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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與 실패 누군가는 책임져야”

    “與 실패 누군가는 책임져야”

    열린우리당 비례대표인 정덕구 의원이 1일 국회의원직을 사퇴했다. 여당 의원들의 탈당 국면에서 의원직 사퇴는 정 의원이 처음이다. 정 의원의 사퇴로 여당의 여성조직인 우리여성리더십센터 신명(61·여) 소장이 의원직을 승계한다. 정 의원은 이날 “당이 사분오열되는 것은 지지율이 떨어지기 때문인데 이는 민생(실패) 때문이다. 누군가는 책임지는 사람이 있어야 하지 않느냐.”고 사퇴 이유를 밝혔다. 정 의원은 사퇴 성명서를 낸 뒤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다음주부터 당이 (집단탈당으로) 용틀임을 할 것이라는 등 상황이 급변하고 당이 쪼개지는데, 비례대표 의원으로서 할 수 있는 선택은 의원직 내버리는 것밖에는 없다.”고 말했다. 비례대표 의원은 탈당시 의원직을 잃기 때문에 탈당도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얘기였다. 여당의 경제정책도 비판했다. 그는 “집권여당이 좌파적 사고로 가지 않게 하기 위해 소리도 지르고 경구도 남기고 했지만 잘 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또 “당이 전문가의 의견을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는데 당의 색깔로 해석했다. 시장을 신뢰하지 않으면 시장으로부터 되치기 당한다.”고 밝혔다. 국민의 정부 시절 산업자원부장관을 지내고 서울대 국제지역원 초빙교수를 역임한 정 의원은 17대 총선을 앞두고 경제전문가로 열린우리당에 영입됐다. 정 의원 사퇴에 대해 사수파 등 여당 일각의 반응은 싸늘했다. 평소 원해온 명문대 정교수 자리로 옮기려는 것일 뿐이란 것이다. 한 초선의원은 “정 의원은 이미 한달 전부터 자신이 서울의 한 사립대 교수로 가기 위해선 2월5일까지는 사표를 내야 한다고 얘기하고 다녔다.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고 말했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상위11개大 진학률 소득따라 5배 차이

    자녀들의 상위 11개 대학 진학률이 소득 계층간 최대 5배가량 차이가 난다는 주장이 나왔다. 또 4년제 대학에 진학한 학생들의 60%가 중학교 2학년 이후 3년 이상 사교육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최형재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은 1일 서울대 호암교수회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8회 한국노동패널 학술대회’에서 2000∼2005년 한국노동패널 조사결과를 분석한 결과, 최상위 소득계층(상위 25%) 자녀들의 11개 상위권 대학 진학률은 14.1%로, 최하위 소득계층(하위 25%) 2.7%에 비해 5.2배가량으로 높았다고 주장했다. 어머니의 교육수준이 자녀의 명문대 진학에 큰 변수로 작용했는데 어머니가 대졸 이상인 경우 11개 대학에 진학하는 비율은 14.9%였지만 고졸 미만일 때는 3.1%에 불과했다. 최 연구위원은 “연구결과는 소득이나 학력이 자녀에게 이전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양정호 성균관대 교수는 이날 학술대회에서 2000∼2006년까지 사교육이 대학진학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결과, 중학교 2학년 이후 4년제 대학에 진학한 학생의 61%가 사교육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온라인 학원시대] 인터넷 강의 확산속 불법복제 판치는 학원가

    [온라인 학원시대] 인터넷 강의 확산속 불법복제 판치는 학원가

    인터넷 강의의 확산으로 학원가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다양한 현상을 낳고 있다. 학원들이 때 아닌 ‘불법복제와의 전쟁’을 치르는가 하면 학원들간, 강사들간 빈익빈부익부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학원들, 불법복제와의 전쟁 지난해 신림동 고시촌 학원가에 뿌려지는 ‘고시신문’엔 이색적인 글이 실렸다. 유명 강사들의 동영상 강의를 CD에 담아 불법 유통시킨 사실을 시인하고, 다시는 이같은 일을 하지 않겠다는 한 명문대생의 ‘반성문’이었다. 불법 CD를 제작, 유통시킨 사실을 적발한 학원들이 이 학생을 저작권법 위반으로 경찰에 넘기지 않고 한 전문지에 반성문을 쓰도록 한 것. 학원들이 불법 복제와 유통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가장 흔한 불법행위는 여러명이 1개의 ID를 함께 쓰는 사례다. 같은 시간대엔 함께 사용할 수 없지만, 시간대를 달리해 사이트에 접속하면 막을 방법이 없다. 학원들은 접속 장소가 다양한 경우, 일단 ID 공유를 의심해 조사에 나서기도 한다. 일부 학원에선 컴퓨터마다 부여된 고유번호를 이용, 특정 컴퓨터에서만 이용토록 하는 방법도 쓴다. 은행처럼 공인인증절차 도입을 검토 중이지만, 불편함 때문에 선의의 피해자가 양산될까봐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회원으로 등록, 강의내용을 다운로드받거나 캡처해 CD로 제작, 판매하는 행위도 큰 문제다. 인터넷 강의를 디지털캠코더로 촬영하는 수법도 늘고 있다. 학원들은 1000K 이상의 고화질 파일 사용, 캡처프로그램을 무력화하는 보안프로그램 설치 등을 총동원하고 있지만 효과는 크지 않다. 최근 몇몇 학원은 관할 경찰과 함께 조사에 나서 13명을 적발했다. 액수가 비교적 적은 11명은 판매액을 돌려받는 선에서 훈방됐지만,2명은 액수가 큰 기업형이라 처벌을 면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고시 전문학원인 한림법학원 조대일 부원장은 “캡처 프로그램 등이 워낙 다양해 기술적으로 막기에 한계가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또 “무단복제가 불법이라는 인식이 부족한 것도 큰 원인”이라며 “장차 판·검사나 고위 공무원이 되려는 사람들이 이래도 되는지….”라며 안타까워했다. ●학원·강사들도 양극화 노량진 학원가에서 연 수입 10억원 이상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진 특급 스타강사, 이른바 ‘SS급’ 강사로 통하는 K씨는 작년 이후 수입이 급속히 늘었다. 학원측이 오프라인 강의 장면을 CD에 담아 인터넷강의로 활용하면서부터다. 올해 수입의 절반 정도는 인터넷 강의로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 스타강사가 아닌 이들은 걱정이 태산이다. 스타강사들의 온라인 강의가 확산되면서 자신들의 수강생들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학원도 마찬가지다. 인터넷 강의료의 15∼30%는 강사에게 주고 나머지는 학원 수입이다. 스타강사들을 많이 보유한 학원과 그러지 못한 학원의 격차가 벌어질 수밖에 없다. 한 학원 관계자는 “7·9급 시장은 인터넷강의가 본격 도입되기 시작한 3∼4년 전보다 노량진 일대의 이른바 ‘빅3’학원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1.5배 정도 증가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는 “노량진 쏠림현상으로 특히 지방학원들이 타격을 입어 절반 이상이 문을 닫았거나 명맥만 유지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LG전자 해외 우수인재 확보 ‘올인’

    LG전자가 해외 우수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총력전을 선포했다. LG전자는 23일 올해 북미, 일본, 유럽 등 해외 각지에서 모두 20여차례의 순회 채용설명회와 유학생 간담회 등 유치활동을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올해 전체 채용인원의 10%인 약 200명의 첨단 연구개발(R&D) 분야 석·박사 등 해외 우수 기술인재를 확보할 방침이다. 인재 유치전은 남용 LG전자 부회장이 직접 챙긴다. 남 부회장은 2월중 미국에서 핵심 인재들을 면접할 예정이다. 남 부회장은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3만명 정도는 세계 톱 클래스의 역량을 지닐 수 있도록 육성하겠다.”면서 “전 세계에서 가장 일 잘하는 사람을 꾸준히 영입할 계획”이라고 밝혔었다.LG전자 연간 신규 채용 인력 중 해외 인재 채용 비중은 2003년 4%에서 2006년 10%로 늘었다. 지난해 영입한 해외 인력 가운데 70%가 석·박사급이었다. LG전자는 우선 이달 말 R&D 및 인사 담당 책임자급 임직원 10여명으로 구성된 ‘해외 우수인재 유치단’을 북미에 파견한다. 유치단은 이달 29일부터 MIT, 스탠퍼드대, 버클리대 등 미국 명문대학 20여 곳을 순회하며 모바일, 디스플레이 등 중점육성사업과 홈네트워크 등 신사업 분야의 인재들을 발굴·유치할 예정이다. 또 국내외 주요 대학의 이공계 석·박사 과정 재학생을 대상으로 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데스크시각] 영어가 ‘신분’이 되지 않게 하려면/이석우 국제부 부장급

    “우린 아이들을 한국대학에 다 보내요. 이제 아이들을 외국 대학에 유학시키는 동료들은 거의 없죠. 이전 선배 세대하고는 정반대예요.” 대사 등 해외공관장을 여러차례 지내고 퇴임을 앞둔 한 시니어 외교관이 최근 지인들 모임에서 유학열풍이 화제가 되자 “외교관들은 자녀를 도리어 한국 대학에 보내는 게 유행”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해외 사정에 밝은 외교부 사람들 입장에선, 자녀들이 미국 대학을 나와 미국에서 좋은 일자리를 얻을 확률보다 한국대학을 나와 국내에서 더 좋은 일자리를 얻을 확률이 훨씬 높다고 보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교육 내용이나 학문 수준이 해외 명문들보다는 처지지만 취업 기회와 안정성 등을 고려할 때 한국 대학을 졸업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대졸자가 연봉 수십만달러를 거머쥐는 예는 극소수예요. 좋은 회사에 취직했다는 명문대 졸업자들도 한국에 비해 많지 않은 연봉 4만∼5만달러 수준이지요.” 함께 자리했던 한 기업체 임원도 “세계 경제가 일체화되면서 교포 2세 등 영어에 능통한 ‘글로벌 인재’들의 국내 진출도 부쩍 늘고 있다.”고 거들었다. 이들 외교관 자녀들이 미국에서 백인들과 경쟁해서 일류 기업에 들어가기란 하늘의 별따기란 설명도 이어졌다. 대신 국내기업은 물론 한국이나 아시아에 나와 있는 다국적기업 자회사나 지점에서 일할 기회를 더 쉽게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외교관 자녀들에게 한국에 “취업 기회가 널려 있다.”는 사실은 그들의 뛰어난 영어실력과 무관치 않다. 해외에서 외국학교를 다니며 어린시절의 상당 기간을 해외에서 보낸 그들에게 영어는 모국어나 다름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국경을 무력화시키는 교류 확대의 급물살속에 세계화가 본격화되면서 영어는 더 위력을 발휘하고 있고 이들,‘영어의 달인’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고 있다. 우리 경제가 더 개방되고 세계경제와 상호의존성이 두께를 더하면서 이같은 현상은 두드러진다. 이런 속에 영어는 점점 더 신분같은 것이 되고 있다. 영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는 상류층과 그러지 못하는 ‘우수마발(牛馬勃)’이 양분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다. 차세대 경제대국으로 뜨고 있는 인도의 강점으로 영어가 빠지지 않고 거론된다. 인도에선 영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1억 5000만명과 그러지 못하는 사람들의 사회·경제적 차이는 말 그대로 하늘과 땅의 차이가 난다. 그곳에서 영어는 신분이며 계층이다. 한국이 설마 그렇게 돼가는 것은 아니겠지만 영어를 모국어처럼 구사하는 글로벌 인재 양성은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 발등의 불이다. 그런데도 공교육은 뒷짐진 채 시늉만 하고 가정과 개인에게 실제 책임을 다 지우는 것은 불평등 조장이나 다름없다. 서민들이 자녀의 조기 영어교육을 뒷받침하기도 어렵고 ‘강남사람들’처럼 외국인 과외에 방학때면 초·중학교 학생들을 해외 연수나 조기 유학을 내보낼 수도 없는 노릇이다. 기회 균등의 지평을 넓히겠다는 것이 참여정부의 정책목표이고, 각오라면 생각을 바꿔야 한다. 정부 재원이 부족하다면 개인적인 교육열과 민간 자본력을 교육부문으로 흘러들게 하는 열린 자세가 아쉽다. 서울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회의가 이틀째 진통 중이다. 법률·의료 등 전문직 서비스 시장도 열라는 압력이 격렬한 반발마저 일으키고 있다. 지구촌 화두가 된 FTA 물결을 거스르기엔 우리에겐 부존자원도 적고 해외시장에 대한 의존도도 높다. 우리 젊은이들이 지구촌 전역에서 일자리를 ‘헌팅’하고 더 넓은 세계에서 춤추고 뛰놀며 자신의 역량을 맘껏 발휘하게 하기 위해선 영어 교육과 영어로 상징되는 공적 교육 서비스에 대한 반성과 새로운 각오가 필요한 때다. 이석우 국제부 부장급 jun88@seoul.co.kr
  • ‘도서관 올인’ 명문고 비결

    ‘책, 꽃만큼 아름답고 밥만큼 소중하다(이혜화 지음,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펴냄)’는 은퇴한 교장선생님의 책이란 점에서 자기 공치사쯤이 아닐까 오해할 수 있다. 하지만 고졸 학력으로 교단에 서서 10년 만에 박사 학위까지 따내고, 비행을 일삼는 학생들을 설득해 신설학교를 명문고로 만들어내는 고군분투 과정을 들여다보면 그런 생각은 사라진다. 이 책은 실은 교육 경험담이라기보다 책벌레 교장선생님이 어떻게 성공적인 학교도서관을 일궈냈는지 말하고 있다. 저자 이혜화씨는 1995년 30여년 만에 처음 교감으로 발령받은 일산동고등학교를 명문고로 키워낸다. 정준, 김소연 등 연예인 학생을 적극 수용해 학교를 홍보하고, 한문·컴퓨터·영어회화·홈패션 등을 가르쳐 주민들을 학교의 가족으로 만들었다. 1999년 화수고등학교에 교장으로 부임하면서 그동안 꿈꿔 왔던 학교도서관 프로젝트에 도전한다. 학교내에서 볕이 잘 들고 가장 목이 좋은 자리에 위치한 교무실을 과감히 옮기고 그 자리에 도서실을 설치한 것이다. 여기저기 쫓아다니며 도서상품권과 책을 기증받아 어엿한 도서실을 만들지만 정작 책을 읽으려 하지 않는 학생들이 문제였다. 그러자 교장선생님은 점심에는 막대사탕을, 저녁에는 컵라면을 나눠주며 학생들을 도서실로 끌어들였다.‘미끼’로는 학생들이 흥미있어 하는 만화, 요리, 컴퓨터게임 등을 다룬 잡지와 만화책, 무협지, 로맨스 소설도 구비했다.‘학생은 손님이자 왕’으로 생각한 도서실은 결국 한학기 만에 100권이상 대출하는 학생을 여럿 배출할 만큼 인기 공간으로 자리잡게 됐다. 도서관 중심교육을 하면서도 입시위주 교육을 펴는 것이 교육계에서 배척당하진 않을까 걱정하던 저자는 명문대 합격생이 여럿 배출되자 통괘함을 느낀다. 학교 경영성과를 명문대 합격생 숫자로 과시하는 속물 교육자란 자책감을 느끼면서도, 도서관 ‘올인 정책’에 비웃음을 보내던 이들에게 똥침을 가했다는 즐거움도 마음껏 드러낸다. 도서실 배치도와 준비과정을 조목조목 담은 책은 도서실 운영자들에게 훌륭한 참고사례다. 저자는 전통적 학교도서관 개념을 탈피하고 학생들이 사랑하는 도서관을 만들기 위한 길을 제시한다. 학생을 고객으로 모시고, 도서실을 휴식처·복사실 등으로 다목적 기능화하고, 만인에게 열린 공간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1만원.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씨줄날줄] 지식 기부/함혜리 논설위원

    미국에서 두번째 부자인 워런 버핏은 지난 해 6월 소유재산의 85%인 370억달러를 자선기금으로 내놓겠다고 선언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버핏이 내놓은 기부액은 빌 게이츠 부부가 2002년부터 2006년까지 기부한 33억 5000만달러의 10배가 넘는 액수다.‘투자의 현인’으로 불리지만 기부에 인색하다는 평을 들었던 버핏은 단번에 카네기, 록펠러, 게이츠와 함께 ‘존경받는 부자’의 반열에 올랐다. 나눔으로써 더욱 존경받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남에게 은혜를 베풀어 나눠주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빌 게이츠나 워렌 버핏처럼 물질적 기부를 통해 살맛나게 쓰는 기쁨을 만끽할 수 없는 사람들은 자원봉사를 통해 자신의 시간과 능력을 나누어 주는 행복을 맛본다. 최근들어 무형의 자산인 지식을 나누는 지적 자선운동도 확대되고 있다. 학비가 비싸기로 유명한 미국 동부의 명문대학인 아이비리그에 속하는 MIT(매사추세츠공과대학)는 웹사이트(ocw.mit.edu)를 통해 강의를 공짜로 들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MIT는 공개강좌프로그램에 따라 2002년부터 이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데 올 연말까지 대상강좌를 180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MIT의 무료강좌 프로그램에는 세계 각국에서 한달 평균 140만명이 접속한다. 상아탑 밖에서도 배우려는 의지가 있는 사람이면 누구에게나 자유롭게 전파하기 위해 시작된 공개강좌 프로그램 운동은 존스홉킨스대, 미시간 주립대, 유타대를 포함해 전세계 120개 대학으로 확산되고 있다. 버클리음대와 줄리아드 등 미국의 유명 음악교육 전문기관들도 경제적으로 소외된 청소년들에게 무료 음악교육을 제공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고 한다. 인류의 역사는 지적인 활동을 통해 발전했다. 문학, 철학, 과학, 예술 등 각 분야에 걸친 지적인 결과물들이 전파되지 않고 그 시대, 그 인물의 주변에 머물렀다면 아무 의미가 없다.“지식이 공개적으로, 그리고 자유롭게 공유되고 운영될 때 교육이 가장 잘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MIT 공개강좌프로그램 운영자의 말을 되새겨 볼 만하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열린세상] 선진국을 향한 과학 인프라/정문성 울산대 물리학 교수

    우리나라 교육열은 지구상에서 가히 타의 추종을 불허할 듯하다. 대학 진학률이 80% 넘는 유일무이한 나라, 대한민국에서는 아침 8시부터 밤 10시까지 공부시키는 고등학교들이 많고, 학군이 좋으면 아파트 값이 천정부지이며, 일류 대학만 입학한다면 무엇이든지 감수하는 부모들이 산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토록 고교 내내 전력투구한 학생들이 올해도 이공계를 멀리한다. 잘 사는 나라에서 청소년들의 이공계 기피는 일반적 추세이고 문제되지 않을지라도 우리에겐 큰 장애요소이다. 지금과 같은 이공계 분야의 인력 감소와 질적 저하로는 선진국의 발판인 비교우위의 세계적 경쟁력을 키워나갈 수 없기 때문이다. 2012년에 국민소득 2만달러를 이야기하고 있고 샴페인을 터트릴 곳까지 이제 멀지는 않았지만 도달하기도 쉽지 않게 되었다. 그동안 정부가 내놓은 정책들이 해소와는 정반대로 오히려 이공계 위기로까지 몰고간 듯하다. 교차지원을 허용하면서 고교에서 문·이과의 비율이 2대 1로 되어 버렸다. 과거와 정반대이다. 올 수능을 보더라도 별로 다르지 않다. 더욱이 새롭게 시행된 7차 교육과정에서 과학의 비중을 사회과목보다 낮추면서 이공계 위기를 양뿐만 아니라 질에까지 파급시켜 버렸다. 가장 부채질한 정책은 입시제도이다. 현 제도로 인해 우수 고교생들이 능력만큼 수학과 과학을 공부할 기회가 사라졌다. 득점이 어렵다고 학생들은 과학보다는 사회를 선택하고, 과학 중에서는 물리를 좀처럼 택하지 않는다. 쉬운 문제를 반복학습하여 실수하지 않음으로써 고득점하려 한다. 그것은 훈련이지 교육이 아니다. 지적 호기심이 풍부한 나이에 명석한 학생까지 바보로 만들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의 대학정책도 유사하다. 우수한 대학에 다니는 대학원생에게 연 3000억원을 지원하는 2단계 BK21 사업을 작년에 시작했다. 지방대학 혁신 사업에도 매년 3000억원 정도, 대학 구조조정에 몇 천억원 투입한다. 확장했다가 거둬들이는 정책들이다. 또한 단체 베이스로 선택과 집중을 하는 정책이어서, 명문대학에 속해 있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게도 한다. 과학기술부에서도 연구에 막대한 돈을 지출한다.21세기 프런티어 사업에는 20여개의 과제마다 연간 100억원 정도를 지원한다. 연구기반 구축사업에 매년 몇 천억원 투입한다. 나노바이오 개발, 우주 개발 등 많은 사업에 각각 몇 천억원씩 사용한다. 유원지에서 회의하고 국제학회마다 모여서 참석하는 정도로 여유 있는 돈을 선정된 집단에 배분한다. 그런데 대부분 시한부 지원이다. 선정과 배분에도 태생적 문제가 있지만 정말 큰 문제가 거기에 있다. 정부의 지원으로 공부하고, 정부의 프로젝트에서 연구한 다음에 그 우수한 인력들은 어디로 갈 것인가. 어디에서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것인가. 과학자가 되기 위하여 이공계에 진학하더라도 졸업 후에 마땅히 갈 곳이 별로 없다. 미래가 불안하다. 여기에 이공계, 특히 기초과학 위기의 근원이 있다. 한시적 정책에 투입하는 막대한 돈으로 기초과학 중심의 이공계 연구소를 설립하면 어떨까. 미국이나 독일과 같이, 지역 도처에 정부 출연 연구소를 설립하여 과학인재의 보금자리를 마련해주자. 그래야 지속적으로, 필요한 이공계 연구인력이 확보되고, 산·학·연 연구가 활성화되고, 경쟁력이 향상된다. 그 길이 느리게 느껴질지 모르지만 과학입국에 이르는 첩경이라 믿는다. 경쟁적이며 여유롭지 않더라도 안정되고 자유롭다면 그 연구소는 신진 과학자뿐만 아니라 청소년들에게까지 선망이 된다. 선진국의 길목에서, 청소년에게는 과학에 대한 꿈을 키워주고, 누구든지 이상을 추구하는 과학자에게는 열정을 쏟도록 해주는 그와 같은 과학 인프라가 그립다. 정문성 울산대 물리학 교수
  • [20&30] 새해 좋아질 때 버려야할 ‘악마의 유혹’

    [20&30] 새해 좋아질 때 버려야할 ‘악마의 유혹’

    ‘새해엔 꼭 떨쳐 버려야 할 텐데….’버리고 싶었던 생각들을 툴툴 털어내기 딱 좋은 때가 요즘이다. 늘 ‘오늘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끊기 힘들었던 습관들을 12월의 달력과 함께 떼어내겠다고 결심해 본다. 그러나 한 해가 간다는 것은 인위적으로 그어놓은 시간의 선을 넘어선다는 의미일 뿐, 해가 바뀌어도 참기 힘든 유혹은 계속되게 마련이다. 올해 2030세대들의 발목을 잡았던 ‘달콤 은밀한’ 유혹과 그것을 뿌리치기 힘든 속사정을 들어봤다. ●담배보다 끊기 힘든 게임…외로워서 IT세대답게 직장인이건 대학생이건 ‘끊고 싶은 것’으로 게임을 꼽는 예가 다반사다. 이유는 서로 다르지만 외로움 때문에 게임에 빠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서울의 한 명문대 졸업반인 이영수(가명·25)씨는 친구들의 취업에서 오는 외로움을 달래려 게임을 했는데 이젠 게임이 세상과의 ‘벽’이 된 기분이다. “하나 둘씩 취업이 되어서 학교를 떠나고 혼자 있을 때 하기 쉬운 여가가 게임밖에 없었어요. 게임 시간이 늘수록 취업 준비도 어려워졌어요. 그래도 스트레스를 풀어야 될 땐 게임부터 생각나니 큰일이죠.” 이씨는 “내년엔 취업이 잘 풀려 동료도 얻고 게임 시간도 줄일 수 있었으면 한다.”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출퇴근길 휴대용 게임기를 손에서 놓지 않는 박찬욱(24·회사원)씨도 게임과 이별을 하고 싶다. 그는 “새 게임이 나올 때마다 다 사야 직성이 풀린다.”면서 “한달 170만원 봉급에서 15만원어치 게임을 사는 건 내가 생각해도 너무하다.”고 털어놨다. “새해를 맞아 지금 있는 게임들을 다 깨기 전까진 게임기를 사지 않기 위해 노력을 해보려는데 잘 될지 모르겠어요.” ●자꾸 손가는 습관성 쇼핑 하루아침에 용돈의 몇 배나 되는 월급을 거머쥔 초년병 직장인들에겐 쇼핑이 ‘쥐약’이다. 이정(가명·28·여)씨는 이달에도 50만원이 넘은 카드 명세서를 보면서 인터넷쇼핑몰을 ‘즐겨찾기’ 목록에서 지웠다. 그는 “새해엔 비상금 통장을 만들어 보는 게 목표”라면서도 자신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가격을 비교해서 같은 제품을 1000∼2000원 더 싸게 살 때의 쾌감은 아는 사람만 알아요. 그래도 택배회사 업체에서 아예 제 이름을 외워서 사무실에 물건을 배달해 놓을 때는 동료들에게 겸연쩍더군요.” 1년차 은행원 김보민(26)씨에겐 독특한 쇼핑 습관이 생겼다. 트레이닝복을 좋아한 지는 꽤 됐지만 직장인이 된 뒤 산 트레이닝복만 10개가 넘는다. “여자친구가 ‘벨벳 재킷에 청바지 입은 남자와 데이트하고 싶다.’고 핀잔을 줘도 저도 모르게 회색 트레이닝복에 눈길이 가요. 복장이 엄격한 회사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다 보니 무난한 색의 실용적인 옷만 찾게 된 것 같아요.” 그는 “내년엔 새로운 스타일의 옷을 구입하고 싶은데 왠지 안 살 것 같다.”면서 고개를 저었다. ●훔쳐보기 그만,‘쿨’하고 싶어요 지나간 사랑의 그림자를 밟는 것은 시대를 초월한 젊은이들의 습성일까. 신모(26·여·회사원)씨는 2년전 헤어진 남자친구 소식을 인터넷으로 추적하는 것을 그만두고 싶어 한다. “옛날엔 차라리 나았을 것 같아요. 한번 헤어지면 소식도 듣기 힘들었잖아요. 지금은 마음만 먹으면 어디서 무얼 하는지 다 알아낼 수 있는 게 문제예요.” 신씨는 “조금만 손품을 팔면 친구의 친구 홈페이지를 통해서 정보를 찾을 수 있게 된다. 그러면 그 연결 고리를 통해 또 다른 정보를 얻게 되는 인터넷의 특성이 훔쳐보기의 중독을 부른다.”고 탓했다. 교사가 된 김모(27·여)씨도 “교회에서 만난 짝사랑 상대의 홈페이지에 버릇처럼 들어가게 된다.”면서 “새해엔 만일 그 사람 홈페이지에 한번 더 방문하면 제 홈페이지를 폐쇄하겠다.”면서 각오를 다졌다. ●여유도 일도 놓치고 싶지 않아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자기계발을 새해 목표로 꼽지만 ‘일에 집중하기’를 최우선 과제로 삼는 사람도 있다.2년차 최미도(27·여)씨는 달력의 빨간 날만 보면 마음이 흔들린다. “핑계를 대고 휴가를 내는 요령이 생긴 뒤 업무 중에도 자꾸 달력을 보게 돼요. 일에 적응할수록 쉴 수 있는 방법이 보이는데 제 미래를 위해서는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아요. 그렇지만 쉬면서 얻게 되는 재충전의 효과도 적지 않아요.”최씨는 일과 여유 중 어느 쪽에 무게를 둘지 정하지 못했지만 “여유를 버리긴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시생과 학원강사라는 타이틀 중 어느 한 쪽도 버리지 못하는 이한석(가명·32)씨의 고민은 더 심각하다.6년째 사법고시에 도전 중인 김씨는 여자친구 집안의 반대 때문에 ‘예비 법조인’이라는 이름표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 이씨는 “내년에는 당당하게 고시를 포기하고 취업하고 싶지만 여자친구 집안의 반대가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학원강사나 과외 선생보다 ‘고시생’이라는 타이틀을 선호하는 만큼 이를 버리고 싶어도 포기하기 힘든 것임에는 틀림 없다.”고 덧붙였다. ●폐기처분하고 싶은 나만의 습관들 남들이 웰빙을 대세로 여길 때 웰빙에서 멀어지고 싶은 사람도 있다. 강정욱(28·대학원생)씨는 웰빙 열풍이 불기 시작한 재작년쯤부터 운동을 시작하고 몸에 좋다는 건강 보조제도 이것저것 사모았다. 지금은 건강 보조제만 하루 8개 먹는다. 처음에는 몸이 가뿐해지는 것 같아 좋았지만 언젠가부터 주객이 전도되기 시작했다. 그는 “이제 아침에 비타민 한 알 먹는 것을 깜빡 잊으면 하루종일 불안하고 힘이 쭉 빠지는 기분”이라면서 “남들은 새해 금주, 금연한다는데 건강 보조제에 대한 집착부터 버리고 싶다.”고 말했다. 박우진(25·여·회사원)씨는 출근하자마자 포털사이트에서 연예뉴스를 눌러보는 버릇을 고치고 싶어 한다. 그는 “내용을 보면 허탈하지만 자극적인 제목을 보면 자꾸 손이 간다.”면서 “하루 몇 분에 불과하지만 계속 반복하다 보니 쉽게 끊기가 어려워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서재희 이재훈기자 s123@seoul.co.kr
  • 농구황제 조던 아들 ‘피는 못속여’

    “피는 못 속이네.” 시카고 지역에 또다시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43) 열풍이 불고 있다. 그의 피를 이어받은 아들들이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것.미국 고교 농구계에서 ‘황제의 분신’이 나타났다고 떠들썩하다. 시카고 로욜라 아카데미 고교에 다니는 제프(18)와 마커스(16)가 올시즌 8전 전승을 거두며 일리노이주 챔피언을 향한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것. 188㎝인 제프는 포인트가드로 경기를 조율하고 191㎝인 마커스는 리바운드와 득점이 장기. 둘은 재능도 뛰어난 데다 아버지와 함께 어려서부터 농구를 즐겨 기본기가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기에 눈빛만 봐도 서로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알아 앨리웁슛도 자유자재로 구사할 정도다. 제프는 평소 미국프로농구(NBA) 녹화 경기를 보면서 포인트가드가 가져야 할 점을 분석하는 등 농구 기량을 연마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린다. 내년 졸업 예정인 제프는 대학에서 농구를 계속하고 싶어 한다. 아직 대학을 선택하지 못했지만 미국대학농구(NCAA) 소속 명문대들이 치열하게 줄다리기를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조던은 아들의 경기 대부분을 참관하지만 인터뷰에는 응하지 않는다. 때로는 심판 판정에 목소리를 높이며 ‘아버지 노릇’에만 열중한다. 이들이 농구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아버지와 비교되는 것. 둘은 “조던 아들이라는 점은 언제나 큰 부담이다. 나이를 한 살 더 먹으면서 더 심해지고 있다.”고 털어놨다.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 [2008년 서울에 문여는 유엔평화대학-(상)의미·전망] 한국인 국제기구 진출 활기 띨듯

    [2008년 서울에 문여는 유엔평화대학-(상)의미·전망] 한국인 국제기구 진출 활기 띨듯

    유엔평화대학(UPEACE) 아시아·태평양센터는 유엔의 유일한 학위 인정 대학으로 서울이 아·태지역 글로벌 인재 양성의 메카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졸업자들에게는 유엔 등 국제기구의 인턴십 기회가 부여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취임을 계기로 촉발된 한국인들의 국제기구 진출이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서울신문이 단독 보도하는 UPEACE 유치 추진 내용을 3차례에 걸쳐 소개한다. ●아·태지역 글로벌 인재 양성 메카 UPEACE는 한국인들의 부진한 국제기구 진출만큼이나 국내에는 생소한 국제 기구다. 현재 26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했고 130여명의 재학생이 있지만 한국인은 졸업생 2명, 재학생 1명에 불과하다. UPEACE는 1980년 12월5일 유엔총회 결의안에 의거해 조약기구로 설립한 유엔 부설 대학이자 유엔총회가 결의하고,36개국의 국제조약을 획득한 국제 기구다.1973년 일본 도쿄에 설립된 유엔대학(UNU)이 있으나 이는 순수 학술연구기관으로, 인재를 양성하고 석사학위를 수여하는 UPEACE와는 차이가 있다. 코스타리카 본교는 1999년 설립이 추진돼 2003년부터 환경·평화·안보학과, 양성평등·평화연구 학과, 평화 및 갈등연구학과, 국제법 및 인권학과 등 4개 학과 9개 석사과정에서 지금까지 262명(여성 151명, 남성 11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현재 69개국에서 온 학생 137명이 재학하고 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 15명이 명예위원으로 있다. UPEACE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당연직 명예총장이며, 세계보존기구 사무총장에 내정된 줄리아 마르통 르페브르가 총장을 맡고 있다. 내년에는 반기문 사무총장 취임과 함께 새로운 UPEACE 총장이 선임된다. 졸업생들은 현재 국제사법재판소(네덜란드)와 유럽FTA(벨기에), 유엔 아프가니스탄 지원기구(뉴욕), 유네스코 등 국제기구 곳곳에 포진해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한국인 졸업생과 재학생은 최정훈 유엔 거버넌스센터 연구관과 유네스코 근무 후 현재 고등학교 교사로 재직 중인 권순정씨가 있다. 국가인권위원회에 근무중인 정연걸씨는 현재 재학 중이다. UPEACE 유치로 전 세계 유일의 분단국인 한반도의 진보적 평화의지를 국제적으로 알리는 데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국내외의 명문대학과 연계해 글로벌 리더십 교육으로 발전시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친한파’를 육성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UPEACE 입학생의 절반가량은 유엔이나 국제기구, 국제 NGO, 각국 NGO 출신 등이며, 절반은 국제 기구 진출을 꿈꾸는 젊은이들이다. 유엔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국가경쟁시험에 응시할 자격이 유엔 분담금 등을 고려해 나라별로 쿼터가 제한돼 있으나 UPEACE를 졸업하면 이 자격시험 1차 전형(서류시험)을 쉽게 통과할 수 있다. 유엔 등 국제기구 진출을 위한 커다란 장점이다. 인턴십은 제네바 센터와 뉴욕 오피스 등 상시협력기관을 통해 자리를 제공받을 수 있다. 입학하려면 공통적으로 학사학위 이상, 국제기구 인사의 추천서, 국제기구 경험 등이 필요하다. 영어 사용국가에서 학부를 졸업한 사람은 영어시험이 면제되지만 비 영어권 졸업생은 토플(600점 이상) 성적표를 제출해야 한다. ●부설 국제학교 설립 등 부수 효과 양천구는 현재 건립 부지로 목동과 신정동 등 3곳을 검토하고 있다. 센터에는 협력 캠퍼스를 둬 특성화된 전공 학위를 운영한다는 복안이다. 특히 UPEACE와 연계해 국제 중·고등학교를 설립하고,U-IT(정보기술) 미디어 센터 설립, 연중 영어캠프와 모의 유엔총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든다는 복안이다. 외국 학생들과 함께하는 세미나, 유소년 및 청소년, 대학생 등을 위한 외국어 교육도 진행된다. 지난 10월24일 양천구를 방문한 UPEACE 조지 차이 부총장은 양천구의 교통과 시설 등의 여건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양천구는 인천국제공항 1시간, 김포공항 20분, 고속철도 역사 20분 거리에 위치해 도심을 통과하지 않아도 돼 중국과 일본, 러시아, 타이완, 홍콩 등 아시아 각국에서 쉽게 들어올 수 있다. 또 SBS와 CBS 등 방송사와 방송회관 등 미디어 중심지로 발전하고 있으며, 대학병원과 출입국관리사무소 등과 함께 인근에 약 4000가구의 오피스텔이 있어 최적의 주거 요건을 갖추고 있다. ●정부 차원의 지원 뒤따라야 UPEACE와 같은 거대한 프로젝트를 서울의 한 자치구가 추진하는 데는 무리가 따른다는 지적도 있다. 따라서 유치 합의가 끝난 이후 UPEACE 유치에 정부와 서울시가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UPEACE 유치에는 정부 차원의 UPEACE 헌장 가입과 부지 무상 제공을 위한 관련법 정비, 재정 후원금 문제 등 정부와 서울시 차원의 도움이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다.UPEACE 본교의 재정은 지난해의 경우 총 수입 790만달러(약 75억원) 중 96%인 750만달러를 후원금과 교부금으로 충당했다. 조현석 유영규기자 hyun68@seoul.co.kr
  • “세계적 학자 초빙… 산·학협력 강화”

    고려대 이필상(59) 16대 총장이 21일 김정배·홍일식 전 고려대 총장과 지은희 덕성여대 총장, 정창영 연세대 총장 등 교내외 인사와 재학생, 졸업생 등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취임식을 갖고 4년간의 임기를 시작했다. 이 총장은 교내 인촌기념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지식과 정보의 시대를 맞아 창조적 지식 생산자로서 요구되는 대학의 역할에 부응하기 위해 세계적 학자를 초빙하고, 최고의 연구체제를 구축하는 한편 산학협력을 통해 협동연구시스템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21세기형 자유, 정의, 진리의 기치를 높이 들고 대학 발전에 몸과 마음을 바쳐 고려대가 세계적인 명문대학으로 발전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21년 만에 비(非)고려대 출신으로 총장에 선출돼 화제가 됐던 이 총장은 1972년 서울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고 82년부터 고려대 교수로 재직해 왔다. 한편 취임식장 앞에서는 올 4월 이 학교 학생 7명에게 내려진 ‘출교’조치에 반대하는 학생 60여명이 이 총장에게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하며 시위를 벌였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문화마당] 안녕하세요!/임영균 중앙대 교수·사진작가

    2주전 중국 북경의 중앙민족대 미술관에서 전시회 오픈식을 하는데, 누가 뒤에서 한국말로 “안녕하세요.”라고 했다. 뒤를 돌아보니 한국유학생인 듯한 여학생 몇명이 서 있었다. 한국에서 온 유학생이냐고 물었더니 그들은 중국 중앙민족대 미술과 학생들인데, 한국 TV드라마에서 한국말을 배웠다고 했다. 중국 북경 국제공항에는 영어를 제외한 유일한 외국어로 한국어가 공항안내문에 표기가 돼 있다. 여기가 한국의 공항인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친근감이 들 때도 있다. 공항 검색대의 여직원들도 안녕하세요, 뒤로 돌아 서세요 등 능숙한 한국말을 사용해 귀를 의심할 정도다. 그만큼 중국의 젊은이들은 한국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북경의 명문대인 청화대의 미술학도들 중에는 대학원은 한국에서 꼭 다니고 싶다는 학생들이 많다. 지도교수가 한국에서 대학원을 마치고 현재 중국에서 교수를 하고 있는데, 자기도 한국에서 대학원을 마친 뒤 중국에서 교수를 하고 싶다는 것이다. 유학을 가기 위해 한국말을 공부하고 있다는 얘기였다. 현재 본인이 재직하고 있는 중앙대학교에도 미국, 프랑스, 중국을 비롯해 러시아, 중앙아시아 등 16개국 100여명의 유학생들이 한국을 배우려고 와있다. 이 외국인 학생들은 교정에서 서로 만나면 으레 “안녕 하세요.”를 연발한다. 2년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모스크바까지 한달 동안 기차로 횡단여행을 한 적이 있다. 지루한 장거리 기차여행을 할 때 가장 큰 기쁨은 간이역에서 사먹는 한국도시락 라면이었다. 우연히 한국 라면을 선전하는 광고를 TV에서 보았다. 필자는 한국 라면이 상류층이 먹는 고급기호식품으로 통하는 것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마침내 도착한 모스크바. 중심가 광고판에는 국산 휴대전화를 들고 있는 모델이 프랑스 인상파 그림에 등장하는 여주인공처럼 포즈를 잡고 있었다. 한국휴대전화는 명품 중에서도 가장 고가품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었다. 어디 그뿐이랴. 울란우데의 민속촌 앞 식당에서는 소금에 저린 야채에 고춧가루를 조금 넣고는 한국김치라고 선전하며 팔고 있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만난 영화제작자도 국산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있었다. 왜 디자인 좋은 모토롤라를 사용하지 않느냐고 묻자 자기 집은 LA 산속에 있어 통화성능이 뛰어난 한국 휴대전화를 값이 비싼데도 불구하고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성능보다는 한국제품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 사고 있는 듯했다. 그러면 왜 최근 유독 외국의 젊은이들이 한국에 관심을 갖는 것일까. 그것은 다름 아닌 세계인의 감성을 자극하는 훌륭한 한국산 공산품과 영화·드라마 등 문화콘텐츠들이 그들의 마음을 움직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19세기말 미국은 서부를 정복하고, 러시아는 시베리아 철도를 놓으며 블라디보스토크의 얼지 않는 항구를 가졌다. 또 영국은 아프리카를 종단하면서 식민지를 만들었듯이, 이제 21세기의 한국은 전세계를 향해 질주하고 있다. 지금도 우리의 무역진흥공사(코트라) 직원과 이름없는 수출전사들은, 세계 각지에서 한국제품을 수출하기 위해 밤낮없이 뛰고 있다. 지난봄 미국 대선 주자들 가운데 한 명인 민주당 힐러리 상원의원은 뉴욕의 한국동포들을 상대로 한 정치모금 행사에서 이런 말을 했다.“한국사람처럼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민족은 흔치 않다.” 그렇다. 우리 민족은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상황에서도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어 왔다. 이제 2007년부터는 우리 모두가 서울에서 외국인을 만나면 “영어를 잘못해서 미안합니다.”라는 말 대신에 “안녕하세요.”라고 자랑스럽게 인사말을 건네도 괜찮을 듯하다. 임영균 중앙대 교수·사진작가
  • 재계 ‘휘문 3총사 vs 경복 3총사’

    재계 ‘휘문 3총사 vs 경복 3총사’

    휘문 대(對) 경복 재계에 때아닌 고등학교 세(勢) 대결이 화제다. 오너 3세들 가운데 유난히 서울 휘문고와 경복고 출신이 많은데서 비롯됐다.30대인 이들은 경영권을 사실상 넘겨받았거나 연말 인사에서 잇따라 승진 중용돼 다시 한번 세간의 관심대상에 올랐다. 대부분 국내 명문대학과 미국 ‘아이비 리그’(미국 동부지역의 명문대학들) 출신들로 ‘부모 세대’와는 또 다른 경영 스타일을 만들어가고 있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휘문고 3총사의 대표주자는 정의선(36) 기아차 사장이다. 정몽구 현대·기아차 그룹 회장이 나이 마흔이 넘어 얻은 외아들이다. 지난해 3월 최고경영자(CEO)로 전격 발탁됐다. 또래 3·4세들 가운데 가장 먼저 CEO 시험에 들어 무난하게 합격점을 얻었다는 평가다. 지난 13일 GS칼텍스에 합류한 허세홍 상무(싱가포르 부법인장)도 휘문고 출신이다. 허 상무는 LG그룹과의 오랜 동업을 끝내고 홀로서기에 나선 ‘허씨 일가’의 3세다.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이 아버지다. 다국적 기업 셰브론사에 사표를 내고 아버지 회사에 합류했다. 훗날의 경영권 상속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게 지배적 시각이다. 기아차 정 사장보다 한 살 위다. 이보다 며칠 앞서 임원으로 승진한 박세창 금호아시아나그룹 이사는 휘문 출신 막내다.75년생으로 박삼구 그룹 회장이 아버지다. 지난해 10월 금호타이어 기획조정팀 부장으로 입사해 1년도 채 안돼 초고속 승진과 함께 핵심요직(그룹전략경영본부)을 맡았다. 경복고 3총사의 대표주자는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외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다. 사촌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도 경복 출신이다. 두 사람은 나이(38세)도 같다. 하지만 서로 일이 바빠 자주 어울리지 못한다는 게 정 부회장의 얘기다. 정 부회장은 얼마 전 그룹 인사에서 사장을 건너뛰고 곧바로 부회장으로 ‘특진’하면서 어머니(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의 후계자로 자리를 굳혔다. 상무 4년차인 이 상무도 내년 1월 그룹 인사에서 승진할 것이 확실시돼 사촌간 경사가 예상된다. 두 사람보다 네 살 어린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도 경복 출신이다. 아버지(고 정주영 현대 회장의 3남인 정몽근 그룹 명예회장)의 경영일선 퇴진으로 사실상 그룹을 이끌게 돼 어깨가 무거워졌다. 대림산업 이해욱 부사장(38)도 경복고 동문이다. 이들 가운데 유난히 연세대 출신이 많은 것도 눈에 띈다. 이재용 상무, 정용진 부회장, 정의선 사장을 빼놓고는 모두 연세대다. 이 상무와 정 부회장은 서울대, 정 사장은 고려대를 나왔다. 아이비리그 출신인 점도 닮았다. 하버드대(이재용·정지선), 브라운대(정용진), 스탠퍼드대(허세홍) 등 유학 경력이 화려하다.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은 언젠가 사석에서 “비싼 돈을 들여 일부러라도 해외의 좋은 대학을 나온 인재를 영입할진대 오너 아들딸이라고 해서 안쓸 이유가 없다.”면서 “같은 이유로 실력이 떨어지면 오너 아들딸도 도태될 것”이라고 말했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강북 기대반 우려반…강남선 반대

    강북 기대반 우려반…강남선 반대

    거주지와 상관없이 원하는 고등학교에 지원할 수 있도록 한 서울시교육청의 고교 배정제 개편 방안에 대해 학부모와 교사들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강남지역 학부모와 교사는 물론 수혜자처럼 인식되는 비강남권 학부모들조차도 “오히려 강북학생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강북 “굳이 먼 강남 안보내” “선택폭 확대” 갈려 초등학교 6학년 자녀를 둔 송현희(47·여·양천구 목동)씨는 “현실적으로 강남·북 학생들간의 실력 차이가 존재하는 만큼 강북 학생이 강남권으로 진학할 경우 내신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밝혔다. 그는 “오히려 차상위권 실력을 가진 강남 학생들 중 일부가 좋은 내신을 받으려 강북으로 진학할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이 경우 제도 도입으로 인해 오히려 강북권 학생이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초등학교 5학년과 2학년 자녀를 둔 이상국(45·은평구 불광동)씨는 “강남에서 먼 지역에 사는 학부모들의 경우 자녀를 2시간 걸리는 강남지역 학교에 보내고 싶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강남 접근성이 좋은 일부 지역 학부모들은 환영할지 몰라도 다른 지역 학부모들은 이득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강남 “위화감만 조성” “근본해결 못돼” 강남구 압구정동에 사는 이모(42)씨는 “강남북 학생들간에 위화감이 생겨 학습 분위기를 해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강남지역의 고등학교 교사 김모(28)씨는 “교육을 볼모로 한 미봉책을 쓰려는 것 같다.”면서 “학군조정은 강남북 격차 해소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실효성을 떠나 문호개방에 대해 기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도봉구 방학동에 사는 오선희(40·여)씨는 “가능하면 아이를 강남으로 보낼 것”이라면서 “강남에서는 여전히 명문대학에 많은 학생들을 보내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는 명문고-명문대학을 나와야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초등학교 교사인 장진아(24·여)씨는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 좋은 학군으로 이사가려는 학부모들을 많이 보게 된다.”면서 “위장전입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좋은 제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학군 운영을 수요자인 학생들의 선택을 중심으로 한다는 것도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학교선택권 확대 시안은 박부권 교수팀이 지난 7월4일 서울 지역 중학교 3학년생 87.5%에 해당하는 11만 3225명으로부터 실제처럼 원서접수를 받아 각자 희망하는 고등학교를 조사한 것이다. 모의실험에 참여한 학생수가 실제 재학생보다 적은 것은 특수목적고와 실업고 지망생 등을 제외했기 때문이다. 김기용 서재희기자 kiyong@seoul.co.kr
  • [씨줄날줄] 101번째 대학/이용원 수석논설위원

    그 대학이 설립 신청을 했을 때 국내에는 4년제 대학이 이미 100곳 있었다. 그래서 문교부(현 교육부)는 ‘신설 대학은 개교 후 3년까지 후기로 학생을 모집한다.’라는 방침을 정해 두었다. 대입 수험생이 전·후기에 각각 한번 응시할 수 있던 그 시절 신생 대학이 후기로 출발해서 명문대로 발돋움하기는 불가능에 가까웠다. 더욱이 그 대학은 종합대학이 아닌 공과대학만으로, 그것도 수도권에서 한참 벗어난 지방도시에 설립할 예정이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대학에 서열이 존재하는 건 마찬가지. 그런데다 지방에 새로 문을 연다니 우수한 학생들이 지원할 리 없었다.‘단기간에 초일류 공대를 만들겠다.’라는 설립이사장의 약속은 공허하게 들렸다. 이같은 난관을 대학 측은 정면 돌파로 해결했다. 먼저 “지금까지 없던 대학을 만들려니까 예외를 인정해야 하지 않느냐.”라는 논리로 문교부를 설득, 전기대학 승인을 얻어냈다. 당시에는 대입 학력고사 성적으로 입학이 결정됐다.340점 만점에 280점이상을 받아야 서울대의 공대·자연대에 지원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 ‘겁 없는’ 신생대는 아예 280점이상에게만 응시 자격을 준다고 발표했다. 설립이사장은 이같이 결정하면서, 응시생이 한명뿐이어도 학교 문을 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 진심이 통했는가. 첫 신입생의 커트라인은 296.3점, 합격자 평균점수는 300.6점이었다. 개교와 동시에 국내 최고 수준의 공과대학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4년제 대학으로서 101번째 설립되어 즉시 명문 공대로 자리잡은 이 대학이 포스텍(포항공대)이다. 그리고 그 신화를 만든 설립이사장은 물론 박태준 당시 포항제철(현 포스코) 회장이다. 포스텍이 모레인 3일 개교 20주년을 맞는다. 포스텍은 현재 ‘제4세대 방사광가속기’ 건설과 ‘포항 첨단의료산업 클러스터’ 구축을 추진 중이다. 차세대 과학·기술 발전을 이끌어 갈 이같은 사업들이 계획대로 완성된다면 우리 국가경쟁력은 한 단계 높아질 것이다. 포스테키안(포스텍 사람)들이 지난 20년 이룬 업적은 찬사를 받기에 충분하다. 아울러 그 찬사에는 기대가 동반한다. 포스테키안이여, 힘차게 나아가라. 이용원 수석논설위원 ywyi@seoul.co.kr
  • [데스크시각] 공립학교의 위기 해법은?/박현갑 사회부 차장

    #1 “50%는 선(先)지원 받고 나머지는 강제 배정하는데 바닥권 애들만 들어와요. 비평준화 시절 지역내 사시·행시 합격자의 절반 이상을 배출할 만큼 명문이었는데 요즈음 명문대 진학이 한자릿수에 불과하다니 어떻게 된 일인지 모르겠어요.”그제 찾아온 지방의 한 명문 공립고교 출신 인사가 모교의 저조한 대학 진학률에 동문들이 교장선생님을 모시고 대책 회의를 가졌다며 들려준 얘기다. #2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공립고교는 서울대에 5∼6명을 보내는 반면 인근에 위치한 사립 고교는 30∼40명을 보내 같은 지역에 있어도 학력 차이가 나는데 알고 보니 그럴 수밖에 없더군요. 출근 전에 이 사립고에서 아침운동을 하는데 6시50분이면 학생들이 등교하고 7시10분쯤되면 교사들 차량이 하나 둘 들어옵니다. 자발적으로 학생들이 학교에서 공부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죠. 반면 공립고는 8시30분 등교에 4시30분 하교니 경쟁이 되겠습니까?”공립학교가 위기에 처했다는 한 학부모의 지적이다. #3 “사당 네거리를 사이에 놓고 서초구와 동작구가 갈립니다. 서초구에 있는 한 사립고는 인기고 마주보고 있는 동작구 관내 한 공립고교는 기피학교입니다. 이 때문에 이 공립고에 배정된 학생들 가운데 일부는 서초구로 이사를 간답니다. 교육 엑소더스가 따로 없는 셈이죠.”부모 재력에 따라 자녀들의 학교가 결정되는 것은 헌법소원 대상이라는 40대 학부형의 또 다른 지적이다. 1974년 서울, 부산을 시작으로 평준화 시책이 우리나라에 도입된 지 30년이 넘었으나 평준화를 둘러싼 논란은 이처럼 지금도 끊이질 않고 있다. 옳고 그름을 떠나 앞으로도 이 정책은 전면폐기하기는 힘들 것이다.30년 넘게 해온 깁스가 잘못됐다고 깁스를 풀고 팔을 바로잡으려다가는 오히려 팔을 부러뜨릴 수 있는 위험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일 것이다. 하지만 정부가 교육정책을 세울 때 원칙만 제대로 지킨다면 이런 논쟁은 수그러지리라 본다. 원칙이라 함은 ‘학생, 학부모가 교육당국과 학교에서 무엇을 기대하는가?’에 대한 깊은 고민에서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다. 그런데 교육인적자원부가 그동안 추진해온 일련의 정책들을 보면 과연 이런 원칙을 갖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교원평가제 시행을 무산시키려는 전교조 연가투쟁 행위에 대한 교육부의 대처를 보면 이런 원칙은 찾기 어렵다. 있었다면 ‘내가족 챙기기’식의 안이한 대처뿐이었다. 교육부가 교원 근무성적 평가에서 학생·학부모를 평가 주체에서 배제한 행태도 마찬가지다. 학생, 학부모의 교육만족도를 근무평정 내용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내용은 전교조를 비롯한 교원단체로서는 불만이겠지만 학부모 입장에서는 최소한의 요구였다. 리베이트 시비가 끊이질 않는 학습교재 비리문제나 교복업체들의 담합 행위로 값이 올라만 가는 교복을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살 수밖에 없는 학부모들의 불만을 강 건너 불 보듯 해온 행태도 꼬집지 않을 수 없다. 앞으로 교육부는 ‘인성교육을 강화하겠다. 인적자원개발에 역점을 두겠다.’는 등 국가 차원의 교육정책 지향점과 자녀의 대학입시에 목을 맨 학부모들이 기피학교, 선호학교 문제로 고민하지 않도록 학교 평가를 강화하고 재정지원을 늘리는 등 수요자 중심의 정책과의 간극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더욱더 기울여야 한다고 본다. ‘또 다른 교육부’라 할 정도로 교육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해온 전교조도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교원평가제가 문제있다면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무조건적인 비판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정부가 평가 모델을 마련하는 것은 미덥지 못하니 교원노조 차원에서 평가하고 이에 따른 징계도 자체적으로 하겠다는 등 나름대로의 대안을 제시할 때, 학부모들의 싸늘한 시선은 줄 것이다. 박현갑 사회부 차장 eagleduo@seoul.co.kr
  • [열린세상] 입시철에 돌아본 진로 교육/강영혜 한국교육개발원 부연구위원

    미국에 사는 지인이 자녀 둘을 모두 의학 분야 최고의 명문대학에 보냈다는 소식을 듣고 ‘자식농사 참 잘 지었다.’라고 부러워한 적이 있다. 그런데 작년 여름 미국을 방문했던 아이로부터 의사보다 화가가 되고 싶어 한 아들 때문에 입학 후 2년동안 모두가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는 소식을 듣고서 자식농사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1990년대 이후 조기유학생이 크게 늘어났고 최근에는 외국의 명문대 학부 과정에 입학하는 한국학생도 상당히 많아졌다. 영국의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 대학의 학부 과정 신입생도 한해 15명 정도 된다는데, 흥미로운 건 신입생의 70%이상이 이공계나 의학 전공이며, 인문학 분야는 물론 사회과학 분야도 한두 명뿐이라는 것이다. 이공계 적성의 학생들만 조기유학 간 것은 아닐 텐데 왜 이처럼 명문대 입학생의 전공 쏠림이 두드러지는지 궁금하다. 얼마전에 고등학생과 학부모들을 상대로 진로의식을 조사한 적이 있다. 그런데 학생과 학부모 모두 적성 중심 진로의식이 낮을 뿐 아니라, 특히 성적이 높은 학생이나 학력이 높은 학부모일수록 적성 중심 진로의식은 더 낮아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우리나라의 고등학교와 학생들은 성적을 올리는 데 유리하다면 대학에서의 전공 계획을 무시한 채 좀더 쉽게 공부할 수 있는 과목을 선택하는 것이 일상화되어 있다. 기계공학부를 가려는 학생도 학교에서 물리 대신 생물을 택하고, 그렇게 수능시험을 치른 학생을 대학의 기계공학부에서 뽑아주는 것이 대입전형의 현주소이다. 그런 점에서 위의 조사 결과는 물론 앞의 지인 가족이나 조기유학생의 경우도 ‘진학지도는 있되 진로지도는 없는’ 우리식 교육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다. 바야흐로 입시의 계절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수능 추위는 찾아왔고, 많은 어머니들은 절에서 교회에서, 그리고 고사장의 정문 앞에서 추위도 마다하고 기도에 열심이었다. 그런데 좋은 성적을 위해 뒷바라지하는 정성의 얼마만큼이나 부모들은 자녀의 꿈과 희망을 이해하고 인간적으로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까? 혹시 부모의 일방적인 목표 설정과 뒷바라지 때문에 자녀들은 부모가 모르는 또 하나의 성을 쌓고 그 안에 자신을 가두게 되는 것은 아닌지. 평생에 걸쳐 새로 공부할 수 있는 시대라고 해도 대학에서 어떤 분야를 공부할지 정하는 것은 평생을 좌우하는 중요한 문제이다. 그런데 한 개인의 생애를 거는 결정에서 그가 어떤 분야에 소질이 있고, 무엇이 되고자 꿈꾸는지를 먼저 따져 보지 않는다면 열정적이고 진지한 삶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지금껏 자신의 적성과 소질을 찾을 수 있는 기회를 가지지 못한 채 점수 올리기에 골몰해 온 고3학생들에게 갑자기 적성에 맞는 전공을 골라야 한다고 하면 무척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개인의 행복은 물론 다양한 분야의 인재가 적재적소에서 일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도 지금과 같은 진로결정 행태는 더이상 곤란하다. 우리나라 학부모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자녀의 성적 순위에 상당히 민감하다. 그러나 자녀의 소질과 적성이 어디에 있으며, 평생을 걸고 도전할 만한 진로가 무엇인지를 찾도록 격려하는 부모는 정말 드물다. 이런 문제 상황의 배경에는 학벌이 최고의 무기가 되어 온 사회풍토가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부모와 자녀가 맨 정신으로 만나는 것 자체를 못 견디는 부모들의 의식도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내 눈 앞에서 쉬거나 노는 꼴을 못 보아 넘기고, 아이들에게도 휴식과 몽상의 시간이 필요함을 인정하지 못하는 부모들의 점수 강박증이 자녀와의 인간적 소통을 어렵게 만든다. 그런 점에서 밤 9시 전에는 부모도 자녀도 집에 돌아와 함께 뉴스도 보고 오늘의 삶과 내일의 꿈을 이야기하면서 하루를 마감하는 온전한 가족관계의 회복이 급선무이다. 강영혜 한국교육개발원 부연구위원
  • 명문대 특기자 전형 ‘구멍’

    돈을 받고 서울 강남지역 고교생들을 경진대회에 부정 입상시킨 뒤 수상 경력을 근거로 명문대에 특기자 전형으로 입학시킨 현직 교육청 연구관이 붙잡혔다.경찰청 특수수사과는 15일 서울교육청 연구관 김모(51)씨를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하고 김씨를 매수한 학부모 3명과 입상 당시 지도교사 명의를 빌려 준 서울 강남지역 고교 교사 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강남지역에서 15년 간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했던 김씨는 경진대회에 입상하면 명문대 특기자 전형에 합격할 수 있다고 꾀어 2000년부터 학부모 3명으로부터 1억 5800만원을 받아 이들의 자녀를 경진대회에 부정 입상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김씨는 자기가 창안한 출품작을 자기 아들·딸, 다른 학부모 자녀의 이름으로 대리출품해 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와 과학전람회에서 입상토록 했다. 부정입상을 부탁한 학부모들은 펀드매니저, 건설업체 대표, 중소기업 대표 등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식으로 입상한 학생 5명 중 1명은 서울시내 명문 사립대에 들어가 이미 졸업을 했으며 3명은 재학 중이고 1명은 올해 4개 유명 사립대학의 수시2학기 특차에 지원했다고 경찰이 전했다. 해당 대학 관계자는 “통보가 오면 해당 학생의 입학 및 합격이 취소된다.졸업자의 학위를 취소할 수 있는지 학칙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경찰은 또 김씨가 2003∼2004년 서울시교육청 주최 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심사위원으로 위촉된 점을 중시, 심사위원 등과 공모했는지도 조사 중이다. 경찰은 김씨로부터 인사청탁 대가로 금품을 받았다며 유인종(72) 전 서울시 교육감을 불구속 입건했다.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이주의 책갈피]

    ●만화로 보는 세계의 명문대학 진로교육 전문기업인 와이즈멘토가 ‘만화로 보는 직업의 세계’에 이어 선보인 대학 탐방서. 재학생들의 인터뷰와 설문을 바탕으로 세계 명문 대학의 다양한 정보를 충실히 담았다. 대학별 캠퍼스 사진과 독특한 교육제도도 살펴볼 수 있다.1권 대한민국편에 이어 미국(상) 편까지 나왔다. 일본, 중국, 싱가포르, 홍콩, 영국 편도 조만간 출간할 예정이다. 와이즈멘토 1만1000∼1만 2500원.●교과서 속 국보 따라잡기 1·2 초·중·고교 교과서에 나오는 50여개 국보를 골라 생김새와 발견 당시 이야기, 역사적 내용, 설화, 예술성 등을 자세히 소개한다. 가족끼리 답사여행을 떠날 수 있도록 현장을 찾아가는 방법도 알려준다. 각권 1만 3000원.●100대 민족문화상징 문화관광부가 선정한 100대 민족문화 상징을 민족, 자연, 역사, 사회 및 생활, 신앙, 언어 및 예술 등 6개 분야로 구분하고, 재미있는 질문을 통해 문화상징의 개념과 상징에 얽힌 에피소드를 소개한다. 웅진싱크빅.9500원.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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