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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행중 여객기서 위험천만 난투극 포착

    비행중 여객기서 위험천만 난투극 포착

    상공을 비행중인 여객기에서 승객끼리 위험천만한 유혈 난투극이 벌어졌다. 지난 7일 사이판을 출발해 중국 상하이로 가는 쓰촨항공 여객기내에서 발생한 이 사건은 함께 탑승한 다른 승객이 당시 장면을 찍은 동영상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동영상은 남자 승객 2명이 서로 멱살을 잡고 밀치는 등 격한 몸싸움을 벌이다 이를 보다 못한 또 다른 승객까지 싸움에 가세하면서 아수라장이 된 기내의 모습을 담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당시 한 승객이 좌석을 지나치게 뒤로 눕히자 뒤에 앉은 승객이 이에 직접적으로 불만을 표하면서 큰 싸움으로 번졌다. 좁은 기내에서 난투극이 벌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일 취리히발 베이징행 여객기에서도 중국의 50대 남성과 20대 남성이 몸싸움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한 승객은 이마가 찢어지는 등 큰 부상을 입었다. 200여 명을 태운 이 여객기는 결국 이 싸움으로 이륙 6시간 만에 회항하고 말았다. 전문가들은 기내에서 여러 사람이 격하게 동시에 움직이면서 항공기 균형이 깨져 추락사고가 발생한 사례를 들며 이 같은 행위를 자제해 줄 것을 당부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데스크 시각] 거꾸로 대선승리법/오일만 정치부 차장

    [데스크 시각] 거꾸로 대선승리법/오일만 정치부 차장

    율곡 이이(李珥)는 1569년 갓 등극한 17세 어린 군주(선조)에게 장문의 상소문을 올린다. 조선 건국 177년이 지나 기존 질서가 붕괴되어 과감한 경장(更張)만이 살 길이라는 게 요지였다. 그 유명한 동호문답이다. 그는 조선의 정세를 옛집이 오래돼 대들보가 썩어서 곧 무너지려는 상황으로 진단하고 근본적인 개혁을 설파했다. 어린 선조와 그를 둘러싼 권력 실세들은 “지금은 만백성이 춤을 추는 태평성대”라며 코웃음 쳤다. 꼭 23년 후 조선은 임진왜란의 국난을 맞는다. 이이 선생의 고민은 2012년 대한민국에도 적용된다. 가중되는 서민들의 생활고, 무너지는 중산층, 비생산적인 정치권, 고질적인 지역주의, 절망에 빠진 젊은 세대…. 이것이 우리의 적나라한 현주소다. 단순하게 집을 수리하는 식의 미봉책으로는 출구 자체가 보이지 않는다. 패러다임 자체의 변화 없이 한국병은 도저히 손을 댈 수 없는 중증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원인과 결과에 대한 다양한 논쟁이 진행되고 있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1987년 체제 자체의 변혁을 처방으로 내놓는다. 직선 5년 단임제(대통령)와 소선구제(국회의원)로 요약되는 87년 개헌은 엄밀히 말하면 3김(김영삼·김대중·김종필)과 군부의 타협물이다. 당시 정치적으로 독재-반독재 구도 속에서 경제적으로는 고도성장을 뒷받침하는 체제였지만 25년이 지나면서 노화현상을 보이며 수명이 다해 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세상은 국내외적으로 급변하고 있는데 우리 정치권은 ‘유통기간’이 지난 과거 시스템에 매달려 있다. 주체사상을 금과옥조로 되뇌는 북한 김정은 3대 세습 정권과 무슨 차이가 있는지 반문하고 싶을 정도다. 우리 역시 이이가 지적한 경장의 시기에 직면한 것이다. 변화를 갈망하는 유권자들은 지금 반란을 꿈꾸고 있다. 다원적 가치를 추구하는 유권자들에게 이분법적 분열의 논리를 강요하는 정치권에 대한 반감과 혐오는 극에 달해 있다. ‘안철수 현상’이 단적인 예다. 지난해 10월 재보궐선거에서 5% 지지율을 보인 박원순씨를 일약 서울시장으로 만든 것은 유례가 없는 선거 쿠데타였다. 정치 소비자인 국민들의 요구가 외면당하는 상황에서 ‘반란의 대열’에 서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정치 변혁이란 측면에서 “큰 혼란 속에 큰 통치가 가능하다.”는 마오쩌둥의 대란대치(大亂大治)식 반어법이 통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이런 맥락에서 12월 대선은 어찌 보면 이미 해답이 나와 있다. 유권자들이 원하는 새로운 정치문법에 충실하게 따르면 된다. 신정치문법은 지난 25년간 작동했던 기존의 정치 행태를 거꾸로 뒤집으면 된다. 멱살잡이 정치에서 상생의 희망 정치로, 눈앞의 표를 손해 보더라도 장기적인 국가 전략을 제시하면 된다. 앞으로 누릴 복지 리스트만 잔뜩 나열하지 말고 국민들의 땀을 요구하는 진정성이 되레 표심을 잡을 것이다. 여야 모두 성장과 복지, 경제 공약 정책에서 변별력이 떨어지는 만큼 솔직한 진정성에 더 무게를 둘 것이다. 네거티브 전략에서 벗어나는 것, 이것도 주요한 키워드다. 여권에서 진행되고 있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대한 신상털기식 검증은 반드시 부메랑으로 돌아오게 마련이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에게 가해지는 여당의 ‘유신 공세’ 역시 과거의 덫에 걸려 있는 야권의 밑천만 드러낼 뿐이다. 유권자들은 희망과 미래를 이야기하는 후보에게 박수를 보낸다. 네거티브 전략은 당장은 효과가 있는 것 같지만 결국은 마이너스가 되는 제로섬 게임에 불과하다. ‘바보 노무현’이 대권을 거머쥔 결정적인 동기는 누가 뭐래도 그의 도전 정신이었다. 지역구도의 정치 시스템이 시퍼렇게 작동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의 ‘거꾸로 정신’이 국민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다. 마찬가지로 새로운 정치 패러다임을 꿈꾸는 국민들은 상대방에게 박수를 치면서 ‘나는 더 잘할 수 있다’는 긍정의 비전을 제시하는 후보에게 찬사를 보낼 것이다. 이것이 국민들을 감동시킨다. 이것이 새로운 정치를 꿈꾸는 우리 국민들의 밑바닥 민심이다. oilman@seoul.co.kr
  • 평소 남편 폭행하던 부인, 홧김에 살인까지

    평소 남편 폭행하던 부인, 홧김에 살인까지

    과격한 성격을 주체하지 못하고 평소 폭행을 일삼던 여자가 결국 남편을 살해했다. 홧김에 사건을 벌인 여자는 돈과 귀중품을 챙겨 도주했지만 경찰에 체포됐다. 사건은 최근 남미 베네수엘라의 헤수스 마리아 셈프룬이라는 곳에서 발생했다. 일찍 귀가해 부인과 함께 느긋하게 술을 마시던 남편이 밤 9시30쯤 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으면서 사건은 시작됐다. 부인이 “어딜 나가려느냐.”고 묻자 남편은 “친구들과 함께 파티에 간다.”고 했다. 부인은 벌컥 화를 냈다. 멱살을 잡으며 “외출하지 말라.”고 했지만 남편은 “친구들이 이미 집 앞에서 기다린다. 가야한다.”고 했다. 남편과 몸싸움을 하던 여자는 홧김에 술병을 깨어 쥐고 남편을 찔러버렸다. 남편은 피를 흘리며 고꾸라졌다. 남편이 “병에 찔렸다. 도와달라.”고 고함치자 밖에 있던 친구들이 몰려들어왔고 어수선한 분위기를 틈타 여자는 돈과 귀중품을 챙겨 도망갔다. 친구들은 승용차에 부상한 남자를 싣고 병원으로 달렸지만 응급실에 들어갔을 때 남편은 과다출혈로 이미 숨이 끊어진 뒤였다. 여자는 멀리 도망가지 못하고 경찰에 붙잡혔다. 수사 결과 포악한 성격의 여자는 평소 남편에게 폭력을 자주 휘둘렀다. 이웃주민들은 “부인이 자주 남편을 폭행하곤 했다.”면서 “너무 성격이 포악해 동네에선 이미 포기한 기피인물이었다.”고 말했다. 사진=에코델라파타고니아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非朴후보들 한 자릿수 득표율…경쟁없는 ‘후보 추대대회’

    非朴후보들 한 자릿수 득표율…경쟁없는 ‘후보 추대대회’

    20일 새누리당 선거인단과 일반 국민 투표 결과는 예상대로 박근혜 후보의 압승이었다. 박 후보에 대한 압도적 지지가 표심에 그대로 반영됐다. 박 후보는 국민참여 선거인단 득표수와 여론조사 지지율을 환산해 무려 83.97%라는 높은 지지율을 얻었다. 이는 새누리당 전신인 한나라당을 포함해 역대 대선 경선 사상 최고로 높은 지지율이다. 기존의 득표율로는 2002년 당시 이회창 후보의 68%가 최고였다. 사실상 ‘박근혜 추대 대회’라고 해도 무리가 없음이 증명된 것이다. 이날 전당대회에서 1위를 한 박 후보는 전체 유효 투표의 83.97%인 8만 6589표를 얻었다. 경선 기간 내내 박 후보에게 각을 세운 김문수 후보가 김태호 후보의 추격을 따돌리고 2위에 올랐다. 박 후보는 역대 최고 득표율로 1위에 올랐지만 나머지 비박(비박근혜) 후보들은 득표율이 한 자릿수에 그쳤다. 이번 경선은 박 후보의 1위가 당연시됐기 때문에 ‘2위 싸움’에 그나마 관심이 집중됐다. 당 관계자는 “박 후보 지지율이 일방적으로 높게 나올까 봐 걱정된다.”고 할 정도로 박 후보 독식 현상을 우려했다. 전날까지만 해도 비박 캠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인지도가 가장 높은 김문수 후보가 2위를 다른 후보에게 내줄 수도 있다는 얘기가 돌기도 했다. 하지만 발표 결과는 싱거웠다. 비박 후보들 간 이변은 일어나지 않았다. 투표 결과는 인지도와 거의 비례했다. 책임당원(20%), 일반당원(30%), 일반 국민(30%) 등 20만 449명을 대상으로 한 선거인단 투표 결과 박근혜 후보 지지율은 86.3%였고 김문수 후보 6.8%, 김태호 후보 3.2%, 임태희 후보 2.8%, 안상수 후보 0.9% 순이었다. 일반 국민 588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박 후보가 74.7%를 얻었고 이어 김문수 후보가 16.2%, 안상수 후보 4.2%, 김태호 후보 3.3%, 임태희 후보 1.6% 순이었다. 다만 일반 국민 여론조사에서는 김문수 후보의 지지율이 선거인단 투표와 달리 두 자릿수를 기록한 점이 눈에 띈다. 김 후보가 박 후보와의 합동 연설회, TV 토론 등에서 ‘당내 사당화’와 ‘5·16 발언’ 등을 비판하며 대립각을 세운다거나 박 후보 지지자로부터 멱살을 잡힌 모습 등이 득표율을 끌어올렸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안상수 후보 역시 선거인단 투표에서는 최하위를 기록했지만 일반 국민 여론조사에서는 3위에 올랐다. ‘상수의 미니버스’ 동영상 등으로 국민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간 점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사설] 정당정치사 새로 쓰는 새누리 대선 후보

    새누리당의 18대 대통령선거 후보가 오늘 공식 선출된다. 새누리당은 다음 달 추석을 전후해 대선 선거대책위원회를 구성한다는 일정을 짜놓았다. 야당은 다음 달 말 대선후보 결정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후보를 확정한 새누리당이 조만간 대선기획단을 통해 공약을 쏟아내면 여야는 사실상 본격적인 선거전 체제에 돌입할 수밖에 없다. 새누리당의 대선 후보 선출은 새누리당으로서는 경선 이후 화합과 단결이라는 만만찮은 과제를 안고 있다는 점에서 또 다른 시작을 의미한다. 새누리당은 한달 가까이 진행된 경선과정을 통해 적잖은 대립과 갈등을 보여줬다. 후보 간 노골적인 감정싸움은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게 사실이다. 후보 지지자가 상대편 후보자를 멱살잡이하며 거친 언사가 오갔는가 하면 박근혜 후보와 비(非)박근혜 후보들 간에 경선의 정당성을 놓고 심각한 갈등을 빚기도 했다. 후유증이 우려될 정도다. 투표율이 41.2%로 잠정 집계돼 2007년의 70.8%에 크게 못 미쳐 흥행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선과정에서 후보의 자질과 능력, 도덕성에 대한 검증은 과연 제대로 이뤄졌는가 자문해볼 일이다. 국정운영에 대한 비전과 정책대결이 실종됐다는 지적을 겸허히 수용해야 한다. 경선과정에서 노정된 공천 헌금 파문은 현기환 전 의원과 현영희 의원 제명으로 끝낼 일이 아니다. 환골탈태의 계기로 삼지 않으면 안 된다. 새로운 정치를 갈망하는 국민의 욕구와 기대에 부응하는 길은 바로 부패의 고리를 끊고 깨끗한 정치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새누리당의 대선 후보로 박근혜 경선 후보가 확실시된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가 유력 정당의 첫 여성후보로서 갖게 될 정치사적 의미는 결코 작지 않다.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를 비롯해 외국에서는 여성 정치지도자들이 즐비한 마당에 사실상 첫 여성 대선 후보라고 해서 새삼 주목받을 이유는 달리 없다. 그러나 한국 정치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하나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의 전당대회가 화합 분위기 속에서 한층 성숙한 포용의 정치문화를 열어가는 축제의 장이 되기 바란다.
  • “넘버 2는 내 것…” 非朴후보들 끝까지 목청

    “넘버 2는 내 것…” 非朴후보들 끝까지 목청

    한 달 남짓한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 레이스를 마친 비박(비박근혜)계 후보들은 19일 각 지역 투표소에서 각각 한 표를 행사했다. 이들은 경선 과정의 불공정성을 거듭 지적하면서, 2위 자리를 누가 차지할 것인지를 놓고 끝까지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경기 수원 행궁동 주민센터에서 투표를 마친 김문수 후보는 예상 순위를 묻는 질문에 “1등을 해야지, 2등을 하면 되겠나.”라고 반문한 뒤 “2위는 자신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경선 과정에서 아쉬웠던 점에 대해 “삼복 더위에다 런던올림픽 때문에 세간의 관심이 저조했던 게 가장 아쉽다.”면서 “이럴 바에야 (박근혜 후보를) 추대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박근혜 사당화’ 논란에 대해 “당내 사당화, 박근혜 대세론에 빠져 경선 자체를 귀찮게 생각하니까 (박 후보 지지자가 나의) 멱살도 잡고 그러는 거 아니겠나.”라고 지적했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청에서 투표한 임태희 후보는 경선 룰이 끝까지 바뀌지 않은 점에 대한 섭섭함이 채 가시지 않은 듯했다. 그는 “경선 룰을 정하면서 소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을 뿐 아니라 지지율이 높은 것을 마치 발언권인 것처럼 생각하고, 사무처 직원들도 (박근혜 캠프의) 중소하청업체처럼 생각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경남 김해에서 투표를 마친 김태호 후보는 2위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인지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김태호 후보 측은 “2등을 하려면 두 자릿수 득표율이 나와야 한다.”면서 “부산·경남(PK)의 대표주자이며 가장 젊은 후보로서 젊은 층과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을 어필했기 때문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 계양구청에서 투표한 안상수 후보는 이번 경선의 최대 수혜자라고 자평했다. 안 후보 측은 “당내 다른 후보를 비판하지 않은 데 대해 당원들이 높게 평가하고 있고, 경선 파행 과정에서 중재자 역할을 한 점 등은 나름의 성과”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경선 이후에도 역할이 주어지면 정권 재창출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김문수, 박근혜 지지자에 멱살 잡혀

    김문수, 박근혜 지지자에 멱살 잡혀

    ‘5·16 및 역사관’ 논란 속에 치러진 새누리당 대선 경선 후보들의 7번째 합동 연설회에서 박근혜 후보가 “산업화의 공과를 모두 안고 가겠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9일 경북 김천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대구·경북 합동 연설회에서 “산업화·민주화 시대의 좋은 점은 계승하고 잘못된 점은 고쳐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만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선배들이 못다 이룬 꿈을 누가 해낼 수 있겠나. 과거를 공격하며 자랑스러운 성장의 역사조차 왜곡하고 부정하는 세력이 할 수 있겠냐.”며 비박(비박근혜) 주자들의 공세에 일침을 가했다. 이날 행사에는 새누리당의 텃밭답게 1만여명의 인파가 몰렸으며 그간 박 후보에게 날 선 비판을 해 왔던 김문수 후보는 박 후보의 열성 지지자로부터 수난을 겪었다. 당원 선거인단에 인사를 하며 객석 통로를 지나던 김 후보에게 중년 남성이 다가와 멱살을 잡았으나 수행비서들이 즉시 제지해 부상은 입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후보는 이날도 박 후보를 비판하는 내용의 ‘남과 여’ 동영상을 방영해 중간중간 “그만해라.” “야, 이 XX야. 물러나라.” 등의 욕설과 비난을 들어야 했다. 그는 “박 후보가 지난 비대위 때 참 잘했다.”며 잠시 공세 수위를 낮추다가도 “절대 권력 때문에 부패가 일어났다. 정수장학회, 친·인척 측근 비리를 모두 털고 가야 한다.”고 거듭 비판했다. 안상수 후보는 “호미 한 자루 없을 때 철강산업을 발전시킨 우리의 지도자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 박수를 보내자.”며 지역 민심을 파고들면서도 “그 리더십을 꼭 그 딸이어야 계승할 수 있느냐.”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천 최지숙기자 truth173@seoul.co.kr
  • [사설] 순환출자 금지 반대보다 보완책 서둘러야

    12월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과 재계가 마주 보고 달리기 시작했다. 여야의 경제민주화 조치, 그 가운데서도 대기업의 순환출자 금지와 가공의결권 제한이 구체화되면서 양측이 당장이라도 멱살을 잡을 태세다. 새누리당 경제민주화모임 소속 의원 24명은 신규 순환출자를 금지하고 기존 출자에 대해 주식의결권, 이른바 가공의결권을 제한하는 내용의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어제 국회에 발의했다. 유력 대선주자인 새누리당 박근혜 예비후보가 지난달 10일 대선 출마 기자회견에서 언명한 내용이다. 민주통합당의 예비후보들은 한술 더 떠 기존 순환출자도 대폭 제한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이고 있다. 새누리당의 ‘경제민주화 3호 법안’으로 불리는 순환출자 금지, 가공의결권 제한 조치가 초미의 관심을 모으는 까닭은 두 가지로 정리된다. 우선 내용의 폭발성이다. 법안이 성안되면 현 재벌 총수 일가의 기업 지배력에 일대 변화가 불가피하다. 이는 삼성, 현대차 등 이 나라 경제를 쥐락펴락하는 기업 집단의 경영환경이 송두리째 뒤바뀐다는 의미다. 두 번째 이유는 실현 가능성이다. 야권은 접어두고라도 집권세력이자, 보수층을 대변하는 새누리당마저 가세했으니 과거 재벌개혁 논의와 달리 되돌릴 수 없는 현실이 될 공산이 큰 상황이다. 전경련은 어제 부랴부랴 기자간담회를 갖고 정치권의 움직임에 거세게 반발했다. ‘순환출자는 선진국의 유수 기업에서도 흔한 현상이지만 이를 규제하는 나라는 없다.’는 것이다. 투자의욕 저하, 적대적 인수·합병(M&A) 무방비 노출 등을 반대 논거로 내놓고 있다. 그러나 소수 지분으로 기업을 지배하는 왜곡된 상황을 정상화하는 게 장기적으로 기업의 건전성과 경쟁력을 높이고 시장질서를 바로잡는 길임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시대 과제다. 다수 국민들도 재벌개혁을 포함한 경제민주화 움직임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심화되는 양극화를 재계도 나몰라라 해선 안 된다. 무조건 재벌개혁 반대만 외칠 때가 아니다. 위중한 상황임을 인식하고, 기업 경쟁력을 훼손하지 않을 자구책을 강구해야 한다. 정치권도 눈앞의 표만 보고 대책 없는 재벌 때리기로 성장엔진을 꺼뜨리는 우를 범해선 곤란하다. 긴 안목으로 재계와의 긴밀한 대화를 통해 후유증을 최소화할 방안을 찾기 바란다.
  • 권력교체 앞두고… 中공권력, 멱살 잡히다

    권력교체 앞두고… 中공권력, 멱살 잡히다

    중국 지방정부가 주민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혀 ‘환경오염’ 시설 건설 계획을 포기했다. 중국 장쑤(江蘇)성 치둥(啓東)시는 28일 일본 기업인 오지제지의 폐수를 바다까지 이동하는 데 필요한 하수관거 건설 계획을 철회한다고 발표했다. 지방정부가 주민들의 의사에 반해 추진했던 사업을 포기한 것은 지난해 12월 광둥(廣東)성 우칸(烏坎)촌에서 주민들의 대규모 시위로 토지수용 계획을 백지화한 것을 비롯해 이번이 세 번째다. 중국 정부가 정권교체를 앞두고 사회통제를 강화하고 있지만 정부에 반대하는 대규모 주민 시위는 오히려 확산되고 있어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지방정부의 부정부패에 대한 불만이 누적된 데다 생계 및 경제적 이익을 지키려는 주민들의 의지가 강해졌기 때문이다.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활성화로 정보 유통 속도가 빨라진 것도 대규모 시위가 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 28일 중국 장쑤성 치둥시에선 일본 제지업체의 환경오염시설 건설에 반대하는 시위가 일어났으며 이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20여명이 다쳤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9일 보도했다. 시민 1만여명으로 구성된 시위대는 일본 제지공장의 폐수를 치둥 앞바다에 버리는 데 이용될 장거리 하수관거 건설에 항의하기 위해 치둥시 정부청사까지 진입해 농성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치둥시 쑨젠화(孫建華) 당서기가 상의가 찢어지고 안경을 빼앗기는 봉변을 당했다. 공안 당국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에는 진압 과정에서 대학생 3명이 사망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에서 정부에 대항하는 시위가 끊이지 않는 이유로 정부와 시민 간 이해충돌을 지적한다. 중국 지방정부의 최고책임자들은 사실상 당 중앙이 지명하기 때문에 차기를 겨냥해 단기간 내 가시화할 수 있는 경제적 실적에 목을 맨다. 때문에 지방정부는 주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경제적 성장을 위해 환경오염을 양산하는 기업을 유치하고 주민들의 집을 강제로 철거해 그 땅을 부동산 개발 업체에 팔아 넘기는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다. 실제로 치둥은 어장이 발달한 어업도시로 공장 폐수가 인근 바다에 유입되면 주변 해역이 오염돼 20만 주민의 생계가 타격을 받게 된다. 최근 쓰촨(四川)성 스팡(什?)시에서 일어난 합금공장 건설 반대시위도 공장이 준공될 경우 ‘암 마을’로 변할 것이라는 우려가 시위대를 결집시켰고 지방정부로부터 결국 항복을 받아냈다. 사회학자 위젠룽(于建嶸)은 “민관 이해충돌뿐 아니라 지방정부의 도를 넘어선 사회통제가 주민들을 자극하는 데다 인터넷이 활성화되면서 정부의 권위가 급속도로 해체되고 있는 것도 시위 양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시위도 스팡 시위처럼 고등학생과 대학생 등 젊은층이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薄)로 시위 참여를 호소하고 시위 상황을 전국에 전파하면서 정부를 무릎 꿇게 했다. 중국 인민대 장밍(張鳴) 교수는 “이번 사태는 당국에 대한 주민의 누적된 불만이 폭발한 데 따른 것”이라면서 “제18차 당 대회 이전에 유사한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이상득 구속] 낮엔 저축銀 피해자들에 ‘계란 봉변’… 밤엔 말없이 구치소로

    [이상득 구속] 낮엔 저축銀 피해자들에 ‘계란 봉변’… 밤엔 말없이 구치소로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77) 전 새누리당 의원은 11일 새벽 말없이 서울구치소로 가는 승용차에 올랐다. 줄곧 굳은 표정이었다. 차 안에서는 정면을 응시하다 눈을 감았다. 기자들의 질문에 일절 답변하지 않았다. ●13시간 대검서 영장발부 기다려 현 정권 최고 실세이자 만사형통(萬事兄通)으로 통하던 이 전 의원이 몰락하는 순간이다. 굵직한 사건 때마다 연루 의혹이 제기됐지만 법망에 걸리지 않았던 이 전 의원이 끝내 법의 심판대에 오르는 처지가 된 것이다. 이 전 의원은 10일 오전 10시 30분쯤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2시간가량 받은 뒤 13시간 동안 대검찰청에서 영장 발부 결과를 기다렸다. 이 전 의원의 법원 오는 길도 순탄치 않았다. 이날 서울중앙지법에 영장실질심사를 받으러 오다 저축은행 사태 피해자들에게 넥타이를 잡히고 날계란을 맞는 등 봉변을 당했다. 출석 예정 시간이 가까워지자 저축은행 사태 피해자 20여명이 몰려와 ‘이상득을 구속하라’, ‘대선 자금 수사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일부 피해자는 바닥에 드러눕거나 울부짖기도 했다. 감색 줄무늬 양복에 하늘색 넥타이를 한 이 전 의원이 오전 10시 28분쯤 법원 앞에 모습을 드러내자 피해자들이 이 전 의원에게 달려들었다. 부산저축은행 비상대책위원회 김옥주 위원장은 “내 돈 내놓으라.”면서 이 전 의원의 넥타이를 멱살 잡듯 당겼고 또 다른 피해자는 날계란을 던졌다. 이 전 의원이 계란을 바로 맞지는 않았지만 일부가 튀어 옷과 손 등에 묻었다. 피해자들은 “이상득 도둑놈.”, “구속시켜라.” 등을 외치며 이 전 의원과 몸싸움을 벌였다. 지난 5일 대검찰청에 출석할 때보다 핼쑥해진 듯한 이 전 의원은 일순 당황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 전 의원, 법원 방호원, 취재진, 피해자들이 뒤엉켜 아수라장이 됐다. 경찰은 이와 관련, 김 위원장과 같은 단체 회원 조모(73)씨 등 2명을 폭력 혐의로 조사하기로 했다. ●경찰, 비대위 2명 조사키로 이 전 의원은 ‘받은 돈을 대선 자금으로 썼느냐’,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은 채 방호원들의 도움을 받아 자리를 옮겼다. 법정으로 향하는 엘리베이터에서 취재진이 “소감을 말해 달라.”고 하자 변호인에게 “(법원이) 어떻게 저런 사람들을 통제하지 못했나.”라고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민영·홍인기기자 min@seoul.co.kr
  • 이상득, 계란 맞은뒤 뭐라고 짜증냈나 보니…

    이상득, 계란 맞은뒤 뭐라고 짜증냈나 보니…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77) 전 새누리당 의원은 11일 새벽 말없이 서울구치소로 가는 승용차에 올랐다. 줄곧 굳은 표정이었다. 차 안에서는 정면을 응시하다 눈을 감았다. 기자들의 질문에 일절 답변하지 않았다. ●13시간 대검서 영장발부 기다려 현 정권 최고 실세이자 만사형통(萬事兄通)으로 통하던 이 전 의원이 몰락하는 순간이다. 굵직한 사건 때마다 연루 의혹이 제기됐지만 법망에 걸리지 않았던 이 전 의원이 끝내 법의 심판대에 오르는 처지가 된 것이다. 이 전 의원은 10일 오전 10시 30분쯤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2시간가량 받은 뒤 13시간 동안 대검찰청에서 영장 발부 결과를 기다렸다. 이 전 의원의 법원 오는 길도 순탄치 않았다. 이날 서울중앙지법에 영장실질심사를 받으러 오다 저축은행 사태 피해자들에게 넥타이를 잡히고 날계란을 맞는 등 봉변을 당했다. 출석 예정 시간이 가까워지자 저축은행 사태 피해자 20여명이 몰려와 ‘이상득을 구속하라’, ‘대선 자금 수사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일부 피해자는 바닥에 드러눕거나 울부짖기도 했다. 감색 줄무늬 양복에 하늘색 넥타이를 한 이 전 의원이 오전 10시 28분쯤 법원 앞에 모습을 드러내자 피해자들이 이 전 의원에게 달려들었다. 부산저축은행 비상대책위원회 김옥주 위원장은 “내 돈 내놓으라.”면서 이 전 의원의 넥타이를 멱살 잡듯 당겼고 또 다른 피해자는 날계란을 던졌다. 이 전 의원이 계란을 바로 맞지는 않았지만 일부가 튀어 옷과 손 등에 묻었다. 피해자들은 “이상득 도둑놈.”, “구속시켜라.” 등을 외치며 이 전 의원과 몸싸움을 벌였다. 지난 5일 대검찰청에 출석할 때보다 핼쑥해진 듯한 이 전 의원은 일순 당황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 전 의원, 법원 방호원, 취재진, 피해자들이 뒤엉켜 아수라장이 됐다. 경찰은 이와 관련, 김 위원장과 같은 단체 회원 조모(73)씨 등 2명을 폭력 혐의로 조사하기로 했다. ●경찰, 비대위 2명 조사키로 이 전 의원은 ‘받은 돈을 대선 자금으로 썼느냐’,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은 채 방호원들의 도움을 받아 자리를 옮겼다. 법정으로 향하는 엘리베이터에서 취재진이 “소감을 말해 달라.”고 하자 변호인에게 “(법원이) 어떻게 저런 사람들을 통제하지 못했나.”라고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민영·홍인기기자 min@seoul.co.kr
  • [서울광장] ‘쓸모있는 바보들’을 위한 변명과 고언/구본영 논설위원

    [서울광장] ‘쓸모있는 바보들’을 위한 변명과 고언/구본영 논설위원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부정 경선에서 파생된 종북 논쟁 탓일까. 요즘 이석기 의원이 단연 뉴스메이커다. 그는 며칠 전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농민 집회에서 뜻밖의 수모를 당했다. 시위 농민들로부터 “애국가도 싫다면서 왜 여기 왔느냐.”는 힐난을 들으며 멱살을 잡혔다. 진보논객 진중권 교수 말마따나 “진보정당 의원이 민중에게 멱살 잡힌 상징적 사건”이었다. 우리 사회의 이념적 스펙트럼이 넓어졌다지만, 서울광장의 농민들은 국가의 정체성을 부인하는 일까진 용인하지 않겠다는 결기를 보인 셈이다. 어느 시인의 표현처럼 “바람보다 빨리 눕지만,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는” 민초들이 말이다. 이들이 소위 먹물들보다 19대 국회의 몇몇 의원들에게 드리워진 이념 과잉의 불길한 그림자를 먼저 읽었던 모양이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자격심사를 통해 이석기·김재연 의원을 퇴출하려 한다는 소식이다. 두 의원이 진짜 걱정해야 할 건 국회에서 쫓겨나는 일보다 자신들의 행태가 보통 시민의 상식으로부터 외면받는 현실이 아닐까. 반미·자주파(NL), 즉 주사파는 분단이 빚은 희생양일지도 모르겠다. 엄혹한 권위주의 정권에서 배양됐다는 점에서다. 1980년대 광주의 비극과 전두환 군사정권의 등장에 절망한 청년 학생들 중 일부가 ‘적(敵)의 적은 동지’라는 착각에 사로잡혔다는 얘기다. 하지만 세상은 한참 변했는데 당시의 굴절된 인식이 아직도 박제돼 있다면 딱한 노릇이다. 물론 이석기 의원이 여전히 민혁당 사건으로 옥고를 치를 당시의 반미·자주 이념에 갇혀 있다고 단정할 순 없다. 다만 “애국가는 국가가 아니다.”는 그의 발언에서 과거와 절연하지 못했음이 감지될 뿐이다. 특히 “종북보다 종미가 더 문제”라며 논점을 흐리는 그의 언사를 보라. 북한 인권이나 세습체제에 대한 질문만 나오면 말끝을 흐리는 NL계 인사들의 화법 그대로다. 우리 학계에서 지난 십수년간 ‘내재적 접근법’이 시류를 탔다. 즉, “북한 내부의 눈으로 북한체제를 이해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북한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이었다는 재독 학자 송두율이 원조다. 순수 학문적 맥락에서 북한체제의 과거를 해부하고 앞으로의 행로를 진단하는 데는 얼마간 유용성도 있었다. 그러나 거기까지라야 했다. 북한체제의 폭압성을 합리화하는 도구로 삼지 말아야 했다. 오로지 김씨 왕조의 관점으로만 보면 주민에 대한 인권유린이나 북핵조차 용인하는 종북적 행태로 귀결될 게 불문가지다. 사실 이념의 다양성 보장은 민주주의 체제의 우월성의 징표일 수 있다. 2차 대전 전까지 의회민주주의 선진국 영국에서도 공산주의를 찬양하는 지식인들이 많았다. 1000만명의 소련인들을 희생시킨 스탈린체제를 옹호했던 웨브 부부나 버나드 쇼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정작 레닌은 공산혁명에 활용할 만한 서방의 이런 좌파 지식인들을 ‘쓸모있는 바보들’이라고 조롱했다. 반면 작가 조지 오웰은 타고난 좌파였지만, 진실을 외면하지 않는 성실성과 함께 스탈린체제를 ‘동물농장’으로 고발했다.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날아야 한다는 비유는 적실하다. 시장경제나 자유주의가 만능일 순 없다. 얼마 전 1인당 소득 2만 달러와 인구 5000만명을 뜻하는 20-50클럽에 가입한 대한민국도 여전히 문제투성이다. 그래서 여당 내에서 진행 중인 경제민주화 논쟁도 보수적 시장메커니즘이 진보적 가치로 보완되어야 한다는 함의를 담고 있을 게다. 그렇다고 해서 수령론이라는 봉건왕조적 뼈대에 스탈린주의의 외피를 입힌, 북의 세습체제를 추종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굶주린 배를 움켜쥐고 있는 북한주민을 보면서도 종북주의를 털어내지 못한다면 한심한 일이다. 19대 국회에 그런 ‘쓸모있는 바보들’이 있는게 사실이라면 유통기한이 지나도 한참 지난 주체사상을 내려놓든가, 아니면 국회를 스스로 떠나야 한다. 그것만이 진보의 순정을 살리는 길이다. kby7@seoul.co.kr
  • [스포츠 돋보기] 부끄러운 서울·수원 더비 무관중 경기 그새 잊었나

    서울-수원전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세계 20대 더비 가운데 7번째로 꼽히는 아시아 최고의 빅매치다. 그러나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A컵 16강전에서는 이 명성에 먹칠을 했다. 경기는 원정팀인 수원의 2-0 완승으로 끝났고 5연승이라는 기록을 챙겼다. 경기는 시작 전부터 양팀의 치열한 신경전으로 시작됐다. 홈팀 서울이 스테보의 ‘반칙왕 동영상’을 제작해 수원팬들을 자극하는가 하면 감독들은 ‘축구 명가론’을 내세우며 양보 없는 승부를 예고했다. 이런 라이벌 의식은 때론 축구 보는 재미를 높이지만 이날은 도가 지나쳤다. 시작부터 육탄전이 벌어졌다. 수원의 라돈치치가 전반 4분 만에 무릎부상으로 교체됐고, 수원의 이용래는 격렬한 몸싸움 끝에 머리에 부상을 입고 붕대까지 감았다. 경기 종료 직전에는 양팀 선수들이 멱살잡이까지 연출했다. 경기 뒤가 더 문제였다. 서울의 일부 극성팬들이 5연패 수모를 못 참고 서울 선수단 버스를 가로막고 드러누워 “최용수(서울 감독) 나와라.”며 난동을 부려 말리느라 경찰까지 동원됐다. 물론, 이 정도의 팬들 소동쯤이야 라이벌전에선 얼마든지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날 양팀 직원 간에도 업무 협조 문제로 실랑이를 벌이다 주먹질까지 오고갔다는 점이다. 다친 서울 직원은 급기야 앰뷸런스에 실려갔다. 해프닝치고는 요란했다. 서울에 따르면 지난 4월 1일 서울의 수원 원정경기 전 2군 선수들의 경기장 무료 입장을 요청했는데 수원이 거절하자 서울도 20일 경기에서 수원의 무료입장 요청을 외면하면서 자존심 싸움으로 번졌다는 얘기였다. 오랜 라이벌 의식으로 곪았던 감정이 폭발한 셈이다. 이유야 어떻든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다. 유로2012에서도 유럽축구연맹(UEFA)은 경기장 안팎에서 자국팬들이 폭력을 휘두른 러시아에 승점6을 깎는 중징계를 내렸다. 그러나 FA컵대회를 주관하는 축구협회는 구단문제이니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외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대로 된 응원문화도 아쉽다. 상대팀이라도 열정적으로 뛰거나 다쳐서 실려나가면 박수를 보내며 보듬어주는 게 응원문화다. 특히 원정 경기는 이른바 ‘텃새’ 때문에 더 힘들다. 그래서 누군가를 안방으로 초대할 땐 예우를 갖추는 게 도리다. 인천이 얼마 전 무관중 경기를 치른 것도 패배를 인정하고 승복하는 응원문화가 정착되지 못한 탓이다. 서울과 수원이 인천 꼴이 되지 말란 법은 없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FA컵] 수원, 서울 꺾고 8강 갔는데…

    ‘한국판 엘클라시코’ 서울-수원전이 폭력전으로 번졌다. 수원은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A컵 16강전에서 서울을 2-0으로 이겨 8강에 안착했다. 후반 추가시간 선수들 간 멱살 소동이 일어난 데다 경기 후 일부 극성팬들이 서울 선수단 버스를 막는 등 난동을 부리며 경기가 폭력으로 얼룩졌다. 서울-수원 구단 직원 간 주먹다짐으로 서울 직원이 병원에 후송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경기는 시작 4분 만에 공격수 라돈치치가 김진규의 태클에 부상당해 교체 아웃되며 육탄전을 예고했다. 양팀은 심한 태클로 경기를 끊는가 하면 전반 28분에는 끝내 이용래(수원)가 머리에 붕대까지 감고 뛰었다. 서울은 전반 13분 몰리나가 얻은 페널티킥이 정성룡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면서 평정심까지 잃었다. 이후 서울은 전반 40분 오범석이 올린 크로스가 김주영의 발에 맞아 굴절돼 자책골을 기록한 데다 후반 8분 프리킥 상황에서 스테보에게 추가골까지 허용하며 0-2로 무너졌다. 울산은 경기 종료 직전 두 골을 몰아치며 ‘디펜딩챔피언’ 성남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울산은 전반 7분 에벨톤에게 페널티킥을 내준 뒤 줄곧 끌려갔으나 후반 43분 김신욱이 동점골을 넣었고, 3분 뒤 마라냥이 경기를 뒤집었다. 내셔널리그팀 중 유일하게 16강에 오른 고양 KB국민은행은 인천에 승부차기 끝에 4-3으로 이겨 극적으로 8강에 올랐다. ‘호남더비’에서는 전북이 이동국의 골로 전남을 1-0으로 꺾었고 포항은 광주FC에 3-1로 승리했다. 경남은 강원FC를 1-0으로, 제주는 대구를 2-0으로 눌렀다. 대전은 상주를 승부차기로 누르고 8강에 합류했다. 강동삼·성남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통진당 폭력사건 수사착수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이상호)는 시민단체 ‘활빈단’이 통합진보당 중앙위원회의 폭력 사태를 고발한 사건을 서울경찰청으로 넘겨 수사를 지휘할 예정이라고 14일 밝혔다. 검찰은 “사건 발생지가 경기 고양시이지만 폭력 행위자 대부분이 서울지역대학생연합 소속 대학생이라는 언론 보도가 있었고 이들의 주거지도 서울로 추정돼 서울경찰청으로 이송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12일 열린 통진당 중앙위원회에서 조준호 전 공동대표는 일부 당권파 당원들에게 주먹과 발로 수차례 구타를 당했고 유시민 전 공동대표와 심상정 전 공동대표도 멱살을 잡히는 등 폭행을 당했다. 홍인기기자 ikik@seoul.co.kr
  • [심재억 전문기자의 건강노트] 자녀의 행복은…

    옛적 제가 살았던 동네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젊어서 생을 마친 돝머리 아주머니가 생각납니다. 돝머리란 저두(猪頭)라는 친정 마을의 옛 이름이었습니다. 그 아주머니는 한 해 보리타작이 끝날 무렵 저수지에 빠진 여섯 살 난 아들을 건져내고는 서른몇 짧은 나이에 삶을 접었지요. 그는 수영을 못 했답니다. 밭일을 하다가 얼핏 아들이 둑에서 저수지로 미끄러져 텀벙거리자 ‘몸뻬’ 바람에 장마로 물이 잔뜩 불어난 저수지에 뛰어들었지요. 그의 단말마적 비명 소리를 들일하던 다른 사람들이 들었지만 너무 멀어 어찌 해볼 도리도 없었더랍니다. 허우적거리다 둑에서 멀어져가는 아들의 멱살을 쥐어다 물 밖으로 내던지 듯 밀쳐 낸 뒤 힘이 다했는지 자맥질 몇 번 하고는 이내 가라앉더랍니다. 얼마 뒤 부리나케 모여든 마을 장정들이 어찌어찌 건져냈으나 그날 밤을 못 넘기고 절명하고 말았습니다. 장정들이 들어다 안방에 눕혔는데 몇 시간을 그렁그렁 숨소리만 내뱉더니 그만 눈을 감고 말았답니다. 뒤늦게 넋이 나간 친정어머니가 달려와 “자식 귀한 줄만 알고 제 몸 중한 줄 모르는 년”이라며 우짖었지요. 그랬더니 돝머리 아주머니가 잠깐 정신을 차리고는 “그래도 거미 새끼 같은 저거 살려놨으니….”라며 눈을 감더랍니다. 지금 생각해도 그 가없는 헌신(獻身)의 진정성에 가슴이 울울합니다. 우리 부모들은 그렇게 자식을 키웠습니다. 요샛말로 자식에게 자신의 삶을 ‘몰빵’한 거지요. 그걸 행복이라 여겼으니 삶이 힘겨워도 자식들 자라는 모습에서 위안을 얻었습니다. 사는 일이 고해였던 세상에 자식 말고 다른 희망을 구하긴들 쉬웠겠습니까. 당신은 어버이에게서 받은 그런 사랑을 자녀들에게 어떻게 물려주시는지요. 공부가 답이라고요. 그건 한 개인의 삶이 취할 수 있는 많은 조건 중 하나일 뿐이지 결코 행복의 충분조건은 아닙니다. 공부가 답이기도 하지만 다른 답도 얼마든지 있다는 뜻이지요. 어린이날 즈음에 생각해 봅니다. 마치 눈가리개를 한 경주마가 질주하듯 정말 공부만 해대면 우리 자녀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요. 어려운 문제이지만, 제 생각은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jeshim@seoul.co.kr
  • 김황식 총리 “학교폭력 근절 위해 밥상머리 교육 중요”

    김황식 총리 “학교폭력 근절 위해 밥상머리 교육 중요”

    김황식 국무총리가 3일 학교폭력을 근절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가정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경기 군포시 한세대에서 ‘학교폭력 근절 및 주 5일제 정착을 위한 학교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열린 초·중등학교장 특별연수 특강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총리는 “가정 교육은 학교 교육과 우열을 따질 수 없을 만큼 중요한 것”이라면서 “가정 내 밥상머리 교육이 중요하다는 것을 전제로 정부도 이러한 가치를 반영한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학부모들이 자녀를 가르치는 방법을 배우는 과정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또 “집에서 털끝 하나 건드리지 않은 아이를 선생님이 혼낸다는 이유로 학교에 찾아와 항의하고 교사의 멱살을 잡는 부모가 적잖다.”면서 “우리 사회에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보니 속된 말로 저질 인간도 너무 많다.”고 덧붙였다. 이어 “교사들의 교권 확립과 사기 진작을 위해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지금&여기] 지혜로운 양비론, 지혜롭지 못한 양비론/박록삼 정책뉴스부 기자

    [지금&여기] 지혜로운 양비론, 지혜롭지 못한 양비론/박록삼 정책뉴스부 기자

    흐드러진 꽃잎 대신 눈발이 휘날렸던 4월 초 어느 밤 술자리는 어수선했다. 선거 때면 등장하곤 하는 ‘정치 멱살잡이’는 없었다. 서로 다른 정당을 지지하는 두 친구는 한참 동안 얼굴을 붉혔다. “다 그놈이 그놈이잖아. 걔들 때문에 우리가 왜 싸워야 돼?”라는 또 다른 친구의 ‘지혜로운 양비론’ 덕택에 안줏거리에서 4·11 총선을 빼놓은 채 통음은 이어졌다. 얼마 전 안철수 교수가 대학특강 중 “정당이나 정파보다는 개인을 보고 뽑는 게 필요하다.”고 말하자 유시민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는 “도덕이 위기에 봉착한 시기에 양비론이 설 자리는 없다.”고 비난했다. 안 교수로서는 투표 참여의 중요성을 얘기했겠지만 현 정부와 집권 여당 4년의 실정에 대한 심판론을 제기하는 야권 입장에서는 양비론으로 들렸을 테다. 물론 집권 여당이라고 반색을 하기보다는 내심 불편했을 테니 안 교수의 발언은 ‘결과적 양비론’에 가까울지도 모를 일이다. 민간인 불법사찰, BBK 가짜 편지, 기획재정부 선거법 위반, 박사 논문 표절 의혹 등 날마다 새로운 부정과 비리가 터져 나와 전날의 부정과 비리를 덮고 있다. 이 와중에 야당의 한 후보가 7~8년 전 인터넷 성인방송에서 내뱉었던 막말이 드러났다. 여야 중립적 균형 보도라는 명분을 앞세운 언론들로서는 참으로 고마운 존재였을 게다. 기다렸다는 듯 비슷한 무게감으로 연일 기사를 쏟아내며 양비론을 펼치기에 바쁘다. 양비론은 이렇게 우리 술자리에서부터 언론 보도까지 사회 전반을 휩쓸고 있다. 양비론은 하나의 잣대를 엄격히 들이대는 것과는 동떨어져 있다. 먼 옛날 황희 정승이 두 계집종에게 했다는 지혜로운 양비론의 일화는 사실 ‘너희들이 왜 다투는지 나는 별 관심이 없어’라는 무관심, 무책임과 다름없다. 시시비비를 가리기 귀찮아하며 양비론을 꺼내드는 순간 진실의 편린들은 안드로메다 바깥으로 날아가고 머지않은 훗날 운석이 돼 내 머리 위로 떨어진다. 나, 혹은 당신. 귀차니즘과 무책임함을 양비론으로 포장하고 있지는 않나. youngtan@seoul.co.kr
  • [데스크 시각] 카오스(CHAOS)의 힘/오일만 경제부 차장

    [데스크 시각] 카오스(CHAOS)의 힘/오일만 경제부 차장

    4월 11일, 남북한 모두 주요한 정치 일정이 있다. 남한은 4년간의 의회권력, 나아가 대권의 향배를 결정하는 19대 총선을 치르는 날이고 북한은 세습 3대째인 ‘김정은 체제’ 굳히기를 위한 제4차 당대표대회가 열린다. 날짜가 겹친 데에는 여러 가지 해석이 있지만 그리 중요한 포인트는 아니다. 분단 64년 동안 각자 걸어온 체제의 특징이 농축돼 있다. 선거는 원래 시끄럽다. 정반대의 견해와 이데올로기가 공존하니 갈등으로 표출되기 일쑤다. 여야 모두 격렬해질 수밖에 없다. 정책대결이 바람직하다고 하지만 상대방을 욕하고 깎아내려야 더 관심을 끄는 것이 선거판의 생리다. 초단위로 전달되는 스마트폰 혁명이 멱살잡이식 네거티브 전략에 활용되면서 유권자의 한 사람으로서 도무지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혼란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북한은 일사불란함 그 자체다. 조선중앙통신은 “조선노동당 제4차 대표자회 대표자선거를 위한 조선인민군, 도·시·군 당대표 선거가 조용하고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한다. 이미 내정된 후보가 100% 당선되니 싸울 일도 없을 것이다. 아마 11일 당대표대회에서도 김정은 군사 부위원장이 위원장이나 당 총서기로 승진할 것이 확실하다. 북한 체제의 단결과 안정성을 대내외에 선전하는 좋은 호재임에 틀림없다. 그럼에도 우리는 시끄러운 민주주의가 좋다. 당장 내일 지구가 망할 것같이 싸우더라도 우리는 미래를 낙관한다. 무정형의 혼돈 속에서 정형의 질서를 찾아가는, 바로 카오스(Chaos·혼돈)의 질서를 믿기 때문이다. 다소 혼란스러워 보이지만 생생한 에너지가 뿜어져 나오는 민주주의의 힘을 믿기 때문이다. 하지만 카오스가 질서를 찾아가기 위해서는 절대적인 원칙이 있다. 바로 법치주의 시스템의 작동이다. 법이 전제되지 않은 카오스는 억압된 질서보다 더 무서운 결과를 초래한다. 인간이 자랑하는 문명사회는 정글의 법칙이 적용되는 아수라장이 될 것이다. 생각하기조차 싫은 끔찍함이다. 요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민간인 불법사찰을 보자. 연일 언론들이 그 심각성을 외치고 동네 술집마다 장삼이사(張三李四)들이 안주 삼아 울분을 토로하는 이유가 대체 뭘까. 법치 시스템을 허무는 권력 남용이라는 근본적 문제가 자리잡고 있다. 권력은 늘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려는 속성이 있다. 권력은 국가 보위라는 거창한 명목을 앞세운다. 법이라는 것은 자신들의 통치행위를 가로막는 방해물이 되기도 하고 일반 국민들이나 지키는 권력의 부속품쯤으로 치부한다. 온갖 이유를 만들어 권력은 법망 저 밖에서 손짓하는 인치의 유혹에 빠져든다. 마치 수학공식처럼 권력의 농단은 이렇게 시작된다. 이런 의미에서 1974년 닉슨 미 대통령을 하야시킨 ‘워터게이트 사건’을 곱씹을 필요가 있다. 사건의 개요는 이렇다. 대통령이 몰래 하수인들을 시켜 불법 도청을 했는데 그들 중 일부가 법망에 걸렸다. 처음엔 단순한 절도사건으로 알려졌지만 최고 권력자와의 연결고리가 드러나면서 백악관을 향해 수사망이 좁혀진다. 대통령과 그 측근들은 권력을 이용해 증거를 은폐 조작하고 돈으로 범인들의 입을 막으려 하는 등 온갖 탈법을 저질렀다. 등장인물은 다르지만 지금 맹렬하게 번지는 민간인 불법사찰 파문의 ‘데자뷔’를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38년 전 당시 미국의 사법부가 살아 있는 권력을 단죄하지 못했다면 오늘의 미국은 존재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미국의 제국주의적 속성을 날카롭게 비판하는 좌파 쪽 사람들조차 미국의 결연한 법치 시스템에 박수를 보낸 것도 이런 이유였다.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과 관련해 요즘 이른바 ‘깃털’들이 속속 구속되는 상황이지만 아직도 몸통은 베일 속에 가려져 있다. 역대 권력형 비리처럼 유야무야, 용두사미 격으로 막을 내릴 가능성도 없지 않다. 권력이 법의 감시망을 벗어나는 순간 카오스의 에너지는 파괴의 본질을 드러내게 된다. 민주주의의 역린(逆鱗·용의 노여움)을 건드리는 권력은 결국 우리 사회를 위기로 몰아넣을 것이다. oilman@seoul.co.kr
  • 유산 싸움하다 경찰까지 부른 형제 알고 보니 모친 통장엔 93만원뿐

    유산 싸움하다 경찰까지 부른 형제 알고 보니 모친 통장엔 93만원뿐

    연년생인 정모(43·서울 송파구 문정동)씨 형제는 우애가 깊었다. 오래전 아버지를 여읜 뒤 홀어머니를 모시며 막노동으로 생활했지만 서로 믿고 의지했던 터다. 그러다 지난해 12월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다. 어머니는 지병을 앓았지만 마땅히 치료도 받지 못했다. 두 아들은 죄책감이 컸다. 술로 보내는 날이 많았다. 지난달 26일 오후 11시 17분쯤 형제는 집에서 술을 마시다 다툼을 벌였다. 어머니 통장에 남아 있던 돈에서 비롯됐다. 형이 동생에게 “인감도장과 신분증을 달라.”고 했다. 둘 가운데 한 명이 상속 의사를 포기하지 않는 한 자녀 모두의 신분증과 인감도장이 있어야 인출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동생은 “돈을 반반씩 나누자.”고 했다. 그러자 형이 욕심을 부렸다. “형인 내가 더 가져야 하지 않겠느냐.”며 화를 냈다. 동생은 “그럴 수 없다.”고 맞섰다. 급기야 형은 동생의 멱살을 잡고 손찌검을 했다. 동생도 형을 밀쳤지만 심하게 대들지는 않았다. 화가 사그라지지 않은 형은 부엌에 있던 흉기를 들고 와 동생에게 “죽여 버리겠다.”고 소리를 질렀다. 신변의 위협을 느낀 동생은 홧김에 경찰을 불렀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1일 정씨 형제를 폭행 혐의 등으로 입건했다. 조사 결과 정씨 형제의 어머니 통장에 남아 있던 돈은 고작 93만원이었다. 형제는 벌금을 낼 여유조차 없는 처지다. 경찰은 “합의를 권하긴 했지만 형제 간 유산 상속 문제에 공권력이 개입하기가 좀 그렇다. 추가 조사는 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배경헌기자 bae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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