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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섶에서] 부모마음/이목희 논설위원

    올해 자식을 대학에 보낸 이들이 우연히 한 자리에 모였다. 그리 좋지 않은 대학에 자녀를 보낸 사람도 있었고, 재수를 선택한 경우도 있었다. 아이가 A대 의대에 합격한 이는 부러움을 한 몸에 샀다.“애 엄마가 고생 좀 했지.” 겸양을 보이는 게 외려 의기양양하게 비쳤다. 얼마 전 모임이 기억났다. 대입발표가 한창이던 때였다. 한 참석자가 “B대는 어려울 것 같고,C대는 붙어도 아이가 안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다른 참석자가 나중에 “가슴이 아팠다.”고 고백해 분위기를 숙연하게 만들었다.“아들이 3수해서 C대를 갔다. 그런 대학을 붙어도 안 가겠다니….” 아들이 명문대 수시에 합격했으나 수능 등급에 걸려 떨어진 엄마가 있었다. 그녀는 못 먹는 술로 마음을 달래다가 위장에 탈이 나 병원신세를 졌다. 자식이 대학에 불합격한 어떤 집을 가니 부부가 붙들고 엉엉 울고 있더라는 얘기를 아내가 전했다. 수능 이후 합격자 발표까지 몇달을 지옥처럼 보낸 이들이 많다. 자식 입시를 한번 치르면 새사람이 된다고 말한다. 남의 자식도 돌아봐주는 마음을 가져야겠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박성서의 7080 가요X파일] ‘여자학사가수 1호’ 김상희(1)

    [박성서의 7080 가요X파일] ‘여자학사가수 1호’ 김상희(1)

    ‘여자 학사가수 1호’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붙는 김상희씨. 또 다른 트레이드마크는 숱 많은 머리카락으로 이마를 가린 헤어스타일, 즉 뱅 스타일이다. 이 ‘김상희식 단발머리 헤어스타일’을 위해 30여년 동안이나 머리를 잘라주는 전속 미용사가 있을 정도다. 본명은 최순강(崔純江). 고려대 법대 61학번. 데뷔곡은 ‘삼오야 밝은 달(61년)’. 풍문여고 재학 시절, 성적 1∼2위를 다퉜던 그녀는 ‘특차시험’을 통해 대학에 합격한 뒤,‘서울 중앙방송국(현 KBS) 전속가수 모집’에 참가, 최고 득점으로 발탁된다.‘구김살 없이 밝고 발랄하면서도 동시에 현명해 보이는’ 이 가수 지망생에게 호감을 느낀 당시 KBS 가요방송 지휘를 맡고 있던 작곡가 손석우씨는 김상희 이미지를 모티브 삼아 노래를 만든다. 바로 ‘삼오야 밝은 달’. 이 노래는 이로부터 한참 뒤인 79년, 한 작곡가에 의해 32소절이 16소절로 바뀐 채 무단 도용되어 ‘십오야(노래 와일드 캐츠)’라는 제목으로 발표, 오히려 대히트하게 된다. 대학에 갓 입학한 김상희가 방송활동이나 가수활동을 집과 학교, 양쪽에 모두 숨겨야 했던 건 유명한 일화다. 이때문에 ‘김상희(金相姬)’라는 예명을 쓰게 된다. 가장 흔한 김씨 성에 친구 이름을 한 글자씩 조합해 만들었다. 이 무렵 얼굴 알려질 게 두려워 공개방송 무대에는 일절 나서지 않았고 녹음방송만으로 가수활동을 해야 했다. 이를테면 ‘얼굴 없는 가수’였던 것이다.‘반쪽 가수’ 김상희는 이 노래를 시작으로 ‘텍사스 루울라’,‘나는 능금’ 등을 연달아 발표하지만 대부분 빛을 보지 못한 채 묻혀버리고 만다.‘얼굴 없는 가수’ 김상희의 반쪽 활동 등이 주요 원인인 것으로 추측해볼 수 있겠다. ‘김상희’라는 이름이 대중들에게 어필하며 제법 인기를 얻게 되는 곡이 ‘처음 데이트(64년)’다. 물론 이 때까지만 해도 김상희씨가 재학중이던 고려대학교에서는 이 가수가 본교생임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고 한다. 워낙 철저하리만치 비밀리에 가수활동을 해왔기 때문이다. “대학 4학년 때 ‘처음 데이트’가 히트되고 있던 어느 날, 공교롭게도 타고 있던 버스가 굴러 가벼운 부상을 당했는데, 마침 학보사 기자가 함께 타고 있다가 신문에 기사화되면서 내가 ‘가수 김상희’였음이 비로소 알려지게 되었다.”고 당시 상황을 털어놓는다. 명문대 여대생이 가수활동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를 시사하는 대목이다. 65년, 대학 졸업과 동시에 가수로서의 재능을 한껏 펼치기 시작한다.70년대 말까지 매년 히트곡을 꾸준히 발표하며 대형가수로 자리한다. 히트곡들을 대략 꼽아보자면,▲64년-처음 데이트(손석우 곡, 이하 괄호 안은 작곡자) ▲65년-울산 큰애기(라화랑), 오늘같은 날은(손석우) ▲66년-경상도 청년(전오승), 대머리총각(정민섭) ▲67년-코스모스 피어 있는 길(김강섭), 뜨거워서 싫어요(정민섭), 진정 난 몰랐네(김희갑) ▲68년-단벌신사(정민섭), 결혼지각생(김기웅), 빗속의 연가(이철혁) ▲69년-빨간 선인장(김강섭), 당신을 알고부터(남국인), 어떻게 해(신중현) ▲70년-토요일과 일요일 사이(전우중), 홍콩엘레지(김강섭) ▲71년-참사랑(남국인), 사랑의 가족(김학송) ▲72년-팔벼개(민인설) ▲73년-가고 싶어라(김학송), 기다려(남국인) ▲74년-어쩌나(원희명), 황소 같은 사나이(박춘석) ▲75년-나 이제 외롭지 않네(신대성), 행복할 수 있다면(장욱조) ▲76년-주룩비(신대성) ▲77년-즐거운 아리랑(김강섭)등등…. 말하자면 김상희는 당대의 ‘히트 제조기’라 할 수 있는 실력파 작곡가들과 골고루 손잡고 기복 없이 매년 히트곡을 발표해왔다. 그리고 이러한 그녀의 노래들은 비교적 밝다. 그럼에도 방송금지된 곡들도 있다.‘어떻게 해’는 ‘창법 저속’이라는 이유로 금지곡 딱지가 붙여졌다. 또 한곡은 ‘단벌신사’. 이 노래는 당시 북측에서 “지금 남조선에는 ‘단벌옷에 넥타이 두개로 지낸다’는 노래가 불려질 정도로 인민들이 궁핍한 생활을 하고 있다.”고 역선전한 것이 빌미가 돼 방송금지시켰었다. 현재 두 손자를 둔 할머니이자 어느덧 환갑을 훌쩍 넘겼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동안이다. 그녀만의 ‘단발머리’를 휘날리며, 오늘도 TBS 교통방송에서 저녁 8시부터 두 시간 동안 ‘아름다운 서울의 저녁입니다’를 생방송으로 진행하고 있다.(계속)
  • [28일 TV 하이라이트]

    ●대발견 아이Q(EBS 오후 8시5분) ‘알쏭달쏭 육아극장’에서는 아토피의 유발 원인과 아토피로 고생하고 있는 우리 아이에게 맞는 생활지침에 대해 알아본다. 때로는 매를 들기도 하고 방에 따로 격리시키는 등 자녀를 야단치는 방법도 여러 가지.‘아기실험실’에서는 내 아이에게 맞는 효과적인 야단법에 대해 알아본다.   ●진실게임(SBS 오후 8시55분) 놀라운 숫자 사연의 주인공 중에서 단 한 명의 가짜를 찾는다. 숫자에 숨겨진 사연은 무엇인지 함께 살펴본다.‘12’형제는 위대하다 미국 12개 명문대학교에 합격한 쌍둥이,‘30’나이는 어리지만 사업에 성공해 30억 매출을 자랑하는 17세 사장 등 숫자와 관련된 놀라운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35분) 중국에서는 다른 나라 같으면 혐오감을 줄 요리가 식탁에 흔히 오른다. 냄비 속의 정력이라는 뜻의 ‘궈리좡’ 음식점은 중국 최초의 생식기 요리 전문. 물개, 들소, 개, 황소 등의 요리가 있다. 중국 전통 한의학에 따르면 동물 생식기 요리는 영양이 풍부하고 특히 남성의 정력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선 MBC다큐멘터리(MBC 오전 11시) 한국근대사 사료 보물창고, 걸어 다니는 박물관, 인간 최서면.1978년 야스쿠니 신사 내에 방치되어 있던 북관대첩비를 발견하고 본격적으로 반환 운동을 위해 노력했던 최서면의 삶을 조망해 본다. 독도 문제를 비롯한 우리 역사 바로 찾기에 혼신의 힘을 기울이고 있는 최서면의 삶도 살펴본다.   ●생로병사의 비밀(KBS1 오후 10시) 일찍 발견하면 완치가 가능한 암. 기적을 바라기 이전에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암세포가 기저부를 뚫기 전 단계인 0기 암을 찾는 데 의학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100%에 가깝게 치료되기 때문에 0기 암을 발견하는 것이 암 예방을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고 입을 모은다.   ●봄의 왈츠(KBS2 오후 9시55분) 화장품을 주기 위해 은영에게 간 재하는 뜻하지 않게 은영의 곤란한 모습을 목격한다. 은영은 보여주고 싶지 않은 모습들을 재하에게 들키는 게 싫다. 사정이 급해진 은영은 재하가 한 말을 떠올리며 재하를 찾아가 도움을 청하고, 이나가 그 모습을 보게 된다. 한편 필립 또한 은영을 돕기 위한 방법을 찾는데….
  • 구로구, 복지대상자 보호시스템 마련

    명문대 입학을 앞두고 소아 당뇨병으로 안타깝게 숨진 소녀가장 문모(19·구로구 수궁동)양 사건을 계기로 서울 구로구가 저소득 단독가구의 응급상황 발생에 신속 대처할 수 있도록 복지대상자 집중보호 시스템을 마련했다. 구는 22일 문양과 같이 혼자 살면서 도움을 받지 못한 채 외롭게 숨지는 생활보호대상자가 없도록 복지대상자 집중관리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집중관리 대상은 소년소녀 가장과 독거노인, 질병·장애로 거동이 불편한 사람, 우울증 등 정신질환자, 알코올 중독자 등이다. 구는 관리카드 제도를 신설, 복지도우미와 자원봉사자 등이 이들의 병력과 약물투여 내역 등 건강상태와 생활실태 등을 예의주시하면서 이상 징후가 발견될 경우 신속한 대응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아울러 안심 전화기 제도를 확대해 버튼 하나만 누르면 인근 소방서와 연결돼 비상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한다.또 저소득 가구 긴급복지지원제도를 운영해 갑자기 생활이 어려워진 가구에 생계비 최대 700만원, 의료비 최대 300만원까지 지원한다. 구 관계자는 “가난 때문에 불행한 일을 당하는 사람이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저소득 복지대상자들에 대한 집중 보호에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주말화제] 여야 ‘신지정학 게임’

    [주말화제] 여야 ‘신지정학 게임’

    ‘용산을 얻는 자, 서울을 얻으리라?’ 서울의 마지막 ‘노른자위’로 꼽히는 용산 개발 문제를 두고 정치권에서 파격적 아이디어들이 쏟아지고 있다.2008년까지 평택으로 옮기는 용산 미군기지 터 115만평의 활용 방안이 핵심이다. 제안들은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상당부분 정치적 배경에서 출발한다. 일부는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친환경적이고 체계적인 개발을 경쟁적으로 주문하고 있다는 점에서 용산의 난개발을 막는 효과가 기대된다. 용산발 ‘신지정학(新地政學) 게임’이 빚어내는 역설이다. 우선 서울시장을 꿈꾸는 후보들이 적극적이다. 열린우리당에서 서울시장 후보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이계안 의원은 최근 “청와대를 용산으로 옮기자.”고 제안했다. 용산 미군기지 터가 역사적으로 몽골군과 청나라, 일본군이 진주한 곳이기에 나라의 상징인 청와대를 이전, 민족의 자존심을 되살리자는 주장이다. 용산 미군기지 터 115만평 가운데 9만평은 전쟁박물관,2만 4000평은 미 대사관 부지,20만평은 국방부 용지로 활용하되 남은 90만평에 청와대를 이전하자는 것이다. 대신 청와대의 많은 부지를 녹지와 공원으로 조성, 시민들에게 돌려주자고 제안했다. 서울시장 출마를 저울질해온 같은 당 민병두 의원은 용산을 중국 상하이 푸둥(浦東)특구와 같이 개발, 서울의 성장 동력으로 삼자는 아이디어를 내놨다. 개발 가능한 공간이 충분하므로 녹지 비율을 30% 정도로만 지키고, 나머지는 고층빌딩이 즐비한 푸둥과 같이 개발하자는 얘기다. 그는 미군기지 터 등을 포함,180만평을 공원 등의 생태공간으로 만드는 안을 제시했다.77만평은 완벽한 통신서비스가 제공되는 유비쿼터스 업무지구로 조성, 영화·방송·정보기술(IT) 등 지식기반 미래산업을 유치하자고도 했다. 아파트 16만 3400가구 공급 구상도 발표했다. 한나라당 서울시장 경선에 뛰어든 맹형규 전 의원은 용산 미군기지 터에 한양 도성과 6조거리를 복원하고, 발해 상경과 고구려 국내성의 축소판을 조성하겠다고 했다. 같은 당 홍준표 의원은 용산·강남·여의도·상암 등 4곳을 부도심 국제비즈니스 거점으로 개발하겠다는 내용의 공약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강남과 용산을 연결하는 보행자 전용교를 만들고 다리 위에는 음식점·카페 등 위락시설을 만들어 국제적인 볼거리로 조성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서울을 관통하는 녹지축으로 남겨둬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박진 의원은 북한산-종묘-남산-용산-한강을 연계하는 남북 녹지축을 만들겠다는 정책 제안을 내놓았다. 이에 따라 이전 부지는 녹지와 시민근린공원으로 조성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용산을 실리콘밸리로 개발하자는 안도 있다.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한나라당 소속 권문용 전 강남구청장은 용산 미군기지 터는 모두 공원으로 조성하되 주위에 외국 명문대학 분교를 유치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미국의 UCLA나 UC버클리 같은 캘리포니아주립대 계열의 대학, 다시 말해 ‘UC용산’을 유치하는 청사진을 제시, 실현 가능성이 주목된다. 용산이 지역구로 한때 서울시장 출마를 검토했던 한나라당 진영 의원은 용산 미군기지 터에 들어설 예정인 용산민족역사공원을 미국의 센트럴파크와 같이 문화·테마공원으로 만들 것을 주장한다. 전세계 사람들이 모이는 공원으로 만들기 위해 야외공연장과 문화콘텐츠를 마련하자는 것이다. 열린우리당 박영선 의원은 당 소속 서울시장 후보에게 보탬이 되겠다며 “용산을 국제금융센터로 만들자. 난개발을 막고 리모델링을 하기 위해 민간과 정부 합동으로 ‘용산개발공사’를 설립하자.”고 제안했다. 전광삼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서울과학고 ‘영재고’ 된다

    서울과학고를 과학영재고로 전환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서울시 교육청은 2008학년도부터 종로구 혜화동 서울과학고의 과학영재고 전환을 놓고 과학기술부·서울시와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청 관계자는 13일 “서울시 등 관련 부서와 조심스럽게 서울과학고의 영재고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2008년 구로구 궁동에 과학고가 들어서기 때문에 교육 수요를 맞추는 것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1989년 3월 개교한 서울과학고는 올해 2월까지 졸업생 2331명을 배출했으며, 대부분 국내외 명문대에 진학하고 있다.서울과학고가 과학영재고로 바뀌면 국내에서 부산 과학영재고에 이어 두번째로 과학영재고가 탄생한다. 과기부는 2003년 서울과학고를 영재고로 바꾸려고 했지만 무산돼 부산에 과학영재고를 설립한 바 있다.영재교육진흥법에 따라 과기부가 설립한 과학영재고는 자체 개발한 교과서와 실험 등을 통해 수업을 진행한다.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문화마당] 우리 안의 미국화/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타이완에는 ‘클럽51’이라는 상류층 엘리트 사교모임이 있다.1994년에 결성된 이 클럽은 타이완을 미국의 51번째 주로 편입시키자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타이완을 미국의 한 주로 만들면 구차하게 이민을 가지 않아도 되고 소수민족으로 멸시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이들의 논리다.“여기가 바로 아메리카”라는 ‘클럽51’ 슬로건은 중국으로부터의 위협에서 벗어나 타이완의 분리 독립을 꿈꾸는 기득권 세력들의 극단적인 상상력을 대변한다. 타이완에서 미국화는 냉전의 산물이 아니라 동시대 국가적 생존을 위한 하나의 대안이다. 본토 중국에 대한 공포가 클수록 미국에 대한 내면화는 절실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미국화는 비단 타이완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의 직간접적인 영향력 아래 있는 모든 아시아 국가들의 문제이다. 그렇다면 한국의 미국화는 어디까지 왔을까? 미국시민권을 얻기 위한 원정출산 바람, 영어발음을 원어민처럼 하기 위해 아이의 혀를 늘리는 수술붐, 청년들의 모자와 티셔츠에 새겨진 미국 명문대학 로고, 정·관·학계를 주름잡는 미국유학파들…. 한국의 미국화는 제도에서 일상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신체 안에 각인되어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커피체인점 스타벅스의 초대형매장들은 모두 한국에 있다. 캘리포니아 ‘피트니스클럽’은 캘리포니아에만 있지 않고 바로 압구정동과 명동에도 원형 그대로 있다. 미국의 외식 업체인 ‘아웃백스테이크’의 한국 지점들은 미국을 제외하고는 세계에서 장사가 가장 잘된다. 이쯤 되면 한국의 미국화는 타이완이나 일본보다 더 강렬해 보인다. 한국의 미국화는 욕구라기보다는 욕망에 가깝다. 영어 실력이 부족해서 영어를 배우는 욕구보다는 영어를 통해 미국다움을 느끼고 싶어하는 욕망, 하버드대학에 가고 싶은 욕구보다는 하버드라는 상징기호를 자기 것으로 만들고 싶은 욕망. 이것이 신체 안에 각인된 내면화된 미국화이다. 한국전쟁 당시 ‘기브 미 초콜릿’을 외치며 미군 군용차를 따라다녔던 아이들의 추억,‘미8군부대’에서 미국의 컨트리송을 부르고, 미국 번안곡들이 최고 인기를 얻던 시절보다 지금이 더 미국화되었다고 말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령 1960∼70년대 미국 번안곡은 미국의 노래를 있는 그대로 차용하지만, 그 문화정서에는 한국적인 냄새가 배어 있었다. 그러나 최근 한국의 가수들이 부르고 있는 힙합이나 알앤비 음악은 거의 자작곡이지만, 문화적 정서는 미국지향적이다. 번악곡의 시대는 미국적인 형식을 직설적으로 드러내지만 자작곡의 시대에는 의도적으로 미국적인 것을 드러내지 않는다. 동시대 힙합과 알앤비 음악의 정서에서 미국적인 것과 한국적인 것의 구분은 사실상 모호하게 된다. 미국적인 리듬과 멜로디는 이미 우리의 신체 안에 내면화된 것이다. 일본의 문화연구자 요시미 순야는 일본이 미국화된 절정기를 가장 극적으로 보여준 것이 1984년 도쿄디즈니랜드 개장으로 분석한다. 도쿄디즈니랜드는 일상 속에서 미국적인 것과 미국적이지 않은 경계가 사라지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지난 1월26일 한·미무역투자협정에 대한 정부의 공식적인 발표는 한국 내 미국화가 가속화되고 그 경계가 마침내 사라지고 있음을 선언한 것이다. 스크린쿼터의 폐지는 바로 우리 안의 미국화가 임계점에 다다르는 순간이 될 것이다. 몇 년 전 프랑스의 한 영화관계자가 미국의 할리우드 관계자에게 지금 세계영화시장의 70%가 미국영화인데 어느 정도면 성이 차겠느냐는 질문을 했을 때, 그는 “물론 100%죠.”라는 대답을 했다고 한다. 만일 스크린쿼터가 미국의 주장대로 축소되거나 이후 완전 폐지되어 한국영화의 배급망이 붕괴된다면, 미국화는 영화소비를 통해서 가시화될 것이다. ‘쌀과 영화’, 즉 ‘신체와 감성’을 미국의 요구대로 내주었을 때, 이보다 더 강력한 미국화가 있을 수 있을까? 한국에도 타이완의 ‘클럽51’과 같은 완전한 미국화를 주장하는 그룹들의 출현이 멀지 않아 보인다. 아니 정부 스스로가 ‘클럽51’인지도 모르겠다.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 [브로커 천국 코리아] 친화력 바탕 거미줄 인맥 최고경영자과정 필수코스

    [브로커 천국 코리아] 친화력 바탕 거미줄 인맥 최고경영자과정 필수코스

    브로커의 ‘덕목’(?)은 처음 만나서도 ‘호형호제’할 수 있는 친화력과 마당발로 엮어낸 ‘거미줄 인맥’으로 요약된다. 전문가 못잖은 배경지식도 필수적이다. 자신이 목표로 삼은 분야 주요 인사들의 관혼상제를 챙기는 것은 공통된 인맥형성 방법이다.‘쏠 때는 확실히 쏘는 물량공세’도 동원된다. 윤상림씨가 검찰 간부 친부상에 부의금 5000만원을 내놓고, 군 행사에 돼지 200마리를 선물했다는 얘기와 ‘굿모닝시티’ 브로커 윤모씨가 접대 술자리에서 폭탄주에 10만원짜리 수표를 감아 돌렸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법조브로커 홍모씨는 고향과 출신학교, 담당사건 등을 근거로 판사·검사는 물론 변호사들과의 친밀도를 파악할 수 있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자체 개발할 정도로 집요했다. 명문대 최고경영자 과정도 브로커들의 필수 코스다. 서울중앙지검의 한 검사는 “최고경영자 과정에는 사회적 지위와 재력을 갖춘 사람들이 많아 브로커들에게는 ‘물 좋은 곳’으로 통한다.”고 말했다. 법조팀 newworld@seoul.co.kr
  • [지금 전남에선] 이농 막고 지역경제 살린 ‘시골 명문고의 힘’

    [지금 전남에선] 이농 막고 지역경제 살린 ‘시골 명문고의 힘’

    “성적이 조금 달리고 나중을 기약하려면 고향 J고로 보내라니까. 그래도 조금 멀지만 명문 J고 보내야지. 대학도 중요하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고교동문을 무시 못하잖아.” 지난 24일 전남 장흥군 장평면의 한 식당.40대 후반의 학부형 8명이 술잔을 기울이며 입씨름을 벌였다. “지난해 큰 놈이 명문대 두곳에 합격했는데 애가 좋아하는 학과를 선택해 보냈다. 누구 아재 딸은 지난해 서울대에 갔고 올해 친구 아들은 명문 의대에 갔다.”는 내용이었다. 장흥읍에서 영어·수학학원을 하는 김대환(45) 원장은 “시골 읍·면 중학교에서 공부 좀 하는 아이들이 농어촌특례 고교에 진학해 서울대와 연·고대, 교육대 등 명문대에 줄줄이 합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농촌의 버팀목이 돼야 할 청장년들이 고향을 등지는 이유는 두가지이다. 다름아닌 돈벌이와 자식농사다. 굳이 순서를 가리자면 자식교육이 먼저다. 몇년 전만 해도 학부모들은 돈보다는 당대에 부모들의 가난과 설움을 끊고자 한사코 도시로 몰렸다. 10여년 전에 재산을 정리해 광주로 간 이동철(48)씨는 “자식들 좋은 대학에 보내겠다는 일념으로 악착같이 일했는데 자식농사는 오히려 시골 친구들만 못하다.”고 후회했다.2002년부터 읍·면 단위 소재 고교에 한해 대입 농어촌특례제도(대학정원 외 4% 선발)가 도입되면서 시골고교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 더구나 서울대가 2003년부터 지역균형선발(학교별로 3명씩 교장추천권 부여)을 더하면서 고향에서 자식농사 짓기 열풍이 ‘이농현상’을 잡았다. 올 대학입시는 한마디로 군단위 고교의 명문대 진학 급증으로 요약된다(표). 전남의 경우 서울대 합격자수는 명문이던 순천고 12명, 목포고·여수고·순천여고·광양제철고가 각 5명이었다. 반면 군과 면단위 소재인 담양 창평고·영광 해룡고 각 4명, 해남고 3명, 장성고·장흥고·화순 능주고 각 2명으로 나타났다. 또 광양 백운고, 무안 현경고, 구례고는 개교 이래 첫 합격자를 내 동문들의 잔치가 벌어졌다. 올해 전남지역의 서울대 합격자는 24개 고교에서 모두 66명. 이들 가운데 읍·면단위 16개 고교에서 무려 31명의 합격자가 나왔다. 대부분이 농어촌특례제와 지역균형선발로 뽑혔다. 이 때문인지 명문고가 자리한 화순·장성·담양군의 인구감소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그렇지 못한 고흥·보성·강진군의 인구감소폭보다 3.6∼4.7%포인트가 낮았다. 실제로 서울과 수도권, 광주 등지에서 농어촌특례제 적용 고교에 진학하기 위한 위장 전입자들도 적잖다. 주민등록상 인구와 실제 거주자가 다른 원인이기도 하다.40대 후반의 학부모는 “서울에 살면서 중학교때 주소만 시골 친척 집으로 옮겨놨다가 농어촌특례제 명문고교에 진학해 명문대에 가는 경우를 봤다.”고 말했다. 농어촌특례제가 도입되기 이전 광주에서 20분 거리인 화순군 화순읍의 경우 초등학교 5∼6학년생들이 학군이 다른 광주로 앞다퉈 전학가는 바람에 남아있는 아이들은 정상수업에 방해를 받을 정도였다. 화순초등학교 문영호(48) 교무부장은 “관내 능주고가 명문으로 알려지면서 학기가 바뀌거나 학년말에 전학을 오가는 숫자가 20여명씩 거의 비슷해졌다.”며 “한때 6학년생 7학급 가운데 2∼3학급 수가 전학을 갔으나 지금은 숫자상 변동이 없다.”고 말했다. 화순중 전정화(46·여) 교무부장은 “학년 말에 광주에서 오히려 적잖은 우수학생들이 전학을 온다.”고 말했다. 군 단위 지역경제가 자급자족 형태로 돌아가려면 최소한 인구 5만명이 필요하며, 그나마 명문고가 이의 버팀목이 되고있는 게 농촌의 현실이다. 장흥·화순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지금 전남에선] 오답노트로 ‘스스로 반복 학습’ 주효

    [지금 전남에선] 오답노트로 ‘스스로 반복 학습’ 주효

    인구 4200여명의 전남 화순군 능주면. 이곳에 자리한 능주고(교장 김옥현·61)가 전국 농·어촌 고교의 ‘벤치마킹’ 모델이 됐다. 전국 30여개 고교에서 교사와 학부모가 견학을 다녀갔다. 능주고 교사들이 만든 국어, 영어, 수학, 논술작성 요령 등 학습자료집 20여종도 인기다. 이 학교는 한정된 자원으로 놀랄 만한 성적을 내고 있다. 화순군내 12개 읍·면 소재 중학교에서 신입생(180명)의 90% 이상을 뽑는 능주고는 효율성을 최대로 끌어올리는 ‘신바람 교육론’을 앞세운다. 교사들은 학생들이 스스로 문제를 풀고 해결하는 잠재능력을 최대한 발휘토록 지도한다. 끊임없는 오답노트로 반복학습을 병행한다. 김옥현 교장은 “신입생들에게 동기부여를 통한 자기주도 학습법을 개발토록 훈련시킨다.”고 말했다. 그래서 사교육비 한푼이 안든다. 입학식을 하기 전 2개월 동안에는 영어·수학의 보충수업으로 실력과 학교 적응도를 높인다. 의자에 똑바로 앉기 등 학습자세를 가르치고 휴대전화와 술·담배는 절대 허용하지 않는다.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관심과 애정을 보여 학생들이 감동하도록 솔선수범한다. 올 대입에서 입학때 꼴찌를 맴돌던 학생이 명문대에 합격한 것은 좋은 선례다. 양동현(52) 교감은 “1학년때 대외 학력시험을 보면 고득점자가 2∼3명에 불과하지만 여름방학이 끝나면 20여명으로 급증한다.”고 자랑했다. 이 학교 교사 39명과 학생들이 갖는 자긍심은 그래서 주민들이 시기할 정도로 대단하다. 학생들은 주중에는 밤 9시30분까지, 토·일요일은 오후 6시30분까지 자율학습을 한다. 물론 교사들도 함께 한다. 양 교감은 “교사들에게 제발 좀 퇴근하라고 재촉하는 일이 한두번이 아니다.”라며 웃었다.3학년의 경우에도 체육시간을 넣어 긴장한 근육을 풀어주고 유산소 운동도 시킨다. 학습 능률을 끌어올리는 과정이다. 능주고는 논술지도 특성화 학교로 지정될 정도로 남다른 비법이 있다. 올해도 농특으로 연대 의대 4명 정원에 2명, 전남대 의대 2명 정원에 2명을 모두 합격시켰다. 화순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지방선거 앞두고 장학금 지급 논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이사장으로 있는 자치단체의 교육발전위원회 또는 장학회의 장학금 지급을 둘러싼 선거법 위반 논란이 뜨겁다. 경북 군위군교육발전위원회(이사장 박영언 군위군수)는 24일 군청 회의실에서 2006학년도 수능성적 우수자 등 학생 10명과 학부모 등 4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장학증서 전달식을 가졌다. 이날 전달된 장학금은 총 1700만원이다. 성주군교육발전위원회(이사장 이창우 성주군수)도 이날 지역 고교 진학자 중 성적 우수자 등 65명에게 모두 3250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군 교육발전위원회는 이에 앞서 서울대 등 명문대 입학생 4명에게 모두 900만원을 장학금을 지급했다. 영천시장학회(이사장 손이목 영천시장)도 지난 22일 이사회를 개최, 올해 지역 고교 진학자 가운데 성적 우수자 등 100명에게 모두 1억 1400만원을 지급키로 의결했다. 봉화군교육발전위원회(위원장 유인희 봉화군수)도 최근 올해 관내 5개 고교 신입생 가운데 성적 우수자 16명에게 모두 350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그러나 이들 지역 자치단체장 출마 예상자들은 이같은 행위가 공직선거법이 금지한 금품 기부행위에 해당된다며 당국의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시·군 교육발전위 관계자 등은 “예년대로 하는데 왜 선거와 관련짓는지 모르겠다.”며 불평했다. 경북도 선관위 관계자는 “장학금 운영 및 전달 방법 등을 조사해 위법행위가 있을 경우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선거구 안에 있는 주민이나 기관·단체·시설 등에 금품·물품 기타 재산상의 이익을 제공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생각나눔] 고대 경영대 他단대보다 앞서 ‘홀로 졸업식’

    “경영대는 우리 학교가 아니라고 생각해요.”“솔직히 얄밉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부럽기도 하네요.” 고려대 경영대학의 ‘독자노선’이 화제가 되고 있다. 기업 등에서 들어오는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튀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경영대는 23일과 24일 각각 대학원과 학부의 졸업식을 가졌다. 학교 전체 졸업식은 25일이지만 날짜를 따로 잡았다.24일 교내 LG포스코관에서 열린 학부 졸업식에서는 교수들이 가운을 입은 졸업생 363명을 한사람 한사람 식장으로 안내해 학위수여증을 주는 좀체 보기 드문 광경을 연출했다.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23일), 안철수 ‘안철수연구소 이사회’ 의장(24일) 등 명사들이 나와 축사를 하기도 했다. ●졸업생 한사람씩 불러 학위증 전달 장하성 경영대학장은 “하버드대, 스탠퍼드대 등 해외 명문대학일수록 화려한 졸업식을 한다.”면서 “졸업식을 장중하게 치름으로써 학생들이 자긍심을 갖고 사회에 진출하도록 도우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같은 학교에서 너무 따로 노는 것 아니냐.”는 수군거림이 다른 단과대학의 학생과 교수들로부터 나오고 있다. 특히 고려대의 학교문화가 다소 보수적인 터라 더욱 그렇다. 인문대의 한 학생은 “경영대는 고대가 아니라는 말까지 돈다.”면서 “능력이 되니 튀는 졸업식도 하고 해외연수도 보내고 하는 것이지만 어쨌든 기분이 좋지는 않다.”고 말했다. ●윤종용 삼성부회장 등 명사들 축사도 특히 장하성 학장이 과거 참여연대 경제민주화위원장으로서 삼성전자 등 기업들의 잘못된 관행에 제동을 걸어왔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최근 행보를 더욱 의외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많다. 정경대의 한 학생은 “경영대의 위상을 높인 것은 잘한 일이지만 참여연대 출신으로 학생들에게 국내기업에 대한 냉정한 시각을 길러줄 줄 알았는데 너무 친(親)기업 일변도인 것 같다.”고 말했다. 경영대 독자노선의 원동력은 뭐니뭐니해도 기업들이 우수인재 확보 차원에서 지원하는 기부금이다. 인문대의 한 교수는 “개교 100주년 때에도 기부금이 경영대학 등에만 몰렸다. 외부 기부금을 교내에서 골고루 나눠쓰면 좋은데 쓸 곳을 미리 지정하는 기부문화 때문에 우리 같은 순수학문 쪽에 돌아올 몫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마니아] 심오한 역학에 빠져 인생의 매듭을 푼다

    [마니아] 심오한 역학에 빠져 인생의 매듭을 푼다

    “마음이 편해지고 인생을 이해하게 됐습니다.” 지난 20일 주민 8명이 서울 강서구 방화2동 주민자치센터의 역학 강의에 한창 빠져 있었다. 이날 김희순 역학강사는 결혼운에 대해 강의했다. 한 노총각의 사주에 대해 “처가 용신이어서 내년에 재물운이 많은 여자와 결혼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매주 두 차례 역학을 배우는 이들은 각자 역학을 시작한 다양한 사연을 갖고 있었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자식 성적에 대한 걱정 때문에 역학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한다. ●상당수가 자녀 성적 걱정 때문에 배우기 시작 올해로 3년째 수학중인 김수자(52·주부)씨는 “명문대를 꿈꾸던 아들이 성적은 좋았지만 삼수한 뒤 지방대에 갔다.”면서 “자식 문제가 마음대로 되지 않자 인생이 무엇인지 궁금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정숙희(45·주부)씨는 “작은 딸을 명문 예술고에 보내기 위해 노력을 했지만 결국 딸은 지방의 한 예고에 진학하게 됐다.”면서 “의지가 약한 딸을 평소 다그쳤는데 딸이 의지가 약한 기운을 가진 걸 안 뒤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역학을 연구해 자식 외에도 남편 등 다른 가족들의 성격과 진로 등에 대한 좋은 참고사항을 얻는다고 한다. ●고도의 사고력·끈기 부족하면 도중하차 십상 김 강사는 “역학은 깊이 이해해야 하고 변수가 많아 고도의 사고력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김영신 반포3동 주임은 “역학은 다른 구의 주민들도 신청하는 등 인기강좌이지만 일정 기간이 지나 한문이 많이 나오는 등 내용이 어려워지면 출석률이 뚝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정미 방화 2동 주임도 “네 달이 지난 현재 수강생의 20%만 남았다.”고 말했다. 수강생인 서정숙(57·주부)씨는 “시작한 지 3년이 지나면서 이해하기 시작했다.”면서 “단기간에 삶의 심오한 진리를 파악할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김 강사는 “제대로 보려면 적어도 10년을 공부해야 한다.”면서 “중간에 탈락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고 말하며 통찰력과 인내심을 강조했다. ●‘덜익은 역술인´ 경계해야 오랜 기간 고생하면서 공부하는 대신 전문 역술인을 찾아가 상담을 받는 게 더 효율적이지 않냐고 묻자, 수강생 신은숙(60·주부)씨는 “실력없는 역술인도 많고 유명한 역술인도 손님이 많아 급하게 보다 보면 깊이 못 보는 경우가 생기기 마련”이라면서 “이런 상담을 듣고 어떻게 인생설계를 할 수 있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역학을 배운 사람은 관련 지식을 바탕으로 더 궁금한 부분을 캐물으면 실력이 부족한 역술인을 쉽게 구별해낼 수 있고 잘 보는 사람에게는 더 깊은 상담을 끌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유명목(50·주부)씨는 “역학을 배우면서 사주카페 등에 아직 공부를 덜한 역술인이 많다는 걸 알게 됐다.”면서 “젊은이들이 이곳에서 들은 상담을 곧이곧대로 믿으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깨달으면 마음 편해져 김희순 리현 철학원 원장은 “다양한 고민 때문에 시작하지만 배우면서 이를 점차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수강생이 많아진다.”고 설명했다. 김성자(46·가명)씨는 “얼마 전 남편이 불치병에 걸리자 괴로웠는데 요즘 편하게 받아들인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윤수(42·가명)씨는 “젊은 시절 보증 등으로 돈을 많이 잃었는데 그 이유를 알게 됐다.”고 전했다. 김숙희(59·가명)씨는 “결혼 초부터 시어머니와 자주 다투었다.”면서 “이혼을 고려했는데 역학을 배우면서 마음을 비운 뒤 사이가 좋아졌다.”면서 웃었다. 정철인 미래역학원 대표는 “역학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삶을 깨달으면 마음이 편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엘리트들도 적잖이 수강 주민자치센터에 역학특강을 나가는 유방현 한국전통과학아카데미 원장은 “이곳에서 역학을 배우는 주민들은 주로 인생을 역학이라는 학문으로 풀어보려는 사람”이라면서 “대학교수와 고급 공무원, 한의사 등 엘리트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하지만 이를 직업으로 삼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정미 방화2동 주임은 역학강좌 개설 취지에 대해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 참여자 중 많은 비중인 고연령층들이 관심을 갖는 프로그램으로 역학을 생각했다.”면서 “배운 뒤 역학을 전통학문으로 여기게 됐다는 반응이 많다.”고 말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이순신·김구·알렉산더도 역학에 큰 관심 그리스에서 페르시아, 인도에 이르는 대제국을 건설했던 알렉산더 대왕. 그는 청년 시절 점성술사를 찾아가 손금을 보여주면서 “세계를 제패할 수 있냐.”고 물었다. 점성술사는 이에 대해 “당신의 손금이 1cm만 더 길었다면 분명 세계를 제패했을 것이오.”라고 답했다. 알렉산더 대왕은 이 말을 듣고 바로 칼을 뽑아들어 자신의 손금을 1㎝ 더 그었다. 그러자 점성술사는 “당신의 운명은 세계를 제패할 수 없으나, 당신의 개척의지가 세계를 제패할 것이오.”라고 말했다. 백범 김구 선생은 관상이 거지상이라는 것을 안 뒤 자살을 결심했었다고 한다. 김구 선생의 아버지는 중인이어서 결국 관직에 못 오를 것이라고 생각해 과거를 포기하고 돌아온 아들에게 관상과 주역, 풍수에 관한 책들을 주며 공부를 해보라고 권했다. 어느 날 그는 자신의 관상을 살펴보자 거지의 상이 들어있는 걸 알게 돼 자살을 결심한다. 그런데 관상학 책의 맨 마지막 구절에 ‘관상불여심상’이라는 글귀를 읽었다. 이는 관상이 아무리 뛰어나도 마음의 상을 쫓아갈 수 없다는 의미. 이를 본 뒤 그는 자살 대신 독립운동을 시작했다. 김구 선생은 또 효창공원에 자신의 묘자리를 직접 알아보고 윤봉길과 이동녕의 산소 자리도 잡아주었다고 한다. 지금 보면 발복을 받고 안 받고를 떠나서, 독립운동을 했던 사람들의 후손 중 제일 잘 풀리는 후손이 김구 선생의 자손들이다. 김구의 손자인 김양은 상하이 주재 한국 총영사가 되었다. 주역은 우리 역사 속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율곡과 이순신도 역학과 사주, 주역의 대가들이다. 이율곡은 주역으로 일본이 쳐들어 올 것을 8년 전에 알고 십만양병설을 주장한다. 또 이순신을 불러 함께 일을 도모키로 한다. 거북선도 이율곡과 이순신의 합작품이다. 이순신은 주역과 꿈 풀이의 대가였다. 난중일기에는 주역의 점치는 내용이 많이 나온다. 그는 전쟁에 나갈 때마다 주역 점을 쳤다. 꿈 해몽과 주역을 활용해 국가와 민족을 지켰다고 한다. 이율곡과 이순신은 국가를 위해 주역을 이용한 전문가이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마이너리티 리포트] “어느 직업이든 동성애자 5~10%”

    고교 교사 최준원(가명·32)씨와 서울의 한 구청 공무원인 박철민(가명·36)씨는 동성커플이다. 물론 주변에는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숨긴다. 직장에 알려지면 `끝장´이란 걸 잘 알고 있다. 직업이 직업이니만큼 `아우팅´에 대한 공포가 극심하다.“학교에 알려지면 대번에 학부모들이 `우리 애들을 저런 변태한테 맡길 수 없다.´고 들고 일어날 겁니다.”●알려지면 `끝장´ 인식… 性정체성 숨겨 동성애 단체 등은 통계적으로 전체 인구의 5∼10% 정도가 동성애자라고 추정한다. 따라서 사회 어느 곳에도 동성애자가 비슷한 비율로 존재한다는 얘기다. 실제로 공무원, 교사, 판·검사, 의사, 정치인 등 어느 직능집단에도 동성애자 커뮤니티가 있다. 워낙 쉬쉬해서 알려지지 않을 뿐. 레즈비언의 경우 여성과 동성애자라는 이중의 핸디캡 때문에 더 폐쇄적일 수밖에 없다. 명문대 법대를 졸업하고 지난해 사법시험에 합격한 A씨.“내 주변, 정상적인 사람 가운데는 동성애자가 없을 것이라는 편견이 가장 문제”라면서 “내가 아는 현직 법조인만도 10명이 넘지만, 왕따나 승진 배제 등의 피해가 불보듯하니 정체성을 숨기고 사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말하지 못하는 답답함´과 아우팅의 공포에 늘 `위장´을 해야 하는 것이 가장 힘들다.●위장결혼후 이중생활도 동성애자의 실체를 인정하지 않는 사회 분위기 탓에 결국 이성애자들에게도 피해가 돌아간다. 동성애자로 살아가기가 워낙 힘들다 보니 `위장결혼´을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종로에서 게이바를 운영하는 천정남(36)씨는 “단골 손님 중에는 전문직을 가진 `주말 게이´나 `주말 기혼 게이´가 대다수”라면서 “사회적 지위가 높을수록 `결혼´이 성공의 한 요인이다 보니 이들을 탓할 수도 없다.”고 했다. 그러나 이 결혼생활은 순탄할 수 없다. 타고난 욕구를 누르며 사는 경우도 간혹 있지만, 대부분 이중생활을 하며 괴로워한다. 동성애자임을 숨기고 십수년을 살다가 결국 이혼을 하는 경우도 많다. 이들은 동성애 혐오증을 갖는 `다수´에게 항변한다.“범죄도 아니고 사회적으로 피해를 주지도 않는데 왜 동성애자들은 태어날 때부터 갖고 태어난 욕구를 죽여야 하나요.`너흰 우리랑 달라서 싫다.´는 건데, 이건 결국 우리 사회가 `다름´을 인정하는 관용이 너무나 부족하다는 반증입니다. 나와 다르면 무조건 잘못됐다는 생각, 동성애자뿐 아니라 다른 사회적 소수자를 보는 시각도 마찬가지죠.”(박철민씨) “당사자들이 나서야 한다는 것은 알지만, 가장 진보적 공간인 대학에서조차 커밍아웃은 쉽지 않죠. 커밍아웃을 할것인지,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는 여전히 고민입니다.”(A씨)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한국공무원 ‘수준 미달’

    “한국 공무원은 의사소통도 안 되고 문서작성도 제대로 못 한다. 그런데도 왜 이렇게 많이 보내는지 모르겠다.” 국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한국 공무원의 자질 등에 노골적인 불만을 터뜨리면서 국제적 망신을 산 것으로 16일 감사원 감사에서 드러났다. 외교통상부는 1997년부터 통상전문인력 양성 등을 내세우며 프랑스 파리에 있는 OECD 사무국에 중앙부처 공무원을 파견하고 있다. 지난해 6월 현재 18개 부처에서 내보낸 22명의 공무원이 현지 한국대표부에서 근무하고 있다. 정부는 이들에게 해마다 60억원의 예산을 쓰고 있다. OECD 사무국이 한국 파견 공무원의 문제점을 지적한 항의 공문을 우리 정부에 보내온 것은 지난해 6월.OECD 사무국은 “한국 공무원들의 전문성은 현저히 떨어진다.”면서 “그럼에도 다른 나라보다 훨씬 많은 공무원들을 파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 정부에서 일방적으로 추천하다 보니 우리의 선택권이 없다. 한국 공무원은 직급도 높고,3년 임기를 채우지도 않고 귀국하는 탓에 불만이 많다.”며 시정을 요구했다. OECD 사무국은 부이사관(3급)인 A씨 사례를 구체적으로 거론했다.A씨는 미국 명문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지만 업무능력이 떨어지고 기본적인 의사소통도 원활하지 못했다는 것. 결국 임기 연장이 거부된 A씨는 현재 국내로 복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각 부처가 공무원 해외파견제도를 능력이나 자질을 따지기보다 인사적체 해소 차원에서 운영하고 있는 것이 원인이다. 외교통상부가 각 부처가 추천한 공무원을 별도의 검증작업 없이 그대로 내보내는 것도 문제다.OECD뿐만 아니라 국제통화기금(IMF)이나 세계무역기구(WTO) 등 다른 국제기구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불거질지 모른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외교통상부와 중앙인사위원회는 후보자 공개모집 등 공무원 해외파견제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있다.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데스크시각] 전교조 & 교육부 귀하/곽태헌 국제부장

    지난 2004년 7월부터 1년간 초빙연구원 자격으로 가족들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의 교육도시 채플힐에서 지냈다. 그곳에서 미국 교육에 관한 것을 직·간접적으로 체험했다. 8월초 큰아들(7학년·중2)의 입학문제로 중학교에 갔다. 방학중이었으나 교장선생님이 반갑게 맞아주었다. 그는 “수학실력이 어느 정도 되느냐.”고 물었다. 한국의 수학수준이 미국보다는 대체로 좋은 것으로 알고는 있었지만 “보통”이라고 답변했다. 8월말 개학을 한 뒤 둘째아들(5학년)은 수학 배치고사를 봤다. 수학문제 자체야 어려울 게 없었다. 그러나 영어로 된 문제를 잘 이해할 수 없었으니 제대로 성적이 나올리 없었다. 한국은 중간고사나 기말고사처럼 정해 놓고 전쟁 치르듯 하지만, 미국은 그런 것은 없고 평소에 시험도 많고 퀴즈도 많았다. 숙제도 적지 않았다. 다른 지역도 큰 차이는 없는 것 같다. 둘째아들은 그동안 본 시험성적을 토대로 개학 1개월 뒤 우수반에 들어갔다. 비슷한 시기인 10월쯤 큰아들의 수학선생님으로부터 이메일이 왔다.“테스트를 한번 해보자.”는 거였다. 테스트를 거쳐 큰아들도 우수반으로 올라갔다. 미국은 이처럼 우열반 편성이 보편화됐다. 모든 과목에서 우열반이 있는 것은 아니다. 채플힐의 공립 초등·중학교에서 공통으로 우열반이 편성된 과목은 수학이었다. 영어 과학 등은 반을 옮겨다니지는 않았지만 같은 반에서 몇개그룹으로 나눠 수준별 수업을 했다. 중학교에는 별도의 영재반도 있었다. 기자가 과문(寡聞)한 탓인지 우열반편성이나 수준별 수업에 대한 미국 부모들이나 학생, 교사들의 불만은 별로 없는 것 같았다. 미국에서 뛰어난 중학생과 고등학생은 각각 고등학교와 대학교에서 수업도 받는다. 미국은 해마다 대학의 순위를 발표한다. 공립고교의 순위,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학년말고사 합격률까지 공개한다. 고교별 명문대 합격자수를 구체적으로 밝히는 것도 학벌사회를 조장한다는 이유로 막는 한국과는 달랐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2001년 취임 뒤 ‘낙제학생 방지법’을 도입하는 등 교육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그는 지난주 국정연설에서는 “대학 과정을 고교에서 가르치는 수학·과학 교사를 7만명 양성하겠다.”고 밝혔다. 전세계 연구·개발(R&D) 투자비용의 40%가 미국에서 나온다. 미국의 R&D 투자비는 미국을 제외한 선진 7개국(G7)보다 많다. 지난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전세계의 30%가 넘는다. 미국은 힘(무력)과 재력에서 세계 최고다. 자원도 엄청나다. 이러한 절대강자인 미국은 경쟁을 통한 인재양성, 인력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가진 것이라고는 사람밖에 없는 한국의 풍토는 그렇지 않은 듯하다. 한국에는 1등을 끌어내리려는 하향식 평등주의가 만연돼 있다. 서울대와 삼성은 어느 사이 공적(公敵)이 됐다. 전교조는 중·고등학교의 수준별 이동수업을 반대하고 있다. 수준별 수업을 하면 점수로 학생등급을 매겨 차별교육을 하게 되고, 학부모들은 자녀들을 상급단계에 들어가도록 하기 위해 사교육에 더 신경쓰게 된다는 점을 반대이유로 내세운다. 싫든 좋든 점수로 대학에 들어가는 게 현실이다. 미국·일본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수준별 수업이 없어도 대학에 들어갈 때쯤 되면 점수로 학생등급은 매겨져 있다. 또 수준별 수업이 없는 현재도 대학진학을 위한 과외는 성행하고 있다. 수준별 수업을 한다고 과외가 더 심해질 것도 별로 없을 것 같다. 사회주의의 본산인 러시아에도 수준별 수업이 있다고 한다. 한국인만 사는 폐쇄사회라면 경쟁도 필요없고, 힘들게 공부할 필요도 없을지 모른다. 추첨으로 대학에 들어가도 별 문제가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치열한 경쟁에서 이겨야 살아남는 국경이 없는 시대다. 세계각국은 교육의 경쟁력을 높이려고 뛰고 있는데……. 곽태헌 국제부장 tiger@seoul.co.kr
  • [사설] 교수퇴출제 첫 도입한 서울대 자연대

    서울대 자연대가 일정기간내 승진하지 못한 교수를 대학강단에서 쫓아내기로 해 ‘철밥통’ 교수사회에 경종을 울려주고 있다.‘승진심사제’로 불리는 이 제도는 해마다 교수 승진 심사대상자 중 일정비율을 탈락시키고 이들이 4∼5년 동안의 재임용기간에도 승진하지 못하면 퇴출시키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우수학생들이 이공대를 외면하고 의대, 한의대로 진학하는 위기상황 속에서 자연대 교수들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버리고 학문연구의 질을 높이겠다는 것이어서 기대가 크다. 이번 승진심사제가 눈길을 끄는 것은 구속력이 있기 때문이다. 자연대는 그동안 교수승진·재임용 심사를 학과 중심으로 해왔다. 그러다 보니 한솥밥을 먹는 동료에게 매정하게 대할 수 없다는 온정주의로 흘러 심사가 형식적일 수밖에 없었다. 개별학과의 의견을 넘겨받은 단과대학 인사위원회도 교수채용의 권한을 제대로 행사하지 않았다. 그래서 미국 하버드,MIT 등 세계 일류 대학의 교수탈락률이 50%에 이르는 것과는 달리 서울대는 교수탈락자가 거의 없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자연대학 인사위원회에서 교수채용에 대한 권한과 책임을 지기로 하고 이를 학사규정에 명문화하기로 했다. 또 교수퇴출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내부의 반론도 있었지만 하위규정에 20% 탈락을 못박기로 했다. 서울대 자연대는 지난해 세계석학들의 대학평가에서 세계 20∼30위권이라는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엄격한 학사관리가 이루어지지 않고선 세계 10위권 대학으로 도약할 수 없다는 자성에서 승진심사제를 마련했다고 한다. 자연대의 엄격한 교수임용제도가 법대, 인문대 등 서울대내 다른 단과대학과 세칭 명문대에도 번져 경쟁을 통한 학문발전이 이루어지기를 기원한다.
  • 한국계 하인스 워드 ‘美슈퍼볼 MVP’

    부모의 이혼, 극심한 가난,‘혼혈’에 대한 편견…. 정신적·육체적으로 인생의 쓴맛을 고루 경험했다. 미국 슬럼가 뒷골목에서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낸 한국계 소년 하인스 워드(30). 그런 그가 미국프로풋볼(NFL) 최고의 별이 됐다. 워드의 영광 뒤에는 한국인 어머니의 한없는 눈물이 있었다. 6일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제40회 슈퍼볼(아메리칸콘퍼런스-내셔널콘퍼런스의 챔피언결정전)은 하인스 워드(피츠버그 스틸러스)를 위한 자리였다. 와이드리시버 워드는 시애틀 시호크스와의 경기에서 5리시브,123야드 전진,1개의 터치다운으로 맹활약, 한국계로서는 첫 빈스 롬바르디 트로피를 안으며 최우수선수(MVP)로 우뚝 섰다. 워드는 21-10의 승리를 견인, 통산 5번째이자 1980년 이후 26년 만에 팀을 우승시켰다. 워드에게는 MVP트로피와 캐딜락 승용차가 주어졌다. 최고의 별이 된 워드에겐 아프고 힘든 과거가 있었기에 이날 승리는 더욱 값졌다. 1976년 서울에서 아프리카계 주한미군 하인스 워드 시니어와 한국인 어머니 김영희(55)씨 사이에서 태어났다. 생후 5개월 만에 미국으로 건너갔지만 부모의 이혼으로 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직업이 변변치 않았던 어머니에게 양육권은 주어지지 않았고 결국 할아버지에게 보내졌다. ‘천덕꾸러기’ 신세였던 워드는 8살 때 무작정 어머니를 찾아갔다. 어머니는 아들에 대한 사랑 하나로 이를 악물며 일했다. 접시닦이, 호텔청소, 잡화점 캐셔 등으로 하루 18시간의 중노동을 했다. 자신은 남루한 옷을 입고 끼니를 거르는 일이 허다했지만 아들에게는 항상 깨끗한 옷을 입고, 운동하도록 했다. 처음에는 워드도 피부색이 다른 어머니의 존재가 부끄러웠다. 그러나 한없는 어머니의 사랑 앞에 새 눈을 떴다. 고교졸업 때 명문대학으로부터 입단제의를 받기도 했지만 홀로 계실 어머니가 안타까워 집에서 가까운 조지아공대를 택했다. 프로팀 입단제의도 있었지만 “공부를 계속하라.”는 어머니의 뜻에 따른 것. 못 배운 설움을 되물림하기 싫었던 탓이다. 프로입단 뒤에도 화려하진 않았지만 묵묵히 자신의 몫을 해냈다.2001년부터 4년 연속 야구 3할 타율에 비유되는 리시브 전진 1000야드 기록을 세워 이날의 ‘영광’을 예고했다. 워드는 ‘성실’과 ‘겸손’을 강조한 어머니의 말을 가슴에 묻고 산다. 경기 뒤 “동료들이 기회를 줬고 나는 뛰기만 했을 뿐”이라면서 자신을 낮췄다. 어머니는 항상 “세상일이 맘대로 안 되지만 열심히 노력하면 된다.”면서 아들을 격려했다. 워드는 “어머니가 없었으면 아무것도 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오는 4월 우승컵을 안고 갈 어머니 나라로의 첫 효도여행에 벌써 설렌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서울광장] 2006 大入에 남은 이야기들/이용원 논설위원

    [서울광장] 2006 大入에 남은 이야기들/이용원 논설위원

    서울대가 주요대학 가운데 마지막으로 엊그제 정시모집 합격자를 발표함으로써 2006학년도 대학입시는 외견상 마무리됐다. 우리사회에서 초·중·고 교육의 목표는 어느 대학에 들어가는가로 귀결되는 게 현실이기에 대학입시가 갖는 의미는 각별하다.2006학년도 대학입시를 가까이서 지켜보면서 느낀 점 몇가지를 간추렸다. 각 대학의 1차 합격자 선정이 끝났지만 많은 수험생에게 최종 입시는 정작 지금부터 시작된다. 중복지원에 따른 연쇄 대이동이 발동해 진학하는 대학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서울대와 연세대에 중복합격한 학생이 서울대를 택하면 연세대에 빈 자리가 생기고, 이 자리로 서강대 합격자가 옮기면 다시 타대학 합격생이 서강대에 입학하게 되는 식이다. 연쇄이동의 전체 규모를 파악한 통계는 아직 없다. 그러나 학원가와 일선학교들의 경험치를 종합하면 서울대를 제외한 상위권 대학의 경우 정원의 0.5∼1.5배가 움직인다고 한다. 따라서 1차 합격에는 들지 못했지만 ‘대기번호’(추가합격 예비번호)를 받아둔 수험생들은 입학식을 코앞에 둔 3월 초까지 전화벨 울리기를 초조하게 기다린다. 이같은 연쇄 대이동은 입시의 안정성을 해쳐 학생과 대학 양쪽에 모두 큰 피해를 준다. 그뿐이 아니다. 중복지원은 불공정 경쟁과 극심한 눈치작전의 원인이 된다. 수능시험 결과를 받아 이를 내신성적과 합산한 계산만으로 지원 대학·학과를 고른다면 이는 순진한 학생·학부모이다. 영악한 입시학원에서는 수년간의 통계치와 지원 경향을 분석해 A대학 B학과를 대기번호 몇번쯤으로 합격할 수 있다고 가르쳐 준다. 이는 일반 학부모나 일선교사가 소화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강남에서 이같은 입시 상담을 받으려면 보통 100만원이 넘게 든다고 한다. 올해는 눈치작전도 극심했다. 그 원인은 물론 재수에 대한 부담감에 있다.2008학년도 대입부터는 골간이 바뀌므로 내년 입시에서는 안전 지원을 할 수밖에 없다. 그 여파가 이번 대입에까지 미쳐 재수를 기피하는 수험생들이 대거 하향·안전지원을 했고, 그 틈새에서 눈치작전이 기승을 부린 것이다. 그래서 올해는 ‘로또 입시’라는 비아냥이 유난히 유행했다. 눈치작전이야 한세대 전에도 있었다. 그러나 이번처럼 성적과 지원 대학·학과의 합격선이 뒤엉킨 적은 없었다. 눈치작전을 배짱지원이라고도 하는데 순수하게 배짱만으로 지원대학을 고르는 수험생·학부모는 많지 않다. 이 역시 배짱 뒤에 돈으로 산 전문학원의 정교한 분석이 존재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결국 ‘명문대 입학은 아버지의 돈과 어머니의 정보력으로 결정된다.’는 속설이 다시금 위력을 떨친 것이다. 열심히 공부해 좋은 성적을 얻은 학생이 원하는 데 가질 못하고 그 자리를 성적 떨어지는 학생이 차지한다면 이는 분명히 순리에 어긋난다. 성적이 좋은 순으로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게끔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여학생의 교대 선호는 올해도 두드러졌다. 서울의 한 외고를 예로 들면 한반에서 연세대와 서울·경인 교대에 동시합격한 4명 가운데 3명이 교대를 택했다. 학원가에서는 이를 일반적인 현상으로 본다. 우수한 인재가 2세 교육의 장에 적극 진출하는 것은 박수 칠 일이다. 하지만 우수한 학생들이 각 학문 분야에 고루 퍼지고 이를 바탕으로 사회 각계에서 활약하는 것이 더욱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원인이야 청년실업을 해소 못하는 기성세대에게 있지만, 취업을 보장하는 학교·학과로만 젊은 인재가 쏠리는 현상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용원 논설위원 ywyi@seoul.co.kr
  • 주원석 미디어윌 그룹 회장 모교 성대에 발전기금 10억

    성균관대는 2일 미디어윌 그룹 주원석(48) 회장이 학교 발전기금으로 10억원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이 학교 무역학과를 1984년에 졸업한 주 회장은 이날 오전 총장실에서 학교 관계자 1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서정돈 총장에게 10억원을 전달했다. 주 회장은 이 자리에서 “기업의 이익이 교육의 발전을 위해 쓰이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했다.”며 “모교가 세계 100대 명문대에 진입하는 데 기금이 쓰여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성균관대는 이날 받은 기부금을 2010년 내 세계 100대 명문대에 진입을 목표로 2003년에 선포한 ‘VISION 2010+’ 학교 발전기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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