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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의 광화문광장 호국 상징물 설치 계획 비판… 시민 정서 반하는 일방적 행정 중단 요구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은 오세훈 시장이 추진하는 광화문광장 내 ‘받들어총’ 형상의 국가상징 조형물 조성을 강하게 비판하며, 시민 정서에 반하는 일방적 행정을 중단함과 동시에 해당 사업을 즉각 폐기할 것을 요구했다. 다음은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박수빈 대변인 논평 전문 “광화문 광장은 자주독립과 민주주의의 상징, 얄팍한 ‘호국’팔이 당장 중단해야” 광화문광장으로부터 불과 5km 떨어진 용산 전쟁기념관에 6·25전쟁 당시 참전했던 22개 국가를 기리는 국기와 기념비가 대규모 조성되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수백억의 혈세를 들여 유사·중복 시설을 조성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시민사회의 이 물음은 간단하고도 명료하다. 그러나 오세훈 시장은 단 한 번에 이에 대한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정책의 당위성과 합리적 근거를 묻는 질문에 “당연한 감사의 표현을 반대하면 좌파”라는 얄팍한 정치적 호도로 일관하고 있다. 오늘 자 언론 기사를 인용하자면, 오세훈 시장은 “국가상징공간에 상징 조형물을 설치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했다고 한다. 2024년 9월 서울시의회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다수의 서울시민들은 광화문광장 국가상징 조형물 주제로 ‘독립운동가’를 상징하는 조형물을 설치하는 것이 가장 적합하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오세훈 시장은 독립운동 상징물 대신 논란의 ‘받들어총’을 강행했다. 윤석열 전 정부와 국민의힘은 줄곧 독립운동의 역사를 지우고 일제강점기 피해를 덮기 위해 골몰해 왔다. 육군사관학교가 홍범도 장군 등 독립 영웅 5인의 흉상에 대해 철거·이전을 추진하는가 하면, “일본이 100년 전 일로 무릎 꿇고 용서를 구할 필요가 없다”라며 강제 동원 피해자 셀프배상에 합의하고, 방사능 폐오염수 방류를 방조했다. 서울 시내에 욱일기를 게시할 수 있게 하는 조례 개정안을 발의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우리는 묻는다. 광화문광장이 가진 국가상징성이 단지 6·25 전쟁인가? 대한민국의 자주독립과 인류 평등의 대의를 실천한 ‘독립운동’은 국가상징공간의 상징 조형물이 될 수 없는가? 무도하고 부패했던 군부독재로부터 국민의 자유와 권리, 존엄을 지키고 자유민주주의 사회 구현을 위해 희생을 마다치 않았던 대한민국의 민주화 역사를 국가의 상징으로 천명하는 것이 매우 불편한가? ‘받들어총’을 ‘받들어총’이라고 가장 먼저 명명한 것은 오세훈 시장이다. 자신의 SNS에서 ‘받들어총’을 조성하겠다고 한 글자 한 글자 정성스럽게도 썼던 오 시장이 극심한 반대 여론에 부딪히자 이제와서는 돌연 “전쟁을 상징하는 받들어총이라고 폄하를 하는 것은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신념이 매우 부족한 이념적인 한계를 드러내는 것”이라고 한다.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신념이 매우 부족한 이념적 한계를 지닌’ 오세훈 시장에게 세 번째로 묻는다. 편향된 진영 인식으로 광화문광장에 100m에 이르는 국기 게양대를 세우고, 송현동 부지를 이승만 기념관으로 조성해서 국민의 열린 광장인 광화문광장을 이념의 닫힌 광장으로 만들고자 했던 오세훈 시장이 이도 저도 안 되니 ‘호국’을 팔아 지지를 구걸하는 것이 아닌가? 감사의 정원은 국민이 반대하고, 불필요한 갈등을 초래하고, 중복사업으로 수백억의 세수를 낭비하는 나쁜 정치이다. ‘호국(護國)’이 아니라 위기를 조장하는 ‘위국(危國)’일 뿐이다. 민의를 거스르는 진영 정치용 전시사업을 두고 ‘호국’ 운운하는 것은 막대한 국가적 위기를 초래한 계엄이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조치였다는 궤변과 다를 바 없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가상징공간 광화문광장은 우리 사회가 어떤 역사와 가치를 기억할 것인지 보여주는 상징이 되어야 한다. 지금 광화문광장에 상징물이 필요하다면, 그것은 용산에 있는 참전기념물을 복붙한 수백억짜리 돌기둥이 아닌 소박한 목도리를 두른 ‘평화의 소녀상’, 기미독립선언서를 상징하는 조형물, 민주화 시대에 광장을 가득 메웠던 국민의 함성을 상징하는 조형물일 것이다.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대표의원 성흠제)은 4·19와 6월 민주항쟁, 촛불과 빛의 혁명으로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역사를 기록해 온 광화문광장에 ‘받들어총’ 돌기둥 조성을 반대한다. ‘받들어총’을 반대하는 시민의 여론을 외면하고 막대한 혈세를 지출한 책임은 무거운 고지서로 오세훈 시장에게 되돌아갈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대변인 박수빈
  • “3명 사망” 호화 크루즈 덮친 ‘한타바이러스’…각국 입항 거부에 시신과 바다 고립

    “3명 사망” 호화 크루즈 덮친 ‘한타바이러스’…각국 입항 거부에 시신과 바다 고립

    대서양에서 항해 중이던 네덜란드 선적 호화 크루즈에서 한타바이러스로 3명이 숨지고 최소 4명의 의심 환자가 발생했다. 바이러스 확산을 우려한 각국이 이 배의 입항을 거부하면서, 승객과 승무원 140여명은 한 달 넘게 시신과 함께 배에 갇힌 채 바다 위에 머물고 있다. 23개국에서 온 승객 88명과 승무원 59명이 탑승한 이 선박은 지난달 1일 아르헨티나 우수아이아를 출항해 남극 대륙 본토, 사우스조지아섬, 나이팅게일섬 등을 거쳐 대서양을 항해했다. 출항 엿새째이던 지난달 6일 70세 네덜란드 남성이 발열·두통·설사 증세를 호소했고, 호흡곤란 증상까지 보이다가 닷새 뒤 사망했다. 외딴 항로 특성상 시신은 배 안에 머물렀다. 이후 69세인 그의 아내도 비슷한 증상을 보였는데,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로 긴급 후송되던 중 증상이 악화됐고 지난달 26일 병원에서 숨졌다. 이 배에 탔던 독일 여성도 같은 달 28일부터 폐렴 증상을 겪다가 닷새 뒤인 지난 5월 2일 배 안에서 목숨을 잃었다. 여기에 최소 4명의 추가 환자가 발생했는데, 이 중 영국 남성은 요하네스버그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위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모두 한타바이러스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보건 당국은 밝혔다. 나머지 의심 환자 3명(41세 네덜란드인, 56세 영국인, 65세 독일인)은 6일 하선해 구급 항공편으로 유럽 각국 전문 병원으로 이송됐다. 스페인 보건당국은 남은 승객과 승무원 146명에게 추가 증상은 없다고 밝혔다. 감염 우려로 여러 나라에서 입항을 거부당한 크루즈선은 스페인 정부의 인도주의적 결정에 따라 오는 9일 스페인령 카나리아 제도에 입항할 예정이다. 스페인 보건부는 지난 5일 “국제법과 인도주의 원칙에 따라 필요한 의료 역량을 갖춘 카나리아 제도가 배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현지 주민들은 지난 코로나19 대유행 당시를 떠올리며 한타바이러스가 지역사회로 확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크게 반발하고 있다. 크루즈는 남극과 포클랜드(아르헨티나명 말비나스) 제도, 어센션, 트리스탄 다 쿠냐, 세인트 헬레나 섬 등 남대서양의 외딴 섬과 비경들을 둘러보는 코스로 선실 가격은 1인당 최대 2만 2000유로(약 37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감염 사태의 원인은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일부 보건 전문가는 출항지 아르헨티나에서 옮겨왔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세계적으로 한타바이러스 감염 빈도가 높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한타바이러스는 주로 쥐 등 설치류의 배설물·타액 등을 통해 감염된다. 하지만 아르헨티나·칠레 등에서 발병하는 한타바이러스의 변종 ‘안데스 바이러스’의 경우 드물게 사람 간 전파 사례가 보고된 적이 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세계보건기구(WHO)는 서둘러 조사에 나섰다. 이후 WHO는 “선내에서 한타바이러스 감염 매개체인 쥐는 발견되지 않았으며, 승객들이 승선 전 아르헨티나에 머무는 동안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남아공 보건부는 이 환자가 감염된 바이러스가 사람 간 전염이 가능한 안데스 변종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한편 한타바이러스는 1950년 6·25 전쟁 당시 유엔군 병사 약 3200명 이상이 원인 불명의 고열·신부전·출혈 증상으로 쓰러지면서 존재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미국 등 연구진이 수십년간 원인 규명에 나섰지만 실패했다. 이후 1976년 고려대 이호왕 박사가 경기 한탄강 유역 등줄쥐에서 원인 바이러스를 세계 최초로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 이 박사는 한탄강의 이름을 따 ‘한탄바이러스(Hantaan Virus)’로 명명했다. 이후 같은 속(屬)에 속하는 바이러스군 전체를 통칭해 ‘한타바이러스’라 부르게 됐다. 한타바이러스 감염증의 일반적인 잠복기는 1~2주이며 최대 6주까지 지속될 수 있다. 초기에는 발열, 근육통, 두통 등 감기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지만 일부 환자의 경우 급격히 악화돼 호흡곤란이나 급성 신부전으로 진행될 수 있다.
  • 종합 특검, 한동훈 출국금지… “수원지검 수사개입 의혹 피고발인 신분”

    종합 특검, 한동훈 출국금지… “수원지검 수사개입 의혹 피고발인 신분”

    3대 특검(내란·김건희·채해병) 이후 남은 의혹을 수사하는 2차 종합 특검이 ‘대통령실 수원지검 수사 개입’ 의혹과 관련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를 출국금지 조치했다. 한 전 대표는 강하게 반발했다. 특검팀은 5일 언론 공지를 통해 “한 전 대표에 대해 출국금지를 한 사실이 있다”며 “‘대통령실 수원지검 수사개입 의혹사건’과 관련해 피고발인으로 고발장이 접수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특검은 지난달 13일부터 오는 12일까지 한 전 대표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은 최근 검찰로부터 쌍방울 대북송금 관련 사건을 이첩받아 ‘대통령실 수원지검 사건 수사 개입 의혹’으로 명명하고 수사 중이다. 특검은 윤석열 정부 당시 대통령실이 이 사건 수사에 개입을 시도했다며 ‘초대형 국정농단’이 의심된다고 밝힌 바 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다. 이와 관련 시민단체는 윤 전 대통령과 한 전 대표, 이원석 당시 검찰총장 및 당시 수사 검사 등 7명을 직권남용 및 모해위증 교사 혐의로 특검에 고발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직접 출국금지 조치 사실을 알리며 “이재명 정권의 이른바 2차 종합특검이 저를 출국 금지했다”며 “작년 채상병 특검이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저를 출국금지하고는 조사 한 번 못 하고 종결하는 식의 정치 수사를 했는데 이번 특검도 똑같이 무리수를 반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 전 대표는 “이번에도 똑같이 ‘할 테면 해 보라’는 말씀을 드린다. 단 선거 개입은 안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부산 북갑 보궐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 정청래 “조작기소 특검은 사법 정상화 과정”

    정청래 “조작기소 특검은 사법 정상화 과정”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4일 ‘윤석열 정부 조작 수사·기소 의혹 특검법안’과 관련해 “조작 기소 특검은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의 과오를 바로잡는 사법 정상화의 과정”이라고 밝혔다. 정 대표는 이날 부산항 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특검은 사법 정의 실현을 위한 시대적 소명”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취소 권한을 부여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특검법안을 놓고 국민의힘이 공세에 나서자 특검법 정당성을 강조하며 방어막을 친 것이다. 그는 “대통령이라는 이유로 정당한 피해 구제를 외면하는 것은 헌법 정신에 어긋난다”며 “조작 기소로 억울한 피해가 있다면 그 어느 누구라도 명명백백히 진실을 찾고 정당한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특검법 처리 시점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황명선 최고위원은 “윤석열 정권 3년은 정치검찰을 앞세운 조작과 날조의 3년이었다”며 “진실이 밝혀진 사건의 공소를 유지하는 것은 법치가 아니라 국가폭력의 연장이며 또 다른 범죄”라고 전했다. 이성윤 최고위원은 “정치검찰이 없는 죄를 조작하고 터무니없는 죄를 뒤집어씌워 기소했으면 책임을 묻는 것이 정의 원칙에 부합하는 것 아니겠는가”라며 “특검으로 윤석열 정치검찰이 저지른 표적 수사·조작 수사의 진상을 밝히고 그 배후 세력도 끝까지 밝혀 청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 “3명 사망”…치료제 없는 한타바이러스, 크루즈선에서 확산 ‘발칵’ [핫이슈]

    “3명 사망”…치료제 없는 한타바이러스, 크루즈선에서 확산 ‘발칵’ [핫이슈]

    대서양을 항해하던 대형 크루즈선에서 한타바이러스 감염 의심 사례가 발생해 최소 3명이 사망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조사와 환자 이송 등 대응에 착수했다. 4일(현지시간) AP 통신 등 외신과 WHO에 따르면 크루즈선에서 발생한 한타바이러스 감염 의심 사망자는 3명, 감염 증상을 보이는 사람은 3명이다. 증상자 중 한 명은 한타바이러스 감염이 확진됐으며 또 다른 환자 1명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한 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현재 WHO는 증상을 보이는 추가 환자들을 선박에서 이송 중이다. 해당 선박의 이름은 공식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남아공 현지 매체들은 아르헨티나에서 카보베르데로 향하던 네덜란드 선적 크루즈선 ‘MV 혼디우스’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도했다. 이 선박의 전체 탑승객은 약 150명이며 아르헨티나에서 출발해 최종 목적지는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로 알려졌다. 남아공 보건당국은 “첫 사망자는 선상에서 숨진 노인 남성이며, 이후 그의 아내도 병원에서 사망했다”고 밝혔다. 한국 한탄강에서 처음 발견된 감염병한타바이러스는 쥐 등 설치류의 소변이나 침, 대변을 통해 인간에게 감염되며, 몇몇 종은 인간에게 치명적인 질병을 유발하지만 이외의 종은 질병을 유발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중 한타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유행성출혈열(신증후출혈열)은 호흡기를 통해 전파되며 치사율이 높은 편이다. 국제한타바이러스학회장을 맡고 있는 송진원 고려대 의과대학 미생물학교실 교수에 따르면 한국에서 발생하는 한타바이러스 감염병의 치사율은 1∼15% 수준이고, 미국을 포함한 북미, 남미 대륙의 경우 폐부종을 일으키기에 치사율이 35∼40%에 달한다. 이 바이러스는 1950년대 한국전쟁 당시 주한미군 환자 사례를 통해 국제적으로 알려졌고, 1976년 한국의 고(故) 이호왕 박사가 등줄쥐 폐 조직에서 원인 바이러스를 분리했다. 이후 한탄강 이름을 따 ‘한탄바이러스(Hantaan virus)’로 명명되며 현재 ‘한타바이러스’로 통용된다. 코로나19·감기와 증상 유사한 한타바이러스전문가들은 한타바이러스의 증상이 코로나19 및 감기와 매우 유사한 만큼 더욱 유의해야 하며 한타바이러스가 의심되는 사람은 지역 보건부에 반드시 연락을 취해 의료진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 약 15만명의 한타바이러스 감염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는 1993년 이후 2022년까지 864건이 보고됐다. 뉴멕시코·콜로라도 등에서 주로 발생하고 있으며 최근에도 소규모 감염이 이어지고 있다. 2025년에는 할리우드 배우 진 해크먼의 아내가 한타바이러스 폐증후군으로 사망한 사실이 알려지며 관심이 크게 높아지기도 했다. 2020년에는 강원 철원에서 육군 병사가 제초 작업 후 감염돼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당시 발열 등 초기 증상이 있었음에도 적절한 검사와 후송이 지연되면서 사망에 이르렀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전문가들은 비록 한타바이러스의 확실한 치료제는 아직 없지만 조기 진단 시 치료가 가능한 질환이라고 입을 모은다. 초기 대응이 생존율을 좌우한다는 의미다.
  • 들켰네요, 당신 안의 ‘악의 얼굴’

    들켰네요, 당신 안의 ‘악의 얼굴’

    독일 심리학 연구자 3명이 10년 이상 현장에서 250만명의 데이터로 완성한 악에 대한 연구 결과를 책으로 묶었다. 인간의 어두운 본성을 단순한 도덕적 문제로 환원하지 않고 실증적 데이터에 기반해 과학적으로 분석했다. 이들은 악의적 성향을 단 하나의 성격 특성인 다크 팩터(D-인자)로 명명한다. D-인자는 “타인의 희생을 통해 자기 이익을 극대화하고, 우월한 자신에게 그러한 권리가 있음을 정당화하려는 신념을 갖는 것”이다. ●우월감·불신·위계의식으로 정당화 여기서 핵심은 타인에게 피해를 초래하는 행위에 있다. D-인자가 높은 사람들은 자기 이익을 남보다 우위에 두기 때문에 타인의 고통은 부차적이거나 무의미한 것으로 취급한다. 이러한 성향은 내가 남들보다 우월하다는 ‘우월감’, 세상은 위험한 곳이라 믿는 ‘불신’, 생존을 둘러싼 경쟁에서 남보다 우위에 있어야 한다는 ‘위계의식’ 등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려는 신념으로 발현된다. D-인자는 이기주의, 악의, 탐욕, 자기중심성, 가학성, 특권의식, 자기애, 도덕적 해이, 마키아벨리즘 등 성격 특징 사이의 공통된 특성으로 측정된다. 연구에 따르면 전반적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D-인자 수치가 높았으며, 나이가 들수록 D-인자가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교육이나 소득 수준과는 큰 상관관계가 없으며 유전보다는 환경적인 영향이 더 큰 것으로 드러났다. ●악한 행동, 삶의 만족도는 낮아 악한 행동이 본질적으로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으로 악할수록 삶 전반에서 높은 만족도를 경험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고 저자들은 밝힌다. D-인자가 높은 사람들은 간절히 원하는 것을 실제로는 이루지 못하고, 대인관계가 원만하지 못하다. 희망을 품기 어려운 세계관을 지닌 탓에 삶에 덜 만족한다는 설명이다. 이 책을 통해 독자는 자기 자신과 자신의 신념을 되돌아보는 계기로 삼을 수 있고 D-인자를 지닌 사람을 어떻게 알아보고 피할지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도 있다. 한국어 설문조사도 가능하니 자신의 D-인자를 확인해 보는 것도 추천한다.
  • 주홍글씨 안 되게… ‘혼외자’ 용어 퇴출

    주홍글씨 안 되게… ‘혼외자’ 용어 퇴출

    앞으로 아동복지와 관련한 정부의 행정 서류에서 ‘혼외자’라는 표현이 사라진다. 부모의 혼인 여부에 따라 아이에게 부정적 낙인을 찍는다는 지적을 수용해 하위 법령 서식까지 대대적인 정비에 나선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아동복지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고 30일 밝혔다. 현재 아동복지법에는 ‘혼외자’라는 표현이 없지만, ‘보호 대상 아동 카드’ 등 실무 현장에서 쓰이는 별지 서식에는 해당 단어가 일부 남아 있다. 김정연 복지부 아동정책과장은 “앞으로는 아동의 상황에 따라 필요하면 ‘미혼 부모’나 ‘기타’ 등으로 기재해 부정적 인식을 해소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치는 급변하는 가족 형태와 국민 인식 변화를 반영한 것이다. 국가데이터처의 2024년 사회조사에 따르면 결혼하지 않고 자녀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비중은 37.2%로, 2012년(22.4%) 이후 꾸준히 상승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실제 비혼 출생아 비중 역시 2020년 2%대에서 2024년 5.8%로 급등해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인 43%(2023년 기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한국 사회에서도 비혼 출산이 ‘다양한 가족’의 한 형태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복지부의 용어 정비에도 불구하고 다른 법령에는 여전히 차별적 요소가 남아 있다. 현행 민법은 자녀를 ‘혼인 중 출생자’와 ‘혼인외 출생자’로 구분한다. 가족관계등록법 역시 출생신고서에 이를 명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생애 첫 기록부터 부정적·차별적 명명이 시작되는 셈이다. 특히 혼인 외 출생아의 경우 어머니와의 관계는 출생 즉시 인정되지만 아버지와는 별도의 ‘인지(자기 자식임을 법적으로 인정)’ 절차를 거쳐야 부자 관계가 성립된다. 송효진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축복받아야 할 출생신고 시점부터 ‘혼인 외의 자’라는 낙인을 찍는 기재 방식은 매우 차별적인 제도”라며 개선을 촉구했다.
  • 비혼 출산 5.8% 시대…아동복지 서식서 ‘혼외자’ 용어 퇴출

    비혼 출산 5.8% 시대…아동복지 서식서 ‘혼외자’ 용어 퇴출

    앞으로 아동복지 관련 행정 서류에서 ‘혼외자’라는 차별적 용어가 사라진다. 부모의 혼인 여부에 따라 아이에게 부정적 낙인을 찍는다는 지적을 수용해 하위 법령 서식까지 대대적인 정비에 나선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아동복지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고 30일 밝혔다. 현재 아동복지법에는 ‘혼외자’라는 표현이 없지만, ‘보호 대상 아동 카드’ 등 실무 현장에서 쓰이는 별지 서식에는 해당 단어가 일부 남아 있다. 김정연 복지부 아동정책과장은 “앞으로는 아동의 상황에 따라 필요하면 ‘미혼 부모’나 ‘기타’ 등으로 기재해 부정적 인식을 해소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치는 급변하는 가족 형태와 국민 인식 변화를 반영한 것이다. 국가데이터처의 2024년 사회조사에 따르면 결혼하지 않고 자녀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비중은 37.2%로, 2012년(22.4%) 이후 꾸준히 상승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실제 비혼 출생아 비중 역시 2020년 2%대에서 2024년 5.8%로 급등해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인 43%(2023년 기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한국 사회에서도 비혼 출산이 ‘다양한 가족’의 한 형태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복지부의 용어 정비에도 불구하고 다른 법령에는 여전히 차별적 요소가 남아 있다. 현행 민법은 자녀를 ‘혼인 중 출생자’와 ‘혼인외 출생자’로 구분한다. 가족관계등록법 역시 출생신고서에 이를 명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생애 첫 기록부터 차별적 명명이 시작되는 셈이다. 특히 혼인 외 출생아의 경우 어머니와의 관계는 출생 즉시 인정되지만 아버지와는 별도의 ‘인지(자기 자식임을 법적으로 인정)’ 절차를 거쳐야 부자 관계가 성립된다. 송효진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축복받아야 할 출생신고 시점부터 ‘혼인 외의 자’라는 낙인을 찍는 기재 방식은 매우 차별적인 제도”라며 개선을 촉구했다.
  • “정치검찰이 이 대통령 토끼몰이”…與 특검 추진 재확인

    “정치검찰이 이 대통령 토끼몰이”…與 특검 추진 재확인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소속 위원들은 29일 특검 추진 입장을 재확인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도 특위 활동 마무리되는 즉시 특검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며 의지를 드러냈다. 서영교 특위 위원장은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국민들이 (국정조사) 다음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요구하고 계시다”며 특검 추진 의사를 밝혔다. 특위 간사를 맡고 있는 박성준 의원은 “150여명의 정치검찰이 이재명 대통령을 목표로 두고 토끼몰이에 나섰다”며 “정치검찰의 준동을 여기서 멈춰야 한다. 국정조사를 통해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의 조작기소 실태가 확인된 만큼 특검으로 확실하게 진상을 규명하겠다”고 했다. 앞서 특위는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부동산 등 통계 조작 의혹 사건,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등 7개 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기소 과정을 살폈다. 30일 회의에선 국정조사 결과 보고서 채택 및 불출석 증인, 위증 등 고발을 의결할 계획이다. 이건태 의원은 “내일(30일) 오전 11시에 위증으로 고발할 건과 당에서 고발할 건을 분리해 설명하는 자리를 가질 것”이라고 했다. 정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께 약속드린 대로 국회 국정조사 특위 활동이 마무리되는 즉시 특검을 신속하게 추진해 모든 진실을 남김없이 밝혀내고 모든 책임자를 법의 심판대에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날 종합청문회를 언급하며 “국정조사 특위에서 다룬 7대 사건 모두 정권 차원의 지시와 개입이 있다는 점이 명명백백하게 확인되고 있다. 오직 한 사람만을 겨냥해 국가기관을 총동원한 것은 명백한 국가 폭력”이라고 주장했다. 황명선 최고위원은 “민주당은 조작기소 특별법을 즉각 발의해 통과시키고 특검을 통해 윤석열 정치검찰, 조작기소한 정치검찰을 끝까지 응징하겠다”고 했고, 이성윤 최고위원은 ‘수락석출’(水落石出·물이 빠져 밑바닥의 돌이 드러난다)을 언급하며 “진실은 반드시 드러나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 블랙홀의 춤추는 제트…백조자리 X-1 블랙홀의 미스터리를 밝히다 [우주를 보다]

    블랙홀의 춤추는 제트…백조자리 X-1 블랙홀의 미스터리를 밝히다 [우주를 보다]

    1964년 천문학자들은 백조자리 방향으로 7000광년 떨어진 신비한 X선 천체를 발견했다. 백조자리 X-1이라고 명명된 이 천체의 정체는 과학자들 사이에서 미스터리였다. 일부 과학자들은 이 천체가 당시까진 이론적 천체였던 블랙홀이라고 생각했다. 몇 년 전 작고한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도 그중 하나였는데, 오히려 동료 물리학자인 킵 손과의 내기에서는 블랙홀이 아니라는 쪽에 걸었다. 블랙홀 연구에 인생의 많은 것을 이미 걸은 상태였기 때문에 만약 아니더라도 내기에서는 이길 수 있다는 게 그의 이유였다. 하지만 결국 호킹 박사는 내기에서 졌다. 백조자리 X-1은 결국 가장 먼저 증명된 블랙홀로 지난 반세기 이상 많은 관측과 연구가 이뤄졌다. 백조자리 X-1 블랙홀은 태양의 21.20배 정도의 질량을 지니고 있으며 무거운 동반성인 HDE 226868와 지구-태양 거리의 5분의1 정도 거리에서 공전하고 있다. 블랙홀의 강한 중력으로 동반성에서 물질을 흡수하는데, 덕분에 강력한 X선을 뿜어낼 수 있다. 최근 커틴 전파천문학 연구소(CIRA)와 옥스퍼드 대학교를 비롯한 국제 공동 연구팀은 지구 전역에 퍼져 있는 전파 망원경을 하나의 거대한 눈처럼 연결해, 백조자리 X-1 블랙홀에서 방출되는 ‘제트(Jet)’의 속도와 질량 같은 물리적 특성을 정밀하게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종종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검은 구멍으로 오해받곤 하지만, 실제로 블랙홀은 주변으로 많은 물질과 에너지를 뿜어낸다. 그 원동력은 블랙홀의 중력과 주변의 강력한 자기장이다. 흡수된 물질은 주변을 공전하면서 강한 중력으로 인해 뜨거워지고 강력한 자기장이 형성된다. 블랙홀로 흡수되지 못한 일부 물질들은 강력한 자기장 때문에 글자 그대로 ‘제트’ 형태로 우주 공간으로 뿜어져 나온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직접 관측하기 어려운 블랙홀 제트의 속도와 에너지를 정밀하게 측정한 데 있다. 연구팀은 블랙홀이 공전 궤도를 따라 움직일 때, 동반성에서 불어오는 강력한 항성풍(Stellar wind)이 이 제트를 흔드는 모습에 주목했다. 이는 마치 강한 바람이 부는 날 분수대에서 솟구치는 물줄기가 바람에 의해 한쪽으로 휘어지는 것과 유사한 원리다. 연구팀은 이처럼 블랙홀의 공전과 항성풍에 의해 제트의 방향이 계속해서 바뀌며 일렁이는 모습이 마치 춤을 추는 것 같다고 하여 이를 ‘춤추는 제트(Dancing jet)’라고 표현했다. 항성풍의 세기와 제트가 휘어지는 정도를 분석한 결과 연구팀은 제트의 속도가 빛의 속도의 절반인 초속 15만km에 달한다는 사실과 그 에너지가 1만 개의 태양이 방출하는 에너지에 맞먹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물질이 블랙홀로 떨어지면서 방출되는 에너지의 약 10%가 제트에 의해 운반된다는 것을 확인한 것도 중요한 성과다. 연구팀은 블랙홀의 질량이 태양의 10배이든 1000만 배이든 간에 주변의 물리적 현상은 비슷할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이번 연구는 더 큰 블랙홀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단순히 백조자리 X-1을 넘어 은하 중심 블랙홀 같은 크고 중요한 블랙홀의 내부 상황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 것이다. 연구팀은 이번에 확보한 정밀한 측정값이 향후 건설 중인 차세대 초대형 전파 망원경 프로젝트인 SKA(Square Kilometer Array) 등을 통해 수백만 개의 먼 은하 속 블랙홀 제트를 분석하고, 우주의 진화 과정을 이해하는 데 있어 결정적인 기준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씨줄날줄] 네덜란드병

    [씨줄날줄] 네덜란드병

    1959년 흐로닝언 가스전 발견 이후 네덜란드는 천연가스 수출로 유례없는 호황을 누렸다. 두둑해진 곳간을 믿고 화려한 복지 잔치를 벌였지만 축제는 짧았다. 가스 수출로 유입된 막대한 외화는 자국 통화 가치를 밀어 올렸고, 이는 제조업의 가격 경쟁력을 순식간에 갉아먹었다. 특정 산업의 ‘나홀로 독주’가 국가 전체의 산업 기반을 무너뜨리는 재앙으로 변한 것이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이 예기치 못한 역설을 ‘네덜란드병’이라 명명했다. 경제적 병리 현상은 2000년대 핀란드의 ‘노키아 쇼크’로 재현됐다. 한때 세계 휴대폰 시장의 40%를 장악했던 노키아는 핀란드 경제 그 자체로 통했다. 그러나 스마트폰 혁명 앞에 공룡이 쓰러지자 핀란드는 10년 가까운 장기 불황의 늪에 빠졌다. 단일 챔피언에게 국가의 운명을 맡겼던 대가는 혹독했다. 한국 경제가 1분기 깜짝 성장(1.7%)을 기록하자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상향되는 등 고무된 분위기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한국판 네덜란드병’을 우려하는 경고음도 어느 때보다 높다. 반도체만 독주할 뿐 내수와 여타 제조업은 불황의 그늘에 가려진 ‘양극화된 성장’이 착시를 일으키고 있어서다. 15년 연속 하락 중인 잠재성장률과 내년 1.5%대 추락이라는 비관적 전망조차 반도체가 만든 화려한 지표에 묻혀 버린 형국이다. 우리에겐 외환위기라는 뼈아픈 선례가 있다. 강경식 당시 경제부총리는 훗날 “반도체 덕에 지표가 좋아 경제 실력이 높아진 줄 착각한 것이 위기를 부른 패착이었다”고 고백했다. 단일 산업의 일시적 호황에 취해 내부의 구조적 모순을 방치하고 개혁의 골든타임을 놓친 결과는 참혹한 국가 부도 사태였다. 특정 산업의 성공에 안주해 체질 개선의 시기를 놓쳤던 네덜란드와 30년 전 우리의 ‘반도체 함정’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성장의 온기가 남아 있는 지금, 전방위적 구조개혁에 나서는 것만이 유일한 해법이다. 박상숙 논설위원
  • 40만 6771㎞, 가장 먼 곳에서… 미지의 달 뒷면 담았다

    40만 6771㎞, 가장 먼 곳에서… 미지의 달 뒷면 담았다

    운석 부딪히는 섬광 6번 관찰하고1시간 동안 지속되는 일식 등 목격분화구에 ‘인테그리티’·‘캐럴’ 명명트럼프 “현대의 개척자” 축하 인사 반세기 만에 달을 향해 떠난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유인 탐사선 ‘아르테미스 2호(Ⅱ)’가 지구에서 가장 먼 곳에 도달해 달의 뒷면 등을 관측했다. 6일(현지시간) NASA에 따르면 아르테미스 2호의 우주비행사 4명은 이날 오후 7시 2분 지구로부터 약 40만 6771㎞ 떨어진 곳에 도달했다. 이들은 1970년 아폴로 13호가 세운 40만 171㎞를 넘어 역사상 지구로부터 가장 멀리 떨어진 지점을 비행한 인류가 됐다. 우주비행사 제레미 핸슨은 “인류가 지구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이 순간, 우주 탐사에 앞장섰던 선조들에게 경의를 표한다”면서 “우리가 세운 이 기록이 오래 지속되지 않도록 현세대와 다음 세대가 계속해서 도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아르테미스 2호 우주비행사들은 이날 달 표면을 집중적으로 관찰했다. 우주선의 창문이 작아 4명의 우주비행사는 두 명씩 짝을 지어 관측 임무를 수행했다. 아르테미스 2호가 달의 뒤편으로 넘어갈 때 지구 관제팀과의 통신이 일시적으로 끊겼으나 예정대로 약 40분 후 재개됐다. 우주비행사들은 그 사이 지구가 달 위로 떠오르는 ‘어스 라이즈’를 관찰했다. 관측 후반부에는 우주선과 달, 태양이 일렬로 정렬되며 1시간 동안 지속된 일식을 목격했다. 일식이 지속되는 동안 운석이 달에 부딪히면서 발생한 여섯 번의 섬광도 관찰했다. 우주비행사들은 달 주위를 돌며 분화구와 분지도 관측했다. 달 표면 약 6545㎞까지 접근한 이들은 맨눈으로 달을 관찰하고 달의 지형을 카메라에 담았다. 우주비행사들은 새로 발견한 두 개의 분화구에 이름도 붙였다. 하나는 우주선의 애칭인 ‘인테그리티’이고, 다른 하나는 2020년 암으로 세상을 떠난 사령관 리드 와이즈먼의 아내의 이름을 딴 ‘캐럴’이다. NASA는 이들이 제안한 이름을 추후 국제천문연맹(IAU)에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오디오 연결을 통해 직접 우주비행사들에게 축하 인사를 건넸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분은 역사를 만들었고, 모든 미국인을 자랑스럽게 해줬다”며 이들을 “현대의 개척자들”이라고 칭했다. 임무를 마친 우주비행사들은 지구 귀환길에 올랐다. 이들은 오는 10일 샌디에이고 인근 태평양에 도착할 예정이다.
  • 7개월 만에 만난 여야정… 입장차만 확인한 靑 오찬

    7개월 만에 만난 여야정… 입장차만 확인한 靑 오찬

    중동발 경제 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7일 한자리에 모여 민생 위기 극복 방안을 논의했다. 이들은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처리에 대해 일부 공감대를 이뤘지만 추경 세부안과 개헌, ‘조작기소 국정조사’ 등을 두고는 입장 차만 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로 더불어민주당의 정청래 대표와 한병도 원내대표, 국민의힘의 장동혁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를 초청해 오찬을 겸한 여야정 민생경제협의체 회담을 함께했다. 이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 회동은 지난해 9월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이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 “외부 요인에 의해 우리 공동체가 위기에 처해 있을 때는 내부적 단합이 정말 중요하다”며 추경안 처리 등 초당적 협력을 당부했다. 반면 장 대표는 “국민 70%에게 현금을 나눠 주는 방식이라면 오히려 물가와 환율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며 “잠깐의 기쁨으로 긴 고통을 사는 것이 될 수도 있다”고 반대 뜻을 밝혔다. 이에 이 대통령은 “현찰 나눠주기라고 하는 것은 조금 과한 표현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정부 입장에서는 가장 중요한 지원 방식이라고 생각한 것”이라고 재반박했다. 국민의힘이 건의한 유류세 추가 인하에도 이 대통령은 선을 그었다. 다만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심사 단계에서 민주당이 증액을 추진한 TBS 지원 예산 49억원에 대해선 이 대통령이 국민의힘의 지적에 공감을 표했고, 정 대표는 “철회하겠다”며 이를 수용했다. 또 국민의힘이 반영을 주장한 이른바 ‘국민생존 7대 사업’에 대해선 민주당이 긍정 검토하겠다고 반응했다. 국민생존 7대 사업은 운수 종사자 유류보조금 지원, 자영업자 배달비·포장용기 구입비 지원 등의 내용이다. 조작기소 국정조사와 관련해선 이 대통령 면전에서 여야 대표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했다. 장 대표는 공개 발언에서 “국민들 사이에서는 ‘공소 취소한다고 물가가 떨어지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며 “경제를 챙기고 민생을 살피기에도 시간이 부족한데, 조작기소 국정조사 같은 일로 시간을 허비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정 대표는 “조작기소는 국가폭력이자 중대한 범죄인 만큼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해 반드시 추진해야 한다”며 “명명백백하게 거짓으로, 증거 조작으로 기소된 것은 하루빨리 세상에 드러내고 진실을 찾아야 한다”고 이를 일축했다. 비공개 회동에서도 정 대표가 이에 대한 중단 불가 방침을 분명하게 밝혔다고 강준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이 국회 브리핑에서 전했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비공개 때 중동 전쟁 종전까지 이를 중단하자는 송 원내대표의 강력한 요구에 민주당이 오히려 강경한 입장을 피력했다”고 전했다. 국민의힘을 제외한 여야가 추진 중인 개헌과 관련해서도 입장 차가 재확인됐다. 국민의힘은 6·3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를 동시에 진행하는 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유지했고, 이 대통령은 “진지하게 고민해 달라”고 전향적 태도를 촉구했다.특히 비공개 대화에서 장 대표는 “개헌을 논의하기 전에 대통령이 중임이나 연임을 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국민께 선제적으로 해야 한다”고 건의했다고 밝혔다. 개헌이 이 대통령의 임기 연장을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일각의 시선을 고려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최 수석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즉답을 피했다”고 전했다. 그러자 청와대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장 대표의 건의에 이 대통령은 “현재 공고된 개헌안을 수정해서 의결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야당이 개헌 저지선을 확보한 상태에서 불가능하지 않으냐”고 말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이 대통령이 제동을 건 부산글로벌허브조성특별법에 대해선 여야 해석이 엇갈렸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이 이날 회동에서도 부정적 입장을 표했다”고 전했고, 민주당은 “대통령께서 안 하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특혜는 고루고루 했으면 좋겠다는 뉘앙스였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동과 관련해 별도 합의문이나 공동 기자회견 등은 없었다. 국민의힘은 여야정 민생경제협의체를 정례화하자고 제안했지만, 이 대통령은 “필요시 하자”며 이를 거부했다.
  • 인류, 54년 만에 다시 달나라로

    인류, 54년 만에 다시 달나라로

    ‘달의 여신’을 찾는 인류의 여정이 다시 시작됐다. 1일(현지시간) 일몰 무렵인 오후 6시 35분쯤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아르테미스 2호(Ⅱ)’가 굉음을 내며 성공적으로 비행을 시작했다. 지휘관 리드 와이즈먼은 지상과의 교신을 통해 “아름다운 달이 떠오른다. 우리는 그곳을 향해 가고 있다”고 말했다. 달 탐사를 위한 유인우주선이 발사된 것은 1972년 12월 같은 곳에서 발사됐던 아폴로 17호 이후 약 54년 만이다. 이날 지구 고궤도로 안착한 아르테미스는 약 25시간 동안 준비를 거쳐 40만㎞가량 떨어진 달로 향한다. 열흘간 비행거리는 총 110만 2400㎞이며, 달에서 약 7400㎞ 떨어진 상공에서 지금까지 관찰하지 못한 달 표면을 눈으로 확인한다. 이후 자유귀환궤적을 따라 10일 샌디에이고 인근 태평양으로 귀환할 예정이다. 아르테미스는 미국의 첫 달 탐사 계획이었던 ‘아폴로’의 후속 프로젝트로, ‘태양의 신’ 아폴로의 쌍둥이 누이 이름에서 명명됐다. 미국은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를 통해 향후 인간이 거주할 수 있는 달 기지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2028년 아르테미스 4·5호로 유인 달 착륙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 54년만에 유인 달탐사…‘아르테미스Ⅱ’ 발사

    54년만에 유인 달탐사…‘아르테미스Ⅱ’ 발사

    달궤도 임무 마치고 귀환 예정성공시 2028년 달착륙 추진非백인·여성 비행사도 참여 약 반세기 만에 달로 향하는 유인 우주비행선 ‘아르테미스Ⅱ’가 1일(현지시간) 발사됐다. 발사는 이날 오후 오후 6시 35분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 센터에서 이뤄졌다. 아르테미스Ⅱ는 1972년 아폴로17호 이후 54년만에 인간이 달 궤도를 향하는 임무다. 아폴로 계획 이후 유인 우주 활동은 지구 궤도에 국한됐지만, 이를 다시 달까지 확대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우주비행선은 거대 로켓 ‘우주발사시스템(SLS)’ 위에 우주비행사가 머무는 ‘오리온 캡슐’이 얹힌 형태로 구성돼 있다. 오리온 캡슐은 지구 궤도를 돈 뒤에 달을 유턴하듯이 한 바퀴 돌고 지구로 귀환할 계획이다. 비행사들은 이번 임무에서 달 표면에 착륙하지 않지만, 유인 달 궤도 비행과 생명 유지 시스템 등을 점검한다. 인류 최초로 인간을 달에 보낸 ‘아폴로 프로젝트’는 미국 국적 백인 남성만 참여했지만, 이번 비행에는 유색인종과 여성, 캐나다인 우주비행사도 참여해 인적 구성이 다양해졌다. 아르테미스Ⅱ는 당초 올해 2월 발사 예정이었지만, 수소 연료 누출과 헬륨 흐름 등의 문제로 발사가 연기된 바 있다. 이후 2개월만에 재추진된 임무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나사는 후속 임무로 달착륙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게 된다. 유인 달 착륙추진은 2028년 예정돼 있다. 아르테미스는 그리스 신화 속 달의 여신을 따 명명된 것으로, 유인 달 탐사와 우주 기지 건설을 목표로 한다.
  • 불완전한 인간, 관계의 미숙함… 대화가 필요해

    불완전한 인간, 관계의 미숙함… 대화가 필요해

    가스라이팅, 사이코패스, 소시오패스, 나르시시스트 등 언제부턴가 심리학 용어가 치료실을 벗어나 일상생활에서 쉽게 들을 수 있는 단어가 됐다. 특히 연애 상담 프로그램에서 이런 용어를 남발하는데, 나쁜 남자 혹은 나쁜 여자는 어느새 사이코패스로 명명되곤 한다. 뉴요커, 보스턴글로브 등 주요 언론사에서 연애와 결혼 미디어가 일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날카로운 통찰을 전해온 임상심리학자 이저벨 몰리는 이런 ‘무기화된 심리학 용어’를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왜 사람들은 이런 심리학 용어를 끌어다 쓰는 걸까. 저자는 관계의 어려움에서 이유를 찾는다. 갈등에 봉착했을 때 우리는 심리학 용어로 상대를 규정해버리고 싶다는 유혹을 더 강하게 느끼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이런 진단명에 부합하는 사람은 얼마 되지 않는다. 왜 이런 용어로 상대를 낙인찍어서는 안 될까. 저자는 먼저 인간 존재의 불완전함에 주목한다. 인품이 훌륭한 사람도 미숙한 모습을 보이기 마련이고 건강한 관계도 언제든 갈등이 깊어지는 순간을 겪기 때문이다. 학대가 아닌 이상 갈등의 원인은 두 사람 모두에게 있는데, 상대의 행동을 ‘가스라이팅’, ‘러브 보밍’ 같은 용어로 규정하고 내 책임은 없다고 믿으면 스스로 변화하고 성장할 기회를 잃는다. 또 진솔한 대화만으로도 개선될 수 있는 관계가 이런 낙인 때문에 고착되는 사태를 맞기도 한다. 무엇보다 무기화로 인해 심리학 용어의 본래 의미가 흐려지면, 진짜 학대 피해자들에게 도움을 제공하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이 책은 흔히 잘못 쓰이는 아홉 가지 용어인 가스라이팅, 강박장애, 레드 플래그, 나르시시스트, 러브 보밍, 소시오패스, 양극성 장애, 경계 침범, 경계선 성격장애의 본래 의미를 정확히 설명한다. 이런 작업은 무엇이 진짜 학대고 무엇이 단순한 갈등인지 독자가 가늠할 수 있게 돕는다.
  • [이광호의 어찌보면] 트럼프 시대 세계시민으로 산다는 것

    [이광호의 어찌보면] 트럼프 시대 세계시민으로 산다는 것

    며칠째 뉴스에서는 중동에 떨어지는 미사일들과 그 섬광을 보여 준다. 그것은 전쟁 영화의 익숙한 장면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전쟁의 참상이 일종의 ‘스펙터클’로 소비되는 것은 윤리적 무감각을 가져온다. 저 화염과 폭발음 아래 있는 사람들의 참상을 우리는 알지 못한다. 그 안에 있는 살아 있는 사람들의 신체가 부서지고 불타는 참혹을 보지 못하며, 그들의 끔찍한 비명을 단 한마디도 듣지 못한다. 수전 손택은 ‘타인의 고통’에서 전쟁 영상은 타인의 고통을 소비 가능한 형태로 변환시키며, 관객은 멀리서 타인의 참혹을 바라보며 일종의 안전한 감정적 카타르시스를 경험한다고 분석한다. 그 순간 전쟁은 실재하는 현실이기를 멈추고 소비되는 이미지가 된다. 우리는 타인의 고통에 무뎌지며 ‘연민의 피로’가 강화된다. 이미지의 과잉은 관객을 마비시키고, 전쟁의 구조적 원인과 정치적 책임은 그 뒤로 사라진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지난달 28일 이란을 공습할 때 국민을 설득하지도, 의회의 승인을 구하지도 않았다. 지난해 6월 이란 핵시설을 공습할 때도, 베네수엘라 지도자 마두로를 납치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이런 군사 행동의 공통점은 국제법 위에 군림하는 권력 행사라는 점이다. 유엔이 정한 무력 사용 금지 원칙과 자위권 제한이라는 국제법 질서는 무의미한 것이 됐다. 인류가 두 차례 세계대전의 교훈으로 합의한 평화적 분쟁 해결을 위한 집단안보라는 원칙은 사실상 폐기됐다. 국제질서와 국제법의 ‘예외 상태’를 결정하는 것은 트럼프 행정부의 선택 하나면 된다. 미국이 전쟁 명분으로 내세운 것은 이란 핵무기의 위협과 이란 민중의 해방이었다. 이란의 억압적 신정체제가 극단적이라면, 미국이 ‘선제 전쟁’을 ‘예방 전쟁’으로 합리화하는 미국 우선주의 역시 극단적이다. 외교적 대안은 은폐되고, 폭력은 불가피한 것으로 제시된다. 이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가 폭격에 의해 죽자 그의 차남이 권력을 승계했다. 이란 민중을 해방한다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폭탄에 의해, 이란에서만 최소 민간인 1만 3000여명이 사망했다. 희생자에는 이란 남부 미나브의 초등학교를 강타한 미사일에 숨진 175명의 여학생이 포함된다. 트럼프는 그 초등학교에 떨어진 ‘토마호크 미사일’이 이란의 것이라는 궤변을 늘어놓았다. 이 전쟁에서 놀라운 것 중의 하나는 전쟁의 명분과 작전명 등에 등장하는 수사학적 언어들의 폭력성과 기만성이다. 이를테면 작전명 ‘장대한 분노’에서 장대하다는 표현은 국가의 폭력을 서사시적 영웅주의로 신화화한다. 트럼프의 ‘이란을 다시 위대하게’(MIGA)라는 구호는 파괴와 재건을 이미지 상품으로 포장하는 언어다. 트럼프는 전쟁의 조기 종식을 암시하면서 전쟁을 ‘짧은 여행’이라고 표현했다. 한 나라에서 1000명이 넘게 사람들이 죽어간 사태를 가벼운 여행 수준의 이벤트로 축소한다. 민간인 오폭 피해는 ‘부수적 피해’라는 용어로 일컫는데, 민간인 희생을 군사적 필요 뒤로 감춘다. ‘정밀 무기’는 완벽하게 정밀하지 않으며, 인공지능(AI)의 표적 시스템의 오류는 결국 그것을 사용하는 인간의 실패다. 이런 기만적인 수사적 명명은 전쟁을 탈실재화한다. 이 수사 안에서 시민들이 겪는 끔찍한 고통은 존재하지 않으며 군사 작전 승리의 서사만이 도드라진다. 이 전쟁은 평화와 인간 존엄을 둘러싼 인류의 보편적인 가치 자체를 황폐화한다. 모든 공적인 명분과 이념에도 불구하고 전쟁을 규정하는 것은 벌거벗은 권력과 돈의 논리다. ‘이란 드론을 요격해야 하는 미국의 패트리엇 미사일 60억원’이라는 식의 보도를 보면, 전쟁은 인간의 얼굴 자체를 삭제하는 적나라한 머니 게임에 불과한 것이다. 역설적으로 트럼프의 일방주의적 군사행동은 우리가 세계시민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다시 깨닫게 했다.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 우리 동네 주유소 가격이 급등한다. 석유 의존적인 제조업이 많은 우리나라에 미치는 경제적 타격은 적지 않다. 트럼프 시대에도 우리가 경제적·군사적 이해관계로 얽힌 세계시민이라는 위치를 벗어날 방법은 없다. 주유소 기름값과 요동치는 주식 시장을 걱정하면서도, 세계시민의 윤리적 감수성과 정치적 분노를 잊지 않을 수 있을까? ‘장대한 분노’와 ‘짧은 여행’, ‘MIGA’와 같은 인간의 참상을 지우는 수사적 언어들의 기만성과, 미나브 초등학교에서 죽어간 175명의 여학생 얼굴을 떠올릴 수 있다. 미국 뉴스는 부서진 교실 잔해 속 책가방과 시신들의 운구 장면을 보여 준다. 이란 신문은 175명의 희생자 얼굴을 게재했다. 사실은 세계시민이라는 보편주의가 이 세계의 불평등한 지정학적 위치들과 그 위계를 은폐하는 것이기도 하다. 죽어간 여학생들은 세계시민으로서 보호되지 않았다. 전쟁은 타자를 얼굴 없는 위협으로 추상화함으로써, 살아 있는 지상의 얼굴들을 삭제한다. 우크라이나 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가 쓴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는다’를 빌리자면, 전쟁은 결코 ‘소녀들의 얼굴’을 하지 않는다. 죽어간 소녀들의 얼굴이 우리와 상관없다는 보장은, 이 세계 어디에서도 할 수 없다. 이것이 세계시민의 두려운 의미다. 이광호 문학과지성사 대표
  • [이근화의 말하자면] 분노와 포효

    [이근화의 말하자면] 분노와 포효

    “우리는 세계가 지금까지 본 적 없는 가장 강력하고 아름다운 함대를 보냈습니다.”(도널드 트럼프) 2026년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전쟁은 2003년 이라크 침공 이후 중동 내 최대 규모의 군사적 투입이었다. 테헤란의 최고지도자 관저와 대통령궁이 화염에 휩싸였고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사망설이 타전되었다. 이 폭격에서 우리가 목도한 것은 정의로운 해방이 아니라 권력자들의 욕망이 빚어낸 참극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명명한 미군의 공식 작전명 ‘장대한 분노’(Epic Fury)는 그 자체로 기만적이다. 이란의 핵 개발 차단과 독재 정권 교체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그 이면에는 중간선거를 앞둔 정치적 야욕과 에너지 패권 장악이라는 실리적 추구가 투영돼 있다. 트럼프는 중동에 집결시킨 미군 전력에 대해 “가장 아름다운 함대”(Beautiful Armada)라 포장했다. 군사력을 미적 대상으로 치환하는 섬뜩한 수사학은 죽음의 현장을 무대 위의 연극으로 전락시킨다. 이스라엘의 ‘포효하는 사자 작전’(Operation Roaring Lion) 역시 마찬가지다. 핵 위협 제거와 국제 평화를 외치지만 강대국과의 연합을 통해 패권을 쥐려는 것에 불과하다. 이에 맞서는 이란의 반격 명칭인 ‘약속된 승리’(Va’de-ye Sadeq) 또한 공허하기는 마찬가지다. 오랜 장기 집권과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으로 고통받는 민중을 외면한 채 독재 정권은 반정부 시위대를 학살해 왔다. 이제 이들은 외부의 침공을 빌미 삼아 종교적 신념으로 대중을 선동하며 위기를 모면하려 할 뿐이다. 하메네이 사후 그의 차남이 정권을 승계했다는 소식은 전혀 반갑지 않다. 3월 10일 현재 이란 내 민간인 사망자는 이미 1300명을 넘어섰다. 1만여곳의 민간 시설이 파괴됐으며 10만여명의 피란민이 거리를 떠돌고 있다. 무엇보다 개전 첫날 발생한 남부 미나브시의 샤자레 타이예베 초등학교 피격 사건으로 170여명의 여학생과 교직원이 목숨을 잃었다. ‘아름다운’ 함대가 남긴 참사였다. 미군은 정밀 타격 기술을 내세웠지만 기술적 명중률을 의미할 뿐 폭격은 민간인을 피해 가기 어려웠다. 중동 지역은 지정학적으로 종교와 이념이 충돌하는 곳이며, 석유 등의 자원 매장량이 많아 이권과 힘이 충돌하는 지역이다. 지난 레바논이나 이라크 침공이 말해 주듯이 명분의 정당성은 훼손되고 민병대의 거센 저항 속에서 더 극단적인 세력의 등장을 부추길 뿐이다. 이번에도 주변국의 개입으로 중동 내 국지전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고 중동 내 정유 시설도 상당히 파괴돼 국제 유가 급등과 경제적 타격이 예상된다. 우리는 여전히 야만의 시대에 살고 있다. 피부에 닿는 물가 걱정과 인플레이션 압박 속에서 역사의 수레바퀴처럼 반복되는 강대국의 오만에 우리는 무력한 모멸감을 느낀다. 무엇보다도 우리가 누리는 문명 세계가 타인의 피와 눈물 위에 세워졌다는 사실이 마음을 무겁게 짓누른다. 이근화 시인
  • 구순의 톱질, 나뭇결에 새긴 ‘순간’

    구순의 톱질, 나뭇결에 새긴 ‘순간’

    대학생 이후 작품 170점 선보여아르헨티나 나무에 전기톱 조각‘노래하는 나무’ 등 생명력 발현“목재 보다가 톱 들면 공간 보여톱과 내가 하나 돼야 작업 수월” “나의 원동력은 하나 된 생각과 정신이에요. ‘이것을 이겨내지 못하면 아무것도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생각이 저를 지탱했죠. 고국에서 대규모 회고전이 열리는 순간이 오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습니다.” 조각가 김윤신(91)은 나무다. 끝이 보이지 않는 아르헨티나 대평원에 우뚝 서 하늘과 땅을 이어주는 존재이자 뜨거운 햇볕과 거센 바람을 맨얼굴로 부딪치며 굵은 뿌리로 땅의 양분을 한껏 빨아들이는 원시적 존재. 조각을 삶의 가장 숭고한 목표로 삼아 70여년 동안 이어온 김윤신의 생애 첫 회고전 ‘김윤신: 합이합일 분이분일’(合二合一 分二分一)이 경기 용인시 호암미술관에서 17일 개막한다. 1982년 개관한 호암미술관이 한국 여성 작가의 개인전을 여는 건 처음이다. 전시에는 그가 홍익대 조각과에 입학한 이후 지금까지 제작한 1500여점 가운데 잃어버린 1960년대 이전 작품을 제외하고 판화, 조각, 회화 등 170여점을 선보인다. 김윤신은 해방과 전쟁이라는 격동기에 성장하고 전후의 척박한 예술 환경 속에서 자리매김한 1세대 여성 조각가다. 1970년대 초 수직 형태의 추상 조각을 선보이며 독창적 예술세계를 구축했다. 1983년 돌연 안정적인 교수직과 작가로서의 명성을 뒤로한 채 한국을 떠나 아르헨티나로 향했다. 분신(分身)과도 같은 좋은 나무들이 그곳에 있었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목질이 무른 한국 나무와 달리 단단한 아르헨티나 나무를 만나면서 그는 전기톱을 들기 시작했다. 전기톱을 만난 작가는 ‘순간’에 집중해 자연의 원초적 생명력을 역동적으로 표현할 수 있게 됐다. 구순이 넘은 나이에도 그는 여전히 작업복을 입고 전기톱과 씨름한다.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작업의 구상을 미리 하면, 이미 ‘지나간 것’이 돼버리곤 한다”며 “이 나무가 어떤 성질을 가졌는지 며칠 동안 보다가, 딱 느낌이 왔을 때 톱을 들면, 그때부터 공간이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그 순간 톱과 내가 하나가 돼야 작업이 자연스럽게 하고자 하는 대로 된다”고 덧붙였다. 이런 작업 과정은 이번 전시의 부제이자 그가 1970년대 후반부터 작품의 제목으로 지속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합이합일 분이분일’의 이념과 맞닿아 있다. 작가와 재료가 하나가 되어(合) 작품이라는 또 다른 하나가 탄생(分)한다는 의미다. 톱질과 망치질 자국으로 가득한 그의 조각은 생명력과 원시성이 발현되는 현장이다. “어릴 적 매일 새벽이 되면 어머니가 저를 데리고 산에 가셨어요. 작은 돌을 하나 찾으면, 어머니가 그 위에 촛불을 켜고 기도를 하셨어요.” 전시장 입구에 적힌 그의 말은 1층 한가득 탑처럼 쌓인 나무들의 근원을 알 수 있게 한다. 작가가 추천한 작품인 미국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 소장작 ‘합이합일 분이분일’은 보는 각도에 따라 풍기는 느낌이 다르다. 앞에서는 나무 조각 안에 굵은 뼈대가 들어선 것 같은 것처럼 보이고 옆에서 보면 촘촘히 자리 잡은 허리뼈를 보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이 작품이 전시에 선보이는 것은 처음이다. 수평적인 작품들도 인상적이다. 타국의 나무로 만들어졌지만, 한복 저고리 혹은 한옥 지붕과 같은 곡선을 품고 있다. 이 밖에도 2000년대부터 작가가 열정적으로 몰입하기 시작한 남미 느낌이 물씬 풍기는 회화와 작가가 나무로 만든 조각을 알루미늄으로 캐스팅한 뒤 아크릴 채색을 더한 뒤 ‘회화-조각’이라고 명명한 최근작 ‘노래하는 나무 2013-16V1’도 만날 수 있다. 전시는 6월 28일까지.
  • ‘사막의 빛’ 작전 성공… 중동 교민 등 211명, 군 수송기 타고 귀국

    ‘사막의 빛’ 작전 성공… 중동 교민 등 211명, 군 수송기 타고 귀국

    공군 다목적 수송기 KC-330 ‘시그너스’를 타고 귀국한 중동 체류 교민들이 15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 내려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정부는 ‘사막의 빛’으로 명명된 이번 작전에서 수송 경로상의 10여개 국가에 영공 통과 협조를 구했고 한국인 204명과 외국 국적 가족 5명, 일본 국민 2명 등 모두 211명이 이날 무사히 도착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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