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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경근 기자의 서울&평양 리포트] 성화처럼…남북관계, 평창 후에도 꺼지지 않는 촛불 될까

    [문경근 기자의 서울&평양 리포트] 성화처럼…남북관계, 평창 후에도 꺼지지 않는 촛불 될까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단일팀이 구성된 것은 그간 경색된 남북 관계를 되돌아볼 때 획기적인 사건임이 분명하다. 남북 관계는 그동안 냉온탕을 왔다 갔다 했다.2000년 남북 정상회담 이후 2008년 금강산에서 박왕자씨 피살 사건은 금강산 관광 중단으로 이어졌다. 2010년에는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이 발생한 직후 이명박 정부는 ▲개성공단과 금강산 제외 방북 불허 ▲남북 교역 중단 ▲대북 신규 투자 금지 등의 독자 대북 제재인 ‘5·24 조치’로 대응했다. 이로부터 지난해까지 약 10년간 북한은 다섯 차례의 핵실험과 수십 차례의 장거리 미사일 도발로 남한과 국제사회를 향해 무력시위를 계속 벌였다. 그런 북한에 유엔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는 유례없이 강력한 제재로 북한의 숨통을 옥죄기 시작했다. 한국과 미국, 일본으로 이어지는 한·미·일 동맹과 북한의 전통적 우방인 중국과 러시아까지 동참한 대북 제재로 북한은 심각한 외교·경제적 고립을 맛보게 됐다. 더욱이 지난해 1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취임 이후 북·미 관계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게 됐다. ‘분노와 화염’으로 대표되는 트럼프 정부의 대북 압박은 그동안 ‘당근과 채찍’으로 일관하던 미국의 대북 정책을 근본부터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다. 북한의 핵포기 없는 시간 벌기용 대외 정책에 다시는 끌려가지 않겠다는 미 정부의 강력한 의사표현은 북한의 정책 변화로 이어졌다. 북한은 ‘통미봉남’(通美封南) 대신 ‘통남통미’(通南通美) 정책을 펴고 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 구상은 남북 대화를 새 정부 국정 운영의 전면에 내세움으로써 북한이 닫힌 문을 열고 나오게 하는 돌파구를 마련해 줬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2018년 새해 첫날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의사가 그 시작이고, 작은 결실이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출전이다. 이는 북한 예술단의 서울·강릉 공연이나, 대규모 응원단의 방한과 같은 연성 이슈를 통해 다른 분야까지 교류를 확대하려는 문재인 정부의 의도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이 때문에 평창올림픽은 남북 간의 스포츠·문화·역사 교류로 시작해 인도적 지원 및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재개와 같은 경제 협력, 나아가 정치·군사적 사안까지 폭을 넓히려는 문 대통령의 대북 정책 구상을 구현하는 출발점이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 구상이 제대로 실현될지는 불투명하다. 남북 관계에는 돌발 변수가 곳곳에 매복해 있다. 남한 내 비판 여론은 차치하고,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북한의 ‘변심’이다. 북한이 자신들의 부당한 입장을 앞세우며 남북 회담장을 박차고 나갈 가능성이 크다. 대표적인 것이 최고 존엄에 대한 남한의 태도를 문제 삼는 것이다. 북한의 대남 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지난 22일 현송월 북한 삼지연관현악단 단장 일행의 방한 동안 국내 일부 보수단체가 인공기 및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사진을 불태운 사건을 두고 “용납 못할 만행”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언제든지 회담 테이블을 박차가 나갈 명분을 쌓는 듯 보였다. 북한이 이번에는 비난에 머물렀지만, 언제든 남측에 책임을 돌리며 남북 관계를 해빙기 이전으로 돌릴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2일 “국민께서는 마치 바람 앞에 촛불을 지키듯이 대화를 지키고 키우는 데 힘을 모아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한 것도 이 같은 고민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렇듯 남북 간 협력으로 가는 길은 멀고 험난하다. 새로울 것 없는 남북 간에서 내외의 달라진 환경을 스스로 극복하는 것은 각자의 숙제로 남는다. 그러나 외풍에 휘둘리거나 흔들릴 경우 선의의 피해자까지 양산하며 어렵게 이뤄진 남북 단일팀의 진의가 훼손될 수 있다. 평화올림픽과 단일팀 출전이라는 시작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안팎에 관심이 몰리는 이유다. 평창올림픽에 대규모 대표단 파견과 단일팀 합의라는 큰 선물을 줬다고 생각하는 북한을 상대로, 언제든 그들의 변심에 대처해야 할 정부의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mk5227@seoul.co.kr
  • 우리 동네에 마을 장인이 있다고요?

    우리 동네에 마을 장인이 있다고요?

    문화재청과 지방자치단체들이 전국 민속마을의 문화재적 가치를 전승·보존한다는 명분으로 ‘마을장인’을 대거 지정한 뒤 정작 관리는 나 몰라라해 생색내기 행정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24일 문화재청 등에 따르면 2011년부터 문화재청은 민속마을 관리 사업의 하나로 마을장인 사업을 펼치고 있다. 민속마을이 지닌 문화의 다양성과 차별화된 전통문화를 마을 주민 스스로 보존·전승하자는 취지다.마을장인은 문화재청이 경북 안동 하회마을, 경주 양동마을, 성주 한개마을, 영주 무섬마을, 고성 왕곡마을, 아산 외암마을, 제주 성읍민속마을 등 전국 7개 주요 민속마을 주민 중 특정한 기술을 갖춘 사람을 민속마을보존회 등으로부터 추천(선발)받아 지정한다. 지금까지 34개 종목에 걸쳐 118명이 마을장인으로 지정됐다.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하회마을과 양동마을의 경우 사업 첫 해 12개(초가장, 담장장, 상여장, 나룻배장, 향토음식장, 가양주장, 선유줄불놀이장, 내방가사, 산주, 짚공예, 가면장, 장승장) 종목 28명, 2개(초가장, 담장장) 종목 13명이 마을장인으로 지정됐다.하지만 7년이 지난 지금까지 마을장인에 대한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은 전무한 실정이다. 국가 및 시·도 지정 무형문화재 보유자에 대해 매달 1인당 90만~140만원의 전승지원금을 지원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때문에 마을장인은 겉만 그럴듯한 속빈 강정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경북지역의 한 마을장인은 “문화재청 등에 이용만 당한다는 생각 밖에 없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또 마을장인을 활용한 생활문화 재현 프로그램 운영비가 지원되는 곳도 하회마을이 유일하다. 이마저도 순수한 마을장인 사업으로 지원되는 것이 아니라 세계문화유산 관리 차원에서 지원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회마을은 올해 국비 등 총 9000만원을 지원받아 짚풀공예 및 장승·하회탈 만들기 등의 체험 행사와 전통혼례·상여놀이 등의 의례시연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하지만 같은 세계문화유산이면서도 이번 지원 사업에서 제외된 양동마을보존회 측은 마을장인의 존재 자체도 모르고 있다. 이 마을 이석진 보존분과장은 “우리 마을에는 마을장인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는 마을장인 지원 및 홍보 방안 마련을 둘러싸고 문화재청과 해당 지자체들이 엇박자를 내고 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문화재청은 마을장인을 시·도 무형문화재로 지정해 지원할 것을 지자체에 적극 권장하는 반면 지자체들은 관련 예산 확보의 어려움과 기반(전수 조교, 전수관 등) 미비를 이유로 팔장을 끼고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현재 마을장인 사업은 아이디어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고 제도화가 안돼 지원이 불가능한 상태”라면서 “사라져 가는 전통문화를 계승 발전시키기 위한 마을장인 프로그램을 하루빨리 제도권 안으로 끌여 들여 적극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고 말했다. 그러나 한 지자체 관계자는 “마을장인을 무형문화재로 지정하는 등 정책화를 기 위해서는 계보 및 정통성 확보가 필요한데,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고 했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서울광장] ‘미녀 응원단’은 없다/이순녀 논설위원

    [서울광장] ‘미녀 응원단’은 없다/이순녀 논설위원

    “밀레니얼 세대는 거대 담론이나 대의명분보다 주변의 불합리, 부조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세대다.” 연초에 인터뷰한 조소담 닷페이스 대표의 말이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첫 20대 위원이 된 것을 계기로 만났지만 닷페이스가 20·30대 밀레니얼 세대를 타깃으로 한 온라인 영상매체인 만큼 그들의 정체성과 특징이 궁금하던 차였다. 조 대표는 ‘새로운 상식’을 이야기했다. 기성세대의 상식을 답습하지 않고, 자신들이 필요로 하는 상식을 스스로 판단하고 모색한다는 것이다.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에 2030세대가 가장 크게 반발하는 현상을 보면서 조 대표가 했던 말이 오버랩됐다. 사상 첫 올림픽 단일팀이 평화 올림픽의 상징이자 남북 대화의 물꼬를 트는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정부의 ‘큰 그림’보다 같은 또래 선수들이 정치적 이유로 정당한 기회를 잃고, 희생을 강요당하는 눈앞의 불공정한 현실에 대한 분노가 그들에겐 당연한 ‘상식’일 수 있다. 이런 2030세대의 인식 변화를 정부와 기성세대만 몰랐다. 그러니 이낙연 국무총리가 “여자 아이스하키가 메달권 밖에 있기 때문에 단일팀을 구성해야 한다”고 발언했다가 사과하는 해프닝이 벌어지는 것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그제 “단일팀 구성이 시기적으로 성급한 측면이 있었다”면서 “2030세대가 공정이라는 키워드에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걸 처음 알았으며, 반성해야 할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정부가 의도치 않게 단일팀으로 남남 갈등을 키운 꼴이 됐으나 어쨌든 값진 교훈을 얻었으니 다행한 일이다. 아이스하키 단일팀에 대한 2030세대의 인식은 통일을 바라보는 시각과도 일맥상통한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의 ‘2017 통일의식조사’에서 통일이 필요하다는 의견은 전체 53.8%였으나 세대별로 보면 20대 41.4%, 30대 39.6%로 평균을 밑돌았다. 한반도기 공동 입장, 아이스하키 단일팀이 남북 대화 및 북·미 대화, 그리고 최종적으로 비핵화와 평화통일로 이어지는 장밋빛 시나리오의 시작이라고 아무리 의미를 부여해도 과거와 같은 열광적인 지지와 감동의 눈물을 평창에선 보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이제는 인정해야 할 것이다. 오히려 문제는 기성 정치권, 언론의 구태의연한 인식과 대응이다. 핵무장 완성을 운운하며 초강경 태세를 보이던 북한이 갑자기 올림픽 참가를 결정한 배경에 어떤 의도가 깔려 있는지는 삼척동자도 안다. 선수단보다 예술단과 응원단, 태권도단 파견에 더 관심을 두는 이유도 모르지 않는다. 앞에선 대화하면서 뒤로 비난하는 행태 역시 한두 번 겪은 게 아니다. 다 알면서도 북한에 기회를 주려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 시절 여야 합의로 통과시킨 ‘평창올림픽 지원 특별법’에도 남북 단일팀 구성과 관련한 북한과의 협의가 명문화돼 있다. 그런데도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문재인 정권이 김정은의 정치쇼에 끌려다니면서 평창올림픽을 평양올림픽으로 변질시키고 있다”고 공격하는 것은 도가 지나치다. 북한 체제 선전의 판을 깔아 준다고 비판하면서 한편으론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의 일거수일투족을 생중계한 언론도 후진적이긴 마찬가지다. 목도리, 하이힐, 머리 모양 등 패션 스타일을 비롯한 온갖 가십성 기사가 쏟아져 나왔다. 2014년 10월 인천아시안게임 이후 3년 4개월 만에 방남한 북측 인사이고, 현 단장 개인에 대한 호기심이 크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너무 과도한 관심이다. 아침 식사 메뉴가 황태국이라는 게 뉴스 속보라니 코미디가 따로 없다. 이렇다 보니 북한 응원단에 대한 과잉 취재 열기가 벌써 걱정이다. 북한 응원단은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2003년 대구유니버시아드, 2005년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 등 세 차례 방남할 때마다 ‘미녀 응원단’으로 불리며 화제의 중심에 섰다. 북한의 의도가 어떻든 우리가 달라지면 된다. 미녀 응원단이란 용어부터 자제하자. 피땀 흘려 가며 대회를 준비한 선수 하나하나가 올림픽의 주인공이어야 마땅하다. 그들 대신 응원단을 금수저, 낙하산으로 만들어서야 되겠는가. coral@seoul.co.kr
  • GC녹십자, 디프테리아·파상풍 백신 첫 국산화

    그동안 전량 수입에 의존해 왔던 성인용 디프테리아·파상풍 예방백신(성인용 Td 백신)의 첫 국산 제품이 나왔다. 2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GC녹십자는 자체 개발한 성인용 Td 백신인 ‘녹십자티디백신주’(프리필드시린지)의 국가 출하 승인 절차가 끝나 이날 공식 시판에 들어갔다. 국산 성인용 Td 백신이 출시됨에 따라 국내 백신 시장도 공급 안정을 기대해 볼 수 있게 됐다. 그간 국내에 유통된 성인용 Td 백신 3종은 모두 수입 제품이었던 탓에 외부 요인에 따라 국내 수급이 흔들리는 문제가 있었다. 2016년 11월 이 제품이 허가될 당시 보건 당국은 해마다 45만명분의 수입 대체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유럽에 다시 부는 징병제 바람

    [글로벌 인사이트] 유럽에 다시 부는 징병제 바람

    유럽에 불고 있는 징병제 바람이 프랑스까지 다다랐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19일(현지시간) 남부 툴롱의 해군기지를 방문한 자리에서 17년 만에 징병제 부활을 예고했다. 그는 구축함에 승선해 약 1500명의 해군 장병들을 상대로 한 연설에서 범정부 차원에서 이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며 “적절한 예산을 확보해 완성될 것”이라고 밝혔다.앞서 대선 후보 시절 18~21세 남녀를 대상으로 한 달간의 보편적 국방의무 도입을 약속했던 마크롱 대통령이 자신의 공약을 실현하려고 하는 것이다. 프랑스 정부는 징병제 부활을 통해 매년 60만명의 병력 창출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프랑스는 1905년부터 징병제를 운용해 왔지만 2001년 이를 완전히 폐지했었다.냉전이 끝난 1990년대 이후 유럽에서는 징병제 폐지가 대세였다. 2013년까지 전체 44개 유럽 국가 중 24개국이 모병제로 전환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가 2014년, 리투아니아가 2015년 징병제를 재도입하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듯했던 징병제는 다시 살아났다. 노르웨이도 2013년 법 개정을 통해 2016년 7월부터 남녀 모두를 대상으로 징병제를 실시했다. 2010년 모병제로 전환했던 스웨덴도 지난해 3월 징병제를 재도입하기로 결정하고 지난 1일부터 18세 이상 남녀를 대상으로 의무 복무제 시행에 들어갔다. 2008년 1월 징병제를 폐지했던 불가리아에서도 지난해 5월 극우 성향의 ‘애국연합’(UP)이 보이코 보리소프 총리의 연정 파트너로 등장하며 징병제 재도입이 검토되고 있다. 지난 16일 현지 일간 소피아 글로브에 따르면 보리소프 총리는 징병제 부활을 위한 첫 단계로 유급 자원 입대를 도입하는 방안을 지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1년 징병제를 폐지한 독일에서는 2016년 8월 정부가 마련한 전략안에 징병제 복원 방안이 포함돼 있는 것이 알려지기도 했다. 이처럼 유럽에서 징병제가 되살아나고 있는 원인은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러시아 때문이다. 러시아는 2014년 3월 우크라이나 영토였던 크림반도를 침공해 강제로 병합하면서 전 세계에 무력을 과시했다. 이를 지켜본 유럽 국가들은 탈냉전기의 평화가 당연하지 않다는 위기감을 느끼게 됐다. 최근 징병제를 되살린 우크라이나와 리투아니아, 노르웨이, 스웨덴 등이 러시아와 인접한 국가라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영국 BBC에 따르면 스웨덴 국방부 관계자는 징병제를 재도입한 이유에 대해 “인접국에서 일어나는 안보 상황의 변화 때문”이라면서 “러시아의 크림반도 불법 병합, 우크라이나에서의 분쟁 등 인접 지역에서 증가하는 군사 활동이 그 이유”라고 밝혔다. 특히 냉전 당시 미국과 소련 사이에서 ‘군사적 중립국’을 표방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을 하지 않았던 스웨덴은 만약 자국 내에서 무장공격이 발생해도 나토 회원국의 도움을 받을 수 없어 위기감이 더했다. 스웨덴은 지난 17일 러시아의 군사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냉전 종식 뒤 처음으로 일반 가정 약 470만 가구에 전쟁 시 대처 요령을 담은 책자를 오는 5월 배포한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이 책에는 일반 국민이 전시에 총력방위 태세를 갖추기 위해 실천할 수 있는 방법들이 소개돼 있다. 식수·식량·난방 확보뿐 아니라 사이버전과 테러공격, 기후변화 등에 대응하는 방법 등도 담긴다. 스웨덴이 이 같은 책자를 배포한 것은 1961년 이후 57년 만이다. 냉전 종식과 함께 국방 예산을 삭감했던 스웨덴은 최근 러시아 군용기가 스웨덴 인근 발트해 상공을 무단 비행하는 사례 등이 늘면서 10여년 만에 동부 발트해의 작은 섬 고틀란드에 병력을 영구주둔시키는 등 대응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국회에서는 나토 가입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유럽에서 징병제가 부활하는 다른 이유는 최근 들어 유럽에 빈발하는 테러 위협이다. 극단주의 이슬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유럽 주요 도시들을 표적으로 테러를 일삼는 일이 늘어나면서 유럽에서는 테러에 대한 경각심이 최고치에 이르렀다. 마크롱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징병제 공약을 들고 나온 것도 2015년 11월 파리 연쇄 테러 이후 국가비상사태가 선포되는 등 자국 내에서 테러가 큰 이슈가 됐기 때문이다. 프랑스에서 안보 강화 목소리는 높아졌지만 테러 대응 인력 부족으로 골머리를 앓으면서 대안으로 징병제가 거론된 것이다. 독일 역시 2011년 징병제 폐지 이후 군인과 공공근로 인력 부족 현상을 겪고 있는 것이 징병제 복원 검토의 원인으로 손꼽힌다. 시리아·아프가니스탄·소말리아 등 극심한 내전을 겪고 있는 국가들에서 유럽으로 난민이 밀려들어오는 것 역시 징병제의 명분이 되고 있다. 직접적으로는 국경 보안을 강화하고 난민을 관리할 인력을 충원하는 데 징병제가 도움이 된다. 다른 측면으로는 난민의 유입으로 다양한 출신 배경을 가진 사람을 의무복무하게 하는 것이 사회에 대한 소속감을 키워주는 데 도움이 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흥미로운 것은 최근 징병제를 재도입한 나라들이 대체적으로 남성뿐 아니라 여성도 징집의 대상으로 보고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나라가 노르웨이다. 나토 가입국 중 처음으로 남녀 동반 복무제를 도입, 여성도 남성과 마찬가지로 1년간 의무복무를 하게 된다. 하지만 매년 징집 대상자 6만명 중 실제 군이 필요료 하는 병력은 1만명 정도에 그치기 때문에 모든 여성이 반드시 군대에 가야 하는 것은 아니다. 여성에게도 의무복무제를 도입한 이유는 전 세계적인 저출산 기조로 인해 징집 가능한 남성 인구가 점점 줄어드는 데 따른 것이다. 대만이 2016년 1월부터 단계적으로 모병제를 도입했지만 지원자가 없는 데다 모병제 전환으로 인한 급여 인상으로 예산 부담이 1.5배 증가하는 이중고를 겪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 군 입대를 자원하는 사람들이 줄어들자 징병제로 전환하며 남성뿐 아니라 여성도 대상으로 하는 추세다. 노르웨이와 스웨덴 같은 북유럽에서는 ‘양성평등’의 측면도 있다. 제닌 헤니스 플라스하르트 노르웨이 국방장관은 남녀 징병제 도입 당시 “여성을 군 징집 대상에 포함하려는 것은 당장 병력이 부족해서라기보다 남성과 여성을 동등하게 대우하겠다는 상징적 의미가 더 크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단순히 ‘여성도 남성과 똑같이 군 복무의 부담을 나눠야 한다’는 기계적 양성평등은 아니다. 군 복무가 사회적 지위의 측면이나 경제적 측면에서도 매력적인 선택지이기 때문에 남성과 여성에게 골고루 복무 기회를 주는 것에 더 가깝다. 북유럽 국가에서는 군 복무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매우 긍정적이다. 노르웨이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군대는 인기 직장 20위 안에 들고 있고 취업을 할 때에도 중요한 경력으로 인정받는다. 스웨덴 역시 병사들에게 장교와 동일한 시설과 생활 수준을 보장할 계획이다. 성평등이 사회적으로 정착됐기 때문에 군 내에서 여성이 부당한 대우를 받는 일도 적다. 노르웨이에서는 양성 징병제 도입 이후 복무 인원 중 여성 90%, 남성 83%가 군 경험에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女아이스하키 머리 감독 “남북단일팀 선수 희생 담보…최악은 피했다”

    女아이스하키 머리 감독 “남북단일팀 선수 희생 담보…최악은 피했다”

    올림픽 역사상 첫 남북 단일팀의 사령탑을 맡은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 새러 머리(30·캐나다) 감독이 “우리 선수들의 희생을 담보로 했다는 점에서 만감이 교차한다”며 “그나마 경기당 북한 선수 3명만 출전시킬 수 있어 최악은 피했다”고 말했다. 머리 감독은 “북한 선수 12명 중 최고의 선수만 쓸 것이며 선수 선발은 전적으로 내 권한”이라고 의지를 밝혔다.머리 감독은 22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 빙상장에서 취재진을 상대로 남북 단일팀과 관련해 입장을 밝혔다. 지난 20일 스위스 로잔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주재로 열린 ‘평창 참가 남북 회의’ 이후 처음이다.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의 규모는 예상을 훨씬 뛰어넘은 35명으로 확정됐다. 기존의 한국 23명에 북한 12명을 합친 것이다. IOC는 경기에 나서는 출전 엔트리 22명 중 북한 3명을 포함토록 했다. 우리 선수의 피해는 없을 것이라는 정부의 주장과는 달리 비인기 종목이라는 설움 속에서 평창 올림픽을 목표로 훈련해온 우리 선수 3명의 출전 기회가 박탈 당할 위기에 처하자 비판 여론이 들끓었다. 머리 감독은 “워낙 역사적인 일이라서 (단일팀의 총감독으로) 그 일부분이 된다는 점이 흥분되긴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 선수들 23명 중 일부의 희생을 담보로 했다는 점에서 만감이 교차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나마 경기당 북한 선수 6명이 아니라 3명을 출전시키면 된다는 점에서 최악은 피했다고 본다”고 했다. 그는 “내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북한 선수들을 어떻게 가르칠 것이냐가 아니라 단일팀의 결속력을 어떻게 높이느냐였다”고 말했다. 머리 감독은 곧 남북 단일팀에 합류할 북한 선수 12명을 파악하기에 시간이 촉박하기는 하지만 가능한 방법을 찾겠다고 했다.머리 감독은 “우리 선수들에게는 저마다 각자의 포지션에 맞는 플레이북(전술노트)이 있다. 북한 선수들이 오면 최대한 빨리 그들에게 맞는 플레이북을 나눠줄 생각”이라고 했다. 머리 감독은 앞서 북한 선수 중에서 팀 전력이 보탬이 될만한 선수는 2∼3명 정도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북한 선수 12명에게 골고루 출전 기회를 줄지, 아니면 기량이 뛰어난 3명만 추려서 사실상 26명 엔트리로 경기를 치를지 정해야 한다. 머리 감독은 “북한에서 어떤 선수가 올지 알 수 없어서 확정해서 말하긴 어렵지만, 북한 선수들은 4라인을 맡을 것 같다”면서 “지금 우리의 계획은 북한 선수 12명 중에서 최고의 선수를 뽑아서 경기에 승리하는 것”이라고 했다. 머리 감독은 ‘정부에서 단일팀 명분상 북한 선수 12명에게 고르게 기회를 주라고 지시하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는 “단일팀에 관한 전권을 내가 가진다고 거듭 확인을 받았다”며 “선수를 고르는 것은 내 권한이다. 내가 원하는 선수만 경기에 뛰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감독이라면 선수를 보호하고 싶고, 그들 모두에게 기회를 주고자 한다”며 “하지만 우리 선수 3명은 뛸 수 없게 됐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힘들었다”고 했다. 그는 또 “그것은 우리가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정치적인 목적에 우리 팀이 활용되는 상황이 힘들지만, 그것은 우리보다 큰 문제다. 우리가 결정할 수 없다. 그렇다면 왜 스트레스를 받아야 하는가. 선수들에게도 불평하지 말라고 했다. 그런 일로 에너지를 낭비하지 말라고 했다”고 전했다.머리 감독은 최근 자신의 카카오톡 프로필 배경 사진을 늑대 사진으로 바꾼 배경에 대해서도 “오해를 꼭 풀고 싶다”고 말했다. 머리 감독의 바뀐 프로필 배경 사진 속 늑대들의 몸에는 ‘KOREA’(한국)가 적혀 있다. 사진 상단에는 ‘우리는 맹수인가, 아니면 먹잇감인가?’라는 문구가 담겼다. 남북 단일팀으로 인해 복잡해진 머리 감독의 심경이 새로운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에 투영됐다는 분석까지 나왔다. 하지만 이에 대해 머리 감독은 “오해”라며 “한 팟캐스트에 미국 레슬링 코치가 나왔는데, 그가 한 말이 인상적이어서 카카오톡 프로필 배경 사진을 바꿨다”고 소개했다. 머리 감독은 “그 레슬링 코치는 ‘맹수는 눈이 앞에 있어서 먹이에만 집중하지만, 먹잇감은 눈이 옆에 달려서 언제 잡아먹힐지 걱정만 한다’고 했다”면서 “선수들에게도 맹수처럼 우리 눈앞에 있는 올림픽에만 집중하자고 주문했다”고 말했다. 그는 “늑대 사진은 선수들의 정신력 강화 목적이다. 선수들에게 올림픽에만 집중하고 다른 상황에는 신경을 쓰지 말라는 의미였다”며 “일부 언론 보도는 오해”라고 강조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퍼블릭 뷰] 부활한 ‘대북정책 컨트롤타워’의 성공, VㆍIㆍP에 달렸다

    [퍼블릭 뷰] 부활한 ‘대북정책 컨트롤타워’의 성공, VㆍIㆍP에 달렸다

    지난해 12월 26일 국방부에 대북 정책을 총괄하는 국장급 부서인 대북정책관실이 신설되었다. 이 부서는 북핵·미사일 위협 대응, 남북 군사회담, 군사 분야 신뢰 구축 등 대북 정책 전반을 담당한다. 국방부의 ‘대북 정책 컨트롤타워’라 할 수 있다. 대북정책관실 산하에는 북핵대응정책과, 북한정책과, 군비통제과, 미사일우주정책과 등 4개 과를 두었다.# 대북정책관실, 2004년 해체된 군비통제관실 전신 대북정책관실이 신설되었다고 하나 실제는 2004년 해체되었던 군비통제관실의 부활이라 할 수 있다. 1990년대 초 남북 총리 간 고위급 회담이 이어지고 남북 기본합의서와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이 타결되는 등 남북 관계가 봇물을 타면서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군비 통제를 전담하는 조직으로 국방부 내 군비통제관실이 탄생했다. 이후 10여년 동안 군비 통제 정책 수립, 북핵 문제 및 남북 군사협상, 정전 체제 유지 등 국방부의 대북 정책을 총괄하는 부서로서 기능을 담당해 왔다. 하지만 국방정책실 조직 효율화 명분으로 대내 정책을 담당하는 정책기획관실과 대외 정책을 담당하는 국제정책관실로 조직을 정비하면서 군비통제관실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이후 남북 군사실무회담, 장성급 군사회담, 국방장관회담의 개최, 북핵 및 미사일 위협 고도화 등 상황 변화에 직면하면서 남북 협상을 주도하고 대북 정책을 전담하는 조직 부활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었고 이를 위한 노력도 이어져 왔다. # 북핵 대응ㆍ남북 군사협상 등 주도적 역할 기대 늦게나마 대북 정책 전담 조직의 부활은 다음과 같은 의미가 있다. 첫째, 정부의 대북 정책을 군사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조직이 구비된 것이다. 한반도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해서는 북핵 문제 해결, 남북 간 군사적 긴장 완화 및 신뢰 구축, 평화 체제 전환 등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정책을 전담하는 조직이 설치됨으로써 보다 체계적인 대응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둘째, 향후 남북 군사협상에서 주도적 역할을 기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북한의 경우 대남 조직이 있고 관련 요원들은 장기간에 걸쳐 양성된다. 이에 반해 우리는 이에 상응하는 조치가 미비하여 대응에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었다. 셋째, 군비 통제 정책을 효과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군비 통제 하면 마치 군축을 연상하지만, 이는 군사력 증강과 함께 국가 안보를 제고하는 주요 안보 정책이다. 군사적 신뢰 구축 조치나 북한의 비핵화도 군비 통제의 영역이라 할 수 있다. # 장단기 비전ㆍ부처 간 협업ㆍ전문 인력 수반돼야 앞으로 대북정책관실이 제 역할을 하려면 다음의 조치들이 수반되어야 한다. 첫째, 단기와 장기를 아우르는 이중적인 비전(Bi-focal vision)으로 정책을 수립·추진해야 한다. 현안에 매달리다 보면 자칫 장기 비전에 소홀하게 된다. 평화와 통일을 지향하는 장기 비전과 로드맵을 세우고 이에 따라 대응해야 한다. 둘째, 부처 간 협업 체계를 효과적으로 가동해야 한다. 올바른 정책은 정확한 정보에서 비롯된다. 따라서 정보 조직들은 물론 유관 부처와 기관들 간의 긴밀한 공조는 매우 중요하다, 셋째, 전문 인력의 확보다. 우수한 인재를 선발하여 최고의 전문가로 양성·활용할 수 있도록 규정들이 만들어져야 한다. 그래서 어렵게 출범한 대북정책관실이 북한 변화와 평화 통일의 뒷받침을 제대로 하기를 기대해 본다.
  • [사설] ‘평창’이 ‘평양’에 묻히는 일은 없어야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방식이 최종 확정됐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그제 여자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에 합류하는 선수 12명을 비롯해 총 5개 종목 출전 선수 22명과 임원 24명 등 46명 규모의 북한 선수단을 승인했다. 아이스하키 단일팀 엔트리는 우리 선수 23명을 합쳐 35명이다. 단일팀의 영문 명칭은 ‘COR’, 국가 연주는 ‘아리랑’으로 결정됐다. 남북이 합의한 대로 개·폐회식 때 한반도기를 들고 공동 입장하는 방안도 확정됐다. 아이스하키 단일팀과 한반도기 공동 입장은 우리 내부적으로 이견이 작지 않은 사안이었다. 특히 아이스하키 단일팀의 경우 현 정부의 공정과 정의 원칙에 배치된다는 지적은 충분히 타당하다고 본다. 정부가 사전 공감 없이 명분에만 기대 일방적으로 추진한 잘못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이제는 소모적인 논란 대신 제기된 여러 문제점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IOC는 스위스, 일본 등 다른 출전국의 반대를 무릅쓰고 남북 단일팀을 승인하고, 이에 더해 예상보다 엔트리를 대폭 늘리는 등 전폭적인 성원을 보여 줬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여자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이 올림픽 스포츠 통합의 힘을 보여 주는 위대한 상징이 될 것”이라고 했다. 국제 스포츠계가 남북 단일팀에 보내는 지지의 의미가 결코 가볍지 않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이끄는 북한 예술단 사전점검단이 어제 경의선 육로로 방남하는 등 양측 선발대 파견 일정도 속속 진행되고 있다. 북측 점검단은 1박2일간 강릉과 서울 공연장을 둘러볼 예정이다. 우리 측은 23~25일 금강산 남북 합동문화행사와 마식령스키장 남북 스키선수 공동훈련 사전 점검을 위해 방북한다. 이어 북측 선발대가 25~27일 방남해 숙박 장소와 개·폐회식장, 경기장, 프레스센터 등을 점검한다. 개막식이 불과 18일 앞으로 다가온 만큼 양측이 최대한 효율적으로 진행한다 해도 한시가 급한 시점이다. 그런데도 예술단 점검단 파견 일정을 한밤중에 갑자기 취소했다가 아무런 해명도 없이 하루 뒤에 보내는 북측의 태도는 대단히 실망스럽다. 아무리 평화올림픽이 중요하다고 해도 언제까지 막무가내와 안하무인식 행태를 감내할 수 없다는 점을 북한은 알아야 한다. 평창올림픽이 평화적으로 잘 치러져 남북 관계가 개선되고, 북핵 해결로까지 이어진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을 것이다. 북한의 올림픽 참가로 적어도 안전 걱정은 하지 않게 된 것만도 성과로 여기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이러다 자칫 ‘평양올림픽’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적지 않다. 금강산과 마식령이 평창, 강릉보다 주목받거나 ‘미녀 응원단’이 우리 선수들보다 환호받아선 안 될 일이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어제 입장문을 통해 “비판 여론을 귀담아듣겠다”고 했다. 제대로 지켜지킬 바란다.
  • 올림픽 사상 첫 단일팀… 합동훈련 시간은 턱없이 부족

    올림픽 사상 첫 단일팀… 합동훈련 시간은 턱없이 부족

    北 12명…엔트리 35명 확정 北선수 출전 경기당 3명 제한 새달 4일 평가전 뒤 선수촌행 10일 스위스와 본선 첫 경기 진통 끝에 꾸려진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한 단일팀이 20일도 남지 않은 평창동계올림픽을 어떻게 준비할지 관심을 끌고 있다.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은 20일(현지시간)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평창 참가 남북 회의’에서 결실을 봤다. 기존의 우리 선수 23명에 북한 선수 12명이 가세해 단일팀 엔트리는 예상을 크게 웃도는 35명으로 확정됐다. 하지만 경기에 출전할 수 있는 북한 선수는 경기당 3명이다. 남북 단일팀은 1991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 같은 해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에 이어 역대 세 번째다. 그러나 모두 단일종목이었고 올림픽에서는 여자 아이스하키가 사상 처음이다.이날 회의에 참석한 김기홍 평창조직위원회 사무차장은 단일팀 합의가 순탄치 않았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단일팀’ 명분에 걸맞게 12명 선수에 5~6명 경기 출전을 요구했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도 이를 수용하라고 압박했다. 하지만 우리 대표단은 그것만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으며 최악엔 단일팀 논의를 접을 수도 있다고 반발해 3명 출전을 이끌어냈다고 설명했다. 여자 아이스하키가 어렵게 단일팀을 꾸렸지만 선수들이 호흡을 맞추기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이를 의식한 듯 “북한 선수들이 빨리 방남해 호흡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남북 단일팀은 다음달 4일 스웨덴과 마지막 평가전을 치른 뒤 이튿날 선수촌에 입소한다. 이어 10일 스위스와 평창동계올림픽 조별리그 첫 경기를 치른다. 북한 선수 12명의 개인 기량을 테스트하기에는 스웨덴과의 평가전까지 2주, 올림픽 첫 경기까지 20일도 남지 않았다는 얘기다. 진천선수촌이 유력하지만 합동 훈련장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게다가 합동 훈련도 문제다. 한국 대표팀은 2014년 새러 머리(30·캐나다) 감독이 부임한 이래 우리 전술과 시스템으로 조직력을 끌어올린 상태다. 북한 선수들이 우리 전술에 녹아들기에는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 역사적인 단일팀 지휘봉을 잡은 머리 감독은 지난 16일 “북한 선수들에게 대표팀 전술을 가르치는 데 한 달이 걸릴 것”이라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현재 남북한의 객관적 전력은 크게 벌어져 있다. 한국은 지난해 4월 세계선수권 디비전2 그룹A(4부 리그) 대회 4차전에서 북한을 3-0으로 완파했다. 아이스하키 한 관계자는 “북한 선수들의 출전 시간이 극히 적으면 여러 얘기가 나올 수 있다”면서 “머리 감독에게 선수 출전권을 전적으로 맡겨야 하고 특히 남북 선수들이 갈등 없이 훈련에 매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미국 셧다운, 한국에 미칠 영향은? 현지는 세금·관공서·박물관 올스톱

    미국 셧다운, 한국에 미칠 영향은? 현지는 세금·관공서·박물관 올스톱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1주년인 20일 0시를 기해 미국 연방정부가 셧다운(shutdown·부분 업무정지 또는 일시업무정지)되면서 현실에 어떤 파장이 미칠 지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셧다운은 예산안 처리 무산으로 일반 공무가 일시 중단되는 상황을 말한다. 미국 상원은 셧다운을 막기 위한 임시예산안을 부결시켰다. 주말 이후 관공서가 가동되는 22일까지 여야간 타결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관공서가 문을 닫아 세금 업무 중단은 물론 국립공원과 박물관 운영 중단 등으로 시민들의 불편이 잇따를 전망이다.이번 미국 연장정부의 셧다운은 2013년 10월 이후로 4년 3개월 만이다. 1976년 이후로는 모두 18차례 셧다운이 발생했다. 셧다운 자체로 국가 운영이 모두 멈춰 서는 것은 아니다. 국방, 치안, 소방, 교정, 항공, 전기, 수도 등 국민 생명과 재산 보호에 직결된 필수 공무는 계속 유지된다. 자체 예산으로 운영되는 우체국의 집배송 업무나 정부가 관장하는 사회보장이나 의료보험 혜택은 제공된다. 다만 당장 시급하지 않은 공공 서비스들은 모두 중단돼 기업과 시민들의 불편을 불가피하다. 당장 해당 연방공무원 80만명이 ‘일시 해고’ 상태가 된다. 이들은 강제 무급 휴가 조치로 집에서 대기해야 한다. 연방 공무원의 보수 지급이 중단되기 때문이다. 그랜드캐니언과 옐로스톤을 비롯한 유명 국립공원들이 폐쇄돼 일반인 출입이 제한된다. 워싱턴DC 내 스미소니언 박물관 19곳을 포함, 연방정부가 운영하는 주요 관광명소들도 문을 닫는다.워싱턴포스트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국립공원과 박물관 출입을 허용하는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세청의 세금 업무도 중단된다. 국내총생산(GDP), 개인소득 등 주요 경제지표 발표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연방의회는 필수 경호인력을 제외하면 의회경찰이 모두 철수하고 ‘의회 투어’는 물론 대부분의 상임위원회 활동도 중단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 측과 러시아 정부의 유착 의혹을 수사하는 로버트 뮬러 특검의 활동에는 아무런 차질이 빚어지지 않는다고 더 힐은 보도했다. 일부 국방 업무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부 장관은 19일 ‘2018 국방전략’을 발표 연설에서 “셧다운이 훈련과 유지, 첩보활동을 포함한 군사작전에 충격파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셧다운 위기를 언급하며 “지난 16년간 예산통제법(BCA)에 따른 방위 지출 삭감보다 우리 군의 준비 태세에 더 해를 준 적군은 없었다”며 “우리 군이 최고지위를 유지하려면 예측 가능성 있는 예산이 필요하다. 의회가 옳은 일을 할 것으로 낙관한다”고 의회를 압박했다. 매티스 장관은 “셧다운으로 인해 50% 이상의 군내 민간인 인력이 일시해고될 것”이라며 “전 세계에 걸쳐 진행되고 있는 많은 첩보 활동도 비용 지급을 못하면서 분명히 멈추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셧다운이 아프가니스탄 내 전쟁이나 이라크 및 시리아에 있는 이슬람 반군 세력에 대한 작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130만 명의 현역 군인의 월급은 2월 1일분까지 지급된 상태다. 셧다운이 장기화하면 월급 지급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셧다운은 장기화 여부가 관건인데 역대 사례를 살펴봤을 때 통상 사흘을 넘기지 않았다. 역대 최장 기록은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인 1995년말 21일간 지속됐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인 때인2013년에도 17일간 지속했다. 이번에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여야 모두 셧다운 장기화가 부담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만약 셧다운이 장기화하면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장기간 급여가 끊긴 연방공무원 수십만 명의 소비가 위축되고, 국립공원 등 관광 서비스 업종도 충격을 받게 된다. 금융시장의 불안감도 커질 수 있다. 특히 뉴욕증시가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온 만큼 셧다운이 주가조정의 명분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 경우 한국 경제와 안보에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사설] 또 터진 체육계 폭행, 고질적 병폐 사슬 끊어야

    한동안 잠잠하던 체육계 폭행 사건이 또 터졌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여자 쇼트트랙 유력 금메달 후보인 국가대표 심석희가 코치에게 폭행을 당해 선수촌을 이탈했다가 이틀 만에 복귀했다.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반인권적 폭력 행위가 올림픽을 불과 20여일 앞둔 시점에 국가대표선수촌에서 벌어졌다니 충격이 더 크다. 그렇지 않아도 올림픽 경기에 대한 부담감이 태산 같을 심석희와 동료 선수들이 이번 일로 얼마나 큰 마음의 상처를 입었을지 걱정스럽다. 해당 코치는 지난 16일 훈련 중 심석희를 따로 불러 질책하다 손찌검을 했고, 이에 자존심이 상한 심석희가 선수촌을 뛰쳐나갔다고 한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그제 긴급회의를 열어 코치를 직무정지시키고, 박세우 경기이사에게 훈련을 대신 진행하도록 조치했다. 직무정지된 코치는 심석희를 초등학생 때 발굴해 스타 선수로 키운 지도자로 평소 심석희를 아꼈지만 올림픽을 앞두고 경기력이 향상되지 않자 마찰을 빚은 것으로 전해졌다. 안방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인 만큼 어느 때보다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는 열의와 압박감은 이해가 가지만 그 방식이 체벌 명목의 폭력 행위라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성적 지상주의와 군대식 위계질서가 맞물리면서 지도자와 선수, 선후배 선수 간 폭행은 한국 체육계의 고질적인 병폐로 지목된 지 오래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16년 1월 폭력을 행사하면 무조건 자격정지 1년 이상의 중징계를 내리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도입 등 체육계 폭력 근절을 위한 강력한 대책을 내놨다. 당시 올림픽 역도 금메달리스트 사재혁과 남자 쇼트트랙 신다운의 후배 폭행 등으로 여론이 들끓은 직후였다. 하지만 지난해 충남의 한 대학교 야구부 폭행 파문에서 보듯 체육계 폭행 사건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정부는 대책의 실효성을 점검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 폭력 가해자에 대한 철저한 처벌과 더불어 지도자와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인권 교육을 강화하는 선행 조치도 필수적이다. 심석희 폭행 사건을 계기로 우리 사회의 지나친 경쟁문화를 바꿔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메달 못 따면 욕하는 우리도 이번 사태에 일조했다”는 지적에 상당수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다. 체벌과 폭력으로 만들어진 메달에 환호할 국민은 많지 않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참여국 투자 빌미로 영향력 넓히는 中…차이나 드림? 차이나 트랩!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참여국 투자 빌미로 영향력 넓히는 中…차이나 드림? 차이나 트랩!

    중국 사상 최대의 인프라투자 프로젝트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사업이 주변 나라들에 약(藥)이 아니라 독(毒)이 될 수 있다는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미국 하버드대 페어뱅크 중국연구센터 패트릭 멘디스 연구원과 조이 왕 군사 분석가는 최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공동 기고한 글을 통해 중국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대가로 대규모 투자와 차관 등을 제공받은 주변 국가들이 되레 ‘빚의 함정’에 빠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스리랑카를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고 SCMP가 전했다.‘일대일로’의 일대(一帶·One Belt)는 중국에서 중앙아시아를 거쳐 유럽으로 뻗어나가는 육상 실크로드 경제벨트이고, 일로(一路·One Road)는 중국에서 동남아시아를 경유해 아프리카와 유럽으로 이어지는 해양 실크로드를 말한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2013년 주창한 이 프로젝트는 중국과 동남아, 중앙아, 아프리카, 유럽을 육로와 해로로 연결해 거대한 경제권을 형성하는 전략이다. 미국 폴슨 연구소 등에 따르면 현대판 실크로드로 불리는 이 사업은 항구와 도로, 공항, 파이프라인 등 인프라 건설을 통해 중국을 중앙아와 동남아, 아프리카, 유럽 등 일대일로 영향권에 놓인 연변(沿邊) 65개국과 촘촘히 연결해 세계 인구의 63%(44억명), 글로벌 국내총생산(GDP)의 29.3%(21조 달러, 약 2경 2300조원)를 담당하는 ‘경제 블록’의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를 위해 연변 65개국에 일대일로 사업 동참을 요청하며 상대국에 대규모 투자와 차관, 경제협력 등의 ‘당근’을 제시했다. 사회간접자본(SOC) 미비와 투자재원 부족에 어려움을 겪던 연변 개발도상국들은 중국의 ‘파격적인 제안’에 두 손 들고 환영하며 프로젝트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이다. 대규모 인프라 투자와 차관 제공이라는 달콤한 유혹은 곧 ‘빚의 함정’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을 스리랑카 등이 여실히 보여준다. 마힌다 라자팍사 전 스리랑카 대통령은 아시아개발은행(ADB), 국제통화기금(IMF) 등에 손을 벌리기보다 중국 차관을 도입해 인프라 건설에 투입하기로 했다. 중국 차관으로 건설된 스리랑카 남부 함반토타 항구의 이용률이 낮아 적자가 쌓이자 스리랑카는 2016년 지분 80%를 중국 국유기업인 자오상쥐(招商局)에 매각하고 99년간 항구 운영권을 넘기기로 했다. 국부 유출과 주권 훼손이라며 반대 여론이 강해지자, 스리랑카와 중국은 지난해 재협상을 통해 합작법인을 설립해 우선 중국 지분 비율을 70%로 낮추고, 장기적으로는 50%까지 끌어내리기로 합의했다. 자오상쥐는 지난달 합작법인 지분 인수금 11억 2000만 달러 가운데 1차분(2억 9200만 달러)을 스리랑카에 지급하고 항구 운영권을 인수했다. 라자팍사에 이어 취임한 마이트리팔라 시리세나 대통령은 대중 의존정책의 위험성을 지적하며 차관 재협상을 통해 중국 영향권에서 벗어나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헛수고만 한 셈이다. 중국이 차관이나 대출로 인프라 건설 등을 도와준 후 상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천연자원이나 인프라 운영권 등을 빼앗는 전략을 쓴 것이다. 멘디스 연구원은 “일대일로는 ‘하나의 띠, 하나의 길’이 아닌 ‘하나의 길, 하나의 함정’이라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면서 일대일로 참여국은 중국의 전략이 불러올 이런 함정에 주의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스리랑카뿐 아니라 파키스탄과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방글라데시, 네팔, 에티오피아, 케냐 등 연변 65개국 모두가 이 같은 위험에 노출돼 있다. 중국이 미얀마에 36억 달러를 투자해 6000㎿급 미트소네댐을 건설하려던 사업이 중단된 경우도 그 사례 중 하나다. 중국이 일대일로 사업에서 환경 보호를 무시하고 불공정한 이득을 취하고 있다는 불만이 집단 시위로 터져 나온 것이다. 과거 미얀마 군사정부가 중국과 협력해 카친주 이라와디강에 건설하기로 했던 이 댐은 중국이 건설비용 대가로 전력의 90%를 끌어다 쓴다는 계획이었지만, 환경 파괴를 우려한 주민의 반대 속에 2011년 프로젝트가 중단됐고 재개 여부마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일대일로 참여국 정부들이 중국은행으로부터 빌린 돈을 중국 기업에 지불하고, 중국인 노동자와 중국산 자재를 수입해서 인프라를 건설하는 것에 대한 반발도 거세다. 중국과 파키스탄은 ‘일대일로’ 사업인 ‘중·파키스탄 경제회랑’(CPEC) 사업을 통해 인더스강에 디아메르 바샤댐을 건설하기로 했다. 바샤댐은 높이 272m, 시설용량 4500㎿로수력발전소로는 파키스탄 최대 규모다. CPEC는 중국 신장(新疆)자치구 카스(喀什)에서 파키스탄 남부 과다르항을 잇는 3000㎞ 구간에 460억 달러를 들여 고속도로·철도·송유관·광통신망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중국은 미국의 대중(對中) 포위망을 뚫고 인도양으로 진출하는 길을 확보하고, 파키스탄은 낙후한 인프라를 현대화해 경제 발전을 꾀한다는 구상이었다. 파키스탄은 ADB 등 국제금융기관이 투자를 받아 건설비를 충당하려고 했으나 건설 예정지가 인도와 파키스탄 영토분쟁 중인 카슈미르 지역이어서 국제금융기관으로부터 거절당했다. 이에 중국은 댐 건설비용을 부담하는 대신 소유권을 갖고 건설 인력도 중국 싼샤(三峽)댐 건설 인력 1만 7000명으로 충원하기로 했다. 중국이 댐 건설의 이득을 독차지한 셈이다. 당초 중국이 일대일로’ 참가를 요청하며 홍보해 왔던 현지 일자리 창출 효과도 없다고 판단한 파키스탄은 중국과의 협력을 중단하고 자체 재원으로 사업을 계속 추진할 방침이다. 순항해 왔던 CPEC 사업은 제동이 걸린 것이다. 네팔도 지난해 11월 중국 거저우바(葛洲?)그룹에 25억 달러 규모의 부디 간다키 수력발전댐 건설 공사를 맡기려던 계획을 파기했다. 카말 타파 네팔 부총리는 “각료회의에서 거저우바그룹과 합의한 부디 간다키 수력발전댐 건설 공사 계약이 변칙적이고 경솔했다고 결론 내리고 의회 위원회의 지침에 따라 계약을 거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네팔은 지난해 5월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참여키로 하고 한 달 뒤인 6월 1200㎿급 수력발전소를 건설하는 양해각서(MOU)를 거저우바그룹과 체결한 바 있다. 콘스탄티노 자비에르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연구원은 “중국은 통상적으로 대규모 투자 등을 통해 장기적으로 해당 국가에 손해가 되는 투자 계획을 받아들이게 한 다음, 그 ‘채권’을 빌미로 전체 프로젝트를 모두 삼키거나 그 국가에 대한 정치적 지렛대로 삼는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말레이시아 남부 조호르주에 중국제 레이더와 미사일, 자주 다연장 로켓포 AR3 12대를 배치하도록 제안하기도 했다. 중국 베이팡(北方)공업이 개발한 AR3는 지대지 공격에 사용하지만 사정거리가 220㎞에 달해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까지 타격 가능하다. 중국의 이런 제안은 지난해 8월 열린 동해안 철도 기공식에 시진핑 주석의 특사로 참석한 왕융(王勇) 국무위원이 나집 라작 총리에게 직접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동해안 철도는 일대일로 사업비 120억 달러 가운데 85%를 중국 측이 지원했고 중국 기업이 건설을 맡았다. 중국 정부는 연변 국가에 대한 투자와 지원이 자원 배분과 시장 통합을 촉진하고 균형 잡힌 지역경제 협력을 이룩하는 것을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인프라 투자가 절실한 이들 국가에 투자와 차관이라는 ‘당근’을 통해 정치적·경제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숨은 의도가 깔려 있는 것이다.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인터넷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통합 쐐기 박은 安·劉… 지도부 구성·안보 문제 ‘다른 소리’

    통합 쐐기 박은 安·劉… 지도부 구성·안보 문제 ‘다른 소리’

    바른정당 추가 탈당 움직임 차단 反통합파 “도둑작명” 당명 신경전 유승민 대표 “백의종군 생각 없다” 민주 “보수야합” 한국 “오래 못갈 것”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의 18일 통합선언은 최근 바른정당 내 추가 탈당 움직임 등 원심력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남북대화 국면에서 안보정책을 둘러싼 시각차가 부각되는 등 양당의 정체성 문제가 지적되는 상황에서 양당 대표가 함께 국민 앞에서 손을 잡는 ‘이벤트’가 필요한 시점이기도 했다. 이날 공동선언에 앞서 수차례 회동을 가졌던 두 사람은 의견을 주고받으며 각자 선언문 문구를 직접 수정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당은 최근 통합 국면에서 당내 반발과 돌발 변수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국민의당은 호남 의원들이 통합반대 신당 창당을 추진하며 사실상 분당이 기정사실화된 상황이다. 여론조사에서는 통합반대 신당이 안 대표의 통합개혁신당 지지율을 일부 흡수하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통합반대파는 다음달 4일 전당대회를 위한 당규 개정에 가처분신청을 냈다. 특히 전대에서의 물리적 충돌 가능성까지 나오며 안 대표의 통합 구상은 계속해서 상처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통합반대파 박주현 의원은 “우리가 개혁신당 창당을 분명히 선언했는데 똑같은 ‘도둑 작명’으로 통합개혁신당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해 양측은 이날 당명을 갖고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바른정당은 박인숙 의원의 ‘돌발 탈당’으로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당 관계자는 “통합한다고 하지만 사실 각 당 문제가 더 급해서 서로 신경 쓰지도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위기감 속에 양당 대표는 국민들의 관심을 다시 불러일으키기 위한 공식적인 자리를 마련한 것으로 해석된다. 양당 대표는 역할 분담을 한 듯 발언을 주고받으며 이날 회견에 나섰다. 먼저 발언에 나선 유 대표는 “지금 우리 사회를 짓누르는 불안감의 근원은 안보 불안”이라며 외교·안보 문제를 먼저 거론했다. 이어 단상에 선 안 대표는 “소득주도 성장이라는 환상에 사로잡혀 국민 세금으로 공무원 일자리를 만드는 사이에 청년실업은 IMF 위기 이후 최악”이라며 일자리·민생 문제를 지적했다. 안 대표는 “많은 공통점이 있음에도 사소한 차이점이 지나치게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앞으로 안보 위기를 어떻게 해결하느냐, 미래 문제 해결에 초점을 준다면 크게 다른 부분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양당 대표는 취재진과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신당 지도부 구성 문제 등에서 차이점을 드러내기도 했다. 유 대표는 “안 대표가 통합 후 백의종군을 약속했다”는 질문에 “통합 이후 리더십 문제는 중론을 모아서 결정할 일”이라며 “저는 책임을 다한다는 뜻에서 백의종군을 얘기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공동선언문 초안 작성 과정에서 안보 문제 등에 대한 표현을 두고 일부 이견을 보이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원내 1·2당은 본격적인 견제에 들어갔다. 더불어민주당은 논평에서 “명분 없는 정치권의 이합집산이며 보수 야합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자유한국당은 “상처뿐인 결합은 생존을 위한 그들만의 피난처일 뿐이고 그리 오래가지 못할 것 같다”고 일갈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카니발 앞둔 브라질 리우에 황열병 공포 재발

    카니발 앞둔 브라질 리우에 황열병 공포 재발

    브라질이 황열병 공포에 다시 떨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주 보건부가 황열병 백신을 맞아달라고 주민들에게 '간절하게 당부'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모기를 매개체로 전염되는 황열병에 걸리면 초기에는 발열, 오한, 피로감, 메스꺼움, 구토, 두통, 근육통 등의 증세가 나타난다. 심해지면 고열, 황달, 출혈 등이 나타나며, 신속하게 치료받지 않으면 중증 환자의 20∼50%가 사망할 수 있다. 루이스 안토니오 테이세이라 보건부장관은 "모든 주민이 면역력을 갖도록 반드시 황열병 백신을 맞아주길 바란다"며 "지금 주민들에게 (단순한 부탁이 아니라) '애원'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남미 언론은 장관이 당부가 아니라 애원이라는 표현을 썼다며 "황열병에 대한 브라질의 공포감을 짐작케하는 대목"이라고 보도했다. 브라질에서는 2016년 12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황열병이 대유행했다. 779명이 감염돼 262명이 사망했다. 3670만 명분 백신이 브라질 전국에 공급되면서 겨우 황열병을 잡았다. 황열병 비상사태까지 발동했던 브라질 중앙정부는 지난해 8월 상황종료를 선언했다. 하지만 해를 넘기지 않고 황열병은 재발했다. 리우데자네이루의 경우 올 들어 16일까지 확인된 황열병 환자는 4명, 이 중 3명은 사망했다. 현지 언론은 "지난해 12월에 환열병 확진 환자가 나온 뒤로 사망자까지 나오면 보건 당국이 극도로 긴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리우데자네이루 당국이 추정하는 주내 황열병 취약인구는 약 1400만 명이다. 이 가운데 약 60%인 800만 명은 아직 황열병 백신을 맞지 않은 상태다. 황열병 위험지역에 포함돼 있는 상파울로와 미나스제라이스 등도 긴장하긴 마찬가지다. 상파울로는 지난해 말 황열병이 재발한 사실을 확인했지만 2018년 사망자 통계는 별도로 내진 않고 있다. 2017~2018 통계를 보면 상파울로에선 40명이 감염 판정을 받고 21명이 사망했다. 사진=노티메리카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단독] 다국적 피싱범 58명 놓고 ‘양안 갈등’… 통역가 16명 동원해 국내법으로 단죄

    [단독] 다국적 피싱범 58명 놓고 ‘양안 갈등’… 통역가 16명 동원해 국내법으로 단죄

    양측 요구 달라 중앙지검서 수사 ‘양안(兩岸) 갈등’에 중국·대만 국적의 보이스피싱 사범들이 한국에서 무더기로 죗값을 치르게 됐다.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이진동)는 최근 대만인·중국인·한국인으로 이뤄진 보이스피싱 조직 58명을 범죄단체 조직 및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한국인은 단 1명이었고, 대만인이 50명, 중국인이 7명이었다. 이들은 지난해 5월부터 제주도에서 오피스텔을 빌려 약 7개월간 중국인들을 상대로 보이스피싱 사기를 저질렀다. 주한 대만 대표부로부터 관련 첩보를 입수한 경찰은 지난해 12월 이들을 일망타진했다. 검찰 조사 결과 총책인 대만인 백모(36)씨와 한국인 이모(42)씨가 조직을 이끌었고, 중간 간부인 대만인 5명이 교육 및 자금 관리 등을 담당했다. 이들은 모두 대만 조폭 소속으로 대만 현지의 지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말단 조직원들은 가짜 피해 사실을 알리는 ‘통신사 사칭’과 입금을 유도하는 ‘중국 공안 사칭’으로 나뉘어 교육받았다. 이들은 매달 실적 정산 후 곧바로 장부를 폐기하는 등 치밀하게 조직을 운영해 왔다. 검찰 관계자는 “정산이 끝나지 않아 남아 있던 5억원어치의 한 달 장부와 녹음 파일만 가지고 수사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이 해외에 있는 외국인을 상대로 저지른 범죄를 해당 국가에 넘기지 않고, 우리 검찰이 직접 수사한 까닭은 중국과 대만 간 외교 갈등 때문이었다. 중국 공안 측에선 중국인 외에 대만인들까지 자국으로 인도해 달라고 비공식적으로 요구했다. 반면, 대만 측은 자국민이 중국으로 송환될 것을 우려해 지속적으로 국내 수사팀과 접촉하며 수사 상황을 주시해 왔다. 중국의 요구를 들어줄 경우 외교적 갈등이 예고되는 상황이라 검찰은 국내 수사를 선택했다. 지난해 말 58명을 한꺼번에 송치받은 검찰은 신속하게 수사를 진행했다. 통역가 16명과 함께 형사3부 산하 8개 검사실이 모두 투입돼 신문 내용을 통역하고 증거로 압수한 휴대전화 150대에서 나온 녹음 파일들도 일일이 번역했다. 또 중국 공안의 협조로 현지 피해자 진술을 전달받았다. 검찰이 밝혀낸 피해자는 최소 200여명에 달하지만 현재까지 확보된 진술서는 8500만원 상당의 피해자 6명분뿐이었다. 검찰은 구속 시한에 맞춰 전원 구속 기소했지만, 피해자 진술이 추가 접수되는 대로 공소장을 변경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피고인 58명과 담당 교도관들이 한꺼번에 법정에 들어가는 것도 쉽지 않은 문제”라며 “원활한 재판을 위해 수사를 도운 통역가도 모두 법원에 연결시켜 줬다”고 말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사설] 최저임금 못 준다고 명단 공개하려 한 막힌 정부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최저임금 인상을 안착시키는 데 총력을 다하라”고 각 부처에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임금 격차가 계속 벌어지는 상황에서 최저임금은 노동자에게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지켜 주는 버팀목인 동시에 가계소득 증대, 내수 확대를 통해 소득주도 성장을 이루는 길”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은 해고와 감원, 물가상승 등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후폭풍에도 불구하고 최저임금 인상을 흔들림없이 추진하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명으로 보인다. 누구보다 따뜻한 손길이 필요한 취약계층들이 열심히 일을 하고도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받지 못하는 현실을 개선하자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다. 우리나라 저임금 노동자 비율이 전체 노동자의 23.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고 수준이다. 갈수록 커지는 임금 격차로 인한 부의 불평등 해소와 사회 통합을 위해서라도 최저임금 인상은 반드시 추진해야 할 과제다. 하지만 올해 16.4%라는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부작용이 곳곳에서 감지된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가장 혜택을 봐야 할 취약계층인 아파트 관리원, 청소원 등이 오히려 해고나 감원 등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이미 인건비 상승에 부담을 느낀 일부 업체에서는 자동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이 외려 고용불안만 야기한 셈이다. 어디 그뿐인가. 인건비 상승으로 음식값 상승 등 동네 물가도 들썩이고 있다. 최저임금이 올랐어도 그 이상 물가가 오른다면 최저임금 인상의 효과는 미미할 수밖에 없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소득주도 성장을 구현해 내수를 늘리자는 정부의 의도에도 부합하기 어려운 상황이 올 수 있다. 이런 신음을 정부는 듣기나 하는지 그제 고용노동부는 최저임금을 위반한 사업자의 명단을 공개하고, 대출 제한 등 신용 제재를 가하겠다는 황당한 강경책을 내놓았다가 논란이 되자 한발 물러섰다. 지난해 자영업자 10명 중 8명이 최저임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했다. 이들 가운데 ‘고의로 안 주는’ 악덕 사업주도 있겠지만 ‘주고 싶어도 못 주는’ 가슴 답답한 사업주도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정부의 이런 조치는 대다수 자영업자를 범법자로 만들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런 탁상행정을 내놓으려고 불과 며칠 전 김동연 경제부총리나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등이 각 대학 청소원과 아파트 경비원 등을 찾아 애로 사항을 청취한 것인지 한심할 따름이다. 최저임금 인상안의 명분에만 사로잡혀서는 이 정책이 제대로 뿌리를 내리기 어렵다. 취약계층을 돕기 위해 마련한 정책이 외려 일자리를 빼앗아 그들을 사지에 내모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이들은 최저임금 인상도 좋지만 적은 임금의 질 낮은 일자리라도 계속 일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영세 상공인들을 위한 보완 대책도 시급하다.
  • 빈살만 숙청 막바지 ‘감방 호텔’ 영업 재개

    빈살만 숙청 막바지 ‘감방 호텔’ 영업 재개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제1 왕위계승자(왕세자) 겸 국방장관의 숙청작업이 막바지 단계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AP통신 등은 15일(현지시간) 부패 혐의를 받는 왕자, 기업인, 전·현직 장관 등 159명을 구금한 사우디 리야드의 리츠칼튼 호텔이 영업을 재개한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다음달 14일부터 일반인의 투숙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 호텔은 빈살만 왕세자가 이끄는 반부패위원회가 돈세탁, 뇌물, 부당취득 등의 혐의로 유력인사들을 구금한 지난해 11월 4일부터 영업을 중지했다. 이와 관련, 뉴스위크는 “빈살만 왕세자가 부패 청산을 명분으로 반대파를 대규모 숙청했다”면서 “리츠칼튼이 다시 영업한다는 것은 문제가 해결됐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사우디 법무부에 따르면 구금된 인사 중 대부분이 몸값을 내고 풀려났다. 한때 빈살만 왕세자와 왕위 계승을 다퉜던 미테브 빈압둘라 왕자는 10억 달러(약 1조 627억원)의 합의금을 내고 3주 만에 석방됐다. 아직 협상 중인 소수는 별도 구금시설로 이송된 것으로 추정된다. 사우디 최대 갑부인 알왈라드 빈탈랄 왕자는 아직 구금 중이다. 사우디 정부가 합의금 명목으로 60억 달러를 제시했으나 빈탈랄 왕자가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 당국은 이번 조치로 약 1000억 달러를 환수할 것으로 전망한다. 호텔 관계자는 “예약은 가능하지만 갑자기 취소될 수도 있다. 당국이 보안을 이유로 호텔 폐쇄를 연장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리츠칼튼 호텔을 보유한 메리어트 호텔 그룹의 대변인은 리야드 리츠칼튼 호텔의 영업 재개에 대한 언급을 거부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文대통령 “카드수수료 추가 인하…상가 임대료 대책도 마련”

    文대통령 “카드수수료 추가 인하…상가 임대료 대책도 마련”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중소·벤처기업인과 소상공인을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을 하고 “최저임금 노동자의 대부분을 고용하고 있는 30인 미만 사업장의 인건비 부담이 예년보다 높아지지 않도록 전력을 다하고 있다”며 “카드 수수료 추가 인하와 일자리 창출 소상공인 정책자금 우대 등 추가 대책을 곧 발표하겠다”고 밝혔다.문 대통령은 행사에 참석한 소상공인들로부터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애로 사항을 듣고 “영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여러분이 겪을 수 있는 어려움을 잘 알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와 함께 높은 상가 임대료와 본사·가맹점 간의 불공정 거래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재창업 지원 프로그램 전용 펀드 시행, 중소기업을 위한 스마트 공장 전환 지원 등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청년 신규 고용 확대 지원도 더 강화하겠다”며 “기존에는 추가 고용 3명마다 1명분씩 임금을 지원했는데, 3명 초과 인원에 대해 비율제로 지원하도록 개선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최저임금 인상은 양극화 해소와 저임금 노동자의 인간다운 삶, 그리고 소득주도 성장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면서 “성장의 지속을 위해 함께 감당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최저임금 인상의 안착을 올해 초반의 가장 중요한 과제로 생각하고 있다”며 “최저임금 인상이 안착되면 소비를 늘려 내수가 확대되고 우리 경제가 더 좋아져 결국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께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득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올해는 중소기업 중심 정책이 현장에서 체감되도록 하는 데 집중하겠다”면서 “중소기업들의 자금 유동성을 나쁘게 만드는 주요 원인이었던 약속어음제도도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참석자들은 대기업과 경쟁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고 호소하며 중소기업이 정부·공공기관과 우선 거래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다. 스마트공장에 대한 지원 예산 확대, 인도 등 신흥국 진출 기업에 대한 정부 지원 확대, 임대인의 상권 내몰림 방지와 임대인·임차인이 상생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 마련도 요구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최저임금이나 근로시간 단축 문제보다는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부탁한다는 건의가 주를 이뤘다”고 설명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정부 차원에서 추진해야 할 사항은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소상공인의 혁신성이 잘 발휘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제도적 보완을 약속했다. 만찬 행사에는 중소·벤처기업인과 소상공인 26명을 포함해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모두 49명이 참석했다. 일자리창출, 혁신성장, 창업스토리, 실패를 딛고 재기에 성공한 기업을 기준으로 참석자를 선정했다. 청와대는 참석자들에게 기운을 내자는 의미로 겨울철 원기회복에 보탬이 되는 전복·문어 등 해산물과 전북 고창 풍천장어, ‘문화옥’의 설렁탕과 가평 잣 막걸리를 제공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얻어맞더라도…사회적 약자 위해 링 위에 서다

    얻어맞더라도…사회적 약자 위해 링 위에 서다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를 보면서 ‘링 위에서 끝끝내 버텨서 쓴 글이구나’ 했어요. 링에 올라가 줄곧 두드려 맞으면서도 내려오지 않은 거죠. ‘어떻게 그 시간을 버텼지’, ‘어떻게 감히 링 위에 올라갈 용기를 냈지’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5·18 민주화운동 피해자들의 아픔을 분투하듯 끝까지 파고든 소설을 이야기하며 젊은 학자는 감탄했다. 약자들의 아픔과 고통을 공감하고 살핀다는 동질감 때문일 터다. 다른 게 있다면 그의 ‘링 위에서의 싸움’에서는 약자들이 어떤 사회적 원인 때문에 아픈지 증명하는 데이터가 가장 큰 무기라는 것이다. 사회적 폭력과 차별, 혐오, 고립 등이 해고 노동자, 참사 피해자, 성적 소수자, 고용 불안에 시달리는 노동자 등의 몸에 상처와 질병을 새겨넣었음을 드러내고 정책 변화를 이끌어내는 게 그의 업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펴낸 첫 저서 ‘아픔이 길이 되려면’(동아시아)으로 지난해 연말 여러 언론사, 출판계 안팎의 단체에서 ‘올해의 저자’로 뽑힌 사회역학자 김승섭(39) 고려대 보건과학대학 교수다. 개인의 질병에 사회의 책임을 묻는 그의 저술은 자연스레 인권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지며 한국사회가 약자를 어떻게 대하는 공동체인지 민낯을 보여 주며 자성을 불러일으켰다. 사회역학이라는 국내에선 생경한 분야를 다룬 과학서로는 이례적으로 ‘흥행’에도 성공했다. 현재까지 8쇄, 2만 3000부를 찍었다. 저자도 반응을 체감하고 있을까. “환호해 줄 사람을 만나야 하는데 제 일상은 똑같아요. 외부 강연, 방송 출연도 다 거절하고 있고요. 학교에서는 학생들 가르치고 연구하고 집에서는 아이들 돌보느라(그는 세 딸을 둔 아빠다) 바쁘니 달라질 게 없죠. 다만 제가 해 온 일이 의미있는 일이라고 말해 주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크게 격려받는 기분이에요.” ●산재 피해자들에 감명 ‘사회역학’ 입문 얼마 전 찾아간 고려대 과학관에 있는 김 교수의 연구실 책상 위 벽엔 ‘매일 두 시간 읽기’라는 결심이 써 붙여져 있었다. “하루라도 공부를 안 하면 티가 난다”는 그는 연구에 필요한 에너지를 아끼려 사람 많은 자리엔 거의 나가지 않고 밥도 혼자 먹는다. 아침에 샌드위치 두 개를 사 연구실에서 두 끼를 해결하기도 한다. 명문대 의대생이었던 그가 안락한 미래와 연결된 의사 대신, 박사학위 수여자가 나온 지 10여년밖에 안 된 신생 학문인 ‘사회역학’(질병의 사회적 원인을 찾고, 부조리한 사회구조를 바꿔 사람들이 더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길을 찾는 학문)을 공부하는 학자가 된 이유는 뭘까. ‘어린 시절 특별히 정의롭지도 용감하지도 않던 내가 어쩌다가 지금처럼 사람에 대한 꿈을 꾸고 이렇게 살아가려고 애쓰고 있을까’란 자문자답에서 그는 의대 본과 1학년 겨울방학을 떠올린다. 산업재해를 당한 이들이 모인 사무실에서 한 달간 상근 자원봉사자로 일했을 때다.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다 기타를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려 했을 때 알아챘다. 손가락 열 개가 온전히 있는 사람은 자신밖에 없다는 걸. 하지만 산업재해 피해자들의 유쾌함과 끈질긴 생명력으로 삶을 대하는 태도는 그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상처 가지고 살아 갈 수 있는 환경 필요 ‘함께 아파할 수 있는 감수성’을 평생 간직하려는 꿈은 약자에게 아픔과 고통을 가하는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학문에 몸담는 것으로 이어졌다. ‘아픔이 길이 되려면’의 목차에 열거된 그의 연구는 쌍용차 해고노동자, 삼성반도체 직업병 사망자,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성적 소수자 등 어김없이 한국사회의 가장 아픈 현장 한가운데에 있다. 상처, 질병을 낳은 ‘원인의 원인’을 캐내기 위해 피해자, 소수자들이 가장 힘겨워할 질문을 던져야 한다. 때문에 그 역시 울기도 하고 괴로울 때도 많다고. 하지만 김 교수는 “나도 가능하면 평안하고 싶지만 내게 다가오는 고통들은 내가 선택한 것이고 감수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들”이라며 “얻어맞는다 해도 내가 선택한 링 위에서 싸우니 좋은 인생인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책에서 김 교수는 ‘피해자 개인에게, 자원과 자본이 없는 사회적 약자에게 인과관계 부담을 떠넘기는 한국사회의 취약함이 세월호 참사에서 극적으로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 해결과 치유는 이제 시작”이라고 했다. “세월호 얘기를 꺼내면 지겹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지금이야말로 세월호 참사에 대해 더 많은 이야기를 해야 하는 때가 아닌가 싶어요. ‘지겹다’고 말하는 심리의 기저에는 많은 정신과 의사들이 지적했듯 무력감이 자리해 있어요. 마음은 아픈데 지난 몇 년간 사회적 분위기나 대응은 그 상처를 점점 깊어지게 하는 방향으로 몰고 갔으니까요. 그러지 않았다면 ‘세월호’가 누구도 입에 올리기 불편해하는 이름은 안 됐을 거예요.” 세월호 이후에도 사회구조적 폭력으로 인한 아픔은 되풀이됐다. 그는 불행을 반복하지 않으려면 ‘피해자 목소리’를 담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피해 당사자의 목소리를 기록하고 (정책 입안에) 반영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피해자가 아닌 사람은 아무리 짐작해도 상처의 본질을 잘 몰라요. 하지만 많은 국가기관의 관련 보고서들은 자신들의 지원에 대한 성과를 중심으로 보고서를 쓰죠. 처절한 실패나 아픔의 이야기가 안 나오니 그동안에는 참사를 해결할 수 있는 기반도 부재했고요. 때문에 앞으로 나아가기도 어려웠어요. 쌍용차 해고노동자 사태 사례만 해도 그토록 많이 죽고 아파했던 해고 노동자들과 가족들의 목소리에서 배우지 못하면 한국사회가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를 고민할 때 한 걸음도 떼지 못합니다.” ●고용불안 탓 인권 말도 못 꺼내 상처를 바라보는 프레임을 올바르게 형성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그는 덧붙였다. “모든 공동체와 개인은 어려움과 상처를 겪어요. 트라우마는 없어지거나 완전히 치유되지도 않죠. 상처를 가지고 살 수 있게 되는 것, 숨 쉴 수 있게 되는 것뿐이에요. 때문에 그 상처를 바라보는 프레임을 어떻게 정하느냐가 중요해요. 2011년 노르웨이 우토야섬 테러 사건이 났을 때 노르웨이 총리가 이런 말을 하더라구요. ‘이 폭력에 대해 더 나은 민주주의로, 더 나은 인간성으로 복수하겠다’고요. 그 말을 듣는 순간 참사를 이렇게 바라볼 수 있겠구나, 각성이 들었죠. 우리도 이 문장을 곱씹어 봤으면 좋겠어요.” 우토야섬 테러는 2011년 극우주의자인 안데르스 브레이비크가 당시 이 섬에서 열린 노동당 청소년 정치캠프에 참여한 참가자들을 향해 총기를 난사해 70여명이 사망한 사건이다. ‘개인이 맞닥뜨린 위기에 함께 대응하는 공동체, 타인의 슬픔에 깊게 공감하고 행동하는 공동체’를 빚어내기 위한 그의 연구는 계속된다. 김 교수의 다음 연구 역시 한국사회의 병폐를 깊숙이 들여다본다. 마트, 백화점, 면세점 등 서비스 노동자의 건강 연구이기 때문이다. 비정규직 노동, 하청·파견 노동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것, 이런 추세가 한국사회 전체에 큰 충격을 가져올 것이란 문제의식에서 뿌리를 낸 주제다. “언제 잘릴지 모르는 사람들이 자신의 권리를 주장할 수 없는 건 너무도 명백한 일이죠. 서비스 업종이 특히 심합니다. 마트, 백화점, 면세점 등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화장실에 제때 못 가 방광염에 걸리는 비율이 전체의 20.7%(지난해 9월 민주노총 서비스연맹이 마트, 백화점 등에서 일하는 서비스 판매 노동자 2204명을 설문한 결과)예요. 인력이 한 명밖에 없는 시간이 2시간가량으로 꽤 길고, 고객이 이용하는 화장실은 이용하지 못해 화장실 개수가 턱없이 적으니까요. 의자가 없어 혹은 의자 사용이 금지돼 있어 하지정맥류에 걸리는 사람도 전체 응답자의 17.2%나 돼요. 서비스 노동자들이 소변을 제때 못 봐 방광염에 걸리고, 하지정맥류로 고생해도 앉지 못하는 현실은 ‘고객을 위해서’란 명분으로 아름답고 비싼 상품들 뒤에서 누가 혹독한 대가를 치르고 있는지 고민해 봐야 한다는 걸 알려 줍니다. 서비스 노동자들의 몸을 연구한 데이터를 통해 블랙컨슈머 문제, 인력 부족 문제 등을 함께 짚어 보고 싶어요.” ●‘성소수자 낙인 효과’ 연구도 진행 이와 함께 한국에서 특히 심한 ‘성소수자에 대한 낙인 효과’가 에이즈를 일으키는 HIV바이러스 환자의 신규 감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는 연구도 진행할 예정이다. 김 교수는 책에서 ‘아름다운 사회는 나와 직접적으로 관계가 없는 타인의 고통에 대해 예민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사회, 그래서 열심히 정직하게 살아온 사람들이 자신의 자존을 지킬 수 없을 때 그 좌절에 함께 분노하고 행동할 수 있는 사회’라는 믿음을 전했다. 그의 연구가 그런 사회로 발을 내딛게 할 ‘징검돌’인 셈이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국토종합계획에 EEZ·北 포함 추진

    정부가 국토종합계획에 ‘배타적 경제수역’(EEZ)과 ‘북한 영역’을 포함시키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우리나라 최상위 국토개발계획에 이러한 내용이 담기면 해양 주권 강화와 남북 관계 개선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신문이 14일 더불어민주당 임종성 의원을 통해 입수한 ‘제4차 국토종합계획 성과 평가 및 제5차 국토종합계획 수립 방향’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5차 계획의 공간적 범위에 EEZ를 추가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국토연구원이 작성한 보고서는 계획 수립의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에도 최근 보고됐다. 보고서는 “국토종합계획은 대한민국 영토 전역을 대상으로 하지만 EEZ와 북한 영역에 관한 입장 정리가 필요하다”면서 “5차 계획에서 명시적인 공간적 범위로 설정할지에 대한 명분, 실효성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차(1972~1981년) 계획부터 4차(2000~2020년) 계획에 이르기까지 EEZ 문제가 거론된 적은 한 차례도 없었다. 이는 한·중 간에 참예한 갈등을 빚고 있는 중국 어선의 불법 어업은 물론 이어도 관할권 문제에 적극적인 대응 수단을 마련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독도 인근 해역을 중심으로 한·일이 각각 주장하는 EEZ 경계가 다르다는 점에서 독도 영유권과도 맞물린 문제다. 또 북한 지역은 4차 계획까지만 해도 ‘미수복 영토’ 정도로만 규정돼 있었다. 남북 연계 교통망 복원 등 남북한 교류협력 기반 조성 방안이 계획을 통해 일정 부분 구체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권영섭 국토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일본과 독일 등 다른 나라들은 EEZ를 국토계획 등에 반영하는 추세여서 우리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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