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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급차 고의 사고’ 유족, 택시기사에 5000만원 손배소송

    ‘구급차 고의 사고’ 유족, 택시기사에 5000만원 손배소송

    접촉사고 처리부터 하라며 구급차를 막아 응급환자를 사망하게 했다는 비난을 받은 택시기사에게 유족이 수천만원대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24일 유족 측 법률대리인인 이정도 법무법인 참본 변호사는 전직 택시기사 최모(31·구속기소)씨에 대해 총 5천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장을 수원지법 성남지원에 제출했다. 이 변호사는 소장에서 “피고(최씨)는 과거 구급차 운전을 했던 경험이 있다”며 “사고 당시 구급차에 실제로 위독한 상태의 환자가 있을 수도 있음을 미필적으로나마 알고 있었는데도 자신의 택시로 구급차를 들이받았고, 특수폭행죄가 성립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어진 고의적 이송방해 행위로 응급실 이송이 지연되면서 환자는 치료 골든타임을 놓쳐 사망에 이르게 됐다”며 “환자는 물론 환자의 가족이 겪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피고는 사고 당시 구급차에 함께 타고 있었던 환자의 남편과 며느리가 특수폭행의 피해자로서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해서도 배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앞서 최씨는 지난 6월 8일 오후 강동구 지하철 5호선 고덕역 인근 한 도로에서 사설 구급차와 일부러 접촉사고를 내고 ‘사고 처리부터 해라. (환자가) 죽으면 내가 책임진다’며 10여분간 앞을 막아선 혐의로 구속돼 이달 중순 재판에 넘겨졌다. 이 구급차는 통증을 호소하는 79세의 폐암 4기 환자를 병원에 이송하던 중이었다. 환자는 다른 119구급차로 옮겨져 인근 대학병원 응급실에 도착해 처치를 받았지만, 그날 오후 9시쯤 숨졌다. 당시 환자는 단 10분 정도 차이로 마지막 하나 남아 있던 음압격리병실에 입원할 기회를 놓쳐 약 1시간 30분간 구급차에서 대기해야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사건은 지난달 초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통해 숨진 환자의 아들이 택시기사를 처벌해달라는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해당 청원은 최종 약 73만5000명이 동의했다. 경찰은 지난달 최씨를 출국금지 조치한 뒤 그달 21일 최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법원은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사망한 환자의 유족은 지난달 말 최씨를 살인과 특수폭행치사 등 9가지 혐의로도 경찰에 고소한 상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여기는 인도] 사라진 며느리 돌아오게 하려 ‘혀 자른’ 시어머니

    [여기는 인도] 사라진 며느리 돌아오게 하려 ‘혀 자른’ 시어머니

    인도의 40대 여성이 사라진 며느리가 돌아오게 해 달라며 스스로 혀를 자른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안겼다. 힌두스탄타임스 등 현지 언론의 18일 보도에 따르면 북동부 자르칸트주에 사는 락슈미 니랄라라는 이름의 여성은 지난 14일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왔을 때, 며느리와 손자가 사라진 것을 알게 됐다. 시어머니와 가족은 사라진 며느리를 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허사였고, 결국 실종된 지 3일째 되던 날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 사건은 경찰이 실종 수색을 시작하기도 전에 발생했다. 아들이 이미 며느리의 실종 신고를 마쳤다고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어머니는 며느리가 하루빨리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웃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그리고 누군가가 그녀에게 잘못된 미신을 알려준 것이 시초였다.한 이웃은 이 여성에게 “신에게 혀를 바치면 며느리가 돌아올 것”이라는 황당한 충고를 했고, 이 미신을 믿은 시어머니는 스스로 자신의 혀를 잘라버리고 말았다. 시어머니가 믿은 신은 파괴의 신이자 동시에 창조의 신으로 알려진 시바다. 혀를 바치면 며느리가 무사히 돌아온다고 믿은 시어머니는 스스로 혀를 자른 것도 모자라, 심각한 부상을 입었음에도 병원에 가지 않겠다며 고집을 부려 가족들을 당혹케 했다. 결국 남편과 아들의 설득 끝에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지만, 부상 정도가 심해 현재는 말을 할 수 없는 상태로 알려졌다. 현지 경찰은 사라진 며느리가 14일 저녁 실종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지만 스스로 집을 떠난 것인지 사건에 연루된 것인지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미신을 믿고 스스로 혀를 자른 여성이 믿는 시바는 비슈누, 브라흐마와 함께 힌두교의 3대 신 중 하나다. 올 초에는 인도에서 새로 개통된 고속철도에 시바신이 ‘탑승’한 사진이 공개돼 과한 숭배라는 지적이 일기도 했다. 힌두교의 지나친 숭배가 미신으로 이어진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인도 힌두교도 상당수는 암소를 신성시한 나머지 소에서 나온 모든 것들이 신성하며 치유 능력이 있다고 믿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뒤 일부 힌두교 집단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물리치기 위해 ‘소오줌 마시기 행사’를 열기도 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속한 인도 국민당(BJP) 역시 힌두교 민족주의를 지나치게 강조하는 성향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박하선·권율, ‘며느라기’ 웹드라마 주연 맡았다

    박하선·권율, ‘며느라기’ 웹드라마 주연 맡았다

    카카오M은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웹드라마 ‘며느라기’에 배우 박하선, 권율, 문희경이 출연한다고 21일 밝혔다. 이 웹툰은 평범한 며느리가 ‘시월드’에 입성하면서 겪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그린 작품으로 원작 웹툰은 40만 팔로워를 달성하고 책으로도 출간됐다. 2017년에는 문체부 등이 주관하는 ‘오늘의 우리 만화상’을 받았다. 편당 20분 안팎의 총 12화로 연출은 ‘이판사판’, ‘초면에 사랑합니다’ 등을 만든 이광영 PD가 맡는다. SBS모비딕과 미디어그룹테이크투가 제작을 맡아 이달 말 촬영을 시작하며 올해 안에 카카오TV로 공개한다. 박하선은 대기업 입사 7년 차 직장인이자 결혼 한 달 차에 접어든 민사린을, 권율은 민사린의 동갑내기 남편 무구영을, 문희경은 민사린의 시어머니 박기동을 연기한다. 제작진은 “이 시대의 평범한 며느리가 시댁을 마주하며 겪는 다양한 일상들을 과장 없이 현실적으로 담아낼 예정”이라며 “탄탄한 연기력을 갖춘 배우들이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소화해내며 공감과 웃음, 감동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장인주의 춤추는 세상]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다리

    [장인주의 춤추는 세상]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다리

    프랑스의 발레리나이자 가수, 배우였던 지지 장메르가 지난달 96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다리’를 가진 여인. 발레리나의 울퉁불퉁한 근육 대신 매끈하고 곧은 다리를 타고났기에, 늘 하의실종으로 등장하고 발레리나에겐 금기시됐던 쇼트커트 머리모양의 파격적인 외모로 세상을 놀라게 했던 매력덩어리 파리지엔. 본명은 ‘르네 마르셀 장메르’지만 애칭 ‘지지’로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천상의 예술 ‘발레’를 뮤직홀 춤으로 탈바꿈하고도 격을 떨어뜨리지 않았고, 할리우드의 어느 배우에게도 밀리지 않았던 프랑스 뮤지컬배우의 원조다. 1998년으로 기억한다. 난 파리에서 마르세유로 가는 기차를 탔다. 당시 마르세유발레단 예술감독으로 있던 롤랑 프티(1924~2011)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프랑스 발레계 거장 프티가 마지막으로 안무작을 발표하고 은퇴한다고 하니 그전에 꼭 인터뷰를 하고 싶었다. “당신에게 춤은 무엇입니까.” 이 한마디 질문에서 풀기 시작한 프티의 이야기보따리는 마치 우디 앨런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에서처럼 끝없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갔다. “그때는 말이야….” 1960년대 카지노 드 파리(파리의 공연장) 시절부터 샹젤리제발레단, 파리발레단을 운영했던 1940년대, 발레리노의 꿈을 키웠던 10대까지 거슬러 올라갔고 26년을 이끌어 온 마르세유발레단에 대한 남다른 감회까지 프티가 기억하는 현대발레사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었다. 그에게 ‘춤은 곧 삶’이라는 대답과 함께. 그날 인터뷰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이름은 다름 아닌 그의 영원한 뮤즈이자 아내 ‘지지’였다.동갑내기인 둘은 파리국립발레학교에서 학우로 만나 평생을 함께하며 삶과 예술세계를 공유했다. 직접 돈 호세 역을 맡았던 프티는 ‘카르멘’을 회상했다. “카르멘이 춤추는 부분은 대부분 지지가 안무했죠. 관능미 최고예요. 1949년에 첫 공연하자마자 센세이션을 일으켰어요.” 지지는 미하일 바리시니코프와도 이 듀엣을 추었고, 프티의 또 다른 대표작 ‘청년과 죽음’에서는 루돌프 누레예프와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지지의 트레이드마크는 혼자 춤추며 노래하는 ‘깃털로 만든 내 것’(Mon Truc en Plumes, 1961)이다. 일본 전통가면극 ‘노’에서처럼 검은 옷을 입은 보좌역들이 커다란 분홍빛 깃털을 들고 그녀를 쫓아다니는데 그 재미가 한국 부채춤 군무와 캉캉의 혼합버전을 보는 듯하다. 이브 생로랑이 디자인한 짧은 원피스 밑으로 드러난 하이힐 신은 두 다리는 두말할 것 없는 명품이고. 플랫슈즈 대표브랜드 ‘레페토’에는 지지의 이름을 딴 신발도 있다. 아들 롤랑 프티의 무용의상을 만들다가 아예 회사를 차린 로즈 레페토가 1970년 며느리 지지를 위해 고안한 신발이다. 무용계에서는 보통 ‘재즈화’라고 부르는데, 샹송가수 세르주 갱스부르가 흰색 ‘지지’를 구두 대신 평생 애용해 더욱 유명해졌다. 갱스부르는 가볍고 부드러운 신발 ‘지지’와 인물 지지를 모두 좋아했던 것 같다. 2년 전 지지는 스위스 제네바의 한 병원 행사에 참석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영광을 안겨 주었지만 말년엔 큰 고통이 됐던, 그녀의 아픈 다리를 수술한 병원에서 세미나를 연 것이다. 극장무대가 아닌데 모셔도 실례가 안 되겠냐는 주치의의 요청에 지지는 이렇게 답했다고 한다. “내 다리를 기적처럼 고쳐 주신 선생님께서 부르신다면 어디든 기꺼이 갈게요. 단, 내가 세미나실에 들어갔을 때 객석이 꽉 차 있어야 해요. 난 객석이 비어 있는 건 참을 수가 없거든요.”
  • 역사 속 조용하지만, 처절하게 버틴 여인들의 삶

    역사 속 조용하지만, 처절하게 버틴 여인들의 삶

    코로나로 미뤄져 5개월여 만에 공연6일 첫 무대 이후 매회 매진 인기몰이 안동 사투리·전통 소재들 마음 ‘뭉클’“자지 마라, 자만 안 된다. 언제 또 우리가 이클 모이 보겠노?” ‘잠이 들면 가만 안 둔다’는 막내의 귀여운 협박이 이토록 애잔할 수 있을까. 1950년 4월 경북 안동의 한 고택에 모인 여성 9명에게 그 하룻밤은 아주 소중했다. 역사 속 소용돌이의 한복판을 조용하지만 처절하게 지켜 낸 평범한 여성들의 이야기를 그린 연극 ‘화전가’. 극 중 어딘가 위태로운 여성들의 삶처럼, 작품은 참 힘겹게 무대에 올랐고 아슬아슬하게 공연을 이어 가고 있다. 국립극단 70주년을 기념하고자 야심 차게 선보인 초연 작품이 어느 때보다 아련하게 기억되는 이유다. 오랜만에 모인 여인들의 봄맞이 화전놀이를 그린 ‘화전가’는 지난 2월 28일 봄과 함께 관객들과 첫 만남을 할 예정이었다. 배경이 된 안동 가일마을 고택을 제작진과 배우들이 답사해 정취를 담았다. 안동 사투리(동남 방언) 대사를 그대로 재현하고자 2주간 안동 출신 배우(이원장)에게 특별 과외까지 받았다. 이후 8주간 연습을 마치고 드레스 리허설을 앞두고 의상이 도착한 날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공공시설 운영 제한 방침을 내리면서 공연이 잠정 연기됐다. 지난해 말 안동 워크숍 간 날에는 맥주를 마시러 갔다가 한 배우가 근처에서 타로카드 점을 보고 오겠다더니 10여분 만에 씩씩 대며 “우리 공연하지 말래서 기분 나빠 왔네. 7~8월에나 하라는데”라고 돌아왔다는 이야기를 마냥 ‘믿거나 말거나’ 황당한 이야기로 넘기지 못했다. 배우들의 기약 없는 날들은 얼핏 극 중 여인들의 처지와도 닮았다. ‘김씨’의 환갑을 하루 앞두고 고향집에 온 세 딸과 함께 살던 두 며느리와 고모, 행랑어멈과 그가 거둬 키운 딸이 모였는데 이 집안 남자들은 죽거나 뿔뿔이 흩어졌다. 독립운동하러 가 소식이 끊겼거나 병으로 죽었고, 이북으로 넘어갔거나 감옥에 간 이도 있다. 돌아와야 할 이들이 있는 여인들은 누군가 집 밖에서 문을 두드리면 화들짝 놀라고 또 설다. 작품은 지난 6일에서야 드디어 관객들과 만났다. 배우들은 5개월 남짓 만에 모인 서로에 대한 애틋함을 터뜨리듯 합을 맞췄다. 대본엔 없던 노래를 흥얼거리기도 하고, 마음이 맞는 장면에서 목소리를 키우며 자기들만의 분위기를 만들었다. 작품 속 여인들도 각자의 삶은 고됐지만, 함께 모이니 그저 들뜨고 즐거웠다. 미제 초콜릿과 커피, 설탕을 나눠 먹으며 천진한 웃음을 짓고 떠들었고 이따금 투닥거리고 울기도 하며 가족임을 드러냈다. 두 차례나 화엄사를 찾아 가져온 종소리와 풀벌레 소리, 새 소리와 무대 뒤편에 흐르는 빗줄기가 그리는 장면들은 여인들이 전쟁이 코앞에 닥쳤다는 것을 까맣게 몰랐을 만도 하게 아름답다. “액씨요, 다리덜리 얼매나 말이 마은 줄 아니껴? 그 집이 낭팰레라. 뿔이 나가 낭팰레라”, “자만 가만 안 나둔다꼬 설치드이, 하매 꼽부라나?” 등 동글동글한 정겨운 사투리와 의상 디자이너도 생전 처음 들었다는 납닥생맹(고급 삼베 치마) 등 안동 고유의 전통 소재들도 곳곳에서 마음을 울린다. 기다림과 정성이 모인 작품은 매회 매진이 될 만큼 호응을 얻었다. 그러나 서울과 경기 지역의 코로나19 확산에 정부가 16일부터 공공시설 제한 운영 방침을 결정하면서 아슬아슬함이 여전히 이어진다. 국립극단은 기존 객석 띄어 앉기 등을 유지하며 23일까지 예정한 공연을 그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그러나 한 주 사이 상황이 악화할지 몰라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됐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여기는 인도] 아내와 ‘각방’ 쓰던 男, 스트레스로 극단적 선택

    [여기는 인도] 아내와 ‘각방’ 쓰던 男, 스트레스로 극단적 선택

    아내와 ‘각방’을 쓰는 것에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은 인도 남성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됐다.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서부 구자라트주에 살던 이 남성은 결혼한 후 아내와 부부관계가 없던 것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부부 사이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처음 인지한 사람은 사망한 남성의 어머니(55)였다. 어머니는 아들이 결혼한 지 22개월이 지나도록 며느리와 각각 다른 방에서 취침한다는 사실을 알고는 자초지종을 캐물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당시 사망한 남성과 아내는 잦은 부부싸움을 했고, 화가 난 아내는 남편과의 부부관계를 피하거나 자신의 친정으로 몸을 피하곤 했다. 두 사람의 냉랭한 관계는 약 2년간 이어졌고, 시어머니는 뒤늦게야 이 사실을 알게 된 것. 이후 아들은 어머니에게 “아내가 순결서약을 이유로 부부관계를 거부하고 있다”고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지난달 어머니가 다시 아들 내외의 집을 찾았을 때, 아들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상태였다. 장례식을 치른 직후 어머니는 며느리를 상대로 법적 소송을 냈다. 아들이 부부관계와 각방의 스트레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했으며, 그 책임을 며느리에게 묻겠다는 내용이었다. 사망한 남성의 어머니는 “며느리는 내 아들과 결혼하기 전 이미 두 차례 이혼한 경력이 있고, 이는 상습적인 이혼에 해당했다”면서 “며느리가 아들과의 부부관계를 거부하면서 아들은 심각한 우울증을 앓아야 했다”고 주장했다. 현지시간으로 6일, 사망한 남성의 아내는 결국 경찰에 체포됐지만 아내가 어떤 진술을 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현지 경찰은 해당 사건을 조사 중이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골프장 갑질 논란’ 박수인, 사비 털어 기자회견 “캐디 눈치보며 쳤다”

    ‘골프장 갑질 논란’ 박수인, 사비 털어 기자회견 “캐디 눈치보며 쳤다”

    배우 박수인(31)이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불거진 ‘골프장 갑질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박수인은 3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63컨벤션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3일 오전 한 매체에서 보도한 기사를 본 후 저는 직접 제 이름을 밝히고 여러 언론사에 인터뷰를 했다. 하지만 해명에도 제게는 ‘갑질 논란 박수인’이라는 수식어가 달렸고 최초 기사 내용으로만 판단돼 하루종일 비난과 댓글로 인터넷 상에 도배가 됐다”고 밝혔다. 박수인은 “여전히 혼자 대응하기엔 벅차 억울함을 직접 밝히기 위해 사비를 털어 이 자리를 준비했다”며 “저는 제 솔직한 입장을 모두 공개하겠다”며 당시의 일을 상세히 전했다. 그는 “지난 6월19일 지인들 단체 골프 모임에 참석했다. 제가 수입도 없고 힘든 것을 알고 지인들이 좋은 사람을 소개시켜준다고 했고, 마침 자리가 남았다고 게스트로 초대해준 자리였다. 사고 후유증이 있었지만 친분을 쌓기 위한 좋은 취지가 있어서 약속을 취소할 수 없었다. 계산은 제 카드로 직접 할부로 결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가 사진을 여러 장 찍어서 지연됐다고 주장하지만 사실이 아니다”라며 “저는 라운딩 시작 전 한 번 찍은 것과 끝날 무렵에 노을 앞에서 단체 사진을 찍은 게 전부인데, 다같이 있던 중에 캐디는 ‘느려터졌네. 느려터졌어’ 반복했고 일행들은 우리 팀 때문에 늦는 줄 알고 쫓기듯이 플레이를 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일행과 제가 30분 넘게 대기하면서 우리 때문이 아니라 앞에서부터 밀렸다고 했더니 캐디는 ‘내가 잘못 봤네’라고 했다. 앞팀이 밀려 30분 넘게 대기했고, 캐디는 골프를 칠 때마다 사사건건 잔소리와 짜증스러운 말투로 구박했다”고 주장했다. 박수인은 “‘왜 이렇게 느려요, 빨리빨리 좀 쳐요, 공을 보고 방향을 맞춰야죠’라고 간섭하고 손가락질 하면서 ‘누가 그런 신발을 신어요’라고도 했다. 점수 계산 관련해서도 잔소리를 하고 스코어를 나쁘게 기재했다”면서 “그래서 저는 눈도 마주치기 싫어 아무 대화한 적이 없었고, 이동할 때 빼고 카트 한 번도 타지 않았고 매번 쫓기듯 빨리 치면서 맨 앞으로 걸어가야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저는 골프를 시작한지 10년 됐고, 자주 치지도 잘 치지도 못하지만 기본 룰을 잘 알고 있는데 아무 것도 모르는 초보 취급하며 처음부터 저를 무시하고 막 대했다”면서 “우리 팀 때문에 지연된 게 아닌데 ‘그래요 내가 다 잘못했네요 내가’라고 소리도 쳤다. 지인이 ‘캐디 언니가 너무 무서워서 수인이가 못치네’라고 한 적도 있었는데, 이렇게 저를 무시하고 인격적 모멸감 주는 캐디 앞에서 아무 말 못한 이유는 지인들에게 혹여나 실례될까 염려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박수인은 “저는 아무런 대응 없이 빨리 끝나길 바랄 수밖에 없었다”라며 “라운딩이 끝나고 불친절한 캐디로부터 또 다른 피해자가 발생되지 않도록 골프장 측에 말하려고 했으나 단체모임은 저녁식사까지 이어져서 이동해야 했고, 시간이 없어 말을 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저는 집에 돌아와서 지인 분들 앞에서 제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인격적 모멸감 느끼게 한 기억들 때문에 잠 한숨도 이루지 못했다”면서 “다음날 어제 있었던 사실 그대로 골프장에 말했지만, 전화를 여기저기 돌리고 연결해준다면서 끊고 같은 말을 반복하며 수십번 전화할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박수인은 “오직 원하는 건 불친절한 캐디에게 사과 한번 받는 거였는데 이렇게 무시를 당한 고객을 위해 어떻게 해줄 수 있냐 했더니 ‘방법이 없다’는 말과 전화를 끊었다”며 “인격적 모멸감과 억울함을 느낀 저는 마지막으로 골프장 측에 사과 받을 수 없다면 제가 어떻게 그냥 이렇게 무시를 당하고 넘어가느냐고 물었더니 더이상 방법이 없다 해서 마지막으로 환불이라도 해달라고 했는데 골프장 측에서 방법이 없다며 끊었다”고 밝혔다. 박수인은 “이런 대우를 받았다는 것에 대해 소비자로서 불쾌함을 느꼈고, 고객 게시판 을 찾았으나 찾을 수 없어 유명 포털 사이트의 리뷰란을 찾게 됐다”라며 “감정이 격해진 나머지 제가 리뷰에 쓰면서 과격한 표현과 정제되지 않은 표현을 쓴 것에 대해서는 공인으로서 경솔했으며 이 자리를 빌려 죄송하단 말씀드린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박수인은 “그 캐디 분께서 말씀하신 매홀마다 사진을 찍고 늑장 플레이를 했다는 건 사실이 아니며 캐디 분에게 소리를 지르고 갑질한 사실도 없다”며 “거짓된 얘기로 사실 확인도 하지 않고 쓴 매체에게 오보 기사를 정정해달라고 했지만 받아주지 않았다. 이런 억울한 입장을 많은 매체 통해 알렸음에도 골프장 측은 여러 언론사를 통해 캐디에게 갑질했다는 등 터무니없는 주장을 펼쳤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앞서 지난 23일 수도권의 한 골프장에 근무하는 캐디 A씨가 여배우로부터 ‘갑질’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보도가 나와 논란이 불거졌다. A씨는 해당 여배우가 지난 6월 라운딩을 마친 후 골프장에 전화를 걸어 캐디 비용을 환불해달라고 했고,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골프장 홈페이지에 “쓰레기”, “캐디들 몰상식에 X판” 등의 글을 남겼다고 주장했다. 이후 해당 여배우가 박수인으로 드러났다. 박수인 측 법률대리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를 최초로 보도한 매체에 정정보도를, 그리고 골프장과 캐디 측의 공식 사과를 요구한다. 이는 박수인씨의 명예권과 인격권 지키기 위한 것”이라며 “이 사건으로 인해 발생한 금전적 피해를 보상받기 위해 법적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박수인은 2002년 영화 ‘몽정기’로 데뷔해 드라마 ‘며느리와 며느님’(2008), 영화 ‘귀접’(2014), ‘아직 사랑하고 있습니까?’(2019) 등에 출연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허백윤의 아니리] 무대 위 여자들, 무대 밖 여자들

    [허백윤의 아니리] 무대 위 여자들, 무대 밖 여자들

    대학로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난설’은 조선 중기의 천재 시인 허난설헌(본명 허초희)과 ‘홍길동전’을 쓴 허균 남매의 삶을 모티브로 한다. 여성이지만 어릴 때부터 뛰어난 문장력을 보인 허초희는 남자 형제들과 함께 글을 배우며 시를 사랑하게 됐고 신분사회의 부조리에 대항한 여성으로 그려진다. 번민하는 한 인간으로서의 베토벤을 다룬 뮤지컬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에는 마리 슈라더라는 가상의 여인이 등장한다. 마리는 세계적인 건축가를 꿈꾸지만 그 시절은 여자의 설계도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남장을 하고 넓은 세상 곳곳을 누빈 마리는 멋진 건축 설계도를 남동생의 이름으로 대신 내 가까스로 전시 기회를 얻는다. 26일 막을 내린 가무극 ‘잃어버린 얼굴 1895’는 명성황후의 힘겨운 여정을 보여 준다. 여성이자 엄마, 아내이자 며느리, 또 국모의 얼굴로 치열하게 살아간 모습을 다양한 시각에서 비춘다. 오는 30일 개막할 뮤지컬 ‘마리 퀴리’는 여성이면서 이민자라는 편견을 깨고 당당히 노벨 물리학상과 화학상을 거머쥔 과학자 퀴리를 무대에 올린다. 최근 역사 속 여성을 재조명하며 많은 공감과 울림을 주는 작품들이 눈에 띈다. 남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세상에서 인정받지 못한 여성들이 현실의 벽을 피하지 않고 깨뜨리려 애쓰는 과정이 공통적인 전개다. 대단한 것이 아닌 그저 남성들이 누리는 많은 것들을 해 보기 위해 도전하고 싸운다. 그러면서 극 중 주인공 격인 남성의 삶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주거나 남성의 결정을 움직이게 하는 역할을 한다.‘난설’의 무대 위에는 허초희의 시가 가야금 선율에 얹혀 흘러간다. ‘모든 숨을 시에 담아’ 노래하는 허초희는 스승 이달, 동생 허균과 지음(知音·뜻이 통하는 벗)의 관계를 맺으며 크고 당당하게 세상을 노래하는 인물로 표현된다. ‘여자도 남자도 아닌 차림새’로 세계여행을 하는 도전적인 마리의 설정은 다소 과장돼 보인다. 하지만 청력을 완전히 잃고, 집착하던 조카와 갈등을 빚는 베토벤에게 삶의 의미를 전하는 친구로서의 역할은 분명하다. 흥선대원군과 고종 사이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며 나라의 운명을 개척하려 했던 명성황후는 그에 대한 역사적 평가나 논란과 별개로 뚜렷이 존재한다. 진정한 자아를 찾고 어떠한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으며 꿋꿋이 꿈을 향해 달려가는 인물은 작품 속에서 일종의 성공 공식으로 통한다. 역경을 이겨내는 과정을 누구나 공감할 수 있고 목표를 위해 노력하는 열정은 새삼 나 자신을 돌아보게도 만든다. 끝내 성공해 낸 인물에는 더 벅차게 감정이입이 되곤 한다. 특히 여성들의 도전은 남성들의 것보다 훨씬 많은 고민과 용기를 필요로 하고, 마주하는 역경의 강도도 커 남성들보다 극적으로 다가온다. 그러나 불꽃처럼 뜨거웠던 무대 위 여성들은 끝내 좌절한다. 극 중 허초희는 스승 이달을 잃은 뒤 억지로 혼인해 괴로워한다. 실제 그는 친정 가족들의 잇따른 비극과 자녀의 죽음, 남편과의 불화 등으로 아파하다 26세에 생을 마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상인물인 마리는 여성임이 밝혀지면서 자신의 작품이 담긴 전시회에 들어가 보지도 못하게 되고, 꿈이 좌절되자 속세를 떠난다. 명성황후의 처참한 마지막은 이미 역사에 기록돼 있다. 무대 밖은 이제 여자라서 아예 기회를 박탈당하거나 꿈을 위한 시도조차 막히는 시절은 지나, 때로는 남자들도 성별을 이유로 박탈감과 불만을 호소하는 시대가 됐다. 그럼에도 무대 위 여성들과 마음을 나누고 눈물짓게 되는 데는 크기와 종류는 다르지만 무대 밖에서 극복해야 하는 차이와 차별, 견뎌내거나 처절하게 싸워야만 하는 부당함이 여전히 곳곳에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일상에선 아직도 여성이기 때문에 느껴야 하는 폭력에 대한 근본적인 위협이 있고, 남자와는 다른 존재임을 깨달아야 하는 상황들이 생긴다. 벽과 마주하고 깨뜨리려 애를 쓰는 과정은 지금의 무대 밖 여성들에게도 주어진 길이다. 누군가 자신이 겪은 폭력을 터뜨리려면 그보다 더한 인신공격과 수모를 감내해야 한다. 이런 우리의 삶을 한참 뒤에 무대에서 그린다면 과연 그 결말은 어떻게 될까. 무대 위 여성들을 보며 궁금해진다.
  • [핵잼 사이언스] 스타워즈 ‘다스베이더 투구’ 닮았네…신종 갑각류 발견

    [핵잼 사이언스] 스타워즈 ‘다스베이더 투구’ 닮았네…신종 갑각류 발견

    인도양 해저에서 영화 ‘스타워즈’ 속 등장인물 다스베이더의 투구를 닮은 신종 갑각류가 발견됐다. 15일(현지시간) BBC 인도네시아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인도네시아과학연구소(LIPI)와 싱가포르국립대(NUS) 국제연구진은 2018년 3월 인도네시아 자바섬 서부 반텐 근처 순다 해협에서 해저 생물 조사를 하던 중 이 갑각류를 발견했다.다리 14개를 지닌 이 동물은 발견 당시 머리와 두 겹눈의 모양이 시스의 군주이기도 한 다스베이더의 투구를 빼닮아 관심을 끌었지만, 지금까지 연구에서 신종으로 확인돼 이제 ‘바티노무스 락사사’(Bathynomus raksasa)라는 학명을 정식으로 부여받았다.당시 싱가포르의 저명한 갑각류학자인 피터 응 NUS 교수와 동료 연구자들은 2주 동안 현장에서 해저 63곳을 조사했다. 이들 조사대는 해저를 끌고 다니면서 심해 생물을 잡는 그물인 저인망과 해저에 쌓인 흙을 파헤치는 준설, 그리고 다양한 형태의 해저시추 장치를 사용해 몇천 마리에 달하는 표본을 심해에서 채집했다. 이들은 게와 해파리, 어류, 연체동물, 새우, 해면, 불가사리, 우르친 그리고 심해벌레 등 총 800여종에 달하는 심해 동물 1만2000여 마리를 포획했고 그중 이번에 신종으로 확인된 갑각류 등 12종이 과학 문헌에 아직 기록되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 채집 조사는 대부분 해저 800m 깊이에서 시행됐지만, 가장 깊은 곳의 표본은 해저 2100m 지점에서 나왔다. 이번 신종 갑각류는 해저 957~1259m 사이에서 포획됐던 것으로 전해졌다.바티노무스 락사사는 생김새가 육지의 바퀴벌레나 쥐며느리를 닮았지만, 게나 새우 같은 갑각류와 더 밀접한 심해 등각류에 속한다. 이들 심해 등각류는 해저에 살면서 바닥에 가라앉은 죽은 생물의 사체를 먹으며 먹이가 없어도 꽤 오랫동안 생존할 수 있다. 대부분 등각류는 일반적으로 길이 33㎝에 달하지만, 바티노무스 락사사와 같은 일부 종은 차가운 심해에서 서식해 잡아먹힐 가능성이 낮아 50㎝까지 자랄 수 있다. 사실 바티노무스 락사사는 지금까지 발견된 등각류 중 가장 큰 바티노무스 기간테우스(Bathynomus giganteus) 다음으로 큰 종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연구에 참여한 LIPI의 카요 라마디 박사는 “신종의 발견은 분류학자에게는 물로 특히 이 종의 크기와 서식지 생태계를 확인했다는 측면에서 커다란 업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발견은 인도네시아의 생물이 아직도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을 만큼 훨씬 더 다양하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국제저명학술지 주키스(ZooKeys) 최신호(7월 8일자)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사랑이 뭐길래’ 연출 박철 PD 별세

    ‘사랑이 뭐길래’ 연출 박철 PD 별세

    1991~1992년 방영 당시 시청률 64.9%(미디어 서비스 코리아 기준)를 기록했던 MBC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를 연출한 박철 PD가 13일 별세했다. 82세. 고려대 법대를 졸업한 뒤 방송계에 입문한 고인은 1972년 김수현 작가와 손잡고 MBC 드라마 ‘새엄마’를 연출했다. 이후 ‘행복을 팝니다’(1978), ‘사랑과 진실’(1984~1985)에서도 김 작가와 함께한 뒤 1991년부터 55부작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로 시청률 60%을 뛰어넘는 대기록을 작성했다. 두 사람은 SBS ‘사랑하니까’(1997~1998)에서도 호흡을 맞췄다. 고인은 김정수 작가와도 MBC ‘엄마의 바다’(1993), ‘자반고등어’(1996) 등의 드라마를 만들어 인기를 얻었다. 2008년에는 MBC드라마넷 ‘전처가 옆방에 산다’를 연출해 현역 최고령 PD의 수식어도 더했다. 고인의 딸 나경씨가 할리우드 배우 웨슬리 스나입스와 2003년 결혼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빈소는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병원 장례식장 205호이며 발인은 15일 오전 8시 30분, 장지는 경기 양주 하늘안 추모공원이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남현씨와 아들 경연씨, 며느리 패티 림씨, 딸 나경씨가 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인도 배우 아미타브 바찬, 코로나19 확진 후 입원

    인도 배우 아미타브 바찬, 코로나19 확진 후 입원

    인도 발리우드의 톱스타 아미타브 바찬(77)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병원에 입원했다. 11일(현지시간) 바찬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검사를 받았고 병원으로 옮겼다”면서 “병원이 보건당국에 보고했고, 가족과 스태프도 검사를 받은 뒤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배우 겸 프로듀서인 바찬은 1960년대 후반 이후 190여편의 발리우드 영화에 출연해 인기를 누리고 있다. 2013년에는 리어나도 디캐프리오가 주연한 할리우드 영화 ‘위대한 개츠비’에도 출연했다. 그는 “최근 10일 동안 나와 가까이 있었던 모든 분은 꼭 검사를 받아야 한다”며 호소했다. 이후 바찬의 아들, 며느리, 손녀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바찬의 아들이자 배우인 아비셰크 바찬(44)은 같은날 밤 트위터를 통해 “아버지와 나는 경미한 증상으로 병원에 있다. 모두 동요하지 말고 침착히 계시길 바란다”면서 자신의 코로나19 감염 사실을 알렸다. 다음날 아비셰크의 아내 아이쉬와라 라이(47)와 8살배기 딸도 양성 판정을 받았다. 한편, 12일 기준 미 존스홉킨스대 집계에 따르면 인도의 코로나19 확진자는 84만9522명이며 사망자는 2만2673명이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포토] 정몽준 장남 결혼…대대로 물려입는 웨딩드레스?

    [포토] 정몽준 장남 결혼…대대로 물려입는 웨딩드레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이 지난 4일 결혼식을 올린 가운데 일반인으로 알려진 신부가 입은 웨딩드레스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몽준 이사장 내외가 40년 전 결혼식 때 입었던 웨딩드레스가 앞서 결혼했던 두 딸에 이어 며느리에게 이어진 것 아니냐는 추정이 나왔기 때문이다. 4일 오후 6시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에 자리한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서는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의 결혼식이 열렸다. 이날 신부는 앞서 시누이들이 결혼식 때 입었던 드레스와 비슷한 디자인의 웨딩드레스를 입고 나타났다. 정몽준 이사장의 차녀 정선이씨는 지난 2014년 8월 14일 결혼식 당시 모친 김영명 이사장이 1979년 7월 28일 입었던 드레스를 현대식으로 고쳐 입었다. 2016년 6월 16일 서울시 중구 소재 명동성당에서 백년가약을 맺은 장녀 정남이 아산나눔재단 상임이사 역시 어머니와 여동생이 입었던 드레스와 비슷한 디자인의 드레스를 입고 식을 올렸다. 정기선 부사장의 신부가 입은 드레스 역시 목을 감싸는 긴소매의 백색 드레스였다. 최근 결혼식을 올린 신부들이 주로 입는 화려하고 노출이 과감한 디자인의 드레스와 다르게 클래식한 디자인이다. 이날 결혼식에는 정몽준 이사장 가족을 비롯해 정몽규 회장, 정몽일 현대엠파트너스 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정일선 현대비앤지스틸 사장, 정대선 현대비에스앤씨 사장, 노현정 전 아나운서 등 범현대가 인사들과 이홍구 전 국무총리, 홍정욱 전 국회의원 등 정계 인사, 친구로 알려진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 장선익 동국제강 이사 등이 참석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구 처단은 의거”… 서북청년회 후계자들 남북 신뢰를 깨다

    “김구 처단은 의거”… 서북청년회 후계자들 남북 신뢰를 깨다

    일부 ‘서북청년’들의 난동이 계속되고 있다. 정부의 저지, 주민들의 호소에도 대북전단을 마구 살포하며 남북의 신뢰를 파탄 내고 있다. 결국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폭파됐다. 남북 관계의 이정표이자 신뢰의 상징이었으니 난동은 성공했다. ‘서북청년회’(서청)가 있었다. 해방 공간에서 극우세력의 칼과 몽둥이가 돼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테러하고 린치했던 단체다. 도저히 믿을 수 없었던 영화 ‘지슬’의 내용은 대부분 ‘서북청년’들이 제주도에서 저지른 실제 만행이었다. 약탈하고 능욕하고 토끼몰이를 하고, 학살하는 것도 성에 차지 않았다. 대검으로 할머니를 난자하고, 며느리를 겁간한 뒤 찔러 죽이고, 시신 옆에서 피 묻은 대검으로 사과를 깎아 처먹었다. 육지에선 백색테러로 민족지도자와 양심적인 지식인을 암살하고 진보적 사회단체들을 파괴했다. 백범 김구 등이 희생됐고 학생과 교사들이 린치를 당했으며 노조나 언론사가 파괴됐다. 다음은 ‘만인보’(지은이 고은)의 ‘선우기성’(전 서북청년회 집행위원장) 내용 중 일부. “이승만의 두 주먹이 돼…, 38선 이남이 떨었다, 모든 도시 촌락들, 선우기성의 대낮이 벌벌 떨어댔다.” ●“이승만의 두 주먹 돼… 38선 이남이 떨었다” 그러나 김구도 제거되고 군과 경찰이 정권의 폭력으로 자리잡자 이승만은 ‘서청’이 부담스러웠다. 게다가 그들은 더러운 비밀을 너무나 많이 알고 있었다. 제거해야 했다. ‘서청’을 이끌던 김성주의 운명은 상징적이었다. 1954년 5월 29일 김성주 사형집행 소식이 일간지에 짧게 보도됐다. 5월 6일 고등군사재판에서 사형을 선고했으니, ‘개처럼 살다가 개처럼 간’ 그의 삶은 그것으로 잊히는 듯했다. 하지만 돌아보니 의심스러운 게 한둘이 아니었다. 가족의 요청에도 군은 시신을 내주지 않았다. 5월 6일 선고 공판엔 김성주가 출정하지 않았다. 4월 7일 결심 공판에서 검찰의 구형은 징역 7년에 불과했다. 이듬해 1월 국회에 ‘김성주 살해 및 암장 사건 규명 청원’이 접수됐다. 국회는 진통 끝에 진상조사를 의결했다. 하지만 심증만 확인했지 실체적 진실에는 접근하지 못했다. ‘적법 절차를 밟지 않았다’는 이유로 헌병총사령관 원용덕 등을 처벌하라는 내용의 보고서만 채택했다. 진실이 드러난 것은 그로부터 5년 뒤, 4·19혁명 이후였다. 다음은 동아일보 1960년 8월 5일자 관련 기사의 주요 내용. 1954년 4월 16일 오후 1시 헌병총사령부 소속 지프가 3군 육군형무소에서 빠져나왔다. 지프 뒷자리엔 한쪽 눈이 실명한 듯한 미결수 한 명이 타고 있었다. 김성주였다. 지프는 아현동 한 민가에 머물다가 어둠이 깔린 뒤에야 신당동 원용덕 헌병총사령관 관저로 이동했다. 관저 앞 공터엔 지휘관용 군용천막이 있었다. 그날 밤 천막 안에서 한 발의 총성이 울렸다. 시신은 천막 인근의 헌병총사령관 방공호로 옮겨져 암장됐다. 시신은 6월 10일께 화장됐다. 김성주. 평안북도 출신으로 1946년 초 월남했다. 5월 평안남도 출신인 문봉제와 함께 탈북한 뒤 부랑하는 서북청년들을 모아 ‘평안청년회’(평청)를 결성했다. 평청은 탁월한 전투력을 발휘했다. 평청은 출범 후 남로당 기관지 해방일보 사옥 파괴 및 점거 등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후 잇따라 탈북 청년단체가 등장했다. 11월 함북·함남청년회, 황해회 청년부 등이 서북청년회로 통합됐다. 이승만, 조병옥 등은 경찰이 내놓고 저지를 수 없는 린치, 암살 등 테러를 서청에 맡겼다. 서청은 1947년 3월 1일 중도 및 좌파의 삼일절 행사를 피바다로 만들었다. 부산극장사건, 조선민주애국청년동맹사건, 정수복 검사 암살 사건 등도 서청의 짓이었다. 사회단체나 신문사를 습격했고 노조에 침투해 노동운동을 파괴했다. 그런 활동에 비례해 친일기업과 우익 정치인의 후원이 쏟아졌다. 1947년 9월 귀국한 이청천 광복군 총사령관은 우익 청년조직을 대동청년단으로 흡수하려 했다. 김구와 이승만 모두를 지지했던 선우기성 서청 집행위원장 등 다수파는 찬성했다. 이승만의 단정노선만 지지하던 문봉제나 김성주 등 강경파는 통합을 거부하고 서청(‘재건 서청’)을 이어 갔다. 테러는 더 극렬해졌다. 선거를 방해하고 독립지사를 암살했다. 5·10총선 땐 이승만을 무투표 당선시키기 위해 민족지사 최능진의 출마를 막았다. 제주도에서의 만행은 상상을 초월했다. 미군정의 실정에 지쳤던 제주도민의 민심은 1947년 경찰의 삼일절 행사 발포사건으로 돌아섰다. 육지 출신의 유해진이 새 지사로 임명됐다. 그는 4월 20일 부임하면서 서청 출신 7명을 경호원으로 대동했다. ‘서청’이 제주도로 몰려가는 물꼬였다. 그해 11월 서청제주도단이 결성됐다. 이듬해 4·3사건 이전까지 제주도에 들어온 서청 회원은 제주읍 300명, 면마다 40~50명 등 760여명에 이르렀다. ●서청제주도단 결성해 주민 학살·약탈 이들은 이승만의 사진이나 태극기를 강매하는 것은 기본이었고 멀쩡한 주민을 빨갱이로 몰아 고문해 가족들로부터 금품을 뜯어냈다. 심지어 ‘보급이 시원찮다’는 이유로 제주도 총무국장을 두들겨 패 죽이기도 했다. 이런 만행은 이듬해 4월 3일 남로당 무장대 봉기의 한 원인이 됐다. 당시 미군정청의 특별감사 결론은 이러했다. “(서청에 의존한 유해진 지사는)반복적으로 무능함을 드러냈고 폭력적으로 정치이념을 통제하려 했다.” “테러 행위를 수없이 자행했다.”(넬슨 특별감찰보고서) 정부 수립 후 이승만은 더 많은 서청을 제주도로 보냈다. ‘14연대의 제주 파병’ 문제로 터진 여순사건 직후 이승만은 서청 1000여명을 경찰이나 경찰보조원 혹은 국방경비대로 제주에 투입했다. 제주도는 피바다가 됐다. 1949년 6월 26일 김성주의 직계 안두희가 백범 김구를 암살했다. 김성주는 자랑하고 다녔다. ‘이승만의 지시를 받아 내가 안두희를 시켜 백범을 죽였다.’ 안두희 공판일에는 회원들과 떼거리로 법원에 몰려가 ‘안두희는 민족의 영웅’이라는 내용의 전단을 살포하며 석방을 요구했다. 김성주가 함께 모의했다는 ‘88구락부’ 멤버는 신성모 국방장관, 채병덕 참모총장, 장은산 포병사령관, 김창룡 특무대장, 김태선 서울시경국장, 정치 브로커 김지웅이었다. 이승만은 김성주를 멀리하기 시작했다. 김성주는 미군에 줄을 댔다. 서청 회원들과 함께 미군 극동군사령부 직속의 북파공작대인 켈로부대에서 활약했다. 미군은 보답으로 그를 평안남도 도지사에 임명했다. 문봉제를 이미 평남 도지사로 발령했던 이승만은 분노했다. 전선이 교착되자, 이승만은 김성주 소령을 예편시켰다. 1952년 2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김성주는 무소속 조봉암 후보 편으로 돌아섰다. 1953년 6월 반공포로 석방에 대해 이승만을 비난한 것이 빌미가 돼 헌병대에 체포됐다. 1954년 1월 김성주는 두 가지 혐의로 기소됐다. 국가변란이나 대통령 살해 음모. 하지만 군 검찰조차 혐의를 인정하기 힘들었다. ●김성주 살해·암장 진실 사망 5년 뒤 드러나 1960년 8월 군검합동조사단은 원용덕 자택 2층에서 한 장의 밀서를 발견했다. “김성주는 반드시 극형에 처해야 한다. 그는 외국인이 임명한 평양지사였다. 이는 반역사건이기 때문에 응분의 처벌을 받아야 한다. …국방장관에게도 말했지만, 당신에게도 명령한다. 신속하고 아주 조용하게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 2014년 9월 28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는 ‘서북청년단’ 재건추진위원회라는 단체가 등장했다. 위원장 배성관은 일베에 이런 글을 올렸다. “서북청년단원 안두희가 김구를 처단한 것은 의거였다.” 앞서 2005년엔 자유개척청년단(단장 최대집 현 대한의사협회 회장)이란 ‘서북청년단의 정신 계승’을 표방한 단체가 결성됐다. 박상학, 박정오 형제는 자유북한운동연합, 큰샘이란 단체를 만들어 대북전단 살포로 돈도 벌고 ‘명성’도 얻고 있다. 정부나 지자체가 막아도 막무가내다. 이들 앞에서 한반도의 평화는 ‘벌벌 떤다’. 그러면 현대사의 저주, 서북청년단의 망령은 무엇으로 부활하는가. 4·15총선 때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는 태구민, 지성호 등 두 탈북자를 지역구(서울 강남갑)와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했다. 김종인 통합당 비대위원장은 ‘국가적 망신’이라고 반발했다. 서북청년들을 괴물로 만든 이승만은 문봉제 서청 회장을 치안국장(지금의 경찰청장)과 교통부 장관에 중용했다. 부회장 김성주는 ‘아스팔트 위의 김창룡’이었다. 논설고문 kbc@seoul.co.kr
  • [조영학의 번역과 반역] ‘꽃며느리밥풀’에 대한 보고서

    [조영학의 번역과 반역] ‘꽃며느리밥풀’에 대한 보고서

    한국 야생화에 재미있는 이름이 많다. 열매가 갈고리처럼 달라붙어서 ‘도둑놈의갈고리’, 지린내가 나니까 ‘쥐오줌풀’, 열매가 개의 성기를 닮았다고 ‘개불알풀’…. 그 밖에 ‘광릉요강꽃’, ‘도둑놈의지팡이’, ‘개털이슬’, ‘족도리풀’들도 특이한 모양이나 특성을 따라 이름을 붙인 경우다. 사연을 담은 이름도 적지 않다. 사위질빵은 사위를 향한 장모의 사랑이 담뿍 담겨 있다. 사위가 처가에 와서 나무를 하러 가는데 너무 많이 지면 힘들다며 장모가 이 덩굴식물로 질빵을 만들어 주었다. 사위질빵은 쉽게 끊어지는 특성이 있다. 아름다운 미담만 있는 것은 아니다. 며느리밑씻개는 잎과 줄기에 작고 딱딱한 가시가 촘촘히 나 있는 풀이다. 시어머니가 며느리를 미워해서, 볼일을 본 뒤 휴지 대신 밑을 닦으라고 이 풀을 내주었단다. 이름만으로도 며느리에 대한 증오가 배어나오는 듯하다. 이현세의 만화, ‘며느리밥풀꽃에 대한 보고서’에 등장하는 꽃도 며느리밑씻개와 그다지 다르지 않다. 옛날에 며느리가 밥이 잘 됐나 보려고 밥풀 몇 알을 입에 넣다가 시어머니한테 들켰다. 시어머니는 며느리가 밥을 훔쳐 먹는다며 때려 죽였는데 그 후 며느리 무덤가에 밥풀을 닮은 꽃이 피었다. 실제로 꽃을 보면 피처럼 붉은 꽃잎 한가운데 밥풀 무늬 두 개가 선명하다. 유형은 비슷하건만, 사위질빵은 장모의 사랑을, 며느리밑씻개 등은 시어머니의 서슬 푸른 증오를 담고 있다. 백년손님 사위는 씨암탉까지 잡아 고이 모시고, 며느리는 몸종 정도로 여기던 풍습을 꽃 이름에서까지 확인하는 듯해 늘 씁쓸한 기분이다. 얼마 전 태백산에서 기생꽃을 보았다. 기생꽃은 멸종위기 2급의 희귀식물이다. 이 꽃 역시 모양 때문에 이름을 얻었는데, 희고 고운 꽃이 기생의 고운 얼굴이나 장신구를 닮았다는 것이다. 나는 귀한 꽃을 만난 기쁨에 SNS에 꽃 사진을 올리고 이름까지 달아 주었다. 얼마 후 한 여성이 댓글을 달았는데 창피하게도 난 그 댓글을 읽고 나서야 기생꽃이라는 이름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나름 성차별이나 여성비하 언어에 민감한 편이라 여겼건만 나 역시 한계가 있었던 것이다. 당시의 댓글은 “꽃 이름에 꼭 이렇게 여성비하 개념이 들어가야 할까요?”였다. 꽃 이름 갖고 웬 호들갑이냐 할지 몰라도, 호칭은 부르거나 불리는 대상의 존재를 규정하므로 모든 차별의 기본이라 할 수 있다. 며느리가 남편 식구들을 서방님, 도련님이라고 부르는 게 온당치 않은 이유도 그 때문이다. 노예제 시대에 흑인들을 학대하고 죽이고 강간하고 매매하는 게 가능했던 이유도, 노예를 사람이 아니라 가축으로 분류했기 때문이라 들었다. 꽃의 아름다움을 강조하기 위해서라지만 그 이름이 “잔치나 술자리에서 노래나 춤, 풍류로 남성의 흥을 돋우는 일이 직업인 여성”을 뜻한다면 여성 입장에서 마음이 편할 리가 없다. 며느리밑씻개의 어원은 일본 이름 “마마코노시리누구아”에서 비롯했다. 마마코는 의붓자식이란 뜻이고 시리누구아는 밑씻개를 뜻한다. 일본에서 왜 “의붓자식”이 미움의 대상인지 모르겠으나, 그걸 우리말화하면서 작명자가 굳이 며느리로 바꾸었다면 그 “남자”가 평소 여성을 어떤 존재로 여겼는지 짐작할 만하다. 우리 삶 속에는 여전히 며느리밥풀꽃, 며느리밑씻개 같은 차별의 언어들이 차고도 넘친다. 낙엽을 화냥기에 비유하고 ‘인어상 찌찌’ 운운하는 글을 쓰거나 읽고도 아무렇지 않고 심지어 박수갈채를 보내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기생꽃과 마찬가지로, 여성의 아름다움을 칭송했는데 무슨 문제냐는 투다. “모든 차별에 반대한다”는 퍼포먼스가 유행인가 보다. 거대담론에 대한 문제제기도 좋지만 내 주변에, 내 생활에, 내 의식ㆍ무의식 속에 남아있는 차별의 잔재도 한번쯤 돌아볼 일이다. 그런데 이현세는 며느리밥풀꽃이라는 이름이 실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을까. 그 꽃의 정확한 이름은 꽃며느리밥풀이다.
  • 대전 다단계 코로나 49·60번 확진자, 대구 신천지처럼 슈퍼전파자 되나

    대전 다단계 코로나 49·60번 확진자, 대구 신천지처럼 슈퍼전파자 되나

    대전 코로나19 다단계업소 관련 49번 또는 60번 확진자 발 확산이 거세지면서 대구 신천지 같은 슈퍼전파자가 될지 우려되고 있다. 19일 대전시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이 끊긴 뒤 재개가 시작된 지난 15일부터 지금까지 모두 24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중 대전 47·48번 60대 목사 부부와 이들과 접촉한 51번(50대 여성) 확진자를 제외해도 모두 49번 또는 60번 확진자와 연관돼 19명이 감염됐다. 다단계판매업소 관련 코로나19 집단감염이 수도권을 벗어나 대전에서 지방 중 처음 무더기로 발생하는 가운데 무관한 것으로 알려졌던 51번 확진자도 다른 지역 다단계판매업소와 관련된 것으로 전해지면서 지역을 긴장케 하고 있다. 49번 확진자(60·여·서구 복수동)는 서구 괴정동에 자수정매트를 판매하는 다단계판매 사무실이 있고 최근 서울 회사 등을 다녀온 뒤 2, 3차 확진자가 연달아 발생했다. 49번은 또 60번(50대 남자) 확진자와 만난 사실이 드러났다. 60번 확진자도 괴정동에 다단계판매 사무실을 두고 있고 최근 서울 회사에도 다녀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둘 중 누가 최초로 대전에 감염을 전파시킨 인물인지 불분명한 상태다. 또 둘 중 누가 더 많은 감염시킨 것인지도 현재까지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지난 16일 확진 판정을 받은 49번 확진자는 50번 확진자(40대 여자)와 점심 식사를 한 뒤 옮겼고, 50번은 56번(70대 여자)으로 감염이 번졌다. 49번은 또 KTX를 타고 서울 동작구 자녀 집도 다녀와 며느리에게 옮겼으나 며느리는 대전 집계에서 빠졌다. 49번과 60번 확진자에서 시작된 코로나19는 대전에 그치지 않았다. 두 사람으로부터 2,3차 감염된 확진자들이 충남 4명(계룡시 2, 공주시 1, 홍성군 1)과 세종 1명을 발생시켰다. 공주지역 60대 여성 확진자는 대전 57번 확진자(60대 여자)와 공주시 동학사 인근 온천시설 공간에 함께 있다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57번은 앞서 49번이 들른 미용실에 갔다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세종시에서도 40대 여성이 지난 14일 대전 55번 확진자(50대 여성)가 방문한 충북 청주 모 교회 기도원에 갔다온 뒤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로써 대전, 충남, 세종 지역 다단계업소 발 코로나19 확진자는 이날까지 모두 26명이 됐다.대전시 관계자는 “신천지 코로나 집단감염 관련 대구 31번이 슈퍼전파자인지 여전히 불분명한 것처럼 대전 49번과 60번 확진자가 다단계업소 관련 대전 최초 전파자인지, 둘 다 아닌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확진자들과 가장 많이 접촉한 것은 맞다”면서 “아직까지 다단계판매업소 관련 범위를 벗어나 코로나19가 확산되지 않고 있는 만큼 이번 주말쯤 지나면 급속한 확산 추세를 통제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허태정 대전시장은 이날 호소문을 발표하고 20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고강도 생활 속 거리두기’를 시행한다며 시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허 시장은 호소문을 통해 방문판매 등 대전지역 특수판매업소 807곳에 대해 2주 동안 집합금지 행정조치를 취하고 대전예술의 전당, 시민대학 등 시와 구에서 운영하는 공공시설을 잠정 폐쇄 조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검찰, 정의연 쉼터 소장 의혹 제기한 길원옥 할머니 가족 조사

    검찰, 정의연 쉼터 소장 의혹 제기한 길원옥 할머니 가족 조사

    서울서부지검, 16일 길 할머니 아들 내외 불러며느리 조씨 “할머니 계좌서 수천만원 빠져나가”소장 사망 전 “뼈 깎는 아픔 있어도 진실해야” 문자 검찰이 지난 6일 숨진 채 발견된 서울 마포구 정의기억연대 쉼터 ‘평화의 우리집’ 소장 손모(60)씨에 대한 자금 의혹을 제기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92) 할머니의 아들 내외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17일 길 할머니 가족에 따르면 정의연과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회계부실 의혹 등을 수사하는 서울서부지검 형사4부(부장 최지석)는 전날 오후 5시부터 11시까지 길 할머니의 양아들 황선희(61) 목사 부부를 상대로 조사를 벌였다. 황 목사의 부인 조모씨와 그의 딸은 손 소장이 길 할머니 명의 계좌에 들어온 정부 지원금과 후원금 등을 수천만 원씩 뭉칫돈으로 빼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황씨의 딸은 지난 7일 인터넷 포털에 게시된 손 소장 사망 기사에 “제 가족이 저 소장님이 할머니 은행계좌에서 엄청난 금액을 빼내 다른 은행계좌에 보내는 등 돈세탁을 해온 걸 알게 돼 금액을 쓴 내역을 알려달라 했다. 그랬더니 저런 선택을…”이라는 댓글을 달았다.조씨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길 할머니가 정부로부터 매달 350만원의 지원금을 받고 지난 2017년 국민 모금으로 모인 1억원의 후원금을 받은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할머니 통장 계좌에서 수천만원이 빠져나간 것에 대해 손 소장이 사망하기 전 ‘뼈를 깎는 아픔이 있어도 진실하게 해야 한다. (사실을) 밝혀달라’는 문자를 보내 해명을 요구했다고 했다. 검찰은 이런 주장의 사실 관계를 확인해 손 소장과 정의연이 피해자에게 지급된 지원금과 후원금을 유용했는지 밝히는 데 수사력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손 소장의 사망 경위를 수사하는 경기 파주경찰서도 조만간 황씨 부부를 면담 방식으로 조사할 계획이다. 정의연은 황씨 측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1444차 수요시위에서 “(언론과 일부 정치인이) 활동가들과 피해생존자 가족 간 갈등을 조장하고 분쟁을 즐기며 고인에 대한 모욕은 물론 살아계신 길원옥 인권운동가의 안녕과 명예에 심각한 손상을 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사회서비스원 출범 1년...국민 삶 위한 안전망 역할 입증

    대구 달서구에 거주하는 김모 씨(85)는 아들, 며느리, 손자가 모두 코로나 확진을 받고 가족 중 유일하게 음성 판정을 받았다. 중증 치매인 김씨가 홀로 격리 생활을 해야 하는 것을 걱정한 며느리가 대구시 사회서비스원 긴급돌봄서비스지원단에 의뢰해 김씨에게 24시간 돌봄서비스를 제공했다. 김씨는 초기에 배회, 소리 지르기, 불안, 공격적인 행동 등 이상행동과 정신적 증상을 보였지만, 격리 동안 돌봄서비스를 받으며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할 수 있었다. 대구 달성군에 거주하는 석 모씨는 뇌병변장애 1급을 앓고 있고 생후 9개월의 아기를 돌봐야 했다. 대구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히 증가할 때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가 중단이 되면서 석씨는 긴급돌봄서비스를 요청했다. 기존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를 받고 있던 시간대에 석씨는 긴급돌봄서비스를 받게 됨으로써 아기와 함께 평소와 같이 생활할 수 있었다. 지난 2월 중반 대구에서 코로나19 31번 확진자 발생 이후 3월 31일까지 대구지역에서 6,684명의 누적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지역 내 코로나19가 급격하게 확산됐다. 이에 보호자와 격리되면서 홀로 생활해야 할 처지에 놓이거나 민간 사회서비스 제공기관의 휴원 등으로 돌봄서비스를 받지 못하게 될 상황에 처하게 된 아동, 어르신, 장애인 등이 늘어났다. 대구시 사회서비스원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3월 1일자로 ‘긴급 돌봄지원단’ 체계로 전격 전환하고, 사회서비스원 소속 요양보호사와 지원단 모집을 통해 채용한 210여 명을 긴급돌봄에 투입했다. 긴급돌봄서비스 가동으로 ▲가족의 확진이나 자가격리로 혼자 고립된 아동, 어르신, 장애인에 대한 24시간 돌봄서비스 제공 ▲종사자 확진으로 서비스가 중단될 위기에 놓은 사회복지시설에 인력 투입 ▲돌봄이 필요한 확진자들의 24시간 병원생활 등을 지원하게 됐다. 3월 이후 현재까지 돌봄이 중단된 총 221명의 아동, 어르신, 장애인 등에게 식사와 일상생활 지원 등 서비스를 제공해 돌봄 사각지대를 해소했다. 이번에 아기와 함께 긴급돌봄서비스를 받게 된 석씨는 “아기 분유를 혼자 태울 수도 없는데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가 중단돼 막막했는데 사회서비스원 긴급돌봄서비스를 받게 되어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그 외에도 종사자 확진으로 서비스 중단될 위기에 놓은 6개 사회 복지시설에 요양보호사 등 대체인력 약 25명을 배치했으며 확진자의 24시간 병원 생활 지원을 위해 10개 병원에 약 90명의 돌봄인력을 투입했다. 사회서비스원은 공공부문이 사회서비스를 직접 제공하고 지역사회 내 선도적 제공기관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사회서비스 공공성 강화 및 서비스 품질 향상을 위해 내세운 국정과제(17-2)중 하나로 추진되고 있다. 주요 업무로는 ▲국·공립 시설을 위탁받아 직접서비스 제공 ▲‘종합재가센터’ 설립해 각종 재가서비스를 통합·연계 제공 ▲민간 제공기관의 서비스 품질 향상을 위해 재무·회계·노무 등 상담·자문, 대체인력 및 시설 안전점검 지원 ▲재난 등 발생으로 아동·노인·장애인 등에게 돌봄 공백이 발생한 경우 긴급돌봄서비스의 제공 ▲종사자의 처우개선 ▲고용 안전성 향상 등 사업을 수행한다. 현재 대구(′19년 3월 4일 출범), 서울(‘19년 3월 11일 출범), 경남(‘19년 5월 1일 출범), 경기(‘20년 1월 29일 출범) 등 각 4개 광역자치단체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올 해에는 광주, 인천, 대전, 강원, 세종 등 7개 지역에 추가로 설립될 예정이다. 또한, 2022년까지 17개 광역자치단체로 확대하여 전국단위로 공공성과 책임성을 높이는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사회서비스중앙지원단 단장 조기형은 “지난 해 닻을 올린 사회서비스원이 지역사회 내 감염병 확산이라는 위기상황에 신속히 대응해 돌봄서비스의 사각지대를 최소화하는 데에 기여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사회서비스원은 지역사회 내 선도적 사회서비스 제공기관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함으로써 국민의 건강하고 안전한 삶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강남순의 낮꿈꾸기] “나는 숨쉴 수 없다” 도처의 절규… 그들은 누구인가

    [강남순의 낮꿈꾸기] “나는 숨쉴 수 없다” 도처의 절규… 그들은 누구인가

    “나는 숨쉴 수 없다.”이 슬로건은 인종적 갈등이 여전히 첨예한 미국이라는 특별한 사회적 정황에서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는 이름의 사회변혁 운동에서 사용돼 왔다. “나는 숨쉴 수 없다”는 2014년 7월 뉴욕시 경찰관들의 가혹한 폭력에 의해 죽임을 당한 흑인 남성 에릭 가너가 한 말이다. 가너는 백인 경찰이 목을 눌러서 의식을 잃기 전까지 “나는 숨쉴 수 없다”를 11번이나 했다. 가너의 목을 조른 백인 경찰이 구속됐다가 2014년 12월 석방되자 이 말은 인종차별에 저항하는 운동의 슬로건으로 사용돼 12월 한 달에만 “나는 숨쉴 수 없다”는 해시태그가 130만번 넘게 트윗됐다. 이 슬로건은 2014년 이후 다시 2020년의 미국 전역에 산불이 번지듯 확산되고 있다. 지난 5월 25일 미니애폴리스에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는 ‘8분 46초’ 동안 백인 경찰에 의해 목이 졸리면서 “나는 숨쉴 수 없다”를 여러 차례 말했다. 이 경찰은 플로이드가 의식을 잃은 후에도 2분 53초나 더 목을 졸랐고, 결국 플로이드는 죽었다. 그의 죽음 후 “나는 숨쉴 수 없다”는 슬로건은 다시 엄청난 폭발력을 지니고 대대적인 인종차별 저항 운동으로 확산되고 있다. 그런데 ‘나는 숨쉴 수 없다’는 절규가 미국에서만 들리는 것인가. 지난 3일 아홉 살 된 한 아이 사람이 몸이 겨우 들어갈 만한 여행가방 안에 갇혀 있다가 죽었다. 이 아홉 살 사람은 부모로부터 계속 학대와 폭력을 당했지만, ‘안 맞았다’고 학대 받아 온 사실을 감추면서까지 생존하려고 애써 왔다. 결국 몸을 종잇장처럼 구겨야만 들어갈 수 있는 44x60㎝ 가방 안에서 짧디짧은, 그러나 무한히 무섭고 길었을 삶을 마무리했다. 8분도 아니고, 80분도 아니다. 420분 동안, 아니 2만 5200초 동안 ‘숨쉴 수 없다’는 소리조차 내지 못하고 결국 죽었다. 가방에 억지로 들어가 지퍼가 잠겨질 때 그 무서움은 얼마나 컸을까. 어른 사람들의 품 안에서 보호받고 사랑받으며 살아가야 할 아홉 살 아이 사람을, 그 어른 보호자들은 학대하고 질식시켜 심정지로 죽게 만들었다.그러나 미국에서 죽은 가너와 플로이드와는 달리 한국 아홉 살 사람의 ‘숨쉴 수 없다’는 그의 죽음을 추모하며 학대에 저항하는 연대 운동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흑인’이라는 집단적 범주들과 달리 ‘아이’는 스스로 집단을 구성하거나 연대하며 불의와 폭력에 저항할 수조차 없는 ‘절대적 피해자’들이기 때문이다. ‘절대적 피해자’란 자신이 피해자라는 것도 알지 못하기에 스스로를 ‘피해자’라고 명명조차 못한다. 설사 그들이 말한다 해도 사람들이 아이 사람의 말을 듣지 않는다. 소리는 듣겠지만(hearing), 정작 그 아픔과 피해의 경험을 진정으로 듣는 것(listening)은 아니라는 것이다. 2018년에 나온 통계를 보면 전국에서 아동학대 상담 건수는 3만 3532건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공식적 통계 속에 들어가지 않은 아동학대의 피해자들은 훨씬 더 많을 것이다. 여행가방 속에서 ‘숨쉴 수 없다’는 절규조차 하지 못한 아홉 살 사람처럼 무수한 아이 사람들은 ‘무섭고 숨쉴 수 없어요’라며 우리 주변에서 지금도 절규하고 있을 것이다. 아홉 살 사람의 절규뿐인가. 지난 3월 17일 제주도에서 고등학생인 한 발달장애 아들과 그의 어머니가 목숨을 끊었다. 지난 3일에는 광주에서 24살의 발달장애 아들과 그의 어머니가 고통을 호소하며 이 삶을 마무리 지었다. 그런데 이 비극적 사건에서 ‘숨쉴 수 없다’고 절규하는 이들은 누구인가. 발달장애인과 함께 삶을 매듭지은, 소위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이들은 왜 유독 ‘어머니’들일까. 가족 안에서 돌봄이 필요한 이들이 있을 때 돌봄을 전담하는 이들은 대부분 ‘여성’들이다. 어머니, 딸, 며느리, 아내 등으로 다양하게 호명되는 ‘여성’들은 가족과 사회의 우선적 ‘돌봄 제공자’의 역할을 하는 사람들로 자리매김되고 있다. 그러나 발달장애인들에 대한 ‘돌봄’을 매우 사적인 것으로 생각하고 사회나 국가가 아닌 개별인에게만 맡겨 놓을 때 무수한 사람들이 곳곳에서 ‘숨쉴 수 없다’고 절규하는 사회가 된다. 아이 사람 또는 장애가 있는 사람을 돌보는 것은 사적이고 개인적인 문제만이 아니다. 사회적이고 국가적인 책임이며 과제다. 3월 21일 광화문광장에서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회원들이 “발달장애 국가 책임제를 도입하라”는 농성을 한 이유다. 백인 경찰이 흑인 남성 플로이드의 목을 조이고 있던 그 현장에서만 ‘숨쉴 수 없다’는 절규가 있는 것이 아니다. 한국 사회 구석 구석에, 세계 곳곳에 “나는/우리는 숨쉴 수 없다”고 절규하는 이들이 있다. 가정폭력과 학대를 받는 아이 사람들의 절규, 장애인들의 절규, 발달장애인 돌봄 전담자들의 절규, 비정규 노동자들의 절규, 아무런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는 성소수자들의 절규, 학력 차별받는 이들의 절규가 쉼 없이 들리고 있다. 여기에서 ‘나는 숨쉴 수 없다’는 두 가지 의미를 지닌다. 첫째, 실질적 의미다. 사회적 주변부인들이 ‘목이 짓눌러져 숨을 쉬지 못하게 하는’ 극단적인 물리적 폭력의 현실을 드러내는 의미다. 둘째, 상징적 의미다. 다양한 형태의 혐오와 차별이 여전히 사회에 존재하고 있는 지금 개인적 또는 제도적 폭력에 문제를 제기하고 저항하고 피해자와 연대해야 한다는 ‘변혁 요청’을 상징하는 의미를 지닌다. 이러한 ‘숨쉴 수 없다’의 현장에는 다섯 종류의 사람들이 동시적으로 존재하고 있다. 첫째, ‘숨쉴 수 없다’고 절규하는 직접적인 피해자다. 그렇다고 해서 ‘피해자-일반’이 있는 것은 아니다. ‘피해자’라는 표지를 붙이지만, 매번 그 피해 현장에서 일어나는 것은 대체 불가능한 생명들의 고유한 절규다. 우리는 매 ‘피해’ 정황을 언제나 ‘처음 피해’처럼 대해야 한다. ‘피해자-일반’이라는 범주를 만들자마자 피해자가 지닌 개별성의 얼굴은 사라지게 된다. 표면적으로 유사한 폭력에 의해 희생을 당한 피해자들 중에는 ‘숨쉴 수 없다’는 말조차 하지 못하는 ‘절대적 피해자’들도 있다. 둘째, 누군가가 숨쉴 수 없도록 폭력을 주도해 물리적 죽음 또는 사회적 죽음을 가하는 ‘직접적 가해자’다. 직접적 가해자들 중에는 타자에 대한 폭력과 차별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는 개인들도 있고, 제도적 권력의 보호 아래 권력에 기대어 지배적 힘을 행사하는 ‘탈개인화’된 이들도 있다. 셋째, 가해자들 곁에서 그 가해자가 가해를 행하도록 묵인하든가 조력하며 친구 또는 동료라는 이름으로 그 가해에 가세하는 ‘간접적 가해자’들이다. 이들은 우정 또는 동료애를 발휘함으로써 ‘간접적 가해자’가 된다. 넷째, 누군가의 절규를 보고 듣지만 자신과 상관없는 ‘남의 일’로 생각하는 ‘무관심한 방관자’들이다. 이러한 무관심한 방관자들에 의해 ‘절규의 상황’은 유지되고 ‘자연스러운 것’으로 된다. 안토니오 그람시가 “나는 무관심한 자들을 미워한다”고 한 이유다. 다섯째, 이러한 절규를 보고 들을 때 가해자에게 그 폭력 행위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고 저항하며, 피해자와 연대하는 사람들이다. 나는, 우리는 이 다섯 종류의 사람 중에서 어떤 사람인가. 그런데 우리가 기억할 것이 있다. 현실 세계에서 이러한 다섯 종류의 사람들이 결코 고정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한 인간으로서 나는 어떤 정황에서는 피해자가 되기도 하고, 가해자가 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인종차별의 피해자인 사람이 젠더 차별이나 성소수자 차별의 가해자가 되기도 한다. 의도적이고 의식적인 가해자가 있기도 하고, 다양한 차별 문제에 무지해 가해자가 되는 이들도 있다. 가해자를 묵인하고 조력하기도 하는 동조자가 되기도 하고, 이런 문제 자체에 무관심한 방관자가 되기도 한다. 동시에 그 피해의 정황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저항하고 피해자와 연대하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 인간은 대부분 다양한 정황에서 이러한 다섯 유형 사이를 오가며 살아간다. 그런데 자신의 인간됨을 지켜 내고, 모두가 ‘함께 살아감’의 세계를 가꾸어 내기 위해서는 ‘숨쉴 수 없다’는 절규에 대한 예민성을 기르고, 피해자와 연대하며, 폭력과 불의에 저항하는 사람이 되는 연습을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 도처에서 ‘숨쉴 수 없다’고 절규하는 이들이 있는 이 현실세계에 ‘창의적인 개입’을 할 때 비로소 ‘함께 살아감’이라는 과제를 조금씩이라도 수행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글 텍사스 크리스천대, 브라이트 신학대학원 교수 그림 김혜주 서양화가
  • 비혼 맏딸 독박 간병

    비혼 맏딸 독박 간병

    아픈 부모 돌봄 며느리서 딸의 몫 회사까지 그만두고 곁에 있지만 돌아오는 건 심술에 가까운 행동 유독 여성들만 ‘돌봄 노동’ 대물림 다른 가족 구성원은 왜 외면할까TV, 영화에 등장하는 아픈 노부모와 돌보는 자식 간의 관계는 극적이다. 갈등, 반목이 이어지다 눈물 젖은 화해로 끝맺는다. 그러나 어디 실제 삶이 이렇게 극적인가. 실은 화해는 잠깐이고 갈등은 영원하거나, 화해 없이 잠복한 갈등만이 상존할 가능성이 크다.일본 작가 시노다 세츠코의 ‘장녀들’은 중편 분량의 소설 세 작품에 초고령 사회의 사각지대를 그렸다. 상황은 조금씩 다르지만 비혼으로 사는 딸이라는 이유로 집안의 갖은 소일과 돌봄노동을 떠안은 여성들이 등장한다. 2010년 65세 이상 고령 인구의 비율이 전체 인구의 21%에 달하는 초고령 사회로 진입한 일본에서는 이 같은 ‘개호소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개호는 돌봄노동을 가리키는 일본어다. 워킹 우먼의 고군분투를 그려 낸 ‘여자들의 지하드’로 나오키상을 수상했던 시노다는 이번엔 치매 노모를 20년 이상 개호한 자신의 경험을 소설에 녹였다. 소설 속 ‘장녀들’의 돌봄노동은 전과 다른 양상을 띤다. 이전에 일본 사회에서 노인의 돌봄노동을 담당하는 것은 주로 며느리였다. 수록작 ‘퍼스트레이디’ 속 게이코의 어머니는 골다공증으로 자리보전한 시어머니의 수발을 헌신적으로 해 왔다. 그러나 세대가 바뀌자 아픈 어머니를 돌보는 일은 1인 가구인 장녀의 몫이 됐다. 결혼한 동생들은 각자의 가정을 돌보느라 부모를 돌볼 겨를이 없고, 어머니에게 자신의 분신과 같은 장녀는 현실적으로 만만한 대상이다. 마음의 거리가 ‘0’에 가깝다는 것은 이들 장녀들의 돌봄노동을 더욱 힘들게 하는 요인이다. 부모들이 며느리에게라면 절대 하지 않을 심술에 가까운 행태도, 맏딸에게는 거침없이 내보이기 때문이다. ‘장녀들’ 속 여성들에게 돌봄노동은 부모와의 다툼으로 그치지 않는다. 밥벌이마저 내려놔야 하는 지독한 굴레로 작용한다. ‘집 지키는 딸’ 속 나오미는 절대 간병인은 들이지 않겠다는 어머니의 주장에 21년간 다니던 회사를 퇴직한다. 그러나 그런 부모를 오롯이 이해하는 것도 장녀들이어서 이들에게 운신의 폭은 더더욱 좁다. 지역 유지인 아버지의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수행하며 집안의 대소사를 처리하는 게이코에게 자신의 삶이란 없다. 그러나 그는 중상류층 의사 집안에 시집 와 남편 위주의 질서에 편입되기를 거부하던 어머니의 마음을 이해한다. 평생 자식들을 돌보았던 부모, 늙은 부모를 돌봐야 하는 자식 간의 화해는 애시당초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시차를 두고 일방향적인 관계가 계속되는 탓이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여성들이 육아를 책임졌듯, 돌봄노동이 비혼 여성의 몫으로 고스란히 환원되는 구조에 대해서는 재고해 볼 필요가 있다. 국가가 육아라는 노동에 많은 재화와 서비스를 제공하듯, 부모에 대한 돌봄의 영역에도 지원이 필요한 것은 물론이다. 더불어 가정 내에서 대물림되는 여성의 돌봄노동에 대해 소설은 많은 시사점을 제공한다. 왜 돌봄의 부담이 여전히 균일하게 돌아가지 않는가. 남편과 아내, 딸과 아들까지, 가족 구성원으로서 책임을 방기하지 않았는지 되돌아보게 하는 소설이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그림 그리듯 138통 영어편지, 참전용사에 “생큐”

    그림 그리듯 138통 영어편지, 참전용사에 “생큐”

    한국전쟁 70주년 ‘6037 캠페인’ 동참 에티오피아 참전용사 138명에 손편지며느리가 번역해 준 영어 따라 그려“한국전쟁 때 목숨을 걸고 자유와 평화를 지켜 준 에티오피아 참전용사들이 코로나19를 무사히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경북 칠곡군 석적읍에 사는 최삼자(73) 할머니는 3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전쟁 70주년을 앞두고 코로나19 때문에 고생하는 에티오피아 한국전 참전용사들을 위한 마스크 보내기 운동에 동참하게 돼 매우 기쁘다”며 이렇게 말했다. 최 할머니는 최근 칠곡군이 추진 중인 ‘6037 캠페인’에 참가해 생면부지의 에티오피아 한국전 참전 노병 138명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손편지를 일일이 썼다. 칠곡군의 ‘6037 캠페인’은 한국전 참전 에티오피아 용사 6037명 가운데 생존자 138명과 유가족들에게 코로나19 방역 마스크를 전달하기 위한 캠페인. 이 캠페인은 백선기 칠곡군수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70년 전 전쟁에 참전한 에티오피아 젊은이들은 253번의 전투에서 모두 승리를 거두며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지켰다”며 “지금 에티오피아는 코로나19로 더 큰 어려움에 부닥쳐 있다. 검사 키트와 마스크조차 없다. 이제 우리도 마음을 모아 6037개의 마스크를 보내려고 한다”고 설명한 게 계기가 됐다. 최 할머니는 이 소식을 접하고 생존해 있는 참전 용사들에게 마스크 보낼 때 감사의 편지도 함께 보내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손편지를 쓰기로 마음먹었다. 영어를 모르는 최 할머니는 우선 한글로 편지를 쓴 뒤 권지영 미국 텍사스주립대 경제학과 교수에게 번역을 맡겼다. 권 교수는 할머니의 며느리다. 그는 며느리의 번역문을 보고 마치 그림을 그리듯 영문 편지를 썼다. 138통을 쓰는 데 꼬박 일주일이 걸렸다. 할머니는 인터뷰 도중 통통 부은 오른손을 내밀어 보이며 “꼬부랑 글씨로 편지를 쓰느라 이렇게 됐다”고 자랑했다. 최 할머니의 편지에는 “면 마스크의 필터를 매일 바꿔서 사용하시고 늘 건강하시고 코로나19를 이겨 내십시오. 행복하십시오. 사랑합니다”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이렇게 작성된 편지는 지난달 말 칠곡군에 전달됐다. 에티오피아에 보낼 필터 교체용 면 마스크 제작 봉사활동에도 참여했던 최 할머니의 이런 특별한 손편지는 오는 11일쯤 주한 에티오피아대사관을 통해 참전용사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한국전쟁에 참전한 에티오피아 군인은 모두 6037명이며 이 가운데 122명이 전사하고 500여명이 상처를 입었다. 글 사진 칠곡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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