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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각나눔] 고대 경영대 他단대보다 앞서 ‘홀로 졸업식’

    “경영대는 우리 학교가 아니라고 생각해요.”“솔직히 얄밉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부럽기도 하네요.” 고려대 경영대학의 ‘독자노선’이 화제가 되고 있다. 기업 등에서 들어오는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튀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경영대는 23일과 24일 각각 대학원과 학부의 졸업식을 가졌다. 학교 전체 졸업식은 25일이지만 날짜를 따로 잡았다.24일 교내 LG포스코관에서 열린 학부 졸업식에서는 교수들이 가운을 입은 졸업생 363명을 한사람 한사람 식장으로 안내해 학위수여증을 주는 좀체 보기 드문 광경을 연출했다.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23일), 안철수 ‘안철수연구소 이사회’ 의장(24일) 등 명사들이 나와 축사를 하기도 했다. ●졸업생 한사람씩 불러 학위증 전달 장하성 경영대학장은 “하버드대, 스탠퍼드대 등 해외 명문대학일수록 화려한 졸업식을 한다.”면서 “졸업식을 장중하게 치름으로써 학생들이 자긍심을 갖고 사회에 진출하도록 도우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같은 학교에서 너무 따로 노는 것 아니냐.”는 수군거림이 다른 단과대학의 학생과 교수들로부터 나오고 있다. 특히 고려대의 학교문화가 다소 보수적인 터라 더욱 그렇다. 인문대의 한 학생은 “경영대는 고대가 아니라는 말까지 돈다.”면서 “능력이 되니 튀는 졸업식도 하고 해외연수도 보내고 하는 것이지만 어쨌든 기분이 좋지는 않다.”고 말했다. ●윤종용 삼성부회장 등 명사들 축사도 특히 장하성 학장이 과거 참여연대 경제민주화위원장으로서 삼성전자 등 기업들의 잘못된 관행에 제동을 걸어왔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최근 행보를 더욱 의외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많다. 정경대의 한 학생은 “경영대의 위상을 높인 것은 잘한 일이지만 참여연대 출신으로 학생들에게 국내기업에 대한 냉정한 시각을 길러줄 줄 알았는데 너무 친(親)기업 일변도인 것 같다.”고 말했다. 경영대 독자노선의 원동력은 뭐니뭐니해도 기업들이 우수인재 확보 차원에서 지원하는 기부금이다. 인문대의 한 교수는 “개교 100주년 때에도 기부금이 경영대학 등에만 몰렸다. 외부 기부금을 교내에서 골고루 나눠쓰면 좋은데 쓸 곳을 미리 지정하는 기부문화 때문에 우리 같은 순수학문 쪽에 돌아올 몫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마니아] 심오한 역학에 빠져 인생의 매듭을 푼다

    [마니아] 심오한 역학에 빠져 인생의 매듭을 푼다

    “마음이 편해지고 인생을 이해하게 됐습니다.” 지난 20일 주민 8명이 서울 강서구 방화2동 주민자치센터의 역학 강의에 한창 빠져 있었다. 이날 김희순 역학강사는 결혼운에 대해 강의했다. 한 노총각의 사주에 대해 “처가 용신이어서 내년에 재물운이 많은 여자와 결혼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매주 두 차례 역학을 배우는 이들은 각자 역학을 시작한 다양한 사연을 갖고 있었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자식 성적에 대한 걱정 때문에 역학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한다. ●상당수가 자녀 성적 걱정 때문에 배우기 시작 올해로 3년째 수학중인 김수자(52·주부)씨는 “명문대를 꿈꾸던 아들이 성적은 좋았지만 삼수한 뒤 지방대에 갔다.”면서 “자식 문제가 마음대로 되지 않자 인생이 무엇인지 궁금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정숙희(45·주부)씨는 “작은 딸을 명문 예술고에 보내기 위해 노력을 했지만 결국 딸은 지방의 한 예고에 진학하게 됐다.”면서 “의지가 약한 딸을 평소 다그쳤는데 딸이 의지가 약한 기운을 가진 걸 안 뒤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역학을 연구해 자식 외에도 남편 등 다른 가족들의 성격과 진로 등에 대한 좋은 참고사항을 얻는다고 한다. ●고도의 사고력·끈기 부족하면 도중하차 십상 김 강사는 “역학은 깊이 이해해야 하고 변수가 많아 고도의 사고력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김영신 반포3동 주임은 “역학은 다른 구의 주민들도 신청하는 등 인기강좌이지만 일정 기간이 지나 한문이 많이 나오는 등 내용이 어려워지면 출석률이 뚝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정미 방화 2동 주임도 “네 달이 지난 현재 수강생의 20%만 남았다.”고 말했다. 수강생인 서정숙(57·주부)씨는 “시작한 지 3년이 지나면서 이해하기 시작했다.”면서 “단기간에 삶의 심오한 진리를 파악할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김 강사는 “제대로 보려면 적어도 10년을 공부해야 한다.”면서 “중간에 탈락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고 말하며 통찰력과 인내심을 강조했다. ●‘덜익은 역술인´ 경계해야 오랜 기간 고생하면서 공부하는 대신 전문 역술인을 찾아가 상담을 받는 게 더 효율적이지 않냐고 묻자, 수강생 신은숙(60·주부)씨는 “실력없는 역술인도 많고 유명한 역술인도 손님이 많아 급하게 보다 보면 깊이 못 보는 경우가 생기기 마련”이라면서 “이런 상담을 듣고 어떻게 인생설계를 할 수 있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역학을 배운 사람은 관련 지식을 바탕으로 더 궁금한 부분을 캐물으면 실력이 부족한 역술인을 쉽게 구별해낼 수 있고 잘 보는 사람에게는 더 깊은 상담을 끌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유명목(50·주부)씨는 “역학을 배우면서 사주카페 등에 아직 공부를 덜한 역술인이 많다는 걸 알게 됐다.”면서 “젊은이들이 이곳에서 들은 상담을 곧이곧대로 믿으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깨달으면 마음 편해져 김희순 리현 철학원 원장은 “다양한 고민 때문에 시작하지만 배우면서 이를 점차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수강생이 많아진다.”고 설명했다. 김성자(46·가명)씨는 “얼마 전 남편이 불치병에 걸리자 괴로웠는데 요즘 편하게 받아들인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윤수(42·가명)씨는 “젊은 시절 보증 등으로 돈을 많이 잃었는데 그 이유를 알게 됐다.”고 전했다. 김숙희(59·가명)씨는 “결혼 초부터 시어머니와 자주 다투었다.”면서 “이혼을 고려했는데 역학을 배우면서 마음을 비운 뒤 사이가 좋아졌다.”면서 웃었다. 정철인 미래역학원 대표는 “역학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삶을 깨달으면 마음이 편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엘리트들도 적잖이 수강 주민자치센터에 역학특강을 나가는 유방현 한국전통과학아카데미 원장은 “이곳에서 역학을 배우는 주민들은 주로 인생을 역학이라는 학문으로 풀어보려는 사람”이라면서 “대학교수와 고급 공무원, 한의사 등 엘리트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하지만 이를 직업으로 삼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정미 방화2동 주임은 역학강좌 개설 취지에 대해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 참여자 중 많은 비중인 고연령층들이 관심을 갖는 프로그램으로 역학을 생각했다.”면서 “배운 뒤 역학을 전통학문으로 여기게 됐다는 반응이 많다.”고 말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이순신·김구·알렉산더도 역학에 큰 관심 그리스에서 페르시아, 인도에 이르는 대제국을 건설했던 알렉산더 대왕. 그는 청년 시절 점성술사를 찾아가 손금을 보여주면서 “세계를 제패할 수 있냐.”고 물었다. 점성술사는 이에 대해 “당신의 손금이 1cm만 더 길었다면 분명 세계를 제패했을 것이오.”라고 답했다. 알렉산더 대왕은 이 말을 듣고 바로 칼을 뽑아들어 자신의 손금을 1㎝ 더 그었다. 그러자 점성술사는 “당신의 운명은 세계를 제패할 수 없으나, 당신의 개척의지가 세계를 제패할 것이오.”라고 말했다. 백범 김구 선생은 관상이 거지상이라는 것을 안 뒤 자살을 결심했었다고 한다. 김구 선생의 아버지는 중인이어서 결국 관직에 못 오를 것이라고 생각해 과거를 포기하고 돌아온 아들에게 관상과 주역, 풍수에 관한 책들을 주며 공부를 해보라고 권했다. 어느 날 그는 자신의 관상을 살펴보자 거지의 상이 들어있는 걸 알게 돼 자살을 결심한다. 그런데 관상학 책의 맨 마지막 구절에 ‘관상불여심상’이라는 글귀를 읽었다. 이는 관상이 아무리 뛰어나도 마음의 상을 쫓아갈 수 없다는 의미. 이를 본 뒤 그는 자살 대신 독립운동을 시작했다. 김구 선생은 또 효창공원에 자신의 묘자리를 직접 알아보고 윤봉길과 이동녕의 산소 자리도 잡아주었다고 한다. 지금 보면 발복을 받고 안 받고를 떠나서, 독립운동을 했던 사람들의 후손 중 제일 잘 풀리는 후손이 김구 선생의 자손들이다. 김구의 손자인 김양은 상하이 주재 한국 총영사가 되었다. 주역은 우리 역사 속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율곡과 이순신도 역학과 사주, 주역의 대가들이다. 이율곡은 주역으로 일본이 쳐들어 올 것을 8년 전에 알고 십만양병설을 주장한다. 또 이순신을 불러 함께 일을 도모키로 한다. 거북선도 이율곡과 이순신의 합작품이다. 이순신은 주역과 꿈 풀이의 대가였다. 난중일기에는 주역의 점치는 내용이 많이 나온다. 그는 전쟁에 나갈 때마다 주역 점을 쳤다. 꿈 해몽과 주역을 활용해 국가와 민족을 지켰다고 한다. 이율곡과 이순신은 국가를 위해 주역을 이용한 전문가이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마이너리티 리포트] “어느 직업이든 동성애자 5~10%”

    고교 교사 최준원(가명·32)씨와 서울의 한 구청 공무원인 박철민(가명·36)씨는 동성커플이다. 물론 주변에는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숨긴다. 직장에 알려지면 `끝장´이란 걸 잘 알고 있다. 직업이 직업이니만큼 `아우팅´에 대한 공포가 극심하다.“학교에 알려지면 대번에 학부모들이 `우리 애들을 저런 변태한테 맡길 수 없다.´고 들고 일어날 겁니다.”●알려지면 `끝장´ 인식… 性정체성 숨겨 동성애 단체 등은 통계적으로 전체 인구의 5∼10% 정도가 동성애자라고 추정한다. 따라서 사회 어느 곳에도 동성애자가 비슷한 비율로 존재한다는 얘기다. 실제로 공무원, 교사, 판·검사, 의사, 정치인 등 어느 직능집단에도 동성애자 커뮤니티가 있다. 워낙 쉬쉬해서 알려지지 않을 뿐. 레즈비언의 경우 여성과 동성애자라는 이중의 핸디캡 때문에 더 폐쇄적일 수밖에 없다. 명문대 법대를 졸업하고 지난해 사법시험에 합격한 A씨.“내 주변, 정상적인 사람 가운데는 동성애자가 없을 것이라는 편견이 가장 문제”라면서 “내가 아는 현직 법조인만도 10명이 넘지만, 왕따나 승진 배제 등의 피해가 불보듯하니 정체성을 숨기고 사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말하지 못하는 답답함´과 아우팅의 공포에 늘 `위장´을 해야 하는 것이 가장 힘들다.●위장결혼후 이중생활도 동성애자의 실체를 인정하지 않는 사회 분위기 탓에 결국 이성애자들에게도 피해가 돌아간다. 동성애자로 살아가기가 워낙 힘들다 보니 `위장결혼´을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종로에서 게이바를 운영하는 천정남(36)씨는 “단골 손님 중에는 전문직을 가진 `주말 게이´나 `주말 기혼 게이´가 대다수”라면서 “사회적 지위가 높을수록 `결혼´이 성공의 한 요인이다 보니 이들을 탓할 수도 없다.”고 했다. 그러나 이 결혼생활은 순탄할 수 없다. 타고난 욕구를 누르며 사는 경우도 간혹 있지만, 대부분 이중생활을 하며 괴로워한다. 동성애자임을 숨기고 십수년을 살다가 결국 이혼을 하는 경우도 많다. 이들은 동성애 혐오증을 갖는 `다수´에게 항변한다.“범죄도 아니고 사회적으로 피해를 주지도 않는데 왜 동성애자들은 태어날 때부터 갖고 태어난 욕구를 죽여야 하나요.`너흰 우리랑 달라서 싫다.´는 건데, 이건 결국 우리 사회가 `다름´을 인정하는 관용이 너무나 부족하다는 반증입니다. 나와 다르면 무조건 잘못됐다는 생각, 동성애자뿐 아니라 다른 사회적 소수자를 보는 시각도 마찬가지죠.”(박철민씨) “당사자들이 나서야 한다는 것은 알지만, 가장 진보적 공간인 대학에서조차 커밍아웃은 쉽지 않죠. 커밍아웃을 할것인지,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는 여전히 고민입니다.”(A씨)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한국공무원 ‘수준 미달’

    “한국 공무원은 의사소통도 안 되고 문서작성도 제대로 못 한다. 그런데도 왜 이렇게 많이 보내는지 모르겠다.” 국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한국 공무원의 자질 등에 노골적인 불만을 터뜨리면서 국제적 망신을 산 것으로 16일 감사원 감사에서 드러났다. 외교통상부는 1997년부터 통상전문인력 양성 등을 내세우며 프랑스 파리에 있는 OECD 사무국에 중앙부처 공무원을 파견하고 있다. 지난해 6월 현재 18개 부처에서 내보낸 22명의 공무원이 현지 한국대표부에서 근무하고 있다. 정부는 이들에게 해마다 60억원의 예산을 쓰고 있다. OECD 사무국이 한국 파견 공무원의 문제점을 지적한 항의 공문을 우리 정부에 보내온 것은 지난해 6월.OECD 사무국은 “한국 공무원들의 전문성은 현저히 떨어진다.”면서 “그럼에도 다른 나라보다 훨씬 많은 공무원들을 파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 정부에서 일방적으로 추천하다 보니 우리의 선택권이 없다. 한국 공무원은 직급도 높고,3년 임기를 채우지도 않고 귀국하는 탓에 불만이 많다.”며 시정을 요구했다. OECD 사무국은 부이사관(3급)인 A씨 사례를 구체적으로 거론했다.A씨는 미국 명문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지만 업무능력이 떨어지고 기본적인 의사소통도 원활하지 못했다는 것. 결국 임기 연장이 거부된 A씨는 현재 국내로 복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각 부처가 공무원 해외파견제도를 능력이나 자질을 따지기보다 인사적체 해소 차원에서 운영하고 있는 것이 원인이다. 외교통상부가 각 부처가 추천한 공무원을 별도의 검증작업 없이 그대로 내보내는 것도 문제다.OECD뿐만 아니라 국제통화기금(IMF)이나 세계무역기구(WTO) 등 다른 국제기구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불거질지 모른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외교통상부와 중앙인사위원회는 후보자 공개모집 등 공무원 해외파견제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있다.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데스크시각] 전교조 & 교육부 귀하/곽태헌 국제부장

    지난 2004년 7월부터 1년간 초빙연구원 자격으로 가족들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의 교육도시 채플힐에서 지냈다. 그곳에서 미국 교육에 관한 것을 직·간접적으로 체험했다. 8월초 큰아들(7학년·중2)의 입학문제로 중학교에 갔다. 방학중이었으나 교장선생님이 반갑게 맞아주었다. 그는 “수학실력이 어느 정도 되느냐.”고 물었다. 한국의 수학수준이 미국보다는 대체로 좋은 것으로 알고는 있었지만 “보통”이라고 답변했다. 8월말 개학을 한 뒤 둘째아들(5학년)은 수학 배치고사를 봤다. 수학문제 자체야 어려울 게 없었다. 그러나 영어로 된 문제를 잘 이해할 수 없었으니 제대로 성적이 나올리 없었다. 한국은 중간고사나 기말고사처럼 정해 놓고 전쟁 치르듯 하지만, 미국은 그런 것은 없고 평소에 시험도 많고 퀴즈도 많았다. 숙제도 적지 않았다. 다른 지역도 큰 차이는 없는 것 같다. 둘째아들은 그동안 본 시험성적을 토대로 개학 1개월 뒤 우수반에 들어갔다. 비슷한 시기인 10월쯤 큰아들의 수학선생님으로부터 이메일이 왔다.“테스트를 한번 해보자.”는 거였다. 테스트를 거쳐 큰아들도 우수반으로 올라갔다. 미국은 이처럼 우열반 편성이 보편화됐다. 모든 과목에서 우열반이 있는 것은 아니다. 채플힐의 공립 초등·중학교에서 공통으로 우열반이 편성된 과목은 수학이었다. 영어 과학 등은 반을 옮겨다니지는 않았지만 같은 반에서 몇개그룹으로 나눠 수준별 수업을 했다. 중학교에는 별도의 영재반도 있었다. 기자가 과문(寡聞)한 탓인지 우열반편성이나 수준별 수업에 대한 미국 부모들이나 학생, 교사들의 불만은 별로 없는 것 같았다. 미국에서 뛰어난 중학생과 고등학생은 각각 고등학교와 대학교에서 수업도 받는다. 미국은 해마다 대학의 순위를 발표한다. 공립고교의 순위,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학년말고사 합격률까지 공개한다. 고교별 명문대 합격자수를 구체적으로 밝히는 것도 학벌사회를 조장한다는 이유로 막는 한국과는 달랐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2001년 취임 뒤 ‘낙제학생 방지법’을 도입하는 등 교육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그는 지난주 국정연설에서는 “대학 과정을 고교에서 가르치는 수학·과학 교사를 7만명 양성하겠다.”고 밝혔다. 전세계 연구·개발(R&D) 투자비용의 40%가 미국에서 나온다. 미국의 R&D 투자비는 미국을 제외한 선진 7개국(G7)보다 많다. 지난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전세계의 30%가 넘는다. 미국은 힘(무력)과 재력에서 세계 최고다. 자원도 엄청나다. 이러한 절대강자인 미국은 경쟁을 통한 인재양성, 인력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가진 것이라고는 사람밖에 없는 한국의 풍토는 그렇지 않은 듯하다. 한국에는 1등을 끌어내리려는 하향식 평등주의가 만연돼 있다. 서울대와 삼성은 어느 사이 공적(公敵)이 됐다. 전교조는 중·고등학교의 수준별 이동수업을 반대하고 있다. 수준별 수업을 하면 점수로 학생등급을 매겨 차별교육을 하게 되고, 학부모들은 자녀들을 상급단계에 들어가도록 하기 위해 사교육에 더 신경쓰게 된다는 점을 반대이유로 내세운다. 싫든 좋든 점수로 대학에 들어가는 게 현실이다. 미국·일본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수준별 수업이 없어도 대학에 들어갈 때쯤 되면 점수로 학생등급은 매겨져 있다. 또 수준별 수업이 없는 현재도 대학진학을 위한 과외는 성행하고 있다. 수준별 수업을 한다고 과외가 더 심해질 것도 별로 없을 것 같다. 사회주의의 본산인 러시아에도 수준별 수업이 있다고 한다. 한국인만 사는 폐쇄사회라면 경쟁도 필요없고, 힘들게 공부할 필요도 없을지 모른다. 추첨으로 대학에 들어가도 별 문제가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치열한 경쟁에서 이겨야 살아남는 국경이 없는 시대다. 세계각국은 교육의 경쟁력을 높이려고 뛰고 있는데……. 곽태헌 국제부장 tiger@seoul.co.kr
  • [사설] 교수퇴출제 첫 도입한 서울대 자연대

    서울대 자연대가 일정기간내 승진하지 못한 교수를 대학강단에서 쫓아내기로 해 ‘철밥통’ 교수사회에 경종을 울려주고 있다.‘승진심사제’로 불리는 이 제도는 해마다 교수 승진 심사대상자 중 일정비율을 탈락시키고 이들이 4∼5년 동안의 재임용기간에도 승진하지 못하면 퇴출시키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우수학생들이 이공대를 외면하고 의대, 한의대로 진학하는 위기상황 속에서 자연대 교수들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버리고 학문연구의 질을 높이겠다는 것이어서 기대가 크다. 이번 승진심사제가 눈길을 끄는 것은 구속력이 있기 때문이다. 자연대는 그동안 교수승진·재임용 심사를 학과 중심으로 해왔다. 그러다 보니 한솥밥을 먹는 동료에게 매정하게 대할 수 없다는 온정주의로 흘러 심사가 형식적일 수밖에 없었다. 개별학과의 의견을 넘겨받은 단과대학 인사위원회도 교수채용의 권한을 제대로 행사하지 않았다. 그래서 미국 하버드,MIT 등 세계 일류 대학의 교수탈락률이 50%에 이르는 것과는 달리 서울대는 교수탈락자가 거의 없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자연대학 인사위원회에서 교수채용에 대한 권한과 책임을 지기로 하고 이를 학사규정에 명문화하기로 했다. 또 교수퇴출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내부의 반론도 있었지만 하위규정에 20% 탈락을 못박기로 했다. 서울대 자연대는 지난해 세계석학들의 대학평가에서 세계 20∼30위권이라는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엄격한 학사관리가 이루어지지 않고선 세계 10위권 대학으로 도약할 수 없다는 자성에서 승진심사제를 마련했다고 한다. 자연대의 엄격한 교수임용제도가 법대, 인문대 등 서울대내 다른 단과대학과 세칭 명문대에도 번져 경쟁을 통한 학문발전이 이루어지기를 기원한다.
  • 한국계 하인스 워드 ‘美슈퍼볼 MVP’

    부모의 이혼, 극심한 가난,‘혼혈’에 대한 편견…. 정신적·육체적으로 인생의 쓴맛을 고루 경험했다. 미국 슬럼가 뒷골목에서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낸 한국계 소년 하인스 워드(30). 그런 그가 미국프로풋볼(NFL) 최고의 별이 됐다. 워드의 영광 뒤에는 한국인 어머니의 한없는 눈물이 있었다. 6일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제40회 슈퍼볼(아메리칸콘퍼런스-내셔널콘퍼런스의 챔피언결정전)은 하인스 워드(피츠버그 스틸러스)를 위한 자리였다. 와이드리시버 워드는 시애틀 시호크스와의 경기에서 5리시브,123야드 전진,1개의 터치다운으로 맹활약, 한국계로서는 첫 빈스 롬바르디 트로피를 안으며 최우수선수(MVP)로 우뚝 섰다. 워드는 21-10의 승리를 견인, 통산 5번째이자 1980년 이후 26년 만에 팀을 우승시켰다. 워드에게는 MVP트로피와 캐딜락 승용차가 주어졌다. 최고의 별이 된 워드에겐 아프고 힘든 과거가 있었기에 이날 승리는 더욱 값졌다. 1976년 서울에서 아프리카계 주한미군 하인스 워드 시니어와 한국인 어머니 김영희(55)씨 사이에서 태어났다. 생후 5개월 만에 미국으로 건너갔지만 부모의 이혼으로 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직업이 변변치 않았던 어머니에게 양육권은 주어지지 않았고 결국 할아버지에게 보내졌다. ‘천덕꾸러기’ 신세였던 워드는 8살 때 무작정 어머니를 찾아갔다. 어머니는 아들에 대한 사랑 하나로 이를 악물며 일했다. 접시닦이, 호텔청소, 잡화점 캐셔 등으로 하루 18시간의 중노동을 했다. 자신은 남루한 옷을 입고 끼니를 거르는 일이 허다했지만 아들에게는 항상 깨끗한 옷을 입고, 운동하도록 했다. 처음에는 워드도 피부색이 다른 어머니의 존재가 부끄러웠다. 그러나 한없는 어머니의 사랑 앞에 새 눈을 떴다. 고교졸업 때 명문대학으로부터 입단제의를 받기도 했지만 홀로 계실 어머니가 안타까워 집에서 가까운 조지아공대를 택했다. 프로팀 입단제의도 있었지만 “공부를 계속하라.”는 어머니의 뜻에 따른 것. 못 배운 설움을 되물림하기 싫었던 탓이다. 프로입단 뒤에도 화려하진 않았지만 묵묵히 자신의 몫을 해냈다.2001년부터 4년 연속 야구 3할 타율에 비유되는 리시브 전진 1000야드 기록을 세워 이날의 ‘영광’을 예고했다. 워드는 ‘성실’과 ‘겸손’을 강조한 어머니의 말을 가슴에 묻고 산다. 경기 뒤 “동료들이 기회를 줬고 나는 뛰기만 했을 뿐”이라면서 자신을 낮췄다. 어머니는 항상 “세상일이 맘대로 안 되지만 열심히 노력하면 된다.”면서 아들을 격려했다. 워드는 “어머니가 없었으면 아무것도 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오는 4월 우승컵을 안고 갈 어머니 나라로의 첫 효도여행에 벌써 설렌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서울광장] 2006 大入에 남은 이야기들/이용원 논설위원

    [서울광장] 2006 大入에 남은 이야기들/이용원 논설위원

    서울대가 주요대학 가운데 마지막으로 엊그제 정시모집 합격자를 발표함으로써 2006학년도 대학입시는 외견상 마무리됐다. 우리사회에서 초·중·고 교육의 목표는 어느 대학에 들어가는가로 귀결되는 게 현실이기에 대학입시가 갖는 의미는 각별하다.2006학년도 대학입시를 가까이서 지켜보면서 느낀 점 몇가지를 간추렸다. 각 대학의 1차 합격자 선정이 끝났지만 많은 수험생에게 최종 입시는 정작 지금부터 시작된다. 중복지원에 따른 연쇄 대이동이 발동해 진학하는 대학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서울대와 연세대에 중복합격한 학생이 서울대를 택하면 연세대에 빈 자리가 생기고, 이 자리로 서강대 합격자가 옮기면 다시 타대학 합격생이 서강대에 입학하게 되는 식이다. 연쇄이동의 전체 규모를 파악한 통계는 아직 없다. 그러나 학원가와 일선학교들의 경험치를 종합하면 서울대를 제외한 상위권 대학의 경우 정원의 0.5∼1.5배가 움직인다고 한다. 따라서 1차 합격에는 들지 못했지만 ‘대기번호’(추가합격 예비번호)를 받아둔 수험생들은 입학식을 코앞에 둔 3월 초까지 전화벨 울리기를 초조하게 기다린다. 이같은 연쇄 대이동은 입시의 안정성을 해쳐 학생과 대학 양쪽에 모두 큰 피해를 준다. 그뿐이 아니다. 중복지원은 불공정 경쟁과 극심한 눈치작전의 원인이 된다. 수능시험 결과를 받아 이를 내신성적과 합산한 계산만으로 지원 대학·학과를 고른다면 이는 순진한 학생·학부모이다. 영악한 입시학원에서는 수년간의 통계치와 지원 경향을 분석해 A대학 B학과를 대기번호 몇번쯤으로 합격할 수 있다고 가르쳐 준다. 이는 일반 학부모나 일선교사가 소화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강남에서 이같은 입시 상담을 받으려면 보통 100만원이 넘게 든다고 한다. 올해는 눈치작전도 극심했다. 그 원인은 물론 재수에 대한 부담감에 있다.2008학년도 대입부터는 골간이 바뀌므로 내년 입시에서는 안전 지원을 할 수밖에 없다. 그 여파가 이번 대입에까지 미쳐 재수를 기피하는 수험생들이 대거 하향·안전지원을 했고, 그 틈새에서 눈치작전이 기승을 부린 것이다. 그래서 올해는 ‘로또 입시’라는 비아냥이 유난히 유행했다. 눈치작전이야 한세대 전에도 있었다. 그러나 이번처럼 성적과 지원 대학·학과의 합격선이 뒤엉킨 적은 없었다. 눈치작전을 배짱지원이라고도 하는데 순수하게 배짱만으로 지원대학을 고르는 수험생·학부모는 많지 않다. 이 역시 배짱 뒤에 돈으로 산 전문학원의 정교한 분석이 존재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결국 ‘명문대 입학은 아버지의 돈과 어머니의 정보력으로 결정된다.’는 속설이 다시금 위력을 떨친 것이다. 열심히 공부해 좋은 성적을 얻은 학생이 원하는 데 가질 못하고 그 자리를 성적 떨어지는 학생이 차지한다면 이는 분명히 순리에 어긋난다. 성적이 좋은 순으로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게끔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여학생의 교대 선호는 올해도 두드러졌다. 서울의 한 외고를 예로 들면 한반에서 연세대와 서울·경인 교대에 동시합격한 4명 가운데 3명이 교대를 택했다. 학원가에서는 이를 일반적인 현상으로 본다. 우수한 인재가 2세 교육의 장에 적극 진출하는 것은 박수 칠 일이다. 하지만 우수한 학생들이 각 학문 분야에 고루 퍼지고 이를 바탕으로 사회 각계에서 활약하는 것이 더욱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원인이야 청년실업을 해소 못하는 기성세대에게 있지만, 취업을 보장하는 학교·학과로만 젊은 인재가 쏠리는 현상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용원 논설위원 ywyi@seoul.co.kr
  • 명문대 수학기초반 70%가 ‘F’

    명문대 수학기초반 70%가 ‘F’

    ‘본고사 세대, 이해찬 세대,7차 교육과정 세대’ 해가 거듭될수록 대학 신입생들의 학력저하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기초능력이 달려 수준높은 강의를 하려야 할 수가 없다.”고 푸념하는 교수들이 적지 않다. 교육정책이 달라질 때마다 학생들의 학력을 비꼬는 말이 유행할 정도다. 답답한 대학들의 고민도 크다. ●서울대 신입생 수학실력 몇년째 제자리 서울대가 지난해 12월 수시 합격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수학(數學) 성취도 평가에서 자연계열 559명의 24.0%인 134명이 기준점수 미달 등으로 입학 전 특별교육 대상에 올랐다. 전체의 4분의1이 대학교육을 받을 수 없다는 판정을 받은 것.‘지진 합격생’의 비율은 2004년 24.0%, 지난해 22.7% 등 나아질 기미가 없다. 이 평가에서는 7차 교육과정 수학2와 미·적분에서 13문제가 출제된다. 객관식과 주관식이 절반씩 섞여 있으며 풀이과정을 모두 써야 하는 ‘본고사형’도 있어 대학수학능력시험보다는 어렵다. 이 평가를 통과하지 못하면 1학기에 ‘기초수학’을 들어야 한다. 기초수학은 이수학점에 포함되지 않아 한 학기를 손해보게 된다. 일정 점수 이상을 받아 ‘고급수학’ 수강자격을 얻은 학생은 12.0%, 다음 단계인 ‘수학 및 연습’ 수강대상은 64.0%였다. 반면 영어 성취도 평가(TEPS)에서는 수시 합격자 1120명의 11.7%가 입학 전 교육 대상자에 올랐다.2003년 31.0%,2004년 24.6%보다는 낮아졌다. 영어 실력은 높아진 것이다. 연세대도 지난해 처음으로 신입생으로 대상으로 학력평가를 실시했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공학 기초과목인 ‘공학수학’은 20개 반 중 2개 반, 이학 기초과목인 ‘미적분학과 벡터해석’은 7개 반 중 1개 반을 기초반으로 편성했다. 김용학 학부대학장은 “수업진도를 느리게 하는 등 배려를 했음에도 기초반 학생의 60∼70%가 F학점으로 낙제를 했다.”고 말했다. 경희대가 지난해 이공계열 신입생 109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초학력평가 결과 100점 만점에 평균 40점에 불과했다. ●인문계 학생에 수학특강 대학들은 대책을 서두르고 있다. 서울대는 영어능력을 높이기 위해 영어과목 반배정 기준인 ‘TEPS’ 점수를 단계별로 50점씩 높였다. 최하급인 ‘기초영어’ 의무수강 커트라인이 지난해 500점에서 올해 550점으로 높아졌고 ‘고급영어’ 수강자격은 701점에서 751점으로 강화됐다. 또 인문사회계열 수시합격자를 위해 ‘수학 VOD(주문형 비디오) 특별강좌’를 올해 처음 개설했다. 지난 1월 50여명이 희망에 따라 미·적분 방정식과 삼각함수, 지수·로그함수 등을 온라인으로 수강했다. 기초교육원 강현배(수리학과학부) 부원장은 “인문계열 학생들이 7차 교육과정 적용 이후 미·적분을 전혀 공부하지 않아 경제학의 한계효용 개념조차 이해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양대는 올해를 ‘기초교육 육성의 해’로 정했다. 학력이 떨어지는 학생들을 위해 지난해 수학에 한해 도입한 필수과목을 물리, 화학, 생물로까지 확대한다. 유지혜 이재훈기자 wisepen@seoul.co.kr
  • 주원석 미디어윌 그룹 회장 모교 성대에 발전기금 10억

    성균관대는 2일 미디어윌 그룹 주원석(48) 회장이 학교 발전기금으로 10억원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이 학교 무역학과를 1984년에 졸업한 주 회장은 이날 오전 총장실에서 학교 관계자 1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서정돈 총장에게 10억원을 전달했다. 주 회장은 이 자리에서 “기업의 이익이 교육의 발전을 위해 쓰이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했다.”며 “모교가 세계 100대 명문대에 진입하는 데 기금이 쓰여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성균관대는 이날 받은 기부금을 2010년 내 세계 100대 명문대에 진입을 목표로 2003년에 선포한 ‘VISION 2010+’ 학교 발전기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 야생조류 극진사랑 친환경 택시기사 김병곤씨

    야생조류 극진사랑 친환경 택시기사 김병곤씨

    아등바등 하루 벌어 하루 먹기도 힘든 세상. 요즘 택시를 타면 택시기사들의 한숨 소리가 길게 느껴진다. 하지만 택시기사 김병곤씨는 생업도 중요하지만 야생동물에게 먹이가 되는 고욤나무를 심는데 푹 빠져 있다. 택시에 손님이 타면 고욤나무를 심어야 한다고 설교하고 심지어 외국여행을 가서도 햇볕 잘 드는 곳을 찾아다니며 나무를 심는다. 가족들은 그가 좀 더 생업에 충실하길 바란다. 하지만 요즘 부인은 “보통 나쁜 일에 중독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래도 남편은 좋은 일에 빠져 다행”이라고 격려한단다. 그는 딸과 아들이 명문대에 합격한 뒤 “아빠가 좋은 일을 많이 해 복을 받았다.”고 한 말을 가슴에 담고 있다. 아이들이 커서 고욤나무처럼 좋은 일을 많이 할 수 있길 기원하면서…. 글 사진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비비비비 소로로로” 지난 25일 김병곤(53)씨는 서울 강서구 봉제산에 지난 겨울에 심었던 고욤나무들을 돌보려 왔다가 지나가는 새를 보고 새 소리를 냈다. 김씨의 소리를 들은 새 두 마리가 김씨를 따라오며 “비비비”하며 답했다. ●10년간 봉제산등에 고욤나무 식재 김씨는 1996년부터 봉제산을 비롯, 강서구에 있는 여러 산을 다니며 새들이 먹을 수 있는 열매를 맺는 고욤나무를 심었다. 지난 5년간 무려 3000여그루를 심었다. 한 등산객이 “왜 매일 나무를 심냐.”고 묻자 김씨는 “배 고픈 동물들이 먹을 열매를 맺는 ‘고욤나무’를 심는다.”고 답했다. 그는 “어린 시절 고구마로 끼니를 채울 때 서러웠는데 추운 겨울 먹을 것 없는 산에 사는 동물들도 인지상정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택시 기사인 김씨는 1996년 1월쯤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안에 손님을 내려줄 때 10m도 넘는 큰 고욤나무에서 상당수 새들이 열매를 쪼아 먹는 장면을 보고는 이를 많이 심기로 결심했다. ●낯선 새들과도 교감 하지만 씨를 심고 나무가 자라도 대부분 주변 큰 나무에 가려 햇볕을 받지 못 해 일찍 죽었다. 결국 5년 전부터 해가 잘 드는 장소에 심은 뒤 나무가 5마디 정도 자라면 해가 잘 드는 또 다른 장소에 옮겨 심기를 반복, 현재 3000여그루가 잘 자라고 있다. 그는 야생동물에 대한 애정이 있어 산에서 새 소리를 들으면 따라한다. 지난해부터 거의 새와 유사한 소리를 내 요즘 소리를 내면 새들이 쫓아온다고 한다. 김씨 가족들은 그가 고욤나무에 빠져 생업을 덜 열심히 하는 걸 걱정했다. 부인인 이수기(50)씨는 “남편이 택시 운전하다가도 자주 산에 가서 속상했다.”면서 “고욤나무 때문에 수입이 줄었다.”고 말했다. 심지어 그는 여행가서도 고욤나무를 심는다. 지난해 봄 부인과 함께 중국에 갔을 때 중국 야생동물을 위해 이를 심어야 한다고 생각, 여기저기 씨를 심다가 일행을 여러 번 놓쳐 부인 이씨와 다투었다고 한다. ●대통령에 ‘유실수 식재 확대´ 촉구 편지 보내 그는 또 택시 손님에게도 고욤나무 씨를 한 주먹씩 건네곤 한다. 이런 그를 말리려고 이씨는 삽과 괭이 등을 감추기도 했지만 김씨의 의지를 꺾지 못 했다. 지난해 초 김씨는 혼자 힘으로는 많은 야생동물을 살리기는 역부족이라고 판단, 정부에 탄원서를 보냈다. 지난해 3월 그는 “정부는 소나무 등 열매가 없는 나무를 주로 심는다.”면서 “그 대신 야생동물 번식을 위한 열매를 맺는 고욤나무를 심는 게 더 좋다.”는 내용의 편지를 노무현 대통령과 이명박 서울시장에게 보냈다. 며칠 뒤 서울시와 산림청으로부터 “김씨의 의견을 수렴해 고욤나무 등 야생동물이 먹는 열매를 맺는 나무를 많이 심도록 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강서구 ‘녹지분과 위원´ 위촉 이런 김씨의 활동을 알게 된 강서구청은 지난해 말 환경을 위해 더 열심히 일하라는 뜻에서 김씨를 녹색 강서 환경실천단 녹지분과 위원으로 위촉했다. 또 최영희 강서구청 조경팀장은 “나무를 심을 때 야생동물 먹이가 될 수 있는 열매를 맺는 나무를 심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 최근 고욤나무 등 유실수를 20% 정도 심는다.”고 밝혔다. 김씨는 구청으로부터 이식할 어린 고욤나무를 키우는 묘목장 7곳,100여평을 제공 받았다. 김씨는 “산은 물론, 아파트 도로 등에 나무를 심을 때 적어도 20%는 고욤나무를 심어야 한다.”면서 “그러면 동물들이 찾아오고 사람들도 이를 보고 좋아할 것이고 이게 환경에 봉사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고욤나무란? 감나무과 나무. 산과 마을 어디에서나 잘 자라며 높이는 10m정도. 열매 고욤은 감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지름 1.5cm 정도로 감보다 훨씬 작다.10월에 익는다. 맛은 달면서도 떫다. 지금처럼 다양한 먹을 거리가 없던 옛날에는 시골에서 아이들이 즐겨먹었다. 씨를 뿌려서 자란 고욤나무는 성장 속도가 빨라 흔히 감나무를 번식시킬 때 접붙이는 대목으로도 사용된다. 우리나라 북부에서도 잘 자라며 겨울 추위에 잘 견딘다. 이기태 경희대 생물학과 교수는 “고욤나무는 성장속도가 빨라 열매를 많이 맺을 수 있어 야생동물들에게 좋은 먹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한국형 니트족 부모학력·가구소득 낮다

    한국형 니트족 부모학력·가구소득 낮다

    A(34)씨는 현재 결혼한 형의 집에서 더부살이를 하고 있다. 그 나이 되도록 빈둥거린다는 부모의 꾸지람이 지겨워 지난해 집을 나왔다. 처음에는 형과 형수, 조카들 대하기가 민망했지만 이제 만성이 됐다. 이른바 명문대를 졸업한 터라 20대 후반까지는 몇군데 직장 생활을 했다. 하지만 적응을 못하고 번번이 사표를 냈다. 마지막 퇴사 이후 지금까지 만 5년여 동안 TV보기, 책보기 등으로 시간을 보낸다. 앞으로 직장을 가질 수 있다는 희망도, 일을 하겠다는 의지도 없다. 이 상태로는 결혼도 어려울 것 같다. 하루하루 마음 속에 스트레스만 쌓여간다. ●한국형 니트는 부모 학력 낮고 비정규직 15∼34세의 구직 단념 니트(NEET)족이 80만명을 넘어서면서 A씨와 같은 사례는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됐다. 한국노동연구원 남재량 연구위원은 ‘청년 니트 실태와 결정요인 및 탈출요인 연구’ 보고서를 통해 저성장·고실업·고학력 시대를 맞아 대규모 한국형 니트족의 출현을 경고했다. 연구에 따르면 국내 니트족은 외국과는 적잖은 차이를 보였다. 우리나라에서는 ▲개인의 학력이 높을수록 ▲아버지의 학력이 낮고 비정규직 상태에 있을수록 ▲1인당 가구소득이 낮을수록 니트족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유한 가정의 나태한 자녀들 사이에 니트족이 많은 선진국의 ‘은수저(Silver Spoon) 증후군’과 달리 국내에서는 빈곤 및 양극화와 연결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니트족 30%는 은둔형 외톨이 위험 보고서는 한 개인이 니트 상태에 머물러 있는 기간을 1.43년으로 추산했다.2003년과 2004년 8월 경제활동인구 조사결과를 토대로 보면 66%가 1년 안에 니트 상태를 탈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 니트족이 아주 정체돼 있지는 않은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반면 30%는 니트 상태에 계속 머물러 있어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은둔형 외톨이를 비롯한 더욱 심각한 상태로 빠질 위험을 안고 있다고 남 연구위원은 지적했다. 은둔형 외톨이란 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집안에만 틀어박혀 사는 사람들을 가리킨다. ●지역에 따라 니트 탈출 확률 달라져 니트 상태에서 빠져나온 이들을 분석해 보면 거주 지역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지역은 니트족이 취업할 가능성이 높지만 전남, 전북, 충북의 경우 그 확률이 크게 낮았다. 이는 지역별 노동시장의 편차에 따라 취업 가능성이 달라짐을 의미하는 것으로 지역균형발전이 니트족 문제의 완화를 위해서도 필요함을 시사했다. 니트 상태가 될 확률은 학력이 높을수록 높지만 동시에 니트에서 빠져나올 가능성 역시 대졸 이상 고학력자가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또 연령이 높아질수록 니트에서 빠져나올 가능성이 적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저렴하게 유학가기’ 실속 정보

    ‘저렴하게 유학가기’ 실속 정보

    대학가에 등록금 투쟁이 한창이다. 연세대 언더우드 국제학부는 한 학기 등록금이 무려 600만원에 달한다. 미국의 명문 사립대에 비하면 낮은 금액이지만 세계 100대 대학에 속하는 웬만한 주립대 학비와 맞먹을 정도다. 하지만 국내 대학의 교육 서비스는 제자리 걸음이다. 불만 가득한 학생들은 저렴하면서도 양질의 교육을 받기 위해 해외로 향한다. 실속있게 해외로 유학갈 수 있는 정보를 정리한다. 입시 교육이 적성에 맞지 않아 수학능력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못 받은 수험생이라도 낙담할 필요가 없다. 해외에서 학비가 저렴한 명문 대학을 찾으면 오히려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비싼 과외비를 쏟아 입학한 국내 명문대도 국제적인 명성에서는 100위안에 들지 못한다. 해외 유학이 막연하게 비쌀 것이라는 편견을 깰만한 실속 유학 정보를 소개한다. ●편입으로 학비 줄이기 미국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명문대를 졸업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가 커뮤니티 칼리지(community college)를 이용하는 것이다. 2년제 대학인 커뮤니티 칼리지는 연간 수업료와 등록금이 3000달러(300만원) 정도에 불과하다.4년제 대학에 비해 입학 과정도 수월하다. 그렇다고 수업 내용이 부실한 것은 아니다. 우등반을 따로 운영하는 대학이 전체 30%나 된다. 플로리다주의 한 칼리지는 하버드와 예일 등 명문대 편입을 겨냥해 학생들을 모집할 정도다. 아예 학비가 비싸지 않은 4년제 대학을 선택하는 방법도 있다. 브리검영대와 오클라호마대, 유타대, 테네시대 등은 연간 학비가 340만∼1300만원이다. 국내 대학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낮지만 3400여개의 미국 대학 가운데 상위권 대학이다. 시사주간지 ‘US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가 매긴 대학 순위에 따르면 브리검영대는 71위, 오크라호마대는 109위, 유타대는 120위를 차지했다. 직업교육과 고등교육 사이에서 유동성이 높은 영국에서도 이같은 방법은 통한다. 연간 수업료가 1000만원선인 1∼2년 과정의 직업교육 대학을 거쳐 연간 수업료가 2000만∼3000만원 정도인 정규대학에 편입할 수 있다. 영국은 정규대학이 3년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1년치의 학비와 생활비를 절약할 수 있는 장점도 추가된다. 영국문화원 관계자는 “일반 대학과 연계돼 학사 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칼리지를 졸업하면 파트너 대학에서 학위를 인증한다.”면서 “수업료는 직업교육 대학과 같아 연간 1000만원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직업 전문대학인 리틀 칼리지(Writtle College)에서 학사 학위 과정을 이수하면 명문 에섹스대 (University of Essex)가 학위를 수여하는 방식이다. 세인트 마틴스 칼리지(St Martin‘s College)와 명문 랭커스터대(University of Lancaster)도 같은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국내 보다 학비가 싼 해외 명문대 학비가 의외로 낮은 대학을 찾는 것도 저렴하게 유학하는 방법이다. 물가가 비싼 일본에서 명문 국·공립 대학은 한 학기 학비가 350만원 정도에 불과하다. 도쿄대를 비롯해 교토대, 오사카대 등 70∼80개 대학이 여기에 속한다. 일본에서는 외국인 학생들을 위해 340여개의 대학에서 수업료를 감면해주고 있다. 최고 4년, 최대 100%까지 학비를 면제 받을 수 있다. 일본 학생지원기구 관계자는 “외국인이 유난히 많은 대학이 아니라면 4년동안 최소 한 학기 이상의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호주는 영어권 국가들 가운에서 학비가 가장 저렴한 편에 속한다.1년 학비가 인문·상경·자연 계열은 1만 2000∼1만 5000 호주달러, 공대는 이보다 다소 높아 1만 5000∼1만 8000 호주 달러선이다. 인문계열은 한 학기에 우리나라 돈으로 430만원 정도를 지불하는 셈인데, 국·공립과 사립에 관계 없이 학비는 비슷하다. 캐나다는 학부과정보다 대학원 과정을 추천할 만하다. 학부과정의 한 학기 수업료는 600만∼800만원 정도로 미국 사립대에 비하면 훨씬 저렴하지만 국내 대학에 비하면 다소 비싸다. 시몬 프레이저대 (Simon Fraser University)의 인문계열 석사과정은 한 학기 등록금이 230만∼250만원 정도다. 명문 브리티시 컬럼비아대(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의 석사과정 한학기 수업료는 200만∼350만원정도에 불과하다. 국내 대학의 석·박사 과정보다 수업료가 낮다. 빅토리아대는 (Univeersity of victoria) 석사 과정이 학기당 220만원,MBA과정은 410만원에 불과하다. 물가가 비싸 학비도 비쌀 것 같은 스위스 대학들도 의외로 학비가 저렴하다. 공립대학은 연간 학비가 1200∼1600 스위스 프랑이다.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하면 120만∼160만원 정도다. 상하이 교통대학이 내놓은 2005년 세계 100대 대학에는 스위스 연방공대와 취리히대, 바젤대가 각각 27위,57위,87위를 차지했다. 스위스 대사관 관계자는 “취리히 공대와 로잔 공대 등에서 일부 석사 과정을 영어로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면서 “독어권 특유의 6년제 학제에서 벗어나 갈렌대학이 석사과정을 도입하는 등 미국학제에 맞춘 학위 과정을 속속 내놓고 있다.”고 전했다. ●수업료 없는 대학도 아예 학비가 없는 국가로 유학을 떠날 수도 있다.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 국가 가운데는 학비를 전혀 내지 않는 국가가 많다. 독일 대학은 매학기 25∼100유로 정도의 학생회비만 내 수업료에서 해방된다. 최근 독일에서도 학비를 받으려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으나 학생들의 반발이 만만찮아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학비를 받더라도 비싼 학비를 도입할 수는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게다가 베를린 자유대를 비롯해 일부 대학들은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영어 학위 과정을 내놓고 있다. 학사 학위과정 없이 석사학위를 취득하던 독어권 특유의 교육 시스템에서 학사학위 과정도 개설돼 있다. 뮌헨대와 뮌헨공대, 하이델베르크대, 괴팅엔대, 프라이부르크대 등은 세계 100위 대학에 포함된다. 하지만 유학생이 어학과정만을 통과하면 입학은 까다롭지 않다. 프랑스도 이와 비슷하다. 정부가 예산을 책임지는 덕에 학생들은 소액의 등록비만 내면 된다. 사립 학교도 기업이나 다른 기관들의 재정 지원으로 받아 영어권 국가에 비해 학비가 상당히 저렴하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日·加, 학비에 정착비도 지원 일본과 캐나다, 스위스, 러시아, 이탈리아 등 30여개 국가에서는 학부와 석·박사 학위 과정을 대상으로 정부 초청 장학금을 제공한다. 선발 과정은 일반적으로 서류전형과 해당국가 언어시험이다. 대체로 언어 실력이 장학생 선발에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한다. 지난해까지 이 프로그램을 이용한 한국 유학생은 4230명에 달한다. 지원자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장학금 과정은 일본 문부성 장학금.2004년 60명 모집에 1000명이 넘게 지원했다. 학비와 항공료, 정착비 외에도 다달이 17만 5000엔을 지급할 정도로 지원금이 풍족하다.2명을 뽑는 캐나다 정부 초청 장학금도 매년 20∼40명 정도가 몰린다. 학비와 정착금, 의료혜택, 항공료 등의 기본 지원금 외에도 매월 1200∼1300 캐나다 달러를 따로 내놓고 있어 인기다. 하지만 영어권 국가와 일부 선진국 등 주요국가를 빼면 제3세계 국가의 장학금은 지원이 저조한 편이다. 그리스와 터키, 인도네시아 등의 국가에는 지원자가 아예 없었던 때도 있다. 장학 조건이 상대적으로 좋지 않거나 해당 국가의 언어를 구사해야 하는 등 지원 자체에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이들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국제적인 지역 전문가로 거듭날 수도 있다. 국제교류진흥원 장학담당 관계자는 “국제적인 감각을 갖춘 지역 전문가가 요구되는 시대에서 다양한 국가로 눈을 돌리는 것도 희소성이 있는 지역의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는 좋은 전략”이라고 조언했다.(02)3668-1367.(www.ied.go.kr)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국내 유학생에 연간 2만弗 삼성·관정 장학금도 ‘큰손’ 정부와 튼실한 장학재단에서도 매혹적인 장학금을 꾸준하게 내놓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에서는 매년 석·박사 과정 학생 40명을 국비유학생으로 지원한다. 경쟁률은 4대 1 정도. 연간 2만 달러를 2∼3년동안 지급한다. 정보통신부는 정보통신(IT)분야 해외 우수 대학에 유학하려는 학부 졸업생을 대상으로 2년동안 연간 2만 달러,3·4년차에는 연 1만 달러씩 지원한다.70명을 선발하며 평균 경쟁률은 4대 1정도다. 이밖에 민간 장학재단에서 주는 장학금으로는 100명의 학생에게 4년동안 20만 달러를 후원하는 삼성 이건희 장학금이 유명하다. 관정 이종환 장학금도 100명에게 4년동안 모두 16만 달러를 지원한다. 두 장학금 모두 평균 경쟁률이 10대 1을 훌쩍 뛰어 넘을 정도로 치열하다. 과학재단은 이공계 학생 300명에게 2년동안 최고 6만달러까지 내놓고 있다. 전력연구원은 전력산업을 공부하는 학생 20명에게 최고 6만달러까지 지원한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오늘의 눈] 서울과 지방의 대학 양극화/김기용 사회부 기자

    24일자 서울신문 7면에는 우리 대학생들의 상황을 잘 보여주는 기사 2건이 실렸다. 하나는 지방에서 서울로 대학생들의 편입이 급증하고 있다는 ‘편입 엑소더스’에 관한 내용이며, 또 하나는 서울지역 사립대들의 등록금 인상에 대해 학생들의 반대가 거세지고 있다는 내용이다. 우리나라 대학생들의 고민이 잘 드러나 있는 기사들이다. 지방 사립대 학생들의 ‘편입 엑소더스’는 어슷비슷한 지방 대학의 난립과 지방에 대한 차별이 여전히 존재하는 데서 기인하는 현상이다. 학생들은 지방 대학을 졸업해서는 취직은 불가능하다는 생각에서 기를 쓰고 서울로 가려 한다. 이른바 ‘명문대’ 학생들도 백수로 전락하는 마당에 지방에서는 비전이 없다고 여긴다. 그래서 ‘엑소더스’를 하는 대학생들은 해마다 늘고 있다. 서울로 오면 모든 게 다 좋을까. 그렇지 않다. 비싼 ‘등록금’을 감내해야 한다. 학생들이 다 서울로 오려 하니 대학들이 배짱좋게 등록금을 두자릿수로 올리려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지나친 비약일까. 이대로라면 대학 1년 등록금이 1000만원대까지 오르는 것은 시간문제다. 지방 대학을 살리기 위한 방안들이 실행에 옮겨지고 있지만 지방대의 차별은 여전하다. 지방대를 떠나려는 학생들은 그런 현실을 누구보다 잘 안다. 학생들이 빠져 나간 지방대는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할 것이다. 존립을 위협할지도 모른다. 반면 서울의 대학들은 등록금을 아무리 올려도 학생들이 떠나지 않을 것이라는, 배부른 입장이다. 학생들의 반발이 거세지만, 등록금을 더 많이 거두면 물론 대학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학생들이 빠져 나가려고 하는 지방의 대학들은 등록금을 크게 올리기 어려울 듯하다. 말하자면 부익부 빈익빈인 것이다. 대학의 양극화다. 지방대학을 살리려면 사회의 마인드가 바뀌어야 한다. 직장이나 사회 구성원들이 지방대학을 우대해 주고 출신 학생들도 대학 간판보다는 능력에 따라 평가해야 한다. 대학교육의 질을 끌어올리는 것보다 더 급한 일이다. kiyong@seoul.co.kr
  • 지방대 편입 엑소더스 막기 안간힘

    서울로, 서울로…. 서울 소재 대학보다 취업이 더욱 어려운 지방대 학생들의 ‘엑소더스’ 현상이 심각하다. 충남의 한 사립대에 다니다 군 복무 중인 김모(21)씨는 지난해 12월 학교측으로부터 털장갑 선물을 받았다. 상자에는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보내라는 총장 명의의 카드도 들어 있었다. 김씨는 “군대에 있는 학생들까지 챙겨줘서 고맙긴 하지만 왠지 마음이 무겁다.”고 했다. 그는 “복학하고 나서 다른 학교로 편입하는 것을 막기 위한 학교측의 노력이라는 데 친구들과 의견이 일치했다.”고 말했다. 전남의 한 사립대는 올해부터 학교예산이 지원되는 해외 어학연수의 기회를 3,4학년 학생들에게만 주기로 했다.1,2학년 때 기껏 연수를 받고 나서 다른 학교로 편입해 떠나버리는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청년취업난 심화 서울지역 대학으로 편입 급증 대학들이 학생들을 붙들어 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서울에 있는 이른바 ‘명문대학’을 나와도 취직이 힘들 만큼 청년 취업난이 심해지면서 조금이라도 사회에서 더 ‘알아주는’ 대학으로 편입하려는 학생들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신입생 정원을 채우는 것조차 힘든 지방 사립대나 ‘지명도’가 떨어지는 대학들은 학생들의 이탈 방지에 초비상이 걸렸다. 선물공세에 장학금·연수기회 제공까지 갖은 유인책을 제시하지만 편입 경쟁률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한 학년에 1000여명이 정원인데,4개 학년을 다 합해도 재학생이 2000여명밖에 안 됩니다. 전교생 4000여명의 절반이 휴학이라는 얘기입니다. 이 가운데 상당수가 다른 학교로 편입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강원도에 있는 한 사립대 관계자의 말이다. 이 학교는 지난해 신입생 정원을 못 채운 상태에서 그나마 들어온 학생들도 나갈까봐 신입생의 절반가량에 총 8억원의 장학금을 주었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 더 많은 재학생들이 편입을 하겠다고 새 학기 등록을 안 하면 학교 존립 자체가 위협받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휴학신청 거부도…재입학 호소도 ‘애정공세’가 통하지 않으면 ‘완력’을 동원하기도 한다. 충청권에서 이공계 학과에 재학중인 박모(23·여)씨는 서울 소재 대학 예술계열로 옮기기 위해 지난해 말 자퇴를 했다. 원래 휴학만 하려고 했지만 학과장이 허락을 하지 않았다. 박씨는 “교수님을 찾아가 편입을 준비하겠다고 솔직히 말씀드렸으나 그런 이유의 휴학에는 사인을 해줄 수가 없다고 했다.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고 학교에 정나미도 떨어져 자퇴를 결정했다.”고 했다. 편입 준비생인 김영현(24·지방대)씨는 “휴학신청을 하러 갔더니 교수님께서 학생들 수를 유지하지 못하면 자신이 힘들다고 솔직하게 말하셔서 마음이 너무 아팠다.”고 했다. 올초 편입시험을 통해 지방대에서 서울 소재 대학 입성에 성공한 전모(25)씨는 “편입에 합격한 뒤 자퇴서를 내러가자 교직원이 ‘새로 간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면 언제든 재입학할 수 있다.’는 말을 반복했다.”고 전했다. ●“자기미래 달린 편입 말릴 수 없어” 한 지방대 관계자는 “학기 초가 되면 조교와 교수들이 일일이 학생의 집에 전화를 걸어 새학기에도 학교 잘 다녀달라고 말하곤 한다. 하지만 자기 미래를 걸고 편입하려는 학생들을 말릴 수도 없고 난감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최근 들어 편입 경쟁률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수도권 소재 65개 대학들의 편입생 모집규모가 지난해 약 1만 2000명에서 올해 7300명으로 줄면서 더욱 심해졌다. 고려대는 지난해 92명 모집에 2985명이 지원,32.5대 1이었던 경쟁률이 올해에는 54.4대 1(56명 모집에 3047명)로 급등했다. 연세대도 지난해 14.0대 1에서 올해 18.5대 1이 됐고 성균관대(19.0대 1→28.9대 1)와 한국외대(15.0대 1→26.9대 1)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김준석 윤설영기자 hermes@seoul.co.kr
  • [2006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대성그룹-故 김수근 창업주家

    [2006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대성그룹-故 김수근 창업주家

    대성그룹 고 김수근 회장가(家)의 혼맥은 매우 단출하지만 3남3녀 모두 경영에 참여할 만큼 2세들의 대외 활동은 왕성하다. 무엇보다 여느 재벌가(家)와 달리 딸들의 적극적인 경영 참여는 고 김 회장가(家)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 특징 중의 하나다. 독실한 기독교 가풍이 남녀 평등으로, 정략결혼에 대한 거부감으로 드러난 것이 아닌가 여겨진다. 또 통혼(通婚) 과정에서 ‘교회 인연’이 적지 않은 것도 눈에 띄는 점이며,2세들의 화려한 학벌도 이 집안의 자랑이다. 대성은 고 김 회장이 연탄사업을 기반으로 성장시킨 그룹이다. 한때는 대학생들이 가장 입사하고 싶었던 기업으로 손꼽힐 만큼 재계에서 ‘잘 나가던’ 시절도 있었다. 1970년대 초엔 국내 10대 그룹의 한 자리를 차지할 정도로 사세가 대단했었다. 그러나 연탄산업의 몰락과 이에 따른 변신이 늦어지면서 점차 뒤처지기 시작했으며,2000∼2001년 사이엔 연이은 계열 분리로 그룹 규모가 더욱 줄었다. ●에너지 산증인 김수근 창업주 “인생은 유한하지만 기업은 영원해야 한다.” 김수근 대성 창업주가 운명하기 며칠 전 병상으로 그룹 임·직원을 불러 남긴 필담 유언의 한 토막이다. 그의 기업관이 고스란히 묻어 있다. 1916년 대구에서 태어난 김 창업주는 가정 형편 때문에 대구상고를 중퇴하고, 삼국석탄 대구지점에서 연탄과 첫 인연을 맺었다. 당시 일본기업들은 일본인만을 채용하는 원칙이 있어 취직이 쉽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김 창업주는 회사에서 입사를 수차례 거절했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밀어붙여 취직한 뒤, 성실함과 정직으로 내부 업무는 물론 외판 업무도 맡았다. 당시 김 창업주는 일에 대한 집념과 노력 등으로 일본인으로부터 ‘가죽고리’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는 1940년 일본 유학길에 올라 일본대학 법학부를 졸업했다.47년엔 “연료 대책이 시급하고, 더 이상 산림이 황폐화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며 대구 칠성동에서 연탄회사인 대성산업공사를 설립했다. 김 창업주의 성격을 보여주는 에피소드. 대성그룹이 보유한 경북 문경새재 주흘산 수백만평을 관광지역으로 개발하자는 권유가 많았었지만 그는 번번이 거절했다. 연탄사업을 벌인 것은 황폐화하는 삼림을 보호하자는 뜻이 컸다는 이유에서였다. 주흘산 입구엔 “대성그룹은 청정 산림지역을 후손들에게 영원히 물려주고자 한다.”는 내용의 푯말이 있다. 또 김 창업주는 출장을 갔다 오면 영수증 한 장까지도 빠짐없이 챙기고, 경비가 남으면 회사에 고스란히 넘겼다. 뿐만 아니라 외국 호텔 객실에서 쓰고 남은 일회용 비누를 “집에서 면도할 때 쓰면 좋겠다.”며 가방에 넣어 오기도 했다. 정치권 압력에도 초연했다고 한다. 대성이 정치적으로 스캔들이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 창업주는 친구였던 김성곤 공화당 재정위원장의 정치헌금을 거절해 세무조사를 받았을 정도였다. 경영철학도 남달랐다. 그는 무엇보다 ‘번 만큼만 투자한다.’는 경영론을 일관되게 지켰다. 그래서 한 우물만 파는 경영이 가능했다.“하나라도 제대로 하자. 남이 하니까 나도 한다는 식의 경영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그의 경영철학은 ‘대기만성’의 약자인 ‘대성’이라는 그룹의 이름에서도 엿볼 수 있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아들 3형제에게 ‘투명 경영’을 유훈으로 남긴 일화는 유명하다.“기업이 내 소유란 생각을 버려라. 또한 이사회를 사장의 들러리로 만들지 마라. 기업이 이익을 못 내면 죄악이니 이익을 못낼 때는 과감히 전문경영인을 써라. 국민의 사랑을 못 받을망정 지탄받는 기업은 되지 마라.” 이런 김 창업주의 철학은 대성을 남의 돈을 안 쓰는 튼실한 기업으로 만들었다. ●조촐한 혼맥의 ‘교회 인연’ 김 창업주가(家)의 혼맥은 한때 내로라했던 재벌가(家)치고 매우 단출하다.2세들 가운데 중매 결혼이 적지 않았지만 정략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방계도 이와 다르지 않다. 김영훈 회장은 이와 관련, “지인들을 도와주기는 하겠지만 덕을 보지 않겠다.’는 것이 부친의 확고한 뜻이었다.”고 말했다. 김 창업주는 1942년 여귀옥(83)씨와 혼례를 치렀다. 이들의 인연은 대구 ‘남산교회’에서 맺어졌다. 김 창업주의 모친인 기묘임(작고) 여사와 여씨의 모친인 최성연(작고) 여사가 대구 남산교회의 신도였다. 그렇다고 결혼 과정이 그리 순탄하지는 않았다. 김 창업주는 당시 대구상고를 중퇴해 가족 생계를 위해 직장 생활을 하고 있었던 반면 여씨는 당시 대구 신명여고를 졸업하고, 평양여자신학교를 수료한 ‘신 여성’이었다. 또 여씨 집안은 대구에서 유명한 기독교 집안이자, 명망가(家)였다. 그러나 여씨의 모친인 최 여사는 “내가 딸이 둘이면 하나는 부잣집에, 하나는 인격을 보고 하겠는데 단 하나밖에 없으니 인격을 보아야겠다.”면서 주변의 반대를 물리고 김 창업주를 사위로 맞았다고 했다. 김 창업주와 여씨는 슬하에 4남3녀를 뒀다. 이 가운데 4남 영철군이 73년 교통사고로 숨졌다. 장남 김영대(64) 회장은 모친의 친구 소개로 71년 법조인 차영조 변호사의 딸 정현(57)씨와 결혼했다. 정현씨는 서울대 음대에서 피아노를 전공했다. 김 회장 부부는 정한(34)-인한(33)-신한(31) 등 3형제를 두고 있다. 장남인 정한씨는 현재 대성산업 기계사업·해외자원개발부 상무로 재직하고 있다. 그는 97년 서울 덕수교회에서 대원외고 동창인 전성은(33)씨와 결혼했다. 성은씨의 부친인 전경호 서한모방 회장은 김 회장과 경북사대부고 동기동창이다. 차남 인한씨는 미국 버지니아주립대에서 정치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그는 고려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고 같은 과 후배인 이내리(28)씨와 2002년 서울 덕수교회에서 백년가약을 맺었다. 막내 신한씨는 지난해 말 병역특례를 마치고, 현재 경영수업을 준비 중이다. 그는 미시간대 컴퓨터공학 석사 출신이다. 차남 김영민(61) SCG그룹 회장은 79년 친지의 소개로 서울대 음대(성악과)를 나온 민명옥(51)씨와 인연을 맺었다. 명옥씨의 부친은 전 유화증권 사장을 지낸 민유봉씨이다. 김 회장 부부는 은혜(26)-요한(24)-종한(17) 등 2남1녀를 두고 있다. 3남 김영훈 회장은 93년 박영창 목사의 소개로 금란교회 김홍도 목사의 차녀인 김정윤(37)씨와 결혼했다. 슬하에 의한(12)-은진(9)-의진(6) 등이 있다. 장녀 김영주(58) 대성닷컴 부회장은 75년 서울대 의대 출신인 내과전문의 신현정(61)씨와 인연을 맺었다. 현정씨는 현재 도시가스서비스회사인 ㈜알파서비스를 경영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기업인이자 화가로 유명하다. 이들 부부는 정희(30)-명철(29) 등 1남1녀를 두고 있다. 차녀 김정주(57) 대성닷컴 사장은 하버드대 신약학 박사 출신으로 연세대 교수를 겸직하고 있다. 독신이다.3녀 김성주(50) 성주인터내셔날 사장은 하버드 동창생인 딘 고달드와 결혼해 딸 지혜(17)씨를 두고 있다. 김 창업주의 동생인 김의근(작고) 회장가(家)와 김문근(작고) 회장가(家)도 정·관계와 그다지 인연이 없다. 굳이 꼽는다면 재계에서 중견 기업들과 인연을 맺고 있다. 고 김의근 모토닉(옛 창원기화기공업) 회장은 양제선(81)씨 사이에 3남2녀를 뒀다. 장남인 영준(작고)씨를 통해 대한모방 회장을 지낸 김성섭가(家)와 사돈지간이다.3남인 김영목(50) 모토닉 부사장은 산업은행 부총재를 지낸 홍대식의 딸 홍은주(43)씨를 배필로 맞았다. 차남인 김영봉(53) 모토닉 사장은 평범한 은행원의 딸인 김혜옥(46)씨와 혼례를 치렀다. 김문근(작고) 전 대성광업개발 회장은 김정희(작고) 여사와 결혼해 슬하에 영범-영돈-은주-영천-영석 등 4남1녀를 뒀다. 장남인 영범씨는 최근 대성광업개발 회장직에 올랐다. 형제 모두 대성광업개발에서 근무하고 있다. 대성그룹의 분가는 3차례에 걸쳐 이뤄졌다. 매출 2조원을 넘는 대성은 고 김 창업주 생전에 동생인 김의근 회장이 2000년 7월 대성정기와 창원기화기공업의 경영권을 갖고 가장 먼저 ‘대성의 품’을 떠났다. 김의근 회장은 사실상 김 창업주와 동업 관계였다. 그는 김 창업주가 47년 연탄사업을 시작할 때 석탄 생산을 맡았고, 김 창업주는 제조와 판매를 책임졌다. 이어 2001년 4월에는 김 창업주의 막내 동생인 김문근(작고) 회장이 대성광업개발을 맡아 분가했다. 대구공고 출신인 김문근 전 회장은 대한중석 등에서 일하다 1950년대에 대성에 합류했다. 김 창업주 사후인 2001년 6월엔 영대·영민·영훈 등 아들 3형제가 다시 2차 세포분열을 통해 분가했다. 장남 김영대 회장이 모기업인 대성산업을, 차남인 김영민 회장이 서울도시가스 계열을,3남인 김영훈 회장이 대구도시가스 계열을 각각 맡았다. 그러나 분가 과정에서 적지 않은 진통도 있었다. 주식 평가를 놓고 형제간 잡음이 일면서 재계의 눈총을 받기도 했다. 김영대 회장은 이와 관련해 “자신의 덕이 부족한 탓”이라고 했다.8월엔 막내 김성주 사장이 이끄는 성주인터내셔날도 대성에서 떨어져 나갔다. 장남과 3남은 현재 ‘대성그룹´ 사명을 같이쓰고 있다. ●김영대 회장의 ‘인재론’ 김영대 회장은 대기업 회장답지 않게 사내에서도 ‘있는 듯 없는 듯’하다. 잘 나서지 않고 매우 조용하다. 그는 또 학구파다. 환갑이 지난 나이지만 월·수·금요일은 일본어, 화·목·토요일은 중국어를 공부한다. 그의 경영 스타일은 안정과 보수로 대변된다. 이 때문에 간혹 김 회장 주변을 ‘경로당’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김 회장의 비서인 전성희(63) 이사는 국내 비서계의 대모다. 김 회장을 모신 지 28년째다. 그의 비서 입문은 우연이었다고 한다.79년 미국 유학을 마친 남편과 함께 귀국했을 때 남편의 대학 친구였던 김 회장은 “미혼 비서를 뒀는데 모두 1년 정도하고 그만두더라. 어디 오래 근무할 아줌마 없느냐.”며 추천을 부탁했다. 결국 남편의 권유로 전 이사는 당시 세브란스 병원 약사모집 면접을 포기하고 대성에 들어가게 됐다. 전 이사는 이화여대 약대 출신이다. 김 회장의 운전기사인 정홍(64) 차량관리 과장도 40년 이상 김 회장을 모시고 있다. 동갑내기인 두 사람은 환갑 기념 유럽여행을 같이 다녀오기도 했다. 사실상 신분을 넘어 지기(知己)인 셈이다. 또 대성 임직원들은 다른 그룹과 달리 60대 이상이 유난히 많다. 김 회장의 인재를 아끼는 스타일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샌님(?)같은 김 회장도 무서울 정도의 강한 집념을 보여준 적이 있다. 그는 90년대 초 씨티은행으로부터 50억원을 불법 대출받아 가로챈 뒤 미국으로 도주한 직원을 직접 추적해 붙잡은 경험이 있다. 그가 쓴 ‘구름 속의 구만리’라는 추적기에서 “마치 모래밭에서 바늘 찾기와 같았다.”고 회고했다. 김 회장은 당시 10개월 동안 출장 9차례, 미 체류기간 200일, 미대륙 종횡단 9000마일, 만난 사람만도 1000여명이 넘었다고 한다. 그는 50억원의 돈도 돈이지만 회사의 신용과 조직의 사활이 걸린 문제라 그 직원을 붙잡지 않으면 안된다는 절박감이 더 컸다고 했다. 더욱이 일개 직원에게 거액의 수표를 무책임하게 내준 은행측으로부터 음모론까지 흘러나오면서 ‘대추적’을 결심했다. 대성그룹은 현재 3세 경영이 닻을 올렸다. 장남인 김 상무가 2002년 연구개발실장으로 입사해 다양한 경험을 쌓고 있다. ●‘대성 부활’ 노래하는 3남 김영훈 회장 김영훈 회장은 조용한 말소리와 차분한 몸가짐, 설득조의 언어 구사 등에서 CEO보다 목사같은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그도 그럴 것이 그의 어릴 적 꿈이 목사였다. 대학에서 신학공부를 했으며, 영락교회에서 전도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그는 늦장가를 갈 정도로 공부에 푹 빠져 살았다. 그가 받은 학위만도 법학, 경제, 경영, 신학 등이다. 경기고와 서울대 법대에 이어 미국 미시간대에서 법학·경영학 석사를 마친 뒤 하버드에서 신학과 국제경제학 석사 학위를 땄다. 기업 경영을 하면서도 그는 늘 책과 씨름하는 것이 취미다. 김 회장은 1988년 부친의 갑작스러운 부름을 받고, 대성산업 기획조정실장으로 경영의 첫 발을 내디뎠다. 당시 그는 경영인보다 목회자의 길을 걷기를 원했지만 부친의 ‘SOS’ 요청을 거절할 수 없었다고 했다. 그는 계열분리 이후 대구도시가스를 주력으로 경북도시가스와 바이넥스창업투자 등 19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당시 에너지사업 일변도에서 지금은 문화사업을 차세대 ‘먹을 거리’로 마련해 대전환의 시기를 맞고 있다. 그는 창립 60주년을 한 해 앞둔 올해 2010년까지 매출 10조원, 순익 10억달러를 목표로 한 ’10·10·10’ 전략을 내놓았다. 옛 대성의 영광을 회복하기 위한 김 회장의 야심찬 청사진이다. 2남 김영민 회장은 다른 형제들과 달리 스포츠 마니아이며 유머러스하다.ROTC 출신으로 육군사관학교에서 역사 교관으로 근무했다. 경북사대부고와 미국 댈러스대, 남가주대 대학원에서 경영학을 공부했다. ●‘공주의 길’ 포기한 김성주 사장 막내딸 김성주 사장은 ‘별종’이다. 가문에서 그렇고, 사업에 있어서도 그렇다. 다른 형제들이 부모의 말씀이면 무조건 순응하고 고개를 끄덕였던 반면 김 사장은 부모가 반대하는 일들을 줄기차게 밀어붙였다. 그 대가로 그는 혹독한 고생을 경험했다. 송금이 끊겨 학비를 스스로 벌어야 했으며, 직장 생활도 밑바닥부터 시작했다. 사업에서도 ‘봉투’와 ‘접대’라는 그간의 사업 상식을 깨고 투명경영으로 남성 세계를 하나씩 깼다. 김 사장은 자기 힘으로 사업을 일군 여성 CEO가 드문 국내에서 성공한 기업인으로 첫손에 꼽힌다. 그는 훗날 성주인터내셔날을 창업한 배경에 대해 “살찐 돼지가 되지 않기 위해 탈출했다.”고 밝혔다. golders@seoul.co.kr ■ “우리집안은 아들보다 딸이 나아요” “우리 집안은 아들보다 딸이 나아요.” 대성가(家)의 2세들이 이구동성으로 이렇게 말한다. 심지어 김영훈 회장은 대성의 차세대 캐시카우(현금 창출원)로 키우는 문화사업을 이른바 ‘효자 사업’이 아니라 ‘효녀 사업’이라고 부른다. 그만큼 여성들의 실력을 인정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대성가(家)의 딸들은 하나같이 대단하다. 장녀 김영주 화백의 또다른 ‘명함’은 대성닷컴 부회장이며, 차녀 김정주 연세대 교수는 대성닷컴 사장직을 겸직하고 있다. 자매가 최고경영자(CEO)직을 맡은 것은 문화사업에 여성 특유의 세심함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김 회장의 요청 때문. 김 부회장은 화가로서의 재능을 대성닷컴 출판사업에 톡톡히 쏟아내고 있다. 김 부회장이 책 표지 디자인을 혼자 다할 정도다. 김 사장은 그룹의 문화사업뿐 아니라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주도하고 있다. 김 화백은 서울대 미대를 수석으로 입학해 미국 크랜브룩 아카데미오브 아트 대학원을 나왔다. 김 교수는 미시간대에서 영문학을 공부했으며, 하버드대 신학대학원에서 신약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자매는 모친에 이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절제회’ 활동에도 열심이다.1983년부터 세계기독교여자절제회 부회장을 번갈아가며 맡아오고 있을 정도다. 절제회는 종교를 초월해 각종 절제 운동을 펼치는 여성 단체. 국내에선 국산품 애용과 허례허식을 배격하는 운동을 벌였고, 최근엔 금연 운동과 임산부와 청소년 음주를 반대하는 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막내딸 김성주 사장은 자매 가운데 가장 화려한 이력의 소유자다. 성공한 여성 CEO로서 첫 손가락에 꼽히는 김 사장은 1997년 세계경제포럼(WEF)의 차세대 지도자 100인, 세계여성지도자총회의 아시아 대표 연설자,2004년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의 ‘주목할 만 한 세계 여성 기업인 50명’에 선정되는 등 글로벌 CEO으로서 명성이 매우 높다. golders@seoul.co.kr ■ 2세들 ‘화려한 학벌’ 고 김수근 회장가(家)는 재계에서 ‘자식 농사’를 잘 지은 것으로 유명하다.3남3녀 모두 명문대 출신으로 2개 이상의 석사 학위 소지자들이다. 3남 김영훈 회장은 “모친 여귀옥 여사의 남다른 자식 교육이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어머니는 독실한 기독교 신앙을 통해 우리에게 사랑과 절제 등을 몸으로 보여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모친은 ‘공부하라.’는 말을 꺼낸 적이 없으며, 제가 미국에 유학갈 때도 편안하게 ‘놀다 오라.’는 당부까지 하셨다.”면서 “그러나 우리 형제는 모친의 바른 생활과 이웃사랑 등을 보면서 공부를 안 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여 여사는 임신 중엔 태교를 위해 잡지나 신문을 보지 않고, 오직 성경만 보고 지냈다고 한다. 또 자녀를 자신의 소유물이 아닌 독립된 인격체로 대했으며, 꾸지람보다 스스로 깨우치도록 유도했다. 대성가 2세들은 모두 대단한 학벌의 소유자이며,‘수석’을 곧잘 했다. 법학을 전공한 장남 김영대 회장은 서울대 경영대학원을 수석으로 졸업했다. 차남 김영민 회장과 3남 김영훈 회장, 장녀 김영주 화백도 모두 서울대 출신이다. 특히 김영훈 회장은 법학, 경제, 경영, 신학 등 석사 학위가 무려 4개다. 차녀 김정주 연세대 교수는 이화여대를 수석으로 입학해 수석으로 졸업했다. 막내 김성주 사장은 연세대 신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앰허스트대에서 사회학을 전공했다. 김영훈 회장은 “우리 형제는 어린 시절 학업에서 그다지 두각을 나타낸 편은 아니었다.”면서 “특히 정주 누나는 중학교 때 반에서 40등까지 했지만 우리 형제 가운데 공부를 가장 잘 했다.”고 했다. 독실한 기독교 신앙 아래 자녀를 키운 여 여사의 가르침은 자녀들에게 그대로 이어져 3세들도 부모 못지 않은 학구파다. 한편 여 여사는 결혼 후에도 영락교회 권사로서 활동했으며,52년에는 초교파적 기독교 여성단체인 ‘대한기독교여자절제회’를 설립했다. 현재 35개국이 가입해 있다. golders@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박건승 부장(반장) 정기홍·류찬희·최용규 차장 이기철·강충식·주현진·류길상·김경두·서재희 기자
  • 예술고는 비리 ‘시한폭탄’

    예술고는 비리 ‘시한폭탄’

    예술고 입시 비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검찰이 내사에 착수함에 따라 비리의 실체가 모습을 드러낼지 주목된다. 검찰에 따르면 예술고에 자녀를 편입학시키려는 학부모들은 수백만원선에서 최고 억단위까지 기부금 명목으로 돈을 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해 서울예고에서 대기업 임원의 자녀가 수천만원의 기부금을 내고 편입학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서울시교육청이 감사를 벌이기도 했다. 당시 학교측은 이런 사실을 부인했었다. ●학부모들, 수백만원서 억대까지 기부금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사학본부 김행수 사무국장은 20일 “검찰이 서울예고뿐만 아니라 지방 J예술고 등 3곳을 수사하고 있다.”면서 “예술고에서 편입학이나 성적 조작 등으로 일어나는 비리는 비일비재하다.”고 주장했다. 교육계 안팎에서는 폐쇄적인 학교운영과 실기 평가를 통해 학생을 뽑을 수밖에 없는 예술계 특유의 교육 풍토가 이같은 비리를 유도했다고 지적한다. 보결 학생을 뽑아도 지원자가 없는 일반 고교에 비해 예술고는 명문대에 진학하려는 학생들로 항상 지원자가 넘쳐나 비리에 휘말리기 쉽다. 또 예술고 편입학은 법적인 기준이 없는 것도 문제점이다.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학생들을 선발하기 때문에 대부분 실기점수를 50% 이상으로 책정하고 있으며 실기 평가만으로 편입생을 뽑는 학교도 있다. 여기에다 교장과 이사장 등 소수의 판단에 따라 학교의 주요 결정이 이뤄지는 분위기도 밀실행정을 거들고 있다. ●이사장·교장 등의 학교운영 밀실행정도 한몫 사립에서 학교측의 뒷거래를 폭로할 내부 양심자가 나오지 않고서는 비리 사실이 적발되기 어렵다. 또 비리 자체가 적발돼도 솜방망이 처벌로 일관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결함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해 파문으로 물러난 서울예고 전직 교장은 아직까지 학교법인 이사직을 유지하고 있다. 해당 학교는 서울시교육청의 감사를 받아 일부 행정 조치를 받았을 뿐이다. 안양예고 전입학 비리에서는 돈을 건넨 학부모는 유죄 판결을 받았으나 교장은 무죄 처벌을 받았다. ●돈 준 학부모 유죄… 돈 받은 교장 무죄 선고도 예술고 비리의 바탕에는 예술고를 통해 비교적 쉬운 방법으로 명문 대학에 진학하려는 학부모들의 욕심이 깔려 있다. 중도에 포기하는 학생들을 채우기 위해 학교측은 전·편입생을 받으며 부모들은 자녀들을 보결로 입학시켜 명문대에 합격시키려고 한다. 지난해 서울대에 가장 많은 학생들을 합격시킨 고등학교는 서울예술고이며,87명을 보냈다.50명을 보낸 서울과학고에 비해 두 배 가까운 수준이다. 선화예고도 36명을 보냈다. 앞서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서울예고에 대해 특별감사를 했을 때 학부모들은 대가성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20일 밝혔다. 시 교육청 관계자는 “서울예고 관련자들이 형사상 처벌 대상이 아니어서 검찰에 고발을 하지는 않았고 행정·신분상 조치만 했다.”면서 “교장 1명은 징계 대상이었지만 지난해 2월5일자로 의원면직돼 불문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유재만)는 이날 이화예술학원 소속 서울예고와 예원학교 전직 교장들이 편입학 대가로 학부모들로부터 거액의 금품을 받은 정황을 잡고 내사중이다. 검찰은 두 학교의 전직 교장들이 학부모 수십명으로부터 수백만∼수천만원대의 돈을 받고 학생들을 부정하게 편입학시킨 정황을 포착, 이들에 대한 계좌추적에 나섰다. 학부모 중에는 기업 임원을 비롯해 고위 공무원, 의사 등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유종 홍희경 기자 bell@seoul.co.kr
  • [경제플러스] SK, 中 명문대출신 20명 채용

    SK그룹은 중국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기 위해 중국인 20명을 채용했다고 18일 밝혔다.SK는 지난해 10월 중국에서 공채 전형을 실시했으며, 이번에 채용된 중국인 20명은 SK㈜와 SK텔레콤,SK네트웍스,SK건설 등에서 일하게 된다. 이 가운데 16명은 베이징대, 칭화대 등 중국 명문대 석사 학위 소지자들로 국내에서 1∼2년 근무한 뒤 중국에 파견된다.
  • 울산시의 교육 ‘백년대계’

    ‘5년 안에 포항공대 수준에 올라서고 10년 안에는 미국 MIT공대와 견준다.’ 울산시와 정부가 오는 2009년 3월 개교예정으로 설립작업을 벌이고 있는 울산 국립대학교의 중·장기 발전계획이다. 울산 국립대학교 설립은 광역시·도 가운데 유일하게 국립대학이 없는 울산의 오랜 숙원사업이었다. 정부는 이같은 울산시의 강력한 건의에 따라 울산에 국립대학을 신설하기로 지난해 확정했다. 경쟁력 있는 학과 중심으로 소수(입학정원 1000∼1500명) 정예화해 세계적인 명문 국립대학으로 육성한다는 복안이다. 이에 따라 울산지역 주력산업과 미래 성장잠재산업 등을 고려, 공업·공업경영·일부 사범계 학과를 설치할 예정이다. 울산시는 명문대학 육성을 위해 해마다 100억원씩 15년동안 1500억원의 대학발전기금을 조성키로 했다. 울산시와 교육부는 올해부터 울산 국립대학 신설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해 현재 대학을 건립할 30만∼80만평의 부지선정작업을 하고 있다. 대학발전 여건이 가장 좋은 곳에 부지를 정해 오는 8월 사업공고를 한 뒤 사업시행자를 선정하고 내년 6월 공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시는 2009년 국립대학이 문을 열면 젊은 인재와 교수·전문가 등의 유입으로 도시 인적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박맹우 울산시장은 “울산 국립대학 설립에 따라 울산시의 도시 수준이 교육을 중심으로 한단계 높아지면서 장기적으로 울산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태평양 건너를…/박홍기 지음

    ‘조기유학’에 ‘입양유학’까지, 바다 건너에서 영어를 배우고 선진교육을 받겠다는 한국인의 열의는 그 누구보다 뜨겁다. 그러나 그만큼 실패사례도 속출하고 있고,‘기러기 아빠’의 부작용도 언론에 심심치 않게 오르내린다. 서울신문 교육전문기자가 쓴 ‘태평양 건너를 몰라도 너무 모른다’(박홍기 지음, 집문당 펴냄)는 교육열이 높기로 유명한 미국 캘리포니아주 UC버클리대에서 1년간 초빙연구원으로 머물면서 현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조기유학 현상들을 있는 그대로 담은 현장 리포트이다. 조기유학이 ‘국제전쟁’이 된 지금, 저자는 미국 교육의 실상이 아닌 허상만 좇는 우리 현실에 대해 경고한다. 조기유학의 목표가 과연 무엇인지, 현장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미국에서 대학을 나와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을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풀어간다. 특히 영어를 좇는 유치원생과 초등학생, 명문대 진학을 위해 발버둥치는 중·고교생, 대학 재학 중 유학을 간 젊은이들의 방황과 취업의 벽,‘기러기 엄마’의 갈등 등도 입체적으로 전달한다. 저자는 “유학을 가려면 유학의 목표와 기간, 진로 등 현지사정을 충분히 알아본 뒤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1만원.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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