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메카
    2026-08-20
    검색기록 지우기
  • 일수
    2026-08-20
    검색기록 지우기
  • 조작
    2026-08-20
    검색기록 지우기
  • 코케
    2026-08-20
    검색기록 지우기
  • 사임
    2026-08-2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817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개교 60주년 맞는 경남대 박재규 총장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개교 60주년 맞는 경남대 박재규 총장

    불모지에서 피어난 꽃이기에 더욱 아름답다. 척박한 땅에 뿌리를 깊이 내렸기에 어찌 바람에 흔들릴까. ‘어린왕자’에 이런 대목이 있다.‘모래 언덕 위에 앉아 있으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그러나 사막을 아름답게 만드는 건 어디엔가 숨어 있는 우물이 있기 때문이야.’ 약관 20대 나이였다. 다 쓰러져가는 한 대학과 졸지에 맞닥뜨렸다. 아무리 봐도 까마득한 벌판이었다. 뜻을 굳게 세웠다.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기 위해 한줄기 빛과 우물을 찾아나섰다. 감천(感天), 떠나가던 학생들이 점차 돌아왔다. 방황 속의 황량한 캠퍼스에는 꽃향기가 생겨났다. 그렇게 세월이 지난 지금, 지방의 명문사학으로 당당히 뿌리내렸다. ●‘북한학´ 학문 만들어 평생 역사 현장에 박재규(전 통일부장관) 경남대총장. 요즘 들어 각별한 회한에 잠긴다. 첫번째는 자신의 35년 인생을 쏟아부은 큰아들 같은 경남대가 오는 20일로 60세 생일을 맞는다는 것이요, 두번째는 불모지에 ‘북한학’이라는 학문을 만들어내고 평생을 북한 전문가로 역사의 현장에 늘 있었다는 것이다.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극동문제연구소 집무실에서 박 총장을 만났다. 먼저 근황 얘기가 나왔다. 개교 60주년 행사 준비로 바쁜 가운데에도 부르는 곳이 여전히 많아 국내외로 특강을 자주 나간다고 했다. 강의 내용은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안보문제, 남북관계 전망, 한·미관계도 물론 빼놓을 수 없다. 최근에는 군부대 신세대 장병과 대학생들로부터 강의요청을 자주 받는다. 박 총장은 알다시피 북한문제 전문가로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특히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 당시 주무장관으로 김대중 대통령과 방북한 이후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세 차례나 만날 정도로 북한 고위층 사정에도 밝다. 그렇다면 다음달로 예정된 김대중 전 대통령 방북 일행에 포함됐을까. 특유의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남북 정상회담 당시 주무장관의 입장에서 모시고 가라고 하면 그렇게 해야 되지 않겠느냐.”는 말로 대신했다. 이어 개교 60주년에 대한 화제로 옮겼다. 감회가 남다르겠다고 하자 “함께 살아온 인생과 거의 같다.”면서 지난 세월을 회고한다. 그러니까 광복 직후였다. 국가발전에 필요한 인재양성과 교육정책에 맞춰 서울에 5∼6개의 대학인가가 났을 때였다. 당시 신익희 선생이 서울에 ‘국민학관’을 설립하고 초대 이사장 겸 학장에 취임했다. 그러나 6·25전쟁이 발발하자 ‘국민학관’은 부산으로 서둘러 옮겨졌다. 난리통과 재정난 등 엎친 데 겹쳐 대학은 ‘보따리 신세’로 전전긍긍한다. 결국 1952년 해인사재단으로 넘겨지면서 명칭이 ‘해인대학’으로 바뀐다. 캠퍼스도 경남 진주로 이동했다.61년에는 마산으로 학교가 옮겨지면서 ‘마산대학’으로 다시 개명됐다. 이후에도 재정난 등의 어려움은 계속됐다. 이 무렵 박 총장이 미국 유학에서 돌아온다. 그러자 주위에서 “마산과 창원 일대에 대학 하나 있는데 그걸 못살려서야 말이 되겠느냐.”고 하면서 박 총장에게 유학의 경험을 활용해 대학을 살려보라고 권유했다. 이때가 혈기왕성한 20대 후반의 나이였고 딱 1년만 해보자고 뛰어들었다. 특유의 꼼꼼함과 추진력 덕분인지 학교 사정이 차츰 달라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고작해봐야 120여명의 전교생 중 절반 정도만 등교할 정도로 열악한 환경이었지만 학생수도 점차 늘어나기 시작했다. ●1972년 서울 한복판에 ‘극동문제연구소´ 차려 박 총장은 72년 수도 서울의 중심 한복판에 ‘극동문제연구소’의 간판을 보란 듯이 내걸었다. 그러자 일부에서는 “지방대학 주제에 무슨 북한 연구소냐.”고 비아냥거리기도 했다. 그러나 조금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럴수록 동북아와 한반도 통일문제를 다루는 세계적 특성화의 기치를 당당히 내걸었다고 자부했다. 또 연구소 하나만큼은 친자식처럼 키워낸다면 어느 대학 못지않게 자랑스러워질 것이라고 단단히 각오했다. 얼마 후 소홀히 여겼던 북한을 포함한 사회주의권 국가 연구에 대해 선구자적 역할을 감당해내며 이 분야에서 독보적 존재로 앞서나갔다. 또 많은 정책 대안을 제시하면서 국내외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98년 3월 드디어 북한대학원을 개원하면서 연구소의 연구기능과 교육기능을 유기적으로 통합하는 데 성공한다. 이른바 북한 및 통일연구의 메카로 새로운 도약을 하게 된 것. 이후 활발한 학술교류, 출판 및 교육활동 등을 통해 규모나 실적 면에서 국내 제1의 대학연구소로 자리매김한다. 또 통일시대를 대비하는 중심 연구기관이자 사회과학 연구자들을 연결한 휴먼 네트워크의 허브로 평가받기에 이르렀다. 지금까지 54차례의 국제학술회의와 91차례의 해외학자 초청 세미나를 개최한 실적이 이를 입증한다.2005년에는 경남대 북한대학원이 ‘북한대학원대학교’로 새롭게 태어나 북한과 통일분야를 교육하는 지구상에서 유일한 전문 대학원으로 인정받고 있다. 박 총장이 북한 전문가의 길을 걷게 된 계기는 미국 유학시절. 뉴욕시립대학 대학원에서 장학금을 받고 다니던 중 국제정치학의 대가인 한스 모겐소 교수와 존 허츠 교수 등의 강의를 듣게 된다. 첫학기때였다. 사회주의 경제학자인 피터 와일리스 교수가 런던에서 뉴욕시립대학에 1년간 교환 교수로 왔다. 그러자 박 총장은 그의 소련 경제학 수강을 택했다. 하루는 강의가 끝난 어느 날 와일리스 교수가 박 총장을 부르더니 아시아 어느 나라에서 왔느냐고 물었다. 남한에서 왔다고 대답하자 “그렇다면 북한 경제에 관한 리포트를 하나 작성해달라.”고 간곡히 요청했다. 할 수 없이 유엔과 대학 도서관 등에서 사회주의 자료를 뒤져가며 정해진 기일 내에 리포트를 완성, 제출했다. 와일리스 교수는 고맙다고 하면서 통일을 대비해 북한 연구를 하면 그 분야의 선구자가 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제의를 한다. 그는 또 박 총장이 원한다면 런던 경제대학(LSE)에서 장학금을 주며 박사학위 과정을 받을 수 있도록 주선해 주겠다고 했다. 특히 박 총장은 유학 도중 일시 귀국해 군 복무를 하게 되는데 우연하게도 북한 연구를 하는 곳에서 근무했다. 이때 미국에서 볼 수 없는 여러 자료들을 접할 수 있었고 군복무가 끝날 무렵에는 ‘북한사회의 구조적 분석’이란 첫 저서를 남기게 된다. 군 제대 후 다시 뉴욕으로 돌아갔으나 박사학위를 마친다는 꿈을 잠시 미루고 경남대학과 인연을 맺었던 것. 그래서 첫번째 특성화 플랜으로 한층 심화된 북한연구를 위해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를 설립하면서 오늘에 이르게 됐다. “처음에는 정말 막막했습니다. 연구소 창립 당시만 해도 연구원이 염홍철(현 대전시장)씨 등 두명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대학 재학생 수만 하더라도 1만 5000명이 넘지요. 돌아보면 벌써 그렇게 세월이 흘렀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멸치잡이 가업… 배멀미로 ‘자격미달´ 판정 박 총장은 44년 일본 교토에서 태어났으나 가족이 이듬해 광복과 함께 입국해 경남 마산 근처의 옥계마을에 터를 잡았다. 그래서 고향이 옥계. 부친은 멸치·갈치잡이 배 몇 척을 소유한 선주였다. 하지만 살림은 넉넉한 편은 아니었다. 초등학교도 산을 넘고 두 시간 이상 걸어야 했다. 아버지가 어느날 멸치잡이 가업을 물려주려고 배에 태웠다가 멀미를 심하게 하는 바람에 ‘자격미달’ 판정을 받는다. 인생의 전환점이 된 것은 마산고등학교 진학 후였다. 서울로 전학을 하려고 했으나 잘 이루어지지 않자 1년 동안 용산 미군기지에서 영어를 배운 뒤 63년 미국 뉴욕행을 택했다. 이렇게 해서 대학 경영인으로, 북한문제 전문가로 항상 역사의 앞길과 현장에서 묵묵히 걸어왔다. 이래저래 이번 개교 60주년을 맞는 감회는 각별하다. 그래서 행사도 다양하고 의미있게 마련했다. 오는 22∼23일 동북아지역 총장협회 총회 및 국제학술회의가 개최되는 것을 시작으로 10월까지 북한재정 관련 국제심포지엄, 한·조·중 3국 학술회의 등 각종 국제학술회의를 잇따라 연다. 특히 다음달 11일까지 ‘예술의 전당’ 서울서예박물관에서 ‘경남대학교 소장 데라우치문고-조선 시·서·화 보물전’이 열린다. 이는 박 총장이 지난 개교 50주년 때 직접 일본에서 데라우치문고를 한국으로 가져와 소장했다가 이번에 처음 공개하는 국보급 문화재여서 관심을 모은다. 주말매거진 We팀장 km@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44년 마산 출생 ▲67년 미국 페어레이디킨슨대학교 정치학과 졸업 ▲69년 미국 뉴욕시립대학교 대학원 졸업(정치학 석사) ▲74년 경희대학교 정치학박사 ▲73∼85년 경남대학교 조교수, 부교수, 교수 ▲73∼86년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소장 ▲86∼99년 경남대학교 총장 ▲96∼97년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회장 ▲97∼99년 한국대학총장협회장 ▲99.12∼2001.3월 통일부장관 ▲03∼현 동북아대학총장협의회 의장, 경남대 총장 ▲05∼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 윤이상평화재단 이사장 ●상훈 미국 뉴욕 언론연구위원회 공로상(80년), 미국 클린턴 대통령 세계 체육지도자상 수상(96년), 제1회 한반도평화상 수상(04년), 아름다운얼굴 교육인상 수상(04년). ●저서 북한사회의 구조적 분석(72년), 북한평론(75년), 북한정치론(84년), 북한의 신외교와 생존전략(97년) 등 수십편.
  • [데스크시각] 월드컵 이젠 즐길 때 됐다/김민수 체육부장

    손꼽아온 독일월드컵 본선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대한민국은 또다시 ‘월드컵 마법’에 휩싸일 것이다. 든든히 야식을 챙겨둔 국민들은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에 환호와 탄식으로 밤을 하얗게 지새운다. 또 한·일월드컵 당시와 달리 G조 토고·프랑스·스위스전이 밤 10시와 새벽 4시인 탓에 직장마다 지각과 졸음 사태로 웃지 못할 진풍경이 예상된다. 휴식시간 동료들이 저마다 토해내는 분석과 해설도 이때는 솔깃하다. 여기에 길거리 응원의 메카인 서울 광화문과 시청 앞 등 전국에서는 밤을 잊은 열성팬들이 일찌감치 터를 잡고 ‘대∼한민국’을 외쳐 후유증도 상당할 듯하다. 그러면 독일에서도 4년전처럼 온통 기쁨과 희망이 가득한 승전보가 이어질까. 유감스럽게도 전문가들의 견해는 다소 부정적이다. 최근 300여명의 일선 지도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100여명이 1승1무1패를 꼽았다. 또 80여명이 1승2패를 점쳐 절반 이상이 16강 진출을 어둡게 내다봤다. 전문가의 냉철한 판단으로 믿어진다. 해외의 반응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해외 언론도 한국의 기량이 만만치 않음을 인정하면서도 4년전 ‘안방’이 아니라 ‘적지’임을 강조한다. 기량과 경험은 향상됐지만 그 외의 변수도 무시할 수 없다는 얘기다. 반면 이 설문에서 우리 국민의 89%는 16강은 물론 그 이상의 성적을 낼 것으로 낙관했다. 다분히 기대감이 포함된 수치라 생각된다. 문제는 한국 축구가 기대를 저버리고 예선리그에서 허망하게 탈락했을 때다. 기대치를 감안하면 그 허탈감 또한 엄청날 것이다. 그 충격에 국민들은 한동안 우울증에 시달릴 수도 있다.“한국 축구가 그러면 그렇지.”라는 식의 해묵은 패배의식의 부활도 우려된다. 이같은 상황에 대비해 처방을 내놓은 이가 바로 거스 히딩크 전 대표팀 감독이 아닌가 싶다. 그는 꼭 4년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겠다.”며 자신감을 불어넣으면서도 선수들에게 “축구를 즐겨라.”라고 주문했다. 이는 선수뿐 아니라 팬들을 향한 메시지로도 여겨진다. 다만 히딩크는 숨막히는 승부의 세계에서 어떻게 축구를 즐길 수 있는지, 구체적인 답을 주지는 않았다. 어떻게 축구를 즐기라는 것일까. 미국의 한 저명한 야구칼럼니스트는 미국과 일본, 즉 서양과 동양의 야구를 비교해 글을 썼다. 그는 미국 야구는 ‘생활’이고 일본 야구는 ‘종교’라고 단적으로 표현했다. 미국인들은 야구를 일상 생활의 일부로 가까이서 즐기는 반면 일본인들은 승리를 위해 기도까지 올려야 하는 대상으로 여긴다는 뜻이다. 미국인들도 응원하는 팀의 승리를 기원하기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박진감과 짜릿함을 만끽하는 스포츠 그 이상의 의미를 두지는 않는 것 같다. 결과도 중요하지만 최선을 다하는 과정도 중시한다는 얘기도 된다. 어차피 스포츠는 항상 이길 수만은 없다는 원론적 생각에서 나온 여유로움일 것이다. 우리는 그동안 잇단 감독 경질과 평가전 등 한국대표팀의 독일행 과정을 지켜봤다.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었다면 결과가 어떻든 박수를 보내야 한다는 생각이다. 물론 최선 여부의 판단은 전적으로 국민들의 몫일 게다. 그렇다면 한국의 16강 진출은 비관적인가. 결코 그렇지 않다.2002년 당시 한국의 4강을 예상한 전문가가 어디 있었던가. 당시도 그랬지만 이번에도 한국은 4강 후보가 아니다. 하지만 한국의 16강 진출의 해법은 이미 4년전 확인됐다. 우리 선수들의 다소 부족한 부분을 수천만 국민들이 뜨거운 함성과 열정으로 메워준 것이다. 4강 신화의 주역인 홍명보 대표팀 코치는 최근 한 월드컵 응원사이트를 통해 “쉴 새 없이 경기를 뛰며 저에게 들리는 소리는 감독도, 선수의 소리도 아니며 바로 여러분의 목소리였습니다. 여러분의 힘찬 응원이라면 독일에서 승리할 수 있습니다.”라고 했다. 우리 국민의 뜨거운 성원이 있는 한 한국이 기대 이상의 성적을 올리리란 믿음이 든다. 이젠 월드컵을 즐길 때가 됐다. 김민수 체육부장
  • 촬영에서 CG까지 한번에 ‘메이드 인 대전’ 영화 봇물

    대전엑스포과학공원 ‘영상특수효과타운’에서 영화가 잇따라 촬영되고 개봉돼 ‘제2충무로’로 부상하고 있다. 가장 먼저 개봉하는 영화는 25일로 예정된 ‘호로비츠를 위하여’다. 올해 초부터 영상특수효과타운과 대전문화예술의 전당 등지에서 촬영됐다. 엄정화와 박용우 등이 출연하는 영화는 대덕연구단지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컴퓨터그래픽(CG)기술까지 활용, 대전의 냄새가 물씬 묻어나는 ‘메이드 인 대전’ 영화이다. 다음달 1일 개봉 예정인 ‘모노폴리’는 영상특수효과타운이 개관된 뒤 첫 촬영을 한 ‘마수걸이 영화’다. 천재 컴퓨터 프로그래머를 둘러싼 범죄스릴러물인 이 영화는 양동근, 김성수 등이 주연을 맡아 열연을 했다. 이밖에도 ‘뚝방전설’(박건형과 MC몽 주연) ‘어느날 갑자기 4주간의 공포’가 지난 3월부터 촬영을 진행 중이고 ‘김관장대 김관장’(신현준·최성국 주연)과 ‘어깨너머 연인’(이미연 주연)이 각각 이달과 6월에 촬영될 예정이어서 영상특수효과타운이 첨단영화 제작의 메카가 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엑스포과학공원 5500㎡의 터에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문을 연 이 타운은 컴퓨터그래픽과 수중촬영, 와이어 액션 등이 가능한 최첨단 촬영시설을 갖추고 있다.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외면받는 학생운동] “취직 도움안되는 이념투쟁은 왜하나”

    “분단현실, 노동해방, 반미투쟁 같은 문제보다는 취직, 학점이 훨씬 더 중요한 문제로 인식되는 게 현실입니다.” 서울대와 건국대, 동국대 등 최근 총학생회의 잇따른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 탈퇴 선언에 학생들은 담담하다. 오히려 언론 등 외부에서 더 호들갑을 떤다고 생각한다. 성균관대 의상학과 김주현(21·여)씨는 이른바 ‘운동권’에 대한 일반 학생들의 시각을 ‘관·심·없·음’이란 네 글자로 정리했다. 대학생들의 일반적인 모습은 한총련으로 대표되는 학생운동과는 괴리감이 크다. 입학 이후 토익과 토플 등 영어공부에 열을 올려야 하고 과거와 다르게 친구들과 학점경쟁도 치열하게 해야 한다. 이는 대학사회가 취업준비 현장으로 변한 것과 맥을 같이 한다. 한국외국어대 정치외교학과 이재원(23)씨도 “과거 운동권에서 외친 구호들은 사회 구성원의 상당수가 공감하는 주제였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면서 “과거의 주제를 요즘 세대에게 그대로 대입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최근 학생운동은 끝없는 추락사 학생운동의 위기론은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위기론이 처음 고개를 든 것은 1990년대 초반쯤이다. 당시 잇따른 동구권 사회주의의 몰락은 운동권 스스로에게 ‘아직도 혁명을 꿈꾸고 있는가.’란 화두를 던졌다. 93년 당시 비교적 민주세력으로 평가됐던 김영삼 정권의 등장도 운동권에겐 위기의식으로 다가왔다. 과도기적 상황에서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 이 과정에서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를 이어 93년 한총련이 태어났다.‘생활·학문 투쟁의 공동체’라는 구호로 한총련은 출범했지만 여전히 생활과 학문보다는 ‘투쟁의 공동체’라는 성격이 강했다. 95년 전두환·노태우 처벌 투쟁은 한총련의 마지막 전성기로 평가된다. 이듬해인 96년 8월 ‘연세대 사태’ 이후 한총련은 ‘이적단체’라는 꼬리표를 붙이게 됐다. 한총련 활동은 곧 수배를 의미했고 무엇보다 내부 구성원 문제가 가장 심각했다.97년까지만 해도 한총련 소속 가입학교는 200여개에 다다랐지만 이후 이탈은 계속 이어졌다. 이른바 ‘비운동권 학생회’가 잇따르는가 하면 무관심한 총학 선거판에는 ‘한총련 탈퇴’가 핵심공약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98년 서울대는 이미 한총련 산하조직인 서울지역총학생회연합(서총련)을 탈퇴했고 2003년에는 전대협와 한총련의 메카라 불렸던 한양대가 한총련을 탈퇴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어 건국대, 경희대. 홍익대, 동국대 등 전통적으로 한총련이 강세를 보이던 학교에서도 비운동권 총학생회장의 선출이 이어졌다. ●탈정치화는 자연스러운 흐름이지만 아쉬움도 사회학자들 사이에 대학생들의 탈정치화는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는 의견이 제시됐다.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서유럽이나 일본의 경우도 학생운동이 굉장히 정치화됐다가 사회가 변화하면서 탈정치적 경향을 보이고 있다.”면서 “거시적인 쟁점보다는 미시적인 쟁점, 즉 취업·학생복지로 이동하는 것이 일반적인 만큼 우리나라도 과도기적 과정에 들어가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대학이라는 공간이 사회진출의 예비단계이기도 하지만 민주시민으로서 갖추어야 할 조건을 충족시켜나가는 자리인데 개인적인 문제로만 매몰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되는 것도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과도기로 보는 시각도 있다. 상지대 정대화 교수는 “학생운동이 침체기라고 말하는 것은 현상만 보고 본질은 간과하는 것”이라면서 “노동운동이나 사회운동도 마찬가지로 일정한 순환 사이클을 그리게 마련인 만큼 지금은 약간의 조정이 필요한 기간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또 “등록금 투쟁과 같은 학내문제에서 시작해 점차 더 큰 틀의 사회문제로 옮겨가는 것이 운동권이 나아갈 방향”이라고 지적했다. 유영규 윤설영기자 whoami@seoul.co.kr
  • 지난 겨울은 ‘대박 났네’

    경남도의 스포츠 마케팅이 성공을 거두고 있다. 온화한 날씨와 우수한 기반시설에 적극적인 마케팅이 더해져 경남이 ‘동계훈련의 메카’로 자리잡았다. 8일 경남도에 따르면 지난 겨울 모두 23개 종목 1062개팀 2만 2912명이 경남에서 전지훈련을 했다. 특히 일본·중국·호주·인도 등 4개 국에서 271명이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를 지난해 766개팀과 비교하면 무려 40% 가까이 늘어난 것이며,2000년 도가 동계 전지훈련팀 유치에 나선 지 5년 만에 배로 증가했다. 종목별로는 축구가 전체의 46%인 491개팀 1만 5316명으로 가장 많고 게이트볼 100개팀 1000명, 탁구 86개팀 897명, 야구 74개팀 1731명, 육상 65개팀 836명 등으로 나타났다. 시·군별로는 합천군이 172팀 3415명으로 가장 많은 팀을 유치했다. 이어 고성군이 150팀 1794명, 창원시 120팀 1527명, 남해군 110팀 3178명, 김해시 94팀 3421명 등이다. 이로 인한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가 22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처럼 동계 전지훈련팀이 늘어난 것은 겨울철 따뜻한 기후와 남해안 및 지리산권의 아름다운 경관 등 우수한 자연조건에다 도와 시·군의 관련 인프라 구축, 전국대회 유치, 각종 인센티브 제공 등 스포츠 마케팅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한편 도는 해마다 11월부터 다음해 3월 사이 도내에서 전지훈련 중인 초·중·고교 축구팀을 대상으로 ‘경남도지사기 윈터챔피언스대회’를 창설키로 하고, 축구협회 등과 협의 중이다.창원 이정규기자 jeong@seoul.co.kr
  • [이슬람 문명과 도시] (9) ‘향료와 무역의 길’ 예멘의 사나

    [이슬람 문명과 도시] (9) ‘향료와 무역의 길’ 예멘의 사나

    예멘은 아라비아 반도 끝에 위치한 나라로 수에즈 운하와 인도양을 잇는 홍해의 흑진주이다. 종교적으로는 시아계의 자이드파 이맘이 통치하던 지역이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니계 와하비 세력과 항상 경합하고 공존하는 지역이기도 하다. 또한 드라마틱한 산세가 곳곳에 펼쳐져 있으며, 산악마을에는 전통문화의 향기가 묻어난다. 예멘 상공에 비행기가 들어서는 순간 창문 아래로 펼쳐지는 광경은 그야말로 끝없어 보이는 사막 그대로였다. 비행기는 오만을 지나 예멘의 남동부 사막지역을 지나 몇 시간 흐르지 않아 험준한 산세가 그대로 드러났다. 하늘 가까이서 본 사나의 모습은 한 나라의 수도로 보기엔 너무나 초라할 정도다. 마치 갈색더미의 성냥갑들만 질서정연하게 나열되어 있는 듯하다. 진흙으로 만든 가옥들과 포장되지 않은 도로, 모든 것이 하늘 위에서는 갈색 바탕의 점과 선으로만 보인다. ●예멘 제1의 정치·경제·종교 중심지 예멘은 오래된 건축물로 유명하다. 최소한 수백년이 넘는 건물들이 빽빽하게 들어선 채 도시를 이루고 있다. 시골에도 벽돌과 진흙으로 지은 고층 가옥들이 그대로 남아 있다. 일반적으로 예멘의 대가족 문화가 전통 가옥에 그대로 배어 있다. 예멘의 건축물은 독특하다. 일부 전통 가옥은 5∼6층 높이다. 보통 1층은 가축을 키우는 곳이다. 다음 층에 올라가면 디완(응접실)이 , 그 위층으로 침실과 부엌 등이 있다. 전통 가옥의 맨 위층에는 전망이 좋은 방으로 집안의 남자들이 카트를 씹으며 얘기를 나누는 마프라즈가 있다. 카트란 씹을 때 약간의 흥분과 환각 작용을 주는 나뭇잎이다. 오후에 거리에 나서면 어디서나 카트 씹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왼쪽 입 안에 카트 잎을 가득 넣고 공처럼 둥글게 만들고는 씹으면서 그 즙을 빨아들인다. 이때 초심자들은 카트 잎을 삼킬 수도 있다. 예멘사람들은 카트를 씹으면 힘이 나고 모든 일에 잘 집중할 수 있고 일도 잘 된다고 믿고 있다. 예멘의 수도 사나는 고도 2195m의 내륙 산간 지대에 위치하고 있으며, 오랜 세월 동안 예멘 고원 제1의 정치·경제·종교 중심지였다. 이슬람교가 들어오기 전인 1세기에 축성된 고대 굼단 요새가 있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예멘인들은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거주한 도시로서, 가장 역사가 오래된 도시에 살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만족하게 생각한다. 역사학자들은 사나가 최소한 2500년 이상 존속하였다고 믿고 있다. 기원전 2세기의 연대기에는 사바왕국(이슬람교가 생기기 전 아라비아 남서부에 있던 왕국)이 산악지대에서 가장 중요한 요새라고 언급되어 있다. 사실 사나라는 이름이 ‘요새화된 도시’라는 뜻이다. 이러한 수많은 역사적 신비를 지닌 사나를 여행하는 것은 모험과 도전이자 또 하나의 낭만이다. 또한 사나가 아라비아 반도와 지중해 사이를 여행하는 카라반들이 따르는 길인 ‘향료의 길’의 종착지였다. 이슬람 세계가 팽창하는 동안 사나는 1000년 동안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구가했고, 이슬람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정치·종교적 중심지의 하나로 부각됐다. 번영의 시대가 낳은 유적으로 106채의 모스크와 12채의 함맘,6500채의 가옥이 있다. 모두 11세기 이전에 건축됐고 지금까지도 잘 보존되어 있다. ●수백년 넘는 건물들 고스란히 사나는 가치를 매길 수 없을 정도로 귀중한 이슬람 건축의 보고이다. 사나만큼 아라비아의 신비로운 분위기를 오랫동안 고이 간직해 오고 있는 도시가 있을까? 사나는 믿기 어려울 만큼(마치 문명의 혜택을 거부라도 하듯 ) 옛 문화들로만 가득 채워진 도시다. 흰색 석회를 바른 우아한 문양과 색상으로 채색한 창, 그 주변에 조각한 스투코 등으로 갈색의 현무암으로 지은 주택을 장식했다. 현대적인 건축 공법의 도입과 증가하는 도로 교통의 폐해로 옛 건물들이 훼손된 것은 사실이지만, 예멘인들은 자부심을 갖고 전통적인 건축 기법을 따라 새로 완성된 건물들이 사나를 보다 풍요롭게 하고 있다. 유네스코가 예멘 정부와 협력 하에, 다른 많은 국가들의 지원을 얻어 추진한 복원 공사 덕분에 사나는 오늘날까지 보존되었다. 사나 시민들의 생활을 살펴본다면 생활은 대체로 현대적으로 하고 있으며 주요한 생활용품은 ‘수크’라고 불리는 자그마한 시장에서 팔고 있다. 옛 시가에는 중세 아라비아 상인들이 노새와 낙타를 몰고 들락날락했을 법한 풍경이 그대로 간직되어 있다. 옛 시가 안으로 들어가면 한 마리의 작은 노새가 이끄는 달구지의 모습이 보인다. 두 사람이 지나다니기에도 버거울 정도로 좁은 골목길엔 오밀조밀한 상점들이 밀집되어 있다. ●대가족 문화와 전통가옥 유지 각종 건과류를 파는 상인들부터, 잠비야(성인 남자들이 허리에 차고 다니는 짧은 칼)를 파는 가게, 어린 염소를 몰고 가는 소년, 필요한 옷가지들을 고르는 아낙네의 모습까지 실로 다양한 삶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첨단을 달리는 현대 문명의 이기를 거의 볼 수 없는 모습들뿐이다. 오히려 그러한 낡고 오래된 삶의 모습들이 정겹게 느껴진다. 그러한 건물들로 촘촘히 장식되어 있는 사나의 옛 시가는 그야말로 역사적으로 보존된 건물들을 그대로 보여주는 하나의 박물관과 같다. 조금 높은 건물 옥상 위에서 바라보는 옛 시가의 전망은 매우 아름답다. 특히 하늘을 찌를 듯한 모스크의 첨탑들은 이곳 파란 하늘을 더욱 눈부시게 장식한다. 사나는 수많은 성문이 있으며, 높이 6∼9m의 견고한 성벽으로 둘러싸여 있다. 옛 사나 지역의 서쪽 지구는 성벽이나 주거가 잘 이루어져 있으며, 마치 중세로 되돌아온 듯한 착각마저 일으키게 한다. 예멘의 문(Bab al Yemen)은 시대를 뛰어 넘는 것도 가능하게 만드는 유일의 문이라고 일컬어지고 있다. 이 문은 1962년 혁명이 일어난 뒤에는 ‘해방의 문’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중심부에는 옛날 이맘이 살던 7층짜리 ‘공화국 궁전’이 남아 있다. 사나 시내에는 많은 수의 아름다운 모스크가 있어, 여기저기를 방문하다 보면 서민의 생활 같은 것도 살펴 볼 수 있다. 모스크들 가운데는 특히 자미 알카비르가 손꼽히는데, 이곳에는 자이디파의 신앙 열기가 한때 메카를 넘보게 했던 이 지방 고유의 카바 신전이 있다. 시내 중심의 타하릴(해방) 광장에는 전차가 있어, 혁명의 제1포를 맞은 채 그 상태를 간직하고 있다. 이 광장의 둘레에는 국립 사나 박물관, 군사 박물관, 예멘 여행 안내소 내의 민예품전시판매소 등이 있다. 또한 사나에서 가장 큰 번화가에서는 고급 귀금속, 전자제품의 대리점들과 건물들이 나란히 서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향신료·공예품 가득 ‘수크 알 밀흐´ 가장 아름다운 유적지 중의 하나인 수크 알 밀흐(소금 시장)는 오늘날에도 여러 가지 다양한 상품들, 향신료, 카트, 채소, 수 공예품을 팔고 있는데 이른 아침부터 하루의 일과를 시작하는 분주한 움직임으로 활기가 넘친다. 알 무타와킬 모스크 가까이에 있는, 이전에는 왕궁이었으나 지금은 국립 박물관이 들어서 있는 다르 앗 사아드(행운의 집) 역시 주목할 만하다. 유감스럽게도 자미 알카비르 대 모스크, 살라흐 앗 딘, 오스만 제국의 영향을 받은 쿱바트 탈하 같은 대다수의 아름다운 모스크들은 이슬람 신도가 아닌 사람들에게는 문을 열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Ma labood min Sana‘a Wae’en tal as-safar.”라고 말하는 아랍 인들의 주장은 옳았다.“당신은 반드시 사나를 보아야 한다. 그곳에 이르는 길이 아무리 험하고 멀지라도.” 유 왕 종 이슬람문화연구소 연구원·성결대 교수
  • “낸드플래시 구조조정 빨리올것”

    “낸드플래시 구조조정 빨리올것”

    지난 4일 찾은 한국 반도체산업의 메카인 삼성전자 기흥공장은 축제 분위기가 한창이었다. 임직원 2만여명이 이웃돕기 단축 마라톤인 ‘사랑의 달리기’ 행사에 참여하면서 대운동장에는 발 디딜 틈조차 없어 보였다. 마치 시골 초등학교 운동회를 방불케 했다. 그러나 같은 시각 기흥·화성 16개 반도체라인 팹(Fab·생산라인)동에서는 임직원 6000여명이 방진복을 입고 ‘총성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었다. ●13년째 세계 메모리업계 1위 43만평 규모의 삼성전자 기흥공장은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둔 화성공장(48만평)과 합치면 세계 최대의 ‘세미콘 클러스터’이다. 규모뿐 아니라 개발과 생산, 영업 등이 동시에 이뤄지는 그야말로 반도체 복합단지 시설이다. 이를 바탕으로 삼성전자는 13년째 세계 메모리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기자가 찾은 기흥공장 3라인은 주로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등을 생산하는 시스템LSI(비메모리반도체) 라인.1986년에 지어진 곳으로 1,2라인이 특정 공정만 가동하는 것을 감안하면 삼성전자의 반도체 생산라인 가운데 가장 오래됐다. 팹동에서는 눈 부위만 드러낸 100여명의 직원들이 시끄러운 바깥 행사와 달리 차분하게 손을 놀리고 있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팹동은 세상에서 가장 깨끗한 청정지대”라면서 “여의도의 2배 면적에 먼지 총량은 오백원짜리 동전 크기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반도체업계 1위인 미국 인텔과 도시바 등 일본 업체들의 과감한 낸드플래시 투자로 세계 반도체시장은 전운이 짙게 깔려 있다. D램에 이은 ‘낸드플래시 대전’을 예고하고 있다. ●“고급제품·기술개발·비용절감 등 정공법으로 경쟁” 삼성전자 황창규 사장은 이날 반도체 기흥공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낸드플래시 메모리업계의 구조조정이 예상보다 빨리 찾아올 것”이라며 “기술과 원가 경쟁력이 떨어지는 업체들의 도태 가능성”을 밝혔다. 이어 “과거 D램은 시장규모가 커지면서 기술이나 원가 경쟁력에서 밀리는 업체들이 도태당하는 구조조정의 시기가 찾아왔었다.”면서 “낸드는 예상보다 이런 시기가 빨리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같은 전망의 이유로 신제품이나 신기술의 개발 주기가 점차 빨라지고 있는 데다 모바일 기기 등을 중심으로 낸드플래시가 사용되는 제품이 급속도로 늘어나는 점을 꼽았다. 또 인텔이나 도시바 등 경쟁 업체들이 낸드플래시 투자를 크게 늘리는 것도 구조조정을 앞당길 것으로 내다봤다. 황 사장은 인텔이 마이크론과 합작해 낸드플래시 시장에 진출하고, 도시바가 대규모 투자를 통해 생산량을 늘리기로 하는 등 경쟁업체들의 도전이 확대되는 것에 대해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자고나면 새로운 경쟁이고, 항상 위기다.”라면서 “고급 제품과 기술을 앞서 개발하고 비용을 절감해 경쟁에 나서는 정공법으로 나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한편 이날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도시바 등 일본의 반도체 7개사가 시설과 장비 확충을 위해 올해 1조 100억엔(8조 3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보도했다. 특히 도시바는 올해 투자액 3540억엔(2조 9000억원) 가운데 70%를 미에현 야카이치 공장 확장을 포함해 낸드플래시 생산량 확대에 사용할 예정이다. 기흥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주민자치센터 영어교실

    주민자치센터 영어교실

    최근 동사무소 주민자치센터에서 원어민 외국어교실이 개설되면서 주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최근 중랑구 신내2동 주민자치센터에서 실시되고 있는 원어민 영어교실을 찾았다. 이날 영어교실 학생인 9명의 주부들은 원어민 강사 데이지(32)씨에게서 영어로만 이뤄지는 수업을 듣고 있었다. 이날 수업은 난센스퀴즈. 데이지씨는 “차에서 코끼리를 보면 몇시냐.”고 물었다. 수강생은 다소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강형순(58)씨는 “차에서 코끼리를 본 적 없다.”고 말했고, 류미선(38)씨는 “코끼리는 차 안에 들어갈 수 없다.”고 답했다. 좀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는 수강생들에게 데이지씨는 힌트를 주었다.“차 안에 코끼리가 들어가면 어떻게 되느냐.”고 물었다. 류기옥(46)씨는 “부서진다.”고 답하자, 그는 “그래, 맞다.”면서 “답이 바로 거기에 있으니 좀 더 생각해 보라.”고 말했다. 류씨는 손을 번쩍 들고 “답은 새 차를 살 시간”이라고 하자, 교실은 온통 웃음바다가 됐다. ●매주 두 차례… 수업은 영어로만 난센스 퀴즈는 2시간 동안 이뤄졌고 수강생과 강사는 웃음을 멈출 줄 몰랐다. 수업은 영어로만 이뤄지는데 내내 웃을 수 있다는 건 내용을 모두 이해한다는 걸 뜻하지 않을까. 이 수업은 시작한 지 3개월밖에 안 됐다. 수강생 9명 가운데 옥영애(50)씨와 류기옥씨는 일반 사설 학원을 다니다가 주민자치센터를 찾았다. 옥씨는 “사설학원 한 달 수강료는 10만원 이상이고 일주일에 다섯번 갔다.”고 말했다.“하지만 평소엔 살림을 해야 하고 명절과 제사 등 때가 되면 일이 많아 자주 빠졌다.”면서 “매일 학원에 가긴 부담스럽고 빠지면 돈이 아까웠다.”고 말했다. 류씨는 “자식교육을 위해서라면 빚이라도 내지만 나 자신한테 쓰는 돈은 가능하면 아끼고 싶다.”고 말했다. 수강생들은 한 달 수강료가 1만 5000원으로 저렴하고 매주 두 차례 배우는 게 적절하다며 좋은 반응을 보였다. ●원어민 강사, 한국 문화 배워 일주일 2회 수업 가운데 한번은 이슈 토론을 한다. 이슈는 결혼과 식사, 공연 등 주로 생활문화와 관련된 것이 많다. 이 시간에는 수강생과 원어민 강사가 모두 배우게 된다. 학생들은 영어를 배우지만 강사는 한국 문화를 배운다. 데이지씨는 “미국에선 결혼식장에 가면 선물을 주지만 한국에선 돈을 준다는 걸 배운 뒤 신랑과 신부에게 축의금을 주었다는 걸 확실히 기억시키기 위해 일부러 원화가 아닌 ‘달러’를 돈 봉투에 넣어 준다.”고 웃었다. 그가 한국에서 가장 당황스러웠던 것은 휴대전화 번호가 적힌 명함을 주고 받는 것.“미국에선 휴대전화 번호가 적힌 명함을 본적이 없다.”면서 “처음 본 사람에게 개인 연락처를 가르쳐주는 걸 이해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한국 사람은 서구인에 비해 남에게 마음을 여는 따뜻한 면이 있다는 걸 학생들로부터 배웠다.”고 말했다. ●다양한 동기, 불타는 의욕 원어민과 영어로 농담을 주고 받을 정도로 실력이 좋아질 수 있었던 데는 수강생의 강한 동기와 의욕이 있었다. 김순란(37)씨는 “자녀 영어 교육을 위해 부모가 좋은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면서 “집에서 아이들과 영어로만 대화하기 위해 배운다.”고 말했다. 정희숙(46)씨는 “주부도 자기계발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딸은 토익 고득점으로 대학에 입학했는데 부모가 영어를 못 하면 무시당할 수 있다.”면서 배움의 속내를 밝혔다. 강형순씨는 유학파 아들 앞에서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는 게 목표다. 그는 “방학 때마다 미국 대학을 다니는 아들을 만나려 나가는데 외국 사람 만날 때 아들처럼 완벽한 의사소통을 해낼 것”이라면서 의욕을 보였다. 데이지씨는 “학생들의 의욕이 대단하다.”면서 “하지만 회화는 편한 분위기에서 배워야 효과가 좋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이미 서로 편한 사이가 됐고 그동안 정을 쌓아 이젠 한 가족이 됐다.”며 환하게 웃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하루 가입 문의 100건 넘어선곳도 저렴한 비용으로 원어민한테 영어를 배울 수 있는 원어민 영어교실은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 가운데 최고 인기 강좌로 대기자들이 줄을 선다. 고덕 1동은 현재 20명이 대기하고 있다. 잠실동도 6∼7개월 동안 기다려야 가입할 수 있을 정도다. 하지만 탈락자도 종종 생긴다. 수업이 영어만으로 이뤄져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신내2동와 고덕1동의 경우 현재까지 각각 15∼20%와 10% 탈락자가 생겼다. 그러나 소식지와 현수막을 통해 알려지면서 희망자는 계속 늘고 있다. 따라서 동사무소들이 강사를 늘리려고 하지만 여의치 않다. 주로 인근 동사무소나 학교에서 평이 좋게 난 강사를 데려 오려 하지만 해당 강사들이 이미 여러 곳에 수업이 잡혀 있는 경우가 많아 거절하기 일쑤다. ●원어민 영어교실의 메카 용산구 용산구는 원어민 영어 교실의 메카로 불릴 정도로 활발하다. 현재 103개 반이 운영되고 있다.2위인 송파구보다 10배 이상 많다. 자치구 가운데 월등히 앞서는 이유는 미군과 연계해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때문이다. 미군 가족들이 2004년부터 자원봉사에 나섰다. 미군에게는 현지민에게 봉사를 해야 한다는 ‘굿 네이버’(Good Neighbor)프로그램이 있다. 이들은 연말에 학생들을 디너 파티에 초대하고 주말엔 미군 캠프에 데려오는 등 이벤트도 정기적으로 열어 학생들은 문화도 함께 배울 수 있다. 따라서 접수기간에는 문의가 하루 100건 이상 오고 강남권 학부모가 새벽부터 줄을 서기도 한다. 특히 학생들이 비슷한 또래인 미군 가족의 자녀에게 영어를 배우는 강좌는 서로 공감대를 느낄 수 있어 더욱 인기다. 타 지역에서 오는 문의가 많지만 수강 희망자가 너무 많아 현재 용산구민으로 제한하고 있다. ●선교사와 유학생를 강사로 관내에 사는 선교사와 유학생을 강사로 활용해 인기를 끌기도 한다. 강북구 번3동에는 저소득 가정이 다수 살고 있다. 동사무소의 서창석 주임은 평소 이들을 위한 프로그램 마련을 위해 고민하던 중 동사무소에 인터넷 하러 오는 선교사들을 보고 원어민 강의를 부탁했다. 처음엔 거절당했지만 1개월 뒤 승낙을 받아냈다고 한다.20명이 정원인 강의에 그동안 80∼90명이 신청했다. 그러자 동사무소측은 본래의 취지에 맞게 자격을 기초수급대상자 자녀로 제한,20명을 가려냈다고 한다. 반면 부유한 지역인 송파구청은 미국 유학생을 활용한다. 지난해부터 여름방학 동안 귀국한 유학생들이 무료로 초등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관내 25개 동 가운데 12개 동에서 실시된다. 여름방학 때는 하루 30∼50건의 문의전화가 온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우리구 최고야!-성북] 벤치마킹 대상된 금연사업

    [우리구 최고야!-성북] 벤치마킹 대상된 금연사업

    어디를 둘러봐도 하늘은 설태가 낀 것 처럼 희뿌옇기만 했습니다. 고향과 다른 텁텁한 냄새를 맡으며 처음 서울에 올라오던 날, 도저히 이 곳에 정을 붙일 수 없을 것만 같았습니다. ‘성북동 비둘기’때문일까요, 어쩐지 낯설지 않은 성북구를 근무지로 지원한 것도 서울에서 이방인으로 남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집을 구하러 구청 근처를 저녁 늦게 헤매며 다닐 때였습니다. “실례합니다.” 예의바른 소녀의 목소리에 걸음을 멈추고 돌아보았습니다. “죄송합니다만….”하면서 그 아이가 내민 손에 들려있는 것은 천원짜리 두 장이었습니다. “저 앞 편의점에서 담배하나만 사다 주시면 안될까요?” 적잖은 충격을 받은 채 고개만 절레절레 흔들며 뒷걸음질을 쳤더랬습니다. 물론 청소년의 흡연이 낯선 것은 아니지만, 어떻게 대놓고 저런 부탁을 할까 생각하며 기가 찰 노릇이었습니다. 그렇게 서울에서의 첫날은 내게 강렬한 기억을 남겼습니다. 그 소녀를 만났던 곳이 바로 ‘하나로 거리’라는 것을 얼마 지나지 않아 알았습니다. 2003년 12월에 성신여대 앞 그 하나로 거리가 금연 홍보거리로 조성됐습니다. 구청 직원이란 자리를 떠나서 한 개인으로 참 기뻤습니다. ●성인 남성 흡연율 하락 등 다양한 성과 거리 중앙에 금연기념 조형물이, 입구에 금연 홍보 거리를 상징하는 아치가 세워졌습니다. 금연클리닉과 의원, 약국을 활용한 금연상담센터, 금연식당인 클린에어존, 금연서포터스 등도 운영되고 있습니다. 금연사업은 성북구가 지난 2002년부터 추진해온 것입니다.2003년 6월,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금연환경조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고,2004년 8월 국제표준화기구(ISO)가 제정한 품질경영시스템 ISO9001:2000인증서를 획득했습니다.3년간 노력으로 세계보건기구(WTO)로부터 수여받은 공로패 등 여러 상을 받았고, 이제는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화려한 수상 경력만으로 금연사업이 성공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물론 아닙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흡연인구인 20세 이상 성인남성의 흡연율을 한번 살펴 봅시다. 금연사업을 시작하기 전 성북구의 성인 남성 흡연율은 56.4%였습니다. 지난해 말에는 흡연율이 무려 14.4%포인트가 줄어든 42%였습니다. 성북구는 2010년까지 흡연율을 30%로 낮춘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이제 우리나라 전체의 흡연율도 이처럼 줄어드는 날이 오길 기다리게 됩니다. 나아가 세계적인 금연의 메카로 자리매김하길 기원한다면 너무 거창할까요? ●국제금연센터 길음뉴타운에 건립 추진 성북구는 ‘국제금연센터’건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국제금연센터’는 보건복합센터와 함께 길음뉴타운 내에 들어서게 되는데 2008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청소년의 흡연에 대한 접근을 차단하고 금연을 위한 총체적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합니다. 더 이상 담배를 구입하러 거리를 헤매는 아이들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몸에 나쁜 줄 알면서도 밀려드는 스트레스와 습관 때문에 담배를 손에서 놓지 못하는 아버지들이 담배연기에 손사래를 치는 그런 날이 곧 오겠지요. 처음엔 낯설고 외롭기만 하던 이 곳이 이제는 내 몸에 잘 맞는 옷처럼 익숙하고 편안합니다. 거리 곳곳에 붙여진 금연 포스터도, 수시로 열리는 금연캠페인들도 모두 예뻐 보입니다. 꾸준한 노력의 결과로 이제는 금연사업에 관하여 독보적인 성과를 일궈낸 성북구가 됐습니다. 손혜경 문화체육홍보과
  • 인천이 원조 ‘성냥공장’

    인천이 원조 ‘성냥공장’

    ‘인∼천의 성냥공장, 성냥공장 아가씨….’ 나이 40을 넘긴 남자라면 누구나 한번쯤 불러봤을 그 시절의 국민가요(?)다. 체면을 따지지 않아도 되는 술자리 등에서는 단골로 등장해 수준을 ‘끌어내리는 데’ 일조하면서도 분위기를 띄우는 묘한 노래였다. 하지만 끝부분이 상당히 저급해 성희롱의 잣대가 엄격해진 요즘 아무 데서나 불렀다가는 다음날 아침이 편치 않을 것이다. 아무튼 지난날 군대에서는 시도 때도 없이 불려져 제대 후 “정식 군가인 줄 알았다.”고 회고하는 싱거운 사람까지 있는가 하면, 모 전방부대에서는 사단장이 사병들과 함께 손을 흔들며 문제의 ‘끝부분’과 후렴까지 힘차게 불렀다는 믿기지 않는 얘기도 있다. 이 노랫말처럼 ‘인천’ 하면 성냥공장과 직공 아가씨들이 연상되는 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인천이 우리나라 성냥산업의 시발지이자 메카였기 때문이다. 1900년 러시아 대장성이 발행한 ‘조선에 관한 기록’이란 보고서에는 “1886년 인천 제물포에 외국인들의 지휘 아래 성냥공장이 세워졌다. 그러나 얼마 안가 생산이 중단됐는데, 그 원인은 일본제 성냥이 범람했기 때문이다.”고 적혀 있다. 이 기록만으로는 성냥공장의 정확한 위치, 상호 등을 알 수 없지만 한국 최초의 성냥공장이 인천에 있었던 것만은 틀림없다. 정확한 기록이 남아 있는 최초의 성냥공장은 1917년 10월 인천 동구 금곡동(당시 금곡리)에 설립된 ‘조선인촌주식회사’다. 이 공장이 인천에 들어선 것은 성냥 재료로 압록강 오지에서 생산되는 목재를 배편으로 쉽게 들여올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인천 한 세기’라는 책자는 “당시 서울에는 성냥공장을 세울 만한 마땅한 부지가 없었고, 전력도 인천보다 부족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금곡리에는 대형 변전소가 자리잡는 등 공장 가동에 필요한 전력 사정이 서울보다 나았다. 또 항구도시라 값싼 노동력이 풍부했다. 비슷한 시기에 서울이나 대구 등지에 세워진 성냥공장들이 별 재미를 보지 못하고 문을 닫은 것도 이같은 여건들이 뒷받침되지 않은 탓이다. 조선인촌주식회사는 신의주에 부속 제재소까지 두었고, 직원도 남자 200여명, 여자 300여명 등 모두 500여명에 달했다. 성냥 제조는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어서 당시로서는 드물게 여성을 많이 고용했는데, 이것이 ‘성냥공장 아가씨’라는 야릇한 노래가 탄생한 배경이다. 그 무렵엔 기계화가 이뤄지지 않아 성냥개비에 인(燐)을 붙이고 성냥개비를 성냥갑에 넣는 작업 등을 전부 수작업으로 했는데, 이 일을 주로 당시 가난했던 어린 소녀들이 맡았다. 이 회사는 ‘패동(佩童)’,‘우록표(羽鹿票)’,‘쌍원표(雙猿票)’ 등의 성냥을 국내 소비량의 20%에 달하는 연간 7만 상자(하루 2만 7000갑)를 생산했다. 특히 성냥갑 제조를 위해 하청을 준 곳이 500여가구에 달할 정도로 규모나 생산량이 대단했다. 이 집들은 온식구가 성냥갑 만드는 일에 매달렸다고 한다. 1930년대에는 성냥공장 여공들이 낮은 임금에 항의해 파업을 일으켰다. 성냥개비 1만개를 붙여야 60전을 받고 하루 13시간 꼬박 서서 일해야 하는 등 노동환경이 지나치게 열악했다. 여공들에 대한 비인격적인 대우는 말할 것도 없었다. 여성 근로자를 비하하는 뜻이 담긴 ‘성냥공장 아가씨’에는 이처럼 애틋한 사연이 담겨 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인디아 리포트] (1)韓·美·핀란드 ‘단말기 대전’

    [인디아 리포트] (1)韓·美·핀란드 ‘단말기 대전’

    |뉴델리(인도) 이기철특파원|‘한달 휴대전화 가입자가 500만명. 인도 1년 가입자가 한국 총 휴대전화 보유자를 웃돈다.’지난 3월 한달 동안 인도의 휴대전화 신규 가입자는 2월보다 526만 5349명(6.07%)늘었다. 유럽식 통화방식인 GSM이 400만 4771명, 코드분할다중접속(CDMA)이 126만 578명이 가입했다. ●새 단말기 年 2500만대 필요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3월 18만 4000여명이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인도의 증가세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인도의 휴대전화는 그야말로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신승용 KT 인도법인장은 “유선전화 가입자는 4789만명선에서 제자리 걸음인 반면 휴대전화는 매월 6%가량씩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3월 처음으로 월별 가입자수가 500만명을 돌파했다. 올 한해 동안 휴대전화 가입자는 3850만명으로 예상된다. 인도의 한해 가입자수는 휴대전화 보급률이 세계 최고 수준인 우리나라 전체 가입자 3819만명을 웃돈다. 매년 한국만큼의 가입자가 늘어나는 셈이다. 이에 따라 단말기 수요는 엄청난 특수를 누리고 있다. 오석하 삼성전자 인도법인장은 “올해 신규가입자 수요 가운데 65%는 새 단말기 수요로 2500만대가 필요하며, 중고 단말기는 35% 정도”로 예상했다. ●삼성 200만대·LG 100만대 年 생산 삼성은 지난 3월부터 하르야나주에서 연 100만대 규모의 휴대전화를 생산하기 시작했고 LG는 지난 2004년부터 푸네에서 연산 200만대의 공장을 돌리고 있다. 노키아는 한국과 중국 공장을 인도 남부 첸나이로 이전, 연 1억대를 생산하고 있다. 모토롤라가 40달러짜리 단말기를 내놓는 등 세계 단말기 업체들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이같은 휴대전화 가입자 증가 추세는 수년간 계속될 전망이다. 인도 전체의 휴대전화 가입자 수는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9199만 3449명. 아직 11억명의 인구 가운데 10%선인 1억명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사르마 인도 통신 및 정보기술부의 통신담당 차관은 “내년까지 휴대전화 가입자가 2억 5000만명, 오는 2010년에는 4억명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 휴대전화사업자협회(COAI)는 사르마 차관보다 더 낙관해 2010년에는 가입자가 5억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인도의 소프트웨어도 정보통신기술(IT)혁명을 이끌고 있다. 지난해 회계연도 기준으로 IT와 IT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 산업의 매출액은 282억달러에 이른다. 세계 IT 산업의 44%에 이르는 규모이다. 이 가운데 IT수출은 103억달러로 지난해 우리나라가 수출한 가전제품의 83억달러를 훨씬 웃돈다. 인도는 2008년에는 IT 수출액 목표액을 세계 IT시장의 절반인 500억달러로 잡고 있다.IT산업이 지난 1999년이후 연 평균 28%씩 성장하고 있다. 인도 IT서비스 산업의 선두주자인 방갈로르 소재 ‘위프로(Wipro)’ 본사를 찾았다.IBM·마이크로소프트 등에 이어 세계 7위인 위프로의 캠퍼스는 15개 아기자기한 건물 사이로 넓은 잔디밭과 수영장 등이 있었다.‘IT의 메카’다웠다. 소아브 니야지 마케팅전략담당은 “정보통신기술(ICT)을 제외하고 회계사·변호사·의사·보안전문가·에너지전문가·소매전문가 등의 전문가 2120명을 보유하고 있다.”며 “고객이 원하는 모든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한다.”고 말했다. 위프로의 주요 고객은 89개국 500여개에 이른다. 주요 고객은 마이크로소프트·소니·시티뱅크·AT&T·GM 등 다국적기업이다. 대부분 장기 계약 고객이다. 주요 업무는 소프트웨어·임베디드시스템·콜센터와 백오피스, 컨설팅 등을 한다. 위프로는 세계 최초의 PCMM(개인직무능력)레벨 5와 카네기 멜론대학교의 소프트웨어개발연구소의 SEI CMM 레벨 5인증을 받은 IT 기업으로 지난해 매출이 13억 5400만달러에 이른다. 이런 기업이 한두개가 아니다. 최고의 매출을 자랑하는 TCS와 인포시스, 기술력이 세계 최고인 사스켄,HCL, 마힌드라…. 미국 경영전문잡지인 ‘포천’은 지난해 500대 다국적 기업 가운데 IBM·마이크로소프트 등 260개사가 인도에 R&D센터를 두고 있다고 집계했다.1개 IT회사 개발인력이 웬만한 동남아 1개국의 IT보유인력과 맞먹는가 하면, 거리의 학생과 운전기사도 휴대전화 버튼을 누르는 인도. 내달리는 코끼리의 IT혁명에 한창 탄력이 붙고 있다. chuli@fiseoul.co.kr
  • [지금 울산에선] ‘굴뚝상업 메카’서 첨단전자 복합단지 탈바꿈

    [지금 울산에선] ‘굴뚝상업 메카’서 첨단전자 복합단지 탈바꿈

    국내 산업의 심장부로 불리는 울산의 산업지도가 바뀌고 있다. 조선·자동차·정유·전자업계 등이 최근 잇따라 울산에 공장을 새로 짓거나 확장하고 있다. 공장 확장 및 신설은 전통적인 굴뚝산업뿐만이 아니다. 첨단 전자산업 분야에까지 대규모 신규투자가 추진돼 울산지역 산업구조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잇따르고 있는 공장 신·증설을 한동안 정체상태에 머물러 있었던 울산산업의 약동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울산 산업의 르네상스 삼성이 울산에서 첨단 전자산업 분야에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나선 점이 예사롭지 않다. 삼성SDI는 울주군 삼남면 가천리 울산공장 여유부지에 최첨단 디스플레이 제품인 PDP 생산시설 1개 라인을 최근 착공했다. 사업비로 7300억원이 투입된다. 기존 울산공장에서는 브라운관과 휴대용 LCD 등을 생산하고 있다. 현재 삼성 PDP 제품은 생산시설 1∼3라인이 설치돼 있는 천안공장에서 만들고 있다. 세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조선업계도 선박수주가 계속 늘어남에 따라 모기업과 협력업체 등의 공장 확장이 이어지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SK㈜로부터 남구 황성동 일대 10만여평을 사들여 선박블록 생산공장을 지난 3월 완공했다. 현대미포조선도 남구 장생포 해양공원 부지 2만 5000여평을 임대해 선박블록 공장을 지난 1월 준공했다. 정유회사인 SK㈜는 남구 용연동 기존공장 뒤 14만 4000여평에 1조 6000억원을 들여 2008년까지 고도화된 중질유분해공장(FCC)을 건설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부산 대우버스는 울주군 상북면 길천리 길천지방산업단지안 7만 4800여평에 버스 생산공장을 짓고 있으며 오는 7월 준공한다. 술 회사까지 처음으로 울산에 진출해 무학이 울주군 삼남면 교동리 6000평에 하루 40만병을 생산하는 소주공장을 짓고 있다. 최대 산업도시 울산이 산업부흥기를 맞고있는 분위기가 뚜렷하다. ●공업입지는 역시 울산 고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이 울산에 현대중공업 터를 잡을 때 조선소 위치로 바다는 필수조건이었고 비 내리는 날이 적다는 점도 고려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조선소 작업은 대부분 노천에서 하는 관계로 비가 자주 내리면 제대로 일을 할 수 없다는 생각에서 그랬을 것이라고 한다. 울산에 터를 잡은 현대중공업은 세계 제일의 조선소로 컸고 근처에 있는 계열사 현대미포조선도 날로 선박수주가 늘어 공장을 확장하고 있다. 울산은 항만이 있고 산업인프라가 잘 갖추어져 있는데다 세계적인 대기업들이 터를 잡고 있는 등 여건이 매우 좋다는 게 공통된 견해다. 시는 이같은 장점을 앞세워 대대적인 기업 사랑하기 운동을 벌이며 기업유치와 지원에 전력을 쏟고 있다. ●강성노조 이미지 극복해야 울산 산업지도가 계속 팽창하는 데 걸림돌도 없지 않다. 큰 기업이 들어서기 위해서는 수만∼수십만평의 공장용지가 필요하다. 그러나 울산은 입지가 좋은 곳은 이미 여러 대기업이 자리를 잡고 있기 때문에 좋은 위치에 넉넉한 부지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 다른 지역보다 공장부지 값이 상대적으로 비싼 것도 불리한 조건이다. 울산 하면 떠올리는 강성노조 이미지도 시급히 극복해야 할 과제다. 과거처럼 격렬한 노사분규는 진정된 분위기이지만 아직 안심할 상황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울산지역 상공계에서는 세계적인 기술력을 갖추고 있는 자동차·조선·석유화학 등 주력산업을 포함한 울산지역 산업이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앞선 첨단기술 접목과 안정적인 노사관계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시민은 기업사랑…기업은 이익환원 울산은 공업도시를 조성하던 초창기 석유화학 공장 등이 들어서면서 한때 공해로 몸살을 앓았다. 국가의 “경제개발 우선’ 정책에 치어 환경은 한동안 뒷전에 밀려나 있어야 했다. 격렬한 노사분규까지 연례행사처럼 되풀이됐다. 주민들은 주변에 공장이 들어서는 것이 반가울 리 없었다. 울산에 공장을 짓거나 확장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기업들은 주민들을 달래려고 애를 쓰다 급하면 다른 지역에 공장을 지었다. 역외로 기업이 빠져나가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산업공동화에 따른 울산지역의 미래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점점 높아졌다. 반기업 정서가 지속되면 울산 경제가 위기를 맞게 된다는 데 공감한 행정기관·상공계·시민단체 등이 지난해초 기업사랑 운동을 외치고 나섰다. “기업의 발전이 나의 발전이고 울산의 발전입니다. 우리 다함께 기업을 사랑합시다.” 지난해 2월부터 울산시는 행정전화 착신 대기시간에 기업 사랑을 홍보하는 녹음 멘트를 내보내는 등 기업사랑운동 확산에 힘을 쏟고 있다. 이어 4월에는 기업체·시민 등 2만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기업을 아끼고 사랑하며 협력을 다한다.”는 선포식을 했다. 이어 11월에는 기업하기 좋은 도시와 기업을 사랑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기업활동을 지원하며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한 기업과 종사자를 예우하는 내용의 ‘울산시 기업사랑 및 기업지원 등에 관한 조례안’도 공포했다. 울산의 열정적인 기업사랑 운동이 전국에 확산되면서 산업자원부에서도 지난해 6월 기업 기 살리기 선포를 하기도 했다. 시민·행정기관 사이에 일고 있는 기업사랑 운동에 대해 지역 기업체도 적극 호응하고 있다. 쌀을 비롯해 지역에서 생산된 각종 농산물 사주기, 복지시설 건립, 대공원 조성 등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으로 감사의 마음을 나타내고 있다. 울산 민·관·기업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는 이해와 협력 분위기가 울산 산업발전에 든든한 힘이 되고 있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김상채 울산시 투자지원단장 “공업도시 울산의 미래는 지역 기업의 흥망에 달려있습니다.” 김상채 울산시 투자지원단장(서기관)은 2일 “울산에서 공장을 짓고 기업을 운영하는 데 조금도 불편함이 없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시는 국내기업 유치·외자유치·기업지원·산업단지 관리 등 기업유치 및 지원업무를 총괄해 전담하는 투자지원단을 지난 1월 구성했다. 김 단장은 “기업에 대한 행정자세가 옛날과는 판이하게 달라졌다.”고 강조했다. 과거에는 기업이 공장설립 인·허가를 받기 위해 행정기관을 발이 닳도록 찾아다녀도 2∼3개월이 걸리기도 했다. 그러나 요즘은 최대한 빨리 처리해 주려고 오히려 공무원이 해당기업을 찾아다닌다. 공장 인허가 업무를 3일만에 처리해 준 사례도 있다. 그는 “각 자치단체마다 기업유치에 사활을 걸고 경쟁하는 판에 과거처럼 기업이 스스로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것은 기업유치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지금은 행정이 머리를 숙이고 뛰어다녀도 쉽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첨단 중소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조성하는 303만여평의 6개 지방산업단지도 준공에 맞춰 모두 분양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대기업이 들어올 수 있도록 100만∼200만평의 대규모 산업단지 조성사업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김 단장은 “지역 3대 주력산업 구조 고도화를 지원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자동차부품 혁신센터, 조선해양기술 혁신센터, 정밀화학 지원센터 등이 내년에 준공돼 기술연구·개발·지원 업무에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그때쯤이면 관련산업 구조 고도화가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기업들 ‘가족친화 경영’ 바람

    기업들 ‘가족친화 경영’ 바람

    “‘가화만사성’이 ‘기업만사성’” 현대차 사태 등 반기업 정서가 팽배한 가운데 기업들이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사기가 떨어진 직원들의 기를 살리고 가족들에게 감성경영으로 다가서기 위한 다양한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가정이 화목하면 정서적으로 안정돼 기업 생산성이 높아지고 자신감 넘치는 사회생활을 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가사일체(家社一體)…직원 기 살려 LG전자는 올해 상반기 내로 가산동 MC연구소에 6세 미만의 자녀들을 위한 100여평 규모의 보육시설을 설치키로 했다. 연말까지는 창원과 구미, 평택 등 주요 사업장에도 보육시설을 설치하는 등 여성인력 비중 등을 감안해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여직원들의 기를 살려주는 가족친화 경영에 나서는 것이다. 김쌍수 부회장은 1일 ‘5월 CEO 메시지’를 통해 “가족친화 경영에 지금보다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 회사의 비전과 여러분 가정의 비전이 적절히 조화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가족 친화 경영 프로그램을 확대할 계획임을 밝혔다. 삼성에버랜드는 자매결연 마을인 여주정보화마을에 주말농장을 마련, 직원들에게 분양했다. 직원 가족들이 주말 여가시간을 알차고 활기차게 보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취지에서 마련됐다. 배나무와 고구마밭에 임직원 가족의 이름표를 달아주고, 회사가 주최한 ‘가족, 자연 사랑 그림그리기 대회’와 ‘여주 도자기 마을 방문 체험 시간’을 가졌다. 김윤수 대리는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들이 함께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따뜻한 사랑을 나눌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돼 뿌듯하다.”고 말했다. ●교양강좌·사회봉사활동도 풍부 LG필립스LCD 구미공장은 임직원 가족을 초청, 인근 초등학교 관현악단 공연 등 문화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가정의학 전문의를 초빙해 가족건강을 위해 주부가 알아야 할 건강상식 등을 알려주는 교양강좌도 연다.LG생활건강 울산공장은 임직원들의 부모를 초청, 공장을 둘러보고 인근 지역을 관광하는 1박2일의 효도 행사를 갖는다. 팬택계열 박병엽 부회장은 1일 근로자의 날을 맞아 설문조사와 품평회 등을 거쳐 확정된 스팀청소기, 상품권, 그릇세트, 등산용품 등 10여가지의 선물을 임직원과 가족들에게 선사했다. 어린이 날에는 직원들에게 인라인 스케이트, 자전거 등을 선물할 계획이다. 두산그룹은 5일 어린이날을 맞아 수도권에 위치한 계열사 가족 2000여명을 서울 강동구 길동에 위치한 연강원(두산 연수원)으로 초청,‘제29회 두산 어린이날 행사’를 연다. 도깨비스톰 공연, 컬투 어린이 개그공연, 가족운동회, 어린이 뮤지컬, 놀이 배움터 등 풍성한 프로그램이 준비됐다. 두산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두산엔진, 두산메카텍 등이 위치한 경남지역에서는 창원 두산중공업 대운동장으로 두산 임직원 가족 1만여명을 초청해 사생대회와 백일장, 온 가족이 함께하는 장기자랑, 줄넘기 대회, 놀이마당, 행운권 추첨 등을 진행한다. 행사에는 인근지역 불우아동 100여명도 함께한다. 현대건설은 5월25일 창립기념일을 맞아 가족들을 초청, 체육대회를 벌이고 각종 가족 참여 체험행사를 마련할 예정이다. 류찬희 최용규 류길상기자 chani@seoul.co.kr
  • [사설] 세계 LCD산업 메카 된 파주

    LG필립스의 7세대 LCD 파주공장이 그제 준공식을 갖고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51만평 부지에 지난 2년간 5조 3000억원을 들여 1단계 준공을 마친 것이다. 이 공장에서는 42인치·47인치 LCD TV용 패널을 연간 860만장 생산할 수 있다고 한다.2012년까지 파주인근 양주·연천 등지 140만평에 27조원을 투입해 4개 산업단지가 더 완공되면 연간 3조원 매출에 직접고용 4만 2000명, 간접고용 10만명에 이를 전망이라니 기대가 매우 크다. 환율 급락과 고유가에다 현대차그룹 수사로 우리 경제가 어수선한 시기에 파주공장의 준공은 실로 반갑고 가슴 뿌듯한 소식이다. 이 공장의 준공에는 여러 의미가 담겨있다 하겠다. 우선 삼성전자 탕정공장과 합치면 LCD 생산량이 세계 1위여서 세계 LCD산업의 메카로 떠올랐다는 점이다. 휴전선에서 불과 10㎞ 떨어져 남북간 인적·물적교류의 요충지가 될 것이며, 북한 개성공단과 연계되면 시너지효과도 아주 클 전망이란다. 외국 투자자에게 안보불안을 불식시킨 점도 중요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큰 의미는 정부·지자체·기업, 그리고 주민이 한마음이 되어 각고의 노력 끝에 이루어낸 결실이라는 점일 것이다. 손학규 경기지사와 관계 공무원들은 신속한 행정지원은 물론이고, 필립스사와 30여차례 협상에 임하는 등 끈기를 보였다. 정부 부처들과 협조해서 걸림돌도 하나하나 치웠다. 주민들은 생활터전을 양보하고, 조상의 묘 이장에 협조를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우리는 LG필립스 공장의 준공과정에 국가경제의 도약, 특히 일자리 창출을 위해 경제주체들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모범답안이 들어있다고 확신한다.
  • 한국LCD 세계1위 지킨다

    한국LCD 세계1위 지킨다

    ‘LCD 메카’ 파주 디스플레이 클러스터가 27일 드디어 웅장한 모습을 드러냈다. 2004년 3월 삽질을 시작해 ‘LCD 파주시대’를 선언한 지 25개월 만에 핵심시설인 7세대 액정표시장치(LCD) 생산공장(P7)을 준공했다. 건설 투자비만 무려 5조 3000억원에 이른다. 본격 가동체제에 들어간 P7 공장은 140만평 규모로 앞으로 아산 탕정의 LCD공장과 함께 국내 LCD산업의 ‘쌍두마차’ 체제를 이뤄 한국의 세계 LCD 1위 위상을 한층 다질 것으로 예상된다. LG필립스LCD는 이날 파주 P7공장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정세균 산업자원부 장관, 손학규 경기지사, 구본무 LG그룹 회장, 허창수 GS그룹 회장, 구본준 LG필립스LCD 부회장 등 1000여명의 정·재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공장 준공식을 가졌다. 이에 따라 파주 디스플레이 클러스터는 7세대 LCD패널 공장의 본격 가동과 함께 모듈 공장,4000명 수용 규모의 기숙사, 하루 23만t의 용수를 처리하는 하수종말처리장, 변전소, 전력공급시설 등 제반 인프라 시설을 완비하고 가동체제에 돌입했다.2003년 2월 경기도와 LG필립스LCD간 투자의향서(MOU)를 체결한 지 4년 만에 초대형 LCD단지가 위용을 갖추게 된 것이다. 7층 규모인 P7 공장은 가로 205m, 세로 213m로 1개 층의 평면 면적이 축구경기장 6개와 맞먹는 규모다. 또 연면적이 9만 3000평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LCD 생산시설이다. 이 공장은 세계 최대 크기인 ‘1950×2250㎜’ 규격의 유리기판을 사용해 42인치와 47인치 TV용 LCD 제품을 생산하는 데 최적화된 라인이다.LG필립스LCD는 지난 1월 양산을 시작으로 2·4분기까지 월 생산능력 4만 5000장(유리기판 투입기준)을 확보하고, 올해 말까지 9만장까지 생산능력을 늘릴 계획이다. 파주 디스플레이 클러스터는 LG필립스LCD의 LCD패널 생산 공장이 들어서는 본 단지와 유리기판, 부품, 장비 등 후방산업의 협력업체 단지,LG전자의 LCD TV 공장 등 전방산업 시설을 갖춘 총 140만평 규모의 일관생산체제의 디스플레이 전문 클러스터로 구축된다. LG필립스LCD와 일본 NEG의 합작회사인 파주전기초자(PEG)는 이미 가동에 들어갔으며,36개 협력업체는 현재 착공을 시작했거나 준비중에 있다. 또 대학과 기업이 공동으로 첨단 LCD 기술을 연구하는 디스플레이 연구단지와 배후 생활문화 단지도 건설될 예정이다.LG필립스LCD의 직접 고용효과 2만 5000명을 비롯해 협력업체 1만명과 LG계열사 7000명 등 총 4만 2000명의 고용 창출효과가 기대된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 자료에 따르면 LCD TV 시장은 지난해 2115만대에서 올해 4174만대,2010년 1억 1140만대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LG필립스LCD측은 ‘LCD TV 1억대 시대’를 대비해 최단 기간에 7세대 LCD 생산라인의 생산성을 극대화해 LCD 시장을 선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금천 아웃렛타운 화려한 변신

    금천 아웃렛타운 화려한 변신

    “백화점에서 못봤던 브랜든데….” 아웃렛 매장에 자주 들르는 직장인 정미연(27·여)씨. 그는 “최근 들어 좋은 상품이 많아졌고, 가격대도 괜찮아 찾는다.”고 말했다. 구로에 사는 그는 지난 주말 ‘금천 아웃렛타운’ 매장을 둘러보다 바지에 눈길을 뺏겼다. 고급스러움이 마음에 쏙 들어 한벌을 샀다.10만원대 고급 브랜드다. 아웃렛이 최근 들어 이처럼 고급 제품으로 채워지고 있다. 금천구 가산동 일대 아웃렛 매장은 ‘화려한’ 변화를 이끄는 대표적인 곳. 올해 들어 마리오아울렛, 원신아울렛, 진도F& 등 패션 브랜드들이 새 쇼핑몰 오픈 경쟁을 벌이고 있다. 재고 물품을 쌓아놓고 저가에 판매하던 과거와 달리 5000원짜리 티셔츠부터 수십만원짜리 바지까지 다양하게 나와 있다. 매장들도 다양한 가격대의 물건을 들여놓았고, 근처 거리엔 ‘노세일 브랜드’ 매장도 등장했다. 상인들은 “소비자들이 무조건 ‘싼 것’만 찾던 시절은 지났다.”면서 “싸면서도 분위기 있는 쇼핑을 즐기고 싶어 하는 수요에 맞게 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은 24일 마리오아울렛에 새로 오픈한 의류 매장에서 옷을 고르는 소비자들의 모습. 글 사진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패션의 메카인 금천구 가산동 일대의 ‘금천 아웃렛 타운’이 제2의 도약기를 맞고 있다.대형 쇼핑몰 ‘마리오 아울렛’이 Ⅰ,Ⅱ관에 이어 Ⅲ관을 28일 오픈한다. 건너편 ‘원신 아웃렛’은 내년 2월 오픈을 목표로 두 번째 건물을 한창 짓고 있다.진도F&은 약 50m 거리에 있는 옛 ‘서광 아웃렛’의 리뉴얼 작업을 거의 마쳤다. 조만간 새 이름의 쇼핑몰로 재탄생할 예정이다.쇼핑 거리의 영역은 점점 늘어나는 추세이고,‘창고형’ 매장은 깔끔한 ‘백화점식’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마리오아울렛 성택암 과장은 “노세일 브랜드도 속속 들어서면서 제품이 다양해지고 있다.”면서 “고급화 바람이 불어 리뉴얼하는 매장이 늘자 규모뿐 아니라 질적인 측면에서도 세련된 방향으로 변해가고 있다.”고 말했다.명실상부한 패션 중심지로 성장하고 있는 금천 아웃렛 타운의 현재를 살펴봤다. “여기 상인들이 주말엔 돈을 부대에 퍼 나른대요.” 지난 24일 금천구 아웃렛타운에 다다르자 택시기사 박용국(48)씨는 “평일이라 지금은 사람이 적은 편이지만 주말엔 차가 막혀 다닐 수가 없을 정도”라면서 혀를 내둘렀다. 실제로 일명 ‘마리오사거리’(디지털산업2단지 사거리) 주변은 황사 바람이 심한 데다 여기저기 공사하는 곳이 많아 어수선한 분위기였지만 쇼핑몰 안은 평일 쇼핑객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여기 저기서 흥겨운 음악이 울려 퍼졌고 새 브랜드 오픈 행사를 알리는 플래카드가 줄줄이 걸려 있어 마치 세일 행사장을 연상케 했다. ●더 크게 더 세련되게…아웃렛 변신 이곳을 찾은 김경미(37·여)씨는 “요즘 새로 문을 여는 아웃렛은 백화점인지 아웃렛인지 착각할 정도”라면서 “값은 싸고 분위기도 좋아지니까 쇼핑이 더 좋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금천 아웃렛 타운’이 더 크고 더 세련되게 변신하고 있다. 대형 쇼핑몰들이 연이어 확장·리뉴얼하는가 하면 브랜드도 저가∼고가까지 다양해지고 있다. 우선 최대 규모 아웃렛으로 꼽히는 ‘마리오아울렛’이 28일 1,2관 바로 옆 자리에 1000평 규모의 3관을 연다. 모두 두 개동으로 전문관 컨셉트로 구성됐다. 특히 마리오1,2에서 마리오3에 이르는 거리를 펀(fun), 프래시(fresh), 판타지(fantasy)를 테마로 한 ‘열린 광장’으로 조성해 다른 아웃렛과 차별화를 시도했다.5월초까지 다양한 볼거리 공연행사도 마련했다. 모피로 유명한 진도가 법인 분리해 만든 진도F&은 옛 ‘서광아울렛’을 리모델링,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의 쇼핑몰 오픈을 앞두고 있다. 매장 연면적이 약 1500평에 이른다. 여성 캐주얼 ‘타임’,‘시스템’으로 유명한 한섬도 올 하반기쯤 쇼핑몰을 열 예정이다. 옛 SJ아울렛 자리에 들어서는 새 쇼핑몰은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다. 한섬의 서갑수 차장은 “자사 브랜드인 타임, 시스템, 에스제이, 마인 외 타사 브랜드 유치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도, 한섬 등 패션브랜드도 아웃렛 경쟁 가세 마리오아울렛과 마주보고 있는 원신아울렛도 지하 2층 지상 10층 규모의 2관을 지어, 내년 2월 문을 열 예정이다. 10년전만 해도 이곳은 ‘구로공단’이었다.1990년대 후반 이 지역에 공장을 둔 패션 브랜드들이 재고를 처리하는 매장을 열면서 아웃렛 단지가 시작됐다. 2000년대 초반 ‘마리오 아울렛’,‘원신 아울렛’ 등 대형 아웃렛이 들어서면서 규모는 더 커졌다. 지난해부터는 아웃렛들이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춰 고급화·대형화 경쟁을 벌이면서 새 지도를 그리고 있다. 고가 브랜드를 유치하는가 하면 마케팅 전략도 차별화하고 있다. 수준이 ‘업그레이드’ 되고 있는 것. 마리오아울렛의 경우 최근 백화점에 막 입점한 브랜드 ‘리바이스 시그니쳐’를 유치했다. 소비자 서비스 강화를 위해 마일리지, 쿠폰 제공 등의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매월 ‘마리오 쇼핑백서 아이디어 공모전’,‘패션 테마 공모전’ 등 온라인 이벤트도 전개할 계획이다. 마리오 성 과장은 “금천 아웃렛 타운의 경우 싸면서도 고급스러운 분위기와 다양한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요구를 맞춰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면서 “업체들이 경쟁을 벌일수록 기존 ‘공단’의 이미지가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아웃렛 알짜쇼핑 노하우 아웃렛(Outlet Store)은 간단히 말해 유명 브랜드의 이월상품을 싸게 파는 곳이다. 정가보다 가격이 20∼80% 저렴하다. 처음 아웃렛을 찾는 소비자들은 싼 가격에 충동 구매를 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싼 게 전부는 아니다. 너무 오래된 이월 상품을 샀다가 한두 번도 못 입고 헤져 버리는 경우도 있다. 싸고 좋은 상품을 사려면 아웃렛의 기본적인 특징을 미리 파악해 두는 게 좋다. 금천 아웃렛 단지에서 알짜 쇼핑하는 방법을 알아봤다. ●‘출고일’을 따져라 아웃렛에서 취급하는 상품은 크게 4가지다. 출시한 지 1년차 미만의 이월상품, 제철이 지난 상품(보통 1년차 미만의 재고 상품), 제품 개발 및 기획 단계에서 만들어 졌다가 판매는 되지 않은 상품, 매장이나 전시회 등에서 전시됐던 상품이다. 대부분 신상품처럼 보이지만 재고상품이기 때문에 제조일자를 직원에게 물어보는 게 좋다. 너무 오래된 상품은 아닌지, 보관 과정에서 흠이 난 제품은 아닌지 꼼꼼하게 살펴보고 구매해야 나중에 후회를 하지 않는다. ●금요일∼토요일 오전을 노려라 대부분의 브랜드가 목요일 오후부터 주말에 판매할 물량 확보에 나선다. 따라서 금요일에서 토요일 오전을 이용하면 가장 최근에 들여온 상품을 볼 수 있다. 본 시즌이 되기 1∼2개월 전에 물량이 풍부하므로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당당하게 입어본다 백화점이 아니기 때문에 입어보기가 눈치 보인다는 소비자가 많지만, 아웃렛일수록 가능하면 입어보는 게 좋다. 사이즈나 색상별로 물량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한번 구매한 뒤 교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더욱이 모든 아웃렛 매장에서 환불이나 교환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사면서 언제까지 교환·환불이 가능한지 등을 꼼꼼하게 확인한다. ●기본 스타일로 고른다 아웃렛은 제철이 지난 상품이나 이월상품 중심으로 판매하기 때문에 자칫 유행이 지난 옷을 구입할 수도 있다. 유행에 민감한 상품보다는 기본적인 스타일을 골라야 후회하지 않고 오랫동안 입을 수 있다. ●주말 오후엔 대중교통을 아웃렛 타운의 경우 백화점이나 할인점보다는 주차 환경이 좋지 않다. 오전에 무료로 개방하는 쇼핑몰이 많지만 주말 오후에는 대부분 만차가 될뿐만 아니라, 차도 막힌다. 주차하느라 몇 십분∼몇 시간을 허비할 수 있다. 글 사진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낸시 랭 “대리만족 느낄 아이콘 될래요”

    낸시 랭 “대리만족 느낄 아이콘 될래요”

    거침없는 말투와 바닥을 보일 것 같지 않은 자신감, 톡톡 튀는 패션, 파격적인 행동…. 팝 아티스트-자신을 소개할 때 꼭 강조한다- 낸시 랭(27)은 인기 스타다. 국내 미술계에 일고 있는 논란을 제쳐두고서라도 말이다. 나이 지긋한 세대까지는 아니더라도 10∼20대 여성들이 그녀의 인생사를 꿰고 일거수일투족을 화제에 올릴 정도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초대받지 않은 2003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진한 화장에다가 속옷 차림으로 바이올린을 켜는 퍼포먼스를 벌이며 세상에 튀어(pop-up)나왔다. 이후 각종 명화를 패러디하는 전시회를 여는 등 고정 관념을 뒤엎는 전복의 이미지로 파격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을 한번 꼽아 보자. 광고모델, 광고기획, 패션 디자이너, 아트디렉터…. 최근에는 케이블채널 m.net ‘트렌드 리포트 必’의 진행자로도 나섰다. 또 패션 비평 칼럼을 시작하며 여러 분야에 걸쳐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너무 잘 나가다 보니 일부 비호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지난 21일 네댓 평 남짓한 낸시 랭의 쌈지 사무실에서 그녀를 만났다. 건담 등 애니메이션 메카닉 이미지를 차용한 터부요기니 시리즈가 벽면을 가득 메우며 눈길을 끌었다.“현실보다는 꿈이나 여행에서 주로 아이디어를 얻는데 요즘에는 잠도, 여행도 부족할 정도로 바쁘다.”며 웃는다. 작품보다는 낸시 랭 자체가 아이콘이 되고 있는 상황. 그녀는 “가장 약한 존재인 소녀, 여성들이 당당한 낸시 랭을 보며 희망과 대리만족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라는 나름의 분석을 내리기도 했다. 요즘 들어선 아티스트보다는 연예인 같다는 질문을 던졌더니 정색을 한다. 꾸려가고 있는 모든 일들이 현대 미술과 대중 사이의 턱을 낮추고 친밀하게 만들어 서로 소통시키려는 일련의 작업이라는 설명이다. 음악이나 무용과는 달리 국내 현대 미술은 정체된 채로 대중에게 조명 받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털어내기 위해 현실적인 무브먼트를 이어가고 있다는 것. 순수 미술을 패션과, 쇼비즈와 버무리는 작업을, 작가 자신과 작품이 따로 노는 것이 아닌 하나로 평가받아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걸어 다니는 팝아트’라는 별명을 좋아한다고. 6월에는 자선기부파티를 열어 젊은 아티스트 13명을 후원할 계획이다. 서울을 미국 뉴욕이나 영국 런던처럼 현대 미술의 메카로 꾸미기 위한 힘을 모으기 위해서다. 꿈이라고 했다.“거창하고 허황된 것 같죠? 일단 첫걸음이라고 생각해요.”라고 웃는 낸시 랭에게선 과장보다는 투지가 엿보인다. 명품, 엘리트, 달러…. 그녀가 좋아한다고 스스럼없이 외치며 오해를 사고 있는 것들이다. 낸시 랭은 “똑같지 않으면 불안하고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국내 풍토에서는 오해는 당연한 일”이라면서 “명품이나 엘리트, 돈에 대해 잘못된 개념이 자리잡고 있어 안타까워요.”라고 역설한다. 예를 들어 과시하기 위해 명품을 갖고 싶다는 게 아니라 명품이 명품이 되기 위해 갖고 있는 역사와 전통이 매력적이라는 것. 미술 작가들의 작품 또한 명품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엘리트 또한 마찬가지다. 선진국에서는 엘리트가 사회 환원에도 앞장서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지니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그렇지 못해 부정적 이미지가 팽배하다고 했다. 낸시 랭의 작품 세계를 접하고 싶다고? 그렇다면 일단 그녀의 홈페이지(www.nancylang.com)를 들러보라고 권하고 싶다. 느끼고 판단하는 것은 각자의 몫이다. 글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힌두교 최고스승 스와미 치다난드가 전하는 ‘행복한 삶’

    힌두교 최고스승 스와미 치다난드가 전하는 ‘행복한 삶’

    어스름 해질 무렵이다. 인도의 갠지스 강가에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세속의 잘못을 씻어 내고 덮어주는 강, 그래서 인도인들은 갠지스강을 신성하게 여긴다. 치자빛 옷을 두른 동자(童子) 50여명이 부드럽게 기도문을 외운다. 이를 지켜보는 500여명의 신도들 손에는 아름다운 꽃접시가 하나씩 들려 있었다. 잠시후 꽃접시를 강물에 띄워 보낸다. 집안의 안녕과 인류의 평화를 기원하는 ‘푸자’ 의식이 어둠의 강가에서 오랜 시간 이뤄졌다. 그 맨 앞에는 힌두교의 정신적 스승인 스와미 치다난드 사라스와티지가 있었다. 현지에서는 대통령 만나기보다 더 어렵다는 인물이다. 최근 힌두교의 성지로 명상과 요가의 메카로 유명한 도시 ‘리시케슈’를 취재하던 도중 그가 나타난다는 소문을 듣고 서둘러 달려왔다. 의식이 끝난 직후 정중히 인터뷰를 요청, 니케탄 아슈람 사원에서 만날 수 있었다. 한국 기자와는 처음으로 인터뷰를 가진다고 했다. 늘어뜨린 머리와 강렬한 눈빛에서 성자의 모습을 금방 읽을 수 있었다. 불쑥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 수 있는지를 물었다.“바로 여기에 있다.”는 대답이 지체없이 돌아온다.‘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라고 했던 고(故) 구상 시인의 시구가 머릿속을 스쳤다. 이어 “음식과 옷은 돈주고 구입할 수 있지만 행복은 그렇지 않다.”면서 바로 마음속에 행복이 있다고 역설한다.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에게 한마디 따끔한 질타가 내려졌다.“욕심이 많아서 그래요. 욕망과 야망은 발전을 위해 필요한 것이지만 이루지 못할 욕망과 야망으로 마음 다치지 말아야 합니다.” 욕망과 야망의 한계선을 긋지 않으면 건강과 행복 모두를 잃어버리는 만큼 일도 즐기라고 충고했다. 특히 “자신의 일에 만족하고 하루에 잠시라도 눈을 감고 명상하는 습관을 가지라.”고 강조했다. 명상의 궁극적인 목표에 대해 “몸과 마음을 하나로 일체화시키는 것”이며 그래야 마음의 평화와 지혜를 얻을 수 있어 보다 편안한 삶,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에서도 명상과 요가붐이 일고 있다고 하자 “세계적인 추세”라며 웃는다. 요가에 대해서는 “단순한 육체적 운동이 아니라 몸과 마음의 평화를 얻는 정신적 수행의 한 방편”이라고 했다. 한국인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얘기가 있느냐고 하자 “가장 좋은 삶은 타인과 나누는 삶, 베푸는 삶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돈 많이 벌어서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나누세요.”라며 훌쩍 자리를 뜬다. 그는 1986년 아슈람의 회장직을 맡은 이후 인도는 물론 세계 각국을 돌며 명상을 통한 마음의 평화를 전하는 영적인 지도자로 추앙받는다. 여덟살 때 출가해 히말라야에서 명상과 요가 등으로 오랜 수행생활을 했다. 또 ‘인도 유산 연구재단’을 설립해 학교와 병원, 고아원 등에 많은 지원사업을 벌여 간디상 등을 수상할 정도로 일반 국민들에게도 존경받는다. 글 리시케슈(인도) 최광숙 특파원 bori@seoul.co.kr
  • [24일 TV 하이라이트]

    ●사이언스+(YTN 오후 1시35분) 5000여개의 공룡 발자국 화석에서 공룡 알 화석까지 볼거리가 가득한 ‘고성 공룡 엑스포’. 공룡의 메카로 새롭게 태어난 고성과 세계공룡엑스포를 통해 세계속의 쥐라기공원으로 거듭나고 있는 현장을 찾아가 본다. 옛날 지구를 지배했던 공룡의 생활상을 볼 수 있는 고성에서 1억년 전으로의 여행을 떠나보자.   ●살림의 여왕(EBS 오전 11시5분) 집 안의 문과 벽은 물론 김치 냉장고 등의 가전제품의 장식에도 나무와 페인트를 활용한 이진숙 주부. 그녀의 손만 거치면 버려진 사과상자가 멋진 소품 상자로, 평범한 합판이 녹색 나무 의자로 변신한다. 다양한 나무의 이용법부터 페인트의 조색법 등 나무와 페인트를 이용한 인테리어 방법을 배워본다.   ●솔로몬의 선택(SBS 오후 8시55분) 허위로 혼인신고한 것을 접수한 구청직원은 손해배상을 해야 하는지, 당초 기대한 수익이 나지 않았을 경우에 수익보장을 약속한 시행사는 사기죄에 해당되는지 살펴본다. 영화속 이야기로 자매를 동시에 사귀던 남자가 동생과 약혼한 경우에 언니는 남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지 확인해 본다.   ●사랑은 아무도 못말려(MBC 오후 8시20분) 희정과 태수는 태희를 만나러 청계천으로 간다. 태희가 준비해온 동전을 던져가며 서로 소원을 빌고, 모처럼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한편, 영민을 통해 엄마의 속마음을 알게 된 은주는 뛸 듯이 기뻐한다. 은주는 영민과 엄마를 찾아가고, 모처럼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며 오해를 풀어나간다.   ●김동건의 한국, 한국인(KBS2 밤 12시55분) 매진행렬에 이어 연장공연까지 뮤지컬 ‘요덕 스토리’가 화제다. 북한수용소의 참상을 다룬 요덕 스토리의 정성산 감독은 탈북자라 더욱 유명한데, 파란만장한 탈북이야기와 37살 노총각의 감동적인 프러포즈가 공개된다. 또 데뷔 25년, 제2의 연기인생을 펼쳐가고 있는 임하룡을 만나본다.   ●무엇이든 물어보세요(KBS1 오전 10시) 콩의 영양성분을 더 소화흡수가 잘되는 형태로 만들고, 발효하는 동안 우리 몸에 좋은 다양한 성분들이 만들어진다는 된장. 최근 국내 100세 이상의 장수노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된장은 주요 장수음식으로 나타났다. 된장의 놀라운 효능과 맛있게 먹는 법 등을 알아본다.
  • [세계대학 경쟁력 탐사보고서-명문대 교육혁명] (2) 영국 옥스포드·케임브리지대

    [세계대학 경쟁력 탐사보고서-명문대 교육혁명] (2) 영국 옥스포드·케임브리지대

    |옥스퍼드·케임브리지 함혜리특파원|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를 사람들은 간단하게 ‘옥스브리지’라고 부른다. 옥스브리지는 섬나라 영국 속의 또 다른 섬과 같은 엘리트 집단으로서 영국 지성계의 양대 축이다. 세계적인 명문으로 전통과 명성을 유지하며 수백년 동안 영국의 ‘인재풀’ 역할을 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학생, 교수, 연구원 등 옥스브리지에서 만난 많은 사람들의 대답은 한결같았다. 튜터(Tutor) 시스템이라고 하는 개별지도 방식이 그 해답이었다. 두 대학은 실체는 다르지만 공통점이 많다. 수도원을 중심으로 한 중세의 학문적 공동체에서 출발한 두 대학은 모두 보수적인 전통을 중시한다. 수많은 칼리지들이 모여 이뤄진 거대한 대학의 형태를 갖추고 있으며, 학생들이 모두 기숙생활을 하는 학료(學寮)제도를 택하고 있다. 특히 튜터 시스템은 이들 두 대학이 오래 전부터 유지해 온 특별한 교육시스템이다. 중세의 학문적 공동체를 그 원형으로 삼아 16∼17세기에 발전된 이 교육방식은 빛의 속도로 정보가 오가는 오늘날까지도 여전히 두 대학의 교육적 토대가 되고 있다. 케임브리지와 옥스퍼드의 학생들은 대학(전공)과 각 칼리지의 소속이 된다. 대학에서 일반적인 전공 강의 커리큘럼을 짜고, 강의를 진행한다. 시험도 대학이 주관한다. 반면 개인지도 수업은 각 학생이 속한 칼리지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지도교수들을 옥스퍼드에서는 튜터라고 부르고, 케임브리지에서는 슈퍼바이저(Supervisor)라고 부르는 차이는 있으나 소그룹으로 진행되는 지도방식은 같다.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의 학생들은 재학 중 에세이 위기(essay crisis)라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닌다. 매주 지도교수와 얼굴을 맞대고 수업하는 개별지도 시간을 위해 에세이를 작성해야 하는데 이에 따른 스트레스가 어마어마한 탓이다. 학생들은 담당 지도교수를 포함해 학기당 3∼5명의 개인지도가 있다.1주일에 2∼3차례씩 진행되는 개인 수업에서 교수들은 전공 과목의 진도에 맞춰 학생들에게 관련 서적, 논문을 지정해 주고 다음 시간까지 특정 주제에 대해 4∼5쪽 분량의 에세이를 써오도록 한다. 학생들은 자신이 작성한 에세이에 대해 교수에게 왜 이렇게 썼는지, 무슨 의미가 있는지, 그리고 기존 학설에 대해서는 어떤 견해를 갖는지 등을 논리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옥스퍼드대의 엘리자베스 팔레스 교육담당 실무 부총장은 “학생들은 일찍부터 전공 분야의 최고 석학들과 그들의 수준높은 학문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을 뿐 아니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자연스럽게 연구 그룹의 일원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튜터 시스템은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 교육시스템의 핵심”이라며 “교수의 숫자가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관리비용이 많이 들어가지만 좋은 학생들을 제대로 교육시키는 가장 좋은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학생들이 1년에 쓰는 에세이는 평균 50편 정도. 이를 제대로 쓰려면 최소 3권의 책과 2편의 전문 저널을 읽어야 한다. 학부 3년 동안 150편의 에세이를 쓰려면 읽어 치워야 하는 책은 전문저널을 포함해 적어도 750권은 넘는다는 얘기가 된다. 옥스퍼드에서 PPE(철학·정치학·경제학)를 전공하는 김진아(21·세인트 힐다스 칼리지)씨는 “한 문제에 대해 완전하게 이해하고 나름대로의 논리를 갖출 때까지 끝없이 질문을 던지고, 함께 토론하는 식으로 수업이 진행된다.”면서 “적당히 준비했다가는 교수들로부터 면전(面前)에서 엄청나게 공격받기 때문에 심리적 부담이 심하다.”고 토로했다. 케임브리지대 경제학과의 장하준 교수는 “실력은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무조건 많이 읽고, 쓰는 훈련을 거듭해야 한다.”면서 “학생들은 죽을 맛이지만 이 수업방식을 따라가는 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지식을 쌓게 될 뿐 아니라 창의성을 이끌어내는 방식을 터득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앨리슨 리처드 케임브리지 부총장은 “개인에게 집중된 교육시스템은 학생들이 스스로 공부하도록 유도하고, 학문적 질문에 대해 자기 나름대로의 결론을 도출해 내는 능력을 키워준다.”며 “이런 방식은 경쟁력이 뛰어난 전문직업인이나 유능한 연구인력이 되기 위한 훌륭한 준비과정”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영국의 대학 입시제도는 선(先)지원·후(後)시험 방식이다.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도 마찬가지이지만 이들 두 대학은 우수한 학생들을 다른 대학보다 먼저 선발할 수 있는 특권이 있다. 학생들은 고교졸업을 1년 앞둔 10월부터 서류 접수에 들어간다. 학생들은 AS레벨 점수, 지도교사의 추천서, 자기 소개서, 수학 계획서 등을 첨부해 대입업무 총괄기구인 UCAS를 통해 응시원서를 낸다. 서류심사에 합격한 학생들은 12월 초 대학에 가서 면접을 치른다. 이를 통과하면 A레벨 테스트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경우 최종 입학할 수 있다는 ‘조건부 입학허가’를 이듬해 1월에 받는다.8월 A레벨 테스트의 성적이 대학이 제시한 조건에 맞으면 최종으로 입학이 허가된다. 워낙 뛰어난 학생들이 지원하기 때문에 최종선발하는 것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케임브리지와 옥스퍼드에 입학하는 데 A레벨 테스트 점수 외에 중요한 것은 교수들과의 면접이다. 케임브리지의 케이트 프리티 실무 부총장은 “완성된 지식은 중요하지 않다. 지적인 잠재력을 지닌 학생들이 각자 자기 분야에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경쟁력을 갖춰주는 것이 바로 대학과 교수들의 몫”이라고 강조한다. 글 사진 lotus@seoul.co.kr ■ 옥스포드 총리만 25명 배출 ‘정치 지도자 산실’ 케임브리지 노벨상 수상자 80명 ‘자연과학 메카’ |케임브리지·옥스퍼드 함혜리특파원|케임브리지는 자연과학에서, 옥스퍼드는 인문학에서 각각 전통과 권위를 자랑한다. 중세의 분위기를 그대로 간직한 고색창연한 케임브리지의 칼리지들을 둘러보다 보면 ‘현대 과학이 케임브리지 없이 과연 존재할 수 있었을까.’하는 질문을 던지게 된다. 케임브리지는 지금까지 모두 80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케임브리지가 자연과학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것은 트리니티 학자들의 공이 크다.31개 칼리지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트리니티 칼리지에서 31명의 노벨상 수상자가 나왔다. 자연과학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데 큰 역할을 한 또 다른 원동력은 1873년 설립된 카벤디시 연구소다. 세계 최고 수준의 물리학 기초연구소로 정평이 난 카벤디시 연구소는 29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혁신의 전통은 젊은 과학자들에 의해 오늘도 이어지고 있다.1975년 트리니티 칼리지가 설립한 영국 최초의 사이언스 파크는 컴퓨터 공학과 바이오테크닉 분야에서 영국 최고의 중심지로 꼽힌다. 세인트존스 칼리지도 1987년 기술혁신을 위한 이노베이션 센터를 설립해 대학의 기초적인 연구와 기업의 경제적 효용을 하나로 묶는 산학협력을 주도하고 있다. 수백년의 학문적 전통과 미래기술이 결합된 케임브리지의 창조적 환경에 매료된 세계최고의 갑부 빌 게이츠는 유럽의 다른 도시를 제쳐두고 케임브리지에 마이크로소프트 연구소를 설립했다. 소니, 올리베티,AT&T 등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케임브리지를 유럽 연구거점으로 삼고 있다. 케임브리지에 대한 세계적 기업들의 재정지원은 매년 8% 이상씩 늘고 있다. 현재 4000여개의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39개의 칼리지로 구성된 옥스퍼드는 노벨상 수상자 수에서는 46명으로 케임브리지에는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인문학의 전통과 함께 토니 블레어 현 총리를 비롯해 역대 영국 총리 25명을 배출한 것으로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영국뿐 아니라 인디라 간디 인도 전 총리, 맬컴 프레이저와 밥 호프 전 호주 총리,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도 옥스퍼드 출신이다. 옥스퍼드의 학생 토론클럽 ‘옥스퍼드 유니언 소사이어티’는 미래 정치지도자들의 역량을 확인하는 데뷔무대 역할을 한다.1823년 귀족출신의 학생 몇몇이 가까운 친구들과 함께 만든 옥스퍼드 연합토론협회가 모태다. 옥스퍼드 유니언 소사이어티에서 윌리엄 글래드스턴 등 5명의 총리들이 정치가의 삶을 시작했다. lotus@seoul.co.kr ■ “하루 일과 오직 공부… 공부” |케임브리지 함혜리특파원|케임브리지의 트리니티 칼리지는 아이작 뉴튼을 배출한 명문으로 수학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한다. 조태준(23)씨는 이곳에서 수학을 전공하는 몇 안되는 한국인 유학생 중 유일한 학부생이다. 다른 케임브리지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칼리지에서 기숙사 생활을 하는 태준씨의 하루 일과는 매우 단순하다. 졸업반인 태준씨는 오전 시간은 전공강의를 듣는 데 모두 할애한다. 오후와 저녁은 밀린 공부와 ‘슈퍼비전’이라는 개인지도 수업 준비로 보낸다. “학생들은 하루를 대개 오전, 오후, 저녁으로 쪼개서 생활하는데 세 부분 중 적어도 두 부분은 공부에 할애합니다. 계획한 대로 마치지 못한 분량이 있으면 나머지 시간에 채워야 하기 때문에 하루를 거의 공부하는 데 보낸다고 할 수 있습니다.” 3학기로 나뉘어 진행되는 한 학년 동안 순수 및 응용수학, 이론물리학, 확률·통계 과목을 10∼12개 수강해야 하는 빡빡한 강의 일정에 슈퍼비전까지 제대로 따라가려면 하루 24시간도 모자랄 형편이지만 밤새 공부하는 일은 많지 않다. 그는 “케임브리지의 신입생들이 가장 먼저 익히는 것은 시간을 잘 활용하는 법”이라며 자신은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스타일이라고 덧붙였다. 태준씨는 중학교 3학년때 혼자 조기유학을 왔다. 케임브리지에 있는 고등학교를 거쳐 2001년 트리니티 칼리지의 공학부에 입학했다.1년을 다닌 뒤 순수학문인 수학에 매료돼 ‘뉴턴의 후예’가 되는 길을 택했다. “자연의 현상을 수학적으로 풀어나가는 것이 흥미롭다.”는 태준씨는 “자기 분야에서 확고하게 자리가 잡혔지만 끝없이 연구하는 교수님들과 머리가 비상하면서도 엄청난 노력을 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큰 자극을 받는다.”고 말했다. lotus@seoul.co.kr ■ 명문대로 살아남기 “기부금이 경쟁력” |옥스퍼드·케임브리지 함혜리특파원|옥스브리지가 전통과 권위를 살리면서 미국의 명문대학들 틈에서 톱클래스 대학으로 살아 남기 위해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는 대학의 재정 확충문제다. 옥스브리지는 영국에서는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최고의 명문이지만 하버드나 예일·MIT 등 미국의 명문대보다는 재정이 취약해 21세기에 선도적인 역할을 지속하기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영국대학들의 재정이 취약한 중요한 이유는 기부금 규모가 미국의 라이벌 대학에 비해 턱없이 적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현재 케임브리지와 옥스퍼드의 기부금 규모는 각각 54억달러와 47억달러다. 미국대학 중 기부금 1위인 하버드대(255억달러)의 20% 수준에 불과하다. 옥스브리지 졸업생들은 미국 명문대 졸업생보다 기부금을 내는 데 소극적이다. 기부금을 내는 졸업생의 비율은 케임브리지의 경우 10%다. 반면 미국 명문사립인 프린스턴대는 60%에 가깝다. 케임브리지는 기부금을 내는 졸업생의 비율을 30%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개교 800주년을 맞는 2009년까지 기부금 10억파운드(약 1조 7000억원)를 모금하는 ‘케임브리지 개교 800주년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예일대의 재정담당관을 지낸 앨리슨 리처드 부총장이 캠페인 총책을 맡았다. 리처드 부총장은 “케임브리지가 미국의 대학들을 제치고 과학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명성을 유지하려면 연구시설 등 인프라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며 “기부금은 미래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투자계획을 진행하는 데 안정적인 재정 기반이 된다.”고 강조했다. 케임브리지는 이공계 학과의 연구단지를 구성하는 웨스트캠퍼스 개발계획과 남쪽의 아덴브룩병원을 중심으로 한 생의학 단지조성 계획 등 6억파운드(약 1조원)의 투자계획을 세웠다. 옥스퍼드도 런던 금융가에 진출한 졸업생들을 중심으로 기부금 모금활동을 펼치고 있다. 옥스퍼드의 빌 맥밀런 기획담당 실무부총장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안정적인 재정과 재정적 독립성을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옥스브리지는 또 미국대학들보다 낮은 기부금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미국 대학들에 일반화된 최고투자책임자(CIO) 영입도 서두르고 있다. 기부금을 유명 투자회사에 맡겨두고 학내 투자위원회를 통해 감사만 하던 기존의 소극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CIO를 앞세워 헤지펀드 사모펀드(PEF) 등 그동안 관심을 갖지 않았던 고수익 부문에 대한 투자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미국 명문대에 맞서기 위해 옥스브리지는 해외 우수인재들을 유치하는 것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최근 경제력이 커지면서 국제적인 위상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는 인도와 중국의 인재들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lotus@seoul.co.kr
위로