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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서낭당나무와 돌장승/장재민 · 고용/니르거라즈 라이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서낭당나무와 돌장승/장재민 · 고용/니르거라즈 라이

    고용/니르거라즈 라이 나는 어느 회사의 직원입니다우리 사장님은 이 도시에서 수많은굶주림과 결핍의 신입니다 어느 날 사장님께 말했지요사장님 당신은 내 굶주림의 신이시며내 삶은 당신의 은덕입니다그래서 생일을 특별하게 보내고 싶어요휴가를 주세요 사장님이 말씀하셨어요내 덕분에 너는 오래 살 거야이번에는 일이 많다내년에 생일을 잘 보내도록 해라나는 네라고 말했어요 어느 날 다시 사장님께 부탁을 했지요사장님 당신은 굶주림의 신이십니다 당신의 자비로 집을 꾸며 주세요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고 싶어요저에게 휴가를 주세요 사장님이 말씀하셨어요좋은 날들은 또 올 거야이번에는 일이 많다다른 길일에 결혼하도록 해라나는 다시 네라고 말했어요 하루는 삶에 너무도 지쳐서내가 말했어요사장님 당신은 내 굶주림과 결핍을 해결해 주셨어요당신에게 감사드려요이번에는 나를 죽게 해 주세요 사장님이 말씀하셨어요알았어 오늘은 일이 너무 많으니그 일들을 모두 끝내도록 해라그리고 내일 죽으렴! 이주 노동자의 삶을 다룬 이 시 읽을수록 부끄럽다. 불과 사오십 년 전 한국인들 또한 사우디로 이라크로 리비아로 서독의 광산 노동자로 팔려 나갔다. 19세기 말, 20세기 초에는 하와이나 멕시코의 사탕수수밭으로 팔려 나가기도 했다. 지난 시기의 한국인들이 그러했듯 이주 노동자들 또한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고자 나선 선구자들이기도 하다. 그들을 만나면 손을 잡고 “감사해요” 따뜻한 한마디를 하자. 우리의 지난날에 대한 예의이기도 할 것이다. 곽재구 시인
  • 美 30대 여성, 여객기 안에서 코로나19로 사망

    美 30대 여성, 여객기 안에서 코로나19로 사망

    미국 국적의 한 여성이 비행기 내에서 갑작스럽게 사망했다. 사망 원인이 코로나19 바이러스라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더욱 충격을 안겼다. CNN 등 현지 언론의 20일 보도에 따르면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30대 여성은 지난 7월 애리조나에서 출발해 뉴멕시코공항으로 가는 비행기에 탑승했다가 기내에서 갑작스러운 호흡곤란을 호소했다. 이후 승무원들이 산소호흡기를 제공하는 등 응급처치를 실시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결국 사망했다. 이후 댈러스 카운티 복지부는 해당 사망 사건을 조사해 왔으며, 현지시간으로 지난 18일, 사망의 원인이 코로나19 바이러스였다는 사실을 최종 확인했다. 당국은 숨진 여성이 비행기에 탑승하기 전부터 건강상태가 양호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사건의 정확한 경위와 바이러스 전파 여부에 대해서는 개인정보 보호라는 이유로 밝히지 않았다.비행기 내부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전파 가능성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달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코로나바이러스에 잠재적으로 노출된 비행기 승객이 1만 1000명에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CDC는 1600여 건의 관련 사례를 조사한 결과, 코로나19 증상을 보이는 사람 중 기내에서 바이러스에 노출된 것으로 추정되는 사례가 접수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간 기내는 밀폐된 공간이지만 기존 환기 시스템 덕분에 비교적 안전하다고 알려져 왔다. 기내의 공기는 떠다니지 않고 바로 외부로 빠져나간 뒤 바이러스를 걸러내는 여과 장치를 거쳐 신선한 공기와 함께 기내로 재유입되기 때문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각국에서 기내 감염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영국 보건당국은 지난 8월 웨일스에서 출발한 그리스 자킨토스섬행 비행기를 이용한 탑승객 중 코로나19 감염자가 7명 발생해 해당 항공편 탑승객 및 승무원 200명가량에 2주간 격리를 명령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역시 지난 8월 보고서를 통해 올 3월 2일 영국에서 출발한 베트남행 비행기에서 코로나19 유증상자 한 명이 승객 15명에게 바이러스를 퍼트린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씨줄날줄] 크리스토퍼 크로스/김상연 논설위원

    [씨줄날줄] 크리스토퍼 크로스/김상연 논설위원

    미국 가수 크리스토퍼 크로스의 노래 ‘아서의 테마’를 들으면 윤이 반짝반짝 나는 구두와 멋진 재킷을 차려입고 향수를 뿌린 뒤 외출하고 싶어진다. 고급스러운 선율과 가사에 반복적으로 나오는 ‘뉴욕’이라는 단어, 크로스의 감미로운 목소리가 어우러져 ‘사치의 본능’을 일깨우는 것 같다. 육중한 체구에 어울리지 않게 청아한 미성의 소유자인 크로스는 1979년 혜성같이 등장해 영원한 사랑을 희구하는 청춘들에게 단비와도 같은 노래들을 선물했다. 크로스는 아서의 테마에서 ‘사랑(달)과 출세(뉴욕) 중 무엇을 택할지를 놓고 고민스러울 때 최선의 선택은 사랑에 빠지는 것’이라고 주문처럼 반복함으로써 부박한 세태에 일격을 가했다.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서 내과의사의 아들로 유복하게 태어난 크로스는 어려서부터 음악적 재능이 다분했지만 부모의 강권으로 의과대학에 진학했다. 하지만 음악을 포기할 수 없었던 그는 결국 중도에 학업을 포기하고 음악의 길로 들어섰다. 1979년에 낸 데뷔 앨범으로 그래미상 5개 부문을 석권하는 경이로운 역사를 썼으며 아서의 테마로 아카데미 주제곡상까지 거머쥔다. 그로부터 강산이 네 번 바뀐 20일(한국시간) 심각한 정치 뉴스 일색이던 CNN 방송에서 어울리지 않게 갑자기 아서의 테마가 아름답게 흘러나왔다. 앵커인 에린 버넷(44)은 “개인적으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라고 말한 뒤 크로스를 화상 통화로 연결했다. 인터뷰를 위해 화면에 등장한 크로스는 놀랍게도 초췌한 노인의 모습이었다. 올해 69세인 크로스는 지난 3월 멕시코로 여행을 갔다가 돌아온 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코로나19로 내 생애 최악의 열흘을 보냈으며, 저승 문턱에까지 다녀왔다”고 토로했다. 온몸에 마비 증상이 와서 걸을 수도 움직일 수도 없었다고 했다. 3주간의 투병 기간을 보낸 뒤 지금은 지팡이를 짚고 마트에 갈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됐지만 언어 능력과 기억력은 아직 완전히 돌아오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내가 겪은 일을 여러 사람과 공유하는 게 의무라고 생각해 인터뷰에 응하게 됐다”며 “코로나19는 심각한 병이다. 마스크를 쓰고 조심해야 한다. 누구든 이 병에 걸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간병인의 도움을 받아 위태롭게 길을 걷는 화면 속 그의 모습에서 왕년의 카리스마는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 젊어서 영원한 사랑을 설파했던 팝의 구루(guru)가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에 무너져 내린 모습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 마치 우리의 청춘과 사랑마저 훼손된 듯하다. 그래도 지금 백신은 구루의 노래밖엔 없는 것 같다. 이 역병 속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서로 사랑하는 것이라는.
  • 기업 돈 훔친 ‘사이버 로빈후드’ 비트코인 67개 자선단체에 기부

    기업 돈 훔친 ‘사이버 로빈후드’ 비트코인 67개 자선단체에 기부

    의문의 사이버 해킹 단체가 기업들의 수백만달러를 훔쳐 67개 자선단체들에 기부했다. 다크사이드란 이름의 해커들인데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1만 달러어치의 비트코인을 여러 자선단체에 기부했다며 영수증들을 온라인에 공개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블로그에 올린 글을 통해 수익을 많이 올린 기업들의 돈만 랜섬웨어 공격을 가했으며 이들 기업이 몸값을 지불할 때까지 기업의 정보통신(IT) 시스템을 인질로 붙잡았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우리는 이 기업들의 돈 일부가 자선단체로 가는 일은 공평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우리가 한 짓이 얼마나 나쁜지 생각하는 것과 관계 없이 우리는 누군가의 삶을 바꾸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오늘 우리는 첫 기부를 보냈다”고 적었다. 기부받은 단체 중 하나인 칠드런 인터내셔널은 그런 돈인줄 알았으면 영수증을 발부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거절하겠다고 밝혔다. 사이버 도둑들의 이런 이상한 행동은 도덕적, 법적으로 곤혹스러운 일로 받아들여진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칠드런 인터내셔널은 인도와 필리핀, 콜롬비아, 에콰도르, 잠비아, 도미니카공화국, 과테말라, 온두라스, 멕시코, 미국 등의 어린이와 가족, 지역사회를 돕고 있다. 다른 기부처인 워터 프로젝트는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이남에서 깨끗한 물을 공급하는 일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데 논평을 거절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다크사이드는 사이버 범죄 그룹 가운데 비교적 새로운 얼굴인데 전문가들은 이들이 지난 1월 트래블렉스(Travelex) 등 여러 기업들을 털었던 이들과 동일한 인물들인 것으로 보고 있다. 사법 처리를 피하거나 덜기 위해 수익 중 일부를 기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미국 기반의 기부 서비스 ‘기빙 블록(The Giving Block)을 이용해 세이브 더칠드런, 열대우림 재단, 쉬즈더 퍼스트 등 시민단체 67곳이 기부 통로로 활용하고 있다. 거의 유일하게 가상화폐를 기부금으로 접수하는 창구로 2018년에 만들어졌다. 기빙 블록은 사이버 도둑들의 돈인지 몰랐다며 “실제로 훔친 돈인지 조사하는 과정”이라며 “그게 맞는 것으로 판명되면 우리는 원래 주인에게 돌려주는 작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빙 블록은 “관대한 개인 기부자들이 선한 일을 했다”는 취지의 글을 올려 반겼으나 지금은 삭제했다. BBC는 시험 삼아 익명으로 기빙 블록 온라인에 접속해 기부를 시도했는데 신원을 증명하는 절차가 일체 없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익명 기부가 갖는 위험과 복잡성을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세이브더칠드런, 쉬즈더퍼스트 등도 전혀 이 돈의 정체를 몰랐다고 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닷새 연속 두 자릿수’ 신규 확진 58명…위험요인 여전히 산재

    ‘닷새 연속 두 자릿수’ 신규 확진 58명…위험요인 여전히 산재

    지역 발생 41명·해외 유입 17명지역 발생 나흘 만에 50명 아래로경기 28명·서울 11명·인천-강원 3명부산-경북-충북-충남 2명최근 요양·재활병원을 연결고리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확산하는 가운데 20일 일일 신규 확진자는 50명대를 나타냈다. 지난 16일 이후 닷새 연속 두 자릿수를 유지했다. 하지만 거리두기가 1단계로 완화되고 초중고 등교 인원도 3분의 2로 확대된 데다 가을 단풍철을 맞아 등산·나들이객도 늘어 방역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요양·재활병원 고리로 집단감염 이어져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58명 늘어 누적 2만 5333명이라고 밝혔다. 전날(76명)보다 신규 확진자 수가 18명 줄어 5일 연속 두 자릿수를 유지했다. 이달 1일부터 일별 확진자 수는 77명→63명→75명→64명→73명→75명→114명→69명→54명→72명→58명→98명→91명(입항 후 되돌아간 러시아 선원 11명 제외)→84명→110명→47명→73명→91명→76명→58명으로 100명 안팎을 오르내리고 있다. 이날 신규 확진자 58명 가운데 지역 발생이 41명, 해외 유입이 17명이다. 지역사회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지역 발생 확진자는 전날(50명)보다 9명 줄어 50명 아래로 떨어졌다. 50명 미만은 지난 16일(41명) 이후 나흘 만이다. 확진자가 나온 지역은 서울 11명, 경기 22명, 인천 3명 등 수도권이 36명이다. 수도권 이외 지역에서 강원 2명, 부산·대전·충남 각 1명이다. 주요 감염 사례를 살펴보면 고령자가 많아 감염병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요양·재활병원 등에서 확진자가 잇따르고 있다. 경기 광주시 ‘SRC재활병원’과 관련해 전날 정오 기준으로 10명이 추가로 양성 판정을 받아 누적 확진자가 61명으로 늘었다. 추가 확진자는 간병인 2명, 기존 확진자들의 가족·지인 7명, SRC재활병원 인근 특수학교인 광주새롬학교 학생 1명 등이다. 서울 도봉구 정신과전문병원 ‘다나병원’에서도 격리 중이던 2명이 추가로 확진돼 지금까지 총 67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부산 북구 ‘해뜨락요양병원’ 사례의 경우 이틀 전 14명이 새로 양성 판정을 받아 누적 확진자가 73명으로 증가했지만, 전날에는 추가 감염자가 나오지 않았다. 이 밖에 서울 송파구 잠언의료기기’(누적 35명), 인천 남동구 카지노 바 ‘KMGM 홀덤펍 인천 만수점’(16명) 등 여러 곳에서 확진자가 1∼2명씩 꾸준히 나오고 있다. 해외 유입 확진자 17명 중 미국이 최다 해외 유입 확진자는 17명으로, 전날(26명)보다 9명 줄었다. 이들 가운데 3명은 공항이나 항만 입국 검역 과정에서 확인됐다. 나머지 14명은 경기(6명), 충북·경북(각 2명), 부산·강원·충남·경남(각 1명) 지역 거주지나 임시생활시설에서 자가격리하던 중 양성 판정을 받았다. 유입 추정 국가는 미국이 7명으로 가장 많다. 이어 중국 2명, 아랍에미리트·인도·이라크·벨기에·영국·루마니아·멕시코·케냐 각 1명이다. 확진자 중 내국인이 3명, 외국인이 14명이었다. 지역 발생과 해외 유입(검역 제외)을 합하면 서울 11명, 경기 28명, 인천 3명 등 수도권이 42명이다. 전국적으로는 10개 시도에서 확진자가 새로 나왔다. 사망자는 전날보다 3명 늘어 누적 447명이 됐다. 국내 평균 치명률은 1.76%다. 확진 이후 상태가 악화한 위증·중증환자는 전날보다 7명 줄어 71명이다. 이날까지 격리 해제된 확진자는 98명 늘어 누적 2만 3466명이 됐다. 격리돼 치료 받는 환자는 43명 줄어든 1420명이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이뤄진 코로나19 검사 건수는 총 249만 1311건이다. 이 가운데 244만 6599건은 음성 판정이 나왔다. 나머지 1만 9379건은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전날 이뤄진 검사 건수는 1만 2085건이다. 전날(4697건)보다 7388건 늘었다. 전날 검사 건수 대비 양성률은 0.48%(1만 2085명 중 58명)로, 직전일 1.62%(4697명 중 76명)보다 큰 폭으로 하락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내일’을 쓰는 작가들, 온라인에 문학 성찬 차리네

    ‘내일’을 쓰는 작가들, 온라인에 문학 성찬 차리네

    ‘내일을 쓰는’ 국내외 작가 25명을 온라인으로 만나는 축제의 장이 열린다. 한국문학번역원과 서울문화재단, 서울디자인재단이 공동 주최하는 2020 서울국제작가축제가 새달 2일부터 8일까지 일주일간 열린다. 2006년부터 개최한 축제는 올해 ‘내일을 쓰다’를 주제로 기획됐다. 올해에는 11개국 11명의 작가와 한국 작가 14명까지 모두 25명의 국내외 작가가 행사에 참여한다. 이탈리아 최고 권위 문학상인 스트레가상과 캄피엘로상을 수상한 파올로 조르다노를 비롯해 2015년과 2019년 맨부커상 최종 후보에 올랐던 나이지리아 소설가 치고지에 오비오마, 독일 브레멘 문학상을 받은 시인 겸 소설가, 정치학자인 브리기테 올레쉰스키도 참가한다. 이 외 루이스 에두아르도 가르시아(멕시코), 올리비에 게즈(프랑스), 그위 리 쉬(싱가포르), 이만 메르살(이집트), 오야마다 히로코(일본), 킴 투이(캐나다), 왕웨이롄(중국), 제프리 양(미국) 등이 한국 관객을 만난다. 국내 작가로는 소설가 황석영을 비롯해 강성은, 김세희, 박연준, 백수린, 심윤경, 유용주, 이문재, 장류진, 정세랑, 정영수, 조해진, 황인숙, 황인찬이 이름을 올렸다. 모든 행사는 온라인으로 진행한다. 외국 작가들과의 만남을 실시간 중계하고 사전 영상으로 제작해 공식 웹사이트(www.siwf.or.kr)를 통해 공개한다. 개폐막 강연을 비롯해 ‘작가들의 수다’, ‘작가, 마주 보다’, ‘소설, 시 듣는 시간’ 등 5개의 섹션, 총 16회 공식 행사가 마련됐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망명’ 모랄레스, 복귀하나…그가 내세운 후보 1차투표서 선두

    ‘망명’ 모랄레스, 복귀하나…그가 내세운 후보 1차투표서 선두

    중남미 볼리비아에서 18일(현지시간) 치르진 대선에서 망명 중인 에보 모랄레스(60) 전 대통령이 내세운 좌파 후보 루이스 아르세(57)가 1차 투표에서 선두로 조사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르세는 모랄레스 정권에서 재무장관을 지냈다. 아르세가 승리하면 우파의 ‘쿠데타’로 쫓겨났다고 생각하는 모랄레스에게 복귀의 길을 열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BBC가 전망했다. 선거 결과를 기다리는 볼리비아는 긴장감이 흐리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현지 매체의 출구조사 결과 아르세가 52.4%를 득표할 것으로 보여 31.5%로 예상되는 카를로스 메사(67)에 압도적으로 우세하다고 전했다. 전직 대통령 출신 중도 후보인 메사는 이를 받아들이기 거부한다. 현지 시간 19일 오전 1시 현재 10% 이하의 개표율을 보이고 있다. 반면 아르세 후보는 출구조사 승리에 크게 고무되어 있지만 승리를 선언하지 않고 유권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과도 정부의 제닌 아녜스 대통령은 트위터에 “승자에게 진심으로 축하를 보낸다”며 볼리비아와 민주주의에 대해 생각해보라고 촉구했다. 이같은 출구조사 결과가가 확정되면 아르세는 결선투표 없이 대통령이 되면서 볼리비아는 1년여만에 다시 좌파 정권이 들어선다. 아르세를 낙점한 모랄레스는 집권당 사회주의운동(MAS)의 실질적인 ‘오너’로 현실 정치에 개입할 길이 열릴 수 있다.앞서 라틴 아메리카 지정학 전략센터가 지난달 말에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아르세 지지율은 44.4%로, 메사의 34.0%를 크게 앞서고 있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거나, 최다 득표자가 40%의 득표율로 차점자보다 10%포인트 이상의 차이로 이기면 결선 투표로 가지 않을 수 있다. 결선 투표는 11월 29일 예정돼 있다. 볼리비아 정치 평론가 카를로스 토란조는 “아르세에 투표한 사람은 누구나 실제로는 모랄레스를 위해 투표한 것”이라고 말했다. 입소스 조사 결과 아르세가 34%로, 메사(28%)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외에도 주요 후보가 3명 더 있다. 메사가 근소하게 앞선다는 여론조사도 있다. 모랄레스와 아르세는 깊이 얽혀 있다. 모랄레스 정권에서 12년 동안 재무장관을 지낸 아르세는 지난해 11월 모랄레스를 따라 망명했다. 당시 멕시코로 망명했다가 다시 아르헨티나로 옮겨간 모랄레스는 자신의 사회의 대선 후보로 아르세를 발탁하고, 그의 선거운동을 관리했다. 모랄레스는 지난달 전화로 지원 유세를 통해 “선거에 이긴 다음날, 나는 볼리비아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이에 대해 지난해 대선에서 모랄레스와 다퉜던 메사는 “지금은 우리 미래를 위해 매우 결정적인 순간”이라며 “모랄레스가 돌아오겠다는 환상을 주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사는 2005년 모랄레스가 주도한 시위로 대통령 자리에서 쫓겨났다. 남미 정치평론가 마리아노 마차도는 “초박빙의 승부는 시위를 촉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상 첫 원주민 출신 대통령이었던 모랄레스는 지난해 10월 대선에서 개표 조작 의혹으로 대통령 사임과 망명 길에 올랐다. 이번 대선은 지난 3월 예정됐으나 코로나19 대유행으로 2차례 연기된 끝에 치러졌다. 대선 투표용지에서 모랄레스의 이름이 사라진 것은 2002년 이후 처음이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K-POP으로 뜨거운 열정을 쏟아내다 ‘2020 K-POP 커버댄스 페스티벌 in 멕시코’

    K-POP으로 뜨거운 열정을 쏟아내다 ‘2020 K-POP 커버댄스 페스티벌 in 멕시코’

    전 세계 한류 팬들을 위한 페스티벌인 ‘2020 K-POP 커버댄스 페스티벌’ 멕시코 본선 ‘K-POP 커버댄스 페스티벌 in 멕시코’가 지난 10일 오후 5시(현지시간)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성공적으로 개최됐다. 이날 개최된 페스티벌은 주멕시코한국문화원(원장 박영두)와 서울신문이 주최하고 서울시, 한국연예제작자협회,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 서울관광재단, 뉴에라, 올케이팝이 후원으로 참여하며 FNC엔터테인먼트가 특별협력했다. 전세계를 강타한 코로나 사태로 인해 케이팝 문화에 대한 갈증이 더욱 강했던 전세계 많은 한류 팬들에게 보답하기 위해 온라인 온택트 방식으로 팬들을 위한 축제를 개최했다. 특히 장기화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어려운 여건이었음에도 모든 본선 초청 팀들이 실황 퍼포먼스 의사를 밝히며 K-POP에 대한 열망을 나타냈다. 특히 탄탄한 춤 실력으로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던 빅플로(BIGFLO), 유앤비(UNB) 출신의 의진이 특별 심사위원으로 참여한다는 소식이 전해져 개최 전부터 주최 측에 문의가 쇄도하는 등 현지의 관심이 뜨거웠다.박영두 주멕시코한국문화원장은 “코로나 팬데믹의 장기화로 오랫동안 억눌려 있던 멕시코 K-POP 팬들의 열정을 발산할 기회가 마련되어 감사하다”면서 “엄청난 연습량으로 빚어낸 여러분의 열정에 큰 박수를 보낸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장장 두 시간에 걸친 10개 팀의 화려한 공연 끝에 유앤비(UNB)의 ‘감각’을 커버한 9인조 남성 커버댄스 팀 더 프로미스(The Promise)가 우승의 영광을 차지했다. 특별심사위원으로 참여한 UNB 출신의 의진은 “내가 활동했던 곡이라 오히려 철저하게 보기 때문에 되려 감점 요소가 될 수 있을텐데라는 생각을 했었다. 시작 초반부에 바로 이런 우려를 완벽하게 지워줬다”며 심사평을 전했다. 또한 “여러분이 쏟은 시간, 노력 모두 예전에 나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매 순간 마음이 찡했다. K-POP을 사랑해줘서 정말 고맙다”며 뭉클했던 소감을 전했다.올해로 10회째를 맞은 ‘2020 K-POP 커버댄스 페스티벌’은 세계 최초, 세계 최대의 케이팝 온·오프라인 한류 팬 소통 프로그램이다. 한류 문화의 지속적인 확산에 기여함은 물론, 한류 팬들과의 소통과 공감을 목적으로 하는 케이팝 캠페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각국의 우승팀은 온라인 월드 파이널 최종 결선에 초청돼 다국적 한류 팬들과 함께 월드 클래스 케이팝 교류 무대를 즐기게 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 4000만명…증가속도 점점 빨라져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 4000만명…증가속도 점점 빨라져

    전 세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가 18일 4000만명을 넘어섰다. 국제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한국시간 18일 5시30분 기준 4000만81명으로 집계됐다. 누적 확진자가 4000만명을 넘어선 것은 중국이 지난해 12월 31일 세계보건기구(WHO)에 중국 후베이성 우한을 중심으로 정체불명의 폐렴이 발생했다고 보고한 지 293일 만이다. 누적 확진자는 지난 6월 27일 1000만명을 넘어섰고 8월 10일 2000만명, 9월 17일 3000만명 선을 각각 넘어섰다. 확진자 증가속도는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첫 보고 이후 179일 만에 1000만명을 넘어선 뒤, 1000만명에서 2000만명은 44일 만에, 2000만명에서 3000만명은 38일 만에, 3000만명에서 4000만명은 32일 만에 각각 넘어섰다.최근 유럽을 중심으로 하루 신규 확진자가 역대 최고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자체 집계 결과 지난 24시간 동안 전 세계 신규 확진자가 35만명을 넘어서 하루 기준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고 밝혔다. 이날 신규 확진자의 3분의 1에 육박하는 10만9000명이 유럽 대륙에서 나왔다고 WHO는 덧붙였다. WHO는 전날 유럽에서 코로나19가 급속도로 재확산해 각국이 병상 부족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가별 누적 확진자 수는 미국이 834만3140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았다. 인도(749만4551명), 브라질(522만4362명), 러시아(139만9334명)가 뒤를 이었다. 한국의 누적 확진자 수는 2만5199명이다. 코로나 19 누적 사망자는 같은 시각 111만5154명으로 112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국가별 누적 사망자 수도 미국이 22만4283명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았다. 브라질(15만3690명), 인도(11만4064명), 멕시코(8만6059명), 영국(4만3579명), 이탈리아(3만6474명) 등이 뒤를 이엇다. 한국의 누적 사망자 수는 444명이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1만3000년 전 거대동물 피해 발걸음 재촉한 엄마와 아기 발자국

    1만3000년 전 거대동물 피해 발걸음 재촉한 엄마와 아기 발자국

    1만3000년 전 엄마와 아기 발자국 화석이 발견됐다. 15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은 영국 본머스대학교 연구팀이 미국 뉴멕시코에서 1만3000년 전 것으로 추정되는 발자국 화석을 발굴했다고 보도했다. 화석은 총 1.5㎞까지 이어져 현재까지 발굴된 고대 인류 발자국 화석 중 가장 긴 것으로 알려졌다. 본머스대학교 연구팀은 미국 뉴멕시코주 남쪽 화이트샌즈국립공원에서 화석을 발굴했다. 1만3000년 전 인간이 수렵과 채집으로 살아가던 플라이스토세(홍적세) 때의 것으로 추정된다. 플라이스토세는 약 258만 년 전부터 1만 년 전까지의 지질 시대로 지구가 빙하로 뒤덮여 몹시 추웠고 매머드 같은 코끼리가 번성했다. 257만 년 전 발생한 인간의 유전자가 대부분 이때 형성됐다. 작은 성인과 아기 발자국으로 구성된 발자국은 1.5km까지 이어졌다. 발자국 모양과 깊이를 3D 스캔으로 분석한 연구팀은 “작은 성인이 2세 정도로 추정되는 아기를 안고 빠른 속도로 질주했다”는 가설을 내놨다. 일반 보행 속도인 초속 1.2m보다 빠른 초속 1.7m 걸음으로 직선 이동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었을 거란 설명이다. 당시 인근에 매머드와 거대 나무늘보, 늑대, 들소가 서식했다는 사실은 이를 뒷받침한다.연구팀은 “인근에서 다양한 포식자 발자국이 발견됐다”면서 “험난한 지형을 서둘러 가로질러 간 걸 보면 엄마도 이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이라고 밝혔다. 노출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경로를 벗어나지 않고 직선으로 도주한 것으로 보인다고도 말했다. 얼마 후 이들 발자국 위로 현재는 멸종된 거대동물(megafauna)이 지나간 흔적도 발견했다고 부연했다. 엄마 발자국이 홀로 되돌아온 것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다만 중간에 발자국이 끊겨 정확히 어디로 향하고 있었는지는 알아내지 못했다고 전했다.연구팀은 “엄마가 아니라 10대 남자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포식자가 아니라 갑작스러운 폭풍우를 만났을 수도 있다”면서도 “분명한 건 고대 인류에게도 ‘목적지’가 있었다는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왔다 갔다 할 장소, 고대 인류가 형성한 사회 조직이 있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고 설명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거리두기 1단계인데 세자릿수 올라서나…신규 확진 91명

    거리두기 1단계인데 세자릿수 올라서나…신규 확진 91명

    수도권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산발적 감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18일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90명대를 나타냈다. 지난 16일부터 사흘 연속 두 자릿수를 유지했지만, 이날은 100명에 가까운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8일 0시 기준으로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91명 늘어 누적 2만 5199명이라고 밝혔다. 지역 발생이 71명, 해외 유입이 20명이다. 이달 들어 신규 확진자 수는 계속 100명 안팎을 오르내리는 추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일부터 일별 확진자 수를 보면 77명→63명→75명→64명→73명→75명→114명→69명→54명→72명→58명→98명→91명(입항 후 되돌아간 러시아 선원 11명 제외)→84명→110명→47명→73명→91명 등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완화 후 첫 주말인데도 확진자가 오히려 늘어난 셈이다. 이처럼 곳곳에서 크고 작은 감염이 잇따르는 상황에서 특히 요양병원과 재활병원 등 감염에 취약한 시설을 고리로 한 새로운 집단감염도 발생하고 있어 방역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경기 48명, 서울 18명, 인천 1명 등 수도권이 67명이다. 그 밖에 부산 2명, 대전·강원 각 1명 등이다. 주요 감염 사례로는 경기 광주시에 소재한 ‘SRC재활병원’에서 지난 16일 확진자가 처음 나온 뒤 전날 총 32명이 무더기로 확진됐다. 서울 강남구에 있는 ‘CJ텔레닉스’ 사무실에서도 회사 직원 1명이 지난 15일 다른 지역에서 확진돼 총 전날 18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 밖에도 서울 송파구 잠언의료기기(누적 16명), 중랑구 이마트 상봉점(8명), 인천 남동구 카지노바 ‘KMGM 홀덤펍 인천 만수점’(15명) 등 곳곳에서 감염 고리가 이어졌다.해외 유입 확진자는 20명으로 전날(11명)보다 9명 많았다. 확진자 가운데 13명은 공항이나 항만 입국 검역 과정에서 확인됐다. 나머지 7명은 서울·경기·부산(각 2명), 강원(1명) 지역 거주지나 임시생활시설에서 자가격리하던 중 양성 판정을 받았다. 유입 추정 국가는 러시아가 10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네팔 3명, 필리핀·우즈베키스탄·인도·쿠웨이트·터키·미국·멕시코가 각 1명이다. 확진자 중 내국인이 4명, 외국인이 16명이다. 지역 발생과 해외 유입(검역 제외)을 합하면 서울 20명, 경기 50명, 인천 1명 등 수도권이 71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전국적으로는 6개 시도에서 확진자가 새로 나왔다. 사망자는 전날보다 1명 늘어 누적 444명이 됐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사람들 음식에 맛들인 육식동물이 생태계 붕괴시킨다

    [달콤한 사이언스] 사람들 음식에 맛들인 육식동물이 생태계 붕괴시킨다

    “먹이를 찾아 산기슭을 어슬렁거리는 하이에나를 본 일이 있는가/짐승의 썩은 고기만을 찾아다니는 산기슭의 하이에나 나는 하이에나가 아니라 표범이고 싶다.” 가왕 조용필의 대표곡 중 하나로 중년 남성들이 노래방에만 가면 불러댄다는 ‘킬리만자로의 표범’의 첫 구절이다. 다른 육식동물이 먹다 남긴 썩은 고기가 아닌 굶더라도 육식동물다운 자존심을 지키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호랑이는 굶어도 풀을 뜯지 않는다라는 의미와 일맥상통할 것이다. 그렇지만 일부 선진국가들을 중심으로 출산율이 줄고 있지만 전 지구적으로는 꾸준히 인구는 늘고 있으며 인간의 활동영역은 점점 늘고 있다. 이처럼 인간의 활동범위가 넓어지면서 인간과 접촉하는 야생 육식동물이 늘고 있고 사람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야생 육식동물에 의해 생태계가 더 급속하게 붕괴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 위스콘신 메디슨대 삼림·야생생태학과, 뉴멕시코대 생물학과 공동연구팀은 사람의 거주지와 가까운 곳에 사는 육식동물들은 사람에 의해 개체수가 줄어들 뿐만 아니라 그들의 음식 절반 이상을 사람의 식재료에서 얻게 되면서 생태계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고 17일 밝혔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에서 발행하는 ‘PNAS’ 13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미국과 캐나다 국경지역인 오대호 일대에 살고 있는 회색늑대, 코요테, 밥캣(시라소니), 여우, 회색여우, 담비, 미국담비 7종의 육식동물700여 마리의 식생활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미네소타, 위스콘신, 뉴욕, 미시건주 소속 생물학자들과 시민과학자들의 도움을 받아 국립공원처럼 외진 지역부터 인근 대도시 지역까지 동물의 분포를 계산하고 뼈와 털을 수집해 화학분석을 실시했다. 인간의 음식에는 옥수수와 설탕이 많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자연에 서식하는 동물에 비해 뼈나 털에 독특한 탄소 발자국을 찾을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비교하는 것이다. 그 결과 육식동물들이 사람이 사는 도시나 교외농장에 더 가까이 살 수록 사람이 먹는 음식을 먹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육식동물들이 먹는 식사의 25%가 사람들이 먹는 음식이며 일부 지역에서 서식하는 육식동물들은 식단의 50%가 사람이 먹는 음식이라는 사실로 알려졌다.동물별로보면 밥캣이나 회색늑대는 상대적으로 사람들이 사는 지역까지 내려오지 않아 인간의 음식을 먹는 경우는 적었고 담비나 코요테, 여우 등은 식단의 50% 이상이 사람의 음식으로 채워진 것으로 확인됐다. 인간의 생활영역이 좁아 육식동물들이 주로 자연에서 먹잇감을 찾을 때는 각기 서로 다른 영역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사람의 음식에 익숙해지면서 육식동물간 식량 확보를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서로의 서식지가 겹치게 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들 동물들이 인간이 사는 지역에 자주 나타나면 사람들의 공격에 쉽게 노출될 뿐만 아니라 육식동물간 경쟁으로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생태계 전체 먹이사슬을 교란시키게 된다는 것이다. 결국 먹이사슬 구조가 붕괴되면서 비정상적인 생태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우려했다. 조나단 파울리 위스콘신 메디슨대 교수(야생생태학)는 “‘당신이 먹는 음식을 보면 당신이 누군지를 알 수 있다’는 말처럼 동물들이 무엇을 먹는지를 통해 그들의 생태계와 그 미래를 엿볼 수 있다”라며 “이번 연구의 충격적 결론은 인간의 생활영역 확장에 따라 야생 생태계가 어떻게든 붕괴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여기는 남미] “코로나 안걸리게…” 해골 ‘죽음의 신’에 기도하는 멕시코인들

    [여기는 남미] “코로나 안걸리게…” 해골 ‘죽음의 신’에 기도하는 멕시코인들

    멕시코의 수도인 멕시코시티에서 멀지 않은 지방도시 투티틀란. 이곳에는 거대한 입상이 우뚝 서 있다. 양팔을 양쪽으로 길게 뻗고 있는 모습이 마치 세계적으로 유명한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에수상을 연상케 하지만 입상의 얼굴을 보면 섬뜩함마저 느껴진다. 입상의 얼굴은 흉측한 해골이다. 양쪽으로 뻗은 손도 살아 있는 사람의 손이 아니라 바짝 마른 뼈의 손이다. 입상 주변에선 수많은 사람이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번쩍 든 채 간절하게 기도를 드리고 있다.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해달라고 비는 사람들이다.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멕시코주(州)의 투티틀란이 새로운 성지로 떠오르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최근 보도했다. 투티틀란에 설치돼 있는 높이 22m 입상의 주인공은 해골의 얼굴을 가진 이른바 '성스러운 죽음', 즉 '죽음의 신'이다. 이름부터 등골이 오싹한 신이지만 언제부턴가 입상 밑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 원래 죽음의 신에게 기도를 올리는 날은 매달 1일이지만 요즘은 날짜와 요일을 가리지 않고 '죽음의 신'에게 기도를 올리려는 사람들이 밀려든다. 코로나19 봉쇄로 3개월 만에 '죽음의 신'을 만나러 투티틀란을 찾았다는 미용사 수리 살라스(34)는 "팬데믹으로 힘들지만 지금까지 보호해준 데 감사를 드리려 찾아왔다"면서 "'죽음의 신'이 항상 우리와 함께한다는 건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관리인은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이후 한번도 '죽음의 신' 제단을 폐쇄하지 않았다"면서 "갈수록 '죽음의 신에게 기도를 드리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브라질 역사학자들에 따르면 '성스러운 죽음', '죽음의 '신'에 대한 추앙은 18세기 멕시코 중부에서 시작됐다. 원주민들이 해골을 모셔놓고 기도를 드리던 데서 출발한 일종의 무속 신앙이다. 200년 넘게 추종자 사이에서 은밀하게 전해져 내려온 '죽음의 신' 신앙은 1950년대 지긋지긋한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원주민들이 멕시코시티로 대거 이주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이후 백인사회까지 무속신앙이 퍼지면서 지금은 멕시코의 미국과 중남미 등 아메리카대륙뿐 아니라 유럽까지 신자들이 퍼져 있다. 최근 '죽음의 신' 입상을 찾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는 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사회적 불안이 증폭되고 있기 때문이다. 작가라는 한 남자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경제에서 치안, 건강에 이르기까지 '죽음이 신'이 돌보지 않는 분야는 없다"면서 "'죽음의 신'은 날카로운 칼 위에 서 있을 때 나를 붙잡아주는 존재와도 같다"고 말했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500년 전 아스테카의 보물 돌려달라” 멕시코 대통령 부인, 오스트리아 방문

    “500년 전 아스테카의 보물 돌려달라” 멕시코 대통령 부인, 오스트리아 방문

    유럽에 식민지배 사과를 요구하는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에 아스테카 제국의 유물 가운데 하나인 머리장식을 돌려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이 요청은 멕시코가 유럽인과 원주민이 혼합된 것을 의미하는 ‘인종의 날’(콜럼버스 데이)로 규정한 기념일 다음날 나왔다. 빈 세계민속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머리장식은 황금과 보물, 새의 깃털 등으로 화려하고 정교하게 장식된 넓이 1m 크기다. 스페인 정복자 코르테스에 의해 아스테카 제국이 멸망한 지 500년이 되는 내년의 전시 행사에 머리장식이 필요하다는 것이 멕시코 측의 설명이다. 호르게 트리아나 하원 의원은 “멕시코인의 정체성을 재확인하는 유물”이라고 말했다. 내년은 또 독립 200주년이어서 멕시코 정부는 대대적인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이 장식은 아스테카의 마지막 황제 목테수마(재위 1502~1520년)가 착용한 것이라는 주장이 있지만 근거는 명확하지 않다. 한 멕시코 활동가는 “아스테카 귀족과 지배층이 전통적으로 신분의 표시로 썼던 것과 같은 종류”라고 말했다. 코르테스 일당이 아스테카를 멸망시킨 다음 전리품으로 가져간 것인지, 오스트리아가 어떻게 확보하였는지도 명확하지 않았다. 멕시코의 환수와 관련, 로이터는 로페스 오브라도르가 머리장식의 ‘대여’ 또는 ‘임대’를 요구했다고 전한 반면 AFP는 ‘반환’을 호소했다고 전하면서 미묘한 차이를 보였다. 멕시코 대통령 부인 베아트리스 구티에레스는 오스트리아를 방문해 내년에 다양한 유물을 전시하기 위해 머리장식 임대를 호소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불가능한 임무”를 맡겼다고 밝혔다. 멕시코는 과거 여러 차례 반환과 교환 등을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프란치스코 교황에게도 바티칸도서관이 소장한 아스테카 고문서와 지도 등의 일시 대여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 바티칸은 바로 답하지 않았지만 과거 다른 나라의 유사한 요구에 대여한 바 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아시안컵 복수전”···벤투호 올해 두번째 A매치 상대는 카타르

    “아시안컵 복수전”···벤투호 올해 두번째 A매치 상대는 카타르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다음달 17일 밤(한국시간) 차기 월드컵 개최국인 카타르와 오스트리아에서 A매치를 치른다고 대한축구협회(KFA)가 14일 밝혔다. 이로써 벤투호는 11월 A매치 기간에 멕시코에 이어 카타르와 2연전을 치르게 됐다. 카타르는 지난해 1월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린 아시안컵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은 당시 8강전에서 카타르에 0-1로 졌다. 또 2017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에서는 2-3로 패하는 등 최근 2연패를 당하고 있다. 역대 전적에서는 한국이 4승2무3패로 앞서 있다. 카타르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5위로 아시아에서 일본(28위), 이란(30위), 한국(39위), 호주(41위)에 이어 5위다. KFA는 코로나19 사태로 국내에서 평가전을 잡기가 힘들어지자 유럽 원정 평가전을 추진했다. 이번에는 유럽파도 1년 만에 총출동한다. 다만 15일 오전 5시 열리는 멕시코전과 17일 밤 10시 또는 10시 30분 열리는 카타르전의 간격이 좁아 벤투호는 로테이션으로 2연전을 치를 가능성이 높다. 전한진 KFA 사무총장은 “카타르는 차기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대표팀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면서 “카타르의 적극적인 투자와 최근 전적을 봤을 때 쉽지 않은 상대로 좋은 평가전 상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美 수용소 내 멕시코 여성들 동의없이 ‘강제 수술’ 받아” 주장 충격

    “美 수용소 내 멕시코 여성들 동의없이 ‘강제 수술’ 받아” 주장 충격

    미국 이민세관집행국(ICE)에 구금돼 있던 멕시코 국적의 여성 수감자 2명이 동의 없이 ‘수술을 당했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CNN의 13일 보도에 따르면 국토안보부 산하기관으로서 불법 이민자의 체포와 구금을 담당하는 ICE가 여성 수감자 2명에게 동의를 받지 않은 채 ‘외과적 수술’을 행했다고 멕시코 당국이 밝혔다. 멕시코 외무부는 최근 발표한 공식 성명에서 “멕시코 자국민이 동의하지 않은 외과적 수술을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면서 “동의 없는 수술을 받은 한 여성은 수술 후 탈장 증상이 있었지만, 이와 관련한 치료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또 다른 여성은 완전한 동의도 없이 ‘산부인과 수술’을 받았다. 의학적 진단이나 이후 수행될 의료절차에 대해 스페인어로 설명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멕시코 외무부 측은 해당 여성 2명 이 어떤 수술을 받았는지에 대해 정확히 언급하지는 않았다. 다만 한 여성은 외과적 수술, 또 다른 여성은 산부인과 수술을 받았다는 주장만 공개했다.이러한 사실은 ICE 내 내부 고발자가 제보하면서 알려졌다. 내부고발자는 조지아주 수용소 내에서 자궁을 제거하는 수술인 자궁적출술을 포함한 의료학대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현지에서는 열악한 환경의 수용소 내에서 동의 없는 자궁적출술을 받은 여성 수감자가 수 십 명에 달할 수 있다는 추측까지 나왔다. 토니 팜 ICE 국장대행은 공식 성명에서 “이번 일은 조사할 가치가 있는 매우 심각한 우려를 낳았다”면서 “이러한 주장이 사실이라면 우리는 ICE 수감자들의 건강과 복지 및 안전을 우선순위에 두도록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멕시코 외무부는 수용소에 구금된 멕시코 여성들의 집단 소송 가능성에 대해서도 변호사와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한편 논란이 된 ICE는 강경한 이민법을 펼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집권 내내 막강한 권력을 누렸다. 다음 달 있을 대통령 선거와 관련해서도 공개적으로 트럼프의 지지성명을 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여기는 남미] 사상 최초 ‘성소수자 축구단’ 프로리그 데뷔…1부 리그 목표

    [여기는 남미] 사상 최초 ‘성소수자 축구단’ 프로리그 데뷔…1부 리그 목표

    멕시코 최초의 성소수자(LGBT) 프로축구단이 출범,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달 25일(현지시간) 개막한 멕시코 프로축구 3부 리그에서 데뷔전을 치른 '묵세스 스포츠클럽'은 이름부터 성소수자를 위한 구단이다. 묵세스는 멕시코 남부 오악사카주의 한 공동체의 지명으로 남녀 외 제3의 성이 있다는 문화적 신념이 뿌리 깊은 곳이다. 제3의 성이 있다고 굳게 믿는 성소수자 프로축구단으로서는 신이 예비한 이름인 셈이다. 구단 명칭은 멀리 멕시코 남부에서 취했지만 정작 클럽의 연고지는 멕시코의 연방수도인 멕시코시티다. 여기에도 사연이 있다. 멕시코시티는 멕시코에서 최초로 동성결혼을 허용한 곳이다. 강력한 상징성을 가진 명칭과 연고지로 무장한 묵세스 스포츠클럽은 출범과 함께 존중과 평화, 평등, 포용을 구단의 4대 가치로 내걸었다. 축구를 통해 4대 가치를 구현하겠다는 게 클럽의 목표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우선 훌륭한 성적을 내야 한다. 묵세스 스포츠클럽의 초대 회장인 로드리고 세르반테스는 "좋은 성적으로 훌륭한 게이 축구선수들이 많다는 사실을, 편하게 활동할 수 있는 공간만 만들어준다면 성소수자들이 더욱 재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축구팬들과 멕시코 축구연맹에 꼭 보여주겠다"고 말했다.하지만 묵세스 클럽의 축구선수 전원이 게이는 아니다. 클럽에서 성소수자는 그야말로 소수에 불과하다. 축구선수 중 게이는 10% 정도로 추정될 뿐이다. 클럽은 "성적정체성이 구단의 선수가 되는 필수조건은 아니다"라면서 "비록 성소수자가 아니더라도 클럽의 4대 가치를 공유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선수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물론 축구의 재능은 필수다. 세르반테스 회장은 "성소수자 축구단이 출범한다는 소식을 듣고 선수가 되기 위해 성소수자(게이)들이 찾아왔지만 테스트에서 실력 미달로 입단이 거절된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클럽은 명문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구체적 청사진을 그려놓았다. 5년 내 2부 리그로 승격하고, 10~15년 내 멕시코 프로축구 1부 리그에 진출하는 게 목표다. 열정적인 응원으로 클럽에 힘을 실어줄 팬들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멕시코의 성소수자를 팬으로 흡수하면 그 어느 클럽보다 탄탄한 고정 팬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멕시코의 성소수자는 최소한 38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세르반테스 회장은 "축구는 축구를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선 만국어와 다를 게 없다"면서 "성적정체성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성소수자가 차별이나 부당한 대우를 받는 축구계의 문화를 우리가 바꿔놓겠다"고 말했다. 사진=묵세스 스포츠클럽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서울광장] 화투판 경제/김상연 논설위원

    [서울광장] 화투판 경제/김상연 논설위원

    고매하신 경제학자들한테는 불경스럽게 들리겠지만 경제는 화투판의 속성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화투판에서 실력이 뛰어나거나 운이 좋은 사람이 돈을 모두 땄다고 하자. 그에게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돈을 챙겨 집으로 가는 것과 개평을 나눠 주고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전자를 택하면 화투판은 종료되고, 후자를 택하면 화투판은 계속 돌아간다. 현실 경제에서도 능력이 뛰어나거나 운이 좋은 사람이 많은 돈을 번다. 그렇게 부자가 된 사람의 주머니에서 돈이 안 나오면 경제는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빌 게이츠나 워런 버핏 같은 거부는 이런 속성을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게이츠는 매년 천문학적인 돈을 기부한다. 그럼에도 그의 부는 갈수록 늘어난다. 버핏은 자신 같은 부자들로부터 세금을 더 걷으라고 정부에 촉구한다. 토마 피케티의 역작 ‘21세기 자본’을 한 줄로 요약하면, 역사적으로 전쟁(1, 2차 세계대전)이 났을 때만 빼고 빈부격차는 줄지 않았다는 것이다. 전쟁에 따른 파괴, 누진적 소득세 도입, 연평균 3%의 고성장 등으로 1914~1945년에 불평등이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그렇다고 일부러 전쟁을 일으킬 수는 없으니 정부가 부자들로부터 세금을 많이 걷어야 한다는 게 그의 논리다. 그런데 1914~1945년의 예에서 보듯 고소득층 중과세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경제성장이 병행돼야 빈부격차를 제대로 줄일 수 있다. 돈이 돈을 버는 자본수익률이 성장률보다 높으면 자본을 많이 가진 부자들의 부는 가만히 있어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세계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경제성장이 거의 멈춘 시대에 살고 있다. 성장이 사실상 종언을 고했다고 말하는 경제학자도 적지 않다. 이 때문에 지금은 중앙권력이 슈퍼맨처럼 시장에 개입해 인위적으로 성장을 자극하는 정책이 대세가 됐다. 심지어 수십년을 반목해 온 케인스주의(정부의 재정지출)와 통화주의(중앙은행의 통화정책)가 의기투합해 쌍끌이에 나서는 기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판돈 자체가 줄면 외부에서 돈을 수혈해야 경제가 제대로 돌아가는 법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었던 벤 버냉키는 “헬리콥터로 공중에서 돈을 뿌려서라도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소신을 세 차례의 양적완화로 실천해 ‘헬리콥터 벤’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연준이 2014년까지 양적완화로 시장에 푼 돈은 무려 4조 5000억 달러에 달한다. 올해 3월 코로나19로 경제가 휘청하자 현 연준 의장인 제롬 파월 역시 “우리는 빚을 창출할 수 있다”며 ‘무제한 양적완화’ 카드를 거침없이 꺼냈다. 국민들에게 일정액의 돈을 나눠 주는 개념의 ‘기본소득’도 성장이 멈춘 시대에 판돈을 외부에서 투입하는 고육지책이다. “사회주의 아니냐”고 지적해도 반박할 도리가 없어 보이는 이 개념에 민주당 소속 이재명 경기지사는 물론 보수 정당인 국민의힘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까지 동의를 표한 건 현실성 여부를 떠나 지금 시대가 어디에 와 있는지를 보여 준다. 대표적 자본주의 기업가인 일론 머스크, 마크 저커버그 등도 기본소득에 찬성할 정도다. 이렇게 보면 극렬한 정쟁의 와중에도 4차 추경을 여야 합의로 기한 내에 처리한 것은 대한민국의 저력을 느끼게 한다. 그 과정에서 재난지원금을 전 국민에게 줄 것이냐(경기부양 개념) 취약계층에게만 줄 것이냐(복지 개념), 통신비로 줄 것이냐 다른 방식으로 줄 것이냐의 논쟁이 일어난 건 모처럼 수준 높은 정치였다. 반면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를 놓고 ‘베네수엘라식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하거나 통신비 2만원씩을 코 묻은 돈처럼 나눠 줄 바에는 국고에 아껴 둬야 한다는 식의 주장은 지금 세상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모르는 시대착오적 사고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평균(100%대)보다 한참 낮은 한국(40%대)이 베네수엘라라면 다른 선진국들은 이미 오래전에 베네수엘라가 됐어야 한다. 국민들에게 돈을 나눠 주면 갑자기 직장을 그만두고 알코올중독과 노름에 빠질 것이라는 주장도 국민을 단세포 수준으로 얕잡아 보는 오만한 발상이다. 특히 취약계층 대상 복지가 게으름을 유발한다는 우려는 기우라는 사실이 멕시코의 저소득층 지원 프로그램인 ‘프로그레사’ 등 여러 사례를 통해 속속 입증되고 있다. 표를 얻기 위해 돈을 뿌리는 것은 포퓰리즘이다. 역으로, 써야 할 돈을 쓰면 안 된다고 정치적 목적을 위해 선동하는 것도 포퓰리즘이다. carlos@seoul.co.kr
  • 1년 만에 뭉치는 유럽파…멕시코와 ‘알프스 대전’

    1년 만에 뭉치는 유럽파…멕시코와 ‘알프스 대전’

    손흥민(토트넘), 황의조(보르도), 황희찬(라이프치히) 등 유럽파가 1년 만에 뭉쳐 북중미 강호 멕시코와 ‘유럽 결전’을 벌인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다음달 15일 오전 5시(한국시간) 멕시코와 오스트리아에서 평가전을 갖는다고 대한축구협회(KFA)가 13일 밝혔다. 10월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 기간에 K리거로 대표팀을 구성해 올림픽대표팀과 두 차례 친선경기를 치렀던 벤투 감독은 11월 A매치 기간에는 해외파까지 총동원해 유럽 원정에 나설 계획이다. 대표팀은 A매치 기간에 유럽에서 머물며 두 차례 친선경기를 치러 조직력을 끌어올릴 예정이다. KFA는 멕시코전 이후 두 번째로 상대할 중동팀과는 최종 계약을 조율 중이다. 벤투호가 A매치를 치르는 건 올해 처음으로 지난해 12월 부산에서 열린 동아시아 E1 챔피언십 이후 11개월 만이다. 유럽파까지 최정예가 모이는 것은 지난해 11월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치른 브라질과의 친선경기 이후 처음이다. 이번에 합류하는 유럽파는 새로 디자인된 대표팀 유니폼을 처음 착용하고 그라운드를 누비게 된다. 멕시코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한국보다 28계단 높은 11위의 강팀이다. 1994년 미국 월드컵부터 2018년 러시아 월드컵까지 7회 연속 16강에 올랐다. 상대 전적에서도 7승2무4패로 한국에 우위를 보이고 있다. 최근 맞대결은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으로 한국이 멕시코에 1-2로 졌다. 러시아 월드컵에서 활약한 이르빙 로사노(나폴리)와 최근 네덜란드와의 평가전에서 멕시코가 1-0으로 승리할 때 결승골을 넣은 라울 히메네스(울버햄프턴) 등이 경계 대상이다. KFA는 코로나19 탓에 국가 간 이동이 어려워지고 특히 해외 입국자에게 2주 격리를 엄격히 적용하는 국내에서 평가전을 치르기 어려워지자 유럽 원정을 준비해 왔다. 전한진 KFA 사무총장은 “네이션스리그를 치르는 유럽 팀과의 평가전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멕시코가 우리에겐 최상의 친선경기 파트너”라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방화범을 소방수로 채용”… 中·러, 유엔인권이사국 유력 논란

    “방화범을 소방수로 채용”… 中·러, 유엔인권이사국 유력 논란

    중국과 러시아 등 반인권적 행태로 국제사회의 지탄을 받은 국가들이 유엔 인권이사회 이사국으로 선출될 것으로 보인다고 가디언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권단체들은 “방화범을 소방수로 채용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3년 임기의 47개 회원국으로 구성되는 유엔 인권이사회는 현재 15석이 공석이다. 회원국은 5개 지역별로 배분되는데,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4개 공석에 중국, 사우디아라비아, 네팔, 파키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5개국이 후보로 올랐고, 2석이 공석인 동유럽 지역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후보국이다. 또 남미·카리브해 지역은 3석이 비어 있으며 쿠바, 멕시코, 볼리비아 등이 후보국으로 올랐다. 유엔은 13일 유엔본부에서 비밀투표로 새 이사국을 선출하며, 97표 이상이면 이사국이 될 수 있다. 현재 후보국들은 투표를 하루 앞두고 치열한 선거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가디언은 후보국들의 경쟁률을 고려하면 인권 문제로 비판을 받는 국가들이 새 이사국으로 선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특히 중국은 홍콩 사태와 위구르족 등 소수민족 탄압으로 비판을 받고 있고, 러시아는 최근 야권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에 대한 독살 시도 의혹의 배후로 의심받고 있는 상황이다. 인권감시 단체 유엔워치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유엔 인권이사회가 ‘인권침해’ 이사회라면 중국이 당선될 수 있을 것”이라며 “러시아는 인권이사회의 후보로 언급되는 것조차 놀랍다. 러시아 정부가 나발니 독살의 배후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성토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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