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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교아카데미 공정성 도마에

    외교통상부가 새로운 외교관 선발제도로 추진하고 있는 외교아카데미가 유명환 장관 딸의 특채 사건을 계기로 공정성 시비에 직면하고 있다. 외교부는 2012년부터 현행 외무고시를 폐지하고 비학위 특수과정인 외교아카데미를 통해 매년 5급 외교관 50명을 선발한다는 계획을 지난 5월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이 제도는 기존 외무고시에서 필기시험 비중을 크게 줄이고 서류와 면접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이어서 면접관의 주관에 따라 외교관 자녀 등 특정인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소지가 있다. 이런 논란에 따라 정부 내에서도 외교아카데미 설립을 둘러싼 이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지난 6월 외교아카데미에 대한 공청회를 여는 등 내부적으로 준비를 계속하고 있지만 아직 국회에 법안을 제출하지 못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최근 정치권을 중심으로 외교관 역량강화를 위한 외교아카데미의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선발과정의 투명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한나라당 홍정욱 의원은 “외교아카데미를 통해 외교관을 선발하게 되면 제도의 투명성을 더욱 철저히 확보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래희망연대 송영선 의원은 이달 중 ‘외교전문대학원 설치·운영에 관한 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법학전문대학원인 ‘로스쿨’처럼 외교전문대학원을 졸업한 사람에게 외교관 채용시험에 응시할 기회를 주는 방식이다. 앞서 국회입법조사처도 지난해 10월 송 의원에게 제출한 보고서에서 “외교아카데미 입학생 선발 기준이 특정 집단에 유리한 것이 될 소지가 있기 때문에 엄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신각수 차관은 7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서 외교아카데미 운영과 관련, “외교아카데미 선발 자체는 고시 병폐를 완화하고 엄중한 절차 통해 시험과 면접을 병행해서 선발하는 제도”라면서 “앞으로 공정성을 확보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답했다. 김상연·홍성규기자 carlos@seoul.co.kr
  • 드러난 ‘장관의 딸’ 3가지 특혜

    드러난 ‘장관의 딸’ 3가지 특혜

    외교통상부는 매년 자유무역협정(FTA) 통상 전문계약직공무원 나급(5급 상당) 특별채용시험 공고를 낸다. 주요 업무내용은 똑같은데 응시 자격 요건은 들쑥날쑥하다. 서류 접수 기간도 마음대로다. 현대판 음서제도가 자리 잡을 수 있는 여지가 있는 셈이다. ●유 장관 딸 영어성적 56점 높아져 6일 행정안전부 특감 결과에 따르면 외교부가 유명환 장관 딸을 합격시키기 위해 행한 조치 중 압권은 서류 접수 기간이다. 접수 기간을 연장해 딸이 다시 영어시험을 치러 영어성적을 높일 기회를 준 것이다. 지난 7월1일 첫 공고 당시 서류 접수기간은 공고 이후 12일이 주어졌다. 특채 공고 이후 서류 접수까지 열흘 정도가 주어지는 일반적인 경우와 비슷하다. 이후 재공고를 하게 되면 서류 접수 기간이 짧아지는 것이 관행이다. 외교부는 1차 공고에서 합격자가 없어 7월16일 재공고를 했다. 서류접수는 8월11일까지였다. 접수까지 일반적으로 주어지는 기간의 두 배가 넘는 26일의 기간을 줬다. 문제는 이 기간 중인 8월1일 TEPS가 치러진 것. 유 장관의 딸이 영어시험을 다시 치르고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도록 시간을 벌어 준 것이다. 정만석 행안부 인사정책과장은 “TEPS 성적이 8월10일 나올 예정이어서 이때까지 기다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 유 장관 딸이 제출한 8월10일자 TEPS 성적은 7월20일자 성적보다 56점 높았다. ●학사 출신은 계속 응시 막아 다음으로 문제가 된 것이 응시자격이다. 외교부는 지난해 강화한 응시 자격 요건을 유 장관 딸을 위해서 올해 완화했다. 실제로 2009년 4월 외교부는 통상 전문계약직 공고를 내면서 자격 요건을 국내·외변호사 자격증 소지자, 박사학위 취득자, 관련 석사 취득 후 2년 이상 경력, 관련 학사 취득 후 4년 이상 경력 등으로 다양하게 제시했다. 그러나 같은 해 9월 공고에서는 석사나 학사는 응시할 수 없도록 자격이 강화됐다. 하지만 올해 공고에서 자격 범위가 조금 완화됐다. 문제는 조금 완화한 규정이 다름 아닌 유 장관의 딸을 위해 풀었다는 점이다. 추가된 규정은 석사 취득 후 2년 이상 경력자가 지원을 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지원자격을 완화하면서도 학사 취득 이후 4년 이상 경력 등의 규정은 부활하지 않았다. 이번 행안부 특감에서 드러난 것도 특정인을 염두에 두고 응시자격 범위를 특정 분야는 풀고, 다른 분야는 강화하는 등의 방식을 동원했다는 것이다. ●면접 심사회의선 근무경험 강조 면접에서 외부 인사 3명은 장관 딸이 아닌 차점자에게 총점(20점씩 5명, 총 100점) 기준으로 2점 더 높은 점수를 줬다. 반면 외교부 인사기획관 등 내부 위원 두 명은 장관 딸에게 20점 만점에 19점을 줬다. 차점자에게는 각각 17점, 12점을 줬다. 외부 인사들은 장관 딸에게 2점 낮게 줬지만 내부 인사들이 9점을 높게 줘서 결국 장관 딸은 7점 차이로 여유 있게 최종 합격했다. 면접 평균 점수는 14점이다. 차점자에게 준 12점은 맹형규 행안부 장관 평가대로 “거의 과락 수준”의 점수다. 내부 위원은 면접 과정에서도 영향을 끼쳤다. 면접 심사회의 시 “실제 근무경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 장관 딸은 외교부에 근무한 경력이 있다. 시험 위원 또한 내부 결재 등 절차 없이 인사기획관이 임의로 결정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특채제도 대폭 손본다

    특채제도 대폭 손본다

    정부는 공무원 특채 일괄 관리를 통해 제도 운영의 공정성을 높이기로 했다. 현재 각 부처에서 자체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5급 공무원 특별채용은 앞으로 행정안전부가 통합관리하게 된다. 이에 따라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딸 특채 논란과 같은 사례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파문에도 불구하고 행정고시 폐지 등 공무원 채용제도 선진화 방안은 당초 계획대로 추진하기로 했다. 5일 행안부에 따르면 현재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공무원 특채전형은 ‘중소기업 채용 박람회’ 방식이다. 행안부가 각 부처의 특채 수요와 채용 기준, 방식 등을 제출받아 사전에 객관성과 공정성 심사 등을 한 뒤 일괄 채용공고를 하게 된다. 면접위원회에는 해당 부처의 공무원, 민간 채용전문가, 대학교수 등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민간 헤드헌터와 구인을 원하는 기업의 채용담당자가 힘을 합쳐 회사의 필요에 맞는 인재를 선발하는 채용박람회 형식과 닮은꼴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서류심사 담당자 및 면접관을 각 부처에서 파견 받아 시험위원회에 포함시킬 계획”이라면서 “부처별 수요를 최대한 반영하는 동시에 채용전형의 객관성까지 담보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행안부는 우선 내년에 공무원 특채를 일괄 진행해 본 뒤, 통합채용전형의 성과 및 과제 등을 파악해 특채 비율을 점차 조정해 나갈 방침이다. 각 부처에서 자체 진행하던 특채전형을 통합 시행함에 따라 외교부 특채 논란과 같은 부작용을 미리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행안부는 기대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당초 부처별 칸막이 식으로 진행되던 공무원 특채는 오해의 소지가 다분했다.”면서 “통합채용전형은 음지에 있던 공무원 특채를 양지로 끌어낼 수 있는 조치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통합채용전형이 시행되면 공무원 특채 제도에 대한 일반 국민의 접근성도 높아질 것으로 행안부는 내다보고 있다. 현행 특채 제도는 부처별로 소규모로 진행되기 때문에 공직에 특별히 관심 있는 사람이 아니면 채용이 언제, 어떻게 진행되는지도 알기 힘들기 때문이다. 행안부는 이번 주 중 공무원 채용선진화 추진위원회를 열어 이 같은 특채제도 개선안에 대한 논의를 거친 뒤 오는 16일 열리는 ‘공무원 채용제도 선진화 방안 대국민 토론회’를 열기로 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외교부 특채 파문으로 채용제도 선진화 방안 토론회를 연기하자는 의견도 있었으나 문제점을 보완, 당초 계획대로 추진하기로 했다.”면서 “이번 사건은 오히려 공무원 채용제도 선진화의 필요성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남상헌기자 kize@seoul.co.kr
  • [금융 CEO에게 묻다] (4)박종원 코리안리 사장

    [금융 CEO에게 묻다] (4)박종원 코리안리 사장

    박종원(66) 코리안리재보험 사장은 사람을 두 부류로 구분한다. 하나는 바위, 하나는 부평초다. 뿌리 없이 물 위에 둥둥 뜬 채 양지만 찾는 사람은 부평초다. 시련이 왔을 때 제자리를 지키며 맨몸으로 맞부딪치는 사람은 바위다. 박 사장에게 두 인간형을 나누는 키워드는 ‘야성(野性)’이다. 지난 12년간 그가 5연임 최고경영자(CEO)의 신화를 쓸 수 있었던 것도, 코리안리를 퇴출 직전의 ‘난파선’에서 매번 실적을 경신하는 ‘쾌속선’으로 탈바꿈시킬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야성 경영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그는 말한다. 명문대 졸업에 행정고시 합격, 경제관료로 전력질주해 온 박 사장의 삶을 이끌어간 단어가 야성이라니 일견 어울리지 않는 듯하다. 하지만 그는 야성을 다시 정의했다. “야성은 환경 변화에 적응해 나가는 생존 본능입니다. 그걸 잃으면 죽는 것이지요. 생존 경쟁력은 전문성을 갖춘 실력과 긍정적인 정신, 강한 체력에서 나옵니다. 그런데 요즘 사회는 오직 실력만으로 서열을 매기니 건강하게 돌아가지 않는 것이지요.” 1998년 사장 취임 이후 연평균 13%대 성장, 올해 수재보험료 4조 7000억원, 전세계 10위권 재보험사를 바라보는 회사로 만든 데는 더 이상 제겨디딜 곳도 없다는 위기감과 야성의 힘이 가장 컸다. 12년 전 코리안리에 첫발을 들여놓은 그에게 당시 직원이 ‘0% 성장’을 다음해 목표치라고 들고 왔다. 박 사장은 분노도 잠시, 도전정신이 더 차올랐다고 했다. 이후 직원의 30%를 잘라내고 실적이 3500만원도 안 되던 해외 영업에 박차를 가하는 등 전투를 치르듯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몰아쳤다. 세계 최대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담판을 지은 것은 코리안리가 재도약하는 계기가 됐다. 2005년 당시 코리안리는 S&P로부터 BBB+의 신용등급을 받고 있었다. “작심을 하고 S&P 뉴욕 본사로 찾아갔지요. A등급으로 올려달라고 2시간 동안 담당 임원을 설득했습니다. 하지만 담보력이 적다는 이유로 등급 상향 요구를 일축하더군요. 그래서 ‘맞다, 당신들 말대로 우리는 담보력이 부족하다, 하지만 담보력이 충분하다고 좋은 등급을 준 보험사들이 미국 9·11테러, 쓰나미, 태풍 때문에 다 망하지 않았냐’고 했지요. 과연 어느 회사가 더 신용이 좋은 거냐고 따졌지요.” 담보력에 맞는 위험을 떠안는 리스크 관리 능력을 지향하고 있다는 설득 끝에 3개월 만에 A-등급을 얻어냈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차입을 하지 않고 채권도 발행하지 않는 코리안리가 신용등급에 목숨을 걸었던 이유는 해외시장이 재보험사의 성패를 가를 전장(戰場)이기 때문이었다. 신용등급이 올라가자 해외 거래 규모가 급격하게 커졌다. 이렇게 성장한 해외 시장은 올해 코리안리의 총 매출액 5조원 가운데 22%인 1조원가량을 차지할 전망이다. 앞으로는 선박보험과 기술보험 등에 주력, 유럽과 중동 시장까지 개척해 2020년엔 매출액의 50%를 해외 시장에서 달성할 계획이다. 코리안리는 올 초 생명보험사와 저축은행 등을 인수해 금융지주를 구축하겠다고 선포했다. 박 사장은 자금력은 충분하다고 자신감을 내보이면서도 현재 진행 상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현재 자금이 1조 2000억원이나 되니까 자금력은 충분합니다. 제2, 제3금융권을 눈여겨 보고 있지만 모르는 회사를 인수하는 것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기회가 있을 때 움직이려 합니다. 한다고 얘기해 놓으니까 여러 곳에서 이거 해라, 저거 해라, 만나자고 하니….” 박 사장은 “지금까지의 성과는 성장과 수익의 두 바퀴를 균형있게 굴렸기 때문”이라면서 “과도한 성장은 오히려 회사를 망가뜨릴 수 있다.”고 경계했다. 브레이크 없는 성장 일변도의 경영은 코리안리에 맞지 않는 전략이다. 지난해 해외 영업에서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해 불량 물건을 끊고 우량 물건만 받은 것도 당장은 성장률이 둔화되지만 장기적으로는 탄탄한 수익을 얻기 위한 결단이었다. “코리안리가 키우는 것은 결국 사람입니다. 전 직원이 매년 꼬박 2개월을 신입사원 채용에 쏟아붓지요.” 박 사장은 직원들의 이름과 가족관계, 사생활까지 낱낱이 알기로 유명하다. 비결은 그의 사무실 책상 위에 있다. 신입사원 기수마다 A3용지에 사진과 이름, 프로필을 빼곡히 채워 달달 외우기 때문이다. 코리안리의 신입채용 절차는 웬만한 해병대 훈련 못지않다. 최종합격 인원의 3배수인 80명가량을 오전 8시부터 청계산에 모아놓고 등산을 시작한다. 오후 9시까지 야외에서 축구에 100m 달리기까지 지원자들을 혹독하게 내몬다. “하루종일 면접관이 따라다니면서 일거수 일투족을 체크하면서 근성과 됨됨이를 봅니다. 전 직원이 함께 뽑으니 신입사원 채용이 회사 전체의 축제죠.” 2주 전에는 전 직원이 2박3일간 고개 8개를 오르내리는 설악산 등반코스 35㎞를 탔다. 속옷까지 젖어드는 폭우가 쏟아져도 취소는 없었다. 더불어 움직이는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2004년부터 이어온 ‘백두대간 종주’ 행사다. “비를 쭉쭉 맞고 가면서도 불평불만 안 하고 얼굴이 노래졌는데도 무거운 가방을 끝까지 스스로 지고 가는 여직원을 보면서 애처로우면서도 대견했습니다. 그런 직원들을 어떻게 사랑하고 믿지 않겠습니까. 직원들도 사장이 열심히 가는데 어떻게 주저앉겠습니까.” 박 사장은 시련을 함께 극복하는 값진 경험이 사무실에 오면 경영성과로 나타난다고 강조했다. 5연임은 이제 그에게 영광보다 부담을 더 지우고 있다. “지금까지 연임을 못박아 두고 일한 적은 없어요. 내 회사라고 생각하고 해왔고 그건 앞으로도 마찬가지입니다. 실적을 내기 위한 확장을 하면 악수(惡手)가 나오고 결국에는 회사가 망가집니다. 한걸음 한걸음 성실하게 가며 단기 목표를 이루는 게 성공의 비결이죠.”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박종원 코리안리 사장 ▲1944년 경기 화성 출생 ▲연세대 법대, 미 밴더빌트대 대학원 졸업 ▲1973년 행정고시 14회 합격 ▲1989년 재무부 결산관리과장 ▲1994년 재정경제원 총무과장 ▲1997년 재정경제부 공보관 ▲1998년 코리안리재보험 사장 취임
  • 힘받는 채용 선진화 방안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딸 특별채용 논란과 관련, 공직채용제도 선진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행정안전부는 곤혹스럽다는 입장이다. 개혁의 대상인 현행 특채제도와 관련해 일어난 문제점으로 인해 이를 개선하기 위해 내놓은 채용제도 선진화 방안이 오히려 유예 또는 폐지 논란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행안부는 오히려 이번 특채 논란을 계기로 채용제도 선진화 방안의 취지를 제대로 알리고, 현행 제도의 문제점도 수정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특채 제도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담보하기 위한 방안은 보강하기로 했다. 가장 대표적인 방식이 ‘일괄채용 방식’이다. 형식은 중소기업채용박람회 형식을 취하기로 했다. 특채가 필요한 부처마다 박람회에서 자신들의 부처를 알리는 방식이다. 다만,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특채 수요나 자격, 선정방식 등은 사전에 행안부에 제출해야 한다. 행안부는 이중 공정성을 잃었거나 특정 계층에 혜택이 집중될 소지가 있으면 걸러내게 된다. 유명환 장관 딸 특채처럼 기준을 바꾸는 등의 방식으로 특정인을 봐주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선발자격이나 기준 사전심사 도입에 대해 해당 부처의 반발이 있을 수 있지만 특채의 공정성 확보라는 대세는 거스를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채 선발 방식과 관련해서는 현재 행안부가 보완책을 강구 중이다. 면접만으로 선발하기보다는 약식 공직적격성평가(PSAT)나 민간기업식 적성검사, 고위공무원단 대상 역량 면접 등 도입도 검토 중이다. 아울러 시험(면접) 위원도 다양화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공직사회에 다양한 경력을 가진 민간 전문가들이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채 제도를 각 부처가 개별적·폐쇄적으로 실시해 특혜시비(음서 논란)를 불러올 소지가 있었던 셈이다. 또 각 부처에서는 전문성 측정 등이 어렵다는 이유로 검증이 쉬운 자격증이나 학위 위주로 특채를 했다. 실제로 지난해 5급 특별채용 인원 102명 가운데 54명은 변호사, 의사 등 자격증 소지자였고 35명은 박사학위 소지자였다. 게다가 해당부처에서 내·외부 특채 면접관을 모두 위촉하다 보니 소속기관 고위 공직자의 입김을 차단하기도 어려웠다. 공직 채용제도 선진화 방안도 이런 맥락에서 등장했다. 단순한 학위나 자격증만으로는 공직사회에 활력을 불어넣을 민간 전문가들을 채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행안부는 특채의 공정성 확보 방안을 보완해 지난달 12일 발표한 공직 채용제도 선진화 방안을 일정대로 추진하기로 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지난달 채용제도 선진화 방안 발표 당시, ‘행정고시 폐지’라는 단어가 갖는 위력이 너무 커서 특채 확대의 의미나 기존 특채 방식의 문제점 보완 대책이 잘 알려지지 않았다.”면서 “행안부의 채용제도 선진화 방안대로라면 외교부 발생한 것과 같은 특채 논란은 사전에 충분히 차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행안부는 현재 16일 공청회를 앞두고 여론의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자칫 외교부 특채 파동의 역풍을 그대로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오는 10일 공무원 채용제도 선진화 추진위원회를 열어 채용제도 선진화 방안의 전반적인 내용을 알릴 방침이다. 남상헌기자 kize@seoul.co.kr
  • 대학별 수시모집 특징…고려대 등

    ■고려대학교 지역우수 학생 100명 더 뽑아 고려대 안암캠퍼스 수시모집에서 입학정원 3772명 가운데 69%인 2586명을 선발한다. 올해에는 수시를 1·2차로 나눠 모집하며, 수시 1차와 2차에 1개 전형씩 복수지원할 수 있다. 수시 1차에 지역우수인재(550명)·세계선도인재(250명)·과학영재(170명)·국제학부(45명) 전형이 있고, 수시 2차에 일반전형(1436명)·월드KU(50명)·사회공헌자(40명)·체육특기자(45명)·미래로KU(정원 외 60명) 전형이 있다. 대표적인 입학사정관 전형인 지역우수인재전형에서는 지난해보다 모집인원을 100명 늘렸다. 일반고 학생이 지원 대상인데, 학교장 추천을 받아서 지원하고 학생부 교과와 비교과·추천서·자기소개서 등을 기초로 한 다면적 서류평가와 면접을 실시한다. 올해 고려대는 전국을 7개 권역으로 나눠 면접관이 방문해 현장면접을 실시한다. 세계선도인재전형에서는 지난해와 달리 올해 특정 어학성적으로 지원자격을 제한하지 않았다. 제출된 서류와 학생부를 포함한 서류평가를 합산해 1단계에서 3배수 인원을 선발하고, 2단계에서 개인별 주제발표 뒤 심층면접을 실시한다. 수시 2차에서는 논술성적을 반영해 우선 선발을 하는데 계열별로 정해진 과목에서 1등급을 받아야 한다. 일반선발에는 학생부가 40% 반영되는데, 수능에서 지정된 4개 과목 가운데 2개 영역에서 2등급 이내 성적을 받아야 한다. oku.korea.ac.kr (02)3290-1252. 서 태 열 입학처장 ■경희대학교 탈북자 등 역경극복 인재 우대 경희대는 서울캠퍼스에서 1315명, 경기도 수원국제캠퍼스에서 1640명을 수시로 선발한다. 경희대는 지난해 국제화 전형과 과학인재전형을 네오르네상스 창의재능인재 전형으로, 모범학생과 사회공헌대상자 전형을 오토피아 전형으로 통합했다. 오토피아 전형에는 북한이탈주민·아동복지시설 출신·다문화 가정 자녀가 지원하도록 역경극복형 지원 자격을 추가했다. 사회배려대상자·전문계 고교 출신·농어촌학생·기회균형선발 전형은 올해부터 정시 나군에서 선발한다. 네오르네상스와 오토피아 전형 모두 입학사정관 전형이다. 사정관 전형에서는 자기소개서를 입증하기 위한 증빙서류·학생부·수상실적·교사추천서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강제상 입학관리처장은 “특별한 스펙을 갖춘 학생이 합격사례로 많이 발표되었지만, 경희대는 학교 생활을 바탕으로 자신의 적성 분야에 대해 깊이 고민하는 자기주도적 학생을 원한다.”고 말했다. 자기소개서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풀어나가되 자신만의 열정과 잠재 능력을 보여줘 사정관을 설득시키는 게 관건이라는 얘기다. 경희대는 논술·내신·서류 가운데 어느 한 가지만 뛰어나면 합격할 수 있도록 수시 전형을 마련했다고 조언했다. 예컨대 가장 많은 학생을 선발하는 수시 1차 일반전형에서 논술 100%로 모집인원의 30%를 우선 선발하고, 나머지 인원을 논술과 내신을 종합해 선발한다. http://iphak.khu.ac.kr (02)961-0028~9. 강 제 상 입학관리처장 ■광운대학교 전형마다 학생부 반영비율 달라 광운대는 수시 1차 모집에서 724명을 선발한다. 정원 내 모집으로 논술 우수자(286명)·적성 우수자(105명)·리더십 우수자(70명)·로봇특기자(8명)·글로벌리더(영어·중국어·일본어, 115명) 등 584명을, 정원 외 모집에서 농어촌 학생(70명)·전문계고 출신자(70명) 등 140명을 뽑는다. 전형마다 학생부 반영 비율이 다른데, 논술 우수자 전형에서는 논술 50%와 학생부 성적 50%를 합산한다. 적성 우수자 전형에서는 전공적성검사 성적 80%와 학생부 성적 20%를 합친다. 리더십 우수자 전형에는 고교 재학 동안에 전교 학생회 회장(부회장)이나 학급 반장(부반장)을 해 본 학생이 지원할 수 있다. 리더십 우수자 전형은 학생부 100%로 5배수를 선정한 뒤 2단계에서 학생부 20%와 면접·구술고사 80%로 선발한다. 로봇 제작 관련 분야 능력 보유자를 뽑는 로봇특기자 전형에 지원하려면 광운대가 인정하는 대회에서 입상한 실적이 필요하다. 서류전형 20%·면접 및 구술고사 50%·학생부 30%를 반영해 뽑는다. 381명을 선발하는 수시 2차에서 교과성적우수자(351명)와 사회적 배려대상자(18명) 전형은 학생부만 100%로 반영한다. 축구 체육특기자 12명은 경기실적 40%·실기고사 40%·면접 및 구술고사 20%를 합산해 선발한다. 수시 지원은 인터넷으로만 받는다. iphak.kw.ac.kr (02)940-5640~3. 김 용 범 입학처장 ■경원대학교 적성고사 60% 반영… 당락 주요 변수로 경원대는 수시 1차에서 입학 정원의 33.1%인 1046명을 모집한다. 정원 외로는 농어촌학생·전문계 고교 출신자·교육기회균형·전문계고 졸업 재직자 전형 등 240명을 선발한다. 수시 1차의 적성고사 실시 전형에서는 정원 내 일반전형·사회공헌자 (손)자녀 전형과 정원 외 농어촌학생·전문계고교 출신자 전형 등으로 894명을 뽑는데, 수시1차 전체 모집인원의 69.5%에 달한다. 적성고사 성적을 60% 반영, 당락의 주요 변수로 쓴다. 지난해에는 언어·수리 영역에 대해 적성고사를 출제했지만, 올해에는 외국어 영역을 추가해 고교 교육과정을 충실히 이수한 학생들이 합격하도록 했다. 60분 동안 언어 25문항, 수리 25문항, 외국어 10문항 등 60문항을 사지선다형으로 풀게 한다. 적성고사의 문항당 배점은 영역당 4~5점이고, 오답에 대한 감점은 없다. 입학사정관 전형을 통해서는 304명을 선발한다. 지난해보다 98명 늘었다. 수시 1차에서 영프런티어·리더십·교육기회균형·재외국민과 외국인 전형을, 수시 2차에서는 바이오나노학부의 G2+N3와 취업자·공무원 전형 등 6개 전형을 사정관 전형에 포함시켰다. 영프런티어 전형은 봉사·선행·효행·모범 등을 통해 귀감이 된 자로 학교장 추천을 받은 학생의 지원을 받는다. 리더십전형은 고교 재학 중 리더의 경험이 있는 학생이 지원할 수 있다. www.kyungwon.ac.kr (031)750-5 701~3. 김 완 희 입학처장 ■건국대학교 리더십 등 입학사정관제 36% 선발 건국대는 올해 입학사정관 전형을 대폭 확대한다. 이 대학은 수시 1차에서 사정관 전형과 논술·학생부·국제화·특기자 전형 등 16개 전형을 통해 1392명을 선발하는데, 사정관 전형 선발자가 410명으로 36.6%를 차지한다. 사정관 전형 안에는 리더십(60명)·자기추천(60명)·차세대 해외동포(20명)·전공적합(70명)·KU사랑(40명)·특수교육대상자(20명)·농어촌 학생(120명)·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계층(60명) 전형 등이 포함돼 있다. 이 가운데 전공적합 전형에는 인문학 분야 7개 학과와 수의과대학 등 8개 전공학과가 참여한다. 서한손 건국대 입학처장은 “철학·사학·국문학 등 학과별 모집으로 전환한 분야에서 후속 학문세대 육성을 위해 전공에 가장 적합한 학생을 뽑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500명이 배정된 논술 우수자 전형에서는 논술 반영비율이 80%나 된다. 수능 2개 영역에 한해 모집단위별 최저 학력기준을 충족하면 지원할 수 있다. 건국대는 올해 서울캠퍼스 국제학부에 중국 통상·비즈니스 전공을 신설했다. 중국의 경제와 정치를 아우르는 수업을 받고, 방학 동안 난징대 등 중국 대학에서 복수학위를 받을 수 있다. 충주캠퍼스에서도 사정관 전형 275명을 포함해 수시 1차에서 704명을 선발한다. 2차 모집인원은 511명이다. www.konkuk.ac.kr (02)450-0007. 서 한 손 입학처장
  • [공무원 선발방식 60년만에 대수술] ‘행시’ 사라진다…5급 절반 전문가 채용

    [공무원 선발방식 60년만에 대수술] ‘행시’ 사라진다…5급 절반 전문가 채용

    내년부터 행정고시라는 명칭이 사라지고 5급 신규 채용의 30%(100명가량)가 전문가채용을 통해 선발된다. 5급 전문가채용을 점진적으로 늘려 2015년에는 5급 신규 채용의 절반이 전문가채용으로 이뤄진다. ●내년 30%서 점차 확대 현재 일부 진행 중인 지역인재추천할당제를 적극 확대하고 7급 공채는 단계적으로 줄여 7급 신규 채용도 7급 공채와 지역인재추천채용제도가 절반씩 차지하게 된다. 지역인재추천할당제는 대학의 추천과 1년간의 수습 근무를 통해 7급 공무원을 선발하는 제도다. 행정안전부는 12일 60여년간 지속된 공무원 채용방식을 개방형으로 개선하는 내용의 공무원 채용제도 선진화 방안을 발표했다. 현재 채용방식으로는 다양한 시각과 경험을 가진 전문가를 확보하기가 어렵고, 이는 결국 국가경쟁력에 도움이 안 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필기 안보고 서류·면접 선발 5급 전문가채용은 필기시험 없이 서류 전형과 면접만으로 선발한다. 각종 자격증이나 학위, 전문 분야 경력 등을 쌓은 전문가에게 공직에 입문하는 길을 열어주려는 조치다. 5급 전문가채용 합격자는 5급 공채와 함께 교육받는다. 5급 공채 필기시험은 현재 진행 중인 행정고시와 큰 차이가 없으나 면접이 대폭 강화된다. 다양하고 체계화된 면접 질문이 개발되며 전문성을 가진 면접관 인력(Pool)이 갖춰진다. 면접이 강화되면 탈락률도 높아질 전망이다. 이에 따른 수험생들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면접에서 탈락한 수험생은 1회에 한해 다음 연도 1·2차 시험이 면제된다. ●행시→5급 공채로… 면접 강화 시보임용을 엄격하게 운용하기 위해 ‘임용적격심사위원회(가칭)’를 설치해 교육성적 불량 등 자질이 부족한 경우 면직할 수 있는 조항이 구체화된다. 공직 중간 관리자층에 민간 전문가의 진입을 늘리기 위해 2013년까지 본부와 소속기관 과장급 직위의 10%까지 개방형으로 지정한다. 이를 위해 내년에는 부처 본부의 5%가 의무적으로 개방된다. 민간 출신의 개방형 국·과장의 근무실적이 우수할 경우 별도 시험 없이 경력직으로 전환될 수 있다. 소수 인원이 선발되는 등 지나치게 세분화돼 있는 직렬은 유예기간을 거쳐 5급 전문가채용이나 지역인재추천채용으로 전환한다. 수험생들의 선택률이 낮은 시험과목은 단계적으로 폐지하며 컴퓨터기반시험(CBT)을 시범 적용한다. 국가고시센터와 역량평가센터가 통합해 시험관리 전문기관을 설립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행안부는 앞으로 공청회 등을 거쳐 각계 의견을 폭넓게 수렴한 뒤 올 연말까지 공무원임용령 등 관련 법령 개정작업을 끝낼 계획이다. 맹형규 행안부 장관은 “채용 경로가 다양화되면 상호 경쟁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행안부는 9급 공채 선발에도 지역인재추천채용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제도가 활성화될 경우 지방대학의 육성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경하·이재연기자 lark3@seoul.co.kr
  • 국가직 9급 면접 가이드

    국가직 9급 면접 가이드

    ‘공직 입문의 최종 관문을 뚫어라.’ 올해 국가직 9급 면접시험이 오는 31일부터 5일간 치러진다. 면접 일정이 임박해 오면서 수험생들의 긴장감도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지난해 국가직 9급 면접에서 필기시험 합격자의 27.1%가 탈락하는 등 면접의 문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행정안전부는 2005년부터 형식적인 면접전형을 지양하고 응시자 직무역량과 공직적격성을 보다 적극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2004년까지 선발 예정 인원의 110%대에 머물던 필기합격자 인원도 2005년부터 130%대로 끌어올렸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서울신문은 국가직 공무원 채용시험을 주관하는 행정안전부 자료와 지난해 면접응시자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 국가직 면접 대비 전략을 짰다. ●사전조사서 독특하고 구체적으로 국가직 면접시험의 첫 단추는 사전조사서다. 면접자들은 봉사활동 경험, 타인과의 협동업무 사례, 돌발상황 극복 방법 등 2~5개의 질문에 대한 답을 면접에 앞서 작성하게 된다. 면접관들이 사전조사서에 기초해 질문을 던지므로 수험생들은 면접이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지 미리 가닥을 잡을 수 있다. 시간은 20분가량 주어진다. 필기시험과 마찬가지로 정해진 시간이 지나면 진행요원들이 일제히 조사서를 회수하기 때문에 예상되는 질문과 답변을 준비해 둬야 한다. 최근 경향을 보면 ‘봉사활동 경험에 대한 구체적 기술(2009년)’, ‘과제를 위해 자료나 데이터를 수집해 본 경험(2008년)’ 등 면접자의 다양한 경험을 묻고 있다. 다른 면접자들과 차별화되는 내용을 채워 넣되 정직하게 답변해야 한다. 지난해 면접관들은 봉사활동 장소, 시기, 수용인원 등 실제 봉사활동 여부를 점검하는 검증식 연쇄 질문을 쏟아냈다. 거짓으로 경험을 꾸며내 자신을 포장한다면 집중적인 추궁에 당황해 면접을 그르칠 가능성이 높다. 문제 해결 방법은 독특하게 작성하되 추상적인 기술도 필요하다. 지난해 합격자 정모(32)씨는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면접관들의 질문을 유도할 수 있게끔 ‘함정’을 파두는 것도 요령”이라고 말했다. 너무 완벽한 사전조사서는 오히려 면접관들이 질문할 여지를 줄일 수도 있다는 조언이다. ●집단토론 분위기 주도하면 강한 인상 국가직 면접은 보통 사전조사서·개별면접·집단토론으로 나뉘어 실시된다. 연도별·시험별로 방법 및 절차가 다르다. 지난해에는 집단토론이 실시되지 않았지만 올해는 포함될 수도 있으므로 대비가 필요하다. 집단토론에서 가장 염두에 둬야 할 사항은 상대방을 배려하는 태도다. 토론과정 자체가 현안에 대한 지식은 물론 타인과의 융화 능력을 측정하기 때문이다. “당신이 틀렸다.”, “말도 안 되는 주장이다.” 같은 일방적인 태도는 감점 요인이 되기 쉽다.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되 오류가 있다면 사실관계만을 부드럽게 지적하는 게 좋다. 수첩을 준비해 면접관들의 질문을 정리한 뒤 논리적으로 응답하는 것도 요령이다. 자청해서 사회자를 맡는 것도 적극성을 호소할 수 있는 수단이다. 면접자들 모두가 어색해하는 상황에서 먼저 분위기를 주도해 면접관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도 전반적인 토론의 맥을 짚지 못하거나 다른 면접자들의 발언기회를 지나치게 제한할 경우엔 감점 요인이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블라인드 방식에 적응해야 국가직 면접은 지방직 면접과는 달리 완전 블라인드 형식으로 진행된다. 면접관들은 면접자의 생년월일 같은 기본적인 정보도 제공받지 못한다. 재직·퇴직 경력이나 법률 위반으로 인한 경미한 처벌사항도 당연히 알 수 없다. 그러므로 불필요한 걱정을 하기보다는 25분 동안 자신을 적극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면접 전략을 준비해 둬야 한다. 행안부 관계자는 “예상치 못한 질문들은 임용 후 실무과정에서의 문제 해결력을 평가하기 위한 수단”이라면서 “가능한 한 많은 시나리오들을 준비해 질의답변 과정에서 당황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고 조언했다. 이재연·남상헌기자 oscal@seoul.co.kr
  • [사설] 지방공무원 채용 면접 매뉴얼 제대로 지켜라

    공무원은 ‘정치적 중립성’을 지켜야 한다. 누구나 다 아는 상식을 뒤흔든 황당한 질문이 공무원 채용 면접장에서 나왔다. 경남도의 신규 공무원(8·9급) 채용 과정에서 한 면접관이 응시자에게 “이명박 대통령과 김두관 경남지사 중 누가 더 정치를 잘하나”라고 물었다고 한다. 면접으로 공무원으로서의 능력과 자질을 보겠다는 건지, 정치 감각과 성향을 파악하겠다는 건지 이해하기 어렵다. 이번 논란은 한 면접관의 엉뚱한 질문으로만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4대강 살리기 반대 등 현 정부와 각을 세우는 김두관 도지사의 행보와 맞물려 자칫 경남도가 공무원들에게 은연중 ‘줄세우기’ 하는 것 아니냐는 인상을 줄 수 있어서다. 면접관 개인의 자질 문제를 떠나 그런 사람을 면접관으로 위촉한 경남도까지 한심스러워 보인다. 하지만 경남도는 이 면접관이 외부인사인지 내부인사인지조차 명확하게 밝히지 않고 있다. “적법한 절차에 따라 면접관으로 위촉했기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식이다. 향후 정치 성향이 배제된 인물을 면접관으로 위촉하면 된다는 것이다. 만약 그 면접관이 내부 인물이라면 어떻게 하겠다는 말인가? 혹여 면접관이 노골적으로 자신의 정치색깔을 강요하는 내부 공무원이었다면 더욱 걱정스럽다. 현재 중앙 공무원 채용시 이뤄지는 면접은 ‘구조화된 면접’이다. 응시자들의 공직자로서의 자질과 역량 등을 평가할 수 있도록 질문의 틀이 5개 항목으로 짜여진 ‘공무원 평정요소’라는 매뉴얼이 있다. 지방공무원도 중앙부처 공무원에 준해 이 매뉴얼을 갖고 면접을 치른다고 한다. 면접관에게는 이 매뉴얼과 함께 인격적 모독을 주는 질문 등을 피하도록 당부도 하고 있다. 경남도처럼 면접관의 돌출행동이 나오지 않도록 면접관에 대한 철저한 교육이 필요하다.
  • 지방공무원 면접서 정치성향 질문 논란

    지방공무원 면접서 정치성향 질문 논란

    엄격한 정치 중립이 요구되는 지방공무원을 뽑는 면접시험에서 응시자에게 정치성향을 묻는 질문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경남도는 지난 12~14일 실시한 제1회 경남도지방공무원 면접시험에서 한 면접관이 “이명박 대통령이 정치를 잘하느냐, 김두관지사가 정치를 잘하느냐.”는 질문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진상을 알아보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면접시험에는 도 사무관 1명과 대학교수를 비롯한 외부전문가 2명 등 3명이 1개조로 모두 63명의 면접관으로 참여했다. 경남도는 면접시험 당일 시험에 앞서 면접관을 대상으로 인격모독성 질문이나 정치성 질문, 출신학교 질문 등은 금지하도록 하는 교육을 하지만 구체적인 질문 내용은 면접관이 자유로 한다고 설명했다. 경남도 고시교육 담당자는 “이번 면접시험과 관련해 면접관이나 응시자 등으로부터 질문내용이 적절하지 않았다는 이의나 항의는 아직 없었으며 질문은 면접관이 양심에 따라 스스로 판단해 하는 것이 원칙이어서 논란이 되고 있는 질문이 있었는지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조사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경남도는 앞으로 지방공무원 시험 등의 면접관에 대해 논란이 될 수 있는 질문은 하지 않도록 교육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창원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노원 ‘안심 아이돌보미’ 인기 폭발

    노원 ‘안심 아이돌보미’ 인기 폭발

    ‘부모처럼 아이를 돌봐 주는 곳은 없나요.’ ‘야근 때 아이를 어디에 맡기면 좋을지’ 맞벌이 부부의 가장 큰 고민은 자녀보육이다. 정부나 시 차원에서 각종 보육정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이용 시민이 많지 않다. 반면 서울 노원구에서 실시하는 ‘안심 아이돌보미’ 서비스는 주민들에게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다. 때문에 각 자치단체에서 ‘비결’에 대한 벤치마킹이 잇따르고 있다. 13일 노원구에 따르면 2008년 10월 시작한 노원 아이돌보미 서비스 이용 가정이 80여가정에서 160여가정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아이 돌보미의 철저한 검증과 사후 모니터링을 통한 서비스 향상 때문이다. ●철저한 검증과 관리 아이 돌보미 서비스의 핵심은 바로 부모가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우수 돌보미’ 양성이 핵심이다. 노원보육정보센터는 아이 돌보미를 채용할 때 엄격한 검증을 거친다. 서류전형을 시작으로 면접→ 범죄경력조회→ 기본교육→ 오리엔테이션→ 경력교사 동행실습의 과정을 거친다. 면접은 보육전문가와 구청 직원으로 구성된 면접관들에 의해 지원동기, 보육경험 등에 대한 심층면접이 이뤄진다. 아이돌보미 대상자들에 대한 범죄경력조회도 실시하고 있다. 또 아이돌보미에 대한 교육은 돌보미 기본교육과 함께 선배 돌보미들과의 동행실습도 받도록 했다. 특히 보육활동 코칭제와 보육실습제 등 다른 자치구와 차별화된 돌보미 양성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밖에 각종 종이접기, 동화구연, 동요, 점핑클레이 등 아이들이 무료한 시간을 보내지 않도록 보수교육하고 있으며 매달 월례회의에서 사례발표를 통해 문제점 등을 해결하고 있다. ●서비스 모니터링 실시 구 보육정보센터는 한 달에 한 차례 이상 돌보미 서비스를 이용한 가정을 상대로 모니터링에 나선다. 부모님을 상대로 한 서비스 만족도 평가는 물론 자녀와 면접을 통해 돌보미의 성품이나 자질 등을 평가한다. 이러한 노력 끝에 개원 1년만인 지난해 보건복지가족부 아이돌보미 평가에서 상위 10%에 해당하는 A등급을 받기도 했다. 맞벌이로 매일 세 자녀를 맡기고 있는 최혜영(38·공릉동)씨는 “돌보미 선생님을 아이들이 너무 좋아한다.”면서 “덕분에 안심하고 직장 일을 할 수 있어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아이돌보미 서비스 대상은 생후 3개월부터 만 12세까지 어린이이며 서비스를 원하는 가정은 누구나 아이돌보미 홈페이지(www.idolbom.or.kr)를 통해 회원 가입 후 이용할 수 있다. 이용료는 평일 기본 2시간에 1만원이나, 소득수준에 따라 국가의 지원금액은 다르다. 센터 관계자는 “노원 지역은 서울에서 가장 출산율이 높고 교육열이 높아 육아에 대한 관심이 특별하다.”면서 “엄마들이 마음 놓고 일하고 아이들도 안전하고 즐겁게 보낼 수 있도록 보다 체계적이고 전문화된 안심 아이돌보미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김광식 감독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영화 만들고 싶다”

    김광식 감독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영화 만들고 싶다”

    영화 ‘내 깡패 같은 애인’으로 감독 데뷔를 한 김광식 감독이 자신의 영화관에 대해 밝혔다. 김광식 감독은 4일 오후 2시 서울 프리머스피카디리 극장에서 진행된 영화 ‘내 깡패 같은 애인’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내가 만들고 싶은 것을 영화로 만드는 것도 좋지만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영화로 만들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김광식 감독은 이창동 감독의영화 ’오아시스’ 조감독 출신으로 감독으로선 ‘내 깡패 같은 애인’이 첫 영화다. 이 영화는 ‘해운대’의 윤제균 감독이 제작을 맡기도 했다. 감독은 최근 이창동 감독의 칸 진출작인 ‘시’를 보고 감동을 받았다며 이창동 감독에게 많은 것을 배우려 한다는 마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감독은 “이창동 감독에게 배우는 것이 내 것은 아니다. 내 것을 개발하려고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감독은 영화에서 면접관 중 한 명의 이름이 이학수인 것에 대해 해명 아닌 해명을 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고문의 이름이 이학수이기 때문. 이에 대해 감독은 “이학수는 조감독 이름이다. 오해하지 마라.”며 웃으며 설명했다. 삼류 깡패 동철(박중훈 분)과 열혈 취업 준비생 세진(정유미 분)이 우연히 반지하방에서 ‘반동거’를 하면서 겪게 되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따듯하게 그려낸 영화 ‘내 깡패 같은 애인’은 오는 20일 개봉한다. 사진=서울신문NTN DB 서울신문NTN 이재훈 기자 kino@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깔깔깔]

    ●개 사료 한 사료 제조회사에서 유기농 원료를 사용한 신제품 프리미엄급 고급 ‘개’ 사료에 대한 제품 설명회를 했다. 담당직원의 설명이 끝나자 참석자가 물었다. 참석자 : “사람이 먹어도 됩니까?” 직원 : “못 먹습니다.” 참석자 : “유기농 청정원료로 영양가 높고 위생적으로 제조된 개 사료를 왜 먹지 못한단 말입니까?” 직원 : “비싸서 못 사먹습니다.” ●책임 있는 사람 한 남자가 면접을 보기 위해 자리에 앉았다. 회사 면접관이 지원자에게 말했다. “우리는 회사 일에 ‘책임’ 있는 사람을 구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바로 제가 그런 사람인 것 같군요.” “왜죠?” “지금까지 제가 있었던 직장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 때마다 모두 나한테 ‘책임’이 있다고 했거든요.”
  • 달라진 대기업 채용… ‘니즈’에 맞춰라

    달라진 대기업 채용… ‘니즈’에 맞춰라

    우수 인턴·신입사원 공채를 위한 대기업들의 ‘4월 대전’이 시작됐다. 특히 올해부터는 정규직 채용을 전제로 인턴을 선발하는 대기업이 크게 늘어난 데다 기업별 특성화된 인재 선별 방식이 강화되는 추세다. 따라서 취업 전문기관들은 ‘문어발식’ 입사 지원보다는 목표 기업을 좁히고 ‘니즈(Needs)’에 맞춰 올인하는 전략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상반기에 대졸 신입사원 400명을 뽑는 두산그룹은 입사지원서를 현미경으로 보듯 꼼꼼히 검토하는 기업으로 유명하다. 학점과 토익점수 등 겉으로 드러난 스펙보다 두산과 얼마나 궁합이 들어맞는지가 관건이다. ●두산, 자체계량 130문항 테스트 두산은 자사 인재상과 얼마나 부합하는 지를 검증하는 ‘바이오(bio) 데이터서베이’라는 테스트를 거친다. 두산이 자체 선발한 임직원 대표들의 특성과 가치관을 계량화한 것으로, 1차 관문인 서류전형 통과 여부를 좌우한다. 모두 130문항이다. 오는 15일까지 대졸 신입사원 서류 접수를 하는 한화그룹은 상반기 중 460명을 선발한다. 한화는 기본에 충실한 인재를 선호해 학점이 1차적 판단 기준이 된다. 신용과 의리를 강조하는 기업 문화로 인성 검사가 중시된다. 상반기 3500여명을 뽑는 삼성그룹의 자기소개서에는 ‘존경하는 인물’을 적는 코너가 이색적이다. 응시자의 가치관과 인성을 알아보려는 것이다. 누구를 존경하는지보다 왜 존경하는지를 논리적으로 써야 한다는 게 삼성 관계자의 조언이다. LG그룹은 계열사별로 채용 절차가 다르지만 전반적으로 직무 프레젠테이션 및 영어 면접에 비중을 둔다. LG전자의 경우 돌발 질문이나 압박 질문이 많고, LG화학은 영어·중국어 등 외국어 능력 우수자를 우대한다. ●SK·CJ·포스코, 인턴절반 정규직 인턴십의 정규직 비중을 확대하거나 공채를 대체하는 대기업이 늘면서 인턴 제도가 사실상 ‘본고사’로 자리잡고 있다. SK그룹은 정규직 공채 대신 상반기 인턴 채용으로 신입사원을 선발한다. 모두 600명을 뽑아 두 달간의 인턴기간을 거친 뒤 절반인 30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SK는 ▲글로벌 경쟁력 ▲벤처창업 경험자 ▲연구개발 전문지식 보유 인재를 우선 선발한다는 계획이다. CJ그룹은 대졸 공채와 별도로 인턴 200명을 뽑아 50%를 정규직으로 입사시킬 방침이다. CJ는 부장급 면접관 2명이 지원자 1명과 대화를 나누며 과거 경험을 묻는 역량 면접을 중시한다. 지원자의 과거를 보면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포스코는 올해 인턴 500명을 뽑아 절반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 최대 관문은 1박2일간의 합숙 면접. 최소 5차례 이상 면접이 진행돼 지원자의 밑천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전공 지식을 얼마나 아는 것 보다는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초점을 둔다. 외국계 기업들도 인턴의 정규직 채용에 나선다. 한국존슨앤드존슨메디칼은 인턴 15명을 선발한다. 여름방학 2개월 동안 인턴십을 거쳐 70%를 정사원으로 채용한다. 한국P&G는 마케팅·영업·생산 부문의 인턴 사원 중 우수자를 정직원으로 채용하고 상금 300만원을 지급한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마른 몸·살찐 몸 속 비밀 추적

    마른 몸·살찐 몸 속 비밀 추적

    아름다움의 시작은 정말 마른 몸에서 시작되는 것일까. 모델 같은 몸매를 원하는 사람들의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한 노력은 다이어트 중독, 거식증부터 만성 빈혈과 자기 비하를 동반하며 나타나기도 한다. 11일 오후 11시 20분에 방송되는 ‘SBS 스페셜’의 ‘마르고 싶으세요?’ 편은 다이어트 열풍 속에서 마른 몸매에 대한 우리 사회의 시선을 역으로 집중 조명한다. 노출이 다가오는 계절마다 다이어트를 외치며 단식을 결심하는 동안 고기 섭취에 전념하며 무슨 일이 있어도 살을 찌우고야 말겠다고 결심하는 사람들이 있다. 마른 사람들의 모임인 ‘스미골들의 동굴’ 회원들은 “언제까지 뼈다귀 소리를 들으며 한 여름에도 긴 셔츠와 긴 바지를 입어야 하느냐.”며 고충을 토로한다. 다른 사람들이 한 치의 살이라도 감추기 위해 노출을 꺼릴 때, 이들은 한 치의 뼈라도 감추기 위해 노출을 꺼린다. 조금이라도 더 살을 찌우기 위해 정보를 공유하고 서로 다독여가며 고기 한 점이라도 더 먹기 위해 노력한다. 그렇다면 왜 누구는 물만 먹어도 살이 찌고, 누구는 하루에 다섯 번 밥을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 것일까. 제작진은 같은 분량과 종류의 음식을 마른 청년들과 표준 몸무게의 청년들이 섭취하는 실험을 통해 마른 사람들과의 식습관 차이를 밝힌다. 또 기초대사량 차이, 수면 습관 차이, 뇌 구조 차이 등을 통해 살이 찐 사람과 마른 사람들의 몸 속에 숨겨진 비밀을 추적해본다. 제작진은 취업준비생 60명을 대상으로 면접 실험을 실시한다. 면접관은 기업체의 실제 인사 담당자들이다. 마른 몸매에 관한 학습효과 실험을 통해 마른 몸매에 대한 환상이 어디서 비롯되는지도 살펴본다. 사람들은 지금도 뚱뚱하거나 혹은 말라서 세상이 원하는 기준에 벗어난다고 고민한다. 그리고 그 기준에 맞추기 위해 혹은 그보다 더 이상향에 가까워지기 위해 스스로를 통제하고 채찍질한다. 제작진은 “우리를 이토록 괴롭게 하는 외모에 대한 지독한 시선들은 어디서부터 생겨나서 얼마나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인지 조명해보고자 했다.”고 밝혔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고시 Q&A] 결격사유이하 전과… 면접때 불이익 없나

    Q : 공무원 임용에 기준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적이 있으면 안 되는 것으로 아는데 그 기준 이하여도 전과가 있으면 면접에서 탈락시키는 경우가 있나요? 폭행이나 성매매 적발 같은 경우로 경찰에 기록이 올라갈 경우 면접에서 자동탈락인지도 알고 싶습니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A : 임용 결격사유를 정하는 국가공무원법 제33조에는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종료되거나 집행을 받지 아니하기로 확정된 후 5년이 지나지 아니한 자’라는 항목이 있습니다. 즉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았다고 하더라도 형 집행 종료 또는 집행유예 확정 시점으로부터 5년이 지났다면 공무원 임용결격 사유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임용결격 사유 기준 이하의 전과, 예를 들어 기소유예, 구류, 벌금, 과태료, 세금체납 등도 공무원 임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또한 면접시 불이익에 대한 부분도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공무원 응시결격사유 판단은 최종합격자 발표 이후, 실제 임용부처에서 확인합니다. 따라서 면접시험전에 수험생 개개인의 과거사실을 조사하는 일은 없으며, 그 사실을 면접관에게 제공하지도 않습니다. ●공무원 임용시험이나 국가기관이 시행하는 각종 자격증 시험에 대해 궁금한 부분을 이메일(kize@seoul.co.kr)로 보내주시면 매주 목요일 본지 ‘고시&취업’면에 답변을 게재하겠습니다.
  • [2010 남아공월드컵] 나이지리아 감독 선정 뇌물 논란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 B조에서 한국과 맞붙을 나이지리아 축구대표팀이 뇌물 파문으로 시끄럽다. 17일 나이지리아 일간지 뱅가드에 따르면 지난달 나이지리아축구협회(NFF)가 라르스 라예르베크(62·스웨덴) 대표팀 감독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비리를 저질렀다는 혐의로 경제금융범죄조사위원회(EFC C)에서 조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EFCC는 “감독 선임 과정에 관여했던 후보자 및 에이전트, 인터뷰를 한 면접관, 협회 핵심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스캔들은 사령탑 후보였던 글렌 호들(53·영국)의 에이전트가 “탈락한 것은 면접 과정에서 NFF 측의 뇌물 요구를 거절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해 불거졌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박재범 칼럼] 청년에 보내는 기성세대의 반성

    [박재범 칼럼] 청년에 보내는 기성세대의 반성

    한국 젊은이들이 대단하다.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는 장면에 가슴이 벅차오른다. 모두 내 딸, 내 아들이다. 스키, 빙상 등에는 해당 시설들이 선결돼야 한다. 즐길 수 있는 여가도 있어야 한다. 전세계 190여개국 가운데 몇몇 나라에서만 가능한 일이다. 한국처럼 여건이 척박한 곳에서 10대, 20대들이 눈부신 성과를 일궈내는 것은 기적이다. 한국 청년들의 선전은 이것뿐이 아니다. 세계 인재의 각축장인 미국 대학 입시에서도 돋보인다. 아이비리그 등은 이미 미국만의 것이 아니다. 지난해 프린스턴대에는 98개국에서, 예일대에는 73개국에서 학생이 찾아왔다. 한국 학생의 합격률은 아이비리그 대학의 평균 입학률을 상회한다. 바야흐로 한국 청년들이 지적 능력, 스포츠 능력 면에서 선진국형으로 진화하고 있다. 그런데 50대 기성세대의 일원으로서 이들에게 미안하기 짝이 없다. 꽃봉오리 같은 젊은이들의 개화를 뒷받침하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했는가라는 대목에서 부끄럽다.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무작정 빨리빨리를, 살아남기 위해 준법보다 편법을 따라야 했던 시절에 자랐기에 어른이 돼서도 크게 달라지지 못한 탓이다. 심지어 권위주의와 완고함, 독단과 독선의 불합리성을 대물림하려 했다. 무엇보다 한국의 대학입학 시스템과 미국의 것을 비교하면 가슴이 먹먹해진다. 한국의 시스템은 조금만 실수하면 흠을 잡아 떨어뜨리는 쪽이다. 가능성의 씨앗을 육성하는 일에는 소홀하다. 과정보다 결과만 상찬함으로써 운 나쁜 수많은 청년들에게 열패감과 시기심을 심어주기 일쑤다. 미국 대학의 입학 과정은 우리의 이런 부정적 행태를 교정할 관점을 줄 수 있다. 미국 대학은 첫째, 철저히 수요자인 학생 중심이다. 수능인 SAT는 1년에 7회 치러진다. 학생은 자신이 원할 때 시험을 보고, 과목별로 가장 좋은 점수만 골라 합산해서 대학에 보낸다. 패자 부활의 시스템이다. 또 입학지원서 제출 시한이 올초 종료됐고 다음달 합격자가 최종 결정됨에도 대학은 아직도 학생 스스로 스펙을 향상시키도록 안내한다. 반면 우리는 교육당국의 공급자 중심이다. 수능이 1년에 한 번이다. 한 번 망치면 곧바로 ‘인생 루저’다. 둘째는 ‘공부만이 전부’가 아니다. 면접관은 학생의 수능점수, 학교성적 등의 자료를 갖고 있지 않다. 교수가 아니라, 학생이 사는 동네의 해당 대학 졸업생들이 한두 시간씩 면접한다. 가족과 친구관계, 취미, 지원동기 등을 묻고 거짓말 여부를 집중적으로 살펴본다. 마지막은 당국에 대한 신뢰이다. 코넬에서 떨어진 학생이 하버드에 붙어도 누구도 ‘사정과정과 점수를 공개하라.’고 항의하지 않는다. 기여입학인 레거시(legacy)에도 저항이 없다. 학생 선발과 학교 운영은 대학의 몫임을 다 수긍한다. 한국 실정은 모두 알고 있는 터라 더 말할 나위가 없다. 한국 교육당국의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수능을 여러 차례 볼 수도 있지만 학생과 학부모의 항의가 매번 제기될 것이 뻔하고, 시험관리의 행정 비용이 커진다.’고. 행정편의적 이유로 청년기의 귀중한 시간을 1년 이상 허비하게 만드는 것이 과연 타당한지 의문이다. 게다가 한국은 행정에 신뢰가 낮다 보니, 해마다 제도를 뜯어고친다. 지금 우리나라 젊은이들은 코페르니쿠스적 성장을 보이고 있다. 반면 기성세대의 상황인식은 안이하다. 원조를 주는 나라로 발돋움했음에도, 모든 것이 경제 외에는 30년 전과 똑같은 후진적 눈높이다. 기성세대들은 자신의 아들딸들이 다방면에서 지금보다 더 글로벌한 인재로서 활약을 펼치는 것을 보고 싶지 않은가. 한국에 세계의 인재들이 찾아오게 할 욕심과 포부는 없는가. 논어의 언급처럼 방장부절(方長不折)의 간절함을 실천하지 못한 데 눈물 섞인 참회를 내보낸다. 앞으로 젊은이들의 미래를 위해 더 귀를 열고, 멀리 내다보며 분발 또 분발할 것을 다짐해본다. jaebum@seoul.co.kr
  • [깔깔깔]

    ●미팅이란? 1. Meet : 일단 만나서 2. Eat : 먹고 마시고 3. Enjoy : 즐긴 다음에 4.Together : 둘이 함께(혼자선 안 되니까) 5. Interest : 재미있게 놀고 나서 6. Natural : 아주 자연스럽게 7. Goodbye : 헤어지는 것 ●농담 입사면접 중에 MIT를 졸업한 학생에게 얼마의 연봉을 원하는지 물었다. “약 3억 정도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곧이어 면접관이 말했다. “원하는 연봉에 2년에 한 번씩 새 자동차를 제공받는 것은 어떤가?” “와! 농담하시는 거죠?” 공학도가 묻자 면접관이 말했다. “농담 맞네. 그런데 농담은 자네가 먼저 시작한 것 같은데.”
  • [2010 신춘문예-평론 당선작]’질문하는 소설, 경험하는 콜라주’-김중혁론

    고대 그리스의 부타데스(Butades of Sicyon) 이야기에서 우리는 그림 그리기의 기원에 관한 단서를 찾을 수 있다. 한 여인이 연인을 사랑하는 간절한 마음을 담아 불빛에 비친 연인의 그림자를 따라 벽에 그린 행위가 바로 그것이다. 옹기장이였던 여인의 아버지 부타데스가 딸의 그림을 본떠 빚은 점토 형상은 그후로도 오랫동안 남아 있었다고 전해진다. ‘실제 대상-그림자-회화-조소’로 이어지는 이 이야기 속 일련의 과정에서 우리는 그림 그리기, 나아가 예술적 표현과 관련하여 두 가지 중요한 전제를 발견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먼저 예술적 표현은 사적 욕망의 구체화라는 것, 그러나 역설적으로 그 욕망의 대상에 다가가고자 하면 할수록 그 대상과 멀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것이다. 시간의 퇴적 속에서 예술적 표현의 방식이 보다 다양해지고 복잡해지면서 이제 우리는 시원(始原)의 욕망과 대상을 그저 희미한 화석으로만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사적 영역(oikos)과 공적 영역(polis)의 경계가 깨지면서 발생한 것이 ‘사회’라는 아렌트의 지적대로라면, 이제 우리의 사회는 개인의 욕망조차 자아를 충족시키는 내밀함에서 벗어나 공적 담론의 장 속에서 공익적 측면을 수용하기를 요구한다. 역사의 진행을 개인 욕망의 발현 과정으로 본다면, 욕망을 어떻게 표현하는가의 문제가 아니라 공적인 영역 속에서 욕망이 어떤 식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가가 중요시된 것이다. 이 속에서 우리의 개인적 욕망은 때로 성적(性的)인 원죄의식에 사로잡히거나, 집단적 도덕성으로 재단되기도 한다. 결국, 계량화가 가능해지고 공적 가치를 따질 수 있는 것만이 우월한 지위를 부여받으면서 순수하고 개인적인 욕망의 발현은 유아기적 망상으로 치부되기에 이른다. 더구나, 매스 미디어의 균질적 정보처리 과정을 거친 다양한 욕망들은 서열화 속에서 재배치된다. 이제 욕망은 비교우위 없는 순수한 발현을 억압당한 채 잘못된 대상에 고착되거나 인터넷의 작은 화면 속에서 일쑤 신경질적으로 해소된다. 마치, 떠나고 없는 연인의 그림자를 향해 말없음을 타박하는 어리석은 사람처럼 말이다. 욕망조차 계열화된 현실에서 소설 행위(쓰기/읽기)의 의미는 무엇보다도 욕망의 실체를 확인하는 데 있다. 다양한 욕망이 부딪치는 공간이 소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벤야민은 소설이 이야기와 달리, 이전 시대의 경험들과 분리되어서 후대의 경험으로 확장되거나 조언을 포함하지 않는 고립성을 지니고 있음을 지적한다. 게다가 현대 사회의 소설은 정보가 그랬듯이 상품으로서 자본주의적 유통의 과정으로 포획될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결국 소설행위의 의미 역시 정보가 소비되는 방식처럼 한 순간 안에서만 소비되고, 우리의 욕망은 자본주의적 만화경 속에 갇히고 만다. 이 글이 김중혁의 소설(‘펭귄뉴스’(2006), ‘악기들의 도서관’(2008). 두 권의 단편집을 제외한 작품으로는 ‘3개의 식탁, 3개의 담배’(창작과 비평, 2009년 봄), ‘C1+y=:[8]:’(문학과 사회, 2009년 여름), ‘유리의 도시’(현대문학, 2009년 8월), ‘1F/B1’(문학동네, 2009년 가을) 등이 있다. 단편집에서 작품을 인용할 때에는 작품의 제목과 면수만 밝히기로 한다.)에 주목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는 일관되게 자신의 소설 안에서 무한대의 욕망과 경험들을 반복·중첩시켜 가며 소설 공간을 확장시켜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그의 소설은 종국에 이르러 개인의 순수한 욕망을 만날 수 있도록 가벼워지고, 이 가벼움은 다시 무한대의 욕망과 경험들을 가로지른다. 김중혁의 이러한 작업은 부타데스 이후 멀어져 가고만 있는 개인의 욕망을 직접 대면케 하는 동시에 소설행위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으로 여겨진다. 김중혁 소설의 근저에는 공통 취향을 가진 두 인물들의 반복과 변주가 배치되어 있다. 이 배치가 그의 소설을 팽팽하게 잡아당겨 소설적 긴장감을 형성하는 동시에 공통 취향의 공간은 독자들을 무리없이 공감하게 만든다. 이 두 명의 중심인물들은 때로 쉽게 의기투합하기도 하지만(‘무용지물 박물관’), 결코 공동의 목표를 설정하거나 협력의 지점을 만들어 내지는 않는다. 오히려 이 두 인물들은 만나지도 않거나(‘자동 피아노’), 아니면 아예 한 인물이 다른 인물에게 위해를 가하기도 한다(‘비닐광 시대’). 반면에 이럴 때조차 이들은 서로 여전히 “작고 가냘픈”(‘자동 피아노’, 29쪽) 연결점을 가지고 있는데, 말하자면 두 인물들은 매개물을 통해 가까워진 두 개의 항이 아니라 매개물을 통해 반복되고 변주되는 하나의 항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두 인물들은 ‘여성들의 서사적 비중이 축소된 남성적 유대관계’(신수정)나, ‘전형적인 남성 버디(buddy)소설의 면모’(심진경)로도 파악된다. 하지만 소설적 공간의 의미를 구축하는 이들의 역할에 주목하여 살펴본다면 성구분은 무의미해지고 우리는 다만 반복적 이형태(異形態)가 만들어내는 변화에 동참하게 될 뿐이다. 소설 속에서 상대자로 ‘나’와 같이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름이 영어 이니셜이나 별명으로만 나타나는 경우 이러한 변화는 더욱 두드러지는데, 고유명사를 부여받지 않은 대상은 독립적 역할보다는 ‘나-나’로의 반복과 변화를 이끈다. 가령, ‘나와 B’에서 ‘나’는 ‘B’와 음악으로 인해 ‘핵융합’을 한 것처럼 금방 친해진다. 하지만 실제 이 둘의 관계는 ‘B’에 대한 ‘나’의 일방적인 행위로 시작되고, 전개된다. 음반 가게 점원인 ‘나’가 음반을 훔치려던 ‘B’를 처음 만난 뒤, 몇 번의 이직을 겪는 ‘나’와 무명 기타리스트에서 주목받는 신인 기타리스트가 되는 ‘B’의 사이를 ‘하나로 합쳐’졌다고 보기에 둘 사이는 느슨하다. 음악이라는 공통 취향은 있지만, 근본적으로 ‘B’는 ‘음반을 두 번 정도 듣고 난 다음엔 음반과 거의 똑같이 기타를 연주’(195쪽)하는 전문가이고, ‘나’는 심장에 무리가 가서 아예 전기기타를 배우기도 힘든 인물일 뿐이다. 그렇다면 이 두 인물의 관계를 통해서 우리는 무엇을 발견할 수 있을까. 어느 날 나는 동영상을 보다가 내 습관 하나를 발견했다. 나는 화면 속에서 기타를 연주하는 그를 볼 때마다 왼쪽 엄지로 나머지 왼손 손가락들의 끝을 비비고 있었다. 어머니가 아이의 등을 어루만지듯 매끄러운 손가락 끝을 비비고 있었다. ‘내가 손가락 끝을 비비고 있었네?’라는 생각이 들고 난 다음에도 마찬가지였다. 어째서 그런 행동이 시작됐는지 모르겠다. 대리석처럼 딱딱하게 굳어 있는 그의 손가락 끝을 그리워했던 것일까. 아니면 굳은살 하나 박여 있지 않은 내 손가락 끝이 부끄러웠던 것일까. (…중략…) 한 달 전 기타를 한 대 샀다. 다시 기타를 배우고 싶어졌다. (…중략…) 아직 내 손가락 끝은 너무 무르다. -‘나와 B’, 210~211쪽. 결국, 소설의 마지막에서 우리가 마주치는 것은 ‘나’ 스스로의 재발견이다. ‘나’는 ‘B’와의 만남으로 인해 이전에는 억압되어 있던 자신 내면의 어떤 지점을 발견하고 다시 이를 통해 내면에 감추어졌던 순수한 욕망으로 나아갈 수 있는 실마리를 잡게 된다. 갑자기 음악(기타)을 위해 생업을 내팽개치거나 하는 등의 결단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무른 손가락 끝’을 발견할 수 있도록 이끄는 것이다. 작가가 보여주는 이 순간은 우리가 전망을 가지고 억압과 대결을 펼치든, 현실을 비틀어 냉소적 거리를 두든 오히려 단 한 번도 벗어나지 못했던 현실적 억압의 그림자로부터 벗어나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전망이나 목표는 그 자체로 억압되고 조작된 욕망에 노출되어 뒤틀린 결과물이 될 위험성을 항상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결말이 보여주는 의미는 미래에 대한 전망을 그리거나 목표를 정하고 그것을 이루기 위한 출발점과는 구별된다. 이제 우리는 조작된 욕망에서 벗어나 본래의 욕망, 즉 시원(始原)의 욕망을 대면할 수 있게 된다. 김중혁은 이러한 반복과 변주가 주는 새로운 의미의 발견에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여겨지는데, 그가 자신의 작업에 붙이는 이름(제목)에서도 확인 가능하다. 첫 번째 소설집 ‘펭귄뉴스’에서 우리는 ‘무용지물/ 박물관’, ‘사백 미터/ 마라톤’이라는 제목을 볼 수 있다. 하나의 의미를 만들어내기 힘들 것 같은 두 단어가 하나의 단어로 사용되면서 묘한 호기심과 낯섦을 불러일으키는 이런 방식의 명명은 두 번째 소설집 ‘악기들의 도서관’에서 더욱 늘어난다. ‘자동/피아노’, ‘악기들의/도서관’, ‘유리/방패’, ‘무방향/버스’(제목의 /부호는 인용자) 등이 그것이다. 지적한 제목들은 모두 이질적인 두 단어가 A+B의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작품을 읽은 뒤 우리는 소설의 내용이 A나 B 어느 한쪽과 관련된 이야기거나, A가 B(혹은 B가 A)를 특별한 방식으로 만드는 이야기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소설이 전달하는 의미들은 사실, A∩B를 통해 파생되며 이를 통해 A나 B가 기존의 의미에서 벗어나고 그것들의 공통점에 기반하되 새로운 의미가 부여된 A‘(또는 B’)가 무한대로 풀려 나오게 되는 것이다. 교집합적 운동이라고 새롭게 불러도 좋을 이와 같은 김중혁의 소설적 전략은, ‘반복(repetition)’과 ‘이접(離接.disjunction)’을 통해 모든 ‘토대’를 집요하게 해체하고자 했던 일련의 운동이 문학적 테두리 안에서 갖는 성과이다. ‘엇박자 D’의 감동적인 마지막 장면에서 우리는 이 성과를 분명하게 만날 수 있다. 한 사람의 목소리가 두 사람의 목소리로 바뀌었다. 두 사람의 목소리가 세 사람의 목소리로 바뀌었고, 네 사람, 다섯 사람의 목소리로 바뀌었다. 합창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합창이라고 하기에는 서로의 음이 맞질 않았다. 박자도 일치하지 않았다. (…중략…) 노래는 아름다웠다. 서로의 음이 달랐지만 잘못 부르고 있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마치 화음 같았다. (…중략…) 22명의 노래가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이유는, 아마도 엇박자 D의 리믹스 덕분일 것이다. 22명의 노랫소리를 절묘하게 배치했다. 목소리가 겹치지만 절대 서로의 소리를 해치지 않았다. 노래를 망치지 않았다. -‘엇박자 D’, 280~281쪽. 공연기획자인 ‘나’가 20여년 만에 우연히 만난 고등학교 합창단 친구 ‘엇박자 D’를 만나 같이 공연을 기획하게 된다. 그 공연에서 ‘나’ 몰래 친구가 준비한 앙코르 장면은 소설속의 ‘나’가 그랬듯 예기치 못한 감동을 준다. 공연을 기획한 ‘엇박자 D’는 합창단 시절, 자발적으로 단장까지 맡을 정도로 유일하게 열성적이었던 친구지만 그는 ‘놀라울 정도의 박치이자 음치’(255쪽)여서 실제 공연 때는 선생님에게 립싱크만을 강요당한다. 그러나 ‘엇박자 D’는 결국 노래를 부르고, 공연을 망친 장본인이 된다. 그 뒤 의도적으로 음악을 듣지 않던 ‘엇박자 D’는 전공으로 무성영화를 선택한다. 무성영화를 통해서, 영상과의 필연성에 얽매이지 않는 소리의 자유로움을 깨닫고 위에 언급한 장면을 연출하기까지의 소설적 과정에서 우리는 어렵지 않게 ‘엇박자 D’의 의도를 알게 된다. 실상, 음치라는 것은 ‘자신이 알아낸 게 아니고 들어서 아는 것’이며 ‘평생 그렇게 세뇌’(270쪽) 당해서 살아왔다는 것을 말이다. 개인의 욕망이 자유롭게 표현된 것이 노래임에도 불구하고 억압으로 작용하는 사회적 기준이 음치를 생산해내고 있는 것이다. 억압이 작용하지 않는 시원의 욕망을 만남으로써 주체들이 자유롭게 해방되고 나아가 ‘서로의 소리’를 억압하지 않는 ‘화음’을 꿈꾸는 것, 그것이 바로 김중혁이 보여주는 교집합적 운동의 힘이다. 교집합적 운동 속에서 억압되/하지 않는 욕망을 만날 수 있다면, 역설적으로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교집합의 상태 그대로 남아 있기이다. 운동성을 상실한 모든 것은 결국 그 힘을 잃고 다시 계열화 속으로 수렴될 위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때로 이러한 위험은 계시적인 교훈이나 전망으로 구체화되면서, 문학작품이 운동성을 상실한 채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가라앉아 버리게 만들기도 한다. 김중혁은 자신의 소설이 처할 수 있는 이 비극적 운명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하여 표준으로 작동하는 모든 것들과 거리를 둠으로써 자신의 전략이 지속적 운동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한다. ‘억압적 현실⇒구체적 전망의 필연성’으로 이어지는 고정적 틀 그 자체를 벗어나지 못한다면, 전망이 다시 억압으로 작동하는 악순환이 계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유의 비트(beat)를 억압하기 위한 진압군과 이에 맞선 저항군이 전쟁 중인 현실, 청년 실업자가 넘쳐나는 현실을 각각 배경으로 삼은 ‘펭귄뉴스’와 ‘유리방패’처럼 비교적 억압의 양상이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작품에서 이러한 의도는 더욱 잘 드러난다. 이는 억압의 체계에 포획되지 않기 위해 경계하는 작가 스스로의 부단한 노력으로 읽힌다. ‘전쟁 중인 현실→무감각한 나→저항군인 그녀→그녀와의 우연한 만남→그녀를 따라 저항군이 되는 나’로 이어지는 ‘펭귄뉴스’의 이야기 전개는 전형적이다. 그러나, 이 이야기의 끝에서 우리는 다소 의외로 ‘그녀’의 죽음을 확인한다. 전쟁 중인 현실조차 ‘지루하고 재미없’(263쪽)는 ‘나’에게 ‘그녀’는 ‘모든 살갗이 곤두서’(274쪽)게 하는 유일한 자극이었기 때문에 그 의외성은 더욱 두드러진다. 게다가 ‘나’는 ‘그녀’의 죽음을 담담하게 받아들인다. 제 곁에 있던 그녀는 죽어버리고 말았습니다. 비극적이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굳이 감상을 말해야 한다면 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해야겠군요. 어쨌든 극히, 자연스럽게 그녀는 죽었고 저는 살아남았습니다. - ‘펭귄뉴스’, 357쪽. ‘비트’를 매개로 ‘나’와 ‘그녀’ 사이에서 이루어진 교집합적 상태는 필연적으로 ‘나’에게 새로운 변화를 일으키지만, 이것 자체가 지속가능한 운동으로의 전환은 아니다. 교집합적 만남을 통해 변화된 주체는 다른 주체와 거리를 가질 때 비로소 자신의 내면에 자유의 공간 즉, 운동성을 지속 가능하게 할 수 있는 공간을 생성할 수 있는 것이다. 결국, ‘그녀’의 죽음 뒤에야 비로소 ‘나’는 그 어디에도 ‘반납’할 수 없는 ‘정말 사적인 비트’(357쪽)를 완성하게 된다. 그리고 이 순간, 그 ‘비트’는 ‘그녀’와 ‘나’만의 매개에서 그치고 마는 것이 아니라, ‘엇박자 D’의 마지막 장면처럼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쿵쾅’(358쪽)거릴 수 있는 운동으로 변환한다. 우리는 이와 같이 지속적인 운동성을 가능하게 하는 공간을 파리의 빌레트 공원(Parc de La Villette)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 공원은 설계단계에서부터 문학·철학·영화 등의 다양한 비건축적 개념을 적극 끌어들인 것으로 유명한데, 이를 통해 오히려 건축의 새로운 발전가능성을 촉발시키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 이 공원은, 점·선·면의 세 체계를 따라 설계된 각각의 공간이 한 공간 안에서 중첩되고, 분열되고, 해체되면서 복합문화공간으로 기능하게 되어 있다. 설계의도에 따르면, 응집력 있는 구조들을 중첩시켰을 때 하나의 초응집적 거대구조가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결정될 수 없는 것, 즉 전체성에 반대하는 것이 생겨난다. 결국 이 공간은 반-맥락적인 공간이다. 따라서, 실제 공원 내 기능들의 중첩은 고정된 시설물로서의 기능성과 편의성에서 벗어나서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는 공간을 탄생시킨다. 일상 언어학에서 말하는 관습적인 절차나 효과로서의 ‘맥락(context)’을 파괴하는 이 공간은 2000년대 우리 소설이 새롭게 만들어 낸 소설적 공간, 이른바 ‘무중력 공간’(이광호)과 맞닿아 있다. 2000년대 소설들은 종래의 작품들에서 기피해 온 이질적인 소재나 인물군들을 적극적으로 차용하면서 지속적으로 이야기 공간에 낯섦을 불러일으킨다. 이는 여러 가지 부작용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전 시기와 비교하여 긍정적으로 평가될 수 있는 지점이다. 이 소설들이 만들어 내는 공간 자체가, 중력으로 작용하는 어떠한 억압적 기준 없이 자유로운 방향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소설에서 공통적으로 찾아볼 수 있는 단절적인 대화나 전통적 서사 구성을 거부하는 듯한 문체, 현실과 이질감 없이 섞여 있는 환상적 비현실 또한 그 결과물이자 원동력임은 물론이다. 김중혁의 소설 역시 이와 같은 공간을 공유한다. 그러나 현실과 냉소적인 거리를 두거나 이질적인 공간을 창조하는 방식이 아니라, 오히려 수많은 현실들과 겹치면서 동시에 거리를 두는 변별성을 통해 보다 많은 욕망들을 해방시킨다. 따라서 비교적 전통 서사에 충실하게 진행되던 김중혁의 소설은 언제나 결말에 이르러 모든 것을 툭툭 털어버리고 ‘마음이 편안해’(‘자동피아노’, 35쪽)지는 경험을 안겨준다. 이때의 ‘가벼움’이 바로 단순한 현실과의 거리감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김중혁만의 ‘거리두기’에서 오는 결과이다. 이 ‘거리두기’ 역시, 앞서 언급한 빌레트 공원에서 폴리(folie)라는 인상적인 개념으로 확인해 볼 수 있다. 프랑스어로 광기, 무분별한 짓이나 말, 정열 등의 의미를 가진 폴리는 이 공원의 설계 단계에서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점 체계 속의 폴리는 실제 빨간색 철골 구조물들로 형상화되었는데 공원 내에서 쉽게 눈에 뜨이기 때문에 방향을 찾을 수 있는 기준점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일정한 간격을 두고 세워진 이 폴리는 전체 공간을 나누고 분리시키는 동시에 면과 선 체계의 폴리들과는 상호충돌하고 왜곡되어, 애초 설계자의 의도대로 공원전체가 탈통합적인 공간이 되는 역할을 수행하기도 한다. 결국 모든 억압에서 벗어난 공간을 만드는 것은 기준점으로서의 ‘나’가 아니라 모든 것들과의 반복과 중첩, 그리고 다시 그것과의 거리두기에서 오는 것임을 알 수 있다. M의 옆모습을 보는 순간, 어쩌면 M과 이렇게 버스를 타고 가는 것도 마지막일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짧은 순간 얘기를 했지만 그사이 M과 나는 어딘가를 지나온 것 같았다. 어떤 갈림길을 지나온 것 같았다. 그는 왼쪽 길을, 나는 오른쪽 길을 선택했고, 발목에 묶여 있던 끈이 우리도 모르는 사이 스르르 풀어져 버린 것 같은, 그런 기분이 들었다. -‘유리방패’, 180쪽. 위의 장면 속 ‘나’와 ‘M’은 ‘동전의 앞면과 뒷면’처럼 지내면서 취업을 위한 면접시험조차 같이 치른다. 심지어 한 명만 뽑는 회사의 면접시험도 ‘막무가내’로 같이 치르는 이 둘은 전형적인 김중혁 소설의 인물들이다. 이들이 면접시험을 위해 준비했던 일종의 퍼포먼스가 우연히 인터넷 신문에 예술적 시도로 널리 알려지게 되면서 순식간에 이들은 면접관으로 불려다니는 유명인사가 된다. 서른 번의 입사시험을 치르는 동안 ‘한때 실패에 중독된 인간들’이었던 주인공들이 ‘실패중독자들을 위로해 주는 입장’(178쪽)이 된 것이다. ‘점수를 받는 사람’에서 ‘점수를 주는 사람’(176쪽)으로바뀌게 된 이 발랄한 치환은 현실의 체계를 뒤엎는 듯 보인다. 자본주의적 서열구조의 확대·재생산 방식으로 작동하는 공개취업의 기준에 함몰되어온 인물들이 그 틀을 자신들의 힘으로 벗어난 듯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은 취업을 위해 면접을 본 경우보다 오히려 짧은 시간 내-‘스무 번째였는지 스물한 번째였는지의 면접관 일을 마치고 나올 때’(178쪽)-에 ‘피곤’을 느끼고 만다. 애초부터 이들의 ‘자리바꿈’은 사실 무분별하게 정보를 생산해 내는 매스미디어 시스템이 만들어낸 ‘이벤트’였을 뿐이다. 자신들의 변화가 억압이 작동하는 체계를 벗어난 것이 아니라 그 체계 안에 다시 포획되고 말았음을 느낀 순간, ‘나’는 ‘M’과 다른 길을 가게 된다. 소설 속 인물들의 교집합적 운동이 다시 체계 내에 갇히고 말 때, 김중혁의 ‘거리두기’는 이를 벗어나기 위해 지속적인 운동성을 확보한다. 교집합적 반복과 변주, 그리고 거리두기까지 포괄한 김중혁 소설의 운동성은 작가 특유의 소재가 만들어 내는 이야기 공간과 교직(交織)된다. ‘마니아적인 열정과 감수성’(박진), ‘사물들을 해방시키는 수집광’(김형중), ‘등장인물들의 마니아적 취향과 취미를 개성적으로 드러내주는 사물-예술’(심진경) 등으로 평가되는 김중혁의 사물에 대한 애착은 독자들에게 호응을 불러일으키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그러나 우리가 무엇보다도 주목해야 할 것은 작품 속 소재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수공업적’ 성격이다. 또 하나의 새로운 의사소통 방식으로 등장한 ‘정보’의 유통은 후대로 전달되는 경험의 가치를 하락시킨다. 따라서 사실이 아닌 이야기에도 진실이 포함되어 있던 시대에서, 진실과 관련 없이 사건만 난무하는 시대로의 변모를 지적한 벤야민의 비판은 여전히 유효하다. 정보기술의 발달로 인해 실시간적 확산이 가능한 정보만이 중요시되고, 전생애에 걸쳐 축적된 개인의 경험들이 획득하는 의미와 그 깊이가 외면되는 것이 여전한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때, 수많은 경험들이 구전적인 방식으로 축적되어 있는 이야기를 벤야민은 수공업적 형태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그가 이야기의 특성을 빗대서 말한 ‘옹기그릇에 남아있는 손흔적’은 현대사회에서 하나의 가치가 아닌 시스템의 오류로 취급될 뿐이다. 이와 같은 현실 속에서 김중혁은 경험들이 축적되어 있는 동시에 새로운 경험들을 환기시키는 소재들을 사용한다. 마치 벤야민의 ‘이야기’처럼 그의 소재에는 다양한 욕망과 경험들이 공존의 방식으로 존재한다. 다음에서 작가가 사물을 인식하는 방법론을 먼저 살펴보자. “잠수함 설명하기가 아무래도 힘들 것 같아서 제가 집에 있는 잠수함 모형을 하나 가지고 왔어요. 비틀스의 영화 ‘Yellow Submarine’에 등장했던 잠수함이에요. 청취자 여러분들이 이걸 직접 만져볼 수 있다면 좀더 이해가 쉬울 텐데 아쉽네요. 전체적인 모습은 입이 툭 튀어나온, 심술 맞은 물고기 같아요. 심술난 것처럼 입을 삐죽 내밀고 한번 만져보세요. 잠수함 앞모습이 바로 그래요. 그리고 몸통은 비늘을 다 긁어낸 물고기라고 생각하면 될 거예요. 미끈하죠. 창문은 왼쪽에 여덟 개, 오른쪽에도 여덟 개가 있어요. 이 창문을 통해서 바닷속 풍경을 보는 거죠. 그리고 꼬리 쪽에는 방향을 조종하는 지느러미 같은 게 달려 있어요. 지느러미 아래쪽에는 잠수함이 앞으로 나갈 수 있게 프로펠러가 두 개 달려 있어요. 프로펠러는 바람개비를 생각하면 될 거예요. 그리고 위쪽에는 네 개의 잠망경이 올라와 있는데요, 잠망경은 잠수함이 물 위로 올라오지 않고도 바깥을 볼 수 있도록 기역자 모양으로 만들어 놓았어요. 굽힐 수 있게 만든 스트로 아세요? 그걸 잠망경 모양이라고 생각하면 돼요. 음, 그리고…….” (…중략…) “자, 이제 우리가 잠수함이 한번 돼 볼까요? 제가 자주 하는 놀이인데요. 욕조에 물을 받은 다음 스트로를 물고 물속으로 들어가는 거예요. 우리에겐 그 스트로가 잠망경인 셈입니다.” -‘무용지물 박물관’, 33~34쪽. 대상과 직접적 연관없는 “물고기, 바람개비, 스트로” 등을 동원하여 잠수함을 설명하는 이 장면에서 우리는 어쩔 수 없이 모든 감각과 경험을 총동원하게 된다. 그리고 이 감각과 경험들 역시 대상과 직접적인 연관성을 가지고 있지 않음에도 우리에게 ‘잠수함’을 경험적 실체로 인식할 수 있게 도와준다. 이 과정에서 대상을 보편화시키는 정의(定義)는 ‘무용지물’이 되고, 나아가 감각 주체가 스스로 대상이 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와 같은 인식방법은 정보를 처리하는 기술과 달리 “통조림”처럼 압축되지 않고 수많은 감각과 경험들이 중첩되면서 위의 긴 인용문에서처럼 필연적으로 비경제적이 된다. 김중혁이 선택한 소재들의 수공업적 성격은 여기에서 기인한다. 즉, 계열화된 체계 안에서 박제된 상태의 사물이 아니라, 누구나 자유롭게 경험할 수 있는 동시에 누군가에게는 특별한 경험이 되는 사물이 바로 작가의 탐구 대상이다. 먼저, ‘에스키모, 여기가 끝이야’의 지도가 그것이다. 나무를 깎아 만든 이 지도는 에스키모들이 ‘기억과 소리’로 만들고 촉각을 동원하여 ‘상상하는 지도’이다. 일반적인 ‘지도’의 제작과 활용에서 벗어나, 사용자들의 반복적인 경험 안에서 유용한 이 지도는 그 자체로 수공업적 소재라 할 수 있다. 이 지도로 인해 ‘나’는 ‘아무리 떠올리려고 해도 떠오르지 않’(78쪽)던 돌아가신 어머니를 기억하게 된다. 사물에 축적된 수많은 경험들이 ‘나’와 중첩되어 나만의 경험을 생생하게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사물 역시 갇혀있던 가치판단의 틀에서 자유로워지는 순간이다. 이와 같은 탐구는 ‘악기들의 도서관’에서 심화되어 나타난다. 교통사고를 당하는 순간 ‘아무것도 아닌 채로 죽는다는 건 억울하다.’(109쪽)는 생각이 든 ‘나’가 우여곡절 끝에 취직하게 된 악기점에서 만든 이 ‘도서관’은 연주가 아니라 ‘그냥 악기 소리만’ 있는 곳이다. 악기는 애초에 인류가 감정표현과 전달의 도구인 신체를 보충하는 보조수단이었다. 여기에 악기를 사용해온 수많은 사용자들의 경험이 축적되면서 하나의 도구로 발전되어 왔다. 그러나 악기가 분류되고 체계화되면서 점점 경험의 세계에서 분리되어 전문연주자를 필요로 하기에 이른다. 체계 내로 편입되지 않은 개별적 경험들이 가치를 발현할 수 있는 기회는 이제 차단당한 것이다. 사실상 처음부터 박물관에 전시될 목적으로 만들어진 사물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전시되기 직전까지도 사물들은 오직 사용자들의 경험과 경험사이에서만 존재해 왔다. 그럼에도 우리는, 자본주의적 체제의 강제성을 보편타당성으로 받아들여 사물들을 분류하고 서열화해 왔던 것이다. 이제 자본주의적 질서로 재편된 박물관 안에서 사물들은 더 이상의 경험을 용납하지 않은 채 개별성을 상실하고, 인간마저 전시물과 같은 운명을 겪게 된다. 김중혁의 수공업적 사물에 대한 탐구는 이와 같은 운명을 벗어나고자 하는 노력이다. 이 노력은 ‘박물관’을 ‘무용지물’로 만들면서, 체계에서 소외된 모든 것들을 ‘악기도서관’으로 이끈다. 여기서 우리는 ‘긁거나 할퀴거나 두드리거나 뜯거나 쓰다듬거나 꼬집으면서’(127쪽) 억압되/하지 않는 개별적 경험의 자유를 누릴 수 있게 된다. “처음으로 돌아가야 할 것 같지 않냐? 그보다 더 처음으로, 더 처음” -‘유리방패’, 178~179쪽(인용자 재구성). 시원의 욕망을 꿈꾼다는 것은 가능성과 위험성을 동시에 내포하고 있다. 전도되고 억압된 관계를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인 동시에 기억을 통해 더듬어 가는 ‘처음’은 언제나 왜곡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경계하는 데리다는 기원을 아예 결정 불가능한 것으로 본다. 부타데스의 딸이 기억에 의존하여 그림을 그리던 순간부터 실제 대상은 무시될 수밖에 없고, 차라리 현존(presence)과 부재 사이의 ‘놀이’ 그 자체가 의미를 생성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 자본주의는 모든 차이의 진폭과 오류마저 자신의 안으로 포획하는 강력한 보편타당성을 지향하는 체계이다. 자본주의적 금융시스템이 자체 내의 심각한 오류를 드러내고 있는 지금에도 여전히 자본주의적 처방만이 유효하게 거론되는 현실이 그것을 증명한다. 김중혁의 소설은 이 같은 현실 속에서도 모든 욕망들을 중첩시키면서 멈추지 않고 차이들을 생산한다. 그리고 그는 그 전략으로 모든 경험과 욕망들의 ‘흔적(trace)’이 새겨진 사물을 사용한다. ‘자신만의 생각과 리듬’을 가지고 있는 ‘살아 있는 괴물에 가까’운 ‘타자기’(‘회색괴물’), 그 어떤 외부조건에도 얽매이지 않고 연주되는 순간마다 ‘자신의 몸을 통째로’ 빌려주는 ‘투명’한 ‘피아노’(‘자동피아노’), ‘수많은 밑그림 위에다 자신의 그림을 그려나가’고 이것이 다시 ‘또다른 사람의 밑그림’이 되는 작업을 하는 디제이들의 ‘비닐레코드’(‘비닐광시대’) 등이 바로 그것들이다. 이 사물들이 만들어 내는 차이들이 결국 무한대의 욕망들에 열려 있는 공간을 만들고 그 공간을 통해 우리들은 ‘처음’으로 이끌린다. 작가의 이런 의도는 최근작인 ‘C1+y=:[8]:’에서 ‘보드빈터’라는 공간으로 구체화된다. 정글의 특성을 도시에 연결시켜 보다 쾌적한 도심을 만들고자 하는 도시 연구가 ‘나’가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도심을 다니다가 우연히 만나게 되는 이 공간은 목숨을 걸고 정글을 탐사하면서까지 만들고 싶었던 공간이다. 그러나 이는 목적지로 충족되는 결과물이 아니라 도심 속 길들의 일부분이며, 수많은 익명의 스케이트 보더들이 ‘단 한 번도 신호등을 만나’거나, ‘횡단보도를 건너지 않’고도 스케이트 보드를 탈 수 있는 길의 연결일 뿐이다. 이 ‘길’이야말로 도시가 생성되기 이전 개인의 욕망들이 자유롭게 소통하던 ‘첫 길’이며, 그 ‘처음’은 억압 자체가 무화되고 인류전체의 경험과 개인이 분리되지 않았던 시원의 욕망을 바라볼 수 있는 순간이다. 그 길 위로 부지런하게 걸음걸이를 옮기고 있는 작가의 행보에 시선을 고정시킨 이유는 그의 소설행위가 하나의 답변이 아니라 ‘처음’을 향한 지속적인 질문이 되고자 하기 때문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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