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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삼웅 칼럼] 감투와 완장 노리는 지식인군상

    한 도인이 주막에서 술을 마시고 술값을 치르려 하자 주인이 한사코 받지 않았다.도를 닦는 분이 돈이 있겠느냐는 갸륵한 마음이었다.도인은 고마움에 보답하는 뜻에서 비약 두알을 꺼내 샘물에 던져넣고 떠났다. 다음날 샘물이 들끓어이상히 여긴 주막 주인이 떠 마시니 달콤하고 향기로운 술이었다. 사람들은 그 샘물을 신선주라 불렀고 주막 주인은 큰 부자가 되었다.몇 해 후 도인이 다시 그 주막에 들렀다.술맛이어떻느냐고 묻는 도인에게 “술은 맛이 있는데 술지게미가없어서 돼지를 먹일 수 없는 것이 유감”이란 하소연이었다.이 말을 들은 도인은 탄식하며 손으로 샘물속을 더듬어 알약을 거두어 가버렸다.샘물은 예전처럼 맹물이 되었다.명나라 문인 풍몽룡이 편찬한 ‘고금담개(古今譚槪)’에 나오는소화 한토막이다. 가난에 쩔쩔매지 않고 부귀에 매달리지 않는 것이 옛 우리조상들의 생활자세였다. 탐욕을 부리다가 무너지는 사람이많다.올곧게 살다 망가지는 사람들을 보면 애처롭기까지 하다. 오뉴월 썩은 고깃덩이에 쇠파리 끓듯이 힘 있는 곳에는감투나 이권에 눈이 먼 모리배가 몰려들기 마련이다. 여전히 우리 사회가 정도나 제도보다 힘과 변칙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모리배들이 판친다. 닭벼슬 같은 감투를 얻어쓰게 되면 호가호위를 일삼고 하찮은 완장이라도 두르면 표정이 달라진다.당연히 ‘낙지족’과 ‘무지문족(無指紋族)’이 몰려든다.낙지처럼 이익을위해 칭칭 감기고 파리처럼 두 손을 싹싹 비비다가 지문이없어져 버리는 족속들 말이다. 우리는 훌륭한 선비정신을 이어 왔다.영국의 신사도나 미국의 청교도사상에 못지않은 전통이다.얼어죽어도 곁불은쬐지 않고 굶어죽어도 빌어먹지 않는다는,그러면서 신념과절도를 지키는 것이 선비정신의 근간이다. 흔히 요즘 우리 사회를 지식인은 많아도 지성인은 없다고한다.지식인들이 정사(正邪)와 시비곡직을 가리고 사회정의를 바로세워야 하는데 오히려 시류에 영합하거나 곡학아세를 일삼는다.정치인이야 속성상 정상(政商)이 가깝고 자칫‘정상배’로 전락하기 쉽지만 지식인은 끝까지 달라야 한다.‘지식 보따리상’은 이미 지식인일 수 없다.당나라 유지기(劉知幾)는 사간(史諫)의 조건으로 재(才)·학(學)·식(識)의 삼장(三長)을 꼽았다.이에 청나라 말기양계초는 덕(德)을 추가하고 순서도 덕·학·식·재의 순으로 바꾸었다.그리고 사가가 경계해야 할 3가지 조건으로 과대(誇大)·부회(附會:견강부회)·무단(武斷:주관적으로 추측하고 단정하는 일)을 들었다.어찌 사간이나 역사가 뿐일까.모든 지식인·언론인이 새겨들어야 할 조건이다.덕성과학식과 식견과 재능을 갖춘 지식인의 시대정신과 시대적 사명이 요구된다. 요즘 지식인들이 여의도로 몰려든다고 한다.대선을 앞두고감투와 완장을 얻고자 함이다. 냉전논리나 지역주의,색깔론의 도배장이가 된 식자들이다.독재시대에 안보논리를 내세워 민주주의를 짓밟았던 이들의 ‘학맥’이라니 우려된다. 더욱 놀라운 것은 정치권 주변에 미국의 대북강경론을 부추기는 지식인이 예상외로 많다는 사실이다.이들은 일본의재무장은 침묵하면서 북한의 무장해제를 주장한다.비판해야할 때는 침묵하고 침묵해도 될 때는 떠드는 ‘청개구리 언론’처럼 지식인들도 그러하다. 역사의 시계추를 5공시대로 되돌리려는 움직임이 도처에서감지된다. 지식인·언론인 사회가 특히 심하다.정부의 미진한 개혁과 권력 주변에서 터져나온 부패가 이들에게 명분과기회를 준다. 문민정부와 국민의 정부 9년 동안 지성계가한 단계도 전진하지 못하고 수구지식인에 이끌린다면 국가적 불행이다.정치나 공직사회가 부패무능해도 지식인 집단만 깨어 있고 도덕적이라면 희망은 남는다.깨어있는 지식인들이 열린 시민사회의 공간에서 참 지성을 복원해야 한다. 각계 지성의 바른소리,바른 행동이 절실한 계절이다. [김삼웅 주필 kimsu@
  • [김삼웅 칼럼] DJ, 당당하게 부시 설득하라

    한반도문제에 적잖게 영향을 미치는 한·미정상회담이 내일 서울에서 열린다.어느 때라고 양국 정상회담이 중요하지 않는 바 아니지만 이번 김대중 대통령과 부시 미국 대통령의 회담은 부시의 ‘악의 축’발언 등 ‘전주곡’이요란했던 터라 국제적 관심이 높을 만큼 중요성이 더하다. 부시의 연두교서에서 시작된 일련의 발언으로 볼 때 한반도가 자칫 새로운 전쟁터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다행히방한을 앞두고 햇볕정책을 지지하고 내일 DJ와 도라산역을 방문해 대북메시지를 밝힐 예정이지만 출국회견이나 일본발언에서 다시 강경해지고 있어 발언내용과 수위에 따라상황전개가 어찌될지 가늠이 쉽지 않다. 그래서 하는 말이다.김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어떤 경우에도 이 땅을 전쟁터로 삼아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당당하게 주장하고 부시를 설득해야 한다.한반도 문제는 어디까지나 남북한이 주체이고 미국 등 주변국가는 화해협력과통일을 돕는 제3자의 위치를 지켜야 한다.특히 한·미 두나라는 우방이지 주종관계가 아니다.‘우방’은 친구의 수평관계다.미국은 일제해방과 6·25 때 공산침략을 물리친 은혜까지 포함하여 우리의 가장 가까운 우방 아닌가.‘혈맹’으로도 불린다.그런 한편 서울 한복판의 군사기지나 한국 전쟁 당시 민간인 학살,잇따른 미군범죄,무기강매나 부시집권에서 비롯된 남북관계 악화등으로 이성적인 한국인들은 우방의 처사에 ‘불편한 감정’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다.이같은 정황을 바탕으로 정상회담은 전통적 우호관계를 확고히 다지면서 남북,북·미관계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도록 뜻을 모아야 한다. 부시의 강경발언이 나오면서 우리 내부가 보여준 행태는참으로 개탄스럽다.‘악의 축’과 관련,일본을 제외한 거의 모든 국가가 독선과 군사주의를 비판할 때 한국의 수구언론과 수구정치인들은 이를 ‘지지찬양’하는 꼴사나운모습을 보였다.이들은 부시발언 내용을 따지기보다 햇볕정책과 DJ정부의 대미외교 실패쪽에 책임을 물었다.엄연히드러난 현상까지 왜곡하면서 내부에 비수를 꽂는,골수에전 사대근성이다. 동족을 팔아 영달을 누린 ‘악의 상속’은 어제 오늘의일만도 아니다.신라 진덕여왕은 백제,고구려를 치고자 비단치마에 당나라 황제를 칭송하는 ‘태평가’를 수놓아 당고종에게 바치고 자진해서 중국의 관제·연호·의복을 사용했다.스스로 주종관계의 종노릇을 한 것이다.조선조 송시열은 임진왜란때 도와준 명나라 신종의 사당을 짓고 명나라 의종의 친필 ‘비례부동(非禮不動)’의 넉자를 절벽에 새기며 만동묘를 지어 사대의 성역을 만들었다.이 서원은 유생 특히 노론(老論)이 국정을 농락하고 백성을 토색하는 ‘악의 소굴’이 됐다. ‘은혜불망(恩惠不忘)’은 동방예의지국의 도리지만 은혜를 빌미삼아 세력화하고 외세에 충성하는 사대주의자들의발호는 우리 역사의 비극이다.일제 때 ‘미·영 타도’에앞장선 친일파가 광복 후 미국을 업고 분단과 냉전을 주도해온 것이나 그 세력이 여전히 활개치는 현실은 현대사의부끄러운 유산이다.이와 관련,“이회창 한나라당 총재가‘악의 축’발언을 인도스(Endorse:승인)했다.”는 워싱턴포스트 보도가 사실이 아니길 바라지만 진위를 밝혀 대권주자들의 분별없는 외세의존성을 막아야 한다. 남쪽의 사대성향과 북쪽의 국수주의는 둘다 겨레의 비극이다.인민이 굶주리면서 대량살상무기를 만들어 국제평화를교란하는 모험주의는 용납될 수 없다.전쟁의 빌미가 되어서는 안된다.북한이 변하기 위해서는 한·미 두나라의 도움이 필요하다.살상무기 감축과 전방부대 후방이동은 상대적인 만큼 상호신뢰를 담보하는 협상과 대화로 풀어야 한다. 또 남북의 국력이 20대1의 수준에서 ‘상호주의’가 얼마나 비현실적인가를 정상회담에서 진지하게 논의해야 한다. 김 대통령은 7천만 겨레의 운명을 생각하면서 당당하게 부시를 설득하고 충고하기 바란다.우방과의 우호와 한반도평화를 위해서이다. [주필 kimsu@
  • 한국영화 이것이 문제

    한국영화의 국내시장 점유율을 사상 최고치인 50%로 끌어올리는 데 절대적인 기여를 한 한국형 블록버스터 속에는‘남한 여자’가 없다.믿기지 않지만 사실이다. 평단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젊은 영화 평론가와 국내외 영화학도 등 11명이 한국영화의 현실과 문제점을조명한 ‘한국형 블록버스터-아틀란티스 혹은 아메리카’(현실문화연구 펴냄)는 우리 블록버스터 영화의 특징 가운데 하나를 이렇게 짚어냈다. 책은 남성들의 의리가 집중 부각된 ‘친구’나 한 중국인 여성의 죽음을 통해 남자주인공의 자아를 되돌아본 ‘파이란’ 등 최근 한국의 주요 영화들에서 남한의 여성이 ‘배제'되고 있다는 흥미로운 분석으로 시선을 끈다. 책에서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시발로 꼽은 작품은 1998년의 ‘퇴마록’.그 이듬해 ‘쉬리’를 거치면서 거대 제작비,대대적 마케팅,전국 극장 동시개봉 등 미국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흥행전략을 그대로 본딴 한국식 블록버스터 제작이 붐을 일으켰다고 본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이론과 김소영 교수는 “‘친구’‘조폭 마누라’ 등이 크게 히트하면서 한국영화의 시장점유율은 단숨에 끌어올렸지만 많은 부분이 후퇴했다”고꼬집었다.한국영화가 양적 급팽창은 이뤘을지언정 문화적다양성 측면에서는 뒷걸음질쳤다는 견해다. ‘대박 지상주의’로 치닫는 최근 주요작들에 등장한 여주인공들은 마치 약속이나 한듯 우리 국적을 갖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 뭣보다 이채롭다.‘공동경비구역 JSA’에서여주인공 소피(이영애)는 스위스 국적을 가졌으며,‘쉬리’에서는 북한 공작원(김윤진),‘파이란’에서는 중국 여성(장바이츠),‘무사’에서는 명나라 공주(장쯔이)가 각각 극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는 것. 김 교수는 “희생과 순종이 미덕이던 전통 한국 여인상은 중국 여성으로,이성적이고 현명한 여자는 외국 국적으로대체됐다”면서 “민족문제,남자들의 의리를 다룬 영화들은 폐쇄적 남성 집단을 부각시키는 대신 은근슬쩍 여성과소수 집단은 배제시키고 있다”고 풀이했다. 아울러 한국영화가 할리우드 공식만을 열심히 좇은 결과상업성이 떨어지는 ‘작지만 좋은 영화’들은 철저히 외면당하는 현실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해외시장에서의 한국영화 좌표에 대해서도 숙고했다.서편제 등 임권택 감독의 작품들처럼 한국의 전통적 소재로 ‘동양’이란 당의정을 입힌 영화들로 해외시장에서 차별화를 꾀하는 전략의 득실에 대해 깊이 고민한 대목들도 눈길을 끈다. 황수정기자 sjh@
  • [김삼웅 칼럼] 바깥세상에 눈감고 개혁 후퇴하고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은 국제무역 질서의 근본적변화를 예고한다.우리에게도 엄청난 파장이 예상된다.세계의 관심이 아프간에 쏠려 있을 때 5,200t급 일본자위대 함정 3척이 미국의 아프간공격을 지원한다는 목적으로 출항했다. 2차대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일본정부는 곧 구축함과 보급함을 증파할 예정이다. 동시적인 두 사건은 한반도 주변의 엄청난 상황변화를 예고한다.바깥세상의 이런 변화를 아는지 모르는지 금강산에서열린 남북 장관급회담은 결렬됐다.6·15 남북정상회담 이후장관급회담에서 공동보도문을 내지 못한 것은 처음이다. 우리는 늘 그랬다.일본이 조총을 만들고 조선침략을 준비할 때 조정은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눈이 ‘고양이 눈인가 쥐눈인가’로 싸우다 왜란을 맞고,망해 가는 상국(上國:명나라)에 의지할 것인가 일어서는 오랑케(淸國)에 기댈 것인가의‘의리론과 대세론’으로 맞서다 호란을 당했다.한말 개화·쇄국론과 망국의 과정도 비슷하다. 멘델이 완두콩의 교배실험을 통해 유전법칙을 제창할 때(1866년) 우리는 천주교도들 처형하는 병인교란(丙寅敎難)으로세월을 보내고 왓슨과 크릭이 DNA의 이중나선(二重螺旋)구조를 밝혀 생명의 비밀을 규명할 때(1953년) 6·25동족상잔으로 ‘피바다’를 이뤘다.지금 다시 남북한이 회담장소 문제로 시비하고 있을 때 중국은 15년 숙원의 WTO에 가입하고,일본은 50년 숙원의 해외출병을 감행했다.우리 농수산물의 추가개방이 불가피한 WTO 뉴라운드도 출범했다. 김대중 대통령의 민주당총재 사퇴는 우리 정치의 새로운 패턴을 만들 수 있는 좋은 기회다.임기를 15개월 남겨둔 대통령의 집권당총재직 사퇴는 그동안 야당이 줄기차게 요구해온 일이고 여당으로서는 새 지도력과 자생력을 키울 수 있는호기인 셈이다. 그런데 민주당의 ‘대선주자’로 불리는 지도급 인사들은당내 경선문제 이외에는 관심이 없어 보인다.남북문제·외교정책·W TO 뉴라운드·농어민대책·청년실업·언론개혁 등에 아무런 비전도 내놓지 않는다(노무현 고문은 언론개혁방안제시).대중의 인기에 영합하는 발언이나 행동보다 성실한 정책과 비전을 통해 국민을 설득하고 지지받는 새 시대 지도력이 요구된다.‘도토리 키재기’식 지도력으로는 21세기 험난한 국사를 담당하기 어렵다. 한나라당은 62세로 낮춘 교원정년을 다시 63세로 연장하는교육공무원법개정안을 국회에 냈다.교원정년을 늘리면 교원부족 현상은 어느 정도 완화될지 모르지만 교단의 고령화는심각해진다.국가정책의 일관성도 무너진다. 또한 남북교류협력법등을 고치겠다고 한다.개별적인 기금사용에 일일이 국회동의를 받도록 하겠다는 것이다.남북협력기금을 집행하면서 5억원 이상의 기금을 사용할 때마다 국회의 동의를 받으라는 것은 사실상 정부의 대북화해협력 정책을 차단하고 6·15남북선언 이전으로 회귀하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스럽다. 내년부터 시행하기로한 건강보험 재통합을 백지화하는 내용의 국민건강보험법개정은 이회창 총재도 1997년 대선 때 ‘건보통합’을 공약했던 것인데 이제 정착단계에서 다시 원상으로 되돌리려는 것은 너무 표만 의식하는 것 같다. 각종 여론조사는 여야 어느 정당도 지지하지 않는다는 ‘무당파’ 유권자가60%를 넘는다.현재의 여야당을 불신한다는뜻이다.국민의 정치불신이 비등점에 이르렀다.국내외 정세로 보아 정치가 달라져야 할 시점이다. 9·11테러사건은 미국중심 단극체제 붕괴의 한 계기로 볼수도 있다.21세기 국제권력정치 변화의 조짐이다.반면에 중국의 WTO 가입과 일본의 해외파병사건은 동북아질서의 새로운 변화의 징조이다. 정치인들이 언제까지나 대권놀음에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른다면 급변하는 국제격랑에 국가명운이 어렵게 될지 모른다. 민주당은 ‘새천년’의 이름값을 하는 정당으로 개혁에 힘을 모으라. 한나라당은 ‘조자룡 헌칼 쓰듯’ 수의 힘으로개혁을 후퇴시키는 일을 삼가야 한다. 바깥세상은 무섭게변하고 있다. 김삼웅 주필 kimsu@
  • iTV ‘희옥공주’ 내일부터 방영

    역사속의 주인공으로 트렌디 드라마를 만든다(?) iTV가 17일부터 새로 방영할 ‘희옥공주’(토·일 오후 )는 명나라 마지막 공주 부희옥의 사랑이야기.우리나라 사극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근엄하고 대의명분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에 비해 현대 트렌디 드라마 주인공같이 경쾌하고발랄한 주인공들이 나온다. 청의 황제 강희제와 명나라 마지막 공주 부희옥,삼번왕의 아들 오응웅의 삼각관계가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중심 축이다. 미행으로 궁밖으로 나온 강희제는 남장한 부희옥과 오응웅을 만난다.이 3명은 서로 신분을 숨긴채 의형제를 맺는다.오래지 않아 회옥이 여자인걸 알게된 강희제와 오응웅은 동시에 회옥을 사랑하게 된다. 그러나 강희제는 명나라의 원수이고 오응웅의 아버지는명을 배신하고 청나라에 항복한 장군.회옥은 두남자 사이에서 번민한다. 지난해 타이완에서 제작되어 20%정도의 시청률을 보이며큰 인기를 끌었다. 강희제역의 쑨위웨이(孫耀威·28)는 타이완에서 ‘스캔들메이커’로 불리는 섹시스타이다. iTV 측은 “타이완,홍콩 등에는 무협지 같은 정통사극드라마가 강세를 보여 트렌디드라마조차 배경이 명,청시대”라면서 “우리나라 스타들이 사극에 출연을 꺼리는 것과달리 타이완 스타들은 사극출연을 훨씬 좋아하며 사극을통해 신인이 발굴된다”고 말했다. 이송하기자
  • [씨줄날줄] 꿈보다 해몽

    미국의 테러 참사가 요즘 세상 사람들을 예언의 신비에 빠져들게 하고 있다.두 개의 110층짜리 거대 빌딩이 불을 뿜으며 차례로 붕괴돼 가는 모습이 1500년대에 살았던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과 엇비슷했기 때문이다.여기에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 무차별 보복 공격을 공언하면서 3차 대전으로 비화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까지 보태져 더욱 관심을 쏠리게 하고있다. 이는 기상천외의 대참사 충격이 불러일으킨 사회 불안심리증후군의 하나인 것 같다.일찍이 공상 만화에서조차 다뤄지지 못했던 현실을 어떻게든 이해하고 소화해 보려는 안간힘일 것이다.태양이 서서히 빛을 잃어가는 일식을 주술적으로설명하려 했던 것에 비견할 수 있을 것 같다.동서양을 막론하고 사회적으로 불안심리가 팽배할 때 예언이 난무했고 보면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세계 경제에 대한 최근의 불안심리도 거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비기(秘記)의 예언은 간단없이 이어져 왔다.뿌리는 다르지만 패러다임은 같았다.하나같이 지극히모호한 표현을 사용하거나 조건을 붙이는방법 등을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후세의 해석자가 귀에 걸면 귀걸이,코에걸면 코걸이식의 자의적인 설명을 얼마든지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임진란을 앞두고 민간에선 난리를 모면하려면 ‘송’(松)자라야 한다는 예언이 퍼져 모두 소나무 산속으로 숨었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명나라의 이여송(李如松)이었다느니 하는 설명들이 다 그렇다. 또 예언의 여러 구절 가운데 엇비슷한 대목만을 선별적으로 부각시키면서 보편화하는 특징도 있다.노스트라다무스의 ‘번개’는 여객기 폭발 화염이 됐고 ‘두 형제‘는 세계무역센터의 두 빌딩에 대입됐다.그렇다면 ‘신의 도시’라거나‘거대한 지도자의 굴복’도 설명될 수 있어야 할 것이다.‘비결’들이 점지했던 십승지(十勝地) 가운데 한두 곳이 난리의 피해가 적었다 해서 제대로 된 예언으로 간주해야 하는가.십승지로 지목되지 않았음에도 전란의 피해를 입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비기’의 해프닝으로 말하면 조선조 정감록의 ‘정씨 왕’을 믿고 변란을 도모했던 정여립(鄭汝立) 사건이 압권일것이다.뉴욕의 대참사는 어처구니없는 사건인 것만은 분명하다.그렇다고 냉정을 잃어서는 안된다.허무맹랑한 생각에 젖어 판단을 흐려서는 안되는 것이다.패배적 운명론으로 이어지기 십상인 신비주의적 예언에 몰입되는 어리석음을 경계해야 할 일이다. 정인학 논설위원
  • 영화 ‘무사’주인공 여솔役 정우성

    ■영화 ‘무사’속에서=중원의 사막바람속.고려의 창잡이 여솔(정우성)은 허리까지 오는 머리채를 휘날리며 명나라의 공주를 호위한다.원나라 병사의 칼끝을 노려보며 읊조리듯 그는 뇌까린다.“나는 자유인이다….죽여라.” ■시사회가 끝난 뒤 찻집에서=정우성(28)은 맨발에 까만 구두를 신었다.가무잡잡하게 그을린 얼굴에 푸른빛 감도는 선글래스가 썩 잘 어울린다.그가 기자에게 선수쳐 묻는다.“영화,어떻게 보셨어요?”영화속에서와 밖의 이미지가 이렇게 닮을 수가 있을까.스크린에서 ‘쓰윽’ 걸어나와 의상만 바꿔입은 듯하다.영화속환상을 현실세계에서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그는 천상 ‘영화적 인간’이다. “주인공 여솔은 대사가 거의 없어요.그게 참 힘들었어요.영화를 찍으면서 첫대사에 그렇게 부담이 갔던 적이 또 없었으니까.‘저는 주인님이 묻힌 곳을 보러가고 싶습니다’였는데,아마 한참 못 잊을 것같습니다.”엄살이 아니다.그의 첫마디는 영화가 시작되고 30분이 지나야 들을 수 있다.여솔은 명나라에 사신으로 간 고려인 귀족의 사노비.이국땅에서 운명처럼 만난 명나라 공주와 비극적사랑에 빠지는,그런 역이다.사랑의 감정선을 몇 안되는 대사로 일궈내는 작업은 무척이나 힘겨웠다.오죽했으면 “연기를 새로 배우는 느낌이었다”고 할까. 지난 93년 ‘구미호’로 데뷔했으니 올해로 연기생활 8년째. 이번이 8번째 작품이다.중국에서 촬영된 스펙터클 액션이라기술적,육체적 어려움이 무지 컸던 모양이다.내내 그 얘기다.키보다 더 큰 창검(2m15㎝)을 들고 뛰는 것도 중노동이었다.창을 젓가락 다루듯 능숙한 경지에 올랐던 건 꼬박 석달을무술훈련에 바친 덕분이었다.“촬영 말미에 무릎을 다쳤을때 머리를 찧고 싶을만치 속이 상했어요.대역을 한 컷도 쓰고 싶지 않았는데,결국 성벽을 기어오르는 장면은 대역을 썼어요.”‘아웃사이더’,‘반항아’ 등등의 단어들이 훈장처럼 따라붙는 사람.하지만 정작 그만큼 긍정적이고 부드러운 남자배우도 드물다. 한참을 뜸들여야 나오는 대답들 속에는 대목대목 ‘강단’이 실려 있다.‘비트’,‘태양은 없다’에 이어 세번째 호흡을 맞추며 둘도 없는 ‘버디’(친구)로 소문난 김성수 감독(40)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한다.“저랑 띠동갑인데요.(웃음) 능력이 대단하죠.김감독 작품이라면 시나리오도 안보고 덤벼드는 건,인간 대 인간의 신뢰 때문이에요.번번이 달라지는 작업방식도 즐겁고.큰형 같아서 촬영도중 의견을 제시하기도해요.이번에도 그랬죠.부사(여솔의 주인)의 시체를 사막에묻어야 했는데,제가 고집을 피워 끌고 다니게 했어요.처절한 느낌을 살리려구요.”정우성에게는 영화찍는 일 말고,희망사항이 둘 있다.서른살안에 감독이 되고,내년쯤 결혼하는 것.틈틈이 써놓은 책(시나리오)이 두어편은 된다.헛꿈이 아니다.톱가수 god의 뮤직비디오까지 찍어준 감각이다.아니,꿈 하나가 더 있다.“사랑이 뚝뚝 묻어나는,진∼한 멜로 한번 찍고 싶네요.”황수정기자 sjh@. ●새달 7일 개봉 ‘무사’. 한국영화 사상 최대제작비(70억원)가 투입된 ‘무사’(제작싸이더스)가 오는 9월7일 개봉된다.이 영화는 제작비 뿐 아니라,김성수 감독이 ‘와호장룡’으로 세계적 여배우로 발돋움한 장쯔이(章子怡)를 캐스팅함으로써 더욱 화제를 모았다. 중국 올로케로 진행된 영화는 대륙적 장쾌함을 유감없이 담아냈다.스펙터클한 영상의 규모는 해외 어느 시장에 내놓아도 손색없을 정도다.이야기의 무대는 600여년전 원·명이 교체되던 혼란기의 중국대륙.명나라에 사신으로 갔다가 첩자로 몰려 사막에서 고립된 고려 무사 9명이 겪는 ‘피어린 귀향길’을 그린다.고려 부사의 노비이자 창술의 달인인 여솔(정우성),사신단을 이끄는 최정 장군(주진모),활솜씨가 기막힌하급무사 진립(안성기)이 핵심인물.사막 곳곳에서 원 병사들과 전투를 벌이는 장면은 극사실주의로 묘사됐다.화면속으로 관객의 감정이 쉽게 이입될 수 있는 건 그 덕분이다. 피가 튀기는 전투가 거듭되는 사막에 선인장같은 로맨스도꽃피운다.로맨스는 원나라 기병들에게 납치될 위기에 놓인명나라의 공주 부용(장쯔이)을 구출하면서 비롯된다.여솔과최정 장군의 삼각관계는 이후 영화의 한 축이 되어, 사막전투와 무사들간의 갈등으로 점철된 화면의 윤활유가 된다.그러나 2시간34분짜리 대형 액션물에는 잔재미를 주는 ‘방점’이 찍히지 않았다.“절제된 감정묘사에 치중했다”고 감독은 설명하지만,여솔과 공주의 로맨스를 좀더 부각시켰더라면 액션과 드라마의 균형이 잘 살지 않았을까.아홉무사의 개성을 지나치게 골고루 드러낸 것도 다소 산만한 느낌을 준다. 일본 출신의 스타 음악감독 사기스 시로가 27곡의 배경음악을 넣었다.
  • 2001 길섶에서/ 외곬

    누구나 한번쯤은 책장을 넘겼음직한 책이 채근담(菜根譚)이 아닐까 한다.400여년전 명나라의 향토 문인쯤 됐던 홍응명(洪應明)이라는 사람이 지은 잠언집이다.360개의 짧은문장으로 누구에게나 친근감을 주는 내용이다.채근이란보잘 것 없는 식사라는 뜻으로 어려움을 참아내야 성공할수있다는 의미를 품고 있고,담(譚)은 담(談)과 같은 뜻이라고 한다. 대개의 잠언집이 그렇듯 채근담도 외곬을 경계하는 구절을 빼놓지 않았다.‘항상 조심하는 마음이 있어야 할 것이며 서글서글한 멋도 있어야 할 것이다.외곬로만 졸라매고깔끔하기만 하면 싸늘한 가을기운만 있고 따스한 봄기운이없음이니 무엇으로 만물을 발육시킬 수 있겠는가’라고쓰고 있다. 외곬이란 한길로만 통하는 길이란 뜻으로 자기 판단만을고집하고 남의 주장은 경시할 때 흔히 비유되곤 한다.문제는 지도층이다.보통사람이야 외곬이더라도 개인의 문제로끝난다.그러나 지도층들이 외곬이면 ‘만물의 발육’이 마비됨을 알아야 할 것이다. 정인학 논설위원
  • [전통주 이야기] (14) 김천 과하주

    경북 김천의 지명은 금천(金泉)샘물에서 유래됐다.그만큼 물 맛이 뛰어나다.임진왜란 당시 명나라 이여송(李如松)장군이 김천지역을 지나다 샘물을 마시고는 중국 금릉(金陵)에 있는 과하천 물맛과 같다고 한 일화도 전해지고 있다.이 샘물로 빚은 술이 과하주다. 김천의 가장 오래된 향토지인 금릉승람에는 다른 지역 사람들이 과하주 빚는 방법을 배워서 똑같은 방법으로 만들어 봐도 과하주 특유의 맛과 향기가 나지 않는다고 기술돼있다.물이 다르기 때문이라는 것. 과하주 생산에는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일제시대 때 김천주조회사에서 생산하다 2차 세계대전으로 중단됐고 광복뒤 생산이 재개됐었으나 한국전쟁으로 자취를 감추었다. 이를 91년 김천에서 의료와 문화사업을 하던 고 송재성(99년 작고)옹이 항토학자들의 조언과 과거 문헌을 토대로재현했다.현재는 송옹의 둘째아들인 송강호(宋剛鎬·62)씨가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과하주에 들어가는 재료는 간단하다.찹쌀과 누룩가루 2종류뿐이다.찹쌀을 김천시 대항면 항천리 과하주공장 지하 180m에서끌어 올린 암반수에 담궜다가 24시간 뒤 건져 고두밥을 찐다.고두밥을 섭씨 18도정도의 저온 건조실에서식힌다.여기에 누룩을 우려낸 암반수를 섞어 발효실에서 30일정도 저온 숙성시키면 과하주가 된다.도수가 16도인 과하주는 황갈색이 돌며 약간 단듯하면서도 곡주 특유의 은은한 향기가 나는 게 특징이다. 올해부터는 도수를 높여 23도짜리 과하소주도 시판된다. 과하주를 증류시켜 30도인 소주를 만든 뒤 여기에 16도인과하주를 절반 섞으면 23도짜리 과하소주가 된다. 과하주는 700㎖ 한병에 1만2,000원,과하소주는 700㎖ 1만7,000원이다.문의 (054)436-4661. 김천 한찬규기자 cghan@. ■이근구 향토사학가의 맛평가. “과하주는 무슨 맛이라고 설명할 수 없는 게 특징입니다” 김천향토사연구회장 이근구(李根龜·82)옹은 과하주의 맛을 딱 부러지게 말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혀끝에 감치는 맛은 어느 술도 흉내낼 수 없다고 말했다.자연스럽고 부드러우면서도 곡주 특유의 은은한 향기는 애주가들에게 사랑을 받을만 하다는 것이다. 91년 과하주 재현 때 향토사학가의 대표로서 자문하기도한 이 옹은 과하주의 이같은 맛은 물이 다른데다 향료 등의 첨가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조선시대 때 과하주는 궁중의 공물로 진상되었고사대부 집안의 귀빈 접대용으로 사용했다”는 조선주조사등 각종 문헌의 글을 인용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김천 한찬규기자
  • 임진왜란 戰犯 ‘저승 재판’

    일본의 교과서 왜곡 문제가 한·일간 첨예한 외교분쟁을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해양수산부의 한 공무원이 객관적 자료를 근거로 한 역사소설을 펴내 화제다. 해양수산부의 방기혁(房奇爀·46·세종연구소 파견) 부이사관이 펴낸 책은 3권짜리 역사소설 ‘평(平)’.행정고시 23회인 방씨는 지난 88년부터 91년까지 일본 홋카이도(北海道) 영사관 부영사로 근무할 당시 방대한 자료를 모아 소설을 썼다. 소설의 무대는 임진왜란(1592∼1598년)과 전후 20∼30년. 임진왜란 종결 400주년을 맞아 저승에서 ‘진상규명특별법정(재판장 염라대왕)’을 열어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에게 사형을 선고하는 등 관련자들의 죄를 심리,상벌을 내리는 전범재판의 기록형식을 취하고 있다. 소설 이름 평(平)은 십(十)팔(八)놈(一)이라는 뜻을 담고있다.‘一’은 일본의 ‘노’ 발음나는 글자와 비슷하다는것이다.조선왕조실록에서는 도요토미와 고니시 유키나가(小西行長),가토 기요마사(加藤淸正) 등의 성을 모두 ‘평’으로 기록하고 있다. 소설은 도요토미의 개인적 야욕에서 비롯된 임진왜란의 실상과 임진왜란 발발 전의 일본과 조선 양국의 국내정황,명나라의 참전을 유도하기 위한 조선의 외교활동 등이 구체적으로 소개돼 있다.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도요토미의개인 및 가족사,집권과정도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방씨는 “소설이 우리나라와 일본에 대한 정확한 역사적지식을 전파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
  • [씨줄날줄] 선행과 보답

    중국 명나라 사람 원요범(袁了凡)은 젊어서 우연히 기인을 만나 제 운명을 손바닥 들여다 보듯 알게 된다.가령 현(縣)에서 보는 과거시험에서는 14등,도(道)시험에서는 9등으로 합격하리라는 식인데 겪어보니 틀린 데가 없었다.그래서 운명을 굳게 믿고 순응해 살다가 이번에는 당대의 고승인 운곡선사를 만난다.“운명은 보통사람에게나 결정돼있을 뿐 지극히 착하거나 악한 사람은 운명에 구속받지 않는다”는 선사의 말에,요범은 크게 깨달음을 얻어 가계부를 적듯 매일 자신이 행한 착한 일,나쁜 일을 기록하며 스스로를 다그친다. 그가 남겨 지금껏 전하는 책이 ‘음즐록’인데,운명을개척하고자 선행을 실천해 나가는 방법을 정리한것이다.이책이 선행을 권하는 다른 책들과 다른 점은,사람이 행하는공덕과 죄업에 1점에서 100점까지 점수를 매겼다는 사실이다.이에 따르면 하나의 선행으로 100가지 공덕을 이룬 것과 다름없는 100점짜리가 3가지 있다. 곧 ▲다 죽게 된 사람을 구제하는 일 ▲여성의 정조를 지켜주는일 ▲(남이 가난 때문에)기르는 아이나 뱃속아이를죽이지 않게끔 막는 일이 그것이다.거꾸로 ▲남을 죽게하는일 ▲여성을 겁탈하거나 윤락가에 팔아넘겨 일생을 망치는 일 ▲남을 가난에 빠뜨려 제 자식을 해치는 상황까지몰고 가는 일 등 3가지는 100점짜리 악행이었다. 지금 우리사회 현실은 어떠한가.15세 정신박약아가 입에날옥수수 알갱이를 문 채 굶어죽고,사회 지도층인사라는자들조차 나어린 소녀를 유혹해 성(性)을 사고 파는 실정이다.100점짜리 선행은 간데 없고 100점짜리 악행만 판치니 어찌 사람 살 만한 사회라고 하겠는가.16세기 중국사회의 가치기준을 오늘날 곧이곧대로 적용할 수야 없을 것이다.그러나 착한 일을 꾸준히 해 음덕을 쌓으면 언젠가 보답받는다는 믿음만은 우리가 지켜나가야 할 덕목이다. ‘음즐록’을 지은 원요범은 당초 기인에게서 “수명은 53세요,자식은 없을 것”이라고 통보받았다.하지만 깨달음을 얻은 뒤 그는 3,000가지 선행을 하기로 맹세했고 이를달성하자 다시 1만가지 공덕쌓기에 들어갔다.그 덕분인가,요범은 74세까지 수를 누렸고 말년에 자식도 두었다. 이용원 논설위원 ywyi@
  • 베이징 선정의 의미

    베이징이 2008하계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된 것은 여러가지의미를 함축한다. 우선 베이징이 아시아의 중심도시로 발돋움할 본격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이는 더 나아가 중국이 막 시작된 21세기에 아시아는 물론 세계의 중심국으로발돋움할 채비를 갖췄음을 뜻한다. 사실 베이징은 중국의 수도로서 무한한 잠재력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 채 지구촌의 변방에 머물러 왔다. 지난 64년 일본 도쿄와 88년 서울이 올림픽을 유치하면서 국제도시로서의 명성을 쌓은데 반해 베이징은 ‘올림픽 유치에도 실패한 미완의 도시’라는 평판을 벗지 못했다.베이징은93년 IOC 총회 때 2000하계올림픽 유치에 나섰으나 호주 시드니에 2표차의 뼈아픈 패배를 경험한 바 있다.따라서 이번승리는 베이징이 2번째 도전만에 얻은 값진 결실이다. 베이징 승리의 또다른 의미는 지구촌 최대의 축제를 주도함으로써 중국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본격적인 참여를 개시하게 됐다는 점이다. 이는 올림픽이 비록 도시 개최이기는 하지만 결과적으로 중국이 국제무역기구(WTO) 가입과 미-중 관계의 회복 등 스포츠 외적인 효과를 얻는데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의미들은 베이징 승리의 원인과도 맥을 같이 한다. 파룬궁과 티베트 점령 등 종교와 인권문제에서 큰 약점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IOC 위원들이 표를 준 의도가 중국을 국제사회의 동반자로 끌어들이려는데 있었다고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중국 역시 국민들의 90% 이상이 올림픽 유치를 열망한다는 사실을 내세워 IOC위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물론 올림픽 유치에 나섰다가 한차례 고배를 마신데 대한동정심이 작용했고 서방 도시들인 프랑스 파리 및 캐나다 토론토의 지지표가 분산되는 바람에 어부지리를 얻었다는 분석도 있다.그러나 더 큰 이유는 중국이 ‘살기 좋은 베이징 건설’이라는 기치 아래 인권문제 개선을 약속하는 등 국제사회의 호응을 얻어낸데 있다. 베이징 유치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베이징의 올림픽 유치로 중국이 아시아의 중심국가로 확실히 자리매김하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한 뒤 “중국이 비로소선진국 대열에 들어서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 김규환기자 khkim@. ■베이징은 어떤 곳. 베이징은 중국 허베이성 중앙부에 자리잡은 중앙정부 직할의 수도로서 3,000여년의 도시 역사를 자랑한다. 1420년 명나라 영락제가 ‘베이징’으로 이름을 정하기 이전부터 800년 넘게 수도로 자리매김해왔고 남한 면적의 16%에 해당하는 1만6,807㎢의 크기에 1,200만 인구를 가진 오늘날의 거대도시로 발전했다. 연평균 기온은 10도,올림픽 기간인 7월 중·하순 평균기온은 29도 안팎이다. 도시 관문으로 베이징 공항을 이용하고 있으며 연간 수용인원은 3,500만명에 이른다.시내 지하철 총연장은 54㎞에 불과해 335㎞(국철 포함)의 서울보다 빈약하지만 베이징시는 2005년까지 이를 100㎞로 연장할 계획이다.공장과 가정의 화석연료 이용에 따른 도시 환경 문제 또한 2005년까지 소비연료 75%를 천연가스 등 청정연료로 대체함으로써 해결해나갈 계획을 세웠다. 올림픽 기간 동안 사용할 37개 경기장 가운데 15개는 이미완공했고 22개 경기장은2007년까지 완공할 계획이다.베이징은 이를 위해 도시 북부 지역에 1,215㏊의 거대한 올림픽공원을 조성중이다. 베이징 김규환특파원
  • [씨줄날줄] 서산대사

    호국의 승병장으로 알려진 서산대사(西山·1520∼1604)는 실은 조선조를 통틀어 우뚝한 선승이다.[만국도성이 개미집 같고 천가호걸이 초벌레 같다]는 선시(禪詩)에서 볼 수있듯이 그의 정신세계는 높고 넓고 또한 깊다. 왕조시대에이런 시를 읊었으니 어찌 모함이 없을 것인가.그러잖아도무엄하다고 수군거리는 판에 ‘정여립(鄭汝立)의 난’ 에연루된 무업(無業)이라는 중이 대사를 물고 들어갔다. 다행히 무고인 것이 드러나고 의연한 자세에 감동한 선조(宣祖)가 묵죽 한 점을 하사했다.이에 대사는 즉석에서 시 한수를 지어 바쳤는데.[어진 임금 붓 끝에서 나온 소상강대,달이 떠도 그림자가 없고 바람이 불어도 소리가 없네(蕭相一竹枝,聖主筆端生,月來不見影,風動不聞聲)]. 운율도빼어나지만 의미도 심장하다.시를 받아본 선조는 “과연휴정(休靜·스님의 법명)은 허명(虛名)이 아니었구나”라며 감동했다고 전한다. 그 후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대사는 1,500여명의 승군을조직,명나라 군대와 함께 평양성을 탈환하는 데 공을 세웠다.명(明)의 원병도 청병사신이항복(李恒福) 편에 대사의서찰을 받은 석숭대사의 역할이 컸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서산은 또 이순신(李舜臣)이 공을 세우고도 모함으로 옥에 갇혀 있을 때 몸소 찾아가 위로하고 작전을 논의했다는 일화도 남겼다. 탄신 481주년을 맞아 불교계에서 대사의 재조명 움직임이활발하다.민중의 여망이 모아지다 보면 자연발생적으로 생기는 것이지만, 대사의 행적이 기적을 행사한 기승으로만전해지는 것은 불교계를 위해서도,민족을 위해서도 유감이다. [오늘 나의 행적은 후학들의 이정표가 되나니] 스스로 이런 글귀를 남겼으니 그의 생애와 사상,정신세계의 깊이를재조명하다 보면 오늘 우리 현실에 대한 답이 나올지도 모른다.불교계의 서산대사 재조명 작업은 그런 점에서 적절한 것 같다.특히 수행에 투철하지도 못하면서 선승입네하고 현실에 오불관언하는 사람들,참으로 중생에 대한 연민도 없으면서 현실참여 한답시고 수행에 게으른 사람들에게는 서산대사의 행장이 졸음을 깨우는 죽비가 되지 않을까. △김재성 논설위원 jskim@
  • 2001 길섶에서/ 그들이 그은 금

    휴전선은 6·25동란의 결과다.휴전 협상 현장에는 유엔군,인민군,‘중공’의용군 대표들이 앉고 국군의 자리는 없었다.휴전선의 원형은삼팔선이다.제2차세계대전의 부분인 태평양전쟁의 산물이었다.북위 38도선을 경계로 하여 미국군과 소련군이 진주한다.일본을 내몰고 들어온 또 다른 외세였다. 러일전쟁 때도 조선 분할이 거론됐다.북위 39도선으로 잘라 나눠먹자는 것이었다.그런데,아프리카 남쪽 끝을 돌아 동해까지 오느라고지쳐 빠진 발틱 함대가 일본해군에 박살나는 바람에 일본은 조선을통째로 먹는다. 우리 땅을 놓고 외세가 찧고 까분 일은 훨씬 전에도 있었다.임진왜란 때 전쟁이 길어지자 왜(倭)도 명(明)도 지쳐서 그만 빠지고 싶었다.심유경(沈惟敬)이란 명나라 건달이 강화 교섭을 한답시고 양측을왕래하면서 농간을 부렸는데,왜에 조선 3도(道)를 떼어 주겠다고 사기쳤다가 들통났다. 정신차리지 않으면 외세가 우리 머리를 타고 넘으며 별 짓을 다한다.역사의 가르침이다. 박강문 논설위원
  • 새로나온 외국소설들

    국내소설들의 동한기라고 부를 만한 이때 볼 만한 외국소설들이 여럿번역소개되고 있다.본격소설과 역사소설로 나눠 이들을 좀 더 자세히살펴본다. [본격소설] 우리와 다른 삶에 대한 호기심은 소설 읽기의 거대한 원천 중의 하나이다.좋은 외국소설은 더 나아가 삶의 울긋불긋한 다양함에다 튼튼한 줄을 매단 뒤 보편성의 드높은 허공으로 독자들을 활짝 솟구쳐 올려주는 일급 그네와 같다. ‘축복받은 집’(동아일보사)은 줌파 라히리라는 인도계 미국 여성작가의 소설집으로 2000년도 퓰리처상 수상작.1967년생 작가의 처녀작인 이 소설집의 아홉 단편들은 상당수가 1·2세대 인도계 미국이민자의 삶을 다루고 있는데 이야기의 폭은 좁지만 뉴스위크와 뉴욕타임스서평처럼 절제된 언어,정교한 플롯이 독자를 사로잡는다. 국내작가들의 부러움을 살 것이 틀림없다. 이 소설집과는 달리 프랑스 작가 다니엘 페낙의 ‘마법의 숙제’(문학동네)는 말많은 화자가 앞에 나서 이야기를 이끌어가나 매력적인상상과 재치를 펼치는 적절한 장치로 눈에 거슬리지 않는다.대중적인기가 높은 작가의 이 베스트셀러 소설은 아이가 어른이 되고 어른이 아이가 되는 동화같은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아이 시절에 아이답게 사는 것의 중요함과 함께 아이와 어른이 서로에게 품고 있는 고정관념과 편견을 가차없이 적시해 준다.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주제 사라마구의 ‘미지의 섬’(큰나무)은 수상직전에 쓴 짤막한 작품으로 미지의 섬을 찾아 떠나려는 한 남자의 이야기.꿈을 너무 쉽게 단념해 버리는 우리에게 경종을 울리는 우화로읽힌다. [역사소설] 진행과 결말의 해답이 이미 알려진 과거에 무단편승하는역사소설,그것도 외국의 역사소설에서 문학성을 추구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기존 상식을 비틀어 다소 허황하더라도 새로운 상상력의 틈새를 벌리려는 역사소설의 최근 추세는 나름대로 의미가 있어 보인다. 의미 이전에 괜찮은 역사소설 읽기의 ‘문학성’도 적지 않다. 프랑스 작가 제랄드 메사디에의 ‘신이 된 남자’(책세상·7권)는 예수를 주인공으로 한 1988년 작으로 상당한 논란을 일으켰다.예수의동정녀 탄생과 십자가형 죽음에 대한이견을 내세우고 있는데 예수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절대적 신성 대신 인간으로서 사실적면모를 부각시키고자 한다. 같은 프랑스의 쥘리에트 벤조니가 쓴 ‘왕비의 침실’(영림카디널·3권)은 프랑스 루이13세의 아들로 알려진 태양왕 루이14세의 탄생의비밀을 사랑과 배신의 이야기로 풀어간다. 미국 작가 잭 단의 ‘대성당의 기억’(영림카디널·2권)은 이탈리아르네상스의 정화인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숨겨진 이야기라는 부제가붙어 있다.그러나 이설(異說)보다는 이 거인의 사랑과 도전을 보다상세하게 그린다. ‘이단자 아케나톤’(홍익출판사)은 프랑스 작가 알랭 다른의 99년작으로 기원전 14세기의 이집트 파라오에 관한 소설이다. 소년왕 투탕카멘의 아버지라는 이 왕은 노예해방 등 개혁을 시도하다실패, 비극적 종말을 맞은 뒤 이집트 역사에서도 이단자로 찍힌 인물이다. 한편 ‘티베트의 고독’(아라크네·2권)은 티베트족 출신의 작가 알라이가 썼는데 지난 세기 티베트의 중국 복속 시기를 다소 환상적인인물과 사건 설정으로 이야기해준다.‘멀리 가는 길’(이끌리오)은중국 명나라 시절 과거길에 나선 형제의 이야기인데 미국 작가 말콤보세가 썼다.청소년 성장소설로 94년도 미도서관협회의 올해의 청소년 도서로 뽑힌 수작이다. 김재영기자 kjykjy@
  • [외언내언] 준비된 ‘미국 찬양’

    마치 봉숭아 꽃씨주머니 터지듯 ‘미국 찬양’이 쏟아졌다.지루하고모양새도 좋지 않은 미국 대통령 선거가 가까스로 끝나,이제야 좀 다르겠지 했더니 또 그 곡조였다.우리 언론의 ‘미국 찬양’은 중독증일까,반복적인 학습으로 얻은 반사반응일까.미국을 찬미할 준비가 언제나 충분히 돼 있다. 우리는 미국 대통령 선거가 끝날 때마다,그러니까 4년마다,미국 시민의 절차 존중,결과에 대한 승복,승자에 대한 패자의 축하 전화를찬양했다.이번에도 맞춤 찬사가 준비됐다.그런데 그만 플로리다주 개표에서 문제가 생겨 당락이 뒤집힐 기미가 있자 고어가 부시한테 건축하 전화를 취소하는 사태가 일어났다.제작 시간 때문에 이 사태 이전에 찬양 논평을 실었던 매체는 꼴이 우습게 되었다. 그 뒤 손으로 하는 검표가 진행되기도 하고 중단되기도 하면서 미국선거의 숱한 비능률과 불합리가 종합적으로 전시됐다.게다가 미국 사법부는 법과 상식이 아니라 당파성에 좌우된다는 인상을 주었다.미국안에서도 이 이상한 선거를 개탄하는 코미디가 만발했다.미국 민주주의가 망신당하고 국민이 분열된 것을 뼈아프게 반성하는 소리 또한높았다. 엉망진창인 선거를 보고서도,찬사는 준비된 것이라 버리기 아까웠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역시 미국”이란다.미국의 저력,미국민주주의의 위대성을 높이 기린다.남을 칭찬하는 것은 좋다. 우리는이것에 인색한 것이 탈이다.그런데도 미국에만은 유달리 후하니 이또한 탈이다.미국 찬양으로만 끝나도 괜찮겠는데 뒤에 붙이는 “한국같으면 어땠을까”한 마디가 속을 뒤집는다. 가짜 명나라 사람(고질적 사대주의자)두상에 몽둥이질을 해야 한다고 1920년 권덕규(權悳奎)가 쓴 논설이 새삼 생각난다. 미국은 대통령 뽑은 경험이 220여년이다.우리는 50여년 동안 대통령을 뽑아 보았다.연륜도 연륜이지만,고난과 역경 속에서 우리가 이만큼이라도 민주정치를 성취해 가고 있다는 것은 얼마나 대견한가.우리도 앞으로 두 번이나 세 번쯤 대통령 뽑는 것을 더 경험하고 난 뒤에는 미국보다 훨씬 근사하게 할 수 있다.희망을 심자.자기비하는 이제제발 그만하자. △박강문 논설위원pensanto@
  • [외언내언] 魚의사

    직업에 귀천이 없다고 하지만 생명이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그래서 지구상에서는 하루에도 수백개 직업이 명멸(明滅)한다.그리스시대에는 소크라테스와 플라톤 같은 철학자가 인기를 끌었다.로마에서는 군인이 선망의 대상이었다.칭기즈칸의 몽골제국이 맹위를 떨치던 13세기에는 천문학자가 유망했다.상인들이 광활한 대륙을 횡단하려면 날씨를 미리 알아야 했기 때문이다.도자기 문화가 번창한 명나라 시대는 도자기공이 으뜸으로 꼽혔으며,프랑스 루이 14세 때에는초콜릿이 사랑을 받으면서 제과사가 인기를 모았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1980년대 서울시내에만 7,000개에 달하던주산학원은 이미 자취를 감춘지 오래다. 시내버스 안내원과 타자수,굴뚝청소부,양철공,대장장이도 이제는 좀처럼 모습을 찾기 힘들어졌다.대신 ‘체커’(영화 개봉관에서 관객 숫자를 체크해 회사에 보고하는 사람)나 ‘미스터리 샤퍼’(손님인양 대리점을 방문해 매장의업무 효율성이나 친절도에 대한 평점을 매기는 사람)와 같은 이색 직업이 급속히 늘어나는 추세다.미국은 ‘매트리스 워커’(침대의 부드러움을 조사하기 위해 맨발로 요 위를 밟고 다니는 사람)와 ‘수염닦이’(지하철 광고 모델로 등장한 미녀의 수염을 지우는 직업)라는 직업이 성업중이다.일본에서는 이른바 ‘귀용실’(컴퓨터 모니터 화면을 이용한 귓속 손질 전문점)까지 생겨났다고 한다.현재 전세계 직업수가 13만개로 추정되고 있으니 하나의 직종이 정상에 군림하기 위해서는 13만대 1이라는 엄청난 경쟁 직종을 잠재워야 할 판이다. 오는 2003년 우리나라에는 ‘어(魚)의사’라는 다소 희귀한(?) 직종이 선보일 예정이라고 한다.대학에서 수산질병학을 전공한 사람에게국가시험을 거쳐 자격증을 준 뒤 어패류 질병을 전문 관리·치료토록하는 것은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일이다. 솔직히 말해서 물고기를 치료하는 직업이라니 좀 유별나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그러나해양수산부는 “근해 환경악화로 양식어종의 대량폐사가 빈발하고,한·일,한·중 어업분쟁을 계기로 ‘기르는 어업’의 중요성이 갈수록 높아지는 상황을 감안할 때 어의사 제도 도입이 불가피하다”고강조한다.반면 농림부와 수(獸)의사 단체는 “현행법상 물고기 병을치료하는 일은 수의사 몫”이라며 어의사제 도입에 적극 반대하고 있다는 소식이다.진료영역을 빼앗길 운명에 놓인 수의사들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그렇더라도 시대 변화에 따라 직업군이끊임없이 소멸·생성하고 세분화하는 역사의 흐름을 거스르기는 힘들지 않겠는가. 박건승 논설위원 ksp@
  • 중국서 막바지 촬영 영화 ‘무사’여주인공 장즈이

    “말이 위치를 잡고난 다음엔 움직이지 말란 말야!” 지난 28일 영화 ‘무사’(싸이더스우노 제작)의 막바지 촬영이 한창인 중국 요녕성흥성.북경에서도 6시간은 더 들어가야 하는 오지 해안가 토성 세트장이 ‘다혈질’ 김성수 감독의 고함에 대번 썰렁해진다.계속된 NG때문이다.그러나 잠시뿐.고삐를 틀어잡고 제법 다부진 품새로 말을 타고있던 장즈이(章子怡·20)가 주위를 쓱 둘러보고는 배시시 웃는다.볼우물이 쏙쏙 패이는 말간 웃음.썰렁해진 세트장 분위기도,영하 10∼20도를 밥먹듯 오르내리는 맹추위도 순식간에 달래놓는다. 다시 큐사인.시치미 똑 떼고 그새 위엄넘치는 명나라 공주로 돌아가더니 불호령을 친다.“(중국어로)여기서 내가 목숨끊는 것을 보겠느냐? 아무도 나서지마.혼자 나갈거야!”[포위당한 성안에서 혼자 원나라 병사들에 맞서러 나가며]‘무사’에서의 역할은 원나라와의 대결 와중에 적군에 납치되는 명나라 공주 부용이다.한족 피난민을 이끌고 대륙을 횡단하는동안 고려의 무사 여솔(정우성),최정(주진모)과 삼각관계가 된다. “제일 힘든 거요? 말도 못하게 추운 날씨요.다음은 무서운 감독님이구요”촬영에 합류한 것은 지난 9월초부터다.그날 이후 쉬는 날이라곤 단사흘뿐이었다.그런데도 한점 피곤한 기색이 없다.일일이 통역이 따라붙는 인터뷰에도 인상 한번 구기는 법이 없고. 이력으로 따지자면 그는 아직 솜털 뽀송뽀송한(?) 병아리 배우다.데뷔작은 올해 베를린영화제 은곰상을 받은 장이모우 감독의 99년작 ‘집으로 가는 길’.국내에선 이안 감독의 ‘와호장룡’에서 저우룬파(周潤發)의 상대역으로 나와 얼굴이 알려졌다.최근엔 쉬커(徐克)감독의 ‘촉산정전’도 찍었다.김성수 감독이 “총명한 배우”라고 침이마르게 칭찬하더니,당차긴 당차다.기라성같은 감독들을 놓고 또박또박 작업스타일을 품평까지 한다.“보통 감독들은 머릿속에 미리 그림을 그려놓고 거기에 꼭 들어맞는 연기를 주문해요.그런데 김성수 감독은 달라요.그때그때 현장에서의 디테일을 중시하고 배우들의 감정변화를 존중하더라구요.연기자 입장에서 볼때 배우와 상의할 줄 아는 감독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그가 캐스팅된 건 지난해 말쯤이었다.북경을 들른 싸이더스우노 차승재 대표가 ‘집으로 가는 길’을 보고난 뒤였다.귀띔하자면,그의 몸값은 1억6,000만원.왜 한국영화를 선택했는지,불쑥 물어봤다.준비하고 있었던 듯 태연히 되돌려주는 대답.“많이 배울 수 있다는 게 이유였죠.다양하고 폭넓은 영화를 찍고싶다고 늘 생각해왔으니까.지난봄 북경전영학교에서 한국영화 특별전이 열렸는데,거기에 김감독의‘태양은 없다’가 폐막작으로 상영됐어요.폭발력과 힘을 느꼈고 마음을 정했죠”북경 출신인 그는 현재 중국 국립연기학교 3학년에 재학중이다.한국스태프들과 한솥밥을 먹고 지낸지 석달여.“불고기를 질리도록 많이먹었다”고 엄살피우는 얼굴위로 ‘리틀 공리’란 별명이 오버랩돼지나간다. 종일 불어대는 바닷가 흙바람,토성 사이로 듬성듬성 자라난 풀,멀리막사에 나부끼는 찢어진 깃발.세트장 주변이 온통 모노톤으로 황폐한 느낌인데,천연색으로 도드라지는 건 딱 두가지.유난히 파란 하늘과장쯔이의 미소다. 중국 흥성 황수정기자 sjh@. * ‘무사’어떤 영화인가. 김성수 감독의 ‘무사’는 촬영과정에서부터 여러 기록을 만들고 있는 스펙터클 무협액션이다.현장에 동원되는 스태프가 많게는 300여명.대륙을 횡단하는 중국 올로케이션에는 촬영용 차량이 50대가 동원되고,100여마리의 말이 한꺼번에 등장하기도 한다. 중국의 유명 스태프들이 손발을 맞추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시네마스코프(가로·세로의 비율이 2.35대1)화면으로 선보일 영화는 볼거리가 풍성하다.3개월에 걸쳐 만들어진 흥천의 해안토성 세트는그중에서도 압권.실제 오래된 토성을 옮겨놓은 듯한 세트는 미술을책임진 중국의 후오팅샤오 감독 덕분이다.그는 ‘현위의 인생’ ‘패왕별희’ ‘시황제 암살’ 등에서 미술을 맡았다. ‘패왕별희’의 여성 프로듀서 장시아가 무려 10개월동안 발굴한 촬영지들도 영화의 스케일을 키운다.내몽고밑 회족 자치구에서 사막과황무지,협곡,구릉,석산,갈대숲 등이 장대한 화면을 만든다.음악은 ‘에반겔리온’의 일본인 작곡가 사기스 시로우 작품이다. 영화의 시대적 배경은 원이몰락하고 명이 건국되던 혼란기인 14세기.명나라 사신으로 간 고려의 아홉 무사가 원·명의 갈등에 휩쓸려 역경을 헤쳐나가는 줄거리다.장중한 액션 사이사이로 멜로적 색채가 가미된다.총제작비는 52억원.이달 20일쯤 크랭크업되는 영화는 내년 상반기에 개봉될 예정이다. 황수정기자
  • 詩帖 ‘조천증행록’ 가치는

    ‘조천증행록(朝天贈行錄)’의 가치가 높게 평가받는 까닭은 무엇보다도 한 시대를 대표하는 문인·학자들의 작품을 한데 모았으며 그것들이 대부분 처음 공개됐다는 사실에 있다.이처럼 여러 문인이 한 개인을 위해 작품을 내놓았고 그 작품이 각자의 개인문집 등에는 전하지 않는 것은,그 작품이 ‘전별시(餞別詩)’라는 독특한 성격을 가졌기에 가능했다. 시첩의 주인공인 우천(牛川)윤경립(尹敬立·1561∼1611)은 동지사(冬至使)로 임명돼 선조 37년(1604)음력 8월초 명나라로 사신 길을 떠난다.이에 교류가 깊은 당대 문인들이 석별을 아쉬워하는 동시에 무사귀환을 빌며 그에게 시를 한 수씩 써준 것이다.따라서 그 작품들은윤경립 집안에서 보유했을 뿐 지은이들에게는 남지 않았다. 윤경립은 당대의 명관(名官)이었고 인품도 뛰어난 것으로 전한다.1588년 병과에 급제,벼슬길에 들어선 뒤 임진왜란 때 공을 세워 동부승지·충청도관찰사·병조참의 등을 지냈으며 동지사로 떠날 때는 첨중추부사였다.어느 자리에 있건 백성을 사랑하며 공평하게 일을 처리했다.성품도 중후하고 소박했다고 한다.그렇기에 이처럼 당대 문인들과널리 교류할 수 있었을 것이다. 시첩에 실린 작품들은 조선시대 사대부들끼리 주고받은 ‘이별의 시’로 남녀간의 별리를 주제로 한 연시(戀詩)류와는 격조가 다르다.예컨대 윤경립보다 다섯살 아래인 상촌(象村)신흠(申欽·1566∼1628)은 “해마다 동지사를 익히 봐 왔건만/오늘따라 이 시가 갑절이나 슬프구나/오랜 벼슬살이 굴곡도 많았지만/그동안 우린 형제처럼 지냈구려/요동 변방에는 겨울바람도 찬데/…”라고 읊었다. 그런가 하면 ‘지봉유설’의 저자 이수광(1563∼1628)은 “가을바람소슬한데 이별하니 한스럽네/지루한 여행길이 천리가 넘어/근심걱정에는 술이 최고일세/강관(江關)매화꽃 지기 전에 부디 돌아오게”(‘윤첨지를 동지사로 보내면서’)라며 벗을 전송하였다. ‘조천증행록’은 또 친필 작품들을 남긴 점에서 큰 가치를 인정받는다.남창(南窓)김현성(金玄成·1542∼1621)의 시는 특히 글씨 덕에 더욱 빛난다.작고한 금석학의 대가 임창순(任昌淳)은 생전에 “같은 시대 한석봉(韓石峯)이 워낙 이름을 떨쳐 비갈(碑碣)을 쓴 숫자에서 따르지 못하나,그가 죽은 뒤에는 중요한 것을 도맡아 썼다”며 남창을한석봉에 버금가는 명필로 평가한 바 있다. 남창의 이 작품은 임창순이 감정하는 과정에서 그 존재를 알게 돼 지난 75년 편찬한 ‘한국미술전집’11권 ‘서예’편에 실렸다.‘조천증행록’에 수록된 작품 중에서 유일하게 이미 공개된 것이다. 시첩에 실린 작품이 모두 친필은 아니다.3편은 엮은이 윤필양(尹弼襄)이 스스로 베껴넣은 것이라고 서문에서 밝혔다.한음(漢陰)이덕형(李德馨)과 이판교(李判校)의 시는 타인이 이를 탐내 훔쳐가는 바람에,이춘영(李春英)의 시는 두편 가운데 한편을 후손이 나눠달라고 해서주고는 베껴서 채워넣었다는 것이다.이같은 일화는 결국 시첩에 실린친필시들을 후대에서 얼마나 귀히 여겼는가를 입증하는 사례들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조천증행록’은 국문학·서예사 말고 역사 연구에서도 귀중한자료로 꼽힐 만하다.1600년대 초는 이미 조선조에 당파가 자리잡은시기여서 윤경립의 시첩에 실린 인물들의 상호관계가 주목을 끌었다. 서울대 규장각의 김문식(金文植)학예연구사는 “조선 중기의 인물교류사 연구에 큰 보탬이 된다”고 평가했다. 정운현기자 jwh59@ 한시 번역 김경숙 서울대강사
  • 400년전 詩帖 첫 공개

    1600년대 초기를 대표하는 문인·학자들의 미공개 시 40여편을 담은시첩 ‘조천증행록(朝天贈行錄)’이 400년 만에 공개됐다. 시첩에는 ‘오성과 한음’으로 유명한 한음 이덕형(李德馨)을 비롯해 ‘지봉유설’의 저자 이수광,‘어우야담’의 유몽인(柳夢寅,조선 중기의 대문장가인 상촌 신흠(申欽) 등의 작품이 들어 있다.당시 한석봉(韓石峯)과 더불어 글씨에서 쌍벽을 이룬 남창 김현성(金玄成)의친필 시도 실었다. 수록한 작품은 대부분 지은이의 개인문집이나 다른 서책에 포함되지않은 작품인데다 친필로 쓴 것이어서 국문학·서예사 연구에 대단히중요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서지학자인 이종학(李鍾學)전 독도박물관장이 21일 본지에 단독 공개한 ‘조천증행록’은 조선 중기의 문신 윤경립(尹敬立)이 1604년 명나라 사신으로 떠나기에 앞서 문우·가족 등이 써준 전별시 40여편을 모아 만든 시첩(詩帖).건곤(乾坤,상하) 2권으로 구성했는데 한지에작품을 한편씩 붙였으며 전체 상태가 훼손됨이 없이 매우 양호하다. 발문에 따르면 윤경립의 부친 윤선각(尹先覺)이 제목을 정해 서책으로 꾸민 것을 5세손 필양(弼襄)이 다시 2권으로 나눠 장정했다. 이 전 관장은 “30여년 전에 고서점에서 우연히 발견한 뒤 책의 진위와 내용을 연구하느라 그동안 공개하지 않다가 검증을 마쳤다고 여겨 이번에 발표하게 됐다”고 밝혔다. ‘조천증행록’에 수록된 작품을 일부 감정한 최웅(崔雄)강원대 국문학과 교수는 “신흠의 시는 그의 문집인 ‘상촌집’에 실린 7언율시532편 중에 포함되지 않았음을 확인했다”면서 “한 시대를 주름잡은 문인들의 미공개 작품이 이처럼 무더기로 발견된 것은 국문학사에서 대단히 가치가 크다”고 말했다. ‘조천증행록’은 민족문화추진회가 발행한 ‘한국문집 총간’에도빠지는 등 학계에 전혀 보고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번에 처음으로 그실체를 선보였다. 정운현기자 jwh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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