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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동환기자의 현장+] 울분 토하는 현역 과학기술인들

    “이공계가 희망이라는 말, 그건 사기극이야.” 지난 1일 서울 방배동의 한 호프집에서 특별한 모임이 있었다. 국내 최대 이공계 커뮤니티인 한국과학기술인연합(www.scieng.net)의 오프라인 모임. 술잔을 기울이며 각자의 삶을 이야기하던 차분한 자리는 시간이 흐를수록 한숨과 냉소, 분노로 메워졌다. 젊은 그들에게 온 국민을 흥분케 한 ‘황우석 신화’도, 재임 30개월을 기록한 역대 최장수 정보통신부장관인 선배도, 이공계 출신의 잘 나가는 CEO도 먼 나라 이야기일 뿐이다. 이공계를 전공한 뒤 현역 연구원으로 살아가는 그들조차 현재의 이공계에서 희망을 찾기란 쉽지 않다.“‘월화수목금금금’이라도 좋으니 일한 만큼 대우받고 싶다.”는 현역 과학기술인. 그들의 숨김 없는 얘기들이다. ●너도나도 엑소더스 정부 연구소에서 일하는 ‘긍정’(이하 참석자 이름은 인터넷 대화명)이 포문을 열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박사 과정을 마친 이공계 출신인 그의 부인은 최근 동기 모임에 참석해 무척 놀랐다고 한다. 함께 공부했던 동기 10명 가운데 6명이 의대나 약대로 진학했다. 그는 “이공계에서 박사까지 했다면 출발선을 앞서 간 셈인데도 진로를 바꿀 수밖에 없다. 이것이 현실이다.”라고 토로했다. 한 대기업 연구소의 LCD팀 창립 멤버였던 A박사가 전하는 사례. 그는 최근 함께 일했던 팀원들의 소식에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가장 뛰어난 연구 성과를 보이던 82학번,88학번 연구원 2명이 한의대에 진학했다는 것.A박사는 “소위 명문대 출신의 이공계 인력들이 꿈을 접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의대·치대·한의대·약대·수의대가 톱클래스 학과의 서열이다. 법적으로 보장된 자격증 아닌가. 의사나 약사는 10년을 하든 50년을 하든 한번 배워서 쭉 전문가 소리를 듣지만 전자제품을 보라.3년 전 컴퓨터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이공계는 끊임없이 연구해야 살아남는다. 적당한 보상조차 없는 현실에서 누가 이공계를 선택하겠는가?”대학에 재학 중인 ‘준’의 지적이다. 벤처업체에서 일하는 ‘애니그마’가 말을 잇는다.“박사 과정 선배가 일주일에 80시간 일하면서 40만원을 받는다. 그 선배가 하는 말이 30년 뒤에 음식점 하나만 하면 성공이라고 말한다. 학부생들이 이 길을 계속 가야 하는지 왜 고민하지 않겠는가.”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최고 수준의 박사급 이공계 인력이 몰려있는 대전 대덕연구단지 주변에는 일명 ‘박사 식당’이 많다. 정부 연구소 박사부터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출신, 기업연구소 출신 박사들이 하는 식당과 술집들이 꽤 존재한다. 현역 연구원들이 말하는 한국은 기묘한 나라다. 기업이든 연구소든 연구만 계속하는 인력은 퇴출당한다.40대 초반이 되면 국내 연구개발자의 수명은 끝이다. ●한국에 다나카는 없다 이날 모임의 맏형격인 ‘헤르메스’의 지적이 날카롭게 이어진다.“교수가 아닌 기업과 연구소에서 연구만 하고 사회적 지위와 명성을 얻은 사람이 얼마나 있는가. 이공계 학생들의 선망의 대상이라는 진대제, 안철수를 보라. 엔지니어로 시작했지만 경영자로 성공했다.” “2002년 노벨화학상을 받은 다나카 고이치가 국내 기업에 있었다면 관리자가 되든지 퇴출당하든지 기로에 섰을 것이다. 연구개발자가 관리직으로 갈아타지 못하면 이공계인은 무능력자로 퇴출당한다. 기업은 우수인재가 없다고 하지만 그건 모순이다. 인재를 가려 뽑을 능력도 없고 그만큼의 대우도 하지 않는다. 이공계 인력이란 게 값싸고 질 좋은 부품 아니냐. 연구원으로서 커리어를 키워주고 기회를 주고 있느냐?”(헤르메스) “30년 뒤에 내 모습이 뭐냐 생각하면 답이 안 나온다. 학부 때부터 논문 빨리해서 교수를 하든지, 돈 되는 아이템을 공략해 회사에서 5년 이내에 성과를 내고 관리직으로 전환해 CEO로 커가든지 연구개발자가 살아남을 확률이 얼마나 될까?”(스티븐) 국비 유학생 출신인 ‘케미스트리’의 지적이다.“가시밭길이다. 국내 박사는 대리급, 해외 박사는 과장급이다. 엄연히 진골, 성골,6두품이 있다. 반도체나 LCD 등 돈 되는 분야에서 성과를 내 관리직으로 안착하면 바로 CEO 코스다. 그들에게는 개인의 성공신화일지는 몰라도 후배들에게 본받을 모델이 아닐 것이다.” ●시스템 부재가 모럴 해저드 부른다. 대학과 정부 연구소를 가리지 않고 연구비에는 최소한의 인건비만 책정된다. 한 달 20만∼50만원으로 생존을 모색하는 석·박사가 수두룩하다. 연구비의 일부는 상급기관에 대한 로비나 향응 접대로 이어지고 있다는 고백도 나왔다. 그렇다 보니 연구비도 인플레가 되는 현상마저 나타난다.“1억원짜리 연구면 꽤 큰 프로젝트이지만 정부 출연 연구소는 안 하려고 한다. 어차피 일하는 건 비슷한데 나눠먹기엔 1억원도 푼돈이라는 것이다. 같은 시간 일할 바에야 액수가 더 큰 걸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1억이면 될 과제를 5억원의 예산을 신청한다. 사전 연구, 검증 연구, 기획 연구라는 명목으로 1년이면 끝날 과제도 3∼4년씩 질질 끈다.”참석자들은 “결과물에 대한 평가는 제대로 이뤄지는 시스템인가.”라고 의문을 표시한다. ‘스티븐’이 대학 연구소에서 경험한 황당한 사례.“장비 구입비 명목으로 2000만원이 지급됐는데 이미 구입해 마땅히 필요한 장비가 없었다. 그 돈을 날리지 않으려고 교수가 2000만원어치 홈시어터를 구입해 집에다 설치했다. 그리고 영상장비를 구입한 것으로 보고했다. 고발을 하는 게 아니라 비효율을 지적하고 싶다. 새로운 프로젝트가 시작되면 연구원 모두가 새 노트북을 산다.1년도 안돼 분실처리한다. 예산을 또 신청하기 위해서다.” ‘헤르메스’는 “벤처기업 중 정부 지원금으로 장비를 사서 그 장비를 임대해 돈을 버는 업체도 있다. 벤처가 아니라 리스업체다.”라고 지적했다. ●이공계 인력은 거품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많았다.‘류’는 “IT가 뜬다고 하면 모두 컴퓨터로 몰린다. 대학과 학원에서 인력이 양산된다. 정부가 개입해 인력을 공급하다 보니 이공계 인력 모두가 하향평준화됐다.”고 토로했다. 국내 이공계 졸업생의 비율은 40% 안팎으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문제는 이공계 출신의 수는 많지만 질은 낮다는 지적이다. 최근 한 유명 포털사이트의 구인난도 화제에 올랐다.‘에니그마’는 “한 포털사이트가 직원 100명을 뽑으려고 했지만 2만여명이 지원하고도 100명을 다 채우지 못했다.”면서 “구직난이라고 말하지만 사실은 구인난이다. 전산을 전공했다는 사람조차 C언어(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이날 그들이 발견한 것은 불안한 미래와 상대적 박탈감에 지친 연구자들의 오늘이었다. 택시로, 지하철로 각자의 일상으로 뿔뿔이 흩어지는 그들의 내일은 어떤 모습일까. sunstory@seoul.co.kr ■ 한국과학기술인연합 모임 참석자 ●헤르메스(42) 과학평론가·과기부 자문위원 ●긍정(31) 정부출연연구소 연구원 ●애니그마(25) IT업체 근무 ●스티븐(30) 유닉스 전문가 ●케미스트리(24) 국비 유학생·생명과학 전공 ●류(28) 정부출연연구소 연구원·IT정책 ●준(24) S대 전기공학 전공 ●종(22) H대 멀티미디어공학 전공 (이름은 인터넷상 대화명)
  • 외고생 18%만 어문계 진학

    대학의 어문계열 학과에 진학하는 외국어고 졸업생들의 비율이 갈수록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서울시교육청이 최근 4년 동안 대원외고와 한영외고 등 서울지역 6개 외고 졸업생들의 진학 현황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2년 동일 계열인 어문계열 학과(부)로 진학한 학생은 외고 전체 졸업자의 32.5%에 해당하는 898명이었다. 그러나 2003년 24.2%,2004년 26.1%로 떨어지다가 2005년에는 18.4%로 크게 낮아졌다. 반면 자연계를 포함한 비어문 계열 진학자는 2002년 49.6%,2003년 52.9%,2004년 59.8%,2005년 59.1%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였다.특히 올해 졸업생의 경우 비어문 계열 진학률이 어문계열에 비해 3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2002년에 1.5배에 그친 것에 비하면 비어문 계열 진학 현상이 갈수록 두드러지고 있다. 해외 대학으로 진학한 학생은 2002년 2.5%에서 2003년 3.1%,2004년 2.5%,2005년 2.3%로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시교육청 송의열 장학사는 “일부 학생이 외고의 설립 취지와는 달리 이른바 명문대에 진학하려고 외고에 진학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로스쿨’로 뛰는 대학들] (17) 한국외국어대학교

    [‘로스쿨’로 뛰는 대학들] (17) 한국외국어대학교

    ‘외국어’ 특성화 대학인 한국외국어대학이 로스쿨 역시 ‘외국어’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외대 법대는 “로스쿨을 유치하는 데 있어 외국어와 지역학을 바탕으로 한 국제변호사를 양성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며 특성화 전략을 소개했다. 국제변호사 양성소를 자처한 것으로 국내 최고의 경쟁력을 자랑하는 어학과 국제감각을 로스쿨에도 적용시키겠다는 복안이다. 외대는 로스쿨 유치를 재도약의 전기로 삼을 태세다. 학교측은 문과계열 명문대로서의 위상을 다시 한번 드높이겠다며 단단히 벼르고 있다. ●지역 전문 법조인 양성 외대의 경쟁력은 두말할 필요없이 외국어와 지역학이다. 외대의 이같은 강점은 최근 법률시장 환경과 꼭 맞아떨어지고 있다. 법률시장 개방과 세계화 추세로 법조인들의 국제적 역량이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외대가 로스쿨 도입에 있어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외대 법대는 향후 로스쿨에서 재학생들을 적어도 한 지역의 전문 법조인으로 양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넓은 의미의 국제변호사가 아닌 중동, 남미 전문 변호사 등 세계 특정지역 전문 법률가를 키워내겠다는 것이다. 외대 법대는 이를 위해 우선 커리큘럼부터 다른 대학들과 차별화할 방침이다. 헌법·민법·형법 등의 법일반 과목과 특성화 과목을 절충시키는 방안을 마련했다. 특성화 과목은 영미, 유럽, 중동, 동남아 등 지역별로 세분화해 각 지역법은 물론 지역학까지 심도높은 강의가 진행되도록 계획하고 있다. 학교측은 “법과 언어 어느 한 부분에만 정통하다고 해서 국제법률가가 될 수 없다.”면서 “그 나라의 전통과 사고방식 등 정서를 알아야 질 높은 법률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지역법에 국한하지 않고 지역학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계획이 가능한 것은 외대가 국내에서 가장 많은 지역 전문가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대는 현재 어학대학과 지역학대학을 구분해 운영하고 있을 정도로 지역학에 있어 절대우위를 자랑한다. ●국제통상에 역량 집중 외대 법대는 국제변호사 가운데서도 국제통상무역전문가 양성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법대측은 “기업들의 활동무대가 국내에서 전세계로 확대된 만큼 기업간 국제분쟁이 끊이지 않고 분쟁의 형태 역시 다양화되고 있다.”면서 “특히 국제통상무역 전문가가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어서 이 부분에 중점을 둘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학 법대가 민법과 상법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는 것도 한 요인이다. 상법의 이균성, 최완진 교수, 민법의 이은영, 박영복, 이병준 교수, 국제경제법의 이장희 교수 등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전문가들이 민법과 상법쪽에 포진해 있다. 로스쿨 유치를 위한 인프라 구축에도 여념이 없다. 이미 로스쿨 전용 법학관 부지를 확보해 1300여평의 건물을 신축한다는 계획이다. 신축 법학관에는 전산교육장과 법학 전용 도서관, 모의 법정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실무 전문가를 충원하는 데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15명의 교수진에 변호사 출신의 실무전문가 5명을 추가로 영입해 인프라 역시 내실화에 발맞춰 균형을 꾀한다는 계획이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첫 여성 공안검사등 130명 법조계 포진한국외대 법대는 매년 10여명의 사시 합격자를 꾸준히 배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외대 출신 법조인은 총 130명에 이른다. 판사 10명, 검사 16명, 군법무관 5명, 변호사 75명 정도가 법조계에 포진돼 있다. 외대는 지난 1978년 사시 20회에 첫 법조인을 배출했다. 윤석종(72학번) 전 부장판사가 1호 법조인이다. 현직에서는 주정대(사시 27회·78학번) 서울지법 판사 등이 활동 중이다.81학번 출신인 설범식(사시 30회) 특허법원 판사는 최근 ‘대학이름도 상표’라는 판결로 주목을 받았다. 그밖에 심재남(85학번) 서울남부지법판사, 이주영(91학번) 대구지법판사, 최은정(92학번) 부산지법 판사 등이 있다. 검찰에서는 조주태(80학번) 부장검사가 맏형뻘이다. 조 부장검사는 사시 28회로 전주지검 부장검사 등을 거쳐 대검찰청 공안3과에 재직중이다. 또 조욱희 제주지검 부장검사는 사시 30회다.92학번 출신인 서인선 검사(사시 41회)는 특히 최초의 여성 공안 검사로 유명하다. 변호사의 활약상도 두드러진다. 검사출신의 이상민(74학번) 변호사, 군법무관 출신의 박형석(77학번) 변호사 등이 앞장서 활동하고 있다. 정미화(78학번) 변호사는 서울변호사회 인권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소액주주들을 대변하기도 했다. 김석영 국방부 전 검찰단장도 외대 출신이다.81학번으로 지난 1987년 군 법무관으로 임관해 공군 작전사령부 법무실장, 공군본부 법무과장, 합동참모본부 법무실장 등을 지냈다. 이밖에 김호정(사시 26회)교수, 계경문(사시 28회)교수 등이 교단에서 후배를 양성하는 등 각계에서 다양한 활동상을 보이고 있다. 외대법조 동문회장을 맡고 있는 정원기(77학번) 변호사는 “외대 법대가 설립된 지 37년째가 되는 만큼 동문 법조인의 층도 두꺼워지고 있다.”면서 동문들의 활약에 자부심을 나타냈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최완진 법대학장 로스쿨 유치전을 앞둔 한국외국어대 법대의 전략목표는 어학과 법학의 시너지효과다. 최완진 법대학장은 “외대는 어학과 지역학에 있어 국내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면서 “최근 국제법률가의 중요성이 날로 부각되는 만큼 외대가 로스쿨을 유치한다면 특성화 로스쿨로서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최 학장은 “외대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외국인 교수를 확보하고 있다.”며 설명을 이어갔다. 어학부에서 어학만이 아닌 지역학에 대한 교육도 병행하고 있는데 세계 각 지역 전문가들 가운데 법학을 전공한 교수들이 많다는 것. 최 학장은 “법률적 지식을 갖고 있는 이들 교수진을 로스쿨에 적극 활용해 국제법 지식만이 아닌 지역정세에 정통한 국제법률가를 배출할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이란과 관련된 송무를 맡게 되는 국제변호사라면 이란어는 물론 종교와 문화 등 지역특성에도 밝아야 되지 않겠느냐.”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인프라는 이미 갖춰진 상태다. 국내 최고라 자부하는 국제지역대학원과 외국학종합센터를 연계하면 국제변호사 양성에 있어서만큼은 비교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외국의 유수 대학들과 연계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최 학장은 “학교 차원에서 이미 140개 외국 대학들과 연계를 하고 있다.”면서 “이 중 법대에서는 일본의 규슈대학, 중국의 산둥대학, 미국의 조지워싱턴대학의 로스쿨과 교류해 국제화를 꾀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이같은 특성화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법학교육이 현재와 달라져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최 학장은 “교수들도 기존의 교수방법에서 벗어나 사례중심의 연구에 분발해야 하고, 학생들도 케이스 스터디가 가능하도록 자발적으로 공부량을 크게 늘려야 로스쿨이 성공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최근 로스쿨 논의가 형식적인 부분에 치우쳐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내실화”라면서 “다른 대학의 로스쿨과 차별화될 수 있는 커리큘럼을 마련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월드이슈] 커지는 빈부격차

    [월드이슈] 커지는 빈부격차

    자카르타에 사는 5세 미만 어린이의 1%에 해당하는 8455명은 제대로 먹지 못해 영양실조 상태에 있다. 국가와 부모의 가난 때문이다. 중국에선 서슬퍼런 경찰에 맞선 빈농들의 생계형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그렇지만 빌 게이츠 등 세계 최고의 갑부 3명의 재산 총액은 가난한 나라 47개국의 국내총생산(GDP)을 합산한 금액보다 많다. 빈부격차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선진국과 개발도상국간의 격차뿐 아니라 한 나라 내에서의 부자와 빈자의 간극도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미국 사회에 아메리칸 드림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다 ●부국이 빈국보다 20배 더 번다 세계은행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브랑코 밀라노비치는 2001년 발표한 보고서에서 경제상황에 따라 국가들을 세 그룹으로 분류했다. 제 1그룹은 미국과 일본, 독일, 프랑스, 영국 등으로 세계 전체 인구의 13%를 차지하지만 세계 전체 소득의 45%를 가져가는 부국들이다. 반면 2그룹은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 세계 인구의 42%를 차지하면서도 전체 소득의 9%밖에 가져가지 못하는 빈국들이다. 또 다른 한 그룹은 두 그룹의 중간에 위치하는 국가들. 하루 생계비 1달러 미만을 ‘극빈자’로,2달러 미만일 경우 ‘빈민’으로 보는 세계은행의 정의에 따르면, 세계 인구의 50% 이상이 빈민이며 21%는 극빈자다. 2004년 유엔이 내놓은 인간개발보고서(HDR)에 따르면, 국가별 인간개발 수준을 상·중·하로 분류할 때 국가간의 물가 편차를 감안해 1인당 GDP를 구매력으로 환산한 구매력평가(PPP)는 각각 2만 4806달러,4269달러,1184달러로 나타났다. 밀라노비치의 분석을 또 다른 방식으로 개량화한 이 보고서에서 상층 부국들은 하층 빈국들보다 무려 20배 이상을 벌어들이고 있다.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고 유엔은 분석한다. 국가간 빈부격차의 원인에 대해서는 농산물 등 1차 상품과 전자제품 등 2차 상품의 교역조건이 불평등해 빈국들이 착취당하고 있다는 분석에서, 자본은 그 특성상 더 큰 부가가치를 생산하는 곳으로 몰리게 마련이라는 입장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해결방안이 마땅치 않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그나마 2000년 9월 유엔 총회에서 191개 회원국들이 ‘빈곤 감소와 보건·교육 여건 개선, 환경보호’ 등을 목표로 채택한 ‘새천년개발목표(Millennium Development Goals)’도 아직 이렇다할 성과는 내놓지 못하고 있다. ●사라진 아메리칸 드림 한 나라 내에서의 계층간 간극 역시 급속히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기회의 땅’으로 불려온 미국 사회의 변화다. 빈털터리 하층민 자손일지라도 노력하면 상류층으로의 ‘계층 이동(또는 신분 상승)’이 가능한 ‘아메리칸 드림’은 사라진 지 오래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미국에서 부모 세대 소득수준이 자식 세대로 이어질 확률은 45∼60%에 이른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이 지난 1963∼68년에 태어난 사람들의 95∼98년 소득을 조사한 결과, 부모 소득이 하위 25%에 포함된 경우, 소득이 상위 50%에 들 확률은 32%인 반면 하위 50%에 포함될 확률은 68%였다. 반대로 부모 소득이 상위 25%에 속했던 사람들의 소득이 상위 50%에 들 확률은 65%나 됐다. 뉴욕타임스(NYT)도 최근 미국의 빈부격차를 다룬 기사에서 미국에서의 계층 이동이 독일이나 프랑스, 덴마크 등 유럽 국가들에 비해 훨씬 어렵다고 분석했다. 미 의회예산국(CBO)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79년부터 2001년 사이 소득 기준 상위 1% 가구의 소득은 139% 증가했지만 하위 20% 가구 소득은 9% 느는데 그쳤다. 중간 계층 소득은 17% 늘었다. WSJ와 NYT는 계층 이동이 어려워진 이유로 교육의 중요성이 커졌다는 점을 들고 있다. 현대사회에서 학력은 곧 경제력을 의미하며 부모의 경제력은 다시 후손의 학력을 책임진다는 것이다. 명문대에 진학한 상류층 자녀 비율이 갈수록 커지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세계화 확산으로 인해 노동집약적인 산업들이 임금이 싼 제 3세계로 공장을 이전하는 등 육체 노동으로 돈을 벌기는 더욱 어려워졌다. 미국식 자유시장경제를 진두 지휘하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앨런 그린스펀 의장은 최근 “부자들과 나머지 미국인들의 소득 격차가 너무 빠르게 벌어지고 있어 자본주의체제의 안정을 위협할 지경”이라고 경고했다. 그린스펀이 이 문제를 언급했다는 사실 자체는 한 나라의 부(富)가 갈수록 최상위층에 집중되고, 세계화가 진전될수록 경제정책 입안자들이 이런 점을 우려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는 분석했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중국의 빈부격차 문제는 사회주의 체제를 송두리째 뒤흔들 수 있는 ‘뇌관’이다. 개혁·개방 정책 성공의 그늘이 바로 빈부격차 문제로 농축돼 있고 집권 공산당은 물론 사회주의 체제 존속과도 직결된 핵심 사안이다. 지난 25년 넘게 숨가쁘게 달려온 중국 경제가 내적으로 곪아 터지고 있는 것이 바로 빈부격차의 문제다. ●체제위기 심화시키는 빈부격차 지난 11일 허베이(河北)성 딩저우(定州)시 인근의 성여우(繩油)에서 6명이 사망한 사건이 일어났다. 석탄 재처리장 부지로 선정된 이 마을의 주민들은 턱없이 낮은 토지 보상금액에 항의하다가 개발업자인 궈화(國華) 발전소측과 충돌한 것이다.‘한 푼’이라도 더 받아내기 위해 성여우 농민들이 목숨을 걸고 싸우는 시각, 베이징의 화려한 호텔에서는 청(淸)황실 요리인 만한전석(滿漢全席)에 탐닉하고 있는 바오푸(暴富·벼락부자)들이 득실거리고 있었다. 한끼에 8000위안(약 100만원)이 넘는 이 요리는 설 등 명절에는 예약이 넘칠 정도다. 농민들의 1년 수입이 부유층들의 한 끼 식사비도 안되는 상황이 지금 중국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봇물터진 도시빈민 시위 이처럼 개혁·개방 이후 해안과 내륙, 도시와 농촌간의 빈부 격차는 회복할 수 없는 수준으로 벌어졌다. 최근들어 도시 사이의 소득격차도 위험 수위를 넘어섰다. 1억명에 가까운 눙민궁(農民工·농촌출신 도시근로자)의 존재는 중국의 빈부격차를 상징하고 있다. 눙민궁들은 중국의 저임금 구조를 지탱하며 고도 성장의 밑거름으로 작용했다. 반면 사회 불안의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자리를 찾아 내륙 농촌에서 도시로 흘러 들어온 이들의 생존의 외침이 엄청난 위협으로 떠오른 것이다. 최근 당국의 농지 강제수용, 경찰의 주민구타 등에 불만을 품은 생계형·민심형 대규모 항의 시위가 봇물터지듯 분출되고 있다. 올 초 산시(山西)성에서 철도 건설현장의 민궁 200여명이 교통경찰관 2명을 차로 치어 죽이고 경찰서에서 난동을 부린 사건이 발생했다. 타이완과 홍콩 언론들은 중국에서 지난해 발생한 크고 작은 소요와 시위가 모두 5만 8000여건이라고 보도할 정도로 사태는 심각해지고 있다. ●최우선 과제된 빈부격차문제 중국 국가통계국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올 1분기 도시 최상위층의 소득은 최하위층에 비해 11.8배 많은 수입을 거뒀다.96년과 2000년 조사 당시 도시 격차는 각각 4.16배와 5.7배였다. 가장 부유한 10%의 가구수가 도시 부(富)의 45%를 차지하고 있고 가장 빈곤한 10%는 도시 수입의 1.4%도 챙기지 못한 실정이다. 이러한 격차는 최근 5년 동안 2배 이상 확대됐다. 지난해 중국에서 금융자산 100만달러가 넘는 ‘백만장자’의 수가 23만 6000여명에 달했다. 이들의 총 재산 규모는 9690억달러로 1인당 자산 보유액은 평균 410만달러(약 42억원)로 조사됐다.2003년도 중국 1인당 평균 국민소득(1090달러)과 비교하면 무려 4000배가 넘는 수치다. 이 때문에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4세대 지도부는 빈부격차 해결을 국가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 연속 2년 동안 국무원 ‘1호 문건’을 삼농(三農·농업, 농촌, 농민) 문제 해결로 결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4세대 지도부는 자신들의 통치 이념으로 ‘조화로운 사회(和諧社會) 건설’을 내세웠다. 소득 재분배로의 정책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빈부격차는 고질병인 부정부패와 정경유착, 정책 시스템 부재 등 ‘중국적 문제’의 종합판인 만큼 4세대 지도부의 정책이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이다. oilman@seoul.co.kr <
  • 답안 대리작성교사 2심서 중형

    서울 배재고 교사의 ‘검사 아들 답안지 대리작성’ 사건과 관련, 항소심 재판부가 답안지를 대신 써 준 교사에게 원심을 파기하고 2배 가까이 높은 형을 선고했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 김상근)는 7일 전 검사 정모(49)씨 아들(17)의 내신시험 답안지를 조작한 교사 오모(41)씨에게 업무방해 및 사문서위조,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에 벌금 450만원, 사회봉사활동 240시간을 선고했다. 원심은 오씨에게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과 벌금 300만원,120시간의 사회봉사활동을 선고했다. 검찰은 죄질에 비해 1심 선고 형이 가볍다고 항소했으며, 오씨 역시 불법과외교습 혐의에 대해 “별도의 수익을 챙기지 않고 단순히 교습을 알선한 것뿐인데, 공범으로 처벌한 것은 잘못된 법리해석”이라며 항소했다. 재판부는 “오씨가 명문대에 다니는 제자들과 외부학원 강사를 정군의 어머니에게 소개시켜 주고, 주차카드까지 발급받아 수시로 정군의 오피스텔에 드나들며 과외 진도를 점검하는 등 교습에 적극적으로 관여, 관리한 것이 명백하다.”면서 “오씨는 과외교사들에게 직접 교습비를 주기도 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직접적인 금품수수는 증명되지 않았지만 다른 학생의 내신에 피해를 줬을 위험성이 매우 크고, 정군에게 직접 답안지를 위조하게 해 인격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등 죄질이 나쁘다.”면서 “불법 과외교습에 대한 벌금의 상한선은 300만원이지만, 여러 건의 불법과외에 동시에 가담한 ‘경합범’으로 인정, 그 상한선인 450만원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불법 과외교습을 한 배재고 수학교사 고모(42)씨에게도 벌금 2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고씨의 경우 정군에게 과외를 해주는 동안 3학년 담당이면서도 권한 밖의 1학년 수학시험 문제지를 검토, 과외과정에서 이를 활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당신은 ‘아내의 꿈’을 아십니까?

    당신은 ‘아내의 꿈’을 아십니까?

    “아내의 꿈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지난 29일 여성포털사이트 아줌마닷컴이 주최한 ‘아줌마의 꿈 콘서트’에 부인 정은미(28)씨와 참석한 최석원(33)씨는 사회자의 질문에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잘 모른다고 멋적게 대답한 최씨의 머릿속에는 “맞아. 아내에게도 꿈이 있었지.”라는 생각이 행사 내내 맴돌았다. 결혼 4년차 주부로 ‘미래의 만화가’를 꿈꾸는 아내가 서운하지 않았을까 집으로 돌아가는 길, 최씨는 아내의 손을 꼭 쥐었다. 대한민국의 수많은 남편들 중 아줌마가 되어버린 아내의 꿈을 기억하는 이는 얼마나 될까. 남성도 여성도 아닌 제3의 성이라는 비아냥까지 듣는 ‘아줌마’.5월31일은 여성 네티즌들이 만든 ‘아줌마의 날’이었다. 아줌마이지만 신데렐라처럼 아름답고 도전적인 여성, ‘줌마렐라(아줌마와 신데렐라의 합성어)’를 꿈꾸는 ‘대한민국 아줌마’. 그들의 꿈과 힘을 들여다본다. ●아내의 꿈은 ‘드러머’ “내 꿈은 뚜껑을 딴 와인 향기처럼 세월과 함께 증발한 것 같았다.”결혼 17년차 주부 석미주(46)씨가 쓴 ‘드러머를 꿈꾸며’라는 글의 도입부다. 석씨의 글은 ‘아줌마의 꿈’ 공모전에서 입선작으로 뽑혔다. 그녀는 지난해 2월부터 드럼을 배우기 시작했다. 음악을 배우고 싶다는 아들을 따라간 학원에서 드럼 연주를 보고 첫눈에 반한 석씨.“선생님의 드럼 연주 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가슴의 고동은 북이 되어 한없는 희열에 빠져들었다.” 정작 함께 레슨을 시작한 아들은 6개월만에 포기했다. 칭찬 한 마디가 석씨의 인생을 변화시켰다.“선생님으로부터 가장 잘한다는 칭찬을 받았다. 이 나이에…. 칭찬을 받는다는 것이 얼마나 감격스러운 일인지 그때 알았다. 아줌마인 나는 칭찬에 굶주려 있었나 보다. 열심히 배워서 드러머가 되겠다는 꿈이 생겼다.” 석씨는 “꿈을 갖는다는 건, 가만히 앉아서 꿈을 그리는 게 아니란 걸 깨달았다.”고 말한다.“하루하루 꿈을 향해 다가가야죠. 아주 작은 꿈이라도 세월 속으로 증발시키면 안된다는 걸 다른 아줌마들도 알면 좋겠어요.” 새 인생을 계획하는 그녀의 조언이다. ●“흥, 아줌마라고?”…꿈꾸는 그들이 아름답다 ‘늦지 않은 새로운 시작’이라는 글로 대상을 받은 3년차 주부 문은주(27·전남 함안)씨는 지난해부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종자기사 자격증도 따기 위해 공부하고 있다. 농사일에다 가사노동,18개월된 아기까지 돌보는 그녀의 공부는 쉽지 않다. 잠자는 시간을 쪼개다 보니 수면은 채 4시간이 되지 않는다. 문씨는 “요즘은 너무 바빠서 힘들지만 내가 살아 있다는 느낌에 행복하다.”고 말한다. 결혼 11년차 주부 이혜영(42)씨는 이번 행사에서 18년만에 무대에 서는 꿈을 이뤘다. 전문 배우들과 호흡을 맞춰 연기를 선보였다. 처녀 시절 ‘빨간 피터의 고백’으로 유명한 고 추송웅씨의 극단에서 연습생을 지냈던 이씨는 결혼 후 연극의 꿈을 잊고 살아왔다. 한 때 우울증과 싸우기도 했다는 이씨는 잃어버린 배우의 꿈을 이루기 위해 무대에 섰다. 이씨는 “소극장을 만들어 직접 쓴 대본으로 살아있는 연극을 하겠다던 철딱서니없던 젊은날의 꿈을 불혹이 지나 다시 꾸고 있다.”면서 “희망을 놓지 않는다면 꿈이 현실이 되지 않겠느냐.”고 말한다. 황인영 아줌마닷컴 대표는 “단 하루라도 아줌마들이 세상의 주인공이 돼 자신의 꿈을 생각하는 시간을 마련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아줌마의 힘 아줌마가 없으면 나라가 멈출지도 모른다는 얘기가 있다. 그만큼 사회 전반에 기여하는 영역이 넓다는 지적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5년 4월 현재 30대 여성 취업자는 219만 5000명. 같은 연령대의 남성은 394만 2000명이다.40대 여성 취업자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1.3%가 늘어난 255만 4000명에 이른다. 고령화의 영향으로 30대 전체 인구가 줄고,40대 이후 인구가 늘고 있는 점을 감안해도 일하는 여성층은 남성 못지않게 두꺼운 것이다. 전국에 46개의 매장을 가진 비영리법인 ‘아름다운 가게’는 사실상 아줌마의 힘으로 유지된다. 매장과 물류센터에서 활동하는 2000여명의 자원봉사자 가운데 기혼여성의 비율은 70%. 아줌마는 기업에서 무시할 수 없는 파워 소비자다. 대림산업은 116명의 주부 모니터링단을 운영하고 있다. 자사 아파트 브랜드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역할이다. 모델하우스도 모니터링단에 먼저 공개된다. 여성 포털사이트를 중심으로 아줌마들이 선정하는 ‘아줌마 입소문 파워 브랜드’는 매년 기업에 상을 주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KBS 특집방송 ‘퀴즈 대한민국’에서 38세 전업주부가 명문대 졸업생, 고시출신 공무원 등 역대 ‘퀴즈 영웅’ 6명을 모두 물리치고 ‘왕중왕’에 올라 아줌마의 힘을 유감없이 과시했다. 안동환 김준석기자 sunstory@seoul.co.kr
  • [논술이 술술] 시사 키워드/3不정책

    [논술이 술술] 시사 키워드/3不정책

    6월 국회에서는 이른바 ‘3불(不)정책’을 놓고 의원들이 설전을 벌일 전망이다.3불정책이란 고교등급제와 기여입학제, 본고사를 금지하는 정책이다. 최근 입시제도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자 한나라당이 대입제도 개선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교육계의 뜨거운 현안인 대입제도를 둘러싼 논쟁이 여의도 정치현장의 공방 대상이 된 것이다. 한나라당은 ‘3불정책’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한나라당이 내놓을 대입제도 개선안은 대학의 자율성을 강화하는 쪽이 될 것으로 보인다.2012년부터 대학에 학생선발 자율권을 완전히 주고 기여입학제와 본고사, 고교등급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른바 ‘3무(無)정책’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여당은 절대 양보하지 않겠다는 자세다. 한나라당이 발의하더라도 상임위에서 통과시켜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민주노동당은 여당보다 더 강한 태도로 3불정책을 지지하고 있다. 최순영 의원은 3불정책을 입법화하는 법률개정안을 최근 내놓았다. ●본고사 도입 논란 본고사는 대학마다 다른 주관식·서술식 시험 문제로 응시생들 해결과정을 보아 능력을 평가한다는 취지의 제도다. 본고사를 찬성하는 쪽에서는 대학이 자율적으로 원하는 인재를 뽑기 위한 제도라고 주장한다. 수능시험만으로는 실력을 가늠하기 어렵고, 고교간 학력 차이가 나는 현실에서 대학 자체적인 선발 수단을 줘야 한다는 것이 다. 또한 교육의 소비자인 학생과 학부모에게는 학교 선택권을 주어야 한다는 논리다. 그러나 본고사 도입을 반대하는 쪽에서는 가장 큰 이유로 본고사가 사교육을 조장한다는 점을 든다. 또한 본고사를 도입하면 수능시험과 내신외에 또하나의 부담을 학생들에게 지운다는 것이다. 결국 본고사에서 좋은 점수를 받으려면 사교육에 의존하려 할 것이고 사교육비를 댈 수 없는 농어촌 지역이나 저소득층 국민들은 위화감을 느끼게 된다. 소위 명문대에 들어가려는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고 부유층 자녀들의 명문대 입학 길을 넓혀줌으로써 사회격차를 더 벌리게 된다. 본고사 반대론자들은 따라서 본고사 부활은 기득권을 가진 계층의 부와 권력의 세습을 위한 것이라고까지 말한다. 이에 대한 본고사부활론자들은 본고사가 폐지된 뒤에도 사교육이 줄어들지 않았다고 반박한다. 또한 고교평준화의 뒤를 이은 본고사 폐지는 하향 획일적인 인간을 만들 뿐이라고 한다. ●기여입학제 찬반론 기여입학제란 학교에 물질을 무상으로 기부해 재정적 도움을 준 경우나 대학의 설립 또는 발전에 비물질적으로 기여한 공로가 있는 사람의 직계자손을 대학이 정하는 기준과 방법에 따라 입학시켜주는 제도이다. 기여입학제에 반대하는 중요한 이유는 부모의 사회경제적 능력·배경에 따라 자식의 입학 여부가 결정되므로 이는 헌법 제31조 1항에 규정된 교육의 기회균등과 평등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또 부유층과 빈곤층의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찬성하는 쪽에서는 기여입학제 때문에 다른 학생들이 입학할 기회를 침해하지는 않되 대학에서 공부할 능력을 갖춘 사람들만 정원외 특별전형으로 선발한다면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기여입학제로 대학의 재정이 풍부해진다면 심각한 사학의 재정난을 해소하고 교육환경을 개선하는데 보탬이 될 것이라는 논리를 내세운다. 또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더 많은 장학금을 줄 수 있을 것이어서 위화감 조성보다는 실질적인 평등과 계층간 융화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한 설문조사에서는 ‘돈과 입학을 맞바꿔 부에 이어 학벌까지 세습하는 것으로 반대한다.’는 의견이 70.3%로 나타났다. ●고교등급제 마찰 고교등급제란 학교에 따라 존재한다는 학력의 차이를 대입에서 반영하는 제도다. 고교등급제 반대론자들은 등급제가 고교 서열화를 부추기면서 학교간 경쟁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말한다. 또 학교별로 등급이 매겨질 경우 같은 학교를 졸업했다는 이유로 연좌제식으로 같은 등급을 받는 것도 불합리하다고 한다. 결국은 과거와 같은 일류고병이 되살아나 지역갈등, 위화감, 부의 세습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또한 학교등급을 정할 경우 낮은 등급의 학교에서도 얼마든지 뛰어난 학생이 있을 수 있는데 학교등급 때문에 낮은 평가를 받는 억울한 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반대 이유로 든다. 고교등급제를 실시해야 한다는 쪽은 서울과 지방, 강남과 강북 등 학교의 위치에 따라 학생들의 실력 차이가 나므로 내신 1등급이라고 해서 같은 등급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학생들의 실력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나는 고등학교는 실력 차이를 입시에 반영해 주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것이다. ●대학의 자율선발과 사교육 폐단 본고사와 고교등급제, 기여입학제는 모두 대학에 학생선발에 관한 자율권을 얼마나 주느냐하는 문제로 귀결된다. 대학의 자율권은 보장되어야 한다. 다만 어느 선까지 인정하느냐하는 논란이 있을 수 있다. 이는 또 평준화정책과도 맞물려 있다. 고교등급제를 인정하고 본고사를 부활한다면 사실상 평준화를 부인하는 것이 된다. 고교 평준화가 시행된 지 30년이 다 됐지만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다만 고등학교의 학생선발 자율권을 부인한 평준화정책에 문제점이 있다는 것은 인정돼 보완책이 마련되고 있다. 특수목적고와 자립형 사립고와 같은 제도들이다. 당국이 자율권을 100% 보장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사교육 비대화 때문이다. 일류고등학교와 명문대학에 보내려면 지금보다 훨씬 많은 사교육비를 투자하게 될 것이다. 현재의 상태에서도 사교육 규모는 줄어들 줄 모르고 있다. 따라서 정부 입장에서는 3불정책을 유지하면서 보완책을 시행하는 것으로 사교육이 더 커지는 것을 막으려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미봉책으로 100년 대계, 교육을 언제까지 땜질할 수는 없다. 학교의 공교육을 정상화시켜서 언젠가 학교에 자율권을 되돌려줘야 할 것이다. 손성진기자 sonsj@seoul.co.kr
  • [‘로스쿨’로 뛰는 대학들] (14) 강원대학교

    [‘로스쿨’로 뛰는 대학들] (14) 강원대학교

    강원대는 사실상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이 설치돼 있다. 지난 2002년 국내 최초로 법학전문대학원을 정부로부터 승인받았다. 이에 따라 3년 전부터 로스쿨 수업을 하고 있는 셈이다.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하더라도 변호사 자격이 부여되지 않는 것만 빼고는 정부가 현재 도입하려는 로스쿨은 강원대와 학제뿐만 아니라 기능·역할이 같다. 강원도에 로스쿨이 유치돼야 한다는 강원도민의 일치된 목소리도 강원대에 큰 힘이 되고 있다. ●로스쿨에 대한 기득권 인정해야 강원대는 로스쿨 유치전을 펼치면서 법학전문대학원을 설치, 운영해본 노하우를 적극 내세우고 있다. 다른 대학들은 로스쿨을 유치하기 위한 준비단계에 들어갔지만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은 정착단계를 넘어 도약단계로 들어섰다는 것이다. 그런 만큼 로스쿨 설치에 대한 강원대의 기득권을 인정해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강원대는 2002년 법학전문대학원을 유치하기 위해 종전의 법학과 석사 과정을 폐지했다. 교육부로부터 법학전문대학원을 승인받기 위해서는 종전의 석사 과정을 없애야 했기 때문이다. 다른 대학들은 이 같은 조건때문에 법학전문대학원을 신청하지 않았다. 그러나 강원대는 로스쿨이 대세라고 보고, 전국 대학 가운데 유일하게 법학전문대학원을 받아들였다. 법학전문대학원의 수업은 철저히 토론식이다. 학년당 정원이 30명이어서 토론식 수업이 가능하다. 법학전문대학원의 목적은 학위취득이 아니라 법률실무가 양성이 목표이기 때문에 케이스 위주의 수업이 주류를 이룬다. 법학전문대학원의 교재도 종전의 학부나 석사과정과는 전혀 다르다. 전국 유일의 법학전문대학원이다보니 인재들도 대거 몰리고 있다. 올해 입학한 30명 가운데 20명이 이른바 서울대 등 명문대 졸업생들이다. 성과도 확실하게 나오고 있다. 법학전문대학원의 역사가 3년밖에 안됐는데도 벌써 6명의 사법시험 합격자가 나왔다.1차 시험에 합격한 대학원생도 7명에 달한다. 이일세 법대 학장은 “강원대가 로스쿨을 유치하게 되면 법학전문대학원의 운영 노하우를 최대한 살려 지역발전에 기여하는 로스쿨로 키워가겠다.”고 말했다. ●강원도의 힘을 보여주겠다 지난 25일 춘천 세종호텔에서 강원도 로스쿨유치위원회가 발족됐다. 위원회에는 강원대·강릉대 등 강원도에 있는 5개 대학 총장은 물론 김진선 강원도지사, 한나라당 허천 의원 등 지역 국회의원, 지역 언론사 사장 등이 대거 참석했다. 보통은 대학별로 로스쿨 유치위원회가 구성되는 것이 통례지만 강원도 만큼은 지역이 하나돼 로스쿨 유치위원회가 발족됐다. 그 만큼 강원도 지역민들은 로스쿨에 대해 한목소리를 내고 있으며, 그 중심에 강원대가 서줄 것을 바라고 있다. 강원대로서는 든든한 후원자를 얻은 것이다. 강원대는 지역민들의 지원을 업고 환경전문 로스쿨을 만든다는 복안이다. 강원도가 국내 최고의 청정지역이어서 개발과 환경이 항상 충돌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잠재된 곳이기 때문이다. 환경법 강의를 강화하기 위해 한국공법학회 회장을 역임한 전 고려대 김남진 교수를 초빙교수로 채용했다. 또 오는 9월 실무경력 교수 2명을 채용할 때 1명은 환경소송 전문 변호사를 채용할 계획이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이일세 법대학장 “로스쿨 인가 조건에는 각 법과대학이 그 동안 이룩한 성과 외에도 지역균형발전과 지역인재양성이라는 측면이 반드시 반영돼야 합니다.” 이일세(49) 강원대 법과대학장은 유난히 ‘균형발전론’을 강조한다. 이 학장은 단순히 1개 도에 하나의 로스쿨이 유치돼야 한다는 단순논리를 펴지 않는다. 그의 주장에는 통계와 철학이 담겨 있다. 이 학장은 “강원도에는 18개의 시·군이 있지만 이중 변호사가 활동하고 있는 지역은 5개 시·군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결국 13개 시·군의 주민들은 법률서비스의 사각지대에 있다는 지적이다. 이 학장은 지역균형발전이 고려되지 않으면 법률서비스의 지역간 편차는 갈수록 심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실례로 “매년 배출되는 법조인의 출신 고교를 보면 90% 이상이 서울·부산·대구·인천·광주·대전 등 대도시 학교이고 출신 대학 역시 90%가 서울소재”라고 소개했다. 이 학장은 “정부가 로스쿨을 도입하려는 취지는 법학교육의 정상화와 법률서비스 강화 차원”이라면서 “강원도민의 법률서비스를 감안한다면 반드시 로스쿨이 유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다고 강원대가 준비도 하지 않으면서 로스쿨을 유치하겠다는 뜻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 학장은 “지난 2002년 전국 최초로 인가받은 법학전문대학원에서 사법시험 합격자가 대거 배출되고 있는 것은 로스쿨, 즉 법학전문대학원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말했다. 이 학장은 법률서비스를 의료서비스와 비교하면서 로스쿨의 정책적인 방향도 제시했다. 그는 “과거에는 돈이 많이 들어 병원에 가지 못했지만 지금은 돈이 없어 병원에 가지 못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면서 “그러나 아직도 법률서비스는 비용이 높아 접근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의료서비스에 비해 법률서비스의 문턱이 높은 이유는 매년 의사는 3300여명이 배출되지만 법조인은 1000여명밖에 나오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학장은 “로스쿨 도입이 논의되면서 전체 정원문제가 논란의 대상인데, 법률서비스 강화차원에서 로스쿨 정원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장달영동문, 전국 첫 스포츠 에이전트 강원대가 배출한 법조인은 모두 30명이다. 지난 1970년에 법학과가 신설되고 1997년들어서야 법학과 입학정원이 80명으로 늘어난 것을 감안하더라도 출신 법조인이 적은 게 사실이다. 그러나 강원대는 2002년 전국 최초로 설립된 법학전문대학원이 자리를 잡으면서 제2의 도약을 꾀하고 있다. 전체 법조인 26명 중 6명이 법학전문대학원 출신인 만큼 법학전문대학원이 법조인 양성소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것이다. 1호 법조인은 사시 29회 출신의 노재환(72학번) 변호사다. 노 변호사는 대도시를 마다하고 춘천에서 개업해 활동 중이다. 강원대 겸임교수로서 후배들에게 법률실무도 가르치고 있다. 검찰에는 사시 40회 출신의 의정부지검 신승희(90학번) 검사를 비롯,6명이 포진해 있다. 현재 법원에 진출한 동문은 없다. 변호사 가운데는 국내 최초의 스포츠에이전트로 전업한 장달영(87학번) 변호사가 있다. 사시 44회 출신의 장 변호사는 스포츠 에이전트를 다룬 영화를 보고 사시를 준비, 합격했다. 장 변호사는 한국 스포츠·엔터테인먼트 법학회 정회원으로 활동하면서 전국 중·고등학교 축구부를 다니며 유망주를 발굴하고 있다. 최재준(94학번·사시 44회) 변호사는 삼성 법무팀에서 활동 중이다. 법학전문대학원 출신 중에는 신상모(03학번)씨 등 6명이 사시에 합격해 사법연수원에서 연수 중이다. 올해 1차에도 법학전문대학원 출신 가운데 7명이 합격했다. 법대 동문들은 법조인 외에도 관계나 각종 이익단체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이익단체에는 김영도(75학번) 한국감정평가사협회 회장이 대표적이다. 관계에는 이강후(72학번·행시 22회) 중소기업청 기획관리관, 김상표(77학번·행시 25회) 강원도청 산업경제국장 등이, 사법부에는 이흥룡(76학번·법원행정고시 출신) 법원행정처 총무국장 등이 있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방송인도 진화한다? 인기 진화론

    방송인도 진화한다? 인기 진화론

    ■ ‘말’로 주는 정체불명 방송인시대 무적(無籍)? 무적(無敵)! 정체불명(?)의 사람들이 브라운관을 누비고 있다. 탤런트도 아니고 가수도 아니고 전문MC도 아니고 그렇다고 개그맨도 아니다. 그런데 연기도 하고 노래도 하고 진행도 하고 웃기기까지 한다. 뭐라 부를까. 적절한 호칭이 없다. 그래서 ‘방송인’이다. 최근 채널을 돌릴 때마다 각 방송 예능 프로그램에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예전에는 은퇴한 원로급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방송인 명칭을 쓰더니 이제 더 이상 그렇지 않다. 요즘 한창 이름을 떨치고 있는 ‘닥터 노’ 노홍철이나 ‘엽기 걸’ 현영,3인조 힙합그룹 ‘에픽하이’의 타블로 등이다. ●누구누구 있나 노홍철은 케이블채널에서 인기를 얻어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을 점령했다. 째질듯 흥분한 목소리와 짐 캐리를 연상케 하는 과장된 표정이 트레이드 마크다. 여기에 상대의 혼을 쏙 빼놓는 산만한 행동은 덤이다. 굳이 분류하자면 길거리 캐스팅으로 m.net에서 방송을 시작한 비디오자키(VJ)출신. 공학을 전공했지만 가판 장사도 하고 여행사 사장님도 해봤다. 소위 ‘깬다.’ 싶은 이상한 비음으로 눈길을 끌고 있는 현영은 그래도 1997년도 슈퍼모델 출신이란다. 그래서인지 미모가 빼어나다기보다는 몸매가 좋다. 거기에다 상황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엉뚱한 행동은 외모와는 전혀 섞이지 않는다. 유명 휴대전화 광고를 코믹하게 패러디한 컵라면 광고로 방송에 첫발을 내디뎌 별명은 ‘뚜껑걸’이다. 각종 오락프로그램은 물론 드라마와 영화에까지 진출하고 있다. 그녀가 진행하는 MBC ESPN ‘스포츠 원’은 ‘현영 효과’로 시청률이 두배나 오르기도 했다. 타블로는 힙합 그룹으로 데뷔했지만 처음에는 스탠퍼드대 석사 출신이라는 간판 때문에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명문대 석사 출신답지 않은 입담 덕에 이제 각종 오락 프로그램에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말발’의 시대 방송사의 필요성 때문에 등장한 측면이 크다. 연예인들의 시시콜콜한 사생활을 안주로 삼는 프로그램이 늘면서 외모·몸매·장기보다 ‘말발’이 먹히는 추세인 것이다. 한때 어느 프로그램에서나 연예인에게 요구하던 ‘개인기’가 이제는 말발로 바뀌었다. 그야말로 입으로 때우는 방송은 시청률도 높고 제작비도 싸게 먹힌다. 이 때문에 각종 버라이어티 쇼가 넘쳐나면서 다양한 캐릭터가 필요해지는 것이다. 이들에 대한 시선이 고운 것만은 아니다. 몸매 좋은 애 벗겨서 눈요깃감으로 삼는다는 비판도 있고 아무런 의미도 없는 얘기들을 정신사납게 늘어놓기만 한다고 채널을 돌려버리기도 한다. 한마디로 “독특하니까 시선은 가지만 금방 질린다.”는 것이다. 방송을 보는 것 자체가 고통스럽다는 말까지 나오기도 한다. 그래도 “좋다.”는 반응이 우세하다. 이들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이 하나둘씩 늘어나는 것을 보면 안다. 한 시청자는 “가식 없어 보여 좋다.”고 말한다. 홍보 때나 모습을 보이면서 얌전떠는 것보다는 엉뚱해도 자신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표현하려는 점이 마음에 든다는 것. 또 다른 매체에 비해 더 까다로운 지상파 방송의 한계나 제약을 뛰어넘는다는 점에서 쾌감을 주기도 한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 방송인 인기비결 진화론 ‘방송인도 진화한다.’ 깔끔한 외모에 세련된 화술? 요즘 ‘뜨는’ 방송인은 그런 모습이 아니다. 원래 방송인이라는 명칭은 가수 출신이 먼저 썼다. 대표적 MC로 꼽히는 임성훈이나 이택림 등의 데뷔는 가수였다. 편안한 인상과 좋은 목소리, 맵시있는 말솜씨와 깔끔한 옷 매무새 등이 1970∼80년대 방송인으로 나갈 수 있는 필수 조건이었다. 그 뒤 본격적인 토크쇼 바람이 불면서 ‘재치’가 추가됐다. 진행자는 물론이거니와 초대손님으로 나와서도 입담을 과시해야 했다. 홍서범은 톡톡 튀는 순발력과 재치로 사랑을 받은 경우.‘호랑나비’로 떴던 김흥국은 어수룩한 재담을 통해 “아, 응애예요.” “으아∼.” 등의 유행어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그 다음에는 개인기의 시대가 왔다. 한마디로 뭔가 보여줘야 하는 시대다. 재치 정도로는 부족하고 몸으로 때워야 하는 것이다. 화려한 춤솜씨를 자랑하는 댄스가수들이 오락 프로그램에 등장하면서 더 강화됐다. 그게 아니라면 차라리 망가져야 했다. 이혁재의 차력, 박수홍의 뻣뻣한 춤 등이 대표적이다. 요즘은 버라이어티 시대다. 출신은 중요하지 않다. 씨름선수의 몸매에 억센 경상도 사투리에 깔끔하지 못한 외모에도 강호동은 떴다. 야구 경기장에서 잔뼈가 굵은 ‘말 속사포의 황제’ 김제동도 예전 기준으로 보면 불합격감이다. 뭐든 하나는 차별화되는 개성이 있어야 환영받는 시대가 된 것이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로스쿨로 뛰는 대학들] (13) 경북대학교

    [로스쿨로 뛰는 대학들] (13) 경북대학교

    경북대가 비상을 꿈꾸고 있다. 의대와 공대가 최고로 손꼽히고 있지만, 로스쿨 유치를 통해 인문사회 분야에서도 최고로 자리매김하겠다는 포부다. 목표가 큰 만큼 경북대 법대의 고민도 깊다. 지방대라는 한계를 극복할 만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 이 대학의 고민거리다. 일단은 지역특성에 맞춰 전문분야를 특화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많은 명문 법대가 모든 법학 분야를 욕심내는 데 반해 경북대 법대는 포기할 부분은 과감히 포기한다는 전략이다. ●‘선택과 집중’으로 경쟁력 강화 경북대 법대는 경쟁력을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는 대학인 게 사실이다. 지방대로는 드물게 국내 10위권 내에 들 정도로 많은 사법시험 합격자를 배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5년간 사법연수원에 들어간 경북대 출신은 총 108명에 달한다. 매년 평균적으로 20명 이상의 합격자를 배출하고 있는 셈이다. 대학측에서도 역시 경북대 법대 최고의 경쟁력으로 든든한 법조동문들을 꼽는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게 학교측 판단이다. 장지상 기획처장은 “전문법학대학으로서 특성화를 꾀할 필요가 있다.”면서 “대구지역 법조인들을 상대로 수요조사를 실시해 전문화·특성화를 꾀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역 법조인들이 필요로 하는 분야를 특화시켜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장 처장은 이어 “경북대 로스쿨은 법조인을 배출하는 선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역 법조인들의 재교육 기관으로 위상을 높이겠다.”고 덧붙였다. ●매년 20명이상 사시 합격자 배출 경북대 법대는 일단 의료분야와 IT분야의 법무를 특화한다는 계획이다. 대학내 경쟁분야인 의대를 적극 활용해 의료분쟁에서 전문성을 키우겠다는 것이다. 또 IT분야는 구미·창원 등에 공업단지를 끼고 있다는 지리적 이점을 고려한 전략분야다. 학교측은 “기본법을 중심으로 모든 법분야를 다루겠지만, 몇 가지 법무분야를 선택해 중점을 둘 계획”이라며 “의료와 IT분야 등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화를 위해서는 커리큘럼에서부터 특화돼야 하고 교수진도 탄탄해야 하는데, 모든 법영역을 특화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가 따른다는 얘기다. ●사립대 못지 않은 적극성 경북대 법대는 현재 인프라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1800여평 규모의 법과대학 건물을 5000평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로스쿨 전용건물 내에 최첨단 교육시설을 대거 신설할 예정이지만 대학측이 특히 신경 쓰는 부분은 도서관이다. 법학전문 도서관과 더불어 전문서적 10만권 이상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교수진도 최대 20명 이상을 충원한다는 방침이다. 입학정원이 최종 결정되는 데에 따라서 최소 12명에서 최대 22명의 전임교수를 충원할 것이라고 학교측은 설명했다. 이를 위해 우선 제도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립대이기 때문에 예산확보와 교수충원에 있어서 제약이 따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학교 규정상 그동안 특채로 교수진을 충원할 수 없었지만, 규정을 완화해 실무 전문가를 특채로 뽑을 방침이다. 또한 특채를 통해 선발한 교수진에게는 능력에 따라 인센티브를 제공, 우수한 교수진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교과과정에서 차별화를 두기 위해 커리큘럼을 개발할 TF팀을 가동하고, 산학연계를 위해 리걸 클리닉(법률서비스센터)을 학교 본부 산하로 확대 운영하는 등 사립대 못지않게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 김석태 법대학장 경북대는 대구경북권 최대 국립대라는 자부심이 대단하다. 김석태 법대학장은 “경북대가 로스쿨을 유치하는 것은 지역민에 대한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역 명문대로 꼽히는 경북대에서 법학교육을 받을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논리다. 김 학장은 “50년이 넘는 전통을 가지고 있고 그만큼 교육 질적인 측면에서도 앞선다.”면서 “대구시에서도 로스쿨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로스쿨을 유치해 지역 경제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특히 지역 법조인들의 재교육 기관으로서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전문분야를 개발, 집중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김 학장은 “의·치학대학원이 들어선 데다 국내에서 거의 유일하게 수사과학대학원을 운영하고 있다.”면서 “이 같은 교육인프라를 활용해 법의학 분야에서 비교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의료분야와 더불어 전자분야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보였다. 공대의 경쟁력이 확보된 상태이기 때문에 전자분야의 특허 및 기업법무를 전문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학교가 적극적인 만큼 동문들의 지지도 뜨겁다. 김 학장은 “동문들이 자발적으로 로스쿨 기금을 위한 모금운동을 벌이고 있다.”며 “후원회 같은 행사를 벌인 것은 아니지만 개별적으로 후원금을 보내오고 있다.”고 소개했다. ■ 서윤홍 前대법관이 1호… 220명 활동중 경북대 출신 법조인은 현재 220명이 활동중이다. 판사 31명, 검사 14명, 군법무관 10명, 경찰총경 1명이 현직에 있다. 변호사는 170명 정도다. 특히 지역 법조인 인맥이 상당해 대구지역 법조계를 꽉 잡고 있다. 이 대학 1호 법조인은 서윤홍 전 대법관.48학번으로 고등고시 사법과 2회에 합격했다. 대구지법과 대구고법 부장판사를 거쳐 전주·대전·대구지법의 법원장을 지냈고 지난 1980년 대법관을 역임했다. 법대 출신으로는 김영준(52학번) 전 감사원장이 대표적이다.1956년 제2회 판·검사 특채에 합격한 그는 서울지법 판사를 시작으로 서울형사지법·서울민사지법·서울고법 부장판사를 거쳐 대통령 비서관을 역임했다. 이후 1988년 9대 감사원장까지 지냈다. 61학번 최덕수 변호사는 대구고법원장을 지냈다. 사시 8회에 합격, 대구지법 판사로 부임한 뒤 30여년간 줄곧 대구지역에서 판사를 지낸 향판(鄕判)이다. 현재 이 지역에는 하인수 대구지검 공안부장 등이 재직중이다. 하 부장은 79학번으로 사시 29회다. 또 법대 74학번, 사시 22회 동기인 황현호 부장판사와 김창종 부장판사는 나란히 대구지법 소속이다. 대구지방변호사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장익현 변호사는 75학번으로 사시 33회다. 경북대 출신이 대구지역에만 국한돼 있는 것은 아니다. 추유엽(사시 23회·76학번) 서울 서부지검 차장검사는 지난 2003년 양길승 전 청와대 부속실장 관련 몰래카메라 사건 수사를 지휘한 바 있다. 변찬우(79학번) 대검 형사2과장은 사시 28회로 서울지검·대구지검·울산지검·청주지검 등을 거쳤다. 대통령비서실 시민사회수석실의 김준곤(사시 30회) 비서관도 75학번으로 이 대학 출신이다. 이용호 게이트로 유명세를 탄 이상수(사시 20회) 변호사는 74학번. 부산지검 검사로 시작한 이 변호사는 서울고검 검사를 끝으로 15년간의 검찰생활을 마감했다. 정현수(사시 36회) 변호사도 대중적이다.88학번인 정 변호사는 대구지역 첫 여성변호사로 지난 2000년 ‘여성법률사무소’를 열어 지역 여성들의 호응을 얻었으며, 최근에는 방송사 법률상담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인기를 모으고 있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지방대 취업기회도 ‘왕따’

    지방대 취업기회도 ‘왕따’

    서강대 4학년 황병희(25·경영학)씨는 요즘 거의 매일 학생회관에서 열리는 ‘캠퍼스 리크루팅’에 참석하느라 정신이 없다. 지금까지 에버랜드, 동부화재, 제일모직, 에스원 등의 행사에 가서 1대1로 취업상담을 받았다. 앞으로 다른 기업의 리크루팅에도 빠짐없이 참석할 생각이다. 자세한 취업안내를 해주는데다 나중에 정식으로 입사지원을 할 때 약간의 가산점도 기대할 수 있어서다. 하지만 부산의 한 사립대 4학년인 손은지(24·생물학과)씨는 걱정이 태산이다. 서울지역 대학에서 자주 열린다는 캠퍼스 리크루팅을 여태껏 단 한번도 구경한 적이 없다. 손씨는 “우리 학교에 대기업이 찾아온다고 해서 실제로 뽑아주겠나 하는 생각도 해보지만 기업들이 아예 대학으로 보지도 않는 것 같아 공부할 의욕도 없다.”고 푸념했다. ●지난해 서울 K대 248건 부산사립 C대 0건 기업들이 대학을 방문해 기업설명과 채용상담을 하는 캠퍼스 리크루팅이 이른바 ‘명문대학’에 편중되면서 취업기회의 부익부 빈익빈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졸업생의 취업난을 의식한 각 대학들이 리크루팅 유치 경쟁에 발벗고 나서면서 지명도가 낮거나 지방에 있는 대학의 상당수는 단 한건도 리크루팅을 성사시키지 못하고 있다. 서울대는 지난해 123건의 캠퍼스 리크루팅을 실시한 데 이어 올들어 지금까지 58건을 유치했다. 지난해 126건이었던 연세대는 올해 78건을 성사시켰다. 고려대는 지난해 248건, 올해 96건이고 서강대는 140건, 75건이다. 그러나 강원도의 사립 A대학은 올해 단 한건도 기업들의 학교방문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지역 대학과 연합해 5건을 유치한 게 고작이었다. 전북의 사립 B대학은 지난해 1건에서 올해 2건으로 늘어난 데서 위안을 찾아야 할 판이다. 부산의 사립 C대학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한 건도 없다. 그나마 지방대 중에서도 국·공립대는 사정이 나은 편이다. 충남대에서는 올들어 23건의 캠퍼스 리크루팅이 열렸고 전남대도 13건을 유치했다. ●기업·대학,“세부 행사내역은 비밀” 대부분 기업이나 대학은 캠퍼스 리크루팅과 관련해 자료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서울 소재 대학은 물론 지방 국공립 대학까지 비교적 다양하게 리크루팅을 열고 있는 삼성전자 관계자는 “외부는 물론이고 회사 내부에서조차 사원들 출신대학의 서열화를 조장한다는 지적이 있어 리크루팅 참여 대학과 횟수를 기록으로 남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른 대기업 인사담당자도 “서울대 등 상위권 주요 10여개 대학에서만 캠퍼스 리크루팅을 하고 있는데, 구체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했다. 대학들도 기업의 눈치를 보며 구체적인 리크루팅 참여업체나 일정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서울의 사립 S대 관계자는 “우리 대학 리크루팅에 참여한 기업을 공개해서 해당 기업들이 ‘왜 지방대는 홀대하느냐.’는 항의를 받게 되면 우리에게 결코 좋을 리가 없다.”면서 “리크루팅 관련 세부항목을 공개하지 않는 것은 대학 취업담당자들간에 불문율”이라고 전했다. ●리크루팅 참여 채용에 결정적 변수로 취업이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캠퍼스 리크루팅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한 사립대 취업담당자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해당학교 졸업생을 학교에 보내 밥과 술을 사주고 간단한 설명을 하는 정도에 그쳤지만 지난해 말부터 취업정보업체와 연계돼 공식적인 취업 상담의 통로로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채용에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취업정보업체 인크루트 김성규 팀장은 “최종 면접에서 동점자가 여러명 나온다면 캠퍼스 리크루팅에 참여했던 지원자를 우선해 선발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했다. 실제로 상당수 기업이 리크루팅 참여 학생을 따로 구분해 입사원서를 받고 있다. 삼성, 현대,SK 계열사들은 리크루팅 참여학생의 인적사항과 토익, 학점 등을 기록해 사전에 인사부에 통보하고 있다. 또 온라인 접수용 인터넷 ID를 별도로 발급해 이들을 ‘일반학생’과 구분하고 있다. 부산 사립 C대학 관계자는 “캠퍼스 리크루팅이 명문대 학생들에게만 취업 기회를 부여하는 도구로 변질되고 있다.”면서 “기업들이 열린 마음으로 다양한 학교에 기회를 주었으면 좋겠다.”며 씁쓸해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열린세상] 증권시장 소유지배구조와 발전전략/김화진 법무법인 율촌 미국변호사

    증권시장의 발달이 경제 발달로 이어진다는 것은 경제학자들이 이미 잘 연구해 놓았다. 세계 각국이 증권시장의 확충과 활성화에 매진하는 이유다.GDP 대비 증권시장 시가총액 비율이 3분의2에 불과한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증권시장 확대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그 중 하나로 상장기업의 수를 늘리는 것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상장기업 수를 갑자기 늘릴 수 없기 때문에 외국 기업을 유치하는 것이 좋은 전략이다. 다임러크라이슬러는 세계 14개 증권시장에 동시상장되어 있다. 현재 미국의 뉴욕증권거래소에는 우리 기업 8개를 포함, 약 460개의 외국기업이 상장되어 있고 그 시가총액은 약 7조달러에 이른다. 우리 증권시장에는 아직 외국 기업이 없는데 중국 기업 유치가 추진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세계 각지에서는 증권시장간의 합종연횡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2000년에 독일증권거래소는 런던증권거래소와 합병을 시도한 일이 있다. 그러자 스웨덴의 스톡홀름증권거래소가 런던 증권거래소에 대해 적대적 M&A를 시도했다. 이런 얘기들을 들으면 증권거래소들도 기업들이 구사하는 경영전략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외국 증권거래소와의 전략적 제휴, 전종목 교차상장, 해외 자회사 설립, 적대적 M&A 등등이 메뉴에 포함된다. 파리·암스테르담·브뤼셀·리스본 증권거래소는 유로넥스트라는 공통의 거래 플랫폼을 사용한다. 독일증권거래소와 스위스증권거래소는 유렉스라는 선물거래소를 합작으로 운영하며 나스닥은 2000년에 나스닥 재팬을 설립하고 2001년에는 전유럽 전자시장인 이스닥을 인수하였다. 전략적으로는 증권거래소도 주식회사, 나아가 상장회사인 것이 좋다. 회원들에게 의지하지 않고 독자적인 재정과 지배구조를 갖추면 임직원들도 스톡옵션 등 여러 가지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이는 증권거래소가 기업들에 공개와 상장을 권하던 이유와 똑같은 이유들이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세계 최초의 증권거래소 주식회사화는 우리나라에서 이루어졌다. 1962년 4월11일에서 1963년 5월3일 사이의 짧은 시기였는데, 주식회사였던 한국증권거래소는 일부 지배주주가 개입된 과도한 주가조작 사건으로 다시 회원들의 공영제 조직으로 개편된 일이 있다.1993년에 스톡홀름증권거래소가,1995년에는 헬싱키증권거래소가,1996년에는 코펜하겐증권거래소가, 그리고 1997년에는 암스테르담증권거래소와 이탈리아증권거래소가 각각 주식회사화하였다. 호주증권거래소도 1998년에 주식회사화하였다.2001년에는 런던 증권거래소·독일증권거래소·유로넥스트가 각각 기업공개(IPO)를 완료했다. 기업들도 자본시장의 이런 조류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경제학자들의 새로운 가설에 의하면 세계의 많은 기업들이 미국 증권시장에 진출하는 이유는 엄격한 지배구조 요건 때문이라고 한다. 스스로 공부하기 어려운 외국의 명문대학을 찾아가 비싼 비용을 들이고 고생하고 졸업함으로써 몸값을 높이듯이 기업도 어려운 시장에 상장해서 투자자들로부터 모범생 평가를 받고자 한다는 것이다. 독일은 2003년에 아예 시장을 양분해서 기업 지배구조를 국제적인 수준으로 갖추어야 하는 프라임시장과 보통시장으로 나누었다. 선택은 기업의 몫인데 프라임시장에서는 미국이나 국제 회계기준을 사용해야 하는 등 엄격한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작년 말 기준으로 양 시장의 상장기업 수는 350대469이다. 브라질은 시장을 3단계로 나누었다. 가장 높은 단계의 시장에서는 증권집단소송과 유사한 제도도 있다. 증권시장의 분리는 우리도 한번 검토해 봄직하다. 일부 대기업과 벤처기업이 외국에 나가지 않고도 국제적인 수준에 오를 수 있는 방법이다. 요는 기업들이 각자 처한 상황에 따라 시장을 선택하기 쉽게 해주자는 것이다. 바야흐로 세계는 기업·증권시장 할 것 없이 선택과 자율규제의 시대에 들어섰고 M&A전략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에 열중하고 있다. 김화진 법무법인 율촌 미국변호사
  • [‘로스쿨’로 뛰는 대학들] (12) 서강대학교

    [‘로스쿨’로 뛰는 대학들] (12) 서강대학교

    서강대 법학과의 자부심은 대단하다. 여느 명문 법대 못지않은 실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40명 정원의 법학과가 매년 10명 안팎의 사법시험 합격자를 꾸준히 배출하고 있다. 합격자 수만 놓고 보면 국내 대학 중 10위권의 성적이지만, 정원대비 합격비율을 따져보면 4위권의 성적을 자랑한다.‘소수정예’란 타이틀이 무색하지 않다. 정원은 단 40명. 설립 17년째로 전통을 말하기도 어렵다. 웬만한 대학들이 법과대학으로 승격시켜 규모를 늘리고 있는 마당에 예전의 법학과 그대로다. 역사도 짧고 규모도 작다. 그래도 명색이 장안의 명문대인데 서강대 법학과의 단면은 어찌보면 초라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서강대 법학과의 자부심은 대단하다. 여느 명문 법대 못지않은 실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40명 정원의 법학과가 매년 10명 안팎의 사법시험 합격자를 꾸준히 배출하고 있다. 합격자 수만 놓고 보면 국내 대학 중 10위권의 성적이지만, 정원대비 합격비율을 따져보면 4위권의 성적을 자랑한다.‘소수정예’란 타이틀이 무색하지 않다. ●“가족적 분위기로 교육효과 배가” 이 대학 법학과는 지난 1988년 설립됐다. 설립 당시 학생 40명으로 출발해 17년이 지났지만 정원엔 변함이 없다. 규모는 매우 단출해도 덕분에 교육효과가 높다는 것이 학교측의 설명이다. 일례로 서강대 법학과 교수진들은 학생 한명 한명의 이름을 모두 알고 있다고 한다. 대규모 강의가 아니라 소규모 강의로 진행되다 보니 가능한 일이다. 교수진과 학생 간의 친분이 돈독해 수업 시간 외에도 개별지도가 언제든 가능하다. 동문들은 “교수진들의 배려로 학생 개개인의 특성에 따른 ‘맞춤지도’까지도 기대할 수 있다.”며 질적인 측면에서 만족감을 나타냈다. 수업 강도 역시 만만치 않다. 학교측은 “한 학기에 과목당 10번 이상 시험을 치르고 있다.”면서 “중간고사, 기말고사 외에 수시로 시험을 봐서 학생들의 공부정도를 평가하기 때문에 게으름을 피울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높은 사시 합격률은 성의있는 강의와 학생들의 학구열이 만들어 낸 ‘합작품’인 셈이다. ●내년부터 100명으로 정원확대 하지만 로스쿨 유치를 코앞에 두고 내실만을 강조할 수는 없다는 게 학교측의 판단이다. 때문에 우선 내년부터 현재 40명인 정원을 100명까지 늘리기로 했다. 또 학생 수가 늘어나는 만큼 교수진도 충원한다는 방침이다. 학교측에 따르면, 올해 전반기에 5명의 학자출신 교수진을 충원하고, 후반기에도 실무 전문가를 7명 정도 뽑기로 했다. 로스쿨을 위한 전용공간의 확보도 놓칠 수 없는 부분. 최근 공사를 시작한 6500여평의 복합관 중 3000평 정도를 로스쿨 전용공간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오는 2006년 말쯤 완공될 복합관에는 대형강의실과 세미나실, 모의법정, 로스쿨전용도서관 등 첨단시설이 들어서게 된다. ●동문들까지 힘모아 지원 서강대 법학과측은 지난해 연말에야 비로소 로스쿨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일부 법대들이 이미 10년 전부터 추진한 것에 비하면 한참 늦었다. 하지만 든든한 지원군이 있어 학교측이 고민을 다소 덜게 됐다. 서강법조동문회가 지원군을 자청하고 나선 것이다. 법학과 출신, 서강법조인뿐만 아니라 사회 각계의 서강동문들로 구성된 로스쿨추진후원회가 올해 초 발족돼 후원행사 등을 통해 모금운동을 벌이고 있다. 후원회 공동회장직을 맡고 있는 이원규 법학과 동문회장은 “학교에서 추진하고 있는 로스쿨 유치에 도움을 주기 위해 모이게 됐다.”면서 “금전적인 부분과 더불어 서강대가 다른 대학과 다른 특색있는 로스쿨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고민을 함께 나눌 것”이라고 소개했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로스쿨, 경영대학원과 통합 검토” 홍성방 법학과장 서강대 법학과는 로스쿨을 유치하게 되면 경영대학원과 통합한다는 복안을 가지고 있다. 홍성방 법학과장은 15일 “서강대가 경쟁력을 자랑하는 경영대학원과 로스쿨을 통합,JD(법학)와 MBA(경영학) 학위를 동시에 취득할 수 있도록 통합운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소개했다. 기존의 핵심분야를 적극 활용해 기업법무분야를 특화시키겠다는 얘기다. 그뿐만 아니라 법률시장 개방에 발맞춰 국제변호사 자격을 취득하도록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미국·일본 등의 예수회 대학들과 연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홍 학과장은 “서강대가 예수회 대학이기 때문에 세계 각국의 예수회 대학과 관계가 긴밀하다.”면서 “이들 대학과 연계체제를 갖춰 교환학생제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 교육만으로 국제변호사 자격을 취득하기 어렵기 때문에 1년 정도 현지에서 교육받을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겠다는 구상이다. 서강대 법학과측은 특히 예수회 대학 중에서도 일본의 상지대학과 미국의 조지타운대에 관심을 두고 있다. 홍 학과장은 “로스쿨을 유치하더라도 상지대학이나 조지타운대처럼 작은 규모의 로스쿨을 지향한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측에서 정원을 결정할 수 있다면 100명 정도의 입학정원이 가장 적당하다고 판단한다.”면서 “법학과가 그래왔듯이 로스쿨도 숫자경쟁이 아닌 교육의 질로 최고를 추구하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스쿨 역시 교육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소수정예로 운영하겠다는 것이 서강대 법학과측의 바람이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서강대 출신 80여명 가운데 13명이 연수원생 ‘젊은 법과’ 법조계에서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서강대 출신은 80여명 정도.8명의 검사와 12명의 판사가 재직 중이고, 변호사는 50여명에 달한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이제 막 법조계에 진출한 ‘신참’들이다. 서강대 출신 사시 합격자 87명 가운데 13명이 아직 사법연수생의 신분이다. 법학과의 역사가 짧기 때문이다. 이들 서강대 동문들은 “서강법조의 탄탄한 전통을 만들어 가고 있는 중”이라고 입을 모은다. 아직까지는 미약하지만 잠재력을 기반으로 서강법조의 명성을 쌓아가겠다는 각오다. 서강대가 배출한 법조인 1호는 안승규(65학번) 변호사다. 안 변호사는 사시 19기로 수원지검, 부산지검, 서울고검, 부산고검, 청주지검 등을 거쳐 인천지검 부장검사를 끝으로 18년간의 검찰생활을 마쳤다. 현재 인천에서 활동중인 안 변호사는 서강대에 법학과가 개설되기 훨씬 전 독학으로 사시에 합격한 케이스. 그는 “법조계에 입문했을 때 주위에 동문이 없어 외롭게 검찰생활을 했지만, 최근 후배들이 대거 법조계에 진출하는 걸 보면 든든하다.”고 자랑했다. 법학과 출신으로는 장현우(사시 41회) 변호사가 첫 테이프를 끊었다.88학번인 장 변호사는 법과 1회 졸업생. 그는 모교 법학과에 대해 “역사는 짧지만, 학구적인 면모로는 최고”라고 치켜 세웠다. 장 변호사는 또 “동문 법조인들의 경력이 짧다보니 이렇다 하게 내세울 만한 전문성은 아직 갖추지 못했지만, 서강 출신들은 학풍의 영향으로 법조인의 공익적 역할에 많은 고민을 한다.”고 소개했다. 역시 법학과 1회 졸업생인 이원규(사시 42회) 변호사는 서강대 법학과의 가족적인 분위기를 강점으로 꼽았다. 이 변호사는 “규모가 작다 보니 교수진과 학생들간의 관계가 가족 못지않게 가깝고, 학생들도 개인 가족사까지 털어놓을 정도로 친분이 두텁다.”면서 “면학 분위기가 좋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97학번으로 막내뻘인 최모(사시 42회) 검사도 돈독함을 첫손에 꼽았다. 신참 검사로 실명을 밝히기를 조심스러워한 그는 “교수진과 학생간의 단합된 힘은 서강대 법학과의 원동력”이라며 “동문들도 1년에 분기별로 만나 학교와 법학과의 발전방향을 논의하는 등 졸업한 뒤에도 조직적으로나 개인적으로 돈독함을 자랑한다.”고 강조했다. 이들 동문들은 특히 “합격자 수가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니지만 합격률은 최고 수준”이라며 실력에 대해서도 강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교실돋보기/김인숙 지음

    우리 사회에서 교육문제만큼 해법이 어렵고 복잡한 주제가 있을까. 신문과 방송에선 하루도 빠지지 않고 이른바 전문가라는 이들이 진단과 처방을 내리지만, 우리 교육은 선장 없는 배마냥 갈피를 잡지 못한다. 이럴 때일수록 기본과 원칙에 충실하고, 현장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이런 측면에서 20년간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쳐온 한 교사의 목소리를 담은 ‘교실돋보기’(김인숙 지음, 함께가는세상 펴냄)는 의미있게 읽히는 책이다. 절대평가를 바탕으로한 수시입학제를 겨냥해 일부 강남학교에서 전체 학생의 50% 이상이 평균 90점 이상을 받았던 사례, 명문대학들이 사실상의 고교등급제를 적용함으로써 비강남 학생들이 ‘신연좌제’란 굴레를 써야 했던 일,1학기 수시입학제로 인해 파행으로 치닫는 고교 3학년 교실 풍경 등 모순덩어리로 가득찬 교육 현장의 모습을 가감없이 담아냈다.9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기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게 하자/최원호 한국교육상담연구원장·명예논설위원

    우리나라 학부모의 최대 관심사는 물을 것도 없이 자녀의 진학문제이다. 한국사회의 구조적 병폐 중 하나가, 학벌지상주의라는 사실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요즘 들어 거의 종교적 신념에 가깝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어느 분야에서든 자녀가 1등이 되기를 바라는 ‘신념’은 최근 내신 반영비율 강화로 부정적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 그대로 말해주고 있다.1등을 위해 발버둥치다가 채 꽃을 피워보기도 전에 스스로 목숨을 버리는 아이들이 잇따르는 것은 성적제일주의의 교육사회가 낳은 기형적인 현상이다. 통상적으로 자녀가 대학을 진학하는 시기는 부모의 중년기와 맞물린다. 그리하여 대학진학은 부모의 인생을 중간평가하는 객관적인 요인이 되기도 한다. 자녀가 일류대학에 입학하면 부모로서는 영광이요 주변 사람들에게는 선망의 대상이 되며, 자녀가 하위권 대학에 입학하거나 아예 대학에 들어가지 못하게 되면 무슨 죄인이나 된 것처럼 풀 죽어 있어야 하는 것이 한국사회의 현실이다. 그러나 진심으로 자녀의 장래를 염려하는 부모라면 아이의 관점에 서서 최소한 10년 후의 인생을 그려볼 줄 알아야 한다. 자녀의 적성과 흥미가 배제된 명문대학 입학은 대학에 진학했다는 것 외에는 아무런 의미도 없다. 그것은 자녀의 입장에서 보자면 몸에 맞지 않는, 당장이라도 벗어던지고 싶은 재킷을 걸쳐 입은 것이나 다를 바 없다. 자녀의 적성과 흥미가 철저히 배제된 진학은 언젠가는 삶의 본질을 빗나가게 하는 걸림돌이 되어 다양한 부정적 현상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자신의 적성과 흥미위주의 진로결정이 아닌, 수능시험에 목숨을 걸어야 하는 교육제도의 불합리와 명문대학을 강요하는 부모의 기대는 가치관의 위협으로 여겨진다. 로봇과 같은 삶은 경쟁적이고 기계적인 생활 속으로 빠져드는 자신의 모습에서 정체감의 혼란을 초래한다. 삶의 존재 이유와 의미를 상실하고, 주변사람들의 기대를 충족시켜 주지 못한 데 따른 심리적 중압감을 견디지 못하여 최후의 현실도피를 선택하게 된다. 자신에 대한 가치평가의 기준을 높이기보다, 이제는 더 이상의 어떤 가치조차 발휘할 수 없다고 하는 자기부정적인 이미지를 대체할 만한 자신감을 높여주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주변사람들의 지나친 기대를 줄여주는 대신, 자기가 가장 즐거워하며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일을 선택할 수 있도록 진로선택의 비상구를 마련해 줘야 한다. 자녀의 성격이나 능력은 어느 누구보다도 부모가 더 잘 알고 있다. 직업이 요구하는 직업적인 성격이 있듯이, 자녀가 가장 잘할 수 있고 또한 하고 싶어하는 능력에 맞는 그 일은 자녀의 성격과도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다. 죽어도 일등인 사회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기뻐하고, 삶의 보람을 느낄 줄 아는 사람으로 길러내기 위한 우리 모두의 교육혁신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최원호 한국교육상담연구원장·명예논설위원
  • “한류 지속되려면 우리말 보급 필수”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중국의 공중파 TV를 통해 처음으로 한국어가 중국 전역으로 보급되고 있다. 중국의 공중파 TV를 통해 외국어가 방송되기는 영어에 이어 한국어가 두번째다. 중국 국영교육방송(CETV) 채널 1의 한국어 교육 프로그램 편성권을 따낸 박정어학원의 박정(44) 원장은 11일 “중국내 한류의 지속성을 위해 한국어 보급은 필수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전역을 시청권으로 둔 국영방송을 통해 한국어 교육 방송이 나가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환락학설(歡樂學舌)’이란 프로그램으로 이달 초부터 매일 20분간 진행중인 한국어 교육 프로그램은 우선 내년 4월 말까지 방영된다. 중국측 파트너는 싱메이(星美)미디어그룹이다. 그는 “드라마나 영화 배우에만 의존하는 한류는 확산되기 힘들다.”며 “한류의 인프라를 구축하는 마음으로 한국어 보급을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어 교육은 한국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높여 친한국 중국인을 만드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원장은 “이번 방송으로 중국내 한국어·북한어·조선족어 등을 한국어로 통일하고 표준화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로그램은 한국어 필수 어휘를 매일 설정된 상황에서 대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학습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중국의 학생들과 부모들이 시청할 수 있도록 애니메이션을 적극 활용했다. 베이징의 한국인 유학생을 겨냥, 오는 16일 베이징에서 중국 어학원도 개설할 계획이다. 박원장은 상하이(上海)의 푸단(復旦)대 등 15개 명문대와 제휴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라고 소개했다. 지난해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나와 고배를 마셨던 그는 “잠시 외도한 것으로 봐달라.”며 “향후 10년은 한국어를 전파하는 의미있는 일을 하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oilman@seoul.co.kr
  • 유미유동/첸강·후징초 지음

    100년전 갑자기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등장한 청나라 어린이들,‘유미유동(留美幼童)’. 청나라에서 시작된 사상 초유의 ‘조기유학 프로젝트’에 따라 1872년부터 1875년까지 청나라 정부는 네 차례에 걸쳐 30명씩 9∼12살 어린이 120명을 미국에 보내 공부하도록 했다. 100년전 유동들 삶의 궤적을 쫓아간 책 ‘유미유동’(첸강·후징초 지음, 이정선·김승룡 옮김, 시니북스 펴냄)은 한편의 다큐멘터리를 보듯 사실감 있다. 홍콩, 상하이, 베이징, 뉴욕, 필라델피아, 볼티모어로 부지런히 뛰어다닌 저자들 덕분에 유동들의 삶은 생생하게 펼쳐진다. 미국의 가정에 맡겨진 유동들은 곧바로 비단 저고리를 벗고 운동복을 입고, 변발을 자르고 미국 아이처럼 가르마를 타며 미국 생활에 적응했다. 이들 120명 가운데 몇년 후 50명 남짓이 하버드대, 예일대, 컬럼비아대,MIT 등 미국 명문대에 입학했다.“근대과학을 배워 훗날 귀국해 나라의 동량이 되고 낡고 지친 조국을 변혁하라.”는 바람에서 멀리 유학 보내졌던 이들은 그 후 중국 역사의 광활한 무대에서 제 몫을 다했다. 중국이 자체 건설한 최초의 철도 개척자 잔텐유, 중화민국 초대총리를 지낸 탕사오이, 칭화대학교 초대총장 탕꿔안 등은 유동출신이다. 그들의 인생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그들은 혁명 이후 청나라 왕조의 유신(遺臣)으로 간주되거나 심지어는 서양의 노예라는 의심도 받았다.1만 6500원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사설] 서울대 본고사 부활, 더 토론해야

    서울대가 오는 2008학년도 정시모집부터 논술형 본고사를 실시하겠다고 엊그제 밝힌 뒤로 대입 본고사 부활이 또다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3불(不)정책’을 절대 고수하는 교육부로서는 행정·재정적 제재를 가해서라도 서울대의 시도를 금지시키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는 반면 몇몇 사립 명문대는 서울대의 입장 표명에 공감하면서 뒤따를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상황 전개를 보며 우리는 서울대가 ‘본고사 부활’과 같은 주요 결정을 발표하기 전에 각계 의견을 더욱 폭넓게 수렴했어야 하지 않나라는 아쉬움을 갖는다. 서울대의 고충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2008학년도부터 수능시험 성적을 9단계로만 분류하기로 한 뒤 변별력이 크게 떨어지리라는 우려가 있어 왔고, 성적 최상위급 학생들이 지망하는 서울대로서는 이를 어떤 방식으로든 보완해야 할 처지였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본고사 부활’이 대입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결정이고, 서울대가 입시 판도를 좌우하는 게 현실인만큼 파급효과를 가늠하며 보다 신중한 과정을 거쳐 발표했어야 한다고 본다. 아울러 우리는 현행 입시제도를 보완하기 위한 전반적인 논의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한다. 국내 대학이 특성화하고 경쟁력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은 시대적 과제이며 교육 당국 또한 누누이 강조해온 바이다. 이를 위해서는 각 대학이 특성화 프로그램을 갖추고 이에 알맞은 지망생을 선발해 교육시킬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경쟁력도 생기는 것이다. 그런데도 교육부가 지금처럼 신입생 선발제도를 획일적인 틀에 가둬둔다면, 이는 ‘학생은 우리가 뽑아줄 테니 너희는 주는 학생 받아 특성화하고 경쟁력 강화하라.’는 것과 다름 없다. 자율성 없이는 대학 특화도 어렵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현대家 ⑧-현대산업개발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현대家 ⑧-현대산업개발

    올해는 현대산업개발 정세영(77) 명예회장과 정몽규(43) 회장이 자동차에서 건설로 배를 갈아탄 지 6년째 되는 해다. 자동차를 운영하던 경영인이 과연 건설을 잘 이끌겠느냐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현대산업개발은 빠르게 새 뿌리를 내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른 형제들은 일찌감치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으로부터 떨어져 나왔으나 정 명예회장은 현대자동차에 인생의 32년을 묶어두는 바람에 뒤늦게 독립했다. 정주영가의 다른 형제들이 현대건설에서 땀 흘리며 가꾸던 회사를 발판으로 분가한 것과 달리 정 명예회장의 ‘왕회장’ 독립은 2세 경영체계 구축과 함께 갑자기 이뤄졌다. 하지만 이들 부자는 “아파트도 자동차처럼 만들어야 팔린다.”면서 ‘현대자동차 신화’를 건설에 접목시키기 위해 무던히 애를 쓰고 있다. ●“교수하면 배고파”, 현대와 인연 정 명예회장이 현대와 인연을 맺은 때가 1951년 부산 피란 시절이다. 고려대 정치학과 2학년에 재학 중이던 정 명예회장은 왕회장 밑에서 잡역부 아르바이트생으로 인연을 맺었다. 미국 유학을 떠나기 전에도 왕회장 사무실에서 일손을 도왔다. 이미 두 형님(정인영 전 한라그룹 회장, 정순영 현대시멘트 명예회장)은 현대건설의 핵심 멤버로 활동하고 있었다. 미국 유학을 떠난 것은 큰형의 메시지가 작용했다.57년 미국 마이애미대학에서 국제정치학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마치고 귀국했으나 당리당략에 빠진 현실 정치에 빠져들기 싫어 정치 지망생의 꿈을 접고 대신 대학 교수의 길을 찾았다. 욕망은 모교 강단에 서고 싶었으나 우선 한 대학으로부터 교수 채용 사실을 통보받았다. 하지만 왕회장은 “나랑 같이 일하자.”고 소매를 잡았다. 늘 그랬지만 그에게 맏형의 말은 제의나 권유가 아닌 명령이나 다름없었고 한번도 거역한 적이 없었다. 내 사업으로 생각하고 32년 동안 일궜던 현대자동차도 왕회장이 사실상의 장조카 MK(정몽구)에게 넘겨주라는 한마디에 순순히 따랐을 정도다. 첫 직책은 신입사원 채용위원장. 동시에 신규 사업 진출을 검토하는 일도 겸했다. 왕회장이 처음 맡긴 프로젝트는 시멘트 공장 건설에 필요한 국제개발국차관(AID)을 빌려오는 일이었다. 둘째형(인영·85)과 함께 충북 단양의 광산을 사들이는 한편 미국과 국내에서 공장 건설을 위한 교섭을 벌여 어렵사리 성사시켰다. 하지만 그에게 가난보다 더 무서운 시련이 찾아왔다.30대 초반인데도 건강에 이상이 감지됐다. 간경변증이라는 진단을 받고 병마와 씨름하느라 회사를 나가지 못했다. 아내의 정성어린 간병과 용기로 병상을 박차고 일어나 다시 일에 뛰어들었다. 새로 부임한 곳이 단양 시멘트공장 공장장이었다. 사선을 넘나들던 건강을 되찾으면서 일에 미쳤다. 65년 대한건설협회 해외시찰단 일원으로 동남아 여러 나라를 방문할 기회를 얻는다. 마침 태국에 세계은행 자금으로 고속도로를 건설한다는 정보를 캐낸 그는 이 사실을 서울 큰형님에게 보고한다. 정 회장은 왕회장으로부터 “태국에 그대로 눌러앉아 공사 진행상황을 조사하라.”는 지시를 받고 방문단에서 빠져 관련 정보 입수에 본격 나선다. 이렇게 해서 현대건설 방콕지점장이 됐고 파타니∼나리티왓 고속도로 공사를 따내는 데 성공했다. 고속도로건설 경험도 없었던 현대였고, 국내 최초의 해외건설 공사 수주로 기록됐다. ●‘포니 정’,32년의 자동차 인생 시작 1967년 시멘트 공장 기계를 사기 위해 미국에 있던 중 본사로부터 포드자동차와 접촉하라는 전보를 받는다. 포드 자동차가 한국에 진출하기 위해 조사단이 방문했는데 서울에서 그들을 만나지 못했으니 미국에서 포드측에 관심있다는 뜻을 전하라는 메시지였다. 즉각 움직여 자동차 산업에 대한 현대의 관심을 전달하고, 포드측으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둘째형의 적극적인 협상 능력이 크게 작용했다. 같은 해 말 미국에서 귀국했을 때는 현대자동차 회사가 설립됐고, 초대 사장으로 임명돼 있었다. 이렇게 해서 ‘포니 정’의 32년 자동차 인생이 시작됐다. 자동차 진출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포드와의 조립계약을 맺은 뒤 68년 3월 공장 건설에 착수했다. 자동차 공장 구경도 못하고 자동차 공장을 지어야 하는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언젠가 우리 손으로 만든 자동차를 수출하겠다는 야무진 꿈을 키워갔다. 본격적인 공장 건설과 함께 인재 사냥에 나섰다. 급한 대로 현대건설에서 유능한 사람을 빼어오는 수밖에 없었다. 이양섭 부장 등이 대표적인 인물. 이 부장은 20년 넘게 현대자동차에 근무하면서 사장까지 역임했다. 윤주원씨도 현대건설에서 스카우트해 사장까지 지냈다. 신동원씨는 당시 상공부로부터 추천받은 경우다. 신입사원도 뽑기 시작했다. 이들이 오대양 육대주를 달리는 오늘의 현대차를 있게 한 일꾼들이었다. 마침내 68년 11월 제1호 ‘코티나’가 나왔다. 공장을 짓고 자동차를 생산하기까지 6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 다음해 5월부터는 중형 승용차 포드 20M도 생산했고,8월에는 자체 설계한 첫 버스를 출고하는 저력을 발휘하면서 쾌속질주를 했다. 호사다마라고 했던가. 현대차의 질주를 시기하고 배 아파하는 소리도 들렸다. 경쟁사인 신진자동차와 정치권의 압박으로 숱한 시련을 겪어야 했다.70년초 1차 석유파동에 휩싸이면서 판매도 급감했다. 할부로 판매한 자동차의 돈이 들어오지 않았다. 이 때 막내 동생 상영(KCC명예회장·69)씨가 잠시 금강슬레이트 경영을 접고 부사장으로 와서 채권회수팀을 지휘하기도 했다. ●“그렇게 해” 한 마디에 자동차 인생 종지부 언제까지 단순 조립생산에만 매달릴 수는 없었다. 포드와 50대50 합작회사를 만들어 엔진 공장을 짓고 기술을 이전받아 자립의 길을 찾고자 했다. 하지만 포드가 약속한 지분 50%에 대한 자본 납입을 미루고 협상이 결렬되면서 ‘마이웨이’를 외쳤다. 산고의 고통을 겪으면서 74년 국산 1호차 조랑말 ‘포니’가 탄생했고 이를 이탈리아 토리노 국제모터쇼에 내놓는 기염을 토했다. 모든 테스트를 마치고 76년 2월 본격적인 생산을 시작했고 중남미를 중심으로 수출까지 이끌어냈다. 이 때부터 현대자동차는 국내 기업이 아니라 세계 기업으로 커갔다. 아울러 96년 MK(정몽구 현대차 회장)가 그룹 회장을 맡을 때까지 9년 동안 왕회장을 대신해 현대호를 이끌었다. 이즈음 현대가의 2세 경영체제가 이뤄지면서 자동차 회장을 아들에게 물려주고 자신은 명예회장으로 물러앉았다. 정 회장은 용산고, 고려대 경영학과, 영국 옥스퍼드대학원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88년 현대자동차에 입사했다. 이 때부터 현대자동차를 몰고가는 드라이버는 몽규 회장이었다. 하지만 삼성자동차 허가, 외환위기라는 거센 풍랑과 맞서 싸워야 했다. 여기에 노사분규 시련도 덮쳤다. 젊은 정 회장에게는 경영자 자질을 검증할 수 있는 시험대였다. 정 회장은 의연하게 문제를 풀어나갔다. 이방주, 김수중, 김판곤 등의 임원이 정 회장의 훌륭한 참모 역할을 했다. 하지만 98년 기아자동차를 인수한 뒤 경영 구도에 큰 변화가 생겼다.MK가 현대차와 기아차의 새 회장으로 오면서 몽규 회장은 부회장으로 내려앉는다. 장차 밀어닥칠 일을 예상케 하는 대목이었다. 마침내 99년 3월3일 왕회장은 명예회장을 부른다. 왕회장은 “MK한테 자동차 회사를 넘겨주는 게 잘못됐어.”라는 말로 자동차에서 손을 떼라고 했다.“잘못된 것 없다.”는 대답이 나오기 무섭게 “그렇게 해.”라는 왕회장의 말이 이어졌다. 내 사업이라고 생각하고 이끌었던 사업이었지만 거역하지 않고 “예”라는 한마디로 32년 자동차 인생을 접었다. 아울러 왕회장의 생각과 달리 아들 몽규도 함께 자동차를 떠나 현대산업개발에 새 둥지를 틀었다. ●아파트도 자동차처럼 지어야 한다 새 사업을 가꾸고 키우는 일은 몽규 회장과 전문 경영인이 맡았다. 명예회장은 경영 자문만 할 정도다. 정 회장은 아파트에 자동차 제조업 경영기법을 도입했다. 사소한 하자가 나와도 불량품이 완전히 고쳐질 때까지 모든 공정을 멈추는 것이다. 현장 중시와 품질경영 기치를 내세웠다. 체면 따위는 내팽개쳤다. 경쟁사 아파트 모델하우스를 찾는 것도 꺼리지 않았다. 삼성래미안 아파트 강남 일원동 주택전시관을 찾은 적도 있다. 지난해에는 용산 시티파크 모델하우스를 찾아 경쟁사 관계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아파트 이름을 ‘I-PARK’로 바꾸는 등 변신도 꾀했다. 무리하게 덩치를 키우지 않는 것도 다른 건설사와 다르다. 안정된 회사를 운영하기 위해 수주·매출 목표를 줄이는 것도 그에게는 창피한 일이 아니다. 자동차에서 건설로 배를 갈아탄 지 6년 만에 부동산 박사로 탈바꿈하는 데 성공했다. 서울 강남 역삼동 스타타워(아이타워)사옥 매각도 그의 판단이었다. 부채를 갚아 정상적인 회사를 만들어가는 것이 급했기 때문이다. 그는 당시로는 최고의 조건으로 넘겼고, 부동산 개발회사가 특정 사옥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돈이 된다 싶으면 정든 사옥도 팔 수 있고, 부동산 회사가 개발 이익을 남기고 사옥을 옮기는 것은 결코 흉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부동산업자는 시장 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결단을 빨리 내려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낭만적인 ‘포니 정家’혼맥 ‘포니 정’과 정 회장은 결혼 과정이 비슷하다. 낭만적이다. 처음부터 명문가를 골라 배필을 정한 것이 아니라 주변에서 소개해준 여성과 사랑을 싹 틔우다가 결혼에 골인했다. 정 명예회장은 대학 시절 왕회장 사무실에서 일을 도와주다가 한때 사무실 여직원에게 마음이 끌리기도 했지만 유학길에 오르는 바람에 첫사랑의 추억으로만 간직해야 했다. 유학 시절에는 공부하느라 연애 한번 못해봤고 현대건설 입사 이후에는 일에 파묻혀 서른이 넘도록 노총각으로 지냈다. 그러던 중 우연하게 뉴욕에서 함께 지내던 친구의 소개로 박영자(69) 여사를 만난다. 박 여사는 부산에서 올라와 이화여대 3학년에 다니던 귀여운 단발머리 학생이었다. 첫눈에 사로잡혀 매일 데이트를 할 정도였고 세 번째 만나던 날 프러포즈를 했다. 아버지와 다름없었던 큰형님과 형수에게 인사를 시켰는데 두 사람 모두 마음에 들어했다. 명문대가를 따지지 않는 현대가의 결혼관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부산으로 내려가 어른들의 허락을 받은 뒤 만난 지 100일이 안돼 약혼하고 곧바로 결혼식을 올렸다. 정 명예회장은 큰딸을 결혼시키면서 노신영 전 총리와 사돈 관계를 맺었다. 사위 경수(51)씨가 노 전 총리의 장남이다. 노씨는 서울대 교수로 국제정치 전문가다. 노 전 총리 차남은 중앙일보 고 홍진기 회장 딸 홍라영씨와 결혼했다. 이로 인해 노신영가는 국내 굴지의 그룹인 현대, 삼성가와 동시에 사돈 관계를 맺었다. 정 회장의 결혼도 명예회장과 마찬가지로 순수함 그대로였다. 역시 반 중매 반 연애로 이뤄졌다. 아는 사람의 소개로 김나영(39) 여사를 만났다. 결혼 얘기를 잘 꺼내지 않는 몽규 회장이지만 몇몇 절친한 친구한테는 결혼 에피소드를 털어놨다. 나영씨는 연대 수학과를 나온 재원. 키도 크고 미인이었다. 첫 만남에서 정 회장은 상당한 호감을 가지면서도 한편으로는 부담을 느꼈던 것 같다. 정 회장은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키도 크고 집안도 좋고 미인인 데다 마음까지 곱다.(아까운데)친구 중 누구 소개 시켜주면 안 될까.”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그러자 친구들이 오히려 격려해 줬다.“너보다 키 작은 여성을 만나면 어떻게 하느냐. 천생배필이다.”며 용기(?)를 불어 넣어주었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나영씨는 당시 대한화재보험 김성두 사장의 딸이다. 하지만 당시 대한화재는 기울어가는 회사였다. 정략적 결혼이었다면 잘나가는 집안과 결혼했을 터이지만 현대 집안에서는 이들의 결혼을 반대하지 않았다. 정씨 일가의 결혼관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이를 계기로 정 명예회장은 현대그룹 회장 시절 사돈인 대한화재를 살리기 위해 도움을 주려고 애썼다.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위장계열사 혐의로 조사를 받고 중점 관리 대상으로 지정돼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했다. 이 회사는 뒤에 대한생명으로 인수된다. 범 현대가의 경영 특징이지만 현대산업개발에도 처가쪽 사람이 없다. 정 회장 처남이 잠깐 현대자동차와 현대산업개발에서 근무했으나 지금은 독립, 개인사업을 하고 있다. 막내 딸 유경(35)씨는 김석성 전 전방회장의 1남4녀중 막내인 종엽씨와 결혼했다. 몽규 회장에 이어 재계 인맥을 형성한다. 유경씨는 이화여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뉴욕에서 컴퓨터 그래픽을 공부한 뒤 현대산업개발에서 잠시 근무했다. 종엽씨는 미국 벨뷰대학 출신으로 전방 계열의 내의류 생산업체에서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역시 아는 사람의 소개로 만나 1년 동안 사귀다가 결혼하게 됐다. ●다재다능한 전문 경영인 포진 현대산업개발 전문 경영인은 삼각편대로 구성됐다. 자동차에서 정 회장과 함께 현대차를 키웠던 전문 경영인과 현대산업개발에서 잔뼈가 굵은 건설통이 주력부대다. 여기에 금융기관 등에서 스카우트한 전문가 그룹이 한 축을 버티고 있다. 현대산업개발 이방주 사장은 정 명예회장과 정 회장의 핵심 브레인. 전형적인 재무통. 현대자동차 재경본부장과 사장을 거쳤다. 정 회장이 현대산업개발로 옮길 때 함께 배를 갈아탔으며 현대차·현대산업개발을 키운 1등 공신으로 평가받고 있다. 오너의 신임이 남달리 두터워 자동차에 이어 건설회사에서도 대표이사 사장을 6년째 맡고 있다.ROTC 포병장교 출신. 연극계 대부 고 이해랑씨가 부친이며 문화계에도 아는 사람이 많다. 건설업계 출신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한국주택협회회장을 맡을 정도로 부동산과 건설시장에서 확고한 위치를 지키고 있다. 보성고, 고려대 경제학과 출신이다. 정 명예회장과는 고교·대학 동문인 셈이다. 김정중 사장은 77년 현대산업개발에 입사, 국내외 현장을 누빈 건설업계 산증인. 기술연구소장, 건축본부장, 영업본부장을 거쳤다. 과거 현대아파트는 물론 I’PARK까지 그의 손길이 거치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압구정 현대아파트는 현대산업개발이 지은 아파트다. 마케팅팀 및 영업기획팀을 신설하는 등 공격적인 전략을 폈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전고와 한양대 건축학과를 졸업했다. 김택 현대역사 사장은 현대산업개발 에 입사해 관리본부장, 리모델링 사장을 거쳐 2003년부터 현대역사 사장을 맡고 있다. 고속철도 용산역에 8만 2000평 규모의 복합쇼핑몰 ‘스페이스9’를 운영 관리하는 최고 책임자다. 소탈한 성격에 정확한 판단과 추진력을 갖춘 전문 경영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용산고, 고려대를 나와 정 회장과 고교·대학 동문이다. 인텔리전트 빌딩, 첨단 홈네트워크 시스템 구축 업체인 아이콘트롤스는 김대철 사장이 맡고 있다. 주거 공간의 유비쿼터스 환경을 구축, 주거혁명을 선도하는 기업이다. 현대산업개발 자재담당 임원과 기획실장을 지냈다. 서라벌고와 고려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MBA출신이다. 장동열 아이앤이 사장은 음악·시·영화 등에 관심이 깊다. 따뜻한 카리스마로 감성경영을 한다는 평을 받는다. 의사결정까지는 심사숙고하지만 일단 정해진 일은 과감하게 밀고 나가는 스타일을 지녔다.2년전 현대산업개발의 기계·전기팀에서 떨어져 나간 회사다. 광주고와 전남대 건축공학과를 나왔다. 현대엔지니어링플라스틱 이건원 사장은 현대차 부품개발분야에서 27년 동안 몸담으면서 국내 자동차 부품 및 자동차 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한 인물이다. 현대산업개발 유화사업부로 출발,2000년 분사한 회사. 충남 당진에 공장을 갖고 있으며 자동차 내외장재 플라스틱 제품을 만들고 있다. 이 분야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제품 사용 범위를 밥솥, 김치 냉장고 등 생활가전으로 넓혀가는 중이다. 아이앤콘스는 부산 아이파크 프로축구단장과 현대산업개발 영업기획 임원을 역임한 곽동원 사장이 이끌고 있다. 경남고, 성균대를 나왔다. 중·소규모 아파트와 빌라를 짓고 건물 리모델링, 개발사업 등 부동산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업체다. 유일한 금융관련 회사인 아이투자신탁운용도 있다. 유가증권 투자·운용과 투자자문 업무를 하면서 신뢰받는 금융서비스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대표는 글로벌에셋운용 총괄본부장을 역임한 우경정 사장이다. 프로축구단 아이파크스포츠는 이준하 사장이 책임진다. 정 회장과 용산고 동문이자 오랜 친구다. 어려서부터 양쪽 집안끼리 가까웠다. 연대 출신으로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MBA를 받았다. 현대차와 현대산업개발에서 영업·마케팅, 홍보 등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만능 스포츠맨으로 업무를 추진하는 데 있어 모험적이고 개척정신이 강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올해 경영 목표를 ‘한국형 클럽스포츠의 성공적 사업 모델 구축’으로 정했다. 우승과 동시에 스포츠단에도 사업 마인드를 접목시키기 위해 사업다각화와 경영합리화를 꾀하고 있다. chani@seoul.co.kr ■ ‘만능 스포츠맨’ 정몽규 회장 현대산업개발 CEO들은 유난히 스포츠에 애착을 갖는다. 스포츠로 뭉친 인맥경영을 보는 듯하다. 특히 정몽규 회장은 스포츠광이다. 못하는 운동이 없을 정도다. 선수 수준인 종목만 5개나 된다. 그 중에서도 수영은 프로급이다. 승마, 수상스키, 스키(요즘은 보드를 탄다)도 수준급이다. 수상 경력이 있는 종목도 있다. 그는 격한 운동을 좋아한다. 철인3종경기,MTB(산악 자전거타기) 마니아다. 기업인 중심으로 구성된 철인3종경기 동호인이다. 얼마전에는 스키장에서 보드로 스피드를 즐기다가 안전 펜스를 뛰어넘으면서 어깨를 다친 적도 있다. 기계 위에서 하는 운동은 별로다. 가끔 한강변이나 남산에서 뛰기도 한다. 정 회장은 “콧구멍이 시커머지더라도 밖에서 운동해야 직성이 풀린다.”고 말한다. 골프는 할 줄은 알지만 별로 탐탁해하지 않는다. 운동할 때는 운동에 전념해야 하는데 골프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 이유다.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는 것도 싫다. 정 명예회장도 30년 이상 수상스키를 즐겼다. 바쁜 일정 중에도 양수리에서 물 위를 활주하곤 했다. 이런 인연으로 수상스키협회 초대 회장을 지내기도 했으며 선수 육성과 보급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다. 이방주 사장도 스포츠를 즐기는 CEO다.1년에 3∼4회 마라톤 경기에 참가한다. 최근 10㎞를 1시간 안에 뛰었다. 시간이 나면 등산을 한다. 회사 차원에서는 프로축구 아이파크 스포츠단을 운영한다. 회사 차원의 지원도 대단하다. 부산에 연고를 두고 있는데 이 지역에서 10여곳의 재개발단지를 수주하는데 상당한 보탬이 됐다고 한다. 대부분의 스포츠단이 그렇듯이 아이파크 축구단도 해마다 적자다. 하지만 회사에서는 적극 밀어준다. 스포츠단 이준하 사장은 재미있는 스포츠에 사업성을 가미한 경영을 한다. 올해 적자폭을 줄이고 돈을 벌 수 있는 별도 사업을 추진, 스포츠단을 모회사에 손을 내밀지 않을 정도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chani@seoul.co.kr ■ 정세영·몽규 父子 ‘막노동 경영수업’ 정세영 명예회장과 몽규 회장은 경영 수업의 첫 출발도 비슷하다. 이 때 형성된 인맥은 건설이나 자동차 회사의 초석을 다지는 주역이 됐다. 정 명예회장은 부친이 부산 피란시절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이 막 벌여놓은 현대건설 현장에서 일을 시작했다. 큰형(고 정주영 명예회장)과 둘째형(정인영 전 한라그룹 회장)이 미군 공사를 수주해 오면 시장에 나가 현장에 투입할 인부를 모아오고 자재를 사들이는 일이었다. 이 때 만난 이춘림씨는 훗날 현대건설 회장에 오른다. 이 전 회장은 그래도 건축도(당시 서울대 건축학과 3학년생)라서 설계를 하고 공사 감독도 했지만 정 명예회장은 그야말로 잡역부이자 막노동꾼이었다. 막노동판에서 만난 인맥은 현대건설을 떠날 때까지 끈끈하게 유지된다. 자신의 경험을 살려 외아들 몽규에게 혹독하게 경영 훈련을 시켰다. 대학생이었던 정 회장은 방학 때면 현대자동차 울산 공장에서 고된 잡일을 해야 했다. 임직원들도 모르게 했다. 땡볕 아래서 리어카를 끌고 숙식도 독신자 기숙사에서 해결하는 생활이었다. 정 회장은 울산 공장에서 아르바이트하던 것을 가장 기억이 남는 과거로 떠올린다. 자식뿐 아니라 전문 경영인에게도 가혹했다. 어디에 내놓아도 강한 저력을 발휘할 수 있게 훈련시켰고 인맥을 관리했다. 자동차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경영인들을 잘 관리했고, 그 뒤에 현대산업개발로 모셔와(?) 중역을 맡겼다. 이방주 사장을 비롯해 김판곤 전 현대역사 사장 등이 자동차에서 날리던 선수들이다. 이들은 정 명예회장과 함께 현대자동차를 세계적인 자동차 메이커로 키운 베테랑 경영자들이다. 정 회장 역시 자녀 교육에 엄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학생인 큰아들 준선(13)이를 초등학교 6학년 때 영국으로 홀로 유학보냈다. 준선이는 재능을 인정받아 당당히 이튼스쿨에 자력으로 입학했다. 따로 돌봐주는 사람 없이 기숙사에서 생활토록 하고 있다. 호랑이가 새끼를 강하게 키우기 위해 바위에서 떨어뜨리는 식이다. chani@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김성곤차장 안미현·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하버드 VS 서울대/장미정 지음

    “서울대 강의 진도는 너무 느려요. 심지어 어떤 수업은 매일 같은 강의를 받는다는 느낌이에요.” 미국 최고의 명문대 하버드 2학년을 마치고 2004년 1학기동안 서울대 교환학생으로 공부한 장미정(21)씨. 그는 서울대에서의 캠퍼스 생활을 통해 느낀 점을 ‘하버드 VS 서울대’(답게 펴냄)라는 책으로 펴냈다. 현재 우리나라 공교육의 문제가 도마에 오르고 있고 대학 개혁의 필요성이 역설되는 시점에서 나온 그의 책은 교육 당국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는 “이 책을 쓰면서 남의 학교에 와서 흉만 보고 간다.”는 부담도 느꼈지만 “한국을 사랑하고, 서울대가 세계 최고의 대학으로 인정받는 학교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펜을 들었다.”고 말했다. 나아가 한국의 대학들이 훌륭한 학교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변화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하루에 배울걸 일주일동안 배워 그가 체험한 미국 최고의 명문대 하버드와 한국 최고의 명문대 서울대의 차이는 무엇일까? 미정이는 하버드에서는 너무 바빠 친구와 밥 한끼 먹는 약속도 지키기 어려웠지만 서울대에서는 자유시간이 너무 많아 놀랐다고 했다.“술자리도 자주 가고, 영화도 보고, 돌아다니면서 먹고…. 너무 놀아서 지칠 때도 있었다.”고 고백했다. 미정이는 서울대에서 시간이 많은 이유로 ‘느린’ 강의 진도를 꼽았다. “하루에 배울 수 있는 내용을 일주일 동안 배운다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했다. 반면 하버드에서는 수업진도가 너무 빨라 공부할 것을 조금이라도 미루면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을 수 밖에 없다고 했다. ●학생들 사이 숙제 베끼는 문화도 만연 또 서울대는 기본적으로 ‘공부량’을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버드 교양수업의 경우 교과서보다는 ‘소스북’이라는 참고서적을 매주 읽기 ‘숙제’로 낸다고 했다.“숙제의 양이 수업마다 달라서 50∼100쪽이나 되고 논문이나 신문기사도 읽어야 한다.”고 했다. 미정이는 “서울대에서 한학기 동안 수업을 위해 읽은 책을 좀 과장해서 얘기하면 하버드 교양수업에서 보름 동안 읽은 양과 비슷하다.”고 비교했다. 미정이는 특히 숙제를 베끼는 문화에 대해 학생들의 태도도 문제이지만 1시간만 답을 베껴서 숙제를 제출한 학생이 5시간을 투자해서 숙제를 한 학생과 똑같은 점수를 받게 되는 현실을 비판했다. 표절에 대한 규칙이 엄격하고 공정하게 지켜진다면 한국 사회의 부정부패를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버드생들이 여름방학을 통해서 인생의 진로를 찾으려고 노력하지만 서울대생들은 장기 유럽 여행을 가는 친구들이 많다면서 한국에서는 유럽 여행 가는 것이 대학교때 꼭 해야 할 일 가운데 하나로 여기는 것 같은 인상을 받았다고 기억했다. 지난 2004년 영국의 ‘더 타임스’가 선정한 세계 상위 200개 대학에서 119위를 한 서울대의 현주소가 미정이의 체험속에서 여지없이 드러나고 있다.9000원.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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