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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구려 부활을 꿈꾸며…

    ‘한국생활사박물관’(사계절)의 셋째권 ‘고구려생활관’에 접근하기 전에 몇가지 키워드부터 챙겨보자.우선 박물관.이책은 ‘한국생활사박물관’이라는 대형 건립프로젝트의 일부다.물론 건설현장은 종이 위.지난해 7월 첫 두권 ‘선사생활관’‘고조선생활관’에서처럼 이번 역시 고구려의 모든 것을 수십가지 크고 작은 ‘전시실’에 담아보여준다. 다음으론 생활사.여기선 고주몽에서 발원,광개토왕·소수림왕에서 깃발 날린 고구려 정치·정벌사 따위는 주 동선에서 한참 비켜나있다. 양지 바른 곳을 차지하고 앉은 것은,농부 ‘용대’의 공급 예측 착오로 남아돌게 된 다락 창고,대장장이 ‘을로’네의 자부심,과부 ‘무덕’네에 데릴사위로 들어온 홀아비 ‘을밀’,쪽구들,멧돼지를 통째로 간장에 절인 최고의 접대음식 맥적,문 아닌 커튼으로 가리워진 부부침실 따위 고구려 갑남을녀들의 손때묻은 살림얘기다.우리 역사서속에 영웅 아닌 평민들 이름이 이토록 분분하게 거론된 예가 귀했다. 그들의 하찮은 생활을 이책은 역사 주역자리에 돌려세우고 있다.무엇보다 역사의 ‘현재시제’화.교과서 화석으로만 알았던 고구려사가 구체적 사람살이로 살갑게 다가온다.구수한 현재형 이야기체도 한몫 거든다.역사란 오늘 삶의 거울일진대 이처럼 일상속에 늘 가까이두고 볼 수 있다면 얼마나 복받은 건가. ‘고구려생활관’은 웅혼한 사계를 화보로 펼친 야외전시실에서 시작한다.잇달아 ‘성밖’ 평민들,‘성안’ 귀족들의 살림과 결혼,주거공간,교육과 납세의무,축제,전쟁,종교 얘기가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고구려실은 심장부.각저총 벽화를 통해 고구려인 우주관을 대해부한 특별전시실,주몽설화·광개토대왕릉비 관련 문제를 깊숙히 다룬 세미나실 등은 보너스다. 책은 상상력의 젖줄을 고분벽화에 대고 있다.벽화와 이를 토대로 한재현그림,유물·유적지 사진이 수백점이다. 박물관에는 약점도 있다.역사를 관통하는 깊이있는 해석은 어쩔 수없이 좀 딸린다.그러나 잘 꾸린 박물관의 미덕이 그걸 덮고도 남는다. 개봉박두인 ‘신라생활관’‘백제생활관’ 등 총 12권으로 완간예정. 손정숙기자 jssohn@
  • “굶주린 야생동물에 식량을”

    최근에 내린 20년만의 폭설로 굶주리는 야생동물이 먹이를 찾아 민가로 내려와 붙잡히는 등 수난을 겪고 있다.이에 따라 지자체,공공기관,환경단체 등이 먹이주기운동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강원도 철원군은 11일 환경부,한국두루미보호협회,한국조류보호협회 철원군지회,육군 청성부대 등 2,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동송저수지 등 철새도래지에서 먹이주기 행사를 가졌다.환경부가 마련한 벼 2,000㎏과 밀 1,000㎏,철원군이 준비한 옥수수 1,000㎏,돼지고기 부산물 500㎏이 살포됐다.강원도는 오는 17일 양구군 방산면 현리 일대에서도 지역주민,군장병들과 함께 2,000㎏의 먹이를 야생동물에게 줄계획이다. 이와 함께 도는 먹이를 찾아 민가주변으로 내려오는 야생동물을 보호하는 주민에게 멧돼지 1마리당 30만원,노루와 고라니 20만원,오소리와 너구리 10만원의 포상금을 줘 야생동물보호에 주민들의 동참을 유도하고 있다. 인천시 강화군도 11일 길상면 초지리 황산도 벌판에서 550㎏의 먹이주기 행사를 가졌다.군은 시민연대,환경지킴이 등과 함께 이 행사를지속적으로 펼칠 방침이다. 충북 제천환경운동연합은 오는 18일 감악산과 용두산에서 먹이주기운동을 벌인다.옥수수·콩·고구마 200㎏과 건초 등이며 올무,덫 등밀렵 도구도 제거한다.이에 앞서 충주시는 지난 10일 충주 신니면 가엽산과 가금면 을궁산에서 공무원,장병 등 100여명이 참여,먹이주기행사를 열고 건초 1t 등을 살포했다.괴산군도 이날 산림과 직원과 동물보호협회 회원 등이 칠성면 성불산 일대에 배합사료 125㎏을 뿌렸다. 경남 낙동강환경관리청은 오는 18일 산청군 시천면 중산리를 비롯,지리산국립공원 일대의 야생동물 서식지에 2t 가량의 사료와 배추.무 등 각종 채소류 1t 등을 살포할 계획이다.지리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와 산청군,지리산 일대 밀렵감시단과 군부대 등 300여명이 참여한다. 먹이주기와 함께 올무,창애 등 밀렵도구 제거작업도 한다.낙동강환경관리청은 “눈이 쌓이는 시기에는 먹이가 없어 민가나 농경지에 들어가 잡히는 야생동물이 많다”며 “야생동물을 굶주림으로부터 보호하고 밀렵도구 수거를 위해 행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인천 김학준·철원 조한종·청주 김동진기자 kimhj@
  • 새해계획 짜볼만한 근교 명소

    ‘불황에 무슨 크리스마스고 연말이냐’는 말이 있음직도 하지만 개구쟁이를 둔 가족들이나 연인들로서는 그냥 시간을 보낼 수 없는 게현실이다.또 한해를 떠나보내는 아쉬움을 가족·연인과 함께 털어내는 오붓한 자리가 그립기도 하다.애꿎은 술잔만 들이켜던 송년회 문화도 점차 바뀌고 있고…. 아예 근교로 나가 ‘희망으로 새해를 맞자’고 다짐하는 건 어떨까.모닥불을 지피며 한해의 계획을 짤 수 있는수도권 일대의 민박집이나 관광농원,숙박을 겸할 수 있는 카페 등을소개한다. ◆포천 풍천관광농원 농원에서 재인 폭포까지 9㎞이며, 숭의전이 30분,임진강유원지가 20분,신북온천이 20분 거리이다. 농원과 마주하는 기암괴석과 농원 뒤로 펼쳐지는 군자산 자락은 그랜드캐년을 연상케 할 정도로 풍광이 뛰어나다.전체 면적 1만6,000여평.차탄천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농원 본건물이 서 있는데 남미풍의하얀 건물이 인상적이다. 통나무 원목을 이용한 숙박시설에는 방마다 샤워실,싱크대 시설이 갖춰져 있다.5인실 5만원,7인실 9만원.(031)835-3300◆안성 엄마목장 비봉산(230m)자락에 자리잡고 있는 엄마목장은 진흙과 통나무로 지어져 전원주택 같은 느낌을 준다.산 정상에 천체망원경이 있어 별자리를 관찰할 수 있고,산 초입에는 사슴,오리,염소 등이 뛰노는 목장이 있어 목가적인 낭만을 만끽할 수 있다.도자기공방,목공방,금속공방 등도 있다.통돼지 바비큐 시설도 갖추었다. 안성터미널에서 원삼행 버스를 타고 가다 신장리 입구에서 내려 들어가도 되지만 버스가 자주 없으므로 택시를 이용하는 게 낫다.승용차로는 중앙대 안성캠퍼스를 지나 장호원 방향 38번 국도를 타고 가다비봉터널에서 우회전,원삼 방향 339번 지방도로로 2㎞쯤 더 가면 푯말이 나온다.(031)675-2171◆장흥 거목산장 거친 느낌이 그대로 살아 있는 산장.장흥유원지의맨 끝집이라 물도 맑고 조용하다.식사를 주문하면 숙박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또한 캠프파이어와 노래방기기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장흥역에서 전화를 하면 차를 보내준다.족구장,배구장도 마련돼있다. 멧돼지 바비큐 1㎏ 4만원.15인실,30인실,50인실이 1개씩 있다.(031)845-2887◆강촌 언덕위의 하얀집 강촌역에서 창촌리 방향으로 20분 정도 걸으면 오른쪽 언덕 위로 하얀 2층 민박집이 보인다.깨끗하다.혼잡한 강촌역 주위와 달리 한적한 언덕 위에 위치해 전망이 뛰어나다.숙박료는 1인 기준 5,000원선.앰프(1일 3만원)와 노래방 기기(1일 5∼7만원)가 준비돼 있다.(033)261-9786◆홍천 모둘자리농원 농림수산부의 인가를 얻어 지난해 문을 연 농원으로 ‘모두 올 자리’라는 뜻. 아미산에서 흘러나오는 맑고 깨끗한 계곡이 농원의 중심을 지나고 중앙로 좌우에는 인공연못을 만들었다.농가에서 키운 닭과 오리 돼지를훈제한 바비큐가 일품이며 맑은 물에서 기른 송어회도 입맛을 돋운다.오리 3만원.송어 1만8,000원. 물안개 피어오르는 계곡을 아침에 산책하는 것도 좋다.홍천에서 양양쪽으로 56번 국도를 따라가다 보면 솔치재터널이 나오고 서석면소재지(풍암리)를 지나면 안내표지판이 보인다.(033)433-6113◆추억여행 오붓한 산속의 하룻밤을 원하는 이들에게 권할만하다.청평 양수발전소가 있는 호명산으로 가는 산길 중간에 있다.해발 630m의 호명산은 침엽수 활엽수,관엽수 등이 빽빽이 우거져 있어 삼림욕을 즐기기에 좋다.4만평의 호명호수가 장관을 이룬다. 숙박시설은 15∼20인용 2실(10만원),6인용 2실(5만원)이 있다.방마다화장실과 샤워시설이 설치되어 있으며,노래방기기와 앰프를 무료로빌려준다.바비큐 시설도 있다.(031)585-7676◆새터호반 버드힐 영화촬영 장소로 많이 이용된 이곳은 주변의 다른민박집과는 달리 고급스러운 분위기다.멋진 레스토랑과 각종 레포츠가 가능한 레저시설을 고루 갖추고 있어 다양한 프로그램을 짤 수 있다.10인,20인,30인실로 나눠져 있는 별장식 온돌방이다.(031)591-0474◆을왕리 심도민박 인천 앞바다 용유도의 을왕리 해수욕장은 넓은 백사장과 소나무숲,멋진 낙조로 이름높다.월미도에서 카페리를 타고 10분이면 다다를 수 있다.호젓한 휴식을 원하는 이들에게 안성맞춤. 을왕리 초입에 산을 끼고 위치한 심도민박은 넓은 운동장이 인상적인곳.캠프파이어용 장작도 직접 판매하고 인심좋은 주인 아주머니의 웃는 얼굴도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032)889-9810◆크리스마스 가족기차여행 청량리역을 23일 밤 11시35분 출발해 정동진 일출을 본 뒤 강릉으로 이동,오후 9시56분에 서울로 돌아온다.10만3,300원. 청량리역을 아침 8시35분 출발해 승부역(오후 1시25분 도착)과 추전역(오후 3시34분 도착)을 거쳐 당일 밤 8시56분 청량리에 돌아오는환상선 눈꽃열차도 이용할만 하다.주말 2만7,000원 월·금 2만6,000원 화∼목 2만3,000원.(02)392-7788임병선기자 bsnim@
  • 제20회 농어촌청소년 대상발표/ 본상

    * 농업 宋海東씨. ■93년 군제대후 영농에 정착,가평의 특산물인 포도 과수원 조성으로소득증대에 노력해왔다.98년에는 포도착즙기 설치,천연포도즙 생산가공 판매로 부가가치를 올리고,인근 농가에까지 파급해 소득향상에기여했다.화학비료 사용을 줄이고 유기농법으로 저공해 농산물을 생산해오고 있다.가평군 특수사업으로 민족문화계승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 농업 韓在順씨. ■91년 강원도 철원군 동송읍 4-H회 총무를 맡으면서 참깨 과제포 600평을 운영하고 공동자금 200만원을 조성했다.96년 집중호우가 일어났을때는 4-H회원 50여명으로 특별구호반을 편성,10ha의 농경지를 복구하고 수재물품 200점을 전달했다. 내고장 가꾸기사업의 일환으로 꽃길 2㎞를 조성하기도 했다. * 농업 愼在明씨. ■93년부터 4-H면회장,도총무,도감사를 맡아 면 연합회 사무실에서 학생회원 공부방을 운영하고,학교 4-H지원을 위한 국화를 가꿔왔다. 무연고 묘 벌초 작업용 기계 5대 구입을 지원하고,야영교육용 텐트20조를 구입해 군연합회에 기증하는 등 봉사활동을 펼쳤다.복숭아 2,000그루를 심어 진안군 도화원 조성사업에 기여했다. * 농업 金原坤씨. ■한우,개,멧돼지 사육 및 참외·밤·벼 재배로 1억3,350만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97년 2,000평,98년 2,200평,99년 3,000평,올해 1,200평 등 휴경답경작을 왕성하게 펼쳐왔다. 무의탁노인과 소년소녀 가장을 매월 방문하는 등 봉사활동도 꾸준하게 하고 있다. * 농업 劉允吾씨. ■비닐하우스 시설을 이용한 고랭지배추 육묘 상업화를 시도,고소득을올렸다. 자가톱밥 시설을 갖추고 지력증진을 바탕으로 한 고품질 우수농산물생산기반 조성에 주력하고 있다. 5년주기 객토 실시와 토양유기물 함량 향상을 위하여 매년 300평당 2t의 우드칩을 전면살포하고 있다.농업신기술 도입 등으로 농가간 농업기술 격차해소에 주력해왔다. * 농업 盧載相씨. ■청풍명월 주말농장 기반조성 사업을 대행하여 농협 청년부 공동기금을 조성했다.휴경논을 이용한 유기농업 시범포운영으로 친환경농업을보급했다.농협청년부 기금으로 관내 초등학교에 매년 40만원씩을 기탁,결식아동을 지원했다. 수박 작목반을 결성하여 품질좋은 우수 농산물을 생산해 농가소득을높이고,소비자와 생산자가 직거래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 농업 裵權世씨. ■92년 영지버섯을 장흥군에 최초로 도입,고소득 작목으로 정착시켰다. 이후 영지버섯 작목반을 만들어 규모화 영농 및 조직력을 강화했다. 향유 원료의 100% 국산화 추진으로 외화 절약에 일익을 담당했다. 전남 농협 벤처농업인 연구클럽 감사를 지내는 등 ‘벤처농업 연구클럽’을 조직,연구하는 농업인상을 정립했다. *농업 韓盛弼씨. ■국내 최초로 새송이버섯 동굴 시험재배에 성공,새로운 소득자원으로농업인의 소득증대에 크게 기여했다. 안전하고 품질좋은 농산물을 생산하기 위해 친환경농업을 실천해왔다. 지역의 농업경영인과 함께 휴경지 3,000평을 경작하여 경영인 공동기금으로 적립하는 등 식량생산 증대에 노력해왔다. 청년부 공동소득사업을 높이고,지역개발 사업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수산 金鎭萬씨. ■96년도 어업인 후계자로 선정되어 3,000만원의 지원자금 등으로 현대화된 어선을 구입,소득증대에 힘썼다.어입인후계자가 되기전 소득이 1,850만원에서,99년에는 무려 8,500만원으로 늘었다.94년부터 청년회장을 맡아오면서 매년 마을과 항포구에 쌓여있는 각종 쓰레기 제거지도로 50t을 수거처리하는 한편 마을 하수도 정비 등 해양오염 방지 등에 노력했다. *수산 許吉浩씨. ■대학졸업후 다른 취업의 기회도,어촌생활에 반대하는 부모님의 만류도 뿌리치고 고향 앞바다를 가꾸겠다는 일념으로 어촌에 정착했다. 80년 후반부터 침체에 빠진 피조개양식사업을 어장 환경개선과 적정시설 준수로 생산성을 크게 늘렸다. 97년 ha당 2,200만원이던 수익이 98년에는 2,300만원,99년에는 3,500만원으로 늘었다. *수산 趙薰基씨. ■당초 굴양식을 하던 것을 지역 특성에 맞는 전복 육상양식으로 바꿔고소득을 올렸다. 고소득 품종 양식으로 98년 1,800㎏이던 생산량이 99년에는 3,000㎏으로 늘어났다.순수익도 98년 1억100만원에서 99년에는 1억8,000만원으로 증대됐다.지역의 청년들을 자신의 사업장에서 일하도록 기술을전수하고 숙식을 제공,어촌에 정착할수있는 기반확보에 기여했다. *수산 金長石씨. ■집안의 가장,청년회 총무,마을의 반장 등을 겸하면서 낮에는 조업하고,밤에는 야간에 학교를 다니는 성실성으로 중학교를 졸업했다. 또한 다른 어업인들에게도 정보를 제공,고소득을 올릴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 마을의 치안 및 환경정화,불법어업 근절 등에도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 [중국 명승지를 가다] (3.끝)장자방이 숨은 후난성 장자제

    [장자제(張家界) 김규환특파원] 4세기 동진(東晋)시대 때의 일이다. 한 어부가 전에 보지 못했던 강을 발견하고 상류로 배를 저어갔다.계곡의 주위에는 복숭아꽃이 만발했고,떨어진 꽃잎은 계곡 물을 아름답게 수놓고 있었다.계곡 한쪽에 동굴이 있어 들어가보니 새로운 세계가 펼쳐졌다.넓은 평야에 오곡백과는 무르익었고 사람들은 기쁨에 넘쳐 있었다.진시황의 폭정을 견디다 못해 피난해온 이들은 600년이 지났지만 바깥 세상의 일은 모르고 있었다.풍광이 뛰어나고 살기가 좋아 세상이 바뀌고 세월이 흐르는 줄도 모르고 사는 곳.무릉도원이 바로 여기에 있었다. 베이징에서 비행기로 2시간쯤 날아가면 도착하는 곳이 후난성 장자제(張家界).도원명(陶淵明)의 ‘도화원기(桃花源記)’에 나오는 무릉도원의 실제 무대이다.금강산의 빼어난 기암괴석,미국 그랜드캐년의웅장한 계곡,동굴 속의 석순과 종유석의 신비.이 모든 것을 한꺼번에보고 싶으면 장자제로 가면 된다. 장자제라는 이름은 한 고조 유방(劉邦)을 도와 천하를 평정한 책사장량(張良)이 죽음을 피해 살 곳을 찾다가 이곳에서 마을을 이뤘다는뜻에서 유래됐다. 시내 중심부에 뤼수이허(澧水河)가 흐르고 기암괴석에 둘러싸인 장자제는 원래 소수민족중 하나인 투자주(土家族)가살던 곳이어서 인구 150만의 60%인 90만명이 투자주들이다. 장자제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게 톈먼둥(天門洞)이다.공항에 내리면 높은 산 한가운데 뻥 뚫린 구멍을 볼 수 있다.어린아이 주먹만하게 보이지만 실제로는 높이 150m,넓이 20m,길이 20m의 거대한 구멍이다.하늘로 통하는 문이라고 해서 톈먼동이라고 한다.지난해 세계 곡예비행 선수권대회가 열렸을 때 비행기 2대가 동시에 이구멍을 통과하는 묘기를 펼쳐 기네스북에 올랐다. 풍광의 압권은 톈즈산(天子山)과 황스차이(黃石寨)다.장자제가 ‘중국의 금강산’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텐즈산과 황스차이에 금강산보다많은 2만개 이상의 기암괴석들이 기기묘묘한 형상을 하고 있는 덕분이다.1,200여m의 톈즈산은 그리 높지 않지만,정상에서 내려다보면 마치 금강산과 그랜드캐넌을 합쳐 놓은 것과 같은 대장관을 연출하고있다. 황스차이는 3,100여개의 기암괴석 봉우리들이 저마다 뛰어난 자태를뽐내고 있다. 하늘 높이 치솟은 기암괴석의 봉우리 사이로 거울같이맑은 물과 협곡 등이 어우러져 비경을 이루고 있다.3억8,000만년전망망대해였으나 바닷물이 빠져나간 뒤 오랜 세월 동안 풍화·침식작용을 거쳐 이뤄진 기암괴석들이 한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한다. 용왕의 전설이 깃들어 있다는 황룽둥(黃龍洞)은 영국 지질탐사대가“세계 동굴학의 모든 내용을 망라하고 있어 세계적으로 지금까지 발견된 동굴중 으뜸”이라고 평가했다.수천개의 석순과 종유석으로 이뤄진 이 동굴은 상하 4개층으로 돼 있고 아래 2층에는 사계절 내내물이 흘러내린다.동굴 안의 높이가 160m,동굴 길이는 20㎞(개발중이어서 관광코스는 3㎞ 정도)에 이른다.동굴 안에는 저수지 1개,시내 3갈래,폭포 3개,연못 4개 등이 어우러져 있으며 관광하는 동굴의 길도 무려 96갈래나 된다.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딩하이선전(定海神針)’으로 불리는 석순이다.중국의 세계 자연유산중 유일하게 1억원의보험에 들었다.꼿꼿하게 치솟은 석순의 높이가 무려 19.2m여서 금방이라도 부러질 것같다.하지만 보험사가 지질학자를 동원해 조사한 결과 부러지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해 보험을 받아들였다. 황스차이 옆에는 수려한 계곡 진볜시(金鞭溪)가 있다.울창한 삼림속에 7㎞에 이르는 이 계곡의 양쪽에는 깎아지를듯 치솟은 기암괴석들이 아찔한 현기증을 일으키게 한다.황스차이가 기암괴석을 발밑에두고 내려다보는 풍경이라면,진볜시는 황스차이에서 바라본 풍경을하늘을 향해 고개를 90도 들어 쳐다보는 풍경이다.같은 기암괴석이라도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다가오는 셈이다. 계곡 물속에는 공룡의 흔적이 남아 있는 발이 달린 물고기 ‘와와어’가 살 정도로 물이 깨끗하다.계곡을 따라 한굽이 돌면서 ‘와’하고 감탄하고 또 한굽이를 돌면서 ‘와’하고 외친다고 해서 장자제관광을 ‘와와관광’이라고 한다는 말에 공감이 간다. 장자제의 민속 관광은 투자주의 전통민속 박물관인 수이화산관(秀華山館)이 해결해 준다.96년 개관한 수이화산관은 중국 유일의 개인박물관으로천추화(陳楚華)·궁다오수이 부부가 20여년 동안 수집한투자주 전통민속품의 결정체들로 구성돼 있다.고풍스러운 3층 건물로된 이 박물관은 투자주의 정서에 흠뻑 빠져들게 한다.박물관 관람은투자주의 생활상을 엿보는 재미 외에도 투자주 아가씨들이 불러주는애잔하고 아름다운 사랑이야기의 노래를 통해 투자주의 정취를 한껏느낄 수 있다. 못먹는 게 없다고 하는 중국 대륙이지만 장자제의 요리는 매우 독특한 맛을 낸다.야생동물이 많아 야생 닭,멧돼지 요리가 주종을 이룬다.그중에서도 가파른 절벽에 붙어 있어 줄을 타고 내려가 채취한다는스얼(石耳)버섯과 오골계나 야생 닭을 곁들여 끓인 요리는 그야말로일품이다. 한국인 관광은 지난해 5월부터 본격적으로 이뤄졌다.항공편은 아직직항노선이 없다.주로 상하이∼구이린(桂林)∼장자제 코스나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장자제 코스,베이징∼장자제 코스 등을 이용하면 된다. khkim@. *장자제의 '주인' 土家族. [장자제(張家界) 김규환특파원] 장자제(張家界)의 ‘주인’은 사실상 소수민족중 하나인 투자주(土家族)이다.장자제 인구의 60% 이상인90만명이 투자주들인데다 2,500여년전인 춘추전국시대 때부터 이 일대에서 자리잡고 살아왔다. 인근 후베이(湖北)성과 스촨(四川)성 등에 흩어져 살고 있는 투자주까지 모두 합하면 투자주 전체 인구는 570여만명에 이른다.인구로 따지면 중국내 55개 소수민족중 6위권으로 비교적 많은 편에 속한다.이덕분에 후난(湖南)성 샹시(湘西)와 후베이성 언스(恩施)에 투자주 자치주를 꾸려가고 있다. 20세기 초반만 하더라도 자체 언어를 사용했으나 지금은 잊혀지고한어를 쓰고 있다.일부일처제를 고수하고 있으나 사촌간에도 결혼하는 등 동성동본 결혼풍습은 그대로 남아 있다.주거양식은 과거 우리나라와 매우 흡사하다.70년대 이전의 우리 시골과 비슷한 초가집이나흙으로 만든 기와집에서 살고 있다.생산활동은 주로 농업에 의존하고있다. 투자주 남자들은 대부분 자그마한 체구를 가졌지만 매우 뛰어난 ‘전사’들이다.중국의 소수민족중 용맹한 민족으로는 통상적으로 투자주·카자흐족·몽골족·만주족 등을 꼽는다.하지만 그중에서도 투자주가 가장 용감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중국 역사상 명나라 때 왜구의 침입,아편전쟁,의화단사건에서 국공내전,한국전쟁 등으로 끊임없이 이어진 전쟁터에서 제일 앞장선 민족이 모두 투자주들이다.그들은 돌격대·결사대·특공대 뿐 아니라 최후의 사수대까지 도맡아 왔다. 19세기 아편전쟁 때에는 투자주 출신의 천(陳)씨 부자가 사각포대를사수하며 최후를 마칠 때까지 무려 500여명의 영국군을 죽였다는 사실이 전설처럼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더욱이 한국전쟁 때 영하 20도가 넘는 차디찬 물속에 뛰어들어 북한의 어린이를 구하다가 장렬히산화한 이름없는 청년도 후난성에 거주하는 투자주 출신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투자주출신 최고위직 관리로는 다이빙궈(戴秉國) 중국 대외연락부장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 [황석영의 맛따라 추억따라](15)낯선 땅에서

    *제주도 '톨냉국'은 차디찬 바다 마시는 느낌. 고등학교 적에 무전여행 길로 제주도를 처음 갔는데,목포에서 연락선을 타고 밤새껏 멀미에 시달리면서 제주해협을 건너 새벽녘에야 먼바다 저편에 섬이 나타나던 것이 생각난다.물 위에 떠 있는 삿갓 같은 땅이라던 말을 들은 게 틀리지 않아 보였다.섬 전체가 한라산이라 하여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수평선을 기준으로 바라보면 세모꼴의산만 보인다.정상에서부터 비탈을 따라 바닷가에 이르기까지 목초지와 중산간 마을과 경작지와 읍내와 맨 아랫쪽에 해변 어촌이 있는 셈이다.섬 전체가 화산이라 바위와 돌과 흙과 나무며 풀이며 꽃이며가육지와 전혀 달라서 다른 나라에 온 것만 같다. 나는 그 뒤로 아마도 전라도로 내려가 있던 칠십년대 무렵부터 그곳젊은이들과 인연이 생겨서 한 해에 한 두차례씩은 드나들었다.어느해에는 몸이 좋지 않아서 겨울 한철을 요양하며 보낸 적도 있었고,팔십년에 광주에서 참사가 벌어진 뒤에는 일년 반쯤을 제주도에서 ‘귀양살이’를 했다.가족과 떨어져 나 혼자 장 보고 취사하고 아니면 이곳 저곳 먹을 만한 것들을 찾아서 골목과 시장 어귀를 드나들었으니이 고장의 맛에 대하여는 고향처럼 잘 아는 사람이 되었다.그뿐만 아니라 여기서 문화패와 소극장을 만들고 민란을 중심으로한 향토사나무속이나 민요를 조사하는 연구소를 구성하고 하는 동안에 가까운 후배들이 많이 생겼다.그래서는 관광객들이 다니지 않는 작은 본바닥술집이나 기이한 음식점들을 알게 되고 명절 때면 그들의 집에 놀러가서 낯선 음식도 먹어보게 되었다.그들은 이제 제주 사회의 중추가되어 있다. 술꾼들에게는 아침 속풀이 음식이 우선이니 먼저 국 이야기를 해야겠다.여기서는 해물이며 푸성귀며가 모두 집 주위에서 얻은 싱싱한 것들이라 양념이 귀하기도 했겠지만 별다른 맛을 내려고 애달캐달 하지 않아도 원초적인 맛을 지니고 있다고 하겠다.육지에서처럼 고기나멸치로 다시를 내어 국을 끓이는 법이 없고 싱싱한 해물을 무나 채소와 함께 끓여서 소금이나 간장으로 간을 할 뿐이다.처음에 갈치로 끓인 미역국을 보고 속으로 조금 놀란적이 있었지만 나중에는 맛을 들이게 되었다.갈치와 단호박을 넣어 국을 끓이기도 하고 무를 넣기도한다. 제주도를 다녀간 신혼부부들이 거의 다 아침거리로 먹게 되는 ‘해물 뚝배기’는 사실은 해물을 넣고 된장에 끓이는 제주도의 몇가지 아침 속풀이가 합쳐진 것이다.보말(고동의 일종),구쟁기(소라),오분재기(작은 전복의 일종),조개,성게알 등속의 어패류로 각기 시원한 된장국을 끓이는데 이를 종합하여 개발해낸 것이 해물 뚝배기라고 할수 있다. 내가 맛을 들인 속풀이로는 ‘몸’ 국이 있다.몸은 파래,톳,감태 따위처럼 해초인데 비교하자면 전라도 남해안의 매생이처럼 가늘고 여린 해초다.제주에서는 예로부터 형편상 쌀 대신에 잡곡이 주식이었다.보리나 조팝을 주로 먹었고 이밥은 일년에 한 두 번 명절이나 제사때에 먹어서 지금도 쌀밥을 고운 밥이라 하여 ‘곤밥’이라고 부를정도다.고기도 쇠고기는 드물고 돼지고기를 위주로 경조사에 쓴다.돼지고기 음식이 많기도 하지만 먼저 몸국은 돼지의 ‘족잡뼈’라고 하는 갈비 옆의 가느다란 뼈를 오랫동안 푹 끓여서 국물을낸다. 흔히 여기 식의 순대를 만들 때에 몸국도 끓이게 되는데 순대도 육지와는 달라서 속에 돼지 피와 보릿가루를 넣는다.몸국은 돼지의 작은창자와 막장을 썰어 넣고 돼지뼈 우려낸 국물에 해초인 몸을 넣고 끓이는데 술국으로 그만이다. 옥돔으로 끓이는 ‘오토미 국’이 있다.몸이 붉으스레 하고 머리가둥글게 혹이 튀어나온 듯한 옥도미를 귀하게 여겨 제주 사람들은 이것만을 생선이라고 부르고 다른 것들은 제 이름을 부른다.따라서 오토미국은 그저 생선국으로 불려지기도 한다.옥돔을 간하여 말린 것이 관광객들에게 팔려 나가기 시작하면서 육지에서는 영광굴비에 버금가는 비싼 생선이 되어 있다.옥도미를 굽고 지지고 튀겨 먹기도 하지만,미역국에 넣거나 무를 넣어 담백하게 끓이기도 한다.심지어는 싱싱한 고등어를 토막 쳐서 어린 배추를 넣어 국도 끓인다. 여름철 ‘톨냉국’은 맑고 차디찬 바다 그 자체를 마시는 듯한 느낌이 든다.톨은 육지에서 톳이라고 부르는 해초를 말한다.톳을 물에 담가 불려서 풋고추며 부추와 가늘게 썬 오징어를 갖은 양념하여 버무린 뒤에 찬 생수를 부어 낸다. 제주 사람들이 즐겨 먹는 것으로 돼지고기와 함께 ‘자리’를 빼놓을 수가 없다.자리는 오분재기처럼 이 고장 특산의 이름이라 타관 사람들이 알아듣기 쉽게 도미 새끼의 일종이라고 설명을 하지만,자리나오분재기는 도미와 전복과는 생김새가 비슷할 뿐 전혀 다른 종족이다. 그렇기는 하여도 어른 손바닥 반 만한 크기의 자리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영락없는 도미의 생김새다.그래서 육지 사람들을 위해서도 ‘자리돔’이라는 다른 이름이 있을 정도다.자리는 비늘을 긁어내고 어슷어슷 썰어서 된장과 깻잎에 싸서 먹고 초장에 찍어 강회로 먹기도 하지만,머리와 꼬리를 자르고 칼로 다져서 부추,미나리,깻잎,풋고추,오이,등속에 된장 고추장과 갖은 양념을 하여 생수를 부어 얼음을 띄운 ‘자리 물회’를 만들어 먹는다.토속대로 하자면 머리와 꼬리도 자르지 않고 간간히 뼈가 씹힐 정도로 칼로 난도질을 쳐서 산초 잎을넣어야 한다.제주에서는 모든 어패류가 싱싱한 횟감이라서 일일이 거들 수가 없지만 전라도나 충청도 지방의 홍어 무침이나 찜처럼 가오리를 양념에 버무려 경조사에 낸다. 덥고 습한 지방이라 요새처럼 냉동이 안되던 시절부터 제주의 음식은 끓이고 조리지 않으면 소금으로 짜게 절여 두었다.바람이 거세지고추워져서 바다에 나갈 수 없는 겨울철에는 ‘촐레’가 맞춤한 밑반찬이 되었다.보리밥과 조밥이 꺽꺽해서 잘 넘어가지 않을 적에 비리고간간한 반찬으로 ‘촐레’를 해먹는다.소금에 절인 자리젓을 뚝배기에 오랫동안 졸여서 국물이 된 것이 촐레인데 채소와 곁들여서 먹는다.고등어를 소금에 진하게 간하여 독에 두었다가 겨울철에 꺼내어물에 담가 소금기를 빼고 나서 뚝배기에다 무를 넣고 오래 조려서 먹기도 한다.이런 건건이들이 모두 거친 잡곡을 먹는데 입맛을 돋우기때문이란다. 제주의 돼지를 말하자면 꼭 떠오르는 일이 있다.칠십년대 말인가 민속조사를 하던 학생들 몇 사람과 아직은 민속촌이 되기 전이던 성읍마을에서 민박을 한 적이 있었다.지금은 관광객들의 볼거리로 변하여 모두 사라져버렸지만 그때만 하여도 하늘에서 내리는 비를 받아 물을모으는 독이며 뒷간이 예전 그대로였다.아침에 뒷간이 어디냐고물으니 주인 아줌마는 빙그레 웃을 듯 말 듯 묘한 표정을 지으면서집 뒤꼍으로 돌아가 보라고 손짓해 준다.그래서 집 모퉁이를 돌아가보니 앞에 판자를 얼기설기 가로지른 돼지우리가 보인다.그때 내가무엇과 마주쳤겠는가.울타리 사이로 하얀 털이 숭숭한 주둥이와 함께 영리하게 반짝이는 돼지의 눈과 마주쳤다.어쩐지 이건 돼지가 아니라 무슨 유인원이나 개처럼 영리하게 보이는 귀염성 있는 돼지의 눈이었다.제주도 토종 돼지는 그 지방 특산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육지에서 우리의 토종돼지가 수입종 때문에 거의 멸종하는 동안에 그나마 벽지라서 종을 보존한 그것이다.몸집이 다른 돼지들 보다 조금 자그마하고 멧돼지 같이 검은 털이 부스스하며 주둥이가 조금 흰 편이다. 제주에서는 이것을 ‘돋통시’(똥돼지)라고 부른다.그것 참 인상이영리한 돼지도 있다고만 여기고 아무 생각없이 울타리 옆에 붙은 변소로 들어갔다. 황석영.
  • 야생조수 급증 수확기 농작물 피해 우려

    멧돼지 등 야생조수가 크게 늘고 있어 수확기를 앞둔 농작물 피해가우려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경남도산림환경연구원은 최근 경남 서북부지역의 야생 조수 서식밀도를 조사한 결과 농작물에 가장 큰 피해를 주는 멧돼지를 비롯,상당수 유해 조수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8일 밝혔다. 멧돼지의 경우 임야 100㏊당 6.7마리로 지난해말 4.3마리에 비해 56%가 늘었고,토끼도 5.8마리에서 7.5마리로 29%로 증가했다.까치와 꿩은 100㏊당 각각 50마리와 60마리로 지난해와 비슷하지만 포획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계속 번식,개체수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예상된다. 이처럼 야생 조수의 서식밀도가 증가하는 것은 최근 산림이 무성해진 데다 밀렵에 대한 당국의 강력한 단속으로 야생조수의 자연번식이왕성해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농작물 피해를 막기 위해 야생 조수가 자주 출몰하는 지역에 수렵 허가를 내주고,현재 일출부터 일몰까지인 총기사용 허가시간도 야생 조수의 활동시간인 야간까지 연장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창원이정규기자 jeong@
  • [대한포럼] 산불지역, 인공조림 최선 아니다

    이달초 9일동안 계속된 영동지역 최악의 산불 피해면적은 1만4,000여㏊.여의도 면적의 48배이다.신록의 계절이 다시 찾아왔건만 잿더미로 변한 백두대간 허리에선 생명력의 기운조차 느낄 수 없다.숯으로 변한 아름드리 소나무잔해가 얼마전까지만 해도 생명력이 넘쳤던 숲이었음을 짐작케 한다.수십년,아니 수백년을 백두대간에 뿌리내린 대자연림이 한순간 사람의 실수로 인해황무지로 변해버릴 수 있다는 값비싼 교훈을 말해주고 있다. 산림청은 산불지역에 3년 안에 조림을 마친다는 원칙이다.이번에도 피해지역에 대한 현지조사를 한뒤 6월 말까지 복구계획을 마련해 조림사업에 착수할 계획이다.그러나 이번 산불은 초유의 큰불이었던데다 피해지역이 대부분높고 깊은 산세의 자연림이라는 점에서 복원방법을 놓고 관계자와 피해주민들 사이에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산림기관과 자치단체는 조기 복원에 중점을 두고 인공조림을 계획하고 있는데 비해 산림·환경전문가는 생명력 있는 생태계가 보장되는 자연복원력에무게를 두고 있는 것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인공조림의 경우 목재로서의가치가 있는 경제림을 조성해 계획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며자연림 회복에 맡길 경우 복원속도가 빠르고 숲의 본래 모습인 다양한 생명력을 갖추게 돼 장기적으로는 주민들에게 이익을 준다.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과제이다.산림을 단순히 경제적인 이익을 주는 대상으로만 볼 것인가,아니면 곤충과 동물·버섯과 약초 등 다양한 생명체가 어우러져 숨쉬는 환경요소로 인식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그러기 위해서는 이번산불이 나기 전의 임상(林相)과 이번 산불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는 4년전 고성 산불지역의 현재 모습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96년 고성 산불지역 3,762㏊ 가운데 처음으로 820㏊를 자연회복지역으로 정하고 나머지 지역엔 잣나무·곰솔·잎갈나무 등 경제수종으로 조림했다.이번산불지역과 산세가 비슷했던 조림지 나무들은 사후관리 미비와 지형적 특성때문에 자연복원력이 우세한 신갈나무·굴참나무·떡갈나무 등에 밀리는 판세이다.반면 자연회복지에는 생명력이 강한 각종 교목들이 숲을 형성하고 다양한 동물들이 다시 찾아들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산불지역은 주종인 30년 이상된 소나무숲으로 인해 송이버섯 산지였다.그밖의 식물군도 굴참나무 등 각종 활엽수와 진달래·철쭉 등 다양하게 분포돼 있어 천연기념물 217호인 산양을 비롯,노루와 멧돼지 등 각종 야생동물들이 서식했다. 자연림의 장점은 다양한 식물군으로 인해 여기에 사는 동물군도 다양한 점이다.조림지의 경우 수종이 단일해 그곳에 사는 동물군도 단순하며 장기적으로 볼때 버섯 등 산림부산물도 기대하기 힘들다.원래의 임상을 회복하는 것이 주민들의 생업이나 생태계 보존을 위해 최선의 방법이라고 할 수 있으나당장 피해주민들의 생업을 위해서나 급경사지역의 산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조림사업과 사방사업 등 응급복구를 해야 하는 것이 필요하다. 산림청의 계산으로는 피해지역에 4년생 잣나무를 심는 데만 351억원,이후덩굴 제거·가지치기·솎아베기 등 육림에 250억원,사방사업 15억 등 1,000억원 이상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산된다.그러나 더욱 큰 사회문제는송이채취와 재배로 살림을 꾸려가던 1,100가구의 막연해진 생계대책이다.조림사업은 이들 농가의 생계유지를 위해서도 필요한 것이 현실이다. 복구사업은 따라서,응급복구와 자연회복으로 나누어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응급복구로는 경사진 곳에 사방사업을 해 당장 흙이 유실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마을 인근 야산이나 완만한 경사지에는 잣나무·편백나무 등 목재로서의 가치가 높은 경제림을 조성해 환경을 보호하고 주민생업에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자연회복으로는 고지대를 중심으로 다양한 생명력이 숨쉬는 원래의 생태계를 회복할 수 있도록 자연복구력에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복구사업은 철저한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전문가의 합의하에 추진하길 바란다. 李基伯 논설위원 kbl@
  • 의사 구제역 파동/ 정부대책

    정부는 30일 경제정책조정회의를 열고 ‘의사 구제역’ 발생에 따른 종합대책을 마련,사태진전에 따라 다각적으로 대처하기로 했다.정부는 이번 사태의조속한 수습을 위해 축산농가는 물론 소비자,언론기관 등의 협조를 당부하는 한편 국민들이 지나치게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현재 조치 이상 없다 구제역에 준하는 강력한 방역조치를 하고 있다.발생지 10㎞내 9만1,000마리 가축 가운데 현재 1만5,986마리에게 예방접종을 했다.인근 39농가 111마리에 대해 혈청조사를 한 결과 감염되지 않은 것으로나타나 다행히 주변지역으로 전염되지는 않고 있다. 반경 20㎞내 35만7,000마리의 가축에 대해서는 이동제한조치를 내리고 외부인의 출입을 차단했다. 반경 3㎞내 원유는 폐기하고 오염및 경계지역은 중복집유를 금지하거나 멸균가공토록 했다.사료공급도 정해진 방법대로 준수토록 했다.군과 경찰의 협조를 받아 이에 필요한 초소 45개소를 운영하고 있다.축산농가 및 축산물가격 안정조치를 취했으며,일본측에 제주도 등 안전지역의 돼지고기및 가공품에 대한 수입허용을 요청했다.해외여행객에 대한 발판소독과 휴대 육류의 검역을 강화하고,해양경찰청·관세청과 함께 밀수육류 단속을 철저히 하고있다 ?3단계 시나리오별 향후 대응 질병이 구제역으로 판명될 경우 3가지 시나리오별로 대응책을 마련했다.첫째 인근지역 가축 혈청검사 결과 추가발생이 없는 경우에는 반경 10㎞내 소·돼지의 예방접종을 계속한다.혈청검사도 반경20㎞까지 확대하고 가축의 이동제한 등 방역조치도 안전이 확인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실시한다. 두번째는 인근지역에 추가로 구제역이 발생한 경우로 이때는 3㎞내 1만2,000마리의 가축을 모두 도살해 묻는다.원유·사료 등도 소독·폐기한다.3∼10㎞이내는 지속적인 예방접종과 이동을 제한하며 우유는 멸균처리,고기는 냉장해 유통시킨다.10∼20㎞는 계속해 방역조치한다. 세번째는 최악의 경우로 다른 지역에서도 추가로 발생할 때이다.초동단계부터 파주의 경우처럼 발생농장 가축도살,가축·차량·사람 이동제한,예방접종을 실시한다.현재 30만마리분인 예방백신을 200만마리분 더확보한다. 특히 정부는 이번 사태로 양축농가는 물론 소비자의 피해가 없도록 추경예산을 편성하거나 발생지역을 재해지역으로 선포하는 등 국가적 차원에서 대응책을 검토하기로 했다. ●파주 전염경로는 경기도 파주의 젖소 수포성 질병은 어떻게 발생했을까. 질병 발생 10일째를 맞아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은 현재 시료를 채취,바이러스를 분리해 배양작업을 하고 있다.이 질병은 돼지수포병,수포성 구내염,구제역 3가지로 추정된다.일단 젖소에서 발생해 돼지수포병은 아니며 수포성 구내염이나 구제역으로 판단되고 있다.새달 3일쯤 정확한 역학조사가 나오면밝혀지겠지만 당국은 일단 구제역으로 보고 현재 방역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발생경로에 대해 김동근(金東根) 농림부차관은 3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우선구제역이 발생한 국가의 동물이나 쇠고기·돼지고기 등 축산물과 건초 등부산물이 국내에 반입돼 일어났을 가능성이 가장 큰 것으로 보인다.특히 우리가 중국산 건초를 수입해 쓰고있다는 사실은 이같은 가능성을 강력히 뒷받침해주고 있다.다음은항공기나 선박에서 구제역 바이러스가 묻어있는 축산물의 남은 음식물,여행객이 매개체가 됐을 가능성이다.또한 멧돼지 등 감염동물과의 접촉이나 물의 흐름,황사 이동으로 인한 바이러스의 전염 등이 거론되고 있다. 국제수역사무국(OIE)에 따르면 지금까지 발생한 각 나라의 구제역 발생원인은 수입가축 36%,식육제품 23%,기타 41%로 가축이나 음식물의 반입이 가장주요한 원인으로 꼽힌다.김옥경(金玉經) 수의과학검역원장은 “현재 구제역으로 의심할만한 정황이 뚜렷해 ‘의사’라는 단서를 달았으며 정확한 병명은 배양결과가 나와야 알수 있다”고 밝혔다.관계자는 “대만이 97년 구제역발생원인을 중국 밀수품으로 추정하고 있을 뿐이듯 구제역의 정확한 유입경로를 밝혀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예방및 방역이 최우선 과제임을밝혔다. 그러나 농림부 관계자는 “‘의사’라는 꼬리표를 떼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사실상 구제역의 전염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설명했다. 국내 역학조사 결과는 빠르면 4월3일 나온다.그러나 이는 영국 퍼브라이트연구소의 분석결과가 나오는 4월8일쯤 돼야 과연 어떤 질병인지를 정확히 공인받게 된다. ●중국산 건초서 유입설 진위는 경기도 파주 젖소에서 발생한 ‘의사 구제역’이 중국에서 수입한 건초를먹었기 때문이란 주장이 제기돼 논란을 빚고 있다. 농림부 관계자는 30일 “해당 15농가들로부터 중국산 건초류를 젖소에게 먹였는지를 확인한 결과 사용하지 않았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밝혔다.특히 질병에 걸린 파주군 파평면금파리 김영규씨(52)와 이모씨(52)는 농림부의 확인 결과 중국산 건초를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이 관계자는 볏짚의 경우 수입금지 품목이라서수입된 사실이 없으며 건초 수입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파주지역에 지난달부터 중국산 건초 56t이 공급됐다는 주장이 제기돼 농림부와 경기도,파주시 등 관계당국은 정확한 실상을 조사중이다. 중국으로부터의 조사료 수입량은 97년 5만175t,98년 3만1,905t,99년 4만8,597t에 달했다.지난해의 경우 이 중 건초류가 2만4,014t으로 가장 많고 옥수수대 1만5,431t,알팔파 105t,곡물의 짚과 껍질 9,047t이었다. 이러한 조사료는 생산자단체나 유제품회사가 수입,필요한 지역에 공급하고있어 정확한 유통경로를 파악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국립식물검역소는 중국산 건초에 대한 통관사실을 통보해주고 병해충 여부만 확인할 뿐 전염성 바이러스에 대한 검사는 못하고 있다. 박선화기자 psh@. *金玉經 국립수의과학검역원장 문답. 김옥경(金玉經) 국립수의과학검역원장은 30일 경기도 파주에서 발생한 의사(擬似) 구제역(口蹄疫)의 진성 여부를 3∼4일내로 가려내겠다고 밝혔다. 김원장은 이날 파주시청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구제역 여부가 아직밝혀지지 않은만큼 지나친 소비 위축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언론의 신중한 보도를 주문하는 한편 “축산농가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한강 이남 돼지고기의 수출 재개를 일본측과 협의중”이라고 밝혔다.발생지역과 10㎞내 오염지역,20㎞내 경계지역을 방문하고 돌아온 주민들은 2주 이상 가축농장 방문을 금해줄 것도 당부했다. ?바이러스 분리작업은. 지난 24일 의사 구제역 증상을 보인 소의 혈청을 채취,검역원에서 자체조사중이며 29일에는 구제역 진단에 국제적 권위를 가진영국의 퍼브라이트재단에도 혈청검사를 의뢰해 분리작업이 진행중이다.검사결과는 다음주 초 나온다. ?진성 구제역으로 판명될 경우의 대책은. 백신 접종 등 전국적인 방역과 가축의 이동제한 조치를 취해야 하고 발생지인 파평면 금파1리로부터 반경 3㎞내에 있는 젖소·한우와 돼지 등 1만2,000여마리는 우선적으로 도축될 가능성이 크다.도살·매립일로부터 3개월후까지 재발견되지 않아야 국제수역사무국(OIE)의 구제역 청정지역 판정을 받을 수 있다.국내 백신 보유량은 230만마리 분으로 현재로서는 충분하다. ?감염된 소·돼지를 먹어도 인체에 해가 없나. 익힐 경우는 물론 날것으로먹어도 해는 없다.10㎞ 이외 지역의 우유도 초고온 살균처리 후 먹으면 문제가 없다. ?감염 경로는. 구제역 바이러스는 바람을 타고 해로로 600㎞,육로로 200㎞를 이동한다.중국에서 넘어온 황사에 의해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다.대만·중국 등지에서 들여온 사료용 건초나 지난 1월중국·동남아를 여행하고 돌아온 금파1리 주민들에 의해 옮겨졌을 가능성도 있다.그러나 지난 97년 구제역에 감염된 돼지 400만마리를 도살한 대만 등에서도 정확한 감염경로는 확인되지 않았다. 파주 한만교기자 mghann@
  • “자식같은 송아지 도살” 망연자실

    “제발 진성 구제역(口蹄疫)이 아니길 바랄 뿐입니다” 의사 구제역이 발생한 경기도 파주시 파평면 일대의 축산농가들은 두려움과분노, 긴장감이 교차하는 착잡한 심경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발생지인 파평면 금파1리 6가구 축산농민들은 기르던 젖소 96마리와한우 9마리가 멧돼지 1마리와 함께 도살돼 마을 야산에 묻히는 것을 보고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19마리의 젖소가 도살된 이호광씨(42)는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 어쩔 수없었다고 생각하지만 생업 기반을 잃은 만큼 충분한 보상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씨의 부인 박인숙씨(40)는 “지난 86년 결혼 당시 2년전부터 남편이 정성껏 기르기 시작한 송아지가 우유를 생산할 때까지 자식처럼 키웠다”며 눈물을 삼켰다. 최근 사료값이 내리고 소값이 오르자 축사를 증축하던 중 25마리의 젖소를도살로 잃은 서경식씨(55)는 “아내가 충격으로 쓰러져 치료를 받고 있다”며 “더 이상 할말이 없다”며 고개를 떨궜다. 나머지 농가들도 “젖소를 다시 구입해 지금처럼 소득을 올리려면 앞으로 6∼7년은 족히 걸릴 것”이라며 그 기간동안의 축산영농자금 대출금 상환을걱정했다. 60가구의 농가가 거주하는 금파1리는 당국이 횟가루와 벤젠·크레졸 등 방역약품을 축사는 물론,집과 논밭에까지 뿌려 곳곳에 약품냄새가 진동했다.또가축의 사료로 쓰다 남은 볏짚과 사료,축사주변의 쓰레기 등은 모두 불태워졌다. 외부인의 출입이 군·경과 공무원 등에 의해 철저히 통제되고 있고 집배원마저 마을에 들어오지 못해 외부와의 연락은 전화만 이용하고 있다. 국립 수의과학검역원 방역진은 1차 오염 가능지역인 발생지로부터 반경 3㎞내 금파리·장파리·눌노리·덕천리·두포리·마산리·율곡리의 1만2,000여마리와,반경 10㎞내 파평면·문산읍·파주읍·법원읍·적성면의 7만여마리등 모두 7만3,000여마리의 젖소·한우·돼지·양·사슴의 이동을 제한하고검역을 실시하며 괴질의 확산 차단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 또 반경 20㎞이내 장단면과 탄현면 등 12개 읍·면·동에서도 가축의 가검물을 채취해 임상검사를 실시하는 한편 자체적으로 방역에 나서는등 파주일대 농가에서는 날이 갈수록 긴장감이 점점 고조되고 있었다. 파주 한만교기자 mghann@
  • 유사 구제역 파동/ 파장과 전망

    ◆ 돼지고기 日수출길 막혀 치명타. 유사 구제역의 발생으로 축산파동이 우려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돼지고기 일본 수출이 최소한 상당기간 중단될 전망이어서 치명타가 예상된다.특히 축산농가들은 한우와 닭·계란값 폭락에 이어 이번에 구제역 불똥까지 튀어 엎친데 덮친 격으로 붕괴위기를 맞고 있다. □‘돈’돼지 끝나나 지난해 국내 돼지고기 공급량은 모두 70만1,365t으로내수가 62만1,101t(89%),수출이 8만264t(11%)이다.돼지고기 수출로 벌어들인외화는 3억 4,000만달러였다.이중 대일본 수출액은 3억3,000만달러로 98%를차지한다.올해 수출목표는 지난해보다 12% 증가한 9만t,4억1,100만달러로 잡고있다. 그러나 구제역으로 확인되면 돼지고기 일본수출은 전면 중단될수 밖에 없다.프랑스에 본부를 둔 국제수역사무국(OIE) 규정에 따르면 구제역 등 가축전염병이 발생하면 해당 가축에 대해 예방 접종을 실시하고 접종 중지후 6개월간 재발되지 않아야 수출을 재개할 수 있다.이 규정도 구속력이 있는 것은아니고 수입국에서 안전성을 인정하지 않을 경우 수출길은 상당기간 막힐 수밖에 없다. 대만은 97년 구제역 발생으로 지금까지 축산물 수출중단으로 모두 42조원의 피해가 났으며,18만명의 실직과 경제성장률 1.2∼1.4%포인트 감소를 가져왔다. 따라서 2만4,000여호의 양돈농가가 키우는 799만마리의 돼지에 대한 수출은물론 국내 소비감소로 이어져 가격폭락이 우려되고 있다. □파급효과 커지나 사료,도축업계,유업계,정육점,식당 등 관련업계도 소비가줄까 울상이다. 축협중앙회는 협동조합통합 반대운동을 중단하고 비상대책본부를 구성,자체적인 방역대책 마련에 나섰다.한냉,축협,대상,도드람,롯데햄,우유 등 돼지고기 대일 수출업체와 유가공업체는 사태 추이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특히 돼지고기 통관보류에 따라 100여개 중소업체들의 부도사태가 예상된다.사료업계도 파주에 사료운송차 통행이 금지되자 사료산업에 미칠 악영향에전전긍긍하고 있다. 가축전염병 발병 소식이 전해진 27일 돼지고기 가격은 1㎏에 2,700원에서 2,000원으로 폭락했다.최상백 대한양돈협회장은 “양돈농가들의 홍수출하를막아 가격유지 정책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정육점과 음식점 업주들은 쇠고기,돼지고기 판매량이 급감하자 확보해둔 육류를 반품하는 등 우려감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구제역 파동에 따른 경제적 손실은 최소한 5,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박선화기자 psh@. ◆ '가축의 흑사병'…인체엔 무해. 구제역(口蹄疫)은 소·돼지·양·사슴·멧돼지 등 발굽이 두개로 갈라진 동물에 발생하는 제1종 바이러스성 가축 전염병이다. 전염된 동물은 고열을 띠며 입과 발굽·유방 등에 물집이 번진다.또한 식욕부진 증상과 다리를 질질 끄는 행동을 보이다가 죽게되는 치명적인 질병이다.소의 경우 잠복기간은 2∼14일이며 감염동물 자체와 배설물,관련 축산물,감염동물과 접촉한 오염물질은 물론 황사 등 공기를 통해서도 퍼진다. 김옥경(金玉經) 국립수의과학검역원장은 “그러나 사람에게는 감염되지 않으며 구제역에 걸린 돼지고기 등을 먹어도 인체 건강에는 지장이 없다”고말했다.서규룡(徐圭龍) 농림부 차관보도 “구제역 바이러스는 보통 56도 정도에서 30분정도 끓이면 멸균되며 광우병처럼 사람에 해롭지 않다”고 강조했다. 당국은 발병 원인에 대해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으나 파주가 북한과 가까운 점을 감안,멧돼지 등 감염 동물에 의해 전염된 것이 아닌가 조심스레 추정하고 있다. 구제역 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사전 소독의 철저와 백신을 맞히는 등 사전예방이 최선의 방법이다. 우리나라는 발생국으로부터의 축산물 수입금지 조치 등 검역을 엄격히 하고있다.실제로 아르헨티나 등이 우리나라에 자국산 쇠고기 수출을 계속 권유하고 있으나 아르헨티나에서 수년전 구제역이 발생,수입을 금지하고 있다.97년대만에서 이 질병이 확산되면서 대만산 돼지의 일본 수출길이 아직까지 막혀있을 정도다. 그러나 일단 발병하면 뚜렷한 치료법이 없는 실정이다.다만 발병한 동물은가축전염병예방법에 따라 전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도살해 매장토록 하고 있다.현재 당국은 발병지 주변 10㎞이내의 모든 가축에 대해 예방접종을 실시하는 한편 가축의 이동조치를 취하고 있다. 정부는 또한 북한과 연변,중국과 태국,몽골 등 동남아에 지역적으로 구제역이 퍼져 있어 중국 등지에서 합법적인 돼지고기 수입 등은 물론 해상과 항공을 통한 밀수입을 철저히 차단하고 있다. 박선화기자. ◆ 동남아 이어 韓·日까지 '불똥'. 우리나라도 더이상 구제역의 안전지대가 아니다.일본마저 비슷한 시기에 발생,동남아 지역에서 구제역 마지노선이 사실상 무너졌다. 구제역은 일단 발병하면 치료수단이 없고 확산이 빨라 동물의 흑사병으로불릴 정도다.구제역은 97년 발생한 대만의 사례가 대표적이며 중국 북한 태국 몽골 필리핀 등 동남아를 비롯 유럽,중남미 등 전세계에 퍼져있다. 우리나라는 1918년 전국에서 구제역이 발생,소 3만6,000마리를 폐사시켰으며 1934년에도 구제역이 재발했다.66년만에 구제역이 다시 발생했다.98년 현대의 ‘소떼 방북’시 트럭까지 북한에 두고 온 점도 구제역 유입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었다. 일본은 지난 12일 미야자키현에서 소 8마리에서 의사 구제역이 발생, 25일혈청검사에서 바이러스 항체를 검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만의 경우 1929년에 이어 97년 3월 구제역이 발생,돼지 400만마리를 도살했으며 지난해에는 소도 구제역이 발생했다.이로 인해 양돈농가가 2조4,000억원의 피해를 보고,수출가공공장 1조8,000억원,사료업계 4,000억원,동물의약품업계 1,300억원 등 관련산업에서 8조9,000억원의 손실을 봤다.70만의 양돈종사자 가운데 18만여명이 실직하는 등 5년간 모두 42조원의 피해를 입었다.지난해 6월엔 중국 연변 등 일부 지역에서 구제역이 발생,중남부와 티베트 등으로 피해지역이 확산되고 있으며 북한도 예외는 아니다. 멕시코는 48년 소 구제역으로 1,350억원의 손실을 보았으며,아르헨티나도 94년 구제역 발생으로 아직껏 쇠고기 수출이 제대로 안되고 있다.유럽에서는96년 5월 알바니아에서 발생한 구제역이 마케도니아와 세르비아 남부,그리스까지 번지기도 했다. 박선화기자
  • [야생동물 밀렵] 실태

    야생동물 밀렵은 광범위한 지역에서 멸종위기종,천연기념물을 가리지 않고무차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밀렵도구도 올무,스프링올무,덫(창애),독극물,공기총,사냥개 등 다양하다.또 ‘차치기’,‘벼락치기’,‘굴파기’ 등 수법도 날로 교묘해지고 있다. 현재 전국에서 활동 중인 전문 밀렵꾼은 줄잡아 2만여명.단속을 피해 몰래잡는 짜릿함을 맛보기 위해 밀렵을 하는 사람도 있지만,돈벌이가 되기 때문에 밀렵을 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적발된 밀렵꾼 가운데는 목사도 있다.지난해 11일 경남지역에 대한 단속에서 합천군 묘산면 묘산교회 목사 신모씨가 밀렵을 하다 적발됐다. 밀렵꾼들은 야생동물이 다니는 길목을 훤히 알고 있기 때문에 여간해서 허탕을 치지 않는다.동네 지리에 밝은 이장(里長)·동장(洞長) 등이 돈을 받고 밀렵꾼 앞잡이 노릇을 하는 경우도 있다.밀렵꾼들은 멸종될 위기에 처한 동물이라고 해서 봐 주지 않는다.값이 나가는 야생동물은 멸종되건 말건 눈에띄는 대로 잡는다.환경부는 지난 14일 경북 울진군 불영계곡에서 멸종위기종인 산양(山羊)을 잡은 심모씨 등 주민 2명을 붙잡았다. 밀렵꾼 중에는 총기를 쓰는 사람보다 올무,덫 등을 쓰는 사람이 더 많다.총기를 이용한 밀렵은 싼 것은 300만원,비싼 것은 6,000만∼7,000만원씩 드는총,경사진 곳을 다니는 데 필요한 지프,사냥개(평균 350만원) 등을 사는 데돈이 많이 든다.반면 올무,덫 등 ‘고전적’인 밀렵도구들은 값도 쌀 뿐 아니라,철물점에서 얼마든지 구할 수 있다. 올무나 덫을 설치하는 대신 야생동물을 직접 찾아나서는 밀렵꾼들은 공기총보다 사냥개를 이용하는 것을 더 좋아한다.공기총은 소리 때문에 단속에 걸릴 위험이 높아 98년부터 격감하고 있다.반면 사냥개 밀렵은 소리가 없을 뿐 아니라,포획 성공률이 총기보다 월등히 높다. 최근에는 야생동물이 다니는 길목에 자동차를 주차시켰다가,고라니·노루등이 나타나면 불빛을 비춰 꼼짝 못하게 한 뒤,자동차로 치어 잡는 ‘차치기’,겨울잠을 자는 동물의 집을 파내는 ‘굴파기’,미끼를 언덕 밑에 놓고 동물이 건드리면 위에서 바위가 떨어지도록 해 잡는 ‘벼락치기’ 등 신종 수법도 등장했다. 전문 밀렵꾼이 아닌 농민들의 ‘다이메크론’이란 맹독성 농약을 이용한 밀렵도 판을 치고 있다.농민들은 청설모,까치 등 수확기의 농작물을 해치는 야생동물을 잡는다는 구실 아래 ‘다이메크론’에 담갔던 볍씨로 야생동물을잡아 식당 등에 판다.흔히 ‘싸이나’라고 불리는 청산가리가 든 콩을 먹고죽은 동물은 내장을 빼고 사람이 먹을 수 있지만,‘다이메크론’이 든 볍씨를 먹고 죽은 동물은 독이 곧바로 동물의 온 몸에 퍼지기 때문에 먹어서는안된다.이 사실을 잘 아는 밀렵꾼들은 ‘다이메크론’으로 잡은 동물을 절대로 먹지 않는다. 밀렵이 성행하는 이유는 판로가 확보돼 있기 때문이다.보신용,박제용,동물원 전시용 등으로 꾸준히 팔린다.보신용으로 야생동물을 찾는 사람들 중에는 지역 유지도 있다.98년 10월 경남 남해군의 M식당에서 고라니를 먹다 적발된 사람 중에는 부군수,교육장,전문대 학장,면장,군(郡)의원도 포함돼 있었다. 문호영기자 alibaba@ *유통은 어떻게 국내에서 거래되는 야생동물 규모는 연간 3,000억∼3,500억원.12∼13가지야생동물이 박제 또는 보신식품으로 거래된다. 산양(山羊)은 500만원,오소리·독수리는 100만원,노루는 80만원,고라니는 30만원 가량에 팔린다. 밀거래가 가장 성행하는 곳은 경기도 성남시 모란시장,서울 경동시장,대구칠성시장.전국의 재래시장에서도 암암리에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이들 3곳은 제법 규모가 크다.밀거래상들은 대부분 건강원·탕재원 등의 간판을 걸고 영업을 하고 있다. 모란시장은 야생동물 밀거래 체계를 갖추고 있다.전국의 밀렵꾼들로부터 불법 포획된 야생동물을 사들인 뒤 경동시장·칠성시장을 비롯한 전국의 재래시장에 도매로 넘기거나,약재로 만들어 유통시킨다. 유통 및 가공 시스템이 구축돼 있는 야생동물 밀거래의 본산이라고 할 수 있다.50여 곳이 밀거래에 가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경동시장은 모란시장보다 규모도 작고 거래도 소매로 이루어지고 있지만,도심에 자리잡고 있어 값이 비싸다. 야생 오리 1마리에 8만원까지 받는 곳도 있다.10곳 정도가 단골 위주로 거래를 하고 있다.칠성시장에서는 20∼30곳이 야생동물을 밀거래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밀거래 형태는 비밀 사육자와 밀렵세탁자 등 기업형,건강원 등 도매형 등 2가지로 크게 분류된다.비밀 사육자는 밀렵으로 잡은 야생동물 가운데 번식이 가능한 동물들을 몰래 기른 뒤 새끼를 판다.멧돼지는 물론 고라니,오소리도 사육한다. 밀렵세탁자는 밀렵꾼들로부터 야생동물을 헐값에 사들여 사육하는 것은 비밀 사육자의 경우와 같다.합법적으로 사육하는 것이 다르다. 사육이 합법적이기 때문에 불법 포획된 야생동물을 기르다 적발되도,인공 사육한 것이라고 둘러대면 처벌이 불가능하다. 도매형은 대부분 건강원·탕재원들이 여기에 속한다.야생동물을 직접 잡는경우는 거의 없고,밀렵꾼 또는 농민들이 잡은 것을 판다.같은 지역 내 업소들과 연계돼 있으며,주문만 하면 언제든지 야생동물을 살 수 있다. 밀거래상들은 단속 때 적발되도 대부분 벌금만 물고 석방된다.벌금 액수도거래 규모나 이윤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또 벌금을 내고 풀려나면 얼마든지 영업을 다시 할 수 있다.97년 말 단속 때 7,800만원 어치를 보관하고있다 적발된 경동시장의 한 밀거래상은 당시 80만원의 벌금만 내고 풀려났었다. 문호영기자 *밀렵 근절책은 환경부는 밀렵을 뿌리뽑기 위해 지난해 12월 초부터 야생동물을 몰래 잡는행위는 물론,야생동물 또는 야생동물로 만든 음식물을 사 먹는 행위도 처벌하고 있다.기존 ‘조수 보호 및 수렵에 관한 법률’ 상 ‘불법 취득’으로간주해 처벌한다는 것이다.현행 법은 멸종위기종의 경우는 5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일반 야생동물의 경우는 2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환경부는 또 징역형 또는 벌금형과 함께 매매가격의 2∼10배에 해당하는 추징금을 물리기로 했다.올해 처음으로 밀렵 근절을 위한 예산 5억9,700만원을 확보하는 한편,한국동물구조관리협회,대한수렵관리협회 등과 함께 상설 밀렵감시반을 운영하기로 했다.밀렵감시반은 밀렵이 기승을 부리는 매년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4개월 동안,눈이 내리는 날과 주말 야간에 집중 단속에 나선다. 그러나 한국동물구조관리협회,대한수렵관리협회 등 민간 단체들은 대책의실효성에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벌칙을 강화하더라도 엄격하게 적용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한국동물구조관리협회 장문준(張文準) 전무는 “밀렵 근절은 미국 등 선진국의 예를 본따 전담 형사부서를 신설하는 것 하나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한다.미국의 ‘스페셜 에이전트(special agent)’처럼 밀렵을 전문적으로 단속하는 직책을 만든 뒤,‘스페셜 에이전트’에게 각 지역의 경찰을 동원하고 밀렵꾼을 기소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자는 제안이다.그러면 현장 단속에서 기소까지 체계적으로 이루어져 밀렵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장 전무는 “벌칙을 강화함으로써 겁을 주자는 것은 과거 국민들 수준이 낮았을 때나 통할 법한 시대에 뒤떨어진 발상”이라면서 “야생동물을 한 마리 잡았다고 해서 징역형을 구형할 검사가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대한수렵관리협회 김철훈(金哲勳) 전무는 “수렵인들은 다니는 곳이 밀렵꾼과 같을 뿐 아니라,전문가이기 때문에 척 보면 밀렵꾼임을 금세 가려낼 수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면서 “밀렵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수렵인을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무는 “96년 6월 서울 중랑구 묵동에 있는 한 건강원을 덮쳐 산양을찾아냈지만,건강원 주인은 벌금 50만원만 내고 풀려났다”면서 “사법기관이 강력한 의지를 갖고 밀렵꾼을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호영기자 *순환수렵제도란 정부는 밀렵을 줄이기 위해 81년부터 순환수렵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순환수렵제도는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을 강원,충남·북,경남·북,전남·북등 4개 권역으로 나눈 뒤,권역별로 1년씩 번갈아 수렵을 허용하는 것을 가리킨다.제주도는 매년 수렵이 허용된다.수렵기간은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4개월.지난해는 충남·북이 수렵허용지역으로 지정됐으며,올해는 전남·북에서만 수렵을 할 수 있다. 수렵허용지역에서 사냥을 하려면 1인당 50만원씩 수렵장 이용료를 내야 한다.수렵허용지역이라도 해안에서 1㎞,도로에서 600m,문화재에서 1㎞ 이내에서는 수렵을 할 수 없다. 순환수렵제도는 허가를 받은수렵인들에게만 허용된다.수렵 허가를 받으려면 5과목의 시험에 합격한 뒤,소양교육을 3시간 받고,도시철도채권 75만원어치를 사야 한다.대한수렵관리협회에 따르면 수렵인들이 수렵장 이용료 등수렵허용지역에서 쓰는 돈은 1년에 500억원.반면 수렵인들이 잡는 야생동물의 값은 20억원에 불과하다.수렵인들은 꿩 1마리를 잡는 데 숙식비 등을 합쳐 평균 80만원을 쓴다고 한다. 문호영기자 *대한수렵관리협회 김철훈 전무 “밀렵 단속은 행정력으로는 불가능하며,허가를 받은 수렵인들을 활용하지않으면 안됩니다” 대한수렵관리협회 김철훈 전무는 “밀렵꾼을 가려낼 수 있는 사람은 수렵인 뿐”이라면서 “밀렵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수렵인을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한수렵관리협회는 95년 1월 수렵인들이 밀렵을 막고 무질서한 수렵 행태를 바로잡기 위해 결성한 민간 단체.전국에 15개 밀렵감시단을 운영하고 있으며,각 10명으로 구성된 밀렵감시단은 주로 총기 밀렵을 단속한다.지금까지 600여건,1,260명을 적발해 경찰에 넘겼다. 김 전무는 “제주도처럼 매년 수렵이 허용되는 지역은 수렵이 금지된 지역보다 밀렵꾼이 적다”면서 “수렵허용지역을 확대하고,규제도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수렵인 수렵허용지역에서 수렵이 허용되는 4개월 동안 쓰는 돈은 줄잡아 500억원이나 되지만,해당 시·도는 이 돈을 한 푼도 야생동물 보호 및 수렵장 관리에 투자하지 않는다”면서 행정당국을 비난했다. 김 전무는 그러나 “지난해부터 꿩 새끼를 잡아 먹는 들고양이,새 알을 훔쳐 먹는 청설모,전기사고를 일으키는 까치 등 해로운 조수를 잡는 감시단원은 총기를 자율적으로 관리하도록 한 것은 진일보한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문호영기자
  • [외언내언] 밀렵 쌍벌주의

    올해 순환수렵이 지난달 1일부터 충청북도에서 실시되면서 밀렵이 전국적으로 성행하고 있어 우려된다.순환수렵제는 사냥을 건전한 레포츠로 정착시키고 밀렵행위를 추방하기 위해 20여년째 시행되고 있지만 이 시기에 밀렵이도리어 극성을 부려 그 취지를 무색케 한다.밀렵은 경제적 이득을 노리는 밀렵꾼과 보신(補身)을 좇는 소비자의 욕구가 어우러져 수단과 방법을 안 가리는게 요즘 세태다. 보신·강장·정력용으로 사용되는 야생동물은 멧돼지,꿩,노루,청둥오리,오소리,너구리·산토끼 등 50여가지.최근 밀렵꾼들이 제철을 만난 듯 전국 심산유곡을 뒤지고 다니며 곳곳에 덫을 놓고 있어 산에 오르기도 위험한 지경이다.서울 경동시장과 성남 모란시장을 비롯,충북 진천·청원,경북 고령·영천,강원 강릉 등을 중심으로 박쥐는 마리당 2만원,너구리 5만원,오소리 10만원,고라니 20만원씩 불법거래가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산림청이 밀렵행위자에 대한 처벌 뿐만 아니라 불법유통되는 야생동물로 만든 음식물을 사먹는 사람도 조수보호에 관한 법률을 적용,2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키로 했다.경우에 따라 명단도 공개한다는 것이다.지금까지는 불법으로 잡은 야생동물 박제를 취득하거나 보관하는 행위에 대해서만 처벌을 해왔으나 쌍벌(雙罰)주의를 적용,수요단계부터 차단시키겠다는 의도이다. 우리 모두 우리가 너무 보신에 집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아야 할 일이다.3년전 미국 뉴욕경찰이 교포 뱀탕집을 급습해 한국인들을 체포하자미국 언론들이 중계차까지 동원,생방송해 교민들의 분노를 산 일이 있었다. 또 지난해 여행사 직원들이 태국 야산에서 곰을 도살하다 경찰에 검거돼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전국적으로 건강원이 7,000여곳,밀렵꾼이 2만여명에 이르고 있는 것은 수요가 있기 때문에 공급이 이뤄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건강하고 힘있게 오래 살고 싶은 것은 인간의 당연한 욕망이다.다른 민족이라고 이런 욕망이 없을 리 없다.그러나 우리 사회처럼 정도가 지나쳐 ‘리비도(libido)적 사고’에 치우쳐 성적인 욕구만을 추구한다면 그 공동체를 건강한 사회라고 볼 수 없다.삶의 가치는 한 차원 높은 일을 해서 성취감을 느끼고 후손에게 유산으로 남겨야 할 일도 많기 때문이다. 밀렵의 쌍벌처벌 도입을 계기로 보약에 대한 인식도 바꿔야겠다.예부터 우리 조상들은 제철에 나는 농산물이 가장 좋은 보약이라고 했다.동의보감에‘사람이 먹을 수 있는 보약은 오직 오곡 뿐이다.보약보다 음식을 조절해 먹는 것이 가장 좋다’고 강조하고 있다. [李基伯 논설위원 kbl@]
  • 충청 순환수렵장 지정 강원도 ‘비상’

    올겨울 순환 수렵 허용구역으로 충청남·북도가 지정되면서 도 경계를 넘어오는 사냥꾼들 때문에 강원도 원주·영월지역 주민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19일 강원도에 따르면 강원도와 충청북도 사이에 도로 등 도 경계를 표시할만한 지형물이 거의 없고 멧돼지와 고라니 꿩 토끼 등 사냥감이 풍부한 감악·구학·백운·석기·태화산 등 산악지역으로 이어져 있어 사냥꾼들이 총을갖고 강원도지역 마을까지 내려오는 사례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강원도와 충북도 경계지역은 원주시 신림면 황둔리∼부론면 법천리 구간의 67㎞와 영월군 하동면 와석리∼주천면 신일리까지 75㎞등 142㎞다. 이에 따라 주민들은 가축·인명 피해가 생기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며 대책을호소하고 있다. 민원이 이어지자 강원도는 뒤늦게 충북도에 협조를 당부하는 한편 도내 시·군에 주민들로 구성된 명예산림보호 지도요원들의 감시·신고체제 강화를지시했다.수렵협회와 자연보호협회 등 민간인단체들에게도 밀렵 단속과 도경계를 넘는 사냥꾼들에 대해 자율적으로 신고하도록 협조를 구해 놓고 있다. 충남·북도는 지난 15일부터 내년 2월말까지 산림청으로부터 한시적 순환수렵 허용구역으로 지정됐다. 원주 조한종기자 hancho@
  • [대한포럼] 전문밀렵꾼 뿌리뽑아야

    사냥은 현대인에게 다이내믹한 레포츠로 인기를 끌고 있다.이 때문에 환경부는 순환수렵제를 도입해 해마다 겨울철이면 한 도(道)씩 돌아가며 사냥을허가하고 있다.올해는 충북이 순환수렵지구로 지정돼 11월1일부터 내년 2월까지 서식밀도가 높은 꿩과 멧돼지·고라니·멧토끼·청설모 등에 한해 수렵이 허용된다.순환수렵제는 국민의 건전한 사냥욕구를 충족시키고 여타 희귀동물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제도이나 이 기간을 틈타 밀렵이 극성을 부리고 희귀동물과 천연기념물인 반달가슴곰까지 희생되고 있어 강력한 단속이 요구된다. 겨울 사냥철을 앞두고 최근 환경부가 동물구조 관리협회에 의뢰해 조사한보고서는 반달가슴곰·사향노루·산양 등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들만을 전문적으로 노리는 표적밀렵자가 전국적으로 100여명인 것으로 밝혀 충격을 주고 있다.후대까지 물려주어야 할 민족의 자산인 희귀동물만을 표적밀렵해 연간 거래액이 2,000억원에 이르고 있다는 것은 여간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밀렵이 극성을 부리는 이유는 간단하다.수요가 있고 고가로 팔 수 있다는점이다.문화재와 마찬가지로 희귀동물이 일확천금의 대상이 되고 100여명의전문 밀렵꾼이 설쳐 댄다면 이들이 곧 멸종될 것은 뻔한 일이다.한번 멸종한 종(種)은 영원히 우리 곁을 떠나버리기 때문에 희귀동물 밀렵행위는 우리후손과 인류에 대한 씻을 수 없는 범법행위라 하겠다. 그런데 한탕을 위해 희귀한 동물일수록 매력적인 밀렵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를테면 암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야생동물의 가격대는 반달가슴곰이 1억∼3억원,사향노루 3,000만원,저어새 1,000만원,물개·산양·독수리·두루미100만원,부엉이·매 50만원 이상이라는 것이다. 멸종위기에 몰린 동물들은 당연히 포획이 금지돼 있으며 반달가슴곰은 천연기념물 32호로 지정돼 있다.반달가슴곰이 마지막 모습을 드러낸 것은 83년 5월.설악산에서 총에 맞은 채 발견됐지만 곧 숨을 거두었다.이를 계기로 산림청이 실태를 조사,지리산 일대에 34마리,설악산에 11마리 등 모두 57마리가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지만 이는 곰의 발자국·배설물을 추적해 산출한 것이지 개체를 직접 확인한 것은 아니다. 표적 밀렵꾼 말고도 우리나라에는 2만여명의 일반 밀렵꾼이 해마다 수십만마리의 야생동물을 불법으로 잡고 있다고 대한수렵회가 보고서에 밝히고 있다.사냥 수법도 갈수록 잔인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산속 길목마다 올무와덫이 널려 있으며 동면하는 동물을 서치라이트로 찾아 쏘아 죽이고 있다. 사냥에는 엽도(獵道)가 있다.유럽의 사냥꾼들에게는 나름대로 규칙이 있어잠자는 동물이나 새끼 밴 동물,먹이를 먹는 동물에게는 총구를 겨누지 않는다.사냥으로 생계를 꾸려왔던 우리의 옛 사냥꾼도 마을로 내려온 동물이나부상한 동물은 마구 잡지 않았다고 한다.그런데 밀렵꾼들은 사냥 대상을 가리지 않는 데다 덫 등을 이용,동물들의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동물애호단체들은 지적한다.심지어 덫에 걸린 고라니가 한달 후에 기진맥진한 채로발견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지구상에는 생물이 1,000여만종이 있으며 이중 인간이 확인한 것은 140만종이라고 한다.이들은 자기 나름대고 역할을 하며 생태계가 원만히 돌아가도록돕고 있다.이 생물들이 인간에게 주는 혜택을 돈으로 환산하면 연간 2조9,280억 달러나 된다.아무리 미미한 생명체라고 해도 지구 생태계의 한 가족이며 귀중한 자산이다.희귀동물을 보호하는 것은 인류의 자산을 지키는 길이다. 야생동물들의 희생이 이어지는 것은 유난히 몸보신을 좋아하는 일부 계층의 수요가 있기 때문이다.토종 희귀동물들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청둥오리 등겨울철새 등도 검증되지 않은 보양식으로 알려지면서 밀렵행위가 이뤄지고있다니 국제적 망신을 자초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마침 환경부가 야생조수보호와 단속에 나섰다니 이 기회에 우리 국토에서 밀렵행위가 없어지도록 철저한 시행을 바란다. 이기백 논설위원kbl@
  • 삼척 신혼부부 살해범 검거…추월시비끝에 엽총 쏴

    ‘그랜저 승용차가 먼지를 내며 추월했다’는 어처구니 없는 이유가 결혼이틀 만에 새삶을 설계하던 젊은 신혼부부의 꿈을 앗아간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경기지방경찰청은 6일 강원도 삼척시 노곡면에서 지난 1월 발생한 신혼부부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정모(36·강원도 동해시 발한동),한모(33·수원시 권선구 세류동)씨를 붙잡아 범행일체를 자백받았다.경찰은 이들이 범행에 사용한 뒤 대전 서부경찰서에 영치한 이탈리아제 베넬리 엽총 1정을 증거물로 압수했다. 사건발생 정씨 등은 지난 1월19일 오후 4시10분쯤 경기3즈 엑센트승용차를 몰고 사냥을 가다 삼척시 노곡면 상마읍리 문의재 능선 비포장도로에서김우정(28)씨와 부인 장일랑(27)씨가 탄 그랜저승용차를 만났다.정씨는 김씨 부부가 탄 차가 먼지를 내며 추월하자 이들의 차를 다시 앞서는 등 3∼4차례에 걸쳐 추월경쟁을 했으며 이 과정에서 서로 욕설을 했다.이에 격분한 정씨는 앞서가는 김씨 차량을 향해 멧돼지 사냥에 주로 사용되는 엽총 4발을쐈으며 이 중 2발이 김씨 머리 등에 맞았다.김씨의 승용차는 멈춰섰고 부인장씨가 차에서 내려 남편을 끌어내리며 정씨에게 병원으로 데려다 줄 것을요구했다. 정씨는 때마침 이곳을 지나던 S건설 감리 김모(42)씨가 현장을 목격하자 김씨가 탄 승용차를 향해 총을 쏜후 곧바로 장씨의 가슴과 머리에 총 2발을 쏴 숨지게 했다.정씨 등은 부인 장씨가 숨진 사실을 확인한 후 강도사건으로위장하기 위해 김씨 부부가 갖고 있던 지갑과 핸드백을 훔쳐 300여m 떨어진길 옆 숲 속에 버렸다. 검거경위 경찰은 삼척 신혼부부 살해사건의 범인이 수원과 안산에 산다는 첩보를 입수,탐문수사를 벌이다 최근 정씨가 운영하는 회사 직원으로부터결정적인 제보를 받았다.경찰은 삼척경찰서의 협조를 받아 정씨의 총에 맞아 상처를 입은 목격자 김씨 등으로부터 정씨가 범인일 가능성이 높다는 확신을 얻고 이들 검거에 나섰다. 경찰은 이날 새벽 1시30분쯤 수원시 세류동 S호텔앞에서 한씨를 검거한 데이어 새벽 6시쯤 팔달구 D모텔에서 잠자던 정씨를 추가로 검거했다.검거과정에서 정씨 등은 별다른 저항은 하지 않았다. 용의자들 주변 강도 강간 등 전과 6범인 정씨와 절도 등 전과 5범인 한씨는 지난 96년 10월 수원 매산로에서 팔도강산이라는 술집을 운영하면서 사장과 종업원 관계로 알게 돼 그동안 형과 동생 사이로 지내왔다.이후 사업에실패한 정씨는 수원과 대전 일대를 전전하며 방황하다 한씨와 함께 강원도로 사냥을 떠났다 이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범행 후 정씨 등은 수원으로 돌아와 최근 직원 7∼8명을 채용,생필품을 도매하는 선우종합무역이라는 회사를 운영해 왔다.정씨는 지난 96년 수원에서유흥업소를 운영하던 중 웨이터로 일하는 한씨를 만나 사냥을 하며 가깝게지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
  • 건국대 신복룡교수 ‘한말 외국인 기록’ 선집 19권 출간

    한 정치학자가 30년에 걸친 각고의 노력 끝에 근대 이후 조선을 방문한 서양인들의 기록을 집대성,출간하여 화제가 되고 있다.주인공은 건국대 정외과신복룡(申福龍·57)교수.신교수는 집문당에서 ‘한말 외국인 기록’ 선집(전19권)을 출간한다.14권은 이미 출간됐고,나머지는 금년 여름방학 무렵에 출간될 예정이다.‘선집’에는 기록물 몇 종을 묶어서 한 권으로 엮은 것도 더러 있어 ‘선집’에 포함된 기록물 종 수는 모두 22종. 이번에 신교수가 출간한 ‘선집’은 서세동점이 시작된 18세기부터 일제강점기 사이에 우리나라를 찾아왔던 서구의 여행자·선교사·의사·탐험가·외교관·화가 등이 남긴 기록 가운데서 학술적 가치가 있는 22종을 골라 신교수가 번역·주석하여 출간한 것이다.신교수는 “이 기록들은 당시의 역사를현장에서 목격한 인물들의 1차사료라는데 의의가 있다”며 “당시의 역사·민속·종교·정치·외교 등 사회제도와 음악·미술·의학,심지어는 동물상이나 식물상을 이해하는데도 귀중한 사료”라고 설명했다. 신 교수가 외국인들의한국방문 기록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60년대말 건국대 대학원 박사과정에서 근대정치사를 공부하면서 한말 외국인들의 기록을번역하면서 부터다.73년 첫 작품으로 ‘대한제국멸망사’(H.B.헐버트)를 출간한 이후 신 교수는 꾸준히 이 일에 매달려 왔다.신교수는 그간 작업의 ‘고통’ 가운데 하나는 “촌철살인처럼 묻어나오는 필자들의 백색우월주의와그들의 눈에 비친 비하된 조선인의 모습”이었다며 그러나 “그들이 역사현장의 증인이었고 우리가 보지못한 우리의 모습을 다른 각도에서 기록했다는점에서 참고 작업을 마쳤다”고 털어놨다. 신교수는 ‘선집’ 가운데서 헐버트의 ‘대한제국멸망사’,매켄지의 ‘대한제국의 비극’,그리피스의 ‘은자의 나라 한국’등 3권을 학술적 자료가치가 우수한 기록으로 꼽았다.선교사 헐버트는 고종의 요청으로 내한,육영공원의 교사를 지냈으며 헤이그밀사사건 때 밀사들과 헤이그까지 동행하기도 했던인물.1949년 이승만 박사의 초청으로 내한했다가 방한 1주일만에 별세,사회장으로 장례가 치뤄져 양화진 외국인묘지에 안장됐다.영국 ‘데일리 메일’의 극동특파원으로 한국을 방문,러일전쟁에 종군했던 매켄지는 뒤이어 두 차례나 방한,의병활동과 3·1의거를 취재하였으며 이를 토대로 ‘대한제국의비극’‘한국의 독립운동’을 출간하였다.미국인 그리피스는 자연과학도로고조선 이후 ‘을사조약’까지의 통사를 기록했다. 이밖에도 신교수는 미국외교관 출신으로 고종의 정치고문을 지낸 샌즈의‘조선비망록’,화가출신의 새비지-랜도의 ‘고요한 아침의 나라 조선’, 또스페인의 저명한 사냥꾼 출신 베리만의 ‘한국의 야생동물’ 등을 들었다. 이 가운데 베리만은 1935년 방한,2년간에 걸쳐 조류만도 380종 이상을 포획해 갔는데 이는 당시 조류학자이던 창경원장이 파악한 350종 보다도 많은 종수다.베리만이 포획해간 조선산 야생동물들은 현재 스웨덴 자연사박물관에서보관중이다.신교수는 “베리만이 조선 전국의 산야를 다니며 시라소니·매·멧돼지·부엉이·날다람쥐·영양 등을 직접 포획하면서 기록한 그의 저서는 당시 조선의 식생·동물학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될것”이라며 이번에 출간한 ‘선집’이 근대제도사·생활사·예술사 등 관련학계에서 적극 활용되기를 기대했다. 정운현기자 jwh59@
  • 아스팔트로 끊긴 백두대간 야생동물 이동통로 만든다

    도로,댐 등의 건설로 끊어진 야생동물의 이동통로를 복원하기 위한 공사가남한지역의 백두대간(백두산∼지리산) 곳곳에서 실시된다. 환경부는 국토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도로 때문에 단절된 백두대간에 야생동물이 오갈 수 있는 통로를 지속적으로 설치한다는 방침 아래 최근 ‘야생동물 이동통로 설치지침’을 건설교통부 및 지방자치단체에 배포했다. 97년 10월1일 현재 도로 때문에 끊어진 남한지역의 백두대간은 영동고속도로가 지나는 대관령의 강원도 강릉시 성산면∼평창군 도암면 구간 등 모두 47곳.대관령을 비롯해 진부령,미시령,한계령,구룡령,죽령,조령,이화령,추풍령,육십령 등 도로가 개설된 태백산맥과 소백산맥의 모든 고개는 야생동물이이동할 수 있는 자연상태의 길이 없다. 이 때문에 멧돼지,고라니,노루 등 야생동물이 자동차가 다니는 도로를 건너다가 자동차에 치여 숨지기 일쑤다.이동통로 단절은 또 야생동물의 서식지를 제한함으로써 근친교배를 조장해 열등한 후손이 자연에 적응하지 못하고 멸종하도록 하는 부작용도 낳는다. 환경부는우선 지난해 9월30일 861번 지방도로가 지나는 지리산국립공원 내 전남 구례군 방광리 해발 850m의 시암재에 높이 5m,폭 6m,길이 12m의 지하터널형 이동통로를 설치했다.강원도 양양군 서면∼홍천군 내면에 걸쳐 있는해발 1,013m의 오대산 구룡령에는 내년 10월 준공을 목표로 높이 5.5m,폭 30m,길이 30m의 고가(高架)형 통로를 조성하는 공사가 한창이다. 환경부는 시암재와 구룡령을 제외한 나머지 45곳 가운데 5번 국도(경북 영주시∼충북 단양군)가 지나는 죽령,6번 국도(강원도 강릉시 연곡면∼평창군도암면)가 지나는 진고개에 야생동물 이동통로가 시급하게 설치돼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환경부 자연정책과 鄭裕淳 사무관은 “이동통로는 야생동물의 이동 뿐 아니라 서식지 확대라는 생태학적 가치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문호영기자
  • 지리산 야생동물 이동통로 생태계 보전에 큰몫

    자동차가 달리는 도로 밑으로 너구리 멧돼지 고라니 등 야생동물이 오간다. 선진국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광경이 우리 국토에서도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지난해 국내 처음으로 완공된 지리산 시암재의 야생동물 이동통로가 도로 개설 등으로 길이 끊긴 야생동물들의 이동공간으로 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부는 지난달 11일 눈이 쌓인 전남 구례군 화엄사∼성삼재 사이 시암재의 야생동물 이동통로에서 너구리와 멧돼지 또는 고라니의 것으로 보이는 발자국들을 발견했다고 1일 밝혔다. 해발 850m의 시암재는 화엄사∼성삼재∼뱀사골에 이르는 지리산 횡단도로가 지나는 곳으로 그동안 야생동물이 자동차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잦았다.그러나 지난해 9월 폭 6m,높이 5m,길이 12m의 지하터널형 통로가 만들어진 뒤사고가 크게 줄었다. 시암재 야생동물 이동통로에는 주변의 것과 같은 나무와 풀이 심어져 있으며,구덩이에 항상 물이 고이도록 해 동물들이 마음놓고 물을 마실 수 있도록 돼 있다.동물들이 배수구에 빠져 옴쭉달싹하지 못하는 일이생기지 않도록덮개도 설치돼 있다.폐쇄회로 TV가 24시간 동물의 이동상황을 관찰하고 있으며 관리원도 상주하고 있다. 만들어진 지 5개월여밖에 안된 시암재 야생동물 이동통로에서 동물의 발자국이 발견된 것은 뜻밖이다.전문가들은 3년쯤 지나 이동통로의 토질과 식생이 주변과 동화되고,바뀐 지형·지물에 대한 동물들의 경계심이 늦춰진 뒤에야 비로소 이동통로가 제 구실을 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환경부는 지난해 12월 경기도 과천∼의왕간 지방고속도로 위 오봉산에도 이동통로를 만들었다.생태계가 뛰어난 지리산 성삼재∼뱀사골 사이 심원계곡등 3곳에는 가드레일을 없애고 대신 콘크리트 말뚝을 박아 동물들이 말뚝 사이로 오갈 수 있도록 했다.다음달에는 강원도 홍천군 내면∼양양군 서면 사이 구룡령에서 공사를 시작한다.환경부는 앞으로 백두대간 47곳에 야생동물이동통로를 만들 계획이다. 文豪英
  • 북한강일대 불법음식점/철거 한달만에 영업재개

    북한강변 불법 영업장에 대한 당국의 강제철거가 이뤄진지 불과 한달여만에 철거된 호화음식점이 불법시설물을 설치해 영업을 재개하는가 하면 일부 고위공무원들이 해당 업소에서 모임까지 가져 물의를 빚고 있다. 29일 남양주시에 따르면 북한강변의 숙박음식업소인 하이마트는 건물부근 강변에 36㎡(11평) 규모의 멧돼지뷔페 야외음식점을 운영해오다가 적발돼 지난달 시로부터 자진 철거명령을 받고 철거했다.그러나 이 업소는 단속 기간이 지나자마자 다시 같은 형태와 규모로 영업장을 다시 차린 것으로 확인됐다. 더구나 관할 자치단체에서는 이같은 사실을 알면서도 지난 18일 오후 6시쯤 경기북부지역 부시장 및 부군수 회의가 끝난 후 저녁식사 장소로 이 업소를 소개했다. 이 업소는 특히 수년전부터 강변에 76평 규모로 선박계류장도 설치해 운영하고 있으나 당초 허가장소보다 상류쪽으로 위치를 변경,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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