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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석영의 맛따라 추억따라](1)잃어버린 먹거리

    내가 잃어버렸다고 하는 것은 지금은 먹을 수 없다거나 만들 수가 없다는 말은 물론 아니다.그때의 맛이 나지 않는다는 소리다.사람이 변했든지 세월이변했든지 했을 터이다. 나는 다 알려져 있듯이 만주에서 태어났고 해방이 되면서 외가가 있던 평양으로 나와서 다섯 해를 살았다.따라서 기억이 나는 것은 평양에서의 한 두해가 될 것이다.태어나자마자 줄곧 피난 길이었는데 이것은 전쟁이 끝날 때까지 팔 년 동안이나 계속 되었다. 평양에서는 이른바 적산집이라고 일본인이 버리고 간 이층 목조 집에서 살았는데 가파른 나무 계단과 모든 방마다 다다미가 깔려 있던 게 생각난다.방안쪽에는 또한 일종의 붙박이 벽장인 오시이레가 있어서 혼자 들어가 숨기에맞춤했다.오시이레 안에서는 나프탈린 냄새가 났다.그 냄새는 우리 가족이륙색이나 봇짐을 지고 이리 저리 남한의 산하를 돌아다닐 적에도 내내 따라다녔던 냄새였다. 우리 식구가 아버지의 취직으로 남한으로 내려올 때 삼팔선을 넘었는데 해주의 어느 사공 집에서 저녁을 먹었던 일이 어렴풋하게 남아 있다.갯가에서 흔하게 주을 수 있는 작은 게를 장에 조린 반찬이 신기했다.앙징맞게 작았지만집게발과 두 눈의 생김새가 그대로 있는 통째로의 게여서 입 안에 넣기가어쩐지 징그러웠다. 나는 나중에 어른들에게 듣고서야 거기가 개성의 피난민 수용소임을 알았는데,지금 기억에 남은 건 운동장의 무너진 담 사이로 보이던 작은 언덕에 봉긋봉긋 솟아난 한아름 크기의 새 무덤들과 그 앞에 사이다 병에 꽂아놓은 들꽃들이다. 만주에서부터 육로로 나온 일본인 귀환자들이 많았다는데 대부분의 작은 무덤은 그들 어린 아이들의 것이었다고 한다.내게는 다만 사이다 병에 꽂힌 들꽃들이 선명하게 기억 속에 남아 있다.서울에 와서도 효창동의 일본집들이가득찬 골목에서 세를 들었는데 분위기는 평양의 이층 집과 비슷했던 것 같다.하여튼 그 시절에 길 위에서도 새로운 고장에 도착했을 적에도 언제나 어른이 내 손에 쥐어준 것은 김밥이었다.그냥 밥 몇 술을 펴담고,조글조글하고아작아작한 (단무지가 아니라)다꾸앙을 길게 박아서 마른 김 한 장에 둘둘만 김밥은 어린내 눈에 굉장히 커 보여서 아마도 오랫동안 손에 쥐고 자다깨다 하면서 먹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오래된 일본식 집에 가서 무심코 오시이레 문을 열면 나프탈린냄새가 떠오르고 다꾸앙과 김밥 냄새가 나곤 했다.그 김밥은 요즈음에 패스트푸드가 되어버린 체인점의 김밥과는 달랐다.그 뒤 전쟁이 터지고 다시 피난길에 오르면서부터 김밥의 속이 달라지고 주먹밥이나 개떡을 먹는 일이 흔해졌지만 나중의 일이다. 해방 뒤부터 전쟁 때에는 물론이고 전후에도 오랫동안 양식이 부족해서 도회지에서는 밀가루로 연명하는 날이 많았다.어머니는 언제나 없는 재료로 아이들이 좋아할 뭔가 색다른 반찬들을 만들어내야 했다.그럴 적에 등장했던 것이 바로 ‘장떡’이었다.훨씬 뒤인 칠십년대에 와서야 어머니가 정식으로 어릴 적에 할머니로부터 전수 받은 진짜 장떡을 먹어보고서야 당시의 그것이얼마나 엉터리였는지를 알았다.어머니가 당시에 된장국과 김치 한 보시기를달랑 올려놓기가 거북했을 때에 급조했던 장떡은 우리 형제들에게는 대단한특식이요 별찬이었다.어머니가 부엌에서 장떡을 지지는 냄새를 풍기면 우리어린 것들은 둥그런 밥상 주위에서 야,장떡이다 장떡! 하면서 맴돌았다. 어머니가 급히 지져낸 장떡은 사실은 고추장떡이었다.밀가루를 묽게 반죽해서 거기에 고추장을 타고 그때 그때 눈에 띄일 때마다 파나 마늘이나 풋고추를 썰어 넣고 지진 기름끼가 도는 음식이었다.이것은 지져낸 당시에 방금 먹지 않으면 나중에는 흐물흐물해져서 풀때죽이 되어버리고 만다. 대개 장떡은 이북 음식으로 알려져 있는데 지방에 따라서 고추장을 넣든가된장을 넣든가 아니면 둘 다를 섞어 조리하기도 한다. 평안도나 황해도에서는 된장을 주로 쓰는데 밀가루와 찹쌀을 섞어서 맛을 돋굴 마늘이나 부추 또는 깻잎 등을 다져 넣고 시루에 쪘다가 한 낮의 햇볕에한 사날 말려서 갈무리해두고 먹을 때마다 참기름이나 들기름에 지져 먹는다. 개성에서는 햇된장을 건질 적에 아예 장떡 조리용으로 소금을 치지 않고 두었다가 찹쌀가루와,다진 쇠고기며,깨,파,마늘 고춧가루 참기름을 섞어서 동그랗게 빚는다.그리고 앞서와 같이 말리거나 쪄두었다가 지져 내지 않으면구워서 낸다.여기서는 햇된장에 고춧가루를 섞는 것이 특징인데 그냥 고추장떡 보다 훨씬 맵쌀한 게 특징이다. 미나리와 부추를 섞어서 밀가루와 멸치가루 등속을 넣고 파 마늘 다진 것에고춧가루나 고추장을 버무려 동글납작하게 빚어서 담백하게 그냥 즉석에서쪄먹기도 한다. 똥그랑뗑처럼 다진 쇠고기나 다진 돼지고기를 역시 으깬 두부에 섞어 된장고추장과 밀가루에 반죽해서 기름에 지져내기도 한다. 얼마 전에 큰 아이가 장가를 갔는데 사돈 댁의 법도에 따라 우리 집에 오면서 ‘이바지’ 음식을 며느리 손에 들려 보내왔다.한과니 전이니 과물이니는 제사 때 보던 것과 같은데 유난히 눈에 띄는 음식이 있었다.그것이 바로 사돈댁의 고향인 강화의 수수장떡이었다.수수를 빻아다가 찹쌀을 섞고 된장을넣어 부추와 마늘을 다져 넣은 것이었다.며늘아이가 말하기를,수수장떡의 주의할 점은 반죽할 때 절대로 물을 타지 않는다는 점이란다.된장과 부추의 물기로 반죽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색깔을 보니 어두운 회색 빛인데 속으로부추의 푸른 빛이 어른거린다.강화의 장떡은 다른 지방과는 달리 수수로 빚으면서 그냥 날것인 채로 햇볕에 말린다는 특징이 있다.꾸덕꾸덕하게 한나절 햇볕에 말린 다음 그대로 쪄서 먹거나 역시 참기름에 지져 먹으면 된다.아이들에게는 조부모가 되는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조촐한 젯상을 차리고 ‘이바지’ 음식을 드리고 참배했다. 그때 물이 스미는 것처럼 영등포의 그 작은 집 안방의 가난했던 밥상이며 어머니가 부엌에서 음식을 만들던 생각이 났다. 방은 두 칸이었고 마루방 하나가 딸려 있었는데 부엌은 비좁은 편이었다.시멘트로 바른 부뚜막에는 중간 크기의 쇠솥 두 개가 걸려 있었고 부엌 문 앞의 처마 밑에 숯을 사용하는 풍로가 있었다.어머니는 두 솥에다 밥과 국을짓고 풍로는 아궁이의 잔불이 사라진 다음에 밑불로 타다 남은 숯을 작은 부삽으로 꺼내어 풍로에 옮기고는 그 위에서 석쇠로 생선을 굽거나 찌개를 끓이거나 번철에 뭔가 지지곤 했다.나는 누나와 함께 가끔씩 부엌에서 어머니를 도와 잘 붙지 않는 밑불을 살리노라고 풍로를 돌리곤 했다. 우리는 비 오는 날이나 또는 일요일 오후에 어머니가 부엌 봉당에 주저앉아밀가루 부침개를 붙이거나 고구마를 삶거나 할 때에 나직하게 부르던 노랫소리를 기억한다.일본 노래도 부르고 전쟁 때에 나온 유행가도 불렀다.어머니는 당시 표현대로 교육을 받은 신여성 인텔리였다.그래서 나중에 전후의 가난이 어느 정도 가셨을 때에는 요리책에 나온 특별한 서양 음식도 해주곤 하였다. 제를 끝내고 아이들과 둘러앉아 물린 상을 먹으면서 그제서야 실로 몇 십년만에 장떡을 먹어 보았는데 어쩐지 물컹하고 아무런 맛도 없어서 저도 모르게 구워낸 굴비쪽으로만 젓가락이 가는 것이었다.아이들은 더해서 한 점을밥 위에 올려 놓고 떼어 먹는 품이 못내 내키지 않는 양이다.그래도 보낸 쪽의 성의와 어머니에 대한 기억이 더해져서 서너 점을 먹고나니 밥이 한참이나 그릇에 남았는데도 벌써 배가 불렀다.수저를 놓고나서야 장떡의 미덕을알게 된다.밥을 보통 때보다 적게 먹었는데도 어쩐지 덧부룩하고 든든한 느낌이었다. 어머니는 내가 광주에 살던 시절 모시고 있었는데 광주사태 있고나서 내가당국의 권유로 제주도에 유배 비슷하게 머물던 그해 겨울에 돌아가셨다.암이라서 식구들도 모두 포기하고 병원에서 모셔내다가 진통제나 놓아 드렸다.아내가 내게 ‘노티’가 뭐냐고 물었다.글쎄…그게 뭘까,했더니 그네가 말했다.어머니가 돌아가시기 며칠 전에 몇번이나 말씀하셨다는 것이다. 노티를 꼭 한 점만 먹고 싶구나.
  • 정형근의원, 호남 며느리 맞아

    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의원이 오는 27일 호남출신 큰 며느리를 맞아들일예정이어서 화제다. 정의원은 15일 전북 부안출신으로 성악을 전공한 백모씨를 큰 아들 도현(導鉉·26)씨의 배필로 맞게됐다고 소개하며 “이번 혼사를 계기로 영·호남 화합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그는 “안사돈의 친동생이 서울 법대 동기동창인 조상훈(趙商勳) 터키대사라는 것을 나중에 알았다”면서 “참으로 묘한 인연”이라고 활짝 웃었다. 최광숙기자 bori@
  • 이민영, KBS 일일극 ‘좋은걸 어떡해’ 출연

    “미워하시면 안돼요” 탤런트 이민영의 하소연이다. 이민영은 내달 1일부터 방송하는 KBS 1TV의 일일극 ‘좋은 걸 어떡해’ (최윤정 극본 김용규 연출)에서 ‘타고난 여우’ 장미주 역을 맡았다.미주는 후기 대학 영문과를 졸업했지만 영어 한마디 못한다.백수생활을 영위하지만 둘째 딸을 끔찍이 아끼는 어머니(양희경)로 인해 하나도 꿀림이 없고 집안 허드렛 일은 자기가 알 바 아니다. 엄마가 경영하는 제과점에 앉아 온갖 일에 간섭하면서 약간 푼수끼가 있는엄마를 원격 조종,자신이 원하는 것은 다 얻어낸다.하지만 다른 어른들 앞에서는 아주 예의바르고 싹싹해 살살 녹는 솜사탕 같은 며느리감이다. 이민영은 그동안 자신이 맡아왔던 배역과 너무 이미지가 달라 걱정이 크다. “그래도 이제는 변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했어요.그래야 시청자들도 질리지않고 저 자신을 위해서도 변화가 필요해요” 그는 이번 배역을 위해 그동안 쭉 유지해 온 생머리에 웨이브파마를 하고화장도 핑크빛이 나는 밝은 톤을 즐겨 쓴다.톡톡 튀는 이미지를 위해 발성연습까지시작했다.가장 큰 결심은 이번 기회에 성격도 바꿔 볼 생각을 하는점이다. “제 성격이 내성적이예요.그래선지 불운하고 내성적인 역할을 맡으면 저자신도 더욱 힘들어지더라구요.주위 선배들이 제 성격을 바꾸기 전에는 계속그럴 거라고들 하세요.그래서 발랄한 역을 해보고 싶었는데 이미지가 굳어져서인지 청순가련형만 들어오더라구요” 이민영은 지난 94년 MBC 25기 공채로 탤런트 생활을 시작한 이래 2개월 이상 방송활동을 쉬어본 적이 없다.MBC 일요아침드라마 ‘짝’으로 시청자들에게 얼굴을 익혔고 농아역을 했던 수목드라마 ‘내가 사는 이유’,최근에는 KBS 아침드라마 ‘만남’ 등을 차례로 해왔다.그동안 잔병치레 없이 버텨온자신이 대견하지만 한두달 쉬면서도 불안해하는 모습에서 자신의 소심함을절감했다고 한다. 그가 좋아하는 여배우는 줄리엣 비노시.특히 ‘퐁네프의 연인들’의 비노시가 맘에 든다고.시간이 나면 중·고등학교 친구들을 만나는 것이 낙이다. 전경하기자 lark3@
  • 趙南起 中정협부주석 내한

    조선족 출신으로는 중국내 최고위급인 중국 인민정치협상회의(政協) 전국위원회 조남기(趙南起·74)부주석이 24일 김포공항을 통해 방한했다. 김봉호(金琫鎬)국회부의장 초청으로 방한한 조 부주석은 내달 3일까지 10일간의 한국에 머물며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박태준(朴泰俊)총리를 비롯한국내 정·재계 인사들을 두루 만나 양국간 우의증진 및 국내기업의 중국 투자문제 등을 협의한다. 이날 중국측 대표단엔 마오쩌둥(毛澤東)의 며느리 장쇼화(張邵華) 인민해방군 소장 등이 수행했다. 조 부주석은 방한 첫날인 이날 박준규(朴浚圭)국회의장과 민주당 서영훈(徐英勳)대표,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자민련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를각각 예방하고 양국간 선린우호 증진방안 등 상호관심사를 논의했다. 조 부주석은 25일부터 이헌재(李憲宰)재경부장관과 정주영(鄭周永)현대그룹명예회장,정몽구(鄭夢九)현대자동차회장,구본무(具本茂)LG회장,이수빈(李洙彬)삼성생명회장 등 재계 수뇌들과 면담을 갖고 충북과 경북,제주도를 방문한 뒤 내달 3일 출국한다.오일만기자 oilman@
  • 평양 리포트/(하)월·납북 인사 행적·최후

    김흥곤 선생(76·북한평화통일촉진협의회 고문)은 남한 현대사연구자들이가장 만나고 싶어하는 재북 인물중 한 사람이다.그는 전남 광주 출신으로 약관 22세 때부터 조소앙(임정 외무부장) 선생의 비서로 활동했다.48년 4월 남북연석회의때는 조 선생을 수행해 평양에 다녀왔고,50년 9월 15일 미군의 인천상륙후 인민군의 후퇴때 조 선생 등 임시정부 요인들과 함께 북행길에 올랐다.그는 지난 56년 7월 조소앙을 중심으로 안재홍,엄항섭(임정 선전부장),오하영(민족대표 33인중 1인),최동오(임정 국무위원),송호성(광복군·국방경비대 총사령관),김효석(자유당시절 내무장관)등 남한측 인사들이 조직한 북한 ‘평화통일촉진협의회’(이하 통협)에 참가해 현재 이 단체의 고문으로있다.그는 재북 임정요인들의 북에서의 삶과 최후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인물이다.4월 7일 오후 5시 평양 보통강호텔 면담실에서 어렵게 선생을 만났다. ●증언을 결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선생님의 증언은 우리 현대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될 것입니다. “남에서 온 기자선생을평양에서 만나게 되니 반갑습니다.민족주의 애국인사들의 운명에 대해 제가 70평생 체험한 이야기를 하려 하니 정확히 보도해주기 바랍니다”●선생님께서는 어떤 인연으로 조소앙 선생의 비서가 되셨습니까. “일제하 광주사범학교 3학년때 2종 교원시험에 합격해 교원생활을 했는데학생들에게 조선어 공부를 시키다가 43년 반일교원으로 몰려 파면당했습니다.독립운동가 출신 당숙의 소개로 서울 백남운 선생댁에 피신해 있었는데 해방후 임정요인들과 함께 귀국한 조 선생이 비서를 구하면서 내 얘기를 들으시고 비서로 삼으신 겁니다”●48년 남북연석회의에 참가하셨을 때 일들을 소개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때 남의 좌익세력들은 비법적으로 배를 타고 해주로 들어갔지만 민족주의 세력은 합법적으로 올라갔습니다.김구,김규식(임정 국무위원),조소앙,조완구(임정 국무위원) 선생 모두 자기 차로 평양에 가서,그 차로 돌아다니다가 내려가셨습니다.연석회의에 대한 국민들의 성원은 대단했습니다.참가자들에게 양복 와이셔츠도 해주고 과일,사이다 같은 것을안겨주면서 열렬히 환송했습니다”. ●남에서는 남북연석회의가 실패했다고 보는 학자들도 많습니다.오늘의 관점에서 남북연석회의를 평가하신다면? “그것은 우리 역사상 공산주의세력과 민족주의세력이 합작 단결을 과시한최초의 대민족회의라고 할 수 있습니다.지금도 평화통일하자면 이념을 떠나민족이 대단결하는 것 밖에 다른 방도가 있습니까.앞으로도 민족통일을 이룩하기 위해서는 북남연석회의에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남북연석회의에 대해 남한의 보수진영 학자들은 ‘남북협상은 전적으로 북측에 이용당했다’는 입장이다.반면 진보진영에서는 ‘남북협상 가운데 남북연석회의는 그런 측면이 있지만,이어 열린 남북요인회담(4김회담 포함)은 통일정부수립을 위한 남북한의 민족적 노력이었다’고 평가하고 있다-편집자주]●정정화 여사의 회고록 ‘녹두꽃’에는 김 선생님께서 50년 9월 인민군이후퇴할 때 안재홍,조소앙 선생을 모시고 평양까지 후퇴한 것으로 나와있는데,후퇴과정과 그때의 민족주의 인사들의 모습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남쪽에서는대부분 이 분들이 강제로 납북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면 선생들을 모시고 올라온 내가 납치범이란 말인가.당시 그 분들은‘남북협상파’ 세력이라고 불렸습니다.그분들은 ‘남북 국회가 우선 통합해서 통일헌법을 채택하고 50년 8·15를 기해 통일정부를 세우자’는 평화통일방안을 50년 6월 26일 국회에 상정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습니다.이런 상황에서 6월 25일 전쟁이 난 것입니다.전쟁이 터진 후 조소앙 선생은 ‘우리가 조금만 빨리 평화통일방안을 통과시켰다면 이런 유혈전쟁이 없었을 텐데’하고 통탄해 하셨습니다.9월 15일 미군이 인천에 상륙했습니다.남북협상을 주장하시다가 김구 선생이 희생당하신 것을 알고 있는 저로서는 ‘외국군 철수와 평화통일’을 일관되게 주장해온 민족주의 애국인사들의 안위를 걱정하지않을 수 없었습니다.조 선생께서는 빨리 유혈전쟁을 그치고 평화통일을 위해 무엇인가 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셨고 전쟁이 그리 오래 가리라고는 보지않으셨습니다.이남 언론에서는 우리가 개성에서 서흥,봉산을 거쳐 대성산으로 갔다고 보도했는데 우리는 미국대사관에서 노획한 차를 타고 임진강 수중다리를 거쳐 다른 길로 왔습니다”[이에 대해 서중석교수(성균관대·현대사전공)은 “당시 북행길에 오른 사람들은 개인마다 차이가 있다.조소앙·김규식·원세훈 등 중도우파 계열의 인사들이나 친일파로 지목된 이광수·백관수 등은 납북됐다고 볼 수 있다.반면 ‘국회프락치사건’ 관련자 등은 자진월북했다고 봐야 한다”고 말한다.당시 김씨처럼 남측인사들의 북행길에 동행했던 신경완씨(가명·80년대 망명·98년 작고)의 증언집 ‘압록강변의 겨울’에 따르면,서울을 점령한 6월 28일 노동당 군사위는 남한내 주요인사들을 포섭,재교육하여 통일전선을 강화키로 결정하고 미처 피난을 가지 못한 요인들을 연행,체포했으며,9월 15일 연합군의 인천상륙후 후퇴하면서 평양에서 재교육을 받고있던 남측요인들을 데리고 자강도 만포까지 후퇴한 것으로 돼 있다-편집자주]●평양에 도착해서는 어디로 가셨습니까? “당시 평양 대동강 남쪽에 국제전화중계소가 있었습니다.그곳은 국제적으로 등록된 곳이라 폭격을 안하게 되어 있습니다.우리는 9월 20일 평양에 도착해서 국제전화중계소 인근 농촌에 머무르고 있었습니다.동네 아주머니들이 음식을 해와서 융숭하게 대접받은 후 백선을 두른 특별열차를 타고 강계까지 갔습니다”●북으로 간 민족주의 인사들은 박헌영,이승엽사건과 56년 ‘종파사건’이나면서 큰 고초를 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최근 공개된 58년 10월 6일평양주재 러시아대사 푸자노프의 ‘업무일지’에 따르면 “58년 9월 30일 동료들로부터 비판을 받은 조소앙 선생이 대동강에 투신자살했다”고 기록돼있습니다.사실입니까? “전혀 사실과 다릅니다.조 선생이 별세하신 것은 58년 9월 10일입니다.별세하실 때까지 조 선생은 상급(장관급) 대우를 받으면서 상(장관)들이 사는평양 흥부동 4호주택에 사셨습니다.별세하실 무렵 선생은 학질을 심하게 앓아 많이 쇠약해 있었습니다.별세 전날인 9·9절 술을 드시고 10일 새벽 대동강으로 산보를 나가셨다가 현기증을 일으켜 물에 빠지셨는데 겨우 정신을 차려 집에까지 오셨습니다.그길로 남산병원에 입원했는데 그만 운명하시고 말았습니다.병원에서는 사망원인을 학질로 진단했습니다”●김규식 선생의 마지막 모습을 전해 주십시오. “김 선생께서는 50년 12월 10일 만포 적십자병원에서 운명하셨습니다.머리 뒤에 혹이 있고,오랜 숙환이 계셔서 전쟁중에 후퇴하시면서 많이 고생하셨습니다”. ●조완구,김의한(임정요인 김가진의 아들),엄항섭,송호성,유동열(임정 군무부장) 선생 등 다른 임정요인들의 사망시기와 최후도 궁금합니다. “면담에 나오기 전에 신 기자의 질문요지를 전해 받고,남에 있는 애국지사들의 후손들에게 제삿날이라도 정확히 알려주어야겠다는 일념에서 한분 한분 돌아가신 날짜를 정확히 적어 가지고나왔습니다(선생은 실제로 약 8쪽의 종이에 자필로 빽빽히 적은 메모를 보여주었다).조완구 선생은 홍명희 부상(차관)의 고모부가 됩니다.평소에도 홍명희 선생이 자주 나와 잘 돌봐드렸는데54년 10월 27일 평양 대성산구역 청암동 자택에서 운명하신 후 홍명희 부상이 주관해서 장례를 잘 치러드렸습니다.김의한 선생은64년 10월 9일 평양시 동대원구역 새마을동 자택에서 운명하셨고,통협 상무위원으로 부상급 대우를 받으시던 엄항섭 선생은 62년 7월 31일 평양에서 별세하셨습니다.통협 상무위원 송호성 선생은 평양 북새거리 자택에서 59년 3월 24일 운명하셨고,유동열 선생은 전쟁중 후퇴하다가 50년 10월 18일 자강도 희천 계선 쌍방골에서 폭격으로 돌아가셨습니다”●제헌의원 가운데 생존해 계신 분들은 어떤 분들이십니까. “경남 함안 국회의원이던 강욱중 선생은 69년 7월 1일 돌아가셨습니다.역시 제헌의원 출신이신 최태규 선생은 올해 80으로 얼마전 팔갑상을 받으셨습니다.통협 상무위원으로 재직하고 계십니다만 심장이 안 좋으셔서 요즘은 집에서 쉬고 계십니다”●돌아가신 민족주의 애국인사들의 묘소는 어디에 있습니까. “김규식,조소앙,조완구,오하영,엄항섭,유동렬,최동오,임규섭 선생은 신미리 애국열사릉에,그외 통협 회원들은 신미리와 삼석구역(대성산) 특설묘지에 계십니다.또 통협 결성전에 돌아가신 현상윤(고려대 총장·50년 9월 25일폭격으로 사망),백관수(동아일보 사장·제헌의원·51년 10월 25일 폭격으로사망),정인보(국학자) 선생 역시 삼막 특설묘지에 모셨습니다.정인보 선생의따님은 홍명희 선생의 며느리가 되어 지금 평양 청류동에 살고 있습니다”junyoung@
  • 피아니스트 박지혜시 별세

    중견 피아니스트 박지혜씨(朴知惠·61)가 20일 새벽 0시 삼성 서울삼성병원에서 심근경색으로 별세했다. 박씨는 평양 출신으로 서울대 음대와 미국 클리블랜드 음악원을 졸업했으며, 지난 96년에는 앙상블 무지카를 결성하는등 실내악 발전에 힘써왔다. 유족으로 남편 이기주(李祺周) 주독일 대사와 아들 종헌(宗憲)·종수씨(宗樹), KBS교향악단의 클라리넷 부수석인 며느리 송정민씨(宋庭旼) 등이 있다. 발인은 22일 오전 8시.(02)3410-6919 서동철기자 dcsuh@
  • 남북 정상회담/ 적막한 판문점에 고향 꿈 심어

    “이 길로 내 고향 영변까지 내달렸으면 좋으련만,그리고 돌아올 때는 약산에 흐드러진 진달래꽃을 한아름 꺾어 안고 오고 싶어.” 11일 판문점을 견학하기 위해 자유로를 달리는 버스안의 평안남도부녀회 회원 71명은 고향이라도 가는 듯 들떠있었다.고향이 있어도 가보지 못하고 어느덧 할머니가 돼버린 이들에게 전날의 남북정상회담 소식은 수없이 꿈속에서 소리쳐 본 통일의 메아리로 들린다. 할머니들은 버스 안에서 ‘고향의 봄’‘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소리 높여불렀다.모란봉,진남포의 금제련소,흥남 부두,광량만의 질 좋은 소금,평양한복판에 우뚝 섰던 화신백화점….할머니들의 고향 얘기는 그칠 줄 몰랐다. 그러나 버스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으로 들어서자 할머니들의 표정은 이내굳어졌다.철책선과 적막을 깨는 북한의 선전방송은 할머니들의 가슴을 얼음장으로 만들었다. 남쪽 자유의 집과 마주 보고 있는 북쪽 통일각,대성동 마을에서 펄럭이는태극기와 기정동 선전마을에 높게 게양된 인공기,판문점 회담장 건물 사이를가로지른 노트북 컴퓨터두께의 콘크리트판을 사이에 두고 얼어 붙은 듯 서있는 남과 북의 병사 등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은 분단의 현실을 대변한다. 판문점 견학 코스에서 가장 높은 곳인 제3초소. 북쪽에서 불어오는 세찬 바람에 김경옥(金景玉·65)씨의 흰 머리카락이 휘날렸다.“아버지는 숨을 거둘 때도 ‘네 고향은 강동이다.평양에서 50리 떨어진 강동이란다’라며 차마 눈을 감지 못하셨어요.이 바람이 강동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아닐는지요.”김씨는 충혈된 눈으로 돌아오지 않는 다리 너머북쪽 마을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할머니들은 희망을 접지 않았다. 군사회담장의 테이블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전화선을 만지작거리던 송경복(宋敬福·72)부녀회장은 “이까짓 전화선 하나를 못넘고 죽을 순 없지.정상회담에서 아무래도 큰 선물이 나올 것 같아”라며 활짝 웃었다. 4남매를 모두 실향민 집안과 결혼시킨 평남 성천 출신의 오보길(吳寶吉·70)할머니는 1·4후퇴 때 흥남에서 내려온 안사돈 최금순(崔金順·65)씨와 두딸,두 며느리를 모두 데리고 판문점에 왔다. 오씨가옆자리에 앉은 최씨에게 “사돈의 칠순 잔치는 흥남에서 해야지요”라고 말하자 최씨는 “제 칠순은 서울에서 지낼지 몰라도 사돈의 팔순 잔치는 꼭 성천에서 하게 될 겁니다”라며 오씨의 손을 꼭 잡았다. 3시간의 짧은 견학을 마친 할머니들을 태운 관광버스는 북녘 땅에서 자꾸멀어졌다.하지만 할머니들의 마음은 통일이 돼 고향을 달리고 있었다. 이창구기자 window2@
  • 고성 산불피해 복구 현장 ‘새 볍씨 담그며 모처럼 활기’

    강원도 고성일대를 큰 산불이 두번씩이나 휩쓸고 지나간 지 10일로 사흘이지났다.그동안 당국이 나서 피해를 조사하느라 생각만 해도 끔직한 현장을그대로 지켜보아야만 했다. 주민들의 실망도 컸다.한동안 현장을 정리할 엄두가 나지 않기도 했다.새까맣게 그을린 채 흉물스레 무너진 집터정비 등을 뒤로 미룬 채 복구작업을 시작하지 못했다. 그러나 시간이 약이 됐다.행정 당국에서 볍씨를 나눠주며 다시 일어서자고재촉하는 독려가 기폭제가 됐다.가장 피해가 컸던 토성면 삼포2리마을 주민들.한때는 실망에 빠지기도 했지만 이날은 군청에서 내준 볍씨를 담그는 등농민의 본분으로 돌아와 모두들 오랜만에 활기를 되찾고 있었다. 주민 송용석(宋用錫·46)씨는 “1만2,000평을 대대로 이어받아 농사를 짓는마당에 농사꾼이 한숨만 쉴 수 없는 노릇이 아니냐”며 이웃 주민들과 함께지원받은 볍씨를 담그느라 바쁜 손길을 놀렸다. 어영진(魚永振·60)씨도 “볍씨담기를 서두르고 불탄 모판부터 구해야 겠다”며 농사 얘기로 애써 시름을 잊으려는 기색이 역력했다. 가족들과 임시로지낼 컨테이너 집을 마련하는 데는 유달리 신경을 쓰고 있었다.불탄 집 대용으로 식구 6명의 잠자리를 위해 컨테이너 놓을 자리를 찾고 있던 함형욱(咸炯旭·68)씨는 “아들 며느리 손자가 따로 기거할 수 있도록 컨테이너 2대를주문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올 여름을 컨테이너 집에서 지내야 하고 보면 주민들은 걱정이 앞서기도 했다.송갑근(宋甲根·56)씨는 “팔순이 가까운 노모를 모시고 컨테이너에서 여름을 나야할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결코 가볍지만은 않다”고 한숨지었다. 주민들이 엄청난 재앙의 악몽을 그나마 털어 낼 수 있었던 데는 군장병들의지원이 큰 힘이 됐다.부근 뇌종부대는 장병들을 동원해 마을 앞 소하천 정비사업과 농기계 수리지원,생활 쓰레기 수거활동에 팔을 걷어붙였다. 포클레인 등 중장비를 동원해 삼포2리 이웃동네인 인정리에서는 인정천을,그리고 운봉리에서는 운봉천 등을 고치며 예상되는 올해의 폭우에 대비하고있었다. 공사 현장을 지휘하고 있던 뇌종부대 이홍철(李洪哲·38)소령은 “산불피해을 당한 주민이나 군청이 군장병들의 도움을 요청하면 언제든지 최선을 다해돕겠다”고 강조했다. 두번씩이나 엄청난 화마를 당하고 시름에 빠졌던 주민들은 “정부와 각계에서 빠른 복구지원을 약속한 만큼 이제는 스스로 살 길을 찾아 정신을 차려야할 것같다”며 애써 용기를 추스르고 있었다. 고성 조한종기자 bell21@
  • 리뷰/ 국립극단 50돌 기념극 ‘태’

    한 생명이 태어나고 사라지는 일상의 뒤안에는 얼마나 무수한 뜻이 숨어 있는 것일까.오태석 작·연출의 ‘태’를 보고 있노라면 사람의 힘으로 도저히어찌할 수 없는 ‘핏줄’의 질기디질긴 생명력에 저절로 옷깃을 여미게 된다. 수백년전 역사의 한대목을 빌려 작품이 전하는 생명에 대한 경외감은, 디지털이 세상을 지배하고 생명마저도 복제 가능하다고 믿는 요즘 시대에 더욱 깊은 울림으로 다가온다. 때는 세조가 단종을 폐위하고 권좌에 오른 직후.세조는 단종의 복위를 충언하는 사육신에게 삼족을 멸하는 중형을 내린다.그 하나인 박팽년의 며느리는아들을 출산한 뒤 때마침 태어난 종의 아들과 자리를 바꾼다.종의 아들은 그자리에서 죽임을 당하고,박씨 가문의 아들은 이름없는 노비의 자식으로 목숨을 부지하게 된다.한편 권력을 위해 피바람을 일으킨 세조는 밤낮으로 사육신의 망령에 시달린다. 역사를 배경으로 했지만 무대는 대단히 현대적이다.한가운데 놓인 병풍 하나와 잘린 대나무를 연상케 하는 네 귀퉁이의 한지 기둥이 세트의 전부이다.불필요한 치장을 생략함으로써 배우들이 무대 위를 마음껏 장악하도록 했다는느낌을 준다.국립극장 대극장의 앞쪽 객석 일부를 들어내고 이를 무대로 활용했는데,여기서 얻어지는 무대의 공간감은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이 작품의 독특한 구조를 효과적으로 객석에 전달하는 구실을 한다.무대에서 실제부르는 창(唱)과 신시사이저 음악의 공존도 낯설지 않게 들린다. 지난 74년 초연 이후 수차례 재공연한 이 작품은 시대에 따라 조금씩 다른시각으로 해석돼 왔다.70∼80년대 공연이 독재정권에 대한 비판에,90년대의공연이 ‘용서와 화해’쪽에 무게중심을 두었다면,이번 공연은 작가가 원래의도한 ‘생명’그 자체에 대한 탐구가 가장 잘 드러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양반의 대를 이어주느라 제 자식을 빼앗긴 어미의 실성한 모습이나,집안남자를 모두 잃은 아낙네들이 무덤 앞에서 절규하는 장면 등은 이같은 주제의식을 극명하게 보여준다.국립극단 50주년 기념작으로 올린 이 공연은 9일까지 계속된다.(02)2274-1151∼8이순녀기자 coral@
  • 지방세 감면 새달 대폭 확대

    다음달부터 국가유공자와 장애인,벤처기업에 대한 지방세 감면폭이 크게 확대된다. 서울시는 28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지방세 감면 제도개선안을 마련,발표했다. 우선 국가유공자와 1∼3급 장애인(시각장애인은 4급)의 며느리와 사위,형제,자매 명의로 자동차 1대를 구입할 경우 취득세 등 지방세를 면제해주기로했다.지금까지는 국가유공자와 장애인 본인 및 배우자,자녀에 대해서만 면제해줬다. 감면대상 자동차는 2,000㏄ 이하 승용차와 15인승 이하 승합차, 적재량 1t이하 화물차,오토바이 등이며 반드시 국가유공자 또는 장애인 본인과 공동명의로 자동차를 등록해야 하며,1년 안에 세대를 분가하거나 소유권을 이전할경우 감면된 세금을 추징한다. 서울시는 또 지난해 9월을 기준으로 벤처기업으로 확인받은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2년 안에 취득하는 사업용 재산에 대해 취득세와 등록세를 100% 면제해주고,재산세와 종합토지세는 5년간 50% 감면해줄 방침이다. 이와 함께 건설업자가 임대용으로 공동주택 2가구 이상을 건축하는 경우에도 취득세와 등록세가 면제되며,아파트형 공장 소유주가 공장설립을 승인받기 전에 미리 취득한 토지에 대해서도 지방세가 감면된다. 김재순기자 fidelis@
  • [여성 선언] 노련한 의술보다 따뜻한 인술

    TV드라마 ‘허준’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는 듯하다.나도 열심히 보고 있는데,힘없고 돈없는 병자에게 성심성의껏 의술을 베푸는 그를 보면 마음 뻐근하고 든든해진다.나 역시 비슷한 경험이 있기에 더욱 그렇다.7년간의 세계일주를 떠나기 전 나는 세가지 원칙을 세웠다.땅이 붙어있는 한 육로로만 이동한다,한 나라에서 적어도 한달 이상 머문다,현지인들과 똑같이 먹고 자고 일한다.이 원칙 덕분에 나는 세계 각지에서 수많은 사람들과 어울려 지내며,의학상식이 전혀 없는 ‘무늬만 허준’이 되곤 했던 것이다. 여행 5년째 방글라데시의 한 ‘깡촌’에 머물 때의 일이다.그곳은 병원은커녕 의사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는 오지였다.첫날,묵고 있는 집 며느리의 손놀림이 이상해 자세히 보니 손목이 곪아터져 뼈가 드러날 지경이었다. 저런 상처는 한시바삐 고름을 짜내고 마이신을 바르면 나을 것 같았다.당장정수알로 소독물을 만들고 캡슐 마이신을 깨 바셀린과 섞어 발라주었다.워낙약을 쓰지 않아서였을까,다음날 상처는 눈에 띄게 좋아졌다.물론 내 기분도좋아졌다. 그런데 뜻하지 않은 일이 생겼다.아픈 사람들이 줄줄이 내게 오는 것이었다.옆집 할아버지는 이가 아파 잠을 이룰수 없다고 하소연했다.입안을 들여다보니 어금니들이 완전히 썩어 있었다.통증의 원인은 알았으나 치과의사가 아닌 다음에야 이를 뽑을 수는 없는 노릇.궁여지책으로 진통제를 반으로 갈라6시간마다 드시라고 했다.한시간 후에 다시 오신 할아버지는 치통이 말끔히나았다면서 오른 손등을 이마에 얻으며 몇 번이고 고맙다고 하셨다. 배가 탱탱하게 부풀어 오른 꼬마아이도 엄마 등에 업혀왔다.아이는 아프다며 몸을 뒤틀고 난리였다.이것은 오지여행중 자주 보았던 횟배인 것같아 구충제를 주었다.다행히 다음날 그 아이도 다른 아이들처럼 뛰어놀게 되었다. 좁은 동네에 내 얘기는 마른 풀에 불붙듯 퍼져나갔다. 마을에 동글 납작한 동양인 의신(醫神)이 나타났다고.소문은 이웃동네로 번져 나갔는데,급기야는 아주 먼 동네에서 젊은 남편이 하혈하는 부인을 들것으로 데리고 오기에 이르렀다.정말 난감했다.치통이나 곪은 것은 그렇다해도하혈을 무슨 수로 멈추게 할 수가 있는가.이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큰 도시로 가는 차비는 댈테니 제발 큰 병원에 가보라고 해도 목숨만살려달라며 막무가내다.이미 날도 저물었기 때문에 병원에 간다고 해도 어차피 하룻밤은 묵어야 할 형편이었다.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에 비상식량 삼아 가지고 다니는 포도당가루를 꺼내물에 타서 먹였다.잘 먹지도 못하는데 피까지 쏟고 있으니 영양보충이 필요할 터이고,포도당가루라면 적어도 해가 되지 않을 듯해서였다.‘플라세보 효과’를 노리며 가짜약을 주었는데도 부인과 남편의 얼굴에는 당장 안도의 기운이 돌았다.나는 제발 내일 아침까지 저 부인이 잘 견뎌주기만을 바랄 뿐이었다.이틀후 남편이 만면에 웃음을 띠며 망고 한 바구니를 선물로 가지고 왔다.덕분에 부인이 하혈을 멈추고 뱃속의 아기도 무사하다면서. 그후 마을사람들은 나를 무슨 신흥종교 교주처럼 대하게 되었고 그곳을 떠날 때는 온 동네가 울음바다가 되었다.나도 굳이 눈물을 감추지 않았다.마을에서 ‘의신’노릇을 하며 지내는동안 내가 제대로 의학을 전공했거나 긴요한 약품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안타까워했다.그러면 더 큰 도움이 되었을텐데.그러나 지금 생각해보면 마을사람들이 정말 필요하고 고마워했던 것은의학지식이라기보다 그들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었던 것 같다. 우리가 허준에게 박수를 보내는 것은 그의 뛰어난 의술 때문이 아니라 따뜻한 인술 때문인 것처럼 말이다.사람 사이에는 뭐니 뭐니 해도 정이 오가야한다.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하든. 한비야 오지여행가
  • [2000 美 대통령 선거] 브래들리·매케인 ‘아름다운 퇴장’

    “싸움에서 2등은 없다.” 미 대선전에 나섰던 민주당의 빌 브래들리 전 뉴저지주 상원의원과 공화당의 존 매케인 애리조나주 상원의원이 7일의 ‘슈퍼 화요일’ 결과에 깨끗이승복할 것으로 보인다.-‘아름다운 퇴장’이 예상된다. 양당 대선후보 지명전을 앞둔 경선의 최대 분수령이었던 ‘슈퍼 화요일’예비선거과 코커스(당원대회)에서 패배한 이들은 앨 고어 부통령과 조지 W. 부시 텍사스 주지사에 퍼붓던 인신공격을 중단하고 승자를 축하하는 한편 사퇴를 곧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패배는 빌 브래들리 전 상원의원이 먼저 인정했다.그는 7일 밤 패배가 확실해지자 뉴욕에서 고어에게 직접 축하전화를 걸었다.그는 뉴저지주 고향으로돌아가서 ‘상황’을 판단하겠다고 고어에게 전했다.많은 지지자들에게는 일일이 전화를 걸어 고어의 승리를 주지시키고 그간의 지지에 고마움을 표시했다.그는 민주당의 16개 지역 예비선거 및 코커스에서 전패(全敗)했다. 브래들리 선거운동 본부 관계자는 9일(현지시각) 경선 후보 사퇴와 함께 고어 지지를 선언할 것이라고 밝혔다.향후 진로와 관련,고어의 러닝 메이트(부통령후보)가 될 것이라는 게 유력하다. 매케인도 패배를 인정하고 있다.그는 7일 밤 웨스트 할리우드 선거본부에서 지지자들을 상대로 연설을 하면서 부시의 승리를 축하했다.앞으로 며칠간패배요인을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덧붙였을 뿐 부시에 대한 비난은 한마디도내뱉지 않았다. 매케인은 선거운동은 계속될 것이라는 말로 지지자들을 안심시켰지만 9일중 경선에서 사퇴할 것이라고 CNN과 AP가 매케인 선거운동본부 관계자의 말을인용,보도했다. 승자인 고어나 부시도 큰 그릇임을 입증해보였다.고어는 “브래들리를 존경한다”는 말로,부시는 “매케인의 신념을 존중한다”는 말로 그들을 위로했다.당내 화합강화의 지름길을 안다는 뜻이다. 패배에도 불구하고 브래들리나 매케인도 얻은 것은 많다.최대 수확이라면정치적 입지강화다.당내 비주류였던 브래들리나 매케인은 ‘정치개혁’과 ‘선거자금법 개혁’을 들고나와 주류정치판에 새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패배에도 불구하고 정치생명 유지기반은 확고히 닦은 셈이다. 박희준기자 pnb@. *퍼스트 레이디 후보 티퍼 고어-로라 부시. 2000년 미국 대선이 민주당의 앨 고어 부통령과 공화당의 조지 W.부시 텍사스 주지사로 압축되면서 퍼스트 레이디 후보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티퍼 고어와 로라 부시 모두 평범한 집안 출신으로 정치 명문가의 며느리가됐다는 것과 정치 지향적이기보다 ‘전통적인 안주인’임을 자처한다는 것이공통점이다. ◆티퍼 고어. 앨 고어 부통령 부인인 티퍼 고어(52)는 고어 부통령의 선거유세에 없어서는안될 인물. 몇년전만해도 대중앞에 나서길 꺼려했던 그녀는 어느새 고어 선거진영의 ‘치어 리더’로 변신,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하고 있다.사교적이고장난을 좋아하는 그녀는 딱딱하고 모범생 인상을 주는 남편의 이미지를 보완하고도 남는다. 보일러와 배관 제품 납품업을 하던 아버지와 우울증 병력을 갖고 있는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녀는 부모가 4살때 이혼한 뒤 버지니아주 알링턴에 있는 외할머니집에서 성장했다.앨 고어와는 한살 차이로 남편의 고등학교 졸업파티에서 처음 만나 1970년 결혼했다.보스턴 대학과 테네시주에 있는 조지피바디 대학원에서 심리학을 공부했다.앨 고어와 함께 잠시 테네시안지의 사진기자로 일했다. 그녀의 주요 관심사는 가족과 집없는 부랑자 및 정신이상자들의 복지다.클린턴 대통령의 정신건강정책 자문위원인 그녀는 89년 아들이 교통사고가 죽음직전에 이르렀을 때 심한 우울증에 빠져 약물치료를 받은 사실을 지난해 공개,충격을 던졌다. 1남3녀을 둔 그녀는 작년에 외할머니가 됐다. ◆로라 부시. 초등학교 사서 출신인 로라 부시(53)는 지난해 남편이 대선출마 의사를 밝히자 공개적으로 달갑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을 만큼 정치와는 담을 쌓았던인물이다. 남편 내조와 쌍둥이 두딸 양육에 전념해온 ‘전통적인 주부’로 언론과의접촉을 극히 꺼려왔던 그녀가 하루에도 수천명과 악수를 나누고 대중연설을거뜬히 해내는 대통령 후보 부인으로 바뀌었다.그녀는 하루에 최고 32개 매체와 인터뷰를 할 만큼 왕성한 유세활동을 펴고 있다.텍사스 출신으로 31살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남편 조지 부시를 바베큐 파티에서 만나 석달만에결혼을 했다.신혼여행은 하원의원 선거유세를 하면서 보냈다.부시 스스로 로라에게 청혼을 한 것이 자기 인생에게 가장 잘 한 결정이라고 인정할 정도로로라는 정치인 부시에게 가장 큰 자산이다. 초등학교 교사답게 어린이와 문맹퇴치에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다.유세중에학교를 즐겨 찾는 그녀는 항상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동화책을 갖고 가 아이들에게 읽어주곤 한다.불같은 성격으로 유명한 남편 조지를 진정시키고 전체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균미기자 kmkim@. *고어·부시 일문일답.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미 민주·공화 양당의 대선 후보 경선이 사실상 앨고어 부통령과 조지 W.부시 텍사스 주지사로 결정되면서 두 후보의 인간됨에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근 월스트리트 저널이 소개한 두후보와의 일문일답은 이들의 사람됨과 생활 단면을 엿볼 수 있게 한다. ■정치적 사고에 영향을 끼친 사람은. 고어:부친(앨 고어 1세전상원의원). 부시:부친(조지 부시 전대통령)과 레이건 전대통령,그리고 윈스턴 처칠,애이브러햄 링컨 등 많은 사람. ■가장 닮고 싶지 않은 사람은. 고어:리처드 닉슨 전대통령. 부시:빌 클린턴 대통령. ■미 정치의 가장 큰 업적은. 고어:민권,의료제도,사회보장제도,그리고 지금의 경제호황. 부시:냉전 승리. ■반면 미국의 실책은. 고어:베트남전쟁. 부시:의존하는 문화의 발생. ■미 경제호황의 큰 저해요인은. 고어:핵확산과 인종갈등,기후변화. 부시:부적절한 미국아동 교육. ■가장 존경하는 외국지도자 2명과 그 이유는. 고어:윈스턴 처칠 전영국수상과 넬슨 만델라 전남아공화국 대통령.처칠은 세계를 구했고 만델라는 1만일 투옥 뒤에도 구속자를 용서했다. 부시:에르네스토 곤잘레스 멕시코 대통령과 에두아르드 세바르드나제 옛 소련 외무장관.곤잘레스는 멕시코의 정치와 자유의 신장에 기여했고,세바르드나제는 그루지아 독립의 주역이다. ■즐겨보는 TV프로그램은. 고어:퓨처라마.(공상과학 드라마)부시:TV 볼 시간이 없었다. ■여가 시간엔 무엇을 하는가. 고어:하이킹과 그림을 그린다. 부시:낚시와 조깅을 즐긴다. ■정치가가 아니었다면. 고어:작가로 글을 썼을 것이다. 부시:구단 운영을 좋아했기에 구단주가 됐을 것이다.
  • 사법연수원 입학생 17% 여성

    ‘7명 중 1명은 여성’ 법조계에도 ‘우먼파워’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29일 사법연수원(원장 權光重)에 따르면 2일 입학하는 717명의 31기 연수생 중 여성은 41회 시험수석합격자 윤재남(尹在南)씨 등 119명으로 16.6%에 이른다.이는 29기 때의49명(8.3%),30기의 92명(13.3%)에 비해 크게 늘어난 수치다. 입학생 가운데는 30명의 법조인 가족이 포함돼 있다.‘조폐공사 파업유도사건’의 특별검사를 맡았던 강원일(姜原一) 변호사의 아들 한씨를 비롯,‘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최영도(崔永道) 회장의 아들 윤상씨와 김광일(金光一) 변호사의 아들 성우씨,김오수(金吾洙) 변호사의 아들 창모씨 등은부자 법조인의 길을 걷는다.서울지법 형사부 기우종(奇佑鍾) 판사의 부인 박금낭씨와 부산고법원장을 지낸 안석태(安奭泰) 변호사의 며느리이자 로펌 ‘김&장’의 안보용(安甫容) 변호사의 부인 박준희씨도 입학했다. 이밖에 공인회계사·약사·아마추어 무선기사·감정평가사 등 각종 자격증소지자도 37명에 이른다. 31기 연수원생중 최고령 입학생은 44세의 김학성(金學成)씨,최연소 입학생은 22세인 이흥주(李興周)씨다.평균 연령은 29.29세로 30기의 29.25세보다조금 높아졌다.비법대 출신자는 23%인 165명. 출신학교별로는 서울대가 278명으로 38.77%를 차지했고 고려대(149명, 20.78%),연세대(82명, 11.44%)가 뒤를 이어 3개 대학의 합격생이 전체의 71%를차지했다. 이상록기자 myzodan@
  • [기고] 영어, 교육은 해도 공용어 안될말

    요사이 영어의 공용어화문제가 또다시 논의되고 있다.일본에서 영어의 공용화 이야기가 나온 후에는 우리 나라에도 더 자주 그런 이야기가 나온다. 민족어에는 그 민족의 문화와 가치관이 포함되어 있다.그래서 언어는 동일민족의 증표이기도 하다.그래서 한국 말을 못하는 해외교포는 한국 민족으로인정하는 데 문제가 생긴다.영어에는 영국 민족의 문화와 가치관이 말과 표현 속에 포함되어 있다.그래서 동료 교수들끼리도 한국 사람끼리는“김 교수”라고 해야 하고,영어로는 조지,테드 등 이름을 부른다. 한국 말로는 김 교수와 이야기를 하면서도 호칭은 ‘김 교수’라고 3인칭을써야 하고, ‘당신’이라고 하면 큰일 나는데,영어에서는 ‘You’면 누구에게나 통한다.며느리가 시아버지에게 카드를 보낼 때도 한국어로는“아버님생신 축하합니다”이지만,영어로는“Happy birthday,George!”가 된다.영어는 단순한 도구가 아니고 미국적 가치관이 담겨져 있다. 또한 민족어에는 식인종처럼 다른 말을 잠식하는 성질이 있다.옛날‘국제화’에 의해 한자가 들어왔는데 그 결과‘?뫼’,‘?밭’이라는 좋은 우리 말은 잠식당하고 대구(大邱),대전(大田)이 되어 이제는 ?뫼,?밭이라는 말을아는 사람도 드물다.미국 식민지 100년이 못되었는데도 필리핀 말(타갈로그)은 완전히 영어에 잠식당하여 다방이나 집안에서만 쓰인다. 콧대 높은 인도의 대학교수들도 학술논문은 힌두어로 쓰지 못한다.영어를전용하는 중등학교가 대인기라서 특권학교가 되어 학생들은 집에서도 영어를쓰고 힌두어 사용 학교 학생들을 멸시한다.이것이 지금 인도 사회의 고민이다.한국도 공과대학 특히 컴퓨터 관련 학술논문은 한글로는 쓰지 못하게 되어가고 있다.공대 교수들 서가에 한국어 책이 5%가 안될 것이다. 민족의 말을 특정 분야에서 쓰지 못하면 그것은 그 말의 죽음의 시작을 의미한다.지금 영어를 공용어화하면 100년 후에 우리 말은 지금의 필리핀 ‘타갈로그’처럼 술집이나 집안에서만 쓰이게 될 것이다.화교 국가 싱가포르의고민은 중국 책과 신문을 읽을 수 있는 국민이 격감해 간다는 것이다.그래서세계 각국은 실용의 편리를 위해 꼭필요한 경우 영어를 쓰더라도 공식적으로 민족의 자존심과 언어평등권이 관련되는 경우에는 자국어를 고집한다.“중국은 위대한 나라이고,위대한 민족의 언어는 존경받아야 한다”면서 중국외교부는 정례 브리핑에 중국 말만 쓰기 시작하였고,중국으로 돌아간 홍콩에서는 학교 교육을 중국 말로 하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각국에서 유엔대표로 올 정도의 지식인은 다 영어를 알면서도 공식회의 때에는 반드시 6개국 유엔공용어로 통역해줄 것을 요구한다.EU의회에서는 연설을 11개의 공용어로 동시통역을 시키고 있다.지난해 9월 핀란드에서 개최된EU외무장관회의 때에 독일의 피셔 외무장관은 영어를 유창하게 잘 하면서도독일 말을 고집하고 통역을 요구하였다. EU국가(國歌)의 곡은 베토벤의 ‘기쁨의 찬가’로 하자고 대략적인 합의는되었는데 가사를 무슨 말로 할 것이냐가 합의가 안되고 있다.그래서 627명유럽의회 의원의 20%가“중립적 국제공통어 에스페란토를 유럽 공통어로 사용하자”는 데 찬의를 표하고 있다.실제로는 영어를 알더라도 공식적으로 영어를 국제공통어로 채택할 수 없는 것이 국제언어정치학적 사정이다. 네덜란드사람,독일사람은 영어가 공용어가 아니라도 각자 필요에 따라 배워서 유창한 영어를 한다.영어가 필요하면 배워서 실용적으로 쓰면 된다.그것을 정식으로 공용어화한다는 것은 세계적인 웃음거리이다.그렇지 않아도 영어가 밀물처럼 잠식해 들어오는 현실 속에서 오히려 정부가 할 일은 한글과우리 말을 지키는 것이다.적어도 정부 공문서에는 불필요한 영어는 쓰지 못하도록 하여야 한다.그렇게 노력해도 2100년 새해 인사를 한국 말로 할 수있을지가 염려되는 사태이기 때문이다. 이종영 한국 에스페란토협회장
  • 77세 시아버지·40세 며느리 나란히 석사모 쓴다

    희수(喜壽)의 시아버지와 40대 며느리가 오는 15일 동국대 졸업식에서 나란히 석사모를 쓰게 됐다. 이 대학 불교대학원에서 ‘경허스님의 생애와 선(禪)사상연구’로 문학석사학위를 받는 김영수(金永洙·77)씨와 산업기술환경대학원에서 ‘청정생산 기술개발을 통한 기업전략에 관한 연구’로 공학석사학위를 받는 이성숙(李聖淑·40)씨가 주인공. 두사람은 한번도 강의에 빠진 적이 없을 정도로 학교공부에 열심이었고 졸업성적도 4.5점 만점에 시아버지 4.38,며느리 4.25점으로 최우수 성적을 받았다.김씨의 7남매 중 넷째 며느리로 한지붕에 사는 이씨는 원고지 1,000장을 넘는 한자 투성이인 시아버지의 논문을 일일이 교정하고 가다듬어 컴퓨터로 옮겨 쳐주는 효성을 발휘했다. 지난 51년 고등고시 행정과 2회에 합격한 뒤 교단에도 서는 등 공직과 사업에서 다양한 경력을 갖고 있는 김씨는 “늦은 나이에 돋보기를 끼고 학업에매달리는게 쉽지 않았지만 불교가 좋고 노후를 멋있게 보내고 싶어 공부를시작했다”고 말했다. 서울산업대학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한 이씨는 “시아버지처럼 평생 공부하는자세로 계속 공부를 더 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조현석기자 hyun68@
  • 방송 ‘특집 잔칫상’ 골라먹는 맛 쏠쏠

    올해 설날에 차려진 방송사 특집 상차림을 보면 편성실의 지치고 힘든 표정이 역력하다. 밀레니엄 특집에 모든 역량을 집중한 지 한달만에 특집을 준비하느라 아무래도 무리였던 모양이다.지난 해 추석때 묵은 기획를 되살린 프로가 여럿이고시청률 높은 프로그램의 베스트를 모아 내보내는 손쉬운 시청률 확보전략에기댔다. 그나마 EBS의 예술성 높은 공연실황과 SBS 특집 드라마 ‘백정의 딸’(6일밤 9시40분),KBS 드라마 ‘오천씨의 비밀번호’(4일밤 9시20분),MBC 다큐 ‘21세기 음식대전’(4일 오전10시) 등이 한가닥 숨결을 불어넣고 있다. ■ [EBS의 분발] 비싼 입장료를 치르거나 어쩌다 TV전파를 탄다해도 정신적 여유가 없으면 채널 맞추기가 힘든 게 수준높은 오페라,뮤지컬,발레공연.EBS는 시청자의 문화적 갈증을 풀어주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모차르트의오페라 ‘코지판투테’(5일 저녁8시25분),‘파바로티와 세명의 소프라노’(6일 저녁6시),‘뮤지컬 캣츠’(4일 오전10시50분),발레 ‘백조의 호수’(4일밤12시55분)가 안방을 찾아간다.특히 ‘백조의 호수’는 세계적 발레리나 루돌프 누레예프의 1964년 공연실황을 담았다. ■ [모방 아니면 재탕] 각 방송사는 기획력의 빈곤을 ‘옛것’의 차용으로 해결했다.틀은 그대로 두고 색깔만 살짝 바꾼 것이 적지 않다. KBS 다큐멘터리 ‘국도 7호선,부산에서 고성까지’(6일 오전11시),오락프로‘오순도순 조손퀴즈’(5일 오후5시)는 추석때 기획을 그대로 좇은 것이다.MBC ‘김국진의 결정,당신의 선택’(4일 오후6시20분)은 지난 크리스마스 기획의 재판. SBS는 호평을 받았던 창사특집극 ‘아들아 너는 아느냐’(4일 오전10시)를,MBC는 신년특집 ‘세계속의 블루칩-한국여성’(4·5일 오전9시)을 재방송하는 ‘용감성’을 드러냈다. 또 MBC는 지난 추석때 재미를 보았던 특집극 ‘며느리들’을 못잊어 다시 써먹으려다 낭패를 보았다. 출연진 전원을 그대로 기용하다시피해 촬영과 편집까지 마쳤는데 어머니역의 김을동씨(자민련 종로지구당 위원장)가 4·13총선에 출마할 것이라는 사실을 깜빡한 것.MBC는 고민을 거듭하다 결국 방영을 취소했다.출연진에게는 출연료를 전액 지급할 수 없다는 사정을 납득시키느라고 애먹고. ■ [스타를 잡아야 특집이 ‘뜨지’] 올 설날 ‘스타 모시기’는 MBC 차지.‘조성모의 왕중왕 토크콘서트’(4일 밤11시50분)를 시작으로 가수 이정현·S.E. S,탤런트 차태현·전지현,개그맨 박경림이 나오는 ‘밀레니엄 5대 스타쇼’(5일 오후5시20분),역시 가장 ‘뜨는’ 가수 최진영·이정현을 주연으로 내세운 뮤직드라마 ‘노미오와 주리애’(6일 오후5시50분)로 ‘입도선매’의 기쁨을 한껏 누렸다. 반면 스타확보에 실패한 KBS와 SBS는 각각 ‘서세원쇼 베스트’(5일 오후1시50분)와 ‘김혜수의 플러스 유 베스트’(5일 오후1시30분),‘이홍렬쇼 베스트’(6일 낮12시10분)로 ‘베스트’를 놓친 서러움을 달래야 했다. 전경하기자 lark3@
  • [21세기는 깨끗한 정치 시대] 지구촌 부패정치인 ‘바꿔’열풍

    지구촌이 ‘정치 부패’와의 싸움으로 뜨겁다.정치 부패에 대한 척결은 새천년을 맞아 지구상의 새로운 명제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현상은 썩은 정치인들의 자기합리화를 더이상 용납하지 않고 발붙일 틈을 주지 않겠다는 국민적 자각이 지구촌 곳곳에서 커가고 있는 것과 맥을 같이한다. 각국의 유권자들은 정치인들의 잘못,특히 정치분야의 부정부패에는 눈감아줄 수 없다는 국민의식을 키우고 있다.‘피플 파워’로 정치인 교체까지 요구하고 있는 시점이다. 그 좋은 예를 독일과 이슬라엘은 말해준다. 냉전의 결과 45년이 넘게 분단됐던 독일을 다시 하나로 만들며 통독의 영웅으로 부상했던 헬무트 콜 독일 전 총리는 불법 정치자금 모집으로 부패 정치인의 상징으로 전락했다. 아랍인들과의 오랜 영토 분쟁 및 척박한 자연환경과의 힘겨운 싸움속에서 오늘날의 풍요로운 국가를 가꿔온 이스라엘의 정치지도자들도 불법자금 수수에 관련된 혐의로 법의 심판을 기다리고 있다. 정치인은 말할 것도 없고 공직자들의 비리 개입 및 권력 남용도 국민의눈을 벗어난 ‘사각지대’가 될 수 없다. 고위 공직자들이 대거 포함된 사상 최대의 밀수사건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21세기 ‘거룡(巨龍)’ 중국이 공직자들의 직위남용을 근절하겠다고 나선것도 국민을 의식한 조치임이 틀림없다. 독일·이스라엘의 정치부패 스캔들과 중국의 대규모 밀수사건은 ‘피플 파워’가 정치 및 공직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주체임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유세진기자 yujin@ *중국 중국의 부패스캔들은 초대형 권력형 비리의 전형이다.엄청난 규모에다 권력 핵심부까지 연루됐기 때문이다. 최근 드러난 중국 건국 이래 최대규모인 푸젠(福建)성 샤먼(厦門)시 밀수사건이 대표적 사례.샤먼사건은 정치적 비리를 단속하는 중앙기율검사위가 지난해말 도산한 샤먼의 위안화(遠華)그룹이 100억달러(약 11조2,500억원)의자동차·전자제품과 총기류·석유 등을 밀수한 혐의를 잡고 수사를 시작하면서 비롯됐다.대상자만도 장쭝쉬(張宗緖)부시장,양첸셴(楊前線)세관장 등 무려 200여명에 이르렀다. 당초 초대형 밀수·독직사건으로 치부돼오던 이 사건은 기율위 관리들이 자신들의 전화를 샤먼 국가안정국이 도청했다는 사실을 밝혀내 권력층이 개입한 부패스캔들로 비화됐다.조사결과 사건의 배후에 권력핵심인 정치국위원의 부인과 전(前) 군 지도부 아들이 관련됐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권력형 비리로 바뀌었다. 현재 베이징시 당서기이며 정치국 위원인 자칭린(賈慶林)의 부인 린요우팡(林幼芳)과 류화칭(劉華淸) 전 군사위 부주석의 아들중 1명이 조사를 받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지난 60년대 제1기계공업부 근무중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과 친분을 쌓아 베이징으로 발탁돼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자 베이징시 당서기가 사건에 연루됐음이 드러나면 장 주석으로서는 큰 정치적 타격을 입게 된다. 이에 앞서 류 전 군사위 부주석의 며느리와 사돈 등이 부패스캔들에 연루돼 피소됐다.류 전 부주석의 둘째 며느리 정샤오리(鄭曉麗)가 여동생 샤오옌(曉燕) 부부와 함께 투자사로부터 약 1,500만홍콩달러(약 22억5,000만원)를빌려 홍콩 증시에 투자했다가 날리는 바람에 피소됐다고 홍콩의 명보(明報)가 보도했다. 중국이 부패근절에 나서는 이유는 만연해 있는 국가 부패구조를 타파하지않고서는 21세기 강대국 도약을 보장할 수 없다는 우려감 때문.지난해 공안부 산하 밀수범죄 조사국을 신설,주룽지(朱鎔基) 총리의 지휘로 총력전을 벌여 이번 사건의 꼬리가 잡혔다. 김규환기자 khkim@ *독일 독일 정가를 쑥대밭으로 만든 헬무트 콜 전총리의 비자금스캔들은 한 정당의 문제를 넘어 정경유착과 불법자금이 유럽정치의 관행이었음을 폭로한 셈이어서 충격을 주고 있다.사건은 통독영웅 콜 전총리에 정치적 사망선고를안겼고,윤리주의 이념을 표방해온 기민당측에 재기 불능의 치명상을 입혔다. 사건은 지난해 11월30일 당시 콜 기민당 명예총리가 티센 군수업자로부터정치자금을 수수했음을 인정,소문으로만 떠돌던 비자금의 실체를 확인하며비롯됐다.당시 콜총리가 200만 마르크라고 밝힌 비자금 규모는 이후 당내부의 고발,양심선언 등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나 2,000만마르크에 이른다는 기민당 관계자 주장까지 나왔다. 파문이 일파만파 확산되는데도 콜 전총리가 비자금 출처에 대해 굳게 입을다물자 지난 18일 기민당은 긴급 지도부 회의에서 콜에게 탈당을 권유했고결국 콜은 명예총재직을 내놓았다. 하지만 이정도로는 어림도 없었다.19일 92년 동독 로이나 정유회사가 프랑스 엘프아키텐사에 매각되면서 8,500만 마르크에 달하는 리베이트가 사실상콜 전 총리와 미테랑 전 프랑스대통령 사이에서 오갔다는 충격적 보도가 나오자 전 유럽이 발칵 뒤집혔다. 국제커넥션 의혹은 독일 검찰이 공소시효 만료를 선언해 덮어지게 됐지만 정치적 이해에 따라 유럽 정권간 음성적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는 의혹을 남겼다. 비자금 스캔들의 파급력은 지난 두달간 독일 의사당을 정정(政情) 중단의위기로 몰아넣었다.의회,언론을 불문한 폭로전의 와중에 집권 사민-녹색당연합의 비리를 까발리는 기민당 반격도 잇달았다.한 은행으로부터 상습 비행기 이용의 편의를 불법 제공받은 혐의로 집권 사민당측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재무장관이 사임하기도 했다. 이처럼 독일 정치권 전체가 부패로부터 자유롭지 못했음이 확인되면서 후유증이 어마어마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정가 일각에서는 구정치인에 대한 국민들의 환멸로 여야를 막론,엄청난 물갈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하지만 이번 스캔들의 가장 큰 피해자는 두말할 것도 없이 독일 국민들이다. 손정숙기자 jssohn@ *이스라엘 에제르 바이츠만 대통령은 수뢰,에후드 바라크 총리는 선거법 위반,베냐민네타냐후 전 총리는 공금 유용….속속 드러나는 이스라엘의 거물급 정치인들의 부정부패 혐의에 이스라엘 국민들이 분노가 폭발 일보 직전이다.끝없는부패 스캔들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는 이미 바이츠만 대통령에게 강력한 퇴진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바라크 총리도 안심할 수 없는 형편이다. 이스라엘 감사원은 27일 지난해 5월 총선에서 바라크를 후보로 내세운 ‘하나의 이스라엘 동맹’이 선거자금법을 위반해 1,300만 세켈(330만달러)의 벌금을 부과한다고 밝혔다.당연히 바라크 총리에게도 혐의가 쏠리고 있다. 바라크 총리는 혐의를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다.그는 “비영리기관도 모르며 당의 모금운동에 대해 아는 바 없다”면서 “며칠내로 대법원에 항소하는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엘리야킴 루빈스타인 검찰총장은 감사원의 이같은 수사 내용을 넘겨받고 경찰에 ‘하나의 이스라엘 동맹’에 대한 수사를 지시했다. 경찰 수사에서 감사원의 조사 내용이 사실로 드러나면 바라크 총리의 정치적 입지는 큰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총리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면 국민들의 신뢰 없인 불가능한 골란고원 반환 등 중동평화협상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의원 및 장관 재직시절이던 88∼93년 사이 프랑스 사업가로부터 45만달러를 받은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바이츠만 대통령은 돈을 받은 사실은인정하면서도 개인적 친구의 사적인 ‘선물’로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주장,국민들의 격분을 불렀다.이같은 주장에 여론은 그에게 등을 돌려 국민의절반 이상이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총선 패배 책임을 지고 총리직에서 물러난 베냐민 네타냐후도공금유용 등의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이밖에 아리예 데리전 내무장관,타치한네그비 전 법무장관도 수뢰 혐의로 기소되는 등 이스라엘 정가의 부패 스캔들은 끊이지 않고 있다. 이와 함께 부패 정치인들을 심판해야 한다는 국민들의 분노의 목소리도 점점 커지고 있다. 박희준기자 pnb@
  • 이시대 울고싶은 어른들을 위한 악극무대

    어느새 신년 고정 레퍼토리로 자리한 악극이 올해도 어김없이 관객을 찾는다.SBS·극단 가교의 ‘비내리는 고모령’(15∼2월6일,예술의전당)과 MBC의 ‘아버님전상서’(27∼2월6일,세종문화회관)등 창작 악극 2편이 연초 중장년층의 극장행을 재촉하고 있다. [비내리는 고모령] 93년 ‘번지없는 주막’이래 악극붐을 이끌어온 SBS와 극단 가교의 일곱번째 작품.‘살아온 얘기 다하자면 책 열권도 부족할’만큼의굴곡많은 삶을 겪은 우리 어머니들의 인생역정이, 악극 특유의 애조로 가슴뭉클하게 그려진다.순박한 시골처녀 ‘순애’는 유학생 ‘재호’와 사랑에빠져 임신을 하지만 서울로 올라간 재호는 그녀를 버린다.시집으로 쫓겨간순애는 갖은 수모를 당하면서도 아들을 위해 모든 것을 참는다.그러나 전쟁은 모자를 갈라놓고,순애는 살인누명을 쓰면서까지 아들을 위해 헌신을 다한다. 주인공이 낯선 시댁에서 온갖 구박을 받으며 속으로 울음을 삼키는 장면,병든 몸으로 출감해 장성한 아들과 상봉하는 대목 등에서는 제아무리 무심한사람이라도 남몰래 눈물을훔치게 될 듯.김정숙이 각본과 연출을 맡았으며,김성녀 최주봉 윤문식 박인환 등 노련한 악극스타들이 대거 출연한다.그간의제작경험과 기술을 총동원해 최고의 무대를 선보이겠다는 제작진의 야심이대단하다.(02)369-1585[아버님 전상서] ‘아들과 딸’‘방울이’의 방송작가 박진숙이 ‘대한민국50년사’와 ‘가요반세기’를 옆에 끼고 쓴 첫 악극.‘불효자는 웁니다’의문석봉이 연출한다. 극은 어머니의 간청으로 원치않은 결혼식을 올린 주인공 만재의 파란만장한인생을 통해 부부간의 인연,부모 자식간의 인연이 인력으로 만들어지는 것이아님을 보여준다. 억지결혼을 한 만재는 벙어리 아내와 딸을 내팽개치고 첫사랑과 서울로 도망을 가지만 일이 계속 꼬이면서 결국 살인까지 저지른다. 아버지를 원망하며 자란 딸은 검사가 돼 그 사실을 모른채 아버지손에 수갑을 채우는데….‘눈물없이 볼 수 없는 신파극’이라는 홍보문구처럼 관객을울리려고 작정하고 만든 극인만큼 미리 손수건을 챙겨가는게 좋을 성싶다.지난해 ‘며느리설움’에서 부부로 출연했던 이덕화·오정해가 비정의 부녀지간으로 나오고,가수 심수봉이 말못하는 아내로 분한다.(02)368-1515이순녀기자 coral@
  • [대한매일 신춘문예 당선] 안은영씨 당선소감/심사평

    * 안은영씨 당선소감 횡단보도를 건널 때 마다 짜릿함을 느낀다.정지해 있는 자가용과 버스가 나를 삼키고 박살낼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몇초 동안 정신없이 한다.횡단보도를다 건너면 아까 세상은 사라지고 다른 세상이 시끄럽게 울며 벌거숭이로 나온다.횡단보도를 건널 때 차들의 눈치를 보면서 허겁지겁 걷는 내 모습을,바람이 되어 지켜보는 나는 눈물이 난다.그래서 가끔은 총질을 해대며 느릿느릿 횡단보도를 걸어보기도 한다.끝이 없을 것만 같은 그 길을 건너고 나면내 자신이 자랑스럽고 기특해서 한참을 서서 웃으며 꽃 선물이 받고 싶어진다.하지만 그것도 아주 잠깐이다.귀가 상추 잎 만큼 커지다가 ‘띠’하는 소리에 깜짝 작아진다. “어서 오십시오.이 상자에 타신 분은 마술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창백한 목소리로 나는 붙잡는 환청이 처음에는 겁만 났는데 요즘에는 일부러 횡단보도를 건너고 소리를 만나려고 한다.소리를 쥐어박으며 짜증을 낼 정도로 친해져서 지금은 오히려 든든하다.덕분에 일기장에 소복하게 쌓인 이야기는 날마다 뚱뚱해져서보기만 해도 웃기는 모습이다.가끔 뚱뚱이가 토라지면 뼈만 남는 모습으로 되돌아 갈까봐 달래느라 진땀을 빼긴 하지만 그래도금방 내 손을 잡아준다.소리를 들려주고 횡단보도의 짜릿함을 느끼게 해 주신 박상률선생님,문학을 대하는 자세를 일깨워 주신 윤한로선생님,내 모든스승님과 부모님 감사합니다. ▲78년 부산 출생 ▲숭의여대 문예창작과 졸업 ** 심사평 아마도 새 세기는 드라마 혹은 드라마적 표현이 대중매체의 내용을 주도해갈 것으로 전망된다.이러한 문화현상을 반영이라도 하듯이,최근 극작가를 지망하는 사람들이 급격히 늘고,신춘문예의 희곡작품 증가 역시 예외가 아니다.60여편의 응모작 가운데 ‘수갑찬 종달새’와 ‘창 달린 방’이 당선을 겨뤘다.둘 다 뽑고 싶었다. ‘수갑찬 종달새’는 외아들을 지나치게 편애하는 어머니가 며느리의 임신에 소외와 질투를 느끼는가 하면,며느리는 이러한 시어머니의 지나친 간섭과압력때문에 결국 유산하고 만다는 내용이다.며느리에 대한 어머니의 피해망상증과 며느리의 유산으로 이어지는 잔잔한 저항심리가 치밀하게 잘 드러났다.간결한 대사가 긴장을 지속시킨다.후반부에는 의사가 아들에게 어머니의증세를 장황하게 설명하는 대목은 전체의 격조를 깨는 군더더기로 보인다. ‘창 달린 방’은 창문도 없는 지하 단칸방에 세들어 사는 오누이의 고달픈삶을 그린 작품이다.누나는 정신병원에서 환자를 돌보는 일을 하고 있지만집세를 제대로 낼 수 없을 정도로 수입이 적다.남동생에게는 일정한 일거리가 없다.그는 절망적인 현실에 대한 저항심에서 오토바이 폭주를 하다가 팔이 부러지는가 하면,일회용 부탄가스를 마시며 침침한 방에서 환상에 젖는다.애인과 밀회하는 밝은 모습이 방안의 현실과 대조적으로 반복된다.시종 절제된 행동과 간결한 대사가 밀도와 무게를 느끼게 하고,상징적인 표현은 신선한 무대를 연상시킨다.후자를 당선작으로 정한 것은 이런 까닭이다.
  • 두권의 비평서 눈길/한‘일 여성들의 속내 깊은 얘기들

    일본여성은 한국여성을 어떻게 볼까.사람에 따라 다를수 있고 문화적 배경을 이해하지 못한 탓에 오해도 있겠지만 대체로 ‘특이’하게 보고 있다.나쁘게 말하면 ‘드세고 이기적이고 제멋대로’라는 것이다.듣기 싫은 소리지만 한번쯤 되돌이켜 볼만한 지적이다. 최근 한국에 사는 일본여성,일본에 사는 한국여성이 각각 자신의 경험을 책으로 펴내 눈길을 끈다.도다 이쿠코씨(39)의 ‘일본여자가 쓴 한국여자 비판’(현대문학 7,500원)과 왕수영씨(62)의 ‘쪽발이 잡은 조센진’(정우사 7,000원)이 그것. 도다씨는 지난 79년 한국을 처음 방문한 뒤 고려대 등에서 공부하다 한국남성과 결혼해 15년째 주부,며느리,어머니로서 한국에서 살고 있다. 그는 한국에서 ‘한 이불 속의 두나라’에 이어 이번에 두번째 책을 펴냈으며 일본에서 ‘평상복 차림의 서울안내’등 세권의 책을 펴낸 주부작가이다. 현재는 일본 만화잡지 ‘모닝’에 황미나씨의 ‘이씨댁 이야기’를 번역,연재하고 있다. 왕씨는 지난 76년부터 23년째 일본에서 살면서 지역자치회장을 맡는 등 일본 주류사회에 깊숙히 파고든 시인이자 작가.지난해 ‘조센진의 흉터’로 월탄문학상을 받았고 일본 도쿄에서 ‘한국의 시를 낭독하는 모임’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 책들은 주재원 등으로 잠깐 해당국가에 머문 경험에 바탕을 둔 게 아니라 오랜 시간 생활인으로 뿌리내리면서 체험한 바를 적은 것이어서 지금껏나온 유사한 책에 비해 알맹이가 들어있다. 도다씨는 한국남성과 결혼해 살고 있거나 회사주재원으로 몇년째 한국에 머물고 있는 일본인 남녀 170명과 다른 나라 사람 31명을 직접 인터뷰하거나글을 받아 외국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아줌마’등 한국여성에게 ‘공개도전장’을 던진다. “지난 83년 처음 한국에 와서 공중목욕탕에 갔을 때 깜짝 놀랐어요.아줌마들이 벌거벗은 채 서로 머리를 잡고 싸우는 거예요” 그는 한국의 첫 경험을 이처럼 털어놓으면서 한국아줌마들은 “사납지만 정도 많다”고 말한다.아울러 ‘짙은 화장’과 ‘이기심’도 한국여성의 단점이라고 꼬집는다. 한 일본남성의 “태어나서 처음으로 한국에 와서 여자에게 맞았다”는 고백과 함께 한국여성을 친구로 사귀는 일의 어려움 등도 책에 실려있다.“‘언니 동생’이라고 불러 친구가 됐구나 했더니 헤어지면 그만이에요.학연 지연 혈연이 없으면 한국사람을 사귀기가 너무 힘듭니다” “한국여자가 나쁘다는 게 아니고 이런 건 제발 하지 말자는 생각에서 그동안 겪은 점을 적었다”는 그는 “외국인이 한국에서 겪는 문화충격을 한국사람들도 이해해달라”고 당부한다. 한편 왕씨는 일본인의 한국인에 시각을 보여준다.왕씨에 따르면 일본여성들은 한국여성에 대해 ▲모가 나고 ▲무례하고 ▲무계획적이며 ▲남의 일에 걸핏하면 간섭한다는 등의 편견을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왕씨는 자신이 겪은 일을 통해 일본인의 이런 비뚤어진 시각을 전해준다.왕씨는 또 일본인들은▲속과 겉이 다르고 ▲꼼꼼함이 지나치며 ▲리더에 무작정 복종하고 ▲예의가 지나쳐 비인간적이라고 지적한다. 이들의 책은 상업적인 측면에서 한일 양국 여성들의 단점을 부각시키는 경향을 갖고 있지만 반대로 서로를 이해하고 도우려는 자세를 가지면 편견과불신의 벽이 쉽게 허물어질 수 있음을 알려주기도 한다. 박재범기자 jaeb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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