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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면 기자의 시사 고사성어] 州官放火 주관방화

    송나라 때 전등(田登)이라는 이름을 가진 악명 높은 주관(州官:지방의 장관)이 있었다. 그는 백성들이 자기 이름을 부르지도 쓰지도 못하게 하는 등 안하무인이었다. 심지어 자신의 이름과 발음이 같은 등(燈) 자도 입에 올리지 못하게 해 사람들은 점등(點燈)이라는 말 대신 점화(點火)라는 말을 쓸 정도였다. 관아에서 상원(上元, 음력 정월 보름날)에 꽃등을 켜도록 하는 포고문을 작성할 때도 전등이 다스리는 고을에선 등불을 켠다는 방등(放燈)이라는 말을 쓰지 못하고 불을 놓는다는 방화(放火)라는 말을 썼다. 송대의 시인 육유(陸游)가 엮은 ‘노학암필기(老學庵筆記)’에 나오는 이야기로, 주관방화(州官放火)는 관리나 상급자의 전횡을 비유하는 고사성어다. 경찰의 음주운전 측정을 거부하며 실랑이를 벌인 중국 외교관의 반(反)외교적 작태가 비난의 도마에 올랐다. 이 문제의 외교관은 면책특권을 내세우며 차창조차 열지 않은 채 8시간 반을 버텼다고 한다. 유엔 빈 협약은 외교관의 면책특권과 함께 ‘접수국의 법령을 존중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외교관일지라도 경찰의 음주측정에 응하는 것은 당연하다. 사소한 일이라 할지 모르지만 외교부의 저자세도 한심하긴 마찬가지다. 외교부는 주한중국대사관과 ‘외교 협상’을 통해 운전자의 신원을 간접 확인했다. 하지만 음주 측정은 끝내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니 일각에선 이 외교관 같지 않은 외교관을 ‘페르소나 논 그라타(외교적 기피인물)’로 지목해 추방하라는 격렬한 반응도 나오는 것 아닌가. 오만한 중화(中華)제국주의의 한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jmkim@seoul.co.kr
  • [경제정책 돋보기] 공정거래법 개정안 의미

    17일 발표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두고 공정거래위원회 안팎에서는 기업 규제의 고삐가 더욱 느슨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미 완화된 출자총액제한제에 이어 강제조사권 도입마저 불발됐다. 경쟁당국은 이에 대해 기업 사전 규제는 풀되 사후 감시는 강화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자평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개정안에 대해 경제 주체들이 모두 기대에 크게 못미친다며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특히 출총제를 놓고 당정간 엇박자가 여전해 향후 입법 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된다. ●사후 감시 강화 vs ‘어정쩡’한 개정안 이번 개정안에는 공정위의 숙원이었던 강제조사권이 포함되지 못했다. 대신 공정위는 ‘봉인제도’와 ‘이행강제금’ 제도를 손에 넣게 돼 한숨 돌린 분위기다. 공정위 관계자는 “필요시 압수·수색이 가능한 강제조사권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신설되는 ‘이행강제금’제도로 그에 못지않은 규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봉인제도는 조사 대상 기업이 증거자료를 빼돌리지 못하도록 자료가 보관된 사무실, 컴퓨터, 캐비닛, 차량 등을 폐쇄 또는 작동을 금지하거나, 테이프 등으로 봉인하는 조치다. 기업이 봉인을 뜯고 자료를 빼내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이와 함께 기업이 조사를 거부하거나 방해할 경우 하루당 일평균 매출액의 0.1%를 이행강제금으로 부과할 수 있게 된다. 지금껏 공정위는 “기업 조사를 위해서는 압수·수색이 가능한 강제조사권이 필수적”이라고 요구해 왔지만, 법무부 등의 반대로 번번이 무산됐다. 특히 재계는 “기존 직권 조사권이나 담합 신고 포상금제에 강제조사권까지 추가되면 기업 활동이 크게 위축된다.”며 강력히 반대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지금껏 기업들이 ‘모르쇠’로 일관하며 무작정 자료 제출을 거부해도 기껏 2억원 미만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게 고작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민단체 등의 시각은 부정적이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한성대교수)은 “봉인제와 이행강제금 정도로 기업 사후 감시 강화를 논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면서 “이번 개정안은 재계나 시민단체 어느 쪽도 만족시키지 못하는 어정쩡한 법안으로 최악의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동의명령제 기업 요구 수용 논란이 됐던 동의명령제는 도입이 확정됐다. 기업의 요구를 수용한 셈이다. 동의명령제는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받는 기업에 대해 시정조치나 과징금 부과 등 처벌 대신 합의로 사건을 종료하는 제도다. 때문에 시민단체 등에서는 동의명령제 도입에 대해 “탈법 행위를 해도 공정위와 합의만 잘 하면 면책이 가능해 기업에 면죄부를 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특히 기업이 동의명령 과정에서 혐의를 시인한 내용 등은 법적 증거로 채택되지 않기 때문에 피해자들은 다른 증거를 제시해야만 한다. 이에 대해 공정위 관계자는 “동의명령 전에 이해 당사자들의 의견수렴이 선행되며, 담합 등 위법성이 명백할 경우 적용대상에서 제외된다.”며 충분한 안전장치가 마련돼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에 입법 예고된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시행까지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무엇보다 출자총액제도 개편을 둘러싼 당정간 이견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개정안 내용의 수정 가능성과 함께 국회 입법 과정에서 논란이 계속될 전망된다. 정부의 개정안에 담긴 출총제 개편안에는 공정위가 주장해온 환상형 순환출자 규제가 빠졌다. 적용대상도 자산 10조원 이상 기업집단의 2조원 이상 업체로 축소됐다. 출자한도도 25%에서 40%로 높아져 규제가 대폭 느슨해졌다. 하지만 열린우리당은 정부안보다 적용대상과 기준을 추가로 완화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공정거래법 개정안 주요 내용 ●금융거래정보요구권 상설화 내년말 종료되는 금융거래정보요구권 상설화, 발동 범위 부당내부거래서 상호출자·출자총액제한제도 등 탈법행위로 확대. ●봉인제도 신설 현장조사시 필요한 자료 확보 및 증거 훼손 막기 위해사무실, 컴퓨터, 캐비닛, 서류 등 봉인. ●이행강제금제 도입 기업 조사 거부시 하루당 일평균 매출액의 0.1% 부과. ●동의명령제 도입 법 위반 혐의 기업에 시정조치나 과징금 부과 등 처벌 대신 합의로 사건 종료. ●강제조사권 불발 기업 조사 위해 압수·수색 가능한 강제조사권 도입 불발. ●출총제 개편안 완화 환상형 순환출자 규제 제외. 적용대상 자산 10조원 이상 기업집단의 2조원 이상 업체로 축소.
  • [사설] 中외교관 음주측정 거부 오만하다

    음주운전을 단속하던 우리 경찰과 중국 외교관 차량이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밤새 대치하는 일이 벌어졌다. 중국 외교관들이 음주측정 거부는 물론 경찰의 신분확인 요구에 불응하면서 빚어진 일이다. 중국 대사관측은 외교관의 면책특권을 우리 경찰이 침해했다고 주장한다. 외교관 차량을 가로막고 신분확인을 요구한 것은 외교관을 체포·구금할 수 없도록 한 빈 협약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물론 국제법상 외교관은 면책특권이 있다. 빈 협약도 외교관 신체 불가침 원칙을 29조에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주재국의 부당한 간섭이나 방해로부터 외교관과 적법한 외교활동을 보호하는 규정이다. 외교관이면 마음대로 음주운전을 하고 주재국 경찰의 단속에도 불응하라는 조항이 아닌 것이다. 나아가 면책특권에 앞서 외교관은 주재국의 법령을 준수할 의무를 지닌다. 만취운전처럼 다중의 피해가 예상될 경우 비록 외교관이라 해도 자국민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제재와 구난조치는 불가피하다는 것이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원칙이기도 하다. 이번 사건은 외교관의 면책특권을 따지고 말고 할 일이 아니라고 본다. 그들이 경찰의 신분확인 요구에 응했더라면 간단히 끝났을 일이다. 문제는 중국 외교관들의 자세에 있다. 면책특권을 움켜쥐고는 주재국의 법규를 업신여긴다면 이는 조국의 얼굴에 먹칠을 할 뿐이다. 혹여라도 대국의식에 젖어 한국의 법질서를 가벼이 여기고 있지 않은지 되돌아봐야 한다. 중국 당국도 물의를 빚은 외교관을 문책함으로써 선린우호의 의지를 내보이기 바란다.
  • 한밤 8시간30분간 대치 소동

    중국 외교차량이 음주측정과 신분확인 요구를 거부하며 경찰과 도로에서 밤새 대치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13일 서대문경찰서에 따르면 중국 외교관 번호판을 단 은색 쏘나타 차량이 12일 오후 9시50분쯤 서대문구 대현동 이화여대 근처 도로를 지나다 경찰이 음주측정과 신분 확인을 요구했으나 이를 거부,13일 오전 6시 20분까지 무려 8시간30분 동안 대치했다. 이들은 경찰의 거듭된 음주 측정과 신분 확인 요구에 대해 빈 협약에 규정된 외교관의 면책특권을 내세우며 거부, 실랑이를 벌이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차량 탑승자들은 외교통상부 관계자와 중국 대사관 직원들이 현장에 나온 뒤 신분과 정황을 서면으로 경찰에 제출하겠다고 약속하고 현장을 떠났다.차량에는 주한 중국대사관 3등 서기관 장모씨 등 4명이 타고 있었던 것으로 나중에 확인됐다고 경찰은 밝혔다. 서대문경찰서 관계자는 “정상적인 외교관이었다면 신분증을 제시했을 텐데 신분을 확인해 주지 않아 도난차량 여부 등을 두고 의심이 들어서 빚어진 일이었다.”면서 “면책특권이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지금부터는 외교통상부에서 알아서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빈 협약에 의하면 외교차량에서 명확히 술냄새가 나는 등 음주사실이 감지되면 음주측정을 요구할 수 있지만 이를 거부하면 신분과 차량번호를 외교부로 통보한 뒤 운전면허 취소 등 행정처분하게 된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에 대해 송민순 외교부 장관은 이날 내외신 정례브리핑에서 “해당 외교관이 권리를 주장하기 전에 외교관으로서 주재국의 법령을 준수할 의무에 귀를 기울여 필요한 처신을 하길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교부 관계자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합당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김미경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발언대] 내부비리 신고는 살아있는 양심/김덕만 국가청렴위원회 공보관

    내부비리 신고는 용기있는 행동이다. 사회의 빛과 소금이며 살아있는 양심이다. 조직의 고질적이고 은밀한 부패를 척결하기 위해 개인적 불이익을 무릅쓰고 이를 외부에 알리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런 용기있는 행동을 권장·보호하기 위해 부패방지법 등으로 보호, 보상을 강화하고 있다. 지능화되고 조직화되는 부패발생을 사전 예방하고 이미 발생한 부패행위를 효율적으로 규제·처벌하기 위해 누구나 안심하고 신고할 수 있도록 제도화한 것이다. 부패방지법의 ‘부패행위의 신고 및 신고자 보호’제도는 공익신고자에 대한 법적 보호장치다. 정부는 지난해 부패행위의 강요·제의 등 간접적인 부패행위까지 신고대상으로 확대했다. 불이익 처분에 대한 입증책임을 처분자에게 부담토록 했다. 무상 비밀준수의무 위반에 대한 면책 등의 관계 법률도 정비했다. 특히 신고자에 대한 보상금 지급비율 및 한도액을 20억원으로 올리고, 포상금 지급 등 보호보상제도를 강화한 것은 외국에서도 찾아보기 드문 보호보상시스템이다. 그러나 미국, 영국 등에서 시행하고 있는 공익제보자 보호제도와 비교할 때 그 보호범위나 대상이 아직도 협소하며 공익제보자에 대한 법적 보호장치로서 미흡한 면이 있다. 현행 부패방지법의 부패행위개념이 공직자 및 공공기관과 관련된 공직부패 중심으로 규정되어 있는 관계로 공익성과 사회적 파급효과가 큰 사회적 위해행위(이른바 ‘공익침해행위’)를 신고한 경우에는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는 이에 따라 사립학교 등 공공성이 큰 사회 일부 공공영역의 비리행위 신고자를 보호대상에 포함하고, 민간부문의 활동에서 발생하는 식품위생, 보건, 환경 등 국민의 건강·안전에 위해가 될 수 있는 부문의 불법행위(공익침해행위)를 신고하는 경우에도 보호조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관련법을 개정 중이다. 이런 법적 보호장치 마련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내부신고자를 고립시켜 이른바 ‘왕따’ 취급하는 사회풍토 개선이 시급하다. 조직의 밀고자나 배신자로 취급하는 사회의 부정적 인식을 변화시키려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나아가 신고자를 용기있는 소중한 사람으로 여기는 사회전반의 의식 전환도 뒤따라야 한다. 김덕만 국가청렴위원회 공보관
  • [Seoul in] 6일 개인 파산 법률설명회

    강동구(구청장 신동우) 6일 구청 5층 강당에서 서울중앙지법과 공동으로 개인 파산·회생 법률지원에 대한 주민설명회를 연다. 설명회에는 서울중앙지법 이진성 부장판사 등 3명이 나서 ▲제도 활용의 절차 ▲파산 면책의 사유와 요건 ▲개인 채무 회생에 대해 설명하고 개별 질문에 답하는 시간을 갖는다. 기획공보과 480-1318.
  • [빚탈출 희망찾기-김관기 채무상담실] AI타격 양계장 망하기 전인데…

    Q강원도에서 제법 큰 규모로 양계장을 운영합니다. 대출금을 차곡차곡 갚아 언젠가는 큰 재산을 일굴 수 있다는 기대에 저희 부부는 당장의 생활을 희생해도 희망에 부풀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멀리 전북에서 조류독감이 발병한 뒤 닭값이 뚝 떨어져 타격을 보고 있습니다. 이자 갚을 날은 다가오는데 돈은 없어 답답합니다. -이시민(43) A먼저 이자를 고려하지 않은 상태에서 운영수익이 나는지 확인해 보십시오. 수익이 있다면 당장 이자를 연체하더라도 사업을 계속할 가치가 있습니다. 채무는 추후 상황이 좋아지면 소급해 상환할 수도 있고,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면 재조정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자를 고려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결손이 계속 날 것 같다면 냉정하게 생각해 조업을 중단해야겠습니다. 무리하게 불리한 조건의 채무를 차입해 운영자금에 충당하는 것보다는 마지막 가진 재산과 신용이 남은 상태에서 정리하는 게 재기에 도움이 됩니다. 일반 시민법상으로 채무자는 이익을 얻든 결손을 보든 이자로 고정된 금액을 지급해야 합니다. 채무자가 이자율 이상의 수익을 얻을 때에는 고정된 이자만을 지급하고 나머지는 채무자가 가지므로 이익의 규모가 커지는 반면, 그 이하의 수익을 얻거나 결손을 볼 때에는 이익의 규모가 작아지거나 오히려 손실을 볼 수도 있습니다. 부채가 가지는 이런 수익률 증폭효과를 재무이론상 ‘레버리지’라고 합니다. 손실 규모가 더 커지면 위험은 채무자가 아니라 채권자가 부담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채무자는 가진 재산을 원칙적으로 전부 채권자들에게 순위와 채권금액에 따른 공평한 분배를 위해 내놓고, 이것으로 충당되지 않는 채무는 면책받을 권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채무자가 채권자와 협상할 수 있는 무기가 됩니다. 채무자가 재산을 충분히 가지지 못한 상태에서 청산형 파산을 선택하면, 채무자의 계속기업으로서의 가치는 실현될 수 없습니다. 즉, 채권자가 손실을 보게 됩니다. 따라서 어느 정도 영업이익만 난다면 금융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도 회생절차를 통해 과거 잘못된 투자에 대해 상환하는 부담만 완화해주거나 제거해 줌으로써 기업을 계속 운영할 수 있습니다. 과거 법정관리 절차는 주식회사에 한해 인정됐고 채무자를 경영에서 배제했습니다. 새로 시행되는 통합도산법에서는 채무자가 계속 경영하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마치 파산절차를 진행한 것처럼 가정해 기업 재산에 대한 청구권을 민사상 우선순위 및 공편의 원칙에 따라 재조정하고, 여기에서 빠지는 채무에 대해 면책을 받게 됩니다. 한편 특정 재산으로 충분히 담보돼 있지 않은 채무가 5억원 이하일 때에는 개인회생절차를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비교적 절차가 간소하고 채권자들이 동의하지 않아도 법원이 직권으로 개인회생에 의한 변제계획을 인가하고 이를 채무자가 이행하면 면책을 받을 수 있습니다. 영업장소를 유지하는 경우에는 관할 고등법원 소재지 지방법원 분원에 회생, 파산신청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강원도에 사는 이시민씨는 사건 처리 경험이 많아 사실상 파산법원의 역할을 하고 있는 서울중앙지법 파산부에 제기할 수 있습니다.
  • [사설] 정·관계에서 풍기는 제이유 악취

    다단계 업체인 제이유그룹의 정·관계 로비 실상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지난 3월 검찰이 2명의 현직 경찰서장과 민주평통자문회의 간부를 구속할 때만 해도 긴가민가 했다. 그러나 대통령 사정비서관의 가족이 이 회사와 10억원대의 돈거래가 있었고, 경찰청 국장이 5000만원을 받은 혐의가 새로 불거졌다. 전·현직 경찰간부와 법조인의 친인척이 제이유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과다한 수당을 챙기는 등 곳곳에서 악취가 풍긴다. 윤곽을 파악하려면 검찰수사를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하지만 제이유가 검·경, 국회의원, 감독당국에 100억원대의 로비자금을 뿌렸다는 지난 5월 국가정보원의 정보보고가 구체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예삿일은 아닌 것 같다. 청와대는 해당 비서관이 사의를 표했고, 내사 결과 “본인과는 무관하며 가족이 관여됐을 뿐”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렇게 얼버무리고 넘어갈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 수사 중인 만큼 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어떠한 예단도 자제해야 한다. 또 경찰청 국장은 “단순 부채관계”라는데, 이 역시 석연찮기는 마찬가지다. 제이유가 전략상 유력인사의 가족을 회원으로 끌어들여 특혜수당을 지급한 것은 뇌물 의혹이 짙다. 정·관계 인사들이 가족의 사적 거래로 선을 긋는다고 해서 법적·도덕적으로 면책될 수는 없는 일이다. 제이유 사기사건은 피해자가 100만명, 피해액이 1조원대에 이른다. 그간 드러난 사실로 미루어 권력형 비리일 가능성이 높다. 검찰은 권력층과 제이유의 검은 거래를 철저하게 밝혀내야 할 것이다.
  • [빚탈출 희망찾기-김관기 채무상담실] 남편이 파산하려 이혼하자는데…

    Q남편 사업이 망해서 신용불량 상태입니다. 남편 지원하느라 20년 경력 교사인 저도 제 명의 주택에 대해 담보대출을 받았습니다. 남편은 2년 전부터 다른 지방에서 혼자 살며 두어달에 100만원 정도씩 생활비만 보내왔습니다. 며칠 전 남편은 파산신청을 했습니다. 아내인 제가 직업도 있고 재산도 있어 법원에서 파산, 면책을 해주지 않을 것이니 이혼을 해야 한다는 말을 누가 하더랍니다. 남편은 “형식상 잠시 이혼신고만 하자.”고 하는데, 파산을 위해 이혼까지 해야 하나요 - 한민주(45) A근대 민법은 재산에 있어서 개인주의를 지킵니다. 이는 부부 사이라도 마찬가지입니다. 부부는 육체적·정신적 결합을 통해 가족이 될 뿐 재산 문제는 원칙적으로 별개입니다. 부부 일방이 가정의 유지를 위해 들어가는 비용에 대해서는 물론 실제로 지출하지 않은 상대방이라도 책임이 있겠습니다. 파산법은 민법에 의해 인정되는 법률관계에 대해 최소한의 간섭만 합니다. 따라서 민법이 유지하는 개인주의는 파산법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남편이 사업에 실패해 파산을 신청할 때 부인이 재산이 있고 소득이 있는 사정은 남편의 파산·면책에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물론 남편이 빚을 지면서 그 돈을 부인에게 넘겨줘 부인이 이것으로 재산을 취득하고 유지하는 경우에는 면책이 안될 수도 있습니다. 채무자를 속이는 행위에 관해 채무자를 제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한민주씨가 거의 전적으로 남편이 빌려온 돈으로 집을 산게 아니라면 남편의 파산, 면책에 지장받을 일은 없습니다. ‘형식상’ 이혼에 주의해야 하는 이유는 다른 곳에 있습니다. 비록 영구히 갈라설 생각없이 잠시만 이혼을 한 것처럼 위장하겠다는 동기로 이혼신고를 해도 그 이혼은 유효하다는게 지금까지의 판례입니다. 대법원은 1993년6월 위장이혼 부부 사건과 관련,“협의이혼에 있어서 이혼의사는 법률상 부부관계를 해소하려는 의사를 말하므로 일시적으로나마 법률상 부부관계를 해소하려는 당사자간 합의 하에 협의이혼 신고가 된 이상 양자간 이혼의사가 없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이와 같은 협의이혼은 무효로 되지 않는다.”고 판시했습니다. 외국 이민을 가기 위해, 또는 파산을 위해 필요하니 형식상 잠시 이혼을 하자고 속이고 다른 여자와 결혼하려는 불순한 동기를 가진 남편들도 있다는 점을 명심하십시오. 이혼에는 가짜 이혼이 없습니다. 이혼은 이혼입니다.
  • [표류하는 의료법안] (하) 나도 소송겪은 의사지만…

    [표류하는 의료법안] (하) 나도 소송겪은 의사지만…

    얼마 전 부산의 성형외과 의사가 수술 중 일어난 사고로 괴로워하다 자살했다는 소식을 접한 김봉기(가명·51) 원장은 5년 전 기억을 떠올렸다. 지방의 한 소도시에서 산부인과를 운영하는 김 원장은 2002년 1월 의료사고를 경험했다. 그의 병원에서 태어난 아기가 뇌성마비에 걸리자 산모가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제왕절개 수술을 제때 하지 않았다며 의료진의 책임을 물었다. 1심에서 패소한 김 원장은 그걸로 끝내려고 했다.“법원에서 소장(訴狀)만 날아와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고 매일 밤을 뜬눈으로 지새워야 했습니다. 보험금으로 다 보상해 주고 그대로 덮어버리고 싶었지요.” 하지만 변호사는 끝까지 가보자고 했고 결국 3심까지 간 끝에 김 원장은 승소를 했다. 그러기까지 3년은 악몽이나 다름 없었다. 그는 “그나마 소송 과정에서 환자 가족들이 병원에 찾아와 소란을 부리거나 협박을 하지 않은 게 다른 의사들에 비해 다행이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요즘 또다시 소송에 대한 고민으로 밤잠을 못 이루고 있다. 이번에는 5년 전과는 정반대로 피해자의 입장이다. 지난해 친동생이 어이없는 의료사고를 당했기 때문이다. 김 원장의 동생은 뇌수막염으로 지방의 한 종합병원에 입원했다가 후유증을 얻어 장애 2급 판정을 받았다. 공간지각 능력을 잃어 누군가 부축을 해줘야만 움직일 수 있다. 혼자서 바깥에 나갈 수도 없다. “뇌수막염은 병원에서 1주일 정도만 치료 받으면 금세 나을 정도로 가벼운 질환입니다. 열과 콧물이 나는 감기와 비슷한 증상이어서 별 것 아니라고 생각했지요.” 하지만 입원한 지 1주일이 지나자 동생은 퇴원은커녕 식구들도 못 알아볼 정도로 정신이 오락가락해졌다. 배는 가스로 가득 차 풍선처럼 부풀어 올랐다. 의사들은 그때까지도 “완전 정상이다. 전혀 문제 없다.”며 오히려 가족들을 타박했다. 담당 과장은 동생이 중환자실로 옮겨졌는데도 아침 회진마저 거르고 박사논문을 쓴다며 서울로 훌쩍 떠났다. “의사가 환자 안 보고 뭘 합니까. 그렇게 해서 박사학위를 받으면 뭐 합니까. 수련의는 바빠서 환자를 못본다는 게 핑계가 될 순 없지요. 내 가족이라고 생각해도 그럴까요.” 다른 병원으로 옮기려고 진료기록 복사본을 구하면서도 발을 동동 굴러야 했다. 환자가 진료기록을 요구하면 차트를 완전히 새로 쓰고 의사·간호사들이 입을 맞추기도 한다기에 의심은 갔지만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 새로 옮긴 병원의 의사들은 “형이 의사가 아니었더라면 동생은 죽었을지도 모른다.”면서 “그냥 두었더라면 막무가내로 수술을 하겠다며 배를 갈랐을지도 모를 만큼 진료의 기초조차 지키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담당 의사의 불성실한 태도였다. 같은 동네에 사는 그 의사는 사고가 난 지 1년이 지나도록 김 원장 가족에게 전화 한 통,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없었다. 동생의 상태가 걱정돼 전화를 했더니 “그걸 왜 나한테 물으십니까. 알아서 하십시오.”라고 도리어 큰소리를 쳤다. “의사는 신이 아닙니다. 완벽할 수 없습니다. 내가 아무리 조심운전을 해도 중앙선을 넘어오는 차는 피할 수 없듯이 손을 쓸 수 없을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 반대로 환자를 제대로 보살핀다면 100% 막을 수 있는 사고도 있습니다.” 김 원장은 “이런 사람에게 의술을 맡겨선 안 된다.”며 몇 번이고 병원에 찾아가 문제를 공론화시킬까 생각도 했지만 한 사람의 미래를 망치는가 싶어 매번 그만두곤 했다. 소송도 그랬다. 끔찍한 일을 겪어본 당사자로서 웬만하면 법정으로 일을 끌고 가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멀쩡한 사람의 몸을 망쳐 놓고도 책임을 지기는커녕 뻔뻔하게 나오는 의사와 병원의 태도를 보면서 생각이 변했다. 의료계에 경종을 울리고 싶은 마음이다. 김 원장은 소송에 들어가기로 마음을 굳혀가고 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美, 소송전 분쟁조정·의사 책임보험 의무화 미국은 1960년대 의료사고 소송이 급증하자 일찌감치 ‘의료과오개혁법’을 제정했다. 소송 전에 분쟁조정 절차를 거치도록 하고 의사에게는 책임보험 가입을 의무화했다. 주(州)마다 분쟁조정 과정에 강제심사제도나 조정제도를 두어 쓸데 없는 소송으로 인한 경제적·시간적 부담을 덜게 했다. 책임보험의 형태와 운영 주체도 다양하게 해 의사의 선택권을 보장하고 있다. 일본은 대부분 민사소송을 통한 손해배상에 의존하고 있다. 의료사고 소송은 화해율이 일반 민사소송보다 높은 편이다. 의사배상 책임보험은 사(私)보험과 일본의사회 보험으로 이원화돼 있다. 사보험의 경우 과실로 인한 의료행위로 어떤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하거나 상해를 입힌 경우에 한하기 때문에 미용을 목적으로 하는 의료행위나 고의로 인한 사고, 무면허 의료행위는 대상에서 제외된다. 일본의사회 보험은 보상한도가 1건당 1억엔, 연간 총보상한도가 3억엔으로 현실적인 편이다. 다만 의사회 자체가 의무가입은 아니어서 전체 의사의 43%만이 가입해 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각 단체서 보는 대안은 의료사고는 급증하고 있지만 피해자들을 위한 사회적 대안이나 장치는 미흡하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각계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의료소비자=“의사가 무과실 입증하게 해야” 의료사고 피해자 지원단체인 의료소비자시민연대(의시연)는 의료사고피해구제법을 서둘러 제정, 과실이 없다는 걸 의사들 스스로 입증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의시연 강태언 사무총장은 “피해자들은 전문지식이 모자라는 데다 의료정보에 대한 접근이 어려워 의료진의 과실을 입증하기 어렵다. 교통사고처럼 가해자인 의사가 자신의 과실이 없다는 것을 입증하는 게 훨씬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의시연은 병원 내부 수술실과 중환자실, 분만실 등에 폐쇄회로(CC)TV 설치도 의무화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강 사무총장은 “생명을 담보로 하는 의료현장의 모습을 기록하고 열람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제대로 된 실태 파악을 위해 하루 빨리 병원이 의료사고 보고 의무 시스템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고도 했다. ●의사=“기피부서 전공의 보조수당 확충” 대한의사협회는 적정한 의료수가 보장과 전공의 기피부서에 대한 보조수당 확충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의협 김태학 의사국장은 “비현실적 의료수가 탓에 박리다매식 진료행위가 빈번한 데다 응급환자나 중환자 등을 치료하는 특정 진료과목에 필요한 의사인력이 제대로 확보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 의료사고가 자주 일어난다. 좀 더 현실적인 기피과목 전공의 보조수당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사기관=“독립적 감정기관 필요” 수사기관들은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감정기관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과 오민석 주임은 “관내 대형 병원에 수사협조를 구해도 비협조적이어서 주로 의협에 의뢰하지만 회신 내용이 명확하지 않고 기간도 길어 수사에 어려움이 많다. 중립성과 공신력을 확보할 수 있는 독립기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 김종로 부장검사는 “주로 의협의 자문을 받고 있는데 100% 공신력이 보장되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공정하게 판단해 줄 수 있는 기관이 있으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법원은 독립 감정기관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피해자 구제를 우선으로 보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의료전문재판부 신수길 부장판사는 “과실 여부도 중요하지만 일단 보험이나 의료공제 가입을 강제해 적절한 피해자 보상제도부터 갖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 시스템은 환자와 의사 모두 피해자” 전문가들은 의료사고는 환자와 의료진 모두가 피해자이기 때문에 시스템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서울대 의료관리학교실 김윤 교수는 “표준화되지 않은 업무 절차와 수많은 인수인계 절차, 긴 근무시간 등이 의료사고가 발생하는 주된 원인이기 때문에 전자의무기록을 만들어 병원간 교류를 통해 절차를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고가 발생하면 의료진은 환자측에 사고 상황을 정확하게 알리고 정서적인 사과와 물질적인 보상을 병행하는 설득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의료 과오를 저지른 의사가 같은 의료진의 정서적인 지지를 통해 실수를 공개하고 예방대책을 마련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이런 점에서 중대과실이 아닐 경우 면책특권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표류하는 의료법안 (상)] 기나긴 ‘나홀로 싸움’… 집·직장 잃어

    [표류하는 의료법안 (상)] 기나긴 ‘나홀로 싸움’… 집·직장 잃어

    의료사고는 환자의 몸과 마음에 이중의 고통을 안긴다. 사람 일이 으레 그렇듯 의사도 실수를 하지만 의사들이 이를 은폐하려 들면 환자들은 극도로 어렵고 힘든 싸움을 벌여야 한다. 나날이 늘어만 가지만 뚜렷한 대책은 없는 의료사고의 문제점과 법적 쟁점, 대안을 상·하 두차례에 걸쳐 짚어 본다. 대전에 사는 박모(59)씨는 1997년 2월 턱밑이 부어 올라 한 정형외과를 찾아 수술을 받다 왼쪽 목 정맥이 절단당했다. 그러자 병원측은 느닷없이 말기암이라며 수술을 감행했다. 있지도 않은 암수술을 받은 박씨는 편도선 일부를 잘라내 지금 고무줄로 목을 조이는 느낌을 갖고 산다. 보상을 받기 위해 박씨는 병원을 상대로 9년 동안이나 소송을 벌였다. 그동안 의료소송에 전문성도 없는 변호사와 브로커들에게 준 비용만 1억 5000만원이나 된다. 하지만 박씨는 대법원에서 패소하고 말았다. 도장 공사업체를 운영하는 사업가로 집과 땅 등 부동산도 상당히 갖고 있었지만 다 날리고 지금은 영세민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박씨는 “온갖 브로커들에게 속다 보니 이제 믿을 사람이 하나도 없는 것 같은 의심병만 생겼다.”고 했다. 서울신문 취재팀이 만난 의료사고 피해자들은 모두 지칠대로 지쳐 있었다. 의사의 과실로 난 사고를 전문지식이 없는 환자가 입증하기 어려운데다 1·2심 판결에만 평균 3.9년 정도 걸리는 기나긴 소송 과정도 더욱 큰 고통을 주고 있었다. 경기도 남양주시에 사는 천모(60)씨는 5년전 고혈당으로 쓰러져 한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아내(58)의 몸 속에 1m 가량되는, 고무로 된 의료기기가 들어 있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의사가 의료기기를 몸속에 둔 채로 수술 부위를 봉합했기 때문이었다. 소송에 필요한 신체감정을 위해 지난해 5월부터 아홉달 동안 법원이 지정해준 대학병원 등에 4번이나 진료기록을 보내 감정을 의뢰했지만 모두 “희귀한 케이스라 판별이 어렵다.”는 이유로 거부당했다. 결국 감정결과 없이 소송에 나섰다가 병원측의 설득에 합의금을 받는 것으로 소송을 끝내고 말았다. 천씨는 개인택시까지 팔아 병원비를 충당해야 했다. 의료사고 전문 이인재 변호사는 “의사 세계가 워낙 좁기 때문에 서로 피해를 주는 감정을 해주지 않으려 해 어쩔 수 없이 대충 합의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울산에 사는 회사원 이모(31)씨는 2001년 10월 출근길에 다른 사람들의 싸움을 말리다가 오른손 검지를 물리는 부상을 당했다.M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며칠이 지나도 통증이 사라지지 않았다.3주가 지나자 고름이 흐르고 썩은 냄새까지 나 다른 병원을 찾았더니 골수염이라고 했다. 결국 2차례 수술 끝에 손가락 한마디를 잘라냈다. 수술받은 병원에선 “1차 치료에서 원인균을 규명하지 않아 잘못된 항생제를 처방했다.”고 말했다.M병원에 항의했지만 묵묵부답이었다. 결국 스스로 민사소송에 나서 직장일을 소홀히 하다 이씨는 5년 동안 세번이나 직장에서 쫓겨나야 했다. 감정을 받더라도 절차가 피해자에게 절대 불리하다. 피해자들이 소송을 제기하면 법원이 대부분의 전문 감정을 대한의사협회에 의뢰하고 의협이 대형병원 등을 통해 감정한 결과를 통보해 주는 방법을 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의협은 2년전 법원에 “의협을 통해야 감정의사가 알려지지 않아 객관적인 감정을 받을 수 있다.”고 자기들 주도의 감정을 의뢰하도록 요청했다. 정부는 실태 파악조차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피해자를 돕거나 객관적인 감정기관을 만드는데는 더 무관심하다. 서울대 의료관리학교실 김윤 교수는 “의술도 결국 인간이 하는 것이라 과오가 분명히 존재한다. 의료선진국인 미국에서도 입원환자 100명당 4명 가까이 의료과오 피해를 보고 있다는 통계를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의료기관의 협조도 없고 정부도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의료정책팀 임종규 팀장은 “관련 법도 없는 상태에서 실태조사를 하기는 불가능하다. 종합병원 한곳에만 연간 환자가 수십만명일 텐데 하나하나 사고인지 아닌지 밝히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이재훈 윤설영기자 nomad@seoul.co.kr ■ 관련법안 4대쟁점 의료사고 관련법안은 1988년 의료계에서 처음으로 제정을 촉구했다. 이후 18년이 흘렀지만 각계의 입장 차이로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채 발의와 폐기를 반복해 왔다. 현재 열린우리당 이기우 의원이 2005년 11월 발의한 ‘의료사고 예방 및 피해구제에 관한 법률’안과 의사 출신인 한나라당 안명옥 의원이 올 5월 발의한 ‘보건의료분쟁의 조정 등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 보건복지위에 올라와 있다. #1 과실 입증책임 전환 현재는 환자가 의료인의 과실을 입증해야 한다. 이 의원안은 의료인이 본인의 무과실을 입증하도록 입증책임 주체를 전환하자는 것이다. 최근 대법원의 판례를 보면 피고측(의료인)에게 무과실을 입증토록 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피해자가 상대방의 과실을 입증하도록 하는 민법의 대원칙을 거스르기 어렵고 의료계가 “의료인에게 과다한 부담을 지운다.”며 반대하고 있다. #2 분쟁조정기구 위원회의 구성과 운영 안 의원안은 모든 의료분쟁에 대해 반드시 조정기구를 거치고 합의에 이르지 못한 사안에 한해서만 소송을 걸도록 하는 ‘필요적 전치주의’를, 이 의원안은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는 이유로 ‘임의적 전치주의’를 주장하고 있다. 법무부에서도 ‘필요적 전치주의’에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조정기구 지휘권 문제와 직결되는 위원회 구성에 대해서도 각계가 요구하는 배정 인원수에 차이가 있다. #3 무과실 책임 보상 의료인의 과실이 없는 것으로 판명된 의료사고에 대해 보상금을 지원하는 것을 말한다. 두 법안이 보상금 지급한도 금액에서 차이가 있다. 그러나 기획예산처가 예산 문제를 들어 부정적인데다 시민단체 측에서도 “무과실 판례가 급증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4 의사의 형사처벌 면책특권 의사가 책임보험에 가입한 경우 경미한 과실에 따른 의료사고는 형사처벌을 면제해 주자는 것. 법무부에서 가장 반대하는 부분이다. 이 의원안은 환자측이 의사의 처벌을 원하지 않을 경우에만 면책권을 주는 ‘반의사불벌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도 의사의 형사처벌은 벌금형 정도가 고작이다. 윤설영 이재훈기자 snow0@seoul.co.kr ■ 코 조직검사받다 시력 잃어 안녕하세요, 저는 52세 김정자라고 합니다. 스물아홉살 된 제 아들은 1급 시각장애인입니다.5년 전 서울의 한 대형병원에서 코 속 조직검사를 받다 불의의 의료사고를 당했습니다.2001년 9월4일이었습니다. 회사원인 아들이 코가 막히고 눈 아래가 당긴다고 해서 서울 종로구의 병원을 찾았습니다. 코 안에 연골육종이라는 혹이 생겼으니 수술을 위해 조직검사를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같은 달 25일 검사를 했는데 멀쩡하게 들어갔던 아들이 1시간 뒤 부축을 받고 나오더군요. 의사는 “피가 많이 나서 조직을 못 떼어 냈으니 약 먹고 쉬다가 오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10월4일의 두번째 조직검사도 이튿날의 세번째 조직검사도 모두 실패했습니다. 그럴수록 상태는 나빠져 갔습니다. 아들이 “눈이 빠질 것 같고 하나도 안 보인다.”고 하자 의사는 “조직검사에 실패해 수술을 못할 것 같다. 다른 병원으로 가라.”고 했습니다. 무책임함에 어이가 없었지만 급한 마음에 앰뷸런스를 요청했습니다. 대여비를 요구하더군요.5만원을 주고 강동구의 한 병원으로 가서 곧바로 혹 제거 수술을 했지만 아들은 결국 시력을 잃었습니다. 의사는 “무리하게 조직검사를 시도하기보다 수술을 먼저 했더라면 실명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지금 아들은 사람들과 연락을 끊은 채 방에만 틀어박혀 삽니다. 저의 투쟁이 시작됐습니다. 병원에서 진료기록을 떼어 보니 10월 4,5일 문제가 된 검사를 했다는 기록이 삭제돼 있었습니다. 녹음기를 들고 의사를 찾아가 “조직검사를 했다.”는 말을 녹취했습니다. 하지만 호소할 곳이 없었죠. 변호사 사무실을 10군데 정도 돌아다니며 전문지식을 묻는데 30분 상담에 사무장은 3만원, 변호사는 5만원을 요구하더군요. 이듬해 7월 시작한 민사소송 재판에서 문제의 의사는 조직검사를 하지 않았다고 말을 바꿨습니다. 결국 법원은 두세달 간격으로 조정절차를 서너차례 밟더니 공판 한 번에 “조직검사가 시력손상의 직접 이유가 될 수 없다.”며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이후 올 2월 고법과 5월 대법원까지 4년 정도 걸렸지만 결과는 변함 없었습니다. 올 8월엔 관할 종로보건소를 찾아갔습니다. 하지만 “법원에서 판결했으니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없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병원 앞에서 두달 동안 현수막을 펼치고 목이 터져라 부당함을 호소했고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장에서 1인 시위를 하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형사고소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서울중앙지검에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고소를 했고 검찰은 지난 9월 벌금 200만원으로 의사를 기소했습니다. 한 걸음이나마 진전된 것이라며 좋아해야 할까요. 사고 후 5년이 흘렀습니다. 병원비와 변호사비로 수천만원이 들었지만 이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남편과 아들, 그리고 저의 가난하지만 행복했던 생활이 송두리째 날아가 버렸습니다. 의사가 사과 한 번만 했더라면 이렇게 힘든 과정은 시작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다른 사람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경고를 보내고 싶습니다. 진실을 밝히기 위해 오늘도 팔을 걷어붙이고 집을 나서는 이유입니다. 글 사진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빚탈출 희망찾기-김관기 채무상담실] 파산신청뒤 번 돈으로 집 사도 될까

    Q6개월 전 법원에 파산신청을 했습니다.1주일 전쯤 파산 선고를 받고 면책결정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파산신청 뒤 1000만원 넘게 현금을 모았습니다. 버는 돈이 다 내 것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니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을 하게 되더군요. 곧 면책결정을 받으면 제 앞으로 집을 사놓을까 생각 중입니다. 전세 7000만원 끼고 제 전재산 1000만원을 투자하면 살수 있는 8000만원대 집이 나왔습니다. 제 벌이로는 앞으로 집값이 오르면 장만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집을 사도 될까요. - 지돈희(43) A법률적인 문제도 있고, 올바른 투자인지 결정해야 할 문제도 있으니 신중하게 결정해야겠습니다. 첫째로 채권자들이 이의를 제기할 가능성이 있고, 둘째로 새로 채무를 얻어 투자를 하는 게 현명한 선택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십시오. 통합도산법 382조 1항은 “채무자가 파산선고 당시에 가진 모든 재산은 파산재단에 속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비록 지돈희씨가 파산신청을 했더라도 파산선고 전에 벌어서 모은 돈은 법률상 채권자들에게 돌아가야할 파산재단의 범위에 속하게 됩니다. 파산선고가 신속히 이뤄지면 별 문제가 없지만, 법원의 재판이 지연되면 채무자의 새 출발을 저해하게 되는 결과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파산신청시를 기준으로 그 이후 소득을 원칙적으로 채무자에게 귀속시키지만, 우리는 법을 개정하면서 그저 과거를 답습해 이런 불합리가 생기게 됐습니다. 물론 실무상으로는 파산신청 뒤에 생긴 재산에 대해 묻지 않으니, 사실상 신청시 기준으로 채무자가 활동하는 것을 묵인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일단 면책이 된 뒤 채무자가 새 재산을 취득해 파산 채권자의 주의를 끌면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통합도산법 569조 1항은 채무자가 사기파산으로 유죄 확정판결을 받거나 채무자가 부정한 방법으로 면책을 받으면 파산 채권자가 면책 후 1년 이내에 면책의 취소를 신청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지돈희씨의 경우 사기파산 규정에 따라 형사처벌을 받을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파산선고까지 파산재단에 속할 재산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니 지돈희씨가 부정한 방법으로 면책을 받았다고 주장할 여지는 남게 됩니다. 물론 불합리한 법조문 때문에 실제로 채권자가 면책취소 신청을 하더라도 법원이 반드시 지돈희씨의 면책을 취소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도 가난한 사람에게는 법적으로 공격받아 이에 응소한다는 것 자체가 정신적, 경제적으로 큰 부담이 됩니다.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것은 새 부채를 부담하는 것이라는 점을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즉 집을 산다고 하지만 지돈희씨의 몫은 1000만원에 불과하고 그 가운데 7000만원은 세입자에게 돌려줘야 하는 부담입니다. 세입자가 나갈 때 이 보증금은 돌려줘야 하는 채무가 됩니다. 이를 확보할 자신이 없으면 나중에 곤경을 겪을 수도 있습니다. 또 집값이 오를 수도 있지만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만일 집값이 6000만원이 되면 팔아도 세입자에게 1000만원을 더 얹어줘야 합니다. 통합도산법 564조 1항4호에 따라 원칙적으로 파산, 면책을 받고 7년 동안에는 새로 파산, 면책을 할 수 없습니다. 한번 면책을 받는 사람이 다시 부채를 지는 것은 위험하고 치명적인 투자결정이 될 수 있습니다. 현재 집값이 급등한다고 하지만 그것은 이자율을 정책적으로 낮게 유지한 탓도 큽니다. 앞으로 하락이 예상된다고 한다면 지돈희씨의 선택은 나중에 보면 어리석었던 결정일 수 있습니다. 신중한 결정을 권합니다.
  • “사생활 폭로 공익목적땐 면책”

    서울중앙지법 민사83단독 염원섭 판사는 8일 여제자와 부적절한 관계가 들통나 사직한 사립대 음대 교수 김모씨가 자신의 사생활을 폭로한 같은 대학 교수 장모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의 명예훼손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피고가 유인물을 배포한 것은 제자들에게 학문을 가르치고 학업의 성취도에 대한 공정한 평가가 이뤄져야 할 신성한 대학에서 제자와 부적절한 관계를 가진 원고의 사직과 대책을 촉구하기 위한 것으로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며 위법성이 없다.”고 판시했다. 김씨는 1994년 자신이 여제자와 부적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소문이 퍼지고 학교당국이 진상파악에 나서자 휴직했다. 그후 유부남이었던 김씨는 2002년 이혼하고 소문의 당사자인 여제자와 결혼한 뒤 복직해 강의를 맡으려 했다. 그러자 장씨는 2004년 초 김씨와 여제자의 불륜을 담은 유인물 5000여장을 배포했다. 학생들도 김씨가 2004년 1학기 강의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대학측에 교수를 교체해 줄 것을 요구했다. 학생들이 김씨의 사직을 촉구하는 대자보를 붙이고 졸업 동문도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글을 총장에게 보내자, 김씨는 결국 그 해 4월 사직했다.김씨는 사직한 뒤 “장씨가 사실을 확인하지 않고 학생들을 동원, 유인물을 배포해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됐다.”며 소송을 냈다.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빚탈출 희망찾기-김관기 채무상담실] 전세보증금만은 지키고 싶은데…

    Q보증 빚을 4억원 정도 지고 있으면서 이자만 월 500만원 넘게 지급하고 있습니다. 직장에 근무하며 월 400만원 정도 버는데 시간이 갈수록 빚이 늘어갑니다. 다 걷어치우고 빚잔치를 하고 싶어도 그렇게 되면 지금 살고 있는 집의 전세보증금(8000만원)도 빼서 채권자에게 줘야 하고, 그나마 타고 다니는 차(1500여만원)와 그 동안 열심히 부었던 종신보험(500만원)도 해지해서 빚을 갚아야 한다고 들은 적이 있습니다.- 이화준(45) - A집과 차와 보험을 모두 지킬 방법이 있습니다. 파산절차에 들어가면 면제재산을 빼고 나머지 재산을 다 처분해 파산재단에 귀속시켜 결국 파산채권자에게 귀속시켜야 합니다. 그러나 이는 청산형 파산절차에서의 이야기입니다. 파산의 변형된 형태인 개인회생절차에서는 채무자가 현재 가진 것을 지킬 수 있습니다. 청산형 파산에서 채무자는 가진 것을 채권단에 내놓고 면책을 얻어 미래에 벌어들이는 돈은 전부 자신의 것으로 할 수 있습니다. 즉, 현재를 희생하고 미래 광명을 얻는 것입니다. 그런데 개인회생은 이것을 뒤집습니다. 채무자는 파산절차에서 내놓아야 할 현재를 지키는 대신에 장래에 벌어들이는 소득 일부를 내놓겠다고 약속합니다. 즉, 미래를 담보로 현재를 지킵니다. 파산을 전제로 그와 같은 경우, 채권자에게 돌아갈 수 있는 것보다는 더 지급하겠다고 약속함으로써 채무자는 현재 생활을 지킬 수 있습니다. 현재 생활상황을 변경하고 싶지 않은 중산층에게 적당한 해결방안이라고 하겠습니다. 이화준씨의 현재 빚이 재산보다 더 많은 상태입니다. 즉, 이화준씨는 수억원대 채무에 얽매여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 상황에서 줄지 않고 늘어만 가니까요. 이같은 상황을 타개하는 것은 파산제도입니다. 파산절차에서는 가진 것을 모두 그대로 또는 팔아서 채권자에게 주고 나머지는 면책을 얻습니다. 물론 ‘모두’는 아닙니다. 왜냐하면 채무자에게서 모든 것을 빼앗으면 노숙자가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우리 사회에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대략 수도권 대도시에서라면 1600만원까지는 월세보증금을 남겨줍니다. 종신보험, 자동차는 전부 파산재단에 가산하고 월세보증금 1600만원을 공제한 나머지가 채권에 충당됩니다. 채권자는 장부상 잠재적인 손실 3억원에다가 면제재산만큼의 손실을 더 입습니다. 물론 채무자는 그만큼의 채무면제이익을 얻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와같이 파산은 채권자에게 지극히 불리하지만 그것은 문명국가에서 개인을 노예화하지 않기 위한 불가피한 정책적 선택입니다. 채무자가 개인회생을 선택하면 채권자로서도 파산에 비해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채무를 반으로 감축해 개인회생기간 동안 갚으면 채권자는 2억원의 손실을 입었지만, 이화준씨가 파산을 한다면 3억원 이상을 전부 손해보게 됩니다. 개인회생에서는 장래 벌어들이는 소득을 채권자에게 지급한다는 것을 전제로 현재를 지킬 수 있게 해줍니다. 파산에 비해 채권자는 얻는 게 있고, 채무자는 양보하는 게 있습니다. 채무자로서는 현재 생활을 지키는 이득과 일부라도 갚는다는 명분상 심리적 이익이 있을 것입니다. 파산을 전제로 하면 당사자 사이에 자주적으로 이뤄질 수도 있는 거래지만, 전략적인 태도로 인해 장애가 있으므로 공적인 권위로 강제로 성립시키는 것이라고 이해하면 되겠습니다. 중산층의 생활을 유지하고자 하는 채무자라면 개인회생이 적정하다고 하겠습니다. ●김관기 변호사가 담당하는 ‘채무상담실’의 상담신청은 인터넷 서울신문(www.seoul.co.kr)에서 받습니다.
  • [빚탈출 희망찾기-김관기 채무상담실] 관할법원이 마음에 안 드는데…

    Q5000만원 정도 빚을 지고 있는데, 연체시키고 나니 이자만 월 150만원이 넘게 됐습니다. 다른 소비를 안 해도 빚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파산신청을 해 새출발을 하려고 하는데, 들리는 소문이 제가 사는 지역에서는 파산절차 진행이 늦고 면책률도 떨어지며 벌이가 조금이라도 있으면 개인회생을 강권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습니다. 실망입니다. 다른 지역에서 재판을 받을 수도 있나요. - 이정화(34) - A우리 법원에 파산법원이 따로 없고 일반 법관과 직원이 파산재판을 업무분담 형태로 돌아가며 맡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입니다. 전반적인 사회 분위기가 보수적인 지역에서 파산제도에 대한 이해가 없는 분들이 인사이동으로 새로 파산업무를 담당하게 되면 2∼3개월 정도 재판에 혼란을 겪는 경우가 자주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일부라도 상환하도록 하는 게 합당하다는 식의 절충적인 사고가 종종 눈에 띕니다. 생계비 근처 소득을 간신히 벌기에 저축 여력이 없는 사람들에게 일부 면책을 부여하거나 개인회생을 받도록 유도하는 게 예입니다. 파산신청은 일생 일대의 중요한 결정 가운데 하나입니다. 따라서 파산을 생각하고 있는 채무자로서는 파산재판을 조금이라도 효율적으로 적정하게 진행해주는 다른 지방 법원으로 가서 재판을 받고 싶은 욕구가 드는 게 당연합니다. 특히 면책 여부에 관해 애매한 점이 있는 것으로 생각되는 채무자라면, 관할 선택에 있어서 더 주의를 기울이게 될 것입니다. 법관별 재판기준을 통일하려는 노력이 있지만, 법률 문제만을 심판한다는 한계가 있어 지역 사이 편차는 근절될 수 없다고 하겠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파산사건은 채무자 주소지 법원의 관할이고, 이는 전속관할로 규정돼 있습니다. 채무자 주소지 법원이 파산사건을 관할해야 하고, 다른 법원에 파산사건이 접수되면 관할 법원으로 사건을 이송하도록 돼 있습니다. 살고 있는 주소지뿐 아니라 재산 소재지 법원에도 선택적 관할을 인정해 이론상 여러 개의 파산사건을 동시에 진행할 수도 있는 미국에 비해 채무자에게 덜 우호적인 제도인 셈입니다. 전속관할은 채무자 재산이 거의 대부분 다른 지역에 있고, 채권자가 다른 지역에 있을 때에도 원칙대로 적용됩니다. 따라서 예를 들어 빚에 몰려 야반도주를 감행한 채무자가 서울에 살고 있지만 대부분의 채권자들은 멀리 경상도부터 전라도까지, 심지어는 제주도에 있더라고 서울에서 열리는 파산사건 심리에 참여해야 합니다. 물론 법에는 심판 편의를 위해 주소지 법원이 아닌 다른 법원으로 이송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지만, 활용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이송절차 자체가 사무집행상 번거로움을 야기시키고, 담당 법관으로서도 일을 회피하지 않고 그냥 진행하려고 하는게 일반적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와 같은 전속관할의 규정은 채무자와 관련된 다른 사람에 대한 파산사건이 다른 법원에 계속되어 있을 때에는 완화됩니다. 우선 법인이 파산, 회생 신청을 하였을 때 그 법인 대표자는 법인의 신청 사건이 제기된 파산법원에 신청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서울에 있는 회사의 대표가 부산에 산다면 서울의 회사와 함께 서울의 법원에 파산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두번째로 영업을 하는 채무자는 소재지를 관할하는 고등법원 소재지의 지방법원 본원에 신청할 수 있습니다. 강원도 동해시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채무자는 관할 고등법원인 서울고등법원이 있는 서울의 법원에 파산신청을 할 수 있다는 얘깁니다. 세번째로 연대채무나 보증채무처럼 여러 사람이 같은 채무를 부담할 때 또는 부부가 파산신청을 할 때에는 관할법원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서울에 주소를 둔 보증인이 서울에 파산신청을 하면 주채무자의 주소지가 제주라도 서울에 신청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주채무자의 배우자가 부산에 거주한다면 여기에 묻어서 같이 서울에 파산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실무상 주민등록과 임대차계약서 등 주거의 권원을 증명하는 서류를 주소지에 대한 입증으로 요구합니다. 본래 법이 규정하는 주소지는 채무자가 기와침식(起臥寢食), 즉 일어나고 눕고 자고 먹는 주거생활을 행하는 곳이지만 획일적인 편의를 위해서 주민등록을 기준으로 합니다. 어떤 채무자는 주소지를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보다 평이 좋은 법원이 있는 다른 지역으로 이른바 위장전입을 해 파산신청을 제출, 쉽게 면책을 받는 것이지요. 농지를 취득할 자격이 없는 사람이 농지를 사기 위하여 농촌에 거주하는 것으로 위장하여 주민등록 전입을 하였다가 고관이 될 때 구설수에 오르지만 다른 불이익을 받은 예가 없듯이, 파산 사건에서도 특히 불이익을 주지는 않고 정도가 심한 경우에 이송하는 정도입니다. 본래의 주소지에서의 실무가 만족스럽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아는 법원이 차마 내치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 [빚탈출 희망찾기-김관기 채무상담실] 빚 많은 주식회사 폐업하고 싶은데

    Q강원도 동해안에서 수산물 관련 주식회사를 운영했습니다. 제가 대표이사로 경영을 맡고 가족과 친척 명의로 주식을 분산했습니다. 과거 업황이 좋지 않을 때 결손을 많이 봐 빚을 많이 졌습니다. 지금은 영업이익이 나도 이자를 갚는 데 쓰면 그만이어서 빚이 줄지 않습니다. 차라리 폐업하고 다른 방법으로 재기하고 싶은데, 법인채무에 대표이사 자격에서 개인적으로 보증을 한 게 마음에 걸립니다. 개인파산을 신청해 면책을 받을 수 있다고 들었는데, 가능할까요. - 이정수(48세) - A이런 질문을 받을 때 저는 “우선 에비타(EBIDTA)를 평가해 보라.”고 제안합니다. 회계용어로 에비타는 이자, 세금, 감가상각을 공제하기 이전의 수입을 뜻합니다. 쉽게 설명하자면 기업의 운영, 그 자체로 남는 장사인지를 평가할 수 있는 지표가 에비타입니다. 에비타가 어느 정도 된다면, 즉 어느 정도 영업이익만 난다면 회생절차를 통해 과거의 잘못된 또는 불운한 투자를 상환하는 부담만 완화해 주거나 그 부담을 아예 제거해 줌으로써 기업을 존속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회생절차를 취하게 되면 기업 재산에 대한 청구권을 민사상 우선순위 및 공평의 원칙에 따라 재조정하고, 여기에서 인정받지 않은 채무는 면책을 하게 됩니다. 기업도 개인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된다는 얘깁니다. 과거 회사정리, 속칭 법정관리절차에서는 기존 경영진을 회사 경영에서 배제해 왔습니다. 하지만 원래 기업 내용을 잘 아는 게 경영진이고 외부적인 여건으로 불운하게 파탄에 이른 것에 대해 책임을 묻는 것보다 새롭게 기업을 일으켜 세울 유인을 줄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보편화되고 있습니다. 지난 4월1일부터 시행되는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은 기존 대표이사가 관리인이 돼 기업을 계속 경영할 수 있게 했습니다. 법원도 실무적인 원칙을 기존 경영진이 유임하는 것으로 정했습니다. 이렇듯 원칙적으로 기존 경영진을 유임시킨다면, 기업인으로서 재기하는 데에는 회생절차를 이용하는 게 빠를 수도 있습니다. 물론 기업인 개인에 대한 채무는 면제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회생절차에 들어가서 기업이 면책을 얻는 것과 별개로 기업인 개인은 파산을 신청해 면책을 받을 필요가 있습니다. 그 이후에 회생절차에서 살아남은 기업에서 얻는 급여와 기타 소득으로 기업인은 새롭게 재산을 취득해 재기할 수 있습니다. 만일 에비타가 충분하지 못하다면 당연히 기업을 청산하는 게 순리입니다. 기업의 존재가 사회적으로 이익이 되지 않는 경우입니다. 더 이상 사람들이 기업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이지요. 이때는 조세 문제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평소 국세청은 사업에 대한 개입을 자제하기에 상거래에서 발생하는 채권 확보를 할 기회가 적습니다. 그렇기에 이같은 기회에서 배제되는 상황을 고려해 조세채무에는 일반 민사채무보다 강한 효력이 인정됩니다. 그래서 법인기업을 사실상 지배한다고 보이는 사람에게는 법인 자체의 조세채무에 대해 제2차 납세의무라고 해 개인적 책임을 부과합니다. 또 폐업시 적절하게 처분되지 않은 재고자산과 고정자산을 법인 지배자에게 귀속된 것으로 봅니다. 그리고 조세채무는 파산절차에 의해 면제되지 않습니다. 친족 등 특수관계자 지분을 모두 합해 51% 이상이면 제2차 납세의무를 부과할 수 있으니, 이정수씨의 경우 외부적으로 지분을 분산해 놓았다고 해도 이를 면할 수 없습니다. 법인의 조세채무는 정리해야겠습니다. 그런데 대차대조표에 남아 있는 재고자산과 고정자산의 처분경과가 보고되지 않으면 세무서에는 이것을 대표자에게 귀속된 것으로 보아 법인에 부가가치세, 대표자 개인에게 갑종근로소득세를 부과합니다. 이런 재고자산과 고정자산 처분 시에 부가가치세를 적절히 거래징수하고 양도소득세 해당 금액을 유보하였다가 세무서에 신고납부하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문제는 개별적인 거래에서 해당 기업이 이를 이행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데 있습니다. 파산절차는 질서 있게 조세채권자를 포함하여 모든 채권자를 청산기회에 참여시킴으로써 이 문제를 극복합니다. 파산절차에 의해 처분되는 소득에는 양도소득세가 부과되지 않고, 경매의 방식으로 진행되면 부가가치세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입니다. 영업장소를 유지하는 경우에는 관할 고등법원 소재지의 지방법원 본원에 회생 또는 파산 신청을 제기할 수 있으므로 이정수씨의 회사에 관한 사건은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할 수 있습니다. 주채무자의 회생, 파산 사건이 있는 법원에 보증인도 사건을 제기할 수 있으므로 이정수씨 개인의 파산신청 사건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출하면 됩니다.
  • [빚탈출 희망찾기-김관기 채무상담실] 면책 2년만에 재산을 모았는데…

    Q운이 따라주지 않아 사업을 하다가 망했습니다. 집과 땅을 다 팔아서 빚을 갚아도 모자라 파산신청을 했고 2년 전에 면책을 받았습니다. 다행히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시작한 새 사업이 잘돼 돈을 제법 모았습니다. 이제는 흩어져 살던 가족이 모여야겠다는 생각에 작은 집을 하나 사고 싶은데 과거 채권자들이 빚을 갚으라고 소송을 걸어오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아니면 이제 빚을 갚을 능력이 생겼다고 면책이 취소되는 것은 아닐까요. 주변에서는 몇 년 동안만이라도 제 이름으로 재산을 취득하지 말라고 하는데, 다른 사람 명의로 부동산을 사는 게 미덥지 않습니다. - 이성주(45) - A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파산 선고 이후에 모은 재산이라면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파산제도는 채무자 인생을 인위적으로 두 갈래로 나눈다고 보면 됩니다. 우선 파산선고 이전 재산으로 파산재단을 형성, 과거 파산채권자에게 배당합니다. 물론 배당할 수 있는 재산이 없다면 할 수 없겠지요. 이후에 채무자가 취득한 재산은 그 원인이 어디에 있든지 관계없이 채무자의 것입니다. 물론 면책을 승인 받아야겠지요. 이성주씨는 면책을 받았으니 파산 선고 이후 새로 사업을 일으켜 번 돈으로는 무엇을 해도 상관이 없습니다. 디즈니랜드를 설립한 월트 디즈니, 허시초콜릿의 허시 등도 면책을 받고 성공해 자산가가 됐습니다. 정직하지만 불운한 채무자를 과거에서 해방시켜 장차 성공할 수 있게 해주는 게 파산제도가 추구하는 바입니다. 그런데 어떤 채무자는 재산을 감추어 두었다가 면책을 받아 채권자들의 권리가 취소된 뒤 다시 파내 마치 새로 번 것처럼 가장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이같은 경우에는 파산재단에 속하는 재산을 은닉한 행위로 사기파산의 범죄에 해당합니다. 형사처벌을 받는 것은 물론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569조에 의해 면책이 취소될 수 있습니다. 그러면 과거 채권자는 채무자가 새로 취득한 재산에 대해서도 강제집행을 할 수 있습니다. 불성실한 채무자에 대한 아주 강력한 제재라고 하겠습니다. 따라서 이성주씨가 재산을 새로 취득했다면, 그 자금출처에 대해서는 합당한 근거가 있는지 챙겨봐야겠습니다. 근로소득으로 벌었다면 원천징수영수증, 사업소득으로 벌었다면 소득세 자진신고서, 증여로 취득했다면 증여세 자진신고서 같은 것들이 근거가 됩니다. 이런 근거가 있으면 나중에라도 채권자가 면책 취소를 주장할 여지가 없어집니다. 국가에 떳떳하게 세금을 낸 정직한 채무자라면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다른 사람 명의로 부동산을 산다는 것은 결코 좋은 선택이 아닙니다. 부동산 실권리자 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계약이 무효가 되고 당사자들은 형사처벌 대상이기도 합니다. 또 명의인이 의사에 반해 부동산을 처분하거나 그 채권자가 강제집행을 한 뒤 부동산이 사실 내 것이라는 주장은 통하지 않습니다. ●김관기 변호사가 담당하는 ‘채무상담실’의 상담신청은 인터넷 서울신문(www.seoul.co.kr)에서 받습니다.
  • “불가피한 사정 파산자 전액면책”

    이른바 ‘카드 돌려막기’ 등 면책 결격사유가 있더라도 법원이 신청자에 따라 빚의 일부가 아닌 전액을 면책해 줘야 한다는 대법원 결정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김능환 대법관)는 8일 파산 신청자 김모(44)씨가 “모친의 질병 치료에 소득 전부가 들어가는 상황에서 채무의 일부를 면책대상에서 제외한 것은 부당하다.”면서 낸 면책 신청사건 재항고심에서 채무액 70%만을 면책 결정한 원심을 파기, 사건을 전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김씨의 경우 채무를 남겨둘 경우 다시 경제적 파탄에 빠질 수 있는 만큼 채무액 일부만을 면책 결정한 원심은 부당하다.”고 밝혔다. 생활보호대상자인 김씨는 어린 자녀 2명에다 질병에 시달리는 모친을 모시고 살았다. 김씨도 만성 신장질환 등을 앓고 있었다. 직장을 구하지 못한 김씨는 신용카드 현금서비스 등으로 생계를 꾸려오다 카드 돌려막기와 카드깡까지 했지만 결국 파산·면책을 신청했다.1심과 2심 재판부는 김씨의 채무 70%만을 면책 결정했었다. 그러나 대법원은 “채무자의 경제적 갱생 도모가 개인파산제도의 근본 목적인 만큼 채무자가 일정한 수입으로 빚을 갚아 나갈 수 있을 것으로 소명될 경우에나 일부면책을 허용해야 한다.”면서 재량면책의 기준을 제시하면서 김씨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의 이번 결정에 따라 채무자들이 면책결정을 받은 이후에도 면책을 받지 못한 빚으로 인해 또다시 경제적 어려움에 처하는 상황을 피할 수 있고 복권절차도 신속하게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하지만 일부에서는 채무자들이 매달 일정액의 빚을 갚아야 하는 개인회생 절차보다 아예 빚을 없앨 수 있는 파산을 선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자칫 채무자들의 도덕불감증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노인 파산 늘어난다

    노인 파산 늘어난다

    노인들의 삶이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다. 개인파산 신청이 급증하고 있다는 사실에서도 그 실상이 드러난다. 특히 ‘과도한 의료비 지출’ 때문에 60세 이상 고령자들의 개인파산 신청이 크게 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1일 서울중앙지법 파산부(수석부장판사 이진성)의 개인파산ㆍ개인회생 제도 운영실태 분석 자료에 따르면 개인파산 사건은 올 1∼8월 2만 7269건이 접수돼 이미 지난해 전체 건수(1만 7772건)보다 53%나 늘었다. 이대로라면 올해 모두 4만 4000여건이 접수돼 지난해보다 2.5배 정도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개인파산 신청자 중 60세 이상 고령자의 비중이 2004년 6.3%에서 지난해 9.7%, 올해(1∼8월) 11.5% 등으로 부쩍 증가하고 있다. 법원측은 “개인파산을 신청하게 된 원인 중 ‘병원비 지출’의 비중이 2004년 1.3%, 지난해 3.2%, 올해 6.8% 등 매년 배 이상 증가해 고령자의 파산 신청 증가와 비례 관계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뚜렷한 노후대책이 없는 고령 채무자의 과도한 의료비 지출에 따른 개인파산이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급증하고 있는 개인파산과는 달리 개인회생은 올 1∼8월 4910건이 접수돼 지난해 같은 기간(5007건)보다 2% 감소했다. 성별로는 남성은 개인회생(60.3%), 여성은 개인파산(54.4%) 신청 비율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법원은 “파산의 경우 법원의 면책 결정으로 한번에 채무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지만 회생은 5년간 채무를 갚아야 하는 등의 이유 때문에 회생보다 파산을 선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빚탈출 희망찾기-김관기 채무상담실] 집 명의 돌려놨는데 ‘회생’ 되나요

    Q직장인입니다.3년 전 시가 2억원의 빌라 한 채를 사서 가족과 함께 살았습니다. 은행에 1억 5000만원, 다른 금융기관에 1억 5000만원의 빚을 지고 있지만, 월 평균 800만원 정도 수입이 나와 이자를 갚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몇 달 전 친구와 함께 카지노에 가서 돈을 날리고 거기서 사채업자인 ‘꽁지’에게 일주일 이자 10%짜리 돈을 몇 백만원 빌려 썼습니다. 돈을 더 빌려 주겠으니 부담없이 놀러 오라는 꼬임에 빠져 몇 번 가다 보니 1억 5000만원까지 빚이 늘었습니다. 이제 손들고 개인회생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의 도박 사실을 안 아내의 종용으로 집을 교회에서 만난 친구 명의로 돌려놓았습니다. 이런 경우 개인회생을 해도 면책을 받지 못한다는 말을 들었는데, 사실인가요. - 정선가(45) - A결론부터 말씀드립니다. 회생이나 개인회생을 선택하면 지장이 전혀 없습니다. 회생과 개인회생은 과거를 묻는 것이 아니고 앞으로의 채무이행을 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비록 정선가씨가 집을 남의 명의로 돌려놓은 일이 있다고 하더라도 회생이나 개인회생에서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물론 파산의 경우에는 면책장애 사유가 됩니다. 회생은 말하자면 파산을 뒤집은 형태 또는 파산의 변태입니다. 파산에서는 현재 가진 것을 내놓고 미래를 해방 받지만, 회생은 앞으로 벌 소득 중 상당 부분을 채권자에게 갚는 것을 대가로 하여 현재 가진 것을 지킵니다. 파산절차에서 채권자에게 배당해 준 재산을 즉시 돌려 받고 앞으로 버는 돈으로 그 값을 치러 나가는 것으로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예를 들어 정선가씨가 버는 돈에서 월 500만원씩 5년에 걸쳐서 갚고, 정선가씨의 집을 유지하는 것이 본래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정선가씨가 집을 다른 사람 명의로 돌려놓았다고 해도 앞으로 정선가씨가 채무이행을 성실하게 한다면 채권자로서는 손해를 보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채무자가 회생 신청 이전에 재산을 다른 곳으로 은닉했다고 할지라도 회생계획이 성립하는 것에는 지장이 없을 것입니다. 다만 채권자들로서는 그 이행이 성실하게 이루어질 것을 담보할 수 있는 조치를 기대할 권리가 있습니다. 따라서 이같은 경우에는 채무자인 정선가씨가 명의를 돌려놓은 재산을 다시 정선가씨 앞으로 회복해야 할 것입니다. 실무상으로는 이것을 부인권의 행사라고 표현하며, 이 부인권 행사를 성실하게 하지 않으면 회생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고 채권자들은 채무자에게 돌아온 재산에 대해 담보를 설정해줄 것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물론 정선가씨 행위는 형법상 강제집행면탈죄를 구성합니다. 따라서 정선가씨가 징역을 살 수도 있습니다. 다만 제대로 된 금융기관은 잘못을 뉘우치고 일부라도 갚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채무자를 고발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도박빚을 준 사채업자는 고발하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도박빚은 법률상 갚지 않아도 되고, 경우에 따라 자신들이 도박개장이나 도박방조로 엄한 처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개인회생은 회생의 특수한 형태입니다. 즉 5억원 이하의 채무에 대해 보다 간소한 절차가 규정되고 비용이 적게 드는 것입니다만, 예를 들어 누락된 채무가 있으면 개인회생에서는 면책을 받지 못하지만 회생에서는 면책을 받는 것과 같은 기술적인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어느 것을 선택할 것인가에 관하여는 전문가의 조언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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