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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중국은 종전선언에 참여할 명분이 있는가/서상문 환동해미래연구원장

    [열린세상] 중국은 종전선언에 참여할 명분이 있는가/서상문 환동해미래연구원장

    세기적인 6·12 북ㆍ미 정상회담이 끝났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진정성이 재확인됨에 따라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포함한 포괄적 합의가 이뤄졌다. 반세기 이상의 한반도 냉전 구도 해체를 향한 첫걸음이다. 기대를 모았던 한국전쟁의 종전선언은 없었다. 향후 두 정상의 신뢰가 쌓이면 어쩌면 정전협정 조인 날에 맞춰 내년 7월 27일 판문점에서 이뤄질 수도 있다. 종전 선언국은 북ㆍ미, 남ㆍ북ㆍ미, 북ㆍ미ㆍ중, 남ㆍ북ㆍ미ㆍ중 가운데 한 가지가 될 것이다. 중국은 종전선언에 참여할 수 있을까? 국내엔 중국이 한국전쟁에 국가 정규군을 참전시킨 게 아니라 ‘중국인민지원군’을 파병했기 때문에 자격이 없다는 논란이 있다. 물론 중국은 국제법적으로 자격이 있고 당연히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1953년 7월 27일 중국이 북한, 미국과 함께 조인한 정전협정의 당사자임을 내세운다. 북한 지역을 북한인민군최고사령관과 중국인민지원군사령원의 군사 통제하에 둔다는 조항은 휴전 후 북한 주둔 중국군이 1958년에 모두 철수했고, 정전위원회에서도 중국이 탈퇴했기 때문에 해당하지 않지만, 정전협정은 평화적 해결을 위한 쌍방의 합의하에 (조약이) 명확히 교체될 때까지 계속 효력을 가진다는 규정이 근거가 된다(제5조 부칙 제62항). 종전선언은 미국의 대북 제재 해제, 상호불가침 조약 체결로 북한 체제 보장, 북ㆍ미 수교 및 평화조약 체결, 대북 경제 지원, 대북 투자로 이어질 수 있는 출발선이다. 중국은 이 출발선상에 서지 못하면 한반도 문제에서 미국의 주도권에 밀려 계속 수세에 놓이게 된다. 중국이 종전선언 참여에 의욕을 보이는 이면에는 국제법적 근거 외에 지정학적 이해관계 및 북ㆍ중 간 협력 관계라는 현실적 이익이 결부돼 있다. 동시에 안보에 그치지 않고 국내 정치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중국 수뇌부가 우려해 온 것은 한반도 비핵화 실패와 전쟁 발발 외에 남한의 북한 흡수통일, 남북한이 급속히 민족주의로 뭉치고, 북한이 미국의 대중국 봉쇄망에 가담해 등을 돌리거나 미국과 국경을 마주하는 난처한 상황에 직면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 봉착하지 않기 위해 중국은 북핵 제거와 동시에 순망치한의 관계에 있는 북한을 중국에 묶어 두는 두 가지 토끼를 잡아야 할 판이다. 중국에 한반도는 국가 안보의 중요도에서 타이완, 티베트, 신장(新疆) 지역에 버금가는 지역이다. 한반도의 안정은 수도 베이징과 중국 관내로 직입할 수 있는 군사요충지로서 국가 안위에 직결되는 중국 동북 지역의 안정, 나아가 수도가 포함된 중핵 지역인 동남 연해 지역의 안정에 직결되기 때문이다. 또 한반도의 유사시는 과계(跨界)민족인 중국 내 조선족의 향방, 여타 소수민족의 동요로도 이어질 수 있고, 국내 정치적 안정성(domestic politics stability)을 해치고 국경을 넘어 이입되는 민족적, 종교적 연계는 민족 갈등 및 국경 불안으로 이어져 긴장과 충돌이 높아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중국이 북한을 중국의 영향력 아래에 두고자 하는 것도 국내 정치의 안정, 경제성장의 지속과 함께 북한이 미국의 대중국 봉쇄망에 가담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시진핑 주석이 북ㆍ미 정상회담에 앞서 김정은과 두 차례 정상회담을 갖고 미국의 더욱 높아진 비핵화 요구에 대해 조언하고 향후 개방 정책 지지 및 경제지원을 약속한 것도 중국 ‘패싱’을 막기 위한 장치였다. 김정은이 중국을 배제할 수 없는 점도 한 요인이다. 그로선 대미 견제를 위해 공조하고 가능성은 커 보이지 않지만, 혹여 북ㆍ미 간의 신뢰가 깨져 트럼프가 군사옵션을 포함하는 ‘최대의 압박’ 정책으로 되돌아갈 경우에 대비해 미국의 군사공격에 반대하고 미연에 막아 줄 중국의 보호막이 필요하다. 김정은은 북ㆍ미 수교 후엔 중국의 과도한 개입을 제한하기 위해 적당한 거리를 둘 것으로 예견되지만, 북ㆍ미 수교 전까지는 중국에 기대지 않을 수 없는 처지다. 중국의 종전선언 참여 가능성이 커지는 이유다.
  • ‘선거혁명’ 민주, 국정 주도… 한국, 조기 전대 불가피

    13일 치러지는 지방선거는 그 결과에 따라 정치 지형 재편의 시작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선거 결과가 더불어민주당에 유리한 최근 여론조사 그대로 나타나는 시나리오를 상정해 볼 수 있다. 광역단체장 17곳 중 14곳 안팎의 승리라는 민주당의 예상이 현실화된 경우다. 문재인 정부의 높은 지지율에다 북·미 정상회담이 불러온 한반도 평화무드도 민주당에 유리한 요소로 해석되고 있다. ●北·美회담에 한반도 평화무드… 與 유리 만일 부산·울산·경남(PK)은 물론 자유한국당의 마지막 보루인 대구·경북(TK)에서도 민주당이 약진하는 결과가 나온다면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가장 극적인 정치 지형의 변화로 기록될 전망이다. ‘영남=한국당 아성’ 지역구도의 종말이자 ‘새로운 보수’의 탄생을 요구하는 유권자의 명령으로 해석될 수 있다. 크게 보면 2016년 ‘촛불혁명’의 연장선상에 있는 ‘선거혁명’으로 평가할 수도 있다. 이 경우 문재인 정부의 국정 운영은 한층 더 탄력을 받게 될 것이다. 이념이 비슷한 민주평화당 흡수론으로 여소야대를 극복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올 수 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민주당이 계속 야권의 극우적 행태를 버팀목 삼아 높은 지지율을 즐기는 것은 촛불 개혁 정신에 맞지 않다”며 “당위적으로 볼 때 민주당은 (민주평화당 등 범여권을 향해) 통합 노력을 할 이유가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한국당 지도부는 거센 책임론에 부딪힐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광역단체장 6개를 사수할 수 없으면 사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일각에선 조기 전당대회 개최 가능성도 제기된다. 친박(친박근혜)계 4선 중진 정우택 의원은 지난달 말 “당 지도부는 침체일로를 걷는 당 지지율과 선거전략 부재의 책임을 지고 환골탈태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최 교수는 “(영남에서도 패배한다면) 한국당은 공중분열할 수도 있다”며 “당내 개혁 보수들의 자성 움직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安 압도적 2등땐 야권 재편 핵심 될 수도 바른미래당도 거센 후폭풍을 피해 가기 힘들 전망이다.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가 설령 당선되지 못하더라도 1위와 큰 차이 없는 2위를 한다면 보수통합의 구심점임을 주장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엔 바람 앞 등불 처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한국당의 충격이 크고 반면 안 후보가 선거에서 압도적인 차이로 2등을 한다면 야권 재편의 키는 안 후보가 쥘수 있고 한국당 일부도 바른미래당과 손잡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반대의 경우) 독자 생존이 어려운 바른미래당의 일부가 한국당 신주류와 함께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한국당이 경기·충남 등에선 패배하지만 영남 5곳은 사수하며 지역정당의 위상을 유지하는 경우다. 역시 한국당 지도부의 책임론은 불가피하다. 홍 대표가 약속한 ‘6곳 사수’에는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다만 어려운 상황에서도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는 있다. 이에 홍 대표 본인이나 직계 정치인이 전당대회에 나설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2020년 총선을 앞두고 한국당 내 영남 인사가 아닌 수도권 기반 의원들의 고민은 깊어진다. 박 평론가는 “바른미래당과 통합을 해도 개혁보수를 유지할 수 있다는 명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세 번째 시나리오는 이른바 ‘샤이(숨은) 보수’의 발현으로 한국당이 광역자치단체장 6곳을 사수하는 경우다. 이 경우 지도부 책임론은 피하면서 대여 강경론을 유지하는 한편 바른미래당에 대한 흡수 시도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패배한 바른미래당 중 일부가 한국당에 흡수 통합될 가능성이 있다”며 “선거 이후 여당을 견제하고 보수를 재편해야 한다는 요구에 야권이 강하게 뭉칠수록 범여권도 결합을 하는 쪽으로 흘러갈 수 있다”고 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6·12 북미 정상회담]정상국가 지도자 각인시킨 김정은… 세계외교 ‘록스타’ 데뷔

    [6·12 북미 정상회담]정상국가 지도자 각인시킨 김정은… 세계외교 ‘록스타’ 데뷔

    방중·남북회담 부부동반 격 갖춰 도보다리·군사분계선 월경 ‘파격’ 서구 경험, 체면보다 실용적 선택 경호단 등 美에 밀리지 않는 모습 싱가포르 명소 돌며 과감한 행보 셀카 찍고 손 흔드는 등 여유 보여 “앞으로 세상은 중대한 변화를 보게 될 것이다.” 김정은(34)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후 한 말이다. 이날은 ‘은둔의 독재자’로 알려졌던 김 위원장이 마치 ‘록 스타’(연예인)처럼 떠들썩하게 세계 외교무대에 데뷔한 순간이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정상국가’ 지도자임을 과시했다. 우리 정부 고위관계자는 “은둔형 지도자였던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달리 김정은 위원장은 세계 외교 무대에 정상국가 지도자로서 모습을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2011년 김정일 위원장 사망 이후 정권을 이어받은 김정은 위원장은 그간 북한을 세계 무대에서 정상국가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지난 3월 중국을 비공개 방문할 당시에는 부인 리설주 여사와 공식수행원인 참모들을 대동하며 정상외교의 격을 갖췄고, 지난 4월 27일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에선 문재인 대통령, 김정숙 여사와 함께 부부 동반 만찬을 했다. 당시 13시간 가까이 언론에 생중계된 김 위원장의 모습은 그간 내부 숙청을 통한 공포정치로 악명을 떨치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문 대통령과 함께한 ‘도보다리 회담’에선 30여분간 배석자 없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였다. 당시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사전에 계획됐던 도보다리 회담은 잠시 머물다 오는 정도였다”며 “그렇게 긴 대화가 이뤄질 줄은 문 대통령도 몰랐고 김 위원장도 몰랐고 아무도 몰랐다”고 설명했다. 어린 시절 스위스 유학을 통해 서구 사회를 경험했던 김 위원장은 명분과 체면보다는 실용적인 선택을 하는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이번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싱가포르행에선 안전을 위해 중국 전용기를 임차했을 뿐 아니라 경호 목적으로 3대의 비행기를 동원하는 용의주도함도 보였다. 특히 김 위원장은 올해 들어 처음 나선 정상 외교무대에서도 상대 정상에게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이려 노력했다. 북·중, 남북, 북·미 정상회담장마다 북한 국무위원회 문양이 새겨진 방탄 경호차량 메르세데스벤츠 S600 풀만 가드를 공수했고, ‘방탄경호단’이라는 별칭을 얻은 북한 974부대 소속 경호원들은 차량 주위를 밀착 경호하며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30대의 젊은 지도자인 김 위원장은 전날 밤늦은 시각에 싱가포르 식물원 ‘가든 바이 더 베이’와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의 스카이 파크 전망대 등 관광 명소를 돌아보는 과감한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김 위원장을 수행한 비비안 발라크리슈난 외무장관과 여당 유력 정치인인 옹예쿵 전 교육부 장관은 함께 웃으며 셀카를 찍어 화제를 모았다. 김 위원장은 자신의 주변에 몰려든 관광객과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드는 등 여유를 보였다. 김 위원장의 이 같은 과감한 행보는 지난 4월 27일 판문점 군사분계선(MDL)상에서 문 대통령과 처음 만나 문 대통령을 북쪽으로 이끄는 모습에서도 드러난 바 있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북한이 지난해 11월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을 당시 국면을 전환할 것이라 예측은 했지만, 판문점 선언만큼 나아갈지는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다”며 “이번 북·미 정상회담 이후에도 우리가 예측하지 못할 정도로 과감하게 나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 위원장은 올해 남북 관계와 북·미 관계 정상화에 나선 데 이어 고립됐던 북한 외교의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현 한반도 정세 변화를 계기로 북·중 혈맹 관계를 복원시킨 데 이어 러시아, 쿠바, 이란, 베네수엘라 등 기존 우방 국가와의 교류도 활발해지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러시아 국경일인 ‘러시아의 날’을 맞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축전을 보내 “북·러 간 전략적·전통적 관계도 새로운 시대의 요구와 양국 국민의 이익에 맞게 더 강화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고 타스 통신은 전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남을 계기로 정상국가의 지도자 이미지를 국제사회에 각인시키는 효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사설] 사법농단, 내부 해결 아닌 검찰 수사가 정답이다

    ‘양승태 대법원의 재판거래 의혹’과 관련, 김명수 대법원장의 의견 수렴이 어제 열린 전국법관대표회의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김 대법원장의 결단만 남았다. 판사들의 의견은 여전히 엇갈렸다. 소장 판사 모임은 검찰 수사를, 경력 25년 이상의 고참 법관들은 사법권 독립 훼손을 이유로 내부 수습을 내세우며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최근에는 국회의 국정조사 방안까지 대두돼 갑론을박하고 있다. 이 갈등 확대는 김 대법원장이 자초한 면이 없지 않다. 김 대법원장이 지난달 30일 판사들의 의견 수렴에 나섰을 때만 해도 명분을 쌓은 뒤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수순으로 읽혔다. 그런데 고법 부장판사와 법원장 등의 ‘검찰 수사 불가’라는 의견이 나오자 지난 8일 출근길에 “(재판거래 의혹은) 원칙적으로 법원 내에서 해결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며 뒷걸음질쳤다. 법원 내부에서 해결하겠다는 것은 특별조사단이 제시한 ‘셀프 면제부’와 같은 결론에 도달한 것인데, 무엇하러 여론 수렴을 시작했는지 알 수가 없다. 김 대법원장이 우유부단하게 행동하는 사이에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은 한술 더 떠서 어제 “재판거래 의혹 관련 파일 410개 가운데 지난 5일 공개한 98건 외에 나머지는 공개하기 어렵다”고 했다. 사법개혁을 진두지휘해야 할 김 대법원장이 ‘재판거래 의혹’에 결단하기보다 좌고우면하는 사이에 국민의 불신은 고조됐고, 법원의 위신은 땅바닥에 떨어졌다. 김 대법원장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상고법원’ 신설을 놓고 청와대와 재판거래를 시도했다는 의혹을 제대로 밝혀야 한다. 재판이 법 앞에서 모두가 평등하다는 헌법 정신을 구현했는지 확인돼야 한다. 그 방법은 검찰 수사밖에 없다. 때를 놓치면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막지 못한다.
  • NPT 탈퇴·악의 축·핵 위기… 대결의 북미관계 마침표 찍나

    NPT 탈퇴·악의 축·핵 위기… 대결의 북미관계 마침표 찍나

    북한과 미국 정상이 12일 싱가포르에서 첫 회담을 하기까지 양국은 한반도 문제를 두고 65년을 대치했다. 1994년 제네바 합의 체결 이후 첫 북·미 정상회담이 추진되면서 한반도에 봄기운이 완연했던 때도 있었지만 대결과 반목을 거듭한 시기가 더 많았다. 제네바 합의, 2007년 9·19 공동성명과 2·13 합의 등 한반도의 전쟁 위기를 종식할 숱한 합의가 이뤄졌으나 그때마다 번번이 북한과 미국은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다.●‘북핵 합의 교본’ 9·19 공동성명 만약 2000년 첫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됐다면 한반도는 지금과 다른 모습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후 북핵 합의의 ‘교본’으로 평가받는 9·19 공동성명만 양국이 충실히 지켰더라도 한반도의 역사는 달라졌을 것이다. 한반도의 운명을 놓고 세기의 담판을 벌이는 북·미가 역사에서 교훈을 찾아야 하는 이유다. 북한은 1993년 5월 23일 이후 1998년 8월 31일까지 5년간 한 번도 미사일 발사 실험을 하지 않았다. 이 기간은 북·미 대화의 시기였다. 1993년 3월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선언과 미국의 북한 핵시설 폭격 움직임으로 긴장이 고조되며 1차 핵위기가 발생했을 때만 해도 한반도는 풍전등화의 상황이었다. 당시 미국과 한국의 고위 당국자들은 교전 가능성을 어느 때보다 높게 봤다. 한반도의 전쟁 위기는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막았다. 1994년 6월 북한을 방문한 카터는 김일성 주석을 만나 위기 국면을 협상 국면으로 전환했다. 카터가 평양에서 CNN 방송 회견을 할 때만 해도 백악관에서는 한반도에 대규모 증원 전력을 보내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었다. 빌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은 카터와 김일성 회담을 명분 삼아 분위기를 반전시키고자 했다. 당시 카터는 김일성과의 만남으로 전쟁 직전의 대치 국면이 해소되고 회담 국면이 열린 것을 일종의 ‘기적’이라고 표현했다. ●한반도 전쟁 위기 막은 카터 전 대통령 며칠 뒤 카터의 말은 현실화됐다. 미국이 제시한 핵개발 동결안을 수락한다는 북측의 서면 확인을 받은 미국은 1994년 북한과 제네바 합의를 체결했다. 북한의 핵시설을 동결하는 대신 경수로를 지어 주고 완공 시 핵시설을 해체한다는 내용이었다. 북·미 연락사무소 개설, 북한에 미국의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약속도 포함됐다. 북핵 문제를 막을 수 있는 첫 번째 기회였다. 1998년 미국이 금창리 핵시설 의혹을 끊임없이 제기하며 특별사찰을 요구하자 이에 반발해 북한은 1998년 8월 대포동 미사일을 발사했다. 그렇지만 1년 뒤인 1999년 북·미 미사일 협상이 열리며 해결의 가닥을 잡았다. 1999년 5월 윌리엄 페리 당시 대북정책조정관의 방북, 2000년 10월 북한 조명록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의 방미와 같은 달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의 평양 방문으로 북·미 정상회담 분위기도 무르익었다. 불가능해 보이던 북핵 문제 해결과 북·미 적대 관계 청산이 손에 잡힐 듯 가까웠다. 그러나 성사됐다면 한반도의 운명을 바꿨을 첫 북·미 정상회담은 그해 11월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대통령 당선으로 물거품이 됐다. 클린턴 집권 기간에 제네바 합의와 북·미 정상회담이란 두 번의 기회가 있었지만 미국 정치 지형의 변화로 북핵 문제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2002년 1월 부시 당시 대통령은 연두 시정연설에서 이란, 이라크와 함께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했다. 2002년 7월 미국은 북·미 외무장관 회담에서 북한의 고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 의혹을 제기했고 2002년 10월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동아태차관보의 방북을 계기로 제네바 합의를 파기했다. 당시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은 방북한 켈리에게 HEU 보유 사실을 시인하는 대신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포기할 테니 불가침 약속과 체제안전 보장을 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켈리는 거부했다. 평양에서 돌아온 켈리는 기자회견에서 북한에 우라늄 농축 시설이 있다는 명백한 증거가 있기 때문에 북·미 관계 개선을 위한 협상을 더는 할 수 없다고 밝혔다. ●美 켈리 방북 이후 제네바 합의 파기 애초 부시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제네바 합의를 폐기하고 북한과의 협상을 파기하려고 작정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일례로 2001년 3월 미국 워싱턴을 찾은 당시 김대중 대통령에게 부시 대통령은 “북한과의 모든 대화를 중단한다”고 잘라 말했다. 1차 북핵 위기를 봉합했던 모든 외교적 노력이 단번에 내동댕이쳐졌다. 2002년 말부터 2003년까지 북한은 핵실험을 차근차근 준비했다. 이 시기는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을 선언하고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를 상대로 전쟁을 벌이고 있을 때였다. 북한이 2006년 10월 첫 핵실험을 강행하기 전에도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기회가 있었다. 2003년 8월 남북한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는 6자회담이란 다자협의체를 구성해 베이징에서 첫 논의를 시작했다. ●BDA 사태로 北 경제 제재 압박 2년 뒤인 2005년 9월에는 제4차 6자회담 2단계 회의에서 9·19 공동성명에 합의했다. 이 합의에서 북한은 모든 핵무기와 핵 계획을 포기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NPT와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복귀하고 1992년 남한과 맺은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을 이행하기로 했다. 미국은 북한을 공격할 의사가 없음을 확인하고 북한과의 관계 정상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그러나 미국은 9·19 공동성명에 서명하는 한편 방코델타아시아은행(BDA) 문제를 제기하며 북한을 압박했다. 9·19 공동성명 발표 직전 미 재무부는 북한 지도부 일부가 자금세탁용으로 BDA를 이용했으며 다른 불법 활동에도 연루돼 있다고 발표했다. BDA는 마카오에 본사를 둔 중국은행이다. 미국은 9·19 공동성명으로부터 즉각 거리를 뒀고, 일본은 납북자 문제를 들어 다른 5개국이 약속한 대북 에너지 지원을 하지 않겠다고 버텼다. 급기야 북한은 2006년 첫 핵실험을 했다. 부시 행정부와 달리 오바마 행정부는 북·미 직접 대화를 모색하려고 했다. 2009년 1월 임기를 시작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취임식에서 “미국은 적대감을 내려놓는 국가에 손을 내밀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해 8월 클린턴 전 대통령이 방북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면담했고 12월 스티븐 보즈워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김정일에게 오바마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다. 2010년 1월 북한 외무성은 1953년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기 위한 대화를 제안했다. 2011년 4월에는 카터 전 대통령이 방북했다. 그해 7월 북·미는 뉴욕에서 고위급 대화를 열었다. 하지만 같은 해 12월 김정일의 사망으로 논의는 더 진전되지 못했다. ●北, 2012년 개정 헌법에 ‘핵보유국’ 명기 2012년 5월 북한은 개정 헌법에 ‘핵보유국’임을 명기하고 이듬해 제3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정전협정 백지화도 선언했다. 2013년 4월 영변 5MW 원자로를 재가동했고 2016년 1월에는 4차 핵실험을 하고서 “첫 수소탄 시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북한은 핵실험을 멈추지 않았다. 지난해 9월 6차 핵실험 후 핵무력 완성을 공식 선언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북한을 향해 “화염과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벼랑 끝으로 치닫던 북핵 위기를 막은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었다. 평창동계올림픽에 북한 대표단을 초청해 대화의 계기를 만들고 4·27 남북 정상회담과 5·26 정상회담으로 북·미 정상회담의 발판을 만들었다. 그리고 12일 오전 북·미는 ‘세기의 담판’을 앞두고 있다. 미국의 대화 중단과 북한의 핵 보유로 점철된 역사에 비춰 볼 때 양국 정상이 가장 적극적 의지를 가지고 처음으로 머리를 맞대는 이번 대화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특파원 리포트] 세계 최고 권력자 트럼프, 월급은 마이너 야구 선수급

    [특파원 리포트] 세계 최고 권력자 트럼프, 월급은 마이너 야구 선수급

    美 트럼프 40만弗… 권한 비하면 적어 英 엘리자베스 여왕 약 1억弗로 독보적 싱가포르 리셴룽, 170만弗 선출직 으뜸 문재인 대통령 약 20만弗로 8위 올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봉은 40만 달러(약 4억 2800만원)다. 세계 최고 권력자인 트럼프 대통령의 연봉은 많은 걸까. 미 프로야구(MBL)나 프로농구(NBA) 등에서 연봉이 수천만 달러에 달하는 스포츠 스타들보다 아주 적다. MBL 최고 선수인 마이크 트라웃(27·LA 에인절스), 클레이턴 커쇼(30·LA 다저스) 등은 이미 3000만 달러를 넘긴 지 오래다. 미 대통령의 월급은 MBL의 마이너리그 선수 수준이다. 또 애플, 아마존 등 미 대기업 최고경영자(CEO) 등에 비해도 형편없는 수준이다. 미국의 한 시사평론가는 8일(현지시간) “미국의 최고 권력을 쥐고 있는 대통령에게는 ‘연봉’보다 최고의 ‘명예’와 ‘예우’가 더욱 큰 의미를 지닌다”면서 “특히 세계 최고 권력자로 불리는 미 대통령은 임기를 마치면 더 큰 부와 명예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한 나라를 대표하는 국가수반인 대통령과 총리 그리고 왕실의 왕·여왕 중 가장 고소득자는 누구일까. 비즈니스인사이더가 최근 보도한 통계에 따르면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이 국가수반 중 독보적인 연봉 랭킹 1위다. 그녀는 1년에 1억 700여만 달러를 받는다. 연봉이라기보다는 연소득 개념으로, 많은 왕실의 재산과 국가에서 지급하는 연금 등을 모두 합친 금액이다. 엘리자베스 여왕의 연소득을 영국인 1인당 GDP로 환산하면 2660명분에 달한다. 또 영국인과 북아일랜드인들에게 골고루 나눠준다면 1인당 1달러 62센트씩 줄 수 있는 큰 돈이다. 연봉 40만 달러를 받는 세계 최고 권력자인 트럼프 대통령은 엘리자베스 여왕의 4% 정도를 받고 있는 셈이다. 연봉 랭킹 상위에는 대통령과 총리 등 선출직 국가수반보다 모두 ‘왕실’이 차지했다. 이는 국가에서 나오는 연금에 ‘품위 유지’를 위해 왕실 재산의 수익금을 분배받기 때문이다. 2위는 벨기에 필리프 왕으로, 매년 1445만 달러를 받는다. 이는 벨기에 국민 346명의 평균 연소득과 비슷하다. 3위 역시 덴마크 왕실의 마르그레테 2세 여왕(1354만 달러)으로 조사됐다. 주요국 대통령이나 총리 중에는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가 단연 으뜸이었다. 리 총리의 연봉은 170만 달러로, 2위인 트럼프 대통령의 네 배가 넘었다. 3위는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로 26만 달러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 뒤로는 여성 수반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24만 2000달러)가 이름을 올렸다. 문재인 대통령의 연봉은 19만 8000달러로 8위를 차지했다. 재미있는 것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연봉이다. 시 주석의 공식적인 연봉은 고작 2만 600달러로, 한국 신입사원보다 적게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고참판사 의식한 듯… 대법원장 “사법권 의혹, 자체 해결이 가장 중요”

    고참판사 의식한 듯… 대법원장 “사법권 의혹, 자체 해결이 가장 중요”

    수사 의뢰보다 협조·내부징계로 가닥 ‘사찰 피해’ 차성안 판사 유엔에 진정서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후속 대책을 놓고 고민하던 김명수 대법원장이 사법부 자체 해결이 가장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대법원장이 형사 고발이나 수사 의뢰보다는 수사 협조, 내부 징계 쪽으로 사태 해결의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김 대법원장은 8일 출근길에 사법부 자체 해결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자 “원칙적으로 법원 내에서 해결하는 것이 제일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검찰 고발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냐고 묻자 “그런 뜻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고, 어쨌든 기본 마음가짐이 그렇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김 대법원장의 발언은 형사상 조치에 부정적인 생각을 표출한 고참 판사들의 의견을 존중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전국법원장간담회에서 법원장들은 사법부 차원의 검찰 고발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놨다. 간담회 직후 김창보 법원행정처 차장이 논의 내용을 대면 보고했고, 전체적인 분위기를 정리한 보고서를 이날 서면 보고했다. 김 대법원장의 선택에 따라 법원이 맞이할 후폭풍은 천차만별이다. 먼저 형사 고발하면 외관상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 대다수 단독·배석 판사회의에서 수사를 촉구했고, 국민 여론도 진상 규명을 철저히 해야 한다는 분위기다. 그러나 법원장 간담회, 서울고법 부장판사 회의 등에서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힌 고참 판사들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 검찰이 사법부 내에 들어왔다는 전례를 만들어 사법부 독립을 해칠 위험도 있다. 수사 의뢰는 검찰이 즉시 수사에 착수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다. 검찰은 대법원장의 형사 고발이나 수사 의뢰가 있어야 수사에 착수할 명분이 있다는 분위기다. 수사 의뢰는 단순 부탁인 만큼 형사 고발만큼 강제성은 없다. 수사를 촉구했던 판사들이나 국민 여론도 공감할 수 있는 수준이다. 그러나 이 방법 또한 형사 조치를 반대하는 고참 판사들의 뜻과는 대치된다. 수사 협조는 수사 의뢰와 반대로 고참 판사들이 용납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다. 한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고발이 점점 늘어 가고, 시민단체에서도 다양한 방법으로 검찰을 압박하는데 어차피 수사를 피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법원 입장에서는 검찰 수사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수사에 협조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했다. 사실상 대법원 차원의 후속 형사 조치는 없는 셈이어서 수사를 촉구했던 단독·배석판사 등이 실망감을 표출할 수 있다. 김 대법원장이 이날 출근길에서 밝혔듯 사법부 자체 해결로 선회한다면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 특별조사단이 보고서에서 밝혔듯 관련자 징계로 끝나면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 퇴직한 고위 법관들은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게 된다. 이럴 경우 법원행정처 개혁도 지지를 얻기는 어렵다. 한편 상고법원을 반대했다는 이유로 사찰을 당한 차성안 판사는 유엔인권이사회 법관과 변호사 독립에 관한 특별보고관에게 이메일로 긴급 진정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차 판사는 양승태 대법원장 당시 판사 사찰과 재판거래 의혹에 대해 진정을 제기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문정인 특보 강연] “트럼프, 비핵화엔 시간 걸린다고 로드맵 수정… 文 의중 반영”

    [문정인 특보 강연] “트럼프, 비핵화엔 시간 걸린다고 로드맵 수정… 文 의중 반영”

    비핵화 시기와 범위 4·27 판문점 회담의 성과는 있었다고 보지만 이행 여부는 결국 오는 12일 북·미 정상회담의 결과에 달렸다.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은 일괄 타결하자, 즉 지금 있는 거 한꺼번에 다 내놓으라는 것이다. 북한이 가진 핵프로그램에는 핵시설, 즉 농축 우라늄 시설과 재처리 시설이 있고 이를 통해 만든 무기인 핵탄두가 있다. 또 핵탄두에 들어가는 삼중수소, 이중수소, 리튬과 같은 시료가 있고 핵탄두를 실어 나르는 단·중·장거리·대륙간(ICBM) 탄도미사일이 있다. 이를 한꺼번에 다 처리하자는 건데 북한은 수용할 수 없다. 북한 입장에선 행동 대 행동 원칙, 점진적 동시교환 원칙에 따라서 하자고 주장하는데, 이 점이 미국과 북한의 가장 큰 차이다.또 트럼프 대통령은 ‘선(先) 폐기 후(後) 보상’ 원칙을 갖고 있다. ‘너희들이 먼저 모범적으로 폐기해라. 그러면 체제 보장 등 모든 거 다 해 주겠다’는 거다. 그런데 북한 입장에선 이를 받을 수 없다. 이라크, 리비아 케이스가 있기 때문이다. ‘얼마나 빨리 비핵화를 하느냐’인 시간문제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재선에 도전해야 하기 때문에 그전까지 모든 것을 마치려 하는데 2년~2년 반 사이에 할 수 있느냐는 문제가 있다. 범위 문제도 중요하다. 의제를 핵 문제, 핵미사일에 국한시킬 거냐 인권 문제도 다룰 것이냐의 문제다. 생화학무기, 사이버안보 의제로 확장시킬 수도 있다. 미국은 기본적으로 인권 문제를 다루려 하는데 자국 의회 때문에 그렇다. 북한은 (미국의) 적대적 의도와 정책의 폐기를 요구하는데 그중 하나가 인권, 민주주의 문제를 거론하지 말라는 거다. (인권 문제는) 특히 의제로 다룰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팽팽하게 맞섰다. 北에 줄 비핵화 3대 보상 또 일괄타결 시 북한이 미국에 핵프로그램 중 무엇을 얼마나 줄 건가에 대한 문제도 있다. 미국은 북한이 가진 핵탄두와 ICBM을 다 내놓으라는 입장이다.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도 언급했지만, 미국은 “테네시 가서 해체하겠다”고 했다가 테네시 가서 해체하는 게 복잡해지니까 요즘엔 “우리 팀이 북한에 들어가서 해체하겠다”고 말한다. 또 (핵탄두와 ICBM을) 전부 내줄 건지, 일부만 줄 건지도 협상 대상이다. 미국이 비핵화 대가로 해줄 수 있는 건 세 가지다. 우선 정치적 보장이다. 미국이 북한에 대한 적대적 정책을 버리고 북한의 3대 세습체제를 포함해서 사회주의 체제를 인정해 주며 수교하는 것이 정치적으로 북한이 원하는 거다. 군사적으로 북한은 “남쪽에 분명 미국 핵무기가 있을 테니 이를 검증 가능하게 사찰할 수 있도록 하자”고 요구한다. 또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할 때 전략무기를 배치하지 않기를 원한다. 아울러 미국이 공개적으로 북한에 대해서 재래식 핵 공격을 하지 않을 것을 선언하고 불가침 조약을 맺자는 것이 북한의 기본적인 요구 사항들이다. 경제적으로는 북한이 구체적으로 비핵화에 대해 행보를 보이면 당장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제재 완화 결의안을 채택해 달라고 요구한다. 미국이 북한에 대해서 독자 제재를 풀 것도 주장한다. 나아가 북한이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 아시아개발은행에 가입하는 것을 미국이 계속 거부하고 있는데, 미국이 거부하지 않으면 (북한 가입을) 반대할 국가는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북한은 미국으로부터 경제 지원이나 마셜 플랜을 기대하지 않는다. 북한은 국제사회로부터 정상국가로 대접받을 수 있기를 원한다. 트럼프식 비핵화로 변화 처음에 미국은 볼턴 보좌관이 언급했던 것처럼 리비아 모델을 생각했다. 하지만 최근 리비아 모델이 적실성이 적다는 사실을 미국도 아는 거 같다. 그래서 남아공 모델 얘기가 나온다. 남아공 모델은 주요 핵무기와 핵물질을 검증 가능하게 폐기하는 데 2년 반 걸렸다. 완전하게 핵시설과 핵물질을 없애는 데는 10년이 걸렸다. 트럼프 행정부도 이를 아는 것 같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일괄타결 얘기를 별로 하지 않는다. 일괄타결을 주장하면서도 과정이 있고 시간이 걸린다는 얘기를 한다. 선 폐기 후 보상 언급도 하지 않는다. 동시 교환 원칙에 따라 북한이 아주 가시적인 핵폐기를 하면 미국도 바로 큰 보상을 줄 수 있다고 얘기한다. (이러한 변화는) 지난달 22일 문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회담하면서 (문 대통령의 생각이) 상당히 반영된 게 아닌가 본다. 북미 정상회담 전망 그러면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은 어떻게 될 것인가. 지금 성 김 미국 주필리핀 대사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판문점에서 다섯 차례 회담을 해 (입장 차를) 줄이려 하고 있다. 미국은 북한에 ‘트럼프 대통령 체면 살려 달라. 크게 양보하라’고 말할 것이다. 또 ‘핵탄두를 우리에게 몇 개 줄 거냐. 화성15형은 반드시 줘야 한다’고 요구할 것이다. 이게(핵탄두와 ICBM이) 중요할 텐데, 나머지(완전한 비핵화)는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이다. 우선 북한이 자신이 가진 핵과 미사일 모두를 신고하면, 신고한 것에 대해 핵시설과 핵물질은 국제원자력기구(IAEA), 핵무기는 미국이 사찰해야 한다. 사찰이 끝나면 과학적 문건을 가지고 검증해야 하고, 검증 후 폐기 대상을 설정하고 검증 가능하게 폐기해야 하기에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다.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도 요즘 이것을(핵폐기 과정을) 어떻게 조율하는가를 고민하고 있다. 하지만 북·미가 주요 합의에 이르지 못했으면 지금까지 판문점에서 5차례나 회담하지 않았을 것이다. 내가 미국 쪽에서 들은 얘기로는 지난 주말까지는 (회담) 공정률이 20%밖에 안 됐다고 했는데 지금까지 진행되는 걸 보면 결국에 (합의가) 많이 이뤄진 것 아닌가 하고 희망적으로 본다. 우리 정부가 가장 바라는 건 북·미 정상회담이 잘돼서 바로 문 대통령이 싱가포르로 가 남·북·미 3자가 종전선언을 하는 것이다. 그러면 북한 비핵화 속도가 빨라지게 돼 있다. 北에 개혁·개방 명분 줘야 판문점 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우리가 미국하고 자주 얘기해 신뢰를 쌓은 후 미국과 불가침조약 체결하고 관계 정상화하면 왜 핵무기 갖고 고통을 받아야 하나”라고 발언했다. 전례 없는 발언이다. 패러다임의 전환이 보인다. 김정일 위원장은 강성대국, 즉 나라를 강하게 만들고 그걸 통해 융성한 국가를 만드는 것을 추구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부국강병 패러다임이다. 메이지유신, 박정희 정권, 덩샤오핑 시대 때처럼 먼저 나라를 부유하게 만들고 그 후 강력한 나라를 만들자는 것이다. 이에 대한 가장 중요한 근거는 북한이 화성15형 발사했을 때 사실 ICBM 무기 체계의 시작이었는데 끝났다고 말한 것이다. 또 올해 미국 중간선거와 연계시켜 (북·미 정상회담을) 하는 게 보인다. 김 위원장은 조건이 맞으면 핵폐기를 할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 김 위원장은 젊고, 스위스에서 교육을 받았던 사람이고 엄격히 말하면 재일 교포다. 그런 점에서 선대(先代)와 리더십의 차이가 있다. 북한에 최근 상당히 큰 변화가 있다. 지난 4월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김 위원장이 박봉주 내각총리에게 “경제 문제에 관해서는 절대 복종하라”고 말했다. 또 전원회의에선 “(핵개발·경제발전) 병진정책은 끝났다. 이제 경제에 매진할 시간”이라고 언급했다. 김 위원장 신년사에서도 내각 중심의 통일적 지도력이 언급됐다. 이를 보면 상당히 큰 변화가 진행되고 있는 건데, 군부를 포함한 북한 보수세력의 저항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큰 과제다. 이를 극복하려면 김 위원장이 (북·미 정상회담 등에서) 성공해야 한다. 미국에 제대로 인정받고 남북 관계가 개선되고 중국에서 투자가 오는 등 희망이 보여야 한다. 당과 내각은 김 위원장을 강력하게 밀고 있으니, 김 위원장이 군부와 국가보위부에 ‘봐라 잘되고 있지 않냐’라고 말할 수 있는 명분을 만들어 줘야 한다.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이후에는 6자회담으로 나아가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한국이나 미국에 6자회담 거부감이 있는데 잘못됐다고 본다. 6자회담으로 가게 된다면 2005년 9·19 공동성명 때 우리가 가졌던 (북한 비핵화의) 희망을 계속 이어 나갈 수 있을 거라고 본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노산군일기(魯山君日記)가 끝나다 - 영월 청령포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노산군일기(魯山君日記)가 끝나다 - 영월 청령포

    ‘노산군이 세종이 임어하시던 자미당 창가의 난간을 보고 크게 탄식하기를, 할바마마께서 살아 계시다면 나에 대한 사랑이 어찌 적겠는가? 하니, 종자(從者)들이 모두 감격하여 울었다.’ <단종실록 12권, 단종 2년 11월 25일. 국편영인본 6책 712면> 역사서에는 그를 노산군 혹은 홍위(弘暐), 또는 휘지(輝之)라고 불렀다 한다. 그는 왕이었지만 왕이 되지는 못했다. 그를 왕이라 부르는 자는 여지없이 가문의 뿌리까지 뽑히었다. 삶의 그림자조차 제대로 남기지 못한 불운한 소년, 조선의 제 6대 국왕인 단종(端宗. 1441-1457)이다. 단종은 출생부터가 남달랐다. 태종(1367-1462) 이후 적장자(嫡長子)에게 왕위를 물려주는 것이 조선의 왕위 계승 원칙이었다고는 하지만 실제 적장자로 즉위한 왕은 조선을 통틀어 고작 7명에 불과하였다. 상황이 이러하다보니 단종은 적장자를 넘어 적장손 신분이었기에 더더욱 왕위 계승의 정통성을 확실히 갖추고 있었다. 그가 태어나던 1441년에는 이미 아버지 문종(1414-1452)은 공식적으로 왕위 계승 세자 신분이었으며, 할아버지 세종(1397-1450)은 강력한 왕권을 지닌 국왕이었다. 또한 어머니인 현덕왕후 역시 비록 후궁으로 궁에 들어왔지만, 단종이 출생하던 시기에는 정실인 세자빈의 위치에 있었다. 한마디로 단종은 적자이면서 적손이었으며, 장자이면서 장손이었고, 이에 원손이자 세손, 세자라는 조선 왕조 계보상 가장 순수 혈통의 정통성을 제대로 갖춘 최초의 국왕이었다. 하지만 역사는, 권력은 하늘 끝을 찌르는 정통성이라는 명분보다는 칼을 쥘 수 있는 힘을 가진 자에게 돌아간다. 단종이 12살 어린 나이에 국왕으로 오른 때인 1452년에는 이미 할아버지인 세종, 할머니 소헌왕후, 아버지 문종과 어머니 현덕왕후마저 세상을 떠나고 없던 시기였다. 수렴청정조차 해줄 왕실의 어른도 없는 미래를 짐작이나 한 듯 세종대왕과 문종은 서거 전에 김종서, 황보인 등에 단종을 보필해줄 것을 간곡히 부탁하였다. 어린 임금인 단종을 앞에 내세운 채 조정대신을 대표하는 김종서, 황보인 그리고 이들을 지원해주던 세종의 셋째 안평대군 세력에 반하여 위기의식을 느끼던 왕실 훈신 세력의 대표격인 세종의 둘째인 수양대군과 세종에게 왕위를 빼앗긴 양녕대군(1394-1462) 세력 등이 충돌하는 계유정난(1453)이 일어난다. 결론적으로 수양대군은 1455년 세조가 되었고 모든 권력을 잡게 된다. 권력은 결코 자비가 없다. 단종의 죽음은 예고된 셈이었다. 1457년(세조 3년)에 노산군으로 강등된 단종은 영월에 위치한 청령포에 유배된다. 삼면이 깊은 강물로 둘러싸여 있고 한쪽은 험준한 절벽인 육육봉으로 막힌 이곳은 지금도 배가 아니면 드나들 수 없는 육지 속의 단절된 섬같은 곳이다. 결국 단종은 죽었다.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1457년 10월 21일에 자결했다고 하는 기록이 남아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죽임을 ‘당했다’라는 기록도 전해진다. 사육신 박팽년의 9세손 박경여가 권화와 함께 엮은 책인 장릉지(莊陵誌)에는 “세조 3년 10월 24일 유시(酉時)에 공생(貢生)이 활끈으로 노산군의 목을 졸라 숨지게 하였다. 노산군의 옥체는 청령포의 강물에 던져 버린 것을 영월호장 엄흥도(嚴興道)가 몰래 거두어 영월군 북쪽 5리쯤의 동을지(冬乙旨)에 매장했다.”라는 기록도 남아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지금의 청령포는 이름난 관광지가 되었다. 이곳에는 현재 복원한 단종어소를 비롯하여, 영조대왕의 친필이 음각된 단묘재본부시유지비와 일반인들의 출입을 금하는 금표비, 단종 유배 이야기를 간직한 소나무인 관음송과 단종이 직접 쌓아올렸다고 전해지는 망향단 돌탑 등이 남아 당시의 슬픔을 고스란히 전해주고 있다. <청령포에 대한 여행 10문답>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여행지야? - 영월을 방문한다면 한 번쯤은 2. 누구와 함께? - 가족 단위, 친목회 3. 가는 방법은? - 영월군 영월읍 청령포로 133 - 88번 지방도를 타도 되고, 38번 국도를 타고 가도 된다. 38번 국도가 낫다. 4. 감탄하는 점은? - 육지 속의 섬. 유배지로서의 최적지로 볼 수 있는 장소를 그 당시 어떻게 찾았을까? 5. 명성과 내실 관계는? - 최근 방문객이 부쩍 늘었다. 6. 꼭 봐야할 장소는? - 망향단 7. 토박이들이 추천하는 먹거리는? - 닭강정 ‘일미강정식당’, 다슬기해장국 ‘성호식당’. 칼국수 ‘고향’ 8. 홈페이지 주소는? - http://www.heritage.go.kr/heri/cul/culSelectDetail.do?VdkVgwKey=15,00500000,32&pageNo=5_2_1_0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 한반도 지형으로 유명한 선암마을, 별마로 천문대, 국가지정 명승 제 76호인 선돌. 10. 총평 및 당부사항 - 조선의 가장 불운한 왕이었던 단종. 조선의 역사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오래된 슬픔을, 권력의 무자비함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애니멀구조대] ‘욕망의 링’ 투견장에서 구출된 누렁이와 검은 개

    [애니멀구조대] ‘욕망의 링’ 투견장에서 구출된 누렁이와 검은 개

    지난달 30일 새벽 2시가 훌쩍 넘어선 시각, 인천 인근에서 대기하던 케어 구조팀의 전화벨이 울렸다. “인천이 아니라 강화도로요”라는 제보자의 다급한 목소리. 불법 투견장소가 갑자기 바뀌는 일은 예사라 하니 부랴부랴 강화도로 차를 몰았다. 경찰과 투견장을 급습한 시간은 날이 훤히 밝아선 오전 6시 무렵, 잠복 4시간 만이었다. 경찰의 급습으로 투견장은 일순간 아수라장이 되었다. 투견꾼들은 돈가방을 움켜쥐고 달아나거나 아예 차를 버려두고 줄행랑을 쳤다. 둥그런 원형 철장 안에는 잔뜩 독이 오른 누렁이와 검은 개 두 마리의 도사견들이 서로를 향해 허연 이를 드러내며 으르렁 거렸다. 상처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아 이제 막 싸움이 시작된 듯 보였다. 하지만 철장 옆에 놓인 거즈와 소독약, 정체모를 주사기들은 앞으로 두 녀석의 몸뚱이에 날 상처가 얼마나 위급할지 짐작케 했다. 링 위에 오른 투견은 인간의 욕망이 투사된 도박의 도구일 뿐 투전꾼의 화투패와 다를 바 없다. 하여 진통제를 맞아가면서까지 서로를 죽기 직전까지 물거나 물어뜯겨야 하는 게 투견의 운명이다. 소유권 박탈되지 않는 현행법이 투견 구조 막아 이날 경찰이 연행한 투견꾼은 모두 여섯, 추계한 판돈만 어림잡아 3000만 원에 이른다고 했다. 그사이 누렁이는 사라지고 검은 개만 링 안을 빙빙 맴돌았다. 어수선한 틈을 타 투견주가 이길 확률이 높은 누렁이를 도박의 도구로 활용하기 위해 빼돌린 것이다. 케어는 투견은 불법이며, 명백한 동물학대임을 주지시키고 사라진 누렁이와 검은 개를 강제 격리조치해 줄 것을 경찰에 요구했지만 묵살 당했다. 영장이 없다는 게 명분이었고, 동물학대가 확인돼도 견주의 소유권은 박탈되지 않는 현행법이 발목을 잡았다. 하지만 투견은 금지돼야 마땅하다고 믿는 많은 분들의 지지(항의 전화)와 케어의 집요한 요청에 경찰도 두 손을 들고 말았다. 그로부터 사흘 후 케어는 견주로부터 소유권을 넘겨받아 누렁이와 검은 개를 데려올 수 있었다. 살상(殺傷)의 링 위에서 내려온 녀석들은 투견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순하고 착했다. 인간이 아닌 개를 향해서만 증오를 뿜어내도록 훈련된 탓이다. 그런데 검은 투견 ‘태호’의 몸 상태가 예사롭지 않았다. 힘없이 드리워진 귀를 젖혀보니 진득한 고름이 여기저기 뭉쳐 있었다. 물린 자국으로 감염이 심해진 목 언저리도 볼록한 수포를 누를 때마다 누런 농이 끝도 없이 터져 나왔다. 물린 상처를 제때 치료 받지 못한 채 계속 투견장으로 내몰려 상처가 나을 새 없이 깊어진 탓이었다. 태호는 감염이 심한 피부를 잘라내고 봉합하는 수술과 장기간 깊은 내상 치료를 견뎌야 한다. 공교롭게 태호가 들어갈 케어 보호소의 견사는 하필 일주일 전 하늘로 떠난 ‘베토벤’의 방이었다. 도사견 베토벤도 6년간 투견으로 살다 케어에 구조돼 그 방에서 여생을 마쳤다. 투견이 떠난 자리에 또다시 투견이라니 가혹했다. 그래도 태호만큼은 좋은 가족을 만나기를, 태호가 떠난 그 방에 다시 투견이 들어오지 않기를 바라본다. 조연서 케어 국장 YeonseoCho@fromcare.org
  • [사설] 김명수, ‘재판거래 의혹’ 내부 의견수렴만 할 때인가

    대법원이 ‘재판거래 의혹’과 관련해 그제 추가로 공개한 98개 문건을 보면 마치 선거판의 비방전략 문건과 진배없어 보인다. 언론사를 이용하고, 문제 인물의 뒷조사를 하고, 진영 논리를 활용해야 한다는 내용을 보면 대한민국 사법정의를 돕는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만든 것인가 하고 두 눈을 의심케 한다. 특히 진영 논리를 앞세워 “대법관을 증원하면 민변 등 진보세력 진출 못 막아”라는 내용의 보고서는 양승태 대법원의 보수화와 획일화를 보여 주는 증거다. 심지어 상고법원 신설을 위해 권위주의 정부의 폐해였던 ‘영장 없는 체포 활성화’나 ‘수사기관의 단기 구금 허용’ 등도 거래의 대상으로 삼으려 했다는 대목에서는 정의와 민주주의를 ‘밥’과 바꾸려 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금 판사들은 연배에 따라 둘로 나뉘어 각자 주장을 하고 있다. 그제 서울고법 부장판사회의는 “(재판 거래 의혹 관련) 형사 고발, 수사 의뢰, 수사 촉구 등을 할 경우 향후 관련 재판을 담당하게 될 법관에게 압박을 주거나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검찰 수사를 반대했다. 재판 경력 20년이 넘는 판사들이 단체로 의견을 피력한 것은 처음이다. 그러나 앞서 서울중앙지법과 의정부지법, 서울가정법원, 서울남부지법 단독판사와 배석판사들은 지난주부터 각각 판사회의를 열어 “재판거래 의혹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필요하다면 검찰 수사도 받으라”는 극약 처방에 뜻을 모았다. 오늘은 전국법원장간담회가, 11일에는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예정돼 있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앞으로도 당분간 법원 내부의 의견 수렴을 한다면서 ‘결단’에 앞서 명분을 쌓고 있지만, 지켜보는 국민 여론은 곱지 않다. 양승태 대법원 체제 법원행정처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은 법원의 손을 떠난 지 오래다. 부산지법 배석판사회의는 “이번 사태의 의사결정, 기획, 실행에 주도적으로 관여한 자에 대한 수사 요청을 포함한 모든 실행 가능한 후속 조치를 요구한다”고 의결했다. 즉 박근혜 정부 때 양승태 대법원의 ‘재판거래 의혹’을 밝히는 것은 김명수 대법원장의 당연한 책무다. 이는 사법독립 침해가 아니라 사법정의를 복원하는 것이다. 김 대법원장은 대법원 초유의 검찰 수사 가능성을 두고 명분을 더 쌓고자 법원 내 의견 수렴에 시간을 허비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판사들 내분을 더 키울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김 대법원장은 지난해 9월 26일 취임사에서 “대법원장의 권한 행사는 한 사람의 고뇌에 찬 결단이 아니라, 주권자인 국민과 사법부 구성원의 의사가 반영되는 투명하고 민주적인 절차와 방식에 의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은 판사들의 의견 수렴보다 주권자인 국민의 의혹을 하루빨리 풀어 줄 필요가 있다. 잔여 문건도 공개하고, ‘재판거래 의혹’은 검찰 수사로 해소하며, 책임자를 징계하는 등의 후속 조치를 해야 한다.
  • “대법원장의 직접 형사 고발은 불가”… 선 긋는 법원

    재판 거래 증거 없는 문건 공개 김명수의 고발 회피 명분 쌓기 “대법원장은 수사·재판 중립 유지” ‘수사 촉구’ 판사들도 한목소리 KTX 승무원 등 피해자 반발 여전 법원행정처가 재판 개입은 없었다는 점을 분명히 하기 위해 관련 문건을 추가 공개했지만 수사를 촉구하는 여론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법원은 김명수 대법원장이 직접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형사 고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선을 긋고 나섰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행정처가 전날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특별조사단이 조사한 문건 98건을 추가 공개한 것을 두고 김 대법원장 이름으로 형사 고발하는 것을 회피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행정처가 청와대 등 정치권과 재판을 두고 거래했다는 사실을 입증할 만한 내용이 없다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해 긴급히 전체 문건(410건)이 아닌 일부를 공개했다는 것이다. 대법원의 한 판사는 “재판 거래가 있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있어야 대법원장 이름으로 형사 고발을 할 수 있지 않겠나”며 “형사고발을 하지 않기 위한 명분을 쌓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법원의 이런 의도와 달리 몇 가지 새로운 의혹이 추가되기도 했다. 행정처가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지방의원 행정소송의 판결 결과를 미리 파악해 재판 독립을 해치거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등 진보 인사가 대법원에 입성할 수 있다고 우려하며 색깔론을 드러냈다. ‘성완종 리스트’ 사건이 법원으로 넘어오면 영장 발부를 관리할 필요성이 있다는 내용도 있어 영장을 거래 수단으로 삼으려 했다는 의혹까지 나왔다. 청와대 협력 사례로 거론된 재판의 당사자인 KTX 해고 승무원, 키코 사태 피해자들의 반발도 여전하다. 법대 교수와 변호사 등으로 구성된 ‘사법농단 규탄 법률가 일동’은 대법원 앞에서 천막을 치고 밤샘농성에 돌입했다. ‘김 대법원장이 형사 고발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사법부의 입장을 뒷받침하는 명분은 늘고 있다. 김 대법원장이 의견을 듣기 위해 직접 참석한 사법발전위원회 간담회에서는 재판개입 의혹 수사가 필요하지만 대법원장이 직접 형사 고발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법원 내부 의견이 수사 촉구와 반대로 쪼개졌지만 정작 대법원장이 직접 형사 고발하라는 목소리는 없다. 서울고법 부장판사들은 수사 의뢰, 형사 고발 등 어떤 방식으로든 사법부가 형사상 조치를 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등 주요 법원 단독·배석판사들은 수사를 통한 진상 규명을 촉구하면서도 대법원장은 수사와 재판에 엄정한 중립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남은 대법원장 의견 청취는 7일 열리는 전국법원장간담회와 11일 열리는 전국법관대표회의다. 법원장간담회는 원로 법관들로 구성된 만큼 수사 반대 의견을 낼 가능성이 크다. 반면 법관대표회의는 젊은 소장파 판사들로 이뤄져 있어 수사 촉구 의견을 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법원장이 형사 고발 주체가 되야 한다는 의견을 내는 곳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재경지법의 한 판사는 “만약 대법원장이 형사 고발한 뒤에 그 사건이 무혐의나 무죄가 나오면 어떤 방식으로든 책임져야 한다”며 “수사나 재판 과정에 뒤따를 공정성 시비에도 자유로울 수 없어서 (형사 고발은) 불가능한 요구”라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굴복 안 한 카타르 굴욕당한 사우디

    “소국 카타르가 수니파 종주국 사우디아라비아의 봉쇄에서 승리했다.” 사우디 주도로 이집트, 바레인, 아랍에미리트(UAE) 등 수니파 아랍국가들이 대(對)카타르 봉쇄에 돌입한 1주년을 하루 앞둔 4일(현지시간) 미국 외교정책 전문지 포린폴리시는 “사우디가 주도한 아랍 연합은 카타르를 굴복시키려 했지만 오히려 인구 270만의 소국 카타르의 영향력만 그 어느 때보다 강해지는 결과를 낳았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알자지라는 “카타르 봉쇄는 오히려 사우디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고 전했다. 예멘에 참전한 아랍 연합군에서 카타르가 빠지면서 전력이 약해졌고, 대외적으로는 한 국가의 주권을 침해한다는 나쁜 평판까지 얻게 됐다는 지적이다. 포린폴리시는 “당시 사우디의 목적은 카타르를 사실상 가신 국가로 전락시키는 것이었다”면서 “그러나 결과적으로 좌절을 겪은 것은 사우디 등 아랍 4개국이었다”고 분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단교와 봉쇄에 따른 부정적 영향은 일시적이었다. 경제적 충격은 사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6월 5일 사우디는 카타르가 적성국 이란과 밀착하고 무슬림형제단 등 테러리스트를 지원한다고 맹비난하며 단교 조치와 함께 해상과 육로 봉쇄에 돌입했다. 아랍 연합은 외교 정상화와 봉쇄 해제 조건으로 이란과의 외교 단절, 무슬림형제단 등과의 관계 단절 등 13개 조건을 내밀며 카타르의 백기 투항을 압박했다. 하지만 카타르는 사우디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고, 13개 조건도 내정간섭이란 명분으로 버티기에 돌입했다. 소비재의 약 80%를 수입하는 카타르는 봉쇄 직후 ‘뱅크런’과 ‘생필품 사재기’ 등 혼란을 겪었지만 석유와 천연가스 등으로 확보한 막강한 자금력으로 봉쇄를 극복했다는 평가다. BBC에 따르면 카타르는 지난해 7월부터 최근까지 독일 등지에서 비행기를 통해 젖소를 수입하며 유제품 소비량을 충족했다. 봉쇄 이전에는 젖소가 한 마리도 없었던 카타르는 현재 수도 도하 인근 사막에 만든 목장에서 1만 마리를 키우고 있다. 또 터키, 오만 등과 경제협력을 강화하고 국부펀드에서 약 400억 달러(약 42조 8000억원)를 투입해 경제도 안정적으로 운용되고 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약값 5배 인상” 요구받은 복지부 “안정적 공급 먼저”

    간암약 공급 부족 명분 ‘인상’ 신청 값 협상 중 공급 축소 못하게 조치 ‘약값 볼모 제약사 갑질 방지’ 모색 보건복지부가 ‘간암 약 공급이 달린다’며 약값을 5배나 올려 달라고 요구해 물의를 빚은 제약사에 대해 안정적인 공급을 유지하도록 지시했다. 또 제약사의 약값 갑질 행태를 막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도 검토하고 있다. 5일 복지부와 제약업계에 따르면 간암 약 ‘리피오돌’을 생산하는 프랑스계 다국적제약사 게르베코리아는 지난 3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약값을 올려 달라고 신청했다. 리피오돌은 암의 정확한 크기와 위치를 확인하는 데 사용하는 조영제로, 간암을 치료하는 ‘경동맥화학색전술’(TACE) 과정에 항암제와 함께 투여하는 약이다. 경동맥색전술은 종양에 항암제를 투여하는 동시에 영양을 공급하는 혈관을 막는 주요 간암 치료법이다. 리피오돌 앰플 1개의 가격은 5만 2560원이다. 제약사 측은 이 가격의 5배인 26만 2800원으로 약값을 인상해 달라고 요구했다. 회사는 중국이 약값을 30만원으로 인상해 물량이 달린다며 공급량을 10분의1로 줄였다. 이 약은 대체약이 없다. 그래서 경동맥색전술을 받는 환자는 모두 이 약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 최근 일부 대형병원의 약 재고량이 바닥나 환자 단체까지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이에 복지부는 제약사에 안정적인 공급을 요구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의약품 공급이 제약사의 책무라는 점에서 절대로 약 공급이 끊기지 않도록 제약사에 강력하게 요구했다”며 “이번 주로 1차분이 들어오면 공급 물량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이달 말 약값 협상을 시작해 가급적 빠른 시일 안에 타결할 계획이다. 복지부는 약값 협상 과정에도 공급량을 줄이지 못하도록 했다. 또 환자에게 반드시 제공해야 해 현재는 가격을 제한하는 ‘퇴장방지의약품’으로 지정하고 있지만, 어느 정도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앞으로 퇴장방지의약품에서 제외시킬 계획이다. 다만 가격이 일부 올라도 환자의 부담은 크지 않다. 암 치료와 관련한 약값은 환자 본인 부담 비율이 5%여서 현재도 환자의 부담은 앰플당 2600원에 그친다. 제약사의 입장을 모두 반영해 가격을 5배로 인상해도 환자 본인 부담액은 1만 3000원 수준이다. 복지부는 약값을 볼모로 한 제약사의 갑질 행태를 막기 위한 제도적인 대책 마련을 논의하고 있다. 박능후 장관도 최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세계보건기구(WHO) 총회에서 “일부 다국적 기업이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무리한 가격 협상을 요구하는 행위에 대해 WHO 차원에서 리더십을 갖고 공동 해결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사법농단’ 문건 98건 공개했지만…‘조선일보’ 관련 10개는 비공개

    ‘사법농단’ 문건 98건 공개했지만…‘조선일보’ 관련 10개는 비공개

    ‘재판 거래’와 관련된 법원행정처 문건 98건이 추가로 공개됐지만, ‘특정 언론기관’에 대한 문건은 여전히 공개 대상에서 제외됐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특별조사단’(단장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은 5일 조사 대상이 됐던 410개 파일 중 98개를 공개했다. 이날 처음 공개된 파일에는 ‘BH(청와대) 민주적 정당성 부여 방안’ 등 청와대 관련 내용과 ‘세월호 사건 관련 적정 관할 법원 및 재판부 배당 방안’ 등 세월호와 관련해 사법부 차원의 대응책이 담겨 있었다. 조선일보와 관련된 문서 10건은 모두 비공개됐다. 안철상 처장은 “‘특정 언론기관이나 특정 단체에 대한 첩보나 전략’이라는 제목의 문서 파일들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과는 거리가 있는 문서들이어서 공개 범위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조선일보 관련 문건들도 공개하라는 주장은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허용구 대구지법 부장판사는 4일 법원 내부통신망(코트넷)에 글을 올려 “2015년 대법원에서는 조선일보 사주였던 방응모의 친일 반민족행위 행정소송이 진행 중이었다. 대법원은 2심 판결이 난 지 약 5년이 지난 2016년 11월에 이르러서야 파기 환송 판결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그는 “언론 권력인 조선일보와 재판 거래? 사실이 아니길 빌 뿐이지만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기에 감추어서도 안 되고 수사를 피해서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이날 공개된 문건 중에는 법원행정처가 양승태 당시 대법원장의 정책에 비판적인 판사들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보수 언론을 활용하려는 계획이 새롭게 드러나기도 했다. 2016년 3월 10일 인사총괄심의관실에서 작성한 ‘국제인권법연구회 대응 방안’ 문서에는 “보수 성향 언론사에 아래 취지의 정보를 제공하여 인사모(인권법연구회 소모임) 비판기사를 내는 방안도 검토될 수 있음. 우리법연구회 핵심 멤버들이 주축. 최근의 긴급조치, 병역법 위반 등 일련의 튀는 판결 주도”라고 적혀 있다. 심지어 이러한 방안을 두고 “일종의 ‘제살 도려내기’로서 가장 극단적인 방법임”이라고 스스로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그러면서 “명분의 제공 측면에서는 최선이나 법원 전체가 비난받을 우려”가 있다면서 “신중한 접근 필요”라고 단서를 달아놨다. 그러나 이날 마저 공개되지 않은 문서들도 향후 공개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안철상 처장은 “이번에 공개되는 98개 파일 외에 앞으로도 410개의 파일 중 공개의 필요성에 관해 좋은 의견이 제시되고 그 의견이 합당하다고 판단되면 공개의 범위는 더 넓어질 수 있다”면서 “전국법원장간담회나 전국법관대표회의는 그러한 의견이 제시되고 논의될 수 있는 장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이승기 수지 ‘배가본드’ 출연 확정..스턴트맨X국정원 요원의 만남

    이승기 수지 ‘배가본드’ 출연 확정..스턴트맨X국정원 요원의 만남

    이승기, 수지가 드라마 ‘배가본드’ 출연을 확정했다. 이승기와 수지는 드라마 ‘배가본드(VAGABOND)’에서 각각 스턴트맨 차건 역과 국정원 블랙요원 고해리 역을 맡아, 2013년 ‘구가의서’ 이후 5년 만에 화끈한 재회를 한다. 드라마 ‘배가본드’는 민항 여객기 추락 사고에 연루된 한 남자가 은폐된 진실 속에서 찾아낸 거대한 국가 비리를 파헤치게 되는 과정을 담는다. 가족도, 소속도, 이름도 잃은 방랑자들의 위험천만하고 적나라한 모험이 치밀하고 스펙터클하게 펼쳐진다. 이승기는 액션 배우로 대성해 장차 세계 액션 영화계를 주름잡겠다는 포부를 가진, 종합 무술 18단의 스턴트맨 출신 차건 역을 맡았다. 자신감과 뻔뻔함이 하늘을 찌르는, 똘기 충만 스타일로, 청천벽력같은 비행기 추락 사고를 겪은 후 그 속에 숨겨진 거대한 음모와 맞닥뜨리게 된다. ‘너희들은 포위됐다’에서 호흡을 맞췄던 유인식 감독과 4년 만에 재회, 전매특허 ‘마성의 매력’을 장착, 여심을 저격한다. 수지는 작전 중 사망한 해병대 아빠의 뒤를 이어 국정원 블랙 요원이 된 고해리 역으로 나선다. 애국과 봉사라는 허울 좋은 명분을 내세웠지만, 실상 세상물정 모르는 엄마와 동생을 부양하기 위해 국정원 7급 공무원을 선택한 인물. 폼 나는 화이트 요원을 원했던 바람과는 달리, 우여곡절 끝에 블랙요원이 되고 만다. ‘당신이 잠든 사이에’ 이후 안방에 복귀하는 배수지의 대변신이 예고되고 있다. 이번 작품은 드라마 ‘자이언트’ ‘샐러리맨 초한지’ ‘돈의 화신’ ‘너희들은 포위됐다’ ‘미세스캅’ ‘낭만닥터 김사부’ 등을 만들어냈던 유인식 감독이 차기작으로 선택했다는 점에서 초미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여기에 유인식 감독과 호흡을 맞췄던 장영철·정경순 작가가 대본 집필을 맡아 기대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또한 ‘별에서 온 그대’ ‘낭만닥터 김사부’를 촬영했던 최고의 영상미를 자랑하는 이길복 촬영감독까지 가세, 국내 드라마 최초로 포르투갈과 모로코 등에서 해외 로케이션을 진행하며 최고의 스케일과 완성도를 만들어낼 전망이다. 제작사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측은 “배우, 감독, 작가 등 명품 제작진이 의기투합, 근래 보기 드문 완성도 높은 ‘역대급 드라마’가 탄생될 것”이라며 “첩보&액션, 반전&스릴러, 멜로&웃음 등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 촘촘하고 치밀한 연기와 연출, 대본으로 시청자들의 심장을 두드리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편, 드라마 ‘배가본드’는 지난 2일 첫 대본리딩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촬영에 돌입했다. 사진=후크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사설] 국민 64% 재판 불신, 사법부 신뢰회복 절박하다

    국민 10명 중 6명 이상이 사법부 판결을 불신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사법부 판결의 신뢰도를 100점으로 환산했더니 모든 연령층과 진보ㆍ보수 모두 30점대를 준 것으로 집계됐다. 낙제 점수로, 사실상 사법부에 대한 불신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CBS 의뢰로 지난 1일 성인 500명을 상대로 사법부의 판결 신뢰도를 조사한 결과(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4.4% 포인트) ‘불신한다’는 응답이 63.9%로 나타났다. 매우 신뢰, 상당히 신뢰, 다소 신뢰를 다 합한 신뢰 응답 27.6%의 두 배를 훌쩍 넘었다. ‘잘 모름’은 8.5%였다. 구체적으로는 사법부 판결의 신뢰도에서 보수층(33.3점), 진보층(35.1점), 중도층(38.9점) 모두 30점대였다. 연령별로도 모두 30점대이고, 광주·전라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지역도 신뢰도가 30점대였다. 사법 불신은 사법부 소속의 판사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공정한 재판을 받을 헌법적 권리를 가진 국민 모두의 문제다. 사법부는 보수정권 시절의 사법농단 의혹에 대해 1년 2개월 동안 세 차례에 걸친 조사를 했지만, ‘셀프 조사’의 한계를 드러냈다. 특별조사단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재판 결과를 왜곡해 청와대와 거래한 사실도 없고, 상고법원 도입에 반대한 판사들을 분석 평가하는 등 사실상 ‘사찰’을 했지만, 인사상 불이익을 준 적이 없는 만큼 ‘판사 블랙리스트’가 없다며 의혹을 모두 부인해 ‘면죄부’를 주었다. 사법부 불신은 보수 성향과 진보 성향이 각각 근거가 다르다. 박근혜 전 대통령 등 보수 정부의 적폐청산 과정에 내려진 판결에 대한 불만과 재벌·국회의원 등 우리 사회 기득권에 대한 ‘솜방망이 판결’ 불만이다. 여기에 ‘양승태 대법원 사법농단 의혹’에 대한 김명수 대법원장의 우유부단한 태도가 불신을 확산시키고 있다. 김 대법원장은 법원 안팎의 의견을 종합해 형사 조치 등 후속 조치를 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5일로 예정된 ‘국민과 함께하는 사법발전위원회’와 7일 열리는 ‘전국법원장 간담회’, 11일 ‘전국법관대표회의’ 의결 결과를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대법원 재판 거래 의혹’이라는 초유의 사태 앞에서 김 대법원장이 ‘결단’에 앞서 명분을 쌓는 것으로 보인다. 법원장 등이 명확한 증거도 없는데 재판 거래 의혹을 고발하면 부작용이 발생하는 만큼 사법행정 쇄신 등에 무게중심을 두라며 갈등을 봉합하라고 요구하는 탓이다. 김 대법원장은 그러나 ‘사법개혁’을 고려한다면 어제 서울중앙지법 및 가정법원의 단독판사들이 ‘재판 거래 의혹’과 관련한 문서 공개와 검찰 수사를 촉구한 목소리에 더 주목해야 한다. 사법부는 국민 불신 해소를 더이상 지체해선 안 된다. 김 대법원장은 사법부 전체가 불신받는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신뢰회복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판결을 믿지 못하겠다는 국민이 64%인데 무엇을 더 망설인단 말인가. 사법행정권 남용 관련자에 대한 강제 수사 의뢰 등 형사 조치를 결단해야 한다.
  • ‘신변 이상설’ 사우디 빈살만 잇단 공개 활동

    ‘신변 이상설’ 사우디 빈살만 잇단 공개 활동

    한동안 국영언론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신변 이상설이 제기됐던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다시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이른바 ‘개혁의 아이콘’이자 실세인 무함마드 왕세자는 지난 2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전화로 석유시장 안정의 중요성과 예멘 내전 문제를 논의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지난 3월 첫 서방 방문 국가인 영국의 메이 총리와 함께 양국 전략 파트너십위원회를 출범했다. 영국 정부는 이날 통화에서 그가 추진하는 경제·사회 개혁 계획인 ‘비전 2030’에 대한 협력을 재확인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또 무함마드 왕세자는 오는 14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릴 2018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개막식에 참석해 사우디 국가대표팀을 응원할 예정이라고 아랍권 매체인 알아라비야가 보도했다. 대외 행보를 자제했던 무함마드 왕세자가 다시 공개 활동에 나선 건 자신이 건재하다는 걸 보여 주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궁중 쿠데타를 일으켜 지난해 6월 왕세자 직을 쟁취한 무함마드 왕세자는 지난해 ‘부패 척결’을 명분으로 정적들을 대거 숙청했고, 올 초부터 유럽, 미국 등을 잇달아 방문했다. 그가 지난 4월 28일 지방 행사 참석 이후 3주 넘게 공개석상에 등장하지 않자 일각에선 쿠데타 역습을 당했을 것이라는 추측도 제기됐다. 급기야 사우디에 적대적인 이란 언론이 무함마드 왕세자가 리야드 왕궁에서 쿠데타 시도로 사망했다고 보도하자 사우디 국영 SPA통신이 지난달 23일 그의 회의 주재 모습을 전했고, 지난달 30일에는 압드라보 만수르 하디 예멘 대통령과의 회담 사진을 공개해 신변 이상설을 일축했다. 뉴욕타임스는 살만 사우디 국왕이 2일 노동부·문화부 장관 등 무함마드 왕세자와 가까운 인물들로 새 내각을 구성했다고 보도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트럼프가 내밀 당근은? 종전선언·대북제재 완화 ‘1순위’

    비핵화 초기 조치 맞춰 제재 완화 대북투자·경제지원 제안할 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12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에 제시할 ‘당근’이 무엇일지에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3일(현지시간) 워싱턴 정·관가와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체제 안전 보장을 위해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 북·미 수교 카드 등을 어떻게 내밀 것인지 고민 중이다. 북한은 미국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요구에 맞서 ‘영구적이고 불가역적이고 검증 가능한 체제 안전 보장’(CVIG)을 ‘말’이 아닌 ‘문서’로 확약받기를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워싱턴 정가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우선 정치적 부담이 가장 작은 종전선언을 선택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일 처음으로 ‘남·북·미 종전선언’ 가능성을 언급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북한도 비핵화 명분으로 최소한 종전선언이라는 ‘선물’을 받아야 강경파 군부 등을 설득할 수 있다. 남·북·미 종전선언은 남북, 북·미 관계가 ‘퇴행’하는 것을 막아줄 안전판 구실을 할 수도 있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남·북·미 3자가 ‘전쟁이 끝났음’을 선언함으로써 평화협정으로 가는 문을 열고, 이후 비핵화 마무리 단계에서 평화협정을 맺는 로드맵으로 북한의 체제 보장을 완성할 수 있다”면서 “남·북·미 종전선언은 정치적으로 사실상 평화협정의 의미”라고 말했다. 그러나 북·미 정상회담에서 누구보다 돋보이기를 원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바로 남·북·미 종전선언에 나설지는 미지수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른 소식통은 “판문점이 아닌 싱가포르에서 종전선언을 할지는 두고 봐야 한다”며 추가 회담으로 미뤄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물론 북한의 비핵화가 급물살을 탄다면 종전선언에 이어 2020년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앞둔 시점에서 평화협정 체결이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때쯤 북·미 수교가 추진되고 주한미군 문제나 유엔사 존립 여부 등 전후 관련 문제가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고민하는 또 다른 당근은 대북 제재 해제와 경제 보상이다. 트럼프 정부는 북·미 정상회담이 성과를 낸다면 대북 제재의 일부 해제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만남 후 대북 제재 완화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에 이어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잇달아 “(대북 제재가) 매우 엄격하고 강하게 가동되고 있다”며 제재 유지를 강조했지만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대북 제재가 일부 해제되기 시작하면 중국이 역할에 나설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일 ‘이웃론’을 주장하며 직접 자금이 투입되는 대북 지원은 한국과 일본, 중국에 떠넘긴 것과 맥을 같이한다. 북한에 자금이 흘러 들어갈 수 있도록 꽉 닫힌 ‘문’을 열어 주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밝힌 ‘미 민간기업의 북한 투자’도 대북 제재의 해제 없이는 불가능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현금 지원은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등 국제기구를 통한 우회 지원에 나설 수도 있다. WB의 최대 지분을 갖고 있는 미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다면 어려울 것은 없다는 관측이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트럼프 정부가 기존의 직접 지원보다 민간 투자와 정부 지원, 국제기구 프로그램 등이 혼재된 형태의 지원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대북 제재의 일부 해제는 오는 11월 중간선거 전 북한의 비핵화 관련 초기 조치에 맞춰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워싱턴의 한 외교소식통은 “북한이 11월 중간선거 전 트럼프 대통령에게 비핵화 관련 ‘통 큰’ 선물을 한다면 미 정부도 대북 제재를 일부 해제할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당근을 선택할지는 북한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유진모의 테마토크] ‘어벤져스 3’와 ‘탐정: 리턴즈’의 경고

    [유진모의 테마토크] ‘어벤져스 3’와 ‘탐정: 리턴즈’의 경고

    영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는 그 인기만큼 많은 화제를 낳고 있다. 특히 목적을 위해 사랑하는 수양딸 가모라까지 희생시키는 타노스의 정체성이 큰 논란을 야기했다. 가모라의 행성과 자신의 타이탄 행성의 인구 절반을 죽였지만, 그 배경이 사리사욕이나 단순한 광기가 아닌 종의 보존이란 대의명분을 주장한 때문이다.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데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늘어나기에 종 전체가 멸절될 위기였다. 종족 보존을 위해 열성의 개체에게 희생을 요구한다면 순순히 따를 리 만무할 것. 그래서 인위적인 조정을 한 것이다. ‘소울스톤’을 얻는 데 희생이 필요하다는 걸 알고는 망설임 없이 가모라를 낭떠러지로 민다. 건틀릿에 6개의 ‘인피니티 스톤’을 모두 장착하려는 것은 전 우주를 재편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 인구의 절반을 줄여 모든 종을 보존시키기 위해서다. 조지 루카스의 ‘스타워즈’가 신화가 없고 역사가 짧은 미국 정체성의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한 ‘아메리칸 그리스 신화’였다면 ‘어벤져스’는 ‘아메리칸 로마 신화’라고 할 수 있다. 타노스는 타나토스(공격적인 죽음의 본능)와 그리스 신화의 티탄 신족의 왕이자 제우스의 아버지 크로노스의 조합이다. 그가 타이탄 행성의 왕인 게 그 증거다. 타노스의 논리는 미국이 독립하고 프랑스가 혁명을 일으킨 격동의 18세기 영국의 경제학자 토머스 멜서스를 연상케 한다. 멜서스는 저서 ‘인구론’에서 인구 증가가 식량 증가를 압도하게 될 것이니 전쟁, 기아, 질병 등의 적극적 억제나 출산율을 낮추는 예방적 억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물론 적극적 억제보단 결혼을 늦추거나 출산을 자제하는 등 성욕을 제어하는 예방적 억제를 권장했다. 인구론은 기득권층인 멜서스가 앙시엥 레짐(구체제)이 무너지는 걸 두려워한 데서 나온 이론이라는 해석들이 있다. 그는 국가 재정의 위기를 우려하며 빈민 구제와 사회 복지마저 반대했다. 빈자는 죽게 내버려 두고 부자만 살자는 얘기다. 어쩌면 타노스는 미국의 독립과 프랑스 혁명에 충격을 받은 멜서스를 포함한 영국의 기득권층을 비꼬는 미국의 조소일 수도 있다. 타노스는 ‘왓치맨’(2009)에도 있다. 슈퍼 히어로들로 구성된 자경단 왓치맨의 멤버 코미디언이 살해되자 동료들이 진상 조사에 나선다. 멤버 중 갑부인 오지만디아스가 제3차 세계대전을 막아 60억 명을 살리고자 수십만 명을 죽이겠다는 음모를 꾸민 것. 개봉을 앞둔 ‘탐정: 리턴즈’도 멜서스와 ‘매트릭스’를 닮았다. 재벌과 유명인사, 최고 지성인 등은 카르텔을 형성해 이른바 ‘쓰레기’들을 희생시키는 범죄를 저지르면서 체제 유지를 위해 정당하다는 아전인수식 논리를 펼친다. 인공지능(AI)이 인간을 배양한 뒤 ‘연료’로 사용하는 ‘매트릭스’(워쇼스키 자매ㆍ1999)나 부자들이 자신의 DNA로 클론을 만든 뒤 큰 병에 걸렸을 때 치료를 위해 클론의 인권이나 의지와 상관없이 무차별 희생시키는 ‘아일랜드’(마이클 베이ㆍ2005)도 매우 유사하다. 오지만디아스는 자만심을 앞세운 프로파간다와 포퓰리즘으로 대표되는 고대 이집트 제19왕조의 3대 왕이다. 멜서스, ‘매트릭스’의 AI, ‘아일랜드’의 갑부 링컨과 박사 메릭, ‘왓치맨’의 오지만디아스, ‘어벤져스’의 타노스, ‘탐정: 리턴즈’의 부자와 지성의 카르텔 등은 모두 ‘이음동어’다. 어긋난 선민의식, 특권의식 또는 우월감에서 비롯된 집단이기주의가 세상을 불공평하고 불평등하며 암울하게 만든다는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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