에 참석해 각국 지도자와 북핵 문제, 기후변화와 에너지 이슈, 보호무역주의 배제 여부 등 글로벌 이슈에 대한 공조 방안을 논의한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의 개별적 만남이 예정됐거나 추진 중이다. 미국, 일본 등은 제재에 소극적인 중국을 향해 압박 수위를 높일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문 대통령은 북핵 문제와 함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 철회,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유도하기 위한 중국 정부의 협조를 동시에 요청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숙제는 고난도 작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한·미·일이 북핵 위험을 명분으로 사드 배치의 정당성을 주장하며 중국을 포위할 게 확실해지자, 시진핑 주석이 나서 ‘사드 외교전’을 선제적으로 본격화하고 있다. 시 주석은 지난 3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중·미 관계가 부정적인 요소들로 인해 영향을 받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시 주석은 수화기를 놓고 곧바로 러시아로 떠났다. 당일 저녁 늦게 모스크바에 도착한 시 주석은 크렘린으로 들어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만났다. 두 정상은 100여개에 이르는 경제협력 협상을 뒤로 미룬 채 “한반도 사드 배치를 반대한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중·러 관계를 매우 중시하며, 지역 문제에 대한 협력 강화에 찬성한다”고 맞장구쳤다. 이어 시 주석은 4일 오후 독일로 날아가 앙겔라 메르켈 총리를 만나 “독일에 지금 필요한 국가는 중국”이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메르켈 총리는 유럽연합(EU)을 대표해 트럼프 대통령과 대립 중이다. 시 주석의 지침이 명확해지자 중국 외교라인은 일사불란해졌다. 류제이(劉結一) 유엔주재 중국 대사는 “한반도의 긴장이 지금보다 더 고조된다면 통제 불능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며 대화를 통한 북한 문제 해결을 강조했다. 서울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성남 고교 무상교복 세 번째 무산

    경기 성남시 이재명 시장의 3대 무상복지 가운데 하나인 ‘고교 무상교복 사업’이 시의회에서 세 번째 제동이 걸렸다. 성남시의회는 29일 229회 1차 정례회 본회의를 열고 시가 추가경정예산안으로 제출한 고등학생 교복 무상지원 사업비 29억 890만원(약 1만명 대상 29만원씩)을 전액 삭감했다. 고교 무상교복 추경예산 수정안은 이날 시의회 표결에서 단 1표 차(찬성 16표, 반대 17표)로 통과되지 못했다. 시는 지난해부터 중학교 신입생 8500여명에게 1인당 28만5650원씩 24억 2000만원의 교복 비용을 지원했으며 올해부터 지원 대상을 고교까지 확대할 계획이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2017년도 본예산안에 고등학생 교복 지원비 30억 8300만원(약 1만 600명 대상 29만원씩)을 편성했으나 시의회는 저소득층 학생 600명분만 통과시키고 29억원을 삭감했다. 이에 시는 올해 4월 2차 추경예산안에 나머지 1만명분 교복 지원비를 편성했으나 시의회에 의해 두 번째 삭감됐다. 시의회가 3차례나 예산을 삭감함에 따라 시가 2학기에 소급 적용해 올해 고등학교 신입생에게 교복비를 지원하려던 ‘고교 무상교복’ 계획은 결국 또 무산됐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文대통령 “북핵 동결 상응조치 美와 협의”

    文대통령 “북핵 동결 상응조치 美와 협의”

    핵동결·한미훈련 축소 연계 안해…美 상·하원 지도부와 간담회 가져문재인 대통령은 28일 북한이 핵 동결을 약속한다면 대화를 시작할 수 있고, 핵 폐기까지 단계별로 상응하는 ‘보상’을 미국 측과 협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첫 한·미 정상회담(30일)을 위해 3박 5일간 방미에 나선 문 대통령은 이날 미국으로 향하는 전용기(공군 1호기)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핵 동결이 대화의 입구이고 그 대화의 출구는 완전한 핵 폐기”라면서 “철저한 검증은 이뤄져야 하겠지만 핵 동결에 대응해서 무언가 주어야 할 것이고, 완전한 검증이 이뤄진다면 나아가 핵 시설 폐기 단계에 들어선다면, 궁극적으로 기왕에 만든 핵무기와 핵 물질들을 폐기하는 단계에 간다면 무엇을 줄 수 있을 것인가를 한·미 간에 긴밀히 협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제시한 이 같은 2단계 북핵 해법이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어느 정도의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백악관은 이날 “사드가 (한·미 정상회담의) 주 의제가 아니며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 문제를 한국과 솔직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는 문제로 본다”는 취지를 밝혔다. 이에 따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문제가 다시 부상하는 것과 관련, 문 대통령은 “참여정부 때 타결한 FTA와 이후 재협상을 통해 양국 간 이익의 균형이 잘 맞춰져 있다”면서도 “더욱 호혜적 관계로 개선되고 발전될 필요가 있다면 함께 협의할 문제이며 언제든 대화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북핵문제와 관련,“나쁜 행동에 대해서 보상이 주어져서는 안 된다”면서도 대화로 북핵 문제를 풀어야 하며 협상 테이블로 이끌려면 보상이 예측 가능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대화의 전제로는 “최소한 추가적 핵과 미사일 도발을 하지 않고 핵 동결 정도는 약속을 해 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합의를 파기하고 다시 핵으로 돌아간다면 어떠한 (제재) 조치를 취하더라도 명분을 세워 주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도발→보상→합의→파기’의 악순환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논란이 됐던 문정인 통일외교안보 특보의 ‘한반도 내 미 전략자산 및 한·미 연합훈련의 축소’ 발언에 대해 문 대통령은 “핵 동결과 한·미 훈련은 연계될 수 없는 것이 공식 입장이고, 아직 달라진 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 언론에서 누군가의 개인적 발언에 대해 혹여 미국 입장과 다른 것이 아닌가, 미국에 하지 않은 이야기를 먼저 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것 때문에 민감하게 다루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미 상·하원 지도부와 간담회를 가졌다. 워싱턴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개혁 넘어 환골탈태 필요한 국방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개혁 넘어 환골탈태 필요한 국방

    인류 역사는 전쟁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문명이 시작된 이래 인류는 셀 수도 없을 만큼 많은 전쟁을 치러왔다. 수많은 전쟁을 거듭하면서 인류는 전략과 전술, 그리고 무기를 다듬고 발전시켜 왔다. 이러한 발전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선도했던 국가들은 역사의 주인이 되었고, 그렇지 못한 나라들은 대부분 도태되거나 참담한 비극을 맞는 경우가 많았다. 이렇듯 군대가 국토방위라는 본연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군사전략과 무기체계가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도록 끊임없이 스스로를 변화·발전시켜야 한다. 전략이 뒤떨어진다면 아무리 좋은 무기를 많이 가지고 있더라도 전쟁에서 이길 수 없고, 무기가 뒤떨어진다면 전략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전투에서 이길 수 없기 때문이다. 오늘날 한국군은 외형적으로는 규모와 전력(戰力) 면에서 세계 10위권 이내의 강군(强軍)으로 평가 받고 있다. 하지만 시대에 뒤떨어지는 군사전략과 뒤떨어진 개념의 무기체계, 그리고 기형적 군 구조로 인해 미래 안보 위협으로부터 대한민국을 제대로 지켜내기 어렵다는 안팎의 지적에 따라 새 정부는 고강도 국방개혁을 예고하고 나섰다. 기형적 군대의 ‘최강 치트키’ 60만 대군을 유지하며 매년 400억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국방예산을 지출하고 있는 한국군은 외형적으로 볼 때 UN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5개국, 즉 공식적 핵무기 보유국을 제외하면 재래식 군사력으로는 세계 어느 나라도 쉽게 넘볼 수 없는 강력한 군사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40만 이상의 병력과 1500여 대를 훌쩍 넘는 3세대 전차, 2000문에 가까운 자주포와 500여 대의 헬기를 보유한 지상군은 미국과 러시아, 중국 등 초강대국에 견주어도 크게 밀리지 않을 정도의 가공할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해군은 최첨단 이지스 구축함을 비롯한 중대형 전투함 수십여 척과 고성능 잠수함을 20여 척 가까이 보유한 전력을 운영하고 있고, 공군에는 F-15K와 KF-16 등 200여 대 이상의 신형 전투기와 공중조기경보기까지 버티고 있다. 이렇게 강력한 군대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국민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안보 불안에 시달리며 살고 있다. 북한의 도발이 발생하면 전쟁이 발발해 전 국토가 불바다가 될 것을 걱정해야 하고, 중국이 사드 보복 운운하면서 무력시위를 벌이면 중국에게 얻어맞을까 두려움에 떨곤 한다. 이는 국민들이 군을 신뢰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 같은 문제의 원인으로 한국이 처한 안보 환경의 특수성, 그리고 지난 수십 여 년 간 우리 군 수뇌부를 지배해 온 동맹에 대한 과잉 의존성, 여기에 더해 지난 30여 년간 군의 헤게모니를 틀어쥐어 온 특정 군의 자군 이기주의 등을 찾아볼 수 있다. 사실 한국이 아프리카나 중남미, 동남아시아 어딘가에 있는 국가라면 현재 수준의 군사력만으로 지역을 제패하고 강대국 대접을 받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한국은 핵으로 무장하고 거대한 병영국가 체제로 유지되는 현존 최악의 범죄 정권과 대치하고 있고, 인접한 국가들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국력을 가진 강대국들뿐이다. 주변 안보 환경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약자이기 때문에 국민들 스스로 “우리 군사력만으로는 우리 스스로를 지키기 어렵다”는 불안감에 떨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한미 동맹에 대한 군 수뇌부의 과잉 의존과 특정 군의 자군 이기주의 역시 우리 군을 사상누각(沙上樓閣)의 군대로 만드는데 큰 영향을 미쳤다. 6.25 전쟁 이후 한국군은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했을 때 지상전은 한국군이 맡고, 해·공군은 미군이 맡는다는 고정관념 속에 살아왔다. 경제 사정이 넉넉지 않았던 60~70년대에는 전투기와 군함을 구입하고 유지하는데 많은 돈이 들어가니 가난한 한국군은 지상군 위주의 병력 집약적 군대로 육성해야 한다는 논리가 통했다. 그 결과 한국군은 전체 병력의 3/4 이상이 지상군인 기형적 형태의 군대로 성장해 왔다. 하지만 한국 경제가 크게 발전해 세계 10대 경제대국이 된 이후에도 한국군은 해·공군에 대한 투자에 소홀했다. 12.12 쿠데타 이후 확고부동하게 헤게모니를 장악한 군내 기득권 세력은 북한이 ‘서울 불바다’ 위협을 들고 나오자 수천 문의 자주포를 만드는 대응책을 내놓으며 세(勢)를 더욱 불렸고, 북한이 핵미사일 위협을 들고 나오자 수 백기의 지대지 미사일을 만드는 카드를 꺼내며 더 많은 예산과 인력을 차지해 나가고 있다. 하지만 실제 전쟁에 대비해 전쟁에서 이기기 위한 전시용(戰時用) 군대가 아니라 세를 늘리고 과시하기 위한 전시용(展示用) 군대를 만들다보니 한국군은 덩치만 비대할 뿐 북한은 물론 주변 그 어느 나라와 싸워도 승리를 보장할 수 없는 허울뿐인 군대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북한의 장사정포에 대비한다며 만든 대규모 포병전력은 외형적으로는 이미 노후화된 북한 포병 전력을 질적으로 압도했고, 초강대국인 미국과 러시아, 중국의 포병 전력을 능가하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탄약 재고가 턱없이 부족해 통제보급률(CSR·Controlled Supply Rate)에 따라 하루에 정해진 양만큼만 포탄을 써도 며칠 못가 탄약이 떨어져 장기전을 수행할 수 없는 치명적인 약점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공중 전력은 최신 4세대 전투기를 다수 보유한 막강 전력으로 홍보되지만, 보유 전투기의 절반은 노후 전투기이고, 자체 전력만으로는 지하 수십 미터에 강화 콘크리트 방공호를 지어놓고 버티고 있는 북한 지도부를 효과적으로 타격한다는 것은 꿈도 꿀 수 없다. 바다에서는 최근 건조된 한국형 구축함과 신형 호위함 일부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현역 전투함들이 싸구려 음파탐지기를 달고 수중 위협에 거의 무방비로 노출된 채 임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위풍당당한 한국형 구축함들의 미사일 발사대는 적지 않은 수가 텅텅 비어있거나 미사일이 채워져 있더라도 한 번 쏜 뒤 다시 채울 재고탄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바다와 하늘에서 현대적인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지고, 비축 탄약과 물자가 부족해 전쟁을 장기간 지속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는 문제점은 오래 전부터 제기되어 왔지만, 군 수뇌부는 이러한 문제점을 단칼에 해결할 수 있는 사실상의 ‘치트키’(Cheat code)를 가지고 있다. 바로 ‘연합전력’이다. 탄약과 물자가 부족한 것은 사전배치전단과 주일미군이 준비하고 있는 것을 끌어다 쓰면 되고, 수송기와 헬기가 없어 적지 후방에 ‘공수’를 못하는 ‘공수특전여단’은 미군 수송기와 헬기를 지원 받으면 된다. 텅텅 비어 있는 군함의 미사일 발사대는 미군 보급함에서 미사일을 보급 받아 채우면 되고, 평양 지하 수십 미터의 김정은 전쟁 지휘소는 미군 폭격기와 벙커버스터가 알아서 해결해 줄 것이니 걱정할 것이 없다. 필요한 건 연합자산을 가져다 쓰면 된다는 이 논리는 정보자산이나 해·공군 전력 강화를 위한 소요제기를 깔아뭉개고 특정 군이 예산과 보직 등에서 절대적 헤게모니를 장악하며 기형적 군 구조를 만드는데 ‘전가의 보도’(傳家寶刀)로 사용되었다. 하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다. 안보-자주성 교환 모델(Autonomy security trade-off model)에 따라 한국군은 미군에게 의존하는 만큼 자주성을 잃어야 했다. 전시작전통제권을 단독으로 행사할 수 없고, 매년 막대한 예산을 미국제 무기를 구입하는데 지출해야 했으며, 한미 안보 협력을 논하는 자리에서 주도권을 쥐고 우리의 국익과 안보를 위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관철시킬 수 없었다. 하지만 군내에서 이 같은 현실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금기시되어 왔고, 그렇게 군은 지난 수십여 년 간 점차 머리와 몸통이 따로 움직이는‘기형아’가 되어왔다. 과감한 국방개혁이 필요한 때 지난 10여 년 사이 한반도 안팎의 안보 상황은 대단히 심각하고 위중하게 변모했다. 북한의 군사 위협은 재래식 군사 위협을 넘어 4세대 전쟁 수행을 위한 비정규전·사이버전 영역까지 확장됐고, 여기에 더해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이라는 카드도 추가됐다. 급격한 세력 팽창을 꾀하고 있는 중국은 급속도로 군사력을 강화하며 한국의 해양주권과 권익을 침탈하는 것은 물론 경제 보복과 군사적 압박을 통해 노골적인 내정간섭을 시도하고 있다. 최근 집단적 자위권 행사라는 명분으로 법령을 개정한 일본은 군국주의의 빗장을 조금씩 풀어가며 주변국을 겨냥한 공세적 군사력 증강에 여념이 없다. 안보 위협에 대한 인식과 해법 논리, 그리고 군 구조가 60~80년대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현재의 한국군으로는 변화하는 안보 위협에 대응할 수 없으며, 이 때문에 국민들은 안보 불안 상황이 발생하면 발 뻗고 잘 수 없는 상황이다. 10여 년 전, 이와 같은 상황에 대해 심각한 문제 인식을 가지고 있었던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지난 2006년 12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연설을 통해 군 수뇌부를 질타했다. 그는 스스로 군 수뇌부가 작전통제도 할 수 없는 군대를 만들어 놓고 국방장관, 참모총장 자리만 차지하고 앉아 거들먹거린다며 이러한 군 수뇌부의 행태는 직무유기이며,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노 전 대통령은 말뿐만 아니라 행동도 보여주었다. 참여정부 첫 국방장관으로 갑종장교 출신인 조영길 장관을, 두 번째 국방장관으로 해군 중장 출신의 윤광웅 장관을 기용해 고강도 국방개혁을 추진했다. 당시 참여정부가 추진했던 국방개혁의 핵심은 미래 안보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육군 위주의 군 구조를 해·공군 중심으로 바꾸고 이를 위해 해군력과 공군력을 크게 강화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참여정부는 결국 국방개혁에 실패했다. 5년에 불과한 임기로는 개혁을 구상하고 실행에 옮기기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했고, 오랜 시간 단단하게 고착화된 군내 헤게모니 구도 타파는 장관 하나 바꾼다고 해서 쉽게 이루어질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방개혁은 이제 더 미룰 수 있는 과제가 아니다. 안보 위협의 양상이 바뀌었고, 그 상황이 대단히 위중하기 때문에 더 이상 개혁을 미루다가는 국가 생존을 보장할 수 없는 위기가 닥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국군이 내부 밥그릇 싸움에 매달리고 과거 북한 군사위협의 잔상에 사로잡혀 시대착오적이고 기형적인 군사력을 건설하는 동안 북한은 핵과 미사일이라는 전략적 무기뿐만 아니라 기존 한반도 전장 환경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재래식 무기들을 속속 내놓으며 재래식 전쟁에서의 우위를 점하기 시작했다. 가령, 북한이 핵미사일로 후방 전략시설들을 타격하고, 방사포와 특수부대로 주요 지휘소와 공군기지를 제압한 뒤 전면 남침을 감행하면 손발이 묶인 한국군으로서는 이를 막아낼 재간이 없다. 주변국 위협도 문제다. 중국과 일본의 군사 위협은 점차 노골화되어가고 있으며, 이들은 미국이라는 보호자가 사라지면 언제든지 한국에게 달려들어 물어뜯을 준비를 하고 있다. 중·일 양국이 한반도를 노리는 이유는 한반도 주변 해역의 해양 자원도 자원이지만, 점차 격화되어 가는 미·중 패권 경쟁에서 한반도는 완충지대이자 상대방에게 강력한 압박을 가할 수 있는 전진기지로서 전략적 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미국의 방관 하에 중·일 양국이 한국의 주권과 권익을 침해하고 최악의 경우 군사적 조치를 취하더라도 현재의 한국군 전력으로는 막아내기가 어렵다. 예를 들어 중국이나 일본과의 관계가 악화되어 이들 국가가 제주 남방 해역에서 한국에 대한 해상 봉쇄를 시도한다면 현재의 해·공군 전력으로는 이에 대응하기 어렵고, 일본이 자위대를 동원해 독도를 무력으로 점거하더라도 현재의 군사력으로는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안보 위협의 변화 양상을 꿰뚫고 이에 상응한 적절한 군사전략과 무기체계를 갖추지 못하는 군대는 전쟁에서 반드시 위태로워진다. 고려 말 정지(鄭地) 장군과 임진왜란 직전 이순신 장군은 앞으로의 안보 위협은 바다로부터 올 것이니 바다에서 오는 위협은 바다에서 막아야 한다는 이른바 ‘방왜해전론’(防倭海戰論)을 펴고 이를 위해 해군력을 정비할 것을 강조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이를 귀담아 듣지 않았던 조선은 전 국토가 전란의 참화에 휩싸이는 비극을 겪어야 했다. 대한민국 역시 변화하는 안보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군 구조와 군사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반드시 위태로워질 것이다. 21세기 한국의 안보 환경을 뒤흔들 수 있는 위협은 대부분 바다에서 오며, 이 때문에 한국은 지상군 중심의 군 구조를 탈피해 강력한 원거리 투사 능력과 방어 능력을 갖춘 해군력과 이와 보조를 맞추는 공군력 중심으로 군사력 구조를 재편해야 한다. 이러한 개혁의 선봉장은 당연히 바다와 해군을 가장 잘 아는 해군 출신이 맡아야 하는 것이 당연지사이며, 다행스럽게도 문재인 대통령의 인재풀에는 이러한 책무를 믿고 맡길 수 있는 인사들이 있다. 그 중에서 문 대통령이 새 정부 첫 국방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송영무 전 해군참모총장의 경우 비록 능력 이외의 부분에서 여러 의혹이 제기되어 논란에 휩싸여 있기는 하지만, 일각에서는 그가 국방장관이 되는 것에 강한 거부감을 갖고 낙마시키기 위해 조직적으로 음해하는 세력까지 있다는 풍문이 돌고 있다. 송 후보자의 군 개혁에 대한 의지와 신념, 추진력은 무서울 정도라는 평가가 많다. 현재 대한민국의 안보 상황은 위중하다. 군 통수권자의 강력한 군 개혁 의지, 그리고 미래 전장 환경에서 필승의 전략을 가진 개혁적 국방 수장, 나아가 개혁에 국민적 열의와 지지가 그 어느 때보다 더 필요한 시기이다. 이일우 군사 전문 칼럼니스트(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finmil@nate.com
  • [사설] 자사고 시끄러운데 교육부는 눈치만 살피나

    폐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이었던 서울시내 자율형사립고와 외국어고 등 5개 학교가 어제 재평가를 통과했다. 해당 학교들 입장에서는 십년감수했겠지만 존폐는 여전히 기로에 서 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고교 서열화를 막기 위해 자사고와 외고를 없애야 한다는 의지가 분명하다. 문재인 대통령의 주요 교육공약을 이재정 경기도교육감과 함께 최일선에서 주도하는 모양새다. 자사고·외고 폐지는 반대보다는 찬성 쪽의 여론이 두 배 정도나 높다. 우수 학생을 선점하는 선발 방식으로 이 학교들이 공교육 황폐화를 초래했다는 공감대가 넓다. 하지만 정책의 오류가 심각하다고 해서 자사고와 외고에 긴급 폐지 처방으로 독박을 씌우는 것에도 문제는 크다. 폐지에 찬성하면서도 속도전 방식의 정책에는 회의적인 목소리가 높은 이유다. 수십년 이어진 제도를 하루아침에 손보겠다니 이 학교들이 몰린 서울·경기 지역 학생들의 혼돈은 말할 수가 없다. 이런 마당에 조 교육감은 여론 온도를 살펴 가며 연일 발을 담갔다 뺐다 하기까지 한다. 내일이라도 앞장서 폐지할 것 같더니만 며칠 새 “중앙정부가 해결할 일”이라며 한발 물러섰다. 딴것도 아니고 어린 학생들에게는 인생 진로가 걸린 진학의 문제다. 찬반을 떠나 당장 어느 장단에 맞춰 춤을 추라는 건지 현장에서는 울화가 치민다. “아이들이 실험용 쥐냐”는 성토가 안 들리는지 모르겠다. 대책 없이 말부터 쏟아낸 교육감들도 딱하지만 교육부는 더하다. 대형 교육정책을 신설도 아니고 폐지하는 문제라면 정부가 밑그림을 먼저 내놓아 중심을 잡아 줘야 마땅하다. 김상곤 교육부 장관 후보자는 인사 청문회를 통과하는 게 당장은 발등의 불이다. 그렇더라도 교육부가 구린 입 한 번 떼지 않고 언제까지 강 건너 불구경만 하겠다는 것인지 답답하다. 교육감들에게 전권을 줄 수 있는 문제도 애초에 아니다. 자사고를 지정하거나 취소하려면 엄연히 교육부 장관의 최종 동의가 있어야 한다. 대통령 직속 기구로 다음달 설치되는 국가교육회의에서 이 문제를 다루겠다는 것이 교육부의 수습책이다. 교육 현장은 속이 타는데, 정부의 태도는 참 한가롭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어떤 명분에서건 교육 현장에 예고되지 않은 불이익이 강요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교육부는 밤잠 안 자고 청사진을 고민하길 바란다.
  • [2017 서울미래유산 그랜드투어] 약탈과 인권유린 공간… 기억하기 싫은 역사를 기억하다

    [2017 서울미래유산 그랜드투어] 약탈과 인권유린 공간… 기억하기 싫은 역사를 기억하다

    서울신문이 서울시 및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7 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5차 탐사가 남산 아랫마을 남촌 일대에서 진행됐다. 6월의 넷째주 주말인 지난 24일 오전 10시 집결지인 남산골 한옥마을을 출발할 때만 해도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렸지만 종착지인 안중근장군동상 아래서 파할 무렵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타는 목마름을 채워 주기엔 부족했지만 경건한 순례에 화답하는 듯했다. 투어단 30여명은 남산골 한옥마을~필동문화예술거리~서울소방재난본부~통감관저 터와 위안부 기억의 터~서울문학의 집~애니메이션센터~남산원~한양공원비~삼순이계단~안중근의사기념관까지 눈부신 신록과 화려한 스트리트 뮤지엄 그리고 나라 잃은 부끄러움과 인권유린의 기억이 겹겹이 버물린 남산길을 2시간 30분여간 뚜벅뚜벅 걸었다.코스 중 옛 중앙정보부 청사들, 남산원, 남산육교 고가차도, 범바위, 한양공원비가 각각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시간관계상 1961년에 만들어진 남산육교 고가차도와 남산 범바위 그리고 인권유린의 현장인 서울유스호스텔과 남산창작센터는 그냥 지나쳐야 했다. 길이 41m의 남산육교는 남대문에서 남산 가는 길을 내기 위해 한양도성을 깔아뭉개고 만든 문화재 훼손의 주범이며 범바위는 남산 무속신앙의 본거지로 유명하다. 남산 예장자락 숲을 파괴한 옛 중앙정보부 청사 30여동은 서울시 등 여러 기관이 사용 중이다. 이 중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됐던 중앙정보부 제6국과 교통방송 등 건물 두 채가 철거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서울시는 이 공간에 인권의 소중함을 상기하는 메모리얼 홀과 광장을 조성한 뒤 ‘국치의 길’과 ‘인권의 길’ 같은 역사교훈여행(다크투어) 코스를 운영할 예정이다. 취지는 좋지만 ‘네거티브 헤리티지’도 엄연한 문화재다. 미래에 남길 유산으로 스스로 지정한 건물을 헐지 않고 활용하는 방법을 찾지 않은 점이 아쉽다.남산은 한양의 수호신 목멱대왕을 모신 상징산이며, 한양을 지키는 남쪽 울타리다. 사대문 중심의 한양에서는 남쪽 산이었지만 서울이 한강 너머 강남으로 확대된 1963년 이후에는 서울의 강남과 강북을 잇는 중앙산이 됐다. 남산은 기원전 18년 한강변 한성백제의 융기와 몰락, 신라·고구려·백제 삼국의 한강 쟁패기, 고려의 남경시대, 조선 한양의 흥망성쇠를 묵묵히 지켜봤다. 남산은 지금도 한양도성 성곽과 봉수대, 남산타워가 자리한 서울의 대표 경관이며 도심과 한강을 연결하는 생태녹지축의 중심이다. 서울의 대표적인 꽃구경(木覓賞花)과 순성 순례지이기도 했다. 지금도 서울을 찾는 외국인관광객 40%가 방문하는 관광명소이다. 2000년 서울의 역사를 오롯이 담고 있는 유일한 그릇이다.남산은 서울의 영광과 안녕을 상징하는 산이지만, 강점기 일제에 약탈당하고 군부정권기 인권말살이 자행된 영욕의 공간이다. 신라 경주의 남산, 고려 개경의 남산과 함께 이 땅의 자랑스러운 전통을 잇는 수도의 ‘앞산’인 남산은 근대 100년 넘게 ‘공포의 산’으로 전락한 불행한 역사를 품고 있다. 필동, 묵동, 남산동, 회현동, 예장동, 장충동 등 남산 아랫마을에 살던 ‘딸각발이’ 선비들은 일제강점기 옛 동평관과 왜장대로 몰려온 일본인과 일제 통치기구에 의해 쫓겨났다. 경성으로 몰려온 일본인 7만명이 경성의 사유지 70%를 점유한 1930년대, 충무로를 본거지로 남대문로와 소공로, 명동, 을지로와 용산까지 남산을 둘러싼 지역 대부분은 일본인 차지였다.이토 히로부미는 수양대군이 한명회와 더불어 계유정난을 획책하던 권람의 옛집 후조당(녹천정)에 통감관저를 세웠다. 1910년 8월 29일 한일병탄조약이 체결된 통한의 장소이건만 2010년 민간단체가 ‘통감관저터’라는 푯돌을 세우기 전까지 아무도 몰랐던 치욕의 현장이다. 삼청동·인왕동·백운동·쌍계동과 더불어 한양의 5대 명소로 꼽힌 청학동(남산골한옥마을)은 일본 헌병대사령부와 정무총감의 관저로 변했다. 100만 평이 넘는 남산의 녹지 3분의1이 공원을 조성한다는 명분 아래 재경성일본거류민단에 무상대여됐다. 일제는 한양공원 안에 일본열도의 창조신과 살아 있는 천황을 모시는 거대한 조선신궁을 세우고 신사참배를 의무화했다. 안중근, 김구, 이시영 선생의 동상이 서 있는 남산공원 회현자락이 바로 그 자리이다.아직도 남산 곳곳이 흉터투성이다. 예장자락의 경우 정보기관이 일제 침탈의 자리를 이어받아 인권을 유린했다. 남산 본관(서울유스호스텔), 대공수사국(서울시 남산별관), ‘나는 새도 떨어뜨린’ 중앙정보부장 관저(문학의 집)와 경호원 부속건물(산림문학관), 고문으로 사람을 짓이겼기에 ‘육국’으로 불렸던 제6국(서울시 도시안전본부), 감청과 도청의 안테나가 높았던 감찰실(교통방송), 사무동(서울소방방재본부), 지하 유치장(서울소방종합방재센터)이 그곳이다. 남산의 수호신이자 조선의 호국신인 목멱대왕의 혼을 되찾는 일도 남겨진 과제다. 왕이 나라에 제사 지내는 국사당(國祀堂)은 본래 남산 정상 현재의 팔각정 자리에 있었지만 바로 아래에 조선신궁을 지은 일제가 “신궁 머리 위에 국사당이 존재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면서 민간에 불하해 인왕산 기슭으로 옮겨졌다. 조선의 성리학자들은 이름마저 스승(단군, 최영, 이성계, 무학대사)을 모시는 국사당(國師堂)으로 강등시켰고 지금은 개인 소유의 굿집이다. 귀를 기울여 보면 “나는 치유받고 싶다”고 외치는 소리가 들린다. 일제강점기와 근대기에 마구 파괴된 한양도성 성곽을 복원하는 게 전부가 아니다. 통감부 자리에 들어선 ‘위안부 기억의 터’처럼, 돌아온 한양공원비처럼, 노기신사 터의 돌수조처럼, 조선신궁 배전 터처럼…. 부끄럽지만 있는 그대로 드러냈을 때, 남산도 빛나는 정기를 되찾지 않을까.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장 사진 김학영 연구위원
  • [손성진 칼럼] 두 귀를 다 열어야 제대로 들린다

    [손성진 칼럼] 두 귀를 다 열어야 제대로 들린다

    국민 대다수가 속이 뻥 뚫릴 것 같은 느낌으로 새 정부를 보고 있다. ‘불통’의 아이콘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서는 볼 수 없었던 문재인 대통령의 소통을 보고 전 국민은 환호했다. 비서관들과 허심탄회하게 정책을 논하고 정책과 인사의 배경을 국민 앞에 공개하는 모습은 당연한 것인데도 갓 딴 과일처럼 신선해 보였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대통령 주변에서 불통의 그림자가 하나둘씩 어른거린다. 요사이 가슴이 정말 답답한 사람들이 있다. 원자력 관계자들도 그런 사람들이다. 대통령의 ‘탈원전’ 선언에 국책연구소 등의 관계자들은 할 말을 못 하고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다. 새 정부 인사들은 그들과 아예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고 한다. 원전을 하지 않겠다고 한 마당에 무슨 대화가 필요하냐는 뜻일까. 전 정부의 적폐를 새 정부가 손보는 것은 그른 것을 바로잡는 개혁의 이름으로 국민의 공감을 얻는다. 4대강 사업의 전면 재감사도 그런 점에서 명분이 충분하다. 그러나 적폐 청산과 개혁이 국민의 실생활과 직결되는 사안일 때는 매우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 교육정책도 그중 하나다. 그러잖아도 조령모개하는 교육정책은 손바닥 뒤집히듯 단칼에 바뀌고 있다. 학부모나 학생들은 현기증을 느낄 정도다. 정책이 교육감 단 한 사람의 소신으로 좌지우지된다면 교육 독재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특목고가 교육적폐라 할지라도 40년의 역사가 있다면 충분한 논의를 거친 사회적 합의는 필수적이다. 전 정부와 크게 다르지 않은 인사 논란의 원인을 전적으로 청와대에 지우기는 어렵다. 근본 원인을 따지자면 사회지도층에 광범위하게 퍼진 ‘도덕성의 몰락’이다. 우파 정부나 좌파 정부나 능력도 있고 몸가짐도 깨끗한 ‘도덕군자’를 찾기는 어렵다. 그러나 어쨌든 좀더 나은 사람을 찾기 위해 깊이 있는 검증을 하지 못한 것은 문제다. 지체 없이 사후 조처를 취하지 못하는 것도 새 정부에 대한 믿음을 반감시킨다.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등과 가슴의 차이가 없는 여자가 탱크톱을 입는 건 테러를 당한 기분”이라든가 “남자들이 가장 열광하는 대상은 여교사”라고도 말한 인물이다. 그런 사람을 ‘미국 트레킹’이라는 야당의 조롱을 당하면서까지 대통령의 방미 수행단에 참여시킬 필요가 있었을까. 문제의 여성관에 신임장, 면죄부를 준 모양새다. 여당 의원들과 여성단체, 언론들이 수없이 문제를 제기했지만 청와대는 고요의 바다처럼 반향이 없다. 어제 인사청문회에 나온 송영무 국방장관 후보자도 마찬가지다. 그를 둘러싼 의혹은 부동산 투기, 편법 증여, 위장전입, 무기 중개업체 2억 자문료 등으로 전 정부 초기 37일 만에 사퇴한 김병관 전 국방장관 후보자와 크게 다를 게 없다. 그러나 송 후보자는 끝내 물러서지 않았다. 4년 전에도 이동흡·김용준·김종훈·김병관·한만수 후보자 등이 줄줄이 검증에 걸렸다. 흠결의 경중과 종류가 다르기는 하지만 야당과 언론의 공세와 지적에 계속 버티지는 않고 스스로 물러났다. 지금은 ‘인사 참사’의 재현이 싫어서인지 안경환 후보자를 제외하고는 책임지우거나 지는 태도를 찾을 길이 없다. 완전한 소통은 대통령 혼자만의 노력만으로 성취할 수 없다. 국정을 보좌하는 인물들이 소통하지 않는다면 화살은 대통령에게로 돌아간다. 경유값 인상안처럼 불쑥 던져 놓고 여론의 동태를 보는 것이 소통이 아니다. 최저임금 1만원 정책이 여러 사람의 이해관계가 걸린 문제임을 인식하지 못한 것 자체가 단견 정치다. “쇼(Show)통, 불통, 먹통, 호통만 치는 4통 정부”라는 야당 대표의 비난을 정치 공세라고만 할 수는 없다. 국정 농단의 주범이라는 원죄 때문에 야당의 말은 무조건 틀렸다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정책 반대파일수록 대화와 경청을 통해 소통해야 독선에서 벗어날 수 있다. 듣기 싫어도 들어야 한다. 박 전 대통령이 두 귀를 다 막았다면 문재인 대통령은 두 귀를 다 열어야 한다. 한 귀만 열고 한 귀는 막는다면 반쪽 소통에 그칠 것이다.
  • [서울광장] 늙은 노동자의 비애/이동구 논설위원

    [서울광장] 늙은 노동자의 비애/이동구 논설위원

    노동시장에 희비가 교차한다. 한쪽에선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화 바람에 한껏 기대감이 부풀어 있는 반면 임금피크제에 해당하는 근로자들은 한숨소리만 높이고 있다. 당장 실직 상태로 내몰리는 것보다는 임금피크제가 백번 낫다고 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다. 근로 능력과는 상관없이 단지 나이가 50대 중반을 넘었다는 이유 하나로 하루아침에 저임금 근로자로 전락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다 할 목소리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노조뿐 아니라 정부조차 이들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사회로부터 외면받는 새로이 소외된 노동자 계층이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임금피크제는 정년 연장을 보장하는 대신 임금을 일정 비율 삭감하는 제도다. 고용시장에서 베이비붐 세대(1958~1963년생)의 은퇴 시기에 맞춰 급격한 퇴직자 증가를 완화하는 고령사회 대책의 하나로 시작됐다. 여기에 임금피크제로 절감되는 인건비로 청년 근로자를 뽑자는 명분이 덧칠되면서 이 제도는 고령 노동자에게 숙명처럼 다가오고 있다. 2014년만 해도 10% 미만에 불과했던 임금피크제 참여율이 2016년 공공기관과 300인 이상 대기업 사업장에서 정년 60세가 의무화되면서 급격히 확산됐다. 300인 이상 기업의 경우 지난해 46.8%의 기업이 임금피크제에 참여했다. 공공기관은 2015년 5월 정부 권고안이 나온 이후 전 기관이 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공공기관엔 경영평가라는 채찍을, 민간 기업엔 지원금이란 당근을 들이대니 참여율은 급속도로 높아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임금피크제가 애초 예상했던 순기능보다는 노동시장에서의 또 다른 차별과 희생의 아이콘이 되고 있는 데 있다. 마치 외환위기 이후 급격히 부상했던 비정규직의 사회문제화 과정을 답습하는 듯하다. 임금피크 근로자들은 만 55세, 또는 만 58세 등의 시점에서 한순간 저임금 근로자로 추락한다. 동일노동 동일임금이라는 대원칙도 소용없다. 그렇다고 숙련도 등 노동력이 떨어진 것도 아닌데도 곧바로 종전 임금의 최대 50% 수준까지 삭감된다. 임금피크 전 임금이 낮았던 근로자의 경우 정부 지원금을 제외하면 최저임금 수준까지 떨어진다. 청년층이 겪는 ‘열정페이’와는 차원이 다르다. 자녀 학자금, 결혼 비용, 부모 부양 등 사실상 돈 들어갈 일이 더 많아지는 나이에 받는 최저임금의 고통은 배가 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인사 등 직장 내에서의 차별을 고려하면 비정규직이 겪고 있는 비애 못지않다. 더구나 만 55세부터는 기간제법(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의 보호조차 안 되니 직장을 그만두기도 쉽지 않다. 그래서 비정규직 근로자보다 못한 처지가 임금피크 근로자라는 말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여기에다 임금피크제 시행의 결정적인 명분이었던 청년 고용 증대 효과는 사실상 미미한 수준이다. 지난해 기업이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새로 뽑은 청년 근로자는 5320여명에 그쳤다. 애초 목표했던 1만명의 절반 수준이다. 임금피크제가 기업의 인건비 절감 효과만 거뒀을 뿐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인 것도 이 때문이다. 임금피크 근로자들은 우리 사회의 필요에 의해 새롭게 등장한 노동 약자라 할 수 있다. 급격한 실직자 증가와 청년 고용 절벽이라는 국가적 난제를 한꺼번에 해결하려는 고육지책의 산물이다. 정부가 임금피크제 근로자에 대한 처우 개선에 무관심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최소한의 법적, 제도적 보호 장치는 필요하다. 각 기업의 뜻대로 하도록 마냥 방치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어떤 제도든 문제점이 노출되면 이를 보완해 나가는 게 도리요 순리다. 내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지원되는 연간 1080만원 이내의 임금피크제 지원 제도의 연장 및 조정이 시급하다. 무엇보다 현재 노사 간 협의에 맡겨진 임금 삭감 시기와 삭감 비율 등은 더 정교한 기준이 필요하다. 이대로 두었다가는 임금피크제가 임금 수준을 낮추거나 부당노동행위를 강요하는 편법으로 이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늙은 노동자의 비애가 더 깊어지기 전에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다. yidonggu@seoul.co.kr
  • ‘문준용 의혹 조작’ 이후 민주·국민의당의 관계는?…“호남 민심에 달렸다”

    ‘문준용 의혹 조작’ 이후 민주·국민의당의 관계는?…“호남 민심에 달렸다”

    ‘문준용씨 채용 특혜 의혹 제보 조작’ 파문으로 국민의당이 창당 이후 최대 위기에 빠졌다. 국민의당은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면서 이 사건이 당원 혼자서 한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철저한 수사로 배후를 밝혀야 한다”면서 국민의당의 사과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향후 이 사건이 민주당과 국민의당의 관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관심이 집중된다.국민의당은 여소야대 구도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자처하며 주요 원내 현안을 놓고 민주당을 견제하며 존재감을 키웠다. 그러나 이번 일로 벼랑 끝에 몰린 모양새다. 국민의당은 이번 사건이 당원 이유미씨의 독자 행동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은 “철저한 수사로 배후를 밝혀야 한다”고 국민의당을 비판했다. 국민의당 안에서 나오고 있는 특별검사 임명 주장에도 “어불성설이자 고도의 물타기 전략”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이번 사건의 파장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당의 역학 구도에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당의 지지 기반인 호남 지역의 90% 이상이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는 가운데 가뜩이나 약해진 국민의당의 당세가 이번 일로 크게 타격을 입을 경우 원내 정치세력의 재편이 있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이 되면 재편은 민주당 중심으로 이뤄져 민주당이 국민의당 지지기반을 흡수하는 형식으로 흘러갈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국민의당이 쇄신 작업 등을 통해 이번 고비를 넘고 호남의 호평을 받을지, 지지기반을 상실하고 무너지는 수순을 밟을지는 국민의당 대응과 호남 민심에 달렸다. 여권 사정에 정통한 한 정치권 인사는 27일 “이번 일로 호남에서 국민의당을 지지할 명분이 없어졌다”면서 “민주당 대체재로 국민의당이 호남에서 설 자리가 없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국민의당 “문준용 특혜 의혹도 조사하라”…쌍끌이 특검 제안

    국민의당 “문준용 특혜 의혹도 조사하라”…쌍끌이 특검 제안

    국민의당이 27일 허위제보 조작 파문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씨의 취업특혜 의혹도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이른바 ‘쌍끌이’ 특별검사 임명을 제안한 것이다. 국민의당은 특검 요구 외에도 자체 진상조사단을 꾸리는 등 정면돌파에 나섰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오늘 이 자리를 빌어 거듭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이며 제보조작 사건에 대한 특검 임명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문준용씨 특혜채용 의혹과 증거조작 두 가지 사건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도록, 특검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 문제제기가 조작된 제보에 근거한 것으로 드러나며 타격을 입기는 했지만, 준용씨를 둘러싼 일련의 특혜채용 의혹 자체는 아직 제대로 해명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고 나선 것이다. 김 원내대표는 “청와대 관련 특검은 야당이 추천했던 것처럼 여야가 특검에 합의해준다면 국민의당은 특검을 추천하지 않겠다”며 특검 명분을 거듭 강조했다. 이에 따라 국민의당은 특검을 고리로 준용씨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을 내세우면서 파문에 따른 부담을 덜어가겠다는 판단으로 해석된다. 특검 제안이 아직 당론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박지원 전 대표도 CPBC 라디오에서 “제보가 조작됐다면 그것도 잘못이지만, 문준용씨의 채용비리 자체의 문제에 대해서도 철저히 조사가 돼야 하기 때문에 특검에서 국민적인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어느정도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또 검찰이 수사에 착수하기는 했지만, 국민의당은 김관영 의원을 단장으로 하는 자체 진상조사단을 꾸려 사안의 전말을 신속히 파악하기로 했다. 특히 전날 체포된 이유미 당원 외에도 안철수 전 대표가 영입한 이준서 최고위원의 연루설도 수면 위로 떠오른 상태다. 이 당원은 최근 주변에 “모 위원장의 지시로 허위자료를 만들었다”고 메시지를 보내는가 하면, 제보조작을 실토하기 직전 이 전 최고위원에게 “지금이라도 꾸며낸 일이라고 털어놓자”고 호소했지만 묵살당했다는 정황이 알려지기도 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들 두명에 대해 “제명과 같은 출당조치는 취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언급했다. 이처럼 국민의당은 전날 제보조작 사실을 선제적으로 털어놓은 데 이어 발빠른 대응에 나서는 중이지만, 이미 당 지지율이 한자릿수로 추락한 호남 민심이 향후 더욱 악화할 가능성도 있다. 또 국민의당은 인사청문회 정국에서 정부와 여당을 향한 공세의 고삐를 죄어왔지만, 파문을 계기로 당분간은 동력을 잃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국민의당은 이날 7월 임시국회 ‘4대 원칙’을 제안하며 여야가 조건없이 추경 심사에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국회 정상화 과정에서 ‘캐스팅보트’로서의 존재감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전략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생지옥에서 살아남은 아이들이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

    생지옥에서 살아남은 아이들이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

    “상식이 통하는 이 사회에서 지금 현재까지도, 저는 사람 같은 사람으로 살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듭니다.” 최승우씨가 지난 23일 직접 손으로 쓴 편지의 첫말이다. 최씨는 30여년 동안 가슴 속에 꼭꼭 숨겨둔 이야기들을 A4 용지 3장에 걸쳐 풀어냈다. 그는 “제 삶은 14살(만으로 13살) 아이에서 멈춰져 있다”고 토로하며 자신의 삶이 중학교 1학년 시절에 멈춰진 사연을 아래와 같이 소개했다.“1969년도에 부산에서 태어나 여느 아이들처럼 어머니의 손에서 곱고 예쁘게 자랐습니다. 그런 아이가 1982년 3~4월의 어느 날 중학교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에 파출소 앞에서 담배를 피우던, 무섭게 생긴 경찰관이 (중략) 아무런 이유없이 ‘형제복지원’이란 곳으로 보내버렸습니다.” 당시 순경은 최씨를 파출소로 데려가더니 무작정 최씨의 가방을 뒤졌다. 가방 안에서는 빵과 우유가 나왔다. 순경은 “어디서 훔쳤노? 훔친 거 다 안다. 바른 말 해라!”라고 겁박했다. 하지만 빵과 우유는 당시 학교에서 급식으로 받은 것이었고, 나중에 배고플 때 먹기 위해 가방에 넣어둔 것이라고 최씨는 울면서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하지만 순경은 최씨의 말을 믿지 않고 “훔친 것 아니냐”고 끝까지 몰아세웠다. 마지막에 가서는 라이터를 켜더니 최씨의 바지를 벗겨, 라이터를 최씨의 성기에다가 갖다 대면서 “바른 말 해라!”라고 소리쳤다. 순경의 고문이 너무 아파 최씨는 “제가 훔쳤습니다”라고 거짓말을 했다. 그러자 순경은 어딘가에 전화를 했고, 조금 있다가 탑차가 한 대 도착했다. 순경이 최씨를 강제로 태운 차가 도착한 곳은 부산 북구 주례동 산18번지에 있던 사회복지시설 ‘형제복지원’이었다. 최씨의 삶의 무대가 생지옥으로 뒤바뀌는 순간이었다. 최씨는 ‘형제복지원 사건’의 피해 생존자 중 한 명이다. 이 편지를 받을 사람은 문재인 대통령이다. 최씨는 ‘호소문’이라는 제목의 이 편지를 다른 피해 생존자들의 편지와 함께 문 대통령에게 오는 27일 띄울 예정이다. 1987년 1월 원장인 박인근(지난해 사망 당시 85세)씨의 구속으로 형제복지원 사건이 세상에 알려진지 올해로 30년째다. 1975년부터 1987년까지 정부는 시민들을 형제복지원에 강제로 연행하고, 복지원은 시민들을 감금해 국가의 방조 아래 강제 노역뿐만 아니라 구타·학대·성폭력·살인 등 인권 유린을 자행했다(‘형제복지원 사건 개요’ 바로가기).신한민국당(신민당)이 1987년 발표한 ‘부산 형제복지원 신민당 진상조사 보고서’(신민당 보고서)에 따르면 그해 당시 복지원에 수용된 인원만 최소 3164명이었고, 12년 동안 최소 513명이 희생됐다. 1980년 삼청교육 과정에서 사망한 54명의 열 배에 가까운 숫자다. ●감옥보다 더한 지옥…“차라리 교도소에 갔으면” 군대식 체제로 운영된 복지원의 일상은 “감옥보다 더한 곳”이었다는 것이 피해자들의 공통된 증언이다. 차라리 교도소에 가는 게 낫겠다는 반응이 나왔을 정도다. 아래는 지금까지 신민당 보고서와 일부 피해자들의 증언을 통해 알려진 복지원의 인권 유린 행위 중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85.5. 입소한 강모씨 경우 눈이 찢어지고 소변에서 피가 나올 만큼 복부 구타(를 당해). 그는 이러한 폭행으로 50여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함.” (신민당 보고서)“신입소대에서 처음 사람이 죽는 걸 봤습니다. 조장들이 신입 한 명을 담요에 싸가지고 조장부터 소대장, 서무가 합세를 해서 사람 하나를 그냥 지근지근 밟아버리더라구요. 한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의 혈기 왕성한 사람인데 눈이 휙 뒤집어지더니 동공이 하얗게 되고 입에서 거품이 질질 나오는 게 죽은 거 같았습니다.” (*최승우씨)“노인들, 쉽게 얘기해서 좀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이나 장애인은 그 안에서도 더 힘들었어요. (중략) 똥오줌 싸면 소대장이 머리채를 끌고 가요. 화장실 그 세멘 바닥으로 끌고 가갖고 그냥 찬물을 부어버려. (중략) 그것도 그냥 비누칠을 해서 닦아주면 모를까, 마포(걸레)에다 슈퍼타이를 부어가 엉덩이고 어디고 비벼요. 정말 못됐어요.” (*박순이씨)“중등부소대 시절에 악명 높은 소대장이 하나 있었어요. 그 사람이 예쁘장하게 생긴 아이들을 밤에 잘 때 강간했어요. 한두 명한테만 그런 게 아니라 거의 매일 돌아가면서요.” (*이향직씨) 하지만 사건이 알려진지 30년이 지나도록 국가 차원의 진상 규명과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역대 문민 정부도 국가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형제복지원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의 여준민 사무국장은 27일 “정부가 1975년 발령한 내무부 훈령 제410호와 신민당 보고서, 당시 경찰이 불법 체포한 시민을 복지원에 넘길 때 작성한 신병인수인계서 등으로도 이 사건의 국가 책임을 충분히 입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피해 생존자들은 지금도 지워지지 않는 공포의 기억 속에서 살고 있다. 구타 후유증으로 중증 장애에 시달리거나 우울증, 알코올 중독으로 병원 치료를 받고 있는 피해자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1981년 수용돼 7년 동안 복지원에 갇혀 지낸 임영택씨는 “지금도 저는 공권력의 트라우마, 폐쇄된 공간의 트라우마와 싸우고 있지만 누구 하나 도와주지 않고 있다”면서 “지금도 경찰을 보면 심장이 두근거리고, 피하고, 숨고 그렇게 살고 있다”고 전했다. 사회의 무관심과 편견도 피해자들이 복지원의 악몽에서 못 벗어나는 이유다. 1983년부터 5년 동안 복지원에 감금됐던 고요환씨는 “한창 배워야 할 시기에 짐승보다 못한 삶을 살았다. 배운 것이 없어서 직장에 다녀본 적이 없다”면서 “복지원 출신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가정을 이루지 못하였으며, 또 다시 버림받을까 두려워 지금까지도 외롭게 살고 있다”고 토로했다.●부끄러워 숨겨왔던 기억, 이제는 그나마 한종선씨가 2012년 5월~2013년 2월 국회 앞 1인 시위를 통해 형제복지원 사건의 실상을 알리고 <살아남은 아이>라는 책을 쓰면서 숨죽이고 살던 많은 피해 생존자들이 어렵게 자기의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그 노력은 ‘형제복지원 피해 생존자·실종자·유가족 모임’(이하 피해자 모임)과 대책위의 출범으로 이어졌다. 피해자 모임과 대책위는 토론회와 피해자 증언대회 등을 여러 차례 열어 우리 사회가 이 사건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를 알리고 있다. 여 사무국장은 “박정희·전두환 정부의 권위주의 통치 시절 가난하고, 연고가 없고, 장애가 있는 사람을 돕고 보호한다는 명분 아래 시민들을 불법 감금하고, 감금한 시민들의 인권을 짓밟은 것이 이 사건의 본질”이라면서 “이 사건의 진상이 제대로 규명되지 않으면 이와 유사한 성격의 인권 침해 사건들을 해결할 수 없다”고 밝혔다. 국회에는 ‘형제복지원 특별법안’(내무부 훈령 등에 의한 형제복지원 피해사건 진상 규명 법률안)이 발의돼 있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발의한 이 법안은 진상 규명과 피해자 구제를 위해 국무총리 소속으로 진상규명위원회를 설치하고, 진상 규명 이후에 피해자와 그 유족에게는 피해의 정도 등을 고려해 보상금, 의료지원금, 생활지원금, 주거복지시설 등을 지원하도록 하는 방안 등을 담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피해자 모임과 대책위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토론회를 진선미 민주당·추혜선 정의당 의원 및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와 공동 주관한다. ‘인권과 민주주의, 그리고 형제복지원 사건’이라는 이름으로 오는 27일 국회에서 열리는 이 토론회에는 피해 생존자들이 참석해 그들이 겪었던 참상을 직접 증언할 예정이다. 인권위 관계자는 “토론회를 통해 피해 생존자들과 유가족들이 어떤 일들을 겪었는지 살펴보고 사건과 관련한 쟁점들을 정리한 뒤에 인권위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를 깊이 고민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님, 저희들의 외침을 들어주세요” 피해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문 대통령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문 대통령은 변호사 시절 부산지방변호사회 인권위원 자격으로 신민당의 조사 작업에 참여한 인연이 있다. 국회의원 시절인 2014년 4월 국회에서 열린 피해자 증언대회에도 참석했던 문 대통령은 당시 “여러 가지 사정으로 진상 규명을 철저하게 하지 못했다. 그런 아쉬움이 많이 남아 있다. 부끄럽기도 하다”면서 “많은 세월이 흘렀지만 지금이라도 형제복지원 사건의 진상과 피해 실태들이 낱낱히 파헤쳐 지고, 당시에 고통받은 사람들이 국가로부터 제대로 보상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형제복지원 사건이 현 정부가 저지른 잘못은 아니지만, 군사독재 정권 때 있었던 일이라 할지라도 우리나라의 역사적 적폐였고, 그 적폐들이 저질러 놓은 국민의 피와 눈물, 아픈 역사 역시 문재인 대통령이 대승적 차원에서 끌어안아 주시길 진심으로 부탁드립니다.” ‘살아남은 아이’ 한종선씨의 편지글 중 일부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형제복지원 피해 생존자 구술 기록집 ‘숫자가 된 사람들’(형제복지원구술프로젝트 지음, 오월의 봄)에서 등장하는 피해 생존자들의 증언 내용을 일부 수정·인용. ●용어설명 내무부 훈령 제410호 1975년 12월 15일에 발령된 훈령으로, 이름은 ‘부랑인의 신고, 단속, 수용, 보호와 귀향 및 사후 관리에 관한 업무처리지침’이다. 박정희·전두환 군사정권 시절 ‘사회정화 작업’의 일환으로 적용된 이 훈령은 ‘일정한 정주가 없이 관광업소, 접객업소, 역, 버스터미널 등 많은 사람들이 모이거나 통행하는 곳과 주택가를 배회하거나 좌정하여 구걸 또는 물품을 강매함으로써 통행인을 괴롭히는 사람’을 ‘부랑인’으로 따로 규정했지만 사실상 모든 시민이 정부의 단속 대상이 됐다.
  • 2014년 10월 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 北 황병서·최룡해·김양건 전격 방문

    2014년 10월 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 北 황병서·최룡해·김양건 전격 방문

    2002년 서해교전 이후 긴장 고조…北 부산亞게임 선수단 파견 ‘반전’남북은 정치적 갈등으로 경색 국면에 접어들 때마다 스포츠교류를 통해 관계 개선의 물꼬를 텄다. 2014년 10월 아시안게임 폐막식이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북한 황병서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 최룡해·김양건 당 비서 등 최고 실세 ‘3인방’이 전격적으로 인천을 방문했다. 북한은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드레스덴 선언’에 반발, 국방위원회 대변인 성명을 통해 남측이 흡수통일의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어 우리 정부가 제안한 ‘2차 남북고위급접촉 개최’ 제의도 거부하면서 냉랭한 관계를 이어갔다. 그러다가 그해 10월 인천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에 참석한 북한 선수들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면서 대회 종합 7위에 올랐다. 그러자 북한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은 ‘3인방’을 전격적으로 남한으로 파견, 참가 선수들을 격려하고 또 폐막식까지 참가하도록 했다. 이들 3인방과 정부 외교안보 라인들의 당시 만남은 다음해인 2015년 ‘비무장지대 목함지뢰 도발’로 불거진 남북 간 ‘강 대 강’ 대치 극면에서 극적인 합의를 얻어내는 결과로 이어진다. 이들과 당시 오찬을 함께 했던 김관진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목함지뢰 도발로 인해 판문점에서 개최된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황병서·김양건과 다시 대면, 북측의 유감 표명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이보다 앞서 2002년 6월 서해교전으로 군사적 긴장감이 크게 고조됐지만 석 달 뒤인 그해 9월 부산아시안게임에 북한이 선수단과 응원단을 파견하면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2000년 제1차 남북 정상회담 직후 치러진 시드니올림픽 개·폐회식에서는 공동 입장을 통해 남북이 하나의 민족임을 국제사회에 널리 알리는 효과도 얻었다. 1991년 4월 남북 사상 첫 단일팀을 구성했던 제41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일본), 같은 해 6월 제6차 세계청소년축구대회(포르투갈)에서 남북은 유엔 가입을 두고 치열한 물밑 접촉을 가졌다. 한반도의 유일 합법 정부로서 유엔 가입을 희망하는 남한과 분단 고착을 명분으로 남한의 단독 가입에 반대하는 북측의 집요한 방해가 이어진 끝에 결국 1991년 9월 남북은 유엔에 각각 동시 가입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사설] 몰아붙이기식 노동계 총파업 正道 아니다

    노동계가 총파업을 예고했다. 노동친화적이란 평가를 받는 문재인 정부에 노동 관련 공약을 조기에 이행하라는 요구다. 새 정부가 출범한 지는 한 달 보름여밖에 되지 않았다. 대통령 인수위원회도 없이 들어선 정부다. 공약을 제대로 가다듬을 최소한의 시간조차 갖지 못했다. 게다가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에 양대 노총을 모두 참여시키고, 내일 민주노총과 공식 간담회를 여는 등 노정교섭에 적극적으로 나선 상황이다. 그래서 우리는 노동계의 총파업 예고를 다소 뜬금없고 섣부른 행위라고 본다. 민주노총은 오는 30일 ‘사회적 총파업’을 예고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지 50일째 되는 날이다. 서울에서 수만명이 참여하는 집회를 열고 최저임금 1만원 달성,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요구할 것이라고 한다. 새 정부 초기에 압박 수위를 높여 기선을 잡겠다는 의도일 것이다. 한상균 위원장은 옥중서신을 통해 “지금이야말로 칭기즈칸의 속도전으로 밀어붙일 적기”라고 파업을 독려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산하 건설노조도 총파업 투표에 들어갔다. 노조원 6000여명은 그제부터 이틀째 서울 세종로공원 등에서 상경집회를 열었다. 어제 집회에서 노조원들은 인도와 3개 차로를 완전히 가로막아 출근길 시민들이 극심한 차량정체로 큰 불편을 겪었다. 공공비정규직노조도 ‘임단협 승리 총파업 출정식’을 열었다. 화물연대는 다음 달 1일 총파업 결의대회를 가질 계획이다. 초·중·고교 급식과 교무 보조 등을 담당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30일 총파업에 동참할 것이라고 한다. 문 대통령이 노동친화적 공약을 내놓고 취임 후 친노동 행보를 보이면서 노동계의 기대감이 커진 것은 사실이다. 그런 정부를 힘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옳지 않다. 아무리 공세를 강화해 협상력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이라고 해도 느닷없이 총파업을 강행하겠다는 것은 정부를 압박하기 위한 명분 없는 정치적 행위일 뿐이다. 노동 현안과 정책에 대해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타협을 이끌어낼 수 있는 시간을 정부에 줘야 한다. 비정규직과 최저임금제 문제는 일자리위원회, 최저임금위원회 등 제도권에서 풀어가는 게 순리다. 대화할 수 있는 절차와 장치가 마련돼 있는데도 곧바로 파업에 나서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한 위원장은 “총파업이 정부의 개혁 추진을 위한 강력한 동력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보다는 오히려 정부의 발목을 잡고 자승자박하는 꼴이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지금이 과연 총파업에 나설 시기인지 다시 숙고하기 바란다.
  • [서울광장] 협치에 솔선해야 보수 살길 열린다/최용규 편집국 부국장

    [서울광장] 협치에 솔선해야 보수 살길 열린다/최용규 편집국 부국장

    진보와 보수가 서로 머리를 맞대고 국사를 고민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우리에게는 정녕 요원한 꿈일까. 문재인 정권의 조각(組閣)을 위한 국회 인사청문회를 지켜보면서 적어도 상식적인 사람이라면 가질 수밖에 없는 의문이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청와대 상춘재에서 정적인 문재인 대통령과 점심을 들고 회동 내용을 설명할 때만 해도 새로운 대한민국을 볼 수 있을 것만 같은 희망을 가졌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실낱같은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는 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총리 인사청문회 때부터 협치는 불안했다. 지난 대선 때 우리 국민은 건국 이래 70년 동안 보수와 진보, 좌와 우라는 낡은 이데올로기에 갇혀 극한 대립과 갈등만 양산해 온 정치권에 준엄한 경고를 보내며 주문한 것이 협치다. 제발 싸움질 그만하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해 달라는 요구와 염원이 대선 결과로 나타났다. 여와 야, 청와대 가릴 것 없이 제 정치권이 초기에 순응하는 모습을 보인 것도 이런 까닭일 것이다. 그러나 외줄을 타는 듯한 진보와 보수의 아슬아슬한 협치는 강경화 외교장관 내정과 임명을 둘러싸고 격렬하게 충돌하며 한 달 협치로 사실상 막을 내렸다. 기실 우리에게 분열과 대립은 생소한 것도, 어제오늘의 일도 아니다. 어쩌면 우리에게는 분열의 유전자가 핏속을 타고 면면히 흐르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보수 본당인 자유한국당과 개혁 보수를 자처하는 바른정당이 문재인 정부와의 짧은 ‘위장(僞裝) 협치’를 끝내고 본래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것도 이런 관점에서 볼 때 결코 놀랄 일은 아니다. 민낯이라고 할 수 있으며 변화와 진화에 둔감할 뿐이다. 보수 진영의 요즘 행태를 보면 문재인 정권에 상처를 내고 이를 통해 지지층을 결집시킬 수만 있다면 집권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보는 것 같다. 하지만 지난 대선 때 확인된 민도의 의미는 국민 여망에 순응하지 못하고 문 대통령만을 상대로 싸워서는 재기가 요원하다는 사실이다. 정권을 비판하고 때론 날카롭게 각을 세우는 것이 야당의 역할이긴 하지만 지금의 모습은 정책과 논리로 무장한 정상적인 경쟁이 아니라 정쟁이요, 어깃장에 불과하다. 반대에는 그만한 명분이 있어야 설득력을 얻고, 길게 보면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다. 단지 상대방 발목 잡는 데만 혈안이 돼 있다면 대중을 짜증 나게 할 뿐만 아니라 스스로의 장래를 어둡게 한다. 강경화 외교장관 낙마가 무슨 필생의 업인 양 그토록 밀어붙일 필요가 있나. 과유불급이라 했다. 청와대를 향해 협치 파괴라며 국회 일정을 보이콧하고 있지만 자신들이 집권할 때 협치와 탕평은 없었음을 알아야 한다. 명색이 보수 본당을 자처하는 자유한국당이 구태를 벗지 못하고 있으니 무슨 미래가 있겠는가. 가망이 없으면 지지층도 등을 돌리고 떠나는 법이다. 박근혜 정권의 몰락에 책임이 있는 보수 진영이 회생의 기회를 잡으려면 지금 하는 것과 정반대로 가는 수밖에 없다. 스스로의 덫에 걸려 제자리를 맴돌며 비판 아닌 비판을 쏟아내서는 안 되며, 정권 발목 잡기 유혹에서 하루빨리 빠져나와야 한다. 정쟁을 버리고 국민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고민하고, 문 대통령이 그토록 싫다면 국민과 소통하는 환골탈태가 보수의 살길이다. 지금 형세를 보면 자유한국당이나 바른정당의 공세에 호응하며 힘을 보태 줄 국민은 사실 많지 않다. 누구를 위한 반대인지 왜 반대하는지를 누구보다 국민이 잘 알고 있다는 뜻이다. 날 선 비판이 정쟁이 아니라 건전한 비판으로 국민이 받아들이게 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일자리 추경에 적극 참여해 처리에 협조해 주고 문재인 정부 내각이 출범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장관 몇 명 못 하게 난리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협치를 내세운 진보 진영보다 협치에 솔선하는 모습을 보일 때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그 진정성에 국민이 화답하는 것이다. 그래야만 활로가 열린다. 승자의 아량도 절실하다. 협치는 혼자서는 갈 수도 이룰 수도 없는 일이다. 역대 정권의 실패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성공한 정권이 되길 바란다. ykchoi@seoul.co.kr
  • ‘2전 3기’ 이재명 고교 무상 교복 통과될까

    경기 성남시가 시의회의 예산 삭감으로 두 차례 무산됐던 고교 교복 무상지원 사업을 다시 추진해 의회 통과 여부가 주목된다. 시는 고교 신입생에게 교복을 무상 지원하기 위해 사업비 29억890만원을 포함한 2017년도 3회 추가경정예산안을 이달 29일까지 열리는 시의회 229회 정례회에 상정했다고 20일 밝혔다. 지난해 말 이후 시의회의 본예산안과 추경예산안 심의에서 잇따라 관련 예산이 삭감되어 이번이 세 번째 시도이다. 시의회는 지난해 12월 2017년도 본예산을 심의하면서 시가 제출한 고교 신입생 교복 지원 예산 30억8300만원( 1만600명에게 29만원씩 지원) 가운데 저소득층 학생 600명 분만 남기고 29억원을 삭감했다. 이에 시는 저소득층 학생 600명분을 제외한 고교 신입생 약 1만명 대상 교복 지원비 29억890만원을 지난 4월 추경 예산안에 다시 편성해 시의회에 제출했으나 예결위 표결에서 삭감돼 두 번째 제동이 걸렸다. 시는 학부모들과 시민단체의 교복 무상 지원 요청이 이어지자 이번 추경예산안에 예산을 또다시 편성했다. 성남지역 여성단체인 성남여성회와 분당여성회는 지난 19일 성명을 내고 고교 교복 지원 예산을 조속히 통과시켜 달라고 시의회에 촉구했다. 이들은 “교복을 중·고생 모두에게 무상으로 지원해 시민의 복지권리를 확대하고 지역사회가 아이들의 무상교복과 교육을 책임지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부터 시의회 앞에서 예산 통과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시작했다. 시는 지난해부터 중학교 신입생 8000여 명에게 1인당 15만원씩 12억여 원의 교복비를 지원했으며 올해부터 지원대상을 고교까지 확대할 계획이었다. 무상교복은 청년배당, 산후조리비 지원과 함께 이재명 성남시장이 추진한 `성남형 3대 무상복지 사업‘ 가운데 하나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사설] 문 대통령 ‘탈원전’ 선언, 전력 ‘백년대계’ 세워야

    한국 최초의 원전인 고리 1호기가 멈춰 섰다.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 고리 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에 참석해 “준비 중인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을 전면 백지화하고 원전의 설계 수명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대선 공약에서도 밝혀 왔던 ‘탈원전’을 공식 선언한 것이다. 원자력의 위험성은 사고를 통해 증명됐다. 1986년에는 러시아의 체르노빌 원전 사고가 있었고 2011년에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이 쓰나미로 붕괴돼 엄청난 환경오염을 초래했다. 두 원전 사고의 후유증은 아직도 가시지 않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은 지금도 방사능이 유출돼 바다로 흘러들고 있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적으로 탈원전 바람이 불고 있다. 원전 사고의 위험성을 인식한 탓이다. 독일, 스위스, 대만이 원전을 포기했고 원전 의존도가 높은 프랑스도 원전을 줄여 나갈 것이라고 한다. 문 대통령의 탈핵 선언에 따라 앞으로 우리나라도 원전 건설을 중단하고 설계 수명이 끝나는 원전은 연장하지 않고 폐기하게 된다. 문 대통령은 건설 중인 신고리 5·6호기에 대해서도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겠다고 말해 건설이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 환경적인 측면에서 탈원전의 명분은 분명히 있다. 특히 원전의 치명적인 단점은 방사능 폐기물이다. 원전 발전의 부산물 또는 쓰레기인 폐기물은 방사능을 포함하고 있어 처리에 막대한 비용이 들고 부지 선정도 지역 주민들의 반발 탓에 큰 어려움을 겪는다. 경북 경주 방폐장 건설에 30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이런 이유 때문에 탈원전이 시대적 흐름이라 하더라도 탈원전에 대한 대책을 지금부터 차근차근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 우선 원전을 대신할 태양광과 풍력, 조력과 같은 신재생 에너지의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 원전은 발전 비용이 싸지만 다른 에너지들은 두 배가 넘는 비용과 부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전기료가 오를 수밖에 없다. 어쩔 수 없는 전기료 인상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먼저 구해야 한다. 일본이 후쿠시마 사고 이후 원전 가동을 중단했다가 최근 재가동에 들어간 것도 전기료 부담 탓이 크다. 다음으로, 우리나라는 아랍에미리트(UAE)에 한국형 원전을 수출한 원전 강국이다. 탈원전으로 원전 산업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원전에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기업만 수백개나 된다. 산업적, 경제적인 피해를 어떻게 줄일지도 고심해야 한다. 정부는 원전과 함께 화력 발전도 단계적으로 축소할 계획이다. 당연히 발전량 감소도 피할 수 없는데 그에 대응할 다른 발전 수단을 차질 없이 마련해 만에 하나 전력 공급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원전은 포기하더라도 신재생 에너지의 개발은 또 하나의 신산업이 될 수 있다. 면밀한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 에너지 정책은 정권 따라 춤을 춰서는 안 되는 백년대계라는 사실을 잊지 말고 작은 결정 하나라도 신중하게 하길 바란다.
  • 이란 혁명수비대 시리아로 미사일 발사…“IS 근거지 향해 응징”

    이란 혁명수비대 시리아로 미사일 발사…“IS 근거지 향해 응징”

    이란이 시리아 내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근거지에 중거리 지대지 미사일 여러 발을 발사했다. 이란이 국외로 미사일을 실전에서 발사한 것은 1988년 이란-이라크 전쟁 이후 29년만이다.이란 정부의 정예군인 혁명수비대는 이란 서북부 코르데스탄과 케르만샤의 기지에서 IS의 근거지인 시리아 데이르 에조르로 중거리 지대지 미사일 여러 발을 발사했다고 18일(현지시간) 밝혔다. 혁명수비대는 성명을 통해 “고결한 피에 대해 반드시 응징하겠다”면서 “테헤란을 침입한 테러조직의 근거지를 향해 발사했다”고 밝혀 IS에 대한 보복으로 미사일을 발사했음을 밝혔다. 앞서 IS는 지난 7일 테헤란에서 발생한 연쇄 총격·자살 폭탄 테러의 배후를 자처했다. 혁명수비대는 이번 미사일 공격으로 IS 조직원과 무기, 시설, 장비가 다량 파괴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타크피리(IS를 지칭하는 ‘이단’이라는 뜻)를 비롯해 이란과 지역 안정을 위협하는 악마적 행위를 하는 자들에 대한 우리의 명확한 답은 ‘지옥으로 보내겠다’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미사일 발사를 시작으로 이란은 IS 테러의 ‘피해 당사자’로서 이들을 격퇴한다는 명분으로 시리아 내전에 더 적극적으로 개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란은 IS뿐 아니라 미국이 지원하는 시리아 반군도 테러조직으로 여기는 만큼 시리아에서 미국과 이란이 간접적으로 무력 충돌할 가능성도 커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아울러 미국 등 서방과 사우디아라비아(사우디)의 압박에도 미사일 기술을 개발해 온 이란이 이번 실전 발사로 시험이나 훈련용으로 그치지 않고 이를 실제 사용할 수 있는 기술력과 의지를 과시하게 됐다. 사우디와 이란의 패권 다툼이 가열되는 상황에서 이란이 실전에서 미사일을 사용함으로써 중동 내 양 진영간 군사적 긴장도 고조될 전망이다. 혁명수비대는 이날 발사한 미사일의 수와 제원은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지리상으로 보면 이날 발사된 미사일은 이라크 영공을 통과해 시리아 북동부 데이르 에조르를 타격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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