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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싸한 향에 입맛도 사네… 경상도의 봄 부추 밥상

    알싸한 향에 입맛도 사네… 경상도의 봄 부추 밥상

     알싸한 향으로 입을 적시고 기운을 불끈 북돋우는 부추는 봄 밥상에 빠져선 안 되는 보배다. 수천년을 이어 온 세월만큼 강인한 생명력을 자랑하며 활력을 선사한다. 17일 오후 7시 30분에 방영되는 KBS 1TV ‘한국인의 밥상’은 경상도의 부추 밥상을 찾아 나선다. 부추김치와 부추전뿐 아니라 뿌리부터 꽃까지 버릴 부분 없이 활용하는 가지각색의 부추 요리를 만나는 시간이다.  경상도에서는 부추가 부부의 정을 오래도록 지켜 준다는 의미에서 부추를 ‘정구지’라고 부른다. 40년을 함께한 정경애·조창래씨 부부의 밭에는 토종 정구지가 언 땅을 뚫고 고개를 내밀었다. 막 뜯어 온 향긋한 산나물과 같이 무쳐 먹어도, 더덕장아찌와 전을 부쳐 먹어도 맛이 좋다. 시간이 지날수록 두터워지는 부부의 정처럼 산골짜기 항아리 속 정구지장아찌의 맛도 깊어 간다.  멸치 떼가 남해에 돌아오면 봄 부추의 향도 더욱 깊어진다. 이즈음 경상도 사람들의 밥상에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부추김치. 비릿한 멸치젓과 알싸한 부추의 향이 오묘하게 더해져야 진정한 경상도 부추김치의 맛이 완성된다. 노릇하게 구운 멸치를 부추김치에 싸 먹으면 남해의 봄을 절반은 먹은 셈이다.  봄 부추를 처음 수확하는 날엔 정구지계 모임이 열린다. 마을 어른들이 모여 갓 뜯은 초벌부추를 무치고 돼지고기 수육을 곁들이는 것이다. 과거엔 땡초를 넣은 정구지찌짐을 지져 내는 고소한 냄새에 막걸리의 시큼한 향이 마을에 진동했다. 알싸한 부추 향에 취해 정을 나누던 정구지계가 사라져 가는 것이 못내 아쉬운 강희철씨가 지인들을 모아 오랜만에 솜씨를 발휘한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잦은 기상악화로 멸치 어민 울상

     올해 들어 잦은 기상악화로 멸치 어민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14일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남해지사에 따르면 여수 수협의 주요 거래 품목인 건멸치의 위판량이 감소했다.  일반적으로 봄 어기에 해당하는 1~3월 사이의 위판량은 연간 전체 위판량의 24% 정도로 최근 3년간 평균 위판량은 1759t이었으나, 올해는 3년 평균의 63% 수준인 1103t에 그쳤다. 위판금액도 45억 50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5억 5000만원보다 18.0%, 2012년의 69억 9000만원에 비해서 34.9% 감소했다.  건멸치는 여수 어민들의 중요 소득원이며, 여수 수협의 주요 거래 품목으로 매년 평균 450억원 이상의 위판실적을 올렸다.  하지만 올해는 설 연휴 이후 잦은 기상악화 때문에 출어를 포기하는 어선이 많아 조업이 부진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봄 어기의 부진한 조업실적으로 인해 금어기(4~6월)에 판매할 멸치 물량의 부족 사태 등으로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관계자는 “현재 기상조건이 좋아 일부 어선들이 정상 조업을 재개했지만 위판실적 만회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지역 내 어업인들과 소비자들을 위해 앞으로도 주요 어종에 대한 어황 동향을 제공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여수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참을 수 없는 장바구니의 가벼움

    참을 수 없는 장바구니의 가벼움

    ‘양파, 배추 등 물량이 너무 많다는데 시장 보는 비용은 왜 더 드는 것 같지?’ 요즘 가정주부들의 주요 의문 중 하나다. 채소나 과일 등의 가격은 지난해보다 크게 하락했지만 축산물 가격은 반대로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또 농축산물 가격을 품목별로 분석해 보면 가격이 오른 품목과 내린 품목의 수는 거의 비슷하다. 비싼 축산물 가격은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비교적 저렴한 채소 가격은 하락하면서 생긴 가격 양극화에 장바구니 사정은 오히려 나빠진 셈이다. 27일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가격정보시스템(Kamis)에 나온 61개 농축산물 가격을 분석한 결과 국산 돼지 생삼겹살(100g)의 지난 26일 가격은 1954원으로 지난해 같은 날(1213원)보다 61.1% 상승해 가장 많이 올랐다. 호주산 소갈비가(100g) 1814원에서 2585원으로 42.5% 상승했고 계란(10개)이 1440원에서 2030원으로 41% 올라 3위였다. 단감(29.8%)과 미국산 소갈비(27.9%)가 뒤를 이었다. 5위 중에 4개가 축산물일 정도로 축산물 가격은 크게 치솟았다. 돼지고기 가격은 지난해 11월 해외에서 돼지 설사병(PED)이 유행하면서 올랐다. 새끼 돼지의 폐사율이 5%에 이르는 병이다. 이에 따라 수입삼겹살도 지난 1년간 9.7% 상승하면서 국내산 삼겹살의 공급부족을 모두 메워주지 못하고 있다. 조류인플루엔자(AI)의 유행도 돼지고기와 소고기 가격 상승의 원인이다. 반면, AI에 대한 학습효과로 닭의 수요는 크게 줄지 않아, 닭 가격(1㎏)은 6309원에서 6360원으로 0.8% 올랐다. 수산물 가격도 오르는 추세다. 굴(1㎏)은 1만 3220원에서 1만 5151원으로 14.6% 상승했고, 김(8.4%), 건미역(7.3%), 건멸치(4.3%), 물오징어(2%) 등도 올랐다. 가격 하락폭 상위 1위부터 4위까지 모두 채소였다. 당근가격이 지난해 3월 26일 7058원에서 지난 26일 2139원으로 69.7% 급락했고, 배추(-52.6%), 양파(-49.5%), 파(-39.8%), 팥(-37.1%) 순이었다. 산지 풍년으로 물량이 많아진 탓이다. 이들 품목에 대해 농림축산식품부가 일정량을 수매하거나 폐기하는 시장격리 조치를 시행했지만 내림세는 그대로다. 총 27개 채소 품목 중에 20개의 가격이 내렸지만 호박(17.5%), 풋고추(16.6%), 토마토(12.9%) 등 7개의 가격은 올랐다. 또 총 61개 품목 중에 가격 상승 품목은 28개이고, 내린 것은 33개로 크게 차이가 없었다. 채소 가격 급락에도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체감 물가가 여전히 높은 이유다. 특히 단가가 비싼 축산물 가격이 모두 오른 탓이 크다. 송우진 농촌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돼지농가의 유행성 열병으로 6∼8월 도축 마릿수가 지난해보다 6.4% 줄고, 5월까지 한우의 출하량도 10% 이상 감소할 것으로 본다”면서 “당분간 축산물 가격의 오름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20년간 백두산 찍은 산악 사진가 안승일

    [김문이 만난사람] 20년간 백두산 찍은 산악 사진가 안승일

    4월의 어느 날이었다. 한라도령은 꽃향기에 잔뜩 취했다. 저절로 백두의 문이 열렸다. 금잔 한 잔에 시름 한 술 놓았다. 흰 구름과 함께 백두낭자가 나타났다. 낭자는 팔을 벌려 한라도령을 감싸 안았다. 고운 자태와 온화한 숨결로 그를 따뜻하게 포옹했다. 도령은 낭자의 아름다운 치마폭에 푹 빠졌다. 도무지 헤어날 수가 없었다. 세월 가는 줄 몰랐다. 낭자는 어느새 백두의 여신으로 변했다. 도령은 얼마 후 세상을 향해 다음과 같이 고백했다. ‘나는 내 인생에 있어서 가장 설레는 20년을 백두산에서 살았다. 나는 내 삶의 가장 중요한 한 마디를 백두산에 묻었다. 백두산은 나의 스승이요 사랑이다. 20년 전 그를 만나지 못했다면 나는 자연을 복제해내는 단순한 인간 복사기로, 사람질 제대로 못해 보고 머저리 사진장이의 삶을 살고 말았을 것이다.’ 산악사진가 안승일(68)씨는 ‘괴짜’로 통한다. 20년 동안 사시사철 백두산에 살다시피 하며 백두산 속살만 수십만 컷을 찍었다. 단순히 카메라 셔터만 누르지 않았다. 그는 스스로 “나만큼 진하게 백두산의 영혼과 동고동락한 사람이 있으면 나와 보라”고 할 정도로 백두산에 미쳐 지냈다. 천지를 보는 순간 백두의 신을 만나 넙죽 큰절을 올리면서 단박에 시작된 백두산 인생이었기에 ‘괴짜, 백두산의 곰’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오로지 사진 한 장을 담기 위해 백운봉에서 장군봉으로 솟는 해를 기다리며 영하 50도를 견뎌냈던 날이 하루 이틀이 아니었다. 아예 천막집을 두 채나 짓고 살았다. 계속되는 눈보라에 밖에 나갈 수도 없었다. 천막집 안에서 김치전과 만두를 빚고 눈 녹인 물로 북어 대가리와 멸치 육수를 만들어 칼국수만 먹다 보니 복부비만에 고지혈증 환자가 됐다. 제대로 된 일출 하나 건지려고 서백두 청석봉에서는 눈구덩이를 파고 지낸 일이 수백 번은 된다. 그러나 아무리 추워도 한 컷 한 컷에 대한 기대감으로 동화 속의 주인공처럼 즐겁게 지냈다. 백두산 하늘 아래 첫 동네인 이도백하에 조그마한 아파트를 하나 사서 작업실을 꾸렸다. 백두산을 마주 보는 식탁에서 밥을 먹고 뒹굴뒹굴 책이나 보다가 미풍을 타고 살살 들어오는 구름이 산과 어울리는 낌새가 보이면 후다닥 집 근처 오름으로 달려갔다. 운 좋은 날이면 창밖으로 펼쳐진 웅장한 장백산맥의 새벽을 담았다. 그렇게 사진을 찍고 또 찍으며 살았다. 최근 안씨는 서울 종로구 인사동의 한 갤러리에서 ‘불멸 또는 황홀’이라는 제목으로 백두산의 20년 사진전을 열어 ‘역시 괴짜 안승일’이라는 낙관을 또 한번 찍었다. 백두산에서 지낸 세월이 궁금해 지난 18일 서울 충무로의 한 인쇄소 사무실에서 안씨를 만났다. 그는 이곳에서 ‘아직도 갈 수 없는 산’과 ‘우리 동네 꽃 동네’라는 두 권의 사진집을 최근에 찍어냈다. 백두산 20년의 흔적이 담긴 것들이다. 사진집을 들추던 그에게 어떻게 해서 백두산과 인연을 맺었는지 먼저 물었다. “1994년 4월이었지요. 오랫동안 알고 지내는 산악인 글쟁이 박인식씨가 백두산에 가자고 하더군요. 그때만 해도 통일이 된 후에나 백두산에 가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4, 5년 뒤면 통일이 될 줄 알았지요. 인천항에서 박씨를 만났는데 다른 일행 열댓 명과 같이 왔습니다. 이들은 중국 여러 곳의 여행코스 중 백두산에 들르는 일정을 잡고 있었지요. 하지만 저는 백두산 코스에서 숙명처럼 혼자 남게 되면서 20년 동안 그곳에 파묻히게 됐습니다. 필름 현상을 위해 한국에 와야 할 때 말고는 줄곧 백두산에서 지냈지요.” 처음에는 하루하루가 고난의 연속이었다. 산과 완벽하게 하나가 되지 않으면 어떤 일이든 쉽지가 않았다. 기상이변이 워낙 심해 ‘진경의 순간’을 놓치기 일쑤였다. 눈 덮인 산에서 한 송이 국화꽃을 찾는 것처럼 마땅한 터를 잡고 앉아 꼼짝없이 기다려야만 했다. 그러다 보면 가끔 중국 병사와 맞닥뜨려 ‘수상한 자’로 내몰리기도 했다. “하루는 중무장한 중국 군인 셋이 제 방에 들어와 조사할 것이 있다고 하더군요. 사진을 찍으러 왔다고 하자 그렇다면 얼른 찍고 갈 것이지 왜 오랫동안 살고 있느냐, 국경 부근에 어슬렁거리는 것은 다른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냐, 카메라와 렌즈들은 무슨 용도에 쓰이는 것이냐고 다그쳤습니다. 결국 저의 진심을 알게 되면서 나중에는 친한 사이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백두산에서 1년을 지낸 뒤 ‘백두산’이라는 사진집을 냈다. 장기체류하면서 위험을 무릅쓰고 찍은 생생한 장면들이 모였다. 백두산이라는 하나의 피사체에 4m에서 16m에 이르기까지 마치 백두산에 들어와 있는 착각을 일으킬 만한 사진들이었다. 이어 안씨는 북한 쪽에서 백두산을 찍은 일본 사진작가 이와하시의 사진 ‘장백산’과 자신의 사진 ‘백두산’을 합해 서울 인사동에서 전시회를 열었다. 그는 이때 ‘백두산’ 사진집 표지 안쪽 날개에 다음과 같은 글을 적어 눈길을 끌었었다. ‘정일이 형님, 백두산 금강산 사진이 필요하시면 일본 사람 부르지 마시고 내가 좀 찍게 해주시오. 나는 평생 산 사진을 찍어온 사람이오. 사진은 재주나 기술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 혼이 들어 있어야 합니다. 민족의 피가 흘러야 합니다. 내 조국 산하를 왜 일인들에게 빼앗겨야 합니까.’ 2001년 6월 평양 인민대학습당에서 남북공동사진전이 열릴 때에도 난생처음 넥타이를 매고 ‘정일이 형님’을 향해 이 같은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그는 백두산 사진작업을 통일을 위한 민족화합에 초점을 맞추면서 시작했다. 그래서 백두산 사진은 대부분 ‘남과 북 상실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이에 대해 그는 “혹자는 감상적 통일론자라고 할지 모르지만 백두산에 있다 보니 참으로 이상한 산이라는 걸 느끼게 됐다”면서 “애국자도 아닌 사람에게 나라를 걱정하게 하고 국가관이 뚜렷하지 않은 사람에게 민족의 앞날을 생각하게 한다”고 말한다. 1998년 부산에서 열린 북한의 사진가 김용남의 사진과 함께 2인전을 통해서도 이 같은 ‘백두산의 혼’을 알리기도 했다. 산과의 인연은 어떻게 해서 맺게 됐을까. 어릴 적부터 시끄러운 세상살이가 싫어 자꾸 산으로 갔다. 중학교 때였다. 그해 처음 뜨는 해를 본다고 삼각산으로 갔다. 어른으로 성장하면서 지리산이나 설악산의 텐트 속에서 새해를 맞이했다. 서울에서 태어난 그는 심훈의 소설 ‘상록수’에 심취했다. 나중에 한적한 시골에서 살 생각에 건국대 원예학과에 입학했다. 하지만 공부는 뒷전이고 시간만 나면 산으로 가서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2학년 때 대학을 중퇴한 그는 사진을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위해 서라벌예술대 사진과에 들어갔다. 하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나이 많은 자신한테 반말로 하대하는 후배들과 같이 지내는 것이 꼴사나웠다. 다시 등산 장비를 챙기고 산으로 올라갔다. 간첩으로 오인받아 여러 차례 경찰서에 끌려가기도 했다. 이럴 무렵 서라벌예대 산악회 선배들한테 결혼 사진을 찍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1968년 당시에는 신랑 신부가 결혼 예복을 입고 경복궁이나 덕수궁에서 기념촬영을 하는 붐이 일기 시작했고, 그런 분위기에 따라 결혼하는 선배들이 그를 불렀던 것이다. 나중에는 결혼하는 친구들도 그를 찾았다. 이래저래 돈이 모였다. 1979년 충무로에 스튜디오를 내고 광고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경제적 여유가 생기자 달동네에서 어렵게 사는 아버지한테 500만원을 건네면서 집을 늘려 구하는 것이 어떠냐고 했다. 하지만 아버지는 오히려 아들에게 사진집을 만들 것을 권유하면서 사진가로 대성하기를 바랐다. 이렇게 해서 1982년 첫 사진집 ‘산’을 시작으로 ‘삼각산’ ‘한라산’ 등이 연이어 나왔다. 도봉산 인근에 작업실을 위한 땅을 장만할 만큼 돈을 모았다. 충무로 생활 10년쯤 지날 무렵 그는 백두산에 ‘필’이 꽂히면서 모든 것을 접고 백두산으로 훌쩍 떠나게 된다. 벌어놓은 돈까지 몽땅 백두산 사진에 투입했다. “경제적으로는 다시 어려워졌지만 제게는 영원한 스승이자 연인과 같은 백두산이 곁에 남아 있습니다. 항상 뿌듯하고 행복합니다. 또한 지금 와서 효자 노릇까지 하고 있습니다. 백두산 사진을 달라는 사람이 있어서 (사진을)크게 인화해주곤 합니다. 살림에 보탬이 되고 있거든요(웃음).” 백두산 사진은 몇 장 정도 가지고 있을까. 웃으면서 “그런 질문은 잘못된 것이다. 8을 옆으로 누이면 무한대를 나타내는 수학기호가 된다. 그만큼 정말 지독하게 찍었다”면서 “하지만 고르고 골라 엄선해서 내놓을 만한 사진은 100여장이다. 찍은 사진 컷 수는 아무런 의미가 없으며 과연 몇 장의 사진을 건지느냐가 중요하다. 그나마 20년 동안 운 좋게도 100장 정도 건졌다고 생각한다”며 웃는다. 다시 물었다. 백두산은 그에게 어떤 의미로 존재할까. “저는 20년 동안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추석을 백두산에서 보냈습니다. 백두산은 우리 민족이 함께 손에 손을 잡고 가야 할 산입니다. 그런데 우리 마음속에서 점점 멀어져 가고 있는 산입니다. 제가 사진을 찍는 작업이 민족화합의 그날을 한시라도 앞당길 수 있다면, 저의 사진으로 우리 민족의 문화통일이라도 한 발 앞당길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그는 이제 16세 때 맨 처음 카메라 매고 올랐던 삼각산부터 다시 오를 예정이다. 초심으로 돌아가 산악사진 인생 2막을 뚜벅뚜벅 걸어가기로 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안승일은 1946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16세 때부터 카메라를 매고 산에 올랐다. 서라벌예술대 사진과를 중퇴했다. 1979년 서울 충무로에 그린스튜디오를 설립해 광고사진을 찍었다. 1994년부터 20년 동안 백두산 사진에만 몰두했다. 주요 사진전으로는 ‘한국의 산’(1970·1975년), ‘백두산-일본 사진가 이와하시와 2인전’(1996년), ‘백두산-북한 사진가 김용남과 2인전’(1998년), ‘남북공동사진전-평양’(2001·2004년), ‘산의 영과 기-서예가 권창륜과 2인전’(2011년), ‘백두산 사진전-불멸 또는 황홀’(2014년) 등이 있다. 또한 사진집으로는 ‘산’(1982년), ‘삼각산’(1990년), ‘한라산’(1993년), ‘백두산’(1995년), ‘굴피집’(1997년), ‘아리랑’(1999년), ‘고산화원’(2007년), ‘천상지천하화’(2010년), ‘백산백화’(2013년), ‘아직도 갈 수 없는 산’(2014년), ‘우리 동네 꽃 동네’(2014년) 등 10여권을 발간했다.
  • 술맛·입맛 돋우는 석쇠구이 안주, 어디가 맛있을까?

    술맛·입맛 돋우는 석쇠구이 안주, 어디가 맛있을까?

    우리나라는 상고시대부터 육류를 구워 먹었기 때문에 고기를 굽는 도구 또한 일찍부터 발달됐다. 철사나 구리를 가로와 세로로 그물처럼 얽어 만든 석쇠 또한 고기를 장작이나, 숯불, 연탄불 위에 직화로 구워 먹을 때 쓰는 조리 도구로 오래전부터 사용해 왔다. 튀기거나 볶는 것에 비해 석쇠에 구운 요리들은 기름기가 빠진 대신 육즙이 살아있고 불에 직접 구워 고소한 맛과 담백한 식감이 뛰어나 지금 같은 환절기에 입맛과 기운을 돋우기에도 좋다. 에너지 충전이 필요한 나른한 봄날에 훌륭한 밥 반찬이자 술 안주로 우리 민족의 사랑을 받아 온 석쇠구이를 제대로 구울 줄 아는 맛집에서 즐겨 보는 것은 어떨까? △숯불요리와 국수까지 맛볼 수 있는 ‘인사동 석쇠구이’=옛 정취가 물씬 묻어나는 인사동 입구에서 화장품 가게를 낀 골목길을 따라 들어가면 맛있는 냄새가 가득 번져 나오는 곳이 있다. ‘맛을 모르면 찾기 어려운 집’이란 글귀를 간판에 달고 있는 ‘인사동 석쇠구이’가 바로 그 맛있는 냄새의 근원지다. ‘인사동 석쇠구이’는 돼지간장 석쇠구이, 돼지고추장 석쇠구이, 닭고추장 석쇠구이가 골고루 인기 있는 곳으로 눈에 잘 뛰지 않는 자리에 위치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입 소문을 타고 석쇠구이 맛집으로 제법 알려진 곳이다. 석쇠구이를 주문하면 제공되는 멸치국수와 비빔국수 또한 일품이라 찾는 이들의 만족도가 높다. △연탄불과 향긋한 파의 궁합 ‘왕십리 한량석쇠집’=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왕십리 한량석쇠집도 맛집 블로거들의 칭찬이 자자한 곳으로 저녁 시간에는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만큼 석쇠구이가 맛있기로 유명하다. 이 집 메뉴들은 연탄불에 초벌된 삼겹살과 고추장 불고기, 매운 불족발 위에 파를 올려 나오는 것이 특징이다. 은은한 숯향이 배인 고기와 향긋한 파, 이 집에서 만든 간장소스의 절묘한 궁합이 살얼음을 얼려서 나온 소주 안주로 안성맞춤이다. △옛 생각에 절로 잠기는 ‘석쇠구이 전문점 구(舊)노(路)포차’=’골목길의 이슬 같이 마음을 달래주는 행복한 가게’란 의미를 담고 있는 구(舊)노(路)포차는 70,80년대를 떠올리게 하는 복고풍 콘셉트의 포차로 잘 알려졌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봤음직한 그 시절의 모습이 잘 구현된 실내 인테리어도 인상적이지만 석쇠구이 전문점답게 닭발, 불고기, 제육구이, 오돌뼈구이, 꼼장어구이, 삼치구이, 고등어구이 등 육해공을 아우르는 다양한 석쇠구이를 맛볼 수 있다. 석쇠에 올려져 숯불에 노릇노릇 구워져 나오는 석쇠구이의 고소한 맛과 더불어 미치겠닭, 도마 계란말이, 야족발, 골뱅이홍합탕도 푸짐한 양과 맛을 자랑하며 매출을 올리고 있는 이 집의 인기메뉴다. △보양식의 대명사 장어구이집 ‘풍천민물장어 도소매 직판장’=신도림역 인근의 풍천민물장어 직판장은 셀프장어구이 전문점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곳이다. 직판장에서 막 잡은 100% 국내 장어를 즉석에서 직접 굽는 전문점이라 신선도를 유지하는 담백한 장어의 풍미를 느낄 수 있다. 숯불에 셀프로 구워먹는 장어구이란 것도 독특하지만 저렴한 가격에 무한 리필이 된다는 점도 이곳을 찾은 이들이 맛집으로 적극 추천하는 이유 중 하나다. 기운이 빠지고 나른해지는 봄날, 은은하게 코끝으로 스미는 숯불향이 맛의 풍미를 더하고 느끼한 기름기는 빠져 담백함이 가득한 석쇠구이로 술맛과 입맛을 돋우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연예팀 seoulen@seoul.co.kr
  • 흐르는 삶과 죽음을 노래하다

    흐르는 삶과 죽음을 노래하다

    ‘거실에서는 소리의 입자들이 내리고 있다/살 흐르는 소리가 살살 내리고 있다/30년 된 나무 의자도 모서리가 닳았다/300년 된 옛 책장은 온몸이 으깨어져 있다/그 살들 한마디 말없이 사라져 갔다/살살 솰솰 그 소리에 손 흔들어 주지 못했다/소리의 고요로 고요의 소리로 흘러갔을 것이다/조금씩 실어 나르는 손이 있다/멀리 갔는가/사라지는 것들의 세계가 어느 흰빛 마을을 이루고 있을 것’(살 흐르다) 물건은 닳아지고 육신은 무너져 내리는, 만물이 소멸로 향해 가는 시간. 시인은 작별인사도 없이 사라져 버린 그 입자와 살들이 어디선가 또 하나의 세계를 이루고 있을 것이라 짐작한다. 올해 등단 50주년을 맞은 신달자(71) 시인의 열세 번째 시집 ‘살 흐르다’(민음사)에 흐르는 생과 죽음에 대한 사유를 압축한 표제시다. 이를 두고 황현산 문학평론가는 “초월적 포기의 가치”라며 “가지려 하나 가질 수 없었던 것, 지키려 하나 지킬 수 없었던 것을 놓아버리면서 끌어안게 되는 내력이 그와 같다. 삶이 그 구질구질함에서 고요한 얼굴을 들어 올리고 시와 만나는 절차가 그와 같다”고 짚는다. 삶에 대한 실존적 고뇌를 섬세한 감성으로 포착해온 시인은 새 시집에서도 가정백반, 옥수역, 손톱 관리, 스타벅스, 삼익떡집, 신사동 먹자골목 등 세속의 것들에서 시의 언어를 길어낸다. ‘바다의 쓰라린 소식’과 ‘들판의 뼈저린 대결’이 몸을 섞은 멸치와 양파의 ‘국물’이 남편과의 관계와 같았음을 깨닫고, ‘딸들의 저녁식사’에서 배다른 자매들과 갈비 10인분, 소주 다섯 병을 비우면서는 엄마들을 상처 입힌 아버지와 화해를 한다. ‘피가 졸고 졸고 애가 잦아지고/서로 뒤틀거나 배배 꼬여 증오의 끝을 다 삭인 뒤에야/고요의 맛에 다가옵니다/(중략)/바다만큼 들판만큼 사랑하는 사이는 아니었지만/몸을 우리고 마음을 끓여서 겨우 섞어진 국물을 마주보고 마시는/그는 내 생의 국물이고 나는 그의 국물이었습니다’(국물) 2부에 실린 5편의 혀에 대한 연작시는 폭언, 독설을 뱉어온 혀에 대한 곡진한 참회이자 말의 빛과 그늘을 숙성시키는 노래로 들린다. ‘단 한마디로/천년 덕을 누리고//단 한마디로/만년 덕을 허무는/벌겋게 독버섯으로/숨어 꿈틀거리는/악덕//하늘의 별을 모두 뭉친 우주 하나를 누구나 하나씩 모시고 있으니’(혀1) ‘밤새 혀가 아파 뒹굴었다//내가 잠든 사이/하루 동안의 말을 자문하며 설거지하고 있었던 것일까//거친 목소리가 숨소리에 가 업히고/그 목소리의 여운이 위로를 기다리며 몸을 뒤척일 때/그 붉은 살점 덩어리가/혼돈의 열을 안고 끙끙 앓았나 보다’(혀2)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멸치잡이 17년 만에 이런 흉어기는 처음”

    “멸치잡이 17년 만에 이런 흉어기는 처음”

    “멸치잡이 17년 만에 이렇게 놀아보긴 처음이네요.” 지난 21일 울산 동구 방어동 방어진항에서 만난 최필종(49) 승진수산 대표는 한숨을 내쉬었다. 항구는 썰렁했다. 이맘때면 고깃배들이 근해에서 잡아올린 멸치를 실어나르고 다시 서둘러 바다로 돌아가느라 부산스럽다는데, 배는커녕 멸치 한 마리 구경할 수 없었다. 항구 특유의 비린내조차 맡기 어려웠다. 최 대표는 “보통 2월이면 하루에 1.5㎏들이 상자로 1만 2000개씩 잡혀야 하는데 올해는 6000개밖에 안 나온다”면서 “오늘 오전에는 1000개를 가까스로 채웠다”고 말했다. 멸치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이달 들어 기상 악화로 멸치 조업이 부진해 어획량이 급격히 줄었기 때문이다. 12~3월에는 국물 내는 데 사용하는 6~7㎝ 크기의 큰 멸치가 동해안에서 주로 잡힌다. 그런데 최근 동해안 폭설 등의 영향으로 바닷바람이 거세게 불면서 멸치잡이 배들이 항구에 발이 묶였다. 지난 1~21일까지 조업 일수가 고작 3일이다. 눈이 많이 내리면 바닷물도 차가워진다. 이 영향으로 난류성 어종인 멸치 어군이 수온이 낮은 바다 표면 대신 수심 100m가 넘는 깊은 바다에 형성돼 잡기도 어렵다. 수협에 따르면 큰 멸치의 이달 위탁판매량은 578t으로 1년 전(1629t)보다 90% 감소했다. 풍어를 이뤘던 전달(5900t)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친다. 이에 따라 멸치 시세도 갑작스레 올랐다. 전남 여수수협의 큰 멸치 위판 가격(1.5㎏ 기준)은 지난달 5807원에서 이달 6477원으로 10%가량 올랐다. 오는 4월부터 석 달은 법으로 정해진 멸치 금어기여서 올해 멸치 가격은 큰 폭으로 오를 전망이다. 더욱이 멸치는 복잡한 유통구조 탓에 산지와 소비자 가격의 차이가 큰 어종이다. 선단이 잡은 멸치는 경매인, 중매인, 중간상인을 거쳐 대형마트로 넘겨진다. 경매 및 중매 수수료와 중간상인의 이윤, 물류비용 등이 붙어 소비자들은 산지 가격보다 최대 2배가량 비싼 값에 멸치를 사고 있다. 롯데마트는 통영 멸치선단과 소포장 업체 바다원과 손잡고 이런 5단계 유통구조를 3단계로 줄였다. 선단과 직거래를 통해 경매 없이 원물을 확보할 수 있어 시세보다 15%가량 저렴한 멸치를 선보인다. 유통 마진을 줄인 대신 품질은 높였다는 게 업체들의 설명이다. 멸치는 잡은 즉시 소금물에 삶아 육지로 옮겨 하루 정도 건조한 뒤 상품으로 판매한다. 중간상인들은 이런 멸치를 대량으로 사들여 냉동한 뒤 판매하지만 선단과 직거래를 하면 바다에서 대형마트 판매대에 오기까지 빠르면 5일이 걸린다. 그만큼 상품이 신선하다는 것이다. 김도율 롯데마트 건해산물팀 상품기획자(MD)는 “멸치 삶을 때 보통 쓰는 수입산 소금 대신 국산 천일염을 쓰고 사용량도 절반으로 낮추는 등 품질 향상에 신경을 썼다”면서 “산지부터 가공, 유통까지 생산정보를 제공하는 멸치 수산물 이력제를 도입해 다음 달 3일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울산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김준의 바다 맛 기행] 바다의 귀공자 방어

    [김준의 바다 맛 기행] 바다의 귀공자 방어

    따르릉, 따르릉. 응답이 없다. 휴대전화 역시 받지 않았다. 관광지의 식당이 토요일에 문을 닫았을 리 없는데. 한참 후 다시 전화를 걸었다. 이제는 제법 귀에 익숙한 제주 말이 수화기 너머로 들려왔다. 대답도 하기 전에 질문부터 던졌다. “방어 있나요. 지금도 늦지 않았어요?” 방어 맛을 처음 본 건 언제쯤일까. 가물가물하다. 10년, 아니 그보다 더 됐을 것 같다. 확실한 건 12월 한겨울이었다는 것. 산란을 앞둔 방어는 마라도 해역에서 겨울을 이겨내기 위해 옷을 껴입듯 지방으로 중무장한다. 그런데 이게 화가 될 줄이야. 고소하고 쫄깃한 맛을 즐기는 인간의 독특한 식감 때문이다. 겨울이 방어 철이 된 이유다. 그래서 ‘寒(한)방어’라고도 불렸다. 사계절 인기가 좋은 부시리와 달리 산란을 하고 난 방어는 개도 먹지 않는다. 제주에서 여름을 나기 위해서 자리를 먹어야 한다면, 겨울을 나기 위해서는 방어 신세를 져야 한다. 요즘엔 제주사람만 아니라 뭍사람들도 방어를 찾아 제주로 식도락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일본에서는 방어를 ‘?’(부리)라 했다. 12월에 잡히는 방어를 가장 높게 쳐줬다.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은 우리나라의 방어를 많이 잡아갔다. 그중 대표적인 곳이 울산의 방어동이다. 조선시대 적을 막기 위한 ‘관방의 요해처’로 방어진(防禦陣)이 설치되었던 곳이다. 일제강점기에는 울산에서 일본인이 가장 많이 거주했던 지역이었다. 지금도 일본식 주택이 많이 남아 있다. 당시 방어뿐만 아니라 멸치, 대구, 청어, 상어도 많이 잡히자 일제는 방어진에 어업전진기지를 조성하고 전기·전화·냉동시설까지 설치했다. 그 뒤로 ‘방어’의 음만 남아 ‘방어가 많이 잡히는 곳’(方魚洞)으로 지명이 둔갑했다. 봉수대 등 역사의 흔적보다는 방어가 가져다주는 경제적 가치가 더 매력적이기 때문일까. 씁쓸하지만 현실이다. 방어와 유사한 어류로 부시리와 잿방어가 있다. 부시리와 방어는 구별이 쉽지 않다. 하지만 잿방어는 색깔이 방어나 부시리와 다르다. 다 자란 잿방어나 부시리는 1.5m에서 2m에 이르지만 방어는 그에 미치지는 못한다. 하지만 1m는 족히 넘는다. 또 부시리는 여름에서 가을로 가는 길목에 맛이 좋다. 제주에 도착해 시내의 유명한 방어집을 찾았다. 예상대로 빈자리가 없었다. 도착한 순서대로 칠판에 이름을 써 놓고 자리가 생길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다. 테이블과 같이 홀에서 두 사내가 대방어를 부위별로 나누어두고 회를 써느라 정신이 없다. 방어는 겨울을 제주 근해에서 생활하며 3~4월이면 산란을 한다. 그리고 봄철이면 연안을 따라 북상하여 여름에는 원산만까지 올라간다. 가을철 수온이 떨어지면 다시 남쪽으로 내려와 제주에서 월동한다. 좋아하는 먹이는 정어리, 멸치, 고등어, 전갱이, 숭어, 꽁치 등이다. 심지어 어린 방어를 잡아먹기도 한다. 방어는 수명이 8년 정도이며 큰 것은 1m에 20㎏까지 성장한다. 숭어처럼 크기에 따라 이름이 다르다. ‘한국어도보’(1977)에 따르면 경북 영덕에서는 크기에 따라 곤지메레미(10㎝ 내외), 떡메레미(15㎝), 메레기 혹은 되미(30㎝), 방어(60㎝)라고 했다. 이북에서는 마래미, 강원도에서는 마르미, 방치마르미, 떡마르미, 졸마르미 등으로 불렸다. 경남에서는 큰 방어는 부리, 중간 크기는 야즈라고 했다. 방어는 4년 이상 돼야 80㎝ 정도 자란다. 보통 2.5~3㎏ 정도면 ‘중방어’, 4㎏이 넘으면 ‘대방어’라고 부른다. 방어는 어린 치어를 채집해서 양식을 하기도 한다. 성장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몇 달만 잘 키우면 1㎏ 정도 자란다. 하지만 온대성 어류이기 때문에 겨울 전에 모두 출하해야 한다. 방어는 남해 일대에서는 정치망으로, 부산 일대에서는 선망으로 잡는다. 다만 제주도에서는 연안채낚기로 잡는다. 방어로 만찬을 즐긴 다음 날 이른 새벽, 모슬포로 향했다. 방어잡이에 따라나서지 못하면 배라도 만날까 싶어서였다. 제주 토박이에게 부탁해 숨어 있는 방어전문집도 소개받았다. 가파도 해녀가 직접 운영하는, 허름하지만 편안한 식당이었다. 벽에는 낚시인들이 잡은 대물 사진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그중 방어사진도 논에 띄었다. 방어는 클수록 맛이 있다. 대방어는 지느러미, 배, 몸통, 꼬리 등 부위별로 맛을 볼 수 있다. 중방어나 소방어는 이렇게 부위별로 맛을 보기가 어렵다. 안주인은 가족 수를 묻더니 중방어를 권했다. 갇혔던 수족관에서 나오는 순간 본능적으로 운명을 읽었을까. 바닥에 내려놓자 펄쩍펄쩍 뛰었다. 안주인은 익숙한 솜씨로 나무망치로 방어머리를 가격했다. 방어가 부르르 떨더니 조용해졌다. 그리고 바로 아가미 안쪽에 칼을 꽂아 피를 빼냈다. 회맛을 결정하는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한 것이다. 다음은 칼질이다. 활어회는 얇고 넓게 썰어내야 한다. 피를 빼낸 후 즉시 칼질을 해야 가능하다. 숙성이 된 후에는 두껍게 썬다. 식감을 고려해 두께를 조절하는 것이다. 안주인의 아들이 방어의 척추뼈를 경계로 양쪽으로 포를 떠서 얼음을 넉넉하게 넣고 포장을 했다. 머리와 뼈도 잘 포장해서 안에 넣었다. 그사이 성게미역국을 시켰다. 그런데 딸려 나온 밀감백김치와 방어김치가 입맛을 확 잡았다. 방어김치는 방어와 매실로 육수를 내 양념과 버무린 것이다. 막 미역국을 먹으려는 순간 옆에서 고등어회를 먹던 사내가 주인에게 선창에 방어잡이 배가 들어왔다고 알려줬다. 숟가락을 팽개치듯 놓고 뛰어나갔다. 배 두 척이 막 정박하고 있었다. 그리고 밖에는 수족관을 실은 작은 트럭이 진을 치고 배가 들어오는 대로 방어를 사고 있었다. 하지만 잡아 온 방어는 넉넉지 않았다. 배 한 척에서 대방어 한 마리와 중방어 세 마리, 다른 한 척에서는 중방어만 세 마리가 전부였다. 그래서 더 맛있다. 글 사진 전남발전연구원 책임연구원 joonkim@jeri.re.kr
  • 건강해진 군대밥상

    건강해진 군대밥상

    군부대 식탁에서 과일과 빵, 천연조미료가 늘고 주스와 쌀밥, 인공조미료가 줄어든다. 신세대 장병들의 취향과 건강, 식생활 패턴 변화를 반영한 조치다. 국방부는 27일 장병 만족도를 반영하고 품질을 개선하기 위해 올해부터 장병 1인당 기본급식비를 지난해 하루 6432원에서 6848원으로 6.5% 인상했고 이를 위해 올해 급식 예산을 1조 941억원으로 편성했다고 밝혔다. 올해 인상분은 최근 5년간 평균 급식비 인상률 4.3%를 넘는 수준이다. 군은 인상된 급식비가 일반 성인 남자 기준(2500㎉)보다 높은 장병 하루 권장열량(3100㎉) 기준을 충족시키고 급식 메뉴 확대와 품질 개선에 활용된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소금과 인공조미료, 고추장 등의 사용을 줄이고 멸치와 표고버섯가루, 다시마·새우가루 등으로 맛을 낸 천연조미료의 사용을 늘리기로 했다. 하루 섭취량 기준으로 소금은 6g에서 5g으로, 고추장은 20g에서 19g으로 줄어드는 반면 천연조미료는 0.3g에서 0.7g으로 늘어난다. 장병 후식 품목 가운데 가공식품이자 감미료가 섞인 주스 공급은 연 143일에서 132일로 줄이고 대신 사과, 복숭아, 수박, 배, 포도 등 과일 공급을 연 222일에서 233일로 늘린다. 기초군사훈련을 받는 훈련병을 위해 간식 비용을 하루 500원에서 700원으로 늘려 잡아 빵과 에너지바 등을 더 제공하기로 했다. 군 당국은 특히 장병들이 먹는 하루 쌀 지급 기준량을 2012년부터 570g에서 400g으로 낮춰 잡았다고 밝혔다. 쌀 지급 기준량은 2004년 745g이었지만 2006년 570g으로 줄어든 바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어머니의 손맛을 느낄 수 있도록 민간조리원 채용을 늘려 음식 맛도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설 선물 가이드] 우체국쇼핑

    [설 선물 가이드] 우체국쇼핑

    우체국쇼핑(www.ePOST.kr)은 믿을 수 있는 우리 농수축산물을 신속하게 받아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신선도가 생명인 수산물이나 과일을 주문하면 전국 3700개 우체국 망을 통해 생산지와 고객을 연결한다. 물론 원산지 허위표기 걱정도 없다. 김, 꿀, 멸치, 민속주 등 저렴한 가격에 품격을 챙길 수 있는 상품부터 수삼, 홍삼제품, 영지버섯, 전복, 갈비, 굴비 등 건강에 좋은 특산품까지 상품도 다양하다. 설 차례상 준비를 위한 사과, 배, 곶감, 한과 등 농수축산물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우정사업본부의 상품 선정은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상품 심사를 통과한 제품도 현지실사를 통해 위생상태와 원산지 등을 재검사한다. 또 전문가와 소비자로 구성된 심사단이 직접 생산현장을 방문해 상품을 맛보고 성분표기 등도 철저히 살핀다. 여기에 우정사업본부가 나서 무작위로 상품을 주문한 뒤 국가공인 검사기관을 통해 품질을 점검하는 만큼 믿고 선물할 수 있다.
  • 착한 가격… 풍성한 차례

    착한 가격… 풍성한 차례

    올해 설 차례 비용이 지난해에 견줘 소폭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명절 연휴만 되면 어김없이 꿈틀대는 물가 때문에 서민들은 걱정이 크다. 서울 자치구들은 자매결연 지역과 함께 직거래장터를 준비하고 있다. 결연을 맺은 지역에서 생산한 우수 농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해 판로를 뚫어 주고 한편으로는 서민들의 부담도 덜어 주는 등 상생하기 위해서다. 도봉구는 22~23일 ‘설맞이 농·수·축산물 직거래장터’를 구청 지하 1층 아뜨리움에서 운영한다. 전남 무안, 전북 진안, 경남 함안 등 10곳에서 품질을 보증해 추천한 사과, 배 등 과일류, 한과 등 제수용품과 멸치, 젓갈 등 수산물 가공식품 및 지역 특산물 등을 판매한다. 우수 중소기업 및 사회적 기업 공산품도 싼값에 구입할 수 있다. 장터 운영이 끝나도 구 홈페이지(www.dobong.go.kr)를 통해 자매결연 지역 농수산물 쇼핑몰에 접속할 수 있다. 관악구도 같은 기간 구청 광장에서 장터를 연다. 전남 강진·함평·장흥, 강원 평창 등 자매결연 지역 14곳과 사회적 기업 등에서 추천한 26개 업체가 참여해 농·수·축산물, 전통 가공식품, 제수용품, 사회적 기업 제품 등을 판매한다. 강남구는 23일 구청 주차장에서 농협중앙회와 함께 장터를 연다. 전국 45개 시·군에서 올라오는 우수 농·수·축산물 및 특산물을 시중보다 10~30% 싸게 판매한다. 3만원 이상 구매 고객 2000명에게 강원 철원, 충남 아산 브랜드 쌀 500g을 선착순으로 증정한다. 구는 장터 방문이 어려운 맞벌이 가정 등을 위해 사전 주문을 받기도 했다. 한 달에 한 번 직거래장터 ‘농부의 시장’을 열고 있는 영등포구는 오는 28일 행사를 설맞이 장터로 꾸민다. 전남 영암, 충남 청양, 경남 고성 등 7곳이 참여한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거대 고래와 ‘바로 앞’서 눈 마주친 다이버

    거대 고래와 ‘바로 앞’서 눈 마주친 다이버

    거대한 고래와 바로 앞에서 눈을 마주친 스쿠버다이버의 모습을 담은 사진이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29일 자 보도에 따르면 최근 독일 베테랑 다이버 라인하르트 민트가 속한 수중 촬영팀이 잠수 도중 우연히 마주친 보리고래에 접근, 동료 촬영작가 카이 마테스가 그 모습을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이들은 포르투갈 서쪽 북대서양에 있는 포르투갈령 아조레스 제도에서 향유고래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기 위한 수중 촬영 도중 이처럼 멋진 사진을 얻을 수 있었다. 수염고래과에 속하는 보리고래는 지구 상에서 대왕고래, 큰고래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고래로, 다른 종보다 유난히 몸이 날씬해 정어리고래 혹은 멸치고래로도 불리며, 시속 65km에 달하는 속도로 헤엄칠 수 있어 지구 상에서 가장 빠른 고래 중 하나로 알려졌다. 그 같은 고래와의 우연한 만남에 대해 그 잠수부는 특별하고 흥미진진했다고 말한다. 그는 “바다에서 가장 빠르고 커다란 고래와 만나고 가까이 갈 수 있는 것은 흔히 일어나는 상황이 아니다”면서 “당신이 운이 좋아 그중 하나를 볼 수 있더라도 가까이 접근하는 것은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난 직접 그의 눈을 보기 위해 다가갔었고 그의 모습은 절대 잊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데일리메일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해돋이에 눈이 ‘희희’ 맛있는 음식에 입은 ‘낙락’

    해돋이에 눈이 ‘희희’ 맛있는 음식에 입은 ‘낙락’

    한국관광공사가 새해 1월에 가볼 만한 곳을 선정했다. ‘도시 일출 명소’가 테마다. 여건상 먼 일출 명소까지 가지 못하는 도시인들이 가까운 곳에서 해돋이를 감상하며 한 해의 결의를 다지라는 뜻이다. 일출 명소 주변 맛집과 볼거리 등을 꼼꼼하게 챙겼고 추천 여행 코스도 제시했다. 해맞이 명소 관련 정보는 대한민국 구석구석 홈페이지(http://korean.visitkorea.or.kr)에 자세히 나와 있다. #유달산 일출과 목포 5미(味) 유달산은 항구 도시 목포의 전경을 굽어볼 수 있는 곳이다. 오르기도 어렵지 않다. 대략 30분 안팎이면 정상인 일등바위에 닿는다. 장쾌한 풍경을 손쉽게 눈에 담는 게 미안할 정도다. 일등바위에 서면 남쪽으로는 다도해가, 북쪽으로는 도시 풍광이 진경산수화처럼 펼쳐진다. 특히 겨울철 월출산 너머로 펼쳐지는 해돋이가 장관이다. 일출 명소로 분류되긴 했지만 해넘이도 그에 못지않게 빼어나다. 목포를 감싸듯 길게 이어진 고하도와 용오름길, 삼학도에 들어선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 달리도 해양유물전시관, 공룡 알 화석이 전시된 목포자연사박물관, 다순구미 마을 등도 함께 돌아보는 게 좋겠다. 여기에 목포 5미(세발낙지, 홍탁삼합, 꽃게무침과 꽃게장, 민어회, 갈치조림)까지 곁들이면 그야말로 오감 만족 목포 여행이 된다. 관광공사에서 추천한 1박 2일 여행 코스는 첫째 날 고하도 용오름길→목포근대역사관→이난영공원→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목포어린이바다과학관→낙조대 일몰, 둘째 날 유달산 일출→목포근대역사관→이훈동정원→구 목포일본영사관→갓바위→해양유물전시관→목포자연사박물관→목포종합수산시장, 목포시서남권수산물유통센터 순으로 돌아보는 것이다. 목포시청 관광과 (061)270-8432. #도시 품은 새해 일출, 대구 앞산 대구 앞산은 남구와 수성구, 달서구 등에 걸쳐 있다. 오래전부터 도심 해맞이 명소로 이름을 날렸던 곳이다. 주변이 도시 자연공원으로 꾸며진 데다 도심에서 멀지 않아 해마다 1600여만명이 찾을 정도로 인기다. 정상까지 오르는 데 2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1월 1일엔 산성산 정상(항공무선표지소 입구 헬기장)에서 7시 10분부터 해맞이 축제도 열린다. 일출 예상 시간은 오전 7시 35분. 모든 참가자에게 따뜻한 어묵과 커피, 녹차 등이 제공된다. 모둠 북과 타악 합주 등의 부대 행사도 풍성하다 약령시는 대구에서 첫손에 꼽히는 볼거리다. 남성로 일대에 약재상이 밀집해 있으며 대구약령시한의약박물관도 들를 만하다. 약전 골목 인근에 난 샛길(진골목)로 빠지면 근대 분위기에 젖을 수 있다. 약령시에서 멀지 않은 서문시장은 대구에서 손꼽히는 상설 재래시장이다. 호떡, 만두, 칼국수 등 먹거리가 가득하다. 앞산으로 가는 길목에 형성된 안지랑 곱창거리와 앞산 카페거리도 빼놓을 수 없는 음식 골목이다. 관광공사 추천 1박 2일 코스는 첫째 날 대구약령시한의약박물관→근대 골목 투어→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앞산 카페거리→안지랑 곱창거리, 둘째 날 앞산 일출→서문시장→83타워→스파밸리 순으로 도는 것이다. 대구시청 관광문화재과 (053)803-6512. #한강과 마천루 너머 해돋이, 서울 선유도 서울 영등포구 선유도공원은 한강과 도심의 마천루를 바라보며 해돋이를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대중교통과의 연결 동선이 편리해 노약자, 장애인 등이 새해 일출을 즐기기에 맞춤하다. 보행자 전용 다리인 선유교는 특급 해돋이 감상 포인트다. 양화대교 너머 LG ‘쌍둥이 빌딩’ 사이에서 해가 떠오르는 장관과 마주할 수 있다. 섬 주변엔 겨울 철새가 많다. 특히 눈 내린 뒤 섬이 설국으로 변하면 해돋이 분위기가 더욱 고조된다.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선유도는 뭍이었다. 야트막한 언덕이어서 ‘선유봉’이란 이름도 얻었다. 그러다 일제강점기 이후 채석장 등으로 쓰이면서 마구 파헤쳐져 섬의 형태로 변하게 됐다. 선유도에서 절두산순교성지와 또 다른 일출 명소인 하늘공원도 지척이다. 1박 2일 코스는 첫째 날 선유교 일출→선유도공원→절두산순교성지→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 둘째 날 망원시장→합정동 카페거리→하늘공원 순이다. 수도권 주민들은 당일 여행도 가능하다. 선유교 일출→선유도공원→절두산순교성지→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하늘공원 순으로 돌아보면 근사한 일출 여정이 된다. 선유도공원 (02)2634-7250. #첫 일출과 도시 전망을 한곳에서, 대전 보문산 경부선 대전역과 가까워 접근성이 좋고 해돋이와 멋진 도시 전망을 동시에 만날 수 있는 곳이 보문산이다. 일출 감상 포인트는 보문산성 장대루다. 등산로는 야외 음악당에서부터 시작되는데 보문산성까지 30~40분 걸린다. 보문산 입구에서 중턱의 야외 음악당까지는 포장도로라서 차량 접근도 가능하다. 추위로 꽁꽁 언 몸은 칼국수로 녹인다. 대전은 칼국수 골목이 따로 형성돼 있을 만큼 칼국수집이 많다. 사골칼국수, 멸치칼국수, 얼큰이칼국수 등 종류도 다양하다. 대전역 앞 신도칼국수는 대전시가 인증한 ‘3대, 30년 전통 업소’다. 사골 국물에 들깨가루를 듬뿍 넣은 칼국수가 유명하다. 성심당 튀김소보루도 맛보자. 바삭한 소보루빵(곰보빵)의 식감과 팥소의 달콤함이 절묘하게 어우러졌다. 하루 1만개씩 팔린다는 ‘전설적인’ 빵이다. 은행동 ‘으느정이 문화거리’는 꼭 둘러볼 것. 대전의 명동이라 불리는 곳으로 길이 214m, 폭 13.3m 규모의 초대형 발광다이오드(LED) 영상 구조물 ‘스카이로드’가 자랑이다. 매일 저녁 30분씩 네 차례에 걸쳐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선보인다. 월요일은 쉰다. ‘효’를 주제로 세워진 뿌리공원을 곁들인 일정도 괜찮다. 첫째 날 성심당→스카이로드, 둘째 날 보문산 일출→뿌리공원→대전 오월드를 돌아보는 1박 2일 일정이 무난하다. 대전시청 관광산업과 (042)270-3973.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 부산시 진기록 여기에 다있네

    부산시 진기록 여기에 다있네

    부산의 진기한 기록과 부산을 상징하는 유·무형의 자산을 엮은 ‘부산을 읽는 키워드-기네스 125선’이 25일 발간됐다. 직할시 승격 50주년 기념사업의 하나다. 부산시는 이를 위해 지난해와 올해 두 차례 시민공모사업을 추진했다. 395건의 응모작을 심사해 부산의 최초, 최대, 최다, 최고 등 기네스 83건과 랜드마크 42건 등 모두 125건을 확정했다. 이 책자에 따르면 부산시립 시민도서관은 우리나라 최초의 공공도서관이며, 송도해수욕장은 우리나라 최초의 해수욕장이다. 자유아동극장은 우리나라 최초의 어린이 전용극장인 것으로 조사됐다. 밀면 제조업체인 내호냉면, 부평시장, 근대식 물류창고인 남선창고, 극장인 행좌, 영도등대 등은 부산 최초로 기록됐다. 세계 최대인 실내 영상 음악 분수 롯데백화점 광복점 아쿠아틱쇼와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등도 소개됐다. 세계에서 가장 큰 회 접시로 2008년 10월 8일 자갈치축제 때 선보인 길이 5m, 폭 3m, 두께 0.3m의 접시에 관한 내용도 실렸다. 부산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백구당·1959년)과 건축물(장안사 대웅전·673년), 이발소(백수이발소·1962년) 등도 있다. 최다 기록 가운데 지역 최다 자격증 보유자(김가현씨·28종), 부산에서 사인을 가장 많이 보유한 사람(김치화씨·1만여장), 1년간 마라톤 풀코스 최다 완주자(임채호 씨·106회) 등을 소개했다. 세계 최다 비치파라솔인 해운대해수욕장의 7937개 등도 있다. 부산을 상징하는 먹거리는 우리나라 쌀막걸리 중 유일하게 향토민속주로 지정된 산성막걸리를 비롯해 기장멸치, 동래파전 등을 꼽았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깔깔깔]

    ●용감한 갈치 술에 취한 물고기들을 상대로 아리랑치기를 해 온 날치가 새우의 지갑을 털다 현장에서 붙잡혔다. 날치는 주로 까나리 선술집 근처에서 취객들을 상대로 아리랑치기를 해 왔는데, 이날도 날치는 멸치를 판 돈으로 술을 먹고 나오는 새우에게 접근해 범행을 저지르려다 이를 보고 추격해 온 갈치와 격투를 벌인 끝에 가슴지느러미가 찢어지고 비늘 10개가 떨어지는 중상을 입고 경찰에 넘겨졌다고 한다. 이에 경찰은 갈치에게 ‘용감한 생선상’을 수여한다. 한편 귀머거리가 된 두꺼비는 그날, 홧김에 소주를 사이다로 잘못 알고 마셨다가 그만 알코올 중독으로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는데…. ●난센스 퀴즈 ▶가장 무서운 상사는? 불상사.
  • 서울 처녀도 눌러앉힌 ‘매력의 섬’ 보길도

    서울 처녀도 눌러앉힌 ‘매력의 섬’ 보길도

    청정 바다에 어딜 가나 전복이 널린 풍요의 섬 보길도. 고산 윤선도가 제주로 향하던 길에 풍랑을 만나 잠시 머문 뒤 죽을 때까지 일곱 번이나 찾았다는 곳이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 3대 정원 중 한 곳인 ‘세연정’의 매력을 찾는 관광객이 사시사철 끊이지 않는다. 은빛 멸치가 마을을 물들이는 보길도는 사람을 차별하지 않는다. EBS ‘한국기행’은 23~27일 오후 9시 30분 ‘보길도의 바다’를 연속 방영한다. 1부 ‘부자(父子)의 바다’에선 전복을 키우는 최영수씨 부자의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 조류가 세지 않고 따뜻한 보길도는 다시마와 미역 농사가 늘 풍년이다. 청정 해역에서 자란 다시마와 미역은 전복이 좋아하는 먹잇감이다. 자연스럽게 이곳에선 전복 기르는 일을 생업으로 삼은 어부들도 생겼다. 최영수씨 집에선 부자가 함께 전복을 기른다. 아들 승원씨는 아버지를 돕기 위해 뭍에서 보길도로 돌아왔다. 아들은 배 위에서 크레인을 운전하고 아버지는 뱃머리를 지킨다. 아들은 전복 농사를 끝마치기 무섭게 다시 감성돔 낚시를 떠난다. 아버지는 아들이 밥도 거른 채 낚시하는 게 영 탐탁지 않지만 섬에서 아들이 즐길 수 있는 유일한 소일거리라 꾸지람도 하지 못한다. 밤이면 가족과 친구들이 모여 아들이 잡아온 감성돔으로 작은 잔치를 벌인다. 이튿날 새벽 5시 30분. 선창마을의 어촌계장 아침은 어김없이 분주하다. 2년간 정성껏 키운 전복을 출하하는 날이면 동네 친구들은 새벽잠을 설치며 길을 나선다. 이들의 손은 쉴 틈 없이 움직이고, 크레인은 잠든 전복을 깨운다. 출하 날이면 어촌계장의 아내 김향미씨는 전복으로 준비한 새참으로 이웃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2부 ‘어부의 꿈’에선 낭장망을 이용해 멸치를 잡는 보길도의 보옥마을을 소개한다. 멸치는 보옥마을의 생업이다. 이곳에는 푸른 해송 사이로 전해지는 시원한 파도 냄새에 마음을 뺏겨 눌러앉은 손미애씨가 살고 있다. 여행 왔던 서울 처녀는 보길도에서 다섯 형제의 엄마로 살아간다. 남편 김후진씨는 조수 간만의 차가 큰 사리 때를 손꼽아 기다린다. 조류가 세면 셀수록 멸치가 그물에 잘 걸려들기 때문이다. 요즘 그물로 찾아오는 손님은 멸치가 아닌 디포리(밴댕이)다. 3부 ‘나의 사랑 보길도’는 토박이는 아니지만 보길도와 인연을 맺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보길도 총각과 사랑에 빠져 시집온 박애종씨와 고택에 사는 김보정씨의 삶이 전해진다. 4부 ‘같은 바다를 품은 섬, 소안도’는 보길도에서 뱃길로 10분 거리인 소안도를 소개하고, 5부 ‘윤선도가 사랑한 섬’에선 보길도 부용리에서 황칠나무를 키우는 박권재씨와 박온석씨의 연꽃잎처럼 아름다운 삶을 비춘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해외여행 | 식탐녀들의 방콕 정복기

    해외여행 | 식탐녀들의 방콕 정복기

    방콕만큼 먹는 걸로 여행객을 행복한 괴로움에 빠지게 하는 곳이 지구상에 있을까?.맵고 달고 짜고 신 맛에 묘한 향이 어우러진 태국 전통음식과 다국적 메뉴들.한정된 여행 기간 중에 그 많고 많은 먹거리 중 무엇을 먹을지 고르는 일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그래서 트래비가 두 명의 독자와 방콕에서 쉴 틈 없이 먹어대며(?) 본격 먹방 여행기를 만들어 왔다.1,000원짜리 서민 음식부터, 특급호텔 시그니처 레스토랑까지.정통 타이식부터 유럽, 뉴욕식까지 다시는 방콕에 오지 못할 것처럼 먹어 봤다.▶먹방 여행에 대하여이번 방콕 독자 여행은 3박5일의 일정 동안 철저히 맛집을 찾아다니는 데만 집중했다. 3끼 식사와 그 사이사이 디저트를 모두 맛보았음은 물론, 한 끼니에 3개 식당을 방문한 적도 있다. 각종 가이드북과 인터넷, 태국관광청, 방콕 현지인들, 방콕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이 추천한 곳까지 정보를 망라해 맛집을 추리고 추렸다. 그리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맛에 대한 기호가 다른 독자 박정원, 박윤영과 동행한 트래비 최승표 기자의 평가를 별점으로 표기했다. 먹방 여행기를 본 독자들은 다음 방콕 여행 때 어느 맛집을 갈지 선택하기만 하면 된다.▶먹방 시스터즈박정원 한식을 공부 중인 미래의 한식 셰프. 전공자답게 먹는 음식마다 날카롭게 분석하고 처음 배우는 태국 요리도 척척해냈다. 동시에 무엇이든 맛있게 잘 먹는 그녀는 먹방 여행팀원으로서 모든 조건을 충족시키고도 남았다. 박윤영 호기심 많고 유쾌한 성격의 윤영은 틈만 나면 해외여행을 다니는 여행 마니아다. 올해만 방콕이 두 번째로 상세한 정보로 취재에 큰 도움을 주었다. 팍치(고수)를 잘 못 먹는 그녀지만 왕성한 식욕을 보여주며 먹방 여행을 소화했다.●천원의 행복길거리 국수 VS 푸드코트2012년 빅맥 지수만 비교하자면 태국은 한국에 비해 물가가 약 30% 저렴하다. 하지만 1,000~2,000원 정도면 든든한 한 끼를, 그것도 아주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많고 많은 태국 음식 중 가장 알찬 메뉴라면 국수를 꼽을 수 있겠다. 한국에 돌아왔을 때 가장 그리워지는 ‘방콕의 맛’이라면 단연 이 저렴하고 중독성 강한 국수였다. 태국인들이 일상처럼 먹는 국수집은 방콕에 헤아릴 수 없이 많지만 트래비가 국물 맛 좋기로 소문난 곳들을 골라 봤다.시원한 국물이 일품 Zaew 쎄오★★★★★★★★★★★★★그저 호텔에서 가까워 들렀을 뿐인데 이 정도로 명성 높은 곳인 줄 몰랐다. BTS 통로Thonglor역에서 가까운 허름한 국수집 쎄오는 방콕 현지인들이 두툼한 어묵 맛을 일품으로 꼽는 곳이다. 출근길이나 점심시간에 들러 가볍게 국수를 먹는 태국식 패스트푸드라 할 수 있다. 닭고기를 우려낸 맑은 국물의 어묵 국수와 또옴얌 소스가 들어간 국수를 주문해 현지인들처럼 식초와 피시소스, 고춧가루를 곁들여 먹었다. 이른 아침, 전날 밤 과음한 것도 아닌데 속 깊은 곳까지 풀리는 기분에 정원과 윤영은 탄성을 내질렀다. “어떡하죠? 첫 끼부터 이렇게 맛있으면 안 되는데…”라며 맛만 보려고 왔던 애초의 취지(?)와 달리 국물 한 방울 남기지 않고 깨끗이 비웠다. 면발보다도 다른 국수집에 비해 덜 자극적인 국물, 탱글탱글한 어묵의 맛이 빼어났다. 어묵은 이 국수집이 자부심을 갖고 직접 만든다고 한다.가격 아침세트 40바트(국수+밥+음료)추천메뉴 또옴얌 국수, 어묵 국수Good 탱글탱글한 어묵, 덜 자극적인 국물 Bad 가게가 덥고 좁다위치 수쿰빗 55-57 사이, BTS 통로역 옆에 위치 영업시간 오전 7시~오후 4시달달한 갈비 국수Nai Soi 나이 쏘이★★★★☆★★★★★★★배낭여행자의 성지라 할 수 있는 카오산로드Khao San Road의 수많은 맛집 가운데서도 먹방여행팀이 선택한 곳은 허름한 갈비국수집이다. 방콕의 길거리 국수집 중에 한국인에게 가장 잘 알려진 곳이라 할 만하다. 가게 입구의 간판도 태국어보다 크게 한글로 ‘나이쏘이’라 적혀 있고, 한국인 여행객이 들어오면 알아서 ‘갈비국수’를 내줄 정도로 한국 여행객들로부터 유별난 사랑을 받고 있다. 이 집 국수의 특징이라면 쇠고기를 우려낸 국물 맛이 진해 갈비탕을 연상시킨다는 것. 정원과 윤영은 이 가게에 들어서서, 두 가지 낭패를 겪었다. 하나는 이미 식당에 오기 전부터 디저트를 너무 많이 먹어 배가 불렀다는 것이고, 식당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6시로 갈비국수가 이미 동났다는 것이었다. 아쉽지만 갈비 국수를 대신해 그냥 ‘쇠고기 국수’를 시켜서 국물 맛을 보는 데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시킨 쇠고기 국수와 비빔 쇠고기 국수 앞에 정원, 윤영은 또 무장해제되고 말았다. 맛만 보자는 다짐과는 달리 국수 그릇의 바닥을 보고 만 것이다. 닭고기를 우려낸 어묵국수보다 쇠고기 국수가 자신의 입맛에 딱 맞는다는 윤영은 한국에 프랜차이즈를 내고 싶다며 여행 일정 내내 그 맛을 그리워했다.가격 쇠고기 국수 50바트(곱빼기 60바트) 추천메뉴 갈비 국수, 쇠고기 비빔국수Good 익숙한 한국식 쌀국수, 그보다 조금 더 진한 맛 Bad 맛이 달고, 성인 남성이 먹기엔 양이 적은 편 위치 100/2-3 Phra Athit Road, Pra Nakorn 영업시간 오전 8시~오후 4시돼지국밥에 첨벙 빠진 파스타Kuay Jab Uan Pochana 콰이 잡 완 포차나☆★★★★☆★☆★★★중국 바깥에 있는 차이나타운 중 가장 규모가 크다는 방콕의 차이나타운에 잔뜩 기대를 갖고 도착했다. 그런데 웬걸, 도착하는 순간 기습 폭우가 쏟아졌다. 비옷을 사 입고 오직 방콕 현지인이 최고로 손꼽는 국수집을 찾기 위해 처량한 모습으로 배회를 시작했다. 닭 육수로 만든 어묵 국수, 소갈비로 만든 국수도 먹어 봤으니 다음은 돼지고기로 만든 국수 차례 아니겠는가. 헌데 도통 그 유명하다는 국수집을 찾을 수가 없었다. 알고 보니 이곳의 길거리 식당들은 오후 6시부터 문을 열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너무 일찍 온 것이다. 시간을 때우려 여기저기 쏘다니며 다리는 저려 오고 비와 땀에 젖은 몸이 천근만근이 될 무렵, 그 집이 나타났다. 자리에 앉아 주문 후, 10초 만에 테이블에 놓여진 돼지고기 국수는 우리나라의 순댓국, 돼지국밥과 아주 유사했다. 밥 대신 동그랗게 말린 파스타 모양의 국수가 들어갔을 뿐 돼지고기와 각종 내장이 어우러져 있는 모양새가 익숙했다. 또 하나 차이가 있다면 돼지고기를 그냥 삶은 게 아니라 기름에 튀겨 바삭한 식감을 살렸다는 것이다. 국수를 한 숟가락씩 떠먹은 정원과 윤영의 반응은 극명하게 갈렸다. “후추가 과하게 들어가긴 했는데 손이 계속 가네요”, “너무 자극적이에요. 더는 못 먹겠어요.” 그렇게 윤영은 한 숟갈만 뜨고 말았고, 정원은 기자와 함께 한 그릇을 깨끗이 나눠 먹었다. 곧 저녁을 먹어야 함에도 멈출 수가 없었다.가격 돼지고기+내장 국수 50바트 Good 바삭하게 튀긴 고기와 쫄깃한 내장의 조화 Bad 목구멍 넘길 때마다 기침 나오는 후추 맛위치 MRT 활람퐁역을 기준으로 차이나타운의 메인거리인 야와랏 로드Yaowarat Rd로 가다가, 야와 파닛Yaowa Phanit 골목을 지나면 바로 나타난다. 간판이 태국어로 돼 있어 알아보기 어렵지만 국물을 펄펄 끓이며, 돼지 부속을 잔뜩 쌓아놓은 집을 찾으면 된다.영업시간 오후 6시~오전 3시공항 콘셉트 푸드코트Terminal21터미널21☆★★★★★★☆★★★에어콘이 빵빵하게 나오는 곳에서 길거리 음식보다 저렴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방법이 있으니 바로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의 푸드코트를 이용하는 것. 시암파라곤을 위시한 시암역의 쇼핑몰, 엠포리움, 로빈슨 백화점 등 쇼핑 마니아들을 유혹하는 곳들은 모두 푸드코트를 갖추고 있지만 단 한군데만 꼽으라면 터미널21을 가보는 게 좋다. 공항을 테마로 한 이 매력적인 쇼핑몰은 각 층마다 로마, 런던, 파리 등을 테마로 꾸며 눈으로만 쇼핑해도 즐겁다. 5층 푸드코트는 ‘피어Pier21’이란 이름으로 샌프란시스코의 활기찬 부둣가를 테마로 금문교 장식까지 갖추고 있다. 약 30개 점포는 웬만한 태국식, 중국식 요리를 다 갖추고 있고 주스, 음료, 각종 디저트도 있어 골라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금문교에서 기념사진 한 장을 찍은 정원과 윤영은 100바트 단위로 충전하는 카드를 구매하고는 볶음 국수와 오리고기 덮밥, 그리고 열대과일 주스를 사들고 오더니 게 눈 감추듯 해치웠다. 맛은 가격을 생각했을 때, 충분히 만족할 만했다. 기자는 ‘족발밥’이라 불리는 카오카무Kao Ka Moo를 먹었다. 각종 향신료를 넣고 끓인 걸쭉한 국물과 삶은 족발과 튀긴 족발의 조합이 독특했다.가격 25바트(약 1,000원)부터 Good 길거리보다 저렴한 가격과 다양한 메뉴 Bad 딱히 빼어나지 않은 소박한 맛위치 BTS 아속역에서 바로 연결된다.홈페이지 www.terminal21.co.th영업시간 오전 10시~밤 10시●필수 디너코스바다의 맛 강의 정취방콕에서 한번쯤은 소화제의 힘을 빌어서라도 최대한 많이 먹어야 할 곳을 꼽자면 해산물 식당이다. 굳이 다른 태국 음식과 비교하자면 절대 국내서는 맛볼 수 없는 신선한 해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는 까닭이다.해산물의 끝판왕Somboon Seafood 쏨분 시푸드☆★★★★★★★★★★★★★방콕에만 5개 지점을 운영 중인 쏨분 시푸드는 한국에도 잘 알려진 해산물 전문 레스토랑이다. 태국관광청 서울사무소 니티다 쁘라용 소장이 방콕에서 반드시 가야 할 식당으로 꼽은 곳으로, 트래비와 독자들은 상대적으로 덜 붐비는 라차다 지점으로 향했다. 입구에는 방금 잡혀 온 듯 집게손이 묶인 채 두 눈을 부릅 뜬 게들이 차곡차곡 쌓여 있었다. 회전식 테이블이 있는 룸에 자리를 잡고 본격적인 해산물 사냥에 들어갔다. 주문한 메뉴는 쏨분 시푸드의 대표 메뉴인 푸팟퐁커리Poo Phat Pongkari. 입구에서 마주친 게들을 튀긴 후 노란 커리와 코코넛 밀크, 달걀을 넣고 볶은 것이다. 그리고 새우 구이, 농어 간장조림, 간 새우 튀김, 모닝글로리 볶음, 그리고 또옴얌꿍까지.두 독자와 두 기자는 자신의 위 용량이 얼마인지도 망각한 채 이 황홀한 해산물의 잔치를 탐닉했다. 단연 엄지손가락을 추켜 세울 만한 메뉴는 푸팟퐁커리. 몸통뿐 아니라 두툼한 집게발 속까지 살이 꽉 찬 게를 다 먹고 양념에 밥을 비벼 먹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집게발이 달린 새우는 바다가 아닌 강에서 잡혔다는데 새우 킬러를 자처하는 기자도 3개를 먹고 백기투항을 했을 만큼 크고 실하다. 피시소스에 매운 청고추를 갈아 넣은 소스 하나만으로 한국식 대하구이와 전혀 다른 맛으로 입 안에 녹아들었다. 태국 어디서나 맛볼 수 있는 또옴얌꿍도 매콤시큼한 맛으로 기름진 속을 달래 주기에 충분했다. 주의할 점은 방콕에는 짝퉁 쏨분 시푸드가 많으니 사전에 지도를 정확히 확인하고 가야 한다는 것. 특히 택시를 조심해야 한다.가격 푸팟퐁커리 320바트(S) 추천메뉴 푸팟퐁커리, 또옴얌꿍, 새우구이Good 신선도, 양, 맛 모두 충족시키는 명불허전 Bad 경쟁 식당으로 비교되는 ‘쏜통 포차나’에 비해 음식이 기름진 편홈페이지 www.somboonseafood.com 영업시간 오후 4시~밤 11시30분맛보다 분위기에 취하는 시간 보다 분위기에 취하는 시간 Grand Pearl Dinner Cruise 그랜드펄 디너크루즈☆★★☆★★★★먹방 여행 5일 동안 관광 일정은 없는 것이나 다름 없었다. 왕궁과 박물관부터 깨알같은 쇼핑을 즐길 수 있는 백화점, 배낭여행자의 필수코스인 카오산로드, 차이나타운 등은 모두 다음 끼니를 위한 산책 장소 혹은 맛집을 찾아가기 위한 스폿에 불과했다. 그나마 야경을 즐길 수 있는 디너크루즈를 탑승한 것이 가장 여유롭게 방콕의 정취를 즐기는 시간이었다고 할 수 있다.디너크루즈는 방콕을 남북으로 가르는 차오 프라야Chao Praya 강을 유람선을 타고 가면서 저녁식사와 함께 강변의 경관을 즐기는 프로그램이다. 여러 업체에서 크루즈를 운영 중에 있으며, 배의 크기나 제공되는 서비스는 대동소이하다. 먹방 여행팀이 선택한 것은 한국 여행객에게 잘 알려진 그랜드펄 디너크루즈Grand Pearl Dinner Cruise. 오후 7시반 리버시티 쇼핑 콤플렉스의 선착장은 탑승을 기다리는 다국적 관광객들로 인산인해였다. 출발을 앞둔 크루즈는 정복을 입은 안내원과 엘비스 프레슬리 분장을 한 가수의 공연으로 탑승객을 맞아줬다. 전망 좋은 곳에 자리를 잡자 배는 곧바로 유유히 강을 따라 북쪽으로 움직였다. 해가 뉘엿뉘엿 질 무렵 출발한 배는 방콕의 근사한 야경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었다. 가는 곳마다 교통 체증과 수많은 인파로 복작복작했던 방콕이 달리 보였다. 왓아룬Wat Arun 사원과 왕궁, 라마8세 다리까지 달밤에 비추인 건물들은 더 화려했다. 유람선 시설이나 공연은 다소 조악했으나 방콕의 야경이 모든 걸 만회했다.식사는 어땠냐고? 기대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럭셔리란 이름을 붙이기엔 초라했고, ‘디너크루즈’라 이름 붙여진 뷔페식 중에서는 수준급이라 할 만했다. 뷔페 메뉴는 각종 커리와 해산물 요리, 열대과일 등 태국 전통음식에 일식 스시가 더해진 정도였다. 오래된 팝송을 라이브로 들으며 강바람과 달빛이 더해진 분위기를 즐기는 시간은 방콕 여행 중 꼭 한번 경험해 볼 만한 것이었다. 야경을 관람하며 뷔페식을 먹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1층 야외데크에서 한 한국인 커플은 촛불을 켜고 색소폰 연주에 맞춰 프러포즈를 연출했고, 2층에서는 클럽 음악(주로 케이팝)에 맞춰 신나게 몸을 흔드는 사람들로 쿵쾅거렸다. 프러포즈든 음악이든 한류로 도배된 크루즈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가격 현장 구매가는 1,500바트이지만 국내 여행사를 통하면 이보다 저렴하다 Good 화려한 야경을 보면서 여유롭게 즐기는 식사 Bad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 특색 없는 음식위치 리버시티 쇼핑 콤플렉스, 2번 선착장 홈페이지 www.grandpearlcruise.com 영업시간 오후 7시30분~9시30분●퓨전 & 모던 방콕에서 만나는 세계의 맛 방콕에서 태국 음식만 먹다 올 수는 없는 일. 서울보다 더 많은 외국인이 드나드는 방콕에서는 그만큼 다양한 국적의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정통 유럽식, 일식부터 태국식으로 재해석한 각종 퓨전 요리까지 방콕이 미식천국으로 불리는 것은 이 같은 ‘이종교합’의 맛이 다채롭기 때문이기도 하다.알프스 골짜기에서 흘러온 맛Cafe Primavera 카페 프리마베라★★★★☆★★★연일 태국 음식으로 입과 혀가 달고, 짜고, 맵고 신 맛에 길들여졌을 즈음, 먹방 여행팀은 카페 프리마베라Cafe Primavera로 향하고 있었다. 카오산로드 부근 타논 프라 아팃과 타논 파수멘이 교차하는 도로에 위치한 이 카페는 태국 내에서 정통 이탈리아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명성이 높다. 분위기마저 유럽의 오래된 카페처럼 꾸며져 있으니 방콕에 사는 서양인들과 정통 유럽식을 즐기고픈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이탈리아 혹은 유럽식이라 하지만 조금 자세히 들어가면 메뉴별로 기원은 다양했다. 이탈리아식 피자와 파스타 외에도 태국식 해산물 요리, 스페인식 메론햄, 오스트리아식 패스트리 등등. 알고 보니 카페 프리마베라의 주인장 허버트Herbert씨는 오스트리아의 아름다운 소도시 그라츠Graz 출신으로 따로 요리를 배운 적이 없으며, 어릴 적부터 고향에서 먹어 온 음식을 재현한 것일 뿐이라 한다. 먹방 여행팀은 애피타이저로 페타 치즈가 곁들여진 샐러드, 호박 수프, 스페인식 메론햄, 크림소스가 얹어진 쇠고기 스테이크, 화덕피자에 오늘의 메뉴였던 베이컨과 버섯이 곁들여진 덤플링, 햄과 올리브를 넉넉하게 깐 모짜렐라 피자를 주문했다. 이 중에서도 해바라기씨 기름을 넣은 호박 수프와 오스트리아식 덤플링의 맛은 단연 일품이었다. 허버트씨는 이 덤플링이 유럽 알프스 지역의 전통적인 맛이라 했는데 실제 스위스, 이탈리아에서 먹어 봤던 그 맛과 흡사했다.정원과 윤영의 평가는 다소 깐깐했다. 과연 태국까지 와서 한국에도 있는 이탈리아식을 굳이 찾아 먹을 필요가 있겠냐는 것. 하지만 약 5,000원 수준으로 정통 파스타의 맛과 1만원으로 큼직한 화덕 피자를 맛볼 수 있다는 사실을 곰곰이 생각해 본 뒤, 추천 식당으로 꼽기를 주저하지 않게 됐다. 특히 맛에 대해선 엄지 손가락을 추켜세웠다. 이날 직접 맛보지 못했지만 카페 프리마베라에서 직접 만든 젤라또와 에스프레소 커피, 런치 세트는 여행자들이 추천하는 메뉴라 한다. 허버트씨는 최근 카페 프리마베라 2호점을 태국 북부의 매홍손Mae Hong Son 지역에 오픈했다고 한다.가격 모짜렐라 피자 300바트 수준 추천메뉴 화덕 피자, 호박 수프, 파스타Good 정통 유럽식에 근접한 맛 Bad 방콕까지 와서 유럽식을?위치 56 Phra Sumain Road, Boworn Niwet Subdistrict, Phra Nakhon District홈페이지 www.primavera-cafe.com 영업시간 오전 9시~밤 11시스파 브랜드의 품격을 입다Thann Restaurant 탄 레스토랑☆★★★★☆★★★★★★★★방문이 예정돼 있던 한 특급 호텔의 레스토랑이 먹방 여행팀의 촬영을 거절한 것은 전화위복이었다. 추리고 추린 먹방 리스트에서 아쉽게 탈락했던 탄 레스토랑Thann Restaurant을 대신 가게 된 것이다. 그리고 정원과 윤영은 이 식당에 최고의 별점을 주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탄은 태국의 스파, 인테리어, 패션 제품까지 아우르는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다. 스파 용품이 그렇듯 엄선된 재료로 타이식과 프랑스식의 퓨전을 시도한 요리는 태국식 웰빙이 무엇인지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점심시간이 훌쩍 지난 탓에 주린 배를 부여잡고 시암파라곤 쇼핑센터 안에 위치한 탄 레스토랑을 마주한 정원과 윤영의 입에서 탄성이 멈추지 않는다. 그 탄성은 음식이 하나씩 나올 때마다 그리고 식사를 마치고 일어서는 순간까지도 계속됐다. 요리를 전공 중인 정원은 꼼꼼히 탄 레스토랑 예찬론을 펼쳤다. “맛도 일품이지만 플레이팅부터 인테리어까지 식사를 하는 사람들이 정말 소중한 대접을 받는다는 기분이 드는 곳이에요. 길거리 음식에 지칠 때쯤 들르면 더욱 좋을 것 같아요.” 이날 주문한 음식은 타이 스타일 해산물 파스타와 치앙마이식 오리고기 국수, 닭 날개 튀김, 또옴 카 카이, 홍합 찜이었다. 입으로 들어가기 전, 눈부터 호강하는 화려하고 정갈한 플레이팅이 돋보였다. 바삭하게 튀긴 시소 잎을 얹은 해산물 파스타와 닭고기와 코코넛밀크로 끓인 또옴 카 카이는 매콤하면서도 중독적인 맛이었다. 각 음식에 곁들여진 소스들도 길거리 식당들에 비하면 정갈한 맛을 자랑했다. 영국식 애프터눈티 세트도 탄 레스토랑의 대표 메뉴다. 스콘과 샌드위치, 조각케익, 푸딩 등이 함께 나오며 가격은 460바트다.가격 파스타 280~380바트, 오리고기 국수 420바트 추천메뉴 해산물 파스타, 닭 날개 튀김, 오리고기 국수 Good 최상의 재료와 맛, 분위기까지 Bad 다소 비싼 가격위치 시암파라곤 쇼핑센터 M층 북쪽 홈페이지 www.thann.info 영업시간 오전 11시~밤 9시방콕판 강남스타일 카페 Greyhound Cafe 그레이하운드 카페★★★★☆★★★★☆★★★★모던하고 창의적인 콘셉트의 패션 브랜드 그레이하운드Greyhound는 색깔 있는 타이식 퓨전 요리로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1997년 처음 레스토랑을 연 그레이하운드는 방콕 내에만 8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홍콩 하버시티에도 분점을 냈다. 고급스러움을 더한 ‘어나더 하운드 카페Another Hound Cafe’, 디저트숍인 ‘스위트하운드Sweet Hound’까지 자매 브랜드를 확장할 정도로 멋과 맛으로 모두 성공한 브랜드라 할 만하다. 먹방 팀이 향한 곳은 방콕에서도 가장 스타일리시한 맛집이 몰려 있는 통로Thonglor 지역 내 J애비뉴 쇼핑센터에 위치한 카페였다. 야외 테라스에서 식사를 즐기는 외국인들로 북적였고, 모던한 실내 분위기는 신사동 가로수길의 카페를 연상시켰다. 고른 메뉴는 날치알이 곁들여진 게살 스파게티, 해산물 파스타, 스프링롤, 관자 구이 등이었다. 모든 메뉴가 독특하면서도 거부감이 없었고,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퓨전’의 적정선을 지키는 느낌이었다. 관자 요리를 최고로 꼽은 윤영은 “태국의 중산층들이 즐겨 찾는 레스토랑답게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인상적이에요. 태국과 이탈리아식의 적절한 조화가 일품이었고, 다른 식당들에 비해 맛이 담백하고 간이 적절해서 거부감이 없었어요”라고 평했다. 닭 날개 튀김은 한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그레이하운드의 대표 메뉴이지만 어떤 음식을 시키더라도 후회하진 않을 만한 식당이다. 부드럽고 새콤한 과일 ‘포멜로’에 멸치와 새우파우더, 땅콩을 넣고 피시소스로 버무린 포멜로 샐러드도 놓치면 아까운 맛이다. 알알이 터지는 과일과 바삭한 견과류가 입에서 공존하는 식감이 독특하다.가격 파스타 180~220바트, 포멜로 샐러드 140바트 추천메뉴 닭 날개 튀김, 각종 파스타 Good 태국과 이탈리아 음식의 이상적 조화Bad 딱히 흠잡을 데 없음위치 BTS 통로역 3번 출구에서 15분 거리홈페이지 www.greyhoundcafe.co.th영업시간 일~목요일 오전 11시~밤 11시, 금·토요일 오전 11시~자정●쿠킹 스쿨태국 정통요리를 배우다먹는 것으로는 모자라 태국 요리를 배워 보기로 했다. 방콕에서 흔하고 저렴한 또옴얌꿍과 타이 커리를 서울에서 1만5,000원을 들여 먹는 것은 너무 아까워 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고 싶기도 했다. 다국적 여행객과 어울려 태국 전통요리를 만드는 재미는 기대 이상이었다.또옴얌꿍·팟타이 이제 내가 만든다Blue Elephant블루 엘리펀트 ★★★★★★★★☆★★★태국 요리를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쿠킹클래스에 참여해 봤다. 그 신비한 맛들이 부엌에서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엿보고 싶었다. 요리를 전공하는 정원과 호기심 많은 윤영, 집에서만 어설픈 셰프 코스프레를 하는 기자까지 모두 방콕에서 배운 요리를 한국의 지인들에게 선보일 생각에 잔뜩 기대감을 안고 쿠킹 스쿨에 참여했다. 방콕에서는 특급호텔이나 전문적으로 운영되는 쿠킹 스쿨을 찾는 것이 어렵지 않다. 먹방 팀이 선택한 곳은 방콕의 대표적인 레스토랑 ‘블루 엘리펀트Blue Elephant’. 파리, 런던, 브뤼셀 등 태국 밖 대도시에서도 만날 수 있는 블루 엘리펀트는 수석 셰프인 누로 쏘마니 스테페Nooror Somany Steppe씨가 벨기에인 남편 칼 스테페Karl Steppe 씨와 함께 설립해 태국 왕실 요리의 진수를 전해 주고 있다.방콕 사톤 지역, 우아한 유럽풍 단독 건물에 자리한 쿠킹스쿨에는 이른 아침부터 페루, 일본, 타이완 등 각지에서 온 여행객들로 붐볐다. 8시45분 정각에 맞춰 오면 셰프들과 함께 직접 재래시장에 들러 신선한 식재료를 사는 것부터 강습은 시작된다. 요일마다 다른 요리를 배울 수 있는데 먹방 팀이 도전한 것은 새우 가지 샐러드, 태국식 생선 케이크, 치킨 레드커리, 팟타이였다. 누로씨와 그녀의 딸인 산드라Sandra가 강의실에서 요리 만드는 시범을 보이고, 부엌으로 건너가 레시피에 따라 직접 음식을 만들어 보는 방식이었다. 방금 눈앞에서 본 음식을 재료까지 다 준비되어 있는데도 똑같이 만드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온 정신을 집중하며 가끔은 옆 사람이 어떻게 만들고 있는지 곁눈질도 하며, 마치 학예회를 준비하는 아이들처럼 음식 만드는 재미에 푹 빠졌다. 윤영은 처음으로 체험한 쿠킹스쿨이 이번 여행에서 가장 잊지 못할 순간이라며 만족해했다. “직접 태국 요리를 해볼 생각을 못했는데 생각보다 간단하더라구요. 물론 양과 조리시간을 잘못 조절해 전혀 예상치 못한 맛이 나오기도 했지만요.”요리 체험을 다 마친 뒤에는 셰프로부터 쿠킹스쿨 수료증을 받는다. 정원과 윤영은 태국을 대표하는 스타 셰프 모녀와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런 사이 먹방 팀이 만든 음식은 예쁜 그릇에 담겨져 근사한 식당 테이블에 앉아 맛있게 즐길 수 있도록 세팅돼 있었다. 여기에 블루 엘리펀트가 내세우는 시그니처 메뉴들을 함께 주문했다. 요리하느라 입맛이 없어졌다는 말이 무색하게, 먹방 팀은 앞에 차려진 음식들을 차곡차곡 해치워 갔다. 농어찜, 이슬람식 마사만Massaman 커리, 쇠고기 샐러드, 게살 커리 수프 등은 다른 태국 식당에서도 흔히 만나 보지 못한 맛이었다. 참고로 누로 셰프의 아버지가 무슬림인 탓에 일부 음식은 할랄식을 따르고, 그만큼 맛에 있어서도 정통 태국식과는 미묘한 차이가 난다. “고급스러운 음식을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레스토랑에서 즐기니 더 좋았어요. 태국 전통 음식이 또옴얌꿍이나 커리 외에도 훨씬 다채롭고 고급스럽다는 걸 경험할 수 있는 식당이었어요.” 요리가의 길로 접어든 정원에게 더 특별했던 하루, 그녀는 이 식당에서의 추억을 고이 간직했을 것이다.가격 요리강습 반나절 2,800바트, 반나절 이틀 코스 5,000바트, 일주일 코스 1만4,000바트 위치 233 South Sathorn Road, BTS 수라삭역 4번 출구에서 1분 거리 홈페이지 www.blueelephant.com영업시간 오전 11시30분~오후 2시30분, 오후 6시30분~밤 10시20분블루 엘리펀트’s 팟타이 레시피태국 음식 중 가장 간단히, 그리고 한국에서 구하기 쉬운 재료로 만들 수 있는 볶음 쌀국수 ‘팟타이’의 비밀 레시피를 공개한다.준비물(1인분 기준)왕새우 2개, 계란 1개, 볶음용 쌀국수 80그램(미리 20분간 찬물에 불려 놓는다), 식용유 2큰스푼, 다진 마늘 1쪽, 샬롯Shallot 1쪽(다진 양파로 대체 가능), 손톱 크기로 자른 두부 1큰스푼, 간 땅콩 1큰스푼, 다진 순무 1큰스푼(없어도 무방), 말린 새우 파우더, 쪽파 2쪽(부추로 대체 가능), 숙주 40그램양념 설탕 1큰스푼, 피시소스 1큰스푼, 식초 1/2큰스푼, 타마린드 주스Tamarind Juice 1큰스푼(없어도 무방), 고춧가루 1/4스푼1.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약한 불에 마늘과 양파, 샬롯을 볶는다.2. 새우를 넣고 볶다가 두부와 다진 순무를 넣는다.3. 찬물에 불린 쌀국수를 넣고 면이 부드러워질 때까지 휘젓는다.4. 설탕, 식초, 피시소스 등 모든 양념을 넣고 잘 섞으며 볶는다.5. 새우 파우더와 땅콩, 고춧가루를 넣고 젓는다.6. 마지막으로 쪽파와 숙주를 넣어 섞은 뒤 그릇에 담는다.●럭셔리 퀴진 특급호텔에서의 화려한 한 끼방콕 여행의 새로운 트렌드가 있다면 저비용항공을 이용해 절약한 비용으로 특급호텔에 묵는 것이다. 숙소만이 아니다. 굳이 특급 호텔에서 묵지 않더라도 한두 끼쯤은 호텔 레스토랑에서 격조 높은 음식을 맛보는 것도 방콕에선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태국 맛에 대한 이유있는 고집Spice Market, Fourseasons Hotel포시즌스호텔 스파이스마켓★★★★★★★★★☆★★★먹방 팀은 방콕 최고급 호텔 중 하나인 포시즌스호텔FourSeasons의 대표 레스토랑인 스파이스마켓Spice Market으로 향했다. 이름 그대로 전통 향신료 시장의 분위기로 꾸며진 레스토랑의 인테리어부터 범상치 않았다. 선반에는 말린 향신료들과 전통 농기구, 골동품 등이 놓여 있는데 30년 역사의 호텔과 함께해온 흔적들이 고스란히 쌓여 있었다. “음식을 먹기 전부터 고풍스러운 분위기에 취한 것 같아요.” 정원과 윤영은 음식을 먹기 전부터 잔뜩 기대에 부풀었다. 그리고 스파이스마켓이 자랑하는 음식들이 하나둘 나올 때마다 군침을 삼키느라 여념이 없었다.스파이스마켓의 메뉴는 길거리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는 태국 전통적인 음식들이다. 그저 최상급 재료로 예술의 경지로 승화시킨 것이다. 레스토랑의 스타 셰프인 수파눗 카나락Supanut Khanarak씨는 “특급 호텔의 식당들은 외국인의 입맛에 맞추려 향신료나 양념을 줄이거나 약화시키는 경향이 있어요. 하지만 태국 전통적인 맛을 내기 위해서는 기본을 지키는 게 중요하죠”라고 설명했다.길거리 음식과 비교하기 위해 일부러 시켜 본 팟타이와 쏨땀은 역시나 정갈하고 군더더기 없는 맛을 자랑했다. 사실 이 같은 서민 음식들은 자극적인 길거리 음식들이 입에 익숙했던 터라 약간 어색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이외에 매콤한 해산물 볶음, 새우 샐러드, 부드러운 게살튀김 커리 등은 이제껏 맛보지 못한 출중한 맛을 자랑했다. 태국 와인을 곁들이며 최고급 태국 요리를 맛본 정원은 “더하거나 더할 것이 없는 완벽한 맛”이라 극찬했고, 윤영은 “익숙했던 길거리 음식을 럭셔리호텔에서 먹는 기분이 묘했다”고 소감을 말했다.가격 게살 튀김 레드 커리 480바트, 쏨땀 320바트, 해산물 볶음 570바트 추천메뉴 게살 튀김 레드 커리, 새우 샐러드 Good 정갈하고 군더더기 없는 맛, 고풍스러운 인테리어Bad 일부 메뉴는 길거리 맛이 더 익숙하다위치 155 Rajadamri Road, 포시즌스 호텔 영업시간 오전 11시30분~오후 2시30분, 오후 6시~밤 10시30분방콕에서 가장 힙한 루프탑 라운지Octave Bar Marriott Hotel Sukhumvit메리어트 호텔 옥타브 바★★★★★★★★★☆★★★최근 젊은 여행객 사이에서 호텔 꼭대기에 있는 루프탑바Roof top Bar에서 도시의 야경을 감상하며, 화려한 밤을 즐기는 문화가 일종의 유행이 되고 있다. 방콕에서는 르부아호텔의 시로코바가 가장 유명한데 한국인으로 득실거린다는 소문에 다른 곳을 수소문했다. 운이 좋게도 먹방 팀이 묵은 메리어트 수쿰빗 호텔의 옥타브바가 최근 뜨고 있다 하여 고민할 것 없이 호텔 45층에 위치한 바로 향했다. 비가 가늘게 흩뿌리는 날씨였지만 방콕 시내가 시원하게 눈앞에 펼쳐졌고, DJ의 클럽 음악은 젊은이들을 들썩이게 하기에 충분했다. 정원과 윤영은 이 시간을 기다렸다는 듯 옆 테이블의 태국인들과 자연스레 어울리며, 술잔을 부딪히며 방콕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냈다. 루프탑바라고 술과 분위기가 전부는 아니었다. 킹크랩 찜, 생굴과 와규버거, 농어와 아스파라거스 꼬치구이, 푸아그라와 비스킷 등으로 이뤄진 시그니처 메뉴는 4인분에 1,850바트로 납득할 만한 가격에 수준 높은 맛을 자랑했다.가격 모히또 250바트, 시그니처 플래터 1,300바트(2인분 기준) 추천메뉴 옥타브 시그니처 칵테일, 생굴, 미니 와규버거Good 로컬들이 열광하는 전망 좋은 최신 호텔 Bad 비 오면 낭패위치 Soi Sukhumvit 57, Sukhumvit Road, Wattana, Bangkok 10110 영업시간 오후 6시~ 새벽 1시일본인이 운영하는 프랑스풍 빵집 Le Blanc 르블랑 ★★★★☆★★★☆★★★맛있는 빵 한조각과 커피 한잔이면 아침이 충분한 사람이라면, 방콕에도 추천할 만한 곳이 있다. 방콕에서는 덥고 습한 날씨 때문에 바삭한 빵을 만나기 어렵다 하지만 르블랑에 가면 편견이 허물어진다. 방콕의 로컬 매거진을 보고 찾아간 빵집은 일본인 부부가 운영하고 있었다. 조그마한 가게에 들어서자마자 각종 크로아상과 패스트리류의 빵들이 달콤한 버터 향을 내뿜고 있었다. 버터와 밀가루만큼은 프랑스제를 사용해 맛의 차별화를 두고 있다는 르블랑의 대표 메뉴는 사과호두치즈빵과 치즈와 감자, 베이컨을 넣어 만든 프랑스식 갈레뜨Galette. 빵 맛에 대한 정원과 윤영의 평가는 매우 후했다. “좋은 버터를 아끼지 않고 사용해서 그런지 빵이 정말 향긋했어요”, “개인적으로 베이커리의 수준은 크로아상이 결정한다고 생각하는데,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쫄깃한 맛이 일품이었어요. 유럽풍 가구와 베이커리 책들까지 인테리어도 좋았고요.”가격 갈레뜨 55바트, 크로아상·패스트리 40바트 추천메뉴 크로아상·패스트리류Good 방콕에서 만나기 힘든 바삭한 식감의 빵 Bad 빵에 비해 커피 맛은 떨어짐위치 Sukhumvit Soi 39 영업시간 오전 8시~오후 6시30분뉴요커처럼 브런치 즐기기Dean & Deluca 딘 앤 델루카★★★★★★★★★☆★★★ 방콕에는 한국에 아직까지 들어오지 않은 세계적인 카페, 레스토랑 체인이 많다. 뉴욕의 대표적인 식료품 브랜드이자 베이커리 카페인 딘 앤 델루카Dean & Deluca가 최근 실롬 지역에 문을 열었다. 먹방팀은 호텔 조식을 뒤로하고 이른 아침 이곳을 찾았다. 고층빌딩이 즐비하고, 외국 기업이 많은 실롬 지역에 딘 앤 델루카는 널찍하게 자리를 잡고 있었다. 널찍한 창문으로 햇살이 쏟아지고 있는 실내는 뉴욕의 여느 카페처럼 세련미가 넘쳤다. 잉글리시 풀브렉퍼스트와 뉴욕 와플 타워, 그리고 딘 앤 델루카의 대표 메뉴인 아몬드 크로아상과 딸기, 살구 맛이 풍부한 뉴욕 소다, 카푸치노를 주문했다. 정원과 윤영은 방콕이 처음이 아니건만 이런 식의 아침을 즐겨 본 것은 처음이라 한다. “조식이 나오는 특급 호텔에서 묵을 때도 있지만 저렴한 게스트하우스나 도미토리에서 묵을 때가 많은데, 그럴 때 하루쯤은 이런 곳에 와서 근사한 아침을 즐기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올해만 두 번 방콕을 다녀온 윤영의 말이다. 카페에서는 세련된 디자인의 주방 용품, 식료품 등도 판매하지만 가격은 태국의 물가를 훨씬 웃돈다. 방콕 속 뉴욕이니 그런가 보다.가격 아메리칸 브렉퍼스트 220바트, 아몬드 크로아상 75바트, 뉴욕 소다 100바트 추천메뉴 아메리칸 브렉퍼스트, 각종 샌드위치Good 뉴욕 카페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분위기Bad 다른 카페에 비해 월등히 비싼 가격위치 92 Naratiwasrachanakarin Road, Silom, Bangrak, Bangkok 10500영업시간 오전 7시~밤 11시●시장탐험방콕의 맛을 바리바리 챙겨오다 한국에 돌아와서도 방콕의 맛을 기억하기 위해 식료품 시장을 들러 봤다. 한 곳은 백화점 안에 있는 현대식 상점, 또 다른 하나는 인간미 넘치는 전통 재래시장이었다. 식재료 천국Gourmet Market 고멧 마켓시암 파라곤, 엠포리움, 케이빌리지, 터미널21 등 방콕의 백화점에는 신선하고 검증된 식료품을 판매하는 고멧마켓이 있다. 방콕에서 맛보고 직접 만들어 본 음식들을 재현하려면 태국산 식재료들을 넣는 게 중요한데 한국 내 태국식당에서 사 먹자니 너무 비싸고, 직접 만들자니 재료 구하기가 쉽지 않다. 고멧마켓을 총 2차례에 걸쳐 방문한 먹방 팀의 두 눈에 불꽃이 튀겼음은 물론이다. 정원은 한국에서 구하기 힘든 바질잎, 말린 레몬그라스, 쥐똥고추 등 향신료와 또옴얌꿍, 커리 페이스트, 피시소스 등을 바구니 한가득 담았다. 윤영도 마일로 코코아, 말린 망고 등 간식거리와 커리 페이스트, 각종 향신료를 차곡차곡 담았다. 한국으로 돌아가 이것들을 과연 거들떠나 볼지 모르겠지만 구하기 어렵다는 말에 귀가 쏠깃한 것이다. 구경하는 재미도 남다른 슈퍼마켓에서 정원과 윤영은 그렇게 10분만, 10분만 하다가 1시간반 이상을 머물렀다. www.gourmetmarketthailand.com 오! 쏨땀!Or Tor Kor Market 오또꼬 농수산물 시장★★★★★★★★★☆★★★★방콕에는 다양한 규모의 재래시장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깨끗한 분위기와 엄선한 식재료를 파는 곳으로 오또꼬 농수산물 시장이 있다. 바로 길 건너 편에 있는 짜뚜짝 시장만 해도 많은 한국인들이 찾고 있지만 오또꼬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꼭 농수산물을 사지 않는다 해도 방콕 사람들의 식문화를 엿볼 수 있고, 즉석 먹거리도 많은 만큼 그동안 먹지 못했던 것들을 다 먹어 보자는 심산으로 먹방 팀은 시장으로 향했다. 오또꼬는 가락시장이나 노량진시장과 같은 도매시장이 아닌 소매시장이다. 그만큼 실내는 잘 정돈되어 있었고, 가격이 아주 저렴하지는 않았지만 모든 종류의 열대과일과 태국의 서민 음식들을 만날 수 있었다. 특히 이름조차 외우기 힘든 간식거리가 많았다. 그리고 별렀던 시장표 쏨땀을 치킨과 함께 먹어 봤다. 그린 파파야, 땅콩, 롱빈, 말린 새우, 쥐똥고추, 샬롯, 방울 토마토 등을 넣고 절구에 빻아 피시소스와 설탕에 버무린 이 간단한 음식은 사실 태국음식의 정수라 할 수 있다. 쏨땀이 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너무 배불러서 간단히 맛만 보겠다던 먹방 팀은 게눈 감추듯 쏨땀과 치킨을 해치웠다. 정원과 윤영은 이번 방콕 여행에서 트래비 독자들에게 먹방여행의 정수를 맛볼 수 있는 곳으로 오또꼬 시장을 강력 추천했다.위치 MRT 캄펭 펫Kamphaengphet역 3번 출구로 나오면 된다 운영 시간 오전 6시~오후 8시☞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글 최승표 기자 사진 Travie photographer 지성진취재협조 비지니스에어 www.businessair.co.kr 02-730-1900태국관광청 www.visitthailand.or.kr 02-779-5417★당도 100% 디저트Mango Tango 망고탱고방콕에서 가장 유명한 디저트 가게라 할 수 있다. 저렴한 가격으로 망고와 아이스크림, 푸딩을 맛볼 수 있다. 기대가 너무 크면 실망할 수도 있다. www.mymangotango.comRoti 로띠호떡 같은 밀가루 반죽 안에 바나나, 계란, 치즈 등 내용물을 선택할 수 있고, 초콜릿이나 연유가 토핑으로 뿌려진다. 당 떨어지는 오후 4시쯤 먹으면 좋다. 카오산 부근 프라 아띠Phra Atid 136에 위치한 로티 마타바Roti Mataba가 유명하다.Khanom Sago 카놈 사고쫀득한 떡 안에 땅콩과 설탕이 들어간 맛이 송편과 흡사하다. 떡 하나 먹고, 쥐똥고추 한 입 베어 먹는 게 태국 스타일!Khanom Krok & Bai Toey카놈 크록 & 바이터이BTS 시암역, 망고탱고 바로 옆에 자리한 간식집. 한국의 국화빵, 풀빵을 연상시키는 딱 그 정도의 맛.Ice Dea 아이스디방콕 아트 & 컬처센터BACC 안에 자리한 아이스크림 전문점. 축구장 잔디를 연상시키는 브라우니, 돈까스처럼 튀긴 아이스크림 등 디자인이 참신한 데 비해 맛이 유별나지는 않다. www.icedea.netIce Monster 아이스몬스터과일빙수의 정수를 맛볼 수 있는 곳으로 터미널21, 센트럴월드 등 백화점, 마트 등에 입점해 있다. 신싱한 망고와 달달한 연유를 듬뿍 머금은 빙수의 조화가 환상적이다. www.icemonsterthailand.comMr.Jones 미스터존스케이크와 파이를 총망라한 디저트 카페. 전체적으로 단 맛이 과한 느낌. 브런치 메뉴를 추천한다. 통로 소이 13, Seenspace 1층에 위치. www.mrjonesbangkok.comTongue Fun 텅 펀터미널21 푸드코트에서 요즘 뜨는 아이스크림 가게다. 여러 가지 맛을 고르면 드라이아이스 연기가 나는 그릇에 담아 준다. 맛은 특별하지 않다.Khao Niew Moon 망고와 찹쌀망고와 찐 찹쌀에 코코넛 밀크를 끼얹은 후, 튀긴 녹두를 토핑으로 마무리한다. BTS 통로역 부근의 ‘메와리’라는 가게가 방콕에서도 최고급 망고를 사용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가격은 100바트. www.maevaree.com▶travel info Bang KoK [Shopping]센트럴월드Central World 방콕 시내 중심가에 있는 복합쇼핑센터 센트럴월드는 태국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500개가 넘는 패션·잡화·인테리어 매장과 100여 개의 레스토랑, 15개 영화상영관, 5성급 호텔, 컨벤션센터 등을 갖추고 있다. 센트럴월드 내 백화점 중 하나인 젠ZEN에서는 태국 현지 디자이너들의 개성 있는 매장을 만날 수 있다. 젠의 17층부터 20층까지는 방콕 시내의 전망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고급 레스토랑과 와인바 등이 입점해 있다. 여권을 지참하고 인포메이션카운터를 찾으면 50~70%까지 할인받을 수 있는 ‘투어리스트 프리빌리지 카드Tourist Privilege Card’를 발급해 준다.위치 Central World, 4/5 Rajadamri Rd., Pathumwan, Bangkok 10330 영업시간 오전 10시~밤 10시까지홈페이지 www.centralworld.co.th터미널21Terminal21 공항을 테마로 한 이색 쇼핑몰로, 저층에는 인터내셔널 브랜드가 있고 런던, 파리, 이스탄불 등을 테마로 한 층에는 태국 브랜드와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입점해 있다. 태국 브랜드들은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독특한 디자인과 질 좋은 의류를 갖추고 있어 집중 공략해 볼 만하다. 기자는 4만8,000원으로 드라이빙 슈즈를 구매했다. 한국 같으면 3배는 줘야 하는 품질의 구두였다. 5층에 자리한 푸드코트 ‘피어21’, 스파, 호텔까지 연결돼 있는 원스톱 쇼핑몰이다. 위치 BTS 아속역에서 바로 연결된다.영업시간 오전 10시~밤 10시홈페이지 www.terminal21.co.th[Healing]헬스랜드Health Land 일본식과 태국식의 퓨전 스파를 경험했다면, 태국 정통 마사지도 놓칠 수 없는 일. 한국으로 돌아오는 날 먹방 팀은 5일간 먹는 데 온 힘과 정성을 쏟았던 몸을 힐링하기 위해 헬스랜드를 찾았다. 태국의 많고 많은 스파 업체 중에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고 외국인 여행객뿐 아니라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에카마이Ekamai 지역에 단독 건물로 자리한 마사지숍에서 일행은 2시간 동안 마사지를 받으며, 방콕 먹방 여행을 갈무리했다. 2시간 태국 정통 마사지 가격은 500바트. www.healthlandspa.com유노모리 온천 스파Yunomori Onsen Spa 지난해 문을 연 일본식 온천, 마사지숍이다. 입구부터 일본 료칸을 연상시키는 원목으로 이뤄진 실내 분위기로 온천을 시작하기 전부터 정신이 차분해지는 느낌이다. 태국식 마사지를 받고 난 뒤, 온천에 들어가 몸을 녹이면 온몸이 완벽한 릴렉스의 황홀경에 접어드는 것만 같다. 스파를 모두 마치고 난 뒤에는 일본식 이자카야에서 일식과 맥주를 즐길 수도 있다. 온천 입장권은 450바트, 60분 태국식 마사지는 350바트. www.yunomorionsen.com‘비지니스에어’ 먹방 여행에 제격서울과 방콕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타이항공뿐 아니라 수많은 저비용항공사가 취항 중에 있다. 그중에서도 비즈니스에어는 가장 경쟁력 있는 가격과 편안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항공료를 절약하고 그 비용으로 태국의 맛을 원없이 즐기는 ‘엥겔 지수’ 높은 먹방 여행에 제격이다. 현재 비즈니스에어는 인천-방콕, 인천-푸껫 외에도 부산-방콕, 부산-푸껫 등의 노선을 운영 중에 있으며, 성수기에는 치앙마이 등의 노선에도 취항하고 있다. 여행사를 통해서는 다양한 종류의 에어텔 상품도 판매하고 있다. 가격은 저비용항공 수준이지만 식사와 물을 무료로 제공해 준다. www.businessair.co.kr 02-730-1900travie info시간 한국보다 2시간 느리다.환율 1바트는 약 34원(10월 기준)전압 한국과 같은 220V기후 일년 내내 최고 기온 30~35도 사이. 5~10월은우기이며, 11~2월은 건기다.
  • 얘들아~! 우유 안 마시면 진짜 키 안 큰대

    우리나라 어린이들이 성장에 중요한 영양소인 칼슘 섭취량이 권장량에 크게 못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인제대 상계백병원 소아청소년과 박미정 교수팀이 2007~2010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남아 3973명 등 1~18세 소아청소년 7233명을 분석한 결과, 조사대상자 75%에서 칼슘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4일 밝혔다. 특히 여자는 79.1%에서 칼슘이 부족해 남자의 71.6%보다 7.5%포인트나 높게 나타났다. 칼슘 섭취량 부족은 급성장기에 들어 칼슘 필요량이 증가하는 12~14세 연령층에서 85.4%로 가장 높았으며, 1~2세 유아도 49.9%로 조사됐다. 학동기 아동들의 경우 하루에 700~900㎎의 칼슘을 섭취해야 하지만 조사 대상자들의 1일 평균 칼슘 섭취량은 남아 510㎎, 여아 431㎎에 불과했다. 칼슘 공급원으로는 유제품이 35%로 가장 높았으며, 푸른 잎 채소(17.3%), 곡물(11.3%), 해산물(9.9%), 콩(6.4%), 해조류(3.7%), 난류(3.7%), 조미료·향료(3.4%), 과일(2.9%), 육류(2.1%), 견과류(1.5%), 음료수(1.2%) 등의 순이었다. 이를 연령별로 분석한 결과, 1~2세 영·유아는 1일 칼슘 섭취량의 57%를 유제품으로 섭취하는데 비해 15~18세 청소년은 24%에 그쳤다. 일주일동안 우유를 전혀 섭취하지 않는 소아청소년도 남아 23%, 여아 13.8%나 됐다. 연구팀은 “유제품 섭취량의 절대 부족이 칼슘 부족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연구팀은 “한국인은 우유를 먹으면 배가 아프고 설사를 하는 유당불내증 체질이 많아 우유를 기피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칼슘은 성장·발달에 필수적인 영양소이며, 성인들의 뼈 건강에도 매우 중요한 만큼 어려서부터 적정량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미정 교수는 “칼슘이 부족하면 혈중 칼슘 농도를 유지하기 위해 뼈에서 칼슘이 빠져나가 뼈가 약해지고 성장이 더뎌진다”면서 “칼슘이 풍부한 우유와 유제품은 물론 시금치 등 녹색채소·두부·뱅어포·멸치·정어리 등을 고루 섭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Public Health Nutrition) 최근호에 게재됐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한국 사회 음식문화로 자리매김… ‘치맥’의 모든 것

    [주말 인사이드] 한국 사회 음식문화로 자리매김… ‘치맥’의 모든 것

    대한민국이 바야흐로 ‘치맥’(치킨과 맥주) 전성시대다. 소주에 삼겹살, 막걸리에 파전, 탁주에 홍어 등 바늘 가는 데 실 가듯 궁합 맞는 술과 안주는 많지만 치맥처럼 남녀노소 모두 즐기며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자리 잡은 조합은 드물다. 젊은 대학생이나 직장인들이 금요일 밤 치킨가게나 강변 등 야외에 삼삼오오 모여 한 손에는 치킨, 다른 손에는 맥주를 들고 ‘불금’(불타는 금요일)을 즐기는 풍경은 낯설지 않다. 외국인들도 우리 치맥에 엄지손가락을 든다. 이코노미스트 한국 특파원 출신으로 현재 하우스 맥주 집을 운영 중인 영국인 다니엘 튜더는 15일 “한국식 치킨과 맥주의 조합은 세계에 한국 음식과 문화를 알리는 데 아주 좋은 상품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인은 왜 치맥에 열광하는 것일까. 치맥이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자리 잡은 바탕에는 맛 궁합뿐 아니라 사회·문화적 흐름, 수요·공급의 조화 등이 깔려 있다. 한국 사회를 사로잡은 치맥의 모든 것을 들여다봤다. 치맥의 한 축인 치킨이 국내에 확산되기 시작한 것은 1960~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산업화가 움트면서 농촌을 떠난 젊은 인구가 도시로 밀려올 때다. 산업화와 도시화 과정 속에서 공장과 사무실 등으로 배달시켜 먹는 간식 문화가 발달했고 통닭도 이 무렵에 주목받았다. 특히 야식으로 치킨을 주문할 때 맥주를 가볍게 곁들이기 시작했다. 대구 치맥 페스티벌을 기획한 윤병대 한국식품발전협회 사무처장은 “프라이드치킨은 탕과 찌개 등 먹기가 번거로운 술안주와 달리 간편하게 들고 다닐 수 있어 젊은 층이 야유회와 체육대회 등에서 곧잘 즐겼다”고 회상했다. 국내 치킨의 ‘본산’ 격인 대구에도 이 무렵 치킨 문화가 싹텄다. 6·25전쟁 종전 이후 대구에 자리 잡은 미군 부대(캠프 워커, 캠프 헨리) 내에서 팔던 프라이드치킨이 군무원 등을 통해 대구 시내로 흘러들었다. 전통적인 닭백숙이나 기름을 쫙 뺀 전기구이 통닭을 팔던 닭집 주인들은 치킨을 보자 눈이 휘둥그레졌다. 기름에 튀겨 맛이 고소한 데다 튀김옷을 입힌 덕에 살코기만 팔 때보다 양이 훨씬 많아 보였기 때문이다. 대구는 특히 닭 공급이 수월한 지리적 이점도 있었다. 경북권역의 영천과 의성, 청도 등에는 1970년대까지 국내 양계장의 80% 이상이 몰려 있었는데 이곳에서 길러진 닭이 지역 내 소비 기반인 대구의 치킨집에 공급됐다. 제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1962~1966년)으로 국내 닭고기 생산량이 13배 정도 늘어난 직후였다. 내륙 도시인 까닭에 해산물 등의 신선한 식자재 공급이 어려웠던 터라 닭이 ‘효자 식품’이었던 셈이다. 전국 치킨 브랜드 업체 320여곳 중 절반 정도가 대구, 경북에서 처음 문을 열었다. 멕시칸, 멕시카나, 처갓집 양념통닭 등 ‘1세대 치킨 체인점’은 물론 교촌치킨, 호식이 두마리 치킨 등이 대표적이다. 대표 간식으로 입지를 넓혀 가던 치킨이 맥주와 본격적으로 만난 것은 1980~1990년대였다. 이전까지 고급 술로 생각됐던 맥주의 가격이 1980년대 업체들의 대중화 전략으로 싸졌고 치킨과 함께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술로 자리매김했다. 또 1990년대 이후 프로야구 등 스포츠의 호황도 치맥 주가를 올렸다. 윤 사무처장은 “프로스포츠가 인기를 끌자 맥주와 치킨이 야구장 등으로 많이 들어갔고 이 과정에서 치킨업체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고 진단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은 치맥 시장 활황의 기폭제가 됐다. 치킨업계 관계자는 “2002년 업계에서 맥주 안주로 치킨의 입지를 굳히려 만든 것이 ‘치맥’이라는 용어였다”고 전했다. 주말 밤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TV로 보며 치맥을 즐기는 신형근(32)씨는 “수저나 젓가락을 이용해 먹어야 하는 다른 안주와 달리 치킨은 손에 들고 경기에 집중할 수 있는 매력이 있어 맥주 안주로 안성맞춤”이라고 설명했다. 2000년대 이후 젊은 층은 인터넷에서 축약형 신조어인 ‘치맥’이라는 표현을 쓰며 큰 관심을 보였다. ‘만취할 수 없다면 술이 아니다’라던 주당들은 ‘맥주는 음료수 아니냐’고 비아냥댔지만 술 한잔 손에 쥔 채 몇 시간이고 대화하는 것을 즐기는 젊은이들에게 치맥은 딱 맞았다. 김소혜 음식문화 평론가는 “치맥을 즐기는 사람들은 건강이나 음식 궁합이 아니라 치맥을 먹을 때의 분위기 등을 즐기는 것”이라면서 “대중적인 음식에 ‘신 날 때 먹는 것’ ‘응원할 때 먹는 음식’ ‘사람들과 함께 먹는 음식’이라는 이미지가 씌워지면서 하나의 문화가 됐다”고 분석했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를 겪으면서 거리로 내몰린 퇴직자들이 치킨집 창업에 대규모로 나선 것도 1990~2000년대 치맥 열풍의 한 배경이 됐다. 국내 치킨집은 지난 10년간 10배 늘어 현재 전국적으로 3만 6000개나 된다. 치맥을 즐기는 인구가 늘어나는 건 무엇보다 맛이 있기 때문이다. 맥주 전문가들은 차가운 맥주가 기름진 치킨의 단점을 보완해 주는 까닭에 사람들이 치맥 조합을 자주 찾는다고 말한다. ‘브루마스터’(맥주 양조 전문가)인 정영식 오비맥주 이사는 “맥주의 산성도는 pH4 정도로 높아 기름기 많은 치킨과 함께 먹기에 안성맞춤”이라고 했다. 치킨이나 소시지 등 기름기 있는 음식을 먹은 뒤 맥주를 마시면 입이 깔끔하게 씻기는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다양한 맥주 종류 가운데 치킨과 궁합이 유독 잘 맞는 것이 있을까. 정 이사는 “맛 궁합상 맥주 종류인 라거와 에일 모두 치킨과 어울린다”고 평가했다. 다만 치킨집의 술자리 분위기에 따라 맥주 종류를 달리할 필요는 있다. 라거는 맛이 시원하고 깔끔하지만 탄산이 적어 금세 밍밍해지는 만큼 짧은 시간 치킨에 맥주를 즐길 때 어울리는 반면, 알코올 도수가 높은 에일은 맛이 거칠고 진해 오래도록 김이 빠지지 않는 만큼 긴 술자리에 어울린다는 것이다. 치킨과 맥주가 서로 부족한 영양 균형을 보충해 주는 까닭에 두 음식을 함께 찾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정 이사는 “맥주는 열량이 높고 영양 성분이 부족하다. 탄수화물이 주성분인 라면이나 밥, 국수 등과 함께 먹으면 쉽게 살만 찐다”면서 “치킨도 열량이 높기는 하지만 단백질과 필수아미노산 성분이 가득하기 때문에 맥주 안주로 좋은 것”이라고 밝혔다. 치킨 외에 대표적 맥주 안주인 소시지, 마른 멸치, 계란 등도 고단백 음식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독일인들이 맥주 안주로 즐기는 ‘아이스바인’(돼지 정강이 부위를 삶아 요리하는 독일 전통 음식)도 고단백 음식이며 과거 호프집에서 안주로 유행했던 족발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영양학자들은 “사실 영양 궁합으로는 치킨과 맥주가 서로 어울리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치킨은 지방이 많고 맥주는 소화기관과 온도 차이가 커 두 음식 모두 소화가 잘되지 않기 때문이다. 또 치킨과 맥주에는 통풍의 원인이 되는 ‘퓨린’ 성분이 많아 함께 먹으면 통풍을 부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리나라 치킨 프랜차이즈들은 국내 성공을 발판 삼아 국제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식 치킨이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튜더는 “외국에는 프라이드치킨 정도만 있는데 양념치킨이나 마늘치킨 등은 흔한 맛이 아니어서 경쟁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소혜 평론가는 “다양한 요리법의 치킨들은 처음 먹어 본 사람도 맛있다고 느낄 정도였기 때문에 대중화될 수 있었다”면서 “현지화에 더 신경 쓴다면 수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샘표식품 요리교실, 무채 썰기 솜씨는 ‘초짜’ 김장 김치 손맛은 ‘진짜’

    샘표식품 요리교실, 무채 썰기 솜씨는 ‘초짜’ 김장 김치 손맛은 ‘진짜’

    결혼 12년차인 맹현숙(39)씨는 올해 본의 아니게 ‘김장 독립’을 선언했다. 매년 시댁에서 김장김치를 가져다 먹었는데, 시어머니로부터 “이제부터 너희들이 알아서 김장해라”는 말씀을 들었기 때문이다. 직장에 다니는 맹씨는 오는 22, 23일을 김장하는 날로 잡아놓고, 금요일인 첫날에는 하루 휴가까지 냈다. 김장 독립 첫해인 만큼 시어머니가 올해만 일손을 돕겠다고 했지만, 배추를 절이고 김장 속을 만드는 건 온전히 그의 몫이었다. 혼자 끙끙 앓던 맹씨는 김장하는 법을 알려주는 요리교실의 문을 두드렸다. 지난 13일 서울 중구 필동 샘표식품의 요리교실 지미원. 오후 7시가 되자 맹씨를 비롯한 17명의 남녀가 모여들었다. 초보들을 위한 ‘김장 수업’이 있는 날이었다. 김치를 먹을 줄만 알았지, 직접 만들어 볼 엄두를 내지 못했던 주부, 예비부부, 미혼여성들이 앞치마를 두르고 이홍란 지미원 원장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김장하는 날 빠질 수 없는 수육 삶기로 수업이 시작됐다. 큼지막한 삼겹살을 된장, 커피가루, 향신채소를 넣은 물에 넣어 끓이자 구수한 고기 냄새가 진동했다. 다음은 배추 절이기. “요샌 김장하기 정말 편해졌지요? 바쁜 분들은 배추 직접 절일 필요 없어요. 전화로, 인터넷으로 절임배추 주문만 하면 집으로 배달해주잖아요. 직장 다니는 저도 김장할 때 절임배추를 쓴답니다.” 이 원장의 말이다. 올해는 김장을 직접 담그겠다는 주부들이 많아졌다. 롯데마트가 지난달 초 1460명의 여성 소비자 패널을 대상으로 김장 설문조사를 한 결과, 77.4%가 올해 김장을 직접 하겠다고 답했다. 지난해(68.3%)보다 9.1% 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특히 40대 미만 젊은 주부들의 김장 계획이 눈에 띄게 늘었다. 25~40세 주부의 62.1%만 지난해 김장을 했다면, 올해는 10% 포인트 증가한 72.8%가 김장을 하겠다고 밝혔다. 직접 김장을 하는 이유는 50.1%가 ‘안전해서’를 꼽았고, ‘입맛에 맞아서’(34.7%), ‘더 경제적이어서’(11.7%)라는 답변이 뒤를 이었다. 이렇다 보니 유통업체들의 김장 재료 판매량도 지난해보다 크게 늘었다. 농협 하나로마트는 본격적인 김장철을 앞두고 지난달 24일부터 2주 동안 전국 56개 매장에서 절임배추 예약판매를 실시했다. 지난해에는 100t을 준비해 수도권 7개 매장에서 4일간 5900박스(59t)를 팔았는데, 올해는 물량을 대폭 늘려 1000t을 준비했고 이 가운데 2만 5000박스(250t)가 판매됐다. 농협 관계자는 “올해 배추, 무 등 김장채소 작황이 좋아 김장비용 부담이 줄었기 때문에 직접 김치를 담그려는 가정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물량을 지난해보다 10배 늘렸다”고 말했다. 롯데마트에서는 지난달 17일부터 31일까지 절임배추(20㎏·1박스) 1만 8000여개가 팔려 5억 10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 절임배추 가격이 지난해보다 15% 싸졌는데도, 매출이 40% 이상 증가한 것이다. 홈플러스의 절임배추 예약 실적은 지난해보다 229.4% 늘었다. 온라인 쇼핑몰인 옥션이 이달 1~13일 김장 재료 매출을 분석한 결과 천일염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0% 증가했고, 김치통(85%) 절임배추(50%), 고춧가루(25%), 새우젓(20%)의 판매량도 크게 늘었다. 이달 들어 김치냉장고 판매량은 지난해 대비 50% 이상 증가했는데 대용량을 선호하던 과거에 비해 160ℓ 이하 작은 제품의 판매가 25% 늘었다. 롯데하이마트에서도 이달 1~12일 김치냉장고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 늘었다. 김치냉장고 시장 규모는 배춧값이 폭등했던 지난해에는 78만대 수준이었지만 올해는 82만대가 팔릴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김장을 하겠다는 가정이 늘어난 데에는 김장철만 되면 치솟던 채소와 해물 가격이 크게 내린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이마트는 올해 김장비용이 4인 가족 기준(20포기) 15만 5361원으로 지난해(19만 6740원)보다 21% 저렴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농수산물유통공사의 시세를 보면 김장 주 재료인 배추, 무, 고춧가루, 미나리 등이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가격만 보면 어느 때보다 김장에 도전하기 좋은 해인 것이다. 김장 가구가 증가하면서 사먹는 김치의 판매량은 줄어들었다. 롯데마트의 이달 1~13일 포장김치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35.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장교실에 참여한 사람 가운데 2명은 남성이었다. 이 중 조남철(35)씨는 1년 반 동안 만난 여자친구 박정혜(29)씨와 함께 김장수업을 신청했다. 내년 상반기에 결혼할 예정이라는 두 사람은 신혼 때부터 양가에 손 벌리지 않고 둘이서 김장을 하겠다고 말했다. 자취 15년차로 요리를 좋아한다는 조씨는 “어머니가 보내주신 김치로 찌개를 만들어 먹는 건 쉬운데 직접 김장하는 건 만만치 않은 것 같다”면서 “집에 가서 다시 만들어 본 다음 여자친구에게 김치 프러포즈를 해야겠다”며 웃었다. 김장 초보들을 난관에 빠뜨린 건 다름 아닌 무채썰기였다. 이 원장은 “무채를 너무 가늘게 썰 필요가 없다”면서 “오래 보관하다 보면 얇게 썬 무채는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장 초보들이 썰어 낸 무채는 두꺼워도 너무 두꺼웠다. 동그란 무를 일정한 두께로 썰려면 적지 않은 내공이 필요한 듯했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함께 근무한다는 임나래(26), 전아람(27), 유리알(30)씨 등 3명은 새끼손가락 굵기만 한 무채를 버무려 개성(?) 넘치는 김장김치를 완성했다. 동료들과 함께 수업을 신청한 임씨는 “어머니의 전라도식 김치는 맛이 진한데, 젓갈을 많이 안 쓰는 서울식 김치도 시원해서 맛있는 것 같다”면서 “결혼하면 신랑과 나의 취향을 절충해서 젓갈 사용량을 결정하겠다”며 웃었다. 결혼 3개월차 주부인 안수연(38)씨는 김치를 좋아하는 신랑을 위해 올해 첫 김장에 도전한다고 밝혔다. 안씨는 “시댁은 거리가 멀고, 친정은 딱 한 집 먹을 만큼인 5포기밖에 김장을 안 해서 직접 담그려고 한다”면서 “2주 뒤에 김장 날짜를 잡아놓고 인터넷 카페에서 공동구매로 질 좋고 저렴한 절임배추를 주문했다”고 말했다. 그는 “김장 속을 만들려면 필요한 재료가 많은데 뭐가 좋은지 몰라 사지 못했다”면서 “수업에서 배운 대로 색이 예쁘고 단맛이 나는 고춧가루, 투명한 생새우, 6월에 담근 새우젓 등을 골라서 맛있는 김치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초보를 위한 쉬운 레시피 <재료> 배추 3포기, 천일염 3컵, 물 18컵(소금과 물의 비율 1대6), 무 1㎏(약 2개), 갓 250g, 미나리 30g, 멸치액젓 또는 까나리액젓 반컵, 새우젓 반컵, 쪽파 80g, 다진 마늘 50g, 다진 생강 10g, 설탕 3큰술, 고춧가루 2~2½컵 <배추 절이기> ① 너무 무겁지 않은 배추를 골라 누런 겉잎을 떼고 반을 가른다. 두꺼운 꼭지 부위를 V자로 잘라 낸 뒤 약간의 칼집을 내준다. ② 천일염과 물을 1대 6으로 섞는다. ③ 배추를 소금물에 담갔다가 꺼낸 뒤 배춧잎 사이에 소금을 살살 뿌린다. ④ 넓은 통에 배추 단면이 위를 향하게 차곡차곡 쌓고 남은 소금물을 뿌린 뒤 무거운 것을 눌러 8시간 이상 둔다. 배추의 위치를 위아래로 바꿔가며 고루 절인다. ⑤ 다 절여지면 소금기를 깨끗이 씻어내고 배추를 엎어 물기를 뺀다. <배춧속 넣기> ① 무는 0.5㎝ 너비로 채썬다. 갓, 쪽파, 미나리는 3㎝ 길이로 썬다. ② 무채와 액젓, 새우젓, 다진 마늘, 다진 생강, 설탕, 고춧가루를 넣고 잘 버무린다. 무채가 빨갛게 되면 갓, 쪽파, 미나리를 넣고 버무린다. ③ 절인 배춧잎 사이에 김장 속을 넣고, 마지막 겉잎을 사선으로 감싸듯이 말아준다. 자른 면이 위로 가도록 저장용기에 담는다. <맛있는 김장 비결> ① 김장 속에 다진 생강은 필수. 마늘량의 6분의 1이 적당하다. ② 새우젓은 6월에 담근 육젓이 비싸지만 맛이 좋다. 생새우를 추가하면 시원한 맛이 강해진다. ③ 지역에 따라 굴, 갈치, 북어를 김치에 넣기도 하지만 해물을 많이 넣으면 빨리 먹어야 한다. 오래 두면 군내가 심해진다. ④ 젓갈 향이 싫다면 북어·다시마 육수를 넣어 감칠맛을 낼 수 있다. ⑤ 빨리 익게 하려면 찹쌀풀을 쑤어 넣지만 보통 김장에는 사용하지 않는다. ⑥ 저장용기의 3분의2 정도만 김치를 채운다. 발효과정에서 김칫국물이 넘칠 수 있다. ■도움말:이홍란 샘표 지미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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