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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계존비속 재산공개 거부… 30% 정홍원 총리·황교안 법무 등 포함

    박근혜 정부의 청와대 수석(차관급) 이상과 장관(국무위원) 등 고위공직자 10명 중 3명은 직계존비속의 재산 공개를 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청와대 차관급 이상·국무위원 재산 내역 명단을 보면 대상자 27명 중 8명(29.6%)이 직계존비속의 재산을 공개하지 않았다. 정홍원 국무총리와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장남의 재산 내역 고지를 거부했다. 서남수 교육부 장관과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은 부모의 재산을 고지하지 않았다. 독립생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게 이유였다.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은 시부모의 재산 내역을 밝히지 않았다. 안전행정부의 한 관계자는 “며느리가 시부모에게까지 재산을 공개하도록 하는 것은 우리나라 정서상 맞지 않는다”면서 “지난 정부에서도 여성인 각료나 청와대 수석이 시부모의 재산 내역을 공개하지 않은 사례가 있었다”고 말했다. 청와대에서는 이정현 정무수석이 부모의 재산 내역을, 박흥렬 대통령경호실장이 장남·손자의 재산 내역을 각각 공개하지 않았다. 주철기 외교안보수석도 장남과 차남, 손자 2명과 손녀 2명의 재산 공개를 거부했다. 지난 3월 29일 공개된 중앙부처 1급 이상과 단체장, 광역의원, 교육감 등 행정부 재산공개에서는 27.6%가 직계존비속 재산 고지를 거부했다. 이명박 정부 말기 인사들이 상당수 포함된 그때와 비교하면 현 정부의 고위공직자 직계존비속 재산 공개 거부 비율이 다소 높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은 부모나 자녀 가운데 독립적인 생계능력이 있는 경우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심사를 받아 자신의 재산신고 내역에 포함하지 않을 수 있다. 피부양자가 아니기 때문에 사생활을 보호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생긴 규정이다. 그러나 공직자 재산내역 공개의 목적이 단순히 재산의 많고 적음을 알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 부정한 재산 증식 여부를 감시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이들 직계가족의 재산도 의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가족을 중심으로 재산이 형성되는 우리 사회의 관행에 비춰볼 때 가족이 재산 증식에 이용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안행부의 또 다른 관계자는 “자신보다 항렬이 높은 존속보다 비속을 이용해 재산을 증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17일 취임한 최문기 미래창조과학·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의 재산은, 임명일로부터 2개월 내에 재산등록을 완료하고, 등록만료 후 한달 내에 재산을 공개하도록 돼 있는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오는 7월 공개될 예정이다. 지난 3월 23일 임명된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은 같은 법에 따라 6월 초쯤 재산이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책꽂이]

    북한에 대한 불편한 진실(윤대규 지음, 한울 펴냄) 법학자이자 대학 강단에서 북한법을 강의하는 윤대규 경남대 서울부총장의 북한에 대한 인식과 정책 제안서. 저자가 밝히는 북한에 대한 ‘불편한 진실’은 이렇다. “중국은 북한 붕괴를 허용하지 않는다, 남한은 전쟁을 일으킬 수 없다, 미국은 북한에 군사적 행동을 할 수 없다, 북한 체제는 붕괴하지 않는다, 체제 경쟁은 끝났다.” 저자는 이를 직시해야 임기응변식 대북정책에서 벗어나 일관된 정책을 세울 수 있다고 강조한다. 1만 4000원. 세상은 바꾸고 역사는 기록하라(신동식 외 20인 지음, 최원석 엮음, 푸르메 펴냄) ‘최은희여기자상’ 수상자 21명이 치열한 여기자의 삶을 각자의 언어로 기록했다. 기자이기 이전에 여자, 딸과 아내, 엄마, 며느리로 살아가야 하는 여기자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한다. 때론 감동적이고 때론 무협지 이상으로 흥미진진한 글 뒤에 ‘다시 싣고 싶은 내 기사’를 선정해 붙였다. 1만 4000원. 왜 살찐 사람은 빚을 지는가(이케다 신스케 지음, 김윤경 옮김, 와이즈베리 펴냄) 비만은 단지 보기 싫은 것이 아니다. 건강과 체중 조절을 위해 노력하지만 맛있는 음식 앞에서 의지를 잃는 절제력 부족, 다이어트 계획을 세우고도 번번이 실패하는 추진력 부재의 결과다. 이런 비만의 습관은 흡연과 음주, 도박과 빚 등 개인이 자멸하게 되는 행동과도 연관 있다. 저자는 인간의 본성을 분석하고, 현명한 습관을 제안한다. 실행을 뒤로 미루는 게으름에서 벗어나기 위해 짧은 간격으로 마감을 설정하고, ‘카드로 할부 구입을 하지 않겠다’가 아니라 ‘카드를 만들지 않겠다’는 명확한 계획을 세우라는 식이다. 1만 4000원. 천재의 두 얼굴, 사이코패스(케빈 더튼 지음, 차백만 옮김, 미래의창 펴냄) 사이코패스는 전체 사회에서 1% 정도 존재한다. 그런데 성공한 CEO집단에서는 이 비율이 크게 높아진다. 사이코패스와 성공한 CEO의 공통점은 ‘약간의 광기’와 번뜩이는 천재성, 집중력, 강인한 정신, 실행력 등이다. 저자는 CEO들을 충격적인 사건을 만드는 사이코패스와 구분해 ‘기능적 사이코패스’라 부르면서 사이코패스 성향을 상황에 따라 훌륭히 활용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1만 4000원. 미술관이 된 시자의 고양이(홍지웅 지음, 미메시스 펴냄) 경기 파주 출판단지의 유명 건축물인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의 건축과정을 기록했다. 모더니즘 건축의 거장으로 꼽히는 알바루 시자가 설계한 이 건물이 기획된 2005년부터 완공되기까지 7년간의 기록을 시간별로 정리했다. 건축가의 건물 답사부터 설계 스케치와 도면 검토, 건물 배치, 자재 선정 등을 보여주는 500여장의 사진 및 이야기를 담은 건축 일기가 실렸다.1만 8000원.
  • [데스크 시각] 입학사정관 전문성은 덮어두면 되나/황수정 정책뉴스부 차장

    [데스크 시각] 입학사정관 전문성은 덮어두면 되나/황수정 정책뉴스부 차장

    지난달 감사원이 발표한 ‘창의교육 시책 추진 실태’는 예상만큼 큰 논란을 낳았다. 몇달에 걸쳐 진행된 감사가 초점을 맞춘 쪽은 입학사정관제(입사제). 입사제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는 처음이었다. 노무현 정부가 도입해서 이명박 정부가 실행한 제도는 한마디로 ‘실패’라는 진단서가 나왔다. ‘마음대로 수정된 생활기록부, 짜깁기된 교사추천서’에 주목한 언론과 여론은 일선 고등학교로 뭇매를 돌렸다. 입사제가 제대로 굴러가지 못하는 일차적인 책임이 마치 고교의 부정 행태인 듯 착각될 정도였다. 그러나 드러난 진실은 반쪽짜리였을 뿐이다. 307쪽 분량의 감사 내용을 찬찬히 들춰보면 사정이 달라진다. 듣기만 해도 군침이 돌 만큼 빛나는 취지로 출발했던 입사제가 얼마나 허술하게 굴러가고 있는지, 우리 아이들이 헐렁하기 짝이 없는 정책에 얼마나 속수무책으로 미래를 맡겨야 하는 것인지 기가 막힌다. 방대한 감사 내용에 묻혀 제대로 문제 제기되지 못한 채 넘어간 대목은 입학사정관의 전문성이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에서 입사제를 도입해 정부의 지원을 받은 66개 대학 입학사정관들의 전문성도 들여다봤다. 그 결과, 전체 사정관 618명 가운데 대학에서 언제 ‘아웃’될지 모르는 비정규직으로 재직하는 인원이 절반을 훌쩍 넘는 352명(57%). 사정이 이러하니 입사제를 적극 활용하는 30개 주요 대학 사정관들의 평균 재직기간은 고작 1.56년으로 2년이 채 되지 못했다. 노하우를 쌓아 전문성을 발휘하기는커녕 신분이 불안정한 사정관들은 끊임없이 더 나은 일자리를 넘볼 수밖에 없다. 평균 이직률이 48.7%나 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지침을 어기고 사교육업체에 취업한 전·현직 사정관도 9명이나 적발됐다. 그러나 이들을 처벌할 장치는 전무하다. 현행 입사제는 짧게는 고교 3년, 길게는 초등학교 때부터 전략을 짜서 준비해야 한다. 이 대목에서 입학사정관 한 사람이 감당하는 지원자 수를 따지면 또 허탈해진다. 30개 주요 대학의 전임 사정관 한 명이 심사를 맡는 지원자는 평균 354명. 모 대학의 경우 전임 사정관 한 명이 담당해야 하는 지원자는 무려 687명으로, 평가를 한 달간 주 5일 하루 8시간씩 실시한다고 가정했을 때 지원자 한 명에 대한 심사시간은 고작 27분이었다. 안타깝지만 현실이다. 현행 입사제로는 내 아이가 정확히 어디가 모자라 불합격했는지, 옆집 아이는 어째서 붙었는지 알 길이 없다. 그저 사정관의 ‘처분’에 아이의 장래를 통째로 맡기는 제도다. 감사 결과에는 상당수 대학이 전임이 아닌 위촉 사정관에게는 권장시간(30시간)만큼의 기본교육조차 시키지 않고 있다는 내용도 있었다. 내신성적 챙기는 건 기본이고 며느리도 정답을 모르는 스펙쌓기 전쟁에 그야말로 ‘멘붕’인 학부모, 학생들에게는 참담한 얘기다. 올해 교육부는 전국 66개 대학에 입학사정관 역량 강화 지원사업으로 395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예산 밀어넣기가 능사일 수는 없다. 입사제가 도입된 지 6년째다. 제도를 없앨 요량이 아니라면 입학사정관의 자질과 전문성 확보에 비상을 걸어야 할 때다. 제대로 처우를 해주되 학원 취업 등 지침을 어기면 처벌할 수 있는 엄중한 법적 근거도 만들어야 한다. sjh@seoul.co.kr
  • [10일 TV 하이라이트]

    ■책상서랍 속의 동화(KBS1 밤 12시) 슈쿠안 초등학교의 가오 선생은 아픈 어머니를 돌보기 위해 잠시 학교를 떠나야 한다. 이에 마을 촌장은 대리 선생으로 밍지웨이를 추천한다. 가오 선생은 한 달 동안만 대리 선생이 된 밍지웨이에게 ‘학생이 한명이라도 줄어들어선 안 되며 그 약속을 지켜줄 경우에는 돈을 더 주겠다’는 말을 남기고 떠난다. ■사랑과 전쟁 2(KBS2 밤 11시 10분) 부부클리닉 위원회에 한 부부가 찾아왔다. 천사표 아내이자 애교 만점 며느리인 희수는 남편과 시부모의 사랑을 독차지한다. 반면 말괄량이로 가족들의 속을 썩이는 시누이 주영은 딸인 자신보다 더 사랑받는 희수를 질투한다. 그러던 어느 날 주영은 희수의 치명적인 약점을 알게 된다. ■나 혼자 산다(MBC 밤 11시 20분) 무지개 회원들이 자기 계발에 나선다. 오로지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내며 하고 싶었던 곳을 찾아가는 이들. 한편 한판승을 꿈꾸는 서인국은 유도를 배우고 김태원은 자신의 불타는 붉은 방 연기교실을 통해 연기를 꿈꾼다. 그리고 데프콘은 먹방을 통해 보여줬던 식성을 드러내며 자신만의 특식 만들기에 도전한다. ■TV소설 삼생이(KBS2 오전 9시) 막례(이아현)는 삼생(홍아름)으로부터 사기진(유태웅)의 사진을 몰래 빼내고 사진의 행방을 찾던 삼생은 막례와 사기진이 결탁한 사실을 알게 된다. 한편 커프스 버튼의 주인을 확인하려고 고심하던 삼생은 동우(차도진)에게 그것이 자신의 것이란 말을 듣고 충격에 휩싸인다. ■하나뿐인 지구(EBS 밤 7시 30분) 물을 찬란히 비추는 태양은 생명을 살리는 빛이다. 그렇다면 그 태양빛을 눈앞에서 바로 본다면 어떨까. 3년 전 경기도의 한 아파트 앞에 28층 규모의 통유리 건물이 들어서면서 아파트 주민들은 매일 햇빛 전쟁을 치르고 있다. 인근의 아파트로 빛이 반사돼 마치 거울 위를 걸어다니는 것과 같은 피해를 낳은 것인데…. ■애자(OBS 밤 11시 5분) 고등학교 시절 ‘부산의 톨스토이’로 이름을 날렸던 애자는 소설가의 꿈을 품고 서울로 상경한다. 하지만 지방신문 당선 경력과 바람둥이 남자 친구, 산더미 같은 빚만 남은 스물아홉으로 하루하루를 보낸다. 한편 그녀의 유일무이한 적수는 바로 엄마 영희다. 애자는 엄마를 향한 회심의 일격을 준비한다.
  • [7일 TV 하이라이트]

    ■시사기획 창(KBS1 밤 10시) 지난해 8월부터 개정된 입양특례법이 시행됐다. 입양 보내길 원하는 친부모는 반드시 출생신고를 해야 하고, 입양하고자 하는 양부모도 이전보다 자격 요건이 까다로워졌다. 한편 입양법이 지나치게 까다로워진 탓에 친부모와 양부모 모두 입양을 기피하는 것은 물론 미혼모들은 ‘아동 유기’라는 극단의 선택을 하게 된다. ■해외 특별 기획 드라마 초한지(KBS2 밤 12시 40분) 신희는 장한이 위험에 처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쓰러지고, 그녀를 어릴 때부터 진료했던 어의 장림이 찾아온다. 신희는 그에게 장한의 위태로움을 전하고 자신과 장한이 살길은 조고를 타도하는 것이라 말한다. 한편 유방은 옹치를 치기 위해 항우에게 병마 5000을 빌려 패현으로 향한다. ■러브 인 아시아(KBS1 밤 7시 30분) 필리핀에서 온 결혼 11년차 주부 이은희씨. 한 종교단체의 소개로 남편 윤동원씨를 만난 은희씨는 2009년 한국 국적을 취득한 후 본명인 카테린 반딘에서 이은희로 이름을 바꿨다. 또한 영어 방문 교사로 5년째 활동하고 있다. 게다가 2006년부터는 외국인 며느리 배구단에서 주장으로도 활약하고 있는데…. ■현장 21(SBS 밤 8시 55분) 베스트셀러는 가장 잘 팔리는 책이다. 그만큼 독자들의 사랑을 받기 때문이다. 그런데 베스트셀러에 진입한 책이 독자의 사랑이 아닌 출판사의 사재기 힘 때문이라면 당신은 그 책을 선택할 것인가. 취재진은 지난해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던 책들에 대한 대형 온라인 서점들의 구매 목록을 확보해 분석한다. ■엄마 없이 살아보기(EBS 밤 8시 20분) 여덟 살 동갑내기 진규와 지후, 그리고 일곱 살 개구쟁이 이안이와 태훈이까지. 네 명의 엄살쟁이와 사진작가 선생님이 함께 떠난 곳은 지리산 둘레길. 푸른 숲길과 정겨운 시골길을 걸으며 아이들은 소박한 둘레길의 매력을 발견해 나간다. 그런데 다리가 아파 오면서 아이들 사이에 미묘한 신경전이 오간다. ■멜로다큐 가족(OBS 밤 11시 5분) 전남 곡성 기차마을 전통시장에 몸뻬 아저씨가 떴다. 몸뻬 바지에 밀짚모자, 한복 저고리까지 갖춰 입고 춤을 추는 조상열씨를 보고 사람들은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그런데 딱 한 사람, 이런 상열씨를 곱지 않은 눈으로 바라보는 이가 있다. 바로 결혼한 지 35년 된 그의 아내 박미임씨다.
  • 남편이 죽자, 시아버지가 매일 밤 찾아왔다

    남편이 죽자, 시아버지가 매일 밤 찾아왔다

    # 2007년 스무 살이 되던 해 그녀는 베트남 시골 마을 고향을 떠나 한국에 왔다. 나이는 까마득하게 많고 말도 전혀 안 통하는 낯선 남자와의 결혼. 그게 찢어지는 가난보다는 나을 것 같았다. 하지만 이곳은 결코 그녀에게 포근한 보금자리가 되지 못했다. 정신질환을 앓는 남편은 허구한 날 폭력을 휘둘렀다. 그녀의 유일한 위안은 베트남어로 대화가 가능한 인터넷 메신저 ‘깻방’이었다. 이곳에는 한국에 시집 온 베트남 여성들의 눈물이 가득했다. 채팅을 하다가 숙식과 일자리를 제공하겠다는 사람을 만났다. 베트남 유학생인 그는 “힘들면 집에서 나오라”고 했다. 2009년 그녀는 집을 나왔다. 그렇게 해서 간 곳이 휴대전화 제조 공장. 시급 4500원에 아침 9시부터 밤 9시까지 고달픈 노동이 이어졌다. 그래도 행복했다. 베트남의 엄마 아빠에게 돈을 부치기도 했다. 그러는 사이 남편과 이혼소송을 벌여 한국 영주권까지 얻었다. 이제 그녀는 자유다. # 그녀(29)는 9년 전 필리핀을 떠나 전남 지역으로 시집왔다. 신혼은 짧았다. 마늘 농사를 짓던 남편은 알코올 중독자에 자주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아이가 생겼지만 달라진 건 없었다. 남편은 결혼 8개월 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팔자려니 했다. 유복자이긴 했지만 아이도 낳았고 서서히 한국 생활에도 적응이 되는 듯했다. 하지만 악몽은 시아버지가 그녀의 방을 찾으면서 시작됐다. 매일 밤 시아버지는 며느리의 방을 찾아 문을 잠갔다. 시어머니는 며느리를 구박하기 시작했고 그녀는 매일 밤마다 공포에 질려야 했다. 시아버지의 기행이 1주일 이상 이어지자 결국 그녀는 아기를 업고 몰래 짐을 쌌다. 결혼 1년 8개월 만이었다. 장을 보러 간다고 둘러댄 후 택시를 불렀다. 아이를 쉼터 어린이집에 맡기고 공장에 다녔다. 새벽 6시 30부터 오후 9시 30분까지 15시간을 일했다. 그렇게 3년이 흘렀다. 그녀는 지금 손발에 마비 증세가 와 고생하고 있다. 집세를 내고 나면 네 살배기 아이와 입에 풀칠하기도 버겁다. 고향을 떠날 때 그렸던 그녀의 한국 생활은 대체 어디로 갔을까. 결혼 이주 여성의 가출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취업을 목적으로 결혼한 뒤 일자리를 찾아 사라지는 경우도 있지만, 언어·문화·경제적인 문제로 시댁과 갈등을 겪거나 남편의 폭력과 폭언을 피해 가출하는 여성도 적지 않다. “(남편과) 보통 10~20년씩 나이 차이가 나다 보니 여성들이 도망갈까봐 집 밖에 못 나가게 하고 가두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결혼 이주 여성 A(26)씨는 “결혼 이주 여성이 한국에 오는 이유 중 하나가 고국의 형편이 어려운 가족을 돕기 위해서인데 자꾸 집 안에 가두려고만 하니 목적 실현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경우가 많다”면서 “많은 결혼 이주 여성이 이 문제로 갈등을 겪는다”고 했다. 이어 “일부에서는 돈 받고 팔려 왔으니 고분고분 살아야 한다는 식으로 결혼 이주 여성을 깔보는 심리도 있어 정 붙이기가 더욱 어렵다”고 했다. 실제 다양한 이유로 한 해 3000명 이상의 결혼 이주 여성들은 가출을 택하고 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08년 3777명, 2009년 3617명, 2010년 3613명, 2011년 3551명, 2012년 3731명이 한국 가정으로부터 도망쳤다. 올해에도 이미 3월 말까지 805명이 집을 나갔다. 다문화가정의 경우 가출 신고를 꺼린다는 특성을 고려하면 그 수는 더 커진다. 지난 5년간 성사된 국제결혼이 한 해 통상 2만 5000건 안팎인 것을 감안하면 매년 15% 정도가 가출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하고 있는 셈이다. 26만여 가구에 달하는 다문화가정 중 이혼 또는 별거 중인 가구도 4.5%에 달한다. 더 나은 삶을 위해 선택한 가출이지만 집 밖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가출한 결혼 이주 여성을 돌보는 쉼터 등에 입소하는 경우는 행운에 가깝다. 대부분 여권을 두고 몸만 도망쳐 빠져나오거나 남편이나 시부모가 여권을 관리하는 경우가 많아 당장 체류 자체에 목숨을 걸어야 하는 상황을 맞는다. 체류 연장을 하지 못해 불법체류자 신세로 전락하게 된다. 한 쉼터 관계자는 “가출한 결혼 이주 여성들이 비교적 쉽게 찾을 수 있는 쉼터 측에서 신원 보증을 한다 해도 체류연장 기간이 3개월에 불과하다”면서 “더 큰 문제는 전국 18개 국비 지원 쉼터(각각 12~23명 정원으로 총 225명) 수용률도 정원을 초과한 상태라 폭력과 학대를 피해 집을 나왔다가도 귀가 조치되는 경우도 있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수용 인원 자체가 절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물리적·언어적 폭력을 얼마나 심하게 당했느냐, 피해가 얼마나 크냐와 상관없이 빈자리가 있는지 없는지가 주요 입소 기준이 된다. 머물 수 있는 기간도 길어야 2년으로 한정돼 있다. 2년 후에는 독립을 해야 하지만 결혼 이주 여성들에겐 막막하기만 하다. 생활비는 많이 들지만 그들이 잡을 수 있는 일자리는 뻔하기 때문이다. 한국어가 안 되기 때문에 박봉의 공원이나 청소 도우미 이외에는 대안이 없다. 서울은 그나마 조건이 좋아 2차 쉼터에서 자립을 위한 기술을 배운다. 그러나 여건이 갖춰지지 못한 곳에선 일정 기간 후 머물 곳조차 없는 신세가 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모텔 청소 도우미인 ‘조바’(도우미)로 숨어드는 사람들이 많다. 젊은 여성들의 경우 공단에 숨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나이가 있는 한국계 중국인의 경우 여관이나 모텔에서 청소 도우미를 자처하며 숙식을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 한 모텔 관계자는 “신분이 드러날 일이 없어 많은 결혼 이주 여성들이 조바를 자처한다”고 전했다. 최근에는 인터넷 메신저 등을 통해 가출 정보를 얻거나 가출 후 도와줄 남성을 구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13년 전 베트남 여성과 결혼한 황재석(44·무역업)씨는 “혈기 왕성한 남성들은 성욕을 충족시킬 수 있고, 여성은 생활비를 아껴 번 돈을 최대한 많이 베트남 가족에게 보낼 수 있다는 점에서 가출 후 동거와 같은 또 다른 계약이 성립된다”면서 “주위를 보면 가출해서 혼자 사는 경우는 거의 없고 유학 등을 온 자국민들과 함께 사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일부 결혼 이주 여성을 도와주려는 남성들은 가출 후 이혼 소송에서 승소하면 영주권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노려 이혼을 부추기는 경우도 있다. 가출 여성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은 이유 중 하나다. 이는 악순환을 낳기도 한다. 좋지 못한 사례가 알려지면 알려질수록 결혼 이주 여성과 결혼하는 남편과 가족들은 여성의 바깥 생활에 대한 불안과 통제에 대한 집착이 심해진다. 여성의 사회생활을 통제하면서 갈등이 계속되는 식이다. 김해성 지구촌사랑나눔 이사장은 “자신을 희생하며 건전하게 사는 결혼 이주 여성들이 대부분인데도 일부 사례 때문에 ‘결혼 이주 여성들은 다 도망간다더라’ 식의 선입견이 확산돼 있다”면서 “실제 남성 쪽에 신체적·경제적 어려움이 있는 게 문제 되는 경우가 더 많다”고 했다. 김현미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교수는 “우리나라가 이 여성들을 결혼 이주자로 불러들였기 때문에 이를 제대로 완성하지 못한 가출 여성들에 대한 편견이 많고 쉽게 낙인을 찍는다”면서 “다문화가족지원센터도 건강한 가족의 유지에만 초점을 맞춰 운영되기 때문에 심각한 부부 갈등이나 폭력을 겪고 있는 가정 등 좀 더 개입이 필요한 문제에 대해서는 방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커버스토리-결혼 이주여성의 위험한 탈출 그 이후] “친정 식구처럼 내 얘기 귀 기울여줄 곳 있었더라면…”

    [커버스토리-결혼 이주여성의 위험한 탈출 그 이후] “친정 식구처럼 내 얘기 귀 기울여줄 곳 있었더라면…”

    “친정 식구들처럼 제 얘기에 귀 기울여 주는 사람만 있었어도 집 나갈 생각은 안 했을 거예요.” 필리핀 출신 결혼 이주 여성 A(35)씨는 지난해 집을 나와 경기도의 한 모텔에서 청소 도우미로 생활하고 있다. 시어머니, 남편과의 사소한 다툼이 원인이 됐다. 5년 전 결혼했지만 한국말이 서툴러 시댁 식구들 사이에서 고립됐는데 시어머니는 “며느리가 가출할지 모른다”며 한국어학당에 가는 것을 반대했다. A씨는 “주변에 하소연할 곳조차 마땅치 않았다”면서 “도피밖에 방법이 없어 집을 나왔다”고 말했다. 국내 결혼 이주 여성들은 “필요한 순간 마음을 달래줄 수 있는 상담만 잘 이뤄져도 다문화 여성의 가출, 자살 등 극단적 선택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트남 결혼 이주 여성으로 이주민 인권활동가로 일하는 원옥금(38)씨는 “이주 여성은 금전 문제, 자녀 문제 등 시댁과의 갈등을 대화로 풀고 싶어 하지만 언어, 문화 차이 때문에 그들과의 소통이 어려워 괴로워한다”면서 “결국 버티고 버티다 가출까지 하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대화를 하고 싶은 욕구 때문에 이주 여성들이 인터넷 채팅으로 이주 남성을 만나고 가출을 택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원씨는 현재 이혼소송 중인 베트남 이주 여성 B씨를 예로 들었다. B씨는 2010년 한국 남편과 결혼해 국내에 정착했다. 그는 베트남에서 알고 지내던 언니도 한국인과 결혼해 한 마을에 정착한 터라 마음을 터놓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B씨의 남편은 아내가 베트남 사람 만나는 것을 극도로 싫어했다. 집에 갇혀 우울증에 걸린 그는 결국 가출했다가 다시 집에 돌아와 이혼 소송을 진행 중이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통·번역사로 일하는 베트남 출신 이주 여성 오완희(42)씨도 “가정에서 겉도는 결혼 이주 여성들을 돕기 위해 심리 상담과 치료가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다문화지원센터에서도 상담실을 운영하고 있지만 이용률이 낮다. 원씨는 “전국 204개 지원센터가 있지만 정작 센터를 찾는 사람은 20%에 불과하다”면서 “상담 직원이 대부분 한국인인데 이주 여성 입장에서는 이들이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결국 이주 여성의 현실에 공감하고 눈높이에 맞춘 상담을 해줄 수 있는 다문화가정 출신 상담사를 늘려야 효과적일 것이라는 조언이다. 가정폭력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결혼 7년차의 방글라데시 출신 이주 여성은 “남편에게 구타당하는데 이웃의 신고로 경찰관이 출동했지만 가정사라고 생각해서 그런지 남편을 적당히 타이르고는 돌아갔다”면서 “남편의 폭력은 그후로도 쭉 이어졌다”고 말했다. 오완희씨는 “가정폭력은 특성상 반복적으로 일어날 수밖에 없다”면서 “결국 강력한 처벌과 함께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 예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가정폭력을 ‘4대악’으로 규정하고 대대적인 예방·단속에 나선 것에 대해 “가정폭력을 당하고 신고조차 못하는 다문화가정 여성들이 어디에 있는지 수소문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허울뿐인 다문화 교육의 내실을 다져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주여성지원단체인 생각나무 BB센터의 안순화(48·중국 출신) 대표는 “옷가게에서 가격을 좀 깎으려고 흥정하려 하자 ‘돈 없는 외국인이라 저렇게 꼭 깎으려고 한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었다”며 한국인들의 편견을 꼬집었다. 그는 “다문화 교육은 다수자인 한국 아이들이 받아 포용을 배우도록 해야 하는 것”이라면서 “이주 여성의 출신국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책자를 만들어 보급하려 해도 다문화센터나 다문화 학생들이 많이 다니는 초등학교 등에서만 가져가려고 했다”고 말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커버스토리-결혼 이주여성의 위험한 탈출 그 이후] 남편이 죽자, 시아버지가 매일 밤 찾아왔다

    [커버스토리-결혼 이주여성의 위험한 탈출 그 이후] 남편이 죽자, 시아버지가 매일 밤 찾아왔다

    # 스무 살이 되던 해 그녀는 베트남 시골 마을 고향을 떠나 한국에 왔다. 나이는 까마득하게 많고 말도 전혀 안 통하는 낯선 남자와의 결혼. 하지만 그게 찢어지는 가난보다는 나을 것 같았다. 하지만 이곳은 결코 그녀에게 포근한 보금자리가 되지 못했다. 정신질환을 앓는 남편은 허구한 날 폭력을 휘둘렀다. 그녀의 유일한 위안은 베트남어로 대화가 가능한 인터넷 메신저 ‘깻방’이었다. 이곳에는 한국에 시집온 베트남 여성들의 한숨과 눈물이 가득했다. 채팅을 하다가 숙식과 일자리를 제공하겠다는 사람을 만났다. 베트남 유학생인 그는 “힘들면 집에서 나오라”고 했다. 2년 만에 그녀는 집을 나왔다. 그렇게 해서 간 곳이 휴대전화 제조 공장. 고달픈 노동이 이어졌다. 그래도 행복했다. 베트남의 엄마 아빠에게 돈을 부칠 여유도 생겼다. 그러는 사이 남편과 이혼소송을 벌여 한국 영주권까지 얻었다. 이제 그녀는 자유다. # 그녀(29)는 9년 전 필리핀을 떠나 전남 지역으로 시집왔다. 신혼은 짧았다. 마늘 농사를 짓던 남편은 알코올 중독자에 자주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아이가 생겼지만 달라진 건 없었다. 남편은 결혼 8개월 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팔자려니 했다. 유복자이긴 했지만 아이도 낳았고 서서히 한국 생활에도 적응이 되는 듯했다. 하지만 악몽은 시아버지가 그녀의 방을 찾으면서 시작됐다. 매일 밤 시아버지는 며느리의 방을 찾아 문을 잠갔다. 시어머니는 며느리를 구박하기 시작했고 그녀는 매일 밤마다 공포에 질려야 했다. 시아버지의 기행이 1주일 이상 이어지자 결국 그녀는 아기를 업고 몰래 짐을 쌌다. 결혼 1년 8개월 만이었다. 장을 보러 간다고 둘러댄 후 택시를 불렀다. 아이를 쉼터 어린이집에 맡기고 공장에 다녔다. 새벽 6시 30분부터 오후 9시 30분까지 15시간을 일했다. 그렇게 3년을 일했다. 그녀는 지금 손발에 마비 증상이 와 고생하고 있다. 집세를 내고 나면 네 살배기 아이와 입에 풀칠하기도 버겁다. 고향을 떠날 때 그렸던 그녀의 한국 생활은 대체 어디로 갔을까. 결혼 이주 여성의 가출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취업을 목적으로 결혼한 뒤 일자리를 찾아 사라지는 경우도 있지만 언어·문화·경제적인 문제로 시댁과 갈등을 겪거나 남편의 폭력과 폭언을 피해 가출하는 여성도 적지 않다. “(남편과) 보통 10~20년씩 나이 차이가 나다 보니 여성들이 도망갈까 봐 집 밖에 못 나가게 하고 가두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결혼 이주 여성 A(26)씨는 “결혼 이주 여성이 한국에 오는 이유 중 하나가 고국의 형편이 어려운 가족을 돕기 위해서인데 자꾸 집 안에 가두려고만 하니 목적 실현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경우가 많다”면서 “많은 결혼 이주 여성이 이 문제로 갈등을 겪는다”고 했다. 이어 “일부에서는 돈 받고 팔려 왔으니 고분고분 살아야 한다는 식으로 결혼 이주 여성을 깔보는 심리도 있어 정 붙이기가 더욱 어렵다”고 했다. 실제 다양한 이유로 한 해 3000명 이상의 결혼 이주 여성들은 가출을 택하고 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08년 3777명, 2009년 3617명, 2010년 3613명, 2011년 3551명, 2012년 3731명이 한국 가정으로부터 도망쳤다. 올해에도 이미 3월 말까지 805명이 집을 나갔다. 다문화가정의 경우 가출 신고를 꺼린다는 특성을 고려하면 그 수는 더 커진다. 지난 5년간 성사된 국제결혼이 한 해 통상 2만 5000건 안팎인 것을 감안하면 매년 15% 정도가 가출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하고 있는 셈이다. 26만여 가구에 달하는 다문화가정 중 이혼 또는 별거 중인 가구도 4.5%에 달한다. 더 나은 삶을 위해 선택한 가출이지만 집 밖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가출한 결혼 이주 여성을 돌보는 쉼터 등에 입소하는 경우는 행운에 가깝다. 대부분 여권을 두고 몸만 도망쳐 빠져나오거나 남편이나 시부모가 여권을 관리하는 경우가 많아 당장 체류 자체에 목숨을 걸어야 하는 상황을 맞는다. 체류 연장을 하지 못해 불법 체류자 신세로 전락하게 된다. 한 쉼터 관계자는 “가출한 결혼 이주 여성들이 비교적 쉽게 찾을 수 있는 쉼터 측에서 신원 보증을 한다 해도 체류 연장 기간이 3개월에 불과하다”면서 “더 큰 문제는 전국 18개 국비 지원 쉼터(각각 12~23명 정원으로 총 225명) 수용률도 정원을 초과한 상태라 폭력과 학대를 피해 집을 나왔다가도 귀가 조치되는 경우도 있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수용 인원 자체가 절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물리적·언어적 폭력을 얼마나 심하게 당했느냐, 피해가 얼마나 크냐와 상관없이 빈자리가 있는지 없는지가 주요 입소 기준이 된다. 머물 수 있는 기간도 길어야 2년으로 한정돼 있다. 2년 후에는 독립을 해야 하지만 결혼 이주 여성들에겐 막막하기만 하다. 생활비는 많이 들지만 그들이 잡을 수 있는 일자리는 뻔하기 때문이다. 한국어가 안 되기 때문에 박봉의 공원이나 청소 도우미 이외에는 대안이 없다. 서울은 그나마 조건이 좋아 2차 쉼터에서 자립을 위한 기술을 배운다. 그러나 여건이 갖춰지지 못한 곳에선 일정 기간 후 머물 곳조차 없는 신세가 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모텔 청소 도우미인 ‘조바’(도우미)로 숨어드는 사람들이 많다. 젊은 여성들의 경우 공단에 숨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나이가 있는 한국계 중국인의 경우 여관이나 모텔에서 청소 도우미를 자처하며 숙식을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 한 모텔 관계자는 “신분이 드러날 일이 없어 많은 결혼 이주 여성들이 조바를 자처한다”고 전했다. 최근에는 인터넷 메신저 등을 통해 가출 정보를 얻거나 가출 후 도와줄 남성을 구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13년 전 베트남 여성과 결혼한 황재석(44·무역업)씨는 “혈기 왕성한 남성들은 성욕을 충족시킬 수 있고, 여성은 생활비를 아껴 번 돈을 최대한 많이 베트남 가족에게 보낼 수 있다는 점에서 가출 후 동거와 같은 또 다른 계약이 성립된다”면서 “주위를 보면 가출해서 혼자 사는 경우는 거의 없고 유학 등을 온 자국민들과 함께 사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일부 결혼 이주 여성을 도와주려는 남성들은 가출 후 이혼 소송에서 승소하면 영주권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노려 이혼을 부추기는 경우도 있다. 가출 여성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은 이유 중 하나다. 이는 악순환을 낳기도 한다. 좋지 못한 사례가 알려지면 알려질수록 결혼 이주 여성과 결혼하는 남편과 가족들은 여성의 바깥 생활에 대한 불안과 통제에 대한 집착이 심해진다. 여성의 사회생활을 통제하면서 갈등이 계속되는 식이다. 김해성 지구촌사랑나눔 이사장은 “자신을 희생하며 건전하게 사는 결혼 이주 여성들이 대부분인데도 일부 사례 때문에 ‘결혼 이주 여성들은 다 도망간다더라’ 식의 선입견이 확산돼 있다”면서 “실제로 남성 쪽에 신체적, 경제적 어려움이 있는 게 문제 되는 경우가 더 많다”고 했다. 김현미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교수는 “우리나라가 이 여성들을 결혼 이주자로 불러들였기 때문에 이를 제대로 완성하지 못한 가출 여성들에 대한 편견이 많고 쉽게 낙인을 찍는다”면서 “다문화가족지원센터도 건강한 가족의 유지에만 초점을 맞춰 운영되기 때문에 심각한 부부 갈등이나 폭력을 겪고 있는 가정 등 좀 더 개입이 필요한 문제에 대해서는 방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아이를 수개월 독방에 가두고, 각목으로 때리고… ‘제천판 도가니’

    아이를 수개월 독방에 가두고, 각목으로 때리고… ‘제천판 도가니’

    설립 50년을 맞은 충북 제천의 아동양육시설에서 여러 해 동안 감금과 폭행 등 심각한 가혹 행위가 자행된 사실이 드러나 국가인권위원회가 원장과 교사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시설을 설립하고 지난해 12월까지 원장을 맡았던 미국인 여성 선교사는 아동 보호에 대한 공로가 인정돼 국민훈장과 지방자치단체의 시민상 등을 받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제천판 도가니’라고 할 만한 사건이 벌어지는 동안 지도·감독의 책임이 있는 공무원들은 손을 놓고 있었다. 인권위는 2일 시설 아동들을 감금, 학대한 혐의로 제천 J아동양육시설 박모(51·여) 원장 등 2명을 검찰에 고발하고 제천 시장과 충북 도지사에게 시설장 교체와 지도점검 강화 등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기준으로 이 시설에는 총 79명의 보호아동이 있으며 설립 이후 1232명의 아동이 시설을 거쳐 갔다. 이 시설에서는 2000년 이후 지속적인 가혹 행위가 벌어졌다. 전임 사무국장으로 지난해 시설장이 된 박 원장은 아동들을 각목이나 몽둥이로 직접 때리거나 생활교사 등에게 폭행을 지시했다. 아동들의 도둑질이나 욕설을 막겠다며 억지로 생마늘이나 청양고추를 먹이기도 했다. 부원장의 며느리인 이모(42) 교사는 몽둥이로 아동들의 머리를 때리거나 ‘오줌을 싼다’는 이유로 베란다 난간에 아동들을 세워 뒀다. 다른 교사 6명도 일부러 밥을 굶기거나 대걸레 등으로 폭행하고 폭언을 퍼부었다. 겨울에 아동들을 찬물로 씻게 하고 베개 등 생필품도 제대로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른바 ‘타임아웃방’이라는 독방을 만들어 아동들을 가둬 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건물 3층 원장실 옆에 타임아웃방을 만들어 놓고 통제를 따르지 않는 아동들을 짧게는 몇 시간에서 길게는 몇 달씩 감금했다. 피해 아동들은 “3개월 동안 벽만 바라보고 지내 자살까지 생각했다”거나 “화장실을 이용하지 못해 식사 시간까지 소변을 참았다”고 진술했다. 갇혀 지낸 아동들은 이 방 책상 서랍에 독방 수용에 대한 불만이나 욕설을 빼곡히 적어 놓은 것으로 조사됐으나 박 원장은 “훈육에 좋은 방식”이라고 주장했다. 인권위는 전임 원장인 미국인 H(77·여)도 이런 인권 유린 행위를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수년간 가혹 행위가 이어졌지만 감독 기관인 제천시는 일부 가혹 행위를 확인하고도 별다른 재발 방지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또 시설 점검을 맡았던 충북 지역 상급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아동학대 상담팀장은 해당 시설에서 2006년까지 교사로 재직했다. 그는 독방 수용과 마늘을 먹이는 행위 등에 대해 오히려 “인권 침해가 아니다”라고 변호했다. 인권위 관계자는 “반복되는 아동보호시설의 인권 침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전문가와 아동위원 등이 참여해 지자체가 실질적인 지도점검을 벌이도록 해야 한다”면서 “회계처리 감독을 강화하고 아동 치유 프로그램 등을 도입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아들이 무서워!

    서울시는 지난해 노인보호전문기관 2곳에 접수된 노인학대 사례 458건에 대해 가해자를 분석한 결과 아들이 42.1%인 193건으로 가장 많았다고 1일 밝혔다. 배우자가 83건(18.1%), 딸 66건(14.4%), 며느리 31건(6.8%)이었다. 노인 자해도 25건(5.5%)이었다. 노인 학대 가해자 가운데 아들이 최다인 까닭은 대체로 부양을 책임지는 것과 관련이 있으며 세대 간 갈등이 학대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노인 부부가 단독 가구를 구성하는 사례가 늘면서 고부 갈등은 줄어드는 반면 배우자의 학대 비중이 점차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 학대를 유형별로 보면 정서적인 학대 337건(41.9%), 신체적 학대 220건(27.4%), 방임 117건(14.6%), 경제적 학대 87건(10.8%) 순이었다. 신고자는 관련 기관 134건(33%), 피해자 94건(23%), 친족 90건(22%)으로 집계됐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제천 양육시설 충격적 아동학대…“생마늘 먹이고 독방 감금,석달간 벽만 보다 자살 생각”

    제천 양육시설 충격적 아동학대…“생마늘 먹이고 독방 감금,석달간 벽만 보다 자살 생각”

    설립 50년을 맞은 충북 제천의 아동양육시설에서 여러 해 동안 감금과 폭행 등 심각한 가혹행위가 자행된 사실이 드러나 국가인권위원회가 원장과 교사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시설을 설립하고 지난해 12월까지 원장을 맡았던 미국인 여성 선교사는 아동 보호에 대한 공로가 인정돼 국민훈장과 지방자치단체의 시민상 등을 받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제천판 도가니’라고 할만한 사건이 벌어지는 동안 지도·감독의 책임이 있는 공무원들은 손을 놓고 있었다.   인권위는 2일 시설 아동들을 감금·학대한 혐의로 제천 J아동양육시설 박모(51·여) 원장 등 2명을 검찰에 고발하고, 제천 시장과 충북 도지사에게 시설장 교체와 지도점검 강화 등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기준으로 이 시설에는 총 79명의 보호아동들이 있으며, 설립 이후 1232명의 아동이 시설을 거쳐갔다.  이 시설에서는 2000년 이후 지속적인 가혹 행위가 벌어졌다. 전임 사무국장으로 지난해 시설장이 된 박 원장은 아동들을 각목이나 몽둥이로 직접 때리거나 생활교사 등에게 폭행을 지시했다. 아동들의 도둑질이나 욕설을 막겠다며 억지로 생마늘이나 청양고추를 먹이기도 했다. 부원장의 며느리인 이모(42) 교사는 몽둥이로 아동들의 머리를 때리거나 ‘오줌을 싼다’는 이유로 베란다 난간에 아동들을 세워뒀다. 다른 교사 6명도 일부러 밥을 굶기거나 대걸레 등으로 폭행을 휘두르고 폭언을 퍼부었다. 겨울에 아동들을 찬 물로 씻게 하고 베개 등 생필품도 제대로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른바 ‘타임아웃방’이라는 독방을 만들어 아동들을 가둬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건물 3층 원장실 옆에 타임아웃방을 만들어 놓고 통제를 따르지 않는 아동들을 짧게는 몇 시간에서 길게는 몇달씩 감금했다. 피해 아동들은 “3개월동안 벽만 바라보고 지내 자살까지 생각했다”거나 “화장실을 이용하지 못해 식사시간까지 소변을 참았다”고 진술했다. 실제 이 방 책상 서랍에는 갇혀 지낸 아동들이 독방 수용에 대한 불만이나 욕설을 빼곡히 적어 놓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럼에도 박 원장은 “훈육에 좋은 방식”이라고 주장했다. 인권위는 전임 원장인 미국인 H(77·여)씨도 이런 인권 유린행위를 알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수년간 가혹행위가 이어졌지만 감독 기관인 제천 시청은 일부 가혹행위를 확인하고도 별다른 재발 방지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또 시설 점검을 맡았던 충북 지역 상급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아동학대 상담팀장은 해당 시설에서 2006년까지 교사로 재직했다. 그는 독방 수용과 마늘을 먹이는 행위 등에 대해 오히려 “인권 침해가 아니다”고 변호했다. 인권위 관계자는 “반복되는 아동보호시설의 인권침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전문가와 아동위원 등이 참여해 지자체가 실질적인 지도점검을 벌이도록 해야 한다”면서 “회계처리 감독을 강화하고 아동 치유 프로그램 등을 도입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끝없이 준 어머니, 더 원하는 며느리… 여자의 적은 정말 여자인가?

    끝없이 준 어머니, 더 원하는 며느리… 여자의 적은 정말 여자인가?

    ‘구강건조증’, 안구건조증과 비슷한 것이었다. 인공눈물이 있듯이 인공침도 있었다. ‘사회파 작가’ 김숨(39)의 장편소설 ‘여인들과 진화하는 적들’(현대문학 펴냄)이 표현한 ‘여인’ 정순자씨가 앓는 고통스러운 병이다. 정순자는 1949년생 소띠로 충남 부여가 고향이다. 초등학교를 겨우 졸업하고 17살에 서울에 올라와 동대문 직물가게를 하던 친척집 일을 돕다 남자를 만나 결혼해 딸 둘과 아들 하나를 낳았다. 36살에 과부가 돼 파출부, 요구르트 배달, 버스회사 청소부, 식당 주방일 등 안 해본 허드렛일이 없다. 맞벌이를 포기하지 않은 홈쇼핑 콜센터 상담원인 며느리의 요청으로 살림을 합쳐서 5년 동안 말없이 살림과 보육을 도맡았다. 며느리는 시어머니를 두려워하기는커녕 대놓고 무시하고 핍박한다. 지방 3류 대학을 나와 중소건설사 직원으로 출장이 잦은 아들은 대한민국 귀한 아들답게 저밖에 모르고, 못났다. 정순자의 며느리 김미선은 누구인가. 구세대 어머니를 표상하는 ‘여인’들을 압박하는 ‘진화하는 적’이 아닐까 싶다. 그녀는 시어머니를 ‘여자’라고 부른다. 정규직 홈쇼핑 콜센터 상담원으로 15년 다녔던 회사에서 최근 해직됐다. 전문대 출판학과를 나온 그녀는 교사를 어머니로 둔 ‘노량진 고시촌의 번데기’ 같은 남자와 사귀다가 계층, 신분의 차이를 뼈저리게 느껴 포기하고 32살에 36살의 중소건설사 직원과 결혼했다. 해직되자 구강건조증 환자 시어머니를 내쫓으려 한다. 김숨은 중세적 권력관계가 역전된 ‘며느리 시집살이’의 전형을 보여주는데, 자본주의적인 진화일지도 모르겠다. 시어머니 덕분에 신생아의 칭얼거림 없이 개운하게 잠을 자고, 시어머니가 6시 30분 남편의 아침밥을 대령하는 등으로 육아와 가사일에서 완전히 벗어났는데도 야박한 수고비를 책정한다. 그 쥐꼬리만 한 수고비마저도 아이가 어린이집에 가자 절반으로 잘랐다. 필요가 사라지자 버리려고 한다. 그러나 김미선은 “부모가 뒷바라지를 얼마만큼 해 주느냐에 따라 자식 인생이 달라지는 것 아니냐”고 당당하게 정순자를 비난한다. 순박하고 희생적인 정순자는 “얼마나…인생이 얼마나 달라진다는 거냐?”고 되묻지만 “브랜드 아파트에 살고, 외제 차 끌고, 휴가 때마다 온 가족이 해외로 여행 다니면서 사는 게 성공한 인생이 아니겠느냐”는 김미선 앞에서는 말복을 채워 주기 위해 어머니 세대가 마땅히 누려야 할 행복을 박탈하고 침해하는 것이 마땅할까. 이것이 오늘날의 진화다. 문소영 기자 symun@seoul.co.kr
  • ‘외국인학교 부정 입학’ 박상아 등 10명 기소

    ‘외국인학교 부정 입학’ 박상아 등 10명 기소

    외국인학교 입학 비리를 수사 중인 검찰은 자녀를 외국인학교에 부정 입학시킨, 전두환 전 대통령의 며느리 박상아(왼쪽·40)씨와 모 외국인학교 입학처장 등의 혐의를 추가로 확인했다. 같은 혐의를 받고 있는 현대가 며느리이자 전 아나운서인 노현정(오른쪽·34)씨는 해외 체류 중이어서 귀국 즉시 검찰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인천지검 외사부는 19일 외국인학교 입학 비리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 서울 소재 모 외국인학교 입학처장인 미국인 A(37)와 이모(38·여)씨 등 학부모 6명을 업무 방해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하고 뉴질랜드 국적 브로커 B(47)를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영어 유치원의 재학증명서를 외국인학교에 제출해 자녀를 부정 입학시킨 박상아씨 등 2명을 약식 기소했다. 노현정씨도 약식 기소 대상이다. 박씨 등은 지난해 5월 A와 짜고 영어 유치원의 재학증명서를 발급받아 전학 형식으로 외국인학교에 자녀를 부정 입학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 등의 자녀가 다닌 영어 유치원은 일반 학원이었다. 검찰은 이번 수사 과정에서 피아노와 농구장 등을 받는 대가로 입학 자격이 없는 학생을 편입·입학시킨 모 외국인학교장과 학부모들도 적발했다. 그러나 기부금을 내고 부정 입학하는 경우 별도의 형사처벌 규정이 없어 부정 입학한 학생 4명을 퇴교 조치하는 선에서 마무리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또 해당 학교와 학교장에 대해 징계할 것을 교육부에 요청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1월 외국인학교에 부정 입학시킨 학부모 47명을 기소했다. 이들은 지난 2월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모두 집행유예와 사회봉사명령을 선고받았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박상아, ‘외국인학교 입학 비리’ 적발…노현정도 곧 檢 조사

    외국인학교 입학비리 의혹을 수사중인 인천지검 외사부(김형준 부장검사)는 19일 전두환 전 대통령의 며느리 박상아(40)씨와 모 외국인학교 입학처장 등을 추가로 적발했다고 밝혔다. 같은 혐의를 받고 있는 정대선 현대 비에스앤씨 대표의 부인 노현정(34)씨는 해외 체류 중이어서 귀국 즉시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검찰은 이날 뉴질랜드 국적 브로커 A(47)씨를 구속 기소하고, 모 외국인학교 입학처장인 미국인 B(37)씨와 C(38·여)씨 등 학부모 6명을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했다. 영어 유치원의 재학증명서를 외국인학교에 자녀를 부정입학시킨 박씨 등 학부모 2명은 약식기소했다. 박씨 등은 지난해 5월쯤 1~2개월 다닌 영어 유치원의 재학증명서를 발급받아 B씨가 근무하는 외국인 학교에 전학 형식으로 부정입학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이들의 부정입학을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의 자녀 2명이 다닌 영어 유치원은 외국인 학교가 운영하는 곳이 아닌 일반 학원이었다. 박씨는 검찰이 수사를 시작하자 자녀들을 자퇴시킨 뒤 다른 학교로 옮긴 것으로 전해졌다. C씨 등 나머지 학부모 6명은 지난 2007∼2011년 홍콩 등지에서 브로커와 짜고 외국 여권을 얻어 외국인학교에 부정입학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치과의사나 로펌 변호사의 부인 등 부유층이 대부분이었다. 검찰 관계자는 “약식기소 대상 학부모들은 (자녀가) 입학 후 1개월 안에 퇴교했고 금품수수 혐의가 없는 점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외국인학교는 원칙적으로 부모 중 1명이 외국인이어야 입학이 가능하다. 부모가 모두 내국인인 경우 자녀가 외국에서 3년 이상 거주하며 교육을 받아야 입학이 허용된다. 하지만 이번에 기소된 학부모는 모두 한국 국적이었으며, 자녀들 역시 외국 체류 기간이 3년이 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수사과정에서 피아노와 농구장 등을 받는 대가로 입학자격이 없는 학생을 편·입학하도록 허가한 외국인학교장과 학부모들도 적발했다. 하지만 검찰은 기부금을 내고 부정입학을 한 경우는 별도의 형사처벌 규정이 없어 해당 학생 4명을 퇴교시키는 선에서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해당 학교와 학교장에 대해서는 교육과학기술부에 징계를 요청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11월 브로커와 짜고 외국 위조 여권을 발급받은 뒤 자녀를 외국인학교에 부정입학시킨 학부모 47먕을 기소했다. 이들은 지난달 2월 1심 선고공판에서 모두 유죄 판결을 받았다. 법원은 이들에게 징역 6~10개월, 집행유예 2년에 80~20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을 선고했다. 맹수열 기자 guns@seoul.co.kr
  • “여성장애인들 당당하게 살았으면”

    “여성장애인들 당당하게 살았으면”

    “제가 장애가 없었다면 많은 사람들에게 의미 있는 존재로 살아갈 수 있었을까요.” 유영희(55) 한국여성장애인연합 공동대표는 17일 여성 장애인들에게 긍정적이고 당당한 삶을 강조했다. 유 대표는 이날 제33회 장애인의 날 시상식에서 ‘올해의 장애인상’을 받았다. 지체장애 1급인 유 대표에게 장애가 찾아온 것은 결혼한 지 1년도 안 돼서였다. 큰아들의 100일을 지낸 후 류머티즘이 발병했고, 30년간 투병 생활을 하면서 12번의 수술을 받았다. “아이들에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엄마, 그리고 아내, 며느리. 이런 사실이 정말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가슴에 쌓인 한을 글로 풀어가던 유 대표는 2002년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자신의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속풀이라도 하듯 올린 글에 독자들이 생기기 시작했고, 2004년에는 본격적으로 수필을 쓰기 시작했다. 2005년 ‘남편의 외박을 준비하는 여자’라는 제목의 첫 수필집을 발간했고, 대한민국장애인문학상 수필부문 대상 등 총 10개 대회에서 상을 받았다. 2006년 전북여성장애인연대의 문예 창작교실에서 글쓰기 지도를 하면서 너무도 위축된 여성 장애인들의 삶과 마주했다. 2007년에는 전북여성장애인연대 대표에 뽑혔다. 등불장애인야학의 교장도 맡았다. 여성 장애인 합창단을 이끄는 한편 꽃꽂이, 사진, 글쓰기 교실 등을 운영하며 여성 장애인의 역량을 높이는 데 힘쓰고 있다. 여성 장애인의 인권, 법률 자문 등을 주제로 책도 냈다. 유 대표는 “여성 장애인들이 자신의 장애를 인정하되 절대로 주눅들지 말고 당당하게 살아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참형당한 조선의 사랑

    조선 세종 초 한 여인이 왕명으로 저잣거리에서 참형(목을 쳐 죽임)을 당한다. 조정 대신의 아내로 다른 남자와 음탕한 짓을 했다는 것이 죄목이다. 그녀와 사통한 남자는 왕명 출납을 담당한 지신사 조서로. 개국공신 조반의 장남이다. ‘조선왕조실록’에 “전 관찰사 이귀산의 아내 유씨가 조서로와 통간하였으니 이를 국문하기를 청한다”고 기록된 사건이다. 국왕의 측근과 사대부집 부녀자의 간통은 젊은 세종을 분노케 했다. 유교적 질서의 확립을 앞세운 세종은 참형을 결정했으나, 13년 뒤 과도한 징벌을 후회했다. 그 반작용으로, 이후 조선조의 간통에는 유배형이 관례가 됐다. 성종 때 교수형을 당한 어을우동은 제외된다. 왕조실록에서 작가는 원초적이고 내밀한 연인의 사랑이야기를 끄집어낸다. ‘내 마음의 포르노그라피’ ‘미실’ ‘논개’ 등으로 새로운 시각을 견지해 온 김별아(44)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 ‘불의 꽃’(해냄 펴냄) 이야기다. 16일 서울 광화문에서 마주한 작가는 “시간의 무덤을 해작거리다 그녀를 만났을 때, 어김없이 ‘목숨을 걸고 사랑할 수 있을까’란 질문부터 던졌다”고 말했다. 유배된 조서로는 20년 남짓을 더 살고 복권됐지만 이미 죽은 유씨는 살아 돌아올 수 없었다. 소설 속에서 두 연인은 어린 시절을 함께했으나 계략에 빠져 헤어진 뒤 10여년 만에 운명적으로 만나 불꽃 같은 사랑을 나눈다. 작가는 “세상은 부도덕하다고 손가락질했으나 사랑을 익힌 어린 연인들은 삶의 불꽃 같은 기억을 포기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개인의 사생활을 국가가 통제하려다 실패한 단적인 예가 바로 이 사건”이라고 말했다. 소설은 ‘조선 여성 3부작-사랑으로 죽다’의 두 번째 책으로, 첫 권 ‘채홍: 무지개’에선 세종 며느리의 충격적인 동성애를 다뤘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부고] 원색 드레스의 대가, 美 디자이너 릴리 퓰리처

    ‘기자들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퓰리처상을 만든 신문왕 조지프 퓰리처의 손자며느리인 미국의 디자이너 릴리 퓰리처가 7일(현지시간) 플로리다 팜비치 자택에서 사망했다고 CNN과 AP통신 등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81세. 1952년 퓰리처의 손자인 피트 퓰리처와 결혼한 그는 옷에 쏟은 오렌지 주스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패션계에 입문했다. 오렌지 농장주의 유복한 주부였던 퓰리처는 1959년 취미로 집 앞에 주스 가게를 열었다. 옷에 과일 자국이 묻는 것을 발견한 퓰리처는 재봉사에게 주스가 묻어도 티 나지 않는 화려한 문양의 ‘유니폼’을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다. 독특한 디자인의 유니폼이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퓰리처는 주스 대신 옷을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 자신의 이름을 딴 ‘릴리 퓰리처’는 열대 동식물 무늬의 원색풍 드레스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1960년대 미국의 명품 패션으로 자리를 잡았다. 특히 기숙학교 동창이자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이었던 재클린 케네디가 퓰리처의 드레스를 입고 찍은 사진이 미 라이프 잡지에 실리면서 옷은 전국적으로 유명세가 따랐다. 1993년 패션계에서 공식 은퇴한 퓰리처는 최근까지도 회사 고문으로 계속 일해 왔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DB를 열다] 1962년 한강인도교 자살방지 안내판

    [DB를 열다] 1962년 한강인도교 자살방지 안내판

    우리 사회에서 자살이 사회문제가 된 것은 최근의 일은 아니다. 시골에 사는 젊은 처자가 당산나무에 목을 매 죽었더라도 쉬쉬하면서 넘어갔겠지만, 도시의 특정 장소에서 자살 사건이 지속되고 나서는 언론에도 흔한 기사의 소재가 되었다. 특정 장소란 바로 다리가 놓인 한강과 같은 곳이다. 일제강점기에 한강에 인도교와 철로가 놓여 쉽게 물로 뛰어내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자 자살 사건이 하루가 멀다 하고 발생했다. 생활고, 가정불화, 질병, 치정 관계, 취업난 등 자살의 원인도 지금이나 다를 바 없었다. 먹일 것이 없는데 젖먹이가 배가 고파 보챈다고 엄마가 죽고, 시어머니의 학대를 못 이긴 며느리가 몸을 던지고, 실연한 청년이 배를 타고 놀다가 갑자기 강물에 뛰어들었다. 1923년에는 투신이 계속되자 다리에 전등을 설치하고 난간에는 철망을 치는 한편 망보는 사람도 두기로 했다는 기사가 있다. 1930년에 한강에 투신자살한 사람이 55명이나 되었다. 1950, 60년대에는 전후에 궁박한 삶을 이기지 못한 사람들의 투신 사건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1962년 6월부터 7월 20일까지 짧은 기간에 한강에 투신했거나 하려 한 사람이 113명이 됐다고 하니 엄청난 숫자다. 한강인도교 주변에는 자살방지상담소 직원들이 상주하며 자살 기도자들을 설득하고 물에 빠진 사람들을 구하는 활동을 했다. 한편으로 사진과 같이 ‘잠깐만 참으라’고 설득하는 팻말도 세워 놓았다. 손성진 국장 sonsj@seoul.co.kr
  • 참 매운 역사구나, 그 옛날 ‘시월드’

    “며느리 하나 죽는 거는 논둑 하나 무너진 거밖에 안 된다. 큰 소 한 마리 죽는 거보다 몬하다.” (김남규. 1929년생. 포항) “각시를 닛 얻었어. 애기꺼징 낳고. 집이 들어앉아, 다섯 달두 살다, 여섯 달두 살다, 가거덩.” (정소덕. 1931년생. 진도) “화장실에. 옛날에. 짚토매 이런 거 갖다 놓잖아. 그거 훌 깔고. 거기서 낳았어. 우리 큰딸을.” (지용자. 1928년생. 강릉) ‘시집살이 이야기 집성 1’(박이정 출판사)에 채록된 일제 식민지 시절에 태어나 6·25전쟁을 겪고 보릿고개를 넘어 1970년대 한강의 기적과 1980년대 민주화 운동을 거치며 살아온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읽다가 눈물이 찔끔 난다. 지난해 여자 대통령이 탄생한 나라지만, 한국에서 여자로 태어나 사는 일은 맵고 짜고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여성으로 태어난 것을 축복하는 프랑스적 감성을 떠올리면 더 서글퍼진다. 며느리 목숨을 큰 소 한 마리보다 못하게 취급하더니 울꺽 화가 올라오고, 산모사망률이 그리 높을 수밖에 없었음을 지용자 할머니 구술에서 깨달을 수밖에 없다. 바람난 남편과 씨앗을 견디고 살아야 하는 정소덕 할머니는 어떤가. 요즘 같으면 이혼하고 여자에게도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는 개명한 세월이 아닌가. 오랫동안 구비문학 연구를 해 온 신동흔 건국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를 비롯한 24명의 연구자가 각 지역을 돌아다니며 모두 109명의 구술 자료를 담았다. 제주 4·3 사건을 비롯한 역사적 사건도 포함됐고, 사연의 유형에 따라 총 10권으로 나눴다. 사연을 따라가다 보면 소설이 따로 없다. 신동흔 교수는 “역사학자들이 특정한 관점과 목적의 정보를 확보하기 위해 구술을 받는 것과 달리 국문학자들의 구술정리는 문학적인 접근”이라며 “할머니들이 하고 싶어하는 모든 이야기, 즉 사실은 물론 과장과 허구, 주관적 감정을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모두 기록했다”고 했다. 이런 작업의 의의에 대해 신 교수는 “한 사람의 생애는 하나의 우주다”고 말했다. 문소영 기자 symun@seoul.co.kr
  • “64세 중학생에겐 책가방 메는 게 행복”

    “64세 중학생에겐 책가방 메는 게 행복”

    학구열을 지피는 늦깎이 중학생이 있어 화제다. 충남 당진에서 건설업을 하는 강우영(64)씨는 대구방송통신중학교 신입생이다. 그는 지난달부터 통신 수업이 아닌 등교 수업이 있는 매월 첫째, 셋째 일요일엔 부인이 지어 준 새벽밥을 먹고 오전 5시에 집을 나선다. 집에서 천안아산역까지 승용차로 이동한 뒤 KTX를 타고 동대구역에 내려 택시를 타야 오전 9시 수업에 맞게 도착하지만 발걸음만은 가볍다. 강씨는 “어린 시절 가난으로 배 채우는 일조차 힘들어 그때 못 배운 게 한이 됐다”며 “검정고시는 도전하기 쉽지 않아서 방송통신중학교가 개설되기까지 오랜 시간을 기다렸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꼭 학력을 쓰라고 하는 난이 있어서 중학교는 다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책을 내려고 해도 대개 무슨 박사, 어디 대학 출신 이런 것들이 들어가니 더 배워야겠다 싶었다”고 덧붙였다. 방송통신중학교 원서 모집 기간이던 지난 2월 어느 날 밤새 많은 눈이 내렸는데도 그는 눈밭을 헤치고 승용차, KTX 등을 타고 원서를 제출하러 대구에 왔다. 대구보다 가까운 광주에도 방송통신중학교가 개교하기로 돼 있었지만 광주 방송통신중은 선착순으로 모집이 이미 끝난 상태였다. 다행히 대구 방송통신중은 나이순으로 선발했기에 무난히 입학할 수 있었다. 지난달 17일 첫 등교 수업을 다녀온 강씨는 “평소 할아버지, 회장님 이런 소릴 듣다 보면 늙었다는 느낌을 받는데 학교에 가니 담임에 교실, 동급생까지 있어 젊은 기분이 들었다”며 “선생님을 따라 교실에 들어가고 출석도 부르고 하니 50여년 전의 향수도 되살아나는 것 같았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주민등록과 다르게 실제로는 1945년생인 그가 곧 칠순을 바라보는 나이에 갑자기 공부를 시작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 정해진 시간에 수업을 하거나 화장실을 다녀와야 하고 출석 체크도 매시간 엄격한 데다 수학 같은 과목은 이해하기가 어려워 복습도 꼬박꼬박 해야 한다. 집에서 도시락까지 싸서 가기가 쉽지 않아 점심은 학교 앞에서 분식이나 빵으로 간단히 때우기도 한다. 하지만 강씨는 “며느리한테서도 대단하다는 소릴 듣고 시작한 일인데 절대 도중에 포기할 순 없다”며 “오는 7일 등교 때는 교과서를 준다고 했다. 이날은 책가방도 갖고 가야 해서 더 기대가 된다”며 환하게 웃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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