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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라넷 운영자, 또 다른 사이트 개설해 성매매 알선

    소라넷 운영자, 또 다른 사이트 개설해 성매매 알선

    과거 국내 최대 음란 사이트였던 ‘소라넷’에서 카페를 운영하며 성매매를 알선했던 최모(37)씨가 또 다른 사이트를 개설해 장기간 성매매를 알선하다 경찰에 붙잡혔다.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성매매 알선, 정보통신망법상 음란물 유포 혐의로 구속된 성매매 업자 최씨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는 2013년 7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총 1만4000번에 걸쳐 성매매를 알선하고 1회당 1만∼3만 원씩 총 2억8000여 만원을 수수료로 챙긴 혐의를 받는다. 최씨는 사이트 광고를 보고 연락한 성매수 남성들에게 여성을 알선해주고 성관계 대가로 1차례에 10만∼15만 원을 내게 했다. 이중 대금 일부를 성매매 여성으로부터 수수료 명목으로 송금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단속을 피하려 외국에 서버를 둔 사이트를 열고 수시로 주소를 바꾸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새 주소를 공개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최씨의 권유로 인터넷 사이트에 나체 사진을 올려 성매수 남성을 모아 성매매를 한 혐의(성매매,정보통신망법상 음란물 유포)로 여성 12명도 검찰에 송치했다. 또 최씨에게 사이트를 제작해준 혐의(성매매 광고,정보통신망법상 음란물 유포)로 다른 최모씨(44), 음란 사이트를 운영하며 음란물 1600여 건을 올린 혐의(정보통신망법상 음란물 유포)로 신모(40)씨를 함께 검찰에 송치했다. 사이트 제작자 최씨는 한 건당 70만∼100만 원을 받고 성매매 알선업자 최씨와 신씨 등에게 음란·성매매 사이트 11개를 제작해준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성매매 알선업자 최씨에 대한 첩보를 입수해 수사하던 중 사이트 제작자 최씨의 혐의를 포착했으며, 최씨가 제작해준 음란 사이트의 운영자였던 신 씨도 검거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단독] 비리 얼룩진 ‘국기’… 부천 태권도협 임원들 수천만원 횡령

    문서 위조해 퇴직 후에도 월급 국고 사업 중단…징계 논의 체육비리 신고센터 유명무실 국내 체육계에 각종 비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정정당당한 ‘스포츠 정신’을 보여 주며 성공리에 막을 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한 찬사가 잇따르는 가운데 최근 쏟아지는 체육계 비리가 올림픽에 오점을 남기진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28일 부천시태권도협회와 부천시체육회 등에 따르면 부천시태권도협회는 지난 1월 박모 전 부천시태권도협회 전무이사 등 전 직원 3명을 협회 공금을 횡령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들은 성과금·퇴직금 정산 등 명목으로 6000만원 이상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임기가 끝난 직원이 계속 월급을 받을 수 있도록 문서를 위조한 혐의도 받는다. 경기도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는 이들에 대한 징계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현재 부천시태권도협회가 국고 1억원을 지원받아 진행하는 태권도시범단 사업을 비롯한 여러 사업은 모두 중단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지난 6일 열린 부천시태권도협회 대의원 총회에 횡령 사건 당사자가 대의원 자격으로 참석해 투표에 참여하면서 협회 측과 협회원 사이에 갈등이 불거지기도 했다. 최근 불거진 체육계 비리는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20일 광주시장애인체육회의 이모 사무처장은 체육 행사 비용을 부풀린 뒤 차액을 횡령한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지난 9일에는 강원도체육회 간부 2명이 전국 체전에 출전하는 선수들의 지원 경비 등 수억원의 공금을 횡령한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다. 또 국기원(세계태권도본부) 오현득 원장과 오대영 사무총장은 채용 청탁·횡령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체육계 비리 근절을 위해 2014년에 설치한 ‘스포츠 비리 신고센터’도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스포츠 비리 신고센터에 접수된 신고 건수는 모두 755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수사 기관으로 넘어가거나 징계 처분이 내려진 사건은 122건(16.2%)으로 나타났다. 조사가 진행 중인 148건(19.6%) 가운데 접수된 지 1년이 지난 사건은 114건(77.0%)에 달했다. 신고가 이뤄져도 조사 활동 대부분이 답보 상태에 빠진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체육계 관계자는 “체육계 내부에 엄격한 위계질서가 형성돼 있고 훈련 집중력을 키운다는 이유로 외부와의 단절을 요구하는 분위기가 깔려 있다 보니 내부 비리도 조용히 해결하고 넘어가자는 쪽으로 흐르는 경우가 많다”고 강조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묻지도 따지지도 않던 ‘새마을 장학금‘ 제동 건 광주

    묻지도 따지지도 않던 ‘새마을 장학금‘ 제동 건 광주

    광주광역시의 시민단체들이 지방자치단체가 시행하고 있는 ‘새마을 지도자’ 자녀에 대한 ‘새마을 장학금 지원 제도’ 폐지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광주는 물론 이 제도를 시행 중인 전국 대부분의 지자체에도 파장이 예상된다.광주여성센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광주전남지부 등 1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새마을 장학금 특혜 폐지 시민회의’(이하 시민회의)는 27일 광주시의회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특정 단체 회원 자녀들에게 세금을 지원하는 것은 공정사회를 가로막는 적폐인 만큼 당장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민회의는 이와 함께 광주시와 광주 시내 5개 자치구가 2014∼2017년 4년간 지급한 새마을 장학금 내역과 지급 실태를 폭로했다. 이에 따르면 이들 지자체는 1978년 제정된 ‘광주시 새마을 장학금 지급 조례’에 근거해 올해로 40년째 새마을 지도자 자녀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해 오고 있다. 광주시 등은 지난해 한 해 동안 새마을 지도자 자녀 133명에게 모두 2억1000여만원의 장학금을 주는 등 지난 4년간 572명에게 8억여원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광주시가 같은 기간 전체 광주시민 147만여명을 대상으로 운영 중인 ‘빛고을 장학회’의 지원금 8억 6000여만원과 맞먹는 수준이다. 특히 새마을 장학금의 경우 163건이 중복 수혜자일 가능성이 높고, 두 명은 내리 3년 동안 세 차례에 걸쳐 모두 500만원에 육박하는 ‘혈세’를 장학금 명목으로 받아간 것으로 추정된다. 또 보호자가 동일인이어서 자녀가 번갈아 가며 수혜 혜택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은 사례도 48건이나 확인됐다고 시민회의는 주장했다. ‘새마을 장학금 지급 조례’는 1980년 ‘새마을 운동 조직육성법’이 제정되기 이전부터 정부의 훈령 등에 따라 운영돼 온 것으로 알려졌다. 시와 자치구는 이를 통해 새마을 지도자협의회 등 관련 단체 지도자 4071명의 고등학생 자녀에게 매년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관련 조례 시행 규칙에 따라 시장과 시 새마을 협의회가 사전 협의를 통해 지급 대상자를 결정하고, 이를 토대로 새마을 지도자 자녀에게 연간 최고 160여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빛고을 장학금과 달리 부모의 수입 및 성적 등과는 무관하다. 장학금 재원은 시와 자치구가 각각 50대 50으로 부담한다. 시민회의 이국언 집행위원장은 “새마을회에 운영비와 사업비를 지원하는 것도 모자라 매년 장학금까지 지급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라며 “특정인에게만 지급되는 이 제도의 폐지 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광주시는 즉각 감사위원회를 통해 이 장학금 지급 실태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민단체들의 요구에 따라 광주시의회 등이 의원 발의 등을 통해 관련 조례를 폐지할 움직임이어서 그 결과가 주목된다. 광주시내 새마을 단체 회원은 모두 1만 1000여명으로, 이들은 지자체 행사 등에 봉사활동 요원 등으로 동원되면서 단체장의 치적을 알리거나 활동을 돕는 ‘관변 단체’라는 지적을 받아 왔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팩트 체크] ‘블랙리스트1호‘ 이윤택, 朴정부서도 억대 지원금 챙겼다

    [팩트 체크] ‘블랙리스트1호‘ 이윤택, 朴정부서도 억대 지원금 챙겼다

    문화예술계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를 통해 성폭력 가해 사실이 드러난 연희단거리패 전 예술감독 이윤택씨가 정부로부터 지원받은 예산이 2016년 1억 4482만원에서 지난해 4억 4600만원으로 3배 넘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국회 운영위원회 김성태 위원장(자유한국당)이 27일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제출받은 문화예술인사 정부 지원 내역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이씨는 2016년 총 4건의 사업에 대해 1억 4482만원, 지난해 6건에 4억 4600만원의 문예기금을 한국문화예술위원회로부터 지원받았다. 박근혜 정부의 블랙리스트 1호로 알려진 이씨의 지원금이 실제로 1억 중반대에서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난해에는 4억 중반대로 대폭 늘어난 셈이다. 그러나 이는 겉으로 드러난 수치에 불과하다. 이씨가 지난해 지원받은 사업들이 최종 결정된 시점과 비교하면 다른 ‘흐름’이 보인다. 새 정부가 출범한 지난해 5월 대통령 선거 이전에 결정된 이씨의 지원금은 3억 9100만원이었다. 이씨는 지난해 2월 8일 아동시설순회사업(9100만원)과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2억원), 2월 28일 연극창작산실 올해의레퍼토리(6000만원), 3월 15일 방방공곡 문화공감 우수공연프로그램(4000만원) 등을 통해 줄줄이 지원금을 챙겼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지원된 건 같은 해 7월 14일 특성화극장운영(4000만원)과 10월 10일 창작활성화 지원(1500만원)으로 두 건 5500만원에 불과하다. 앞서 이씨는 2016년 10월 ‘30스튜디오’ 개관식에서 “매년 1억 8000만원씩 지원받던 게 2년 전부터 딱 끊겼다”며 블랙리스트 피해자임을 강조했다. 그러나 실제 지원금 결정과 집행 과정을 들여다보면 블랙리스트와 상관없이 연극계 거물인 이씨는 상당한 규모의 지원금을 매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지난달에도 노인시설 순회사업 공모에서 연극 ‘산 넘어 개똥아’로 예산 지원을 신청했다. 경남 밀양시와 김해시, 서울시 서울문화재단 등 지자체 지원을 빼고도 해마다 상당한 지원을 받아 온 것이다.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곽상도 의원이 이날 공개한 자료에는 성폭력 의혹이 불거진 오태석 연출가도 지난해 7건, 4억 87만원을 지원받았다. 연극계에서는 블랙리스트와 별개로 거물인 이씨와 오씨에게 정부 지원금이 집중되는 경향이 농후했다고 지적한다. 지난해 연극 장르에 배분된 문예기금 수령자 중 두 연출은 늘 상위권에 있었다는 얘기다. 반면 고은 시인에 대한 지원금은 지난해 2100만원이었지만 그가 상임고문이었던 한국작가회의 활동 및 연구지원 명목으로 개인 지원이 아니었다. 그에 대한 지원은 ‘고은시선집’ 등 7개 작품 번역·출판 정도다. 이 밖에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인간문화재 하용부 밀양연극촌장도 문화재청으로부터 17년간 전승지원금 2억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체부는 성폭력 가해자로 확인된 이들과 관련 단체 사업에 대해 올해부터 지원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법원, “박근혜 전 대통령 1심 선고 4월 6일”

    법원, “박근혜 전 대통령 1심 선고 4월 6일”

    ‘국정농단’ 사건의 정점인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선고가 오는 4월6일 내려진다.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김세윤)는 27일 열린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오는 4월 6일에 선고 공판을 열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 박 전 대통령에 대해 징역 30년과 벌금 1185억원을 구형했다. 공범 최순실 보다 5년 무거운 형이다. 검찰은 논고에서 “피고인은 과거 권위주의 정부에서 자행된 정형유착을 그대로 답습했다”면서 “헌법이 추구하는 경제민주화를 통해 국민의 행복시대를 열겠다는 자신의 공적 약속을 헌신짝처럼 내팽겨 쳤고 우리사회의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한 특권의 청산을 원하는 국민 기대에 찬물 끼얹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은 또 국민 기대 부응하기는 커녕 사법 불신을 조장하고 국론을 분열했으며, 검찰과 특검 수사, 헌재의 탄핵심판, 법원의 판결을 통해서도 자기의 범죄가 객관적 사실로 드러났음에도 헌법과 법률을 철저히 경시하고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은 최순실씨 등과 공모해 삼성그룹으로부터 최씨의 딸 정유라씨의 승마훈련 지원을 요구하고 미르·K스포츠재단 및 한국동계영재스포츠센터 지원 명목으로 298억여원(약속금액 포함 433억원)의 뇌물을 받는 혐의(뇌물수수)를 비롯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강요 등 18개 혐의로 지난해 4월17일 구속기소 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청년실업ㆍGM 여파… 최대 20조 ‘슈퍼 추경설’ 솔솔

    청년실업ㆍGM 여파… 최대 20조 ‘슈퍼 추경설’ 솔솔

    작년 23조 초과세수… 재정여력 충분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틀 연속 청년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을 언급하면서 그 배경과 규모에 관심이 쏠린다. 김 부총리는 23일 세종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기재부 직장어린이집 졸업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청년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 특단의 대책을 준비 중이며 필요하면 추경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전날 기자 간담회에서 했던 발언을 재차 반복한 것이다. 김 부총리는 전날 열린 간부회의에서도 “이번에는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 현장에서 실질적 효과가 날 수 있도록 준비해 줄 것”을 지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주문했던 ‘특단의 대책’을 실현할 정책수단으로 추경 이외에 다른 대안 마련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일자리 관련 예산을 본격적으로 집행하기도 전에 추경 분위기를 띄우는 배경에 최근 GM 사태로 인한 대량실업 우려가 자리잡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GM 구조조정 과정에서 불가피한 ‘실업 충격’은 국가재정법상 추경 편성 요건이 된다. 국회를 설득하기 위한 ‘군불 지피기’에 들어갔다는 해석이다. 재정여력이 충분하다는 것 역시 추경에 힘을 실어 주는 요인이다. 지난해 국세수입은 23조 6000억원(본예산 대비)이 초과됐다. 지난해 11월까지 누적 통합재정수지는 29조 2000억원 흑자이고 세계잉여금 역시 11조 3000억원 흑자였다. 국가재정법에 따라 정부는 전년도 세계잉여금의 최대 49%와 올해 예상되는 초과세입을 추경예산안의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추경 재원으로는 세계잉여금보다도 올해 초과세입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정부가 물밑 작업 중인 추경 규모도 관심거리다. 기재부 출신인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에 따르면 올해 초과세수를 감안해 최대 20조원 안팎의 추경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추 의원은 정부가 전망한 올해 명목 경제성장률 4.5%와 최근 5년간 평균 국세탄성치를 적용해 보수적으로 추계하면 초과세수가 14조 6000억원, 지난 2년간 평균 국세탄성치를 적용하면 초과세수가 22조 9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사설] 정부·산은, GM 부실 규명하고 ‘먹튀’ 막으라

    한국GM 사태가 우리 정부와 제너럴모터스(GM) 본사의 협상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실마리가 풀릴지 주목된다. 배리 엥글 GM 총괄부사장은 그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을 만난 데 이어 어제 고형권 기획재정부 1차관과 이인호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을 잇따라 만나 한국GM의 회생 방안 등을 협의했다. 엥글 부사장은 GM 본사가 한국GM에 빌려준 대출금 3조 2000억원을 출자전환하는 대신 그에 걸맞은 정부와 산은의 지원을 요청했다고 한다. 산은의 한국GM 보유 지분율(17.02%)만큼의 출자 참여, 한국GM 공장에 대한 담보 설정 허용, 외국인투자기업 지정을 통한 세제 지원 등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GM으로선 한국GM을 살리기 위해 대출금을 출자전환하는 자구안을 냈으니 한국 정부와 산은에 지원 방안을 요구할 수 있다고 본다. 다만 한국GM의 부실이 심각해진 원인에 대한 진단 없이 기업 회생 명분만으로 세금을 지원하고 각종 혜택을 주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 GM은 지난 수년간 한국GM으로부터 고금리 대출에 따른 이자와 연구개발비 등의 명목으로 수천억원의 이득을 챙겼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지원 여부를 결정하기 앞서 여기에 대한 정밀한 실사가 이루어져야 하는 이유다. 그렇지 않을 경우 설령 지원이 이루어진다고 해도 결국 얼마 후 부실을 되풀이하는 악순환에 빠질 수밖에 없다. 산은과 정부의 지원은 결국 국민 세금을 쓰는 행위다. 지원 여부와 방식에 대해 빈틈없이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특히 산은은 한국GM의 주주로서 이사 선임권과 감사 권한을 갖고 있음에도 부실 경영을 전혀 막지 못했다. GM 측이 감사에 필요한 핵심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산은 측 설명은 국민들에겐 한가한 변명으로 들린다. 이제라도 물샐틈없는 실사를 통해 부실의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 또한 주요 의사 결정에 대한 거부권 같은 강화된 감시·견제 장치도 마련해야 한다. 정부도 분명한 원칙을 세워 지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GM으로부터 장기 투자계획과 함께 일정 기간 이상 한국을 떠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 내야 한다. 구체적이고 납득할 만한 경영 정상화 방안을 요구해야 한다. 그래야 GM도 ‘먹튀’ 논란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 대규모 실업 사태가 우려된다고 섣불리 지원에 나설 경우 얼마 안 가 같은 사태에 직면한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 가계소득 2년여 만에 증가… 소득주도성장 ‘청신호’

    가계소득 2년여 만에 증가… 소득주도성장 ‘청신호’

    저소득층 중심 소득 증가폭 확대 명목 가계소득은 1년 새 3.1%↑ 취업자 증가가 소득 상승 큰 영향 소득 분배 개선에도 긍정적 작용 가계소득이 2년여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소득 증가 폭이 커졌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가 강조하는 소득주도성장 노선에 힘이 실릴지 주목된다.2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7년 4분기(10~12월) 가계 소득 동향에 따르면 실질 가계 소득(2인 이상)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6% 늘어난 431만 3591원이다. 2015년 4분기 이후 8분기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 오다 9분기 만에 증가세로 전환된 것이다. 명목 가계 소득(2인 이상) 역시 444만 5156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3.1% 늘어났다. 2015년 3분기 이후 0% 증가율에 머물렀던 가구 소득 증가율은 지난해 3분기 2%대를 기록한 데 이어 3%대로 올라섰다. 2016년 4분기 상황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생긴 기저 효과를 감안하더라도 정부로서는 기분 좋은 성적표를 받아든 셈이다. 지난해 4분기 전국 가구 기준 균등화 처분 가능 소득 5분위 배율(전국 2인 이상 가구)은 4.61배로 2016년 4분기(4.63배)보다 0.02 하락하며 2016년 1분기 이후 8분기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5분위 배율은 5분위(최상위 20%) 평균 소득을 1분위(최하위 20%) 평균 소득으로 나눈 값으로 숫자가 줄어들면 소득 분배가 개선됐다는 의미다. 통계청에선 취업자 증가로 근로 소득이 증가한 것이 가계 소득 증가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2016년 4분기 60.7%였던 고용률이 지난해 4분기에는 60.9%로 상승했다. 실업률 역시 같은 기간 3.6%에서 3.7%로 상승했지만 경제 활동 참가율이 63.0%에서 63.2%로 상승한 결과로 보인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조영철 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는 “지난해 7월에 있던 일자리 추경이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본다”면서 “특히 정부가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선 압박 효과도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전체 근로 소득(명목)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0.9% 증가했지만 1분위는 20.7%나 늘어난 것에서 보듯 고용 증가가 빈곤층에서 컸던 것 역시 소득 분배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1분위만 놓고 보면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역대 최대 증가 폭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고용 증가 효과가 노인 일자리에서 많이 나타났다. 특히 1분위 가운데 노인층이 많아서 그 효과가 더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보통 3분기인 추석이 지난해에는 4분기에 포함되면서 지난해 4분기 이전소득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0.1%(46만 8000원)나 증가한 것도 가계 소득 증가에 플러스 효과를 줬다. 통계청 관계자는 “기초연금이나 국민연금 등에서 수급자와 지급액이 모두 늘어나는 등 공적 이전소득이 증가한 데다 추석 용돈 등으로 사적 이전소득 역시 늘었다”고 설명했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사설] 혈세 투입보다 GM과 노조의 자구책이 먼저다

    한국 GM의 경영 위기 타개를 위한 GM 본사와 산업은행, 정부의 행보가 긴박해지고 있다. 방한 중인 배리 엥글 미국 GM 해외담당 사장은 지난 20일 홍영표 국회 환경노동위원장 등과 면담한 데 이어 21일 이동걸 산은 회장과 만나 한국 GM 지원과 관련된 구체적인 협의를 시작했다.  엥글 사장은 국회에서 “지난달 말 한국 정부에 시설투자 28억 달러와 GM 본사 차입금 27억 달러 출자전환, 군산, 보령, 창원 공장의 구조조정 등을 담은 한국 GM 자구안을 제출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신차 두 종류를 부평과 창원 공장에 배치할 가능성이 있고, 한국 GM의 생산 차량을 연간 50만대로 유지하도록 노력하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대신 GM은 산업은행이 한국 GM 지분(17.02%)만큼 시설투자 및 출자전환에 참여하고, 정부의 세금혜택과 현금을 포함, 총 1조 7000억원 규모의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의 지원을 전제로 한 데다가 폐쇄키로 한 군산공장 해법이 빠지기는 했지만, GM이 자구안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일단 긍정적이다. 다만, 기존 차입금 출자전환 27억 달러를 제외하면 실질 투자는 시설투자 28억 달러가 전부인데 이 정도로 한국 GM이 회생할 수 있을지 염려된다. 또 군산공장 폐쇄 등 일련의 과정을 겪으면서 악화된 국민 감정도 투자의 부정적 요소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한국 GM의 회생 방안은 미국 GM과 한국 GM 노사가 중심이 돼 마련해야 한다고 본다. 지원은 그 이후의 일이다. GM은 투자액과 신차 개발 등에서 보다 진전된 안을 내놓아야 하고, 노조도 임금과 구조조정 등 양보할 것은 해야 한다. 기업의 경쟁력이 없으면 아무리 돈을 쏟아부어도 살아날 수 없는 게 경제논리다.  투명성 확보도 관건이다. 지원이 이뤄지더라도 GM이 그동안 해왔던 것처럼 대출금 이자나 브랜드 사용료, 본사의 신차 개발비 등의 명목으로 과도하게 과실을 챙겨가면 한국 GM은 다시 빈껍데기만 남게 된다.  GM은 각국 정부를 상대한 경험이 많고,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까지 가세해 우리 정부에 버거운 상대인 것은 맞다. 아무리 그래도 지원에 앞서 따질 것은 반드시 따져야 한다. 정치 논리와 미국의 무역 공세에 밀려 세금만 쏟아부으면 몇 년 뒤 한국 GM 지원 문제와 다시 마주하게 된다는 점을 정부는 명심해야 한다.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가깝고도 먼 일본의 맛, 야키토리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가깝고도 먼 일본의 맛, 야키토리

    부산이 고향이라고 하면 으레 듣는 것이 “바다가 가까워서 좋았겠네”라는 소리다. 살면서 바다가 가까워서 좋다고 느낀 적은 특별히 없었다. 집이 바닷가 근처가 아닌 이상 부산 사람이라도 바다 구경은 꽤 수고스러움을 요하는 일이다. 가까운 곳은 언제라도 갈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오히려 먼 곳보다 잘 찾지 않는 건지도 모르겠다. 서쪽으로는 유라시아 대륙의 끝에서부터, 북쪽으로는 노르웨이, 남쪽으로는 적도 아래 인도네시아까지 부지런히 다녀 보았건만 정작 우리나라와 가장 가까운 나라, 일본을 찾은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짧은 일정으로 도쿄를 방문한 건 말로만 듣던 일본의 수준 높은 외식산업과 식문화를 엿보기 위해서였다. 요리사의 눈으로 도쿄 구석구석을 다녀 보니 우리나라보다 10년은 앞서 있다는 말이 실감이 났다. 이탈리아에서 먹는 것보다 더 맛있는 이탈리아 요리를 먹을 수 있는 곳이 도쿄라고 한다. 그야말로 각국의 요리를 최고 수준으로 맛볼 수 있는 미식의 성지이지만, 정작 마음을 앗아간 건 엉뚱한 곳이었다.신주쿠 역 서쪽 출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오모이데요코초’라는 골목이 있다. 직역하면 ‘추억의 골목’이라고 불리는 이곳엔 서너 평 안팎의 작은 꼬치구이(야키토리)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닭꼬치구이는 이미 익숙한 음식이지만 수십 가지로 세분화되어 있는 메뉴와 어수선하면서 동시에 묘하게 정갈한 분위기, 그리고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놀라운 미각 경험은 한국에서 흔히 접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것이었다.먹기 좋게 작게 자른 고기를 나무 꼬챙이에 꿰어 숯불이나 철판 등에 구워 내는 요리를 야키토리라 한다. ‘야키토리’의 ‘토리’가 닭을 뜻하기에 ‘닭꼬치’로 번역되지만 돼지고기나 소고기, 말고기를 이용한 꼬치구이도 모두 야키토리로 통용된다. 돼지고기, 특히 각종 특수부위를 이용한 야키토리는 도쿄를 중심으로 한 간토 지방의 명물이다. 믿기 어렵지만 일본에서는 7세기부터 19세기까지 닭을 비롯한 소, 말 등 가축의 고기를 먹는 것을 금했다. 살생을 금하는 불교의 영향이라고 하지만 실은 생활에 쓸모가 있는 가축의 도살을 막기 위한 일종의 재산보호 차원의 이유가 컸다. 닭은 시간과 낯선 이의 침입을 알려 준다는 명목으로 식육이 금지됐다. 그렇다고 그동안 누구도 고기를 먹지 않았던 건 아니었다. 사냥으로 잡은 야생동물이나 생선을 먹는 것은 허용됐다. 기록에 따르면 닭꼬치구이가 일본 사회에 등장하기 시작한 건 17세기 무렵이다. 이미 한 세기 전부터 일본 땅에 상륙한 남만인을 통해 닭 요리법이 전해졌지만 대다수의 일반 서민들에게는 그저 먼 나라 이야기였다. 당시는 지금처럼 양계산업이 발달하지 않아 닭꼬치구이는 지체 높은 분들이나 먹을 수 있는 고급 요리로 통했다. 야키토리가 저렴한 술안주의 대명사가 된 건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1923년 벌어진 간토 대지진과 태평양전쟁 패전 이후 저렴한 길거리 음식을 파는 포장마차가 도쿄 시내 곳곳에 탄생했다. 간장과 설탕 대용으로 쓰는 사카린으로 만든 소스를 발라 구운 야키토리가 성행하기 시작한 것도 이 즈음이다. 육계 산업이 육성되면서 공급이 많아지자 닭은 저렴한 식재료로 자리잡았고 주로 직장인들이 퇴근하고 쏟아져 나오는 역 근처에 야키토리 집들이 들어섰다. 퇴근 후 지친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녹이는 한 잔의 술과 어울리는 값싼 안주로 이만 한 것이 없었으리라. 요리의 관점에서 보면 야키토리는 매력적인 음식이다. 야키토리의 스타일은 크게 보면 두 가지다. 소금과 양념(다레)이다. 재료 위에 가볍게 뿌려지는 소금은 원재료가 신선하고 좋을 때 빛을 본다. 양념은 각종 내장으로 만든 야키토리에 더 어울린다. 집집마다 비장의 양념 레시피가 존재하는데 대부분 간장과 된장, 설탕, 미림, 청주의 범주 안에서 만들어진다. 흥미로운 건 야키토리는 가게 수만큼 각각의 스타일이 무수히 존재한다는 점이다. 맛이나 스타일에 정답이 없듯 야키토리를 구워 내는 요리사들은 다양한 변주를 시도한다. 단지 소스를 얇게 펴 발라 굽는 곳도 있는 반면 된장과 미림을 푼 국물에 푹 담갔다가 간장을 발라 구워 내는 곳도 있다. 감칠맛을 내는 된장과 간장 그리고 단맛, 거기에 숯에 구워 풍미를 한층 배가시킨 야키토리는 공식으로 따지면 결코 맛이 없을 수 없는 조합이다. 제아무리 무적의 공식이라고 해도 야키토리를 굽는 기술과 정성이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육즙을 많이 증발시키지 않으면서 동시에 타지 않고 속이 고루 익게 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뜨거운 열원 앞에서 무서울 정도로 높은 집중력을 보이며 완벽한 야키토리를 굽기 위해 노력을 다하는 이들의 모습을 눈앞에서 보면 ‘장인’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야키토리 집이 수없이 많아도 같은 맛을 내는 야키토리 집은 없다고 한다. 디테일에 강한 일본인다움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 경제자유구역청은 예산낭비청?

    경제자유구역청은 예산낭비청?

    투자유치한다며 사파리 투어 보조금 부정수급 120억 펑펑 일부 경제자유구역청 조합위원들이 투자 유치를 한다고 해외에 나갔지만, 최빈국에서 사파리 투어를 즐기는 등 관광만 하다 온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고보조금을 부정수급하거나 부당집행하는 등 총 120억여원의 예산을 낭비한 것으로 집계됐다.국무조정실 부패예방감시단은 산업통상자원부와 합동으로 경제자유구역청(경자청)의 공무(公務) 국외여행 실태와 기반시설 조성공사 실태를 점검한 결과를 21일 공개했다. 정부는 2002년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국가 육성 기본구상’ 발표 후 인천을 시작으로 부산·진해, 광양만권, 황해, 대구·경북, 새만금·군산, 동해안권, 충북 등을 선정해 총 8개 경자청을 운영 중이다. 2016년까지 3415억원이 지원되는 등 대규모 국비가 지원됐지만, 기반시설 조성공사는 체계적이지 못했고, 일부 경자청 소속 공직자들이 외유성 국외출장을 다닌다는 지적이 많았다. 실제 점검 결과 부산·진해, 광양만권, 대구·경북 등 3개 경자청에서 2015년 1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총 47건의 외유성 출장이 적발됐다. 경자청 예산권한을 가진 시·도위원 등 조합위원의 외유성 국외출장이 8건, 일반 직원이 선진사례 벤치마킹 명목으로 다닌 사례가 25건, 사전준비 소홀로 공식 일정을 취소하고 개인 관광을 한 사례가 14건이었다. 부산·진해경자청 조합위원 4명은 지난해 5월 11일간 투자 유치를 한다는 명목으로 보츠와나, 잠비아 등 최빈국을 방문해 사파리 투어 등만 하다 온 것으로 드러났다. 기반시설 조성공사 중인 부산·진해, 광양만권, 대구·경북 등 3개 경자청에 대한 현장 점검 결과 국고보조금을 부정수급하거나 부당집행한 금액이 총 120억 5925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고보조금 부정수급이 75억원, 부당집행 5억 9848만원, 시공물량 과다계상 28억 8777만원, 분할발주로 인한 공사비 상승 10억 73000만원 등이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단독]트럼프, FTA 개정ㆍ무차별 통상 압박 속 “사드 청구서 흔들며 방위비 분담도 압박”

    [단독]트럼프, FTA 개정ㆍ무차별 통상 압박 속 “사드 청구서 흔들며 방위비 분담도 압박”

    사드 1조대 포대ㆍ20억 운용비 비인적주둔비로 성격 바꿔 포함 새달 초 협상서 파상공세 우려미국이 이르면 새달 초 시작하는 제10차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협상에서 1조원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포대비용과 매년 20억원 규모의 사드 운용비용, B1B ‘랜서’ 전략폭격기 등 전략자산의 한반도 파견비용 등을 한국의 방위비 증액 요구 근거로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이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설 수도 있다. 미국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요구와 세탁기·태양광·철강 등 통상 압박과 함께 방위비 증액 요구까지 이어지면서 한·미 관계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입법조사처는 21일 더불어민주당 김경협 의원실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1조원대에 이르는 사드 포대비용과 매년 2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는 사드 운용비용이 주한미군의 ‘비인적주둔비’(NPSC)에 반영된다면 미측 비용 부담 증가에 따른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국의 2016년, 2017년 방위비 분담금은 각각 9441억원과 9507억원으로, 미 의회조사국(CRS) 등에 따르면 이 같은 규모는 50% 수준이다. 그러나 미국은 한국의 방위비 분담률이 미국의 비용 증가와 보조를 맞추고 있지 못하다면서 방위비 분담률 증가를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정부 관계자는 “10차 협상의 핵심은 방위비 분담금에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 비용을 포함시키느냐 여부”라며 “이에 따라 주한미군의 안정적 주둔비용 지원이라는 기존 방위비 분담금의 성격 자체가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미국이 NPSC의 50%를 방위비 분담금 명목으로 부담해 줄 것을 요구하면서도 상세 구성항목에 대한 한·미 간 합의 없이 자의적으로 분담률을 산정하는 점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정부는 NPSC 구성항목 및 평가액에 대해 미국과 합의한 바 없고 합의되기도 어려운 점을 감안해 이를 방위비 협상의 기초로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에 따라 미국에 NPSC 관련 자료를 공식적으로 요청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어금니 아빠’ 이영학 1심 사형 선고…“반성·죄책감 없어 무기징역 부족”(종합)

    ‘어금니 아빠’ 이영학 1심 사형 선고…“반성·죄책감 없어 무기징역 부족”(종합)

    ‘어금니 아빠’ 이영학에게 1심에서 사형 선고가 내려졌다.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 이성호)는 21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상 강간 등 살인, 추행유인, 사체유기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영학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으로 인해 피해자가 입었을 고통을 짐작하기조차 어렵다”며 “이영학에 대해 모든 사정을 고려하고 준엄한 법과 정의의 이름으로 형을 선고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이영학의 범행은 어떤 처벌로도 위로할 수도, 회복할 수도 없는 비참한 결과를 가져왔고, 이영학에게서 피해자를 향한 반성이나 죄책감도 찾아볼 수 없다”고 꾸짖었다. 이어 “재판에서도 수사기관을 비판하는 등의 행동을 볼 때 이영학에게 교화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더욱 잔인하고 변태적인 범행을 저지르기에 충분해 보인다”면서 “가석방이나 사면을 제외한 절대적 종신형이 없는 상태에서 무기징역은 사형을 대체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덧붙였다. 아버지의 범행을 도운 혐의(미성년자 유인, 사체유기)로 함께 구속기소 된 이영학의 딸(15)은 장기 6년에 단기 4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이 양은 친구가 이영학에게 성적 학대를 당할 것을 알고도 유인하고 수면제를 건네 잠들게 했다. 책임이 비할 데 없이 크다”로 지적했다. 이영학이 허위로 후원금을 받는 과정에서 도움을 준 혐의(사기)로 기소된 이영학의 형은 징역 1년, 이영학의 도피에 도움을 준 혐의(범인도피)로 기소된 지인 박모씨는 징역 8개월형을 각각 선고받았다.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던 두 사람은 이날 법정구속됐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30일 결심공판에서 “(이영학이) 피해 여중생의 귀에 대고 속삭였을 목소리를 생각하면 치밀어오르는 분노를 참을 수 없다”면서 사형을 구형했다. 이영학은 지난해 9월 30일 딸을 통해 딸 친구인 A(당시 14세)양을 서울 중랑구 망우동 자신의 집으로 유인, 수면제를 먹여 재운 뒤 추행하고, 다음날 낮에 목졸라 살해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A양의 시신을 여행용 가방에 넣어 스포츠유틸리티차(SUV)에 싣고, 강원 영월군 야산으로 옮겨 유기한 혐의도 받는다. 이 밖에도 이영학은 지난해 6~9월 부인 최모씨가 10여명의 남성과 성매매를 하도록 알선하고 그 장면을 몰래 촬영한 혐의(성매매 알선, 카메라 이용 등 촬영), 자신의 계부가 최씨를 성폭행했다고 경찰에 허위로 신고한 혐의(무고), 지난해 9월 최 씨를 알루미늄 살충제 통으로 폭행한 혐의(상해)로도 기소됐다. 부인 최씨는 이영학으로부터 폭행을 당한 직후 집에서 투신해 숨졌으며, 이영학의 계부는 최씨를 성폭행한 혐의로 수사를 받던 중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영학은 또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불치병 환자인 딸 치료비에 쓴다는 명목으로 9억 4000여만원의 후원금을 모아 사기와 기부금품법 위반 혐의로도 기소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승비 “이윤택 황토방 성추행…솔직히 토할 것 같았다”

    이승비 “이윤택 황토방 성추행…솔직히 토할 것 같았다”

    이승비(42) 극단 나비꿈 대표가 연극계의 거물 이윤택(66) 감독으로부터 성추행 피해를 당했다는 글을 올린 후 인터뷰를 통해 심경을 밝혔다.이승비 대표는 20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성폭력은 없었다는 이윤택 감독의 말은 뻔뻔한 거짓말”이라면서 “이 감독의 성폭력 사실은 오래 전부터 연극계 사람들은 다 아는 사실이다”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연희단 거리패 앞에 앉아 있음에도 새로 들어온 여자 신입 단원을 뒷자리에 앉히고 성추행을 한 일도 굉장히 많았고, 밀양 황토방에서는 매일 다른 여자들이 그 방에서 나왔었다”고 구체적인 피해사례를 전했다. 이 대표에 따르면 이윤택 감독은 ‘기를 받아야지 공연을 진행할 수 있다’는 명목으로 안마를 요구하고, 성기 쪽을 만지게 하고 사정까지 이른 경우 더 큰 배역을 맡겼다. 또 그는 가명으로 성폭행 피해를 고백한 배우 외에도 그런 일들이 많았다면서 “이 감독의 황토방에서 아침마다 다른 여자들이 나오는 것을 보면서 사이비 교주 같은 느낌을 받았다. 연기를 하고 싶고 배우가 되고 싶은 아이들 중 피해가 있어도 나서지 못하고 말 못하는 사람이 많을 거고, 이 감독은 그 부분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자신의 피해에 대해서는 “복식호흡보다 중요한 데가 있다면서 사타구니 안으로 손을 쑥 집어넣고 밑을 만졌다. 울면서 도망쳐서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아무도 들어주지 않았다. 그 뒤로 신경안정제를 먹기 시작했고, 이후 이윤택 감독이 상 받고 이럴 때마다 솔직히 토할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성추행이 오래된 연극계의 잘못된 관행이라고 했다. 그는 “이윤택 감독 외에도 지금 잘 나가시는 분 중에 몇 분만 빼놓고 거의 그랬다. 직접 성추행 당한 적도 있다. 계속 미투가 이어질 것이다. 더 이상의 피해자는 없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앞서 이승비 대표는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metoo 해시태그와 함께 “묵인하고 있다는 게 죄스러워 간단히 있었던 사실만 올립니다”면서 이 감독이 대사연습을 시키며 자신의 몸을 만졌고, 문제제기를 한 자신을 몰아세웠다고 폭로했다. 이윤택 감독은 같은날 기자회견을 열어 성추행 사실을 인정하고 피해자들에게 공개사과했지만 “성폭행은 인정할 수 없다. 이 문제는 법적 절차에 따라서 그 진실이 밝혀지기를 바란다”고 주장했다. 자신의 행동에 대해서는 “극단 내에서 18년 가까이 진행된 생활에서, 관습적으로 일어난 아주 나쁜 행태라고 생각하며, 어떨 때는 이게 나쁜 죄인지 모르고 저질렀을 수도 있고, 어떤 때는 죄의식을 가지면서도 제 더러운 욕망을 억제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라고 답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태움’에 질린 신입 간호사…3명 중 1명꼴 이직

    ‘태움’에 질린 신입 간호사…3명 중 1명꼴 이직

    서울 한 대형병원에서 일어난 간호사 자살 사건이 간호업계의 고질적인 ‘태움’ 문화와 관련이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는 표현의 ‘태움’은 선배 간호사가 신임 간호사를 괴롭히며 가르치는 방식과 그런 문화를 지칭하는 용어다. 교육이라는 명목을 내세우지만 이는 선배들의 ‘화풀이’ 등 직장 내 괴롭힘과 다를 바 없다고 일선 간호사들은 설명한다.19일 대한간호협회에 따르면 2015년 기준 경력 1년 미만 간호사의 평균 이직률은 33.9%에 달했다. 3명 중 1명은 1년을 채우지 못하고 병원을 떠난다는 얘기다. 신규 간호사들은 일을 배우는 과정에서 오는 업무 스트레스에 태움까지 더해져 상당수가 이직을 선택하고 있다. 대개 신규 간호사는 선배 간호사인 프리셉터(preceptor)와 항상 함께 다니면서 일을 배운다. 절대적으로 간호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일을 가르친다’는 행위 자체가 조직에 부담이 된다. 2016년 한국직업건강간호학회지에 실린 ‘간호사의 태움 체험에 관한 질적 연구’(정선화·이인숙) 논문에 참여한 한 선임 간호사는 “일을 잘 모르는 신규와 일을 하면 신규 일을 내가 다 커버해주면서 해야 하니까 나도 너무 힘들다”라고 토로했다. 결국 환자 안전에 직결되는 엄격한 교육 수준을 넘어서 과도하게 감정적인 방향으로 태움이 표출되고 선임의 개인적인 스트레스를 후배 간호사들에게 푸는 경우들이 발생하는 일이 잦은 것이다. 같은 논문에서 태움을 겪었다는 또 다른 간호사는 “사고를 치면 안되니까 태움이 적당히 있기는 있어야 한다고 본다”면서도 “일할 때 말고도 그 사람이 미워서 행동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간호업계의 열악한 노동환경과 병원의 지원부족, 허술한 교육시스템을 원인으로 꼽는다.연세대 간호대학 교수인 김소선 서울시간호사회 회장은 “실습 미비 등으로 완벽히 준비되지 않은 간호사들이 현장에 바로 투입되면서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이 때문에 금세 병원을 떠나면서 남아있는 사람들이 살인적인 노동 강도에 노출되는 등 구조적인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규 간호사에 대한 교육 기간을 확충하고 처우를 개선하는 등 개인이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에 노출되지 않도록 다양한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스미 서울대 간호대학 학장은 간호사 자격증을 보유한 유휴 인력을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 학장은 “현재 간호사 면허를 가진 사람은 30만명에 이르지만 실제 현장에서 근무하는 사람은 13만~14만 명에 불과하다”며 “다년간 경력을 쌓은 우수한 간호사가 의료현장에 계속 남아있을 수 있도록 전반적인 처우를 개선하고, 일을 쉬더라도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재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 일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귀향 후 인터넷스타 된 中청년들의 성공스토리

    귀향 후 인터넷스타 된 中청년들의 성공스토리

    도시에서의 생활을 뒤로 하고 귀향을 선택한 중국 젊은이들이 늘고 있는 모양새다. 더욱이 최근에는 온라인 SNS를 활용해 각 지역 특산물을 직거래하는 청년 사장의 성공 스토리가 현지 언론을 통해 종종 보도되며 이목이 집중됐다. 춘절을 며칠 앞둔 중국 후난성(湖南) 헝둥현(衡东县) 타좡촌(踏庄村)의 한 골목에 ‘왕홍(网红)’이라는 간판을 단 소규모 잡화점이 문을 열었다. 해당 상점의 주인은 올해 27세 상개주(向凯涛)씨. 향 씨는 도시에서의 생활을 접고 올 초 이곳에 정착했다. 그가 소규모 상점에서 판매하는 물품은 텔레비전, 냉장고 같은 전자 제품에서부터 일용품까지 다양하다. 주로 인터넷 온라인 유통 업체 이용에 낯선 농촌 거주 어르신들의 주문을 직접 받은 뒤, 상 씨가 대신 주문해 주는 방식이다. 그는 “나이가 많으신 분들은 읍내에 나가서 물건을 고르는 것이 힘겹고, 그렇다고 온라인 사이트를 이용해 물건을 찾고 결제하는 것도 어려워하신다”면서 “대신 내 가게로 오시는 어르신들에게 온라인 사이트에 게재된 상품을 보여드리고 물건을 주문, 중간에서 일정 금액의 마진을 가져오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장 최근에는 이웃 주민 대신 전기담요를 주문해주기도 했다. 상 씨는 귀촌을 결정하기 이전 윈난성의 대도시에 소재한 통신업체 직원으로 근무했었다. 그러던 그가 지난해 10월 돌연 귀촌을 결정한데는 정부의 귀촌 지원금 정책이 큰 몫을 담당했다. 상 씨는 “정부가 귀향을 결정하는 20~40대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농촌 합작 참여 사업’이라는 명목의 지원을 해오고 있다”면서 “저렴한 상점 임대부터 귀촌 시 필요한 초기 자본금, 귀촌에 필요한 각종 정보까지 전방위적인 지원을 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후난성 일대의 지방 소도시로 귀촌을 결정한 청년의 수는 15명에 달한다. 이들은 총 50명에 달하는 귀촌 지원금 신청자 가운데 선발된 이들로 가장 젊은 귀촌 청년은 1996년생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귀향해 온라인 상점을 열어 고향 특산품을 판매해오고 있는 또 다른 청년 사장 공 씨. 그는 광동성 불산 일대에 소재한 전자제품 판매점에서 근무하다 지난 2017년 귀촌했다. 공 씨는 귀촌 직후부터 온라인 개인 SNS 방송을 통해 ‘요가와 다이어트’ 관련 영상물을 게재하기 시작했다. 해당 방송은 80~90년대 출생자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팔로워 수 10만 명을 넘어서는 등 ‘왕홍’으로의 면모를 갖추기 시작했다. 그는 해당 온라인 SNS 계정을 통해 고향 특산품인 동백기름, 붉은 쌀 등을 판매해오고 있다. 더욱이 그가 판매하는 제품은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제품이라는 점이 알려지면서 소비자들의 반응이 뜨겁다는 것이 공 씨의 설명이다. 그는 귀촌 후 특산물 재배 방식에서 마을 최초로 ‘생태 농업’을 도입했고, 당시 이 같은 방식에 대해 마을 어르신들은 ‘농사를 망치기 쉽다’며 자제를 촉구했다. 하지만 수년이 지난 현재는 이웃 주민들 역시 그와 같은 생태 농업 방식을 활용, 친환경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을 위주로 비교적 고가에 특산품을 판매해오고 있다. 공 씨는 “온라인 상에서의 인터넷 스타로 화제가 되려고 노력했던 것은 이웃한 주민들과 귀촌한 청년들이 판매하는 제품을 판매할 유통 채널을 확보하기 위해서였다”면서 “향후 17헥타르에 달하는 규모의 생태 농업 단지를 조성, 여기서 재배된 제품을 온라인을 통해 판매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이와 관련 중국 농업부(农业部)는 지난해 기준 귀촌한 청년 인구 수는 총 700만 명에 달했으며, 올해 추가 귀촌 귀농 인구 수는 850만 명에 달할 것이라고 공고한 바 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특파원 칼럼] 중국 이케아에서 칼을 못 사는 이유/윤창수 베이징 특파원

    [특파원 칼럼] 중국 이케아에서 칼을 못 사는 이유/윤창수 베이징 특파원

    베이징에 부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이자자쥐(宜家家居)로 생활필수품을 사러 갔을 때였다. 중국에서는 모든 외래어를 중국어화하기 때문에 이케아(IKEA)는 이자자쥐로 불린다. 식칼을 사야 하는데 칼은 없고 대신 바코드가 새겨진 종이만 살 수 있었다. 진짜 칼을 손에 넣으려면 신분 확인이 필요했다. 우여곡절 끝에 한국 운전면허증으로 칼을 살 수 있었는데 이케아 직원은 신분증 번호, 이름, 주소, 서명을 일일이 기록했다.‘세계 최대의 감옥’으로 불리는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는 칼을 사면 레이저로 개인 식별 QR코드를 칼날에 새겨야 한다. 이 QR코드에는 신분증 번호, 사진, 민족, 주소가 담겨 있다. 중국 영토의 약 10%를 차지하는 신장 자치구는 중국의 성(省) 가운데 가장 면적이 넓은데, 이슬람 국가로의 분리독립 운동이 계속돼 중국 정부가 철저하게 감시하는 지역이다. 최근에는 영토를 빼앗긴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신장 지역으로 근거지를 옮기려는 움직임이 있어 중국 정부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신장 지역만큼은 아니지만 중국 공산당의 철저한 주민 통제는 중국 전역에서 이뤄진다. 허난성 정저우에서는 경찰이 안면인식 기술이 탑재돼 범죄자를 한눈에 식별할 수 있는 선글라스를 끼고 범인들을 체포한다. 뺑소니, 인신매매, 신분증 도용 등의 범죄를 안면인식 선글라스로 걸러 냈다고 하지만, 언제든 위구르족과 같은 소수 민족이나 반체제 인사를 억압하는 데 사용할 우려가 있다. 중국 정부의 요주의 대상에는 언론인도 포함된다. 부임하기 한 달여 전 베이징에서 살 집을 구하려고 중국 관광비자를 신청했을 때다. 비자신청서에 회사 이름을 적었더니 기자냐고 반문하면서 각서를 쓰라고 했다. 각서의 내용은 여행 이외의 활동은 하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게다가 미성년자가 관광비자를 받으려면 가족관계증명서와 부모의 가족관계증명서 상세원본을 각각 제출해야 한다. 부모의 신분을 확인하는 절차인데 중국 비자 발급 전문 여행사에서는 귀화한 조선족 자녀의 중국 입국 절차를 까다롭게 만들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에는 이미 1억 7000만대의 폐쇄회로(CC)TV가 있고, 앞으로 3년 안에 4억대가 더 설치될 예정이다. 중국 경찰은 나아가 14억 전체 인구의 유전자(DNA) 정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 중이다. 쓰촨성 천웨이현 시골 학교의 유치원생의 타액까지 일일이 채취하는 DNA 수집은 2020년까지 1억명의 정보를 모으는 것이 목표다. 북한과 국경을 접한 바이산(白山)시 노인들은 무료 건강검진이란 명목으로 혈액을 채취당했다. 기자도 중국에 입국하자마자 거류 비자 신청을 위한 의무 신체검사에서 피를 뽑아 혈액 표본을 제출했다. 중국 경찰은 얼굴 인식과 DNA 표본, 그리고 개인의 온라인 활동까지 모두 통합할 계획을 갖고 있다. 대부분 국가에서 범죄자가 아닌 사람의 DNA 수집은 금지되지만, 중국에는 마땅한 규제법도 없고 개인정보 보호도 제한적이다. 중국은 아직 해결해야 할 내부 모순이 많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강력한 1인 통치 체제를 구축한 이유이기도 하다. 독재가 민주주의보다 효율적이지만 그만큼 위험도 크다는 것이 이미 29년 전 톈안먼 사태를 통해 드러났지만, 최근 이뤄지는 주민통제 사례를 보면 중국은 그 교훈을 잊은 것 같다. 중국 특색 사회주의는 신시대를 열기는커녕 오히려 주민들을 옥죄는 데 사용되는 듯하다. geo@seoul.co.kr
  • 서울 대형병원 간호사 죽음이 선배들 괴롭힘 때문?

    서울 대형병원 간호사 죽음이 선배들 괴롭힘 때문?

    설 연휴에 서울의 한 대형병원 간호사가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18일 서울 송파경찰서에 따르면 이 병원 소속 여자 간호사 A씨는 지난 15일 오전 10시 40분쯤 송파구의 한 아파트 화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A씨가 자신의 거주지가 아닌 아파트 고층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장에서 A씨의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A씨 남자친구가 선배 간호사의 괴롭힘이 있었다고 주장함에 따라 이와 관련한 사실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A씨의 남자친구라고 밝힌 B씨는 간호사 온라인 익명 게시판에 글을 올려 “여자친구의 죽음이 그저 개인적인 이유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간호사 윗선에서는 당연하다고 여겨지는 ‘태움’이라는 것이 여자친구를 벼랑 끝으로 몰아간 요소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태움’은 선배 간호사가 신임 간호사를 괴롭히며 가르치는 방식을 지칭하는 용어로, ‘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는 뜻이다. 교육이라는 명목을 내세우지만, 이는 직장 내 괴롭힘과 다를 바 없다는 게 일선 간호사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경찰 관계자는 “병원 관계자를 불러 A씨 남자친구의 주장을 확인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병원측은 “1차 조사 결과 유가족이나 남자친구가 주장하는 직장 내 괴롭힘 등은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며 “연휴 중 전수 조사가 어려웠던 만큼 이후에는 보강 조사를 해 상황을 면밀히 파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中 80호우, ‘모바일 세뱃돈’ 1200억원 뿌렸다

    中 80호우, ‘모바일 세뱃돈’ 1200억원 뿌렸다

    중국 최대 명절 춘절 연휴가 시작된 지난 15일 자정. 제야의 행사를 앞두고 모바일 홍바오(红包)가 약 6억 8800만 위안이 뿌려진 것으로 집계됐다. 현지 유력 언론 왕이망은 춘절 연휴를 맞아 개인 휴대폰으로 전송할 수 있는 모바일 홍바오가 6억 8800만 위안(약 1200억 원) 어치가 활용됐다며 17일 이 같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활용된 모바일 홍바오 규모와 비교해 약 15% 이상 증가한 수치다. 세뱃돈 명목으로 활용되는 모바일 ‘홍바오’는 먼 거리에 거주하는 지인들 사이에 쉽게 주고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지난 2016년부터 활용 빈도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양상이다. 모바일 홍바오를 가장 많이 활용한 세대는 일명 80호우로 불리는 80년대 출생자로 나타났다. 이들이 춘절 전날인 15일 사용한 모바일 홍바오는 전체 사용량 가운데 약 32%를 차지했다. 이어 90호우(90년대 출생자, 27%), 70호우(70년대 출생자, 22%), 60호우(60년대 출생자, 10%) 등이 뒤를 이었으며 00호우(2000년대 이후 출생자, 6%)의 사용 빈도가 가장 낮았다. 실제로 산둥성(山东省)에 거주한다는 한 여성은 15일 하루 동안 약 1848개의 홍바오를 주고 받았으며 이날 가운데 수치 상으로 가장 많은 수의 홍바오를 주고 받은 인물로 알려졌다. 이어 저장성(浙江省)에 거주하는 또 다른 여성 역시 같은 날 1203개의 홍바오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뿐만 아니라 각 온라인 유통 업체와 언론사 등에서도 모바일 홍바오를 활용한 춘절 이벤트가 진행되고 있다. 춘절 기간 동안 중국인이 가장 많이 시청하는 tv 프로그램인 ‘춘완(春晚)’ 제작진은 시청자를 대상으로 약 6억 위안(약 1100억 원)에 달하는 규모의 홍바오 지급 이벤트를 진행했다. 해당 홍바오는 지난 16일 자정 기준 중국 대륙과 홍콩을 포함한 전 세계 212개 지역에 거주하는 1억 곳의 가정에 지급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중국 최대 온라인 유통 채널인 타오바오에서는 지난 11일부터 15일까지 10억 위안 어치의 홍바오 지급 이벤트를 진행한 바 있다. 한편 타오바오 측은 10억 위안(약 1800억 원)이라는 거금의 홍바오를 지급한 것과 관련해 그 홍보 마케팅은 20억 위안(약 3600억 원) 이상 어치와 같은 효과를 거뒀다고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이윤택 성추행 폭로 또…“여길 만져야 소리가…”

    이윤택 성추행 폭로 또…“여길 만져야 소리가…”

    성추행 의혹이 나오면서 활동을 중단한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에 대한 ‘미투’ 고발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16일 공연계에 따르면 배우 A씨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과거 이윤택 연출가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며 피해 사실을 폭로했다. A씨는 “2012년 여름 (이윤택씨가) 소리를 잘 내려면 이곳으로부터 소리가 터져 나와야 한다며 옷 안으로 손을 집어넣고 몸을 만지면서 그것을 마치 대단한 연출을 하는 양 포장했다”면서 “그 이후 스트린드베리 서거 100주년 기념공연이었던 ‘꿈의 연극’을 연습하던 때엔 나를 특별히 아껴 연습을 시켜준다는 명목으로 껴안고, 옷 안으로 손을 집어넣어 발성을 하는 위치라며 짚어줬다”고 주장했다. 그는 “성추행의 피해자라서 스스로를 더 자책하고 수치스러움에 말을 꺼내기조차 힘들었다”면서 “악화된 건강을 빌미로 오구에서 하차하고 극단에서도 나왔다”고 털어놨다. 이어 “(이윤택씨가) 기분 나쁠 때 밥상 차려다 앞에 갖다 놓으니 뒤집어 엎으면서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대고, 그걸 주워담고 새 밥상 내어오는 단원들의 모습도 봤다”고도 밝혔다. 배우 B씨도 약 1년 전인 2017년 3월 1일에 작성했던 페이스북 비공개 글을 지난 15일 공개로 전환하면서 이윤택 연출가에게 당한 성추행 경험을 폭로했다.B씨는 “(이윤택씨가) 낮에 쌓였던 피로 때문인지 밤이 되면 안마를 요구했다”면서 “생식기 주변을 눌러줘야 몸이 풀린다기에 ‘본의 아니게’ 그의 생식기가 손에 닿을 때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연희단거리패에 있는 동안에 (이윤택을) 50여 차례 안마했으며, 그 시간이 불규칙했다고 밝혔다. 또 “안마해야 하는 시간이 불규칙해 심할 땐 새벽 3~4시 중간에 깨어나야 할 때도 있었다”면서 “때로 내가 아닌 다른 이가 불려갈 때면 내 마음속에 찾아왔던 안도감, 그 부끄러움 또한 난 잊지 않고 있다”고 적었다. 공개로 전환한 글에 추가한 머릿글에서 “연희단거리패는 현재 이 시점에서 일어나는 발언들을 매우 주의깊게 들어야 하며, 집단의 입장에서 그에 맞는 공적 대처를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모든 일들이 본인의 가족에게 일어났다면 어떤 대처를 상대에게 요구하실지를 한번 더 생각해보시고, 현명한 입장을 보여주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공연계 성추행에 대한 고발과 함께 연대를 호소하는 글도 이어지고 있다. 연출가 C씨는 “나의 침묵이 가해자가 더 가해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데 일조하게 해서 미안하다”면서 “‘팀 분위기를 위해서 네가 참으라’고 말하거나 ‘어쨌든 공연은 올라가야 하니까’라는 핑계로 당신의 아픔을 묵살하는 연출이 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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