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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끝없이 준 어머니, 더 원하는 며느리… 여자의 적은 정말 여자인가?

    끝없이 준 어머니, 더 원하는 며느리… 여자의 적은 정말 여자인가?

    ‘구강건조증’, 안구건조증과 비슷한 것이었다. 인공눈물이 있듯이 인공침도 있었다. ‘사회파 작가’ 김숨(39)의 장편소설 ‘여인들과 진화하는 적들’(현대문학 펴냄)이 표현한 ‘여인’ 정순자씨가 앓는 고통스러운 병이다. 정순자는 1949년생 소띠로 충남 부여가 고향이다. 초등학교를 겨우 졸업하고 17살에 서울에 올라와 동대문 직물가게를 하던 친척집 일을 돕다 남자를 만나 결혼해 딸 둘과 아들 하나를 낳았다. 36살에 과부가 돼 파출부, 요구르트 배달, 버스회사 청소부, 식당 주방일 등 안 해본 허드렛일이 없다. 맞벌이를 포기하지 않은 홈쇼핑 콜센터 상담원인 며느리의 요청으로 살림을 합쳐서 5년 동안 말없이 살림과 보육을 도맡았다. 며느리는 시어머니를 두려워하기는커녕 대놓고 무시하고 핍박한다. 지방 3류 대학을 나와 중소건설사 직원으로 출장이 잦은 아들은 대한민국 귀한 아들답게 저밖에 모르고, 못났다. 정순자의 며느리 김미선은 누구인가. 구세대 어머니를 표상하는 ‘여인’들을 압박하는 ‘진화하는 적’이 아닐까 싶다. 그녀는 시어머니를 ‘여자’라고 부른다. 정규직 홈쇼핑 콜센터 상담원으로 15년 다녔던 회사에서 최근 해직됐다. 전문대 출판학과를 나온 그녀는 교사를 어머니로 둔 ‘노량진 고시촌의 번데기’ 같은 남자와 사귀다가 계층, 신분의 차이를 뼈저리게 느껴 포기하고 32살에 36살의 중소건설사 직원과 결혼했다. 해직되자 구강건조증 환자 시어머니를 내쫓으려 한다. 김숨은 중세적 권력관계가 역전된 ‘며느리 시집살이’의 전형을 보여주는데, 자본주의적인 진화일지도 모르겠다. 시어머니 덕분에 신생아의 칭얼거림 없이 개운하게 잠을 자고, 시어머니가 6시 30분 남편의 아침밥을 대령하는 등으로 육아와 가사일에서 완전히 벗어났는데도 야박한 수고비를 책정한다. 그 쥐꼬리만 한 수고비마저도 아이가 어린이집에 가자 절반으로 잘랐다. 필요가 사라지자 버리려고 한다. 그러나 김미선은 “부모가 뒷바라지를 얼마만큼 해 주느냐에 따라 자식 인생이 달라지는 것 아니냐”고 당당하게 정순자를 비난한다. 순박하고 희생적인 정순자는 “얼마나…인생이 얼마나 달라진다는 거냐?”고 되묻지만 “브랜드 아파트에 살고, 외제 차 끌고, 휴가 때마다 온 가족이 해외로 여행 다니면서 사는 게 성공한 인생이 아니겠느냐”는 김미선 앞에서는 말복을 채워 주기 위해 어머니 세대가 마땅히 누려야 할 행복을 박탈하고 침해하는 것이 마땅할까. 이것이 오늘날의 진화다. 문소영 기자 symun@seoul.co.kr
  • 박상아, ‘외국인학교 입학 비리’ 적발…노현정도 곧 檢 조사

    외국인학교 입학비리 의혹을 수사중인 인천지검 외사부(김형준 부장검사)는 19일 전두환 전 대통령의 며느리 박상아(40)씨와 모 외국인학교 입학처장 등을 추가로 적발했다고 밝혔다. 같은 혐의를 받고 있는 정대선 현대 비에스앤씨 대표의 부인 노현정(34)씨는 해외 체류 중이어서 귀국 즉시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검찰은 이날 뉴질랜드 국적 브로커 A(47)씨를 구속 기소하고, 모 외국인학교 입학처장인 미국인 B(37)씨와 C(38·여)씨 등 학부모 6명을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했다. 영어 유치원의 재학증명서를 외국인학교에 자녀를 부정입학시킨 박씨 등 학부모 2명은 약식기소했다. 박씨 등은 지난해 5월쯤 1~2개월 다닌 영어 유치원의 재학증명서를 발급받아 B씨가 근무하는 외국인 학교에 전학 형식으로 부정입학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이들의 부정입학을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의 자녀 2명이 다닌 영어 유치원은 외국인 학교가 운영하는 곳이 아닌 일반 학원이었다. 박씨는 검찰이 수사를 시작하자 자녀들을 자퇴시킨 뒤 다른 학교로 옮긴 것으로 전해졌다. C씨 등 나머지 학부모 6명은 지난 2007∼2011년 홍콩 등지에서 브로커와 짜고 외국 여권을 얻어 외국인학교에 부정입학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치과의사나 로펌 변호사의 부인 등 부유층이 대부분이었다. 검찰 관계자는 “약식기소 대상 학부모들은 (자녀가) 입학 후 1개월 안에 퇴교했고 금품수수 혐의가 없는 점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외국인학교는 원칙적으로 부모 중 1명이 외국인이어야 입학이 가능하다. 부모가 모두 내국인인 경우 자녀가 외국에서 3년 이상 거주하며 교육을 받아야 입학이 허용된다. 하지만 이번에 기소된 학부모는 모두 한국 국적이었으며, 자녀들 역시 외국 체류 기간이 3년이 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수사과정에서 피아노와 농구장 등을 받는 대가로 입학자격이 없는 학생을 편·입학하도록 허가한 외국인학교장과 학부모들도 적발했다. 하지만 검찰은 기부금을 내고 부정입학을 한 경우는 별도의 형사처벌 규정이 없어 해당 학생 4명을 퇴교시키는 선에서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해당 학교와 학교장에 대해서는 교육과학기술부에 징계를 요청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11월 브로커와 짜고 외국 위조 여권을 발급받은 뒤 자녀를 외국인학교에 부정입학시킨 학부모 47먕을 기소했다. 이들은 지난달 2월 1심 선고공판에서 모두 유죄 판결을 받았다. 법원은 이들에게 징역 6~10개월, 집행유예 2년에 80~20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을 선고했다. 맹수열 기자 guns@seoul.co.kr
  • ‘외국인학교 부정 입학’ 박상아 등 10명 기소

    ‘외국인학교 부정 입학’ 박상아 등 10명 기소

    외국인학교 입학 비리를 수사 중인 검찰은 자녀를 외국인학교에 부정 입학시킨, 전두환 전 대통령의 며느리 박상아(왼쪽·40)씨와 모 외국인학교 입학처장 등의 혐의를 추가로 확인했다. 같은 혐의를 받고 있는 현대가 며느리이자 전 아나운서인 노현정(오른쪽·34)씨는 해외 체류 중이어서 귀국 즉시 검찰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인천지검 외사부는 19일 외국인학교 입학 비리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 서울 소재 모 외국인학교 입학처장인 미국인 A(37)와 이모(38·여)씨 등 학부모 6명을 업무 방해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하고 뉴질랜드 국적 브로커 B(47)를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영어 유치원의 재학증명서를 외국인학교에 제출해 자녀를 부정 입학시킨 박상아씨 등 2명을 약식 기소했다. 노현정씨도 약식 기소 대상이다. 박씨 등은 지난해 5월 A와 짜고 영어 유치원의 재학증명서를 발급받아 전학 형식으로 외국인학교에 자녀를 부정 입학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 등의 자녀가 다닌 영어 유치원은 일반 학원이었다. 검찰은 이번 수사 과정에서 피아노와 농구장 등을 받는 대가로 입학 자격이 없는 학생을 편입·입학시킨 모 외국인학교장과 학부모들도 적발했다. 그러나 기부금을 내고 부정 입학하는 경우 별도의 형사처벌 규정이 없어 부정 입학한 학생 4명을 퇴교 조치하는 선에서 마무리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또 해당 학교와 학교장에 대해 징계할 것을 교육부에 요청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1월 외국인학교에 부정 입학시킨 학부모 47명을 기소했다. 이들은 지난 2월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모두 집행유예와 사회봉사명령을 선고받았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여성장애인들 당당하게 살았으면”

    “여성장애인들 당당하게 살았으면”

    “제가 장애가 없었다면 많은 사람들에게 의미 있는 존재로 살아갈 수 있었을까요.” 유영희(55) 한국여성장애인연합 공동대표는 17일 여성 장애인들에게 긍정적이고 당당한 삶을 강조했다. 유 대표는 이날 제33회 장애인의 날 시상식에서 ‘올해의 장애인상’을 받았다. 지체장애 1급인 유 대표에게 장애가 찾아온 것은 결혼한 지 1년도 안 돼서였다. 큰아들의 100일을 지낸 후 류머티즘이 발병했고, 30년간 투병 생활을 하면서 12번의 수술을 받았다. “아이들에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엄마, 그리고 아내, 며느리. 이런 사실이 정말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가슴에 쌓인 한을 글로 풀어가던 유 대표는 2002년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자신의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속풀이라도 하듯 올린 글에 독자들이 생기기 시작했고, 2004년에는 본격적으로 수필을 쓰기 시작했다. 2005년 ‘남편의 외박을 준비하는 여자’라는 제목의 첫 수필집을 발간했고, 대한민국장애인문학상 수필부문 대상 등 총 10개 대회에서 상을 받았다. 2006년 전북여성장애인연대의 문예 창작교실에서 글쓰기 지도를 하면서 너무도 위축된 여성 장애인들의 삶과 마주했다. 2007년에는 전북여성장애인연대 대표에 뽑혔다. 등불장애인야학의 교장도 맡았다. 여성 장애인 합창단을 이끄는 한편 꽃꽂이, 사진, 글쓰기 교실 등을 운영하며 여성 장애인의 역량을 높이는 데 힘쓰고 있다. 여성 장애인의 인권, 법률 자문 등을 주제로 책도 냈다. 유 대표는 “여성 장애인들이 자신의 장애를 인정하되 절대로 주눅들지 말고 당당하게 살아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참형당한 조선의 사랑

    조선 세종 초 한 여인이 왕명으로 저잣거리에서 참형(목을 쳐 죽임)을 당한다. 조정 대신의 아내로 다른 남자와 음탕한 짓을 했다는 것이 죄목이다. 그녀와 사통한 남자는 왕명 출납을 담당한 지신사 조서로. 개국공신 조반의 장남이다. ‘조선왕조실록’에 “전 관찰사 이귀산의 아내 유씨가 조서로와 통간하였으니 이를 국문하기를 청한다”고 기록된 사건이다. 국왕의 측근과 사대부집 부녀자의 간통은 젊은 세종을 분노케 했다. 유교적 질서의 확립을 앞세운 세종은 참형을 결정했으나, 13년 뒤 과도한 징벌을 후회했다. 그 반작용으로, 이후 조선조의 간통에는 유배형이 관례가 됐다. 성종 때 교수형을 당한 어을우동은 제외된다. 왕조실록에서 작가는 원초적이고 내밀한 연인의 사랑이야기를 끄집어낸다. ‘내 마음의 포르노그라피’ ‘미실’ ‘논개’ 등으로 새로운 시각을 견지해 온 김별아(44)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 ‘불의 꽃’(해냄 펴냄) 이야기다. 16일 서울 광화문에서 마주한 작가는 “시간의 무덤을 해작거리다 그녀를 만났을 때, 어김없이 ‘목숨을 걸고 사랑할 수 있을까’란 질문부터 던졌다”고 말했다. 유배된 조서로는 20년 남짓을 더 살고 복권됐지만 이미 죽은 유씨는 살아 돌아올 수 없었다. 소설 속에서 두 연인은 어린 시절을 함께했으나 계략에 빠져 헤어진 뒤 10여년 만에 운명적으로 만나 불꽃 같은 사랑을 나눈다. 작가는 “세상은 부도덕하다고 손가락질했으나 사랑을 익힌 어린 연인들은 삶의 불꽃 같은 기억을 포기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개인의 사생활을 국가가 통제하려다 실패한 단적인 예가 바로 이 사건”이라고 말했다. 소설은 ‘조선 여성 3부작-사랑으로 죽다’의 두 번째 책으로, 첫 권 ‘채홍: 무지개’에선 세종 며느리의 충격적인 동성애를 다뤘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부고] 원색 드레스의 대가, 美 디자이너 릴리 퓰리처

    ‘기자들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퓰리처상을 만든 신문왕 조지프 퓰리처의 손자며느리인 미국의 디자이너 릴리 퓰리처가 7일(현지시간) 플로리다 팜비치 자택에서 사망했다고 CNN과 AP통신 등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81세. 1952년 퓰리처의 손자인 피트 퓰리처와 결혼한 그는 옷에 쏟은 오렌지 주스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패션계에 입문했다. 오렌지 농장주의 유복한 주부였던 퓰리처는 1959년 취미로 집 앞에 주스 가게를 열었다. 옷에 과일 자국이 묻는 것을 발견한 퓰리처는 재봉사에게 주스가 묻어도 티 나지 않는 화려한 문양의 ‘유니폼’을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다. 독특한 디자인의 유니폼이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퓰리처는 주스 대신 옷을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 자신의 이름을 딴 ‘릴리 퓰리처’는 열대 동식물 무늬의 원색풍 드레스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1960년대 미국의 명품 패션으로 자리를 잡았다. 특히 기숙학교 동창이자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이었던 재클린 케네디가 퓰리처의 드레스를 입고 찍은 사진이 미 라이프 잡지에 실리면서 옷은 전국적으로 유명세가 따랐다. 1993년 패션계에서 공식 은퇴한 퓰리처는 최근까지도 회사 고문으로 계속 일해 왔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DB를 열다] 1962년 한강인도교 자살방지 안내판

    [DB를 열다] 1962년 한강인도교 자살방지 안내판

    우리 사회에서 자살이 사회문제가 된 것은 최근의 일은 아니다. 시골에 사는 젊은 처자가 당산나무에 목을 매 죽었더라도 쉬쉬하면서 넘어갔겠지만, 도시의 특정 장소에서 자살 사건이 지속되고 나서는 언론에도 흔한 기사의 소재가 되었다. 특정 장소란 바로 다리가 놓인 한강과 같은 곳이다. 일제강점기에 한강에 인도교와 철로가 놓여 쉽게 물로 뛰어내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자 자살 사건이 하루가 멀다 하고 발생했다. 생활고, 가정불화, 질병, 치정 관계, 취업난 등 자살의 원인도 지금이나 다를 바 없었다. 먹일 것이 없는데 젖먹이가 배가 고파 보챈다고 엄마가 죽고, 시어머니의 학대를 못 이긴 며느리가 몸을 던지고, 실연한 청년이 배를 타고 놀다가 갑자기 강물에 뛰어들었다. 1923년에는 투신이 계속되자 다리에 전등을 설치하고 난간에는 철망을 치는 한편 망보는 사람도 두기로 했다는 기사가 있다. 1930년에 한강에 투신자살한 사람이 55명이나 되었다. 1950, 60년대에는 전후에 궁박한 삶을 이기지 못한 사람들의 투신 사건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1962년 6월부터 7월 20일까지 짧은 기간에 한강에 투신했거나 하려 한 사람이 113명이 됐다고 하니 엄청난 숫자다. 한강인도교 주변에는 자살방지상담소 직원들이 상주하며 자살 기도자들을 설득하고 물에 빠진 사람들을 구하는 활동을 했다. 한편으로 사진과 같이 ‘잠깐만 참으라’고 설득하는 팻말도 세워 놓았다. 손성진 국장 sonsj@seoul.co.kr
  • 참 매운 역사구나, 그 옛날 ‘시월드’

    “며느리 하나 죽는 거는 논둑 하나 무너진 거밖에 안 된다. 큰 소 한 마리 죽는 거보다 몬하다.” (김남규. 1929년생. 포항) “각시를 닛 얻었어. 애기꺼징 낳고. 집이 들어앉아, 다섯 달두 살다, 여섯 달두 살다, 가거덩.” (정소덕. 1931년생. 진도) “화장실에. 옛날에. 짚토매 이런 거 갖다 놓잖아. 그거 훌 깔고. 거기서 낳았어. 우리 큰딸을.” (지용자. 1928년생. 강릉) ‘시집살이 이야기 집성 1’(박이정 출판사)에 채록된 일제 식민지 시절에 태어나 6·25전쟁을 겪고 보릿고개를 넘어 1970년대 한강의 기적과 1980년대 민주화 운동을 거치며 살아온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읽다가 눈물이 찔끔 난다. 지난해 여자 대통령이 탄생한 나라지만, 한국에서 여자로 태어나 사는 일은 맵고 짜고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여성으로 태어난 것을 축복하는 프랑스적 감성을 떠올리면 더 서글퍼진다. 며느리 목숨을 큰 소 한 마리보다 못하게 취급하더니 울꺽 화가 올라오고, 산모사망률이 그리 높을 수밖에 없었음을 지용자 할머니 구술에서 깨달을 수밖에 없다. 바람난 남편과 씨앗을 견디고 살아야 하는 정소덕 할머니는 어떤가. 요즘 같으면 이혼하고 여자에게도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는 개명한 세월이 아닌가. 오랫동안 구비문학 연구를 해 온 신동흔 건국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를 비롯한 24명의 연구자가 각 지역을 돌아다니며 모두 109명의 구술 자료를 담았다. 제주 4·3 사건을 비롯한 역사적 사건도 포함됐고, 사연의 유형에 따라 총 10권으로 나눴다. 사연을 따라가다 보면 소설이 따로 없다. 신동흔 교수는 “역사학자들이 특정한 관점과 목적의 정보를 확보하기 위해 구술을 받는 것과 달리 국문학자들의 구술정리는 문학적인 접근”이라며 “할머니들이 하고 싶어하는 모든 이야기, 즉 사실은 물론 과장과 허구, 주관적 감정을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모두 기록했다”고 했다. 이런 작업의 의의에 대해 신 교수는 “한 사람의 생애는 하나의 우주다”고 말했다. 문소영 기자 symun@seoul.co.kr
  • “64세 중학생에겐 책가방 메는 게 행복”

    “64세 중학생에겐 책가방 메는 게 행복”

    학구열을 지피는 늦깎이 중학생이 있어 화제다. 충남 당진에서 건설업을 하는 강우영(64)씨는 대구방송통신중학교 신입생이다. 그는 지난달부터 통신 수업이 아닌 등교 수업이 있는 매월 첫째, 셋째 일요일엔 부인이 지어 준 새벽밥을 먹고 오전 5시에 집을 나선다. 집에서 천안아산역까지 승용차로 이동한 뒤 KTX를 타고 동대구역에 내려 택시를 타야 오전 9시 수업에 맞게 도착하지만 발걸음만은 가볍다. 강씨는 “어린 시절 가난으로 배 채우는 일조차 힘들어 그때 못 배운 게 한이 됐다”며 “검정고시는 도전하기 쉽지 않아서 방송통신중학교가 개설되기까지 오랜 시간을 기다렸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꼭 학력을 쓰라고 하는 난이 있어서 중학교는 다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책을 내려고 해도 대개 무슨 박사, 어디 대학 출신 이런 것들이 들어가니 더 배워야겠다 싶었다”고 덧붙였다. 방송통신중학교 원서 모집 기간이던 지난 2월 어느 날 밤새 많은 눈이 내렸는데도 그는 눈밭을 헤치고 승용차, KTX 등을 타고 원서를 제출하러 대구에 왔다. 대구보다 가까운 광주에도 방송통신중학교가 개교하기로 돼 있었지만 광주 방송통신중은 선착순으로 모집이 이미 끝난 상태였다. 다행히 대구 방송통신중은 나이순으로 선발했기에 무난히 입학할 수 있었다. 지난달 17일 첫 등교 수업을 다녀온 강씨는 “평소 할아버지, 회장님 이런 소릴 듣다 보면 늙었다는 느낌을 받는데 학교에 가니 담임에 교실, 동급생까지 있어 젊은 기분이 들었다”며 “선생님을 따라 교실에 들어가고 출석도 부르고 하니 50여년 전의 향수도 되살아나는 것 같았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주민등록과 다르게 실제로는 1945년생인 그가 곧 칠순을 바라보는 나이에 갑자기 공부를 시작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 정해진 시간에 수업을 하거나 화장실을 다녀와야 하고 출석 체크도 매시간 엄격한 데다 수학 같은 과목은 이해하기가 어려워 복습도 꼬박꼬박 해야 한다. 집에서 도시락까지 싸서 가기가 쉽지 않아 점심은 학교 앞에서 분식이나 빵으로 간단히 때우기도 한다. 하지만 강씨는 “며느리한테서도 대단하다는 소릴 듣고 시작한 일인데 절대 도중에 포기할 순 없다”며 “오는 7일 등교 때는 교과서를 준다고 했다. 이날은 책가방도 갖고 가야 해서 더 기대가 된다”며 환하게 웃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다문화 며느리들 요리 수다

    다문화 며느리들 요리 수다

    29일 서울 용산구 숙명여대 한국음식문화연구원에서 열린 ‘다문화가족 농촌정착 지원과정’에 참가한 한 다문화 가정 며느리가 낯선 듯 조심스레 오징어 다리를 만져보고 있다. 한식 조리법과 식사예절 등을 배우는 이번 교육에는 전남 보성과 강진 지역 다문화 가족 80여명이 참가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커버스토리] ‘빅데이터’ 사회의 그늘

    [커버스토리] ‘빅데이터’ 사회의 그늘

    2015년 3월 29일 일요일. 아직 싱글 생활을 즐기고 있는 최씨는 갑자기 돈을 빌려달라는 친구의 메시지를 받는다. 메신저 피싱이 아닐까 잠깐 의심했지만 자신의 집과 가족관계는 물론 어제 간 식당까지 알고 있는 그에게 최씨는 500만원을 입금한다. 두 시간 뒤 경찰에서 메신저 피싱이 의심된다는 문자를 받고서야 “아차”했다. 카드사와 통신사를 통해 일기장처럼 정리된 최씨의 생활 정보가 유출되면서 발생한 결과다. 빅데이터(Big Data) 사회가 현실화되고 있다. 어디서 카드를 쓰는지, 봤던 책이 무엇인지, 다녀온 여행지는 어딘지 등 이제까지 정리되지 않았던 개인 정보가 착착 정리되고 있다. 최근 한 카드사는 최고경영자와 청담동 며느리의 추천 맛집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주거지역과 소득수준, 카드사용액 등을 데이터로 소비자들을 세분화한 것이다. 기업 입장에서 마케팅 대상이 세분화되는 것만큼 반가운 일은 없다. 문제는 세분화된 정보가 새어나갔을 때 이제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전에 빠져나간 정보가 기껏 이름과 휴대전화번호, 인터넷 아이디 정도였다면 앞으로 빠져나갈 정보는 카드 이용내역, 병원 이용내역, 주활동 지역, 가족 현황 등 구체적인 생활이 드러나는 정보가 된다. 좀 더 치명적인 정보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신종호 숭실사이버대학교 정보보안학과 교수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만든 정보에는 직업과 소득, 생활방식 등이 구체적으로 드러날 수 있다”면서 “이런 것들이 유출돼 악용된다면 피해 정도가 현저하게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현재 마구잡이로 정보를 빼가던 해커들이 자신들이 원하는 정보만 선별해서 콕콕 찍어갈 수 있다는 것도 문제”라고 덧붙였다. 특히 계속되는 해킹사태는 이런 불안감을 더욱 키우고 있다. 지난 20일 KBS와 MBC를 비롯한 방송사들과 신한은행, 농협은행 등 주요 금융기관들이 해커들에게 털리는 상황이 발생했다. 개인정보를 다루는 기관들이 해커들의 공격을 받는 일은 이미 한두 번이 아니다. 2008년 1800만명의 개인정보가 털린 옥션 해킹사건에 이어 2011년 SK커뮤니케이션즈 3500만명, 온라인 게임업체 넥슨 1322만명 등 수천만명의 개인정보가 이미 털려 있는 상태다. 손상영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박사는 “빅데이터를 마케팅에 활용하는 방법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프라이버시 침해와 정보의 소유권 문제는 아직 논의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최근의 보안사고도 이런 문제의식의 부재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용어 클릭] ■빅데이터 종래의 방법으로는 수집·저장·검색·분석이 어려웠던 방대한 데이터. 정보처리기술 발달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사회·경제적 활용 가능성이 확대되고 있다. 최근에는 데이터의 수집과 분석 과정에서 개인사생활 침해와 해킹 위험 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 [길섶에서] 밥그릇 부처/서동철 논설위원

    가수 주병선이 1989년 발표한 ‘칠갑산’은 국악가요로는 유례없이 크게 히트했다. 지금도 ‘콩밭 매는 아낙네야, 베적삼이 흠뻑 젖는다. 무슨 설움 그리 많아, 포기마다 눈물 심누나’로 시작하는 노래가 심심치 않게 들린다. 칠갑산은 충남 청양의 명산이지만, 과거엔 그 첩첩산중에서 화전을 일구어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 노래 또한 화전민 어머니가 먹을 것과 바꾸어 어린 딸을 민며느리로 보내는 애끊는 사연을 그린 것이라고 한다. 칠갑산 들머리에는 ‘콩밭 매는 아낙네상(像)’도 세워졌다. 칠갑산 등산로를 따라 조금 오르면 장곡사가 나온다. 하(下)대웅전의 약사여래는 중생을 병고에서 구제하는 부처다. 그런데 이곳의 약사부처는 약사발 대신 밥그릇을 들었다. 포슬포슬 잘 지은 밥을 고봉으로 담았다. 약사여래가 조성된 14세기 중엽의 청양 사람들은 약보다 밥이 더 소중했을 것이다. 가난한 이웃에게는 끼니를 거르지 않게 하는 것이 곧 고통에서 구해주는 약이라는 무언의 가르침이다. 밥그릇 부처에 담은 옛사람의 마음 씀씀이에 그저 고개가 숙여질 뿐이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요놈들이 다 먹네 대한민국 예능판

    요놈들이 다 먹네 대한민국 예능판

    어리다고 만만하게 볼 일이 아니다. 대한민국은 지금 어린이(키즈) 스타들에게 푹 빠져 있다. MBC ‘일밤-아빠! 어디가?’와 SBS ‘붕어빵’ 등 어린이들을 주인공으로 한 ‘키즈 예능’ 프로그램이 크게 유행하면서 키즈 스타들이 각종 CF, 드라마 등을 종횡무진하고 있다. 키즈 스타들의 인기는 트렌드를 가장 민감하게 반영하는 광고계를 보면 단박에 알 수 있다. 최근 농심은 ‘아빠! 어디가?’의 키즈 스타 윤후와 김민국을 ’짜파게티‘ 모델로 선정했다. ‘국민 귀요미’로 불리는 윤후는 지난달 17일 ’아빠 어디가‘에서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를 맛있게 먹는 장면으로 화제를 모았다. 농심 측은 “윤후가 짜파구리를 먹는 장면이 방송되면서 짜파게티와 너구리 매출이 수직 상승했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뿐만 아니라 농심 홈페이지에도 윤후를 짜파게티 모델로 추천하는 고객 의견이 폭주해 짜파게티 최연소 모델로 윤후와 민국이를 발탁했다”고 밝혔다. 이달 말부터 방송될 예정인 이 CF에서 윤후는 6개월 기준 약 1억원의 출연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윤민수와 윤후, 성동일과 성준 부자는 지난 17일부터 KT의 ‘올레 LTE 워프’ 모델로 활약하고 있다. 전국 방방곡곡으로 아빠와 함께 체험 여행을 떠나는 내용으로 ‘아빠! 어디가?’의 콘셉트를 그대로 가져왔다. 이 CF는 총 4편까지 만들어질 예정이다. ‘아빠! 어디가?’에서 4차원 매력을 지닌 장난꾸러기 부자지간으로 인기 몰이 중인 배우 이종혁과 아들 준수 부자도 한글 학습지 CF에 출연했다. 송종국의 딸 지아도 아빠와 함께 최근 K리그 홍보 모델로 발탁됐다. 출연 아이들에 대한 각종 의류 협찬도 줄을 잇고 있다. 키즈 예능의 진원지인 SBS ’붕어빵‘이 배출한 스타들도 많다. ’붕어빵‘에 출연한 아나운서 박찬민의 딸 민하양은 지난해 MBC 일일드라마 ‘불굴의 며느리’에 이어 현재 방영 중인 SBS ‘야왕’에서 주다해와 하류의 딸 은별 역으로 출연해 아역 탤런트로 이름을 알렸다. ‘붕어빵’에서 똑소리나는 면모를 보여준 배우 정은표의 아들 지웅군도 학습지와 놀이공원 CF까지 섭렵했고 탤런트 이정용의 아들 믿음군도 지난해 SBS 주말극장 ‘맛있는 인생’을 통해 아역 배우로 데뷔했다. ‘키즈 예능’은 지상파뿐 아니라 케이블 TV에서도 대세다. KBS는 봄철 프로그램 개편을 맞아 키즈 예능 프로그램을 계획 중이고 케이블 MBC 에브리원은 지난 16일부터 MC 전현무와 배우 심이영이 네 남매의 가상 부모가 된다는 내용의 ‘오늘부터 엄마 아빠’를 시작했다. KBS 조이에서는 지난 22일까지 ‘보이프렌드의 헬로 베이비’를 방영했다. 아이돌이 아이들과 함께 꾸미는 키즈 예능 프로그램으로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시스타, 샤이니 등 정상급 아이돌로 출연자를 바꿔가며 매 시리즈를 제작하고 있다. 이처럼 ‘키즈 예능’이 대한민국을 점령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아이들은 예능계의 단골 아이템 중 하나다. 광고계에 3B(Baby, Beauty, Beast) 원칙이 있듯 웬만해선 실패하지 않는다. MBC ‘GOD의 육아일기’와 ‘전파견문록’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최근 키즈 예능의 특징은 리얼리티쇼의 새 모델과 가족간의 관계를 강조했다는 점에서 과거와 다르다. 김교석 대중문화 평론가는 “‘키즈 예능’은 귀엽고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모습을 통해 짜여지지 않은 진짜 리얼리티를 보고 싶어 하는 대중의 심리와 맞닿아 있다”면서 “기존의 ‘1박 2일’, ‘무한도전’ 등 40대 남자들의 리얼리티 예능에 다소 식상한 시청자들이 귀엽고 예측 불가능한 아이들의 모습을 리얼리티 쇼에 담은 키즈 예능을 신선하게 느낀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아빠! 어디가?’의 경우 5명의 아이들은 각기 다른 캐릭터가 자연스럽게 형성되면서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특히 최근 ‘키즈 예능’은 어머니보다 아버지와 자녀의 관계를 부각시켰고 남성은 물론 여성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한 20대 여성 시청자는 “프로그램에 다양한 스타일의 아버지가 나오고 그들이 아들을 대하는 모습을 보면서 미래의 남편상을 그려보기도 한다”고 말했다. 60대 여성 시청자는 “예전에 아이들을 키우던 추억이 떠올라 좋고 무엇보다 아버지들의 자녀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 점이 의미있다”고 말했다. 이창태 SBS 예능국장은 “최근 ‘키즈 예능’ 프로그램들은 아이의 엉뚱함과 재미를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부모와 이해하고 소통하는 장을 마련한다는 것이 다르다”면서 “분절된 가족 관계 속에 아이들과 소통할 시간 없이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가족과의 정서적 유대감을 일깨워 준다는 점에서 재미뿐만 아니라 의미까지 지닌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이들이 예능 프로그램의 전면에 나서면서 생기는 그림자도 적지 않다. 실제로 많은 아역 스타들이 어렸을 때 받은 높은 관심 때문에 일상 생활에 지장을 받거나 국민적인 관심이 사그라지면서 정체성 혼란을 겪기도 한다. 실제로 윤후의 경우 인터넷에 입학식 및 학교 급식 사진, 찜질방·등산 인증샷, 미래의 모습 등 일거수일투족이 매일 생중계되다시피 하고 있다. 대중문화평론가 정덕현씨는 “아이들이 TV나 CF에 자주 노출될수록 사생활을 침해할 여지가 커지고 초기의 순수성을 잃고 상처를 입게 될 가능성도 있다”면서 “아이들이 자의로 TV에 출연했다고 보기 어렵고 자아 형성 전이기 때문에 현실과 비현실을 구분하지 못해 성장 과정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정기적인 출연진 교체 등 제작진의 사후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창태 국장은 “부모 입장에서는 자녀들이 유명해지는 것이 좋을 수도 있겠지만 아이들이 또래에서 누려야 할 보편적 경험이나 사고를 갖지 못한 채 사회에서 유리될 수 있다”면서 신중론을 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부고] 산부인과 박사 1호 배병주 전 적십자병원장

    국내 의료사의 산증인으로 통하는 산부인과 박사 1호 배병주 전 적십자병원장(배병주산부인과 원장)이 18일 새벽 별세했다. 91세. 고인은 우리나라 산부인과 영역을 개척하고 각종 임신 질환에 대한 임상과 연구를 활성화해 ‘산부인과의 대부’로 불렸다. 1922년 함경남도 고원에서 태어난 고인은 서울대 의대의 전신인 경성의전을 졸업하고 1961년부터 적십자병원에서 산부인과 의사로 재직했다. 1975년부터 7년간 적십자병원장을 지낸 고인은 임신조절 장치를 개발, 국내 최초로 산부인과 분야 의료기기 특허를 획득했다. 1958년 서울 회현동에 문을 연 배병주산부인과를 최근까지도 운영했다. 개원 당시 40평 정도였던 병원을 55년 동안 단 한 평도 확장하지 않고 오직 진료와 연구에만 몰두했다. 차남인 배광범 보라매병원 교수는 “돈을 추구했다면 대형 병원 몇 개를 세우고도 남았겠지만 이면지 한 장도 아껴 쓸 정도로 근검절약을 생활화하신 분”이라면서 “형편이 어려운 환자들의 진료비는 받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의사 글쓰기 동호회에 참여해 50여년 동안 활동하며 써 온 글을 한 데 묶어 책으로 출간하기도 했다. 100여편의 논문과 30여편의 저서를 출간한 그는 1960~70년대 가족계획협회, 불임관리협회 회장을 맡는 등 산부인과학 발전에 기여했다. 국민훈장 모란장과 박애금장을 수상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지화(전 이화여대 교수)씨와 아들 용범(변호사)·광범(보라매병원 교수)·상욱(연세의대 교수)씨, 딸 상경(수원대 교수)씨, 며느리 이혜숙·이명희(서울시개원내과의사회장)·정병화(KIST 센터장)씨, 사위 박세원(다인소아청소년과의원 원장)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은 20일 오전 9시. (02)2227-7556.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길섶에서] 점심 효도/임태순 논설위원

    회사 인근 식당에서 친구와 늦은 점심을 했다. 직장인들이 한번 다녀갔기 때문인지 식당은 한산했다. 건너편에선 젊은 부부와 노부부가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너무 행복해 보여 자연스레 시선이 갔다. 집안과 손자, 손녀들 이야기에 식사는 뒷전이었다. 아들 부부가 직장 근처 식당으로 부모를 초청해 점심 대접을 하는 자리였다. 평일 부모 초청 점심은 아주 좋은 ‘효도상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집에서 소일하는 부모님으로선 자녀 또는 사위, 며느리 얼굴도 보고 시내로 소풍 가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 바쁘다는 핑계로 부모님을 자주 찾아 뵙지 못하는 맞벌이 부부들도 점심을 나누며 조금이나마 마음의 부담을 덜 수 있다. 추위가 한풀 꺾인 얼마 전 청계천을 거닐었다.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 봄이 성큼 다가왔음을 느낄 수 있었다. 개중에는 부부 또는 친구들끼리 마실 나온 어르신들의 모습도 적지 않았다. 아마 봄기운에 집 안에 있기에는 답답했을 것이다. 바야흐로 ‘점심효도’하기 좋은 계절이다. stslim@seoul.co.kr
  • 삼천포항에서 만난 남해의 봄

    삼천포항에서 만난 남해의 봄

    봄은 바다에서 옵니다. 섬과 섬 사이를 휘휘 돌아 내륙으로 내달립니다. 봄이 뭍을 향해 발을 딛는 첫 자리, 남해 쪽에서라면 경남 ‘삼천포’일 겁니다. 삼천포 가는 길에 삼천포는 없습니다. 오래전 행정구역이 통합됐으니, 당연히 사천시라 불러야 옳겠지요. 하지만 거죽이 바뀐들 품은 습속과 풍경마저 달라지겠습니까. 굳이 기억 속에 남은 삼천포를 끄집어내는 것도 그런 까닭입니다. 삼천포에서 마주한 남해의 봄은 눈부셨습니다. 삼천포항에서 맞는 맛있고 싱싱한 아침도 인상적이었지요. 이만한 곳이라면 언제든 기꺼이 ‘삼천포로 빠지’겠습니다. 삼천포란 지명은 익숙해도 사천은 다소 어색하다. 긴 세월 동안 수많은 인구에 회자됐던 ‘잘 나가다 삼천포로 빠진다’라는 표현 때문이지 싶다. 두 지역은 한때 나뉘어 있었다. 그러다 1995년 삼천포시와 사천군이 통합, 사천시가 됐다. 편의에 의해 묶여진 두 지역이 사이 좋을 리 없다. 지금도 삼천포란 지명이 현지에서 공공연하게 쓰이지만, 실체는 없다. 사천을 돌아본다는 건 사실상 삼천포를 둘러본다는 말과 다름없다. 사천을 대표하는 명승지들이 거의 대부분 바닷가 지역, 그러니까 옛 삼천포 쪽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삼천포 여정의 중심은 삼천포항이다. 서부 경남의 주요 어항 중 하나다. 삼천포항은 활기차다. 늘 다양한 생선들이 펄떡대니 비릿한 냄새가 가실 새가 없다. 어시장을 한 바퀴 돌아보면 모양도, 빛깔도 제각각인 물고기들과 만난다. 새벽녘 풍경도 다르지 않다. 오전 5시 무렵이면 ‘바다의 백작’ 감성돔, 도다리류 가운데 몸값이 최고라는 옴도다리 등 수많은 해산물들이 경매장에 쏟아져 나온다. 경매가 끝나면 곧바로 위판장 옆에 장이 선다. 이게 또 볼거리다. 경남 쪽에선 제법 이름이 알려졌다. 장 보러 나온 이들과 시장 상인들이 흥정을 벌이느라 한두 시간가량 북새통을 이루다 오전 8시쯤에야 잠잠해진다. 항구 뒤편은 어물전이다. 생물과 건어물, 어류와 패류 등을 파는 어물전들이 구역별로 나뉘어 들어찼다. 해산물 좋아하는 이들에겐 그야말로 ‘맛의 감옥’이다. 삼천포항을 돌아보며 쥐치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쥐치는 1980년대 후반까지 삼천포 어민들의 주요 수입원이었다. 가공하는 대로 팔려 나가니 돈도 잘 돌았다. 최남기 문화관광해설사 등에 따르면 당시 새벽에 어선에서 내리는 쥐치 상자는 받아서 가공하는 만큼 돈이 됐다고 한다. 쥐치 상자를 차지하려고 서로 싸우다 보니 시어머니와 며느리였더라는 이야기도 추억처럼 전해 온다. 1990년대 들면서 쥐치 어획량이 급감했다. 항구도 조금씩 활기를 잃었다. 그나마 조금씩 나는 국내산 쥐치와 축적된 쥐치 가공기술 덕에 ‘삼천포 쥐포’의 명맥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남해가 베푸는 것이 어디 해산물뿐이랴. 요즘엔 뭍과 바다가 어울린 풍경 덕에 곳간 사정이 넉넉해지고 있다. 삼천포항에서 삼천포대교 쪽으로 향하다 보면 대방진굴항과 만난다. 고려 말, 남해안에 극성을 부리던 왜구를 막기 위해 설치한 군항의 흔적이다.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도 대방진굴항을 수군 기지로 이용했던 것으로 역사는 전한다. 굴항은 조롱박처럼 생겼다. 작은 군선 등을 숨기기 맞춤하다. 한데, 거북선처럼 큰 선박이 들기엔 턱없이 작다. 조맹지 해설사는 “현 대방동 지역이 매립되기 전엔 이 일대가 바다였다”며 “현재 굴항보다 규모가 훨씬 큰 군항이 있었다”고 전했다. 굴항 인근에서 벌어진 사천해전은 거북선이 최초로 쓰인 전투다. 이처럼 작은 포구에 이순신 장군 동상을 세우고, 이웃한 삼천포대교공원에 거북선을 전시한 것도 그를 기리겠다는 뜻일 터다. 대방진굴항 뒤편의 각산 봉화대는 풍경 전망대다. 오래전엔 불을 피워 외적의 침입을 알렸던 곳. 요즘엔 봄 소식을 뭍으로 ‘전송’하기 바쁘다. 오르기는 만만치 않다. 대방사를 들머리 삼아 한 시간 남짓 다리품깨나 팔아야 한다. 하지만 정상에서 맞는 풍경만큼은 장쾌하기 이를 데 없다. 무엇보다 창선·삼천포대교가 인상적이다. 세 개의 섬 사이에 놓인 다섯 개의 다리가 물수제비 뜨듯 바다 위를 가르고 있다. 그 너머는 남해 창선도다. 봄은 시나브로 다섯 개의 다리를 건너오는 중이다. 교각에 설치된 경관조명 덕에 밤이면 더욱 화려해진다. 총연장 3.4㎞의 다리를 직접 걷는 사람도 곧잘 눈에 띈다. 이웃한 낙조 감상 포인트 ‘실안 노을길’과 별주부전의 고사를 담고 있는 비토섬 등의 풍경도 눈부시다. 삼천포항 왼쪽의 노산공원에 서면 한려수도가 시원스레 펼쳐진다. 공원 한편엔 삼천포 출신 박재삼(1933~1997) 시인의 문학관이 조성돼 있다. 삼천포 동쪽 해안 끝은 남일대 해수욕장이다. ‘남해안 제일 절경’이라는 뜻의 명소다. 남일대의 명물은 코끼리 바위다. 하지만 정작 시선이 가는 건 바다를 따라 자박자박 걸을 수 있게 조성된 길이다. ‘이순신 바닷길’ 가운데 ‘삼천포코끼리길’ 코스로, 진널전망대와 남일대 등을 둘러볼 수 있다. 이순신 바닷길의 총연장은 60㎞다. 5개의 코스로 구성돼 있다. 주로 사천의 해안길을 돌아보는데, 일부 구간은 차로도 둘러볼 수 있다. ■ 여행수첩 (지역번호 055) →가는 길 다솔사(853-0283)와 비토섬 등을 둘러보려면 남해고속도로 곤양 나들목으로, 벚꽃 풍경이 빼어난 선진리성과 실안낙조, 삼천포대교 등 삼천포 남동부의 명소들을 먼저 보겠다면 사천 나들목으로 나오는 게 좋다. 사천관광안내소 835-1023. →주변 여행지 곤양면 흥사리 흥곡마을 묵곡천변에 고려 말에 세운 매향비가 있다. 왜구와 관료들의 학정에 시달리던 민초들이 미륵을 기다리며 갯벌에 향나무를 묻고 의식을 치렀던 곳이다. 야생차로 이름난 다솔사, 별주부전의 전설을 담고 있는 비토섬, 국내 최대 규모의 사천녹차단지(853-5058) 등도 둘러보는 게 좋다. →맛집 싸고 싱싱한 해산물을 맛보려면 삼천포수협회센터를 찾아야 한다. 1층에서 횟감을 고른 뒤 2층에서 상차림 비용을 내고 먹는 방식이다. 항구 뒤편의 파도한정식(883-4500)과 오복식당(833-5023)은 다양한 제철 해산물로 한정식을 내는 집이다. 1만 1000원. 점심 때는 자리 잡기도 쉽지 않다. 쥐포는 가격 차가 크다. 쥐치를 밑간만 하고 통째 말린 ‘쥐치알포’는 3만 8000~4만원 선이다. 흔히 먹는 조미 쥐포는 1만~2만원선. 베트남이나 중국산의 경우 5000원이면 맛볼 수 있다. 고구마를 얇게 잘라 말린 것을 팥, 강낭콩 등과 섞어 죽으로 끓여낸 ‘고구마 배떼기죽’도 맛있다. 삼천포대교공원 내 풍경(835-0550)에서 맛볼 수 있다. 7000원. →잘 곳 삼천포항 인근 노산공원 쪽에 모텔들이 많다. 4만~5만원. 한적하고 조용한 곳을 찾는다면 남일대 쪽이 낫다. 글 사진 사천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 [깔깔깔]

    ●자녀에 관한 입장 차이 3 며느리는 남편에게 쥐어 살아야 하고, 딸은 남편을 휘어잡고 살아야 한다. 남의 자식이 어른에게 대드는 것은 버릇없이 키운 탓이고, 내 자식이 어른에게 대드는 것은 자기주장이 뚜렷해서이다. 사위가 처가에 자주 오는 일은 당연한 일이고, 내 아들이 처가에 자주 가는 일은 줏대 없는 일이다. ●사람의 몸에 관한 입장 차이 4 남의 흰머리는 조기 노화의 탓이고, 내 흰머리는 지적 연륜의 탓이다. 남이 민소매를 입으면 ‘그래 다 벗어라, 벗어.’ 내가 민소매를 입으면 ‘어때 시원해 보이지.’
  • 병든 아들과 화해하려 떠난 아버지의 여행

    병든 아들과 화해하려 떠난 아버지의 여행

    한적한 어촌에 사는 다카타는 10년 동안 연락을 끊고 지낸 아들 겐이치가 아프다는 소식을 듣고 도쿄로 향한다. 아들은 병원에 찾아온 아버지를 만나지 않겠다며 매정하게 거절한다. 돌아서는 다카타에게 며느리 리에는 비디오테이프 하나를 건넨다. 테이프를 본 다카타는 겐이치가 ‘천리주단기’라는 경극을 보려고 중국을 방문하기로 했다는 걸 알게 된다. 리에는 겐이치가 곧 죽을지도 모른다고 얘기한다. 다카타는 죽어가는 아들을 위해 ‘천리주단기’를 촬영하러 중국 윈난성으로 떠난다. 가보니 경극 배우는 교도소에 수감된 상태. 어렵게 만난 경극의 주인공은 어린 아들이 그리워 눈물만 흘린다. 다카타는 경극 배우의 아들 양양을 찾아 산골 마을로 간다. ‘붉은 수수밭’(1988) ‘국두’(1990) ‘홍등’(1991) 등 지극히 중국적이면서도 세계적인 일련의 작품으로 중국영화의 중흥을 이끌었던 5세대 감독 장이머우는 ‘영웅’(2002)과 ‘연인’(2004)으로 국민감독의 위치를 확고히 했다. 중국식 블록버스터로 전 세계에 중국 문화와 전통을 전파한 탓에 중화 패권주의의 대표주자로 비판받기도 했던 장이머우는 2005년 돌연 ‘천리주단기’(EBS·8일 밤 11시 15분)를 발표, 세상을 놀라게 했다. ‘귀주 이야기’(1992) ‘인생’(1995) ‘책상 서랍 속의 동화’(1999) 등과 같이 소박한 인민들을 내세워 삶을 반추하는 스타일의 연장선에 있다. 장이머우의 젊은 날의 우상이자 일본 영화계의 자존심인 다카쿠라 겐과 함께 한 작품으로 화제를 모았다. 무뚝뚝한 노인이지만 절절한 부정을 품은 캐릭터를 연기한 다카쿠라 겐은 서부극의 외로운 방랑자 존 웨인 같은 카리스마를 풍긴다. 꼬마 양양의 천재적인 연기는 물론, 장이머우가 이전 작품들에서도 종종 활용했던 현지 마을 사람들을 캐스팅하는 방식 또한 현실감을 더했다. 영화 속 일본 장면은 ‘철도원’(1999)으로 유명한 후루하타 야스오가 연출했다. 영화는 아시아 합작영화 대부분이 채택하는 거대 예산, 젊은 스타, 화려한 시각적 향연의 조합을 버렸다. 대신 소박한 사람들이 영묘한 산과 골짜기로 이루어진 땅을 순례함으로써 나라와 세대의 장벽을 허물고 소통하는 서사를 완성했다. 영화를 보는 또 다른 재미는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윈난성 고도(古都) 리장. 예스러움을 간직한 전통가옥들이 그대로 남아 있고 돌 바닥으로 연결된 골목이 미로처럼 연결되어 있다. 작은 운하들이 흐르고, 명산인 위룽쉐산(玉?雪山)이 펼쳐져 놀라운 장관을 이룬다. 장이머우 감독이 리장을 택한 것은 영화촬영 당시 주석이었던 장쩌민 전 주석이 이곳에 대해 특별한 애정을 보였다는 점에서 다분히 의도적으로 보인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놀라지마, 우리 초딩이야

    놀라지마, 우리 초딩이야

    5일 오전 경남 하동군 고전면 고전초등학교 1층 서쪽 끝에 있는 1학년 돌봄교실. 햇볕이 따스하게 드는 교실에는 첫 수업의 설렘이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고 있었다. 그러나 앉아 있는 학생은 코흘리개가 아니라 60~70대 할머니 7명이었다. 예쁜 개량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며느리나 딸뻘인 박윤희(49) 담임 선생님의 말에 귀를 쫑긋 세워 듣고 있었다. 정태희(79), 김필엽(78), 이한선(75), 박봉희(74), 정연정(71), 전임선(67), 남향순(60) 할머니. 이들은 전날 입학식을 한 엄연한 초등학교 신입생이다. 얼굴에는 주름이 자글자글했지만 달뜨고 어색한 모습이었다. 책상 위에는 1학년 학교생활을 안내하는 ‘신나는 1학년’ 교과서와 공책, 필통 등이 곱게 놓여 있었다. 박 선생님은 할머니 제자들에게 1학년 동안 학교생활과 공부할 내용 등을 설명했다. 이 학교 교사 가운데 교직경험이 가장 많아 담임을 맡게 됐다. 할머니들은 선생님 설명을 들으면서 중간 중간 웃기도 하며 즐거워했다. 할머니 학생들은 4교시 수업을 마친 낮 12시 10분쯤 손녀 손자뻘인 학생들과 학교 급식도 먹었다. 가장 나이가 많은 정태희 할머니는 “학교에 간다고 하니 마음이 설레 며칠 동안 잠을 이루지 못했다. 마음은 어린이가 된 기분이다. 잘될지 모르겠지만 졸업할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며 활짝 웃었다. 할머니들은 3월 한 달 동안 학교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오전 수업만 받는다. 다음 달부터는 오후 수업도 할 예정이다. 할머니들은 등하교를 해야 하는데 다행히 차로 10분 안팎에 모두 산다. 이들 백발의 할머니들이 뒤늦게 초등학교에 입학한 것은 늦게라도 기회가 되면 배워야 하겠다는 강한 의욕이 있어서다. 남향순 할머니는 지난해 말 초등학교에 입학, 정규교육을 받아 보면 어떻겠느냐는 말을 듣고 하동교육지원청과 경남도교육청에 문의했다. 긍정적인 답을 들은 남 할머니는 이웃 마을 등에 수소문해 동기를 모아 의기투합, 입학을 결정했다. 고전초교도 이들을 반겼다. 대다수 시골학교는 입학생이 없어 고민인데 신입생이 대거 몰려왔기 때문이다. 할머니들이 유일한 올해 입학생들이다. 고전면과 고전면장학회, 고전초등동창회, 학교운영회는 개량 한복 1벌과 장학금 10만원씩을 지원하며 이들의 만학을 격려했다. 전임선 할머니는 “학교에 오니 기분이 너무 좋고 딸과 손자들도 좋아한다”면서 “딸은 ‘엄마 열심히 공부하라’며 예쁜 필통과 책가방까지 사줬다”고 자랑했다. 전 할머니는 “손자들이 ‘이게 무슨 글자야’라는 질문에 답을 못할 때 못 배운 게 한이 됐다”고 말했다. 할머니들은 하나같이 앞으로 학교생활이 너무 기대된다며 즐거워했다. 6년 동안 열심히 공부해 반드시 졸업을 하겠다는 각오도 보였다. 박 선생님은 “할머니들이 공부에 의욕을 잃지 않고 재미있게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수업을 할 계획이다” 면서 “배움에 대한 의욕이 강한 분들이신 만큼 열심히 잘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글 사진 하동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깔깔깔]

    ●며느리를 흉볼 때 중년 부인 13명이 미국 LA에 사는 자식들 집에 다녀오는 길이었다. 비행기에 탑승해서 인천국제공항까지 대개 12시간 걸린다고 한다. 그런데 첫 번째 부인이 자기 며느리 흉을 보자 1시간이 훌쩍 갔다. 열두 번째 부인의 자기 며느리 흉보기가 끝나자 인천공항에 도착하게 됐다. 12명은 나머지 한명에게 며느리 흉볼 기회를 못 줘서 미안하다고 했다. 그러자 열세 번째 부인이 대답했다. “전 괜찮아요. 오래간만에 딸네 집에 갔다오는 길이거든요.” ●난센스 퀴즈 ▶작은 방에서 쌍둥이 형제가 함께 살고 있는 것은? 땅콩. ▶방울은 방울인데, 흔들어도 소리 나지 않는 방울은? 땀방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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