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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가부 ‘레인보 스쿨’ 9곳 운영

    한국인과 재혼한 결혼이주여성 자녀들의 사회 적응을 도와주는 ‘레인보 스쿨’이 본격 가동된다. 여성가족부는 2일 국제결혼의 증가로 ‘중도입국 청소년’이 늘어남에 따라 이들의 초기 사회 적응을 지원하는 교육 프로그램인 레인보 스쿨을 올해 전국 9개 지역에서 문을 연다고 밝혔다. 중도입국 청소년이란 한국인과 재혼한 결혼이주여성이 본국에서 데려온 자녀를 일컫는다. 법무부 통계에 따르면 대한민국 국적 취득을 신청한 중도입국 청소년은 4월 말 현재 5700여명에 이른다. 프로그램은 전국 9개 지역의 9~24세 중도입국 청소년 600명을 대상으로 4개월(주 5일 교육) 단위로 진행된다. 일상생활 정보를 제공하는 생활문화(현장학습)교육, 일반·직업학교로의 편입학 및 진로지도 등으로 구성된다. 또 지역별 전문자원봉사자가 1대1 멘토링 서비스를 해주며, 프로그램을 수료한 이후에도 사후관리를 해줄 방침이다. 여가부 관계자는 “중도입국 청소년이 프로그램을 수료하면 일반 학교에 편입학하거나 직업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연계해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참여를 원하는 중도입국 청소년은 무지개청소년센터(02-733-7587)나 전국 9개 지역 해당 기관으로 문의하면 된다. 레인보 스쿨이 열리는 9개 지역은 ▲서울시 무지개청소년센터 ▲부산시 아시아공동체 ▲광주시 광주새날학교 ▲인천시 남동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 ▲전북 익산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충북 다문화가정지원센터 ▲경기 수원이주민센터 ▲경기 안산 들꽃 피는세상 등이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MBC ‘위대한 탄생’ 탈락자 선정방식 논란

    MBC ‘위대한 탄생’ 탈락자 선정방식 논란

    “위대한 탄생을 통해서 만들어지는 드라마를 사랑하고 계시는 분들이 유독 많은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위대한 탄생은 음악을 통한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지난 30일 MBC 위대한 탄생 생방송 중에 멘토로 활약 중인 가수 이은미가 내뱉은 의미심장한 발언이다. 첫 번째 도전자로 나선 백청강이 조용필의 명곡 ‘미지의 세계’를 열창한 뒤 5명의 멘토들이 평가하는 과정에서 이은미는 뜬금없이 이같이 말했다. 이는 백청강의 음악과 퍼포먼스를 두고 한 말은 아닌 듯 보였다. 각자 집에서 본 방송을 보고 있을 시청자들에게 건넨 일종의 메시지였다. 이날 방송에선 조용필의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를 부른 정희주가 탈락했다. 정희주는 톱(TOP) 6 가운데 심사위원 점수 35.5로 가장 높은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시청자 문자투표를 합산한 결과 최종탈락자로 결정됐다. 반면 방송을 포함해 4회 생방송 무대 가운데 3번이나 멘토들로부터 최하점 점수를 받은 손진영은 시청자 문자투표로 톱(TOP)5 안에 들며 다시 한번 ‘미러클 맨’임을 입증했다. 네티즌들과 전문가들은 위대한 탄생의 탈락자 선정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탈락자는 위대한 국민투표 70%에 멘토 점수 30%를 합산해 선정하고 있다. 대중음악평론가 성시권씨는 “국민투표라는 게 노래 외적인 변수가 많이 작용한다. 참가자들의 노래를 듣기도 전에 이미 시청자들은 자기가 선호하는 참가자에게 문자투표를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국민문자투표가 그날의 참가자의 실력에 의한 선택보다는 점점 인기투표가 돼 가고 있어 공정성을 잃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중음악평론가 성우진씨도 “시청자 참여 투표의 경우 팬들의 관여가 많아서 다른 시상식 등에선 비중이 20%대로 적은 경우가 많다.”면서 “70%라는 높은 시청자 문자투표 비율과 다중투표 방식은 심사 공정성에서 문제가 있다. MBC의 돈벌이 수단밖에 안 된다.”고 주장했다. 네티즌들의 반응도 비슷하다. 포털사이트 다음(Daum)의 위대한 탄생 연예게시판의 아이디 ‘술이홀2’는 “(참가자들이) 정작 최고의 무대를 펼칠 때 이은미, 방시혁의 심사평과 (멘토들의) 점수에 반감을 산 네티즌에 의해 탈락했다. 멘토, 네티즌의 평가가 아닌 객관적인 전문가가 당락을 결정하는 게 옳은 방법이 아닐까?”라는 의견을 냈다. 아이디 ‘무소의뿔4’도 “시청자 투표의 비율이 너무 높다. 난 인기 있는 사람보다 노래 잘하는 사람을 보고 싶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MBC 관계자는 “처음에 반영 비율을 갖고 고민을 많이 하긴 했지만, 국민이 뽑는 스타라는 컨셉트이기 때문에 시청자들의 의견이 크게 반영될 수밖에 없다.”며 “시청자들도 단순히 좋아한다고 해서 투표한다고 보지 않는다. 냉정하게 무대를 보고 판단하는 시청자들도 많다.”고 말했다. 자, 어쨌든 이제 5명만이 남았다. 이들은 각기 어떠한 매력으로 시청자와 멘토의 마음을 사로잡아 톱5 안에 들 수 있었을까. 보완해야 할 점은 없을까. 전문가 3인에게 5명의 도전자의 강점, 약점 등에 대해 물어봤다. 먼저 이태권에 대해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그의 미성과 가창력을 높게 평가했다. 대중음악평론가 정덕현씨는 “이태권은 가창력이 굉장히 뛰어나다는 강점이 있으며 발전 가능성도 큰 편”이라면서도 “아직 자기 자신을 표현하는 데 다른 도전자만큼 다양한 모습을 보여 주지 못하고 있다. 약간 뻣뻣한 점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대중음악평론가 성우진씨도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가창력을 구사하는 게 강점”이라면서도 “수줍음이 많아 보이는 점과 다소 무뚝뚝해 보이는 외형 등이 약점”이라고 지적했다. 대중음악평론가 성시권씨는“이태권의 보컬은 굉장한 힘이 있고 로커의 기질이 있으면서 동시에 발라드 감성을 잘 소화하는 강점이 있다.”면서도 “음악 외적이지만 비주얼이 조금 약하다는 게 아쉽다.”고 말했다. 연변총각 백청강에 대해 정덕현씨는 “기본적으로 노래실력을 갖추고 있다. 춤 실력도 뛰어나 원석의 느낌이 있다.”면서도 “방송 초기의 모습과 비교해 보면 매 방송마다 변화를 주고 있다. 득이 될지 독이 될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성시권씨는 “록 가수의 폭발적인 힘과 발라드 가수의 멜로디와 감성을 다 갖추고 있다.”면서도 “중국 연변 출신이다 보니 발음에 다소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성우진씨도 “가창력은 좋지만, 발음은 물론 비음의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캐나다 출신 셰인에 대해 성우진씨는 “감미로운 음성을 지녔다. 매력적인 요소가 많다.”면서도 “캐나다인이다 보니 발음에 문제가 있어 위대한 탄생보다는 ‘아메리칸아이돌’ 등에 출연했으면 더 나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덕현씨는 “마성의 목소리를 지녔다.”면서도 “변화가 거의 보이지 않아 단조로움이 느껴진다.”고 평가했다. 성시권씨는 “음악적으로 천재적인 측면이 있다. 외국인인데도 한국 노래를 잘 외우고 원곡의 느낌을 잘 살려 낸다.”면서도 “가사전달도 무시할 수 없다는 점에서 발음이 다소 아쉽다.”고 지적했다. 미러클 맨이라고 불리는 손진영에 대해 성우진씨는 “열심히 노력을 하는 모습은 인상적이나 노래 실력의 기복이 선곡에 따라 너무 심하다.”고 평가했다. 정덕현씨는 “초반에 너무 감정이 넘쳐 부담스럽게 느껴졌다.”면서 “멘토들로부터 가창력 등 여러 지적을 받으면서 실력이 모자란다는 이미지를 대중들에게 남긴 건 다소 아쉽다.”고 말했다. 성시권씨도 “노래 실력이 선곡에 따라 편차를 보이는 것은 단점”이라면서도 “방송을 거듭할수록 개선이 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데이비드 오에 대해 성우진씨는 “준수한 외모와 싱어송라이터의 모습은 장점”이라면서도 “가창력은 다소 아쉽다.”고 말했다. 정덕현씨는 “기타를 들고 노래 부르는 싱어송라이터라는 점은 강점”이라면서도 “그가 대중에게 호감을 샀던 이미지를 보면 음악 장르상 포크 음악에 가까운데 프로듀싱이 자꾸 어울리지 않는 록 가수 쪽으로 가고 있어 오히려 독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성시권씨는 “팝의 본고장 미국 출신이라서 그런지 음악이 세련되고 자연스럽다.”면서도 “좀 더 한국음악 느낌이 났으면 좋겠다.”고 평가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새달부터 국내외 투어 나서는 해금 연주가 강은일 교수

    [김문이 만난사람] 새달부터 국내외 투어 나서는 해금 연주가 강은일 교수

    수필가 고(故) 피천득 선생은 5월에 대해 ‘금방 찬물로 세수를 한 스물한살 청신한 얼굴이다. 하얀 손가락에 끼어 있는 비취가락지다. 앵두와 어린 딸기의 달이요. 모란의 달이다.’라고 노래했다. 여기에다 아카시아가 짙어지는 계절을 덧붙여 본다. 휘영청한 달밤의 그 향기는 목소리가 곱다던 꾀고리마저 기절시킨다. 천지 사방이 농염하게 유혹하는 계절이다. 그렇다면 5월의 소리를 어떻게 들어볼거나. 딱히 생각이 안 나거들랑 해금을 떠올려 보자. 왼손의 마디에서 심장을 타고 흘러 오른손 마디로 전해진다. 하여 가슴을 후벼 판다. 그래서 ‘어찌 해(奚)의 금(琴)’이다. 최근 들어 새롭게 창작된 퓨전음악과 대중음악 중에서 국악기를 사용하는 곡이 늘어나 해금의 소리가 자주 등장한다. ‘동이’와 ‘추노’ 같은 인기 드라마나 영화, 광고에서도 그렇다. 그 이유 중의 하나로 자유로운 음악적 조율도 있지만, 감정을 자극하는 음색이 단연 압권이다. 애절함이 있는가 하면 비 온 뒤 맑게 갠 하늘처럼 시원함도 갖추고 있다. 한의 눈물도 담겨 있다. 바야흐로 21세기는 해금의 시대다. 고려 시대인 1116년에 해금이 처음 등장한 이래 현대에 이르러 다시 빛을 보기 시작했다. 한 여인이 있다. 손마디가 갸냘프다. 하지만 활대질(Bowing)은 천년의 한을 토해 낸다. 열정의 소리가 가슴 가득한 아카시아 향기로 울려 퍼진다. 듣는 사람의 마음을 송두리째 쥐락펴락한다. ●감정을 자극하는 음색이 압권 국악계에서 가장 개성 넘치는 해금 연주가로 손꼽히는 강은일(44)씨. 요즘 뜨고 있는 신세대 해금 연주가 꽃별의 스승이기도 하다. 현재 서울예술대학 교수이자 해금 솔리스트로 활약하고 있다. 그가 푸른 5월을 시작으로 해금을 들고 국내외 투어 공연에 나선다. 5월 20일 경북 울진 공연을 시작으로 26일 경기 고양, 6월 24일 경북 문경, 26일 서울, 8월 27일 경북 울주로 국내 공연이 이어진다. 또 9월 미국, 10월 터키,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의 해외 공연도 줄줄이 예정돼 있다. 6월에는 4집 앨범 ‘해금 랩소디’까지 나온다. 강씨는 자신이 이끄는 소리 그룹 ‘해금플러스’를 비롯해 미국의 가수 바비 맥퍼린, 일본의 전통 악기 샤미센 연주자인 요시다 형제, 일본 NHK체임버오케스트라, KBS국악관현악단 등 국내외 유명 연주자 및 오케스트라, 국악관현악단 등과 많은 협연을 해 오고 있다. 또한 영화감독 김기덕, 일본의 피아노 연주자 유키 구라모토 등과의 작업을 통해 해금의 대중화와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다. 가느다란 두줄의 활대 움직임 속에서 뿜어져 나오는 무아지경의 소리를 추구하면서 말이다. 지난 26일 오후 서울 포이동 연습실에서 강씨를 만났다. 우선 5월 공연의 의미를 물었다. “싱그러운 5월입니다. 생동감 있고 재미있는 주제로 관객들과 만날 예정입니다. 솔리스트인 저를 비롯해 ‘해금플러스’ 단원들과 함께 국악과 서양 악기가 합쳐진 동·서양의 크로스오버 음악을 선보일 계획입니다.” 무대에 등장하는 악기들은 해금 외에 가야금, 장고, 꽹과리, 건반, 드럼, 기타 등이다. ‘해금플러스’는 창단 12년째다. ●장르를 넘나드는 국악기로 인정 받아 “요즘 들어 해금이 많이 대중화되고 있습니다. 공연할 때마다 찾아 주시는 관객들도 점점 많아지고 있지요. TV드라마에서도 그렇고 그림이나 사진 등에서도 해금이 자주 등장합니다. 장르를 넘나드는 국악기로 인정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해금 연주가의 한 사람으로서 많은 보람을 느끼고 있지요.” 1986년 국악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곧바로 한양대에서 해금을 전공했으니 올해로 해금 인생 25년째를 맞는 셈이다. 대학에서는 4년 동안 장학생으로 다녔고 졸업 후 KBS국악관현악단을 거쳐 프로 솔리스트로 활약하고 있다. 88올림픽과 2002월드컵 등의 굵직한 행사에서 기념 공연을 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에게 있어 해금이란 무엇일까. “처음에는 갸냘픈 두줄의 해금이었다가 지금은 ‘해금플러스, 그리고 무엇’을 창출해 낼 수 있는 위대한 악기로 존재합니다. 해외에 나가면 나갈수록 더욱 소중한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해금은 천변만화(千變萬化), 즉 천번을 변하고 만번을 이룬다고 합니다.” 1990년 ‘타악기의 천재’로 불리던 음악인 김대환(2004년 작고)씨와 함께 한 일본 공연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매년 10여 차례 해외 공연을 가져 일본과 유럽에서는 그의 팬클럽까지 생길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중동 지역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한 차례 이상씩 공연을 해 왔다. 강씨는 김씨를 추억하면서 “나의 멘토였다. 흑우(黑雨)라는 음반도 같이 냈다.”고 말했다. 해외 공연 때의 에피소드도 많을 터. 한두 가지만 얘기해 달라고 하자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일본에서 바로크시대의 음악을 연주하는 텔레만 앙상블과 협연할 때였지요. 공연 시작 한 시간을 앞두고 연습하다가 줄 부분이 깨져 무척 당황한 적이 있습니다. 부랴부랴 수소문해서 재일본 조선인 총연합회 관계자가 운영하는 상점에서 해금을 급히 구해 무대에 올랐지요. 그 사정을 관객들에게 미리 얘기해 주었고, 공연이 끝나자 한 관객이 다가와 혈관을 타고 흐르는 전율이 너무 감동적이었다고 말하더군요. 사할린 공연 때는 관객들에게 ‘어떤 좋은 자동차라도 돈으로 살 수 있지만, 해금의 소리는 절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 같다’는 얘기를 들어 기분이 좋았습니다.” 프랑스 리옹오페라극장과 벨기에 유럽의회에서의 공연, 미국 디즈니홀 공연과 일본 도쿄돔에서 인기 배우 배용준과 함께한 공연 등도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정악과 산조, 창작 음악으로 대별되는 전통 기악에서 그동안 해금의 위상은 보잘 것 없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5년 들어 해금의 가능성은 확 달라졌습니다. 무용, 문학, 영화, 클래식, 재즈, 세계 민속음악 등과 접목해 세계화의 가능성을 극대화하고 있지요.” ●창작곡 위주로 관객과 소통 그도 그럴 것이 그는 공연 때마다 주제를 정한다. 예를 들어 ‘오래된 미래’ ‘불광불급’(不狂不及) ‘미래의 기억’ ‘활의 노래’ ‘나비가 되어’ ‘고요한 아름다움 愛’ ‘멘토’ 등이다. 그때그때의 관객층과 계절, 공연 장소에 맞는 음악적 특색으로 차별화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관객과의 소통이라는 철학에서 비롯된 것이다. 따라서 대부분 창작곡 위주의 공연이다. 우리의 전통 음계인 ‘황 태 중 임 남’을 통해 애간장을 녹이는 온갖 오묘한 소리로 신들린 듯 연주하면서 관객들과 무아지경에서 만난다. 원래 그는 연극을 좋아했다. 그러다가 가야금을 배우고 싶어 집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국악고등학교에 진학했다. 하지만 입학 성적에 따라 차등적으로 적용되는 가야금 과목을 선택할 수 없었다. 그러자 선생님이 부르더니 “그러면 해금이나 하라.”고 하더라는 것이다. 그만큼 당시에는 해금을 배우려는 학생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가야금보다 더 선호하는 인기 종목이 됐다고 말한다. 18~19세기에 거문고, 20세기에 가야금이었다면 21세기에는 ‘해금이 대세’라며 웃는다. 이는 강씨와 같은 해금 연주가들이 전국을 돌며 대중들과 부지런히 만나 온 결실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그는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 해금 소리를 들으면 많은 사람들이 즐거워한다.”며 보람을 찾는다. 2000~2003년에는 모색 단계였다면 2003년부터 크로스오버 등을 통해 본격적인 대중화와 세계화에 나섰다고 했다. “고등학교 때에는 강사준 선생님을, 대학 때에는 김천흥과 심인택, 이기설 선생님 등을 스승으로 모셨습니다. 지금 박사 과정에서는 김영재와 이기설 선생님께 가르침을 받고 있습니다.” 그에게 꿈이 무엇인지 물었다. 그러자 망설임 없는 대답이 돌아왔다. “한국의 파가니니가 되는 것입니다. 연주도 하고 작곡도 하면서 해금의 예술적 지평을 꾸준히 넓혀야 한다는 그런 소명으로 말입니다.” 편집위원 km@seoul.co.kr >>강은일 교수는 1967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1986년 국립국악고등학교를 나와 1990년 한양대 국악과를 졸업했다. 1990~1998년 KBS국악관현악단 단원, 경기도립국악단 해금 수석을 역임했다. 2006~2010년 숙명여대, 경희대 겸임교수로 있었으며 지난해 9월부터 서울예술대학 교수로 있다. 1998년 동아국악콩쿠르 일반부 대상을 수상했으며 2004년에 국회 대중문화&미디어대상과 KBS국악대상 등을 받았다. 또한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2006년), 문화예술위원회 올해의 예술상(2005년), 기독교 문화예술원 ‘기독교문화대상’(2009년) 등을 수상했다. 주요 앨범으로는 ‘오래된 기억’ ‘미래의 기억’ ‘선물’ 등이 있으며 그동안 미국, 유럽, 아시아, 남미, 아프리카 등지에서 180여회 순회 및 초청 공연을 가졌다. 올해 들어서는 문화체육관광부 초청 공연으로 신년음악회를 열었고 지난달에는 대만국립극장에서 초청 공연을 했다. 다음 달 20일 울진 공연을 시작으로 전국 투어를 하며 미국, 멕시코, 온두라스, 터키, 에스토니아 등에서도 공연할 예정이다. 아쟁과 사물놀이 연주 실력도 수준급이다.
  • 관악구 ‘행복한 학교’ 사업에 50억 지원

    관악구가 ‘학생이 행복한 학교’ 프로젝트에 들어갔다. 구는 지난 14일 조례 개정안이 구의회를 통과함에 따라 관내 84개 학교의 동아리 활동을 지원하고, 특기적성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등 교육복지사업에 교육경비 보조금 50억원을 지원할 수 있게 됐다고 27일 밝혔다. 교육기회의 불균형을 없애고 변화하는 교육환경에 다각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조례 개정으로 교육경비 보조 기준액 범위를 예산의 5%에서 7%로 상향 조정했다. 매년 교육 분야에 50억~70억원까지 예산을 반영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향후 5년간 300억원의 재원을 마련한 셈이다. 우선 학력부진으로 생긴 학교 부적응을 없애기 위해 68개교에 31억 8000만원을 들여 학습진단 및 학습코칭, 멘토링, 자기주도학습 프로그램 등 다양한 학력신장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영어교실, 음악실, 시청각실 등 학교 시설을 쾌적하게 만드는 데 49개교에 8억 8000만원을 지원한다. 또 학생들에게 정서적 안정감을 제공해 학교 적응력을 높일 목적으로 편안한 상담환경 조성, 개별·집단 상담 및 심리검사, 심리치료 등 상담교실 운영을 위해 9개교에 1억 5000만원을 배정한다. 12개교에 1억 2000만원을 지원해 리코더 앙상블, 난타, 학부모와 함께하는 독서 동아리와 같은 특기적성 동아리와 방과 후 돌봄교실 등을 운영한다. 주민 평생교육에도 2600만원을 지원한다. 5월부터는 학생들의 정서발달과 사고력 증진을 위해 혁신학교 지정 등 교육정책과 관련된 특수사업을 공모하고 학습준비물로 인한 학부모의 부담 경감을 위해 각급 초등학교에 6억 7000만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아울러 교육경비 지원 때 교육청 사업과 중복되지 않도록 하고, 학교지원사업에 대한 평가를 시행해 결과에 따라 차등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이번 조례 개정안에 명문화했다. 나대준 교육지원과장은 “이 프로젝트를 계기로 관악구의 교육서비스 질은 물론 교육경비 보조사업의 효율성까지 증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동작구 다문화가족 돕기 네트워크 구축

    동작구가 다문화가족 지원 사업의 효율화와 내실화를 위해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지역단위 민관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구는 26일 사당동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지역 내 12개 관련 기관과 ‘다문화가족 지원협의체’를 구성하고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다문화가족 지원을 위한 서비스가 다양하게 제공되고는 있지만, 기관 간 연계가 미흡해 효율성이 떨어진 데 따른 것이다. 협의체에는 12개 단체가 참여한다. 구를 포함해 동작경찰서와 동작소방서, 동작보건소, 동작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 동작구 건강가정지원센터, 본동종합사회복지관, 사당종합사회복지관, 시립 보라매청소년수련관, 동작여성인력개발센터, 동작자원봉사센터, 결혼이민자여성평등찾기가 주인공이다. 기관끼리 정보 공유와 효율성 증진을 위해 중복사업을 배제하고, 공통 협력사업을 적극 시행하게 된다. 구체적으로는 경찰(멘토)-다문화가족(멘티) 멘토링, 소방서-다문화가족 안전교육 실시, 프로그램 및 대상자의 통일된 통로 확보를 위한 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와의 연계 등을 주요 추진 내용으로 한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문화계 블로그]TV오디션 시청자 참여, 장점이 단점될라

    오디션 프로그램의 최대 장점인 시청자 참여가 복병을 만났다. MBC ‘위대한 탄생’은 생방송에 돌입하면서부터 시청자 문자투표제를 도입했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차별점이었던 멘토제가 시청자 투표에 영향을 미치고, 시청자 투표 또한 노래 실력보다 인기 투표 분위기로 흐르자, 탈락자 선정 방식과 결과에 대한 논란이 커지면서 ‘우리 손으로 직접 스타를 만든다.’는 시청자 참여의 본래 취지도 왜곡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위대한 탄생’의 경우 멘토로 구성된 심사위원의 평가 30%와 시청자 문자 투표 70%를 합산해 탈락자를 선정한다. 그러나 심사위원에게 실력을 인정받았어도 시청자 투표에서 낮은 점수를 받아 탈락하거나 그 반대의 경우가 이어지고 있다. ●실력 인정받고도 탈락 속출 지난 22일 방송에서 원더걸스의 ‘투 디퍼런트 티어스’를 부른 김혜리는 심사위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탈락의 쓴맛을 봤다. 반면 손진영은 심사위원의 점수는 가장 낮았지만, 시청자 투표에서 지지를 얻어 상위 6위 안에 들었다. 예선 패자부활전에서 멘토 김태원의 선택으로 결선 무대에 진출하는 등 극적인 상황을 연출한 그는 앞서 두번의 생방송에서도 심사위원 평가 최하위 2위에 들었으나, 시청자 문자에서 많은 득표로 생존해 ‘김태원의 후광 효과’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권리세, 황지환, 백새은도 전문가에게 호평 을 받았으나 시청자 투표에서 밀려 탈락했다. ●‘슈퍼 세이브’ 제도 등 보완책 필요 도전자들을 직접 지도한 멘토가 심사위원을 겸하면서 생방송 무대가 멘토들의 자존심 대결 양상으로 흐르고 있는 것도 문제다. 애초 ‘위대한 탄생’이 멘토제를 도입할 때부터 멘토에 대한 대중의 선호도가 탈락자 선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문제점이 제기됐다. 게다가 멘토 간 경쟁이 과열될수록 시청자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점점 커지는 상황이다. 따라서 시청자의 문자 참여가 지나친 인기 투표로 흐르는 것을 막기 위해 ‘슈퍼스타K’의 경우처럼 심사위원에게 최고점을 받은 후보를 탈락에서 제외하는 슈퍼세이브 제도를 적용하는 등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는 “쌍방향 소통을 위해 시청자 참여를 늘린 취지는 이해하지만, 실력보다 외부의 조건이나 지나친 인기 위주의 방식으로 탈락자가 선정된다면 오히려 시청자들의 반감을 사게 되는 역풍을 맞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위탄·슈스케 등 오디션 프로그램 탈락자들 그래도 꿈은 계속된다

    위탄·슈스케 등 오디션 프로그램 탈락자들 그래도 꿈은 계속된다

    ‘탈락했다고 끝이 아니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엠넷(Mnet)의 ‘슈퍼스타 K’(슈스케), MBC의 ‘위대한 탄생’(위탄) 등 각종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탈락한 아픔을 지닌 도전자들의 행보가 눈길을 끈다. 지난 15일 ‘위대한 탄생’ 두 번째 생방송에서 탈락한 조형우는 이틀 뒤 서울 광화문 광장에 출현, 깜짝 공연을 펼쳤다. 맨발로 기타를 메고 나와 자신의 멘토였던 신승훈의 ‘라디오를 켜봐요’ 등을 부른 것. 이 모습은 트위터와 각종 커뮤니티를 통해 빠르게 확산됐다. 조형우는 “오디션에서 떨어지고 난 뒤 오히려 트위터 팔로어를 신청하는 사람이 더 늘었다.”며 즐거워했다. 웬만한 신인가수보다 인지도도 높다. 역시 같은 프로그램에서 탈락의 아픔을 겪은 김한준은 이후 서울문화재단이 주최하는 ‘서울 거리아티스트’ 2011년 정기 오디션에 출연, 가수의 꿈을 향한 도전을 계속하고 있다. ‘위탄’ 탈락자의 대이동도 감지된다. ‘위탄’ 탈락자들이 오는 6월 방영 예정인 ‘슈스케’ 시즌 3에 대거 도전 의지를 밝히고 있는 것. 한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위탄’에서 일찌감치 떨어졌지만 ‘슈스케3’에 도전해 꼭 가수가 되고 말겠다.”는 출사표가 줄 지어 올라오고 있다. “날 떨어뜨린 ‘위탄’에 복수하겠다.”는 ‘무서운’ 포부도 눈에 띈다. 그런가 하면 ‘슈스케’ 시즌1에서 톱 10에도 오르지 못했던 김현지는 지난 1월 엠넷의 ‘엠 카운트다운’ 무대를 통해 정식 데뷔, 가수가 됐다. 시즌1 출신인 조문근, 길학미 등도 데뷔해 가수의 길을 걷고 있다. 시즌 2 출신자 중에는 톱 11에 올랐던 김그림이 넥스타엔터테인먼트와 전속 계약을 맺은 뒤 음반 작업에 들어갔다. 김그림은 지난 7일 디지털 싱글 ‘너밖엔 없더라’를 공식 발표했다. 오디션 당시 혼자 튀는 행보로 ‘국민 밉상’이라는 달갑지 않은 수식어를 얻었던 그이지만, 시즌2 출신 가운데 가수 데뷔 테이프는 처음 끊었다. 톱 3에 들었던 장재인은 키위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맺고 음반을 준비 중이다. 10위권에 진출했던 박보람은 SBS 수·목 드라마 ‘49일’의 오리지날사운드트랙(OST) 작업에 참여, ‘언제까지나’라는 노래로 솔로로서 첫 출격에 나섰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지금&여기] 2011년 봄날 ‘메멘토 모리’/박록삼 문화부 기자

    [지금&여기] 2011년 봄날 ‘메멘토 모리’/박록삼 문화부 기자

    늘 그렇다. 봄은 잔인하다. 1960년 4월의 봄이 그랬고, 1980년 서울·광주 등 도처의 봄이 그랬다. 1991년 봄날도 마찬가지였다. 모란이 지듯 자고 일어나면 젊은이들이 제 목숨을 바닥에 뚝뚝 내려놓았다. 많은 서러운 죽음이 있었고, 잔혹한 죽임이 있었다. 쉬 지워내기 어려울 만치 혹독했다. 시대의 봄날뿐 아니라 개인에게도 그러했다. 최근 자서전 ‘스님은 사춘기’를 펴낸 봉은사 전 주지 명진 스님도 여섯살에 여읜 어머니와 네살 터울 동생의 군대 사고사 기억이 공교롭게도 모두 어느 봄날의 것임을 고백한다. 올해 봄도 어느 시절의 봄날 못지않게 잔인하다. 모든 장애와 우려, 반발을 무릅쓰고 속도전을 펼치는 4대강 공사 현장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계속 죽어 나가고 있다. 지난 18일 금강6공구에서 ‘굴착기사 김씨’가 25t 덤프트럭에 깔려 숨졌다. 저녁 7시 야간작업 중이었다. 이틀 앞서서는 낙단보 공사현장에서 인부 하씨와 김씨가 콘크리트가 무너져 숨졌다. 역시 전날 야간공사 때 부은 콘크리트가 채 마르지 않은 곳에서 일하다 빚어진 사고였다. 4대강과 함께 묻혀 버린 19명 중 11명이 올해 봄날을 전후해서 떠났다. 삼성전자에서 하루 10~15시간씩 일하며 스트레스와 우울증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20대 젊은이는 회사 측의 사과 한마디를 받으려고 지난 15일까지 무려 97일 동안 냉동고에 누워 있어야 했다. 우리의 봄날을 더욱 우울하게 만든 카이스트 학생 4명, 교수 1명의 죽음은 더 말해 무엇하겠는가. 다시 명진 스님의 책 얘기다. 그는 돌이켜보니 죽음의 기억이야말로 자신의 출가와 공부, 수행을 지탱시켜준 힘이자 불보살(佛菩薩)이었음을 고백하고 있다. 살아남은 자가 죽음으로부터 배운 소중한 가르침이다. 방사능이 한반도로 오네 마네 하며 막연한 공포가 감도는 올해 봄날에도 키 낮은 제비꽃은 보랏빛 움을 틔웠고, 연분홍 앵두꽃, 벚꽃은 속절없이 제 멋을 뽐내며 난분분히 휘날리고 있다. 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억해야 한다. 또 다른 겸손한 생명을 틔우기 위해서는. youngtan@seoul.co.kr
  • ‘위탄’ 양정모 “이태권·손진영이 우승후보”

    ‘위탄’ 양정모 “이태권·손진영이 우승후보”

    어릴 적 위대한 꿈을 꾸라고 배우면서도 정작 자라면서는 포기하는 법부터 익힐 때가 더 많다. MBC 오디션 프로그램 ‘스타오디션-위대한 탄생’ 참가자 양정모(29)도 그랬다. “목소리가 아름답다.”는 중학교 은사의 칭찬을 듣고 줄곧 가수를 꿈꿨지만 세상은 좌절의 연속이었다.   “뚱뚱하다”, “가수할 외모가 아니다.” 스무 살에 첫 도전한 기획사 오디션에서는 문전박대 당하다시피 했다. 언더그라운드 밴드 생활을 한 지 10년. 양정모는 포기할 100가지 이유와 포기할 수 없는 1가지 이유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생애 두 번째 오디션에 참가했다.   결국 ‘위대한 탄생’ 도전도 실패로 끝났다. 초반에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고 18kg 체중감량도 했지만 이번에도 세상은 양정모의 편이 아니었다. “겉멋만 잔뜩 들었다.”는 혹평이 뒤따랐다. 하지만 이번 좌절은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것이었다. 같은 꿈을 가진 친구들을 만났고 정정당당히 실력으로 겨뤘고 무엇보다 인생의 멘토인 가수 김태원도 만났기 때문이다.   ▶ ‘위대한 탄생’ 김태원의 멘토스쿨에서 탈락한 지 한 달이 지났다. 패자부활전에서 잠깐 얼굴을 비치기도 했다. 방송에 나올 때보다는 살이 약간 찐 것 같은데 어떻게 지냈나.   “솔직히 탈락한 뒤 한동안은 멍했다. ‘위대한 탄생’에 출연하면서 활동이 소원했던 밴드 ‘스위트 게릴라즈’도 해체됐고 몸이 많이 약해져 있었다. ‘여기서 포기하면 모든 게 끝’이라는 생각으로 다시 일어섰다. 건강도 챙기면서 5월 발매되는 싱글앨범을 준비했다. 청주에 있는 한 음악학원에 스카우트 돼 일주일에 한 번씩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 예선에서 놀라운 고음을 뽐내며 ‘우승후보’로 까지 점쳐졌다. 하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존재감이 잘 드러나지 않고 약간은 풀죽은 모습도 보여서 안타까웠다. 왜 그랬나.   “지금은 어떤 말을 해도 핑계로 들리겠지만 사실 몸이 좋지 않았다. 노래실력 향상과 체중감량이란 2가지 미션에 도전하다보니 단기간에 살을 빼야 한다는 압박감에 거의 굶으면서 살을 뺐다. 연습은 남부럽지 않게 했는데 힘이 따라주지 않아서 혼란스러웠다.”   ▶ 화면에 유독 동료들을 챙기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위대한 캠프에서 6조 조장이면서 다른 친구들의 보컬 트레이너 역할까지 자청했다. 경쟁관계에서 의아한 모습이었다. 또 아마추어 스타를 뽑는 자리에 어울리지 않았던 거 아닌가.   “비록 서바이벌 형식의 프로그램이었지만 동생들에게 쉬운 곡을 양보하고 도와줬다. 부모님은 많이 안타까워하시기도 했는데 어떻게 하겠나. 오지랖 넓은 게 내 성격인데 나 역시 음악을 전문적으로 배운 적 없는 아마추어고 가수 지망생이다. 이번 기회에 많은 걸 배우고 싶었는데 준 프로 가수가 아니냐는 오해 아닌 오해를 사서 안타까웠던 적도 있다.”   ▶ 김태원의 ‘외인구단’에서 본인만 빼고 이태권, 백청강, 손진영 등 3명이 모두 ‘위대한 탄생’ 생방송 무대에 진출했다. 볼 때마다 속 좀 쓰리지 않나.   “전혀 씁쓸하진 않다. 외인구단 3명의 멤버는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라고 생각한다. 매회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 지켜보는 마음이 뿌듯하다.”   ▶ 이은미에게 “살 빼라”, “성대에 살이 찔 수 있다.”, “기본기가 없다.” 등 유난히 혹독한 평가를 많이 받았다. 이은미의 지적을 들으면서 속상하지 않았나. 또 정말 살이 찌면 성대가 눌려서 노래를 잘하지 못하는 건가.   “이은미 멘토는 촬영하지 않을 때도 유난히 많은 조언을 해주는 멘토였다. 가수로서의 재능을 의심하게 만들 혹독한 평가이긴 했지만 정말 감사하다. 또 아직 살을 빼는 과정이기 때문에 체중감량이 노래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웃음)”   ▶ 방송에 나가지 않은 멘토들의 혹독한 독설도 많다고 들었다. 지금까지 들었던 가장 뼈아팠던 독설은 무엇인가.   “아무래도 박완규 선배가 했던 말이다. ‘평가가 안 된다.’, ‘노래에 겉멋이 잔뜩 들었다.’ 태연한 척 했지만 죽고 싶었다. 사실 ‘위대한 탄생’ 출연자 중에서 충격을 받아서 집밖에 나오지 못하는 친구도 있다. 그 때 김태원 멘토가 충고를 해줬다. 가장 중요한 건 방송이 끝난 뒤에 삶이라며 절대로 포기하지 말고 재평가 받으라는 말을 해줬다.”   ▶ 김태원은 ‘위대한 탄생’에서 숱한 감동의 어록을 남겼다. 외인구단도 멘토가 아닌 인생의 스승으로 여기고 잘 따랐다. 김태원의 존재감이란 무엇인가.   “김태원 멘토는 꾸밈이 아니라 존재 자체가 감동이다. 우리에게 ‘부활로 성공하기까지 27년 걸렸다.’는 말을 자주 했다. 또 ‘모든 사람에게 부자연스러운 건 없다.’고 말했다. 도전하고 실패하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익히도록 해줬다.”   ▶ 탈락한 뒤에도 김태원 멘토, 외인구단과 자주 연락하나.   “물론이다. 김태원 멘토 뿐 아니라 부활 선배들과도 다 연락한다. 멘토스쿨에서 떨어질 때 ‘방송이 아니라 평생 보는 거다.’라고 말했다. 외인구단 동생들도 거의 매일 전화한다. 생방송 무대에 대해서 불안해 하면 ‘지금껏 해온 것처럼만 하라.’고 조언해준다.”   ▶ ‘위대한 탄생’에서 족집게로 불렸다고 들었다. 합격인지 탈락인지 족집게처럼 잘 맞혔다고. 혹시 이 정도면 충분히 합격인데 탈락해서 의아했던 참가자가 있나.   “듀엣미션에서 쉐인과 입을 맞췄던 한승구란 친구가 가장 의아했다. 편곡도 정말 잘했고 그 무대에서 만큼은 누구보다 잘했다. 프로골퍼라는 게 믿기지 않는 실력이었다. 스스로도 굉장히 만족했는데 누구도 멘토로 나서지 않아서 아쉬웠다. 패자부활전에서 떨어진 박원미 역시 굉장히 아쉬웠다. 패자부활전에서 노래를 부르다가 눈물을 흘렸는데, 어떤 마음이었는지 알았기 때문에 더욱 안타까웠다.”   ▶ 내친 김에 우승자도 예상해보자. 조심스럽겠지만 한 마디 한다면?   “외인구단 멤버여서가 아니라 이태권과 손진영이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가 아닐까 싶다. 일단 이태권은 타고난 실력이 워낙 월등한 데다 숨겨놓은 록 스피릿도 있어서 매력이 많다. 손진영은 첫 번째 생방송에서 떨어지지 않으면 우승까지 갈 거라고 생각했다. 한번도 최고의 무대를 보여준 적 없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비장함도 재능이다. 엄청난 잠재력이 있는데 아직 폭발되지 않았다. 큰 무대에서 사람들을 감동시킬 거다. ▶ 생애 두 번째 오디션인데 결국 또 실패했다. 스물아홉이면 가수를 꿈꾸기엔 어린 나이도 아닐 텐데 과거로 돌아간다면 ‘위대한 탄생’에 도전하겠는가.   “실패로 끝난다고 할 지라도 ‘위대한 탄생’에 도전할 것이다. 돌이켜 보면 친구들, 성장의 기회, 인생의 선배들을 얻었지만 잃은 건 아무것도 없지 않은가. ‘위대한 탄생’은 나의 인생에서 가장 위대한 좌절이었다. 김태원 멘토의 말대로 여기서 멈추면 난 영원히 실패자다. 여기서 좌절하지 않고 다시 한번 평가 받도록 도전을 멈추지 않을 거다.”   글=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사진·동영상=서울신문 나우뉴스 손진호기자 nasturu@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제자사랑’ 자 작시로 감동 일으킨 카이스트 이재규 교수

    [김문이 만난사람] ‘제자사랑’ 자 작시로 감동 일으킨 카이스트 이재규 교수

    미안하다 외로이 스스로의 목숨을 던지는 너에게 너의 고통을 알지도 못해서 미안하다 그래서 내가 죄인이다 네가 좌절하여 주저앉았을 때 찾아가 안아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그래서 내가 죄인이다~(후략) 사랑하는 제자들아 죽을 각오로 공부하되 스스로 죽는 나약함은 이겨다오 사랑하는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 잃는 것이 가장 두렵다 그 사랑 때문에 죽고 싶던 마음조차 살아야 할 이유가 되지 않겠니 세상이 모두 너를 사랑하지는 않을지라도 너를 사랑하는 단 한 사람 그 얼굴이 있어 네 입가에 미소 짓기를… 네 멍에도 힘들겠지만 네가 네 친구의 미소가 되어 줄 수 없겠니 그를 살리는 것이 네 존재 이유일 수 없겠니 (중략) 나를 본 적 없어도 네가 내 제자이기에 운명적으로 너를 이미 사랑한다 4월은 정녕 잔인한 달인가. 시인 박목월은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라고 읊었다. 그러면서 ‘돌아온 4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 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어린 무지개 계절아.’라고 노래했다. 4월에는 지상의 모든 것들이 스스로 등불을 밝히는 달이라고 은유했다. 그럼에도 요즘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은 영국의 시인 엘리엇(T S Eliot)이 얘기했던 것처럼 ‘4월은 가장 잔인한 달’로 여겨질 것이다. 관련된 시 두편을 잠시 감상해 보자. 지난 8일 오전 ‘먼저 간 학우들에게’라는 제목의 시가 카이스트 학생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배달됐다. 이 학교 수리과학부 2학년생인 박모(19)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다음 날이었다. ‘미안하다/외로이 스스로의 목숨을 던지는 너에게/너의 고통을 알지도 못해서 미안하다 /그래서 내가 죄인이다 /네가 좌절하여 주저앉았을 때/찾아가 안아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그래서 내가 죄인이다~’/(후략) 나흘 뒤인 12일, ‘사랑하는 제자들에게’라는 제목으로 또 한편의 시가 배달됐다. ‘사랑하는 제자들아 /죽을 각오로 공부하되 /스스로 죽는 나약함은 이겨다오 /사랑하는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 잃는 것이 가장 두렵다 /그 사랑 때문에 /죽고 싶던 마음조차 /살아야 할 이유가 되지 않겠니 /세상이 모두 /너를 사랑하지는 않을지라도 /너를 사랑하는 단 한 사람 /그 얼굴이 있어 /네 입가에 미소 짓기를… /네 멍에도 힘들겠지만 /네가 /네 친구의 미소가 되어 줄 수 없겠니 /그를 살리는 것이 /네 존재 이유일 수 없겠니 /(중략) /나를 본 적 없어도 /네가 내 제자이기에 /운명적으로 /너를 이미 사랑한다’ 이 시는 폭풍 감동을 일으키며 많은 네티즌들의 심금을 울렸다. 언론에서도 ‘감동 화제’로 비중 있게 다뤘다. 그럴 것이 올해 들어 카이스트 학생 4명의 자살에 이어 교수까지 총 5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상황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학부생 대상 ‘멘토제’ 필요” 이 시를 쓴 주인공은 다름 아닌 카이스트 테크노경영대학 이재규(60) 교수. 그는 첫 번째 시에서 스스로 죄인임을 고백했고 두 번째 시에서는 학생들에게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말아 달라고 진심을 실어 당부했다. 반응은 뜨거웠다. 한 카이스트 학생은 “시 끝 부분에 나오는 ‘나를 본 적이 없어도 네가 내 제자이기에 운명적으로 너를 이미 사랑한다’는 대목에서 울컥했다.”고 소감을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또 한 학생은 이 교수의 이메일을 통해 “시를 받고 눈물이 고였다. 참 많은 위로가 됐다.”고 했다. 중국에서 주재원으로 일한다는 사람도 역시 이메일을 통해 “진정한 자식을 위한 안타까운 희망을 보내는 메시지로 큰 감동을 받았다.”고 전했다. 현재 서울캠퍼스에서 석·박사 과정의 제자들을 가르치고 있는 이 교수는 카이스트 교수 중에서는 보기 드물게 시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월간 한맥문학’을 통해 2002년 시인으로 등단했으며 지난해 10월 ‘너는 나의 시인이라’는 시집을 내기도 했다. 지난 18일 오후 서울시 회기동에 있는 카이스트 테크노경영대학원 연구실에서 이 교수를 만났다. 이번 시를 쓰게 된 동기부터 물었다. “자살하는 제자를 보면서 많은 고민을 했지요. 위로와 격려의 마음을 어떻게 전달할까 하고 말입니다. 다른 교수들도 마찬가지 생각이었죠. 그래서 첫 번째 ‘먼저 간 학우들에게’라는 글은 교수들에게 먼저 보냈고, 두 번째 글 ‘사랑하는 제자들에게’는 바로 학생들에게 보냈지요. 그것이 신문에 나는 바람에 다른 교수들도 알게 됐습니다.” 시를 통해 다소나마 젊은 제자들에게 용기를 주었고 동료 교수들의 뜻이 잘 전달된 것 같다고 의미 부여를 한다. 그는 평소 아침에 기도하면서 하루 일과를 계획한다. 제자의 자살 소식을 접한 그날 제자들에게 뭔가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강하게 느껴 시를 썼단다. “카이스트 제자들이 더 자살한다면 우리 사회가 좌절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시를 썼습니다. 힘든 것보다 소명감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간혹 낙오되는 제자가 있더라도 보살펴 줘야 하고, 특히 카이스트는 교만해지면 안 되며 좀더 성숙해져야 한다는 마음이 들었지요.” 그러면서 군대 얘기를 잠깐 인용한다. 행군할 때 낙오자가 생기면 함께 총을 들어 주는 문화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얘기한다. 그런 부분에서 더는 교수나 학생들 서로가 마음이 차가워지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들 장학생으로 들어왔다가 점수 차이로 탈락하는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끼는 것에 대한 인간적 공감을 서로 간과했다는 것이다. 그는 점수에 너무 예민하고 학점을 잘 딸 수 있는 것만 중요시하는 풍토를 아쉬워했다. 그러면서도 “교수는 가르치는 것이 목적이지만 평가 또한 안 할 수는 없다.”고 토로한다. 영어 강의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영어로 논문 발표를 할 수 없으면 국제적 학자로 인정을 받을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한국에서 한글로 논문을 발표하면 평가절하하는 풍토도 있지요. 그런 것도 숙제로 남습니다. 영어 강의를 듣는 것이 어려우면 ‘브리지 프로그램’으로 영어 교육을 별도로 받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인문학적인 부분은 오히려 영어보다 한글이 전달과정에서 더 용이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징벌적 등록금 문제에 대해서 교수들의 생각은 어떨까. 그는 “이번 일로 영어 강의와 학점제도에 대해 개선해야 한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많은 공감을 하고 있다.”면서 다만 그 취지가 국제화에 대비하자는 것인 만큼 이 부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단서를 달았다. 아울러 학생들이 느끼는 압박감의 강도와 그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 가지 제안을 한다. 학부 학생들을 상대로 한 ‘멘토제도’를 두자는 것이다. 예를 들어 석·박사 과정에 있는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인간적인 멘토가 된다면 상황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도교수가 학생들과 자주 만날 수 있도록 하는 환경 조성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카이스트 학생들은 지식교육을 훌륭하게 받지만 인성교육은 소홀한 측면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교수들도 연구에 쫓긴 나머지 너무 여유 없게 살고 있는 것이 현실이지만 그런 가운데 약간의 정신적 여유를 가지면서 제자들과 인간적인 만남을 갖자는 것이다. 제자들도 교수나 선배들한테 인정받는 것을 좋아하지 않느냐고 반문한다. 느슨한 차원의 여유가 아닌 배려의 마음을 서로 갖자는 뜻이다. 잠시라도 “귀한 시간을 주셔서 감사합니다.”는 얘기를 할 수 있도록 말이다. ●“유능한 과학자보다 존경받는 지도자 되길” 서남표 총장의 거취에 대해서 그는 “문제 해결이 목적이지 거취 자체를 목적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빨리 답을 내는 것보다는 질서 있게 해결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또한 이 과정에서 교수의 입장이나 학생의 입장만 우선하면 정치마당으로 변질될 수 있으니 다들 사명감과 카이스트의 비전이 무엇인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1985년부터 교수로 카이스트에 몸담고 있다. 서울대를 나와 1973년에 카이스트 석사과정 1회로 입학해 지금의 후배들보다 더 어려운 역경을 이겨 냈다. 선배의 조언도 없이 스스로 학문분야를 개척해 나갔던 것. 그의 전공인 경영정보시스템 분야에서는 우리나라 1세대로 꼽힌다. “당시 교수님들은 무척 권위적이었습니다. 학생들이 교수한테 접근하기가 쉽지 않았지요.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가 배출한 제자들 대부분은 대학 교수로 일하고 있다. 그 중 30명 정도는 매년 만날 정도로 사제지간의 관계가 돈독하다. 화제를 ‘시’로 바꿨다. 대구 출신인 그는 어릴 적부터 일기 쓰기가 몸에 뱄다. 대학 때는 ‘아성(我成)회’라는 이야기 그룹을 결성했는데 거기서 부인을 만났다. 이때 하루 일과에 대해 제목을 달아 논의하면서 자연스럽게 친해졌다. 그는 카이스트 교수로 있으면서 어느 날 ‘시는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남을 위한 것’이라는 소명감을 문득 느꼈다. 이후 한맥문학을 노크했고 지난해 여름 죽을 각오로 쓴 것이 ‘너는 나의 시인이라’라는 시집이다. 그는 인터뷰를 마치면서 학생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얘기를 이렇게 말한다. “카이스트의 학업 강도를 낮추는 것은 현안 해결이 아닙니다. 유능한 학생들이 개인의 성취에 끝나지 않고 어려운 동료를 돕는 공동체 정신을 가져야 합니다. 이 노력은 결코 낭비가 아니고 카이스트의 졸업생을 사회적 지도자가 되게 하는 비결입니다. 우리 학생들이 유능한 과학자일 뿐 아니라 존경 받는 지도자로 성장하기 바랍니다.” 편집위원 km@seoul.co.kr ■ 이재규 교수는… 1951년 대구에서 태어났다. 1969년 경북고를 나와 1973년 서울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해 1975년 카이스트 산업공학과 석사과정을 마쳤다. 1985년 5월 펜실베이니아대학에서 경영정보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이때부터 지금까지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로 몸담고 있다. 2006년부터 1년동안 카이스트 경영대학장 겸 테크노경영대학원장을 역임했다. 현재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로 있으면서 에너지 환경, 물 지속성(EEWS·Energy, Environmnet,Water and Sustainability Initiative) 기획단장을 맡고 있다. 최근에는 ‘맑고 푸른 나라 설계’라는 책을 공저로 발간했다. 그는 2006년 말레이시아에서 개최된 아시아 태평양 정보시스템 학술대회 의장과 전경련의 초빙으로 e-Business 사례 편집위원장 등을 맡았다. 학술활동으로는 국내외 논문상을 12회 수상했고 그가 공저한 ‘Electronic Commerce’의 영문교재는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MBA교재로 채택되고 있다. 이같은 공로로 정보문화의 대통령상과 근정포장을 받았다. 산학협동 활동으로 40여회에 걸쳐 연구용역을 수행했다. 2002년 ‘월간 한맥문학’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으며 지난해 10월 ‘너는 나의 시인이라’는 시집을 발간했다.
  • 지자체 ‘민원실태 감사’ 없앤다

    행정안전부가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실시해 온 민원제도 감사가 올해부터 사라진다. 대신 지자체와 공공기관의 개별 민원제도를 우수 지자체와 연결해 맞춤형 컨설팅을 해 주는 서비스로 바뀐다. ●민관 합동 컨설팅단 55명 활동 20일 행안부에 따르면 그동안 지적·적발 위주에 그쳤던 민원 이행 실태 감사가 우수 지자체 벤치마킹 상담과 교육, 간담회, 모범사례 방문 등 컨설팅 위주로 탈바꿈한다. 감사 기간도 1일 출장에서 최대 5일까지 대폭 늘어난다. 행안부가 지정해 나갔던 대상 기관도 시·군·구 230곳, 특별행정기관 389곳 중 자원하는 단체 우선으로 바뀐다. 감사 지원을 위해 퇴직 공무원이 포함된 민·관 합동 컨설팅단도 꾸려졌다. 우선 올해 행안부는 민원 서비스가 미흡한 행정기관으로 자원한 33곳 가운데 광주 남구 등 12곳을 선정해 민원 컨설팅을 실시할 예정이다. 첫 타자로 서울 구로구가 20~26일 5일간 컨설팅에 들어간다. 이 지자체들은 벤치마킹을 원하는 지자체 혹은 특화된 민원 서비스를 운영하는 지자체 담당자로부터 조언을 받고 제도 개선안을 스스로 내놓게 된다. 지금까지 민원제도 감사는 민원사무처리에 관한 법률 제28조에 따라 업무 처리량이 많은 시·군·구 위주로 매년 실시돼 왔다. 하지만 기관별로 담당 공무원 한명이 1일 출장으로 적발 위주성 감사에 치우쳐 꼼꼼한 점검, 대안 제시가 부족하다는 현장의 비판을 받아왔다. ●실적 좋은 지자체서 경험 전수 컨설팅 방식이 도입되면 예컨대 민원 처리 기간 단축 실적이 좋은 경기 광명시나 서울 송파구, 또는 사전심사청구제를 잘 운영하고 있는 청주시 담당자가 이런 민원을 개선하려는 지자체에 실무 경험을 전해주게 된다. 이 밖에 1일 방문 상담 창구나 민원 처리 마일리지, 무인 민원 발급, ‘민원24’ 운영까지 모든 민원제도에 대한 전방위 컨설팅이 이뤄질 수 있다. 55명으로 구성된 민·관 합동 컨설팅단은 지자체와 함께 민원 운영상의 문제점을 토의하고 해결책을 도출하는 한편 사후 멘토로 지원에 나선다. ●행정서비스 우수기관 인증 부여 구로구 민원여권과 강월명씨는 “구로구가 민원 친절도는 높지만 상대적으로 취약한 법정 처리 기간, 민원 마일리지 운영의 묘를 서산시로부터 전수받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성렬 행안부 조직실장은 “반기별로 컨설팅 이행 실태를 확인하고 개선 정도에 따라 행정서비스 품질 우수기관 인증을 부여하는 등 지자체끼리 윈윈 하는 민원 서비스를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고전 인물로 다시읽기] (5) ‘북학의’ 박제가

    [고전 인물로 다시읽기] (5) ‘북학의’ 박제가

    박제가(그림·1750~1805)는 ‘서얼’로 태어났다. 조선시대 서얼은 신분상의 제약과 차별 때문에 실력을 갖추어도 기량과 경륜을 펼치기 어려웠다. “우리를 믿지 않고 소인이라 하니, 무한한 마음속 계책 누구에게 말해 볼까?”라는 고민은 박제가에겐 숙명적인 것이었다. 박제가는 양반이면서 양반이 아닌, 경계인으로서 그 ‘존재성’에 대해 자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지만 박제가는 사회적 차별에 굴하지 않았다. “고독하고 고매한 사람만을 골라서 남달리 친하게 사귀고, 권세 많고 부유한 사람은 일부러 더 멀리하며”(정유각집 ‘소전’편) 차라리 가난하게 살았다. 그는 패기와 자존심으로 똘똘 뭉쳐 시대와 불화하는 길을 선택했다. 그는 당대의 사람들이 지당하게 받아들이는 모든 인습에 저항했다. ‘아교로 붙이고 옻칠을 한 눈꺼풀’을 떼어내고 천하를 응시하여 ‘심지를 열고 이목을 넓히라.’고 외쳤다. ●이덕무 “답습한 시는 가짜 시다” 박제가는 출세에 연연하지 않았다. 대신 당대 최고의 지성들과 나누는 우정의 향연 속에서 학문을 배우고 시와 글씨와 그림을 연마했다. 박제가에게 친구는 ‘기운을 나누지 않은 동기요, 한 집에 살지 않는 부부’였다. ‘나와는 둘이면서 하나인’ 이덕무, 박지원, 홍대용, 유득공, 이서구, 서상수, 유금, 백동수와 같은 친구들이 있어 외롭지 않았고 두려울 것이 없었다. 이런 친구들이 있어 박제가는 세상의 시와는 다른 시를 거침없이 쓸 수 있었다. “세대마다 시가 있고 사람마다 시가 있는 법이어서 시는 서로 답습할 수 없다네. 답습한 것은 가짜 시라네.”라고 채찍질한 이덕무와 같은 친구가 그의 곁에 있었다. 1700수가 넘는 시 작품엔 박제가와 이 멘토들의 우정의 숨결이 함께한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박제가는 고군분투했다. 틀에 박히고 고루하고 진부한 시와 문장을 혐오하며 나만의 글쓰기를 찾아 나섰다. 당시 선비들은 두보의 시를 최고로 여겨 배웠고, 다음은 당나라 시, 그 다음은 송나라·금나라·원나라·명나라 시를 배웠다. 박제가가 보기에 전범에 매달리는 글쓰기는 남이 한 말의 찌꺼기나 줍는 행태에 불과했다. 자기 시대의 현장을, 자기의 말로 표현하는 것이 진정한 시요 문장이었다. 역설적으로 나만의 글쓰기를 개척하는 것이 진정 고인의 글쓰기에 다가가는 길이었다. “하늘과 땅 사이에 가득 차 있는 것이 모두 시다. 사계절의 변화와 온갖 만물의 웅성거리는 소리, 그 몸짓과 빛깔, 그리고 음절은 그들 나름대로 존재하고 있다.”(‘형암선생시집서’·炯菴先生詩集序) 지금-여기 살아 있는 만물 각각의 미묘한 움직임과 그 지극한 경지를 포착하는 것. 이것이 시의 출발이다. 사물에 대한 미세하고도 예리한 관찰은 시인에게는 절대적인 지상과제였다. 그랬기 때문에 당대의 문장을 순정한 문체로 되돌리겠다는 정조의 강력한 의지에 부응하여 반성문을 제출하면서도, ‘자송문’(自訟文)에 어울리지 않게 반성은 하지 않고 항변에 열을 올렸다. “소금이 짜지 않고, 매실이 시지 않고, 겨자가 맵지 않고, 찻잎이 쓰지 않음을 책망하는 것은 정당합니다. 그런데 만약 소금, 매실, 겨자, 찻잎을 책망하여 너희들은 왜 기장이나 좁쌀과 같지 않으냐고 한다든지, 국과 포를 꾸짖어 너희는 왜 제사상 앞에 가지 않느냐고 한다면 그들이 뒤집어 쓴 죄는 실정을 모르는 것입니다.”(‘비옥희음송인’·比屋希音頌引) 하나의 틀에 갇히지 않은 다양한 맛의 문장! 이것은 박제가가 절대로 포기할 수 없었던 글쓰기의 보루였다. 이는 당대의 복고, 혹은 의고문에 저항하는 방식이었으며, 더 나아가 만물의 보편 원리나 질서를 따르는 당대 성리학의 이념을 무용하게 만드는 길이었다. 궁극적으로는 모든 것을 동일하게 만드는, 오직 하나의 방식만을 강요하는 그 시대 ‘권력’에 맞서는 방법이었다. ●청나라 선진 문물 도입이 부국강병의 길 박제가는 29세 때인 1778년 사은사 채제공의 종사관 자격으로 중국에 가게 된다. 곳곳에서 맞닥뜨린 청나라의 문명은 실로 눈이 부실만큼 풍요롭고 세련되고 화려했다. 청나라는 더 이상 오랑캐의 나라가 아니었다. 게다가 기균·이조원·반정균·옹방강·나빙·이정원 등 청나라의 학술부흥운동을 주도한, 명망 있는 지식인들이 일개 조선의 선비와 흉금을 터놓고 학문을 논하자, 그들의 자유로움과 벽 없음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박제가는 패러다임을 완벽하게 전환한다. 가난한 조선, 비문명국 조선의 갈 길은 북벌이 아니라 북학이라고. 진정한 오랑캐가 누구인지 먼저 분간하고 우리 안에 있는 진짜 오랑캐를 물리치기 위해 청나라를 힘써 배워야 한다고. 박제가는 ‘가난’을 싫어했다. 권력에 아부하기 싫어 ‘차라리’ 가난하게 산 것이지 가난을 편안하게 여긴 것은 아니었다. 젊은 시절 장인 이관원이 검소하게 살라고 말하자 이렇게 대꾸했다. “침향목과 단목으로 저를 조각하고 색실로 저를 수놓아 열 겹으로 싸서 간직하여 길이 후세에 전해 사람마다 보게 하고 싶습니다. 오늘날 아무것도 없는 텅 빈 집에서 소쿠리 밥에 표주박 물을 마시며 해진 솜옷을 입고 살면서도 좋고 나쁜 것을 알지 못하는 듯 지내는 것이 어찌 본마음이겠습니까?” 박제가에게 ‘안빈낙도’는 자신을 속이는 말이었다. 명분에 매이지 않고 욕망에 솔직했던 박제가. 청나라에 다녀온 이후 그는 확신했다. 조선의 빈곤 타파와 갑갑한 습속의 개혁은 청나라의 선진 문물을 배워야만 가능함을. 이 때문에 연행을 다녀온 직후 ‘북학의’를 저술한다. 이 책에는 청나라의 수레, 기와, 벽돌, 수차, 화폐, 종이, 의복, 문화예술 등을 적극적으로 배워 조선을 부강한 문명국으로 이끌고 싶다는 박제가의 패기가 넘쳐난다. “꽃에서 자란 벌레는 그 날개나 더듬이조차도 향기가 나지만 똥구덩이에서 자란 벌레는 구물거리며 더러운 것이 많은 법이다. 사물도 본래가 이러하거니와 사람이야 당연히 그러하다. 빛나고 화려한 여건에서 성장한 사람은 먼지 구덕의 누추한 처지에서 헤어나지 못한 자들과는 반드시 다른 점이 있다. 내가 염려하는 것은 우리나라 백성의 더듬이와 날개에서 향기가 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북학의’) 가난하고, 학문은 고루하고, 견문은 좁고, 문화는 촌스럽기 짝이 없는 조선. 박제가는 새로운 세상을 꿈꿨다. 조선이 풍요롭고 세련된 문명 세계가 되기를, 조선 백성의 더듬이와 날개에서 문화의 향기가 넘쳐나기를. 박제가가 바라는 이상적인 사회는 물질적으로도 풍요롭고, 문화적으로도 향기 나는 사회다. 재화의 유통이 활발하고, 사치가 가능하며, 문화적 수준도 상당한 사회. 박제가는 문화예술과 사치품에 관해 논할 때 도덕주의적 관념을 개입시키지 않는다. 예술의 아름다움과 사치스러움은 재화와 물품을 마르지 않게 하는 원동력이다. 이 순간 조선의 선비 박제가는 소박하고 질박한 생활을 표상했던 유학적 가치와 완전히 결별한다. 박제가는 더 나아간다. 조선이 빠르게 청나라에 맞서는 문명국이 되려면 언문이 일치되는 중국어(북경어)를 사용하잔다. 영어공용론에 맞먹는 상상력이다. 중국어를 제2의 국어로 사용하자는 제안은 실로 급진적이다. 그에게는 조선 땅이 너무 좁았으며 조선의 현실이 너무 답답했다. 문명세계를 향한 박제가의 욕망은 중국어공용론으로 거리낌 없이 내달린다. 이런 정황상 북벌을 절대 이념으로 수호했던 당대 선비들이 이 열혈 북학자에게 당괴(唐魁) 혹은 당벽(唐癖)이라는 비방을 쏟아낼 수밖에 없었으리라. ●너무 조숙한 세계주의자… ‘나’를 둘러싼 사회와 세계는 늘 살아 움직이고 변화한다. 어떤 고정된 틀에 얽매여 변화를 보지 못하고 인습적 규범에 갇혀 있다면 그건 진흙 소상을 모방하는 일과 같을 것이다. 박제가는 그 단단한 습속의 벽과 온몸으로 맞서 싸웠다. 비겁하지 않게 직설과 독설로 맞섰다. 그러나 박제가는 지나치게 조숙한 문명주의자요, 세계주의자였다. 북학파 중에 가장 급진적이었고 가장 앞서 나아갔다. 그는 뒤돌아보지 않고 문명세계를 향해 돌진했다. 어쩌면 조선의 ‘현재’와 ‘새로운’ 문명 사이를 조율할 수 있는 천리안이 필요했는지도 모른다. 그를 비호해주던 정조의 죽음 직후 박제가는 대비 김씨와 노론의 영수 심환지를 비방하는 벽서 사건에 연루되어 유배를 당한다. 그는 외롭게 고투했다. 그가 희망한 바, “1000년 뒤에도 1000만명의 사람들과 다른 한 사람”으로 존재하기 위해. 길진숙 수유+너머 강원 연구원
  • 레이나, 셰인 통역사로 ‘위탄’ 깜짝 출연 화제

    레이나, 셰인 통역사로 ‘위탄’ 깜짝 출연 화제

    교육방송 EBS에서 활동 중인 ‘얼짱 강사’ 레이나가 MBC ‘위대한탄생’(이하 위탄)에 통역사로 깜짝 등장해 화제다. 레이나는 지난 15일 방송한 ‘위탄’에서 캐나다 국적의 참가자 셰인의 통역사로 등장했다. 이날 마지막 무대에는 신승훈 멘토의 제자 셰인이 올라 ‘Don’t know why’(돈 노우 와이)를 감미롭게 열창했다. 노래가 끝난 뒤 한국어를 못 알아듣는 셰인에게 영어로 심사평을 설명해주기 위해 통역사로 깜짝 등장한 것. 레이나는 얼마 전 ’김태희 닮은꼴‘의 미녀 영어강사로 크게 화제가 됐던 인물. 그는 고려대학교 대학원 영어교육학 석사과정을 수료했고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TESOL 과정을 밟았다. 현재 강남, 광화문, 송파 대성학원 등에서 강의하고 있으며 대성마이맥과 EBS의 인터넷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한편 이날 ‘위탄’에서는 팝송 미션이 주어졌고, 신승훈 멘토의 제자 조형우와 김윤아 멘토의 제자 백새은이 탈락했다. 사진=MBC 서울신문 나우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책꽂이]

    ●독학의 기술(가토 히데토시 지음, 한혜정 옮김, 문예출판사 펴냄) 침팬지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 제인 구달과 왕성한 독서 편력과 독서기로 유명한 소설가 장정일, 두 사람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홀로 공부해서 하나의 일가를 이뤘다는 사실이다. 책은 ‘독학이야말로 자신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것’이라고 역설한다. 자격증 취득, 승진 시험 준비 등 눈앞의 단기적인 목적이 아니라 평생에 걸쳐 삶을 풍성하게 만드는 방법으로서 독학,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1만 2000원. ●월스트리트(CCTV 다큐제작팀 지음, 홍순도 옮김, 미르북스 펴냄) 중국이 무서운 이유는 이미 무서운 경제력을 갖고 있음에도 주변에 대한 배움을 멈추지 않는다는 데 있다. 세계 금융의 심장과도 같은 미국 월스트리트의 과거와 현재를 중국 CCTV에서 2년에 걸쳐 다큐멘터리로 제작했다. 가깝게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근본적 원인을 짚어보고, 세계 각국의 경제학자, 금융 전문가들과의 인터뷰를 담았다. 이를 통해 투자의 지혜와 철학 등 노하우를 접할 수 있다. 2만 3000원. ●늘 갈망하고 우직하게 나아가라(서정명 지음, 무한 펴냄) 아버지가 숨졌다는 소식을 듣고 내뱉은 첫 마디가 “휴전선은요?”라는 신화와도 같은 얘기를 남긴 이가 있다. 감정에 쏠리거나 눈앞의 이익에 흔들리지 않고, 차분한 태도로 원칙을 놓치지 않는 모습은 비판세력들조차 접어주고 들어가는 덕목이다. 책은 정치인으로서의 박근혜가 아니라 도전과 실패, 열정과 용기, 원칙과 소신, 약속과 신뢰 등과 같은 자기계발의 멘토로서 박근혜에 주목하고 있다. 1만 2000원. ●지금도 괜찮다고 말해줘요!(글 탁기형, 신원문화 펴냄) 28년 동안 신문사 사진기자로 지내며 미처 보여주지 못한 ‘또 다른 사진’에 대한 갈증을 풀어냈다. 철길 사이에 피어난 키 작은 민들레, 웅크리고 앉아 해초를 뜯는 노인들, 줄지어 무심히 뭔가를 구경하는 이들 등이 흑백 또는 자연의 색으로 펼쳐진다. 가슴 먹먹해지는 글이 곁들여져, 보는 맛에 읽는 맛까지 더했다. 알제리, 고비사막, 가을걷이 들녘 등 하늘에서 내려다본 세계 곳곳의 풍경이 있다. 시각의 전환은 감상의 전환을 낳는다. 1만 3000원.
  • 철도공단, 무능력자 퇴출 ‘시동’

    지자체와 중앙부처에 이어 공기업에서도 업무 무능력자에 대한 ‘퇴출’이 확산되고 있다. 12일 한국철도시설공단(철도공단)에 따르면 철도공단은 최근 인사위원회를 열어 역량강화교육 대상자 12명을 선정했다. 지난해 성과 평가에서 2회 연속 최하위 평가를 받은 성과부진자가 1명, 직무수행 능력이 떨어지고 근무태도가 불성실한 업무 부적격자가 11명 등이다. ●공기업 초강력 ‘인사실험’ 바람 성과부진자와 업무 부적격자에 1급 처장이 각각 1명씩 포함됐다. 업무 부적격자는 부장 4명, 차장 3명, 과장 2명, 대리 1명이고 이중 직급상한제와 임금피크제 대상자는 각각 1명과 3명이다. 그동안 개혁이 대부분 3급 이상 간부에 집중했던 것과 비교해 퇴출은 전 직급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내부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역량강화교육 대상자는 12일부터 7월 17일까지 3개월간 직위해제 상태에서 교육을 받게 된다. 역량교육은 3주간의 합숙 직무교육과 사회공헌활동에 이어 5월 6일부터 6월 30일까지 혁신과제를 수행하게 된다. ●업무 혁신과제도 절대평가 혁신과제는 업무개선분야에서 개인이 선택할 수 있도록 했고, 전담 멘토도 지정된다. 교육은 절대평가 방식으로 이뤄져 S·A등급(81점 이상)은 재임용되고, B·C등급(59점 이상)은 강임(降任)키로 했다. 최하 등급인 D등급(58점 이하)을 받으면 ‘직권면직’된다. 사실상 종결로, 퇴출을 의미한다. 철도공단은 공기업 선진화 계획에 따라 2012년까지 정원(1545명)의 12.8%인 198명을 줄여야 한다. 현재 109명을 감축했지만 89명을 추가로 줄여야 하는 상황에서 히든 카드를 내놓은 것이다. 공단 관계자는 “역량강화교육을 규정화한 후 첫 시행으로 형식적인 운영이 되지 않도록 할 방침”이라면서 “무능력자는 더 이상 끌어안고 가지 않겠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철도공단은 지난해 7월 인력 선순환을 위해 공기업 최초로 직급상한제 및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 직급상한제는 한 직급 장기 근무자로 1급은 10년, 2급은 12년 이상이 대상이다. 직급상한제에 걸리면 매년 10%씩 임금이 깎여 최대 50%까지 감액된다. 임금피크제는 정년이 3년 남은 3급 이상 간부가 대상이다. 또 실·단·원장·지역본부장 등 10개 최고위직에 대해 임기제를 시행하고 있다. 2년 임기에 1년 연임만 가능토록 했다. ●농어촌공사는 작년부터 퇴출 제 시행 한편 한국농어촌공사는 지난해부터 저성과자 퇴출제를 시행중이다. 지난해말 15명을 선정해 3개월간의 1차 교육을 마친 상태다. 교육실적 우수자 10명은 현업에 복귀했다. 2차 교육자는 5명으로 이 가운데 1명이 퇴직해 4명이 2개월간 재교육을 받고 평가를 받아야 한다. 2차 교육에서도 통과하지 못하면 마지막 3차 교육(1개월)을 거쳐야 하고 미통과자는 퇴출되는 방식이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일본 MK택시 수석졸업...현지인들 감탄시킨 ‘쏘나타 택시’ 정태성씨

    일본 MK택시 수석졸업...현지인들 감탄시킨 ‘쏘나타 택시’ 정태성씨

    ‘세계 최고의 기사’가 되겠다는 포부에 비해 택시 모양새는 영 어울리지 않아 보였다. 지난 5일 오전 10시쯤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정태성(47·서울 월계동) 씨의 쏘나타 개인택시에 올랐다. 큰 목소리가 들려왔다. 벚꽃축제 개막 사흘을 앞둔 윤중로를 달렸는데 그랬다. 노량진역 근처에서 첫 손님으로 택시에 오른 김진수(34·회사원)씨는 “세심한 부분까지 배려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가는 내내 지루하지 않게 말을 걸어줘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정씨가 손님에게 던진 질문은 “지금 온도 괜찮습니까?” “급한 일 있으시면 좀 빨리 갈까요?” 등이었다. 예약 손님에게 다가갈 때 그의 본색(?)이 드러난다. 차에서 내려 왼손으로 뒷문을 열고, 오른손을 뒷문 윗부분에 갖다대 손님의 머리를 보호한다. ‘뭐 이렇게 황송하게까지?’하며 당황하던 손님들도 마음을 다한 친절에 고개를 끄덕인다. 유하나(28·회사원)씨는 “이런 경험은 처음인데 대접받는 기분이 들어 좋았다. 정말 친절해서 또 이용하고 싶다.”고 말했다. 택시 안에는 정씨가 직접 만든 33개의 ‘친절 매뉴얼’이 있다. 여러 상황에 맞춘 고객 응대법이 망라돼 있다. 비상약품 키트도 준비돼 있다. 셔츠도 매일 갈아 입고 넥타이와 어울리는지도 꼼꼼히 살핀다. 올해로 15년째 택시 핸들을 잡는 정씨는 여러 모로 남다르다. 1997년부터 법인택시, 2000년부터 개인택시를 했다. 부친은 육사 14기 출신으로 준장까지 지낸 정헌택(2002년 작고) 씨이고 형은 미국 벨연구소를 거쳐 조지아주립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정태철(49)씨다. 이른바 ´좋은 집안´ 출신. 하지만 군부독재 시절, 장군의 아들이란 점을 고민하던 그는 작가의 길을 걷기 위해 명지고 2학년을 중퇴했다. “작가가 되려면 광부, 농부, 원양어선 선원, 택시기사 등 어렵고 힘든 일을 해 봐야한다고 생각했다.” 이삿짐센터, 공장, 홀서빙등 50개가 넘는 일들을 경험한 뒤 1993년부터 2년여 운영하던 광고 사업이 부도를 맞고 친인척들을 빚쟁이로 만들었다. 딸까지 참담하게 잃은 그는 잠실대교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하려 했다. 하지만 난간에서 “아빠”라고 부르는 딸의 환청이 들렸다. 죽을 용기로 세상을 살아야겠다고 마음을 바꿨다. 장사를 해볼까 했지만 자금이 없었다. 그 즈음 어릴 적 꿈이었던 택시기사가 그의 마음에 들어왔다. 택시일을 하겠다고 하자 부인의 만류가 심했다. 주위 시선도 그렇고, 더 안정적인 직업을 찾아보라는 당부가 이어졌다. 하지만 정씨는 흔들리지 않았다. 비좁은 공간이지만 답답한 사무실을 벗어나 경치도 즐기고 일한 만큼 보상받는 것이 좋았다고 했다. 무엇보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 좋았다. 2002년에 부친이 세상을 떠나며 “난 세계 최고의 장군이 될 수 없었지만 넌 세계 최고의 택시기사가 될 수 있다.”는 유언을 남긴 것이 큰 힘이 됐다. 최고가 되려면 최고의 스승을 만나야 한다는 생각에 택시 1700여대를 보유한 일본 최대 업체 MK에 들어가 일을 배우겠다고 결심했다. 신입사원 연수를 받고 싶다고 편지를 썼다. 아무 반응이 없었다. 답답해진 정씨는 청와대, 주한 일본대사관, 서울시, 대기업들에 추천서를 써달라는 편지를 보냈고 대기업 두 군데에서 추천해줘 MK의 문을 다시 두드렸으나 여전히 답이 오지 않았다. “자기네 직원이 아니면 연수를 하지 않는 것이 방침이라고 하더군요.” 포기할 즈음, 국내에도 잘 알려진 유봉식(73) MK그룹 회장의 동생인 유태식(72) 부회장이 우리 국회를 찾는다는 소식을 들었다. 마지막 기회라고 여긴 그는 무작정 국회 본관으로 달려갔다. 일이 되려고 했는지 유 부회장은 그의 편지를 기억하고 있었다. 며칠 뒤 MK에서 기숙사 비용을 받지 않을 테니 연수에 참가하라는 연락이 왔다. 이제 언어가 걸림돌이었다. 2년여 ‘주운야독’(晝運夜讀)을 이어갔다. 일본인 기사보다 늘 앞장섰다. 이방인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던 일본인들도 그의 열심에 마음을 열었다. 2009년 5월부터 두달의 연수를 끝낸 정씨는 3.0 만점으로 수석 졸업했다. 함께 연수한 일본인 기사 중에 최고 점수가 2.0이었다. MK 최초이자 마지막 외국인 수료생에 축하를 보내던 유 부회장에게 “택시 기사의 친절은 단지 돈 버는 수단이 아니라 존재의 이유”라고 밝히자 유 부회장의 눈가가 붉어졌다. 유 부회장은 김포공항에서 겪은 일을 털어놓았다. 종업원이 컵을 탁~ 하고 성의 없이 내려놓더란 것. 유 부회장의 당부가 이어졌다. “한국의 서비스가 아직 멀었다고 생각했다. 서비스 산업 발전을 위해 고국에 돌아가 열심히 일해 달라.” 정씨의 노력은 예서 멈추지 않았다. 아직도 수동 기어를 고집하는 그는 절약되는 한달 연료비 20만원을 자기계발에 쓰고 있다. 1983년 고졸 검정고시를 거친 그는 일하는 틈틈이 사이버 대학을 다녔고 지난 2월 서울 광운대학 서비스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미지 컨설팅 교육까지 받았는데 그의 멘토 격인 컨설팅 업체 ‘예라고’의 허은아 대표는 “택시 하는 분들이 바쁘기 때문에 결석이 잦을까 걱정했는데 한번도 결석을 안하고 함께 수업을 듣는 이들의 모범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레크리에이션 강사, 웃음 치료사, 서비스경영 최고관리자 등의 자격증을 땄고 논술 지도사, 독서 지도사 자격증 등 화려한 스펙을 자랑한다. 2009년 8월부터 서비스 관련 강의를 시작했고 진지하면서도 열정적인 솜씨가 소문 나 섭외가 줄을 잇고 있다. 집에 가져가는 돈은 한달에 200만원이 되지 않는다. 강연료를 챙기지만 지방을 오가며 교통비로 거의 다 쓴다. 봉사활동 삼아 많이 하지만 가계에 보탬이 되지 않는 일. 동료들은 업계의 열악한 여건이 개선되지 않는 한 헛고생을 한다고 비웃는단다. 하지만 그의 생각은 다르다. “우리 일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부족한 대목이 많지만 내가 조금 변하면서 택시 서비스가 조금 올라갔으면 좋겠다.” 정씨는 “항공대학, 철도대학은 있지만 택시대학은 없지 않느냐?”고 되묻고 “10년 뒤에 택시대학이 만들어지면 총장 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예술계 고교를 다니는 외아들에게 자기 직업을 물려주고 싶어 하는 그는 결혼 19주년 기념일이라며 작은 케이크를 들고 아이처럼 좋아했다. 남들이 우습게 여기는 택시 일을 위해 9년을 준비하고 3년을 갈고 닦은 그는 이미 ‘세계 최고’다. 글 사진 영상콘텐츠부 성민수PD globalsms@seoul.co.kr ●15일 오후 7시 30분 케이블 채널 서울신문STV 방영
  • 택시대학 총장을 꿈꾸는 기사 정태성 씨

    택시대학 총장을 꿈꾸는 기사 정태성 씨

     ’세계 최고의 기사’가 되겠다는 포부에 택시 모양새는 영 어울리지 않아 보였다.  지난 5일 오전 10시쯤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정태성(47·서울 월계동) 씨의 쏘나타 개인택시에 올랐다. 큰 목소리가 들려왔다. 라일락 향기가 코끝을 자극했다. 벚꽃축제 개막 사흘을 앞둔 윤중로를 달렸는데 그랬다.  노량진역 근처에서 첫 손님으로 택시에 오른 김진수(34·회사원)씨는 “세심한 부분까지 배려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가는 내내 지루하지 않게 말을 걸어줘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정씨가 손님에게 던진 질문은 “지금 온도 괜찮습니까?” “급한 일 있으시면 좀 빨리 갈까요?” 등이었다.  예약 손님에게 다가갈 때 그의 본색(?)이 드러난다. 차에서 내려 왼손으로 뒷문을 열고, 오른손을 뒷문 윗부분에 갖다대 손님의 머리를 보호한다. ‘뭐 이렇게 황송하게까지?’ 하며 당황하던 손님들도 진지한 그의 마음을 다한 친절에 고개를 끄덕인다.  유하나(28·회사원)씨는 “이런 경험은 처음인데 대접 받는 기분이 들어 좋았다. 정말 친절해서 또 이용하고 싶다.”고 말했다. 택시 안에는 정씨가 직접 만든 33개의 ‘친절 매뉴얼’이 있다. 여러 상황에 맞춘 고객 응대법이 망라돼 있다. 비상약품 키트도 준비돼 있다. 셔츠도 매일 갈아 입고 넥타이와 어울리는지도 꼼꼼히 살핀다.    ●어렵고 힘든 일 해보는 게 꿈이었다  올해로 15년째 택시 핸들을 잡는 정씨는 여러 모로 남다르다. 1997년부터 법인택시, 2000년부터 개인택시를 했다. 부친은 육사 14기 출신으로 준장까지 지낸 정헌택(2002년 작고) 씨이고 형은 미국 벨연구소를 거쳐 조지아주립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정태철(49)씨다. 이른바 ‘좋은 집안’ 출신. 하지만 군부독재 시절, 장군의 아들이란 점을 고민하던 그는 작가의 길을 걷기 위해 명지고 2학년을 중퇴했다.  “작가가 되려면 광부, 농부, 원양어선 선원, 택시기사 등 어렵고 힘든 일을 해보겠다고 생각했다.”  이삿짐센터, 공장, 홀서빙등 50개가 넘는 일들을 경험한 뒤 1993년부터 2년여 운영하던 광고 사업이 부도를 맞고 친인척들을 빚쟁이로 만들었다. 딸까지 참담하게 잃은 그는 잠실대교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하려 했다. 하지만 난간에서 “아빠”라고 부르는 딸의 환청이 들렸다. 죽을 용기로 세상을 살아야겠다고 마음을 바꿨다.  장사를 해볼까 했지만 자금이 없었다. 그 즈음 어릴 적 꿈이었던 택시기사가 그의 마음에 들어왔다.    ●세계 최고의 택시기사가 되거라  택시일을 하겠다고 하자 부인의 만류가 심했다. 주위 시선도 그렇고, 더 안정적인 직업을 찾아보라는 당부가 이어졌다. 하지만 정씨는 흔들리지 않았다. 비좁은 공간이지만 답답한 사무실을 벗어나 경치도 즐기고 일한 만큼 보상받는 것이 좋았다고 했다. 무엇보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 좋았다. 2002년에 부친이 세상을 떠나며 “난 세계 최고의 장군이 될 수 없었지만 넌 세계 최고의 택시기사가 될 수 있다.”는 유언을 남긴 것이 큰 힘이 됐다.    ●일본의 그 유명한 MK를 가다  최고가 되려면 최고의 스승을 만나야 한다는 생각에 택시 1700여대를 보유한 일본 최대 업체 MK에 들어가 일을 배우겠다고 결심했다. 신입사원 연수를 받고 싶다고 편지를 썼다. 아무 반응이 없었다. 답답해진 정씨는 청와대, 주한 일본대사관, 서울시, 대기업들에 추천서를 써달라는 편지를 보냈고 대기업 두 군데에서 추천해줘 MK의 문을 다시 두드렸으나 여전히 답이 오지 않았다. “자기네 직원이 아니면 연수를 하지 않는 것이 방침이라고 하더군요.”  포기할 즈음, 국내에도 잘 알려진 유봉식(73) MK그룹 회장의 동생인 유태식(72) 부회장이 우리 국회를 찾는다는 소식을 들었다. 마지막 기회라고 여긴 그는 무작정 국회 본관으로 달려갔다. 일이 되려고 했는지 유 부회장은 그의 편지를 기억하고 있었다. 며칠 뒤 MK에서 기숙사 비용을 받지 않을테니 연수에 참가하라는 연락이 왔다.    ●서비스의 대부를 울리다  이제 언어가 걸림돌이었다. 2년여 ‘주운야독(晝運夜讀)’을 이어갔다. 일본인 기사보다 늘 앞장 섰다. 이방인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던 일본인들도 그의 열심에 마음을 열었다. 2009년 5월부터 두달의 연수를 끝낸 정씨는 3.0 만점으로 수석 졸업했다. 함께 연수한 일본인 기사 중에 최고 점수가 2.0이었다. MK 최초이자 마지막 외국인 수료생에 축하를 보내던 유 부회장에게 “택시 기사의 친절은 단지 돈 버는 수단이 아니라 존재의 이유”라고 밝히자 유 부회장의 눈가가 붉어졌다. 유 부회장은 김포공항에서 겪은 일을 털어놓았다. 종업원이 컵을 탁~ 하고 성의 없이 내려놓더란 것. 유 부회장의 당부가 이어졌다. “한국의 서비스가 아직 멀었다고 생각했다. 서비스 산업 발전을 위해 고국에 돌아가 열심히 일해 주세요.”    ●정말 화려한 스펙 쌓기  정씨의 노력은 예서 멈추지 않았다. 아직도 수동 기어를 고집하는 그는 절약되는 한달 연료비 20만원을 자기계발에 쓰고 있다. 1983년 고졸 검정고시를 거친 그는 일하는 틈틈이 사이버 대학을 다녔고 지난 2월 서울 광운대학 서비스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미지 컨설팅 교육까지 받았는데 그의 멘토 격인 컨설팅 업체 ‘예라고’의 허은아 대표는 “택시 하는 분들이 바쁘기 때문에 결석이 잦을까 걱정했는데 한 번도 결석을 안하고 함께 수업을 듣는 이들의 모범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레크리에이션 강사, 웃음 치료사, 서비스경영 최고관리자 등의 자격증을 땄고 논술 지도사, 독서 지도사 자격증 등 화려한 스펙을 자랑한다. 2009년 8월부터 서비스 관련 강의를 시작했고 진지하면서도 열정적인 솜씨가 소문 나 섭외가 줄을 잇고 있다.    ●택시대학 총장을 꿈꾸다  집에 가져가는 돈은 한달에 200만원이 되지 않는다. 강연료를 챙기지만 지방을 오가며 교통비로 거의 쓴다. 봉사활동을 많이 하는 것도 가계에 보탬이 되지 않는 일.  동료들은 업계의 열악한 여건이 개선되지 않는 한 헛고생을 한다고 비웃는단다. 하지만 그의 생각은 다르다. “우리 일에 대한 사회적 인식에 부족한 대목이 많지만 내가 조금 변하면서 택시 서비스가 조금 올라갔으면 좋겠다.”  정씨는 “항공대학, 철도대학은 있지만 택시대학은 없지 않느냐?”고 되묻고 “10년 뒤에 택시대학이 만들어지면 총장 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예술계 고교를 다니는 외아들에게 자기 직업을 물려주고 싶어 하는 그는 결혼 19주년 기념일이라며 작은 케이크를 들고 아이처럼 좋아했다.  남들이 우습게 여기는 택시 일을 위해 9년을 준비하고 3년을 갈고 닦은 그는 이미 ‘세계 최고’다.  글·사진 영상콘텐츠부 성민수PD globalsms@seoul.co.kr  ●15일 오후 7시30분 케이블 채널 서울신문STV의 ‘TV 쏙 서울신문’ 방영  
  • [저자와 차 한잔] ‘내마음의 아리아’ 펴낸 안동림 前 청주대 교수

    [저자와 차 한잔] ‘내마음의 아리아’ 펴낸 안동림 前 청주대 교수

    가장 좋아하는 것을 평생 즐기면서 살아갈 수 있다면 그보다 더 행복한 삶이 없을 듯하다. 그런 기준으로 따지자면 안동림 전 청주대 영문학과 교수는 참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를 전공한 영문학자, 장자를 흠모하는 한학자로도 널리 알려진 그는 클래식 음악 애호가들의 멘토로 특히 유명하다. 중학교 1학년 때 음악 선생님에게서 배운 노래들을 통해 음악에 빠져든 이후 그는 평생을 클래식 음악과 벗하며 칼럼니스트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스스로는 비평가도, 전문가도 아니라고 하지만 그가 쓴 책 ‘이 한장의 명반 클래식’은 클래식 입문자들이나 애호가들의 필독서로 꼽힌다. 그가 평생 즐겨 들어 온 오페라 아리아 명곡 63곡을 뽑아 ‘내 마음의 아리아’(현암사 펴냄)를 내놓았다. 지난 5일 서울 성북동의 한 북카페에서 선생을 만났다. 선생이 팔순을 맞은 날이기도 했다. 특별한 가족 행사가 있는지를 여쭸더니 “그런 것 번잡해서 싫다.”고 한다. 오랜 지기인 평론가 이순열 선생과 단골 국밥집에서 만나 얼큰한 우거지국밥을 맛있게 먹고, 차 한잔 마시며 새 책을 평하고 음악 이야기를 나누는 것으로도 충분하단다. “오페라는 줄거리만 보면 통속 소설이나 다름없습니다. 사랑하고, 미워하고, 배신하고…. 그런 오페라가 오래도록 사랑받는 이유는 아름다운 아리아가 있기 때문이죠.” 60여년 동안 클래식 음악을 들어 온 선생에 따르면 클래식 음악 애호가들이 거치는 단계는 대략 이렇다. 관현악에서 출발해 협주곡, 실내악 등 기악곡을 거쳐 결국은 성악곡에 빠지게 된다. 성악곡의 대부분은 오페라 아리아다. “인간의 목소리를 능가하는 악기는 없기 때문입니다. 음악·미술·문학·연극이 총화된 오페라가 클래식 음악의 보석이라면 아리아는 다이아몬드에 해당합니다. 아름다운 가사와 멜로디의 오페라 아리아는 결국 음악 사랑의 종착역인 셈입니다.”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든 선생에게 오페라 아리아는 언제나 절실한 향수(鄕愁)로 와 닿는다. 평양 태생인 그는 전쟁 통에 고향을 떠나 살면서 가난하고 외로운 젊을 날을 보내야 했다. 무엇으로도 메워지지 않았던 고독한 마음을 달래 주었던 것은 바로 오페라 아리아였다. 마음속에 보석처럼 담아 두었던 아리아들을 이번 책에 담담하게 풀어냈다. 푸치니의 라보엠 중 ‘그대의 찬손’과 ‘제 이름은 미미입니다’처럼 클래식 초보자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대중적인 아리아부터 그가 콧노래로 즐겨 부르는 레하르의 오페레타 명랑한 과부 중 ‘빌리야의 노래’와 가장 좋아하는 모차르트의 돈 조반니 중 ‘카탈로그의 노래’까지. 요란한 것을 싫어하는 그답게 화려한 수식과 달콤한 감상을 배제하는 대신 꼭 필요한 정보를 알차게 담았다. 오페라의 핵심 내용과 함께 아리아 원문 가사와 한글 번역, 작곡가와 명연주 및 명가수에 얽힌 에피소드 등을 친절하게 곁들였다. 책 발매에 맞춰 음반사 EMI는 책에 소개된 아리아들을 담은 동명의 음반을 출시했다. 선생은 이번 책을 통해 오페라가 개화기 이후 일본을 거쳐 들어오면서 통용돼 온 엉뚱한 아리아 번역을 원전에 최대한 근접하게 바로잡으려고 노력했다. 예컨대 ‘청아한 아리아’가 아닌 ‘거룩한 아리아’(베르디의 아이다 중)로, ‘바람에 날리는 갈대와 같이’를 ‘바람에 날리는 깃털같이’(베르디의 리골레토 중)로 바꿨다. 또 그의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외국어 표기를 현재 통용되는 맞춤법에 따르지 않고 원어 발음에 최대한 근접해서 썼다. 독자들이 클래식음악과 아리아의 원래 내용과 참맛에 다가가도록 하기 위해서다. 책은 지난 3월까지 2년여에 걸쳐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캐스트에 연재했던 내용들을 수정 증보한 것이다. “인터넷 세대에 아름다운 오페라 아리아의 세계를 알려주고 싶어 시작했던 일”이라며 “ 주옥같은 오페라 아리아가 지치고 외로운 내 마음을 위로해 주었듯이 독자들도 각자의 마음 속 아리아를 발견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3만 5000원. 함혜리 문화에디터 lotus@seoul.co.kr
  • 여성과학기술인 연차대회

    여성 과학기술인과 국회·정부 관계자, 과학기술계 전문가, 예비 여성 과학기술인들은 8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소통과 창조-더 큰 여성, 더 큰 나라’를 주제로 ‘2011년 여성과학기술인 연차대회’를 열었다. 행사에는 백희영 여성가족부 장관, 김영식 교육과학기술부 연구개발정책실장, 이현구 청와대 과학기술특별보좌관 등 200여명의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행사에서는 여성의 과학기술분야 진출을 지원한 우수기관에 대한 시상과 정책포럼, 강연, 멘토링 등이 진행됐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이은미 결혼 소식 뒤늦게 전해져…“이젠 남편있어요”

    이은미 결혼 소식 뒤늦게 전해져…“이젠 남편있어요”

    MBC ‘위대한 탄생’에서 멘토로 활약 중인 ‘맨발의 디바’ 이은미가 재미교포 사업가와의 결혼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를 모으고 있다. 6일 소속사 네오비즈 측은 “지난 1월 1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바바라 시의 모처에서 가까운 지인들만 참석한 가운데 무역업을 하는 재미교포와 조촐한 결혼식을 올렸다.”면서 “올봄 강남 모처에 신접살림을 차리게 됐다.”고 밝혔다. 이은미의 남편은 데뷔 시절부터 20여 년간 소중한 인연을 맺어 온 지인으로 따뜻한 인품과 자상함으로 이은미의 곁을 묵묵히 지켜오던 중 앞으로의 날을 함께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은미는 뒤늦은 결혼 발표에 대해 “바로 알려 드리지 못한 점 송구스럽다. 공인이 아닌 사업을 하는 일반인이다 보니 언론에 알려지기보단 지켜주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된 배려와 조심스러움으로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다.”며 양해를 구했다. 이어 “오랜 세월 친구로 지내오다 같은 곳을 함께 바라보고 미래를 함께할 수 있는 사람이라 여겨 결혼을 결심하게 됐다.”며 “따뜻한 격려와 배려로 언제나 지지해 주고 묵묵히 지켜봐 준 소중한 사람”이라고 결심하게 된 계기를 전했다. 아울러 이은미는 “내 부족함을 따뜻한 가슴으로 안아주는 친구이자 연인인 한 사람을 만나게 돼 결혼하게 된 건 큰 축복인 것 같다.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살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사진=네오비즈 서울신문 나우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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