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면죄부
    2026-03-26
    검색기록 지우기
  • 러브스토리
    2026-03-26
    검색기록 지우기
  • 라오스
    2026-03-26
    검색기록 지우기
  • 월요일
    2026-03-26
    검색기록 지우기
  • 크롭톱
    2026-03-2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263
  • “우리·민주·고건 헤쳐모여식 연대 메시지”

    민주당 조순형 전 대표의 ‘귀환’을 두고 각 정파는 아전인수식의 해석을 내놓고 있다.‘탄핵 면죄부’와 ‘정계개편론’,‘정권 심판론’ 등 여야 각당의 자평은 다분히 주관적인 복선을 깔고 있다. 서울신문이 27일 정치·사회학자와 여론조사전문가, 정치컨설턴트 등 전문가 10명을 인터뷰한 결과, 이들의 해석은 정치권의 시각과 차이를 보였다. ●“조순형이기때문에 당선된 것”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서울 성북을 선거 결과를 ‘탄핵 면죄부’로 해석하는 시각에 반대했다. 대신 ‘조순형 인물론’에 무게를 싣는 의견이 많았다. 경희대 교양학부 김민전 교수는 “탄핵 주역 이미지가 조 후보에게 부정적 영향을 주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긍정적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었다.”면서 “다만 의정활동을 잘하고 다선이면서 부패와 거리가 있었던 조 후보의 인물론 우위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한귀영 연구실장은 “탄핵 등의 이슈를 좇아 적극적으로 투표를 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전제,“호남 비하 발언 등이 한나라당에 악재로 작용한 데다, 인물론 구도로 진행된 것이 조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고 진단했다. 상지대 교양과 정대화 교수는 “참여율이 낮은 재선거에서 후보 개인의 지명도가 크게 작용한 것 같다. 탄핵이 쟁점도 아니었고, 열린우리당 후보의 이미지도 탄핵과는 관련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미디어리서치 김지연 이사는 “조순형이라는 인물이 참여정부와 열린우리당에 대립각을 세운 인물이기 때문에 지지하기 쉬웠을 것”이라면서 “민주당이기 때문이 아니라 조순형이기 때문에 당선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김 이사는 “민심이 한나라당을 배척하고 열린우리당을 버리고, 민주당으로 몰아갔다고 보는 것은 잘못”이라고 덧붙였다. ●“열린우리당도, 민주당도 대안 아니다” 전문가들은 ‘민주당발(發) 정계개편’ 시나리오에 회의적이었다. 반면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고건 전 총리 등을 망라한 새로운 연대의 필요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숭실대 정외과 강원택 교수는 “민주당이 탄력을 받긴 하겠지만, 민주당에 대한 민심의 적극적인 구애라기보다는 기존 주요 정당에 대한 저항심리가 작용했다.”고 해석했다. 그는 “열린우리당이 신망을 못 받는다는 사실은 확인됐기 때문에 변화를 꾀해야 한다는 자극은 됐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그런 움직임이 민주당 중심으로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민대 정치대학원 김형준 교수는 “호남 출신 유권자가 지난 5·31 지방선거에 이어 ‘반노 비한’의 전략투표를 했다.”면서 “이는 민주당이 정계개편의 중심에 서라는 것이 절대 아니다.”고 분석했다. 그는 “한나라당의 집권을 막으려면 열린우리당으로는 도저히 안 된다는 것이며, 열린우리당이 기득권을 버리고 민주당과 열린우리당, 고건 전 총리 등 3자가 동등하게 연대하라는 메시지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민주당이 정계개편의 중심이 될 것이라는 해석은 철저하게 민주당의 시각”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정치컨설팅업체 e윈컴 김능구 대표는 “호남인들이 민주당을 선택했다기보다 열린우리당을 버렸다고 볼 수 있다.”면서 “서부벨트의 ‘헤쳐 모여식 통합신당’ 추진을 가속화하란 뜻”이라고 풀이했다. ●“도로민정당과 수해골프도 싫다” 이들은 한나라당의 7·11 전당대회와 수해 골프 등이 표심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연세대 사회학과 김호기 교수는 “집권여당에 대한 실망뿐 아니라 한나라당의 ‘도로 민정당’식 지도부 구성, 수해골프 등에 대한 불만이 조 후보가 반사이익을 얻는 데 작용했다.”고 말했다. 정치컨설팅업체 ‘민’의 박성민 대표는 “공천비리 파동, 수해골프 등으로 한나라당을 찍지 않은 것”이라면서 “성북을이 전통적으로 한나라당 강세지역이 아닌 데다, 막판에 한나라당 지지자들이 뭉칠 만한 계기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코리아리서치 원성훈 사회여론조사부장은 “한나라당에서 수해 골프 등 사건이 터지니까 유권자들의 표심이 다른 대안을 찾아 민주당으로 잠시 옮겨간 것”이라고 해석했다. 국민대 정치대학원 김형준 교수는 “투표율이 낮은 것은 7·11 전당대회에 실망한 한나라당 지지층이 투표를 많이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면서 “이번 선거는 한나라당의 7·11 전당대회에 대한 심판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지연 황장석기자 anne02@seoul.co.kr
  • [문화마당] 거꾸로 가는 일본의 역사시계/허동현 경희대 교양학부 교수

    패전이전 일본의 군국주의가 여성용 속옷 브래지어라면, 일본의 우파는 그 속에 든 찌그러뜨려도 원형으로 돌아가는 형상기억 합금이며, 일왕은 호크라고 할 수 있다. 좀 민망하지만 끊이지 않고 계속되는 일본의 우경화 현상을 설명할 때 종종 드는 예화다. 군국주의의 사전적 정의는 “군사력에 의한 대외적 발전을 중시하여, 전쟁과 그 준비를 위한 정책이나 제도를 국민생활에서 최상위에 두고 정치·문화·교육 등 모든 생활 영역을 이에 전면적으로 종속시키려는 사상과 행동양식”이다.“대일본제국은 만세일계(萬世一系)의 일왕이 통치한다.” 대일본제국헌법(1889) 제1조이다. 눈을 씻고 찾아보아도 세계 모든 나라의 헌법이 공통적으로 보장하는 국민주권과 이를 지킬 국민저항권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타이완침략, 운요호사건, 청·일전쟁, 의화단 봉기 진압, 러·일전쟁, 제1차 대전시 대독 선전포고, 러시아혁명에 간섭한 시베리아 침략, 만주사변, 중·일전쟁, 소련과 충돌한 모몬한 사건, 그리고 태평양전쟁. 당시 이웃나라를 상대로 열 손가락도 모자랄 만큼 쉼 없이 전쟁을 일으킨 나라는 일본 이외에는 없다. 그 죗값으로 맞은 원자폭탄 두 발에 군국 일본은 무릎을 꿇었다. 침략전쟁의 두 주역 군부와 재벌이 해체되고(1945), 일왕은 살아 있는 신에서 인간으로 내려앉았으며, 전쟁을 금지하는 평화헌법이 만들어졌다(1946). 미국은 일본인들의 가슴을 옥죄고 있던 브래지어를 풀어내려 하였다. 하나 이게 웬일인가? 1947년 중국 국민당이 공산당에 밀려나기 시작하면서 미국은 주저하기 시작했다. 이른바 역코스(reverse course)라 부르는 점령정책의 전환이다. 미국은 민주주의라는 선물을 일본 시민에게 주었다 포장도 뜯기 전에 다시 빼앗아갔다. 역사의 시곗바늘은 거꾸로 돌기 시작하였다. 1948년 재벌기업의 자회사 폐지계획이 축소되었으며, 극동 군사재판은 침략전쟁의 주역들 대다수에게 면죄부를 주었다.1949년 중국 국민당이 타이완으로 쫓겨 가고 1950년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나자, 전범자는 죗값도 치르지 않고 정계에 복귀하였다. 이들은 1951년 미군주둔을 허용하고 미국의 전략체제 속에 일본을 종속시키는 미일안전보장조약을 맺는 대가로 1952년 발효된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에서 독립을 얻어 내었다. 반공의 이름으로 전범세력과 타협한 미국은 군국주의라는 때묻은 브래지어를 다시 일본 시민들에게 채웠다. 일왕이라는 호크와 침략전쟁의 주역인 형상기억 합금은 그대로 남았다.1954년 미·일 상호 방위원조협정에 따라 방위청이 세워지고 자위대라는 미명하에 다시 군대가 들어섰으며, 이듬해에는 평화헌법 개정을 당헌으로 내건 자민당이 집권하였다. 전후 집권세력의 뿌리는 군국주의 전범세력이다. 이들은 형상기억 합금처럼 미군정에 의해 구부러지기 이전 군국주의 시절로 되돌아가려 했으며,1991년 냉전의 해체는 그 복원력에 탄력을 더해주었다. 침략의 과거사를 미화하는 역사교과서 왜곡, 전범세력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 참배, 전쟁도 벌일 수 있는 ‘보통국가’ 만들기, 일장기 달기와 기미가요(일본국가) 부르기의 의무화나 ‘애국심’ 교육 강화를 통한 전체주의 되살리기, 독도 영유권 주장, 그리고 작금의 북한 선제공격론은 모두 일본 우익이 벌이는 원형찾기 작업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다. 이처럼 지배 엘리트가 철저한 역사적 성찰을 하기는커녕 원폭을 핑계로 마치 전쟁의 피해국인 양 침략의 역사에 분칠을 하는 일본의 역사시계는 아직도 뒤로만 가려 한다. 하나 우리는 어둠 속에서도 희망의 불빛을 본다.2001년과 2005년 일본 우익이 주도한 역사교과서 왜곡파동 때 역사의 기억을 둘러싼 내전에서 승리한 일본 시민사회의 힘을 믿기 때문이다. 그들이 자력으로 가슴을 옥죄는 브래지어를 벗어버리고 동아시아와 함께 사는 진정한 평화국가 일본을 이룰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그날이 올 때까지 우리는 기꺼이 연대의 손길을 내밀 것이다. 허동현 경희대 교양학부 교수
  • ‘성북을’ 정계개편 도화선 되나

    민주당의 역전이냐 한나라당의 전승이냐?7·26 재보선을 하루 앞둔 25일 정계 안팎의 관심은 온통 서울 성북을 선거구로 쏠렸다. 민주당 조순형 후보가 가파른 상승세를 타면서 최접전 지역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애초 한나라당의 싹쓸이가 예상됐다가 ‘수해 골프’등 악재가 잇따라 터지면서부터다. 게다가 노무현 대통령 탄핵을 주도했던 민주당 조 후보가 승리할 경우 단순히 1석 추가의 의미에 머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탄핵 면죄부’ 성격에다 정계 개편의 도화선 등 ‘+α’의 의미를 지닌다는 얘기다. 현재 판세는 서울 송파갑, 부천 소사, 경남 마산갑 3곳의 경우 한나라당의 우세가 예상되지만 성북을은 한나라당과 민주당 모두 승리를 주장하는 등 예측을 불허하고 있다. 물론 열린우리당도 성북을과 부천 소사 2곳에 막판까지 희망을 걸고 있다. 핵심 관계자는 “부천 소사의 경우 김만수 후보가 확실한 상승세이고, 성북을에선 민주당 조순형 후보가 선전하고 있지만 막상 투표함을 열면 우리당 조재희 후보까지 3파전 양상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2곳 다 가능성이 낮은 것이 사실이지만 져도 의미 있는 득표율을 기록하면 평가를 달리 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한나라당도 성북을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원래 3곳이 한나라당 몫이기에 ‘수성’의 성격인 반면 성북을에서 승리해야 1석을 추가한다는 상징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나라당과 민주당 모두 성북을 승리를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내면 풍경은 약간 다르다. 한나라당은 조심스럽게 ‘박빙 속 승리’를 기대한다. 반면 민주당은 ‘이미 역전됐다’며 자신감이 넘친다. 이상열 대변인은 “조 후보는 부친 조병옥 박사 이래 성북에서 정치활동을 해온 이력에다 원칙·소신을 지키는 ‘미스터 쓴소리’ 이미지가 유권자를 파고들고 있다.”며 “인물론에서 다른 후보들에 압도적 우위를 보인다.”고 승리를 장담했다. 만약 조 후보가 이길 경우 민주당은 물론 정치권에 미칠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경우 수도권에 보루를 마련하는 것과 동시에 한화갑 대표 독주체제가 흔들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노 대통령 탄핵의 주역인 조 후보가 승리할 경우 민주당은 ‘반(反)노무현, 비(非)한나라당’ 세력의 구심점으로 자리매김, 정계개편 과정에서 주도권을 거머쥘 것으로 희망섞인 전망을 한다. 이와 관련, 이상열 대변인은 “민주당이 주장한 정계개편 중심론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민주당이 한국정치의 새 틀을 짜는 중심이 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종수 황장석기자 vielee@seoul.co.kr
  • 전군표 국세청장 “권력이미지 탈피 복지세정 펼것”

    전군표 신임 국세청장은 18일 “기계적이고 냉혹한 세법 집행으로 세금을 걷기만 하고, 부조리로부터는 자유롭지 못하며 정치적 중립마저 의심받던 과거의 권력기관 이미지에서 과감히 탈피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 청장은 이날 취임식에서 이같이 말하고 “납세자가 억울함이나 과중함을 느끼지 않고 편안한 마음으로 기꺼이 세금을 낼 수 있도록 하고, 국민의 복지까지 생각하는 서비스 기관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아가 근로소득보전제도(EITC) 도입 등을 감안해 어려운 계층의 복지에까지 세정의 역할을 확대함으로써 사회통합에 기여하는 ‘따뜻한 세정’을 이뤄나가겠다.”고 밝혔다. 전 청장은 향후 세무조사 방식과 관련,“성실신고 유도에 도움이 되지 않는 건수 위주의 조사운영은 납세자에게 면죄부를 주거나 내성만 길러주는 역효과를 초래할 수 있는 만큼 조사 건수와 기간을 줄이는 등 양적인 측면보다 질적인 측면에 중점을 둬 세무조사를 운영하겠다.”고 설명했다.그는 국세청 내부 조직혁신 문제에 대해 “현재의 일하는 방식, 업무량, 조직체계를 전반적으로 재점검해 고비용·저효율적인 업무는 없애고 창의적이고 생산적인 업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9급이나 8급에서 출발하더라도 최고의 위치까지 오를 수 있는 길이 반드시 열릴 수 있도록 발탁 인사와 투명한 인사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깨미동과 떠나는 생각여행](16)아름다운 1%의 기부

    ■ 생각열기 얼마 전 세계 2위 부자 워런 버핏은 전 재산의 85%에 해당하는 370억달러(우리돈 약 35조원)를 기부해 지구촌을 따뜻하게 달궜다. 특히 기부금 가운데 83%인 약 300억달러는 빌 게이츠 재단에 기부함으로써 기존의 기부자와는 다른 선택을 보여줬다. 새로운 재단을 설립하여 자신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기회임에도 불구하고, 건강한 사회 공헌 기관을 찾아서 기부함으로써 세상을 두 번 놀라게 했다. 또한 ‘버핏 효과’를 일으켜 앤드루 로이드웨버, 청룽(成龍), 마이클 블룸버그 등 전 세계 유명 인사들이 기부 행렬에 동참을 하였다. 이것은 도덕적 의무(noblesse oblige)의 아름다운 실천이 척박한 우리 현실을 돌아보게 되는 기회가 되었고, 기부문화가 낯선 우리에게 신선한 도전을 줬다. ■ 생각에 날개달기 기부란 무엇인가? 사전적인 의미로 자선 사업이나 공공사업을 도울 목적으로 재물을 내어 놓는 행위다. 그러므로 돈을 많이 가진 사람이나 할 수 있는 일로서 소위 특별한 사람들의 영역으로 생각해 왔다. 이것은 시혜적인 입장에서 가진 자들이 못가진 자들을 향한 아래로 전하는 베풂의 방법이라는 편견을 낳았다. 우리 사회의 왜곡된 기부 관념이 자발적이고 소중한 작은 기부의 손길을 가로 막고 있는 것이다. 원래 우리 민족은 품앗이의 전통이 문화적 풍토였다. 다른 사람을 돕고 이웃을 돌보는 것을 미덕으로 삼았던 민족이었다. 그러나 전쟁과 산업화를 거치면서 환난상휼이나 상부상조의 아름다운 미덕은 사라져 갔다. 마치 빛바랜 도화지처럼 끈끈한 정도 더불어 사는 삶의 모습도 퇴색했다. 이렇게 기부에 대한 문화적 장벽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아름재단의 한국인의 자선적 기부 지수 조사에 따르면 2003년 연평균 1인 기부액은 5만 7000원, 국민 1인당 자원봉사 활동 평균 시간은 7.38시간으로 전 국민의 64.3%가 자선적 기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인의 공동체 지향성이 아직도 살아 있다는 증거다. 십시일반의 정신이 기부의 기본 원리다. 작은 한 줄기의 개천이 모여서 큰 강물을 이루고 바다를 형성하는 것이다. 작지만 보통 사람의 1%의 기부도 쌓이면 세상을 바꾸는 큰 힘이 되는 것이다. 왜냐하면 1%는 자신의 가장 소중한 것을 남에게 주는 이타적 사랑의 표현인 동시에 나눔의 철학이 있기 때문이다. 기부는 자신이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것부터 시작하고, 나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그리고 지금 당장 실천해야 한다. 병에 들었다가 나았을 때, 가족이 생일을 맞이했을 때, 부모님의 결혼기념일을 축하할 때, 입학과 졸업의 감사를 느낄 때, 스승의 날과 어버이날 같은 기념일에 감사와 축하의 기부를 하는 것이다. 기부의 진면목은 일상성에 있다. 연말연시나 재해를 당한 이웃을 향하여 이뤄지는 일회성 이벤트의 모습이 기부의 전부는 아니다. 또한 기부는 거액의 돈 지갑을 여는 것이 아니라 이웃을 행한 마음을 여는 힘에 있다. 이 세상에 나눌 수 없는 사람은 없다. 기부는 생활의 한 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부를 어려워하는 이유는 경제적 곤궁함에도 있지만 기부의 경험 없었거나, 기부의 시기성을 고정화시키거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기부는 성역이 따로 없다. 회사의 CEO, 일용직 근로자, 장애인, 병든 자, 노인, 학생, 어린이에 이르기까지 동등하다. 기부하는 돈의 가치와 상관없이 동일한 마음 씀씀이의 질량을 가지고 있다. 때론 기업의 도덕성 면죄부로 기부하는 수천억의 돈보다는 이름 없는 간판을 달고 장사해서 하루 종일 번 돈을 기꺼이 기부한 노점상의 아름다운 기부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한다. 한편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알게 하라. 기부는 전염성이 있어야 한다. 선한 일은 알릴수록 사람들에게 희망을 준다. 도와주는 일도 투명성 있게 공개하면서 해야 한다. 사람들이 기부를 꺼리는 이유 중 하나도 기부기관을 찾기 못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기부기관의 재정적 투명성은 기부발전소를 가동시키는 동력이 된다. 우리는 간혹 기부문화를 이야기하면서 기업을 비판하거나 다른 사람을 탓한다. 이것은 기부에 대한 딴죽을 거는 행위이고, 기부의 기쁨을 맛보지 못한 사람들의 자기변명이다. 기부에 동참하는 사람들은 이미 나눔의 복을 누리고 있으며, 행복 바이러스에 감염돼 성공하는 사람들의 여덟 번째 습관으로 아름다운 1%의 기부를 가지고 있다는 지상최대의 비밀을 모르고 있다. ■ 생각주머니 넓히기 1. 내가 기부할 수 있는 일은 어떤 일이 있는지 ‘1% 기부 프로젝트’를 만들어 보자. 2. 아름다운 재단(www.beautifulfund.org)에서 실시하는 1%의 나눔 활동, 굿네이버스(www.100won.org)의 100원 기적 기부 활동에 동참하고 소감문을 써보자. 이규철 깨끗한 미디어를 위한 교사운동 안양 성문고교 교사
  • “기부이유로 집유판결 안된다”

    삼성, 현대자동차, 론스타 등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재벌기업 등이 거액의 기부 의사를 밝히고 있는 가운데 현직 판사가 기업의 기부행위를 양형에 반영해 집행유예를 선고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서울중앙지법 설민수 판사는 2일 법원 내부통신망에 ‘자선적 기부를 이유로 한 집행유예 판결의 적절성’이라는 글에서 “기부를 근거로 한 집행유예 판결이 위법하지는 않지만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부를 했다고 집행유예 판결을 하는 것은 일반인이 기부를 면죄부로 생각할 수 있다.”면서 “자선적 기부는 재력이 있다면 얼마든지 쉽게 할 수 있어 금전적 능력 유무에 따라 형량을 바꿀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설 판사는 기부가 정작 기업의 변화, 범죄예방·처벌에 효과가 없다면서 법원이 기업의 부적절한 관행을 개선하는 과정을 감독하는 이행프로그램을 도입할 것을 주장했다. 법원은 피해자를 특정할 수 없거나 사회적 법익을 훼손한 사건 등 피해자와 합의를 할 수 없는 경우 피의자의 반성과 함께 사회단체 기부나 사회봉사를 할 경우 양형 참작사유로 반영해 왔다. 올들어 지난달 20일까지 기부 등을 이유로 13건의 집행유예 판결을 내린 바 있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정회장 압박’ 의미있는 단서 포착한듯

    ‘현대·기아차 비자금사건’을 향한 검찰의 수사망이 좁혀지던 지난 2일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이 돌연 미국으로 떠나자 ‘도피성 출국’이라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됐다. 그동안 검찰의 수사선상에 올랐던 재벌 총수들이 해외로 떠났다 수사가 흐지부지된 뒤 귀국하면서 ‘사과보따리’와 면죄부를 맞바꾼 사례가 잇따랐기 때문이다. 안기부 불법도청사건에 연루됐던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신병치료 등을 이유로 미국에서 6개월 동안 머물다 검찰이 자신에게 무혐의 처분을 하는 등 수사가 일단락되자 지난 2월 귀국했다. 이 회장은 대국민 사과와 함께 “8000억원을 사회로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대선자금 수사와 관련,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도 2003년 10월에 출국해 일본에 머물다가 수사가 마무리되던 2004년 8월 귀국했다.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은 5년 8개월을 외국에서 떠돌다 귀국한 뒤 구속기소됐지만 대우가 이미 ‘사망한 기업’이라는 점이 현대차와는 다르다. 이번 정 회장의 출국전략도 ‘약발’이 통할까. 정 회장은 대선자금수사 때도 중국 등을 현지 시찰 명목으로 드나들었다. 검찰 안팎에서는 정 회장도 ‘삼성 8000억원 환원’에 준하는 모종의 ‘보따리’를 마련하고 있다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검찰은 표면적으로는 “봐주기 수사란 없다.”고 벼르고 있다. “재벌 앞에서 작아진다.”는 비판을 받던 검찰이 ‘초강수’를 두는 배경에는 지금까지 수사를 통해 정 회장 부자의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의미있는 단서’를 포착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시론] 범인은 ‘살인의 추억’을 반추하는데…/ 하창우 변호사

    [시론] 범인은 ‘살인의 추억’을 반추하는데…/ 하창우 변호사

    1991년 3월26일 도롱뇽 알을 주우러 집을 나갔다가 개구리 소년 5명은 실종됐다. 이후 11년 6개월 만인 2002년 9월 유골이 대구 달서구 와룡산 중턱에서 발견돼 타살로 판명됐다. 이들이 실종된 그날 타살됐다면 지난 26일 공소시효가 끝났다. 또 범인이 잡히지 않은 9건의 화성 부녀자 연쇄살인사건 중 8번째 사건은 지난해 11월 공소시효가 만료됐고, 마지막 사건도 내년 4월이면 공소시효가 끝나게 된다. 사형에 처할 수 있는 살인죄의 공소시효는 15년, 무기징역에 해당하는 범죄는 10년, 장기 10년 이하의 징역에 해당하는 범죄는 7년 등 공소시효는 범죄에 따라 기간이 정해져 있다. 이 기간이 지나 범인을 잡거나 범인이 나타나 범행을 자백하더라도 처벌할 수 없다. 공소시효가 완성된 범죄에 대해 검사는 공소를 제기할 수 없으며, 검사가 공소를 제기하더라도 법원은 형을 선고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공소시효제도를 두게 된 이유는 일정 기간이 지난 후의 사실상태를 존중함으로써 사회적 안정을 기하자는 데 있다. 또 오랜 시간이 지나면 범죄의 증거가 없어져 형벌권을 적절하게 행사하기가 어렵게 될 뿐만 아니라, 범죄에 대한 사회의 비난과 관심이 희박해지고, 범인의 사회적 생활 안정을 보장하려는 데 있다. 그러나 순진무구한 어린이 5명을 한꺼번에 살해한 범죄나 주로 10대나 20대의 나약한 여성을 골라 성폭행하고 잔인하게 살해한 범죄에 대해 사회적 비난과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으니 공소시효제도를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범죄의 증거를 오랫동안 보존하기 어렵다는 점은 첨단과학의 발달로 궁색한 변명이 됐다. 공소시효를 만들 당시에는 범죄의 증거를 확보하는 방법이 원시적이었고 증거를 장기간 보존할 경우 변질되어 범인에 관한 정확한 정보가 될 수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혈액과 체모나 체액을 DNA 분석으로 해독하여 범인에 관한 정보를 거의 영구적으로 보존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공소시효를 만든 가장 중요한 이유가 흔들리게 됐으니 제도를 정비할 때가 됐다. 아날로그 시대에 만들어진 공소시효를 디지털 시대에 손질하지 않고 그대로 두는 것은 실체적 진실을 은폐하고 범인에게 살인의 면죄부를 주는 격이 된다. 수많은 피해자를 잔인하게 살해한 흉악범은 끝까지 추적하여 처벌하는 것이 국가의 의무이며 억울한 죽음을 당한 피해자의 생명을 존중하는 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살인의 공소시효가 15년이 된 것은 1954년 형사소송법 제정 당시 일본의 법을 따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본도 시대 변화에 따라 2004년 사형에 해당하는 범죄의 공소시효를 15년에서 25년으로 늘렸다. 현재 미국은 연방법에 사형에 해당하는 범죄에 대해 공소시효를 두지 않고 있고, 사형제를 폐지한 주(州)도 있지만 각 주는 살인죄에 대해서만은 공소시효를 두지 않고 있다. 독일도 살인죄의 공소시효는 30년이다. 공소시효가 없으면 범인을 언제든 잡기만 하면 처벌할 수 있다. 우리도 이런 세계적 추세에 맞추어 살인과 같은 중한 범죄의 공소시효를 대폭 늘려야 한다. 지난해 8월 국회에 살인의 공소시효를 20년으로 늘리는 ‘공소시효 연장에 대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상정되었으나, 지금보다 5년을 늘리는 정도로는 갈수록 지능화되고 있는 범죄의 증거를 포착하여 범인을 처벌하기에는 부족하다. 공소시효를 폐지하는 것은 헌법상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될 여지가 있으므로 25년 정도로 늘리는 것이 타당하다. 하창우 변호사
  • “수완 탁월” “허풍 센편” 김재록 평가 다양

    “수완 탁월” “허풍 센편” 김재록 평가 다양

    여야는 ‘김재록 게이트’가 ‘제2의 최규선 게이트’로 확산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건이 갑자기 불거진 배경에 ‘어떤 의도’가 있는지 의아해하는 분위기다. 외형적인 반응은 열린우리당이 상대적으로 조심스럽고, 한나라당은 좀 더 적극적이다.1차 타깃의 시점이 국민의 정부 시절이기 때문이다. 또 검찰 관계자가 현대·기아차 신사옥 신축 인허가 문제를 언급한 것을 감안하면 현 정부 때의 문제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터졌다는 점에서 한나라당도 긴장하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일단 지켜보자.”는 자세다. 노웅래 공보부대표는 27일 “왜 이번 사건은 급하게 수사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고 조심스러워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정부와 일정 거리를 두려는 기류가 엿보인다. 우상호 대변인은 “국민의 정부 시절 일어난 일”이라면서 “우리당엔 (전 정권의 실세가) 없기 때문에 특별한 반응을 보일 일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전·현 여권의 정경유착 또는 부패 의혹을 캘 수 있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자체 진상조사단 구성도 검토키로 했다. 이방호 정책위 의장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전·현 정권에 이르기까지 모든 금융기관 정·관계 유착에 김재록씨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김재원 기획위원장은 “김대중 정부 당시 장관을 지낸 사람들이 참여정부에 많으니 정권의 총체적 부패를 드러낼 수 있는 사건이 될 수 있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그러나 검찰 수사 결과가 현 정권에 ‘면죄부’를 줄 가능성도 우려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로비는 현 정권과 관련된 부분이 더 큰 것 아니냐.”며 역공을 시도했다.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은 “검찰 수사가 미진하면 국정조사도 추진해야 할 중요한 사건”이라고 규정한 뒤 “165조원의 국민 혈세가 투입되는 과정의 검은 실체는 철저하게 베일에 가려져 있다. 김재록의 배후는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씨는 ‘마당발’이라는 별칭에 걸맞게 정치권의 평가 또한 다양했다. 그를 기억하는 정치인 상당수는 ‘수완’ ‘능력’에 높은 점수를 줬다. 국회의원 선거 때 김씨의 도움을 받았던 관료 출신의 열린우리당 의원은 “허풍이 좀 세기는 하지만 그만한 정치적 수완과 능력을 갖춘 인물이 없더라.”고 회고했다. 반면 열린우리당의 한 초선 의원은 “기업 구조조정이 한창일 때 여권 실세와의 친분을 과시하며 사기성을 보인 인물들이 적지 않았다.”며 “김씨도 그런 무리수를 둔 인물일 것”이라고 말했다. 전광삼 황장석기자 hisam@seoul.co.kr
  • [열린세상] 평등교육 이념의 ‘오·남용’/남승희 명지전문대학 교수·바른교육권실천행동 공동대표

    최근 청와대 홈페이지에 실린 ‘교육 양극화, 그리고 게임의 법칙’이라는 글을 보면서 60∼70년대 중남미를 휩쓸던 계급투쟁의 교육운동 이론과 많이 닮아 있다는 생각을 했다. 여당 원내대표의 ‘귀족계급’을 들먹인 실업고 일일교사 강의내용을 접하고는 ‘정치의 계절’에 교육을 정치적 목적으로 무리하게 꿰어맞춘 선전·선동의 전형을 보는 듯했다. 국정의 책임주체인 정부·여당의 이런 주장은 본말이 전도된 느낌이다. 교육 문제가 사회구조와 가정환경에서 비롯됐다고 단정함으로써 정부는 물론 교사나 교육정책 입안자 등 교육 공급자에게 면죄부를 준 셈이기 때문이다. 부모 직업을 바꾸란 말인가, 소득을 줄이란 말인가? 교육 문제의 진단과 대안 마련에는 교육 내적인 요인 못지않게 교육 외적인 요인도 중요하다. 그러나 교사와 학생이 교육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 조성 대신 부모 직업과 가계소득이 교육 양극화의 결정적 요인이라는 주장은 학부모들에게는 무책임하게 들린다. 사회구조와 가정환경을 탓하기 전에 교사와 학생간의 관계설정과 환경개선이 더 직접적이고 시급한 문제라고 학부모들은 본다. 학부모들을 계몽의 대상이나 이기적 집단으로 매도해서도 안된다. 자녀의 미래를 걱정하고 무한책임을 갖는 학부모들의 고민은 삶과 현실을 바탕으로 한 것이고, 이를 담보해줄 것을 정부에 요구할 수 있는 권리 주체이기 때문이다. 실업계고 대입특별전형 확대를 추진하는 여당의 발상은 더 놀랍다. 우수한 학생은 대학이 먼저 알아보고 데려간다. 그것이 대학의 생리다. 대학 입학전형을 여당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발상이야말로 구시대적이다. 실업계고의 주요 관심사가 대학진학이라면 일반고로 전환하는 것이 옳다. 실업고가 대입 특혜의 방편으로 인식되고 활용되는 것은 정의롭지 못하다. 청와대의 ‘교육 양극화’ 글에서조차 참여정부에서는 “직업교육으로서 실업계고의 실효성을 높이고자 하며 이를 위해 학력사회 풍토 타파와 산업구조의 변화에 따른 학제개편을 포함한 중장기 대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당연히 실업계고의 교육을 내실화하는 것이 우선이다. 일반계고보다 월등히 높은 실업계고의 중도탈락률부터 낮춰야 한다. 오히려 교육 양극화의 원인(遠因)이 평준화정책에 있다는 지적이다. 수준과 특성이 다른 학생들이 같은 교실에서 수업하는 상황에 대비한 교육환경과 교수방법의 변화가 적절히 뒷받침되지 않음으로써 발생하는 학생지도의 어려움과 교수(敎授)의 효율성 저하는 공교육 불신에 크게 한 몫 한다. 개인차에 따른 수준별 학습을 거부하는 정서 때문에 상위권 학생은 물론 학습부진 학생들조차 교실에서 소외되는 구조적 문제가 교육 양극화와 무관하다 할 수 있는가? 점점 심화돼가는 지역간·학교간 교육격차의 문제도 평준화체제와 무관치 않다. 평준화제도로 계층적 분리가 학군분리로 이어지고 도시와 농촌 간의 교육기회 분리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교육 양극화 해소를 위해 정부·여당이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학교의 책무성을 높이는 국가수준의 질 관리이고 이것은 교실혁신과 수업혁신에서 시작돼야 한다. 지식기반사회와 세계무역기구(WTO)체제에서 ‘세계 속의 한국인’으로 살아가야 할 미래세대를 위한 교육체제 수립이 필요한 때 다수의 힘을 동원해 소수의 능력을 억압하고 제한하며 핵심을 비켜가려 한다면 명백한 과오가 될 것이다. 조지프 애디슨은 시구(詩句)에서 “온갖 논리와 주장으로 사회를 갈라놓는 학자나 논객들을 볼 때 나는 슬픔과 놀라움에 젖는다.”고 한탄했다. 정치의 계절에 범람하고 있는 평등교육 이념의 ‘오·남용’은 개인과 국가의 미래에 엄청난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다. 할 수 없는 일을 하겠다거나 책임질 수 없는 일을 책임지겠다는 일은 선전·선동의 전형일 뿐이다. 남승희 명지전문대학 교수·바른교육권실천행동 공동대표
  • [사설] 고교등급제 되살아나서는 안된다

    검찰이 2005학년도 1학기 수시에서 ‘고교등급제’를 적용, 학생을 선발해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된 고려대, 연세대, 이화여대에 대해 무혐의처분을 내렸다. 검찰은 “학생선발은 대학의 재량이고, 학교측이 학생선발에 관한 사항을 자세히 알리지 않았다고 해서 남을 속이려는 위계(僞計)로 볼 수 없다.”면서 “따라서 별도의 입법이 없는 한 업무방해로 처벌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검찰의 처분은 고교등급제가 업무방해죄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한 형법적 판단”이라며 “고교등급제는 학생의 능력보다는 출신학교나 선배들의 성적으로 평가, 위헌 요소도 있는 만큼 허용할 수 없다.”는 종전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우리는 교육부 입장을 지지하면서 이번 처분이 고교등급제에 대한 면죄부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명확히 해 둔다. 죄의 성립여부는 당연히 법에 근거해야 한다. 검찰은 업무방해죄 구성요건에 해당되지 않아 무혐의처분을 내리게 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검찰의 판단대로 대학들이 적극적으로 교사와 수험생들을 속일 의사는 없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고교등급제로 수험생들이 선의의 피해를 입은 것 또한 사실이다. 비강남 학생들이 해당 대학의 그 다음 입시에서 대거 선발된 것이 이를 말해준다. 따라서 우리는 공익을 대변하는 검찰이 사법부의 판단을 구해봤더라면 하는 생각도 해본다. 우리는 대학들에 촉구한다. 이번 일을 고교등급제를 정당화하는 빌미로 삼아서는 안 된다. 나아가 교육부도 고교등급제로 수험생들이 불이익을 받는 일이 재연되지 않도록 대학에 대한 행·재정적 지도를 철저히 해줄 것을 당부한다. 아울러 정책 실효성을 위해 고교등급제를 법제화하는 것도 검토해보길 바란다.
  • ‘15년 시효’ 논란

    ‘15년 시효’ 논란

    온 국민들이 범인 검거를 갈망했던 ‘개구리 소년 유괴 살인사건´과 ‘화성 연쇄살인사건´은 결국 영원히 미궁 속으로 빠지게 됐다. 개구리 소년 실종 사건은 오는 25일, 화성 연쇄살인사건은 다음달 2일이면 15년의 공소시효가 만료되기 때문이다. 물론 이 시점이 지나면 범인을 잡아도 법정에 세울 수조차 없다. ●“아이들 한이라도 풀게 해 주세요” “5명의 아이를 무참히 죽인 범인들이 면죄부를 받고 거리를 마음껏 활보하고 다닐 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아이들 한을 못 풀어 주는 부모의 심정은 찢어질 뿐입니다.” 1991년 3월 26일 개구리 소년 사건 당시 11살 난 영규를 잃은 김현도(60)씨는 요즘 하루 하루가 천근처럼 압박해 온다. 공소시효 만료(25일 자정)까지 남은 시간은 5일뿐이기 때문이다. 개구리를 잡아오겠다며 집을 떠난 아들은 11년반 만인 2002년 9월 대구 와룡산에서 한줌의 유골로 발견됐다. 소년들의 두개골에서는 무려 50군데의 골절흔이 나타났다. 누군가 무겁고 날선 흉기로 수십 차례나 내리쳤다는 증거다. 타살로 결론이 나자 살인에 해당하는 15년의 공소시효가 적용됐다. 단일 실종사건으로는 최대 규모인 32만여명의 경찰이 동원됐고, 제보만도 1000여건이 넘었지만 범인의 행방은 오리무중이다. 전 국민을 살인의 공포에 떨게 했던 화성 연쇄살인사건도 마지막 10차 사건이 4월2일로 공소시효가 만료된다.86년 9월 15일부터 마지막 살인 사건이 있었던 91년 4월까지 여성 10명이 죽어갔지만 8차 범행을 제외하고는 단서조차 찾지 못했다. 2001년 9월 이후 사건은 하나둘씩 공소시효를 넘겼고 이제 마지막 사건인 10차 범행의 공소시효마저 끝나가고 있는 것이다. ●국내 공소시효는 낡은 ‘made in Japan´ 살인 등 강력범죄로 사형을 받는 사건의 공소시효는 15년이다.1954년 형사소송법 제정 당시 일본의 형사법을 기준으로 삼았지만 일본은 25년으로 시효를 연장했다. 독일은 30년, 미국은 연쇄살인 등 강력사건은 아예 공소시효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도 연쇄살인과 강간 등 반사회적 강력범죄는 공소시효를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일부 시민들은 시효 연장을 촉구하는 서명운동도 펼 계획이다. 15년간 개구리 소년 사건을 수사해온 대구 성서경찰서 길성갑 경위는 “이렇게 수사를 접을 수밖에 없는 것이 아쉽다. 범죄자에게 일률적 잣대로 공소시효를 적용하는 것은 국민 정서상으로나 범죄 예방차원에서도 올바르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올해 초 국가인권위원회도 반인도적 범죄 등의 공소시효의 배제나 정지를 권고한 바 있다. ●법조계 “15년이면 증거도 부정확” 반면 법조계 등에서는 공소시효의 폐지에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법무부 김수남 공보관은 “법적 안정성에 예외를 두는 공소시효 폐지는 또 다른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15년 이상 지난 오래된 범죄의 경우 사실상 증인을 포함한 증거 자체가 부정확해진다는 점도 공소시효 폐지를 어렵게 하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한편 김씨를 비롯한 개구리 소년 부모 5명은 공소시효가 끝나기 전인 23일 소년들의 유골이 발견된 와룡산을 찾아 범인들의 양심선언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김씨는 “범인이 아이들에게 용서라도 빌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영규·대구 한찬규 기자 whoami@seoul.co.kr
  • ‘바이칼’이 위험하다

    ‘바이칼’이 위험하다

    나날이 격화되는 에너지 확보 경쟁이 지구촌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지구의 허파’ 아마존강에 이어 이번엔 북반구의 마지막 청정지대로 꼽히는 바이칼 호수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중앙아시아의 바이칼호수 인근을 관통하는 대규모 송유관 건설 프로젝트가 최근 러시아 정부 산하 환경감시기구의 승인을 얻음에 따라 상반기 중 공사 착수가 가능해졌다고 8일 보도했다. ●아시아 시장 원유공급 위한 대역사 프로젝트는 러시아 정부가 최근 국제 석유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른 중국과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에 원유를 공급할 목적으로 국영 파이프라인 기업인 트랜스테프트와 함께 수년 전부터 구상해온 것이다. 송유관은 동시베리아에서 시작해 중·러 국경지대를 거쳐 연해주까지 장장 4000㎞에 걸쳐 이어진다. 예정대로 완공되면 2009년부터 하루 160만배럴의 원유를 중국과 한국 등에 공급하게 된다. 문제는 송유관이 통과하는 지점이 바이칼 호수와 불과 800m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는 것이다. 바이칼 호수는 세계에서 수심이 가장 깊은 담수호다. 수량이 빙하를 제외한 전세계 담수량의 20%나 된다. 세계에 하나뿐인 민물표범과 100여종의 토종 동물이 서식하는 까닭에 10년 전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유산으로 지정될 만큼 생태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환경재앙 우려” 처음엔 국가자원부도 반대 환경운동가들은 송유관이 파괴되면 생태계의 보고인 바이칼 호수에 돌이킬 수 없이 피해를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 주무부서인 러시아 국가자원부와 프로젝트를 심의한 환경기구도 처음엔 이 지역에 빈번한 지진피해를 우려해 반대했다. 하지만 아시아 원유시장 진출에 적극적인 크렘린의 강력한 의지가 확인되면서 입장을 뒤집었다.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송유관 사업에 자금을 대는 미국과 유럽, 일본의 은행들에 재정지원 중단을 호소하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국영 파이프라인회사 트랜스테프트의 사이먼 바인시토크 회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바이칼호수 인근을 지나는 파이프라인을 3배 이상 두껍게 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프로젝트에 반대하는 환경단체들을 향해 “중국의 러시아산 석유 확보를 두려워하는 국외 세력들에게 조종당하고 있다.”고 맹비난 했다. ●‘지구의 허파’ 아마존도 위험 환경단체들은 국가간 자원확보 경쟁이 ‘에너지 안보’를 표방하는 민족주의적 열정과 결합, 생태계 파괴에 면죄부를 남발하게 되는 최악의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앞서 남미에서는 지난 1월 베네수엘라와 브라질, 아르헨티나 3개국 정상이 아마존 밀림지대를 관통하는 8000㎞의 가스관 건설에 합의하면서 환경파괴 논란이 가열됐다. 가스관 프로젝트는 에너지를 매개로 남미 대륙을 정치·경제적으로 통합하려는 베네수엘라 우고 차베스 대통령의 정치적 구상에 의해 마련됐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는 “가스관이 지나는 아마존 열대우림에 심각한 피해를 유발할 것”이란 환경운동가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해 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이라크 파병근무 스트레스 성추행 미군에 감형 면죄부

    ‘이라크 근무는 감형 사유?’ 이탈리아에서 나이지리아계 여성을 성폭행한 미군 병사가 이라크 파견근무 덕분에 통상적인 형량보다 가벼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로이터통신은 7일 낙하산병으로 북부 이태리에 주둔했던 마이클 브라운(27)이 2004년 2월 저지른 성폭행 혐의에 대해 이탈리아 법원으로부터 5년 8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고 전했다. 브라운은 이탈리아 비첸차에 살고 있는 나이지리아계 여성을 구타하고 손을 묶은 채 욕을 보인 뒤 나체 상태로 거리에 내팽개친 혐의다. 이 범죄는 통상 징역 8년형을 적용받아왔다. 이태리 판사들은 브라운이 이라크에서 근무하는 기간의 심리 상황을 참작해 감형 선고를 내렸다. 선고는 “이라크 주둔 미군 병사들이 끝이 보이지 않는 게릴라전으로 극도로 지쳐 정상이 아니었다.”고 밝혔다.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서울신문 탐사보도-‘브로커 천국’ 코리아] 음지서 양지로 끌어내 관리 필요

    [서울신문 탐사보도-‘브로커 천국’ 코리아] 음지서 양지로 끌어내 관리 필요

    탈주범 지강헌이 삶의 마지막 순간에 ‘유전무죄 무전유죄’를 외친 것은 1988년이다. 거의 20년 가까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사람들은 이 말에 공감한다. 여전히 수사와 재판, 행정처리에 돈과 배경이 개입되고 있다고 여기는 것이다. 그 매개체의 역할을 하는 부류가 브로커들이다. 브로커들이 우리 사회에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하려면 돈과 연줄이 통하지 않는 투명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 선행조건이다. ●처벌해도 계속 생기는 브로커 브로커들은 어쩌면 가장 위험한 환경에서 기생하는 셈이다. 브로커들의 활동 무대는 어쩔 수 없이 잘못 접근했다가는 ‘큰코 다칠’ 수사기관 주변이다. 브로커 활동 자체가 불법인 줄 알면서도 브로커들은 불법을 단속하는 수사기관에 가까이 가려고 시도한다. 수사기관으로서도 브로커는 매우 피곤하고 척결해야 할 존재다. 수사의 신뢰를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검찰은 ‘대물’ 브로커 윤상림씨를 ‘거악’으로 규정했다. 거물 브로커 사건이 터질 때마다 브로커가 개입될 여지를 줄이기 위해 의사결정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이 마련됐다. 최근에는 법원과 검찰이 구속기준을 공개하고 나섰다. 사건 당사자가 브로커를 주로 찾는 시점이 구속 여부가 판가름날 때쯤이기 때문에 브로커나 변호사의 영향이 구속에 미치지 못했음을 보여주기 위한 뚜렷한 기준을 공개하는 것이다. ‘브로커와의 전쟁’은 쉽지 않을 뿐 아니라 현행법 체계에서는 전망도 밝지 않다. 검찰 수사단계에서 이목을 집중시켰던 브로커들이 단기형 또는 집행유예형을 선고받고 재기할 수 있는 것은 변호사법 등으로 이들을 옭아매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산업연수생 송출로비 혐의로 기소된 브로커 홍모씨에게 최근 증거부족으로 무죄가 선고되는 등 입을 닫아버리는 브로커들의 혐의를 입증하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로비 양성화·정보공개 추진 규제와 단속 위주의 브로커 정책은 최근 그들의 존재를 인정하고 양성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무소속 정몽준 의원은 16·17대 국회에 ‘외국대리인 로비활동 공개에 관한 법률안’을, 민주당 이승희 의원은 ‘로비스트 등록 및 활동공개에 관한 법률안’을 제출했다. 이른바 로비스트법이다. 정 의원 법안은 외국 기업을 위해 활동하는 전문 브로커들의 활동을 제어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다국적 기업이나 외국 단체를 위해 활동하는 브로커들이 국회 의원회관이나 정부기관에 상주하다시피 하면서 자신들에게 유리한 법안 제정을 일궈내고 천문학적인 이득을 보지만 국내에서는 이들의 규모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실정이라는 것이다. 지난해 7월 이 의원이 대표발의한 로비스트법은 활동공개 범위를 내국인에게까지 넓혔다. 이 법안의 특징은 브로커를 근절·규제하는 식의 네거티브 전략이 아니라는 데 있다. 브로커를 양성화하고 활동을 인정해 궁극적으로 양질의 로비문화를 만들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정책결정과 입법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공무원에게 로비하려는 개인이나 법인 또는 단체는 10만원 이상 금품의 사용내역 등 그들의 로비활동을 공개하고 법무장관에게 6개월마다 보고하라는 것이다. 이 의원실은 국회에서 활동하는 입법 브로커만 200여명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법안은 이들을 정책결정 과정에 잡음을 남기는 불온세력으로 보지 않고 국민의 청원권을 행사하거나 대리하는 주체로 본다. 제3자가 아닌 스스로 로비스트 등록을 할 수 있도록 한 것 역시 청원권 보장이라는 측면을 고려해 나왔다. 이처럼 이 의원 법안은 불법 로비 근절과 함께 정책결정의 합리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실효성에는 의문 이같은 법안에 대해 브로커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변협은 브로커를 양성화시켜 로비활동을 허용하는 것은 국민들의 건전한 법감정에 어긋난다며 반대입장을 밝혔다. 이 의원은 활동이 공개되는 것 자체가 부패를 없애고 청렴을 유도하는 장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반박한다. 변협의 문제제기는 브로커의 활성화가 변호사 활동에 제약이 된다는 데서 출발한다. 윤씨 사건에서도 고검장 출신 변호사가 윤씨에게 사례비로 의심되는 돈을 건네는 등 변호사-브로커 간의 종속관계가 뒤집어진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법률사무 자격증을 가진 변호사와 ‘경험칙’으로 활동하는 브로커와의 영역 싸움이 한창인 마당에 법안에서 규정한 로비업무가 법률업무와 겹치는 부분이 생긴다는 것이다. 양성화 등에 대한 이견은 제도가 먼저냐, 의식이 먼저냐에 대한 생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각종 브로커 사건이 기승이던 2000년 로비스트 양성화 법안 논의가 처음으로 제기됐을 때 경실련은 “아직 뇌물수수 행위와 건전한 로비행위를 구분할 수 있는 사회적 의식이 길러지지 않았기 때문에 정치자금 실명제 실시 등 선행대책이 마련된 뒤 논의해야 한다.”고 반대했다. 하지만 로비활동 양성화를 주장하는 쪽에서는 제도를 먼저 만들면 의식이 따라올 것이라고 설명한다.‘로비의 제도화’라는 책을 쓴 고려대 평화연구소 조승민 연구원은 “발의된 로비스트법은 브로커가 득세하는 사법부분에 대한게 아니라 입법, 행정 부분에 치중한 것”이라면서 “음성적 브로커 활동을 없애는 시도의 첫걸음으로 평가할 수 있지만, 브로커 근절을 위해서는 더 많은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법조팀 saloo@seoul.co.kr
  • ‘시인세계’ 봄호 학계 논쟁 게재

    임종국의 ‘친일문학론’(1966년) 이래 한국 문단에서 뜨거운 논쟁을 이어온 친일문학, 친일문인에 대해 새로운 논점을 제시하는 주장이 잇따라 나와 눈길을 끈다. 시 전문계간지 ‘시인세계’봄호가 마련한 특집 ‘친일시인의 수용과 비판’과 민족문학연구소의 단행본 ‘탈식민주의를 넘어서’(소명출판)가 그것이다. 먼저 ‘친일시인의 수용과 비판’은 특수한 시대 상황 속에서 몇 편의 친일시를 썼다는 이유로 한 시인의 모든 문학적 생애를 저울질하기는 어렵다는 전제 아래 이제 그만 ‘천형의 족쇄’를 풀어주자는 제안으로 논쟁의 문을 연다. 평론가 유종호는 “친일 언동의 오점이 있는 시인 작가의 작품을 수용하느냐 않는냐 하는 문제는 개개 문인과 작품에 따라 판단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의문의 여지없는 명시적인 친일 시편을 제외한 작품들은 우리 문학의 자산으로 수용하는 것이 온당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더 나아가 “볼품없고 염치없는 저급 선전물을 문학이라는 이름으로 지칭하는 것 자체가 비문학적 행동이며 따라서 친일문학 대신 친일문서로 호칭하는 것이 보다 적절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평론가 박수연은 비판적인 입장으로 맞선다.“친일문학은 무엇보다 문학이다. 미적 구조물에는 문인들의 문학 이념이 개입할 수밖에 없다.”는 그는 친일문학이 단순한 강요에 의한 것이 아니라 시대적 이념을 내재화하면서 가능했던 것이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심원섭 와세다대 객원교수는 “주요한과 이광수의 친일시들이 일본인보다 더 엄숙하고 비장하면서도 그 이면에 작위성이나 상투성, 무성의함이 느껴지는 것은 그들이 의도적이며 조직적인 ‘신념형 친일’을 수행하고 있었던 때문”이라고 지적했다.‘시인세계’의 특집이 친일문인을 획일적인 잣대로 단죄하지 말고 선별적으로 수용해야 함을 주장한 반면 ‘탈식민주의를 넘어서’는 친일 문인들의 내적인 의식 변화로 인한 ‘자발적 친일’을 파헤침으로써 이들에 대한 섣부른 면죄부 발급을 경계한다. ‘대동아문학의 함정’(김재용)은 최재서가 서구 자유주의의 대안으로 일제가 유포한 국민주의를 수용한 과정을 분석하고,‘순응적 여성성과 국가주의’(서영인)는 최정희의 모성을 가부장제, 제국주의의 연장선상에서 파악한다.‘미당의 친일시’(박수연)는 서정주 시인의 자전적 진술들을 통해 모더니스트에서 친일문학인으로 변모하는 과정을 추적했다. 2부에서는 엄혹한 환경에서도 꿋꿋이 일제에 맞섰던 작가들을 소개한다. 한설야 문학에 담긴 일제에 대한 비협력과 저항정신을 분석하고, 우회적으로 현실에 맞섰던 김남천과 사회주의 리얼리즘위에 구축된 이육사 문학의 면모도 되짚는다. 제목 ‘탈식민주의를 넘어서’는 식민주의에 대한 모든 저항을 무조건 민족주의라고 간주하는 ‘탈식민주의’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의 표명이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사설] 해방전후사 건전한 토론 기대한다

    1979년에 첫 출간된 ‘해방전후사의 인식’은 반공·보수 일변도였던 한국에서 학문·저술의 자유를 여는 상징적인 책자였다. 이번에는 ‘해전사’가 좌파 시각에서 쓰였다면서 그를 비판하는 내용을 담은 ‘해방전후사의 재인식’이 출간되었다. 다양한 학문적 견해가 보장되는 곳이 선진사회이다.‘해전사’와 ‘해전사 재인식’ 논란이 국가를 분열시키는 것이 아니라 사회를 성숙시키는 방향으로 건전한 역사토론의 장에 오르길 기대한다. 건전한 토론에는 지켜야 할 금도가 있다.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주장이나 반대를 위한 반대는 하지 말아야 한다. 특히 정치목적이 깔린 역사해석은 설득력을 갖지 못한다.‘해전사’의 분석이 모두 옳다고 보지 않는다. 하지만 ‘해전사 재인식’이 ‘해전사’ 뒤집기에 너무 골몰하지 않았나 하는 의구심이 든다. 일제 식민시기의 자본주의와 경제 발전을 일정부분 인정하는 논리는 결국 식민지 근대화론과 연결된다. 일본인 학자의 논문 형식을 빌리긴 했으나 종군위안부 피해책임을 조선사회의 모순에서도 찾으려는 시도는 위험한 시각이다. 야스쿠니신사 참배 등 아직 과거 잘못을 깨닫지 못하는 일본 지도자들에게 자칫 면죄부를 줄 우려가 있다. ‘해전사 재인식’이 탈민족주의에 주목한 점은 기존 보수와 다른 관점으로 주목된다. 앞으로 학계 논의와 후속연구를 통해 국가장래에 바람직한 방향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반면 분단책임, 한국전쟁과 이승만·김일성 평가 분석에서 보수·진보라는 이념적 이분법에 매달린 부분은 아쉽다.‘해전사’를 반박만 할 게 아니라 부족한 점을 보완한다는 문제의식을 갖는 편이 나았다.‘해전사 재인식’ 발간은 뉴라이트 네트워크 소속 학자들이 앞장섰다. 정치권과 거리를 두어야 순수성이 유지된다. 동국대 이사회의 강정구 교수 직위해제 결정은 ‘해전사’ 논란과 맥이 통한다.‘6·25는 통일전쟁’이라는 강 교수 발언의 옳고 그름을 떠나 유죄판결이 나지 않았는데 징계를 서두른 것은 유감스럽다. 미국 등의 한국학 교수들이 우리 학문의 획일화를 우려하는 서한을 보낸 사실을 새겨야 한다.
  • [사설] 실효성 있는 생명윤리법 돼야

    배아복제 줄기세포 연구의 길을 터줬던 생명윤리법이 법 시행 1년여만에 개정될 지경에 처했다.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의 마음은 착잡하고 씁쓸하다. 황우석 사태라는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얻은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는 지난 2일 체세포핵이식 연구의 종류와 대상, 범위 등을 규정한 생명윤리법 대통령령과 시행규칙 등 하위법령에 대한 심의를 전격 보류하고 대신 생명윤리법에 대한 전면 개정을 정부에 건의하기로 했다. 지난해 1월부터 시행된 생명윤리법은 표면적으로는 인간생명의 존엄성, 생명윤리의 중요성을 내세웠지만 과학연구자들에게 면죄부를 준 것이 사실이다. 논란의 여지가 많은 인간배아 연구, 체세포복제배아연구, 이종간 교잡 등을 손쉽게 허용하고 연구윤리 규제도 형식에 그친 것이 이에 해당한다. 생명윤리법을 손질하게 된 것은 체세포핵이식 연구의 실용성,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등 현실적인 요인도 작용했다. 뒤늦게나마 국가생명윤리위가 개정을 건의키로 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생명윤리법은 과학기술계, 생명윤리학계, 종교계, 시민단체 등 사회 각계의 의견이 반영되겠지만 무엇보다 연구윤리 규제의 실효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정되어야 할 것이다. 실효성이 없는 규제는 법으로서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가생명윤리위는 체세포복제 허용범위 등까지 포괄적인 논의를 시사했다. 그러나 황교수 사태와 이에 따른 법개정으로 우리의 앞선 생명과학연구가 위축돼서도 안 될 것이다. 국제적 규범에 맞는 엄격한 윤리적 잣대 아래 생명과학연구가 발전할 수 있도록 심도있는 논의를 기대한다.
  • [클릭이슈] 심의통과 ‘성인동영상 유죄’ 파장

    법원이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한 성인용 동영상을 포털사이트에 제공한 콘텐츠 제작업자에게 처음으로 유죄판결을 내려 파장이 일고 있다. ●“영등위 통과…2중 규제” vs “심의 통과가 ‘면죄부’ 안돼” 1일 김모씨 사건 판결에서 서울중앙지법은 “성적인 장면만 반복돼 예술성을 논할 여지가 없으며, 포르노보다 경미하다 하더라도 ‘음란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논란은 이 영상물들이 영등위의 심사에서 ‘18세 관람가’ 등급을 받은 데서 비롯된다. 심의를 통과한 영상물에 대해 사법부가 음란성이 있다고 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라는 주장이다. 인터넷 업계는 “합법적인 가이드라인이 없는 규제”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한 대형 포털사이트 관계자는 2일 “성인인증 절차를 마련했고 심의를 받았으므로 문제될 것이 없으며 ‘음란물’이라면 영등위에서 ‘불가’ 판정이 나왔어야 한다. 이중 제재로 혼란을 가중시킬 것이 아니라 성인인증 시스템을 강화하라고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법원은 단호하다. 재판부는 “영등위가 ‘음란’ 문제에 면죄부를 줄 수는 없으며 최종 판단은 사법부의 몫”이라고 못박았다. ●심의기능 강화 등 법정비 필요 현행법상 온라인 동영상은 영등위의 심의 대상이 아니지만, 비디오물은 심의를 거쳐 등급 분류를 해 주어야 하는 빈틈을 이용, 심의는 비디오로 받고 유포는 온라인 동영상으로 하는 식으로 면죄부를 받으려는 업자들이 많은 것도 문제다. 영등위는 “포털에 제공하는 동영상을 굳이 비디오물로 제작해 심사를 받는 것은 영등위의 이름을 일종의 보호막으로 삼은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을 받고 있는 동영상 가운데도 심의는 70∼80분 분량의 비디오로 받고, 유통할 때는 성적 장면만 30분 정도로 편집한 경우가 많다. 지난 1일 판결을 내렸던 서울중앙지법 이병세 판사는 “영등위의 구성과 기능을 강화해 심의를 거치면 음란성을 다시 법으로 판단하지 않는 쪽으로 입법 정리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4개부처 개각] 정치권 반응

    2일 개각에 대한 정치권 반응은 크게 엇갈렸다. 여당은 “일하는 정부의 진용을 갖췄다.”고 반겼지만, 야당은 ‘코드개각’‘면죄부용 개각’이라며 날을 세웠다. 정세균 의장과 이상수 전 의원 등 당내 인사 2명을 입각시킨 열린우리당은 크게 환영했다. 전병헌 대변인은 “풍부한 국정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분이 주요 내각에 포진, 집권 후반기에 더 큰 결실을 이룰 것”이라면서 “두 장관을 임용함으로써 민생 체감형 경제 활성화를 이루고,21세기형 노사 화합의 새 모델을 만들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반면 한나라당 이계진 대변인은 “총선 때는 총선 징발, 지자체 선거 땐 지자체 징발을 하고 있고, 장관직을 지자체 선거나 대권 후보들 경력 관리용으로 이용하고 있다.”면서 “단 한 사람의 국무위원도 제 몫을 하지 못하므로 전원 교체해 조각 수준으로 개각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원칙도, 도덕성도 없는 수준 이하의 개각”이라면서 “특히 노동부 장관은 불법 대선자금 관련자에 대한 보상차원의 인사이고, 보건복지부 장관은 여당 내에서조차 반대가 심한 인물을 임명하기 위해 시간을 번 것”이라고 비꼬았다. 민주노동당 박용진 대변인도 “대권 수업을 마친 두 장관이 빠져나간 자리를 메우기에 급급한 땜질형 개각, 측근 참여형 개각일 뿐”이라면서 “정치적 비전과 그랜드 플랜도 없다.”고 지적했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