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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통령 세트 주세요”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 일행이 방중 이틀째인 지난 18일 오후 자장면으로 점심식사를 한 베이징의 ‘야오지(姚記) 간 볶음’ 간식집에 이튿날부터 사람들이 몰려들어 너도나도 ‘부통령 세트’를 주문하고 있다고 중국 언론들이 21일 보도했다. 이 집의 전문음식은 중국 서민들이 즐기는 ‘돼지간 볶음’ 이지만 사람들은 바이든 부통령 일행이 주문한 자장면, 오이 무침, 감자채 무침, 찐빵, 콜라 등 79위안(약 1만3000원)짜리 ‘부통령 세트’만 찾고 있다. 식당 주인은 즐거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부통령 세트’를 메뉴에 포함시킬 계획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바이든 부통령을 수행중인 게리 로크 주중대사는 20일 밤 두 번째이자 마지막 방문지인 쓰촨성 청두(成都)에서 1인당 300위안짜리 정통 쓰촨요리를 즐겨 또다시 화제가 됐다. 로크 대사 일행 10명이 찾은 음식점은 전통 골목인 콴자이샹쯔(寬窄巷子)에 위치한 위자추팡(唯家廚房)으로 소스를 얹은 전복찜 요리 등 30여 가지의 정통 쓰촨요리를 맛봤다. 한편 바이든 부통령은 청두로 이동하기 직전 베이징의 미국대사관에서 중국 학자들과 만나 중국의 외교정책과 양국관계 등을 집중논의했다. 2시간 정도 진행된 면담에는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의 왕지쓰(王緝思) 원장과 자칭궈(賈慶國) 부원장, 진찬룽(金燦榮)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부원장, 옌쉐퉁(閻學通) 칭화대 국제문제연구소장, 추이리루(崔立如) 중국 현대국제관계연구원장 등이 참여했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대국굴기(우뚝 섬) 등 중국의 강경 외교노선을 노골적으로 주장하는데다 상당수 인물들이 외교정책 수립에 관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바이든 부통령이 이례적으로 이들과의 만남을 통해 중국의 외교정책을 탐색했을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부통령은 이날 시진핑 부주석과 마지막으로 비공식 만찬을 함께했으며 22일 오전 두 번째 방문국인 몽골로 떠난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특파원 칼럼] 자장면과 불도장/박홍환 베이징특파원

    [특파원 칼럼] 자장면과 불도장/박홍환 베이징특파원

    중국을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이 18일 베이징에서 대표적인 중국음식 두 가지를 모두 경험했다. 동행한 손녀, 게리 로크 주중대사 등과 함께 서민 음식점에서 약간 늦은 점심으로 자장면을 즐겼고, 저녁 때는 인민대회당 환영만찬장에서 ‘스님의 구미를 자극해 스님이 담을 넘어갈 정도’라는 불도장을 맛봤다. 바이든 부통령이 어떤 음식을 더 맛있어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식당 주인은 바이든 부통령 일행 5명이 모두 자장면 그릇을 깨끗이 비웠다고 전했다. 한국식 중국음식점에서도 마찬가지겠지만 중국에서 자장면과 불도장은 천양지차의 음식이다. 단숨에 면발을 뽑아 뚝딱하고 내놓는 자장면과는 달리 불도장은 각종 진귀한 고기, 해물, 버섯 등을 오랫동안 푹 고아 내놓는 진미·보양탕이다. 자장면이 5~10위안(약 840~1680원)인 반면 수천 위안을 호가하는 불도장도 있다. 일생 동안 제대로 된 불도장 한번 먹어보지 못하는 중국인이 대부분이다. 조리법과 가격대로만 보면 자장면은 ‘소프트’하고, 불도장은 버거울 정도로 무겁다. 자장면은 쉽게 선택할 수 있지만 불도장은 왠지 부담스럽다. 대중친화력 면에서 불도장은 자장면을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다. 바이든 부통령은 자신의 선택으로 자장면을 먹었고,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이 내주는 불도장을 피할 도리 없이 시식했다. 바이든 부통령, 아니 미국은 혹시 미리 각본을 짜놓고 이런 장면을 연출한 것이 아닐까. 자장면과 불도장을 통해 미국식 자유주의의 상대적 우월성을 중국인들의 뇌리에 심어주려 한 것이 아닐까. 사실 바이든의 자장면이 상징하는 ‘소프트 외교’는 미국 외교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지 오래다. 1970년대 후반 한국을 방문한 미국의 지미 카터 대통령은 주한미군 장병들과 함께 조깅을 하는 모습을 연출, 한국에 조깅 바람을 불어넣기도 했다. 그렇게 멀리 갈 것도 없다. 미국의 직전 주중대사였던 존 헌츠먼은 주말이면 오토바이를 타고 시내로 나가 중국 서민들을 만났다. 고위공무원들의 근엄한 모습에 익숙해 있는 중국이나 한국 등 동양인들에게는 이런 면모들이 이례적으로 비쳐지는 것도 사실이다. 한편으로는 신기해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그런 자유분방함을 동경하곤 한다. 최근 부임한 로크 대사 가족이 손수 짐을 어깨에 메거나 손에 들고 공항터미널을 빠져나오는 장면을 모든 중국 언론들이 대서특필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저들은 저렇게 소박하고, 자유분방한데 우리는?” 스스로에게 되묻고 있는지도 모른다. 얼마 전 일흔두살 고령인 일본의 니와 우이치로 주중대사가 24시간에 걸쳐 칭짱(靑藏)철도를 타고 티베트를 방문했다는 소식이 화제가 됐다. 니와 대사는 장거리 기차여행을 하면서 중국인 여행객 및 티베트인들과 진솔한 대화를 나눴다고 중국 언론들은 전했다. 국민들의 반일감정이 우리에 뒤지지 않는 중국에서도 니와 대사의 이런 ‘친민행보’, ‘소프트 외교’에는 큰 박수를 보내고 있다. 중국의 역량이 커지면서 한국의 고위정치인, 고위공무원들이 중국을 수시로 드나들지만 그들이 시장 속으로 달려가 중국 서민들을 만났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 관심은 온통 지도자들과의 면담이다. 약속을 잡으라고 공관원들을 다그친다. 중국을 알아야 한다고 외치면서도 정작 중국 서민들의 관심을 얻는 데는 인색하다. ‘바이든의 자장면’이 아쉬운 이유다. 바이든 부통령 일행이 지불한 자장면 값은 우리 돈으로 1만 3000원 안팎에 불과하다. 게다가 중국인이나 우리나 ‘불도장’보다는 ‘자장면’에 익숙하지 않은가. 최근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이규형 주중대사의 경극 열창이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이 대사가 중국 외교부 전현직 간부 모임에 초대받아 제갈량이 ‘읍참마속’(泣斬馬謖)하는 대목을 멋드러지게 부르자 모두 찬사를 보냈다고 한다. 우리도 일선에선 ‘소프트 외교’의 기반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꼭 자장면 집을 찾아갈 필요는 없다. 성의를 보이면 말하지 않아도 현지 민심은 쏠리게 돼 있다. 그게 ‘소프트 외교’의 힘이다. stinger@seoul.co.kr
  • 교과부, 이달말까지 ‘소규모 학교 통폐합’ 계획…전문가 2인 지상토론

    교과부, 이달말까지 ‘소규모 학교 통폐합’ 계획…전문가 2인 지상토론

    교육과학기술부와 전국 시·도 교육청이 이달 말까지 60명 이하 ‘소규모 학교 통폐합 계획’을 수립, 2016년까지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주로 지방학교의 열악한 교육환경 개선과 ‘복식수업’ 해소 등을 위해 지난달부터 학교 통폐합 대상 선정 작업을 하고 있다. 반면 지역 주민과 동창회, 학부모 단체 등은 농어촌 교육을 붕괴시키는 획일적인 통폐합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18일 교과부 성삼제(52) 미래인재정책국장과 ‘참교육을 위한 학부모회’ 장은숙(50) 회장의 엇갈린 입장을 지상토론 형식으로 살펴본다. →소규모 학교 통폐합에 대한 기본 입장은. 성삼제 국장 저출산 현상의 가속화로 학령인구가 감소해 올해의 경우 농산어촌지역에 신입생이 없는 학교가 200여개교에 달한다. 학생 수 60명 이하의 학교는 2002년 805개교에서 2010년 1567개교로 두 배가량 늘어났을 뿐 아니라 앞으로 이런 현상은 급속화될 것이다. 시골의 소규모 학교는 시설이 낙후됐을 뿐만 아니라 2개 학년을 한 교사가 가르치는 복식수업과 전공이 다른 교사가 가르치는 ‘상치교사제’ 운영으로 교육 여건이 매우 열악하다. 제대로 된 교육을 위해 적정 규모의 학교를 운영할 필요성이 있다. 장은숙 회장 그런 생각에 반대한다. 농어촌지역에 면사무소와 보건소가 있는 것처럼 반드시 학교도 있어야 한다. 학교 통폐합 문제는 경제적 논리가 아니라 교육적 논리를 우선 적용해야 한다. →교육 예산절감 및 환경개선 효과가 있나. 성 국장 소규모 학교를 통폐합한다고 해서 솔직히 예산절감 효과가 크지는 않다. 오히려 통폐합된 학교를 적정 규모 학교로 운영하려고 학교시설 증·개축, 다목적시설 신축, 통학수단 지원 등으로 더 많은 예산이 든다. 적정 규모의 학교 육성은 더 나은 교육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노력이다. 장 회장 교원 인건비 등은 절약될지 모르지만, 교육환경개선 효과는 없다.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환경적 요소는 시설보다 교사이다. 교사당 학생 수가 적은 소규모 학교가 거대 학교, 과밀학급보다 훨씬 교육환경이 좋다. →복식수업 해소를 통한 교원 재배치 효과는. 성 국장 복식수업을 하는 학교를 통폐합해 교육 여건이 양호한 학교를 육성하게 되면 교원 재배치를 통해 상치교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장 회장 학급당 학생 수가 10명인 두 학교가 통합해 학급당 학생 수가 20명이 되어도 교사 수는 변동이 없다. 소규모 학교라고 해서 모두 복식수업을 하는 것은 아니다. 복식수업을 받는 것이 과밀학급에서 수업받는 것보다 효율적이라는 말도 있다. 핀란드에서는 전 학년 통합교육을 권장하고 있다. →도시와 농어촌 교육격차 해소가 가능한가. 성 국장 농산어촌 지역 소규모 학교의 큰 문제점이 복식수업과 상치교사 운영이다. 이를 해결하면 격차 문제를 풀 수 있다. 장 회장 도시와 농어촌의 학력 차이는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투입되는 가정교육과 사교육의 차이에서부터 발생한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소규모 학교에서 돌봄교실, 마을단위 공부방 운영 등으로 도시의 사교육에 상응하는 추가 교육이 보완되면 해소가 가능하다. →도서·벽지의 장거리 통학 문제는 없나. 성 국장 소규모 학교 통폐합으로 통학이 어려운 도서·벽지 등은 지역 상황을 고려해 통학버스 운영, 민간 운송회사와 계약해 통학 수단을 제공하고 있다. 필요한 경우 기숙사를 신축해 통학에 불편함이 없도록 지원하겠다. 장 회장 초등학교 학생들이 통학버스에서 많은 시간을 허비한다. 조금이라도 지각을 하면 별도의 통학수단을 동원해야 하고, 하교 역시 통학버스 시간에 맞출 수밖에 없다. 마을학교라는 개념이 사라지면서 학교와 지역과의 연계도 끊어져 학부모의 학교 참여 역시 불가능해진다. →농어촌 교육의 부실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는데. 성 국장 농어촌 교육의 부실을 막기 위해 추진되는 정책이 바로 적정 규모의 학교 육성이다. 소규모 학교 현장을 직접 방문해 학생들의 교육현장을 본다면 인식이 달라질 것이다. 장 회장 농어촌교육의 부실보다는 우리나라 전체 교육의 부실이 더 문제다. 한국 교육은 학교가 작아서 생기는 문제보다는 학교가 너무 크고, 학급당 학생 수가 너무 많아 생기는 문제가 핵심이다. 교사가 학생과의 일대일 면담이 불가능하고, 소외 학생이 발생하는 것은 모두 과밀학급이 되었기 때문이다. →학교 통폐합으로 인한 지역 구심체 역할 상실 우려는. 성 국장 현재처럼 낙후된 시설의 영세 학교는 지역의 구심체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적정 규모의 학교 육성으로 주민을 위한 다양한 문화체육시설 등을 갖춘 학교를 운영하는 게 오히려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다. 장 회장 농어촌의 마을학교에서 운동회를 하거나 학예회를 할 경우 단순한 학교 행사가 아닌 마을 행사가 된다. 최근 귀농이 늘면서 학교의 돌봄 교실에 참여하는 젊은 학부모들이 늘고 있다. 학교의 도서실이 마을 도서실처럼 운영되는 학교도 많다. 방학 중에는 지역민을 위한 컴퓨터 교실도 운영된다. 이것이 대도시 학교가 할 수 없는 역할인 것이다. →박탈감으로 인한 주민·동창회의 반대도 많은데. 성 국장 미래를 짊어질 학생들이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역사회의 이해와 협조가 선행돼야 할 것이다. 학생들에게 정상적인 교육을 받을 권리를 주고, 폐지된 학교 시설은 내버려두는 것이 아니라 거점학교의 교육시설 또는 지역주민 시설로 활용할 예정이다. 장 회장 시골의 초중등학교는 공립이라고는 하지만, 수십 년 전 지역의 인재를 길러야 한다는 취지에서 지역민들이 땅을 기부하기도 하고, 학교건물을 직접 짓는 일을 하기도 했다. 학교의 땅과 건물에 대한 법적 소유자는 교육청이지만 역사적·문화적 소유자는 지역 주민이다. 동네의 재산이 주민들의 뜻과 무관하게 임대·매매되고 있다. →끝으로 덧붙이고 싶은 말은. 성 국장 저출산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 현상은 피해갈 수 없는 현실이 되고 있다. 농산어촌 소규모 학교의 교육 현실에 대한 문제점을 직시해 모든 학생들이 좋은 여건에서 교육받도록 주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한다. 장 회장 시골의 소규모 학교는 폐교하고 매매할 대상이 아니다. 오히려 공교육의 새로운 대안이 만들어지는 학교 혁신의 산실로 주목해야 한다. 경기도의 남한산초등학교나 조현초등학교, 충남의 거산초등학교처럼 학부모들이 줄을 서서 입학하고 싶어 하는 학교가 모두 폐교 직전의 학교였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간 총리 퇴진 후 日 우경화 우려… 면밀히 살펴야”

    “간 총리 퇴진 후 日 우경화 우려… 면밀히 살펴야”

    강상중(61) 도쿄대 대학원 교수는 1998년 대한민국 국적의 재일동포로서 처음 일본 도쿄대 교수로 임용돼 화제를 뿌렸다. 강 교수는 18일 김대중 전 대통령 2주기 추도식이 열린 서울 동작구 현충원의 현충관 한편에 부인과 함께 있었다. 30여분간 선 채 각별한 마음으로 고인을 추도했다. 추도식 뒤 30여분간 함께 걸으며 그를 인터뷰했다. ●대학시절 모국 방문 ‘뿌리’ 깨달아 그의 이름은 나가노 데쓰오였다. 초등학교 4, 5학년 때 주변으로부터 한국 사람이 아닌가 하는 시선을 받고 뿌리에 대한 마음의 압박과 사회와의 부조화를 겪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말수가 적어졌다. 재일동포의 배경이 드러나는 역사 시간은 고통이었다. “왜 내 부모의 조국은 갈라져 싸우는가. 나는 어느 곳에도 귀속될 수 없는 역사의 쓰레기인가.”라며 고민했다. 와세다대 정경학부에 재학 중이던 1970년대 초. 어머니의 고향 경남 진해를 방문했을 때 ‘반(半)쪽바리’인 자신을 따뜻하게 맞아준 고향 사람들을 대한 후 “내 뿌리가 여기 있구나.” 하고 깨닫고는 이름을 강상중으로 바꿨다. 같은 대학 재일동포 학생이 자신의 하숙집 앞 신사에서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다 분신자살한 것을 본 뒤 “나의 조국, 나의 뿌리를 똑똑히 보자. 비극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라고 다짐하게 됐다. 재일동포 차별은 대학 졸업 후에도 계속됐다. 독일 유학 후 대학 강사 자리를 얻기도 어려웠다. 글을 모르는 부모님이 “같은 일본인이라고 전쟁으로 내몰 때는 언제고 하루아침에 외국인이라고 지문날인을 하란 말인가.”라고 한 말이 가슴을 울렸다. 타국에서 숨죽이고 살아야 했던 부모님의 비통한 역사를 알리고, 그들의 목소리를 대신 전하는 것이 재일동포 2세로 사는 그의 숙제가 되었다. 세상 일에 대해 본격적으로 발언하기 시작했다. 갈라진 조국을 원망했다. 부끄러웠다. 그런데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은 “나에게, 재일동포들에게 새로운 가능성과 기대감을 주었다.”고 회상했다. 새로운 조국이 다가온 듯했다는 것. 남북정상회담을 이뤄낸 김 전 대통령에게 각별한 감정을 갖게 됐다. 그래서 김 전 대통령 퇴임 뒤 여러 차례 그를 면담했다. 내년 추도식에도 오겠다고 했다. 일본에 살고 있는 재일동포로서 조국에 대한 희망도 절절했다. 우선 남북 긴장 완화를 기원했다. 그는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포함해 누가 대통령이 되어도 남북 긴장이 완화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통일이 이뤄진다면 세계에 한민족의 위상을 높이는 일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한국 경제 외수 의존도 줄여야” 조국의 경제 체질 강화도 주문했다. 그는 “이번 위기 때 한국 증시의 하락 폭이 아시아 국가 가운데 가장 컸다. 걱정된다. 내수를 키워야 한다. 외수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 경제가 환율 변동에 지나치게 출렁거리는 체질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무엇보다 고용 안정도 중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일본의 우경화도 우려했다. “간 나오토 총리가 물러난 뒤 대연립정권이 탄생할 경우 평화헌법이 개정되는 시도가 있을 수 있다.”고 걱정했다. 대지진을 겪은 일본이 우경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 정국 변화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했다. 동아시아의 안전을 담보할 장치가 마련되는 게 그의 바람이다. 서울신문 애독자라는 그는 16일 서울에 와 이날 오후 일본으로 돌아갔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프로야구] “야신 돌려달라” 성난 팬심… 이만수 씁쓸한 데뷔전

    [프로야구] “야신 돌려달라” 성난 팬심… 이만수 씁쓸한 데뷔전

    하루 사이에 많은 게 바뀌었다. SK 감독석엔 야신 김성근 감독 대신 이만수 감독 대행이 자리했다. 18일 문학에서 열린 삼성-SK전이었다. 이 대행은 대전에서 2군 경기를 치르다 신영철 사장의 호출을 받았다. “감독 대행으로 선임됐으니 인천으로 올라오세요.” 신 사장의 말이었다. 경기가 끝나자마자 택시 편으로 급하게 인천으로 향했다. 도착하자마자 선수단과 상견례를 했다. 부랴부랴 코칭스태프 개편도 단행했다. 이후 공식 기자회견까지 치렀다. 그런 뒤 바로 경기가 시작됐다. 아직 자기 색깔을 드러낼 만한 상황은 아니었다. 이 대행에겐 다소 잔인한 1군 데뷔전이었다. 경기 전부터 문학 외야석엔 ‘김 감독을 돌려 달라’는 현수막이 여럿 걸렸다. 경기 도중 그라운드 관중 난입도 세 차례 있었다. 경기장 안으로 오물이 끊임없이 날아들었다. 경기 흐름과 상관없이 팬들은 ‘김성근! 김성근!’을 연호했다. 경기는 여러 차례 중단됐고 SK 선수들은 표정 관리가 제대로 안 됐다. 집중력이 흐트러진 SK는 삼성에 0-2로 패했다. 전날 0-9로 완패한 데 이어 이틀 연속 영봉패다. 경기가 끝난 뒤에도 이런 상황은 계속됐다. 수백여 관중이 그라운드에 들어와 시위를 이어 갔다. 불을 피워 SK 유니폼을 태우기도 했다. 이 대행은 착잡한 표정으로 이 모든 상황을 받아들였다. 팬들에게도, 선수들에게도, 이 대행에게도 혼란스러운 하루였다. 광주에선 롯데가 KIA를 4-1로 눌렀다. 4연승의 롯데는 3위 SK를 2.5게임차로 위협하며 5위 LG에 4.5게임차로 달아났다. 선발 장원준이 7과3분의2이닝 6안타 1실점으로 잘 던졌다. 10승째. 4년 연속 두 자리 승수를 달성했다. 목동에선 넥센이 한화에 4-0으로 이겼다. 최근 4연패 늪에서 탈출했다. 잠실에서도 소란이 있었다. LG가 두산에 3-5로 지면서 화난 LG팬들이 잠실 선수단 출입구를 막았다. 감독 면담과 성적 부진 해명을 요구했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비자카드 횡포 시정하라” 비씨카드 회원사 성명서

    비씨카드가 자사의 해외 결제 네트워크를 사용하지 않았다며 20만 달러의 페널티를 부과한 비자카드에 대해 11개 회원사 공동으로 대응에 나섰다. 비씨카드 브랜드협의회는 16일 비씨카드가 일부 국제거래에 대해 자사의 해외 결제 네트워크를 이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페널티를 부과한 비자카드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 성명서를 전달했다. 당초 비씨카드 브랜드협의회 회장인 이강혁 비씨카드 부사장이 비자코리아를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비자코리아 측이 면담을 거부함에 따라 공문 형식으로 성명서를 보냈다. 협의회는 “소비자가 저렴한 수수료로 서비스를 이용할 기회를 차단하고 시장지배적 지위를 강화하고자 하는 비자카드의 조치는 반시장적 행위”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비자카드는 공식 입장을 내고 “비자카드의 운영규정은 비자 브랜드를 채택한 비자카드만을 대상으로 하며, 전 세계 모든 국가에 같게 적용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청소년은 세계 공존공영 이룰 미래의 주역”

    “청소년은 세계 공존공영 이룰 미래의 주역”

    “청소년 여러분이 이 나라의 주인공입니다.” 방한 중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14일 오전 충북 음성군 원남면의 고향 마을과 모교를 찾아 “우리 세대가 퇴장하면 여러분이 이 나라의 주인공”이라며 “전쟁과 가난, 인권 탄압에 대한 공포를 없애고 빈부 격차 없이 공존공영을 이루는 사회를 만들어 달라.”고 말했다. ●세 번째 금의환향… 90세 노모 만나 2007년 사무총장 취임 후 세 번째 고향 방문이다. 5박 6일 방한 기간 중 마지막날인 이날 오전 9시 30분 상당리 행치마을에 도착한 반 총장은 부인 유순택씨와 함께 선산에 올라 성묘를 한 뒤 생가를 둘러보았다. 이어 오전 10시 30분쯤 군민들이 운집한 평화랜드 야외 무대에 도착해 장한 아들을 기다리고 있던 어머니 신현순(90)씨와 깊은 포옹을 했다. 반 총장을 환영하기 위해 주변에는 이시종 충북지사와 이필용 음성군수 등 1000여명이 나왔다. 음성·증평 지역 초등학생들로 구성된 음성동요학교 맴맴합창단 20명은 ‘유엔의 노래’ ‘내 고향 행치마을’ ‘반기문 총장의 노래’를 합창하며 반 총장의 고향 방문을 환영했다. 반 총장은 “이렇게 열렬한 환영을 받으니 감격스럽고 감개무량하다.”면서 “여러분들이 세계를 위해 어떤 일을 하는 게 좋을지 고민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반 총장의 한마디가 끝날 때마다 군민들의 환호성이 울려퍼졌고, 간간이 풍물패의 흥겨운 연주도 이어져 행치마을은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이 지사는 “반 총장의 거룩한 뜻을 받들어 세계 평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후원자가 되자.”고 말했다. ●매일 행사 20여 건으로 바쁜 일정 소화 반 총장은 이어 모교인 충주고등학교에서 후배 350명과 환담을 나눴다. 우렁찬 박수 속에 등장한 반 총장은 후배들에게 세계를 가슴에 품은 인재가 될 것을 주문했다. 그는 학창시절을 회상하며 “현실을 직시하고 이상을 높게 가지라는 교장선생님의 말씀이 기억난다.”면서 “청소년들은 창의력을 키우고 비판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오후 1시쯤 충주시 후렌드리호텔에서 도내 기관장들과 오찬 간담회를 갖고 숨가빴던 방한 일정을 마무리했다. 앞서 반 총장은 이명박 대통령 등 각계 인사와의 면담, 초청 강연, 토론회 등 매일 20여 건의 각종 행사를 거뜬히 소화하면서 바쁘게 움직였다. 지난 13일 밤에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외교장관 공관에서 김성환 장관 등 전·현직 장관들과 만찬을 가졌다. 반 총장은 1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뉴욕으로 떠났다. 충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潘총장 “한국, 기대 못 미칠때 있었다”

    潘총장 “한국, 기대 못 미칠때 있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12일 한국의 위상이 높아졌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 하는 경우가 있다며 국제사회에서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 줄 것을 당부했다. 유엔 수장으로서 ‘글로벌 코리아’ 가치에 걸맞은 활동을 주문한 것이다. 국빈 자격으로 방한 중인 반 총장은 오전 ‘친정’인 서울 도렴동 외교통상부 청사를 방문, 기자들과 만나 환담했다. 반 총장이 외교부 출입기자들과 만나 대화한 것은 2006년 12월 당선자 신분으로 기자들과 만난 뒤 처음이다. 반 총장은 “한국의 위상이 점점 올라가고 있어 뿌듯하게 생각하면서도 제 기대는 ‘이게 아니다’ 이렇게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한국의 국내적 문제도 있겠지만 이제는 글로벌 코리아의 가치를 높이려면 좀 더 눈을 바깥으로 돌리고, 우리가 가지고 있는 사랑·재원 등을 전세계에서 고생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나누는 정신이 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개도국 사람들이 저를 한국인으로 보고 한국은 왜 잘됐을까, 저한테 잘 보이면 (한국이 도와줘) 자기들한테 좋지 않을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며 “한국이 소말리아에 500만 달러를 지원했을 때 제가 너무 기뻐서 직원들 앞에서 한국 정부가 긴급 지원했다고 선전했다.”고 밝혔다.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다른 나라들에만 달라는 것이 아니라 한국의 지원을 유도했다는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반 총장은 또 “아이티 지진 때 한국이 제 기대에 못 미치는 지원 액수를 책정했다는 얘기를 듣고 이명박 대통령께 전화를 걸어 다른 나라들의 지원 상황을 얘기했더니 (지원금이) 10배로 늘었다.”면서 “이어 일본대사를 불러 한국이 이만큼 하는데 일본의 자존심 문제라고 했더니 일본도 많이 지원하게 됐다.”고 에피소드를 소개하기도 했다. 반 총장은 “못살고 어려운 사람을 돕는 것이 여유 있을 때 하는 것도 좋지만 여유 없을 때 하는 것이 더 아름답고 소중하다는 생각을 한다.”며 “글로벌 코리아 기치를 좀 더 높이려면 국민들이 시야를 좀 더 바깥으로 돌리고, 우리보다 못한 사람을 도와주는 마음이 필요하다.”며 ‘나눔외교’와 ‘지원외교’ 강화를 역설했다. 반 총장은 앞서 김성환 외교장관과 만나 면담한 뒤 외교부 직원 300여명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반 총장은 “전직 외교장관으로서, 연임이 된 뒤 처음 고국에 와 친정을 방문하니까 참 센티멘털(감상적)하고 두 배로 홈커밍(homecoming)하는 기분”이라며 “눈시울이 뜨겁고 가슴이 뭉클하다.”고 소회를 털어놨다. 그는 또 “(유엔이) 지난 60년 간 윤리규정조차 없고 재산공개 규정도 없었다.”며 “전임 직원이 재산문제가 있어 언론에서 사퇴 압력을 받아도 끝까지 재산공개를 하지 않았다.”고 비판한 뒤 “저는 재산을 공개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Weekend inside] 약값 내년 3월까지 내린다는데…

    [Weekend inside] 약값 내년 3월까지 내린다는데…

    보건복지부가 12일 약값을 평균 17%, 최대 33% 내린 이유는 환자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다. 예를 들어 현재 고혈압약인 ‘브이반정 80㎎’과 동맥경화치료제 ‘클로그렐정’, 고지혈증 치료제 ‘리피로우정 10㎎’ 등 3개 약을 처방받고 있다면 연간 전체 약값은 104만 1000원, 환자 부담금은 31만 2000원이 된다. 그러나 내년 3월부터는 전체 약값이 83만 8000원, 환자 부담금은 25만 1000원으로 줄어든다. 한 해 약값이 19.6%, 환자 부담금이 6만원 1000원이나 절감되는 것이다. 간염 치료제 ‘헵세라정 10㎎’을 복용하는 환자도 연간 본인 부담금이 63만 2000원에서 42만 3000원으로 21만원 정도 줄어든다. 약값 인하 배경에는 건강보험 재정 문제도 깔려 있다. 인구 고령화로 약품비가 해마다 급증해 건강보험 재정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전체 국민의료비 가운데 약품비 비중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의 1.6배로 비교적 높다. 약품비는 지난해 기준으로 총건강보험 지출의 29.3%나 차지하고 있다. 현 상태로 가면 건강보험은 오는 2015년 5조 8000억원, 2020년에는 17조 3000억원의 적자를 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약값의 일괄 인하가 필요한 까닭이다. 복지부는 현재의 ‘계단식’ 약값 결정 구조를 바꿔 동일 성분 의약품에는 동일한 보험 상한가를 부여할 방침이다. 계단식 산정 방식은 우수 복제약을 조기에 발굴하기 위한 제도다. 제약사가 정부에 약값을 신청하는 순서에 따라 가격이 높게 책정된다. 이에 따라 특허기간이 끝난 신약 가격은 특허 만료 이전 가격의 80%, 복제약 가격은 68% 이하로 떨어진다. 그러나 내년 3월부터 신약의 특허기간이 끝나면 약 가격은 70%로 일률적으로 조정된다. 또 첫 번째 복제약에 한해 1년 동안 가격이 신약의 59.5%, 나머지 약은 신약의 53.55%로 정해진다. 현재 처방되는 약들도 모두 53.55%의 약값을 적용받는다. 다만 특허기간이 끝나지 않은 신약, 퇴장 방지·희귀·저가 의약품 등 5634품목은 인하 대상에서 제외됐다. 지난 2000년 의약분업 이후 최대 규모다. 복지부는 이번 조치를 계기로 신약 개발보다 복제약부터 챙기려는 제약업계의 이전투구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현재 30%에 육박하는 약품비 지출이 2013년에는 24% 수준으로 낮아져 건보 재정 부담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진수희 장관은 “지금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절실한 문제 의식을 갖고 약값 대책을 마련했다.”면서 “현재의 고령화 속도를 감안할 때 지금 손을 쓰지 않으면 (건보 재정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까지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복지부는 수입이 줄어드는 제약사를 위해 내년 3월부터 ‘제약산업 육성특별법’을 시행하기로 했다. 연구 역량을 갖춘 ‘혁신형 제약기업’을 선정해 세금을 감면해주고, 펀드를 조성해 금융 지원을 하는 게 법안의 핵심이다. 매출액 대비 5~10%를 신약개발에 투자하는 혁신 기업이 만든 복제약은 1년간 약값을 신약의 68%로 책정하는 약가 우대 대책도 세웠다. 현재 국내 전체 제약사 265곳 가운데 생산액이 1000억원을 넘는 제약사는 35곳에 불과하다. 때문에 제약사 해외 진출을 돕는 ‘콜럼버스 펀드’를 조성하고 리베이트 위반 과징금을 활용한 연구개발자금 지원안도 마련했다. 이 밖에 의료기관이 약품비를 줄이면 절감 부분의 일정률을 인센티브로 부여하는 ‘외래 처방 인센티브제’를 의원급에서 내년부터는 병원급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한편 정부가 약값 인하 방침을 밝히자 제약업계는 “이미 진행 중인 약값 인하 방안이 끝나는 2014년 이후로 제도 시행을 늦춰 달라.”고 요청했다. 제약협회는 “약값을 일괄적으로 내리면 제약산업 전체가 고사할 것”이라면서 “행정소송 등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협회 임원들은 12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협회 앞에서 피켓 시위를 벌인 뒤 보건복지부를 항의 방문해 “현재 진행 중인 기등재 의약품 목록 정비로 1조 8900억원의 손실이 났는데 추가로 2조원의 손실이 나면 제약산업이 무너지게 된다.”고 주장했다. 전 복지부 차관인 이경호 협회 회장, 경동제약 대표인 류덕희 협회 이사장 등 임원진 30여명이 복지부를 방문해 진수희 장관 면담을 요구했지만 무산됐다. 협회는 “제약산업이 고사하면 의약주권을 상실하게 되고 장기적으로 국민 부담이 높아진다.”면서 “정부가 판단력을 잃어버린 것 같다.”고 주장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한·일은 난기류…한국 강경책에 묘책 없는 日

    독도를 둘러싸고 한·일 정부 간의 갈등이 표면화되고 있다. 6자회담과 관련해 미국, 일본과 공동전선을 구축해온 우호관계가 상당한 난기류에 휩싸일 전망이다. 일본 정부는 한국 국회의 독도특위가 독도에서 ‘영토수호대책 특별위원회’를 열기로 한 데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간 나오토 총리는 지난 10일 의회에 출석해 “극히 유감이다. 일본 정부의 입장은 일관돼 있어 냉정하게 대국적 관점에 입각해 대응해 나가고 싶다.”고 밝혔다. 에다노 유키오 관방장관은 목소리를 한층 높였다. 그는 “작금의 상황을 감안해 (한국에 대해) 보다 강력하게 대응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일본의 제1야당인 자민당은 강력한 조치로 독도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에 회부할 것을 한국에 제의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독도에 대한 실효적 지배를 강화하는 한국 정부의 조치에 손쓸 방법이 없다는 점에서 당혹한 기류가 역력하다. 자민당의 국제사법재판소 회부도 우리 정부의 동의가 필요해 성사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 양국 정부의 외교 채널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고, 국회 차원에서 의원들 간 접촉도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창일 의원 등 민주당 의원 3명의 남쿠릴열도 방문에 이어 자민당 의원 3명의 한국 입국 거부 등이 이어지면서 양측 간 감정의 골이 깊어진 상태다. 한국 정부도 동해 표기에 대한 미국 정부의 협조를 구하지 못해 고민에 빠져 있다. 천영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비서관은 10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톰 도닐런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빌 번스 국무부 부장관 등을 만난 자리에서 동해 표기와 독도 문제가 한·일 관계에서 갖는 의미와 함께 폭발성을 설명하면서 “신경 써 달라.”고 부탁했다. 최근 미 국무부가 동해를 일본해로 단독 표기한다는 방침을 확인한 데 대해 우려를 표명한 것이다. 이에 도닐런 보좌관 등은 미국 정부의 ‘일본해’ 단독 표기 입장이 오래된 기존 입장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미국 측이 면담에서 기존의 입장을 변경하겠다고 밝히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미국이나 영국 등 해양국의 입장은 지금까지 우리가 지난 20여년간 본격적으로 동해 표기 문제를 다뤄 온 이후 변한 것이 없다.”면서 “이 정부들만을 상대로 교섭한다고 당장 표기를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20여년간 전 세계 지도제작 업체들을 접촉해 1~2%이던 병기율을 28% 정도로 끌어올린 것”이라면서 “일본 외교력도 만만하게 볼 것은 아니기 때문에 하루아침에 병기 목표를 달성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도쿄 이종락·워싱턴 김상연특파원 jrlee@seoul.co.kr
  • 인천시장과 대화 ‘속풀이 성과’ 톡톡

    시민이 지자체 수장인 시장을 직접 만나 민원을 제기하면 해결될 확률이 얼마나 될까? 지난해 7월 취임한 송영길 인천시장이 시민과 얼굴을 맞대고 어려운 사정을 듣는 ‘시민과 대화의 날’을 1년째 운영하고 있다. 매월 넷째 주 목요일 시청에서 시장 면담을 사전에 신청한 시민 8명 정도를 만났다. 면담 시간은 당초 2시간으로 잡혀 있었지만 대화가 길어지는 바람에 보통 4시간가량 걸렸다. 지난 1년간 송 시장을 직접 만난 시민들이 제기한 민원은 모두 66건이었다. 재개발, 재건축과 관련된 고충이 24건으로 가장 많았고 정책 개선이 19건, 장애인·사회복지 관련 9건, 지하철·기반시설 문제 6건, 아파트 입주 문제 5건, 아시안게임 경기장 관련 민원 3건 순이었다. 이 가운데 현재까지 해결된 것은 14건(21.2%)이었다. 대안을 찾거나 처리가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된 건은 32건(48.4%)이었고, 해결 방법을 모색 중인 건은 20건(30.3%)이었다. 통상 민원창구 등을 통해 제기하는 일반적인 방식의 민원 접수에 비해 해결된 확률은 그리 높지 않았다. 시장이라고 해서 법적 절차를 무시하고 해결책을 찾을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시장과 시민 ‘1대1 대화’는 복잡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시장을 직접 만나 답답한 심정을 토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현재 대화를 신청하고 순서를 기다리는 시민도 42명에 이른다. 매회 대화 참석 인원이 최대 10명을 넘지 않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말까지 신청자가 모두 찬 셈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시장이 시민과 대면해 민원을 접수하는 것이 해당 업무 담당자에게는 적지 않은 부담이지만, 시정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과 오해를 풀어준다는 점에서 상당한 성과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송 시장은 임기를 마칠 때까지 시민과 대화의 날을 계속 운영할 계획이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발목잡는 민주당” vs “홍대표 공부 미달”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둘러싸고 여야의 공방이 거칠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 8일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민주당 손학규 대표에게 제안한 공개 토론이 무산되면서 네 탓 공방이 더해졌다.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9일 오전 국회에서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대사와 면담을 갖고 한·미 FTA 처리 시기와 관련, “야당의 일부 반미주의자들 책동 때문에 좀 지연되고 있어 참으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9월 중 미국 의회에서 처리될 것이라는 스티븐스 대사의 전망에 “한국민 다수가 한·미 FTA를 찬성하고 있고 야당의 반대는 논리적이지 않은 이념적 접근에 의한 반대에 불과하다.”면서 “한국에서도 조속히 처리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정권 사무총장은 원내대책회의에서 “(홍 대표의) 토론 제안에 거부 의사를 밝힌 민주당의 진의를 모르겠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김 사무총장은 “민주당은 그동안 한·미 FTA 문제를 두고 사사건건 발목을 잡아 왔다.”면서 “8월 국회 의사 일정도 이 때문에 합의가 지연됐고 민주주의 원칙대로 하자면 해머를 들고 나왔고 토론을 하자니 이제 발을 빼고 있다. 이것은 민주 정당의 모습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은 홍 대표를 향해 집중적으로 화살을 쏘았다. 전날 홍 대표가 “민주당이 제안한 ‘10+2’ 재재협상안을 공부해 보니 그중 9개는 노무현 정부 당시 합의한 것”이라며 민주당이 당연히 받아들여야 한다는 취지로 말한 것에 대해 ‘FTA 공부 함량 미달’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당 FTA대책특별위원장인 홍재형 의원은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홍 대표가 협상과정 공부를 덜 했거나 국민을 속이는 게 아니냐.”면서 “재협상에서 균형이 깨졌으면 재재협상에서 원협상을 같이 논의해 균형을 맞추는 게 맞다. 진정성 있게 10+2 안을 검토하고 재재협상에 임하라.”고 촉구했다. 박영선 정책위의장도 홍 대표가 제안한 공개 토론에 거부 입장을 명확히 했다. 박 정책위의장은 “한나라당은 반값 등록금에 있어서는 ‘세나라당’, 무상급식과 무상보육에서는 ‘두나라당’”이라면서 “내부에서 먼저 정책을 조율하고 나서 민주당에 정책 토론을 제안하는 게 맞다.”고 꼬집었다. 한·미 FTA를 놓고 민주당 내에서 이견이 나온다는 것을 지적한 홍 대표에게 최근 한나라당 내 등록금 부담 완화 방안, 무상보육 등 정책 조율이 제대로 되지 않는 점을 역으로 공격한 셈이다. 강주리·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런던 심장부로 폭동 확산… 책임공방도 가열

    런던 심장부로 폭동 확산… 책임공방도 가열

    올림픽개최가 1년도 채 남지 않은 영국 런던 곳곳이 폭력과 약탈이 횡행하는 ‘전쟁터’로 돌변했다. 29세 흑인 남성 마크 두간이 경찰의 총격으로 사망하면서 6일 런던 북부 토트넘에서 촉발된 폭력시위와 약탈행위는 토트넘에서 5㎞가량 떨어진 엔필드와 인근 해크니, 월섬스토 등 런던의 전통적인 우범지역과 런던의 주요 관광명소인 옥스퍼드 서커스, 남부 브릭스턴까지 빠르게 번지고 있다. 이번 소요사태로 100명이 체포됐다고 BBC가 보도했다. 시위 진압 과정에서 경찰 35명이 다쳤다. 영국 경찰은 “런던 내 여러 자치구에서 소규모 폭력과 약탈, 소요사태 등 ‘모방 범죄’가 확산되고 있다.”면서 “이웃의 생계와 지역사회를 파괴하려는 것 말고는 아무 목적도 없는 생각 없는 범죄행위”라고 규탄했다. 브릭스턴에서는 청년 200여명이 대형 슈퍼마켓 등 상점의 물건을 약탈했고, 런던 심장부인 옥스퍼드 서커스에서도 50여명의 청년이 건물을 파손했다. 동북부의 월섬포레스트와 칭포드 마운트에서는 시위대를 체포하려던 경찰 3명이 차에 치여 부상을 입었다. 목격자들은 “2차 대전 당시 독일군의 대공습으로 불타는 런던의 모습을 연상시킨다.”며 몸서리쳤다. 평화시위가 폭력사태로 얼룩지게 된 책임공방도 가열되고 있다. 토트넘 지역사회 지도자들은 6일 토트넘 경찰서 앞에서 두간의 사망과 관련해 경찰 간부와의 면담을 요구한 100여명의 시민들이 해 질 녘까지 면담이 성사되지 않으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미리 경고했다고 말했다. 당시 시위를 조직했던 한 남성은 “경찰이 대화를 거부한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면서 “이곳의 역사를 알고 있는데 어떻게 토트넘에서 또 경찰에 의해 한 남성이 살해될 수 있느냐.”고 성토했다. 1985년에도 토트넘에서는 경찰이 한 여성의 집에 난입해 여성이 심장마비로 사망하면서 폭동이 발생, 경찰이 시위대의 칼에 찔려 숨지는 비극이 일어났다. 일부 목격자들은 토트넘 시위 당시 16세 소녀가 경찰에 돌을 던지자 경찰이 소녀를 곤봉으로 구타하면서 폭동이 시작됐다고 증언했다. 폭동이 미리 조직된 것이라는 정황도 나오고 있다. 엔필드에 사는 라만이라는 엔지니어는 페이스북에서 “엔필드가 다음 공격 대상이 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봤다고 말했다. 경찰이 주장하는 대로 두간이 먼저 경찰에게 총을 쐈는지에 대한 진실공방도 계속되고 있다. 에이드리언 한스톡 경찰 지휘관이 성명을 통해 두간의 죽음에 대해 “매우 후회한다.”고 밝힌 가운데 가디언은 지난 4일 두간이 총격을 받았을 당시 경찰 무전기에 박혔던 총알은 경찰이 쏜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때문에 경찰의 초기 발표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포스코, 중남미 진출 가속화

    포스코, 중남미 진출 가속화

    해외 자원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포스코가 아프리카에 이어 중남미 지역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남미 순방길에 오른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5일(현지시간) 콜롬비아 후안 마누엘 산토스 대통령을 면담하고 포스코의 콜롬비아 진출 방안을 협의했다고 회사 측이 7일 밝혔다. 이날 면담에는 노리에가 광물·에너지 장관, 크레인 경제수석, 라쿠튀르 투자청장, 추종연 주 콜롬비아 대사 등이 참석했다. 면담에서 정 회장은 콜롬비아의 자원 개발, 인프라 건설, 철강분야 투자 등에 관심을 표명했으며, 산토스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상호 협력 방안을 적극 모색하자고 답했다. 이에 앞서 정 회장은 철광석·석탄·석유 등 자원 개발 전문회사인 퍼시픽 루비알레스의 라코노 회장을 만나 자원 개발, 인프라 건설 및 철강 분야 투자에 대해 협의했다. 또 자동차 부품 및 상수도 사업 전문기업인 파날카그룹의 로사다 회장과 만나 철강, 정보기술(IT) 등 포스코 출자회사들과 공동 진출할 수 있는 사업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협력방안도 논의했다. 포스코는 내달 퍼시픽 루비알레스사나 파날카그룹과 포괄적 협력 양해각서(MOU)를 교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포스코는 “철광석, 석탄, 석유, 천연가스 등 지하자원이 풍부한 콜롬비아를 투자 유망지역으로 주시하고 있다.”며 “콜롬비아 정부 및 현지 기업들도 자원 개발과 인프라 건설에 포스코의 참여를 희망하고 있어 진출 전망이 밝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콜롬비아에 앞서 지난달 30일 볼리비아를 방문, 리튬 배터리 사업 추진을 위한 MOU를 교환했다. 이 MOU에 따라 포스코와 한국광물자원공사는 볼리비아 국영 광업회사 코미볼과 함께 리튬 배터리 사업 추진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합작회사를 설립할 예정이다. 정 회장은 이어 브라질을 방문, 동국제강 및 브라질 발레사와 공동으로 추진하는 고로제철소 사업에 관한 지분 계약에 서명했다. 포스코는 이 밖에 2008년 일본 철강사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지분 일부를 인수한 브라질 철광석 광산의 지분을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멕시코에서는 자동차용 고급 철강재인 CGL(연속용융아연도금강판) 공장을 기존 연산 40만t에서 90만t으로 증설하기로 결정, 11월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전경련 ‘기업별 정치인 로비’ 문건 파문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최근 정부와 정치권의 반(反) 대기업 정서에 대응, 주요 대기업별로 접촉할 정치인을 배정한 문건을 작성해 논란이 일고 있다. 5일 재계 등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전경련은 각 대기업 사회공헌 실무 임원들과 회의하면서 사회공헌 사업 방안 등을 제시한 자료를 만들어 참석자들에게 배포했다. 문제는 반 기업 정책의 입법 저지를 위해 여야 지도부와 주요 상임위원회 간부 등에 대한 로비를 강화하자고 제안하면서 주요 그룹별로 접촉할 정치인 리스트를 할당한 것이다. 특히 국회 지식경제위와 환경노동위·국토해양위·기획재정위 등 4개 상임위를 중심으로 로비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경련은 국회의원 전원과 백용호 청와대 정책실장·김효재 정무수석·김대기 경제수석을 직접 맡기로 하고, 삼성·현대차·LG·SK·롯데 등 주요 그룹에는 여야 대표와 각 상임위원장 및 간사 등을 배정했다. 이들을 상대로 개별 면담을 하는 것뿐 아니라 후원금 지원, 지역 민원사업 협조 등을 할 것을 전경련은 제안했다. 이에 따라 전경련이 각 기업에 로비 대상을 직접 할당하고 구체적인 로비 방법을 제시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과거 경제계의 악몽이던 ‘정경유착’을 다시 초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특정 정치인에게 집중 로비할 것을 권장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꼬집었다. 전경련은 이번 기업별 로비 대상 정치인 문건에 더해 동반성장과 초과이익공유제 등 현안에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고, 정병철 부회장이 주도하고 있는 한국경제연구원의 구조조정을 둘러싼 갈등까지 더해지면서 내우외환에 빠지는 분위기다. 전경련 관계자는 문건에 대해 “사회공헌 회의를 준비하면서 실무자 차원에서 아이디어를 냈다가 폐기한 내용”이라고 해명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반기문 유엔총장 9일 방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오는 9일부터 14일까지 5박 6일간 한국을 방문한다고 외교통상부가 4일 밝혔다. 지난 6월 연임에 성공한 뒤 처음 방한하는 반 총장은 이명박 대통령과 박희태 국회의장,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 등 정부 고위인사들과 면담하고, 한국과 유엔의 협력관계 확대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또 유엔 글로벌 콤팩트(UNGC) 주최 조찬과 유엔 아카데믹 임팩트(UNAI) 포럼, 글로벌 모의유엔회의(GMUN) 등 유엔 관련 단체들이 주최하는 행사에 참석하고, 전국 중·고·대학생 및 주한 유엔기구 직원 등을 대상으로 특강 및 간담회도 갖는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근거없이 왜 막나” 생떼 쓰다 비빔밥 시켜먹고 김쇼핑

    “근거없이 왜 막나” 생떼 쓰다 비빔밥 시켜먹고 김쇼핑

    울릉도 방문을 강행하려던 일본 자민당 의원 3명의 행동은 막무가내였다. 김포공항에 도착, 입국 금지 조치 9시간 만에 돌아갈 때까지 “한국에서 법적 근거도 없이 입국을 막는다.”며 궤변을 늘어놓고 생떼를 썼다. 일본 자민당 중의원 신도 요시타카, 이나다 도모미와 참의원 사토 마사히사는 1일 오전 11시 10분쯤 입국 금지 방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보란 듯이 입국장에 들어섰다. 보좌진과 일본 취재진 등 10여명이 뒤따랐다. 오전 10시 59분 일본 아나(ANA)항공 1161편을 타고 왔다. 이들은 곧바로 입국심사대로 가려다 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들의 제지와 함께 입국 재심사무실로 안내됐다. 신도 의원은 도착 직후 “독도는 일본 영토”라면서 “양국 간의 견해차가 있어 입장을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며 억지 논리를 폈다.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입국심사대 밖 재심사무실에 머물렀다는 것은 공식적으로 입국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오전 11시 50분, 관리사무소는 이들에게 입국이 금지됐음을 통보했다. 동시에 아나항공 측에도 송환지시서를 교부했다. 신도 의원은 “테러리스트도 아닌데 입국 금지는 부당하다.”면서 “양국 간의 외교적 마찰이 발생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놓으며 반발했다. 관리사무소 측은 한·일 관계와 함께 의원 신분인 점을 고려해 자발적인 출국을 유도했다. 이들이 신분을 내세워 강하게 나올수록 관리사무소 측은 조심스럽게 대응했다. 낮 12시 40분, 당초 이들이 타고 돌아갈 비행기가 출발했다. 이들은 “한국 외교부의 공식적인 답변을 원한다.”며 계속해서 재심사무실에서 버텼다. 오후 4시 20분, 또다시 일본행 항공편을 타지 않았다. 급기야 오후 6시쯤 일본 대사관이 직접 설득에 나서자 오후 7시쯤 일본행을 결정했다. 무토 마사토시 일본 대사는 “오후 7시까지 오후 8시 10분 마지막 비행기를 탈지를 결정해 달라. 타지 않는다면 이후 상황에 대해 대사관은 책임질 수 없다.”고 압박했다. 관리사무소도 “8시 10분에 떠나지 않으면 송환대기실로 장소를 이동시킬 것”이라면서 “밤에 중국 불법체류자와 함께 있어야 할지도 모른다.”고 알렸다. 이들은 오후 7시 출입국관리소장과의 면담을 신청, “조건 없이 귀국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신도 의원은 “다시 방한하겠다.”며 자신의 의도가 관철되지 않았음을 내비쳤다. 오후 8시 10분,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들 3명 모두 입국시도 3시간여만인 오후 2시쯤 주변의 눈총도 의식하지 않은 채 점심으로 비빔밥을 직접 선택, 공항 내 식당에서 배달시켜 먹었다. 또 출국을 앞두고선 한 의원은 보좌관에게 “미리 나가 한국 김 한 박스를 사서 비행기에 타고 있으라.”고 지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9시간 동안 벌어진 일본 극우의원들의 추태 드라마는 끝났다. 한편 김포공항 입국장 주변에서는 이들의 입국을 반대하는 시위가 잇따랐다. ‘독도지킴이 범국민연합운동본부’ 소속 회원 700여명은 오전 10시부터 일본 의원들의 울릉도 방문을 규탄하는 집회를 가졌다. 참가자 300여명은 집회를 마친 뒤 공항 입국장 앞까지 들어가 시위를 벌였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정부부처 시민감사관 활동 영역 커졌다

    정부 각 부처 ‘옴부즈만’의 활동 반경이 확대되고 있다. 1일 정부 부처 등에 따르면 공공기관의 투명한 행정처리 등을 위해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시민감사관이나 옴부즈만을 운영 중이다. 행정처분으로 피해를 당한 민원인이 구제 요청시 시정 또는 조사하는 역할은 비슷하나 대체로 중앙 부처는 옴부즈만, 지자체는 시민감사관제가 활성화돼 있다. 시민감사관 운용 초기에는 기관에서 제출한 자료를 검토해 의견을 내는 소극적 활동에 머물렀으나 최근에는 민원인 면담과 감사에 직접 참여하는 등 진일보하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민간인 80명으로 구성된 청렴 옴부즈만제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지방의회 의원의 자녀결혼식 청첩장 발송남발 문제 ▲방과후 취약계측 아동의 보육 및 교육비 지원기관 일원화 ▲직장 보험료 가입자에 대한 피부양자 자격상실 기준 완화 필요성 등을 행안부에 건의했다. 조달청은 학계와 변호사·비정부기구(NGO) 등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민원제도개선협의회를 옴부즈만(13명)으로 활용하고 있다. 조달 행정의 이해도가 높다는 점에서 제도개선 및 민원처리 방향을 자문한다. 환경부는 시민감사관 20명을 운영 중이다. 시민감사관은 사전 공모를 통해 임명되는데 환경단체를 비롯 감사원· 환경부 전직 공무원, 교수 등으로 이뤄졌다. 이들은 환경부 감사관실에서 지방자치단체 종합감사를 나갈 때 직원들과 함께 출장 감사를 벌인다. 본부 직원 1명당 시민 감사관 2명으로 팀이 꾸려진다. 시민 감사관은 일비 10만원과 숙박비와 식대가 지급된다. 1년 임기지만 연임이 가능해 2년까지 활동할 수 있다. 환경단체 소속 시민 감사관은 “잘못된 것을 적발해내는 일이다 보니 부담도 된다.”면서 “투명한 공직사회를 만드는 데 국민이 직접 참여한다는 데 큰 의미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산림청은 지난 4월 위촉한 시민감사관을 오는 8일부터 실시되는 서부지방산림청 감사에 직접 참여시킬 계획이다. 시민감사관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상재 대전환경연합 정책국장과 이인세 대전·충남 생명의숲 사무처장은 감사위원으로 국민 불편 및 건의 등 민원처리 과정과 결과 등을 국민의 눈높이 맞춰 점검하게 된다. 시민감사관 임기는 2년으로 2013년 3월까지 무보수로 활동한다. 산림청은 시민감사관 활동을 통해 자체감사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는 한편 감사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인세 시민감사관은 “국민 불편이라는 특화된 분야에서 기관의 수준과 역량을 평가하고 개선책을 마련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중앙 부처와 달리 전국 지자체에는 3000명의 명예시민감사관이 활동 중이다. 광역단체에 1234명, 기초자치단체에 1766명이 배치됐다. 서울시의 경우, 현재 퇴직공무원 등 4명이 시민감사 옴부즈만이라는 이름으로 시정 전반에 대해 시간제 공무원 신분으로 감사활동을 하고 있다. 정부 주변에서는 이 같은 시민감사관 활동에 대해 열린 행정, 투명한 행정 실현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하면서도 NGO의 정부정책 비판 기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한다. 유진상·박승기·박성국기자 skpark@seoul.co.kr
  • 수해복구 경관 절반 ‘희망버스’ 막으러…

    한진중공업의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200일 넘게 35m 높이 크레인에서 농성 중인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지부 지도위원을 지지하기 위한 제3차 희망버스가 30일 부산으로 집결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시민들과의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 경찰도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허가되지 않은 길거리 행진 등 불법행위를 할 경우, 엄정하게 대응할 방침을 밝혀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부산경찰청은 29일 브리핑에서 “3차 희망버스가 1, 2차 행사 때처럼 도로를 막고 불법행진을 하거나 국가주요시설인 한진중공업을 침입하는 등의 명백한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즉각적인 경찰권 행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또 집회를 막기 위해 수해복구 작업에 나선 서울 기동대 경력 3500명중 1800명을 부산으로 차출하기로 했다. 희망버스기획단은 이날 성명에서 “1만여명 이상의 3차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김진숙 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을 포함한 정리해고자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부산으로 향하겠다.”면서 “수해를 당한 영도 주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기획단은 희망버스와 희망의 자전거, 희망의 비행기, 희망의 배 등을 이용해 전국 50여곳에서 30일 오후 6시 부산역과 서면, 온천장, 시민회관 앞, 비프(Biff) 광장 등 10여곳에 집결해 촛불집회를 가질 계획이다. 이어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로 이동해 문화행사를 열기로 했다. 영도구 11개동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는 비상대책회의를 갖고 “영도 지역은 절영로 해안순환도로가 붕괴되는 등 수해를 당해 주민들이 복구에 매달려야 할 처지”라면서 “희망버스 행사가 강행되면 진입을 몸으로 저지하겠다.”이라고 강조했다. 절영로는 편도 1차로가 30m가량 무너져 차량 통행이 전면 중단된 상태다. 때문에 한진중공업 앞 태종로가 집회로 통제될 경우 영도 절반 지역의 주민들이 교통 고립에 빠질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한편 한진중공업 이재용 사장은 이날 김 위원과 면담을 시도했지만 무산됐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 日의원측 “방한 취소 검토”

    日의원측 “방한 취소 검토”

    일본 자민당이 다음 달 1일 일부 의원들의 울릉도 방문계획과 관련해 찬반 의견이 나뉘는 등 내부 진통을 겪고 있다. 자민당은 27일 하루종일 당내 회의를 거쳐 신도 요시타카(4선) 의원 등 방문단의 울릉도 방문 여부에 대해 협의했다. 전날까지는 울릉도 방문을 강행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지만 이명박 대통령이 이날 자민당 의원들의 신변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우려를 일본 정부에 전달하고 협의하라고 지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신중 기류도 형성되고 있는 형국이다. 일단 이번 방문단의 단장 격인 신도 의원은 이날 한국 측의 ‘신변 안전 우려’에도 불구하고 한국 방문을 강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자민당 ‘영토에 관한 특명위원회’의 위원장인 이시바 시게루 자민당 정책 조사회장도 기자회견에서 “입국조차 인정하지 않는 건 문제 해결의 문을 닫자는 것”이라며 한국 측의 입국 자제 요청을 비판했다. 자민당은 지난 26일 신각수 주일 대사의 면담 요청도 거부했다. 반면 한·일 관계를 고려해 신중론을 펴는 의원들도 적지 않다. 이번 방문단에 포함된 히라사와 가쓰에이(5선) 의원 측은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울릉도 방문과 관련해 취소도 함께 검토 중이다. 당내 분위기는 찬반이 갈리고 있다. 당내 영토특위에서 최종 결정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당 지도부에서도 방한을 미루자는 의견도 대두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시하라 노부테루 간사장은 이날 저녁 당 본부로 신도 의원 등을 불러 “국회에서 중요 법안 심의가 있다.”며 8월 말 이후로 방한 일정을 미루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당내에서는 독도 영유권 문제를 최대한 부각시켜 ‘노이즈 마케팅’에 성공한 만큼 방문단이 울릉도 방문을 결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류가 대세다. 최대한 시간을 끌어 실리를 챙긴 뒤 적당한 명분을 찾아 방문 취소를 발표하는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 일본 국회는 현재 정기국회(통상국회)가 열리고 있기 때문에 의원들의 회기 중 외유 허가는 이시하라 간사장이 결정하게 된다. 의원들의 울릉도 방문을 취소할 경우 외교적인 압력이 아니라 국회 일정 때문이라는 모양새를 갖추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차원에서 외교가 일각에서는 일본 일부 의원들의 돌출행동에 대해 정부가 ‘너무 높은 격과 수위’의 대응을 꾀해 오히려 논란을 키우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번 울릉도 방문을 주도하는 신도 의원은 2차세계대전 당시 이오지마 수비대 사령관으로 이름을 떨쳤던 일본 육군 구리바야시 다다미치 대장의 외손자다. 히라사와 의원은 도쿄대 법학과를 거쳐 듀크대 석사 과정을 수료한 뒤 경찰과 자위대를 거쳐 정계에 들어선 엘리트 관료 출신이다. ‘일본의 영토를 지키기 위해 행동하는 의원 연맹’ 회원이기도 하다. 이나다 도모미 의원은 변호사 출신의 여성 중의원(2선)이다. 변호사 시절부터 일본 사회 내에서 과거사 왜곡에 앞장서는 등 극우 성향의 인물로 분류된다. 사토 마사히사 의원은 육상 자위대 장교 출신의 초선 의원이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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