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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펙터클하고 다이내믹… 인간의 삶, 쇠구슬로 꿰다

    스펙터클하고 다이내믹… 인간의 삶, 쇠구슬로 꿰다

    스펙터클하고 다이내믹하다. 스테인리스로 만들어진 다양한 크기의 구슬을 꿰어 보배를 만들어 내기 위해 노심초사했다. 10월 24일까지 경기도 용인 마북동 한국미술관에서 열리는 심영철 작가의 ‘매트릭스 가든 - 영혼의 소리, 빛의 꽃으로 피어나는’ 전이다. 가령 ‘빛의 꽃’ 같은 작품은 700개의 구를 이용해 높이로만 6m에 이르도록 마치 포도송이처럼 구성해 둔 작품이다. 쇠로 만든 장대한 작품이다 보니 미술관 쪽에서는 천장에 무리가 갈까 전전긍긍했다는 후문이다. 광섬유까지 달려 있어서 빛이 변함에 따라 그 빛을 서로가 서로에게 반사해 나가면서 묘한 풍경을 그려 낸다. 작품 ‘비상’ 역시 572개의 쇠구슬을 천장에 꿈뜰거리듯 배치해 뒀는데 날아갈 것 같은 형상에다 쇠구슬끼리 부딪치면서 소리까지 내니 비상에 대한 열망이 고스란히 전달되는 듯하다. 그 움직임과 소리를 관객들과 함께하기 위해 전시물을 관람객들이 직접 만져 볼 수 있도록 했다는 점도 이색적이다. ‘비상’의 경우 관람객들이 밑에 들어가 누워 볼 수 있도록 했다. 작가가 쇠구슬에 집중하는 이유는 광택과 반사다. 그는 “쇠구슬이라는 게 부드럽게 모든 것을 품으면서 다시 반사해 내기도 하고 부딪침이 드문데, 이런 쇠구슬을 건드리고 만져 보는 과정 자체에서 인간의 삶이란 저러해야 하는 것이라는 위안을 많이 얻었다.”고 했다. 원래 반구, 그러니까 버섯 머리 모양의 작업 때문에 버섯 작가로 이름을 얻은 작가가 쇠구슬로 방향을 튼 이유다. 작가는 예전부터 가든 시리즈를 선보여 왔다. 일렉트로닉, 모뉴멘털, 시크릿에 이어 매트릭스 가든에 도달한 것이다. 시리즈 이름에서 보듯 가든이면 가장 자연스러운 상태를 말하는 것일 텐데 작가는 철저하게 차가운 금속성 소재를 썼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관람객이 손을 대면 다른 파장을 선보이는 플라스마나 터치스크린은 물론 관람객이 보는 각도에 따라 각기 다른 형상을 보여 주는 홀로그램 작품도 있다. 그나마 이번에는 많이 자제한 것이라고 한다. 작가는 “예전에는 의욕이 넘쳐서 약간 과하다 싶을 정도로 기계적인 요소를 많이 가져다 썼다. 이번 작품부터는 기계적인 것을 최대한 자제하려고 한다.”면서 “기계적인 면을 최소화함으로써 영적인, 비시각적인 세계를 더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이전 시리즈까지 함께 선보인다.(031) 283-6418.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돌아온 지존 자존심 들다…신지애 브리티시여자오픈 9언더 우승

    돌아온 지존 자존심 들다…신지애 브리티시여자오픈 9언더 우승

    지난주 닷새 동안의 ‘81홀 혈투’도, 이번 주 하루 36홀의 ‘마라톤 라운드’도 ‘지존’의 재등극을 막지 못했다. 17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의 로열리버풀링크스(파72, 6657야드)에서 끝난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브리티시여자오픈. 신지애(24·미래에셋)는 강풍으로 순연돼 이날 한꺼번에 치른 3·4라운드에서 전날 잡은 9언더파의 우위를 끝까지 지켜 우승했다. ●박세리 이어 한국인 두 번째 10승 고지 강한 비바람 속에서 펼쳐진 3라운드에서 1타를 줄이고, 4라운드에서는 1타를 잃었지만 최종 합계 9언더파 279타를 적어내 2위 박인비(24·이븐파 288타)를 무려 9타 차로 따돌렸다. 컷을 통과한 57명 가운데 유일하게 언더파였고, 2위와의 타수 차도 무려 9타인 걸 감안하면 거센 바닷바람에도 꿋꿋하게 우승컵과 자존심을 지킨 ‘천상천하 유아독존’이었던 셈. 2010년 11월 LPGA 투어 미즈노클래식 이후 22개월 동안 우승 소식을 전하지 못했던 신지애는 지난주 연장 9홀 승부 끝에 킹스밀챔피언십 정상에 올라 갈증을 푼 데 이어 이번에는 두 번째 브리티시여자오픈까지 제패, 화려했던 ‘지존’의 위상을 되찾았다. 4년 전 비회원으로 우승, LPGA 투어 입문의 계기가 됐던 대회. 그 뒤 수집한 투어 우승컵이 이번에 10개째가 됐다. 신지애는 박세리(35·KDB금융그룹)에 이어 10승 이상 승수를 올린 두 번째 한국 선수가 됐다. 그러나 우승컵보다 더 중요한 걸 챙겼으니 바로 자존심이다. 4년 전 이 대회 첫 우승으로 LPGA 투어에 ‘무혈 입성’한 뒤 이듬해 3승을 비롯해 최연소 상금왕, 신인왕, 다승왕 등 3관왕을 휩쓰는 등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지난해 초 허리 부상이 도지면서 우승 없이 시즌을 마쳤다. 신지애는 “바꾼 스윙이 몸에 맞지 않아 허리에 무리가 왔다.”며 “또 스윙에 대한 생각이 지나치다 보니 전체적인 경기 흐름을 읽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나 항간에서는 “상금과 세계 랭킹 모두 1위에 오른 뒤 나타난 무력감 탓”이라고 수군댔다. 올해도 출발은 순탄치 않았다. 지난 5월 손 수술로 2개월을 까먹었다. “한물간 것 아니냐.”, “정신력에 문제가 있다.”는 비난이 터져 나왔다. 한때 1위였던 세계 랭킹은 10위 밖으로 밀려나 있었다. ●“몸에 맞지 않는 스윙에 부상 겹쳐 고전” 그러나 지난주 폴라 크리머(미국)와 9차 연장 끝에 기어이 우승컵을 품에 안으며 자신감을 되찾은 신지애는 2주 연속 정상을 호령했다. 공백이나 다름없었던 지난 2년과 달라진 건 뭘까. ‘멘털’이 느슨해졌다는 말에 신지애는 단호히 고개를 가로젓는다. 그녀는 올 초 “정신력이 망가진 건 결코 아니다. 다만 몸에 맞지 않는 스윙에 부상이 겹쳤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대회 마지막 라운드 첫 홀 트리플 보기에도 “나머지 17개홀을 잘 치면 된다고 생각했다.”는 건 그녀의 정신력이 얼마나 유연하고 강해졌는지를 대변한다. ●페어웨이 적중률 92.9% ‘초크 라인’ 길진 않지만 또박또박 똑바로 치는 샷도 살아나고 있다. 특히 티샷이 페어웨이를 놓친 적이 거의 없다는 뜻의 ‘초크 라인’이란 별명도 붙여졌다. 이번 대회 2라운드가 압권. 페어웨이 적중률은 무려 92.9%였다. 강풍을 뚫고 코스 여기저기에 ‘초크 라인’을 수놓았다. 평균 타수에서도 선두에 올라 시즌 최저 타수(70.17)를 기록한 선수에게 주는 ‘베어트로피’ 수상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2250까지 무리없다” “美 4분기 ‘재정절벽’ 우려”

    코스피가 2000선을 재돌파하면서 향후 주가 움직임에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본격적인 유동성 장세가 펼쳐지면서 2250까지 오를 것이라는 낙관론과 펀더멘털(경제의 기초체력) 자체가 좋아진 것은 아닌 만큼 추가 상승에 제약을 받을 것이라는 비관론이 교차한다.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박연채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달 말쯤 코스피 지수가 2100을 찍고 4분기 중에 2250선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 센터장은 “미국이 경기를 살리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였기 때문에 국내 증시의 급등세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우리나라 신용등급을 한 단계 올린 만큼 외국인들은 안전성과 성장 프리미엄이 담보되는 한국 증시에 공격적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2.92%(56.89포인트)나 급등했다. 하루 상승 폭으로는 지난해 유럽중앙은행(ECB)의 깜짝 선물(대대적인 유동성 공급 발표)이 있었던 12월 21일 3.09%(55.35포인트) 이후 최대다. 반면 김지환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의 3차 양적완화와 국가신용등급 상승은 분명히 호재이지만 그렇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2000대 초반에서 횡보하는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 센터장은 “4분기 말에 미국의 ‘재정 절벽’(재정지출의 급격한 감소가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 우려가 커질 수 있고 중국 경기 하강도 심상치 않아 성급한 낙관은 금물”이라고 말했다. 이성원기자 lsw1469@seoul.co.kr
  • 박근혜 “유신·인혁당 역사판단 맡겨야”… 과거사 입장 고수

    박근혜 “유신·인혁당 역사판단 맡겨야”… 과거사 입장 고수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10일 5·16 쿠데타와 유신 평가 논란에 대해 “역사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면서 “5·16 당시 상황을 봤을 때 내가 만약에 당시에 개인이고, 지도자였다면 어떤 선택이나 판단을 했을까를 생각하면서 객관적으로 봐야 되지 않나.”라고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유신 논란에 “판단은 국민의 몫” 박 후보는 이날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친박근혜계 홍사덕 전 의원의 유신 옹호 발언에 대해 “그것은 그분의 생각”이라고 전제한 뒤 “몇십 년 전 역사라 지금도 논란이 있고, 다양한 생각이 있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역사가 객관적인 판단을 해 나가지 않겠는가, 그것은 역사의 몫이고 국민의 몫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당 안팎에서 수차례 입장 변화를 촉구했지만 ‘내 갈 길을 가겠다.’는 박 후보의 강한 뜻이 읽힌다. 박 후보는 “우리 현대사는 압축적 성장의 역사로, 굴절도 있었고 그림자도 있었다.”면서 “성과는 계속 발전시키고, 어두운 면과 상처는 치유하고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유신에 대해 “아버지는 ‘내 무덤에 침을 뱉어라’라고까지 하면서 나라를 위해 노심초사했다.”면서 “그 말 속에 모든 것이 다 함축돼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당시에 피해를 입으신 분들, 또 고초를 겪은 분들에 대해서는 딸로서 사과드리고, 우리 민주주의를 더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해 나가야 된다.”고 밝혔다. 또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한반도가 박 전 대통령을 만들어 간 방법과 박 전 대통령이 한반도를 만들어 간 방법, 이 두 가지를 동시에 봐야 한다는 글이 많이 생각난다.”며 한 재미 작가의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소개하기도 했다. 박 후보는 이어 인혁당 피해자에 대한 사과와 관련, “대법원 판결이 두 가지로 나오지 않았나.”라고 반문한 뒤 “그 부분에 대해서도 앞으로의 판단에 맡겨야 하지 않겠는가, 그런 답을 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인혁당 사건에 대해 박 후보의 입장이) 더 진전된 것이 없느냐.”라는 질문에 대해서도 “똑같은 것에 대해 대법원에서 서로 다른 판단이 나왔다.”고 거듭 설명했다. ●安 협박 논란에 “친구간 이야기” 박 후보는 정준길 전 공보위원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불출마를 종용, 협박했다는 금태섭 변호사의 폭로에 대해서는 “친구끼리 한 이야기인데 이걸 이렇게 확대해석하고 침소봉대하는 것도 구태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무리 가까운 친구 사이라도 (정 전 공보위원이) 좀 더 주의를 했어야 한다.”면서도 “한편으로는 친구 사이의 전화통화를 너무 침소봉대해서 사찰이니 협박이니 공방을 벌이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정 전 위원이 들었다고 전한 ‘안철수 루머’의 신빙성에 대해서는 “그 내용은 잘 모른다.”고 선을 그었다. 검사 출신인 정 전 공보위원을 기용한 것이 안 원장의 검증을 위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도 “그런 것과 전혀 관계없다.”고 답했다. 박 후보는 “저도 네거티브를 하도 많이 당해서 제가 멘붕(멘털 붕괴)이 올 지경이라고 말한 적도 있는데, 우리가 그런 식으로 하는 건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당내에서 그런 역할을 맡아 하는 사람은 없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일부의 국정조사 주장에 대해서는 “통일이 안 된 개인 생각을 이야기한 것 같다.”면서 “당 지도부나 여기서는 출마도 안 한 분이고 친구끼리 주고받은 걸 가지고 무슨 국정조사를 하느냐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김경두·김효섭기자 golders@seoul.co.kr
  • [사설] 한국 신용등급 상향 경제활력 디딤돌 삼아야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어제 우리나라 신용등급을 한 단계 상향조정했다는 소식은 최근의 어려운 대내외 경제 여건을 감안하면 가뭄의 단비같이 반갑다. 유럽경제는 재정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중국경제의 경착륙 경고음은 끊이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 3분기 경제성장이 0%대(전분기 대비)에 근접할지 모른다는 우울한 전망과 L자형 장기불황의 우려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소비심리 냉각과 투자 위축으로 우리 경제는 활력을 잃은 지 오래다. 이런 암울한 상황에서 한국이 역대 최고의 신용등급으로 올라선 것은 우리의 경제체질 개선 노력을 인정받은 데 기인한 것이다. 올 들어 트리플A 국가들의 신용등급이나 등급 전망이 강등돼 왔고 신용등급이 올라간 나라는 한 곳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나홀로’ 신용등급 상향 조정이 더욱 빛을 발하는 것이다. 무디스가 우리나라 신용등급을 A1에서 Aa3로 상향조정한 가장 큰 이유는 재정 건전성에 있다. 우리나라 재정이 양호하기 때문에 국내 위험요인과 외부 충격에 대응할 수 있는 정책 여력을 갖췄다고 무디스는 진단했다. 내년까지 균형재정을 달성하려는 정부의 부단한 노력이 반영된 것이다. 신용등급 상향은 국내 외화 유입 증가와 외환안정성 확보로 이어지고 외부 충격 시 자본 유출 감소로 연결될 것으로 보인다. 까닭에 신용등급 상향은 단순한 등급 상향을 넘어 한국 경제의 레벨이 상승했다는 의미를 부여할 만한 일이다. 무디스의 신용등급 상향에 자족해서는 안 된다. 피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무디스처럼 신용등급을 중국과 일본 수준으로 격상하도록 정부는 추가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더욱 탄탄해지도록 하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가뜩이나 수출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대외 충격이 오더라도 스스로 흡수할 수 있도록 경제 체질도 더욱 강화해야 한다. 꾸준한 북한 리스크 관리도 당면 과제로 꼽을 수 있다. 정책 당국은 무디스의 이례적 신용등급 상향을 우리 경제가 활력을 되찾고 성장엔진을 재가동하는 절호의 계기로 활용하기 바란다.
  • [생명의 窓] 반전의 미학, 강남스타일/구미정 숭실대 기독교학과 강사

    [생명의 窓] 반전의 미학, 강남스타일/구미정 숭실대 기독교학과 강사

    반전 없는 드라마는 얼마나 진부한가. ‘반전 뒤태’라는 신조어가 탄생한 배경도 그러하리라. 대중은 ‘깨는’ 상황에 열광한다. 갑각류 껍데기처럼 단단한 고정관념이 깨질 때의 카타르시스에는 쾌감 이상의 뭔가가 있다. 인생의 본질도 드라마인지라 반전 없는 삶이 지루하기는 마찬가지다. 오죽하면 ‘개천에서 용 난다.’는 속담이 다 생겼을까. 사람들은 개천에서 용이 나기를 ‘희망’한다. 부질없는 줄 빤히 알면서도 그 희망마저 없다면 무슨 낙으로 산단 말인가. 그러고 보니 요즘 ‘용감한 녀석들’이 대세인 이유를 알 것도 같다. 예언자의 입에 재갈이 물리고, 종교가 예언의 기능을 탈각한 시대에는 ‘용감한 녀석들’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메시지가 오라클(神託)이 되는 모양이다. 그들이 설파하는 메시지의 핵심도 반전 코드다. “세상은 말하지, 안 될 놈은 안 돼. (그러나) 우리는 말하지, 안 될 것도 없어.” 험난한 세류에 휘말려 ‘한숨’만 쉬는 대신에 ‘함성’을 지르고, ‘걱정’할 여유가 있으면 ‘열정’을 키우면서 ‘포기’하지 말고 ‘죽기 살기’로 견뎌 보라는 그들의 격려가 대중에게는 어떤 설교보다도 훨씬 낫다. 반전은 단순히 막판 뒤집기가 아니다. 이지러지고 어긋난 현실을 제자리로 되돌려 온전하게 만드는 것이다. 드라마나 동화 또는 전설이나 민담이 인과응보·사필귀정의 원칙에 충실한 것도 그 때문이다. 현실에서는 악행을 일삼는 자가 승승장구한다. 그로 인해 멘털이 붕괴되고 삶이 온통 풍비박산 난 사람은 끝내 억울해하다가 눈도 감지 못한 채 이승을 떠나기 일쑤다. 몰상식하고 배반적인 현실 앞에서 반전의 희망은 이승과 저승의 경계마저 뛰어넘는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연일 화제인 것도 반전 코드 때문이 아닐까. 이 땅에서 ‘강남’은 단순한 지리적 명칭이 아니다. 일찍이 시인 유하가 ‘바람 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 한다’는 제목의 연작시에서 관찰한 대로, 말죽이나 쑤던 곳이라는 뜻의 말죽거리가 어엿한 양재동으로 거듭나고, 뽕나무밭과 배나무밭 천지였던 공간이 압구정동으로 재탄생하는 과정에서 공교하게 다듬어진 ‘강남’은 우리 안에 내재된 욕망의 기호다. 한편 ‘스타일’이란 속생각이나 지향이 겉으로 드러난 표현일 테다. 20세기 최고의 종교학자 폴 틸리히는 “종교는 문화의 실체이며 문화는 종교의 표현”이라는 명제를 남겼다. 문화의 속내를 잘 살피면 그 밑바탕에는 ‘궁극적 관심’으로서의 종교가 깔렸다는 뜻이다. 거칠게 말해 우리 시대의 강남은 하나의 종교로 자리 잡았다. 모두의 궁극적 관심이 강남스타일에 집중된다. 강남스러운 얼굴과 몸매 앞에서 여지없이 무너져 내리는 자존심이란! 사실은 그런 얼굴과 몸매를 ‘관리’ 내지 ‘유지’하는 데 들어가는 자본권력이 부러워 죽겠다는 거다. 그걸 인정하기 어려우니까 괜스레 ‘부러우면 지는 거다.’라고 너스레를 떤다. 바로 이때 부끄러운 우리의 욕망을 속속들이 파헤치면서 예언자 싸이가 나타난 것이다. 미안하지만 전혀 강남스럽게 생기지 않은 그가 헛된 욕망으로 도배질된 강남스타일에 도전장을 내민 것부터가 반전의 혁명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나는 특히 “근육보다 사상이 울퉁불퉁한 사나이”라는 가사가 복음으로 들린다. 각자 고유한 스타일을 존중하면서 생각의 근육을 키우다 보면, 그야말로 다양성의 문화가 꽃피지 않을까 소망한다. 가난한 목수 출신의 청년 예수는 존재 자체가 반전이었다. “갈릴리 나사렛에서 무슨 선한 것이 나오겠냐.”는 당대의 통념을 예수는 보란 듯이 뒤집어엎었다. 그가 비유로 가르친 하나님 나라 이야기는 기막힌 반전들로 가득하다. 그러나 이 반전의 밑절미가 로마 제국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종종 간과한다. 그렇다면 ‘강남스타일’에 대한 지구적 반응은 그만큼 신자유주의 지구화 시대의 불온함을 고발하는 것이 아닐는지. 그건 그렇고, 구질구질한 내 삶에는 언제 ‘쨍하고 볕 들 날’이 찾아올까. 반전이 그리운 걸 보니, 살기가 되게 고단하구나.
  • 김자영·양수진 ‘한솥밥 매치’

    ‘삼촌 부대장’ 김자영(21·넵스)이 넵스마스터피스까지 집어삼킬까? 올 시즌 하반기 첫 대회까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주인공은 단연 김자영이었다. 개막전부터 지난주 끝난 히든밸리오픈까지 열린 투어 대회는 모두 7개. 이 가운데 김자영은 우리투자증권대회와 두산매치플레이 등을 2주 연속 우승한 데 이어 지난주 하반기 첫 대회인 히든밸리대회까지 모두 3개 대회를 석권했다. 하반기 전체 일정은 상반기에 견줘 촘촘하다. 상반기의 2배를 웃도는 14개 대회가 숨돌릴 틈 없이 펼쳐진다. 특히 9월 말까지는 한 주도 쉬지 않는다. 올 시즌 본격적인 우승 레이스의 분수령이다. 상금랭킹 1위(3억 2500만원), 대상 포인트 1위를 달리고 있는 김자영으로선 추격자들을 따돌리기 위한 추가 승수가 필요하다. 상황은 나쁘지 않다. 16일 강원 홍천의 힐드로사이골프장(파72·6585야드)에서 개막하는 하반기 두 번째 대회는 소속사인 넵스가 개최하기 때문이다. 106명의 선수가 출전해 여자대회에서 보기 드물게 나흘 동안 72홀 경기를 펼친다. 김자영의 장점은 어떤 상황에서도 좀처럼 흔들리지 않는 ‘멘털’에 있다. 첫 승을 일궈낸 뒤에 더욱 강해졌다. 두산매치플레이에서도, 히든밸리에서도 우승권 언저리에 포진해 있다가 때가 되자 순위를 뒤집고 정상에 올랐다. 그렇다고 독주가 약속된 건 아니다. 같은 소속사에서 한솥밥을 먹는 동갑내기 양수진은 김자영에게 가장 센 라이벌이다. 히든밸리대회에서 김자영의 뒤집기에 당해 준우승에 머물렀던 터라 이번 대회는 설욕의 무대다. KLPGT 통산 4승의 무르익은 관록도 무시할 수 없다. J골프가 1, 2라운드를 낮 1시부터, 3, 4라운드를 오후 1시 30분부터 생중계한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홍명보 “쉿”

    홍명보 “쉿”

    런던올림픽 축구 본선 조별리그 첫 경기(26일 멕시코전)를 2주 남짓 남겨 둔 홍명보호에 ‘이적 함구령’이 내려졌다. 지난 9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퀸스파크레인저스(QPR)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박지성(31)의 이적 여파가 올림픽대표팀을 자칫 흔들지나 않을까 싶어서다. 하루가 멀다 하고 들려오는 이적설은 내용도 상당히 구체적이어서 ‘대사’를 코앞에 둔 18명의 ‘멘털’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코칭스태프의 판단이다. 특히 이적설의 주인공들이 주축 선수들이라 촉각이 바짝 곤두서 있다. 영국 일간 ‘더 선’은 프리미어리그 리버풀이 기성용(23·셀틱) 영입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11일 보도했다. 신문은 “리버풀이 이적료로 700만 파운드(약 124억원)를 책정했다.”며 “브렌든 로저스 감독이 기성용을 강하게 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실 리버풀 말고도 QPR과 루빈 카잔(러시아), 데포르티보 라 코루냐(스페인)를 비롯해 독일 분데스리가의 몇몇 팀까지 그에게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문은 한 술 더 떠 “리버풀이 영입 경쟁에서 앞서고 있지만 QPR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해 박지성과 기성용이 ‘한솥밥’을 먹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의 에이전트는 “지금이 팀을 옮길 적기다. 여러 구단과 얘기를 나누는 상황”이라며 QPR에 대해서는 “그 팀도 협상 대상 가운데 하나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미드필더 김보경(23·세레소 오사카)도 이적설이 나오고 있다. 스카이스포츠는 “김보경이 카디프시티와 셀틱의 관심을 받고 있다.”면서 “그러나 에이전트는 카디프시티와 협상 중”이라고 보도했다. 또 “AS모나코도 600만 유로(약 84억원)를 이적료로 제시했지만 김보경 측에서 거절했다.”고까지 전했다. 신경이 곤두서는 건 당사자들도 마찬가지. 지난 6일 QPR 구단이 한국 선수 영입 기자회견을 예고한 이후 파주 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는 크게 술렁거렸다. 기성용은 “야, 너 QPR 가지?”라는 동료의 농 섞인 질문에 “올림픽에 집중해야 하는 미당에 과도한 이적설은 불편하다.”며 “하도 설들이 많아 구체적 오퍼가 들어오지 않는다면 에이전트에게 연락하지 말라고 했다. 신경 쓰고 싶지 않다.”고 쏘아붙였다고.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이 남자들, 런던 앞두고 각오 남다른데 ] 아들아, 너를 위해 쏘마 금빛으로

    [이 남자들, 런던 앞두고 각오 남다른데 ] 아들아, 너를 위해 쏘마 금빛으로

    인생의 세 번째 올림픽을 한 달가량 남겨둔 한국 사격의 대들보 진종오(33·KT)는 대뜸 “미쳐버리겠다.”고 했다. “웃고 떠들지만 스트레스는 항상 최고치”라며 마음속 부담감을 털어놓았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50m 권총 금메달, 10m 공기권총 은메달을 딴 그는 런던올림픽에서 ‘올림픽 2연패’라는 큰 과제를 떠안았다. 라이벌이자 가장 아끼는 후배인 이대명(24·경기도청)이 대표선발전에서 탈락하는 바람에 진종오에게 더 큰 기대가 몰리고 있기도 하다.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가장 큰 목표를 4년 전에 이뤄놓은 지금, 진종오는 오직 하나만 생각하며 런던올림픽 금메달에 다시 도전한다. 아내의 뱃속에 있는 아들이다. 20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만난 진종오는 아기 얘기를 하며 가장 환하게 웃었다. “11월에 출산 예정인 아기 때문에 나는 뒷전”이라며 짐짓 투정을 부리면서도 아내와 자신의 이름을 한 글자씩 따 ‘리오’라는 태명을 가진 아들을 위해 진종오는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4년 전 금메달을 땄으니 나태해지기 쉽다. 후배들과 기록 경쟁이 없었더라면 은퇴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태어날 아들에게 자랑스러운 아빠가 되고 싶다는 생각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리상태가 기록을 좌우하는 ‘멘털 스포츠’이다 보니 기술보다는 심리적 안정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요즘은 소속회사(KT) 상사가 선물한 ‘왓칭’이라는 책을 읽으며 긴장을 떨치는 법을 배우고 있다. 권종오는 “베이징 대회에선 8등으로 결선에 올라 외려 심리적으로 편했다. 지금은 부담이 많이 되지만 자신감과 당일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느냐가 메달 색깔을 좌우한다고 생각한다.”고 런던올림픽에 대한 각오를 밝혔다. 진천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獨 국가부도 위험 치솟아 유로존 구원투수도 ‘흔들’

    獨 국가부도 위험 치솟아 유로존 구원투수도 ‘흔들’

    유로존의 구원투수인 독일마저 흔들리고 있다. 그리스와 스페인 등을 구하려다 독일의 재정부담이 천문학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獨 부담비용 5년간 851조원 추정 13일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국가부도 위험을 알려주는 독일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12일(이하 현지시간) 109.67bp까지 치솟았다. 올 들어 5개월 동안 가장 높은 것이고, 일본(98bp)보다 높아졌다. 특히 6월 들어 프랑스를 비롯한 주변국의 CDS는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독일의 CDS만 상승했다. 국제금융센터는 스페인까지 위기가 확산되면서 중심국 독일의 재정부담이 커졌고, 글로벌 수요약화에 따른 독일의 펀더멘털 우려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진단했다. 국제금융센터 김윤경 연구원은 “유럽 재정위기의 방화벽인 독일이 지원하는 국가가 그리스, 포르투갈, 아일랜드에서 스페인, 이탈리아, 키프로스 등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커지면서 독일 국가 경제에 대한 신뢰도가 훼손될 것이란 시장의 우려가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한 자산운용사가 유로존 유지를 전제로 독일이 부담해야할 비용은 앞으로 5년 동안 5790억 유로(약 851조원)라고 추정했다. ●韓도 CDS 프리미엄 상승 독일의 10년물 국채금리는 사상 최저치인 1.2%까지 하락했다. 이탈리아 국채 금리는 ‘구제금융 임박설’이 나돌면서 6개월만에 가장 높은 6.301%로 치솟았다. 스페인의 CDS프리미엄은 사상 최고치인 607.719bp를 기록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들어 하락세를 보여왔던 한국의 신용위험도가 유럽 재정위기의 장기화 영향으로 다시 높아졌다. 한국의 CDS 프리미엄은 142bp로 5월 말(121bp)보다 21bp 올랐다. 금감원은 “유럽문제에 따른 글로벌 신용악화로 CDS 프리미엄이 올랐다.”면서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으나 올해 5월 중 국내은행의 외화차입 여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올해 6월에는 13일 기준 한국의 CDS 프리미엄은 131bp, 중국은 128bp로 격차가 더 줄었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는 경기부양론이 꿈틀거리고 있어 주목된다.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연준은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위한 다양한 경기부양책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제시한 두 가지 방안은 이번 달 종료되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정책의 연장과 주택저당채권(MBS)을 연준이 사들이는 것이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위기의 세계경제 어디로] “대공황 후 최대 충격” vs “영향 제한적” 위기진단 누가 맞나

    [위기의 세계경제 어디로] “대공황 후 최대 충격” vs “영향 제한적” 위기진단 누가 맞나

    전 세계가 오는 17일(현지시간)의 그리스 선거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가운데,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12일 “그리스가 어떤 선택을 하든 시장에 주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거듭 말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유럽 재정 위기가 대공황 이후 가장 큰 경제적 충격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한 것에 비춰 보면 사뭇 낙관적인 진단이다. 다루는 정보와 처한 위치가 다른 만큼 경제수장들의 진단이 획일적일 필요는 없지만 요즘처럼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서는 경제팀이 좀 더 중심을 잡고 정제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김 총재는 이날 서울 소공동 한은 본관에서 열린 창립 62주년 기념식에서 “그리스 문제는 어떤 정치적 결정이 나든지 발생할 수 있는 갖가지 경우에 따른 효과가 이미 시장상황에 어느 정도 반영됐다.”면서 “스페인 문제도 (구제금융 신청 계기로) 은행의 부실이 어떤 형태로 급속히 진행되는지에 대한 학습효과가 생겼으므로 (스페인) 정부와 금융 부문이 이에 적절하게 대처할 능력이 함양됐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말 속에 사태가 더 악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녹아 있다. 익명을 요구한 외국계 은행의 관계자는 “개개인의 캐릭터(성격) 차이를 감안해도 요즘 한국 경제수장들의 발언은 너무 중구난방”이라면서 “한국의 상황은 한국 당국이 가장 잘 알 것이라는 기본적인 믿음이 있었지만 솔직히 요즘에는 과연 데이터(숫자)를 갖고 하는 말들인지 의심스럽다.”고 푸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정부의 진단은 국내외 금융시장만큼 냉·온탕을 오간다. 김석동 위원장의 ‘대공황’ 발언이 나온 4일 코스피 지수는 미국 고용 지표 악재 등과 맞물려 전날보다 51.38포인트나 빠졌다. 이틀 뒤인 7일 박재완 재정부 장관은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2008년에 비해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튼튼해졌다.”며 유럽발 위기에 버틸 수 있다고 말했다. 권혁세 금융감독원장도 같은 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실물경제 회복에는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유럽 위기가 그렇게 심각하게 가진 않을 것”이라며 박 장관과 호흡을 같이했다. 잇단 비관론에 따른 시장의 불안심리를 달래려는 의도도 깔려 있었지만 정작 시장은 이를 ‘경제수장 간 불협화음’으로 해석하며 더 불안해했다. 청와대는 일단 재정부의 손을 들어 줬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11일 “과도한 불안 심리가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며 김 위원장을 우회적으로 겨냥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수장들이 다른 목소리를 낼 수는 있지만 각자의 역할 속에서 조화를 이뤄야 한다.”면서 “미시 감독 당국의 수장이 유럽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거시적인 금융안정 기능을 수행하는 재정부와 한은은 낙관하고 있어 상당히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지난해에도 재정부 장관이 물가를 걱정하고 한은 총재는 경기를 더 걱정하는 ‘부조화’가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한 전직 경제 관료는 “상황이 어려울수록 수장들은 경제주체들이 동요하지 않도록 밖으로는 괜찮다고 확성기로 계속 떠들고 안으로는 분주하게 대비책을 세워야 하는데 지금의 경제팀은 팀플레이보다 개인플레이에 치중하는 느낌”이라며 뼈 있는 말을 했다. ‘컨트롤 타워’(경제부총리)가 없는 상태에서 박 장관의 ‘두루뭉술 은유법’과 김 위원장의 ‘계산된 과장법’이 혼선을 더 키운다는 지적이다. 안미현·오달란기자 hyun@seoul.co.kr
  • 이해찬 “與 매카시즘과 싸우겠다”… 종북논란 확전?

    이해찬 “與 매카시즘과 싸우겠다”… 종북논란 확전?

    이해찬 민주통합당 신임대표가 폐족(廢族)을 자처한 친노(친노무현) 좌장으로서 4년 전 정치일선에서 물러난 뒤 화려하게 복귀했다. 대표 행보 첫날인 10일 낮 서울 63빌딩에서 최고위원 간담회를 갖고 대선 총력체제를 위한 협력을 당부했다. 저녁에는 서울광장서 열린 6·10민주항쟁 25주년 기념식에 참석했다. 이 신임대표는 전날 전당대회 뒤 기자단과의 뒤풀이에서 새누리당과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종북 공세에 대해 “사상의 자유를 부정하고 있다. 히틀러와 뭐가 다른가.”라고 ‘버럭’ 일성을 내며 대여 강경기조를 천명했다. 따라서 여권의 향후 대응강도에 따라 종북 논란이 확전될지, 휴전될지가 갈릴 것 같다. 이 대표는 “경선 열세 반전의 계기는 종북 논란에 강하게 대응한 것이다. 민주당을 지킬 사람은 이 사람이라고 판단해 주신 것”이라며 “민주당이 중심을 잡지 않으면 나라가 균형이 깨지게 생겼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저 사람들이 말하는 건 전체주의적 발언들이다. 사회과학적으로 보면 전체주의적 시각이다. 자유주의의 가장 큰 장점이 사상의 자유인데 사상을 검증하겠다고 한다.”며 현 여권의 기조를 전체주의라고 몰아세웠다. 나아가 “전체주의의 가장 나쁜 형태가 나치즘이다. 다양성·다원성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그런 멘털리티인데 히틀러와 뭐가 다른가.”라면서 “총선에서 이기고 나서 과도한 자신감 때문에 무엇을 해도 괜찮다는 오만함이 생겼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걸 그대로 허용하면 파시즘으로 가는 거다. 안 되겠다 싶어 정면 대응을 한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스스로의 정치감각을 “한 세대 전의 것”이라고 고백하기도 했다. 그는 “1990년대 초반만 해도 진의가 정당하면 양해가 됐는데 지금은 안 그렇다. 새로운 정치문화가 생겨버렸음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강한 민주당’에 대한 열망도 털어놓았다. 그는 “민주당이 이래선 안 된다. 민주당이 후보를 빌려오는 당이 되지 않았나. 경기도지사 후보(유시민)를 빌려오고, 서울시장(박원순)도 빌려왔다. 잘못하면 대선도 어떻게 될지 모르지 않는가. 이렇게 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열심히 뛰었다.”고 말했다. 또 현재 민주통합당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한 뒤 당을 책임질 사람이 없어진 상태라며 “(정권을 창출하는) 정당을 만드는 일에 전념해야겠다. 이제부터 시작이다.”라며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룩해 이명박 정권이 잘못됐다는 것을, 본때를 보여주는 새로운 정부를 만들어내겠다.”고 주장했다. 강성 이 대표의 이런 기조로 볼 때 여야 간 공방과 대립은 한층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 신임대표는 당대표 수락연설에서도 “박근혜 새누리당의 매카시즘에는 단호히 맞서 싸우겠다.”고 색깔공세 정면대응 방침을 비쳤다. 특히 연말 대선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당대표 초반 활동은 ‘신매카시즘’에 대항하는 강력한 대여 공세로 시작될 전망이다. 이춘규 선임기자·송수연기자 taein@seoul.co.kr
  • [씨줄날줄] 퍼펙트 스톰/주병철 논설위원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은 개별적으로 위력이 그다지 크지 않은 태풍 등이 특이한 자연현상과 맞부딪치게 될 경우 상상을 초월하는 파괴력을 지닌 재해로 발전하는 현상을 말한다. 과학자들은 퍼펙트 스톰의 주요 요인으로 지구온난화를 꼽는다. 기상용어인 퍼펙트 스톰은 1991년 핼러윈(10월 31일)날에 미국 보스턴에서 북쪽으로 1시간가량 떨어진 글라우스터라는 항구도시에서 소형 고기잡이배(안드레이 게일호)가 열악한 기상 조건에도 불구하고 고기잡이에 나섰다가 실종돼 어부 전원이 사망한 사건의 실화를 바탕으로 볼프강 페터젠 감독이 2000년 영화로 만들면서 유명해졌다. 이후 2008년 미국 글로벌 금융위기로 달러 가치가 하락하고 유가 및 국제 곡물가격 급등에 물가 상승 등이 겹쳐지면서 ‘경제용어’로도 사용됐다. 경제학계에서 퍼펙트 스톰을 가장 많이 사용한 학자는 단연 ‘닥터 둠’(Doctor Doom·파국을 예언하는 박사)으로 유명한 뉴욕대 루비니 교수다. 그는 며칠 전에도 블룸버그통신 헤드라인을 통해 “아무리 늦어도 2013년쯤에는 퍼펙트 스톰과 같은 경제 재난이 세계 경제를 강타할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그는 퍼펙트 스톰이 발생할 4가지 요소로 재정 적자로 인한 미국 경제 침체와 마비, 중국 경제의 잠재성장 정체, 유로존 부채 위기, 일본 경제 침체 등을 꼽았다. ‘원조 닥터 둠’으로 불리는 마크 파버(66) 마크파버리미티드 회장, 마틴 펠드스타인 하버드대 교수 등도 퍼펙트 스톰을 자주 언급하는 사람들이다. 국내에도 퍼펙트 스톰 발생 가능성과 후폭풍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지난 4일 유럽 사태에 대해 “1929년 대공황 이후 가장 큰 경제적 충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만수 KDB금융지주 회장도 5일 “지금의 위기상황은 대공황보다 심각하다. 펀더멘털(경제 기초체력)에는 문제가 없었던 대공황 때와 달리 지금은 글로벌 불균형이라는 구조적인 요인으로 야기된 만큼 장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상황이 심상치 않으니 철저하게 대비하자는 의도에서 비롯된 발언으로 보이지만 이들이 지닌 무게를 감안하면 가볍게 던진 화두인 것 같지는 않다.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이어 유럽 재정위기를 지켜보고 있는 우리로서는 “경제의 축이 서양에서 동양으로 넘어온다.”고 예언한 하버드대 니얼 퍼거슨 교수의 말을 새겨볼 만하다. “미국은 해마다 포퓰리즘 지수가 올라간다. 그래서 미국정치가 문제다.” 주병철 논설위원 bcjoo@seoul.co.kr
  • “유럽발 위기 대공황보다 심각 글로벌 불균형탓…오래 갈 것”

    강만수 KDB금융지주 회장이 5일 “지금의 위기 상황이 대공황보다 심각하다.”고 경고했다. 펀더멘털(경제의 기초체력)에는 문제가 없었던 대공황 때와 달리 지금은 글로벌 불균형이라는 구조적인 원인 때문에 야기된 위기인 만큼 장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올 국내 경기 점진적 하향 예상 중동과 아프리카 출장을 마치고 지난 3일 귀국한 강 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의 경제·금융위기에 대한 진단과 전망을 풀어놓았다. 그는 “올해 국내 경기는 유럽발 위기의 영향으로 점저(점진적인 하향) 추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의 ‘상저하고’(상반기에는 낮지만 하반기에 회복되는 경기 흐름) 전망은 수정돼야 한다는 얘기다. 강 회장은 “지난해에도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국내 증시가 2500선까지 갈 것으로 전망했지만, 유럽 위기의 심각성 때문에 나는 적어도 1700선까지 떨어진다고 봤고, 결국 내가 맞았다.”며 낙관론을 경계했다. 강 회장은 이번 위기를 ‘개미와 베짱이’에 비유했다. 미국과 남유럽은 빚을 내서 흥청망청 소비하고, 독일·중국·일본 등은 죽어라 일(생산)하는 글로벌 불균형 때문에 문제가 터졌다는 것이다. 그는 “위기를 해결하려면 선진국은 생산을 늘리고, 신흥국은 소비를 늘려야 하는데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라면서 “대공황 때에는 유동성(돈)만 공급하면 해결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펀더멘털이 흔들리고 있어서 심각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산은 민영화 다음 정권서 결정할 일” 국내 경제에 대해서는 다소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최근 골드만삭스 아시아 최고경영자(CEO)를 만났는데 세계 경제가 어렵지만 한국이 가장 덜 어려울 것이라고 했고,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도 한국을 브릭스와 같은 급의 역동적인 신흥국으로 평가했다.”면서 “2008년 이후 경기 부양을 위해 미국, 유럽, 일본이 푼 4조 2000억 달러의 유동성이 갈 곳은 결국 한국밖에 없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최근 추진 중인 산업은행 기업공개(IPO)에 대해 “시장의 상황이 어렵다고 해도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 올해 안에 IPO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IPO가 민영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강 회장은 “개인적으로 정부가 산은 주식의 ‘50%+1주’ 이상을 갖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본다.”면서 “민영화 여부는 다음 정권에서 결정할 일”이라고 말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채무이자율 7→5% 경감 대한전선 정상화 속도

    재무건전화 작업을 하고 있는 대한전선이 경영 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한전전은 11개 채권은행단이 추가 지원 방안을 결의했다고 23일 밝혔다. 지난 2월 지원하기로 했던 1500억원의 추가 지원을 각 은행이 분담해 집행하되, 이 가운데 영업지원을 위한 영업보증한도를 400억원 규모로 즉시 지원한다. 특히 채권단은 7%대 수준이던 채무 이자율을 5% 수준으로 낮추기로 했다. 이자율이 2%포인트 낮아지면서 이자 부담액도 240억원가량 줄어들게 됐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 같은 지원은 최근 채권은행단 실사에서 계속기업가치가 약 2조 6000억원으로 청산가치의 2배 이상에 달하고, 전선업의 우수한 펀더멘털을 바탕으로 안정된 영업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여기에 대한전선은 보유 중인 광섬유 및 광케이블 전문업체 대한광통신 지분 전량도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이를 위해 지난 22일 계열사 대한광통신의 보유지분 48%를 272억원에 대청기업 등에 매각하기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지난달 실사 결과로 채권은행의 지원도 순조롭게 진행돼 회사의 유동성 우려를 불식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자산매각 등 구조조정도 순조롭게 진행되면 2013년에는 실질적인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유로존 위기] 靑 “전기료 인상 불가피”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0일 전기요금 인상 논란과 관련, “전기료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기료 인상) 시점이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같은 언급은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이 지난 17일 “물가도 비교적 안정적이고 기획재정부도 인상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면서 전기료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데 이어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 관계자는 또 최근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에 대한 부동산 규제 완화 조치와 관련, “인구 구조 등 여러 요인을 살펴보면 앞으로 부동산 투기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2006년 당시 부동산 가격이 평균 20%가량 올랐을 때 만든 제도를 지금까지 끌고 갈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수도권은 사정이 좋지 않지만 지방은 부동산 시장이 좋지 않으냐.”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유럽발 금융 위기에 대해서는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다소 확대됐지만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이 여전히 양호하고 실물경제에서도 아직까지 특별한 이상 조짐이 나타나고 있지 않다.”면서 “지난해 한·중, 한·일 통화 스와프 체결, 은행 외화유동성 확보 등 선제적 조치로 우리의 위기 대응 능력에 대한 대내외 평가도 양호하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또 여름철 전기 피크와 관련, “전기 상황이 좋지 않다.”면서 “전력 수요가 산업뿐만 아니라 가정에서도 늘었다. 전기 절약을 많이 해주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저축은행 추가 구조조정에 대해 “이번에 3차까지 한 것은 문제가 된 저축은행을 뺀 나머지 85개를 전수조사한 것”이라면서 “이제부터는 상시 구조조정 체계로 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정부 “필요하면 시장안정 조치”

    그리스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이탈 가능성으로 국내외 금융시장이 흔들리자 정부가 비상대책(컨틴전시 플랜) 재점검에 돌입했다. 정부는 우리 경제가 외풍을 견딜 만큼 기초체력(펀더멘털)이 양호하지만 금융시장 상황을 예의 주시해 필요할 경우 시장안정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시장개입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정부는 17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신제윤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추경호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박원식 한국은행 부총재, 최수현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등이 참석한 경제·금융상황점검회의를 갖고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 참석자들은 실물 경제에는 아직까지 특별한 이상 조짐이 나타나지 않고 있는 만큼 냉정하고 차분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한·중 통화스와프(맞교환)와 한·일 통화스와프 체결 등으로 인한 양호한 외화유동성, 충분한 외환보유액(4월 말 기준 3168억 4000만 달러) 등을 감안할 때 위기 대응 시의 대응 능력은 지난해보다 높아졌다. 국채의 안정성을 의미하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 16일 현재 143bp(1bp=0.01%)로 지난해 말(150bp)이나 ‘10월 위기설’이 불거졌던 작년(10월 4일 229bp)보다 안정적이다. 그러나 유럽 재정위기의 전개 방향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만큼 앞으로 주식·채권·외환시장에서 자금유출입 동향이 면밀히 점검된다. 주식시장에서 올 들어 3월까지 순매수였던 외국인은 4월 들어 순매도(4000억원)로 전환한 뒤 이달 들어 매도세(15일 누적 2조 2000억원)가 커지고 있다. 채권시장도 올 들어 4월에 순매도(1조원)로 돌아섰으나 이달 들어 소폭(1000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다. 외환시장에서는 엄격한 기준의 외화유동성 스트레스 테스트가 지속되며 차입금 만기 일정 등을 감안해 충분한 수준의 외화유동성을 관리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유럽 재정위기 재부각 등 대외 불확실성 확대로 경기회복 흐름이 위축되지 않도록 투자·일자리 등을 중심으로 한 미세조정 노력도 강화할 방침이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코스피 1900선 붕괴… 실물경제로 확산 우려

    코스피 1900선 붕괴… 실물경제로 확산 우려

    그리스의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17개국) 탈퇴 가능성이 커지면서 15일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봉합 국면으로 가는 듯했던 유럽 재정위기는 그리스, 프랑스 등에 재정 긴축을 반대하는 정권이 들어서면서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다. 때문에 올 들어 안정세를 보였던 국내 금융시장은 당분간 변동성이 커질 전망이다. 수출을 비롯한 실물 경기 회복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의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4.77포인트(0.77%) 하락한 1898.96으로 마감됐다. 31포인트까지 하락했다가 낙폭을 만회한 것이다. 1900선이 무너진 것은 지난 1월 18일(1892.39)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환율도 4개월 만에 1150원대를 넘어섰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9원 오른 1154.1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닛케이225지수는 0.81%, 항셍지수는 1.15% 하락했으며, 전날 프랑스 CAC40지수는 2.29% 폭락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우리 금융시장이 유로 리스크를 크게 반영하고 있는데 변동 폭이 펀더멘털에 비해 과민하다고 생각한다.”며 구두 개입에 나섰지만 시장을 진정시키기엔 역부족이었다. 금융시장의 불안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하면 그리스 국채에 투자한 유럽 은행들의 손실이 커지고, 이들은 한국을 비롯한 해외에 투자한 자산을 처분해 재무상태를 개선할 가능성이 크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 투자금 가운데 30%를 차지하는 유럽계 자본의 이탈도 불가피해진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그리스뿐만 아니라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취임 이후 프랑스와 독일의 유로존 위기 해법 조율도 필요한데 단시간에 끝날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유럽 리스크가 국내외 금융시장에 상당 기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럽 위기가 장기간 지속될 경우 수출 등 실물 경제의 타격도 우려된다. 지난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유럽은 하반기에 경제성장률이 반등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그리스·올랑드 변수’로 인해 금융시장의 불안이 실물로 옮겨 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유럽의 경기 둔화가 중국, 미국 등 글로벌 경기 회복 지연으로 이어지면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무역·수출 경기도 직간접적인 영향권에 놓이게 된다. 김득갑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전문위원은 “유럽발 금융시장 불안 요인이 회복세로 접어든 미국과 글로벌 경기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한국 역시 중국의 수출 감소 등으로 악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 위기가 실물 경기에 미칠 영향력이 제한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실장은 “금융시장의 충격이 최소 3~4주는 지속돼야 실물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여부는 프랑스, 독일 등의 합의로 봉합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실물 경제 위기를 말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오달란·이성원기자 lsw1469@seoul.co.kr
  • 北 로켓 발사로 불확실성 해소… 아시아 증시 동반 상승

    北 로켓 발사로 불확실성 해소… 아시아 증시 동반 상승

    북한의 광명성 3호 탑재 장거리 로켓 발사 실패에 국내 증시를 비롯해 아시아 증시가 동반 상승했다. 최근 들어 북한 리스크가 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는 ‘학습효과’에 미국발 훈풍까지 불면서 코스피지수는 장중 한때 25포인트가량 치솟으면서 2010선을 뛰어넘기도 했다. 세 차례에 걸친 광명성 로켓 발사 때마다 코스피지수는 모두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거의 영향이 없을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최근 북한 리스크 발생의 빈도가 짧아지고 강도는 세지고 있어 철저한 대비를 당부했다. ●재정부 “한국 경제에 영향 없을 것” 13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2.28포인트(1.12%) 오른 2008.91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도 13.75포인트(2.83%) 상승한 499.46을 기록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5.8원 내린 1134.8원을 기록했다. 북한 로켓 발사에 지대한 관심을 보인 일본의 경우 닛케이 지수가 1.19% 상승했고 타이완 자취안 지수는 1.64% 상승했다. 앞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추가 부양(QE3) 카드를 버리지 않았다는 관측과 알코아 및 구글의 어닝 서프라이즈가 호재로 작용하면서 미국 다우지수가 1.41% 상승했고 영국(1.34%), 독일(1.03%), 프랑스(0.99%) 등 주요국 주가지수도 올랐다.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은 이날 각각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금융동향을 긴급 점검했다. 로켓 발사에 향후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게 정부의 공통된 판단이다. 신제윤 재정부 차관은 “북한의 깜짝 도발이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견고해진 우리 경제 펀더멘털에 더는 영향을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증시에서는 북한의 로켓 발사가 실패로 끝나자 위험요인이 아니라 오히려 불확실성 해소 요인으로 작용했다. 특히 그간 세 차례에 걸친 광명성 로켓 발사일에 코스피지수는 모두 상승했다. 광명성 1호가 발사된 1998년 8월 31일에 코스피지수는 1.8% 상승했고 2호가 발사된 2009년 4월 5일(일요일 휴장) 하루 뒤인 6일에는 1.1% 올랐다. 두 번의 북한 핵실험에 코스피지수가 일시적으로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핵실험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거나 큰 교전 등인 경우에만 금융시장이 제한적인 수준에서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학습효과 위력… 개미들 ‘묻지마 사자’ 학습효과의 위력도 여전했다. 최근 북한의 도발이 대부분 5일 안에 진정됐다는 점에서 이날 오전 개인투자자들을 중심으로 ‘묻지마 사자’에 가까운 매수세가 일어나기도 했다. 이날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2111억원, 1292억원어치를 순매도했고 기관은 3157억원을 순매수했다. 임수호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하지만 2009년 이후 북한의 도발 간격이 짧아지고 강도도 증가하고 있어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면서 “도발 수위가 ‘합리적 기대’를 넘어설 경우 초대형 주가하락으로 우리나라의 신용등급 및 실물 경제에도 실질적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지표는 봄볕… “바닥 찍었다” “아직 멀었다”

    지표는 봄볕… “바닥 찍었다” “아직 멀었다”

    ‘버냉키 효과’ 등으로 27일 코스피지수가 급등했다. 삼성전자는 130만원(종가 131만 1000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른 지표에도 봄볕이 감돈다. 그러자 경기가 바닥을 친 게 아니냐는 낙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하지만 아직 멀었다는 반론 또한 팽팽하다. 바닥 통과론자들도 ‘의미 있는 바닥’은 아니라는 데 동의하고 있어 경제주체들이 체감할 정도의 경기 회복은 상당히 더디게 올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삼성경제연구소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겠다고 예고했다. ●삼성전자株 131만 1000원 사상 최고 한국은행이 이날 내놓은 ‘3월 소비자심리지수(CSI)’는 101로 전월보다 1포인트 올랐다. 100을 넘으면 경제상황을 좋게 보는 소비자가 나쁘게 보는 소비자보다 많다는 뜻이다. 기업은행이 같은 날 발표한 중소 제조업체(3070개사)의 ‘2분기 기업경기전망(BSI)’도 전분기보다 23포인트나 오른 113을 기록했다. 앞서 나온 2월 어음부도율은 사상 최저(0.01%)였고,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금 대출(2246억원)은 1월에 비해 2배 급증했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은 “고용시장이 여전히 취약해 초저금리 정책을 유지하겠다.”고 말해 돈을 더 풀 수 있음(추가 양적 완화)을 시사했다. 임지원 JP모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한국 경기가 작년 4분기에 이미 바닥을 찍고 천천히 올라오는 중”이라고 진단했다. 정부와 한은도 작년 4분기 내지 올해 1분기를 바닥으로 본다. “1분기에 바닥을 다지는 쪽으로 가고 있다.”(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당초 전망대로 1분기에 전기 대비 0.7~0.8% 정도 성장할 것”(김중수 한은 총재) 등의 발언을 내놓으며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3.7%)와 ‘상저하고’(上低下高) 전망을 고수하고 있다. ●삼성硏, 올 성장률 하향조정 예고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경제정책실장은 “최근 일부 지표들이 호전되면서 낙관론이 확산되고 있는데 (이를) 경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권 실장은 “심리 지표 호전은 글로벌 유동성에 힘입어 증시가 살아난 데 기인한 요인이 크고, 실질 지표 호전도 유럽 재정위기 진정과 미국 성장률 선방 등에 힘입은 일시적 요인이 크다.”며 펀더멘털(기초체력)의 개선은 아니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굳이 바닥이라고 표현한다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옆으로 기거나 살짝 올라가는 형태여서 바닥으로서의 의미는 없다.”고 덧붙였다. ●버냉키 “초저금리 정책 유지할 것” 권 실장은 “유럽 위기, 유가, 중국 경제 등 대외변수는 차치하고라도 내부적으로 소비와 부동산이 경기 회복의 관건인데 뚜렷한 개선 동력이 없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초 3.6%에서 3.3% 안팎으로 낮출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을 요구한 민간경제연구소의 책임자도 “국제유가 상승분이 아직 우리 경제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고 유럽 위기도 해결된 게 아니어서 바닥을 얘기하기에는 아직 멀었다.”면서 “꽤 오랫동안 평평하게 횡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V자나 U자형 회복보다는 L자나 바나나형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바닥을 이미 찍었다고 보는 JP모건도 ‘더딘 회복’에는 동의한다. 임지원 수석은 “체감 회복세는 매우 서서히 진행될 것”이라면서 “때문에 한은이 기준금리를 연말까지 계속 동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버냉키의 발언도 출구전략(경기 부양을 위해 뿌린 돈을 거둬들이는 조치)은 시기상조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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