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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애니멀스’의 ‘해 뜨는 집’ 기타 리프 만든 밸런타인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애니멀스’의 ‘해 뜨는 집’ 기타 리프 만든 밸런타인

    1960년대 영국 록그룹 애니멀스의 기타리스트로서 ‘하우스 오브 더 라이징 선’을 통해 그 시절 팝음악 가운데 가장 유명한 기타 리프를 만들어낸 힐튼 밸런타인이 77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애니멀스의 레코드 레이블 ABKCO 뮤직은 “다가올 수십년의 로큰롤 사운드에 영향을 미친 선구적인 기타리스트였다”고 돌아보면서 북부 쉴즈에서 태어난 고인이 지난 29일(이하 현지시간) 별세했다고 트위터에다 알렸다고 BBC가 전했다. 이 노래는 1964년 영국과 미국의 차트 1위를 차지했다. 밸런타인은 그 전년에 뉴캐슬에서 보컬리스트 에릭 버든, 베이스 연주자 채스 챈들러. 오르간 연주자 앨런 프라이스, 드러머 존 스틸과 애니멀스를 결성했다. 이 밴드는 나중에 샌타나가 편곡한 ‘던 렛 미 비 미스언더스투드’와 ‘위 가타 겟 아웃 오브 디스 플레이스’를 포함해 영국 차트 톱 10에 여섯 곡을 올려놓았다. 80대를 넘겨서도 활발한 소셜미디어 활동으로 유명한 버든은 인스타그램에 “‘라이징 선’의 화려한 앞대목은 똑같이 들리게 하지 못할 것임! 여러분은 연주할 수도 없고, 공연으로는 더더욱이다! 힐튼이 세상을 떠났다는 급보에 가슴이 미어진다”고 안타까움을 표시한 뒤 “우리는 조디 이녀석과 함께 좋은 시절을 보냈다. 노스 쉴즈부터 전 세계로, 록으로 영면을(Rock In Peace)”이라고 적었다. ABKCO 뮤직은 “가족과 친구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애도했다. 1965년 키보디스트 프라이스가 탈퇴하고, 다음해에는 버든이 탈퇴하며 사실상 해체됐다. 그 뒤 버든이 다시 멤버들을 불러 들여 ‘에릭 버든 앤드 애니멀스’라는 이름으로 새출발했지만 예전만 못한 인기를 보이다 1969년 다시 해체됐다. 몇 차례 재결합해 앨범을 내기도 했지만 음반 활동 기간이 2~3년, 에릭 버든의 새 밴드까지 합쳐도 5년 밖에 되지 않아 비틀스에 견줘 아주 짧은 기간이었지만 블루스록 장르를 확립하고 사이키델릭 록을 비롯한 여러 장르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들었다. 챈들러는 지미 헨드릭스를 영국으로 데려와 지미 헨드릭스 앤드 익스피리언스를 결성하는 데 큰 도움을 준 점에서 각별한 평가를 받는다. 해뜨는 집은 1970년대 군사정권이 가사 내용이 어둡고 퇴폐적인 이유로 금지곡으로 묶은, 어처구니 없는 일이 있었다. 어디 그럴 만한 일인가 가사를 들어보자. ‘뉴올리언스에 ‘일출’이라는 집이 하나 있지/ 수많은 불쌍한 이가 인생을 망친 곳/ 나도 그중 하나겠지/ 내 어머니는 재단사셨어/ 내게 새 청바지를 만들어주셨지/ 내 아버지는 뉴올리언스에서 노름쟁이셨지/ 노름쟁이에게에게 필요한건/ 옷가방과 짐가방 하나 뿐이야/ 그 작자가 만족했던 순간은/ 취했을 때 뿐이었어/ 어머니, 아이들에게 말씀해주세요/ 저처럼 살지 말라고/ 죄와 비참함 속에서 삶을 낭비해버린/ ‘일출’ 안의 제가 되지 말라고/ 한쪽 발은 승강장에 두고/ 다른 발은 기차에 걸쳤지/ 나는 뉴올리언스로 돌아가서/ 족쇄를 차게 되겠지’ 숱한 드라마와 영화에 음악으로 쓰였다. 드라마 올인, 지붕뚫고 하이킥, 웨스트윙, 웨스트월드, 영화 매그니피센트 7, 수어사이드 스쿼드, 악마를 보았다, 카지노, 만화 타짜 3부 등이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애니멀스’의 ‘해 뜨는 집’ 기타 리프 만든 밸런타인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애니멀스’의 ‘해 뜨는 집’ 기타 리프 만든 밸런타인

     1960년대 영국 록그룹 애니멀스의 기타리스트로서 ‘하우스 오브 더 라이징 선’을 통해 그 시절 팝음악 가운데 가장 유명한 기타 리프를 만들어낸 힐튼 밸런타인이 77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애니멀스의 레코드 레이블 ABKCO 뮤직은 “다가올 수십년의 로큰롤 사운드에 영향을 미친 선구적인 기타리스트였다”고 돌아보면서 북부 쉴즈에서 태어난 고인이 지난 29일(이하 현지시간) 별세했다고 트위터에다 알렸다고 BBC가 전했다. 이 노래는 1964년 영국과 미국의 차트 1위를 차지했다.  밸런타인은 그 전년에 뉴캐슬에서 보컬리스트 에릭 버든, 베이스 연주자 채스 챈들러. 오르간 연주자 앨런 프라이스, 드러머 존 스틸과 애니멀스를 결성했다. 이 밴드는 나중에 샌타나가 편곡한 ‘던 렛 미 비 미스언더스투드’와 ‘위 가타 겟 아웃 오브 디스 플레이스’를 포함해 영국 차트 톱 10에 여섯 곡을 올려놓았다.  80대를 넘겨서도 활발한 소셜미디어 활동으로 유명한 버든은 인스타그램에 “‘라이징 선’의 화려한 앞대목은 똑같이 들리게 하지 못할 것임! 여러분은 연주할 수도 없고, 공연으로는 더더욱이다! 힐튼이 세상을 떠났다는 급보에 가슴이 미어진다”고 안타까움을 표시한 뒤 “우리는 조디 이녀석과 함께 좋은 시절을 보냈다. 노스 쉴즈부터 전 세계로, 록으로 영면을(Rock In Peace)”이라고 적었다. ABKCO 뮤직은 “가족과 친구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애도했다.  1965년 키보디스트 프라이스가 탈퇴하고, 다음해에는 버든이 탈퇴하며 사실상 해체됐다. 그 뒤 버든이 다시 멤버들을 불러 들여 ‘에릭 버든 앤드 애니멀스’라는 이름으로 새출발했지만 예전만 못한 인기를 보이다 1969년 다시 해체됐다. 몇 차례 재결합해 앨범을 내기도 했지만 음반 활동 기간이 2~3년, 에릭 버든의 새 밴드까지 합쳐도 5년 밖에 되지 않아 비틀스에 견줘 아주 짧은 기간이었지만 블루스록 장르를 확립하고 사이키델릭 록을 비롯한 여러 장르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들었다.  챈들러는 지미 헨드릭스를 영국으로 데려와 지미 헨드릭스 앤드 익스피리언스를 결성하는 데 큰 도움을 준 점에서 각별한 평가를 받는다.  해뜨는 집은 1970년대 군사정권이 가사 내용이 어둡고 퇴폐적인 이유로 금지곡으로 묶은, 어처구니 없는 일이 있었다. 어디 그럴 만한 일인가 가사를 들어보자. ‘뉴올리언스에 ‘일출’이라는 집이 하나 있지/ 수많은 불쌍한 이가 인생을 망친 곳/ 나도 그중 하나겠지/ 내 어머니는 재단사셨어/ 내게 새 청바지를 만들어주셨지/ 내 아버지는 뉴올리언스에서 노름쟁이셨지/ 노름쟁이에게에게 필요한건/ 옷가방과 짐가방 하나 뿐이야/ 그 작자가 만족했던 순간은/ 취했을 때 뿐이었어/ 어머니, 아이들에게 말씀해주세요/ 저처럼 살지 말라고/ 죄와 비참함 속에서 삶을 낭비해버린/ ‘일출’ 안의 제가 되지 말라고/ 한쪽 발은 승강장에 두고/ 다른 발은 기차에 걸쳤지/ 나는 뉴올리언스로 돌아가서/ 족쇄를 차게 되겠지’  숱한 드라마와 영화에 음악으로 쓰였다. 드라마 올인, 지붕뚫고 하이킥, 웨스트윙, 웨스트월드, 영화 매그니피센트 7, 수어사이드 스쿼드, 악마를 보았다, 카지노, 만화 타짜 3부 등이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트랜스젠더 프로듀서 소피 보름달 구경하려다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트랜스젠더 프로듀서 소피 보름달 구경하려다

    마돈나와 찰리(Charli) XCX 등과 함께 협업했던 뮤지션 겸 음악 프로듀서 소피가 그리스 아테네에서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출신으로 34세 아까운 나이에 삶을 접었다. 그의 매니지먼트사는 그래미상 후보로 이름이 올라갈 정도로 앞날이 기대됐던 소피가 30일(현지시간) 오전 4시쯤 머무르고 있던 아테네에서 죽음을 맞았다고 밝혔다. “고인은 새로운 사운드를 찾는 개척자였으며 지난 10년 동안 가장 영향력 있는 아티스트 가운데 한 명이었다”고 애도했다. 그가 세운 레코드 레이블 트랜스그레시브는 온라인에 올린 글을 통해 “영혼에 충실하려고 보름달을 보겠다며 (어딘가로) 올라갔는데 발을 헛디뎌 추락했다”면서 “우리 곁에 영원히 머무를 것이다. 가족들은 사랑과 지지를 보내는 모든 이에게 감사하고 있으며 이 황망한 때 사생활을 존중해줄 것을 요청 드린다”고 밝혔다. 소피는 트랜스젠더 아이콘으로 통한다. 2017년 비디오 ‘잇츠 오케이 투 크라이’를 통해 자신의 성정체성을 여성이라고 밝혔다. 그의 혁신적인 프로듀싱은 팝이나 트랜스, 언더그라운드 댄스 음악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대중들이 즉각 알아듣기도 좋았고 고급스러운 수요층에도 소구했다. 마돈나는 2015년 싱글 ‘비치, 아임 마돈나’를 함께 프로듀스하자고 그를 찾았고, 찰리 XCX는 아방가르드 EP ‘브룸브룸’과 히트 싱글 ‘애프터 더 애프터파티’를 그와 함께 작업했다. 2018년 소피의 데뷔 앨범 ‘오일 오브 에브리 펄스 언-인사이드’는 정체성과 안주를 거부하는 일을 탐험했다. 그의 트레이드마크 사운드는 더 길게 더 실험적이었다. NME는 별 넷 평점을 부여하며 “팝 음악의 경계를 뛰어넘은 소피는 어려운 일렉트로닉 음악을 당신 가슴을 곧장 두드리는 음악으로 바꿔놓았다”고 평가했다. 그래미상 베스트 댄스·일렉트로닉 앨범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2018년 독립음악협회(AIM) 상을 수상한 뒤 소피는 소감을 통해 트랜스젠더 권리를 증진하자는 목소리를 냈다. “이 상을 받을 만한 진짜 자격은 오늘날 음악의 사운드를 바꿔냈기 때문만이 아니라 깊숙이 참호가 되고 결함 투성이인 권위주의 사회를 찢어놓았기 때문일 것”이라며 “더 다양하고 영감을 돋우며 의미있는 미래를 만들어내고 이를 수많은 세대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우리의 할 일이다.” 프랑스 팝스타 헬로이세 레티셰, 크리스틴과 퀸즈, 런던에서 활동하는 일본 가수 리나 사와야마와 기타 히어로 나일 로저스, 가수 샘 스미스 등이 본명이 소피 제온인 고인을 기렸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사상 최초 경제수장 3관왕…유리천장 박살낸 재닛 옐런 [김정화의 WWW]

    사상 최초 경제수장 3관왕…유리천장 박살낸 재닛 옐런 [김정화의 WWW]

    미국 행정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 연방준비제도(연준) 이사회 의장, 재무부 장관. 한 자리만 해도 ‘세계 경제 대통령’이라는 별명이 따라붙는 경제 관련 주요직을 세 개나 역임하는 최초의 여성이자 최초의 경제학자가 탄생했다. 재닛 옐런(75) 신임 미 재무장관 이야기다. 지난 25일(현지시간) 미 상원이 인준안을 찬성 84표, 반대 15표로 통과시키면서 옐런은 재무장관으로서 8만 7000여명의 직원과 200억달러(약 22조 3500억 원)을 관장하게 됐다. 미국 232년 역사상 첫 여성 재무장관이다. 50년 가까이 이어진 옐런의 이력은 단순히 ‘유리천장을 없앴다’는 설명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는 오랫동안 남성의 분야로 여겨진 경제학에서 내딛는 걸음마다 여성의 역사를 새로 써 왔다. 동기 중 유일한 여성…우등 졸업에도 종신교수직 못 얻어 워싱턴포스트(WP)는 옐런에 대해 “전국에서 여성의 교육 기회를 요구하는 운동이 시작되기도 전에 옐런은 학업을 마쳤다”고 했다. 여성이 학교에 간다는 것 자체가 익숙지 않던 1960~1970년대, 옐런은 자주 그 낯선 위치를 자각해야 했다.그가 졸업생 대표로 고등학교를 졸업한 게 1963년, 훗날 브라운대로 편입된 여대 펨브룩 칼리지에서 경제학을 배우고 우등 졸업할 때가 1967년이었는데, 브루클린의 몇몇 고등학교에선 그때까지도 여학생의 입학조차 불가능했다. 예일대에서 경제학 박사를 졸업한 1971년 옐런은 동기 중 혼자 여성이었다. 옐런은 1971년부터 하버드대 조교수로 일할 때도 유일한 여성이었는데, 당시 매우 외로웠다고 한 바 있다. 대학에서 최우등학생 모임인 파이 베타 카파(Phi Beta Kappa)를 졸업했고, 박사 학위를 딴 뒤에는 그의 노트가 ‘족보’로 몇 년간 전해질 정도로 우수한 인재였지만 하버드대에서 종신 재직권(테뉴어)을 받지 못했다. 옐런은 한 인터뷰에서 “하버드대 시절 젊은 여성 교수로 많은 차별을 겪었다”며 “남자 동료 중 누구도 논문을 함께 쓰려고 하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결혼한 뒤에도 경제학자로서 빨리 주목받지 못했다. 연준에서 일할 때 만난 그의 남편은 2001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조지 애컬로프 조지타운대 교수인데, 초기엔 이 같은 남편의 그림자에 가려지며 배우자의 일을 따라 자신의 일을 그만두는 사람(trailing spouse)라고 불리기도 했다.당연하고 익숙했던 차별 넘어 여성들의 ‘길잡이’로 이런 배경 탓에 옐런은 오히려 성별 언급을 꺼리면서 스스로 여성으로 부각되지 않는 것을 바라기로 유명했다. 그는 연준 때 ‘남성 의장’(chairman)이나 ‘여성 의장’(chairwoman)이 대신 성별 구분 없는 ‘의장’(chair)으로만 해달라고 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실수로 ‘미스터(Mr.) 옐런’이라고 불렀지만, 이를 정정하지 않은 일도 있다.하지만 그는 스스로 새 역사를 쓰고 변화를 일으키며 경제·금융계 여성들에게 큰 영감을 줬다. 여성이 과학과 공학 분야에도 진출할 정도로 세상이 바뀌었지만, 경제학은 여전히 백인 남성에 의해 지배되는 현실 때문이다. 미국 등 전세계 2만명 이상의 학자가 참여하는 전미경제학회(AEA)의 2019년 설문은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9200명 이상의 전현직 회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성차별을 겪었다고 응답한 여성은 절반에 가까웠다. 남성은 3% 뿐이었다. 동료에 의해 동의 없는 신체 접촉 등 성추행과 심한 경우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여성도 175명이었다. 여성 10명 중 3명은 자신의 업무가 동료들만큼 중요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으로 느꼈다고 답했다. AEA 회장 임기를 앞두고 있던 옐런은 당시 “이 설문에서 드러난 건 용납할 수 없는 문화”라고 비판했고, 이후 경제학계에 만연한 여성과 소수에 대한 차별을 드러내고 변화를 촉구했다. 옐런은 1998년 경제자문위원회 당시 ‘성별 임금 격차의 추세 설명’ 보고서도 내놨다. 그는 “여성과 남성의 평균 임금 격차는 1970년대 후반 약 40 %에서 1997년 약 25 %로 감소했다”면서도 “기술과 직업 특성 차이를 통제한 후에도 여성은 여전히 남성보다 수입이 적다는 건 직업 시장에서 여전히 성별에 따른 임금 차별이 계속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동료 “항상 준비된 메리 포핀스”…美 구원투수 될까연준 시절 물가 안정과 완전 고용이라는 두가지 책무를 모두 해내며 경제수장으로서의 역할도 증명한 옐런은 자신을 “실용적이고, 정책에 전문성을 가진 주류 경제학자”라고 했다. 언뜻 평범한 말이지만, 그의 철학에는 분명한 색이 있다. 여성뿐 아니라 소수 인종, 저소득층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책임감이다. 그는 지난해 8월 WP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로 인해 특히 저소득층 노동자가 겪을 어려움에 대해 우려했다. 인사청문회에서는 사회안전망 확충을 위해 부자 증세와 법인세 인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옐런을 잘 아는 이들은 그를 인생의 ‘멘토’로 여긴다.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 총재인 메리 델리는 “옐런은 똑똑할뿐 아니라 항상 ‘사람’을 생각한다”며 “옐런과 얘기하면 사람들은 그들이 존중받았다고 느낀다”고 했다. 그는 연준 부의장 시절 옐런과 함께 식사하는 도중에 나이든 여성이 옐런에게 다가와 그녀가 얼마나 많은 영향을 받았는지 감사함을 표했다는 일화를 소개했다.동료들은 그를 “단호하지만 친절하고, 믿을 수 없게 똑똑하고 항상 준비됐다”고 평하며 동화에서 아이들을 돌보는 유모 ‘메리 포핀스’라고 부르기도 했다. 오바마 정부 때 경제자문위원회 의장이자 버클리대 경제학과 교수인 크리스티나 로머는 옐런을 일컬어 “경제 시스템이 제 역할을 못하고 녹아내리기 전에 경고음을 내줄 사람”이라며 “만일 상황이 잘못되면 내가 가장 먼저 연락할 사람”이라고 했다. 앞으로 재무장관으로서의 그의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다. 코로나19로 전 세계에서 가장 이들이 목숨을 잃은 미국에서 그는 이미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2800달러, 민주당에 2만 5000달러를 기부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재닛 옐런은 누구 · Janet Louise Yellen1946 미국 뉴욕 브루클린 출생1963 고등학교 졸업생 대표로 졸업1967 펨브룩 칼리지 경제학 학사 우등 졸업 (1971년 브라운대로 합병)1971 예일대 경제학 박사 졸업(동기 중 유일한 여성)1971~1976 하버드대 조교수1977~1978 연준 이코노미스트1994~1997 연준 이사1997~1999 빌 클린턴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2004~2010 연준 산하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 총재2010~2014 연준 부의장2014~2018 연준 의장 (트럼프와 마찰로 연임 무산)2021~ 미 재무장관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인도네시아 라면 ‘미 고렝’ 맛 개발한 ‘망토 없는 히어로’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인도네시아 라면 ‘미 고렝’ 맛 개발한 ‘망토 없는 히어로’

    세상을 떠난 뒤 ‘망토를 두르지 않은 히어로’란 찬사를 들을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인도네시아 라면인 ‘인도미(Indomie)’ 가운데 가장 인기 높은 ‘미 고렝(mi goreng)’을 비롯해 수십 가지 맛을 30년 가까이 만들어낸 누눅 누라이니가 세상을 떠나자 많은 이들이 그녀의 업적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녀가 지난 27일 저녁 59세를 일기로 세상을 일찍 떠난 이유는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인도미의 회사 인도푸드 대변인 누르리타 노비 알라이다는 “알라에게 평화롭게 돌아갔다”고만 밝혔다고 영국 BBC가 29일 전했다. @gustirapi란 누리꾼은 당일 트위터에 “우리는 오늘날 사람들이 즉석 국수를 사랑하게 만든 천재 맛 개발자인 누눅 누라이니를 방금 잃었다. 사랑 속에 안식하게 해달라. 그녀의 업적은 영원히 살아 있을 것이다. 당신은 인도네시아인들에게 진정한 천재”라고 적으며 안타까워했다. 한 소셜미디어 이용자는 고인을 ‘인도미의 어머니’라면서 그녀가 “가장 아름다운 일을” 해냈다고 적었다. 다른 이는 인도미를 이용한 창작 작품 사진을 올리고 “내 최애 메뉴는 삶은계란, 미트볼과 인도미다. 고마워요 누눅, 당신은 우리 마음의 영웅”이라고 추모했다. 콤파스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고인은 파자자란 대학 식품영양학과를 졸업한 뒤 인도푸드에 입사해 녹색 칠리와 소금 친 계란 등 수많은 인도미 맛 개발에 참여했다. 인도미가 처음 즉석 라면을 만들기 시작한 것은 1971년이었다. 고인이 1982년에 미 고렝 맛을 탄생시켰다. 인도네시아 볶음면 요리에 착안해 처음으로 건면 변이 요리를 내놓은 것이었는데 공전의 히트를 쳤다. 많은 인도네시아인들이 어릴 적부터 먹고 자라 친숙한 브랜드 인도미는 이제 이 나라를 넘어 동남아시아는 물론, 오스트레일리아와 나이지리아까지 그야말로 글로벌 즉석 식품이 됐다. 지금은 수십 가지 맛이 개발돼 있지만 역시 미 고렝과 튀긴 맛이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이다. 미 고렝이란 두 단어는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에서는 아주 친숙하다. 글자 그대로 옮기면 투박한 접시에 담긴 튀긴국수다. 하나에 2달러 정도로 아주 싸고 간편하며 더 중요한 것은 사악하다는 표현이 등장할 정도로 맛있는 것이다. 조리법은 아주 간단해 면발을 꼬들꼬들하게 삶고, 종지에 간장 소스 등을 한데 섞어주고 기름 소스나 계란 후라이 등을 얹어 먹으면 된다. 마샤블(Mashable) 닷컴의 디뱌 타에리 기자는 이틀 뒤에야 부고를 들었다며 “오늘 밤 고인을 기리기 위해 인도미 몇 개를 먹겠다”며 “여러분도 그랬으면 좋겠다”고 추모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마음의 창 여는 깊은 울림… 오보에는 기교를 안 부린다

    마음의 창 여는 깊은 울림… 오보에는 기교를 안 부린다

    무대에 오른 오케스트라가 호흡을 맞추기 전, 오보에의 맑은 A(라)음이 울린다. 오보에는 악기들이 고르게 음을 맞추도록 ‘튜너’ 역할을 할 만큼 정확하고 또렷한 음색과 오케스트라를 뚫는 깊은 소리를 낸다. 그러나 가장 연주하기 어려운 악기로도 기네스북에 오를 정도로 소리를 내는 것부터 쉽지 않다. 예민하고 섬세한 악기는 연주자가 얼마나 오래 정성을 들였는지를 그대로 내보인다. ●입에 닿는 리드 항상 새로 만들어… 기본에 충실하며 짙은 서정 표현 26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만난 오보이스트 한이제는 “악기에 많은 노력이 담길수록 마음을 울리는 힘도 더 커진다”는 말로 오보에를 설명했다. “예민한 악기라 온전히 소리를 내기 위해 집중하고 에너지를 쏟는데, 그렇게 해서 몸을 관통해서 나오는 듯한 소리가 정말 아름답고 매력적”이라면서. 오보에는 홑리드인 클라리넷과 달리 갈대를 얇게 깎아 만든 리드를 두 겹으로 사용하는데 특히 온도와 습도에 민감하고 작고 얇아 빨리 닳는다. 때문에 오보에 연주자들은 자신에게 맞는 리드를 만드는 데 아주 많은 시간을 쏟는다. 겹리드가 만들어 내는 진동이 한 끗 차이로도 소리의 질을 크게 좌우하기 때문에 연주자들은 연주가 없을 때도 늘 리드를 만들며 소리를 낼 준비를 멈추지 않는다. “화려한 것을 좋아하지 않는” 자신의 성격과도 오보에가 잘 맞는다고 했다. “기교를 부리지 않으면서 서정적인 음색만으로 짙은 색감을 표현하는 오보에야말로 내 감정을 잘 그려 낼 악기라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그저 기본에 충실하는 것으로 단단해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그러나 묵묵히 준비하고 노력해서 얻어내는 본연의 힘이 얼마나 큰지 그의 악기에서 배웠다. ●모차르트 협주곡 연주… “어려운 삶에도 음악으로 감정 승화해 존경” 한이제는 예원학교와 서울예고, 서울대 음대를 거쳐 2018년부터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카라얀 아카데미’에서 오보에 수석 조너선 켈리에게 멘토링을 받았다. 키릴 페트렌코, 마리스 얀손스, 사이먼 래틀, 주빈 메타 등 거장 지휘자들과도 무대에 올랐다. 크게 힘을 들이지 않으면서도 눈빛과 약간의 메시지만으로 충분히 음악을 나눌 수 있는 방식을 보여 준 거장 지휘자들 덕분에 “테크닉만 화려한 음악엔 한계가 있다”는 점도 더욱 이해했다. 최근에는 한스아이슬러 국립음대에서 베를린필 수석 잉글리시 호른 주자인 도미니크 볼렌베버를 사사하며 레퍼토리를 넓히고 있다. 올해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라이징스타’로 선정된 한이제는 29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코리안심포니와 모차르트의 유일한 오보에 협주곡을 협연한다. “어려운 삶 속에서도 음악으로 자신의 감정을 승화시킨 모차르트”는 그가 따르고 싶은 음악가의 모습이라며 특히 오보에 협주곡 C장조에 대해 이렇게 덧붙였다. “1악장 템포 지시어가 ‘알레그로 아페르토’(Allegro aperto)인데, 아페르토는 창문을 열다(open)의 의미로 많이 쓰여요. 지친 한 해 오보에 음색으로 환기를 하듯 새로운 창을 열어 드릴게요.”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한이제 “꾸밈 없이, 몸을 관통한 듯한 깊은 음색이 오보에 매력”

    한이제 “꾸밈 없이, 몸을 관통한 듯한 깊은 음색이 오보에 매력”

    무대에 오른 오케스트라가 호흡을 맞추기 전, 오보에의 맑은 A(라)음이 울린다. 오보에는 악기들이 고르게 음을 맞추도록 ‘튜너’ 역할을 할 만큼 정확하고 또렷한 음색과 오케스트라를 뚫는 깊은 소리를 낸다. 그러나 가장 연주하기 어려운 악기로도 기네스북에 오를 정도로 소리를 내는 것부터 쉽지 않다. 예민하고 섬세한 악기는 연주자가 얼마나 오래 정성을 들였는지를 그대로 내보인다. 26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만난 오보이스트 한이제는 “악기에 많은 노력이 담길수록 마음을 울리는 힘도 더 커진다”는 말로 오보에를 설명했다. “예민한 악기라 온전히 소리를 내기 위해 집중하고 에너지를 쏟는데, 그렇게 해서 몸을 관통해서 나오는 듯한 소리가 정말 아름답고 매력적”이라면서.오보에는 홑리드인 클라리넷과 달리 갈대를 얇게 깎아 만든 리드를 두 겹으로 사용하는데 특히 온도와 습도에 민감하고 작고 얇아 빨리 닳는다. 때문에 오보에 연주자들은 자신에게 맞는 리드를 만드는 데 아주 많은 시간을 쏟는다. 겹리드가 만들어 내는 진동이 한 끗 차이로도 소리의 질을 크게 좌우하기 때문에 연주자들은 연주가 없을 때도 늘 리드를 만들며 소리를 낼 준비를 멈추지 않는다. “화려한 것을 좋아하지 않는” 자신의 성격과도 오보에가 잘 맞는다고 했다. “기교를 부리지 않으면서 서정적인 음색만으로 짙은 색감을 표현하는 오보에야말로 내 감정을 잘 그려 낼 악기라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그저 기본에 충실하는 것으로 단단해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그러나 묵묵히 준비하고 노력해서 얻어내는 본연의 힘이 얼마나 큰지 그의 악기에서 배웠다.한이제는 예원학교와 서울예고, 서울대 음대를 거쳐 2018년부터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카라얀 아카데미’에서 오보에 수석 조너선 켈리에게 멘토링을 받았다. 키릴 페트렌코, 마리스 얀손스, 사이먼 래틀, 주빈 메타 등 거장 지휘자들과도 무대에 올랐다. 크게 힘을 들이지 않으면서도 눈빛과 약간의 메시지만으로 충분히 음악을 나눌 수 있는 방식을 보여 준 거장 지휘자들 덕분에 “테크닉만 화려한 음악엔 한계가 있다”는 점도 더욱 이해했다. 최근에는 한스아이슬러 국립음대에서 베를린필 수석 잉글리시 호른 주자인 도미닉 볼렌베버를 사사하며 레퍼토리를 넓히고 있다. 올해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라이징스타’로 선정된 한이제는 29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코리안심포니와 모차르트의 유일한 오보에 협주곡을 협연한다. “어려운 삶 속에서도 음악으로 자신의 감정을 승화시킨 모차르트”는 그가 따르고 싶은 음악가의 모습이라며 특히 오보에 협주곡 C장조에 대해 이렇게 덧붙였다. “1악장 템포 지시어가 ‘알레그로 아페르토’(Allegro aperto)인데, 아페르토는 창문을 열다(open)의 의미로 많이 쓰여요. 지친 한 해 오보에 음색으로 환기를 하듯 새로운 창을 열어 드릴게요.”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이보희의 TMI] 당신의 ‘소울’에는 불꽃이 있나요

    [이보희의 TMI] 당신의 ‘소울’에는 불꽃이 있나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침체기를 맞은 극장가에 디즈니 픽사의 새 애니매이션 ‘소울’이 작은 불꽃을 일으켰다. 소울은 지난 22~24일 주말 동안 30만 3000여명의 관객을 모았다. 소울의 선전에 힘입어 주말 동안 전체 관객수는 전주와 대비해 4배 이상 뛰었다.지난 20일 개봉한 소울은 27일 누적 관객수 50만명을 돌파했다. 수도권 2.5단계, 전국 2단계인 사회적 거리두기 상황을 고려했을 때 개봉 8일 만에 50만 관객을 돌파한 것은 유의미한 기록이다. 현재 영화관에는 오후 9시 이후 운영 중단, 좌석 한 칸씩 띄어 앉기, 음식물 섭취 금지 등의 방역 조치가 내려져 있다.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전 세대의 관객이 ‘소울’을 보기 위해 극장을 찾고 있다. 소울은 앞서 전 세계적으로 흥행한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과 ‘코코’를 만든 제작진이 내놓은 작품이다. 인사이드 아웃은 인간이 느끼는 슬픔, 기쁨 등 여러 감정을 시각화했고, 코코는 사후 세계에 대해 그렸다. 소울은 두 작품을 오묘하게 섞었다. 음악 선생님이자 재즈피아니스트를 꿈꾸는 주인공 조 가드너(제이미 폭스)가 갑작스러운 사고를 당해 육체와 영혼이 분리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조의 영혼은 사후 세계를 거부하고 ‘태어나기 전 세상’에 가게 된다. 그곳에서 지구에 갈 준비를 하는 아기 영혼(소울)들을 만난다. 그들은 여러 성격과 특기를 부여받고 마지막으로 ‘불꽃’을 얻는 순간 ‘지구 통행증’을 얻어 인간으로 태어나게 된다. 불꽃을 얻는 방법은 정해져 있지 않아 멘토가 필요하다. 멘토를 통해 다양한 활동을 하며 자신만의 불꽃을 찾게 된다. 조는 수세기 동안 여러 멘토를 거쳤어도 불꽃을 찾지 못해 인간이 되지 못한 ‘소울 22번’(티나 페이)을 만나 자신의 몸을 되찾기 위한 여정을 벌인다. 피트 닥터 감독이 전작 ‘인사이드 아웃’에서 인간의 감정이 어디에서 오는지를 그려 냈다면, 소울은 감정 그 이전에 나라는 존재가 어디서 오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시작했다. 그는 자신의 아들이 태어날 당시에 “지금 막 세상에 나왔지만 이미 고유의 성격을 가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당시의 기억이 ‘태어나기 전 세상’의 가장 큰 모티브가 됐다. 반짝이는 상상력을 화면에 구현한 픽사만의 독보적 그래픽, 조가 선보이는 황홀한 재즈의 선율에 매료되고 나면 하나의 불꽃이 가슴에 남는다. 거창한 목표, 원대한 꿈만이 불꽃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불꽃은 어느 날 마신 커피 한 잔일 수도 있고, 핑크빛으로 물든 하늘일 수도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1년 넘게 장기화하면서 심적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우울감을 느끼는 ‘코로나 블루’에 이어 격한 분노를 느끼는 ‘코로나 레드’, 절망감과 암담함을 느끼는 ‘코로나 블랙’까지 등장했다. 어린이나 어른 모두 지친 소울에 대한 위로가 필요한 때다.
  • 한기영 서울시의원,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 청년위원회 온라인 회의 개최

    한기영 서울시의원,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 청년위원회 온라인 회의 개최

    서울특별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 한기영 부위원장(더불어민주당·비례)은 1월 26일 서울시의회 본관 더불어민주당 대표 회의실에서 더불어민주당 서울특별시당 청년위원회(이하, 청년위) 회의를 주관 했다. 이날 현장에는 한기영 의원(청년위원장), 이동현 의원(수석부위원장), 김경용(청년위 간사), 이춘(운영위원) 등이 함께하였으며 청년위 위원장단과 온라인 회의를 통해 청년위원장단 구성을 인준하고 2021년 사업계획(안)을 회람했다. 또한 이동현 수석부위원장의 서울시 청년정책 기본 계획 발표를 토대로 향후 서울시 청년정책의 주요 방향성 및 보완점에 대해 논의했다. 무엇보다 이날 논의에서는 청년 창업 지원 확충의 필요성에 공감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추가적으로 청년센터 건립, 요식업-멘토링 등 실제 현장의 청년들에게 소구력 있는 정책들이 보다 많이 알려져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데 많은 이들이 공감했다. 이날 회의를 주관한 한기영의원(청년위원장)은 “청년 일자리, 주거, 결혼 등 청년문제가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청년들의 적극적인 정치참여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2021년은 향후 있을 4.7재보궐선거와 대통령선거 그리고 지방선거 등을 앞두고 있는 중요한 시기이므로 청년들이 정치참여 역량을 키울수 있고 실제 선거에 적극적으로 참여할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하며, 청년위원장단의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했다. ※ 청년위원회 부위원장단: 고용필(중구성동구), 김주홍(동대문구), 김철만(동대문구), 박남규(동대문구), 박다미(강남구의회 의원), 박미효(서초구의회 의원), 이동현(서울시의회 의원), 이상진(동대문구), 이승용(중구의회 의원), 이호건(성북구의회 의원), 임현진(광진구), 차승연(서대문구의회 의원), 최세진(강서구), 황선화(성동구의회 의원)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보희의 TIM] 당신의 ‘소울’에는 불꽃이 있습니까

    [이보희의 TIM] 당신의 ‘소울’에는 불꽃이 있습니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침체기를 맞은 극장가에 디즈니 픽사의 새 애니매이션 ‘소울’이 작은 불꽃을 일으켰다. ‘소울’은 지난 주말 사흘(22~24일) 동안 30만3000여명의 관객을 모아 지난 20일 개봉 이후 5일 만에 누적 관객 수 40만명을 돌파했다. ‘소울’의 선전으로 주말 동안 전체 관객 수는 전주와 대비해 4배 이상 뛰었다. ‘소울’은 앞서 전 세계적으로 흥행한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과 ‘코코’를 만든 제작진이 내놓은 작품이다. ‘인사이드 아웃’은 인간이 느끼는 슬픔, 기쁨 등 여러 감정을 시각화 했고, ‘코코’는 사후 세계에 대해 그렸다. ‘소울’은 두 작품을 오묘하게 섞었다. 학교 음악 선생님이자 재즈피아니스트를 꿈꾸는 주인공 조 가드너(제이미 폭스)가 갑작스러운 사고를 당해 육체와 영혼이 분리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조의 영혼은 사후 세계를 거부하고 ‘태어나기 전 세상’에 가게 된다. 그곳에서 지구에 갈 준비를 하는 아기 영혼(소울)들을 만난다. 그들은 여러 성격과 특기를 부여받고 마지막으로 ‘불꽃’을 얻는 순간 ‘지구 통행증’을 얻어 인간으로 태어나게 된다. 불꽃을 얻는 방법은 정해져 있지 않아 멘토가 필요하다. 멘토를 통해 다양한 활동을 하며 자신만의 불꽃을 찾게 된다. 조는 수 세기 동안 여러 멘토를 거쳤어도 불꽃을 찾지 못해 인간이 되지 못한 ‘소울 22번(티나 페이)’을 만나 자신의 몸을 되찾기 위한 여정을 벌인다. 피트 닥터 감독이 전작 ‘인사이드 아웃’에서 인간의 감정이 어디에서 오는지를 그려냈다면, ‘소울’은 감정 그 이전에 나라는 존재가 어디서 오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시작했다. 그는 자신의 아들이 태어날 당시에 “지금 막 세상에 나왔지만 이미 고유의 성격을 가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당시의 기억이 ‘태어나기 전 세상’의 가장 큰 모티브가 됐다.반짝이는 상상력을 화면에 구현한 픽사만의 독보적 그래픽, 조가 선보이는 황홀한 재즈의 선율에 매료되고 나면 하나의 불꽃이 가슴에 새겨진다. 거창한 목표, 원대한 꿈만이 불꽃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불꽃은 어느 날 마신 커피 한 잔일 수도 있고, 핑크빛으로 물든 하늘일 수도 있다. 산다는 것은 무언가를 이뤄야 하는 것이 아니라 맛있는 것을 먹고 맛있다고 느끼는 것, 아름다운 것을 보고 아름답다고 느끼는 것이다. 일상 속 소소한 것들에 마음의 불꽃을 살며시 켜본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마지막 블랙리스트 생존자 월터 번스타인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마지막 블랙리스트 생존자 월터 번스타인

    미국에 매카시즘 광풍이 몰아 치던 1950년대 블랙리스트 명단에 올라 가장 마지막까지 생존했던 극작가 겸 제작자 월터 번스타인이 102세를 일기로 영원한 안식에 들었다. 많은 영화인들이 공산주의자로 몰려 영화계를 떠나거나 극단을 선택하기도 했는데 그는 가명으로 TV 드라마 각본을 쓰면서 끝까지 영화에의 길을 걸어 아카데미 각본상 후보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는데 지난 23일(이하 현지시간) 101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고 버라이어티와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등이 전했다. 부인 글로리아 루미스는 사인을 폐렴이라고 전했다. 1964년 시드니 루멧 감독에 헨리 폰다가 주연한 ‘핵전략사령부(Fail-Safe)’, 1976년 마틴 릿 감독에 우디 앨런이 주연인 ‘프론트(The Front)’, 이듬해 마이클 리치가 메가폰을 잡고 버트 레이놀즈와 크리스 크리스토퍼슨이 호흡을 맞춘 ‘우정의 마이웨이(Semi-Tough)’ 등이 대표작으로 꼽힌다. 너무 오래 전 영화만 들었다는 생각에 2007년 ‘트럼보’를 들어본다. 번스타인은 이 영화에 본인 역으로 얼굴을 내밀었다. 2002년 ‘트럼프와 딕데이터’에도 본인 역으로 나섰다. 전도유망한 작가의 길은 1950년대 초반 미국 하원에 반미위원회가 출범하면서 가로막혔다. 호구지책으로 삼을 수 밖에 없는 것이 TV 일을 하는 것이었는데 다른 작가의 이름을 ‘앞잡이’로 빌려 쓰는 것이었다. 앞의 영화 ‘프론트’가 이를 다뤘음은 물론이다. 1996년 출간된 회고록 ‘Inside Out’를 통해 “집을 나설 때마다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거리를 걸으면서도 어깨를 돌려 뒤를 돌아본다. 피할 수 없이 누군가를 마주칠까봐 늘 마음을 졸인다. 예상하고도 막상 닥치면 당황하기 시작한다. 일순간 공포의 냄새가 느껴지고 분노와 부끄러운 감정이 뒤섞인다. 두려워하는 일은 그들에 대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에 대한 것이다. 진실로 그들에게 진짜 화를 낼 수가 없었다. 그들은 우유를 배달하는 것처럼 자신의 일을 하고 있었다”고 끔찍했던 당시를 돌아봤다. 블랙리스트 전력에도 그를 기용한 것은 루멧 감독이었다. 1958년 소피아 로렌 주연의 ‘That Kind of Woman’ 각본을 본인 이름으로 썼다. 그 뒤 ‘Heller in Pink Tights’ ‘핵전략사령부’ ‘몰리 맥과이어’ ‘우정의 마이웨이’ ‘전장의 우정(Yanks)’ 등 힘있는 각본을 연달아 내놓았다. 오스카 추천된 ‘프론트’와 1998년 ‘캐롤가의 저택(The House on Carroll Street)’으로 암울한 블랙리스트 시절을 실감나게 옮겼다는 평을 들었다. 1976년 다큐멘터리 ‘Hollywood on Trial’에 직접 출연해 이 때를 다뤘다. 종군기자 출신인 그는 말년에도 드라마 각본을 계속 썼다. 고발성이 강한 ‘둠스데이 건’과 ‘Miss Evers’ Boys’를 집필했다. ‘구두쇠와 꼬마 숙녀(Little Miss Marker)’로 본업 외에 감독 외도를 했다. 그는 뉴욕 브루클린에서 태어나 다트머스 대학 대학원을 다니며 뉴요커에 대한 단편을 발표했다. 졸업뒤 2차 세계대전 때 입대했다. 여러 잡지에 종군 기사를 썼고 양크란 잡지에 자신의 참전 경험을 기고했다. 독일과 같은 편에 선 유고슬라비아의 마르샬 티토와 독점 인터뷰가 가장 대표적인 그의 업적이었다. 전후 그는 뉴요커에 입사했지만 일년 뒤 할리우드로 떠나 오스카 수상작 ‘All the King’s Men’을 제작한 로버트 로센 자문으로 영화계에 입문했다. 각본 데뷔작은 1948년 서스펜스물 ‘키스 더블러드 오프 마이 핸즈’로 버트 랭카스터와 조앤 폰테인이 호흡을 맞췄다. 커리어 초반 더 집중한 것은 라이브 TV 드라마였다. 뉴욕으로 돌아와 정기적으로 집필했다. 대표적인 것이 F 스콧 피츠제럴드의 ‘리치 보이’로 필리스 커크와 새내기 그레이스 켈리가 주인공이었다. 1950년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올라갔다. 로렌을 위해선 두 편의 각본을 더 썼는데 ‘A Breath of Scandal’과 조지 쿠커의 ‘Heller in Pink Tights’였다. 그 뒤 릿의 ‘Paris Blues’를 집필했고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7인의 사무라이’를 그대로 옮긴 ‘황야의 7인(The Magnificent Seven)’과 매릴린 먼로의 마지막 출연작이며 1962년 6월 잦은 펑크로 해고되고 2개월 뒤 의문사하면서 끝내 촬영을 마치지 못한 ‘썸씽즈 갓 투 기브’ 등 여러 편의 각본을 감수했다. 루멧의 ‘핵전략사령부’ 각본을 쓴 다음 2차대전 스릴러물 ‘The Train’을 랭카스터 주연으로 연출한 존 프랑켄하이머를 비롯한 여러 전직 드라마 연출자들과 함께 일했다. 1966년 범죄극 ‘The Money Trap’을 쓴 다음 릿의 1970년 드라마 ‘몰리 맥과이어’에는 프로듀서로 이름을 올렸다. ‘우정의 마이웨이’는 번스타인의 영화 중 가장 유명한 작품 중 하나로 프로 풋볼 선수를 재미있게 다뤘다. 하지만 1978년 해롤드 로빈스의 ‘자동차왕 로렌(The Betsy)’이나 ‘An Almost Perfect Affair’처럼 돈벌이를 위해 쓴 작품도 있었다. 존 슐레진저 감독의 감동적인 2차대전 드라마 ‘전장의 우정’으로 다시 명성을 얻었다. 그의 유일한 연출 작품은 1980년 셜리 템플의 영화를 바보처럼 리메이크한 ‘구두쇠와 꼬마 숙녀’로 월터 매튜 주연이었다. 5년 뒤 최초의 여성 슈퍼 히어로 영화로 평가되는 ‘빌리진의 전설’과 1987년 ‘비밀의 목소리(The Couch Trip)’, 1989년 ‘후레치2’는 그저 그랬다. 1988년에 쓴 블랙리스트 시절의 서스펜스 드라마 ‘캐롤가의 저택’도 마찬가지였다. 그 뒤는 드라마 집필에 주로 매달려 ‘줄리엣 비노쉬의 마라(Women and Men: In Love There Are No Rules)’ ‘둠스데이 건’과 에미상 수상작이며 터스키기 매독 실험을 다룬 ‘Miss Evers’ Boys’. 1999년 홀마크 명예의전당 작업의 일환으로 아일랜드 상황을 다룬 텔레픽 “듀랑고(Durango), 2011년 영국 BBC 미니시리즈 ‘Hidden’ 공동 제작자로도 이름을 올렸다. 1994년 번스타인은 WGA 동부지구의 평생 공로를 인정받아 이언 매켈런 헌터 메모리얼상과 2년 뒤 Independent Features Project의 고담상을 받았다. 2008년 WGAE는 에벌린 F 버키상을 수여하면서 “모든 영역의 작가들에게 영예와 존엄을 안긴 공로를 인정한다”고 밝혔다. 숨을 거둘 때까지 뉴욕대학의 티시예술대학 방문교수이자 극본 주제 자문으로 일해왔다. 많은 이들이 그저 좌파의 대의를 돕다가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반면, 그는 실제 미국공산당 당원이었으며 1956년까지 남아 있었다. 소련군이 헝가리를 침공하고 니키타 흐루시초프 서기장이 3년 뒤 세상을 떠나는 요지프 스탈린의 잔학한 죄상을 고발하자 더 이상 소비에트 도그마에 복무하지 않음을 다행으로 여기며 이상을 좇았던 사람들의 슬픔을 토로했다. 앞의 회고록에서 “당을 떠났지만 사회주의 이상을 버리지는 않았다. 불평등과 착취에 기반하지 않은 시스템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는 소신을 피력했다. 고인은 네 번 결혼해 다섯 자녀를 뒀다. 장수한 만큼 여러 분야의 친구들이 많았다. 작가 어윈 쇼와 셜리 잭슨을 비롯해 작곡가 어빙 벌린, 여배우 베트 데이비스 등이었다. 특히 데이비스와 고인은 칼 마르크스의 저작들을 찬양하는 공통점이 있으며 데이비스가 “가장 대단한 책들”이라고 하자 고인이 무척 놀라고 반가워했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고인은 회고록에서 영화의 “미스터리한 힘에 이끌려 신성한 과정에 함께 했다”면서 “영화를 만드는 일은 많은 이들이 어렵고 재간있게 작업을 해야 하는 성당 건축과 비슷하다. 다 끝내고 그것을 바라보면 축복받고 샤르트르(고딕풍 대성당)를 보는 기분이 든다. 그렇지 않으면 (뉴욕) 5번가에서 성 패트릭 성당을 보는 것이다. 그것도 성당이긴 하다. 시종으로서 난 여전히 어둑하고 겁나는 동굴 속으로 들어가 신비롭게 해방된 느낌을 품는다”고 적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재학생들에게 ‘통큰 장학금 2억원’ 쐈다!

    재학생들에게 ‘통큰 장학금 2억원’ 쐈다!

    영진전문대가 학습과 취업, 글로벌 역량 향상을 위한 비교과프로그램에 참가한 학생들에게 백호마일리지 장학금으로 총 1억10만 원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영진은 백호마일리지 장학금을 본격적으로 도입한 2019학년도를 포함, 2년간 총 2억17만 원의 장학금을 비교과프로그램 참여 학생들에게 지급했다. 영진은 재학생들의 면학 분위기 조성과 취창업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한‘백호마일리지’제도를 2019학년도에 본격 도입했다. 백호마일리지는 대학이 마련한 비교과프로그램인 백호튜터링, 영진자율향상프로그램(YAP), 진로 및 취창업 캠프, 학습법?산업체인사?인성 특강 등에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그 실적을 마일리지로 적립해 장학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2020학년도는 코로나19 상황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취창업 등의 역량 향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등 그 열정이 뜨거웠다. 대부분 온라인 언택트로 진행된 취업특강에는 4000여 명, 자격증 취득 외국어능력향상 등 영진자율향상프로그램에 1500여 명, 기초학습 능력을 향상하는 스마트-인(SMART-人) 320여 명, 전자책?오디오 북 등 도서 활용 지식향상에 1200여 명이 참여하는 등 총 연인원 1만823명이 비교과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비교과프로그램 참여 학생들은 정부 부처와 기업에서 개최한 각종 공모전에서 대상, 금상 등을 차지하며 그 실력을 입증했다. 전국 2ㆍ4년제 대학생들이 겨루는 2020년 ‘제8회 대학생 전시디자인 공모전’에서 대상인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을 비롯해 최우수상, 장려상을 차지했다. 또 전국 2ㆍ4년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국산학협력학회가 주관한 ‘제1회 전국 창의혁신 캡스톤디자인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 역시 2ㆍ4년제 대학생 참여 과기부 주최, ‘2020 이브와 ICT멘토링’대회에서 전문대 중 최고상인 은상을 차지했다. 한국지멘스 주최 ‘제7회 지멘스 스마트 NC 경진대회’에서도 대학생 부문 최고상인 대상을 수상했다. 백호마일리지 활동으로 글로벌마스터로 선정돼 100만 원 상금을 받은 김이든(여, 컴퓨터정보공학과 4년) 학생은 “일본 취업을 염두에 두고 대학에 입학, 글로벌존(Global Zone)활동, 외국어UCC대회에 참가했고 특히 지난해 코로나로 온라인으로 진행된 원어민 교수와 TOEIC프로그램에 참가하며 토익 700점을 받은 덕분에 NTT데이타젠트로닉스에 조기 합격했다”면서 “이번에 받은 상금은 일본 출국 전에 준비할 공부에 쓸 생각”이라고 했다. 최재영 총장은 “학생들이 온라인으로 진행된 비교과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기업 현장에서 요구하는 실무 전문가로 성장하고 있다”면서 “학생들을 응원하고 학습 의욕을 높일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더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래리 킹을 빛낸 다섯 장면들과 인터뷰觀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래리 킹을 빛낸 다섯 장면들과 인터뷰觀

    53년의 방송 경력에 인터뷰한 사람이 5만명을 넘는다. 인터뷰 사진을 보면 항상 그는 팔꿈치로 책상을 짚은 채 몸을 앞으로 기울인 채였다. 호기심과 인터뷰이에 대한 애정, 관심이 얼마나 깊은지 반증하는 대목이다. 달라이 라마와 제럴드 포드 이후 미국의 모든 현역 대통령들, 미하일 고르바초프, 팔레스타인 지도자 야세르 아라파트, 빌 게이츠, 엘리자베스 테일러, 레이디 가가 등 많은 유명인을 만났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자신을 여러 차례 인터뷰한 그를 특별히 애도했다고 크렘린궁이 밝혔다. 23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시더스 시나이 병원에서 87세를 일기로 세상을 등진 유명 방송인 래리 킹의 인터뷰 스타일은 출연자의 긴장을 풀어줬고 청중과 쉽게 공감할 수 있게 만들었다고 AP 통신은 평가했다. 미국 전역에 송출되는 라디오 방송 진행자로 오랜 시간 활약했던 그는 1985년부터 2010년까지 CNN에서 방영된 ‘래리 킹 라이브’를 진행하며 명성을 얻었다. 킹은 25년 동안 이 쇼에서 정치 지도자, 연예인, 운동선수, 영화배우뿐만 아니라 평범한 일반인까지 다양한 인물을 만났다. 총 6000여편을 촬영한 뒤 2010년 은퇴했다. AP는 “반세기에 걸친 방송계의 거인”이라며 그의 유명인 인터뷰와 정치적 논쟁, 화제성 토론은 큰 주목을 받았다고 전했다. 영국 BBC는 그의 방송 커리어에서 다섯 가지 빛나는 순간을 돌아봤다. 먼저 1993년 앨 고어 부통령과 텍사스주 재벌 로스 페롯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주제로 토론을 벌여 1억 6300만명이란 경이로운 시청률을 기록한 일이다. 두 번째로는 아라파트와 이츠하크 라빈 이스라엘 총리, 후세인 요르단 국왕 등 평화와 전쟁 사이를 오가던 이들을 동시에 인터뷰한 일이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처음 현장에 출동한 응급요원들과 생존자들, 35명의 각국 지도자들과 대사들을 인터뷰한 일이다. 네 번째로는 고인이 감옥에서 진행했던 인터뷰들로 여러 상을 수상한 순간이었다. 유죄 판결을 받은 어머니와 아들 살해범 산테오 케네스 카임스, 텍사스주에서 처음으로 사형 집행된 여성인 카를라 파예 터커, 추락한 세계 챔피언 마이크 타이슨 등이다. 마지막으로 도통 인터뷰에 응하지 않기로 유명한 이들과의 인터뷰다. 유명 가수 프랭크 시나트라는 고인과 1988년 마지막으로 인터뷰했다. 킹은 나중에 시나트라와 역시 좀처럼 인터뷰에 응하지 않던 명배우 말론 브랜도를 인터뷰한 일을 경력 중 가장 빛나는 순간 가운데 하나였다고 돌아봤다.고인은 방송계의 퓰리처상에 해당하는 피바디상을 두 차례나 수상하는 등 영광을 많이 누렸지만 비판도 적지 않았다. 인터뷰이가 모든 것을 거리낌없이 얘기하게 방치한다든가, 인터뷰이와 맞짱을 뜨지 않는 접근, 결론을 맺지 않으려 한다는 지적 등이었다. 2015년 BBC의 에반 데이비스와 인터뷰를 통해 이런 지적들에 반박했다. 그는 “내가 뒤로 물러날수록, 좋은 질문을 던지고 답을 듣는 데 집중하고, 게스트를 걱정할수록 여러분은 카메라가 사라진 것처럼 느끼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CNN에서 자신의 뒤를 이어 프로그램을 맡은 영국 기자 겸 방송인 피어스 모건의 문제점을 꼬집기도 했다. 그는 모건이 “자신의 얘기를 너무 늘어놓거나 해서 (미국 시청자들에게) 너무 많은 것을 팔아먹으려 한다”고 말했다. 모건은 3년 뒤 CNN에서 잘리자 반격했다. 자신의 프로그램은 “총기 통제와 목숨을 살리는 일만을 다뤘다. 당신의 쇼는 유명세를 이용해 연기만 옆으로 날리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고인이 공동 설립한 오라 미디어는 이날 그의 죽음을 알렸지만 사인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달 초 코로나19에 감염돼 일주일 이상 입원하기도 했고, 당뇨 등 여러 질환을 앓았다. 몇 차례의 심근경색으로 1987년 심장 수술을 받았으며, 2017년에는 폐암에 걸려 수술을 받은 뒤 치유됐다. 2019년에도 협심증으로 수술을 받았다. 1933년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서 로렌스 하비 자이거란 이름으로 태어난 고인은 유대인 집안의 엄격한 전통을 지켰지만 나중에 불가지론자가 됐다. 아버지 에드워드가 44세로 세상을 뜨자 고교를 졸업한 뒤 여러 해 어머니를 돕기도 했다. 방송 일이 너무도 하고 싶어 20대 초반 플로리다주로 이주해 라디오 방송에 취직했다. 처음 방송이 시작되기 몇분 전 자신의 성(姓)을 “덜 윤리적인” 이름으로 바꾸고 싶다고 방송국 사장에게 말한 뒤 마침 킹스 홀세일 리쿼 광고가 눈에 띄어 ‘킹’으로 바꿨다고 했다. 킹은 일곱 여성과 여덟 차례 결혼해 다섯 자녀를 뒀다. 손주가 여덟, 증손주가 넷이 있다. 지난해에는 두 자녀를 먼저 흙에 묻었다. 7월 말에는 52세의 딸 카이아가 폐암으로, 다음달에는 65세였던 아들 앤디가 심근경색으로 먼저 세상을 등졌다. 그는 당시 소셜미디어에 “자녀들을 잃어 고장 난 느낌을 갖는다. 어떤 부모도 아이를 먼저 흙에 묻어선 안된다”고 적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진짜 홈런왕’ 행크 에런 86세로 타계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진짜 홈런왕’ 행크 에런 86세로 타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전설적인 홈런왕으로 역대 두 번째로 많은 홈런을 기록한 헨리 행크 에런이 22일(이하 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86.  그의 별세 소식은 애틀랜타 지역 매체들이 고인의 딸을 인용해 보도했다. 대부분의 커리어를 바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구단도 에런이 “평화롭게 영면에 들었다”고 밝혔다. 정확한 사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에런은 1974년 4월 8일 통산 715개 홈런을 기록하며 베이브 루스의 최다 홈런을 넘어섰으며 그의 통산 755개 기록은 2007년 배리 본즈(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의해 깨졌으나, 약물 스캔들에 휘말린 본즈보다 에런을 여전히 ‘진짜 홈런왕’이라고 여기는 팬들이 많다. 본즈는 762개를 기록한 뒤 은퇴했다.  이제 47세가 된 본즈는 SNS에 에런을 바라보는 자신의 모습을 올린 뒤 “나는 몇 차례 에런과 시간을 함께 보내는 영광을 누렸다”며 “경기장 안팎 모두에서 에런은 매우 존경할만한 분이었다. 그는 상징이자 전설, 진정한 영웅이었다”라고 썼다. 이어 “에런, 당신이 우리에게 가르쳐 준 모든 것을 잊지 않겠다. 당신은 선구자였고, 선례를 남겼다. 아프리카계 미국 선수들은 당신을 롤모델로 삼고, 꿈을 꿀 수 있었다”며 “우리 모두 당신이 그리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인은 인종차별을 견뎌낸 역대 최고 타자 가운데 한 명이다. 미국의 복싱 전설 무하마드 알리가 생전에 “나 자신보다 더 존경하는 유일한 사람”으로 에런을 꼽은 것이 그의 위상을 말해준다.  1934년 앨라배마주 모빌의 가난한 흑인 가정에서 8남매 중 한 명으로 태어난 에런은 야구 장비를 사지 못해 막대기와 병마개로 혼자 타격 연습을 하며 야구 선수의 꿈을 키웠다. 17세에 흑인들만의 리그에 속한 인디애나폴리스 클라운스와 계약을 맺었다. 재키 로빈슨이 메이저리그 최초의 흑인 선수로 등록한 지 4년 뒤였다.  1952년 당시 보스턴 브레이브스와 계약한 그는 소속팀이 밀워키로 옮긴 직후인 1954년 스무살의 나이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23시즌을 뛰었는데 21시즌이 브레이브스였고, 두 시즌이 밀워키 브루어스에서였다. 이듬해 처음 올스타에 선정된 에런은 1956년 내셔널리그(NL) 타격왕, 1957년 최우수선수(MVP) 타이틀을 각각 거머쥐었다. 1957년에는 월드시리즈에서 뉴욕 양키스를 격파하고 우승을 차지하는 겹경사를 누렸다.  1966년 브레이브스가 다시 애틀랜타로 홈구장을 이전한 것을 계기로 흑인 인권운동에도 눈을 뜨게 됐다. 당시 애틀랜타는 마틴 루서 킹 목사 등이 활동하던 인권운동의 중심이었다. 에런은 나중에 방송 인터뷰를 통해 “솔직히 애틀랜타와 같은 대도시로 가는 게 두려웠다”며 “킹 목사와 앤디 영과 같은 사람들이 그곳에 있다는 걸 알고 무슨 일을 할 수 있을지,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등을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술회했다.  메이저리그 사상 최초로 500홈런과 3000안타를 동시에 달성하고, 8시즌 40홈런 이상을 치면서 승승장구하던 에런은 백인들의 우상 루스의 통산 홈런 기록에 근접하면서 극심한 인종차별 모욕과 협박에 시달렸다. 루스의 통산 홈런 기록에 하나 모자란 채로 1974년 정규시즌을 시작하려던 그에게 “은퇴하거나 아니면 죽어버려” 등의 협박 편지가 쇄도한 것이다. 연방우체국에 따르면 에런은 100만 통에 가까운 편지를 받았다고 한다.  에런이 루스의 기록을 넘어선 순간 백인 남성들이 그라운드에 난입, 집에서 TV 중계를 보던 가족이 공포에 질린 것은 유명한 일화다. 다행히 이들은 에런의 기록을 축하하려는 팬들이었다.  1975년 밀워키 브루어스로 트레이드된 에런은 두 시즌을 더 뛰고 23년에 걸친 메이저리그 경력을 마무리했다. 에런이 세운 통산 최다 타점(2297점)과 장타 기록은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다. 통산 안타(2935개)도 3위에 올라 있다. 은퇴 후 1982년 명예의전당에 헌액된 에런은 2002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수여한 ‘자유의 메달’을 수상했다. MLB 닷컴은 “에런은 97.8%의 높은 득표율로 명예의전당에 헌액됐다. 당시까지 에런보다 높은 득표율로 헌액된 선수는 98.2%의 지지를 받은 타이 코브뿐이었다”고 전했다.  3298경기에 출전해 9847타수 2935안타(타율 .298), 762홈런, 2297타점, 514도루를 기록했다. 24차례나 올스타에 뽑혔다. 메이저리그에서는 1959∼1962년, 한 시즌에 두 차례 올스타전이 열렸는데 에런은 이 기간 늘 올스타에 선정됐다.  지난 5일에는 흑인 사회에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독려하기 위해 앤드루 영 전 유엔 대사 등과 함께 공개 접종했다.  고인이 은퇴한 뒤에 태어난 선수들도 그의 죽음을 기렸다. 마이크 트라우트(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는 “에런을 보며 ‘경기장 안팎에서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오늘 전설을 잃었다”고 추모했다. 브랜던 로(탬파베이 레이스)는 “어렸을 때 오직 ‘행크 에런관’을 보려고 명예의전당을 찾았는데 불행하게도 당시 에런관이 공사 중이었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헬멧을 쓴 나는 매우 슬펐다”고 추억을 떠올렸다.  롭 맨프레드 커미셔너는 “에런은 모든 부문에서 최상위권에 오른 대단한 선수다. 기록상으로도 대단하지만, 그의 인성과 진실성은 더 대단했다”며 “에런은 야구에 상징적인 존재였다. 미국을 넘어 전 세계가 동경하는 인물이었다. 그는 야구 역사에서 늘 특별한 사람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추모 성명을 내놓았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윤도현·산다라박·유재환 뭉쳤다…SBS미디어넷X홈플러스, 희망송 캠페인 진행

    윤도현·산다라박·유재환 뭉쳤다…SBS미디어넷X홈플러스, 희망송 캠페인 진행

    가수 윤도현, 산다라박과 작곡가 유재환이 ‘희망송 캠페인’을 위해 뭉친다. SBS 미디어넷은 홈플러스와 함께 18일부터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힐링과 희망을 선물하는 ‘희망송 캠페인’을 진행한다. ‘희망송 캠페인’은 2021년 코로나-19 종식과 심신이 지친 국민들을 응원하는 마음을 녹인 희망 코드를 활용한 대국민 캠페인. 우울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국민들에게 힐링을 선물하고, 잇따른 공연 취소 등으로 침체된 음악 시장에서 신인 작곡가 발굴을 목표로 희망 코드 C-E-F-G(Covid-19 End Fighting Global)로 이뤄진 음원들을 공모해 희망송을 선정하게 된다. 이를 위해 윤도현, 산다라박, 유재환이 희망 멘토 3인으로 활약한다. 희망 코드로 만들어진 응모 곡을 심사해 베스트 5를 선정하게 된다. 더불어 최고의 음원으로 뽑힌 응모곡을 지원해 국민 희망송으로 완성시킬 예정이다. 세 사람은 지난해 ‘나의 음악 쌤, 밍글라바’에서 미얀마 학생들에게 음악을 가르친데 이어 이번 ‘희망송 캠페인’을 통해 다시 한 번 모여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게 됐다. SBS 미디어넷의 이상수 방송사업본부장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들을 응원하고, 코로나-19 극복을 기원하기 위해 ‘희망송 캠페인’을 계획하게 됐다”라며 “이번 캠페인을 통해 국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희망송이 탄생되길 바란다. 많은 참여 부탁드린다”라고 밝혔다. ‘희망송 캠페인’의 참여 방법은 18일부터 오는 2월 7일까지 SBS미디어넷 홈페이지 (https://sbsmedianet.sbs.co.kr/)에 작곡, 작사, 가창된 완곡 1곡의 음원을 접수하면 된다. 1등에게는 1000만 원 상금이 수여되며, 2등부터 5등까지는 각 200만원 상당의 홈플러스 상품권을 증정한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차이나링크, ‘IPIEC GLOBAL 2021’ 한국 예선 참가기업 모집 나서

    차이나링크, ‘IPIEC GLOBAL 2021’ 한국 예선 참가기업 모집 나서

    서울창업허브의 글로벌 파트너스 ㈜차이나링크가 서울창업허브와의 협력사업으로 국제창업혁신대회 ‘IPIEC GLOBAL 2021’의 한국 예선 참가 스타트업을 모집한다고 밝혔다.‘IPIEC GLOBAL 2021’은 중국 광동성 정부와 WTOIP가 실시하는 국제혁신창업대회로, 중국 현지에서 진행되는 본선에는 국가별 예선을 거친 한국, 미국, 일본, 이스라엘, 호주, 러시아, 말레이시아, 독일 등 세계 10여 개국의 기업이 참가한다. 금번 한국 예선을 통해서는 서울 소재 스타트업 5개사를 선발해 예선을 진행한다. 예선 참가 기업은 IR 멘토링, IR 발표자료 디자인 및 번역, 중국 시장 분석 보고서 등의 지원 혜택을 받으며, IR 발표를 통해 선정된 평가 우수기업은 IPEC GLOBAL 중국 본선에 진출한다. 본선 입상 시 1, 2, 3 등에게 상금이 주어지며, 본선에 진출하는 기업은 중국 10개 도시 순회 비즈니스 미팅, 숙박, 항공 등의 중국 소요비용을 전액 지원받을 수 있다. 또한 중국 현지 투자자 발굴 및 홍보 지원 제공으로 성공적인 중국 진출에 도움을 받는다. IPIEC GLOBAL 2021 한국예선 참가신청은 차이나링크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 한편 ㈜차이나링크는 한국 스타트업의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 투자연계 및 중국 마케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국 전문 엑셀러레이터이다. 중국 투자사 및 엑셀러레이터와 제휴를 맺고 투자 서비스를 비롯한 판로개척 서비스 및 컨설팅 등을 지원하며, 국내 스타트업의 안정적인 중국 진출과 시장 정착에 효과적인 원스톱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보이는 영혼 덕에 삶의 의미도 보일까

    보이는 영혼 덕에 삶의 의미도 보일까

    영혼들 탄생 전·사후 세계 모험담 그려기발한 상상력·화려한 그래픽 등 감동태어나기 전 영혼들이 머무는 세상이 있다면 어떤 모습일까. 한 번쯤 상상해 보지만 아마 흐릿하게 그리다 말지 않았을까. 20일 개봉하는 월트디즈니 픽사의 새 애니메이션 ‘소울’은 그 세계를 유쾌하고 매우 흥미롭게 빚어낸다. 인간의 감정과 기억 작동 방식을 재미있게 풀어낸 ‘인사이드 아웃’(2015)을 연출한 피트 닥터 감독이 또다시 놀라운 상상력을 발휘했다. ●23년 전 아들 보고 ‘태어나기 전 세상’ 구상 뉴욕 브루클린에서 기간제 음악 교사로 일하던 조는 꿈에 그리던 최고의 밴드와 재즈 클럽에서 연주하기로 한 날 예기치 못한 사고를 당했다. 영혼만 남은 조는 사후 세계에서 도망치다가 ‘태어나기 전 세상’에 떨어진다. 이곳은 탄생 전의 영혼들이 멘토와 함께 자신의 관심사를 발견하면 지구 통행증을 발급하는 곳이다. 조는 본의 아니게 지구에 가기 싫어하는 영혼 22의 멘토가 된다. 링컨, 간디, 테레사 수녀도 포기한 문제의 영혼 22를 설득하기 위해 모험을 떠난다.닥터 감독은 ‘인사이드 아웃’에서 딸의 감정에 관한 호기심으로 ‘머릿속 감정 컨트롤 본부’라는 설정과 5가지 감정을 의인화한 캐릭터를 만들었다. 이 독특한 세계관에 496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가 열광했다. 이번에도 영혼과 그들을 관리하는 ‘제리’처럼 독특한 캐릭터가 등장한다. 태어나기 전 세상에서 제리가 어떻게 영혼들을 관리하는지, 영혼이 어떻게 저마다 성격과 관심사를 지니게 되는지 그리고 그 영혼들이 지구에 내려와 살아가면서 재능을 어떻게 발현하는지 보여 준다. 이 세계는 전작 ‘인사이드 아웃’과 마찬가지로 빈틈없는 작동 방식을 갖췄다. 전작에서 선보였던 ‘무의식의 세계’처럼 무아지경에 이른 사람들의 영혼이 노니는 구역을 표현한 부분은 그야말로 탄성이 절로 나온다. 피트 감독은 자료를 통해 “23세가 된 아들이 태어났을 때 함께 시작된 아이디어였다”고 밝혔다. 아기들은 세상에 태어난 순간부터 고유한 성격을 가진 것 같았는데, ‘과연 그게 어디에서 왔을까?’라는 궁금증에서 출발한 것이다. ●빼어난 그래픽, 감성적인 음악 눈길 조와 영혼 22는 태어나기 전 세상과 현실 곳곳을 누빈다. 이 모험의 동선이 다소 복잡해 다소 혼란을 느낄 수 있다. 그렇지만 영화는 수준 높은 그래픽으로 단점을 상쇄한다. 탄생 전 세계는 파스텔톤, 사후 세계는 흑백 그리고 현실 세상은 화려한 컬러로 그렸다. 현실 세계 캐릭터는 머리카락 한 올까지 생생한데, ‘유(you) 세미나’를 관리하는 제리들은 피카소 드로잉처럼 표현했고, 크기도 들쭉날쭉 초현실적이다. 영혼은 파란색 2등신으로 귀엽게 그려 낸 덕에 조의 죽음은 어린 관객들에게도 무서운 사건이 아니다.흑인 음악가가 주인공인 까닭에 양복점, 동네 이발소, 재즈 클럽 등에서 특유의 흑인 문화가 드러난다. 특히 음악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 중간중간 나오는 연주 장면에서 캐릭터의 움직임과 선율 흐름이 그야말로 찰떡궁합이다. 캐릭터의 움직임을 구현한 김재형 애니메이터는 개봉 전 한국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아프리카계 미국인 특유의 문화적 배경에서 나오는 제스처와 표정이 확실히 보이지 않으면 스토리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영화의 진정성도 감소한다”면서 공을 들인 이유를 설명했다. 사후 세계와 탄생 전 세계, 현실을 오가는 독특한 주인공을 따라 시청각 만족까지 주는 영화의 끝자락에서 주인공은 우리에게 ‘삶의 의미란 도대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이쯤 되면 영화 제목 ‘소울’의 의미가 확연하게 드러난다. 영화는 ‘영혼’(소울)의 모험담인 동시에 우리 삶이 어쩌면 재즈의 즉흥연주를 의미하는 ‘소울’과 같지 않은지, 떠올리게 한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머그컵·타월… 상품 개발부터 판매까지, 청년 디자이너 돕는‘DDP 디자인 스토어’

    머그컵·타월… 상품 개발부터 판매까지, 청년 디자이너 돕는‘DDP 디자인 스토어’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살림터 1층에 자리한 ‘DDP 디자인 스토어’는 전통과 현대의 미가 어우러진 공예와 디자인 제품을 선보이는 곳이다. 서울디자인재단이 지난해 10월 시민을 위한 실내 휴식처인 ‘D 숲’을 마련하면서 옻칠, 유리, 도예 등 각 분야 공예 장인들의 명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공간을 새롭게 조성했다. ●“직접 부딪쳐 보면서 디자이너로서 한층 성장” 유명 공예가들만 입점할 수 있는 이곳에 취업을 준비 중인 청년 디자이너들의 제품이 나란히 놓였다. 서울디자인재단이 청년 디자이너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특별한 기회를 마련한 덕분이다. 공개 모집을 통해 선발된 청년 디자이너 8명은 10월부터 3개월간 DDP 관련 상품 개발, 공간 연출, 로고 디자인 업무 등을 경험했다. 이들이 공동으로 개발한 머그컵과 타월 등은 실제로 판매된다. 취업에 앞서 현장에서 실무를 익힌 청년 디자이너들은 만족감을 보였다. 김보경씨는 “업무를 주도적으로 진행하고 직접 부딪쳐 보면서 디자이너로서 한층 성장했다”고 말했다. 권송미씨는 “처음부터 끝까지 맡아서 제작하다 보니 책임감도 커졌고, 직접 눈으로 보고 확인하는 과정에서 더 나은 결과물을 볼 수 있었다”고 했다. 최경란 서울디자인재단 대표는 “DDP 디자인 스토어는 서울의 아름다움을 제품으로 제작해 보여 주는 상징적인 장소로 특히 외국인들에게 권하고 싶은 곳”이라며 “DDP 디자인스토어는 앞으로 전문 디자이너와 공예명장들 뿐만 아니라 청년디자이너를 비롯해 디자인분야의 취업준비생들이 기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열린 실험의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취업 정보 플랫폼선 다양한 프로그램 서울디자인재단은 이 외에도 취업난을 겪는 청년 디자이너를 지원하는 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온라인 취업 정보 플랫폼 ‘DDP 영 디자이너 잡페어’(www.ddpjobfair.or.kr)가 대표적이다. 구직과 구인 정보뿐 아니라 취업 준비생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온라인 포트폴리오 제작 프로그램은 개성을 살린 포트폴리오 만드는 방법을 알려 줄 뿐만 아니라 멘토 프로그램도 병행한다. ‘디자인 잡 컨퍼런스´는 현업에 있는 디자이너들과 취업 준비생들이 직업에 대한 정보를 나누는 공간이다. 아울러 ‘디자인 잡’을 통해 국내외 기업의 채용 정보를 한곳에서 볼 수 있다. 서울시 산하기관과의 협업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서울시 여성가족재단이 구축 중인 여성 창업공간 ‘스페이스 살림’에 들어갈 DDP 디자인 스토어 홍보관의 상품 선정과 공간 디자인에 청년 디자이너들을 참여시키기도 했다. 최 대표는 “재단은 젊은 디자이너의 신선한 아이디어를 받아들여 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들고, 동시에 청년 디자이너를 위한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겠다”고 했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학습 격차 해소 ‘발등의 불’?… 제도·돈보다 기다림이 먼저입니다

    학습 격차 해소 ‘발등의 불’?… 제도·돈보다 기다림이 먼저입니다

    기초학습·돌봄·사회성 부족 등 이유 다양교사의 꾸준한 관심·부모의 믿음이 도움 기초학력 진단 평가, 학습 장애 파악 한계연구·프로그램·인력 등 종합적 노력 필요“‘수포자’ 10% 돌파.” “코로나19로 학습 격차 커졌다.” 학생들의 기초학력 부족 문제가 대두될 때마다 정치권과 교육 당국은 관련 대책을 쏟아내고 손질한다. 19대 국회에 이어 20대 국회에서도 기초학력 보장에 대한 법안이 발의됐고, 장기화된 원격수업으로 학습 격차 우려가 커지자 교육 당국에도 발등의 불이 떨어졌다. 그러나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들을 성장하도록 돕는 데에는 장기간에 걸친 복합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파편화된 단기 처방’이라는 한계를 넘어서야 관련 대책이 실효성 있게 추진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돌봄·심리·정서적 지원 … ‘다층적 처방’ 필요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들은 그 원인이 복합적이고 그에 따른 다층적인 처방이 요구된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초·중학교 학습부진학생의 성장 과정에 대한 연구’는 2017년 당시 초등학교 3학년과 5학년, 중학교 1학년이었던 학습부진학생 44명의 4년간의 성장 과정을 관찰한 종단 연구다. 연구진은 이들 학생의 학습 부진 원인을 ▲기초 학습량 부족(20명) ▲가정 돌봄 부족(18명) ▲느린 이해 속도(12명) ▲분노·불안(12명) ▲사회성 부족(11명) ▲학습 동기 부족(10명) ▲이른 시기의 학습 상처(6명) ▲학습 전략 부족(6명) 등으로 구분했다. 학생들에게서는 이 중 많게는 4개까지 복합적인 원인이 나타났다. 연구진이 이들 학생을 4년간 관찰한 결과 27명은 학습 능력과 동기 등의 측면에서 꾸준히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학생들이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담임교사와의 유대관계 및 개별적 관심 ▲학습 습관 형성을 위한 지속적인 프로그램 ▲작은 성공 경험의 누적 등을 꼽았다. 영어 단어를 읽을 줄 몰랐던 초등학교 3학년 A군은 영어 기초 학습반에서 성취감을 느끼기 시작하면서 영어가 제일 좋아하는 과목이 됐다. 자녀를 믿고 학습을 관리해 주는 가정의 역할도 중요했다. 긍정적인 학급 분위기와 심리·정서적 지원도 무력감을 극복하는 열쇠로 작용했다. 불안과 분노를 다스리기 어려워했던 중학교 1학년 C군은 미술 치료를 받는 동시에 친구들이 자신의 성향을 이해하고 배려해 준 덕에 학습 의지를 높일 수 있었다. 반면 8명은 일시적인 변화를 보인 데 그쳤고 9명은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연구진은 “학습부진과 무기력이 오랫동안 지속돼 왔고 극복할 계기조차 부족했다”고 분석했다. 이들 학생은 자존감마저 낮아 학교의 기초학력 지원 프로그램이나 주변의 조언도 받아들이지 않았고, 가정에서도 자녀의 학습에 도움을 주지 않았다.●‘기초학력보장법’ 기대감·회의론 엇갈려 기초학력 보장을 위한 정책은 매년 쏟아지고 강화된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과 강득구 의원이 지난해 6월 나란히 발의한 ‘기초학력 보장법안’은 교육부 소속으로 ‘기초학력 보장위원회’를 두고 5년마다 기초학력 보장 종합계획을 수립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학교가 기초학력 진단검사를 실시해 학습지원이 필요한 학생을 선정할 수 있는 근거도 담겼다. 교육부는 올해 국고 10억원과 지방비 10억원을 투입해 ‘국가 기초학력 지원센터’를 설립한다. 학생 한 명을 중심으로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는 ‘두드림학교’와 강사나 예비교사 등이 정규 수업에 투입돼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들을 지도하는 ‘협력수업’도 확대된다. 기초학력 보장법안은 지난 19대 국회에서도 발의됐으나 지지부진한 논의 끝에 국회 임기가 종료되면서 폐기됐다. 법안에 찬성하는 측에서는 법안이 기초학력 지원 정책을 체계적이고 일관되게 운영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반면 교사들 사이에서는 공문과 서류에 매달리느라 학생들을 지도할 시간을 빼앗기고, 현장과 동떨어진 하향식 정책이 학교에 혼란만 가중시킬 것이라는 회의론도 퍼져 있다. 기초학력 진단의 방식을 둘러싸고도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정치권과 교육 당국은 ‘기초학력 진단·보정 시스템’ 등 객관적인 도구를 활용한 지필 평가를 강조하지만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지필 평가는 학습장애와 정서 등 다양한 원인을 진단하지 못하고 학생에게 ‘부진아’라는 낙인만 찍는 방법”이라면서 반대한다. ●현장에선 “진단을 해도 처방이 어렵다” 교사들은 “진단을 해도 처방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점이 기초학력 지원 정책의 결정적인 한계라고 지적한다. 학교가 손을 내밀어도 학생과 학부모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초·중학교 학습부진학생의 성장 과정에 대한 연구’에서 교사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수학 기초학력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데 겪는 어려움으로 초등학교 교사의 65.2%와 중학교 교사의 31.7%가 “학생·학부모가 낙인이라고 생각해 동의를 구하기 어렵다”는 점을 꼽았다. 기초학력 지도에 걸맞은 인력조차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다. 협력수업이나 방과후 프로그램, 학습 멘토링 등 각종 사업에는 외부 강사나 대기 발령 교사, 교·사대 학생 등이 투입된다. 김영식 좋은교사운동 공동대표는 “기초학력 지도는 전문성을 갖춘 사람이 검증된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높은 강도와 빈도로 실시해야 효과가 있다”면서 “강사 등은 단기간 투입되는 데 그쳐 효과가 지속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기초학력 문제를 ‘투입과 산출’이라는 공식으로 치환해 섣불리 접근해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그간의 대책들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 것도 단기 처방에 그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김태은 평가원 교수학습연구실장은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들은 단기간의 지도로 향상될 수 없는 학생들이 대부분으로, 기다림과 지속성이 전제돼야 한다”면서 “사업이 단기성인 특별교부금에 의존하고 담당자의 의지에 따라 기조가 변화하는 등으로 인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별 학생의 배움과 성장을 들여다보기보다 전체 학생의 학력 수준을 수치화하며 ‘기초학력’이 아닌 ‘학력’으로 초점이 흘러가는 오류도 빈번하다. 매년 학업성취도평가 결과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결과에 따라 정책이 뒤바뀌고 흔들리기를 반복한다. 김 실장은 “국가의 기초학력 보장은 일관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면서 “전문성 있는 컨트롤타워가 교육청과 학교, 교사를 돕고 성과를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생 성장 바라보는 성숙한 사회적 인식 필요 전문가들은 기초학력에 대한 연구와 프로그램, 담당 교사 등 전반에 걸쳐 투자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김 대표는 “학습부진 학생을 가장 잘 지도할 수 있는 건 교사”라면서 “전문성을 갖춘 전담 교사가 실질적인 권한을 가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급당 학생수를 줄이고 교사의 행정 업무를 줄여 학생들에 대한 섬세한 지도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기초학력 지도에 대한 학부모의 거부감도 극복해야 한다. 학교가 일정 정도의 권한을 가지고 학생을 지도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가정에 대한 복지 차원의 접근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근본적으로는 학습부진 학생들의 더딘 성장을 이해하는 성숙한 사회 인식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김 실장은 “느려도 제대로 배우면 잘 성장할 수 있다는 신념이 우리 사회에 어느 정도 확고한지에 대해 재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자신이 배우며 성장하고 있다고 느끼는 것이 학생에게 강력한 성장 요인”이라면서 “사회가 학생들의 성장을 격려하고 기다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상인대학 설립·복지타운 조성… 충북, 농시 만들어 농촌 살린다

    상인대학 설립·복지타운 조성… 충북, 농시 만들어 농촌 살린다

    괴산읍 ‘새시장’에 멘토·멘티 상인 매칭증평읍엔 창의파크… 도서관·카페 입주영동 황간면엔 ‘돌봄’ 갖춘 커뮤니티센터단양 매포읍은 ‘매화향기 중심가로’ 추진 진천·삼성·옥천·내수읍은 2단계 후보지로11개 시군에 1곳씩 조성 후 확대할 계획 대학생 농촌 정착 유도하는 정책도 마련젊은층 2~3%·노인복지수혜 6%↑ 기대단양군은 충북 북부권 끝자락에 있지만 유명한 관광지 못지않게 볼거리가 많아 관광객이 몰려든다. 조선 개국공신 정도전이 유년 시절 즐겨 찾았던 도담삼봉은 수려한 자태를 뽐내며 관광객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철쭉이 유명한 소백산은 ‘민족의 명산’으로 불리며 인기를 끌고 있다. 남한강 맑은 물에서 잡히는 단양 쏘가리는 진미로 평가받으며 전국 유일의 쏘가리 특화거리를 탄생하게 했다. 스릴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만천하스카이워크와 잔도는 핫플레이스로 통한다. 2019년 한 해 단양 방문객은 1067만명을 기록했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우울하다. 분만이 가능한 산부인과가 없어 산모들은 무거운 몸을 이끌고 원정출산을 가야 한다. 최신 영화를 볼 수 있는 극장조차 없는 등 문화 인프라도 열악하다. 인구 1000명당 학원 수는 0.46개로 도내에서 두 번째로 적다. 1㎢당 노인여가복지시설은 0.21개로 전국 평균의 5분의1 수준이다. 젊은층 이탈이 지속돼 65세 이상 노인비율은 27%다. 인구는 점점 줄어 2만 9000여명에 그친다. 청주의 1개 동보다 적다. 북적거리던 관광객들이 빠져나가면 단양군은 외로운 섬이 되는 셈이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된다. 단양군만의 문제가 아니다. 충북 11개 시군 가운데 7곳이 소멸위험지역에 해당한다.●청년상인 양성은 중원대와 협력 방안도 구상 농촌의 슬픈 현실을 보다 못한 충북도가 팔을 걷어붙였다. 충북의 농촌살리기 핵심은 선택과 집중이다. 도는 올해부터 농시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19일 밝혔다. 농시는 농촌과 도시의 합성어다. 도시와 동등한 편리함과 삶의 질을 누리도록 생활권을 개선하는 읍면 중심의 개발전략이다. 농시 사업은 농림축산식품부의 농촌중심지 활성화 사업과 국토교통부의 도시재생뉴딜 사업 등이 추진되는 읍면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정부 사업과 충북 자체 사업을 한곳에 집중해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여러 사업을 각개전투로 여기저기서 진행하면 농촌살리기는 흉내만 내다 끝날 수 있다. 도는 1단계 농시 사업 대상지로 4곳을 선정해 내년까지 총 8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대상지는 영동 황간면, 증평 증평읍, 괴산 괴산읍, 단양 매포읍이다. 농촌중심지 활성화 사업 차원에서 복지센터와 문화체험시설이 들어서는 괴산군 괴산읍에서는 ‘새시장 젊음의 거리 조성사업’을 추진한다. 새시장은 괴산읍 시외버스터미널 맞은편 상권의 오래된 명칭이다. 마을이야기를 수록한 지도와 스토리북을 제작하고 골목상권 특화를 위해 괴산음식 콘텐츠 개발, 거리음식 특화사업, 대물림가게 육성 등을 진행한다. 차 없는 거리를 조성해 골목길 갤러리, 디자인 그늘막, 증강현실(AR) 스포츠시설, 포토존, 스카이라인 조명 등으로 꾸민다. 상인들의 역량 강화를 위한 상인대학을 운영하고 이 과정을 이수한 상인과 전문가를 매칭해 주는 멘토·멘티도 추진한다. 시장 홍보를 위해 캐릭터와 관광도시락까지 개발한다. 또한 새시장에 있는 빈 상가를 장기임대해 새로운 기능을 부여하거나 지역주민 공유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후속 사업도 마련할 예정이다. 청년상인 양성을 위해 중원대학교와 협력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괴산군 관계자는 “새시장 일대는 주차공간과 즐길거리 부족, 거리환경 낙후 등으로 상업활동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 왔다”며 “이번 사업으로 상징성 있는 골목상권이 형성되고 다른 시장과의 차별화 전략을 확보하면 활력과 젊음이 넘치는 특화거리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증평군 증평읍에선 정부의 농촌중심지 활성화 사업과 농시 사업을 공동으로 시행해 창의파크를 건립한다. 주민들의 교육문화기반 구축 및 지역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해 건립하는 창의파크는 다목적 세미나실, 동아리 활동 공간, 강당, 공동육아 공간, 장난감 대여 및 놀이 공간으로 꾸밀 예정이었다. 내부시설 구성이 아쉽다고 판단한 도와 군은 농시 사업을 통해 창의파크에 도서관과 마을카페를 추가하기로 했다. 이 계획에 따라 창의파크는 당초보다 2개 층이 늘어난 지상 4층, 지하 1층 규모로 건립한다. 증평군 관계자는 “사업 예정지인 증평읍 장동리는 구도심 지역이라 주민들이 함께 여가를 즐길 공간이 없었고, 도서관과 카페도 턱없이 부족하다”며 “낙후된 구도심에 문화복지시설을 복합화해 신도심에 집중된 서비스의 형평성을 맞추고 주민 만족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이어 “엽연초생산협동조합 부지 내 건물 일부를 철거하고 그 자리에 건립해 마을 경관도 좋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도내 대학생 37% ‘농촌 정착 의향 있다’ 밝혀 영동군 황간면 옛 황간중학교 부지에는 복합커뮤니티센터를 구축한다. 농촌중심지 활성화 사업비로 복지센터, 보건지소, 목욕탕, 청소년문화의 집 등을 건립하고 농시 사업비로 다함께 돌봄센터, 공동급식소, 헬스장 등을 짓는다. 거대한 복지타운을 형성하는 것이다. 영동군은 커뮤니티센터가 건립되면 황간면은 물론 인근 추풍령면, 매곡면, 상촌면 주민들도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한다. 이들 4개 면 거주자는 모두 4575명이다. 군은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통해 황간면의 정주 여건 개선에도 나선다는 구상이다. 농촌중심지 활성화 사업 차원에서 문화의 집 등을 신축하는 단양군 매포읍에선 어린이안전거리, 문화쉼터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 ‘매화향기 중심가로 조성사업’을 진행한다. 도는 2단계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진천군 진천읍, 음성군 삼성읍, 옥천군 옥천읍, 청주시 내수읍 등 4곳을 후보지로 결정했다. 도는 11개 시군에 1곳씩 농시 사업을 추진한 뒤 이를 확산한다는 방침이다. 자치단체와 주민 사이에서 농시 사업 등을 지원할 중간조직도 만들고 있다. 현재 영동군과 진천군은 구성을 마치고 운영 중이다. 도는 대학생들의 농촌 정착을 유도하는 정책도 마련키로 했다. 농촌이 살기 위해서는 인프라 확충 못지않게 청년층 유입도 절실해서다. 도는 농시 마스터플랜 용역을 진행하며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참고해 구체적인 방안 마련에 착수할 방침이다. 설문 결과는 예상보다 희망적으로 나왔다. 충북 지역 대학생 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37%가 ‘농촌 정착 의향이 매우 많거나 어느 정도 있다’고 답했다. 농촌에 정착하는 데 가장 필요한 행정 지원은 ‘일자리 지원’이 63%로 가장 많았고 ‘빈집, 공공임대주택 등을 통한 저렴한 주거지 마련’, ‘창업자금 지원’, ‘귀농귀촌 사전 교육 등 컨설팅 제공’, ‘농촌 기본정보 제공’ 순으로 뒤를 이었다. 일정 기간 생활비와 주거공간 등을 제공한다면 농촌에서 미래를 계획해 볼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51.1%가 긍정적으로 답했다. ●‘문화 즐길 기회 부족’이 농촌 정착 제1 걸림돌 농촌 정착 시 가장 큰 걸림돌로 생각하는 부분은 ‘문화를 즐길 기회가 부족하다’는 답변이 24.3%로 가장 많았다. 이어 ‘주거 및 교통이 불편하다’ 16.8%, ‘교육 여건이 열악하다’ 16.2%, ‘청년세대가 부족하다’ 11.2%, ‘병원 등 의료여건이 부족하다’ 10.6% 등으로 나타났다. 충북도 관계자는 “예상보다 농촌에 대한 대학생들의 관심이 높은 것 같다”며 “시군과 함께 대학생들을 유입할 수 있는 다양한 시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농시 사업을 통해 청년 및 유아·청소년 인구 2~3% 증가, 노인복지서비스 수혜율 6% 향상, 연간 농가소득 330만원 증가 등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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