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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대 기업 CEO 분석] 한양-인하대출신 18명은 ‘이공계’

    [100대 기업 CEO 분석] 한양-인하대출신 18명은 ‘이공계’

    서울신문이 5일 매출액 기준 국내 100대 기업의 최고경영자 161명을 분석한 결과 특정대학에 대한 집중도가 심했다. 지난 1월 서울신문이 30대그룹 중 삼성·LG그룹 등 임원인사를 끝낸 23개그룹 신임임원 621명(대학졸업자는 611명)을 조사한 것과는 달랐다. <서울신문 1월29일자 1·16면 참조> 서울신문이 CEO의 출신대학을 학부 중심으로 분석한 결과 CEO 전원이 대학을 졸업했다. 이중 서울·고려·연세대 출신은 111명이었다. 전체의 68.9%였다. 이공계가 강한 한양대 출신 CEO는 11명, 역시 이공계 분야에서 특히 강세를 보이는 인하대 출신은 7명으로 각각 4위와 5위를 차지했다. 서울대를 포함한 5개대 출신은 129명으로 전체의 80.1%였다. 한양대 출신과 인하대 출신 CEO는 모두 이공계 출신이었다. 이상완 삼성전자 사장, 최형탁 쌍용자동차 사장, 이윤 포스코 사장이 한양대를 졸업했다. 이기태 삼성전자 부회장, 조남홍 기아자동차 사장은 인하대 출신이다. 성균관대 출신 CEO는 6명이었다. 지방 명문대인 부산대와 경북대 출신 CEO는 각각 3명과 2명이었다. 대학순위로는 각각 7위와 9위. 서울신문이 지난 1월 조사한 신임임원의 경우 부산대 출신과 경북대 출신은 각각 4위와 6위였다.CEO의 경우 지방대 출신이 신임임원에 비하면 약세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학부 기준으로 외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CEO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등 6명이다. 이공계 출신(76명)보다 인문·사회계 출신(84명) CEO가 많은 것도 신임임원과는 다른 대목이었다. 기술도 물론 중요하지만 위로 갈수록 전반적인 경영노하우가 중요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다양한 분야의 인맥과도 관계가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CEO의 전공의 경우 인문·사회계에서는 경영·경제·무역 등 상경계 출신이 63명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법정계 출신은 17명, 어문계 3명, 인문계 1명이었다. 이공계의 경우 전공별로 보면 화학(화공)이 가장 많았지만 건설회사에서는 역시 토목이나 건축학 전공 CEO가 강세를 보였다. 박창규 대우건설 사장과 유웅석 SK건설 사장은 토목공학을 전공했다. 박용현 두산산업개발 회장은 CEO 중 유일한 의대 출신이다. 고교별 출신을 보면 과거의 명문고 출신이 많았다. 서울과 부산의 고교 평준화는 1974년에 이뤄졌다(대구·인천·광주·대전 등은 그 뒤에 평준화 실시).50세 이상은 고교 평준화 이전 세대다. 대부분의 CEO가 50대 이상이기 때문에 과거 명문고 출신이 많았다. 경기고 출신의 대표적인 CEO는 손경식 CJ회장, 이구택 포스코 회장, 이준용 대림산업 회장, 조석래 효성 회장 등이다. 서울고 출신은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과 이종수 현대건설 사장 등이다.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과 구본준 LG상사 부회장은 경복고를 졸업했다. 실업계 고교 출신의 대표적인 CEO는 이학수 삼성전자 부회장, 구학서 신세계 부회장, 신헌철 SK 사장 등이다. 평준화 이후 세대로는 최태원 SK회장과 이재현 CJ회장 등 모두 9명이었다. 최고령은 신격호 롯데회장으로 85세. 최연소는 정의선 기아자동차 사장으로 37세였다. 통계로 본 인문·사회계 CEO의 ‘표준’은 정지택 두산산업개발 사장이다. 정 사장은 57세로 경기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안미현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기고] ‘공동세’ 다같이 사는 길입니다/노재동 서울 은평구청장 (서울시구청장협의회장)

    갈수록 극심해지는 서울시 자치구간 세원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국회에서는 지방세법 개정안을 두고 현재 논의 중이다. 불균형의 주된 요인은 구세의 80%에 해당하는 재산세의 세수격차로 지난해 강남구가 거둬들인 재산세는 1912억원인데 비해 강북구는 147억원에 그쳐 그 세수 차이가 무려 13배에 달했다. 이 격차는 재산세 과표현실화 계획에 따라 갈수록 심해져 2010년에는 15.8배,2015년에는 21.7배로 심화될 전망이다. 이러한 자치재원의 격차는 구민에 대한 행정서비스의 질적 차이를 초래하게 돼 재정이 열악한 자치구 주민에게는 상대적 박탈감을 주고 건전한 지방자치 발전에 큰 걸림돌이 된다. 민선1기가 출범한 1995년부터 이러한 세수격차를 줄이기 위해 시세와 구세의 세목교환 등 입법을 추진했으나 부자구인 강남구의 반발로 무려 10여년이 넘도록 아무런 성과 없이 논의만 계속되었고, 최근에 와서도 재산세 공동세안과 세목교환안이 의원발의로 국회 행정자치위원회 계류 중이다. 자치구간 세원불균형의 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만 하는 과제이며, 이에 대한 소모적 논쟁은 이제 매듭지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세목교환과 공동세안 모두 자치구간 세수불균형 완화를 위한 것으로, 장단점이 있고 완화 효과도 비슷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공동세는 재산세의 50%를 공유해 25개 자치구에 균등배분하자는 것이고, 세목교환은 구세인 재산세와 3개 시세(자동차세·주행세·담배소비세)를 맞교환하자는 것이다. 그런데 전형적인 기초단체 세목인 재산세를 시세로 한다는 것은 지방자치 및 세제원리에 맞지 않다. 또 당장은 불균형 완화효과가 있겠지만 재산세가 3개 시세보다 세수신장성이 커 장기적으로는 자치구 재정을 하향 평준화시킬 가능성이 있어 세목교환은 맞지 않다. 이에 서울시구청장협의회는 지난해 9월 모든 자치구의 의견을 수렴해 공동재산세 입법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서를 채택했었다 공동세의 재원비율은 자치구간 이해가 다른 만큼 입법결과에 따르는 것이 바람직하나 최소 50%는 돼야 한다. 그 이유는 정부와 정치권에서 추진한 세목교환의 완화효과(13.7배→3.8배)와 수준을 맞추기 위한 것이다. 또한 일각에서 제기되는 30∼35%선으로 인하할 경우 세목교환에 비해 재정격차 해소 및 재정확충 효과가 미약하다. 분석결과 2007년 구세 최고 구(2308억원)와 최저 구(168억원)의 세입 격차는 13.7배로 세목교환 시 3.8배,50% 공동세일 경우 4.3배로 비슷하지만 35%일 경우 6.0배로 세목교환에 비해 재정격차 완화면에서 많은 차이가 있다. 결국 공동세안은 세수가 줄어드는 강남권 주민들의 이해와 양보를 바탕으로 서울이 고루 잘살아야 한다는 명분하에 폭 넓은 지원이 있어야 한다. 돌이켜보건대 강남지역은 과거 서울시의 집중적인 투자와 개발의 산물로서 강북의 명문고를 강남으로 이전하는 등 강북지역 주민들의 희생과 양보가 있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강남지역의 세수는 이미 완성된 시가지와 기반시설로 인해 대부분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고급화에 집중하는 반면 여타 자치구는 소방도로 하나 개설하는 것도 버거운 실정이다. 이제는 서울의 강남북 균형발전을 위해 강남지역의 양보가 필요한 시기인 것이다. 끝으로 서울시도 자치구의 재정확충을 위해 역할분담을 해야 한다. 현재 재정자립이 어려운 자치구에 시세인 취득·등록세의 50%를 조정재원으로 교부하고 있는데 이 또한 조정교부금 재원비율을 60%선까지 높여 자치구의 재정을 확충해 줘야 하고 나아가 중장기적으로 시세를 구세로 이양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 노재동 서울 은평구청장 (서울시구청장협의회장)
  • [한국체육 뿌리를 다지자] (8) 대구

    [한국체육 뿌리를 다지자] (8) 대구

    대구는 경북과 분리되기 전인 1980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체육의 중심지였다. 전국체육대회에서 항상 상위권을 유지했다. 특히 1968년과 1970년에는 우승을 차지하는 ‘쾌거의 추억’을 갖고 있다. 또 몇 차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3위 안에 들었다. 그러나 직할시로 승격해 경북에서 떨어져 나온 이후 대구 체육은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1981년 전국체전에서 10위로 급추락했다. 상위권에 들어가는 것은 불가능한 일로 보였다. 유일하게 상위권에 든 것은 1992년 대구대회. 개최지 이점을 살려 3위를 한 것이 고작이었다. 지난해 경북 김천에서 열린 제87회 전국체전에서도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9위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그나마 이 같은 성적을 낸 것은 학교체육 덕분이다. 지난해 전국체전 성적을 고등부만 놓고 보면 4위였다. 고등부 성적은 늘 상위권에 들었다. 초·중등부 성적도 고등부에 뒤지지 않았다.2001년 부산소년체전에서 3위를 차지한 것을 비롯, 대진운이 지독히 나빴던 지난해 울산대회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이같이 대구의 학교체육이 성인체육에 비해 잘 나가는 것은 대구시교육청의 ‘엘리트 육성정책’ 때문이다. 대구시교육청은 동부, 서부, 남부, 달성 등 산하 4개 교육청별로 육상대회를 매년 개최하고 있다. 이 대회에서 잠재력 있는 유망주를 발굴해 육상의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는 것이 대구시교육청측의 설명이다. 연습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지역별로 나눠 한다.▲남구·달서구·달성군 지역 선수들은 400m 우레탄트랙시설을 갖춘 경북기계공고,▲중구·서구지역은 대구시민운동장 ▲북구 선수들은 대구체육고에서 각각 연습하고 있다. 지역별로 연습하는 것은 수영도 마찬가지다.▲남구, 달서구 선수들은 대구학생문화센터 수영장에서 ▲칠곡지역 유망주는 대구체육고에서 합동 연습을 한다. 대구시교육청 정창화 장학사(체육담당)는 “선수들이 지역별로 연습함으로써 시간과 교통비를 절약하는 것은 물론 상당한 성과를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시교육청의 엘리트체육 육성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기초나 비인기 종목을 꾸려나가는 학교나 선수에게 예산을 집중 지원하고 있다.2005년 40억 1100만원,2006년 42억 5785만원을 각각 지원했다. 올해는 43억 500만원을 편성해 놓았다. 투자는 결실로 이어졌다. 한 때 전국 고교야구를 주름잡았던 경북고가 대구시교육청의 지원으로 검도와 양궁 명문고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검도와 양궁부 창단을 권유하고 우수한 지도자 선임도 알선해 주는 등 세심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이런 노력으로 경북고 검도부는 2006년 전국체전을 비롯해 대구대총장기, 춘계대회 등을 우승해 3관왕에 올랐다. 특히 국가대표 상비군을 전국 고교 중 처음으로 4명이나 배출했다. 또 양궁부도 신성우군이 2학년 때인 2005년 개인전 4관왕을 거두었고 지난해에는 세계주니어대회 국가대표로 출전해 은메달을 획득했다. 신군의 세계대회 출전으로 인한 공백에도 불구하고 경북고는 지난해 전국체전에서 양궁 단체전과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땄다. 지난 2002년 창단한 경일중 역도부도 선수들이 운동에만 매진할 수 있도록 훈련장을 현대식으로 개조하고 휴게실을 만들어 주었다. 경일중은 창단 3년만인 2005년 소년체전에서 금·은·동 1개씩을 따는 것으로 지원에 보답했다. 도하 아시안게임 800m 동메달리스트 정유진양(대구 성서고 3학년)에 대한 애정도 남달랐다. 집에서 가깝고 시설이 좋은 대구학생문화센터 수영장에서 훈련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결과 제87회 전국체육대회 여고수영 배영 100m와 200m에서 금메달을 획득, 대구 수영의 체면을 세워주었다. 시교육청은 앞으로 엘리트체육 정책을 업그레이드시킬 계획이다.‘소수학생에서 모든 학생을 위한 스포츠’,‘보는 스포츠에서 하는 스포츠’중심으로 패러다임을 바꾼다는 것. 이를 위해 ‘1교 1기’ ‘1인 1운동’을 권장키로 했다. 또 학교 운동장에 우레탄을 까는 등 전천후 체육활동이 가능한 다목적 체육시설을 늘리는 사업을 펴나가기로 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전국 최강 경북공고 레슬링부 경북공고 레슬링부는 전국 고교 중 최강의 팀이다. 지난해 제24회 회장기 전국 레슬링대회에서 이상건(당시 3학년) 선수가 85㎏급 그레코로만형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을 비롯, 3명이 그레코로만형과 자유형에서 1위 자리에 올랐다. 또 2위와 3위 각각 2명 등 모두 7명이 입상권에 들었다. 지난해 김천 전국체육대회에도 3명이 금메달을 획득했다. 여기에다 이윤석(3학년) 선수는 세계주니어 파견 선발대회에서 1위를 차지해 세계대회에 출전했다. 1992년에는 정순원 선수가 제29회 자유형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난적들을 물리치고 고교선수로는 처음으로 동메달을 따는 등 선배들의 성적도 화려하다. 경북공고 레슬링부가 창단된 것은 1974년. 당시 경북공고는 대외적으로 명성을 떨쳤던 검도부와 배구부가 학교측의 사정으로 각각 해체된 상황이었다. 이 때 체육교사 김칠용 선생이 레슬링부 창단을 제의했고 학교측에서 받아들인 것이다. 창단은 했지만 선수 확보가 문제였다. 레슬링을 하는 대구지역 초·중학교가 없는 데다 비인기종목이라 지원자는 찾아 볼 수 없었다. 그래서 일반 학생 중 체력이 좋은 20명을 선발해 선수단을 구성했다. 하지만 학부모들의 반대가 극심했고 선수로 선발된 학생들도 고된 훈련을 견디다 못해 줄줄이 이탈했다. 여기에다 연습할 만한 장소도 구하기 힘들었고 레슬링부에 지원할 최소한의 예산마저 확보되지 않았다.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학교측과 교사들의 노력으로 창단 10년만에 전국대회에 여러차례 입상하면서 레슬링 명문고로 우뚝섰다. 이제는 같은 재단인 경구중학교가 레슬링 팀을 창단한 데다 전국 중학교에서 선수들이 앞다퉈 경북공고의 문을 두드리고 있어 선수 확보에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 번듯한 체육관도 지어 하루 5시간씩 연습을 하고 있다. 올해 국내대회 그랜드슬램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국체전,KBS배, 대통령기, 문화관광부장관기 등 4개 대회를 모두 휩쓴다는 각오이다. 김오식(61) 감독은 “김리, 이윤석 등 기량이 뛰어난 선수들이 많아 올해 전국대회를 평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 “원로들 힘모아 향토 체육발전 지원” 대구스포츠맨클럽 이종주(74) 회장은 2일 “향토 체육발전을 위해 조그마한 힘이라도 보태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열과 성을 다하는 체육지도자들을 격려하고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구스포츠맨클럽은 1963년에 창립된 대구지역 원로 체육인 모임. 친목과 단결을 통해 지역 체육을 발전시킨다는 취지로 설립됐다. 대구에서 가장 오래된 체육인 모임이면서 회원 전원이 체육과 인연을 맺고 있어서 모임 운영이 활발하다. 하는 일도 다양하다. 지역 체육에 공이 많은 체육인을 선발, 매년 시상을 하고 격려금을 지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김천전국체육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대구지역 학교체육지도자 80명을 시상했다. 또 중·고교 테니스대회를 개최, 우수선수를 발굴하고 있으며 중·장년층을 위한 테니스대회와 게이트볼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앞으로 성격이 유사한 경북 등 다른 지역 스포츠단체와 통합을 추진하고 회원 가입 문턱도 낮추는 등 영역을 넓혀나가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 관선 대구시장을 지낸 이 회장은 공무원 재직 당시 전국을 호령했던 배드민턴 선수였다.“1960년대 나를 포함해 대구시청 배드민턴선수 5명이 전국 대회를 싹쓸이 우승했다.”고 회상했다. 이를 인연으로 스포츠맨클럽에 가입했다.1년만 맡기로 약속한 회장 직책도 올해로 10년째가 됐다. 이 회장은 “회원들의 회비로 운영이 되는 만큼 예산이 넉넉지 않아 모임 활동에 제약이 따른다.”며 “하지만 지역 체육발전을 위해 원로 체육인으로서의 역할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 [불붙는 선진국의 교육개혁] (상) 외면 받는 일본의 공교육

    [불붙는 선진국의 교육개혁] (상) 외면 받는 일본의 공교육

    세계 각 국은 지금 ‘교육 혁명’ 중이다. 느슨해진 공교육의 고삐를 바짝 조여 “초·중·고생의 기초학력을 끌어올리자.”는 열풍이 일어나고 있다. 공교육은 국가 경쟁력의 핵심토대라는 인식에 따라서다. 특히 주입식 과잉 교육 폐해를 반성, 학생 스스로 배우고 생각하는 힘을 키워야 한다며 30년전 이른바 ‘여유있는(유도리) 교육’을 도입했던 일본이 여유 교육 폐지를 통해 학생들의 학력증진을 모색하고 있다. 미국, 유럽 각국도 이같은 움직임이 활발하다. 세계 주요국의 학력증진 방안을 세차례에 걸쳐 집중조명, 논란많은 한국교육의 나아갈 길을 모색해 본다.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은 2월중순까지 중·고등학교 입시철이다. 초등학생들은 주로 사립중학, 중학생은 사립고교에 들어가기 위한 입시경쟁이 치열하다. 중학교에 입학하면 같은 계열고교까지 계속 다닐 수 있는 소수 명문 중·고 공립교도 마찬가지다. 사립학교 입시경쟁이 치열한 것은 중학교까지 의무교육인 공립학교에서는 아이들의 실력이 뒤처진다는 ‘공교육에 대한 불신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사립중은 전체 중학교의 6% 정도다. 최근의 입시열기는 이를 적절히 보여준다. 지난 1일 이른 아침 도쿄 아라가와구 니시닛포리 명문 가이세중학 정문 앞에는 학부모와 입시학원 관계자 수백명이 수험장으로 들어가는 초등 6년 수험생들을 열띠게 응원했다· 일부 학원관계자들은 전날 저녁 10시쯤 “필승 기원” 격려전화를 하는 등의 만전을 기했다. 이 중학은 올해 387명을 뽑았는데,1157명이나 지원했다. 도쿄는 물론 멀리 간사이 지역의 우수 학생들까지 몰렸다. 이 사립중학이 인기인 것은 중학에 입학하면 수년간 일본 명문 도쿄대 합격생 수를 가장 많이 배출, 신흥 명문고로 떠오른 같은 계열 가이세고교에 시험없이 입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역시 같은 날 아자부중학 등 수도권의 명문 공립일관·사립중학에서도 일제히 입학시험이 있었고 3일엔 합격자 발표가 있었다. 학부모들은 공립과 달리 주 6일제 수업이고, 맞춤형 교육을 받아 명문고에 갈 수 있다며 공립중학보다 학비가 3배 비싼 사립중학에 자녀들을 입학시키기 위해 애쓴다. 주일 한국대사관 이진석 교육관은 “평준화 정책을 가지고 있지 않은 일본의 경우는 대개 사립의 경우가 소위 명문학교로 운영된다.”고 소개했다. 이런 사립중학 지원 경향이 강해지면서 올해 도쿄 등 수도권 4개 광역단체에서 초등학교 6학년 전체 학생의 20%에 가까운 5만 2000여명이 사립중학교에 지원했다. 출산율 저하로 전체 아이는 줄고 있는 반면 사립중학교 지원자는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명문 사립중학 입시를 준비하는 학원도 입시경쟁이 치열하다. 초등학교 때 명문 사립학교를 못간 학생들은 고교입시에서 다시 치열하게 경쟁한다. 전체 고교의 24% 정도인 사립고교나 소수 명문 공립고에 들어가기 위해서다. 일본 공립중등학교의 학습량은 1977년 여유교육 도입 이후 반으로 줄었다. 이에 학부모들이 공립을 외면하면서 이달초부터 입시준비학원들은 벌써 내년 입시에 대비, 우수학생 유치 경쟁을 뜨겁게 전개하고 있다. 도쿄시내 주요 전철안 등에는 명문 입시학원이 ‘사립 X중 00명 합격,Y중 0명 합격’‘S고 0명 합격,T고 00명 합격’ 등의 광고가 눈에 띈다. 홈페이지에서도 치열한 우수학생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간사이지역은 물론 일본내 최고의 중학입시 학원으로 알려진 노조미학원(學園)은 ‘K중 16명,S중 5명’ 등 올해 이른바 수도권 명문중에 64명을 합격시켰고, 간사이지역 명문중학에도 762명을 합격시켰다고 광고한다. 11일에는 공개 학원 입학시험을 치렀다. 국어, 산수, 과학, 사회 등 중학입시 4과목 수험료만 4200엔(약 3만 2000원)이지만 인기는 높았다. 이처럼 사립학교 입학경쟁이 뜨거운 것은 공평한 기회를 강조하는 공립학교의 교육은 하향평준화로 부실화됐다는 인식 때문이다. 비싼 사립중학에는 아예 못가는 가난한 학생도 많아 교육격차도 심각한 사회문제다. 일본에서 30년전에는 여유교육 도입에 거의 모두가 공감했었다. 하지만 총체적 학력저하로 이어지자 “경제의 잃어버린 10년보다 공교육의 ‘잃어버린 30년’이 더 심각하다.”는 목소리를 나오면서 여유있는 교육은 지금 도마에 올라 본격적으로 수술의 순간을 맞고 있다. taein@seoul.co.kr
  • 공립高 공부 안한다

    광주시내 2007학년도 수학능력시험 고교별 석차가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9일 광주지역 모 고교와 입시학원 등에서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2007 수학능력시험 평균 대비 성적 결과(학교별석차)’ 자료에 따르면 57개 광주지역 인문계와 실업계 고교 고 3학년생들의 평균 표준점수(800점 만점)를 토대로 석차가 매겨졌다. 1위를 차지한 D고는 평균 표준점수가 597.1점이었고,2위는 S고(574.1점),3위는 M고(567.7점) 등으로 나타났다. 인문계 40여개교 가운데 사립고가 1∼27위를 차지했고, 신설 3개 공립고교는 28∼30위를 차지했다. 전통 명문고로 명성을 날렸던 공립 고등학교들은 30∼40위권을 기록, 사립과 공립 고교의 성적 양극화가 두드러졌다. 한 고교 교사는 “이 자료는 학교별 통계를 토대로 작성했기 때문에 정확한 것으로 보인다.”며 “학교 내부용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문건의 신빙성에 대해 말하기 곤란하다.”면서 “학교·학생·학부모 사이에 위화감과 갈등이 생길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 학부모는 “우수 사립고와 공립고간 평균 점수가 50점 이상 벌어진 것은 공립고가 입시에 너무 안이하게 대처하고 있다는 반증”이라며 “학교간 학력차를 줄이기 위해 특단의 대책이필요하다.”고 말했다.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도서관 올인’ 명문고 비결

    ‘책, 꽃만큼 아름답고 밥만큼 소중하다(이혜화 지음,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펴냄)’는 은퇴한 교장선생님의 책이란 점에서 자기 공치사쯤이 아닐까 오해할 수 있다. 하지만 고졸 학력으로 교단에 서서 10년 만에 박사 학위까지 따내고, 비행을 일삼는 학생들을 설득해 신설학교를 명문고로 만들어내는 고군분투 과정을 들여다보면 그런 생각은 사라진다. 이 책은 실은 교육 경험담이라기보다 책벌레 교장선생님이 어떻게 성공적인 학교도서관을 일궈냈는지 말하고 있다. 저자 이혜화씨는 1995년 30여년 만에 처음 교감으로 발령받은 일산동고등학교를 명문고로 키워낸다. 정준, 김소연 등 연예인 학생을 적극 수용해 학교를 홍보하고, 한문·컴퓨터·영어회화·홈패션 등을 가르쳐 주민들을 학교의 가족으로 만들었다. 1999년 화수고등학교에 교장으로 부임하면서 그동안 꿈꿔 왔던 학교도서관 프로젝트에 도전한다. 학교내에서 볕이 잘 들고 가장 목이 좋은 자리에 위치한 교무실을 과감히 옮기고 그 자리에 도서실을 설치한 것이다. 여기저기 쫓아다니며 도서상품권과 책을 기증받아 어엿한 도서실을 만들지만 정작 책을 읽으려 하지 않는 학생들이 문제였다. 그러자 교장선생님은 점심에는 막대사탕을, 저녁에는 컵라면을 나눠주며 학생들을 도서실로 끌어들였다.‘미끼’로는 학생들이 흥미있어 하는 만화, 요리, 컴퓨터게임 등을 다룬 잡지와 만화책, 무협지, 로맨스 소설도 구비했다.‘학생은 손님이자 왕’으로 생각한 도서실은 결국 한학기 만에 100권이상 대출하는 학생을 여럿 배출할 만큼 인기 공간으로 자리잡게 됐다. 도서관 중심교육을 하면서도 입시위주 교육을 펴는 것이 교육계에서 배척당하진 않을까 걱정하던 저자는 명문대 합격생이 여럿 배출되자 통괘함을 느낀다. 학교 경영성과를 명문대 합격생 숫자로 과시하는 속물 교육자란 자책감을 느끼면서도, 도서관 ‘올인 정책’에 비웃음을 보내던 이들에게 똥침을 가했다는 즐거움도 마음껏 드러낸다. 도서실 배치도와 준비과정을 조목조목 담은 책은 도서실 운영자들에게 훌륭한 참고사례다. 저자는 전통적 학교도서관 개념을 탈피하고 학생들이 사랑하는 도서관을 만들기 위한 길을 제시한다. 학생을 고객으로 모시고, 도서실을 휴식처·복사실 등으로 다목적 기능화하고, 만인에게 열린 공간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1만원.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강북 기대반 우려반…강남선 반대

    강북 기대반 우려반…강남선 반대

    거주지와 상관없이 원하는 고등학교에 지원할 수 있도록 한 서울시교육청의 고교 배정제 개편 방안에 대해 학부모와 교사들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강남지역 학부모와 교사는 물론 수혜자처럼 인식되는 비강남권 학부모들조차도 “오히려 강북학생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강북 “굳이 먼 강남 안보내” “선택폭 확대” 갈려 초등학교 6학년 자녀를 둔 송현희(47·여·양천구 목동)씨는 “현실적으로 강남·북 학생들간의 실력 차이가 존재하는 만큼 강북 학생이 강남권으로 진학할 경우 내신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밝혔다. 그는 “오히려 차상위권 실력을 가진 강남 학생들 중 일부가 좋은 내신을 받으려 강북으로 진학할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이 경우 제도 도입으로 인해 오히려 강북권 학생이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초등학교 5학년과 2학년 자녀를 둔 이상국(45·은평구 불광동)씨는 “강남에서 먼 지역에 사는 학부모들의 경우 자녀를 2시간 걸리는 강남지역 학교에 보내고 싶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강남 접근성이 좋은 일부 지역 학부모들은 환영할지 몰라도 다른 지역 학부모들은 이득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강남 “위화감만 조성” “근본해결 못돼” 강남구 압구정동에 사는 이모(42)씨는 “강남북 학생들간에 위화감이 생겨 학습 분위기를 해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강남지역의 고등학교 교사 김모(28)씨는 “교육을 볼모로 한 미봉책을 쓰려는 것 같다.”면서 “학군조정은 강남북 격차 해소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실효성을 떠나 문호개방에 대해 기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도봉구 방학동에 사는 오선희(40·여)씨는 “가능하면 아이를 강남으로 보낼 것”이라면서 “강남에서는 여전히 명문대학에 많은 학생들을 보내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는 명문고-명문대학을 나와야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초등학교 교사인 장진아(24·여)씨는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 좋은 학군으로 이사가려는 학부모들을 많이 보게 된다.”면서 “위장전입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좋은 제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학군 운영을 수요자인 학생들의 선택을 중심으로 한다는 것도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학교선택권 확대 시안은 박부권 교수팀이 지난 7월4일 서울 지역 중학교 3학년생 87.5%에 해당하는 11만 3225명으로부터 실제처럼 원서접수를 받아 각자 희망하는 고등학교를 조사한 것이다. 모의실험에 참여한 학생수가 실제 재학생보다 적은 것은 특수목적고와 실업고 지망생 등을 제외했기 때문이다. 김기용 서재희기자 kiyong@seoul.co.kr
  • 문민정부 이후 장관 출신高도 평준화

    문민정부 이후 장관 출신高도 평준화

    정부 부처의 장관을 배출하는 고등학교가 점차 평준화돼 가고 있다. 과거에는 이른바 일부 명문고를 중심으로 편중현상이 심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완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1974년 시행된 고교 평준화 이후의 신풍속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분석은 장관 자리에 오른 평준화 세대가 극히 일부라는 점에서 무리가 있다. 그러더라도 고위 공직사회의 평준화는 대세라는 점이 수치로 입증되고 있다. 28일 중앙인사위가 국회에 제출한 ‘문민정부 이후 참여정부까지 장관자료’를 단독 입수, 분석한 결과 명문고 출신의 장관 기용이 줄고 장관을 처음으로 배출하는 고교가 늘고 있다. 새 정권이 출범하면 권력 최고위층과 관련된 고교의 진출이 많았고, 임기가 끝나면 감소하는 현상이 뚜렷했다. 가장 많은 장관을 배출한 곳은 경기고였다. 경기고는 문민정부(1993∼1997년)때 이홍구, 임창열, 손학규씨 등 모두 16명을 배출했다. 국민의 정부(1998년∼2002년)때는 이헌재씨 등 11명을, 참여정부(2003년이후)땐 진대제씨 등 10명이 장관에 기용됐다. 하지만 장관 수는 16명→11명→10명으로 계속 줄어드는 양상을 보였다. 이런 흐름은 지방 명문고에서도 비슷했다. 경북고는 문민정부에서 6명의 장관을 배출했으나 국민의 정부에서 4명으로, 참여정부에서 3명으로 줄었다. 청주고도 문민정부 때 5명이나 됐으나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에선 각각 2명뿐이었다. 특히 경남고는 문민정부 때 7명을 배출했지만,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땐 각각 2명으로 크게 줄었다. 부산고는 문민정부 때 5명을 냈지만, 국민의 정부에선 단 한명도 배출하지 못했다. 참여정부에선 다시 2명이 발탁됐다. 영남지역을 배경으로 한 문민정부에서 호남에 기반을 둔 국민의 정부로 바뀌면서 줄었다가 영남 출신의 노무현 대통령 집권 이후 다시 늘어난 것이다. 반면 광주고는 문민정부 땐 3명의 장관을 배출했지만, 국민의 정부 땐 7명으로 늘었다. 조선대부속고는 문민정부에선 1명도 배출 못했지만 국민의 정부에선 3명을 냈다. 광주고와 조선대부속고는 하지만 참여정부에선 다시 1명도 배출 못했다. 문민정부에선 1명의 장관을 배출했던 광주제일고는 국민의 정부에선 2명, 참여정부에선 3명의 장관을 배출해 관심을 끌었다. 특히 문민정부와 국민의 정부에선 각각 1명을 배출했던 전주고는 참여정부에서 4명을 배출,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명문고들이 비워놓은 공간은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은 고교들이 주로 채웠다. 장관을 처음으로 배출한 고교는 문민정부 때는 30곳이었다. 국민의 정부에선 29곳이 추가됐다. 참여정부에선 20개교가 첫 장관을 더 냈다. 그만큼 평준화가 가속화되는 것이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데스크시각] 강남주민을 위한 변명/곽태헌 산업부장

    부동산정책은 노무현 정부의 대표적인 실패작 가운데 하나다. 공급을 늘리기보다는 ‘세금폭탄’과 수요억제에 초점을 맞춘 정책은 현재로서는 실패다. 현 정부는 입이 열개라도 부동산정책에 대해 할 말이 없겠지만, 과거정부의 잘못 탓에 ‘억울하게’ 된 측면도 없지는 않다. 대표적인 게 분양가 자율화다. 김대중 정부 초기인 1998년 분양가는 자율화됐다. 지난 10월 현재 서울 아파트 분양가는 평당 1392만원으로 분양가 자율화 직전보다 267%나 급등했다고 한다. 분양가 자율화는 어설픈 시장경제주의자들인 옛 경제기획원(EPB)과 건설업자들을 두둔하는 듯 보이는 건설교통부 일부 관료들의 합작품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모든 것을 시장에 맡긴다는 것처럼 그럴 듯하게 들리는 것은 없다. 그러나 나라마다 사정은 다르다. 한국의 대부분 가정에서 아파트 한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미국과는 비교도 할 수 없다. 신호등이 고장난 곳에서는 교통경찰이 수(手)신호를 해야 한다. 팔짱만 낀 채 제 기능을 못하는 신호등에 맡길 일은 아니다. 관료들은 분양가가 낮아 그 차익이 청약자에게 돌아가는 것은 ‘악(惡)’으로, 과실(果實)이 건설업자에게 돌아가는 것은 ‘선(善)’으로 생각해 왔다. 백보 양보해서 분양가 자율화로 건설업자만 배부르면 그나마 괜찮을 수도 있겠다. 그러나 뛰는 분양가는 건설업자들의 배만 불려주는 게 아니라 주변 아파트값을 부추긴다는 데 더 문제가 있다는 점을 ‘잘난’ 관료들은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깨닫고 있는지…. 노무현 정부 출범 뒤 강남(강남·서초·송파구) 주민은 이 나라를 부동산투기 공화국으로 만든 범죄자가 됐다. 그래서 강남에 산다는 말을 하는 것은 상당한 용기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먼저 개인적인 얘기를 하자면 기자는 강남에 산다. 최근 강남, 강북 할 것 없이 아파트 가격이 폭등했다고 하지만 기자가 사는 아파트는 그렇지 않다. 기자는 대학에 다닐 때인 1985년부터 강남에 살았다. 단독주택에 살다가 아파트로 옮기기로 하면서 당시 집 근처의 아파트촌인 반포로 이사했다. 보통 사람들은 살고 있던 곳 근처에, 처음에 정착했던 곳에 사는 경향이 있지 않은가. 85년의 강남과 비강남의 집값이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에 대한 통계는 유감스럽게도 구하지 못했다. 다만 부동산뱅크에 따르면 88년 10월 상계동 한신1차 31평의 평당 가격은 210만원, 압구정동 한양1차 32평의 평당가격은 이보다 30% 비싼 281만원이었다.85년에는 차이가 더 없었을 것이다. 정확히 10년 전인 96년 11월에는 압구정동의 아파트가 상계동 아파트보다 평당 40% 비쌌다. 압구정동이 상계동의 2배가 된 것은 2001년 7월이다. 강남과 비강남의 격차가 확대된 것은 최근의 일이다. 직장인들은 보통 직장과 가까운 곳에 사는 경향이 있다. 출·퇴근시간 때문이다. 강북에 직장을 둔 경우는 일산에, 강남에 직장을 둔 경우는 분당에 사는 비율이 높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대표적인 대기업의 임원인 K씨는 몇년 전 서울로 발령을 받으면서 송파구에 아파트를 구했다. 회사가 강남에 있다는 ‘단순한’ 이유에서였다. 경제부처 관료들이 강남에 적지 않게 사는 것도 ‘투기’에 혈안이 됐기 때문이 아니라 근무지인 과천에서 가깝기 때문일 것이다. 박정희 정부 시절 강남개발계획이 발표됐다. 말죽거리로 대표되는 당시의 강남에서 생활하려면 장화는 필수였다고 한다. 정부가 당시 최고의 명문고였던 경기고와 서울고를 강남으로 보내기로 한 것은 강남개발에 대한 의지를 담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당시 정부의 말을 믿고 살던 곳을 떠나 선뜻 강남행을 결정한 시민들은 많지 않았다. 강남 주민들을 투기꾼으로 모는 게 표를 얻는 데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나라를 책임진 지도자들이 선택할 정도(正道)는 분명 아니다. 곽태헌 산업부장 tiger@seoul.co.kr
  • [한국체육 뿌리를 다지자] (6) 투자만이 살길이다

    [한국체육 뿌리를 다지자] (6) 투자만이 살길이다

    “포기는 있을 수 없습니다. 올림픽 금메달을 향해 나아갈 뿐입니다.” 포스코교육재단은 기계 체조를 위해 20년 이상 끈질긴 투자를 해 왔다. 특히 올림픽에서 단 하나의 메달도 따지 못한 여자체조에 심혈을 기울인다. 몇 해 전 외국인 코치를 영입, 정상을 향한 발돋움이 한창이다. 현재 경북 포항 3개 학교에 체조부를 운영중이다.1983년 포철중을 시작으로 포철고(1986년), 포철서초교(1987년) 체조부를 연이어 창단했다. 경북에서 체조부는 이곳뿐이다. 남녀 모두 57명의 선수가 있다.2001년부터 올해까지 투자한 금액은 무려 35억원으로 연간 6억원을 쏟아부은 셈. 올해 예산은 7억 5000만원에 이른다. 포스코재단은 23년 전인 1983년 포항에 체조전용경기장도 만들었다. 국내 학교에서는 최초다. 또 이듬해부터는 저변 확대를 위해 전국 초·중학교체조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게다가 창단 초반 아득하게만 여겨졌던 결실이 최근 하나둘씩 나온다. 창단 이후 이들 학교의 전국대회 우승 횟수는 모두 67회로 거의 휩쓸다시피 했다. 올해도 벌써 8차례나 정상을 차지했다. 이제는 국내를 넘어 세계를 겨냥하고 있다.2003년 국제주니어대회에서 남자 평행봉 3위, 아시아기계체조선수권 주니어 도마(여자) 3위, 그리고 지난해에는 아시아주니어체조대회에서 이단평행봉과 마루(이상 여자)에서 각각 은메달을 땄다. 정상을 향한 기틀이 다져지는 모습이다. 졸업생들은 어김없이 태극마크를 단다. 이장형은 1994년 히로시마아시안게임 안마 은메달에 이어 2000시드니올림픽에서는 4위에 올랐다. 박지영도 히로시마아시안게임에서 단체 동메달을 땄다. 정상에 우뚝 서기 위해서는 세계적인 지도자가 필수다.2001년부터 체조 선진국 러시아의 코치를 영입했다. 지난 8월 한국에 온 코르트코프 안드레이(47)는 러시아 올림픽팀 지도자를 지냈고, 사기나 올가(45·여)는 러시아대표팀 주장까지 맡았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서울 배문高 육상장거리 ‘올인’ “마지막 바퀴야. 이를 악물고 스퍼트해.” 경기도 원당종합운동장 육상트랙에는 선수들을 독려하는 배문고 조남홍(45) 감독의 고함소리가 쩌렁쩌렁 울렸다. 선수들은 가쁜 숨을 토해내며 이를 악물었다. 조 감독은 힘들어하는 어린 선수들의 모습에서 안쓰러움을 느끼지만 “그래도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라면서 마음을 다잡았다. 서울 배문고는 육상에 모든 것을 건 명문고다.1966년 창단해 무려 40년 동안 육상 장거리에 투자해 왔다. 종전에는 야구부를 비롯해 아이스하키, 역도, 씨름부 등도 있었다. 그러나 육상에 올인하기 위해 다른 종목을 미련없이 없애버렸다. 학교와 동문들의 전폭적인 지원이 육상부의 젖줄이다. 장기 투자의 중요성을 실감케 해 준다.6년전 7000만원이던 예산이 올해는 3배인 2억원이 넘었다. 특히 동문들의 힘이 컸다. 연간 8000만원 이상을 후배들을 위해 선뜻 내놓는다. 조 감독은 “지속적인 지원이 있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운동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2억여원을 들여 학교내 선수 숙소를 새로 지었다. 선수들의 사기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공식적인 운동량은 하루 2시간에 불과하지만 집중력은 몇 배가 된다. 저녁 식사 뒤엔 자유시간에도 개인훈련에 여념이 없다. 기본적인 공부도 해야 한다. 한자와 영어단어는 거의 매일 조 감독이 복습시킨다. 물론 숙제도 있다. 조 감독은 “선수들이 좋아하진 않지만 나중에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 감독도 육상을 위해 모든 것을 걸었다. 아예 학교 앞으로 이사해 선수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늘렸다. 투자가 장기화되면서 지금은 국내 최고의 팀이 됐다.2000년 이후 역전마라톤을 비롯해 트랙 중장거리 대회를 휩쓸고 있다.‘포스트 이봉주’ 엄효석(건국대)이 동문이고 장거리 1인자 전은회는 졸업반이다. 건국대 황규훈 감독, 이봉주를 지도하는 삼성전자육상단 오인환 감독도 동문들이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기초종목 부실하면 스포츠 변방에 불과” “기초종목이 튼실하지 못하면 다른 종목을 아무리 잘해도 스포츠 변방에 불과합니다.” 2년 전 아테네올림픽 직후 종합 9위(금9, 은12, 동9)를 자축하고 있는 한국을 향해 중국의 한 육상코치가 던진 말이다. 한국이 낚은 금메달 가운데 기초종목인 육상, 수영, 체조에선 단 하나도 없었다. 체조에서 은과 동메달을 각 하나씩 땄을 뿐이다. 이것도 국내 환경을 고려하면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반면 중국과 일본은 기초 종목에서 금메달만 각 10개와 6개를 거머쥐었다. 기초종목은 신체 조건과 관계가 깊다. 동양인보다는 서양인에게 유리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중국과 일본의 선전은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한마디로 끊임없는 투자로 신체적 한계를 극복했다는 것이다. 일본이 아테네올림픽 수영 2관왕 기타지마 고스케를 만들어내는 데 10년이 걸렸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중국도 아테네올림픽을 위해 당시 육상 선수 1인당 연간 3억원 이상을 투입했다. 이에 견줘 한국 육상은 선수 1인당 올해 투자비가 1억원에 못미친다. 1년여 뒤 베이징올림픽을 위한 중국의 준비는 더 무섭다. 육상에서는 남자 200·400m 세계기록보유자였던 마이클 존슨 등을 코치로 영입, 단거리 종목에 박차를 가했다. 수영과 체조는 최근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아침 시간에 경기를 배정하자 바로 훈련시간을 아침으로 바꿨다. 아테네올림픽 직후 정부와 대한체육회가 베이징올림픽을 위해 연간 40억원의 예산을 추가 지원하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또 육상단거리에서 일본인 미야카와 지아키를, 투창에선 핀란드인 에사를 영입해 중국과 일본을 따라잡기 위해 힘쓰고 있다. 체조에서도 외국인 코치 2명이 국내에서 활동한다. 나름대로의 투자로 최근 성과도 나타났다. 육상에선 2000년 세계주니어창던지기에서 동메달을 따낸 것을 시작으로 올해는 세계주니어대회 여자 100m허들에서 트랙사상 최초로 준결승에 진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투자는 여전히 부족하다. 기초단체들은 도약을 위해 획기적인 투자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타 종목과의 형평성 탓에 전폭적인 지원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뜻있는 기업과 단체 등의 지원이 절실히 요구되는 것이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김부총리 “외고 잘못 바로잡겠다”

    한편 김신일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은 이날 낮 언론사 사회부장단과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 “과학고는 원래 목적대로 그런대로 가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외국어고는 이름만 바뀌었지 옛날 명문고 부활이라는 지적이 있다.”면서 “외국어고 실태를 파악해 본래 목적과 다르게 운영되면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특수목적고와 관련해서는 “특목고를 줄이자, 늘리자 논란이 있는데 특목고와 자사고는 서울에 사는 분들에게는 많아 보일지 모르지만 전국적으로는 소수에 불과하다.”면서 “특목고라는 보조 수로가 댐(평준화)에 구멍을 내는 역할을 해서는 안된다.”며 평준화의 기본 틀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만나고 싶었습니다] 김일태 전남 영암군수

    [만나고 싶었습니다] 김일태 전남 영암군수

    “우리 군은 인구 걱정 없어요.” 전남 영암군이 삼호읍 현대삼호중공업(조선소)과 접해 있는 대불 국가산업단지 시너지 효과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삼호중공업의 호황 여파로 대불공단 분양률이 90%로 치솟으면서 일자리를 찾아 지방을 떠났던 젊은이들이 돌아오고 있기 때문이다. 김일태(63) 영암군수는 “잡초밭이던 대불산단에 조선산업 기자재 업체들이 앞다퉈 들어오면서 젊은이들이 다시 고향을 찾는 추세”라고 말했다. 다른 지역과 달리 군 인구는 지난해보다 3000여명이 늘어 올해 6만 5000여명에 달한다. 군은 젊은 층을 붙잡기 위해 지역 명문고 육성에 남다른 열정을 쏟고 있다. 김 군수는 “50억원을 목표로 한 인재육성 기금도 지난해까지 벌써 44억원을 모았다.”며 “지난해 영암고와 영암여고에 2억 5000만원씩, 올해 1억 5000만원씩을 지원했다.”고 말했다. 또 얼마 전 영암군은 환경부가 전국 자치단체 277개 하수처리장을 대상으로 한 평가에서 최우수상을 타 포상금 5000만원을 받았다. 영암읍 하수처리장이 하루 처리용량 2000∼7000t급 부문에서 1등을 차지했다. 앞서 올 상반기에는 맑은 물 공급(상수도) 평가에서도 전국 최우수 단체로 선정됐다. 영암군의 환경보전 시책이 호남의 명산 월출산의 영암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촉매제가 되고 있다. 정수장과 하수처리장 운영과 관련, 수도요금 현실화와 농촌 생활용수 개발, 슬러지 소각시설 효율적 운영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더욱이 하수슬러지를 이용해 키운 지렁이가 먹고 배설한 분변토로 퇴비를 만든 점도 모범사례로 꼽혔다. 김 군수는 “맑고 깨끗한 하수처리를 위해 환경관리공단의 도움을 받아 하수처리장을 환경기초시설 학습장으로 운영, 청소년들에게 환경보호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주고 있다.”고 자랑했다. 끝으로 그는 “상·하수도 사업에 올해 240억원, 내년에 290억원을 투자해 낡고 오래된 상·하수도 관을 바꾸고 마을별 하수처리장을 늘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영암 남기창기자 kcnam@ seoul.co.kr
  • 일심회 수사 허인회씨 소환 여부 주목

    국정원은 장민호씨가 애초부터 반국가단체 결성을 염두에 두고 고교·대학 인맥을 동원, 일심회를 확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장씨가 서울에 있는 명문고·사립대 출신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정·관계 인사들까지 포섭하려 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공안당국은 또 일심회 구성 과정에서의 허인회씨 역할에도 주목하고 있어 소환조사 여부가 주목된다. ●허인회씨 “사실무근” 강력반발 허씨는 “사실무근”이라면서 “이러한 심각한 명예훼손 행위에 대해 법적 조치등 모든 수단과 방법을 통해 강력 대처할 것” 이라고 자신의 연루설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이번 사건에 대해 민노당 등에서는 공안당국이 북핵 사태 이후 국민들의 안보불안감을 빌미삼아 국면 전환을 위해 사건을 조작했을 가능성이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민노당 박용진 대변인은 이날 “국정원이 중심이 돼 진행하고 있는 당에 대한 음해와 여론몰이의 최종 목적이 어디에 있는지에 대해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훈씨 측근도 “‘일심회’란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 이씨는 최근 민노당 인사들과 자주 교류하지도 않았다.”고 반박했다. 일각에서는 일심회라는 이름 자체를 “국정원이 편의상 붙인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결국 이번 사건의 정확한 실체는 국정원 수사가 끝난 뒤 수사자료 일체가 검찰로 넘어오는 단계에서 규명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검찰 고위관계자도 “일단 국정원 조사를 지켜보자.”며 여운을 남겼다. 하지만 국정원은 자신만만한 표정이다. 장씨의 행적을 오랫동안 추적해 혐의를 포착, 세간의 조작 의혹을 없앨만한 증거가 충분하다는 것이다. ●‘장민호 386리스트´ 파장 클듯 국정원은 장씨 등을 체포할 때 압수한 물품들을 분석중이며 컴퓨터 자료 등에서 일부 의미있는 증거물도 찾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또 장씨의 집에서 찾아낸 386 인사들 리스트에도 주목하고 있다. 손정목씨가 최기영씨를 일심회에 소개하는 등 맨투맨 형태 포섭이 이뤄졌기 때문에 거론된 인사들이 일심회의 존재를 모른채 멤버들과 만나 친북 사상 등을 교류했을 가능성도 있다. 반대로 장씨의 리스트가 단순히 접선 대상자 명단을 나열한 것에 불과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법조팀 saloo@seoul.co.kr
  • [만나고 싶었습니다] 최병국 경북 경산시장

    [만나고 싶었습니다] 최병국 경북 경산시장

    “경산을 대학도시에서 명실상부한 교육도시로 발전시키겠습니다.” 최병국(50) 경북 경산시장은 13일 “지역 13개 대학과 54개 초·중·고교를 중점육성해 경산을 최고의 교육도시로 도약시키겠다.”고 말했다.6대 실천방안으로는 학원도시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과 ▲경산시 장학회 설립 ▲명문고교 설립 ▲영어마을 조성 ▲교육경비 보조금 지원 ▲평생 학습도시 지정 등을 제시했다. 최 시장은 “우선 국회에 법안 상정된 ‘학원도시 지원 특별법’이 연내에 입법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대학수가 5개 이상으로 법률안 제정을 공동 추진중인 천안·전주·춘천시와의 공조체제를 더욱 강화해 국회에 적극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지방교육의 경쟁력 강화와 우수인재 양성을 위해 대학이 많은 중소도시에 대한 정부의 우선적 지원이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는 지역 교육발전을 위한 장학기금 조성사업을 적극 펼쳐갈 계획이다. 연내 ‘경산시 장학회’를 설립, 오는 2015년까지 100억원의 장학기금을 조성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최 시장은 “기금 50억원은 시가 출연하고, 나머지는 시민·출향인사 등의 성금으로 조성할 예정”이라며 시민들의 적극적인 성원과 관심을 당부했다. 특목고교(과학고)의 설립과 내년 개교도 적극 지원할 참이다. 실험실습장비 등 각종 교육기자재 구입과 우수인재 유치 등 행·재정적 지원책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올해부터 매년 각급 학교의 교육 환경개선 등을 위한 교육경비를 지원하고, 국제화시대에 대비한 영어마을도 조성할 계획이다. 학교와 지역민이 함께 하는 교육환경 조성도 목표 가운데 하나다. 그는 “시민들의 학습기회 확대와 교육서비스의 질 향상을 위해 지역 각급학교와 학습공동체를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경산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대도시 못잖은 산골 방과후 학교

    ‘대도시 부럽지 않아요.’ 강원도 한 산골 초등학교가 지역사회의 도움으로 대도시에 못지않은 다양한 방과후 수업을 운영,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학교는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으로 유명한 강원 평창군 봉평면에 자리잡고 있는 면온초등학교. 전교생이 50명에 불과하지만 지난해부터 영어, 프랑스어, 일본어 등 외국어와 스키, 음악, 미술, 골프 등 25종에 이르는 방과후 수업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런 방과후 수업의 성공은 지역의 적극적인 협조가 있어서 가능했다. 인근 명문고인 횡성 민족사관고 ‘기쁨공부방’ 동아리 회원 30여명은 매주 두차례 면온초를 찾아 영어, 프랑스어와 과학 등을 가르치고 있다. 인근 군부대 장병들은 태권도와 수학을 지도하고 봉평중·고교 미술교사들은 그림 그리는 법을 가르치고 있다. 일본인 학부모는 일본어를, 지역 언론사는 합창과 신문활용교육을 학생들에게 방과후 수업을 각각 해주고 있다. 또 보광휘닉스파크는 교내에 소형 골프연습장을 만들어 골프를 지도하고 스키시즌엔 특별히 면온초등학교 학생을 상대로 무료 스키강습을 해준다. 이같은 소문이 퍼지면서 4년 전까지만 해도 전교생 20여명으로 폐교위기에 있었던 면온초는 지난 1학기에 6명이 새로 전학을 오는 등 활기를 찾아가고 있다. 이 학교 유치원 대기자도 16명에 이를 정도로 인기다. 서대식 교장은 “지역에서 ‘학교 살리기’에 자발적으로 동참하면서 질 높은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며 “학부형들도 좋아하고 있다.”고 말했다.평창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현정부 1년미만 단명 장관수 줄어

    현정부 1년미만 단명 장관수 줄어

    6일 중앙인사위원회가 열린우리당 이인영 의원에게 제출한 역대 정권 국무위원들의 현황은 직업·재직기간·출신지역별로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참여정부 들어서 국무위원들의 재임기간이 길어지고 특정 지역 출신이 줄어든 것이 눈에 띄는 특징이다. 재임기간의 경우 1년 미만은 28%에 머물렀다. 김영삼 정부 68%, 김대중 정부 52%에 비하면 절반에 그치는 비율이다. 지난 2000년 인사청문회법이 제정된 이후 지난해부터 국무위원에게도 인사청문회법이 적용된 결과라는 게 이 의원의 분석이다. 단기간에 일신상의 사유로 사직하는 과거 행태는 줄어들었다는 평가다. 반면 정책 실패 논란에도 해당 부처 장관에게 책임을 묻지 않은 노무현 대통령의 ‘고집 인사’의 영향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참여정부 들어 이기준(5일)·김병준(30일) 전 부총리 등 특히 교육부가 수난을 겪었다.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과 김영진 전 농림부장관도 각각 7개월과 5개월로 단명했다. 참여정부 국무위원들의 출신 직업은 역대 정권에 비해 다양해졌다. 시민단체(지은희 전 여성부장관,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장관, 박홍수 전 농림부장관, 이재용 전 환경부장관 등)·문화예술인(이창동·김명곤 문화관광부장관,)·연구원(박호군 전 과학기술부장관, 정세현·이종석 통일부장관) 출신이 늘어났다. 이 의원은 “정치인과 공무원에 의존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발탁 대상이 확대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세 정권 공히 공무원 출신이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다. 출신직업 분포로 볼 때 IMF 위기를 맞았던 김영삼 정부 때는 언론인 비중이, 김대중 정부 시절에는 경제인 출신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출신대학별 통계상으로는 세 정권 모두 서울대 출신 국무위원이 가장 많은 가운데 참여정부에서는 여성 각료의 진출이 다른 정권보다 늘어났다. 특히 이화여대 출신이 늘어났고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과 김화중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이 포함된다. 김영삼 정부 이래 서울 출신의 국무위원 비율이 줄었다. 이 의원은 “특정 명문고 출신 인사들이 중용되던 과거 정권의 인사 관행이 옅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단체장들 방과후학교·보육엔 ‘뒷짐’

    민선 지방자치단체장들의 교육투자 열의가 뜨겁다. 예전에 볼 수 없던 바람직한 현상이다.하지만 특목고 유치, 자사고 설립추진 등 가시적 성과가 보일 수 있는 외형위주 사업에 대한 관심은 많은 반면 방과 후 학교 지원 등 저소득층을 위한 교육투자에는 관심이 상대적으로 덜한 것으로 파악됐다.●명문고 유치추진 공약 41곳서 내걸어 최근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교육인적자원부 용역의뢰에 따라 지난 5·31 지방선거를 거쳐 공직에 진출한 전국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선거공약을 분석한 결과다. 조사대상에는 시·도지사 16명과 시·군·구 단체장 230명이 모두 포함됐다. 민선 단체장들의 교육정책을 중앙 정부 차원에서 분석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조사결과 광역단체장들의 경우 영어교육 강화에 7명이 관심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인천, 충남, 전북, 경북, 제주 등이다. 방과후 학교 및 보육프로그램을 공약으로 내세운 단체장은 서울·부산·대구·경기 등 4곳이었다. 전국 기초자치단체장들의 경우 영어마을 유치, 원어민 강사지원 등을 통한 영어교육 혁신과 ▲자사고, 명문고, 공영형 혁신학교 설립추진 등에 각각 41곳에서 공약을 내건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방과 후 학교 및 초등보육에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한 것으로 파악됐다. 방과 후 학교사업은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청와대도 관심을 갖고 있는 사업이다. 학원 등 사교육 시장이 지나칠 정도로 많이 형성된 대도시와 달리 농산어촌은 교육여건이 상대적으로 열악해 방과 후 학교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이런 격차를 해소하려는 것이다.●방과후 학교·초등보육 공약 230명중 14명뿐 방과 후 학교 및 초등교육 관련 공약을 내건 기초단체장들은 서울 송파, 부산 기장, 대전 중구, 경기 부천·의왕, 강원 강릉·동해·태백·고성, 충북 괴산, 전북 장수·임실, 전남 곡성, 경북 영양 등 전체 기초단체장 230명 가운데 14명에 불과했다. 연구책임자인 이남철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연구위원은 5일 이에 대해 “기초 지자체 단위에서는 저소득층 학생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방과 후 학교보다는 특목고에 대한 관심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기초단체장들의 방과 후 학교사업에 대한 관심이 저조한 상황이지만 정부는 이 사업을 2008년부터 지방이양산업으로 전환, 국고지원을 하지 않게 된다. 이에 따라 단체장들이 정책 우선순위에서 방과 후 학교 사업을 등한시할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방과 후 학교 사업확대를 현장에 알린 게 지난 3월이어서 단체장 출마자들의 공약을 파악할 무렵에는 방과 후 학교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던 점이 있을 수 있다.”면서 “정부에서 각 지자체에 교부금을 줄 때, 사용용도를 방과 후 학교사업으로 엄격히 제한하는 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말했다. 방과 후 학교는 지난해 3월 48개교에서 시범실시된 이후 지난 3월부터는 278개 학교에서 시범운영하고 있다.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경산에 과학고 생긴다

    경북지역에 구미 경북외국어고와 포항 경북과학고에 이어 내년에 세번째 특수목적 고교가 개교한다. 경북도교육청은 오는 7일까지 학교법인 새한학원이 경산에 건립한 새한고등학교(가칭)를 기부채납받은 뒤 2007년 3월 공립 특목고(과학고)로 개교하기로 했다고 1일 밝혔다. 도교육청은 오는 18일까지 학생모집 전형요강 신청·승인을 거쳐 10월18일 입시전형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 학교는 우선 개교 첫해인 내년 신입생 80명(4학급, 학급당 20명)을 선발한다.2008학년도부터는 매년 120명씩을 선발해 학년당 6학급, 학급당 20명씩 모두 360명 규모가 될 예정이다. 새한고교는 ㈜새한이 경산시 갑제동 440의6 일대 부지 1만 6200여평에 272억원을 들여 연면적 2090평(지상 3∼5층) 규모로 건립됐다. 경산은 그동안 13개 대학을 보유한 대학도시이면서도 지역에 명문고교가 없어 해마다 초·중학생 2000여명씩이 인근 대구 등지로 빠져 나갔다. 최병국 경산시장은 “새한고교가 내년에 특목고로 개교하면 지역 숙원사업의 하나가 해결되는 것”이라며 “학원도시로서의 위상 제고와 우수 인재 유치, 지역내 학교간의 자율경쟁에 따른 학력 신장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새한은 지난 1997년 경산시 중산동 새한 경산공장 부지 24만 3425평을 상업·주거 등의 지역으로 용도변경하면서 특혜시비가 일자 개발이익의 사회환원 차원에서 사립 명문학교 설립을 시민들에게 약속했었다.경산 김상화기자 shkim@seoul.coㅇ.kr
  • [데스크시각] 운칠복삼의 사회?/곽태헌 산업부장

    살다 보면 뜻대로 되는 일보다는 그렇지 않은 일이 더 많다. 노력만 한다고 해서, 성실하다고 해서 뜻을 반드시 이룰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예부터 재운(財運)이니 관운(官運)이니 하는 말이 나온 것 같다. 홀인원을 할 때에도 물론 실력이 중요하지만 운도 따라줘야 가능하듯, 많은 일에는 어느 정도의 행운이 필요하다. 정치판에서는 ‘바람’ 앞에서는 조직력도, 돈을 뿌리는 것도 별로 효과가 없다는 말이 있다. 지난 2004년 총선 때에는 ‘탄핵’ 바람이 휘몰아쳤다. 탄핵이 있기 전 열린우리당의 인기는 바닥을 헤매고 있었다. 그래서 열린우리당의 공천을 신청하는 영양가 있는 인물도 많지 않았다. 하지만 ‘탄핵’이라는 예상하지 않은 호재를 만나 열린우리당의 후보들 중 ‘급(級)’이 안 되는 상당수가 금배지를 거저 달았다. 어디 열린우리당의 현 의원들만 운이 좋을까. 몇 달 전 끝난 지방선거에서는 한나라당 간판만 달고 나오면 호남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웬만하면 다 당선됐다. 2002년의 지방선거에서도 한나라당 후보들은 능력에 관계없이 호남지역을 제외한 많은 지역에서 광역단체장과 시장·군수·구청장 등 기초단체장을 거의 싹쓸이했다. 김대중 정부의 권력형 비리가 한나라당 압승의 중요한 요인으로 꼽혔다. 당시 한나라당의 압승을 예상하지 못하고 공천을 신청하지 않았던 적지 않은 정치지망생들이 뒤늦게 땅을 치고 후회했다는 얘기도 들었다. 2004년 5월쯤 기자는 평소 알고 지내던 대기업의 고위 임원을 만났다. 그는 이런 말을 했다.“요즘은 운칠기삼(運七技三)이라는 말 대신에 운칠복삼(運七福三)이라는 말을 한다.” 복도 운과 다를 게 없으니 이제는 100% 운으로 모든 게 이뤄진다는 게 운칠복삼의 뜻이었다. 보통 그동안 써왔던 게 운칠기삼이다. 운은 말 그대로 실력 외의 요인을, 기는 실력을 말한다. 이런 말이 너무 자주 쓰이다 보니 ‘고스톱도 운칠기삼’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모든 게 실력이나 노력만으로는 되는 게 아니고 운이 상당부분 중요하다는 점에서 운칠기삼은 별 거부감 없이 통용됐다. 그런데 이제는 운칠기삼도 아니고 운칠복삼이라니…. 능력이나 노력은 간데없고 100% 운이나 줄로 좌우된다면, 또 운이나 줄로 좌우되는 것으로 많은 사람들이 생각한다면 그 조직은 건강할 수 없다. 노무현 대통령의 ‘코드인사’가 집권 초부더 계속 도마에 오르내리고 있다. 또 특정지역이나 부산상·부산·경남고 출신의 발탁이 많다고 해서 말들이 적지 않다. 헌법재판소장과 대법관, 검찰총장, 헌법재판관 등 법조계에는 노 대통령과 같이 사법시험 17회에 합격한 동기생들의 발탁이 많다. 특히 사시 17회 중 ‘8인방’은 법조계의 ‘황태자 그룹’에 속한다. 공직에 특정지역과 특정지역 명문고 출신들이 중용된 것은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니다. 노태우 대통령 시절의 경북고, 김영삼 대통령 시절의 경남·부산고, 김대중 대통령 시절의 목포상·광주일·광주고 출신들 중 일부가 능력과 관계없이 중용된 것을 잊은 채 현 정권의 인사만 비난할 일도 물론 아니다. 현 정부의 주요인사 중 상당부분을 ‘코드인사’라고 몰아세우는 것에도 지나친 면이 있을 수는 있다. 어느 나라든, 또 어느 정권이든 ‘코드인사’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하지만 과거정권의 잘못을 개선하지 않고 답습한다면 역사의 발전은 없다. 능력과는 관계없이 적임자가 아닌 사람을 단지 ‘자기사람’이라는 이유로 이런저런 자리에 앉힌다면 ‘주식회사 대한민국’의 발전은 기대할 수 없다. 현 집권층은 “과거정권도 다 그랬는데 왜 우리만 욕을 하느냐.”고 ‘항변’하기보다는 앞으로 남은 1년 반 동안이라도 과거정권보다는 확실히 나아진 점을 행동으로 보여줬으면 좋겠다. 곽태헌 산업부장 tiger@seoul.co.kr
  • [열린세상] 본고사와 대학 경쟁력의 함수관계/강영혜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

    내신 중심의 대입제도에 부담을 느낀 고등학생들이 지난해에는 촛불시위를 열더니, 올해에는 ‘죽음의 트라이앵글’이란 동영상을 통해 2008 대입제도에 항거하고 있다. 사실 여부를 떠나 새 대입제도가 학생들을 내신과 수능, 논술의 삼중고로 몰아넣고 있다는 주장이 퍼지면서 그냥 본고사로 뽑자는 주장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엊그제 만난 선배 교수도 이유는 조금 다르지만 본고사 부활을 주장하였다. 외고를 그만두고 의대에 가려는 딸을 직접 가르쳤다는 그는, 요즘 학교가 아이들을 바보로 만들고 있다면서 그 원인을 쉬운 수능에서 찾았다.60만명을 상대하는 수능의 속성상 어려운 문제는 내기 힘들고, 학교도 학생도 수능수준에 맞춰 공부하다 보니 아이들 수준이 낮아진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흔히 대학 본고사가 고등학교 교육 수준을 끌어올리는 손쉬운 방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몇몇 명문고가 서울대 신입생을 주로 공급하던 때를 기준으로 고등학교와 대학을 바라보면 곤란하다. 일류고 몇 개가 대한민국 고등학교를 대표하던 시절에는 학교에서 서울대반, 연고대반으로 나누어 본고사 지도를 할 수 있었지만, 그때조차 나머지 학교의 학생들은 본고사 준비를 위해 서울의 학원에 유학왔던 것을 기억해야 한다. 본고사에 대한 요구는 흔히 대학 자율이라는 명분으로 포장되기도 한다.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려면 우수학생을 마음대로 뽑아야 하는데, 이를 위해 본고사는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그러면 본고사는커녕, 자체 면접도 거의 없는 미국 대학들의 경쟁력은 무엇으로 설명해야 할까? 미국의 명문대학이 간편한 본고사 대신 복잡한 다면평가를 하고 있음은 익히 알려져 있으며, 그런 노력은 그들이 추구하는 우수 인재상과 무관하지 않다. 전통적 의미의 우수학생은 주요 교과의 성적이 뛰어난 학생이었다. 그러나 지식과 문화의 변화주기가 짧아지고, 무한 경쟁이 일상화되면서 대학이 주목해야 할 인재는 창의성과 뛰어난 상황주도력을 가진 학생이 됐다. 그런데 본고사라는 제한된 시험으로 이처럼 역동적이고 다방면에 뛰어난 인재를 가릴 수 없다는 것은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다. 우리사회에서도 우수인재의 개념이 달라지고 있으며, 그 변화를 거부하기 힘들다. 이런 상황에서 더 이상 본고사가 인재 선발의 도구가 되기 힘들다면 대학은 무엇을 가지고 학생을 뽑아야 할까? 비록 현재의 학교 교육이 불만족스러워도 대학이 원하는 우수자원은 고등학교에서 찾아낼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고등학교의 내신기록은 가장 중요한 전형자료가 되어야 하며, 여기에는 시험점수뿐 아니라 교과 안팎의 학습과정과 체험활동이 포함되어야 한다. 내신이 핵심 전형요소가 될 때 대학은 무엇으로 자율권을 행사해야 하는가? 대학은 내신기록 속에서 필요한 정보를 골라내고 적극적으로 가공함으로써 자기 대학, 전공영역에 맞는 학생을 찾아내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 대학관계자들은 고등학교의 교육과정에 정통해야 하며, 개별학교의 교육과정 운영실제와 학교특성을 파악하는 데 힘써야 한다. 나아가 모집단위별 선수과목과 수능 탐구영역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여, 고등학교가 진로지도를 체계적으로 하도록 이끄는 한편, 전공공부를 위한 준비와 충성심이 강한 학생들을 뽑는 데 공을 들여야 할 것이다. 고등학교 또한 ‘죽음의 트라이앵글’이 고등학교 교육에 대한 조롱과 질타라는 점을 깨닫고 진학지도의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내신은 강한데 수능은 약하다.”는 말이 무색하도록 수업과 평가의 질을 끌어올려야 하며, 수업과 수행평가 등에서 논리적 사고를 훈련시켜 ‘내신 따로 논술 따로’라는 핑계가 통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 모든 일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상대평가 중심의 9등급제 내신표기가 시정되어야 한다. 공정한 내신관리를 전제로, 절대평가의 원칙을 회복하여 학생구성의 차이에 따른 평가의 불이익을 최소화하고, 고등학교 나름의 색다른 교육과정이 제대로 기록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강영혜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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