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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 음주측정 흔들린다

    운전자가 호흡측정기로 음주상태를 측정한 결과에 불복해 혈액채취를 통한 재측정을 요구할 경우 경찰관이 이를 거부하면 호흡측정 결과는 무효라는 대법원의 판결이 내려지면서 경찰이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단속에 걸린 음주운전자들이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앞다퉈 혈액채취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일선 경찰관들은 “판결을 따르려면 단속중인 경찰은 음주운전자가 혈액채취를 요구할 경우 인근 병원까지 데려가피를 뽑아야 한다”면서 “이같은 요구가 한꺼번에 몰리게 되면 현재 인력으로는 음주단속이 거의 불가능하다고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25일 경찰청에 따르면 올 상반기 음주운전으로 단속된 15만691건중 7,798명이 국립과학수사연구소(국과수) 등에 혈액채취를 요구했다.20명당 1명꼴로 혈액채취를 요구한 셈이다. 서울 B경찰서 박모(31)경장은 “올들어 우리 관내에서 적발돼 혈액채취를 요청한 운전자 16명중 14명이 호흡측정때보다 혈중알코올농도 수치가 높게 나왔다”면서 “이번판결로 호흡측정기가 불신을받게 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상당수의 운전자들은 음주단속에 걸리면 혈액채취를 요구하겠다는 반응이다.회사원 김모씨(34)는 “법원도호흡측정기의 문제점을 인정한 것 아니겠느냐”면서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돼 면허가 취소된 동료는 당시 혈액채취를 요구하지 않은 것을 두고두고 후회하는 것 같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주부 이모씨(45)는 “음주운전은 타인의 목숨까지위협하는 살인행위”라면서 “절차상의 문제 때문에 음주운전 자체에 대해 면죄부를 준 판결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 안전정책연구실 이원영(李元榮)수석연구원은 “미국의 경우 운전면허시험을 볼 때 음주 호흡측정에 동의를 해야 시험을 볼 수 있다”면서 “운전자의 혈액측정 요구는 반드시 들어줘야 겠지만 혈액측정은호흡측정의 보완자료이므로 비용은 개인에게 부담시켜야한다”고 강조했다. 국과수 관계자는 “혈액채취를 요구하면 시간을 끌게 돼혈중알코올농도가 줄어들 것으로 생각하는 운전자들이 많은데 지연시간만큼 시간당 0.011∼20%의 ‘위드마크공식’(혈중알코올농도 역추산)이 적용돼 도리어 불리해질 수도있다”고 말했다. 조현석기자 hyun68@
  • [기고] ‘막가는’이문열

    연암 박지원은 “선비가 독서를 하면 그 혜택이 천하에 미친다”고 했지만,나는 “소인이 위세를 얻게 되어 지식의날을 마구 휘두르면 그 화가 천하에 미친다”고 말하고 싶다.지난 13일자 ‘조선일보’ 지상을 도배한 이문열의 인터뷰는 그를 그냥 보수적 지식인,상처받은 허무주의자로 인정하려 했던 필자의 생각을 확실히 바꾼 계기가 됐다.작년 총선연대 공격 발언 이후 이번 언론사 세무조사에 대한 발언등을 통해 볼 때 이문열은 단순한 보수성향의 소설가가 아니라 ‘자신의 것을 잃어버리지 않으려는’ 세력의 입이 돼 궤변과 왜곡을 서슴지 않는 선동가의 모습 그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그의 ‘홍위병론’이다.그는 작년의 총선연대 활동이나 이번 언론사 세무조사를 지지하는 일부 언론이나 운동세력을 아무런 논거 없이 홍위병과 같다고 선동적인상비평을 하고 있다.과연 그가 주장하듯이 문혁(文革) 당시의 홍위병이 권력층의 방침을 마구잡이로 따라한 폭력집단이었는지도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군사독재 시절부터 갖은 탄압을 받으면서 지금까지 버텨왔으며 그와는 달리 언론자유나 정의를 위해 사익(私益)을 버린 사회운동가나 해직언론인들을 일개 정권의 돌격대라고 공격하는 그의 논조는단순한 사실조작,혹은 선동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신공격,언어폭력이자 적반하장(賊反荷杖)이 아닐 수 없다.그는 80년대말 문단내 운동세력으로부터 소외된 일을 ‘시대와의불화’라고 과장한 적이 있지만,사실상 그는 일찍이 연좌제의 멍에가 가져다 준 ‘시대와의 불화’를 청산하고 ‘시대를 지배하는’ 권력과 언론에 ‘봉사’하면서 출세의 길을택했다.그가 이 땅에서 살아남기 위해 극우 독재정권과 ‘조선일보’에 순응한 것은 인간적으로 이해는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자신을 고통에 빠뜨리기도 했던 비정상적인 정치현실과 ‘말의 독재’를 극복하자는 사회운동에 대해 이런식으로 돌팔매질하는 것은 우리의 이해와 용납의 수준을 훨씬 넘어선다.어려움을 각오하고 ‘불화’의 길을 걸은 사람들과 그의 삶은 어떤 잣대로도 비교될 수 없다.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운동세력은 권력과 돈을 가져본 적이 없는 소수자이며,이 정권이 운동세력의 정권도 아니다. 언론개혁은 이 정권이 수립되기 훨씬 전인 90년대 초부터제기된 가장 중요한 의제다.설사 현정권의 언론사 세무조사가 약간의 문제점을 안고 있으며 일정한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 때문에 온갖 비리와 부패를 간직한 일부 언론이 이런 식으로 면죄부를 얻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그가 ‘홍위병’이라 부르는 세력들은 오늘의 언론개혁이 단순한 세무조사에 그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도 않으며 오히려 권력과 언론이 또 야합해서는 안된다고 경계하고 있다. 인터뷰 말미에 그는 80년대 이후 우리 사회의 질적 팽창이 멈추었다고 한탄하고 있다.그것은 민주화운동과 그 수 많은 희생자를 모독하는 말이다.그가 정말 보수주의자라고 자처한다면 “국가안보와 경제안정을 위해 우익독재,보수언론의 비리는 정당화될 수 있다”“나는 5공시절이 차라리 좋았다고 생각한다.민주주의는 너무 비용이 많이 드는 제도다”라고 솔직하게 말하는 편이 낫다. 김 동 춘 성공회대 교수
  • [기고] 이문열씨의 ‘위험한 얘기’

    근래 들어 각종 사회문제에 대해 좌충우돌하는 소설가 이문열씨가 또 한번 자신의 표현대로 ‘위험한 얘기’를 꺼냈다. 요지인즉 ‘함부로 친일파라 비난하지 마라.범위가 모호하면 그때 태어났다는 것 자체가 친일이 될 수도 있다.따라서 범위와 정도를 정해야 한다. 우리는 그것에 대한 합의가 없다’는 것이다. 좀 거칠게 말하면 ‘너도 한번 그때 태어났어 봐라.친일에서 자유로울 수 있겠는가’하는 것이다.이것은 친일문제를 논의,해결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주제인 데다 발언의 이면에 담겨 있는 불손한 의도 때문에 필자 역시 ‘도저히 참을수 없어’ 논쟁에 개입하고자 한다. 우선 ‘내가 만일 일제시대에 태어났다면’이라는 가정 아래서 친일 문제를 바라봐야 한다는 그의 문제 제기부터 보자.내가 그 시대에 태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친일이라는 문제에 대해 자유로울 수 있다.따라서 절대적인 선의 위치에서 친일을 단죄할 수도 있다.이문열씨의 우려가 이것이라면 전적으로 동의한다.필자 역시 ‘일제시대의 지식인이나 지주였다면 친일을 했거나 또는 베트남전에서 총을 든 군인이었다면양민을 학살할 수도 있다’는 가정 하에서 과거의 죄를 다루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이 다음부터다.이문열씨의 암시는 이렇다.우리 모두가 친일파일 수 있다.따라서 함부로 조선·동아를 친일했다는 이유로 비난하지 말라는 것이다.이것은 복거일류의 ‘친일파 공범론’과 유사하다.일제시대에 세금을 낸 사람은 모두 친일파라는 식으로 몰아감으로써 친일에 대한 면죄부를부여하려는,전형적인 친일파들의 자기변호 논리다.우리 아니 이문열씨가 우려한 ‘젊은 사람들’의 주장은 이렇다.우리역시 잘못할 수 있다.문제는 잘못을 잘못으로 인정하는가 아닌가다. 물론 자신의 잘못을 쉽게 인정하지 않으려는 것이 일반적인심성이다.그러나 한번 두번 잘못이 되풀이돼 몸에 배어버리면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조차 모르게 되고 결국에는 자기 최면과 주술에 빠져 자신의 죄조차 합리화하게 된다. 이문열씨가 예로 든 조선일보가 바로 이 지경에 있다.조선일보는 자신들이 저지른 ‘친일’이라는 죄를 죄로 인정할능력마저없다.오랜 세월 이것이 일상화돼 마침내 자신들이저지른 탈세라는 범죄까지도 언론탄압으로 몰아세우는 행패를 부리고 있다.가치관의 부재와 뒤집힘이 극에 이른 것이다.이문열씨가 변호하는 것이 이것인가.아니면 문제의 본질을깨닫지 못한 데서 나온 무지의 소산인가.그리고 그의 주장처럼 우리 사회에 친일에 대한 합의나 기준이 과연 없는가.그렇다면 1948년 제헌국회에서 제정한 ‘반민족행위자 처벌에관한 특별법’(약칭 반민법)에서 제시한 친일파 기준은 무엇인가.그가 제시한 ‘자발성’‘대가성’‘상쇄효과’ 따위의 총체적 고려는 이미 그때부터 충분히 있어 왔다. 아직도 우리 사회는 친일을 했는가 안했는가라는 일차원적인 논쟁 수준에 머물러 있다.왜 그런 정도밖에 안돼 있는가는 이문열씨 자신도 잘 알 것이다.‘위험한 이야기’를 꺼냈을 때는 그만한 준비나 생각이 있어서였을 것이다. 이제 그의 대답을 기다려 보자. ▲김민철 민족문제硏 연구실장
  • [매체비평] 언론사 탈법행위 엄정 처벌해야

    국세청 세무조사 결과발표에 의하면 23개 언론사의 총탈루액은 1조3,594억원.공정거래위 조사결과 발표에 따르면이들 언론사의 부당내부거래액은 5,434억원이다.그동안 언론관련 시민단체들의 언론개혁 주장과 조선·중앙·동아등 거대신문의 언론개혁음모론 사이에서 딱히 생각을 정리하지 못하고 있던 일부시민들은 매우 놀란 듯하다.그러나사회를 비판하고 여론을 이끌어야 할 언론이 무려 1조3,594억원의 소득을 탈루했고 추징한 탈루 법인세액이 5,056억원이라는 사실,부당내부거래액이 5,434억원이라는 발표내용보다 더 놀라운 사실은 그 ‘불법행위’의 유형이다.이들 언론사들은 돈을 벌고도 벌지 않았다고 사실을 감추었고 쓰지도 않은 돈을 썼다고 신고하는 등 거짓행위를 일삼았다. 또 부당 내부거래행위를 보면 계열사에 상품·용역거래를통해 지원하거나 사주와 친척 등 특수관계인에게 비상장주식을 저가매각한 뒤 고가매입하는 등의 방식을 썼는데 이는 그동안 언론이 줄기차게 비판해왔던 30대 재벌과 거의같은 행태로 ‘된똥 묻은 놈이 설사똥 묻은놈’나무란 격이 아니냐는 비난이 일고 있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민언련은 신문지면의 오보에 대해 지속적인 모니터를 해왔거니와 신문기업이 기업 경영적 측면에서조차 거짓말을 해왔다는 사실을 접하며 대부분의 회원들이 허탈감에 빠져 있다.꾸준히 신문지면의 편파·왜곡보도,오보를 지적해오면서 미운정이 든 것일까.아니면 그래도 포기할 수 없는 사실보도에 대한 바람 때문인가.우리언론이 이 지경까지 오게된 데 대한 연대책임일 수도 있겠다.어쨌든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하지만 우리의 허탈감이 머쓱해지는 데에는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세무조사결과가 발표된 다음날 일간신문들은 관련기사로도배질을 했다.조선·중앙·동아는 한풀 꺾이기는 했지만“언론사를 부도덕한 집단으로 몰지말라” “언론압박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는 식의 기사를 내보내 여전히‘언론사 세무조사 관련 배후의도’를 추궁하고 자신들의억울함을 호소했다. 이들 신문의 주장이 모두 억측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국세청이나 공정거래위 조사가 100%완벽한 조사일 수도없을 뿐만 아니라 기본적으로 언론을 정권의 대중홍보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권력의 속성상 현정부에 면죄부를 줄수도 없기 때문이다.이를 뒷받침하듯 국세청은 세무조사결과의 구체적인 내역을 밝히지 않았다.결과의 적법처리에대해서도 확실한 의지를 밝히지 않고 있다.그러나 정부가‘언론장악의지를 가지고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이 ‘국세청 세무조사 및 공정거래위 조사결과 나온 언론사 불법행위’를 탕감해줄 수는 없다.정부는 정부대로 비판받아야하지만 언론사는 언론사 대로 자신들의 잘못된 행위에 대해 반성하고 적법한 처리를 감수해야 한다.그런데 지금 우리 거대신문은 어떤 모습을 보이고 있는가. 맨 처음으로 돌아가 생각해보자.언론은 우리에게 정보를준다.마치 핏줄이 우리몸 세포 곳곳에 영양소와 산소를 공급해 인체를 살리는 것처럼.핏줄이 고장나거나 핏줄이 전달하는 피에 불순물이 섞이면 우리는 암,고혈압,당뇨 등난치병에 시달리게 된다.언론이 주는 정보가 잘못되고 비틀어지면 우리는 가치관의 암,고혈압,당뇨를 앓게 된다.우리는 가치관의 암을 앓고 싶지 않다.언론기업의 투명한 운영과 사실보도,진실보도를 갈망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이번에 우리는 신문지면의 편파·왜곡보도,거짓말의 원인을 알게 되었다.언론기업이 ‘거짓운영’을 하는데 어떻게신문지면만 진실을 말할 수 있겠는가. 마지막으로 한마디. 모든 신문사가 ‘부도덕한 집단’으로 매도되어서는 안된다.부도덕한 신문사만 ‘부도덕하다’는 낙인을 받아야 한다.정부와 국세청은 조사결과를 ‘의뭉스럽게’ 품고 있지말고 공개해 ‘사회정의’가 실현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옥석을 가리는 것이 사회정의의 출발점임을 정부는 모르는가. △최민희 민언련 사무총장
  • “돈세탁 방지법 정치자금 제외”

    여야가 자금세탁방지법의 대상범죄에서 정치자금을 제외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여야는 이날 3당 원내총무 등이 참석한 가운데 ‘자금세탁방지법 9인 소위’를 열어 자금세탁방지법 2개 법안 가운데 ‘범죄수익은닉 규제·처벌법’의 규제대상 범죄에서 정치자금은 제외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3당 총무들이 전했다. ‘특정금융거래정보 보고·이용법(FIU법)’에 대해서는 정부와 국회 재경위가 마련한 대로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무제한적인 계좌추적권을 부여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다. 여야 3당은 9인 소위의 수정안을 각당 지도부에 보고해 추인을 받은 뒤 19일 본회의를 열어 법안을 통과시키기로 했다. 여야가 시민단체 등의 반발을 의식,정치자금법을 강화해불법 정치자금 조성을 차단했으나 돈세탁방지법에는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정치자금을 제외키로 한 것을 둘러싸고비난이 일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이상수(李相洙)총무는 “9인 소위 수정안은 당초정부와 국회 재경위의 원안을 그대로 수용한 것“이라며 “정치자금은 현행정치자금법으로도 규제가 가능하고,이 가운데 뇌물성 자금은 형법상 뇌물죄나 변호사법 위반죄 적용이 가능하다”고 종전의 해명을 되풀이했다. 한나라당 이재오(李在五)총무도 “정치자금을 제외한다고정치인들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현행정치자금법을 개정,정치자금에 대한 처벌규정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지운기자 jj@
  •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선언

    대한민국(한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조선)은 지난해6·15정상회담을 개최,반세기 넘어 지속돼 온 반목과 대결구조를 허물어뜨리고 화해와 협력,그리고 평화의 기초를 마련했다. 조선도 이제 과거 적대관계를 유지했던 나라들과도 공동번영을 추구하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조선의 변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국제사회 편입을 더욱가속화시키는 것이 한반도의 평화정착과 동북아,그리고 세계의 평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믿으면서 다음과 같이 촉구,결의한다.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제(MD)수립계획이 한반도 평화정착에 걸림돌이 돼서는 안 된다.미국은 한국에 대해서도 미사일방어망 수립 동참을 강요해서는 안된다. ▲남북의 2차 정상회담 개최를 포함한 정상회담의 정례화는한반도의 안정과 평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한국은 조선을 적으로 인식하도록 강요하는 국가보안법을개정 또는 철폐해야 할 것이다. 조선은 한국과의 관계개선이 미국과의 관계개선에도 기여하게 된다는 데 유의해야 할 것이다. ▲언론인들은 한반도 문제를 사실(Fact)에 기초해정확하게객관적으로 보도해야 한다.취재원에 대한 접근의 어려움이,추정에 근거해 편향된 시각을 전달하는 보도 태도에 대한 면죄부가 되지 않는다.
  • [매체비평] 사립학교법 개정 본질 호도말라

    최근 사립학교법 개정의 논의가 뜨겁다.99년 사립학교법이 ‘개악’된 이후 각 교육단체들은 법을 재개정하기 위해끊임없이 노력해왔다.이 결과 소극적이던 민주당이 우여곡절 끝에 이를 당론으로 확정하였다.각 교육단체들로 구성된 사립학교법개정 국민운동본부는 개정에 동참하도록 한나라당사 앞에서 단식농성을 진행하고 대표자 삭발까지 감행하였다.그런데 국민들 중에는 그런 사실을 알지 못하는 사람이 태반일 것이다.보도가 돼야 알 것 아닌가.진행 사실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니 개정이 갖는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는사람은 더욱 드물다. 사립학교법은 교원임면권을 학교장에서 재단으로 넘기고,재단의 비리 이사들이 재단에 복귀하는 것이 가능하도록 법을 개악해온 역사를 지니고 있다.또 하나 일반인들은 사립학교 재단에 대해 잘못 인식하고 있는 사실이 있다.사립학교의 주인이 재단일 수는 있다.그러나 재단,더 나아가 학교의 주인이 설립자나 재단 이사장일 수는 없다.특정인이 소유하는 것이라면 이미 그것은 ‘재단’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기존의 사립학교법은 이런 인식에 기반한 법이다.이것을 정상적으로 바꾸자는 것이다. 최근 조선일보나 중앙일보 등에서는 사립학교법을 교육주체들의 권익과 참여를 보장하는 방식으로 개정하는 것에 대해 과도한 평등주의,경쟁력의 약화라는 논리라고 해석한다. 정부나 사회가 그렇게 강조하는 경쟁력을 강화시키려면,사학 비리에서 발생하는 구조적인 낭비 요소를 없애는 것이우선이다.나머지 신문들도 사립학교법 개정 논의가 갖는 사회적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다.99년,언론의 보도는 더욱 확실한 경향성을 보였다.당시 교육계는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을 대변한 BK21,비리 재단에 유리하게 개악한 사립학교법때문에 뜨거운 여름을 보냈다. 이때 조선,중앙,동아일보 등은 BK21에 대해서는 많은 지면을 할애에 경쟁력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한 반면 사립학교법 개악에 대해서는 교육단체들의 반발과 주장에 대해 제대로 보도조차 하지 않았다.이러한 경향은 최근의 신문보도에서 다시 반복된다.사립학교법 개정은 언론에게도 뜨거운 감자인 모양이다.대부분의 언론들이보도를 잘 하지 않는다.비리 재단으로 분규가 발생한 대학의 구성원들이 겪는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러나 분규조차 발생할 수 없는 비리 대학에서 고통받고있는 구성원들의 고통은 그 크기가 더욱 클 뿐만 아니라,그것이 문제의 본질이다.그런데 중앙일보는 4월 18일자 사설에서 민주당 당론을 정면으로 반박한다.비리 재단이 5년간돌아오지 못하게 하자는 것이 사유재산권을 인정하지 않는것이란다.재단이 사유재산인가.그리고 사학의 비리를 일부재단의 비리라고 한다.그렇다면 비리가 없는 재단의 이사에게 그 법이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비리를 저지르지 말라고 경고하는 의미 이상으로 사학의 경영권을 침해하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중앙일보의 주장이 편파적이라는 표현보다는 사학법인연합회를 대변하고 있다는 평가는 과도할까.조선일보도 ‘누가 교육을 망치고 있나’라는 5월15일자 사설에서 비리 재단 이사들의 복귀를 막고,공익 재단에 공익이사제를 도입하자는 것은 사학법인 이사회를 무력화하려는것이란다.동아일보는 덕성여대를 비롯한 분규대학에서 발생한 분규가 학생들 때문이란다.비리 대학에서 비리를 알고도 가만히 있는 것이 동아일보가 말하는 대학의 안정이고 발전인가.사립학교법 개정과 관련하여 다른 신문들도 면죄부를 받을 수는 없다.중요한 사건을 다루지 않는 것도 유죄인 것이다.보도의 의미는 포함된 것만이 아니라 배제된 것으로부터도 규정된다는 점을 되새겨보아야 할 것이다. 김서중 성공회대교수 신문방송학
  • [사설] 선거무효판결이 남긴 것

    대법원은 지난 1일 제16대 총선의 동대문을(乙)선거에 대해 선거무효 판결을 내렸다.이로써 이 지역구 출신인 한나라당 김영구(金榮龜)의원은 작년 4·26총선 이후 처음으로재판에 의해 의원직을 상실했다.이번 판결은 유권자나 후보자 모두 일종의 관행으로 여겨온 선거인 위장전입에 대해철퇴를 가한 것이다.동시에 불법·부정선거 척결에 대한 대법원의 단호한 의지를 보여주었다. 재판부는 당선자인 김후보측과 낙선자로 선거무효 소송을제기한 민주당의 허인회(許仁會)후보측이 각기 14명과 9명을 위장전입시킨 것으로 판정하고,위장전입자 수의 차이가두 후보의 득표차 3표를 상회하기 때문에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본 것이다.현행 선거법은 선거직전 주민등록을이전했다가 선거후 주민등록을 다시 옮겨가는 위장전입에대해서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계당국은 이러한 불법행위에 대한 처벌을 사실상 하지 않고 있다.이번 판결을 계기로 그동안 관행처럼 되어온 ‘선거용 철새주민’에 대해서도 확실하게 처벌을 해야 한다. 선거인을 위장전입시킨 두 후보측은 불법행위를 저지른 데대해 겸허하게 반성해야 할 것이다. 관계규정에 따라 재선거는 오는 10월 25일 실시된다.각 정당은 후보 공천에 각별히 신중을 기해야 한다.두 후보간에 위장 전입한 사람의 숫자엔 차이가 있다 하더라도 결과적으로 두 후보가 모두 선거무효의 원인이 되는 불법행위를 저지른 만큼 자숙해야 할것이다. 차제에 제16대 총선과 관련한 각종 선거소송이 지지부진한데 대해서도 주의를 환기하고자 한다. 현행 공직선거 및 부정선거방지법은 선거소송의 경우 1심은 6개월,항소심과 상고심은 각각 3개월 내에 재판을 종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총선이 끝난 지 1년이 넘도록 1심 및 항소심이 끝나지 않은 사건이 아직도 20여건에 달하며 이같은 지연 사유의 대부분이 정치인들의 재판불출석 때문이라고 한다.물론현재 진행중인 재판 가운데 1,2심 선고형량이 확정될 경우당선무효가 되는 현역의원들도 10여명에 이르고 있다. 어쨌든 불법선거운동을 저질렀어도 당선만 되면면죄부를주는 일이 지금까지처럼 반복되어서는 안된다.사법부는 정치인이라고 해서 재판을 쉽게 연기해줘서도 안되며 국회도더이상 ‘방탄국회’를 반복해서는 안될 것이다.불법·부정선거에 대한 단죄가 이뤄지지 않고는 정치개혁도 공염불에그칠 것이다.정치권은 이번 선거무효 판결을 계기로 각종정치개혁 입법을 서둘러야 한다.
  • 페루대선 내일 결선…톨레도 앞서

    페루가 오는 3일 임기 5년의 대통령을 뽑는 대선 결선투표를 실시한다.지난 4월 8일 1차 투표에서 과반수 지지를 얻지 못한 알레한드로 톨레도(55)와 알란 가르시아(52)가 후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중도계 야당인 ‘페루의 가능성’(페루 파서블)의 톨레도 후보가 좌익계인 ‘아메리카인민혁명동맹(APRA)의 가르시아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1차대선투표에서 두 후보의 지지율은 톨레도가 36.5%,가르시아가 25.7%였다. 선거전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가르시아가 맹렬한 추격전을벌이며 격차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직 대통령과 빈민 출신 경제학자=가르시아는 지난 1985년 36세 나이로 대통령이 된 인물이다.재임 중 부정축재와공금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됐으나 후임인 후지모리 대통령의 배려로 프랑스로 망명했다.지난 1월 대법원의 공소기각결정으로 ‘면죄부’를 얻어 이번 대선에 출마했다. 원주민 출신의 톨레도 후보는 빈민가정에서 태어나 미 스팬터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세계은행에서 근무하기도 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지난해대선에서 후지모리 전 대통령에 맞서 결선투표까지 올랐으나 선거부정 등을 주장하며 자진사퇴했다. 톨레도는 자유시장정책과 긴축중심의 재정정책을 통한 경제재건을 다짐하고 있다.가르시아는 중앙통제 경제정책과외채 재협상을 주장하고 있다.정책의 큰 틀은 다르지만 두사람 모두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며 인구의50%에 달하는 빈민층의 삶을 개선하겠다고 약속하고 있다. 아포요 등 여론조사 전문단체들이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두 사람은 적게는 3∼4%,많게는 13∼14%의 지지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정책은 없고 서로 헐뜯기만=지지도 조사는 한편으로 유권자의 25%가 부동층이거나 무효표를 던질 계획임을 말하고있다.특별한 정책적 이슈가 없는 상황에서 선거전이 서로를 헐뜯는 진흙탕 싸움이 돼 정치혐오감만 가중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20일 TV토론에서 두 후보는 서로의 약점만 물고 늘어졌다.가르시아는 재직 당시 실정이 약점이다.그의 임기가 끝날 무렵 페루는 연 7,000%라는 인플레이션,부정부패,좌익 반군 게릴라의 확산등으로 만신창이가 됐다.대선 초기만 해도 10% 안팎의 지지율이었으나 탁월한 언변으로 지지율을 높이고 있는 것이 페루 정치의 현주소를 보여준다는평가다.톨레도는 마약복용 혐의,사생활 등이 공격을 받고있다. 전경하기자 lark3@
  • [대한광장] 과거 반성없는 수구언론

    좋은 기회가 생겨 현업 언론인을 모시고 학교에서 ‘일류언론’이란 주제로 강연 자리를 가졌다.강연이 끝날 무렵에강의실에 들어간 나는 당혹스럽기 그지없는 한마디를 우연히 듣게 됐다. ‘얼마전에 한 신문이 언론개혁 시리즈를 게재하면서 유력지들의 과거 친일문제를 다뤄 일전불사를 벌였다.사실 상대방 신문들의 친일행각들은 그런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불가피한 것이었다.지금 언론개혁을 외치는 진보적인 그 신문도 그맘때 존재했더라면 친일언론을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그런 불가항력의 상황에서 자유로운 자가 과연 누가 있었겠는가’라는 요지의 말이었다. 여기서 그 언론인 개인의 언론관을 따지고 탓할 생각은 전혀 없다.귀중한 시간을 쪼개어 불원천리 방문하여 강연까지해준 것만 해도 고마울 따름이다. 다만 그 말의 연장선 위에서 우려되는 것은 불가항력을 내세운 상황론이 자칫하면한국언론의 역사와 현실을 바라보는 시각을 크게 왜곡시킬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일제하에서 반민족 친일언론 행각을 자행했고 또한불과 20년전 군사독재정권하에서 침묵과 굴종으로 일관한일부 언론들에게 무책임하게 면죄부를 주는 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문제의 상황론이 적용될 경우 역사에 대한 옳고 그름의 판단이란 한마디로 쓸데없는 일이다.항일독립투쟁이나반독재투쟁이 갖는 역사적 의미는 깡그리 없어져버린다.굳이 지금 일본 역사왜곡 교과서 문제나 광주민중항쟁의 의미를 따질 이유가 없다.독일이 유대인 살인행각을 반성하고프랑스가 친(親)나치 인사를 처벌하는 등의 외국 교훈들도배울 필요가 없을 것이다.역사에 대한 평가와 되새김이 전혀 필요 없는 것이다. 최근 언론개혁운동에서 일부 언론들과 언론인들이 비난받아 마땅한 이유는,단순히 일제와 군사독재 시절에 저항의목소리를 내지 못해서가 아니라 무엇보다 자신의 과거 행적에 대해 사과와 반성을 할 줄 모를 뿐 아니라 도리어 오만과 뻔뻔함마저 보이고 있는 태도 때문이다.단적인 예를 들자면 ‘할말을 하는 신문’은 도대체 언제부터 할말을 하기시작했던가? 또 지금 언론사 세무조사, 신문고시 등을 가리켜 언론탄압,언론길들이기라고 비판하고 있는 유력지들은과거 동아 광고사태나 보도지침,언론인 강제해직의 문제를갖고 군사정권을 신랄하게 비판한 적이 있었던가? 언론사가 대국민 사과성명을 한 것도 우리 언론사상 딱 두번으로 기억한다.일제하 총독부 기관지였던 매일신보가 해방직후 자신의 친일언론 행각에 대해 사과성명을 한 것과그리고 4·19혁명 직후 KBS 아나운서들이 이승만 정권의 나팔수 노릇을 한 것을 반성하는 성명을 발표한 것 등이다. 반면에 오랜 전통을 자랑하고 이른바 ‘민족지’라고 자처하고 있는 신문들이나 20여년 동안 군사독재정권에서 유착과 굴종으로 일관했던 언론사들이 솔직한 반성을 한 적은한번도 없다. 일본에서 패전 직후에 아사히신문과 마이니치신문이 언론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점에 대하여 대국민 사과성명을 1면에 게재한 것과 비교하면 한국언론은 그것의 발뒤꿈치에도 따라가지 못한다. 오히려 일부 언론들은 6·10 시민항쟁이 쟁취한 언론자유에 편승하여 돌연 반독재투쟁에 앞장서는 투사로 돌변했다. 그들은 자신을 과거 권력의 언론탄압에 의한 피해자요 희생자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오히려 그들은 권력에 대한 협력자요 동반자이자 가해자라는 것은 이미 오래 전부터 각종 자료에서 드러난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제된 언론들과 언론인들은 지금 부당한 기득권을 장악하여 언론자유를 외치면서 ‘선출되지 않은 권력’,무한권력을 행사하고 있다.그 이유는 그들이 제대로 청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게다가 지금 일부 신문들이언론개혁에 저항하면서 몰역사적이고 반개혁적인 자세를 취하는 것을 보면 한국언론의 역사가 거꾸로 가고 있다는 느낌이다. 주동황 광운대 교수
  • [오늘의 눈] ‘불도저식’ 정책결정의 교훈

    감사원은 지난 28일 ‘건강보험 재정운영 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실무자급 7명의 징계와 차흥봉(車興奉)전 보건복지부장관을 고발하지 않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다. 발표 이후 관가에서는 형평성 논란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중요한 정책 결정은 ‘윗선’에서 해놓고 밤새워 일한 일선 공직자만 죄를 뒤집어써야 하느냐”는 복지부 한 직원의말은 설득력을 가진다. 감사원의 중징계 결과를 두고 정책결정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재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부 부처내의 공식 라인은 제쳐두고,전문가 그룹의 자문도무시하고,여당의 정치적 공약이라면서 ‘불도저식’으로 밀어붙인 정책은 결국 혼란만 부추길 수 있다는 교훈을 주고있다. 이번 특감에서 당정협의 등에 참여하면서 의약분업을 주도한 차흥봉 전 장관은 사실상 ‘면죄부’를 받았다.정책 결정을 잘못 주도한 정치권 인사들의 이름 석자도 들리지 않는다.건강보험 재정파탄 위기가 ‘준비부족’ 때문이었다는 대통령의 공식적 언급이 있었는데도 고위 인사들은 이리저리 빠져나가고 있는 셈이다. 지난번 감사원의 외환위기 특감에서처럼 ‘실패한 정책은법적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말이 또다시 와닿는 것 같아씁쓸하다.벌써부터 ‘공직사회의 경직이 불을 보듯 뻔하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감사원의 이번 감사 결과를 탓하자는 것만은 아니다.정책집행 과정에서 당사자들의 잘못은 일벌백계(一罰百戒)로 다스려야 한다. 그러나 차제에 정책 결정권자들의 ‘판단착오와 실수’가다시는 일어나지 않는 총체적 제도 마련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또 공직사회의 구조적인 모순점이 깨지는 계기로 삼을 필요도 있다.위에서 결정하면 묵묵히 따라야 ‘일 잘하는’ 것으로 평가받는 관행이 바뀌고,자신의 정책 소신을 피력하는상하 언로(言路)가 틔어야 한다. 정기홍 행정뉴스팀 차장 hong@
  • 건강보험 특감 내용·의미

    감사원이 건강보험 재정파탄 책임과 관련,차 흥봉(車興奉)전 보건복지부장관을 형사고발하지 않고,7명의 실무책임자에 대해서만 책임소재를 물어 이에 대한 파장과 논란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차 전장관에게는 ‘면죄부’를 주면서 실무자들을 중징계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나온다. ■차 전장관 고발여부= 감사원의 상당한 고민거리였다.감사원은 의약분업의 준비부족과 건강보험 재정의 산정착오가건강보험재정의 파탄을 불러왔다고 결론지었지만,차 전장관의 ‘고의성’이 드러나지 않았다고 결정했다.허위보고와직무유기 등의 증명이 어려웠다는 것이 그 이유다. 감사원은 차 전장관이 현직에서 물러나 있고 장관은 정무직이어서 징계대상에는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을 들었다.그러나 차 전장관이 여러차례 “국민의 추가부담은 없다”고밝혔고 의약분업을 밀어붙이기 식으로 추진해 면책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대통령의 판단을 그르치게 한 책임도 있다. ■실무자급 징계수위 높았다= 당초 8명의 징계대상자 가운데7명이 파면, 해임,인사조치 등 중징계를 받았다. 의약분업시행 당시의 이경호(李京浩)기획관리실장(현 차관)을 비롯한 송재성(宋在聖)보건정책국장과 보험재정 실무책임자인김태섭(金泰燮)연금보험국장과 전병률(全柄律)보험급여과장,이상룡(李相龍)보험정책과장 등 의약분업 및 건강보험 관련 실무자들이 모두 포함된 셈이다.특히 보험급여과 박기동사무관은 건강보험 재정파탄 관련 서류를 유출한 혐의인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 관계자는 “공직사회의 동요가 우려된다는 일부 지적이 있었지만 통계수치와 분석자료 등을 부실하게 작성·보고한 실무자의 문책은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그동안징계 대상자들이 정치권 등에 억울함을 호소하는 등 반발움직임을 보여온 점으로 미뤄볼 때 감사결과에 불복,재심의요구와 함께 소송으로까지 번질 가능성도 있다. ■체납보험료 징수대책 미비= 건강보험공단은 체납보험료가 건강보험 재정파탄의 주된 요인중의 하나임에도 적극적인 징수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다.감사원은 올 4월 현재 체납보험료가 1조1,537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또한 건겅보험공단은 정원을 초과운영하고 퇴직금 등 인건비를 부당하게 지급해 1,072억원 상당의 보험재정 적자를 불러왔다. 감사원은 그러나 의약계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의료보험진료수가를 5차례에 걸쳐 과도하게 인상한 사실을 확인했으나 인하는 요구하지는 않기로 했다. ■의약분업은 준비부족= 감사원은 복지부가 의약분업을 시행하면서 예상되는 문제점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았다고 밝혔다.실제로 의약분업 이후 의약품 남용이 줄어들지 않았고,고가약품 처방이 늘어나는 등 부작용이 심했다. 정기홍기자 hong@
  • [사설] ‘의문사 규명’ 기간 연장해야

    지난해 10월 발족한 의문사 진상규명위원회의 활동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최근 민주당이 위원회 활동기한을 내년 3월까지 연장하도록 관련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우리는 이를환영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 기회에 기간연장말고도 조사권확대 등 미흡한 부분을 개정해 의문사 진상을 제대로 규명하는 토대를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 현행법대로라면 위원회는 다음달 말까지 9개월간 가동하며3개월동안 한차례 기간을 연장할 수 있을 뿐이다. 또 50명에 불과한 조사관들이 발생한 지 20∼30년 된 사건 80여건을,공권력을 상대로 조사하게 돼 있다. 정당한 사유없이 조사에 불응하는 사람들을 기껏해야 과태료에 처하도록 규정했다든지,허위진술을 제재할 방법이 없는 것 등 위원회의조사기능은 현재 아주 미약하다.실제로 지금 위원회가 조사하는 의문사 가운데 결과가 나온 사례는,1982년 3월 서울삼성교 밑에서 변사체로 발견된 신영수씨(당시 건국대생·21)사건을 단순사고로 처리한 것뿐이다. 해방후 우리 사회는 ‘반민특위’를 구성해 친일문제를 청산하려다 실패한쓰라린 경험을 안고 있다.이번에 의문사진상규명위가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활동을 접는다면 어떤 일이 발생하겠는가.과거에 공권력이 저지른 폭력에면죄부를 주는 통과의례로 끝나고 말 것이고,민주화운동 과정에서 희생해 지금 이 사회의 초석을 이룬 이들의 명예는다시금 회복하기 어렵게 될 것이다. 우리는 의문사 진상을 규명하자는 데 여야의 당리당략이작용할 까닭은 없다고 믿는다.여야 정당은 의문사 진상규명의 당위성을 공감해 내달 열리는 임시국회에서 관련법을 개정하는 데 차질이 없도록 해주길 바란다.지난 9일에는 김대중대통령이 국무회의 석상에서 진상조사가 형식적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고 정부기관의 협조를 당부하기도 했다.해당기관은 그 뜻을 이해해 진상밝히기에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 국가 테러리즘에 희생된 의문사는 반드시 진상을 규명하는것이 시대의 역사적 과제다. ‘민주화 공과(功過)’를 다음세대에게 판단하게 할 수는 없다. 특별법 제정 취지를 살리는 법 개정을 통해 위원회가 목적한 바를 이루도록우리 사회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
  • [피플 인 포커스] 대지산 ‘나무위 농성’ 13일째

    “주민들의 대지산을 지켜냈습니다.” 지난달 29일부터 경기 용인시 죽전면 대지산 숲 나무 위에 천막으로 1평 남짓 둥지를 틀고 13일째 시위 중인 환경정의시민연대 박용신 정책국장(34)은 건교부의 녹지 보전결정을 크게 반기면서도 여전히 나무에서 떠나지 않고 있다. “이번 조치는 내셔널 트러스트운동의 첫 성과로 큰 희망을 주었지만 개발 주체인 토지공사가 보전 결정에 맞춰 변경된 협의안을 내놓을 때까지 시위를 계속할 생각입니다. ” 박씨는 건교부 발표 다음날인 11일에도 나무 위에서 토지공사 관계자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공원과 녹지로 변경된 청사진을 보고 철수할 것입니다. 주민들이 잔치를 해준다고 해 설레지만 재발 방지를 위한기초작업까지는 끝낼 예정입니다.” 그는 시공 회사들에 개발 면죄부가 되고 있는 환경영향평가제도를 근본적으로 뜯어 고치지 않고는 재발 방지를 기약할 수 없다며,3∼4일 뒤 주거지역 인근의 생활녹지 보존과 관련된 성명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용인 윤상돈기자 yoonsang@
  • [공직자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윤락’-그 이중적 성윤리관

    최근 신문 사회면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기사의 하나가 10대 청소년들의 성매매 문제이다. 서울지방경찰청이 지난 2월1일부터 2개월동안 벌인 청소년 성매매범죄 단속결과에 따르면 적발된 청소년 121명의절반이 넘는 65명이 만15세 이하라고 한다.더욱 충격적인것은 이들이 가출 청소년 등 소위 문제학생이 아니라 교실과 학원에서 친구의 소개로,집에서 부모 몰래 채팅을 통해 매춘행위에 빠져든 보통학생들이 많다는 점이다. 도덕,윤리적인 면에서 그지없이 ‘근엄한’ 우리사회에서 이같이 왜곡된 성문화가 횡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사회는 성을 파는 여성들의 성적 타락이나 일탈을 비난하는 반면 성을 사는 남자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관대한태도를 보여왔다. 매매춘은 분명 성을 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이 함께 있는것임에도,사는 사람은 자취를 감춰버리고 파는 행위와 파는 사람만이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다.매매춘행위를 단속하는 현행법인 ‘윤락행위등 방지법’도 성을 파는 자의 행위가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가치판단에 근거함으로써 성을파는행위를 방지하고 이를 처벌하는 법으로 인식돼 오랫동안 여성계의 반발을 사왔다. 이렇게 성을 사는 자에 대한 우리 사회의 관대함은 성에대한 이중적 잣대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즉 남성은 여성보다 성적 욕구가 강하다는 신화,성욕의 자유로운 표출을 남성다움의 과시로 보는 남성문화,그리고 성을 사는 행위를 남성의 특권으로 인정해온 관습 등이 복합돼 매매춘은 ‘필요악’으로써 정당화되는 것이다. 따라서 매매춘에서 남성들은 면죄부가 주어지고 여성들은 늘 비난의 대상이 된다.최근에는 매춘여성에 대한 비난이 더 거세지고 있다.과거처럼 가난이나 순결의 상실로 인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 아니라 자신의 향락과 사치를 위해자발적으로 선택한다는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자발적’이란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것을의미하지만 사회구조가 그런 선택을 강요할 경우 진정한뜻에서 자발적인 것으로 볼수 없다.노동시장에서 여성들의 위치는 생계보조자로 여겨져 늘 불안정하며,여성의 성적대상화와 성 상품화는 일상화돼 있다.주택가와 학교 주변을 가리지 않고 유흥가가 즐비하며,정보기술의 발달로 사이버 세계를 통한 국경없는 성산업이 번창한 사회구조 속에서 여성의 몸은 경제적 자원인 양 소비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 사회에서 매매춘은 단순한 ‘사회적 일탈’이 아니라 여성을 주변화하는 가부장적 가치를 집약하고실행하는 ‘사회적 행위’로 구조적인 문제이다.이에 대한 책임 또한 매춘여성 개인과 이들을 이용하는 업주만이 아닌 ‘수요자’인 남성에게도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공공의 합의를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광범위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매매춘의 ‘필요악’ 논의는 사회적 공론화에 부쳐져야 하며,이로부터 우리사회의 성매매문제를 해결할 실마리를 찾아야 할 것이다. 한명숙 여성부장관
  • [굄돌] 역사문맹시대

    결론부터 말하자면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 사태’는 우리의 국사교육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두 말할 것도 없다.우리는 ‘참을 수 없는 국사교육의 가벼움’을 피부로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이미 국사교육은 ‘교육의 세계화’에 표적이 된 ‘유탄교육’이 되어 버렸다.주당 2시간뿐이던 중·고등학교의 국사시간은 ‘통합교과과정’에 따라 이제 1시간으로 줄게 될 판이다.대학에서도 필수과목이던 국사가 선택 과목으로 밀린지 오래다.국가 최고시험인사법시험에도 국사는 끼지 못한다.‘일본 역사교과서 왜곡사태’의 일부는 ‘교육의 세계화’란 정치권의 명분이 국사공멸(國史共滅)을 자초하여 그 화를 불러들인 격이다.따라서 역사의식 부재는 ‘역사 문맹시대’를 이미 잉태했으며,이는 정치인들의 치적주의가 낳은 기형아로 이제 ‘일본교과서 왜곡 사태’라는 국민들의 현실적 아픔으로 다가왔다. 문민정부시절에 철거된 국립박물관(구 총독부) 건물이 영원히 사라진 것은 정치권의 치적주의와 역사의식 부재가 빚은 대표적인 사례다.문민 정부시절 민족 정기를 드높인다는정치적 명분은 국립박물관 건물의 ‘폭파론’으로 이어졌다. 당시 정부는 ‘오욕의 역사를 청산한다’는 단순 정치논리로문화논리를 내세우는 반대론자들의 기를 꺾었다. 철거를거부하면 매국노,찬성하면 애국자가 되는 듯한 인기몰이 포퓰리즘 정치의 희생물이 국립박물관 건물의 철거였다. 우리스스로 증거 인멸을 통한 면죄부를 준 동시에 우리의 후손들에게는 역사의식 고취의 틈새를 막아버렸다. 고도(古都) 경주도 왕릉을 비롯,곳곳에 걸쳐 일본인들의손을 탔다.무참히 도굴 당한 역사의 현장을 그곳에 꼼꼼한기록으로 남겨 후손에게 바로 전하자는 주장은 사장됐다.그리고 흙 한줌 속에서도 우리의 문화유산이 숨쉬는 천년 고도를 두고 개발의 명분을 내세운 치적주의가 득세했다.당시강우방 전 경주 박물관장은 “우리가 경주를 가질 자격이있는가?”라며 울분을 터트렸다는 일화도 있다. 프랑스는 ‘교육의 세계화’를 추진하면서 ‘국사교육을의무교육기간(6∼18세)에 필수 과목으로 정했다.일본도 89년 이후 역사교육의 지위를지속적으로 높이고 있다.나라는형체요 역사는 정신이다(國家滅 史不可滅). 역사학자 박은식이 나라를 잃고 피를 토하듯 쓴 역작 한국통사의 머리글이다. △ 이도형 도예평론가
  • 2001 길섶에서/ 드라큘라 백작

    프랜시스 코폴라 감독의 뮤지컬 ‘드라큘라’(Dracula)는흡혈귀가 된 눈물겨운 사연을 붙여 드라큘라에게 다소 면죄부를 주었다.[루마니아 백작 드라큘라는 전쟁에서 돌아와아내의 자살 소식을 듣는다.그는 자살한 자의 영혼은 구원받지 못한다는 교회계율을 저주,어둠의 힘으로 아내를 위해복수하겠노라 맹세한 후 흡혈귀의 왕으로 군림했다]는 것이 그 줄거리다. 드라큘라는 16세기경 터키의 침공으로부터 루마니아를 구한 전쟁 영웅이었다고 한다.그러나 전쟁이 끝난 후 그는 루마니아에서 탈출한 사제들에 의해 살인마라는 악명이 붙여졌다.그에 대한 저주는 수세기에 걸쳐 덧칠이 돼 마침내 1897년 영국의 통속 소설가 브람 스토커는 그를 흡혈귀로 만들었다.스토커는 드라큘라 백작을 공포의 대상으로 만든 소설로 대단한 명성과 수입을 올렸다.할리우드의 많은 영화제작자들도 그를 향한 저주에 참여했다.누군가 저주의 대상이있어야 안심하는 심리,우리도 예외는 아니었다.지금도 우리는 한국판 드라큘라를 만들고 있지 않은가. 김재성 논설위원
  • 올 퓰리처상 수상작 결정

    [뉴욕 연합] 일본은 물론 미국에서도 논의 자체가 금기시되고 있는 히로히토(裕仁) 전 일왕의 전쟁책임론을 주장한허버트 빅스 교수의 ‘히로히토와 근대 일본의 형성’이 올해 퓰리처상 논픽션부문 수상작으로 16일 결정됐다. 일본 히토쓰바시(一橋)대학에 재직중인 빅스 교수가 펴낸이 책은 역사적 사료에 기초해 히로히토 일왕의 전쟁책임론을 주장한 최초의 영어권 책이라는 점에서 지난해 출간 당시부터 관심을 모았다. 이 책은 37∼38년 난징(南京) 대학살과 연합국 포로들이겪은 고문과 굶주림,중국에서 행해진 생체 병원균 실험 등잔학무도한 행위에 책임이 있는 한 국가체제를 히로히토 일왕이 어떻게 움직였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일본 간토 가쿠인대학의 정치학자인 하야시 히로후미 교수는 일왕의 전쟁책임론은 일본과 미국에서 논의 자체가 금기시돼 왔지만 빅스 교수의 용기있는 주장을 통해 전후 일왕이 면죄부를 받는 과정에 대한 재평가작업이 이뤄질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평가했다.
  • 4·13총선 1돌/ 장성민·원희룡의원의 자평

    “정치개혁을 염원하는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해 송구스런 마음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여야의 대표적 386세대 초선의원인 민주당 장성민(張誠珉)의원과 한나라당 원희룡(元喜龍)의원은 13일 지난 1년 동안의 의정활동에 대해 입을 모아 뼈저린 ‘반성’의 변을내놓았다. ■반성 장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정치의 약동하는 희망을 상징했던 386 정치인들은 정치판의 썩은 피를 정화하기는커녕,오히려 기성 정치권에 순치돼 있지 않은지 심각하게 자문해 봐야 한다”고 ‘고해성사’를 했다.그는 “기성 정치권의 높은 벽이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면죄부일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원 의원도 “지난해 4·13총선에서 ‘바꿔’ 열풍으로 대거 국회에 진출한 초선의원들이 기대에 못미친 게 사실”이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불만 두 사람은 그러나 기성 정치권이 수적 우위와 기득권을 무기로 개혁을 거부한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다는 지적을 잊지 않았다.특히 총재나 대표 등 1인 지배체제가 정치개혁을 가로막는 근본 원인이라는 시각을 나타냈다.장 의원은 “기성 정치인들이 당론이라는 명분으로 개혁세력의 발목을 잡고,의원 개개인의 자율성을 억누르고 있다”고 비판했다.원 의원도 “정치 지도자가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의원들을 동원하는 행태가 개혁을 막는 가장 큰 원인”이라며 ‘총재 1인 지배구조’에화살을 돌렸다. 장 의원은 특히 “기성 정치인들이 초선을 길들이려는 의도로 ‘왕따’(집단 따돌림)를 놓거나 골프 등으로 회유하는 등 구태를 보이기도 한다”고 꼬집었다. ■희망 원 의원은 하지만 “나름대로 노력한 결과,당 지도부의 일방통행식 밀어붙이기가 쉽게 통하지 않게 된 것은고무적인 변화”라고 자평했다. 장 의원도 “원내 개혁세력의 활동을 담보하기 위한 제도적 인프라 구축 차원에서 교섭단체 구성기준을 10석 이하로 대폭 완화하는 국회법 개정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말했다. 김상연기자 carlos@
  • [공직인맥 열전](45)국방부·군③

    군부를 주름잡던 정치장교들의 비밀결사 ‘하나회’가 제거된 이후 군내에는 어떤 사조직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국방부의 공식 입장이다. 실제 육사, 3사, 학군(ROTC),갑종등 학연의 기수별 모임은 허용하지만 그밖의 지연이나 근무연에 따른 모임 등은 일체 불허하고 있다. 그렇다면 하나회의 공간을 누가 메우고 있을까.군내에는크게 ‘만나회’와 YS(김영삼 전 대통령)군맥,호남군맥 등으로 채워져 있다는 얘기들이 그럴듯하게 떠돌아 다닌다.이러한 큰 군맥의 줄기가 국민의 정부 출범 이후엔 호남군맥과 만나회의 군력으로 양분되어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그러나 만나회는 실체가 드러난 적이 없다.갖가지 추측만무성할 뿐이다.하나회에 대항하기 위해 노태우 전 대통령집권 직후 L,K,A 장군을 중심으로 조직됐다는 설(說)과 “누구 누구라더라”는 소문들이 그것이다.노 전 대통령의 9공수여단-9사단 인맥과 연이 깊숙이 닿아 있다는 얘기도 있다. 지난 98년 정권이 교체된 후 만나회 회원의 명단이 적힌유인물이 군내에 유포돼 발칵 뒤집힌 적이 있었다.당시 40여명의 이름이 적힌 명단이 뿌려지자 7∼8종의 유사 명단까지 나돌아 파문이 확대됐다. ‘만나’는 광야를 헤매던 모세와 유대인들에게 여호와가내려준 음식을 뜻한다.선택받은 사람들이 먹는 음식이라는의미심장한 의미가 담겨 있다.육사19기에서 29기까지 60여명이 회원이라는 게 군 일부 관계자들의 주장이다.그래서대장급,군단장,사단장급 인사 때마다 은밀히 군내의 관심사로 떠오른다. 하지만 확인된 것은 아무 것도 없어 “군내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인사분석을 위해 만들어 낸 가설”로 치부되기도 한다. 여기에 군 일각에서 거명되는 또다른 사조직으로는 ‘나눔회’‘알자회(알짜회)’가 있다. ‘나눔회’는 육사 30기에서 37기까지 100여명이 회원으로알려지고 있다. 육군본부 인사참모부와 인사운영감실에 근무하던 육사 30기와 31기를 중심으로 한 ‘인우회’가 모태라는 얘기가 있다.서울 C호텔 사우나에서 자주 모인다고 해‘사우나 모임’이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모 예비역 장성은 “나눔회는 만나회와 통합돼 만나회의하부조직을 이루고 있다”면서 “육군의 인사를 주도하는최고 실세그룹으로,회원으로 알려진 사람들중 진급에서 누락된 사람을 지금껏 보지 못했다”고 털어놓을 정도로 실체 접근을 시도한다. ‘알자회(알짜회)’는 육사 34기부터 43기까지 각 기수중에서 ‘알짜’들만 빼내 결성됐다는 풍문이다.하나회와의연결조직으로 몰려 지난 84년과 93년 조사를 받았지만 배후세력이 없는 것으로 판단돼 면죄부를 받았다.하지만 육사 36기까지 명맥이 유지되고 있는 하나회와 마찬가지로 특별관리대상이다. 이들 조직은 과거 하나회처럼 끈끈하고 결속력이 강하지는않은 것 같다는 게 이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는 관계자들의분석이다. 경쟁이 치열한 장군반열에 오르기 전까지는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나 친목모임의 성격이 강하다는 얘기이다. 이들 유인물로 제기된 조직에는 영남 출신들은 거의 없다. 충청,서울·경기,호남 출신이 골간을 이루고 있다는 게 이분야에 관심이 깊은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육사 출신의 모 중령은 “동기 중에 회원이 누구 누구라는이야기를 들었다”면서 “군대 속성상 보직관리가 잘 되면진급에 우선권을 가지기 때문에 회원들의 보직관리 여부를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군이라는 특수조직에서 사조직의 폐해는 하나회를 통해 충분히 경험하지 않았느냐”면서 “아직도 군의 단합과 개혁을 저해하는 ‘패거리’가 잔존하고 있다면 이는 어이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사조직은 부패보다 더 나쁘며 무기를 가진 군인들이 군통수권자 이외의 타 사조직에 귀속감을 갖는 것은 바른 행동이아니라는 것이다. 문민정부 이후 군에는 예비역 장성들이 고위직에 임명되면서 일정 기간동안 영향력을 행사하는 ‘대부(代父)’로 자리잡았다는 점도 군맥을 파악하는 데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권영해(육사 15기) 전 장관,천용택(육사 16기) 전 장관,임동원(육사 14기) 장관이 이에 속한다. 세 사람 모두 동기생들에 가려 그다지 화려하지 않은 현역생활을 했으며 대장 계급장을 달지 못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권·천 두 전 장관은 국방장관,안기부장을 지냈고 임 장관은 외교안보수석, 통일부장관을 거쳐 안기부의 후신인 국정원장을 역임한 뒤 통일부장관으로 다시 컴백했다. YS군맥을 대표하는 권 전 장관은 김동진 전 장관(육사 17기)-윤용남 전 합참의장(육사 19기)-도일규 전 육참총장(육사 20기) 같은 1,6사단장 출신 등 ‘청성회’(청성은 6사단의 부대 이름)를 중심축으로 군을 장악했다. 현재는 국회 국방위원장인 천용택 전 장관과 임동원 통일부장관이 크든 작든 영향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노주석기자 j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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