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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정폭력 ‘삼진아웃’… 3개월간 구속 6배 늘어

    검찰이 4대 악 중 하나인 가정폭력에 ‘삼진아웃제’를 도입한 뒤 정식 재판에 넘겨지거나 구속된 가정폭력 사범이 6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삼진아웃제는 최근 3년 이내에 2회 이상 가정폭력 범죄를 저지른 이가 또다시 폭력을 행사하면 원칙적으로 구속 기소하는 제도로 지난 7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대검찰청 형사부(부장 박민표)는 삼진아웃제 시행과 함께 상습적이거나 흉기 등을 사용한 가정폭력 범죄에 대해서는 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정해 7월부터 3개월 동안 가정폭력 사범 90명을 구속했다고 27일 밝혔다. 한달 평균 30명꼴이다. 이는 최근 5년(2008∼2012년)간 가정폭력 사범 월평균 구속 인원(4.8명)과 비교해 6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검찰이 과거 같으면 벌금이나 기소유예 등으로 관대한 처분이 내려졌을 가정폭력 사범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정식 재판에 회부해 구공판 비율은 최근 5년간 2.5%에서 올해 7∼9월 6%로 상승했다. 검찰은 사안이 무겁지 않고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아도 상담소에서 면담을 하거나 보호관찰소에서 교육을 받는 조건으로 기소유예 처분하는 ‘상담 조건부 기소유예’와 ‘보호관찰소 교육 조건부 기소유예’를 적극 시행해 3개월간 총 198명에게 이를 적용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한·미 “내년 상반기까지 전작권 전환시기 결정” 재확인

    한·미 “내년 상반기까지 전작권 전환시기 결정” 재확인

    한국과 미국은 24일(현지시간) 내년 상반기까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시기를 결정하기로 한 기존 합의 사항을 재확인했다.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수전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은 이날 오후 미국 백악관에서 1시간 동안 가진 회동에서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고 청와대 국가안보실이 밝혔다. 앞서 양국 정부는 지난 2일 제45차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내년 상반기까지 전작권 전환 시기를 최종 조율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이번 회동은 특정한 결론을 내리기보다는 앞으로 양국 현안과 관련한 협상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매끄럽게 만드는 데 의미가 있었다”며 “양측이 충분히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미 양국 대통령을 보좌하는 최고위급 외교안보참모가 공식 면담을 가진 것은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다. 김 실장과 라이스 보좌관은 북한 문제에 대해 대화의 문은 열어 놓되 강력한 억지력을 토대로 북한의 도발에는 단호히 대응해 나간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두 사람은 북한 핵문제와 관련해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을 위해서는 대화를 위한 대화는 안 되며, 북한이 진정성 있는 조치를 취하는 것이 긴요하다”는 공통의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국가안보실이 밝혔다. 앞서 이날 오전 김 실장은 워싱턴 시내 한국전 참전기념비 헌화식에서 “6자회담을 하고 안 하고는 북한이 어떤 입장을 취하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이와 함께 북한의 올바른 변화를 위해서는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촉진하기 위해 양국이 공동의 노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두 사람은 앞으로 한국 국가안보실과 미국 국가안보회의(NSC) 간 상시 소통·협력 체제(핫라인)를 구축해 나가기로 했다. 필요할 때마다 수시로 전화 협의 등을 통해 상호 소통과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두 사람은 이날 회동에서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 합의사항의 후속 조치를 점검하면서 내년 중으로 예상되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 문제를 놓고도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오늘의 눈] 5년 만의 면피성 만남/이현정 정치부 기자

    [오늘의 눈] 5년 만의 면피성 만남/이현정 정치부 기자

    기다림은 길고 만남은 아쉬웠다. 2007년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면서 빈손으로 쫓겨난 금강산 기업인들은 생활고에 지쳐 5년간 20여 차례 통일부 장관실 문을 두드린 끝에 지난 23일 류길재 장관과 마주 앉았다. 금강산 관광 주무부처의 수장이 금강산 기업인들을 만난 건 관광 중단 이후 처음이었다. 긴 기다림 끝에 성사된 면담인 만큼 기대감은 컸다. 금강산관광사업에 투자한 영세업체 모임인 ‘금강산기업인협의회’(금기협)는 이날 면담에서 당장의 생계와 직결된 대출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이에 대해 류 장관은 추가적인 지원 방안을 지속적으로 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면담 참석자들이 전한 류 장관의 발언은 통일부의 공식발표와 상당한 온도 차를 보였다. 한 참석자는 류 장관이 금기협의 추가 대출 요구에 대해 다른 기업들과의 형평성을 거론하고는 “기획재정부 등 유관부처와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기업인들 입장에선 5년간의 기다림 끝에 다시 기약 없는 정부의 약속을 받아든 셈이다. 정부는 관광 중단 이후 두 차례에 걸쳐 금강산 협력업체들에 총 115억원의 특별대출을 지원했다. 하지만 이들은 투자금액의 5.8%밖에 대출이 안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금강산 기업인들을 추가 지원하게 되면 정부는 형평성에 맞춰 5·24조치로 피해를 입은 남북경협기업들도 지원해야 한다. 사정은 딱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늘어가는 민간 기업 피해를 모두 세금으로 메꿀 수는 없는 노릇이다. 문제는 금기협 면담 과정에서 보여준 통일부의 태도다. 통일부는 금기협과의 면담을 비공개에 부쳤다. 금기협 관계자들의 항의에도 불구하고 모두발언도 공개하지 않았다. 비공개 방침은 면담 당일에서야 금기협에 통보됐다. 금기협 관계자는 “왜 우리가 장관과 만나는 것조차 감추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금기협 관계자들과의 만남을 너무 공개적으로 하면 금강산 관광을 당장 재개하는 듯한 잘못된 메시지를 북한에 줄 수도 있어 그렇게 했다”고 해명했다. 면담 전날인 22일 류 장관이 서울외신기자클럽과의 간담회에서 “금강산 관광 재개 용의 있다”고 발언한 것이 당장 관광을 재개하는 것처럼 비쳐 부담스러웠다는 게 통일부 측의 설명이다. 면담 직후 예정된 금기협 기자회견도 통일부가 남북회담본부 밖에서 진행할 것을 요구해 20여분간 기자들과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회담본부 밖은 사람이 서 있을 여유공간이 없는 차도다. 결국 회담본부 건물을 사진에 담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기자회견은 정원 쪽을 등지고 진행됐다. 면담 의미의 확대해석을 막는 데 급급한 정부의 태도에 금기협 관계자들은 다시 한 번 상처를 입어야 했다. 근본적 해결책은 관광 재개다. 그렇다고 마냥 관광 재개만 기다리기에는 기업인들의 사정이 절박하다. 파산과 가정파탄으로 자살을 선택한 이들도 있다. 이들의 목소리를 보다 진정성 있게 경청하는 자세와 실질적인 해결방안 마련이 병행돼야 한다. hjlee@seoul.co.kr
  • 외통위, 사상 첫 ‘북한 국감’

    외통위, 사상 첫 ‘북한 국감’

    북한이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개성공단 현장시찰에 동의 의사를 표명했다. 남측 국회의원들의 개성공단 방문이 성사되면 지난해 2월 이후 1년 8개월 만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24일 “북한이 오전에 개성공단 남북공동위원회 사무처를 통해 30일 현장 방문에 동의한다는 의사를 보내왔다”고 밝혔다. 북한의 답변은 지난 16일 우리 측 외통위원들의 개성공단 시찰 입장을 전달한 지 8일 만이다. 정부는 외통위와 협의해 방문 일정, 북측 인사와의 면담 여부 등 구체적 사항을 정한 뒤 북측과 협의할 방침이다. 현재로서는 외통 위원들과 함께 정부 대표로 개성공단 남북공동위 우리 측 위원장인 김기웅 통일부 남북협력지구발전기획단장의 방북이 점쳐진다. 국정감사 기간에 국회의원들이 개성공단을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방북을 신청한 인원은 안홍준 외통위원장과 여야 간사 등 외통위원 24명과 보좌진, 전문위원 등 모두 57명이다. 탈북자 출신의 첫 국회의원인 새누리당 조명철 의원의 방북 여부도 주목된다. 조 의원은 현재 외통위 소속이다. 조 의원은 김일성종합대학을 졸업한 후 교수로 있다가 1994년 탈북했다. 남한에서도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개발협력센터 소장, 통일교육원장 등을 거쳐 19대 국회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북한이 조 의원의 방북을 비토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북한은 지난해 탈북자 출신인 전영철씨의 평양 기자회견에서 ‘처단 대상자’로 조 의원을 구체적으로 거명한 바 있다. 남북 간 추가 협의 과정에서 조 의원의 방북 여부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속보] “北, 외통위 개성공단 현장시찰 동의”

    북한이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개성공단 현장 시찰 추진에 대해 24일 동의 의사를 표명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북한이 오늘 개성공단 남북공동위원회 사무처를 통해 동의 의사를 밝혀왔다”면서 “이런 내용을 외통위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동의 입장을 밝힌 것은 지난 16일 우리측 입장을 전달받은 뒤 8일 만이다. 국회 외통위는 국정감사 기간인 오는 30일 개성공단을 방문하겠다는 방북 신청서를 지난 14일 오전 통일부에 제출했고, 통일부는 이를 16일 북한에 전달했다. 국정감사 기간에 국회의원들이 개성공단을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는 외통위와 협의해 방문 일정, 북측 인사와의 면담 여부 등 구체적 사항을 정한 뒤 북측과 협의할 예정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개성공단을 가는 목적이 현지를 점검하고 지원 방안을 검토하기 위한 것으로서 (북측의 동의를)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정부는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에 기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준비하면서 예정대로 방문이 이뤄질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로서는 의원들과 함께 우리 정부 대표로 개성공단 남북공동위 우리측 위원장인 김기웅 통일부 남북협력지구발전기획단장이 방북할 예정이며, 취재진의 동행 취재도 가능하다고 이 당국자는 전했다. 방북을 신청한 인원은 안홍준 외통위원장과 여야 간사 등 외통위원 24명 및 보좌진, 전문위원 등 총 57명이다. 국회의원들의 개성공단 방문은 지난해 2월 이후 1년 8개월만에 이뤄지게 됐다. 국회 남북관계발전특위와 외교통상통일위 소속 여야 의원 8명은 지난해 2월 10일 하루 일정으로 개성공단을 방문한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글로벌 경제] 세계 메가시티 ‘위안화 허브’ 구축 경쟁 뜨겁다

    [글로벌 경제] 세계 메가시티 ‘위안화 허브’ 구축 경쟁 뜨겁다

    런던과 파리, 도쿄, 프랑크푸르트 등 전 세계 주요 메가시티들이 ‘중국 위안화 거래의 허브’가 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국제적 위상이 갈수록 높아지는 위안화를 붙잡아 자국의 신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21일 중국 상하이정취안바오(上海證券報)는 최근 중국 재정부가 발표한 ‘제5차 중·영 경제금융대화(15일) 성과’를 인용해 “영국이 자국 내 중국은행 설립을 허용해 두 나라 간 금융 협력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 세계에서 금융규제가 가장 엄격한 나라 가운데 하나인 영국이 중국계 은행을 세울 수 있게 해 준 것 자체가 중국에 대한 ‘선물’이다. 지난해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를 면담하면서 생긴 양국 간 냉각기를 끝내는 동시에, 홍콩에 이어 중국 위안화 역외기지로 발돋움하겠다는 영국의 야심을 담은 조치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는 파리가 런던과 유럽 내 위안화 허브 유치를 위해 각축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글로벌 금융결제기관 스위프트에 따르면 중국과 홍콩 밖에서 거래되는 위안화 거래의 62%는 영국에서 이뤄지고 있다. 10%인 프랑스를 크게 앞선다. 하지만 파리에 위치한 유럽중앙은행(ECB)이 중국과 450억 유로(약 65조 1700억원) 규모의 통화 스와프 협약을 체결하면서 파리의 위안화 허브 정책에 크게 힘이 실렸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의 샌프란시스코도 위안화 허브가 되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에드윈 리 샌프란시스코 시장은 중국 국영은행인 중국은행 경영진과 샌프란시스코에 위안화 역외 거래 허브를 조성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두바이(UAE) 역시 중국에 판매하는 원유 대금의 일부를 위안화로 결제하는 방식으로 역외 허브 기능을 맡고 싶어 한다. 이 밖에도 프랑크푸르트, 취리히, 도쿄, 싱가포르, 타이베이 등 10여개 도시들이 위안화 허브가 되기 위해 ‘출사표’를 던졌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2013년 현재 전 세계 외환 거래에서 위안화가 차지하는 비율(200% 기준)은 2.2%로 미국 달러(87.0%)와 유로화(33.4%) 등에 한참 못 미친다. 그럼에도 주요 도시들이 너도나도 위안화 허브 유치를 위해 사활을 거는 것은 중국의 잠재력을 등에 업은 위안화의 성장성 때문이다. 2001년만 해도 위안화 거래량은 전 세계 주요 통화 가운데 35위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9위로 뛰어올랐다. 금융 전문가들은 위안화가 장기적으로 일본 엔화를 제치고 유로화와 함께 세계 2~3위의 통화 지위를 다툴 것으로 보고 있다. HSBC은행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2015년이면 위안화 결제 규모가 2조 달러(약 2140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안행부 ‘작은 인사실’ 가동… 부처 애로 해결

    공무원 인사 정책의 주무부처인 안전행정부가 일선 기관과의 ‘스킨십’을 강화한다. 안전행정부는 부처 인사실의 5급 사무관 이상 직원이 47개 중앙행정기관을 1대1로 전담하는 ‘작은 인사실’을 운영한다고 20일 밝혔다. 안행부 관계자는 “일선 기관의 담당자들은 인사 업무를 전문으로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관련 법령이 개정되거나 제도가 바뀌어도 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실시한 직종개편 관련 권역별 설명회도 일부 기관이 설명을 요청해 이뤄졌다. ‘작은 인사실’은 수시 설명회의 성격이다. 전담관 47명은 각 중앙부처와 외청 등 인사담당자들과 주기적으로 직접 면담하고 관련 제도의 변경·개선 사항이나 민원을 수시로 듣는다. 또 안행부는 인사실 과장과 사무관 등 3~4명을 팀으로 구성해 소수직렬 및 소외 지역을 방문하는 ‘인사 도우미 제도’도 만든다. 이들은 산림청 소속 기관의 현장 요원이나 국립병원 간호사 등을 직접 찾아간다. 교도소와 등대 등 특수 근무 지역과 소수직렬을 대상으로 한 현장간담회도 개최할 방침이다. 최근 일부 기관들의 인사 관련 건의사항을 접수한 안행부 관계자는 “일선 부처가 안행부를 방문해 협의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수요자 중심으로 인사제도를 운영하자는 취지”라며 “본부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소수 직렬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안행부는 앞서 조직정책관 산하에 ‘조직SOS팀’을 신설하고 분기별로 ‘찾아가는 신문고’를 운영해 일선 기관들로부터 조직 관련 의견을 들은 바 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기고] 베트남 명장 故 지압 장군을 애도하며/임홍재 유엔글로벌콤팩트 한국협회 사무총장

    [기고] 베트남 명장 故 지압 장군을 애도하며/임홍재 유엔글로벌콤팩트 한국협회 사무총장

    세계의 역사를 바꾼 베트남의 큰 별이 졌다. 호찌민 주석과 함께 베트남의 독립과 통일 과정에서 영웅적 역할을 했던 보 응우옌 지압 장군이 102세의 나이로 지난 4일 별세했다. 지압 장군은 세계 전쟁사에서도 높게 평가되는 1954년 5월 7일 디엔 비엔 푸 전투를 승리로 이끌어 베트남에서는 영웅으로 추앙받아 온 인물이다. 베트남의 북서쪽 산악 고지대에 위치한 디엔 비엔 푸에서의 전투는 지압 장군이 ‘골리앗’ 프랑스군과 싸운 전투다. 그는 1만 6000여명의 거대 프랑스군과 대전을 벌여 이들을 격퇴하고 프랑스로부터 베트남을 독립시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을 뿐만 아니라 제3세계의 반 식민투쟁에 불을 댕겼다. 그가 전투에서 이긴 첫째 원인은 ‘3불 전략’에서 찾을 수 있다. 적이 원하는 장소에서 싸우지 않고, 적이 원하는 시간에 싸우지 않고, 적이 원하는 방법으로 싸우지 않았다. 둘째는 인민의 전쟁이었다. 인민들이 등짐으로 무기, 탄약, 보급품을 날랐다. 셋째는 ‘생각의 함정’이었다. 한 번에 1인치, 하루에 반 마일, 3개월에 걸린 고행 끝에 대포를 분지평원의 프랑스군을 내려다보는 1000m 무엉타인 산꼭대기까지 끌어올려 동굴이나 참호에 은폐시켰다. ‘1000m 고지에 대포 배치’는 프랑스군이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 그는 대포를 이용해서 프랑스 군용기의 공항 활주로를 파괴하여 군수품 공수를 차단시켰다. 넷째는 호찌민 주석의 지압 장군에 대한 절대적 신뢰다. 손자병법을 연구한 것으로 알려진 호찌민은 ‘장수가 능력이 있고 군주가 간섭을 안 하면 이긴다’는 병법을 잘 알고 있었던 것 같다. 그의 신뢰로 지압 장군은 책임감과 자신감을 갖고 지휘할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지압 장군은 호찌민으로부터 훈련받은 ‘신속타격, 신속진군’의 전략에서 전쟁터 현지 사정에 맞게 ‘점진타격, 점진진군’의 장기전 전략으로 과감하게 바꾸었다. 2008년 6월 말 베트남 주재 대사 시절 이틀간 일정으로 디엔 비엔 푸 전장을 둘러본 적이 있다. 반세기가 지났는데도 전쟁의 참혹했던 흔적이 여기저기 그대로 남아 있었다. 드 카스트리 프랑스군 사령관이 생포된 지하 벙커에서는 격전을 지휘했던 지압 장군의 모습이 잘 보존되어 있었다. 디엔 비엔 푸에는 프랑스인 관광객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디엔 비엔 푸를 다녀온 그해 7월 지압 장군을 면담하는 자리를 가졌다. 그의 접견실에 크게 걸려 있는 ‘心’(마음 심)자가 씌어진 액자는 역전 노장의 모든 것을 말해 주었다. 면담 시 지압 장군은 97세의 고령으로 인해 통역관도 알아듣기가 어려울 정도로 말은 다소 어눌했지만, 1954년 1월 1일 전쟁터로 떠나는 그에게 호찌민 주석이 지시한 훈령을 포함하여 디엔 비엔 푸 전투의 상황을 설명할 때는 눈빛이 빛났고 또렷한 말로 자세히 묘사했다. 지압 장군은 전략적 천재성에서 나폴레옹과 비교되고 있다. 지압 장군은 훌륭한 장수로서 또 정치 지도자로서 베트남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다. 20세기의 명장 지압 장군의 별세를 다시 한 번 애도하며 위대한 지도자를 잃은 베트남 국민을 위로한다.
  • “돈 줘도 밀려”… 홧김에 자해·폭행까지

    지난 7월 경북 청송군 기능직 공무원 이모(46)씨는 흉기로 자신의 왼쪽 새끼손가락을 잘랐다. 이씨는 이날 인사부서를 찾아가 “동기들은 모두 승진했고 후배들도 많이 승진했는데 왜 나만 빠졌느냐”고 한 시간쯤 항의한 뒤 별 진전이 없자 홧김에 이 같은 일을 벌였다. 인사가 끝나면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좌천되거나 승진에서 누락된 공무원과 가족들의 불평·불만이 봇물을 이룬다. 이씨처럼 일부는 억울함에 분을 삭이지 못해 자해와 폭력까지 서슴지 않는다. 이 같은 현상은 자치단체에 만연한 인사비리와 무관치 않다는 게 직원들의 얘기다. 지난 7월 충북 증평군 군수실에서 한 공무원 부인이 소동을 벌였다. 남편이 사무관 승진에서 탈락한 게 원인이었다. 그는 “내 남편이 무슨 이유로 탈락했느냐”고 따지며 군수 면담을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군수 명패를 집어던지고 여직원들과 몸싸움까지 했다. 부인은 경찰에 입건됐다. 2011년 9월 당시 서중현 대구 서구청장이 돌연 사퇴를 발표했다. 검찰 내사 때문이란 설이 파다했다. 구청장에게 돈을 건넸는데도 승진 인사에서 떨어진 한 직원이 술자리에서 불만을 터뜨린 게 검찰에 흘러들어 갔다는 것이었다. 서 구청장은 부인했지만 의구심이 쉽게 가시지 않았다. 부단체장을 폭행한 사건도 있다. 명목상 인사위원장을 맡고 있어서다. 지난해 11월 경북 영양군청 A(56) 과장은 읍내 한 술집에서 B부군수와 말다툼하다 맥주병으로 머리를 내리쳤다. B부군수는 10㎝ 이상 찢어져 28바늘을 꿰매는 봉합수술을 받았다. A과장은 5급 승진 뒤 장기간 승진하지 못해 불만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지역 공무원들은 “인사비리가 관행화돼 승진하려면 줄 대기나 금품 제공밖에 없다는 게 공공연한 비밀”이라며 “이도 저도 아닌 사람은 승진에서 제외될 수밖에 없고 억울함을 하소연해도 소용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대구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朴대통령 ‘슈렉’ 드림웍스에 창조경제 묻다

    朴대통령 ‘슈렉’ 드림웍스에 창조경제 묻다

    “정부가 나서서 소프트 파워를 장려하는 것이 참 좋은 방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슈렉’ ‘쿵푸팬더’ 등 세계적인 애니메이션을 제작한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의 제프리 카젠버그 최고경영자(CEO)는 18일 박근혜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우리 정부의 소프트 파워 장려 정책을 이처럼 높게 평가했다. “한국 애니메이션 업체들과 드림웍스의 다양한 협력을 기대한다”는 박 대통령의 언급에 대한 답변 과정에서 나온 얘기다. 박 대통령이 카젠버그를 만난 것은 정부의 핵심 정책인 창조경제에 대한 ‘해법 찾기’로 해석된다. 지난 4월 빌 게이츠 테라파워 회장과 래리 페이지 구글 CEO, 지난 6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에 이은 네 번째 ‘스타 CEO’와의 만남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접견에서 “너무 재미나게 보고, 너무 많이 웃었다”며 쿵푸팬더 관람 소감을 직접 밝힌 뒤 “창조경제를 추진하는 데 있어서 정부나 기업이 드림웍스와 협력할 수 있는 좋은 방안도 많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전했다. 특히 우리나라가 강점이 있는 TV 애니메이션과 드림웍스의 극장용 애니메이션의 협력 방안 등을 제안했고, 카젠버그로부터 문화 콘텐츠를 통한 창조경제 구현 방안 등에 대한 의견을 청취했다. 카젠버그는 1994년 유명 영화감독인 스티븐 스필버그와 함께 드림웍스를 설립, 역대 전 세계 극장용 애니메이션 ‘톱 30’ 가운데 12편을 제작했다. 특히 세계 최초의 풀 3D 애니메이션 제작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전통적 애니메이션의 틀을 탈피해 기술(컴퓨터 그래픽)과 스토리(애니메이션)의 융합을 통해 미국 애니메이션 산업의 재도약을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카젠버그는 이날 별도 기자회견에서 “한국적인 소재로 기획·개발하는 애니메이션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전 세계적으로 성공한 ‘뽀로로’에 이어 머지 않아 전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애니메이션 영화가 한국에서 나오리라 생각한다”면서 “그래서 여기에 온 것”이라고 한국 애니메이션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靑 ‘진영 면담 묵살’ 보도 국민일보에 손배소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과 청와대 최원영 고용복지수석은 진영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면담을 요청했으나 묵살당해 사퇴를 결심했다는 내용의 국민일보 보도와 관련, 지난 15일 서울 남부지법에 정정 보도 청구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고 청와대가 17일 밝혔다. 현 정부 들어 청와대가 언론 보도와 관련해 언론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은 처음이다. 청와대가 문제 삼은 기사에는 진 전 장관이 공약 후퇴 논란을 빚은 기초연금과 관련해 대통령 면담을 요청했으나 김 실장이 이를 묵살했고, 최 수석이 진 전 장관을 배제한 채 직접 복지부에 지시해 수정안을 만들고서도 마치 진 전 장관이 동의한 것처럼 대통령에게 허위 보고를 했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조환익 사장, 에너지외교 ‘강행군’

    조환익 사장, 에너지외교 ‘강행군’

    대구 세계에너지총회(WEC)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는 조환익 한국전력 사장이 세계 유수의 에너지기업 최고경영자(CEO) 등과 잇따라 면담을 하면서 숨가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그를 찾는 사람이 많아서인데, 전력·에너지 산업에 있어서 한국의 높아진 위상을 보여준다. 조 사장은 16일 오전 9시부터 엑스코 컨벤션홀에서 러시아와 캐나다, 중국 에너지 장·차관들의 기조연설이 열리기에 앞서 행사장에 미리 나와 이들과 가벼운 환담을 했다. 오전 10시 40분 스페셜 세션과 오전 11시 50분 ‘대구선언’ 서명식에 참석했다. 낮 12시 10분에는 국회 산업통산자원위원회 의원들의 점심식사 자리에 들러 인사를 한 뒤 남아공의 에스콤 사장과 점심을 함께했다. 오후의 잇단 인터뷰 일정을 마친 뒤 오후 4시 러시아의 석유전문업체인 로즈네프트 CEO와 인사를 나눈 조 사장은 오후 6시 40분부터 9시까지 만찬을 겸해 열린 원자력 분야 국제협력 워크숍에 참석했다. 조 사장은 전날에도 이탈리아의 에넬사 CEO와 스마트그리드 등에 관한 상호협력 및 인력교류 양해각서(MOU)를 교환했고, 유키야 아마노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과는 원자력 분야에 대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또 세계 1위의 민간발전(IPP) 사업자인 GDF 수에즈사의 회장, 포브스 선정 세계 7위 기업인 중국 국가전망공사(국영송전망회사) CEO와도 만났다. 14일에도 미국 웨스팅하우스 CEO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원전 사업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조 사장은 지난 13일 개막식부터 17일 폐막식까지 5일 동안 꼬박 오전 8시부터 오후 9시 전후까지 행사장 주변에 머물면서, 시간을 쪼개 요청받은 면담을 거의 모두 소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 CEO들과의 논의 분야도 원전, 민간발전, 스마트그리드 등 전력산업을 벗어나 대형·기술집약적 사업 분야에 집중되고 있다.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 [생각나눔] 국외 범죄피해 느는데… 외교당국 자국민 보호 어디까지

    [생각나눔] 국외 범죄피해 느는데… 외교당국 자국민 보호 어디까지

    지난 3일 타이완으로 3박 4일 패키지여행을 떠났던 A씨 부부는 갑작스러운 사고로 급히 한국으로 돌아와야 했다. 여행 둘쨋날 친구들과 호텔 근처 술집에 갔던 남편 A씨가 술집 주인에게 쇠파이프로 맞아 의식을 잃고 쓰러졌기 때문이다. 생명엔 지장이 없었지만 A씨는 이마 뼈가 함몰되고 눈가가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다. 그는 한국에서 지난 11일 9시간이 넘는 대수술을 받았다. 다행히 가해자는 현지 경찰의 신속한 조치로 구속 후 검찰에 송치됐지만 A씨의 부인은 정작 한국 영사관의 무관심한 태도에 분통을 터뜨렸다. 사건 발생 당시 현지 경찰이 한국 영사관에 신고했지만 영사관 측은 주말이라는 이유로 사건을 접수하지 않았다고 했다. 한국에 돌아온 A씨 부부가 영사콜센터에 전화를 걸었을 때에는 “사건 접수를 해도 딱히 도울 수 있는 게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 최근 해외 여행지에서 범죄 피해를 당하는 국민들이 늘고 있다. 15일 외교부에 따르면 올 들어 6월까지 해외에서 발생한 한국인 피해 범죄 건수는 모두 2413건으로 이미 지난해(4594건)의 절반을 넘어섰다. 2009년 3517건, 2010년 3716건, 2011년 4458건으로 해마다 증가 추세다. 이에 따라 범죄 피해를 당한 여행객들이 현지 재외공관을 찾는 사례도 급증하고 있지만 재외공관의 무성의한 처사에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외교부는 2005년 ‘영사서비스 강화 방안’을 발표하고 24시간 연중무휴로 운영되는 영사콜센터를 개통하기도 했다. 하지만 긴급 사안이 아니면 실질적인 도움을 받기가 어렵다. 2008년 제정된 ‘재외국민 보호를 위한 영사업무 지침’에 따르면 사건·사고가 발생하면 재외공관은 이를 재외동포영사국이나 대변인실 등에 보고하고, 필요에 따라 현장 방문이나 재외국민 면담, 관계기관의 협조 요청 등을 해야 한다. 하지만 영사관이 사안의 중요성을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업무의 범위와 정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때문에 보호가 필요한 국민에 대해 재외공관이 어디까지 책임져야 하느냐를 놓고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여행객들은 해외에서 당한 사고에 대해 영사관이 챙기고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지만 영사관 측은 테러나 대형 사고가 아닌 이상 개별 국민의 사건·사고를 일일이 확인하고 문제를 해결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국민이 생각하는 영사관의 역할과 실질적인 업무에 차이가 있어 불만을 토로하는 국민들이 많다”면서 “여행객이 스스로 범죄에 노출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밝혔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한국인 40대 男, 이란서 스파이 혐의 복역

    이란에서 40대 한국인 남성이 스파이 혐의로 7년형을 선고받고 현지 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민주당 박병석 의원은 14일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한국 국적의 김모(41)씨가 스파이 혐의로 복역 중이라고 밝혔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도 “구금이 확인된 후 영사 면담을 하고 변호사 선임을 지원했다”고 관련 사실을 확인했다. 이란은 김씨를 구금한 지 75일 지나서야 우리 정부에 통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 장관은 “국내에 주재하는 대사를 여러 차례 초치해 조속한 석방과 필요한 영사 지원 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혼인 김씨는 지난해 12월 홀로 이란을 여행하던 중 국경지대의 군사 시설 등을 촬영하다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특별한 목적을 가진 사진 촬영이 아니었다고 항변하고 있다고 외교부 측은 밝혔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일제, 9세 여아·10대 소녀도 끌고가 강제노역”

    “일제, 9세 여아·10대 소녀도 끌고가 강제노역”

    일제가 강점기에 9세 여아는 물론 10대 초중반의 어린 소녀들을 무차별적으로 끌고 가 탄광과 공장에서 중노동시켰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무총리 소속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 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이하 위원회)는 14일 조선인 여성 노무자 강제동원 피해 사례로 결정된 1039건(피해자 1018명)을 조사·분석한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제 강점기에 조선인 여성 노무자의 평균 동원 연령은 16.46세였으며 공장으로 동원된 여성 노무자들로 한정하면 평균 연령이 13.2세에 불과했다. 일본은 국제노동기구(ILO)의 1919년 공업 부문 협약 등에 맞춰 14세 미만 아동의 공장 노동을 제한하는 공장법을 제정했으나 조선인에게는 적용하지 않았다. 직종별로는 공장 동원이 614건으로 가장 많았고 탄광(143건), 농장(121건), 토건작업장(17건) 순이었다. 출신지는 94.71%가 경상도·전라도·충청도 등 삼남 지역이었고 이 가운데 50.76%가 일본으로, 31%는 한반도 내 작업장으로 동원됐다. 태평양전쟁이 본격화한 1942년부터 동원 건수가 급격히 늘어나 1942년 190건, 1943년 231건, 1944년 272건으로 늘었다. 전체 피해자 가운데 27명은 동원된 곳에서 사망했고 이 가운데 9명(33.3%)은 14세 미만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위원회는 생존자 면담 등을 통해 당시 중노동으로 발육 정지, 파킨슨병 등 후유증을 경험한 사례도 다수 확인했다. 세종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美여론에 호소… 북·미 접촉 모색 포석”

    “美여론에 호소… 북·미 접촉 모색 포석”

    북한이 억류 중인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45·한국명 배준호)씨와 배씨 어머니의 ‘모자상봉’을 하게 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1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아들을 만나기 위해 전날 평양에 온 어머니 배명희(68)씨는 “오늘 오전 병원에서 아들을 만났다”며 “(아들의 상태가) 그렇게 나빠 보이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배 씨는 평양에 5일 정도 체류할 예정이어서 아들과 몇 차례 더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억류자 가족의 방북과 면담 요청을 받아들인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로, 배씨 모자의 안타까운 상봉 장면을 내보내 미국 여론에 호소하고 이를 고리로 북·미 접촉을 모색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인도적 측면을 부각시켜 미국내에서 배씨 문제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촉발하는 동시에 결국은 북·미 간 대화 재개를 압박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앞서 로버트 킹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지난 8월 말 방북해 배씨의 석방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었지만, 북한 당국이 갑자기 한·미 합동군사연습 등을 문제 삼아 초청을 철회한 바 있다. 미국이 북한 핵 문제보다 이란 핵 문제에 더 큰 관심을 기울이자 모자상봉이라는 다소 뻔한 카드를 내세워 떠나버린 미국의 마음을 잡아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배씨 모친의 방북에 앞서 비공식 루트를 통한 북·미간 사전 조율이 이뤄져, 이 과정에서 미국 고위 관리의 방북 문제가 다시 한번 오갔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배씨는 지난해 11월 북한에 들어갔다가 억류된 뒤 지난 4월 말 ‘반공화국 적대범죄행위’를 이유로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고 수감생활을 하고 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당신의 책]

    아웅산 테러리스트 강민철(라종일 지음, 창비 펴냄) 아웅산 테러범인 강민철은 왜 한국에 오지 못하고 미얀마에서 죽음을 맞았을까. 정치학자인 저자는 강민철이 남과 북의 갈등으로 빚어진 부조리극의 희생자라고 말한다. 1983년 10월 9일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아웅산 국립묘소 테러 사건은 남북 대결이 빚어낸 또 하나의 비극이다. 강민철은 북한이 그에게 특별한 임무 수행을 위해 붙여준 가명이다. 본명은 강영철. 25년의 수감 생활 뒤 2008년 5월 숨진 그의 죽음을 둘러싸고 일각에선 병으로 죽은 게 아니라 타살이라는 설도 떠돈다. 김대중 정부 시절 정보기관의 고위직에 있었던 저자는 1998년 미얀마를 방문해 남측과 강민철의 면담을 성사시켰다. 강민철은 한국 외교관에게 “큰 죄를 지었지만 다시 처벌을 받더라도 남한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고 한다. 북한은 그를 철저히 이용하고 버렸으며 남한도 강민철이란 이름을 잊었다. 저자는 “역사의 비극적인 이면과 국가 권력의 폭력성을 반성해야 진정한 남북 관계 회복도 가능하다”고 말한다. 272쪽. 1만 3000원. 과학자의 관찰노트(에드워드 O 윌슨 외 지음, 김병순 옮김, 휴먼사이언스 펴냄) 저자는 “만약 천국이 있다면 나는 끝없이 쓸 수 있는 노트를 가지고 갈 것”이라고 말한다. 15명의 현장 과학자가 남긴 대자연의 기록이다. 동물행동학, 생태학, 고생물학, 곤충학, 인류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인 과학자들이 기꺼이 자신의 노트를 공개했다. 진화론과 종의 기원을 이끌어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찰스 다윈의 ‘비글호 항해기’는 5년여에 걸쳐 기록된 18권의 관찰 노트 덕에 가능했다. 이 책도 마찬가지다. 관찰 노트에는 하나같이 흥미로운 이야기가 숨어 있다. ‘마운틴 고릴라’와 ‘대왕 판다’ 등의 야생 동물 연구로 유명한 동물학자 조지 셀러는 1982년 5월 31일 중국 쓰촨성의 산림 지대에서 대왕 판다 한 마리가 죽순을 찾아 헤맨 모습을 자세하게 기록했다. 흥미로운 이야기뿐 아니라 관찰하는 방법, 기록 노하우까지 엿볼 수 있다. 416쪽. 2만 4000원. 멩켄의 편견집(H L 멩켄 지음, 김우영 옮김, 이산 펴냄)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언론인으로 일컬어진 멩켄의 에세이집. 저자만큼 20세기 미국인과 미국 문화에 큰 영향을 끼친 언론인은 없었다. 비록 뉴욕이나 워싱턴의 대형 신문사가 아닌 볼티모어의 지역 신문에서 평생 기자 생활을 했지만 그가 쓴 기사와 칼럼은 미국의 수많은 신문에 게재돼 전 국민이 애독했다. 그는 대중의 입맛에 맞는 말을 하기보다는 오히려 늘 대중의 우행(愚行)을 질타했다. 국내 처음으로 번역 소개되는 이 책이 쓰인 시기는 1920년대 전반. 전 세계적으로는 제1차 세계대전과 러시아 혁명의 여파가 가시지 않은 상태였지만 미국만은 미증유의 자본주의적 번영을 누렸다. 이면에는 광기와 무법, 억압과 차별이 만연해 있었다. 멩켄은 이런 야만적인 상황이 미국 주류 사회(앵글로색슨계 미국인)의 시대착오적인 보수성과 진보를 외치는 사람들의 비현실적인 망상에 의해 끊임없이 재생산된다고 진단하면서 양쪽을 모두 비판했다. 480쪽. 2만 2000원. 자크 아탈리, 등대(자크 아탈리 지음, 이효숙 옮김, 청림 펴냄) 유럽 최고의 석학 가운데 한 명이며 전 유럽부흥개발은행 총재인 자크 아탈리가 인생 좌표로 꼽은 위인 23명의 이야기를 담았다. 공자와 아리스토텔레스 같은 사상가부터 과학자, 예술가, 문학 작가, 종교인, 정치인까지 시간과 공간을 넘나든다. 아탈리는 “허술한 쪽배를 타고 시대의 격랑 한가운데서 길을 잃고 헤매는 여행자인 우리는, 우리의 길을 밝혀주고 운명의 방향을 알려줄 등대들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책에선 인물들의 알려진 업적을 비중 있게 다룬다. 그러면서 인생의 우여곡절, 감추고 싶은 비밀, 실제 성격과 신체적 특징, 욕망과 실패 등에 대해서도 가감 없이 전한다. 그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펼쳐 놓으면서 “당신은 그들만큼 의지적이고 창조적이며 집념이 강한가”라고 독자에게 묻는다. 768쪽. 2만 9800원.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朴대통령, 케리 美국무·리커창 中총리 면담

    박근혜 대통령은 10일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 및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 등과 만나 북핵 문제를 포함한 현안을 논의했다. 케리 장관과의 환담은 이날 오후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장인 브루나이 반다르스리브가완의 국제컨벤션센터 양자회담장에서 진행됐다. 환담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우선 한·미 간 당면 현안인 북핵 문제 등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와 관련해 대화를 나눈 것으로 보인다. 한·미 동맹 60주년을 계기로 한 양국 협력 방안, 지난 5월 박 대통령의 방미에서 양국 정상이 합의한 내용의 후속 조치에 대한 점검 등도 대화 테이블에 오른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미국이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을 지지한 데 대한 논의도 오갔을 가능성이 있다. 두 사람의 만남은 지난 4월 방한 중이던 케리 장관이 청와대를 찾아 박 대통령을 예방한 이후 6개월여 만이다. 박 대통령은 앞서 리커창 총리와도 환담했다. 역시 환담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리 총리가 중국 경제 분야 정책을 총괄하고 있어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문제나 지난 6월 국빈 방중 때 양국이 협의한 경제협력 관련 후속조치 등이 논의됐을 것으로 보인다. 북핵 문제와 관련해 양국 간 어떤 논의가 오갔는지도 주목된다. 리 총리는 지난 7일 한·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밝힌 북핵 불용과 북핵 추가 실험 반대 입장 및 6자 회담 조기 개최 필요성 등을 재확인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반다르스리브가완(브루나이)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 10·30 재·보선 사실상 막올라

    10·30 재·보선 사실상 막올라

    경기 화성갑과 경북 포항남·울릉에서 오는 30일 치러질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선거전이 10일 후보등록과 함께 사실상 막이 올랐다. 여야 정당 후보들은 이날 지역 선관위에 후보등록을 마치고 지역표심 잡기에 들어갔으며 중앙당들도 당 소속 후보에 대한 총력 지원에 나서며 선거 체제를 가동했다. 화성갑에는 새누리당 서청원·민주당 오일용·통합진보당 홍성규 후보, 포항남·울릉에는 새누리당 박명재·민주당 허대만·통합진보당 박신용 후보 등이 후보등록을 마쳤다. 전날 선거사무소를 개설한 서 후보는 이날 지역 노인복지회관, 소방서, 교회 방문과 상공인 면담 등을 통해 지지를 호소하기 시작했고, 박명재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 후 유권자들과의 접촉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민주당 오 후보는 직접 후보등록을 한 뒤 득표활동에 들어갔고, 허 후보는 구룡포 블루밸리 국가산업단지 조성 부지에 들러 공약 설명회를 가졌다. 중앙당 차원의 공중전도 개시됐다. 새누리당 김재원 전략기획본부장은 이날 방송에 출연해 “이번 재·보선은 지역에서 일할 일꾼을 뽑는 선거”라면서 “우리 후보의 장점을 잘 알리고 심판받는 조용한 선거를 치르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민병두 전략홍보본부장은 방송 인터뷰 등을 통해 이번 재·보선의 의미를 부패정치 청산에 맞춘 뒤 서 후보를 겨냥, “차떼기의 원조, 원조부패라고 불리는 분을 공천한 것 아니냐. 지난 10년의 역사를 뒤로 돌린 것이다. 부패원조의 복귀”라고 비난했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여가부 장관, IMF총재 만나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이 8일(현지시간)부터 10일까지 미국 워싱턴DC를 방문,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와 세계은행 관계자들을 만나 여성 인력 활용에 대한 의견을 나눈다. 조 장관은 라가르드 총재와 만난 자리에서 여성 고용률을 높이기 위해 IMF와 공조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10일엔 세계은행을 방문해 세계은행 젠더 전문가들과 면담하면서 우리나라에서 시행 중인 성별영향분석평가와 유사한 세계은행의 성(性)인지 시스템에 대해 논의한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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