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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별정·계약공직자 무더기 퇴출 현실로

    [단독]별정·계약공직자 무더기 퇴출 현실로

    정부조직 개편에 따라 일반직과 달리 신분 보장이 안되는 별정직·계약직 공무원들의 ‘무더기 퇴출’이 현실화됐다. 각 부처에서 초과인력으로 분류된 재교육 대상자 중 일반직은 속속 업무에 복귀하는 반면, 별정직·계약직은 재취업을 위한 구직 전선에 뛰어들었다.<서울신문 2008년 3월7일자 1면 참조> 28일 행정안전부와 중앙공무원교육원 등에 따르면 5급 이상 ‘초과인력 재교육’ 대상자는 부처 복귀 등의 영향으로 지난 4월 교육 착수 당시 311명에서 75명으로 감소했다. 직급별로는 고위공무원(옛 1∼3급)이 41명에서 21명, 과장급(4급)은 164명에서 40명, 사무관(5급)은 106명에서 14명으로 각각 줄어들었다. 교육기간은 6개월이지만 부처별로 결원 등 새 수요 발생으로 ‘부름’을 받고 복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처 복귀자는 모두 일반직이다. 지금까지 별정직·계약직 중 부처 복귀자는 단 1명도 없다. 특히 별정직은 이달 말까지 새로운 업무를 받지 못할 경우 자동 면직되는 만큼 사실상 퇴출 수순에 돌입했다. 정부는 지난 2월 조직개편 당시 별정직의 경우 6개월(8월31일까지) 동안만 경과 기간을 둔다는 내용의 ‘초과인력 운영방안’을 제시했었다. 계약직도 계약 기간 만료와 동시에 공무원 신분을 잃게 되는 데다, 재교육 과정도 1개월여밖에 남지 않아 더이상 설 자리가 없다. 재교육을 받던 별정직·계약직 중 20여명은 이미 자진 퇴직했으며,24명이 남아 있는 상태다. 중앙공무원교육원 관계자는 “별정직·계약직은 자기개발계획서를 제출한 뒤 실제 교육과정에는 참여하지 않았다.”면서 “구직 활동에 주력하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앞서 조직개편이 단행되기 직전인 지난해 말 현재 각 중앙행정기관에서 근무 중이던 인력(현원)은 일반직 10만 976명, 별정직 2453명, 계약직 1832명 등이다. 하지만 조직개편이 마무리된 이후인 지난달 말 현재 인력을 배치할 수 있는 자리(정원)는 일반직 10만 3644명, 별정직 1911명, 계약직 130명 등이다. 따라서 일반직은 현원에 비해 정원이 다소 여유있는 편이다. 반면 별정·계약직은 정원에 맞춰 현원을 대폭 줄여야 하는 만큼, 재교육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았더라도 대량 해직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정원을 초과하는 인력은 줄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장세훈 강주리기자 shjang@seoul.co.kr
  • “비위 해직공무원 재취업 2명 해임”

    국민권익위원회는 27일 직무와 관련한 부패행위로 면직된 뒤 취업제한 규정을 어기고 공공기관에 재취업한 공직자 2명에 대해 해임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권익위는 지난 2003∼2007년까지 비위면직자 취업실태를 점검한 결과, 참여정부 5년간 비위면직자는 모두 1556명(퇴직 368명, 파면 595명, 해임 593명)으로, 이중 2명이 퇴직일로부터 5년간 공공기관 등에 취업하지 못하도록 한 부패방지법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전직 경찰공무원 A씨는 경찰전산망을 이용해 개인정보를 유출,2004년 5월 해임됐으나 올해 2월부터 모 광역자치단체 소속 사업소에서 다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문화재연구 관련재단의 연구실장으로 근무했던 B씨는 문화재 발굴조사 사용장비 임대계약을 부적정하게 처리해 2006년 1월 해임됐으나 재단측이 전문인력 확보가 어렵다는 사유로 B씨를 다시 채용한 것으로 조사됐다.권익위는 “현행법은 공직자 부패행위를 예방하기 위해 비위공직자의 취업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비위면직자 취업제한 제도를 엄정히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강원랜드 발전공사업체 압수수색

    공기업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강원랜드와 관련된 첩보를 입수해 내사하는 과정에서 26일 에너지개발업체 K사의 서울사무소를 압수수색했다. 검찰 관계자는 “강원랜드 발주공사와 관련된 범죄 혐의를 포착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면서 “이는 공기업 수사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 오전 10시쯤 수사관 10여명을 서울 구로구 K사 사무실에 보내 5시간가량 압수수색, 각종 회계장부와 전산자료 등을 확보해 이를 면밀하게 분석하고 있다. 검찰은 강원랜드가 공사비를 부풀려 지급한 뒤 되돌려받는 방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강원랜드 측은 “회사와는 무관한 직원 개인 비리”라면서 “내부감사로 적발해 해당 직원을 면직처분했다.”고 밝혔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법원 “대통령의 KBS사장 해임권 인정”

    법원이 그간 논란이 됐던 대통령의 KBS 사장 해임권을 인정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51부(부장 윤성근)는 22일 정연주 전 KBS 사장이 KBS를 상대로 낸 신임 사장 공모 결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2000년 통합방송법이 제정되면서 ‘임면’이 ‘임명’으로 변경됐으나 대통령의 면직권 또는 해임권을 배제한 취지로 해석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정 전 사장이 ‘해임사유가 없다.’고 주장한 부분에 대해 “대통령의 해임처분은 행정처분이므로 행정소송 등을 통해 취소되지 않는 한 해임처분의 효력을 부인할 수 없다.”면서 “신청인을 해임할 사유가 없다는 주장은 당연 무효사유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아울러 KBS 이사회가 회의 장소를 바꿔 해임제청안을 결의한 것에 대해 “다른 이사들을 배제하고자 고의로 이뤄지거나 일부 이사들의 심의·의결권을 침해할 정도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KBS 노동조합 백용규 대외협력국장은 “‘임면’과 ‘임명’은 엄연히 다른 용어이며, 대통령이 KBS 사장의 임명과 해임권을 동시에 가진다면 관제방송이지 공영방송으로서의 의미를 가질 수 없다.”면서 “정권의 영향을 받은 판결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재판부 “임명도 해임권 포함 개념”

    대통령에게 KBS사장에 대한 해임권이 있다는 서울남부지법의 22일 결정은 ‘대통령에게 권한이 없다.’고 주장한 정연주 전 KBS 사장의 논리를 정면으로 부정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특히 정 전 사장이 이명박 대통령의 해임처분에 불복하고 행정소송을 진행 중인 상황에서 나온 방송법 관련 규정에 대한 법원의 첫 판단이어서 앞으로 예정된 행정소송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 전 사장은 그동안 감사원의 해임 권고,KBS 이사회의 해임 제청 결의, 이 대통령의 해임처분 등에 대해 “효력이 없다.”면서 그 근거로 방송법 50조2항의 “(KBS) 사장은 이사회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는 규정을 들어왔다.2000년 방송의 정치적 중립과 독립을 위해 통합방송법이 제정되면서 그 전까지 ‘임면’이라고 규정돼 있던 게 ‘임명’으로 바뀐 이상 KBS 사장을 임기 이전에 해임할 수 없다는 게 정 전 사장과 변호인단의 입장이다. 따라서 정 전 사장의 해임 처분은 절차상 하자가 있어 무효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재판부는 “통합방송법이 제정되면서 ‘임면’이 ‘임명’으로 변경됐지만 당시 입법자료를 모두 살펴보아도 그것이 대통령의 면직권 또는 해임권을 배제한 취지로 해석되지 않는다.”고 말했다.보통 임명은 해임을 포함하는 개념이고 해임을 배제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규정이나 근거가 필요하다는 게 재판부의 설명이다. 재판부는 또 “정 전 사장이 주장하는 방송의 자유와 독립성 등은 한국방송공사 사장을 해임할 수 없도록 해서 달성하려는 게 아니라 방송위원회의 위상강화로 달성하려는 것”이라면서 방송법 입법 취지에 대한 정 전 사장의 해석을 부정했다. 재판부는 다만 이명박 대통령의 해임처분을 당연무효로 되돌릴 수 있는지에 대한 법적 판단은 유보했다.행정처분에 하자가 있는지, 그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해 당연무효라고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선 행정소송으로 따져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정 전 사장이 요구하는 해임 처분의 무효화를 위해선 이 대통령의 처분에 커다란 절차상 하자 등이 없는 이상 행정소송에서도 번복하기 어렵다는 게 이번 재판부의 판단이어서 앞으로 벌어질 법정 공방이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끝없는 ‘낙하산인사’ 논란] 국책硏도 줄줄이 물갈이…연구 독립성 흔들

    [끝없는 ‘낙하산인사’ 논란] 국책硏도 줄줄이 물갈이…연구 독립성 흔들

    정권 교체기마다 단골 메뉴로 등장하는 ‘낙하산 논란’이 이명박 정부에서도 되풀이되고 있다. 정부가 임기가 남은 공기업 사장에 이어 정부 산하 언론기관, 심지어 해당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국책연구기관장들까지 줄줄이 교체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이 필요한 연구기관의 경우, 임기 보장 원칙을 지켜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참여정부에서 고위직을 지낸 민주당의 한 전직의원은 “참여정부에서 누가 봐도 분명한 코드 인사로 임명된 사람은 물러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며 일부 기관장의 교체 불가피성을 인정하기도 했다. ●KBS 사장은 정권교체 때마다 바뀌어 그동안 KBS 사장은 임기와 관계없이 새 정권이 들어서면 물러났다. 10대 사장인 홍두표씨는 김영삼 대통령 취임 다음달인 1993년 3월 임명돼 한 차례 연임한 뒤 김대중 대통령 취임 직후 물러났다. 임기가 1년 정도 남았지만 사퇴했다. 김대중 정부 출범 직후인 1998년 4월 임명된 박권상 사장도 노무현 정부 출범 한달 뒤인 2003년 3월 물러났다. 후임은 노 대통령의 선거대책본부 고문을 맡았던 서동구씨. 하지만 서 사장은 청와대 개입설이 드러나면서 8일 만에 물러났다. 정연주씨는 과거와 달리 노조와 시민사회단체 등으로 구성된 ‘사장공모추진위원회(사추위)’를 거쳐 선임됐지만 역시 청와대 입김이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당시 이사장을 맡았던 지명관 한림대 석좌교수는 “서동구씨를 밀었던 청와대에서 정연주씨를 민다는 의사를 전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정 사장은 임기가 내년 4월까지이지만 이명박 정부 출범 초부터 사퇴압력을 받다 지난 8일 해임됐다. ●일괄사퇴 종용… ‘내사람 심기´ 되풀이 인사 논란은 국책연구기관장 인사에서 도드라진다. 현 정부는 정치적 자리가 아닌 해당 분야 전문가들로 기용된 국책연구기관장들에까지 일괄사퇴를 종용,‘물갈이 인사’ 논란을 키웠다. 지난 4월 경제·인문사회연구회에 소속된 정부출연 연구기관장 18명은 ‘재신임’을 이유로 일괄사표를 냈고 11명은 사표가 수리됐다. 이종태 청소년정책연구원장은 일괄사표 제출을 거부, 해임된 뒤 조중표 국무총리실장 등을 직권남용죄와 강요죄로 고발한 상태다. 그는 2010년 8월까지인 임기를 절반도 마치지 못한 상태였다. 사표제출 이후 새로 기관장으로 선임된 사람 가운데에는 현 정부 관련 인사들이 적지 않다. 지난 8일 선임된 서재진 통일연구원장은 인수위 외교안보통일 분과 자문위원을 지냈고, 지난 13일 선임된 김태현 한국여성정책연구원장과 김성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도 인수위 자문위원을 역임했다.‘3배수 후보’로 압축된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장과 교통연구원장에는 각각 ‘운하정책 환경자문단’에서 경부운하 낙동강 분과를 이끌었던 박태주 부산대 교수와 한반도대운하 연구회에 참여했던 황기연 홍익대 교수가 후보에 올라 있다. ●제도 보완 통해 낙하산 고리 끊어야 학계에서는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이 요구되는 국책연구기관장의 임기 보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또 공영방송인 KBS 사장 임명에는 반드시 국민의 의사가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경재 경희대 인류사회재건연구원 교수는 “대부분의 기관들이 제도적으로 공모제를 통한 선발과 임기보장, 자율성을 명시하고 있지만 지켜지지 않는 것이 더 문제”라면서 “제도가 완벽해도 상위 단체인 정부에서 예산을 무기로 압력을 가해 결국 물러날 수밖에 없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도적으로 정부산하 연구소 등은 매년 성과평가를 하는데 하위 10%는 기관장을 교체한다고 명시하고, 그 외에는 면직을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진웅 선문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공영방송의 독립성은 민주화 수준과 상응하는데 정부가 방송 등을 정권의 하부 구조로 생각하는 게 문제”라면서 “공영방송 사장 선임은 독립된 공적 기관에서 뽑아 국민의 다양한 의사가 반영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영묵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대통령과 국회가 방송통신위원 추천위원회를 구성해 거기서 방통위원을 구성해야 하는데 현재 방통위가 정치적으로 구성되니까 KBS도 똑같이 돼 버린다.”면서 “무엇보다 임기보장이 중요하다. 임기가 보장돼야 정권 눈치 안 보고 소신 경영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외국사례 - 獨 공공연구기관장 검증만 ‘3년’ 선진국의 공영방송 및 정부출연 연구기관장 인사시스템은 어떨까. KBS와 유사한 공영방송 시스템이 있는 독일 영국 일본의 경우, 사장선출 과정에서 정치권력의 직접 참여를 배제하고 있다. 대신 지역대표나 다양한 이익집단 대표로 구성된 독립적 규제감독기구에서 직접 선임하고 있다. 독일 공영방송 사장 선임권은 방송사 단위의 독립적 감독기관인 방송위원회가 갖는다. 방송위는 정당대표, 사회단체, 종교단체 등 다양한 이해집단의 대표로 구성되며 사장 선임은 위원들 가운데 5분의3 이상이 찬성해야 가능해 정부가 영향력을 행사하기 어렵다. 영국의 공영방송 BBC는 10명으로 구성된 ‘BBC 트러스트’에서 사장을 선출한다. 이 중 4명은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를 대표하는 위원이며 해당 지역 시청자위원회 위원장을 겸임한다. 일본 공영방송 NHK도 정부나 총리의 관여없이 경영위원회에서 사장을 선출한다.12명으로 구성되는 경영위원회는 교육·문화·과학·산업 등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하되 8명은 전국 각 지역별 대표로 선발한다. 경영위원은 의회의 동의를 얻어 총리가 임명한다. 한편 한국이 본뜬 독일의 정부출연 연구기관 인사시스템도 독립성 보장을 통해 연구성과를 높이고 있다. 독일 공공연구기관을 연구한 정선양 건국대 기술경영대학원 교수는 “독일의 연구기관장은 종신직으로 보통 20년 이상 근무한다.”면서 “인선위원회에서 후임 기관장을 정하는 데만 3년이 걸릴 정도로 엄격한 검증을 거친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연구자가 기관장이 되기 때문에 외부채용이나 행정직 채용, 낙하산은 상상할 수도 없다.”고 밝혔다. 막스플랑크재단(기초기술연구회)과 프라운호퍼재단(응용기술연구회)이 독일의 공공연구기관을 통괄하며 연구회 이사장은 평의회에서 선발하고 각 연구기관이 참여하는 총회에서 인준한다. 정 교수는 “평의회는 정부관계자, 역대 이사장, 각 연구기관 관계자, 산업계,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한다.”면서 “20년 이상 근무한 연구기관장 가운데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사람이 이사장이 된다.”고 말했다. 이사장의 임기는 5년이며 연임이 가능하다. 정 교수는 “독일 정부는 공공연구기관 운영에 관여할 수 없다.”면서 “해당 분야 최고 전문가들이 연구기관의 수장이 되기 때문에 자연스레 권위와 독립성이 높아진다.”고 덧붙였다. ■ 국책연구기관 운영체제 변천 - “연구 자율성 제고” 1999년 개별부처→연구회 체제로 정부출연 연구기관의 운영체제가 개별부처 국책 연구기관에서 연구회 감독체제로 바뀐 것은 연구 및 경영의 자율성과 독립성 제고를 위해서였다. 연구기관이 지금처럼 연구회 중심으로 바뀌게 된 것은 1999년 정부출연 연구기관 등의 설립운영에 관한 법을 만들면서부터다.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정부출연 연구기관들은 각 부처에서 예산과 인력을 통제받으면서 부처 이해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 이 때문에 김대중 정부 시절인 1999년에 감독권을 국무총리실로 이관하는 것으로 바꾸었다. 또 총리가 연구기관에 대한 감독기능을 직접 수행하는 것이 행정 각 부를 통할 조정하는 국무총리의 헌법상 지위와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에 따라 총리를 대신하는 중간감독기구로 경제사회연구회, 인문사회연구회, 기초기술연구회, 공공기술연구회, 산업기술연구회 등 5개 연구회를 뒀다. 그러다 국무총리실의 인력 부족 등으로 감독한계가 드러나면서 노무현 정부 때 부분적인 감독권한 조정이 있었다. 과학기술분야 연구개발정책의 집행경험과 전문성을 보유한 과학기술부가 과학기술분야 연구회를 감독하는 것으로 조정됐다. 이어 올 2월말 정부조직개편에 따라 과학기술부 소속 출연 연구기관을 관리하는 현행 3개의 연구회 중 공공기술연구회를 폐지하고, 기초기술연구회는 교육과학부 소관으로, 산업기술연구회와 그 소속 연구기관은 지식경제부 소관으로 하는 것으로 수정됐다. 한편 연구기관장 임기는 처음부터 3년으로 규정, 나름대로 정권의 정치적 성향과 관계없이 일관되게 일할 수 있는 틀을 마련했다. 하지만 지난 4월 중순 국책연구기관장에 대한 일괄사표 제출 사태에서 드러나듯 정권교체 여파가 정부출연 연구기관 인사에까지 미치면서 국책 연구기관의 연구기능은 흔들리고 있다. 전국공공연구노조의 이광오 정책국장은 “과거 일부 기관장이 자진사퇴하는 것은 있었으나 이번처럼 단시간에 강제로 사퇴당한 것은 지난 30년 역사상 한번도 없었다.”면서 “연구기관장 선출과정에 정치적 개입이 배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정치권 ‘말바꾸기’ - 남이 하면 낙하산인사 내가 하면 인재 등용? ‘남이 하면 낙하산, 내가 하면 인재등용?’ ‘낙하산 인사’ 문제로 정당·시민단체 등의 공방이 뜨거운 가운데 참여정부에서 실용정부로의 정권교체를 기준으로 낙하산 인사에 대한 이들의 입장이 정반대로 바뀌어 ‘말 바꾸기’ 논란이 일고 있다. 참여정부 시절 야당인 한나라당은 노무현 대통령의 ‘코드인사’를 거세게 비난했다. 당시 안택수 한나라당 의원은 “건교부의 낙하산 인사들이 정권 실세의 눈치를 보며 정책을 펴느라 집값잡기에 실패하고 있다(2005년 건교위 국감).”,“재경부 출신이 산하기관 자리를 독점해 발전을 저해한다(2007년 재경위 국감).” 등 낙하산 인사를 거세게 비난한 바 있다. 그러나 안 의원은 18대 총선 공천에서 탈락한 후 지난달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으로 임명돼 “낙선자를 위한 전형적인 보은 인사”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는 자신의 낙하산 인사 시비에 대해 낙하산 인사설을 부인했다. 박형준 청와대 홍보기획관(당시 한나라당 의원) 역시 2004년 문화관광위 국감에서 “저와 총선에서 경쟁했던 후보가 낙선 이후 바로 법률구조공단 이사장이 됐다. 인사 문제를 이런 식으로 처리하면 인사 혁신은 요원하다.”고 비판한 적이 있다. 그러나 박 홍보기획관은 지난 8일 평화방송 라디오‘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 “KBS 사장은 지난 정부에서 코드인사로 선임됐고 (현재는) 그런 문제를 정상화하는 과정”이라면서 정연주 전 사장 해임을 정당화하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정치권 인사들의 ‘말바꾸기’는 민주당도 예외가 아니다. 현재 민주당은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낙하산 인사, 보은인사를 합리화하기 위해 공기업 선진화를 외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참여정부 당시 여당이던 열린우리당(민주당의 전신)은 노무현 대통령의 ‘코드인사’ 논란에 대해 “대통령과 정책성향과 이념을 함께하는 사람을 등용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는 입장으로 일관했다. 현재 민주당 정책위 부의장(원외)으로 활동하는 박남춘 당시 대통령인사수석비서관은 “대통령은 국민의 뜻에 따라 자신과 정치적 견해를 같이하는 사람을 등용해 성과를 내야 하는 책임을 지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당시 열린우리당 국회의원이던 유시민씨도 2005년 10월 재경위 소비자보호원 국정감사에서 노무현 후보 대선캠프에서 일한 적이 있는 김철 전 한누리투자증권 고문이 소보원 부원장에 임명된 것을 두고 “모든 낙하산이 다 나쁜 건 아니다.”라면서 “그 시점에 그 기관에 필요한 사람이냐 아니냐를 봐야 한다.”고 낙하산 인사를 옹호하는 발언을 한 적이 있다. 시민단체도 정권에 따라 입장이 달라지는 것은 마찬가지다. 보수단체의 대표격인 뉴라이트전국연합은 지난 4월 논평에서 “참여정부 집권에 기여한 공로로 공기업에 자리를 얻은 인사들의 모임인 ‘청맥회’가 아직도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는 소문이 있다.”면서 “노무현 정권의 특권집단을 없애는 게 공기업 개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뉴라이트전국연합은 YTN 구본홍 사장 임명과 정연주 전 KBS 사장 해임 등에 대해 “KBS 새 사장에 대통령 측근이 가서는 안 된다는 이상한 논리에 매몰돼서는 안 된다.”면서 대통령과 코드가 맞는 인사의 임명을 적극 주장했다. ● 기획탐사부 조현석 강국진 김민희기자 tamsa@seoul.co.kr
  • 대여공세 장외투쟁 나선 민주

    민주당이 여권의 비리의혹 사건과 KBS 정연주 사장 해임 파문에 전면전을 선포했다. 민주당은 12일 ▲김귀환 서울시의장의 돈 봉투 사건 ▲이명박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의 사촌인 김옥희씨의 금품수수 사건 ▲한나라당 유한열 상임고문의 군납 로비 의혹사건을 ‘3대 권력형 비리’로 규정하고 공세의 고삐를 이어갔다. 당 차원의 ‘대통령 처형의 공천비리 진상조사특위’를 ‘대통령 친·인척 및 측근과 한나라당 고위층의 권력형 비리 진상조사특위’로 확대개편했다. 이와 함께, 이명박 대통령이 KBS 정연주 사장을 해임한 것을 ‘부패·비리정권의 방송장악 음모’라고 비판하며 연일 맹공을 퍼부었다. 이날 낮 정세균 대표를 비롯한 소속 의원들은 서울 여의도역 근처에서 이같은 내용이 담긴 특별당보를 시민들에게 배포하며 장외 투쟁에 나섰다. 다음달 정기국회 직전에 ‘김옥희 사건’에 대한 검찰기소가 예고돼 있고, 유한열씨의 납품 로비 의혹 수사가 본격화되는 시점을 염두에 둔 대여 공세전으로 풀이된다. 정세균 대표는 의원총회에서 “대통령은 권한을 남용해 정 사장을 면직시켰다.”면서 “원내외 병행투쟁을 통해 정권의 잘못을 시정하기 위한 노력을 적극적으로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의총에선 비리의혹 사건과 ‘정연주 해임’에 대한 국정조사와 특검 도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와 관련, 박주선 최고위원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김종원씨는 대통령과 영부인을 팔고 다니면서 비례대표 13번이나 16번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는 제보가 들어왔다.”면서 “검찰이 초대형 권력형 비리를 제대로 수사하지 않는다면 특검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정연주 해임제청안 의결] “대통령에 해임권있다”

    KBS 이사회가 8일 정연주 사장에 대한 해임제청안을 가결하면서 KBS사장을 해임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법 해석 논란이 뜨겁다. 지난 5일 감사원의 해임 요구 결의에 불복해 무효 소송을 낸 정 사장 쪽은 “현행 방송법상 대통령은 임명권을 가질 뿐 해임권을 갖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2000년 통합방송법이 제정되기 전까지 한국방송공사법은 “사장은 이사회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면’한다.”고 규정하고 있었지만 통합방송법으로 흡수된 이후에는 ‘임면’이 ‘임명’이라고 바뀌었기 때문에 해임권이 없다는 주장이다. 정 사장 쪽은 통합방송법 제정 취지가 ‘언론의 자유와 방송 독립’에 초점을 맞췄던 만큼 ‘임면’이 ‘임명’으로 바뀐 것은 대통령에게서 해임권을 박탈한 것이라는 논리를 들었다. 반면 감사원과 방송위원회는 “‘임명’이라고 규정돼 있어도 대통령에게 여전히 해임권한이 있다.”고 반박했다. 통합방송법 제정을 위해 대통령 산하에 설치됐던 방송개혁위원회 공청회 자료나 보고서, 국회 입법제안서, 회의록 등에는 KBS 사장 해임 문제와 관련해 명확한 해설이나 논의 내용이 담겨 있지 않다. 심지어 당시 자료 중에는 한국방송공사법을 발췌하면서 ‘임면’을 ‘임명’이라고 잘못 기재한 부분도 있다. 이에 대해 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정치적인 부분은 배제하고 법조항 자체에 문제가 있다. 이쪽으로도, 저쪽으로도 해석될 소지가 있다.”며 법률 자체의 모호성을 지적했다. 하지만 법조계나 법학계에선 임명권자인 대통령에게 해임권도 있다는 해석이 다소 우세하다. 서울대 법대 성낙인 교수는 “면직에 대한 특별한 규정이 없으면 임명자에게 해임권도 있다고 봐야 한다.”면서 “하지만 이런 경우 해임권을 행사할 때도 일방적으로 해임하는 것이 아니라 임명할 때 밟아야 하는 법적 절차와 똑같은 절차를 거쳐야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서울고법의 한 판사도 “대법원장의 임기를 헌법이 보장하는 것과는 달리 KBS사장은 비록 해임에 대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지만 임명권자인 대통령에게 해임권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홍성규 유지혜기자 cool@seoul.co.kr
  • [내 책을 말한다] 중국과 세계경제 연결의 특이성

    2008년, 올림픽 개최 준비와 티베트의 저항, 그리고 대규모 지진 등 현기증 나는 여러 가지 변화들 속에 묻혀, 그렇지만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고, 또한 이런 변화들의 배경을 이루는 중요한 면모들이 중국 사회에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하나는 2006년부터 준비되어 왔고, 수많은 논란을 동반한 노동계약법이 본격 시행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한두 해 전부터 두드러지기 시작한 중국의 거대한 외환보유고 수준이 이제는 완전히 세계 1위의 자리를 공고히했고, 달러 대비 인민폐의 외환 비율도 처음으로 7.0 이하로 하락하였다는 것이다. 이 두 가지 변화가 중요한 것은, 그들 모두 ‘금융세계화’라는 우리 시대의 전 지구적 변화가 중국적 방식으로 영향을 미치는 두드러진 특징들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먼저 노동계약법에 대해 살펴보자. 개혁개방시기 중국의 새로운 체제가 중시해 온 ‘탈사회주의’ 요소의 핵심적 특징 중 하나는 고용의 유연성 도입이다. 쉽게 말해 종신직장, 완전고용 개념을 버리고 이제는 자유롭게 해고할 수 있고, 다양한 방식의 고용제도를 도입할 수 있고, 임금도 차별화할 수 있는 노동력 관리체제를 만들려 한 것이었다. 그러나 그 과정은 순탄치 않았는데, 삶의 안정성이 무너져 내린 도시 노동자들의 저항이 만만치 않았고, 농촌에서 대대적으로 유입된 농민공들의 불만도 적지 않았으며, 구조조정을 거쳐 배출된 면직 노동자들을 보호할 어떤 장치도 존재하지 않았다.2000년대 들어 ‘조화사회’라는 구호가 등장한 것은, 그만큼 사회가 조화롭지 못하다는 것의 반증이기도 했다. 노동계약법의 등장은 이런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는데, 다양한 원천에서 부각되어 온 사회적 갈등을 법적 틀을 통해 해결의 방향을 모색해 보려는 노력을 읽어낼 수 있었다. 그러나 이 법안은 문제의 해결이 아니라, 오히려 본격적으로 새로운 갈등과 대립의 출발점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중국이 처한 난점을 보여준다. 노동계약법의 문제가 금융세계화의 충격이 국내적으로 미친 영향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면, 중국 외환보유고의 급성장은 중국과 세계 경제의 연관고리의 중요성을 확인시켜 준다. 그리고 이런 양면성, 특히 그 취약성은 중국의 개혁개방이 벌써 오랜 시간을 거치면서 동아시아 내의 국제적 분업구조의 하위파트너로 자리매김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바 있기도 하다. 중국은 동아시아 발전모델을 복제하면서도, 그 발전모델 자체가 지속될 수 없는 시기에 그 모델을 복제하고 있다는 특이성을 보이고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창비 펴냄. 백승욱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 명퇴수당 지급조건 깐깐해진다

    공직자 명예퇴직(이하 명퇴)수당 지급 결정시, 비위 확인 절차가 강화되는 등 명퇴수당 지급조건이 까다로워진다. 행정안전부는 5일 그동안 효력이 미약했던 ‘예규’수준의 국가공무원 명예퇴직수당 등의 지급업무 처리지침을 폐지하고,‘대통령령’에 주요 내용을 포함시켜 명퇴 처리 규정의 효율성을 대폭 끌어 올리기로 했다. 이는 최근 공직사회의 명퇴 바람을 의식한 제도 개선으로 풀이된다. 명퇴자는 매년 급증해 지난해 6790명에 이어 올해 1만여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행안부는 오는 9일까지 부처의견을 수렴,11일 ‘국가공무원 명예퇴직수당 등 지급규정’개정안을 입법예고할 방침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예규·훈령·대통령령 등 산발적인 명퇴수당 지급규정을 하나로 통일시키고 빠졌던 명퇴 규정과 처리 절차를 명시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공직자가 명퇴 신청을 하면 검·경찰, 감사원 등으로부터 비위사실 여부를 확인받는다. 비위 관련 형사사건에 기소 중이거나 징계위원회의 중징계 의결시, 감사부서의 내사 중 등 ‘비위 공직자 의원면직 처리제한 규정’에 해당하는 공무원은 명퇴는 물론, 수당지급이 제한된다. 하지만 이같은 규정이 명확하지 않아 절차상 비위혐의 공무원이 누락돼 명퇴수당을 받는 문제가 발생했다. 또 ‘선 퇴직, 후 비위조사’식의 수시 명퇴 구조도 전면 개편된다. 기존에는 수시명퇴를 신청하면 통상 희망일에 퇴직한 뒤, 정기 면직 신청기간에 명퇴 대상자의 비위사실 여부를 검·경찰 등에 의뢰했다.그러다 보니, 비리 공무원이 미리 수시 명퇴를 신청하고 나가, 처벌은 물론 명퇴수당까지 챙기는 일이 빈번했던 것. 개정안에는 그동안 명문화되지 않았던 조사기간을 희망 퇴직일 최소 15일 내로 정하고 비리사실 여부,‘특별승진’대상 여부 등 명퇴 요건을 한꺼번에 심사하기로 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당연히 명퇴 전 조사가 이뤄져야 하지만 그동안은 순서가 잘못됐었다.”면서도 “대신 특별승진대상에 수시 명퇴자도 넣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정부 방침은 명퇴수당 지급 관련 특례법으로 돼 있는 교원, 경찰 등에 많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KBS 사장 해임권 대통령에 있나

    KBS 사장 해임권 대통령에 있나

    21일 여권 고위인사를 통해 불거진 정부·여당의 정연주 KBS 사장 해임 추진설은 최근 재편된 KBS 이사회 구도와 궤를 같이한다. 지난 18일 방송통신위원회는 정 사장 퇴진을 반대해온 신태섭 이사를 해임하고 친한나라당 성향의 강성철 부산대 교수를 보궐이사로 추천했다. 이에 따라 이사회의 정 사장 찬성 대 반대 비율이 7대4가 되면서 해임 건의 결의의 안정적 추진이 가능해졌다. 정부의 정 사장 해임 추진은 최근 여러 채널을 통해 제기됐다. 지난 4일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은 “대통령이 KBS 사장을 해임할 수 있다.”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박재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도 최근 “정부 산하기관으로서 KBS가 새 정부 국정철학을 구현해야 한다.”고 밝혀 정부의 정 사장 해임 추진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정 사장 해임 논란의 관건은 KBS 사장 임면에 관한 방송법 해석을 둘러싼 견해차다. 현행 방송법엔 사장에 대한 대통령의 임명권만 명시돼 있고 해임권한에 대한 언급은 없다. 이사회도 사장을 대통령에게 임명·제청할 수는 있지만 해임 또는 면직 권한은 없다. 정부와 한나라당 성향의 KBS 이사들은 대통령의 임명권엔 광의의 해임권도 포함돼 있다는 입장이다. 박만(변호사) 이사는 “대통령도 탄핵할 수 있는데 KBS 사장이라고 해임할 수 없겠느냐.”면서 “법에 규정돼 있느냐와는 상관없이 대통령은 KBS 사장을 해임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방석호(홍익대 법대 교수) 이사도 “법 상식으로 봤을 때 ‘임명’은 ‘위임계약’을 뜻하기 때문에 당연히 ‘임면’의 개념을 포함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최우정 계명대 법경대 교수는 “대통령이 정 사장을 해임할 수 있는 권한과 이사회가 해임을 건의할 수 있는 권한은 법률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해석했다.KBS 사장 임기는 국회에서 보장한 법률사항으로, 대통령이 자의적으로 공영방송 사장을 해임함으로써 독립성과 중립성을 해치는 것을 막기 위해 방송법에 별도의 해임권을 부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안민호 숙명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도 “현행법에 해임조항이 없는 만큼 일단 해임할 수 없다고 보는 게 맞다.”면서 “한나라당이 국가기간방송법을 추진하면 당연히 사장도 바뀌는 만큼 지금 이사회를 통해 해임을 추진하는 것은 조급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법 해석 논쟁을 감안할 때 방송법에 근거한 정부의 정 사장 해임은 거센 반발에 직면할 공산이 크다. 정부가 해석 논란에도 불구하고 해임을 강행할 경우 정 사장은 행정소송인 해임결의 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이사회의 해임 결의 집행 정지를 요청하는 가처분신청도 가능하다. 행정소송에서 구제가 안 될 경우 방송 독립성 침해 문제를 중심으로 헌법소원까지 제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기욱 KBS 이사회 대변인은 “이사회에선 아직 사퇴권고안을 상정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여권 관계자는 이날 “KBS가 지난 6월 말 본사 사옥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전기시설을 지원했다.”면서 “국가보안시설인 KBS가 사옥앞에서 열린 불법집회를 지원한 꼴”이라고 주장했다.KBS 이사회 관계자는 “이번 주 이사회 때 촛불집회 당시 당직자가 전기를 지원하게 된 경위에 대해 파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진경호 이문영 강아연기자 2moon0@seoul.co.kr
  • 비리연루 면직 전직 검사 변협, 변호사 등록 첫 거부

    대한변호사협회(회장 이진강)는 특정 종교단체와 관련된 비위 행위로 면직된 이모 전 검사의 변호사 등록 신청을 거부했다고 14일 밝혔다. 변협이 변호사 등록을 거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변협 관계자는 “재직 중 위법행위로 변호사 직무를 수행하는 게 현저하게 부적당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변호사법은 재직 중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거나 파면 및 해임 처분을 받으면 2∼5년 동안 변호사 활동을 하지 못하게 규정하고 있다. 또 변협이 등록을 거부하면 2년 동안 변호사 활동을 할 수 없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中 블로거에 두손 든 貴州관리

    中 블로거에 두손 든 貴州관리

    중국 블로거들의 적극적인 공세에 정부 당국이 무릎을 꿇었다. 권력의 정보통제도 확산되는 누리꾼들의 활동에 힘을 잃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 중앙정부가 구이저우(貴州)성 웡안(甕安)현 당서기와 현장을 지난 4일 면직시킨 사건을 블로거들의 승리 사례로 7일 소개했다. 한 여중생의 의문의 죽음을 둘러싸고 벌어진 정부의 은폐와 대규모 시위, 시위자 검거 등 탄압 과정의 시시비비를 블로거들이 나서 폭로했다. 지난달 28일 시위가 발생하자 웡안현 당국자들은 시위를 벌이던 주민들을 폭도로 규정하고 대대적인 검거에 나섰다. 베이징올림픽 준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중국 정부는 “폭동은 현지 깡패와 범죄인들이 부채질했다.”며 시위가담 주민들을 마구잡이로 검거하면서 초강경으로 대응했다. 이에 블로거들은 이번 사건의 실체가 정부 관리들의 횡포에 항거한 의거라는 내용의 글과 사진들을 인터넷에 올리며 정부에 맞서 과감한 사이버 전쟁을 벌였다. 블로거들의 공세가 확산되자 정부는 결국 시위대의 주장을 받아들여 웡안현 관리들을 면직시키고 백기를 들었다. 스쭝위안(石宗源) 구이저우성 당서기도 “불순한 동기를 지닌 소수 분자들이 부추긴 사건”이라던 지난 2일 발언을 뒤집고 “거만하고 거친 간부들이 시위를 유발했다.”며 사죄했다. 이번 사건이 구시대적인 정보통제 정책이 더이상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을 중국 정부에 각인시켜준 상징적인 사례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중국의 인터넷 사용 인구는 가파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말 2억 1000만명을 돌파하면서 1위인 미국을 500만명 차이로 뒤쫓고 있다. 지난 5월 쓰촨성(四川省) 대지진 때도 맨 처음 강진소식을 전했던 것이나, 학교건물의 부실 건축으로 어린 학생들이 대거 희생된 것도 누리꾼들이 나서서 알리고 고발했었다. 누리꾼들의 점증하는 힘을 예민하게 인식하고 있는 중국 지도부는 지난달 20일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이 최고지도자로서는 처음으로 인터넷을 통해 네티즌과 직접 교류하는 등 네티즌에 우호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구이저우 웡안현 사건 주민 3만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지난달 28일 벌어진 대규모 유혈 시위 사건. 이 지역 여학생 리수펀(李樹芬)양이 익사 사고로 사망했다는 경찰 발표에 분노한 주민들이 정부 청사와 관용 차량에 불을 지르며 거세게 항의했다. 시위대는 리양이 공안국 고위 간부 아들에게 강간을 당한 뒤 피살됐으며, 경찰 간부들이 이를 은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정부는 이들을 폭도로 규정하며 시위대를 폭력적으로 진압, 최소 4명이 사망했다.
  • 공공기관장 3명중 1명만 재신임

    현재 진행중인 공공기관 기관장 선임 추진상황을 중간 집계한 결과 기존 기관장 3명 중 1명만이 재신임된 것으로 나타났다. 출신 대학별로는 서울대가, 지역별로는 영남지역이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기획재정부는 3∼6월 중 294개 공공기관 기관장을 대상으로 선임작업을 추진한 결과 지난달 23일 현재 128명의 선임을 끝내고,130개 기관은 선임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25일 밝혔다. 선임 완료된 기관장 128명 중에서는 신규 선임이 59명, 유임이 69명이었다. 선임이 진행 중인 130개 기관은 ▲임원추천위원회 구성 등 관련절차 준비 기관 58개 ▲후보자 모집·심사 중인 기관 36개 ▲임명 준비 중인 기관 36개 등이었다.재정부는 임기 만료 또는 공석 중인 기관장을 제외하고 총 236명을 대상으로 재신임 평가를 진행한 결과 이중 200명(84.7%)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36명은 미제출했다고 설명했다. 사직서 제출자 중 면직처리된 기관장은 131명으로 65.5%였고,3분의1가량인 34.5%만이 유임이 결정됐다. 신규 선임 기관장 59명의 출신대학을 분석한 결과 서울대가 전체의 35.6%인 21명을 배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고려대 5명(8.5%) ▲연세대 4명(6.8%) 등의 순이었다. 과거와 비교했을 때 서울대는 8명이 줄었고 고려대는 2명 증가했다. 출신지역별로는 영남권이 21명으로 전체의 35.6%였고 호남권 12명(20.3%), 수도권 15명(25.4%) 등으로 집계됐다. 영남권은 과거보다 5명 줄었지만 호남권과 수도권은 각각 5명,3명이 증가했다. 경력별로는 관료(21명→17명), 정치인(3명→0명) 등은 감소했지만 내부인사(13명→16명), 연구원(6명→8명), 교수(10명→11명) 등은 다소 늘었다. 신규 선임과 유임 기관장(128명)을 모두 합할 경우 출신대학별로는 서울대가 62명(48.4%)으로 역시 가장 많았고, 연세대 10명(7.8%), 고려대 8명(6.3%) 등의 순이었다.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높아지는 공무원 비리 신고

    높아지는 공무원 비리 신고

    공직사회의 자정노력에도 불구, 비리 공무원이 끊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부정·부패를 통제하는 데는 내부신고가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 지난해 비리신고 예년보다 20% 이상 상승 16일 국민권익위원회(옛 부패방지위원회)에 따르면 2002년 1월 출범 이후 지난해 말까지 6년간 부정부패신고센터를 통해 접수된 신고 건수는 모두 1만 2271건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월평균 212건(전체 2544건)이 신고돼 전체 월평균 173건을 훌쩍 뛰어넘었다. 주요 신고 사례로는 A구청 건축과 공무원이 오피스텔 건설현장소장으로부터 ‘민원을 잘 해결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설 명절 떡값 명목으로 10만원권 수표 25장(250만원)을 사무실에서 건네받다 신고·적발됐다.B구청 부구청장은 6급 승진심사를 앞둔 직원으로부터 수십만원짜리 수삼세트를 추석 명절 선물로 받았다. 또 C공직유관단체 건설현장 감독소장은 공사 착공 기념으로 시가 700만원 상당의 골프용 가죽벨트 120개를 업체에 요구한 뒤 상사 등에게 나눠주다 붙잡혔다. 부대장을 비롯한 군부대 간부들은 부대 이전토지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부동산 중개업자와 짜고 시가보다 감정가를 부풀려 계약한 뒤 수억원의 대가성 뇌물을 챙겼다. 2002년 하반기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5년간 비리를 저질러 면직된 공무원은 모두 1646명이다. 이중 중앙행정기관이 675명으로 가장 많아 전체의 41%를 차지했다. 이어 ▲공직유관단체 443명(26.9%) ▲지방자치단체 401명(24.4%) ▲교육자치단체 127명(7.7%) 등의 순이었다. ● 비리 면직자 중앙부처·경찰 최대 비리 면직자를 유형별로 보면 뇌물·향응 수수가 65.7%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직급별로는 6급 이하가 1123명(61.5%),4∼5급 385명(23.4%),3급 이상 138명(12.3%) 등이다. 분야별로는 ▲경찰 303명(18.4%) ▲재정·경제 296명(18.0%) ▲건설·토목 251명(15.2%) 등 3개 분야가 절반 이상을 차지해 비리 발생 가능성이 가장 큰 것으로 파악됐다. 2002년 1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접수·처리된 비리신고 591건 중 내부공익신고는 전체의 35%인 207건으로 집계됐다. 특히 내부신고에 따른 비리 적발률은 75.7%로, 전체 적발률 70.4%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지난해의 경우 내부신고 34건 중 무혐의는 단 2건에 그쳐 비리 적발률이 84.6%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비리 적발에 따른 추징·회수액은 모두 648억원이며, 이중 75.8%인 491억원이 내부신고에 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단독]교원소청심사委 ‘편파결정’ 논란

    [단독]교원소청심사委 ‘편파결정’ 논란

    석연치 않은 이유로 이화여대 교수 재임용에서 탈락해 교육과학기술부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재임용 거부처분 취소 청구’를 제기했던 이성형(49) 전 교수(정치외교학과)에게 최근 소청심사위가 기각 결정을 내린 것으로 5일 확인됐다.(서울신문 3월5일자 9면,6일자 11면 참조) 이 전 교수는 “중립기구인 소청심사위가 어떻게 학교측 손을 들어줬는지 납득할 수 없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지난 2월 이대는 비정년 교원도 계약 만료 전 재임용 절차를 거쳐야 하는 사립학교교직원법을 따르는 대신 이 전 교수에게 신규 임용 심사를 적용해 재임용에서 탈락시킨 바 있다. 이 전 교수는 같은 달 20일 절차의 부당성을 제기하며 학교측 결정 취소를 요구하는 소청심사를 청구했고, 위원회는 지난달 19일 기각결정을 내렸다. 소청심사위 ‘결정서’에 따르면, 위원회는 ▲이 전 교수가 사직서를 제출했고 ▲사립학교 교원 임용계약은 사법상 고용계약으로 학교측의 재임용 심사 의무 불이행에 문제가 없으며 ▲사직서 제출은 이 전 교수가 자발적으로 재임용 심의 신청을 포기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기각사유로 들었다. 이 전 교수의 변호인인 송병춘(법무법인 이산) 변호사는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이유”라고 반박했다. 송 변호사는 “학교측이 비정년 교원의 경우에도 재임용심사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이 전 교수에게 설명하지 않은 채 사직서를 쓰도록 했다.”면서 “이는 기망으로 대법원도 기망에 의한 계약은 무효로 판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직서 제출 또한 의원면직이 아닌 착오에 의한 것이므로, 이 경우 제출을 취소할 수 있도록 민법(107조,109조,110조)이 법적으로 보호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송 변호사는 “소청심사위원들이 민법만 제대로 알았어도 이 같은 결정은 절대 나올 수 없었을 것”이라면서 “기각결정을 내려놓고 사유를 짜맞춘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 전 교수 또한 “처음엔 비정년 교원은 재임용 심사대상이 아니라고 하던 학교측이 소청심사청구 사실과 언론보도 등이 있은 후부터는 재임용 심사대상은 맞지만 본인이 심사 청구를 하지 않았다고 말을 바꿨다.”면서 “향후 법정투쟁을 비롯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진실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 전 교수측은 다음주초 소청심사결과 취소를 요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현재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전국교수노동조합·학술단체협의회·이대 정치외교학과·정치학계 대표 등을 공동위원장으로 하는 대책위원회가 꾸려지고 있으며, 이달 중순부터 신문광고와 1인시위 등을 통해 구체적 활동에 들어갈 방침이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女교사ㆍ중학생 ‘금단의 사랑’ 日서 논란

    女교사ㆍ중학생 ‘금단의 사랑’ 日서 논란

    “우리 그냥 사랑하게 해주세요.” 최근 일본에서 여교사(28)와 남자 중학생(14)의 ‘금단의 사랑’이 논란이 되고 있다. 나이와 사제관계를 뛰어넘은 주인공은 홋카이도(北海道아바시리(網走)시 공립중학교에 근무 중이던 여교사 A씨와 같은 학교 2학년 생인 B군. 농구부의 고문과 부원으로 만난 둘은 지난해 12월부터 메일을 주고받고 노래방을 드나들었고 급기야 올 3월부터는 호텔에서 수차례 성관계를 갖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러한 둘의 관계는 오래가지 못했다. 남학생이 여교사와의 외박을 위해 둘러댄 핑계가 친구의 부모에게 들켜버린 것. 친구의 부모는 이 사실을 즉시 학교에 알려 둘의 관계가 탄로났다. 홋카이도 교육위원회는 사실관계를 확인 후 이 여교사에게 면직처분을 내렸다. 여교사는 “우리들 사이가 인정받을 수 없다는 건 알았지만 끌리는 마음을 어쩔 수는 없었다.”고 고백했다. 이 사건에 대해 대다수의 일본 네티즌들은 “남교사와 여학생의 부적절한 관계와 비슷하니 구속해야 한다.”며 여교사가 면직처분으로 끝난 것에 대해 대체로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한편 지난 5월 포항에서도 20대의 전직 여자 학원강사가 남자 중학생과 성관계를 갖다 구속되는 유사한 사건이 있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김철 기자 kibou@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열린세상] 경제 예측의 우(愚)/조환익 전 산자부 차관

    [열린세상] 경제 예측의 우(愚)/조환익 전 산자부 차관

    일기예보가 좀 틀리면 기상청은 온갖 몰매를 다 맞는다. 그렇지만 경제예측이 좀 틀린다 하더라도 그 때문에 책임지고 물러난 국책연구소나 민간연구소장 또는 공직자가 있었다는 이야기는 들어 보지 못했다. 또한 주가예측이 틀렸다고 면직된 증권사 애널리스트 이야기도 들어 본 적이 없다. 각종 연구기관이나 정부에서는 연초 경제성장률이나 무역수지 전망을 발표하지만 연말에 가서 잘 들어맞는 적은 거의 없다. 경제성장률 전망은 항상 좀 낙관적으로 예측되었다가 경기가 가라앉으면 슬그머니 내려오곤 하였다. 반면에 무역수지 전망은 대체로 보수적으로 하여 연말이 되면 초과달성을 즐기곤 했는데, 금년은 그 반대로 될 것 같아서 걱정이다. 물가예측은 특히 금년 같은 경우에는 맞히면 오히려 이상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민간기업 활동과 연관된 경제지표를 보면 더 말할 것도 없다. 특히 환율예측, 주가전망 등에 가서는 도무지 전망이 왜 필요할까 싶을 정도로 틀려 나간다. 최근 들어서는 그 정도가 더 심해지는데 기업은 이에 맞추어 투자계획, 자금계획, 수출계획 등을 짜야 하니 기업경영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특히 증권사들의 주가전망은 지켜보기 민망할 정도였다. 작년 하반기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국제금융계가 중병(重病)이 들었는데도 아직까지는 한국주식의 펀더멘털이 좋다고 하면서 ‘묻지마 투자’를 방관하다 결국 연초부터 서브프라임 발(發) 폭락장을 주식투자자들로 하여금 겪게 했다. 올해 상황을 보면,4월말 이후부터 국제 금융위기가 일단락되면서 국제유동성이 좀 풀릴 기미가 있자 이미 KOSPI 지수가 1850을 넘었고 곧 2000을 바라볼 정도로 빠른 회복속도를 보이고 있다. 그런데 우리 증권 애널리스트들은 얼마 전만 하더라도 연말에나 1800선이 될 것이라고 예측을 하더니 지금은 재빨리 2300선 전망까지 뿌린다. 이는 우리 애널리스트뿐만이 아니다. 미국이나 유럽의 대형 IB들로부터 나온 예측을 보자면 더 황당하고 또 어떤 때는 의도적 왜곡도 있는 듯하다. 아마 이 접근이 결국 파생상품 위기를 가져온 것이 아닌가 싶다. 그런데 일견 다시 보면 경제예측은 틀리는 것이 당연하다. 또 예측은 틀리자고 존재한다. 더구나 요즘은 기술혁신의 속도가 광속도이고 이에 시장의 반응속도 또한 신속하게 나타나고 있으므로 시장의 변화속도는 과거의 10배 이상 빠르다. 거기에다 전세계에 100조달러가 넘는 과잉유동성이 몰려다니는 상황이니 시장 변화의 규모도 가공(可恐)할 상황이다. 그러니 1년의 경제예측이라는 것은 의미가 없고 거의 매달 매달, 심지어는 주 단위로 세계 경제상황을 새로 그려내야 할 상황이다. 불과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곡물가, 원자재 값이 두 배로 뛰리라고 예측하는 용감한 경제 분석가는 없었다. 이제는 불연속성이 트렌드다. 불연속의 진폭도 매우 크다. 중장기 전망이라는 것이 의미가 없어지고 초단기적 분석이 필요한 때이다. 그만큼 우리에게는 실물경제와 국제금융, 즉 돈의 흐름을 순발력 있게 꿰뚫는 전문가의 양성이 시급하다. 다만 정부의 성장률, 수지전망 등 거시적 경제전망은 그런대로 경제심리의 안정이란 차원에서 (나중에 좀 틀린다 하더라도) 필요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경제성장률 전망을 넉넉하게 하는 것은 경제 투자심리 차원의 정책적 의미가 더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불연속성의 시대인 현재의 경제예측이 틀려나간다고 비판만 할 것이 아니라 이해와 함께 보다 정교한 실용적 대안 수립이 필요한 때이다. 일례로 기상예보에서 ‘내일 비올 확률 ○○%’라고 예견하듯이 주가 예측도 ‘내달 말일 주가 2000칠 확률 ○○%’라고 한다면 어떨까? 조환익 전 산자부 차관
  • 공직 부적격자 가려내기… 시정지원단 시행 2년 현주소

    공직 부적격자 가려내기… 시정지원단 시행 2년 현주소

    “지나간 공직생활을 뒤돌아봤습니다.” “창피해 그만둬야겠어요.” 공무원의 ‘철밥통 관행’을 깨기 위해 도입된 인사혁신제인 ‘시정(업무)지원단’이 시행 2년째를 맞고 있다. 직원들의 명암은 역시 많이 엇갈린다. 지원단 발령 당시 “하필 내가….”라며 억울함을 토로하고 반발한 직원이 많았다. 하지만 28일 지자체 관계자들의 말에 따르면 궤도에 안착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많은 직원이 이같은 발령을 받아들이고 심기일전의 계기로 삼아 주어진 ‘허드렛일’에 열성을 보인다는 말이다. 따라서 대상자의 상당수는 6개월이나 1년 후 평가에서 우수 성적을 받아 정상업무에 복귀했다. 적응하지 못하거나 불만을 삭이지 못해 공직을 떠난 이도 있다. ●반성→심기일전→허드렛일 묵묵히 이 제도는 2007년 초 울산시에서 처음 도입됐다. 대상 직원들은 6개월∼1년 쓰레기 분리수거, 도로정비 등을 맡은 뒤 평가를 받아 퇴출이나 부서 복귀가 결정된다. 부산시는 지난해 5월 말 6급과 7급 각 3명, 기능직 1명 등 7명을 ‘특별관리대상 공무원’으로 선정해 ‘시정업무지원단’에 발령내 도로시설물 점검 등 현장업무를 맡겼다. 시는 3개월마다 중간평가를 하고 6개월 단위로 업무복귀 여부를 심사한 결과,2명은 지난해 말 평가에서 개선노력을 인정받아 정상업무에 복귀했다고 밝혔다. ●부산, 부서별 의무 지명 지양키로 1명은 도중에 사표를 내고 공직을 떠났다.1명은 질병으로 휴직했다. 나머지 3명은 아직 지원단에 남아 현장 업무를 하고 있다. 시는 남아있는 3명에 대해 다음달 최종 평가를 해 업무복귀 여부를 결정한다. 부산시는 앞으로 시정업무지원단 운영을 해당 직원에게 문제가 생기면 심사를 한 뒤 현장에 투입하는 방식으로 개선하기로 했다. 부서마다 강제적으로 일정 인원의 이름을 제출하도록 하는 ‘부적격 공무원 선정’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시 관계자는 “조직의 긴장감을 유지하고 일하는 분위기 조성을 위해서는 무능·부적격 공무원에 대한 특별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방식을 개선해 계속 운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서울시도 지난해 4월 102명의 공무원을 시정지원단에 발령해 1년 후인 지난달 58명을 복귀시켰다. 나머지 가운데 12명은 중간에 스스로 옷을 벗었다.18명은 면직됐으며 10명은 반성의 모습을 보이지 않아 인사위원회를 거쳐 직위해제됐다. 서울시는 올해도 제2차 현장시정지원단 대상자로 지난달 4급 1명 등 모두 88명을 확정했다. 이들은 6개월 동안 인성 재교육 프로그램을 받은 뒤 정상복귀 여부가 결정된다. ●울산은 4명 전원 ‘원위치´ 인사혁신제도 시행의 원조인 울산시도 올해 초 5급 1명 등 5명의 공무원을 시정지원단에 두번째 발령냈다. 시정지원단이 처음 생긴 지난해 지원단에 발령받았던 5급 1명 등 4명은 올해 초 모두 정식 부서로 복귀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지난해 시정지원단에 발령받았던 공무원들이 열심히 업무를 수행한 결과 좋은 평가를 받았으며 현재 이들은 각자 자기 부서에서 성실하게 업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종합·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KBS이사회 ‘여야 구도’ 변화 주목

    KBS이사회 ‘여야 구도’ 변화 주목

    김금수 KBS 이사장이 사퇴서를 제출한 가운데, 후임 이사 인선 등 향후 KBS 이사회의 운영을 놓고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 이사장은 지난 21일 일부 이사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사표를 냈다. 김 이사장은 이날 제출한 사퇴의 변에서 “최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과의 비공개 만남 내용이 알려진 것에 대해 도의적인 책임을 진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A이사는 26일 “실제로 김 이사장이 최 위원장을 만났을 때 비공개를 전제로 한다는 이야기는 없었던 것으로 안다.”면서 “김 이사장이 이전부터 고민해 오다 이번 일을 계기로 사퇴를 결행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정연주 사장 ‘사퇴 권고´ 재추진할 듯 김 이사장의 사퇴서는 현재 청와대로 넘어가 있는 상태다. 행정안전부 심사임용과는 “지난 22일 방통위로부터 김 이사장의 사표를 받아 26일 오전 대통령에게 제출했다.”고 밝혔다. 김 이사장의 사표가 수리되면 방통위는 잔여 임기(2009년 8월까지)를 채울 KBS 이사 1명을 추천하고 대통령이 이를 임명하도록 돼 있다. 이사진 11명이 갖춰지면 호선을 통해 KBS 이사장을 새로 선출한다. 김종호 방통위 규제개혁법무담당관은 “이사 선임은 학계, 방송, 경영, 법조, 지역, 여성 등 각계의 전문성과 대표성을 고려해 방통위가 추천, 대통령이 임명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KBS 새 이사 선임과 관련, 현재 5대5로 추정되는 현 이사회내 여야 구도가 앞으로 어떻게 바뀔지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퇴한 김 이사장은 야당측 인사로 분류된다.B이사는 “이사회 의결정족수인 6명을 채워 정연주 사장 사퇴 권고안을 재추진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C이사는 “방송법에 따르면 KBS이사회는 사장에 대한 임명제청권만 있을 뿐, 면직에 대한 법적 권한은 없다.”며 “사장에게 사퇴를 권고하는 것은 월권”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임시이사회 “2007년 경영 부정적 평가” 한편 KBS 이사회는 25일 임시이사회를 열고 KBS 경영평가단이 제출한 ‘2007년 경영평가보고서’에 대해 논의, 이를 토대로 수정을 거쳐 방송문안을 채택했다. 문안에는 “KBS의 2007년 경영성과는 여러 긍정적 성과에도 불구하고 만성적인 적자를 기록하고 수신료 인상에 실패했으며 인사제도 개혁에도 성과를 내지 못함으로써 경영에 대한 부정적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KBS는 방송법에 따라 이 방송문안을 공개해야 하며, 오는 31일 ‘KBS 9시 뉴스’를 통해 방송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D이사는 “정연주 사장 등 경영진에 대해 경영 책임을 물은 것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민주언론시민연합은 26일 성명서를 내고 “원안에 없던 방송문안의 수정은 일부 이사들이 시청자들에게 ‘정연주 사장 체제’에 대한 부정적 평가를 부각시키려 애쓴 것을 보여준다.”면서 “정연주 퇴진을 위해 방통위, 보수신문, 한나라당이 ‘반 정연주 커넥션’을 통해 정치공세를 펴고 있다.”고 비판했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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