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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기 파산자 182명 추적…11명 세상 등져

    초기 파산자 182명 추적…11명 세상 등져

    파산자에게 재기의 길은 사실상 낙타가 들어갈 수 없는 ‘바늘 구멍’마냥 좁고 가파르다. 고학력에 인적 네트워크가 있는 중산층 파산자보다 저학력의 빈곤층은 기초생활수급자로 떨어지는 경우가 더 많았다. 지난 3일 서울 성북동 고급주택가의 뒷골목으로 한참을 꺾어 올라간 산동네.1999년 6월 면책이 된 파산자 이윤숙(당시 50세·여·가명)씨를 찾는 길이었다. 수소문 끝에 이씨의 집을 찾았지만 그녀는 2003년 12월25일 숨졌다. 사인은 알코올중독. 남편과 이혼한 뒤 아들과 함께 홀로 생계를 잇던 이씨였다. 취재팀이 98∼99년의 초기 파산자 182명 중 일부를 추적한 결과, 상당수는 현 주소지에 살지 않았다. 또 11명은 파산 후 6∼7년 사이에 사망했고 50대가 사망자의 절반을 차지했다. 경원대 홍종학 교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실패한 사람을 다시 체제로 끌어들이는 패자부활전의 시스템이 보완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홍 교수는 “미국 역시 금융시장 진입에 이자율과 수수료 등 일정 부분 차등을 두지만 직업과 사회활동에는 제약이 없으며 금융거래와 대출도 가능하다.”면서 “파산자의 재기를 위한 장벽은 사라져야 한다.”고 말한다. 파산자 앞에 놓인 사회·경제적 장벽에 대해서는 개인파산을 담당하는 판사들도 우려의 시각을 보내고 있다. 서울신문이 전국 14개 법원의 개인파산 담당판사 25명(개인회생 제외) 가운데 19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전국은행연합회 등 금융권이 7년 동안 보관·공유하는 파산자의 면책 기록인 ‘특수기록’에 대해 판사들의 21.1%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응답을,26.3%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답변했다. 일부 판사는 “평등권 침해 여지가 있어 법적으로 타당치 않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반면 42.1%는 금융기관이 활용할 수 있는 내부 정보로 ‘법률적으로 문제삼을 수 없다.’고 응답해 상반된 인식 차이를 드러냈다. 개인파산 판사 10명 중 5명은 채무자의 변제능력에 상관없이 카드를 발급한 금융기관의 도덕적 해이를 지적, 채권기관의 책임론에 무게를 뒀다. 일부 판사들은 설문조사에서 “금융기관이 카드대금의 수수료와 이자율 등을 인상하며 국민에게 이를 전가시켜 손실을 보전했다.”는 직설적인 비판을 내놓기도 했다. 전체의 47.4%는 파산 급증은 정부 카드정책의 시행착오가 결정적인 원인이 됐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동환 이효연기자 sunstory@seoul.co.kr
  • [파산자-재기의 두얼굴] “실패경험 당당히 팔아 재기발판”

    “2∼3년 안에 재기에 성공할 것을 확신합니다.” 중소기업 사장에서 몰락한 파산자로 그리고 시의원 출마를 꿈꾸는 경영컨설턴트로 재기에 성공한 안병삼(48)씨. 그에게서 파산자의 그늘은 느낄 수 없다. 2004년 9월 파산 선고에 이어 완전면책을 받은 안씨는 지난 10년 동안 수억원의 빚에 짓눌리면서도 끊임없이 재기를 다짐해 왔다. 안씨는 사기와 보증 때문에 파산했다.1987년부터 안양에서 전자제조업체를 경영한 안씨는 한해 매출 30억원을 올린 중소기업의 사장이었다. 그러나 95년 물품대금으로 받은 어음 14억원이 가짜로 드러나면서 회사도 부도를 맞았다. 안양 비산동 60평 단독 주택은 경매로 날아갔고 안씨에게는 빚 4억원이 남았다.3년 동안 방황했던 안씨는 98년 연봉 3500만원을 받고 한국기계공업협동조합연합회 부장으로 변신했다. 그러나 안씨가 사업하면서 알게 된 지인에게 92년 보증을 서준 회사가 부도나면서 안씨는 첫 월급부터 절반을 압류당했다. 한달에 140만원 남짓한 월급으로 1남 3녀를 교육시키며 생활하기도 빠듯했다. 빚은 꾸준히 늘어났고 파산 직전에는 안씨와 아내의 빚이 모두 7억 5000만원에 달했다. 결국 지난해 9월 부부가 함께 파산했다. 파산자인 안씨는 현재 안양에서 경영컨설팅회사 대표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내년에는 지역 중소기업들을 돕기 위해 시의원 선거에 출마하려고 한다. 안씨가 파산 후 불과 2∼3년 만에 재기를 확신하는 이유는 빚에 허덕이던 10년 동안 꾸준히 재기에 필요한 발판을 닦아왔기 때문이다. 안씨는 ‘정면돌파’를 택했다. 순간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카드 돌려막기나 사채를 끌어들여 빚을 갚는 방법을 포기했다. 채권추심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받은 추심 우편물에는 자신의 상황을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답장을 써서 돌려보냈다. 또 다시 우편물이 날아오면 채권기관을 직접 찾아갔다. 추심 전화도 피하지 않았다. 집으로 찾아와 상스러운 욕설을 내뱉는 추심원들에게 자신의 채무 상황을 설명하다 집 앞 포장마차에서 함께 소주잔을 기울이기도 했다. 그 마저도 추심원들이 안씨를 격려하며 소주를 샀다. 안씨는 파산하기 3년 전 지인 명의로 경영컨설팅 회사를 설립했다.10평 남짓한 사무실에 임대료만 내면 초기 투자비용 없이도 운영할 수 있는 장점을 최대한 살렸다. 안씨는 7년 동안 중소기업을 운영했던 노하우와 경영지도사 자격증이 있었다. 컨설팅 회사야말로 안씨의 재기를 위한 첫 발판으로 안성맞춤이었다. 안씨는 파산 후 파산 사실을 숨기지 않고 적극적으로 사회에 뛰어들었다. 지난 7월에는 모 정당의 정치대학원 10주 과정을 수료하는 등 시의원 출마를 위해 단계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안씨는 “대학생이 된 세 딸과 아들이 10대이던 때에 아버지가 늘 빚쟁이들에게 쫓기는 모습만 보여준 것이 제일 가슴 아프다.”면서 “중소기업을 경영하다 파산한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 중소기업을 위한 일을 하고 싶어 시의원 출마도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파산자-재기의 두얼굴] ‘지정변호사제’ 제안 정준영 판사

    [파산자-재기의 두얼굴] ‘지정변호사제’ 제안 정준영 판사

    “개인파산과 회생은 자본주의 모순을 해결할 가장 인간적인 제도이자 비상구입니다. 여전히 한계선상에 있는 사람들이 파산을 회피하며 작은 빚을 큰 빚으로 부풀리고 있습니다.” 대법원 송무심의관 정준영(사시 30회) 판사는 법원 내 파산·회생 분야의 검증된 전문가이다. 지난 13일 대법원이 발표한 저소득층에 대한 국가 지원제도인 ‘개인파산·개인회생 소송구조 지정변호사 제도’를 착안한 실무 책임자이기도 하다. 정 판사는 파산을 적극적인 개념의 ‘사회안전망’이자 ‘브리딩 스페이스’(Breathing Space·숨을 돌릴 수 있는 공간)라고 평가한다. 그러나 ‘파산 제도가 원리대로 작동만 잘 된다면’이라는 전제조건이 면책 이후 충족되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한다. 정 판사는 “취업을 하고 싶어도 신원보증이 안 되고 최소한의 생계자금 대출과 금융거래도 차단된다면 개개인이 기술과 능력을 발휘해 어떻게 장래 소득을 만들 수 있겠는가.”라면서 “사회·경제적 복귀의 진입 장벽이 높고 차별로 인해 재기에 실패하면 결국 기초생활수급자로 전락해 국가 예산을 지원하는 악순환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풀이했다. 그는 5년 전에 비해 100배 가까이 파산 신청이 늘었지만 아직 걸음마 수준으로 남용을 걱정할 단계는 아니라는 인식을 보였다. 정 판사는 “파산 남용이나 채무자의 도덕적 해이에는 엄격한 견제와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면서도 “과연 신용불량자가 400만명에 도달하도록 채권기관의 신용 남발과 도덕적 해이는 없었는지 되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파산선고로 인한 각종 불이익과 사회적 차별이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는 수단이 될지는 몰라도 동시에 파산을 기피하는 강력한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 판사는 “개인파산과 회생은 법원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재정경제부, 보건복지부 등 정부와 금융권이 국가적인 정책과제로 현실적인 재기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파산자-재기의 두얼굴] “20대의 파산…취업도 결혼도 막막”

    “공적자금 안 들어간 은행이 어디에 있습니까? 그런데 왜 은행들은 파산자를 차별합니까?”(40대 주부) “좀 더 잘 살아보려고 했던 제 욕심이 파산을 불러왔습니다. 그러나 중상류층 사람들도 누구나 하루 아침에 파산자가 될 수 있습니다.”(40대 남성) “내 채무를 양도받은 금융기관에서 나의 파산 사실을 통보해와 가족들이 충격에 빠졌습니다. 저는 경제관념 없는 인간 취급을 받았고 가족들과 떨어져 살게 됐습니다.”(30대 남성) 서울신문이 지난 한달 동안 파산과 면책 문제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많은 파산자들이 남들 앞에서 말할 수 없었던 사연들을 보내왔다. 실직을 거듭한 끝에 결국 파산에 이른 강모(38)씨는 파산에 대한 언론의 태도를 질타했다. 강씨는 “A일보식의 부잣집 도령이 가난한 아이에게 떡 하나 집어준다는 보도도 싫었고 B신문식의 왜 참고 사느냐, 가난한 게 너의 탓이냐라는 위로도 싫었다. 파산과 면책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짚어달라.”고 부탁했다. 파산과 면책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을 변화시켜 빚 때문에 목숨을 버리는 일만은 없도록 도와달라는 절규도 잇따랐다. 파산 선고를 받고 면책을 기다리고 있는 한 네티즌은 “파산을 조금 빨리 알았어도 누님은 자살을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고 말했다. 파산자를 멸시하는 금융기관에 대한 불만스러운 감정도 여과없이 드러냈다. 사업 실패로 파산한 임모(47)씨는 “부실금융기관은 공적자금이 투입되고 완벽하게 세탁돼서 재탄생하지만 은행에 이자만 내온 서민들은 결국 파산자라는 낙인만 찍힌 채 죽어야 하는 현실이 싫다.”고 말했다. 단 한번의 실패도 용납하지 않는 우리 사회 분위기도 안타까워했다. 남자 친구에게 신용카드를 빌려주었다가 올해 파산한 이모(24)씨는 “내 잘못이 있다면 스무살에 만난 남자친구를 너무 믿었다는 것뿐인데 이 나이에 파산자가 됐으니 취업도, 결혼도 할 수 없게 됐다.”고 하소연했다. 지난해 부부가 함께 파산한 김모(58)씨는 자신의 처지를 ‘법적인 장애인’이라고 표현했다.“면책자들은 장애인과 다를 바가 없다. 금융거래도 할 수 없고 취직도 할 수 없는 처지이니 손과 발 잃은 장애인이 된 기분”이라고 말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파산자-재기의 두얼굴] “갈곳은 일용직뿐…아직도 빚더미”

    “꿈 많았던 20대를 아버지가 남긴 빚을 갚으며 보냈습니다. 빚을 털고 새출발 하려고 보니 파산한 30대 여성을 받아주는 회사는 없었습니다.” 2003년 11월 파산한 김진숙(32·여·가명)씨. 이듬해 3월 완전면책을 받고 2억 8000만원 빚의 늪에서 탈출했다. 그러나 어머니의 20평짜리 아파트를 담보로 잡히고 대출받은 7000만원은 갚아야 했다.20년 동안 파출부 생활로 장만한 어머니의 아파트만은 지키고 싶어 김씨 혼자 파산했기 때문이다. 빚을 갚기 위해 3∼4차례 취업을 시도했지만 30대 여성 파산자를 받아주는 곳은 없었다. 미래를 준비해야할 20대에 아버지 공장에서만 일했기 때문에 사회 경험이나 경력은 물론 특별한 기술이나 자격증도 없었다. 김씨는 올해 초 새출발을 다짐하고 3평짜리 김밥집을 열어볼 생각으로 은행에서 대출 상담도 했지만 파산자에게는 돈을 내어줄 수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 결국 김씨는 지난 7월 구로디지털단지 정보통신업체에 일용직 노동자로 취직했다. 매일 아침 7시부터 밤 10시까지 일하고 한달에 180만원을 받는다. 이 중 20만원만 교통비로 남기고 나머지는 빚을 갚는다. 성과급으로 급여를 받기 때문에 김씨는 하루라도 빨리 빚에서 탈출하고 싶은 마음에 새벽 1∼2시까지 추가 근무를 자청하기도 한다. 김씨는 “홀로 공장에 남아 일할 때마다 신세를 한탄하며 눈물을 쏟게 된다.”고 말했다. 김씨가 30대 초반에 억대의 빚을 지게 된 이유는 바로 아버지의 공장 때문이다. 고교 3학년 때인 94년에 부도 직전에 몰린 아버지의 공장을 물려받아 김씨가 직접 경영했다. 인천에서 파이프 공장을 운영해온 김씨의 아버지는 그해 회사 경리가 수억원을 챙겨서 달아나면서 충격으로 쓰러졌다.19세 나이에 아버지 공장을 물려받은 김씨는 그후 4년을 무난하게 운영했다. 그러나 IMF외환위기 전후로 공장은 급속하게 어려워졌다. 협력업체들의 대금 결제일이 차차 늦어졌다. 수금을 못하는 경우도 생겼다. 아무리 회사가 어려워도 직원들 월급만큼은 챙겨줘야 한다고 생각한 김씨는 신용카드 빚을 내서 직원 20명의 월급을 주기 시작했다. 신용카드 현금 서비스를 받아 월급을 지급하고 뒤늦게 수금되는 물품대금으로 카드 빚을 결제했다. 협력업체들의 수금일이 늦어질수록 김씨의 신용카드도 점점 늘어났다.1998년 2개로 시작한 신용카드가 2003년에는 12개까지 늘었다. 그러나 신용카드 현금서비스 사용한도가 차차 줄면서 김씨 상황도 악화됐다.2003년 김씨는 심해지는 채권추심을 견디다 못해 자살까지 결심했다.8년 전 들어둔 생명보험을 떠올리고는 보험금 3억원을 받아 목숨과 빚을 맞바꾸겠다는 마음으로 한강을 찾았다. 강물에 뛰어들려고 마음 먹은 순간 김씨는 부모님 얼굴이 떠올라 그 자리에 앉아 통곡했다. 파산했으면서도 여전히 빚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 김씨는 스스로를 ‘빚의 노예’라고 했다. 김씨는 “친구들에게 끌어쓴 돈도 많아서 이젠 남은 친구들도 없어요. 이렇게 외롭고 힘들게 얼마나 더 살아야 할지 모르겠어요.”라며 눈물을 훔쳤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파산자의 희망찾기] 땅·집 담보 구제 ‘농민회생제’ 도입을

    [파산자의 희망찾기] 땅·집 담보 구제 ‘농민회생제’ 도입을

    “우리 현실에 빚없는 농민 없고 이들이 파산을 신청하면 완전면책을 받지 못할 사람은 없다.” 개인파산을 담당하는 한 지방법원 A판사의 말이다. 농민 파산자는 전체 파산 비율 중 아직은 극소수이다.A판사는 “지금은 수면 아래에 있지만 연대보증으로 수많은 채무자들이 얽혀 있는 구조로 미뤄볼 때 농민 파산은 농촌 경제를 붕괴시킬 정도로 심각하다.”고 경고했다. 농촌 파산의 핵심고리는 ‘보증’이다. 도시 파산자가 ‘카드 돌려막기’로 빚을 불려갔다면 농촌 파산자는 대출 만기가 올 때마다 보증인을 세워 신규 대출을 받는 ‘보증인 돌려막기’로 빚을 키우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박준기 박사는 “2000년 이후 농촌 연대보증인들을 농수산 신용보증기금으로 대체해 연대보증 문제에 미약하나마 도움이 됐지만 현재 이 기금마저 바닥난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농민들의 채무와 연대보증 실태에 관한 면밀한 조사가 필요해 농협에 관련 자료를 수차례 요청했지만 공개하지 않아 농촌의 채무 실태마저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운 지경”이라고 말했다. 특히 화훼·원예, 유리하우스, 축산 등 시설투자 비용이 많이 드는 농촌의 경우 고질적인 ‘어깨보증’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마을 전체가 한꺼번에 파산할 위기도 커지고 있다. 민주노동당 전북도당 서민경제운동본부 양규서 실장은 “전북의 한 화훼단지에서는 농민 한 사람당 2억∼5억원의 빚이 있으며, 대출금 만기가 돌아오면 어깨보증으로 그때 그때 위기만 모면하고 있을 뿐”이라고 밝혔다. 또 “농촌 채무가 수년간 해결되지 않고 고질적으로 쌓여온 것이라 파산하려는 농민이 채무 내용을 모두 챙겨 파산 서류를 작성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농민들의 연쇄파산을 막을 해결책으로는 보증인에 대한 재량면책 제도를 꼽을 수 있다. 법원이 주채무자의 파산 때 보증인의 면책을 재량 범위 내에서 허가하는 방식이다. 참여연대 작은권리찾기운동본부 권정순 변호사는 “재량면책이 과격한 발상 같지만 보증이 남용되는 우리 현실에서 법원에 충분한 판단의 여지를 주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파산전문 김관기 변호사는 “보증 제도는 모든 나라에 있지만 우리처럼 남용하지 않는다.”면서 “대가 없는 보증을 무효로 처리하는 미국의 판례를 볼 때 우리 보증도 무효화할 수 있는 경우가 상당부분 있다.”고 설명했다. 법원은 보증 채무에 대한 심리가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한다. 광주지법의 한 판사는 “보증채무 외에 기타 채무가 많을 경우 면책 판단을 위한 심리 자체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황의식 박사는 “파산하지 않고도 도시 채무자를 살리는 개인회생제도처럼 농촌 현실에 맞는 농민회생제도를 마련해 연쇄파산을 막는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파산자의 희망찾기] 21세에 신불자… ‘파산 대물림’

    [파산자의 희망찾기] 21세에 신불자… ‘파산 대물림’

    파산을 선고받더라도 면책이 안 되면 삶은 지옥이 된다. 고스란히 빚이 남은 이들에게 ‘빈곤 세습’은 자녀 세대의 파산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1998년 6월 파산한 윤만호(표·가명·47·서울 독산동)씨. 같은 해 12월 면책이 기각됐다. 국내 개인파산 초기만해도 법원은 엄격한 면책 요건을 적용했다. 보증금 200만원짜리 단칸방에서 딸과 생활하는 윤씨는 그 후 7년째 파산자라는 낙인만 찍힌 채 1830만원의 빚을 떠안고 있다. 딸 은영(가명·24)씨는 21세에 신용불량자가 됐다. 윤씨가 파산을 신청했을 때 채무자를 구제한다는 인식이 없었다. ●‘파산 신청→면책 기각→파산 대물림’ 은영씨 역시 채무자다.1800만원의 카드빚은 중졸의 그녀에게 큰 고통이다. 배드뱅크에 매달 10만 1000원씩 8년 동안 갚기로 했지만 끝이 보이지 않는다. 아버지가 파산했을 때 그녀의 나이는 18세. 은영씨는 고교 진학을 포기하고 봉제공장에 취직했다. 유방암을 앓던 어머니(45)의 치료비와 생활비도 그녀의 부담이었다. 택시운전을 했던 윤씨는 150만원의 수입을 병원비에 썼다. 윤씨의 아내는 지난 4월 가출한 뒤 소식을 끊었다. 윤씨마저 허리 디스크로 자리에 눕자 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아버지의 면책이 기각되면서 소녀 가장이 된 은영씨. 아버지의 치료비와 생활비를 대다 카드빚이 커졌다. 은영씨는 결국 신용불량자가 됐다. 카드 회사의 추심은 심해져 갔고 추심을 피해 윤씨 부녀는 무려 33차례나 이사를 했다. 윤씨 부녀에게 빚은 이미 대물림되고 있다. 그 대물림의 끝은 또다시 파산일지도 모른다. ●일부면책 그 ‘두번의 파산’ 파산을 했지만 채무의 일정액을 정해진 기간 동안 갚아야 하는 일부면책자도 빚에 허덕이기는 마찬가지다. 이들은 정해진 기간 동안 빚을 다 갚고도 복권 절차를 다시 거쳐야 하기 때문에 ‘두번의 파산’절차를 밟아야 한다. 경남 거창에 사는 한순애(가명·49·여)씨.2003년 12월 파산한 한씨는 이듬해 6월 일부면책을 받았다. 카드 빚이 6000만원이나 됐던 한씨는 채무의 40%에 해당하는 2400만원을 갚아야 했다. 한씨는 창원지방법원에 항고했지만 2005년 6월 채무의 20%인 1200만원을 갚으라는 결정을 받았다. 2000년 3월 결혼정보회사를 시작했다가 적자만 보던 남편은 2004년 초 사업을 한다며 중국으로 떠난 뒤 생활비는 단 한푼도 보내오지 않았다. 한씨는 남편이 사업을 시작했을 때부터 카드빚으로 생활비를 충당했다. 한씨는 “법원에서는 2년 안에 남은 채무를 모두 갚으라고 했지만 지금도 빚내서 살아가는 처지라 빚 갚는 것은 상상도 못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복권 됐지만 “평생 숨어살고 싶다” 법원의 일부면책으로 남은 채무를 모두 갚고 파산만큼이나 복잡한 복권 절차를 밟는 김홍수(가명·35·고교 수학강사)씨.2002년 5월 파산한 김씨는 일부면책 결정을 받았다. 채무의 10%인 1600만원을 3년 안에 모두 갚았지만 빚 갚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다. 김씨의 채권기관은 김씨가 파산하자 채권을 모두 팔아넘겼다. 김씨는 20곳에 가까운 은행과 카드 회사에 직접 전화를 걸어 자신의 채권이 팔려 나간 곳을 하나씩 확인했다. 김씨는 지난 9월에야 남은 빚을 모두 갚았다. 파산만큼이나 복잡한 서류를 꾸며 법원에 복권 신청을 했다. 복권이 결정되면 그의 호적지신원증명서에 기재된 파산 기록은 삭제된다. 김씨는 파산과 일부면책, 복권 과정을 거치면서 평생 제도권 밖에서 숨어살겠다고 결심했다. 결혼도 사실상 포기했다. 그는 “파산을 했던 지난 시간을 아예 인생에서 지워버리고 싶다.”면서 “괴로움과 고통, 지긋지긋한 채무에서 해방되고 싶다.”고 말했다. 안동환 이효연기자 sunstory@seoul.co.kr
  • [파산자-복권되지 않은 인생들] 월평균수입 파산전 201만원 파산후 128만원

    서울신문이 면책자 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파산자의 30.8%는 갚아야 할 빚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답했다. 이중 80.3%는 파산을 전후로 자신을 도와준 친지와 지인들에게 빌린 돈은 반드시 갚아야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법원에서 완전면책 판결을 받으면 법원에 신고한 채무는 갚지 않아도 법적인 책임을 묻지 않는다. 그러나 파산자의 상당수는 개인적인 친분으로 가족과 친구들에게 빌린 빚이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씩 남아 있으며 이는 도의적으로 ‘떼어먹을 수 없는 돈’으로 생각하고 있다.‘인간관계’ 때문이다. ●31% “친지등에 갚을 빚 남아” 전체의 65.4%가 인간관계에 심각한 변화를 겪었으며 이로 인한 괴로움을 호소하고 있다. 대부분의 파산자가 자의든 타의든 돈 때문에 뒤틀린 인간관계를 바로잡고 싶은 이유이다. 사업 실패로 지난 1월 파산한 뒤 고향 김천을 떠난 김모(47)씨는 중소기업의 생산직 노동자로 일하며 매월 10만∼20만원씩을 친구들에게 보내고 있다. 김씨는 “고향 친구들은 빌려준 돈을 안 갚아도 된다고 하지만 내 마음이 편하지 않아 적은 액수지만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9월 파산한 권모(39)씨도 지인들에게 빌린 빚 2억원의 이자 200만원을 매월 갚고 있다. ●61% 비정규·일용직 신분 면책 이후 생활비를 쪼개 친지 및 지인의 빚을 갚는 파산자는 형편이 나은 편이다. 전체의 61.7%는 비정규직·계약직·일용직 종사자로 고용상태가 불안하다. 파산 이후 수입도 크게 떨어졌다. 설문에 답한 파산자 200명의 한달 평균수입은 파산 전 201만원에서 128만원으로 줄었다.10명 가운데 7명은 “현재 수입으로 생활이 힘들며 빚을 갚거나 저축하는 것은 어렵다.”고 답했다. 지난해 4월 파산한 현모(37·여)씨는 “무일푼으로 파산한 후 다시 살 집을 구하기 위해 또 빚을 져야 했다.”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파산 상황에 대한 인식은 남성과 여성이 다소 차이를 보였다. 남성은 파산이 경제 활동을 재개하는 데 큰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었다. 반면 여성은 파산 사실이 남들에게 알려질까 두려워하는 경향이 더 강했다. 남성의 78.3%, 여성의 56.5%가 파산 이후 사회 활동을 하는 데 냉대를 받았다고 응답했다. 파산 후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느냐.’는 질문에는 여성 55.0%, 남성 36.1%가 ‘그렇다.’고 말해 타인의 시선에 여성이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취업·재기 막는 ‘1201코드’ 낙인

    취업·재기 막는 ‘1201코드’ 낙인

    한번 실패한 사람의 재도전을 허용하지 않는 사회.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다면 시작도 있을 수 없다. 절망을 넘어 경제적 재기를 찾아 선택한 파산이라는 길. 개인파산 신청 1만명을 넘은 지난해 파산 실태를 탐사보도한 서울신문은 올해에는 파산 이후 재기를 어렵게 하는 장벽과 면책 이후에도 ‘불량 인생’의 굴레에 갇힌 파산자들의 ‘희망찾기’를 5회에 걸쳐 짚어본다. 탐사보도팀은 1998년 초기 파산자 182명에 대한 7년 후의 현재를 추적, 그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노력했다. 또 전국 법원의 개인파산 담당판사와 면책자 20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복귀할 방법과 대안을 모색해 봤다. “제 세대에 금융 전과자라는 낙인이 사라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한창 일할 나이에 재기의 기회마저 막는 건 너무 가혹합니다.”(41·면책된 중소업체 사장) “파산자 딱지가 붙은 사람은 은행도 갈 수 없습니다. 파산을 하기 전 세금을 내고 살았습니다. 나랏돈을 받고 싶지 않지만 뭘 하며 어떻게 살까요.”(39·모자가정 이혼 주부) “면책을 받았지만 먹고살 길이 막막합니다. 공적자금이 투입된 금융기관은 불이익을 받지 않으면서 왜 개인에게는 감당할 수 없는 낙인을 찍습니까.”(35·파산한 회사원) ‘주문, 파산자를 면책한다.’ 빚이 탕감된 면책자의 꿈은 ‘경제적 재기’이다. 그러나 한번 찍힌 불성실의 낙인은 이들을 빚에서만 벗어나게 할 뿐 파산자라는 굴레에 가두고 있다. 무일푼에서 시작한 새 출발은 면책 후 금융거래 소외, 직장마다 따라다니는 ‘파산 꼬리표’ 등 차별의 장벽 앞에 무너지기 일쑤다. 민주당 김효석 의원은 “기업주는 한번 망해도 재기를 하면 칭송을 받지만 일반 서민은 파산을 하고 면책이 되어도 일상적인 경제활동마저 막혀 재기가 쉽지 않다.”면서 “이들이 기초생활수급자로 떨어진다면 또다시 정부의 부담이 되는 만큼 정부와 금융권은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98세 노모와 자녀 등 6명의 가장인 최병진(42·가명·보험설계사)씨. 그는 올 1월 완전면책을 받고 희망의 환호성을 질렀다. 지난 5년동안 그를 눌러왔던 원금 5000만원과 눈덩이처럼 불어난 이자 8000만원이 사라졌다. 국가가 “나를 도와준다.”는 생각과 가족의 격려로 그는 생계 전선에 뛰어들었다. 면책 이후 1년이 다 돼가는 요즘 최씨는 자신이 면책신분임을 알리는 ‘1201’코드가 따라다니는 ‘금융전과자’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낀다. 내 통장에서 내 돈을 인출할 수 있는 직불카드마저 만들 수 없었다. 그가 상담한 은행만 4곳.1곳만 빼고 모두 “직불카드마저 자격이 안 된다.”는 답변만 듣고 돌아섰다. 최씨는 자기 이름으로 할부거래도 불가능하다. 통화료 할인 광고에 번호이동을 위해 이동통신사를 찾았지만 “파산자이시네요.”라는 답변만 들었다. ●주택금융공사 보증 있어야 전세대출 “고객님은 사망자이거나 파산자입니다.”(A은행에 기재된 특수기록) 작은 광고회사 직원이었던 유지영(가명·32·여)씨는 지난 9월 남편(31)과 함께 소액 전세자금 대출 1000만원을 신청하려다 눈물만 삼켰다. 그녀는 지난해 11월 사기로 진 빚 3000만원을 갚지 못해 면책을 받았다. 유씨 부부는 전세 700만원의 단칸방을 방 2개짜리 전세로 옮길 계획이었다. 연봉은 적어도 신용만큼은 깨끗한 남편의 대출은 가능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러나 A은행은 남편뿐만 아니라 유씨의 신용까지 확인했다. 모니터에‘1201’코드가 뜨자 1000만원 소액대출의 꿈은 사라졌다.1201코드는 금융기관에서 면책을 받은 파산자를 7년 동안 관리하는 일명 ‘특수기록’이다. 유씨는 “나 때문에 남편마저 대출을 받을 수 없다는 걸 확인하자 앞이 캄캄했다.”면서 “시댁에서 알까 두렵다.”고 말했다. 중국집 요리사 박성수(가명·31)씨는 지난 6월 500만원짜리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기 위해 B은행에 갔다가 “부인 때문에 어렵겠다.”는 말을 들었다. 그의 아내는 올해 5월에 면책된 파산자. 이들에게 ‘신용 연좌제’는 미래마저 계획할 수 없는 장벽이다. A은행 관계자는 “전세자금은 주택금융공사가 신용보증서를 발행하지 않으면 대출이 불가능하다.”면서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의 신용도 참고하며 특수기록 보유자는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쫓아다니는 파산 꼬리표 반년 전만 해도 대기업 과장이었던 윤상구(가명·37)씨. 그는 지난 5월 면책 결정을 받고 복권됐지만 쓰라린 좌절을 맛보고 있다. 파산자라는 신분이 회사에 알려지면서 입사한 지 50일 만에 해고됐다.1993년 대기업에 입사한 윤씨는 금융자산관리사 자격증을 땄다.2002년 명예퇴직을 한 뒤 투자상담사가 됐다. 그러나 고객 20여명의 투자금 2억원이 3개월 만에 반토막이 나자 손실금만 떠안은 채 퇴사했다. 미처 갚지 못한 주택 융자금 6000만원은 돌려막기를 한 지 1년 반 만에 1억 500만원이 됐다. 면책 절차를 밟고 있던 중 희망이 생겼다. 대기업 재직 경력을 인정받아 올 3월 과장으로 동종 업체에 스카우트됐다. 입사 서류 어디에도 그의 ‘과거’는 드러나지 않았다. 두달여가 지난 4월말. 인사팀에 그의 과거가 알려졌다. 윤씨는 인사팀에 경위서와 면책 결정문을 제출하며 호소했지만 해고는 피할 수 없었다. 이후 취직을 하려고 해도 번번이 떨어지고 있다. 윤씨는 “정상적으로 살아갈 기회마저 박탈당한 느낌”이라고 착잡한 속내를 털어놨다. 안동환 이효연기자 sunstory@seoul.co.kr
  • [파산자-복권되지 않은 인생들] 공무원·중개사등 152개직업 파산선고때 해고

    [파산자-복권되지 않은 인생들] 공무원·중개사등 152개직업 파산선고때 해고

    파산자에 대한 ‘직업 차별’은 삶의 기반조차 빼앗는 치명적인 위협이다. 현행법으로는 파산 선고를 받으면 공무원·변호사·공인중개사 등 152개의 직업을 가질 수 없다. 면책 선고를 받고 복권이 되더라도 한번 잃은 직업을 되찾기는 쉽지 않다. 업계에서 파산자라는 ‘꼬리표’는 지겹도록 따라다닌다. 지난 8일 민주당 김효석 의원이 직업차별 금지를 담은 ‘개인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임시특례법안’을 발의했으며, 민주노동당도 같은 내용의 법안을 발의해 놓았다. ●5개월 6일 만에 무너진 가족의 꿈 82세의 노모와 아내, 두 아들의 가장인 최명중(46·가명)씨는 통한의 세월을 보내고 있다. 감리전문업체의 감리원인 그는 지난 6월 파산 선고를 받고 면책 절차를 밟고 있다. 지난달 회사는 최씨에게 건설기술관리법상 파산자는 감리원을 할 수 없다는 결격 규정을 들어 해고했다. 파산을 신청하고 새 인생을 꿈꾸며 취업한 지 5개월 6일 만이다. 최씨는 면책이 코앞에 있으니 두달만 해고를 유보해 달라고 사정도 했다. 하지만 “도덕성에 문제가 있는 파산자와 같이 근무할 수 없다.”는 냉정한 답변만 돌아왔다. 최씨의 가장 큰 고민은 면책을 받더라도 영원히 감리원을 할 수 없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이다. 공사가 끝나기 전 정당한 사유없이 감리직을 관두면 벌점이 부과된다. 면책 이후 다른 감리업체에 취직을 하려고 해도 그의 경력에 벌점 기록과 함께 ‘파산’의 딱지가 따라 다닐 가능성이 높다. 최씨는 “변호사도 재기를 위해 취업에 힘쓰라고 했지만 나는 이제 끝난 것이 아닌가 절망감만 든다.”고 눈물을 떨궜다. ●약사면허 지키려다 딸마저 파산 “약사 면허를 잃을까 버티다 버티다 가족은 뿔뿔이 흩어지고 못난 아비 때문에 딸마저 파산해야 했다.” 약사인 박창식(가명·56)씨는 한숨만 남았다. 그는 서울의 한 대학가에서 홀로 하숙을 한다. 불화 끝에 아내(52)와는 별거 중이고, 아들(29)과 딸(31)도 제각각 살고 있다. 시간제 아르바이트 약사로 생활한 지도 3개월. 지방에서는 나이가 많다고 잘 써주지도 않는다. 월 120만원으로 버티고 있지만 면허가 취소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파산을 주저했다. 그의 가슴 한 편에는 “3년전 빚이 더 늘기전 파산을 신청했어야 하는데….”라는 자책감이 남아 있다. 일부면책이 되면 복권이 될 때까지 약사를 할 수 없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였다. 생계가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그에게 파산은 무모한 선택이었다. 면허를 지키려다 파산할 시기마저 놓쳤다. 빚은 눈덩이처럼 불어 개인회생을 신청할 수도 없다. 지금의 개인회생 변제계획으론 돈을 갚고 생활할 엄두도 나지 않는다. 결혼한 딸마저 함께 빚을 갚다가 지난해 파산하자 아내는 마음마저 완전히 돌아섰다. 그의 빚은 5억 1000만원.4년 전 2억원의 보증 채무를 선 것이 돌이킬 수 없는 덫이었다. 약국은 건강보험공단에 압류됐고 박씨는 파산만은 피해보겠다고 버티며 아직도 빚만 늘리고 있다. ●자존심 버린 지 오래…“먹고 살 수만 있다면” 산부인과 의사인 강우진(가명·51)씨와 아내 전주영(가명·53)씨는 부부 파산자이다. 강씨의 빚은 원금만 5억 3000만원. 전씨는 1억 5000만원이다.10년 전 개업을 하면서 받은 대출이 원인이 됐다. 한 차례 의료사고로 거액의 위자료를 주고 재개업을 하면서 압박이 가중됐다. 매달 600만∼700만원씩 거의 3억원을 갚았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 병원은 내리막길을 걸었다.7년 전부터 돌려막기식 대출로 연체를 막는 악순환이 계속됐다. 의사 면허를 박탈당할까 40대 후반을 꼬박 빚갚는 데 세월을 보낸 강씨는 지난해 11월 파산을 신청했다. 그때부터 닥친 것은 본격적인 생계난이었다. 강씨는 신용조회가 두려워 병원 취직은 포기했다.50대 초반의 중견 의사가 대타 진료를 뛰며 응급실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나갔다. 파산이 선고된 5월부터 면책이 결정된 지난달까지 자격은 정지됐다. 강씨는 위법인 줄 알면서도 반년 동안 극도의 불안 속에서 무면허 진료 행위를 했다. 안동환 이효연기자 sunstory@seoul.co.kr
  • [파산자-복권되지 않은 인생들] 법은 법 빚은 빚…면책후에도 끝없는 ‘추심 악몽’

    법원의 면책을 받고 한숨을 돌렸지만 ‘채권 추심’과의 질긴 악연은 끝나지 않는다. 서울신문이 면책자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67.4%는 파산 이후에도 추심에 시달리고 있다고 응답했다. 한 파산전문 변호사는 “추심업체들이 변호사가 선임된 경우와 나홀로 파산소송을 한 사건을 차별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나홀로 소송을 한 파산자는 면책 후에도 추심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면책자 주위를 맴돌고 있는 ‘추심 악몽’의 실태를 추적했다. ●면책 받고도 3차례나 신용불량자 통보 지난 9일 이윤희(가명·26·여)씨는 ‘귀하의 신용정보에 변동이 발생했다.’는 한통의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이씨는 올 2월 완전면책을 받은 파산자. 인터넷으로 문자 내용을 확인한 이씨는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면책을 받았는데도 또 신용불량자로 등재된 것이다. 채권 추심과 사무실로 날아오는 압류 통지를 피하려고 직장을 옮긴 것만 세번째. 마지막 직장을 4개월전 그만둔 뒤 새 직장을 알아보던 참이었다. 이씨의 신불자 등재는 채무 재조정을 하는 배드뱅크인 ‘희망모아´가 올린 것이었다. 이씨는 “7월에도 우편물이 와 면책결정문을 보내고 상담원과 통화까지 한 뒤 신불 등재 해지를 확답받았다.”면서 “희망모아에서는 전산 오류라고 해명한다.”고 말했다. 그러나,10월에 또 신불자로 올려졌다 항의 끝에 해지됐지만 11월9일 다시 신불자가 된 것이다. 이씨는 “항의할 때마다 전산오류라고 답변하지만 세번씩이나 오류가 발생할 수 있느냐.”면서 “취직 준비를 하고 있는데 번번이 신불 등재가 반복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3년간 대출금 1200만원 다갚아 “법은 법이고 돈은 돈이랍니다. 법원의 면책을 받고 이제 살았다 싶었는데 추심은 인정사정 없더군요.” 2000년 7월 완전면책을 받은 김은주(38·여)씨. 그녀는 2003년 5월 비로소 자유인이 됐다. 면책 이후에도 3년 동안 시달린 끝에 A은행의 대출금 1200만원을 모두 갚았다. 면책이 된 채무도 추심기관은 아랑곳 없었다.10여차례 면책 결정문을 보내고 담당자에게 항의를 했다. 그러나, 전화는 낮밤을 가리지 않았다. 남편과 면책선고 한달 전 이혼을 하고 모자가정의 지원을 받는 기간에도 그녀의 숨통을 조였다. 124만원이 연체된 카드사는 한술 더 떴다.“젊은 나이에 몸은 뒀다 뭐하냐.”는 모욕에 악다구니로 맞서기도 했다. 김씨는 “면책까지 받았는데 무너지기엔 억울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다방에서 일했다. 매월 20만원씩, 수입이 좋을 때는 50만원씩 갚았다. 완납증을 받은 후에야 추심 독촉은 사라졌다. ●면책 후 5년간 오는 추심 편지 2000년 6월 완전면책을 받은 송병현(가명·55)씨와 부인(49)은 5년이 지난 지금도 날아오는 추심 우편물에 분통이 터진다. 추심 편지는 매월 4∼5통씩 거르지 않고 찾는 반갑지 않은 손님. 봉투 겉면에는 ‘민·형사소송 담당 ○○○’라고 적힌 무시무시한 붉은색 고무인 도장도 여전하다. 카드와 대출금 1800만원을 갚지 못해 99년 7월 나홀로 소송을 통해 파산을 선고받은 송씨 부부가 담당자에게 보낸 면책결정문 복사본만 20여장이 넘는다. 기자에게 우편물을 내보인 송씨는 “담당자와 통화를 하고 결정문을 보내도 다음달이면 어김없이 추심 우편물이 온다.”면서 “아직도 우편물을 받을 때마다 가슴이 떨린다.”고 말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파산자-복권되지 않은 인생들] ‘완전면책’ 30代 여성직장인과 은행 동행기

    파산 전문변호사 사무실에서 상담원으로 일하는 김은실(34·여)씨. 그녀는 2003년 12월 파산을 선고받고 지난해 4월 완전면책을 받았다. 파산과 면책 과정에서 자신을 도와준 변호사와 인연을 맺게 된 그녀는 지난해부터 파산자들을 돕는 상담원으로 일하게 됐다. 파산자에서 연봉 3000만원을 받는 직장인으로 재기에 성공했지만 김씨는 여전히 금융거래에 차별과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씨는 지난 3일 연말소득공제를 받을 목적으로 서울 서초동 K은행 지점을 찾아 체크카드 발급을 신청했다. 은행에서는 통장도 새로 발급해주고 인터넷 뱅킹도 할 수 있게 해줬지만 체크카드 발급은 거부했다. ●면책전 카드빚으로 트집잡아 신용조회를 마친 은행 직원은 김씨가 내민 체크카드 발급 수수료 1000원을 되돌려주며 “고객님은 체크카드 발급 거부 대상자입니다.”라고 말했다. 통장에 있는 돈만큼만 대금을 결제할 수 있는 체크카드가 발급이 안 된다는 말에 김씨는 그냥 물러설 수 없었다. 김씨는 2002년 K은행 카드에서 인출한 현금서비스 900만원과 대출금 2000만원을 갚지 못했다. 은행은 지난해 4월 완전면책을 받은 김씨의 채권을 다른 금융기관에 넘겼다. 김씨는 “그렇다면 은행에 자신의 채무가 남아있지 않은 것 아니냐.”고 물었지만 “해당 사항이 아니다.”라는 대답만 들었다. 창구 직원은 그녀에게 “정 필요하면 ‘금융감독원이 면책자에게 체크카드를 발급하라.’는 공문을 보냈지만 다음날부터 시행하니 다시 오라.”고 말했다. 다음날 은행을 한번 더 찾은 김씨. 여전히 ‘거래 불능 회원’으로 등록돼 체크카드를 발급받을 수 없다는 말을 듣고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후불제 교통카드 기능있어 발급 거부” 은행측은 후불제 교통카드 기능이 장착된 체크카드를 발급하고 있기 때문에 면책자들에게는 발급해줄 수 없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2001년 한 건설회사의 경리로 근무하다 사장에게 카드를 빌려준 것이 화근이 돼 불과 3개월 만에 빚더미에 앉았다.6000만원의 빚은 김씨가 카드 돌려막기를 하는 2년 동안 8000만원으로 불어났고 결국 2003년 12월 파산해야 했다. 김씨 역시 카드 돌려막기를 하는 과정에서 채권기관의 추심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했다. 혼자 빚을 안고 죽겠다고 마음 먹고 수면제 100알을 갈아 소주와 한꺼번에 들이켰던 그녀였다. 하루 만에 깨어난 그녀는 여덟살, 일곱살 두 아들을 보고 살아야겠다며 파산을 결심했다. 김씨는 “지하철 요금을 떼먹고 달아날 것도 아니고 파산한 전력이 있다는 이유로 교통카드 기능이 장착된 체크카드도 발급하지 않는 게 현실”이라고 씁쓸해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10명중 1.7명만 “재기 성공”

    파산을 선고받고 법원의 면책 결정을 받은 ‘파산자’는 경제적 회생까지 평균 6.94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산자의 절반 이상이 재기할 수 있다고 믿고 있지만 면책 이후 재기에 성공했다는 응답은 10명 중 1.7명에 불과했다. 또 전체의 66.0%가 사회적인 냉대를 경험하고 있으며 63.5%는 자신을 ‘패배자’라고 인식하고 있었다.56.5%가 파산 후 직업을 잃거나 고용 변동을 겪었으며 27.6%는 이혼·별거 등 가족 구성원에 변화가 생겼다. 서울신문의 탐사보도팀이 2000년부터 5년동안 면책(완전·일부) 결정을 받은 파산자 20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파산 이전 “중산층이었다.”고 응답한 96명 가운데 53.1%(51명)가 “빈곤층이 됐다고 생각한다.”,39.6%인 38명은 “극빈곤층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또 94.4%가 파산 전 각종 추심행위에 시달렸고, 파산·면책 이후에도 67.4%가 불법추심을 경험하고 있었다. 면책을 받았지만 재기에 성공하지 못했다는 응답은 82.5%를 차지했다. 이런 결과에도 불구하고 파산이 경제적 재기의 발판이 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인식은 확산되고 있다. 면책자의 87.8%가 법원 판결에 만족스럽다고 응답했으며 10명 중 3명꼴로 저축을 시작했다.59.8%는 면책에 의해 삶의 희망을 가지게 됐다고 답변했다. 설문에 응한 200명 가운데 본인파산은 151명(76.6%), 부부파산 29명(14.7%), 가족파산이 9명(4.6%)을 차지했다. 학력별로는 고졸자가 48.0%, 전문대졸 이상이 47.4%였다.안동환 이효연기자sunstory@seoul.co.kr
  • 저소득층 개인파산·회생 내년부터 무료 법률서비스

    대법원은 ‘개인파산·회생 소송구조 지정변호사 제도’를 12월부터 서울중앙지법에서 실시한 뒤 내년 1월부터 전국 지방법원으로 확대실시한다고 13일 밝혔다.이 제도는 개인파산·회생 과정에서 필요한 비용 가운데 공고료·송달료를 뺀 변호사 비용을 국고에서 지원하는 제도다. 지원대상은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의한 생계급여 등을 받거나 배우자가 장애인이거나 이혼ㆍ사별한 가구주,70세 이상 고령자 등이다. 소송구조 희망자는 신분증과 지원대상임을 입증할 만한 서류를 법원에 제출한 뒤 창구에서 안내받은 지정변호사의 사무실로 찾아가면 된다. 각 지방법원은 ‘소송구조변호사 지정위원회’를 두고 해마다 지방변호사회로부터 추천받아 지정변호사 5∼10명을 위촉한다. 변호사는 개인파산의 경우 20만원, 개인회생은 35만원의 보수를 받게 되며 찾아온 의뢰인이 소송구조 요건에 해당하는 한 수임을 거절할 수 없다.단, 개인파산에서 면책이 확정되거나 개인회생에서 변제계획이 인가되면 변호사의 서비스는 종료되며 ‘국선전담 변호사’와 달리 다른 사건수임의 제한을 받지 않는다.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빚탈출 희망찾기-김관기 채무상담실] 쇼핑으로 진 빚도 면책 되나요

    [빚탈출 희망찾기-김관기 채무상담실] 쇼핑으로 진 빚도 면책 되나요

    Q영문과를 졸업하고 특허사무소에서 번역 일을 했습니다. 결혼하고 아이를 가질 때까지 계속 다녔고, 그만둘 무렵에는 연봉이 3000만원 정도 됐습니다. 일과 직장의 인간관계로 인한 스트레스를 못이겨 쇼핑중독이라고 할 만큼 백화점에서 마구 옷을 샀습니다. 따져보니 3년 동안 1억원을 넘게 썼습니다. 전세금을 빼고 남편 수입까지 빚갚는 데 썼지만,4000만원 정도가 아직 남았습니다. 남편과의 사이도 멀어졌습니다. 직장도 없어서 빚을 청산할 희망이 없습니다. 파산신청할 수 있을까요. 주위에서는 낭비로 인한 파산이라 면책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하더군요. -강연희(35) A돈을 빌려줄 때 채권자는 채무자가 이를 장래의 소득창출과 관련있는 활동에 쓸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마찬가지로 채무자는 받은 돈을 부채 상환능력을 높이는 데 써야 합니다. 그런데 채무자가 들어온 돈을 이런 용도에 쓰지 않고, 현재 쾌락을 위해 사용한다면 채권자의 기대를 배반하는 것이 됩니다. 그래서 부채상환을 위한 저축 여력을 해치는 행위에 대한 일종의 제재로, 파산법은 지나친 낭비에 대해 면책을 불허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실무적으로는 월 수입의 50% 이상을 유흥과 여가활동 등 소비적 활동에 지출했을 때를 낭비로 봅니다. 강연희씨의 경우에는 3년치 연봉을 넘는 돈을 옷 사는 데 썼기 때문에 형식적으로 낭비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즉 파산을 신청해도 면책을 받지 못하는 사유가 됩니다. 하지만 법은 면책을 허가하지 않을 수 있다고 할 뿐, 허가하지 말라고 규정하지는 않았습니다. 재판부에 따라서는 기준을 충족했는지와 관계없이 면책을 부여하기도 합니다. 지난 9월1일 대법원이 ‘개인파산절차에 관한 예규’를 제정했습니다. 예규에서는 낭비 등 면책 불허 사유가 있는 채무자도 채권자가 반대하지 않는다면 면책받는 데 제한을 받지 않도록 했습니다. 신용카드 회사는 카드의 용도를 묻지 않고 신용카드를 발급합니다. 카드로 책을 사든지 유럽여행을 떠나든지 벤쳐기업 운영자금으로 사용하든지 상관이 없습니다. 게다가 신용카드 회사는 낭비를 조장합니다. 고급 호텔, 크루즈 여행을 배경으로 젊고 예쁜 남녀가 등장하는 상황에서 돈 있을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현재를 즐기라고 유혹하는 광고를 폭격하듯 송출합니다. 낭비를 이유로 신용카드 사용대금의 면책을 불허한다면 원인을 조장한 카드사에 이익을 주는 것이 되기 때문에, 이런 경우에는 면책장애 사유가 될 수 없다고 보아야 하겠습니다. 면책 불허로 판단받는 경우가 흔히 있지만, 반대로 쉽게 면책을 받는 예도 많이 있습니다. 장래는 불확실합니다. 이것은 재판 결과도 마찬가지입니다. 절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파산절차에서 면책을 시도해본 뒤 실패하면, 개인회생이라는 대안도 있습니다. 개인회생에서는 채무 발생 원인이 낭비 때문이었는지 여부를 따지지 않습니다.
  • [빚탈출 희망찾기-김관기 채무상담실] 파산해도 회사 계속 다닐수 있나

    Q최근 중견 제조업체 생산직원으로 입사했습니다. 연봉 1800만원으로 네 식구가 살아가는데, 채무를 감당할 수 없어 파산 신청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파산하면 회사 생활을 계속하지 못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추심은 계속되고, 빚 갚을 돈을 마련할 방법도 없습니다 -이상호(47)- A보통 파산선고를 받은 자를 해직한다는 회사 규정은 없습니다. 파산했다고 회사에서 불이익을 받을 이유는 없습니다. 미국 파산법은 파산선고를 받은 사람을 차별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가난한 자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당연한 조치입니다. 우리나라 공무원은 파산 선고를 받으면 해직되지만, 이것은 공무를 담임할 자격을 ‘가난하지 않은 자’에 한정하는 차별적 조치입니다. 이 규정 때문에 유능한 인력충원 기반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어떤 채무자가 파산신청을 하기 전 사장에게 파산하겠다고 말씀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 사장은 “파산하면 회사를 못다니는 건가.”라고 되물었습니다. 채무자는 “달리 갈 데도 없으니, 더욱 더 여기서 열심히 일해야지요.”라고 답했습니다. 채무자는 파산과 면책을 진행하는 동안 외국 출장도 두차례 다녀오면서 어떤 불편함도 느끼지 못하고 회사 생활을 했습니다. 단 하나 급여를 자신의 통장으로 송금할 수 없었지만, 이는 파산 때문이 아니고 거래은행이 지급정지 조치를 했기 때문입니다. 파산신청을 하지 않은 채 채권추심에 시달리는 직원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일에 전념하지 못합니다. 고용주 입장에서는 노동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고 고용한 직원들의 업적을 빼앗기는 것입니다. 그리고 어떤 채무자는 채권자와의 약속 때문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만들려고 합니다. 카드빚 때문에 매춘을 하고 강도를 했다는 극단적 사례는 신문과 방송을 시끄럽게 합니다. 회사에서는 이들을 경계합니다. 출장비나 자재구입에 관해 지출결의서가 올라와도 다시 한번 검토합니다. 창고관리를 맡기기도 어렵습니다. 내다팔면 돈이 되는 것들이고, 채권자의 추심에 갚겠다고 약속을 해놓고는 갚을 돈 마련에 혈안이 되어 있을 것으로 생각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숙련된 관리자는 직원이 일과 중에 한쪽에 가서 전화를 받는 모습만 봐도 어느 정도 느낌이 옵니다. 파산 신청자는 과거의 빚으로 인한 추심으로부터 벗어나게 되면서 채무자에 대한 차별과 편견의 근거를 없애줍니다. 파산 신청자는 쉽게 이직하지 않을 것입니다. 숙련된 직원을 원하는 고용주에게 좋습니다. 돈에 대해 큰 욕심을 낼 이유도 없습니다. 채권자들에게 갖다 바치는 돈을 이제 바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일과 중에 추심전화에 시달리고 채권자들을 회사로 오게 하는 가난한 직원과 파산을 신청해 당당하게 생활하는 가난한 직원 중 어느 쪽을 고용주가 선택하겠습니까. 파산은 채권추심을 당하는 것보다 나은 선택입니다.
  • [빚탈출 희망찾기-김관기 채무상담실] 급여는 압류대상 될 수 없어

    대기업에 다니던 중 채권자가 급여에 압류를 해 권고사직을 당했습니다. 실업급여를 받으며 의욕을 잃고 살고 있습니다. 부득이한 사유로 채무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게 되면 파산으로 구제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알고 파산신청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딱한 사정을 알게 된 선배가 자기 회사로 들어오라고 합니다. 월급도 300만원 이상 주겠다고 하는데, 파산을 신청하면 다시 급여가 압류되는 게 아닌지 걱정됩니다. 파산법상 제한 사항은 없는지도 궁금합니다. -박재영(27)- 파산을 신청한다고 급여가 압류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파산을 하지 않았을 때, 채권자는 언제든지 채무자 재산을 압류할 수 있습니다. 박재영씨가 지난번 직장에 다닐 때 급여가 압류된 점에 비추어 볼 때 명백합니다. 파산을 신청해 면책을 얻지 못한 채무자는 늘 급여 압류라는 정신적 압박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일할 의욕도 떨어지겠죠. 둘째로 파산신청을 하게 되면 합리적인 채권자들은 급여 압류를 포함해 대부분 추심 노력을 스스로 자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파산 신청은 자발적으로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내놓고 채무의 면책을 얻으려는 것입니다. 여기까지 간 채무자로부터 더 이상 회수할 것이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받을 것이 없는 상황에서 법적 비용을 지출해가면서 급여 압류를 시행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미국에서는 자동금지명령(Automatic Stay)제도를 두어 파산 신청이 법원에 접수되면 모든 채권자는 어떤 경우라도 추심행위, 강제집행행위, 소송행위도 하지 못하게 합니다. 이를 고의로 어기면 형사처벌과 징벌적 손해배상을 부과하고 위반행위를 무효화합니다. 원래 IMF가 우리나라에도 파산법 개정을 권할 때 도입항목으로 포함돼 있었습니다. 제도 도입 취지를 이해하려 하지 않는 일부 입법실무가들의 반대로 무산됐지만, 이 제도가 성문법으로 존재하든 않든, 파산 신청은 채무자의 상환거부 의사표시를 명백히 해서 채권자들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효과가 확실히 있습니다. 셋째, 파산법상으로 파산을 했다고 취업에 제한을 받지 않습니다. 파산법이 아닌 다른 법에 파산 선고를 받은 사람을 차별하는 규정이 있지만, 파산선고를 받고 면책되기 전까지 단기간 제한을 받을 뿐입니다. 마지막으로 채무자가 받아오는 급여 청구권을 배당의 재원으로 포함시킨다는 규정이 없으니, 사실상 파산법에 의해 급여가 압류될 가능성이 없습니다. 채권자에 대한 배당 재원이 되는 파산재단은 파산 선고 당시 채무자가 가진 모든 재산으로 구성됩니다. 이후에는 파산절차가 진행되는 기간 중이라도 채무자의 고유재산을 구성하기 때문입니다. 파산 신청부터 파산 선고까지의 기간 동안은 이론상 가산되지만, 그 기간이 짧기 때문에 실무상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미국의 경우 파산 신청시를 기준으로 삼아 아예 문제의 여지가 없고 사실상 우리도 따르는 기준입니다.
  • [빚탈출 희망찾기-김관기 채무상담실] 2억 빚 파산하면 美유학 못가나

    Q대학원에 다니던 딸이 남자에게 사기당해 대출 보증을 서는 바람에 2억원의 빚을 지게 됐습니다. 대신 갚아주자니 유일한 재산인 시가 3억원의 아파트를 팔아야 하는데, 고1짜리 아들 교육도 남았고 정년 이후 생활도 걱정스럽습니다. 딸은 개인파산을 신청하겠다는데, 미국 유학을 꿈꾸고 있는 딸에게 지장이 없을지 걱정입니다. -권혁서(56) A 가난한 외국인의 입국을 환영하는 나라는 없습니다. 심지어 특별히 정치적 난민이라는 명분이 있어도 선뜻 받아들이겠다는 정부나 국가가 없는데, 일반 여행자나 유학생인 경우라면 더 그렇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이 입국하면 돈을 쓰지 않으니 당장 경상 수지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고, 취업을 해야 하니 내국인의 고용기회가 줄어들게 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부유한 나라에서는 같은 선진국 국민이 아닌 외국인의 입국 신청 자격을 미리 심사하는 비자제도를 운영합니다. 우리나라 국민은 단순 여행 목적일 때는 많은 국가에서 비자를 쉽게 받습니다. 단기 체류에는 아예 면제받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외국인의 이민을 받아 발전해왔고 우리나라와 정치적·경제적으로 밀접한 관계에 있는 미국은 역설적으로 단기간 여행에서도 우리 나라 사람들에게 미리 비자를 받도록 요구합니다. 단순히 여행을 한다며 입국했다가 불법체류를 선택한 한국인이 워낙 많았기 때문에 이민 억제라는 국내 여론을 의식해 취하는 정책으로 보입니다. 비자 신청자가 여행이든 유학이든 입국목적을 마치고 다시 우리나라로 돌아올 것이며, 미국에 눌러 살려고 하지 않을 생각이라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미국 당국은 재산과 활발한 경제활동을 증명하라고 요구합니다. 그런데 현대 사회에서 사람이 합법적이고 지속적인 경제활동을 하고 있다고 증명하기 위해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은 세금과 은행거래 실적입니다. 따라서 거의 모든 신청자가 거쳐야 하는 영사와의 면담에서 보통 납세사실에 관한 증명과 최근 거래하고 있는 은행예금통장의 원본 제출을 요구받습니다. 파산을 선택하지 않은 채무자는 이 요건을 영원히 충족하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거액의 채무를 연체하고 있는 사람은 은행 예금통장을 유지하기 힘들 뿐 아니라, 납세를 하는 직장에 취업하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법률상 통장을 개설해 돈을 예치할 수 있고 취업도 할 수 있지만, 채권자가 채무자의 은행에 대한 예금반환채권과 사용자에 대한 임금채권을 언제든지 압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법에 따라 미국 비자발급 인터뷰에서 개인파산·면책 여부를 묻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거액의 빚을 진 채무자가 장차 미국 유학이나 아니면 단순한 여행을 생각한다면 빚이 많은 것을 한탄할 것이 아닙니다. 은행거래와 납세에 장애가 되는 요소를 제거하는 것이 현실적 대안입니다. 파산을 신청하고 신용을 쌓으세요. 유학의 꿈을 접지 마시기 바랍니다.
  • 이종찬씨 이번주 소환

    안기부와 국정원 도청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도청수사팀은 김대중 정부 초대 국정원장을 지낸 이종찬(69)씨를 이번 주 소환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검찰은 이씨를 상대로 이씨가 국정원장으로 있던 1998년 5월 유선중계통신망 감청장비(R2) 개발 배경과 운영 실태, 도청 지시 여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이씨는 98년 3월∼99년 5월 국정원장으로 있었다. 검찰은 또 이씨를 상대로 지난 달 국정원 전직 과장 집에서 압수한 도청테이프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 이씨가 99년 10월 중국에서 연수 중이던 문모 중앙일간지 기자와 국제통화를 했는지도 확인할 방침이다. 검찰은 김은성(60·구속) 전 국정원 2차장의 조사가 끝나는 대로 김씨가 2차장으로 근무할 당시 국정원장이었던 임동원(71)·신건(64)씨를 소환, 도청 내용을 보고받았는지와 도청 지시를 했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또 2002년 11월과 12월 한나라당 여의도 옛 당사에서 국정원 도청문건을 폭로한 김영일 전 한나라당 사무총장과 이부영 전 의원을 상대로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여부를 조사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씨 등이 폭로한 문건이 실제 국정원의 도청문건일 경우, 국회 밖인 당사에서 문건을 공개한 것은 통비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씨는 2002년 검찰의 한나라당 도청문건 수사에서 국정원에서 도청자료를 받았다고 세차례나 주장했다.검찰은 문건의 진위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던 2002년 수사 자료를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또 당시 정형근 한나라당 의원에게 도청문건을 건넨 인물로 지목돼 국정원의 자체 감찰조사를 받았던 당시 8국(과학보안국) 소속 과장 홍모씨를 최근 소환해 조사했다. 반면 2002년 9∼10월 정형근 한나라당 의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정원 최고위 간부만이 볼 수 있는 국정원 도청 문건’이라면서 문건을 폭로한 것에 대해서는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이 적용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국회의원은 국회에서 직무상 행한 발언과 표결에 관해 국회 밖에서 책임을 않는다.김효섭 박지윤기자 newworld@seoul.co.kr
  • ‘자살보험금’ 지급 급증

    해마다 자살 인구가 늘면서 ‘자살보험금’의 지급액도 급증하고 있다. 보험사들은 자살 예방효과와 함께 보험금 부담을 덜기 위해 자살을 해도 보험금을 지급하도록 한 ‘자살 면책조항’의 보험금 지급불이행 기간을 현행 2년에서 3년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10일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대한·교보 등 3대 보험사가 올들어 지난 8월 말까지 지급한 자살보험금은 306억 4600만원으로 집계됐다. 자살보험금은 생명보험이나 일부 종신보험 가입자가 자살했을 때 지급하는 사망보험금을 말한다. 외환위기 이후 생계형 자살이 늘면서 지급액이 2002년 160억원에서 2003년 318억원으로 두배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398억원에 달했다.‘생명보험 표준약관’에서 면책기간을 2년으로 잡은 이유는 자살을 위해 보험에 가입했더라도 2년 정도 지나면 자살충동이 사라진다는 외국의 연구결과에 따른 것이다. 면책기간을 늘리려면 금융감독원이 표준약관의 개정 발의를 해야 한다. 일본에서도 2000년 이전까지 1년이던 자살면책 기간을 2년으로 늘렸다가 지난해부터 보험사마다 3년으로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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