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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토] 레이양, 과감한 앞트임 지퍼 드레스…S라인 몸매 ‘아찔’

    [포토] 레이양, 과감한 앞트임 지퍼 드레스…S라인 몸매 ‘아찔’

    ‘프로듀스 101’의 바디 멘토 레이양이 패션 화보를 통해 완벽 S라인 몸매를 드러냈다. 패션 매거진 싱글즈(Singles)는 2일 레이양의 화보를 공개했다. 공개된 화보 속 레이양은 각선미가 돋보이는 앞트임 블랙 드레스에 운동화를 매치, 섹시하면서도 건강한 느낌을 준다. 특히 그는 하이힐이 아닌 운동화를 신고도 8등신 황금비율을 과시해 눈길을 끌었다. 레이양은 화보 촬영장에서 콘셉트를 완벽히 이해하며 감정선을 잡아 촬영을 리드하는 것은 물론 섬세한 표현력으로 촬영 스태프들의 극찬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국청소년멘토링연합, 지하철 입구 금연 캠페인 벌여

    한국청소년멘토링연합, 지하철 입구 금연 캠페인 벌여

    한국청소년멘토링연합(협동조합)은 성장기에 있는 청소년들의 흡연예방과 2016년5월부터 서울시 지하철 입구 10M이내에서는 금연구역임을 알리는 유인물 배포와 함께, 금연의 중요성을 인식시키는 캠페인을 2016년5월2일(월) 오전 7시부터 9시까지 2시간 동안 한국청소년멘토링연합 소속 금연강사, 광진구 보건소, 대학생과 함께 금연캠페인을 실시했다. 이날 캠페인에는 한국청소년멘토링연합 금연강사, 광진구보건소 금연상담사와 담당 팀장님, 대학생 등 20여명 참여하여 시민과 청소을 대상으로 캠페인을 실시했다. 이날 캠페인에서는 서울시에서 제작한 지하철 입구 10M이내 금연구역, 2016년 9월부터 위반시 10만원이하의 과태료 부과. 흡연 및 간접흡연의 피해 등을 알리는 유인물을 배포했다. 이날 광진구 보건소와 합동으로 금연캠페인을 시행한 한국청소년멘토링연합 흡연예방연구소에 의하면 성인들뿐만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금연 서포터즈를 만들어 지속적인 캠페인 활동을 한다면 흡연율을 낮추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번 캠페인을 통해 성인 및 청소년 흡연예방의 중요성 인식과 모두 금연에 대한 의지를 다짐하고 가족의 건강 위해 필요한 금연문화 정착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미국, 필리핀 유학 멘토…어학실력 향상과 안전한 생활관리를 동시에

    미국, 필리핀 유학 멘토…어학실력 향상과 안전한 생활관리를 동시에

    미국 조기유학을 알아볼 때 올바른 선택을 위해서는 학생의 영어실력 향상과 함께 안전성이 보장된 곳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영어실력은 어릴수록 배우는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많은 학부모들이 방학을 통해 영어향상을 위한 미국 학교 체험 혹은 필리핀 몰입영어 프로그램을 선호하고 있다. 더 나아가 좀더 전문적인 학업 영어 및 생활영어를 익히기 위해 유학으로의 상담도 함께 이뤄지고 있다. 헬로우에듀는 유학의 꿈을 지닌 학생들이 미국 동서부의 8학군으로 불리우는 명문 교육도시 및 필리핀 5대 명문 사립학교에서 현지 학생들과 어울리고 학업적인 언어를 습득하면서 현지 생활을 하고 유학생활에서 힘들고 어려운 점을 다독여줄 수 있는 전문적인 상담 관리자가 있는 유학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필리핀 영어몰입형 관리유학필리핀 마닐라의 5대 명문 사립학교에 재학하고 방과후 직영 학원에서 1:1 개인 집중과외를 통해 영어실력을 쌓는 가운데 기숙사 생활을 통해 생활관리까지 받는 안심형 관리형유학을 진행하고 있다. 정규학교에 재학하면서 현지 학생들 혹은 해외에서 온 다양한 국제학생들과의 수업을 통해 전 세계를 경험할 수 있고, 매일 이뤄지는 개인 맞춤형 수업을 통해 영어실력 향상을 도모할 수 있다. 기숙사 내에서도 원어민 선생님의 추가 학습관리가 이뤄져 학생들은 24시간동안 영어환경에 노출돼 있고 관리교사의 관리를 받으며 24시간 안심 유학생활을 하게 된다. 미국 동서부 교육 8학군 교육도시 내 명문 종교계학교 재학 및 검증된 홈스테이와 생활학교 위치, 선생님 비율, 대학진학률, 학교 인지도 등을 고려해 엄선된 학교들과 헬로우에듀 현지 관리자의 철저한 경찰신원조회를 모두 통과한 현지인 홈스테이와 생활하는 프로그램으로 영어와 안전 두 가지를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또한 학생들이 공부하는데 가장 알맞은 기후와 환경을 지닌 서부지역인 캘리포니아, 한국의 제주도와 비슷한 온화한 기후를 보이는 아틀란타, 한국과 비슷한 워싱턴D.C.에서 진행돼 주위환경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했다는 평가다. 대학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을 위해 현지에서 진행되는 학생 개개인에 맞춘 진학 상담 및 멘토링이 진행되어 학생들이 목표로 하는 대학과 그 이상의 학교에 진학할 수 있도록 관리된다. 한편 헬로우에듀는 2016년 9월학기 미국 조기유학 참가자 및 6월학기 필리핀 안심관리형유학 프로그램 참가자를 모집한다. 참가 학생들은 별도의 영어시험(SLEP 및 ELTiS 시험)을 통해 영어실력을 확인할 수 있으며 매달 학업 및 생활에 대한 리포트를 받아 학생들의 유학생활을 확인할 수 있다. 미국, 필리핀 조기유학 프로그램 외에 재단사립유학 및 공립유학, 뉴질랜드 조기유학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자세한 사항은 헬로우에듀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1쿼터에만 43점´ 샌안토니오, OKC와 2라운드 첫판 막강 화력 과시

    ´1쿼터에만 43점´ 샌안토니오, OKC와 2라운드 첫판 막강 화력 과시

     미국프로농구(NBA) 샌안토니오가 무시무시한 화력을 뽐냈다.  샌안토니오는 1일 텍사스주 AT&T 센터로 불러들인 오클라호마시티와의 서부콘퍼런스 플레이오프 2라운드(4강) 1차전에서 1쿼터에만 43점을 퍼부으는 압도적인 공격력으로 상대를 124-92로 눌렀다. 전반을 73-40으로 앞섰는데 카와이 레너드가 20득점, 라마커스 알드리지가 25득점을 기록했다. 레너드은 커리어 최다 기록이었고, 알드리지는 팀 덩컨이 2013 파이널 6차전 후반 25득점에 이어 같은 점수 이상 득점한 첫 샌안토니오 선수가 됐다. 그레그 포포비치가 지휘봉을 잡은 뒤 샌안토니오가 전반까지 두 선수나 20득점 이상 기록한 것은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를 통틀어 처음이었다.    알드리지가 38득점, 레너드가 25득점으로 앞장섰다. 샌안토니오의 야투 성공률은 무려 60.7%에 이르렀고 3점슛 성공률도 60.0%(9개)를 기록하는 등 무서운 공격력을 과시했다. 어시스트에서도 샌안토니오는 39개를 기록해 23개에 그친 상대를 압도했다. 오클라호마시티는 세르지 이바카가 19득점, 케빈 듀랜트가 16득점을 기록했지만 속절 없이 32점 차 완패를 당했다. 정규리그 서부콘퍼런스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샌안토니오는 1라운드에서 멤피스에 4승을 거둔 뒤 다섯 경기 연승을 내달렸다.   샷클락 제도가 도입된 이후 샌안토니오의 전반 43득점은 플레이오프 경기의 전후반을 통틀어 여섯 번째로 달성한 기록이었다. 샌안토니오는 2006년 새크라멘토에 같은 굴욕을 안긴 마지막 팀이었다. 앞서 다섯 차례 모두 시리즈를 가져갔다. 전반까지 33점 앞선 것은 프랜차이즈 역사에서 두 번째로 큰 점수 차이였는데 1983년 덴버를 상대로 82점을 올린 것, 2006년 새크라멘토 상대로 73점을 넣었을 때와 타이 기록이다.    한편 서부 1번 시드 골든스테이트는 2일 오라클 아레나로 불러들이는 포틀랜드와 플레이오프 1라운드 1차전에 나선다. 골든스테이트의 주포 스테픈 커리는 복귀 시점으로 잡힌 오는 10일보다 조금 일찍 코트에 돌아오고 싶다는 뜻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커버스토리] 유치원쌤… 수간호사…브라 기획자… 이건, 남자의 길

    [커버스토리] 유치원쌤… 수간호사…브라 기획자… 이건, 남자의 길

    남성보다 뛰어난 ‘알파걸’이 속속 등장하는 반면 여성 중심의 직업에 뛰어든 ‘알파맨’들도 늘고 있다. 기존의 성 역할을 넘어선 이들은 직업을 사랑하고 최선을 다한다면 세간의 편견쯤은 충분히 넘을 수 있다고 말한다. 유치원 교사, 간호사, 여성 속옷회사 직원 등 전통적으로 ‘금남의 구역’에서 자신만의 길을 개척한 남성 3명을 만났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3년차 유치원 교사 이택민 “남자 선생님 꺼린다고 15번 퇴짜, 겨우 합격했더니 엄마들 항의도, 이젠 서로 아이 맡아 달라 하세요 ” “16차례나 지원해서 유치원 교사가 됐죠. 지금은 저랑 결혼하고 싶다는 아이들이 생길 정도로 인기 만점이에요.” ●전국 남자 유치원 교사 853명… 전체의 1.8%에 불과 지난 20일 경기 성남의 유치원에서 만난 이택민(28)씨는 이곳에 온 지 3년 만에 동네 유명인사가 됐다. 처음에는 남자 교사여서 일부 부모들의 우려가 있었지만, 지금은 그게 기우였다는 걸 다들 깨달았다고 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국 유치원 교사 5만 998명 중 남자는 853명(1.8%)에 불과하다. 이씨는 2007년 가천대 유아교육학과에 입학했다. 59명의 신입생 중 유일한 남성이었다. “아이들이 좋아서 정한 길인데 여자들의 틈바구니에 있으니까 쉽게 소외될 것 같았어요. 그래서 학생회장을 자청했고 잘 버텨냈죠. 그런데 진짜 난관은 취업이었어요.” ●첫해 학부모 2명 “여교사 반으로 아이 옮겨 달라” 요구 이씨는 유치원 15곳에 원서를 넣었다가 다 떨어졌다. 7곳은 서류에서 탈락했고, 8곳은 면접에서 퇴짜를 맞았다. “부모들이 남자 교사는 꺼린다”고 대놓고 탈락시킨 이유를 말하는 원장도 있었다. 결국 16번째 지원을 해 지금의 유치원에 들어왔다. 하지만, 첫해에 학부모 중 2명이 “내 아이는 여교사 반으로 옮겨 달라”고 요구했다. “남자 교사들이 여자 교사보다 섬세하게 신경 쓰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는 부모님들이 많은 건 아직은 어쩔 수 없죠. 여자아이를 둔 부모 중에는 성희롱 등 극단적인 상황을 걱정하기도 합니다. 결국 시간을 두고 직접 보여드리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는 거죠.” ●매일 전화상담하고 화장실 지도는 여교사에게 부탁… 이젠 아빠들 육아 멘토 이씨는 매일 학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아이들의 작은 변화를 알려주고, 수시로 상담을 했다. 불필요한 오해를 없애기 위해 화장실 지도는 여성인 부담임 교사에게 맡겼다. 3년차가 된 올해 눈에 띄는 변화가 나타났다. 한 엄마가 “우리 아이를 이 선생님 반으로 배정해 달라”고 부탁을 해 왔다. ‘프렌대디’(프렌드+대디·친구 같은 아버지)가 주목받는 사회 분위기에 그를 찾는 아빠들도 늘고 있다. “한번은 아빠와 함께 가는 소풍을 기획했더니 아빠들이 아이 교육법에 대해 열성적으로 묻더라구요. 남자 교사라서 좀더 편하게 물어본다고 하시는데, 엄마 양육에서 부모 양육으로 흐름이 바뀌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는 남자 유치원 교사라고 해서 억지로 여성스러움을 연출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전 중3 때까지 철인3종 경기 청소년 국가대표로 활동했어요. 여성이 주류인 직업이니 세밀함 등 여성의 장점을 배우려 하지만 억지로 여성스러워지면 아이들이 먼저 거부감을 나타냅니다. 결국 유치원 교사에게 가장 중요한 자질은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울대병원 어린이병원 수간호사 김장언 “친근한 남자 간호사 더 반기는 세상, 중요한 건 성별 아닌 삶에 대한 태도. 병실서 일할 후배 많아지길 바라죠 ” “예전엔 남자 간호사를 보면 다들 의사로 잘못 알았죠. 하지만 지금은 간호대학 교수 중에도 남자들이 있는걸요.” ●올 간호사 합격자 10%가 남자… 10년 새 10배 늘어 지난 22일 서울대병원 어린이병원 응급실 앞에서 만난 김장언(57) 수간호사는 “중년 이상의 환자들은 일부러 남자 간호사를 찾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남자여서 농담하기도 편하고 이래저래 친근하게들 여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2004년만 해도 간호사 국가시험 합격자 중 남성은 100명에 1명꼴에 불과했다. 그러나 올해는 합격자 10명 중 1명이 남성이다. 10여년 사이에 비중이 얼추 10배가 된 셈이다. 지난 2월에는 전국의 남자 간호사가 1만명을 넘어섰다. 2013년에는 대한남자간호사회도 창립됐다. 이 모임의 초대 회장이 김 수간호사다. ●남자 간호사는 이미 병원 시스템에 정착… 새 영역 개척할 때 “후배들에게 아직 우리 분야는 개척할 부분이 많으니 꿈을 크게 가지라고 말해 줍니다. 이제는 남자 간호사가 병원 시스템에 정착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제가 일하는 어린이병원에 남자가 간호사로 일할 거라곤 상상도 못 했죠.” 하지만 여전히 남자 간호사들은 중환자실이나 수술실에 주로 배치된다. 환자나 보호자와 소통하는 병실 근무는 아직 여자 간호사가 더 능숙하다고 여기는 분위기가 강한 탓이다. 그는 남녀가 서로 다른 방식의 섬세함을 갖고 있다고 했다. 그는 “성별과 관계없이 간호사는 삶과 죽음에 대해 성찰하고 가장 가까운 곳에서 환자를 돕는 직업”이라며 “중요한 건 성별이 아니라 환자를 대하는 태도”라고 강조했다. “초보 간호사 시절 12세 소년이 시한부 선고를 받고 병마와 싸우다 세상을 떠났어요. ‘차라리 수술을 받지 않았다면 2~3년이라도 더 살지 않았을까’ 하는 죄책감에 시달렸죠. 한동안 방황했어요. 결국 삶과 죽음은 인간의 뜻대로 할 수 없다는 결론을 얻었지요. 그래서 순간마다 진심으로 환자를 대하자고 결심했습니다.” ●병역이 남자 간호사 발목… 군의관처럼 전공 살리는 군 보직 생기기를 김 수간호사는 남자 간호사에게 가장 힘든 것은 병역 문제라고 했다. “간호학과는 의대와 마찬가지로 학기마다 시간표가 짜여 있어 연속적으로 공부를 해야 합니다. 하지만 군의관과 같이 전공을 살리는 군 보직이 없어서 일반 병사로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졸업 후에 군대에 가면 취업 전 공백이 생겨서 더 부담이 됩니다.” 그는 이 부분이 후배 남자 간호사들을 위해 가장 해결해 주고 싶은 숙제라고 했다. “제가 처음 간호사를 시작할 때 멘토가 없다는 게 가장 힘들었죠. 그래서 더욱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남자들이 더 많이, 더 활발히 간호 분야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남영비비안 상품기획부 차장 최세훈 “란제리 패션쇼서 얼굴 못 들던 초보, 브래지어 사이즈 척척 꿰는 전문가로, 변태 오해도… 하지만 다 패션입니다” “남자 중학교, 남자 고등학교 그리고 남자들이 득실거리는 체육교육과를 나와 20년 가까이 여성 속옷회사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남자가 여성 속옷을 만들다 보면 당황스러운 일도 있지만, 어차피 다 같은 패션 아닌가요.” ●여성 몸매 보정해 주는 기능성 속옷 담당… 직원 10명 중 3명은 남자 최세훈(42) 남영비비안 상품기획부 차장은 브래지어, 팬티, 슬립 등 여성의 몸매를 보정하는 기능성 속옷을 담당하고 있다. 디자인실과 조율해 상품을 기획하고 생산한 뒤 매장에서 판매하는 전 과정을 관리하는 게 그의 업무다. 1998년부터 무역회사에서 여성 속옷을 수입하는 일을 하다가 2009년 이곳으로 옮겼다. 지난 26일 서울 용산구 본사 쇼룸에서 만난 최 차장은 “1998년 첫 출장으로 프랑스 파리 란제리쇼에 갔을 때는 브래지어와 팬티만 입은 여성 모델들을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했다”고 회상했다. “그래도 지금은 남자 직원의 저변이 넓어져 10명 중 3명은 됩니다.” ●처음엔 매장도 못 들어가고 쇼윈도 너머로 훔쳐봐 자기 의지에 따라 업무 분야를 정한 것은 아니었지만, 내성적이고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이어서 주변에서는 그가 여성 속옷을 기획한다고 하면 깜짝 놀라기도 한다. “2000년에 홈쇼핑 방송의 여성 란제리 홍보 프로그램에 출연했습니다. 그걸 본 친구가 ‘야, 지금 TV에 너랑 똑같이 생긴 사람이 나와서 속옷을 판다’고 연락을 했더군요. 사실 처음에는 시장조사를 다닐 때 부끄러워서 속옷 매장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쇼윈도 너머로 흘끔흘끔 훔쳐보며 조사를 했죠.” 2013년 10명 남짓한 해외시장 조사단의 막내로 일본 출장을 다녀오다가 세관 심사를 받을 때는 ‘변태 성욕자’로 의심을 받기도 했다. “커다란 백팩에 한가득 여성 속옷 샘플을 넣었거든요. 인천공항 검색대에서 제 가방을 열어본 세관 직원이 여자 속옷으로 가득 찬 것을 보고 이상한 사람 취급을 하더군요.” ●속옷 디자인 여전히 금남지대 … 남녀 합작하면 최고의 작품 나올 것 지금은 여성들에게 속옷 제대로 입는 법, 자신에게 맞는 사이즈를 고르는 법 등을 조언해 주는 전문가로 대접받는다. 착용감 등 여성만이 알 수 있는 부분은 가족, 여성 친구, 고객에게 직접 물어본다. “저는 남자니까 자연히 고객에게 조언을 구하는 태도로 접근하죠. 그런데 그런 점이 오히려 고객과 소통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기획이나 마케팅 등이 아닌 속옷 디자인 부서에는 아직 남자가 진출하지 못했다고 한다. “여성 속옷 디자인에도 남자의 역할이 있습니다. 여직원들은 속옷의 작은 부분들 하나하나에 신경을 쓰지만, 남자들은 전체적인 느낌을 더 중요하게 여깁니다. 양쪽이 합쳐졌을 때 최상의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요.”
  • 35년 용접공 ‘자동차의 달인’ 화신 권혁록씨 금탑산업훈장

    35년 용접공 ‘자동차의 달인’ 화신 권혁록씨 금탑산업훈장

    고용노동부는 28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 그랜드볼룸에서 ‘2016년 근로자의 날 유공 시상식’을 갖고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인 화신의 권혁록씨 등 210명에게 훈·포장과 대통령 표창을 시상했다. 금탑산업훈장을 받은 권씨는 중소기업에 입사해 35년간 용접공으로 일하며 능력을 발휘한 끝에 현재의 회사에서 현장책임자인 직장(職長) 자리까지 올랐다. 경북 영천시 언하공단 내에서 ‘자동차의 달인’으로 통하는 등 현장 직원들의 정신적·기술적 멘토로 자리잡았다고 고용부는 설명했다. 이기권 고용부 장관은 “저출산, 고령화, 산업구조 변화 등 급변하는 환경변화 속에서도 열심히 땀흘려 온 수상자들이 희망의 새 시대를 열어가는 주역”이라며 “열심히 일하는 근로자를 더 많이 대우하자는 노동개혁의 취지와 맞아떨어지는 성과를 거뒀다”고 격려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넘치는 여름방학 해외영어캠프…우리 아이에겐 어디가 좋을까?

    넘치는 여름방학 해외영어캠프…우리 아이에겐 어디가 좋을까?

    -총 7개국, 13개 해외영어프로그램을 제안하는 MBC연합캠프와 함께 여름방학 해외캠프를 선택하는데 있어 우리 아이에게 딱 맞는 캠프를 고르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7개국, 13개 해외 영어 프로그램을 제안하는 MBC연합캠프는 우리 아이에게 가장 적합한 캠프가 무엇일지 고민하는 학부모들에게 각 캠프 별 특징을 구분해 알기 쉽게 제시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다양한 액티비티로, 현지 학생들과의 경험을 쌓고 싶다면 썸머캠프를 선택하자! ▶미국동부 썸머캠프동부의 메릴랜드에서 진행되는 기숙형 썸머캠프다. 현지 사립학교 기숙사에서 생활하며 주니어와 시니어로 구분된 프로그램 진행으로 수준에 맞는 썸머 프로그램을 제공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다. ▶미국서부 썸머캠프서부 캘리포니아에서 진행되는 홈스테이형 썸머캠프다. 미국인과의 생활 공유로 더 높은 영어노출 환경에서 영어적 활용이 가능하다. 썸머프로그램과 함께 24시간 미국학생들과 생활하는 아웃도어 캠프도 계획돼 있다. ▶캐나다 밴쿠버 썸머캠프캐나다의 밴쿠버에서 진행되는 홈스테이형 썸머 프로그램다. 아카데믹 ESL과 오후 현지학생들과의 액티비티 수업이 특징이며 2박 3일간의 미국 시애틀로의 투어 일정이 계획되어 있어 캐나다와 미국을 함께 경험할 수 있다. ▶호주 썸머캠프호주 브리즈번에서 진행되는 홈스테이형 스터디 투어 프로그램이다. 한 가지 주제를 다양한 접근 방식(Article, 토론, 현장학습 등)으로 학습함으로서 입체적 교육을 실천한다. 홈스테이 생활로 호주 문화를 가까이서 경험할 수 있는 장점 또한 갖췄다. ESL수업과 정규수업을 함께 공부하며, 취약점을 보완하자! ▶미국동부 스쿨링캠프동부의 조지아주에서 진행되는 홈스테이형 ESL+스쿨링 프로그램이다. 한주간의 썸머 프로그램으로 아카데믹 ESL수업을 듣고, 2주간의 정규수업을 들으며 기초를 다지고 활용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호주 스쿨링캠프호주의 명문 공립학교에서 진행되는 홈스테이형 ESL +스쿨링 프로그램이다. 하루에 ESL수업과 정규수업을 모두 참여할 수 있도록 구성돼 정규수업의 부담을 덜 수 있으며 부족한 부분을 각 수업을 통해 보충할 수 있다. ▶사이판 캠프미국 연방 교육 시스템을 적용한 사이판의 사립학교 기숙형 ESL + 스쿨링 프로그램이다. 약 2주간의 ESL수업과 그 후 바로 진행되는 정규 수업 참여로 영어의 몰입을 극대화할 수 있으며 가까운 사이판에서 미국식 선진 교육을 경험할 수 있다. 여름방학 동안 100%의 정규수업으로 조기유학을 경험하고 싶다면! ▶뉴질랜드 캠프뉴질랜드 최고의 공립학교에서 진행되는 홈스테이형 정규스쿨링 프로그램이다. 현지인과의 홈스테이 생활로 현지 문화를 배울 수 있으며 정규스쿨링 참여로 조기 유학을 경험할 수 있다. 1박 2일간의 로토루아 여행도 계획돼 있다. ▶부모동반 캠프 (뉴질랜드)엄마와 함께가는 호텔형 뉴질랜드 부모동반 캠프다. 초등학교 저학생들도 참여할 수 있는 캠프로서, 정규수업에 참여하며 부모와 함께 현지 적응도를 높인다. 부모는 프로그램을 선택해 캠프를 직접 구성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영어실력을 확실히 향상시키고 싶다면 필리핀을 선택하자 ▶필리핀 알라방힐스 캠프직영 어학원과 기숙사에서 운영되는 영어몰입형 캠프다. 1:1수업과 1:5수업, 그리고 북미권 영어선생님의 발음교정 수업으로 단기간 영어실력을 높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주 3회 진행되는 수학 선행학습으로 수학과 영어를 함께 공부할 수 있다. ▶필리핀 캠브리지힐스 캠프교육동과 숙소동이 함께 위치한 일체형 캠프로서 안전을 중시한 리조트 내에서 모든 활동이 구성된다. 1:1수업과 1:5수업, 그리고 매일 진행되는 수학수업과 1시간의 스포츠 활동이 특징이다. 또한 한국인 문법수업 진행으로 문법의 기초가 필요한 초등생에게 꼭 필요한 캠프다. 다양한 투어 일정으로 학습과 재미를 동시에 잡고 싶다면! ▶영국 글로벌 지식리더캠프유럽학생들과의 다양한 방식의 영어수업과 함께 진행되는 기숙형 캠프다. 다양한 국적이 친구들과의 만남이 장점으로 꼽힌다. 5박 6일간의 서유럽 투어에서는 프랑스, 벨기에, 네덜란드, 독일을 투어하며 각 국가의 특색을 경험하고 견문을 넓힐 수 있다. ▶아이비나사 캠프2주간의 미국 동부를 투어하는 캠프다. 세계 1%의 학생들이 재학중인 아이비리그대학을 탐방하며 재학생 멘토링을 받을 수 있다. 나사캠프에서의 경험은 화면으로만 보던 신비한 우주를 직접 경험하며 학습할 수 있는 일정으로 구성돼 있으며 올랜도 유니버셜 스튜디오와 디즈니랜드 투어는 캠프에서의 즐거움을 제공한다. 저렴한 항공권과 나에게 맞는 홈스테이 찾기 그리고 학교 등록 등 다방면으로 볼 때 해외영어캠프 신청 기간 중 지금 가장 최적기에 해당한다. 캠프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MBC연합캠프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며 전화를 통해 상세히 안내 받을 수 잇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꿈과 희망 주는 기업 특집] CJ그룹, 임직원·교수·대학생이 멘토… ‘꿈키움창의학교’

    [꿈과 희망 주는 기업 특집] CJ그룹, 임직원·교수·대학생이 멘토… ‘꿈키움창의학교’

    “기업은 젊은이들의 꿈지기가 돼야 합니다.” 2011년 서울 중구 필동의 CJ인재원에서 열린 경영계획 워크숍에서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한 말이다. CJ그룹은 이 회장의 청년층 지원 의지에 따라 재능은 있지만 여건이 마땅치 않아 꿈을 펼치기 어려운 청소년들을 위해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CJ도너스캠프가 운영하는 ‘꿈키움창의학교’는 CJ그룹의 청소년을 위한 멘토링 교육 프로그램이다. 꿈키움창의학교에는 지난 3년 동안 모두 300여명의 학생들이 참여했다. CJ푸드빌, CJE&M, CJ오쇼핑 임직원과 대학 교수진 26명, 관련 분야를 전공하는 대학생 26명이 멘토가 되어 청소년들을 돕고 있다. 이 밖에도 CJ그룹은 CJ문화재단을 통해서는 전문 창작자 발굴,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 CJ문화재단은 음악, 영화, 애니메이션, 뮤지컬, 연극 분야의 재능 있는 젊은이들을 발굴해 마음껏 기량을 펼칠 수 있게 해주고 있다. 특히 신인 뮤지션을 지원하는 ‘튠업’과 신인 스토리텔러를 지원하는 ‘프로젝트S’, 뮤지컬, 연극 분야의 신인 공연창작자를 지원하는 ‘크리에이티브마인즈’가 대표적인 프로그램이다. 또 CJ문화재단은 2009년 6월 홍익대 인근에 CJ아지트를 열었다. CJ아지트는 공간 제공과 함께 예술 분야별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젊은 예술인들의 새로운 창작 개발을 돕고 개발된 작품이 더 큰 국내외 무대에 소개될 수 있도록 지원해 오고 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꿈을 이룬 자에게 듣는 꿈 이야기

    꿈을 이룬 자에게 듣는 꿈 이야기

    배우가 직접 몸 풀기와 발성·연기 연습을 가르치고, 프로야구 관계자에게 프로 스포츠 마케팅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작가로부터 글쓰기에 필요한 취재와 다양한 경험의 중요성을 배울 기회가 생긴다. 양천구는 ‘내일그림진로직업체험지원센터’에서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꿈꾸는 날 시즌 1’을 시작한다고 27일 밝혔다. ‘꿈꾸는 날 시즌 1’은 다양한 직업인 멘토단을 구성해 학교를 찾아가서 진로·직업 교육을 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지난해 18개 중·고등학교에서 학생 1만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학생과 학부모들의 반응이 좋아 올해는 33개 중·고교로 확대했다. 기존 직업·진로 프로그램이 현재 인기 있는 직업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양천구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은 미래를 내다본 것으로 멘토단 구성부터 다르다. 구 관계자는 “현재 조언을 듣는 학생들이 직업을 찾는 시점은 적어도 10년 뒤쯤이 될 것”이라며 “지난해에는 3D 프린터, 사물인터넷, 드론 등 미래 직업으로 주목받는 직업인들이 멘토였는데, 학생들이 평소 익숙하지 않은 직업이지만 실제 제품들을 만져보고 조작해보면서 관심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도 미래에 주목받을 직업군으로 멘토단을 구성했다”고 전했다. 직업인 멘토는 학생들에게 학교 정규 교과교육에서 접할 수 없는 생생한 현장의 에피소드, 각 직업군의 장단점, 필요한 자격증이나 소질과 적성 등 학생들에게 흥미로운 내용을 이야기할 계획이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지방재정 새달부터 전면 공개… 마을기업도 100개 육성

    지방재정 새달부터 전면 공개… 마을기업도 100개 육성

    1288개 지자체·공기업·기관 재정 언제 어디서든 한눈에 비교 가능 다음달 1일부터 ‘지방재정 365’ 서비스가 실시된다. 지방재정을 1년 365일 어디서나 투명하게 공개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행정자치부는 2002년부터 지방재정 통합공시, 통합재정개요, 재정연감 등 각종 지방재정 정보를 공개하는 ‘재정고’를 운영해 지방자치단체별 업무추진비, 부채 규모, 행사·축제 경비 등 63종의 재정정보를 비교 공시하는 등 투명성을 높이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쉽게 이해하고 활용하는 측면에서는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따라 27억원을 들여 ‘지방재정 365’ 시스템을 갖췄다. 243개 지자체, 410개 지방공기업, 618개 지방출자·출연기관, 17개 교육청의 재정통계 161종을 한곳에 모아 공개하고 그래프, 그림 등을 최대한 활용해 시각화에 애썼다. 민간활용 및 가치 창출을 촉진하도록 기초 데이터를 개방하는 작업도 곁들였다. 행자부가 정부 조직개편에 따른 출범 500일을 맞아 성과와 과제를 정리했다. 취임 100일을 맞은 홍윤식 장관은 27일 “무실역행(務實力行)의 정신으로 성실히 일하면 대접받는 조직을 만들어 보람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나라를 위해 헌신하고 업무에 몰입하는 사람을 최우선으로 중용하는 인사를 통해 성과 중심의 조직으로 자리매김하도록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정성과 가운데 사회의 핫이슈인 지역 일자리 창출도 눈에 띈다. 고용·소득 증대에 초점을 맞춘 마을기업 100개를 새로 육성하기로 하고 속도를 내고 있다. 취약계층 대상 공동작업장 운영, 지역자원 상품화 등 생산적이고 지속적인 일자리 만들기여서 의미를 더한다. 올해 상반기 17개 시·도 1100여개 사업장에서 6000명 이상을 끌어들일 전망이다. 옥외광고 분야 규제 개혁을 통한 산업 활성화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1월 6일 관련 개정법령을 공포해 오는 7월 7일 시행을 앞뒀다. 신기술을 이용한 디지털 옥외광고 도입을 위해 표시방법 등을 깔끔하게 규정했다. 특정 지역을 지정해 옥외광고 관련 규정을 대폭 완화하는 자유표시구역 도입과 전자게시대, 버스 돌출번호판 광고 등의 규제를 완화해 시장 활성화를 꾀했다. 안전점검 대상 확대, 풍수해 등에 대비한 정기점검 의무화 조항도 무분별한 난립을 막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가 세계에 내로라하는 한류를 행정으로 확산하는 데도 한몫했다. 과학수사 기술 확산을 위해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에 나서기도 했다. 산하인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중심으로 ‘아프리카-아시아 법과학 협의체’(AAFSA) 결성을 주도하고,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 법의학연구소와 기술교류 협력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과제도 적잖다. 전문가들은 생애주기별 원스톱 서비스를 늘리고 모바일을 활용한 공공 서비스 확대, 국민생활과 밀접한 공공데이터 22개 분야 전면 개방 등 ‘정부3.0 생활화’로 국민들에게 한층 다가서기를 주문한다. 행자부는 시·군 조정교부금 제도 개선, 법인지방소득세 공동세 전환 등 지방재정 불균형 완화를 위한 지방재정 및 조세 법령 개정 등을 향후 중점 사업으로 손꼽았다. 지방재정 개혁을 위해서다. 지역특화 규제 혁신, 지방공기업 구조개혁, 마을기업·야시장 지원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채찍을 더할 생각이다. 한편 홍 장관은 취임 뒤 토요일마다 빠지지 않고 정책 행보를 이어갔다. 올 1월 16일 경기 파주시 주민대피시설 점검을 시작으로 지난 23일엔 세종시 민간건물인 ‘미디어플라자’로 이전한 인사혁신처를 방문해 보안관리 상황을 살폈다. 장애인 시설, 독거노인, 쪽방촌 등 사회 약자층을 찾아가 봉사활동에도 힘썼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수요 에세이] 직장 내 성희롱예방정책 20년 전과 지금, 그리고 20년 후/이복실 전 여성가족부 차관

    [수요 에세이] 직장 내 성희롱예방정책 20년 전과 지금, 그리고 20년 후/이복실 전 여성가족부 차관

    지난해 말 어느 중앙부처 사내 게시판에 간부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글이 올랐다. 엘리베이터 보수 공사를 했는데 최신식으로 한다고 내부를 모두 유리로 교체했다. 거울처럼 사용할 수 있는 장점도 있지만 생각지도 않은 반응이 있었다. 어느 여직원이 유리 엘리베이터 내에서 남성들의 쳐다보는 눈길이 불편하다고 게시판에 글을 올린 것이다. 한 간부가 내게 묻는다. “이게 성희롱이냐, 아니냐.” 지금 인권위원회 성희롱 기준에 따르면 ‘이상한 눈빛’은 성희롱에 해당되지 않는다. 성희롱의 기준은 보통 사람이 상식적인 수준에서 느끼는 성적인 불쾌감이나 굴욕감이다. 하지만 게시판 글로 인해 그 기관은 성희롱에 대한 경각심을 갖게 됐다. 게시판이면 어떠랴. 이렇게라도 직원들의 의견이 언제든 존중받고 소통할 수 있으면 건강한 조직이다. 1980년대만 해도 성희롱은 그냥 가벼운 농담으로 받아들여졌다. 말단 직원부터 직장 생활을 시작한 대학교 선배 언니 얘기를 들어 보면 당시엔 내색도 못 하고 참을 수밖에 없었다. 아무도 심각한 문제로 생각하지 않았으니 어디에 호소할 곳도 없었다. 선배 언니들은 말했다. “음담패설은 아무것도 아니야. 너희들은 좋은 세상에 사는 줄 알아.” 성희롱이 문제가 된다는 생각을 갖게 된 것은 불과 20년 전이니 선배들의 말에도 수긍이 간다. 1995년 우리나라 법령에 성희롱이라는 용어가 처음 도입되고 1999년 ‘남녀차별금지 및 구제에 관한 법’이 제정되면서 그해 7월부터 여성가족부의 전신이었던 여성특별위원회에서 성희롱 사건을 접수받기 시작했다. 성희롱이 남녀 차별이라는 인식은 사회 전반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이 모든 변화가 불과 20년 전에 시작됐다. 직장 내 성희롱 문제는 여성의 사회 참여가 증가하면서 나타난 세계적인 공통 현상이다. 우리보다 먼저 여성의 사회 참여를 경험한 미국은 1980년부터 고용평등기회위원회에서 성희롱을 남녀 차별의 한 형태로 보기 시작했다. 현재 미국 미시간대 캐서린 매키넌 로스쿨 교수의 ‘성희롱금지제도의 모델 이론’을 제도화한 것이다. 그녀는 미국의 저명한 페미니스트 법률가로 1979년에 성차별의 한 형태로 성희롱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처음 만들었다. 최근 모 기관에 근무하는 남자 후배를 모처럼 만났다. 이런저런 대화 끝에 후배가 숨은 고충을 토로했다. “우리 상관이 여자인데 회식 자리에서 엉덩이도 툭툭 치고 성희롱 발언도 무지하게 해요.” 내가 한마디했다. “운영지원과에 고충 신청해요. 아니면 하지 말라고 본인에게 얘기하든지.”, “둘 다 못 하겠어요. 그런 일로 신고한다고 할까 봐요. 제가 참든지 피해야죠, 뭐.” 성희롱 사건의 가해자는 평소에 ‘성희롱은 나와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내가 하면 성희롱도 여성이 다 좋아한다’는 착각에 사로잡혀 있었을 수도 있다. 아니면 남자답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진정한 착각은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데서 생기는 것이 아닐까 싶다. 지난해 공기업 여직원들과 멘토링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 공기업은 직원이 1만명 정도 된다. 여성은 10%다. 직장 내 어려움에 대한 얘기들이 자연스레 나왔다. 어느 여성 부장이 최근에 놀란 경험담을 말했다. 회식 도중에 젊은 남자 직원에게 덕담을 건넸단다. “이 대리, 요즘 왜 이리 이뻐졌어?” “무슨 일 있었어요?” 그랬더니 주위에서 놀리더란다. “성희롱이야, 성희롱.” 아무 생각 없이, 특별한 의도 없이 얘기했는데 주위의 반응이 당황스러웠다고 했다. ‘나도 여성이지만 상사니까 말조심해야 하는구나’ 하는 생각과 ‘아니 이뻐졌다는 말이 어때서?’라는 생각이 교차했지만 어쨌든 그 일을 계기로 남자 직원을 대할 때 더 조심한다고 했다. 본인 스스로 남성화돼 가 걱정이라는 다른 여자 부장들도 좋은 교훈이라고 한마디씩 던졌다. 제도 도입 초창기에는 ‘단순한 농담 가지고 왜 그러는지?’, ‘여성들이 너무 예민하고 까탈스러워서’, ‘여성 직원들과는 얘기도 하지 말아야지’, ‘왜 이런 제도는 쓸데없이 만들어 가지고’라는 반응이 대다수였지만 요즘은 확실히 바뀌고 있음을 느낀다. 여러 고위 정치인, 학교, 군대 내에서의 성희롱 사건이 사회적 공분을 일으키고 제도 개선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더디기는 하지만 조금씩 상대에 대한 배려와 존중을 넘어서서 우리 사회의 인권감수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성희롱 예방을 위한 정책과 법적 장치는 점점 견고해지고 있는 만큼 사회의 의식도 같이 따라가야 하는데 사건이 자꾸 일어나는 걸 보면 변화는 여전히 더딘 것도 같다. 불과 20년 전에는 성희롱 개념에 무지했던 우리 사회가 20년 후에는 우리의 아들과 딸들이 안심하고 살아가는 세상이 되길 꿈꿔 본다.
  • [新전원일기] 덜어내니 맛있는 빵…더했더니 행복한 삶

    [新전원일기] 덜어내니 맛있는 빵…더했더니 행복한 삶

    나를 이곳으로 이끈 것은 ‘함께 나누는 삶’에 대한 그리움이었다. 글을 쓰다 보면 혼자 있는 시간이 늘어만 간다. 고독 속에서 나를 발견하기도 하지만 고독의 늪에 빠져 허우적대기도 한다. 공동체적 삶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안고 살아왔다. ‘내 마음의 월든’을 가슴 깊숙이 품고 살아가면서도 막상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랐다. 도시 아닌 곳에서 살아갈 자신이 없었던 것이다. 나는 풀무학교와 생활협동조합(풀무학교가 만든 생협) 그리고 마을공동체가 아름다운 조화를 이룬 ‘홍동마을’을 마음속 롤모델로 삼고 있었다. ‘귀농 희망 1순위 마을’로 주목받으며 농촌 공동체의 대표적 성공 사례로 꼽히는 홍동마을은 워낙 귀농 희망 인구가 많아 새로운 귀농인에게 나눠 줄 농가가 부족할 지경이라고 한다. 나는 이 홍동마을 공동체의 정겨운 사랑방인 ‘갓골 작은 가게’를 우선 찾아가기로 마음먹었다. 풀무학교의 건립이념인 ‘더불어 사는 평민’이라는 아름다운 글귀를 가슴속에 깊이 간직하고서. 풀무학교 생협이 운영하는 갓골 작은 가게로 들어가기 전 ‘그물코 출판사’와 ‘느티나무 헌책방’에 들러 숨을 골랐다. 누구라도 편안한 마음으로 드나들 수 있는 무인 헌책방은 마치 카페처럼 아늑한 분위기로 책 읽는 시간의 고즈넉함을 느낄 수 있었다. 낡은 피아노 한 대와 창가에 비치는 나무그네의 흔들림이 마음을 가라앉혀 주었다. 갓골 작은 가게에 들어가기도 전에 향긋한 빵 냄새가 풍겨오기 시작했다. 오순도순 모여 빵을 굽고 포장하는 모습이 유리칸막이 너머로 보였다. 내가 약속 시간보다 일찍 도착했기에 모두들 당황하시는 것 같아 ‘금요일이라 차가 막힐 것 같아 일찍 왔다’고 말씀드리고 빵과 커피를 주문해 자리에 앉아 기다렸다. 지역 농부들이 직접 생산한 통밀과 팥으로 만든 빵 한 조각을 입에 넣는 순간, 향긋한 풍미에 눈이 번쩍 뜨였다. 통밀로 자연 발효시킨 빵이 이렇게 맛있다는 것, 갓 구운 빵의 향취란 이런 것이구나 하는 깨달음으로 ‘지금은 한 조각만 먹어야지’라는 처음의 결심을 버리고 팥빵 한 개를 다 먹어버렸다. 이 팥빵을 만든 사람은 누구일까 궁금해지는, ‘그 사람의 삶과 그 사람의 정성’을 생각하게 만드는 정감 어린 맛이었다. # 그 동네 빵맛엔 특별함이 있다 이 놀라운 팥빵을 만드신 분은 바로 장은경(38)씨. 서울에서 일러스트 일을 하던 그는 5년 전 풀무학교 전공부에 입학, 귀농수업을 받고 갓골 작은 가게에서 빵을 만들어 왔다. “1958년에 설립된 풀무학교는 고등부와 전공부로 나뉘는데, 전공부는 귀농을 꿈꾸시는 분들에게 큰 도움이 되는 입문 과정이에요. 오전에는 인문학, 글쓰기, 농업이론 등을 배우고 오후에는 농사를 실습해요. 원래 서울 쌍문동에 살았는데, 쌍문동 바로 옆 창동에 뉴타운 바람이 불면서 경전철이 들어온다더라, 집값이 오른다더라, 말이 많았죠. 쌍문동의 오래된 옛날마을 정서를 참 좋아했는데 뉴타운 열기로 인심이 급변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아팠어요. 더이상 도시에서 살아가기 힘들겠다 싶던 그때, 지인의 소개로 풀무학교 입학희망자 방문기간에 참여하게 되면서 이곳에 정착했지요.” 풀무학교 전공부 선생님들이 지금까지도 인생의 멘토라고 소개하는 은경씨는 재료비를 아끼지 않고 팥을 듬뿍듬뿍 넣어 손님들의 사랑을 받는 빵을 만든다. 장정우(25)씨는 내가 맨 처음 갓골 작은 가게에 발을 들였을 때 가장 먼저 환하게 웃음을 지으며 맞아 주신 분이다. 빵을 만든 지 햇수로 4년차다. “저는 이 마을에서 초·중·고교를 나왔고 대학은 서울로 갔어요. 제대한 후 고민 끝에 고향에 정착했습니다. 아버지는 제가 초등학교 때 이곳으로 귀농을 하셨지요. 3개월 정도는 아르바이트로 일하다가 생협 이사분들이 빵을 만들어 보지 않겠냐고 권유하셔서 빵 만들기에 도전한 뒤 이곳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지난해 7월 갓골 작은 가게의 인테리어를 전면 보수할 때 공동체적인 삶의 보람을 느꼈다고 한다. “원래는 생협에서 유통하는 제품들을 주로 판매했는데, 마을 사람들이 도란도란 이야기도 나누고 차도 한 잔 마실 수 있는 공간이 되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아서 마을 사람들과 함께 보수공사를 했어요. 마을의 목수 어른도 도와주시고, 저희가 이 벽도 다 허물고 다시 칠한 거예요.” # 마을이 내가 되고, 내가 마을이 되는 곳 현재 이곳에서는 10명 정도의 인원이 교대로 근무하면서 생협으로서의 업무와 빵집으로서의 일을 함께 하고 있다. 생협이기에 ‘사장’이라는 개념이 따로 없다. 몽골 출신의 따와(30)씨는 한국에 귀화해 마을에 정착한 후 결혼도 홍동마을에서 했다. 섬세한 손길로 정성스레 빵을 포장하는 그의 모습에서 갓골 작은 가게가 다양한 미래의 꿈을 꾸는 청년들에게 ‘열린 기회’를 제공하는 일자리라는 느낌을 받았다. 도시에서의 틀에 박힌 삶을 뛰어넘어 자신만의 실험적인 삶을 꿈꾸는 이들에게 이곳은 많은 영감을 줄 것이다. 정우씨는 ‘신생 단체도 많고 1인 기업도 많다’고 귀띔해 준다. 은경씨는 이곳이 마을 사람들을 두루 사귀기 좋은 곳, 귀농 준비를 시작하기 좋은 곳이라고 이야기한다. 빵이 워낙 맛있어서 깜짝 놀랐다고 말하며 특별한 비결을 물으니, 은경씨는 “이것저것 더해서 얻은 맛이 아니라 웬만한 건 빼서 얻은 빵맛”이라고 알려준다. 버터나 우유는 물론 흰 설탕도 들어가지 않는다. 보존료, 유화제, 인공향을 쓰지 않고 팥이나 견과류, 통밀도 대부분 지역 농산물을 쓴다. 팥빵뿐 아니라 딸기잼이 들어간 맘모스빵, 치아바타나 바게트도 인기 메뉴다. 정우씨는 동네 사랑방의 역할을 넘어서 생협으로서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화요일마다 빵 만드는 법을 연구하고 생협으로서 해야 하는 역할을 점검할 시간을 갖고 있어요. 조합에서 ‘이것은 좋은 제품이다’라고 합의한 것들만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생협에서 운영하는 갓골 작은 가게의 연매출은 2억원에서 3억원 정도를 오르락내리락하고, 수익금은 시설 리모델링 등 이 지역 발전에 재투자하는 방향으로 쓰이고 있다고 한다. 현대인들이 도시 생활 속에서 끊임없이 불안을 느끼는 이유는 ‘자신이 원하는 삶’과 ‘자신이 하고 있는 일’ 사이에서 균형감각을 찾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직업과 지향이 다른 경우 많은 사람이 갈등한다. 나는 갓골마을 사람들을 보며 따스한 평화로움을 느꼈다. ‘지금 하고 있는 일’과 ‘지금 꿈꾸는 삶’이 일치하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은경씨는 귀농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말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를 경제 활동으로 한정한다면 행복을 느끼기 어렵지요. 여기 와서 참 좋았던 점은 직장에 목매지 않아도 충분히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점이에요. 직업이 삶의 전부는 아니니까요. 직업이 없으면 죽는다는 강박, 백수를 보면 무능하다고 생각하는 시선이 문제가 아닐까요. 이곳엔 김치나 쌀이 떨어지면 두말없이 그 부족함을 채워 주는 이웃이 있어요. 마을공동체가 사람들을 보호해 주는 거죠.” 정말 그렇다. 돈을 벌지 않으면 생존의 밧줄이 끊겨 버린다는 생각이 새로운 상상력을 가로막는다. 경제적인 생존에 집착하느라 사람다운 삶의 방식을 잊어버리는 것이 불안의 핵심이다. 불안의 원인을 해결하지 못하고 불안의 진통제로 ‘소비’를 늘리는 것이 고민의 악순환을 낳는다. ‘돈을 벌면 문제가 해결된다’고 믿는 근시안이 삶을 더욱 팍팍하게 만든다. 은경씨는 이상과 현실의 차이로 고민하는 분들을 위해 친구 이야기를 들려줬다. “친구가 ‘글을 쓰고 싶다’고 해서 (제가) 제안을 했어요. 직장 다니며 글쓰기는 힘드니까, 우리 마을로 오면 내가 먹이고 재워 주겠다. 마음껏 글쓰라고요. 그랬더니 친구가 ‘먹이고 재워 주는 것’만으로는 삶을 유지할 수 없다고 하더군요. 도시에서 누리는 여러 이점을 포기하기 어려웠던 거죠.” 그 친구는 얼마나 소중한 기회를 놓쳐 버린 걸까. ‘먹고 자는 것’만 해결되면 나머지 시간엔 창조적인 삶을 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아깝게 놓쳐 버린 것이다. 스트레스를 ‘소비’로 풀 때, 예컨대 옷장에 옷이 가득하면서도 옷을 산다든지, 각종 엔터테인먼트를 소비함으로써 ‘지친 자신에게 선물을 준다’는 위안에 빠질 때, ‘지금, 여기서도 바로 행복해질 수 있는 기회들’을 속속 놓치는 것은 아닌지. 도시 생활에 익숙했던 은경씨를 홍동마을에 정착하게 한 것은 바로 풀무학교의 아름다운 인연이었다. “저에겐 풀무학교 전공부가 ‘비빌 언덕’이 되어 주었죠. 힘들 때마다 기댈 버팀목이 있다는 것이 좋았어요. 외로움을 많이 타는 성격이지만 이곳에 살면서 조금씩 외로움이 옅어졌어요.” 옅어진 외로움만큼이나 그녀의 얼굴에는 밝아진 미소가 피어올랐다. 여기에서만은 나는 혼자가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을 품게 해주는 곳이야말로 진정한 마음의 고향일 테니. # 책으로 본 귀농, 직접 부딪혀 본 귀농… 소비하는 인간을 넘어, 생산하는 인간이 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정우씨는 귀농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조언한다. “저도 글로는 귀농 성공 사례들을 많이 봤습니다. 귀농의 역사나 이론을 다룬 책들이 많지요. 하지만 어떤 책보다도 하나의 살아 있는 사례를 직접 보는 게 가장 효과적입니다. 친구들에게 귀농의 장점을 이야기했는데 쉽지 않더군요. 저도 모르게 책으로 읽은 지식을 말하게 되더라고요. 그때 결심했습니다. 하나의 성공적인 사례를 제 자신이 직접 보여 주자고.” 도시에서는 수많은 사람을 만나도 좀처럼 서로 속내를 알 수 없지만 이곳에서는 한 사람 한 사람의 개별적인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좋다는 정우씨의 눈빛이 해맑게 빛났다. ‘나’라는 존재가 ‘수천 수만 중의 일분자’가 아닌 ‘이 마을 누구에게나 의미 있는 소중한 한 사람’이 된다는 것이야말로 ‘나’를 확장시키는 내면의 지름길이 아닐까. 왜 우리는 취직을 해야만 ‘나의 일’이 생긴다고 믿게 되었을까. 자연과 함께하는 삶을 배우기 시작한다면, ‘나 혼자 이 도시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강박으로부터 조금씩 자유로워지면 일상 속에서 삶의 향기를 바꾸는 첫걸음을 내디딜 수 있지 않을까. 라이너 마리아 릴케는 이렇게 말했다. “단지 한 걸음이면, 나의 깊은 고난은 복락이 될 것이다.” 정말 딱 한 걸음이면 충분하다. 당신과 내가 삶의 향기를 바꿀 수 있는 일상 속 실천을 시작하는 것. 올바른 먹거리를 찾는 일에서부터 시작해 조금씩 ‘소비의 중독’으로부터 우리의 영혼을 정화시켜 보면 어떨까. 무언가를 돈 주고 사는 것이 아니라 어딘가에서 누군가와 함께 살아 내는 몸짓을 통해서만 우리 삶은 바뀔 수 있다. 소비의 굴레, 의존의 사슬로부터 우리 영혼을 구원해 내는 기나긴 혁명의 여정은 이곳에서 시작되고 있었다. ■글쓴이 작가 정여울 2013년 제3회 전숙희문학상. 주요 작품으로 ‘공부할 권리’, ‘내가 사랑한 유럽top10’, ‘그때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등.
  • 남경필 “경기도發 연정 더 강화할 것”

    남경필 “경기도發 연정 더 강화할 것”

    김진표 등 여야의원 40명 참석 道사업 추진단장에 윤여준 영입 새누리당 소속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25일 “경기도에서 시작된 연정을 더욱 강화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남 지사는 이날 경기지역 20대 총선 당선자들을 옛 도지사 공관으로 초청해 가진 만찬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햇다. 이날 간담회에는 경기 지역 당선인 60명 중 더불어민주당 28명, 새누리당 11명, 정의당 1명 등 40명이 참석했다. 특히 새누리당은 수도권에서 참패하면서 광역단체장과 야당 의원들 간의 협치가 주요 이슈로 부상했다. 지난 2014년 지방선거 당시 도지사 선거에서 남 지사에게 패했던 더민주 김진표 당선자는 “(20대 국회가 여소야대로 바뀌며) 대한민국 정치에서 연정이 불가피한 상황을 국민이 만들어줬다”며 “남 지사가 2년 동안 해본 경험을 중앙정치에서 어떻게 확대해 나갈 것인지를 깊이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남 지사는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을 ‘경기도 지무크(G-MOOC) 추진단장’으로 사실상 영입 완료했다. 이날 경기도에 따르면 윤 전 장관은 최근 남 지사가 중점 추진하는 온라인 평생교육사업인 지무크 추진단장 공모에 지원했다. 추진단장은 오는 28일 응모자 면접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형식은 윤 전 장관이 공모에 참여하는 방식을 취했으나, 실질적으로는 남 지사가 윤 전 장관에게 먼저 추진단장 자리를 요청해 이뤄졌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멘토’로 알려진 윤 전 장관은 안 대표의 신당 창당 과정에 참여해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도 관계자는 “지무크에 대해 남 지사의 애정이 많다”며 “윤 전 장관도 실무적인 자리여서 정치적 부담이 적을 것으로 생각해 용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의 4·13총선 참패 이후 차기 대선을 겨냥해 제기된 ‘남경필 조기 등판론’과 맞물린 인재 영입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윤 전 장관은 2002년 대선을 앞두고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총재의 정무특보와 대선후보특보를 지냈고, 2004년 총선 때는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를 도왔으며, 2012년 대선 전에는 안철수 대표와 ‘희망콘서트’를 여는 등 ’킹 메이커’ 역할을 해왔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새누리 중진 “비대위장 외부 영입” 공감대

    새누리 중진 “비대위장 외부 영입” 공감대

    원내대표·비대위장 분리 가능성후보군·선출 방식 구체 논의 안 해오늘 당선자 워크숍서 결정할 듯 새누리당 중진 의원들이 25일 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차기 원내대표와 분리해 외부에서 영입하는 방향으로 공감대를 형성했다. 4선 이상 중진 의원 및 당선자들은 이날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오찬 회동을 하고, 4·13총선 참패 이후 당 수습 방안에 대해 이같이 논의했다고 유의동 원내대변인이 전했다. 다만 원내대표 유력 주자들이 모인 이 자리에서 다음달 3일로 예정된 경선 후보군 정리, 추대 여부 등 구체적인 논의는 오가지 않았다고 한다. 총선 참패 직후 계파를 막론하고 책임론이 불거진 상황에서 친·비박계는 모두 후보 추대를 위한 눈치작전을 펴는 형국이다. 유 원내대변인은 “(비대위원장) 외부 영입에 대해 ‘일리 있다, 그럴 수 있다’고 중진들이 받아들였다”며 “한 달 내에 외부에서 비대위원장을 모셔 올 수 있느냐는 말에도 다들 ‘그럴 수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26일 20대 국회 당선자 워크숍을 통해 이런 부분을 새 당선자들이 판단하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 일각에선 “불과 한 달여짜리 비대위원장을 할 분이 있겠느냐”는 회의적 의견도 나왔다. 회동에는 유력 원내대표 주자군인 비박근혜계 나경원 의원, 친박근혜계 홍문종·유기준 의원, 정진석 당선자 등도 참석했지만 추대론이 논의 석상에 오르진 않았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원내대표 경선이 또다시 계파 대결로 흐를 경우 당이 공멸한다는 위기감 속에 각 계파는 서로 원내대표직을 차지하기 위한 물밑 분위기 조성을 하고 있다. 먼저 친박계 후보군 정리를 위해서는 친박계 핵심인 최경환 의원과 조율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 친박계 참석자는 “친박에서 당연히 (원내대표를) 맡아야겠지만 교통정리를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 의원 역시 비박계 추대 여론에 관심을 갖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 당선자는 상대적으로 옅은 계파색과 대구·경북(TK) 출신이 아닌 충청 대망론에 기대고 있다. 이런 이유로 26일 20대 총선 당선자 대회가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새누리당 혁신모임은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 공동대표의 멘토 역할을 했던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 초청 강연을 들은 뒤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과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만찬 회동을 가졌다. 18대 국회 때 초선 쇄신파 ‘민본21’ 멤버들의 모임으로 김성태 의원이 주최해 황영철, 신성범, 박민식 의원과 주광덕 당선자 등이 참석했다. 황 의원은 “어려울 때일수록 당·청이 하나로 가야 되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를 나눴다”며 말을 아꼈지만 차기 원내대표 인물론, 당 혁신에 대한 고민도 공유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마루180·구글 캠퍼스 서울… 국내 스타트업 요람 가보니

    마루180·구글 캠퍼스 서울… 국내 스타트업 요람 가보니

    “배는 항구에 있을 때 가장 안전하지만, 그것이 배가 만들어진 이유는 아니다.” 소설가 파울로 코엘류의 말은 스타트업 창업자를 떠올리게 한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탄생해 어느덧 우리에게도 익숙해진 ‘스타트업’이란 용어는 기존에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아이디어와 기술을 보유한, 설립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창업 기업을 말한다. 스타트업은 초기 비용이 10억원 이상 들어가는 벤처와 달리 소규모, 저비용으로 창업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현재 전 세계 300여개 도시에 차량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우버’(Uber)나 기업가치가 세계적 호텔 체인인 힐튼과 맞먹는 숙박 공유 서비스 ‘에어비앤비’(Airbnb) 모두 스타트업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실패할 가능성이 큰 것도 사실이다. 스타트업 주변에는 그들을 발굴하고 키우는 단체들이 있다. 스타트업 요람이라고 불리는 아산나눔재단의 ‘마루180’(MARU180), 구글의 ‘캠퍼스 서울’, 은행권청년창업재단의 ‘디캠프’(D camp), 중소기업청 산하 ‘팁스창업타운’, 네이버의 ‘D2 스타트업 팩토리’ 등이다. 이름은 다르지만 임대료가 가장 큰 부담인 스타트업에 물리적 공간을 제공하고 무엇보다도 스타트업의 자생적 생태계를 만드는 데 주력한다는 점이 공통점이다. 이 공간들은 일종의 공동 사무실을 뜻하는 ‘코워킹스페이스’와 달리 선별된 스타트업에 공간뿐 아니라 교육, 마케팅, 홍보, 투자 등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스타트업 성지’로 부상 중인 테헤란로 서울 강남구 강남역에서 삼성역을 잇는 길이 4㎞, 너비 50m의 왕복 10차선 테헤란로. 이 일대는 2000년대까지 정보통신 기업과 벤처 기업의 메카로 군림했다. 2010년 이후 테헤란로는 마이크로소프트, 네오위즈, 넥슨코리아, 엔씨소프트 등이 빠져나가면서 점점 활기를 잃어갔다. 하지만 최근 테헤란로에 심상치 않은 움직임이 엿보인다. 역삼동에 ‘마루 180’, ‘D2 스타트업 팩토리’, ‘디캠프’ 그리고 대치동에 ‘구글 캠퍼스 서울’ 등 스타트업 요람들이 문을 열면서 미래를 위한 태동을 시작했다. 아산나눔재단이 독자적으로 운영하는 마루180은 스타트업이라면 누구나 탐내는 입주 공간이다. 산등성이의 가장 높은 곳을 뜻하는 마루에 ‘역삼로 180’의 180을 덧붙였다. 개관 2주년을 맞은 마루 180은 그동안 86개 스타트업을 지원했다. ‘정주영 에인절투자기금’으로 스타트업에 투자한 돈만 1921억여원에 이른다. 현재 마루 180에는 치열한 경쟁을 뚫은 10개 스타트업이 입주해 있다. 등록된 카드를 접촉시켜야만 움직이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에 오르자 마치 새로운 세계에 온 듯한 기분이 든다. 전동휠을 타고 복도를 누비는 직원부터 족히 2m는 될 것 같은 태권브이 모형이 사무실 한가운데 놓여 있다. 토론할 수 있는 공간이 넘쳐나는 것도 마루 180의 특징이다. 서로 다른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제품 개발 진행 상황을 묻거나 투자받은 기관 정보 등을 공유할 수 있다. 계단, 벽 등 마루 180 곳곳에는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는 사람은 큰일에도 전력을 다한다’와 같은 고 아산 정주영 회장의 말들이 마음을 다잡게 한다. 5층에 나무들과 잔디가 어우러진 옥상 정원은 냉혹한 시장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입주민’들에게 휴식을 제공한다. ● 개발에서 시험까지 한곳에서 가능 대치동 오토웨이타워 지하 2층에 지난 5월 들어선 구글 캠퍼스 서울에는 9개 스타트업이 입주해 있다. 창업한 지 3년 이내, 직원 수 2~8명의 스타트업에만 입주 자격이 주어진다. 구글이 말하는 ‘캠퍼스’는 작업공간, 회의실, 통신망, 카페테리아 등 물리적 공간과 구글 전문가 멘토링, 투자자 연결, 교육 프로그램 등이 함께 제공되는 곳을 의미한다. 캠퍼스 서울은 영국 런던,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이어 세 번째이며 아시아에서는 최초다. 지하 2층이라 갑갑할 것이라는 생각은 기우다. 캠퍼스 서울에는 중정(中庭)과 비슷한 테라스가 있어 햇빛을 맘껏 즐길 수 있다. 로비에서 등록하면 발급되는 빨간색 스티커를 가슴에 붙이고 캠퍼스 투어에 나설 수 있다. 캠퍼스 안으로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안마 기계가 놓은 방이었다. 캠퍼스 입주민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공간이다. 입구 정면 긴 테이블에는 삼성, LG, 애플 등에서 만든 스마트폰은 물론 웨어러블 기기, 드론까지 구비된 디바이스랩이 마련돼 있다. 스타트업들에서 만든 앱 등이 여러 종류의 기기에서 작동이 되는지 한자리에서 즉시 시험해 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캠퍼스 서울의 가장 큰 특징은 스타트업별 칸막이가 없다는 점이다. 브리짓 빔 구글 창업지원팀 수석매니저는 “창업의 길은 고독하고 힘든데 캠퍼스에 합류하면서 얻는 가장 큰 혜택은 ‘함께 꿈을 향해 뛰어갈 동료를 찾을 수 있다’는 점”이라며 “스타트업 간 교류하면서 아이디어를 좀 더 구체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창업자에 입소문… 입주 경쟁률 17대1 마루 180에는 인공지능에 기반한 모바일로 개인 일정을 관리하는 앱인 ‘코노’(KONO)를 만든 코노랩스, 세계 최초 클라우드 기반의 모바일 영상 합성 엔진 기술인 얼라이브를 만든 매버릭, 사용자의 피부 상태를 실시간으로 탐지하고 앱을 통해 피부 관리 팁을 제공하는 웨이웨어러블 등이 입주해 있다. 선발 심사를 거쳐 입주사를 뽑는데, 경쟁률이 17대1에 이른다. 마루 180의 인기는 든든한 지원에 있다. 입주사가 되면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되고 500만원 상당의 홍보 이벤트를 벌일 수 있도록 실비를 지원한다. 또 해외 출장 시 사무공간과 에어비앤비 숙소를 할인 제공한다. 교육과 이벤트도 활발하게 진행된다. 지난 2년간 마루 180에서 열린 스타트업 교육, 네트워킹 이벤트는 모두 769건, 누적 방문자는 32만 9000명에 달한다. 대표적인 행사로는 ‘쫄지마! 창업스쿨’, ‘스타트업 그라인드’ 등이다. 또 1대1 멘토링 프로그램인 ‘멘토링랩’을 통해 투자·홍보·데이터 분석 등 국내의 다양한 전문가들에게 스타트업에 필요한 정보와 조언을 들을 수 있다. ●사업설명회 개최 비용도 전액 지원 이런 전폭적인 지원은 성과로 나타났다. 2014년 4월 14일부터 올해 3월 31일까지 통계를 살펴보면 입주사들의 평균 직원 수가 입주 전에 비해 2배(5.8명→11.9명)로 늘었고 평균 투자금이 10.8배(1억 9500만원→21억 1600만원)로 증가하는 성과를 얻었다. 마루 180 건물 4층에 입주해 있는 브레이브팝스(brave pops) 컴퍼니 이충희(38) 대표는 “저희가 개발한 ‘클래스 123’은 인터넷 학습 운영도구로 초등학교 교사들이 주요 타깃층인데 사업설명회가 꼭 필요했다”며 “지난해 마루 180에서 120여명의 교사들에게 사업설명회를 할 수 있도록 공간과 실비를 제공해 줘 큰 도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구글 캠퍼스 서울에는 스마트폰으로 부르는 야간버스 서비스를 만든 콜버스랩, 실시간 법률·정책 분석 플랫폼을 제공하는 피스컬노트 등이 입주해 있다. 강윤모(31·여) 피스컬노트 한국지사 대표는 “스타트업에 입주 공간이 제공된다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도움이 된다”며 “구글 캠퍼스 서울의 경우 스타트업과 관련된 행사가 끊임없이 열리다 보니 저절로 얻게 되는 최신 정보는 덤”이라고 밝혔다. 피스컬노트는 이번 총선에서 ‘우리동네후보’ 앱을 제공한 바 있다. 강 대표는 피스컬노트에 인수된 우리동네후보의 창업자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권력의 위기마다 문제는 회계였다

    권력의 위기마다 문제는 회계였다

    회계는 어떻게 역사를 지배해왔는가/제이콥 솔 지음/정해영 옮김/메멘토/456쪽/2만 2000원 회계라 하면 ‘복잡한 장부상의 까다로운 숫자놀음’쯤으로 인식되지만 고대 이래 늘상 삶에 영향을 미쳐왔다. 메소포타미아 문명부터 지도자들은 정치관리의 주요 수단으로 회계를 활용했다. 고대 로마의 초대황제 아우구스투스는 개인 회계 기록을 바탕으로 ‘업적록’을 쓴 것으로 유명하다. 로마는 각 가정에서 가계부를 작성해 세리들이 감사하게 할 만큼 회계가 번성했다. 특히 이익, 손실을 빈틈없이 계산하는 복식부기 회계는 재무관리의 근간이다. 그래서 1300년 무렵 이탈리아 북부에서 시작된 복식부기 회계의 도래는 근대정치와 자본주의의 시작으로 여겨진다. 독일 경제학자 베르너 좀바르트만 하더라도 “복식부기 없는 자본주의는 상상할 수 없다”고 일갈한 바 있다. 회계가 삶과 사회조직에서 빼놓을 수 없음에도 간과되기 일쑤이다. ‘회계는 어떻게 역사를 지배해왔는가’는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역사·회계학 교수가 통념을 비틀어 회계를 역사의 중심에 놓아 흥미롭다. 르네상스기부터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700여년에 걸쳐 회계와 관련된 사건과 인간 군상을 건져 올리는 이야기 풀어내기가 신선하다. ●도시공화정 황금기땐 회계를 교육에 융합 책의 큰 주제는 회계의 가치와 투명성을 중시한 조직과 나라들은 융성, 번창했고 그 반대는 쇠락하거나 몰락했다는 점이다. 그 대비의 사례들이 명쾌하다. 융성했던 경우들을 보자. 피렌체·제노바 같은 이탈리아 도시공화정과 황금기 네덜란드, 18~19세기 영국·미국 등 전성기를 누린 국가들은 모두 회계를 교육과정과 종교·도덕 사상, 예술·철학·정치이론에 통합시켰다. 당대 네덜란드에는 회계 학교가 수두룩했고 조세수입을 복식부기로 기록했다고 한다. 그 때문에 17세기 중반 암스테르담은행이 설립되고 네덜란드 공화국은 주식 거래의 본고장으로 부상할 수 있었다. 19세기 투명한 회계가 뿌리를 내린 영국은 세계제국을 건설할 수 있었다. 그래서 18~19세기 영국 철학자들은 회계를 ‘상업적 관리의 도구’일 뿐 아니라 ‘정치적 사유의 도구’로 매김했다. ●프랑스 혁명의 불씨도 부실 회계 탓 그와는 달리 15세기 피렌체 메디치가는 은행업을 통해 막대한 부를 쌓고도 부실한 회계기록 탓에 몰락, 피렌체의 재정 안정성까지 뒤흔들었다. 정확한 회계가 제 입지를 좁힌 것으로 여긴 프랑스 루이 14세가 정직한 회계를 기피한 탓에 왕실 재정이 파탄 났고 프랑스혁명의 불씨를 댕겼다는 사실도 눈길을 끈다. 1929년 대공황, 2008년 금융위기도 부실한 회계가 부른 사회 붕괴의 사례로 꼽힌다. 책에선 회계에 얽힌 부정의 역사도 뿌리 깊고 끈질긴 것으로 드러난다. 로마시대 키케로는 부집정관 마르쿠스 안토니우스가 회계장부를 부실하게 기록하는 방식으로 카이사르에게 훔친 돈을 탕진했다고 주장했다. 상업 공화정이 가장 발달한 시기에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거의 모든 상인은 저만 볼 수 있는 ‘비밀 장부’와 정부 감사에 맞춰 가짜의 ‘공식 장부’ 등 두 개를 갖고 있었다. 루이 16세의 재무총감 네케르는 5000만 리브르의 군사및 부채관련 지출을 ‘특별 지출’로 간주하고 누락해 예산 흑자를 이룬 것으로 허위보고했다. 축소 보고의 효시이다. ●복잡해진 회계, 2008년 금융위기 부르기도 회계가 복잡해지면 사기와 부패도 더욱 복잡한 양상을 띤다. 세계대전 후 경제 성장으로 ‘회계의 황금기’를 맞은 미국만 해도 회계감사 법인 경쟁이 치열해져 거대 회계 스캔들이 잇따라 불거졌다. 2008년 금융위기도 날이 갈수록 전문화되고 복잡해지는 회계로 인한 것임을 부인하기 어렵다. 역사적으로 보자면 재무적 책임성을 정착시키기란 그다지 쉽지 않다. 1340년 제노바 공화정은 중앙정부 관청에 대형 등록부를 설치해 도시국가 제노바 재정을 복식부기로 기록할 정도였다. 그런가 하면 피렌체는 1427년 법에 따라 피렌체 토지 소유자나 상인은 복식장부를 기록해 ‘카타스토’(catasto)라는 정부 세금 감사를 받아야 했다. 선거제 정부가 등장한 19세기 영국에서도 부패, 무책임이 만연했고 재무 책임성 메커니즘을 설계한 초기 미국도 도금시대 대규모 분식회계며 재정스캔들, 재정위기에 휩싸였다. ●투명한 회계 어렵지만 부정의 유혹은 강해 “투명한 회계를 이루기는 어려운 반면 회계 부정의 유혹은 강하고 끈길기다.” 저자는 이렇게 경고하면서 정치적 안전성의 토대인 책임이 복식부기 회계 제도에 크게 의존함을 역설한다. 복식부기 회계야말로 이익 계산뿐 아니라 행정부를 심판하고 책임을 묻기 위한 ‘대차 균형’의 수단이라는 것이다. “복식부기 회계가 처음 시작된 이탈리아에서 ‘대차 균형’은 하느님의 심판과 죄의 증거라는 신성한 측면을 반영할 뿐만 아니라 ‘훌륭한 통치’를 의미했다”는 저자는 결국 이렇게 말한다. “회계는 부와 정치적 안정을 위해 꼭 필요하지만 믿기 힘들 만큼 어렵고 취약하며 아주 위험하기까지 하다. 재무적 책임성을 유지하는 건 예나 지금이나 끊임없는 투쟁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talk] 미군 특훈 받는 육사생도…한국군의 미래는?

    [이일우의 밀리터리talk] 미군 특훈 받는 육사생도…한국군의 미래는?

    미국 뉴욕주 웨스트포인트에 있는 미국 육군사관학교는 매년 4월 초가 되면 미국 내 다른 사관학교나 ROTC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몰려든 사관생도들로 북적댄다. 이들은 이틀간 실전과 같은 다양한 상황을 부여 받고 이 상황에서 그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발휘하며 어느 나라의 어떤 사관학교가 세계 최고인지 치열한 승부를 벌인다. 바로 5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샌드허스트 대회(International Sandhurst Competition)이다. 일반인들이 듣기에 생소한 이 대회에 지난 2013년부터 참가했던 우리나라 육군사관학교 생도들이 대회 참가 두 번 만에 중상위권 성적까지 무섭게 치고 올라오며 새로운 다크호스로 떠올랐다는 소식이다. 정말일까? 2013년 첫 대회 참가 성적 ... 58개 팀 중 52위 샌드허스트 대회는 원래 국제대회가 아니었다. 베트남전이 한창이던 1967년, 미 육사에 파견 근무 중이던 영국 육군 장교의 제안으로 미 육사 생도들의 체력과 소부대 전투기술을 평가하기 위한 경연대회로 시작된 것이 바로 샌드허스트 대회였다. 대회의 이름이 미 육사의 별칭인 웨스트포인트(West point)가 아니라 영국 육군사관학교를 의미하는 샌드허스트(Sandhurst)인 것은 처음 이 대회를 제안한 영국 육군 장교가 대회 우승 상품으로 내걸었던 것이 영국육군 장교용 군도(Officer's Sword)였기 때문이다. 이 대회는 미 해군사관학교와 공군사관학교, 그리고 각 대학의 ROTC가 참가하기 시작하면서 규모가 커졌고, 1994년에는 외국의 사관생도들의 참가가 허용되면서 지금과 같은 ‘사관생도 올림픽’이 되었다. 매년 10여개 국가에서 1000여 명의 생도들이 참가하는 이 대회는 실전에서 필요한 다양한 기량들을 평가한다. 9명으로 1개 분대를 구성(여성 생도 1명 포함 필수)해 실시되는 평가 항목은 개인화기와 공용화기 등 사격술과 체력, 수류탄 투척, 응급처치 및 부상자 수송, 전술통신과 화력지원요청, 군용차량 조작과 같은 전투 기술부터 교전 중 발생할 수 있는 국제법적 문제에 대한 해결 능력 등 대단히 광범위하다. 평가는 개개인에게 대단히 높은 수준의 체력과 숙련된 전투기술을 요구하며, 특히 팀 단위로 평가를 받기 때문에 고도의 팀워크도 필수다. 주최 측인 미 육사는 연평균 30개 팀을, 미 해사와 공사, 해안경비대 사관학교와 ROTC는 연평균 20여 개 팀을 참가시킨다. 해외팀으로는 우리나라와 함께 영국, 캐나다, 칠레, 중국, 멕시코, 독일, 라트비아, 오스트레일리아, 터키, 일본 등 11개 팀이 참가했다. 1994년 해외 생도들이 참가한 이후 우승은 앵글로색슨의 독무대였다. 매년 2개 팀을 출전시키는 영국 육군사관학교가 무려 16차례나 우승하며 세계 최강을 자부하고 있고, 그 뒤를 미국 육군사관학교, 호주, 캐나다 육군사관학교 생도들이 뒤쫓고 있다. 우리나라의 육사는 지난 2013년부터 이 대회에 참가했다. 첫 대회 참가 성적은 58개 팀 가운데 52위. 육사는 국내 최고의 엘리트 장교 양성 기관임을 자부했지만 미국장교와 교리 군사 영어로 진행 되는 대회 특성상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돌아 왔다. 생도들의 절치부심(切齒腐心) 2013년 첫 대회에서 저조한 성적을 거둔 육사는 즉각 원인 분석에 나섰다. 학교에서는 미군 교리와 장비로 진행되는 대회 특성상 생도들이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판단하고, 두 가지 해결책을 내놓았다. 첫째는 육사 자체에서 화랑전투기술경연대회를 정기적으로 개최, 생도들의 개인 전투기술과 팀워크 극대화를 꾀하는 방안이었다. 샌드허스트 대회가 첫 시작은 사관생도들의 전기전술 향상을 위한 내부 경연대회였던 것처럼 육사도 이러한 경연대회를 개최함으로써 생도들의 승부욕을 자극, 개인 전투기술과 팀워크의 극대화를 꾀하려 했던 것이다. 둘째로 미군과의 교육훈련 협력이었다. 첫 대회의 저조한 성적 원인이 언어적 장벽, 정확히는 군사영어로 진행되는 대회에서의 의사 전달이 어려웠다는 점과 손에 익지 않은 미군 총기와 장비를 사용해야 했기 때문에 이에 적응하는 것이 어려웠던 것에 있었다고 지적된 만큼, 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혈맹인 미군과 손을 잡은 것이다. 학교 측이 내놓은 이 같은 대안에 생도들도 적극 호응했다. 생도들은 일과 이후 개인 시간과 휴일을 쪼개 체력과 개인 전투기술, 그리고 군사영어 능력 향상을 위한 자율학습을 자처했고, 이를 화랑전술경연대회에서 유감없이 발휘하며 일취월장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 대회를 통해 선발된 각 분야의 우수자들은 대회 직전 3~5일 가량 주한미군 부대를 오가며 군사영어와 미군장비에 대한 특훈을 받았다. 한 해 동안 절치부심한 육사는 2015년 대회에 다시 도전장을 내밀었다. 결과는 12위. 주최국인 미국과 전통적 강자인 영국 등 영미권 국가들을 제외하면 해외 참가국 가운데는 최상위권 성적이었다. 육사는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생도 교육훈련 시스템을 더욱 다듬고, 미군 교리와 장비 등에 대한 교육훈련과 자체 교리발전을 강화하기 위해 주한미2사단과 교육훈련 분야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대회에는 주한미군 장교들 가운데 웨스트포인트 출신으로 샌드허스트 대회 참가 경험이 있는 장교를 멘토로 선발, 대회 참가팀으로 선발된 생도들을 동두천에 있는 캠프 케이시(Camp Casey)로 보내 미군 전술과 장비에 대한 특별훈련을 받도록 했고, 그 결과 올해 육사팀은 샌드허스트대회에서 종합 13위, 실버 메달 클래스(Silver Standard Patches)에서 1위를 하고 돌아왔다. 세계 최정상급 사관생도들의 경연장에서 불과 세 차례 참가 만에 얻어낸 결과였다. 軍 변화를 위해서는 국민 의식 바뀌어야 각국이 샌드허스트 대회에 생도팀을 파견하는 것은 생도들 간의 경쟁을 통해 생도들 개개인의 성취욕을 자극, 체력과 전술적 기량을 향상시키고, 각국의 각기 다른 전술과 최신 전훈(戰訓)을 교류하여 자신들의 전술과 교리 발전을 꾀하기 위함이다. 육사 역시 생도들의 성취욕을 자극하고, 해외 생도들 간의 교류를 통해 사관생도들의 질적 수준을 더욱 끌어올리기 위해 이 대회 참가를 결정했을 것이다. 첫 대회에서는 저조한 성적을 냈지만, 오히려 이것이 육사 생도들의 자존심을 자극하고 절치부심하게 하는 계기가 되어 불과 2년 뒤 육사는 대회에서 정상급 기량을 보여주며 상위 성적에 랭크되기 시작했다. 고대 중국 은나라를 세운 탕왕(湯王)은 자신을 경계하기 위해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을 세숫대야에 새겨놓고 매일 마음가짐을 새로이 했다고 한다. 매일 발전하기 위해 끊임없이 변화하고 노력하라는 것이다. 기술 발전이 빠른 만큼 현대전 환경은 하루가 다르게 나날이 변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발맞추어 변화하면 전장에서 승리하는 것이고, 그렇지 못하면 도태된다. 육사는 일신우일신했다. 샌드허스트 대회 첫 참가에서 거둔 저조한 성적에 낙담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무엇이 문제인지 진단하여 변화를 모색했다. 불과 3년 만에 두 차례나 국제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을 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교육훈련 시스템을 크게 강화함으로써 전체 생도들의 질적 향상도 달성할 수 있었다. 이와 같은 혁신지향적 사고는 우리 군 전체로 확산될 필요가 있다. 미군은 인류 역사를 통틀어 가장 다양한 유형의 전장 환경에서 가장 다양한 형태의 전투를 경험해 본 실전경험이 가장 풍부한 군대다. 그만큼 배울 것이 많다. 육사는 미국의 생도 경연대회를 벤치마킹하고, 이를 한국화시켜 단기간 내에 사관생도들의 질적 향상을 이끌어냈지만, 매년 한미연합훈련을 실시하고 있는 야전부대에서는 육사와 같이 빠른 속도로 교리발전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장교 양성기관인 육사와 달리 현실적으로 발목을 잡는 요소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한미연합훈련을 하다 보면 미군은 한국군의 안전통제와 관련한 불만을 종종 제기한다. 공포탄 사격훈련을 할 때조차 탄피회수에 매달리고, 전차와 장갑차 등은 훈련장 내에서조차 밀폐조종(조종수가 해치를 닫고 전차 내부에서 조종하는 것)을 꺼리며, 기상이 조금만 악화되면 비행 훈련을 취소하는 등 답답할 정도로 안전에 매달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야전부대도 야전부대 나름의 사정이 있다. 훈련 중 작은 안전사고가 터져도 벌떼처럼 몰려들어 비난하는 언론과 여론을 감당하기 어렵고, 소위 ‘헬리콥터맘’이라 해서 군대에 보낸 자식의 일거수일투족을 확인하는 일부 부모들이 훈련 중 생긴 물집이나 부상에 대해 국방부나 상급부대에 민원을 제기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국제적 수준에서 육사 생도들이 세계 정상급 기량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은 변화에 맞춰 절치부심하며 일신우일신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한국군이 ‘행정군대’나 ‘전시용 군대’와 같은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변화해야 한다. 이러한 변화를 위해서는 안전을 실전적 교육훈련보다 절대 상위의 명제로 인식하고 있는 군의 사고 변화도 필요하지만, 군을 ‘안전’이라는 틀에 가둬놓고 변화와 개혁에 족쇄를 채우고 있는 국민들의 인식 변화가 먼저 선행되어야 하지 않을까? 이일우 군사전문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finmil@nate.com
  • [데스크 시각] 브라질의 막장(?) 민주주의/박상숙 국제부 차장

    [데스크 시각] 브라질의 막장(?) 민주주의/박상숙 국제부 차장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의 탄핵안을 두고 상원이 심사에 들어간다. 이 나라 첫 여성 대통령의 운명이 헤난 칼례이루스 상원의장의 손에 놓였다. 그런데 칼례이루스란 인물과 의회가 자격이 있는지를 두고 말이 많다. 현재 브라질 의원의 60%가량이 부패 혐의로 기소됐거나 조사를 받는 형편이다. 웬만한 허물은 접고 가는 브라질 국민에게도 칼례이루스는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3년 전 그는 모발 이식 수술을 받으려고 대통령 전용기를 맘대로 띄웠다. 탈모의 고통은 공사 분간도 못 하게 할 만큼 크다는 비아냥이 돌면서 여론이 심상치 않자 그는 탑승료로 7500달러를 내놓고 흐지부지 넘어갔다. 거액의 뒷돈을 꿀꺽하는 것은 기본이고 로비스트들에게 혼외 자식의 양육비까지 대게 했으니 심장에도 모발 이식을 했는지 모르겠다. 대통령 유고 시 직무를 승계할 미셰우 테메르 부통령이나 탄핵을 주도한 에두아르투 쿠냐 하원의장도 둘째가라면 서러울 불한당들이다. 특히 돈세탁 혐의까지 받는 쿠냐는 세계 저명 인사들의 탈세 행각을 폭로한 ‘파나마페이퍼스’에도 이름을 올렸다. 현재 브라질의 탄핵 정국은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물어뜯는 상황이다. 개인적인 비리가 드러나지 않은 호세프가 부패 세력의 정치적 희생양이 되고 있다는 동정 여론도 나온다. 비리 의원들이 검찰의 칼끝을 피할 ‘방탄 국회’를 만들 요량으로 탄핵 정국을 만들어 냈다는 사실은 불문가지다. 문제는 현재 민심이 비리 정치인들과 함께한다는 점이다. 최악의 경제 탓이다. 브라질 경제는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된다. 실업률이 10%를 넘어선 가운데 실업자 수가 전년 대비 3배나 늘어난 1000만명에 달한다. 임금은 4% 이상 줄었고, 물가 상승률은 9%를 웃돈다. 우파 언론의 선동과 미래에 대한 불안에 시야가 가린 국민은 호세프에게 돌을 던지며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 멘토인 룰라 전 대통령의 각료 임명을 강행해 부패 혐의에 대한 면책특권을 주려는 승부수는 되레 탄핵의 빌미를 줬다. 야당이 ‘꼼수’라며 공세의 고삐를 죄자 민심은 결정적으로 돌아섰다. 1985년 민주 정권이 출범할 만큼 민주주의 역사가 일천한 브라질에서 호세프는 최고 권력자이지만 역설적이게도 약자다. 무장 게릴라로 산전수전 다 겪은 민주 투사 출신에 여성이라는 점 때문이다. 민주주의 토대가 약한 사회일수록 주류로 편입한 민주 인사에 대한 잣대는 특히 엄하다. 얼룩이 많아도 드러나지 않는 검은 옷보다 먹물 한 점 튄 흰옷에 더 눈길이 쏠리는 법이다. 호세프는 측근들의 비리에 미온적으로 대응해 좋은 구실을 제공했다. 더욱이 남성이 주류인 정치권에서 소수자인 여성 정치인은 얼마나 쉬운 ‘먹잇감’인가. “내가 남자였다면 이런 대접을 받지 않았을 것”이라는 탄핵 직후 쏟아낸 울분은 국가원수가 할 소린 아니지만 이해는 간다. 탄핵 주도 세력의 부도덕한 면면을 보면 민주주의에 대한 회의가 든다. 상·하원을 거치면서 외형상 법적 정당성을 확보했다고 해도 중우정치라는 민주정의 약점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그럼에도 “이것(탄핵)이야말로 브라질에서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서구 전문가들은 오히려 긍정한다. 민주주의 핵심은 절차를 중시하는 법치주의에 있는데 브라질 정치가 이에 기초한다는 것이다. 최고 지도자가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하면 민주주의가 심판관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막장이지만 아이러니하게 브라질 민주주의는 움직이고 있다. alex@seoul.co.kr
  • “피해 가족 안정되는 모습 보면 제가 치유되는 기분”

    “피해 가족 안정되는 모습 보면 제가 치유되는 기분”

    가정폭력에 친부 살해한 아동 맡아 가족 위로하고 생계·주거비 지원 도와 경찰청 ‘학대 전담 경찰관’ 공식 출범 “피해 가족이 안정되는 모습을 보면 치유가 되는 기분이에요. ‘경찰이 이런 일까지 하냐’는 시선도 있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잖아요.” 지난 1월 경기도 김포에서는 상습적으로 가정폭력에 시달리던 초등학생이 어머니(46)를 폭행하는 아버지(55)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아동학대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다뤄지는 상황에서 친아버지를 흉기로 살해한 사건은 큰 반향을 일으켰다. 아버지를 살해한 초등학생 동민(11·가명)이는 결국 법원 소년부로 넘겨졌고 현재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김포경찰서 여성청소년과 학대전담경찰관(APO) 이효정(38) 경장은 동민이를 만난 순간을 기억하고 있다. 이 경장이 기억하는 동민이는 가해자이면서 피해자였다. 이 경장은 김포시청,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과 함께 동민이, 어머니, 여동생(6)을 도울 방법을 궁리했다. 이 경장은 “끔찍한 일을 겪고 난 뒤라 어머니의 경계심이 굉장히 컸다”며 “하루에 10시간 동안 같이 있는 날이 있었을 정도로 시간을 많이 보내며 마음을 안정시켜 드렸다”고 말했다. 이 경장의 노력으로 동민이네 가족은 범죄피해자 멘토 위로금 100만원을 받고 기초생활수급 자격을 얻어 월 130만원씩 생계비를 지원받게 됐다. LH에서는 전세자금 6000여만원을 지원했다. 직업이 없던 어머니는 현재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 공부하고 있다. 이 경장은 “동민이도 전학을 가 새로운 학교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가정폭력, 아동학대 사건을 볼 때마다 이 경장은 ‘왜 미리 예방하지 못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속상했다. 이 때문에 이 경장은 경찰의 역할이 범죄 예방부터 피해자 지원까지 커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경장은 “동민이는 이제 저를 ‘경찰 이모’라고 불러요”라면서 “동민이 어머니와는 1주일에 한두 번씩 통화할 정도로 친해졌어요”라고 웃었다. 경찰청은 20일 이 경장과 같이 아동, 노인을 대상으로 한 학대를 전담하는 학대전담경찰관(APO) 공식 출범식을 가졌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애플·구글 키운 ‘실리콘밸리 스승’…‘스티브 잡스 멘토’ 빌 캠벨 별세

    애플·구글 키운 ‘실리콘밸리 스승’…‘스티브 잡스 멘토’ 빌 캠벨 별세

    애플 공동 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멘토로 불리는 빌 캠벨이 18일(현지시간) 암 투병 끝에 별세했다. 75세. 미국 컬럼비아대 미식축구팀 코치 출신인 고인은 1980년 애플과 인연을 처음 맺은 뒤 실리콘밸리서 유명 최고경영자(CEO)들의 ‘코치’로 활약했다. 특히 양대 정보기술(IT) 공룡인 애플과 구글이 사업 초기 기반을 잡는 데 중심 역할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1997년 잡스 복귀 직후 애플 이사회 구성원으로 활동한 고인은 잡스를 도와 아이폰 시리즈의 성공과 이를 통한 애플의 부활을 이끌었다. 캠벨은 잡스 사후에도 2014년까지 17년간 애플에 몸담았다. 애플은 이날 성명을 내고 “애플에 대한 캠벨의 믿음은 누구도 따라올 수 없으며 회사에 대한 그의 헌신은 아무리 과장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애도를 표했다. 캠벨은 구글과도 인연이 깊다. 애플에 있으면서도 구글 공동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 세르게이 브린과 에릭 슈밋 구글 전 CEO를 도와 구글이 세계적 기업으로 우뚝 서는 데 막후에서 지대한 공을 세웠다. 슈밋 전 CEO는 페이스북에 구글이 있기까지 그의 공헌은 “헤아릴 수 없다”며 “우리가 일을 시작할 때 그는 ‘외부 코치’였으나 곧 내부의 경영 전문가가 됐다”고 칭송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잭 도시 트위터 창업자 등에게도 영향을 준 고인은 인투잇이라는 소프트웨어 제조사를 직접 이끌기도 했다. 1994년부터 4년간 이 회사 CEO를 지냈고 올해 초까지 회장직을 역임했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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