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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먹지 말라는데…세계 스트롱맨들 ‘말라리아약’으로 대동단결

    먹지 말라는데…세계 스트롱맨들 ‘말라리아약’으로 대동단결

    코로나19 사태에서 과학에 입각한 조언을 무시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는 전세계 ‘스트롱맨’(권위주의 성향 지도자)들이 안전성 문제가 지적되는 말라리아 치료제를 복용한다고 잇따라 밝히며 논란을 키우고 있다. CNN에 따르면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지난 26일(현지시간) 미 대사와의 자리에서 자신이 말라리아 치료제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예방 목적으로 복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로 극찬한 뒤 자신도 복용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세계보건기구(WHO)는 부작용을 우려해 코로나19 치료제 실험에서 배재한 약품이다.1981년생으로 엘살바도르의 최연소 지도자인 부켈레 대통령은 범죄와의 전쟁을 명분으로 독재자나 다름없는 행보를 보이며 우려를 낳고 있다. 트위터로 정부 인사를 경질하는 모습은 트럼프와 똑 닮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그는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복용한다고 밝힌 자리에서 “트럼프와 세계 대부분 지도자들도 예방을 위해 사용한다”면서도 의사 처방에 따른 것인지 등은 밝히지 않았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도 하이드록시클로로퀸 복용 사실을 밝히며 ‘다른 지도자들도 복용한다’고 말한 바 있다. 남미를 대표하는 또다른 ‘스트롱맨’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도 보건부 장관의 반대에도 말라리아 치료제를 사용할 수 있도록 당국의 지침을 바꾸며 보건 수장들과 심각한 갈등을 빚기도 했다. 또 전날 인도 보건 당국도 구토, 메스꺼움 등의 증상은 보고됐지만 주요한 부작용은 나타나지 않았다며 이 약품을 코로나19 예방약으로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하지만 세계 대다수 국가들은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WHO의 권고를 따르고 있다. 프랑스는 이날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부작용 사례 보고가 급증하자 코로나19에 이 약을 처방하는 것을 금지했다. 앞서 이탈리아와 벨기에 등도 임상시험 외 목적으로 처방을 금지한 바 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전북대 국립감염병연구소 분원 유치 사실상 반대 파문

    전북대가 익산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에 ‘국립감염병연구소 분원’을 유치하는 방안에 사실상 반대하고 나서 지역 발전 전략에 역주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북도는 전북대 소유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를 ‘국립감염병연구소 분원’으로 확대·개편하는 방안을 정부 관계부처와 협의하고 있다고 28일 밝혔다. 정부에서 코로나19 등 각종 감염병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감염병 전문병원과 연구소 설립을 추진하자 지자체와 대학이 국립감염병연구소 분원을 유치하기로 뜻을 함께 한 것이다. 실제로 정부는 국립감염병연구소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본원은 질병관리본부와 가까운 충북 오송에 두고 각종 실험과 약물을 분석하는 분원을 지방에 두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전북대는 국립감염병연구소 유치에 원칙적으로 환영하지만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 시설을 질병관리본부와 공동으로 활용하자고 제안하고 나서 사실상 반대 입장을 취하고 있다. 전북대는 “큰 틀에서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를 국립감염병연구소 분원으로 지정해야 하지만 전북도, 질병관리본부와 관·학 협력 모델을 구축해 시설을 공동 활용하는 방안으로 가야 한다”며 전북도와 엇박자 행보를 하고 있다. 시설의 소유는 전북대로 유지하면서 복지부의 감염병연구소 분원 예산만 지원받겠다는 의미다. 이에대해 전북도는 “전북대가 여론에 떠밀려 겉으로는 국립감염병연구소 분원 유치에 환영한다고 밝혔지만 속내는 반대한 것이나 다름 없다”고 발끈했다.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를 전북대 소유로 남겨둘 경우 복지부가 많은 예산을 지원할 명분도 없고 분원으로 지정할 이유가 없다는 지적이다. 이때문에 지역사회에서는 국내 최고 인프라와 인력을 갖추고 있는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와 국립감염병연구소 분원을 묶어 별도 법인으로 전환하는 등 발전적 방안에 전북대가 적극 협력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모처럼 대형 국가기관을 유치할 절호의 기회가 왔는데 지역 거점 대학이 협조는 못할 망정 오히려 훼방을 놓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가 국립감염병연구소로 전환되면 예산과 인력지원이 늘어나고 업무도 확대돼 상생발전할 수 있는데 전북대가 기관이기주의만 고집한다는 지탄을 받는 이유다. 전북도 관계자는 “전북대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 시설과 인력을 분원으로 활용하면 감염병 연구·치료를 위한 예산, 인력, 장비 등에서 엄청난 투자가 이뤄질 수 있다”면서 전북대의 전향적인 입장 변화를 촉구했다. 한편 432억원이 투입돼 2015년 문을 연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는 동물실험이 가능한 아시아 최대 규모의 생물안전차폐시설과 동물 사육 실험동 등 각종 시설과 인력을 갖추고 있으나 대학 부설 연구기관이라는 한계로 예산이 부족하고 연구실적도 부진한 실정이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김균미 칼럼] 21대 여성 국회의원과 젠더

    [김균미 칼럼] 21대 여성 국회의원과 젠더

    5월 30일이면 21대 국회가 시작된다. 언론과 많은 정치 전문가들은 21대 국회가 177석의 슈퍼 여당과 양당 체제로 돌아갔다는 점에 주로 주목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헌정 사상 첫 여성 국회부의장의 탄생과 여성의원 역대 최다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는 ‘50대 남성’이라는 국회의 얼굴이 바뀌지 않았다. 21대 국회처럼 여성 국회의원들의 위상이 높아지고 수적으로 늘어난 것이 50~60대 남성의 네트워크 중심으로 돌아가는 기존의 국회 문화에 얼마나 변화를 촉발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설령 나중에 실망하더라도 일단 기대를 가져 본다. 21대 국회는 당선자 가운데 여성이 57명으로 19%를 차지한다. 아직 20% 벽을 깨지는 못했다. 지역구 의원이 29명, 비례대표가 28명으로 비슷하다. 더불어민주당이 30명으로 절반이 넘는다.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을 합친 의원이 18명으로 31%를 차지한다. 정의당과 열린민주당 등 여당 성향의 군소 정당 소속이 9명이다. 연령대별로 보면 50대가 24명(42%)으로 가장 많다. 40대가 14명(24.56%)으로 뒤를 잇고 60대가 12명(21.05%), 30대가 6명(10.52%), 20대가 1명(1.75%) 순이다. 전체 국회의원 당선자의 59%(177명)가 50대이고 60대를 합치면 82%를 차지하는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여성 당선자들은 젊은 편이다. 직업을 보면 국회의원과 정당인, 법조인, 교수, 시민·사회단체 대표, 언론인, 문화·체육인 등 전체 국회의원 당선자들과 별 차이가 없다. 역대 최고인 여성 국회의원 비율 19%는 20대 국회의 17%(51명)보다 2% 포인트 높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28.8%)과 유엔 평균(23.4%)에는 못 미치는 수치이다. 공천된 여성 후보 수가 각 당이 공약했던 30%와 거리가 먼 19%에 불과한 데다 여성 후보들끼리 맞붙은 선거구가 적지 않아 약진은 애당초 기대도 하지 않았다. 그나마 민주당 여성의원들이 힘을 합치고 남성 의원들을 설득해 4선의 김상희 의원이 국회부의장으로 확정된 것은 의미가 크다. 민주당 여성의원들은 여세를 몰아 21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여당 몫 상임위원장 중 30% 여성 우선 배분과 여성 간사 적극 배치, 원내대표단 여성 30% 할당을 요구하고 있다. 성평등과 젠더 교육 이슈를 지속적으로 공론화해 체계적으로 입법화하기 위한 내부 논의도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뿐 아니라 야당들에서도 국회와 사회 문화 변화를 위한 전략적 접근을 준비하고 있을 것으로 본다. 국회 개원을 앞두고 여성 당선자들이 한껏 고무돼 있겠지만, 몇 가지는 꼭 염두에 뒀으면 한다. 먼저 21대 국회에서 우선적으로 입법화해야 할 성평등과 젠더 관련 이슈들을 선정해 공표했으면 한다. 여야 소속 정당과 전문 분야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의원 개개인이 임기 중 관심을 두고 추진할 현안을 공개하면, 그만큼 책임감이 따르기 때문에 흐지부지되지 않을 가능성이 단 1%라도 높아진다. 매년 이행 상황을 의정 활동 보고서에 담거나 여성의원들이 전문가들과 함께 이행 실적을 평가하고 결과를 발표해 여성의원들의 모범 의정 활동을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 둘째, 여성의 정치 참여 확대와 임금 격차 해소 방안, 스토킹 처벌법, 차별금지법 등과 같은 이슈 앞에서는 소속 정당의 경계를 뛰어넘어 연대해야 한다. 2004년 국회의원 비례대표의 50% 이상을 여성으로 공천하도록 정당법을 개정하고 나서 실시된 17대 총선에서 여성의원 수가 급증했고, 여야 여성의원들은 호주제 폐지 민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는 데 힘을 합쳤다. 20대 국회 말미에 통과된 텔레그램 n번방 재발금지 3법도 여성의원들의 단합된 힘이 성과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 21대 국회에서는 한발 더 나아갈 수 있어야 한다. 셋째, 막말과 몸싸움이 난무하는 국회 문화를 바꾸는 데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방관 또는 외면하거나 당론이라는 명분 뒤에 숨기보다 이제는 목소리를 내야 한다. 다른 당의 여성의원은 물론 남성의원들을 설득해 성과를 일궈 내는 설득과 확장의 정치를 제대로 보여 줬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무엇보다 초심을 잃지 않겠다는 다짐을 매일 새기기 바란다. 실력과 공감능력, 리더십을 갖춘 ‘좋은’ 여성 정치인들이 많아져야 여성 정치의 선순환 구조가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다. 이번 21대 국회가 바로 그런 국회가 되길 기대한다. kmkim@seoul.co.kr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71회] “부적절하긴 했지만…”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지켜본 前간부의 해명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71회] “부적절하긴 했지만…”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지켜본 前간부의 해명

    “부적절한 부분들이 있긴 하지만 제가 뭐라고 할 수 있진 않았다”, “부적절할 수 있지만 꼭 금지됐던 건 아니니 괜찮을 거라 생각했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으로 징계를 받은 뒤 재판에도 넘겨진 이민걸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의 해명은 비슷한 맥락이었다. 국제인권법연구회와 소모임인 인권과 사법제도(인사모)를 타깃으로 한 행정처의 조치와 특정 사건의 재판에 개입한 의혹을 받는 행정처의 관여 과정에서 이 전 실장은 당시에도 일부 부정적 인식을 가졌음을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죄가 될 만한 상황이라는 문제의식까진 없었고, 실제로도 사법행정권 남용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검찰의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2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열린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법원행정처장)의 70회 재판에는 지난 22일에 이어 두 번째로 이 전 실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날은 검찰의 주신문과 양 전 대법원장 측의 반대신문을 통해 국제인권법연구회 및 인사모 와해를 위한 중복가입 해소조치, 통합진보당 행정소송에 대한 재판 개입 의혹 등이 다뤄졌다. ●전문분야 연구회 개편 방안… “특정 연구회 타깃인 느낌들어 부적절” 양 전 대법원장 등 당시 법원행정처 고위 간부들은 상고법원 추진 등 주요 사법행정에 공개적으로 반감을 드러낸 판사들이 우리법연구회의 후신 격인 국제인권법연구회와 인사모에 여럿 속해있는 것을 두고 이들을 탐탁치 않게 여겼다는 게 의혹의 배경이다. 판사들이 가입하는 전문분야연구회에 대한 일제 ‘재정비’를 계획해 목적에 맞지 않는 연구회에 대한 지원금을 삭감하는 방안 등을 추진하고 관련 커뮤니티에 중복해서 가입하지 않도록 전산상 조치를 한 것이 모두 인사모 등의 활동을 제재하기 위한 것이라고 검찰은 지적했다. 이 전 실장은 우선 전문분야 연구회에 대한 제재 방안에 대해 실장회의에서 논의한 적 있느냐는 검찰의 질문에 “제가 기억한 것은 저 무렵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전문분야 연구회 관련 정비를 이야기해서 검토한다는 것을 김민수 당시 기획조정심의관에게 들었고, 그 당시 인권법연구회가 계기가 된 것은 맞다”고 답했다. 2016년 3~4월 기획조정실에서는 ‘전문분야 연구회 구조개편 방안’ 등의 보고서가 작성됐다. 이 전 실장은 그러면서 “다른 쏠림 현상이 있고, 갑자기 인원수가 늘었는데 일부 회원들이 인위적으로 인권법연구회의 회원을 늘린 게 아닌가 하는 가능성을 이야기하셔서 자연스럽게 연구회가 많고 적은 것은 문제가 안 되지만 인위적으로 모집하고 회원을 불렸다는 이야기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언급이 있었고) 젊은 법관들이 많이 가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젊은 법관들의 수요가 있는 연구회구나 생각했다. 어떻게 하고 그런건 기억 없고 전문분야 연구회 이야기 했던 것은 기억한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는 젊은 법관들의 수요에 맞는 연구회를 새로 만드는 방안 등도 거론됐고, 엔터테인먼트법연구회가 그 중 하나로 꼽혔다. 다만 지원금 삭감이나 인사 조치 등의 구체적인 제재 방안에 대해서는 “임 전 차장의 수첩에 적은 게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방안들에 대해) 논의한 기억은 없다”며 거리를 뒀다. 임 전 차장이 당시 법원행정처장이던 고 전 대법관과 양 전 대법원장에게 전문분야 연구회 관련 방안들을 보고했는지는 “기억하기로는 보고서를 작성해서 대법원장에게 보고한 것 아닌가, 언뜻 들었다. 그랬으면 처장에게도 보고한 것 아닌가 생각했다”고 말했다. 다만 실제로 보고됐는지 여부는 알 수 없고 추측이라는 점도 덧붙였다. ●통진당 의원직 행정소송 재판 개입 의혹도… “부적절했지만 금지된 건 아냐” 전문분야 연구회의 구조개편을 위한 방안들 가운데는 커뮤니티 가입을 중복으로 하지 못하도록 하는 ‘중복가입 해소조치‘ 방안이 포함됐다. 가장 처음 가입한 연구회 커뮤니티만 남겨두고 중복 가입을 하지 못하도록 조치하면 최근 가입자가 급증한 인권법연구회 회원들이 가장 많이 커뮤니티에서 탈퇴하게 되는 효과가 생기게 된다. 그런데 보고서에는 이러한 방안이 있다고 언급하면서도 “객관적인 명분을 인권법연구회에 한정되지 않는 연구회 전반에 대한 개선방안으로 보일 수 있도록 외관 등을 확보해야 한다”는 취지의 지적도 더해졌다. 검찰이 이에 대해 이 전 실장도 당시 이런 인식을 가졌는지 묻자 이 전 실장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고 답했다. 보고서를 읽은 뒤 어떤 반응을 보였느냐는 질문에는 “아무 소리도 안 했다”면서 “임 전 차장의 보고서라는 게 임 차장의 생각이 들어있는 것이지, 저와 생각이 같거나 하지 않았다. 중간 중간 부적절한 부분이 많이 있지만 제가 뭐라고 할 수 있지 않았기 때문에 말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검찰이 “부적절한 부분은 어떤 것이었나”라고 다시 묻자 이 전 실장은 “특정 연구회를 타깃으로 한다고, 그렇게 느낀 부분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 이후 의원들이 낸 지위확인소송의 재판에 개입한 의혹에 대해서도 이 전 실장은 부적절했던 부분이 있었다고 밝혔다. 당시 서울행정법원에서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던 통진당 의원들의 소송에 대해 행정처가 “의원직 상실에 대한 결정 권한은 법원에 있다”는취지를 강조하며 소송을 각하해선 안 된다는 뜻을 담은 보고서를 작성해 이를 재판부에 건네려 했다는 게 공소사실 중 하나다. 당시 이규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이 서울행정법원 조한창 수석부장판사에게 문건을 건넸고, 조 수석부장판사는 구두로 해당 사건의 재판장에게 행정처의 취지를 전달했다. 그런데 해당 재판부가 결국 소송을 각하하는 판결을 하자 당시 양 전 대법원장 등이 크게 화를 낸 것으로도 전해졌다. 그러나 이에 대해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이 “당시 대법원장이 격노했다는 사실을 직접 듣거나 본 적이 있느냐”고 묻자 이 전 실장은 “없다”고 답했다. 이 사건의 재판을 양 전 대법원장이 직접 챙겼다는 검찰의 지적에 대해서도 이 전 실장은 “관심은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관여하지 않았다”며 변호인 측 주장을 거드는 듯 했다. 이 전 실장은 행정처의 입장이 결과적으로 재판부에 전달된 데 대해 “한 번 읽어나 보시라는 취지로 담당 재판부에 드렸는데 그 당시에는 꼭 금지된 일이 아니었다. 허용된 행위라기보다 금지된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면서 “다만 지금 돌이켜 보면 적절한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이 전 실장은 인권법연구회와 인사모 와해를 위한 각종 방안들을 담은 보고서를 심의관들에게 작성하도록 지시한 혐의 등으로 법관의 품위를 손상했다며 정직 6개월의 징계를 받았고, 같은 의혹과 통진당 재판 개입 의혹 등으로 이 전 상임위원과 함께 재판을 받고 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인도, 코로나19 이어 수억 마리 메뚜기떼 창궐에 초토화

    인도, 코로나19 이어 수억 마리 메뚜기떼 창궐에 초토화

    인도 정부가 이집트와 파키스탄을 거쳐 자국 서·중부 지역에 들어온 대규모 메뚜기 떼가 농작물에 막대한 피해를 끼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6일(이하 현지시간) 드론(무인항공기)을 투입해 살충제를 살포하는 등 대책 강화에 나섰다고 AFP통신이 이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 메뚜기떼는 이미 약 5만 헥타르의 농지에 극심한 피해를 입혔다. 이에 따라 현지 정부는 메뚜기떼를 추적해 살충제를 살포하기 위해 드론과 트랙터 등을 파견했다. 정부 산하기관인 메뚜기경보기구(LWO)의 부책임자 K.L. 구르자르 박사는 “라자스탄주와 마디아프라데시주의 일부 지역에서 각각 면적 1㎢에 달하는 메뚜기떼 8~10개가 활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 메뚜기떼는 두 주 모두에서 이미 농작물에 심각한 피해를 줘 현재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엄격한 지역봉쇄 조치가 내려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수많은 농가를 거의 회생 불가 상태로 만들었다.라자스탄주 주도인 자이푸르의 주택가에서는 주민들이 갑자기 나타난 메뚜기떼에 둘러싸여 냄비나 프라이팬을 들고 쫓아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이뿐만 아니라 인도 전역의 다른 주들에서도 이들 메뚜기떼보다 작은 규모의 무리들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메뚜기떼는 면적 1㎢당 4000만 마리 정도가 밀집하며 이런 무리 하나가 하루에만 3만5000명분의 식량과 맞먹는 농작물을 먹어치운다. 아프리카의 뿔로 불리는 아프리카 북동부에서 유입한 이들 메뚜기떼는 지난달 파키스탄의 농업지대를 궤멸 상태로 만든 뒤 인도 라자스탄주로 진입했다. 오는 6월에는 더욱더 큰 피해가 예상된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했다. 이들 메뚜기떼는 지난해 말 소말리아 앞바다에서 발생한 강력한 열대성 저기압인 사이클론 때문에 이례적으로 많은 비가 내리면서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메뚜기가 번식해 무리 규모를 급속히 늘릴 수 있었다고 유엔(UN)은 설명한다. 인도에서는 1993년 대규모 메뚜기떼 창궐 이후로 지난 27년 동안 이번처럼 많은 메뚜기가 나타난 적은 없다고 메뚜기경보기구(LWO)는 말한다. ‘이집트 땅메뚜기’(desert locust)라는 품종의 이들 메뚜기는 주로 이집트 등 북아프리카에서 서식하지만 바람을 타면 하루에 최대 150㎞를 이동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이들 메뚜기는 이란과 파키스탄 너머까지 이동해 농작물에 해를 끼친다. 이번에 파키스탄 국경에서 가까운 라자스탄주와 마디아프라데시주까지 메뚜기떼가 유입한 이유는 바람의 유형이 이들을 남서쪽으로 밀어내고 있기 때문이라고 메뚜기경보기구(LWO)는 설명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SBS 러브FM ‘김창열의 올드스쿨‘ 14년 만에 폐지

    SBS 러브FM ‘김창열의 올드스쿨‘ 14년 만에 폐지

    SBS 러브FM의 장수 프로그램 ‘김창열의 올드스쿨’이 14년 만에 폐지된다. SBS는 27일 “사회적 이슈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진 만큼 이에 발맞추어 ‘시사 벨트’를 확대한다”면서 대대적 개편을 알렸다. SBS에 따르면 ‘김상혁, 딘딘의 오빠네 라디오’와 함께 2006년 11월부터 쉬지 않고 달려온 ‘김창열의 올드스쿨’이 폐지 프로그램 명단에 올랐다. 시사 프로그램 강화를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장수 프로그램을 하루 아침에 없애자 청취자들은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DJ 김창열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드스쿨 15년간에 수업을 이제 마무리 한다”며 “그동안 함께 해주셨던 모든분들 감사드리고 아직 남은 일주일 즐겁게 함께해요!!!”라는 인사를 올렸다. 그는 다음 달 1일을 마지막으로 진행석에서 물러난다. 개편에 따라 새 프로그램 ‘이철희의 정치쇼’와 이재익 PD의 ‘이재익의 시사특공대’가 각각 오전 9시와 낮 12시 5분에 방송된다. 오전 11시엔 지난 3월 방송을 시작한 ‘허지웅쇼’가 전파를 탄다. 파워FM에서 주가를 올리고 있는 DJ 붐의 ‘붐붐파워’가 러브FM과 파워FM에서 동시 송출될 예정이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핵심은] 정의연의 돈 쓰는 방식이 수상하다

    [핵심은] 정의연의 돈 쓰는 방식이 수상하다

    “배가 고픈데 맛있는 것 사달라고 하니까 ‘돈 없다’고 했다. 그런가 보다 했다. 교회에 가도 돈(후원금)을 줬는데 그런 걸 모르고 30년을 해왔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는 지난 25일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토로했습니다. 할머니는 16살 어린 나이에 대만 가키카제 특공대에 위안부로 끌려가 모진 시간을 감내해야 했습니다. 이 사실을 1992년 당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간사였던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자에게 처음 고백했습니다. 그 후로 두 사람은 꼬박 30여년을 함께 했습니다.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와 배상을 촉구하기 위해 매주 수요일마다 일본대사관 앞에서 집회를 열었습니다. 그랬던 두 사람이 지금은 왜 등을 돌린 채 극단으로 치닫고 있을까요?■ 핵심 ① 정의연·정대협의 수상한 자금 흐름 첫 번째 쟁점은 정의연과 정대협의 ‘회계 부정 의혹’입니다. 지난 7일 이용수 할머니는 1차 기자회견을 열고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후원금 사용이 불투명하다고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수요시위에도 참여하지 않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정의연과 정대협은 국세청 공시자료에 후원금과 국고보조금 총액을 잘못 기재하거나 누락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일례로 정대연은 2019년 결산 서류에 전년도에서 넘어왔어야 할 기부금 이월액 22억 7000여만원을 누락했습니다. 또 피해자 지원사업의 기부금 수혜자 인원을 ‘99명’, ‘999명’ 등으로 부정확하게 기재했습니다. 정대협은 2014년부터 2019년까지 한 사회적 기업으로부터 6억원 이상 기부를 받았지만, 이를 1억 1000여만원만 받은 것으로 공시했습니다. 정부 보조금도 공시에서 빠졌습니다. 이들 단체는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13억 4300여만원의 국고보조금을 받았습니다. 이 가운데 정의연은 2018년 1억원, 2019년 7억 1700여만원의 보조금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공시에는 2018년 0원, 2019년 5억 3800만원으로 기재돼 있습니다. 정대협도 2016년부터 2019년까지 매해 정부 보조금을 받았지만, 결산 서류에는 모두 0원으로 표기했습니다. 총 8억원가량이 사라진 셈입니다. 이 모든 의혹에 대해 정의연은 ‘회계처리 과정에서 착오가 있었다’고 해명했습니다. ■ 핵심 ② 쉼터는 왜 비싸게 사서 헐값에 팔았나 두 번째 쟁점은 ‘안성 쉼터’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배임이 있었는지 여부입니다. 정의연은 2013년 현대중공업이 사회복지공동모급회를 통해 지정 기부한 10억원으로 경기도 안성에 있는 7억 5000만원짜리 주택을 매입했습니다. 이를 위안부 피해자 쉼터인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으로 조성했습니다. 그러나 당시 주변 시세를 고려하면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으로 샀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게다가 안성은 수요집회 등이 열리는 서울과 거리가 멀고 교통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애초 목적인 쉼터로는 쓰이지도 못했습니다. 특히 정대협이 2012년 명성교회로부터 마포구에 위치한 쉼터를 무상으로 받아 할머니들의 거처로 쓰고 있었다는 사실까지 밝혀져 더욱 논란이 됐습니다. 굳이 거금을 들여 안성에 쉼터를 만들어야 할 명분이 없기 때문입니다. 만약 정대협이 비싼 값에 주택을 매입해 단체에 손해를 입히고, 매도인에게는 이익을 줬다면 이는 업무상 배임죄에 해당합니다. ■ 핵심 ③ 후원금은 윤미향 개인 주머니로? 세 번째 쟁점은 윤미향 당선인이 개인계좌로 후원금을 받은 이유입니다. 윤 당선인은 2018년 안점순 할머니, 2019년 김복동 할머니 별세 당시 SNS에 본인 명의의 계좌를 올려 장례비용을 모금했습니다. 길원옥 할머니의 유럽 캠페인 비용도 같은 방식으로 모았습니다.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기부금품을 1000만원 이상 모집할 경우, 모집 방식과 사용 계획서를 작성해 등록청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기부금은 이때 명시한 계좌로만 모집할 수 있습니다. 윤 당선인은 이를 어기고 개인계좌를 이용한 겁니다. 개인계좌는 법인계좌만큼 엄격히 관리되기 어렵습니다. 개인 돈과 기부금이 뒤섞여 사적으로 부당하게 유용해도 감출 수 있습니다. 정의연은 윤 당선인이 할머니들의 상주 자격으로 조의금 계좌를 공개한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이 밖에 정의연과 정대협은 사실상 하나인데 기부금과 보조금을 이중으로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1990년 설립된 정대협과 2016년 설립된 정의기억재단은 2018년 정의연으로 통합됐습니다. 통합된 이후에도 개별 법인으로 나누어 중복 수혜를 노렸다는 것이죠.■ 주안점: 사라진 돈의 책임자는 누구인가 이용수 할머니가 기자회견을 한 뒤 시민단체들은 윤 당선인과 이나영 현 이사장 등 관계자들을 횡령과 배임, 기부금품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서울서부지검은 지난 20일 정의연과 정대협 사무실이 있는 ‘전쟁과 여성 인권박물관’을 압수수색했습니다. 다음날에는 길원옥 할머니가 거주 중인 ‘쉼터’를 연이어 압수수색했습니다. 오는 30일부터 윤 당선인은 국회의원으로 신분이 바뀝니다. 국회의원에게는 불체포특권이 주어집니다. 현행범이 아닌 이상 회기 중에는 국회 동의 없이 체포하거나 구금할 수 없습니다. 검찰이 수사에 속도를 내는 이유입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정의연이 고의로 횡령, 배임을 했다면 의사결정은 누가 했는가. 그리고 사라진 자금은 어디로 어떻게 흘러들어갔는가. 아직 갈 길이 멉니다. 피해 할머니들은 일본 정부로부터 아직 진심 어린 사과도, 제대로 된 보상도 받지 못했습니다. 하루빨리 당면한 의혹을 해소하고 30여년간 이어온 투쟁의 결실을 맺기 위해 다시 힘을 합쳐야 합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토요일 아침, 한 주간 가장 뜨거웠던 이슈의 핵심을 짚어드립니다.
  • [글로벌 In&Out] 다문화와 통일/피터 워드 북한 전문 칼럼니스트

    [글로벌 In&Out] 다문화와 통일/피터 워드 북한 전문 칼럼니스트

    나는 다문화 사회에서 태어났고 유치원 시절부터 대학교에 다닐 때까지 여러 종족과 함께 교육을 받고 놀았다. 영국 런던이 다문화·다민족 공동체인 덕분이다. 런던을 떠나 한국으로 왔을 때 새로운 다문화 사회에 들어왔고 여기에 살면서 평소에 외국인이지만 좋은 취급을 받았고 손님 대우를 넘어 한국의 주민이 될 수 있을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이는 한국이 2000년대부터 실시한 다문화 정책의 성과를 누리는 나의 경험이라 생각하기는 한다. 다른 측면으로 서울대 사회학과 김석호 교수 연구에서 나왔듯이 한국인들은 유럽인이나 북미인 등 백인들에 대해서는 거리감이 비교적 낮고 친근하게 느낀다는 여론조사들이 있다. 좋게 말하면 한국인은 같은 선진국의 시민과 잘 어울린다는 것이고 나쁘게 보면 백인에 대한 선호로 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다문화 정책과 다문화 사회적 인식의 확산으로 한국인의 통일관이 달라졌을까? 통일의 핵심적 명분은 애초부터 현재까지도 ‘같은 민족’, 즉 단일민족에 근거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필자 같은 영국인이 한국에서 주민이 되고 가정도 꾸리고 귀화까지 할 수 있다는 다문화 사회 인식이 퍼진다면 북한사람은 어떻게 되나? 다문화 사회와 단일민족 개념은 공존할 수 있다고 보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우리 국민이 될 수 있지만 우리 민족끼리 통일해야지’ 같은 의식이나, ‘다문화도 좋지, 하지만 우선 우리 핏줄부터 챙겨야지’ 같은 위계적 시민권 인식이 형성될 수도 있다. 그런데 토종 한국인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지난해에 공동으로 한 실험적 조사에 따르면 일반 한국 시민(대한민국에서 태어난 한국인)은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수용성 정도가 다른 이주민(조선족과 여타 이주민)보다 높은 것으로 응답하지만 간접적으로 물어볼 경우 그 정도가 떨어져 다른 이주민과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는 다문화 사회 정책의 과실(果實)이라 할 수도 있지만 통일 정책과 통일 교육에 있어 큰 문제점이 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즉 같은 DNA를 가진 같은 민족이자 같은 한반도 주민이어도 북한사람은 다른 문화권에서 온 사람으로 취급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핏줄이 중요하지 않다면 필자와 북한이탈주민은 한국인에게 별 차이가 없을 수 있다. 그렇다면 통일의 명분은 어떤가? 일반 미국인이 캐나다와 통일할 마음이 없고 일반 독일인이 오스트리아와 통일할 생각이 없듯이, 한국인들은 언어나 비슷한 핏줄이 있어도 정치와 사회가 다른 북한과 같이할 마음이 있을지 의심이 갈 때가 있다. 한편으로 다문화는 영국인인 나에게 바람직하고 유리하지만 최근 몇 주 동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 문제 관련 보도를 보면서 통일은 여론조사에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김 위원장의 건강으로 좌우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화체제, 교류와 협력 같은 정책대로 됐으면 하지만 북미 관계가 교착상태에서 탈피할 가능성이 없어 보이는 현실 속에서 흡연과 비만으로 살아가는 최고 존엄 김 위원장이 갑작스럽게 쓰러진다면 한국은 결정적 순간에 어떻게 할 것인지 충분히 고민해야 한다. 김 위원장이 오래 살다 보면 남북의 통일은 먼 미래의 통합, 통합은 점차 다른 나라 간의 협력과 교류로 변모될 수도 있다. 이는 북에서 남으로 내려온 수많은 실향민이 점차 사라지고, 남한에서 나고 태어난 대다수 한국인의 소원일지 모른다. 결정적 변수는 북한 정권의 안정성이다. 한국 정부는 남북 통일에 대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고민해야 한다. 남북 교류를 통해 북한이 점차 개발되고 사회가 풀리는 게 가장 좋다. 하지만 다문화 사회, 세계 무역의 중심, 아시아에서 문화 강대국인 한국은 고립된 북한의 갑작스러운 변화에도 대응해야 한다.
  • ‘또 다른 권력’ 법사위 비토권 “각 상임위에 심사 소위 두자”

    ‘또 다른 권력’ 법사위 비토권 “각 상임위에 심사 소위 두자”

    상임위 통과 법안, 자구 심사받아야 법조인 출신 의원들 기득권 논란에 16대부터 별도 심사기구 설치 요구 與 연일 “폐지”… 野 “여당 견제 권한” 전문가 “법률 우월의식, 병목현상 고착”21대 국회 원 구성 협상이 시작되면서 법안의 체계·자구 심사를 명분으로 다른 상임위원회의 ‘상원’으로 기능하는 법제사법위원회 역할을 두고 ‘오래된 논쟁’이 다시 불붙었다. 월권 논란을 낳는 체계·자구 심사가 법조인 출신 의원들의 ‘또 다른 권력’이 됐다는 지적이지만, 여당을 견제해야 하는 야당이 쉽게 포기할 수 없는 권한이라는 반론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법사위 체계·자구 심사 폐지’를 연일 공언하고 있다. 법사위가 체계·자구 심사 기능을 악용해 여야가 마련한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고 있다는 것이지만, 현실적으로는 정부와 민주당이 추진해야 할 법안들을 야당이 가로막는 것을 두고보지 않겠다는 의미다. 상임위를 통과한 법안은 본회의 전에 법사위에서 체계·자구 심사를 받아야 한다. 실제 20대 국회에서 법사위원장을 맡았던 미래통합당 여상규 의원은 “각 상임위에서 한국당 참여 없이 처리된 법안들은 법적 근거가 허용되는 한 관계 상임위로 돌려보내겠다”고 밝혀 논란을 일으켰다. 2013년 19대 국회 환경노동위 소속 여야 의원들이 합의해서 법사위로 넘긴 ‘유해화학물질 관리법안’이 법사위 체계·자구 심사과정에서 대폭 수정·완화돼 두 위원회가 갈등을 빚기도 했다. 김종철 정의당 대변인은 “체계·자구 심사를 빌미로 법사위원장이 마음에 들지 않는 법안은 계속 묻혀 두는 식으로 악용돼 왔다”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16대 국회에서 당시 야당인 한나라당(현 통합당) 이주영 의원이 처음으로 체계·자구 심사 기구를 따로 두는 법안을 발의한 이후 법사위 체계·자구 심사 폐지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꾸준히 나왔다.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도 초선이던 17대 국회에서 법사위의 체계·자구 심사를 폐지하고 별도의 상설특별위원회가 그 기능을 하게 하는 ‘국회법 일부개정안’(2006년)을 대표 발의했다. 하지만 법사위의 권한은 그대로 유지됐다. 국회입법조사처 처장을 지낸 이내영 고려대 정외과 교수는 26일 통화에서 “우리 국회에 판사, 검사, 변호사 출신이 너무 많다”면서 체계·자구 심사는 법사위에 들어가는 율사들의 기득권”이라고 비판했다. 법률 전문가들이 주로 모이는 위원회이니만큼 법률적 지식이 부족한 다른 상임위가 법안 체계를 제대로 갖추는지 감독하겠다는 특권 의식과 우월 의식이 국회 병목 현상을 고착화시켰다는 지적이다. 이 교수는 “법사위원장을 야당이 맡는 게 관행이 돼 야당으로서는 체계·자구 심사 폐지와 법사위원장을 여당에 내주는 것을 가장 막강한 비토권을 빼앗기는 것으로 여길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임지봉 한국입법학회장은 “요즘은 법안도 특화되고 전문화돼 담당 상임위가 어디냐에 따라 법안에 실리는 법률 용어도 그 분야의 전문용어가 많다”면서 “각 상임위에 체계·자구를 심사하는 소위를 두면 된다”고 지적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법조인 출신 의원들의 ‘또 다른 권력’된 법사위 비토권

    법조인 출신 의원들의 ‘또 다른 권력’된 법사위 비토권

    국회 ‘율사’ 너무 많아…비토권 빼앗기는 것으로 여겨주호영도 초선 때 법사위 체계·자구 심사 폐지법 발의21대 국회 원 구성 협상이 시작되면서 법안의 체계·자구 심사를 명분으로 다른 상임위원회의 ‘상원’으로 기능 하는 법제사법위원회 역할을 두고 ‘오래된 논쟁’이 다시 불붙었다. 월권 논란을 낳는 체계·자구 심사가 법조인 출신 의원들의 ‘또 다른 권력’이 됐다는 지적이지만, 여당을 견제해야 하는 야당이 쉽게 포기할 수 없는 권한이라는 반론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법사위 체계·자구 심사 폐지’를 연일 공언하고 있다. 법사위가 체계·자구 심사 기능을 악용해 여야가 마련한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고 있다는 것이지만, 현실적으로는 정부와 민주당이 추진해야 할 법안들을 야당이 가로막는 것을 두고 보지 않겠다는 의미다. 상임위를 통과한 법안은 본회의 전에 법사위에서 체계·자구 심사를 받아야 한다. 실제 20대 국회에서 법사위원장을 맡았던 미래통합당 여상규 의원은 “각 상임위에서 한국당 참여 없이 처리된 법안들은 법적 근거가 허용되는 한 관계 상임위로 돌려 보내겠다”고 밝혀 논란을 일으켰다. 2013년 19대 국회 환경노동위 소속 여야 의원들이 합의해서 법사위로 넘긴 ‘유해화학물질 관리법안’이 법사위 체계·자구 심사과정에서 대폭 수정·완화돼 두 위원회가 갈등을 빚기도 했다. 김종철 정의당 대변인은 “체계·자구 심사를 빌미로 법사위원장이 마음에 들지 않는 법안은 계속 묻혀두는 식으로 악용돼 왔다”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16대 국회에서 당시 야당인 한나라당(현 미래통합당) 이주영 의원이 처음으로 체계·자구 심사 기구를 따로 두는 법안을 발의한 이후 법사위 체계·자구 심사 폐지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꾸준히 나왔다.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도 초선이던 17대 국회에서 법사위의 체계·자구 심사를 폐지하고 별도의 상설특별위원회가 그 기능을 하게 하는 ‘국회법 일부개정안(2006년)’을 대표 발의했다. 하지만, 법사위의 권한은 그대로 유지됐다. 국회입법조사처 처장을 지낸 이내영 고려대 정외과 교수는 26일 통화에서 “우리 국회에 판사, 검사, 변호사 출신이 너무 많다”면서 체계·자구 심사는 법사위에 들어가는 율사들의 기득권”이라고 비판했다. 법률 전문가들이 주로 모이는 위원회이니만큼 법률적 지식이 부족한 다른 상임위가 법안 체계를 제대로 갖추는지 감독하겠다는 특권 의식과 우월 의식이 국회 병목 현상을 고착화시켰다는 지적이다. 이 교수는 “법사위원장을 야당이 맡는 게 관행이 돼 야당으로서는 체계·자구 심사 폐지와 법사위원장을 여당에 내주는 것을 가장 막강한 비토권을 빼앗기는 것으로 여길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임지봉 한국입법학회 회장은 “요즘은 법안도 특화되고 전문화돼 담당 상임위가 어디냐에 따라 법안에 실리는 법률 용어도 그 분야의 전문용어가 많다”면서 “각 상임위에 체계·자구를 심사하는 소위를 두면 된다”고 지적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영종2지구 갯벌매립사업 2년 전 환경부도 반대했었다”...인천녹색연합 반발

    “영종2지구 갯벌매립사업 2년 전 환경부도 반대했었다”...인천녹색연합 반발

    인천시가 영종도 인근 갯벌을 매립해 산업단지 등을 조성하는 ‘영종2지구(중산지구) 개발사업’을 강행하려하자, 환경단체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환경부도 이미 2년 전 인천시의 영종2지구 개발사업에 반대입장을 밝혔던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26일 인천녹색연합에 따르면 환경부는 인천시(인천경제자유구역청)가 제출한 ‘영종2지구 개발계획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에 대해 2018년 5월 전면 재검토 의견을 냈다. 계획의 필요성이 부족하고 생물다양성, 서식지 보전, 해양환경 측면에서 보전가치가 높다고 판단한 것이다. 환경부는 당시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 검토의견에서 “서식지 교란을 받은 조류의 생태피난처를 항구적으로 훼손해 생물다양성과 개체군의 지속가능성에 심각한 훼손을 유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갯벌매립을 통한 경제자유구역개발은 적절하지 않다”며 “개발계획의 적정성 및 입지의 타당성을 보다 면밀하게 재검토 해야 한다”는 총괄입장을 냈다. 항목별 검토의견에서도 “주변지역 택지분양 및 개발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건강하게 유지돼온 갯벌 생태계를 송도·영종도에 이어 또 다시 훼손하면서 추진하는 개발계획은 해양환경 측면에서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인천녹색연합은 “사업추진의 명분을 찾아볼 수 없는 영종2지구 갯벌매립사업을 강행한다면 더 큰 사회적 갈등과 논란에 휩싸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박남춘 시장이 후보시절 부터 언급해온 갯벌 보전의지를 이행하라”고 촉구하면서 영종2지구 개발계획 백지화, 해당 공유수면 경제자유구역에서 해제, 습지보호지역 지정 등에 대한 박 시장의 공식적 입장표명을 요구했다. 인천시는 당초 영종도 운북·중산동 일원 393만㎡(영종2지구) 규모의 갯벌을 메워 오는 2031년까지 산업단지와 공동주택용지, 상업시설용지, 친수공간 등을 조성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사업부지에서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인 ‘흰발농게’ 서식이 확인되면서 급제동이 걸렸다. 2018년 9월 인하대와 생명다양성재단이 사업부지 내 5950㎡를 조사한 결과 최소 5만마리의 흰발농게가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또 사업부지는 세계적 멸종위기종인 알락꼬리마도요와 도유물떼새들이 호주와 시베리아를 오가며 쉬고 먹이활동도 하는 곳으로 조사됐다. 국내 최대 칠면초 군락지가 있어 습지보호지역 지정 필요성도 대두돼 왔다. 이에 따라 인천시는 규모를 절반 정도로 줄여 이곳을 산업단지와 항공물류단지만 조성하는 것으로 계획변경을 준비 중이지만 녹색연합은 “매립이 진행될 경우 사업규모와 상관없이 생태환경은 파괴될 것”이라며 반발을 이어가고 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판깨스트] 유죄 확정된 한명숙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검찰개혁’ 압박 명분으로 통할까

    [판깨스트] 유죄 확정된 한명숙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검찰개혁’ 압박 명분으로 통할까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해 여권에서 한명숙(76) 전 국무총리의 불법 정치자금법 수수 사건에 대한 재조사 요구가 잇따라 나오며 5년 전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된 판결이 새삼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검찰의 ‘정치적 수사’의 결과로 한 전 총리가 유죄 판결을 받았다면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등에서 수사 및 재조사를 해야한다는 주장을 여권에서 내놓으면서입니다. 이 같은 주장이 이미 확정된 판결을 뒤집으려는 거대 여당의 ‘정치적 의도’에 의구심과 비판이 맞서면서 당시 사건을 다시 들여다보는 움직임이 커졌습니다. 한 전 총리의 불법 정치자금법 수수 사건은 건설업체인 한신건영 대표 한만호씨에게 한 전 총리가 2007년 3~9월 세 차례에 걸쳐 총 9억원을 받은 혐의로 2010년 7월 20일 재판에 넘겨져 2015년 8월 20일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된 사건입니다. 한 전 총리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가 2심에서 유죄로 뒤집혀 징역 2년을 선고받았고 대법원에서 2심 판결이 그대로 이어져 2015년 8월 24일 수감됐습니다. 최근 ‘뉴스타파’에서 한만호씨의 비망록을 공개하면서 수사 과정을 비롯해 이 사건이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재판 쟁점 ‘한만호 검찰 진술 신빙성’…1심 무죄→2심 유죄로 뒤집혀 재판에서 핵심 쟁점은 한씨의 진술에 대한 신빙성이었습니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한 전 총리의 공소사실과 맞게 세 차례에 걸쳐 9억원을 건넸다고 진술했던 한씨가 돌연 2010년 12월 한 전 총리의 1심 재판 첫 증인신문에서부터 “돈을 주지 않았다”며 말을 바꿨기 때문입니다. 9억여원의 자금을 조성한 건 맞지만, 한 전 총리가 아니라 한 전 총리의 비서에게 빌려주거나 다른 로비 자금으로 쓰기 위한 돈이었다며 검찰에서의 진술이 허위였다고 한 것입니다. 한 전 총리는 당연히 돈을 받은 일이 없다고 극구 부인하던 상황에서 결정적인 직접증거인 한씨의 진술이 바뀌면서 한씨의 검찰에서의 진술이 얼마나 신빙성 있는가가 재판의 주요 쟁점이 됐습니다. 당시 1심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우진)는 한씨의 법정 진술도 그대로 믿기 어렵다고 하면서도 한씨의 검찰 진술의 신빙성도 인정하기 어렵다며 한 전 총리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반면 2심인 서울고법 형사6부(부장 정형식)는 한씨의 1심 법정 진술에도 불구하고 검찰에서의 진술이 신빙성이 있고, 이 진술을 뒷받침하는 증거들을 통해 한 전 총리가 돈을 받은 게 맞다며 유죄로 판단했습니다. 당시 한신건영 경리부장으로 9억여원의 자금 조성에 관여한 정모씨 등 관련자들의 진술과 정씨가 비자금 사용 내역을 기록한 비자금장부, 계좌추적결과, 환전기록 등 객관적인 서류가 있는 데다 한 전 총리의 동생이 1억원짜리 수표를 사용한 사실과 나중에 한씨가 한 전 총리의 비서인 김모씨를 통해 2억원을 돌려받은 사실 등이 여러 정황에 의해 뒷받침된다는 것이었습니다.대법원에서는 2심에 이어 최종 유죄 판단이 확정됐습니다. 특히 세 차례 가운데 첫 번째 3억원(2007년 3월 31일~4월 초)에 대해서는 대법관 13명이 전원 유죄로 결론냈는데요. 한씨와 전혀 모르는 사이인 한 전 총리의 동생이 1억원짜리 수표를 사용했고 한신건영 부도 직후 한 전 총리가 한씨에게 2억원을 돌려준 사실 등이 객관적인 증거에 의해 확인됐다고 본 것입니다. 다만 나머지 6억원에 대해서는 5명의 대법관(이인복, 이상훈, 김용덕, 박보영, 김소영)이 무죄로 반대의견을 내며 약간 엇갈렸습니다. 당시 8명의 대법관들은 “한만호가 피고인 한명숙을 상대로 전혀 있지도 않은 허위 사실을 꾸며내거나 굳이 과장·왜곡해 모함한다는 것이 선뜻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라면서 “또한 한만호가 어떠한 이익을 얻거나 곤란한 처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검찰에서 허위 또는 과장·왜곡된 진술을 한 것이라고 합리적으로 의심할 만한 정황 역시 특별히 나타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검찰 수사에서 다른 증거가 미리 있는 상태에서 한씨가 검사의 추궁을 받고 한 전 총리에게 정치자금을 제공했다고 시인한 게 아니라 한시가 먼저 검사에게 그런 진술을 한 뒤 자금 조성 내역과 일치하는 금융 자료나 영수증, 비자금장부 등이 확인됐다는 것입니다. 반면 5명의 대법관들은 2차(2007년 4월 30일~5월 초)·3차(2007년 8월 29일~9월 초) 6억여원에 대해서는 한씨의 검찰 진술을 경리부장 정씨의 진술 등만 갖고 뒷받침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재심보다 재조사·검찰개혁에 무게…황희석 “검찰 수사권 완전 폐지해야” 이처럼 대법원에서 최종 결론이 난 판결을 여권이 다시 문제삼는 이유에 대해 여러 해석이 나옵니다. 특히 판결에 대한 불복 절차인 ‘재심’이 아닌 ‘재조사’를 촉구하는 여권 인사들의 발언을 통해 판결 자체를 뒤집으려는 것은 아닐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립니다. 정한중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확정 판결 이후에 새로운 증거가 있어야 재심 개시가 가능한데 ‘한만호 비망록’은 재판에서도 제출됐다고 하고, 검사의 직권남용이나 직무 관련 범죄 등의 형사소송법상 요건을 충족해야 하지만 현재로선 불투명해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형사소송법 420조에 재심할 수 있는 요건이 7가지 명시돼 있는데, 검사나 판사의 직무상 범죄도 유죄로 확정 판결이 나야만 합니다. 새로운 증거도 면소 또는 공소기각 수준으로 사건을 뒤집을 수 있을 만한 것이어야 할 정도로 엄격한 요건이니 사실상 당장 재심절차를 통해 판결을 뒤집긴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여권에서 촉구하는 ‘재조사’는 유죄 판결이 나오게 된 과정, 특히 검찰 수사를 다시 들여다 봐야 한다는 것으로도 읽힙니다. 따라서 여권이 한 전 총리의 사건을 검·경 수사권 조정이나 공수처 등 검찰개혁의 명분으로 삼으려는 포석이라는 데 의견이 모이는 분위깁니다. 한씨가 비망록에 남긴 내용 등을 근거로 검찰의 강압적 수사와 정치적 기소로 한 전 총리가 재판에 넘겨졌다는 것을 집중적으로 문제삼고 있기 때문입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2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한씨의 비망록을 언급하며 “의심스런 정황이 많다”면서 “해당 기관들이 한 번 더 조사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해당 기관’으로는 검찰과 법무부, 법원을 지목했는데요. 같은 당 박주민 최고위원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공수처가 설치되면 (한명숙 사건이) 수사 범위에 들어가는 건 맞다”면서 “공수처는 독립 기관이니 공수처 판단에 달린 문제”라고 주장하며 공수처에서 이 사건의 수사 과정을 들여다 봐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법무부 인권국장을 지낸 황희석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은 22일 페이스북에 “한 전 총리에 대한 뇌물수수 조작 의혹은 지난해 가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수사와 총선 직전 채널A와 검사장이 개입했던 사안, 즉 유시민 전 장관에 대한 금전제공 진술조작 시도와 정확히 맥을 같이 한다”면서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히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황 최고위원은 검경 수사권의 조정 근거가 된 검찰청법 개정안 가운데 부패범죄·경제범죄·공직자범죄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요 범죄에 한해 검사가 수사를 개시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을 문제 삼으며 “새롭게 수사권을 조정한 법으로도 검찰은 기존 수사권에 거의 아무런 손상을 입지 않고 핵심적인 권한을 고스란히 보유하고 있는 셈이고, 또 다른 한명숙, 제2, 제3의 조국과 유시민이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고도 강조하며 검찰의 수사권을 아예 없애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습니다.이처럼 여권의 화살이 검찰을 주로 향해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지난해 8월 말부터 본격화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 수사에서 비롯된 검찰의 수사 방식이나 관행에 대한 비판이 고조됐고 올해 총선을 앞두고 불거진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으로 여권에서는 검찰을 향해 더욱 날을 세운 상황입니다. 이런 가운데 여권의 핵심 원로 정치인인 한 전 총리 사건을 통해 검찰개혁의 명분을 더 굳히려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이르면 오는 7월 출범할 공수처의 수사대상으로 당시 사건을 수사한 검사들을 타깃으로 하고 수사과정에서 위법이 있었는지를 조사하는 자체도 검찰에겐 타격이 될 수 있습니다. 검찰의 수사방식을 문제삼아 검경 수사권 조정의 근거로 삼아 검찰의 권한을 줄이는 것 역시 검찰로선 매우 불만일 것입니다. 법조계에서도 결국 정치적 의도에서 ‘재조사’ 요구가 나오는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재심 사유 자체가 되지 않고 검찰이나 법관에 대한 직권남용을 적용하는 것도 이론상으로는 가능할지 몰라도 현실적으로는 거의 불가능하다”면서 “불가능한 걸 정치적 이유로 주장하고 있다고 보여진다”고 말했습니다. 검찰 간부 출신인 또 다른 변호사도 “여당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법치주의를 무시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수사팀을 비롯해 검찰도 당혹스러움을 보입니다. 한 전 총리 사건의 재판 과정에서도 한씨가 70차례 조사를 받았다는 등 강압수사 의혹이 다뤄진 바 있고, ‘한만호 비망록’도 검찰이 증거로 제출했지만 법원에서 신빙성을 낮게 보고 배척한 증거라며 갑자기 이 사건이 다시 쟁점화한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한씨 비망록에 ‘6억원은 한명숙 전 총리가 아니라 친박계 다른 정치인에게 주었다’고 기재된 부분도 사실이 아니고 한씨는 검찰 수사에서 한 전 총리 외의 다른 정치인에게 금품을 줬다는 진술을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습니다. 한씨는 법정에서 허위 진술을 한 혐의(위증)로 추가로 재판에 넘겨져 2017년 5월 17일 징역 2년의 유죄 판결이 확정됐습니다.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추도식에 참석하기 위해 한 전 총리가 봉하마을을 방문해 이 사건과 관련한 입장을 표명할 가능성이 있다고 22일 알려졌습니다. 한 전 총리가 어떤 입장을 내놓는지에 따라 여권의 후속 조치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대법원에서 확정된 지 5년 만에 다시 실체적 진실을 두고 논란이 벌어진 이 사건이 당분간 검찰과 여권 사이의 긴장구도를 더욱 팽팽히 할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원유철 “합당에 최선” 미래한국 당선자 “지도부에 위임”

    원유철 “합당에 최선” 미래한국 당선자 “지도부에 위임”

    통합당·한국당 ‘5월 내 합당’미래한국당 지도부가 22일 당선자들의 건의를 받아들여 ‘5월 내 합당’에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원유철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당선자들과 간담회를 한 뒤 기자들과 만나 “미래한국당 지도부는 당선인들의 희망과 건의를 받아들여 5월 29일까지 합당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초선 당선자 대표로 참석한 조태용 대변인도 “초선 당선인 18명은 당 지도부와 수임기구를 신뢰하고 합당절차를 위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미래한국당 초선 당선자들은 전날 당 지도부에 조속한 합당을 촉구하면서 원 대표의 임기 연장을 위한 ‘5·26 전당대회’에 부정적인 의견을 모았다. 원 대표는 전날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래통합당 당선인들의 입장문을 잘 읽어봤다. 존중한다”며 “29일까지 합당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통합당도 전날 국회에서 진행한 당선자 총회에서 채택한 결의문을 통해 “미래통합당은 조건 없이 5월 29일까지 미래한국당과 반드시 통합한다. 국민과 당원 앞에 드린, 선거 후 하나가 되겠다는 약속 이외에 다른 이유와 명분은 필요치 않다”고 밝혔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사설] ‘한명숙 사건 억울’, 검찰 압박 말고 재심 청구하라

    정부여당이 연일 한명숙 전 국무총리 불법 정치자금 수수 사건의 재조사를 검찰에 촉구하고 있다. 최근 언론에 공개된 ‘한만호 비망록’이 검찰이 재조사해야 할 근거이다. 정부여당은 한 전 총리가 검찰의 강압수사와 사법농단의 피해자임을 강조하는데, 그토록 경계하라고 주문했던 오만과 독선이 되살아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한다. 무엇보다 한 전 총리 사건은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확정판결이 내려진 사안이라는 점에서 정부여당이 사법질서 훼손에 앞장서고 있다는 비판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검찰개혁을 명분으로 ‘한명숙 살리기’에 동참한다는 점도 문제다. 정부여당의 판단과 달리 이런 압박이 검찰개혁의 명분을 희석할 수 있다. 당시 수사에 참여한 검찰 관계자에 따르면 ‘한만호 비망록’은 이미 재판 과정에서 증거로 제출돼 엄격한 사법적 판단을 받은 문건이다. 법원은 비망록 등 여러 가지 증거를 종합검토해 한 전 총리에게 유죄를 선고했다는 의미다. 따라서 대법원 판결을 뒤집으려면 사법절차를 따라야만 한다. 3심제를 채택하고 있는 우리 사법체계에는 재심이라는 구제절차가 있다. 최종심 판결을 받은 뒤 새로운 증거가 나타난다면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 지난 수십년간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처럼 검찰과 국정원 등의 부당한 공권력 행사로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면 새로운 증거 제시로 재심을 신청해 무죄를 선고받은 사례들이 있다. ’한명숙 사건’도 억울하다면 새로운 증거를 제시해 재심을 요청하는 등 절차를 밟아야지 정치적으로 검찰을 압박하며 여론을 호도해선 안 된다. 정부여당이 한 전 총리에 대한 정치적 부채 때문에 이런 무리수를 둔다면 이 또한 문제다. 숱한 국민이 검경의 강압수사와 법원의 무심한 판결로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 그들에 대한 구제가 없이 제 식구를 먼저 챙기는 것이 집권여당의 옳은 태도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17년 동안 살인강도 누명을 쓴 채 감옥살이를 한 삼례 나라슈퍼 3인조 강도사건 당사자들은 2016년에야 박준영 변호사를 만나 재심에서 무죄를 받고 가까스로 명예를 회복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그 진실규명의 과정에서 어떤 도움을 줬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국민이 지난 총선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여당에 안긴 것은 코로나19 극복과 경제위기 타개에 매진하라는 일종의 주마가편(走馬加鞭)이라고 할 수 있다. 개헌이나 ‘한명숙 살리기’ 등으로 헛심을 써서는 안 된다. 한 전 총리의 명예가 소중하다면 재심 청구를 통해 진실을 다시 규명하면 될 일이다.
  • 통합당 ‘84석 보수의 길’ 오늘 결론… “한국당과 29일까지 조건없이 합당”

    통합당 ‘84석 보수의 길’ 오늘 결론… “한국당과 29일까지 조건없이 합당”

    당선자 전원 ‘반드시 통합’ 결의 원유철도 “최선의 노력 다할 것” 지도체제 ‘김종인 비대위’ 가능성 임기·권한 놓고 다시 잡음 우려도 4·15 총선 참패 후 한 달 넘게 표류해 온 미래통합당이 21일부터 이틀 일정으로 당선자 워크숍을 열고 당 재정비 작업에 돌입했다. 이날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과의 합당을 오는 29일까지 하기로 뜻을 모은 통합당은 22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구성에 대한 입장까지 정리하며 당의 미래와 직결된 주요 결정들을 모두 마무리할 예정이다. 주호영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선자 84명은 국회에서 워크숍을 열고 총선 패배 원인 분석과 당 혁신 방안 등을 논의했다. 가장 관심을 끌었던 미래한국당과의 합당에 대해선 당선자 전원이 조건 없는 합당을 결의했다. 통합당은 결의문을 통해 “우리는 국민과 당원 앞에 선거 후 하나가 되겠다고 약속드렸다”며 “미래한국당과 29일까지 반드시 통합하고 이를 위한 전국위원회 개최를 즉시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21대 국회 개원(30일) 전 합당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던 미래한국당 원유철 대표는 당 안팎의 전방위 압박에 결국 손을 들었다. 그는 이날 처음으로 “29일까지 합당될 수 있게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원 대표는 지난 14일 주 원내대표와 조속한 합당을 합의하고도 당대표 임기 연장을 추진하는 등 21대 국회 개원 후에도 미래한국당 존치 여지를 남겨뒀다. 하지만 이날 미래한국당 당선자 일동이 즉시 합당을 촉구하고, 미래한국당 사무처 노동조합마저 당무 거부에 돌입하자 한발 물러섰다. 원 대표의 입장 변화는 명분 싸움에서 밀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원내 협상력 등 실리를 내세운 미래한국당의 주장은 오히려 더불어민주당이 상임위원장 배분 관례를 따르지 않고 본회의 표결을 강행할 수 있다는 역효과를 불러일으키며 통합당을 궁지에 몰아넣었다. 통합당의 최대 관심사인 지도체제 구성 문제는 22일 논의된다. 주 원내대표는 “어떤 방식으로든 (지도체제가) 결정된다면 반대 의견을 갖고 있더라도 흔쾌히 도와 달라”고 말했다. 현재 통합당 지도체제와 관련해서는 ▲김종인 비대위 ▲조기 전당대회 ▲당대표 권한대행 체제 및 혁신위원회 구성 등 다양한 방안들이 거론되고 있다. 이 중 가장 유력한 김종인 비대위로 의견이 모아지더라도 비대위 임기를 두고 또다시 잡음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임기가 너무 짧으면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직을 거절할 수 있고, 내년까지 비대위가 당을 이끌 경우 정치적 영향력이 줄어들 것을 우려한 다선 의원들이 반발할 수 있다. 김 전 위원장 측근인 최명길 전 의원은 “김 전 위원장은 그동안 임기와 관련해 어떤 조건도 제시해 본 적이 없다”며 “통합당이 유명무실 비대위를 세우려 하는지, 아니면 진심으로 비대위의 역할을 필요로 하고 있는지는 내일 나오는 결정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원칙·권한·명분없는 ‘한국당 버티기’… 보수 野 힘만 빠진다

    원유철 대표 임기 8월까지 연장 강행나서 사무처 노조 “합당 촉구” 당내 불만 커져 지체 땐 상임위 배분 등서 野에 불리 미래한국당이 원칙과 권한, 명분 없는 버티기로 미래통합당과의 합당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한국당 김기선 정책위의장은 21일 통합당 당선자 연찬회에 참석해 29일 전 합당은 불가하다는 공식 입장을 전했다. 한국당은 오는 26일 임시전당대회를 열어 원유철 대표의 임기를 8월 말까지 연장하는 당헌 개정을 강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날 한국당 사무처 노동조합이 양당의 조속한 합당을 요구하며 당무 거부에 돌입하면서 지도부가 사면초가에 빠졌다. 지난 2월 창당 과정에서 자금을 갹출하고 한국당에 인력을 파견했던 통합당 사무처 노조도 성명서를 내고 즉시 합당을 촉구했다. 한국당 지도부는 21대 국회 개원 전까지 시간이 부족하다고 주장한다. 공식 브리핑에서는 “조속한 합당”이 원칙이라면서도 구체적 시기를 못박지 않고 있다. 21대 국회까지 한국당이 존재하게 되면서 오히려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의 원(院) 구성 협상력이 떨어지는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은 한국당이 존치하면 상임위원장 배분 관례를 따르지 않고, 본회의 표결을 강행한다고 경고했다. 한국당이 내세우는 정무적 실리가 오히려 마이너스 효과를 내고 있는 셈이다. 한국당의 ‘비례대표 득표율 1위’ 주장도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 한 통합당 의원은 “대체 한국당을 보고 투표한 사람이 누가 있나”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가 한국당 한선교 전 대표의 전횡을 막기 위해 급조한 지도부의 권한도 문제다. 통합당이 당 지도체제 결정을 20대 현역 의원들이 아닌 21대 당선자들이 결정하기로 한 것과 정반대다. 일부 비례대표 당선자들은 지도부에 조속한 합당을 요구하는 의견을 전달하며 통합당과 공조 압박에 나섰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3% 안팎 성장·코로나 뉴딜·강한 중국… 시진핑의 리더십 통할까

    3% 안팎 성장·코로나 뉴딜·강한 중국… 시진핑의 리더십 통할까

    올 최악 성장률 전망에 발표 안 할 수도 대규모 인프라 최소 800조원 투입할 듯 美와 갈등에 국방예산 9% 증액 가능성중국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가 21일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22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과 더불어 일주일가량 펼쳐진다. 예년보다 두 달 넘게 연기돼 열리는 올해 양회에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포스트 코로나’ 로드맵이 발표돼 그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른다. 올해 중국의 성장률 목표치와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초대형 부양책, 미국과의 갈등으로 촉발된 국방예산 증액 움직임 등이 관심을 모은다.전인대는 중국 헌법상 최고 권력기구로 우리의 국회와 비슷하다. 공산당이 결정한 주요 정책과 인사를 승인하고 의결한다. 정협은 상징적인 정책자문회의로 국정 계획을 토의하고 제안·비판하는 역할을 한다. 정협과 전인대가 동시에 열려 이를 묶어 양회라고 부른다. 20일 중국 언론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이번 양회 초미의 관심사는 22일 전인대 업무보고에서 발표될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목표치다. 올해는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직격탄을 맞으며 1949년 신중국 설립 뒤로 최악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 확실시된다. 이미 올해 1분기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6.8% 감소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내다보는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은 1.2%다. 전문가들은 이번 양회에서 중국 지도부가 올해 목표를 3% 안팎으로 낮춰 제시할 것으로 예측한다. 지난해 성장률 6.1%의 절반 수준이다. 아예 블룸버그통신은 “올해 양회에서는 성장률 목표치를 발표하지 않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너무 낮은 목표치를 발표해 주민들에게 실망을 주는 대신 코로나19 위기를 명분 삼아 전망치를 내지 않는 방법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중국 정부가 성장률 추락을 방치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양회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부양책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미 중국 정부는 양회 개막을 앞두고 최소 800조원에 달하는 경기 진작책을 내놓겠다고 언급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후진타오 당시 주석이 내놓은 4조 위안(약 690조원)짜리 부양책보다 크다.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지만 ‘중국판 뉴딜 정책’의 핵심은 대규모 인프라 투자다. 재원 마련을 위해 중국 정부가 2007년 이후 13년 만에 특별 국채(2조 위안)를 발행할 것이라고 씨티그룹은 분석했다. 경기부양 기대감으로 베이징 등 주택가격이 폭등할 조짐을 보이자 인민은행은 이날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3.85%로 동결하는 등 통화관리에 돌입했다. 중국의 국방 예산 증가폭도 전 세계의 관심사다. 시 주석이 추구하는 ‘강한 중국’을 가늠할 잣대가 되기 때문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감염병 확산을 계기로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증폭되자 중국 군부가 지난해 국방예산 증가율인 7.5% 이상의 증액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군 소식통은 “우리가 원하는 국방예산 증가율은 9%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한명숙 사건 재조사하라” 판결 뒤집기 나선 슈퍼與

    “한명숙 사건 재조사하라” 판결 뒤집기 나선 슈퍼與

    김태년 “檢 강압수사·사법농단 피해자” 추미애 “정밀조사 필요성 충분히 공감” 檢 “당시 재판서 판단 끝나” 거센 반발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0일 일제히 한명숙 전 국무총리 뇌물수수 사건의 재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최근 공개된 ‘한만호 비망록’을 근거로 한 전 총리가 무리한 검찰 수사의 희생양이 됐다는 주장이지만, 총선 압승을 계기로 대법원에서 확정된 유죄까지 뒤집으려는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검찰 사무를 관장하는 현직 법무부 장관이 검찰개혁을 명분으로 판결 뒤집기에 동참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고(故) 한만호 비망록을 언급하며 “모든 정황은 한 전 총리가 검찰의 강압수사, 사법농단의 피해자임을 가리킨다”며 “한 전 총리는 2년간의 옥고를 치렀고 지금도 고통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은 준 사람도, 받은 사람도 없는 뇌물 혐의를 씌워 한 사람의 인생을 무참하게 짓밟았다”며 “법무부와 검찰은 부처와 기관의 명예를, 법원은 사법부의 명예를 걸고 스스로 진실을 밝히는 일에 즉시 착수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추 장관도 이날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검찰 수사에 정치적 의도가 없었는지 밝혀야 한다는 민주당 김종민 의원의 문제제기에 공감했다. 추 장관은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 정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점에 충분히 공감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재연 법원행정처장은 “의혹만으로 과거 재판이 잘못됐다는 식으로 비칠까 염려된다”고 우려했다. 검찰은 즉각 반발했다. 당시 수사에 참여했던 검찰 관계자는 “소위 비망록이란 서류는 1심 때 증거로 제출돼 엄격한 사법적 판단을 받은 문건”이라면서 “당시 재판부와 변호인도 내용을 모두 검토했으므로 새로울 것도 없고, 이와 관련한 아무런 의혹도 없다”고 말했다. 한 전 총리는 2007년 당시 열린우리당 대선후보 경선 비용 명목으로 한신건영 대표였던 한씨로부터 9억원을 받은 혐의로 2015년 대법원에서 징역 2년형을 확정받고 복역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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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명숙 사건 재조사하라” 판결 뒤집기 나선 슈퍼與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0일 일제히 한명숙 전 국무총리 뇌물수수 사건의 재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최근 공개된 ‘한만호 비망록’을 근거로 한 전 총리가 무리한 검찰 수사의 희생양이 됐다는 주장이지만, 총선 압승을 계기로 대법원에서 확정된 유죄까지 뒤집으려는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검찰 사무를 관장하는 현직 법무부 장관이 검찰개혁을 명분으로 판결 뒤집기에 동참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고(故) 한만호 비망록을 언급하며 “모든 정황은 한 전 총리가 검찰의 강압수사, 사법농단의 피해자임을 가리킨다”며 “한 전 총리는 2년간의 옥고를 치렀고 지금도 고통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은 준 사람도, 받은 사람도 없는 뇌물 혐의를 씌워 한 사람의 인생을 무참하게 짓밟았다”며 “법무부와 검찰은 부처와 기관의 명예를, 법원은 사법부의 명예를 걸고 스스로 진실을 밝히는 일에 즉시 착수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추 장관도 이날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검찰 수사에 정치적 의도가 없었는지 밝혀야 한다는 민주당 김종민 의원의 문제제기에 공감했다. 추 장관은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 정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점에 충분히 공감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재연 법원행정처장은 “의혹만으로 과거 재판이 잘못됐다는 식으로 비칠까 염려된다”고 우려했다. 검찰은 즉각 반발했다. 당시 수사에 참여했던 검찰 관계자는 “소위 비망록이란 서류는 1심 때 증거로 제출돼 엄격한 사법적 판단을 받은 문건”이라면서 “당시 재판부와 변호인도 내용을 모두 검토했으므로 새로울 것도 없고, 이와 관련한 아무런 의혹도 없다”고 말했다. 한 전 총리는 2007년 당시 열린우리당 대선후보 경선 비용 명목으로 한신건영 대표였던 한씨로부터 9억원을 받은 혐의로 2015년 대법원에서 징역 2년형을 확정받고 복역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민주당 지도부 한명숙 뇌물수수 재조사 촉구…“당정이 나설 일 아니다”

    민주당 지도부 한명숙 뇌물수수 재조사 촉구…“당정이 나설 일 아니다”

    김 원내대표 “한 전 총리는 검찰의 강압수사, 사법농단의 피해자”추 장관 “정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점에 충분히 공감”당시 수사팀 관계자 “비망록은 엄격한 사법적 판단을 받은 문건”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0일 일제히 한명숙 전 국무총리 뇌물수수 사건의 재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최근 언론에 공개된 ‘한만호 비망록’을 근거로 한 전 총리가 무리한 검찰 수사의 희생양이 됐다는 주장이지만, 총선 압승을 계기로 대법원에서 확정된 유죄까지 뒤집으려는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검찰 사무를 관장하는 현직 법무부 장관이 검찰 개혁을 명분으로 대법원 판결 뒤집기에 동참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고(故) 한만호 비망록을 언급하며 “모든 정황은 한 전 총리가 검찰의 강압수사, 사법농단의 피해자임을 가리킨다”며 “한 전 총리는 2년간의 옥고를 치렀고 지금도 고통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은 준 사람도, 받은 사람도 없는 뇌물 혐의를 씌워 한 사람 인생을 무참하게 짓밟았다”며 “법무부와 검찰은 부처와 기관의 명예를, 법원은 사법부의 명예를 걸고 스스로 진실을 밝히는 일에 즉시 착수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추미애 법무부 장관도 이날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검찰 수사에 정치적 의도가 없었는지 밝혀야 한다는 민주당 김종민 의원의 문제제기에 공감했다. 추 장관은 “이 사건에 대해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 정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점에 충분히 공감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대법관 전원이 유죄로 인정한 3억원에 대해서도 당정이 인정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왔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페이스북에 “대법원에서 3억원에 대해서는 대법관 전원의 만장일치로 유죄가 인정됐다”며 “그래도 이의가 있다면, 당정이 나설 일이 아니라, 한 전 총리 자신이 새로운 증거와 함께 법원에 재심을 신청하면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재연 법원행정처장도 법사위에서 “의혹 제기만으로 과거 재판이 잘못됐다는 식으로 비칠까 염려된다”고 말했다. 검찰도 공정한 비판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반발했다. 당시 수사에 참여했던 검찰 관계자는 “소위 ‘비망록’이란 서류는 한 전 총리 재판 1심 때 증거로 제출돼 엄격한 사법적 판단을 받은 문건”이라면서 “당시 재판부와 변호인도 (비망록) 내용을 모두 검토했으므로 새로울 것도 없고 이와 관련한 아무런 의혹도 없다”고 말했다. 최근 언론을 통해 공개된 1200페이지짜리 옥중 비망록에는 “검찰이 적어준 ‘모범답안’을 외워 한 전 총리 재판에서 진술했다” “검찰이 조서도 주며 외우게 하고 시험도 쳤다” 등의 내용이 담겨 논란이 일었다. 수사팀 관계자는 “접견 녹취록, 한 전 사장의 법정 증언, 대법원 판결 등에 비춰보면 수사에 굴욕감을 느끼고 허위증언 암기를 강요했다는 취지의 비망록 기재는 허위임이 분명하고, 재판 과정에서도 그러한 주장이 허위로 판명돼 유죄 선고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총리는 2007년 당시 열린우리당 대선후보 경선 비용 명목으로 한신건영 대표였던 한씨로부터 9억원을 받은 혐의로 2015년 대법원에서 징역 2년형을 확정받고 복역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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