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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근혜 검찰 출석] 검찰, 구속영장 청구할까…“혐의 계속 부인하면 영장 불가피”

    [박근혜 검찰 출석] 검찰, 구속영장 청구할까…“혐의 계속 부인하면 영장 불가피”

    박근혜 전 대통령이 21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소환 조사를 받고 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정으로 파면된 박 전 대통령에게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구속영장 청구 여부는 일단 조사 결과가 나온 뒤에 수사팀의 의견을 토대로 검찰 수뇌부가 어떤 결단을 내리느냐에 달렸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이날 출석한 박 전 대통령을 상대로 오전 9시 35분부터 뇌물수수 등 13개 혐의 전반을 캐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은 그동안 자신과 관련된 의혹을 전면 부인해왔기 때문에 이날 조사에서도 혐의를 대부분 부인하거나 알지 못했다는 입장을 고수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검찰청사에 들어서며 포토라인에서도 혐의에 대한 입장을 추가로 밝히진 않았다. 이미 지난해 ’1기 특별수사본부‘와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에서 여러 혐의가 드러났고, 이에 대한 물증과 진술이 대거 확보됐음에도 계속 부인하는 태도로 일관하면 구속영장 청구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법조계 안팎에서 나온다. 검찰이 2기 특수본을 출범하면서 법과 원칙에 따른 수사를 강조한 만큼 이 정도 혐의가 드러난 피의자의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을 명분이 없다는 시각이다. 앞서 구속기소 된 여러 피고인이 박 전 대통령의 공범이거나 뇌물 공여-수수자의 관계이기 때문에 이 또한 박 전 대통령 신병처리 결정에 참고사항이 될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이전 수사를 통해 ‘비선 실세’ 최순실(61)씨 측에 뇌물을 건넨 혐의로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와 관련해선 김기춘(78)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51)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이 구속된 바 있다. 반면 검찰이 정치적 상황 등 다른 변수를 완전히 무시할 수만은 없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당장 대선이 두 달도 남지 않은 가운데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일부 보수 지지층 등을 중심으로 ’후폭풍‘이 거셀 거라는 예상이 나오기 때문이다. 검찰이 정치 지형에 예기치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선택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기에 박 전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으로 주거가 일정하고 구속의 필요성이 있느냐 등의 문제도 고려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수사 마무리 국면에서 ‘처벌·단죄’의 의미로 구속을 고집하기보다 불구속으로 재판에 넘기고 법원 판단을 받는 게 낫다는 주장이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정치’ 끼어들기… 대선 길목 구조조정 방향 잃을라

    ‘정치’ 끼어들기… 대선 길목 구조조정 방향 잃을라

    대선 정국에 접어들면서 기업 구조조정에 대한 정치권의 입김이 강해지고 있다. 지역 경제와 표심을 의식한 대선 주자들의 훈수에 큰 그림을 그리고 가야 할 산업 구조조정의 방향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구조조정을 맡은 실무자들에게는 권한과 면책 조항을 부여하고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실업 문제 등에 대한 방안을 마련하는 게 정치권의 역할이라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오는 23일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추가 지원 방안 발표를 앞두고 주요 대선 주자들이 일제히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금 불황만 이겨 내면 조선업은 다시 한국 경제와 지역 경제의 효자 노릇을 할 것”이라며 “정권 교체가 된다면 새 정부도 조선·해운·해양 산업을 살려 내겠다”고 밝혔다. 또 채권단의 고통 분담을 강조하는 한편 노동자와 중소 협력업체들의 고통이 추가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는 인력 감축을 포함한 대우조선 자구안과 배치된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공동대표 역시 현대중공업의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 등을 놓고 “섣부른 폐쇄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비판했다. 금호타이어 매각을 놓고도 호남의 향토 기업을 중국 기업에 빼앗겨서는 안 된다며 정치권이 채권단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산업은행은 20일 금호타이어 주주협의회(채권단)에 박삼구 금호그룹 회장이 요구한 컨소시엄 구성안에 대한 의견을 서면으로 전달했다. 채권단의 75%(지분 기준)가 찬성하면 박 회장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는 방안이 허용된다. 산은은 박 회장 측이 절차상 문제를 제기하며 소송론을 펼치자 이를 해소하겠다는 차원이었지만, 대선 주자들이 금호타이어를 중국 기업에 매각하는 데 대해 잇따라 반대 목소리를 내면서 채권단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금호타이어가 전투기용 타이어를 납품하는 방산업체라는 점을 들어 최근에는 관련 부처(국방부, 산업통상자원부)들도 목소리를 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장 중요한 것은 우선매수권을 가진 박 회장이 매각 자금을 구해 올 수 있느냐 여부인데 정당한 절차를 두고 (박 회장 측이)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고 불편해했다. 구조조정이 정치 이슈로 변질될 경우 합리적인 의사 결정이 왜곡될 수 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는 “정부와 채권단이 합심해 산업과 고용, 복지를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그림을 그려야 한다”면서 “형평과 명분 중심의 정치 논리를 배제하지 않고 (구조조정을) 하게 되면 자칫 더 큰 비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 GM의 사례처럼 성공적인 구조조정을 위해서는 정치권은 구조조정 담당자들에 대한 면책 조항을 마련해 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 등과 관련해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수주절벽에 부딪힌 개별 기업에 대해 정치권이 영업을 더 하라고 말할 수는 없다”면서 “구조조정은 전문가에게 맡기고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대규모 실업 문제에 대한 실업 급여 지원, 일시적 유동성 지원 등의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정치권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업 구조조정은 정확한 진단과 (결론 도출)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미국처럼 구조조정을 할 때에는 리스트럭처링(구조개편), 리엔지니어링(축소 조정), 리셋(재정립), 리바이털라이제이션(생존 계획), 리인벤트(새롭게 재편) 등 5R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제언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러시아 “아태지역 美사드 배치, 北에 과도한 대응” 재확인

    러시아 “아태지역 美사드 배치, 北에 과도한 대응” 재확인

    러시아가 일본 외무·국방 장관과의 2+2 회담 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의 미국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러시아 외무부의 20일(현지시간) 보도문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러일회담 뒤 연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회담에서) 미국 글로벌 미사일방어(MD) 요소(사드)의 아태 지역 배치로 인한 심각한 위험들에 대해 주의를 기울였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북한의 위협에 대처하는 용도라면 (아태지역에서의) MD 시스템 구축과 역내 군비 증강은 아주 비대칭적 대응이라는 우리의 평가를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을 명분으로 사드를 한국에 배치하고 일본 배치까지 검토하는 것은 과도한 대응이라는 지적이다.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우리는 북한이 모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들을 이행해야 한다는 데 일본과 견해를 같이했다”면서도 “하지만 안보리의 대북 제재는 징벌의 수단이 아니라 상황을 정치협상의 궤도로 돌려놓기 위한 자극제로 간주돼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도 “일본에 배치되는 MD 시스템은 아태지역 힘의 균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한·미 당국은 이달 초부터 일부 장비를 한국에 들여오며 사드의 한국 배치에 본격 착수했다. 일본은 올해 초 사드를 자국에 배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반기문 지지 모임, 안희정 지지 선언

    반기문 지지 모임, 안희정 지지 선언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지지하던 모임인 ‘바른국가만들기’가 안희정 충남지사를 지지하기로 했다. 바른국가만들기 중앙회장인 김태규 한남대 교수 등 단체 회원들은 20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 지사를 지지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회원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 단체는 전국 1만여명의 오피니언 리더들과 전문가들로 구성된 단체로, 애초에는 ‘바른반지연합’이라는 이름으로 반 전 총장을 지지해 왔다”면서 “최근 단체명을 ‘바른국가만들기’로 바꿨고, 대연정과 포용의 정치를 표방한 안 지사를 지지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이들은 특히 “안 지사는 향후 국회의 과반수를 차지할 다수당에 총리 지명권을 주겠다고 하는 등 협력의 자세와 균형 잡힌 시각을 보여줬다”면서 “안 지사의 대선출마 선언문에서 공동체 정신을 기반으로 하는 따뜻한 정치를 실현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읽을 수 있었다. 그 뜻에 찬동하면서 적극 지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 자리에 함께 나온 안 지사 캠프 정책단장인 변재일 의원은 “반 전 총장의 순수한 의지가, 대한민국에 귀국한 뒤 한국정치 현실에 적응하면서 이전투구식 정치문화를 넘지 못해 (반 전 총장이) 중간에 그 뜻을 접었다”면서 “이에 따라 이들은 반 전 총장을 통해 달성하고자 했던 국가 대개조를 안 지사를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의지를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회견 도중 변 의원은 자신을 “문재인 캠프에서 정책단장을 맡고 있다”고 소개했다가 이후 “안 지사 캠프의 정책단장이다. 정정하겠다”고 말하는 실수를 범하기도 했다.앞서 반 전 총장은 유엔 사무총장 임기를 마치고 지난 1월 12일 한국에 귀국해 “정권교체가 아닌 정치교체를 이뤄야 할 때”라는 등의 말을 하며 사실상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은 지난달 1일 “인격살해에 가까운 음해와 각종 가짜뉴스로 정치교체 명분이 실종됐다”면서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안 지사는 반 전 총장의 귀국에 앞서 지난해 12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반기문 총장님, 정치 기웃거리지 마십시오”라면서 “자신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 했던 노무현 대통령의 그 슬픈 죽음에 현직 대통령의 눈치를 보느라 조문조차 하지 못했던 분”이라고 비판한 적이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득표율 15% 넘어야… 안 되면 빚더미”… 선거비용, 非文 연대·단일화 변수로

    ‘자존심이냐 돈이냐.’ ‘5·9 대선’이 5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당 및 대선후보 지지율에서 고전을 겪는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원내교섭단체로서 자체 대선후보를 내야 한다는 명분론과 함께 자칫 선거비용조차 건지기 어렵다는 현실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선거비용 보전 문제가 이들 정당 간 연대나 단일화의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19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대선에서 완주하는 후보는 선거비용을 최대 509억원까지 국가로부터 돌려받을 수 있다. 다만 후보의 총득표율이 15%를 넘어야 선거비용 전액을 보전받을 수 있다. 반면 득표율이 10∼15%이면 절반을, 10%에 못 미치면 한 푼도 건질 수 없다. 이는 이날 현재 선관위에 등록한 예비후보 15명(무소속 8명 포함) 중 상당수가 ‘중도 포기’를 선언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을 제외한 모든 정당의 후보가 15% 이상의 득표율을 자신할 수 없는 실정이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거비용 전액 보전을 위한 하한선을 밑도는 지지율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자칫 빚더미에 나앉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그렇다고 뚜렷한 정치적 명분 없이 자체 후보를 내지 않는다면 ‘포스트 대선’ 정국에서 존재감 자체를 잃을 수 있다는 부담감도 상존한다. “명분은 물론 돈 때문에라도 ‘비문(비문재인) 연대’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때문에 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 모두 ‘완주’ 의지를 드러내고 있음에도 출구 전략을 찾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민원인과 당당하게 식사하세요” 도봉, 구내식당 ‘청렴식권’ 도입

    서울 도봉구가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시대에 공무원들이 당당할 수 있도록 ‘청렴식권제’를 운영한다. 도봉구는 민원인과 담당 공무원의 부패 발생요인을 미리 차단하기 위해 이 제도를 도입한다고 16일 밝혔다. 청렴식권제는 구청을 방문한 민원인과 업무처리가 길어져 어쩔 수 없이 점심으로 이어지는 경우 구내식당에서 구 예산으로 민원인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제도이다. 이 제도를 통해 공무원은 외부인의 식사 접대 거절 명분을 확보하고 민원인은 공무원에게 식사를 접대해야 한다는 심적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동진 도봉구청장은 “청렴식권제를 도입해 공무원과 사업추진 관계자 간 공정하고 투명한 업무처리 환경이 조성되면 행정의 신뢰성이 확보될 수 있다”면서 “앞으로도 더 깨끗한 공직사회를 만들기 위해 불필요한 관행을 바꿀 수 있는 시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탄핵 이후 대한민국의 길] 과도한 국가주의에 농단… 권력개입 막는 ‘문화 분권’ 필요

    [탄핵 이후 대한민국의 길] 과도한 국가주의에 농단… 권력개입 막는 ‘문화 분권’ 필요

    2013년 2월 25일 박근혜 전 대통령은 취임식 연설을 통해 4대 국정기조 중 ‘문화융성’을 제시한다. 대선 당시 없던 공약이었고, 당선 후 구성된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국정 과제에도 포함되지 않은 사안이었다. 박소현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인수위원회 활동을 무력화하는 방식으로 출현한 대통령 ‘말씀’이 행정부를 통해 사후 권력을 획득하는 변칙적 과정을 대표하는 정책 언어가 ‘문화융성’”이라고 지적했다.박 전 대통령의 비선 실세인 최순실씨는 문화예술과 체육 분야를 전방위적으로 유린했다. 최씨 등 비선 그룹은 문화정책 전반에 깊숙이 개입했다. 문화창조융합벨트 사업 등에서 이권을 챙기고 공직 인사를 좌지우지했다. 지난 10일 헌법재판소가 박 전 대통령의 파면을 선고한 데에는 미르·K스포츠재단 관련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공모 행위가 결정적 이유가 됐다. 블랙리스트는 시대착오적인 정권 유지의 도구로 작동했다. 특히 문학·연극·영화·출판·미술 등 작품에 풍자적 요소와 비판적 표현이 많은 서사적 장르들이 검열과 지원배제의 표적이 됐다.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에 따르면 블랙리스트 작성 시점은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직후다. 특검은 김기춘 전 비서실장 주도로 3000여 단체와 8000여명의 명단이 만들어졌다고 공소장에 적시했다. 국정 농단과 블랙리스트의 온상이 된 문체부는 김종덕·조윤선 전 장관, 김종 2차관, 정관주 1차관 등 수뇌부가 줄줄이 구속되며 초토화됐다. 정부 정책에서 문화 분야가 처음으로 떨어져 나온 1990년 문화부 출범을 기점으로 문화체육부, 문화관광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명칭의 변화 속에서도 역대 정부의 문화정책을 진두지휘했던 컨트롤타워의 몰락이었다.●문화융성, 산업시스템 일부로 전환 우리 문화정책은 1990년대 이후 민주화의 진전으로 문화예술에 대한 국가 검열과 통제가 폐지되었고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다’는 ‘팔길이 원칙’을 기초로 하고 있다. 1999년 문화산업진흥 기본법이 제정된 데 이어 김대중 정부 시절 처음으로 문화예산이 정부 예산의 1%를 돌파했다. 2001년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설립을 분기점으로 한국 영화와 케이팝, 온라인 게임 등 문화콘텐츠는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잡았다. 박근혜 정부의 문화정책은 두 가지 특성이 핵심으로 꼽힌다. ‘국가주의’와 산업적 가치로의 전환 즉 ‘환금성’이다. 박 전 대통령의 취임사에는 문화융성의 국가주의적 성격과 산업적 성격(창조경제)이 혼재돼 있다. 김재엽 연극연출가는 “문화융성이라는 이름으로 문화예술정책 전반의 기조를 공적 소통의 영역과는 무관한 국가홍보를 위한 수단으로 삼는 경향이 팽배했다”며 “다른 한편으로는 창조경제를 명분으로 문화예술을 사적 자본과 결탁된 산업시스템의 일부로 전환했다”고 지적한다. 특히 박정희 정권의 ‘제1차 문예중흥 5개년 계획’(1974~1978), 전두환 정부의 ‘문화발전 장기 정책 구상’(1986~2000) 등 독재 시절 국가 주도 방식의 문화 정책과 매우 유사하다. 박근혜 정부는 역대 정부의 국가 주도 문화예술 진흥을 기본으로 삼으면서 산업적 부가가치 창출도 기대했다. 후자는 김영삼 전 대통령이 1993년 할리우드 영화 ‘쥬라기 공원’ 흥행 당시 “영화 1편의 수입이 쏘나타 150만대를 수출하는 것과 맞먹는다”고 강조한 것과 맥락이 닿아 있다. 문화예술계는 문화 정책의 ‘국가주의’ 타파를 공통적으로 제기한다. 관 주도에서 민간 주도의 자율성을 가진 공공성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정책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는 견해가 주류다.●문체부의 국정홍보 기능 분리해야 염신규 한국문화정책연구소장은 “박근혜 정부의 경우 자율성보다는 국가 대표예술 지원으로 대변되는 관 주도의 드라이브를 강조하면서 극도의 경직된 문화행정을 보여 왔다”며 “문체부가 기획사처럼 문화예술의 A부터 Z까지 시시콜콜 통제했다”고 지적한다. 특히 블랙리스트의 집행 기관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받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영화진흥위원회가 독립적 기구로 복원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박 교수는 “현재의 문체부는 국정홍보 기능이 과도해 문화를 통한 정부 홍보가 많았다”며 “향후 정부 조직 개편을 통해 문체부로부터 국정홍보 기능을 분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민 참여를 강화하고 문화 분권을 통한 문화 민주주의의 확대 목소리도 나온다. 박영정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예술기반정책연구실장은 향후 ‘문화분권의 로드맵’부터 그리자고 말한다. 박 실장은 “권력의 개입을 막는 구조적 장치로서의 분권뿐 아니라 예술창작 지원과 문화예술교육 지원, 문화향유 등 각 분야에서 정부로부터 지자체 문화행정 단위로 안정적으로 이행되는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문화예술계 내부에서는 추락할 대로 추락한 문화행정의 신뢰 복원이 ‘우선’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초점은 ‘적폐 청산’이다. 김 연출가는 “문체부가 블랙리스트의 피해자인 예술가를 돈으로 구제하는 듯한 시혜성 정책들을 내놓고 있는데 블랙리스트 사태는 예술가들을 시범 케이스로 국민의 입에 재갈을 물리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문체부가 자금 지원 등의 문화예술에 대한 구제 정책으로 ‘셀프 면책’을 하고 있다”며 “최순실 국정농단과 블랙리스트 사태의 실행자와 부역자, 동조자들에 대한 인적 청산부터 하고 스스로 법적 책임을 감내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적 지원 ‘눈먼 돈 퍼주기’식 경계를 한편에서는 문화정책의 패러다임 전환도 제기한다. 김정수 한양대 교수는 “정부의 적극적 지원이 문화발전의 촉매라는 기존의 패러다임 자체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 역시 국가주의에는 반대한다. ‘새마을운동’하듯 문화예술을 국가가 끌고 가기보다는 ‘씨를 뿌린다’는 생각으로 간접적이고 기초적인 지원이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정부 역할에 대해서도 문화예술의 향유와 교육 분야 등에 대한 장기적인 지원을 강조한다. 아울러 문화예술에 대한 공적 지원이 ‘눈먼 돈 퍼주기’식으로 흘러가서는 안 된다는 경고도 내놓고 있다. 김 교수는 “박근혜 정부에 대한 반발을 이용해 마치 예술가의 모든 창작활동이 공공의 이익이 된다는 인식도 위험하다”며 “공적 자금을 받는 문화예술이 사회적 책임과 상충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中, ‘한국제품 불매가 애국’…비뚤어진 사드 교육 지침 논란

    中, ‘한국제품 불매가 애국’…비뚤어진 사드 교육 지침 논란

    최근 중국에서 자녀를 학교에 보내는 한국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날로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중국의 한 대형 온라인 교육사이트에서 ‘한국상품 불매 교육법’을 조목조목 설명하는 내용을 올려 논란이 일고 있다. 중국의 인기 포털 사이트 소후(搜狐)에서 운영하는 소후교육(搜狐教育)은 13일 ‘아이들이 왜 한국 제품 먹지 말고, 한국 여행 가지 말라고 묻는다면 이렇게 설명하라’는 제목의 사설을 게재했다.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촉발된 ‘반한 감정’이 ‘비뚤어진 애국 교육’으로 잘못 확산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감을 자아내는 대목이다. 신문은 “일부 학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사드 문제 거론을 회피하지만, 어차피 아이들도 알게 되어 있다”면서 “아이들의 안전과 건강한 성장을 위해, 또한 국가의 이익을 위해 이성적으로 아이들과 대화를 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서 ‘사드’에 관해 간략하게 두 가지 사항을 전달할 것을 당부했다. 첫째, 미사일 발사 기능이 있어 중국이 발사한 미사일을 언제든지 격추할 수 있다. 둘째, 사드의 레이더 기능은 마치 슈퍼 성능을 가진 망원경과 같아서 절반에 가까운 중국의 비밀을 샅샅이 들여다볼 수 있다. 군사기지, 관련 장비 등의 소재지를 모두 알아낸다고 덧붙였다. 즉 ‘지피지기 백전백승’이라, 빛 속의 우리를 어둠 속의 적이 들여다보는 것은 상당히 위험하다고 전했다. 다음으로 아이들에게 ‘파소지하 안유완란(覆巢之下,安有完卵)’의 성어를 가르치라고 권했다. ‘새집이 부서졌는데 알이 온전하겠는가’라는 의미로 후한 공융(孔融)이 조조(曹操)에게 미움을 받아 목숨을 잃자, 그의 딸과 아들이 도망치지 않고 ‘파소지하 안유완란’이라 말하며 아버지의 뒤를 따라 죽었다는 이야기다. 즉, 중국은 큰 새 둥지로 누군가 둥지를 엎으면 안에 있던 새와 알(국민)도 온전할 수 없다는 뜻으로 국가와 국민의 이해관계를 동일시 하도록 가르치는 내용이다. 이어서 ‘애국’은 작은 일부터 시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즉 TV를 살 때 LG 제품을 생각하지 말것, 간식을 살 때 농심, 오리온 등을 사지 말 것, 여행을 갈 때 한국을 고려하지 말 것 등을 제시했다. 무슨 물건이든 대용품은 충분하니 한국 제품을 멀리하라고 덧붙였다. 또한 ‘애국’이라는 명분으로 차량을 부수고, 물건을 훼손하는 일은 진정한 애국이 아니며, 개인적인 분풀이일 뿐이라고 전했다. 따라서 아이가 이성적이고 냉정하게 행동할 수 있도록 가정에서 지도하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적의 좋은 점은 존경하고, 배우라”는 논리를 전했다. 롯데그룹은 사드부지 제공에 따른 후폭풍을 충분히 고려했으면서도 그룹과 국가에 이익이 될 것으로 판단해 ‘중국시장’을 기꺼이 희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대국적인 견지에서 내린 결정은 일정 부분 우리가 배우고 학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폐쇄적이고 편협한 생각은 오만해질 수 있으며, 결국 남보다 못한 사람이 된다”는 논리다. 하지만 정작 ‘한국상품을 거부하라’는 논리를 장황하게 늘어놓은 뒤에 ‘편협한 생각을 하지 말라’는 결론은 아귀가 맞지 않는 느낌이다. 중국 누리꾼들의 의견도 다소 분분하다. 일부 누리꾼들은 “처음으로 사드를 교육으로 연장해서 언급한 정확한 문장이다”, “아이들과 애국에 관해 이야기를 나눌 좋은 기회다”라며 지지를 전했다. 하지만 일부 누리꾼들은 “일본제품 사지 말라, 미국제품 사지 말라 하더니, 이제는 한국제품 사지 말라고 한다. 아이들에게 복수심을 가르치라는 건가?”, “북한의 핵이 없었으면 사드도 없었다”, “우선 스모그, 쓰레기 기름, 독이 든 분유 등의 문제부터 제재하고 보자”라며 반대의견을 펼치기도 했다. 이종실 상하이(중국)통신원 jongsil74@naver.com
  • 서울시의회 이성희의원 “중 사드 보복 계기, 관광시장 다변화 필요”

    서울시의회 이성희의원 “중 사드 보복 계기, 관광시장 다변화 필요”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이성희 위원장(바른정당, 강북2)은 3월 10일 위원회 회의실에서 관광체육국 안준호 국장으로 부터 ‘중국정부의 한국관광 금지조치 관련에 따른 경위 및 서울시 대응전략’에 대해 보고를 받았다. 이성희 위원장에 따르면 작년 7월 국방부에서 한반도 사드배치계획 발표한 이후, 중국 정부는 한국관광 규제를 ▲ 광전총국(TV, 라디오 등 방송매체 감독기관)에서 한류콘텐츠에 대한 규제, ▲ 「비합리적 저가여행 근절대책」추진이라는 명분으로 여행사에 한국행 단체관광객 20% 감축, ▲ 한국행 중국 전세기 운항 불허 등 단계적으로 강화했다. 이어 지난 2월 국방부에서 사드부지 확보를 위한 롯데와의 부지교환 계약을 체결하고, 5~7월 안에 사드배치를 완료하겠다고 발표하자 ▲ 3.15. 이후 한국행 단체여행 판매 전면 중단, ▲ 한국행 개별여행 업무 전면중단, ▲ 한국관련 상품은 매진된 것으로 표시하거나 삭제, ▲ 롯데 관련 상품 전면 퇴출, ▲ 한국 저가여행 엄격히 정비, ▲ 크루즈선 한국 정박 금지, ▲ 위반시 엄중처벌 등 중국 정부에서 7개의 한국관광 금지 관련 지침을 구두로 시달하여 씨트립, 투니우, 통청망 등 주요 대형 온라인여행사에서 현재 한국상품이 삭제되어 검색조차 불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이 관광객을 무기로 삼을 수 있는 것은, 관광객 숫자가 많기도 하지만 관광산업이 여전히 정부 통제하에 있으며, 중국여행사총사(CTS)와 중국국여(CITS) 등 대표 여행사들은 대부분 국유기업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여파로 서울시에서는 5월 방문 논의 중이던 기업 인센티브단체(8천명 규모)관광이 유보된 상황이며, 4~8월 중 중국 수학여행 교류단체가 한국 방문을 취소, 한·중 문화예술교류 청소년 방한단체 방문 유보, 중국에서 서울우수관광 인증상품 거래가 전면 취소될 것으로 나타났다. 이성희 위원장은 “지난해 서울 방문 중국관광객은 635만명(전체방문객의 46.8%)으로 ’15년 대비 연간 34.8% 증가하였으나, 사드배치 결정 이후 성장률이 둔화될 것으로 보이며, 3.15. 이후 중국 정부의 한국관광 금지조치가 현실화될 경우, 전문가들은 중국관광객이 연간 40%~60%까지 감소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서울시에서는 ▲ 관광업계의 경영난 해소 및 종사자 실직발생시 지원방안 검토, ▲ ‘항공권 결합 관광상품’ 개발·판매 등 개별관광객 유치전략 강화, ▲ 서울 썸머세일 조기 개최(7월 → 5월)하여 개별관광객 쇼핑기회 확대, ▲ 관광시장 다변화를 통해 서울방문 관광객 감소 최소화, ▲ 국내관광 활성화로 인바운드 시장 침체로 인한 충격 최소화 등 중국정부의 한국관광 금지조치와 관련하여 여러 가지 대응전략을 내놓았다. 이성희 위원장은 “중국의 이번 조치는 소인배처럼 보인다. 그러나 한류에 편승해 중국 관광객에게 너무 기댄 우리나라도 반성해야 하며 여러 나라 대상으로 마케팅을 확대하고 비자 면제, 항공사와 여행업계 지원, 숙박 시설 확대 등을 검토하고 5년 후 인구측면에서 중국을 넘어선다는 인도를 상대로 한 홍보 등 시장 다변화가 시급하다”며, “이번 기회로 우리가 과연 외국인이 길 찾기 편한 나라, 돈 쓰기 쉬운 나라, 두 번 세 번 와도 볼게 있는 나라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박삼구 ‘금호그룹 완전체의 꿈’ 무너지나

    박삼구 ‘금호그룹 완전체의 꿈’ 무너지나

    “승자의 저주 피하자” 배수의 진 채권단은 “불가하다” 못 박아 양측 입장 고수 땐 中 업체 품에금호타이어를 인수해 그룹을 재건하겠다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계획이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인수 방법을 놓고 박 회장과 채권단이 갈등하면서 접점을 찾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박 회장 측은 13일 설명회를 갖고 “‘승자의 저주’를 피하기 위해 채권단이 컨소시엄을 통한 인수를 허용하지 않으면 금호타이어 인수를 포기하겠다”면서 ‘배수의 진’을 쳤다. 그러나 채권단은 “불가하다”는 기존 입장을 명확히 했다. 재계에선 결국 금호타이어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중국 더블스타 품에 안길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금호그룹 관계자는 “재무적투자자(FI)로만 인수자금을 100% 마련하기에는 큰 부담이 있다”면서 “컨소시엄을 통해 전략적투자자(SI)를 확보하는 방안을 열어 주지 않으면 우선매수청구권 행사를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박 회장의 요구가 ‘승자의 저주’를 피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한다. FI를 통해 마련한 자금은 결국 빚이기 때문에 투자금 상환과 이익금 지급 등이 부담이 된다. 이미 대우건설 인수를 통해 FI 자금을 끌어들였다가 쓴맛을 본 박 회장 입장에선 일종의 지분 투자를 받는 컨소시엄 방식을 선호하는 것이 당연하다. 상황은 쉽지 않다. 채권단은 우선매수청구권 약정서에 적힌 대로 박 회장 개인이 세운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인정하지만, 제3의 기업이나 컨소시엄을 통한 자금 조달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금호그룹 관계자는 “채권단 구성원들이 협의를 통해 바꿀 수 있는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정권 교체기에 금호타이어 같은 알짜기업을 중국 업체에 매각하는 것이 채권단에 부담스러울 수 있어 재논의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본다. 하지만 채권단은 이미 끝난 문제라는 입장이다. 채권단은 이날 금호타이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중국 타이어업체 더블스타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우선매수권의 성격을 명확하게 한 뒤 절차가 진행된 것이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재논의가 어렵다”면서 “또 박 회장의 요구대로 하면 더블스타 쪽에서 매각 정지 가처분 신청이나 손해배상 등을 제기할 우려가 있다”며 선을 그었다. 인수 방식을 놓고 박 회장과 채권단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금호타이어는 결국 더블스타에 팔릴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박 회장 측이 컨소시엄 형태가 아니면 인수전에서 철수할 수 있다고 강수를 뒀지만, 채권단도 굳이 조건을 변경할 명분이 없다”면서 “현재 상태로는 금호타이어가 중국에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관광객 재미 위한 오랑우탄 복싱 게임 논란

    관광객 재미 위한 오랑우탄 복싱 게임 논란

    태국의 한 동물원이 지역주민과 관광객들의 재미라는 명분을 앞세워 상업적 목적의 ‘오랑우탄 복싱’을 개최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방콕 사파리 월드에서 열리는 오랑우탄 쇼가 동물 권리 보호 운동가들에게 비난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쇼를 당장 중단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 쇼를 본 한 관람객은 "영리한 영장류의 특성을 이용해 동물원이 이들을 부당하게 착취한다"며 비판했다. 지역주민 역시 "오랑우탄이 너무 똑똑해서 사람들의 놀림감이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몹시 화가났고, 집으로 와서 그 기억들을 씻어내려 노력했다"고 분한 감정을 전했다. 국제동물 애호기금(International Fund for Animal Welfare, IFAW)의 이사 필립 맨스브릿지는 "소위 관광객들의 ‘오락’을 위해 동물들을 잔인하게 대하는 경우가 아직도 비일비재하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이어 "오랑우탄은 DNA의 79%를 인간과 공유할 정도로 매우 지능이 발달했으며 민감한 동물이다. 그들이 복서 옷을 입고 싸울 이유가 없는데도 사람들은 그들을 링 위로 내몰았다. 모의전투를 벌이는 두 명의 오랑우탄으로도 모자라 비키니 차림의 라운드 걸까지 만들었다"며 비난했다. 주최 측은 친근하고 재미있는 쇼로 이끌어가려했는지 모르지만, 비평가들은 이 쇼의 밑바닥에는 관광객들이 보게 되는 것 이상의 잔학행위가 잠재해 있다고 입을 모았다. 동물애호단체(People for the Ethnical Treatment of Animals, PETA)의 한 대변인은 "동물들의 공연은 그들이 원해서가 아니라 그들이 두려워서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들이 훈련에 복종하지 않으면 종종 맞거나 담뱃불에 화상을 입고, 전기 충격을 당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사실 오랑우탄들은 나무 사이를 타고 다니는 교목성 동물이라 휘어진 발로 서서 행동하기가 아주 어렵다. 또한 대다수의 새끼 오랑우탄들은 츨생 몇 일 후나 몇 주 내에 어미에게서 억지로 떨어져 암시장에서 무역업자들에게 비합법적으로 판매된다. 그리고 사파리 월드처럼 바가지를 씌우는 명승지에서 학대당하며 인간의 놀이감으로 전락하는 셈이다. 사진= 유튜브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열린세상] 대선 2라운드가 시작됐다/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대선 2라운드가 시작됐다/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대선 2라운드가 오늘 시작됐다. 대선 예비후보 등록이 진행 중이고 오는 20일까지 대선일이 확정될 예정이다. 여러 가지를 고려할 때 5월 9일 대선이 유력해지면서 정당들도 분주해졌다. 바른정당이 가장 먼저 3월 28일 대선 후보를 정하고 민주당은 가장 늦은 4월 3일이나 8일 대선 후보가 결정된다. 4월 15~16일 후보 등록이고 선거운동이 시작된다.대선 2라운드는 ‘찬탄’과 ‘반탄’ 집회 속에서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과 함께 시작돼 후유증이 있을 수 있다. 일부에선 “헌재의 역모”라며 “탄핵에 불복종하겠다”는 사람들도 있다. 물론 후유증이 있다 하더라도 대세를 거스르기는 어려울 것이다. 국민 여론이 그렇다. 헌재 선고 직후의 여론을 보면 86%가 탄핵 결정을 잘했다고 했고 92%가 승복하겠다고 했다. 대선 정국 1라운드는 ‘반(潘) 사퇴’와 함께했다. 반 사퇴의 뿌리는 지난해 12월 9일 국회의 대통령 탄핵 가결에서 시작됐고 그 후 정권 심판과 교체의 분위기가 지배적이 됐다. 이 과정에서 지난해 9월 이후 계속돼 온 ‘반기문 우세’는 ‘문재인 우세’로 바뀌게 됐다. 그래서 올 1월 한 달 실시된 16개의 여론조사에 ‘문재인 우세’가 15개로 나타났다. 2월부터 최근까지의 대선 후보 관련 여론조사도 비슷했다. 대체로 보면 51~78%의 유권자가 야권·진보 후보를 지지하고 9~22%는 여권·보수 후보를 지지하는 셈이다. 7대3의 판세다. 대선 2라운드도 지금까지 이어져 온 야권 우위 구도에서 크게 벗어나기 어려울 듯하다. 무엇보다 ‘보수 10년’의 피로감과 ‘박근혜 파면’이 결정적이다. 물론 민주당 경선 결과가 첫 분수령이겠지만 뒤집기가 쉬워 보이지는 않는다. 우위론과 대세론의 분기점은 첫 경선 지역 호남이다. 야권 대표는 호남이 결정한다. 호남 지지 없는 야권 대선 후보는 없다. 민주당 집권의 마지막 관문은 ‘정의로운 통합’의 안정감과 능력을 보여 주는 것이다. 절반 전후로 알려진 ‘문재인 비호감’ 유권자의 선택은 여기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무거운 책임감’을 말한 민주당 대표 회견장의 태극기 배경과 “정치가 탄핵당했다는 심정으로 개혁에 매진해야” 한다는 국회의장의 언급은 상징적이고 그들의 과제를 말한다. 반면 구여권과 보수는 막판에 몰렸다. 그나마 남은 변수는 보수 재편을 주도하는 바른정당과 김종인 전 대표의 ‘비문·비박 연대’ 시도다. 이들은 ‘탄핵으로 정권교체는 이미 달성’됐기 때문에 ‘국민 통합을 위한 대연정’을 지향한다. 탄핵 기각 탄원서에 서명한 구 여당 소속 56명을 일단 제외하더라도 나머지 보수세력을 바른정당이 흡수해 보수의 대표성을 확보하느냐가 한쪽의 분기점이다. 문제는 누가 보수의 단일 대안으로 나설 수 있느냐다. 후보마다 강약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보수 수구화와 왜소화의 위험’을 가진 후보, ‘3연속 대구·경북(TK)의 부담’을 가진 후보 아니면 시간도 없는데 낮은 인지도부터 극복해야 하는 후보들이라 고민이다. 여기에 어떻게 감동과 반전의 단일화를 이루느냐도 중요하다. 개헌은 연결 고리다. 민주당 내 ‘비문 개헌파’와 자유한국당 추가 이탈자 그리고 잔류파까지 합하면 개헌 추진 동력은 충분해 보인다. 문제는 ‘반패권 개헌 빅텐트’의 국민 공감이다. 이때 반문의 다른 표현인 반패권이 국민의 삶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 국민들이 이해하도록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차기 대통령이 개헌을 거부할 경우 민심의 탄핵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게 비문·비박의 명분이지만 ‘분권 지향의 개헌’은 협치를 명분으로 한 정치권 소(小)영주들의 집단이기주의라는 비판도 가능하다. ‘패권 반대와 합치’의 국민 설득이 필요한 이유다. 정치공학적이라는 비판에서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을까가 관건이다. 비문·비박의 개헌 연대에 공감하더라도 정체성 혼란은 남는다. 이 대목에서는 국민의당이 핵심이다. ‘독자완주론’의 국민의당이 갖고 있는 선택지의 폭이 넓어 제3지대에서 리베로역을 맡은 몇몇 거물의 정치력이 얼마나 발휘될 수 있을지가 결정적일 것이다. ‘정권교체를 통한 적폐 청산’ 대 ‘비문·비박 개헌 연대’의 대선 2라운드, 오늘 시작이다.
  • 지자체 부동산 잇단 헐값 매각… 수년째 신경전

    지자체 부동산 잇단 헐값 매각… 수년째 신경전

    261억짜리 구리 옛 정수장 터 前시장 측, 감정가 60%로 매각 市,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 검토자치단체 소유 토지가 감정가 이하로 매각되는 경우가 많아 헐값에 팔린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경기 구리시는 2년여 전 당시 박영순 시장 재임 때 최초 감정평가액이 261억원이었던 옛 정수장 부지를 W건설에 158억원에 매각한 공무원들을 상대로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는지 법조계 등에 자문을 의뢰했다고 12일 밝혔다. 구리시는 2012년 8월 인창동 103의 4 일대 1만 1534㎡에 이르는 옛 정수장 터를 제1종 일반주거지역(4층 이하 연립주택 신축 가능)에서 제2종 일반주거지역(15층 이하 아파트 신축 가능)으로 변경해 매각하기로 하고 2곳에 감정을 의뢰했다. 평균 261억 2451만원이 나왔으나 사용 조건이 까다로워 여러 차례 유찰됐다. 구리시는 재감정해 감정가를 10% 낮췄고 2014년 9월 158억 2770원를 쓴 W건설을 낙찰자로 선정했다. 공교롭게 W건설 실질 소유주는 2006년 7월 박 전 시장 재임 당시 구리문화원장이었다. 구리시는 “당시 윗선으로부터 조속히 매각하라는 압력을 받아 매각 절차를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는 관련 공무원들 진술을 받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반면 박 전 시장 측은 “계속 유찰됐던 토지라 헐값 낙찰 주장은 잘못된 것”이라며 “주민들 숙원 사업인 초등학교 신설을 위해 공동주택 부지로 매각할 수밖에 없었다”고 반박하고 있다. 고양시는 부채를 갚는다는 명분을 앞세워 2012년 10월 킨텍스 인근 토지 2곳을 2009년 감정가보다 3.3㎡당 500만원 적은 1100만원에 매각한 것을 두고 전·현직 시장 간에 수년째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강현석 전 고양시장 측은 “당초 300가구 미만까지 허용했던 아파트를 1100가구 이하로 늘려 지을 수 있도록 허용해주고도 감정가액이 낮게 평가된 것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최성 고양시장 측은 “땅값이 과거보다 떨어져 싸게 매각한 것처럼 보일 뿐”이라고 부인하고 있다. 카지노 복합리조트 사업지역인 인천 영종도 미단시티도 대주주인 인천도시공사가 지난해 4월 특수목적법인 미단시티개발㈜의 토지매매계약 현황을 조사한 결과 감정평가액보다 싸게 땅을 매각하는 등 13건의 부적정 사례를 적발했다. 24개 필지 3716억원의 토지 매각 중 9개 필지 1118억원(30%)은 감정가보다 싸 416억원을 적게 받았다. 경남 양산시에서도 2015년 3월 유산동 옛 공단정수장 부지 매각 감정평가액이 공시지가와 주변 토지 시세보다 지나치게 낮다며 시의회로부터 문제가 제기됐었고, 지난해 8월 제주도에서는 일부 전·현직 공무원 등이 공유지를 매입해 큰 시세차익을 받기도 했다. 김달수 경기도의원은 “자산 매각 전 지방의회 의결을 적어도 2차례 이상 거치도록 제도를 바꾸고 헐값 매각 사실이 드러날 경우 감정평가업체와 관련 공무원들에게 구상권을 청구하는 전례가 만들어져야만 이런 시비를 예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박 전 대통령 헌재탄핵 불복 시사에 비판 쏟아져

    박근혜 전 대통령이 12일 헌법재판소 탄핵 결정에 대해 “진실은 밝혀질 것”이라며 불복의 의사를 내비치자 대선주자들이 일제히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측은 이날 박 전 대통령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에 도착해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고 있다’는 대국민 메시지를 낸 것에 대해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에 불복하는 것이라면 국기문란 사태”라고 비판했다. 문 전 대표 경선캠프 박광온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박 전 대통령은 ‘모든 결과를 안고 가겠다’면서도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말해 헌재 결정에 흠결이라도 있는 듯한 언급을 했다”며 “헌재 결정을 수용한다는 입장을 밝히지 않는 것은 헌법과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시점에서 가장 요구되는 것은 헌재결정을 수용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밝히는 것”이라며 “갈등과 상처를 치유하고 통합의 길로 나갈 것을 바라는 온 국민의 간절한 마음을 헤아려 주시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박 전 대통령이 불행해진 이유는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탄핵된 상황에서도 여전히 국민의 목소리에 귀기울이지 않고 있음에 안타깝기 그지없다”고 비판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헌재의 결정이 진실을 근거로 하지 않았고, 자신은 헌재 판결에 승복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명백히 선언한 것”이라며 “자신의 지지자들을 결속시키고 계속 싸워야 할 명분을 줬다”고 비판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청와대를 떠나며 국민들에 대한 사과대신 일부 지지자 결집을 위한 ‘대국민 투쟁선언’을 하였다”며 “마지막 도리마저 저버린 박근혜 전 대통령을 ‘가장 고약한 대통령’으로 기억할 것”이라며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측은 “유 의원은 이미 박 전 대통령에게 승복하라고 강조했던 입장 그대로임을 밝힌다”는 입장을 내놨다. 한편 이날 오후 청와대를 떠나 사저에 도착한 박 전 대통령은 “이 모든 결과에 대해서는 제가 안고가겠다”면서도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고있다”며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불복한다는 늬앙스를 내비쳤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박근혜 대통령 파면] 헌재 ‘기업 재산권 침해’ 언급에도… 말 아끼는 재계

    “이제 경제 살리기 나서자” 한 목소리 “기업의 재산권을 침해했을 뿐만 아니라 기업 경영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다.” 재계가 10일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결정문에서 주목하는 부분이다. 헌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재단법인 미르와 K스포츠 설립, 최순실씨의 이권 개입에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준 행위 등에 대해 이렇게 판단했다. 이는 두 재단에 대한 출연이 청와대의 강요에 의한 것이란 삼성 등 관련 대기업들의 주장과도 같다. 한편으로는 기업들을 정권의 화수분으로 여겼던 관행이 잘못이라고 지적한 것이다. 기업들 입장에서는 반가울 법한데 말을 아끼고 있다. 반(反)기업 정서가 대선을 틈타 더욱 확산될 수 있고 최순실 국정농단 관련 재판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경제단체들은 한목소리로 이제 경제 살리기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최순실 국정농단과 관련해 특별검사팀의 수사를 받은 기업들은 헌재의 결정과 상관없이 재판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대통령 탄핵 인용이 검찰 수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현재로서는 가늠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기회를 통해 기업의 후원과 기부 과정이 힘들지만 투명해질 것이라는 긍정적인 기대도 있다. 실제 삼성과 SK는 후원이나 기부금이 10억원 이상이면 이사회 의결을 거치게 했다. 롯데는 신설된 준법감시위원회에서 행위에 정당성을 부여할 권원(權原)에 대해 면밀히 따질 예정이다. 재계 관계자는 “각종 지원 요청이 오는데 거절할 수 있는 명분이 생겼다”며 “쉽지는 않겠지만 기업 경영이 투명해지는, 맞는 길”이라고 지적했다. 정부 입장에서는 썩 반갑지만은 않다. 한 전직 장관은 “일을 하다 보면 드러나지 않게 기업에 도움을 요청할 때가 있는데, 기업들이 협조하려 들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후원사를 밝히고 해당 기업의 로고를 쓸 수 있는 행사에는 기업의 후원이 몰리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행사 자체가 성사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재단 모금을 주도했던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이번 사태를 값비싼 교훈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전경련을 포함해 모두 화합을 강조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그동안 정치 일정에 밀려 표류하던 핵심 현안 해결에 국가 역량을 집중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도 “정부·정치권은 이념과 정파를 초월한 협치를 통해 국정운영 공백과 국론 분열에 따른 사회 혼란이 조기에 매듭지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여야 정치권은 더이상의 불필요한 논쟁은 중단하고 초당적으로 협력해 사회통합에 앞장서야 한다”며 “안보 위기 대처와 경제 안정을 위해 적극 나서 달라”고 밝혔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한국 둘러싼 불편한 사각관계…‘국제 악동’ 北의 미친 존재감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한국 둘러싼 불편한 사각관계…‘국제 악동’ 北의 미친 존재감

    버라이어티한 날들의 연속이다. 한국을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 그리고 북한의 관계가 정점을 향해 치닫는 형국이다. 거미줄처럼 얽힌 3국 사이에 마치 이 모든 분란을 조종하는 듯한 북한이 있다는 사실은 부정하기 어렵다. 애증 혹은 원한의 사각 관계를 연상케 하는 현 정세에는 어떤 배경이 숨어 있을까. ●한·중 갈등의 핵심, 사드가 뭐길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남한 배치가 결정된 것은 지난해 7월이었다. 중국은 한·미 간 ‘사드 계약서’가 오고간 그때부터 갖은 보복을 가하더니, 사드의 부품 일부가 한국으로 이동하자 더욱 본격적으로 ‘돈줄’을 틀어막고 나섰고, 중국 내부에서는 반한 감정이 역대 최고치로 격해졌다. 미국 CNN은 북한의 도발 수위가 높아지자 한·미 간에 사드 배치 시점을 앞당기자는 합의가 있었다고 지난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같은 보도는 5일 북한이 탄도미사일 4기를 발사해 갈등 수위를 한껏 높인 직후 나온 것이며 해리 해리스 미 태평양사령관은 6일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비롯해 계속되는 도발 행위는 지난해 사드를 한국에 배치하겠다는 우리의 판단에 확신을 준다”고 밝혔다. 북한의 잇따른 위협적 행동에 대비하기 위해 사드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사드 배치가 왜 지금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는 물론 정권교체 시기에 들어선 국내 정치 현황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으나,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도발이 사드 조기 배치에 뚜렷한 명분을 제공했다는 사실만큼은 반박의 여지가 없다. ●‘남의 안방’서 집안싸움 벌인 北… 국제사회 관심 분산 총력 그렇다면 사드 배치에 명분을 제공한 북한의 미사일 도발 배경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전문가들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 암살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돌려 보려는 계산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김정남 암살은 단순한 ‘가족 싸움’이 아닌, 북한·말레이시아·중국이 복잡하게 뒤엉킨 사건으로 비화했다. ‘남의 안방’에서 집안싸움을 벌인 북한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여기에 말레이시아가 북한과의 단교를 정식 검토하겠다고 밝히자 집중된 이목을 분산시키려는 심산이 작용했을 것이다. 다케사다 히데시 일본 도쿄 다쿠쇼쿠대 대학원의 특임교수이자 방위성 방위연구소의 전 총괄연구관은 NHK와 한 인터뷰에서 “북한이 김정남 살해 사건에 쏟아지고 있는 국제사회의 관심을 딴 데로 돌리기 위해 미사일 4발을 동시에 발사하는 대대적인 실험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사드 배치를 이끈 북한의 이번 미사일 도발의 배경에서 미국에 대한 견제를 빼놓을 수 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91년 철수했던 전술핵무기의 한국 재배치 및 대북 선제 타격론까지 검토하는 등 강경한 대북 정책을 잇따라 내놓은 데다 지난 1일부터 한·미 연합 독수리훈련이 시작되자 이에 대한 과민 반응으로 미사일을 이용했다는 것이 다케사다 교수의 분석이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7일, 4발의 탄도미사일 발사가 주일미군기지 타격을 위한 훈련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주일미군기지의 타격, 사드 조기 배치로 갈등이 증폭된 한·중 관계 등은 미국보다는 일본과 한국이 겪어야 할 위협에 가깝다. 결국 북한은 일본과 한국 등 미국의 주요 우방국을 인질 삼아 과격한 방어기제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中, 北에 미사일 뒤통수 맞아도… 美와 힘겨루기에 손 안잡아 오랜 시간 북한의 ‘비빌 언덕’이 돼 줬던 중국은 리길성 북한 외무성 부상의 방중(2월 28일~3월 4일)으로 북·중 고위급 인사 교류가 마무리된 지 이틀 만에 벌어진 북한의 과격 행보 때문에 굴욕을 면치 못했다는 평이 나온다. 일본 산케이신문은 7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리 부상 면담 당시 양국 간 소통 강화를 언급한 것으로 미뤄 ‘북한이 중국에 미사일 발사를 사전 통보했을 수 있다’면서도 ‘사전 통보하지 않았다면 북한이 북·중 회담을 무시했다는 이야기가 된다’고 분석했다. ‘적의 적은 동지’라는 말에 빗대어 봤을 때, 북한이라는 ‘공통의 말썽쟁이’를 대해야 하는 중국과 미국은 손 한번 맞잡아 볼 법도 하지만 이미 두 국가 사이의 간극도 만만치 않다. 대만을 둘러싼 ‘하나의 중국’ 용인·불용인 논쟁,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 이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있는 시진핑 국가주석 등 한발짝도 양보하지 않으려는 두 국가의 힘겨루기가 팽팽하다. 북한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것은 일본도 마찬가지다. 아베 신조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 못지않은 민족주의를 내세우며 일본을 ‘전쟁할 수 있는 보통 국가’로 만들려고 애를 쓰고 있는데, 북한의 탄도미사일 4기 중 3기가 ‘하필’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 떨어졌다. 민간 어선의 피해라도 있었다면 곧장 전면전이 벌어졌을지도 모를 일이다. 국제사회를 둘러싼 일련의 사안들을 모두 북한 탓으로 돌리긴 어렵다. 하지만 그 모든 사안들에 북한이 공통적으로 개입돼 있는 것만은 부인할 수 없다. huimin0217@seoul.co.kr
  • 강병규 “이광필 분신 예고! 응원합니다! 그 맘 변치 않기를”

    강병규 “이광필 분신 예고! 응원합니다! 그 맘 변치 않기를”

    전 야구선수 출신 방송인 강병규가 10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인용시 극단적인 선택을 예고한 가수 이광필에 일침을 가했다. 강병규는 “박사모 가수 이광필씨의 국회앞 분신 예고! 진심 격렬히 응원합니다!”라면서 “그 맘 변치 않기를... 그리고, 이광필씨가 탄핵 반대 국회의원들의 분신 동참을 요청하셨다던데 필히 참석하여 휘발유의 위력을 세계 만방에 떨치시기를 부탁드립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박 전 대통령 탄핵 인용 발표 후 “저녁 뉴스에 ‘박근혜 긴급체포’ 기사 뜨기를” “이제 며칠후면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들께서는 어떤 법정에서 할매 2명이 머리끄댕이 잡고 서로 개싸움 하는 모습을 보게 되실겁니다”라는 글도 연이어 올렸다. 앞서 이광필은 전날 박사모 공식 홈페이지에, 대통령이 파면됐을 때 극단적인 선택을 할 것이라고 예고해 논란이 됐다. 이후 “헌재 결정에 승복하지 않는다. 명분은 확실하지만 내가 생명운동가로서 내 생명을 소중히 해야 해 (자살은) 못할 것 같다”고 자신의 발언을 철회했다. 한편 헌법재판소 측은 이날 오전 11시 만장일치로 박근혜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탄핵시 자살 예고했던 가수 이광필 “내 생명 소중, (자살) 못하겠다”

    탄핵시 자살 예고했던 가수 이광필 “내 생명 소중, (자살) 못하겠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될 경우 자살할 것이라고 암시했던 글을 올려 논란을 일으킨 가수이자 생명운동가인 이광필(54)씨가 계획을 철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씨는 10일 오후 “유죄 판결이 나온 것도 아니고 헌재 결정에 승복하지 않는다”며 “명분은 확실하지만 내가 생명운동가로서 내 생명을 소중히 해야 해 (자살은) 못할 것 같다”고 연합뉴스를 통해 밝혔다. 이씨는 “지금 경찰 십여명이 내 동선을 다 감시하고 내가 위험물질을 가졌는지 다 확인했다”면서 “빨리 (자살을) 실행하라고 하는 문자도 많이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헌재 결정은 너무 정치적”이라며 “나중에 무죄 판결이 나오면 어떻게 할 거냐”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씨는 이날 헌재의 대통령 탄핵 인용 결정 뒤에도 자신의 블로그에 ‘일요일에 조국을 위해서 산화한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 그는 “(탄핵소추안을) 각하시켜 대한민국이 혼란에서 안정을 찾기를 간절히 원했지만 졌다”며 “약속한 것인데 실행하겠다, 이광필 1962년~2017년 사망”이라고 적었다. 이날 오후 3시 30분 현재 이 글에는 댓글 1000여개가 달리며 논란이 일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시론] 미래를 대비하는 선거를 생각하자/이현우 서강대 정외과 교수·前한국선거학회장

    [시론] 미래를 대비하는 선거를 생각하자/이현우 서강대 정외과 교수·前한국선거학회장

    헌법재판소의 판결 몇 시간 앞두고 이 칼럼을 쓰는 것이 곤혹스러웠는데 다시 생각해 보니 결과에 상관없이 평정된 마음으로 글을 쓸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모든 언론들은 헌재의 결정을 받아들이는 것이 법치주의이고 민주주의 원칙이라며 더이상의 혼란을 경계하고 있다. 그런데 탄핵 결정을 수용하는 것만으로 해결되는 상황이 아니라는 사실이 사태의 심각함을 더하고 있다.탄핵이 인용된다면 대선 국면에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법적 조치를 두고 갈등이 다시 야기될 것이다. 탄핵 후 사법 처리 수순을 밟아야 한다는 여론이 다수인데 여기서 구속 여부가 쟁점이 될 것이다. 검찰은 내심 대선 정국에 휘말리고 싶지 않지만 선거가 끝날 때까지 법적 조치를 미룰 명분이 없다. 비리 사건 관련자들의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대통령의 지위를 잃은 자연인 박근혜씨에 대한 수사가 필수적이고 구속 여부도 결정해야 한다. 만일 탄핵이 기각된다면 야당은 탄핵 이슈를 연말 대선까지 강하게 밀어붙일 것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탄핵 찬성 의견이 70%가 훨씬 넘는 국민 정서를 볼 때 야당 입장에서는 지지자들을 규합하기에 이보다 더 유리한 선거 쟁점은 없다. 관련자들 재판이 진행되면서 속속 밝혀지는 불법 행위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대통령에게 향할 수 있다면 연말 선거에서도 지금과 비슷한 판세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수개월째 정국을 뒤흔들고 있는 국정 농단 사건이 대통령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당연하다. 이런 엄청난 정치 파국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것 또한 당연하다. 그러나 선거가 단지 과거에 대한 책임 추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투표는 미래지향적 행위다. 대통령 선거는 앞으로 국가를 이끌어 갈 국민의 대표를 뽑는 것이다. 산적한 문제를 해결해 더 나은 미래를 만들 능력이 있는 정치 리더를 선택하는 것이 선거라는 의미를 다시금 새겨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만일 조기 대선이 치러지게 된다면 중요하게 고려해야 하는 몇 가지가 있다. 첫째는 이번 대선 당선자는 정권인수 준비 기간이 없이 바로 대통령에 취임하게 된다. 당선 이후 바로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있는 만반의 준비가 갖추어져 있어야 한다. 따라서 유권자들은 대선 후보가 대통령직을 즉시 수행할 수 있도록 준비돼 있는지 따져 보아야 한다. 국무총리와 장관을 비롯한 주요 직책에 임명할 인사들의 명단을 국민에게 공개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만하다. 몇몇 후보는 예비 내각을 공개하겠다고 말한 적도 있다. 지금과 같은 비정상적 시국에서는 과거의 관례에 얽매이지 말고 정부의 정상화를 위한 열린 사고가 필요하다. 특히 안보와 경제 분야만이라도 우선 공개해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해 줘야 할 것이다. 둘째로 더이상 국정 농단 사건이 선거 이슈로 확대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대선 후보 토론회 등에서 전직 대통령의 사법 처리나 이후 대통령의 사면권 행사 등에 관한 이슈를 제기하지 말기 바란다. 유권자들은 투표 결정에서 탄핵과 관련된 책임을 물을 것인지 여부를 이미 결정했다. 거기에 더해 대선 후보들에게 사면 의지가 있는지를 묻는다면 이번 대선은 온전히 탄핵 이슈 선거가 돼 버릴 것이다. 분명히 탄핵은 이번 대선에서 중요 이슈이지만 유일한 이슈가 돼서는 안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대통령의 협조 없이는 개헌이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이번 선거 결과가 권력 체제의 변화 내용을 결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선 후보들의 개헌 의견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한국 정치의 고질적인 문제인 대통령에게 과도하게 집중된 권한이 이번 사태의 근본적 원인이라는 진단에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그리고 대선 후보들은 각자 나름대로 새로운 권력 체제를 구상하고 있다. 승자의 구상이 향후 한국 정치의 구도를 결정한다는 점에서 대선 후보 평가 요소에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정치 냉소주의의 확산이다. 이번 대선이 미래지향적 관점에서 치러진다면 구태 정치와 단절하는 정치제도 개선과 정치의식의 변화를 가져오는 계기가 될 수 있다.
  • 출마냐 불출마냐… 黃대행 ‘선택의 기로’

    출마냐 불출마냐… 黃대행 ‘선택의 기로’

    10일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을 앞두고 황교안(얼굴) 대통령 권한대행도 운명의 기로에 섰다. 탄핵심판 이후 대선 출마를 선언하느냐 마느냐 두 가지 선택지가 황 대행 앞에 놓인 것이다.먼저 탄핵심판 결과와 상관없이 보수 진영에서는 황 대행의 대선 출마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선 주자 여론조사에서 2위권에 올라 있는 황 대행이 현재 보수 세력의 구심점이 되기에 가장 적합한 인물로 꼽히기 때문이다. 자유한국당도 황 대행과 직간접적인 접촉을 통해 영입을 타진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황 대행은 ‘대통령 탄핵’이라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걷히게 되면 조속히 출마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인용이냐 기각이냐에 따라 여론의 향배는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탄핵안 인용 이후 박근혜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과 국무총리에 이어 대통령 권한대행을 역임하며 박 대통령과 한배를 탔다는 점이 부각된다면 대선 주자로서의 위상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반면 보수 진영의 ‘태극기 민심’이 활활 타오르면서 황 대행을 중심으로 결집한다면 그의 대선 출마에 강력한 명분이 실리게 될 수도 있다. 공무원이 보궐선거에 출마하려면 선거일 전 30일까지 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5월 9일을 조기 대선일로 가정하면 4월 9일이 시한이다. 그러나 선거 준비 기간과 당 경선 일정 등을 감안하면 황 대행의 대선 출마 선언 및 사퇴는 3월 중에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 경우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권한대행이라는 직책까지 떠안게 되면서 생길 수 있는 국정 공백은 황 대행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탄핵안이 기각·각하되면 대선 출마에 대한 정치적 부담감은 덜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 대통령의 권한이 중지된 기간 동안 국정을 무난하게 이끌어 왔다는 점이 부각될 경우 그의 대권 도전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탄핵심판 이후 황 대행이 전격 불출마를 선언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권 관계자는 9일 “황 대행이 정치를 계속할 생각이 있다면 패배할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출마해야 한다”고 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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