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 인사이드] 주민委 위상 ‘동장 뺨치네’
주민들이 추천,동장이 위촉한 ‘동네 유지’들로 구성된 ‘주민자치위원회’가 동(洞) 기능이 축소되면서 일선 행정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특히 현 정부 들어 주민참여가 일선 행정에 다양한 형태로 반영되면서 자치위원회의 위상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자치구들은 최근 연찬회와 워크숍 등을 잇따라 열어 자치위원회의 위상을 높이고 활성화 방안을 찾고 있다.
하지만 일부 자치위원회의 경우,권한 밖의 일로 동장과 자주 마찰을 빚는 등 크고 작은 문제점이 노출돼 제도 보완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행정과 주민 사이 가교 역할
동별로 최대 25명의 위원을 두고 있는 서울의 경우 자치구별로 300∼40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구의원은 당연직으로 참여하지만 위원장은 1년 임기로 위원들이 선출한다.이 기구는 동 행정 가운데 ▲주민의 자치활동 강화 ▲문화·복지·편익증진 ▲공동체 형성 등에 관한 사항을 심의·결정한다.주민자치센터의 프로그램 관리 등 운영 전반을 맡아 동 및 자치구 행정에 주민들의 의사를 적극 반영할 수 있도록 가교역할을 한다.
●높아지는 위상
당초 위원회의 역할은 주민자치센터의 운영에 관한 자문 및 보조기능에 한정됐다.
그러나 지난달 중순 대부분의 자치구는 ‘주민자치위원회 운영 조례안’을 개정,위원회에 ‘의결권’을 부여했다.이로 인해 종전 동장의 권한이던 주민자치센터의 시설 사용료나 수강료 징수,이에 대한 집행권을 갖게 됐다.한마디로 동장과 별차이 없는 위상이다.일선 동 행정의 무게 중심이 주민자치센터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주민 참여 기회 더 늘려야
합의 도출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위원회 출범 당시는 순수 자문,보조기구였으나 최근 의결권까지 확보하면서 위원 상호간 또는 동장,구청간에 마찰이 잦다.일부에서는 주민자치센터의 기능 확대로 위원회가 더 활성화되면 ‘의회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위원 대부분이 직능단체 대표나 지역 유력인사들로 구성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자칫 직능단체나 개인의 이익에 따라 위원회가 운영되거나,개인의 ‘감투 욕구’를 채워주는 기구로 전락할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광진구의 한 관계자는 “자치위원회가 제한적 의결권을 가진 무보수 봉사조직인 만큼,지역유지 중심이 아닌 전문직 종사자들에게 참여 기회를 확대하는 방법 등으로 보완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동구 기자 yidongg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