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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체비평] 고무줄 보도잣대 멍드는 신뢰

    최근 불거진 이정빈 외교부장관의 ‘여성비하'발언과 이주영 의원의이른바 ‘KKK' 실명공개를 둘러싼 언론보도에 대한 논란은 다시 한번한국언론의 자기편의적 윤리기준을 그대로 드러냈다.이 장관의 ‘올브라이트 가슴…' ‘방청석의 여성 다리' 운운은 술자리 사석에서 돌출된 발언이라고 하더라도 내용이 충격적이고 상식을 초월한다.더구나직장내 성희롱은 이제 법으로까지 제정돼 일반회사에서도 적용되고있다.그런데 앞장서서 이를 지켜나가야 할 장관이 출입기자 25명과술자리에서 거리낌없이 뱉어냈고 이를 ‘국익'이라는 명분을 내세워단 한 언론사도 처음에는 보도하지 않았다는 것은 언론의 정보독점에따른 권력화의 추잡한 모습일 뿐이다.결국 인터넷 신문에서 그것도사건이 있은 지 일주일이 지난 뒤에야 이를 보도하자 두 개의 신문사가 뒤늦게 보도한 것이 전부다. 국익을 위해 고생하는 외교부 장관의 발언을 두고 언론이 그 국익을위해 고민해야 한다는 것은 이 무슨 아이러니인가.할말 못할 말 못가리는 장관의 발언을 필요할 때마다 ‘국민 알권리'를 내세우던 언론이 모조리 침묵했다는 사실에 대해 국민은 어떻게 받아들일까.언론의본원적 비판,감시기능이 이처럼 폭탄주 한 잔에 녹아난다면 한국언론의 미래는 없다.틈만 나면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는 민족지 운운하는 대형신문,공영방송보다 언론사명에 충실한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의 용기있는 보도에 경의를 표한다. 한국언론은 보도해야 하는 것을 보도하지 않아서 말썽이 되는가하면거꾸로 실명까지 밝히며 ‘과잉보도'해서 물의를 빚기도 한다.‘정현준 게이트'를 수사해온 검찰의 수사내용이야 애초부터 믿을 수 없는것이었다.정·관계,언론계 인사들까지 거론됐지만 한국검찰이 이런내용을 수사해낼 수 있을 것으로 믿기지 않았다.‘설’과 ‘소문'만나도는 상황에서 국회의원이 국정감사장에서 의혹을 받고 있는 권력실세 ‘KKK’의 실명을 공개한 것은 기사를 키우고 싶던 언론사 입장에서는 이 보다 더 좋은 ‘먹이감’이 없었을 것이다.국회의원이 국정감사장이라는 공개된 장소에서 실명을 공개하는 마당에 언론이 굳이 이들의 이름을 밝히지 못할 이유가 어디 있단 말인가.그러나 한번생각해보자. 면책특권이 부여된 국회의원이 아무런 근거도 없이 큰소리친 내용을언론이 그대로 보도했다고 면책이 될까.판례를 보면 언론의 보도내용에서 ‘누가 무슨 말을 했다'는 객관적 사실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보도된 그 말의 진위여부' 확인을 위해 얼마나 성실한 취재와 확인작업을 했느냐가 유무죄 판결의 출발점이 된다.언론의 이런 속성을악용해서 국정감사 때만 되면 특히 야당 국회의원들은 ‘한 건'하기위해 과장된 보도자료를 만들고 믿기 어려운 ‘인신공격성 작품'을 전략적 차원에서 만들어낸다.가끔 이렇게 수사가 제대로 안되는 상황을역으로 공격하는 수단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이 장관 발언에 대해 한국언론은 스스로 입막음을 함으로써 권력의하수인을 자처했다.국회의원의 한건주의 발언에 대해 한국언론은 실명을 공개함으로써 정략적 정치인의 도구 노릇으로 전락했다.‘빗나간 국익보호’와 ‘잘못된 알권리 제공’은 죄악이다.언론사들은 국익과 알권리에 대한 최소한의 규정이라도 만들어야 한다. 김창룡 인제대교수 언론정보학.
  • [대한포럼] ‘소용돌이 정치’ 벗어나자

    민주당이 검찰 수뇌부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을 실력으로 저지한데 대해 한나라당이 강력히 반발하며 국회 일정을 거부하고 나와 국회가 또다시 공전하고 있다.사안의 중대성에 비춰 볼 때 여야 어느쪽도 쉽사리 후퇴를 할 수 없게 돼 있어 극적인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한 여야 극한 대치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 같다.한달 넘게 공전을 거듭하던 끝에 가까스로 정상화된 정기국회가 다시 여야 격돌 속에 의안 심의를 외면하면 국정은 어떻게 되는가.엄동설한은 다가오고 실업자는 쏟아져 나오는 판에 산적한 민생현안은 어떻게 하고 공적자금은 어떻게 하며 나라 살림의 기본이 되는 예산안은 어떻게 할 것인가. 여야는 정치싸움을 하더라도 정치현안과 경제분야를 분리해야 한다. 그것이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최소한의 요구다. 쇠 귀에라도 경(經)은 읽어야 해방직후 좌우익 싸움을 지켜 본 그레고리 헨더슨은 한국의 정치를‘소용돌이 정치’라고 규정한 바 있다.시대적 상황과 문제의 성격만 다를 뿐,40년전 헨더슨의 규정은 아직도 유효하다.여야가 죽기 아니면까무러치기로 격돌하고 정쟁거리가 돌출할 때마다 정치판 전체가소용돌이 치기 때문이다.정치가 소용돌이 치는 마당에 경제나 민생이 온전할 턱이 없다. 국가가 제대로 발전하자면,우리 정치가 비록 선진국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더라도 중진국 수준에는 가야 한다.우리 정치가 ‘소용돌이정치’를 벗어나야 한다는 뜻이다.그러자면 무엇보다 정치인들의 의식이 바뀌어야 한다.우리 ‘현존’정치풍토에서 정치를 배운 현역 정치인들이 하루 아침에 의식을 바꿀 턱은 없다.그러나 나라의 앞날을걱정하는 국민이라면 현존 정치권에 대해 권고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이 비록 ‘쇠 귀에 경읽기’라 하더라도. 우리 정치가 ‘소용돌이 정치’를 벗어나자면,무엇보다 여야 지도부가 서로 상대방을 ‘타도 대상’으로 보지 않고 ‘국정의 동반자’로 인식하는 발상의 전환이 있어야 한다.여야가 사사건건 자신의 사활을 걸고 초강경,총공세에 나서는 것은 사회적 갈등을 해소해야 하는정치가 오히려 그 갈등을 확대재생산할 뿐이다.그러나 상대방을 국정의 동반자로 인식하는 의식의 전환은 말로만 해서 되는 게 아니다.자기최면을 통해서라도 확신의 차원에 이르러야 한다.국민의 선택에 따라 결과적으로 위임되는 ‘정권’은 빼앗고 빼앗기는 어떤 물질적 대상이 아니라는 근본적인 인식이 그 전제가 된다. 다음으로 지적할 것은 정치인(국회의원)개개인의 자질 문제다.정치는 말로써 이뤄지는 지적활동이다.따라서 정치인의 발언은 신중하고품위가 있어야 한다.그러나 현실은 그와 정반대다.면책특권에 기댄국회의원들의 무책임한 폭로성 발언이 판을 치고 있다.오죽했으면 국회의장이 저질 의원들의 명단을 발표해서 국민들의 심판을 받게 하겠다고 공언했겠는가. 자신의‘손가락’을 원망해야 하나 우리 정치가 구태(舊態)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언론의 역할이 매우중요하다.언론은 무책임한 폭로성 발언을 하거나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저질 정치인들을 철저히 규탄해서 정치권으로부터 퇴출시켜야 한다.그럼에도 우리 언론이 이같은 본연의 사명을 외면하고 저질 정치인들의 무책임한 발언을 확대·증폭시킨 것은 아닌지 스스로돌아볼필요가 있다.지나치게 진부한 말이긴 하지만,한나라의 정치는 그 나라 국민의 수준과 정비례한다고 한다.오늘날 정치판을 만들고 있는정치인들을 뽑은 것은 국민들이다.국민들이 현실 정치에 절망한 나머지 그들을 찍은 자신의 손가락을 원망만 하고 있어야 하는가.결코 그럴 수는 없다.정치권과 언론에 대해 국민의 이름으로 매섭게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 [장윤환 논설고문]yhc@
  • 격동의 페루정국 전망

    일본에 체류 중인 알베르토 후지모리 페루 대통령이 지난 20일 사임의사를 발표, 블라디미로 몬테시노스 전 국가정보부장의 야당의원 매수 스캔들로 시작된 페루 정국의 위기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 들었다. 페루 내각은 대통령의 퇴진과 더불어 이번 주중으로 총사퇴할 예정이며 새 정부가 구성될 내년 7월까지 리카르도 마르케스 제2부통령이새 내각을 구성,국정을 꾸려나가게 된다. 후지모리는 신변의 안전을 우려,일본에서 사임 발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언제 페루로 귀국할지는 미지수다.체류가 예정보다 길어짐으로써 ‘일본 망명 모색설’이 제기되고 있다.아시아태평양경제협의회(APEC)정상회의에 참석하는 동안에도 그의 ‘말레이시아 망명설’이 나돌았으나 본인과 페루정부 각료들은 정상회담이 끝나는대로 귀국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바 있다. 페루 언론들은 후지모리의 조기퇴진 발표가 장래에 드리워질 수사망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야당의원 매수 스캔들과 몬테시노스의 부정축재,인권유린 사건에 대한 특별수사 확대로 대통령의 입지가 좁아졌고,새 국회의장에 야당인 국민행동당 발렌틴 파냐과의원이 선출됐기 때문이다. 야당의원의 국회의장 당선으로 야당이 의회 주도권을 장악할 경우몬테시노스 청문회 또는 부정축재수사 특별법 등 후지모리 자신은 물론 현 정권에 불리한 법안이 제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큰 부담이됐다는 지적이다.이 때문에 그가 조기 퇴진을 앞당긴 것은 일반시민신분으로 돌아간 뒤 수사가 본격화 될 내년 4월초 총선에 다시 출마,의원 면책특권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한편 대통령 사퇴소식이 알려지자 ‘페루여성 민주전선’ 등 일부단체들은 수도 리마에서 “후지모리의 사퇴는 민주화를 갈망하는 페루 국민의 승리”라며 축하하는 집회를 가졌다. 그러나 미국 워싱턴에 본부를 둔 미주기구(OSA)는 대통령의 전격사퇴 발표가 페루 정국위기의 심화와 민심불안을 확대시킬 것을 우려,“페루 국민이 이런 때일수록 냉정을 되찾고 헌정질서를 지켜줄 것을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진아기자 jlee@
  • 쌍용등 22개기업 회생 발판

    금융감독원이 17일 구조적인 유동성위기 기업으로서 회생판정을 받은 69개 기업 가운데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이나 화의 기업을 제외한 22개 기업에 대해 주채권은행과 재무구조 개선약정을 맺고 자금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조치했다.이에 따라 이들 기업은 회생의 길이열렸다. 금감원은 이들 기업의 주채권은행들이 금융지원을 통해 살리기로 결정해놓고 이를 소홀히 하는 은행에 대해서는 관련 임직원을 강력히문책할 방침이다.이들 기업도 재무구조개선 약정 이행실적이 부진하면 은행들로 하여금 신규여신 중단,만기여신 회수 등의 제재조치를내리도록 했다. 지난 3일 부실기업 판정결과 회생판정을 받은 235개 기업 가운데 정상영업이 가능하거나 한차례의 금융지원만으로 일시적 유동성문제만극복하면 독자생존이 가능한 기업은 재무구조 개선약정을 맺지 않아도 된다. 금감원은 동아건설과 대우자동차 등 법정관리에 들어간 정리대상업체의 협력업체에 대한 금융기관의 금융취급시 부실이 발생해도 고의또는 중과실이 아닌 경우,관련 임직원을 면책하기로했다. 잠재부실기업을 수시 정리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을 위해 신용공여500억원 미만인 업체에 대해서도 거래 은행이 자율적으로 신용위험평가를 하도록 해 부실기업을 조기 정리한다. 금감원은 신용공여 500억원 미만 업체에 대한 거래은행의 신용위험평가 결과를 분기마다 점검,실적이 미진한 은행은 문책한다.신용공여 500억원 이상인 기업에 대해서는 금감원 자체적으로 모니터링시스템을 구축해 놓고 있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대한광장] 냉전유령은 역사의 무덤으로

    세치 혀의 방자함이 이리도 현란할까.지금 우리 사회에는 하나의 냉전유령이 배회하고 있다.그 유령의 정체는 반공과 반(反)북한이며,시대착오적인 유령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 유령은 등장해야 할 시대를 넘겨 나타났기 때문에 철지난 유령 꼴이 되었다.게다가 어린아이들까지도 유령의 정체를 알아버렸기 때문에 우스꽝스런 코미디 유령이 되고 말았다. 김용갑씨가 예의 철지난 유령 역을 맡고 있다.우리 사회는 1980년대중반 이후의 민주화 과정에서 김용갑씨가 내뱉은 극우적이고 냉전적인 발언목록을 보유하고 있으며,그가 돈키호테식 돌출행동에 익숙한인사라는 사실도 잘 안다.그는 어느 사회에서나 가끔 발견되는,가끔은 희화적인 문학의 소재가 되기도 하는 그런 종류의 인간이다.그는언급하기에는 너무 가볍고 비판하기에는 너무 가치가 없는 인물이다. 그러나 그는 우리가 몰라도 좋은 선남선녀가 아니다.국민의 대표라는 엄청난 직함을 지닌,우리 사회에서는 대표적인 공인 반열에 드는 국회의원 직을 가진 사람이다.그런 그가 국회의 대정부질문 자리에서나라 정책을 책임지는 공당을 향해 “조선노동당의 2중대”니 “남한사회를 김정일에게 갖다바치는 통일전선전술”이니 하는 극히 무책임하고 위험한 발언을 했다니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어떻게 국회의원이 그렇게 발언할 수 있는지,어떻게 국민이 저런 사람을 대표로 뽑았는지 의심스럽다. 역사는 두 번 되풀이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한 번은 비극으로,또한 번은 희극으로 말이다.이 명언이 지금 재현되고 있다.1986년 가을로 돌아가 보자.역시 대정부질문 자리에서 행한 유성환의원의 ‘통일국시’발언에 대해 전두환 군사정권은 그의 국회의원 직을 박탈하고정치적으로 생매장해 버렸다.그는 단지 통일국시에 대한 총리의 의견을 물었을 뿐인데,군사정권은 사소한 문제를 침소봉대하여 극우 냉전 매카시적 ‘마녀소동’을 벌인 것이다.비극의 시작이었다. 그런데,당시 ‘마녀소동’을 연출한 냉전주의자들이 14년이 지난 오늘 화해협력적 통일정책을 펴는 여당을 조선노동당의 앞잡이로 모는색다른 냉전소동을 벌이고 있다.정말 웃기는 일이다.지금이 어느 시대인가.사회주의 종주국을 자처한 소련이 무너졌고 모든 사회주의국가들이 개혁개방을 시작한 지 10년이 넘었다.남한의 국력이 북한의수십배에 달한다는 것이 정설이다.그런 남한이 북한에 먹힌다니 “쥐가 고양이를 잡는다”고 외치는 것보다 더욱 심하다.이것이 희극이아니라면 도대체 무엇이 희극일 수 있단 말인가. 정치권은 그의 발언을 국회 속기록에서 삭제하고 소속정당 원내총무가 사과하는 선에서 매듭지으려는 모양이다.정치권은 그렇게 할 수있을지 모른다.그러나 상처받은 국민 자존심은 어떻게 할 것인가.더구나 불량한 대표자를 선출한 유권자들은 또 어떻게 되는 것인가.국회의원을 욕해야 할지 유권자들을 욕해야 할지,그가 책임을 져야 할지 국민이 책임져야 할지 혼돈스럽고 부끄럽기 짝이 없다.따라서 상황을 이렇게 정리하고 싶다. 국민 대표인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을 인정하자.국민이 대표로 선출했으니 어쩔 수 없지 않은가.게다가 정치권에서 제명 운운하는 것도 모양 나쁘고 실익도 없어 보인다.결국은 국민이 책임질 수밖에 없다.국민이 자괴감과 수치심으로 반성해야 한다.그리고 다음 선거까지 기다려야 한다.그러기 위해서는 국민이 그의 반역사적이고 반통일적인행위를 용서하지 않고 기억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더 좋은 방법은결자해지하는 것이다. 김용갑씨는 과거 한때 우리 역사가 그에게 임무를 잘못 부여했을 뿐만 아니라 그나마도 임기가 만료되었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국회의원직을 비롯한 일체의 사회적 역할에서 물러나야 한다.더이상의 변명이나 사과는 오히려 역사에 똥칠을 하고 국민을 욕되게 할뿐이다. 유령은 십자가와 함께 무덤으로 간다.극우와 냉전과 반공의 모순적형상물인 김용갑씨 역시 냉전역사의 무덤으로 가야할 시간이다.조용하지만 단호하게 그의 마지막 인간적 결단을 촉구하고 싶다. 정대화 상지대 교수·정치학
  • [대한시론] 딜레마에 빠진 개혁정치

    김대중정권은 1998년 2월 출범 당시부터 이 나라 이 사회의 개혁이라는 지상명제를 짊어져야 했다. 경제에서 IMF관리체제 극복이라는 무거운 과제를 안았을 뿐만 아니라그때 이 나라 사회 모든 분야는 거의 만신창이였다고 할 수 있다. 정치계도 경제계도,부정부패를 일상화하고도 부끄러움을 몰랐다.부나세력을 가지고 있다면 국민은 거의 모두가 그것은 부정의 소산이라고생각했다. 언론은 옳은 비판을 일삼고 국민을 바른 정보로 인도한다고 자처했지만 권력에 아부해서 역시 부나 세력을 누려온 나날에 대한 향수에젖어 있었다.공무원 세계도 역시 그랬다고 해야 한다. 기회만 있으면 하잘것없는 이권이라도 차지하려고 했고,국민은 관이라고 하면 그 고압적인 자세에 압도되어 분을 터뜨려야만 했다.사법부의 권위 역시 땅에 떨어져 있었다.서민들은 ‘유전무죄(有錢無罪)’‘무전유죄’라는 말을 서슴지 않았다. 남북이 대치한 상황에서 군복무란 더할 수 없는 신성한 의무인데도부유층,권력 있는 계층이라면 제 자식들은 그런 고역을 치르게 할 수 없다고 갖은 수단을 동원하려고 했다. 오죽하면 서울 강남에서는 군에 간 젊은이를 보면 “네 엄마는 계모냐”라고 빈정댄다는 농담이 거리에 파다했겠는가.이런 얘기를 열거하려면 끝이 없다.또 하나의 신성한 영역인 교육계도 말이 아니었다. ‘촌지’타령이니 과외벌이니 하는 것만이 아니다.대학에 자리를 얻으려면 실력과 인품이 아니라 학연이니 지연이니 하다가 금품수수가당연한 관습이 되어버렸다고 했다.그러면서도 대학마다 21세기에 선진적인 대학을 지향한다고 구호는 요란했다. 이 모든 상황에 우리 국민은 살아가기 위하여 하는 수 없이 가담했다고 할는지 모른다. 그러나 사실은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들은 이에 적극적으로 가담했고 그럴 수가 없는 대다수 국민은 이 사회에 거의 등을 돌리다시피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나라가 이만큼이라도 경제적인 번영을 누리게 된 것은 기적이라고 해야 할는지 모른다. 어쨌든 이러한 현실에 직면한 김대중정권이 개혁을 내걸고 일대 변혁을 시도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것에 우리 국민의 사활이 달려 있었다.그러나 지금까지 3년 가까이걸어온 길을 되돌아볼 때 그 개혁이 큰 성공을 거두었다고 단언하는데 우리는 주저한다. 개혁의 피해자라고 생각하는 많은 사람들과 특권을 상실했다고 울분을 품고 있는 거대한 세력이 있다.거기다가 개혁에 참여했다는 사람들 속에서도 오랜 악습에서 결국은 헤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이 계속문제가 되었다. 보장된 민주주의하에서 개혁에 저항하는 소리는 더 커져갈 뿐 누구도합리적인 대화를 외면하려는 것같이 보인다. 이러한 총체적인 상황은 김대중정권의 잔여기간이 짧아지면 짧아질수록,총선이니 대선이니 하는 것이 다가오면 다가올수록 더욱 심해진다. 다음 정권을 노리는 세력은 한층 더 그 목소리를 높이고,국회의원들은 면책특권을 들고 사실이건 아니건 상대에 상처만 주면 그만이라는식으로 나오고,언론은 저질발언을 대단한 정치적 발언인 양 무책임하게 보도하는 연쇄작용이 가속화할 것이다. 개혁에는 기꺼이 참여하려는 국민의지가 있어야 한다.그런 마음은성실한 교육과 계몽 그리고 여론에 의해서 일어나는 법이다.여기서우리는 개혁에 대한 자세가 준비되지 않은 이 사회를 개탄만 해야 하는 것일까.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각 분야 각 영역에서 그래도 나라를 염려하고 개혁에 앞장설 수 있는양식의 사람들을 집결해 우국과 자기희생의 모델을 보여주려고 노력해야 하리라고 생각한다. 개혁의 초지를 이어받아 개혁의 연속을 시도한다는 것,이것이 바로 21세기를 향한 우리의 과제가 아니겠는가. 지명관 한림대 교수·문화사
  • [사설] 김용갑의원 망언 용납말라

    한나라당 김용갑(金容甲)의원의 ‘조선노동당 2중대 발언’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김의원은 지난 14일 국회 본회의 대정부질문에서여권의 국가보안법 개정 움직임에 대해 “결국 김정일(金正日)이 자신의 통일전선전략을 남한내에서 구현하는 데 집권여당이 앞장서는결과로 나타날 것”이라며 “이러니 사회 일각에서 민주당이 조선노동당의 2중대라는 소리까지 나오는 것”이라고 극언을 했다. 김의원의 이같은 발언은 비록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하는 과정에서시중의 소리를 전하는 형식을 취했다고는 하지만 우리는 경악과 함께그의 발언을 망언이라고 규정짓지 않을 수 없다. 그의 ‘2중대’ 발언은 냉전적 사고에 매몰된 반통일적이고 반민주적인 언사일 뿐만 아니라 그동안 국민적 합의속에 추진해 오고 있는 남북화해협력 정책을색깔론으로 음해하고 희화화(戱畵化)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그의 발언은 집권당을 국정을 더불어 논하는 파트너로 보는 관점에서일탈해 ‘적(敵)’의 개념에서 접근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낳고 있다. 김의원은국회의원으로서 아무리 면책특권이 있다 하더라도 할 말은가려서 해야 한다. ‘2중대’식의 망언까지도 면책의 성역에서 용납되는 것은 결코 아닐 것이다.김의원은 국가보안법 개정 반대가 자신의 소신이라면서 보안법 개정과 인권 개선이 무슨 관련이 있느냐고반문한다.그렇다면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소신이면 아무 말이나멋대로 해도 된다는 것인가.그리고 지금 정부 여당의 보안법 개정 방향은 유엔과 국제인권기구가 반인권 조항으로 지목해 개정을 권고한내용과 기본적으로 궤를 같이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심지어 그가 속해 있는 한나라당 내에서도 보안법의 부분 개정에 동의하고 있는 상황이 아닌가. 김의원의 돌출 발언으로 국회 운영이 진통끝에 간신히 정상화됐다. 민주당은 김의원의 ‘조선노동당 2중대’ 발언 속기록 삭제는 물론본인의 직접 사과와 한나라당의 김의원에 대한 출당 등 응분의 징계조치를 요구하고 있는 데 반해 한나라당측은 속기록 삭제를 국회의장에게 위임하고 총무 차원에서 유감 표명 등을 제시했다고 한다.우리는 김의원이결자해지(結者解之) 자세로 문제의 발언을 취소하고 사과할 것을 촉구한다.그리고 의정(議政)의 건전한 토론문화 정착을 위해서도 용공음해성 발언이 면책특권의 이름으로 더이상 용납되어서도안 될 것이다. 한나라당은 김의원의 발언을 당론으로 인정치 않겠다면 그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마땅하다.이번 기회에 오로지 색깔론으로 정치생명을 유지하려는 구시대적 작태를 청산해야 한다.아울러 정기국회가 더이상 파행으로 가지 않도록 여야는 정치역량을 최대한 발휘해야 할 것이다.
  • 順航국회 덮친 ‘2중대발언’ 태풍

    모처럼 순탄하게 진행되던 국회가 14일 한나라당 김용갑(金容甲)의원의 ‘조선노동당 2중대’ 발언 파문으로 요동을 쳤다.민생현안이산적한 마당에 한때 대정부질문이 중단되고,본회의가 정회되는 등 소모적 국회상(像)을 재연했다.국회의원이 ‘소신 발언’과 ‘면책특권’을 빌미로 무책임한 발언을 일삼는 행태는 이제 사라져야 한다는여론의 목소리가 한층 높아지고 있다. 14일 한나라당 김용갑 의원의 ‘노동당 2중대’ 발언에 민주당은 온종일 출렁거렸다.김 의원을 격렬히 성토하는 한편 한나라당의 ‘조직적 의사’가 담긴 것인지 촉각을 곤두세웠다.김 의원 발언 직후 긴급의원총회,원내대책회의,2차 의원총회로 이어진 데서도 분한 감정을고스란히 드러낸다.‘수구 냉전세력의 망언’ ‘국민과 정부를 이간하려는 음모’ 등 김 의원에 대한 성토와 의원직 제명,국회윤리위 제소 등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민주당사 주변을 떠나지 않았다. ■당 표정 오전과 저녁 두 차례의 의원총회를 통해 김 의원을 맹렬히비난했다. 서영훈(徐英勳)대표는 “우리를 적으로 보는 사람과 함께국론을 논의할 수 있겠느냐”고 개탄했다.정균환(鄭均桓)총무도 “(한나라당과) 여야 개념으로 가느냐,아니면 적의 개념으로 가야 하느냐를 확실히 정리해야 한다”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이어 설송웅·송석찬(宋錫贊)·이호웅(李浩雄)·김희선(金希宣)·송영길(宋永吉)·이희규(李熙圭)의원과 한화갑(韓和甲)최고위원 등이 나서 김 의원을 맹타했다.설 의원은 “면책특권을 갖고 집권여당을 훼손한 김 의원을 제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송석찬 의원은 “집권당을 ‘노동당 2중대’로 몰아세운 것은 정국을 파국으로 몰려는의도”라고 비난했다.이호웅 의원은 “한나라당의 계획된 의도에 따라 김용갑이라는 배우가 연출을 한 것”이라며 국민투표를 통한 정치권개혁을 주장했다. 저녁에 다시 열린 의원총회에서도 성토가 이어졌다. 김경재(金景梓)의원은 “김 의원 발언은 남북 화해 협력의 걸림돌인비무장지대의 지뢰와 같다”면서 “반드시 제거돼야 한다”고 목청을높였다. 이낙연(李洛淵)의원도 “국민과 정부,국민 내부를이간하는발언”이라고 가세했다. ■대응 방안 일단 김 의원의 의원직 사퇴와 출당 조치를 한나라당에요구키로 했다.‘국민을 적으로 돌리고 국민과 정부를 이간시키려는반민주적,반통일적 망언’(원내대책회의)에 응분의 책임이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이번 기회에 그동안 면책특권을 이용한 한나라당의 공세에 쐐기를 박겠다는 의지이다. 그렇다고 고민이 없는 것도 아니다.이번 파문이 길어질 경우 국회일정 전체가 차질을 빚기 때문이다.이런 맥락에서 징계 조치와 공식사과 등 한나라당이 최소한의 ‘성의’를 보이는 선에서 이번 파문을수습하려는 기류도 감지되고 있다. 이지운기자 jj@
  • 金容甲의원 발언 파문 확산

    한나라당 김용갑(金容甲·경남 밀양 창녕)의원의 ‘조선노동당 2중대’ 발언으로 국회가 또다시 파행을 빚었다. 김 의원은 이날 통일·외교·안보 분야에 대한 이틀째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네번째 질문자로 나서 민주당을 ‘조선노동당 2중대’라고지칭,파문을 일으켰다.김 의원의 발언에 민주당 의원들은 즉각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고,본회의는 곧바로 정회된 뒤 이날 저녁 자동 유회됐다. 김 의원은 “이 나라의 집권여당인 민주당은 당의 정책까지 바꿔가면서 국가보안법을 개정하려는 일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면서 “이러니 사회 일각에서 민주당이 조선노동당의 2중대라는 소리까지 나오는 것”이라고 극언을 했다. 시민들은 김 의원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대북 안보관이 아무리 다르더라도 이런 극단적인 표현을 할 수 있는지 놀라울 따름”이라며“정치인으로서의 품위와 금도를 찾아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면책특권을 지나치게 악용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김 의원의 발언이 나온 뒤 국회에서 오전과 저녁 두 차례에 걸쳐 의원총회를 소집,김 의원의 발언을 ‘국민과 정부를 이간시키려는 반민주적·반통일적 언행’으로 규정하고 출당 조치 등을 강력히 요구키로 했다. 한나라당은 총재단회의와 의원총회 등을 잇따라 소집,일단 정창화(鄭昌和)원내총무가 김 의원을 대신해 사과하고 김 의원 발언을 속기록에서 삭제하는 선에서 파문 확산을 막기로 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 정균환(鄭均桓)·한나라당 정창화 총무는 15일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 앞서 회담을 갖고 파문 수습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그러나 민주당 내 강경 목소리가 적지 않은 상황이어서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이 예정대로 진행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이춘규기자 taein@
  • 국회 대정부질문 분야별 공방

    국회가 13일 정치분야를 시작으로 오는 17일까지 닷새동안 대정부질문에 들어갔다.이날 대정부질문에서 여야 의원들은 국가위기론과 편중인사 공방,개헌논의 등 민감한 정치현안을 둘러싸고 치열한 설전(舌戰)을 벌였다.일부 첨예한 쟁점에 대해 정치공세성 발언이 쏟아진가운데 일부 의원의 이색적인 정책대안도 돋보였다. *국가위기론.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는 국가위기론의 실체와 처방을 둘러싸고 다양한 견해가 제기됐다.여당이 지속적인 개혁 추진의 필요성을부각시킨 반면 야당은 대통령의 당적이탈과 거국내각 구성 등을 촉구했다. 민주당 김영진(金泳鎭)의원은 “위기의 실체는 도덕성과 신뢰의 붕괴에 있다”고 진단하고 대통령 직속으로 ‘도덕성 회복을 위한 범국민 특별위원회’를 상설 운영할 것을 제안했다. 같은 당 배기운(裵奇雲)의원은 “국회를 면책특권을 이용한 정치 선전장으로 만들지 말아야 한다”며 야당의 정치공세로 인한 국정불안을 우려했다. 이희규(李熙圭)의원은 “개혁 지연이 기득권 세력의 조직적 방해 때문이라는 우려가 높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김부겸(金富謙)의원은 “총체적 정책 실패는 1인 지배식통치스타일과 국가운영 시스템의 부재,야당에 대한 대결주의,진정한국민통합 노력의 부재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같은 당 하순봉(河舜鳳)의원은 “더 늦기 전에 대통령은 ‘국가경제비상사태’선포,여당 총재직 사퇴,중립 위기관리 내각의 출범 등의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한동(李漢東)총리는 “현 상황을 총체적 위기상황으로까지는보지 않는다”면서 “내각은 빠른 시일내에 개혁작업을 마무리하겠다”고 답했다. 박찬구기자 ckpark@. *편중인사.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의 또다른 포커스는 현 정권의 인사편중문제였다. 여당측은 야당이 인사문제를 이용해 지역감정을 선동한다는 논리를폈고,야당측은 특정지역 인사가 극에 달했다고 비난했다. 자민련 김학원(金學元)의원은 “개혁을 표방하는 이 정권에서 공무원의 부패와 줄대기가 늘고 있는 것은 인사편중 때문”이라며 “군요직 11명 중 5명,검찰 요직 7명 중 4명,경찰 요직 9명 중5명,국세청 요직 7명 중 5명이 특정지역 출신”이라고 지적했다. 한나라당 하순봉(河舜鳳)임인배(林仁培)의원은 “김대중(金大中) 정부가 호남 향후회인지 헷갈릴 정도로 호남출신들이 요직을 독점하고있다”며 “편파인사가 오죽 심하면 ‘궁중언어’(宮中言語),성골(聖骨)이란 말까지 나돌겠느냐”고 강력히 성토했다. 그러나 민주당 이희규(李熙圭)배기운(裵奇雲)의원은 “정부부처와산하기관에 호남사람이 많으니 영남이 적으니 운운하며 지역감정을건드리는 구태정치가 판을 치고 있다”면서 “지역감정을 앞세워 얄팍한 이익을 챙기려는 세력은 심판받게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이한동(李漢東)총리는 “업무의 특성과 해당분야의 전문성을 감안해 적재적소 배치의 인사운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원론적인 답변을 했다. 주현진기자 jhj@. *개헌논의. 현행 대통령단임제의 개헌 문제 역시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의쟁점으로 부상했다. 민주당 원유철(元裕哲)문석호(文錫鎬) 의원은 현행 5년 단임 대통령제를 4년 중임의 정·부통령제로 전환할 것을 주장한 보도자료를 배포했다가 질의 직전에 삭제했다.“자민련을 자극할 우려가 있다”는당 지도부의 긴급지시에 따른 것이다.하지만 한나라당 정의화(鄭義和) 의원은 “단독 승리가 어렵다고 판단한 여권이 ‘짝짓기’를 통해권력을 다시 쥐려는 의도”라며 여권의 정략적 발상으로 몰아붙였다. 정치권 일각에선 이날 ‘해프닝’을 연출한 민주당의원들이 이인제(李仁濟) 최고위원계란 점을 들어 이 최고위원의 ‘원격조종’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오일만기자 oilman@
  • [김삼웅 칼럼] 국회면책특권 악용 안된다

    국회의 면책특권은 1689년 영국의 권리장전에서 기원하여 미국헌법에서 의원의 특권으로 인정되고 오늘날 세계각국 헌법에서 규정되고우리 헌법도 예외가 아니다. 면책특권은 왕권이나 교회권 또는 독재권력으로부터 국회의원의 발언을 보호하기 위해 ‘회기 중 불체포특권’과 함께 마련된 특권 중의 하나이다. 문제는 회기중불체포특권이 악용되어 법정신을 훼손시키듯이 면책특권도 마찬가지로 역기능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15대국회는 야당이 비리혐의가 드러난 소속의원을 보호하고자 17차례나임시국회를 열어 방탄국회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지난해 10월에는 국회본회의장에서 한나라당 정형근의원이 이른바‘언론보고’문건을 꺼내들고 “이강래 전청와대 정무수석이 작성하여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폭로했던 것처럼 사실과 다른 것이 허다했다. 허위사실을 폭로하여 타인의 명예와 인격을 크게 해친 당사자는 면책특권의 휘장속으로 숨고 피해자는 엄청난 불명예를 안게된다. 우리헌법은 제45조에서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을 보장하는 한편 제10조에서는 ‘불가침의 기본적인권’을 보장하고 있다.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적인권’을 같은 헌법이 보장하는 ‘면책특권’이 침해하고있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수 없다. 흡연의 자유가 헌법에서 보장하는 기본적인권에 포함된다고 해서 어느때 어느 장소에서나 보장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듯이 면책특권도 시대상황에 따라 재해석돼야 한다. 국회의원에게 면책특권을 부여한 것은 국민의 대표로서 자유롭게 직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건전한 여론을 형성하여 정부를 견제토록 하는 데 목적이 있다. 그러나 허위사실을 유포하거나 고의적으로 타인의 명예를 훼손코자하는 불순한 행위까지 법으로 보호할수는 없다. 국가는 결코 이런 행위까지 특권으로 부여한 것이 아니다. 선진국가에서는 의원들의 저질발언이 자제되고 품위가 유지된다. 또한 의회의 윤리위원회가 제대로 가동하여 자정기능을 충실히 하게된다. 그렇지만 우리 국회는 윤리위원회가 유명무실하여 면책특권의 남용을 막을 길이 없다. 독일의회는 허위사실을 적시한 명예훼손 행위는 면책특권에서 제외시킨지 오래이다. 미국의 경우, 의원의 행위는 입법적 행위와 정치적행위로 구분해 입법적 행위에만 인정한다. 면책특권이 정치적행위로남용되고 명예훼손 행위때문에 엄격히 제한하고 있는 것이다. 선진민주국가는 모든 분야에 걸쳐 ‘특권’을 제한하는 경향이다. 설혹 입법과정을 위한 불가피한 경우라도 가급적 특권을 제한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군사정권 시절에는 민주화와 독재비판을 위해 무제한적 면책특권이 요구되었지만 민주화의 진척으로 행정권력보다 의회권력이 강화되고 있는 상태에서 면책특권은 순기능적인 방향으로 조정할때가 되었다고 본다. 더이상의 역기능과 남용을 제한하는 것이마땅하다. 최근 한나라당 이주영의원이 국정감사에서 한국디지탈라인 정현준사장의 사설펀드에 민주당 핵심인사와 청와대공보수석이 개입했다고 실명으로 거론했다. 그리고 이의원은 사석에서 “나름대로 특별한 정보가 있어서 발언한 것이 아니다. 일부언론에 크게 나왔고 또 시중에그런 얘기들이 많이 나와서 확인차원에서 한것이다”고 말했다.장난삼아 던진 돌멩이가 개구리에게는 치명상을 입히듯이 ‘특별한정보없이’행한 면책특권의 발언이 명예와 인격을 생명처럼 소중히여겨야할 여권핵심 인사와 청와대수석에게는 그야말로 치명적인 상처가 된 것이다. 문제 발언후 10여일 지난 지금까지 이를 입증할 물증을 내놓지 못하고, 파문은 일파만파를 일으켜 국력낭비와 정치불신을 가중시키고 있다. 우리 정치풍토에서 면책특권이 입법과정의 토론이나 의정활동의필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개인적 감정이나 정략차원에서 허위사실을적시하여 개인의 명예를 훼손시키는 경우가 흔하다. ‘직무상’발언을 교묘히 이용하여 이득을 챙기는 행위는 범죄행위와 다를바 없다. 더이상 국회가 면책특권의 우산아래 루머의 생산공장이 될수 없다. 근거없는 유언비어나 ‘카더라방송’의 중계소가 되어 국론분열과 정치불신의 진원지가 되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면책특권이 순기능을 하도록 제도적 개혁이 필요하고 윤리위원회의강화를 통해 자정기능을 하도록 법제의 개편이 시급하다. △김삼웅 주필 kimsu@
  • 민주당 공청회 “국회 면책특권 제한해야”

    민주당 흑색선전공작정치 근절대책위원회(위원장 鄭東泳)는 10일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국회의원 면책특권 무제한인가’라는 주제로 공청회를 가졌다.대한매일 김삼웅(金三雄)주필,이석형(李錫炯)변호사,참여연대 손혁재(孫赫載)박사가 패널로 참석했으며,면책특권이 개인의 명예 침해와 정치공세의 수단으로 오용되는 만큼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류를 이뤘다. 먼저 김주필은 “면책특권은 1689년 영국의 권리장전에서 기원했으며,왕권이나 교회권 또는 독재권력으로부터 국회의원의 발언을 보호하기 위해 ‘회기중 불체포’와 함께 마련된 특권”이라고 기원을 언급했다. 이어 “한국의 정치풍토에서 면책특권은 입법과정의 토론이나 의정활동의 필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개인적 감정이나 정략적 의도 아래허위사실을 적시,상대정당이나 특정 개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목적으로 이용되고 있다”고 우리의 정치현실을 비판했다.또 “허위사실을날조하거나 고의적으로 특정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까지 법으로보호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김주필은 “면책특권 남용은 언론의 책임과도 연결된다”면서 “의원들이 폭로를 하면 언론이 그대로 보도해 개인의 명예와 인권이 침해된다”고 비판한뒤 “언론은 ‘카더라 방송’의 중계소가 돼 국론분열과 정치불신을 조장해선 안된다”고 촉구했다. 이변호사는 “‘의원은 본회의 또는 위원회에서 다른 사람을 모욕하거나 사생활에 대한 발언을 할 수 없다’고 국회법 제146조가 규정하고 있다”고 적시했다.즉,면책특권도 무제한적일 수 없고 남용할 땐특권의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논리다. 이변호사는 또 “독일 의회는 허위사실을 적시한 명예훼손은 면책특권에서 제외시켰으며,미국도 의원의 행위는 입법적 행위와 정치적 행위로 구분해 입법적 행위에만 특권을 인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손박사는 “면책특권은 절대적 권리가 아니다”며 “국회의원으로서의 의무와 책임을 다할 것을 전제로 하는 상대적이고 조건부적인 권리”라고 규정했다. 손박사는 그러나 “법으로 규율하는 것 또한 바람직하지 않다”는입장을 제시했다.“국회는 여야 대립의 장이 아닌 행정부에 대한 견제의 장인 만큼 국회가 자율적으로 처리하는 게 좋다”며 “국회 윤리특별위원회가 활동을 제대로 하는 것이 국회 스스로의 자존을 살리는 길”이라고 역설했다. 주현진기자 jhj@
  • 독자의 소리/ 잘못 부과된 전기요금 환급에 인색

    며칠전 고향의 부모님께서 전기요금이 아무래도 잘못 인출된 것 같다며 걱정하셨다. 그래서 관할 지점에 확인하고 자동납부 청구서를 상세히 조사해보니고객번호와 주소가 서로 다른데도 납부자는 모두 아버님 명의로 중복되어 있었다. 담당 검침원에게 이 사실을 이야기해 다음부터는 수정해서 고지서를발부하겠다는 답변을 받았으나 지난 3월부터 잘못 납부된 전기요금환급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었다.재차 관할 지점에 항의를 하자그때서야 정기예금 금리로 환산해 돌려주겠다고 말했다. 행정착오로 인해 부모님께서 받았던 근심 걱정이야 차치하고라도 그사실을 알게된 후에도 행정절차상 번거롭다는 이유로 금전적 피해의보상을 회피하고 자신들의 잘못을 면책하려는 발상은 국민을 기만하는 처사이다.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자발적인 확인 검증과 누구에게나 평등한 고객 서비스의 실천을 바란다. 윤미상[대구시 수성구]
  • 한나라 이주영의원등 상대민주 ‘KKK’ 의원들 손배訴

    민주당 권노갑(權魯甲) 최고위원과 김옥두(金玉斗) 사무총장,김홍일(金弘一)의원은 8일 “국감 중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유포해 명예를훼손당했다”며 한나라당 법사위 소속 이부영(李富榮)·정형근(鄭亨根)·이주영(李柱榮) 의원을 상대로 1인당 3억원씩 모두 9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서울지법에 냈다. 이들은 소장에서 “이주영 의원은 지난 2일 대검찰청에 대한 국회법사위 국정감사장에서 박순용(朴舜用) 검찰총장에게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동방금고 사건과 관련,정현준 사설펀드에 민주당 실세인 ‘KKKP’의 가입 여부를 질문하면서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을 악용해 원고들과 박준영(朴晙瑩) 청와대 공보수석의 이름을 실명으로거론했다”면서 “아무 근거없는 소문을 당내 지도부인 정형근·이부영 의원 등과 사전 공모해 원고들의 명예를 훼손한 것은 면책특권의대상이 될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상록기자 myzodan@
  • 정치 뉴스라인

    ●대표적 경제통인 민주당 정세균(丁世均)의원과 한나라당 이한구(李漢九)의원이 8일 아침 시사평론가 봉두완(奉斗玩)씨가 진행하는 SBS프로그램에 출연,부실기업 정리와 공적자금 투입 등 경제현안에 대해 열띤 설전을 펼쳤다. 이들은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특히 정치권의 역할을 놓고팽팽히 맞섰다.두 의원은 이날 토론에서 ‘무승부’를 기록함에 따라오는 11일 다시 한번 대결을 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한나라당 이주영(李柱榮)의원이 국정감사 과정에서 이른바 ‘KKK’의 실명을 거론하며 여권 인사들의 개입 의혹을 제기한 것과 관련,오는 1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공청회를 열기로 했다.박병석(朴炳錫) 대변인은 8일“공청회에는 학계·시민단체 인사들이 참석,국회의원 면책특권의 일탈범위,흑색선전 등에 대해 토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김원웅(金元雄)·김영춘(金榮春)·오세훈(吳世勳)의원 등은 국회의장과 부의장의 당적보유 금지를 골자로 하는 국회법 개정안을 마련,이달내국회에 제출키로 했다.김원웅의원은 8일 “국회의장이 당적을 보유할 경우 공평무사한 국회운영에 방해가 될 수밖에 없다는 여론에 따라 개정안을 마련해 의원들의 서명을 받고 있다”고소개했다.
  • 金弘一의원 ‘공개 해명서’

    ‘대통령 장남’에 대한 세인의 시선때문에 대외발언을 자제해온 민주당 김홍일(金弘一)의원이 7일 입을 뗐다.동방사건과 관련해 이례적으로 ‘김홍일 의원 소견서’라는 보도자료를 내고 자신의 이름을 거론한 한나라당 이주영(李柱榮) 의원을 비난한 것이다. 김 의원은 한쪽짜리 소견서에서 “(이 의원이) 동료의원간 신뢰를심각하게 저버린 언행이었을 뿐 아니라 명예에 심대한 손상을 주어정도를 지나쳤다”고 개탄했다.이어 “이번 사건은 본 의원과 무관한일이며, 정현준 디지탈라인사장이나 동방금고 이경자(李京子) 부회장은 만난 적도 없고,더욱이 화환이나 난을 보낸 적이 없다”면서 “이 의원을 비롯한 동료의원들의 인격과 사회적 책임감을 믿었기 때문에 이번 사건에 관해 언급하지 않으려 했다”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김 의원은 또 “최근 이 의원의 발언은 입법부의 권한인 국정감사를파행시켜 스스로 권위를 상실시켰고, 국민들이 극도로 정치를 불신하게 만드는 등 최소한 2가지 문제점을 일으켰다”며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을 남용,아무런 근거없는 폭로성 발언으로 동료의원을 매도하고 국정과 사회를 혼란시킨다면 국회의원 스스로 자신의 품위를 손상시키는 일”이라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
  • [발언대] 흠집내기 정치 언제 끝내려나

    요즘 야당 소속 모 국회의원의 발언 때문에 정가가 시끄럽다.주식에투자하기 위해 사설펀드에 가입한 사람 가운데 여권 실세인사 세명이아무개 아무개라는데 사실이냐는 질문과 실명이 거명된 인사들은 주식의 ‘주’자도 알지 못한다는 해명을 두고 불거진 국회의원의 면책특권 논쟁 때문이다.의회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여러 수단 가운데하나로 의원들에게는 일반국민과 다른 몇가지 특권이 인정되고 있으며 대다수 국민들 역시 다 아는 사실이어서 여기서 새삼 그 사례들을일일이 열거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다만 필자를 포함한 주변 인사들은 야당이 주장하는 면책특권 논리에 동의할 수 없다는 점이다.야당 의원이 검찰총장에게 질문하는 형식을 빌려 실명을 들먹인 이유가,시중에 유포된 소문의 사실 여부를확인해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였다고 하는데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이 변변한 증거 하나도 없이 시중에 떠도는 소문만을듣고 이를 공론화한 것이 과연 올바른 자세인지 묻고 싶다. 같은 말이나 소문이라도 누가 하느냐에 따라 그 파장이 달라진다.일국의 국회의원이라면 순간적인 여론몰이보다는 책임과 역활에 걸맞은, 공인으로서 좀더 신중하게 처신했어야 옳다.더욱이 그 소문을 낳은 진원지의 하나로 지목되어 수사를 받은 사람이 무슨 개업식에서 사회를보았던 개그맨이었다니 입을 다물 수가 없다. 인간에게 있어 억울한 것만큼 울분이 솟구치는 일이 없다.세상을 살아가면서 이런 일들은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일이다.하물며 정치인들에게 있어 이런 일에 피해자로 연루되면 자신의 결백과는 상관없이크게 상처를 받고 흠집이 남게 마련이다. 주식의 ‘주’자도 모른다는 인사들을,온 국민과 정치권에서 의혹의 눈길로 바라보는 대형 금융사건의 관련자로 거론하여 또 다른 공인의 명예를 짓밟는 파렴치언어폭행이 면책특권의 이름으로 묵인된다면 이른바 소문정치,흠집내기 정치는 과연 언제쯤이나 끝이 날 것인지 궁금하다. 이성일 ㈜알트란텍 대표
  • 여야 총무 ‘동방사건’ 방송서 설전

    민주당 정균환(鄭均桓),한나라당 정창화(鄭昌和)총무는 6일 낮 KBS제 1라디오 ‘라디오 정보센터 박찬숙입니다’ 프로그램에 출연,‘동방사건’ 등을 놓고 50분간 설전을 펼쳤다.다음은 사안별 공방내용. ■ 국정감사 평가. ■정균환 여야 모두 중반까진 정책감사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쟁점이없으니 야당 강경파들이 태클을 걸어야 한다는 항의가 있어 지금의혼란이 왔다. ■정창화 그같은 인식은 현재 여당의 야당시절 통상적인 수법이다.야당은 쟁점에 대해 충분히 짚고 넘어가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킬 의무가 있다. ■ ‘KKKP’ 실명거론. ■정균환 야당이 실명을 거론한 것은 대단히 잘못된 것이다.면책특권을 이용해 ‘아닌 것을 그렇다’라는 식의 공작정치를 재현하는 것이다. ■정창화 이주영(李柱榮) 의원은 확실한 근거를 갖고 폭로한 것이다. ■ 실명거론 근거■정창화 시간이 흐르면 근거와 내용을 밝힐 것이다. ■정균환 한국디지탈라인 정현준 사장은 범죄인이다.도둑의말을 사실인양 얘기하면 안된다. ■ 면책특권 해당여부. ■정창화 면책특권에해당된다. ■정균환 폭행이 면책될 수 없듯이 ‘아니면 말고’식 발언도 면책될수 없다. ■ 이원성(李源性) 의원 발언. ■정창화 검찰의 정치개입을 자인하는 발언이다.편파사정과 4·13총선의 편파기소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정균환 자가당착이다.자기에게 유리하면 잘한 것이고 불리하면 잘못했다는 논리다.
  • 국감 패트롤/ 통일외교통상위

    “누가 야당인지 모르겠네…” 6일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의 통일부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장성민(張誠珉)의원이 박재규(朴在圭)통일부장관의 잦은 ‘설화(舌禍)’를매섭게 몰아치자 한나라당 의원석에서 흘러나온 소리다.이날 의원들은 나름대로 구체적인 수치와 전문적 식견을 제시하며 여야를 막론하고 신랄한 비판을 가했다. 한나라당 김용갑(金容甲)의원은 “현대의 금강산 관광사업으로 우리경제와 기업이 망하고 있다”며 금강산 관광의 중단을 요구했다. 같은 당 김원웅(金元雄)의원은 대북 경수로 건설과 관련 “터빈발전기 핵심 기술을 보유한 미국 제너럴 일렉트릭(GE)사가 핵 사고 발생시 자사의 손해배상 의무를 한·미 정부가 면책시켜주지 않으면 경수로사업에 불참하겠다고 선언했다”고 공개했다. 박 장관은 북측이 국군포로·납북자문제에 대해 처음엔 거부 반응을보였으나 최근엔 “이산가족문제가 진척되는 걸 봐가면서 추후 별도로 논의하자고 말했다”고 답변했다. 한편 통일외교통상위는 황장엽(黃長燁)전 북한 노동당비서를 7일 통일부에대한 이틀째 국감에서 증인으로 출석시켜 신문키로 했으나 황씨는 이날 친필 편지를 보내 출석 거부 의사를 밝혔다. 김상연기자 carlos@
  • ‘외화내빈’16대 국감

    오는 7일 마감되는 16대 첫 국정감사는 전형적인 ‘외화내빈(外華內貧)’으로 기록될 듯하다. 의원들의 높은 출석률과 정책대안 제시,충실한 질의자료 등으로 외형은 이전 국감에 비해 후한 점수를 줄 만하다.하지만 국감 도중 터진 ‘동방의혹’ 등 일부 쟁점을 둘러싼 여야의 무차별적 폭로와 파행,피감기관의 회피성 답변 등은 국민적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였다.‘밀레니엄 정치’와는 거리감이 있었다는 지적이다. ◆쟁점과 당리당략 국감 초반부터 ‘한빛은행 불법대출사건’과 검찰의 4·13총선수사,공적자금 투입문제,대북정책 등을 놓고 전운(戰雲)이 감돌았다. 특히 정치권을 강타한 동방의혹은 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의원의 ‘KKK 의혹’제기로 불이 붙어 지난 2일 ‘여권실세 실명거론’으로 폭발,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이후 면책특권 공방부터민주당과 한나라당은 각각 명예훼손 고발,윤리위 회부요구와 특별검사제 도입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날로 전선(戰線)이 확대되고 있다. ◆높은 출석률과 빈약한 성과 시민단체 감시와 초·재선의원들의의욕이 맞물려 역대 최대 출석률을 기록했다.자민련 국감일보는 5일 현재 민주당이 95.7%,자민련 95.3%(총리제외),한나라당 95% 순이라고밝혔다.반면 실명거론 파문으로 인한 법사위 중단 등 모두 14차례의‘파행 운영’도 있었다. 대북정책과 금융·기업 구조조정,공적자금 문제 등 주요 현안에서는신선한 정책대안보다는 상투적 질의와 원론적 답변이 주류를 이뤘다. 각 상임위마다 관련 부처와 산하단체의 방만한 운영실태를 집중적으로 파헤쳐 ‘경종’을 울린 점은 그나마 성과로 보인다. ◆여전한 구태 국감장에서의 험악한 욕설과 고함,피감기관에 대한 강압적 자세,‘부풀려진 국감자료’ 등 고질적인 ‘국감 풍속도’는 큰변화가 없었다. 언론을 의식한 ‘뻥튀기성 수치’도 적지않이 눈에 띄었고 원점을맴돌았던 일문일답식 질의도 다소의 짜증을 불렀다.특히 지난달 24일건교위 국감에서 민주당 송영진(宋榮珍),한나라당 권기술(權琪述) 의원의 ‘욕설경쟁’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이다. ◆개선방향 일괄질의와 일괄답변,백화점식 중복질의,‘아니면,말고식’의 정치공세,권위주의적인 국감행태가 ‘개선 1호’로 올랐다.시민단체와 학계를 중심으로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주제별 집중 질의’나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일문일답의 내실화 주문도 잇따랐다. 오일만기자 oil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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