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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월호 침몰시키자” 주동식, 이번엔 “제사에 매달리는 광주”

    “세월호 침몰시키자” 주동식, 이번엔 “제사에 매달리는 광주”

    2018년엔 세월호 막말 논란도…“매달 세월호 하나씩 만들어 침몰시키자” 주동식 미래통합당 광주 서구갑 후보가 8일 “광주는 80년대 유산에 사로잡힌 도시, 제사에 매달리는 도시로 추락했다”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주 후보는 지난 8일 KCTV 광주방송을 통해 송출된 후보자 방송 연설 발언에서 “광주는 80년대의 유산에 사로잡힌 도시, 생산 대신 제사에 매달리는 도시, 과거 비극의 기념비가 젊은이들의 취업과 출산을 가로막는 도시로 추락했다”고 말했다. 또 “지금 호남 정치를 지배하는 것은 80년대 낡은 유산. 호남 정치는 민주화라는 대의명분을 내세워 문재인 정권을 탄생시켰다. 하지만 호남정치 앞에는 이제 역사적 평가가 기다리고 있다. 문재인 정권의 국정 운영은 절망적”이라고 했다. 그가 언급한 ‘제사’는 5·18 민주화 운동 기념식을 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문재인 대통령을 ‘시진핑의 지시를 받는 남한 총독’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바이러스 대응을 보면 문재인 대통령이 누굴 위해 일하는지 의문”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은 방중 당시 북경대 학생들 앞에서 ‘중국은 큰 산맥 같은 나라고 한국은 작은 나라다, 중국몽에 함께하겠다’는 내용의 연설을 했다. 이분이 대한민국 대통령인지, 아니면 시진핑의 지시를 받는 남한 총독인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주 후보는 4.15 총선 후보 초청 토론에서도 “광주는 80년대에 묶여 있는 도시이다. 민주화의 성지라는 미명 아래 비극을 기리는 제사가 마치 본업처럼 됐다”며 “운동권들이 5·18과 민주화를 내세워 생산과 상관없는 시설과 행사를 만들어내 예산을 뜯어내 무위도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이 일본 문제를 굉장히 악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참고로 저는 현재 문재인 정권이 주장하고 있는 반일 감정, 반일 정신병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국민들이 이성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한편 앞서 주 후보는 지난 2018년 8월 세월호 관련 막말로 한 차례 논란을 산 바 있다. 그는 당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일자리 창출 고민할 것 없다. 앞으로 매달 세월호 하나씩만 만들어 침몰시키자”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세월호를 많이 만들어 침몰시키자고 했지, 거기에 사람을 태우자고 하지 않았다”며 “세월호 진상을 규명한다며 혈세를 낭비하는 행태를 비꼰 풍자이다. 오해들 말고 막말들 하지 말라”고 덧붙인 바 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감찰까지 가는 검언유착 의혹… 결국 ‘윤석열 흔들기’인가

    감찰까지 가는 검언유착 의혹… 결국 ‘윤석열 흔들기’인가

    채널A 기자와 윤석열 검찰총장의 측근인 현직 검사장 간 유착 의혹과 관련해 고발장이 검찰에 접수된 가운데 대검찰청 감찰본부가 감찰 착수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에 대해 검찰 수사와 감찰이 동시에 진행될지 주목된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검사장급)은 전날 휴가를 낸 윤 총장에게 해당 의혹과 관련, “감찰에 착수하겠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윤 총장은 대검 참모를 통해 “녹취록 전문 내용을 파악한 뒤 감찰 여부를 결정하자”는 뜻을 한 부장에게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찰 여부, 시기 등을 놓고 대검 지휘부 사이의 의견 교환 내용이 외부로 알려진 것은 이례적이다. 해당 검사장은 의혹을 부인하고 있지만, 대검은 명확한 사실 규명을 위해 진상조사에 나선 상황이다. 지난 2일 법무부도 대검에 재조사를 지시한 바 있다. 의혹의 핵심인 기자와 검사장 사이의 대화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해당 의혹을 보도한 MBC와 취재를 한 채널A 측으로부터 실제 녹음 파일을 받아야 하지만 대검은 아직 이 자료를 확보하지 못했다. 감찰본부가 감찰 전환 의견을 낸 것도 진상조사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결과로 풀이된다. 일부에서는 이번 감찰이 윤 총장을 겨냥한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감찰 대상이 윤 총장 측근이라는 점에서다. 검사 비위 등 중요 감찰 사건은 감찰위원회 심의를 거치도록 돼 있는데 이 과정을 생략하면 절차적 흠결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 다만 진상조사가 계속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감찰을 미루면 법무부가 직접 감찰에 나설 명분만 주기 때문에 윤 총장도 조사 과정을 보고받으며 결단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감찰을 하게 되면 검찰 고위직에 대한 감찰 강화를 위해 지난달 설치된 ‘감찰3과’에서 맡게 될 전망이다. 한편 서울중앙지검은 전날 민주언론시민연합이 협박 혐의로 채널A 기자와 성명 불상의 검사를 고발한 사건에 대해 “절차에 따라 고발장을 검토한 뒤 (수사팀) 배당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현대차 또 셧다운… 기간산업 비틀대는데 정부 ‘명분’ 싸움만

    현대차 또 셧다운… 기간산업 비틀대는데 정부 ‘명분’ 싸움만

    기재부·금융위 “오너 일가 자구안 먼저” 국토·산업부 “실직대란 막아야” 이견 정부 “기간산업 지원책 검토 중” 답변만 수출 막힌 車산업, 돈줄 막힌 정유업계 지원 타이밍 놓치면 제2 한진해운 우려 재계 “소비활성·저금리 등 맞춤대책 절실” 전문가 “기업은 정부지원 명분 만들어야”국내 항공·정유·해운·조선·자동차 산업이 ‘코로나 직격탄’을 맞았지만 정부는 기간산업 지원책에 대해 “검토 중”이라는 답변만 내놓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원 ‘명분 다툼’만 벌이다 골든타임을 놓치면 피해 규모가 커지는 것은 물론 이후 산업경쟁력 회복도 쉽지 않아 ‘제2의 한진해운 사태’를 맞이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8일 정부 부처와 재계에 따르면 이날 4차 비상경제대책회의 코로나19 대응 방안에서 기간산업 지원 방안이 빠진 핵심 이유는 항공산업에 대한 지원 명분, 특히 대한항공 오너 일가에 대한 명분 다툼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몇 년간 갑질 논란과 경영권 다툼을 벌인 대한항공이 지원을 받으려면 오너 일가의 사재 출연을 포함해 자기 희생이 있어야 한다는 게 재정·금융 당국의 입장이다. 반면 항공 업무를 관장하는 국토교통부는 기간산업이 망가져 발생하는 피해 규모를 고려해 먼저 지원하고 책임은 사후에 요구하면 된다는 생각이다.이처럼 정부 부처 간 이견으로 지원 방안이 늦어지면서 항공업계를 중심으로 한 기간산업은 비명을 지르고 있다. 한국항공협회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들의 한 달 고정비(리스비+임금)만 9000억원에 이른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매출의 90%가 줄어들었고, 저비용항공사(LCC)는 물론 업계 1위인 대한항공도 다음달이면 운용자금이 바닥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오는 16일부터 6개월간 직원 70%를 대상으로 순환 휴업에 돌입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오너 일가는 사재 출연을 포함한 자구안을 마련해 정부 지원에 대한 명분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제2의 한진해운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기간산업은 고용 인원이 많아 무너지면 국민 경제가 흔들리게 된다. 현재 산업별 고용 인원은 조선업이 11만명, 해운항만업이 10만 4000명, 후방 효과가 큰 자동차산업이 180만명에 이른다. 현재 자동차 업계는 중국을 제외한 모든 해외 공장이 문을 닫아 내수 판매로만 버티는 가운데 수출용 차를 만드는 국내 공장이 하나둘씩 가동을 멈추고 있다. 현대차 투싼을 생산하는 현대차 울산5공장은 오는 13∼17일 임시 휴업한다. 정유업계도 비중이 큰 항공유 판매가 끊기면서 자금 흐름이 꽉 막혔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정유업계의 1분기 영업손실을 2조원 이상으로 추산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산업별 맞춤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내수로 버티는 자동차 업계를 위해선 취득세 감면과 구매 금액 소득공제 인정 등 소비 활성화 조치가 필요하다. 또 항공·해운업계는 저금리 정책자금 공급을 통한 운영자금 지원이 필요하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리스 등으로 부채비율이 높은 해운·항공업종은 저리의 정책금융만 쓸 수 있게 해줘도 버틸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항공지상조업·면세점업 관계자 10여명은 이날 인천 중부지방고용노동청에서 진행된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과의 간담회에서 자신들의 업종을 정부가 고용 유지 등을 지원하는 특별고용지원 업종으로 지정해 달라고 건의했다. 현재 코로나19 여파로 지정된 특별고용지원 업종은 여행업·관광숙박업·관광운송업·공연업 등 4개다. 이 장관은 “종합적으로 검토해 조속히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서울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사설] 표 탐나 소신·명분 버리는 여야, 총선 후 뒷감당 자신있나

    총선전이 가열되면서 여야 공히 공약들을 쏟아내고 있다. 각종 개발 공약도 난무해 모두 합치면 사업비가 무려 100조원이 넘는 규모라고 한다. 제21대 국회 임기 4년간 과연 모두 실현될지 의문이다. 당의 평소 신조나 정책 방향과 180도 다른 공약들로 귀를 의심하기도 한다. 당의 ‘색깔’까지 바꾸는 ‘카멜레온 공약’을 쏟아낸다면 총선이 끝난 뒤 어떻게 뒷감당하겠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결국 유권자의 현명한 선택이 더 중요해지게 됐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서울 등 수도권 출마 일부 후보들이 1가구 1주택 종합부동산세 경감 공약을 내놓았다. 대표적인 카멜레온 공약이다. 이는 ‘반드시 집값을 잡겠다’며 강경하게 부동산 정책을 밀어붙인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흐름에도 역행된다. 일부 후보들은 지난 1일 경기 수원시에서 이뤄진 민주당 지역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이낙연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에게 직접 종부세 완화를 건의했다고 한다. 민주당 지도부는 정책 역행 부담감 때문에 공론화는 하지 않지만, 내부적으로는 1주택 종부세 부담 경감을 위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의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공약도 표를 위한 카멜레온 공약으로 손색없다. 통합당 황교안 대표는 그제 긴급 대국민브리핑을 자청해 “전 국민에게 1인당 50만원의 현금을 즉각 지급해야 하고, 더 신속한 집행을 위해 대통령의 ‘긴급재정경제 명령권’을 발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의 재난지원금 지급 방침에 대해 그동안 ‘총선용 퍼붓기’, ‘포퓰리즘’ 등으로 원색적 비난을 퍼붓던 통합당의 소신과는 엇나가도 한참 엇나간 것이다. 건강보험료를 기준으로 재난지원금을 지원한다는 계획이 혼란을 초래한다며 내놓은 제안이지만, 급작스런 ‘당론 변경’을 어떻게 설명할지 궁금하다. 이에 민주당은 황 대표의 제안을 수용할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서둘러 입장을 밝혔다. 서울신문은 재난기본소득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며 ‘늦어도 4월’에는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이 정책이 단지 선거용으로 유권자 표만을 염두에 둔 선심성 공약으로 전락한다면 곤란하다고 판단한다. 통합당의 제안대로 국민 1인당 50만원을 지급하려면 25조원이 필요하다니, 정부가 계획한 소득 하위 70% 가구에 최대 100만원 지급을 위해 마련한 추가경정예산안 9조원보다 최대 16조원이 더 필요하다. 코로나19가 발생시킨 초유의 위기상황에서 재정건전성을 최우선에 둘 필요는 없지만, 정책의 전환에는 그에 합당한 설득과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
  • [곽병찬의 역사앞에서 묻다] 위성정당 앞세운 거대 양당… 의석 독과점 노려 연합정치 정신 유린

    [곽병찬의 역사앞에서 묻다] 위성정당 앞세운 거대 양당… 의석 독과점 노려 연합정치 정신 유린

    “지금 예조판서 이이첨의 하는 짓은 괴이하기 짝이 없습니다.” 광해군 8년(1616년) 12월 한 유생의 상소가 조정을 뒤흔들었다. “전하의 팔다리 노릇을 하고 귀와 눈 역할을 하며 목구멍과 혀 노릇을 하는 관원들이나, …인재를 선발하는 일을 맡은 이들 가운데 이이첨의 복심이 아닌 자가 없습니다.” “그리하여 무릇 지금 삼사에서 나온 간단한 상소문도 실은 이이첨에게서 나온 것이며 문무관을 뽑는 이조, 병조가 추천한 사람들 또한 이이첨에게서 나온 것입니다.” 필자는 태학(성균관)생 윤선도였다. 일개 학생이었지만 그 내용이 얼마나 아팠으면 이이첨은 한동안 사람 눈을 피해 칩거했다고 한다. 윤선도가 함경도로 유배돼 논란이 잦아들자, 이이첨은 ‘잔당 척결’을 위해 다시 칼을 빼 들었다. 인목대비를 폐출하라! 광해군에게는 두 가지 콤플렉스가 있었다. 하나는 서자 출신의 왕이라는 것, 둘째는 서자 중에서도 둘째라는 것이었다. 이로 말미암아 그는 세자 책봉에서부터 왕위 승계에 이르기까지 매번 온갖 시달림을 당했다. 선조 말년엔 폐세자 논의가 공공연했고 세 살짜리 적장자 영창대군에게 왕위가 승계될 뻔하기도 했다. 즉위 후엔 명(明)이 승계의 정당성을 따졌다. 광해군은 임진왜란 7년 전쟁 동안 구명도생이나 하던 선조 대신 사직과 국가를 지켰다. 전후에도 국가재건을 위한 제도 정비와 혁신에 앞장섰다. 개혁 군주로서의 자질은 뚜렷했다. 그러나 왕권의 문제에 관한 한 병적인 집착과 피해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광해군의 이런 불안을 이용해 이이첨은 국정을 전단하고 권력을 독점했다. 말년엔 광해군조차 두려워하는 존재였다. 오죽하면 인조반정 때 도망가며 “이이첨의 짓인가”라고 물었을까. 이이첨의 집념은 유별났다. 22세(1582년) 때 사마시에 합격하고 현감 재직 중이던 1594년 별시 문과에 을과로 급제했으며 1608년 성균관 사성으로 재직하면서 중시 갑과 장원으로 급제했다. 교원으로 있으면서 제자들과 함께 시험을 치러 장원한 것이었다. 재주와 집념은 특별했지만 그를 거두어 줄 사림은 없었다. 그는 무오사화의 발단이었던 이극돈의 직손이었다. 그를 받아 준 유일한 사람이 남명 조식의 제자 정인홍이었다. 강개한 의병장이었던 정인홍은 죽음을 무릅쓰고 세조 어진을 지킨 그를 애틋하게 챙겼다. 이이첨은 정인홍의 줄을 잡고 동인에 발을 디밀었다. 1592년 광해군 건저의 사건과 관련한 정철의 처리 문제로 동인이 남북으로 갈라질 때 북인의 편에 섰으며, 임진왜란 중 왜와 강화를 추진했다는 이유로 유성룡 등 남인을 조정에서 밀어낼 땐 북인의 전위대 역할을 했다. 북인이 1599년 홍여순의 대제학 임명 문제로 대북과 소북으로 분열할 땐 정인홍을 따라 소장파(소북)를 공박했다. 잇따른 권력투쟁에서 이이첨의 존재는 단연 돋보였다. 1608년 선조의 후계를 놓고 대북과 소북이 정면충돌할 땐 대북을 이끄는 존재가 됐다. 영의정 유영경 등 소북 지도부는 선조의 마음을 읽고 영창대군을 밀었다. 소북 안에서도 내분이 생겨 광해군 승계를 주장한 기자헌, 남이홍 등의 청소북과 유영경 등의 탁소북으로 분열했다. 이이첨은 정인홍과 함께 광해군 승계의 당위성을 주장하는 상소를 올렸다. 유배형에 처해졌으나 선조가 급서해, 광해군의 총아가 됐다. 광해군은 즉위 후 선조의 유교까지 숨겨 가며 승계를 방해한 일곱 대신과 탁소북을 조정에서 몰아냈다. 대신 이원익(남인) 등을 영입해 대북, 남인 그리고 이항복(서인), 기자헌(청소북) 등을 중용해 연합정치를 추구했다. 이이첨은 예조판서 겸 대제학으로 이데올로기를 관장했다. 광해군 즉위년에 숙청된 이들의 사주로 명나라가 승계 과정을 조사할 사신을 파견했다. 걸림돌은 광해군의 친형이자 서장자인 임해군이었다. 이이첨은 임해군이 모반을 도모한다는 고변을 일으켰다. 사헌부 사간원 홍문관 등 3사를 동원해 임해군의 처단을 주장했다. 임해군은 강화도에 유배됐고, 그곳에서 의문사했다. 임해군은 성정이 포악하고 흉폭한 짓을 많이 저질러 그를 안타까워하는 이는 없었다. 고변의 효과에 눈뜬 이이첨은 이후 고변을 정적 제거에 적극 활용했다. 다음 표적은, 한때 선조가 염두에 두었던 순화군의 양자 진릉군. 1612년 ‘김직재의 옥’을 일으켜 진릉군을 추대하려 했다는 고변을 유도해 탁소북의 잔존세력을 제거했다. 이때부터 원성이 일기 시작했다. 1613년엔 계축옥사가 일어났다. 마침 ‘일곱 서자’의 강도 사건(칠서의 옥)이 일어났다. 이이첨은 이 가운데 박응서로 하여금 ‘서얼들이 자금을 모아 영창대군을 추대하려 했다’는 상소를 올리도록 했다. 수괴로 지목된 김제남(인목대비의 아버지)과 세 아들이 처형됐다. 영창대군은 강화도로 유배됐다. 이에 반대하던 이덕형·이항복·신흠·이정구·김상용 등 서인과 남인들이 숙청됐다. 영창대군은 이듬해 유배지에서 이이첨의 심복(강화부사 강항)에 의해 의문의 죽임을 당했다. 계축옥사로 대북 세상이 됐다. 1615년엔 소명국의 고변을 이용한 ‘신경희의 옥’이 일어났다. 능창군이 표적이었다. 당시 시중에는 ‘정원군(능창군의 아버지)의 집에 왕기가 성하다’느니 ‘능창군(인조의 동생)의 기상이 비범하다’ 따위의 항설이 나돌았다. 능창군은 강화도로 유배했고, 정원군의 집은 허물었다. 집터엔 경덕궁을 지어 ‘서기’를 가로챘다. 윤선도의 병진소는 이즈음 나온 것이었다. 무고하면 상을 받고, 당하면 처벌당하니 온갖 고변이 횡행했다. 장령 배대유는 개탄했다. “김덕룡이라는 자는 간음하다 붙들리자 고변했고, 김언춘은 도둑질하다 붙들리자 모역을 고변했다.” 대미는 인목대비 폐모론이었다. 이이첨은 계축옥사 때에도 태학(성균관)생 이위경 등을 사주해 폐모소를 올리도록 했었다. 이이첨은 1617년 다시 폐모론을 전면적으로 전개했다. 11월 전현직 관리 1000여명과 종실 170여명이 인목대비의 폐출을 주장했다. 광해군이 거듭 거부했지만 이듬해 1월 우의정 한효순이 주도해 폐모정청이 열렸다. 광해군은 하소연했다. “나에게 무슨 죄가 있기에 이다지도 한결같이 혹독한 형벌을 내린단 말인가.” 이제 광해군도 이이첨을 이길 수 없었다. 5월 광해군은 인목대비를 폐출 대신 서궁(경덕궁)에 유폐하는 것으로 타협했다. 대북 안에서 폐모에 반대하던 기자헌, 정창연, 유몽인 등 골북, 중북은 숙청됐다. 남은 건 이이첨을 추종하는 ‘육북’뿐이었다. 8월엔 폐모론에 앞장섰던 허균마저 ‘남대문 벽서’를 핑계로 처형당했다. 독점은 완성됐다. 그러나 1623년 서인이 주도하고 남인과 전향한 북인이 동조한 인조반정을 막을 순 없었다. 광해군은 쫓겨나고, 대북은 멸종했다. 이이첨은 줄이 필요할 땐 광해군의 호위무사였지만, 권력의 중심에 서면서 스스로 권력의 화신이 됐다. 개혁 정책에는 사사건건 딴지를 걸었다. 전후복구의 토대였던 대동법 실시에 반대했고, 명과 후금 사이의 등거리 실리외교에도 반대했다. 명이 요구한 지원군 파병을 주저하는 광해군을 비난하기도 했다. 민심을 결정적으로 돌아서게 한 궁궐 건설에는 앞장섰다. 전란 중 불탄 종묘나 창덕궁 중건 이외에 경덕궁, 인왕궁, 자수궁을 신축했다. 명분은 ‘창덕궁은 불길하다’, ‘경덕궁에 서기가 있다’ 따위가 고작이었다. 광해군이 유배당할 때 백성은 이렇게 조롱했다. “돈 애비야 돈 애비야 거두어들인 금은은 어디에 두고 이 길을 가느냐.” 민주화 이후 21대 총선처럼 지저분한 선거는 없다. 의석 독과점을 위한 거대 양당의 이른바 위성정당 때문이다. 사표를 막아 연합정치의 토대를 마련하려던 개정 선거법의 정신은 여지없이 유린됐다. 민주당은 선거법 개정을 주도했으니 할 말이 없다. 1당을 내줄 순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지만, 실제 목표는 단독 과반이다. 하승수 전 정치개혁연합 사무총장은 그 배후로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을 꼽았다. “그는 연합정치를 할 생각이 없었다.” ‘대북’은 한때 조선사에서 가장 개혁적이었다. 광해군 초기 ‘연합정치’로 재건과 혁신의 동력을 확보했지만, 이이첨의 무모한 권력독점과 함께 몰락했다. 그런 부류는 언제나 있다. 논설고문 kbc@seoul.co.kr
  • 이해찬 “총선 끝나면 공공기관 지방 이전 시즌2”

    이해찬 “총선 끝나면 공공기관 지방 이전 시즌2”

    민주, 올 초 文대통령 언급 이후 공식화 李대표 “전국서 기관 옮겨 달라고 요구” 2년 전 KOTRA·산은·공항공사 등 거론 122곳 6만여명 근무… 기준 따라 달라져 균형발전 명분에 참여정부 시책 재추진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15일 총선 이후 공공기관 추가 지방 이전 추진을 공식화했다. 공공기관 추가 이전 관련 연구용역을 수행 중인 국토연구원이 다음달 연구보고서를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 제출할 예정이어서 이 문제를 둘러싼 토론이 본격적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6일 부산에서 열린 선거대책회의에서 “총선이 끝나면 공공기관 지방 이전 시즌 2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국을 다녀보면 절실히 요구하는 게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이었다. 참여정부 이후 공공기관이 지방으로 많이 이전됐지만, 대부분 서울 근처 아니면 경기도 대도시여서 국가 균형발전과는 아무 관계가 없었다”고 밝혔다. 공공기관 지방 이전은 선택의 여지가 없는 문제다. 국가균형발전특별법 제18조 제1항에서 “정부는 수도권에 있는 공공기관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관을 단계적으로 지방으로 이전하기 위한 공공기관 지방 이전 및 혁신도시 활성화를 위한 시책을 추진하여야 한다”고 못박았기 때문이다. 공공기관 지방 이전은 균형위에서 심의 의결한다. 이 대표가 2년 전 거론했던 2차 지방 이전 대상 공공기관 122곳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한국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중소기업은행, 한국공항공사, 한국환경공단 등을 포괄한다. 근무 인원만 약 6만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이미 지방 이전됐거나 지정해제된 곳을 빼면 116개였다. 다만 비수도권으로 이전해야 하는 공공기관 범위에 어느 기준을 적용하느냐에 따라 차이가 난다. 참여정부 당시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을 지냈던 이민원 광주대 교수는 지난해 8월 국회 토론회에서 이전 대상 공공기관이 210개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진승호 균형위 기획단장은 “다음달 국토연구원에서 연구용역보고서를 제출할 것”이라면서 “어느 기준을 적용하느냐에 따라 지방 이전 대상 공공기관 범위에 일부 증감이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국가 균형발전을 위해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공공기관 이전을 계승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존재한다. 그런 면에서 공공기관 추가 이전 발언은 충분히 예견됐던 의제였다고 할 수 있다. 거기다 이 대표는 2018년 9월 국회 교섭단체 연설에서 수도권에 있는 122개 공공기관의 이전 방안을 꺼내는 등 줄곧 공공기관 추가 이전을 앞장서 공론화한 주인공이다. 앞서 문 대통령도 지난 1월 1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총선 이후 공공기관 지방 이전 추가 지정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총선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논란을 차단하는 측면도 있지만, 총선 이후 공공기관을 추가로 이전할 가능성 자체를 열어 놨던 셈이다. 공공기관 지방 이전은 노무현 정부가 2004년 1월 국가균형발전특별법을 제정하고 2005년 이전 대상 공공기관을 선정하면서 본격 추진하기 시작해 2017년까지 한국전력 등 153개 공공기관을 순차적으로 이전하면서 마무리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1인당 지원엔 25조 필요… 13조 드는 ‘모든 가구’가 좀더 현실적

    1인당 지원엔 25조 필요… 13조 드는 ‘모든 가구’가 좀더 현실적

    정부 “대통령이 밝힌 案, 당장 수정 곤란” “총선 뒤 정치권 합의 땐 논의 가능” 여지 여야, 방식 이견… 시기 당겨질지는 의문 1인당 100만원 지원 땐 예산만 50조 이상 기재부 “야당안, 국가부채 수십조 늘 것” “국민 지원 늘면 기업에는 줄어” 우려도긴급재난지원금에 대한 형평성 논란이 확산되면서 정치권을 중심으로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불과 일주일 전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밝힌 내용이라 총선 전 지급 기준을 바꿀 명분은 없지만 선거 이후 여야 합의가 이뤄진다면 검토 뒤 전 국민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다만 지원금을 인당 지급하면 재정 부담이 적지 않아 가구당 지급이 좀더 현실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6일 정치권을 중심으로 제기되는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에 대해 청와대와 재정 당국은 지금 당장 수용하는 건 어렵고 총선 이후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앞서 정부가 내놓은 재난지원금은 소득 하위 70% 이하(1400만 가구)에 최대 100만원을 지역사랑상품권과 전자화폐로 지급하는 것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대통령이 직접 발표한 정책을 선거철 정치인들의 말 몇 마디로 바꾸기는 쉽지 않다”며 “총선 이후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과정에서 여야 합의 형식으로 추진돼야 정책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마디로 명분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여야 합의라는 명분 마련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날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전 국민에게 1인당 50만원을 즉각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이날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이낙연 공동 상임선대위원장도 전 국민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해 여야 모두 지급 대상 확대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어서다. 여기에 민생당과 정의당도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주장하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야당이 전 국민 지원금 지급을 주장하면서 포퓰리즘에 대한 부담이 줄어든 게 사실”이라며 “총선 이후 추경 협의 과정에서 양측 모두 (전 국민 대상 지급) 입장을 바꾸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재난지원금 지급 가능성이 적지 않다. 하지만 지급 방식을 두고 의견 차가 있어 지급 시기가 빨라진다고 장담하기는 어렵다. 민주당은 가구 구성원에 따라 차등 지급(1인 가구 40만원, 2인 60만원, 3인 80만원, 4인 이상 가구 100만원)이라는 정부안의 큰 틀을 유지하면서 지급 대상만 전 가구의 100%로 확대하는 것인 반면 통합당은 1인당 50만원 일괄 지급을 주장하고 있다. 민생당과 정의당도 전 국민 대상 지급에는 뜻을 같이하면서도 지급 방식과 금액은 다르다. 재난지원금 지급에 따른 재정 부담도 고민이다. 현재 정부안대로 소득 하위 70% 이하 국민을 대상으로 하면 9조 1000억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정부는 재원 9조 1000억원을 마련하기 위해 세출 구조조정과 7조 1000억원 규모의 추경을 준비하고 있다. 그런데 민주당이 제시한 방식은 4조원이 추가된 13조원가량의 재원이 필요하다. 통합당이 제시한 방식은 약 25조원, 정의당이 제시한 1인당 100만원은 50조원 이상의 예산이 든다. 기재부 관계자는 “세출 구조조정을 통해 최대한 적자 국채 발행을 줄인다는 계획이지만 일부 발행이 불가피하다”면서 “야당안대로 지급하면 국가부채 수십조원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급 대상을 전 국민으로 확대하는 게 논란과 불만은 해결할 수 있지만 경기 대응엔 효과적이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대일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전 국민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면 결국 코로나19로 위태로워진 기업에 들어갈 예산은 줄어들 것”이라면서 “어느 분야에 집중하는 게 효율적일지 더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서울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대만 WHO 복귀”vs“美 정치게임” 미중 ‘모범방역 대만’ 두고 기싸움

    “대만 WHO 복귀”vs“美 정치게임” 미중 ‘모범방역 대만’ 두고 기싸움

    대만 노하우 공유·기부 등 ‘코로나 외교’ 美, 대만 보건총회 참여 지지로 中 자극 中 “코로나 확산 이용하지 말라” 비난무역전쟁으로 갈등 중인 미국과 중국이 이번에는 대만 문제로 충돌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급속히 퍼지는 가운데 대만이 성공적으로 확산을 저지하면서 이를 명분 삼아 세계보건기구(WHO)에 다시 가입하려고 나섰기 때문이다. 5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코로나19 대응에서 국제사회의 ‘모범사례’로 떠오른 대만이 이 기회를 활용해 국제사회에 복귀하고자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만은 중국 본토와 인접해 있고 인적 교류도 활발해 코로나19 확산 위험이 컸지만 이날 오후 3시 기준 확진환자 355명, 사망자는 5명에 불과하다. 감염병 발생 초기부터 중국과 WHO 발표에 의존하지 않고 독자적인 연구 결과를 근거로 입출경 봉쇄와 정보 공개, 감염자 이동 경로 추적 등을 시행한 덕분이다. 대만의 방역 노하우를 배우고자 지금까지 35개국에서 협조를 요청했다. 코로나19 대처에 여유가 생기자 대만은 마스크 등 의료 물자를 전 세계에 기증하기 시작했다.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한 유럽 지역에 700만개, 미국에 200만개, 팔라우 등 수교국 15곳에 100만개를 각각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우리는 마스크 기증에 이어 국제사회에 더 많은 의료 자원을 지원할 것”이라며 ‘코로나 외교’에 시동을 걸었다. 그러자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는 트위터로 감사와 지지 의사를 표했다. 대만 주재 미 대사관 역할을 하는 미국재대만협회(AIT)는 대놓고 “대만의 코로나19 대응 경험을 세계에 알리고자 대만과 미국의 고위 관료들이 화상 포럼을 열었다”고 밝혔다. 다분히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고수하는 중국을 자극하려는 의도다. 여기에는 대만의 WHO 재가입이라는 민감한 이슈가 담겨 있다. 대만은 WHO 총회에 회원국이 아닌 옵서버 자격으로 참가하다가 반중 성향 차이 총통이 집권한 2016년부터는 중국의 요청으로 총회 참석 자체가 금지됐다. 하지만 “코로나19 대응사례를 공유하고 싶다”며 올해 상반기에 열릴 73회 세계보건총회(WHA) 참여를 모색 중이다. 미국도 이에 찬성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의 기업과 개인도 미국에 의료물자를 기증했지만 그간 미국은 우리에게 한마디도 공식 입장을 드러내지 않았다”면서 “코로나19 확산을 (중국 압박과 대만 복귀를 위한) ‘정치적 게임’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미국과 대만은 알아야 한다”고 비난했다. ‘중국 편들기’로 일관한다는 비난을 받는 WHO의 브루스 에일워드 사무부총장도 최근 홍콩라디오방송(RTHK) 인터뷰에서 “대만의 WHO 가입을 고려할 것이냐”는 질문에 돌연 통화를 끊어 논란이 됐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美中, 이번에는 ‘모범방역‘ 대만 두고 기싸움

    美中, 이번에는 ‘모범방역‘ 대만 두고 기싸움

    무역전쟁으로 갈등 중인 미국과 중국이 이번에는 대만 문제로 충돌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급속히 퍼지는 가운데 대만이 성공적으로 확산을 저지하면서 이를 명분 삼아 세계보건기구(WHO)에 다시 가입하려고 나섰기 때문이다. 5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코로나19 대응에서 국제사회의 ‘모범사례’로 떠오른 대만이 이 기회를 활용해 국제사회에 복귀하고자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만은 중국 본토와 인접해 있고 인적 교류도 활발해 코로나19 확산 위험이 컸지만 이날 오후 3시 기준 확진환자 355명, 사망자 5명에 불과하다. 감염병 발생 초기부터 중국과 WHO 발표에 의존하지 않고 독자적인 연구 결과를 근거로 입출경 봉쇄와 정보 공개, 감염자 이동 경로 추적 등을 시행한 덕분이다. 대만의 방역 노하우를 배우고자 지금까지 35개국에서 협조를 요청했다. 코로나19 대처에 여유가 생기자 대만은 마스크 등 의료 물자를 전 세계에 기증하기 시작했다.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한 유럽 지역에 700만개, 미국에 200만개, 팔라우 등 수교국 15곳에 100만개를 각각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우리는 마스크 기증에 이어 국제사회에 더 많은 의료 자원을 지원할 것”이라며 ‘코로나 외교’에 시동을 걸었다. 그러자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는 트위터로 감사와 지지 의사를 표했다. 대만 주재 미 대사관 역할을 하는 미국재대만협회(AIT)는 대놓고 “대만의 코로나19 대응 경험을 세계에 알리고자 대만과 미국의 고위 관료들이 화상 포럼을 열었다”고 밝혔다. 다분히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고수하는 중국을 자극하려는 의도다. 여기에는 대만의 WHO 재가입이라는 민감한 이슈가 담겨 있다. 대만은 WHO 총회에 회원국이 아닌 옵서버 자격으로 참가하다가 반중 성향 차이 총통이 집권한 2016년부터는 중국의 요청으로 총회 참석 자체가 금지됐다. 하지만 “코로나19 대응사례를 공유하고 싶다”며 올해 상반기에 열릴 73회 세계보건총회(WHA) 참여를 모색 중이다. 미국도 찬성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의 기업과 개인도 미국에 의료물자를 기증했지만 그간 미국은 우리에게 한마디도 공식 입장을 드러내지 않았다”면서 “코로나19 확산을 (중국 압박과 대만 복귀를 위한) ‘정치적 게임’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미국과 대만은 알아야 한다”고 비난했다. ‘중국 편들기’로 일관한다는 비난을 받는 WHO의 브루스 에일워드 사무부총장도 최근 홍콩라디오방송(RTHK) 인터뷰에서 “대만의 WHO 가입을 고려할 것이냐”는 질문에 돌연 통화를 끊어 논란이 됐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소상공인, “배민 꼼수 가격인상 조사 촉구”

    소상공인연합회는 최근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의 수수료 정책 개편에 대해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소공연은 3일 ‘배달의민족 수수료 정책 개편 관련 논평’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 없는 배달앱 시장 99% 독점의 폐해를 선제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며 “배달의민족를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의 일방적인 요금 대폭 인상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정위가 현재 진행 중인 우아한형제들과 딜리버리 히어로의 기업결합 심사과정에서 이러한 꼼수 가격 인상에 대해 상세한 조사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배민은 지난 1일부터 월 일정 금액을 지불하는 ‘정액제’에서 배달 매출의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내는 ‘정률제’로 정책을 바꿨다. 지금까지 배민은 한달에 8만 8000원을 내면 주문자가 있는 곳 가까운 곳의 음식점을 모바일 앱에 노출해주는 정액제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이번 달부터 배민을 통해 올린 배달 매출의 5.8%를 수수료로 떼간다. 배민 측은 전국 14만 음식점 중 52%가 수수료인하 혜택을 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소공연은 사실상 수수료 인상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소공연은 “소상공인 평균 이익률 14.5%이다. 이를 감안하면 월 3000만원 매출이라도 순이익이 435만원”이라며 “월 3000만원 매출 기준으로 배민 수수료를 계산하면, 현행 26만원보다 무려 670%인상된 174만원을 수수료로 내야 한다. 한 명분의 인건비나 임대료 수준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는 것으로 이는 실로 엄청난 부담이 아닐 수 없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이어 “사례의 차이는 있을 수 있으나 중요한 것은 이번 요금정책 개편이란 것은 사실상 수수료를 사상 유례 없이 폭등시킨 것이다”며 “소상공인들이 코로나 19 사태로 가뜩이나 어려움에 부닥친 상황에서 ‘불난 집에 부채질’한 격”이라고 지적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길섶에서] 명분과 핑계/장세훈 논설위원

    서울살이를 하면서 해마다 부모님이 계시는 고향집을 찾는 횟수는 손에 꼽을 정도다. 설·추석 명절과 부모님 생신을 빼면 더욱 그렇다. 고향에 내려갈 ‘명분’을 찾기보다 못 가는 ‘핑계’를 만드는 데 더 익숙해 왔는지도 모르겠다. 요즘엔 기승을 부리는 코로나19가 핑곗거리가 됐다. 올해 팔순인 아버지와 70대 중반인 어머니도 바깥출입을 극도로 자제하고 계신다. 마스크를 구하기 어렵다고 하셔서 택배로 보내고 나니, 장은 제대로 보고 계시는지 묻지 않을 수 없었다. 내친김에 명분을 삼아 얼마 전 주말을 이용해 고향으로 향했다. 직장에 다니는 아내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빼고, 개학이 연기돼 ‘자가격리’ 생활 중인 딸아이만 데리고 갔다. 삼대가 모여 앉아 밥을 먹는데 “모처럼 고기 먹네” 하신다. 답을 할 수 없었다. 내려가기 전에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코로나19 전파자가 되지 않을까”라는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올라올 때는 “밥상에 올릴 반찬보다 밥상에 둘러앉을 가족이 아쉽지 않을까”로 옮아갔다. “모처럼 집에 왔네”라는 말은 듣고 싶지 않다. 속으로 “곧 또 내려가야지” 하지만 명분과 핑계 사이에서 언제가 될지 모르겠다. 장을 좀 봐드리면 홀가분할 줄 알았는데 괜한 기대였다. shjang@seoul.co.kr
  • [관가 블로그] 원칙 없는 인사에… 환경부 차관 능력 호평 퇴색

    [관가 블로그] 원칙 없는 인사에… 환경부 차관 능력 호평 퇴색

    “수공 사장 탈락 보상용” 해석도 나와“공직자가 장기판의 ‘졸’(卒)로 전락했습니다. 위에서 결정하면 따를 수밖에 없는 현실이 씁쓸할 뿐입니다.” 정부가 지난달 23일 환경부 차관에 홍정기 전 4대강 조사·평가단장을 임명하자 환경부 공무원들의 평가가 엇갈렸습니다. 자질이나 능력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었지만 임명 과정이 상식적이지 못했다는 문제 제기가 많습니다. 홍 차관은 지난해 12월 “4대강 조사·평가단장으로서 1차 역할을 마무리했다”며 주변의 만류를 뿌리치고 공직을 떠났습니다. 4대강 관련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욕을 먹을 수밖에 없어 조직 내에서 누구도 가기를 꺼렸던 4대강 조사·평가단장 역할에 발목이 잡혔다는 동정론도 나왔습니다. 그 후 그의 한국수자원공사 사장 응모설이 전해졌고 유력설이 돌았지만 석연찮게 낙마했습니다. 시민단체 출신이 수공 사장이 된 뒤 ‘느닷없이’ 그의 차관 기용설이 흘러나왔습니다. 코로나19 정국에다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차관 인사 가능성이 낮아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던 게 사실입니다. 더욱이 현직도 아니고 차관 후보로 거론되지도 않았기에 내부에선 반신반의했지만 현실화했습니다. 수공발 ‘후폭풍’이 환경부 차관 인사로 이어졌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한 관계자는 1일 “수공 사장 탈락에 대한 보상이라는 해석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복귀를 환영하지만 차관으로서는 절차상 ‘아쉬운 귀환’이 될 수밖에 없다”고 전했습니다. 정부의 원칙이나 명분 없는 인사를 놓고 쓴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공직사회에서 ‘꺼진 불도 다시 보자’는 말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닙니다. 퇴직자가 기관장 등 고위직에 다시 임명되는 현상을 빗댄 표현이지만 이번 인사는 결이 다릅니다. 정권이 바뀌지도, 환경부 상황 변화도 없었습니다. 정부가 자기 사람을 무리하게 임명하면서 공직사회가 ‘유탄’을 맞았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청와대는 임명 당시 홍 차관에 대해 “기획력과 현안 대응 능력이 뛰어나다. 미세먼지 저감, 물관리 일원화, 4대강 자연성 회복 등 환경 분야 현안을 원만하게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렇게 역량이 충분하다는 평가가 궁색할 수밖에 없습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親文도 反文도 더 ‘찐’하게… 총선 빅데이터 “우리 편만 모여라”

    親文도 反文도 더 ‘찐’하게… 총선 빅데이터 “우리 편만 모여라”

    ‘우리 편을 결집하라.’ 빅데이터로 본 정치 신인과 거물 간의 빅매치가 펼쳐지는 4·15 총선 서울 접전지 양태다. 여야 주요 후보들의 빅데이터 연관어에서는 ‘집토끼’인 핵심 지지층을 자극하는 ‘선명성’이 도드라졌다. 코로나19로 정책과 공약이 실종된 총선에서 지지층 확장보다는 결집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1일 서울신문과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가 지난 1월 20일~3월 18일 12개 온라인 채널(트위터·인스타그램·유튜브·페이스북 등)에서 6개 지역구 후보(서울 광진을·동작을·구로을·강서을·송파갑, 경기 용인정)와 연관된 빅데이터 6만 7971건을 분석한 결과 핵심 키워드는 ‘친문’(친문재인)과 ‘반문’(반문재인)이었다. 서울 광진을은 ‘대통령 지지론’과 ‘대통령 심판론’ 구도가 선명한 대표 지역이다. 빅데이터상으론 청와대 대변인 출신의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후보가 보수 잠룡으로 꼽히는 미래통합당 오세훈 후보를 치고 나갔다. 해당 기간 고 후보의 정보량은 1만 1312건으로, 1만 586건의 오 후보보다 많다. 통상 기성 정치인이 신인보다 인지도가 높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정당·후보 연관어 검색 횟수 역시 고 후보(1만 2231건)가 오 후보(7095건)보다 1.7배 많다. 두 후보 각각 ‘청와대 대변인’과 ‘서울시장’ 키워드가 대표 이력으로 언급됐지만 집권 여당 프리미엄과 미디어 노출도 등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서울 동작을은 이례적으로 여당이 네거티브 전략으로 화력을 쏟는 승부처다. 민주당 이수진 후보와 통합당 나경원 후보 모두 판사 출신이지만 주요 연관어로는 각각 ‘영입 인재’와 ‘원내대표’가 꼽힌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통상 여당 후보는 정권의 중간평가 성격이 강한 총선에서는 정부의 성공적인 집권을 명분으로 지지를 호소하고, 야당 후보는 정권 심판을 부각하는 네거티브 전략을 구사한다”면서도 “이번 선거의 경우 독특하게 여당도 네거티브 전략을 앞세우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고 말했다. 정보량 분석에선 4선 중진인 나 후보가 총 1만 4310건으로 이 후보(8038건)보다 1.8배 많다. 호감도 분석에서는 나 후보의 경우 ‘친일 논란’, ‘자녀 입시 특혜 의혹’ 등 부정어(2만 3338건)가 긍정어(1만 4257건)의 1.6배에 달한다. 이 후보는 긍정어(1만 1287건)와 부정어(1만 60건)가 비등했다. “여권의 네거티브 공세가 빅데이터 정보에 반영되고 있다”(윤태곤 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정치분석실장)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민주당 윤건영 후보와 3선의 통합당 김용태 후보가 대결하는 서울 구로을의 키워드는 ‘심판’이다. 빅데이터 분석에서 윤 후보와 김 후보 모두 ‘심판’이 언급된 2월 17일~3월 18일간 정보량이 전달(1월 17~2월 16일) 대비 각각 4배, 6배 넘게 급증했다.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이라는 직함보다 ‘문재인의 남자’라는 호칭이 더 강력한 윤 후보의 최대 연관어 역시 ‘청와대’, ‘대통령’이다. 김 후보는 문재인 정부 저격수로 ‘정권 심판론’을 강력하게 전개하고 있다. 서울 강서을의 민주당 진성준 후보와 통합당 김태우 후보 모두 연관어 10위권 안에 ‘청와대’가 자리한다. 총선 직전까지 청와대 정무기획비서관을 지낸 진 후보와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원으로 정권 저격수를 자처한 김 후보 모두 청와대와 뗄 수 없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진 후보가 청와대와 함께 언급된 연관어 수는 1633건으로, 김 후보의 1526건보다 많지만 전체 정보량에서는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 등을 폭로한 김 후보(2433건)가 진 후보(2274건)를 앞섰다. 서울 송파갑의 통합당 김웅 후보는 참여정부 청와대 비서관 출신인 민주당 조재희 후보를 정보량에서 3배 이상 앞섰다. 베스트셀러와 동명의 드라마 ‘검사내전’으로 주목받은 작가이자 지난 1월 공수처와 검경수사권 조정안 국회 통과에 반발하며 검사직을 내던진 김 후보의 주목도가 높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다만 김 후보 관련 ‘부장검사’, ‘검찰총장’, ‘검찰개혁’ 등의 연관어는 전달 대비 감소하는 추세다. 반면 문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위원 등 정책 전문가로 활동했던 조 후보자의 ‘정책’, ‘국정’ 키워드는 전달 대비 9배 이상 늘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사법 농단 의혹을 고발한 판사 출신의 민주당 이탄희 후보와 통합당 지역당협위원장 김범수 후보가 맞붙은 경기 용인정은 사법개혁과 지역개발이 접전하는 구도다. 이 후보 관련 정보량(2861건)은 김 후보(1120건)보다 두 배 이상 많았지만 그와 관련된 ‘개혁’, ‘사법개혁’, ‘사법농단’ 등의 빅데이터 정보량은 더이상 증폭되지 않고 전달 대비 절반 이상 줄었다. 반면 기업인 출신인 김 후보가 지난달 25일 용인 발전 정책 개발을 목표로 ‘김범수 싱크탱크’를 출범시키면서 김 후보 연관어 중에서는 ‘개발’ 관련 정보량이 두 배 늘었다. 서복경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연구원은 “빅데이터 분석은 정해진 질문에 답하는 여론조사와 달리 자연스럽게 생산된 정보량과 키워드를 통해 각 이슈가 후보들에게 미치는 영향과 인과관계 등 여론조사로 볼 수 없는 정보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글로벌 In&Out] ‘로동신문’의 북한 숙청 보도, 코로나 여파인가/피터 워드 북한 전문 칼럼니스트

    [글로벌 In&Out] ‘로동신문’의 북한 숙청 보도, 코로나 여파인가/피터 워드 북한 전문 칼럼니스트

    북한 정치는 곧 숙청의 정치다. 민주체제에서는 정당끼리 경쟁하고 그 경쟁은 선거를 통해 승패가 결정된다. 그런데 북한과 같은 일인독재 체제에서는 정당 경쟁은 없고 정치적 변화는 숙청과 자연사로 ‘해결’된다. 무조건적인 죽음뿐 아니라 권력에서 물러나는 좌천도 숙청에 해당된다. 처음에는 소련의 전통을 이어받아 고위 인사를 숙청하는 과정을 연극으로 만들어 주요 당 행사에서 시연했다. 파벌경쟁에서 패배한 고위 인사와 그 파벌은 소위 ‘인민재판’으로 공개 숙청됐다. 그런데 1950년대 후반 김일성을 중심으로 한 ‘빨치산파’가 정계에서 다른 종파에 대한 숙청 과정을 마무리하게 되면서 김일성은 다른 방식으로 숙청을 시작했다. 수용소와 사형 같은 잔인한 방법으로 1960년대 이후에도 ‘암해분자’, ‘종파분자’, ‘불순이색분자’ 같은 정치범들을 혁명의 대열 속에서 적발해 숙청했다. 방법과 기준은 다름이 없었지만 선전 방법은 매우 달라졌다. 김일성과 김정일체제에서 고위 정치인이나 아래 단위에서의 숙청 과정 중 ‘적발’된 사람은 관영매체에 언급되지 않았다.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의 기관지인 ‘로동신문’이나 북한 내각의 기관지인 민주조선에서 고위 간부의 해임 사실이 공개될 때도 있었지만 무슨 이유로 해임됐는지 또는 이후 어떻게 됐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런 ‘민감’한 문제는 내부용 문건에서만 다뤄졌고 때때로 사후에 김일성과 김정일의 공개된 연설문에 나오는 경우도 있었다. 갑자기 잠적했다 나중에 다시 공식 석상에 나타나는 인물도 많았고 해임된 후에 더이상 보이지 않는 사람도 많았다. 북한은 비공식적 소문과 공식적 강연 자료 등을 활용해 내부 매체에서 숙청을 알려 왔다. 그렇기 때문에 탈북자를 통해 어떤 인물의 ‘반동성’이나 ‘적대성’에 대해 알 수 있었다. 또한 숙청 과정에 휘말렸거나 옆에서 숙청이 이뤄지는 걸 지켜봤던 탈북자들의 증언과 여러 자료를 통해 김일성과 김정일체제에서 벌어진 숙청사를 부분적으로 재구성할 수 있었다. 김정은 집권 후 고위층 숙청을 비밀로 하는 문화는 사라지고 있다. 고모부인 장성택을 공개적으로 반당·반혁명분자로 낙인찍었고 사형 판결도 공개했다. 또 올 2월에는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이었던 리만건 조직지도부장과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이었던 박태덕 당 농업부장을 공개 해임했다. “당간부양성기지에서 엄중한 부정부패현상이 발생했다”고 해임 이유를 밝혔다. 이어 3월에 천내군 인민위원장은 “초특급 방역조치들에 불응하여 많은 사람을 모아 놓고 음주불량행위를 조장시킨” 행위로 출당되었다고 로동신문에 나왔다. 이는 거의 이례적인 사례다. 간부의 고발과 출당은 내부 문건이 아니라 대내외로 널리 배포되는 로동신문에 실린 것이다. 김정은은 장성택 숙청 사건에서 볼 수 있듯이 실시간으로 숙청을 공개한 경험이 있지만 그 후에 안 했던 점을 보면 최근에 뭔가 달라진 느낌이다. 북한에는 아직까지 코로나19 확진환자가 없다지만 공개적인 숙청을 보니 코로나19로 인한 대중 무역 문제, 경제적 불황 또는 대량 전염에 대한 일반 북한 인민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조치 아닌가 싶다. 그렇게 보면 현재 코로나19는 북한 정계와 심지어 북한 사회에 중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추측할 수 있다. 이런 공개적 숙청은 중국을 모방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집권 후 대대적 반부패 운동을 통해 고위 간부 100명 이상을 부정부패를 이유로 공개 숙청했다. 지난해부터 ‘세도’, 부정부패 등에 대한 언급이 로동신문에서 수시로 나온 것을 보면 이제 중국식 반부패 운동이 시작된 것 아닌가 싶기도 하다.
  • 전세계가 의아해하는 日 코로나 ‘성공대처’ 실체는?

    전세계가 의아해하는 日 코로나 ‘성공대처’ 실체는?

    전 세계 전염병 전문가들이 신기해하는 일본 코로나19 대처 ‘성공 신화’가 민낯을 드러낼까. 뉴욕타임스(NYT)는 26일(현지시간) ‘일본의 바이러스 성공 대처가 그 운을 다하고 있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일본의 코로나19 대응 실태를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일본은 발원지인 중국과 가깝고 1월 중순부터 최초 확진환자가 발생했다. 하지만 한·중과 달리 상대적으로 감염자가 많지 않아 궁금증을 낳았다. 27일 오후 6시 현재 일본의 확진환자는 1313명, 사망자는 45명이다. 감염자 수에서 중국(8만 5505명)과 한국(9332명)에 크게 못 미친다. 미국 워싱턴대 피터 래비노위츠 교수는 “그들(일본)이 아주 대처를 잘했거나 아니면 아예 (대처를) 안 했거나 둘 중 하나다. 뭐가 맞는지 지금은 알 수 없다”며 의구심을 드러냈다. NYT는 일본이 코로나19 대유행을 겪는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 대조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중국처럼 도시를 봉쇄하지도 않았고 한국처럼 적극적 검사와 선제적 격리에 나서지도 않았지만 이상하게도 질병 확산세가 통제되고 있어서다. 우선 검사대상이 많지 않아 드러난 환자가 적은 것 뿐이라는 가설이 제기된다. 바로 옆 한국에서는 36만 5000여명이 검사를 받았지만 인구가 두 배 이상 많은 일본에서는 지금까지 2만 5000명만 진단을 받았다. 하루 검사 건수도 1200건 정도에 불과하다. 이는 일본 정부가 고열 등이 2∼4일 이어져야만 의사 진단을 거쳐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규정을 만들어 놓아서다. 일본 국립보건의료과학원의 사이토 도모야 국장은 “일본의 제한적 검사는 의도적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의 보건정책상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은 환자는 병원에 입원해야 한다. 검사가 확대되면 상대적으로 덜 아픈 초기 감염자들이 보건의료 자원을 잠식하게 돼 국가 전체 의료 체계에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대신 사이토 국장은 일본인들이 자주 손을 씻고 악수 대신 머리를 숙여 인사하며 평소에도 마스크를 쓰는 습관을 갖고 있어 ‘사회적 거리두기’와 유사한 효과를 낸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제프리 셔먼 미 컬럼비아대 교수는 이런 생각에 대해 “도박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셔먼 교수는 “수면 아래에서 뭔가 무르익고 있다는 것이 위험하다. 당신이 알아차릴 때면 이미 늦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도쿄 올림픽 성공 개최를 위해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일을 키우고 싶어하지 않는’ 암묵적 공감대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재일교포 3세인 손정의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이 지난 11일 “100만명분의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무료로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가 비난 여론이 들끓자 이를 철회한 것이 대표적이다. 한국에서라면 쌍수를 들고 환영했겠지만 일본은 달랐다. 당시 일부 누리꾼들은 “한국이나 이탈리아처럼 (감염자 폭증으로) 의료체계를 마비시킬 계획이냐”, “가짜 환자들까지 병원으로 몰려갈 것이다. 당신(손정의)의 행동은 그저 (일본을 무너뜨리려는) 테러일 뿐이다” 등 노골적 반감을 드러냈다. 한국처럼 한꺼번에 많은 검사를 시행했다가는 환자가 넘쳐나 국제사회에 일본을 ‘위험한 국가‘로 보이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가 녹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반영하듯 일본에서는 지난 24일 도쿄 하계올림픽을 연기하기로 합의한 뒤에야 코로나 사태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올림픽 연기 직후 가토 가쓰노부 후생노동상은 “걷잡을 수 없는 전염 위험이 높다”고 보고했고,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도 “감염자의 폭발적 증가가 우려된다“고 뒤늦게 나섰다. NYT는 “(이제야) 전염병학자들의 수수께끼가 조금씩 풀리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른 나라들에 비해 낮은 감염자와 사망자 수 통계에 안도한 일본인들은 만원 지하철을 타고 줄을 서서 쇼핑하거나 벚꽃놀이를 즐기는 등 기존의 행동방식을 고수하고 있다고 신문은 우려했다. 이 때문에 각 지자체 차원의 경고보다는 아베 신조 총리가 직접 나서 강력한 조치를 시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오사카 린쿠종합병원의 감염병 전문가인 야마토 마사야 박사는 NYT 인터뷰에서 “경제적 파급효과는 최우선순위가 아니다. 도쿄를 2∼3주 봉쇄하지 않으면 의료시스템이 붕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성중기 서울시의원, 퀴어문화축제 승인한 서울시에 우려 표명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보수단체의 광화문 광장 집회 요구를 불허했던 서울시가 오는 6월 12-13일 퀴어문화축제의 서울광장 개최를 승인하면서 형평성 논란을 자초하고, 감염 확산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를 가중시켰다는 지적이 제기되었다. 성중기 서울시의원(강남1, 미래통합당)은 27일 코로나19로부터 서울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다수의 밀접집회가 예상되는 퀴어문화축제 승인을 취소해 줄 것을 서울시에 강력 요청했다. 성 의원에 따르면, 서울시는 최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교회 등 종교시설에 예배 및 집회금지를 권고하고, 예배를 강행하는 종교시설에 공무원들을 파견하여 감염병 예방수칙 준수여부를 감독하는 등 종교시설 집회에 연일 강도 높은 규제를 해 왔다. 최근 전광훈 목사가 소속된 사랑제일교회에는 ‘집회금지 행정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보수단체의 광화문 광장 집회 당시에는 집회 개최를 불허하고, 박원순 시장이 광화문 광장을 직접 찾아 해산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상황이 뚜렷하게 나아지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퀴어문화축제를 허용함으로써 서울시가 섣부른 판단으로 형평성 논란과 함께 정부와 국민들의 ‘사회적 거리두기’ 노력을 무용으로 돌릴 수 있다는 비판을 자초했다는 것이 성 의원의 지적이다. 특정 종교나 정치성향 또는 성적 지향성의 잣대로 퀴어문화축제를 반대하는 것이 아님을 전제한 성 의원은 “전 국민이 코로나19 조속한 극복을 위해 종교행위는 물론 병원 진료와 생필품 구매를 위한 외출까지 자제하는 등 묵묵히 고통을 견뎌내는 와중에 명분 없는 집회승인으로 국민적 노력에 찬물을 끼얹은 것과 다름없다”라고 서울시를 향해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성 의원은 또한 “행사가 예정된 6월에 코로나19가 소강상태에 접어든다고 해도 재 확산을 방지하고 코로나19로 초토화된 사회가 안정될 때까지 국가 구성원 모두가 조심하고 경계해야 한다”라고 강조하면서 서울시에 퀴어문화축제 승인 취소를 재차 촉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현금성 지원 불가피한 靑 “黃 제안 ‘40조 국채’ 검토”

    현금성 지원 불가피한 靑 “黃 제안 ‘40조 국채’ 검토”

    중위소득 50~150%까지 확대 고심 속 野 반대·포퓰리즘 논란도 피할 수 있어 다음주 재난소득 지급·채권 발행 논의 黃 “협의체 확립 땐 구체적 방안 전달”문재인 대통령은 26일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코로나19 사태와 관련, 40조원 규모의 긴급구호자금 투입을 위한 채권 발행을 제안한 데 대해 “보다 구체적 방안을 제시하면 검토해 보겠다”고 밝혔다. 청와대로서는 코로나19로 고통받는 국민들을 돕기 위한 ‘재난수당’ 성격의 현금성 지급을 검토하는 상황에서 제1야당 대표의 제안에 화답하는 모양새가 나쁠 게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다음주 3차 비상경제회의에서 재난소득 지급을 본격적으로 논의하면서 재원 조달 방안으로 채권 발행도 함께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의 언급을 소개했다. 이와 관련, 황 대표는 “필요한 협의체가 확립되면 저희가 마련한 대책들을 (청와대에) 전달하겠다”며 “구체적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했다. ‘필요한 협의체’가 영수 회담을 뜻하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영수회담까지 갈 필요가 없을 것 같고 실무자들이…”라고 답했다. 앞서 황 대표는 지난 22일 국내총생산(GDP)의 2% 수준인 40조원 규모의 긴급구호자금 투입과 함께 재원 마련을 위한 ‘코로나 극복채권’ 발행을 제안했다. ‘3년 만기, 연이자 2.5%’의 채권으로 40조원을 마련해 1000만 소상공인에게 600만∼1000만원을 직접 지원하고, 전 국민에게 전기세와 수도세, 건강보험료 세금·공과금 감면을 추진하자는 것이다. 청와대는 전 국민 대상 일괄적 현금성 지원에 대해 부정적이다. 하지만 황 대표가 지원 대상을 1000만 소상공인으로 한정한 것과 달리 중위소득(전 국민을 100명이라고 할 때 50번째 사람의 소득)의 50% 미만(빈곤층)을 훌쩍 넘어 전 국민의 75%에 해당하는 중위소득 50~150%(중산층)까지 범위를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적어도 국민의 절반인 2500만명 이상이 수혜를 보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민주당 관계자는 “정해진 것은 없다”며 “(전 국민의) 50~100% 사이일 텐데 적정 수준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했다. 결국 ‘재난소득’이라고 규정할 만한 광범위한 현금성 지원이 이뤄지려면 각종 기금 활용은 물론 국채를 통한 재원 조달이 불가피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제1야당 대표의 제안에 화답함으로써 정부가 특단의 조치를 취하는 데 야당의 반대라는 걸림돌을 피해 가고, 총선을 앞둔 포퓰리즘 논란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다. 아울러 ‘협치’의 명분도 얻을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정책·비전·인물 ‘3無’ 꼼수 대결에 묻혔다

    정책·비전·인물 ‘3無’ 꼼수 대결에 묻혔다

    민주·통합 ‘비례정당’이 판세 좌지우지 거대당 싸움에 소수정당 존재감 실종 올드보이 살아남아 신인 설 자리 없어 내로남불 경쟁에 유권자 혼란만 가중4·15 총선 D-20인 26일 여야는 후보자 등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선거전 채비에 나섰다. 27일 후보 등록이 끝나면 여야는 향후 4년간의 입법 주도권을 쥐기 위한 한판 대결을 펼치게 된다. 그러나 이번 총선은 여야 1, 2당이 앞다퉈 비례위성정당을 만들어 공직선거법 정신을 훼손한 사상 초유의 ‘꼼수 대결’로 치러진다. 이에 ‘다당제 정착’을 기대했던 소수 정당은 빈사 상태로 총선전에 던져졌고, 유권자들은 ‘차악’(次惡)의 선택지조차 고르기 힘든 상황에 몰리게 됐다. 이날 기준으로 총선에 참가한 정당은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을 비롯해 원내 정당만 12곳이다. 그러나 민생당과 정의당을 제외하면 민주당의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 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 안철수 대표의 국민의당, 친문(문재인)·친조국을 표방한 열린민주당 등 지역구 후보 없이 비례만을 노리고 나온 ‘반쪽 정당’들의 난립이다. 여기서는 정책이나 비전에서 뚜렷한 차별성을 발견하기 힘들다. 대신 유례없는 ‘의원 꿔주기’, ‘꼼수 제명’으로 정당의 형식만 갖춘 채 유권자들에게 표를 강요하고 있다. 정책적 선명성을 갖춘 소수 정당들은 비례위성정당 간 대결 구도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녹색당, 미래당 등 대안 정치를 표방한 정당들은 민주당의 연합정당 구성 과정에서 상처를 입고 물러났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 “비례정당의 등장으로 정당 정치가 파괴되는 퇴행적 정치 현실이 만들어졌고, 유권자를 투표 동원 수단으로 전락시켰다”고 진단했다. 인물의 참신성도 담보하지 못했다. 민주당은 ‘시스템 공천’을 내세웠지만 현역 86세대와 친문 인사들은 자리를 지켰다. 통합당은 김형오 전 공관위원장이 ‘혁신 공천’을 감행해 40%가 넘는 현역을 교체했지만 황교안 대표의 ‘막판 뒤엎기’로 빛이 바랬다. 각 정당의 비례후보 명단에는 전현직 정치인, 특히 ‘올드보이’들이 이름을 올려 비례대표의 명분도 훼손시켰다. 이날 발표된 민생당, 우리공화당, 친박신당의 비례명단 2번에는 각각 손학규(4선) 전 대표, 서청원(8선) 의원, 홍문종(4선)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특히 이번 총선은 코로나19 국면에서 치러져 투표율 제고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주이탈리아대사관 등 17개국 23개 재외공관의 재외선거 사무를 중지했다. 이런 중에 여야의 꼼수 경쟁으로 ‘정치 혐오’가 고개를 들면서 투표율은 최악으로 치달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비례정당 논쟁으로 정치권이 유권자들에게 정치 불신을 일으켰다”며 “양극단의 지지층만 결집하면서 중도층의 투표율을 떨어뜨릴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국민을 지킵니다, 더불어민주당’이라는 총선 슬로건을 내놨고, 통합당은 ‘힘내라 대한민국, 바꿔야 산다’는 슬로건으로 맞섰다. 극단의 대결을 조장하는 ‘정권지원론’과 ‘정권심판론’이 고스란히 담겼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혁신공천 뒤집으려는 黃 vs 공관위 불복… 통합당 ‘막장 드라마’

    혁신공천 뒤집으려는 黃 vs 공관위 불복… 통합당 ‘막장 드라마’

    최고위, 경주·금정 등 4곳 공천 취소 시키자 공관위 “민경욱 공천 무효” 黃에 ‘맞불’ “유감” “절차적 정당성 확보 어려울 것” 당 내부, 최고위 막판 뒤집기 우려 목소리25일 미래통합당 민경욱(인천 연수을) 의원 공천을 둘러싸고 벌어진 황교안 대표와 공천관리위원회의 갈등은 그간 공천 과정에서 누적돼온 양측의 불만이 막판에 폭발한 상징적 사건으로 풀이된다. 특히 혁신 공천을 목표로 해온 공관위의 작업이 후보자 등록일 직전에 최고위원회의 직권에 무너지는 모양새가 연출되면서 공관위원들은 물론 당 안팎의 비난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황 대표는 지난 공천 과정에서도 공관위에 대한 불만을 몇 차례 드러냈다. 앞서 황 대표는 민 의원이 컷오프(공천 배제) 당하자 연수을을 포함해 6곳에 대한 재의를 공관위에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김형오 전 공관위원장과 갈등이 깊어지며 결국 김 전 위원장이 사의를 표하고 물러나기도 했다. 이후 공관위는 이석연 부위원장의 대행체제로 유지됐으나 이 권한대행도 공개적으로 당 지도부에 불만을 나타내는 등 지도부와 공관위 사이에서는 긴장감이 흘렀다. 이런 가운데 황 대표가 공관위가 정한 4곳(경북 경주, 부산 금정, 경기 의왕·과천, 화성을)의 공천을 직권 취소하자 공관위의 불만이 극에 달한 것으로 보인다. 때마침 민 의원에 대한 선거관리위원회의의 허위사실 유포 판단이 나오자 공관위는 이를 명분으로 민 의원에 대한 공천을 무효 조치하며 반발했으나 결국 공천 여부는 최종 결정권을 쥔 황 대표의 뜻대로 결론난 것이다. 이날 공관위는 최고위의 4개 지역 공천 취소 결정을 일부 수용하면서도 공개적으로 불만을 터뜨렸다. 공관위는 경주와 금정은 경선에서 탈락한 인사로 후보를 교체하고 나머지 2곳은 최고위에 후보 추천을 위임했다. 그러면서 이 권한대행은 “법률가로서 아무리 유추해석하고 확장해석해도 최고위 결정은 월권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최고위는 경주와 금정에 대한 공관위의 수정안도 받아들이지 않고 여론조사로 최종 후보를 가리기로 했다. 경주에서는 컷오프된 김석기 의원과 김원길 통합당 중앙위원회 서민경제분과위원장이 맞붙는다. 김 의원 역시 민 의원처럼 부활 기회를 얻은 셈이다. 김 의원은 경선에 동의했지만, 김 위원장은 아직 동의하지 않은 상태다. 김세연 의원이 불출마한 금정에서는 백종헌 전 부산시의회 의장과 원정희 전 금정구청장이 경선을 벌인다. 공관위가 후보 추천을 최고위에 위임한 화성을과 의왕·과천에는 임명배 전 자유한국당(통합당 전신) 당협위원장과 신계용 전 과천시장이 각각 낙점됐다. 당 내부에서는 최고위의 막판 공천 뒤집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신보라 최고위원은 “최고위가 직접 후보를 결정하는 부분은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이준석 최고위원도 “절차적 한계성을 토론했음에도 이런 결정이 나와 상당히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종합] 여주·광명도 재난기본소득 전체 시민에게 일괄 지급

    [종합] 여주·광명도 재난기본소득 전체 시민에게 일괄 지급

    중앙정부가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경기 여주·광명·고양 등 지방자치단체들이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워진 지역경제를 살린다며 경쟁적으로 현금 살포에 나서고 있다. 이항진 경기 여주시장은 25일 기자회견을 열어 “코로나19 장기화로 파산상태로 내몰리는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소득과 나이에 상관없이 11만 1000여명의 여주시민 전체에게 1인당 10만원씩 재난기본소득을 정액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시민은 인간다운 생활을 할 헌법상 권리를 갖고 있으며 시장은 시민의 이러한 권리를 보호하고 증진할 의무가 있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재난기본소득은 3개월이 지나면 소멸하는 여주사랑카드로 지원하며, 경기도가 지급하는 재난기본소득 10만원과 중복해서 받는다. 박승원 광명시장도 같은 명분으로 모든 시민에게 1인당 5만원씩 재난기본소득을 정액 지급한다고 이날 밝혔다. 박 시장은 “코로나19로 고통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31만 6000여명의 시민들에게 보탬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지급 조례안과 추가경정 예산안이 시의회를 통과하면 다음 달 중 지역화폐인 광명사랑화폐로 지급할 계획이다. 필요한 예산 158억원은 재난관리기금에서 뽑아쓴다. 경기 고양시는 소득 하위 80% 시민들에게만 1인당 10만원씩 선별지급한다. 이재준 시장은 이날 오후 “고양시는 통계청의 ‘소득 5분위’중 상위 1분위(20%)를 제외하면 대상자의 신속하고 효율적인 선별이 가능하다”며 선별지급 방침을 밝혔다. 그는 “필요한 예산 총 1000억원은 재난관리기금에서 220억원, 예비비에서 159억원 등을 확보했다”며 “관련 조례안이 내달 중순 통과되는 대로 지역화폐 또는 선불카드로 유효기간을 정해 지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시장은 “모두가 똑같은 가치를 누리는 것을 ‘평등’이라고 볼 수 없다”면서 “상위 20%에게 10만원은 큰 돈이 아니지만, 코로나19로 하루 매출이 0원에 가까운 영세사업자에게는 단비와 같은 돈”이라며 선별적 지급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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